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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폰 떨어질 때 ‘액정’부터 떨어지는 이유는?

    스마트폰 떨어질 때 ‘액정’부터 떨어지는 이유는?

    애지중지하는 스마트폰을 바닥에 떨어뜨려 손상시키는 것은 누구나 피하고 싶은 상황이다. 그런데, 이렇게 스마트폰이 땅에 떨어질 때면 꼭 깨지기 쉬운 액정 쪽이 바닥을 향할 확률이 더 큰 듯한 기분이 든다. 이것은 과연 순전히 기분 탓일까? 최근 휴대전화 기업 ‘모토로라’가 이러한 확률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시도했다고 IT 전문매체 기즈모도 등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토로라는 미국 애스턴대학교 초빙교수인 물리학자 로버트 매튜스에게 해당 분석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튜스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기기를 한 쪽 손에 느슨하게 쥐고 사용하며, 이때 사용자의 손가락은 스마트폰의 무게중심보다 아래쪽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다. 이 두 가지 요소는 스마트폰을 떨어뜨리게 만드는 주된 요인이며, 이런 상태에서 스마트폰을 놓칠 경우 기계가 손가락으로 받쳐졌던 지점을 중심으로 회전하면서 추락하게 된다. 이 때 스마트폰의 회전속도는 스마트폰에 작용하는 여러 가지 힘에 의해 변화하는데, 매튜스는 이 속도를 구하기 위해 'ω=23gL[p1+3p2]sinθ' 라는 공식을 사용했다. 이 때 L은 스마트폰의 길이, g는 중력가속도이며, p는 ‘돌출 변수’(overhang parameter)로 풀이된다. p는 2δ/L 의 값을 갖는데, 여기서δ는 스마트폰이 손 밖으로 돌출된 길이를 말한다. θ는 스마트폰 떨어지는 순간의 각도를 뜻한다. 공식에 따라 계산해보면, 손에서 스마트폰이 회전하면서 추락할 경우 바닥을 향했던 액정이 다시 위로 올라올 정도로 빠르게 회전하기는 힘들다. 따라서 액정이 바닥과 부딪칠 확률이 더 높다는 것. 매튜스 교수는 “사람들은 자신의 운을 탓할지도 모르겠지만 스마트폰 액정이 땅에 부딪히는 방향으로 떨어지고 마는 상황에는 물리학적 원인이 더 많이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알쏭달쏭+] 왜 스마트폰은 액정 쪽이 바닥을 향해 떨어질까?

    [알쏭달쏭+] 왜 스마트폰은 액정 쪽이 바닥을 향해 떨어질까?

    애지중지하는 스마트폰을 바닥에 떨어뜨려 손상시키는 것은 누구나 피하고 싶은 상황이다. 그런데, 이렇게 스마트폰이 땅에 떨어질 때면 꼭 깨지기 쉬운 액정 쪽이 바닥을 향할 확률이 더 큰 듯한 기분이 든다. 이것은 과연 순전히 기분 탓일까? 최근 휴대전화 기업 ‘모토로라’가 이러한 확률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시도했다고 IT 전문매체 기즈모도 등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토로라는 미국 애스턴대학교 초빙교수인 물리학자 로버트 매튜스에게 해당 분석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튜스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기기를 한 쪽 손에 느슨하게 쥐고 사용하며, 이때 사용자의 손가락은 스마트폰의 무게중심보다 아래쪽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다. 이 두 가지 요소는 스마트폰을 떨어뜨리게 만드는 주된 요인이며, 이런 상태에서 스마트폰을 놓칠 경우 기계가 손가락으로 받쳐졌던 지점을 중심으로 회전하면서 추락하게 된다. 이 때 스마트폰의 회전속도는 스마트폰에 작용하는 여러 가지 힘에 의해 변화하는데, 매튜스는 이 속도를 구하기 위해 'ω=23gL[p1+3p2]sinθ' 라는 공식을 사용했다. 이 때 L은 스마트폰의 길이, g는 중력가속도이며, p는 ‘돌출 변수’(overhang parameter)로 풀이된다. p는 2δ/L 의 값을 갖는데, 여기서δ는 스마트폰이 손 밖으로 돌출된 길이를 말한다. θ는 스마트폰 떨어지는 순간의 각도를 뜻한다. 공식에 따라 계산해보면, 손에서 스마트폰이 회전하면서 추락할 경우 바닥을 향했던 액정이 다시 위로 올라올 정도로 빠르게 회전하기는 힘들다. 따라서 액정이 바닥과 부딪칠 확률이 더 높다는 것. 매튜스 교수는 “사람들은 자신의 운을 탓할지도 모르겠지만 스마트폰 액정이 땅에 부딪히는 방향으로 떨어지고 마는 상황에는 물리학적 원인이 더 많이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위안부 증언 알린 日 우에무라 前기자 협박 피해 韓 가톨릭대 초빙교수 활동

    위안부 증언 알린 日 우에무라 前기자 협박 피해 韓 가톨릭대 초빙교수 활동

    일본군 위안부 관련 보도로 일본 우익들의 협박에 시달려온 전직 아사히신문 기자 우에무라 다카시(57)가 일본의 소속 대학을 그만두고 한국 사립대학으로 자리를 옮긴다. 26일 홋카이도신문 등에 따르면 우에무라는 2012년부터 시간강사로 일해 온 홋카이도 삿포로시 소재 호쿠세이가쿠엔 대학에서 이번 학기만 마친 뒤 내년 3월부터 한국의 가톨릭대에서 초빙교수로 한·일교류사 등을 강의할 예정이다. 가톨릭대는 호쿠세이가쿠엔대와 교환학생 교류 등 제휴를 맺고 있다. 우에무라는 아사히신문 기자 시절인 1991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을 보도했다. 그 보도를 문제 삼은 일본 일부 주간지 기사 등을 통해 우에무라의 이름이 알려지자 그를 고용한 호쿠세이가쿠엔대에 협박 전화와 항의문이 잇따랐다. 지난해에는 “해고하지 않으면 대학을 폭파하겠다”는 등의 협박이 있자 대학 측은 우에무라와 1년 단위로 해 온 강사직 계약을 갱신하지 않는 방안까지도 검토했다. 그러나 ‘지지 마, 호쿠세이’ 등 시민단체들과 학생들의 노력으로 학교 측은 계획을 철회하고 그의 고용을 유지해 왔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작년 제주도 해녀 모티브로 한 중편 ‘폭풍우’ 발표… 독학으로 한글 공부

    장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는 ‘한국을 가장 잘 아는 지성’으로 꼽힌다. 2001년 대산문화재단과 주한 프랑스대사관이 주최한 한불 작가 교류 행사로 처음 인연을 맺은 이후 기회 있을 때마다 한국을 찾았다. 2007~2008년에는 이화여대에서 1년간 강의를 맡기도 했다. 한국 문학에 대한 조예도 상당히 깊다. 김소월, 노천명, 윤동주의 시는 물론 이청준, 황석영, 이승우의 소설을 두루 섭렵했고 한강, 김애란 같은 젊은 작가들과도 활발히 교류하고 있다. 첫 방문 때 전남 화순의 운주사를 둘러본 후 ‘운주사, 가을비’라는 시를 썼고, 두 번째 방한한 2005년에는 한국행 비행기 안에서 느낀 소감을 담은 시 ‘동양, 서양(역사-몽환 시)’을 완성해 서울국제문학포럼 행사에서 발표했을 정도로 한국에 깊은 애착을 갖고 있다. 지난해에는 제주도 해녀를 모티브로 한 중편소설 ‘폭풍우’를 발표했다. 한글 사랑도 남다르다. 처음 한국에 올 때 혼자 한글을 공부했다는 그는 “의미는 몰라도 길거리 간판의 글자들을 모두 읽을 수 있을 정도로 배우기 쉬웠고, 이후 의미를 알게 되면서 매우 논리적인 언어라는 걸 느꼈다”며 “영어, 라틴어 알파벳 대신 한글로 대체하라고 제안하고 싶을 정도”라고 농담했다. 지난 9월 세계한글작가대회 참석차 경주를 방문했을 때 그는 경북도가 제안한 삼국유사 목각판 제작 홍보대사를 흔쾌히 수락했다. 오래전 영어로 삼국유사를 접한 뒤 출판사를 하는 친구에게 프랑스어로 번역하라고 요청할 정도로 매료됐었다는 그는 “목각판 제작은 장인들의 옛날 전통 방식을 되살리는 것이어서 삼국유사가 새로운 예술작품으로 태어날 수 있다”면서 “돌덩이는 풍화되고 깨지지만 문학은 영원히 남는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 9월부터 중국 난징대에서 초빙교수로 머물고 있는 르 클레지오는 12월에 강의가 끝나면 프랑스 파리로 돌아가 최근 집필 중인 작품에 몰두할 예정이다. 소설 제목은 ‘알마’. 영혼, 기(氣)를 다룬 내용이라고 살짝 귀띔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사회적 불평등·절망감… IS 젊은이들의 테러 이유부터 살펴야”

    “사회적 불평등·절망감… IS 젊은이들의 테러 이유부터 살펴야”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장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75)가 25~26일 이화여대에서 열리는 강연과 좌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25일 열린 제15회 김옥길 기념 강좌에서 르 클레지오는 ‘혼종과 풍요: 세계문학과 문화로 본 이주’를 주제로 유럽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난민과 이민자 문제를 짚었다. 이민자의 후손으로 프랑스와 모리셔스 이중국적을 지니고 있는 그는 내전과 테러를 피해 유럽으로 건너오는 이민자들은 위협적 요소가 아니라 문화를 풍요롭게 하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24일 오후 중국 난징에서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도착한 르 클레지오를 이화여대에서 만나 최근 벌어진 프랑스 파리 연쇄 테러와 다문화사회의 위기 그리고 한국 문학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지난 9월부터 난징대 초빙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지난 13일 프랑스 파리에서 충격적인 연쇄 테러가 발생했다. 파리가 왜 이슬람국가(IS)의 테러 표적이 됐다고 생각하나. -왜 파리인가를 이야기하기 전에 희생자들에 대한 생각을 먼저 말하고 싶다. 많은 무고한 젊은이들이 희생된 건 충격적이다. 젊은이들은 아무 죄 없이 젊음을 만끽하다가 죽었다. 테러가 일어난 장소 근처에 사는 내 딸의 친구들도 죽었다. IS 젊은이들이 어떻게 폭력과 범죄, 테러에 가담하고 어떤 사상을 위해 자기 몸을 희생하는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일본 노벨문학 수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는 ‘17세’라는 소설에서 국가가 어떻게 젊은이들에게 테러를 세뇌시키고 일본의 군국주의, 민족주의를 고양해 사람을 죽이게 하고 희생시키는지를 반군국주의 입장에서 분석하고 있다. 왜 파리인가. 왜 프랑스인가. 선진국이기 때문이다. 테러가 일어났을 때 반향이 큰 나라들로, 전 세계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줄 수 있다. 프랑스뿐 아니라 한국, 일본 등 어느 나라에서든 일어날 수 있다. →9·11테러 이후 전 세계적으로 테러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보나. -9·11테러는 비극적인 사건이었다. 하지만 전쟁은 어제오늘 시작된 새로운 상황이 아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도처에서 전쟁 상태가 계속됐다. 식민지 나라는 자유를 위해 싸웠고, 독립 이후에도 내전 같은 전쟁을 겪었다. 독립과 민주화에 대한 준비가 안 돼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아프리카는 늘 전쟁 상태였다. 옛날 식민지 지배에 대한 증오감이 극단주의자를 키웠다. 거기에 종교 원리주의자들이 가세해 테러와 같은 극렬한 현상으로 나타났다. 나이지리아는 독립 이후 수백만명의 목숨을 앗아 간 내전을 겪었다. 전쟁이나 폭력적인 상태는 계속 있어 왔다. →유럽 극우세력은 이번 테러 사건을 난민과 이주자 수용 반대, 국경 폐쇄의 근거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파리 테러 이후 일주일 동안 영국에서 반이슬람 증오 범죄가 평소보다 3배 늘었다는 통계도 있다. 악순환의 반복이다. 유럽을 대표하는 지성으로서 ‘테러 없는 세상’은 어떻게 가능할까.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원하는 것 중 하나가 그런 반작용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평화가 가능하다는 생각을 무력화하고 오로지 전쟁밖에 없다는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게 그들의 목적이다. 모든 정치인, 학자, 언론인이 움직여서 멈추게 해야 한다. 정부는 늘 옳게 행동하지 않는다. 일례로 프랑스 사회당이 모스크에서 아랍어로 설교를 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프랑스어로 설교를 하면 프랑스에 동화가 잘될 거라는 판단에서다. 부조리할뿐더러 말도 안 되는 행동이다. 사회당은 극우파에 비하면 이주자들에게 너그러운 입장인데 그들마저 그런 생각을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이런 사고방식은 또 다른 극단주의를 키울 뿐이다. →이번 강연의 주제도 마침 이주에 관한 것이다. 이민자 후손이라는 개인사가 인생관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어릴 때 프랑스 문화권에서 자랐다. 영국인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1940년 프랑스 식민지였던 아프리카 모리셔스 섬에서 태어났다. 모리셔스, 프랑스 이중국적을 갖고 있다. 프랑스에 살면서 프랑스 문화에 훨씬 더 가깝게 자랐다. 프랑스 교육은 큰 잘못을 범하고 있다. 출신 국가에 대한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모든 학생에게 동일한 교육을 시키고 있다. 모든 학생이 프랑스 부모를 가진 것처럼 교육을 시키는데 그것은 오류다. 프랑스뿐 아니라 전 세계 어느 나라든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 단 하나의 문화만 인정할 경우 이주민들에게 한을 갖게 한다. 통합에도 나쁜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테러는 일종의 병이다. 범죄자들은 벌해야 한다. 그러나 근원을 찾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게 더 중요하다. 사회적 불평등, 젊은이들의 절망감 등 근원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점을 찾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 테러가 정치인들의 ‘프로파간다’로 이용돼선 안 된다. →이민자들로 인해 유럽이나 프랑스가 위협을 받는 게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수혈이라고 강조했다. 어떤 점에서 그런가. -프랑스는 원래 다문화국가다. 게르만 등 여러 문화가 늘 섞여 왔다. 다문화는 경제나 문화를 더 풍요롭게 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 벽을 쌓고 그들을 막는다면 프랑스는 그들끼리만 사는 감옥에 불과하다. 프랑스뿐 아니라 모든 나라가 다 마찬가지다. 세계화 시대에 인간들은 서로 만나 관계를 맺어야 한다. 물은 장애물이 있어도 흘러 내려가듯 인간도 똑같다. 벽을 치고 막아도 새로운 땅으로 가려는 욕망이 있어 그 벽을 뚫고 가기 마련이다. 문학도 기술도 마찬가지다. 자기네 문학, 자기네 기술에만 갇혀 산다면 발전이 없다. →프랑스에서 태어났지만 영국에서 공부하고 멕시코와 파나마, 미국 그리고 한국에서도 체류하는 등 끊임없이 전 세계를 돌며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늘 세상을 돌아다녔고 지금도 그렇다. 아마도 가족의 유산일지 모르겠다. 아버지는 아프리카에서, 할아버지는 모리셔스 섬과 영국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들은 늘 세계 도처로 돌아다녔다. 호기심 때문에 세계를 돌아다닌다. 문화는 보면 볼수록 매우 다르다는 걸 느낀다. 한국에 체류하면서 많은 것을 봤다. 프랑스에서 고사리나 묵을 먹는다는 건 상상도 못 했는데 한국에선 맛있게 먹었다. 새로운 발견이었다. 문화적인 면에서 샤머니즘과 불교, 기독교가 조화를 이루며 뒤섞여 있었다. 기독교 문화에서 자라 미신, 샤머니즘 하면 두려웠는데 한국에서 미신과 유일신이 잘 조화된 걸 봤다. 이것은 한국인 정신의 유연성을 보여준다. 다문화적인 문화다. 여행을 하면 열린 나라들, 탐구정신이 강한 나라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이런 경험이 내 작품 세계를 풍요롭게 한다. →2001년 처음 한국을 방문한 이래 2008년에는 이화여대에서 1년간 강의하는 등 한국과 유독 인연이 깊다. 예전 어느 인터뷰에서는 “한국과 내 작품에는 정신적 유사성이 있다. 나는 혈통상 아시아인일지도 모른다”고까지 했는데, 특히 어떤 부분에서 그런 점을 느끼나. -한국의 시나 소설을 읽으면서 느낀다. 최근의 프랑스 문학은 이기적이고 개인적인 작품들뿐이다. 타인과의 소통을 원하지 않는다. 한국 작품은 타인에게 말을 걸고 타인과 관계를 맺고 싶어 한다. 그런 점에서 나와 가깝다고 생각한다.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애착도 닮았다. 문학은 타인에게 보내는 편지다. 내가 느끼는 감동, 희망, 절망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게 문학이다. →오랜 기간 한국과 인연을 이어 오고 있는데 한국 문학과 한국 사회의 어떤 점에 특히 끌렸나. -한강, 김애란 같은 작가는 남성 작가가 주를 이루는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존재를 확인하는 작품을 많이 썼다. 페미니스트 같은 운동을 하는 게 아니라 여성이라는 존재의 연대감을 확인하는 거다. 프랑스에선 이런 여성 작가를 볼 수 없다. 예전에 이대에서 한강과 만났을 때 황석영, 이승우 등을 예로 들며 ‘한국에는 한(恨)의 작품이 많다’고 했더니 한강은 ‘나는 그런 한이 없다. 한국전쟁 이후 어려움을 겪는 이 사회에서 어떻게 문학적으로 표현하는지가 나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 말이 인상적이었다. 한국은 극단적인 어려움을 겪었다. 4·3사건, 6·25전쟁 등 어려운 시기를 많이 겪었는데 그 어려운 역사를 잘 극복한 게 굉장히 감동적이다. 지난 추석 때 TV 뉴스로 남북 이산가족이 상봉하는 장면을 봤다. 일흔 살 아들이 아흔 살 어머니 품에 안겨 우는 걸 보고 뭉클했다. 나도 전쟁으로 얼룩진 유년기를 보냈는데 어려운 시대를 겪었기에 희망을 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국 문학이 지금보다 더 세계에 널리 알려지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나.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아직 배출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도 크다. -노벨문학상을 받으려면 먼저 영어나 스웨덴어로 작품이 번역돼야 한다. 내 작품도 마찬가지였다(웃음). 해외 학계에선 한국 젊은 작가들의 시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세계에 한국 문학을 더 잘 알리기 위해선 작품 번역도 중요하지만 문학저널을 외국어로 발간해야 한다. 프랑스에는 ‘코리아나’라는 문학잡지가 있어 젊은 한국 작가들의 단편소설이 많이 실린다. 가능한 한 많은 외국어로 문학저널을 발간하는 게 중요하다. 인터뷰 이순녀 문화부장 coral@seoul.co.kr 정리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르 클레지오는 ▲1940년 프랑스 니스 출생 ▲1960년 영국 옥스퍼드대 유학, 이듬해 니스대 졸업 ▲1963년 첫 소설 ‘조서’로 프랑스 르노도상 수상 ▲1964년 앙리 미쇼 연구로 엑상프로방스대에서 박사학위 취득 ▲1980년 ‘사막’ 발표. 아카데미 프랑세즈가 수여하는 폴 모랑상 수상 ▲1994년 ‘리르’지가 선정한 ‘살아 있는 가장 위대한 프랑스어권 작가’ ▲2001년 대산문화재단, 주한 프랑스대사관이 주최한 한불 작가 교류 행사로 첫 방한 ▲2007~2008년 이화여대 불문과, 통역대학원 석좌교수 ▲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 ▲2015년 9~12월 중국 난징대 초빙교수
  • [공기업 사람들 (5) LH] 전국 주택 13% 지은 ‘공룡기업’… 부채 14조 털고 건전성 회복

    [공기업 사람들 (5) LH] 전국 주택 13% 지은 ‘공룡기업’… 부채 14조 털고 건전성 회복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업무는 다양하고 방대하다. 조직과 임직원 수도 공기업 최대다. 임직원 수가 6615명에 이른다. 조직은 본사 5본부 3부문, 1연구원, 38개 처·실, 12개 지역본부와 2개 독립본부로 구성됐다. LH 업무는 큰 그림을 그리는 사업이 많다. 그중 주택도시개발사업이 단연 앞선다. 행복주택 등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서민주택공급기관이다. 동시에 택지를 조성, 민간 기업에 공급하는 업무도 맡는다. 분당·일산·동탄 신도시 등 굵직한 도시 개발의 선두에 서 있다. 최근에는 세종행복도시건설사업과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따른 혁신도시개발사업도 맡고 있다. 국가산업단지 조성, 남북협력사업(개성공단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공급된 주택 1810만 가구 중 13%에 이르는 252만 가구를 건설해 공급했다. 전국 603개 지구에서 408㎢에 이르는 도시를 조성했다. 현재도 120개 지구에서 여의도(2.9㎢)의 90배가 넘는 273㎢의 개발사업을 진행 중이다. 전국 도로의 6.4%(5만 5516㎢)와 전국 중·고교의 10.54%(1168곳)를 LH가 지었을 정도로 도시 인프라 시설을 책임지고 있다. 도시 개발과 관련한 인프라까지 직접 건설한다. 예를 들면 지하철 분당선도 LH가 건설했고, 일산 자유로도 LH가 놓았다. 거대 공룡 LH를 이끄는 수장은 이재영(58) 사장이다. 이 사장은 경남 합천 출신으로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23회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건설교통부 국토균형발전본부장, 정책홍보관리실장, 주택토지실장 등을 지낸 토지주택 분야 전문가다. 오랜 공직 생활을 거쳐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판단력이 빠르고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취임 후 금융부채 14조원 감축 등 공기업 경영 정상화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 행복주택, 뉴스테이 등 정부의 핵심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 택지 개발·임대주택 등 사업 전 분야에 대한 일대 혁신으로 LH의 체질을 개선해 영속기업으로 발전할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이다. 김영도(61) 상임감사는 감정평가업계에서 잔뼈가 굵었다. 감정평가사 자격과 영국왕립감정평가사(FRICS) 자격을 국내 1호로 취득했다. 2012년 대선 당시 행복주택 공약 입안에 참여했다. 춘천 제일고와 강원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황종철(56) 부사장 겸 기획재무본부장은 해병대 특유의 뚝심과 추진력으로 통합 초기 미래전략처장, 총무인사처장 등 핵심 부서장으로 재직하면서 통합형 인사제도 설계 등 LH 청사진을 그렸다. 부채 감축, 사업 구조조정 등 재무 개선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관악고, 경기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이인근(58) 토지주택연구원장은 ‘소통하는 연구, 세상을 바꾸는 연구’를 내세우고 토지, 주택 정책 연구를 총괄하고 있다. 기술고시(14회) 출신으로 서울시립대 초빙교수를 역임했다. 서울대 토목공학과를 나와 영국 런던시티대에서 토목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신동철(55) 주거복지본부장은 경동고, 한국외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산악자전거를 즐기는 만능 스포츠맨으로 현안을 정면 돌파하는 스타일이다. 강원지역본부 재직 시절 평창동계올림픽 선수촌·미디어촌 조성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다. 박수홍(54) 도시환경본부장은 현장맨이다. 분당, 일산 1기 신도시와 위례, 동탄2 신도시 개발에 직접 참여했다. 행복도시 지구 지정, 기본계획 수립으로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의 초석을 다졌다. 오성고와 한양대 토목공학과 출신이다. 조성학(55) 공공주택본부장은 서울 보성고, 단국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주택사업 전문가다. 뛰어난 통찰력과 풍부한 현장 경험이 강점으로 원가 절감형 임대주택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등 실용적이고 경제적인 임대주택사업 모델을 구축했다. 송태호(54) 국책사업본부장은 온화한 성품과 친화력으로 직원들과의 유대 관계가 돈독하다. 여수세계박람회 개최 지원, 인도 스마트시티사업 등 해외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다. 지역균형개발사업, 지역특화산업단지 등 미래 사업 발굴을 총괄하고 있다. 광주 서석고, 전남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정건기(54) 행복주택부문장은 택지사업1처장, 공공주택기획처장을 역임하면서 맞춤형 임대주택사업의 기틀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민임대·보금자리·행복주택사업 등 국책 주택사업을 모두 다뤘다. 최근 행복주택 첫 사업지 입주를 무사히 마쳤고, 현재는 전국 각지에서 추진 중인 현장을 총괄하고 있다. 직원들과 허물없는 소통으로 친밀도 또한 높다. 광주고·전남대 농공학과 졸업. 김양수(52) 경영지원부문장은 서대전고, 충남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온화한 성격과 추진력 있는 일처리로 판매기획처장 재직 시 LH 판매극대화의 초석을 마련했다. 경영정상화 등 정부 정책을 담당하고 있다. 이상곤(55) 기술지원부문장은 자기 관리가 철저하며 직원과의 화합과 소통에 적극적이다. 하남사업본부장 재임 시 공장 이전 등 현안을 해결했다.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 심사제도 투명성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 등 건설기술 분야를 총괄하고 있다. 밀양고, 경상대 농공학과 출신이다. 김상엽(52) 홍보실장은 진주고, 고려대 통계학과 출신이다. 금융사업처장, 경영관리실장, 재무처장 등 핵심 보직을 역임했다. 탁월한 기획력과 강한 업무추진력을 발휘했다는 평과 함께 빠르고 정확한 상황 판단으로 국정 어젠다에 맞춰 LH 경영 성과를 효과적으로 홍보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대건고와 한양대 도시공학과를 졸업한 한효덕(52) 비서실장은 “똑게(똑똑하면서 게으른)”형 간부로 선후배에게 두루 인기가 있으며, 독서광으로 풍부한 인문학적 지식을 겸비하고 있다. 윤석총(53) 감사실장은 외유내강형으로 대전고와 서울시립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통합 당시 조직 융합을 담당했으며, 총무고객처장으로 있으면서 경기 분당사옥 매각과 본사의 경남 진주 이전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다. 수도권 사업을 총괄하는 서울, 인천, 경기지역본부는 광역본부(임원급)로 지역본부장이 독립적인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있다. 현도관(54) 서울지역본부장은 LH의 전략통으로 꼽힌다. 통합 직후 재무개선특별위원회 사무국장을 지내면서 사업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경영지원부문장 재직 시에는 공기업 경영 정상화 등 난제를 해결했다. 홍보실장, 경영지원본부장도 역임했다. 대구 청구고, 서울시립대 출신이다. 권석원(55) 인천지역본부장은 중동고, 한양대 공업경영학과 출신으로 청라·영종 경제자유구역, 김포한강·검단·파주운정 등 대규모 개발사업을 총괄하면서 수익성 제고와 미매각 자산 판매 극대화로 부채 감축에 큰 공을 세웠다는 평을 받는다. 방성민(54) 경기지역본부장은 소탈한 성격으로 부드러운 리더십의 소유자다. 사업계획실장 재직 시 민간 자본을 활용한 사업 방식 다각화, 리츠를 활용한 임대주택건설 등 LH의 신규 사업모델 정립을 주도해 안정적인 사업 기반 구축에 기여했다. 새로운 사업모델 개발 등 혁신적인 사업 방식을 주도하고 있다. 부산진고, 동아대 회계학과를 졸업했다. 진주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부고]

    ●성낙두(전 두산중공업 상무)낙관(안동병원 영상의학과장)낙종(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국장)씨 모친상 25일 대구 모레아장례식장, 발인 27일 오전 8시 (053)801-9999 ●김사열(예비역 육군 대령)씨 별세 영기(미국 JK아키텍쳐 대표)씨 부친상 권영후(화성시문화재단 대표)씨 장인상 25일 미국 메릴랜드주 저먼타운, 발인 27일 오전 9시 1-301-590-0571 ●홍용웅(일하 대표이사)성화(법무법인 세종 고문·전 금융감독원 국장)씨 모친상 24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웨스트힐스 하트랜드 스트리트 23900, 발인 12월 2일 오전 8시 (02)316-4361(법무법인 세종) ●한창호(인하대 초빙교수·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 PD)경아(부평세림병원 의사)창율(언론노조 한국경제TV 지부장·경제팀 기자)씨 부친상 박경완(테라세미콘 부장)씨 장인상 25일 순천향대 부천병원, 발인 27일 오전 8시 30분 (032)327-4008 ●홍성진(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 사원)지수(LG화학 오창1공장 사원)씨 부친상 25일 충북대병원, 발인 27일 오전 9시 30분 (043)269-7211
  • [게시판] 서울시, 국립환경과학원, 경희대

    [게시판] 서울시, 국립환경과학원, 경희대

    ■서울시는 27∼28일 서울시청에서 한국과 일본, 대만 3개국 전문가들이 모여서 터널 화재 위험성과 안전관리에 관한 토론회를 한다. 이번 토론회는 서울시 도로시설안전포럼과 대전 도시안전 디자인포럼, 한국화재소방학회와 공동으로 개최한다. 각국이 터널 내 화재 발생시 열과 연기 발생률에 대해 발표하고 지하쇼핑거리 화재와 재난방지 개선 방안을 논의한다. 오는 28일에는 일본과 대만 참석자들이 홍지문터널을 찾아 시설물과 방재설비 현황, 재난대응체계 등을 살펴본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시 도로시설과(2133-1655)로 문의하면 된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영산강유역환경청과 함께 26일 광주 서구 홀리데이인호텔에서 ‘영산강·섬진강 수계 물환경 관리 대포럼’을 열었다. 참석자들은 영산강에서 해마다 발생하는 녹조 등 조류(藻類·수중에서 광합성으로 독립 영양생활을 하는 하등식물의 총칭) 문제와 강 하구에 쌓이는 퇴적 오염물질의 관리 방안 등을 논의했다. ■내년에 설립 50주년을 맞는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올 가을 국내 최고 수준의 인문학과 경영학을 융합한 리더십 특별세미나를 개최한다. 오세훈 고려대 석좌교수(전 서울시장)와 이영탁 세계미래포럼 이사장, 이민화 카이스트 초빙교수 등 사회 저명인사들을 초청해 ▲새로운 CEO 리더십 ▲창조경제의 글로벌 트렌드 ▲산업융합과 신기술혁신 등의 주제로 강연과 토론 시간이 펼쳐진다. 지난 7일에는 이금룡 코글로닷컴 회장의 ‘초경쟁시대의 창조적 리더십’이란 주제로 펼쳐진 첫 강연을 성황리에 끝냈고, 21일엔 오세훈 고려대 석좌교수가 강연을 펼쳤다. 오는 28일에는 이민화 KAIST 초빙교수(전 메디슨 창업자), 12월5일 이영탁 중소기업미래경영원 및 세계미래포럼이사장(전 국무조정실장), 12월12일 조강래 한국벤처투자 대표이사, 12월19일 김의환 국민권익위원회 고충처리국장(전 청와대 중소기업비서관실) 순으로 강의가 진행된다. 이명선 전문기자 mslee@seoul.co.kr
  • 언론재단 ‘언론인 대학 초빙교수’ 선정

    한국언론진흥재단(이사장 김병호)은 23일 ‘언론인 대학 초빙교수제’ 지원 대학과 초빙교수 언론인을 선정했다. 선정 대학과 언론인은 ▲중부대, 이용원 전 서울신문 편집국 부국장 ▲강원대, 배대윤 전 MBC 논설위원 ▲국민대, 한기봉 전 한국일보 편집국 부국장 ▲이화여대, 송상근 전 동아일보 편집국 부장 ▲청주대, 조혁연 전 중부매일 편집국 부국장 등이다. 언론인 대학 초빙교수제 사업은 언론인의 전문성을 활용해 예비 언론인의 실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처음 도입됐다.
  • [열린세상] 부채증명서 A4용지 한 장 1만원 받는 금융사/이상일 호원대 초빙교수

    [열린세상] 부채증명서 A4용지 한 장 1만원 받는 금융사/이상일 호원대 초빙교수

    금융업은 정부로부터 인가를 받고 장사하는 가장 까다로운 장사에 속한다. 금융사를 창업하면 처음 본점을 낼 때는 물론 금융상품을 만들 때마다 이런저런 당국의 간섭을 받고 일정 기간마다 업무 처리가 잘됐나 못됐나를 놓고 당국의 검사도 받아야 한다. 일정 수준을 넘어 돈값(금리)을 받지 못하게 법의 규제도 받는다. 실물경제에서 물건값을 이렇게 묶는 경우는 별로 없는 것과 비교하면 금융업의 규제는 폭넓다. 화폐를 함부로 찍어 내고 유통시키다가는 실물경제가 거덜나는 탓에 다른 산업부문보다 강한 금융업 규제는 설득력이 있다. 한때 ‘관치’(官治) 금융이라고 해서 법에도 없는 규제, 이른바 ‘창구지도’를 통해 정부가 금융사에 간섭해 온 적이 있다. 요즘은 그런 창구지도는 없어지고 금융은 상당히 자율화된 편이다. 그러나 한국 금융업의 잔가지, 작은 부분을 세밀히 들여다보면 자율보다는 방임에 가까운 풍경이 적지 않다. ‘부채증명서’ 발급 과정이 단적인 예다. 이를 보면 과연 금융업에 정부 규제가 있는가 싶을 정도로 금융업체들이 제멋대로 발급 절차와 수수료를 정한다. 소비자는 봉이고 당할 수밖에 없다. 부채증명서는 내가 얼마 정도의 대출을 받고 그래서 현재 어느 정도의 부채가 당신네 금융기관에 있다는 것을 나타내 주는 증명서로 보통 A4 용지 한 장에 불과하다. 개인신용 정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법원 주변이나 법률사무소에서 필요해 금융기관 창구를 상대로 발급 요청이 자주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빚이 많은 사람들이 개인회생이나 파산을 신청하면서 부채증명서를 발급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A4 용지 부채증명서 한 장을 발급받는 비용이 1만원이나 된다면 어떤가. 농협중앙회 산하로 농협의 부실자산을 관리하는 ‘농협자산관리회사’는 1만원을 받으며 상당수 대부업체들도 수천원에서 1만원까지 받는다. 큰 캐피탈회사, 카드회사와 은행들도 2000원, 3000원을, 저축은행들도 5000원, 1만원까지 받는 등 들쭉날쭉하다. 한때 부채증명서 발급 비용이 3만~20만원에 달해 원성이 높아지자 법으로 2012년 6월 1만원으로 상한선을 두었다. 그래도 여전히 구청이나 주민센터에서 등본이나 초본 한 통 발급받는 비용이 600원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비싸다. 물론 사기업인 금융사에서 부채증명서 발급을 해 주느라 별도의 인력을 투입해야 하는 대가로 돈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반론이 제기될 것이다. 금융사들이 수지 맞추느라 허덕이는 상황에서 말이다. 그렇다고 해도 A4 용지 한 장의 부채증명서 발급 비용이 1만원이나 되는 것은 단순히 금융자율화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볼 것은 아니다. 일부 대부업체나 은행은 무료로 부채증명서를 발급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자기 고객에 대한 서비스 차원에서다. 부채증명서 발급과정도 천차만별이다. 요구하는 서류도 제각각이다. 전화하고 간단한 서류를 보내 주면 팩스 서비스를 해 주는 곳도 있다. 반면 반드시 우편으로 보내거나 창구를 방문해야 발급해 주는 곳도 있다고 한다. 부채증명서 가격과 발급 절차가 왜 이렇게 들쭉날쭉한가. 1~2%대의 초저금리 체제에서 금융사들이 연체이율을 20% 안팎의 바가지 금리로 책정하는 현실을 필자는 지적한 바 있다. 금융자율화 속에서 금융사는 늘 경제적으로 어려운 대출자들에게 더 가혹한 조건으로 대우하는 것은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이 주로 부채증명서를 발급받는데 금융사가 이들을 상대로 부채증명서 장사를 짭짤하게 하는 것을 봐도 그렇다. 금융업은 공적인 부분이 많아 정부의 규제가 타당하게 받아들여지는 곳이다. 부채증명서라는 작은 부분에서 금융사마다 발급 비용이 다르고 발급 과정이 다르고 발급 필요 서류를 제각각 요구하는 것을 금융사 자율 사항이라고만 받아들일 수는 없다. 소비자를 위해 표준화, 단순화, 가격 인하가 타당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금융사가 법 아래에서 이익을 취하는 것이 허용된다고 해도 상식선을 넘지 말아야 한다. 다른 작은 영역도 들춰내면 정부의 규제가 미치지 못하는 허술한 구석이 많아 당혹감이 들까 우려된다.
  • [이것이 금융개혁이다] “떼쓰는 당신, 서비스는 공짜 아닙니다”

    [이것이 금융개혁이다] “떼쓰는 당신, 서비스는 공짜 아닙니다”

    사례1. 박민정(가명)씨는 A은행에서 연회비 30만원의 프리미엄 카드를 이용하는 고객이다. 이 카드 고객은 1년에 한 번씩 해외 동반 1인 무료항공권(40만원 상당)을 제공받는다. 박씨는 일찌감치 내년 초 동남아행 항공권을 예약해 뒀다. 한데 최근 카드를 해지했다. 그런데도 박씨는 A은행에 내년에 예약한 무료항공권을 이용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다섯 차례나 요구했다. 은행 측이 거절하자 박씨는 “카드 가입 당시 항공권을 무료로 받기 위해선 카드를 계속 사용해야 한다는 설명을 직원이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이미 납부한 올해 연회비 30만원도 돌려 달라며 계속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사례2. 준공무원인 한상만(가명)씨는 B은행에서 5년 전부터 신용대출 6000만원을 이용하고 있다. 1년마다 대출 만기가 돌아오면 꼬박꼬박 은행을 방문한다. ‘금리 협상’을 하기 위해서다. 올해도 한씨는 B은행을 찾아 “안정된 직장이 있으니 금리를 최대 한도로 내려 달라”고 요구했다. 그런데 한씨가 제시한 금리는 최고 우대금리를 적용해도 은행 입장에서는 역마진이 나는 수준이다. 거절하자 한씨는 B은행 영업점을 수시로 찾아가 1~2시간씩 소란을 피웠다. 결국 은행은 금리 0.05% 포인트 손해를 감수하고 한씨에게 금리를 깎아 줬다. 한씨는 “내년(만기)에도 영업점을 찾아갈 테니 최저 수준 금리를 준비해 놓으라”며 되레 큰소리쳤다. 금융권 종사자들은 “고객들은 은행 문턱이 높다고 불만이지만 떼쓰면 통한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우리 사회에 너무 많다”고 하소연한다. 사회 분위기가 금융의 공적 기능을 중시하다 보니 ‘떼법’이 통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C은행 영업점 직원은 27일 “우리나라 금융 소비자들은 은행이 가만히 앉아서 이자놀이로 손쉽게 돈을 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다 보니 은행에 내는 대출 이자나 수수료는 100원도 아깝다며 부르르 떤다”고 말했다. 금융업이 대표적인 서비스산업임에도 여전히 “금융서비스를 중국집 군만두(공짜) 정도로 생각한다”(김동원 고려대 경제학 초빙교수)는 것이다. 여기에는 ‘민원에 죽고 사는’ 금융권의 분위기와 이런 분위기를 조장해 온 금융감독 당국 탓도 크다. 금융감독원은 2002년부터 금융사별 민원 평가를 하고 있다. 금융사들은 매월 민원접수 현황을 공시해야 한다. 이는 지점 경영평가(KPI)와 직원 승진, 성과급에 곧바로 영향을 미친다. 은행의 경우 영업점 KPI(1000점 만점)에서 민원 항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2%(20점)이다. 민원 한 건이 발생할 때마다 1점이 감점된다. 금감원에 직접 접수되는 민원은 때에 따라 한 건에 5점 감점되기도 한다. D은행 직원은 “금감원 접수 민원으로 KPI 5점이 한 방에 감점되면 신규 카드 고객을 수백명 유치한 실적이 없어지는 것과 맞먹는다”며 “악성 민원인(블랙 컨슈머)이라도 일단 민원 접수를 못 하도록 ‘어거지’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 금융 당국은 이런 문제점을 감안해 민원 평가 방식을 ‘소비자보호실태평가’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내놓는 선심성 채무탕감 대책도 “버티면 갚지 않아도 된다”는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를 부추긴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박근혜 정권 출범 첫해 ‘국민행복기금’을 통해 약 38만명이 채무를 최대 50%(소득 없는 특수 채무자 최대 70%) 탕감받았다. ‘신용카드 대란’을 수습하기 위해 노무현 정권도 신용회복위원회(2003년)와 한마음금융(배드뱅크·2004년)을 잇따라 만들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이명박 정권에선 한국자산관리공사의 바꿔드림론(2012년)을 선보였다. 모두 채무 탕감(최대 50%) 및 조정 역할을 하고 있다. E시중은행장은 “금융사와 고객의 정상적인 계약에 의해 이뤄진 대출이라도 고객 떼법과 정부 개입에 따라 계약 관계가 쉽게 무너지고 있다”며 계약보다 떼법이 우위에 있는 풍토를 아쉬워했다. 떼법이 통하는 금융 여건에서는 정상적인 시장 가격도 형성되기가 어렵다. 대표적인 예가 수수료다. F은행 부행장은 “서비스 이용 대가로 지급하는 것이 수수료인데 국내에선 무조건 공짜(수수료 면제)를 외친다”며 “우리나라는 수수료를 죄악시하지만 해외에선 고객에게 계좌 유지 수수료까지 부과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여건에서 어떻게 이익을 내고 어떻게 글로벌 금융사로 성장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 교수는 “우리 금융산업이 수십 년째 제자리인 것은 시장 참여자(정부·금융사·고객) 모두 그동안 규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뼈 있는 말을 했다. 이민환 인하대 글로벌금융학 교수는 “금융서비스도 정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잡아야 한다”며 “하루아침에 고객 마인드가 변하진 않겠지만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금융 소비자들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열린세상] 금융사의 착취적인 서민층 고금리/이상일 호원대 초빙교수

    [열린세상] 금융사의 착취적인 서민층 고금리/이상일 호원대 초빙교수

    얼마 전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은행 영업시간이 짧다고 지적했는데 어찌 보면 그것은 은행 영업상 지엽적인 문제다. 고객들이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으로 넘어가는 추세에서 은행들이 오프라인에서 일찍 문을 닫는다고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다. 그만큼 비용을 절약해 대출금리를 내려 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대안이다. 현재 이보다 큰 금융 문제점 중 하나를 꼽으라면 금융사의 현 금리가 서민층에게는 ‘그림의 떡’처럼 비칠 정도로 여전히 금융사 문턱이 높은 점이다. 최근 저축은행들이 대출해 주면서 연이율 30%가 넘는 초고금리를 받는 문제가 국정감사에서 불거지고 이런저런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상위 10개 저축은행 신용등급별 가중평균금리’를 보면 상위 10개 저축은행의 평균 금리는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28.6% 수준이다. 실제 신용등급 6등급 이하의 서민들이 돈을 빌릴 때 연이율 20%만 해도 싼 편에 속한다. 신용등급이 더 내려가면 30%대의 초고금리 등쌀에 시달린다. 초저금리 혜택은 ‘그들만의 천국’이고 서민들은 초고금리 지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고금리는 대부업체나 저축은행에 한정된 것만도 아니다. 은행 계열 카드사나 캐피탈 업체도 연체를 하면 25~30%의 고금리를 적용한다. 은행권에서 연체하는 경우나 대부업체나 저축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는 서민들은 고금리에 그대로 노출되는 셈이다. 현재 전문 대부업체들은 이자제한법상 상한인 34.9%의 금리에 육박하는 고금리로 대출해 준다. 34.9%의 금리는 1000만원을 대출받았으면 1년간 349만원을 이자로 내야 하는 셈이다. 3년이면 이자만 원금을 훌쩍 넘는다. 한 달 급여가 100만원 남짓한 서민에게 (2015년 7월 현재 임시 일용직 평균소득은 144만 8000원) 대출이자 349만원은 2~3개월치 월급에 버금간다. 자영업을 하다 망하거나 질병을 앓아 1000만원 이상의 빚이 있으면 신용도가 취약한 저소득 직종 근무자들은 단순 계산해 봐도 도저히 정상적으로 기사회생(起死回生)하기가 구조적으로 어렵다. 물론 금융 당국자나 금융인들은 반박할 것이다. ‘그러니까 더 싼 금리로 돈을 빌리고 싶으면 신용등급을 올려야 되는 게 아닌가.’ 그런 원칙론만 들먹이기에는 상황은 훨씬 심각해 보인다. 사회적으로 저소득 구조는 만연돼 있다. 한번 경제적으로 추락해 신용등급이 크게 낮아지면 자력으로 돈을 벌어 빚도 갚고 회복하기는 몹시 어려운 구조로 돌아가고 있다. 신용등급은 개개인의 문제이지만 그런 낮은 신용등급자로 대출받아 추심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100만명이 넘는 현실이라면 이는 사회적인 문제로서도 심각한 것이다. 거기에 대한 대책이 기껏해야 신용등급 타령이 돼서는 안 된다. 왜 은행의 연체이율이나 저축은행의 대출이율이 더 낮아질 수 없는가. 대출금리가 10%대로 낮아지지 못하는 것은 금융사들이 대출자의 신용도를 평가해 담보에 의존하지 않고도 낮은 금리로 대출해 줄 수 있는 신용평가를 할 능력 자체가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금융사의 무능과 태만이 현재 금융 시스템에서 가장 문제인 것이다. 금융사들은 직원들에게 높은 급여를 주고 지점마다 지난 수년간 VIP 고객실을 경쟁적으로 만드는 등 고급화를 지향하면서 인테리어 비용만 퍼부었다. 금융사들이 무능해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정부가 나서서라도 법정 최고 금리를 더 낮추고 여기에 적응하지 못하는 금융사는 도태되게 할 필요가 있다. 현재 30% 안팎의 고금리 대출에 시달리는 서민들이 법원의 개인회생과 파산으로 치닫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런 돌파구마저 강구하지 못하는 저소득층이 목숨을 끊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상황을 줄여야 할 것이다. 이들이 경제적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하는 사회 시스템을 정부가 적극 나서서 만들어 주어야 한다. 부실자산을 사들여 채무자가 극히 일부만 갚도록 한 ‘주빌레은행’과 같은 형태가 자생적으로 생겨나는 것은 바람직하다. 이런 저소득 대출자를 구제하는 주빌레은행 같은 프로그램이 보다 다양화되고 활성화되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 사회복지 강화 차원에서 서둘러야 할 일이다. 은행 영업시간 논란보다 시급한 일이다.
  • 가톨릭관동대학교, 홍윤식 前국무조정실 제1차장 교수 임용

    가톨릭관동대학교, 홍윤식 前국무조정실 제1차장 교수 임용

    가톨릭관동대학교(총장 천명훈)는 지난 1일 홍윤식 전 국무조정실 제1차장을 경찰법정대학 행정학과 초빙교수로 임용했다.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미시간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홍윤식 교수는 국무총리실 국정운영1실 평가총괄정책관, 기획총괄정책관, 국정운영1실장, 국무조정실 제1차장 등을 역임했다.가톨릭관동대는 지난달에도 배우 정미숙과 김성령, 남성진, 방송인 김성경 등 스타급 연예인을 방송문화예술대학 교수로 임용한 바 있다.이외에도 발레무용가 김지영, 연출가 신효균, 이영태 교수도 초빙해 학생들에게 실무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가톨릭관동대 천명훈 총장은 “사회 각 분야의 전문가를 초빙해 학생들의 교육 현장성을 극대화할 것이며, 신설학과는 물론 기존 학과에서도 현장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전문가를 양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단독] “관치금융 탓” vs “보신주의 탓”… 民과 官, 지독한 온도 차

    [단독] “관치금융 탓” vs “보신주의 탓”… 民과 官, 지독한 온도 차

    삼성그룹 계열사의 한 최고경영자(CEO)는 이런 말을 했다. “금융의 삼성전자가 시급하다고들 하는데 역으로 제조업의 삼성전자가 어떻게 가능했는지 아는가. 관료들이 반도체를 모르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 우스갯소리를 접한 국내 금융사 CEO들은 고개를 크게 주억거리며 동의한다. 한 시중은행장은 서울신문 설문조사에서 “10년, 2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정부 규제와 관치금융이 금융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성토했다. 하지만 관료 출신들은 “금융사의 실력 부족과 보신주의”에 주목했다.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진표 전 의원은 “유능한 인재로 금융계 CEO를 전면 물갈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 개혁의 필요성에는 관(官)과 민(民) 모두 동의하지만 개혁이 지지부진한 이유나 가장 시급한 개혁 대상에 대해서는 커다란 괴리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 개혁이 더딘 데는 이런 인식 차이도 크게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 참여자들은 금융산업이 규제 산업인 만큼 제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팍팍한’ 것은 일정 부분 받아들이겠다는 태도다. 다만 과도한 관치가 걸림돌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금융지주사 회장은 “수수료나 대출금리 등 가격 부문에 정부가 직접 개입하고 각종 정부 요구 출연금에 이익의 일부를 떼서 내놔야 한다”며 “가뜩이나 저금리로 수익이 악화되고 있는데 정부가 하라는 대로 따라가다 보면 금융사는 땅 파서 장사해야 한다”고 털어놓았다. 김헌수 순천향대 금융보험학과 교수는 “금융을 산업이 아닌 국민복지 수단으로 여기는 정부와 국민의 인식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런 인식 차는 금융 개혁의 정의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관료 출신들과 업계 CEO 모두 금융 개혁은 ‘규제 완화 및 철폐’라고 진단했다. 물론 “금융 선진화를 위한 규제는 완화하되 건전성 규제는 강화해야 한다”(심지홍 단국대 명예교수)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2순위부터는 조금씩 양상이 다르다. 관료 출신들은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과 ‘금융 서비스 및 영업 관행 개선’을 2, 3순위로 꼽은 반면, 업계 CEO들은 ‘금융 서비스 및 영업 관행 개선’과 ‘노사 관계 개혁’을 각각 2, 3순위로 꼽았다. ‘정부나 금융 당국(금융정책)에 가장 아쉬운 점’을 묻는 질문에 업계 CEO, 전문가 총 78명(복수 응답) 중 29명(37.2%)은 ‘정책 일관성 결여’를 꼽았다. ‘지나친 간섭’(18명, 23.1%)은 두 번째로 많았다. 한 증권사 사장은 “녹색금융이니 기술금융이니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이 수시로 바뀌는 것은 물론 당국 수장이 바뀔 때마다 성향 파악에 분주하다”며 “정책이 예측 가능해야 금융사도 5년, 10년 사업계획을 짜고 미래를 대비할 텐데 한철 메뚜기처럼 정신없이 정부 정책 쫓아가기도 바쁘다”고 토로했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정부 기관이나 부처 안에서도 이기주의가 작용해 정책 엇박자를 내며 시장에 혼란을 가져오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은행, 증권, 보험 등에 칸막이를 쳐 놓은) 전업주의 완화”를 강하게 주문했다. 반면 관료 출신 21명 중 8명은 ‘금융사의 보신주의’를 꼽았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담보 위주의 대출에만 의존하는 금융사 보신주의”를 질타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금융감독위원회(현 금융위) 감독정책2국장,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등을 지낸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조차도 “정부 규제가 문제이지만 현실에 안주하는 금융사들의 영업 관행도 문제”라며 “금융이 서비스업이라는 확실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관의 개혁’을 요구한 관료들도 있었다.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백용호 이화여대 교수는 “금융 개혁이 더딘 데는 일관성이 부족한 정부 책임이 가장 크다”고 반성했다. 전광우 전 금융위원장도 “정부 의지 부족이 가장 큰 문제”라며 “정부가 금융기관더러 보신주의라고 비판하는 것은 금융기관을 정부투자기관 정도로만 이해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쓴소리했다.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는 “관료들이 소신을 갖고 금융사 지배구조 개혁을 좀 더 과감히 밀어붙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성환 금융연구원장은 “금융사들이 소비자(기업·개인) 중심으로 마인드를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설문 참여해주신 분(가나다순)] ●업계(27명) 권선주 기업은행장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 김정남 동부화재 사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김주하 농협은행장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 박영규 교보생명 부사장 박종복 SC은행장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변재상 미래에셋증권 사장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 양종희 KB금융지주 부사장 김명섭 현대증권 경영기획본부장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 윤종규 KB금융 회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이수창 생명보험협회장 이철영 현대해상 사장 장남식 손해보험협회장 조용병 신한은행장 지동현 삼화모터스 대표(전 국민카드 부사장) 차남규 한화생명 사장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홍성국 대우증권 사장 ●전문가(17명)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강인수 현대경제연구원장 김동원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 김준경 KDI 원장 김태준 동덕여대 국제경영학과 교수(전 금융연구원장) 김헌수 순천향대 금융보험학과 교수 배현기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신성환 금융연구원장 심지홍 단국대 명예교수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이상빈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정지만 상명대 금융경제학과 교수 조경엽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장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
  • 산은·수은 ‘간접금융’ 밥그릇 싸움

    국내 양대 정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업무 중복 문제로 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최근 대우조선해양 실사 과정에서 티격태격했던 두 은행이 ‘밥그릇’ 싸움에까지 나서면서 갈등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지난 14일 ‘간접금융’ 설명회에서 “(간접금융을 담당하던) 정책금융공사를 (산은이) 통합한 지 1년도 안 된 시점에 수은이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며 포문을 열었다. 간접금융은 정책금융기관이 중소·중견 기업을 직접 지원하지 않고 시중은행에 정책자금을 제공한 뒤 해당 시중은행이 심사를 거쳐 낮은 금리로 자금을 빌려주는 프로그램이다. 민간 금융회사의 전문성,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독일 등 선진국에서 활발히 시행하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옛 정책금융공사의 대표 업무인 간접대출(온렌딩)과 간접투자 부문을 이어받아 원활히 수행하고 있는데 수은이 똑같은 업무를 시작해 안타깝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지난달 수은이 우리은행과 손잡고 수출 중소기업 등을 상대로 간접 대출을 하겠다고 한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수은도 발끈하고 나섰다. 수출 중소기업, 건설·플랜트 분야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간접대출에 나선 것은 지난 3월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해외건설 플랜트 수주 선진화 개선 방안’의 일환인데 이를 문제 삼는 것은 “월권 아니냐”는 주장이다. 수은 관계자는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중소기업 지원을 늘리라고 하는데 현실적으로 심사역이 40명이 채 안 되는 등 상황이 열악하다”면서 “그래서 관련 네트워크(시중은행)를 활용해 대외 거래하는 기업들을 지원하겠다고 한 것이고 규모도 크지 않은데 (산은이) 괜한 트집”이라고 반박했다. 최근 들어 두 정책기관이 사사건건 부딪치는 것과 관련해 김동원 고려대 초빙교수(경제학)는 “두 기관의 주무 부처가 다르다 보니 갈등이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업무 중복을 지적하기 전에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토론부터 하는 게 먼저”라고 지적했다. 산은은 금융위원회, 수은은 기획재정부 산하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산은·수은 ‘간접금융’ 밥그릇 싸움

    국내 양대 정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업무 중복 문제로 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최근 대우조선해양 실사 과정에서 티격태격했던 두 은행이 ‘밥그릇’ 싸움에까지 나서면서 갈등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지난 14일 ‘간접금융’ 설명회에서 “(간접금융을 담당하던) 정책금융공사를 (산은이) 통합한 지 1년도 안 된 시점에 수은이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며 포문을 열었다. 간접금융은 정책금융기관이 중소·중견 기업을 직접 지원하지 않고 시중은행에 정책자금을 제공한 뒤 해당 시중은행이 심사를 거쳐 낮은 금리로 자금을 빌려주는 프로그램이다. 민간 금융회사의 전문성,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독일 등 선진국에서 활발히 시행하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옛 정책금융공사의 대표 업무인 간접대출(온렌딩)과 간접투자 부문을 이어받아 원활히 수행하고 있는데 수은이 똑같은 업무를 시작해 안타깝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지난달 수은이 우리은행과 손잡고 수출 중소기업 등을 상대로 간접 대출을 하겠다고 한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수은도 발끈하고 나섰다. 수출 중소기업, 건설·플랜트 분야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간접대출에 나선 것은 지난 3월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해외건설 플랜트 수주 선진화 개선 방안’의 일환인데 이를 문제 삼는 것은 “월권 아니냐”는 주장이다. 수은 관계자는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중소기업 지원을 늘리라고 하는데 현실적으로 심사역이 40명이 채 안 되는 등 상황이 열악하다”면서 “그래서 관련 네트워크(시중은행)를 활용해 대외 거래하는 기업들을 지원하겠다고 한 것이고 규모도 크지 않은데 (산은이) 괜한 트집”이라고 반박했다. 최근 들어 두 정책기관이 사사건건 부딪치는 것과 관련해 김동원 고려대 초빙교수(경제학)는 “두 기관의 주무 부처가 다르다 보니 갈등이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업무 중복을 지적하기 전에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토론부터 하는 게 먼저”라고 지적했다. 산은은 금융위원회, 수은은 기획재정부 산하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배우 문소리 단국대 초빙교수 임용

    배우 문소리 단국대 초빙교수 임용

    단국대는 영화배우 문소리(41)씨를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 초빙교수로 임용했다고 30일 밝혔다. 문씨는 예술적 소양을 갖춘 연기자를 양성하기 위해 2016학년도에 신설되는 ‘스크린 액팅 트랙’에서 실기, 이론 등 연기 전반에 대해 강의한다.
  • [겉도는 해외 석학 초빙 (하)해법과 대안] “언어·문화 장벽 없애는 등 정착 환경 조성해야 연구에 매진”

    [겉도는 해외 석학 초빙 (하)해법과 대안] “언어·문화 장벽 없애는 등 정착 환경 조성해야 연구에 매진”

    “이렇게 도와주지 않을 것 같으면 나를 왜 초빙했는지 모르겠다.”(국립대 한 외국인 교수) “선후배 학맥 관계가 엄격한 수직적 위계의 교수 사회에 외국인이 들어가기는 어렵다.”(건국대 중국인 교수) “외국인 교수의 자격 심사를 강화하고 한국어를 못하면 초빙하지 말아야 한다.”(이덕환 서강대 교수) 국내 대학과 연구기관들이 해외의 저명한 학자들을 경쟁적으로 국내에 초빙하고 있지만 해외 교수들의 ‘탈(脫)한국 현상’도 만만치 않다. 2013년 이후 초빙된 외국인 교수 중 한국에 왔다가 중도에 되돌아간 교수가 170여명에 이른다. 국내 적응과 안착을 위한 제도적 시스템이 허술한 게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다. 내국인 교수와 외국인 교수 등 대학과 연구기관 구성원들이 말하는 해법은 무엇일까. 이들은 해외 인력의 한국 사회 연착륙을 돕는 것, 한국의 대학 및 연구 문화를 국제화하는 것 등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외국인 교수 스스로 계속 머물고 싶은 나라로 인식해야 더욱 책임 의식을 갖고 연구에 매진할 수 있고 해외 석학을 우리 대학의 자산으로 삼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급한 것으로는 외국인 교수들에 대한 한국어 교육이 꼽힌다. 학교나 일상생활에서 언어 장벽이 큰 어려움으로 지적되는 만큼 한국어 능력을 높이기 위해 학교 차원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려대 등 몇몇 대학은 교내 맞춤형 한국어 강의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외국인 교원이 너무 많고 학내에서는 영어로 의사소통하는 데 무리가 없다”(서울시내 한 사립대학 관계자)며 관련 교육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 대학 및 연구 문화의 국제화가 중요하다는 지적도 많다. 이를테면 교수 회의나 공문 등에서 영어를 함께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3년 전 국내 사립대 미대로 온 프랑스 출신 교수는 “처음 왔을 때 학교 건물 위치도 잘 몰랐을 뿐 아니라 학사 규정 등도 알지 못해 애를 먹었다”고 토로했다. 차윤경 한양대 교육학과 교수는 “최근 학교 공문 같은 경우는 영어 번역본이 같이 나오는 경우가 많고 학교 편람이나 다른 자료들도 영역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한양대에서는 교수 연수 때 동시통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다른 학교에서도 이런 서비스가 시행되면 외국인 교수들의 활발한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와 한국 사회로의 정착을 돕는 오리엔테이션 개최나 ‘생활 밀착형’ 매뉴얼 제공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학교나 일상생활에 대한 안내가 없어 적응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오세정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아파서 끙끙대면서도 언어 문제로 병원을 이용하기 어려웠던 한 외국인 교수로부터 ‘(학교는) 이렇게 안 도와줄 거면 날 왜 불렀느냐’는 항변을 들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오 교수는 “일본 도쿄대만 해도 외국인 교수들에게 생활 전반에 대한 안내 매뉴얼을 제작해 배포하는데, 한국 대학들도 그런 걸 본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국에서 외국인 전임교원이 가장 많은 4년제 대학인 한국외대의 경우 같은 학과에 먼저 온 외국인 교수에게 멘토 역할을 담당하게 하는 ‘외국인 코디네이터’ 제도를 시행 중이다. 실제 외국인 교수들은 학맥·인맥으로 얽힌 한국 교수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소외된 경우가 많다. 학내 분위기부터 낯선 나라에 온 이들에게 개방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베스트 티처상만 3번을 수상한 중국 출신의 쑨양훙 건국대 국제학부 교수는 “외국인인 데다가 여자 교수여서 많은 배려를 받았지만 선후배 관계가 엄격한 수직적인 교수 사회에 외국인이 편입하기란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서울시내 한 사립대학의 독일인 교수도 “처음 학교에 왔을 때 말을 걸어 주는 교수도 거의 없었을뿐더러 ‘외국에서 온 교수는 수준이 떨어질 것’이라는 시선이 부담스러워 접근하기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외국인 교수들과 교류하는 장(場)을 자주 만드는 것이야말로 그들의 학문적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방기혁 광주교대 교수는 “외국인 교수가 갖고 있는 전문성을 국내 교수들, 연구진과 교류할 수 있도록 대학이 컬로퀴엄이나 라운드테이블을 마련해 지식을 나누는 자리를 자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학사 행정에 적극 참여시키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2013년 스위스 출신 베른하르트 에거 서울대 공대 교수가 서울대 최초의 보직교수를 맡고 한국외대 등에서 외국인 학과장이 탄생하기도 했으나 이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외국인 교수는 교수 회의에 참여할 생각조차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대부분이 비정년 트랙이나 초빙교수인 현실도 바꿔야 한다. 좋은 인력을 초빙하기에 앞서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우수 인력을 초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순광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비정년 트랙이나 초빙인 외국인 교수는 사실상 완전한 비정규직으로 재임용 심사에서 계약 해지를 해 버리면 그만”이라며 “외국인 전임교원 자리를 많이 만들어 인력의 질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외국인 교수 채용 때 자격 심사를 좀 더 까다롭게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한국어와 우리 대학 시스템에 잘 적응할 수 있는 교수를 선별해 뽑아야 한다”며 “독일은 연구자로만 가도 정부 차원에서 돈을 지원해 독일어 교육을 시키고 독일어를 못하는 교수는 아예 뽑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겉도는 해외석학 초빙] 특강 2~3번에 연봉 2억 ‘노벨상 교수님’

    [겉도는 해외석학 초빙] 특강 2~3번에 연봉 2억 ‘노벨상 교수님’

    #1. 국내 S대 A교수는 얼마 전 해외 학회에서 얼굴이 화끈거리는 경험을 했다. 평소 알고 지내던 외국인 교수들이 대놓고 진지한 표정으로 부탁을 해 왔기 때문이다. 몇몇 교수들이 “한국 대학에 초빙교수나 석좌교수로 갈 수 있게 다리를 놔달라”고 했다. 외국인 교수에 대한 금전적 처우는 좋지만 강의 부담은 크지 않은 한국 대학에서 연구년 개념으로 쉬면서 일하고 싶다는 의미였다. A교수는 기자에게 “한국 정부나 대학들이 목적의식 없이 외국인 교수들을 경쟁하듯 초빙하고 있는 사실이 외국 학계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말했다. #2. 한 학회 실무자 B씨는 최근 개최했던 국제포럼만 생각하면 넌더리가 난다. 무조건 노벨상 수상자를 섭외해 초청하라는 지시에 골머리를 앓았다. B씨는 “노벨상 수상자만 모셔 오면 학회 홍보가 되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러다 보니 현재 학문 추세와 상관없이 거액을 들여서라도 수상자를 데려오라는 식의 주문이 포럼 때마다 되풀이된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예산 문제로 노벨상 수상자 초빙이 무산됐지만 다음 행사 때는 또 닦달할 것”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대학과 연구기관들이 해외 석학들을 앞다퉈 국내에 불러오고 있지만 겉만 요란할 뿐 실속은 못 차리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고액을 들여 외국인 학자를 초빙하고도 홍보를 위한 ‘얼굴마담’이나 각종 평가지표의 국제화 부문에서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만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당초 외국인 연구자를 초빙하려고 했던 초심(初心)이 퇴색했다는 목소리도 학계 안팎에서 커지고 있다. 21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2002년 1454명이었던 국내 외국인 교수 영입 규모는 2007년 2919명으로 두 배가 됐고, 2013년 6130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지난해 6034명으로 소폭 감소한 데 이어 올해에도 9월 현재 5961명으로 줄었다. 국내 대학이나 연구기관이 외국인 교수 1인당 투자하는 비용은 1년에 1억~2억원선이다. 주요 타깃은 노벨상 수상자이지만 실제 유치한 사례는 10명 안팎으로 소수에 불과하다. 오히려 해외 저명 연구자 타이틀을 가진 사람들을 주로 석좌 혹은 석학교수, 초빙교수 등으로 모시고 있다. 그러나 이들도 대부분 1년에 3~4차례 혹은 한번에 1주일 정도 국내에 체류하며 2~3번 특강을 하는 수준에 그친다. 2010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거론됐던 그래핀 분야의 석학 김필립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2012년 3월 서울대 초빙 석좌교수로 임용됐다. 김 교수는 하지만 공동연구나 대학원생 지도는 하지 않고 한 학기에 한 번씩 1년에 두 차례 서울대 특강만 진행할 뿐이다. 외국인 석학에게는 일반적으로 기본 연봉에다 방한 시 여행 경비와 국내 체재비가 제공된다. 연간 유지 비용은 1억~2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한 과학계 인사는 “노벨상 수상자들의 경우는 수상 시기나 연구 분야에 따라 다르지만 국내 체류 중 1회 강연에 5000~1만 달러 안팎의 강연비를 받는다”고 전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대학들이나 연구기관들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얻겠다는 사전 계획이 없이 해외 석학들을 데리고 오기 때문에 비싼 돈만 주고 아무런 효과가 없는 특강이나 몇 번 하고 끝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연구 능력이나 국내 적응 등의 여건을 고민하지 않고 초빙 자체를 목적으로 하다 보니 중도에 떠나는 외국인 연구자도 속출한다. 건국대는 2009년 당시 19세였던 알리아 사버 박사를 공대 신소재융합학과 외국인 전임교수로 채용하면서 ‘최연소 교수로 기네스북 기록을 갈아치웠고 국내 연구에도 활력을 줄 것’이라고 대대적 홍보를 했다. 하지만 사버 박사는 정규 강의가 아닌 특강만 하다 한 학기 만에 되돌아가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남았다. 서남표 전 카이스트(KAIST) 총장은 “한국 대학의 경우 총장은 학교 내부에서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외부, 특히 외국에서 총장을 데려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강하다”며 “이런 사회적 폐쇄성은 대학이나 정부가 해외 석학을 데려오고 정착시키는 데 실패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외국인 연구자들의 유치 실패는 한국식 연구 시스템의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연구 풍토에서 장기적 연구 내용보다는 단기적인 논문 생산 편수를 따지고, 연구자들에게 행정 업무까지 떠안기는 현실이 해외 우수 인재들을 중도에 떠나게 만드는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톡!톡! talk 공무원] 여섯 번째 책 펴낸 서승원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

    [톡!톡! talk 공무원] 여섯 번째 책 펴낸 서승원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

    벌써 여섯 번째 저서다. 중소기업청 소속 공무원이자 벤처·창업 분야 전문가로 20년을 지내며 느낀 철학과 아쉬움에서 쓰기 시작한 글이 깊이를 더한다. 서승원(50)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이 최근 5, 6번째 저서인 ‘중소기업 규제개혁 이론과 실제’, ‘54가지 당신이 모르는 에세이, 다윗이 정말 골리앗을 이겼을까’를 출간했다. 전자가 현 정부의 화두인 규제개혁을 중소기업 입장에서 해석한 전문 서적이라면 후자는 현장에서 느낀 단상을 담고 있다. ●중소기업인 경영필독서로 추천받기도 ‘다윗이’에서는 변화와 도전, 열정, 소통, 상생 등 딱딱하고 고루할 수 있는 주제를 역사와 우화, 인물, 영화 등과 접목시켜 54개 에피소드로 쉽게 풀어냈다. 부제를 ‘오사’(五事)로 달았다. 서경에 나오는 세상을 다스리는 9가지 이치(홍범구주)에서 따왔다. 오사는 외모·말·보는 것·듣는 것·생각하는 것을 의미한다. 자연스레 접할 수밖에 없었던 성공과 실패의 현장에서 중소기업이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정리했다. 중소기업 관련 협회에서 중소기업인의 ‘경영필독서’로 추천받기도 했다. 서 청장은 “예산 투자 없이 노력과 열정만으로 경제적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 규제개혁”이라며 “책을 통해 역지사지의 정신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행정고시 31회로 중소기업청 벤처진흥과장·혁신인사기획관, 한남대·아주대 초빙교수, 중소기업청 창업벤처국장 등을 거쳐 2014년 1월부터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으로 재직 중이다. 글을 쓰고 책을 내는 이유를 묻자 서 청장은 “체득한 지식과 정보 등을 공유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라고 담담하게 밝혔다. 2008년 첫 저서인 ‘벤처캐피탈 경제학’과 ‘엔젤투자 알아야 성공한다’(2012년)는 현장에서 느낀 전문 서적 부족과 정보 갈증을 스스로 풀어낸 케이스다. ‘대한민국 중소기업 다시보기’(2009년)와 ‘다윗이’에는 중소기업 정책을 세우고 집행한 경험을 토대로 중소기업인에게 해 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았다. ●“‘중소기업론’ 출간 계획… 영문판도 내고파” 또 다른 저서로 ‘중소기업론’을 펴낼 생각이다. 기업론과 경영론처럼 중소기업을 학문적·철학적으로 정리하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특히 우리나라 중소기업에 대한 해외의 관심을 감안해 영문판도 만들 계획이다. 중소기업 관련 집필에 천착하는 것에 대해 서 청장은 “중소기업은 과거, 현재 그리고 앞으로도 우리의 영원한 희망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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