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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시칼럼] ‘公僕’선택전 진지한 고민 있어야/강혜승 공공정책부 기자

    [고시칼럼] ‘公僕’선택전 진지한 고민 있어야/강혜승 공공정책부 기자

    취업 한파가 몰아치면서 공무원의 인기가 연일 상종가다. 지난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신문 공무원시험 대강연회’는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자리였다. 멀리 지방에서 새벽차를 타고 올라온 수험생, 교복을 입고 헐레벌떡 뛰어들어온 고등학교 3학년생, 수심이 가득한 얼굴의 취업재수생 등 장차 공무원을 희망하는 젊은이들이 나름의 고민을 안고 이른 아침부터 행사장으로 몰려들었다. 1500여명의 수험생들이 내뿜는 열기는 공직에 대한 그들의 열망만큼이나 뜨거웠다. 학생티가 역력한 한 고등학생은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힘들다는데 진학준비를 하느니 아예 지금부터 공무원시험을 준비할 것”이라며 당찬 각오를 내보이기도 했다. 이같은 강연회가 처음 열린 때문인지 궁금한 것도 많은 듯했다.100대1이 넘는 높은 경쟁률을 뚫으려면 도대체 얼마나 공부를 해야 하는 건지, 과목별 전략은 어떻게 세워야 하는지, 학원수업은 꼭 들어야 하는지…. 수험준비의 기본적인 사항에서부터 합격 후 처우 관련 사항까지 강연 내내 질문이 끊이지 않았다. 이들에게서는 초조함과 더불어 진지함도 묻어났다. 그럼에도 한편으론 이들 수험생이 ‘국민의 공복(公僕)’이라는 본래 역할에 대해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하는지 의구심을 떨칠 수 없었다. 강연장에서 만난 한 대학생은 “공무원이 안정적이라니까….”라며 머리를 긁적일 뿐 왜 그토록 공무원이 되고 싶어 하는지 설명하지 못했다. 공무원은 상대적으로 신분상의 안정을 보장받기는 하지만 생각만큼 녹록한 직업이 아니다.7급은 연간 초봉이 2000만원 정도,9급은 1600만원 정도로 박봉이다. 반면 공무원이기 때문에 보다 엄격한 도덕성과 보다 투철한 직업의식을 요구받는다. 공무원이 된 이후 느끼는 괴리감이 클 수 있다는 얘기다. 주위 분위기에 휩쓸려 수험준비를 하기보다는 공무원 직업과 자신의 적성 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선행돼야 한다. 이른바 ‘철밥통’이라는 오명을 벗어던지기 위해서도 그렇다. 강혜승 공공정책부 기자 1fineday@seoul.co.kr
  • [문학이 머문 풍경]채만식 ‘탁류’ 무대 군산

    [문학이 머문 풍경]채만식 ‘탁류’ 무대 군산

    “금강(錦江)……. 이 강은 지도를 펴놓고 앉아 가만히 들여다 보노라면, 물줄기가 중동께서 남북으로 납작하니 째져 가지고는 그것이 아주 재미있게 벌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중략……이렇게 에두르고 휘돌아 멀리 흘러온 물이, 마침내 황해 바다에다가 깨어진 꿈이고 무엇이고 탁류째 얼려 좌르르 쏟아져 버리면서 강은 다하고, 남쪽 언덕으로 대처(大處=市街地) 하나가 올라앉았다. 이것이 군산이라는 항구요, 이야기는 예서부터 실마리가 풀린다.” ●‘탁류의 고향’ 군산에는 아직도 소설속의 흔적 많아 채만식(蔡萬植·1902∼1950)의 대표적인 장편소설 ‘탁류’는 이렇게 시작된다. 1937년 조선일보에 연재됐다가 1939년 단행본으로 출판된 ‘탁류’는 금강하구의 항구도시 전북 군산에 살고 있는 ‘초봉’이라는 여인의 비극적 삶을 통해 일제 식민시대의 어둡고 혼탁한 현실을 신랄하게 고발하고 풍자한다. 사회적, 경제적, 심리적, 무질서의 격류속에 휩쓸린 인간의 탐욕과 죄악, 파멸을 통해 식민지 조선의 현실을 생생히 그리고 있다. 재물의 노예가 돼 도덕, 윤리, 양심을 내팽개쳐버린 내일이 없는 탁류속의 등장인물들이 등장한다. 가난, 싸움, 투기, 간통, 흉계, 횡령, 탐욕, 추행, 살인 등으로 짓밟힌 여인 초봉. 죽자고 해도 죽을 수 없고 살자고 해도 살 수 없는 파란만장한 우리 민족의 사회적 현실을 ‘탁류’는 다각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탁류’의 고향 전북 군산시에는 지금도 소설속의 흔적들이 두루 남아있다. 일제가 호남미를 반출하면서 경제적 침탈의 전진기지로 선택한 군산이 번창일로를 걸으며 화려한 영화를 구가했던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망동 월명공원에 오르면 군산시가지와 도도히 흐르는 ‘탁류’ 금강을 굽어볼 수 있다. 온갖 사연들을 쓸어담은 흐린 물줄기가 서해로 들어가는 하구에 크고 작은 선박들이 그림처럼 오가는 장면이 눈에 들어온다. 강건너 멀리 소설의 주인공 ‘정주사’의 고향 충남 서천이 보인다. 1984년 8월 공원 중앙에 ‘채만식 문학비’가 세워졌다. 아직도 일제시대 목조주택과 건물들을 쉽게 볼 수 있는 군산시 금암동, 장미동, 선양동 일대에서는 작품속의 ‘째보선창’,‘콩나물고개’,‘조선은행’ 자리를 찾아볼 수 있다. 주 무대인 째보선창은 선창 앞에 째보처럼 골이 갈라진 물길이 흐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나 현재는 복개돼 째보의 물길은 볼 수 없다. 90년대 들어 서부어판장에 현대식 건물과 횟집이 줄줄이 들어서 옛 명성만 남아있을 뿐이다. 하지만 군산시민들은 아직도 이곳을 째보선창이라고 부른다. 콩나물고개는 소설속의 정주사가 출퇴근길에 넘던 고개다. 판잣집이 콩나물처럼 다닥다닥 붙어있어 지어진 이름이다. 선양동 동사무소 뒤 산자락을 따라 빽빽히 들어선 달동네 주택가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어둡고 혼탁한 사회상 신랄하게 풍자, 고발 고태수가 다녔던 은행으로 추정되는 조선은행은 장미동에서 해안쪽으로 가다 보면 눈에 띈다. 우뚝 솟은 2층 석조건물이다. 고태수는 이 은행에 다니며 은행돈을 유용해 주색잡기에 빠지고 미두에 손을 대다 손해를 본다. 조선은행 건물은 해방후 한때 나이트클럽이 들어서기도 했으나 현재는 폐가로 변했다. 건물 바로 옆에는 군산항 개항 100주년 기념광장이 조성됐지만 한산하다 못해 썰렁하기까지 하다. 2001년에는 내흥동 금강하구둑 옆에 ‘채만식문학관’이 건립됐다. 깔끔한 2층 건물에는 탁류 초판본,43년에 쓴 배비장전 육필원고 등 각종 유품이 전시돼 있다. 채만식의 일대기에 대한 정보를 영상물로 볼 수 있다. ●가난했지만 품위 잃지 않은 ‘불란서 백작’ 백릉(白菱) 채만식은 1902년 6월17일 군산시 임피면 읍내리에서 출생했다. 서울 중앙고보를 졸업하고 일본 와세다대학 영문과를 다니다 가세가 기울어 1년 반만에 중퇴했다. 귀국후 동아일보·조선일보와 개벽사 기자를 전전했고,1925년 단편 ‘새길로’로 조선문단에 추천되며 등단했다. 초반에는 희곡 ‘사라지는 그림자’ 등 동반작가적 작품을 발표했으나 1930년대 들어서 ‘레디메이드 인생’ 등 풍자성 짙은 작품을 발표했다.‘탁류’는 풍자적 기법이 가장 훌륭하게 드러난 작품으로 평가된다. 1945년 고향 임피로 낙향했다가 다음해 익산으로 거처를 옮긴 후 1950년 6월11일 지병인 폐결핵으로 이승에서의 생을 마감했다. 향년 49세. 묘지는 군산시 임피면 취산리 선산에 마련됐다. 가난했지만 항상 감색 상의에 회색 바지를 단정히 입고 모자까지 쓰고 다녀 ‘불란서 백작’으로 불렸다. 장편, 단편소설과 희곡, 평론, 수필 등 290여편의 작품을 남겼다. 채만식에 대한 친일논란이 일고 있지만 군산시는 2002년 ‘채만식 100주년 기념행사’를 가졌다. 지역을 대표하는 작가의 문학적 가치를 높이 사야 한다는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2003년부터 ‘채만식 문학상’을 제정해 우수한 소설작품을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조선은행 자리는 박물관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군산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내년 특성화고 탈바꿈 4개교

    내년 특성화고 탈바꿈 4개교

    “화려했던 옛날이여 돌아오라.” 실업계 고교들이 인문계 고교에 밀려 냉대받아 왔던 긴 암흑기를 버텨내고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서울 지역 특성화 고교로 지정돼 2005년부터 탈바꿈하는 실업계 고교는 4곳. 이 학교들은 앞으로 3년간 시교육청으로부터 특성화 고교 지원금 15억원을 받는다. 재단 역시 5억원을 투자해야만 하기 때문에 총 20억원의 지원을 받는 셈이다. 한반 정원도 25명으로 더욱 내실 있는 교육이 기대된다.8일(수)∼10일(금)2005학년도 신입생을 모집하는 특성화고교 지정학교들은 부푼 꿈을 안고 새내기들을 기다리고 있다. 실업계 고교의 화려했던 전성기 부활을 다짐하며 재개교를 준비하고 있는 서울로봇고(옛 강남공고), 이대병설 미디어고(옛 영란여자정산고), 서울관광고(옛 관악여자정산고), 미림여자정보과학고를 찾았다. ■ 서울로봇고(seoulrobot.hs.kr) ‘세계 RT(Robot Technology)산업의 30%를 석권할 인재는 우리가 키운다.’ 차세대 핵심 산업인 로봇 산업의 인재를 양성할 서울로봇고등학교가 우리나라 최초로 내년에 문을 연다. 김휘권 교장은 현재 다양한 기능을 갖춘 휴대전화가 우리 생활에 보편화돼 있듯 10년 후면 휴대용 로봇이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로봇고 개교를 준비했다. 로봇 계열 175명, 디자인 계열 50명 등 총 225명을 선발한다. 신입생은 계열별로 선발한 후 2학년 때 전공을 결정한다. 로봇을 조립하고 제어하는 시스템을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로봇 계열은 자동 로봇과 2학급, 로봇 제어과 2학급, 마이크로 로봇과 1학급, 로봇 재료과 2학급으로 4개과다. 디자인 계열은 인테리어 디자인과 하나로 시각 디자인, 가구 디자인, 컴퓨터 그래픽 디자인 등을 배운다. 남녀 구분 없이 성적순으로 선발한다.3학년 때는 기업체 연수와 대학연계 수업을 받을 수 있고 다양한 프로젝트도 병행한다. 프로젝트는 세계 200여개 로봇경진대회 참가를 목표로 진행된다. 전문적인 로봇 교육이 가능하도록 10개의 실험 실습실을 증축할 계획이며 전기·전자·기계를 담당할 교사들의 겨울 방학 집중 연수도 실시된다. 실업계 특별전형으로 전기·전자·재료공학 등 동일계열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중학교 내신 55∼70%.2226-2141. ■ 이화여대 병설 미디어고(ewhamedia.hs.kr) ‘멀티미디어 콘텐츠 분야의 여성 전문인 양성의 메카를 꿈꾼다.’ 장차 대학에 진학해 방송·영상·미디어·그래픽 디자인 분야를 전공하고 싶거나 관련 분야에 취업하고 싶은데 인문계 고교에 진학하기엔 중학교 내신 성적이 다소 떨어진다면 미디어 고등학교를 눈여겨 보자.TV·영화·인터넷 등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의 콘텐츠를 구성하는 데 필요한 것을 가르친다. 인터넷 미디어과 6학급, 영상미디어과 2학급, 미디어 디자인과 2학급으로 총 250명을 선발한다. 인터넷 미디어과에서는 컴퓨터 일반, 전자상거래, 멀티미디어 기획, 웹프로그래밍 등을 공부한다. 영상미디어과에서는 영상 특수효과, 뮤직비디오,3D그래픽, 인터넷 방송 제작 실무 등을 익힌다. 미디어디자인과에서는 영상디자인, 그래픽디자인, 웹디자인, 광고디자인 등을 배운다. 10여개의 교실 규모로 학교 2층에 종합 영상스튜디오를 구축할 예정이며 영상분야 전문가를 수시로 초빙해 현장 실습 중심의 교육을 실시한다. 또 한국언론재단, 한국기술교육대 등과 연계해 교사 연수도 실시한다. 졸업 후에는 언론정보학부, 신문방송학부, 사진학과, 미디어관련 학부 등에 실업계 특별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영상프로덕션과 디자인·출판·인터넷 관련 업체에 취업이 가능하다. 중학교 내신성적이 20%안에 드는 학생은 3년 장학금을 받는다. 중학교 내신 45∼60%.2209-0146∼7. ■ 서울관광고(seoul-tour.hs.kr) 서울에서 첫번째, 전국에서 아홉번째로 문을 여는 서울관광고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제적인 관광 관련 산업에 종사할 자질과 능력을 갖춘 전문인을 육성하는 것이 이 학교의 목표다. 관광경영과 2학급, 관광이벤트과 2학급, 관광조리코디과 2학급, 관광홍보미디어과 4학급 총 남녀 학생 250명을 선발한다. 관광경영과에서는 서비스 마케팅, 여행·호텔 업무, 비즈쿨(창업교실) 등을 공부한다. 관광이벤트과에서는 레저 스포츠·레크리에이션 실무, 카지노 실습, 이벤트 기획 등을 공부한다. 관광조리과에서는 한식·양식·일식 조리법과 제과·제빵, 음식 데코레이션을 집중적으로 배운다. 관광홍보미디어과에서는 여행 업무에 필요한 PR와 광고, 팸플릿 제작과 영상물 기획·제작법 등을 익힌다. 내년에는 카지노, 칵테일, 골프 실습실 등 10여개 실습이 확장, 신설된다.㈜빵굼터와 산·학 교류협력을 이미 체결해 조리과는 상당 부분 수업협조를 받을 수 있다. 힐튼·프레지던트·프리마·풍전 호텔 등과 자매결연을 맺고 있어 풍부한 실습 중심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또 세종대·경희대 등과도 자매결연을 추진해 대학과의 연계 수업도 기대된다. 학교 차원에서 재학생과 졸업생의 창업도 지원한다. 현재 관광조리과의 제빵·제과 기술을 이용한 제빵업체 창업을 기획 중이다. 졸업 후에는 호텔·여행사·항공사 등에 취업할 수 있으며 실업계 특별전형으로 호텔경영·음식조리·광고홍보 등 관련 학과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중학교 내신 50∼60%. 886-9161(내선2) ■ 미림여자정보과학고(e-mirim.hs.kr) “디지털 콘텐츠 분야의 사관학교는 미림이다.” 휴대전화를 통해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을 수 있는 모바일(mobile)콘텐츠 기획·제작을 담당할 여성 인력 양성이 미림의 교육 목표다. 게임 애니메이션과 2학급, 멀티미디어과 2학급, 웹 미디어과 2학급 총 150명을 선발한다. 게임 애니메이션과에서는 휴대전화로 할 수 있는 각종 게임 기획과 프로그래밍 등을 공부한다. 멀티미디어과에서는 모바일 서비스에 필요한 영상과 소리를 만드는 콘텐츠 개발을 배우며 웹 미디어과에서는 모바일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인프라 구축을 중점적으로 공부한다. 모바일 콘텐츠 기획, 제작, 서비스까지 전과정을 수행할 수 있는 학과가 모두 개설돼 있기 때문에 학교 차원의 벤처 기업 창업이 가능하다. 현재 동아리 미벤(mivenshop)은 정식으로 사업자 등록을 마치고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의류업체와 계약을 맺고 홈페이지(www.miveneshop.com)에 신상품을 소개하고 제품 주문과 배송까지 소화하고 있다. 게임제작 업체 쉐도우비젼과 산·학협력 체결도 맺어 내년부터는 게임 제작 기술을 전수받을 수 있고 직접 실습에 참여할 수도 있다. 졸업 후에는 삼성, 현대,LG 등 대기업과 이동통신사 컴퓨터 관련 업체에 100% 취업할 수 있다. 실업계 특별전형으로 미디어·홍보·컴퓨터 그래픽·정보통신 계열로 대학에도 진학할 수 있다. 중학교 내신 35∼55%.886-1811∼3.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실업계고 진학 성공모범 3인 우리의 선택이 옳았어요 “자존심이나 체면 때문에 인문계 고교를 택했다면 3년 내내 들러리처럼 학교 생활하다가 지금쯤 가슴을 치며 후회하고 있었을 겁니다.” 내년 2월 실업계 고교를 졸업하는 우수 졸업예정자 3명의 한결같은 말이다. 이들은 실업계 고교는 ‘열등생’이 가는 학교라는 잘못된 편견을 깨고 당당하게 사회에 첫발을 내딛게 돼 실업계 고교 재학생들에게 훌륭한 역할 모델이 돼 주고 있다. 일신여상 사무자동화과 3학년 이희형(17)양은 한국외대 경상계열 최종합격 통보를 기다리고 있다. 이양은 수시 2학기 모집에 정원외 3%를 선발하는 실업계 특별전형에 지원해 합격했다. 이번 수능에서 지정 과목이 최소 4등급만 넘으면 05학번 새내기가 된다. 직업탐구 영역 가채점 결과 2∼3문제를 빼곤 정답을 맞혀 무난히 최저 학력기준을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문정중학교를 졸업한 이양의 중학교 내신은 50% 정도. 한 반 정원이 40명이라면 20등 정도하는 학생이었다. 이양이 중학교 내신 성적을 그대로 유지한 채 고등학교에 진학했다면 내신 60∼70%대 수준의 학생으로 사실상 대학 진학이 어려웠을 것이다. 이양은 자신보다 네살 위인 언니가 일신여상에 진학해 대기업에 취업도 하고 2년제 대학에 진학한 선례를 따라 미련없이 실업계 고교를 택했다. 고교 재학 중에는 사무자동화과 100명 중에 1∼2등을 다투는 우등생이었다. 이양은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 자신도 우등생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어 열심히 학교생활을 했다. 컴퓨터활용능력 2급, 펜글씨 3급, 인터넷 정보검색사 2급, 정보처리기능사 등 고교 3년 동안 딴 자격증만 8개. 인문계고 재학생들처럼 국·영·수 과외를 따로 받거나 치열한 입시전쟁을 치를 필요는 없었다. 이양은 “대학을 졸업하면 무역회사에서 일하고 싶다.”면서 “후배들이 남들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자신감을 갖고 열심히 학교 생활을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신진과학기술고(옛 신진공고) 인터넷과 3학년 이현택(18)군은 지난 수시 1학기 모집에서 실업계 특별전형으로 인하대 나노시스템공학부에 합격한 예비 대학생이다. 영락중학교를 졸업한 이군의 중학교 내신성적은 76%. 스스로도 공부에 취미가 없다고 인정했던 ‘열등생’이었다. 이군은 중3 때 친구들이 인문계고에 진학하는 것을 보고 자신도 인문계고에 가고 싶었지만 집안 형편과 성적을 냉정하게 판단해 신진과기고를 택했다. 고교 재학 3년 동안은 내신 성적 상위 10%대를 유지해 ‘우등생’이 됐다. 고등학교를 마치면 취업하는 것이 이군의 목표였지만 누구나 열심히 하면 우등생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군은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공부한 것이 결국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면서 “아들이 대학에 갈 것이라고 상상도 못했던 부모님에게 큰 선물을 안겨드려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덕수정보산업고 정보처리과 3학년 이상희(18)양은 대졸자 초봉을 훨씬 웃도는 연봉 2800만원을 받는 신입사원이다. 지난 8월 서울보증보험에 취업이 확정돼 수습기간을 마치고 현재 경리·회계 부서에서 정식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세륜중학교 출신인 이양은 중3때 내신이 40%였다. 인문계고에 진학할 수 있는 성적이었지만 상위 2∼3%안에 드는 우등생들의 들러리 역할만 하느니 명문 상고에 진학해서 취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부모님 역시 이양의 뜻을 헤아렸기 때문에 큰 고민없이 상고에 진학했다. 이양은 고교 3년 내내 정보처리과에서 1∼2등을 다투는 우등생이 되었다. 실업계 특별전형으로 얼마든지 대학에 갈 수 있었지만 이양은 취업을 택했다. 남들보다 더 빨리 사회 경험을 쌓은 후 나중에 대학에 진학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양은 2∼3년 후 산업체 특별전형으로 야간 대학에 진학할 계획이다. 이양은 “남들이 뭐라 해도 소신껏 판단하고 행동하면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면서 “후배들이 실업계 고교를 무시하는 사람들에게 영향받지 말고 열심히 공부해서 자신의 꿈을 펼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차이나 리포트 2004] (41) 결론은 콘텐츠다

    [차이나 리포트 2004] (41) 결론은 콘텐츠다

    한류(韓流)는 지속될 것인가?아니면 한 때 유행으로 그칠 것인가? 칭화대(淸華大) 박사과정 신혜선(40)씨가 2001년 10월 중국 청소년 203명을 대상으로 한류에 관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는 흥미롭다. 힙합, 댄스 등 한국 대중음악을 즐겨듣는 중국 청소년일수록 미국의 팝 음악도 좋아한다는 것이다. 중국 청소년들이 열광하는 한국 대중음악의 원류가 미국인 것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에서도 지난 80∼90년대에는 홍콩스타의 인기가 돌풍처럼 일었듯이 중국에서 한류 역시 본류를 찾아가는 과도기적 흐름으로 그칠 수 있다. 한류가 한 때의 유행으로 머물지 않으려면 댄스음악과 드라마에 국한된 한류 콘텐츠의 확장이 불가피하다. 그런 의미에서 둥팡(東方)CJ홈쇼핑의 성공과 LG전자 CCTV 방영 프로그램 ‘진핑궈(金果·골든애플)’의 인기는 한국 대중문화 텍스트의 힘을 보여준다. 우리의 대중문화가 한류의 연장선에 설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현장을 찾았다. |상하이 이효연특파원|‘유통(流通)의 한류는 둥팡(東方)CJ 홈쇼핑이 이어간다.’한국 대중문화 콘텐츠가 중국 젊은이들을 매료시켰다면 둥팡CJ홈쇼핑의 방송 콘텐츠는 중국 중산층 소비자를 사로잡았다. 상하이(上海)에 위치한 둥팡CJ홈쇼핑 스튜디오.PD의 큐 사인이 떨어지자 쇼호스트 리지아(李嘉·24)가 힘차게 인사를 건넨 뒤 이날의 상품 아이리버 MP3플레이어를 소개하기 시작했다. 모니터에 자료화면이 뜨자 그는 MP3플레이어의 특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다시 카메라는 리지아를 비추고 그는 제품을 직접 들어 보이며 사용방법을 설명한다. 미리 준비된 대본은 없다. 방송 전에 제조업체로부터 받은 자료와 인터넷으로 검색한 경쟁 업체들의 제품 정보를 토대로 MP3플레이어의 장·단점을 비교한 뒤 현장 분위기에 맞춰 제품정보를 쏟아냈다. 서글서글한 외모와 수려한 말솜씨로 여성팬들에게 인기가 높은 중국 쇼호스트 1호 리지아는 1시간가량 진행된 녹화를 마치고 밝게 웃으며 스튜디오를 나왔다. CJ홈쇼핑은 중국 민영 방송국 상하이미디어그룹 SMG(Shanghai Media Group)와 자본금 2000만달러를 합자, 둥팡CJ홈쇼핑을 설립하고 지난 4월1일 첫 방송을 시작했다. 방송 첫 날 소개된 올림푸스 디지털 카메라의 인기는 선풍적이었다. 상하이, 장쑤성(江蘇省)등 주요 도시 580만 가구를 대상으로 한류 스타 전지현의 광고를 적극 활용한 디지털 카메라는 1시간 만에 120대가 팔렸다. 중국 대졸자 초봉과 맞먹는 3800위안(55만원)짜리 카메라가 1분에 두 대꼴로 팔린 셈이다. 한 대 5000위안(73만원)짜리 JVC캠코더 역시 1시간에 250대가 팔렸다. 방송 첫날 1억 5000만원어치의 상품을 판 둥팡CJ는 월평균 매출액 2000만위안(약 30억원)을 기록하는 순항을 계속하고 있다. 자체 방송인력 50여명이 만들어내는 둥팡CJ홈쇼핑은 둥팡TV 경극채널에서 매일 저녁 8시∼새벽 1시까지 5시간 동안 방영된다. 방송과 동시에 제품 판매가 이뤄지는 홈쇼핑의 특성상 둥팡CJ의 방송은 정보와 재미, 제품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TV프로그램 형식으로 접근한다. 한 중국 홈쇼핑에서는 볼 수 없었던 쇼호스트를 프로그램 전면에 내세워 차별화를 이뤘다. 지난해 10월 현지 선발한 쇼호스트 6명은 중국의 주요 방송국에서 아나운서와 DJ로 활동한 경험이 있는 프로들이다. 한국에서 쇼호스트의 말하는 법과 무대 매너 등을 집중 훈련받은 이들은 소비자와 제조업체 간의 신뢰를 구축하는 매개인이자 정보 전달자로서 한몫하고 있다. 이러한 홈쇼핑 형식은 한국에서는 보편적이지만 중국에서는 둥팡CJ가 처음 시도한 것이다. 지난 95년 중국에 TV홈쇼핑이 첫 선을 보인 이후 3년만에 홈쇼핑업체수가 무려 600여개로 급증했다. 이후 99년을 기점으로 홈쇼핑업체의 성장세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중국의 홈쇼핑은 주로 30초∼1분 동안 제품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고 주문전화번호를 알려주는 인포머셜(infomercial)형태다. 정보(information)와 광고(commercial)가 결합된 유사홈쇼핑이 대부분이었던 중국 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한 둥팡CJ의 본격 홈쇼핑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둥팡CJ 김흥수(45) 대표는 “한국에서 이미 성공을 거둔 홈쇼핑 콘텐츠를 그대로 중국 시장에 적용시킨 것이 둥팡의 성공비결”이라고 설명한다. 대신 녹화방송 위주의 방송 여건과 대금 결제방식 등 한국과 다른 부분들은 ‘현지화 전략’으로 승부했다. 소비자들에게 구매를 충동하는 쇼호스트의 멘트나 화면 구성을 자제하고 철저히 제품 정보 중심으로 꾸민 것은 생방송이 불가능한 중국 상황을 반대로 활용한 것이다. 한국에서처럼 방송 중에 제품의 주문·판매·재고 현황을 실시간으로 보여줄 수 없기 때문에 ‘제품이 얼마나 팔렸고, 재고가 얼마나 남았느냐.’보다는 ‘어떤 제품인가.’에 더 비중을 둔다. 또한 중국에는 신용카드가 보편적이지 않기 때문에 물품대금은 배달현장에서 일시불 현찰로 결제한다. 간헐적으로 우리나라의 직불카드 형식으로 배송 현장에서 현금카드로 결제하기도 한다. 이를 위해 둥팡CJ는 택배회사 상하이대중 시가와사와 계약을 맺고 물품배송 직원이 현장에서 대금 수금까지 책임지도록 했다. 고가의 컴퓨터나 캠코더가 방송된 날에는 택배회사 직원들이 돈세는 기계를 들고 배달 현장에서 수천위안의 돈다발을 세는 풍경이 벌어지기도 한다. 김 대표는 “중산층을 타깃으로 금고를 상품으로 내놓고 팔아보고 싶을 정도로 고가의 제품을 방송해도 현찰 일시불 결제에 무리가 없다.”면서 “한국에서 성공을 거둔 방송 콘텐츠를 현지에 적절히 적용시킨 것이 결국 중국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하는 힘이 됐다.”고 말했다. belle@seoul.co.kr ■ 손진방 LG전자 중국지주회사 사장 |베이징 이효연특파원|“중국판 도전 골든벨 ‘진핑궈’(金果) 덕에 젊은 기업 LG 이미지를 심었죠.” 얼마 전 베이징 징우(京物)빌딩에서 만난 LG전자 중국지주회사 손진방(58) 사장은 한국 문화 콘텐츠의 위력을 이 한마디로 설명했다. 손 사장은 “LG전자가 후원하는 CCTV의 ‘LG이동전화 진핑궈’ 덕분에 중국 젊은층에 ‘디지털 기업 LG’의 이미지를 쉽고 빠르게 심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금사과라는 뜻의 ‘진핑궈’는 매주 토요일 오후 1시40분부터 1시간 동안 중국 CCTV에서 방영되는 대학생 참여 퀴즈 프로그램이다. LG전자가 2년째 후원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형식은 KBS-1TV의 ‘도전 골든벨’을 그대로 따오고 참여 대상만 중국 대학생으로 바꾸었다. 손 사장은 “2002년 하반기 LG전자의 이동전화 단말기 출시를 앞두고 백색가전 중심의 LG 이미지를 벗고 ‘디지털 기업 LG’ 이미지를 심어야했는데 그 해답이 한국방송 프로그램에 있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중국에서 TV 프로그램에 기업명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CCTV측에 후원을 조건으로 새로운 프로그램 제작을 제안했다. 도전하는 젊은 기업 이미지를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한국방송의 ‘도전 골든벨’과 ‘출발 드림팀’을 적절히 배합해 구성하기로 CCTV측과 합의했다. 프로그램 이름은 ‘LG이동전화 진핑궈’로 정했다. 진핑궈는 매주 중국의 대학 캠퍼스를 찾아가 젊은이들이 체력과 지력을 겨루는 모습을 보여준다. 칭화대(淸華大), 베이징대(北京大) 등 지금까지 방영된 대학만 70여곳.50문제를 푼 사람에게 주어지는 금사과의 영예를 얻기 위해 학생들은 먼저 암벽타기·외줄 타고 장애물 건너기 등의 체력 테스트 관문을 넘어야 한다. 이를 통과한 50명은 ‘도전 골든벨’처럼 서바이벌 형식으로 퀴즈를 풀며 생존을 위한 지력 대결을 펼친다. 패기넘치는 중국 젊은이들이 정정당당하게 게임에 임하는 ‘LG이동전화 진핑궈’의 인기는 곧 LG전자의 이미지 제고로 이어졌다.‘도전 골든벨’은 지금도 한국에서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듯 중국인들에게도 사랑받고 있다.‘진핑궈’는 방영 2주 만에 CCTV에서 방송되는 400여 프로그램 중 시청률 15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손 사장은 “‘진핑궈’의 인기가 대단해 이를 유치하려는 대학들이 줄서 있을 정도”라면서 “이러한 방송 콘텐츠도 일종의 한류로 볼 수 있으며 한류가 중국 내에서 좋은 기업 이미지를 심는데 한몫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과 SK도 LG와 마찬가지로 장학퀴즈 등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끌었던 TV프로그램들을 본뜬 프로그램을 후원하는 방식으로 중국의 젊은 층을 파고들고 있다. belle@seoul.co.kr
  • 자치구 인터넷방송 아나운서 공채

    자치구 인터넷방송 아나운서 공채

    자치구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는 여성 아나운서 한 명을 뽑는 데 해외 유학파 등 50여명이 몰려 눈길을 끈다.서울 강동구(구청장 신동우)는 지난달 20일부터 22일까지 자체 인터넷 방송 아나운서를 공모한 결과 1명 모집에 56명이 지원했다고 밝혔다. ●한 명 모집에 재원 56명 몰려 특히 대란으로 일컬어지는 취업난도 취업난이지만,미국 미시간 주립대에서 국제정치학을 전공한 A씨 등 해외 유학파를 비롯해 응시자 모두가 대졸(졸업예정자 8명·대학원 졸 2명 포함) 이상의 빼어난 재원이어서 요즘 더욱 높아지고 있는 인터넷 방송의 인기를 실감케 한다.A씨는 대학을 나와 지구촌 각국에 전파를 쏘는 ‘미국의 소리 방송’(Voice Of America·VOA)에서 아나운서를 맡은 화려한 경력을 지녔다. ●‘미국의 소리 방송’ 아나운서 경력자도 지난 2001년 2월 문을 연 강동구 인터넷 방송국은 지금까지 여직원을 아나운서 겸 리포터로 기용해왔다.그러나 최근 인터넷 등을 통한 홍보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3년여 만에 처음으로 외부 직원을 공개채용하게 됐다. 채용되면 최저 2230만원에서 최고 3100만원의 연봉을 받는다. 남다른 실력을 인정받을 경우 해마다 계약을 갱신해가며 가장 아래 직급인 ‘마’급에서 최고 직급인 ‘가’급까지 승급이 보장된다. ●최하 직급 초봉 2230만~3100만원 현재 공모를 통해 뽑아 놓은 방송인력 가운데 ‘라’급 프로듀서(PD)는 2600만∼3525만원을 받게 돼 있다. 아나운서·앵커·리포터·문서편집 등 공중파 방송 진행자에 못잖은 실력과 영어 및 제2외국어에 능통한 이를 응시자격으로 내세운 공모에서 20∼22세 9명,23∼25세 26명,26∼28명 13명,29∼30세 6명,30세 이상 2명이 도전장을 냈다. ●3대 공중파방송 기상캐스터 출신도 지원 B씨는 서울 S여대 출신으로 정치외교학과 여성학,영문학 등 3개 학과를 두루 전공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았다.명문 H대를 졸업,3대 공중파 방송국에서 기상 캐스터를 하다 이번 공모에 지원한 경우와 한국방송영상전문인 3급 자격을 따냈거나 5∼7개 공중파 방송에서 리포터 경력을 쌓은 재주꾼도 눈에 띄어 만만찮은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에듀 in] 실업계고 동아리들

    [에듀 in] 실업계고 동아리들

    “실업계 고교의 조용한 반란.이것이 진짜 공부다.”‘실업계고교의 특목고’로 불리는 수도전기공고와 서울공고,덕수정보산업고는 학교 수업과 진로 교육을 연계시킨 동아리와 스터디 그룹을 운영해 학생들의 취업과 진학 지도를 한꺼번에 해결하고 있다.오로지 대학 입시에만 매달리는 인문계고교의 수업 방식과 달리 학생들이 창의력과 사고력을 스스로 키울 수 있는 학업 분위기를 조성해 해마다 인문계고교 못지 않은 대학 진학률을 기록하고 있다.수도전기공고 발명동아리,서울공고 건축과 스터디모임,덕수정보산업고 동아리 소프트웨어연구반·웹마스터반의 운영방식,수업내용 등을 소개한다. ■ 수도공고 발명동아리 ‘나우터스’ “나는야,한국의 발명왕 ‘에디슨’” 강남구 개포2동 수도공업고 발명동아리 나우터스(NAUTES)는 해마다 전국 규모 발명대회에서 주요 상을 휩쓰는 이 학교의 주력 동아리다.10여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김근성(52)교사가 83년 당시 오일쇼크를 계기로 ‘태양열 개발반’을 만든 것이 꾸준히 성장,99년에는 동아리 방도 갖추고 명실상부한 발명 동아리로 거듭났다. 한국의 발명왕을 꿈꾸는 동아리 회원 30여명은 수업이 끝나면 매일 동아리 방에 모여 각자 프로젝트를 수행한다.발명 동아리 운영 형태는 대학원 수업 방식과 비슷하다. 전국 규모 발명대회를 목표로 4∼5명이 발명안을 만들고 계획을 세워 팀원이 함께 토론하고 실습하면서 프로젝트를 완성한다. 김 교사는 주어진 시간동안 학생들이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학생들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호기심과 팀워크,창의력을 바탕으로 스스로 공부하는 것이다. 그 덕분에 이 동아리 회원들은 전국 학생 과학발명품 경진대회,대한민국 학생발명전시회,전국 학생 창의력 올림피아드 등 굵직한 주요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올린다. 해마다 본상 이상의 수상실적을 올리고 있으며 올해는 회원 3명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유럽·일본 연수 기회를 얻었다. 상하좌우로 움직이는 돋보기를 장착한 지구본,자석을 이용한 간편한 칩수거기,컴퓨터의 복잡한 전선을 간편하게 정리해주는 선정리 멀티탭 등, 올해 주요대회에서 수상한 작품들은 당장 상품화될 수 있는 것들이다. 발명 동아리 회원들은 이런 수상경력을 바탕으로 90% 이상이 수시모집에 응시해 서울·수도권 소재 4년제 대학에 진학한다. 올 졸업생 10명도 연세대,인하대,건국대,세종대 등에 진학했다. 김 교사는 “학생들이 수차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프로젝트를 완성하는 것이 스스로 공부하고 배우는 과정”이라면서 “인문계에 진학해 영어,수학만 공부했다면 대학진학은 물론 어려웠을 것이고 학생들의 창의력을 키워줄 수 있는 계기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서울공고 건축과 스터디모임 ‘진정한 자율학습이란 바로 이런 것’ 서울공업고 건축과에는 특별한 모임이 6년째 내려오고 있다.학생들끼리 모여 스스로 공부하는 스터디(study) 모임이다. 학생들을 반강제적으로 붙잡아 놓고 대학입시만을 위해 공부시키는 인문계고의 자율학습과는 차원이 다르다.모든 것은 학생들 중심으로 이뤄진다.교재도 과목도 학생들이 정한다.가르쳐주는 사람도 없다.친구와 선·후배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모르는 것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한다. 현재 운영 중인 모임은 모두 3개다.건축제도반은 기능경기대회를 목표로 준비하는 모임이다.건축캐드반과 실내디자인반은 각 관련 분야에 관심있는 학생들이 전공에 필요한 공부를 하는 모임이다.학생들은 매일 방과 후부터 저녁까지 남아서 공부한다.밤 10시 넘어서까지 컴퓨터와 씨름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스터디 모임에 주말은 없다.더 배우고 싶은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학교에 나온다. 현재 스터디 모임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33명.진로를 대학 진학으로 결정하지 않은 학생 대부분은 이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누가 시키지 않아도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정규 수업시간에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친구나 선·후배에게 편하게 물어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취업에 도움이 되는 어려운 과목까지 짧은 시간에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미 졸업한 선배들이 학교를 찾아 공부는 물론 진로상담에서 사회생활 경험까지 들려주는 것은 가장 큰 매력이다.건축제도반 김대열(19)군은 “졸업한 선배들이 자신이 다니는 회사에 후배들을 소개해 취업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학생들끼리 공부하지만 효과는 엄청나다.학교 수업시간에 다 배우기 어려운 과목들도 이 모임에서는 쉽게 배운다.독학이지만 선·후배,친구간 일대 일 학습이 이뤄지기 때문이다.자발적으로 하기 때문에 진도도 빠르다.건축캐드반 김효진(19)군은 “학원에서 캐드를 배울 경우 기초만 배우는데 3개월에 몇 백만원씩 들어야 하지만 모임에 오면 기초를 떼는 데 일주일이면 충분하다.”고 자랑했다.그는 “학교 수업에서는 3년 동안 서너 가지의 프로그램만 배우지만 스터디 모임에서는 수업 외에 서너 가지 프로그램을 더 배울 수 있다.”면서 “프로그램을 10여가지 이상 다룰 수 있는 회원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안재완 교사는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를 찾아서 하다 보니 효과도 높고 취업에도 큰 도움이 된다.”면서 “스터디 모임이 활성화되면서 토목과와 전자기계과 학생들도 올해부터 모임을 만들어 활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덕수정산고 ‘TRTS’·‘Infinity’ ‘고교 IT동아리의 지존을 꿈꾼다.’ 성동구 행당동 덕수정보산업고의 소프트웨어연구반 ‘T.R.T.S(The Research Team of Software)’와 웹마스터반 ‘Infinity(인피니티)’는 이 학교가 자랑하는 최고의 동아리들이다. 결성된 지 23년이나 된 소프트웨어연구반에서는 C/C++,비주얼베이직 프로그램 언어 등 기본적인 프로그래밍을 공부한다.소프트웨어 연구반 20여명은 매일 정규 수업이 끝난 오후 3∼4시부터 밤 10∼11시까지 덕수관 2층 동아리방에 모여 스스로 공부한다.이선규(43)교사가 특별활동시간에 프로그래밍에 대한 교육을 하지만 주로 3학년 선배가 1·2학년 후배와 1대 2로 짝을 지어 자발적으로 공부한다.프로그래밍에 대한 학생들의 호기심과 선·후배간의 돈독한 정이 소프트웨어연구반을 움직이는 원동력인 셈이다. 동아리 학생들의 수상경력도 다양하다.전국 단위로 열리는 상업계정보능력경진대회,한국정보올림피아드(KOI),전국 시·도,대학에서 주최하는 각종 경진대회 등에서 보통 4∼5명 금상과 은상을 수상한다.해마다 이 동아리 출신 3∼4명은 이런 수상경력을 바탕으로 서울·수도권 소재 4년제 대학 전산,정보통신 관련학과에 진학하고 있다.IT업체 취업률은 100%다. 웹마스터반 ‘Infinity’의 운영방식과 진학률,취업률도 소프트웨어연구반과 비슷하다.웹마스터반은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 학생들에게 IT 분야의 실질적인 교육을 실시한다는 목표로 2001년 만들어졌다.홈페이지 디자인부터 서버구축,웹운영 등 인터넷상 홈페이지 운영과 관련된 모든 것을 배운다. 유장경(38) 담당교사는 웹마스터반 16명이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학생들은 소그룹을 짜 스스로 공부한다.주로 졸업생과 3학년 학생들이 1·2학년을 가르친다.이들은 방과 후 밤 10시까지 동아리 방에 남아 관련서적을 보며 홈페이지를 만들어 보고 서로 모니터해준다.덕수정보산업고의 홈페이지도 이들이 관리하고 있다. 3년이라는 짧은 동아리 역사치곤 전국대회 수상경력도 화려하다.서울시 상업계고교 정보능력 경진대회 홈페이지부문,상업계 디자인 및 컴퓨터 경진대회,전국 청소년 웹 콘테스트 경진대회,대학 주최 각종 경진대회에서 해마다 5∼6명이 금상과 은상,동상을 받는다.동아리반원의 30∼40% 가량은 해마다 4년제 대학에 진학하고 있다. 올해 졸업생 중에는 대졸자 초봉보다 많은 연봉을 받고 웹마스터 매니저로 취업이 되고 동시에 서울소재 4년제 대학에 합격한 사례도 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서울공고 김민용교사 인터뷰 “중학교 내신성적이 뒤쳐진다면 실업계가 취업에 훨씬 유리합니다.” 서울공고 김민용(45) 교사는 “학생들이 요즘 대학입시에만 매달리는 것을 보면 답답하다.”고 했다.학부모나 학생 모두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에 실패하는 것을 매년 지켜보면서도 진로에 대한 뚜렷한 목표도 없이 무조건 인문계 고교만 고집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설명이었다. “이젠 어떤 진로 결정이 더 유리한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중학교 내신성적이 50%를 벗어나면 4년제 대학 진학이 어렵습니다.하지만 고집스럽게 인문계고에 진학했다가 뒤늦게 후회하는 경우가 적지 않지요.” 그는 “학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이해하지만 학부모들이 현실을 정확히 판단했으면 좋겠다.”고 했다.그렇다고 무조건 실업계고로 오라는 것은 아니었다.실업계고 출신자에게도 대학에서 특별전형의 문이 열려 있는 만큼 고교에서 전공을 경험해본 뒤 대학 진학을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것.그는 “실업계고의 경우 전공에 대해 미리 배울 수 있는데다 진지하게 진로를 고민할 수 있어 목표도 뚜렷해지고 공부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가 가장 안타까워하는 것은 실업계고에 대한 비뚤어진 사회적 인식이었다.“아직도 실업계라고 하면 ‘공부 못하고 깡패들이나 다니는 학교’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탁월한 능력을 갖춘 아이들이 이런 식으로 매도되는 것을 보면 빈곤감까지 느낍니다.” 그러나 그는 최근 우리 사회가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대학 졸업자들만 뽑던 기업에 당당하게 취업,대졸자와 같은 연봉을 받게 된 제자가 찾아오기도 했다.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이 뛰어난 실기능력을 인정받아 1학년 때부터 조교 역할을 한다는 소식을 듣기도 했다.일본 문부성 장학금을 받고 일본 유학을 떠난 제자의 소식은 그를 뿌듯하게 만들었다. 그는 “실업계고의 훌륭한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사회에서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면서 “이제는 멀리 보고 자녀의 미래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시중銀 “씨티를 배워라”

    “국내 은행과 씨티은행간의 격차는 딱 하나,바로 인사시스템입니다.국내은행은 제너럴리스트만 양성한 탓에 인력의 질이 하향평준화 돼있죠.”(우리은행 황영기 행장) “씨티은행 등에 맞서기 위해서는 인사ㆍ보상시스템이 획기적으로 변해야 합니다.”(하나은행 김승유 행장) 한미은행 인수를 계기로 씨티은행이 국내 시장을 잠식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은행들이 ‘씨티의 사람키우기’를 벤치마킹(따라하기)하고 있다.상품개발,영업력 등은 단시간에 따라잡을 수 있지만 인사시스템은 쉽게 바꿔지지 않기 때문이다. ●씨티의 인사시스템이 뭐기에? 씨티은행 인사시스템의 특징은 당근과 채찍이 분명하다.씨티은행은 소문과 달리 연봉이 많지 않다.군대를 다녀온 대졸 출신 행원의 초봉은 2400만원으로 국내 은행(2900만∼3600만원)의 60% 안팎이다.대신 ‘IPA(Individual Performance Award)라는 철저한 성과주의 시스템이 있다.은행의 경영 성과에 상관없이 개인별 업무 실적에 따라 특별 상여금을 주는 시스템이다.그래서 입사동기라도 연봉이 30∼40% 차이가 난다.씨티은행 출신의 한 관계자는 “기업금융을 담당하면서 연봉이 4500만원인데 성과급은 4000만원을 받은 적도 있었다.”면서 “당시 은행에 벌어줬던 20억원 가운데 2%를 챙긴 셈이다.”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의 강점을 활용,세계 각국의 성공 사례를 발표하는 ‘성공 전이’(success transfer)도 씨티가 갖고 있는 인력양성의 한 모델이다. 특정 국가에서 개발된 금융상품과 서비스가 성공하면 이를 전세계 지점에 전파하는 방식이다.1990년대 씨티은행이 부자고객들을 상대로 대규모의 펀드 판매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수백가지 펀드의 장·단점을 고객에게 정확히 설명할 수 있도록 직원을 교육시켜주는 ‘인력훈련프로그램’ 덕분이었다. 씨티은행은 또 국내은행이 신입직원을 대부분 공채를 통해 일괄적으로 뽑는 것과 달리 해외에서 MBA(경영대학원)과정을 밟고 있는 학생을 선발하는 ‘MA’(Management Association)제도도 있다.여기서 채용된 사람들은 대리급으로 입사해 주요 부서를 돌면서 입사 1년차가 되면 과장으로 승진한다.이 은행 관계자는 “될 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보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국내은행들,성과급제 도입 국내 은행 가운데는 우리은행이 가장 앞서나간다.조만간 노조측과의 협의를 거쳐 다음달 1일부터 투자금융본부에 성과급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기본급의 30%를 따로 떼어낸 뒤 성과에 따라 최고 5배까지 보상해주는 파격적인 제도다.성과가 없으면 30%를 받아가지 못한다.앞서 지난달에는 하나·제일은행이 PB(프라이빗뱅킹) 사업본부에 성과급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씨티식 문화가 국내 은행에 제대로 받아들여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성과급제도는 개인별 연봉편차가 크지 않은 국내 은행 문화에서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이다.특히 국내 금융사들이 과연 씨티은행과 같은 정도의 성과급제를 도입할 여력이 있는지도 관건이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은행원 軍경력 연봉차 최고 800만원

    군대 경력은 800만원짜리? 시중은행의 초봉이 군대에 다녀왔느냐에 따라 많게는 800만원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대학원 졸업자는 대학 졸업자에 비해 최고 600만원을 더 받고 있으며,대학원 경력은 군대에 갔다오지 않은 사람의 초봉에 더 많이 반영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신문이 20일 시중 7개 은행의 초봉을 조사한 결과 신한은행의 군필자의 연봉은 3600만원으로 여자 신입행원 등 군미필자(2800만원)에 비해 800만원 많았다.은행측은 “군필자는 5급 2호봉인 반면 군미필자는 6급 5호봉으로 급수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라며 “군미필자는 입행 2년차가 되어야 군필자의 초봉과 같아진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군필자와 군미필자 초봉은 각각 3100만원과 2500만원으로 600만원의 차이가 났다.이어 외환은행(3000만원·2500만원)과 제일은행(2900만원·2400만원)은 500만원씩,국민은행(3300만원·3100만원)과 조흥은행(3100만원·2900만원)도 200만원씩 차이가 났다.군필자와 군미필자 행원의 초봉이 같은 곳은 하나은행(3600만원)뿐이다. 대학원 경력은 군대 경력에 비해 초봉에 적게 반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또 같은 대학원 경력이더라도 군필자에 비해 군미필자가 대학원 경력을 더 많이 인정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 군미필자의 경우 대학원 졸업자(3400만원)와 대졸자(2800만원)의 초봉은 600만원 차이가 났다.반면 군필자의 경우 대학원 졸업자는 3700만원,대졸자는 3600만원을 받아 대학원 경력에 따른 차이가 100만원에 불과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시론] 국민연금에 대한 저항의 의미/이덕일 역사평론가·명예논설위원

    국민연금에 대한 저항이 거세다.국민적이라고 말해도 좋을 지경이다.한 네티즌이 ‘국민연금의 비밀’이란 글을 올린 것이 계기가 되어 지난 29일에는 광화문에서 촛불시위까지 있었다.국민연금관리공단 측은 오해라며 나름대로 설명하지만 공단 측의 설명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훨씬 많아 보인다. 국민연금의 실체적 진실이 어디에 있는지는 더 알아봐야 하겠지만 이번 사태가 실체적 진실 이상의 화두를 우리 사회에 던진 화두는 분명하다.그것은 시민들이 국가의 권력행사 자체에 집단적으로 저항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이는 전혀 새로운 사태로서,현 정권에 대한 호불호의 차원을 뛰어넘는 집단행위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장삼이사(張三李四)들이 국가 권력에 집단적으로 저항할 때는 국가권력 자체를 불신할 때이기 때문이다. 조선 후기 민란이 집단으로 발생한 때는 순조 때였다.정조 때까지는 백성들이 민란으로 억울한 사정을 표출하지 않았다. 백성들은 임금님이 자신의 억울한 사정을 알기만 하면 해결해 줄 것이라 믿었고,그래서 민란 대신 국왕이 행차하는 길목을 지키다 징을 두드렸다.이를 격쟁(擊錚)이라 하는데,왕조국가 시절 힘없는 신민의 합법적인 최후의 보루였다. 그러나 정조 사후 순조의 즉위와 함께 노론 벽파의 세도정치가 시작되자 백성들은 징의 채 대신 죽창을 잡기 시작했다.이는 분노를 뛰어넘는 절망의 표출이었다.물론 조선 후기의 민란과 국민연금에 대한 저항은 다르다.그러나 백성들이 문제를 직접 해결하겠다고 나선 것은 같고 이는 중대한 상황의 변화이다. 그런데도 우리 정치권은 여전히 과거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27일 연세대 특강에서 ‘진보는 더불어 살자는 것’이고 ‘보수는 바꾸지 말자는 것’이란 특유의 편가르기를 다시 시도했고,6·5 재·보선 올인,김혁규 총리지명 강행 등 구태의연한 과거의 화두에 매진했다. 지난 29일 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우리당 당선자들과 여러차례 활짝 웃으며 포옹했다.그날 청와대에는 1980년대 최루가스에 눈물을 흘리며 부르던 ‘산자여 따르라’가 울려퍼졌다.그들은 세상이 바뀌었다고 말하고 싶겠지만 힘없는 일반 국민의 처지에서 바뀐 것은 우리 정치권의 주류일 뿐이지 세상 자체는 아니라는 사실을 비슷한 시각 광화문에서 열린 촛불집회가 말해주는지도 모른다. 이렇게 정치인들이 또다시 직접적인 이해가 걸린 정치문제에 올인하는 동안 ‘국민연금 비정규직의 양심고백’이란 글이 우리사회의 비도덕적 구조를 통렬하게 비난하고 있었다. 자신을 비정규직 국민연금 상담요원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지난 5년동안 정규직원 초봉의 3분의1도 안 되는 월 55만∼65만원의 기본급을 받았는데,쉬운 일은 정규직이 맡고 어려운 일은 비정규직이 맡았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고백했다. “끝으로 지난 5년동안 국민연금에서 단돈 55만∼60만원에 눈이 멀어 영세 사업주들과 지역가입자들에게 사기를 친 죄! 용서를 빌겠습니다.저를 비롯하여 대표로 사과드립니다.”라는 그의 글은 우리를 한없이 답답하게 한다. 지난 월드컵 때 붉은악마의 함성이 우리 사회에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충격을 주었듯이 이는 우리 사회가 ‘국민 직접행동’이란 충격적인 사태에 직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바라바 대신 예수를 못 박으라고 외친 사람들은 다름아닌,그 예수가 구세주라고 열광하던 대중이었다.˝
  • 낮은 소리/최저임금보호 못받는 아파트경비원

    지난 설 연휴 때 부산 영도구에서 한 아파트 경비원이 입주민과 말다툼 끝에 흉기를 휘둘러 입주민을 숨지게 하고 자신은 아파트 12층에서 몸을 던진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아파트 경비원들은 주민들이 인격적인 대우를 해주지 않는다고 하소연이다.더욱이 이들은 법적으로 최저임금 보호도 받지 못하고 있다.최저임금을 적용시키면 임금이 인상돼 결국 주민들이 부담을 느끼게 되고,대량 해고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전시 서구 삼천동 G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는 양모(58)씨는 경력 6년째이지만 월급은 60만원이 채 안된다.그나마 짝수 달에 받는 25만원의 보너스가 그에게는 큰 돈이다. 양씨의 업무는 오전 6시부터 시작된다.24시간 맞교대하는 격일근무제다.충남 금산에서 농사를 짓다 경비원으로 일하게 된 그는 지금도 금산에서 출퇴근을 한다.교통비만도 한달에 6만원이나 든다.식사는 도시락을 싸올 때도 있지만 대개 경비실에서 혼자 해먹는다.더욱이 양씨가 생활하는 경비실은 냉난방도 안된다.양씨의 생활공간은 첨단시설속의 ‘오지’인 셈이다. ●냉난방도 안되는 경비실서 근무 양씨의 가장 큰 바람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임금을 받는 것.“입주자들의 무시하는 태도는 참을 수 있지만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저임금은 정말 힘들다.”고 말했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 L아파트는 15개동에 경비원이 38명이다.이들은 초봉으로 69만 3000원을 받는다.매년 얼마씩 임금이 인상돼 왔지만 최근 4년 동안 임금이 동결됐다.입주자대표회의에서 경기가 안 좋다며 임금을 동결시켜 버린 것이다.4대 보험과 갑근세·주민세 등으로 7만원 정도 떼고 나면 65만원 정도를 손에 쥔다. 이 아파트 관리소장 최모(61)씨는 “아파트 경비원 대부분이 회사에서 명퇴했거나,거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찾아오는 경우가 많아 임금을 조금만 줘도 일을 잘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아파트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연 350%의 보너스를 받기 때문이다.전체 아파트 경비원 중에서 30% 정도는 용역회사를 통해서 취직하는데 이들은 용역비로 월 15만원 정도를 떼준다. 최저임금 보호도 못받지만 인간 이하의 푸대접은 더욱 견디기 어렵다.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서 5년째 경비원 일을 하고 있는 배모(60)씨는 “주차단속시 ‘경비원 주제에 이래라 저래라 한다.’며 면박을 받으면 너무 서글프다.”고 하소연했다. ●부당해고에 말못하는 고용불안 고용 불안도 문제다.용역회사를 통해 취직한 사람들은 1년 단위로 계약을 한다.하지만 주민들이 근무소홀이나 개인적인 감정에 의해 바꿔 달라고 민원을 제기하면 그만둬야 하는 불안전한 고용형태다.한 용역업체 관계자는 “입주민들의 성향에 따라 이직률도 비례한다.”고 말했다. 근무형태도 하루 일하고 하루 쉬는 24시간 맞교대여서 생활리듬이 깨져 몸이 망가지기 십상이다.잡일도 많다.청소뿐만 아니라 조경작업도 해야 한다.특히 재활용품 분리수거제 시행 이후에는 일이 더욱 많아졌다.요즘 같은 겨울에는 제설작업까지 해야 한다. ●연월차휴가·초과근로수당 없어 이뿐만이 아니다.아파트 경비원들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 및 휴일 등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따라서 하루 24시간 일해도 초과근로수당이 없고 연·월차휴가 등을 받을 수도 없다. 경비원들이 최저임금법상 ‘감시·단속적 근로자’로 분류돼 있기 때문이다.노동강도가 일반 근로자와 비교해서 낮다는 이유에서다.그래서 최저임금 보호도 받지 못하고 근로시간 및 휴일 규정도 적용받지 못한다. 아파트 경비원들은 한국노총 산하 전국아파트노동조합연맹에 가입해 있다.하지만 이름만 전국연맹이지 사실상 서울과 경기 일원에 한정돼 있다.‘몇푼’의 노조비가 부담스러워 노조가입을 꺼리기 때문이다.조합원 수는 약 2300명이지만 그나마 경비원은 700명에 불과하다.이처럼 조직력이 부족해 ‘큰 목소리’를 내지도 못한다. 한국노총은 지난달 12월 초에 아파트 경비원을 최저임금법에 포함시켜 달라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개정 청원’을 국회에 냈다.아파트노조연맹 김혜영 총무차장은 “아파트 경비원은 주민들에게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관리직으로 볼 수 있다.”면서 “따라서 감시·단속적 근로자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부는 지난해 12월 최저임금법 개정안을입법예고했으나 아파트 경비원은 종전처럼 최저임금 보호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노동부 임무송 임금정책과장은 “최저임금에서 보호할 경우 역으로 고용불안이 더 커질 악영향이 있어 장기 과제로 검토키로 했다.”고 말했다.한국노동연구원 정진호 연구위원은 “임금이 올라가면 무인경비시스템 도입 등으로 대량 해고사태가 발생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이란? 정부가 고시하는 것으로 임금의 최저 가이드 라인이다.사용자가 임금을 그 이하로 지급하면 처벌받는다.지난해 9월부터 1년 동안 적용되는 최저임금은 시급 2510원,일급 2만 80원,월환산액 56만 7260원이다. 김용수 기자 dragon@ ■최종태 최저임금위원장 “노동계는 아파트 경비원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최저임금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하지만 고용형태가 특수해서 법 개정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최저임금위원회 최종태 위원장(서울대 경영학과교수)은 아파트 경비원들이 최저임금 보호를 받지 못하는 이유부터 설명했다.최저임금법상 2000년 11월부터 1인이상 근로사업장 모두 최저임금 적용을 받도록 돼 있지만 예외규정 때문에 안된다는 것이다. 아파트 경비원들은 근무시간이나 근로조건 등이 일정치 않아 현재 ‘감시·단속적 근로자’로 분류돼 있다.따라서 사용자가 노동부에 적용제외 인가신청을 내면 최저임금 적용에서 제외될 수 있다. 최 위원장은 “아파트 경비원들의 처우개선 문제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지만 특별한 대책수립이 어려운 실정”이라면서 “경비원들의 처우개선이 이뤄지려면 사용자인 주민자치회의나 용역업체의 부담이 늘어나야 되는데 이를 설득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정부로서도 아파트 경비원을 최저임금 대상자에 포함시키는 것이 옳다는 의견을 갖고 법안개정을 검토중이지만 뾰족한 대안이 없는 실정”이라고 털어놓았다.무엇보다 인력공급 업체들이 대부분 영세한 데다 주민자치회의도 비용부담이 늘어나면 무인경비시스템 등 다른 대안을 찾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 위원장은 “현재 아파트 경비원들의 저임금 체제를 바꾸기 위해서는 고용주체인 입주민들이나 인력공급업체인 용역회사의 의식 전환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털어놓았다. 경비원들 스스로 노조를 결성해 자기주장을 하는 방법도 있겠으나 목소리가 커지면 주민들은 무인경비시스템 등 다른 방법을 생각하기 때문에 위원회로서도 중재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따라서 아파트 경비원들의 처우문제는 “고용관계가 특수한 만큼 고용주인 주민들이 이들의 인격을 존중해 주고 이들의 가치를 인정해 주려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진상기자 jsr@ ■황재화 아파트노조聯 중앙위원 “경비원이 길을 가면 ‘사람 지나간다.’고 하지 않고 ‘경비 지나간다.’고 말할 정도 아닙니까? 우리 말을 들어주는 곳도 없고 답답할 뿐이죠.” 한국노총 소속 전국아파트노동조합연맹의 중앙위원이자 서울 구로구에서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는 황재화(60)씨는 “괄시도 괄시지만 사회 어느 곳에서도 경비원들의 애로사항에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것이 가장 서글프다.”며 섭섭함을 토로했다. 근로조건이 열악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4년차인 황씨가 받는 임금은 월 95만원으로 처우가 그나마 나은 편이다.하지만 황씨는 “국민연금이다 의료비다해서 이것저것 제하고 나면 정작 손에 쥐는 돈은 80만원에 불과해 세 식구 건사하기가 힘에 부친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는 또 “아파트 경비원들은 최저임금 보호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아무리 노조가 있다 하더라도 정당한 요구조차 하기 힘들다.”면서 “오히려 괘씸죄에 걸려 해고당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황씨는 “주민재산을 손상시키거나 근무지를 이탈하는 등의 해고사유에 해당하는 경우가 아닌 괘씸죄에 걸려 사소한 일로 해고당하는 일이 자주 벌어진다.”면서 “사업주측에서 퇴직금을 주지 않기 위해 꼬투리를 잡아 부당해고하는 일도 있다.”고 말했다. 황씨는 특히 “일정 수준 이상의 임금도 임금이지만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게끔은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법상 아파트 관리업체가 바뀔 경우 근로자는 승계가 되지 않기 때문에 기존 직원들은 하루 아침에 실업자가 되고 만다.황씨는 “계약 기간 내에도 사업주가바뀌면 어디 호소할 곳도 없이 내쫓기는 신세가 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투자마케팅 씨티은행에서 배운다 /(하)경쟁력의 원천

    국내 은행의 프라이빗 뱅킹(PB) 조직에는 대부분 씨티은행 출신들이 포진하고 있다.축적된 노하우를 옮겨오기 위해 은행들이 벌인 치열한 스카우트 전쟁의 결과다.조흥은행 PB지점의 경우,팀장급 이상 6명 중 절반인 3명이 씨티은행 출신들이고,국민은행에는 13명이나 된다.이들의 연봉은 최소 1억원에서 많게는 3억원이 넘는다. 한 헤드헌팅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은행들이 PB인력 영입을 의뢰하면서 요청한 사항이 ‘가급적 씨티은행 출신 중에서 사람을 골라 달라.’는 것이었다.”고 전했다.그만큼 똑부러지게 일처리를 해낸다는 뜻이다.이런 경쟁력의 원천은 뭐니뭐니해도 철저한 교육과 인력양성 시스템이다. ●“상사의 말은 무조건 옳다” “1. 상사의 말은 무조건 옳다.2. 상사의 말은 역시 무조건 옳다.3. 만일 상사가 틀렸다고 생각되면 다시 1번을 되새겨라.” 씨티은행에 들어간 직원들이 처음 듣게 되는 말이 이 ‘3고(考)론’이다.글로벌 금융기관에서 ‘시키면 무조건 한다.’는 식의 가치관을 요구하는 데 대해 신입 행원들은 놀란다.이는 씨티은행내 선배·후배간 도제(徒弟)식 교육이 얼마나 철저한지 잘 말해준다. “신입행원들은 부서 책임자들이 일일이 짜 주는 계획표에 따라 3∼4개의 연수를 받아야 한다.선배 역시 후배들이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그래야만 둘 다 승진 등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자율성보다는 엄격한 장인(匠人) 육성형인 셈이다.”(씨티은행 출신 K씨,현 시중은행 PB팀) 씨티은행은 핵심 관리직 인력은 MA(Management Associate)라는 이름으로 따로 뽑아 관리한다.미국내 상위 20위권 경영대학원에 유학해서 석차 상위 10위권 이내를 기록한 사람만 추려 주로 차장급으로 데려온다. 이들은 3개월 단위의 순환근무 등 1년간 특별교육을 받은 뒤 적성에 따라 일선에 배치된다.경력직 사원을 뽑을 때에는 이른바 ‘상류층’ 인사를 제대로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인지에 초점을 맞춘다.드비어스 등 다국적 다이아몬드회사나 하얏트 등 일류호텔 출신들이 마케팅 부서의 요직에 발탁된다. 교육은 ‘스페셜리스트’(전문가)를 키우는 데 집중된다.이를테면 한부서에 8년 정도 있어야 한다는 내부원칙이 있다.씨티은행 출신 A씨(국내은행 PB팀)는 “국내 은행에서는 직원들이 여신 업무를 하다가 얼마 안돼 기획이나 홍보로 발령나는 등 전문성을 살리기 어렵게 돼 있지만 씨티은행에는 여신 부서에서만 30년 넘게 일한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행내 교육 분위기도 강하다.“후배 직원들에게 2가지를 항상 당부한다.첫번째는 금융 분야에서 업계 최고가 되라는 것이고,두번째는 담당 업무에 있어서 은행 내 최고가 되라는 것이다.나는 대학에서 금융을 전혀 공부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증권이나 부동산 분야에서 누구 못지않은 식견을 갖췄다고 자부한다.입사 이후 정말 밤을 새워 공부했다.”(현 씨티은행 직원 P씨) 씨티은행 직원들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공부하라.’는 소리를 듣는다.그래서 공부에 대해서만큼은 관대하다.직원들이 근무시간중이라도 각종 워크숍·세미나·심포지엄 등에 비교적 쉽게 참석하도록 은행측은 허용한다.업무 관련지식이 풍부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관계·학계·재계·업계 등 인간관계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씨티은행 출신 L씨는 “봉급 수준에 불만이 컸는데도 씨티은행에 있었던 것은 다양한 학습기회 때문이었다.”고 했다. ●세계 46개국의 경험 통한 ‘성공의 전이' 1년에 2차례 정도 싱가포르 아시아지역 본부 주관으로 열리는 ‘글로벌 콘퍼런스’ 참석은 씨티은행 직원만이 가질 수 있는 기회다.각 부서 실무 담당자들이 40∼50명 참석해 전세계 46개국 1400여개 점포에서 축적된 영업 노하우를 주고받는다.씨티은행 출신 K씨는 “여기서 나오는 수백페이지의 자료만큼 유용한 은행 경영정보는 없을 것”이라면서 “기밀에 해당하는 내용들을 글로벌 기업의 장점을 살려 서로 공유하는 것”라고 말했다.씨티은행에서는 이를 ‘성공의 전이’(Success Transfer)라고 부른다. 지금은 보편화된 주가지수연동예금(주가에 따라 이자가 결정되는 예금상품)의 경우,씨티은행은 1999년에 이미 싱가포르 콘퍼런스를 통해 노하우를 전수했다.하지만 씨티은행 한국지점은 당시 시장 상황에 안맞는다며 개발을 중단했다.결국 국내 첫 주가지수연동예금은 올 1월 조흥은행에서 나왔는데 그 실무작업을 담당했던 사람이 씨티은행 출신이었다. 씨티은행 PB 직원들은 또 ‘인간적인 매력’도 높이도록 교육받는다.“고객들과 식사를 하거나 함께 차를 타고 갈 때 화제가 빈약해 분위기가 썰렁해지면 그건 PB담당자로서 자격이 전혀 없다는 얘기다.특히 정치·경제·사회 등 온갖 이슈들을 다 숙지하도록 교육받는다.”(씨티은행 직원 K씨) 씨티은행 출신 L씨(시중은행 PB팀장)는 “고객들에게 전화를 걸 때나 직접 만날 때,상품을 권유할 때 등 상황별로 어떻게 하면 자기 말의 호소력을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해 치밀하게 교육받는다.”면서 “고객 경조사를 정확히 챙기고,경품이나 초대 등 행사가 있을 때 내 고객에게 조금이라도 많은 것을 갖다주기 위해 애썼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공격적인 영업스타일도 씨티은행의 성공에 한몫을 했다.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씨티은행은 장사 되는 곳에 자원을 집중하되 안되면 발빠르게 빠지는 점에서 국내 대기업 중 삼성스타일과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뱅커 사관학교'의 위기? 공격적 영업도 한계에 달한 것일까.‘뱅커 사관학교’로 통하는 씨티은행에서 최근들어 잇따라 직원들이 이탈하고 있다.“최근 2∼3년새 각 지점의 씨티골드 담당 과장급·차장급 중 3분의2는 빠져 나온 것 같다.은행·증권·보험 등으로 대거 흡수됐다.”(씨티은행 출신 P씨) 무엇보다 씨티은행의 상대적인 ‘저임금’ 구조와 강도높은 업무에 원인이 있다.외국계 은행노동조합 유나리 사무국장은 “씨티은행의 대졸 초봉은 2200만원 정도로 국내 은행보다 크게 떨어진다.”면서 “전체 평균 임금상승률 역시 호봉 증가분까지 합해 연 6.5∼7%로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국내 은행의 PB로 자리를 옮긴 L씨는 “씨티은행에 다닌다고 하면 남들은 유창한 영어에 국제감각 뛰어난 뱅커를 떠올리며 부러워 하기도 했지만 나 자신은 낮은 연봉에 불만이 많아 속으로 ‘빛좋은 개살구’라고 생각했다.”면서 “옛 동료들을 만나보면 잇따른 직원들의 이탈 때문에 인력의 질이 과거만 못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씨티은행 출신 A씨는 “고객 자산을 안전성이 떨어지는 펀드에 너무 넣는 등 씨티은행에서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나타나고 있다는 말이 부쩍 자주 들린다.”고 전하고 “최근 선물·옵션 등에서 큰 손실을 본 것도 그 때문이 아닌가 싶다.”고 추측했다. 일을 제대로 배우려면 낮은 대우를 감수하라는 씨티은행 방식이 피로증세를 초래하고 있는지 모른다. 김태균 김유영기자 windsea@ ■국내 금융계의 ‘씨티맨' 씨티은행을 떠나 현재 국내 금융기관에서 일하는 임직원은 현재 30여명에 달한다.특히 지난해 국내 금융기관들이 프라이빗 뱅킹(PB)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씨티은행 출신들을 대거 영입해 국내 금융계에서 ‘씨티맨’들이 급격히 많아졌다.이들은 본부에서 PB사업 전략을 짜거나 PB센터장을 맡는 등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 우선 국민은행 프라이빗 뱅킹 ‘골드 앤드 와이즈’(GOLD & WISE)의 경우 전체 PB 30여명 가운데 씨티은행 출신이 14명으로 절반에 가깝다.국민은행은 지난해 11월 영업을 시작하면서 씨티은행 지점장 출신 등을 8명 데려온 데 이어 올해 6명을 추가로 영입했다.각각 다른 지점의 PB센터장들인 윤중재·김성학·김홍룡·양현탁씨 등도 씨티은행 출신이다. 우리은행도 구안숙 PB사업단장부터 씨티출신이다.구 단장은 씨티은행에서 교보생명을 거쳐 지난 2월 우리은행에 들어왔다.구 단장과 일하는 안창학 수석부부장과 강세영 과장도 씨티은행 출신이다.이들은 강남에 10억원 이상의 자산을 가진 고객을 전담하는 ‘투 체어스’(Two chairs)의 전략과 영업방향 등을 마련하고 있다. 조흥은행 역시 지난해 6월 김영진 PB사업부장과 박경제 수석팀장,이흥섭 팀장 등 3명을 씨티은행에서 데려왔다.특히 김 부장과 이 팀장은 각각 씨티은행 본부에서 소비자 금융총괄본부장과 마케팅 부장을 지낸 마케팅 전문가로서 현재 조흥은행 역삼동 PB 센터에서 영업전략을 세우고 있다. 삼성증권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자산관리 교육에 중점을 두고 지난해 씨티은행에서 자산관리교육 인력을 임원급인 정복기 담당 등 3명을 스카우트했다.이어 지난 8월에도 씨티골드에서 3명의 차장급 인력을 영입해 FN아너스 지점에 배치했다.당초 4명의 인력을 데려오기로 했으나 한명이 씨티은행의 강력한 만류로 막판에 이직을 포기했다는 후문이다. 현 하영구 한미은행장도 씨티은행 출신이다.하 행장은 2001년 한미은행의 대주주가 칼라일 컨소시엄으로 바뀌면서 당시 씨티은행 소비자 금융대표에서 행장으로 전격 영입됐다.하 행장은 한미은행으로 오면서 박진회 부행장,강신원 부행장과 부장급 2명을 데리고 와 국내 금융계에서 처음으로 ‘씨티맨 바람’을 불러 일으켰었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지하철공사 연봉 공무원보다 높아

    그동안 지하철 파업 때마다 주요 이슈로 등장했던 서울 지하철공사와 도시철도공사 직원의 임금이 공개됐다.파업으로 지하철이 멈추면 서울시와 일부 시민들은 “‘귀족 노조’가 시민 불편을 초래한다.”며 비난했고 노조측은 “야간근무 등 열악한 근무조건을 감안하면 결코 많은 액수가 아니다.”라고 반박해왔다. 6일 양 공사가 국회 행정자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밝힌 직원 연봉 현황에 따르면 도시철도공사(5∼8호선) 대졸 승무원의 초봉은 2778만원,5년차는 3565만원,20년차는 5679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5년차 기준으로 기본급은 1130만원에 불과한 데 반해 상여금 등 제 수당이 1476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복리후생비 578만원,성과급 381만원 등이었다. 지하철공사(1∼4호선)의 경우 교대근무자 기준(성과급 300%기준)으로 대졸 1년차는 2562만원,5년차는 3121만원,20년차는 4792만원으로 나타났다.이 같은 양 공사 직원의 임금은 13년차 생산직 근로자가 5000∼6000만원을 받는다는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에 비해 낮은 것이지만 공무원,중소기업 등보다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류길상기자 ukelvin@
  • 금융권 비정규직 월급여 정규직의 40% 밑돌아/금융산업노조 2577명 설문

    비정규직 근로자의 고용 및 처우 개선이 노동계의 핵심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금융기관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가 3배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상당수 비정규직들이 고용계약 갱신 등을 통해 정규직처럼 일하고 있는 현실에서 지나친 처우 불평등은 업무생산성 저하와 고객서비스 악화 등 부작용을 낼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규직·비정규직 임금격차 3배 금융산업노조가 국내 금융기관 및 유관기관 종사자들을 상대로 실시해 17일 공개한 설문결과에 따르면 비정규직의 임금은 많아야 정규직의 4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급여형태가 월급제(성과급 포함)인 경우,비정규직은 월 132만원으로 정규직(372만원)의 35.4%에 불과했다.연봉제(성과급 포함)를 채택한 경우에도 비정규직은 1835만원으로 정규직 4693만원의 39.1%에 그쳤다.이번 조사는 국민은행,산업은행,농협중앙회,신용보증기금,자산관리공사,금융결제원 등 31개 기관,2577명(정규직 1534명,비정규직 1043명)이 대상이었다.비정규직은 정식 직원이 아니라 일용직이나 일정기간 약정을맺고 일하는 근로자들을 말하며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계약직(74.1%),파트타이머(10.5%),용역직(4.1%),파견직(2.4%)이 비정규직으로 분류됐다. ●“비정규직은 10년 지나도 말단 행원” 나이가 많아질수록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가 확대되는 것으로 조사됐다.25세 이하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월급이 각각 182만 8000원과 115만 1000원으로 격차가 70만원이 채 안됐으나,41∼45세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각각 413만 4000원과 141만 4000원으로 272만원 벌어졌다.비정규직은 아무리 경력이 오래돼도 정규직 초봉(25세 이하)만큼도 받지 못하는 셈이다. 한 시중은행 비정규 직원은 “대졸 정규직원은 1년이 지나면 ‘계장’이 되고 임금도 뛰지만 비정규직들은 10년을 넘겨 일해도 말단 행원에서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한다.”고 하소연했다.금융노조 비정규직특별위원회 박창완 국장은 “비정규직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금융서비스의 질 저하로 이어지게 된다.”면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격차를 줄이고 근로의욕을 높일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말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MBA ‘이름값’/美 MBA 92년 졸업생 89% “사회적 가치상승·혜택누려”

    미국 사회에서 성공의 열쇠로 통했던 MBA(경영학 석사)의 인기가 땅에 떨어졌다.경기침체와 잇달아 터지는 기업회계 스캔들로 ‘MBA 무용론’마저 나오고 있다.미국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의 제프리 피퍼 교수는 ‘경영대학원의 끝은?’이라는 최근 논문에서 MBA의 가치가 과대포장됐다며 쓴소리를 쏟아내며 MBA가치 논란에 불을 댕겼다.일반 대학원보다 수배 이상의 비싼 등록금을 내는 MBA는 과연 그만한 이름값도 못하는 걸까. 미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의 대답은 ‘아니오’다.비즈니스위크는 최신호(22일자)에서 2003년과 경제상황이 비슷했던 지난 92년 MBA 졸업생 1500명을 대상으로 직업적 성취도와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MBA의 가치가 기대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이들의 높은 연봉과 사회적 지위는 자격증이 범람하는 시대에 MBA의 진가를 드러냈다.92년 졸업생의 22%는 금융권에,16%는 첨단기술 분야,15%는 제조업,12%는 컨설팅 분야 등에 진출해 있으며 30% 이상이 회사 내에서 서열 3위 이내의 최고위직 올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이들은10년간 평균 3번 이직했으며 4회 이상 승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을 살펴보면 그 차이는 더욱 극명하게 나타난다.92년 졸업 당시 MBA 출신의 초봉은 평균 5만 6600달러였지만 지난해 평균 연봉은 보너스를 합해 38만 7600달러에 달했다.대학 졸업자들의 평균 연봉 4만 3400달러와 비교하면 약 10배 가까운 수입을 벌어들이고 있는 셈이다. 조사 결과 졸업생들은 MBA 과정에 높은 만족감을 표시했다.응답자의 89%가 또다시 선택의 기회가 온다면 주저없이 MBA 교육을 받을 것이고 80%가 같은 학교를 택하겠다고 답했다.이들은 공통적으로 MBA가 자신의 가치를 높여줬으며 보다 높은 수준의 기회를 열어줬다고 확신했다. 그러나 MBA 졸업생들은 MBA 출신간의 미진한 네트워크나 학문적 깊이에 대해서는 불만을 제기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수평사회를 만들자]제3부 경찰과 시민 (8)외국에서는-미국

    지난달 6일 워싱턴 시내에선 영화속에서나 봄직한 갱들의 총격전이 벌어져 2명이 숨졌다.워싱턴 DC 경찰국장은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비상근무체제에 들어갔다.그러나 이런 사건이 일어나도 시민들은 경찰의 업무 태만을 탓하지는 않는다.상당수가 경찰에 신뢰를 보내며 갱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린다.언론도 범죄 증가에 우려를 표시하고 강력한 조치를 요구했지만 경찰의 무능력만 꼬집지는 않았다.여전히 각주와 시에선 총기사건이 잇따르고 밤거리 치안이 불안하지만 강력범죄는 1993년을 계기로 주는 추세다.경찰력의 대부분이 민생치안에 집중되고 있고 처벌보다는 범죄 예방에 더 비중을 두고 있어 이러한 경찰의 활동에 시민들은 신뢰를 갖고 있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정권 유지나 시국 안정을 위한 공안경찰은 전체 경찰의 1%도 안된다.DC경찰국에는 3600명의 경찰과 800명의 민간인이 근무하지만 우리 식의 정보담당 경찰은 12명에 불과하다. 각 주와 카운티,시 등의 지방정부에 따라 법과 규정은 다르더라도 평균적으로 경찰의 운영은 방범과 순찰에 60∼70%,범죄 수사에 30∼40%씩 비중을 둔다.민생과 동떨어진 정보·보안 업무 등은 연방정부의 몫이다. 특히 살인사건 등 강력범죄를 담당하는 형사를 제외하곤 대부분의 경찰이 순찰 업무와 동시에 교통·마약·절도·강간 등의 치안을 함께 책임진다.우리처럼 ‘교통경찰 따로,수사경찰 따로’ 등의 이분법은 없다. ●범죄 빈발지역 무기한 비상경계 DC경찰국의 아시아 범죄담당 소속 경찰관 홍성진씨는 “모든 경찰에게 권총과 실탄이 지급되지만 순찰을 잘해야 범죄를 예방하고 결국은 범법자들도 줄게 된다는 교육을 받고 있다.”며 “교통경찰이 거리 치안도 함께 맡는다.”고 말했다. 특히 범죄율이 갑자기 급증하거나 범죄 발생의 소지가 높은 지역은 경찰국장이 ‘특별경계지역’으로 선포한다.이 경우 순찰차량이 2배나 3배로 늘고 범죄 발생률이 내려가 안전하다고 판단할 때까지 비상경계 업무는 무기한 지속된다. 각 주와 시의 대학들은 범죄학 전공을 두고 있다.4년제 또는 2년제로 이 곳을 졸업하면 고등학교를 졸업한 것보다 대도시의경찰국에 취직하기가 쉽다.물론 고등학교나 일반 학과를 나와도 경찰이 될 수 있으나 채용시 메리트가 다소 떨어질 뿐이다. 그러나 어떤 과정을 거쳐도 일단 경찰이 되면 보수에는 차이가 없다.워싱턴DC의 경우 경찰의 초봉은 3만 7000달러(4400만원)다.하버드 등 명문 사립대의 MBA 졸업자가 아니면 일반기업의 대졸자 초봉보다 2000∼3000달러 높다.우체국 직원보다는 약간 떨어지지만 공무원 월급 가운데에서도 상위급이다. ●연봉제에 실적따라 성과급 지급 게다가 연봉은 최저치 개념으로 실적에 따라 성과급이 추가된다.야간 및 시간외 수당은 별도이고 1년에 2000달러씩 인상돼 5년차 경찰의 연봉은 5만달러를 웃도는 편이다. 물론 워싱턴 지역에는 백악관 등의 연방정부와 의회,공원 등을 책임지는 연방경찰이 4000명에 육박한다.이들의 월급도 천차만별이지만 가장 낮은 우정국 관할경찰의 초봉은 연 3만달러이다.이마저 적다며 경찰직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의회 도서관 담당 연방경찰의 초봉은 4만 6166달러로 경찰 가운데는 최고다. 민생 범죄에는 자치경찰들이 공동으로 대처한다.미국에선 각 주나 카운티·시별로 경찰의 자치권이 확고하다.주나 카운티의 경계선상에서 범죄가 발생하면 범인이 쉽게 잡히지 않을 정도다.연방수사국(FBI)이 여러 주에 걸친 범죄를 담당하는 것도 경찰의 관할권 다툼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지방 경찰국장들은 자치단체장의 추천에 따라 각 의회의 승인을 거쳐 임명된다.보통 5년의 임기가 보장된다.경찰의 업무는 지방정부의 관할 구역에서만 이뤄진다.관할지역을 넘어서면 경찰의 수사권이 제한되는 장면은 미 영화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지자체별로 독립된 경찰들도 강력 범죄에는 수시로 손발을 맞춘다.버지니아 페어팩스와 프린스 윌리엄,라우든 카운티 경찰국이 역내에서 갱단의 범죄가 빈번하자 3개 카운티와 4개 시의 경찰국장들이 ‘갱들과의 전쟁’을 선언하고 태스크 포스팀을 발족시켰다. 지난해 말 워싱턴 일대를 휩쓴 ‘스나이퍼’ 살인사건 때에는 메릴랜드 몽고메리에 공동 수사본부가 차려졌다.지난달 웨스트 버지니아에서 발생한 스나이퍼 사건에는 당시의 사건을 해결한 전문가들이 파견됐다. 존 맨저 페어팩스 카운티 경찰국장은 “10대와 20대 초반의 히스패닉과 아시안계가 범죄조직을 형성,차량 절도와 마약,강도 등의 범죄를 저지른다는 정보가 있다.”며 “일부에서는 세력다툼이 치열해 카운티별로 대처하기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시국사건은 연방경찰에 맡겨 7월28일 찰스 램시 워싱턴 DC 경찰국장은 현 시국에 맞지 않는 발표를 했다.테러와의 전쟁을 화두로 삼는 부시 행정부가 불법 체류자에 대한 감시망을 강화하는 것과 달리 그는 “DC 경찰은 이민 단속 업무에 투입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램시 국장은 불법 체류자의 단속은 연방정부의 소관이라고 전제한 뒤 “DC 공무원은 이민 업무 개입을 금지한다.”는 특별명령에 따라 합법적 체류 여부를 조사하라는 국토안보부의 정책을 거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일선 경찰들은 범죄 혐의자나 신고자의 신분을 확인하고 의심스러운 불법 체류자들을 이민귀화국에 이관시키기도 한다.그러나 지자체의 고위 경찰이 연방정부의 정책에 맞지 않는 주장을 공공연히 내놓는 것은 우리 풍토에 비춰 상상하기가 어렵다. 미국에선 경찰에 대한 불신이 민생치안 쪽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LA 흑인폭동을 일으킨 ‘로드니 킹’ 사건과 같은 인종차별이나 부패 경찰을 감싸고 도는 내부조직에 초점이 맞춰진다.몽고메리 카운티의 프레데릭에서 컴퓨터 도매점을 하는 윌리엄스 스톡웰은 “경찰의 치안 능력보다 부패한 경찰을 옹호하는 게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이 직권을 남용하거나 모욕적인 욕설을 퍼부을 경우 누구든지 시의 민원조사실(OCCR)에 신고할 수 있다.민원조사실은 경찰국 내부의 감사과와 달리 시 정부에 의해 경찰의 권한 남용을 견제하기 위해 설치된 독립적인 민원처리 기관이다. ●언론보도도 범죄예방·원인 파악 중시 신고 대상도 구체적으로 정했다.▲범죄 혐의자를 괴롭히는 행위 ▲불필요하거나 과도한 폭력의 행사 ▲모욕적이거나 상스러운 용어의 사용 ▲인종·피부색·종교·국적·나이·성별·결혼 여부·외모·신체장애·정치적 신념·소득·거주지·직장 등에 의한 차별적 대우 ▲민원 제기에 대한 보복 등이다.민원을 제기하려면 신분을 밝혀야 한다. 경찰국 감사과에 접수된 민원이라도 경찰을 비호할 소지가 있다면 민원조사실로 이첩된다.조사가 시작되고 처리되는 결과가 단계마다 민원인에게 서면으로 전달된다.민원인이 처리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면 시나 경찰국에 재조사를 요청할 수 있다. 미 언론들은 연쇄살인 등 엽기적 사건이 일어나면 경찰의 치안 능력을 무조건 성토하는 ‘냄비성 보도’를 자제한다.그보다 법적 테두리 안에서 당국이 범죄의 예방에 주력했는지,대처 능력을 확보했는지 등에 초점을 둔다. 최근 플로리다에서 치매 환자가 이웃 노파를 살인한 사건이 발생했다.언론의 초점은 ▲법집행 당국이 치매 환자의 범죄 가능성을 파악하고 있는지 ▲치매 환자의 재발에 대비한 예방대책은 세웠는지 ▲범죄가 일어날 경우 사법적 잣대로만 치매 환자를 단죄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갱들의 시가전에 대해서도 경찰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책임을 강조했다.램시 DC 경찰국장 역시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으나 라틴계 지역사회를 찾아 지도층들이 조직들간 휴전을 이끌도록 설득해 달라고 요청하는 등 유연한 모습을 보였다. mip@ ■성폭력범 관리 어떻게 예컨대 성폭력범은 관할 경찰국에 주소지를 등록해야 한다.특정 지역에 새로 이사온 주민들은 경찰 당국으로부터 ‘성 범죄’와 관련된 빨간색의 안내문을 받는다.안내문에는 “당신의 집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성 폭력범이 살고 있다.만약 그의 신분과 주소지를 알려면 경찰서에 연락하라.”고 씌어있다. 메릴랜드 몽고메리 카운티 경찰국에서 4년째 일한 데이비스 월시(29)는 “안내문을 처음 본 외국인들이 겁을 먹고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이같은 통지는 방범 순찰과 같은 일상적인 업무에 불과하며 현지 주민들은 범죄 예방 차원에서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성 폭력범에게 ‘일진 아웃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디.범죄자에게 2번의 기회를 주는 ‘삼진 아웃제’에 비해 한번 잘못하면 평생 감옥에서 살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성 폭력범은 재발의 우려가 있고 피해자의 정신석·육체적 고통이 평생 가는 만큼 보석이나 감형 등을 적용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 취업 직종으로 승부

    ‘직장보다는 직종’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면서 진로를 선택할 때 흔히 듣는 말이지만 적성에도 맞고 유망한 직업을 찾기란 말처럼 그리 쉽지 않다.하지만 사회와 사람들의 변화 흐름과 욕구를 잘 살펴보면 어떤 일을 하는 것이 좋을지 찾아낼 수 있다.건강과 문화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다이어트 프로그래머와 공연기획자를 직접 만나 이들이 몸담은 직종의 전망을 들어봤다.이들은 스스로 다이어트 프로그래머란 직업을 만들어 내고,밑바닥 스태프부터 시작해 기획자까지 오르는 적극성을 공통점으로 갖고 있었다. ■공연기획자 한윤호씨 공연기획자 한윤호(사진·27)씨는 대학교 3학년 때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일이 ‘업(業)’이 됐다.공연기획사 좋은콘서트에 학교 선배의 소개로 몸을 담은 것이 벌써 3년째를 맞았다.처음에는 가수 이문세의 2001년 독창회에서 야광봉을 파는 일부터 했다.대기실을 청소하고 짐도 나르다가 이제는 성시경,드렁큰 타이거,싸이 등 인기가수의 콘서트를 기획하고 있다. 한씨는 “만원짜리 음반은안 팔려도 오만원짜리 공연표는 팔린다.”며 공연기획자의 직업 전망이 밝다고 소개했다.심각한 불황에 허덕이는 음반 시장의 활로를 공연을 통해 찾으려는 가수들이 많고,공연장을 찾는 관객들의 숫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의 브로드웨이나 영국의 웨스트엔드처럼 국내 공연산업이 아직은 산업이라고 부를 만한 규모는 못 된다.공연기획자도 체계를 잡아가는 직업이다.현재 국내에서 대규모로 대중 가수의 공연을 기획하는 기획사는 6∼7개 정도다. 공연기획자는 한씨처럼 공연장 스태프부터 시작하거나 기획사에 공채로 입사한다.공연기획서를 들고 기획사에 무작정 찾아가 일을 하는 경우도 있다.공연기획자의 초임 연봉은 1800만∼2000만원 수준.대학의 연극영화과 등에 관련 강의가 개설돼 있으며 사설학원에서 교육 과정을 운영 중이다. ‘난타’를 기획한 송승환씨처럼 성공한 공연기획자가 되느냐는 오로지 본인의 역량에 달렸다고 한씨는 소개했다.이름을 얻으면 프리랜서 공연기획자로 활동할 수 있고,기획사를 직접 차리는 창업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공연기획자가 하나의 공연을 준비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대략 두달에서 여섯달 정도.우선 가수의 특징을 잡아 공연의 주제부터 정한다.예를 들어 싸이는 ‘원 나잇 스탠드’,드렁큰 타이거는 ‘무브먼트’ 식으로 공연의 이름부터 붙이는 것이다.사전에 가수의 팬층과 타깃이 되는 관객층 분석은 필수다. 한씨는 “몇날 밤을 샌 힘든 준비과정을 거쳐 막이 오르는 무대를 보면 그동안의 고생이 함성소리속에 묻힌다.관객의 함성이 마약과 같다.”고 말했다.그가 꼽는 공연기획자가 갖춰야 할 자질은 첫째, 음악을 좋아해야 한다는 것이다.본인은 다룰 줄 아는 악기도 없고,음정도 불안하다면서 그저 음악만 좋아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둘째는 의사소통 능력.공연기획자가 하나의 공연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만나야 할 사람은 조명 스태프부터 가수까지 무수히 많다.이들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어내려면 때로는 고개를 숙이고 자존심도 없애야 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셋째는 일에 대한 열정이다.사무실에 박혀 있는 것보다 ‘현장’에서의 열기를 느끼며힘든 일을 즐기는 ‘헝그리 정신’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한씨의 앞으로 목표는 ‘관객·가수·스태프 모두가 행복한 좋은 공연’을 만드는 것이다.우리나라 공연시장이 커져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콘서트처럼 몇만명의 관객이 운집하는 대형 공연이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윤창수기자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이경영씨 “다이어트 프로그래머는 스스로 살을 2∼3㎏쯤 힘들여 빼 본 사람이 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이경영(사진·30)씨는 90㎏까지 나갔던 몸무게를 스스로 만든 6개월짜리 프로그램으로 50㎏으로 감량한 경험이 있다. 대학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한 이씨는 컴퓨터통신으로 다이어트 상담을 하다가 올 3월 서울 압구정동에 본인의 이름을 걸고 다이어트 센터를 냈다. 다이어트 프로그래머란 식이요법,운동,정신상담 등 다이어트에 관한 각종 사항을 처방하고 관리해주는 직업이다.영양학,인체생리학,스포츠학,근육학 등의 지식이 필요하고 추가로 마사지나 피부관리를 배우면 좋다. 대학에서 피부관리학과,영양학과,체육학과 등을 졸업하고 다이어트 프로그래머로 나설 수 있다.사설 학원에서 6개월짜리 양성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남성의 경우 운동시설에서 코치 등으로 일하면서 다이어트 프로그래머를 병행할 수 있다. 이씨는 “미용에 관심이 많고 친구들의 말을 잘 들어주는 여성이라면 해볼 만한 일”이라고 다이어트 프로그래머를 소개했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으므로 엄마처럼 푸근한 성격으로 고객들을 꾸준하고 성실하게 돌볼 수 있는 사람이 좋다는 것이다.다이어트 프로그래머로 살빼기센터 등에 취업하면 초봉은 80만원 정도 받는다. 이씨가 다이어트 프로그래머가 되겠다고 결심한 것은 96년 대학을 졸업한 뒤 여행 안내원으로 미국에 갔을 때였다.일단 뚱뚱한 사람이 너무 많은 것에 놀랐다.특히 한인 2세도 120∼150㎏까지 나가는 것을 보고 비만이 유전적 요인이 아니라 식습관에 달려있다고 판단했다. 한국 사람의 식습관도 점점 서구화됨에 따라 비만 인구가 늘어날 것이라 예측하고 다이어트 프로그래머로 일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컴퓨터통신 코코텔에서 상담을 하거나 칼럼을 쓰고 다이어트에 관한 강의도 했다. 다이어트 프로그래머에게 사람들이 많이 묻는 것은 ‘운동할 때 땀복을 입는 것이 좋은가.’‘수영을 하면 왜 살이 잘 안빠지나.’와 같은 사소하지만 궁금한 것들이다.이 때 물 속에서는 인체가 열을 방출하지 않으려고 하므로 유선형의 생선처럼 몸매가 다듬어지지만 살빼기는 힘들다고 알기 쉽게 설명하는 게 이씨의 몫이다.마라톤 선수를 보면 알 수 있듯 달리기를 할 때는 땀복보다 노출이 심한 탱크톱을 입는 것이 운동 효율을 높인다는 것이다.다이어트 프로그래머는 발마사지,피부관리,다이어트 식품 상담원 등 스스로의 경력을 다양하게 확장할 수 있다. 이후에는 이씨처럼 직접 다이어트 관리센터를 창업할 수 있다.이씨의 다이어트 센터는 유료(월 회비 100만원) 회원이 6개월만에 150여명으로 불어날 정도로 성업 중이다.다이어트 프로그래머의 관리를 받으면 보통 두달에 7∼8㎏ 정도의 몸무게가 빠진다고 한다. 이씨는 진로 때문에 고민하는 이들에게 “새로운 직업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져라.”고 조언했다. 글 윤창수기자 geo@ 사진 강성남기자 snk@
  • ‘아찔’북한산

    제헌절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북한산을 찾은 지난 17일 향로봉에서 비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구간.조모(49·서울 서초동)씨 일행은 향로봉 정상에서 아슬아슬한 바위길을 10여m 내려가다 길이라고는 바위 틈새밖에 없는 촛대 모양의 바위가 나타나자 이내 발걸음을 돌렸다.이곳은 99년 이후에만 10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한 ‘위험지역’이다.그러나 비봉→향로봉 방향에는 이같은 사실을 알리는 표지판이 설치돼 있지만 향로봉→비봉 방향에는 이마저도 없다.따라서 종로구 구기동 이북5도청쪽에서 향로봉으로 올라온 사람들은 이 구간이 위험지역임을 모르는 데다,우회해서 비봉으로 가려면 산을 반쯤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야 하기 때문에 조씨 일행처럼 곤욕을 치르곤 한다. ‘2000년부터 등반사고 사망 34명,부상 232명’.히말라야산이나 로키산맥 얘기가 아니라 서울과 수도권 주민들이 즐겨찾는 북한산의 안전 현주소다. 북한산은 능선이 대부분 바위로 이어져 곳곳에 위험 구간이 산재해 있지만 안전시설 미비로 등반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인수봉 등 암벽등반 코스가 아닌 일반인들이 흔히 다니는 구간에서도 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바위에 쇠말뚝을 박거나 밧줄 정도만 달아놓아도 사고를 막을 수 있는 곳이 여러 곳이다. 북한산순수비가 있는 비봉 정코스는 경사가 급한 데다 바위 사이로 패인 골이 깊어 쇠난간 등의 설치가 절실한 곳이다.위험구간 표시에도 불구하고 오르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비봉 측면코스는 쇠말뚝 서너개만 설치해놓아도 사고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 산악전문가들의 지적이다.이밖에 신선대 정상에서 뜀바위 방면 내리막길,오봉 가운데 두번째 봉우리 오르는 길,원효봉에서 염초봉으로 가는 길 등도 쇠난간이나 밧줄 등의 설치가 필요하다고 등산객들은 입을 모은다. 북한산관리사무소측은 “자연파괴를 막기 위해 쇠말뚝 등의 설치를 최소화하고 있으며 등산객들이 통행을 금지시킨 구간을 다니기 때문에 사고가 잦다.”고 설명한다.그러나 난코스가 아닌 곳에는 쇠난간 등의 안전시설을 설치한 경우가 많아 해명이 설득력을 잃고 있다.불광매표소 위에 있는 체육시설뒤편 언덕은 경사가 완만하지만 2군데에 걸쳐 30m씩의 철제펜스가 쳐져 있고,불광동 방향에서 첫번째 봉우리인 족두리봉 역시 측면에서 정상으로 향하는 길이 험하지 않음에도 쇠난간이 길게 설치돼 있다. 등반가 하기수(44·경기도 용인시)씨는 “암벽구간은 손에 잡히는 조그만 바위 구멍 하나에도 생사가 갈리기 때문에 10㎝짜리 쇠말뚝만 박아놓아도 큰 도움이 된다.”면서 “자연보전 때문에 안전시설을 설치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위험지역’에 대한 철저한 관리도 요구된다는 지적이다.현재와 같이 안내판이나 설치해놓는 식의 형식적 관리가 아니라 철제펜스나 구름다리 등의 안전시설을 설치하든지 아니면 등반객들이 들어갈 수 없도록 통제시설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부상자를 수송하는 헬기가 착륙할 수 있는 장소도 늘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모(38·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면)씨는 “국립공원관리공단이 1인당 1300원씩 징수하는 입장수입이 연간 규모로 따지면 어마어마할 텐데 북한산의 안전관리가 입장료를 받지않는 수락산이나 불암산보다 오히려 못하다.”고 말했다. 김학준기자 kimhj@
  • 퇴직금보다 기업연금이 유리

    LG경제연구원은 5일 ‘퇴직금과 기업연금 어느 것이 유리한가’ 보고서에서 연금과 퇴직금 수령액 차이를 비교한 결과 임금인상률이 3∼6%일 때 운용수익률이 10% 이상이면 기업연금이 유리하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초봉 월 100만원,26세부터 30년동안 근무한 근로자를 기준으로 임금상승률,연금운용수익 등에 연동되는 확정기여형 연금액과 현행 근로기준법상 법정퇴직금간 차이를 비교했다.연구원은 다만 저금리기조가 계속된다면 퇴직금이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TV 리뷰/ 드라마속 직업설정 현실성 없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우스개 하나.MBC 드라마 ‘리멤버’의 법조기자 신지은 역으로 미스코리아 출신 손태영이 캐스팅되자 가장 거세게 반발한 사람들은? 답은 법조기자들이다.D신문의 법조기자는 “제작진들은 법조기자를 본 적이 한번도 없는 모양”이라면서 장난섞인 항의를 했다. 방송드라마들의 비현실적인 상황설정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리멤버’의 남자주인공 최동민 검사(박정철)는 범죄현장에서 조폭들과 난투극을 벌여 조폭들에게서 “형님!”이라는 칭호를 받아내곤 한다.그러나 법조 관계자는 “검사가 범죄현장에서 조폭들과 주먹다짐을 하거나 총격전을 벌이는 일은 거의 없다.”면서 “게다가 중졸의 소매치기가 29세에 초대형 사건을 진두지휘하는 엘리트 검사가 되는 설정은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또 “검사 초봉만으로는 최동민처럼 수백만원대의 구치 시계와 명품양복,원룸 주거 등 화려한 생활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MBC의 다른 드라마 ‘인어아가씨’의 방송기자 은예영(우희진)은 아침마다 수영을 하는가하면 연예사업에 정신 없다.또 최근 종영된 MBC 드라마 ‘네멋대로 해라’의 음악기자 한동진(이동건)도 한가하기 짝이 없는 한량.D신문 문화부 기자들은 “방송·음악 기자가 그렇게 시간이 남아돌 수는 없다.”면서 “너무 비현실적인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네멋대로…’를 집필한 방송작가 임정옥씨는 “드라마 전개에 필요하지 않은 리얼리티는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또 다른 모방송작가는 “드라마는 어차피 픽션”이라면서 “우리(방송작가)가 그리는 방송작가도 비현실적으로 나오지 않느냐.”고 반문했다..관계자는 “PD·감독의 제작스타일,시청자 반응,스폰서들의 요구에 따라 작가가 쓴 것과는 전혀 다른 작품들이 방송을 타는 게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드라마가 전달하는 간접경험은 매체를 통해 수많은 시청자들에게 직접 경험처럼 수용된다.그러나 TV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많은 경우 ‘비현실적’인 설정 위에 ‘현실적’인 생활과 갈등,고민 등을 펼친다.개연성이 부족한 비현실적인 상황설정 아래 전개되는 현실적인 생활과 고민은 금방 벽에 부딪친다.그것은 일정깊이 이상은 다다르지 못하는 ‘가짜경험’이다.이와는 별개로 일정 수준의 설득력을 확보한 설정은 시청자들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문화상품이라 할 수 있다. 탤런트 박정철은 “검사 헤어스타일이 축구스타 ‘베컴머리’여도 괜찮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런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고 응수했다.그러나 언제까지 시청자들에게 “너희들이 재미있게 즐기고 싶으면 우선 눈높이를 낮춰라.”며 설득력 없는 설정을 납득하라고 요구만 할 것인가. 물론 드라마가 ‘생활정보제공’ 프로그램일 필요는 없다.중요한 것은 그 허구성의 수위,허구와 현실 사이의 균형감각일 것이다. 채수범기자 lokavid@
  • 대학졸업장 가치 1억9416만원

    대학 졸업장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정보기술(IT) 분야에서 대학 졸업장 가치는 1억 9416만원,대학원(석사) 졸업장은 3억 4930만원인 것으로 분석됐다. IT 전문 헤드헌팅기업인 서치스테이션은 16일 회원 3582명의 연봉과 학력을 비학위자(고졸,전문대졸,대학중퇴자)와 학위소지자로 나눠 대학 졸업장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국내 IT기업 엔지니어의 1년차 연봉은 비학위자가 1467만원이고 이후 10년간 연평균 10%씩 올랐다.대학 졸업자는 초봉이 1952만원으로 입사후 10년간 매년 10% 정도 오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석사는 초봉이 학사와 거의 비슷한 1983만원이지만 연평균 12% 상승했다. 이런 기준으로 IT 엔지니어가 20년간 직장에서 일할 경우 학사학위 소지자는 1억9416만원을,석사학위 소지자는 3억 4930만원을 비학위자보다 더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치스테이션 관계자는 “IT 분야는 학력 파괴를 주도하는 곳으로 알려졌지만 여전히 학력이 연봉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강충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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