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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어느 마초 의원과의 추억/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어느 마초 의원과의 추억/진경호 논설위원

    부끄러운 고백을 한다.10년쯤 전의 일이다. 동료 정당 출입기자 대여섯 명과 함께 초선 국회의원 P와 저녁식사를 했다. 그는 지금도 현역 국회의원으로, 제법 목소리가 큰 인물이다. 이런저런 정치판 얘기를 나누다 P가 질펀한 음담패설을 꺼냈다. 두세가지를 풀어 좌중을 한바탕 웃기고는 안주머니에서 수첩 하나를 꺼내 보였다.“흐흐 이게 내 보물이야. 죄다 모아놨지.” 깨알 같은 글씨가 빼곡히 채워져 있었다. 한마디로 음담패설 모음집이었다. P는 이 음담패설이 표가 된다고 했다.“지역구 부녀당원들 저녁모임에서 여기 있는 걸 몇개 풀어놓으면 말야….” 폭탄주 몇 잔을 들이킨 그의 얼굴은 의기양양했다.“아줌마들이 다 나자빠지는 거야. 재미있으니까. 그런데 그뿐이 아냐. 야한 얘기 몇마디 던지고 옆에 앉은 아줌마 허벅지라도 한번 쓸어주면…, 야∼ 이게 10표 20표는 금방 늘어나요. 표 붙는 소리가 들려. 여성당원 관리엔 이게 최고야.” 모두의 얼굴이 같았다.‘어∼그렇구나.’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박수를 치고, 함께 웃었다. 모두가 마초(macho)였다. 그 자리에서 ‘여성’은 한낱 희롱거리에 지나지 않았다. 술안주였으며, 금배지의 손길 한번에 이집저집 뛰어다니며 표를 긁어 모아주는, 충실하지만 하찮은 존재에 불과했다.P에 대해 눈곱만큼의 경멸도,P가 말한 그 여성당원에게 터럭만큼의 미안함도 당시엔 갖지 않았다.P와 다를 바 없는 몰인식이 아닐 수 없다. 성추행 사건의 최연희 의원이 조만간 검찰에 불려나갈 모양이다. 여론이 아닌 법의 심판을 받겠다는 그이고 보면 바라던 바일지도 모르겠다. 초범인 데다 술에 취해 저지른 실수라는 정황이 감안되면 벌금형 정도를 받게 된다고 한다. 그러면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고, 최 의원의 버티기도 이를 계산한 것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그런 속내만은 아니길 바란다. 지난 10년의 의정활동 기간 최 의원은 비교적 P 같은 부류들과는 거리가 있던 인물로 기억한다. 의원직에 미련이 남아서보다는 30년 공직생활을 불명예스럽게 마감해야 하는 상황을 못내 받아들이지 못한 때문이리라 믿고 싶다. 이젠 생각을 좀 바꿨으면 한다. 세상이 바뀌고 있음을 인정했으면 한다.P와 같은 부류들이 여전히 국회에 바글거리는데 누가 내게 돌을 던질 수 있느냐는 생각을 접었으면 한다. 가슴에 매달린 자신의 ‘주홍글씨’가 우리 사회를 성범죄, 성도덕에 있어서 한단계 도약시키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졌으면 한다. 최 의원에겐 개인의 명예가 걸렸겠으나, 우리 사회는 성도덕 전환의 중요한 갈림길에 놓였음을 인식해 주길 바란다. 의원직 사퇴권고결의안을 내고, 이도 모자라 실명투표를 주장하는 동료들을 오히려 긍휼히 여겼으면 한다. 그들은 정략에 따라 움직인다. 최 의원에게 가슴을 잡힌 여기자보다 서울구치소에서 교도관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자살한 여성 재소자의 인권이 결코 가볍지 않음을 국민들은 잘 안다. 구치소를 제쳐두고 최 의원 사무실로 몰려가는 이들보다 최 의원이 사회의 성도덕을 높일 적격임을 잘 안다. 의원직을 지켜낸다고 명예가 지켜지진 않는다. 위기를 기회로 삼는 지혜와 용기를 가졌으면 한다. 의원직을 던지고 지역과 사회에 기여할 다른 길을 찾아 새로운 명예를 일궈내는 것이 어떨지 조언한다. 그것이 우리 사회는 물론 최 의원 자신을 위한 길이라 믿는다.P와 함께 ‘여성’을 아무렇지도 않게 성희롱하던 10년 전 그날과 오늘이 크게 다르듯 10년 뒤 이 사회도 훨씬 달라져야 하지 않겠는가.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영화 불법다운로드 57명 절반이 미성년… 처벌 고심

    인터넷 파일공유 사이트에서 P2P 방식으로 영화를 불법적으로 내려받은 네티즌 80여명이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파일공유 사이트 운영업체 N사를 압수수색해 영화를 불법 다운로드받은 82명의 신원을 파악해 소환 조사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니컬러스 케이지 주연의 영화 ‘로드 오브 워’의 국내 판권을 가진 외화 수입사 ‘미디어필름 인터내셔널’이 지난달 네티즌들을 고발한 데 따른 조치다. 경찰은 현재까지 57명을 조사했고,25명은 소재를 찾고 있다. ●“나쁜 짓인줄 몰랐다” 하지만 피의자 상당수가 미성년자라 사건을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 한승철)는 처벌 수위를 놓고 고민중이다. 신원이 확인된 57명 가운데 절반 정도가 미성년자다. 검찰 관계자는 “부산에 사는 중학생(16)이 어머니와 함께 서울에 있는 경찰서에 찾아와 조사를 받았는데, 조사를 받으며 불법 복제파일을 올리는 게 경찰서에 올 만큼 나쁜 일인 줄 몰랐다고 했다.”고 전했다. 저작권법 위반에 대해 교육시킬 필요도 있지만, 무턱대고 미성년자를 고발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어서 검찰이 고민하고 있다. ●성인 일부 약식기소, 미성년자 기소유예 가닥 검찰은 성인 일부는 약식기소 방침을 정했지만, 중고생들은 미디어필름측에 피의자들과 합의하고 고소를 취하할 수 없는지 의견을 타진하기도 했다. 저작권법은 친고죄이기 때문에 고소인이 고소를 취하하면 처벌 근거가 사라지게 된다. 하지만 미디어필름측은 금전적 배상이 뒤따르지 않으면 피의자들과의 합의에 나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합의를 하면 영화파일 불법 다운로드로 입게 된 손실을 보상받을 길이 없다는 주장이다. 결국 검찰은 ▲미성년자 대부분이 자신이 범죄행위를 저지르는 줄 몰랐다는 점 ▲초범이라는 점 ▲영리적인 목적이 엿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기소유예 처분을 내리는 쪽으로 처벌의 가닥을 잡았다. 기소유예 처분은 전과가 되지는 않지만, 수사기관 기록에는 남는다. ●영화파일 저작권 침해 처벌기준 마련해야 한편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영화파일 등 다양한 콘텐츠의 저작권 보호에 대한 처벌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검찰은 지난 1월 음악파일 불법 다운로드에 대해 영리 목적이 숨어있거나 저작권자의 경고를 무시한 채 파일을 삭제하지 않다가 고소됐을 때 형사처벌하겠다는 내용의 저작권 침해사범 처리 지침을 마련한 바 있다. 영화파일은 파일용량이 크고, 콘텐츠 제작비용이 많이 들어 저작권자의 재산상 손해가 더 클 수도 있다. 저작권자들이 자신들의 권리보호를 위해 지나치게 수사기관에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네티즌들이 영화나 음악파일을 불법 다운로드 받아도 신원을 확인할 길이 없는 저작권자들은 아이디 등으로 신원을 특정해 수천∼수만명을 한꺼번에 고발하기 일쑤다. 수사 여건상 이들을 모두 조사해 영리성 여부 등을 파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지난 3일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에서 음악파일을 불법 다운로드 받은 혐의로 음반기획·제작사들에 고소당한 네티즌 2700여명에 대해 영리성이 없다고 판단,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이 때 검찰은 네티즌들의 실명 확인 절차를 밟지 않았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막가는 여대생

    가출 여교생 유혹 성매매 서울 중부경찰서는 10일 가출 청소년에게 성매매를 시키고 돈을 가로챈 명문 미술대학 학생 박모(20·여)씨를 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학교를 휴학 중인 박씨는 지난해 12월쯤 가출한 여고생 A(17)양을 올 1월 초 인터넷 채팅을 통해 만났다.A양에게 재워주고 먹여주겠다며 유인, 노원구 상계동 자기 집에서 함께 지내면서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남성들과 성매매를 10∼15차례 주선했다. 박씨는 A양과 함께 서울 강북지역 PC방을 전전하며 성매매 대상을 찾았으며 성인인증이 필요해 A양이 가입할 수 없는 인터넷 사이트에 대신 접속했다. 박씨는 경찰에서 “최신 휴대전화나 옷가지 등을 사는 데 돈이 필요했으나 직접 성매매를 하기는 싫어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박씨가 학생으로 도주 우려가 없는 데다 초범이어서 불구속했다고 설명했다.A양은 청소년 쉼터로 인계됐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신입생 환영회 만취폭행 서울 성북경찰서는 10일 신입생 환영회에 멋대로 남자친구를 데려왔다며 신입생 임모(19)씨를 때린 모 여자대학교 2학년 정모(21)씨를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정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쯤 학교 주변 술집에서 신입생 환영회를 하던 중 임씨가 함께 있던 남자친구를 배웅하고 돌아오자 따로 불러내 손바닥으로 여러 차례 뺨을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경찰에서 “최근 남자친구와 헤어져 상심해 있는데 신입생이 자기 맘대로 남자친구를 데려와 못마땅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신입생 환영회에서 맥주와 소주를 한데 섞어 여러 잔을 마신 것으로 밝혀졌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브로커 천국’ 코리아] (중) 브로커는 ‘오뚝이’

    [‘브로커 천국’ 코리아] (중) 브로커는 ‘오뚝이’

    브로커는 한 번 적발되더라도 몇 년 뒤 다른 사건으로 다시 등장하곤 한다. 윤상림씨도 그랬고, 법조브로커 김모씨와 박모씨 등도 마찬가지다. ●한번 브로커는 영원한 브로커 윤씨는 지난 1997년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돼 처벌을 받았다. 당시 폭력조직 부두목의 형에게 접근해 “판·검사를 잘 알고 있으니 동생을 석방시켜 주겠다.”며 5000여만원을 뜯어냈고, 축산업자들한테는 군납할 수 있게 해주겠다며 4000여만원어치의 돼지 등을 제공받았다. 그런 윤씨는 8년 동안 오히려 인맥을 넓혀가며 각종 이권사업에 개입,‘희대의 브로커’로 다시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 2002년 경기도 부천 범박동 ‘신앙촌 재개발 비리’로 처벌받은 법조브로커 김모씨도 재작년 같은 지역의 이권사업과 관련, 업체의 청탁을 받고 관공서에 로비를 한 혐의로 다시 수사 대상에 올랐다. 해당 업체 사장은 “김씨가 법조계 등에 발이 넓다고 소문이 나 고용했는데 효과는 미미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법조브로커 박모씨는 이른바 ‘진승현 게이트’의 장본인인 진씨가 구명로비를 벌일 때 진씨측으로부터 법조계 로비 명목으로 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처벌을 받았지만 최근 금융업체로부터 수백억원대의 불법대출을 받은 사실 때문에 수사기관의 주목을 받고 있다. ●브로커 입은 ‘자물쇠’ 브로커의 재등장은 브로커를 직업으로 삼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증거다. 군인단체 관련 브로커를 수사했던 한 검사는 “브로커는 절대 돈을 누구에게 줬는지 얘기하지 않는다. 그 사람들도 나와서 또 비슷한 밥벌이를 찾아야 하는데 ‘고객’들에 대한 정보를 말하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그렇게 입을 닫은 채 감옥에 들어갔다가 나오면 사람들은 ‘저 사람은 믿을 만하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브로커에 대한 수사가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 다른 검사는 “브로커 수사는 증거가 확실하지 않으면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현금으로만 주고받아 계좌추적에도 나오지 않고, 진술도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브로커는 아니지만 한보그룹 정태수 총회장의 경우에서도 이같은 사례를 똑같이 찾아볼 수 있다. 정씨는 검찰 수사와 한보청문회 등에서 로비 대상에 대해 “모른다.”만 연발,‘모르쇠’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모 건설브로커는 “브로커의 생명은 절대 돈을 주고받은 사람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이다. 그것이 우리 나름대로의 직업윤리다.”라고 말했다. ●“돈 명목은 채권·채무” 브로커들은 수사 과정에서 설령 계좌추적 등을 통해 돈을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나도 언제나 채권·채무를 정산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때로는 가짜 차용증까지 등장한다. 윤씨 역시 돈거래 사실이 나오면 “빌려준 돈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한 뒤 해당 인사들을 회유, 비슷한 진술을 유도하고 있다. 어차피 브로커들에게 돈을 건넨 인사들은 브로커들과의 돈거래 내용이 켕기는 상황이어서 브로커들과 같은 입장에서 수사에 임하기 때문에 브로커 수사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돈거래 명목과 행방 등을 밝히는 것은 오롯이 수사팀의 몫으로 남게 된다. 이같은 브로커의 특성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재작년 변호사법 위반으로 처벌받은 1021명 가운데 전과가 있는 사람은 모두 483명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전과9범 이상이 137명으로 가장 많았고, 전과 1범이 82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다시 말해 브로커로 적발되는 사람은 초범이거나 아예 브로커로 뼈가 굵은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한 특수부 검사도 “사실 브로커로 걸리는 사람은 초짜라고 봐도 된다. 브로커로 한번 걸리면 다음부터는 준비를 철저히 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변호사법 위반 사건을 담당했던 한 판사는 “직업 브로커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어차피 ‘직업’을 바꾸지 않는다면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관련된 얘기를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법조팀 newworld@seoul.co.kr
  • 日 ‘사설교도소 시대’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에 첨단 하이테크장비를 갖춘 사설교도소 시대가 열린다. 정부가 민간 사업자의 첨단기술·경영서비스를 구입하는 대신 위탁비를 지불하는 형식이다. 인구가 줄어드는 농·어촌지역에 민간기술과 인력을 활용하는 사설교도소를 설치, 인구를 늘리고 고용을 창출하는 목적도 있다. 또 정원의 약 20%를 넘는 만성적인 교도소 수용시설 부족을 해결하는 측면도 있다. 27일 법무성 등에 따르면 지난 1월 사설교도소 1호인 ‘미네 사회복귀촉진센터’가 서남부 야마구치현 미네시에서 기공식을 가졌다. 내년에 완공,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한다.2008년에는 시마네현에 2호가 완공된다. 사설교도소에는 흉악범을 제외한 초범에 형기가 짧은 남녀 각각 500명씩을 수용해 사회복귀를 촉진한다. 정부와 보안회사인 세콤 등 민간회사 연합체가 공동으로 설치, 각각의 장점을 살려 20년간 운용할 계획이다.20년뒤에는 정부시설로 귀속된다. 관리책임은 모두 정부가 진다. 정부는 공무원을 파견,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민간측은 경비기술을 제공하고, 생산작업 및 의료업무 등을 담당한다. 기업연합이 기술과 경영기법을 제공해 건설되는 미네사회복귀촉진센터는 교도소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아 ‘교도소 이미지’도 없앤다. 철창도 없다. 강화유리창을 이용, 감방에서는 꽃밭도 볼 수 있다. 담장은 있지만 주변경관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CCTV카메라, 전자감응장치, 카드 등이 사람의 눈으로 감시하는 방식을 최소화시킨다. 또 소형 위치확인시스템을 이용해 호송중 탈주를 막고, 교도소내에서 단독으로도 이동하는 기회를 늘려 신체구속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수감자들은 범죄력, 생활력 등의 기준에 따라 수십명 규모의 ‘단위’로 편성된다.taein@seoul.co.kr
  • ‘화이트칼라’ 범죄 양형기준 마련

    창원지방법원이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한 구체적인 양형기준을 첫 마련해 주목된다. 권고적인 효력만 갖는 것이지만 일선 법원에 긍정적 파급이 예상된다. 창원지법은 27일 전체 판사회의를 열고 화이트칼라 범죄 양형기준을 비롯해 불구속 재판원칙 강화방안, 첫 재판 조기지정, 판결문 간이화 방안 등을 확정, 발표했다. 양형기준은 공무원이 적극적으로 뇌물을 요구했거나 청탁내용이 부정하고, 비리가 체계적이고 구조적인 경우 금액에 관계없이 실형을 선고키로 했다. 형법상 뇌물수수액 1000만원 이상이면 집행유예가 없는 실형선고를 원칙으로 정했다.1000만원 미만이라도 뇌물을 적극적으로 요구했으면 실형을 선고한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 개정으로 뇌물수수액이 3000만원 미만일 경우 형법이 적용돼 처벌이 완화될 것을 우려한 조치다. 증뢰죄의 경우 로비력으로 공무원을 유혹해 거절할 수 없도록 하거나, 공무원의 약점을 이용해 부정한 업무를 청탁하고, 뇌물을 공여한 경우에는 실형선고를 원칙으로 했다. 업무상 횡령과 배임은 회복되지 않은 피해금액에 따라 양형기준을 마련했다. 배임수재액이 3000만원 이상인 경우 형사합의가 되었더라도 실형을 선고하며, 경우에 따라 벌금형을 병과한다. 법원은 화이트칼라 범죄를 공무원과 기업체 간부, 학교재단 이사장, 변호사 등 전문직업인이 직무과정에서 저지르는 범죄라고 정의했다. 또 ‘산업스파이’를 뿌리뽑기 위해 기업의 영업비밀을 외국에서 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누설, 손해를 입힌 경우 초범이라도 징역형과 벌금형을 병행하는 등 처벌이 강화된다. 이와 함께 구속영장 발부 최소화, 구속적부심 인용 최대화, 형사소송법에 의한 충실한 보석제도 운용,1심 선고시 법정구속 등 인신구속의 4대 원칙도 마련했다.창원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아동성폭력 초범도 공개

    13세 미만 아동 대상 성범죄자의 사진과 주소, 근무지 등 세부 신상정보를 공개해 지역주민들이 언제든지 볼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모든 성범죄자에 대한 고소기간과 공소시효를 없애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관련 부처 협의도 본격화된다. 청소년위원회는 21일 ‘2006년 주요 업무계획’을 발표하고, 최근 초등학생 성폭행 살해사건과 관련해 이런 방안을 마련해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영희 위원장은 “현재 성범죄자 신상공개 제도는 사진이나 구체적인 주소가 공개되지 않아 지역 주민들이 성범죄자를 알아보기 어려운데다 오는 6월30일부터 시행되는 재범자들의 세부 신상기록 열람 대상에서도 일반 주민은 제외됐다.”면서 “성범죄자의 사진 등을 지역 주민에게 공개하는 내용의 청소년성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마련, 이달 안에 국회에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선안에 따르면 성폭력 재범자의 사진과 실제 거주지 및 근무지의 상세한 주소 등 상세 신상 정보를 5년 동안 위원회에 등록하되 13세 미만의 아동 대상 성범죄자는 초범이라도 등록된다. 지역 주민이 원하면 그 지역에 사는 등록 성범죄자의 사진과 주소 등 상세 정보를 언제든지 볼 수 있게 된다. 지금도 성범죄자 관련 정보는 신상공개제도를 통해 심사를 거쳐 관보와 인터넷에 연 두 차례 공개된다. 그러나 사진을 제외한 이름과 시·군·구까지의 주소, 직업, 범죄사실 개요만을 공개하기 때문에 정작 주민들은 누가 성범죄자인지 구별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지난해 말 개정돼 6월30일부터 시행되는 청소년성보호법도 피해 청소년 및 가족, 청소년 관련 교육기관의 장 등에 대해서만 사진을 비롯한 자세한 정보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위원회는 이와는 별도로 모든 성범죄자에 대한 고소기간과 공소시효를 없애는 방안도 마련하기 위해 법무부와 협의할 계획이다. 현재 성범죄자에 대한 고소기간은 현재 1년에서 6월30일부터 2년으로 늘어나며, 공소시효는 현재 7년 이내로 규정돼 있다. 이와 함께 성범죄자 가운데 신상공개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기소유예,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자를 대상으로 의무적으로 재범방지 교육을 실시하는 교육수강명령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법무부와 협의할 계획이다. 성범죄 발생 이후 신상 공개 등의 조치까지 최소 1년 이상이 걸려 이 기간 동안 성범죄자가 전혀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김재천 박지연기자 patrick@seoul.co.kr
  • “음주운전 예외없다”

    음주 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됐더라도 사정이 딱하면 면허 취소를 면해 주던 하급심 법원의 관행에 대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화물운송업을 하는 김모(44)씨는 2004년 6월 친구와 소주 1병 반을 나눠마시고 승용차를 운전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적발 당시 김씨의 혈중알코올 농도는 0.146%로 김씨는 1종 대형면허인 화물차 면허는 물론 1·2종 보통면허, 오토바이 면허까지 모두 취소당했다. 그러자 김씨는 충남지방경찰청을 상대로 자동차운전면허취소처분 취소소송을 냈다. 김씨는 “유일한 생계 수단인 운전면허가 취소되면 생계가 막막해진다.”고 주장했다. 사고로 오른손 손가락이 절단된 3급 장애인인 김씨는 고령의 부모와 정신지체 등을 겪고 있는 2급 장애인인 딸 등 2명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라 급여도 받았지만 화물차를 운전해야 하는 처지였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주취 정도가 다소 높지만 음주운전 초범인 원고의 유일한 생계수단인 운전면허가 취소되면 다른 직업을 얻기도 어렵고 정신지체인 딸과 노부모를 부양하기가 벅차므로 면허취소는 가혹하다.”며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1부(주심 강신욱 대법관)는 19일 김씨의 사건을 원고승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유죄판결 비웃는 ‘짝퉁 세녹스’] 月 1000만원 수익 목 좋은곳 조폭몫

    “좀 봐줘요. 지난번에도 벌금 300만원이나 냈는데, 또 얼마나 (시간이)됐다고….” 유사휘발유 판매로 단속반에 세번째 걸린 지모(37)씨는 “불법이고 해서, 이젠 남은 물건(말통 8개)만 팔고 진짜 손을 떼려고 했다.”며 거듭 선처를 요청했다. 정부의 거듭된 단속에도 불구하고 유사휘발유 판매가 왜 뿌리 뽑히지 않을까. 오히려 기업형으로 확산되는 배경은 무엇일까.●창업비용은 소자본, 수입은 짭짤 우선 ‘돈’이 된다. 정길형 석유품질관리원 전략기획팀장은 “장사가 잘되는 곳은 한달에 1000만원 정도 벌고, 안 되더라도 300만∼500만원의 수입은 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자유로 일대나 일부 주택가엔 이미 조폭들이 둥지를 텄다. 심지어 입지 조건에 따라 ‘프리미엄’을 뜻하는 자릿세도 있다.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한다.하종한 전략기획팀 과장은 “장사가 잘되는 곳은 아침, 낮, 저녁 등 3교대로 움직인다.”면서 “보통 이런 곳은 생계형이라기보다 조폭들이 장악한 기업형 업소”라고 했다. 유사휘발유 말통(18ℓ 기준) 1개의 가격은 1만 7000∼1만 9000원 수준. 판매업자들은 개당 3000∼5000원 정도 이문을 남긴다. 하루 100통을 팔면 30만∼50만원을 버는 셈이다. 시설 비용이나 특별한 기술이 필요치 않아 그야말로 손쉽게 벌 수 있다는 점에서 ‘유사휘발유 유혹’을 뿌리치기가 쉽지 않다.●철저한 점조직…신분 노출 없어 강력한 처벌 규정(5년 이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이 있음에도 불구, 적발되면 대부분 생계형 범죄로 약식 기소된다. 초범은 200만원 이하, 재범 이상은 300만∼500만원의 벌금형을 보통 받는다. 이 때문에 적발되면 ‘재수없게 걸렸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인식이다.신성철 석유품질관리원 검사처장은 “단순 판매를 하더라도 3회 이상 적발 시에는 징역형 등 무거운 처벌이 내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용자 처벌이 사실상 없는 것도 근절을 어렵게 한다. 대기환경보존법에 사용자도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있지만 거의 사문화됐다. 또 유사휘발유 판매망의 점조직화 역시 단속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점포 주인 대부분이 도매상만 알고 있으며, 물건도 밤에 약속된 장소로 배달된다. 연락은 모두 ‘대포폰(다른 사람의 명의를 도용한 휴대전화)’을 이용하는 탓에 신분 노출은 거의 없다. 경찰 관계자는 “유사휘발유 제조 공장을 덮치려면 최소 2∼3개월은 미행을 해야 하는데 그런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서울에도 발바리

    서울에도 연쇄 성폭행범인 이른바 ‘서울 발바리’가 나타나 경찰에 비상이 걸렸다. 경찰은 30일 지난해 서울 마포·서대문·용산·남대문 일대에 일어난 여성 12명의 성폭행 사건의 범인은 동일인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주로 혼자 집을 지키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지른 연쇄 성폭행범을 잡기 위해 지난 27일 서울마포경찰서 아현2치안센터에 수사본부를 설치해 범인을 쫓고 있다. 수사본부는 설 연휴 동안 하루 80여명의 경찰을 투입해 범인의 행방을 찾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사건해결에 도움이 될 만한 단서를 찾지 못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유전자(DNA) 감식 결과 지난해 발생한 마포 6건, 서대문 4건, 용산 1건, 남대문 1건 등 모두 12건의 성폭행 사건이 동일인에 의해 저질러진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해 1월14일 서대문을 시작으로 7월14일 서대문ㆍ18일 마포ㆍ25일 남대문ㆍ30일 용산,8월8일ㆍ10일ㆍ20일 마포,9월3일 마포,12월2·28일 서대문,2006년 1월1일 마포에서 잇따라 발생한 성폭행 사건이 그것이다. 경찰은 범인이 주로 낮 시간대에 문이 열려 있는 주택에 침입하거나 슈퍼마켓 등에서 귀가하는 여성을 쫓아가 현관문을 열 때 흉기로 위협해 성폭행한 뒤 휴대전화와 금품을 빼앗는 대담함을 보인 점에 비춰 초범은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범인은 범행 후 피해자들에게 이불을 뒤집어 씌워 얼굴을 못보게 하고 현장에 지문이나 유류품을 남기지 않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경찰은 목격자의 진술을 근거로 최근 범인의 몽타주를 작성, 탐문 수사를 벌이고 있다.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음악파일 인터넷에 올려도 영리목적 아니면 처벌안해

    저작권자의 경고를 무시하고 불법으로 다운로드 받은 음악파일을 홈페이지에 올리면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불법 다운받은 음악파일을 영리목적으로 이용했을 때도 기소된다. 검찰은 하지만 영리적 목적이 없고, 초범일 경우에는 기소유예 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 이건리)는 이같은 내용의 ‘인터넷상 저작권 침해 사범 처리지침’을 마련했다고 16일 밝혔다. 형사 6부는 음악파일 저작권과 관련돼 네티즌 1만 3000여명이 고소당한 사건을 수사 중이다. 검찰은 불법 음악파일을 게재한 사람들에 대해 영리적으로 사용했는지와 누범인지를 고려해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음악파일뿐 아니라 영화 등에도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이 부장검사는 “영리성은 홈페이지의 성격에 따라 구분된다.”면서 “기업 홈페이지 등에 불법 다운로드 받은 음악파일을 올린다면 영리적인 목적으로 사용됐다고 볼 수 있겠지만, 개인 홈페이지에 배경음악으로 쓴 음악파일 등에 대해 영리성이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번에 고소된 1만 3000여명에 대해서는 “네티즌 대부분이 10대 청소년으로 추정되며, 불법 음악파일을 올리는 것이 범법행위인 줄 몰랐을 가능성이 높다.”며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성구매 남성 다시 증가세

    성 매매 특별법 시행 이후 한동안 주춤하던 성 구매가 다시 늘고 있다.12일 법무부와 대검에 따르면 존 스쿨 제도 프로그램을 신청·이수한 사람이 다달이 늘고 있다. 존 스쿨은 초범인 성 구매 남성에게 기소유예 처분을 내리는 대신 재발방지 교육을 받도록 하는 제도다. 존 스쿨 교육을 신청한 성 구매 사범은 지난해 8월 62명,9월 395명,10월 721명,11월 1063명,12월 969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 8명에 그쳤던 교육 이수 뒤에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성 구매 사범도 9월 105명,10월 395명,11월 490명,12월 1237명으로 늘었다. 검찰 관계자는 “당초 성 구매 초범들이 존 스쿨보다 100만원 수준의 벌금을 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대부분 존 스쿨 이수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특히 성 매매 특별법이 시행된 2004년 10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사범은 성 매매 여성과 초범·재범을 포함해 월 평균 350명이었지만 지난해 8월부터 존 스쿨 수강을 신청한 성구매 초범만 월 평균 642명이나 된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는 이수자가 늘어남에 따라 전국 35개 보호관찰소 중 13곳에서 시행 중인 존 스쿨 운영기관을 올해부터 22곳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교복입은 학생 ‘조폭’등장 ‘친구’같은 영화 규제 검토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14일 학교폭력 예방 대책의 하나로 교복 입은 학생들이 폭력집단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 등을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당정은 이날 오전 여의도 한 호텔에서 김진표 교육부 장관과 지병문 제6정조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협의회를 갖고 이같은 방안을 논의했다. 지 위원장은 브리핑에서 “친구나 말죽거리잔혹사 같은 영화에서 교복 입은 학생들이 조직 폭력배 같은 언행을 하고, 수백만 학생이 관람해 그런 행동이 미화되고 범죄로 이어지는 것은 문제”라면서 “창작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법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당정은 이를 위해 당 대책기획단을 두기로 했다. 또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최근 목숨을 끊은 충주 지역 여고생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민원이 제기됨에 따라 선병렬 의원 등 4명의 진상조사단을 충주로 급파했다. 당정은 죄질이 비교적 덜 나쁜 초범 소년범의 경우 형사처벌 대신에 선도 조건부로 훈방하는 ‘소년범 디버전(Diversion)’ 제도 도입을 검토키로 하는 한편 부산에서 시범 실시 중인 ‘스쿨폴리스(배움터 지킴이)’ 제도를 확대할 계획이다.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씨줄날줄] 부덕의 소치/우득정 논설위원

    ‘엄벌에 처해야 마땅하나 초범인데다 죄를 깊이 뉘우치고 있어 집행유예에 처한다.’ 사실 그럴까. 초범이니, 개전의 정이니 하는 것은 판사가 형량을 깎아주기 위한 핑계일 뿐 뉘우치는 강도가 높다고 형량이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형사사건의 양형은 어떻게 결정될까. 법관은 먼저 사건의 생김새부터 살핀다. 그리고 마음 속으로 대충 형량을 결정한 뒤 피해자와의 합의, 재범 여부 등 감경요소를 훑어본다. 마지막으로 관련 법률에 규정된 형량을 확인한다. 법에 규정된 형량보다 낮거나(작량감경) 최저형에 가깝다면 ‘초범인데다∼” 이후의 문구가 길어진다. 다만 어떤 법관이든 피고인의 재판정 태도는 반드시 참작한다. 그래서 죄가 있든 없든 법 앞에 서면 한풀 꺾이게 마련이다. 통행금지가 있던 시절, 통금에 걸려 파출소로 잡혀간 사람들은 모두 반성문을 써야 했다.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반성문에 반드시 포함돼야 할 단어는 ‘무지의 소치’였다. 대학교수도, 초등학력자도 파출소 김 순경 앞에서 무지한 탓에 통금을 어기게 됐다며 싹싹 빌어야 풀려날 수 있었다. 신건 전 국가정보원장이 지난 9일 도청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에 출두하면서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은 저의 부덕의 소치”라고 말했다. 검찰측에서 언론을 통해 계속 뻣뻣하게 굴면 구속이 불가피하다는 메시지를 흘린 탓이리라. 그렇다면 신 전 원장의 ‘부덕의 소치’는 ‘내 탓’의 고백으로 봐야 할까. 오히려 ‘네 탓’에 가깝다. 무덤까지 안고가야 할 비밀을 터뜨린 부하를 잘못 둔 죄, 보스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내던질 줄 아는 부하로 관리하지 못한 잘못을 탓한 것이리라. 이렇듯 상황에 따라 ‘내 탓’도 될 수 있고 ‘네 탓’도 될 수 있어 애매한 상황에서 ‘부덕의 소치’는 자주 동원된다. 그래서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많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은 사과문마다 ‘모든 것이 제 덕이 부족해서 생긴 일’이라고 했다.1990년 노태우 대통령이 국빈자격으로 일본을 방문했을 때 아키히토 일왕이 궁정만찬회장에서 체면을 세워준답시고 내뱉은 ‘통석(痛惜)의 염(念)’이나 외교적인 수사에서 자주 활용되는 ‘유감’과 비슷하다. 그래도 우리 사회는 본인의 의도보다 항상 너그럽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굿바이~ 오토바이!

    관내를 순찰하던 경찰서장이 10대 오토바이 도둑 4명을 한꺼번에 붙잡았다. 경기 일산경찰서 박종수(54) 서장은 지난 19일 오전 10시쯤 차를 타고 고양시 주엽동 일산정보산업고 옆 보행자 도로를 지나다 A(14·중2)군 등 10대 4명이 125㏄ 오토바이를 둘러싼 채 담배를 피우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 그는 보이지 않게 차를 댄 뒤 학생들에게 다가갔다. 동네 아저씨 행세를 하며 “학생 같은데 학교에 가지 않고 왜 담배를 피우느냐. 오토바이는 누구 것이냐.”라고 물었지만 이들은 대답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그러나 차적조회 결과 오토바이는 모두 도난품들이었다. 박 서장은 학생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훈계하는 척 시간을 끌다가 몇분 후 현장에 도착한 경찰 2명과 함께 이들을 붙잡았다. 학생들은 초범인데다 잘못을 반성하고 있어 불구속 입건했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삶에서 얻은 깨달음 소박하게 기록”

    “이승에 살면서 대오각성은 못했지만, 또 열반이나 득도의 경지와는 거리가 멀었지만 인간의 소박한 깨달음의 편린이라고나 할까요.” 신행정수도건설 추진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김안제(69) 교수. 자신의 뒤안길을 담은 인생 수상집 ‘하늘의 뜻, 인간의 삶’(한국자치발전연구원 간)을 최근 펴냈다. 그는 “지난 세월 희망과 좌절을 반복하고 믿음과 회의를 오가며 부지런히 살아왔다.”면서 “이런 세파의 과정에서 얻은 교훈과 느낌을 글로 솔직하게 고백하고 싶었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그는 ‘기록의 달인’답게 중간중간 흥미로운 기록을 첨부한 것도 눈길을 끈다. 예를 들어 세계의 독립국가는 192개국, 수도는 203개시,2개 이상 수도를 가진 나라 8개국, 수도가 4곳인 나라 1개국…등등을 나열한다. 초등학교 3학년때부터 기록습관을 가졌다는 그는 1996년 ‘한 한국인의 삶과 발자취-초범 감안제 박사의 60년 생애와 업적’이라는 1만여쪽에 달하는 방대한 자신의 기록물을 펴냈다. 내년 고희때에는 70년간의 기록사를 발간할 예정이다.김문기자 km@seoul.co.kr
  • 도둑 50년 발씻은 땅개노인

    도둑 50년 발씻은 땅개노인

      박태경(朴泰慶)(69)노인은 도로공사판에 인부로 나가고 있다. 일을 하는 데서 오래 산 보람을 느껴 보는 요즘 나날이다. 전과 16범, 일명「땅개노인」- 25년간, 그러니까 삶의 거의 3분의 2를 교도소에서 보낸 인생이 그 노경(老境)에 이르러 비로소 맛보는 평온이다. 주인꾸중 두려워 콩 사오다 도망쳤던 철부지 18세 초범이 그만 수년 전에『저 강은 알고 있다』라는 대중가요가 잠시 유행했었다. 이미자가 불렀다. - 비 오는 낙동강(洛東江)에 저녁놀 짙어지면 - 흘러 버린 내 청춘이 눈물 속에 애달프구나 - 한 많은 반평생에 눈보라를 안고서 - 모질게 살아가는 이 내 심정을… 노래에는 숨은 사연이 있었다. 아성(亞星)영화사가 유동일(柳東日)감독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제목이 바로『저 강은 알고 있다』(일명 땅개 박노인), 그 주제가다. 바로 이 영화의「모델」이 오늘의 박태경씨였다. 영화촬영 당시 박노인은 15회째의 징역살이로 대구교도소에서 푸른 수의(囚衣)를 입고 있었다. 딸에게 주려고 고무신 한 켤레를 훔친 것이 죄였다. 땅개 박노인의 기구한 운명이 세상의 입에 오르내리게 됐다. 약삭빠른 영화사가 노인을「모델」로 해서 그럴싸한「최루탄(催淚彈)영화」를 만들어 보자고 노릴 만도 했다. 박노인은 이 영화에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 수의를 입은 채로. 1918년 10월 11일 - 지금부터 51년 전, 박노인이 18세 때 첫 번째 죄를 지었다. 일본주인 밑에서 자전거를 타고 두부 만들 콩을 사서 돌아오는 길에 논두렁에 넘어졌다. 콩이 쏟아졌다. 주인을 찾아 볼 낯이 없었다. 그만 콩 한 말을 10원에, 자전거를 10원에 팔아 버렸다. 전과 16범의「스타트」였다. 2번째, 이웃에 홀로 사는 오(吳)모 여인이 아기를 낳고도 굶주리고 있음을 보다 못해서 쌀 두 말과 미역 1단을 훔쳐다 주었다. 3번째, 1919년 6월 21일, 가택침입죄로 대구지방검사국 안동지청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 받았다. 4번째, 1921년 12월 23일, 역시 가택침입죄로 징역 2년. 5번째, 1923년 10월 16일, 징역 3년. 6번째, 1927년 11월 16일, 징역 4년. 7번째, 1931년 12월 26일, 징역 4년. 8번째, 1935년 12월 28일, 절도죄로 대구지방검사국에서 기소유예처분. 9번째, 1936년 3월 5일, 경범으로 구류 10일. 10번째, 1936년 4월 28일, 징역 3년. 11번째, 1940년 7월 16일, 경범으로 구류 10일. 12번째, 1940년 12월 23일, 징역 3년. 13번째, 1961년 7월 25일, 20년간을 고요히 지낸 것도 헛것이 되어 대구지법에서 야간주거침입, 절도죄로 징역 8개월. 14번째, 1963년 1월 29일, 또 절도죄로 징역 2년. 15번째, 막내 딸에게 주려고 고무신 한 켤레를 훔쳐서 징역 1년. 영화촬영은 이때였다. 16번째, 1967년 5월 5일, 절도죄로 징역 1년을 선고 받고 낯익은 안동교도소에서 복역, 1968년 초에 출감했다. 인생의 가장 좋은 때를 몽땅 교도소에서 보낸 계산이다. 도둑질서 발 씻기는 영화 주제가 때문, 그 노래 들으면 눈물 나와 그 동안의 특징을 보면 고향인 경북 안동을 떠나지 않았다는 점과 죄명이 모두 절도 아니면 주거침입이라는 점. 사람을 해친 일은 한 번도 없다. 고향 땅에 고목 같이 굵은 뿌리를 박고 다만 살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어쩌면 소심하고 선량한 농민의 아들인지도 모른다. 범죄회수가 늘어남에 따라 본명만을 쓸 수가 없게 되었다. 자기가 붙이기도 하고 남이 지어주기도 한 별명들을 쓰기 시작했다. 그 중 알려져 있는 것만 들어도(본인은 입을 다물고 열지 않는다) 상희(相熙), 상열(相烈), 춘근(春根), 태성(泰星), 봉근(鳳根), 송태성(宋太星), 임춘근(林春根), 땅개 박노인의 8가지. 본명과 또 다른 별명들을 합해 13가지 별명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가 앞으로는 굶어 죽어도 도둑질을 하지 않겠다고 결심하게 된 것은 바로 이「땅개 박노인」이라는 별명 때문이란다. 영화와 대중가요를 통해 행적이 알려지면서「땅개 박노인」의 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뜨끔해진단다. 문제의 노랫가락을 혼자 외면 헛되이 보낸 삶에 눈물이 흐른다. 그래서 그는 한때 안동과 대구 등지를 방랑하면서 구걸을 했다. 『땅개 박노인 왔습니다. 도와주십시오』문간에서 이렇게 말하면 사람들은 두 말 않고 도와주었다. 그러나 구걸도 한정이 있었다. 그는 작년 10월부터 안동시가 실시하는 구호양곡 근로공사장에 그 늙은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하루에 밀가루 3되씩을 받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아버지 소문이 부끄럽던 아이들도 발 씻자 모두 일터 찾아 도둑질과 인연을 끊기로 결심한 것은 후세들의 앞날을 위해서라고 박노인은 말한다. 그의 현주소는 안동시 상아동의 속칭「진모래」라는 곳. 안동 김씨의 재사 안의 1평 반짜리 단칸방에서 박노인 이하 부인 박숙해(가명·48) 장남(18) 장녀(16) 2녀(14) 3녀(10)의 5식구가 살고 있다. 도둑소리만 들어오던 아버지가 손을 씻자 아이들도 저마다 살 길을 찾아 힘차게 나섰다. 장남은 안동시 상아동 박모씨의 양계장에서 기술자로 일하면서 월수 5천원을 가지고 들어온다. 장녀와 2녀는「검」팔이로 하루 6백원 정도의 벌이를 하고 있다. 박노인 일가는 아침은 조밥을, 점심은 거르고 저녁에는 공사판에서 박노인이 가지고 온 밀가루로 국수를 쑤어 때운다. 비록 배는 고프지만 아이들의 얼굴에는 명랑한 웃음이 떠돈다. 이들에게는 또 새로운 꿈이 생겼다. 온 가족이 열심히 일해서 3년 후에는 50만원짜리 집 한 채를 마련하자는 꿈이다. 아버지가 도둑질만 하고 다녔을 때는 가져보지 못한 단란한 꿈이다. <안동=문명준(文明俊) 기자> [ 선데이서울 69년 2/2 제2권 제5호 통권19호 ]
  • 대선자금 연루 당직자 8·15사면 대상에 포함

    정부가 오는 12일 임시국무회의에서 의결할 8·15 광복절 사면에는 2002년 대선자금에 관련된 정치인 가운데 정당의 공식 직책을 맡았던 인사들이 포함될 것으로 9일 알려졌다. 최근 가석방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홍업씨와 집행유예 상태에 있는 3남 홍걸씨도 사면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안희정·여택수·최도술씨 등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 인사들은 이번 사면에서 제외될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이날 낮 청와대에서 천정배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8·15 특별사면의 원칙과 기준 등을 보고받았으며, 대통령 사면권 행사와 관련한 대강의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자금 연루 정치인 가운데 여권에서는 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정대철 전 열린우리당 고문, 총무본부장을 지낸 이상수 전 의원, 유세연수본부장이었던 이재정 전 의원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한나라당에서는 서청원 전 선대위원장, 김영일 전 선대위 총괄본부장, 신경식 전 대선기획단장, 서정우 전 선대위 법률고문, 최돈웅 전 재정위원장 등이 사면대상이다. 운전면허와 관련해 행정처분을 받은 사람으로 이번 사면대상에 포함되는 인원은 366만여명에 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음주운전자의 경우 초범으로 사고가 없는 경우에 한해 구제가 될 전망이며, 속도위반이나 중앙선 침범 등 다른 도로교통법 위반 사범도 사면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與, 단순 음주운전자 사면 검토

    열린우리당은 8·15 광복 60주년 대사면 때 단순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사람들을 사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병석 기획위원장은 18일 “단순 음주운전자로 초범이며, 사고를 내지 않은 사람들에 한해 사면여부를 검토하겠다.”면서 “그러나 아직까지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이 조건에 해당하는 사면대상자는 7만여명으로 추산된다.이에 앞서 송영길 의원은 이날 오후 단순 음주운전에 따른 면허취소자들을 사면해줄 것을 당 지도부에 건의했다.송 의원은 “불법 정치자금과 관련한 정치인들을 사면한다고 하면서 상습도 아닌 단순음주 운전자들을 사면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면서 “당 지도부에 긍정적 방향에서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고 지도부가 이를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지하철성추행 초범에 6개월형

    서울남부지법 형사6단독 김영규 판사는 15일 지하철에서 여성의 신체를 만져 성추행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김모(30)씨에게 징역 6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성추행 초범에게 실형을 선고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약자인 여성의 수치심을 이용해 우연을 가장, 사람들이 많은 지하철 내에서 범행을 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죄질이 무겁다.”면서 “피고인이 초범이지만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의 기미가 없으며, 피해자들이 수치심에 신고를 하지 못한다는 점을 악용해온 지하철 성추행 범죄에 대해 경각심을 일으킬 필요가 있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그동안 법원은 지하철 성추행범에 대해 관례적으로 대부분 집행유예나 벌금형을 선고해 왔다. 김씨는 지난해 12월28일 서울지하철 2호선 열차 안에서 피해자 A(23)씨의 등 뒤에 서서 A씨의 엉덩이를 만지는 등 성추행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으며, 징역 10월을 구형받았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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