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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치정국 ‘지략대결’로 넘는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24일 교착상태에 빠진 국회를 정상화하기 위해 덕장(德將)보다는 지장(智將)을 선택했다. 그것도 김한길·배기선 두 후보간 초박빙을 이룰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1차 투표에서 김 후보에게 무난한 낙승을 안겼다. 이로써 사학법 개정과 국민연금법, 양극화 해소 방안, 윤상림·황우석·X파일 사건의 국정조사 논란, 하반기 원(院)구성 등 굵직한 현안은 우리당 김한길·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간 샅바싸움에서 큰 그림이 그려지게 됐다. 화합과 절충 시도보다는 ‘지략 대 지략’의 싸움이 된 것이다. 우리당 원내대표의 경선 결과는 반쪽짜리 국회와 일그러진 여야 관계를 풀어나가기 위한 당내 의원들의 주문과 시각을 반영하고 있다. 사학법 국면에서 집권 여당이 원칙과 명분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소속 의원들의 현실인식을 담고 있는 셈이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경선 직후 신임 김 원내대표에게 축하 전화를 걸어 덕담을 나눴다.25일 상견례 형식으로 서로 만나 국회 정상화를 위한 협의 절차도 밟을 예정이다. 하지만 협상의 얼굴이 바뀌었다고 단번에 경색 정국이 풀리지는 않을 전망이다. 오히려 우리당 고위당직자의 예상처럼 “더욱 볼 만한 싸움”이 벌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당장에는 한나라당이 사학법 재개정 협상을 등원의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있지만, 우리당은 여전히 ‘브레이크’를 풀지 않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재개정을 전제로 한 협상은 있을 수 없다. 의원이 국회에 들어오는 데 조건을 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오히려 ‘선(先)국회 정상화, 후(後)협상’ 카드로 한나라당의 등원을 촉구했다.“재개정안이 제출되고 국회 절차에 따라 논의될 때 우리당도 성실하게 임할 수 있다.”는 원칙론을 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이 원내대표는 “사학법 재개정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 설 이후 토론회나 공청회를 열어 개정안을 다듬은 뒤 여야 협상을 벌이겠다.”며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그럼에도 경선을 통해 선출된 두 원내대표가 지금까지의 교착상태를 그대로 이끌고 가기에는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15대부터 나란히 내리 3선한 두 정치인에게 이번 기회는 정치력을 검증받고, 정치인으로서 그릇을 더욱 넓힐 수 있는 절호의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새 바둑판의 첫번째 귀를 차지하기 위한 싸움에서 누가 중원공략을 위한 발판을 튼튼히 쌓을 것인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부시 집권 2기] 韓·美정상 19·20일중 회담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오는 19,20일 중 ‘칠레 정상회담’을 갖는다. 두 정상의 만남은 지난해 5월 노 대통령의 미국 방문시 회담, 지난해 10월20일 방콕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중 회담에 이어 세번째다. 하지만 이번 회담은 당시와는 상당히 달라진 상황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부시 대통령이 초박빙의 접전 끝에 재선된 지 10여일 만에,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지난 9월 이후 두달여 동안 공백기를 겪고 있다는 게 상황변화다. 여기다 우리의 핵물질 실험에 국제적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부시 대통령의 재선 사실은 부시 대통령이 강력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6자회담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에 더욱 강경한 생각을 제시하면서 북한을 몰아세울 가능성이 있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4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간담회에 참석해 2기 부시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에 대해 “대선 과정에서 북핵문제가 주요 외교안보 현안으로 대두됨에 따라 차기 행정부는 북핵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고했다. 부시 대통령은 4차 6자회담의 조속한 개최를 중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노 대통령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6자회담 조속 재개 등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정상은 궁극적인 북핵 해결에는 공감하지만 접근방법에서는 미묘한 차이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특히 북한이 6자 회담에 응하지 않을 경우의 대응책에서 그럴 공산이 짙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북핵 해결을 위한 새로운 방안은 없고,(한·미 양국은)그동안 진행해 오던 협의를 계속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부시 대통령은 북핵 문제 해결방안에서 변화를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도 “2기 부시 행정부에서는 북핵 문제가 한·미관계의 미래를 결정짓는 최대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미 정상회담의 두번째 과제는 새로운 한·미관계 설정이다. 정우성 청와대 외교보좌관은 “정상회담의 의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북핵문제와 새로운 한·미관계 설정이 되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1기 부시 행정부에서 주한미군 감축, 이라크 파병 등의 굵직한 현안들이 상당부분 해소됐기 때문에 부시 대통령의 대 한반도 정책 기조는 크게 바뀔 것 같지 않다. 하지만 2기 행정부의 정책방향에 대한 교감은 주고 받을 것으로 읽혀진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오늘 美대선] VOTE 2004 최종판세 분석-백악관 새주인 ‘神’만이 안다

    [오늘 美대선] VOTE 2004 최종판세 분석-백악관 새주인 ‘神’만이 안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대통령 선거전이 투표일을 하루 앞둔 1일까지도 ‘귀신도 승부를 모르는’ 초박빙의 대결로 전개되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존 케리 민주당 후보가 피를 말리는 총력전을 벌이고 있지만 지지율의 변화는 오차의 범위 내에서만 움직이고 있다. 이에 따라 여론조사 및 선거 전문가들도 ▲여론조사의 한계를 넘었기 때문에 개표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는 측과 ▲오차의 범위 내에서 나타나는 움직임에서도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측으로 나눠지고 있다. ●“두 후보 비겼다” CNN과 USA투데이가 갤럽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는 부시 후보 49%, 케리 후보 47%였다. 그러나 플로리다·오하이오·펜실베이니아 등 접전중인 6개주만 대상으로 한 조사는 두명 모두 49%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워싱턴포스트의 ‘데일리 트래킹 폴 (매일 표본의 일부만 바꿔가면서 실시하는 조사)’에서는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이 1%포인트 떨어져 두 후보가 48%로 동률을 이뤘다. 두 후보는 조그비(48%), 폭스뉴스 조사에서도 똑같은 지지율을 보였다. 조그비 조사에서 부동층은 2%로 줄었으며, 처음 투표를 하려는 유권자 가운데서는 51%대41%로 케리 후보가 앞섰다. 조그비는 지난 2000년 대선 전날 앨 고어 민주당 후보가 부시 후보에게 2%포인트 뒤져 있던 것과 비교할 때 케리 후보가 훨씬 나은 조건에서 선거를 맞고 있다고 분석했다.34개주에서 출마권을 얻은 무소속 랠프 네이더 후보는 1.2%의 지지율로 2000년 대선때의 득표율 2.74%에 훨씬 못 미치고 있으나 플로리다·뉴멕시코와 뉴저지 등에서는 여전히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선거인단 확보 경쟁에서 워싱턴 포스트는 케리 후보가 처음으로 232대227로 부시 대통령을 추월한 것으로 파악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와 LA타임스는 각각 227대225,168대153으로 부시 대통령이 여전히 우세한 것으로 집계했다. ●‘빅2’ 또는 ‘북중부 3개주’ 선거 전문가들은 두 후보 진영이 총력을 기울이는 ‘빅 3주’ 가운데 2개주를 차지하는 후보가 승리할 것으로 예측했으나 막판에 하와이와 아칸소 등의 변수가 등장해 판세가 복잡해졌다. 빅3 가운데 펜실베이니아는 다소 케리 쪽으로 기울었고, 플로리다와 오하이오는 ‘동전을 던져서 앞이나 뒤를 가리는’ 것과 같은 접전이다. 만일 두 후보가 플로리다와 오하이오를 나눠 가지면 승부는 중북부의 미네소타·위스콘신·아이오와에서 결정날 가능성이 크다. 세 주 모두 지난 선거에서는 고어 민주당 후보가 차지했지만 이번에는 승부를 점치기 어렵다. 다만 민주당의 전통이 깊은 미네소타는 케리 쪽으로, 아이오와는 부시 쪽으로 흐름을 타고 있어 위스콘신이 최대의 승부처가 될 가능성이 있다. ●“부동층이 승부 가른다” 여론조사 기관인 ‘메이슨딕슨’이 나이트리더와 MSNBC의 의뢰를 받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유권자 가운데 5% 정도가 아직도 투표할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른 조사에서도 부동층은 규정하기에 따라 최저 2%에서부터 10% 이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부동층, 특히 접전지역에서 처음 투표하는 유권자의 표심이 막판에 일정한 방향성을 가질 경우 승부를 가르게 된다. 이와 관련, 오사마 빈 라덴의 재등장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dawn@seoul.co.kr
  • [오늘 美대선] “판세 예단 금물” 정부 신중 대응

    요즘 외교라인 관계자들에겐 미국 대선과 관련된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이 고민거리다. 워낙 초박빙으로 진행되고 있다 보니, 보고가 ‘부시는 이래서 유리하고 케리는 이래서 유리하다.’는 식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은 이런 틀에 박힌 보고를 싫어하는데,“그럼에도 이번만큼은 결과에 대한 예단없이 상황만 전달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 외교관은 1일 “지금 워싱턴에 있는 주요국 공관에서 결과를 예측하는 전문을 본국에 보내는 곳은 한 군데도 없다. 그저 돌아가는 현상만 보고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현지 외교가에서는 본국에 결과를 예상, 보고하는 일은 ‘멍청한 짓’쯤으로 여기고 있다고 한다. 정부는 현재 실무 차원에서는 부시 또는 케리 후보가 당선됐을 때를 대비, 각각 별도의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외교부에서도 북미국 외에 외교정책실이나 통상국, 북핵기획단, 외교안보연구원 등에서도 서로 정보를 공유해 가며 각각의 관점에서 상황에 따른 종합적인 대책 등을 마련하고 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美대선 D-1] 초박빙… 당선확정 지연 가능성

    투표를 이틀 앞둔 31일까지도 결과를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초박빙의 혼전을 벌이고 있는 올해 미국 대통령선거의 확정자 발표가 4년 전과 마찬가지로 지연될 우려가 크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30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민주당의 존 케리 후보의 지지율이 연일 엎치락뒤치락하는 극도의 혼전 외에도 예상보다 훨씬 많은 신규 등록 유권자들의 증가, 부재자 투표와 잠정투표제, 선거 방식의 변화 및 법적 분쟁이 줄을 이을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크게 증가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가장 큰 문제는 2000년 대선 후 만들어진 잠정투표제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잠정투표란 유권자 명부에 오르지 않은 사람이 투표하러 나왔을 때 이들에게 임시로 투표용지를 나눠준 뒤 이들의 유권자 신분이 확인된 뒤 개표에 포함되도록 이들의 투표용지만 따로 보관·개표하도록 한 제도다. 미 전역에서 수십만의 잠정투표가 행해질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다 잠정투표 개표의 집계 시한마저 각 주마다 다르고 투표자들이 자신의 거주지 투표소에서 투표해야 하는지에 대한 규정도 주마다 서로 달라 잠정투표를 둘러싼 법적 분쟁이 줄을 이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이라크전 등으로 외국에 파병된 미군 숫자가 급증, 군인 투표를 비롯한 부재자투표가 크게 늘어나게 된 것도 당선자 확정을 지연시킬 요인이다. 이에 따라 공화당과 민주당은 벌써부터 최대 규모의 변호인단을 대기시키는 등 법적 분쟁에 대비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대표적 여론조사기관인 조그비 인터내셔널의 존 조그비 대표는 29일 워싱턴의 포린 프레스 센터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부시와 케리 중 누가 승리하든 진 쪽에서 패배를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 선거를 ‘아마겟돈 선거’라고 규정했다. 조그비는 과거에도 박빙의 선거는 있었지만 지금의 부시와 케리처럼 서로 상대방이 이기면 지구가 종말을 고할 것이라고 말한 적은 한번도 없었으며, 선거 결과에 불복할 것을 암시한 적도 없었다며, 선거 후 미국의 분열과 대립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세진기자 yujin@seoul.co.kr
  • [2004 美대선] 부시-케리 공약대신 공포대결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열흘 앞으로 다가온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최선이 아닌 ‘차악의 후보’를 선택하는 대결로 흐르고 있다. 초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가운데 선거운동도 미래에 대한 비전 대신 상대방에 대한 공포심을 자극하는 네거티브전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그러나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존 케리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은 여전히 오차 범위 내에서 등락하는 가운데 퓨 리서치 센터는 “막판에 부동표가 쏠리면서 한 후보가 압승할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케리가 되면 테러 나고, 부시가 되면 사회보장 없어진다? 딕 체니 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미국에 핵을 이용한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케리가 대통령이 될 경우 이에 맞서 싸울 힘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공화당 캠프는 케리 후보가 20년 동안 상원의원을 지내면서 98차례나 세금인상에 투표했다면서, 그가 대통령이 되면 중산층의 세금을 크게 늘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케리 후보측은 최근 “부시가 재선되면 징병제가 부활된다.”는 이른바 ‘1월의 충격설’로 군대에 끌려가기 싫어하는 청년들의 표심을 자극해 재미를 보고 있다. 이와 함께 “부시가 재선되면 의료보험 등 사회보호 정책을 모두 민영화할 것”이라는 주장을 통해 노년층의 불안감도 자극하고 있다. 부시 후보는 두 가지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해당자들의 불안심리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존 에드워즈 부통령 후보는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독감예방주사 백신의 부족사태를 들어 “백신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서 화생방전에 어떻게 대비하겠느냐.”고 부시 행정부를 힐난했다. ●이슬람단체들 ‘비판적 지지’ 미국의 주요 이슬람 단체들은 21일 “미국 이슬람 신자들은 2류 시민 취급을 당하고 있다.”고 부시 행정부에 불만을 표시하면서 “신자들은 케리 후보에 투표하라.”고 독려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영화 ‘슈퍼맨’의 주인공 크리스토퍼 리브의 미망인 데이너 리브도 이날 케리 지지를 선언했다. 리브는 케리의 오하이오주 유세에 참석해 부시 대통령의 줄기세포 연구 금지 정책을 비난하며 “부시 대통령이 남편과 같은 척수 부상 환자 등에게서 희망을 빼앗아갔다.”고 주장했다. 한편 하버드대 정치연구소는 지난 7∼13일 전국의 대학생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케리 후보가 52% 대 39%로 13%포인트차로 부시 대통령을 앞선 것으로 21일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여학생의 경우 58% 대 34%로 차이가 더 벌어졌다. ●선거인단의 반란? 부시가 웨스트 버지니아주에서 승리할 경우 선발되는 선거인단 5명에 포함될 리치 롭 사우스 찰스턴 시장은 “부시가 주에서 이겨도 케리나 딕 체니 부통령 등 다른 사람에게 표를 던지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반대한다면서 “선거인단이 꼭 자기당 후보에게 투표해야 한다는 명백한 의무는 없다.”고 주장했다. 일부 주에서는 선거인단이 소속 주에서 승리한 후보에게 투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이를 위반해 처벌된 사례는 없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선거에서 271대 270 한 표 차이로 승리했기 때문에 롭 시장이 자칫 부시의 선거를 망칠 수도 있는 상황이다. dawn@seoul.co.kr
  • [여대야소 정국] 충남당진 9표차로 희비 갈려

    17대 총선에서 막판까지 1∼2% 포인트 차로 피 말리는 접전을 펼치다 결국 500표 이하 차이로 천당과 지옥이 엇갈린 지역구가 5곳이나 됐다. 가장 근소한 표차가 난 곳은 충남 당진으로 불과 9표 차로 당락이 결정됐다.자민련 김낙성 전 당진군수가 열린우리당 박기억 변호사를 재검표까지 가는 초박빙 승부 끝에 누르고 당선됐다.김 전 군수가 얻은 1만 7711표는 당선자 가운데 최소 득표수이기도 하다. 충북 제천·단양에 출마한 열린우리당 서재관 전 해양경찰청장은 한나라당 송광호 의원을 245표 차로 힘겹게 따돌렸다.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의 한나라당 박세환 전 춘천지검 검사는 열린우리당 박병용 전 강원도의원과 엎치락뒤치락하다 373표 차로 금배지를 달았다.인천 남을의 열린우리당 안영근 의원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위인 한나라당 윤상현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를 424표 차로,서울 양천을의 열린우리당 김낙순 정동영 의장특보는 한나라당 오경훈 의원을 433표차로 각각 눌렀다. 정치 1번지 서울 종로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박빙의 승부처였다.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열린우리당 김홍신 후보를 588표 차로 제치고 금배지를 달았다.광주 남에서는 열린우리당 지병문 전남대 교수가 701표 차로 민주당 강운태 의원을 누르고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 선·후배 간의 재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서울 서대문갑에서는 열린우리당 우상호 후보가 1899표 차이로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을 누르고,16대 총선때의 패배를 설욕했다.16대 총선에서는 이 의원이 1300여표 차로 이겼다. 이번 총선의 최대 격전지 중 하나인 서울 동대문을의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고려대 후배인 열린우리당 허인회 후보의 거센 추격을 받았으나 막판 뒷심을 발휘해 1108표 차로 앞섰다.허 후보는 지난 2001년 10·25 재선거에서 홍 의원에게 3600여표 차로 석패했다. 박정경기자˝
  • 우리당 과반…16년만에 ‘與大’

    17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과반수 여당이 됐다.창당 6개월만에 ‘꼬마여당’에서 ‘거여(巨與)’로 올라섰다.한나라당은 제2당으로 밀렸다.민주당은 몰락했고,자민련은 참패했다. 이로써 지난 1988년 13대 총선 때 여소야대(與小野大) 결과가 나온 이후 16년만에 여대야소(與大野小) 정국이 열렸다. 투표일인 15일 자정을 넘기면서 계속된 개표결과 16일 새벽 1시 현재 전국 243개 선거구에서 열린우리당은 129곳에서 선두를 달렸다.한나라당은 100곳,민주당 5곳,자민련 4곳,민주노동당 2곳 등에서 1위를 기록했다. 처음으로 도입된 정당투표에서는 같은 시각 현재 열린우리당이 38.7%,한나라당이 35.2%,민주노동당이 12.6%,민주당 7.3%,자민련이 3.1%를 각각 얻었다.이에 따라 비례대표는 열린우리당 23석,한나라당 21석,민주노동당 8석,민주당 4석 등으로 배분될 전망이다. 열린우리당은 비례대표 예상 의석수를 합치면 과반수인 152석 안팎을 확보할 것이 확실시된다.한나라당은 121석,민주노동당 10석,민주당 9석,자민련 4석,국민통합21 1석,무소속 2석 등으로 잠정 집계됐다. 개표 작업은 오후 7시쯤부터 전국 248개 개표소에서 진행됐다.밤10시를 넘기면서 대부분의 지역에서 당락 여부가 결정됐으나 초박빙 지역이 30여곳에 이르러 밤늦게까지 예측불허의 상황이 계속됐다. 열린우리당은 선거전 초반 각종 여론조사에서 200석 안팎에 이를 만큼 초강세였다.그러나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노인폄하 발언에 따른 ‘노풍(老風)’으로 지지도가 떨어지면서 의석 수는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었다. 한나라당은 일방적인 열세 상황에서 선거전을 시작했으나 박근혜 대표체제 출범과 ‘노풍’ 등에 힘입어 개헌 저지선을 확보했다.민주당과 자민련은 선거전 패배에 따라 지도부 책임론이 당내에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향후 정국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철회 및 재신임 문제 등이 최대 변수로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열린우리당은 총선 결과를 노 대통령의 재신임으로 간주하고 탄핵 철회를 추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헌법재판소에 탄핵 판결을 맡겨야 한다는 기존 당론을 고수하면서 열린우리당과 격돌로 정국은 또한차례 격랑에 휩싸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탄핵 철회를 둘러싸고 일부 시민단체들이 이날 밤 탄핵무효 집회를 가진 데 이어 보수·진보 단체들이 17일에도 찬반 집회 개최를 예정하고 있어 극심한 국론분열마저 우려된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두려운 마음으로 국민의 뜻을 소중하고 겸허하게 받들겠다.”고 밝혔다. 이번 총선에서는 또한 여성과 정치 신인들이 대거 당선돼 기존 정치권을 대폭 ‘물갈이’했다.하지만 지역주의가 여전했고,탄핵 찬반논쟁,보수·진보 갈등,세대간 대결 등 극심한 국론분열 양상으로 후유증도 적지 않았다.특히 열린우리당이 호남권을 석권하고,한나라당은 영남권을 ‘싹쓸이’하면서 ‘동서분열’이라는 한국 정치의 고질병은 여전히 치유되지 않았다. 금품살포,흑색선전 등 불법 선거운동이 기승을 부린데다 후보간 고소·고발도 잇따랐다.14일까지 선거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된 후보는 219명에 달해 무더기 재선거가 예상된다. 박대출기자 dc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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