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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레릭이 꿈꿨던 세상/미술평론가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레릭이 꿈꿨던 세상/미술평론가

    니콜라스 레릭은 인생의 전반기를 아방가르드 화가, 디자이너로 보냈다. 1874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나 부유하고 교양 있는 환경에서 자라났고 예술가의 길을 택했다. 그의 인생은 순풍에 돛 단 듯했다. 미술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수집가 트레티야코프의 눈에 띄었고 10년 뒤에는 성공한 예술가가 돼 있었다. 수많은 오페라 무대를 디자인했으며, 디아길레프의 발레단에 합류해 유럽 곳곳을 다니며 무대와 의상을 디자인했다. 그의 명성은 대서양 건너편에도 알려져 1920년 아트 인스티튜트 오브 시카고의 초청을 받아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가 가져간 400점의 그림은 1년 반 동안 29개 도시를 돌며 전시됐고 찬사를 받았다. 1923년 미국 뉴욕에 레릭 미술관이 세워짐으로써 그의 성공은 정점을 찍은 듯했다. 하지만 그는 안주하지 않았다. 1923년 화가, 과학자인 두 아들과 아시아로 떠나 인도, 티베트, 몽고, 투르키스탄을 여행했다. 히말라야에서 레릭은 우주의 울림을 발견했다. 오랫동안 품어 온 신비주의적 사상이 구체적 상징을 만난 순간이었다. 인생의 후반기에 레릭은 히말라야를 그리는 화가, 고고학자, 민속학자로 변신했으며 평화운동에 투신했다. 1929년 레릭은 히말라야 기슭의 쿨루 계곡으로 거처를 옮겼다. 여름에는 아들들과 탐험하고, 가을에는 집으로 돌아와 수집한 자료를 가지고 연구하고 그림을 그렸다. 빛을 받아 초록색, 오렌지색, 보라색으로 변하는 산들은 풍경 이상의 존재, 우리를 영적인 세계로 인도하는 그 무엇이다.그는 예술의 아름다움이 인간을 한데 묶어 주고 세상에 평화를 가져오리라 믿었다. 그 예술이 전쟁, 약탈 등으로 파괴되는 것을 보며 가슴 아파했고 이를 막기 위한 방책을 고심했다. 그 노력은 그의 이름을 딴 레릭협약에 아로새겨져 있다. 레릭협약은 예술과 학문을 연구하거나 교육하는 기관, 역사적 기념물, 문화재 등의 보호를 약속하는 국제협약이다. 1935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21개국 정부 대표와 함께 이 협약에 조인했다. 레릭은 1947년 쿨루 계곡에서 일흔세 살로 눈을 감았다. 그를 무어라 불러야 할까. 화가, 학자, 시인, 사회운동가 같은 단어로 한정하기에는 너무 컸던 사람.
  • 탈세 논란 후 ‘실종설’ 판빙빙, 5년 만에 한 말이…

    탈세 논란 후 ‘실종설’ 판빙빙, 5년 만에 한 말이…

    중국 톱배우 판빙빙(42·范氷氷)이 탈세 논란 이후 5년 만에 공식석상에 섰다. 2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연예매체 ‘데드라인’에 따르면 판빙빙은 이날 독일에서 열린 ‘제73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된 영화 ‘그린 나이트’ 기자회견에 등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이 시작되자마자 판빙빙은 2018년 탈세 논란과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 사회자가 ‘그린 나이트’와 상관 없는 질문은 자제해달라고 요청했으나 판빙빙은 오히려 “난 괜찮다”고 반응했다. 그러면서 “저는 집에 있었고, 저를 걱정해준 전 세계의 모든 팬들에게 감사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아시다시피 모든 사람들의 인생엔 높고 낮음이 있다. 낮은 곳으로 도달하면, 다시 서서히 올라가게 돼 있다. 힘든 과정이었지만 동시에 새로운 것들을 많이 배우고 있다. 돌이켜보면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 지금은 다 괜찮다”고 덧붙였다. 판빙빙이 베를린을 방문한 건 2012년 영화 ‘로스트 인 베이징’으로 현지를 찾은 뒤 11년 만이다. 그녀는 “10년 만에 돌아왔고 그건 제게 다시 시작하는 것과 같다”면서 “아마도 연기는 제 평생 동안 할 일”이라고 전했다. 그런데 지난 5년 동안은 연기를 하지 않았다. 판빙빙은 “그건 꽤 잔인한 일이었다. 왜냐하면 저는 연기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라면서 “그래서 ‘그린 나이트’는 제게 매우 소중한 기회였다. 제 능력의 120%를 사용해야 한다고 느꼈다”고 했다. 중국 감독 한슈아이의 두 번째 영화인 ‘그린 나이트’는 보안 검색대에서 일하는 중국 이민자 진샤(판빙빙 분)가 어느 날 젊고 활발한 초록색 머리의 여자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초록색 머리의 여자는 한국 배우 이주영이 연기했다. 이주영은 이날 기자회견에도 함께 했다. 한편 판빙빙은 지난 2018년 6월 거액 탈루 의혹이 제기된 이후 종적을 감췄다. 이후 사망설·숙청 등 각종 유언비어가 따랐다. 의혹이 불거진 뒤 4개월 만에 소셜 미디어에 반성문을 남겼다. 이후 자취를 감추고 활동을 하지 않았다. 판빙빙은 중국 드라마 ‘황제의 딸’(1998)과 영화 ‘휴대폰’(2003)으로 톱스타 반열에 올랐다. 특히 영화 ‘아이언맨 3’(2013)과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2014)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도 출연하며 중국을 대표하는 배우가 됐다. 한국 영화 관객들에게도 익숙하다. 강제규 감독의 영화 ‘마이웨이’(2011)에서 장동건과 호흡을 맞췄다. 한중일 합작 영화 ‘묵공’(2006)에서 류더화(劉德華)·안성기·최시원과 함께 나왔다. 한중 합작 영화 ‘소피의 연애 매뉴얼’(2009)에선 소지섭, 장쯔이와 연기했다.
  • 느긋하게, 신비한 역사 속으로…특별하게, 찬란한 문화 품으로[권다현의 童行(동행)]

    느긋하게, 신비한 역사 속으로…특별하게, 찬란한 문화 품으로[권다현의 童行(동행)]

    태국어로 천천히, 느릿하게, 편하게라는 뜻의 ‘사바이 사바이’. 이 낯선 단어가 멀리 태국 치앙마이로 나를 이끌었다. 혼자 두 아이를 데리고 외국으로 장기여행을 떠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지만, 어쩐지 결심은 금세 이뤄졌다. 여행자들은 물론 엄마들 사이에서도 겨울방학을 이용한 한 달 살기 성지로 유명한 치앙마이 아니던가. 따스한 날씨와 저렴한 물가, 다국적 여행자들을 위한 편의시설, 특유의 친절함과 여유로운 태도까지 망설일 이유가 하나도 없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은 아이들에게 새로운 문화를 만나고 경험하는 게 얼마나 설레는 일인지, 다시금 알려 주고 싶었다. ●란나왕국 두 번째 수도 ‘새로운 도시’ 치앙마이의 ‘치앙’은 도시, ‘마이’는 새롭다는 의미다. 즉 새로운 도시, 역사적으로는 란나왕국의 두 번째 수도를 뜻한다. 첫 번째 수도는 치앙라이였다. 란나왕국은 13세기 이 지역에 들어섰던 나라로 ‘란나’는 100만개 논을 상징한다. 그만큼 비옥한 토지를 배경으로 풍요로운 문화를 꽃피웠다. 한때 미얀마의 속국으로 전락하기도 했던 란나왕국은 1775년 태국의 도움으로 독립한다. 이후 태국에 조공을 바치며 독립국의 위치를 겨우 유지했던 란나왕국은 1939년 왕조의 마지막 왕자가 사망하면서 태국으로 편입됐다. 같은 태국임에도 수도 방콕과는 또 다른 독창적인 문화를 간직한 것이 치앙마이의 매력이다. ●아이들 호기심 충족 ‘란나민속박물관’ 아이들에게 이런 도시의 역사를 알려 주기 좋은 장소가 올드시티 내에 자리한 란나민속박물관이다. 이름 그대로 란나 사람들의 생활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곳으로, 그들이 어떤 형태의 집에 살고 어떤 음식을 먹고 또 어떤 옷을 입었는지 유물보다는 모형과 마네킹을 활용해 실감 나는 전시가 이뤄진다. 때문에 별다른 설명 없이도 아이들이 눈으로 란나왕국의 민속을 이해할 수 있다. 박물관 입구에서 첫째에게 태국어로 된 안내문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하면 한국어로 번역해 주는 애플리케이션 사용법을 알려 줬더니, 궁금한 것은 스스로 찾아보기도 했다. 나중엔 호기심 많은 둘째에게 직접 설명해 주는 자신감까지 보였다.●시선 강탈 높이 6m ‘불두’ 만약 숙소가 님만해민 지역이라면 치앙마이국립박물관을 방문해 보는 것도 좋다. 과거 주 법원 건물을 활용한 란나민속박물관과 달리 이곳은 란나 양식의 전통건축법으로 지어졌다. 태국 북부를 대표하는 국립박물관답게 선사시대부터 이 지역의 자연과 생태, 역사, 문화 등 보다 광범위한 주제를 다룬다. 란나왕조의 전성기와 미얀마 점령기, 독립과 재건 그리고 근대 란나왕조의 경제와 문화, 교육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기록과 유물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특히 란나왕국의 기념비적인 유물로 꼽히는 프라샌스와에 불상머리(Head of Phra Saenswae)가 박물관 입구에 자리해 눈길을 사로잡는다. 수세기 동안 사원에 버려져 있다 발견된 불상머리는 크기가 1.82m로, 유실된 몸까지 합하면 전체 높이가 6m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14~15세기에 제작됐을 것으로 짐작되는 이 불상은 란나왕국 유물 중 가장 큰 규모로 꼽힌다. 원래는 방콕국립박물관에 전시됐던 것을 1973년 치앙마이국립박물관이 개관하면서 옮겨 왔다. 란나민속박물관과 치앙마이국립박물관을 둘러보면 공통적으로 란나 사람들에게 불교가 굉장히 중요한 의미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단순한 종교를 넘어 생활과 문화, 예술에 이르기까지 막강한 영향을 끼쳤다. 이는 태국인 모두에게 해당한다. 현재 태국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는 민주주의 국가임에도 국민의 93% 이상이 불교도다. 남자라면 일생에 한 번 승려로 출가해 수행하는 것이 관행으로 여겨지고, 이를 따르지 않은 사람은 콘딥(Khondip) 즉 무르익지 않은 사람이라고 표현할 정도다. 그래서 태국을 대표하는 관광지 대부분은 사원이다.●1411년에 지은 ‘60m 넘는 탑’ 장관 치앙마이 곳곳에는 무려 300여개 사원이 자리하고 있다. 태국어로 사원을 왓(Wat)이라고 하는데, 올드시티의 경우 골목마다 왓 표지판이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사원들이 밀집해 있다. 우리나라 사찰과는 전혀 다른 화려한 외관에 흥미로워하던 아이들도 닷새쯤 지나니 “또 사원이에요?” 지루한 모양이다.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라면 특색 있는 사원 서너 개를 골라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일단 올드시티를 대표하는 사원이라면 왓 프라싱과 왓 체디루앙, 왓 치앙만을 꼽을 수 있다. 들어서는 순간 이국적인 건축물과 금빛 탑이 압도적인 화려함을 뽐내는 왓 프라싱은 태국 3대 프라싱을 모신 사원이다. 프라싱은 부처가 깨달음을 얻는 순간의 모습을 사자와 같은 당당함으로 표현한 불상을 가리킨다.왓 체디루앙은 60m가 넘는 체디(탑)가 관광객들을 끌어모은다. 1411년 완공 당시 90m에 달했다는 체디는 대지진과 전쟁을 겪으며 상반부가 무너졌던 것을 유네스코의 도움을 받아 지금의 모습으로 복원했다. 왓 치앙만은 란나왕국을 건립한 멩라이왕이 치앙마이에 처음으로 지은 사원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가 높다. 15마리의 코끼리가 떠받친 모양의 황금빛 체디와 13세기 말 화재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아 도시를 지키는 불상으로 여겨지는 10m 높이의 크리스털 불상이 인상적이다. ●동굴사원에서 천천히 사색 즐기기 아이들이 꼽은 독특한 사원은 왓 록몰리와 왓 우몽, 왓 스리수판이었다. 왓 록몰리는 14세기 란나왕국의 왕족들을 위해 지은 것으로 추정되는데, 커다란 체디 아래에는 왕족의 묘실을 안치했다. 미얀마의 침공으로 폐허가 됐던 것을 20세기 들어서 복원했는데, 특히 돌을 활용한 세련된 양식과 아름다운 벽화가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왓 우몽은 멩라이왕이 자신에게 여러 도움을 줬던 승려의 명상을 위해 도이수텝 산기슭에 동굴(우몽)을 파서 완성한 사원이다. 700년이 넘은 고색창연한 동굴사원과 란나양식의 체디, 고요한 호수를 끼고 걷는 산책로까지 아이들과 함께 찬찬히 사색을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 왓 스리수판은 실버템플로 불린다. 14세기 은 세공사들이 모여 살던 마을에 지어진 사원으로, 태국의 은 세공기술을 압축적으로 보여 주는 예술작품과도 같다.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섬세한 은빛사원에 아이들도 감탄을 멈추지 못했다. 마이암현대미술관 찾아 예술 감성 충전 예술가 마을 반캉왓… 공방·아트숍 눈길 코끼리와 공존 위한 케어 프로그램 감동 눈과 입 즐거운 플리마켓 찾는 재미 쏠쏠 치앙마이에 남은 란나왕국의 가장 큰 영향력은 예술이 아닐까 싶다. 치앙마이는 태국 내에서 예술의 도시로 꼽힌다. 치앙마이대학교에서 다양한 개성의 예술가들을 배출할 뿐 아니라, 란나왕국에서 이어진 색다른 문화와 여유로운 라이프스타일에 매료된 세계 각국의 예술가들이 치앙마이로 몰려들고 있다. 실제로 시골 전통가옥에서 하룻밤 머물게 됐는데, 알고 보니 호스트가 한국에서 온 화가였다. 그녀에 따르면 치앙마이는 예술가들을 존중하고 이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정책을 펴고 있다. 덕분에 현재 태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예술가 중 치앙마이 출신이 많다고 한다. 그녀 역시 예술가에게 호의적인 치앙마이에 반해 수시로 찾아와 머물던 중 태국인 건축가 남편을 만나 정착을 결심하게 됐단다. 남편이 자신의 할머니를 위해 지었다는 집은 구석구석 그녀의 작품들로 채워져 특별한 감성을 더했다. 이 집 그네에 앉아 감자밭 위로 떨어지는 황금빛 오후 햇살을 마냥 바라보던 순간, 우리는 사바이 사바이란 단어의 힘을 고스란히 느꼈다.●미술관·대학교 아트센터서 예술 산책 치앙마이에서 예술가의 감성을 느끼기 좋은 공간이라면 마이암현대미술관과 치앙마이대학교 아트센터, 그리고 반캉왓(Baan Kang Wat)이 대표적이다. 마이암현대미술관은 라마 5세의 왕후 차오 촘 이암의 이름을 딴 것인데, 그녀의 조카 에릭 버나그가 가문에서 30년간 모은 소장품을 공유한 것이 미술관의 시작이 됐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치앙마이 출신 예술가로 잘 알려진 나빈 라와차이쿨의 작품을 만날 수 있어 더욱 반가웠다. 그는 안양예술공원 내에 전시된 작품 ‘로맨스정자’의 작가이기도 하다. 태국 전통 양식의 정자와 천장에 그려진 가상의 러브스토리가 흥미로운 이 작품은 태국 인플루언서의 방문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마침 서울역을 배경으로 제작된 영상작품도 전시 중이어서 치앙마이 한복판에서 묘한 기시감을 느끼기도 했다. 은빛 외관이 인상적인 미술관 내에는 기념품숍과 카페도 자리하고 있어 여유롭게 둘러보기 좋다. 치앙마이대학교 아트센터는 학생들의 전시는 물론 다양한 아트페어가 수시로 마련된다. 기성작가뿐 아니라 젊고 감각적인 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어 꽤 재미있게 둘러봤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통유리 너머 초록빛 정원을 함께 감상할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인 공간이다. 반캉왓은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하는 예술가들이 모여 만든 공동체 마을이다. 가운데 원형극장을 두고 20여개의 아기자기한 공방과 아트숍들이 모여 앉았다. 액세서리에 관심이 많은 첫째는 여기서 마음에 쏙 드는 은반지를 하나 골랐다. 자신의 작품을 알아봐 준 아이에게 젊은 작가는 애정 가득한 칭찬을 한참 쏟아냈다. 요즘도 아이는 반지에 관심을 보이는 친구를 만날 때마다 으쓱대며 반캉왓을 추천한다.●같이 걷고 씻고… 코끼리와 우정 쌓는 캠프 아이들이 이번 여행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경험으로 꼽은 것은 코끼리 케어 프로그램이다. 한때 태국은 코끼리쇼와 트레킹으로 유명했다. 물론 지금도 이를 찾는 관광객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동물학대와 코끼리 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하나둘 사라지는 추세다. 하지만 이미 인간에게 길들여지고 사유화된 코끼리들을 무조건 자연으로 돌려보낼 수는 없을 터. 치앙마이에서는 인간과 코끼리의 공존을 위한 최소한의 관광프로그램인 코끼리 케어를 곳곳에서 운영 중이다. 내용은 간단하다. 코끼리에게 먹이를 주고 함께 정글을 걸으며 이야기를 나눈다. 산책 후에는 목욕을 함께 하며 진흙마사지를 곁들인다. 여기에 참여한 관광객들이 지불한 비용은 코끼리 구조와 치료에 사용된다. 아이들에게 조금 더 특별한 경험을 선물하고 싶어 치앙마이 외곽에 코끼리캠프를 겸한 숙소를 예약했다. 그동안 동물원에 갇힌 코끼리를 멀리서만 바라봤던 아이들은 바로 곁에서 같이 걷고 직접 먹이를 주며 교감하는 과정에서 큰 감동을 느꼈다. 함께 목욕을 할 땐 코끼리가 내뿜는 물세례에 까르르 웃음이 터졌다. 아이들이 강바닥 진흙을 퍼서 등을 문질러 줬더니 코끼리는 기분이 좋은 듯 연신 물을 뿜어댔고, 눈부신 햇살 덕에 예쁜 무지개가 꿈처럼 비쳤다 사라졌다. 여기선 아침에 코끼리 모닝콜 서비스도 운영한다. 정해진 시간에 코끼리가 숙소 테라스로 찾아오면 투숙객이 먹이를 줄 수 있다. 포대를 가득 채웠던 바나나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걸 보며 아이들은 코끼리에게 먹보란 별명을 지어 줬다. 실제로 코끼리는 하루 100~200㎏의 먹이를 해치운다고 한다.●벼룩시장·대규모 야시장… 즐길거리 풍성 치앙마이의 또 하나 즐길거리는 플리마켓이다. 마을에서 열리는 소소한 벼룩시장부터 대로를 통째로 활용하는 대규모 야시장까지 일주일 내내 이들만 찾아다니기에도 바쁠 정도다. 그중에서도 토요일 아침 7시부터 열리는 나나정글(Nana Jungle)은 울창한 숲과 갓 구운 크루아상, 다양한 유기농 음식들이 어우러져 특별한 매력을 느끼기 좋다. 로컬 아티스트들의 작품도 구경하고 신선한 음식들을 한자리에서 맛보고 싶다면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열리는 참차마켓(Cham Cha Market)과 징자이마켓(Jing Jai Market)을 추천한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야자수농장을 배경으로 열리는 코코넛마켓(Ba Pao Flea Market)이 아기자기하고 재밌다. 여행작가
  • ‘직지’ 반세기 만에 새달 佛서 일반에 공개한다

    ‘직지’ 반세기 만에 새달 佛서 일반에 공개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본인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직지)이 반세기 만에 수장고를 나와 일반에 공개된다. 16일 프랑스 국립도서관 홈페이지에 올라온 ‘인쇄하다! 구텐베르크의 유럽’ 전시 소개글에는 “인쇄술의 발전 역사와 성공의 열쇠를 추적할 것”이라며 ‘금속활자로 인쇄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작품인 직지’라고 돼 있다. 이 전시는 다음달 12일부터 7월 16일까지 진행된다. 청주고인쇄박물관의 ‘직지 글로벌’ 누리집에 따르면 직지는 1900년 프랑스에서 열린 파리 만국박람회 한국관에서 처음 일반에 공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72년 ‘세계 도서의 해’ 기념 전시에서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근무하던 고 박병선(1923~2011) 박사가 1455년에 나온 구텐베르크 성서보다 직지가 78년이나 앞서 간행됐다는 것을 증명하며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졌다. 1973년 프랑스 국립도서관의 ‘동양의 보물’ 전시 이후 최근까지 직지 실물이 일반에 공개된 적은 없다. 반세기 만에 공개하는 만큼 직지는 전시에서 비중 있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수장고에 오랜 기간 있었던 터라 직지의 현 상태가 어떤지, 어떻게 전시될지도 관심을 끈다. 문화재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프랑스 국립도서관과 직지 전시를 위해 협력할 예정이다. 재단은 최근 프랑스 국립도서관과 ‘파트너십’ 관련 면담을 마쳤으며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직지의 정확한 명칭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이다. 충북 청주 흥덕사에서 고려 우왕 3년(1377년)에 금속활자로 발간됐다. 상하 두 권으로 구성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현재 하권만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다. 직지는 초대 공사 등을 지낸 프랑스인 콜랭 드플랑시(1853~1922)가 1880년대 말에서 1890년대 초 국내에서 수집한 뒤 골동품 수집가 앙리 베베르(1854~1943)를 거쳐 이 도서관에 기증된 것으로 파악된다.
  • 프랑스국립도서관 직지 반세기 만에 수장고 밖으로…4월 일반에 공개

    프랑스국립도서관 직지 반세기 만에 수장고 밖으로…4월 일반에 공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본인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이하 ‘직지’)가 반세기 만에 수장고를 나와 빛을 본다. 16일 프랑스 국립도서관 누리집에 따르면 도서관은 올해 4월 12일(현지시간)부터 7월 16일까지 열리는 ‘인쇄하다! 구텐베르크의 유럽’을 예고하면서 “인쇄술의 발전 역사와 성공의 열쇠를 추적할 것”이라며 ‘금속활자로 인쇄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작품인 직지(한국, 1377년)’라고 소개했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있는 ‘직지’가 일반에 공개되는 건 약 50년 만이다. 청주고인쇄박물관의 ‘직지 글로벌’ 누리집에 따르면 ‘직지’는 1900년 프랑스에서 열린 파리 만국박람회 한국관에서 처음 일반에 공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직지’의 가치가 널리 알려진 것은 1972년 열린 ‘세계 도서의 해’ 기념 전시에서였다. 당시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근무하던 고 박병선(1923∼2011) 박사는 ‘직지’가 1455년에 나온 구텐베르크 성서보다 78년이나 앞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이라는 것을 증명해 전 세계에 알렸다. 그러나 1973년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열린 ‘동양의 보물’ 전시 이후 최근까지 ‘직지’ 실물이 일반에 공개된 적이 없다. 반세기 만에 유물을 공개하는 만큼 ‘직지’는 전시에서 비중 있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여러 박물관이 ‘직지’를 임대해 전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도 했으나 매번 불발됐다. 수장고에 오랜 기간 있었던 터라 ‘직지’의 현 상태가 어떤지, 어떻게 전시될지도 관심사다. 이번 전시에서 문화재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프랑스 국립도서관 측과 ‘직지’ 전시를 위해 협력할 예정이다. 재단은 최근 프랑스 국립도서관과 ‘파트너십’(partnership) 관련 면담을 마쳤으며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단은 앞서 공모 사업을 통해 한문으로 된 ‘직지’의 프랑스어 번역을 지원한 바 있다. 사업을 담당한 대한불교조계종은 지난해 번역본 발간을 기념해 현지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직지’의 정확한 명칭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이다.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과 청주고인쇄박물관 등에 따르면 ‘직지’는 충북 청주 흥덕사에서 고려 우왕 3년(1377년)에 금속활자로 간행됐다. 상·하 두 권으로 구성된 것으로 추정되나 현재 하권만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다. ‘직지’는 1886년 한불수호통상조약 이후 초대 공사 등을 지낸 프랑스인 콜랭 드플랑시(1853∼1922)가 1880년대 말에서 1890년대 초 국내에서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뒤 골동품 수집가 앙리 베베르(1854∼1943)를 거쳐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기증된 것으로 파악된다. 우리 인쇄술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문화유산으로, 200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 “약과·오란다 좋아하세요?”…‘할매니얼’ 열풍에 전통과자 위상 ‘쑥’

    “약과·오란다 좋아하세요?”…‘할매니얼’ 열풍에 전통과자 위상 ‘쑥’

    ‘약켓팅’을 아시나요? 지난해 지역 유명 한과전문점을 중심으로 불기 시작한 약과의 인기가 유통·식품업체들로 번지고 있다. 할머니 취향을 선호하는 MZ 세대인 ‘할매니얼(할매+밀레니얼)’이 핵심 소비층으로 두각을 드러내며 전통과자, 그중에서도 특히 약과가 조명을 받았다. 약과 열풍은 지난해 장인한과·종로복떡방·버들골약과 등 지역 유명 한과전문점에서 시작됐다. 일부 할매니얼 소비자들이 콘서트 티켓을 예매하듯이 약과를 구매하기 위해 온라인 쇼핑몰에서 ‘광클’을 해야 한다는 데에서 ‘약켓팅(약과+티켓팅)’이라는 단어까지 생겨났다. 약과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절로 높아지면서 다른 유통·식품업계로까지 그 수요가 전이됐다. 이커머스 G마켓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25일까지 약과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무려 200% 껑충 뛰었다. 같은 기간 BGF리테일(282330)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147%, GS리테일(007070)이 운영하는 GS25 역시 181%의 약과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이마트24도 자체브랜드(PB) ‘아임e 이천쌀로 만든 미니약과’가 활약하며 1월 약과 매출이 45% 증가했다. 식품업체들은 서둘러 약과 신제품을 선보이며 약켓팅 현상을 집중 공략하고 나섰다. 비알코리아가 운영하는 던킨은 지난 13일부터 24일까지 한정해 ‘허니 글레이즈드 약과’를 선보인 결과 무려 20만개 판매고를 올렸다. 이에 던킨은 해당 제품을 상시 판매키로 결정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약과 열풍을 공략하고 나섰다. ‘줄 서 사먹는 도넛’로 젊은 세대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는 노티드 역시 약과에 주목했다. 노티드는 유명 궁중병과 브랜드 ‘만나당’과 협업해 지난 16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일일 한정 수량으로 ‘약과 스콘’을 선보이고 있다. 출시 직후 소비자들의 호응이 이어지자 청담점은 일일 한정 수량을 2배로 확대하기도 했다.유기농 브랜드 초록마을도 전통과자 판매량 52% 상승 약과로 시작된 할매니얼 열풍은 유기농 식품 시장까지 확대됐다. 14일 친환경 유기농 전문 브랜드 초록마을은 이달 1일부터 열흘간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자사 약과·오란다·쌀강정 등 전통과자 판매량이 직전 동기간(1월 22일~1월 31일) 대비 52%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할매입맛 대표 간식으로 떠오른 약과가 큰 인기를 얻으며 전체 판매량이 65% 이상 증가했다. 초록마을 ‘우리밀 약과’는 국내산 밀과 찹쌀가루로 반죽해 유기농 대두유로 튀겨낸 전통 간식 대표 상품이다. 이를 한입에 쏙 즐길 수 있는 사이즈로 만든 우리밀 미니약과는 판매량이 80% 이상 늘었다. 약과 열풍이 날로 거세지며 높은 열량과 당 함량 등 주의점도 함께 부각되자 소용량·저열량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쌀 소비 촉진 흐름과도 맞물리며 국내산 쌀로 만든 곡물과자까지 각광을 받고 있다. 쌀소라 과자는 2배 이상 판매량이 늘었다. 인절미 과자 역시 약 150% 증가했다. 동시에 국내산 유기농 엿기름과 쌀 등으로 만든 식혜와 국내산 생강과 곶감·유기농 설탕으로 만든 수정과 판매량은 17% 증가했다. 초록마을 관계자는 “초록마을 제과류는 전통과자와 곡물과자 등 건강한 원재료로 만들어 모든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할매니얼 트렌드와 부합했다”며 “향후에도 건강한 먹거리 문화 형성에 기여할 수 있는 제품을 지속해서 선보여 나가겠다”고 전했다. 홈플러스, 할매니얼+소식좌 공략 나서 이날 홈플러스도 1월 한 달간 약과 온라인 매출 신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옛날 과자·식혜 매출도 각각 87%·47% 신장했다. 대표적으로 지난 1월 선보인 ‘아리울떡공방 굳지 않는 떡’이 있다. 최근 전통 간식이 인기인 할매니얼 트렌드를 겨냥한 것은 물론 소식(小食)좌 열풍을 반영해 전통 간식 떡을 소용량으로 담아냈다. 굳지 않는 특허기술이 적용돼 쫀득한 식감까지 살렸다. 실제로 출시 3주 만에 2억이 넘는 매출을 올리며 지난 1년간 ‘핫새(핫하거나 새롭거나)’ 기획전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동시에 냉동 떡 상품군 매출은 1165% 성장하기도 했다. 권은미 홈플러스 낙농&냉동팀 바이어는 “통상 냉동 떡은 비주류 카테고리로 취급되지만 할매니얼과 소식하는 현대인을 겨냥해 소용량 개별 포장으로 고객 접근성을 높인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 [길섶에서] 거룩한 순댓국/박록삼 논설위원

    [길섶에서] 거룩한 순댓국/박록삼 논설위원

    솥단지에서는 늘 김이 모락모락 피어났다. 왁자지껄한 식당 안쪽 식탁은 늘 아저씨들 차지였다. 아주 가끔씩 아줌마 한두 명이 눈칫밥 얻어먹듯 구석자리 하나 차지해 후다닥 한 접시 해치우고 자리를 떴다. 시장통 순댓집 풍경은 시큼한 막걸리 냄새와 묘한 돼지 냄새가 뒤섞여 어린 후각에 결코 유쾌하지 않은 곳으로 남았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타지 생활 시작하며 처음으로 먹어 본 순대는 약간의 쿰쿰함만 빼면 의외로 먹을 만했다. 젊은 시절 여럿 둘러앉아 순대 한 접시에 초록병 뚜껑을 참 숱하게도 비틀었다. 딱히 약속 없는 퇴근길이면 혼자서 순댓국에 소주 한 병을 마시곤 한다. 홀로 앉아 눈만 끔뻑이며 소주 한 잔에 국밥 퍼 먹는 내 모습이 거울도 없는 순댓국집 여기저기에 비친다. 비슷한 처지끼리 제 뚝배기에만 집중할 따름이다. 시인 황지우가 노래한 ‘몸에 한 세상 떠 넣어 주는 먹는 일의 거룩함이여’까지는 아니라도 뻘쭘함은 덜하다. 다행이다.
  • ‘물의 정원’ 중심으로 동선 순환… 변화무쌍 사진 전시 공간 디자인 [건축 오디세이]

    ‘물의 정원’ 중심으로 동선 순환… 변화무쌍 사진 전시 공간 디자인 [건축 오디세이]

    ‘사진은 예술인가.’ 사진이 처음 탄생한 순간부터 줄기차게 제기돼 온 질문이 무의미해진 지 오래다. 기록 매체였던 사진은 1950년대에 자기만의 시각으로 풍경과 시대의 삶을 기록하는 걸출한 작가들의 등장과 함께 사진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갤러리들이 생겨나면서 명실상부한 예술의 한 장르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카메라뿐 아니라 휴대폰을 가진 누구나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디지털 이미지가 우리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요즘 ‘사진은 예술인가’라는 질문이 다시 유의미하게 다가온다.지난해 12월 21일 개관식을 갖고 모습을 드러낸 ‘뮤지엄한미 삼청(Museum of Photograph Seoul)’에서 어느 정도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2003년 우리나라 최초의 사진 전문미술관인 한미사진미술관을 서울 송파구 방이동 한미약품 사옥 19·20층에 개관한 송영숙(한미약품 회장) 관장이 2023년 미술관 개관 20주년을 맞아 새로 건립한 미술관으로, 건축가 민현식(건축사사무소 기오헌 대표)이 설계했다.●동선 다양화… 작품 관람 선택 폭 넓혀 밝은 초록색의 자그마한 마을버스 11번 종점에서 왼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어중간한 크기의 공용 주차장 뒤편에 반듯한 직사각형 입면의 2층 건물이 보인다. 산을 배경 삼아 서 있는 건물 외관은 무덤덤하다. 그러나 입구를 지나자 풍경이 바뀐다. 그다지 넓지 않은 로비 공간 맞은편의 통창으로 아침 햇살이 눈부시게 비친다. 중정의 역할을 하는 사각 인공 연못 수면에 떨어지는 햇빛의 입자들이 맑은 공기 속으로 아우성치듯 반사되면서 눈이 부시다. 통창 너머로 ‘ㄱ’ 자로 이어진 건물 덩어리들이 겹을 이룬다. 2층에는 다리도 보인다. 로비 왼쪽으로는 계단과 다리가 교차하고 2층까지 오픈된 전시 공간에선 대한뉴스가 연상되는 영상물이 상영되고 있다. “중정의 역할을 하는 ‘물의 정원’을 중심으로 크기와 형상 그리고 형식이 다른 공간들이 안팎에서 3차원으로 교직하는 디자인을 만들었습니다. 공간의 흐름에 따라 순환하는 동선을 만들었기 때문에 어느 지점에서 관람을 시작하더라도 공간들을 하나의 서사로 엮을 수 있고, 관람자마다 자신만의 공간 드라마를 도출할 수 있게 됩니다.” 미술관의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관람 동선을 어떻게 만드느냐다. 민 대표는 “순환 동선에 따라 한 바퀴 돌면서 관람해도 되지만 안과 밖에 만들어 놓은 2개의 다리를 통해 가로질러 갈 수도 있다”면서 “단면이 아닌 매트릭스 구축으로 동선을 다양화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고 덧붙였다. 신도리코 사옥과 공장에 갤러리 공간을 두어 ‘미술관 같은 공장’을 설계한 바 있는 그는 “뮤지엄이란 전시를 목적으로 하는 공간이지만 디자인에 앞서 늘 몇 갈래 길에서 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미국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이나 프랭크 게리의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 자하 하디드의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와 같이 형태가 우선하는 미술관이 있고, 미스 반데어로에가 설계한 독일 베를린의 신국립미술관처럼 작품이 두드러지는 공간이 있다. 15~16세기 이탈리아 회화를 전시할 목적으로 로버트 벤추리가 설계한 영국 런던 내셔널갤러리의 세인즈버리윙처럼 전시될 작품에 맞춰 디자인하는 경우도 있다. 그는 “뮤지엄한미의 경우 ‘중성적 공간’을 추구했다”고 말했다.그의 건축에서 중요한 키워드는 우리 전통 건축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마당’이다. ‘비움’으로 드러나는 마당은 공간을 점유하는 방법에 따라 한시적으로 기능을 발휘하고 다시 비어 있는 상태로 돌아온다. 이처럼 기능이 미리 정해지지 않은 불확정성의 공간으로 쓰임새에서 자유로운 곳이 바로 중성적 공간이다. “이곳에서 전시 공간은 전시될 작품의 배경이 됩니다. 어떤 종류의 사진이 들어오든 전시할 수 있도록 공간이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있습니다. 공간의 쓰임을 미리 규정하지 않고 전시 작품에 따라 언제든지 다양하게 모양을 바꿀 수 있는 중성적 공간이 되도록 했습니다. 양각으로 돌출시키기보다 음각으로 덜어 낸 공간이어서 전시실의 분위기는 전시된 작품이 주도하게 될 것입니다. ” 민 대표는 “전시 작품에 따라 변화가 가능하도록 별다른 장식을 하지 않았고 다만 전시실의 가변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중바닥과 벽, 시스템 천장에 전시를 위한 레일 등 인프라를 장착했다”면서 “메인 전시 공간인 1, 2 전시실 층고를 휴먼스케일을 넘어서게 만들어 공간의 시간성을 확장했기 때문에 다양한 전시 기법이 가능하고 작가들의 창의력도 자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순환형의 동선으로 만들어진 중성적인 공간에 관람객들은 흐트러짐 없이 전시된 작품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신축 개관전으로 마련한 ‘한국 사진사 인사이드 아웃, 1929~1982’ 전시의 경우 연대기 순으로 구성된 까닭에 관람객은 로비에서 오른쪽으로 들어가 1전시실부터 관람을 시작한다. 한국 사진이 어떤 제도적 조건과 역사적 문맥 속에서 역사를 일궈 갔는지를 보여 주는 기념비적인 작품들을 만나게 된다. 현란한 기교도 없는 흑백 스트레이트 사진 속에 담긴 옛 풍광을 들여다보고 먼지처럼 사라졌을 사진 속 인물들을 만나며 감상에 젖게 되곤 한다. ●높이 7m 벽에 콘서트홀 같은 음향 설비 뮤지엄한미 삼청은 21세기 디지털 이미지의 등장으로 드라마틱한 변화를 맞은 사진 매체를 폭넓게 수용할 수 있도록 공간을 디자인했다. 민 대표는 “100년밖에 안 된 예술이지만 가장 넓은 가능성을 지닌 예술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면서 “애초엔 오로지 사진에 집중하도록 설계를 시작했지만 논의를 거듭하면서 영상과 사운드까지 수용할 수 있도록 공간 설계를 바꿔 나갔다”고 설명했다. 원래 지하 1층의 멀티홀은 행사나 세미나를 위한 공간으로 디자인했지만 지금은 대형 화면으로 사용할 수 있는 7m 높이의 전시 벽과 함께 콘서트홀에 뒤지지 않는 음향 설비를 갖춘 공간으로 바뀌었다. 미디어월이나 영상물 상영이 가능한 외벽과 파빌리온 등 외부 전시 공간도 다양하게 갖췄다. 사진을 동반한 랜드아트, 장소 특정적 미술, 개념미술부터 사진을 기원으로 발전한 뉴미디어 영상까지 전시 대상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수장고 소장 사진 수명 500년까지 보장 뮤지엄한미 삼청에서 각별하게 공을 들인 곳은 사진 보관에 완벽한 조건을 갖춘 수장고와 개방 수장고다. 지난 20년간 수집한 2만여점에 달하는 사진 소장품의 보존을 위해 임본부컴퍼니의 설계로 세계 최고 수준의 저온 수장고와 냉장 수장고를 구축했다. 15도에 상대습도 35%의 저온 수장고와 5도에 상대습도 35%의 냉장 수장고의 항온항습 시스템은 ‘역사적’ 사진 소장품의 수명을 500년까지 보장한다. 작품과 접촉하는 모든 재료는 중성 아카이벌 재료를 사용했고, 수장고 외장재도 보존성이 높은 스테인리스 스틸을 사용했다. 좁은 공간에 최대한의 작품을 보관하기 위해 한미약품 창고에서 사용하는 자동화된 창고 시스템을 적용했다. 보존에 취약한 역사적 작품들을 전시할 수 있도록 저온 수장고와 연결된 개방 수장고를 만들었다. 이곳에서는 개관 전시와 연계해 1929년 이전의 우리나라 초기 사진들을 선보이고 있다.계단을 내려가 지하 1층의 멀티홀을 지나면 카페와 뮤지엄숍이 있다. 바닥 마감을 물로 한 ‘물의 정원’도 만난다. 한겨울에도 물이 얼지 않도록 정원 바닥에 난방 공사를 해 놓았다. 사시사철 변화무쌍한 자연을 수면에 적극 수용하기 위해서다. “물은 자연 그 자체입니다. 잔잔한 수면 위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빛과 바람, 하늘이 올곧이 반사되면서 독특한 공간감을 갖게 됩니다. 자연의 아름다움에 늘 접하는 만큼 이 미술관도 언젠가는 자연의 일부로 작동하게 되기를 바랍니다.”2층에는 학예실과 사진작가 주명덕, 강운구가 기증한 LP 음반과 오디오시스템을 갖춘 라운지가 있다. 아직 공개되지 않아 침묵이 흐르는 공간에 천장 목제 루버와 복합볼트 구조체를 통과한 빛이 카펫처럼 내려앉는다. 통창으로 부드러운 말바위 능선이 보인다. 현역 건축가 중 최고참급에 속하는 민 대표는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며 말했다. “좋은 땅입니다. 백악산(북악산)을 등지고 앞으로 삼청동 계곡을 건너 편안하게 흐르는 말바위 능선을 바라보는 형국이 빼어난 길지(吉地)입니다. 눈이 내렸을 때 꼭 와 보세요. 정말 아름답습니다. 이 땅의 아름다움과 미술관이 융합해 새로운 풍경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함혜리 건축 칼럼니스트
  • 이재명 “윤미향 얼마나 억울했을까”에 김기현 “초록은 동색” 비판

    이재명 “윤미향 얼마나 억울했을까”에 김기현 “초록은 동색” 비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위안부 할머니들의 후원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윤미향 무소속 의원에 대해 “얼마나 억울했을까”라고 발언한 가운데,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인 김기현 의원이 “초록은 동색”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대표가 전날 “검찰이 윤미향을 악마로 만들었다. 의심해서 미안하다”고 한 말을 소개하며 “윤미향 위로 글이라는데 주어를 모두 이재명으로 바꿔 읽어도 전혀 이질감이 없다”며 “이 대표가 일관해 온 변명의 주어만 바꿔 일기로 쓴 듯하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검찰이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었던 윤 의원을) 8개 혐의로 기소, 징역 5년형을 구형했지만 2년 반 재판 후 7개 무죄, 1개 벌금(1500만원)을 선고받았다”며 “검찰과 가짜뉴스에 똑같이 당하는 저조차 의심했으니 인생을 통째로 부정당하고 악마가 된 그는 얼마나 억울했을까”라고 윤 의원을 위로했다. 이어 “미안합니다. 잘못했습니다. 다시 정신 바짝 차리겠다”라며 검찰과 정면승부를 다짐하는 듯한 글을 남겼다. 검찰이 윤 의원을 무리하게 기소했다고 지적하며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 역시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재판부에서 인정된 혐의가 줄어들었다고 위안부 피해자들 후원금을 등친 파렴치 죄가 없는 죄가 되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대선 때엔 반대로 윤 의원이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를 ‘여성 폭력 없는 세상에 힘쓸 후보이기에 지지한다’고 했는데 ‘초록은 동색’이라는 말이 하나 틀린 게 없다”라며 “반드시 함께 총선 승리를 이뤄서 상식과 양심이 살아있는 사회를 되찾자”고 강조했다.
  • [이토록 멋진 농업] 약 없이도 되찾은 활력… 자연 속에서 다시 피었어요

    [이토록 멋진 농업] 약 없이도 되찾은 활력… 자연 속에서 다시 피었어요

    강원 1004 치유농장 ‘원예치료’잼·고추장 만들고 작물 등 수확“할 수 있는 일 많아” 자신감 회복올해 치유농업 예산 134억…50% 껑충 의과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되고 있는 치유농업은 어떤 과정을 통해 몸과 마음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는 걸까. 17년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는 강원 춘천 ‘1004치유농장’의 최미순 대표는 “자연 속에서는 할 수 있는 게 참 많다”는 대답을 내줬다. 최 대표는 지난해 발달 장애인들과 ‘초록으로의 산책’이라는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씨앗을 심어 물을 주고 재배해 수확하는 전 과정을 1년 내내 함께했다. 수확한 사과로 잼을 만든 뒤 고춧가루를 섞는 과일 고추장 담그기나 상추국화 꽃다발 만들기, 팬지 모종 심기, 고구마 수확, 허브 족욕 같은 행사도 있었다. 회당 1시간씩 10회로 구성된 이 프로그램을 연간 8차례 운영했다. 최 대표는 이 과정이 위로를 받고 자신감을 회복하는 과정이 됐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9일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학교 장애인들은 자신들이 아무것도 못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꽃꽂이를 완성한 뒤 ‘나도 할 수 있는게 많다’며 자신감을 많이 회복한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쉼터에서 이곳을 찾는 아이들은 몸과 마음에 상처가 많다”면서 “이들은 특히 내부 공간보다 야외 활동을 좋아한다. 농작물이 자라는 공간을 산책하고 스킨십하며 대화를 나누다 보면 시설에서 봤던 슬픈 표정들이 안 보이고 정서적으로 바뀌는게 보인다”고 말했다. 사람과 교감하기 힘든 이들은 농장에 있는 토끼를 품에 안고 따듯한 체온을 나누기도 한다고 전했다. “(장애인) 시설로 직접 가서 실내에서 교육을 받을 때는 사람들을 공간에 가둬 두다 보니 이동도 어렵고 하지 말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되잖아요. 그런데 자연 속에서는 할 수 있는 일도, 해야 할 일도 참 많아요.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이 공간에 와서 있게만 해달라고도 하죠. 사계절 동안 변하는 들판을 보는 일 자체도 위로가 됩니다.”오감 자극하는 농장 녹색환경 핵심책임감 길러주는 식물기르기·동물 교감따듯한 인적 상호작용…재통합 공간으로 최 대표의 말처럼 의학적 약물이나 수술이 아닌 몸속에 내재한 힐링 시스템을 작동시키는 과정이 치유농업이다. 농장의 녹색 환경, 다양한 실내외 활동, 동물 및 자연과의 교감, 농장주의 따뜻한 태도로 사회 재통합의 공간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 97회에 걸쳐 노인과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사회서비스 연계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 참가 집단의 평균 스트레스 지수가 최대 45% 감소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과학적으로 검증되기도 했다.<서울신문 2월 9일자 2면> 치유농업은 오감을 자극하는 녹색 환경이 핵심이다. 식물로 조성된 환경에 관심과 집중을 기울일 수 있도록 회복 공간을 제공한다. 단순 명료하고 반복적이면서 책임감을 자극하는 식물을 기르고, 자신의 보살핌으로 열매가 맺히고 수확해 삶에 활용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자신의 능력과 자신감을 회복해가는 것이다. 참여자와 진행자 간의 친밀한 인적 상호 작용도 치유 요소로 작용한다. 치유농업의 선두주자인 네덜란드는 2002년 급증한 학생들의 자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소년 치유농장을 도입해 참여 학생과 부모, 농가들에 모두 만족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거뒀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치유농장은 사회에서 인정 받지 못하고 소외감을 경험한 참여자들이 소중한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고 따뜻한 환영을 받으며 자존감과 존엄성을 회복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반려동물·곤충 등 치유자원 15종 발굴세로토닌 등 의과학적 효과 검증도 확대전문인력 600명 육성…일자리 300개우수 치유농업시설 인증제 도입 박차 이에 힘입어 올해 치유농업 예산은 13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9.8% 대폭 늘었다. 농진청 치유농업추진단은 올해 사회서비스를 연계한 치유농업 사업 모델을 현장에 확산하고 국민들의 참여 기회를 늘리기 위해 참여자 수를 12만명으로 늘렸다. 2021년(2만 7000명)보다 4배 이상 늘린 수치다. 또 반려동물·애완곤충, 식물자원, 들깨 등 치유자원 15종을 발굴하고 아동·청소년·장애인·노인·스트레스 고위험군 등을 위한 맞춤형 우울 개선 프로그램, 스트레스 완화 치유관광 서비스 등 콘텐츠 8종도 개발한다. 세로토닌(우울감), 코티졸·HRV(스트레스) 등 의학·과학적 효과 검증도 20건으로 늘릴 예정이다. 교육·정보형 3D 가상 치유농장과 같은 신산업 기술도 개발한다. 치유농업 확산을 위해 600명의 전문 인력을 육성하고 300개의 일자리도 창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장 실무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을 지원하고, 치유농업사 시험의 체계적 관리와 일자리 연계를 위한 치유농업 종합정보망도 구축한다. 지방농촌진흥기관에는 치유농업사 55명을 의무배치해 교육·서비스를 진행한다. 조재호 농진청장은 “치유농업시설 기준에 대한 신규 창업자들의 문의가 많은데 현재 기준이 없어 서비스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우수 치유농업시설 인증제를 도입해 고품질 치유농업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 5만년 만에 온 초록빛 츠비키 혜성을 볼 마지막 기회 [우주를 보다]

    5만년 만에 온 초록빛 츠비키 혜성을 볼 마지막 기회 [우주를 보다]

    5만년 전 네안데르탈인이 본 이래 처음으로 지구를 방문한 초록색 츠비키 혜성(C/2022 E3:ZTF)을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이번 주말 혜성은 황소자리에 있는 화성 가까이에 육박하는데, 그 근처를 쌍안경으로 겨누면 쉽게 찾을 수 있다. 혜성 ZTF는 태양과 지구 모두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근일점, 근지점을 다 지났고, 이제는 태양계 바깥쪽으로 향해 항행하고 있는 중이다.혜성은 2월 10일부터 2월 15일까지 붉은 행성 화성 옆에 나타나 오리온자리와 에리다누스자리에 접근하기 시작한다. 요즘 화성은 일몰 약 1시간 후 밤하늘 높이 황소자리의 알파별 알데바란 근처에 위치하여 이른 저녁 혜성을 찾는 데 좋은 지표가 되어준다. 또한 화성 역시 "우리 태양계의 가장 바깥쪽에서 온 메신저"를 찾을 수 있는 훌륭한 기준점을 제공한다. 2월 내내 화성의 밝기는 -0.2에서 +0.4 등급 사이이므로 심각한 빛공해가 없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발견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금성과 목성도 이른 저녁 하늘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2월 밤하늘에서 가장 밝은 행성인 금성은 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서는 저녁별일 때 개밥바라기라고 불렀다. 개밥바라기는 개의 밥그릇이란 뜻이다. 금성이 저녁 하늘에 뜰 때는 개에게 밥 줄 시간이라는 의미다. 이번 주말을 넘기면 혜성은 지구에서 멀어지면서 희미해지기 때문에 일반인이 찾기는 어려울 수 있다. 츠비키 혜성이 희미해지더라도 언제 어디서 봐야 하는지 안다면 여전히 볼 수 있는 시간이 아직 남아있다.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황홀한 진홍의 화가, 고단했던 삶/미술평론가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황홀한 진홍의 화가, 고단했던 삶/미술평론가

    오스카 블루머는 1867년 독일에서 태어났다. 베를린 왕립 디자인 아카데미에서 건축을 공부했는데 드로잉을 뛰어나게 잘했다. 1893년 좀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능력을 펼쳐 보려는 포부를 안고 미국으로 이주했다. 처음에는 시카고에서 건축 설계를 했으나 동료 건축가와 저작권 소송을 벌인 후 그 일에 정이 떨어져서 화가가 되기로 작정하고 뉴욕으로 옮겨 갔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그는 1910년대에 활발히 활동했고 뛰어난 작품들을 그렸다. 미국 모더니즘의 산실인 앨프리드 스티글리츠의 화랑 ‘291’에서 개인전도 열었다. 비평가들의 관심을 끌었지만 그림은 팔리지 않았다. 고객의 수준에서 볼 때 화풍이 너무 전위적이었다. 1916년 블루머는 생활비가 비싸고 번잡한 뉴욕을 떠나 뉴저지의 블룸필드로 이사했다. 제1차 세계대전 중이라 이 소도시에도 독일인에 대한 반감이 퍼져 있었다. 독일 출신인 블루머를 색안경을 끼고 본 이웃의 신고로 그는 미 해군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환영받지 못했지만 블루머는 이곳에서 10년을 살며 마을의 공장과 집, 운하와 거리를 그렸다.‘집과 나무’는 이 시기의 작품이다. 기하학적 평면으로 단순화된 형태에서 큐비즘의 영향을 볼 수 있다. 큐비즘 운동은 1900년대 후반 파리에서 일어났는데 큐비즘 화가들은 형태를 중요시했지 색채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블루머는 큐비즘에 독일 표현주의의 선명하고 강렬한 색채를 결합했다. 진분홍, 주홍, 빨강으로 칠해진 집이 주인공처럼 중앙을 차지하고 배경의 하늘색, 옆 건물의 짙은 청색, 나무의 초록색이 음악처럼 변주되며 붉은색을 튀어 오르게 한다. 색채의 대조와 조화가 황홀하지만 집 앞의 한 그루 나무는 외로워서 서럽다. 블루머의 그림에는 사람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화가 자신이 세상과 화합하지 못해서였을까. 1926년 부인을 잃은 데다 뒤이은 대공황으로 그의 삶은 더욱 팍팍해졌다. 그림에도 어둡고 쓸쓸한 분위기가 짙어 갔다. 1935년 교통사고를 당해 몸이 상하고 불면증과 만성 통증을 얻은 늙은 블루머는 1938년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2005년 휘트니미술관은 블루머 특별전을 열어 그를 미국 모더니즘의 선구자로 미술사에 확고히 자리잡게 했다. 너무 늦게 온 성공.
  • 부산시, 지역 기업·아동 보호단체와 힘모아 자립준비청년 지원 강화

    부산시, 지역 기업·아동 보호단체와 힘모아 자립준비청년 지원 강화

    부산시와 지역 민간기관이 자립준비청년의 안정적인 자립을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시는 3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월드비전, 굿네이버스와 자립준비청년(보호종료아동)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한 ‘자립+ 동행 프로젝트’ 업무 협약식 겸 후원금 전달식을 개최했다. 자립준비 청년은 양육시설이나 위탁 가정의 보호를 받다가 만 18세 이후 보호가 종료돼 홀로서기에 나서는 청년이다. 자립+ 동행 프로젝트는 시와 지역 내 민간 기관이 힘을 모아 자립준비청년의 자립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날 협약에 따라 시는 사업을 총괄하고 홍보 등 행정 지원을 하기로 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부산지역본부는 자립준비 청년의 보호종료 후 원활한 생활을 위해 침구류 등 생활용품으로 구성된 자립키트를 제공하고, 월드비전 부산사업본부는 맞춤형 주거 지원, 자기 성장 계획에 근거한 진로 계획 등을 돕기로 했다. 굿네이버스 영남지역본부는 사회진추를 위한 운전면허증 취득을 지원한다. 이 사업의 원활하고 지속적인 추진을 위해 세정나눔재단이 자립키드 사업비 5000만원,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주거 및 꿈 지원비 1억원을 후원했다. 이날 전달식에는 세정나눔재단이 참석해 대표로 후원금을 전달했다. 시에서는 자립준비청년들의 사회 안착과 경제적 부담 완화를 위해 자립정착금을 지난해 대비 300만원 인상해 올해부터 1000만원 지급하고 있다. 대학 입학자를 위한 입학준비금도 신설해 1인당 50만원을 지원 중이다. ‘유쾌한 자립준비 청년’ 사업 등 자조 모임도 운영하면서 정서적 지지도 강화할 계획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자립준비청년들이 성공적으로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부산시가 부모의 마음으로 동행하겠다”고 밝혔다.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지원을 희망하는 기업이나․단체는 부산시 아동청소년과(051-888-1642), 부산시보호아동자립지원센터(051-441-7006)로 문의하면 된다.
  • [길섶에서] 봄을 기다리는 마음/임창용 논설위원

    [길섶에서] 봄을 기다리는 마음/임창용 논설위원

    입춘이 지척인데 집 앞 개울 얼음이 단단하다. 며칠 전 역대급 강추위의 위력을 실감하게 한다. 햇빛에 비쳐 투명한 얼음 속 물소리가 명랑하다. 그래도 물가 양지바른 곳 마른 토끼풀 숲속엔 초록풀 몇 가닥이 봄을 향해 손짓한다. 어쩌면 지난해 11월 이상 난동에 돋아난 싹이 그대로 얼어버린 것이리라. 아니면 봄을 기다리는 내 간절함에 해빙의 상징으로 눈에 띈 것일까. 해빙을 고대하는 마음이 어찌 나 뿐일까. 이상기후로 인한 북극발 한파만큼이나 이번 겨울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얼어붙게 했다. 난방 스위치 만지는 손가락이 떨리고 눈덩이 이자에 통장 잔고가 눈 녹듯 사라지는 오늘. 그래도 창밖 소나무 꼭대기의 까치는 걱정 말라는 듯 연신 나를 향해 울어댄다. 하긴 겨울이 가면 어김없이 봄이 오지 않는가. 1년의 첫 달이 어느새 지나갔다. 뜻밖의 손님처럼 문득 눈앞에 다가온 입춘. 얼어붙은 우리 마음에도 조만간 해빙의 기운이 가득할 것임을 애써 믿어 본다.
  • 하얀 겨울, 초록 마법 속으로…바람 언덕, 바다 숨결 곁으로[권다현의 童行(동행)]

    하얀 겨울, 초록 마법 속으로…바람 언덕, 바다 숨결 곁으로[권다현의 童行(동행)]

    예사롭지 않은 추위였다. 아이들은 물론 엄마 아빠도 이불 밖을 나서기 힘겨웠다. 눈 내리는 겨울을 손꼽아 기다렸던 둘째조차 봄이 오려면 몇 밤을 더 자야 하냐고 물었다. 그 귀여운 투정을 달래려고 봄에 하고 싶은 것들을 함께 이야기해 보기로 했다. 아이는 엄마와 손잡고 초록 숲길을 걷고 싶단다. 종알종알 수다가 많아지는 그 순간이 그리운 모양이다. 한겨울엔 유치원을 오가는 게 둘만의 유일한 산책이었는데 그마저 매서운 바람에 종종거리기 바빴다. 하루쯤 겨울을 잊고 아이와 느긋하게 소요하고 싶어졌다.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돔형 온실을 자랑하는 경남 거제식물원은 그런 거짓말 같은 하루에 잘 어울리는 곳이다.2020년 처음 문을 연 거제식물원은 개장과 함께 큰 화제를 모았다. 초대형 온실 ‘정글돔’ 덕분이다. 서울식물원이나 국립세종수목원도 대형 온실을 갖췄지만 단일 규모로는 정글돔이 국내 최대(4468㎡)다. 30m에 이르는 천장도 우리나라 온실 중 가장 높다. 더욱 놀라운 건 온실 안에 기둥이 없다는 것. 유리 조각 7500장을 이어 붙여 거대한 온실을 완성했다. 요즘 아이가 블록을 이용해 집이나 유치원, 기지 따위를 만드는 데 열심인 터라 기둥 없이 건물을 세우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빗대어 설명해 줬다. 막연하게나마 무게중심과 하중의 개념을 알아들었는지 대뜸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걸 만든 사람은 마술사인가 봐요!” ●4468㎡ 최대 온실… 마치 정글북 주인공 된 듯 정글돔 안으로 들어서니 습기를 잔뜩 머금은 열대의 온기가 우리를 맞아 줬다. 원래 정글은 나무가 빽빽한 밀림을 뜻하는 단어지만 열대우림과 비슷한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아이도 정글이란 단어를 듣고 가장 먼저 아마존을 떠올렸다. 물론 실제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온실을 가득 채운 이국적인 나무와 커다란 인공바위, 후끈한 공기가 잠시나마 우리를 초록빛 정글로 초대한다. “여기 진짜 아마존 같아요!” 아이는 신이 나서 두꺼운 외투를 벗어 던졌다. 한결 가벼워진 옷차림으로 손을 맞잡은 아이와 난 신기한 식물이 보일 때마다 상상을 보태 수다를 떨었다.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은 시수스(Cissus)다. 인공바위를 따라 머리카락처럼 길게 늘어뜨린 뿌리가 마치 영화 속 어느 정글에 들어선 느낌이었다. 며칠 전 봤던 만화 영화 ‘정글북’을 떠올린 아이는 모글리가 나무와 나무 사이를 날 때 매달렸던 게 이 뿌리가 아닐까 추측했다. 안내판에 ‘시서스’라고 표기돼 있어 한창 다이어트 식품으로 인기 있는 식물인가 싶었는데, 시수스는 담쟁이덩굴과 비슷하게 자라는 뿌리식물이었다. 뿌리를 국수 가락처럼 길게 늘어뜨린 이유는 공기 중의 수분을 흡수하려는 열대식물의 생존 전략이라고 한다. 생명력이 강해 비교적 키우기 쉽고, 오존에 민감한 편이라 집이나 사무실에서 기르면 오존 경보 장치 역할을 한단다. 다음으로 우리 눈을 사로잡은 건 높다란 흑판수다. 수령이 300년에 이른다는 흑판수는 그 모양도 이채롭지만 웅장한 규모를 자랑하는 정글폭포 곁에 자리해 더욱 아름다운 풍광을 빚어낸다. 옆으로는 거미백합 군락도 펼쳐져 정글돔의 숨은 포토존으로 꼽힌다. 원래 국명은 알스토니아 스콜라리스(Alstonia scholaris)인데 칠판이나 연필을 만들 때 사용된다고 해 흑판수란 이름으로 더 널리 불린다. 영문명도 ‘블랙보드 트리’다. ●흑판수·바오바브… 식물마다 이야기꽃 “나무로 종이도 만들고 연필도 만들고 칠판도 만들고… 아휴, 나무가 없으면 우리는 어떻게 공부하죠?” 아이가 묻기에 지우개의 원료인 고무도 나무에서 나오는 수액으로 만든다고 하니 눈이 동그랗게 커진다. 흑판수의 또 다른 이름은 ‘데빌 트리’(Devil Tree). 소원을 말하면 이뤄 준다는 전설 때문이라는데 천사가 아닌 악마가 이름으로 붙은 건 왜일까. “천사는 착한 소원만 이뤄 주지만 이 나무는 나쁜 소원도 이뤄 준 게 아닐까요?” 아이의 추측에 나도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이 외에도 정글돔에는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 왕자’로 잘 알려진 바오바브나무와 부처가 깨달음을 얻었다는 보리수나무를 비롯해 하얀 꽃과 오렌지색 열매가 사랑스러운 카나리아야자, 붉은 횃불 모양의 꽃이 인상적인 꽃바나나, 화려한 색과 독특한 모양이 눈길을 사로잡는 극락조화, 실리콘처럼 말랑말랑한 잎이 신비한 벌집징가, 다채로운 모양의 선인장까지 자꾸만 걸음을 멈추게 하는 식물들로 가득하다. 또 반짝반짝 로맨틱한 조명으로 장식한 빛의 동굴과 모아이 목상이 자리한 정글동굴, 정글돔의 하늘을 가로지르는 정글하늘길 등 사진을 찍어 둘 만한 포인트도 다양하다.●동글동글 정글돔 속 ‘새 둥지’… 인생샷 한 컷 그중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포토존은 단연 ‘새 둥지’. 이국적인 열대우림을 배경으로 나무로 엮어 만든 새 둥지를 연출했는데 성인 한두 명은 들어갈 만큼 넉넉한 크기다. 그물처럼 촘촘하게 유리 조각을 이어 붙인 정글돔의 투명한 천장도 조화롭게 어우러져 이른바 인생샷 명소로 꼽히기 충분하다. 평일에 방문한 우리는 금세 사진을 찍었지만 주말에는 길게 줄이 늘어선다. “여기에 왜 새 둥지가 있는지 알겠어요!” 무슨 말인가 싶었는데 아까 정글돔에 들어서기 전 아이는 온실 모양이 공룡알을 닮았다고 했었다. 그러고 보니 축구공처럼 반듯하게 동그란 게 아니라 달걀처럼 한쪽이 갸름하게 둥근 모양이었다. 알 모양 정글돔 안에 새 둥지 포토존이라니, 아이는 스스로 그 연결고리를 찾아낸 게 뿌듯한 모양이다. 건축가의 의도가 정말 그러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여러모로 상상력을 자극하는 포토존이었다. 정글돔을 빠져나오면 ‘비 내리는 정원’이 이어진다. 대형 석부작과 담쟁이, 고사리, 아이비 등으로 연출한 정원인데 공중에 설치된 스프링클러로 물을 뿌리기 때문에 이름 그대로 비가 내리는 정원이 된다. 한여름이었다면 아이가 신나게 뛰어놀았을 테지만 잠시 잊었던 차가운 바람에 걸음을 재촉할 수밖에 없었다. 비 내리는 정원 옆에는 이름도 정겨운 ‘고향상회’가 자리한다. 거제에서 생산된 지역 농수산물을 비롯해 정성스런 손맛을 더한 로컬푸드, 지역 청년들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기념품들이 관광객들의 눈길을 끄는 곳이다. 아이가 초콜릿과 유자가 들어간 그래놀라를 한 봉지 골랐는데, 믿음직한 재료에 맛도 좋아 아침 식사 대용으로 먹기 좋았다. 고소한 그래놀라를 한 입 떠 넣을 때마다 따스했던 거제 여행의 추억도 함께 곱씹었다.●로컬푸드에 체험존까지… 맛있는 쉼 바람을 피해 들어간 카페는 탁 트인 층고에 초록빛 야자수, 밀짚 파라솔과 라탄 테이블이 마치 휴양지에 온 것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그 옆으로는 ‘식물문화센터’ 체험실과 기프트숍이 이어진다. 이곳에선 시즌에 따라 봄꽃 화분 만들기, 크리스마스 천연이끼 액자 만들기, 살아 있는 돌 리톱스 심기, 거제 알로에로 천연비누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들 프로그램은 홈페이지나 현장에서 예약하면 참여 가능하다. 어린이 전용 놀이시설 ‘정글타워’도 놓치면 안 된다. 하루 5회, 정해진 시간 동안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라면 입장할 때 미리 이용 가능한 회차를 예매해 두길 추천한다. 대형 미끄럼틀인 빅드롭(13.6m)과 롱웨이브(10.6m), 트위스트(9.1m)는 키 120㎝ 이상만 체험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높이가 낮은 와이드(3.6m)와 트윈업앤다운(3.6m)은 신장 100㎝ 이상이면 이용할 수 있다. 모두 야외 놀이시설이라 겨울에는 기상 상황에 따라 이용이 불가할 수 있다. 실내에서는 인터랙티브 영상체험 로잉머신, 레트로 슈팅, 점프로프, 트램펄린을 운영 중이다.●거제파노라마케이블카 타면 ‘한눈에’ 제주도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인 거제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탁 트인 전망을 즐기려는 이들로 사계절 북적인다. 지난해 봄 개장한 거제파노라마케이블카도 그런 곳 중 하나다. 학동고개와 노자산 정상을 연결하는 케이블카는 상부 전망대에서 다도해의 웅장한 풍광을 파노라마로 감상할 수 있다. 까만 몽돌로 채워진 학동몽돌해변을 발아래 두면 왼쪽으로는 외도와 내도가, 오른쪽으로는 해금강과 바람의 언덕이 펼쳐진다. 맑은 날이면 앞바다 멀리 대마도가 선명하게 떠 있다. 노자산에 둘러싸인 율포리 방향에선 수평선을 따라 죽도와 용초도, 추봉도, 한산도, 산달도가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케이블카라면 무조건 좋아하는 아이도 이런 압도적인 풍경은 흔치 않았던 모양이다. “이렇게 멋진 곳을 걷지 않고 케이블카로 올 수 있다니 우린 정말 행복한 사람들이에요!” 아이 덕분에 엄마도 소소한 행복을 즐겼다.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다 보면 거제자연휴양림의 울창한 숲이 눈에 들어온다. 여기에 거제 목재문화체험장이 자리한다. 저렴한 금액으로 다양한 목재 체험과 키즈카페 부럽지 않은 놀이시설을 함께 이용할 수 있어 거제에 사는 친구가 강력히 추천했던 곳이다. 하루 3회, 회당 2시간 동안 이용 가능하고 인원도 20명씩 제한하고 있어 포털사이트를 통해 예약하면 주말에도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자연휴양림에선 다양한 목재체험 가능 여행 전에 아이와 함께 예약 페이지를 보며 나무공룡 만들기를 신청했다.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트리케라톱스를 골랐는데, 선생님과 사포질을 하고 색을 칠하는 내내 공룡 대신 포켓몬 게임에 대한 이야기만 잔뜩 늘어놓은 모양이다. 선생님이 그런 아이를 위해 작은 나뭇조각 하나를 골라 게임에 등장하는 볼을 만들어 붙여 줬다. 아이는 세상에 하나뿐인 이 작품이 무척 마음에 들었는지 게임 속 캐릭터처럼 이름도 붙여 주고 여행 내내 곁에 두고 놀았다. 다양한 나무 장난감으로 채워진 놀이방과 편백나무 칩으로 만든 숲향기방, 나무와 관련한 책들이 가득한 북카페, 아이들을 위한 소극장 등이 3층까지 이어져 체험이 끝난 후에도 알뜰하게 시간을 보냈다.●‘바람곶우체국’ 바다향 가득 이색 음식 즐겨구조라해수욕장 근처에는 아이와 함께 가기 좋은 식당과 카페도 있다. 실제 우체국으로 사용됐던 건물을 활용한 바람곶우체국은 바다 담은 꽃게박스, 문어해장짬뽕, 톳튀김주먹밥 등 지역 식재료로 만든 이색 메뉴를 낸다. 커다란 금고와 우체국장이 사용했던 집무실 등 옛 우체국의 내부를 그대로 살려 공간 하나하나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식당 한쪽에는 예쁜 엽서를 골라 편지를 적으면 일정 시간 후에 보내 주는 느린 우체통도 운영되고 있어 여행자들의 우체국이라고 불러도 좋겠다. 짐 보관 서비스 등 여행자들을 위한 다양한 편의도 제공 중이다.바람곶우체국과 이웃한 카페 외도널서리는 그 이름부터 섬 전체가 하나의 정원인 외도를 떠올리게 한다. 외도 보타니아의 설립자가 새롭게 선보인 유리온실 콘셉트 카페로, ‘너서리’(Nursery)는 묘목을 기르는 땅을 의미한다. 이국적인 소품들로 꾸며진 실내와 구조라해변이 바라보이는 테라스, 거제의 신비로운 노을과 몽돌을 모티프로 한 음료와 디저트가 어우러져 아이는 물론 엄마 아빠도 로맨틱한 감성을 즐길 수 있다. 여행작가
  • 삼성, 퀄컴·구글과 ‘XR 생태계’… 깜짝 동맹에 2000석이 들썩였다

    삼성, 퀄컴·구글과 ‘XR 생태계’… 깜짝 동맹에 2000석이 들썩였다

    삼성전자가 퀄컴, 구글과 손잡고 확장현실(XR)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 각각 디바이스와 칩셋, 운영체제(OS) 글로벌 빅테크의 결합으로, 연내 혼합현실(MR) 헤드셋 출시를 추진하고 있는 애플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 동맹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사업부장(사장)은 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머소닉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3’ 행사에서 “퀄컴, 구글과 차세대 XR 생태계를 구축해 모바일의 미래를 다시 한번 변화시킬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날 행사의 주인공은 단연 신작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 S23 시리즈’였지만 세 기업의 XR 협업은 업계를 깜짝 놀라게 하는 비장의 카드였다.확장현실을 의미하는 XR(eXtended Reality)은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기술을 총망라하는 용어로 향후 5G와 6G 등 통신시장과 네트워크 사업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영역이다. 객석에서 노 사장의 발언을 지켜보던 크리스티아누 아몽 퀄컴 최고경영자(CEO)와 히로시 록하이머 구글 수석부사장도 직접 무대에 올라 삼성전자와의 파트너십 체결을 공식화했다. 아몽 CEO는 “퀄컴과 삼성은 25년 이상 파트너십으로 최고의 모바일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더 나아가 XR 디지털 경험의 새로운 시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록하이머 수석부사장은 “차세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최첨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며 “삼성, 퀄컴과의 협업이 매우 흥미롭다”고 화답했다. 세 회사가 함께 새로운 산업 생태계 조성 계획을 밝히자 2000석 규모의 객석도 들썩였다. 노 사장이 ‘2억 화소 괴물폰’ 갤럭시 S23 울트라를 공개했을 때와 맞먹는 함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행사장 주변은 개막 1시간 전인 오전 9시부터 초청 관객으로 붐볐다. 국내 언론사를 비롯한 글로벌 미디어, 모바일 사업 관련 파트너사, 모바일 제품 리뷰 전문 유튜버 등으로 2층 구조 객석은 빈자리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코로나19 여파로 3년 만에 샌프란시스코에서 다시 열린 이 행사는 그 자체로 성대한 축제처럼 보였다. 행사장 조명은 신제품에 새롭게 추가된 색상인 ‘그린’에 맞춰 초록색으로 통일했다. 그간 신제품과 관련해 ‘역대 갤럭시 S 시리즈 중 최고’라고 강조해 온 노 사장의 자신감은 행사 직후 진행된 국내 언론 간담회에서도 이어졌다. 그는 올해도 글로벌 경기침체와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갤럭시 S23 시리즈는 올해 전작(S22 시리즈) 대비 10% 이상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상당히 도전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노 사장은 자신감의 배경으로 글로벌 고객선의 반응을 소개했다. 그는 “글로벌 이동통신사와 대형유통, 리테일 등 거래처의 초기 반응이 매우 좋다”면서 “구글로부터는 어느 모델보다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고, 핵심 파트너사인 버라이즌도 굉장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 5만년 만에 온 혜성 ‘맨눈, 쌍안경, 망원경’으로 보니...[우주를 보다]

    5만년 만에 온 혜성 ‘맨눈, 쌍안경, 망원경’으로 보니...[우주를 보다]

    5만 년 만에 지구를 방문한 혜성(C/2022 E3)을 요즘 맨눈과 쌍안경, 천제망원경으로 각각 관찰하면 어떻게 보일까? 이 흥미로운 주제를 다룬 사진이 미 항공우주국(NASA)가 운영하는 ‘오늘의 천체사진'(APOD) 1일자에 공개되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혜성은 천문학자들이 지난해 3월 초에 미국 샌디에이고에 있는 팔로마 천문대의 광역하늘 천문조사 장비인 ZTF(Zwicky Transient Facility)의 관측에서 광시야 측량 카메라를 사용하여 발견하여 C/2022 E3(ZTF)라는 정식 명칭을 얻었다. 별명으로는 츠비키 혜성이라 불린다. 참고로 망원경 이름 츠비키는 최초로 암흑물질의 존재를 예견한 스위스 출신의 미국 천문학자 프리츠 츠비키(1898 ~1974)에서 따온 것이다. 현재 내태양계를 방문하고 있는 초록빛 밝은 이 혜성은 일반적인 먼지꼬리, 이온꼬리, 녹색가스 코마(핵)뿐만 아니라, 보기 드물게 독특한 반대꼬리(Antitail)를 보여주고 있다. 이 반대꼬리는 혜성의 핵에서 튀어나온 뾰족한 모양으로 태양 쪽으로 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며, 따라서 다른 꼬리와 기하학적으로 반대다. 하지만 단지 혜성의 머리 부분이 부채꼴로 펼쳐져 있고 꼬리를 끌고 다니는 먼지 꼬리의 일부에 겹쳐서 보이는 것뿐이다. 거대한 더러운 눈덩이인 이 혜성은 지난 1월 12일에 1.11AU(1억 6600만㎞) 거리에서 태양에 가장 가까운 근일점에 도달했으며, 2월 2일에는 지구에 가장 가까운 근지점에 도달할 것이다. 위에 보이는 세 이미지의 바탕 사진은 지난주 스페인 카세레스 상공의 어둡고 맑은 하늘 아래 혜성이 맨눈으로 어떻게 보이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상단 상자 이미지는 쌍안경을 통해 혜성이 어떻게 보이는지 보여주고, 하단 이미지는 작은 망원경을 통해 혜성이 어떻게 보이는지 보여준다. 이 혜성은 이제 북반구 위도에서 밤새도록 볼 수 있지만, 앞으로 몇 주 후에는 쉽게 관찰하기 어려울 정도로 멀어져갈 것이다. 
  • [아하! 우주] 5만년 만에 찾아왔다…초록빛 혜성 어떻게 볼 수 있나?

    [아하! 우주] 5만년 만에 찾아왔다…초록빛 혜성 어떻게 볼 수 있나?

    약 5만년 전 마지막 빙하기 이후 네안데르탈 인의 멸종 이전에 마지막으로 지구를 방문한 혜성(C/2022 E3)이 2월 2일 지구에 가장 가까이 접근한다. 이 혜성이 지난 5만년 동안 지구에 그렇게 가까이 있은 적이 없다는 뜻이다. 흥미롭게도 이 혜성은 이 시기에 가장 밝을 것이며 적절한 조건에서는 맨눈으로 볼 수도 있다. 이 초록빛 혜성은 지구에 접근한 다음 태양계 외부로 빠르게 되돌아가는데, 이 며칠 동안이 혜성을 관찰하는 데 적기라 할 수 있다. 이 시기 혜성은 북극 가까운 하늘에 위치하므로 지구 북반구에서는 밤시간이면 언제든 관측할 수 있다. 북극 부근의 하늘에는 밝은 별이 별로 없는 만큼 기린자리에 있는 혜성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혜성은 오후 7시쯤이면 보이기 시작할 것이며, 서울을 기준으로 고도는 47도가 될 것이다. 그리고 밤 10시경에 북쪽 지평선 위로 56도까지 가장 높이 올라갈 것이다. 이 혜성은 2월 초까지 계속 볼 수 있다. 어두운 하늘에서는 맨눈으로도 볼 수 있지만, 쌍안경이나 망원경을 사용하면 더 쉽게 찾을 수 있다. 발견하기 가장 쉬운 시기는 혜성이 마차부자리의 밝은 별 카펠라 옆에 있는 2월 6일이거나, 황소자리의 화성 근처에서 빛날 2월 10일에서 2월 14일 사이일 것이다. 이 혜성은 지난 13일 지구로 향하기 전에 우리 별 태양에서 1억 6000만㎞ 거리 이내의 근일점을 통과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에 따르면, 혜성의 궤도 주기는 5만년으로, 마지막 빙하기에 지구를 방문했다고 발표했다. 그 무렵 우리의 초기 조상인 최초의 호모 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과 지구를 공유하고 있었다. 이 혜성은 천문학자들이 지난해 3월 2일 미국 샌디에이고에 있는 팔로마 천문대의 광역하늘 천문조사 장비인 ZTF(Zwicky Transient Facility)의 관측에서 광시야 측량 카메라를 사용해 발견했다. 처음 태양에서 4AU(약 6억㎞. AU는 태양-지구간 거리를 뜻하는 천문단위) 떨어진 독수리자리에서 발견됐으며, 당시 등급 17의 희미한 점처럼 보였다. 처음에 천문학자들은 소행성이라고 의심했지만 태양에 접근하면서 곧 밝아지기 시작하며 혜성임이 드러났다.  이것은 혜성이 태양에 접근함에 따라 태양의 복사에 의해 가열될 때 나타나는 현상으로, 혜성 표면의 얼음이 승화하여 기체로 변한 것이다. 
  • [우주를 보다] 화산과 혜성…에트나 산 위 ‘츠비키 혜성’

    [우주를 보다] 화산과 혜성…에트나 산 위 ‘츠비키 혜성’

    지구의 화산 위로 날아가는 혜성을 찍은 사진이 미국항공우주국(NASA)가 운영하는 ‘오늘의 천체사진’(APOD) 27일자에 게재돼 관심을 끌고 있다.  혜성은 5만 년 만에 지구를 찾아온 츠비키 혜성(C/2022 E3)이고, 화산은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의 동쪽 해안에 있는 해발 3323m의 활화산인 에트나 산이다. 이 산은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성층화산(成層火山)으로, 2013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 화산과 혜성은 닮은 점이 있다. 둘 다 분진이 섞인 가스를 뿜어낸다는 사실이다. 또 다른 인연으로도 엮여 있다. 혜성을 모르던 고대인들은 혜성이 나타나면 화산 폭발 같은 재앙이 일어날 조짐이라고 여겼다는 점이다.  에트나의 눈 덮인 능선 위로 보이는 초록색 츠비키 혜성은 사실 맨눈으로 보이는 '실화'는 아니다. 1월 23일의 추운 밤을 꼬박 지새면서 찍은 수백 컷의 개별 사진을 포갠 끝이 저런 선명한 이미지를 얻어낸 것이다. 이처럼 천체사진 한 컷에는 별지기들의 피땀어린 열정이 스며 있다. 혜성의 꼬리는 전적으로 태양의 책임이다. 혜성이 태양에 접근할수록 더 많은 태양열을 받게 되고, 그로 인해 내부의 가스가 분출되어 꼬리처럼 달리는 것이다. 어떤 혜성의 꼬리는 태양에서 지구까지의 거리만큼이나 긴 것도 있다니, 참으로 장대한 우주 풍경이라 하겠다. 이번 주말 츠비키 혜성은 북극성과 북두칠성 사이의 북쪽 하늘을 가로질러 돌진하고 있다. 어두운 하늘에서는 부연 덩어리 상태로 보인다. 내 눈으로 저 멀고 먼 오르트 구름에서 온 방문자를지금 보고 있다고 생각하고 남다른 감회를 느낄 수 있다면 당신의 우주 감수성은 살아 있다고 할 수 있다.  현대인이 잃어버린 우주 감수성 회복을 위해 쌍안경이나 작은 망원경을 갖고 5만 년 만에 방문한 이 츠비키 혜성을 즐겨볼 것을 권하고 싶다.
  • 나경원 ‘솔로몬 재판의 진짜 엄마 심정’ 의미는

    나경원 ‘솔로몬 재판의 진짜 엄마 심정’ 의미는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결국 당권 도전장을 내려놓았다. 보수정당 4선 국회의원, 자유한국당 시절 원내대표를 지낸 경험과 당내 견고한 지지층을 내세웠지만 결국 후보 등록도 하지 못한 채 하차했다.솔로몬 재판의 ‘진짜 엄마’의 심정으로 그만두기로 했다.- 나경원 전 의원 불출마 기자회견나 전 의원은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위와 같이 말했다. ‘솔로몬 재판’에서 자식을 지키기 위해서 자식을 포기한 진짜 엄마처럼, 당의 화합과 국민의 신뢰를 위해 자신이 희생해서 당권 도전을 포기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나경원 전 의원이 회견장에 입고 나온 초록색 바지 정장은 공개석상에서 여러 차례 포착된 옷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다. 2019년 3월 12일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로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던 날에도 같은 옷을 입었다. 평소 ‘전투복’으로 즐겨 입는다고 알려졌다.유인태 “尹, 굉장히 불쾌했겠더라”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바른정당 창당 당시)김무성·유승민 전 의원 다음에 나 전 의원이 가는 걸로 다 알려져 있다가, 그때도 원내대표인가를 보장하라고 하다 갈까 말까했다. 그때도 그렇게 살아왔던 사람”이라며 나 전 의원의 행보가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 “사실은 좋은 기회가 온 것이었다. 대통령실이 이 문제를 거칠게 다뤘다”며 “배짱, 강단이 있어야 한다. 원래 지켜야 할 게 많은 사람, 가진 게 많은 사람은 배짱이 약하게 돼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나가야 했다”고 말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대통령실이 전당대회에 저렇게 개입하는 경우는 옛날에 (당 대표를) 지명하던 시절, 3김 시대 이래로는 잘 없던 일”이라며 “좋은 기회다. 더군다나 자기가 정책 아이디어 하나 낸 걸 가지고 저런 식으로 막 흔들어 대고 그러니, 정면으로 한번 붙어서 반윤의 기치를 걸면 전당대회에서도 박빙의 승부로 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나 전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하며 ‘솔로몬 재판의 진짜 엄마의 심정’을 언급한 것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불쾌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내가 정말 대통령의 국정을 잘 뒷받침할 사람이 난데 참 어리석게도 날 모르고 가짜 엄마(윤핵관) 편을 들어서 저런다’라고 해석이 된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글쎄, 불출마한 것은 다행인지 몰라도 굉장히 불쾌했겠더라”고 주장했다.김기현 “가짜 엄마? 과도한 해석”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해 “함께할 수 있는 좋은 동지”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나연대’(김기현·나경원)도 가능하냐는 질문에 “우리 당 어떤 분들이나 세력과도 연대하고 포용하고 탕평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솔로몬 재판의 ‘진짜 엄마’의 심정으로 그만두기로 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 ‘가짜 엄마가 있다는 뜻인가’라는 질문이 나오자 “은유적 표현을 전부 팩트로 해석하면 속담이 성립될 수 있겠나. 과도한 해석”이라며 즉답을 피했다.박홍근 “국힘, 숙청의 장이 됐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축제의 장’은 커녕 ‘숙청의 장’이 됐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정책조정회의에서 “나 전 의원의 ‘별의 순간’이 ‘벌의 순간’으로 뒤바뀌는 데는 불과 보름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나 전 의원이 맡았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관련해) 대통령의 전격 해임에 이어 친윤(친윤석열)계의 무차별 저격이 잇따랐다”며 “집권 여당은 이제 ‘국민의힘’이 아닌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의힘’이 된 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정당 민주주의를 퇴행시키는 당권 장악은 반드시 후과를 치른다는 점을 명심하고 대통령 책무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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