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초록
    2026-06-19
    검색기록 지우기
  • 매탄동
    2026-06-19
    검색기록 지우기
  • 양천
    2026-06-19
    검색기록 지우기
  • 콜라보
    2026-06-19
    검색기록 지우기
  • 재조명
    2026-06-1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480
  • 액션 비디오게임이 ‘뇌 감각운동기능’ 발달시켜 (연구)

    액션 비디오게임이 ‘뇌 감각운동기능’ 발달시켜 (연구)

    평소 비디오게임 종류 중 액션 장르를 즐겨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감각운동기능 발달정도가 더욱 우수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의학전문매체 메디컬 엑스프레스는 캐나다 토론토 대학 심리학과 연구진이 평소 ‘콜 오브 듀티’, ‘어쌔신 크리드’와 같은 FPS(first-person shooter game, 1인칭 슈팅 게임), 어드벤처 액션 비디오 게임을 자주 한 사람들은 유독 감각운동기능 발달 정도가 뛰어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연구진은 최근 6개월간 적어도 일주일에 3번, 하루 2시간 이상 FPS 비디오게임을 즐겨한 실험 참가자 그룹 18명과 지난 2년 간 비디오게임을 거의 또는 전혀 하지 않은 그룹 18명을 대상으로 감각능력이 어느 정도 차이 나는지 알아보는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방식은 마우스를 이용해 컴퓨터 모니터에 떠있는 초록색 사각형 커서를 화면 중앙의 흰색 사각형 커서에 맞추는 것이었다. 해당 커서들은 시종일관 어지럽게 움직여 제대로 조종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이는 실험 참가자들의 감각신경을 제대로 테스트해보기 위한 연구진의 의도였다. 실험 초반부까지는 게임을 즐겨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 사이의 격차가 그리 크지 않았다. 단, 실험 중반부터 종료될 무렵에 이르러서는 게임을 즐겨한 그룹의 성과가 유독 두드러졌는데 연구진에 따르면, 이들은 물리적 ‘반복운동(repetitive motion)’ 신경 측면에서 상당한 발전 모습을 보였다. 이어진 두 번째 실험은 감각운동 제어능력을 알아보고자 하는 것으로 움직이는 점을 추적하는 방식의 테스트가 진행됐다. 해당 과정 결과를 보면, 성과적 측면에서는 두 그룹의 차이가 크게 나지 않았으나 테스트가 진행되면서 새롭게 나타나는 감각신경 발전정도 측면에서는 게임을 즐겨한 그룹이 조금 더 우수했다. 연구진은 액션 비디오 게임을 자주한 경우, 다른 사람보다 감각운동기능(sensorimotor skills) 능력이 향상될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는 외부감각으로 몸에 전해지는 자극에서 파생되는 운동 패턴을 신속히 수행해내는 능력으로 연구진은 “평소 FPS 비디오게임을 통해 순간 대처 능력, 감각운동 능력을 미리 경험해본 것이 후에 실질적인 감각운동기능 발전에 있어 높은 잠재성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평소 액션 비디오 게임을 자주한 사람들은 자전거 타기, 컴퓨터 타자 등을 처음 배울 때 보다 감각인지능력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 또한 연구진은 이렇게 발달된 감각운동기능 능력은 컴퓨터 시스템을 활용한 복강경 수술(0.5~1.5㎝ 크기의 작은 구멍을 복부에 내고, 그 안에 비디오카메라 등 각종 기구들을 넣어 진행하는 수술법) 같은 복잡한 작업수행능력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인체 운동 저널(Journal Human Movement Science)’에 게재됐다. 자료사진=포토리아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일반인보다 100배 민감한 시력 가진 女화가

    일반인보다 100배 민감한 시력을 가져 흔히 볼 수 없는 자세한 색까지 관찰할 수 있는 여성 화가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국 디자인·IT·과학전문매체 디자인&트렌드(Design&Trend)는 평범한 사람이 볼 수 없는 신비한 수천만 가지 숨겨진 색상을 관찰해내는 여성화가 콘세타 안티코의 사연을 최근 소개했다. 보통 사람이 인식할 수 있는 색상은 평균 100만개로 대부분 해당 수치에서 크게 벗어나기 힘들다. 하지만 안티코의 눈은 남다르다. 그녀는 무려 9900만개의 색을 구분할 수 있는 초능력에 가까운 민감 시력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장미꽃을 보고 그저 ‘빨갛다’라고 인식할 때, 안티코는 꽃 내부부터 가장자리에 감춰져있는 수백 개의 각기 다른 색상을 하나하나 세부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 이유는 그녀가 사색형 색각(Tetrachromacy)이기 때문이다. 시각세포의 일종으로 색깔을 구분하는데 사용하는 추체(錐體)가 보통 사람들이 3가지인데 반해, 이들은 1가지가 더 추가된 4가지의 추체(錐體)를 소유하고 있다. 따라서 흔히 7가지로 알고 있는 무지개 색을 이들은 10가지로 인식하며 종합적으로는 평균보다 100배에 달하는 색을 추가로 인식해낸다. 사색형 색각이 나타나는 이유는 정확하지 않으나, 유전학자들은 인간 성염색체 중 하나인 X염색체의 돌연변이가 주요 원인인 것으로 추정 중이다. 현재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 살고 있는 안티코는 화가로 활동하며 그녀만이 볼 수 있는 광대한 색의 세계를 작품에 투영해 일반인들도 이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녀가 그린 호랑이, 공작새 등의 작품을 보면 우리가 보고 있는 색이 얼마나 한정적인지 알 수 있을 정도로 방대한 색깔들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다. 안티코는 “사람들은 누구나 숨겨진 색상을 볼 수 있는 잠재력이 있지만 도시에 특화된 삶의 방식이 이를 가로막고 있다”며 “회색 바위에서 초록색을 찾아내 듯 다양한 색의 세상을 사람들에게 교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현대 유전학에서 찾기 힘든 희귀한 사색형 색각 사례로 2012년부터 캘리포니아 대학 어바인 캠퍼스 연구진들에 의해 연구되고 있다. 특히 색맹치료법에 대한 실마리를 그녀를 통해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연구진들은 보고 있다. 안티코 또한 색맹인 12살 딸을 키우고 있으며 그 원인이 자신의 유전적 돌연변이 때문일 것으로 추정한다. 그녀는 많은 전문가들이 자신의 사례를 활용해 많은 색맹인들의 도움이 되어주기를 희망하고 있다.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보통사람 ‘100배’ 민감 시력女 화제

    보통사람 ‘100배’ 민감 시력女 화제

    보통사람보다 100배 민감한 시력을 가져 흔히 볼 수 없는 자세한 색까지 관찰할 수 있는 여성 화가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국 디자인·IT·과학전문매체 디자인&트렌드(Design&Trend)는 평범한 사람이 볼 수 없는 신비한 수천만 가지 숨겨진 색상을 관찰해내는 여성화가 콘세타 안티코의 사연을 최근 소개했다. 보통 사람이 인식할 수 있는 색상은 평균 100만개로 대부분 해당 수치에서 크게 벗어나기 힘들다. 하지만 안티코의 눈은 남다르다. 그녀는 무려 9900만개의 색을 구분할 수 있는 초능력에 가까운 민감 시력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장미꽃을 보고 그저 ‘빨갛다’라고 인식할 때, 안티코는 꽃 내부부터 가장자리에 감춰져있는 수백 개의 각기 다른 색상을 하나하나 세부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 이유는 그녀가 사색형 색각(Tetrachromacy)이기 때문이다. 시각세포의 일종으로 색깔을 구분하는데 사용하는 추체(錐體)가 보통 사람들이 3가지인데 반해, 이들은 1가지가 더 추가된 4가지의 추체(錐體)를 소유하고 있다. 따라서 흔히 7가지로 알고 있는 무지개 색을 이들은 10가지로 인식하며 종합적으로는 평균보다 100배에 달하는 색을 추가로 인식해낸다. 사색형 색각이 나타나는 이유는 정확하지 않으나, 유전학자들은 인간 성염색체 중 하나인 X염색체의 돌연변이가 주요 원인인 것으로 추정 중이다. 현재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 살고 있는 안티코는 화가로 활동하며 그녀만이 볼 수 있는 광대한 색의 세계를 작품에 투영해 일반인들도 이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녀가 그린 호랑이, 공작새 등의 작품을 보면 우리가 보고 있는 색이 얼마나 한정적인지 알 수 있을 정도로 방대한 색깔들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다. 안티코는 “사람들은 누구나 숨겨진 색상을 볼 수 있는 잠재력이 있지만 도시에 특화된 삶의 방식이 이를 가로막고 있다”며 “회색 바위에서 초록색을 찾아내 듯 다양한 색의 세상을 사람들에게 교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현대 유전학에서 찾기 힘든 희귀한 사색형 색각 사례로 2012년부터 캘리포니아 대학 어바인 캠퍼스 연구진들에 의해 연구되고 있다. 특히 색맹치료법에 대한 실마리를 그녀를 통해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연구진들은 보고 있다. 안티코 또한 색맹인 12살 딸을 키우고 있으며 그 원인이 자신의 유전적 돌연변이 때문일 것으로 추정한다. 그녀는 많은 전문가들이 자신의 사례를 활용해 많은 색맹인들의 도움이 되어주기를 희망하고 있다.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해외여행 | 캐나다 밴쿠버-Pure & Rich, Vancouver

    해외여행 | 캐나다 밴쿠버-Pure & Rich, Vancouver

    이곳에 갈 때만큼은 우리가 알던 공원은 잠시 잊어 보자. 산, 계곡, 강, 바다 모두 마찬가지. 가꾸지 않은 순수함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캐나다 밴쿠버를 마주하기 위해선 그래야 한다. 밴쿠버, 공원 하나로 너희들이 부러워 호주 퍼스Perth에 살았을 때가 있었다. 첫 타지 생활에 지칠 때면 다운타운 서쪽에 퍼스강Perth River을 끼고 자리 잡은 킹스파크Kings Park를 찾았다. 바오밥 나무 그늘 밑에서 살랑거리며 불어오는 시원한 강바람을 맞고 있노라면 세상 모든 근심걱정이 사라지곤 했다. 가끔 한강시민공원이나 서울숲을 찾는 것도, 그리고 여행기자로 일하며 출장지로 퍼스가 정해지기만을 기다리는 것도, 그때의 여유를 그리워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의 퍼스’를 마주했다. 밴쿠버 다운타운 북서쪽에 자리한 스탠리 파크Stanley Park다. 1888년에 조성된 스탠리 파크는 밴쿠버의 녹색 심장이다. 뉴욕의 센트럴 파크보다도 넓은 약 400만 평방미터의 땅에 향나무와 전나무를 비롯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종류의 나무와 식물들이 가득하다. 스탠리 파크는 밴쿠버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곳 중 하나로, 그들의 스탠리 파크에 대한 마음은 뉴요커들이 센트럴 파크를 좋아하는 것 이상이다. 과거 무기 저장고가 있어서 개발을 억제했던 것이 오히려 자연을 보호할 수 있었던 원인이 돼 지금도 원시림의 자연 상태를 유지해 오고 있다. 원시림을 둘러싼 해안 산책로의 둘레만도 10km에 달한다. 물론 가벼운 산책으로도 공원의 풍경을 감상할 수는 있지만, 전체를 구경하기에는 어림없다. 공원의 진면목은 원시림으로 둘러싸인 중심부다. 공원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자전거, 버스, 마차, 심지어 말까지 있다. 공원 입구를 중심으로 자전거 대여소가 즐비한데다, 시간당 5캐나다달러 미만의 꽤나 저렴한 금액으로 빌릴 수 있다. 입구를 지나 달리다 보면 스탠리 파크 안에 자리한 토템폴 공원을 마주하게 된다. 아메리카 원주민들을 기념하는 각각의 토템폴에는 물고기와 새, 고래의 형상이 새겨져 있다. 고래가 증가하면서 중요한 어자원인 연어가 줄어들자 천둥새Thunder Bird가 나타나 고래를 낚아 채 갔다는 북미 인디언의 전설을 그린 것이다. 송글송글 땀이 맺힐 즈음이면 자전거를 세우고 널따란 잔디밭 나무 그늘 밑에 드러눕는다. 시원한 바람과 나무냄새는 그토록 그리워하던 20대의 추억이다. 자전거를 타고 깊숙이 들어갈수록 진해지는 숲 향기와 초록 잎은 상쾌함을 더해 준다. 밴쿠버의 외딴 오아시스 밴쿠버 시민들의 일상 속 휴식처이자 놀이터 ‘그랜빌 아일랜드Granville Island’. 이곳은 1970년대 초까지만 해도 공장들과 창고들이 방치된 흉흉한 외관으로 볼품없던 곳이었다. 그러던 곳이 1973년 시작된 재개발로 공장과 제재소, 거리들은 철거됐고 재정비되어 지금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게 됐다. 그렇게 탄생한 밴쿠버 시민들의 놀이터를 찾아, 시 외곽에 자리한 그랜빌 아일랜드로 향해 본다. 꼭 들러야 한다는 퍼블릭 마켓도 볼 참이다. 밴쿠버 다운타운에서 그랜빌 아일랜드로 가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스카이트레인 ‘워터 프론트Water Front’역에서 내려 폴스 크릭False Creek행 50번 버스를 타고 가는 방법과 스카이트레인 ‘사이언스 월드Science-World’역에서 일명 ‘통통배’인 아쿠아 버스를 타고 가는 방법이다. 이름만 들어도 재밌는 통통배를 추천한다. 앙증맞은 그 모습을 대면하는 순간 고민은 곧 확신이 된다. 철골 구조물에 새겨진 네온사인이 제대로 목적지를 찾아왔음을 알려준다. 그랜빌 아일랜드는 작다. 20여 분 둘러보면 족한 사이즈다. 그러나 여유는 넘쳐흐른다. 밴쿠버 시민들은 그랜빌 아일랜드에서 쇼핑을 하고 책 한 권과 커피 한잔으로 노천카페에서 햇살을 즐기며 거리의 예술가들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실력을 뽐내기 바쁘다. 재정비 후 가장 먼저 이곳을 찾기 시작한 것은 예술가들이었다. ‘캐나다 예술가 연합’과 그들의 갤러리가 이곳에 있는 이유다. 조금만 걷기 시작해도 곳곳에서 예술가들의 흔적을 찾아낼 수 있다. 거리 안쪽으로 들어가면 각종 공방과 갤러리들이 옹기종기 늘어서 있다. 인디언 전통이 살아 숨쉬는 석상과 문양, 모자 공방의 다양하고 고급스러운 모자들, 세공기술이 돋보이는 장신구, 인디언 문화와 앵글로 색슨 문화가 혼재된 공예품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리얼 로컬, 퍼블릭 마켓 퍼블릭 마켓이 어디인지 확인해 찾아갈 필요는 없다. 걷다 보면 으레 퍼블릭 마켓을 만나게 된다. 언제나 사람들로 붐빈다. 그리고 활기가 가득하다. 시장의 생생함이다. 이곳에서도 유독 눈길을 붙잡는 곳은 써클 크래프트Circle Craft 공예인 협동조합이다. 공예가 160여 명이 출자해 만든 협동조합으로, 1인당 출자금 규모는 1주에 5캐나다달러, 최소 다섯 주는 출자해야 한다. 두 번의 엄격한 심사를 통과해야 조합원이 된다. 첫 번째는 디자인 및 제작 우수성, 독창성, 기존 조합원과 중복 여부 등이 심사 대상이다. 두 번째는 이미지, 신상 면접, 소재, 판매 가격 등에서 통과해야 한다. 더불어 모든 공예품에 대해 동등한 판매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조합원은 판매점 점원이 될 수 없다. 엄격한 심사를 거친 공예인들이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한 공예품인 만큼 무엇을 구입해도 수준 높은 기념품이 된다. 퍼블릭 마켓을 나오면 강둑을 따라 즐비하게 늘어선 요트, 앙증맞은 크기의 페리, 한가로이 날아다니는 갈매기들을 만나게 된다.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는 이곳은 폴스 크릭False Creek이다. 밴쿠버 서쪽 해안의 잉글리시 베이를 따라 들어온 바닷물이 만든 풍경에 이곳을 처음 방문했던 사람은 샛강이란 뜻의 크릭Creek이란 이름을 지어 줬다. 추후 이곳은 강물이 아닌 바닷물이란 사실이 밝혀졌고, 그래서 ‘틀렸다’는 뜻의 ‘폴스False’를 크릭 앞에 붙이게 됐다고 한다. 폴스 크릭의 풍경은 한 폭의 그림마냥 지나가는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도심에서 대자연까지 고작 15분 밴쿠버 북쪽에 위치한 그라우스 마운틴Grouse Mountain과 카필라노Capilano 계곡은 캐나다의 울창한 산과 숲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는 명소다. 그라우스 마운틴은 시내에서 차로 15분이면 갈 수 있는 산으로 케이블카를 타고 1,250m의 정상에 오르면 밴쿠버 시내와 태평양의 전경을 시원하게 마주할 수 있다. 풍경에 반해 정신이 팔려 있을 때 하이킹을 즐기던 밴쿠버 아저씨가 말을 건넨다. 주말마다 그라우스 마운틴에서 하이킹을 즐긴다는 아저씨의 표정과 말투에서는 밴쿠버 로컬로서의 대단한 자부심이 느껴진다. 이렇게 매력적인 도시에서 산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자부심이다. 그라우스 마운틴에서는 하이킹 외에도 헬리콥터 투어, 집라이닝Ziplining 등을 즐길 수 있다. 겨울에는 스키와 스노보딩 명소로 바뀐다. 그라우스 마운틴을 가는 길 중간쯤에 자리 잡은 카필라노 계곡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산 아래 위치한 열대우림지역으로 인공적으로는 흉내도 낼 수 없을 으리으리한 숲과 길게 펼쳐진 계곡 사이로 카필라노강이 흐른다. 나무에 주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며 만들었다는 보드워크Boardwalk를 따라가다 보면 카필라노 계곡 위 약 70m 높이에 위치한 137m 길이의 서스펜션 다리를 마주하게 된다. 출렁이는 좁은 다리에서 내려다보는 협곡 풍경은 짜릿함 그 자체다. 올라서 있는 자체로 탄성이 절로 터져 나온다. 다리를 지나면 울창한 침엽수림 속 공중 산책로 ‘트리롭스 어드벤처’가 재미를 더한다. 여기에 더해 수직의 화강암 절벽 끝에 위치한 클리프워크Cliffwalk를 지나면 카필라노 전체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 ▶travel info Airline 5년 연속 스카이트랙스Skytrax 선정 ‘북미 최고의 항공사’ 에어캐나다항공을 이용하면 밴쿠버까지 직항편을 이용할 수 있다. 올해로 한국취항 20주년을 맞이해 비즈니스 클래스 최대 20% 할인특가도 진행 중이다. 오는 12월31일까지며, 밴쿠버는 263만1,200원, 토론토는 290만2,300원부터 구매가 가능하다. 더불어 10월까지 발권을 마친, 올해 안에 출발하는 비즈니스 클래스 이용고객에게는 집에서 인천공항까지 에쿠스VS급 차량을 이용한 무료 리무진 서비스(서울·경기 출발에 한정)를 제공한다. 한국 출발편은 비즈니스 클래스로, 귀국편은 이코노미 클래스를 이용하는 고객에게도 리무진 서비스를 제공한다. Activity 캐나다는 태평양, 대서양, 북극해와 인접해 넓고 비옥한 대지에서 수많은 식재료들이 생산되는 미식의 천국이기도 하다. 먹을 것에 대한 정보가 없더라도 괜찮다. 다양한 먹을거리를 바탕으로 진행되는 각종 투어가 해답이다. 적당량이 제공돼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개스타운 맥주 투어 맥주를 좋아한다면 밴쿠버의 올드타운인 개스타운Gastown의 소규모 맥주 양조장을 들러 보자. 개스타운 맥주 투어Gastown Craft Beer’n Bites Tour는 소규모 맥주 양조장을 지닌 3곳의 레스토랑을 방문해 다양한 크래프트 비어와 함께 간단한 안주를 맛볼 수 있다. 이에 더해 맥주의 역사와 맥주 칵테일 제조방법, 맥주와 안주를 매칭하는 법 등도 알려준다. 1인 75CAD www.vancouverfoodtour.com 그랜빌 아일랜드 마켓 투어 퍼블릭 마켓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퍼블릭 마켓 투어를 이용해 보자.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는 마켓 내 가게들을 돌며 그들이 자랑하는 음식을 체험해 볼 수 있다. 매일 오전 10시30분 시작하며, 투어 소요시간은 약 2시간이다. 실내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날씨와 상관없이 진행된다. 1인 49CAD www.foodietours.ca 밴쿠버 푸디 투어 밴쿠버 푸디 투어Foodie Tour는 길거리 푸드트럭만 찾아다니는 투어다. 관광객들이라면 지나치기 쉬운 그릴에 구운 치즈 샌드위치, 장시간 익힌 돼지 바비큐, 크림버터치킨, 일본식 핫도그 등 밴쿠버를 대표하는 길거리 음식을 맛볼 수 있는 투어다. 요리 과정도 관람할 수 있다. 투어 소요시간은 약 2시간이다. 1인 49CAD www.foodietours.ca 자전거 음식 투어, 자전거 그랜드 투어 자전거를 타고 밴쿠버 맛집을 찾는 자전거 음식 투어도 인기다. 그랜빌 아일랜드를 비롯해, 예일타운, 차이나 타운, 개스타운, 콜하버 등에 위치한 레스토랑에 들러 다양한 음식을 조금씩 맛볼 수 있다. 자전거를 타고 즐기는 다운타운은 덤이다. 소요시간은 약 4시간이다. 1인 99CAD www.cyclevancouver.com 글·사진 신지훈 기자 취재협조 캐나다관광청 kr-keepexploring.canada.travel 에어캐나다 www.aircanada.co.kr
  •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獨 아프타이베르크 미술관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獨 아프타이베르크 미술관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 묀헨글라트바흐는 인구 20만명에 불과한 작은 공업 도시다. 독일 북서부의 문화 트라이앵글을 이루는 쾰른, 뒤셀도르프, 에센처럼 화려한 명성을 자랑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묀헨글라트바흐는 루르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예술도시의 하나로 반드시 꼽힌다. 다름 아닌 아프타이베르크 시립미술관 덕분이다. 역량 있는 젊은 화가들을 육성하고 그들의 작품을 수집·전시하기 위해 설립된 미술관은 표현주의부터 다다이즘, 팝아트, 미니멀아트까지 20~21세기 현대미술의 주요 흐름을 보여 주는 다양한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다. 다른 유명 미술관과 비교해 손색이 없을 만큼 수준 높은 소장품도 자랑이지만 이 미술관의 세계적 명성은 중세의 수도원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서 있는 미술관 건축물에서 비롯된다고 해도 전혀 틀린 말이 아니다. 미술과 자연, 건축의 멋진 조화를 보여 주는 미술관은 포스트모더니즘 건축의 대가에 의해 지어진 첫 번째 포스트모더니즘 미술관 건축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뒤셀도르프에서 기차로 25분 거리에 있는 묀헨글라트바흐는 974년 세워진 수도원을 중심으로 형성된 도시다. 원래 글라트바흐라는 이름이었다가 같은 이름을 가진 다른 도시와 구별하기 위해 1960년 현재의 이름을 갖게 됐으니 이름만 보면 비교적 짧은 역사를 지닌 도시다. 2차 대전 후 독일 재건 과정에서 공업 중심지로 발달하면서 경제적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지만 문화예술적 기반은 인근 도시에 비해 빈약했다. 이로 인해 시민들이 문화 향유의 기회가 많은 쾰른, 뒤셀도르프 등으로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1970년대 초에는 도시 공동화를 우려할 정도가 됐다. 시 당국은 지역의 정체성을 살리고 시민들에게 문화적 자긍심을 심어 줄 수 있는 방안으로 1904년 세워진 향토 역사관을 확대한 시립미술관 건립을 결정한다. 어떤 미술관을 세울 것인가가 문제였다. 쾰른에는 700년 넘는 역사를 지닌 웅장한 고딕식 대성당과 수많은 미술관들이 있다. 뒤셀도르프는 독일 현대미술의 요람이라고 불리는 세계적인 명성의 뒤셀도르프 예술대학을 비록해 K20, K21 현대 미술관 등 문화 인프라가 풍부하다. 이런 인접 도시를 단번에 따라잡으려면 뭔가 폭발력 있는 콘텐츠가 필요했다. 궁리 끝에 현대 유럽 건축계의 최고봉을 이루며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유럽 포스트모더니즘을 이끌고 있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거장 한스 홀라인에게 설계를 의뢰하기로 한다. 후발 주자로 인접 문화도시를 대충 모방해서 뒤쫓기보다 그들도 깜짝 놀랄 만큼 최고로 멋진 미술관을 건립하고, 그에 걸맞게 아방가르드한 미술품 수집에 나섰다. 시 당국의 과감한 결정은 과연 적확했다. 1982년 개관한 미술관은 시민들의 자긍심을 한껏 높여 준 것은 물론 인근 도시들과 세계 도처의 미술·건축 애호가들을 찾아오게 만들었다. 도시의 문화적 품격은 단번에 뛰어올랐고 잃어 가던 활기도 되찾았다. 이 도시와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던 많은 유럽 도시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그중 대표적인 곳이 스페인 북부도시 빌바오다. 훗날 빌바오 구겐하임미술관을 설계한 건축가 프랑크 게리는 “아프타이베르크가 없었다면 빌바오 구겐하임은 상상도 못 했을 것”이라고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아프타이베르크는 독일어로 대(大)수도원을 의미하는 아프타이(Abtei)와 산을 의미하는 베르크(berg)가 합쳐진 것으로 미술관이 들어선 곳의 원래 지명이기도 하다. 이름 그대로 미술관은 도시의 중심부에 위치한 수도원 언덕에 있다. 기차역에서 나와 왼쪽으로 나 있는 완만한 오르막길을 따라 10분 정도 걷다가 상업지구를 지나서 아프타이베르크로에 자리 잡고 있다. 주택가 뒤편에 있는 데다 경사지에 지어진 까닭에 도로 쪽에서 보면 외관을 한눈에 파악하기가 어렵다. 몇 층짜리인지,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도 가늠하기 어렵다. 여러 개의 칼날을 세워 놓은 듯 삐죽삐죽한 톱니 모양의 지붕을 한 회색 건물과 파사드가 반사 유리로 된 높은 건물이 이어진 형태는 공장 같기도 하고, 오피스 빌딩 같기도 하다. 입구는 명성을 듣고 먼길을 마다 않고 찾아온 방문객의 기대와 달리 너무나 평범했다. 내부로 들어가서 본 첫 인상도 마찬가지다. 중앙홀은 다른 미술관에 비해 좁아 보였고 어딘지 혼란스러운 느낌이다. 하지만 내부 공간을 하나하나 둘러보면서 이런 실망감은 연기처럼 사라지고 이 모든 것이 건축가의 의도에서 비롯된 장치였음을 금세 눈치챌 수 있었다. 한스 홀라인의 건축은 구심성을 강조하는 내부 공간 배치로 전시공간 체험을 풍부하게 해 주는 게 특징이다. 미술관은 그런 건축가의 콘셉트를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었다. 원형으로 펼쳐진 중앙홀의 양쪽 끝에 지상층과 반지하층으로 연결되는 흰 대리석 층계가 있다. 미술관이 들어앉은 지형을 살려 높고 낮게 설치된 계단을 따라가다 보면 다양한 크기에 다양한 모양을 한 전시실들을 끝없이 만나게 된다. 예측 불허의 공간에서 적절하게 설치된 현대미술 거장들의 작품들을 마주하면서 마치 보물섬의 다양한 동굴을 탐험하는 것 같은 즐거움을 맛볼 수 있었다. 부드러운 나선형 계단을 올라가면 비교적 큰 그림들이 걸린 2층 전시장이다. 상층부는 자연광을 최대한 들여놓았다. 사선으로 잘린 천장의 빗금 사이로 흘러 들어오는 자연광이 눈의 피로감을 줄여 주면서 작품의 진의를 자연스럽게 드러나게 한다. 중앙홀의 벽면에 설치한 커다란 거울 작품을 통해선 나선형 계단과 벽면이 데칼코마니를 한 듯 겹쳐 보인다. 즐거움과 놀라움의 연속이다. 지루할 틈 없이 작품 감상을 하고 나니 어느새 미술관이 문을 닫는 오후 6시다. 미술관 직원은 “정원의 조각박물관은 8시까지이니 안심하라”며 미소를 지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수도원에서 울리는 은은한 종소리를 들으며 정원의 조각박물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수도원을 끼고 돌아 부드러운 곡선으로 난 길을 따라가니 내리막 경사지에 들어앉은 정원이 펼쳐진다. 지형을 자연스럽게 살려 만든 정원은 가파른 경사에도 불구하고 참 편안하게 느껴진다. 내리막 중간에 미니멀리즘 조각이 설치된 분수가 시원하게 물을 뿜어내고 초록색 잔디밭 군데군데에 현대조각 작품들이 설치돼 있다. 시민들은 하루 일과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잠시 들러 맑은 공기를 마시고 햇살을 쪼이며 독서를 하기도 한다. 둥지를 찾아가는 새들의 노랫소리가 맑은 저녁 공기 속에서 더욱 청아하다. 홀라인은 이 미술관에 대해 “건축가인 동시에 예술가로서 설계에 임했다. 전시되는 작품들의 예술성을 생각하는 건축가, 예술 작품으로서 건축물을 창조하는 예술가의 입장이었다. 건축과 공간, 그리고 예술작품 간의 끊임없는 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주목적이었다”고 했다. 건축을 예술로서 접근했던 홀라인의 생각은 어떤 것이었을까.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에 잠시 앉아 미술관을 올려다보았다. 고색창연한 중세의 수도원과 포스트모던 디자인의 미술관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수도원의 첨탑이 반사 유리의 효과를 내는 아연판의 미술관 건물, 콘크리트의 질박한 재질감이 드러나는 삐죽삐죽한 지붕으로 이어지면서 만들어 내는 스카이라인이 참으로 독특하다. 조각정원에 설치된 마우로 스타키올리의 원형 조각 작품을 통해 보이는 수도원의 모습은 한 폭의 아름다운 풍경화 그 자체였다. 현대예술 작품을 통해 중세의 표정을 들여다보는 것은 오직 이곳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직선과 곡선, 과거와 현재, 융합과 충돌, 자연과 인공처럼 상반된 개념들이 동시에 공존하면서 미학적으로나 기능적으로 완벽하게 실현된 건축. 홀라인이 추구하는 ‘예술로서의 건축’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망원정 가는 길 훨씬 편해졌소

    망원정 가는 길 훨씬 편해졌소

    조선시대 왕과 선비들이 즐겨 찾던 명소로, 한강 경치를 내려다볼 수 있는 망원정(望遠亭)에 오르기가 쉬워졌다. 마포구는 망원정 진입로 공사와 망원동~한강을 잇는 ‘망원초록길’ 조성을 마무리했다고 8일 밝혔다. 세종의 형인 효령대군의 별장으로 1425년 계속된 가뭄 때 농민들을 걱정한 세종이 이곳에 들르자 때마침 들판에 단비가 내려 기쁘다는 뜻에서 희우정(喜憂亭)이란 간판을 달았다. 이후 성종의 형 월산대군이 정자를 크게 고치고 산과 강을 잇는 아름다운 경치를 멀리까지 바라본다는 뜻의 망원정으로 바꿨다. 1925년 대홍수와 한강 개발로 자취를 감췄다가 그 터가 서울시기념물 제9호로 지정됐다. 1989년 정자를 복원했지만 입구인 ‘솟을삼문’이 강변북로와 접한 데다 합정동 주택가 안쪽에 치우쳐 찾아가기 어렵고 주변에 벽돌공장과 건설 자재 판매장이 자리해 경관을 해친다는 지적도 받았다. 이에 따라 구는 서울시의 망원초록길 조성 사업에 망원정 진입로 개설과 주변 환경 개선 공사를 포함하도록 줄곧 요청했다. 망원초록길 사업은 망원·합정동에서 한강으로 가는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강변북로 일부를 지하화하고 지상에 녹색 보행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시는 요청을 받아들여 망원정으로 진입하는 광장형 소나무숲길을 만들고 벽돌공장을 이전했다. 또 강변북로를 가리기 위해 성토작업과 함께 나무를 심었다. 회전식 교차로, 과속방지턱, 요철형 광장 조성 등 교통안전시설도 확충해 안전을 배려했다. 성경호 구 공원녹지과장은 “10일 오전 10시 망원정 마당 개장식을 갖는다”고 반겼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우리 몸 궁금증 풀어드려요] 색깔도 냄새를 인지하는데 영향 미친다

    빨간색 딸기향 음료수와 파란색 딸기향 음료수를 마실 때 우리는 어떤 음료수의 딸기향을 더 잘 맡을 수 있을까. 답은 빨간색 딸기향 음료수다. 빨간색 음료수를 봤을 때 우리 뇌는 딸기, 토마토 등 빨간색 과일을 먼저 떠올리고 자신에게 익숙한 과일 냄새를 상상한다. 딸기향 음료수가 딸기 고유의 빨간색이라면 이런 예측이 더해져 파란색 음료수보다 딸기향을 더 강하게 느끼게 된다. 실제로 영국의 한 연구팀이 레몬·딸기·스피어민트·캐러멜 향에 각각 노란색·빨간색·초록색·갈색을 다양하게 조합한 뒤 피실험자에게 냄새를 맡게 한 결과 ‘노란색-레몬’처럼 우리가 알고 있는 대로 조합이 이뤄졌을 때 후각 정보를 처리하는 뇌 부위의 활동성이 더 높았다고 한다. 반대로 조합이 맞지 않았을 때는 뇌의 활동성이 약했다. 시각 정보가 후각 정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얘기다. 이렇듯 시각은 후각에 영향을 주며 사물의 정보를 좀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대목동병원 이비인후과 배정호 전문의는 “두 가지 감각이 서로 영향을 주는 것을 ‘교차지각’(Cross-modal)이라고 하는데 색과 후각의 관계가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냄새라도 기분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기도 한다. 냄새 신호를 분석하는 기관 역시 대뇌이기 때문이다. 코로 들이마신 공기 속 냄새 분자가 후각 상피에 붙어 후각 신경을 자극하면, 후각 신경이 대뇌로 신호를 전달하고 대뇌는 이 신호를 분석해 어떤 냄새인지를 판단한다. 배 전문의는 “이 과정에서 기분이나 몸 컨디션, 호르몬 상태 등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우울증이 있는 사람은 냄새 탐지 능력이 부족해 냄새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지고, 기분 좋은 냄새에 대해서는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이 밖에도 알레르기성 비염, 만성비염, 감기, 비중격만곡증, 축농증, 후각상피 기능저하 등 코와 관련된 질환이 있으면 냄새를 왜곡해 맡을 수 있다. 또 신장 및 간 질환, 갑상선 질환, 당뇨병이 있어도 냄새를 정확히 맡을 수 없다. 치매, 파킨슨병과 같은 대뇌 질환이 있는 환자 역시 마찬가지다. 어떤 냄새를 전혀 다른 냄새로 혼동하기도 한다. 없는 소리를 들은 것처럼 여기는 환청처럼 냄새나는 물질이 없는데도 불쾌한 냄새를 맡은 ‘환후각’도 대뇌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우리 몸의 감각기관 중 후각은 그리 신뢰할 만한 기관이 아닌 셈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열린세상] 광화문의 추억/김정현 소설가

    [열린세상] 광화문의 추억/김정현 소설가

    광화문 언저리,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세종문화회관에서 남대문에 이르는 가도 인근과 맺은 인연이 어느덧 40년이 되어간다. 사람을 만나고, 차를 마시고, 밥을 먹고, 술잔을 나누며 정을 쌓은 대부분이 그곳이었다. 지척에는 인사동과 무교동이 있고, 조금 더 걸음을 옮기면 북창동, 남대문시장, 명동도 있다. 개발 바람 탓에 피맛골을 비롯한 옛 정취가 많이 사라지니 그 서운함을 삼청동과 서촌, 북촌이 대신 달래준다. 집이나 직장과 같은 특별한 근거가 없는 사람들에게도 광화문 일대는 무시로 걸음하는 곳이다. 책 몇 권을 사는 걸음으로, 전시장을 둘러보러, 공연을 관람하러. 어린 시절에는 아빠 엄마의 손을 잡고, 청년이 되어서는 연인의 팔짱을 끼고, 장년이 되어서는 벗과 어깨를 나란히 하여, 노년이 되어서는 추억을 가슴에 품고서. 그러나 다시 생각하면 꼭 광화문 언저리가 아니어도 이제 볼거리, 살거리, 먹거리 정도는 전국 어디에서나 넘쳐난다. 추억도 제각각 태어나고 자란 곳이 다르니 굳이 걸음하지 않아도 될 일이다. 그럼에도 한 번쯤 그 언저리를 거닐어보지 않은 이는 거의 없고, 이문세의 노래 <광화문연가>라도 읊조릴 때면 마치 자신의 추억인 양 아련한 그리움에 젖는다. 그렇다. 광화문은 그런 곳이다. 이 나라의 중심이자 이 나라 모든 사람의 마음 바탕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한두 번의 발걸음에도 그처럼 아련한 추억을 만들어 간직할 수 있을까. 언제부터인가 광화문 일대를 지나자면 추억이 쌓일 수 없는 갑갑함이 어깨를 짓누른다. 하루가 빤하지 않게 길거리 양옆에 늘어서 장벽을 만드는 경찰버스. 새롭게 마련된 광장마다 빼곡히 늘어선 천막들. 몇 년째, 혹은 몇 달째 인도(人道)를 점령해 밤낮으로 드러눕기까지 하는 사람들…. 하긴 4·19혁명, 6·10항쟁, 심지어는 5·16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의 변혁을 이룬 분수령의 중심도 광화문이었다. 그러니 저마다 억울함과 분노를 품은 이들이라면 모두 광화문으로 모여들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런데 광화문 언저리에 아련한 추억을 품어 다시 찾는 이들은 아무런 억울함도 분노도 없었을까. 아닐 것이다. 모두 저마다 품은 분노가 있고, 변혁의 분수령을 이룰 때는 함께하기도 했을 것이다. 그리고는 다시 추억의 거리로 되돌려 아이의 손을 잡고 서점을 찾거나 덕수궁 돌담길을 걸었을 것이다. 에둘러 말하자니 숨이 막혀 안 되겠다. 이제 그만 광화문 일대를 평화의 일상으로 돌려놓았으면 한다. 그곳은 대한민국의 심장이고 우리의 마음 바탕이다. 우리에게 분노가 아니라 평화가 가득해야 하지 않겠는가. 평화는 분노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제와 양보로 이루어가는 것이니 최소한 마음 바탕에서 분노를 일상화해서는 안 되지 않겠는가. 더군다나 언제나 소란한 가운데에서는 분노도 힘을 잃는다. 아무리 절절한 분노도 일상이 되어서는 폭발력을 잃는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곳에 한번 모이는 결집이 세상을 바꾸지 않았던가. 서울시청 앞 자동차 광장이 초록빛 광장으로 뒤바뀔 때 참으로 흐뭇했다. 2002년 월드컵 응원 열기가 초록광장을 붉게 물들일 때는 눈물까지 찔끔거렸다. 그래도 가장 보기 좋은 것은 그저 엄마 손을 잡고 나온 아이들이 초록 광장 위를 제멋대로 뛰어노는 모습이었다. 소란하지 않은 그 평화로운 일상이야말로 모든 이들이 바라는 궁극의 꿈이 아닐 텐가. 언제부턴가 그 광장도 또 소음과 난장의 일상화로 바뀌고 있다. 무대가 설치되는가 하면 천막이 처지고, 스케이트장이 만들어지는가 하면 장터가 되기도 한다. 이유야 매번 그럴 듯하고 그로 인해 이익을 보는 이들도 있으리라. 그러나 날마다 펼쳤다 접었다, 깔았다 거두는 그 비용은 모두 세금이 아니던가. 사람들을 들썩거리게 하면 그것을 주최하는 이의 지명도를 높이기는 한다. 그렇지만 이벤트의 진화는 광속이니 여간해서는 따라잡기 어려울 테고 결국은 돈을 퍼붓지 않으면 무리수가 되기 십상이다. 시청 앞 잔디광장에서는 아이들이 뛰어놀고, 서울광장 아래 청계천변에서는 연인과 가족들이 산책하고, 광화문광장에서는 청년들이 제각각 놀이를 하는, 변하지 않는 오래된 모습이 추억으로 쌓였으면 한다.
  • [현장 행정] ‘에너지 다이어트’로 확 바뀐 금천구청

    [현장 행정] ‘에너지 다이어트’로 확 바뀐 금천구청

    25일 오전 10시, 시흥대로 옆에 자리한 금천구 청사를 돌아보니 에너지를 아끼려는 흔적이 곳곳에 묻어 있었다. 입구에 들어서자 초록색 덩굴이 1층을 포근히 감싸 안은 듯했다. 일명 ‘녹색 커튼’으로 불리는 것이다. 여름철 내부 온도가 올라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청사 옥상도 멋진 정원으로 꾸며져 온도를 낮추는 데 한몫을 거든다. 구 관계자는 “직사광선을 막아 실내 온도를 2도쯤 낮추는 효과를 낸다. 요즘 다른 지역에서 신재생 에너지 시설을 배우기 위해 우리 청사에 몰려들 정도로 바뀌었다”며 웃었다. 2008년 11월 준공 때 ‘에너지 먹는 하마’라는 혹평을 들었던 구 청사가 화끈하게(?)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0년 정부 에너지효율 평가에서 등급외 판정을 받은 뒤 끊임없이 ‘에너지 다이어트’를 꾀한 데 따른 결실이다. 6년 전 통유리로 장식됐던 외벽 곳곳에는 이제 태양광 발전시설이 자리를 잡았다. 옥상·경사로 등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시설의 규모는 총 36.5㎾. 현재까지 이곳에서 뽑아낸 전기만 53.7㎿h다. 5400가구가 하루 내내 쓸 수 있는 양이다. 태양열 시설은 더 효과 만점이다. 5만 9000가구가 하루 내내 쓸 수 있는 온수(533G㎈)를 생산한다. 나아가 지열 등을 통해 청사에서 사용하는 온수를 자급한다. 구 관계자는 “에너지 절감 외에 온실가스 3900t을 감축하는 효과(나무 53만 7000그루 대체)도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6년 전 부끄러움을 말끔히 씻어낸 모습이다. 그래서 얼마나 에너지를 덜 쓰게 됐을까. 2009년 124만 2964kgoe(1kgoe=10㎈)이던 에너지 사용량은 지난해 92만 5685kgoe로 크게 줄었다. 5년새 무려 25.5%나 에너지 사용을 줄인 것이다. 전기세 등 에너지 관련 비용도 2009년 6억 5233만 5360원에서 지난해 6억 5166만 520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구 관계자는 “요금이 꾸준히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비용 절감폭은 더 크다”고 귀띔했다. 자신감이 붙었다. 2012년엔 금천에코센터라는 기후변화대응 홍보교육관도 만들었다. 덕분에 최근 입소문을 타면서 다른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의 방문이 잇따르고 있다. 당초 학생들 위주로 진행되던 견학에 견줘 변화를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1년에 150~200회 정도인 견학에 참가한 인원은 6000명을 웃돈다. 차성수 구청장은 “2018년까지 24만명 남짓한 구민의 24%가 신재생 에너지 교육을 받도록 목표를 세웠다”며 “따로 또 같이 절전소 등을 통해 지역의 에너지 사용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줄이고 없애고… 前단체장 흔적 지우기

    줄이고 없애고… 前단체장 흔적 지우기

    민선 6기 지자체들이 전임 단체장 시절에 추진해 온 각종 현안 사업을 중단하거나 축소, 보류, 재검토, 백지화해 논란을 빚고 있다. 지자체는 재정난과 타당성 부족 등을 이유로 내세우지만 행정의 일관성을 훼손하고 이미 투입된 예산을 낭비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5일 울산시에 따르면 최근 5대 쟁점 사업을 협의, 검토한 결과 문수축구경기장 내 유스호스텔 리모델링과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현대화 사업은 보류·원점 재검토, 울산시립도서관 입지와 국립산업기술박물관 부지 선정은 당초 계획대로 추진, 전시컨벤션센터 건립 계획은 수정·보완하기로 했다. 계획 당시부터 논란을 빚었던 문수축구경기장 내 유스호스텔 리모델링 사업은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 보류를 결정해 사실상 백지화됐다.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현대화 사업도 국비 확보가 어렵고 이전과 재건축 모두 장단점을 가진 만큼 의견 수렴 등을 다시 거쳐 최적의 대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울주군 KTX 역세권에 들어설 전시컨벤션센터는 인근 지역의 전시컨벤션시설과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 및 재원 조달 방안, KTX 역세권 내 부지 변경, 다목적 설계 도입 등을 추가로 논의한 뒤 수정, 보완키로 했다. 또 전남도는 ‘세금 먹는 하마’로 불리는 포뮬러원(F1) 코리아 그랑프리대회를 중단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48명이었던 인력도 현재 11명으로 축소했다. 박준영 전 전남지사가 역점 사업으로 추진했던 ‘사파리 아일랜드’ 조성 사업은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전북 전주시는 전임 시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종합경기장 개발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는 분위기다. 현 송하진 전북지사가 전주시장 시절 종합경기장 부지를 롯데쇼핑에 주고 롯데는 시 외곽에 종합경기장을 신축하며 현 종합경기장 부지에 호텔과 대규모 쇼핑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중소상인들이 롯데가 대규모 쇼핑몰을 건설하면 지역 상권을 초토화시킨다며 반발하자 신임 김승수 시장은 이 사업을 하지 않겠다고 공약했다. 안상수 경남 창원시장은 전임 박완수 시장이 진해구 옛 육군대학 부지로 결정했던 새 야구장 건립 입지를 최근 마산종합운동장 부지로 변경해 진해구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연고지 이전까지 검토하며 압박하자 전임 박 시장의 결정을 뒤엎고 입지 변경을 결정했다. 인천 동구는 조택상 전 구청장 시절 추진한 ‘마을 만들기 사업’을 중단했고 남구도 주민들이 정책 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행복토론회’를 폐지하고 복지 사각지대 주민 지원을 위한 ‘동 복지위원회’도 재검토하기로 했다. 이근규 충북 제천시장은 제천교육문화센터와 삼한의 초록길 조성 등 전임 최명현 시장의 7개 핵심 사업 중 6개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박세복 충북 영동군수 역시 전임 시장이 추진해 온 늘머니과일랜드 조성 사업 등을 민자 유치 실패 등을 이유로 재검토하고 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인천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혼돈’ 오명에 갇힌 아나키스트, 자발적 공동체 그리다

    ‘혼돈’ 오명에 갇힌 아나키스트, 자발적 공동체 그리다

    우리는 모두 아나키스트다/제임스 스콧 지음/김훈 옮김/여름언덕/246쪽/1만 5000원 아나키즘. 모든 제도화된 정치조직, 또는 권력, 사회적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사상이다. 우리에게는 일본을 거쳐 ‘무정부주의’로 번역 소개돼 왔다. 그런 탓인지 무질서한 테러와 폭동, 혼동, 혼란 등의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아나키즘은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가 무질서한 민주주의를 비판하기 위해 쓴 ‘아나키’(키잡이 없는 배)를 어원으로 한다.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언론인이었던 피에르 조제프 프루동(1809~1865)이 처음으로 아나키즘이라는 말을 쓰며 자신을 ‘아나키스트’라고 칭했다. 그는 아나키즘의 정수로서 위계와 국가 지배가 없는 상태에서의 자발적이고 호혜적인 협동을 강조했다. 아나키즘 이론은 그의 제자인 러시아의 미하일 바쿠닌과 표트르 크로폿킨에 이르러 더욱 체계적으로 심화됐다. 크로폿킨이 쓴 ‘상호부조 진화론’이 초기 대표적인 저서다. 하지만 정작 역사 속에서 철학과 사상으로서 제 대접을 못 받는 것 또한 현실이다. 한때 사회주의 운동의 동지적 연대 관계였지만 프루동이 마르크스주의의 민주집중제를 강하게 비판했고, 마르크스 역시 아나키즘의 오류에 대해 집중 성토하며 균열이 생긴 데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다. ‘우리는 모두 아나키스트다’는 아나키즘의 제 몫 찾아 주기 역할을 톡톡히 한다. 체제에 반하는 불온함이 있는 것도 아니고 복잡하고 고답적인 철학 사상 소개도 아니다. 오히려 때로는 맥주 한잔 놓고 마주 앉아 얘기하듯 편안하게, 때로는 대중집회에서 연설하듯 열정적으로, 또 때로는 노회한 칼럼니스트처럼 우스개 섞어 조롱하면서 글을 풀어 가는 에세이에 가깝다. 신호등, 도로명 주소, 학교 교육 시스템, 농작물 재배 방식 등 우리네 크고 작은 현실 속에서 국가와 자본이 자신들의 지배 편의를 위해 얼마나 촘촘히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지 아나키즘의 시선으로 들여다본다. 또 그러한 질서에 맞서기 위한 ‘아나키즘적 삶의 방식’을 구체적으로 보여 준다. 미국 예일대 교수인 저자 제임스 스콧은 ‘아나키스트의 안경’을 끼고 대중운동, 혁명, 정치, 국가를 바라볼 경우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것에 대한 확신을 전한다. 지금까지 다른 시각으로 봤을 때 보지 못했던 통찰을 확인할 수 있고 아나키즘에 관해 전혀 들어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의 열망도 볼 수 있으며 정치 활동에서 아나키즘의 원칙들이 활발하게 작동하는 현상 또한 드러날 것이라고 말한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자유로운 개인들의 자발적이며 협조적인 공동체적 질서다. 그는 자신이 독일에서 생활하며 경험한 하나의 예를 든다. 사방 몇 ㎞ 어디에도 자동차 한 대 다니지 않는 시골길 횡단보도 붉은 신호등 앞에서 인내심 있게 초록불을 기다리는 시민들의 모습을 보면서 일상의 삶을 규제하고 통제하는 관행을 읽는다. 그것은 시민적 책임 의식으로 포장된, 하지만 기실 현재 통용되는 법규명령을 어김으로써 받게 될 처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자기네 독자적인 판단을 정지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신호등이란 것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근본 목적임에도 일상 속의 사소한 탈주조차 익숙하지 않게 됐음을 뜻한다. 그는 네덜란드의 작은 도시 드라흐턴에서 실시한 신호등 철거 실험에서 신호등, 즉 강제적 조정 명령이 없을 경우 운전자, 보행자 등의 독자적 판단 능력이 더 좋아져 사고가 줄어들었다고 소개한다. 역설적이지만 규정을 지킬 경우 혼란이 더 커질 수 있음도 함께 강조한다. 대표적인 예로 파리 택시운전사들의 ‘준법투쟁’이다. 도로교통법에 따른 모든 규정을 철저히 지키기 시작하자 파리 교통이 거의 마비 상태에 이르렀던 사례다. 스콧은 스스로 ‘아나키즘적 세계관을 결여한 상태’로 규정하면서도 아나키즘을 예찬한다. 또 그것이 기존 질서를 부정하고 파괴하는 것과도 다름을 거듭 강조한다. 비공식적인 협동과 협조, 위계 없는 호혜적 상호 관계는 대다수 사람이 흔히 경험하는 일이기도 하며, 그것이 국가의 법이나 제도와 적대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는 점이다. 즉 아나키즘적 상호 관계의 경험은 우리 곁에 늘 존재한다는 것이다. 규격화된 친절함과 자본의 상품을 판매하는 대형마트 틈바구니에 있는 동네 구멍가게, 채소가게가 동네 사랑방 비슷한 역할을 하는 것처럼 말이다. 비록 동네 가게에서 파는 물건의 가격이 대형마트보다 약간 비쌀지 모르지만 비공식적으로 공공 안전, 주민 복지 등을 제공하는 공동체 역할을 맡고 있다는 얘기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12) 사과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12) 사과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과일은 무엇일까.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과를 떠올릴 것이다. 성서에서 최초의 인류인 아담과 하와가 하느님의 명을 어기고 사과(선악과)를 따 먹으면서 에덴동산에서 쫓겨났다는 이야기는 누구나 다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과는 명실상부한 세계인의 대표 과일이다. 인류의 손에 의해 재배가 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4000년 이상 거슬러 올라간다. 중앙아시아 코카서스산 북부 지역에서 처음 수확된 사과는 이후 세계 곳곳으로 퍼져 나갔다. 동(東)으로는 중국, 서(西)로는 유럽 등으로 전파되며 세계로 뻗어나가기 시작했다. 중국에서는 능금과 내라는 두 종류의 사과가 일찍부터 재배됐다. 6세기경 비단길을 통해 유럽에서 서양 사과인 평과가 도입된 뒤 다채로운 품종으로 발전됐다. 서양에서는 로마 시대에 유럽을 거쳐 영국으로 전파됐다. 주로 수도원을 중심으로 재배됐고, 수도원 조직을 통해 전파됐다. 미국에서는 1620년 메이플라워호가 신대륙에 유럽 품종을 전파하면서 사과 재배가 시작됐고, 미국 독립전쟁 뒤 서부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사과 재배가 확대됐다. 우리나라는 19세기 말 개화기 이전까지는 중국에서 유래된 능금이, 이후에는 서양 사과가 주로 재배됐다. 사과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고려 의종 때 ‘계림유사’의 ‘임금’이다. 이 임금이 지금 능금의 어원이 돼었다. 조선 숙종은 서울 북악산 뒤 자하문 밖 일대에 사과를 심어 한때 20만 그루나 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사과는 개화기 서양 선교사를 통해 도입된 서양 품종이 주종이다. 그 후 일본 아오모리현 등에서 신품종 사과가 속속 도입됐다. 한국인에 의한 최초의 경제적 재배는 1902년 윤병수씨가 원산 부근에서 ‘국광’, ‘홍옥’ 품종을 수확하면서 시작됐다. 1900년 미국 선교사 존슨이 대구 남산동에 심은 사과나무는 현재까지도 대구 계명대 동산의료원에서 생존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개발된 품종인 ‘홍로’ 사과는 일본 품종인 ‘쓰가루’를 제치고 우리나라 제2의 품종으로 등극해 최고의 추석용 품종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국내에서 개발된 ‘감홍’ 사과는 전 세계 다양한 품종들을 제치고 가장 당도가 높은 것으로 인정받고 있어 경북 문경 사과축제 등에서 애용된다. 최근 개발된 ‘썸머킹’ 사과는 쓰가루를 대체할 품종으로 각광받고 있다. 긴 역사를 자랑하는 사과는 품종 역시 2500여종에 달한다. 빨간색부터 초록, 황색 등 색깔은 물론 대추만 한 것에서 핸드볼 공만 한 것까지 크기도 다양하다. 사과는 세계 대부분 나라에서 재배돼 다양하고 독특한 기록과 이야기가 많이 존재한다. 사과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팔레스타인 예리코 지역의 ‘사과를 따는 그림’으로 약 기원전 6500년 전의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사과는 일본 아오모리현의 천가사과(天價沙果·하늘만큼 높은 가격의 사과)다. 한 개에 100만원 정도에 판매됐다. 사과를 이용한 가장 큰 요리는 미국 축제에서 만든 지름 3m의 사과 파이다. 무게만 1.2t에 달한다. 흔히 ‘하루 사과 한 개만 먹으면 의사가 필요 없다’고 한다. 비타민과 식이섬유, 기능성 물질 등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사과의 우르솔산은 염증 완화와 근육강화 효과가 있고 카로티노이드, 안토시아닌, 폴리페놀 등의 성분은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하여 건강을 지켜준다. 어린이에게는 훌륭한 이유식이며, 자연적인 칫솔로서 충치를 예방한다. 식이섬유 등은 과민성 대장 증상이나 변비, 설사 등에 효과적이다. 또한 여성에게 많은 골다공증의 예방 효과가 있으며, 성인병 예방에도 효과가 좋다. 공복에 사과를 먹으면 포만감이 커져서 밥 등 탄수화물 섭취를 덜하게 되는 등 다이어트에도 매우 효과적이다. 사과를 즐겨 먹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뇌졸중 발생률이 52% 낮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권헌중 농촌진흥청 사과시험장 농업연구관 문의 douzirl@seoul.co.kr
  • 날것 그대로의 초록빛, 구름인 양 머물다 갈까나

    날것 그대로의 초록빛, 구름인 양 머물다 갈까나

    강원 평창 쪽의 대관령 능선에 ‘대관령 하늘목장’이 새로 들어섰다. 그것도 진작부터 유명세가 뜨르르한 삼양목장의 코앞에 터를 잡았다. 두 목장으로 가는 길은 하나. 어느 목장에 발을 디뎌야 할지, 대관령 일대의 초원 구경에 나선 이들로선 고민스러울 법하다. ‘새로 들어섰다’고는 하나 없던 걸 새로 만든 건 아니다. 닫혔던 문을 열었다는 게 보다 정확한 표현이겠다. 대관령 하늘목장은 1974년 조성됐다. 너나없이 어렵던 시절, 축산업 육성에 따른 식량자급을 목표로 이웃한 삼양목장과 함께 개발됐다. 삼양목장은 오래전부터 목축업과 관광업을 병행했다. TV 드라마 가을동화(2000년),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2004년) 등의 촬영지로 알려지며 한층 이름값을 높였다. 반면 하늘목장은 목축에만 힘을 썼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대관령 고원이 올림픽 특구로 지정되면서 지난 1일에야 비로소 빗장을 풀었다. 그 덕에 다듬어지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초원과 마주할 수 있다.하늘목장의 면적은 약 1000만㎡(약 300만평)다. 삼양목장(약 700만평)보다는 작지만, 여의도 면적(제방 안쪽 290만㎡)의 3배가 넘는 거대한 규모다. 하늘목장의 외형은 새의 날개와 비슷하다. 삼양목장을 ‘V’자 형태로 에워싸고 있다. 경쟁 관계에 있는 삼양목장의 전경이 가장 잘 보이는 목장이란 역설도 그래서 생겼다. 하늘목장은 몇 가지 점에서 삼양목장과 구별된다. 먼저 ‘자연순응형 체험목장’이다. 방문객이 울타리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소나 말, 양 등을 직접 만질 수 있고 넓게 펼쳐진 초원을 마음껏 내달릴 수도 있다. 목장 안에 사람 손길 타지 않는 계곡도 있다. 이게 볼만하다. 수정 같은 맑은 물이 쉼 없이 흐르고, 하류 쪽엔 몇 개의 폭포도 만들어뒀다. 계곡 주변에는 꽃무릇 등 가을꽃이 식재돼 있다. 늦가을이면 선홍빛 꽃무릇이 절경을 펼쳐낼 터다. 하늘목장은 1, 2단지로 나뉘어 있다. 양 날개를 펼친 형태 그대로 나눴다. 핵심은 1단지다. 탈것, 체험장 등 놀거리와 계곡, 초원지대 등 볼거리가 몰려 있다. 하늘목장에서는 자동차가 다닐 수 없다. 환경보전을 위해서다. 내방객들은 트레킹 삼아 조붓한 산책로를 걷거나, 트랙터가 끄는 32인승 마차를 타고 목장전망대까지 이동해야 한다. 1단지에는 모두 4개의 산책로가 있다. ‘너른풍경길’은 그중 첫손 꼽을 만하다. 하늘목장에서 저 유명한 선자령(1147m)에 이르는 약 2㎞짜리 산책로다. 목장전망대를 기준으로, 아래를 향해 걷는 다른 산책로와 달리 위를 보고 오른다. 당연히 하늘목장 산책로 가운데 가장 힘든 축에 속하지만, 선자령에 오르는 일반적인 코스, 그러니까 옛 대관령휴게소를 들머리 삼아 오르는 것보다는 한결 쉽다. ‘너른풍경길’을 따라 초지 사이를 걷다 보면 길 중간쯤에서 너른 개활지를 만난다. 여기가 이른바 ‘별맞이 언덕’이다. 푸른 초원으로 직접 들어가 마음껏 ‘초록빛 샤워’를 즐길 수 있다. 물론 풀숲에 들기 전 해충 등에 대비한 옷차림은 필수다. 별맞이 언덕에서 선자령은 그리 멀지 않다. 선자령은 흔히 눈꽃 산행지로 알려졌지만 가을 풍경도 빼어나다. 길섶마다 마타리 등 다양한 가을꽃들이 피고 진다. 선자령 정상에 서면 일망무제의 풍광이 흐른다. 발 아래로 목장의 구릉들이 깔리고, 멀리 강릉과 동해가 손에 잡힐 듯하다. ‘가장자리숲길’은 옛 목부들의 이동로를 따라 계곡과 목장 사이에 형성됐다. 고산지대 특유의 목장 풍경과 만날 수 있다. 영화 ‘웰컴 투 동막골’(2005년) 가운데 초원에서 미끄럼을 타고 멧돼지와 쫓고 쫓기는 장면 등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아울러 목부들이 지름길로 이용하던 ‘종종걸음길’과 우거진 나무숲 터널 사이로 나 ‘숲속여울길’도 걸을 만하다. 하늘목장 2단지는 1단지와 도로를 경계로 마주하고 있다. 입구에서 정상인 ‘하늘채’까지 약 3㎞ 떨어졌다. 1단지와 비슷하지만 풍경의 깊이는 좀 더 나은 편. 다만 외승(야외에서 말을 타는 것)을 즐기는 승마 숙련자들에게만 개방돼 아쉽다. 글 사진 평창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 횡계 나들목으로 나온다. 횡계 시내에서 ‘의야지 바람마을’ 쪽으로 곧장 가면 나온다. 외길이라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입장료는 오는 10월부터 받는다. 어른 5000원, 어린이 4000원이다. 목장 입구∼하늘마루 전망대 간 2.2㎞를 오가는 트랙터 마차 탑승료는 어른 4000원, 어린이 3000원이다. 승마, 양 먹이주기 등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332-4888. →맛집 이효석문학관 앞의 ‘메밀마당’(334-3383)은 메밀전과 감자전, 메밀막국수 등이 맛있는 집이다. ‘김가네손만두’는 상호 그대로 만두를 손으로 빚어낸다는 집이다. 차진 만두피와 풍성한 만두소가 잘 어우러졌다. 면온리 피닉스파크 리조트 가는 길에 있다. 332-0930. →잘 곳 가족 단위라면 휘닉스파크 리조트를 추천할 만하다. 슬로프 주변에 가을꽃들이 활짝 피어 산책 삼아 걷기 좋다. 봉평 읍내 인근의 붓꽃섬 캠핑장(www.irispension.co.kr, 336-1771)은 캠퍼들에게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곳. 무의천과 흥정천이 합수되며 만든 섬 위에 조성된 캠핑장이다. 예약제로 운영된다.
  •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獨 인젤 홈브로이히 미술관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獨 인젤 홈브로이히 미술관

    거대한 공간에 거장들의 작품이 놓여 있다. 관람객은 작가 이름과 제목, 제작 연도 등을 적어 놓은 명제표의 글씨를 들여다보고 재빨리 다음 작품으로 발길을 돌린다. 맘에 드는 작품을 만나면 행여 작품이 다칠까 눈에 힘을 주고 서 있는 안내원들을 피해 열심히 셔터를 누르기 바쁘다. 미술관이라고 하면 으레 떠오르는 풍경이다. 하지만 모든 미술관이 다 그런 건 아니다. 독특한 운영철학으로 새로운 미술관 개념을 제시하며 관람객을 사로잡는 미술관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독일 서북부의 소도시 노이스(Neuss)에 있는 인젤 홈브로이히 미술관이 대표적인 사례다. 우리에겐 생소하지만 미술 전문지 ‘아트 뉴스’가 선정한 ‘세계의 숨겨진 미술관 톱10’에 오를 만큼 미술 마니아, 특히 자연과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첫손가락으로 꼽는 곳이다. 뒤셀도르프에서 기차로 20분 거리에 위치한 노이스는 냉전시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로켓기지가 있던 군사지역이었다. 인젤 홈브로이히는 우리가 알고 있는 미술관과 거리가 멀다. 드넓은 벌판 한가운데 200년 가까이 사람의 손이 타지 않은 광활한 자연 속에 작지만 개성 있는 건물들로 이뤄진 독특한 형식이다. 드문드문 들어선 건물에 작품들이 놓여 있지만 작품을 설명하는 명제표도, 설명판도 없다. 매표소와 사무동 근무자들 외에 안내원이나 지키는 사람도 없다. 관람객들은 산책하듯이 건물과 건물을 옮겨 다니면서 자연과 예술작품을 감상하면 그뿐이다. “예술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선입견 없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자연과 예술이 하나가 되는 것을 느끼도록 하는 게 인젤 홈브로이히의 미술관 운영철학”이라고 미술관재단 대외홍보팀의 타티아나 킴멜은 설명했다. 인젤은 독일어로 ‘섬’이라는 뜻이다. 1987년 문을 연 이곳은 9대1의 법칙, 즉 자연 90%에 건물 10%의 비율을 지금까지 고수하고 있다. 킴멜은 “자연 속에서 산책을 하고 명상하듯이 예술에 동화될 수 있기 때문에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며 가을의 인젤 홈브로이히가 특히 아름답다고 소개했다. 인젤 홈브로이히 미술관을 구상한 이는 뒤셀도르프 지역에서 부동산개발업을 하는 미술품 컬렉터 칼 하인리히 뮐러(1936~2007)다. 뮐러는 1982년 라인강 지류인 라인-에르푸트 강에 둘러싸여 섬처럼 생긴 늪지와 그 옆의 벌판을 사들여 자신이 세계를 돌며 수집한 예술품들을 기존 미술관과는 다른 방식으로 보여 줄 미술관을 짓기로 한다. 권위 의식에 사로잡혀 점점 거대해지는 현대 미술관에 강한 거부감을 느낀 그는 자연과 예술이 공존하는 공간, 미술관 문턱을 허문 열린 미술관을 원했다. 많은 사람이 공감했고 특히 그와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조각가 에르빈 헤리히와 아나톨 헤르츠펠트, 화가 고타르트 그라우브너가 직접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헤리히는 대부분의 건물을 확장된 조각의 개념으로 설계했고, 아나톨은 작업실을 꾸미고 자연환경에 어울리는 조각작품들을 만들었다. 그라우브너는 전체 콘셉트와 전시공간 디자인을 맡았고 지난해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이곳에서 많은 작품을 남겼다. 독일 출신의 조각가이자 건축가인 올리버 크루제가 디자인한 테이블과 의자로 꾸며진 메인 건물을 가로질러 나오자 온통 초록빛 세상이다. 나무 그늘에서는 야외학습 나온 학생들이 진지하게 설명을 듣고 있다. 미술관에선 한 달에 한 차례 예술가의 안내를 받아 함께 관람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인젤 홈브로이히의 자연과 예술을 제대로 느끼려면 혼자 천천히 사색하며 다녀야 한다”는 킴멜의 충고대로 혼자서 지도를 들고 미술관 체험에 나섰다. 원래 반나절 정도 여유 있게 봐야 하지만 2시간 동안 한 바퀴 돌고 점심시간 즈음 카페테리아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다. 카페테리아는 주변 농가에서 생산한 싱싱한 과일, 달걀, 우유, 잡곡 빵, 잼 등 건강한 음식들을 관람객에게 무료로 제공한다. 역시 뮐러의 구상에 포함된 것이었다. 언덕에 위치한 미술관 입구에서 20㏊ 넓이의 섬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넓은 초원에 적벽돌로 지어진 건물이 드문드문 보인다. 숲을 이루는 대부분의 나무가 미술관 설계 당시에 식재됐다니 더욱 놀라웠다. 계단을 내려와 연못과 늪을 지나고 풀밭 사이로 난 산책로를 걷다 보니 들풀과 야생화들이 햇살을 머금고 인사를 건네는 듯하다. 늪지의 날벌레를 보고 야생오리가 꿱꿱거리니 산새가 짹짹하고 참견을 한다. 야생의 모습을 최대한 살린 멋진 정원은 독일 출신 환경건축가 코르테가 설계했다. 15개의 건축물 중 처음 마주하는 갤러리는 탑을 뜻하는 ‘Turm’이라는 이름을 가진 조각 건축물이다. 투박한 탑처럼 생긴 벽돌 건물인데 안으로 들어가면 온통 흰색일 뿐 아무것도 없다. 작은 소리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텅 빈 공간에 햇살이 조용히 내리쪼이고 있다. 건물을 설계한 헤리히는 외부 조건이나 건물의 역할을 염두에 두지 않고 단지 조각적인 개념으로 구조물을 설계했다. 그런 다음 벽돌과 다른 재료들을 사용해 조각의 개념을 확대시켰다. 조각 속으로 걸어 들어갈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을 체험하면서 미술에 대한 고정관념은 자연히 사라진다. ‘미로’라는 뜻의 라비린트 파비옹은 인젤 홈브로이히의 주요 소장품을 전시하고 있다. 천장에서 따스한 자연광이 비치는 전시실에는 코린트, 피카비아, 그라우브너 등 유럽 출신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이 고대 크메르와 중국 한·당·명시대의 도자기 등 골동품, 마오리족 도구들과 나란히 놓여 있다. 유명 작가의 서양미술, 진귀한 동양의 고미술이 분명한데 작품 설명은 없다. 하지만 시공을 넘어 아름다움을 전달하고 감동을 주는 예술의 가치가 더욱 빛을 발하는 듯했다. 헤리히가 설계한 건물들은 얼핏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생김새가 저마다 다르고 그에 걸맞은 이름을 갖고 있다. 헤리히의 미니멀한 대리석 조각을 전시하고 있는 곳은 ‘호에 갤러리’, 다도이쓰의 대형 작품이 전시된 곳은 다도이쓰 갤러리, 렘브란트와 세잔의 데생과 수채화를 전시한 곳은 ‘달팽이’ 등이다. 주요 소장품을 전시한 대갤러리 ‘열두개의 방이 있는 집’에는 이브 클랭, 호안 미로, 말레비치, 장 아르프 등 유명 작가의 작품이 수두룩한데 역시 아무런 설명도, 안내원도 없다. 전시와 작품에 대한 정보 제공 대신 관람객의 자유로운 해석과 반응을 유도하는 의도인 것이다. 오솔길을 걷다가 숲 속에 설치된 작품을 손보고 있던 조각가 아나톨을 만났다. 맘씨 좋은 수다쟁이 할아버지 아나톨은 “인젤 홈브로이히는 자연과 예술작품, 그리고 자신이 새로운 방식으로 교감하며 휴식할 수 있는 곳”이라고 답했다. 인젤 홈브로이히 바로 옆에 있던 나토 로켓기지와 군사시설들이 1993년 미국과 소련 간의 군비(軍備) 축소 협약에 따라 폐쇄되자 뮐러는 이곳을 사들여 예술가들의 아틀리에와 주거 공간, 미술관, 음악당 등으로 이뤄진 복합문화단지를 조성했다. 개발의 손이 미치지 않는 외진 곳에 있는 땅을 멋진 자연 속 미술관으로 가꾼 뮐러는 자신이 구상했던 미술관이 성공을 거두자 수집품과 미술관 전체를 노이스시에 기증했다. 개인의 노력보단 공공의 힘으로 더 좋은 지속 가능한 미술관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현재 이곳의 소유권과 운영은 노이스시 칼 하인리히 뮐러 재단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 후원으로 설립된 홈브로이히 재단이 맡고 있다. 뮐러는 인젤 홈브로이히의 야트막한 언덕에 자신이 심은 두 그루의 나무 사이에 잠들어 있다. 글 사진 lotus@seoul.co.kr
  • 해외여행 | 치앙라이Chiang Rai- 메콩의 물결은 유유히 흐른다

    해외여행 | 치앙라이Chiang Rai- 메콩의 물결은 유유히 흐른다

    메콩은 깊고 넓었다. 아무것도 비추지 않는 흙빛의 물결은 치앙라이를 여행하는 내내 훅훅 끼치는 흙냄새를 남겼다. 태국의 북쪽 꼭대기, 라오스와 미얀마를 마주보고 있는 치앙라이에서 갓 꺼진 아편의 불씨와 오래도록 남을 란나왕조의 흔적을 돌아봤다. 야수를 잠재운 시간 뒤뚱뒤뚱, 차는 꼬불거리는 산길을 한참 올라갔다. 언덕을 넘을 때마다 반대편으로 가지런히 열을 이룬 차밭이 펼쳐졌다가 끊기고 다시 펼쳐지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슬레이트 지붕을 얹은 작은 집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낸다. 깊은 산골에는 원주민들의 마을이 있기 마련인데, 특이하게도 이곳은 차이니즈 빌리지Chinese Village로 중국인 후손들이 모여 사는 도이 매 사롱Doi Mae Salong이다. 하교하는 아이들이 재잘대는 중국어가 아니더라도 집집에, 가로등 사이에 걸린 붉은 등에서 충분히 이곳이 중국인 마을임을 알 수 있었다. 과거 공산당에 밀려 장제스와 그의 추종자들이 남쪽으로 내려와 타이완에 자리를 잡았을 때, 그중 일부가 공산당들을 피하기 위해 접근이 쉽지 않은 이곳까지 내려왔다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과 싸우다 사망한 두안 장군의 묘The Tomb of Gcn Duan가 옹기종기 내려앉은 마을을 보살피듯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들은 주로 기념품이나 약재 등을 팔거나 농업에 종사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대도시로 나가길 꿈꾼다. 태국의 주요 관광지에서 중국어를 할 수 있는 인재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마을에는 나이가 지긋한 어른과 아주 어린 아이들만이 남아 있다. 차이니즈 빌리지를 둘러싼 산에서는 대부분 차를 경작한다. 이곳에는 근방에서 가장 큰 차 공장이 있는데 101티플랜테이션101 Tea Plantation이 바로 그곳이다. 크기만 무려 200에이커에 달한다. 아침 일찍 차밭에 들어서면 싱긋싱긋한 이파리들 사이로 차 냄새가 자욱하다. 숲의 대부분이 차밭으로 경작되기 때문에 어디에서나 골짜기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이곳의 매력 포인트다. 사실 치앙라이 하면 아편의 이미지가 끈질기게 따라다닌 것이 사실이다. 아편이 생산되고, 그 아편이 금으로 바뀌는 곳이어서 악명 높은 ‘골든 트라이앵글’이라는 이름이 붙었었다. 암적인 거래가 횡행하던 이곳을 바꿔 놓은 것은 태국 국왕의 어머니, 스리나가린드라Srinagarindra 여사. 1983년 도이퉁 디벨롭먼트 프로젝트Doi Tung Development Project를 통해 아편 생산을 전면 금지하고 양귀비를 기르던 지역에 농작물들을 재배하게 했다. 그녀가 이곳을 사랑한 흔적을 보고 싶다면 1996년 사망하기 직전까지 약 7년 동안 머물렀던 도이 퉁 로열 빌라Doi Tung Royal Villa를 찾아가야 한다. 1년 내내 꽃이 가득한 스위스식 정원, 매 패 루앙 가든Mae Fah Luang Garden은 사랑의 결정체다. 아편의 주요 통로였던 지역에 만들어진 이 정원은 아편 재배가 금지되고 할 일이 없어진 마을 사람들에게 직업을 주는 공간이 됐고, 스리나가린드라 여사가 사망한 뒤에는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게 됐다 그녀가 없음에도 이곳은 여전히 정성스러운 손길로 꾸며지고 있었다. 분주한 정원사들은 강물을 언덕 꼭대기까지 끌어올려 더운 열기에 식물이 죽지 않도록 보살피고, 3개월마다 정원의 꽃을 새로 심는다. 여행자들은 조심스런 발걸음으로 정갈하고 소박하게 살았던 그녀의 성을 둘러본다. 역사의 풍랑을 온몸에 새기다 아편에 얽힌 이곳의 역사를 몰랐더라면 메콩강을 마주했을 때, 그 감흥이 덜 했을지도 모른다. 멀리서 흘러와 멀리로 흘러가고 있는 흙빛 물결은 그 역사만큼 혼탁했다. 관광객들을 태운 작은 보트들이 물길을 따라 미얀마와 라오스 근처를 배회하고 있었다. 실제로 이곳에는 국경이 있어서 검사를 거치고 주변 나라로 넘어간다. 여행자들에게는 3~4시간 정도 라오스 땅을 밟을 수 있는 관광 프로그램도 있다. 보트가 메콩강의 흙탕물을 밀어내며 달린다. “왼쪽 빨간 지붕 카지노가 있는 곳은 미얀마, 오른쪽 노란 지붕이 있는 곳은 라오스입니다. 국경을 오가면서 아편을 사고 팔고, 그리고 카지노에서 ‘돈세탁’을 해서 돌아갔지요.” 가이드의 설명이 시뮬레이션처럼 펼쳐졌다. 겨우 40년 전의 역사, 어딘가에서는 아직도 진행되고 있는 역사였다. 아편에 취한 사람들이나 그로 인해 일어난 전쟁을 생각하면 아편의 주 생산지였던 이곳에 역사 깊은 120여 개의 불교 사원이 있다는 것은 참 아이러니한 일이었다. 향로에 빽빽하게 침향을 꽂는 불심 깊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 골든 트라이앵글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의 위쪽에 있는 왓 프라 탓 푸 카오Wat Phra That Phu Khao 사원에는 점을 쳐주는 불상이 하나 자리하고 있었다. 소원을 빈 뒤 불상을 들어올렸을 때 가볍게 들리면 일이 잘 풀리고, 무겁게 들리면 일이 힘들게 풀린단다. 무겁게 들린 건 그렇다손 치더라도 막대통을 흔들어 나오는 숫자에 적힌 점괘를 보다가 무너지고 말았다. ‘앞으로 악재가 계속 겹치며, 극복하기 힘들 것’이라나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엉터리’ 불자로서 절이라도 올리려고 했는데 비참한 마음에 그냥 나오고 말았다. 태국어를 할 줄 모르니 여행하는 내내 눈치채지 못했지만 사실 태국 북부는 사투리가 심하단다. 서울과 부산의 차이와 비슷하다. 치앙라이가 방콕에서 북쪽으로 780km 거리에 자리해 지리적으로 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과거 치앙라이를 주축으로 독립적인 란나왕조Lanna Kingdom가 번성했던 것도 하나의 이유다. 그래서 이곳에는 ‘란나스타일’이 있다. 건축물 꼭대기에 마치 칼이 꽂힌 것처럼 깃이 달린 것이 대표적인 란나스타일. 치앙라이에 속해 있는 치앙센Chiang Saen에서는 뒤섞인 이 지역의 역사를 훔쳐볼 수 있다. 13세기경 왕 센후King Sean Phu에 의해 란나왕국이 발생한 지역인 치앙센은 긴 벽돌담이 마을을 둘러싸고 있다. 부처의 유골 일부가 있다는 왓 파삭Wat Pa Sak 사원은 수백년 된 티크나무 숲 가운데 고고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붉은 벽돌 바닥만 남은 사원은 수세기를 거치며 부식되고 손실된 흔적이 절절하게 남아 있었지만 오히려 그 덕에 끝없이 상상력을 펼치게 되는 곳이었다. 수코타이, 란나, 미얀마의 건축양식이 오묘하게 결합되어 있는 탑은 돌아보는 동안 수많은 표정을 보여 줬다. 허물어진 벽을 등지고 앉은 부처상은 어떠랴. 이곳저곳 상처가 많은 얼굴에서 고단함이 느껴졌지만 제단 앞, 갓 마른 촛농이 떨어진 것을 보아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 부처라는 것을 가늠할 수 있었다. 다시, 새로운 물결 그 무엇보다 치앙라이에서 유명한 것은 왓 롱쿤Wat Rong Khun이다. 흰색 건물로 화이트 템플Whith Temple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는 이 사원은 태국의 건축가인 찰럼차이Chalermchai가 1998년부터 만들기 시작한 곳. 돌아가신 어머니가 ‘지옥에서 구해 달라’고 말하는 꿈을 꾼 뒤로 만들기 시작했단다. 지옥을 표현한 조형물들 사이로 찬란하게 빛을 받고 있는 왓 롱쿤은 한번 보면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강렬하다. 흰색과 함께, 유리를 사용한 덕에 말 그대로 ‘환하고 빛나는’ 모습이다. 사원 건축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한쪽에 마련된 기념품가게의 수익으로 사원을 계속 증축해 나가는 중으로 언제 끝날지는 오로지 찰럼차이의 마음에 달렸다. 메인이 되는 사원은 거의 마무리가 됐지만 주변 건물들은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사실 지금은 완공보다는 보수가 중요한 시점이다. 작년 치앙라이에서 발생한 지진 때문에 탑의 꼭대기가 부러지고 건물에도 부분부분 균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고전적인 방식을 깨고 새로운 방식을 창조하는 찰럼차이가 있다면, 동물의 뼈와 가죽을 모으며 과거를 수집하는 타완 두체니Thawan Duchanee도 있다. 블랙 하우스Black House라 불리는 반 담Baan Dam을 만든 예술가다. 이름처럼 검은색의 건물에 온갖 동물들의 뼈와 가죽을 수집해 전시하고 있다. 수집품들과 검은색이 만들어내는 분위기는 형언하기 힘들다. 죽음 사이를 걸어다니고 있으니 시간이 멈출 것처럼 으스스하다. 하지만 호기심이 동하는 건 더욱 어쩔 수 없었다. 수십 미터의 뱀가죽을 따라서 입구가 되는 건물을 지나가자 각각의 테마를 가진 건물 몇 채가 나타났다. 버팔로의 뿔과 가죽으로 만든 의자, 동물의 털이 살아있는 가죽으로 장식한 테이블 등등. 원시와 야만의 흔적들은 가끔 경악스러운 단말마로 이어졌지만 그것은 결국 인간이 만든 흔적이었다. 글·사진 차민경 기자 취재협조 태국관광청 www.visitthailand.or.kr ▶travel info AIRLINE 치앙라이로 가는 직항편이 없어서 방콕이나 치앙마이를 경유해 가야 한다. 타이항공은 인천에서 방콕까지 매일 2~4편의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고, 방콕에서 치앙라이까지는 하루 3편의 직항이 뜬다. 인천에서 방콕까지는 약 6시간이, 방콕에서 치앙라이까지는 약 1시간 20분이 소요된다. HOTEL 메콩강의 진수를 느끼다 더 임페리얼 골든 트라이앵글 리조트The Imperial Golden Triangle Resort 최고급 리조트를 상상한다면 조금 아쉬울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 리조트를 추천하는 이유는 치앙라이에서 골든 트라이앵글을 조망할 수 있는 완벽한 위치에 자리해 있기 때문이다. 왼쪽으로는 미얀마가, 오른쪽으로는 라오스가 보일 뿐더러 록강Ruak River이 메콩강과 합류되는 지점이 바로 정면에 위치한다. 테라스에 서서 좌우로 펼쳐지는 메콩강을 보면 절대로 잊혀지지 않을 풍경이 마음속에 새겨질 것. 특히 레스토랑 테라스를 놓치지 말길. 가격도 합리적이다. 조식 포함 1,600바트(약 5만원)부터. 222 Golden Triangle, Chiang Saen, Chiang Rai 57150 Thailand +66 (0) 5378-4001 www.imperialhotels.com 차밭 위의 신선처럼 매 사롱 플라워 힐즈 리조트Mae Salong Flower Hills Resort 깊은 차밭 한가운데, 산등성이에서 피어 오르는 안개가 내려다보이는 리조트가 있다. 높은 산을 깎아 만든 사롱 플라워 힐즈 리조트는 도이 매 사롱 지역에 자리해 있다. 정면으로 여러 겹 굽이진 산허리가 펼쳐져 있고, 가까운 언덕에서는 사람들이 차를 재배한다. 숲 속에서 평안한 휴식을 갖길 원한다면 이곳이 마음에 들 것이다. 950바트(약 3만원)부터. 779 Moo 1 Doi Mae Salong,Mae Fah Luang,Chiang Rai 053-765-495-7 www.maesalongflowerhills.com TEMPLE 매혹될 수밖에 없는 영롱함 에메랄드부처Emerald Buddha 1434년, 치앙라이에 있는 왓 프라 깨오Wat Phra Kaew 사원의 파고다에 번개가 쳤다. 그 자리에 있던 불상이 번개를 맞고 일부분이 깨졌는데 안쪽에서 초록빛이 나더란다. 살살 겉을 둘러싼 것을 깨 보니 부처상이 옥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보통 에메랄드부처라고 부르지만 에메랄드색이 나는 옥 부처가 발견된 것. 당시 발견된 불상은 라오스 루앙프라방, 치앙마이, 비엔티안 등을 순회하고 있으며 현재는 방콕에 있다. 왓 프라 깨오 사원에서는 이 불상이 발견된 것을 기념해 그와 비슷하게 만든 옥 불상을 따로 전시하고 있다. 19 Moo 1, Tambol Wiang, Ampur Muang, Chiang Rai 57000 Thailand +66 (0) 5371-1385 www.watphrakaew-chiangrai.com MUSEUM 오감으로 체험하는 공포 아편박물관Hall of Opium 골든 트라이앵글이 아편의 생산지로 악명을 떨쳤고 중국에서는 아편전쟁이 일어나기도 했으며 전세계 곳곳에서 마약 카르텔이 활동하는 것을 안다고 하더라도 일반 사람들에게 아편은 그저 다른 세상 이야기에 불과하다. 아편과의 한판 승부를 벌였던 이곳 치앙라이에는 일반 사람들과 관광객들에게 아편의 무서움을 알려주기 위한 박물관이 만들어져 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아편 중독을 표현한 긴 동굴을 지나게 된다. 전시관은 각종 시각, 음향 효과로 아편의 공포를 실감하게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박물관을 다 돌고 나오면 ‘정말 마약은 해서는 안 되겠다’는 다짐이 절로 나오게 된다고. Golden Triangle Park, Chiang Saen, Chiang Rai, Thailand 053 784 444-6
  • 이리저리 휘돌면 좀 어떤가 구불구불 에돌면 또 어떤가

    이리저리 휘돌면 좀 어떤가 구불구불 에돌면 또 어떤가

    대부분의 지자체마다 ‘길’ 하나쯤은 조성해 뒀다. 여태 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걷기 열풍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전북 군산의 구불길도 그런 연유로 조성됐다. 관광안내서에 따르면 ‘이리저리 구부러지고 수풀이 우거진 길을 여유·풍요·자유를 느끼며 오랫동안 머무르고 싶은 여행길’로 만들겠다는 게 조성 목적이다. 구불길은 모두 11개 코스로 나뉜다. 비단강길, 햇빛길, 큰들길, 구슬뫼길, 물빛길, 달밝음길, 탁류길, 고군산길 등 이름만으로도 정겹다. 그 가운데 옥산저수지를 에둘러 돌아가는 구슬뫼길은 구불길의 정수 중 하나로 꼽힌다. 산책이라기엔 발품깨나 팔아야 하고, 트레킹이라 하기엔 다소 난이도가 낮은 길이다. 이 계절, ‘공활한 가을 하늘’ 머리에 이고 사부작사부작 걷기 딱 좋다. 여유… 구슬 꿴 듯한 청암산, 그 품에 안긴 옥산저수지 옥산저수지는 일제강점기인 1939년 조성됐다. 공업용수 확보가 주요 목적이었다. 1963년에는 군산의 제2수원지 노릇을 하느라 상수원보호구역에 지정됐고, 자연스레 사람들의 출입도 통제됐다. 그러다 2008년, 45년 만에 상수원보호구역에서 해제됐다. 호수를 에둘러 아름다운 수변길이 조성될 수 있었던 건 바로 이 때문이다. 옥산저수지 구불길은 ‘구슬뫼길’이라고도 불린다. 한자이름 ‘구슬 옥’(玉)과 ‘뫼 산’(山)을 순우리말로 바꿨을 뿐인데 이렇게 정감 넘치는 이름이 됐다. 공식 명칭은 군산호수다. 구슬뫼길의 전체 길이는 18.8㎞다. 군산역에서 ‘한국의 슈바이처’라 불리는 이영춘 박사 고가와 옥산저수지 등을 지나 남내마을까지, 혹은 그 역순으로 돈다. 마냥 걷기만 해도 6시간 이상 걸리는 긴 코스다. 해서 대부분의 도보꾼들은 옥산저수지 주변을 도는 3~4시간짜리 코스를 선호한다. 원점회귀가 가능하고 걷다 쉬다를 반복하며 호수와 주변 숲의 그윽한 정취를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구슬뫼일까. 현지 주민들은 저수지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작은 산들이 구슬처럼 아름답다 해서 이름 지어졌다고 했다. 옥산저수지 뒤는 청암산이다. 옥산저수지 전체를 큰 팔로 품은 듯한 형상이다. 저수지에 물이 담수되기 전만 해도 여느 산과 다름없는 풍모였겠지만, 물이 들어차면서부터는 확연히 달라졌을 게다. 필경 산자락 중턱 위까지 물에 잠겼을 테고, 산봉우리들만 동글동글하게 남았을 텐데, 그 모양이 꼭 하나로 꿴 구슬처럼 보였을 게다. 옥산면사무소 지나 농로를 따라 100m 남짓 들어가면 논 옆으로 대형 주차장이 나온다. 시골마을과 어울리지 않는 주차장이 언뜻 생뚱맞게 보이지만,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구슬뫼길을 찾는다는 방증일 터다. 주차장 바로 앞은 저수지 양수장관리사무소다. 이곳이 구슬뫼길의 실질적인 들머리다. 풍류… 억새꽃 춤추고 잔잔한 물 위로 산자락 흔들흔들 옥산저수지 주변을 도는 길은 모두 세 종류다. 구슬뫼길(구불 4길), 수변길(13.8㎞), 청암산 등산로(약 7㎞) 등이다. 수변길이 등산로보다 두 배 가까이 긴데, 이는 손가락처럼 생긴 호수 주변을 굽돌아가기 때문이다. 구슬뫼길은 수변길, 청암산 등산로 등과 길을 공유했다 떨어지길 반복한다. 실제 길이는 수변길과 비슷한데 난이도는 약간 더 높다. 이정표에는 ‘구불 4길’로 적혀 있다. 청암산 등산로를 따르는 건 빠르긴 하나, 호수의 그윽한 맛을 느끼기 어렵고 수변길은 편하지만 호수의 다양한 표정을 엿볼 수 없다. 수변길을 따라가다 약 4㎞ 지점의 갈림길에서 청암산 등산로로 바꿔 타길 권한다. 수변길을 따르는 것보다 시간이 덜 소요되고, 호수의 다양한 면을 엿볼 수 있다. 양수장관리사무소 앞 주차장에서 신들메를 고친 뒤 제방에 오르면 길은 양옆으로 갈라진다. 호수를 한 바퀴 도는 길, 어느 쪽으로 가도 결국 같은 곳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오른쪽 제방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자박자박 걷는다. 길 오른쪽엔 물억새가 한창이다. 아직 영글지는 않았지만, 늦가을쯤이면 흐드러진 억새꽃들이 장관을 펼쳐내지 싶다. 길 왼쪽은 호수다. 장판처럼 잔잔한 물 위로 청암산 자락 하나가 떠 있다. 바다 위에 뜬 섬 같다. 아직 일러 철새들은 오지 않았지만, 추수 끝낸 군산의 들녘에 나락들이 흔천일 무렵이면 저 물 위에도 수많은 생명들이 떠 있을 터다. 제방 끝의 정자를 지나며 숲길이 시작된다. 숲은 습하다. 물가라 더 그렇다. 예전엔 흙길이었는데, 수변길을 정비하면서 나무 둥치나 목재데크 등으로 디딤판을 만들어뒀다. 그 덕에 진창길을 걷는 곤욕은 피했지만 습기 듬뿍 머금은 나무 둥치들이 얼음처럼 미끄러워져 넘어질 위험은 높아졌다. 목재데크보다는 나무 둥치로 만든 디딤판을 건널 때 특히 조심하는 게 좋겠다. 자유… 사람 손 타지 않아 사랑스러운 숲과 물의 속살 길은 평이하다. 편백나무 산림욕장도 있고, 지역의 한 자동차 회사에서 사회공헌 사업으로 조성한 숲도 지나지만 각별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얼추 2~3㎞, 30분 가까이 이런 길이 이어진다. 한데 이후 길은 완벽하게 변신한다. 대나무와 왕버드나무, 갈참나무 등이 어우러진 비밀의 숲이 펼쳐진다. 단언컨대 예서부터는 감동할 준비를 해도 좋다. 대숲은 정돈되지 않았다. 전남 담양 일대의 잘 가꿔진 대숲들의 조형미엔 당연히 견주지 못한다. 한데 외려 그 덕에 한결 자연스럽고 웅숭깊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리 휘고 저리 굽은 소나무와 보랏빛 맥문동이 어루러진 풍경도 이채롭다. 길 중간중간 왕버드나무 군락지도 만난다. 초록색 이끼와 거무튀튀한 나뭇가지가 절묘한 대비를 이룬다. 호수는 맑다. 45년 동안 사람의 간섭이 없었던 덕이다. 호수에 깃든 생명들도 건강한 삶을 이어간다. 크고 작은 연꽃들이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꽃들을 틔워냈고, 파스텔톤의 몸통이 예쁜 물잠자리도 곧잘 눈에 띈다. 저수지 둘레 산길은 완만한 편이다. 청암산 정상(115m)을 오를 때 다소 된비알이 있을 정도다. 정상에 서면 호수 전체가 눈에 잡힌다. 윤슬 반짝이는 호수와 너른 만경평야를 굽어보는 것만으로도 그간의 노고는 씻은 듯 사라진다. 산길이 지루하다 싶을 때는 다시 수변길로 내려오면 된다. 주의할 것 하나. 길 중간에 간이매점이나 식당 등은 없다. 이는 구슬뫼길 초입도 마찬가지다. 마실 물, 먹을 것 등은 옥산면사무소 주변의 농협이나 편의점 등에서 미리 사놔야 한다. 글 사진 군산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3)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군산 나들목으로 나와 706번 지방도로 갈아탄 뒤 호덕교차로에서 좌회전, 29번 국도를 따라가다 개정교차로에서 우회전, 21번 국도를 타고 옥산 교차로까지 간다. 예서 좌회전, 대위로를 타고 가다 옥산파출소 지나 우회전해 곧장 가면 된다. 내비게이션이 공식 명칭인 군산호수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엔 옥산면사무소로 검색하면 된다. →맛집 군산 짬뽕(④)이 이름났다. 특히 복성루(445-8412)는 전국의 맛 순례객들이 빼놓지 않고 들르는 집이다. 채 썬 돼지고기와 홍합, 오징어, 바지락 등 해산물들이 풍성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웍(Wok·중화요리에 사용하는 큰 냄비)의 맛, 그러니까 불의 맛과 향이 풍성하게 녹아 있다는 거다. 대개 오후 2~3시면 문을 닫는데 문을 여는 동안엔 늘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인근의 지린성(467-2906)도 맛이나 명성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는 집이다. 두 집 모두 군산항 쪽에 있다. 주전부리 음식 중엔 중동호떡(445-0849)이 이름났다. 옥산저수지 인근에선 향촌국수(461-8111)가 이름값을 높이는 중이다. →잘 곳 옥산저수지에서 10분 거리의 군산시청 주변에 깔끔하고 값 헐한 모텔들이 많다.
  • 요 티켓이면 ‘樂’… 자기야, 고생했어

    요 티켓이면 ‘樂’… 자기야, 고생했어

    추석 연휴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공연 한 편쯤은 봐야 아쉽지 않을 것 같다. 뮤지컬과 연극, 국악, 클래식 등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즐길 만한 공연이 풍성한데다 할인 혜택도 적잖다. 지난해 11월부터 장기 공연되고 있는 뮤지컬 ‘위키드’(서울 샤롯데시어터)는 ‘오즈의 마법사’ 속 초록마녀가 편견과 싸우는 정의로운 마녀였다는 상상에서 출발한 블록버스터 뮤지컬이다. 동화 같은 이야기에 편견과 차별에 대한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담고 있어 가족들이 함께 보기에 제격이다. 7일과 9, 10일 공연은 전 석 30% 할인된다. 6만~14만원. 1577-3363. 창작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서울 예그린시어터)는 10년째 공연되고 있는 창작뮤지컬계의 스테디셀러로, 한 병원에서 벌어진 추리극으로 시작해 인간관계에 대해 돌아보는 가슴 찡한 감동을 선사한다. 6일부터 10일까지 전 석 50% 할인, 가족 관람 시 1인당 2만원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4만 5000원. (02)744-7090. 연극 ‘우리 노래방 가서 얘기 좀 할까’(서울 동숭아트센터 소극장)는 아버지와 아들, 아들의 여자친구, 아버지의 재혼 상대가 서로 만나고 헤어지는 모습을 통해 ‘우리’들의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7~10일 공연은 40% 할인된 가격에 관람할 수 있다. 3만 5000원. (02)744-4331. ‘슬픈연극’(서울 대학로 아트원시어터 3관)은 죽음을 앞둔 남편과 이를 애써 외면하는 아내 각각의 독백에서 잔잔한 슬픔과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오는 8~11일 공연은 40%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3만 5000원. (02)761-0010. 6~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는 우리 음악의 정서를 대중, 세계에 알리는 음악인들을 만나는 ‘블루문 페스티벌’이 열린다. 6일에는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인 양방언이 잠비나이, 최고은, 한승석, 정재일 등 재능 있는 음악인들과 이색적인 협연 무대를 펼친다. 7일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이수자인 젊은 소리꾼 이자람이 브레히트 ‘사천의 선인’을 원작으로 한 판소리 ‘사천가’와 정통 판소리 5대목의 하이라이트를 선보인다. 뒤이어 국악 소녀 송소희의 단독 콘서트도 열린다. 2만 2000원~12만원. 1661-7738. 한가위 당일인 오는 8일 서울 국립국악원 연희마당에서는 ‘너도나도 아리랑 부르기’ 대회의 본선 무대가 펼쳐진다. 3대 가족, 유학생, 다문화가족 등으로 이뤄진 8개 팀은 뇌출혈로 투병 중인 할머니를 위한 응원가, 초등학생들의 학업 스트레스 등 각자 삶의 이야기를 ‘아리랑’으로 옮겨 부른다. 무료. (02)580-3300. 서울 북서울 꿈의숲아트센터에서는 오는 9~10일 야외 문화광장에서 다채로운 놀이와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세시풍속전을 연다. 9일에는 판소리공장 바닥소리팀이 아카펠라로 노래하는 민요를, 10일에는 국악밴드 소울이 록, 재즈, 일렉트로닉 등으로 버무린 ‘젊은 국악’을 선사한다. 2만원. (02)2261-0501~2. 연해주 한인 이주 150주년을 기념해 블라디보스토크팝스오케스트라가 내한 공연을 펼친다. 6일 서울 KBS홀에서 다문화가정, 이주노동자, 장애인 등 소외계층을 초대해 열리는 이번 공연은 뮤지컬, 영화음악, 대중가요 등 다채로운 선곡으로 가을밤의 낭만을 선사한다. 러시아 팝페라 가수 바바라 코마롭스카야와 몽골 성악가 밧드 오치르가 협연한다. 1만~10만원. (070)8817-6285.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젊은 엄마들 모일 키즈카페·쉼터 있어야”

    “젊은 엄마들 모일 키즈카페·쉼터 있어야”

    일찌감치 드리운 어스름 속에 굵은 빗방울이 뚝뚝 떨어지던 지난 2일 오후 5시 30분, 양천구 신월1동 신영시장에 뜻밖의 손님이 찾아들었다. ‘주인공’ 김수영(50) 양천구청장은 기다란 초록색 재활용 장바구니를 왼팔에 끼고 있었다. 새내기 구청장은 추석 대목을 맞아 물가 동향을 챙기고 분위기를 엿볼 요량이었다. 처음엔 얼굴이 밝았다. 시설 현대화 작업을 마친 곳이라 손님도 많고 경쟁력도 갖췄다는 소리를 듣는 쪽이어서다. 한마디로 잘나가는 시장이다. 하지만 그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편안하게 장을 보면서 상인들과 이야기나 좀 나눠야지 하고 나선 터였다. 그런데 평소 하고 싶은 얘기가 많았던 상인들에게 구청장의 장보기는 조르고 조를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이기 마련이다. 구청장의 손을 잡은 상인들은 “이때다”하며 품고 있던 민원을 쏟아냈다. 족발집 사장이 1번 타자로 나섰다. 익명을 요구한(?) 그는 “맞벌이 부부들은 보통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시장을 이용하다 보니 꼭 승용차를 가지고 온다. 그런데 주차장이 너무 좁아 이들을 끌어들이기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김 구청장은 엷은 웃음과 함께 고개를 끄덕이며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화답했다. 두 번째로 발걸음한 곳은 과일 가게. 네 가족이 총출동해 가업을 꾸려 주변에서 대단하다는 말을 듣는다고 한다. ‘부부청과’ 사장은 족발집과 마찬가지로 “젊은 사람들이 찾도록 해야 하는데 오히려 갈수록 줄어든다”고 걱정했다. 이후 반찬가게, 신발가게, 생선가게 등 한 곳 한 곳씩 지날 때마다 김 구청장의 머리에는 기억해야 할 것들이 쌓였다. 희망도 봤다. 2년 전 외국계 컴퓨터 회사를 접고 남도반찬이라는 가게를 차린 김태응(35)씨는 “손님 대부분이 50대라 젊은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상인들도 여러 가지를 고민하고 있다. 구청에서 좀 더 밀어준다면 대형마트 못잖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신영시장은 요즘 젊은 엄마들을 유혹하기 위해 어린이장난감도서관과 키즈카페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김 구청장도 예산을 따내려고 서울시를 비롯해 여러 기관을 돌아다니고 있다. 숫기가 없기로 유명한 편이지만 “체면에 앞서 일을 챙겨야 하지 않겠느냐”고 되묻는다. 그는 이날 오후 7시까지 2시간 가까이 시장을 누볐다. 소감을 묻자 “아이디어가 있으면 귀띔해달라”며 희미하게 웃었다. 유왕수 상인회장은 “올해 주민 쉼터를 마련하고 내년엔 주민참여예산을 받아 키즈카페를 설치할 꿈에 부풀어 있다”고 덩달아 웃었다. 비슷한 고민과 희망을 품어서 그런지 두 사람의 표정은 묘하게 닮아 있었다. 글 사진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아시안게임 한복, 튜브톱 복장 ‘논란’ 사진보니…

    아시안게임 한복, 튜브톱 복장 ‘논란’ 사진보니…

    아시안게임 한복, 개막식 피켓요원, 튜브톱 아시안게임 피켓요원의 의상이 구설수에 올랐다. 27일 공개된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이하 아시안게임) 개막식에는 한복을 입은 피켓요원이 등장해 개·폐회식을 알렸다.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간담회를 통해 임권택과 장진 감독이 총감독과 연출을 맡아 기획한 개·폐회식 공연을 소개했다. 이 자리에서 개막식 때 피켓요원의 의상도 소개됐다. 이번 개막식 의상은 일반 원단이 아닌 한지를 이용해 제작돼 한국의 멋을 더했다. 초록색 한복 치마에는 45개 참가국을 상징하는 꽃과 식물이 장식됐다. 전통 한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드레스였다. 피켓요원의 치마에는 커다란 무궁화가 그려져있었다. 머리에 쓴 조바위에는 연한 분홍빛이 감도는 무궁화 꽃잎이 꾸며져 있었다. 전통한복의 고정관념을 깬 신선한 한복이었지만, 전통의 아름다움이 잘 담기지 못했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SNS 이용자들은 “전통과 거리가 먼 한복이 충격적이다”, “튜브톱 한복이라니 아름다워보이지 않는다”, “아쉬운 의상선택” 등의 글이 게재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성가족부·신세계그룹, 세종시에 ‘공동육아나눔터’ 개소

    여성가족부·신세계그룹, 세종시에 ‘공동육아나눔터’ 개소

    신세계그룹 후원 공동육아나눔터 1호점이 28일 세종특별자치시 도담동 주민센터 안에 문을 열었다. 개소식에는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이제훈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회장이 참석했다.  여가부와 신세계그룹이 지난 7월 29일 아동·청소년의 건강한 성장 지원을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어린이집 등 아동양육 지원시설이 부족한 세종시에 지역사회 균형발전 차원에서 공동육아나눔터를 처음 설치하게 된 것.  도담동 공동육아나눔터는 주민센터 1층에 기존 공동육아나눔터보다 2~3배 큰 규모인 222㎡로 설립됐다. 공간은 지자체가 마련하고, 공사비 등은 신세계가 지원했다. 여가부는 이번에 문을 연 공동육아나눔터가 행복아파트(임대아파트) 900 세대가 건립된 도담동 안에서 어린이집 역할을 하는 등 주민 자녀양육 지원에 큰 힘이 되고 지역사회의 균형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세종시는 2012년 7월 출범해 어린이집 등 기반시설이 다소 부족한 상황이다.  여가부와 신세계그룹은 전국에 공동육아나눔터 100여개를 설치할 계획이다. 신세계그룹은 공동육아나눔터에 쾌적한 놀이시설과 다양한 장난감을 제공하고, 여가부는 가족품앗이 등 공동육아나눔터 활동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여가부는 지난 2010년부터 민간기업 협력과 관계부처 협업을 통해 다양한 시설을 확보하고 공동육아나눔터를 확대해 왔다. 읍·면·동 주민센터 등 공공시설, 행복주택 내 주민편의시설, 전방지역 군부대 관사를 활용해 현재 전국 35개 지역에 78개를 운영하고 있다. 2010년 5개 지역 시범사업에 이어 2011년 23개 지역에 60개소의 공동육아나눔터 사업을 실시했고, 2012년 삼성생명, 2013년 삼성물산과 롯데그룹에 이어 이번에 신세계그룹과 양해각서를 체결함으로써 2017년까지 전국에 공동육아나눔터 200여개를 설치할 계획이다.  김희정 여가부 장관은 “공동육아나눔터는 이웃이 함께 자녀를 돌보며 정(情)을 나누는 지역 공동체 공간”이라며 “부모의 자녀양육 부담 경감을 위해 아이돌봄 서비스와 함께 공동육아나눔터를 적극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여가부는 주로 전업주부를 위해 공동육아나눔터를, 일하는 엄마를 위해 아이 돌보미를 지원하고 있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