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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부진 남편 임우재, 취재진에게 무슨 말 했길래..

    이부진 남편 임우재, 취재진에게 무슨 말 했길래..

    이부진(44) 호텔신라 사장과 이혼소송을 진행 중인 임우재(46) 삼성전기 경영기획실장(부사장)이 이혼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임우재 부사장은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진행된 가사조사 기일에 참석해 4시간 가량 조사를 받았다. 그는 조사를 마치고 나와 이혼소송에 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에게 “가정을 지키고 싶다”며 이혼 의사가 없다는 뜻을 전했다. 지금까지 이 사장과 임 부사장의 이혼 재판은 자녀 양육권 문제 등 이혼 이후의 대처가 주된 쟁점이었으며 임 부사장이 이혼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명시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이부진 사장과 임우재 부사장은 그동안 초등학생 아들의 친권과 양육권을 놓고 입장차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우재 부사장은 친권과 양육권 모두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향후 재판은 이혼을 요구하는 이 사장과 이를 거부하는 임 부사장 측의 주장이 맞서는 양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더팩트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이부진 남편 임우재, “가정 지키고 싶다” 사실상 이혼거부? 친권-양육권 어떻게 될까

    이부진 남편 임우재, “가정 지키고 싶다” 사실상 이혼거부? 친권-양육권 어떻게 될까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녀 이부진(44) 호텔신라 사장과 이혼소송을 진행 중인 임우재(46) 삼성전기 경영기획실장(부사장)이 이혼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6일 임우재 부사장은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진행된 가사조사 기일에 참석해 4시간 가량 조사를 받았다. 임우재 부사장은 조사를 마치고 나와 이혼소송에 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에게 “가정을 지키고 싶다”며 이혼 의사가 없다는 뜻을 전했다. 지금까지 이 사장과 임 부사장의 이혼 재판은 자녀 양육권 문제 등 이혼 이후의 대처가 주된 쟁점이었으며 임 부사장이 이혼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명시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이부진 사장과 임우재 부사장은 그동안 초등학생 아들의 친권과 양육권을 놓고 입장차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우재 부사장은 친권과 양육권 모두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향후 재판은 이혼을 요구하는 이 사장과 이를 거부하는 임 부사장 측의 주장이 맞서는 양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더팩트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이부진 남편 임우재 “가정 지키고 싶다”

    이부진 남편 임우재 “가정 지키고 싶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44) 호텔신라 사장이 제기한 이혼소송 과정에서 남편인 임우재(46) 삼성전기 경영기획실장(부사장)은 6일 “가정을 지키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부진 남편 임우재 부사장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진행된 가사조사 기일에 참석, 4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다. 이부진 남편 임우재 부사장은 조사를 마치고 나와 이혼소송에 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대해 “가정을 지키고 싶다”며 이혼 의사가 없다는 뜻을 전했다. 이부진 사장과 남편 임우재 부사장은 그동안 초등학생 아들의 친권과 양육권을 놓고 입장차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더팩트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이부진 남편 임우재, 이혼 사실상 거부? “가정 지키고 싶다” 발언 보니

    이부진 남편 임우재, 이혼 사실상 거부? “가정 지키고 싶다” 발언 보니

    이부진(44) 호텔신라 사장과 이혼소송을 진행 중인 임우재(46) 삼성전기 경영기획실장(부사장)이 이혼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임우재 부사장은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진행된 가사조사 기일에 참석해 4시간 가량 조사를 받았다. 그는 조사를 마치고 나와 이혼소송에 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에게 “가정을 지키고 싶다”며 이혼 의사가 없다는 뜻을 전했다. 지금까지 이 사장과 임 부사장의 이혼 재판은 자녀 양육권 문제 등 이혼 이후의 대처가 주된 쟁점이었으며 임 부사장이 이혼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명시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이부진 사장과 임우재 부사장은 그동안 초등학생 아들의 친권과 양육권을 놓고 입장차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우재 부사장은 친권과 양육권 모두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향후 재판은 이혼을 요구하는 이 사장과 이를 거부하는 임 부사장 측의 주장이 맞서는 양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더팩트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이부진 남편 임우재, “가정 지키고 싶다” 이혼 거부 의사 드러내..

    이부진 남편 임우재, “가정 지키고 싶다” 이혼 거부 의사 드러내..

    이부진(44) 호텔신라 사장과 이혼소송을 진행 중인 임우재(46) 삼성전기 경영기획실장(부사장)이 이혼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임우재 부사장은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진행된 가사조사 기일에 참석해 4시간 가량 조사를 받았다. 그는 조사를 마치고 나와 이혼소송에 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에게 “가정을 지키고 싶다”며 이혼 의사가 없다는 뜻을 전했다. 지금까지 이 사장과 임 부사장의 이혼 재판은 자녀 양육권 문제 등 이혼 이후의 대처가 주된 쟁점이었으며 임 부사장이 이혼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명시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이부진 사장과 임우재 부사장은 그동안 초등학생 아들의 친권과 양육권을 놓고 입장차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우재 부사장은 친권과 양육권 모두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향후 재판은 이혼을 요구하는 이 사장과 이를 거부하는 임 부사장 측의 주장이 맞서는 양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더팩트 뉴스팀 seoulen@seoul.co.kr
  • [독박(讀博) 육아일기](20)엄마가 되어 뒤늦게 사춘기가 찾아왔다

    [독박(讀博) 육아일기](20)엄마가 되어 뒤늦게 사춘기가 찾아왔다

    비교적 나를 잘 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착각이었다. 아기가 태어난 뒤부터 나는 계속해서 새로운 자아를 발견하는 듯한 경험을 하고 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또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나이 서른이 넘어, 엄마가 되어서야 비로소 조금씩 깨닫고 있다. 나에 대해 고민했던 시간이 이렇게 넘치도록 주어진 적은 없었다. 내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할까, 내가 어떤 엄마가 되어야할까를 생각하다 보니 이제서야 내가 누구인지를 지금까지 중 가장 열심히 돌아보게 됐다. 사춘기 시절이 언제였고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잘 모르게 넘어갔는데 뒤늦게 나는 사춘기 소녀가 할 법한 고민들을 한 아름 떠안고 있다. 특히 지난 1년 육아휴직을 하며 하루종일 아기와 단 둘이 있다 보니 그 어느 때보다 생각이란 걸 할 시간이 많았다. 몸이 편해서, 팔자가 늘어져서 ‘나는 누구인가’ 따위의 철학적 고민을 한 것이 아니다. 늘 정신은 없었다. 아기는 수시로 울었고 수시로 배가 고팠다. 겨우 잠이 들면 덩달아 그 옆에서 쓰러졌다. 도저히 아무런 생각도 하고 싶지 않을 만큼 지친 날들이 많았다. ●아이를 키우며 ‘내가 누구인가’를 생각하게 됐다 그러나 내 품에 안겨 곤히 자고 있는 아기의 얼굴과 열심히 젖을 물고 있는 귀여운 입을 보고 있노라면 내가 어떤 엄마가 되어야 하는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이가 자라는 동안 옆에서 최대한 좋은 영향을 주는 엄마가 되고 싶다. 내 아이가 밝고 모나지 않은 성격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또 사랑을 베푸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이런 바람을 품다 보니 과연 나는 그런 영향을 줄 수 있는 엄마인가 궁금해졌다. 내 성격과 생활방식 등을 분명히 아이가 보고 배우며 자랄 텐데 그렇다면 나는 어떤 사람인가 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나를 성찰할 시간이 쏟아졌지만 그 시간들이 마냥 행복하지는 않았다. 어쩌면 나의 극심한 육아우울증에도 크게 한 몫 했던 것도 같다. 꼬리에 꼬리를 문 성찰의 결과, 내가 썩 좋은 사람 같지 않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7개월까지 외부와 철저히 단절된 생활을 한 탓에 이 세상에 아기와 나 단 둘만 버려져 있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너무 외로웠고, 모든 사람이 그리웠다. 누구라도 만나고 싶었다. 스팸 문자를 알리는 진동에도 설렜다. 그렇지만 어린 아기를 데리고 편하게 만나자고 할 사람이 딱히 없었다. 이불 속에서 악을 쓰기도 했고, 길에서 갑자기 펑펑 운 적도 있다. 그런데도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는다는 사실이 더 비참했다. 앞으로 아이에게 어떤 말과 행동을 보여줘야 할지를 고민하다 보니 내가 어떤 말과 행동을 보고 자랐는지를 곱씹게 됐다. 부모님에게 과분한 사랑을 받으며 자랐다는 자부심을 가졌었는데 이상하게도 딱 몇 가지 상처받았던 일들이 생생하게 기억나기 시작했다. 내가 이토록 힘이 들 때 부모님이 옆에서 챙겨주지 않는다는 것 또한 상처가 됐다. 세 살짜리 아이 같은 유치한 마음이었다. 부모님 뿐만이 아니었다. 벌써 10년이 지난 학창시절은 물론이고 사회 초년병 시절의 기억들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육아로 완벽히 고립된 삶…모든 게 내 잘못 같았다 이렇게 완벽하게 고립된 것이 모두 나의 잘못된 인간관계와 부족한 사회생활의 결과인 것만 같았다. 어린시절에 남아있던 불행한 기억 한 두 조각부터 사회생활을 하며 누군가에게 실수를 했던 일들까지 모조리 떠올랐다. 고마운 사람에게 제대로 마음 표현을 하지 못했던 일, 생각지도 못하게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준 일들이 갑자기 밀물처럼 쏟아졌다. 상대방은 기억하지도 못할 수년 전 일 때문에 괴로워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 다른 엄마들은 항상 도와주고 챙겨주는 사람들이 있고, 아이도 수월하게 키우는 것 같고 별로 우울해 보이지도 않는데 나만 힘든 것 같았다. 결국 내가 ‘잘못’ 살아서 그런 걸까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됐다. ’대한보건연구’ 최근호에 실린 ‘보육형태와 가사노동분담이 기혼여성의 우울수준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는 가정에서 혼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우울수준이 외부의 육아 지원을 받는 엄마들보다 높게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를 담당한 호윤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위촉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미취학 아동을 혼자 키우는 엄마는 일상적인 행동이 어렵고 자아실현이 힘들어진다”면서 “이런 상황이 엄마의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자아실현’을 생각하면 앞길이 더 캄캄하게 느껴졌다. 어느덧 8년차 직장인이 되었는데 이뤄놓은 것 없이 연차만 잔뜩 쌓인 것 같아 겁이 났다. 그나마 육아휴직을 했다고 해서 회사에서 잘릴 위험이 있는 게 아니었던 점은 천만다행이었다. 마땅히 법에 규정된 제도를 사용한 것이었지만 이렇게 1년을 꽉 채워쓴 것도 엄청난 특혜라는 것을, 임신과 출산을 이유로 권고사직 당하는 수 많은 직장맘들의 상황을 보니 금방 알 수 있었다. 지금도 회사에 무한한 고마움을 갖고 있다. 문제는 나였다. 누군가의 엄마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다 보니 모든 게 서툴고 자신감이 없었다. 처음이라 못 하는 게 당연했고 엄청난 욕심과 기대를 가졌던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아기의 가장 기본적인 먹고 자는 것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내 모습은 너무 초라했다. 1년 동안 내가 한 일이라고는 아이에게 젖을 물리고 잠을 재우고 놀아준 것 뿐이었는데, 어느 하나 잘 하는 것이 없는 것 같았다. 그런데 과연 일은 다시 할 수 있을까 하는 근본적인 문제부터 나를 괴롭혔다. ●일을 하겠다는 것이 이기적인 선택이 되어 버렸다 게다가 누구에게도 마음 편히 아기를 맡길 수 없는 상황이었다.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가능할까, 이 걱정만 머릿속에 맴돌았다. 막막함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회사를 그만둘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5년 전 가족들이 모두 해외로 이민을 떠난다고 했을 때에도 꿋꿋이 혼자 남았던 나다. 그토록 원하던 직종에 일할 수 있게 되어서였다. 그런데 아기를 생각하니 모든 것을 내려놔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절로 났다. 가뜩이나 그동안 기자로서의 능력은 별로 좋은 평가를 못 받은 것 같다고 자책했다. 나와 맞지도 않는 일을 붙잡느라 아기를 내팽개치는 게 아닐까 고심했다. 결국은 좀 더 이기적인 선택을 하고 다시 사회에 뛰어들었다. 좀 더 솔직히 털어놓자면 지금 쥐고 있는 것을 내려놓으면 다시는 아무 것도 잡지 못할 것 같아서였다. 그러나 몇 달째, 아니 어쩌면 평생을 일을 계속 하기로 한 것에 죄책감을 느껴야할 지 모르겠다. 내가 초등학생일 때부터 꿈꾸던 일인 데도 말이다. 반면 남편은 회사를 다니는 게 너무 당연했고, 아이가 있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는 게 없어 보였다. 마침 아기가 태어난 해 승진을 해 더 바쁘게 회사 일에 몰두했고 열심히 하는 만큼 승승장구하는 것 같았다. 내가 갖고 있던 근본적인 걱정들은 아예 할 필요가 없어 보였다. 나는 이기적인 엄마가 되어 회사와 육아에 ‘양다리’를 걸치면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언제 줄에서 떨어질지 알 수 없는 상태로 말이다. 다행히 복직을 하고 보니 걱정했던 만큼 암담한 상황은 되지 않았다. 아기는 빨리 잘 적응했고 여전히 밝게 잘 자라고 있다. 남편은 내가 야근과 회식이 있는 날에는 일찍 퇴근을 하는 등 최대한 협조를 해주었다. 그런데 일에 대한 내 마음이 조금 더 복잡해졌다. 진정한 질풍노도의 시기는 사회에 다시 뛰어들면서 찾아왔다. 우울한 감정들이 덮쳤을 때 정말로 후회되는 것은, 왜 그동안 더 열심히 살지 않았느냐였다. 좀 더 일찍 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깨닫고 시간이 넘쳤을 때 그야말로 ‘미친 듯이’ 열정을 퍼부었다면 어땠을까. 그러나 항상 어중간한 삶을 살았다. 학교 다닐 때 성적은 그냥 평균 이상으로 고만고만 했고, 성적에 맞춰 대학과 전공을 결정했다. 대학에 들어가서도 그냥 친구들 만나고 노는 데 허비했다. 그렇다고 ‘나 좀 놀았다’고 할 만큼 제대로 놀아본 것도 아니고 그냥 공강 시간에 카페에 앉아 수다를 떠는 게 다였다. 배낭여행을 훌쩍 떠날 용기도 없었고 고시 공부에 매달릴 만한 열정도 없었다. 어학연수나 교환학생을 꿈꿀 형편도 못 되었다. 기억에 남는 이벤트가 거의 없다. 그냥 취업 준비를 위해 토익 학원을 기웃거렸고 그저 학점을 잘 주는 교양과목을 선택해 들었다. 시험 때가 되면 벼락치기로 바짝 공부해서 학점을 따내는 데만 급급했지 진지하게 학문적 탐구를 하지도 않았다. 어영부영 4년의 시간을 흘려보냈다. ●그동안 왜 더 치열하게 살지 못했을까… 그렇게 허비한 학창시절과 사회 초년병 시절의 시간들이 이제서야 너무 아깝게 느껴진다. 깊은 후회가 밀려온다. 이제는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용기도 있고 돈도 있는데 나만의 시간이 없다. 요즘 나에게 주어지는 자유시간은 출퇴근길 두 시간 남짓과 점심시간 뿐이다. 아이를 남에게 맡겨가면서까지 일을 하기로 했으니 더 열심히 하고 부족한 나를 채워나가고 싶다. 그러나 시간을 내기 어렵다. 친구들은 한참 일에 몰두해 입지를 다져가고 있고 대학원을 다니거나 다른 취미생활을 갖는 등 계획대로 착착 성장해가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저녁 약속 하나라도 잡으려면 남편이 일찍 퇴근할 수 있는지 미리 물어보고, 그 날 저녁까지 전전긍긍해야 하는 처지다. 뭔가를 시작하고 투자하기 위해서는 이제 나 혼자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남편의 허락도 받아야 한다. 퇴근 후 있는 힘껏 웃으며 반겨주는 아기를 보면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하지만, 그래도 아주 가끔씩, 친구들의 계획이 나에게는 몇 년 뒤로 미뤄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받아들이기 어렵다. 어느 날은 남편에게 왜 나한테 결혼을 하자고 했냐고 그래서 왜 친구들보다 일찍 결혼을 하게 만들었냐고 따지기도 했다. 며칠 전에는 잠들기 전, 이따가 눈을 뜨면 이 모든 게 꿈이었고 나는 다시 꿈 많고 순수한 여고생으로 돌아가 있으면 좋겠다는 말도 안 되는 상상까지 했다. ‘중2병’이 따로 없다. ●결혼 10년 미만 여성들, 자녀에 대한 부담감 높아 지난해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초저출산·초고령화 사회: 여성의 사회집단별 위험과 대응전략’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기혼여성들의 자녀에 대한 부담은 연령이 증가할수록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담이 가장 높은 시기는 결혼 10년 미만과 10년~19년으로 조사됐다. ‘자녀가 있으면 부모의 자유는 너무 많이 제약된다’는 문항에 10년 미만의 기혼여성과 10~19년 여성들이 높은 점수를 매겼다. 특히 ‘자녀가 있으면 부모 양쪽 혹은 어느 한쪽의 취업 및 경력기회가 제약된다’는 문항에는 10년 미만의 여성들이 공감하는 태도를 보였다. 아마도 아이가 미취학 아동일 때에는 ‘젊은’ 엄마의 사회활동이나 자아실현에 걸림돌이 많고,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면 단절된 경력을 다시 찾지 못한 채 그대로 아이들 뒷바라지를 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추측해 본다. 아기는 내가 받은 최고의 선물이자 축복이다.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그리고 이 아이를 내 품 안에 오롯이 끼고 있을 수 있는 시간도 충분치 않다는 것도 너무나 잘 안다. 아이가 나만 바라봐줄 시간이 길어야 한 10년이 될까. 그래서 안아줄 수 있을 때 더 많이 안아주고 함께 할 수 있을 때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 그렇지만 한 편으로는 이 아이의 엄마로만 평생 살고 싶지는 않다. 이제 겨우 30대의 문턱을 넘었다. 아이에게만 집중해야 한다고 머리로는 생각하지만 사실 ‘나’로써 하고 싶은 게 정말 많다. 한 두가지씩 놓치고 1, 2년씩 미루다가 과연 10년 뒤 내 모습이 어떻게 변해 있을지 두렵다.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싶은 요인 중에는 엄마로서 당당하게 일하는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것도 있다. 그래서 아직까지 꿈이니 열정이니, 자아실현이니 하는 말들을 입에 달고 산다. 나와 아이 사이에서 어떤 것에 더 우선순위를 두느냐 매일 고민에 빠진다. 결국은 허공에 날려지는 생각들인데 떠올렸다는 자체가 미안하기도 하다. 엄마에게 ‘자아’라는 말조차 때로는 거추장스럽게 느껴진다. 뒤늦게 다시 찾아온 사춘기는 혹독했다. 엄마가 되어 이제야 조금씩 철이 들기 시작했는데 의욕만 잔뜩 앞선다. 사춘기 소녀일 때보다 더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캄캄한 터널을 한 발짝씩 걸어나가고 있는 기분이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잘 거치고 나면 나는 엄마로서, 또 나로서 한 단계 더 성숙해져 있을까.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 (1)나홀로 육아 1년…외로움을 말한다 (2)엄마들은 왜 ‘토토가’를 보고 울었나 (3)엄마가 될수록…엄마만 필요했다 (4)세월호 참사가 초보 엄마에게 가르쳐준 것들 (5)내 아기가 타고났기 바라는 한 가지 (6)CCTV 단다고 걱정 사라질까 (7)“아기 왜 없어?”묻지 못하는 이유 (8)모유, 엄마의 눈물을 아기는 먹고 자란다 (9)잘하는 것도 없이 모두에게 미안한 삶 (10)나는 아이를 키우고 아이는 나를 키운다 (11)’아빠 육아’ 예능을 끊은 이유는 (12)엄마들은 왜 찌라시를 퍼다 날랐나 (13)온종일 놀면서 왜 어린이집에 맡기냐구요? (14)수능 성적표보다 떨렸던 아이 검진표 (15)불어난 몸무게 만큼 고통과 행복이 함께 늘었다 (16)환상 속에’만’ 둘째가 있다 (17)엄마인 나의 육아를 존중받고 싶다 (18)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 (19)연예인 만삭화보, 그것은 꿈일 뿐…
  • [단독] 한 반에 10명… 숭신초 결국 종로 떠난다

    [단독] 한 반에 10명… 숭신초 결국 종로 떠난다

    1959년 서울 종로구 숭인동에서 문을 연 숭신초등학교가 이달 24일 개교 57년 만에 왕십리 뉴타운으로 이사를 한다. 한때 2000명을 웃돌던 학생수가 점차 줄어 이제는 200명도 안 되는 ‘미니 학교’가 된 탓이다. 서울에서 초등학교가 관할 지역교육청을 옮겨 이전하는 것은 이 학교가 처음이다. 지역 개발에 따른 학생수 불균형으로 지난 3년 동안 서울에서 5개 초등학교가 이전했는데, 모두 한 지역교육청 안에서 옮긴 것이었다. 학생이 줄면서 대표적 상업지구인 종로구와 중구 등에 자리한 학교들의 이전이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숭신초와 숭신초 병설유치원이 옮겨가는 곳은 성동구 하왕십리동이다. 건물은 그대로 두고 교사와 학생이 새 학교에서 개학식을 갖는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를 이전하면서 인근 소규모 학교의 교사와 학생을 그대로 이전해 적정 학생수를 유지하는 동시에 예산 절감의 효과를 거두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숭신초가 이전하는 왕십리 뉴타운 지역은 5300여 가구 규모로, 지난해 2월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현재의 숭신초 건물은 아직 용도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인근 학교들의 교육 시설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숭신초는 지난해까지 15개 학급에 학생수가 138명으로, 학급당 학생수가 9.9명에 불과했다. 지난해와 올해 이전할 지역인 성동구 지역 학생들의 입학을 일부 허용하면서 최근 전교생이 201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성동구의 학생은 120여명이고, 종로구의 학생은 고작 80명이다. 2학기 개학과 동시에 201명인 전교생 수는 2배인 401명으로 늘어난다. 학급 수는 20학급으로 5학급 늘며, 신규 교사도 이에 맞춰 5명이 충원된다. 학급당 학생수는 22.3명으로 2.2배 늘어난다. 학생수 감소는 숭신초뿐 아니라 서울의 전반적인 현상이다. 1995년 83만 1282명에 이르던 서울지역 초등학생 숫자는 올해 45만 675명으로 20년 새 반 토막이 났다. 학생수가 줄면서 지역구별 학생 쏠림 현상도 심각하다. 예컨대 초등학교가 12곳인 중구는 전체 초등학생 수가 5739명이고, 학교가 14곳인 종로구는 6084명이다. 하지만 송파구는 학교 수가 38곳이지만, 학생수가 무려 3만 2093명에 이른다. 노원구는 학교 수 42곳에 학생수가 3만 1048명으로 학생수만 따지면 중구의 5.4배에 이르고 있다. 구태회 숭신초 교장은 “전체 초등학생 수가 급감하면서 학생수가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이 종로구와 중구”라면서 “숭신초도 1970~1980년대 2부제를 시행하면서 전교생이 2000명이 넘었지만, 이제 더이상은 종로구에서 학생을 받을 수 없는 학교가 됐다”고 말했다. 학교가 이전하면서 학생들의 불편이 숙제로 남았다. 숭신초가 이전하는 거리는 불과 1.2㎞ 남짓이지만, 지역구가 바뀌면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한다. 종로구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졸업 때까지 다른 지역구의 학교에 다녀야 하는 셈이다. 소규모 학교에 익숙했던 학생들은 학생수가 급격히 늘어난 분위기에 익숙해져야 한다. 이 때문에 올해만 10여명이 숭신초에서 250여m 떨어진 광희초로 전학했다. 김영택 숭신초 교감은 “통학 거리가 20분쯤 늘어나면서 등교가 불편해진 종로구 거주 학생들을 위해 셔틀버스를 운영하는 등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수가 점차 줄면서 서울 소규모 학교들의 이전이 잇따를 전망이다. 종로구, 중구, 용산구, 금천구는 현재 초등학생 수가 모두 1만명 미만이다. 학생수 감소와 지역구의 상업지구화가 맞물리면서 전교생 200명 미만 소규모 학교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이들은 숭신초처럼 도시 개발에 따른 학교 부족을 호소하는 지역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서울의 초등학교 가운데 13개교, 중학교 1개교가 학생수 200명 미만 소규모 학교다. 초등학교들에 집중돼 있는 이 문제는 차츰 중학교들에도 파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시교육청은 이런 추세에 맞춰 지난해 적정규모 학교 계획을 수립하기도 했다. 향후 3년 동안 4개 학교에 대한 이전이 검토되고 있다. 시교육청 학교지원과는 “학교 이전이 상당히 예민한 문제이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최대한 피해가 가지 않도록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면서 “학교 이전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인 학생수와 함께 지역 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계획이 수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두바퀴 ‘안전사회’] “놀이시설 아닌 교통수단” 8.9% 헬멧 착용률 문제

    자전거를 안전하게 타고 즐기기 위해서는 도로교통법 등 관련 법률에 규정된 자전거 운전자의 의무와 권리를 정확히 알아둘 필요가 있다. 자전거 관련 교육기관인 바이클로아카데미의 이미란 원장은 “자전거 인구가 급격히 늘고 있지만 전문적으로 안전교육을 받은 운전자는 적고 여전히 자전거를 교통수단이 아닌 놀이시설로 대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기본적인 안전지식을 습득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전거를 즐기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헬멧, 장갑 등 안전장비 착용에 대한 자전거 운전자들의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도로교통법상 만 13세 미만의 어린이는 헬멧을 반드시 쓰고 자전거를 타야 한다. 어른이 어린이를 태우고 자전거를 운전할 때에도 안전모를 꼭 씌워 주어야 한다. 성인의 안전모 착용은 권장사항이지만 교통사고 현실에 비춰 보면 사실상 의무에 가깝다. 안전행정부가 2013년 말 발표한 ‘자전거 사고행태 분석을 통한 인프라 개선 방안 연구’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자전거를 타다 사고로 사망한 사람들의 헬멧 착용률은 8.9%로 10명 중 1명도 되지 않았다. 2010~2014년 도로교통공단 통계에 따르면 교통사고 사망자 중 머리를 다쳐 숨지는 사람이 일반 교통사고 전체로는 52.3% 수준이지만 자전거 사고에서는 71.2%를 차지한다. 기본 안전 수칙을 교육하고 평가해 자격증을 주는 면허제도는 이미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초등학생, 중학생을 대상으로 시행되고 있다. 성인 운전자에게도 면허제를 확대한다면 안전한 자전거 운전 문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자전거와 자동차가 충돌하는 사고 중에는 교차로 부근, 횡단보도 부근 등에서 직각으로 부딪치는 경우가 가장 많다. 교통신호를 읽는 법, 안전하게 방향전환하는 법, 횡단보도를 건너는 법 등 기초 교통질서를 배운다면 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는 이유다. 이재용 한국교통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자전거가 가해자가 되는 교통사고 건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기본적인 도로교통 질서를 배우고 시험을 보는 과정을 거친다면 안전사고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반드시 자전거에 전조등과 후미등을 달고, 절대로 음주운전은 하지 않으며, 노래를 듣기 위해 헤드폰이나 이어폰을 사용하지 않는 것 등 생활 속 안전수칙에 대한 인식도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증권가 누비던 경력단절 엄마 방과후 상한가

    증권가 누비던 경력단절 엄마 방과후 상한가

    “얘들아 우리는 세금을 내고 있을까?”(양천 마을방과후학교 교사 구성희씨) “어… 우리집은 세금을 엄마랑 아빠가 내고 있는데요.” “그래, 보통 부모님이 세금을 내지만 우리가 사는 물건에도 세금이 붙어 있어서 우리가 물건을 사면 우리도 세금을 내는 거예요.” 5일 오전 양천구 신정동 갈산도서관. 초등학교 1~3학년 꼬맹이들을 대상으로 한 마을방과후학교 경제수업이 한창이다. 이날 진행된 ‘경제야 놀자’ 강의는 초등학생들에게 기본적인 경제 관념과 지식을 알려주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경제수업을 한다니 과연 ‘내용이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러나 생각보다 수준이 꽤 높다. 기회비용·소비·노동·경제주체 등 어려운 단어들이 아이들 입에서 술술 나온다. 어른에게도 익숙지 않은 이런 경제용어의 뜻을 알고 말하는 것일까 해서 한 아이에게 기회비용이 무슨 뜻인지를 물었다. “과자 두 개 중에 하나를 골라야 할 때 다른 하나를 못 먹게 되어서 속상한 마음과 비슷한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학생들은 이날 정부·가계·기업 등 경제 3주체가 각각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배웠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구씨는 “초등학생들이라 되도록 쉬운 예를 들어 설명하려고 한다”면서 “처음에는 시큰둥했던 아이들도 자신들이 생활에서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면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구가 올 초부터 야심차게 진행하고 있는 마을방과후학교가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마을방과후학교는 지역의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엄마들을 교사로 양성한 뒤 아이들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이다. 여기에는 ‘마을이 함께 아이를 키운다’는 김수영 구청장의 생각이 오롯이 녹아 있다. 구 관계자는 “목동은 학원 등 사교육이 활성화되어 있지만 신정동과 신월동의 경우 학교가 끝나도 아이들을 보살펴 줄 곳조차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마을방과후 학교를 통해 지역 간 교육격차를 해소하는 것은 물론 경력단절여성의 취업 문제에도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구는 지난 5월부터 강사 양성 과정을 운영해 34명의 교사를 배출했다. 구 관계자는 “이번에 배출된 강사들은 일단 구에서 운영하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 일정 시점이 되면 마을기업 등에서 교육프로그램을 직접 운영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구청장은 “양천 마을방과후학교는 교육과 마을, 일자리를 함께 만족시킬 수 있는 사업으로 구의 특성을 살려 일자리 창출, 일자리를 통한 마을 공동체 회복, 마을을 통한 교육의 변화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어린이 책꽂이]

    [어린이 책꽂이]

    생각 아바타(김보름 지음, 조에스더 그림, 현북스 펴냄) 생각하기를 꺼리는 요즘 아이들에게 생각의 중요성과 생각을 가꾸는 방법을 제시해 주는 창작 동화다. 작가는 201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당선돼 등단했다. 초등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독특한 소재와 기발한 아이디어로 주목받고 있다. 148쪽. 1만 1000원. 담장을 넘는 할머니(한성은 지음, 한기철 감수, 콘텐츠하다 펴냄) 우리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스마트폰과 같은 통신기기들의 이면을 살펴보기 위해 기획된 동화다. 전화 교환원이었던 할머니의 이야기를 통해 전화 교환원을 통해야만 전화 통화가 가능했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통신이 발전해 온 모습을 짚는다. 96쪽. 9000원.
  • [씨줄날줄] 수학 태교/김성수 논설위원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첫 수업 시간에 수학 선생님이 근엄한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대학을 잘 가려면 수학을 잘해야 하겠더라. 나중에 취직을 제대로 하려면 영어를 잘해야 하고….” 뒤집어 말하면 이제부터 수학을 못 따라가면 대학에 못 간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말처럼 수학이 그리 쉽나. 개념도 이해하기 버거운데 이렇게 비틀고 저렇게 비튼 응용 문제까지…. “반드시 수학을 물리치고야 말겠다”는 학기 초의 다짐도 잠시였을 뿐 시간이 흐를수록 ‘수포자’(수학 포기자)는 늘어만 갔다. 수학 참고서의 제1장인 ‘집합’ 단원은 그나마 펴봐서 까맣지만, 그 이후 단원부터는 손때 하나 묻지 않은 새 책으로 남기는 것이 수포자의 특징이었다. 학력고사에서 수학은 접고 암기과목으로 승부를 본다는 생각들이었지만 결과가 좋을 리 없었다. 고1 때부터 수학을 완전히 포기했던 친구는 나머지 암기 과목에서 거의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고 유명 사립대학 신문방송학과에 당당히 합격했지만 그것은 정말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수학을 포기한 대부분의 친구들은 수학 선생님의 ‘예언’대로 대학 진학에 실패했다. 30년이 훌쩍 지났지만 수학은 여전히 우리 아이들의 ‘꿈’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수학을 못하면 지금도 대학 가기가 어렵다. 그러니 수학 사교육과 선행학습에 더 매달린다. 임신부들 사이에서 수학 태교(胎敎)까지 유행할 정도다. 2세만큼은 자신처럼 수포자로 만들지 않기 위해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수학 공부를 하는 엄마들이 늘고 있다니 해외 토픽감이다. 구구단보다 훨씬 고난도인 ‘19x19단’을 외우고,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이 보는 수학 학습지도 받아서 풀어 보고 예비엄마끼리 수학 스터디도 만든다고 한다. 눈물겨운 교육열이 가상하지만 공들인 만큼 성과가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임신 중에 엄마가 수학 공부를 한다고 아이가 나중에 수학을 잘할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는 전혀 없다. 오히려 임신 중에 스트레스만 받으면 건강만 더 해치지 않을까. 그래도 수포자가 계속 나오는 한 수학 태교도 사라지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 최근 한 시민단체 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 10명 중 4명, 중학생은 5명, 고교생은 6명꼴로 스스로를 수포자로 인식하고 있다. 내용이 어렵고, 배울 양이 많고, 진도가 빨라서라고 한다. 이런 점에서 교육부가 어제 공청회를 열고 중·고 수학 시험을 2018년부터 어렵게 못 내게 하고, 수학 교과 내용도 지금보다 20%가량 줄이기로 하는 교육과정 개편안을 마련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쉽게 가르치고, 시험도 쉽게 내서 학생들이 수학에 재미를 갖게 하자는 취지다. 다만 쉬운 수학으로 학습량이 줄어들면 전체적인 수학 실력 하향 평준화라는 부작용이 우려된다. 수준별 수업을 세분화해 실시하는 등 쉽지는 않겠지만 수포자도 줄이고,수학 실력 저하도 막을 수 있는 묘안이 필요하다. 김성수 논설위원 sskim@seoul.co.kr
  • [친근한 도서관 만들기에 힘쓰는 자치구] 마포 도서관은 우리 동네 사랑방

    [친근한 도서관 만들기에 힘쓰는 자치구] 마포 도서관은 우리 동네 사랑방

    지난 17일 마포구 상암동의 해오름문고 도서관에는 오랜만에 활기가 넘쳤다. 캘리그래피(손으로 그린 그림문자) 수업이 처음 열렸기 때문이다. 수강생들은 저마다 즐겁게 수업에 참여하며 자신의 솜씨를 뽐냈다. 마포구가 시비 지원으로 작은 도서관 활성화에 나섰다. 구는 ‘2015 공공-작은 도서관 연계 협력사업’을 시행한다고 30일 밝혔다. 지역에는 현재 24개의 공사립 도서관이 있지만 대부분이 인력난과 예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자원봉사자에 의존해 운영하다 보니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운영이 어려웠다. 이에 구는 지난 5월 서울시에서 2500여만원을 지원받아 작은 도서관을 활성화할 발판을 마련했다. 사업 총괄은 구립 서강도서관이 맡았다. 서강도서관은 작은 도서관을 지원할 전담 사서를 채용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획했다. 전담 사서는 작은 도서관들을 순회하며 도서분류와 정리작업, 자원봉사자 교육, 문화프로그램 운영 등을 지원한다. 지난 24일까지 지역 성산동의 와글와글 작은 도서관과 상암동 해오름문고 등에서는 시범적으로 캘리그래피 수업이 진행됐다. 또 오는 9월 초까지 하늘꿈 작은 도서관 등 3개 도서관에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연극으로 읽는 동화’ 수업이 있을 예정이다. 아울러 10월에는 지역 전체 도서관이 함께하는 ‘마포 동네 책 축제’가 개최된다. 김정일 구 교육청소년 과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효율적인 지역 도서관 운영이 가능해졌다”며 “적극적인 자원 교류로 지역 주민들에게 양질의 문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연잎밥 먹고 건강한 여름”

    “연잎밥 먹고 건강한 여름”

    ‘건강한 여름, 내가 만드는 바른 밥상’ 체험교실에 참가한 초등학생들이 29일 서울 중구 농협 쌀박물관에서 직접 만든 영양연잎밥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이 행사는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이 공동 주최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서울 학생, 원하면 제주서 1년간 교환학습

    A씨는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초등학생 아들 때문에 걱정이 태산이다. 그래서 아이의 학교를 제주로 옮겨 분위기를 바꿔볼까 고민도 해보지만 답을 못 찾고 있다. 덜컥 전학을 하자니 집을 옮겨야 해 너무 거창한 것 같고, 체험학습을 시키자니 제주에 머물 수 있는 기간(최장 3개월)이 너무 짧다. A씨 같은 사람들을 위해 서울시교육청과 제주도교육청이 손을 잡았다. 이르면 9월부터 서울과 제주에 사는 학생들은 집주소를 옮기지 않고도 최장 1년까지 전학을 할 수 있게 된다. 두 교육청은 29일 이런 내용의 학생 교환학습 교류 활성화에 대한 양해각서를 맺었다. 현재 교육부 지침에 따른 체험학습 허용 기간은 시·도 교육청별로 최대 2∼3개월에 불과하다. 그 이상이 되면 아예 전학을 해야 한다. 다른 지역에서의 체험학습이 너무 길어지면 학생 성적관리 등에 어려움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전학을 하려면 주소지를 옮겨야 한다. 게다가 한번 전학을 가면 다시 원래 다니던 학교로 오는 것도 보장되지 않는다. 전학 수요가 맞지 않으면 다른 학교로 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제주도가 ‘힐링’(치유)의 공간으로 주목받으면서 초등학생을 중심으로 학부모들의 체험학습 신청이 증가해 왔다. 학교에 적응을 하지 못하는 경우나 아토피 등 질환의 치료, 자녀의 정서 함양 등이 주된 목적이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은 “최장 3개월의 체험학습으로는 학사관리 등에 어려움이 많아 차라리 학기 단위로 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이번 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로 인해 제주도는 서울 사람들의 유입에 따른 공유빌라와 마을학교 숙박 이용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두 교육청은 서울과 제주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학기(6개월)나 두 학기(1년) 단위의 전학 수요를 파악하기로 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서울과 제주도의 교류 활성화는 서로 다른 지역의 문화적 환경과 특성을 이해하는 계기”라며 “반응이 좋으면 다른 시·도로 확산하겠다”고 말했다. 문의 서울시교육청 초등교육과 02)399-9405.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사교육 따른 초등생 학력 격차, 중학생 땐 2배로

    사교육 따른 초등생 학력 격차, 중학생 땐 2배로

    초등학교 때 받는 사교육이 중·고등학교 때 받는 사교육에 비해 이후의 학력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약 8900명의 학생 표본집단을 통한 실증적 관찰연구를 통해 증명됐다. 서울시교육청 산하 교육연구정보원은 2010년 당시 초등 4학년이던 학생 2357명이 지난해 중학 2학년이 되기까지 5년간의 학업 성취도에 대한 종단연구를 실시, 그 결과를 29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초4 때 사교육을 받은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의 학업 성취도(국어·영어·수학 평균점수)는 각각 51.28점과 47.69점으로 차이가 3.59점에 불과했지만, 이들이 중2가 됐을 때에는 각각 52.73점과 44.69점으로 8.04점까지 확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중·고교생도 사교육 여부에 따른 학업 성취도 격차가 나타났다. 하지만 초등학생과 달리 학년이 올라가도 큰 변화는 없었다. 2010년 당시 중1이던 2314명 가운데 사교육을 받는 학생의 학업 성취도는 52.52점으로 받지 않는 학생(45.47점)에 비해 7.05점 높았다. 이들이 고2가 된 지난해에는 격차가 7.67점으로 0.62점 차이를 보였다. 2010년 당시 고1이던 4223명의 사교육 여부에 따른 학업 성취도 격차는 6.33점이었고, 2012년 고3이 된 이들의 격차는 6.45점으로 격차의 진폭이 미미했다. 연구책임자인 김경근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는 “서울시 학생들의 사교육 학업 성취도 격차는 초등학교 단계에서 거의 결정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교육격차를 줄이는 정책 시행에 사교육과 학생 노력의 영향력이 강하게 나타나는 시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소득수준에 따른 학업 성취도 차이는 다소 완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중학생 표본집단이 중1일 때 가계소득 기준 ‘200만원 이하’와 ‘500만원 이상’ 가구의 학생 간 학업성취도 차이는 9.56점이었지만 이들이 고2가 된 지난해에는 격차가 7.46점으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고교생 표본집단 역시 고1일 때 11.01점이던 격차가 고3 때는 9.84점으로 줄었다. 또 세 표본집단의 조사 첫해를 비교했을 때 고교생 11.01점, 중학생 9.56점, 초등생 7.81점으로 학교급이 낮을수록 소득수준에 따른 학업 성취도 차이가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양손없는 8세 소년 ‘기증 양손’ 선물받다

    두 손이 없는 미국의 8세 소년이 두 손을 동시에 이식받는 수술에 성공해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게 됐다.최근 AP통신 등 현지언론은 필라델피아 아동병원이 이달 초 11시간의 대수술 끝에 8세 소년을 대상으로 한 양손 이식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보도했다. 세계에서 가장 어린 양손 이식 수술 수혜자가 된 화제의 소년은 볼티모어에 사는 초등학생 지온 하비. 소년은 2살 무렵 괴저로 인해 안타깝게도 두 손과 두 발을 모두 절단하는 큰 아픔을 겪었다. 여기에 신장까지 문제가 생겨 4살 때는 엄마의 신장을 얻어 이식수술을 받는 그야말로 고통의 나날을 보냈다. 그러나 지온은 남들과 다른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지 않았다. 의수와 의족을 달고 비장애 친구들과 똑같이 생활하면서 함께 뛰어놀고 공부했다. 문제는 의수가 실제 손을 대신할 수는 없다는 것. 이에 엄마는 아이의 미래를 위해 새 손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닫고 양손 이식 수술을 계획한 것이다. 아이의 엄마 패티 레이는 "양손 이식 수술에 대한 최종 결정은 아들 스스로 내렸다" 면서 "아이가 수술을 원하지 않았다면 시도도 하지 않았을 것" 이라고 밝혔다. 결국 병원 측이 나서 아이에게 적합한 '손' 을 물색했으나 당연히 찾기란 쉽지 않았다. 미국 내에서 한해 이식을 위해 기증되는 사망한 어린이 신체는 보통 15명 정도에 불과하며 특히나 지온에게 맞는 손 사이즈와 색깔까지 찾는 것은 더 어려웠다. 그러나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기증자로부터 '기적'이 내려왔고 이달 초 지온은 수술대 위에 올랐다. 병원 측은 총 40명의 의료진을 투입, 11시간의 대수술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지온에게 새 손을 선물했다. 특히나 지온이 과거 신장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아 거부반응도 걱정없다는 것이 병원 측의 설명. 수술을 집도한 L. 스코트 레빈 박사는 "수술 이후 경과도 매우 좋은 상태" 라면서 "현재 하루에 몇차례 씩 손을 사용하는 치료와 훈련을 하고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당장은 작은 물건을 집는 것 같은 작은 움직임 밖에 하지 못하지만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날이 올 것" 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힘들고 위험한 수술을 씩씩하게 견뎌내고 새로운 손을 받은 지온의 기분을 어떻까? "처음에는 새 손을 보고 좀 이상했지만 곧 기분이 진짜 좋아졌어요."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어린이 눈길 잡아야 시장이 산다

    어린이 눈길 잡아야 시장이 산다

    금천구는 대명시장상인회와 손잡고 다음달 3일부터 대명시장 사이언스 마술공연을 진행한다고 28일 밝혔다. 손님을 끌기 위해 전통시장에서 내놓은 전통적인 카드는 트로트 가수 초청 행사. 하지만 금천 대명시장은 생뚱맞게 마술공연이란 카드를 꺼내 들었다. 구와 상인회가 마술공연을 진행하게 된 것은 ‘어떻게 하면 전통시장을 살려볼까’하는 구청·상인들의 고민의 산물이다. 지난 6월. 전국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공포에 빠지면서 대명시장에도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다행히 이달 들어 메르스에 대한 공포가 줄어들면서 시장을 찾는 시민들이 늘었지만 눈앞에 다가온 여름휴가철에 상인들은 다시 발길이 끊길까 애를 태우게 됐다. 구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그냥 예전에 했던 손님 끌기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상인회와 함께 시민들이 지속적으로 전통시장을 찾게 하는 근본적인 대책을 고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구와 상인회는 수차례 토론 끝에 “시장에 어르신은 많은데 젊은 주부들이 없다. 이들을 끌어들이지 않고는 전통시장 살리기는 불가능하다. 그리고 엄마를 잡기 위해선 아이들을 잡아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렇게 탄생한 게 사이언스 마술공연이다. 구 관계자는 “어린이들이 마술을 따라하면서 간단한 과학원리를 이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면서 “8월 3일부터 2주 동안 총 6회에 걸쳐 프로그램이 진행된다”고 소개했다. 참가는 구청 홈페이지(www.geumcheon.go.kr)에서 신청하면 된다. 프로그램의 참여는 무료다. 구는 이 밖에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전통시장에서 재료를 구입 후 요리하는 ‘이야기가 있는 어린이 요리교실’과 ‘일일 상인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구 관계자는 “젊은 주부들이 우리 전통시장을 찾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메르스·홍콩독감아 물럿거라…춤으로 벌이는 굿판 ‘처용무굿’

    메르스·홍콩독감아 물럿거라…춤으로 벌이는 굿판 ‘처용무굿’

    전 국민을 공포로 떨게 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종식을 고하고 홍콩독감 등 온갖 사악한 것을 물리치는 굿판이 벌어진다. 한국문화재재단의 특별기획 공연 ‘처용무굿’이다. 처용무는 용왕의 아들 처용이 역신(疫神)으로부터 아내(인간)를 구했다는 신라 헌강왕 때 설화에 바탕을 둔 것으로, 처용 가면을 쓰고 추는 춤을 말한다. 1971년 중요무형문화재 제39호로 지정됐고 2009년엔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에 등재됐다. 하지만 이런 위상과 달리 처용을 신으로 모시는 굿거리는 전혀 없다. 부적이나 지푸라기 인형 같은 단순한 액막이 풍습으로 존재할 뿐이다. ‘처용무굿’은 처용을 본래의 위상인 신으로 상정하고, 그의 위력인 춤으로 벌이는 굿판이다. 굿판인 만큼 실제 무당이 등장한다. 중요무형문화재 제82-라호 남해안 별신굿 인간문화재 정영만, 중요무형문화재 제90호 황해도평산소놀음굿 이수자인 이용녀다. 특히 이용녀는 ‘솟을굿’을 하면서 작두를 탄다. 시퍼런 작두에 올라 춤을 추는 장면이 나오기 때문에 초등학생은 입장할 수 없다. 박영수 춤터 새마루 대표는 ‘처용 퇴송무’를 열연한다. 역신을 보내는 퇴송무는 봉산탈춤과 궁중무용 처용무를 엮어 박영수가 만든 춤이다. 여성농악단의 맥을 잇는 만능 광대들인 ‘연희단 팔산대’도 나선다. ‘판굿’ 중 동서남북 중앙을 돌면서 사악한 것을 몰아내는 주술성이 돋보이는 장면을 선보인다. 기획·연출을 맡은 진옥섭 한국문화의집 예술감독은 “구성의 치밀함에 얽매이지 않고 다짜고짜 맛있는 부분만을 골라 엮겠다”며 “당대 최고의 꾼들이 펼치는 춤의 굿이니 확실히 ‘굿 is Good’”이라고 말했다. 매달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인 오는 29일, 다음달 26일, 9월 30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국문화의집(KOUS). 전석 5000원. (02)3011-1720.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현장 행정] “區가 도울게요”… ‘키다리 구청장’의 착한 약속

    [현장 행정] “區가 도울게요”… ‘키다리 구청장’의 착한 약속

    맑고 까만 두 눈이 자신을 안고 있는 이를 바라본다. 떨어지기 싫은 걸까. 말은 못하지만 작은 손으로 옷깃을 꼭 부여잡는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의 표정에 애잔한 미소가 묻어난다. 22일 문 구청장이 관내 홍제동에 자리한 보육원 ‘송죽원’을 찾았다. 최근 새 출발한 송죽원의 후원을 독려하고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을 살피기 위해서다. 송죽원은 독립운동가 고(故) 박현숙 여사가 1945년 설립한 뒤 70여년간 전쟁고아와 기아, 미아 등을 보살펴 온 유서 깊은 보육원이다. 한때 모범적인 시설 운영으로 대통령 영부인, 팝스타 마이클 잭슨 등 국내외 유명인사들이 방문했다. 그러나 2013년, 자치구 감사 결과 회계 비리와 아동학대 등 문제가 불거지며 법적 분쟁에 휘말렸다. 1년여간의 법적 분쟁이 끝난 뒤 송죽원은 이사진과 원장 등 운영자를 전격 교체하고 최근 새 출발을 알렸다. 그러나 후원은 이미 거의 끊긴 상황이다. 문 구청장은 이날 수박과 야쿠르트를 들고 나타났다. 아이들에게 주기 위해서다. “나를 기억하느냐”는 그의 질문에 아이들은 저마다 뛰어나와 “그럼요, 키다리 아저씨잖아요”, “저 아직도 구청장님 명함 있어요”라며 반겼다. 특히 초등학생들은 지난 5월 어린이날을 맞아 문 구청장과 함께 먹었던 짜장면을 떠올리며 즐거워했다. 아이들의 얼굴에서 그늘은 찾아볼 수 없었다. 순수하고 해맑은 미소가 넘쳤다. 남자친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마냥 쑥쓰러워하며 웃었다. 옆방에는 6명의 갓난아기도 있었다. 문 구청장은 손을 씻고 조심스레 아기들을 품에 안았다. 모두 올해 태어난 아기들이다. 그중에는 쌍둥이도 있다. 베이비박스에 버려져 서울시를 거쳐 입소한 딱한 사정에 문 구청장도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이날 현장에서 한 가지 약속을 했다. 43명 원생 전원에게 ‘아동발달계좌’를 지원키로 한 것이다. 저소득층 아동이 매월 일정액을 후원받아 저축하면, 정부가 달마다 1인당 최대 3만원까지 지원하는 제도다. 아이들의 성장과 진로에 중요한 밑거름이 될 전망이다. 문 구청장은 “후원을 부탁하기에 앞서 나부터, 우리부터 시작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바로 지금, 여기서’를 중시하는 그의 복지 철학이 묻어났다. 문 구청장은 아울러 시설 운영의 투명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번 신뢰가 깨지면 회복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면서 “더욱 투명한 시설 운영과 원생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구가 할 수 있는 일부터 앞장서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송죽원 후원문의 02-391-3385)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기고] ‘가족 사랑 위시리스트’에 담긴 소망/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기고] ‘가족 사랑 위시리스트’에 담긴 소망/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첫째 아이는 자기주장이 강해지는 ‘미운 일곱 살’, 둘째는 출근길마다 매달리는 어리광쟁이 네 살이다. 어린 자녀들을 어떻게 키우며 일하는지 많이들 물어본다. 역시 뾰족한 수는 없다.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어린이집에 맡기고, 퇴근 이후나 주말에야 짬짬이 함께하는 수밖에. 달려와 품에 쏙 안기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퇴근길 발걸음이 빨라지는 부모 마음은 이심전심(以心傳心)이다. 정시 퇴근을 하면 가족과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물었다. 최근 여성가족부가 초등학생 이하 자녀를 둔 직장인 엄마·아빠들과 자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가족사랑 위시 리스트’다. 부모들이 자녀와 가장 하고 싶은 것은 ‘뽀뽀, 안아주기’ 등 애정표현(14.5%)이었다. 자녀들은 ‘블록·퍼즐·보드게임’ 등 평소에 즐기는 놀이(19.8%)를 그저 엄마·아빠와 함께 하는 게 좋다고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위시 리스트’가 말 그대로 ‘희망사항’으로 그치는 날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박한 가족의 행복을 가로막는 걸림돌은 일상화된 야근이다. 일하는 엄마·아빠 3명 가운데 2명은 정시 퇴근을 못 한다. ‘밤 9시 이후 퇴근’도 5명 가운데 1명이나 됐다. 더 놀라운 것은 이 내용을 접한 많은 분들이 ‘실상은 이보다 더하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한국 직장인들의 월평균 근로시간은 지난해 기준 165.5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멕시코 다음으로 길다. 우리 경제가 이만큼 올라선 배경에는 산업화 시기 장시간 근무 문화가 자리잡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2012년 기준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34개국 중 28위에 그친다. 일하는 시간과 업무효율성은 비례하지 않았다. 일과 가정의 균형 잡힌 삶에서 나온 새로운 활력과 창의성이 절실한 시대다. 기업이 달라지는 게 급선무다. 네덜란드의 디자인 회사인 헬데르그로엔에서는 오후 6시면 사무실에서 책상이 아예 사라진다. 책상에 연결된 리프트가 천장으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일·가정 양립이 잘된다는 유럽에서도 이런 방법을 쓸 정도로 직장 문화 개선은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는 가족친화인증제 등을 통해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와 모범 사례 확산을 유도하고 있다. 우선 ‘매주 수요일 정시 퇴근 가족 사랑의 날’을 실천하는 기업부터 늘었으면 한다. 육아기 단축근무제, 시차출퇴근제 등 유연근무제와 남성 육아휴직도 더 활성화돼야 한다. 근로시간을 줄이고 일을 나누는 잡셰어링은 일자리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다. ‘가족 사랑 위시 리스트’에 대한 언론과 국민들의 호응이 뜨거웠다. 정시에 퇴근한 뒤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자 하는 바람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어릴 적 아빠가 휴일 근무나 야근 뒤에도 꼭 공원이나 계곡에 데리고 놀러 가주셨는데, 지금도 좋은 추억이 된다”는 어느 댓글을 전하고 싶다. ‘기업이 변해야 김대리가 산다’는 서울신문 기획 제목처럼 기업은 ‘김대리’가 한 가정의 엄마·아빠임을 잊지 말자. 직장인 엄마·아빠와 아이들 모두에게 ‘위시 리스트’가 희망사항이 아닌 평범한 일상이 될 날을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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