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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이색합격자들 ‘성공비결’ e메일 대담

    사법시험의 경향이 바뀌고 있다.암기 위주의 시험문제 출제방식에서 종합적인 이해력을 묻는 문제 위주로 출제되고 있다.합격자들은 혼자서 고시원에 틀어 박힌 전통적인 ‘폐쇄형 공부’ 방식보다는 동료수험생들과 토론하며 시야를 넓히는 ‘열린공부’ 방식으로 기본기를 보강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본지는 지난해 말 발표된 45회 사시 합격자 가운데 이색합격자 4명을 선정해 합격비결 대담을 가졌다.대담 참석자는 최고령 합격자인 조영종(50)씨,군산경찰서 동부지구대 1사무소장인 이정철(27) 경위,회계사 오명석(25)씨,천정배 국회의원의 맏딸인 천지성(25)씨다.지방근무자도 있어 대담은 e메일로 이뤄졌다. ●기본기를 쌓고,다양한 이론을 접해라 대담자들에게 처음 던진 질문은 합격의 비결.이들은 ‘교과서 중심’이라고 입을 모았다.동시에 귀를 열어 놓고 다양한 학설에 관심을 기울였다고 소개했다. 조씨는 장소를 가리지 않고 토론을 벌이는 ‘길거리 스터디’ 도움을 톡톡히 봤다.“나이 어린 수험동료생들과 휴식시간에 자료 없이 토론하면 내 주장의 논리적 결함을 발견할 수 있었다.개인적으로 가장 도움됐던 방법이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과 동료들만의 ‘우물’을 벗어나기 위해 학원 공개강의도 많이 활용했다.공개강의 때는 법학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이 따라붙기 마련이기 때문이다.“강사들의 설명을 들으면서 내 논리의 한계를 많이 떨쳐냈고 소위 ‘리걸 마인드(legal mind)’를 갖추는 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모의고사를 통해 자신의 수준을 가늠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오씨는 ‘한우물 파기’ 전략을 세웠다.1차시험을 준비하면서 여느 수험생들이 흔히 읽는 교과서 1∼2권을 반복해서 읽었다.그렇게 전체적인 흐름에 익숙해지면 문제집 위주로 공부법을 바꿨다.그는 “답이 맞든 틀리든 문제를 푼 다음 반드시 교재를 거꾸로 확인하면서 관련 부분을 다시 전체적으로 읽었다.”고 소개했다.2차시험도 마찬가지로 교과서 중심 전략을 폈고,논술형인 점을 감안해 다양한 학설을 파악하는 데 중점을 뒀다. 천씨는 “요약서나 문제집을 모두 보면 공부량만 지나치게 늘어나고 집중하기 어렵다는 생각에 교과서를 파고들었다.”고 말했다.교과서를 반복적으로 읽으면서 기본 개념은 물론 다양한 학설이 나오게 된 근거를 깊이 있게 생각했다는 것이다.그는 답의 옳고 그름도 중요하지만 글 전체의 논리적 흐름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보고 문장이나 단어 하나하나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 이씨는 강의테이프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한 스타일.“경찰 근무 때문에 집안에 앉아서 책보는 시간보다 바깥에서 근무를 해야 하기 때문에 강의테이프만 줄기차게 들었다.”고 했다.1·2차시험 모두 테이프를 듣고 또 들었다.자신의 처지를 감안해 공부방법을 택하면 주경야독으로 충분히 합격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다. ●법률 과목은 역시 힘들다 조씨의 경우 공부할 때는 형법이,시험칠 때는 민법과 형사소송법이 까다로웠다.그는 “형법은 이론 자체도 어렵고 학설도 엇갈리는 부분이 많아 정리하기 쉽지가 않았다.시험칠 때는 역시 범위가 넓은 민법과 형사소송법이 힘들었다.”고 전했다. 오씨와 천씨는 준비하기 어려웠던 과목으로 헌법을 꼽았다.오씨는 2차시험 막판까지도 헌법 때문에 고심했다.시험은 민법이 복잡한 데다 소홀히 했던 부분까지 출제돼 상당히 고전했다고 소개했다.천씨 역시 “양이 방대했던 헌법이 제일 어려웠는데 1차 시험 때도 역시 헌법이 제일 어려웠다.”고 말했다. ●약점을 극복하면 장점이 된다 “수험생 누구에게나 약점이 있기 마련이지만 극복하느냐에 따라 장점이 될수 있다.” 여성인 천씨를 가장 괴롭혔던 것은 건강.시험 기간 내내 스트레스에 피로가 쌓인 천씨는 2차 시험 내내 감기에 시달렸고 시험직전에는 해열주사를 맞을 정도였다.“곁에서 간호해준 어머니가 아니면 시험을 치를 엄두도 내지 못했다.”는 그는 요즘 집 근처 헬스클럽에서 운동으로 몸을 다지고 있다. 현직 경찰인 이씨는 쏟아지는 졸음이 힘들었다.공무원으로서 월급만 축내는 게 아닌가 하는 고민이 있었다.지난해 10월 결혼한 이씨는 “시험을 준비하면서 신경이 예민해져서 아내와 많이 싸우기도 했다.”고 했다.경찰서에서 상대적으로 한가한 형사관리주임 보직을 주는 등 배려도 보탬이 됐다.그는 2차시험 합격자 발표를 부안 원전센터 시위현장에서 들었다. 최고령 합격자 조씨는 묵묵히 뒷바라지해준 가족들에게 합격의 공을 돌렸다.지난 93년 대기업 과장자리를 그만 두고 나와 6년 동안 변리사 시험준비에다 3년 동안의 사시 준비 끝에 합격했다는 그는 “가족들이 변리사 시험 때도 자꾸 떨어지고 하니까 은근히 그만하길 바라는 눈치셨는데 내색은 안하더라.”고 했다. 회계사 오씨는 지난 2000년 가을부터 준비해서 2년 6개월가량 준비 끝에 합격했지만,지난해 3월 다가온 슬럼프 극복이 난적이었다.그럴 때면 합격 때 기뻐할 부모님 얼굴을 떠올리기도 하고,다른 사람들의 합격수기를 읽으면서 각오를 다졌다. ●나는 이래서 법조인의 길을 택한다 이씨는 연수원에 들어가면서 경찰서에 사직서가 아닌 휴직계를 낼 참이다.법조인이 아닌 경찰로 남고 싶어서다.“경찰대에서 법률과목을 제법 들었는데 형사계 근무를 하니까 법률지식이 많이 부족하더라.”는 그는 초동수사 단계 때부터 충분한 (법적)증거를 갖추고 싶다고 했다.이씨가 관심이 많은 분야는 러시아다. 천씨는 “판사가 되어서 법리뿐 아니라 상식적으로도 합당한,사회를 이끌 수 있는 방향의 판결을 내려보고 싶었다.”면서 존경하는 법조인으로는 소수의견을 많이 낸 변정수 전 헌법재판관,미국의 더글러스 판사 이름을 댔다.대학 3학년 때 회계사시험에 ‘운좋게’ 합격했지만 나중에 할 수 있는 일의 폭을 넓히기 위해 사시를 택했다는 오씨는 군 법무관으로 병역을 해결한 다음 진로를 택할 생각이다.나이 탓에 판·검사 임용은 생각도 못하는 조씨는 변호사 개업 등의 진로를 천천히 고를 계획이다. 조태성 기자 cho1904@
  • 부천 초등생 2명 살해사건/“차타고 가는것 봤다” 목격자 신병확보… 주변 탐문 ‘짧은 머리·청바지’ 긴급수배

    초등생 피살사건을 수사중인 경기도 부천남부경찰서는 1일 용의선을 숨진 윤군 등을 산으로 데려갔다는 성인남자로 좁히고 주변인물 수사에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가톨릭대 부근에서 윤군 등이 한 성인남자를 뒤따라갔다는 목격자 김모(11)군의 진술과 시체 등에서 동일한 발자국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 면식범에 의한 단독범행으로 보고 있다.수사 관계자는 “아는 사이가 아니고서는 늦은 밤에 덩치가 큰 아이 둘을 산 정상까지 강제로 데려가기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인근 편의점 등 폐쇄회로TV 분석 김군은 경찰조사와 최면수사에서 “가톨릭대 부근에서 윤군 등이 키 170㎝에 짧은 머리를 하고 검정색 점퍼와 청바지를 입은 남자를 1m거리를 두고 따라갔다.”고 동일하게 진술했다. 경찰은 또 지난달 25일 경찰에게 “윤군 등이 실종된 날 오후 9시쯤 쏘나타 차량에 실려가는 것을 보았다.”고 제보한 또 다른 목격자의 진술이 신빙성이 없어 이 사건과의 연관성 여부를 캐고 있다.경찰은 진술 직후 잠적한 이 목격자의 신병을 1일 밤 늦게 확보해 진술의 사실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이와 함께 윤군 등이 사는 소사동 연립주택에서 최후 목격장소인 가톨릭대 정문까지 1.2㎞구간의 예상 이동로 주변상가와 주민들을 상대로 추가 목격자를 찾고 있다. 또 이 일대 쓰레기투기장과 편의점에 설치된 폐쇄회로TV 분석작업을 벌이는 한편 최종 목격시간인 지난달 14일 오후 9시45분을 전후한 3시간 동안의 이동로 주변에서의 휴대전화 사용자를 조사중이다. 앞서 지난달 3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윤군 등에 대한 부검을 실시한 결과 모두 직접사인이 교살(경부압박질식사)이며,범인이 등 뒤에서 임군의 목도리로 2명을 차례로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사망시간 실종당일 추정 국과수는 윤군의 위에서 실종 당일 저녁식사로 먹은 부침개가 나온 점 등으로 미뤄 실종 당일 숨졌으며,사망 시간은 오후 10시 이후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윤군 등의 시체에서 강제추행이나 심한 폭행을 당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윤군과 임군 모두 등 부위에 같은 문양의 흙 묻은 운동화 발자국이 발견된 것은범인이 뒤에서 목을 조르면서 힘을 가하기 위해 등을 밟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윤군 등의 장례는 이날 오전 부천 기독제일병원 장례식장에 치러졌으며,시신은 인천시립공원묘지 화장장에서 화장됐다. 부천 김학준기자 kimhj@ 실종시간등 달라… ‘엉터리 경찰자료' 경찰이 부천초등생 살해사건을 수사하면서 발표한 각종 자료가 엉터리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경찰은 윤군 등이 실종 당일 오후 9시쯤 집을 나가 9시23분 집에 전화를 건 뒤 9시45분쯤 가톨릭대 앞에서 친구 김모군에 의해 최종 목격되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확인 결과 이들은 오후 8시 전에 집을 나가 8시26분에 전화를 걸었고,8시 55분쯤 집 앞에서 노는 것이 윤군 아버지에 의해 목격되었다.따라서 윤 군 등은 오후 9시 이후에나 가톨릭대쪽으로 갔다는 추정이 가능하다.경찰은 “수사 초기에 혼선이 일었다.”고 해명했지만 윤군 등이 지난달 14일 실종돼 수사가 보름 이상 지속된 점을 감안할 때 이해하기 어렵다. 또 경찰은 윤군 등의 집에서 가톨릭대 정문앞까지 직선거리로 1.2㎞,시신이 발견된 춘덕산까지 2.5㎞라고 발표했다.하지만 실제로 집에서 가톨릭대까지는 길을 따라가도 700여m에 불과했고 시신 발견 지점까지는 1.5㎞ 남짓이었다.따라서 집∼가톨릭대,가톨릭대∼춘덕산까지 각각 20∼30분씩 소요된다는 경찰 분석과는 달리 각각 10여분씩에 불과했다.따라서 윤군 등이 면식범으로 추정되는 범인과 함께 20여분 만에 피살 현장에 도달할 수 있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경찰이 시신 발견 뒤 내놓은 약도는 더욱 가관이다.약도에는 춘덕산이 가톨릭대 뒤편 왼쪽에 있는 것으로 그려져 있으나 실제 춘덕산은 정반대 방향인 가톨릭대 뒤편 오른쪽에 있다.경찰이 약도에서 춘덕산으로 지목한 산은 주민들에 의해 ‘보은산’으로 불리는 산이다.최소한 현장이나 가보고 약도를 그렸는지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경찰은 날이 저물어가는 1일 오후 5시쯤 의경들을 춘덕산으로 급파했지만 초동수사의 잘못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부천 김학준기자
  • 날뛰는 지능범 불안한 시민들

    서울 도심에서 살인 등 강력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지만 경찰은 수사의 실마리조차 풀지 못해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일부 사건은 영구미제로 남게 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범죄는 지능화,수사기법은 제자리” 서울경찰청이 중점 관리하고 있는 강력 미제사건은 6건.지난 3월 여대생 납치사건,지난달 24일 신사동 70대 교수 부부 피살사건,지난 9일 구기동 일가족 3명 피살 사건 등이다.지난 16일 발생한 삼성동 60대 노파 피살 사건도 증거 확보 단계에서부터 수사가 벽에 부딪혀 장기 미제로 남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찰의 초동수사 과정에서 부실한 현장 감식과 증거 수집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곽대경 교수는 “신사동 교수 부부사건에서 보듯 최근 강력 사건의 범인들은 지문,머리카락 등 결정적인 증거를 남기지 않는다.”면서 “때문에 24시간 안에 대부분 소멸되는 유전자 증거를 수집할 수 있는 첨단 장비와 함께 이를 분석할 수 있는 인력을 적어도 경찰서당 1명씩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지금처럼 지문감식(APIS)장비나 휴대전화 위치 추적에 의존하기보다 ‘유전자(DNA)은행’을 구축하는 것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옛날처럼 ‘직감’이나 ‘선입관’에 의존한 수사방식도 개선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경찰대 표창원 교수는 “서초동 통계청 여성 공무원과 삼전동 다세대주택 피살 사건,신사동 교수 부부 피살사건은 단순 강도 흔적이 없다는 이유로 처음부터 면식범에 의한 범행에만 초점이 맞춰져 수사가 답보 상태에 빠지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허술한 방범체계와 ‘사후약방문식’ 대응 비슷한 대상·수법으로 3주 사이에 잇따라 터진 강남구 신사동과 구기동,삼성동 주택가 피살 사건은 ‘미흡한 범죄 예방이 낳은 필연의 결과’라는 분석을 낳고 있다.범인이 침입한 집들이 폐쇄회로(CC)TV나 자체 방범 시스템을 갖추지 않고 있는 데다 상대적으로 순찰이 뜸한 단독 주택가라는 점 때문이다. 경기대 경찰행정학과 김시업 교수는 “방범 능력을 높이기 위해 민간과 경찰이 합동으로 자율방범 조직을 강화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CCTV를 많이 설치하는 것도 범죄 예방과 증거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동일범 연쇄 살인 가능성 여부도 수사 삼성동 60대 노파 피살사건을 수사중인 강남경찰서는 이날 현장 조사결과 담을 넘어 안방을 향해 찍힌 수십개의 발자국을 발견했다고 밝혔다.경찰은 발자국이 한 사람의 것이라고 보고 단독범의 소행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또 최근 3건의 살인사건이 고급 단독 주택가를 대상으로 삼고 금품을 턴 흔적이 발견되지 않는 등 공통점이 많아 동일범의 범행일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다. 이영표기자 tomcat@
  • 엉터리 수사로 놓친 살인범 7년만에 절도로 덜미/美서 잡힌 ‘살인의 추억’

    미국으로 달아났던 살인 용의자가 7년3개월 만에 살인 혐의가 발각돼 붙잡혔다.용의자는 사건 직후 경찰에 검거됐지만 허술한 수사로 풀려난 뒤 미국으로 도피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콘도업자 유모씨 살해 사건’의 용의자 신모(44)씨의 신병을 미국에서 넘겨받는다고 2일 밝혔다.신씨는 지난 96년 서울 삼성동 오피스텔에서 콘도업자 유모(당시 46세)씨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뒤 강원도 평창군 청옥산 해발 1200m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경찰은 신씨가 지난해 미국 하와이 경찰서에 절도범으로 검거됐으며 신병을 넘겨 받는 대로 살인 혐의를 조사키로 했다고 밝혔다.미국측은 절도범으로 붙잡힌 신씨가 인터폴에 수배된 사실을 확인했으며 절도죄의 형기가 끝나는 4일 신씨를 한국측에 인도할 예정이다. ●경찰,엉터리 초동수사로 용의자 외국 도주 방치 살해된 유씨의 아내 손모(51)씨는 남편이 실종된 지 이틀 만인 96년 6월15일 남편의 계좌에서 돈이 빠져 나간 사실을 확인하고 강남경찰서에 신고했다.그러나 당시 경찰은 ‘가출자 수사는 신고 접수 뒤 5일부터’라는 내부 규정을 내세워 수사에 나서려 하지 않았다. 손씨는 혼자 은행을 찾아가 사정한 끝에 폐쇄회로(CC)TV에 찍힌 현금 인출자가 남편과 부동산 일을 함께 하던 신씨임을 확인한 뒤 무선호출기로 신씨를 찾아 만나기로 약속하고 경찰과 함께 약속장소에서 신씨를 붙잡았다.그러나 경찰은 신씨가 계속 범행을 부인하자 다음날 풀어줬다.손씨가 항의하자 경찰은 뒤늦게 CCTV 화면을 확보,신씨를 수배했다.그러나 신씨는 이미 미국으로 출국한 뒤였다. 경찰은 사건 발생 18일이 지나서야 신씨에 대해 강도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하고,인터폴에 수사 공조를 의뢰했다.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경찰관은 2일 “흰머리의 신씨가 범행 후 머리를 검게 염색하는 바람에 CCTV에 찍힌 용의자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살해 후 산 정상에 버려 조사 결과 신씨는 96년 6월13일 오후 1시30분쯤 삼성동 유씨 사무실에 “콘도 부지 매각 문제로 이야기할 것이 있다.”고 전화를 걸어 유씨를 테헤란로 근처 오피스텔로 유인했다.신씨는 당시 유씨 소유의 강원도 횡성군 S리조트 건설 예정지인 2만 5000여평의 임야 중 400여평을 매각하도록 중개를 해줬지만,계약이 깨지는 바람에 중개료 반환 문제로 유씨와 심하게 다툰 것으로 밝혀졌다. 신씨는 오피스텔에서 유씨와 말다툼을 하다 둔기로 유씨의 머리 등 온몸을 마구 때려 숨지게 했다.신씨는 증거를 없애기 위해 시체를 비닐로 싼 뒤 여행용 가방에 담아 차 트렁크에 싣고 청옥산 정상 후미진 곳에 유기했다.신씨는 이어 유씨의 현금카드를 훔쳐 통장에서 190만원을 인출했다.유씨의 시체는 사건 발생 14일 만에 나물을 캐던 주민에게 발견됐다. 이영표기자 tomcat@
  • [사설] 촛불 추모, 反美는 삼가야

    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 1주기 대규모 촛불집회가 내일 전국적으로 열릴 예정이다.한·미 양국은 추모시위가 반미운동으로 확산되지나 않을까 긴장하고 있다.고건 국무총리는 어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해 희생자 유가족을 위로하고 집회의 평화적 진행 및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리언 러포트 주한미군 사령관도 사고의 전적인 책임은 주한미군에 있다며 여중생 사망사건 1주년을 맞는 주한미군의 입장을 정리했다. 여중생 사망사건은 지난 1년간 한·미 관계 전반에 엄청난 파장을 가져왔다.관련 미군에 대한 무죄평결은 ‘미국은 우리에게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제기하면서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개정 요구를 분출시켰다.그러나 SOFA 개정은 형사재판관할권 이양 등 본질에는 손도 못댔다.미군 범죄 초동수사 협조 강화와 함께 사고 재발을 막는다며 궤도차량 이동시 72시간전 사전통보 등 극히 미세한 안전강화 조치만을 취했을 뿐이었다.미측의 본질적 틀을 조정하겠다는 전향적 자세가 요구된다. 우리는 이번 집회가 시종 비폭력적으로 진행되기를 바란다.시위 주최측과 참가자들이 신중함으로 자제력을 잃지 않기를 당부한다.이번 시위를 통해 반미 확산을 꾀하려는 세력이 있다면 그들은 국민의 뜻을 거스르게 될 것이다.지금 한국사회에는 각계의 요구가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으며,북핵 등 시급한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이럴 때 이번 집회가 또 다른 사회의 짐이 되어서는 안 된다.분명한 것은 집회가 추모의 성격을 넘어 반미운동으로 변질되어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국가신인도 하락 등 여러 대가를 치르고 복원의 길로 접어든 한·미 관계가 손상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효순·미선양을 다시 한번 추모하면서 성숙한 시위문화를 기대해 본다.
  • ‘17년전 악몽’ 화성 연쇄살인사건 / 그곳은 아직도 떨고 있다

    장기미제사건은 유가족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엄청난 심리적 후유증을 남긴다는 점에서 폐해가 심각하다.강력 사건의 범인은 반드시 처벌받는다는 사회적 인식을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의 고통을 치유하기 위한 공동체의 노력도 절실하다는 지적이다.80,90년대 미궁에 빠진 대표적 강력사건인 화성연쇄살인과 이형호군 유괴피살의 ‘사건 이후’를 점검하고,사회적 예방책과 치유방안을 진단해 본다. 화성은 아직도 떨고 있다.86년 9월부터 91년 4월까지 살인 사건이 연쇄적으로 발생,부녀자 10명이 잔혹하게 살해된 경기도 화성 주민들의 고통은 여전히 극심하다.겉으로는 평온해 보이지만 살인마가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몰라 밤이면 공포에 휩싸인다.유족들의 가슴 속에는 씻을 수 없는 상처가 앙금처럼 남아 있다. ●시효없는 유족들의 고통 “범인 잡는 공소시효는 지났다지만 딸을 잃은 마음의 생채기에 시효가 있을 수 있겠습니까.” 8일 경기 화성시 정남면에 사는 할머니 김모(76)씨는 아들 이모(52)씨와 함께 집 앞 공터에서 수십장의 빛바랜사진과 옷가지를 태우며 울먹이고 있었다.회한이 서린 집을 부수고 새로 집을 짓기 위해 공사를 하다 발견한 딸의 흔적이었다.사진 속에서는 86년 12월 밤에 귀가하다 처참히 살해된 김씨의 딸(당시 23세)이 환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딸을 잃은 후유증으로 하루하루를 심장약으로 버티고 있다는 김씨는 “죽을날이 가까워 이젠 가슴속의 딸을 그만 놓아주기로 했다.”면서 “딸한테 가기 전에 범인이 잡히는 모습을 꼭 봐야 하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아들 이씨는 “악몽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동생의 사진과 유품을 버렸는데,어머니가 일부를 17년 동안 몰래 간직하고 있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같은 해 인근 태안읍에서 딸 권모(당시 25세)씨를 잃은 소모(72·여)씨는 고통을 견디다 못해 10년전 화성을 떠나 경기 평택시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소씨는 “지금도 고향인 ‘화성’ 얘기만 들으면 가슴이 떨려 밤잠을 설친다.”면서 “이사한 뒤에는 딸의 유골이 뿌려진 고향 근처엔 가지도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여전히 불안한 주민들 모두 5명의피해자가 발생했던 태안읍 일대는 최근 택지개발 붐으로 사건 현장이 거의 다 아파트건설 현장으로 변해 있었다. 하지만 동네 어귀에서 만난 주민 김모(42·여)씨는 “아직도 불안과 공포는 여전해 밤에는 절대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고 손사래를 쳤다.그는 지금도 전화기 버튼 하나만 누르면 순찰대 번호로 자동 연결되도록 단축 다이얼을 지정해 놓고 있다. 두 명의 여학생이 희생된 태안읍 A중학교에서도 어두운 흔적이 가시지 않고 있었다.노초록(15)양은 “가끔 친구들끼리 17년전 희생당한 선배들이 공부하던 교실과 책상을 가리키며 ‘우리도 혹시 비슷한 피해를 입지 않을까.’라며 수군거린다.”면서 “선생님들도 틈만 나면 어두워지기 전에 귀가하라고 당부한다.”고 말했다. ●귀가용 렌터카와 상담소에도 주민 발길 잇따라 어둠이 밀려오자 화성 일대에는 자체 조직한 ‘민간 자율방범대’ 대원들이 승합차를 타고 학교 주변이나 농지 등 우범지역을 순찰했다.정남면 자율방범대 윤태준(45·사업) 대장은 “으슥한 산길과 가로등이 없는 취약지역이 많아 주민들이 불안해한다.”면서 “부족한 경찰 인원으로는 서울보다 넓은 화성지역을 순찰할 수 없어 주민이 스스로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자정이 가까워오자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심야 귀가용 렌터카’가 속속 눈에 띄었다. 박모(36·여)씨는 “밤 11시가 넘으면 버스는 물론 택시도 끊기기 때문에 자가용이 없는 주민은 렌터카를 이용하는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지난 99년 주민들의 요구로 도입된 렌터카는 갈수록 수요가 늘어 당초 57대에서 257대로 급증했다. 2001년 6월부터 민간 자원봉사자 12명이 꾸리고 있는 ‘화성시 가정상담소’ 진인문(50) 소장은 “주민들이 유사사건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잠재적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130여명의 주민이 상담을 신청,고통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화성 이영표 이두걸기자 tomcat@ ■사건 개요·수사 상황 ‘얼굴없는 살인마’는 화성지역의 인적이 드문 논바닥과 야산 등지에서 10대 여중생에서부터 70대 할머니에 이르기까지 처참하게 살해했다. 88년과 90년,91년 발생한 7,9,10차 사건을 빼고는 살인사건 공소시효인 15년을 모두 넘겼다. 경찰은 공소시효가 지난 사건은 범인이 잡혀도 법적으로 처벌할 근거는 없지만,주민의 불안감을 씻고 나머지 사건들의 해결 열쇠를 찾기 위해 수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최근에는 화성사건을 소재로 삼은 영화나 소설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사건의 진실은 베일에 가려 있고,유가족의 가슴에 맺힌 한도 풀리지 않고 있다.경찰은 희생자들이 ▲성폭행당한 뒤 목이 졸렸고 ▲두 손이 뒤로 묶였으며 ▲희생자의 옷으로 재갈이 물렸고 ▲흉기로 시체가 모독을 당했다는 공통점을 토대로 수사를 벌여 왔다.범인이 검거된 8차사건 등 일부는 모방사건으로 추정하지만,대부분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동원된 경찰만 연인원 180만명이 넘는다.1만 8000여명이 증인·참고인·용의자 등으로 수사 대상에 포함됐고,지문과 유전자 감식 의뢰건수만 4만여건에 이르렀다. 사건의 비중이나 파급 효과 못지 않게 부작용도 많았다.용의자로 지목된 3명이 고문이나 수사 후유증으로 숨지거나 자살했다.한 용의자는 92년 6월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연행된 뒤 당직 변호사와의 단독 면담에서 범행을 자백했지만 1년 만에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난 뒤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최근 수사는 제자리걸음에 머물고 있다.화성을 떠난 주민이 많은 데다 제대로 보존된 증거자료도 거의 없어 추가 수사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97년 이후에는 수사본부가 대폭 축소돼 수사본부장인 화성경찰서장과 수사과장,형사계 요원 등 모두 7명만 편제돼 있다.태안파출소에 수사본부 팻말이 걸려 있지만,수사본부 요원들은 다른 강력사건도 함께 맡고 있다. 화성경찰서 형사2계장 방종찬(46) 경위는 “9차 사건 용의자의 머리카락 모근이 남아있는 만큼 당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은 연령대의 변태성욕자 등이 적발되면 DNA 대조 작업 등을 벌일 것”이라면서도 “현실적으로 수사 진척에 어려움이 많다.”고 털어놨다. 화성 이두걸기자 douzirl@ ■미제사건 사회적 후유증 강력 미제사건은 ‘다음에는 내가 피해자가 될 수있다.’는 극도의 공포심을 확산시킨다.일부 시민은 자신을 예비 피해자로 상상하기도 한다. 때문에 시민들은 사건 당시와 비슷한 상황에 자신을 노출시키지 않으려는 심리에 빠져든다. 전문가들은 화성지역 주민들이 대부분 밤길을 피하거나 빨간 옷을 꺼리고 사건 현장과 비슷한 야산 등지에 접근하지 않으려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분석한다.오래도록 범인이 잡히지 않아 공포심이 가중되면 시민들은 ‘나를 방어할 사람과 사회적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정하고,호신장비나 방범 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더욱 적극적인 자구책을 찾게 된다. 문제는 시민들이 이 과정에서 경찰 등 수사기관과 사회 시스템 전반을 불신하게 되고,막연한 불안감으로 주변사람을 불신하고 적대시하게 된다는 것이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곽대경(40·범죄사회학) 교수는 “미제 사건의 장기화로 인한 사회적 후유증은 범인이 잡히고 나서도 단시일 내에 없어지지 않는다.”면서 “후유증을 치유하기 위한 사회내 시간·비용의 중복투자가 계속 뒤따르게 되고,또 다른 ‘모방범죄’로 인해 시민들의 불안과 공포는 계속된다.”고 설명했다.그는 “수사기관은 72시간 내에 현장에서 대부분 소멸되는 중요 증거와 단서를 확보토록 초동수사 시스템을 강화하고,최소 3개월마다 주기적으로 사건 진행 상황을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공황장애’ 전문가인 유상우(40) 신경정신과 전문의는 “강력 미제사건의 직·간접 피해자들은 세월이 흘러도 악몽을 꾸거나 극도의 긴장상태를 보이는 등 ‘병적인 불안’ 상태의 ‘외상후 스트레스’ 증상을 보이기 쉽다.”면서 “주변 사람의 따뜻한 시선과 적절한 심리치료만이 병을 치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찰대 표창원(37·범죄심리학) 교수는 “실적과 승진,고위층의 요구에 더 신경쓰는 한국의 수사관행으로는 미제 사건과 그로 인한 사회적 후유증을 조장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시민들의 공포와 불안감 치유에 우선 순위를 두는 수사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영표기자 ■英등 외국에선 “완전범죄는 없다.20,30년이 걸리더라도 범인은 꼭 잡아낸다.” 영국 클리블랜드 경찰은 1989년 87세 여성을 성폭행한 뒤 달아났던 A(34)씨를 최근 구속했다.사건 초기 범인을 놓쳤던 경찰은 과거자료를 토대로 유전자분석 등 첨단 수사기법을 이용,14년 만에 사건을 해결하는 쾌거를 올렸다. 이밖에도 1980년대 중반 10,20대 여성 68명을 성폭행하고 살해했던 ‘기차역 연쇄살인사건’의 범인과 1993년 이탈리아 출신 10대 유학생을 성폭행했던 교사도 경찰의 끈질긴 추적 끝에 쇠고랑을 찼다. 이처럼 수십년이 지난 미제사건이 속속 해결되는 것은 영국 경찰의 합리적인 수사 시스템 때문이다. 영국의 일선 경찰서는 사건 발생 이후 14일 이내에 범인을 잡지 못하면 수사기록과 증거자료를 즉각 전국 32개의 ‘미제수사팀’으로 전송한다. 형사와 법의학자 등으로 구성된 미제팀은 이후 사건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2년마다 한번씩 재수사를 한다. 재수사에서는 최첨단 과학수사기법을 총동원하게 된다. 일단 범인이 잡히더라도 사건의 진실을 정확하게 규명하기 위해 몇년씩 보강수사를 벌이는 것도 영국·캐나다 등 외국 수사체계의 주요한 특징이다. 지난해 캐나다를 떠들썩하게 한 ‘돼지농장 연쇄살인 사건’은 장기수사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수십 명의 매춘여성이 살해돼 밴쿠버 외곽 한 농장에 묻혔던 이 사건은 지난해 초 범인이 잡힌 뒤에도 1년이 넘도록 보강수사가 계속되고 있다. 경찰은 고고학을 전공하는 대학생을 아르바이트생으로 고용해 깊이 2m의 흙더미를 샅샅이 파헤치고 있다.범인의 진술과 달리 추가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임준태 교수는 “초동수사 때 범죄현장을 철저히 보존,증거를 수집하고 이를 냉동보관소에 보존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현실적으로 그렇지 못하다.”면서 “냉동보관소도 태부족하고 시체나 증거 등을 장기간 보존하지도 않아 재수사에 어려움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지연기자 anne02@
  • 부실한 순경교육 엉터리수사 양산

    경찰관으로서 첫 출발하는 순경들이 현장 실무보다는 이론에 치우친 교육을 받고 있어 초동수사와 다양한 현장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선 경찰관들은 현장감이 떨어지는 부실한 ‘순경교육’으로 실제 범인 추적이나 현장보존 등 범죄 수사에 애를 먹고 있다고 호소했다. ●“경찰학교 교육만으로는 현장에서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 지난 99년 임용된 이모(30) 순경은 서울지역의 한 파출소에 처음 배치돼 순찰을 돌다가 핸드백을 낚아채 달아나는 소매치기를 발견했다.‘일단 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무조건 범인의 뒤를 쫓았지만 막상 범인과 마주치자 중앙경찰학교에서 배운 범인 검거 요령 등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허둥대다 결국 놓치고 말았다.이 순경은 “‘누구한테 맞았는데 어떡하느냐.’,‘사기를 당했는데 돈을 받아달라.’는 등 각종 신고나 상담에 대처할 수 없어 식은 땀이 흐를 정도”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서울 S경찰서의 형사반장은 “순경이 처음 현장에 나가면 경찰학교에서 배운 것과 현실이 다르기때문에 종종 현장을 훼손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강력범죄일수록 사건의 열쇠가 현장에 있는데 현장보존이 되지 않아 본격 수사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고 전했다. ●실무와 무관한 교육도 많아 중앙경찰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순경 임용자 교육과정에서 실무 과목은 47%로 절반에도 못미친다.신종 범행 수법이나 첨단 범죄를 다루는 교육과정은 아예 마련돼 있지 않다.실무 과목에서 기초적인 수사·교통 업무를 배우지만 강의를 듣고 한 두차례 실습하는 것만으로는 현장 대처능력이나 순발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실무 과목 중 4주간의 현장실습에서는 교육생 신분이기 때문에 직접 피의자를 검거하거나 조사할 수 없다.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경찰로 임용한 뒤 경찰관 신분으로 교육을 계속 받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임용 전 단시일 내에 교육을 마쳐야 하는 실정이다. ●외국에선 추격전까지 가르쳐 유럽과 미국등지의 순경교육은 철저하게 실무 위주로 짜여 있고 교육기간도 한국보다 3∼7배나 길다.독일에선 30개월의 순경 교육기간 가운데 6개월은 경찰서에서 근무시킨다.이론강좌는 과학수사방법론·범죄전략론 등 범죄학 308시간,심리학 100시간,수영·인명구조 50시간 등 현장에서 꼭 필요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미국 휴스턴의 경찰학교는 자동차 추격전까지 가르친다.일반 시민이 다치지 않도록 안전교육을 하는 것은 기본이고 비나 눈이 왔을 때 노면상태에 따라 운전하는 법도 훈련시킨다. 캐나다의 순경은 ‘폴리스 라인을 지정하는 법’,‘증거수집’ 등 사건현장을 보존하는 방법부터 철저하게 배운다.‘10대 폭주족 범죄’,‘가정폭력 대응법’,‘휴대전화 사기’ 등 구체적인 사례별 학습도 병행하고 있다. ●철저한 교육만이 수사력 높여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임준태 교수는 최근 ‘한국 순찰경찰의 직무전문성 향상방안 연구’ 논문에서 이같은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고,“일선 순경의 실수는 수사의 어려움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경찰에 입문할 때부터 철저하게 범죄예방과 범인검거에 초점을 맞춘 교육을 시켜 업무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임 교수는 또 “형식적인 교육을 받고 조급하게 현장에 투입하면 실제 수사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국가가 나서 교육시스템을 체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일선 경찰서의 인력 수급 문제와 예산 부족 때문에 순경 교육기간을 무작정 늘릴 수 없다.”면서 “순경 교육이 끝난 뒤 1년 정도 실제 업무에 적응할 수 있도록 연습기간을 두고 있으며,장기적으로는 교육 기간을 1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박지연기자 anne02@
  • [사설]SOFA 개선안 너무 미흡하다

    격화소양(隔靴搔^^).신발 위로 가려운 데를 긁는다는 뜻이다.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선안을 보고 그런 느낌이 들었다.그동안 불평등한 SOFA에대해 여러 문제가 제기됐지만 주요한 것은 의제로 논의되지 않았다.대표적인 것이 재판권 행사다.기소 전 미군 피의자 신병인도,미군 훈련권에 대한 협의 등도 마찬가지다.현재의 SOFA는 공무 수행 중인 미군의 범죄에 대해서는미군이 재판권을 행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공무 수행 여부는 미군 장성이발행하는 증명서에 따르도록 했다.그러나 누차 지적해왔지만 공무 수행 여부를 우리 법원이 검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일본에는 그런 규정이 명문화되어 있다. 미군 범죄에 대해 초동수사 때부터 한국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개선안은 실효성이 없다.지금까지 우리 경찰이 미군 범죄에 대해 수사를 하지 않았던 것은 재판권이 없기 때문이었다.우리 경찰이 범죄 사실을 밝혀냈더라도미군 검찰관이 기소하지 않으면 ‘닭 쫓던 개’가 되고 만다.개선안의 형식도 문제다.합의 의사록이나 양해각서를 개정한 것이아니라 ‘신사협정’이기 때문에 기속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월남전과 동티모르에 파견했던 한국군지위협정을 거론하며 SOFA 개정을 지나치게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우리는 더 불평등한 협정을 맺었다는 것이다.그러나 잘못된 것은 고쳐야 한다.우리의 잘못을 반성하고 앞으로는 불평등 협정을 체결해서는 안 된다.미국이 전 세계 80여개 국가와 맺은 주둔군지위협정과 비교해 볼 때 한·미 협정이 불평등하지 않다는 논리도 잘못이다.다른 나라도 우리처럼 불평등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성탄전야인 24일 밤에도 광화문에서는 효순이와 미선이를 추모하는 성대한 촛불집회가 열렸다.미국과 우리 당국은 여론무마용으로는 국민을 추스를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 SOFA개선 5개항 타결/美軍범죄 초동수사때 한국 참여

    여중생 장갑차 사망사건 이후 한·미 간에 논의돼 왔던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개선안이 타결됐다. 법무부와 미8군은 23일 오후 과천 법무부청사 소회의실에서 SOFA 합동위원회 형사재판분과위원회 4차회의를 열고 5개항의 SOFA 개선안을 마련했다.양측 합의에 따라 한국은 공무중 사건 여부와는 무관하게 초동수사 때 사건 현장 및 피의자에 대한 접근권을 미군측과 동일하게 보장받게 된다. 미군 관련 사건이 늑장처리되는 원인으로 지목됐던 미 정부대표 출석 문제도 한국측 수사기관의 요구가 있을 때 1시간 내에 출석한다는 내용으로 명문화됐다.[대한매일 12월12일자 1면 보도] 또 한국측 예비조사 뒤 미군 피의자의 신병이 미군측에 인도된 뒤에라도 우리측의 추가 수사요청이 있을 경우 미군은 피의자 신병 인도를 적극 협조토록 했다. 미군측은 미군 피의자의 초상권 보호에 적극 협력해줄 것을 한국측에 요구했다.이로써 미군 공무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도 한국측이 사건 수사 등 형사사법 절차에 적극 개입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이 마련됐다. 법무부관계자는 “일선 수사기관으로부터 SOFA 운영관련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파악해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분과위 합의사항은 SOFA 합동위원회에 상정,여기서 합의사항으로 채택되면 곧바로 효력을 발휘한다. 조태성기자 cho1904@
  • [사설]왜 反美인가(3) - 진정한 等美를 위하여

    효선·미선 두 어린 여학생의 비극적인 죽음에 대한 미군의 무죄평결에 분노한 촛불시위 행렬의 끝은 어디일까.부시 미 대통령의 거듭된 ‘사과 표명’에도 불구하고,여전히 그 종착역은 오리무중이다. 우리는 이번 기획 사설을 통해 ‘반미 현상’을 푸는 해법의 출발점을 상호 평등한 한·미 관계 정립,한국민의 자긍심에 대한 미국의 시각 조정에서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제 이러한 인식을 실천으로 옮기는 첫발은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의 개정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마침 그제부터 한·미 양국차관보급이 참석하는 SOFA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실무회의가 개최돼 다행스럽다.이 회의에서는 한·미 SOFA 형사분과위원회를 통해 한국경찰의 초동수사 강화 등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논의하고,여론수렴 차원에서 태스크포스팀을 운영하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른바 ‘2+2’실무회의가 SOFA 개정이 아닌 개선책을 논의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그 한계가 분명하다고 본다.국민 대다수의 SOFA에 대한 불만이 그만큼 깊고 광범위하다고 봐야 할 것이다.적어도 공무상 발생한 중대 범죄와 공무중이라도 공무목적이 아닌 범죄의 경우,한국 정부가 형사재판을 관할하는 쪽으로 정리되는 등 보다 근본적인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또 환경오염과 미군기지 주변의 소음공해에 대해서는 국내법 우선 적용과 함께 피해발생시 민사소송절차 등도 적정하게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그래야만 우리 국민들을 어느 정도 납득시킬 수 있으리라고 본다. 물론 5년에 걸친 협상 끝에 지난해 가까스로 SOFA 개정이 이뤄진 상황이라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다.특히 전통적인 한·미 동맹관계에서 고려할 사항이 한 두가지가 아닐 것이다.따라서 현 시점에서 우리 모두에게 요구되는 것은 SOFA 개정과 더불어 차분하게 미래지향적인 한·미관계를 따져보는 일이다. 무엇보다 반미감정이 ‘미군 철수’로까지 확대되지 않고 있는 것은 국민들의 합리적인 사고와 현명함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우리는 주한미군의 역할과 SOFA 개정 요구는 별개라는 점을 분명히 해둔다.냉전종식으로 주한미군의 역할이 과거보다는 축소되었으나,북한의 핵개발,미사일 수출 등 남북의평화 정착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는 한반도 안정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또한 한·미동맹관계를 한반도에국한시켜 봐서도 안될 것이다.주한미군은 중·일·러시아의 이해가 얽혀있는 한반도 주변,동북아의 세력균형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가볍게볼 수는 없는 것이다. 한국민의 메시지는 이제 분명해졌다.SOFA 개정은 ‘예스’이고,주한미군 철수는 ‘노’이다.한겨울 전국의 밤거리를 밝히는 ‘촛불의 행렬’에는 과거한·미관계의 불평등을 청산하고,평등한 상호관계를 갖자는 한국민의 희구가 담겨 있다.‘반미 현상’의 묘약은 진정한 등미(等美)를 실현하는 것이다.
  • 한국수사기관추가수사에 응하도록 美軍피의자 출석 의무화/SOFA개선안 요구 방침

    정부는 예비조사를 마친 미군 피의자에 대해 한국 수사기관이 추가 수사를요청하면 반드시 응하도록 명문화하기로 했다.또 수사기관이 미군 피의자를조사할 때 미국정부 대표가 1시간 안에 해당 수사기관에 출석하도록 의무화할 방침이다. 정부는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개선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12일 열릴 예정인 SOFA 합동위원회 산하 형사분과위원회에서 이같은 개선안을 요구하기로했다고 11일 밝혔다. 개선안에 따르면 예비조사를 마친 미군 피의자들이 한국측 추가수사 요구에 불응,진술 짜맞추기 등을 통해 사건을 축소·은폐할 수 있다는 우려를 없애기 위해 추가수사에 반드시 응하도록 했다. 또 미군 피의자를 조사할 때 미군 대표가 없는 진술조서는 증거력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SOFA 규정으로 초동수사가 지연된다는 지적과 관련,미국 대표가 1시간 안에 출석토록 했다. 지금까지는 한국 수사기관에 대한 미국의 불신과 자국민 보호 차원에서 미국 대표가 반드시 수사에 참관해야 한다고 규정했었다.이 조항은 유일하게한국에만 있는 조항인 데다 미군 피의자의 인권보호를 넘어서서 초기수사를방해하는 원인으로 지목받아 왔다. 정부는 또 한·미 일방의 수사에 따른 사건의 축소·왜곡을 막기 위해 초동수사 때 사건 현장과 피의자들에 대한 동등한 접근권을 보장받기로 했다. 그러나 시민단체 등이 요구하고 있는 ▲공무중 범죄의 재판권 이양 ▲미군피의자의 기소 전 신병인도 ▲미국측 재판권 포기 등은 협상대상에서 제외했다. 한편 미군측은 한국 정부에 대해 미군기지 시설·장병에 대한 한국인들의시위 등 위협이 있을 경우 신속히 대처해 줄 것과 미군 피의자에 대한 초상권 보장을 요구할 예정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
  • 反美 ‘가열’… 韓美 ‘냉각’美의웑단 방한 취소...의회 강경기류 방증

    여중생 미군 장갑차 사망사건 무죄평결 이후 반미 시위가 날로 확산되면서한·미 관계에 냉각 조짐이 나타남으로써 양국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 관계자는 8일 “이번 반미 시위가 단순히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개정 요구를 넘어설 경우 그 파장이 어디까지 갈지 알 수 없다.”면서 “지금은미국측도 한국민의 정서를 우려,신중하고 타협적 자세를 취하고 있으나 의회를 중심으로 강경 목소리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다른 관계자는 “정부도 SOFA 개정 등에 있어 미국측에 어느 정도까지를 요구할지를 놓고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내부적 고심을 털어놓았다. 지난 7일 전국 40여곳에서 미군 규탄 및 SOFA 개정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린 데 이어 대선 마지막 주말인 오는 14일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수만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규모 집회가 열릴 예정이어서 이번주가 반미 양상 확산의 고비가 될 전망이다.특히 주요 대선 후보들까지 SOFA의 즉각 개정과,부시 미 대통령의 직접 사과를 요구하며 집회에 가세,반미 기류를 가열시키고 있다. 이와 관련,7일 서울을 방문할 예정이었던 헨리 하이드 미 하원 국제관계 위원장 등 하원의원 5명이 반미 시위를 이유로,전격적으로 방한 일정을 취소했다.정부 당국자는 “미 의회 등이 이번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테드 스티븐스 차기 상원 임시의장 등 미 상원의원 2명은 예정대로8일 방한,9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예방한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이같은 한국내 반미 기류 진정을 위해 한·미 양국도 긴급 협의를 갖는 등대책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양국은 이번 주중 외교·안보 당국간 ‘2+2’ 차관보급 협의를 열어 반미기류 완화대책과 함께 SOFA 개선 방안 및 유사사고 재발방지책 등을 폭넓게 논의할 예정이다. 또 오는 12일 SOFA 합동위 산하 형사분과위도 개최,우리 수사당국의 주한미군 범죄에 대한 초동수사 강화,공동조사 참여 등의 세부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양국은 특히 10일 리처드 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의 방한을 계기로 고위급 회담을 통해 북핵문제와 함께 여중생 사망사건과 관련한 종합적인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정기자 crystal@
  • 韓·美 SOFA개선 합의/양국 국방...한국초동수사 참여 포함,럼즈펠드 장관’여중생사망’공식 사과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한·미 양국은 5일(한국시간) 미 워싱턴 국방부 회의실에서 제34차 연례안보협의회(SC M)를 열고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을 개정하지는 않되 SOFA의 운용을 개선한다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이준(李俊) 국방장관과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이날 SCM이 끝난 후 공동성명을 발표,“한·미 양국은 SOFA의 운용을 개선하는 데 이해를 같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협의회에서 SOFA의 운용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한국 정부와 한국민의 입장을 전달했고 럼즈펠드 장관은 공감을 표시하고 이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럼즈펠드 장관은 여중생 장갑차 사망사건과 관련,“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공식 사과한 뒤 이같은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을 다짐했다. 따라서 한·미 양국은 조만간 SOFA 형사분과위를 열어 미군의 공무중 사건·사고와 관련,한국의 검·경찰이 현장점검 등의 초동수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세부규정을 보완키로 했다. 양국은 또 남북관계의 진전과 통일에 대비,주한미군의 역할과 임무를 2010년까지 새롭게 정립하기 위한 ‘미래 한·미동맹 정책의 구상’이라는 약정(TOR)을 맺고 2004년까지 공동연구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지금까지 한·미동맹관계가 북한의 위협 억제에 초점을 맞춘 것과 달리 남북통일 등에 대비한 주한미군의 새로운 역할을 모색하려는 조치다. 이라크와의 전쟁 발발시 한국은 미국의 입장을 대테러 전쟁의 차원에서 적극 지지하며 구체적인 지원문제는 별도 협의하기로 했다. 북한 핵 문제는 한·미 양국이 공동 대처하되 외교적이고 평화적인 해결책을 모색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mip@
  • [사설]SOFA 미봉책으론 反美 못잡는다

    정부가 4일 발표한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개선책’은 초동수사 과정에서 한국 수사당국의 참여 강화를 핵심으로 하고 있다.정부는 개선책을 SOFA본협정이 아닌 부속문서 ‘합의양해사항’에 포함되도록 추진할 방침이다.하지만 정부 방안은 ‘합의사항’ 개선을 통해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것일 뿐,본질을 해결하는 대책은 못 된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초동수사 참여를 강화하는 것도 현 SOFA 틀에서는 허울에 불과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우리 수사당국의 초동수사를 방해하는 조항들이 근원적으로 개정되지 않고서는 구조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의 개선책은 시민단체나 정치권의 요구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우선가장 중요한 재판권 문제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현 SOFA 조항 중 가장 불평등한 것이 바로 형사재판권 관할 문제이다.현재는 공무 중의 미군 범죄에대해 미군이 1차 재판권을 갖도록 하고 있으며,한국측 재판권 행사 사건에대해서도 미국이 요청할 경우 재판권 이양을 호의적으로 고려하도록 돼 있다.심지어 또 다른 부속문서인 합의의사록에는 우리측이 재판권을 갖는 경우도 특별히 중요한 경우가 아니면 미군의 요청에 따라 포기하도록 돼 있다.우리의 재판권을 막는 이같은 불합리한 ‘독소 조항’들이 고쳐지지 않는 한 ‘피해자만 있고 가해자는 없는’재판은 재연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정부는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 ‘개선’이 아닌 ‘개정’을 한다는 의지를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여론 무마용으로 정치적·도덕적 성격에 불과한하부 절차만을 손질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될 일이다.법적 구속력이 있는 본협정을 포함한 전면 개정작업을 벌이자고 미국측에 과감히 요구해야 한다.지금의 반미 감정은 일과성으로 넘어갈 성질의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미국측도 우월적 지위를 버리고 당장 개정협상에 응해야 할 것이다.지난해 SOFA를 개정했으므로 현 상황에서의 개정은 불가능하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떨어진다.한·미 두나라는 미봉책으로는 ‘반미’를 잡지 못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해법 찾기’ 양국 움직임 - ‘反美’ 확산… 고민하는 韓·美/SOFA개선 조속매듭 등

    4일 이른 아침 서울 세종로 중앙청사 국무위원 식당에서 김석수(金碩洙) 국무총리 주재로 긴급 관계장관회의가 열렸다.주제는 ‘반미(反美) 정서 대책회의’.한·미 동맹 50년 만에,정부 각 부처 장관들이 우리 사회의 반미정서 확산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모인 것이다.지난 3일의 첫 대선 합동토론회에선 보수·진보 색채 후보 가릴 것없이 누가 더 미국에 목소리를 높이느냐로기선을 잡고자 했다.80년대 지식인층과 재야권의 반미 정서가 일반 국민들의 여론으로 형성돼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왜 반미 열풍인가 “지난 6월의 월드컵 열풍을 보는 것 같다.” 인터넷과 서울 거리에서 잇따라 열리고 있는 젊은이들의 반미 시위를 두고 한 외국 기자가 한 말이다.미국 헤리티지 재단의 발비나 황은 최근 우리 사회의 반미정서에 대해 “아직은 정서(sentiment)이지,주의(ism)는 아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그동안 한국의 정치·경제적 성장에 비해 한·미간피보호·보호자간 개념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에 대한 정서적 반발로 반미주의를 보고 있다. 여기에 최근 한반도의 긴장이 완화되면서 한·미 동맹이 남한의 안보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이 감소했다는 점,동계 올림픽 때의 오노 사건,통상 문제에서의 미국의 일방주의적인 모습들이 한국민의 정서를 자극했다는 것이다. 실용적인 측면보다 자존심과 명분을 우선시하는 민족성향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서울의 한 일본 특파원은 “일본 역시 오키나와에 주둔 미군이 있고,크고 작은 범죄가 일어나지만,이같은 반미 감정으로 치닫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고민하는 한·미 양국 한·미 양국 정부는 대선국면에 맞물려 확산되고 있는 한국민들의 반미 정서를 ‘비상 사태’로 인식,진화에 애쓰는 모습이 역력하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직접 나서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개선을 지시하고 무분별한 반미정서 확산을 경계한 것이나 양국이 SOFA 개선책을 조속히매듭짓기로 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주한 미 대사관측은 지난 3일 우리 시민단체의 주한미군 기름 유출 의혹 제기에 서둘러 성명을 발표했다.“기름유출이 주한미군의 잘못으로 판명나면성실히 책임지고 정화하겠다.”는 이례적인 신속한 대응이었다. 한편 이번 사태해결의 주체인 우리 정부의 고민은 지금이 대선 정국이란 데 있다.정부 한 관계자는 “지금 무엇을 어떻게 해보려는 정부의 노력을 두고 각 후보 진영에서 ‘선거용’으로 해석하는 측면이 많아 고민스럽다.”고말했다. ●한·미 동맹의 틀과 해법 양국 정부와 우리 국민들이 모두 함께 극복해야 한다는 논리로 귀결된다.국익을 위해 반미가 아니라,극미(克美)의 논리로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반미주의가 자칫하면,한·미 동맹의 근간을 건드리는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동국대 이철기 교수는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않든,최근의 사태는 이제 한·미 관계와 한·미 동맹 자체도 과거와 같은 보호자와 피보호자의관계가 아닌 동등한 미래지향적 관계로 바뀌어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가톨릭대 박건영 교수는 “한·미 동맹은 우리가 하기에 따라 최대의 외교안보 자산이 될 수 있다.”면서 “한·미 동맹의 근본적인 틀을 유지하면서진정한 의미의 파트너십을 추구해야 할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좀 더 성의있는 대 한국 자세와 함께 우리 정부의 당당한 외교자세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많은 것은 물론이다. 이와 함께 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하려 한다면,이젠 그 울타리를 깨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서울 시내 중심부 높은 벽에 둘러싸인 기지안에서 살고 있는 주한미군이 그동안 우리 국민에 보여준 이미지는 ‘이태원에서 즐기고,택시 강도나 저지르는 주둔자’의 그것이란 점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동티모르에 파병된 우리 상록수 부대가 현지인과 함께 벌여 나가는 활동,그리고 주민들의 우리 군에 대한 애정을 미군들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김수정기자 crystal@ ★SOFA 개선책과 전망 정부가 4일 ‘반미 정서’에 대해 관계장관회의에서 내놓은 대책안의 핵심은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의 기본틀을 유지한 채 운용의 개선을 통해 초동수사시 우리 수사권의 개입을 최대한 확보한다는 데 있다. 정부는 미군 피의자에 대한 우리측 수사권 확보 강화 차원에서 미국측에 미군 피의자 신병을 인도한 뒤에도 우리의 필요에 따라 미군 피의자가 우리 수사당국의 출석요구에 적극 응하도록 미국에 요구키로 했다. 또 그동안 미국측의 일방적인 결정 여부로 논란이 돼 온 미군 피의자에 대한 공무상 사건·사고 관련 판단과정에서 우리 정부의 판단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요구키로 했다. 여중생 사망사건과 같은 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해 미군의 훈련계획을 해당지역 시·군·구와 읍·면·동에 직접 통보하는 등의 안전대책과 장갑차의 트레일러를 이용한 수송 등의 방안도 마련키로 했다. 미국측은 우리측의 이같은 대책안에 대해 향후 협상과정에서 크게 이의를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미국측은 그간 자국 군인의 인권보호를 이유로협상을 지연시켜 왔지만,최근 반미 시위가 심각해진 상황에서 이를 거부할경우 부담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재판권 이양을 골자로 SOFA 전면 개정을 요구한 시민단체들이 이를수용할 것인지 여부다.불평등한 SOFA 개정국민행동의 김판태 사무처장은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국민들의 요구에 전혀 부응하지 못한 것”이라면서“그동안 SOFA의 본협정,합의 의사록 등도 잘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서 규정력이 약한 합동위 합의사항 등으로,개선책을 마련하고자 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부측은 “합동위 합의사항(agreed view)은 충분히 실효성이 있으며 일본의 경우도 오키나와 사건이 발생한 뒤 합의사항을 통해 많은 부분일본측에 유리하게 운영하고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정부가 반미 정서 관계장관회의라는 초유의 카드를 통해 내놓은 SOFA 운용개선책이 확산일로에 있는 반미 열기를 잠재울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김수정기자
  • 美軍 신병인도 뒤도 소환 추진 사고 재발막게 도로·교량 개선/정부 반미 확산 방지 대책

    경기도 양주 여중생 사망사건으로 촉발된 반미감정이 점차 격화되자 정부가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의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등 다각적인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SOFA 개선방안에 대한 미국의 반응은 여전히 소극적이고,반미시위가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어 국민 감정과 한·미관계 사이에서 정부의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4일 앞으로 범죄를 저지른 미군의 신병이 “미국측에 인도된 후에도 한국 수사기관의 출석요구에 적극 응하도록 해 차질없는 수사가 진행되도록” SOFA를 개선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날 중앙청사에서 김석수(金碩洙) 국무총리 주재로 ‘최근 대미정서 관련 관계장관 회의’를 열어 이같은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정부는 또 “한국 수사기관의 신속한 수사 진행이 가능하도록 1일 24시간언제라도 미국 정부대표가 출석 가능하도록” 하고,미군 훈련 때 국군과 경찰이 호위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아울러 미군의 범행현장에 대한 양국 수사당국의 공동 접근 및 용의자·목격자에 대한 공동조사 등 초동수사부터 적극협력하는 방안을 연내에 ‘SOFA 합동위원회 합의사항’으로 채택할 수 있도록 미국측과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유사한 사고 재발방지책으로 ▲미군 훈련계획을 해당지역에 사전·직접 통보 ▲훈련장 이동도로 개선 ▲미군 탱크 통과교량 73개에 대한 우회로 지정 ▲미군 장갑차의 트레일러를 이용한 수송 ▲관제병과 운전병간 내부 통신체계 개선 ▲2차선 도로에서의 대형차량 교행금지 등을 추진하기로했다. 건설교통부와 경기도는 이날 미군 탱크가 통과할 수 있도록 한강 북쪽의 도로 61곳 192㎞ 구간을 내년부터 전면 확장하고 교량 112곳을 개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선 건교부 예산 2200억원이 지원돼 내년 4월 경기 파주·양주일대 56번 도로 33㎞ 구간에 대한 4차로 확장공사가 시작된다.이어 파주시 78번 지방도로와 368번 양주군도 등 지방도로 159㎞ 구간도 내년부터 5년간 연차적으로 확장된다. 건교부는 또 약 4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한강 북쪽의 국도 76곳과 지방도로 36곳 등 교량 112곳을 전면 개축하기로 했다.교량 재건축공사는 설계용역이 끝나는 내년 하반기부터 실시될 예정이다. 이같은 계획은 지난 10월 연합토지관리계획(LPP)의 국회 비준으로 미군 탱크의 활동반경이 기존보다 더욱 넓어지게 됨에 따라 취해진 조치로 파주·양주·포천일대 미군부대 훈련장 주변과 미군탱크가 지나다니기에 부적절한 곳이 주요 대상이다. 이들 58개 도로는 편도 차로 폭이 대부분 3.5m로 미군탱크의 폭 3.6m보다 좁다. 교량들의 한계 중량도 대부분 40t으로 미군탱크(60t 이상)가 통과하기에 무리다. 한편 대구문인협회와 음악협회,미술협회 등 한국예술인총연합회 대구지회산하 10개 단체 4700여명은 여중생 사망사건과 관련,이날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책임자 처벌 및 SOFA 개정 투쟁에 적극 동참키로 결의했다.조계사 신도회도 이날 천도재를 갖고 반미대열에 동참했으며 민주노총은 5일 사업장별로 집회를 연다. 김문 최광숙기자 km@
  • 美軍범죄 현장조사권등 쟁점/한.미 SOFA협상 방향

    한·미 양국이 최근 주한미군지위협정(SOFA)개선 의지를 분명히 밝히고,개선안 마련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 것은 최근 한국내 반미(反美)감정이 심각한 수준으로 증폭돼 이를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주한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건 이후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사과가 있었음에도,시민들의 성난 목소리는 이어지고 있으며,이를 둘러싼 정부와 정치권의 대응이 대선의 주요 이슈로까지 부상하는 등 걷잡을 수 없는 상태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의선·동해선 연결과 관련,군사분계선(MDL)의 월선 승인권을 둘러싸고 남북한 및 유엔사(미군이 주축)가 갈등을 빚는 등 일련의 상황들이 한·미 동맹 자체를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우려도 한몫하고 있다.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3일 직접 SOFA개선을 언급한 것도 정부의 우려정도를 반영하는 것이다.토머스 허바드 주한 미 대사도 1일과 2일 잇따라 우리 정치인들을 만나 SOFA개선 의지를 내비쳤다.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미양국 관계의 질적인 변화가 생길 것이란기대가 나올 정도로 미측의 우려도상당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한·미 양국 정부가 취할 조치는 SOFA합동위 형사 분과위를 통한 개선이지,SOFA협정 자체의 개정이 아니다.틀은 그대로 두고,합동위 ‘합의사항’으로 보완한다는 입장이다.우리 정부는 지난해 1월 두번째 개정한 현 협정이 독일·일본 수준으로 비슷해졌고,여중생 사망사건과 같은 공무중 발생 사건의 재판권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주재국에 양보한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현실적으로 개정은 힘들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합동위 합의 사항을 통한 ‘운영상의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정부의 노력이,재판권이양 등 전면적 개정을 요구하는 국민들을 어느 정도납득시킬지는 미지수다. 한·미 양국은 개선조치와 관련,‘주한미군 범죄 발생시,한국경찰의 초동수사 강화 방안’세부 규정 마련에 상당부분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 초 한·미 양국이 SOFA 합동위를 통한 합의사항 마련에 실패한 뒤2개월여만의 진전이다.최근 반미분위기 확산을 계기로 미측이 적극성을띠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미 양측은 ▲주한미군 훈련장의 안전 시설 설치 ▲이동시 주민에 대한사전 통지 ▲훈련장 도로 확보 등에는 일찌감치 합의를 이뤘다.그러나 초동수사시 우리 경찰의 현장 접근 및 조사권 확보,미군 피의자의 신병 인도 전예비수사 단계에서 우리측의 개입 범위와 방법에선 2∼3개 핵심 조항을 놓고 계속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 협의가 순조롭게 진행돼 형사공조 방안이 마련되면,우리 수사당국은미측으로부터 사건발생 즉시 통보받고 현장수사에 참여하게 된다.법무부 관계자는 “사실상 협정 개정 효과와 같다.”면서 미군범죄 수사·재판의 공정성이 제고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미군범죄수사 한국 참여/韓.美SOFA형사분과위서 합의 추진

    한·미 양국은 최근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반미(反美) 시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주한미군지위협정(SOFA)의 조속한 개선에 착수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이를 위해 정부는 한·미 SOFA 합동위 형사분과위를 통해 미군의 중대 범죄사건·사고시 한국의 수사당국이 초동수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미국측과 SOFA 합동위 합의사항을 별도로 마련하기로 했다고 법무부 관계자가 3일 밝혔다. 이 합의사항에는 미군이 공무중 한국인을 사상케 하거나 재산피해를 낸 중대사건을 저질렀을 경우 사건현장에 대한 공동접근,한국측 수사당국의 초동수사 참여통보,사건 관계자 진술청취 등을 명문화하는 내용을 포함시킬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수사공조 체계가 마련되면,한국 수사 당국은 미군측으로부터 즉각사건발생 사실을 통보받고 현장수사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여중생 사망사건때는 사건 발생 수시간이 지난 후,훼손된 현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SOFA 본협정에 규정돼 있는 형사재판권 관할문제는 여전히 미군측에 있다.따라서 재판권 이양등 SOFA 전면개정을 요구해온 시민단체 등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한·미안보협의회(SCM)가 예정돼 있는 만큼 유사 사건 재발방지와 SOFA 개선방안을 협의하고,총리실 주관으로 관계부처 종합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김 대통령은 “SOFA가 지난해 일본·독일 수준으로 개정됐지만,더욱 개선해 한·미동맹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그러나 “미국 정책을 비판할 수는 있지만 무차별적인 반미풍조는 국익에 보탬이 안된다.”면서 “특히 불법·폭력시위는 정당화될 수 없고 엄중히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풍연 김수정기자 pooynn@
  • [사설]反美 해법 SOFA 개정으로

    여중생 사망사건의 미군 무죄평결로 반미 기운이 고조된 속에서,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개정을 겨냥한 의미있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김대중 대통령은 어제 국무회의에서 재발 방지와 SOFA 개선에 대한 종합방안을 마련하라고내각에 지시했다.국회에서도 한나라·민주당 의원 등 31명의 의원이 ‘불평등한 SOFA 재개정 촉구 결의안’을 제출했다.정치권도 유권자들을 의식하지않을 수 없어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한·미간 우호관계를 유난히 강조해온 한나라당도 SOFA 개정을 위한 당원 서명식을 갖고 미국의 합당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우리는 이같은 움직임이 다소 늦은 감은 있으나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치외법권적 요소’가 강한 SOFA 개정만이 반미 감정을 누그러뜨릴 수있는 길로 보이기 때문이다.김 대통령이 비록 ‘개정’은 아니지만 ‘개선’을 지시한 것도 힘을 실어주고 있다.우리는 일부 국회의원들이 국회에 제출한 SOFA 개정 결의안이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믿는다.개정 방향은 공무상 발생한 중대범죄와 공무중이라도공무목적이 아닌 범죄의 경우 한국 정부가 형사재판 관할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쪽으로 잡아야 할 것이다.특히 국민의 생명·재산에 중대피해를 입혔을 경우 미군의 관할권 이양을 명문화하는 한편,공무판단 주체도 객관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정부도 이 점을 인식하고 지난해 2차 개정된 SOFA 테두리내에서 한국 경찰의 초동수사 강화 등 운용상 문제점만을 개선하는 소극적 태도를 취해서는안 될 일이다.미국 정부와 미군도 우선 고비만 넘기고 보자는 식으로 나와서는 본질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윈-윈 해법’을 찾아야 미래지향의 진정한 한·미 동맹 관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그들만의 재판’이란 말이다시 나와서는 안 되겠다.
  • 반론/바로 본’ 여중생사망 재판

    이 글은 주한 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건 재판과 관련,대한매일 27일자 6면에 소개됐던 창원지법 진주지원 윤남근판사의 ‘거꾸로 본 여중생사망 재판’이란 제목의 칼럼에 대한 반론입니다. 지난 칼럼의 핵심은 ‘미국법상 유죄의 요건인 형사상 과실(criminal negligence)은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지우기 위한 과실을 해석하는 것보다 월등히 엄격하기 때문에 미국법의 논리로 볼 때 부주의로 인해 사고를 낸 두 미군 병사에 대한 판결은 이해할 수 있는 결과’라는 것이다.또 1998년 이탈리아에서 전투기 조종사의 비행 실수로 인한 스키어 20명 사망사건 당시 미 조종사의 무죄 판결과 2001년 미 핵 잠수함과 일본 선박과의 충돌 사건 당시선장의 불기소 처분 사실을 예시했다. 법학자의 한 사람으로 착잡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한마디로 법은 상식이다.재판 결과가 국민 절대 다수의 법 감정에 어긋나는 것은 법 자체 또는 법적용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 법 절차에 따른 재판 자체를 문제삼는 것은 아니다.논점은 성실하고공정한 재판 과정을 거쳤는가 하는 점이다.미흡한 초동수사로 실체적 진실에 접근할 수 없었던 점도 문제다.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은 그 글에서 당연시하고 있는 ‘사실’과 이에 적용되는 ‘보편적 논리’이다. 사건 당시 통신장비의 이상 여부에 대해 미군 검찰과 한국 검찰의 견해가분명히 다른 데도 그 시론은 당연하게 합의한 ‘사실’로 보고 있다.또 ‘보편적 논리’로 적용된 한·미행정협정(SOFA) 자체가 불평등하고 문제가 있기 때문에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지난 칼럼은 재판진행 과정도 공정했고,통신장비 이상 유무 등 일부 잘못된 전제가 옳다는 전제 하에 논리를 폈다. 피해자는 있지만 가해자와 처벌이 없는,어처구니없는 사건은 첫 단추부터잘못 끼워졌다.무죄평결이 났더라도 철저한 초동수사와 실체적 진실을 밝히려는 공정한 재판이 이뤄졌다면 개인적으로 재판 결과를 수용할 수 있다. 하지만 SOFA의 독소조항으로 인해 초동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고,미군 병사의 묵비권과 소환 거부,미군 관리의 수사 비협조속에 사건현장도 훼손됐다. 미 사법제도에서 배심원은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다.그 구성에 따라 재판 결과가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이번 군사법원에서는 배심원이 모두 미군으로 구성됐고,그 명단은 사건에 간접 책임이라도 져야 할 미 8군사령관이 직접 작성했다. 증인 역시 한국인을 뺀 미군측만으로 짜여졌다.검사는 공소유지의 의지조차 보이지 않았다.과연 미 군사법원이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려는 노력이 조금이라도 있었는지 묻고 싶다. 영미법을 따르는 미국과 대륙법을 따르는 우리나라 사법체계의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피해자가 있다면 당연히 가해자가 있어야하는 것이 상식이다. 재판결과대로 통신장비의 정비 불량으로 생긴 일이라면 정비 담당자나 지휘자인 미8군사령관이 책임을 져야 한다.당시 사고 차량 앞에서 다른 장갑차를 운전했던 미군 조슈아 레이 상병도 지난 22일자 미 군사전문 일간지 ‘성조’(Stars and Stripes) 기고문에서 “여중생 사망은 지휘관 책임”이라고 밝혔다. 국민이 분노하는것은 단순히 민족주의적인 감정 때문이 아니다.사태 축소에 급급한 우리 정부와 반성할 줄 모르는 미군,가해자에게 면죄부를 준 형식적인 재판 과정에 격분하는 것이다.그리고 SOFA 개정이 얼마나 절실한지 뼈저리게 느끼는 것이다. 이장희 외국어대 교수 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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