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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 역사를 읽다

    문학, 역사를 읽다

    이광수 ‘단종애사’ 1920년대 연재작 좀더 쉽게 각색영화 ‘왕사남’ 속 엄흥도 챕터 추가임순만 ‘백범 강산에 눕다’탄생 150년 김구 삶의 문학적 복원“독립운동·분단서 느낀 상실감 표현”장아미 ‘우리 안에 불꽃이 있어’세종 때 한양 대화재 다룬 ‘꽃불’ 등설화·역사 기반 한국형 판타지 펼쳐 치열했던 삶의 기록인 역사가 작가의 상상력과 만나 격정의 순간으로 재탄생하는 게 역사소설이다. 최근 역사적 인물을 소재로 한 소설들이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 최근 1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화제를 몰고 있는 장항준 감독의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어린 나이에 폐위된 뒤 살해된 조선 제6대 국왕 단종의 비극적 삶을 조명한다. 춘원 이광수의 역사소설 ‘단종애사’도 그렇다. 1928년 11월부터 1929년 12월까지 동아일보에 연재된 이 소설을 오늘날 독자가 편히 읽을 수 있도록 각색한 책이 출판사 열림원에서 출간됐다. “그러나 그날 밤, 달빛 아래에서 어린 임금을 업고 산을 오르던 그 한 사람의 발자국은 이미 하늘이 알고 있었다.”(이상배 편저, ‘단종애사’ 14장 ‘마마, 늦었습니다. 추우시죠’ 부분) 역사소설 작가 이상배가 어려운 원문의 장벽을 낮춰 젊은 세대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각색했다. 영화에서 배우 유해진이 연기하는 ‘엄흥도’ 이야기는 이광수 원작에는 없다. 이상배 작가는 13장으로 끝나는 원작 마지막에 14장을 추가해 엄흥도의 이야기를 집어넣었다. 조선왕조실록과 야사, 전설 등의 자료를 토대로 작가가 새롭게 창작했다. 9쪽 정도의 짧은 분량이다. 영화에서 받은 감동을 독서로 잇고자 하는 독자에게 추천할 만하다. “그는 이름을 김구(九)로 바꿨다. 구는 숫자라기보다 결기였다. 그는 다짐했다. ‘무어라 단정할 수 없고, 끝을 알 수 없는 숫자 구(九), 그 숫자를 이름에 넣은 사람은 꺾이지 않고 끝까지 견뎌야 한다.’”(‘백범 강산에 눕다’ 부분) 소설가 임순만의 ‘백범 강산에 눕다’(한길사)는 올해 탄생 150주년을 맞은 백범 김구의 삶을 문학으로 복원한다. 소설은 총 24장으로 구성됐는데 각 장이 한 편의 단편처럼 읽히도록 구성됐다. 자료수집 등 취재에만 5년이 걸렸고 집필 후 실제 소설을 완성하기까지는 꼬박 10년이 걸렸다고 한다. 김구를 주인공으로 삼은 픽션이지만, 허구는 최소화하고자 노력했다고 작가는 설명했다. 그는 “독립운동사를 공부하며 진정 우리가 써야 할 것은 독립운동과 해방 직후 분단된 상태에서 느끼는 상실감이었다”며 “지금까지 헤매고 있는 상태에 중심을 잡아주는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집필 동기를 밝혔다. 결국 문학이기에, 역사의 무대를 ‘사실적으로’ 그려낼 의무가 있는 건 아니다. 장아미 작가의 신작 단편집 ‘우리 안에 불꽃이 있어’(황금가지)는 우리나라의 역사와 설화를 기반으로 한 ‘한국형 판타지’의 매력적인 세계로 독자를 초대한다. 소설집에는 조선 시대 최대 화재 사건으로 기록된 ‘한양 대화재’(1426)를 배경으로 한 ‘꽃불’ 등 총 12편의 단편이 수록됐다. ‘꽃불’은 세종이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 만삭의 몸으로 화마에 맞선 소헌왕후를 통해 강인한 여성상을 그리고 있다. “뜨거움이 도를 지나치다 못해 살점을 저미고 뼈를 빠개는 것 같았다. 미친 듯이 비명을 지르며 날뛰고 싶었다. … 죽음조차 자비로 여겨질 듯한 고통 속에서 왕비가 이를 악물고 되풀이해 다짐했다. ‘못 준다. 한 명도 내어 주지 않을 것이다.’”(‘꽃불’ 부분)
  • 전남광주특별시 예산 연 25조원… 광주은행·농협 ‘슈퍼금고’ 쟁탈전

    광주 1금고 광주銀… 전남은 농협한동안 1지자체 2금고 유지될 듯2028년 전후 통합금고 최종 출범7월 전남광주특별시 출범을 앞두고 연간 25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지방자치단체의 ‘슈퍼 금고’를 누가 관리하느냐를 놓고 지역은행과 대형 시중은행 간 정면 승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16일 광주시와 전남도, 금융권에 따르면 양 시도가 통합하면 현재 기준 연간 예산 규모는 약 20조원에 이른다. 여기에 정부가 행정통합 특전으로 매년 5조원씩 4년간 총 20조원을 지원하기로 하면서 통합 지자체 금고가 관리해야 할 예산은 연 25조원 이상으로 불어난다. 현재 광주시 1금고는 광주은행으로 2028년까지 연간 약 8조원의 예산을 관리하기로 돼 있다. 전남도 1금고는 NH농협은행으로 연간 관리 규모는 12조원이며 계약은 올해 말 종료된다. 문제는 통합 이후 금고 체계다. 행정안전부는 전남광주특별시를 포함한 통합 지자체들의 금고 운영 방안을 놓고 특례조항 신설을 검토 중이지만 금융권에서는 한동안 ‘1지자체 2금고’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광주시-광주은행 계약과 전남도-NH농협은행 계약의 만료 시점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전남도 계약 종료에 맞춰 통합 금고를 조기 선정하자는 주장도 나오지만 기존 계약을 강제 종료할 경우 위약금 부담과 법적 분쟁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많다. 강종철 전남도 자치행정국장은 “행안부 행정체제개편추진단 차원에서 통합 지자체 금고 문제를 어떻게 안정적으로 처리할지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서는 통합 금고의 최종 출범 시점을 2028년 전후로 본다. 1969년 이후 줄곧 광주시 금고를 맡아온 광주은행은 ‘지역 자금의 역외 유출 방지’와 ‘향토 금융기관 상징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반면 시중은행들은 막대한 자본력과 파격적인 금리 조건, 협력사업비 제안을 무기로 공세에 나설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통합 초기에는 행정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광주권과 전남권 예산을 분리 관리하겠지만 단일 금고 선정 국면에 들어서면 사활을 건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광주시와 광주 4개 구, 전남 목포시의 1금고는 광주은행이, 전남도와 광주 광산구, 전남 21개 시군의 1금고는 NH농협은행이 맡고 있다.
  • “소녀들 성착취 벌어진 그 목장”…엡스타인 ‘비밀 낙원’의 충격 실체 [핫이슈]

    “소녀들 성착취 벌어진 그 목장”…엡스타인 ‘비밀 낙원’의 충격 실체 [핫이슈]

    미국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이 소유했던 뉴멕시코 ‘조로 목장’의 실체가 다시 드러나고 있다. 최근 목장 내 시신 매장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수색이 시작된 데 이어, 이곳이 미성년자들을 유인해 성착취를 벌인 핵심 장소였다는 피해자 증언도 잇따르고 있다. 사건의 전모를 다시 규명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는 이유다. NBC 뉴스는 14일(현지시간) 법원 기록과 피해자 증언, 소송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엡스타인이 수십 년 동안 이 외딴 목장을 이용해 미성년자와 젊은 여성들을 유인하고 성착취를 저질렀다고 보도했다. ◆ 센트럴파크 12배 ‘조로 목장’…리조트처럼 꾸며 유인 조로 목장은 뉴멕시코 산타페 남쪽 약 50㎞ 떨어진 외딴 사막 지역에 있는 대형 목장이다. 약 40㎢ 부지에 2500㎡ 규모의 저택과 승마 시설, 테니스 코트, 전용 활주로까지 갖췄다. 목장 전체 면적은 뉴욕 센트럴파크의 약 12배에 달한다. 돈이 부족하거나 대학 진학, 취업, 진로를 고민하던 젊은 여성들에게 이곳 방문은 고급 리조트 초대처럼 보였다고 피해자들은 증언했다. 엡스타인은 피해자들을 비행기로 목장에 데려온 뒤 승마와 하이킹, 수영, 쇼핑 등을 하게 하며 호화로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는 미래 계획을 묻고 조언을 건네거나 현금을 주며 친근하게 접근했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이런 방문이 곧 성착취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엡스타인 성범죄 피해자 가운데 한 명인 버지니아 주프레는 생전 회고록에서 이 목장을 “디즈니랜드 같은 곳”이라고 표현했다. 잘 정돈된 정원과 분수, 테니스 코트, 직원 숙소까지 갖춘 거대한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프레 가족은 “아름다운 자연 뒤에서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엡스타인은 1993년 당시 뉴멕시코 주지사였던 브루스 킹 가문으로부터 이 땅을 사들인 뒤 수십 개 건물을 새로 지으며 목장을 키웠다. 영화 세트처럼 꾸민 건물과 통나무집, 유르트(몽골식 텐트) 등도 들였다. 그는 이곳을 자신의 ‘성’(castle)이라고 불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 “대학·일자리·돈 도와주겠다”…상황별로 접근 피해자 증언을 보면 엡스타인은 상대 사정에 맞춰 접근 방식을 달리했다. 돈이 필요한 여성에게는 현금 지원을 약속했고 예술계 진출을 꿈꾸는 사람에게는 인맥을 소개하겠다고 했다. 대학 진학을 고민하는 청소년에게는 장학금이나 봉사활동 기회를 제안했다. 1996년 당시 16세였던 한 피해자는 대학 진학 프로그램 상담을 위해 목장에 초대됐다고 믿었지만 결국 성폭력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15세 피해자는 라스베이거스 여행 제안을 받고 목장으로 가게 됐고 그곳에서 엡스타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일부 피해자들은 가족을 잃었거나 경제적으로 취약한 상태였고 엡스타인은 이런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고 밝혔다. 한 피해자는 엡스타인이 허벅지를 만지고 마사지 명목으로 옷을 벗게 하거나 성적 접촉을 시도했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피해자는 목장에서 다른 소녀와 함께 사륜 오토바이를 타고 돌아다니다 사고를 내기도 했다. 당시 함께 있던 소녀는 “여기서는 아무도 처벌받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그는 회상했다. 피해자들은 외딴 목장에 고립된 상태에서 엡스타인의 권력과 영향력을 두려워했다고 전했다. ◆ 수십 년 묻힌 범죄…“권력과 돈이 지켜줬다” 이런 범죄 의혹은 오래전부터 제기됐지만 수사는 번번이 멈췄다. 2006년 엡스타인이 플로리다에서 미성년자에게 돈을 주고 성관계를 맺은 혐의로 처음 수사를 받을 당시에도 뉴멕시코 목장 관련 정황이 일부 확인됐다. 그러나 2008년 이른바 ‘형량 거래’가 이뤄지면서 연방 수사는 사실상 끝났다. 이 합의로 엡스타인은 중형을 피하고 비교적 짧은 형기만 마쳤다. 이후 뉴멕시코에서는 성범죄자 등록 대상에서도 빠져 사실상 지역 당국의 감시를 받지 않았다. 뉴멕시코 당국이 목장 관련 수사에 본격 착수한 시점은 2019년 엡스타인이 뉴욕에서 체포된 뒤였다. 하지만 그해 엡스타인이 교도소에서 사망하면서 사건은 다시 동력을 잃었다. 당시 연방 수사기관도 목장 압수수색에는 나서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공개된 미국 법무부 엡스타인 수사 기록에는 목장 어딘가에 두 명의 외국인 소녀 시신이 묻혀 있다는 미확인 제보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사실로 확인된 내용은 아니지만 뉴멕시코 당국은 이를 계기로 재조사에 나섰다. 현재 뉴멕시코 법무부와 주 의회 진실위원회가 각각 별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목장에 대한 첫 공식 수색도 실시했다. 엡스타인은 2019년 교도소에서 사망했지만 피해자들과 유족들은 여전히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NBC 보도가 야후 뉴스에 노출된 뒤 댓글이 2000개 넘게 달리며 사건의 은폐 의혹과 권력층 책임을 둘러싼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한 이용자는 “수년 동안 정치인과 부유층 인사들이 이 목장을 드나들었는데도 당국이 몰랐다는 것이 믿기 어렵다”고 썼다. 또 다른 이용자는 “이 사건은 돈과 권력이 있으면 법 위에 설 수 있다는 현실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 유유히 호르무즈 통과하는 초대형 유조선 발견…정체 알고 보니 [핫이슈]

    유유히 호르무즈 통과하는 초대형 유조선 발견…정체 알고 보니 [핫이슈]

    이란이 사실상 봉쇄한 호르무즈 해협에 일부 선박은 아무런 장애도 없이 항행을 이어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15일(현지시간) “선박 위치 추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날 오전 기준 북부 호르무즈 해협에서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1척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원유 운반선의 목적지는 중국이었으며 이란과 연계된 선박으로 파악됐다. 블룸버그는 “해당 VLCC 외에도 LPG 운반선 1척, 벌크선 몇 척 등도 페르시아만을 빠져나가고 있다”면서 “지난 24시간 동안 이란과 연계된 컨테이너선 1척도 페르시아만에 진입했다”고 전했다. 앞서 로이터 통신은 14일 “인도 국영 해운공사가 소유한 LPG 운반선 1척이 인도 해군의 호위를 받으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고, 또 다른 인도 LPG 운반선 1척도 조만간 해협을 통과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인도 상선이 호르무즈를 무사히 통과한 것은 이란이 인도 정부의 요청을 수용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선박들이 호르무즈 해협 등 위험 해역을 항해할 때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끄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해협을 통과한 실제 선박 수는 더 많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란과 연계된 원유 운반선들은 페르시아만에서 출항한 뒤 AIS를 켜지 않은 채 항해하다가,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를 지나 약 10일 후 말라카 해협에 도착할 때까지도 신호를 보내지 않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고 기뢰 부설 위협이 높아진 지난 9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유조선 선원들을 향해 “배짱을 좀 부려서(show some guts)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라”면서 “두려워할 게 아무것도 없다. 그들은 해군력이 없다. 우리가 그들의 배를 모두 격침시켰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트럼프 요구 받은 5개국 모두 ‘미지근’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국제 유가 상승으로 직결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한국을 포함한 5개 나라를 공식적으로 지목하며 상선 호위를 위한 군함 지원을 요구했다. 5시간 뒤에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석유를 받는 국가들은 그 해협을 관리해야 한다”며 “미국은 아주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해협의 관리 주체로 미국이 아닌 5개국을 앞세운 것이다. 이는 미국이 유조선을 호위할 군함이 부족하고 군사작전에 따른 위험도가 높아지자 결국 중동 원유에 의존하는 나라들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받은 한국 정부는 15일 “한·미 간에 긴밀하게 소통하고 신중히 검토해 판단해 나가겠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오는 19일 미·일 정상회담을 앞둔 일본은 외무성을 통해 “일본은 자국의 대응을 스스로 결정하며 독자적인 판단이 기본 원칙”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즉각적으로 해군 함정을 파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CNN 방송에 중국은 즉각적인 적대행위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고 밝히며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대한 거절 의사를 밝혔다. 프랑스와 영국도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은 상태다. NBC는 “이들 국가가 결국 어떤 조치를 할지는 아직 지켜봐야 하지만 각국의 미온적인 반응은 호르무즈 봉쇄 사태가 빠르게 해결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모습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영국 싱크탱크인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H.A. 헬리어 선임 연구원은 NBC에 “트럼프가 언급한 국가들이 모두 침묵하고 있는데 이는 꽤 의미심장하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이번 주 호르무즈 연합체 구성 발표”트럼프 대통령은 군함 지원 요청을 받은 국가들의 미온적인 태도에도 굴하지 않은 채 이번 주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 호위를 위한 연합체 구성을 발표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5일 “‘연합체 구성’ 작전이 적대행위가 끝나기 전에 시작될지 아니면 이후에 시작될지는 여전히 논의가 진행 중”이라면서 “전황에 따라 발표 내용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는 미국이 구성한 연합체가 대이란 군사 작전이 끝나기 전 투입될지 아니면 끝난 뒤에 투입될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백악관은 해당 보도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 AI 반도체동맹 ‘운명의 일주일’

    AI 반도체동맹 ‘운명의 일주일’

    엔비디아 회의 최태원 회장 참석젠슨 황과 HBM4 최적화 조율리사 수 AMD CEO 이례적 방한이재용 회장과 HBM 공급 논의테슬라, 자체 생산 구상 본격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번 주 인공지능(AI) 가속기 시장 1·2위인 빅테크 수장들과 각각 회동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세간의 눈길이 쏠린다. 이재용 회장은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와, 최태원 회장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만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와의 ‘혈맹’ 관계를 바탕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1위 수성에 나선 반면,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이어 AMD와의 협력도 강화하며 고객사 확대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읽힌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황 CEO는 16일(현지시간)부터 열리는 연례 기술 컨퍼런스 ‘GTC 2026’에 참석한다. 시장의 관심은 황 CEO가 오는 18일 기조연설 등에서 공개할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에 쏠린다. 최 회장도 GTC 2026에 처음 참석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의 HBM 공급 확대와 차세대 AI 반도체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과 황 CEO의 만남은 지난달 5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있었던 ‘치맥 회동’ 이후 한 달 만이다. 두 CEO 간 회동이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와의 견고한 협력 관계를 재확인하는 계기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엔비디아는 올해 베라 루빈 등에 사용할 HBM4 물량 중 약 3분의 2를 SK하이닉스에 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전 모델인 HBM3(4세대)와 HBM3E(5세대)의 경우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사실상 독점 납품했지만,HBM4 시장에는 삼성전자도 진입했다. SK하이닉스는 조만간 엔비디아와 HBM4 최적화 작업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리사 수 AMD CEO는 2014년 취임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이 회장은 오는 18일 방한하는 수 CEO와 만나 HBM 공급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수 CEO는 이 회장에게 HBM 공급 확대를 요청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AMD의 AI 가속기 ‘MI350’에 5세대 HBM인 HBM3E 12단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HBM4를 세계 최초로 양산 출하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삼성전자와 AMD가 ‘전략적 협력 파트너’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HBM 시장 입지 확대와 파운드리 사업 회복을 동시에 노리고, AMD 역시 엔비디아를 견제하기 위해 안정적인 HBM 공급망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움직임이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AI 반도체 공급망 구조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 가운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자율주행과 AI 기술에 필요한 반도체 자체 생산 구상을 본격화했다. 머스크 CEO는 엑스(X)에 “테라팹 프로젝트가 7일 내로 시작된다”고 썼다. 테라팹은 웨이퍼를 월 10만개 이상 생산하는 기가팹보다 더 큰 초대형 생산 공장을 의미한다. 즉, 테라팹을 통해 반도체 자체 개발에서 더 나아가 자체 생산 체계까지 구축하겠다는 선언으로 보인다.
  • [사설] 벌통 같은 호텔 화재라니… BTS 공연 안전 대책 만전을

    [사설] 벌통 같은 호텔 화재라니… BTS 공연 안전 대책 만전을

    방탄소년단(BTS)의 광화문 컴백 공연을 일주일 앞두고 서울 명동 인근 캡슐형 숙박업소에서 불이 나 외국인 관광객 10명이 다쳤다. 중상자 3명 가운데 일본 국적 50대 여성 1명은 아직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K팝 공연과 관광을 위해 한국을 찾은 이들에게 악몽 같은 사고가 아닐 수 없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합동 감식을 통해 화재 원인과 대응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철저히 밝혀야 한다. 불이 난 숙소는 저렴한 요금으로 외국인 이용 빈도가 높던 곳이다. 내부는 한 사람이 겨우 누울 수 있는 침대 공간이 벌집처럼 이어진 구조로, 객실이 좁아 여행객들이 짐을 복도에 놓는 경우도 흔했다고 한다. 이런 구조에서는 작은 불씨도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반경 2㎞ 안에 비슷한 형태의 숙소가 여러 곳 있는 것으로 파악돼 우려를 더한다. 사고 당시 3층 예약 인원만 66명에 달했고 실제 체크인 인원도 45명이었다. 캡슐형 구조를 고려하면 결코 적지 않은 인원이 한 층에 머물렀던 셈이다. 그런데도 문자메시지로만 체크인을 확인하는 방식 탓에 화재 당시 일부 투숙객의 소재조차 즉각 파악되지 않았다고 한다. 기본적인 투숙객 관리가 제대로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 외국인 이용 비중이 높은 숙박 시설일수록 투숙객 현황 파악과 비상 상황 대응 체계가 더 엄격하게 작동해야 한다. 피난 통로 확보와 소방 설비 관리 같은 기본 안전 기준이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졌는지도 따져 봐야 한다. 관광객이 몰리는 도심 숙박 시설에서 이런 기본이 허술했다면 단순한 사고로 넘길 수 없다. 세계가 주목하는 초대형 K팝 공연을 앞두고 발생한 이번 화재는 도심 숙박 안전의 허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공연장 주변 질서 유지에만 신경 써서는 충분하지 않다.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 시대를 말하려면 관광객이 머무는 숙박 시설의 안전 기준부터 촘촘히 설계해야 한다.
  • 이세돌, 지식재산처 초대 홍보대사로 위촉

    이세돌, 지식재산처 초대 홍보대사로 위촉

    인공지능(AI)과의 대국에서 유일하게 승리한 이세돌(43) 울산과학기술원(UNIST) 특임교수가 지식재산 홍보대사로 나선다. 지식재산처는 12일 정부대전청사에서 AI 시대 인간 창의성의 상징으로 평가받는 이 교수를 초대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이번 위촉은 지난해 10월 특허청이 지재처로 출범한 후 AI 시대 정체성과 정책 방향을 국민에게 상징적으로 전달한다는 의미로 추진됐다. 알파고 대국 10주년이 되는 주간에 위촉이 이뤄져 의미를 더했다. 김용선 지재처장은 “이 교수와 함께 창의성과 지식재산의 의미를 재조명하고 아이디어를 내일의 자산으로 만드는 동행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 보령의 보석 같은 섬, 예술을 품는다… 글로벌 해양 허브 도약

    보령의 보석 같은 섬, 예술을 품는다… 글로벌 해양 허브 도약

    원산·고대도에 24개국 80여점 전시섬문화예술플랫폼에 300억 투입창고·빈집 등 멋진 갤러리로 변신골목길 누비며 작품들 ‘보물 찾기’해안도로 따라 사운드 아트 풍성예술의 힘으로 폐촌의 부활 이끈다2033년까지 5개 섬으로 무대 확장일본 ‘세토우치’의 기적 뛰어넘기한글 ‘섬’ 형상화, 상징적 BI 확정레저 파크·워케이션 센터 등 연결 파도 소리만 무심하게 철썩이는 고요한 충남 보령 앞바다의 섬마을들이 2027년 봄, 거대한 세계 현대미술관으로 탈바꿈한다. 국내 최초로 섬을 통째로 무대로 삼은 파격적인 예술 축제 ‘제1회 섬비엔날레’가 펼쳐진다. 섬비엔날레조직위원회(공동조직위원장 김태흠 충남지사·김동일 보령시장)는 내년 4월 3일~5월 30일 원산도와 고대도에서 섬비엔날레를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보령의 섬들이 품고 있는 자연·생태·역사·문화를 예술로 선보이는 섬비엔날레의 주제는 ‘움직이는 섬: 사건의 수평선을 넘어’다. 그동안 ‘비엔날레’ 하면 대도시의 으리으리한 미술관이나 번듯한 실내 전시장을 떠올렸다. 하지만 보령은 그 답답한 ‘화이트 큐브’를 과감히 부쉈다. 바닷바람이 부는 해변, 섬에 남아 있는 낡은 빈집, 소나무 숲이 모두 전시장이 된다. 24개국에서 70여명(팀)의 예술가들이 이 작은 섬으로 몰려와 80여점의 작품을 쏟아낸다. 지휘봉은 김성연 예술감독이 잡았다. 부산현대미술관 초대 관장과 부산비엔날레 집행위원장을 지낸 전시 기획의 베테랑이다. 김 감독은 “지구는 초속 30㎞로 태양을 돌고 자전 속도만 초속 463m에 달한다”며 “우리가 느끼지 못할 뿐, 섬 역시 세상과 단절된 외딴곳이 아닌 세계의 흐름과 맹렬하게 교차하는 능동적인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섬비엔날레의 첫 무대는 충남에서 두 번째로 큰 섬 원산도와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고대도다. 890여 명이 사는 원산도(10.28㎢)는 해저터널과 원산안면대교 개통으로 이제 육지나 다름없이 차를 타고 달릴 수 있다. 조직위는 지난해 11월 원산도 해수욕장 앞에 ‘섬문화예술플랫폼’을 착공했다. 섬비엔날레 주 전시장인 섬문화예술플랫폼은 300억원을 들여 9886㎡ 부지에 연면적 3989㎡ 규모로 세워질 예정이다. 이곳에는 국내외 거장들의 회화와 작품들이 설치된다. 진짜 묘미는 플랫폼 문을 나설 때 시작된다. 선촌항과 점촌마을 인근에 흉물로 남은 빈집과 낡은 창고 4~5곳이 장소의 숨결을 간직한 훌륭한 갤러리(Moving House)로 둔갑한다. 관람객은 골목길을 누비며 보물찾기하듯 작품을 마주하게 된다. 해안도로를 따라 걷다 보면 파빌리온과 야외 조각이 불쑥 튀어나온다. 0.92㎢ 크기의 고대도는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다. 이곳은 1832년 독일인 선교사 칼 귀츨라프가 도착해 우리나라 최초로 기독교를 전파한 역사적인 섬이다. 귀츨라프는 감자 재배 방법을 알려주는 등 고대도 주민들을 위해 힘을 썼고 한글을 배워 최초로 한글을 서양에 알리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조직위는 고대도항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자전거나 전동 스쿠터를 타며 사운드 아트와 설치 미술을 마주하는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섬비엔날레 개최 이유는 명확하다. 일본의 ‘세토우치 트리엔날레’를 뛰어넘겠다는 것이다. 일본은 2010년부터 나오시마 등 17개 섬에서 예술제를 열어 연간 100만명의 관광객(외지인 25%)을 끌어모았다. 지역 소멸과 고령화에 따른 폐촌을 예술의 힘으로 부활시킨 성공 사례다. 충남도와 보령시 역시 장기전을 준비했다. 2027년 두 섬을 시작으로 2029년 삽시도, 2031년 장고도, 2033년 효자도까지 5개 섬으로 무대를 확장한다. 차례대로 확대해 우리나라의 새로운 축제 랜드마크로 발전시켜 지역 소멸과 고령화, 폐촌 문제 등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한글 ‘섬’을 형상화하고 파도와 연결의 의미를 담은 상징성 높은 브랜드 이미지(BI)까지 확정 지었다. 조직위는 송상호 경희대 명예교수가 민간조직위원장, 고효열 전 충남도의회 사무처장이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김성연 홍익대 미술대학원 교수가 예술감독에 선임되는 등 체계도 갖췄다. 충남도와 보령시는 섬비엔날레를 통해 예술을 품은 글로벌 해양 허브를 꿈꾼다. 보령시는 바다를 해양레저 및 스포츠파크와 연계했다. 여기에 바다를 조망하며 일과 휴식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형 ‘워케이션 센터’를 더한다. 보령이 품은 105개의 섬에 예술을 품은 완벽한 관광 인프라가 들어서는 셈이다. 김동일 보령시장은 “섬비엔날레 무대를 순차적으로 확대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축제 랜드마크로 발전시키겠다”며 “보령을 국내외 관광객들이 찾는 해양관광 명소로 한 단계 성장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구멍 3개 뚫렸다”…이란 핵시설에 ‘초대형 벙커버스터’ 흔적 [밀리터리+]

    “구멍 3개 뚫렸다”…이란 핵시설에 ‘초대형 벙커버스터’ 흔적 [밀리터리+]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겨냥한 공습을 이어가는 가운데 초대형 벙커버스터가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위성사진에서 확인된 대형 충돌 흔적이 미군이 보유한 초대형 관통 폭탄 GBU-57 ‘MOP’ 투하 정황과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군사 전문 매체 워존(TWZ)은 12일(현지시간) 민간 인공위성 업체 반토르가 촬영한 사진을 분석한 결과 이란 파르친 군사단지 내 핵 관련 시설 ‘탈레간2’가 강력한 지하 관통 폭탄 공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공개된 사진에서는 시설 상부에 거대한 충돌 흔적 3개가 일렬로 뚫린 모습이 확인된다. 워존은 충돌 흔적의 크기와 배열이 미군이 운용하는 3만 파운드(약 13.6톤)급 초대형 벙커버스터 GBU-57 MOP의 공격 패턴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미군은 지난해 이란 핵시설을 공격한 ‘미드나잇 해머’ 작전에서도 이 폭탄을 사용한 바 있다. 당시 미 공군 B-2 스텔스 전략폭격기는 포르도 핵시설에 MOP 12발을 투하했고 나탄즈 시설에도 두 발을 떨어뜨렸다. MOP는 지하 깊숙이 묻힌 핵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개발된 초대형 관통 폭탄으로 현재 실전 운용이 가능한 항공기는 B-2 폭격기뿐이다. B-2 한 대는 내부 무장창에 MOP 두 발을 탑재할 수 있으며 실제로 이번 이란 공습 작전에서도 B-2가 핵심 타격 자산으로 투입됐다. 이번 공격이 이뤄진 탈레간2 시설은 파르친 군사단지 내부에서 핵 프로그램과 연관된 장소로 오랫동안 의심을 받아 온 곳이다. 서방 정보기관들은 이 시설이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특수 고폭화약 생산 시설일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이란 정부는 해당 의혹을 계속 부인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2024년과 지난해에도 이 지역을 공격한 바 있다. 최근 위성사진에서는 이란이 해당 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건물 상부에 새 콘크리트 구조물을 덮고 그 위에 토사를 추가로 쌓는 등 급격한 방호 강화 작업을 진행한 정황도 확인됐다. 워존은 이러한 공사가 일반 벙커버스터로는 파괴가 어려운 수준이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 때문에 더 강력한 MOP 사용 결정이 내려졌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콘크리트·토사’ 덮은 핵시설…초대형 관통 폭탄 필요했나 탈레간2 시설은 포르도나 나탄즈처럼 깊은 산악 지하 시설은 아니지만 최근 몇 달 사이 매우 강력하게 방호가 강화됐다. 특히 시설 상부를 콘크리트와 토사로 덮는 방식은 공습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이란이 핵시설에서 자주 사용하는 방어 방식이다. 워존은 이런 상황에서 지하 구조물을 확실히 파괴하려면 더 깊이 관통하는 대형 폭탄이 필요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변수는 구조적 약점이다. 포르도 핵시설 공격 당시 미군은 시설 환기구를 공격 지점으로 활용해 폭탄을 산 내부 깊숙이 침투시켰다. 그러나 탈레간2에서는 위성사진상 이런 환기구나 공기 통로가 확인되지 않는다. 매체는 이런 조건이 더 강력한 관통력을 가진 MOP 투하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실제로 어떤 무기가 사용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워존이 관련 사실을 문의하자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번 공격에서 MOP가 사용됐는지 논평을 거부했다. 일부 군사 분석가들은 2000파운드(약 907㎏)급 벙커버스터를 같은 지점에 연속 투하해 지하 구조물을 붕괴시키는 방식이 사용됐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 핵 프로그램 무력화 겨냥한 타격 이번 공격은 미군이 밝힌 이란 핵 프로그램 무력화 전략과 직접 연결된다. 파르친 군사단지는 핵무기 개발과 관련된 폭발 실험이 이뤄졌다는 의혹을 오랫동안 받아 왔으며 국제원자력기구(IAEA) 조사에서도 핵무기 연구 가능성이 제기된 장소다. 이스라엘은 과거 공습으로 이 지역 시설 일부를 파괴했지만 이란은 이후 핵심 시설을 다시 복구해 왔다. 워존은 이번 공격이 탈레간2 시설을 완전히 무력화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위성사진에서 나타난 충돌 흔적의 규모를 고려할 때 상당한 피해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시설이 완전히 파괴됐는지는 추가 위성사진 분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서울신문·삼성 공동 캠페인] “청년이 정책 전 과정 참여해야” “지역에서 미래 꿈꾸게 하자”

    [서울신문·삼성 공동 캠페인] “청년이 정책 전 과정 참여해야” “지역에서 미래 꿈꾸게 하자”

    ‘지속가능 청년 정책’ 제언 쏟아져주거·일자리·지역 불균형이 원인단순 복지·보조금 제공 단계 넘어정주 여건 등 구조적 문제 개선을정책 수혜자 넘어 동반자인 ‘청년’AI시대 생존할 좋은 일자리 확보창업 기반 될 초기 시도부터 지원실효성 있는 청년 체감 정책 강조 11일 서울신문과 삼성이 공동으로 주최한 ‘청년, 지역의 내일을 만들다’ 캠페인 좌담회가 열린 국회 의원회관 2층 제3세미나실. 이 자리에서는 청년의 지역 활동을 활성화하는 정책을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시키기 위한 다양한 제언들이 쏟아졌다. 김성수 서울신문 사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현장의 경험과 각계의 전문성이 어우러진 의견들은 청년 정책과 사회적 책임 활동이 나아갈 방향을 가리키는 든든한 나침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축사에서 “청년들이 어디에 살든 자신의 삶을 설계하고 미래를 선택할 수 있는 여건과 구조를 함께 만들어 가는 일이 중요하다”며 “정책의 설계 단계부터 집행, 평가에 이르기까지 청년이 직접 참여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는 지난해보다 두 걸음 전진하는 포럼이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은 “‘빈집을 고쳤지만 청년은 오지 않았다’는 제목의 서울신문 기사를 봤다”며 “단순히 낡은 집을 청소하고 페인트칠한다고 해서 청년이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주 여건과 삶의 기반이 없으면 청년이 지역에서 일하고 결혼하고 삶을 꾸리려 하지 않는다”며 “이번 캠페인이 이런 구조적인 문제 해결의 전환점을 만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도 축사에서 “청년들은 주거비와 일자리 불안, 지역 불균형 등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걱정이 많다”며 “국가적 차원에서 인사권과 재정권까지 포함하는 연방제 수준의 지역균형발전이 이뤄져야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아무리 좋은 정책이 있어도 청년의 삶터인 지역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죽은 정책”이라며 “청년의 목소리가 입법과 예산이라는 구체적인 결과로 이어지도록 국회에서 ‘실행’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축사를 보내 “청년이 어느 곳에서든 꿈을 키우고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은 우리 사회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중대하고 시급한 시대적 과제”라며 “지역에 거주하는 청년들이 스스로 미래의 길을 찾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도 축사를 통해 “청년과 지역의 문제는 서로 분리된 문제가 아니라 함께 풀어야 할 하나의 과제”라면서 “청년이 지역에서 일하고, 생활하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때 지역은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계와 학계, 시민단체, 기업 등 각계가 참여한 이번 좌담회에서는 청년 정책을 실행으로 옮기기 위한 구체적인 아이디어들이 제시됐다. 홍지민 서울신문 부국장의 진행으로 1시간 20여분 간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먼저 발언에 나선 민병덕 의원은 “청년들이 기성세대의 마음에 조금 들지 않더라도 그들 내부에서 나온 이야기를 계속 들어주는 태도가 필요하다”며 “내적인 힘과 자신감을 기르기 위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5%에 해당하는 고립 청년을 사회로 이끌어내기 위해 책을 읽고 토론에 참여하면 보조금을 주는 정책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안준상 함께만드는세상(사회연대은행) 상임이사도 청년들의 주체성을 강조했다. 그는 “청년들이 보조금에 의존하는 단계를 넘어서 지역 순환 경제의 주체이자 생산자로 서야 된다”면서 “열악한 환경에서 도전하는 청년 리스크와 실패 경험을 인정해주는 유연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청년들이 활동하는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김홍락 삼성물산 사회공헌단장 겸 상무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이 있다. ‘청년, 지역의 내일을 만들다’라는 주제에서 말하는 현장은 결국 청년들이 중심이 되는 현장”이라면서 “지역에서 활동하는 청년들과 소통하고,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로드맵을 갖고 기업 차원에서 할 수 있는 활동들을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한석호 한국노동재단 상임이사도 “이 캠페인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정책이) 현장에 뿌리를 내릴 필요가 있다”면서 러시아의 19세기 브나로드 운동(농촌계몽운동)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청년들이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도록 서울신문과 사회연대은행, 삼성에서 적극 지원하면 지방에 정착하고자 하는 하나의 흐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인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사회 흐름 속 청년의 역할도 강조됐다. 이성녕 삼성생명 사회공헌단장 겸 상무는 “세상이 변하는 속도가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고, 그 중심에 AI가 있다”면서 “이런 변화 속에서 우리 지역이 어떻게 좋은 일자리를 확보하고 좋은 환경을 만들 수 있을지 각계각층의 아이디어를 모아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정석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청년들의 지역살이에 대한 고민과 해법을 모색했다. 그는 농가주택 리모델링 사업을 하는 일본의 파나소닉 센터를 예로 들며 “수도권으로 인구가 들어오는 악순환을 끊고 (청년들을) 지방으로 초대하는 대전환이 필요하다”면서 “농어촌의 빈집 리모델링을 삼성에서 하면 어떨까 한다”고 제안했다. 김현정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평택의 사례를 들며 정책의 현장체감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평택시의 한 연구용역 보고서에서) 대표적인 청년 거점공간인 ‘청년쉼,표’의 인지도는 22% 수준이고 실제 이용 경험이 있는 청년은 6% 안팎에 그친다”면서 “청년정책의 화두는 실천에 있다는 점에서 (이 캠페인은) 시의적절하고, 하나의 정책이라도 청년들에게 닿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를 대표해 참석한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은 2018년부터 시작된 청년마을 사업(현재 51개)을 소개하며 “행안부는 청년에게 필요한 금전적·재정적 지원 뿐아니라 네트워크 기회, 공동체와의 관계 속에서 정착하거나 성장할 수 있는 기반과 토대 등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청년이 지역을 떠나는 이유는 단순히 일자리, 주거 부족 때문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지역에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구조가 안 되기 때문”이라면서 “청년을 단순 수혜자나 정책 대상이 아니라 지역 변화를 주도하는 동반자가 되도록 정책을 설계하고 있고, 오늘 나온 내용을 잘 반영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기철 동덕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가장 중요한 핵심은 지역에서 청년이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창출하는 것”이라면서 “청년의 직간접적 이해관계가 있는 주요사안에 대해 청년들의 의사가 실질적으로 관철될 수 있도록 주체로서의 참여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란아 한국시민사회지원조직네트워크 정책위원장은 아울러 “지역으로 간 청년은 대부분 대표가 되고, 청년에 대한 지원 정책은 대부분 ‘창업’에 집중된다”면서 “창업의 기반이 되는 초기 비즈니스 모델의 실험과 시도를 안정적으로 단계적으로 지원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이란 핵시설 노린다”…영국 집결 B-52, 한 번에 32톤 투하 ‘괴물 폭격기’ [밀리터리+]

    “이란 핵시설 노린다”…영국 집결 B-52, 한 번에 32톤 투하 ‘괴물 폭격기’ [밀리터리+]

    미국이 막강한 화력을 자랑하는 전략폭격기 B-52를 영국 전진기지에 집결시키면서 중동 전쟁의 긴장 수위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B-52는 한 번 출격에 최대 약 32톤의 폭탄을 투하할 수 있는 미 공군의 대표적인 전략폭격기다. 이번 배치는 이란의 지하 핵시설 타격 능력을 갖춘 미군 전략 자산들이 유럽과 중동 인근으로 전진 배치되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영국 공영방송 BBC와 미국 군사전문 매체 워존(TWZ) 등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영국 글로스터셔 페어퍼드 공군기지에는 미 공군 B-52H 전략폭격기 3대가 추가 전개됐다. 이 기지는 유럽에서 드물게 미국 전략폭격기를 운용할 수 있는 전진기지로, 이란을 겨냥한 장거리 공습 작전의 핵심 거점으로 평가된다. 같은 기지에는 이미 초음속 전략폭격기 B-1B ‘랜서’도 배치돼 미국의 장거리 타격 전력이 점차 집결하는 양상이다. 영국 정부는 미국이 자국 기지를 활용해 이란 미사일 시설을 선제 타격하는 작전을 수행하도록 승인했다. ◆ 영국 전진기지 집결…이란 공습 속도 높인다 군사 전문가들은 폭격기 전진 배치가 공습 작전 효율을 크게 높일 것으로 본다. 워존은 미 본토에서 폭격기를 출격시키면 왕복 장거리 비행이 필요하지만 영국 기지를 활용하면 출격 횟수를 늘리고 항공기 부담도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인도양의 미군 전략기지 디에고 가르시아 역시 장거리 폭격기 운용 거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 지하 핵시설 타격의 핵심 무기 ‘MOP 벙커버스터’ 지하 깊숙한 핵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초대형 벙커버스터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무기가 ‘초대형 관통폭탄’(MOP)으로 불리는 약 13톤급 폭탄(GBU-57)이다. 이 무기는 두꺼운 콘크리트와 암반을 관통해 지하 깊은 벙커를 파괴하도록 설계됐다. 다만 MOP는 스텔스 전략폭격기 B-2 ‘스피릿’이 운용하는 대표적인 무기다. 이번에 영국에 전개된 B-52는 MOP 대신 약 2.3톤급 벙커버스터 GBU-28과 GBU-31 JDAM 정밀유도폭탄 등 다양한 관통형 폭탄을 운용한다. B-52가 쏟아붓는 수십 발의 정밀 벙커버스터는 지하 시설의 입구를 봉쇄하거나 환기 시설을 무력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 70년 된 폭격기지만 여전히 미군 핵심 전력 B-52는 1952년 첫 비행을 하고 1955년 실전 배치된 미 공군 대표 전략폭격기다. 이후 여러 차례 개량을 거치며 지금까지도 미군 장거리 타격 전력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 폭격기는 순항미사일과 정밀유도폭탄, 핵무기 등 다양한 무기를 운용할 수 있는 미 공군의 대표적인 장거리 전략폭격기다. 이 같은 대량 무장 탑재 능력과 장거리 작전 능력 덕분에 B-52는 스텔스 전략폭격기 B-2 스피릿과 함께 지하 핵시설 공격과 장거리 전략 폭격 임무의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B-52는 베트남전 대규모 폭격 작전인 라인배커 II 작전과 걸프전, 최근 시리아·이라크에서 이슬람국가(IS)를 겨냥한 공습까지 거의 모든 주요 미국 전쟁에 투입됐다. 지금까지 약 740대가 생산됐으며 현재 약 58대가 현역으로 운용되고 있다.
  • [김상연 칼럼] 정권은 어떻게 무너지는가

    [김상연 칼럼] 정권은 어떻게 무너지는가

    선거에서 진 쪽은 으레 “국민의 마음을 다시 얻도록 노력해 정권을 되찾겠다”고 다짐한다. 이 다짐에는 진실이 거의 담겨 있지 않다. 선거는 자기가 잘해서가 아니라 상대방이 자멸해서(분열해서) 이기는 속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초대 대통령의 말은 그의 원래 의도와는 다르게 선거의 메커니즘에 정확히 들어맞는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근본적 원인은 ‘최순실 사태’가 아니었다. 그보다 앞서 대통령과 여당 대표의 분열에서부터 탄핵의 씨앗이 자랐다고 볼 수 있다. 아슬아슬하게 이어지던 당시 박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갈등은 2016년 4월 총선 공천 국면에서 폭발했다. 김 대표는 청와대를 배후로 한 공천관리위원회의 후보 추천장에 대표 직인 날인을 거부하며 지역구인 부산으로 내려가 버렸다. 김 대표가 영도대교 난간에 팔을 걸치고 영화 속 비련의 남자 주인공 같은 표정으로 쓸쓸하게 바다를 내려다본 순간 이미 정권은 넘어간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로부터 반년 뒤 최순실 사태가 터졌고, 여당 일부 의원의 동조 아래 국회에서 탄핵안은 통과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도 여당 대표와의 반목에서부터 씨앗이 뿌려졌다. 20대 대선의 한복판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윤 후보와의 갈등 끝에 잠적해 버렸다. 그 앙금으로 당선 직후 윤 대통령은 이 대표를 내쫓는 데 몰두했다. 이때 이미 정권은 반쯤 넘어갔다고 봐야 한다. 그후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 문제를 놓고 심복이었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도 충돌했고, 그 갈등이 2024년 4월 총선 국면에서 폭발했을 때 정권의 나머지 절반도 넘어간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로부터 반년 뒤 계엄이 있었고, 여당 일부 의원의 동조로 국회에서 탄핵안이 통과됐다. 국민의힘 계열 정권의 분열이 노골적이고 거칠게 진행되는 반면 더불어민주당 정권의 그것은 내연(內燃)하는 특징이 있다. 이념이 강한 정당에서 노골적 분열은 파문(破門)을 각오해야 하기 때문에 속으로 칼을 갈지언정 겉으로는 봉합하는 척하는 것이다. 하지만 한번 금이 간 그릇은 어설프게 접착해서 사용할 수는 있어도 결코 원래대로 복구할 수는 없다. 계엄과 탄핵, 대선 승리로 이어지는 쾌속 ‘스노보드’에 사이좋게 올라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던 민주당 쪽에서 그릇에 금이 가는 소리가 들린다. 처음엔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민주당 대표 간 ‘명청 대전’이란 말이 떠돌더니 요즘엔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 대표 간 차기 권력을 둘러싼 충돌설이 나돈다. 정 대표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한편이란 설, 친명(친이재명)과 친문(친문재인) 간 뿌리 깊은 갈등이 근저에 있다는 설도 곁들여진다. 근거 없는 소문일 수도 있지만, 의심할 만한 풍경이 펼쳐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영원한 원팀’처럼 보였던 여권 인사들이 하루아침에 원수처럼 서로를 헐뜯는 모습은 당황스러운 실제 상황이다. 특히 김 총리와 친민주당 성향 유튜버 김어준씨 간 충돌은 민주당스럽지 않게 노골적이다. 이 이상한 활극은 정 대표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천명한 이후 갑자기 스크린에 상영되기 시작했다. 앞서 말했듯이 선거는 분열하는 당이 진다. 민주당 쪽도 예외는 아니다. 노무현 정권 때 여권은 민주당 분당과 이라크 파병 문제 등으로 분열했고, 결국 상대 당에 정권을 헌납하다시피 했다. 문재인 정권이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원인으로는 부동산 정책 등도 있지만, 결정타는 친문과 친명의 분열이었다. 문 정권에서 이 대통령은 혹독한 수사를 받았고 친문들로부터 정치적 탄압을 받았다. 이 분열은 봉합된 것으로 연출됐지만 실은 금이 간 그릇 바닥으로 물이 줄줄 새고 있었다. 지금 이 대통령 지지율은 고공행진 중이다. 민주당 지지율도 야당에 더블스코어로 앞서 있다. 그러나 주가처럼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게 지지율이다. 문 전 대통령은 임기 말까지 전임자들에 비해 높은 지지율을 유지했지만 정권을 재창출하지 못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 것이다. 김상연 수석논설위원
  • ‘국방개혁 2020 설계’ 이상희 전 국방장관 별세

    ‘국방개혁 2020 설계’ 이상희 전 국방장관 별세

    국방부 장관과 합동참모의장을 역임한 이상희 예비역 육군 대장이 10일 별세했다. 80세. 이 전 장관은 1945년 강원 원주에서 태어나 1970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소위로 임관했다. 이후 제30기계화보병사단장, 국방부 정책기획관, 합참 전략기획본부장 및 작전본부장, 제3야전군사령관 등 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참여정부 때 합참의장으로 재직하며 미국을 설득해 전시작전통제권 이양을 2012년으로 늦추는 한편 전작권 전환 때까지 미군의 한국군 전력 지원 합의를 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방개혁 2020의 근간을 설계해 미래 군사력 건설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명박 정부 초대 국방부 장관으로 발탁됐다. 영결식은 12일 분당서울대병원에서 합참장으로 진행한다.
  • 역사는 폭력·평화의 무한 반복… 모순을 안고 사랑을 결단하라 [오경진의 폐허에서 무한으로]

    역사는 폭력·평화의 무한 반복… 모순을 안고 사랑을 결단하라 [오경진의 폐허에서 무한으로]

    평화는 영원히 도달 못 할 이상향쟁취된 자유·평화 과연 정당한가절대적인 선악은 없고 ‘친구와 적’적을 없애면 과연 적은 사라질까폭력과 아름다움 양면성의 모순불안정한 평화 속 끝없는 대화뿐 “주권자란 예외상태를 결정하는 자다.”(카를 슈미트, ‘정치신학’) 평화는 찰나였다. 세계는 다시 전쟁에 돌입했다. 돌이켜보면 역사는 평화보단 폭력으로 점철돼 있었다.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슈미트가 말한 ‘예외상태’가 무엇인지 깊이 음미해야 한다. 예외상태는 전쟁인가, 평화인가. 그동안 무수히 많은 전쟁을 일삼았던 인간에게는 오히려 평화가 예외상태 아닐까. 그렇다고 해도 문제는 남는다. 주권자의 의지로 평화를 구현할 수 있는가. 평화는 영원히 도달할 수 없는 이상향이다. 역사와 정치는 그곳을 무한히 추구하는 과정에 불과하다. 이사야마 하지메 원작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은 정치적 결단의 복잡성을 치밀하게 구조화한 작품이다. 지난해 국내 개봉한 뒤 큰 성공을 거둔 극장판 ‘더 라스트 어택’이 오는 13일 재개봉한다. 불완전한 평화를 위해 주인공 에렌 예거가 슬프게 결단했던, ‘땅울림’의 철학적 의미를 다시 곱씹을 기회다. “구축해 주마. 이 세상에서 한 마리도 남김없이!”(‘진격의 거인’ 주인공 에렌의 대사) 에렌은 벽 안에 갇힌 인류에게 자유를 선사하리라는 신념을 가진 인물이다. ‘몰아서 쫓아낸다’는 뜻의 다소 생소한 일본식 한자 ‘구축’(駆逐)은 에렌의 의지를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거대한 벽 안으로 몰린 에르디아인과 파라디섬에 얽힌 비밀을 알게 된 에렌은 작품에서 가장 극단적인 폭력인 ‘땅울림’을 기어코 결단한다. 수천만의 ‘초대형 거인’을 일으켜 인간과 문명을 닥치는 대로 짓밟는다. 땅울림으로 인류의 80%가 말살됐다. 아무 죄가 없는 순진무구한 어린아이까지 포함돼 있음은 물론이다. 이렇게 쟁취된 자유와 평화는 정당한가. 평화를 누릴 존재조차 없는 텅 빈 들판의 막막한 고요. 그것을 과연 우리는 평화라고 부를 수 있을까. “역사상 최악의 악인으로 손꼽히는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이것은 이란 국민뿐 아니라 하메네이와 그의 잔인한 깡패집단(THUGS)에 의해 무참히 희생된 위대한 미국인 그리고 전 세계 모든 이를 위한 정의 구현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루스소셜, 2026년 2월 28일) 팽팽했던 긴장의 끈이 끊어졌다. 자타공인 세계 최강 패권국 미국은 자신들의 적장을 단숨에 처단했다. 그렇게 또 하나의 전쟁이 시작됐다. 트럼프는 이것을 ‘세계 정의를 위한 결단’으로 포장했다. 무자비한 폭격 가운데 죽음을 맞이한 건 “악당” 하메네이만이 아니다. 이란 남부 미나브에 있는 한 학교에서는 초등학생 175명이 목숨을 잃었다. 인권 단체에 따르면 이란 전역에서 1100명 정도의 민간인이 사망했다. 만화에서나 그려져야 할 끔찍한 디스토피아가 현실에서 펼쳐진다. 결단의 무게를 짊어진 ‘진격의 거인’ 에렌은 슬프고 고뇌에 찬 표정을 짓고 있다. 트럼프는 다르다. 한껏 상기된 표정이다. 멋진 제스처까지 취해 보이는 그에게서는 세상을 고통에서 해방한 영웅의 흥분이 엿보인다. 지난 9일(현지시간) 공화당원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는 흥겨운 리듬에 몸을 맡기기도 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하메네이를 처단해 줘서 고맙다는 의미로 ‘트럼프 댄스’를 추는 이란인들의 영상이 공유됐었다고 한다. 트럼프는 진정 본인이 세계 평화를 위한 결단을 내렸다고 생각할 것이다. “세계는 왜 이토록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운가?”(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연설) “세계는 잔혹해. 그리고 아름다워.”(‘진격의 거인’ 중 미카사 아커만) 폭력과 아름다움의 모순이 세계를 추동한다. 이 양면성을 끌어안을 때 비로소 우리는 세계를 이해할 수 있다. 하메네이가 실제로 악(惡)이었는지 아닌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힘은 본디 나에게 있으면 선한 것이고 적에게 있으면 악한 것이니까. 정치를 “적과 동지의 구분”(‘정치적인 것의 개념’)이라고 했던 슈미트의 오래전 진단처럼 우리 세계에 절대적인 ‘선악’은 없다. ‘친구’와 ‘적’이 있을 뿐이다. 적을 없애면 적이 사라질까. 그렇지 않다. 새로운 적은 계속해서 나타난다. 적대와 폭력은 영원하다. 지구라는 좁디좁은 행성 안에서 서로를 끊임없이 갉아먹는 이 지긋지긋한 ‘내전’은 그렇게 무한히 반복된다. 서서히 종말로 치닫는 세계에서 예술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머지않아 봉착하게 될 멸망을 예견할 수 있을 것이다. 찰나의 아름다움으로 우리를 도취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으로 충분한 걸까. 다시 ‘진격의 거인’으로 돌아가 보자. 에렌의 폭주 이후 땅울림을 멈춘 건 그의 친구 미카사였다. 미카사는 자기 자신보다도 사랑했던 에렌의 목을 직접 자르고 그의 얼굴을 품에 안았다. 수심이 가득했던 에렌의 얼굴은 미카사의 품에 안겼을 때 마침내 평화를 찾았다. 물론 에렌의 죽음 이후에도 전쟁은 끝나지 않는다. 파라디섬의 에르디아인들은 땅울림 이후 살아남은 인류의 보복이 두려워 군비를 증강한다. 미카사와 친구들이 파라디섬에 평화사절단으로 파견되지만, 성과를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여기에 힌트가 있다. 전쟁이 아니라 끝없는 대화를 선택하는 것. 그렇게 달성한 평화가 불완전할지라도 계속 추구하는 것. 그리하여 적대 대신 ‘사랑’을 결단하는 것. 이 모든 건 인간이 폭력만큼이나 아름다움도 추구할 줄 아는 존재임을 알아챌 때 가능한 일이다.
  • “따뜻하지만은 않아”… 현대적 호른의 초대

    “따뜻하지만은 않아”… 현대적 호른의 초대

    “다들 호른에 기대하는 음색이 있잖아요. 그것과 다른 걸 표현하고 싶었어요.” ‘따뜻하면서도 웅장한 음색을 가진 악기.’ 호르니스트 김홍박(사진·44)은 호른을 향한 이런 고정관념이 다소 답답하게 느껴졌다. 물론 틀린 건 아니다. 하지만 오늘날 호른은 그것보다 더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다. ‘현대적 호른’의 진가를 보여주고 싶었다. 처음엔 조금 낯설더라도 그러다 보면 한국에서 호르니스트의 저변도 점점 넓어질 거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오는 1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 호른 리사이틀 ‘메타모포시스’를 준비하는 그를 10일 만났다. “호른의 연주 기술은 무척 어려운 편입니다. 내야 하는 음역도 넓고 입술의 감각도 아주 세밀해야 하죠. 다른 악기에 비해 호른이 기술적으로 발전이 덜 된 악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래서 가장 자연에 가깝달까요. 감정이나 호흡의 변화를 잘 담아낼 수 있죠. 화려함은 조금 떨어지지만요.” 김홍박은 노르웨이 오슬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서 호른 수석을 역임했다. 지금은 서울대 음악대학 교수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국내 최고의 호른 전문가이지만, 그런 그에게도 리사이틀 기회는 쉽지 않다. 피아노나 바이올린에 비해 독주 악기로서 매력은 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귀한 기회인 만큼 안정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었으나, 김홍박은 ‘도전’키로 결심했다. 캐서린 리쿠타, 비탈리 부야노브스키, 앙리 뷔쎄, 요크 보웬…. 생소한 작곡가들의 작품을 이번 공연 무대에 올린다. 그는 “호른 전공자에게도 낯선 곡일 것”이라며 웃었다. “호른의 음색이 자연에 가깝다는 건 그만큼 (인간에게) 걸러지지 않은 소리를 다채롭게 낼 수 있다는 뜻이에요. 연주자의 경험과 영감이 중요하죠. 다른 악기보다 연주자의 재량이 많이 개입될 수 있는 악기거든요.” 공연의 제목이기도 한 ‘메타모포시스’는 ‘탈바꿈’이라는 뜻이다. 애벌레에서 번데기, 번데기에서 나비가 되는 과정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이번 프로그램에서 세계 최초로 연주되는 곡의 제목이기도 하다. 작곡가 손일훈이 김홍박에게 헌정한 곡이다. 김홍박은 이 곡에 대해 “익숙하게 시작하지만, 연주자도 인지하지 못한 사이에 전혀 다른 곳으로 와 있게 한다”면서 “‘나 지금 변신해’가 아니라 나도 모르는 사이에 변해있음을 그려내는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 [기고] 관악이 쏘아올린 상향식 창업 혁명

    [기고] 관악이 쏘아올린 상향식 창업 혁명

    서울 관악구 서울대 정문을 벗어나면 익숙한 고시촌 풍경을 마주한다. 그런데 이 동네에 둥지를 튼 스타트업들이 지난해 1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5’에서 5개의 혁신상을 거머쥐는 이변을 연출했다. 대학에선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성과와 천재적인 혁신가들이 매년 쏟아진다. 이들이 서울 강남이나 경기 성남의 판교로 떠나지 않고 관악이라는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거둔 쾌거이기에 더욱 뜻깊다. 대한민국 최고의 두뇌 탱크를 품고도 수십 년간 정체됐던 동네 상권이 치열한 글로벌 혁신의 전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가장 생생한 증거이기도 하다. 이러한 혁신의 흐름에 더 큰 날개를 달아 주기 위해 탄생한 것이 바로 관악중소벤처진흥원이다. 지난해 7월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최초이자 유일하게 창업 육성만 전담하기 위해 출범했다. 진흥원은 글로벌 무대로 뻗어나가는 창업가들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할 기관이다. 그동안 대한민국의 창업 생태계는 주로 중앙정부나 광역자치단체가 예산과 거점 공간을 일방적으로 내려보내는 하향식(톱다운) 정책에 절대적으로 의존해 왔다. 그러나 시장의 맹렬한 속도를 획일화된 행정으로 쫓아가기에는 한계가 있다. 공공 조직은 순환 보직도 잦다. 스타트업이 살아남기 위해 수년간 치열하게 버텨야 하는 죽음의 계곡인 이른바 ‘데스밸리’(Death Valley)를 끝까지 동행하기에는 제약이 뚜렷했던 셈이다. 그런데 관악구는 중소벤처진흥원의 설립으로 이 낡은 공식을 과감히 깼다. 관공서 중심의 안일한 지원 방식에서 벗어나 현장에 상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기업의 생사고락을 함께할 민간 대기업의 스타트업 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의 벤처 창업 전문가들을 현장으로 전진 배치했다. 이는 단순한 산하기관의 신설을 넘어선 의미가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스스로 경제 생태계를 기획하고 주도하는 진정한 의미의 경제적 지방분권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가장 밑바닥에 있는 현장에서 시작되는 상향식(보텀업) 창업 혁명의 선언이기도 하다. 이러한 관악의 도발적인 실험은 정부가 국가적 과제로 내세운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 기조를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구현해 낼 방안이다. 현장에서 잠재력이 높은 딥테크 기업을 발굴하고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시킬 강력한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진정한 지역 균형 발전은 중앙정부의 예산 교부에만 기대는 수동적인 지방자치에서 나오지 않는다. 기초지방자치단체가 스스로 우수한 기술을 발굴해 초기 투자를 연계하고 혁신 기업을 키워 내 양질의 일자리와 독자적인 세수를 창출하는 자생적인 로컬 경제 모델을 만들어야만 한다. 공공의 이름으로 진행되는 온정주의적이고 나열식인 보여주기식 지원은 이제 끝났다. 관악중소벤처진흥원의 초대 원장으로서 목표는 단 하나다. 바로 관악구가 서울대와 협력해 조성한 창업·혁신 생태계 허브인 관악S밸리를 치열한 생존과 투자 스케일업, 그리고 글로벌 진출을 향한 진짜 무대로 만드는 것이다. 광역 단위의 획일적 지원을 넘어 지역 현장에서 숨 쉬며 자생적인 벤처 생태계를 일궈 내는 상향식 창업도시 관악. 그 거친 혁신의 전장으로 전국의 벤처 창업가들을 초대한다. 김준학 관악중소벤처진흥원장
  • 광대들이 뛰고, 떠들고…박신양표 ‘연극적 전시’

    광대들이 뛰고, 떠들고…박신양표 ‘연극적 전시’

    전시장에는 암묵적인 약속이 있다. 소리를 내거나 크게 움직이면 안 된다. 관람객은 자신도 모르게 누군가의 의도대로 걸린 그림 앞에서 ‘작품을 감상해야 한다’는 태도로 움직인다. 배우이자 화가인 박신양(58)이 이런 일방적인 전시장의 약속에 질문을 던지며 관람객의 능동적인 태도를 유도하는 새로운 형태의 전시를 선보인다. 본인이 잘할 수 있는 ‘연극적인’ 방법으로 말이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리는 ‘박신양의 전시쑈: 제4의 벽’은 전시에 연극적인 요소가 결합된 특이한 전시다. 부제인 ‘제4의 벽’은 연극 용어로 무대와 관객석을 구분하는 가상의 벽을 의미한다. 박신양은 2023년 저서 ‘제4의 벽’에서 “우리는 모두 자신만의 제4의 벽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상상이 시작되는 지점”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 개념을 전시로 끌어왔다. 전시장은 그의 가상 작업실로 꾸며졌다. 작업실처럼 보이기 위해 전시장의 흰 벽 대신 콘크리트를 굳힐 때 쓰는 거푸집인 유로폼 1500개를 벽에 둘렀다. 지난 6일 기자회견장에서 만난 박신양은 “이번 전시는 전시장이 아니라 작가의 작업장에 초대돼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경험하는 방식”이라며 “‘전시’라는 말보다 ‘쑈’라는 말이 더 가볍고 사람들을 덜 긴장하게 만들 것 같아 ‘쑈’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그의 전시에는 사과, 당나귀, 투우사 연작 등 작품 150점과 함께 정령으로 분한 15명의 배우가 함께한다. 정령은 주인이 자리를 비운 사이 정령이 살아 움직인다는 ‘호두까기 인형’의 설정에서 가져왔다. 광대 분장을 한 정령은 바닥에 앉아서 그림을 그리는 시늉을 하거나 자신들만의 언어로 소리를 내며 대화를 한다. 이들은 그림 속 모습을 따라 하거나 기차놀이를 즐기기도 한다. 이들이 전시 몰입을 방해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에 대해 그는 “굳이 이런 시도를 왜 하는지 물을 수도 있겠지만, 왜 하지 말아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다”면서 “단순히 보는 전시가 아니라 관객이 스스로 이야기를 완성하는 전시를 만들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전시와 함께 그는 에세이집 ‘감정의 발견: 우리는 모두 예술가가 되어야 한다’도 선보였다. 책은 왜 감정이 중요한지, 예술가의 감정 표현이 평범한 우리와 무슨 관계가 있는지, 우리는 왜 예술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돌아봐야 하는지 생각하도록 안내한다. 여기에는 박신양의 예술 철학, 그림과 사진, 딸에게 보내는 편지, 전문가들의 미술평론 등이 수록돼 있다. 전시는 5월 10일까지.
  • 오랜 단골도 속았다…6500만원 상당 마오타이주 가짜 논란 [여기는 중국]

    오랜 단골도 속았다…6500만원 상당 마오타이주 가짜 논란 [여기는 중국]

    중국 국빈 연회나 외교 행사에서 자주 등장하는 국주(国酒) 마오타이주. 비싼 가격만큼이나 가짜가 많아 법정 분쟁에 휘말리는 일도 적지 않다. 이번에는 중국에서 한 기업이 거래처 접대용으로 구매한 마오타이주 12병이 가짜 논란에 휘말렸다. 구매 금액은 무려 30만 위안, 우리 돈 약 6500만 원이 넘는다. 지난 3일 선전신문망 보도에 따르면 중국 쓰촨성에 거주하는 웨이씨는 지난해 10월 한 주류 판매점에서 50년산 마오타이 12병을 구매했다. 당시 구매 금액은 30만 8000위안으로 한화 약 6654만 원에 해당한다. 회사의 중요한 거래처를 접대하기 위해 마련한 술이었다. 구매 당시 영수증에는 병 일련번호와 함께 가짜일 경우 10배 배상한다는 문구까지 명시돼 있어 별다른 의심 없이 거래를 진행했다. 문제는 접대 자리에서 불거졌다. 12병 가운데 6병은 이미 선물로 보내졌고, 남아 있던 술 중 한 병을 중요한 고객을 초대한 자리에서 개봉했다. 몇 잔을 마신 손님이 “술맛이 이상하다”고 말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회사 입장에서는 체면과 신뢰가 걸린 문제였다. 곧바로 판매점에 전화를 걸어 스피커폰으로 통화를 했고, 판매점 사장은 “술에는 문제가 없다. 가짜라면 10배 배상하겠다”며 환불 요구를 단호히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번 시작된 의심은 다른 술에도 번졌다. 결국 남은 술을 사설 감정기관에 의뢰했고, 그 결과 제품이 표준 요구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판정이 나왔다. 판매자와 유통업체가 이를 인정하지 않자 마오타이 본사에 감정을 요청했고, 마오타이 측 역시 “해당 제품이 회사 제품 특성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웨이씨는 이미 선물로 보낸 6병을 제외하고 가짜로 확인된 6병에 대해서만 환불 후 3배 배상을 요구했다. 오랫동안 거래해 온 판매점과의 관계를 고려한 양보였지만 판매점 측은 우리는 중간 판매자일 뿐이고 금액이 너무 커 감당하기 어렵다며 배상이 어렵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또한 12병 대부분을 다른 판매점에서 모아온 것이고 자신들의 마진은 2000위안 정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사건이 커지자 현지 시장감독국도 조사에 착수했다. 웨이씨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가짜 마오타이로 인한 소송에서 법원이 판매자에게 10배 배상을 명령한 사례도 있다. 중국 언론 홍성신문에 따르면 소비자 왕씨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3799위안에 마오타이를 구매했다가 병 디자인이 미묘하게 다르다는 점을 발견했다. 정품 마오타이의 위조 방지 안내에 따라 병뚜껑과 QR코드 등을 확인한 뒤 감정기관 두 곳에 의뢰했고, 두 기관 모두 가짜라는 판정을 내렸다. 왕씨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판매자가 가짜 술을 정품처럼 판매한 행위는 소비자를 기만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결국 법원은 환불 후 10배 배상을 요구한 왕 씨의 청구를 인정해 판매자에게 원금 3799위안을 포함해 총 4만1789위안, 우리 돈으로 약 902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웨이씨 사건 역시 법정으로 갈 경우 최대 약 1억3000만 원 규모의 배상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법왜곡죄 시행, 법관 양심이 아닌 여론에 의한 인민재판 우려”[최광숙의 Inside]

    “법왜곡죄 시행, 법관 양심이 아닌 여론에 의한 인민재판 우려”[최광숙의 Inside]

    ‘사법 3법’ 정상적 작동할지 의문법원·헌재의 협조 없이는 어려워국회·정부·법조계 추후 숙의 필요‘법을 왜곡해 적용’ 행위 기준 모호 죄형법정주의 명확성 원칙 어긋나법관 자기검열로 사법소극주의도재판소원법 ‘소송 지옥’ 막으려면 엄격한 제소요건 등 제도 설계를대법·헌재 논쟁 해결 방안 될 수도위헌성과 법치 훼손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5일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이른바 ‘사법 3법’을 의결했다. 법리왜곡을 이유로 판검사를 처벌할 수 있는 법왜곡죄와 법원의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을 허용하는 재판소원법(4심제), 대법관을 14명에서 26명으로 늘리는 대법관 증원법 등에 대해 법조계 등 각계에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날 오후 만난 헌법학자인 성낙인 전 서울대 총장은 “여당의 주관적 법이념이 반영된 사법 3법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국회·정부·법조계가 추후 숙의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제도가 파행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소송 지옥’ 등을 막으려면 재판소원 제소요건을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기대했나. “애초 기대하지 않았다. 정부와 여당의 협의를 거친 법안에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명분도 실리도 없었다고 봤다.” -사법 3법 통과가 법원에 미칠 영향은. “가뜩이나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사법 3법의 일방적인 통과로 법원은 극도의 무기력증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사법 3법 시행이 가져올 파장은. “과식하면 배탈이 나듯이 상식에 어긋난 법을 만들면 탈이 날 수밖에 없다. 법 해석과 적용을 놓고 혼란이 생길 뿐 아니라 현 여당이 영원히 의회 다수파로 남을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 법은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 숙의 과정을 거쳐서 법이 만들어져야 생명력이 생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법이 달라진다면 법적 안정성을 해칠 수밖에 없다. 사법 3법 시행으로 삼권분립이 무너졌다.” ●사법 3법 시행으로 삼권분립 무너져 -사법 3법은 지속 가능한 법이 아니라고 했는데. “여당은 주관적 법이념에 치우쳐 있기 때문에 법적 안정성을 담보하지 못한다. 자유민주주의를 강조하던 윤석열 정부에서는 계엄으로 ‘민주’가 사라져 자유민주주의를 구현하지 못했다. 반면 이재명 정부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헌법 제1조 제1항)인데 ‘민주’만 주장하다 함께하는 ‘공화’를 놓치는 것 같다. 우리 사회가 균형을 잃는 것 같아 안타깝다.” -앞으로 법 시행에 문제는 없나. “아무리 사법 3법이 만들어졌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법원과 헌법재판소 협조 없이는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어렵다. 지금이라도 국회와 정부, 법조계가 충분한 숙의를 거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법률은 만들어졌어도 제도가 파행적으로 운용될 수 있다.” -법안 내용과 별개로 절차적 문제도 있었다. “민주주의의 생명은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건데, 사법 3법의 처리 과정에서 이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 첫째, 여야 간 숙의 과정 없이 다수파가 강행했다. 둘째, 법안 상정 및 처리 과정에서 헌법과 법률이 정해 놓은 입법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특히 법사위에서 다수파가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법안을 본회의 직전 수정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셋째, 3권 분립의 한 축이자 법률 적용의 직접 당사자인 사법부와의 진지한 대화조차 없었다.” ●민주주의 핵심인 절차적 정당성 훼손 -사법 3법 중 가장 우려되는 법안은. “법왜곡죄(형법 개정)다. 80년에 이르는 한국 헌정사에서 단 한 번도 논의조차 되지 않았던 법이다. ‘법을 왜곡해 적용’하는 행위의 기준이 무엇인지 모호해 헌법상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어긋난다. 문명국가에서는 정당화되기 어려운 법이다. 헌법 제103조는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재판한다’고 명시한다. 여기서 양심은 직업으로서의 법관이 가지는 객관적 양심을 의미한다. 하지만 법관이 법왜곡죄를 신경쓰다가 주관적인 자기 검열을 초래할 경우 공정한 재판을 하기 어렵다.” -법관이 심리적으로 위축된다는 것인데. “법관은 법 해석 및 적용 외에 법창조적 기능이 있는데, 법왜곡죄로 처벌하면 창조적 기능을 발휘하기 어려워 사법소극주의에 빠질 수 있다. 새로운 판결이 나오기 어렵고, 사법 발전도 이뤄질 수 없다. ” -판검사의 법왜곡 여부를 경찰이 수사하게 될 경우, 경찰 수사 결과의 법왜곡 여부는 과연 누가 판단할 것인가. 결국 판결을 둘러싼 무한 검증으로 혼선만 일으키지 않을까. “헌법상 적법 절차에 따라 이 경우에도 검사의 기소에 의해 법관이 재판하게 된다. 법왜곡죄에 대한 법리 적용 과정에서 수사기관, 기소기관, 재판기관 사이에 첨예한 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 -법왜곡죄가 재판에 미칠 파장은. “특정 사건에 대한 법왜곡죄 적용 여부로 사회적 논란이 초래될 경우, 그 재판은 여론에 의한 인민재판이 될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 그에 따른 사회적 갈등과 혼란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법왜곡죄, 사회적 갈등과 혼란 불 보듯 -독일도 법왜곡죄를 도입했다는데. “독일의 경우 히틀러의 나치가 법률가들에게 법왜곡을 강요했다. 나치 몰락 이후 ‘나치에 협력한 법률가들’에 대한 사법적 재단이 이루어졌는데,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법왜곡죄가 적용됐다. 하지만 민주화 이후 실제로 적용된 사례는 매우 드물다.” -재판소원법에 대해 대법원은 반대하는데. “기존 헌법재판소법은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했는데, 이번에 ‘법원의 재판’까지 헌법소원 대상에 포함시켜 대법원의 반발을 불렀다. 같은 최고재판기관인 대법원 판결에 대해 헌재에서 다시 심판하는 것이 맞는가 라는 논란이다.” -대법원과 헌재 간 해묵은 논쟁이 발단이 된 건가. “그동안 헌재는 위헌법률심판에서 위헌 여부를 판단했지만, 현실적으로 위헌과 합헌 중간에 해당하는 ‘변형결정’(헌법불합치·일부위헌·한정위헌)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헌재의 한정위헌 결정에도 법원은 합헌이라는 전제하에 재판을 했기 때문에 두 기관 간 갈등이 생겼다. 이번에 도입된 재판소원은 헌법소원 대상에 대한 대법원과 헌재 간 오랜 논쟁을 해결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재판소원 제도는 헌법에 규정된 ‘3심’ 대신 실질적인 ‘4심’제를 도입해 국민들이 ‘소송 지옥’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재판소원을 인정해도 위헌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재판소원이 4심제, 소송 지옥이 될지 아니면 헌법심이 될지는 제도 설계에 달려 있다. 인용률이 1%에 불과한 독일·스페인의 재판소원제는 바람직하지 않다. 재판소원을 허용하려면 요건을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 대법원의 모든 판결이 아니라 ‘헌재의 결정 취지에 반하는 재판’에 한해 재판소원을 인정하고, 다른 문제는 충분한 숙의를 통해 결정하면 될 것이다.” -대법관을 26명으로 늘리면 이 대통령이 임기 중 대법관 22명을 임명하게 된다. 중립성 훼손이 불가피해 보인다. “법원의 사건 적체는 심각한 수준이다. 대법관뿐 아니라 하급심 법원에도 법관의 대폭 증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어느 정도 수준에서 어떻게 증원할 것인가는 논쟁적이다. 현 대통령 재임 중 대법관 대폭 증원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온다. 하지만 대법원은 아무 대안도 제시하지 않고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사법, 정치의 예속물 전락 안 돼 -사법 3법으로 정치권의 영향력이 커져 ‘사법의 정치화’ 현상을 더 강화·고착시키지 않을까. “정치권이 스스로 갈등을 해결하지 못해 각종 권한쟁의와 헌법소원을 내면서 헌재의 판결을 둘러싸고 정치적 논쟁이 불가피해진 측면이 있다. 앞으로 재판소원이 활성화되면 더 많은 정치적 사건들이 몰릴 수 있다는 측면에서 그럴 개연성은 충분하다. 대법관 증원으로 인한 대법원 판결에 대한 공정성, 신뢰성 문제가 제기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고위직 법률가들은 지사적 모습은 아니더라도 민주법치국가 정신을 구현하는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대법관이나 헌법재판관 모두 정치적 임명 과정을 거치지만 임명된 후에는 정치적 영향에서 벗어나야 한다. 임명권자의 뜻을 존중하는 한 사법은 정치의 예속물 내지 부속물로 전락한다. 이렇게 되면 국민이 바라는 균형추를 가진 ‘디케의 정의’는 실현될 수 없다.” -3법 시행에 따른 후속 조치가 시급한데. “우선 대법원은 법원의 소송지옥부터 해결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지금도 재판소원을 담당할 여력이 없는 헌재 역시 구체적 대안 없이 재판소원을 덥석 시행하게 되면 정치권에 부화뇌동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한 최후의 보루인 사법이 제도의 실험장이 될 수는 없다. 정치권과 사법부의 대화와 타협이 절실하다.” ■성낙인 전 총장은 서울법대 학장과 서울대 제26대 총장을 지낸 헌법학자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후 프랑스 파리2대학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공법학회장, 한국법학교수회장, 대법원 대법관후보추천위원 및 법관인사위원, 헌법재판소 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김수환 전 추기경이 초대 이사장을 지낸 비영리공익법인 ‘자녀안심 국민재단’ 제5대 이사장으로 활동 중이다. ‘헌법학’, ‘언론정보법’, ‘프랑스헌법학’, ‘87년 체제의 종언과 제7공화국’ 등의 저서가 있다. 최광숙 대기자
  • 한국인의 삶, K컬처 뿌리를 캐다

    한국인의 삶, K컬처 뿌리를 캐다

    K푸드 원조 격 밥상의 역사 조명 가장 사적이며 보편적인 집 탐구 K패션 유래 여성 복식의 미 발굴 올해 주요 박물관, 미술관에서 우리 생활의 기본이 되는 ‘의식주’(衣食住)를 주제로 한 대형 전시가 잇따라 예고돼 눈길을 끈다. 높아진 K컬처의 위상이 한국인의 삶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국중박’ 7월 ‘우리들의 밥상’ 특별전 지난해 연간 관람객 650만명 돌파라는 기록을 세우며 세계 3위 수준의 박물관으로 우뚝 선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은 오는 7월 ‘우리들의 밥상’ 특별전(7월 1일~10월 25일)을 선보인다. K푸드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 속에서 우리 먹거리 문화의 원형과 변천을 조명하는 자리로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전시에는 경남 창원시 다호리 유적에서 출토된 기원전 1세기 무렵의 감이 담긴 칠그릇, 백제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식기, 조선 후기 성협의 풍속화첩 속 ‘고기굽기-야연’ 등 300여점을 소개한다. 유홍준 중앙박물관장은 지난달 3일 신년기자간담회에서 이 전시를 소개하며 “음식은 가장 일상적이면서도 문화의 본질을 잘 보여주는 소재”라며 “K푸드에 대한 세계적 관심에 발맞춰 우리 밥상에 올라와 있는 음식의 내용과 그 역사, 민속에 대해 알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현’ 8월 설치미술가 서도호 개인전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은 전 세계 미술계의 시선이 서울로 향하는 프리즈 서울 기간에 맞춰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서도호(64) 카드를 내민다. 서 작가는 지난 30여년간 독창적이며 흥미로운 개념의 정교한 조각, 설치, 영상 작업을 통해 국내보다 오히려 해외에서 더 입지가 공고한 작가다. 특히 ‘집’으로 대표되는 공간, 기억, 이동, 정체성은 그의 핵심 주제다. 실제로 그는 지난해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 전시에도 유년기 살았던 서울 성북동의 한옥집을 재현한 작품인 ‘러빙/러빙 프로젝트: 서울집’, 서울, 뉴욕, 런던, 베를린 등 세계 각 도시에서 생활하며 머물렀던 집들을 이은 21.5m 초대형 작품 ‘네스트’, 그가 머물렀던 집 내부 공간 손잡이, 전등, 스위치 등 사물들을 재현한 ‘퍼펙트 홈’ 등을 선보였다. 회고전 성격을 지닌 이번 서울 전시(8월 28일~2027년 2월 9일)에서는 런던에서 보여줬던 작품은 물론 지금까지 공개된 적 없는 대학원 시절 작품을 공개한다. 또 150여점에 달하는 작가의 드로잉을 최초로 한데 모아 공개한다. 전시를 기획한 설원지 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는 “개인과 집단의 관계를 탐구한 작업과 거주와 이주의 경험을 다룬 ‘집’ 연작을 유기적으로 결합할 예정”이라며 “나와 타자, 집과 세계에 대한 가장 사적이면서도 보편적인 질문을 관람객이 각자의 방식으로 할 수 있도록 구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박물관 10월 ‘복식특별전’ 올해 개관 30주년을 맞은 경기 용인시 경기도박물관은 10월 2008년 발굴돼 화제가 됐던 ‘화조문자수스란치마’의 재현품을 최초로 공개하는 ‘복식 특별전’(10월 22일~2027년 2월 14일)을 예고했다. 복식 특별전은 조선시대 사대부 집안의 여성 복식이 지닌 아름다움을 소개하는 전시로 박물관의 대표 소장품이자 희귀 유물인 화조문자수스란치마의 복원 과정을 공개해 전통문화의 현대적 의미를 재해석할 계획이다. 이 치마는 청송 심씨 문중 묘역 성산 이씨(1651~1671) 부인의 무덤에서 자수주머니, 노리개, 비녀, 가락지 등과 함께 발굴된 유물이다. 문헌 기록으로만 전해지던 ‘수치마’(자수치마)의 실물이 처음 확인된 사례로 정교한 자수로 새와 꽃무늬를 표현한 스란단이 덧대어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정미숙 박물관 학예팀장은 “최근 ‘K패션’과 전통 복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번 전시는 조선시대 여성 복식의 아름다움과 섬세한 전통 공예기술 등을 새롭게 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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