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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네마 천국]만화 원작 영화 2편-지옥갑자원·퍼니셔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가 10일 나란히 개봉한다.마블코믹스의 캐릭터 가운데 가장 어두운 영웅인 ‘퍼니셔’,일본의 황당무계한 엽기 스포츠만화 ‘지옥갑자원’.이 두 영화는 만화적 상상력과 현실 사이에서 길을 잃긴 했지만,원작만화의 팬이라면 또다른 종류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듯싶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지옥갑자원 리얼리티는 완전 무시하고 만화적 상상력으로만 완전 무장한 영화 ‘지옥갑자원’(地獄甲子園)은 황당무계한 엽기코드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이성을 무장해제시킨 채 낄낄대고 웃을 만한 작품이다.하지만 영화의 필터로 한 번쯤은 걸러냄직한 표현조차 거침없이 쏟아내니,대다수의 평범한 관객들은 어안이 벙벙해질 듯싶다. 오매불망 갑자원 진출만 바라보는 교장이 있는 세이도 고교로 불량소년 주베이(사카구치 다쿠)가 전학온다.온 몸을 공처럼 날리는 주베이의 전투야구 실력을 지켜본 교장은 야구의 꿈을 접은 주베이를 설득시켜 야구부에 들어오게 한다. 내용이야 뻔한 스포츠물의 전형이지만,그것을 풀어가는 방식은 상식을 뛰어넘는다.주베이의 공을 잡아주던 아버지가 공이 너무 빨라 몸을 관통하는 바람에 죽어버려 그가 야구를 멀리하게 됐다는 황당무계한 사연도 그렇고,막가고를 상대로 야구시합을 하자 해골과 시체가 즐비한 아수라장이 되는 것도 그렇다. 그래도 초반부는 그런대로 참신하고 재미있다.어차피 대놓고 유치찬란한 엽기코드로 풀어가기로 작정한 영화인 만큼,그 수준으로 눈을 낮추면 나름대로 흥미진진하게 감상할 수 있다.하지만 영화는 뒤로 갈수록 ‘엽기’의 진열장으로 변질해간다.야구경기는 없고 패싸움만 있어,왜 주베이를 강속구의 소유자로 설정했는지 의아해질 정도.‘소림축구’같은 엽기 스포츠 경기를 기대했다면 실망이 클 듯싶다.동명의 만화가 원작으로,야마구치 유다이가 감독을 맡았다.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 영 판타스틱 부문 그랑프리 수상작. ● 퍼니셔 ‘스파이더맨’‘엑스맨’‘데어데블’‘헐크’에 이어 마블코믹스의 대표 캐릭터인 ‘퍼니셔’(The Punisher)가 영화화됐다.‘퍼니셔’는 이 가운데 가장 양면적인 캐릭터.초능력 하나 없이 인간의 분노만으로 영웅으로 올라섰다는 점에서 가장 인간적이지만,그 어떤 캐릭터보다 잔인한 방법으로 정의를 심판하기에 가장 비인간적이기도 하다. 퍼니셔(처형자)란 캐릭터를 탄생시키는 계기가 되는 영화의 초반부는 그 어떤 캐릭터의 사연보다 공감을 산다.불법 무기 거래상의 위장근무를 끝으로 은퇴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FBI 비밀요원인 프랭크 캐슬(톰 제인).하지만 마지막 임무 때 죽은 범인이 무기 밀매와 검은 돈 세탁에 연루된 대기업 총수 하워드 세인트(존 트라볼타)의 아들임이 밝혀지고,격분한 하워드는 해변에서 휴가를 보내는 프랭크의 가족 수십명을 몰살한다.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을 살리려 기를 쓰지만 이미 한 발 늦어버린 프랭크의 모습을 보며 가슴 끝이 시려오지 않을 관객은 없을 듯.그런 관객에게 보답이라도 하듯 가까스로 살아남은 프랭크는 하워드에 대한 잔혹한 응징에 나서며 스스로 ‘퍼니셔’가 된다. 하나하나 현실이 되는 복수의 진행에 통쾌함을 느끼다가도 슬픔이 밀려오는 건,묵묵히 복수를 감행한 뒤 돌아와 술로 마음을 다스리는 고독한 영웅의 모습 때문이다.모든 것을 잃어서 더 잃을 것이 없는 사내.그를 진한 연민없이 바라보기는 힘들다. 하지만 이 캐릭터는 그 이상으로 진전하지 못한다.아버지가 살해당한 뒤 정의의 이름으로 복수를 감행하는 퍼니셔와 닮은 캐릭터인 ‘데어데블’은,선한 영웅인 동시에 악마의 가면을 쓴 자신의 이중성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었다.반면 퍼니셔는 캐릭터의 양면성에 대한 고민으로까지 나아가지 못한 채 끝없이 비장해지기만 한다.몇몇 장면에서는 비장함이 지나쳐 실소까지 낳는다.가장 인간적인 캐릭터로 출발했지만,비장함과 폭력성만 남아 가장 만화적인 캐릭터로 바뀌어버린 탓이다.‘다이하드3’‘아마겟돈’의 각본을 썼던 조너던 헨슬레이가 감독·각본을 맡았다.
  • 시트콤 ‘미라클’ 내가 투명인간이 되는 기적이…

    시트콤 ‘미라클’ 내가 투명인간이 되는 기적이…

    이젠 투명인간 팬터지! 누굴 골탕먹이고 싶을 때나 곤혹스러운 입장일 때 누구나 한 번쯤 꿈꿔봤을 투명인간. MBC는 평범한 인간이 투명인간이 되는 기적 같은 이야기를 다룬 팬터지 시트콤 ‘미라클’을 15일(오후 1시10분)부터 방영한다.죽어있던 일요일 낮시간대를 살린 미니 시트콤 ‘두근두근 체인지’의 후속작. 최고의 연극인을 꿈꾸며 상경한 강원도 촌뜨기 정수는 고향 후배 미래,한때 유명했던 아역 스타 세라,신비한 인물 류를 작은 극단 미라클에서 만난다.실연의 충격으로 자살을 결심한 정수는 류를 만나 투명인간이 되기로 계약을 맺는다.초능력을 받은 대가는 자신이 받게 되는 모든 사랑을 류에게 주는 것.그러나 정수는 자신의 사랑이 언제나 가까이 있던 미래라는 사실을 알게되고 류도 자신에게 적극적인 애정을 표현하는 세라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기 시작한다. 개그맨 윤정수가 주인공 정수 역을 맡아 처음으로 시트콤에 도전한다.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향숙이!”를 외치던 박노식도 극단 단장 역으로 첫 TV나들이에 나선다.또 짝짓기 프로그램 ‘장미의 전쟁’으로 뜬 임성언이 미래로,가수 빈이 자존심 강한 ‘공주병 환자’ 세라로 등장하며 각종 CF에서 주가를 올린 광고모델 최건희가 류 역을 맡았다. 실감나는 투명 인간의 행동을 묘사하기 위해 특수효과가 도입되고 애니메이션 효과 등 다양한 연출 기법이 동원된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쓰기’ 기초능력 미달 초등 3년생 늘었다

    책을 자주 읽고 부모와 대화를 자주 나누며,학습 준비물을 잘 챙기는 초등학교 3년생일수록 기초 학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기초학력에 못미치는 학생은 ‘읽기’·‘수학’ 분야는 줄어든 반면 ‘쓰기’쪽은 늘어났다. 교육인적자원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해 10월 전국 초등학교 3학년생의 3%인 545개교 2만 55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3년 초등 3학년 국가수준 기초학력 진단평가’에서 이같이 드러났다고 27일 밝혔다.진단평가는 2002년 처음 시행됐다. 분석에 따르면 영역별 평균점수(100점 만점)는 읽기 91.05점·쓰기 92.64점·기초수학 91.77점이었다.기초학력 미달여부를 가리는 기준점수는 읽기 66점·쓰기 76점·수학 75점이다. 기초학력에 못미친 학생은 읽기 3.24%·쓰기 3.77%·수학 5.18%로,2002년의 읽기 3.45%·쓰기 3.00%·기초수학 6.84%와 비교해 읽기·수학은 감소,쓰기는 증가했다.3개 영역 모두 기초학력에 미달한 학생은 1.37%였다. 세부 영역별 미달은 읽기는 감상·평가(5.61%)가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쓰기에서는 표현과 전달(8.55%),문장 쓰기(7.44%)가 높았다.수학의 경우 측정(21.12%)이 가장 높았다. 남녀학생을 비교할 때 읽기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남학생 4.50%,여학생 1.80%로 남학생이 2.5배 많았다.쓰기에서는 남학생의 미달이 여학생에 비해 3.7배나 많았다.지역적으로는 모든 영역에서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읍·면지역,대도시,중·소도시의 순으로 적었다. 특히 책 읽기를 좋아하는 학생과 싫어하는 학생의 영역별 평균점수 차이는 읽기 5.92점·쓰기 3.63점·수학 3.01점이나 됐다.책읽기는 읽기의 기초학력은 물론 쓰기와 기초 수학에도 영향을 크게 미쳤다.부모와 대화를 자주 하는 학생과 거의 하지 않는 학생의 점수 차도 읽기 4.34점·쓰기 3.14점·수학 2.98점이다. 학습 준비물을 항상 잘 챙기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의 점수도 무려 읽기 13.86점·쓰기 10.78점·수학 11.70점의 차이가 났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무지갯빛 눈으로 꿈을 빚어요

    어릴 적 하얀 눈을 보면서 누구나 한번쯤 떠올렸을 법한 엉뚱한 상상을 기발한 아이디어로 풀어낸 그림책이다.하루 종일 눈이 내려 온세상이 은빛으로 변한 어느 날,주인공 아이는 하얀 색이 아니라 무지갯빛 눈이 내리는 꿈의 세계로 여행을 떠난다. ‘만약 눈이 빨간색이라면,슈퍼맨이 돼서 초능력으로 세상을 지켜낼거야.’‘만약 눈이 오렌지색이라면,위대한 마법사가 돼서 빗자루를 타고 날아다닐거야.’‘만약 눈이 황금색이라면,공중 삼회전 묘기를 펼치는 곡예사가 될거야.’.아이가 바라는 눈의 색깔에 맞춰 두 페이지 가득 펼쳐지는 재기발랄한 그림들은 색깔 자체로도 이야기가 만들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뉴욕에선 슈퍼맨이 되고,베니스에서는 마스크로 변장한 채 곤돌라를 타는 등 책장을 넘길 때마다 달라지는 주인공과 개의 변신을 따라가는 재미도 쏠쏠하다.에릭 바튀는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시적인 글과 그림으로 주목받는 작가이다.초등생용.98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스필버그 SF ‘테이큰’ 시리즈 방영

    “우주 저편의 세계에 관심이 많았다.그러나 내가하고싶은 이야기를 스크린에 담기에 두 시간은 너무나 짧았다.”‘E.T’와 ‘미지와의 조우’ 등 SF영화로 우주의 생명체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했던 스티븐 스필버그.1990년부터 ‘외계인 납치’를 다룬 작품을 준비한 그는 스크린이 너무나 비좁은 활동무대임을 실감하고 TV시리즈로 만들기로 마음을 바꾸었다. 홈CGV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초대형 SF 10부작 ‘테이큰(Taken)’을 20일부터 매주 토·일요일 오후 10시에 내보낸다.스필버그가 제작·기획하고 드림윅스가 만든 이 시리즈는 미화 4000만 달러(약 500억원)의 제작비를 들인 블록버스터급 미니시리즈.2002년 미국의 케이블TV로 방영되어 시청률 1위를 기록했고,지난해 에미상과 TV비평가 협회상 등을 휩쓸었다.‘마이너리티 리포트’의 특수효과를 담당한 제임스 리마의 뛰어난 영상미와 영화 ‘아이엠 샘’에 나왔던 다코다 패닝의 초능력 소녀 연기가 눈길을 끈다.헤더 도나휴,조엘 그레치 등 연기파 배우들도 출연한다. ‘테이큰’은 잇따라 외계인에게 납치되는 키스 가족,외계인의 피를 이어 받은 클라크 가족,외계인의 뒤를 쫓는 크로포드 가족 등 외계인과 서로 다른 관계를 맺고 있는 세 가문의 4대에 걸친 이야기를 펼쳐간다.‘서클현상’,‘로스웰 사건’등 외계인과 관련된 각종 미스터리는 물론 제2차 세계대전과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등 50년동안 미국의 사건들이 스토리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국내에서도 인터넷 동호회(cafe.daum.net/Taken)에 1800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을 정도로 화제다. 이영표기자 tomcat@˝
  • 日드라마 한국인 입맛에 맞춘다

    일본의 드라마를 개방한 첫달에 채 1%도 안되는 시청률이란 최악의 성적표를 집어든 케이블·위성 채널들이 이달 심기일전의 자세로 다시 나선다.시청자로부터 외면당한 기존의 ‘사랑 타령’식 스토리가 아닌 한국인의 입맛을 고려한 독특한 소재의 드라마들을 대거 편성해 방송할 예정이다.특히 일본 드라마 특유의 냄새를 느끼지 못하도록 한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먼저 최근 ‘상두야 학교가자’나 ‘말죽거리 잔혹사’같은 영화의 성공에서 보듯,국내 청소년층에 인기 문화 코드로 등장한 학교와 폭력을 다룬 드라마들이 눈에 띈다. MBC무비스는 7일부터 매주 토·일 낮 12시와 오후 10시에 12부작 ‘반항하지마’를 내보낸다.1998년 후지TV에서 인기를 모은 뒤 영화로도 만들어진 이 드라마는 폭주족 출신의 교사가 문제아반 담임으로 부임하면서 부딪히는 다양한 사건을 코믹하면서 엉뚱한 해법으로 그리고 있다. SBS드라마넷은 ‘골든볼’후속으로 11일부터 화·수 밤 12시20분에 일본 폭력조직 야쿠자를 소재로 한 ‘고쿠센’을 방영한다.고교교사인 야쿠자 조직 보스의 외손녀가 남학생과 벌이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여성채널 온스타일은 청각장애인이라는 특이한 소재의 멜로물로 승부수를 띄운다.3일부터 매주 월∼금 낮 12시30분에 ‘너의 손이 속삭이고 있어’를 방송한다.선천성 청각장애를 가진 여성과 진실한 마음을 가진 청년의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다.아사히TV 개국 40주년 기념작으로 1997년부터 1년에 한 편씩 5편이 방송됐다. OCN은 독심술·투시술 등 초능력을 소재로 한 미스터리물을 잇따라 방영한다.10일부터 25일까지 매주 월∼목 오전 11시에는 ‘트릭’을 준비한다.도쿄과학기술대학 교수와 여성 마술사가 초자연적인 현상 뒤에 숨겨진 속임수를 함께 파헤치는 내용이다.26일부터는 ‘사토라레’를 선보인다.역시 초능력을 소재로 한 팬터지물이다. 이영표기자 tomcat@
  • OCN, 새달 日드라마 2편 방영

    케이블·위성 영화채널 OCN이 새달 일본 드라마 2편을 잇따라 방영한다.월∼목 오전 11시. 10일부터 나가는 ‘트릭’은 대학 조교수와 여류 마술사가 초자연적인 현상 뒤에 숨겨진 속임수를 파헤친다는 내용.2000년 아사히TV에서 방송됐다. 26일 시작하는 ‘사토라레’는 말을 하지 않아도 자신의 생각이 주위 사람들에게 그대로 전달되는 초능력자 얘기.사토 마코토의 동명만화를 시리즈로 옮긴 작품으로 영화로도 만들어져 지난해 국내에도 개봉됐다.
  • [씨줄날줄] 카다피와 김정일

    미국의 전폭기들이 1986년 4월15일 리비아의 트리폴리와 벵가지를 폭격했다.공격 목표는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였다.미국은 공격 전에 카다피 거처를 알아내기 위해 스파이 위성과 정보원 등을 이용했다.그러나 사막에 비밀로 만들어진 거처를 자주 옮기기 때문에 정확한 위치를 알아내기 어려웠다.미국은 국방부에 있는 ‘초능력 특수부대’를 동원했다. 베일에 가려 있는 초능력 특수부대가 카다피의 거처를 알아냈다고 한다.미국의 전폭기들은 카다피의 비밀 거처들을 폭격했다.카다피의 입양 딸이 죽고 두 아들은 부상했다.그러나 근처 텐트에서 자던 카다피는 무사했다.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은 카다피가 국제 테러에 연루돼 있다는 이유로 그를 제거하려 했다.미국은 카다피를 악명 높은 독재자로 불렀다.서방 언론들은 그를 ‘악의 화신’처럼 보도했다. 그러나 이슬람의 눈으로 보면 카다피는 민족주의 지도자라는 평도 있다.카다피가 1967년 영국 유학 때 런던의 최대 카지노에 들렀을 때의 일화가 있다.리비아 석유상 가바즈이가 그리스 선박왕 오나시스와 도박하는 것을 보고 카다피는 가바즈이에게 “우리들의 돈을 훔쳐 한다는 짓이 기껏 도박이야!”라고 말했다고 한다.그 2년후 카다피는 혁명으로 정권을 잡았다.그때 나이 27세였다.혁명정부 각료들의 평균 나이는 더 적은 25세였다.34년 동안 집권하고 있는 카다피는 엄격한 이슬람 금욕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카다피는 미국·영국과의 9개월 비밀협상 후 대량살상무기(WMD)를 완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세계는 카다피의 WMD 포기를 환영하고 있다.카다피가 이끄는 리비아는 이라크·이란·북한과 함께 미국에 의해 테러지원국으로 분류되고 있다.테러지원국 중 리비아와 이란은 외교적 압력으로,이라크는 무력 공격으로 제압당했다.세계의 관심은 이제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쏠리고 있다. 김정일 위원장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카다피같이 정권을 보장받으며 WMD를 포기할까,아니면 저항하다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과 같은 비극을 맞을까.다른 선택으로 체제 유지를 위한 핵개발을 서둘지도 모른다.어떤 선택을 하든 미국의 압력은 강화될 것이다.카다피의 굴복은 미국의 패권적 일방주의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이창순 논설위원
  • 매트릭스 2 / 보다 가벼워진 철학 더욱 현란해진 액션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이다!”(포스터 카피)라고 큰소리치며 매트릭스가 돌아왔다.99년 1편이 선보인 후 4년만에 돌아온 ‘매트릭스2-리로디드’(Matrix Reloaded·23일 개봉)는 여러모로 한결 유연해졌다. 발레를 연상케 하는 정지상태의 공중 발차기,슬로 모션으로 날아오는 총알,이를 귀신처럼 피하는 주인공 네오의 액션….이런 이미지들로 숱한 패러디 영화를 낳으며 이미 전지구적 마니아를 거느렸다는 여유에서일까.사유의 꼬리를 물게 하던 철학은 다소 깊이가 얕아졌고,할리우드 액션블록버스터의 전형을 보여주는 듯한 현란한 볼거리가 그 여백을 메웠다. ●네오 위력 몰라보게 업그레이드 단단히 재장전(Reloaded)하고 나타난 ‘매트릭스2’는 1편의 연속선 상에서 이야기를 잇는다.앤디 워쇼스키,래리 워쇼스키 형제가 다시 각본과 감독을 맡았다.컴퓨터 해커였다가 인류를 해방시킬 구세주로서의 숙명을 받아들인 네오(키애누 리브스),그를 각성시킨 스승 모피어스(로렌스 피슈번),네오의 파트너이자 연인인 트리니티(캐리 앤 모스)등 중심인물들도 변함없다.주변 캐릭터의 이름까지 그리스 신화에서 발췌하는 발상도 여전하다. 1편이 가상세계와 현실의 경계에 대해 의문을 던지고 그 화두 중심에 네오라는 인류 구원의 인물을 세웠다면,2편은 기계군단으로부터 인류를 지키기 위해 ‘행동하는’ 네오를 보여주는 데 주력했다.매트릭스란,기계가 오히려 인간을 사육하는 컴퓨터 시스템.매트릭스의 기계군단이 마지막 남은 인간도시 시온마저 공격하려 하자,네오 일행이 매트릭스의 심장부를 쳐들어가는 과정에 초점이 맞춰졌다. 구세주로서의 깨달음을 얻은 네오의 위력은 몰라보게 업그레이드됐다.손바닥 힘으로 악당을 종잇장처럼 날려버리는가 하면,위기상황에서는 슈퍼맨보다 더 날렵하게 구름 위로 치솟는다.네오에 맞서는 기계요원들의 힘 역시 더욱 강력해졌다. 컴퓨터그래픽과 특수효과가 보강되면서 볼거리는 초능력 인간을 그린 SF물 뺨치게 현란해졌다.검은 옷에 무표정으로 일관하는 인물들 틈새에서 로맨틱한 분위기로 감상의 묘미를 부추기는 대목도 적지 않다.네오와 트리니티가진한 연인 사이로 발전하고,매트릭스 정보브로커의 아내(모니카 벨루치)가 질투의 화신이 되어 네오에게 키스를 강요하는 장면 등은 오락영화의 양념으로 손색이 없다. 눈을 어지럽히는 화려함은 결국 깊은 사유를 방해하게 마련이다.무언의 철학적 메시지를 끊임없이 뿌렸던 1편과 똑같은 강도의 지적 자극을 기대한다면 맥이 빠질 것이다.세상만물은 철저한 목적론에 근거해 존재하며,인간의 모든 행동양식은 인과법칙에 의존한다는 등의 철학적 사유는 장황한 극중 대사를 빌려서야 버겁게 풀려나온다. ●완결편 11월 개봉 예정 워쇼스키 형제 감독은 당초 영화를 3편으로 나눠 구상했다.현재 후반작업중인 완결편은 오는 11월 개봉될 예정이다.그래서인지 전반적으로 2편은 쉬어가기 코너 같다.트리니티와 요원들의 고속도로 추격장면 등은 특히 그렇다.필요 이상으로 스피드액션 장면을 길게 편집한 것은 완결편을 기다리는 관객에게 ‘눈요기 보너스’를 준 게 아닌가 싶다.동서양의 종교와 철학,거기에 과학까지 결합된 SF무용담이 어떻게 마침표를 찍을지는마지막 순간까지 예측불허로 남았다. 황수정기자 sjh@
  • 8일 개봉 드림캐쳐 / 시작은 오싹… 끝은 어이없는 웃음

    실험영화가 아닐 바에야 욕심이 과한 것이 아닐까? ‘드림캐쳐’(8일 개봉·Dreamcatcher)는 공포의 분위기를 모락모락 지피며 그럴 듯하게 시작하지만,끝에는 어이없는 웃음만 남는 영화다.악당과 싸워 이긴다는 평범한 할리우드 공식에,호러·액션·SF 등 지나치게 많은 장르를 혼합시킨 결과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 존시·헨리·피트·비버.그들은 어린 시절 저능아인 더디츠를 위험에서 구해준 보답으로 초능력을 선물받았다.성인이 돼서도 누구보다 강한 유대감으로 얽힌 이들은,고향 근처의 산장으로 함께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길잃은 사냥꾼이 찾아오고,피트·헨리가 숲속에서 사고를 당하면서 공포의 그림자가 서서히 드리운다. 영화는 딱 여기까지다.신비한 초능력과 함께 뭔가가 일어날 것 같은 불안감.폭설로 뒤덮인 음침한 산장은 공포영화의 배경으로 더없이 적절하다. 악몽을 잡는다는 인디언 부족의 상징물인 드림캐처가 거미줄처럼 걸려 있는 산장 내부의 모습은 오싹함을 더한다. 사냥꾼의 몸 속에서 외계 괴물이 등장하는 것까지는 봐줄 만하다.적어도 무섭기는 하니까.하지만 군대가 등장해 SF 전쟁액션으로 넘어가는 중반 이후는 어이가 없다.뜬금없이 전쟁의 광기와 인권 운운하다가,신통력을 빌려 외계 괴물을 퇴치하는 결말은 도저히 연결이 되지 않는다.외계 괴물도 처음에나 무섭지,자꾸 나오니 혐오감만 준다.근원적인 공포에 맞서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외계인과 싸우는 장군으로 모건 프리먼이 출연했고,스티븐 킹의 원작을 ‘보디 히트’ ‘와이어트 어프’의 로렌스 캐스단이 각색·감독했다. 한 가지 위안이 있다면 ‘매트릭스’와 ‘매트릭스2:리로디드’ 사이의 이야기를 다룬 9분짜리 애니메이션 ‘오시리스 최후의 비행’을 영화에 앞서 덤으로 보여준다. 김소연기자
  • ‘약한 모습 영웅’ 만화세상 평정/ 약점 많은 초인 캐릭터 인기

    “당신의 친절한 친구”라고 떠벌리고 다니는 ‘왕따 범생이’,툭하면 폭력을 휘두르는 데다 기억까지 상실한 정서불안 환자,뒷골목 출신의 시각장애인….심각한 이야기를 하자는 것이 아니다.만화로 인기를 모은 뒤,영화 속 주인공으로 재탄생한 인물의 면면이다.(각각 ‘스파이더맨’,‘엑스맨’의 울버린,‘데어데블’). ●맹인 히어로 데어데블등 영화 대박 악이 창궐하는 가상의 ‘고담’시(市) 재산의 70%를 소유하고 있는 재벌(배트맨)이나,태어날 때부터 초인인 외계인(슈퍼맨)은 어디로 가고 이런 칙칙한 영웅들이 주목을 받는 것일까? 미국의 만화출판사 마블 코믹스(이하 마블)가 만든 ‘어두운 영웅’들이 같은 만화출판사 DC 코믹스(이하 DC)의 ‘밝은 영웅’들을 누르고 인기 캐릭터로 부상하고 있다.감독들이 줄줄이 은퇴하거나 주연 배우 크리스토퍼 리브가 낙마 사고를 당하는 ‘슈퍼맨의 비극’ 징크스 탓에 후속 영화화가 힘든 ‘슈퍼맨’ 시리즈나,점점 진부해지는 ‘배트맨’ 시리즈 등 ‘DC 영웅’에 비하면 ‘마블 영웅’의 약진은 더욱 두드러진다. 2000년 영화 ‘엑스맨’은 미국에서만 1억 6000만달러,지난해 ‘스파이더맨’은 4억달러,2003년 ‘데어데블’은 개봉 7주만에 1억달러의 수익을 챙겼다.원작자인 마블은 영화·비디오·DVD·게임·캐릭터 사업 등으로 지난해만 2억 9000만달러의 수익을 기록했다. ●완벽한 배트맨·슈퍼맨 정 안가 칙칙한 영웅들의 기원은 195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50년대 미국 만화계는 미국만화윤리위원회(CCA)와 CCA의 입맛에 맞는 DC의 ‘도덕적이고 고결한 영웅’들에게 지배되고 있었다.그러나 당시 10대들은 찔러도 피 한방울 안 나올 것 같은 완벽한 영웅들에게 이미 싫증을 느끼고 있었다.더욱이 60년대 베트남전의 영향은 ‘세계 평화를 지키는 미국’에 대한 회의를 불러일으키면서 DC의 고전적인 영웅 몰락에 일조했다. 이에 ‘마블 코믹스’의 작가 잭 커비와 스탠 리는 인간적인 모습을 한 ‘마블 혁명’(Marvel revolution)을 기도한다.이들은 61년 첫 야심작인 상처받은 영웅 ‘팬태스틱 포(Fantastic four)’로 충격을 안겨주었다.네 명의 영웅은 우주광선에 노출되어 투명능력 등 초능력을 얻지만 마음은 일반인과 다를바 없어,서로 질투하고 배신당하며 괴로워한다. 그 뒤 나온 ‘헐크(The incredible hulk)’의 브루스 박사는 어떡하든 정상인으로 돌아가려 하는 다중인격의 초록색 괴물.또 ‘엑스맨(X-men)’은 사회에서 위험 인물로 차별당하는 돌연변이들 이야기이다.우연히 방사능 거미에게 물려 초인이 된 ‘스파이더맨(Spider-man)’은 생활비를 위해 자신의 사진을 언론에 팔고 다닌다. ●이성문제 고민 스파이더맨에 더 매료 ‘엑스맨’의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엑스맨은 어둡고 신랄하다.”면서 “이들이 만인을 설득하는 정서는 바로 고독”이라고 분석한다.예나 지금이나 정당한 대접을 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10대 소년들이 상처투성이 초인들에게 공감한다는 것이다. SF 평론가이자 작가인 존 클루트는 “‘박해 당하는 초인들’은 이미 1940년대∼50년대 초 SF 장르에서 넘쳐났다.”면서 “10대 주인공이 특정한 계기를 통해 초인이 된 뒤 일반인들에게 부당한 대접을 받는 설정은 이미 검증받은 감정이입 장치”라고 분석했다. 마블 식 어두운 영웅의 절정은 ‘데어데블(Daredevil)’.스파이더맨이 겪은 재정·애정 문제에 헐크의 자기정체성 혼란,엑스맨의 차별과 고독 등 기왕의 영웅들의 약점을 모두 모아놓은 데다,시각장애라는 육체적인 약점까지 지닌 ‘초인’이다.미국과 한국에서 개봉 첫주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은 ‘데어데블’의 뒤를 이을 영웅은 어떤 모습일까? 할리우드는 현재 ‘팬태스틱 포' 등 마블이 만들어낸 또다른 어두운 영웅 이야기 10여편을 영화화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글 채수범기자 lokavid@ 그래픽 김송원기자 oksong@ 약한 영웅 키워낸 마블社 ●70년대초 안티히어로 붐 이끌어 마블의 전성기는 1960년대.마블의 작가 잭 커비와 스탠 리는 60년대초 스파이더맨,헐크,엑스맨,데어데블에 이어 66년 사상 최초의 흑인 영웅 ‘블랙 팬더’를 등장시켰다.‘블랙 팬더’는 독립시리즈로는 2년 후에 무너졌지만 ‘루크 케이지’ ‘블레이드’ 등 흑인 소년들이 열광하는 영웅들의 원조가 되었다.이후 마블은69년 ‘팬태스틱 포’의 악당을 주인공으로 삼은 ‘닥터 둠’ 시리즈를 내고 70년대 초 안티 히어로 붐을 이끌어 나간다. 원래 엑스맨의 주연급 캐릭터인 ‘울버린’은 ‘헐크’의 단역이었고,각종 화기로 갱들과 맞서 싸우는 ‘퍼니셔’도 ‘스파이더맨’의 조역이었다가 독립시리즈 주인공으로 떠오른 안티 히어로다.이들은 세계평화 같은 것에는 관심없이,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거리낌없이 했다.평론가들은 “감춰진 욕망을 해소하는 하급문화의 실체”라며 비난했지만,안티 히어로 붐은 72년 ‘대부’ 등 영화까지 이어졌다. ●80년대 경쟁社 배트맨 히트로 고전 70년대 들어 잭 커비가 DC로 가버리자 마블은 침체기에 접어든다.나이 든 팬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내놓은 시도들이 번번이 실패하자 당황한 마블은 ‘스타 캐릭터 종합선물상자’ 전략을 내세운다.DC와 합작해 ‘슈퍼맨 대 스파이더맨’ ‘배트맨과 헐크’ 등의 작품들을 내놓은 것.이들은 일시적으로는 호황을 누렸지만 전반적인 질 저하로 대다수 팬들로부터 외면당하는 계기가된다. 80년대가 되자 마블은 가뜩이나 상처가 많은 마블 영웅들에게 복잡한 내면의 고민을 주입한다.영웅들은 “거대한 힘에는 거대한 책임이 따른다.”(스파이더맨)는 식의 무조건적인 정의수호 대신 “내가 왜 여기서 이 짓을 할까.” 심각하게 고민한다.‘데어데블’은 이제 악당보다 더 파렴치한 방법으로 악당들을 제거하며 성인 독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는다. 그러나 DC가 한수 위였다.‘배트맨:다크 나이트 리턴즈’나 ‘킬링 조커’ 등으로 영웅뿐만 아니라 악당들의 내면세계에도 조명을 들이댄 것.88년 영화 ‘배트맨’이 히트하면서 DC의 위세는 더욱 커졌고,마블은 장난감이나 캐릭터 사업 등 ‘변죽’에서 돌파구를 찾아 제 무덤을 팠다. ●캐릭터들 영화 진출로 부활 90년대 들어 마블은 ‘어스 X’ 등의 ‘X’ 시리즈와 ‘얼티메이트 스파이더맨’ 같은 ‘얼티메이트’ 시리즈 등 컬러와 그래픽을 강조한 작품들로 인기를 모으지만 역부족이었다.결국 파산위기에 몰려 마블 영웅들의 저작권을 할리우드에 싸구려로 넘긴다. 역설적이게도 그 결과는 대성공.‘블레이드’ ‘엑스맨’ ‘스파이더맨’ ‘데어데블’ 등이 큰 성과를 올리자,할리우드에서는 ‘엑스맨 2’ ‘헐크’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고스트 라이더’ ‘팬태스틱 포’ ‘블랙 팬더’ ‘실버 서퍼’ ‘아이언맨’ ‘아이언 피스트’ 등이 줄줄이 영화화를 준비 중이다. 채수범기자
  • “엑스멘은 인형 아닌 완구”美관세 12%서 6.8%로 줄어

    |뉴욕 연합|공상과학영화 엑스멘(X-men)에 나오는 늑대인간 ‘울버린’을 포함한 돌연변이 초능력인간 ‘엑스멘’이 “인간이 아니다.”라는 판정이 내려져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 판정을 환영하는 측은 중국으로부터 엑스멘 모습의 완구를 들여오면서 이것이 인형이라는 이유로 12%의 관세를 부과받은 완구회사 토이비즈.토이비즈는 미국 관세청이 엑스멘을 ‘인형(Dolls)’으로 분류하자 인형이 아니라 ‘완구(Toys)’로 분류돼야 한다며 관세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것이 괴물,로봇의 모습을 띤 완구가 되면 인형에 대한 수입관세 12%의 절반에 가까운 6.8%의 관세만 물면 된다. 월스트리트저널 2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 송사는 1990년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6년간을 끌어왔는데 최근 뉴욕국제무역법원의 주디스 바질레이 판사는 토이비즈의 입장을 받아들여 울버린과 엑스멘이 ‘비인간’이라는 판정을 내렸다. 토이비즈는 그간 촉수와 동물의 발톱,로봇 팔다리와 날개가 있는 엑스멘이 어떻게 인간이냐고 항변해 왔으며 관세청은 그것이분명히 인간의 모습을 한 인형이라고 주장해 왔다.
  • 추석연휴 볼만한 영화7편 “가족 손잡고 극장 나들이 어때요”

    추석연휴 볼만한 영화7편 “가족 손잡고 극장 나들이 어때요”

    추석연휴는 극장가의 변함없는 ‘황금 대목’이다.그러나 올해는,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기선을 제압하던 예년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일찌감치 한가위 특수를 노리고 야심차게 제작한 한국영화들이 일제히 쏟아져 나와 맞대결을 벌인다.‘크기’로 승부수를 띄운 할리우드산,코미디·멜로·SF 등 다양한 장르로 관객몰이에 나선 한국영화 등 연휴 극장가를 후끈 달굴 화제작 7편을 골랐다. ◆ 가문의 영광 ▲감독,배우,장르=정흥순,정준호 김정은 유동근,액션 코미디 ▲어떤 영화=무식한 조폭 집안의 3형제가 여동생(김정은)만큼은 ‘가방끈 긴’남자한테 시집보내고 말리라,팔소매를 걷었다. 벤처기업 사장 박대서(정준호)가 이들의 타깃이 된 건 순전히 서울대를 수석 졸업했기 때문.‘서울대 출신 사위 만들기’를 모토로 한,엎치락뒤치락 배꼽잡는 상황극. ▲감상포인트=내숭과 사투리 연기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김정은.‘빤짝이’양복에 호남사투리를 ‘겁나게’구사하는 조폭 집안의 맏아들 유동근. ◆ 연애소설 ▲감독,배우,장르=이한,차태현 이은주손예진,멜로 ▲어떤 영화=스무살 즈음에 있음직한 세 청춘남녀의 ‘우정과 사랑 사이’.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던 지환(차태현)은 손님으로 온 수인(손예진)경희(이은주)와 좋은 친구가 되기로 한다.그런데 선머슴같은 경희와의 사이에 조금씩 분홍빛 감정이 싹튼다. ▲감상포인트=차태현의 어른스러워진 유머감각,모처럼 생기발랄해진 이은주의 표정연기. ◆ 오아시스 ▲감독,배우,장르=이창동,설경구 문소리,멜로 ▲어떤 영화=전과3범인 남자와 중증 뇌성마비를 앓는 여자의 유쾌하고도 절절한 사랑이야기.▲감상포인트=한순간도 리얼리즘에서 벗어나지 않는 ‘이창동식’판타지.혀가 내둘릴 만큼 실감나는 문소리의 장애인 연기. ◆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감독,배우,장르=장선우,임은경 김현성,SF액션 ▲어떤 영화=‘매트릭스’를 동양식 버전으로 리바이벌 했다고나 할까.중국집배달부 주(김현성)가 게임에 접속한다. 성냥팔이 소녀(임은경)를 ‘원작대로’얼어죽게 만드는 게 게임의 법칙.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액션이 끊임없이 펼쳐진다. ▲감상포인트=SF영화 속에서 선문답을 주고받는 낯선 체험을 하고 싶다면.한국산이 의심스러울 만큼 업그레이드된 컴퓨터그래픽. ◆ 레인 오브 파이어 ▲감독,배우,장르=롭 바우먼,매튜 매커너히·크리스찬베일,SF액션 ▲어떤 영화=서기 2084년을 배경으로 불뿜는 용과 인간의 사투를 만화처럼 그렸다. 고대 생명체인 익룡이 공격해 오자 지구는 핵으로 맞서다 폐허가 된다.어린시절 익룡에게 어머니를 잃은 퀸(크리스찬 베일)은 생존자를 모아 복수를 노린다. ▲감상포인트=뻔한 줄거리를 빛나게 포장해 낸 회화적 화면장치,선과 악을 가르는 생생한 캐릭터 묘사. ◆ 로드 투 퍼디션 ▲감독,배우,장르=샘 멘데스,톰 행크스,누아르 ▲어떤 영화=마피아 조직에 몸담고 있지만 두 아들에게는 따뜻하고 든든한 아버지이고 싶은 중년남자 마이클(톰 행크스).어린 아들이 마피아 두목 아들의 살인 장면을 목격하는 바람에 가족이 몰살당하자 복수의 칼날을 세운다. ▲감상포인트=갱스터물의 폭력성이 아름다울 정도로 미술적 가치가 돋보이는 화면구도.부정(父情)에 목숨건 톰 행크스의비장한 액션. ◆ 파워퍼프 걸 ▲감독,장르=크레이그 맥크라켄,애니메이션 ▲어떤 영화=한과학자의 넘치는 실험정신 덕에 초능력을 갖고 태어난 세 꼬마 소녀가 주인공.광속으로 하늘을 날고 눈에서 레이저빔을 발사하며 악당 원숭이에 맞선다. ▲감상포인트=천진하고 화려한 ‘아동용’액션,어른들이 봐도 충분히 재미있는 수준높은 위트. 황수정기자 sjh@
  • 축제속으로/춘천 인형극제-여수 국제청소년축제-대전 사이언스 페스티벌

    본격 휴가철을 맞아 전국의 바다와 계곡 등지는 피서 인파로 북새통을 이룬다.그러나 극심한 교통정체와 바가지 상혼 등으로 피서길이 고생길이 되기일쑤다.때마침 가족들과 단란하게 즐길 수 있는 여름방학 축제들이 선보여 소개한다. ■춘천 인형극제-사랑·꿈 주는 동심의 잔치 “어린이에게 꿈을,모두에게 사랑을….” 작지만 아름다운 도시 강원도 춘천에서 인형을 주제로 한 ‘춘천인형극제 2002’가 열려 방학을 맞은 동심을 유혹한다.올해로 14회째를 맞는 이 인형극제는 아시아 최고 권위를 자랑한다. 춘천인형극제는 오는 8∼15일 인형 전용극장인 ‘물의나라 꿈의나라’와 ‘강원도립화목원’ 등에서 화려하게 펼쳐진다.국제 대회인 만큼 스페인,홍콩,싱가포르,프랑스,체코,일본 등 6개국에서 7개 극단이 참여한다.해외의 수작을 국내에서 감상할 수 있는 놓칠 수 없는 기회다. 국내에서는 35개 전문 인형극단과 22개 아마추어 인형극단이 참가해 꿈의 공연을 펼친다. 해외작품 가운데 스페인 아볼르인형극단의 ‘꿈’과 홍콩 밍리시어터 극단의 ‘홍콩의 전설’,프랑스 푸펠라노규 인형극단의 ‘내친구 곰인형 찾기’등은 어린 자녀는 물론 부모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명작으로 꼽힌다. ‘홍콩의 전설’은 4개의 짧은 인형극으로 구성된 작품으로 그림자극의 진수를 선보이게 된다.‘꿈’과 ‘내 친구 곰인형 찾기’는 스토리 위주의 다른 작품과는 달리 이미지 위주의 작품들로 어른들이 보아도 손색이 없다. 자연과 동심이 숨쉬는 어린이축제의 장소인 강원도립화목원에서는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펼쳐진다.전시,체험,놀이,공연으로나누어진 어린이축제는 직접 참여해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대부분이어서 흥미를 더한다.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공모한 ‘내가 그린 인형 그림 전시’와어린이들이 직접 참여하는 ‘어린이 자유 마당’이 마련된다.이곳에서는 어린이 풍물단,어린이 태껸 시범단,어린이 댄스 스포츠 시범단 등이 나서 기량을 뽐낸다. 지난 99년부터 행사 때마다 열고 있는 ‘인형극 견본시’(Puppet Theatre Market)도 활기를 띨 전망이다.인형극 견본시는 참가 인형극단마다 홍보 부스를 별도로 마련하고 공연기획자,대형 유치원·백화점 공연장 담당자 등을 초청해 상담·섭외·계약 체결의 시장을 열어 인형극을 상품 시장과 연계시킨다.‘세계 속의 축제’를 지향하는 춘천인형극제가 인형극의 전국 유통창구로서의 기능을 과시하는 행사이기도 하다. 춘천인형극제에 참가하는 외국인 공연자들에게 한국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홈스테이 기회도 제공한다. 유치 가정에 문화사절단으로 활동할 기회도 제공하게 될 이번 행사에는 춘천시내 10곳의 가정이 참여한다.개인이 아닌 가족 전체가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면서 자원봉사의 진정한 즐거움을 공유하게 된다. 아마추어 인형극 경연대회는 공식행사 하루전인 7∼8일 별도로 열린다. 입장료는 공식초청공연(해외,국내) 5000원,공식초청공연 이외의 실내공연 3000원이다.춘천인형극제 사무국 (033)242-8450.홈페이지 www.cocobau.com.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 ■여수 국제청소년축제/ 문화 해방촌 우정 한마당 ‘끼가 있고 친구를 좋아하고 꿈을가진 청소년들,오동도로 다 모여라.’ 불볕 더위로 피서 인파가 붐비는 바닷가에 ‘문화 해방촌’이 마련된다. ‘2010 세계박람회’ 후보지인 전남 여수에서 13∼18세의 국내외 청소년 1만 5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세번째 국제 청소년축제가 열린다. 지난 99년 ‘뉴 밀레니엄 축제’로 기획돼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던 이 축제는 인터넷으로 생중계된다. 전남도와 여수시 주관으로 오는 9일부터 11일까지 한려해상국립공원의 기점인 오동도에서 ‘나의 꿈,나의 친구’를 주제로 막이 오른다.3개 공식행사,6개 경연,9개 일반 프로그램으로 짜여졌다. 행사가 시작되면 오동도는 ‘청소년 문화 자치촌’이 된다.참가자 가운데 뽑힌 촌장이 2박3일의 천막생활을 지휘하며 질서유지에 나선다. ◆실력 겨루기- ▲음악 ▲춤 ▲미술 ▲게임 ▲만화 ▲1318퀴즈대회 등 6개 분야에 걸쳐 기량을 다툰다. 음악부문에서 대상인 국무총리상(200만원)을 주고 각 부문별 1명씩 문화관광부장관상을 수여한다.지난해 입상자 10명이 대학 특기자로 입학했다.모두 31개팀에 시상하며 상금만도 2050만원이나 된다. 전국 9개 권역에서 예선을 거쳐 올라온 20개팀이 음악(록·헤비메탈)과 춤에서 재능을 뽐낸다.미술은 30개팀이 자유 주제로 패널 작품을 만든다.게임은 32명이 ‘포트리스2’로 승자를 가린다. ◆우정의 한마당-청소년들이 바라보는 세상을 주제로 발표하기(3분씩 20명)가 있고 오동도 앞바다에서는 박람회 여수 유치를 기원하는 레이저·불꽃 잔치가 열기를 더한다.중국·일본·영국·루마니아·미국 등 해외 5개국 8개팀(50여명)이 함께하는 초청공연,영·호남 학생 만남의 장,인기가수 초청공연,만화영화 주인공 복장을 한 상황재현극 등이 있다. ◆백배 즐기기-사이버관에는 최신형 컴퓨터 50대가 준비된다.축제 홈페이지(yyfestival.com)에 접속해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고 오락관에서는 비디오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주변 관광지-오동도에는 동백꽃과 용굴,등대가 있다. 무술목·방죽포 해수욕장,수산 종합관,공룡 화석지인 사도,동·식물의 보고인 거문도와 백도,충무공 유적지인 진남관과 흥국사,선소 등이 있다.(062)227-3410,607-4616. 광주 남기창기자 kcnam@ ■대전 사이언스 페스티벌/ 한여름에 눈 실컷 구경 열기구 타고 시내 관광 “눈이 마구 쏟아지네요,밖에는 지금 불볕 더위가 한창인데….” 오는 9∼18일 대전엑스포과학공원에서 열리는 ‘대전사이언스 페스티벌’에서 이같은 이색 체험을 만끽할 수 있다. ‘눈 내리는 여름길’이라는 이벤트에서는 길이 13m,폭 5.5m,높이 3m의 터널에서 눈을 쏟아낸다.냉각 공기를 이용,인공 눈을 뿌려 겨울속 거리를 연출하는 것.크리스마스 캐럴 등 경쾌한 겨울 노래와 매서운 바람소리가 어우러져 겨울 분위기를 한껏 자아낸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열기구를 타고 공중으로 30m를 날며 대전시내 전경을 감상할 수도 있다. 행사장 앞 갑천에서는 충남대 선박해양학과 학생들이 만든 인력선(人力船)들이 물살을 가르며 경주를 벌인다.관람객들도 10∼17일 과학공원내 연못에서 이 배를 탈 수 있다. 인체과학전시관인 ‘보디 월드’(Body World)는 어린이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코 모형속에서코고는 소리를 듣고 귀·뇌·혀·눈 등 인체의 신비를 배울 수 있다. 전통 의학과 기(氣)를 과학과 접목시킨 이벤트도 열린다.고열이 나거나 체했을 때 가정에서 취할 수 있는 응급조치를 알려주고 연인·친구 등과의 ‘텔레파시 궁합보기’,자신의 능력을 테스트해 보는 염력과 초능력 체험도 재미를 더해준다. 인터넷게임 중독을 치료해 주는 클리닉이 운영되고 대덕연구단지를 돌아보는 탐방코스도 재미를 돋운다. 어린이들을 위해 높이 14m의 인조나무와 함께 옹달샘,분수 등으로 구성된 쉼터도 만들어진다.나무로 달팽이,잠자리,매미 등을 만들거나 훈민정음을 목판으로 찍어보는 프로그램도 있다. 국내 10여명의 작가들은 9∼13일 엑스포과학공원에 어울리는 각종 조형물을 설치하며 퍼포먼스를 벌인다. 철도청은 이번 행사와 관련,12∼18일 서울∼대전간 사이언스페스티벌 관광열차(서울역 오전 8시10분 출발)를 운행한다. 입장료는 어른 2500원,어린이 500원이며 과학공원내 3개 전시관까지 관람할 경우 어른 5500원,어린이 3000원이다.(042)866-5101.대전 이천열기자 sky@
  • MGM, 납량특집 영화시리즈 방영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의 종합 영화채널 MGM은 새달 3일부터 31일까지 매일 새벽1시 ‘논스톱 호러특집 영화’를 방영한다. 3일 초능력 소녀의 분노와 복수를 그린 ‘캐리’를 시작으로 4일부터 7일까지는 오래된 저택에서 일어나는 미스터리를 다룬 ‘하우스’시리즈 4편을 방송한다.15ㆍ16일에는 괴생물체와 인간의 사투를 그린 ‘스피시즈’1ㆍ2편,31일에는 공포영화의 걸작 ‘양들의 침묵’을 준비했다.
  • [사설] ‘票心 급변한다’

    대한매일 선거보도 분석위원회의 6·13 지방선거 분석결과(17일자 보도)에 따르면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표심(票心)이 이슈에 따라 급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특히 수도권지역의 전문직·고학력층이 사회적 현안에 매우 민감하게 표심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실제로 최근 몇몇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가 40대에 이어 30대의 지지율에서도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에게 뒤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무엇보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역전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한다. 노풍(盧風)의 동인이었던 30,40대가 등을 돌린 이유는 그에 대한 실망감일 것이다.구 시대의 판에 박힌 듯한 정치행태에 염증을 느껴온 이들 세대에게 노 후보는 변화의 ‘희망’이었을 것이다.노풍이 단숨에 ‘대세론’을 뒤흔들어 버리는 위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국민적 갈망을 빼놓고서는 설명할 길이 없다.그러나 노 후보는 지방선거과정에서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공당의 대통령후보자로서 절제와 금도(襟度)의 자세를 보여주지 못했고,뭔가덤벙대는 모습으로 유권자들에게 다가섰다.또 대통령 아들들의 비리혐의에 대해서도 어정쩡한 모습을 취해 생각이 뭔지를 명쾌하게 보여주지 못했다.나아가 ‘현장의 언어’라는 이유로 그나마 얼마 남아있지 않은 정치의 품위를 스스로 떨어뜨린 결과가 당의 참패와 노풍의 실종으로 귀결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이회창 후보측도 선거결과를 자신에 대한 지지로 확대 해석해서는 안된다.노 후보의 이탈표가 이 후보 쪽으로 이동하지 않고 대다수가 여전히 부동층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한나라당은 특히 민주노동당의 급부상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그것은 새로운 정치질서를 바라는 민심이 표로 얼굴을 드러낸 결과물인 까닭이다.반사이익을 챙기는 네거티브 전략에서 벗어나 수권능력을 보이고 국가비전을 제시하는 것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민심은 참으로 두렵다는 생각이 든다.평소에는 가만히 있으나 계기가 주어지면 질풍노도와 같이 그 마음을 드러낸다.초능력의 힘을 발휘한다.위정자나 공직자는 성난 민심이 언제든 자신을 적으로 돌릴 수 있다는 겸허함으로 늘 옷깃을 여며야 할 것이다.
  • 블록버스터들 잰걸음 ‘상륙’

    미국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유난히 잰걸음으로 국내 극장가를 찾아오고 있다.월드컵의 열기가 달아오르기 전에서둘러 간판을 걸겠다는 전략에서이다.당장 오는 5월3일에만도 흥행 우열을 점치기 힘든 2편,‘위 워 솔저스’(We Were Soldiers)와 ‘스파이더 맨’(Spider Man)이 격돌한다. ◆ 위 워 솔저스 ‘죽은 자(者)만이 전쟁의 끝을 본다’고 플라톤은 말했다.이야기를 만들고 기억하는 건 살아있는 자들의 몫이어서일까.할리우드의 전쟁 이야기는 끝날 줄을 모른다. 멜 깁슨이 주연한 ‘위 워 솔저스’는 30여년전 베트남전으로 새삼 시선을 옮겼다.1965년 베트남과의 전면전에 앞서 미국은 헬기 공습 시험전에 공수부대를 파견한다.395명의 풋내기 병사들을 이끌고 무어 중령(멜 깁슨)이 ‘죽음의 계곡’으로 알려진 아이드랑 협곡으로 뛰어든다. 영화는 생사를 넘나드는 72시간의 전투 과정을 담담히 순차적으로 그려내는 데 주력했다.‘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처럼 기록화인 듯 실감나는 전장(戰場)의 정밀묘사를 기대해서는 곤란하다.이름없이 죽어간 젊은 미군들의 모습을 후일담처럼 복원한 영화는,생사게임을 벌이는 개개인 ‘전사’(戰士)들의 살떨림보다는 가족을 떠나오고 떠나보내는 ‘인간’의 밑바닥 정서에 초점을 맞췄다.본격 전쟁액션을 표방하면서도 총성을 들려주기까지 근 1시간을 군인가족들의 심리 및 상황 묘사에 머문 건 그래서인 듯하다. 멜 깁슨 말고는 이렇다하게 도드라진 등장인물은 없다.할리우드 전쟁영화들이 두고두고 받아온 비난,즉 과도한 1인 영웅주의에 대한 시비를 의식해서일까.극을 주도하는 멜깁슨은 끝까지 살아남지만 영웅으로 홀로 우뚝 서지는 않는다.그러고 보면 미국 중심 이데올로기만 일방적으로 강요하지 않았다는 의도적 설정도 눈에 띈다. 그러나 과잉 감상주의가 전쟁액션의 기본 미덕인 박진감을 주저앉히기 일쑤다.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한 법.느린 화면의 육탄전 묘사가 너무 잦아 비장감을 오히려 반으로 꺾어놓는다.전사 통지서를 받아들고는 너나없이 하나같은 반응을 보이는 아내들의 모습을 일일이 복습시키듯 스크린에 풀어놓은 것도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브레이브하트’,‘진주만’의 각본을 쓴 랜달 월레스 감독. ◆ 스파이더 맨 누가 자꾸만 까닭없이 지분거릴 때 어디서 엄청난 초능력이라도 전수받아 한방 먹여버리면 좋겠다는 생각,누구나한번쯤 해봤을 거다.‘꿈의 공장’ 할리우드가 이런 탐스러운 사냥감을 그냥 둘 리 만무할 터.미국 본토와 동시개봉하는 ‘스파이더 맨’은 할리우드가 잊을 만하면 쏟아내놓는 슈퍼맨류 블록버스터의 계보를 잇고 있다. 하늘을 가르는 거미가 ‘해결사’로 나선다.가난한 삼촌네에 얹혀사는 피터(토비 맥과이어).뭐 하나 내세울 게 없는 보통 고교생이다.옆집 사는 메리제인(크리스턴 던스트)을 10년 넘게 흠모했지만 뿔테 안경 너머 어리버리 웃는 게장기인 그에게 로맨스는 어림도 없다. 그런 피터가 하루,실험실 거미에 꽉 물리고부터 이상하게변모해 간다.안경을 벗어던지고,자기를 밥 취급해온 친구들을 혼쭐내고….제목 그대로 인간거미가 된 피터가 영웅적 무공으로 악당과 한판 사투의 수순을 밟으리란 걸 예견하긴 어렵잖다. 뭐니뭐니해도 눈길을 뺏는 건 현란한 와이어 액션.하얀 거미줄을 내뿜으며 뉴욕 마천루들 사이를 번지점프하듯 헤집는 거미인간은 중력에 묶인 관객들의 오랜 향수를 달래주기에 손색없다. 스토리 자체는 색다를 게 없다.우연히 초능력을 하사받은한 사내가 정체를 감춘 채 여자를 헷갈리게 하고,악당과의 대격돌로 도시는 쑥대밭되고,언론은 이 초인이 흑이냐 백이냐를 놓고 옥신각신대고….슈퍼맨,배트맨 등 선배들의궤적을 스파이더맨은 복제하다시피 되밟고 있다.만화가 나온 지 40년만에 영화화는 처음인데도 자꾸만 리메이크로느껴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런 얘기들은 두고두고 먹힌다.고층빌딩 숲에서더욱 창백해진 사람들에겐 여전히 대리만족이 필요한 걸까.유례없는 한국영화 강세 틈에서 스파이더맨이 또다시 흥행기류를 탈지 두고볼 일이다.샘 레이미 감독. 황수정기자 손정숙기자
  • 원성스님 시나리오 작가 데뷔

    수필집 ‘풍경’ ‘거울’ 등으로 잘 알려진 원성(圓性·30)스님이 상업영화의 시나리오 작가로 데뷔한다. 영화제작사 ‘시네마 풍경’(대표 유혁주)은 16일 초능력을 가진 어린 소년의 이야기를 동화풍으로 그린 ‘어린 왕자’(가제)를 영화화하기로 하고 올해 초 원성 스님에게시나리오를 맡겼다고 밝혔다. 황수정기자 sjh@
  • 포커스 이사람/ ‘공무원 風水’ 모종수씨

    “명당(明堂)은 아무에게나 돌아가는 것이 아닙니다.생전에 적선(積善)과 적덕(積德)을 많이 한 사람만이 갈 수 있는것입니다.” 현직 공무원이면서 풍수가(風水家)로 유명한 모종수(牟鍾守·48·과천시 선거관리위원회 사무국장·4급)씨.그는 ‘명당’이 실재(實在)하긴 하지만 지체가 높거나 돈많은 부자라고 해서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평소 선과 덕을 쌓아야 가능한 일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그는 일간지 부음란을 보거나 전화 목소리만 들은 뒤 1냥짜리 순금 추 하나만 이용하면 상대방 조상 묘자리의 길흉과후손들의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는 ‘초능력’ 소유자로 알려져 있다.요즘은 추 대신 자신의 ‘손’을 사용하는 그의 이름 앞에 ‘한국판 유리 겔러’나 ‘초능력 풍수가’란 수식어가 따라붙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모씨는 공무원 신분인 만큼 민감 그 자체인 연말의 대선 전망과 특정 후보들의 풍수운에 대해서는 철저히 함구했다.다만 풍수학을 하는 ‘지관(地官)’ 입장에서 주요 관청 청사(聽舍)의 입지 적합성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있다며 ‘청와대 이전’ 등 몇몇 사항을 지적했다. “현재 인왕산을 등지고 있는 청와대는 꿩의 오른쪽 날개중간쯤인 ‘새터’에 해당됩니다.이런 지형은 옛부터 절을세워도 흥하지 않을 정도로 흉지로 꼽힙니다.게다가 기(氣)가 너무 세 각종 사고가 이어지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그는 청와대 터가 좋지 않다는 이런 자신의 주장은 국내 풍수가들 다수의 견해와 일치하고 있다고 덧붙인다. 그는 또 정부 과천청사 역시 화기(火氣)가 강한 관악산과너무 가까워 좋은 위치가 아니라고 평했다.반면 서울 광화문의 정부 중앙청사는 인왕산을 등진 상태의 동향(東向)으로서울의 주산인 인왕산과 좌우의 북한산 남산 기운까지 모두받고 있는 국내 청사 가운데 최고의 입지라고 극찬했다. 이런 연유 등으로 정부청사는 광화문쪽 한 곳으로 통합되어야 한다고 지적한 뒤 현재 여건상 통합이 어렵다면 우선 과천청사에 있는 재경부나 예산처 등 경제 부처만이라도 중앙청사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 나라의 올해 국운(國運)과 통일 전망 등에 대해선 “월드컵을 계기로국운이 크게 상승하며,나아가 세계를 주도할 강대국으로 거보(去步)를 내딛게 될 2025년 전후에 남북간 통일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풍수와 관련해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그는“최근 국토개발을 명분으로 산허리를 무차별적으로 동강내는 등의 이른바 ‘난개발’은 기본적으로 풍수를 고려치 않아 비롯된 것”이라며 “대규모 개발에는 반드시 전문가를위촉해 주변 풍수에 대한 평가작업을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풍수가 매장문화를 부추겨 전 국토의 묘지화에 앞장서지 않느냐는 말에 “가족묘원 제도나 5대조 이상 화장 의무화 등을 병행하면 문제를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21세개 한국행정의 비전’ 세미나/ 공무원 업무능력, 전자정부 추진

    한국행정학회(회장 정용덕)가 주최하고 대한매일신보사와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서울시가 공동 후원한 ‘21세기 한국 행정 및 행정학의 비전’ 세미나가 14일 고려대 정경관에서 막을 올렸다.이틀간 계속되는 이번 세미나에서는 국내외학자들의 연구논문 53편이 발표되고 토론이 펼쳐진다.이 가운데 김명식 중앙인사위원회 인사정책과장의 ‘21세기 행정환경에서 요구되는 공무원의 업무수행 능력’과 정충식 경성대 교수의 ‘전자정부법 제정 과정 및 문제점 분석’을 소개한다. △21세기 행정환경에서 요구되는 공무원의 업무수행 능력 (김명식 중앙인사위원회 인사정책과장). ‘21세기의 공무원은 어떤 업무능력을 갖춰야 할까’ 김명식 중앙인사위원회 인사정책과장은 ‘21세기 행정환경에서 요구되는 공무원의 업무수행 능력’이라는 주제발표를통해 디지털화·세계화·지방화·고령화 등으로 대표되는 21세기의 행정은 기존 패러다임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에직면할 수밖에 없다며 디지털 마인드를 가진 ‘디젤리크래츠(Digelicrats)’가 정부를 이끌것이라고 전망했다.디젤리크래츠(Digital+Elite+Bureaucrats)는 학연·지연 등에 얽매이지 않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고능률을 올리는 창조적 공무원을 일컫는다. 김 과장은 우선 관리자에게 요구되는 업무수행 능력으로 ▲기초능력(조직헌신도,윤리의식,전문가의식,경영마인드,고객지향,자기통제력,적응성) ▲직무능력(정보수집·분석력,전략적 사고력) ▲관리능력(리더십) ▲관계형성 능력(조정·통합력,협상력) 등을 꼽았다.또 실무자는 ▲강한 신념과 성실을바탕으로 한 전문성과 헌신성 ▲다양한 상황을 쉽게 설명하고 자유토론의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는 효과적 의사전달 능력 ▲인터넷과 같은 네트워크 환경에서 서로 협력해 일할 수 있는 정보화 능력 ▲외국어 능력 ▲창의력 ▲친화력 등을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김 과장은 지난 10월말 중앙인사위원회가 실시한 ‘인사제도에 관한 공무원 여론조사’에서 나타났 듯이공무원 스스로도 상위직은 전문지식과 기술의 부족,하위직은 언어와 논리력 부족을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공무원의 업무 수행능력을 21세기에 걸맞게 향상시키려면 우선 직무와 성과 중심의 새로운 인사제도 도입이필요하다고 주장했다.과학적인 직무분석을 하고 성과에 따라 보수를 차등 지급하는 것은 물론 고시에 공직 적격성테스트를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이와 함께 ▲정부조직간,정부와민간부문간 인사교류 활성화 ▲인사담당 행정기구 및 인력의 전문화 ▲인사권리의 분권화 등도 절실한 과제로 꼽았다. 김 과장은 “이미 많은 공무원들은 21세기가 변화할 수밖에 없는 시대라는 인식으로 자신의 능력을 발전시키고 있다”면서 “이제 정부도 공무원의 능력 제고를 통해 정부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자세를 보여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오병남 대한매일공공정책연구소 연구위원 obnbkt@. △ 전자정부법 제정과정 및 문제점 분석 (정충식 경성대 교수). 우리나라는 김대중 대통령 취임 이후 전자정부 구현을 적극화하고 있으나 추진주체를 둘러싼 부처간의 다툼,전자서명과 전자관인 문제 등 적지 않은 문제를 안고 있다고 정충식 경성대 교수가 15일 한국행정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할 논문에서 주장했다. 전자정부 추진은 1993년 미국에서 시작됐다.한국도 지난 2월 전자정부법을 만들어 전자정부 구현을 위한 법적 토대를마련했다.전자정부법을 바탕으로 지식정보화시대의 정부혁신과 행정업무의 효율성 제고 및 행정서비스의 획기적 개선이가능해졌다.그러나 전자정부 추진 주체의 혼란 등 문제점이적지 않다는 것이 정 교수의 주장이다. 이 논문에서 정 교수는 행정자치부와 정보통신부·기획예산처 등 관련 부처들이 전자정부와 관련한 권한 및 업무의 영역 다툼을 벌이고 있다면서 전자정부법을 만들면서도 어느부처가 추진 주체가 되느냐로 첨예한 갈등을 보였다고 밝혔다.정통부는 기존의 정보화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행자부는지난 2월 제정된 법에 따라 신설된 문서감축위원회를 바탕으로,기획예산처는 정부혁신위원회 산하에 만들어진 전자정부특별위원회를 이용해 각각 전자정부 구현에 주도권을 행사하려 한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전자서명과 전자관인의 문제에 대해서도 행자부와 정통부가 대립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전자정부법에는행자부의 의견대로 전자관인제가 도입됐다. 그러나 전자관인은 민간부문에서 현재 활용하고 있는 전자서명법상의 전자서명과 같은 기능을 갖고 있다.정통부는 이에따라 전자서명의 적용대상을 정부·공공·민간 등 전분야로확대 해석하고 있다.그러나 행자부는 공무원이 공적인 업무에 사용하는 전자인증수단은 반드시 정부가 인증하는 전자관인이거나 ‘전자결재서명’ 등 별도의 명칭을 갖는 새로운인증수단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전자서명과 전자관인이 이처럼 혼용되고 있어 정부부처에서 일하는 실무자들은상당한 혼란을 겪고 있다. 정 교수는 이러한 혼란을 막고 전자정부의 구현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전자관인을 ‘행정전자서명’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아울러 행자부와 정통부의 발급권 다툼도 국익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창순 대한매일공공정책연구소 연구위원 cs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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