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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리뷰] 디토 페스티벌 개막 콘서트

    [공연리뷰] 디토 페스티벌 개막 콘서트

    조슈아 벨(42)만큼 바이올린의 개성을 잘 드러내는 연주자가 또 있을까 싶다. 과시적인 음량과 화려한 색채로 청중을 압도하는 걸 즐기는 여느 바이올리니스트와는 달리 벨은 이런 ‘마초성’을 쏙 빼낸다. 이 지점에서 느낄 수 있는 벨만의 담백함이 참 좋다. 22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벨과 영국의 실내악단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 협연은 벨의 개성을 확인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디토 페스티벌의 개막 콘서트였다. 벨은 활의 장력(張力)을 한 음 한 음에 정교히 안배해 냈다. 어디 한곳 얼버무리지도, 불필요한 소리를 내지도 않았다. 그만큼 벨은 구석구석 공을 들일 줄 아는 꼼꼼한 연주자다. 그러면서도 자연스럽다. 조심스럽게 접근하며 미묘한 뉘앙스를 풍긴다. 벨이 부분에만 천착하지 않고 전체적인 균형미를 볼 줄 아는 연주자라는 방증일 터. 절제력은 그의 주무기다. 벨의 비브라토(악기의 소리를 떨리게 하는 기교)는 차지기보단 담담했다. 손발이 오그라드는 떨림으로 ‘느끼함’을 배가시키는 다른 연주자와는 달리, 벨은 관객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다. 품격이 있다. 그의 연주에 대해 음량이 작다, 무미건조하다는 비판도 있지만 적어도 이날 공연은 그렇지 않았다. 그의 멘델스존은 딱 적당한 수준의 열정과 에너지가 느껴졌다.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았다. 특히 한국 관객을 위해 직접 편곡했다는 카덴차(협주곡에서 연주자가 독주로 선보이는 기교적이고 화려한 부분)는 공연의 별미였다. 다만 오케스트라와의 앙상블이 거슬렸다. 2악장에서는 현(玄)과 관(管)이 엇갈렸고, 특히 호른과 트럼펫은 제 역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벨과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가 함께한 베토벤 교향곡 7번은 날렵하고 당당했다. 이 곡은 2관 편성(목관악기가 각각 2개씩 배당되는 규모)이다. 보통 30~40명의 현악주자들이 함께해 전체 규모가 50~60명에 이르지만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의 현악 주자는 24명에 불과했다. 기존 연주에 비해 덜 풍부한 음색은 불가피한 결과였다. 그래도 “베토벤 시대에는 고작 30여명이 교향곡 7번을 연주했다.”고 벨은 강조한다. 하지만 바이올린 파트가 과하게 돋보이다 보니 전체적 조화에 균열이 생겼고, 곡 특유의 리듬감보다 화려함에 집착해 쉽게 물렸다. 말 그대로 바이올린 파트의 독무대였다. 첼로와 더블베이스의 소리도 너무 묻혔다. 관도 흡족할 수준은 아니었다. ‘양적 고증’은 있었지만 ‘질적 고증’은 부족한 느낌이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얼짱·탤런트는 잠시 안녕 ‘구 감독’이라 불러주세요

    얼짱·탤런트는 잠시 안녕 ‘구 감독’이라 불러주세요

    ‘1984년생. 인터넷 얼짱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 2002년 TV 광고로 데뷔. 이후 시트콤 ‘논스톱’을 시작으로 드라마 ‘열아홉 순정’, ‘왕과 나’, ‘꽃보다 남자’에서 열연, 주연급 청춘 스타로 급성장….’ 배우 구혜선(26)의 이력이다. 순수하고 깜찍한 외모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해 서서히 연기력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는, 어찌보면 톱스타의 전형적인 공식을 따르고 있는 배우다. 그래서였을까. 평범한(?) 톱스타에 만족할 수 없었던지 이름 앞에 제대로 된 ‘영화감독’이란 수식어를 붙이고 나타났다. 24일 개봉하는 ‘요술’을 들고서다. 전에도 단편을 한 작품(‘유쾌한 도우미’) 만들었지만 장편영화는 처음이다. 지난 18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나 영화감독 도전기를 들어봤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보며 26년간 감독 꿈꿔   기 다른 이들은 ‘겉멋’ 때문에 영화감독이 됐다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지만 정작 구혜선은 26년을 준비했다고 말한다. 어린 시절부터 영화가 그렇게 좋았단다. 가장 인상깊게 본 영화는 고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전쟁 중 악해질 수밖에 없었던 한 여성(스칼렛 오하라)의 삶, 하지만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른다.”고 희망을 버리지 않는 모습에 반해 며칠 속을 앓았다고 했다. 이 고전은 소녀 구혜선에게 영화감독의 꿈을 키워줬다. ‘러브레터’의 감독 이와이 슌지는 구혜선이 가장 좋아하는 감독. 소녀의 감성과 청춘의 감수성을 너무나 잘 다루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무릎을 쳤다. 그래, 나도 이렇게 소녀의 감성, 청춘의 감수성을 다룬 영화를 만들어 보자. 사춘기 감수성 ‘음악’으로 풀어내   승 우리의 청춘. 뭔가 다를 게 없을까. 곰곰히 생각해 봤다. 구혜선이 중점을 뒀던 건 ‘소통’이었다. 아직 성숙하지 않은 사춘기 소년과 소녀들. 그래서 별 것 아닌 일로 오해가 불거지고 토라져 버린다. 막상 시간이 지나면 아무 것도 아니었을 텐데. 서로를 신뢰하고 소통하기보다 감정에 치우칠 수밖에 없는 시절, 감수성이 예민한 그 청춘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싶었다.  이런 그의 생각은 첫번째 장편영화 ‘요술’로 태어났다. 첼로를 하는 두 소년과 피아노를 치는 한 소녀는 서로 간의 벽에서 시름한다. 사랑도 우정도 아니다. 뭔가 모호하다. 만일 서로 소통이 있었다면 보다 명확해질 수 있었을 게다. 하지만 이들에겐 소통이 없다.  영화도 특별한 결론 없이 이 궤적을 쫓아간다. 명확한 스토리라인도 없다. 그래서 구혜선은 음악에 초점을 맞췄다. 심심한 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였다. 음악이 드라마에 녹여져 있는 게 아니라 드라마가 음악의 궤적을 쫒는 그런 영화다. 그래서 영화의 기승전결은 영화가 아니라 음악에 있다고 했다. 제목도 그렇다. 고(故) 만해 한용운의 시 ‘요술’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이 시는 어렵고 애매모호하다. 그런 모호한 지점을 제목에서부터 나타내고 싶었다는 게 구 감독의 말이다. 스타의식 버리고 투자자 설득… 마침내 꿈 이뤄   전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자본금이 있어야 영화를 만들텐데 투자하겠다는 사람이 없었다. “구혜선이 감독이라고?”, “구혜선은 안돼.” 등의 냉소와 반감이 대놓고 쏟아졌다. 너무나 순탄한 삶을 살아왔던 구혜선의 자존심이 여지없이 무너져 내렸다. 어지간히 마음 고생을 했다. 매일 밤 ‘명상의 시간’을 갖고 스스로를 다독여야 했다.  문득 당연한 반응이란 생각이 들었다. 나 아닌, 그 누구라도 ‘입봉(데뷔)’ 감독이라면 겪었을 진통이었다. 자신도 모르게 스타의식에 젖어 ‘나는 다를 것이다.’라고 생각한 게 착각이었다. 그 때부터 투자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온갖 자료를 준비하고 영상물을 보냈다. 구혜선은 말한다. 영화를 하면서 가장 힘겨웠던 점은 바로 자신감에 넘쳐 있던 자신의 성격을 개조하는 일이었다고. 이런 노력 끝에 구혜선은 소속사와 배급사의 도움을 받아 영화 제작의 꿈을 이루게 됐다. 스태프에게 미안… 차기작은 뱀파이어 이야기   결 첫 술에 배부를 리 없다. 아쉬움은 당연했다. 일단 시간이 촉박했다. 촬영은 20회차에 모두 끝냈다. 기간도 한달 밖에 주어지지 않았고 편집도 열흘에 끝내야 했다. 구혜선 스스로도 “지옥같은 환경이었다.”고 털어놓는다.  가장 큰 아쉬움은 영화 자체보다는 스태프들에 대한 미안함이었다. 영화야 잘 나왔든 못 나왔든 그 자체로 받아들여야하지만 사람과의 문제는 다소 복잡하다. 비용 문제 때문에 스태프들의 임금을 깎을 수 밖에 없었다. 스태프들이 “상관 없다.”고 말해준 게 위로가 되긴 했지만. 구혜선은 “다음 번엔 꼭 잘 챙겨주겠다.”고 굳게 약속했다. “감독님, 단편할 때도 그런 약속 했잖아요.”라고 너스레를 떠는 스태프들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확신할 수 없지만 앞으로도 스태프들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주고 싶단다. “구혜선이랑 일하면 고생 안한다.”는 소문이 날 정도로. 차기작도 서서히 구상 중이다. 시나리오는 이미 써 놨다. 뱀파이어에 대한 이야기다. 그렇다고 판타지 공포영화는 아니다. 내러티브(이야기)가 강조되는 영화다. 새해 개봉을 목표로 열심히 달려볼 예정이다.  “관객에게 상상의 자유를 주는 감독이 되고 싶어요. 내 철학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직접 보고 맘껏 느낄 수 있는…. 그게 영화의 진정한 목적일 수 있을테니까요.”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12 첼로의 향연…베를린필 새달 1일 내한공연

    12 첼로의 향연…베를린필 새달 1일 내한공연

    가만 보면 첼로 마니아들이 은근히 많다. 대표적인 클래식 ‘독주 악기’ 하면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첼로가 뿜어내는 중후하고 진중한 음색이 숨가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큰 안정감을 주는 모양이다. 악기를 온몸으로 포옹하며 연주할 수 있다는 점도 첼로가 가진 로맨틱한 매력 가운데 하나다. 다른 악기의 뒷받침 없이 첼로만의 향연을 들을 기회가 생겼다. 그것도 1대가 아니라 12대다.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로 꼽히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첼리스트 12명이 내한 공연을 갖는다. 공연 이름은 ‘더 파워 오브 12첼로스 2010(The Power Of 12 Cellos 2010)’이다. 새달 1일부터 이틀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7번째 내한 공연을 갖는 이들은 1972년 율리우스 클렝겔이 작곡한 ‘12대의 첼로를 위한 찬가’ 녹음을 계기로 결성됐다. 2년 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에서 열린 공연에서 언론과 관객에게 호평을 받으며 명실상부 베를린 필을 대표하는 앙상블로 인정 받았다. 이번에 내한하는 베를린필 12명의 첼리스트에는 2007년 베를린필의 첫 여성 첼로주자로 입단한 소렌 클로드 케마렉과 레이철 엘레 등 여성 첼로주자 2명이 포함돼 있다. 베를린필의 첼로 파트는 단원이 13명이지만 관례상 한 명씩 돌아가면서 불참한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고 연주해 큰 박수를 받기도 한 이들은 이번 공연에서 합창곡으로 유명한 폴랑의 ‘인간의 얼굴’, 바흐의 ‘푸가의 기법’, 피아졸라의 ‘탱고’와 영화 음악, 샹송 등 클래식부터 현대음악까지 다양한 음악을 선사한다. 3만~15만원. (02)368-1515.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브라질 출신 명장 파헤이라, 월드컵 6번째 출장

    브라질 출신 명장 파헤이라, 월드컵 6번째 출장

    흔히 ‘감독은 파리 목숨’이라고 한다. 승리와 그에 따른 환호는 대부분 그라운드에서 뛴 선수들의 몫이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이례적인 경우였다. 하지만 책임은 오롯이 감독의 몫이다.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90여분 내내 감독의 심장은 새카맣게 타들어 간다. 본선에 오른 32개국 감독에게 운명의 날이 다가왔다. 월드컵에서의 경험도, 몸값도, 선수 시절 명성도 제각각. 승부사 32명의 면면을 뜯어봤다. 감독에게도 경험은 중요하다. 월드컵처럼 큰 무대를 겪어 보지 않은 감독은 토너먼트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때 차범근 감독처럼 대회 중간에 해직통보를 받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그런 면에서 브라질 출신의 명장 카를루스 아우베르투 파헤이라 남아공 감독이 단연 돋보인다. 파헤이라 감독은 이번이 여섯 번째 월드컵이다. 1982년 쿠웨이트를 맡아 데뷔전을 치렀다. 체코, 프랑스, 잉글랜드와 같은 조에 묶인 탓에 1무2패로 무너졌다. 1990년에는 아랍에미리트연합을 이끌고 두 번째 도전에 나섰다. 콜롬비아, 서독, 유고에 3전 전패. 또 쓴잔을 들었다. 하지만 1994년 조국 브라질 대표팀을 이끌고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파헤이라 감독은 1998년(사우디아라비아)과 2006년(브라질)에도 본선에 나섰다. 월드컵 본선 통산 9승3무8패. 우승 1회, 4강 1회를 기록했으니 당분간 ‘백수’ 걱정은 할 필요가 없을 터. 국내 팬에게도 낯이 익은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은 우여곡절 끝에 코트디부아르 대표팀을 맡아 3회 연속 월드컵 도전에 나선다. 2002년과 2006년 잉글랜드 대표팀을 8강에 올려놓았지만, 팬들의 눈높이가 높은 탓에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했다. 본선 통산 5승4무1패. ‘바이킹 군단’ 스웨덴을 10년간 통치했던 라르스 라예르베크 나이지리아 감독도 2002·2006년 2승4무2패를 거뒀다. 두 번 모두 16강에 올랐다. 덕분에 라예르베크는 유로 2008 본선 조별리그 및 남아공월드컵 예선에서 거푸 실패하고도 팀을 갈아타면서 월드컵에 3회 연속 출전하게 됐다. 2004년 자크 상티니의 뒤를 이어 ‘레블뢰 군단(프랑스)’의 지휘봉을 잡은 괴짜 감독 레몽 도메네크는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4승3무의 번듯한 성적을 냈다. 이탈리아와의 결승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했지만 공식 기록은 무승부. ‘불패의 감독’이 됐다. 이탈리아 국민이 사랑하는 지도자인 마르첼로 리피 감독도 이번이 두 번째다. 유벤투스를 이끌고 세리에A 5회, 챔피언스리그 1회 등 우승 트로피를 수집했던 승부사답게 처음 출전한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5승2무로 우승했다. 대회 직후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했지만 후임 로베르토 도나도니 감독이 유로 2008에서 허우적거리자 대표팀으로 복귀했다. 알제리의 라바흐 사단 감독은 다섯 차례에 걸쳐 11년째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는 알제리 축구의 산증인이다. 1986년 멕시코대회에서 1무2패. 14년 만에 월드컵 무대로 복귀했다. 멕시코의 국민감독 하비에르 아기레도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2승1무1패를 거뒀다. 이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팀들을 지휘하며 커리어를 쌓아 올린 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또다시 조국의 운명을 짊어졌다. 마르셀로 비엘사 칠레 감독은 8년 만에 월드컵에 복귀했다. 2002년 조국 아르헨티나를 이끌고 월드컵에 데뷔했지만, 1974년 이후 처음 조별리그 탈락의 치욕을 안겼다. 1승1무1패. 10년째 장기집권을 하고 있는 모르텐 올센 덴마크 감독도 본선에서 2승1무1패를 챙겼다. 감독들의 몸값도 천차만별이다. ‘우승 청부사’ 파비오 카펠로 잉글랜드 감독이 990만달러(약 123억원)로 독보적인 1위다. 32개국 감독 가운데 최저연봉으로 추정되는 김정훈 북한 감독(25만달러·약 3억 1000만원)의 40배에 이른다. 잉글랜드가 유로 2008 예선에서 탈락한 직후 구원투수로 영입한 만큼 화끈한 베팅을 한 것. 카펠로 감독은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만 리그 6회, 이탈리아 슈퍼컵 3회, 챔피언스리그 1회씩을,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로 옮겨서도 프리메라리가 2회 우승을 일궜다. 리피 감독(410만달러)과 아기레 감독(400만달러)도 고액 연봉자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김정훈 감독을 필두로 오스카르 타바레스 우루과이 감독(30만달러), 블라디미르 베이스 슬로바키아 감독, 헤라르도 마르티노 파라과이 감독(31만달러), 케크 마차주 슬로베니아 감독(36만달러) 등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낄 만하다. 슈퍼스타 출신이 있는가 하면, 잡초처럼 선수 시절을 보낸 이들도 있다. 디에고 마라도나 아르헨티나 감독과 둥가 브라질 감독이 대표적인 스타 출신. 펠레(브라질)와 더불어 20세기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마라도나 감독은 1982년 스페인월드컵에서 데뷔해 19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는 주장을 맡아 아르헨티나의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이끌고 골든볼(MVP)도 차지했다. 둥가 감독 역시 1994년 미국 대회에서 주장을 맡아 강력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우승을 일궈 냈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준우승 때도 주장을 맡아 정신적 기둥 역할을 했다. 마라도나 감독이 끊임없이 지도력 논란에 휩싸인 것과 달리 둥가 감독은 2007년 코카아메리카와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 우승으로 지도력을 인정받은 데 이어 이번 남미예선에서도 1위로 통과하면서 우승 후보의 저력을 뽐냈다. 80년 월드컵 역사에서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우승을 맛본 축구인은 브라질의 자갈로와 독일의 프란츠 베켄바워 등 두 명뿐. 반면 선수 시절에는 존재감이 없었지만 지도자로 대성한 이들도 있다. 파헤이라 남아공 감독과 타바레스 우루과이 감독, 케크 마차주 슬로베니아 감독 등이 대표적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음악도 등급시험 본다

    얼마나 영어를 잘 하는지 알고 싶다면 토익이나 토플, 텝스 등의 시험을 보면 된다. ‘한자능력검정시험’에서는 자신의 한자 실력을 ‘등급’으로 가늠해 볼 수 있다. 이처럼 악기 연주에도 등급을 나눠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곳이 있다. 영국왕립음악대학연합(ABRSM)의 연주평가가 그것이다. ABRSM 연주평가는 피아노를 비롯해 현악기, 관악기, 타악기, 성악, 이론 등 35종의 시험으로 구성돼 있다. 악기별로 총 9개의 등급으로 나뉘어져 연주자가 해당 급수에 도전, 평가를 받는다. 가령, 연주자가 5급에 도전하면 심사위원들은 매뉴얼에 따라 그 사람의 연주 실력이 5급에 해당되는지 평가하고, 수준에 부합하면 합격증서를 발급하는 식이다. 음악을 전공하고 있는 어린 학생들은 물론 악기를 취미삼아 연주하는 아마추어 학생들도 시험을 통해 자신의 실력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심사위원들은 영국 왕립음악원의 전·현직 교수를 포함, 700명이 넘는다. 이들은 90개 국가를 직접 방문해 시험평가를 주관하며 매년 64만여명이 이 시험에 참가한다. 한국에서는 5월과 11월 두 차례 심사가 진행된다. 테스트는 절대평가 방식으로 진행된다. 결코 경쟁이 아니다. 자신의 실력 향상을 가늠할 수 있는 자료로만 사용하기 위해서다. 장승실 ABRSM 한국센터 대표는 “ABRSM의 테스트는 일반 콩쿠르의 상대평가와 다르다.”면서 “전공자든 비전공자든 악기 연주자들에게 목표를 부여하고 얼마나 실력이 높아졌는지 스스로 확인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평가방식”이라고 말했다. 음악 전공자를 위한 디플로마 과정도 있다. 연주와 교수법, 지휘로 구분돼 좋은 성적을 얻으면 영국왕립음악대학 학부 및 대학원 입학에 특전도 주어진다. 학자금은 물론, 연 4500파운드(약 800만원)의 생활비도 지원된다. 5월 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들의 음악회도 마련된다. 11일 오후 4시부터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버클리 스위트에서 열린다. 서울 잠실동 신천초등학교 5학년 김정호(12·첼로 2급)양 등 6명의 학생들이 연주자로 나선다. 마틴 유든 주한 영국대사가 함께 하는 세미나도 준비돼 있다. (02)518-5133.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자쿠미 통신]

    램퍼드 “중거리슛이 해법”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공격수 프랭크 램퍼드(첼시)가 남아공월드컵 공인구 자블라니에 대한 해법을 내놨다고 미국 스포츠전문 채널 ESPN이 4일 보도했다. 일부 선수들이 공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는 가운데 램퍼드는 “공이 멀리 날아가기 때문에 중거리슛을 노릴 만하다. 득점이 안 되더라도 골키퍼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램퍼드는 “일본과의 평가전 때처럼 상대가 미드필드를 두텁게 하면서 나오면 상대 수비보다 공격수가 많아지는 상황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그날도 후반에 먼 거리에서 공격을 시도하면서 좋은 결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아르헨 밀리토 발목 부상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의 공격수 디에고 밀리토(인테르 밀란)가 발목을 다쳤다고 AFP통신이 4일 보도했다. 올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기에서 혼자 두 골을 넣었던 밀리토는 이날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토리아에서 훈련 도중 오른쪽 발목 통증으로 일찍 훈련을 마쳤다. AFP는 “심각한 부상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탈리아, 멕시코에 1-2 패 2006년 독일월드컵 챔피언인 이탈리아가 남아공월드컵 본선을 코앞에 두고 한 수 아래로 평가되는 멕시코에 일격을 당했다. 이탈리아 축구 대표팀은 4일 벨기에 킹보두인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멕시코와의 평가전에서 전후반 내내 휘둘리다가 1-2로 졌다. 멕시코는 전반 초반에 선제골을 뽑고 막판까지 여유 있게 경기를 운영했지만 이탈리아는 자존심 탓인 듯 조급함이 역력했다. 이탈리아는 후반 44분 레오나르도 보누치(AS 바리)가 코너킥에 따른 문전 혼전에서 볼을 따내 만회골을 터뜨렸지만 승부를 뒤집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마르첼로 리피 이탈리아 감독은 “우리는 고지대 훈련을 마치고 막 돌아왔는데 멕시코는 최근 평가전을 7차례 치른 팀”이라며 “우리 선수들이 발이 무겁다고 하는 만큼 회복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멕시코는 지난달 31일 아프리카 복병 잠비아를 5-1로 완파하고 이탈리아까지 꺾으면서 사기를 높였다.
  • [주말 데이트] 스페인 오케스트라 첼로 부수석 김민지

    [주말 데이트] 스페인 오케스트라 첼로 부수석 김민지

    한국 클래식 음악계에는 ‘낀 세대’가 있다. 부정적 의미가 아닌, 긍정적 의미의 허리세대다.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62), 지휘자 정명훈(57) 등 세계를 주름잡는 음악가의 뒤를 이으면서도 피아니스트 김선욱(22)과 조성진(16) 같은 젊은 인재들을 이끈다. 거장과 영재 사이의 가교인 셈이다. 이 ‘낀 세대’에 막 들어선 첼리스트 김민지(31)를 지난 2일 서울 광화문 한 카페에서 만나봤다. ●한국 클래식의 ‘허리 세대’ 최근 한국 연주자들이 콩쿠르를 휩쓸고 있다지만 김민지는 국제 유명 콩쿠르를 독식한 ‘원조스타’다. 미국의 허드슨밸리 현악콩쿠르 우승, 함스(HAMS) 국제 콩쿠르 우승, 얼빙 클라인 국제 현악 콩쿠르 우승, 이탈리아 프리미오 아루투로 보누치 첼로 콩쿠르 2위, 뉴질랜드 아담 국제 콩쿠르 3위….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들다. 화려한 이력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항목은 스페인 레이나 소피아 오케스트라의 첼로 부수석 직함이다. 세계적인 지휘자 로린 마젤이 직접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 오케스트라니 어떤 수식어가 더 필요할까. 유럽의 유명 음악축제이자 명 지휘자 주빈 메타가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지중해 페스티벌’의 주역 오케스트라이기도 하다. 김민지가 레이나 소피아 오케스트라에 입단한 것은 2006년 9월. 마젤이 세계를 돌며 유망주를 찾을 때 단번에 낙점받았다. 마젤의 신임이 워낙 두터워 입단하자마자 부주석 자리를 꿰찼다. 메타 역시 큰 믿음을 보내줬다. “킴! 너무 잘한다. 눈 여겨 보고 있다.”며 직접 격려해 줬단다. “메타가 절 위해 생일 파티도 열어줬어요. 생일 축하 노래가 끝나고 제 볼에 입까지 맞춰 주더라고요. 절 믿고 챙겨준다는 사실이 너무 감사했어요.”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김민지는 첼로 유망주에서 성숙된 첼리스트로 들어가는, 딱 중간 지점에 있다. 음악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다. 영재로 극진한 대접을 받다 나이가 들어 감을 잃어 버리면 도태되기 쉬운 게 클래식 음악계다. “공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고요. 20대엔 기교 위주로 연주했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죠. 소신을 갖고 저만의 음악 세계를 개척하려고 합니다.” ●“음악은 콩쿠르순이 아니잖아요” 클래식 영재들에게도 할 말이 많다. 콩쿠르에 모든 걸 바치는 후배들의 모습이 이해가 되면서도 아쉬울 때가 있단다. 그 자신도 콩쿠르에 목을 매던 시절이 있었다.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잃은 것도 있었다. 몇 명의 심사위원들 앞에서 연주를 하다 보니 오직 그들만을 만족시키기 위한 음악을 하게 된 것이다. “콩쿠르에서 상을 타지 못하면 이름을 알릴 수 없는 게 국내 음악계의 엄연한 현실입니다. 그래서 저도 콩쿠르에 많은 걸 바쳤고요. 하지만 나만의 색깔을 점점 잃어버리게 되더라고요. 콩쿠르를 위해 기계적으로 연습할 때면 심장이 없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는 관객들에게도 부탁을 잊지 않았다. “콩쿠르 성적이 아니라 실력으로 음악가를 기억했으면 합니다. 연주자를 평가하는 것은 평론가가 아닌 관객의 몫이에요. 관객이 알아주면 뛰어난 어린 음악가들이 콩쿠르에 올인하지 않아도 되거든요. 음악만을 위해 달릴 수 있을 겁니다.” ●10일 금호아트홀에서 공연 이쯤 되면 그의 실력이 궁금할 터. 10일 서울 신문로 금호아트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쇼팽과 슈만 사이1-쇼팽의 뮤즈’에서 피아니스트 조성진,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 등과 함께 공연한다. 금호아트홀이 쇼팽과 슈만 탄생 200주년을 기념, 지난 4월 ‘쇼팽 특집’과 7월 ‘슈만 특집’ 사이에 넣은 기획 공연이다. 17일에도 피아니스트 손열음, 클라리네스트 김한의 공연이 준비돼 있다. 8000~3만원. (02)6303-7700.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2010 남아공월드컵 D-8] 각국 최종엔트리 발표 잇따라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각 나라에서 최종엔트리 23명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1966년 이후 44년 만에 월드컵축구대회 정상을 노리는 잉글랜드는 2일 최종 명단을 발표했다. 이탈리아 출신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 이끄는 잉글랜드는 21세의 젊은 공격수 시오 월콧(아스널)을 제외하고 부상 중이던 개러스 배리(29·맨체스터시티)를 포함했다. 월콧은 2006년 17세에 당시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이 이끌던 대표팀에 발탁돼 화제가 됐었다. 반면 지난달 초 발목을 다쳐 컨디션이 좋지 못했던 배리는 카펠로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빗장수비’로 유명한 2006년 우승팀 이탈리아는 신예의 패기보다 노장의 경험을 중시했다. 마르첼로 리피 감독은 백전노장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과 파비오 칸나바로를 비롯해 마우로 카모라네시, 빈첸조 이아퀸타(이상 유벤투스), 잔루카 참브로타, 안드레아 피를로, 마우로 카모라네시(이상 AC밀란), 알베르토 질라르디노(피오렌티나), 다니엘레 데로시(AS로마) 등 4년 전 월드컵 정상에 섰던 스타급 선수들을 재호출했다. ‘깜짝 발탁’은 파비오 콸리아렐라(나폴리)가 쟁쟁한 공격수인 마르코 보리엘로(AC밀란), 주세페 로시(비야레알)와 펼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은 것. 부상으로 훈련에서 제외된 미드필더 카모라네시(34)도 최종명단에 포함됐다. ‘젊은피’는 수비수 레오나르도 보누치(23·바리)와 미드필더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24·유벤투스) 등 소수만 선택하는 데 그쳤다. 반면 ‘전차군단’ 독일은 20대 젊은 선수들을 대거 기용했다. 요아힘 뢰브 감독은 마누엘 노이어(24·샬케04)를 주전 골키퍼로 정했고, 수비진에서 데니스 아오고(23)와 제롬 보아텡(22·이상 함부르크)을 포함해 발라크의 공백을 메울 사미 케디라(23·슈투트가르트)와 미드필더 메수트 외질(21·베르멘) 등을 선택했다. 또 공격수를 6명으로 해 공격력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짰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콘서트도 보고 자궁경부암 예방도 하고

    클래식 공연장을 가장 많이 찾는 사람들이 누굴까. 바로 ‘40~50대 여성’이다. ‘자식도 웬만큼 키워놨겠다, 이젠 문화생활 한번 즐겨보는 건 어떨까.’라고 마음먹는 딱 그 시기다. 연관성은 없지만 또 이때가 자궁경부암에 가장 잘 걸리는 시기이기도 하다. 자궁경부암은 세계적으로 유방암과 폐암에 이어 암으로 인한 여성들의 사망 원인 3위에 해당된다. 특히 한국 중년 여성의 자궁경부암 발병률은 선진국 평균인 10.3%보다 높은 17.3%에 이른다. 최근엔 20~30대 여성들도 자궁경부암 안전지대라 말하기도 어렵다. 불과 20년 사이 발병률이 2배 이상 증가했을 정도다. 대한산부인과학회와 글로벌 제약회사 글락소 스미스클라인(GSK)은 이 점에 착안,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한 콘서트 ‘아름다운 동행’을 기획했다. 26일 대전 궁동 충남대학교 정심화홀을 시작으로 27일 경남 김해 문화의전당 마루홀, 31일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으로 이어진다. 클래식 공연을 가장 많이 찾는 사람들이 중년 여성들인 만큼 자궁경부암의 위험성을 홍보하기에 가장 좋다는 판단에서다. 음악과 의학 캠페인을 융합(?)시켜 질병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전달해 보겠다는 취지다. 이번 공연은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한다. 한국 첼로계의 기둥 조영창을 비롯해 차세대를 이끌어 갈 젊은 바이올리니스트 일순위로 꼽히는 권혁주, 슬로바키아 출신의 유명 피아니스트 야콥 시즈마로빅이 함께한다. 최근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화음 체임버오케스트라도 ‘동행’에 참여한다. 1만~7만원. (02)780-5054.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복에 관한 담론》(돌베개) 중에서 | 무덤을 찾아다니며] 무덤에도 시대가 보인다

    [《복에 관한 담론》(돌베개) 중에서 | 무덤을 찾아다니며] 무덤에도 시대가 보인다

    언제부터 생긴 기묘한 버릇인지, 나는 젊은 시절 외국에 나가 살 때 어느 새로운 도시를 방문하면 곧잘 그 고장의 묘지부터 찾아보는 버릇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독일 하이델베르크 유학 시절에 그곳 공동묘지에 묻힌 막스 베버와 마리안네 베버 부부, 지휘자 빌헬름 푸르트벵글러, 철학자 쿠노 피셔 등의 무덤을 찾은 것이 시작이 아니었나 회상됩니다. 유럽의 묘원(墓園)은 우리나라의 공동묘지와는 달리 그 꾸밈새가 아름답고 잘 정리돼 있기도 해서 꽤 볼 만하고 관광객에게도 충분히 눈요깃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자동차로 드라이브하면서 둘러봐야 되는 오스트리아의 수도 비엔나의 광대한 중앙묘지(zentralfriedhof)는 그 좋은 보기입니다. 그곳의 가령 음악가 묘역 단지에는 베토벤, 브람스, 글루크, 슈베르트, 후고 볼프, 요한 슈트라우스 부자 등 세계 음악의 기라성 같은 작곡가들이 한데 모여 묻혀 있습니다. 더욱이 그 무덤들은 천편일률적인 우리나라의 무성격한 봉분과는 달리 무덤마다 각 시대 양식의 조각 작품을 장식하고 있기도 해서 다양하고 개성적인 형상을 보여줍니다. 장엄하기도 하고 우아하기도 한 유럽의 그러한 묘지들을 우리나라의 초라한 분묘와 비교하고 나면, 과연 한국이 세계에 자랑할 조상 숭배의 나라라 할 수 있는지 자신이 없어집니다(물론 선조들의 무덤 자리로 명당을 찾으려는 한국인의 성심과 열성만은 단연 세계 제일이란 믿음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지만…). 가령 프랑스의 여행 가이드북 《기드 뒤 미슐랭》에는 작곡가 베를리오즈, 시인 보들레르, 독일의 망명 문인 하이네, 또는 실존주의 작가 사르트르와 보봐르 등 명사들 한 사람 한 사람의 묘역 지도까지 자세히 기재된 파리의 몽마르트르와 몽파르나스의 공동묘지에 관한 안내가 있습니다. 그곳은 가보신 분들도 많으시리라 믿기 때문에 그곳에 관한 긴 얘기는 생략하기로 하고, 여기서는 비교적 근래에 가본 묘지 몇 군데에 관한 얘기만 해볼까 합니다. 나는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를 20여 년 전 처음 방문했습니다만 그때는 다른 곳은 둘러보지도 않고, 그럴 시간 여유도 없고 해서 오직 한군데만 구경하고 돌아왔습니다. 베네치아 시내에서 택시(모터보트)로 20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산 미켈레 섬(Isola S. Michele)만을 둘러보고 온 것입니다. 그 섬의 공동묘지에 묻힌 작곡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1882~1971)의 무덤을 찾아보고자 했던 것이었습니다. 물론 스트라빈스키는 러시아, 프랑스, 미국의 국적을 차례로 가진 세상이 다 아는 코스모폴리탄이었기 때문에 그가 어디에 묻히건 놀랄 일은 아니라 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뉴욕에서 숨을 거둔 그가 영면의 장소로 마지막 국적을 얻은 그 광활한 미 대륙의 땅이 아니라 굳이 대서양을 횡단해서까지 유럽으로 건너와, 하필이면 그것도 예전에 한동안 국적을 취득하고 살았던 프랑스가 아닌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로 건너와서 거기서도 다시 한참 떨어진 한적한 외딴섬에 묻혔다는 것이 내게는 도무지 궁금하기만 한 수수께끼였습니다. 그래서 나는 산 미켈레 묘지를 찾아가 봤고, 거기서 그 수수께끼를 풀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이고르와 베라 스트라빈스키 부부의 묘가 있었고, 거기에서 10여 미터 떨어진 곳에 세르게이 디아길레프(1872~1929)의 무덤이 있었던 것입니다. 나는 그걸 확인하고 그때 그곳에서 잔잔한 감동을 느꼈습니다. ‘발레 뤼스(Ballet Russe)’를 창단해 20세기 발레의 부흥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디아길레프는 스트라빈스키에게 발레 음악의 명작 <불새> <페트루슈카> <봄의 제전> 등의 작곡을 위촉해 그를 세계적인 음악가로 키워 준 사람입니다. 산 미켈레에 못지않게 나를 감동시킨 것은 서베를린의 첼렌도르프 공원묘지에 묻힌 전 독일 총리 빌리 브란트의 무덤이었습니다. 사생아로 태어나서 서베를린 시장을 거쳐 유럽대륙 최고(最古)의 정당 당수가 돼 제2차 세계대전 후 첫 사회민주당 출신의 총리로 취임한 빌리 브란트(1913~1992), 그는 냉전시대에 동·서유럽의 화해에 기여한 업적으로 노벨평화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무덤에는 아무런 장식이나 가공도 하지 않은 자연석이 하나 덩그렇게 세워져 있고, 거기에는 일체의 경력이나 관직에 관한 표시 없이 - 심지어 드골 프랑스 전 대통령(1890~1970) 묘비에도 그것만은 새겨 두었다는 생년과 몰년(沒年) 표시도 없이 - 다만 WILLY BRANDT라는 이름만 새겨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보다도 나를 감동시킨 것은 브란트의 묘역 바로 뒤가 에른스트 로이터(1889~1953)의 묘역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로이터와 브란트는 둘 다 베를린 시장을 역임하면서 저마다 스탈린의 베를린 봉쇄와 흐루시초프의 베를린 장벽에 맞서 분단 도시의 자유를 지켜낸 독일 사회민주당 지도자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노르웨이 군복을 입고 망명지에서 귀국한 젊은 브란트를 정치가로 키워 준 사람이 역시 터키의 망명지에서 귀국한 베를린의 선배 시장 에른스트 로이터였습니다. 이와 비슷한 경우로 가히 압권이라 할 만한 사례를 나는 최근 모스크바의 한 공동묘지에서 구경했습니다. 그곳은 가령 정치가로는 흐루시초프와 옐친, 문인으론 고골과 체호프, 무대인으론 샬라핀과 울라노바 등이 묻혀 있는 명소 노보데비치 수도원의 묘원이었습니다. 나는 거기에 전년에 타계한 러시아의 세기적 첼리스트 로스트로포비치(1927~2007)가 묻혀 있다 해서 2008년 6월 초 짬을 내어 찾아가 봤습니다. 로스트로포비치의 무덤은 묘비가 완성되지 않아 가묘 상태로 있었습니다. 그러나 마치 제2차 세계대전 전의 세계에서 드림 트리오라 일컫던 파블로 카살스(첼로), 자크 티보(바이올린), 알프레드 코르토(피아노)의 3인조와 마찬가지로 제2차 세계대전 후엔 로스트로포비치와 함께 소련의 ‘드림 트리오’를 이루었던 에밀 길렐스(1916~1985, 피아노)와 레오니드 코간(1924~1982, 바이올린)의 묘소가 오래전부터 거기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나를 놀라게 한 것은 이들이 형제도 부부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길렐스와 코간은 같은 자리에 묻혀 있고, 묘비도 둘이 붙어 있었던 것입니다. 사후의 영원한 안식처로 생전에 특별히 가까웠던 은인이나 선배, 친구나 동료들 곁을 찾아간다는 것이 동북아에는 없는 서양의 기독교 문화권에만 있는 풍습인가 생각해 봤습니다. 그러나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일본의 수도 도쿄에서 차로 한 시간 정도의 거리인 고도(古都) 가마쿠라(鎌倉)에는 도케이지(東慶寺) 묘원이 있습니다. 원래 비구니 사원이라고 하는 이 절의 후원에 마련된 공동 묘역에는 메이지유신 이후 일본 근대 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한 출판사 이와나미서점의 창업자 이와나미 시게오를 비롯해서 일본 근대철학을 대표하는 니시다 기타로와 아베 요시시게, 와쯔지 데쓰로, 다니카와 데쓰조, 문학자 고바야시 히데오와 아베 도모지, 기시다 구니오 등의 무덤이 모여 있습니다. 지난 100년 동안 일본 문화계의 주요 인물 가운데 그곳에 묻히지 않은 사람이 드물 정도로 도케이지 묘원은 근대 일본의 지식인과 예술인의 네크로폴리스(necropolis)라 할 만한 곳이 되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다른 나라와 같이 순국한 군인들을 위한 국립묘지는 있습니다. 가족 묘지를 마련할 땅을 매입하기가 일반 서민들에겐 갈수록 어려워진 근래에 와서는 망우리를 위시해서 여러 군데에 공원 묘지, 교회 묘지 등이 개발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아직도 음악가, 학자, 작가들을 위한 공동묘지는 없는 것 같고, 앞으로도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그러한 것이 도대체 가능한지, 아니 그러한 발상부터 가능한 것인지…, 나는 회의적입니다. 살아서는 넓은 세상에 나와 이름도 군청이나 시청의 열린 호적부에 오르지만, 죽어서는 좁은 선영(先塋)의 가족묘에 돌아가 묻히고 이름도 닫힌 족보에 기록되는 것이 괜찮게 사는 한국 사람들의 생사입니다. 왜 그럴까? 그러한 궁금증을 풀어보기 위해 나는 우리나라 기복사상을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글·사진_ 최정호 울산대학교 석좌교수
  • ‘슈퍼스타 K’ 클래식에도 있다

    ‘슈퍼스타 K’ 클래식에도 있다

    유능한 신인을 발굴, 가수에 데뷔시켜 주는 케이블 채널의 대국민 스타발굴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 하지만 대중가요 분야만 슈퍼스타K가 있는 게 아니다. 클래식에도 있다. 예술의전당이 오디션을 거쳐 젊고 실력 있는 음악가를 선발해 국내 음악계에 소개하는 ‘예술의전당 아티스트 시리즈’(포스터)다. 이미 2005년 교향악 축제 협연자 오디션에서 프로젝트가 시작됐으니 어쩌면 ‘슈퍼스타K’의 원조 격이나 마찬가지다. 이번 시리즈는 지난해 11월 까다로운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신인들이 무대를 채운다. 실력 있는 신인들의 대장정은 28일을 시작으로 12월10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꾸며진다. 선발된 신인 연주자들은 피아노와 현악, 관악 등 3개 부문에 걸쳐있다. 피아노에는 강혜영, 박소연, 이재완, 최영미가, 바이올린에 하승리, 첼로에 주연선, 클라리넷에 홍수연까지 총 7명이다. 실력 있는 젊은 음악가들을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28일 첫 주자로 나서는 피아니스트 박소연은 한국예술종합학교 피아노과에 수석 입학, 피아노 부문 최고연주자 과정에 최초로 입학해 졸업한 국내파다. 유명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인 김대진 교수를 사사했다. 쟁쟁한 해외 유학파를 제치고 오디션에 합격해 이목이 쏠린다. 연주회에서는 하이든 피아노 소나타 60번을 시작으로 리스트 발라드 2번, 쇼팽의 스케르초 1~4번을 연주한다. 새달 25일에는 홍수연, 9월10일 강혜영과 최영미, 10월8일 하승리, 11월12일 이재완, 12월10일 주연선의 무대로 이어진다. 1만~1만 5000원. (02)580-1300.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R석 vs C석 BBC공연 비교

    R석 vs C석 BBC공연 비교

    비쌀수록 그만큼의 값어치를 할까. 클래식 공연장을 찾는 관객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가졌음직한 의문이다. 도대체 얼마나 다르기에 이렇게 좌석별로 가격 차이가 큰 것일까. 지난 16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펼쳐진 영국 유명 오케스트라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좌석을 달리해 감상해 봤다. 1부는 20만원짜리 R석에서, 2부는 4만원짜리 C석에서. ●R석에서 감상해 보니 시야부터 다르다. R석 중에서도 정중앙 열에 앉았더니 단원들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지휘를 맡은 체코 출신의 이리 벨로흘라베크의 표정 변화가 생생하게 느껴진다. “오페라도 아니고 잘 들리기만 하면 되지 보이는 게 뭐 그리 중요하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오케스트라 감상에서 시야는 중요한 요소다. 어두운 객석 뒤쪽에 앉아 밝은 무대를 보면 무대가 작아 보여 눈의 피로가 커지고 이는 결국 음악 감상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어두운 곳에서 촛불을 오래 보면 눈이 피곤해지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오케스트라 소리는 균형이 잘 잡혀 있다. 소리에 모가 나지 않다 보니 평온한 느낌을 더한다. 시벨리우스 협주곡을 협연한 김지연의 바이올린이 오케스트라 소리와 잘 균형을 이룬다. 하지만 너무 앞에 앉으면 협연자 소리가 지나치게 크게 들려 오히려 감상을 방해하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연주 자체는 아쉬움이 컸다. 김지연과 BBC의 개인기는 뛰어났지만 서로 호흡이 맞지 않기도 했다. 특히 1악장의 코다(악곡의 결미)는 심하게 어긋났다. ●C석에서 감상해 보니 1부가 끝나고 중간 휴식시간을 이용해 3층 맨 오른쪽 끝자리로 옮겼다. 일단 입장권 검사부터 까다롭지 않다. 2부 시작에 앞서 ‘주인을 만나지 못한 좋은 빈 좌석’을 찾아 헤매는 학생들의 모습이 정겹다. 그러나 시야는 최악이다. 첼로와 더블베이스는 아예 보이지 않는다. 시야보다 무대 위치가 너무 낮아 현기증마저 생겼다. 하지만 이내 적응된다. 소리는 의외였다. 작게 들릴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무척 컸다. BBC 심포니의 주무기인 ‘강철 사운드’ 덕분인지, 한국 최고의 공연장 덕분인지 정확한 공신(功臣)은 알 수 없었다. 얼추 봐도 좌석과 무대 간의 직선거리가 50m를 넘는 듯싶은데도 음량이 작은 목관악기 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 마치 품질 좋은 오디오를 듣는 느낌이었다. 다만 음량이 큰 관악기 소리가 현악기에 비해 훨씬 크게 들리는 것은 감내해야 할 몫이었다. ●결론은? 현장의 생동감이나 현의 감촉은 당연히 R석이 더 뛰어났다. 하지만 클래식 초보자라면 C석도 소리에서는 큰 차이가 없을 듯싶다. 소리에 민감한 마니아를 제외하고는 굳이 R석으로 경제력을 과시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는 게 기자의 실제 감상 소견이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바닐라루시 다해, SS501 김현중 닮은꼴 ‘눈길’

    바닐라루시 다해, SS501 김현중 닮은꼴 ‘눈길’

    일렉트로니카 그룹 바닐라 루시의 멤버 다해가 SS501의 김현중과 닮은꼴 외모로 눈길을 끌었다. 바닐라 루시는 지난 14일 방송된 KBS 2TV ‘뮤직뱅크’를 통해 성공적인 첫 데뷔 무대를 가졌다. 방송 후 네티즌들은 김현중과 닮은 다해의 외모에 주목하고 나서TEk. 특히 다해의 미니홈피에 올라온 셀프카메라 사진 속 모습은 김현중이라고 오해할 정도로 많이 닮아 네티즌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다해는 “SS501의 김현중, 슈퍼주니어 김희철을 닮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왔다. 여자로서 남자를 닮았다는 것이 마냥 좋은 말은 아니지만 워낙 출중한 외모의 분들이라 오히려 영광이다. 꼭 한 번 직접 뵙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보이시한 외모 때문인지 남자보다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알고 보면 정말 여성스러운 사람인데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바닐라 루시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모두 소화하는 보컬과 첼로, 바이올린, 색소폰의 화려한 연주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크로스 오버 장르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정병근 기자 oodless@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새 음반]

    ●지저스 러브스 베이비스 꼭 기독교를 믿지 않더라도 아기를 가진 부모라면 관심을 가질 만한 앨범이다. 태교와 육아를 위해 아름답게 편곡된 찬송가 15곡을 담았다. ‘어메이징 그레이스’, ‘프레이즈 힘 프레이즈 힘’, ‘왓 어 프렌드 위 해브 인 지저스’ 등이 피아노와 어쿠스틱 기타, 첼로와 플루트, 맑은 벨소리와 스트링 등으로 예쁘게 꾸며졌다. 유니버설뮤직. ●펄스 ‘브리드 어게인’, ‘언브레이크 마이 하트’ 등 매력적인 중저음으로 1990년대를 뜨겁게 달궜던 팝 디바 토니 브랙스톤이 5년 만에 새 앨범을 발표했다. 1993년 데뷔 앨범과 1996년 2집 앨범으로 대성공을 거뒀으나, 2000년대 들어 소속 레이블과의 법적 분쟁, 음원 유출, 이혼 등을 겪기도 했다. 솔의 명가 애틀란틱에 둥지를 틀고 재기에 나섰다. 매력적인 중저음이 돋보이는 ‘노 웨이’, ‘와이 돈트 유 러브 미’ 등 11곡이 담겼다. 워너뮤직. ●콘체르토 다모르 드라마 ‘겨울연가’의 작곡가로 잘 알려진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데이드림(연세영)이 약 2년 만에 정규 5집을 내놨다. 클래식 분위기가 짙다. 데뷔 10년을 맞는 시점에 나온 것이라 의미가 깊다. 첼리스트 임이랑과 협주한 애달픈 타이틀곡 ‘콘체르토 다모르’, 베토벤의 월광소나타 1악장을 데이드림식으로 편곡한 ‘문라이트 소나타 오브 데이드림’, 강제 징용으로 숨진 재일동포 1세를 위한 헌화곡 ‘송 포 더 솔’ 등 15곡이 담겼다. 헉스뮤직.
  • 첼로+라틴음악 어떤 색깔일까

    첼로+라틴음악 어떤 색깔일까

    중후한 음색으로 관객을 푸근히 감싸 안는 낭만적인 악기 첼로. 에너지 넘치는 라틴 음악과 첼로가 만나면 과연 어울릴까. 왠지 어색할 듯 느껴지지만 라틴 음악에 일가견이 있는 첼리스트 송영훈(36)이라면 가능한 조합이다. 이미 2006년 피아졸라의 곡을 담은 프로젝트 앨범 ‘탱고’(2006), 브라질 작곡가들의 레퍼토리를 기타리스트 제이슨 뷔유와 함께 녹음한 ‘송 오브 브라질’(Song of Brazil·2007)을 차례로 내놓으며 라틴 음악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 세계적인 첼리스트 요요마는 ‘송 오브 브라질’에 대해 “독특한 구성의 새로운 음악”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라틴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관객의 사랑을 받고 있는 송영훈이 오는 23일 오후 2시30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탱고를 비롯한 중남미 음악을 들려주는 ‘라틴 아메리카의 여정’을 선보인다. 이전의 라틴 음악보다 더 진화된 모습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다. 지난해 펼친 ‘오리지널 탱고’ 공연에서 호흡을 맞췄던 우루과이 출신의 피아니스트 파블로 징어, 스페인 태생의 클라리네티스트 호세 바예스테르와 다시 한번 뭉쳐 라틴 아메리카의 정열과 이국적 정취가 녹아 있는 다채로운 음악을 들려준다. 피아졸라의 작품뿐 아니라 도미니카 음악가 훌리오 에르난데, 아르헨티나 음악가 마리오 에레리아스, 브라질의 루이스 시마스, 쿠바의 파퀴토 리베라 등의 음악으로 화려한 무대를 꾸민다. 월드뮤직을 통한 첼로의 가능성 확장을 위해 송영훈이 진행하고 있는 ‘월드 프로젝트’ 세 번째 무대다. 서울 공연에 앞서 22일 부산(문화회관)에서도 만날 수 있다. 3만 3000~9만 9000원. (02)2658-3546.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남아공월드컵 D-30] 라울·반 니스텔루이·호나우두… 보고 싶을 거야

    [남아공월드컵 D-30] 라울·반 니스텔루이·호나우두… 보고 싶을 거야

    남아공월드컵 32개 참가국들의 예비 엔트리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부상으로 ‘총성 없는 전쟁’인 월드컵 전선에 나가지 못하는 선수도 있고, 부상에도 대표팀 감독의 두터운 신임으로 엔트리에 든 선수도 있다. 각국 엔트리의 면면을 보면 자국 리그 선수보다는 유럽파들이 강세를 보인다. 또 세대교체의 흐름도 뚜렷하다. 나이지리아의 예비 엔트리 30명 가운데 자국 리그에서 뛰는 선수는 단 2명에 불과하다. 해외파 중에도 유럽파가 대다수다. 한국도 마찬가지로 유럽파가 주축이다. 든든한 자국 리그를 가지고 있는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도 유럽 빅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주축이 됐다. 자국 리그가 빅리그인 스페인은 말할 것도 없고 다른 대표팀들도 마찬가지다. 참가국 대부분의 예비 엔트리는 유럽파가 차지한 주전 자리를 비유럽파가 비집고 들어가는 형국이다. 다만, 유럽파가 많지 않은 일본은 3명의 미드필더가 최종 엔트리에 들어가는 데 그쳤다. 스페인의 경우 1990년대부터 2006 독일월드컵까지 세계를 호령하던 선수들은 ‘왕년의 스타’가 돼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주전 공격수였던 라울 곤살레스(레알 마드리드)는 다비드 비야(발렌시아)와 페드로 로드리게스(바르셀로나) 등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줬다. 특히 부상으로 시즌 아웃한 페르난도 토레스(리버풀)와 세스크 파브레가스(아스널)는 델 보스케 대표팀 감독의 전적인 신임으로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타깃형 스트라이커의 전형인 네덜란드의 반 니스텔루이(함부르크SV)도 이번 월드컵에 나오기 어려워졌다. 특별한 부상은 없지만 꾸준한 기량을 보이지 못해 아직 반 마르바이크 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브라질의 ‘황제’ 호나우두(코린치안스)도 사실상 2006 독일월드컵이 선수로 뛰는 마지막 월드컵이 됐다. 호나우두는 남아공월드컵 출전 의지를 불태우지만, 카를로스 둥가 대표팀 감독은 지난해 5월부터 그를 부르지 않았다. 예비 엔트리와 상관은 없지만 마르첼로 리피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이 발표한 29명의 훈련 선수 명단에서는 낯익은 이름들을 찾을 수 있었다. 여전히 세계 최고의 골키퍼인 잔루이지 부폰과 파비오 칸나바로(이상 유벤투스), 안드레아 피를로(AC밀란) 등이 그들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음악 있었기에 이방인의 삶 벗어나 꿈 찾아”

    “음악 있었기에 이방인의 삶 벗어나 꿈 찾아”

    “음악을 만나기 전에 전 아무런 꿈과 희망도 없는 이방인이었습니다. 우리 동네에서 저랑 저희 어머니 단 둘만 피부색깔이 달랐거든요. 그러나 비올라와 클래식이 있었기에 제 인생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었습니다.” 28일 오후 서울 마천2동 송파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는 아주 특별한 음악교실이 열렸다. 일일강사로 나선 세계적인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31)과 바이올린을 든 12명의 다문화가정 아이들 사이에는 친밀함이 가득했다. 한국인인 용재 오닐의 어머니는 한국전쟁 때 부모를 잃고 미국으로 입양됐다. 용재 오닐은 2004년 어머니와 함께 아버지를 찾기 위해 TV에 출연하면서 화제를 모으기 시작했다. 4개의 음반을 10만장 이상 판매하며 바이올린과 첼로 사이의 중간 존재로만 여겨졌던 비올라를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해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클래식계에서 ‘오빠 부대’를 동원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젊은 스타로 꼽힌다. 이날 행사는 송파구가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대상으로 바이올린 교실을 열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들은 용재 오닐이 직접 강사를 자청하면서 이뤄졌다. 서툰 한국말로 “한국과 미국 사람인 리처드 용재 오닐입니다.”라고 말을 꺼낸 용재 오닐은 카미유 생상의 사육제를 들려주며 수업을 시작했다. 그는 “이 곡을 좋아하게 된 것은 레너드 번스타인 때문”이라며 “번스타인은 작곡자이자 지휘자였지만 무엇보다 ‘음악의 미래가 교육에 달렸다’고 믿었던 교육자였고, 사육제를 많이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용재 오닐은 자신이 음악감독을 맡아 다음달부터 전국 순회공연으로 열리는 ‘디토 카니발’에서도 사육제를 중심으로 공연을 꾸려나갈 계획이다. 아이들은 이에 ‘작은별’과 ‘나비야’ 등을 연주하며 답했고 용재 오닐은 비올라로 화음을 만들어내며 감상했다. 이어 아이들 하나하나에게 활을 잡는 법, 바이올린을 쥐는 법, 활에 송진 칠하는 법, 악기를 닦는 법 등을 고쳐주며 세심하게 가르쳤고, 아이들의 악기를 모두 직접 조율해주기도 했다. 마지막으로는 자신의 음반에 실린 ‘섬집 아기’를 연주하며 참가자들의 합창을 이끌었다. 자리를 가득 채운 다문화가정 이주여성들도 아이들이 멘토를 찾았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일본출신인 학부모 만자키 노리코는 “아이가 바이올린을 좋아하는데, 기회가 된다면 용재 오닐 선생님 같은 훌륭한 음악가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월부터 다문화 가정 바이올린 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나혜숙 송파구 다문화가정 팀장은 “아이들의 흥미가 생기기 시작한 시점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비올리스트가 직접 찾아주니 너무 고맙다.”면서 “미국에서 산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한국에서 느끼는 감정을 잘 이해하고 다독여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글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서울시향, 어린이 오케스트라 만든다

    “동네 오케스트라에서 음악인의 꿈을 키우세요!” 서울시립교향악단(대표이사 김주호)이 문화복지사업의 일환으로 어린이 오케스트라를 만든다. 서울시향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지원자를 모집해 악기를 지급하고, 음악교육을 실시해 오케스트라를 구성하는 ‘우리 동네 오케스트라’를 새달 서울 구로구에서 시작한다고 25일 밝혔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6학년까지 총 4년 과정인 ‘우리 동네 오케스트라’는 과거 악기를 배운 경험이 없는 3학년 학생 30명씩을 해마다 선발해 지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에 따라 오는 2013년에는 1년차부터 4년차까지 모두 120명의 구로구 지역 학생이 오케스트라의 일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서울시향은 사업 첫해인 올해는 선발된 학생 30명을 대상으로 바이올린과 첼로를 가르칠 예정이며, 점차 악기를 추가해 2012년 말에는 하이든 등 기초적인 오케스트라 곡을 연주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교육은 서울시향 출신 음악가 5명에게 맡긴다. 또 2011년에는 새로운 지역으로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한편 사회복지 전문가 등 외부 연구진에게 학습 영향 평가를 의뢰해 오케스트라 활동이 어린이들의 자존감 향상, 긍정적 생활 태도 확립 등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나갈 계획이다. 서울시향 관계자는 “예술은 엘리트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향유할 권리”라며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가 증명했듯이 음악과 오케스트라를 통해 개인과 가족,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엘 시스테마’는 베네수엘라 빈민층 어린이를 위한 음악 교육 프로그램으로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베이시스트 에딕슨 루이스 등이 이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아 세계적 음악가로 성장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가정의 달 5월의 유혹 3色 클래식에 빠져봐!

    가정의 달 5월의 유혹 3色 클래식에 빠져봐!

    ‘피아노의 시인’으로 불리는 쇼팽이 피아노 독주곡 외에 실내악 작품을 남겼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런 쇼팽의 실내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인지도가 낮다는 이유로 국내에서는 좀체 연주되지 않는 슈베르트의 실내악도 만날 수 있다. ‘계절의 여왕’ 5월을 앞두고 클래식계가 잇따라 야심찬 공연을 선보인다. 3월 ‘통영국제음악제’, 4월 ‘교향악 축제’ 등의 기세를 그대로 몰고가겠다는 각오다. ① 새로움:서울국제음악제 우선 눈에 띄는 행사는 올해 2회째를 맞는 서울국제음악제(SIMF, www.esimf.com)다. ‘뮤직 프리즘’이란 주제에 걸맞게 음악계의 새로운 경향을 적극 소개한다. 위대한 작곡가의 작품을 새롭게 재해석한 근·현대 작곡가들의 작품과 20세기 현대 음악을 선도한 기념비적 작품 위주로 꾸몄다. 말러의 곡을 바탕으로 쓴 슈니트케의 ‘피아노 4중주’, 슈만의 작품을 재해석한 코글리아노의 ‘클라리넷과 현악 4중주를 위한 독백’ 등이다. 국내 초연 무대도 있다. 브리지의 ‘현악 4중주를 위한 노벨레텐’, 펜데레츠키의 ‘현악 4중주 3번’, 브리튼의 ‘파사칼리아’, 쇤베르크의 ‘공중 정원의 책’ 등이다. 축제 후반부에는 백건우가 세계적인 교향악단인 독일 프랑크푸르트 방송 오케스트라와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을 협연한다. 새달 23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과 신문로 금호아트홀 등 주요 공연장에서 펼쳐진다. 2만~20만원. 1544-5142. ② 아쉬움: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SF, www.seoulspring.org)는 슈베르트를 추억한다. 음악사에 큰 족적을 남겼지만 31살의 젊은 나이에 요절, 아직도 클래식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아쉬움’으로 회자되는 이가 슈베르트다. SSF의 주제도 ‘못다한 여정’이다. 너무 빨리 가버린 슈베르트의 인생 여정을 회고해 볼 수 있는 기회다. 대표 가곡 ‘겨울 나그네’,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 등을 선보인다. 슈베르트 8중주곡과 플루트·기타·비올라·첼로를 위한 4중주, 소프라노·클라리넷·피아노를 위한 3중주 등 평상시 접하기 어려운 실내악들도 준비돼 있다. 축제에는 15명의 외국 스타들도 함께한다. 피아노 트리오인 ‘칼리히슈타인-라레도-로빈슨 트리오’를 비롯해 벨기에의 피아니스트 장 클라우드 바덴 아인덴, 오스트리아의 바리톤 볼프강 홀츠마이어 등 면면이 화려하다. 새달 5일부터 1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전당, 호암아트홀 등에서 나눠 열린다. 1만~4만원. (02)712-4879. ③ 내실:쇼팽 축제 7주에 걸쳐 쇼팽을 주로 연주하는 행사도 있다. 흔한 기회는 아니다. 금호아트홀은 올해 쇼팽 탄생 200주년을 맞아 피아니스트 손열음 등이 참가하는 쇼팽 특집(www.kumhoarthall.com)을 준비했다. 우후죽순 쏟아지는 쇼팽 관련 음악제 가운데 가장 내실있다는 평가다. 지난 22일 시작돼 6월3일까지 매주 목요일 관객과 만난다. 특히 쇼팽의 실내악곡이 연주되는 오는 29일 공연에 관심이 쏠린다. 그가 남긴 단 4곡의 실내악 가운데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서주와 화려한 폴로네이즈’, ‘피아노 3중주’가 연주된다. 2만~3만원. (02)6303-7700.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요요마 “음악 통해 더 큰세상 접할 수 있어”

    요요마 “음악 통해 더 큰세상 접할 수 있어”

    “브라보! 믿을 수 없는 연주였어요!” 세계적인 첼리스트 요요마(55)가 한국의 차세대 첼로 주자들의 연주를 듣고 감탄사를 쏟아낸다. 18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의 연주자 대기실인 그린룸에서다. 5명의 청소년 첼로 주자들은 요요마가 지켜보는 가운데 유명 팝 음악인 스코트 조플린의 ‘디 엔터테이너’(The entertainer)를 연주했다. 요요마는 음악을 듣는 동안 내내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언제부터 이 곡을 연습했느냐.”는 요요마의 질문에 학생들이 “3일”이라고 답하자 요요마는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이곳에 모인 중·고등학생들은 부모가 없는 환경 속에서 음악가의 꿈을 키워온 ‘부산 소년의집 오케스트라’ 단원들이다. 효성그룹이 주선한 이날 행사에는 오케스트라 단원 70명 가운데 38명이 참석했다. 오케스트라는 지난 2월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서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의 아들 정민씨의 지휘로 공연을 펼쳐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요요마는 차세대 주자들과 재미난 대화를 이어갔다. 학생들이 “어떻게 첼로를 시작하게 됐느냐.”고 묻자 “5살 때 무작정 큰 악기를 연주하고 싶어서 콘트라베이스를 하려고 했다. 하지만 악기가 너무 커 불가능했다. 결국 절충한 게 첼로였다.”라고 재치있는 답변을 내놨다. “어떤 공연이 가장 기억에 남는가.”라는 질문에는 “무대에서 관객과 함께 있다는 걸 느낄 때다. 소리는 듣는 이와 함께 소통할 때 가장 특별하다.”며 진중한 모습을 보였다. 요요마는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 전주곡을 즉석에서 직접 연주해 보이기도 했다. ‘소년의 집’ 박 불케리아 수녀는 “사정은 딱하지만 여느 아이들보다 큰 희망을 갖고 있는 아이들이다. 요요마를 만나 너무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뭉클하다.”고 말했다. 요요마는 마지막 당부도 잊지 않았다. “우리는 직접 어디든 가 보지 않아도 음악을 통해 세상을 접할 수 있어요. 함께 소통하며 세상을 밝게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요요마는 이날 저녁 예술의전당서 내한공연도 가졌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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