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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정이삭]

    ●서울 광진구 보건소는 12일(수)∼13일(목) 구청 대강당과 테크노마트 등에서 ‘정신건강 체험행사’를 연다. 특강, 정신건강 자가진단 및 상담, 문화행사 등이 이어진다.(02)450-1580. ●서울 성동구는 13일(수) 오후 2∼4시 성동청소년수련관 1층 무지개극장에서 ‘치매예방과 행복한 노후’행사를 개최한다. 강의 뒤 발마사지·오자미 놀이·치매검사 등이 마련된다.(02)2286-7093 ●경기 부천시는 13일(수)까지 오는 10월 열리는 ‘2005 홍콩 전자박람회’ 참가 희망업체의 신청을 받는다.8곳을 선정, 항공료와 체제비 등을 제외한 전시비용을 시에서 지원한다.(032)320-2103. ●서울 동작구 보건소는 15일(금)까지 모범 음식점 지정 접수·추천을 받는다. 모범 음식점으로 지정되면 ▲시설개선·운영자금 우선융자▲지정 후 1년간 위생감시 면제▲안내홍보 책자 발간 등 인센티브를 받는다.(02)820-1360. ●인천의료원은 15일(금)까지 장애인, 비인가시설 수용자, 저소득 외국인근로자 등을 대상으로 대장암 무료검사를 해준다.(032)580-6044. ●인천 연수구는 15일(금)까지 ‘알뜰 나눔장터’에서 판매될 의류·신발·가전제품 등 중고물품을 접수한다. 행사는 22일(금) 구청 앞 광장에서 열린다.(032)810-7317. ●서울 강서구는 23일(토)까지 구에 등록된 용달·개별화물·일반화물차 2496대를 대상으로 화물운수업계 유류인상분 보조금 지급신청을 받는다.(02)2657-8723. ●서울역사박물관은 29일(금)까지 20세 이상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제7기 서울역사박물관대학’ 수강생 250명을 모집한다. 신청은 홈페이지(www.museum.seoul.kr)에서만 받는다.(02)724-0191. ●서울 중랑구는 30일(토)까지 중소기업육성기금 지원신청을 접수한다. 업체당 최고 1억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융자조건은 연리 3.5%에 2년 거치 3년 균등분할 상환이다.(02)490-3365. ●서울 서초구는 19일(화)까지 구민을 대상으로 수화교실에 참여할 수강생 30명을 선착순 모집한다.20일(수)부터 운영될 예정이다.(02)570-6288∼93.
  • [한국을 빛낼 중견기업] 애경 안용찬 사장

    [한국을 빛낼 중견기업] 애경 안용찬 사장

    “실적을 단기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판촉 활동과 이벤트 행사를 늘리는 것은 고통받는 환자에게 치료 대신 마약을 투여하는 것과 다름 없다. 당장은 약 기운에 의지할 수 있겠지만 그것은 기업의 목숨을 갉아 먹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곪은 곳은 과감하게 도려내고, 새 살이 될 만한 브랜드를 키우는 것이 늦지만 가장 확실한 기업의 생존 전략이다.” 1995년 7월 취임 이후 9년 연속 흑자경영을 이어오는 안용찬(47) 애경 사장.1등군에 들지 않는 10개의 브랜드보다 단 하나의 1등 브랜드가 회사를 먹여 살린다고 역설한다.‘죽여야 산다.’는 안 사장의 ‘브랜드 경영’의 전제 조건이다. 시장에서 ‘싹수’가 안보이는 잡다한 브랜드를 과감히 죽여,1등이 될 만한 브랜드에 집중하는 것만이 ‘시장을 지배할 수 있다.’는 논리다. 양보다 질을 강조한 셈이다. 안 사장의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브랜드 죽이기’의 연속이었다. 한정된 자본에서 기업의 부채를 줄이고,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자본의 효율적 분배가 무엇보다 당면 과제였던 것. 다양한 브랜드로 덩치를 키워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려는 기업과는 발상 자체가 반대였다. 애경의 경영실적이 안 사장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잘 보여준다.10년전 870%에 달했던 애경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205%, 올해는 200% 미만으로 떨어진다. 또 매출은 연평균 10%씩 성장, 지난해 3571억원을 기록했다. ●소탈한 전략가 생각보다 동안(童顔)인 탓일까. 국내 생활용품의 대표기업 최고경영자(CEO)인데도 얼굴에 장난기가 다분히 묻어난다. 또 ‘범생’의 모습속에 불량기(?)도 엿보인다. 다부진 체격에 웃음을 머금은 안 사장은 “할 이야기가 별로 없다.”고 손사래를 치면서도 10년간 묻어놓은 이야기 보따리를 한껏 풀어놓았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술·담배를 했었죠. 많이 한 것은 아니지만…. 어머니께서 좀 개방적이셨습니다. 이왕 할 거면 밖에서 하지 말고 집에서 하라고 할 정도였으니, 당시로서는 ‘깨신’ 분이랄까. 덕분에 친구들이 저희 집에 놀러 오기를 굉장히 좋아했죠. 요즘에는 저도 딸에게 술을 자주 권하는데 싫어하더라고요.” 대학 시절에는 공부뿐 아니라 운동에도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수업이 끝나면 교내 헬스센터로 직행했습니다. 들고, 내리고 하다 보면 그렇게 몸이 상쾌할 수 없어요. 지금은 많이 (근육이) 줄었지만 그때는 몸이 남부럽지 않았습니다.”라며 은근히 자랑한다. 그는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맏사위이다. 재벌가(家)의 일원으로 젊은 나이에 CEO에 올랐다는 평도 적지 않게 들었을 법도 하지만 막힘이 없다.“(사위라는 점이)기업 경영에 장점이 많아요. 전문경영인은 아무래도 단기 실적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는데 아무래도 오너 가족이다 보니 그런 부문은 초월할 수 있잖아요. 기업의 중장기 비전을 세워놓고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 수도 있고, 한 해 실적 나쁘다고 자리에 위협을 느끼는 것도 아니니까…. 초창기에는 장 회장으로부터 꾸중도 많이 들었어요. 제 방 맞은 편(장 회장 집무실)에 많이 갔습니다. 집사람(채은정씨)은 지인 소개로 만났어요. 미국에서 공부하다 일시 귀국한 터여서 잠깐 연애하다 바로 미국으로 되돌아갔죠. 어느 유학생 부부와 다름 없이 고생하면서 공부했습니다.” 안 사장은 국내 생활용품 시장에서 탁월한 전략가로 통한다.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재무통’으로 한때 위기에 처했던 애경을 반석 위에 올려놓았다는 평이다. 오너가(家)라기보다 전문경영인으로 더 잘 어울린다는 것이다. 그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을 졸업했다. 사내에서는 어떤 평판일까.‘소탈한 전략가’라는 평이 압도적이다. 권위 대신 친근함과 장난기 가득한 웃음이 그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한다. ●1등 브랜드를 키워라 안 사장의 ‘1등 브랜드주의’는 1992년 다국적기업인 유니레버와의 합작법인이 깨지면서 시작됐다. 신제품을 비롯해 영업, 마케팅 등에서 유니레버의 의존도가 컸던 애경(당시 애경산업)은 한동안 ‘혼수 상태’에 빠졌다. 매출은 무려 50%가 줄어든 데다 영업은 적자를 기록하는 등 재무구조가 갈수록 악화됐다. 시장의 반응은 더욱 차가웠다. 일각에서는 ‘부도설’마저 나도는 실정이었다. 이를 통해 안 사장은 유니레버의 ‘폰즈’나 ‘도브비누’ 등의 강력한 1등 브랜드 제품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1등만이 시장을 지배한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과감히 브랜드 죽이기에 나섰습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브랜드 경영’은 애경의 현실적 여건에서 출발한 셈이었습니다. 아깝더라도 향후 3년내 1,2위를 차지할 브랜드를 빼고는 시장에서 철수한다는 결단을 내렸죠.” 이 과정에서 ‘유탄’을 맞은 브랜드로는 분말세제인 ‘팍스’, 삼푸 ‘그랑비아’와‘나이브’, 비누 ‘생금’ 등이다. 잡다한 브랜드로 전선을 확대시켜 ‘싹수’가 엿보이는 브랜드마저 죽이는 잘못을 피하기 위해서다. 그의 브랜드 전략은 이렇다. 치약시장 전체로는 경쟁업체가 1등이지만 단일 브랜드로는 우리가 1등하는 치약을 만들자는 것. 그 대표주자가 ‘2080’이다. 성숙시장인 치약제품 사상 최단기간에 뿌리를 내린 성공적인 브랜드로 대학에서 연구사례로 채택될 정도다. 현재 이렇게 가꾼 1등 브랜드가 세탁세제 ‘스파크’와 ‘퍼펙트‘, 주방세제 ‘트리오’와 ‘순샘’ 등을 포함해 15개를 웃돈다. 그는 생활용품에 치우친 매출 구조를 바꾸기 위해 화장품 사업군을 별도로 법인화시킬 계획이다.1등 브랜드를 갖기 위해서는 고부가가치 사업인 화장품을 생활용품과 같이 끌고가기에 부담스럽다는 판단에서다. “시장에서 3등은 없다고 확신합니다.1위권 브랜드는 매장진열이나 입점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또 고객은 각 카테고리에서 1,2등을 제외한 3등 이하 제품들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여기에 1등 브랜드의 파워가 있습니다.” 1등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품질 노력에도 적지 않은 공을 들이고 있다. 안 사장은 외환위기 시절 다른 기업들이 구조조정 차원에서 연구소를 매각하거나 연구원들을 줄일 때 300억원을 들여 연구소를 설립했다.“(92년에)매도 먼저 맞아서 그런지 외환위기 때는 다른 기업과 달리 재무 상태가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특히 경쟁기업들이 어려울 때 공격 경영을 추진하는 것이 1등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인재가 ‘돈’이다 안 사장은 아무리 회사가 어려워도 사원 교육비는 줄이지 않았다고 한다.‘인재가 기업의 미래’라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애경의 지난해 1인당 교육비는 업계 최고 수준인 200만원선. 이밖에 어학교육비(1인당 연 120만원)와 대학원 학비를 전액 지원한다.3개월짜리 미국 연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9년째를 맞은 미국 연수 프로그램은 10년 이상 근속 사원을 대상으로 현지 체험과 여행 등의 일정으로 짜여져 있다. 안 사장은 “9년연속 흑자경영의 가장 큰 원동력은 결국 사람이었다.”며 “어려운 시절에도 사원 교육비를 늘린 것은 그동안 제가 한 일 중에서 가장 잘한 일 같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직원과의 대화를 중시한다. 그래서 나온 것이 ‘산책경영’. 처음에는 건강을 위해 시작한 것이 직원과의 대화 창구로 바뀌었다. 그는 거의 매일 파트너(임직원)를 바꿔가며 1시간씩 회사 주변을 걷는다. 안 사장은 “회사의 주요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정담도 나누고, 건강도 좋아지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애경은 어떤 회사 애경은 한국전쟁 직후인 1954년 비누제조업체로 출발, 생필품을 생산하는 국민기업으로 성장했다. 애경유지공업㈜이 전신인 애경은 1985년 4월 다국적기업 유니레버와 합작, 선진 외국기술 및 경영관리 기법을 도입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지난해 창립 50돌을 맞아 ‘애경산업’에서 ‘애경’으로 사명을 바꿨다.‘깨끗함, 신뢰, 혁신’을 경영 목표로 삼아 최근 10년간 출시한 대부분의 제품을 성공적으로 상륙시킴으로써 생활용품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다져가고 있다. 특히 지난 50년간 한우물만 판 뿌리깊은 기업으로,‘삶의 가치를 높이는 라이프 스타일리스트’라는 기치를 내걸고 있다.‘제품과 서비스로 고객에게 아름다움과 건강함, 깨끗함과 편리함을 제공한다.’는 것이 실천 목표다. 대덕연구단지내 애경종합기술원은 신제품 개발과 미래산업의 중장기적인 전략기술을 집중 연구·개발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충남 청양과 대전 공장에서는 고품질의 제품을 생산해 낸다. 안용찬 사장 취임 10주년을 맞는 올해의 매출 목표는 지난해보다 20% 늘어난 4380억원. 제 2도약을 위해 선택과 집중,1등 브랜드 전략을 더욱 강하게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 [레저+α]

    [레저+α]

    ●파라과이에서 찾아온 열대어 ‘몽크호샤’ 바다동물이 사는 수족관에서도 봄을 느낄 수 있는 행사가 마련되었다.코엑스 아쿠아리움은 4월부터 7000여 마리의 ‘몽크호샤’라는 물고기를 전시한다. 은빛의 붉은 띠로 장식한 몽크호샤 수천마리가 떼를 지어 움직이는 모습은 마치 벚꽃이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모습처럼 장관을 이룬다. 이 물고기는 남미의 파라과이가 원산지이며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열대어 몽크호샤는 초식성 물고기로 부드러운 수초를 갉아먹고 사는 채식주의어류다.(02)6002-6200,www.coexaqua.co.kr ●우리 선조들의 웰빙습관 ‘옹기’ 한국민속촌에서는 오는 9일 현대 사회에서 새롭게 붐을 일으키고 있는 웰빙문화의 흐름을 타고 실생활에 유용하게 사용되어지는 옹기의 전반적인 문화와 내용을 한눈에 볼 수 있게 ‘옹기 생활관’을 개관한다. 약 100평의 전시관에 유물전시, 마네킹 및 모형전시, 닥종이 인형전시, 디오라마 전시, 영상전시 등 다양한 전시기법을 통하여 옹기의 전반적인 생활문화현상을 느낄 수 있게 했다.(031)288-0000,www.koreanfolk.co.kr ●생동하는 봄날을 그려보자 롯데월드는 한국아동복지연합회와 공동으로 제4회 어린이 그림대회를 10일부터 15일까지 하얀 벚꽃이 만발한 석촌호수와 매직아일랜드에서 개최한다. 참가신청은 9일까지 롯데월드 홈페이지(www.lotteworld.com)를 통해 접수하거나, 행사기간인 현장 접수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참가비는 1만원이며, 참가자 전원에게는 롯데월드 입장과 놀이시설 3종을 이용할 수 있는 이용권과 크레파스, 도화지 등 푸짐한 기념품을 증정한다.(02)411-2000. ●원숭이학교도 개학했어요 5일 과천 서울대공원옆 원숭이학교에서 원숭이들이 봄학기 수업을 시작한다. 과천 서울대공원 옆 원숭이학교(구 복돌이동산)에서 20여 마리의 원숭이들과 함께 진행되는 원숭이학교 수업은 아이들에게 인기다.11시,1시,3시,5시까지 하루 4차례 50분씩 공연한다. 또한 중국 기예단의 공연도 함께한다.www.hibull.com,(02)503-0138. ●계룡산 정기받아 흙 빚어요 계룡산 도자예술촌이 주관하는 계룡산 분청사기 축제가 8∼12일 충남 공주시 반포면 상신리 계룡산 도자 예술촌에서 개최된다. ‘봄꽃, 불꽃 그리고 흙꽃’이란 주제 아래 계룡산의 빼어난 경관과 화사한 봄꽃의 향연 속에 펼쳐지는 이 축제는 선인사기장 추모제, 도자 발전을 위한 세미나, 전통 장작 가마 도자기 굽기 시연, 도예 체험마당, 전통놀이 마당 등 다채로운 행사로 꾸며진다. 도예작품 전시회와 도자기를 생산원가에 구입할 수 있는 판매장 운영, 도예공장 견학 등 관광객을 위한 다채로운 이벤트도 베풀어진다.(041)857-8811.
  • 외고 유학반 외국 명문대 진학 길잡이

    외고 유학반 외국 명문대 진학 길잡이

    지난해 서울지역 외국어고등학교에서 미국 상위권 대학에 진학한 학생은 130여명. 외고 졸업생의 6% 정도가 미국 대학을 선택한 셈이다. 대원외고가 1998년 처음으로 유학반을 개설하고 2000년 미국 명문대 진학생 9명을 배출한 이후 미국 대학 진학생은 급격히 늘었다. 미국 대학을 선택하면 입학에서 졸업까지 최소 1억5000만원에서 2억원이 들 정도로 경제적 부담이 크다. 그러나 한국인의 정체성을 갖춘 세계적인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외국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과 학부모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정규 교육 과정을 이수하면서 해외 대학 진학을 고려하고 있다면 외고 유학반을 눈여겨보자. 서울지역 6개 외고 유학반의 특징을 살펴본다. ●대원외고(daewon.seoul.kr) 체계적인 교육과정이 마련돼 있고 자율적인 면학 분위기가 조성돼 있는 것이 이 학교 유학반 GLP(Global Leadership Program)의 특징이다.1998년 우리나라 외고로는 가장 먼저 유학반을 개설했다. 첫 졸업생을 낸 2000년부터 올해 입학 예정자를 포함하면 이 학교 출신 200여명이 현재 미국 최상위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거나 입학을 준비하고 있다. GLP는 매주 월·화·목요일에 5시간씩 수업한다. 정규수업이 끝나는 오후 5시부터 오후 9시 50분까지 수업을 진행한다.SAT(Scholastic aptitude Test·미국대학능력시험) 점수를 높이기보다는 미국 대학에 진학한 뒤 제대로 공부할 수 있도록 영어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2학년은 미국 대학의 일부 과목을 미리 고교에서 이수하는 AP(Advanced Placements)과목을 배운다.3학년은 대학지원에 필요한 원서와 에세이 작성법 등도 집중적으로 훈련한다. GLP 선후배들이 도움을 주고 받는 멘토와 멘티로 그룹을 이뤄 함께 공부하는 것도 특기할 만 하다. 멘토를 자원한 2·3학년들이 직접 한 학기 커리큘럼을 짜서 SAT·AP 시험의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한다.2·3학년의 멘토 활동은 대입 원서 작성에 기재된다. ●한영외고(hyfl.hs.kr) SAT,AP 점수 획득은 물론 봉사활동과 직업체험까지 학생별로 맞춤지도한다.AP 이과계열 과목은 한양대에서 수업한다. 대학 실험실을 그대로 이용하기 때문에 내실있는 화학, 생물 수업이 이루어진다.AP 이과 과목은 한양대 총장 명의로 학점을 받는다. 한영외고 유학반 OSP(Overseas Study Program)는 2002년 2학기에 처음 개설돼 지난해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모두 25명이 미국 명문대에 진학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후 3시 40분부터 9시 30분까지 수업한다. 수업시간은 일주일에 29시간에 이른다.1·2학년은 SAT와 AP 시험에 필요한 기본적인 영어 실력을 쌓는다. 유학에 필요한 모든 시험은 2학년 말 또는 3학년 초에 끝낸다.3학년은 봉사활동과 직업체험, 대학진학에 필요한 다양한 준비를 한다. 2학년 과정에 물리, 생물, 화학, 미적분, 통계학 등 이과계열의 AP과목 5개를 포함해 모두 10개 과목을 이수할 수 있다. 영어는 ‘창조적인 글쓰기’,‘영작문’,‘비판적 글읽기’,‘서양 문학’등 9개 과목이 있다. 모든 과목은 대학 수업처럼 학생이 희망에 따라 선택해서 들을 수 있다. 보통 2과목에서 10과목까지 듣는다. ●대일외고(www.daeil.or.kr) DOSP(Daeil Overseas Study Program)는 전담 교사가 학년별 유학반 담임을 맡아 책임있게 지도하는 것이 강점이다. 교사 4명은 성적관리와 봉사활동, 직업체험 활동 등을 3년동안 꾸준히 챙겨준다. 정규 교사가 DOSP를 맡기 때문에 비슷한 수준의 다른 학교 유학반보다 수강료가 저렴하다. 도중 하차를 막기 위해 신입생은 6주일 동안 강도 높게 수업을 거친 뒤 스스로 잔류 여부를 결정하도록 한다. 토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후 4시 30분부터 9시까지 수업한다.3학년은 스스로 공부할 시간을 주기 위해 일주일에 이틀은 오후 7시에 수업을 마친다.1학년은 토플과 SATⅠ에 주력한다.2학년은 SATⅡ에 집중하며 방학동안에는 학생들 희망에 따라 AP과목을 개설한다. 수강 희망자가 단 한 사람 뿐이라도 강의를 개설한다. 학생들의 봉사활동은 자발적으로 진행된다. 학생들 사이의 활발한 정보교류가 있어 유학반 학생이 소그룹을 짜 서울역 노숙자 쉼터를 방문하거나 탈북자를 만나기도 한다.2002년 이후 올해까지 50여명의 졸업생이 명문대에 진학했거나 입학을 준비하고 있다. ●이화외고(www.ewha-gfh.hs.kr) EGC(Ewha Global Challenge)는 SAT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것보다 대학에 진학한 뒤 각국의 인재들과 함께 공부하는 데 손색이 없는 영어실력을 갖추도록 지도하는 것이 특징이다. 1학년은 주 3∼4일,2·3학년은 주 5일 수업한다. 오후 5시부터 9시 50분까지 공부한다.1학년은 토플, 영미문학, 말하기, 읽기, 쓰기 등 영어의 기본을 다지는데 주력한다.2학년은 SATⅡ를 집중적으로 공부하며 CNN 방송 청취와 영어 토론을 매우 비중있게 지도한다.AP 과목은 따로 두지 않고 있다. 대학에 합격한 뒤에도 입학하기까지 4∼6개월 동안 영어 토론과 CNN 청취 수업을 계속 진행한다. 현재 20여명의 EGC출신이 미국 명문대에 진학했거나 합격통보를 받았다. 이화외고는 전교생 모두가 한달에 한 차례씩 장애인과 외출하는 봉사활동을 한다. 이 때문에 유학반 학생들은 따로 봉사활동에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유학반 학생 전원의 태권도 실력이 수준급이라는 것도 이색적이다. 일주일에 1∼2차례 서대문의 한 도장을 찾아 태권도 수업을 받는다. 이 같은 체육활동은 대입 원서에 기재된다. ●명덕외고(www.mdfh.or.kr) 학생의 학업성적과 희망사항, 전망을 고려해 유학반 학생들을 지도한다. 수업은 일주일에 3∼4차례, 오후 5시부터 밤 10시까지 진행한다.1학년은 토플과 SATⅠ의 기본은 다지며 SATⅡ의 수학·물리·화학을 배운다.SATⅠ보다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SATⅡ과목은 1학년 때 마친다.SATⅠ은 2·3학년 때 집중적으로 공부한다.AP과목은 따로 개설하지 않는다. 봉사활동은 가양종합복지관과 연계해 실시한다.1학년 말부터 2학년 중반까지 3학기동안 장애인 가정을 방문해 말벗이 돼주고 함께 생활하는 체험을 한다. 주로 주말을 이용한다. 이 학교 유학반은 2002년 개설돼 2003년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현재 졸업생 20여명이 명문대에 진학했거나 입학을 기다리고 있다. 스위스의 명문 호텔학교 로잔스쿨에 진학한 졸업생도 두 사람이 있다. ●서울외고(sfl.hs.kr) 수업 편성과 강사 섭외, 강사료 등 유학반 운영의 모든 것이 학부모 자율로 결정한다. 한달에 두 차례 정기적인 유학반 학부모 모임이 있어 학생의 수업 만족도나 학업 성취 정도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낸다. 유학반은 학교의 시설을 이용하지만 사실상 학교와는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수업은 일주일에 두 차례 오후 4시 30분부터 10시 30분까지 진행한다. 주로 SATⅠ·Ⅱ과목을 중점적으로 배운다.AP는 화학, 미국역사 등 2∼3개 과목을 2∼3개월 특강 형식으로 개설한다. 봉사활동이나 직업체험 활동도 학생들이 스스로 결정한다. 현재 9명의 졸업생이 명문대에 진학했거나 입학을 준비하고 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명덕외고 반진호교사 충고 “미국 대학 진학은 세계 무대에서 활동할 한국의 인재를 키워낸다는 장기적인 생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명덕외고 반진호(50)교사는 최근 우리 고교생들의 미국 대학 진학이 부쩍 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 “명문대 합격생을 천재로 바라보는 시각이나 이들이 해외로 엄청난 학자금을 빼내는 것처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학문을 연구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환상을 갖고 미국 명문대 진학에 도전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뜻을 두고 있는 학부모와 학생 모두에게 충고했다. 반 교사는 “미국 대학 입학은 학문의 첫 발을 뗀 것일 뿐”이라면서 “입학한 뒤 낯선 환경에 적응하며 다른 나라 인재들과 경쟁하겠다는 마음으로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미국 대학 진학을 결정하면서 석사와 박사 과정까지 염두에 두는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 도전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3년동안 유학반을 지도한 반 교사는 “우리나라 상위권 대학에 진학할 정도의 자기관리 능력을 갖춘 학생이라면 미국 상위 20위권 대학에 진학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설명했다. 영어 실력만 갖춘다면 우리나라의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는 것보다 미국 대학 진학이 더 수월하다는 것이다. 반 교사는 “유학을 결정할 때는 학생의 성적과 장래희망, 부모의 경제적 능력을 반드시 고려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해에 4000만∼5000만원에 이르는 학비와 생활비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 교사는 또 미국은 입학보다 졸업이 더 어렵기 때문에 수학과정을 버텨낼 수 있는 학습 능력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어려운 유학생활을 견겨낼 수 있느냐는 결국 학생의 의지”라면서 “‘어느 대학에 진학하느냐.’보다 ‘무엇을 공부할 것이냐.’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④-현대그룹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④-현대그룹

    “믿겨지지 않았다.” 2003년 8월 4일 새벽. 그룹 비서실에서 걸려온 전화 한 통을 받아든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훗날 지인에게 “처음엔 얘 아빠(정몽헌 회장)의 죽음을 믿을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그러나 남편의 죽음을 제대로 슬퍼할 겨를도 없었다. 시숙(정상영 KCC그룹 명예회장)에게서 그룹을 지켜야 했다. 경영 전면에 나섰다. 스물한살에 현대가로 시집와 30년 가까이 살림만 했는데 세상에 나오는 것이, 그것도 시아버지(고 정주영 명예회장)가 평생을 일군 그룹을 덜컥 떠맡는 게 두렵지 않았을까. 지인의 얘기다.“나도 그 점이 궁금해 언젠가 한번 물어봤었다. 그랬더니 그 때는 (경영권 분쟁으로) 상황이 너무 다급해 두려워할 겨를조차 없었다고 하더라.” 그렇게 현대가의 ‘조용한’ 며느리에서 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때가 2003년 10월 21일. 그로부터 1년여.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은 ‘관리종목’의 악몽에서 벗어나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익(4279억원)을 올렸다. 금강산 관광사업을 주도하는 현대아산 역시 소폭이나마 첫 흑자(8억원)를 기록했다. 현대엘리베이터(839억원), 현대증권(580억원 추정치), 현대택배(74억원), 현대경제연구원(3억원)도 지난해 흑자로 돌아섰거나 흑자를 지켰다. 그룹 경영을 맡은 지 불과 1년 만에 6개 계열사 모두를 흑자로 돌려놓은 것이다.2010년까지 그룹 매출을 20조원(지난해 말 6조 6400억원)으로 끌어올려 재계 10위권(현재 19위)에 입성하겠다는 현 회장의 ‘2010 프로젝트’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 것은 그래서다. 어떤 이는 이를 두고 ‘운’이라고도 말한다. 그러나 왕회장(정주영 명예회장) 시절부터 현대에 몸담아온 한 임원의 해석은 다르다. “운이 좋았던 것도 사실이다.(현 회장 취임후) 해운 경기가 살아나면서 그룹의 주축인 현대상선이 살아났으니까….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안되는 부분이 있다. 전에 비해 그룹의 방향이 매우 뚜렷해졌다. 현 회장은 한번 결정을 내리면 단호하다. 흔들리지 않는다. 배포와 결단력은 오히려 몽헌 회장(MH)을 능가한다는 게 임원들의 공통된 평가다.” 이와 관련해 또다른 임원의 말이 재미있다.“현 회장을 보고 있으면 사업가 유전자라는게 따로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사업가 집안의 둘째딸 현 회장은 1955년 딸만 넷을 둔 사업가 집안의 둘째로 태어났다. 훗날 현대상선에 흡수된 당시 신한해운의 현영원(78) 회장이 아버지다. 일제때 ‘호남의 거부(巨富)’로 이름을 날렸던 현준호씨의 후손이다. 어머니는 김용주 전남방직 창업주의 외동딸인 김문희(77) 현 용문학원 이사장이다. 김창성 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과 김무성 한나라당 의원의 친누나이기도 하다. 현 회장에게는 외삼촌들이다. 현대가의 며느리 가운데 손아래 동서 김영명(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의 부인·김동조 전 외무장관의 딸)씨와 더불어 친정이 가장 화려한 편이다. 현 회장은 그룹 홈페이지에 올린 ‘나의 삶 현대의 길’에서 “기업가 집안의 엄격한 가정교육 속에서 세상의 흐름과 변화에 대한 시각을 조금씩 키워나갔다.”고 어린 시절을 회고했다. 임원의 해석처럼 ‘유전자’까지는 아니더라도 사업가 집안의 가풍이 자연스럽게 몸에 밴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흥미로운 점은 현 회장의 자매들 이름이다. 언니가 일선씨, 여동생이 지선씨다. 현 회장의 시조카들과 이름이 똑같다.“정씨 집안과의 혼사는 숙명”이라는 우스갯말이 나올 만도 하다. 언니 일선씨는 수입 침장(沈臧) ‘쉐르단’으로 유명한 홈텍스타일코리아 유승지 회장과 결혼했다. 유 회장은 유일한 유한양행 창업주의 친동생이자 유유산업 창업주인 고 유특한씨의 아들. 현 유유산업 유승필 회장의 친동생이다. 동서지간인 유 회장과 생전의 MH는 나이가 같아 유난히 친했다고 한다.MH가 죽기 직전 가족들과 외식을 할 때도 유 회장이 함께 했었다. ●‘군인’ MH와의 첫 만남 대학(이화여대 사회학과) 4학년때인 1975년 1월 어느날. 현 회장은 아버지를 따라 울산의 현대중공업 선박 명명식에 갔다. 당시 아버지는 사업관계로 잘 알고 지내던 홍콩 행정 장관(C.Y. 퉁)이 방한하자 때마침 열린 선박 명명식에 ‘모시고’ 갔다. 애초 맏딸만 데려갈 생각이었지만 둘째딸의 성화에 딸 둘을 대동하고 나섰다. 몇달 뒤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쪽에서 넌지시 연락이 왔다.“군대간 아들이 마침 휴가 나왔는데 한번 만나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선박 명명식에서 ‘참한 인상의 늘씬한 재원’을 처음 본 정 회장이 단박에 며느릿감으로 점지한 것이다. 이 때가 75년 5,6월께. 현 회장과 MH와의 첫 만남은 그렇게 이뤄졌다. 언젠가 현 회장이 사석에서 털어놓았다는 MH의 첫인상이다.“요샛말로 필이 꽂히거나 그렇진 않았다. 군인이라 머리도 짧았고…그래도 듬직해 보였다.” 첫 데이트 장소는 ‘군인 커플’답게 서울 태릉사격장. 이듬해 7월 두사람은 결혼했다. ●“나도 내게 이런 속배짱이 있는 줄 몰랐다” 현 회장은 결혼 후 첫딸을 낳고도 남편과 함께 미국 유학길에 올라 페어리 디킨슨 대학원에서 인간개발론을 전공했다. 귀국해서 얘들 키우고 살림하는 동안에도 짬짬이 걸스카우트연맹(이사)·대한적십자사(여성봉사 특별자문위원) 등에서 ‘표 안나게’ 사회활동을 했지만 사업가로 나서게 되리라고는 그 자신 상상도 못했다. 현 회장을 가까이서 지켜본 임원의 얘기다.“그룹 경영을 맡은 지 1년여밖에 지나지 않아 아직 평가를 내리기에는 이르지만 확실한 것은 배포가 여간 아니라는 점이다. 경영 참여를 결심한 것도,8개월에 걸친 경영권 분쟁을 버텨낸 것도 이같은 배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겉으로 보면 전형적인 현대가의 조용한 며느리인데 어디에 그런 배포가 숨겨져 있는지 모르겠다. 본인 스스로도 ‘내게 이런 속배짱이 있는 줄 몰랐다.’며 웃더라. 지금이야 웃으면서 얘기하지만 (경영권 분쟁때의)그 지독했던 마음 고생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의지력도 대단하다. 더러 확신이 서기까지 결단을 늦추는 경향이 있어 답답한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일단 확신이 서면 무섭게 밀어붙인다. 번복하는 일도 없다.”결단을 내려놓고도 마음이 여려 ‘가신’들의 주장에 흔들리곤 했던 MH와는 대조되는 면모다. 현 회장의 단호함을 보여주는 일화 한가지. 지난해 8월 그룹 비전을 선포할 때의 일이다. 당시는 경영권 분쟁을 매듭짓고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던 때라 사내외에 선언할 ‘비전’이 매우 중요했다. 현 회장은 ‘용기와 자부심의 현대’라고 직접 쓴 쪽지를 내밀었다. 임원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살림만 하던 사람이 기업 경영과 직원 심리를 얼마나 알겠느냐.”는 냉소도 은근히 깔려 있었다. 그러나 현 회장은 지금이야말로 창업주 정주영 회장의 용기와 ‘재계 1위 현대’에 대한 자부심이 절실한 때라며 고집을 꺾지 않았다. 결국 선언문에는 이 문구가 그대로 들어갔다. 시간을 지체해 물건너갔다고 생각했던 가신그룹(김재수 당시 경영전략팀 사장 등)에 대한 인사도 그 해말 전격 단행해 임직원들을 다시한번 놀래켰다. ●떠올리기 싫은 기억, 숙부의 난 현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다른 사람도 아닌 시삼촌과 길고 지루한 싸움을 벌여야 했다. 정상영 명예회장이 2003년 8월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사들이면서 본격화된 경영권 분쟁은 이듬해 3월 30일 현대엘리베이터 주총에서 현 회장이 승리할 때까지 8개월 가까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현 회장은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등 집안의 어른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비즈니스가 얽혀있어 개입할 수 없다.”는 말만 들어야 했다. 결과적으로 이들의 중립이 현 회장을 도왔다. 현 회장측은 분쟁의 단초가 된 금호생명 대출 200억원에 대한 정상영 회장의 보증과 관련,“정 명예회장은 조카(MH)에 대한 의리라고 주장하지만 처음부터 경영권을 뺏기 위해 치밀하게 계산된 행보였다.”고 주장한다. 한 측근은 MH가 정상영 명예회장을 인간적으로 따랐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왕자의 난이 일어나기 이전부터 정상영 회장이 MH의 자금줄을 교묘하게 막았다.”면서 “이 때문에 MH가 ‘그룹을 위해 (내가) 이렇게 희생했는데 상영 삼촌이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며 언젠가 몹시 화를 낸 적도 있다.”고 털어놓았다.KCC측에서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여전히 팔지 않고 있어 경영권 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싸움이다. ●경영수업 받는 큰딸…‘코디’ 둘째딸… 사격 좋아하는 외아들 시어머니(변중석)가 아이 잘 낳는 보약을 하루가 멀다하고 들이미는 바람에 얼떨결에 일찍 가졌다는 큰딸. 딸을 낳자 시댁보다 딸만 넷인 친정의 실망이 더 컸다고 한다. 그 딸이 지금은 현 회장의 든든한 친구이자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지이(28)씨다. 서울대 고고미술학과와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대학원을 나온 그는 외국계 광고회사에 다니다 아버지의 급작스러운 죽음으로 지난해 1월 3일 현대상선 재정부에 경력사원으로 입사했다. 올 1월 1일 대리로 승진했다. 회사 흐름을 가장 빨리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재정부에 배치한 것을 보면, 제대로 경영수업을 받게 하려는 현 회장의 의지가 읽혀진다. 경영권 분쟁때도 현 회장은 정상영 명예회장 등 시댁 어른들과의 대면 자리에 반드시 지이씨를 데리고 나갔다. 맏이답게 찬찬하고 침착해 현 회장에게는 큰 의지가 된다고 한다. 직장 동료들 사이에서도 평이 매우 좋다. 지난해 10월 그룹 해체후 처음 가진 신입사원 수련회때는 다른 ‘신참’들과 똑같이 텐트에서 잠을 자고 장기자랑도 마다하지 않아 주위의 경계심을 녹였다.‘싼타페’를 직접 몰고 출퇴근한다. 아직 사귀는 사람은 없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터울이 크면 아들일 확률이 높다.”는 집안 어른들의 압력에 6년 7개월만에 가졌다는 둘째딸 영이(21)씨는 서울 상명여고 1학년때 혼자서 미국 유학을 떠났을 만큼 당차다. 보스턴에서 한시간 거리인 사립 고등학교 ‘쿠싱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현재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경영학부에 재학중이다. 언니와 달리 성격이 매우 활달하다. 방학을 맞아 귀국하면 엄마의 의상을 열심히 조언해준다. 막내 외아들인 영선(20)씨는 모 대학 경영학과를 다니다 지금은 휴학한 상태다. 군대를 먼저 다녀온 뒤 미국 유학을 떠날 예정이다. 아버지 장례식때 고3(경복고) 수험생이었는데도 어찌나 많은 친구들이 빈소로 몰려왔던지 조문객들 사이에 화제가 됐었다. 아버지를 닮아 총쏘는 것을 좋아한다. ●옛 영광 재현 꿈꾸는 핵심 브레인들 경영전략팀이 그룹의 ‘싱크 탱크’다. 다른 그룹으로 치면 구조조정본부에 해당한다. 현 회장 사람들로 전부 세대교체가 이뤄진 점이 가장 눈에 띈다. 최용묵(57) 사장을 사령탑으로 이기승(55) 전무-하명호(47) 상무로 수직 연결된다. 현대엘리베이터 사장도 맡고 있는 최 사장은 경영권 방어전략을 촘촘히 짜 현 회장의 리더십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급진적 개혁보다는 점진적 개선파로, 조직 안정이 최우선 과제인 현 회장 체제에서는 적임이라는 평을 듣는다.76년 현대건설 평사원으로 입사,84년 현대엘리베이터 창립과 함께 관리부장을 맡으면서 조직관리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지금도 임직원들과 회사 앞마당에서 족구를 하고 삼겹살 소주 뒤풀이를 즐긴다. 이 전무는 경영권 분쟁을 겪으면서 금융전문가의 보완을 절실하게 느낀 현 회장이 지난해 6월 외환은행에서 영입해온 이다.KS(경기고-서울대 법대) 출신답게 머리회전이 빠르면서도 친화력이 뛰어나 핵심인맥의 자리를 굳혔다. 미국 디킨스대 MBA(경영학석사) 출신인 하 상무도 재무 전문가다. 현대석유화학에서 지난해 말 그룹 심장부로 옮겨왔다. 그룹의 정신적 뿌리인 대북사업은 ‘서울대 트리오’가 이끌고 있다.“대북사업에 인생을 걸었다.”는 김윤규(61) 현대아산 부회장이 단연 첫 손에 꼽힌다. 왕 회장때부터 ‘소떼 방북’ 등을 성사시키며 현대와 동고동락해 온 김 부회장은 MH가 그 앞으로 남긴 별도 유서를 통해 “자주 윙크하는 버릇 고치라.”고 농담을 던졌을 만큼 2대에 걸쳐 각별한 신임을 얻었다. 얼마전 부회장으로 승진해 대북 라인 접촉 등 대외 업무에만 힘을 쏟고 있다. 대내 업무를 떼준 것은 과중한 업무 부담을 덜어주려는 배려이자 ‘거리 두기’라는 해석도 있다. 대내 업무는 윤만준(60) 현대아산 사장의 몫이다. 고문으로 물러나 있다가 김 부회장의 승진과 함께 대표이사 사장으로 발탁된 그는 남북경제협력사업에 초창기부터 관여해 실무에 밝다. 서울법대를 나와 74년 현대중공업에 입사,MH와 함께 현대전자(현 하이닉스반도체)를 일궜다. 김 부회장의 서울대 공대 직속 후배인 심재원(58) 현대아산 부사장은 개성공단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다. 업무처리가 치밀하다. 그룹의 ‘캐시 카우’(돈버는 계열사)인 현대상선은 노정익(52) 사장이 이끌고 있다. 유동성 위기로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던 2002년 9월 사장에 취임해 1000원대이던 주가를 2만원 가까이 끌어올린 것으로 유명하다. 자동차 운반선 매각 등 뚝심으로 구조조정을 밀어붙여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 때 들어온 1조원대의 현금이 없었다면 뒤이어 터진 대북송금·분식회계 등의 악재를 버텨내지 못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얘기다. 취임하자마자 승선 체험을 자청, 선원들과 거센 파도와 싸우며 하나가 된 덕분에 ‘캡틴’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안살림을 꼼꼼하게 챙기는 안홍환(55·부사장) 지원본부장, 회사 매출의 70%를 책임지고 있는 이재현(54·전무) 컨테이너본부장, 일반화물 영업을 이끄는 이동렬(56·전무) 벌크선영업본부장, 해양대 항해학과를 나와 선장으로도 근무한 ‘마도로스’ 신용호(56·전무) 해사본부장 등도 상선의 중추 세력이다. 2003년 6월 부국증권에서 스카우트돼 온 김지완(59) 현대증권 사장은 ‘현투(현대투자신탁증권) 책임분담금’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지어 그룹의 고민을 덜어주었다.‘숙부의 난’때는 오랜 증권업계 경험을 바탕으로 경영권 방어 전략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과 부산상고 동문이어서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하마평에 자주 오르기도 한다. 김 사장을 떠받치고 있는 노치용(53·전무) 도매영업본부장은 그룹 홍보도 겸하고 있어 여의도와 광화문을 오가며 ‘셔틀 업무’를 보고 있다. 경영권 분쟁때 설득력있는 논리로 여론을 유리하게 이끌었다. 숙부의 난 당시 격전지(경영전략팀) 한복판에 있었던 현기춘(51) 현 현대엘리베이터 전무도 눈에 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또다른 한 축인 한승준(51) 전무와는 춘천고 같은반 친구이다. 기획·관리 전문가로 ‘선 굵은 CEO’로 불리는 김병훈(55) 현대택배 사장, 경제연구원 최초로 수익모델 창출에 도전한 재무관료 출신의 김중웅(64) 현대경제연구원 회장, 미국 애리조나주립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은 김주현(53) 현대경제연구원장 등도 그룹의 핵심 브레인들이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얘기가 있다.“경영권 분쟁이 오히려 약이 됐다. 몽헌 회장의 죽음으로 흔들리던 임직원들이 경영권이 위협받자 현 회장을 중심으로 차돌처럼 뭉쳤다. 이번 기회에 전열을 확실하게 정비해 그룹의 모태로서 옛 현대의 영광을 반드시 재현하겠다.” hyun@seoul.co.kr ■ ‘비운의 황태자’ 정몽헌 현대가 사정을 소상히 알고 있는 한 현대맨은 “90년대 들어 언론에서 빅3(MK,MH, MJ) 운운했지만 그 때는 이미 왕회장이 MH를 후계자로 형제들에게 선언한 뒤였다.”면서 “좀체 칭찬을 하지 않는 왕회장이었지만 MH에 대해서는 심지가 깊은 아이라며 믿음을 내보였다.”고 전했다. 보성고와 연세대를 나와 미국 페어리 디킨슨 대학에서 MBA(경영학 석사학위)를 딴 MH는 귀국후 1983년 현대전자(현 하이닉스반도체)를 세워 4년 만에 흑자로 돌려놓았다. 급기야 2000년에는 그룹 단독 회장에 취임했다. ‘왕자의 난’의 상처를 털고 MH시대를 여는 듯했다. 하지만 2003년 8월 4일 계동사옥 12층 집무실에서 몸을 던지고 만다.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그저 유서를 통해 “어리석은 사람이 어리석은 행동을 했다.”고만 했을 따름이다. 대북송금 특검 등에 따른 중압감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그러나 한 측근은 당시 “극심한 중압감 때문이었다면 가족들이 낌새를 알아챘을 텐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며 일축했었다. 투신하기 직전, 가족과 식사한 것을 두고 미리 자살을 준비했다는 분석도 나왔지만 이 역시 MH가 일요일에는 가족들과의 외식을 즐겼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MH는 바깥일을 집에 와 자상하게 털어놓는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가급적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등 가정적인 편이었다. 한 측근의 얘기다.“(대북송금·비자금 수사 등이 진행되자) 나 혼자 책임지겠다는 말씀을 여러번 하셨다. 그때는 혼자 감옥가겠다는 뜻인 줄 알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자살을 염두에 뒀던 것 같다. 그렇더라도 투신하기 두달 전에 받은 건강검진에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게 나오자 부인(현 회장)에게 매일 순두부를 끓이라고 했던 점으로 미뤄보아 투신 결심은 순간적으로 이뤄졌던 것 같다.” 소탈하면서도 합리적이고 머리도 좋아 따르는 이가 많았던 MH. 그는 그러나 끝내 아버지의 꿈(대북사업)을 완성하지 못하고 삶을 접었다. 이 때가 그의 나이 55살때였다. hyun@seoul.co.kr ■ 현대家 며느리들 현대가의 며느리들은 4월을 ‘제사의 달’이라고 부른다. 시아버지(정주영 회장)가 생전에 워낙 제사를 중시한 데다 온갖 제사가 몰려있어 4월에는 아예 청운동 시댁 부엌에서 살다시피 했다. 시아버지의 독특한 ‘밥상머리 교육’ 때문에 새벽마다 시댁으로 가 아침식사도 직접 준비해야 했다. 한 며느리는 “새벽 3시반에 갔다는 항간의 얘기는 다소 과장이고 이를 때는 4시반, 보통때는 5시나 5시반쯤 갔다. 시아버님이 대선에 출마했을 때 새벽마다 수행원들 몫까지 김밥을 엄청나게 쌌던 기억이 난다.”고 털어놓았다. 언젠가 한번은 아들들이 꾀가 나 아침식사 회동에 몇번 빠졌다. 대로한 왕회장이 “모두 들어와 살라.”고 불호령을 내려 1년간 청운동 시댁 주변에 모두 모여산 적도 있다고 한다. 여자들이 나서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던 왕회장이지만 말년에는 겸상 식사도 허용했다고 한다. 맏며느리 이양자씨는 수도여대를 나와 한때 아나운서로 활동했다. 이씨가 91년 암으로 세상을 뜨면서 실질적 맏며느리 역할을 해온 둘째며느리 이정화(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부인)씨는 당시 명문으로 꼽히던 숙명여고를 나왔다. 빼어난 미모로 유명했던 넷째며느리 이행자씨는 한양대 출신으로 세간에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숙명여대를 졸업했다. 유난히 여대 출신이 많은 데는 이유가 있다.“여자는 여대를 가야 한다.”는 왕회장의 보수성 때문이었다. 이화여대에 수석 입학해 화제가 됐던 손녀 유희씨(고 몽필씨 딸)도 원래는 연세대 원서를 다 써놓은 상태에서 할아버지에게 ‘보고’했다가 된통 혼이 난 뒤 여대로 틀었다고 한다. 며느리든 딸이든 해외유학까지 다녀오고도 회사 경영이나 사회활동에 참여하는 이가 거의 없는 것도 유교적 가풍 탓이다. 왕회장은 “살림에만 신경쓰라.”며 며느리들에게 골프도 치지 못하게 했다. 현정은 회장은 이 말을 곧이곧대로 듣고 골프장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세월이 훨씬 흐르고서야 뒤늦게 골프를 배웠지만 영 재미가 붙지 않아 골프장에 딱 세번 나가본 뒤 관뒀다고. 오는 10월 ‘금강산 골프장’ 개관에 맞춰 상징 티샷을 날리라는 임원들의 압력이 많아 여간 고민이 아니라고 한다. 한때 기체조를 배웠으며 ‘걷기’ 가 취미다. hyun@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최광숙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2일 TV 하이라이트]

    ●바람꽃(KBS1 오전 8시5분) 진우의 방에서 영실의 데생을 발견한 명희는 진우에게 영실에 대한 감정을 묻지만, 누군가를 사랑할 준비가 안 된 진우는 명희에게 자신의 감정을 애써 숨긴다. 정님은 공장인부 동팔이에게 은경과 인표의 만남을 보고받고는, 공장을 위한 일이라며 아무도 모르게 인표와 은경의 뒷조사를 지시한다. ●솔로몬의 선택(SBS 오후 6시50분) 빈방이 없다는 숙박업소의 거짓말에 속아 고가의 특실에 묵었을 경우 일반 객실료만 내도 되는지 알아본다. 신호등이 없는 등교길, 아이들의 위험을 보고 학부모가 경찰에 신호등 설치를 요구했다가 기각 당한 후에 사고가 나면 경찰에 배상책임이 있는지 확인해 본다. ●라이프n조이(YTN 오전 9시20분) 봄의 맛을 느끼러 서해안으로 떠난다. 따뜻한 봄과 함께 서해안의 별미 주꾸미와 실치가 제철을 맞았다. 무창포의 명물 주꾸미 축제와 싱싱한 봄의 별미 실치를 위해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지금이 아니면 맛볼 수 없는 서해안의 특별한 맛의 세계를 찾아가본다. ●코리아 코리아(EBS 오후 5시30분) 재미와 감동으로 북한을 만다본다. ‘영화로 본 북쪽 세상’ 코너에서는 북한 영화 ‘청춘이여’를 감상하고 북쪽의 수업을 직접 체험해 본다. 또 북한을 이해하고 남북의 교육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 ‘통일종이 땡땡땡’코너에서는 우리의 초등학생들이 북쪽의 선생님과 함께 국어수업을 받는다. ●떨리는 가슴(MBC 오후 7시55분) 두나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목욕탕엘 가다가 성재에게서 오늘 저녁에 부모님께 인사 드리자는 전화를 받는다. 더 이상 성재에게 자신의 과거를 숨길 수 없다고 생각한 두나는 스물한 살에 자신이 결혼했던 과거를 털어놓는다. 갑작스런 두나의 고백에 성재는 충격을 받고 혼란스러워한다. ●용서(KBS2 오전 9시) 재훈은 인영이에게서 자꾸 전화가 걸려 오자 아예 휴대전화 배터리를 빼버린다. 그때 마침 들어온 수민이 왜 배터리를 빼놓았느냐고 묻자 재훈은 오히려 짜증을 낸다. 수민은 결혼이 자꾸 미뤄지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짐작을 하고, 재훈은 결국 인영에게 전화를 한다.
  • [열린세상] 교육부 쓴소리 들어야/강지원 변호사

    교육인적자원부(이하 교육부)에 쓴소리 좀 해야겠다. 도대체 학교폭력대책이라고 내놓았는데, 학교현장에 있는 사람들이나 피해자들이나, 또 그 부모들이나 누구도 흔쾌히 마음에 와닿는다고 말하지 않는다. 특히 경찰이 전면에 나서 자진신고기간을 정해 처리하도록 하였는데 학교폭력에 왜 느닷없이 경찰이 튀어 나오느냐는 것이다. 이 나라 경찰은 약방의 감초인가, 아니면 이 나라에 경찰까지 전면적으로 투입되어야 할 학교폭력이 그렇게 많다고 보았다는 말인가. 학교폭력이란 정말 경찰이 전면에 나서야 할 만큼 심각한 중상해, 흉기폭력 등 큰 폭력도 포함된다. 그러나 사소한 폭력, 우발적 폭력, 집단따돌림(왕따)들이 오히려 훨씬 더 많다. 또한 가해자들 역시 미성년자들이고 피교육자의 위치에 있는 아이들이다. 그들은 치안의 대상이기보다 우선은 교육의 대상인 학생들이다. 그런데 느닷없이 경찰이 나서고 그 외에 새로운 학교차원의 대책은 별로 안 보이기 때문에 쇼가 아닌가 의아해한다. 1990년대 후반엔가는 검찰이 진두지휘하겠다고 드세게 나온 적이 있다. 이른바 ‘자녀 안심하고 학교 보내기 운동’이었다. 초대 청소년보호위원장을 맡았던 1997년, 검찰에 대놓고 비판했던 일이 기억난다. 도대체 학교란 존재가 그토록 자녀를 안심하고 보낼 수 없는 곳이었는가. 다소 이런저런 사건 사고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과장해 말하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었다. 또 검찰이라는 국가의 최고 사정기관이 교육기관인 학교 안 구석구석까지 관장하는 듯한 그런 과장된 인상을 주어서도 안 된다는 비판이었다. 그런데 이번엔 경찰이 나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학교란 도무지 무엇 하는 곳인가. 학교폭력은 말 그대로 학교안팎에서 일어나는 학생들에 의한 폭력이다. 그렇다면 이일에 대처하는데 전면에 나서야 할 존재는 바로 학교다. 학교에 일차적인 기능과 책임을 부여하고 그것이 안 될 때 경찰이나 검찰이 나서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나라 학교는, 그리고 이를 총괄하는 교육부는 무엇을 하였는가. 이 학교폭력문제가 어디 어제오늘 있어온 일인가. 문제는 그동안 학교당국이 무엇이 달라졌느냐는 것이다. 이런 말이 나오면 교육부당국자들이 늘 하는 말이 있다. 교과목수업의 모든 내용이 인성교육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 교장들이 훈화를, 그리고 담임교사가 조회나 종례시간에 지도를 열심히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그것 등으로 족하다는 말인가. 요즘 세상에 그런 정도 가지고 감동을 받고 행동을 바꿀 아이들이 있다고 생각한단 말인가. 이래서 안 된다는 것이다. 학교가 학교폭력에 대처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가 전혀 준비되고 개발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선 현장의 선생님들을 만나보면 사태에 부딪혔을 때 어쩔 줄을 몰라 한다. 그래서 제발 피해자측이 조용히 해 주었으면 하고 그렇지 않으면 머리가 아파한다. 게다가 문제가 불거지면 위에서 더 난리를 치므로 그때부터는 은폐 아닌 은폐로 치닫게 된다. 학교는 잘 짜여진 인성교육프로그램을 획기적으로 수업시수에 반영해야 한다. 그것도 주입식이 아니라 체험위주여야 한다. 교과목이기주의 때문에 시간 빼기가 어렵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인성교육이 교과목들보다 못한 교육이란 말인가. 피해학생들이 마음 터놓고 고통을 호소할 수 있도록 상담교사를 일제히 배치해야 한다. 그리고 피해학생의 고통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따뜻한 보호조치를 취해야 한다. 가해학생을 가차 없이 전학조치를 취해야 한다. 전학이라는 징벌을 가하면서도 학교는 계속 다니게 해 선도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가해학생을 받지 않으려는 학교는 문책하고 특수한 프로그램을 적용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피해학생측이 가장 분노하는 것은 학교 측의 소극적 태도다. 은폐하려 한 학교는 엄중 문책하고, 적극적으로 잘 처리한 학교는 포상해야 한다. 인성교육의 강화를 위해서는 돈과 사람과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힘센 교육부라면 이를 확보해 일선 학교에 대폭 지원해야 한다. 그동안 내놓은 대책들은 거의 다 재탕 삼탕이다. 전문가이야기는 듣지 않고 교육관료들이 탁상공론만 한 까닭이다. 실태파악을 위한 공문플레이 따위는 이젠 더 이상 하지 말라. 학교현장을 지원할 수 있는 힘세고 열린 교육부가 되라. 강지원 변호사
  • 학교폭력 어떻게 풀까 (2)

    학교폭력 어떻게 풀까 (2)

    ■ 가해학생 지원 프로그램 사례 문제행동을 일으킨 학생들을 위한 ‘가해자 지원 프로그램’은 국내에도 개발되어 있다. 하지만, 재정과 인력 부족 등 현실적인 한계로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같은 프로그램이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가해학생들을 치유하는 현장을 찾았다. ●자신을 소중히 여기게 해주는 전문 상담 “그 아이를 밖으로 불러내는 것 말고 다른 해결책은 없었을까?다른 방법을 썼다면 너희들은 지금 이곳에 오지 않아도 됐을 텐데.” 지난해 서울 서초구 구립방배유스센터 상담팀을 찾은 A중학교 2학년 남녀학생 6명은 친구들에게 악의적인 소문을 내고다니던 같은 반 여학생을 뒷마당으로 불러내 집단폭행했다. 경찰은 이들이 사전에 조직을 이루지 않았고 우발적인 행동이었다는 점에서 처벌하지 않고 상담을 의뢰한 것. ‘치료’는 자신들이 저지른 폭력행위의 의미를 제대로 인식하는 것에서 시작됐다. 상담원이 “너희들의 행동으로 피해자 친구는 어떤 상처를 입었을까, 또 너희들은 어떻게 됐니?”라는 질문을 던졌다. 아이들은 “친구가 잘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해결방법으로 폭력을 쓴 것도 잘못됐다.”면서 “친구들이 우리를 ‘폭력6인방’이라고 부르며 피해다니고, 선생님도 ‘실망했다.’고 해 속이 상했다.”고 털어놨다. 이들에 대한 상담치료는 두 달 동안 6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폭력적인 영화를 보고 자신과 영화속 주인공을 비교하면서 폭력의 위험성을 비판해 보는 미디어 상담도 했다. 두 달 뒤 3명은 스스로 상담팀을 찾아와 진로를 상담할 정도로 마음을 열었다. 센터에서는 10년째 청소년폭력예방재단과 연계해 학교 폭력 피해 및 가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집단상담을 비롯, 각종 프로그램으로 심리적 치유과정을 밟게 하고 있다. 상담은 청소년들이 저지른 문제행동의 유형, 문제행동을 시작한 시기 등 개별적인 특징에 맞춰 ‘맞춤형’으로 진행된다. 지난해 학교폭력 등을 저지르고 센터를 찾은 가해 청소년은 192명에 이른다. 강주현 상담팀장은 “우발적으로 친구를 때리다 숨지게 한 청소년 3명은 서로 말하기를 꺼리다가 상황을 재연하는 심리역할극을 마련하자 비로소 ‘말을 꺼내면 공포를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 모르는 척 지냈다. 그저 잘못했다고, 용서해 달라고 말하고 싶었다.’며 울부짖었다.”고 소개했다. ●‘방과 후 대안학급’운영… 인성·감성 교육 “학교에서 일어난 문제는 학교에서 해결해야지요. 교사는 못난 제자에게 더 필요한 것 아닌가요.” 경기 안양시 평촌공업고등학교에서는 폭행이나 음주, 흡연 등 학칙을 어긴 학생들은 처벌 대신 오후 10시까지 선생님과 학교에 남아 ‘대안 수업’을 받는다. 처음에는 “학생부 선생님과 밤 늦게까지 마주앉아 있느니, 매를 맞는 게 낫다.”는 아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 ‘즐거운 벌칙’은 학생들을 변화시켰다. 평촌공고에서 ‘방과후 대안학급’을 시작한 것은 2003년 1학기. 다른 학교보다 부적응학생의 비율이 높은 것을 고민하던 학생부 교사들이 내놓은 처방이다. 문제행동을 두차례 이상 보인 학생은 1단계 대안학급에 참여한다. 나흘 동안 부모님과 함께 역할극, 음악, 요가, 한문, 교양강의, 등산 등의 대안수업을 받는다. 대안학급의 성과를 묻자 교사들은 스크랩북을 하나 내놓았다.1단계 대안학급을 마무리하면서 학생들이 쓴 편지였다. 학생들은 마지막 날 촛불을 켜놓고 부모님께 보내는 편지를 읽는다. 간간이 눈물자국이 번져 있는 편지들에는 “또 이렇게 돼버렸어. 그래도 나 믿어줄 거지?우리 가족 아니면 나 믿어줄 사람 누가 있다고….”,“스스로도 한심한 저를 항상 감싸주시는 부모님, 이젠 행동으로 보여드릴게요.”라는 학생들의 진심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감동의 1단계’를 끝마친 뒤에도 또다시 적발된 학생들에게는 산행이라는 2단계 ‘하드 트레이닝’이 기다리고 있다. 학생들은 처음 암벽등반을 시키고, 길도 나지 않은 곳으로 내모는 교사들에게 원망의 눈빛을 보낸다. 하지만 등반이 끝날 무렵 “지금 너희들은 잘못난 길로 걷고 있는데 힘들지 않니? 지금부터는 함께 바른 길로 가보지 않을래?”라는 말을 듣고서 비로소 산행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교사들의 열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일탈행위의 시작인 흡연을 막기 위해 300만원을 들여 일산화탄소 측정기와 소변검사기를 마련했고, 틈만 나면 학교를 구석구석 순찰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해마다 10차례씩 열리던 1단계 대안학급이 올해는 아직 한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지난해 6월까지 대안학급을 거친 학생 150명 가운데 문제행동을 되풀이한 학생은 5%밖에 되지 않는다. 학생부 전완근 부장교사는 “흔히 공고는 문제학교라고들 생각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새로 시작할 기회와 계기가 필요했던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유지혜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선진국 사례 학교폭력 문제를 우리보다 먼저 겪은 나라들은 가해 학생을 치유하는 프로그램도 앞서가고 있다. 일본은 학교, 경찰, 법원, 지역기관과 민간단체가 연계해 가해 학생을 지원한다.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다른 학생의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차원에서 일단 가해학생을 출석정지시킨 뒤 ‘스쿨카운셀링’을 받게 한다. 각급 공립학교에 배치된 임상심리사, 정신과 의사, 심리학 전공의 대학교수 등 전문가들에게 상담을 받게 하는 것으로 1995년 도입됐다. 그 결과 일본 전국 공립학교의 폭력사건은 1997년 2만 3107건에서 1년 만에 2만 8489건으로 23.8% 늘었지만, 스쿨카운셀러가 배치된 학교에서는 1614건에서 1563건으로 3.2% 줄어들었다. 미국에서는 가해 학생이 심리적으로 고립감이나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하고, 학교 폭력의 비인간성과 다른 사람의 아픔을 이해하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 미주리주는 친구에게 폭력이나 폭언을 행사한 학생은 의무적으로 방과후 프로그램에 참여시킨다. 미국의 가장 보편적 분노·행동관리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인 ‘폭력예방 심화커리큘럼’에서는 가해 학생이 매주 45∼50분짜리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토론과 역할극 등으로 이뤄진 이 프로그램에서 가해 학생은 감정이입, 충동통제, 분노조절 등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을 배운다. 독일의 가해자 지원 프로그램 역시 가해 학생의 폭력성과 공격성을 조절하는 심리 상담에 역점을 두고 있다. 가해학생 지원센터에서는 먼저 가해 학생이 폭력을 휘두르게 된 동기를 찾아 상담을 시작한다. 이후 비폭력적인 감정의 특징을 비교 체험하게 해 가해 학생이 ‘폭력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교훈을 체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문제학생 선도 앞장 日 미즈타니 교사 “한국에는 학교폭력에 책임지는 어른은 없습니까. 아이들이 왜 그렇게 됐는지 아무도 관심이 없나요.” 28일 오후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만난 미즈타니 오사무(49)는 “힘으로만 해결하려는 듯한 한국의 분위기가 아쉽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야간고등학교에서 사회를 가르치며 14년 동안 일본 요코하마의 밤거리에서 청소년들을 만나온 그는 “한국에 오기 전 일진회에 대해 알아봤는데 이런 단체가 왜 생겼고, 아이들의 가정환경이 어땠는지에 대한 분석은 아무 데도 없더라.”면서 “태어날 때부터 남을 때리고,‘왕따’시키고 싶어하는 아이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얘들아, 너희가 나쁜 게 아니야’의 저자인 그는 29일 신문로 서울교원연합회관에서 열리는 ‘한·일청소년 보호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한국에 왔다. 미즈타니는 “일단 누군가를 믿게 되면 그 아이는 바뀐다.”고 경험을 털어놨다. 미즈타니는 자기 반 학생이 담배를 피우면 자진해서 벌금 1만엔을 내고, 폭력사건이 나면 사표를 내가면서 책임을 졌다. 그는 “처음에는 ‘왜 선생님이 나서느냐.’고 말리던 학생들이 나중에는 내가 잘못되는 게 무서워 말을 듣더라.”고 설명했다. 요즘 한국이 20년 전 일본을 보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는 미즈타니는 “일본에는 청소년 문제가 발생하면 교사·부모 등 어른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민간단체가 여럿”이라면서 “한국에도 그런 움직임이 활발해지면 상황은 좀 더 나아지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미즈타니는 “일본에서 가장 죽음에 가까이 있는 교사”라고 불린다. 야쿠자에게서 아이를 빼내려다 손가락 하나가 잘렸고, 마약상에게 옆구리를 찔렸지만 여전히 밤만 되면 아이들에게 다가간다. 그는 “가해자이든 피해자이든 괴로움을 당하는 청소년들이 과거는 다 잊어버리고 ‘오늘은 내일을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좋겠다.”면서 “아이들은 꽃을 피우는 씨앗이라 제대로 심고, 정성스레 가꾸면 아름다운 꽃을 피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학교폭력 어떻게 풀까 (1)

    학교폭력 어떻게 풀까 (1)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치유책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최근 정부부처가 내놓은 처벌과 단속 위주의 접근법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가해자 치유를 위한 심리상담과 지원 프로그램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일진회를 비롯, 가해학생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일탈행위에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동안 체벌이나 보호관찰, 구금 등으로 이들을 처벌해 왔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한 채 오히려 학교폭력이 더욱 음성화하고 흉포화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가해학생의 심리와 치유사례를 해부하고, 전문가 진단과 해법을 제시함으로써 학교폭력의 해결책을 모색해 본다. 지난 27일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보라매청소년수련관 상담실에 소년과 어머니가 찾아왔다. 어머니는 아들의 이름을 가명으로 대면서 상담을 빨리 끝내달라고 재촉했지만, 소년은 “뭐가 부끄럽냐.”며 ‘무용담’을 늘어놓는다. 고등학교 1학년때 동급생을 폭행하고 1년을 휴학했다는 그는 중학교 시절에는 집단폭행의 피해자였다. ●“내앞에서 기니 기분이 좋았다” 중학시절 왜소한 체격이었던 승일(17·가명)이는 매일처럼 폭행과 갈취에 시달렸지만, 직장에 다니는 어머니는 관심을 쏟을 겨를이 없었다. 하지만 승일이가 고교에 진학한 뒤 키와 몸무게가 늘고 힘도 세어지자 상황은 역전됐다. 한두번 주먹을 쓰자 승일이를 대하는 친구들의 태도가 달라졌다. 그는 “복도를 걸어가면 학생들이 비켜서서 길을 만들어주는데 정말 기분이 좋았다.”고 털어놨다. 학교 폭력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면서 교육부, 경찰 등 당국은 학교에 더욱 촘촘한 감시망을 펼치는 ‘강수’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가해학생들의 눈에는 당국의 조치들이 폭력의 장소를 학내에서 학외로 옮기는데 불과한 것으로 비쳐질 뿐이다. ●시험 망쳐도 야단 안치던 엄마보다 일진회 친구들이 더 좋아 지난해 일진회 ‘짱’을 맡았던 지희(15·여·가명)는 수수한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기자를 만나러 왔다. 지난해 6월 원조교제를 하려다 경찰에 붙잡힌 뒤 학교를 쉬고 집에서 공부하는 지희는 ‘짱’시절 했던 화려한 액세서리와 미니스커트에 눈길이 가곤한다. 그렇지만 “옛날에 놀던 곳을 찾으면 마음이 들뜨긴 해도, 답답하더라도 책상앞에 앉아 공부하는 지금이 마음 편하다.”고 털어놨다. 지희는 중학교 1학년 때 그저 친구들이 좋아서 일진회에 가입했다. 시험을 망치고 담배를 피워도 야단도 치지 않는 어머니, 블랙리스트에 올려놓고 폭행사건만 터지면 불러서 추궁하는 교사는 마음에서 멀기만 했다. 지희는 “입학후 선도부에 들어가려고도 했지만 교사가 성적이 모자라 안된다고 했다.”면서 “적어도 일진회에 가면 나를 알아주는 친구가 있었다.”고 돌아봤다. 지희가 일진회에서 빠져나왔던 것은 경찰에 붙잡혔기 때문이랄 수 있다. 담당 경찰관이 심리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사회복지사를 소개시켜 줬다. 학교에서 잘못을 추궁받을 때면 반항심이 앞섰던 지희에게 신기하게도 이 사회복지사는 몇 개월 지나도 원조교제나 일진회 얘기는 꺼내지 않고 “네가 하고 싶은 얘기를 들려 달라.”고만 했다. 지희는 “자연스럽게 친해지며 마음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친구들을 때리고 금품을 뜯으면서도 “너희들이 약하니까 맞는 것”이라고 떳떳해하던 지희는 지금은 피해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다. 얼마 전 근처에서 지희가 아는 여학생들이 2명을 묶고 얼굴에 뜨거운 물을 붓는 등 집단폭행했다는 이야기를 듣고서는 가해학생들에게 뭐하는 짓이냐고 따끔하게 야단을 쳤다고 했다. ●내가 힘들어 상대방 기분은 배려 못해 지난해 4월 경찰서에서 포승에 묶인 채 기자와 대면한 적이 있는 경훈(17·가명)이는 훨씬 밝은 모습이 돼있었다. 오토바이로 날치기를 하다 넘어져 심하게 다쳤던 귀도 흉터 없이 아물었다. 춘천의 교정시설에서 생활하다 얼마 전 대안학교에 들어간 그는 “피해학생에게 미안하다.”는 말부터 꺼냈다. 그저 노는 것을 좋아하던 경훈이는 2001년 어머니가 집을 나간 뒤부터 엇나갔다. 술로 시름을 달래던 경훈이아버지는 이듬해 영양실조로 사망했다. 경훈이는 길거리에서 발견된 아버지의 시신을 보고는 큰 충격을 받았고, 외면하는 친척을 등지고, 친구집과 찜질방을 떠돌았다. 또래 아이들과 조직을 만들어 학생들을 폭행하고 돈을 빼앗던 경훈이는 “상대방이 어떤 기분일지는 생각조차 못했다.”고 후회했다. 하지만 경훈이는 마음을 의지할 만한 사람은 아직 찾지 못했다. 교정시설을 나온 뒤 할머니집에 들어갔지만 가출을 되풀이하고 있다.“집을 나오더라도 아르바이트를 구하려고 노력했지 나쁜 짓은 하지 않았다.”면서 “그 때처럼 나를 옭아맬 짓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해 본다. ●사업까지 그만두고 찾으러 다닌 아버지 덕에 수렁 벗어나 중학교때 노래방에서 후배들에게 가혹행위를 했던 희진(21·여·가명)씨는 지금은 대학생이다. 희진씨는 “나를 찾으러 다니느라 고생하신 아버지께 죄송하고 고마운 마음뿐”이라고 했다. 친구들과 어울리다 ‘조직’의 일원이 되었다는 희진씨는 “그때는 언니들이 하는 대로 그저 휩쓸려서 내가 뭘하는지도 몰랐다.”고 후회했다. 가출, 폭행, 본드흡입…. 엇나가기만 하던 희진씨는 헌신적인 아버지와 마음을 열어준 담임 교사가 다잡아줬다. 가스총까지 갖고 다닌 아버지는 비행이 일어날 만한 후미진 곳을 수시로 둘러보기까지 하며 희진씨에게 매달렸다. 운영하던 공장이 망해 포장마차로 생계를 잇기도 했다. 중3때 담임교사는 모범생보다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에게 더 관대하고 기대를 가져 주었다.“수업시간에 화장실에 숨어 있는 나에게 처음 매를 들었던 선생님이 엉엉 우시는 것을 보고 따라 울면서 반성했다.”고 뒤돌아보는 희진씨에겐 전문기관에서 가해자 상담을 받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 희진씨는 “그때 친구들 가운데 스무 살도 되기 전에 오토바이를 타다 죽은 아이도 있다.”면서 “벗어나고 싶어도 환경이 힘들어 어쩔 수 없는 아이도 있는데, 마음 의지할 곳이 많았던 나는 운이 정말 좋았다.”고 밝혔다. 그는 “친구를 때리고, 돈을 빼앗은 기억이 어른이 되면 얼마나 창피하고 후회스럽겠느냐.”면서 “주변에 도움을 청하면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도 남겼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전문가 진단과 해법 전문가들은 학교폭력의 감시·단속을 강화하고 처벌수위를 높이는 ‘충격요법’은 일시적인 효과에 그치고, 오히려 폭력을 음성화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가해자 역시 ‘마음이 아픈 환자’라는 점에서 먼저 이를 치료해야 폭력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1995년부터 5년간 안산의 사회복지시설에서 문제행동을 일으킨 학생을 상담했던 보라매 청소년수련관 상담실 목영경 팀장은 “가해학생 대부분은 어린 시절 윤리관 형성이 제대로 되지 않아 죄의식 자체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전문적인 심리치료가 필요하다.”면서 “가해학생의 처벌을 강화하거나 언론보도 등을 통해 충격적인 실상을 강조하는 것은 오히려 ‘우리들이 정말 대단한가 보다.’라는 우쭐함만 키울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아이들이 자신을 표현할 수 있고 인정해주는 곳에 있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학교와 가정, 지역사회의 사회복지시설 등이 손을 잡고 어느 한 곳에서라도 ‘지지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면 일진회 등의 결속력도 약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립방배유스센터 이유미 상담팀장은 “가해학생은 대부분 가정·생활환경이 어렵고, 보호받을 권리가 있는 청소년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형사처벌이나 사회봉사 같은 형식적인 조치보다는 아이들을 전문적으로 상담하고, 마음의 상처를 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장은숙 사무처장은 “가해학생도 우리가 보듬어야할 학생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이들이 어려운 이웃을 위한 봉사나 전문 심리상담으로 감성적인 느낌을 찾을 수 있도록 교육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려대 교육학과 권대봉 교수는 “병영체험과 같은 삼청교육대식 대책을 내놓는다고 가해학생의 심성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라면서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 등이 연계해 감옥이나 종교·장애복지 시설 등과 같은 곳에서라도 가해학생이 윤리성과 사회성을 학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률적으로 가해자 심리상담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국청소년개발원 연구위원 이춘화 박사는 “학교폭력예방과 대책에 관한 법률 15조의 가해학생들에 대한 조치에서 ‘학내외 전문가에 의한 특별교육이수 또는 심리치료’를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9개의 선택 조치 중 하나에 불과하다.”면서 “심리상담 의무조항을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초·중·고 ‘토요휴업’ 첫날 표정

    초·중·고 ‘토요휴업’ 첫날 표정

    어른의 주5일 근무제에 맞춰 청소년에게 가족과 함께 하는 체험학습의 시간을 만들어 주기 위해 지난 26일 전국 초·중·고교에서 첫 실시된 토요 휴업은 대체로 ‘합격점’을 보였다. 그러나 학교별, 빈부차, 지역별 교육여건의 요인에 따라 서로 다른 모습을 보여 들쭉날쭉 ‘놀토(노는 토요일)’의 모습도 드러냈다.‘나홀로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이 준비된 초등학교에는 드문드문 학생들이 등교했는가 하면, 일부 고교에서는 강제 출석을 시켰고, 대부분의 중학교에서는 학생들을 찾아 볼 수 없는 하루였다. ●고교생 서울은 학원, 지방은 학교로 서울에 비해 학교간 학력 격차가 존재하는 수도권과 지방의 경우 대부분 고3 학생들이 대입 준비를 위해 등교했다. 일부 지역은 고교 1·2학년생도 학교에 출석해 자율학습을 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전국 주5일제 실태 모니터링에 따르면 수원 A고, 광명 B고, 부천 C고 등 수도권 지역은 전 학년이 평일처럼 등교해 자율학습을 실시한 학교들이 많았다. 일부 학교는 시·도교육청의 방침과 달리 등교하지 않은 학생에 대해서는 결석처리를 한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인천 지역 일부 고교는 등교를 하지 않은 학생으로부터 사유서나 부모의 확인서를 받을 방침이다. 경북 대구 지역과 전남 광주 지역은 소위 명문대 진학을 준비하는 심화반 학생들에 대해서만 자율학습을 실시했다. 또 기숙사를 운영하는 지방 고교도 정규수업의 보충 형태로 진행되는 전국적으로 ‘놀토’가 ‘자토’(자율학습 토요일)로 편법 운영되는 양상도 보였다. 반면 ‘사교육 흡수력’이 큰 서울 지역은 고교생이 입시학원으로 대거 몰려 사교육 특수효과의 징후도 나타냈다. 서울 중동고 안광복 교사는 “자습 희망자가 거의 없고 대부분 가정학습을 신청했다.”면서 “강남 일부 학원에서는 특강반을 개설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전교조 서울지부 박혜성 교육선전국장은 “서울 지역 고교에서는 등교를 강제한 사례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도 “시험기간이나 입시철이 다가오면 토요휴업이 변칙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경제격차에 따른 토요휴업의 명암도 초등학교에서 마련된 박물관 견학, 컴퓨터, 레크리에이션 등 각종 특기·적성 프로그램의 호응도는 기대보다 낮았다. 학교별로 평균 10∼20명 안팎으로 출석률이 낮은데다 학년 분포도 천차만별로 효율적으로 운영되지 못하는 등 일부 문제점을 노출했다. 서울 D초등학교는 맞벌이 부부나 결손가정의 저학년생 4명만 출석했을 뿐이다. 학교에 등교하지 않은 초등학생은 모처럼의 자유를 만끽했다. 오수정(11)양은 “한달에 한번뿐이지만 학교에 안 가니 너무 좋다.”면서 “오전엔 친구들과 서점에 가서 책을 봤고 오후엔 뭘 할까 고민 중”이라고 즐거워했다. 서울 강남권 초등학생의 경우 가족 나들이를 가거나 보습, 태권도, 피아노 학원 등에서 시간을 보냈다. 반면, 경제력이 떨어지는 가정이나 맞벌이 부부의 자녀들이 느낀 소외감도 컸다. 전교조 경기지부 이성 정책실장은 지난해 시범실시에서 드러난 부모와 자녀의 휴일 불일치, 사교육을 대체할 프로그램 부족이 문제점으로 확인된 만큼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동환 나길회기자 sunstory@seoul.co.kr ■ 초등교 ‘나홀로 아동’ 많아 “박물관이요? 가고는 싶지만 돈이 들잖아요….” 토요 휴업이 실시된 지난 26일 오전 10시30분 무렵 서울 번동초등학교 근처 길가.‘나홀로 아동’을 위한 프로그램이 한창 진행 중인 이 학교의 담장을 사이에 두고 어린이 3명이 앉아 있다. 이 학교 학생이라는 이들은 그저 시무룩한 얼굴이다. 계획이 있냐고 묻자 공도 갖고 있지 않은 아이들은 “축구요.”라고 대답했다. 자세히 묻자 김모(12)군은 “학교에 나오지 않으면서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혼난다.”면서 “사실 축구는 학교에 낸 주말 계획서에 써 넣은 것일 뿐”이라고 털어놨다. 같은 학교 5학년인 동생과 함께 나온 김군은 “학교에서 하는 프로그램은 많지만 같은 반 친구들 대부분 참여하지 않아 나도 신청하지 않았다.”면서 “주말 활동 보고서는 대충 작성해 내야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주말을 가족과 함께 보내는 것도 김군에게는 희망사항이다. 아버지와 이혼 후 생활비를 받아쓰는 어머니에게 나들이를 가자고 말조차 꺼내기 어렵다. 부모님과 함께 살지만 라모(12)군도 사정은 비슷하다. 가족끼리 놀러가 본 지 오래다. 노는 토요일이라고 해도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 라군은 “나도 친구들과 어디든 가고 싶지만 입장료 때문에 어울릴 수 없는 형편”이라고 말을 흐렸다. 이날 번동초교에는 전교생 800명 중 120명 가량이 주 5일 수업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연극놀이, 구슬공예, 과학실험, 동요 부르기 등 6개의 프로그램이 마련돼 다른 학교보다 비교적 충실한 편이었다. 그럼에도 김군, 라군처럼 갈 곳 없는 아이들은 여전히 있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놀이공원 꼬마손님 ‘북적’ 첫 토요휴업을 맞아 오전 시간에 박물관과 놀이공원을 찾는 꼬마손님이 크게 늘었다. 26일 오전까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에는 전 주의 배를 넘는 1만 2000여명이 입장했다. 민속박물관에도 5000여명이 찾아와 평균 관람객 수를 두 배 이상 넘겼다. 용인에버랜드에도 오전 입장객이 지난 19일보다 7000여명 많은 3만 2000여명에 이르렀다. 에버랜드측은 이날 하루 통틀어 5만 2000여명이 몰려 당초 예상한 4만 5000여명을 훨씬 웃돌았다고 밝혔다. 학교에 가는 대신 숙제로 부과되는 교육프로그램을 위해 박물관 등을 찾은 학생도 많았다. 국립민속박물관에는 이날 오전까지 2500여명이 찾아 전 주의 1000여명보다 2.5배 많은 손님이 몰렸다. 서대문구 자연사박물관에는 5000여명이 입장, 토요일 평균 관람객 수인 2000여명은 물론 방학 때 찾아오는 4000여명을 훌쩍 넘겼다. 삼성교통박물관과 어린이 민속박물관도 토요일 오전 평균 관람객보다 배 이상 많은 손님이 찾았다. 주말과 휴일 연휴를 이용해 교외로 빠져나가는 가족도 많았다. 한국도로공사는 주말 서울을 빠져나간 차량이 33만대로 전 주보다 2만여대 늘었다고 밝혔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사설] ‘노는 토요일’ 프로그램 개발 서둘러라

    지난 주말 전국 초·중·고교가 첫 토요휴업을 실시했다. 지난해 7월 공기업과 대규모 사업장에 이어 학교에서도 주5일제가 시행에 들어간 것이다. 교육당국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부 학교를 중심으로 토요휴업을 시범 실시하는 등 프로그램 개발에 박차를 가했으나 그리 만족할 만한 수준은 되지 못했던 모양이다. 학교측이 마련한 프로그램에 학생들의 참여가 저조했던 것도 주5일제에 대한 인식이 뿌리를 내리지 못한 탓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주5일제는 지난해 입법을 통해 2008년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한 이상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봐야 한다. 그럼에도 학부모나 우리 사회는 자녀 학습의 다양화나 체험학습보다는 입시 중심의 사고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대부분의 고교가 자율학습이라는 형태로 등교를 유도하고 학생들이 학원으로 몰려드는 등 토요휴업제를 무색케 하는 부작용이 빚어진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적지 않은 초·중 학생들이 모처럼 부모의 손을 잡고 고궁이나 공원, 박물관, 전시장 등을 찾아 체험학습의 기회를 갖게 된 것은 토요휴업제가 가져온 바람직한 변화라고 평가된다. 우리는 이번 경험을 토대로 교육당국과 학부모단체, 지자체, 시민단체 등이 머리를 맞대고 토요휴업제 프로그램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본다. 학교 수업을 보완하면서 학생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 특히 토요휴업제 프로그램을 개별 학교에만 맡길 게 아니라 지역별로 여러 학교를 묶어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검토해볼 만한 일이다. 토요휴업제를 제대로 활용한다면 사교육비를 줄이는 부수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 사교육 심화·입시 변칙운영 ‘우려’

    주5일제 수업이 가족간 유대증진, 삶의 질 향상, 자기주도적 학습 등 기대했던 효과를 낼 수 있을까. 전국의 ‘놀토’ 모니터링 분석에 착수한 전교조는 교육과정 개편과 주5일제의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경제력에 따른 양극화 현상이 지역별로 ‘사교육 의존도의 심화’와 입시교육 체제의 변칙 운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앞으로 몇개월을 더 두고봐야 하겠지만 26일의 첫 휴업에서 그와 같은 현상의 단초들이 곳곳에서 나타났다는 것이다. 전교조 이장훈 정책실장은 “학원 등 교육 업계는 이미 주5일제를 사교육 시장의 확대 기회로 보고 ‘놀토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면서 “교육부가 주5일제에 따른 교육과정 개편에 대한 뚜렷한 계획을 제시하지 못한 상황에서 가족 유대감 강화와 삶의 여유, 인성교육 및 체험학습의 근본 취지가 왜곡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쓰나미도 뺏지 못한 섬 ‘몰디브’

    쓰나미도 뺏지 못한 섬 ‘몰디브’

    신들의 사죄일까. 쓰나미(지진해일) 이후 신은 몰디브와 태국 푸껫에 보석처럼 빛나는 아름다운 바다를 선사했다. 바다는 쓰나미가 물길을 뒤집어 원시의 물빛으로 돌아갔고, 하늘은 유난히 높고 맑아졌다. 비가 온 뒤 땅이 더 굳어진다고 했던가. 안전한 휴양지로 거듭나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고 있는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그러나 쓰나미의 상처는 치유됐지만 관광객이 급감하는 등 여전히 후유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 가장 필요한 것은 동정이나 구호물품이 아니라 예전과 같이 여행을 와주는 것이라는 게 이들의 간절한 바람이다.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었던 자연 재해를 딛고 일어선 몰디브와 푸껫. 이제 쓰나미 걱정은 접어도 좋다. 더욱 안전하고 아름다운 휴양지로 재탄생한 그곳으로 떠나보자. 몰디브, 노는 ‘물’이 다르다. 하늘빛을 그대로 닮은 에메랄드빛 바다. 몰디브는 지상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바다를 품고 있다. 인도양에 점점이 뿌려놓은 듯한 산호섬과 하늘 빛을 받아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아름다운 바다.87개의 섬에 하나씩 만들어진 87개의 아름다운 리조트. 사람들이 가까운 휴양지를 두고 10시간 이상 비행기를 타고 먼 인도양의 궁벽한 섬 몰디브를 찾는 이유다. 지난해 말 쓰나미 피해로 섬 전체가 사라졌다는 오보가 나와 해프닝을 빚기도 했지만 몰디브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아니 오히려 바닷물이 정화돼 더욱 아름다운 빛을 발한다. 1190여개의 섬이 끝없이 펼쳐진 산호섬에서 남다른 최상의 휴식을 꿈꾸고 있다면 주저없이 몰디브로 떠나라. 간섭받지 않는 자유. 신이 인간에게 준 최대의 선물인 몰디브에서 지상 최고의 휴식을 만나 보자. ●별빛을 따라 하늘빛 바다로 제까짓 것이 예뻐 봐야 바닷물일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자 오만이다. 몰디브에 가면 바닷물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는가라는 감탄이 저절로 쏟아진다. 밤 10시. 몰디브의 관문인 말레공항에 내릴 때만 해도 나는 오만에 빠져 있었다. 서울에서 싱가포르를 거쳐 11시간만에 도착한 몰디브. 만만찮은 비행에 지쳐 빨리 그냥 리조트에서 쉬었으면 하는 생각이 절실했다. 모든 게 귀찮을 뿐이었다. 그러나 말레 본섬에서 전통배 ‘도니’로 30여분 거리에 있는 랑칸피놀루 섬의 파라다이스 리조트(www.villahotels.com)로 향하는 바닷길. 별빛이 비치는 바다가 예사롭지 않다. 도니에서 바라본 하늘은 우주에 떠있는 조그만 별들까지 모두 헤아릴 수 있을 만큼 투명했고, 별빛을 담은 바다는 보석을 뿌려놓은 듯 반짝였다. 그것도 서막에 불과했다. 리조트에서 잠을 깨운 것은 강렬한 태양 빛이 아니라 눈이 시릴 정도로 아름다운 물 빛이었다. 방문을 열고 나가자 초록색 잉크를 뿌려놓은 바닷물은 마치 천상의 세계에 온 듯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고운 밀가루를 잘 다져놓은 듯한 백사장 위로 찰랑대는 바닷물은 ‘신의 선물’이라는 찬사가 단순한 수식어가 아니라는 느낌이다. 바다는 티끌 하나 없이 깨끗한 바닥을 드러내 보이며 깊이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맑았다. 인간의 손때를 타지 않은 순수 자연의 극치. 우리보다 멀리 사는 서양인들이 불평 한마디 없이 이 곳을 찾는 이유는 그만한 매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각박한 도시에서 일상에 찌든 나는 몰디브에서 지상 최고의 휴식을 맞이했다. ●산호를 품은 에메랄드빛 바다 하늘에서 바라본 몰디브는 더욱 아름다웠다. 말레 본섬에서 카누후라 섬의 선 아일랜드 리조트(www.sun-island.com)로 향하는 수상 경비행기(www.tna.com.mv) 안에서 본 섬들은 감탄을 자아낸다. 선 아일랜드 리조트는 국내 허니무너에게 가장 인기 있는 섬으로 말레 본섬에서 수상 경비행기로 30분 거리에 있다. 몰디브는 산호초로 에워싸인 1000여개의 섬이 있어 비행기에서 보면 산호의 군락이 마치 점점이 바다위에 떠 있는 것 같다. 그 산호초 안쪽 바다와 바깥쪽 깊고 푸른 인도양 물색이 선명한 대조를 이룬다. 리조트에 도착해 공항입국 서류와 같이 까다로운 호텔 체크인 서류를 작성한 뒤 수상 방갈로에 짐을 풀었다. 드디어 천상에서의 휴식이 시작됐다. 특급 호텔급 시설의 수상 방갈로의 베란다를 나오면 바로 수십만평의 산호 수영장. 방갈로에서 수심 1∼2m 정도의 얕은 산호섬 위 바다를 3∼5㎞ 이상 걸어 나가야 인도양 푸른 바다와 직접 맞닿는다. 산호섬 위의 얕고 푸른 바다는 리조트들의 천연 풀장인 셈이다. 이 때문에 바다위에 지어진 방갈로에서 바로 내려가 수영과 스노클링, 카누, 스킨스쿠버 등 갖가지 해양 스포츠를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 날씨가 더워 자전거를 빌려(1일 3달러) 이용하면 좋다. 카누와 스노클링 장비대여는 10달러선.< ●천상에서의 달콤한 휴식 몰디브는 휴식 그 자체다. 다른 휴양지와 달리 가이드의 강요나 선택 관광이 없다. 정해진 시간에 알아서 식사를 하고 자유롭게 휴식과 해양스포츠를 즐기면 된다. 푸른 바다 위에 떠 있는 방갈로에서 한껏 게으름을 피우며 늦잠을 자거나, 야자수 그늘 아래 누워 책을 읽어도 방해하는 이가 없다. 강렬한 태양에 몸을 구릿빛으로 태워도 좋다. 지루하면 스노클링을 해보자. 특별한 강습이 필요없이 장비를 빌려 물속에 들어가 산호초 속을 헤엄쳐 다니는 물고기를 감상하면 된다. 바다속에 산호가 많아 아쿠아슈즈를 신어야 다치지 않는다. 특히 저녁에 바다로 나가 낚시를 즐기는 ‘선셋 피싱’(일몰 낚시)은 여행의 재미를 더해 준다. 소위 물반 고기반. 낚싯배를 타고 조금만 나가면 30㎝ 이상의 각종 고기들이 잡힌다. 초보자도 1시간 정도 낚시를 하면 3마리 이상을 충분히 잡는다. 고기를 잡을 때마다 친절한 압둘라 선장이 ‘잡았다.’,‘엄청 크다.’ 등 서툰 한국말로 익살스럽게 외친다. 잡은 고기는 리조트로 가져가 회를 쳐서 저녁상에 내놓는다. ●원주민의 삶속으로 리조트에서 도니를 타고 10분쯤 가면 펜푸시라는 섬에 원주민 마을이 있다. 인구 700여명에 불과한 작은 섬으로 원주민의 전통가옥 등 생활상을 체험할 수 있다. 이슬람 사원에 있는 300여년 된 묘지는 이색적인 풍경으로 다가온다. 묘지의 비석이 둥그런 것은 여자, 뾰족한 것은 남자이며, 나이와 부에 따라 크기가 다르다. 이 곳의 학교는 오전·오후반으로 나눠 수업을 진행하며, 수업은 영어로 진행된다.8학년까지 이곳에서 배우며 10학년까지는 말레 시내나 이웃나라 스리랑카로 유학가야 한다. 기념품 가게도 3∼4곳 있는데 전통 의상과 각종 물고기 모형 등이 있어 들러볼 만하다. 뻔한 기념품이 싫다면 차를 구입하면 좋다. 이 곳은 인근 스리랑카에서 수입한 실론티(홍차)부터 체리차, 라스베리차 등 다양하며 가격은 3∼5달러 수준으로 저렴하다. 몰디브를 떠나기 전 3∼4시간을 내면 말레 시내를 둘러볼 수 있다. 공항섬인 훌룰레섬에서 말레 시내까지는 도니를 타고 15분 걸린다. 시내가 크지 않으며 걸어서 40분이면 돌 수 있다. 시내가 좁아 택시비는 어디를 가나 무조건 2달러다. 볼거리는 몰디브에서 가장 오래된 모스크(이슬람사원)인 ‘후쿠루 미스키’로 산호석을 사용해 만들었다. 수산시장과 재래시장도 가볼 만하다. 한국에서 수십만원 이상 하는 다랑어 1마리가 이 곳에서는 단돈 30달러이며, 각종 고기들이 시장에서 거래된다. 수산시장 옆 재래시장은 바나나와 망고, 커리 등 살 것도 많다. 그렇게 3박4일의 짧은 몰디브 여행은 눈깜짝할 새 지나갔다. 아쉬움도 많지만 아름다운 바다를 보며 원없이 쉬고 즐긴 여행이었다. 말레공항을 떠나는 날. 몰디브는 나의 아쉬움을 아는지 모르는지 점점 멀어져만 갔다.‘굿바이 파라다이스!’ ■ 미리 알고 떠나세요 몰디브 공화국은 인구 27만명에 불과한 작은 섬나라.언어는 인도-아랍어군에 속하는 디베히어이지만 영어가 통용된다. 스리랑카의 서남쪽으로 675㎞ 떨어진 곳으로 1196개의 섬 26개 군도로 이뤄져 있다. 국내에서는 가고 싶은 허니문 명소 1위로 선정되기도 한 곳. 이슬람 국가인 몰디브는 휴대품 반입에 제한이 많다. 다른 나라에서 반입이 금지된 물품외에도 술과 포르노그래피, 애완견 등은 반입할 수 없다. 이슬람에 반하는 종교물품도 금지된다. 그러나 리조트에서는 술을 마음대로 구입해 마실 수 있다. 몰디브로 가는 길은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를 경유해야 한다. 싱가포르까지 6시간30분, 다시 몰디브까지 4시간이 소요된다. 갈아타는 시간을 고려하면 15시간 이상은 잡아야 한다. 시차는 한국보다 4시간 늦다. 한국이 오전 9시면, 몰디브는 오전 5시다.기후는 적도상에 있어 29∼31도로 더우며 연중 기온변화가 거의 없다. 습도가 높은 편이며 바람은 잔잔한 편이다.화폐는 몰디브루피아(1달러=12루피아)가 있지만 달러가 통용된다. 여행에 있어 아쿠아 슈즈와 대형 튜브, 물안경, 선크림, 챙이 넓은 모자 등 바캉스 용품을 챙기면 요긴하다. 여행상품은 마이리조트(www.myresort.co.kr)에서 허니문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선 아일랜드 리조트에서 묵는 5박6일 상품이 184만원으로 스파마사지와 과일바구니, 샴페인이 무료로 제공된다.(02)595-1104. 몰디브·푸껫 글· 사진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26일 초중고 첫 토요휴업

    “주 5일 근무도 정착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돼 걱정만 앞서네요.”“박물관 견학 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어 정말 좋습니다.” 오는 26일 시작되는 주 5일 수업을 놓고 학부모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전국의 모든 초·중·고교는 이달부터 한 달에 한번 토요일 휴업을 한다. 쉬는 날짜는 교육청별로 다르며 서울의 경우 넷째 토요일에 쉰다. 이에 대한 반응은 처지에 따라 다르다. 맞벌이 등으로 토요일에 자녀와 함께 있을 시간이 없거나 경제적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부담스럽게 받아들인다. 초등학생 자녀 둘을 둔 양은미(37)씨는 “일하는 동안 아이 봐줄 사람 구할 형편도 안 되고 학교에서도 맞벌이 부부 자녀를 위한 프로그램이 결정되지 않아 걱정”이라면서 “이번 달에는 어쩔 수 없이 아이들끼리 집에 있게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역시 맞벌이를 하는 이호선(33)씨는 “주 5일 수업 때문에 주변에서도 걱정이 많다.”면서 “주 5일 근무가 좀더 확산된 뒤에 시작하는 게 나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아쉬워했다. 반면 체험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겨 환영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오묘화(34)씨는 “학교 공부도 좋지만 어렸을 때는 견문을 넓히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전업주부 입장에서는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어 주 5일 수업이 매우 반갑다.”고 말했다. 이번 주말 오랜만에 가족 나들이를 간다는 서경림(14)양은 “초등학교 때는 가끔이나마 가족끼리 놀러 가곤 했지만 중학교 입학 후에는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생태공원에 가족과 함께 가게 돼 기대된다.”고 했다. 맞벌이가 아니라도 주 5일 근무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고 경기가 나쁜 탓에 가족 여행을 가기는 쉽지 않다. 쉬는 토요일마다 아이들과 도서관을 찾기로 했다는 권혜경(37)씨는 “남편이 주 5일 근무가 아니라 여행은 어려울 것 같다.”면서 “독서나 견학처럼 부담 없는 활동 위주로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입시를 준비하거나 학원 공부를 해야 하는 중·고교생에게는 토요 휴업은 수업의 연속이다. 대원중 이원섭 교사는 “토요일 오후에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라 학교 수업이 없어도 특별한 계획을 짜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이론보다 실험” 과학 두려움 훌훌

    “이론보다 실험” 과학 두려움 훌훌

    서울 일부 지역에서만 볼 수 있었던 과학 실험학원이 빠르게 늘고 있다. 전문학원 프랜차이즈만 해도 10여종에 이르고 실험수업 과정을 운영하는 일반 학원까지 포함하면 수도권과 대도시를 중심으로 수백곳에 이른다. 과학 실험학원이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경험하고 생각할 기회 늘어 과학실험은 무엇보다 사고의 폭을 넓혀준다. 관찰·실험 등 체험을 기반으로 토론을 하기 때문이다. 이론만을 공부하는 경우에는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기 쉽다. 하지만 직접 실험을 함으로써 실험 과정과 결과에 대해 한번 더 고민하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자연스럽게 탐구하는 태도를 키울 수 있다. 사물에 대해 늘 ‘왜?’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고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된다. 이론보다는 실험을 먼저 접함으로써 과학에 대한 두려움을 없앨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아이 둘을 과학실험학원에 보내고 있는 제인양(38)씨는 “초등학교 고학년만 돼도 아이들이 수학(산수)과 과학을 싫어한다.”면서 “이론보다는 실험을 먼저 접하면서 거부감보다는 재미를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직접 체험하는 기회를 갖는 것만으로도 과학실험은 의미를 갖는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창의와탐구 부설 영재교육연구소의 윤찬석 팀장은 “초등학교 입학 전후 시기에는 잠재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간단한 과학실험이라도 해보는 것과 이론만 익히고 넘어가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루한 이론을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실험에 참여함으로써 집중력도 향상시킬 수 있다. ●토론식 수업인지 따져봐야 이와 같은 실험수업을 통한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학원 선택이 중요하다. 겉보기엔 비슷하지만 내용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우선 수업방식을 살펴봐야 한다. 강사가 마치 마술사처럼 일방적으로 실험을 시연하고 설명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아이들이 스스로 실험 계획을 짜고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하는 수업 방식이 실험교육에 적합하다. 강사의 전문성도 매우 중요하다. 과학은 범위가 방대하기 때문에 자칫 오개념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노원고 류성철 교사는 “어렸을 때 잘못된 개념을 받아들이면 이후 중고교에 진학해서도 고치기 어렵다.”면서 “몇개월간의 연수를 통해 정해진 수업 과정만을 익힌 강사인지 전문성을 갖고 꾸준히 교육받는 강사인지 구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학원교재가 질문 위주로 구성돼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실험에는 정답, 즉 한가지 결과만 있는 것이 아니므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교재가 좋다. 단순히 ‘요리책’같은 따라하기식 교재는 적합하지 않다. 일정기간 수강을 하더라도 반복되지 않을 만큼 다양한 실험 프로그램을 갖추었는가도 선택 포인트 중 하나다. 일부 학원에서는 재료비가 저렴하고 비교적 단순한 실험 위주로 수업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실험 인원은 8명을 넘지 않는 소규모로 진행되는 곳이어야 제대로 된 실험수업을 받을 수 있다. 학원을 선택한 이후에는 아이에게 수업 내용을 물어보고 질문·발표할 기회는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선행학습 목적은 버려야 중고교 과학성적에 도움을 주기 위해 과학 실험학원에 보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중고교 교과서의 실험을 미리 해보고 보고서를 쓰는 훈련을 시키는 ‘내신대비용’ 학원은 실험교육의 장점을 제대로 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재미있게 과학을 접하게 한다는 원래 목적에서 벗어나 아이에게 그저 또하나의 ‘학원’이라는 부담이 되는 것이다. 류 교사는 “탐구하는 습관과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고하는 훈련만 돼 있다면 지식은 나중에 습득해도 늦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대안학교 ‘꿈틀학교’ 졸업생 3인의 희망노래

    대안학교 ‘꿈틀학교’ 졸업생 3인의 희망노래

    “선생님들의 사랑으로 어렵게 싹틔운 꿈, 이젠 방황하던 기억을 자양분 삼아 활짝 피워나갈래요.” 서울 종로구 명륜동 주택가에 숨어 있는 ‘꿈틀학교’. 학력이 인정되지 않는,2년 과정의 대안학교인 이곳에서 오세영(18)양 등 동갑내기 소녀 3명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대입검정고시 준비에 여념이 없다. 중·고등학교를 자퇴한 이들은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이제 알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달 이 학교를 졸업하기 직전 3개월 동안 직업체험을 하면서 공부의 소중함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제야 갈 길을 찾았다.”는 이들의 소중한 꿈을 들여다봤다. ●“꿈은 가장 소중한 재산” 2003년 2기생으로 ‘꿈틀학교’에 입학한 오세영양의 꿈은 제과제빵사. 지난해 한 빵집에 현장수업을 갔다가 “내가 좋아하는 케이크를 직접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오양은 9월부터 3개월 동안 성북구 삼선동의 한 제과점 공장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꿈을 굳혔다.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계란을 깨고 오렌지 껍질을 벗기는 등 고된 일과였지만, 각양각색의 파이며 케이크가 만들어지는 것을 어깨너머로 보고 있노라면 지루한 줄도 몰랐다. 처음 빵을 만들었을 때는 감동 그 자체였다. 도너츠와 꽈배기를 만드는 데도 진땀을 흘렸지만 뿌듯했다.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샌드위치를 한아름 선물하기도 했다. 마음을 닫고 지냈던 2년 전에 비하면 놀라운 변화다. 오양이 고등학교를 그만둔 것은 2002년 9월. 중학교 때부터 공부에 흥미를 잃으면서 선생님들과 갈등이 컸다. 자퇴하고 아버지 손에 이끌려 이곳에 왔을 때는 알파벳도 잘 몰랐고, 주의력 결핍 장애로 심리 치료까지 받아야 했다. 오양은 이 제과점에서 성실하고 재능있다는 평가를 받아 특채될 예정이다. 오양은 “케이크전문점을 차리고 싶다.”면서 “꿈이 있다는 것,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것은 그 자체가 소중한 재산”이라고 활짝 웃었다. ●“쉽지 않겠지만 자신 있어” 김은아(18)양의 꿈은 일러스트레이터. 김양은 아버지와 불화를 겪으며 중학교 때부터 우울증에 시달렸다.2002년 미술고등학교에 입학했지만 수업과 그림실기 등 빡빡한 일과를 견디지 못해 한달 만에 중퇴했다. 설상가상으로 갑작스러운 사고로 아버지를 여의자 우울증은 더 심해졌다. 미술치료를 받던 중 자원봉사자의 소개로 대안학교에 입학하고도 6개월 동안은 적응을 하지 못해 매일 혼자 울었다. 그러나 스토리텔링, 연극, 탈춤, 여행 등 다채로운 수업을 통해 차츰 말문이 트이고 해맑은 얼굴을 되찾게 됐다. 김양은 “산업디자인과에 진학해 그림 한 컷으로 많은 얘기를 담아내는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1기생인 신동희(18)양은 지난해 2월 졸업한 뒤 뒤늦게 검정고시 공부에 매달리고 있다. 그동안 주유소와 빵집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고졸 자격은 따야겠다는 생각을 굳혔다.2002년 초 잦은 가출과 결석 때문에 유급되고 중학교를 자퇴한 뒤 요즘처럼 열심히 공부하기는 처음이다. 한때 뮤지컬 배우를 꿈꿨지만 극단에서 한달 동안 인턴으로 일하며 재능과 적성을 진지하게 고민했다. 현재 꿈은 보육교사. 신양은 “앞으로 갈 길이 멀지만 아이들과 함께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며 미소지었다. 2002년 문을 연 ‘꿈틀학교’는 17∼19세의 청소년이면 누구나 입학할 수 있다. 한해 20명 안팎이 4명의 상근교사와 15명의 자원봉사 교사의 지도를 받고 있다. 사단법인 ‘청소년내길찾기’와 개인후원자의 지원으로 운영된다. 김선옥(41·여) 대표교사는 “다양한 재능과 가능성을 꽃피우며 나날이 성장하는 아이들을 지켜보는 것이 우리의 몫이며, 기쁨”이라고 말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수원 지역 첫 대안初校 ‘칠보산 자유학교’

    수원 지역 첫 대안初校 ‘칠보산 자유학교’

    경기도 수원 지역의 첫 대안초등학교인 칠보산 자유학교(freechal.com/suwondaean)가 지난 5일 문을 열었다. 맞벌이를 하는 중산층 부부들이 공동 출자해 만든 이 학교는 교육과 탁아를 함께하는 ‘공동 육아’의 이념에서 출발했다. 집같이 자유스러운 분위기에서 학생들은 자연환경과 이웃들의 삶을 체험하며 세상을 배우고 있다. 아직은 전교생이 12명뿐인 작은 학교이지만 서수원 지역의 작은 교육 공동체를 꿈꾸는 칠보산 자유학교의 수업 현장을 찾았다. ■ 자유롭고 즐겁게 ‘더불어 삶’ 배운다 지난 9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금곡동 LG빌리지 상가 지역에 터를 잡은 수원 칠보산 자유학교를 찾았다. 상가 건물 2층에 자리한 학교는 겉으로는 평범한 사무실처럼 보였다. 그러나 학교 문을 열고 들어서자 엄마가 기다리고 있는 ‘우리집’ 같다는 느낌이 든다.40여평 규모에 방 3개와 거실, 부엌, 화장실을 갖춘 일반 아파트와 같은 구조였다. 안방은 4·5학년이 공부하는 교실로 ‘형님반’이라고 부른다.2학년 어린이들이 사용하는 중간방은 ‘생각반’이다.1학년 ‘나무반’ 어린이들은 중간방 옆에 있는 작은방을 사용하고 있었다. 각 반 이름은 모두 아이들이 스스로 정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한 ‘말과 글’ 수업을 마친 어린이들은 점심을 먹으려고 거실로 모였다. 칠보산 자유학교의 거실은 단체 수업과 놀이 활동, 그리고 식사를 하는 공간으로 사용된다. 오늘의 메뉴는 자장밥과 미역국. 식단은 학부모가 직접 짠다. 학부모들이 배식 당번을 정해 매일 한 명씩 학교를 방문해 밥을 짓고 어린이들의 식사 지도를 맡는다. 밑반찬은 각자 집에서 마련해 학교로 가져온다. 점심 식사를 마친 아이들에게는 자유시간이 주어진다. 남자 어린이 7명은 학교 앞 공터로 몰려간다. 학교가 임대한 공터 흙 바닥에서 아이들은 뒹굴듯 축구 삼매경에 빠진다. 여자 어린이 5명은 교실에 남아 지난 ‘살림수업’시간에 배운 콩나물 종이 접기에 여념이 없다. 주먹만한 시루에 종이 콩나물을 가득 접어 넣어야 숙제를 마치는 것이다. 오후 1시30분.‘마을에서 배우기’시간이다. 이 시간에는 풍물패 샘터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별님 강사와 함께 전래동요를 배운다. 거실에 모인 어린이들은 한 강사의 장구 장단에 맞춰 강강술래, 문지기놀이, 손치기, 발치기 등 우리 동요를 배운다. 노래를 익힌 어린이들은 한 강사와 함께 학교 앞 공터에 몰려나가 둥글게 원을 만들고 강강술래와 문지기놀이를 즐긴다. 정규 수업이 끝나는 오후 3시30분부터는 청소 시간이다. 각자 교실과 거실을 쓸고 닦은 뒤에는 집에 가도 되고 학교에 남아 책을 읽거나 친구들과 놀다 가도 된다. 오후 4시30분쯤이면 집에서 보내온 과일과 떡 등 푸짐한 간식이 준비되기 때문에 대부분 아이들은 간식을 먹고 오후 5시가 되어서야 집에 돌아간다. 가장 어린이다운 모습으로 공부하고 생활하도록 지도하는 수원 칠보산 자유학교의 재학생들은 한결같이 학교가 좋다고 말한다. 수원의 한 사립초등학교에 다니다 담임 교사의 불공평한 체벌에 마음의 상처를 입은 4학년 송은서(10·가명)어린이는 2학년 때 학교를 그만둔 뒤 집에서 생활하다 올해부터 이 학교에서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송 어린이는 “전 학교에서 선생님이 서류용 집게를 입에 물려 벌을 세우거나 때리는 일이 많아 너무 속상했다.”면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할 수 있는 이 학교가 좋다.”며 활짝 웃는다. 수원 상촌초등학교에서 4학년을 마치고 5학년은 칠보산 자유학교에서 시작한 최은솔(11)양은 부모님의 권유로 학교를 옮겼다. 최양은 “전 학교를 그만둘 때는 섭섭하고 걱정도 됐지만 새 학교를 다녀보니 학교가 재미있고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수원 칠보산 자유학교의 정규 과목은 3과목뿐이다. 교과서도 없다.7차 교육과정에 근거한 국어 수업인 ‘말과 글’, 수학 과목에 해당하는 ‘수’,4·5학년생들을 위한 ‘외국어’수업이 전부다.‘말과 글’수업은 일반 초등학교의 전형적인 국어 수업과는 다르다. 만들기·그리기·동화책 읽기 등을 통해 우리말과 글을 익히는 종합적인 언어 수업에 가깝다.‘수’시간에는 생활에 꼭 필요한 셈을 공부한다.‘외국어’수업은 고학년을 대상으로 실험적으로 시도해 보는 영어 수업이다. 무리한 목표를 정해 암기식으로 영어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영어동화를 읽거나 노래를 부르면서 외국어를 익힌다. 이 시간에 저학년 학생들은 나들이나 미술활동을 한다. 오전 중에는 정규 수업을 진행하고 오후 수업은 주로 외부 강사를 초청해 다양한 과목을 배운다.‘살림’수업은 의·식·주는 단순히 돈으로 사서 사용하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인간 생활에 큰 가치를 지닌다는 것을 가르친다. 어린이들은 이 시간에 요리, 바느질, 종이접기 등을 경험한다.‘마을에서 배우기’ 시간에는 외부 강사와 함께 노래를 배우거나 전래 놀이를 즐긴다. 또 마을 시장을 방문해 경제활동에 대해서 공부한다. 매주 금요일 ‘학교 밖 학교’ 시간에는 인근 칠보산에 방문해 자연을 관찰하고 인간과 자연이 더불어 사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칠보산 자유학교는 어린이들이 원하는 그대로 진행된다. 매주 월요일 오후 어린이 회의를 개최해 학교 생활의 규칙을 만든다. 이 시간에는 학생들이 나들이 가면 좋을 곳, 꼭 하고 싶은 운동 경기, 배우고 싶은 노래 등을 발표해 어린이들의 의견을 수업 내용에 반영한다. 때문에 전임 교사 3명은 정규 수업이 끝나면 늘 모여 일주일 단위 수업 계획을 세운다. 이 학교의 또 다른 특징은 재학생들이 모두 예사말을 사용한다는 것. 교사와 학생 사이에 예의는 지키되 격의 없이 지내기 위해서다. 어린이들은 전임 교사들에게도 ‘반짝이’,‘봄날’,‘산’과 같은 별명을 부른다. 칠보산 자유학교 대표 교사인 이한별(27·여)씨는 “아이들이 놀이를 통해 세상을 배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새로운 수업 방법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한다.”면서 “어린이들에게 최대한의 자유를 주고 즐겁게 공부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이 학교의 수업 목표”라고 말했다. 수원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칠보산 학교 어떻게 문 열었나 수원 칠보산 자유학교의 시작은 서수원 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된 ‘공동육아’ 모임이었다. 공동육아협동조합 ‘사이좋은 어린이 집’이 문을 연 것은 지난 2001년. 권선구 금곡동 LG빌리지에 살고 있는 맞벌이 부부 7∼8쌍이 모여 육아 문제를 함께 고민한 것이 칠보산 자유학교의 첫 출발이다. 아파트 이웃 주민으로 서로 안면이 있는 10가구가 모여 한 가구당 400만원씩 출자해 ‘사이 좋은 어린이 집’을 탄생시켰다. 아파트 단지내 33평 주택을 전세 9000만원에 임대했다.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취학 전 어린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교사도 2명 채용했다. ‘사이 좋은 어린이 집’은 1년 뒤 참여 가구 수가 24가구로 두배 이상 늘었다.2002년에는 LG빌리지 근방의 300여평 규모 단독주택으로 옮겨 텃밭도 가꾸기 시작했다. 현재 ‘사이 좋은 어린이 집’에는 어린이 25명이 지내고 있으며 전담 교사 4명, 조리사 1명이 있다. 같은 시기, 같은 장소에서 취학 어린이를 돌보는 ‘방과 후 어린이 교실’도 운영하게 됐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저학년 어린이 21명이 생활하고 있으며 전담교사도 3명이다. ‘사이 좋은 어린이 집’과 ‘방과 후 어린이 교실’에 참여했던 공동육아협동조합 구성원들은 지난해 4월부터 공동육아의 취지를 살릴 수 있는 대안학교를 세우기 위해 구체적인 논의에 들어갔다. 수원 대평중학교 박정근(47) 교사를 수원 칠보산 자유학교 설립 추진위원장으로 추대하고 1년간 학교 개교를 준비했다. 공동육아의 개념을 이해하고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전담 교사 3명도 선발했다. 수원 지역에서 참여를 희망하는 학부모를 찾기 위해 인터넷을 통한 홍보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쳤다. 공동육아에 참여했던 어린이 7명과 다른 학교에서 전학 온 어린이 5명, 총 12명의 어린이가 이 학교에 재학 중이다. 이중 남매·형제가 함께 학교를 다니는 어린이가 6명이다. 학부모들은 대학 교수, 의사, 중·고 교사, 대기업 간부, 소설가 등 대부분 중산층이다. 정기적인 학부모 모임도 열어 이들의 관계는 매우 돈독하다. 수원 칠보산 자유학교도 학부모가 한 아이에 400만원, 두 아이는 500만원을 출자해 세운 학교다. 출자금액의 80%는 어린이가 졸업할 때 다시 회수하고 20%는 교육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하겠다는 것이 이 조합의 생각이다. 학부모들은 등록금 형태로 한 어린이당 매월 30만원을 내 학교를 운영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칠보산 자유학교는 물론 학력인정을 받는 학교는 아니다. 중학교에 진학하려면 검정고시를 봐야 한다. 수원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학교설립 주역 박정근선생님 “나의 아이를 누군가에게 맡기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아이를 함께 키우는 것이 공동육아의 철학입니다.” 칠보산 자유학교 설립 추진위원장으로 활동했던 대평중학교 박정근(47) 교사는 “교육을 중심으로 서수원 지역에 더불어 사는 공동체가 형성된 것이 칠보산 자유학교 개교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고 육아·탁아에 대한 학부모들의 기대치는 높아졌지만 사회 시스템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에서 육아·탁아·보육·교육의 기능을 모두 담당할 공동체라는 것이다.30대 맞벌이 부부를 중심으로 수원 지역에서 시작된 육아 모임이 우리나라 교육의 작은 이정표를 세울 대안학교를 탄생시킨 셈이다. 박 교사는 “우리의 아이를 함께 키우는 공동육아 모임을 통해 바른 가정, 좋은 부모의 역할에 대해서 고민하고 자연 속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자세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우리 아이에게 더 나은 생활환경, 더 깨끗한 먹을거리, 더 좋은 교육을 시키고자 하는 학부모들의 바람은 자연스럽게 친환경 교육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박 교사는 환경에 관심이 있는 수원 지역 교사를 중심으로 ‘도토리 교사 모임’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수원 칠보산 학교를 학부모와 학생들의 손으로 직접 먹을거리를 재배하는 친환경 교육환경 학교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학교는 다음달 칠보산과 더 가까운 곳으로 이사할 준비를 하고 있다. 학교 구성원들이 모두 2∼3평의 텃밭을 분양받아 논과 밭을 가꾸기 위해서다. 박 교사는 “교육을 중심으로 모인 공동체가 지속적으로 지역사회와 관계를 맺으면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교육 환경을 만들고 공동체 기금을 가정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들의 교육을 위해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학교소식]

    [학교소식]

    ●졸업생·졸업생 가족 중 미술작가 활동자 대상 이화여대 사범대 부속초등학교(www.ewha.net)는 개교 50주년을 맞아 동문작가 50인 초대전을 연다. 졸업생과 졸업생의 가족 중에서 미술작가로 활동하고 있어야 이번 행사에 출품할 수 있다. 재학생이거나 졸업생 중 현재 중·고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미술전공자가 아니어도 작품을 낼 수 있다. 초대전은 서대문구 대신동 이화·삼성교육문화관 806호 대회의실에서 4월6∼9일 나흘간 열린다. 평면 작품은 액자를 포함해 가로와 세로가 각각 1m를 넘지 않아야 하며 입체 작품은 받침 기둥을 포함해 2m가 넘지 않아야 한다. 전시기간 중에 작품을 판매할 수 있으며 판매금액의 70%는 학교 발전기금으로 사용된다. 참가 신청은 10일(목)까지 경기도 용인시 성복동 LG 빌리지 107의 1104 이주원 동문 앞이나 이대부초 총동창회 사무실 팩스 586-8103으로 보내면 된다. 출품작은 작가가 전시 일정에 맞춰 전시장에 설치하면 된다.3472-2550. ●교실·복도 교육환경 새단장 작업 알로이시오초등학교(aloysius.es.kr/∼www)는 새학기를 맞아 학교 교육환경 새단장을 시작한다. 학생들의 정서 함양과 심미적 발달을 고려해 학교 교실과 복도를 꾸민다. 각 반 교실에는 ‘학급신문’을 설치해 학생들이 나라 안팎의 소식을 생활 속에서 친근하게 접할 수 있도록 한다. 각 층마다 복도에는 ‘생활 속 한자’ 코너를 마련해 학생들이 쉽게 한자를 익힐 수 있도록 한다. ●음악부 신입생 실기고사 실시 서울예술고등학교(yego.or.kr)는 음악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17(목)·18일(금) 이틀에 걸쳐 2005학년도 신입생 실기고사를 실시한다. 음악부 신입생들은 입학 실기 시험곡과 자유곡 한 곡씩을 연주하게 된다. 신입생 실기시험 결과는 1학기 기말고사가 치러지기 전까지 음악부 행사나 오케스트라의 자리 배정 등에 기초 자료로 사용된다. ●통합교과수업 모범학교로 뽑혀 홍익대 사범대 부속여자중학교(gms.hongik.ac.kr)가 성동교육청이 선정한 학년말 고사 이후 통합교과 수업 모범 사례 학교로 선정됐다. 홍대부속여중은 2000년 말부터 학기말고사가 끝나고 겨울방학이 시작되기 전까지 형식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학교 수업을 탄력적으로 운영해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방송일제수업·선택형수업·체험강좌 등 크게 3가지 형태로 수업을 진행했다. 방송일제수업은 주요 과목의 대표 교사가 학교 방송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교과목 교사들은 감독자로 수업에 참여하는 형식이다. 선택형 수업은 대학 강의와 비슷하게 2∼4교시를 한 강좌로 묶고 심화학습시간으로 진행했다. 국어심화반, 영어회화반, 수학심화반, 중국어반, 일본어반 등을 개설하고 학생들은 스스로 듣고 싶은 과목을 선택해 수업에 참여하도록 했다. 체험강좌는 전문강사를 섭외해 포토숍, 마술반, 미용반, 미술반, 꽃꽂이반 등을 운영했다. 홍대부속여중의 모범 사례는 성동교육청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아 볼 수 있다.
  • [5일 TV 하이라이트]

    ●한강수타령(MBC 오후 7시55분) 가영은 단옥이 준미를 야단치는 것을 듣고는 괜히 마음이 불편하고, 단옥은 가영에게 준미한테 한 행동이 섭섭하다고 한마디 한다. 신률은 조용히 아버지의 빈소를 준비하는데 재혁은 그래도 사람들에게 알려야 하지 않겠느냐고 한다. 그런 재혁에게 신률은 아무 데도 알리지 말라는데…. ●라이프n조이(YTN 오전 9시20분) 옛날 학창시절의 추억을 새록새록 느낄 수 있는 덕포진 교육박물관과 그 공간 안에서 진행되는 신나는 수업, 투명한 아름다움을 주는 유리공예 체험에 삼세기 요리까지 맛볼 수 있는 경기도 김포로 떠난다. 세계에서 유명한 물을 종류별로 마실 수 있는 ‘물카페’도 소개한다. ●문화사시리즈-지금도 마로니에는(EBS 오후 10시50분) 방학 동안 시화전을 준비한 김지하는 ‘지하실 입구’라는 팻말에서 영감을 얻어 자신의 필명을 ‘지하’로 바꾸고 전시회를 연다.63년, 미군이 한국소년을 상자에 넣어 소포로 부치는 만행을 저지른다. 이에 김중태는 다시 한번 한·미행정협정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인다. ●봄날(SBS 오후 9시45분) 은호는 헤어지려는 이유가 은섭이 때문이냐고 묻는다. 하지만 정은은 “은섭씨 때문이 아니라 은호에게서 받은 고마움이 너무 무거워서 견딜 수 없었다.”고 털어놓는다. 은호는 격한 마음을 다스리고, 정은은 눈물을 쏟는다. 한편, 은섭은 경아를 구출하기 위해 어머니께 1억을 달라고 한다. ●용서(KBS2 오전 9시) 수형은 형우네 집에 온 뒤 엄마가 보고 싶어 울음을 터뜨리고, 인영은 앞으로 감당해야 할 일 때문에 한숨이 절로 나온다. 수형에 대한 그리움으로 괴로워하던 수민은 끝내 발작을 일으키고, 뒤늦게 수형이 집으로 들어온 사실을 알게 된 형우는 집으로 들어서자마자 수형이를 데리고 나가려 한다. ●KBS스페셜(KBS1 오후 8시) 시중에 돈은 많은데 투자는 안되고, 통계상 3.9%라는 낮은 실업률에도 불구하고 일자리는 없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한 것인가. 수출이 잘 되는 이유는 무엇인지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분석하고, 침체된 내수현장을 통해 한국경제에 나타난 양극화의 실체를 살핀다.
  • [월드 이슈] 교육개혁 몸살

    [월드 이슈] 교육개혁 몸살

    주요 선진국들이 교육 개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70∼80년대의 정서를 반영한 지나치게 현학적이고 형이상학적인 교육은 치열한 생존경쟁이 벌어지는 요즘 세상에서 제 몫을 할 수 있는 인격체를 양성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교육정책 전문가들은 교육의 ‘현대화’를 내걸고 개혁을 시도하고 있다. 여기에는 학생들의 질적 수준 하락도 감안돼 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은 최근 “미국의 고등학교는 폐물이 됐다.”면서 오늘날 필요한 것을 가르치지 못하는 고교 교육의 전반적인 구조개혁을 촉구했다. 하지만 개혁에는 반발이 따르는 법. 프랑스에선 고교 졸업 전에 한 번만 치러 온 대학입학 자격시험(바칼로레아)을 연중 상시평가 체제로 바꾸는 것을 골자로 한 정부의 교육개혁안에 학생들이 반발하며 거리 시위까지 나서 사회이슈가 되고 있다. ■ 佛 대입자격시험 상시평가 진통 |파리 함혜리특파원| 지난달 수차례에 걸쳐 전국적인 시위를 벌인 프랑스 고교생들은 하원 표결을 전후한 1일과 3일에도 거리로 쏟아져 나와 교육개혁안의 철회와 프랑수아 피용 교육부 장관의 퇴진을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 하원은 2일 찬성 346, 반대 178로 피용 장관이 제출한 교육개혁 법안을 승인했다. 물론 대부분의 찬성표는 집권여당인 대중운동연합(UMP) 의원들로부터 나왔다. 이른바 ‘피용 법안’의 골자는 ▲지식과 경쟁력을 위한 공통 필수과목 이수 ▲한 가지 이상의 외국어 구사능력 확보 ▲컴퓨터 등 정보분야 기술의 습득 ▲초등학교에서의 프랑스 국가(라 마르세이예즈) 습득 의무화 ▲고교 졸업시험 성적에 상시시험 성적 추가 등이다. 이 중 고교생들의 집중적인 반발을 불러일으킨 것은 상시시험 성적의 추가 부분. 피용 장관은 당초 2007년부터 바칼로레아의 시험과목을 12개에서 6개로 줄이고, 횟수도 1회에서 연중 수시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가 이같은 반발에 부딪혀, 결국 바칼로레아 항목은 삭제했지만 고교 상시평가 시스템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피용 장관은 하원 표결을 앞두고 국영 프랑스2 TV와 가진 기자회견에서 “교육개혁 법안을 철회하는 것은 공교육을 포기하는 것이며, 수업을 따라가기 어려운 학생들이 별도로 교육받을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수십년 동안 변하지 않은 교육제도 때문에 교육이 마비된 것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현행 체제는 학생들의 규칙적인 학습과는 거리가 멀어 영·미권 학생들에 비해 실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은 물론, 대학에 들어가서도 학습에 대한 동기부여가 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대다수 학생들은 시험 방식이 개편되면 과외 수업을 받을 수 없는 저소득층이나 지방 학생들이 불리해지며 결과적으로 계급 격차를 더욱 부추기게 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독립적인 민주화 고교생 연합(FIDL)’의 샤를로트 르 프로보스트는 “피용 장관은 조항을 약간 수정하고, 약간 양보하면서 법을 통과시키려 하고 있다.”며 “개혁안을 완전 철회하고 교육의 질을 개선시킬 추가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상원 심의에 앞서 오는 8일 다시 전국적인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lotus@seoul.co.kr ■ 美 낙제학생방지법 4년째 공방 |워싱턴 이도운특파원| 미국에서는 조지 부시 대통령의 교육 정책을 포괄한 ‘낙제학생방지법(No Child Left Behind)’이 4년째 논란이 되고 있다. ‘NCLB’는 미국 학생의 학력 저하에 위기감을 느낀 부시 행정부가 2002년 1월 공교육 개혁을 기치로 내걸고 시행에 들어간 교육 개혁법이다. 이 법안은 저학년, 저학력 학생의 영어, 수학 학습능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3학년은 모두가 영어를 읽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다. 또 9100개에 이르는 공립학교들은 3∼8(한국의 초·중등)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매년 읽기와 수학 2과목에 대해 시험을 실시해야 한다. 학교 평균 성적이 2년 이상 각 주가 정한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폐교 등 강력한 구조조정을 당하게 된다. 그러나 각급 학교에 대한 연방정부의 엄격한 간섭이 오히려 저학년의 학력을 떨어뜨리는 ‘하향 평준화’를 초래한다는 반발이 생기고 있다. 미 50개주의 주의회 의원 7313명으로 구성된 전미주의회 협의회는 지난달 23일 전체회의를 열고 “교사들은 각 주 교육부가 획일적으로 정한 ‘연도별 적정수준’을 충족시키느라 힘겨워하고 있다.”며 “일단 이 기준을 통과하는 데 지친 교사들은 그 이상의 질 높은 교육을 시킬 의지를 잃게 된다.”며 즉각적인 법 개정을 촉구했다. 올해 초에는 부시 행정부가 이 법이 성공적이었다고 홍보하기 위해 일부 언론인을 ‘매수’했던 사실까지 드러나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대통령선거에서도 주요 쟁점이었으며 이달 들어서도 의회의 2007년도 예산 승인을 앞두고 정치적 쟁점이 되고 있다. 야당인 민주당과 현장에서 법을 집행하는 주정부는 이 법이 효과가 없었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부시 행정부가 오히려 교육예산을 삭감해 이 법의 개혁취지조차 퇴색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50개 주를 대표하는 전미주지사 협회는 지난달 22일 전체회의를 열어 고등학생 10명 중 4명은 대학이나 기업이 원하는 지식과 기술을 전혀 갖추지 못하고 있다며 부시 행정부를 성토했다. dawn@seoul.co.kr ■ 日 초·중생 수업시간 확대 논란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도 초·중등 교육개혁이 진통을 겪고 있다.‘여유(유도리)교육’을 실시한 뒤 학생들의 학력이 떨어졌다는 조사결과가 지난해 말 나오자 교육 최고책임자가 전면수정 방침까지 밝혔다가 반발이 거세지자 이를 번복하는 등 혼란이 거듭되고 있다. 일본은 지난 1977년 이후 학생들을 학교에서 조금이라도 해방시키겠다면서 ‘표준 수업시간’을 줄곧 줄여오다,2002년에는 주 5일제 수업 실시 등 ‘종합학습’이란 이름으로 전면적인 여유교육을 실시했다. 여유교육은 학생들에게 체험·탐구 학습 등을 시켜 종합적 사고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키워주고, 스스로 생각하고 살아나갈 능력을 갖게 하자는 것이 취지다. 학생들을 지나치게 교실에 잡아두지 않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 교육당국은 지난해 말 국제학력평가조사 결과 일본 고교 1년생의 독해력과 수학의 학력저하가 드러난 데 이어 초·중학생들의 학력저하도 확인되자 즉각 여유교육의 전면손질 방침을 들고 나왔다. 교육정책의 최고책임자인 나카야마 나리아키 문부과학상은 조사결과가 나온 뒤 잇달아 초·중 학교의 수업시간을 조정, 국어·수학 등 기본 교과목의 수업시간을 확대할 방침을 밝혔다. 또 올 가을까지 주 5일제 수업 부활 등 여유교육의 전면 수정을 시사, 일부에선 폐지론으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일선학교에서도 학생들의 종합 학습능력 평가를 자치단체 단위로 부활시키려고 하는 등 교육현장이 소란스러워지기도 했다. 모든 학교가 공통시험을 봐 학력을 비교하는 전국 학력시험의 부활이 검토되기도 했다. 그러자 일선 교육현장에서 반발도 심해졌다. 학력저하는 학습의욕과 성취동기를 부여하지 못한 사회풍조의 문제일 뿐 여유교육 실시와는 관계가 없다는 논리다. 여유교육의 본격시행 3년 만에 한 차례 순위가 떨어졌다며 소동을 벌이는 것도 근시안적이라고 반발했다. 모리 요시로 전 총리도 지난달 “학생들이 여유교육을 통해 하고 싶은 이것저것을 하도록 해야 학교가 싫어지는 어린이가 없어진다.”며 여유교육에 힘을 실으면서 폐지론에 쐐기를 박았다. 이에 나카야마 문부과학상도 지난달 20일 여유교육을 폐지하지 않겠다고 급선회했다. 다만 학력향상을 위한 수업시간 증가나 수업 내용의 변화는 필요하다고 절충점을 제시, 추후 결론이 주목된다. taein@seoul.co.kr ■ 英 대입시험·직업교육 부실 쟁점 영국에선 대학입학 평가시험의 공신력 추락과 직업교육 부실화가 교육개혁의 핵심 사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교육부가 지난달 23일 관련 개혁안을 발표했지만 논란은 더 뜨거워졌다.14∼19세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와 직업교육 강화 방안을 담았다. 그러나 교육계 안팎의 폐지 요구가 거센 ‘GCSE’와 ‘A-Level’이란 평가 체계는 그대로 둔 ‘땜질 처방’이란 비판 여론이 드세다. GCSE는 중등교육과정을 마치면 치르는 중학교 졸업 자격시험이다. 실업학교가 아닌 대학진학을 위한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하려면 수학 등 일부 과목에서 합격점을 받아야 한다. 또 명문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점수를 얻어야 한다. 한편 A-Level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수료해야 할 2년 과정의 명칭이자 졸업전에 치르는 고교 졸업 자격시험 겸 대입시험이다. 두 가지 과정과 관련, 그동안 학점 인플레이션과 직업교육 부실이 지적되어 왔다.GCSE에선 본래 ‘A’가 최고 점수였으나 A를 획득한 학생 수가 크게 늘면서 1994년 궁여지책으로 A 위에 A*를 두었다. GCSE를 마치자마자 취업하는 학생들이 늘면서 “GCSE 과정이 부실해 근로자의 수학과 영어 등 기본지식이 형편없다.”는 업계의 불만이 증가해왔다.A-Level 역시 학생들의 평균 점수는 높아졌고 시험 신뢰도는 추락해왔다. 옥스퍼드나 케임브리지 같은 대학들은 아예 자체 시험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A-Level을 못믿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집권 노동당의 의뢰를 받은 마이크 톰린슨 전 교육감과 교육 평가단은 GCSE와 A-Level을 폐지하고 새로운 평가체계를 만들라는 권고안을 내놨다. 교육부는 이번 개혁안을 통해 GCSE의 수학교육 강화, 대학강의 방식의 A-Level 수준 향상 등을 제시했지만 기존체제 유지를 위한 미봉책이란 반발을 사고 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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