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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초등학생 수업 흥미 ‘최하위’

    “수업시간이 너무 재미없어요.” 수년간 공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국 학생들의 학교수업 만족도가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한국 학생들은 또 교실에서 다른 사람을 배려하거나 존중하는 행동과 의식도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전효선 연구팀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07 국내외 교실 학습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연구팀은 한국을 비롯한 영국, 프랑스, 일본 등 4개국 초등학교 4학년 학생 234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국 학생들의 수업에 대한 흥미가 최하위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한국 학생 “공부가 좋다” 18.3% 연구팀의 조사 결과 ‘수업이 재미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프랑스 55.0%, 영국 48.0%, 일본 42.6%에 이어 한국이 35.2%를 차지했다.‘공부가 좋다.’는 비율은 영국 48.0%, 프랑스 42.0%, 일본 19.1%, 한국 18.3%로 조사됐다. 수업에 대한 이해도도 한국 학생들이 현저히 낮았다.‘수업 학습 내용을 잘 이해한다.’는 비율은 일본 41.7%, 프랑스 34.0%, 영국 32.3%인 데 반해 한국은 19.9%에 그쳤다. 반면 ‘공부를 잘 하려면 수업을 잘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한국이 72.6%로, 프랑스 1.0%, 일본 0.9%, 영국 0.8%에 비해 월등히 높아 눈길을 끌었다. 전 연구위원은 “외국의 경우 수업 말고도 각종 체험활동, 외부 학습 프로그램들이 매우 다양하다.”면서 “이 때문에 ‘공부를 잘하려면 수업을 잘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현저히 낮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연구팀은 한국 학생들의 수업 흥미도가 낮은 것은 학습량이 많고 학생들의 수준차를 고려한 교사의 개별화 지도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학생 타인 존중 실천,16%에 그쳐 한국 학생들은 교실 내에서 규칙을 지키고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정도도 다른 나라 학생들에 비해 훨씬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질서와 규칙을 배우고 실천한다.’는 항목에 ‘그렇다.’고 답한 비율은 프랑스 63.0%, 영국 54.3%, 일본 20.0% 였지만, 한국은 18.4%에 불과했다.‘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을 실천한다.’는 비율은 영국 60.6%, 프랑스 60.0%, 일본 28.7%였으나 한국은 15.9%에 그쳤다. 전 연구위원은 “실제 외국학교의 경우 규칙준수, 상대에 대한 배려, 교사에 대한 존중 등이 엄격했다.”면서 “한국 학생들은 이런 의식이 많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갈수록 증가하는 학교 폭력이나 교권 저하, 사교육 심화, 경쟁적인 선행교육 등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연구팀은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교원 1인당 학생수 감축 ▲수업시간 블록제(통합교과서를 사용하거나 관련된 교육내용의 수업시간을 붙여서 수업하는 제도)도입 ▲교사 전문성 강화 등의 정책 추진을 제안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한마디] 요즈음 학생들이 훗날에는…

    [한마디] 요즈음 학생들이 훗날에는…

    어느 날 친구 가운데 한 사람이 여학생들에게서 봉변당한 이야기를 듣고, 우리는 앞으로 아이들 앞에서는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모른 척 지나치자고 약속했다. 작은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그가 탄식하며 뱉은 경험담은 이러했다. 자기 차가 있지만 술 약속이 있거나 하면 그는 반드시 대중교통을 이용하곤 했다. 그날도 술을 조금 마시고 지하철을 탔다. 저녁 늦게였다. 기분이 약간 느긋해져 있던 그는 타자마자 습관적으로 빈자리를 찾아봤으나 앉을 곳이 없었다. 순간 깔깔대는 웃음소리가 터지는 것이었다. 네 명의 여학생이 앉거나 서서 떠들기 시작했는데 도무지 수그러들지를 않았다. 중학생인지 고등학생인지 분간이 잘 가지 않았다. 그들의 계속된 깔깔거림은 탑승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 충분했다. 평소 공중도덕을 중시하던 그는 손녀만한 그 여학생들 옆으로 다가가면서 큰소리로 꾸짖었다. “조용히들 해! 여긴 대중교통인 지하철 속이잖아?” 입을 다문 아이들, 그러나 그중 한 아이의 툭 쏘는 한마디 말로 반전이 되고 말았다. “시팔 재수 없게, 뭐야 이건!” 내 친구의 입에선 “이년이!”하며 욕설이 튀어나왔고, 이에 질세라 여학생들의 욕설이 합창처럼 그를 둘러쌌다. 졸지에 노인네 하나와 어린 네 여학생의 욕지거리 싸움판이 되었다. 승객들 중 아무도 그 아이들을 꾸중하지 않았다. 멍하니, 더러는 재미있다는 듯이 흘낏거릴 뿐이었다. 판세가 불리해진 그는 다음 역에서 내리고 말았다. 토할 것 같은 분노를 외롭게 삭이고 있다가 뒤따라오던 전동차를 타고 귀가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었다. 그때의 심한 자괴감을 누구에게도 고백하지 못한 그는 며칠 동안 악몽 같던 봉변을 떠올리며, 무력감으로 도무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큰딸이 중학생이 된 자기 아들의 교실에서 겪은 체험담을 듣다가, 나는 요 몇 년 동안 우리 공교육의 실상을 훔쳐본 듯해 몹시 씁쓸해지던 기억을 갖고 있다. 딸은 비슷한 나이의 엄마 몇과 함께 중간고사 시험 보조에 나섰다는 것이었다. 보조란 것이 학생들에게 시험지를 나눠주고 시간이 끝나면 거둬 선생님에게 가져다주는, 그야말로 단순 심부름일 뿐이었다. 그러나 괴로운 경험이었다. 딸이 체험한 것은 저들이 중학 때 겪은 교육환경과 생판 다른, 무섭기까지 한 그런 풍경이었기 때문이다. 또 학교에서의 수업시간이란 것이, 게다가 시험시간이란 것이 이럴 수 있느냐는 실망스러움이 새삼스러웠다. 나의 아이도 저런 환경에서 교육을 받게 된다면? 하는 두려움이 내내 딸의 가슴을 짓눌렀다. 한마디로 아이들은 배우러 왔거나 시험을 치르러 온 풍경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절반 이상이 장난을 치고 더러는 낮잠을 자고, 수학시험시간임에도 시험지는 젖혀두고 그림을 그리거나 만화책을 읽고 있는 풍경이었는데, 가관인 것은 감독하는 선생마저 아이들과 한패가 되어 놀고 있더라는 것이었다. 무엇으로 학생들을 평가하는 것인지, 도대체 시험이란 것이 무엇 하자는 것인지 알 수가 없어 멍한 심정으로 시험감독 보조 역할을 끝내고 왔다고, 이 신세대 엄마는 탄식하였다. 이번엔 학생들이 자신의 선생에게서 매를 맞았다고 경찰에 신고한 기사를 얼마 전 한 일간지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신문을 통해 본 기억이 났다. ‘거기 경찰서죠?… 선생님이 때렸어요’란 묘한 제목의 이 기사의 내용인즉 세 곳의 중고교 학생들이 선생의 체벌에 대해 직접 경찰서를 찾아갔거나 부모를 통해 맞았다고, 심지어 진단서까지 첨부해 신고한 일이 세 곳에서 발생했다는 것이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해당교사를 불구속입건했거나 조사했다고 밝혔다. 인터넷으로 뜬 이 기사에 대해 네티즌들 반응은 하나같이 학생들을 나무라는 방향에 쏠려 있었다. 그중 유달리 시선을 끄는 의견 하나는 ‘학원이나 과외선생에게서 매를 맞았으면 꼼짝도 못하는 주제에 공교육장의 교사에겐 왜들 저렇게 난리를 피우느냐?’였다. 공교육의 교사는 힘을 잃고 사교육의 선생님이 득세하는 교육의 미래는 암담할 것이다. 우리만의 아이러니일까? 지금의 학생들이 자라 어른이 되면 그들 역시 학부형이 되는 것은 너무 자연스럽다. 그들은 또 다른 세상을 만나고,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갈 것이다. 인류의 역사는 그렇게 발전해 왔고, 세상은 앞을 향해 더 멀리 발전해 갈 것이다. 중요한 것은 아무리 세상이 달라져도 가르쳐주는 사람과 가르침을 받는, 저 스승과 제자의 관계는 달라질 수 없다는 것이다. 달라지면 그것은 해가 서쪽에서 뜨는 것과 같다. 우리 어른의 몫은 그 진리 앞에 겸허해야 한다고, 어려서부터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몸소 모범을 보여야 하는 것이다. 내 아이의 호소만을 함부로 거들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아이의 미래를 망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속담에 ‘물은 트는대로 흐른다’는 말이 있다. 물길은 얕은 곳을 따라 흐르다 저절로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물길을 트면 그 쪽으로 물이 흐르는 것을 우리는 본다. 사람은 가르치는 대로 된다는 것, 즉 어렸을 때 교육의 중요성을 말하는 것이다.   글 이유경 편집주간   월간 <삶과꿈> 2008년 6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학교 건축물 국제기준 맞춰라”

    이명박 대통령은 20일 “한국에서도 자연재해에 대한 사전 대비를 재점검하는 것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중국 쓰촨성 지진과 관련해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인명피해를 줄이는 문제를 재점검하고 부족한 것을 완벽하게 대책을 세웠으면 좋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지진에서 초·중·고교에서 피해가 많이 발생한 점을 언급하면서 “우리도 초·중·고 건축물을 한번씩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국제기준에 맞추라.”고 지시했다. 또 “지진이 일어났을 때 학교에서 대피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교과부에서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비준안과 관련,“한·미 FTA는 중국과 일본 사이의 샌드위치 상황에서 강하게 대처하는 방안이며, 동북아에서 경제선점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FTA가 비준되면)일자리 35만개를 만들 수 있다.17대 국회에서 비준될 수 있도록 해달라.”며 국무위원들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장애인의 의무교육 혜택을 대폭 확대하는 내용의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시행령’ 등을 심의·의결했다. 시행령은 2010년부터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의무교육 연한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2010학년도에는 만 5세 이상 유치원 및 고등학교 과정,2011학년도에는 만 4세 이상 유치원 과정,2012학년도부터는 만 3세 이상 유치원 과정까지 의무교육을 확대 실시한다. 현재는 초·중등학교 과정만 의무교육을 시행하고, 유치원 및 고등학교 과정은 무상교육만 제공하고 있다. 시행령은 의무교육을 위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입학금·수업료·교과서대금·학교급식비를 부담하고 학교운영지원비·통학비·현장체험학습비 등은 예산 범위에서 보조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아울러 무분별한 장사시설 설치를 막기 위한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도 의결했다. 종교단체가 설치하는 봉안시설·자연장지에는 신도와 가족관계에 있는 자만 안치할 수 있도록 하고, 국가는 ‘택지개발촉진법’에 따라 330만㎡ 이상의 택지개발계획을 수립시 봉안시설이나 자연장지 설치·조성에 관한 사항이 포함되도록 노력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회의에선 이밖에 조류 인플루엔자(AI) 항 바이러스제 비축물량을 240만명분으로 늘리고, 개인보호복 6만명분을 추가 구입하는데 소요되는 185억원을 2008년도 일반회계 일반예비비에서 지출하는 안건도 처리됐다.임창용 윤설영기자 sdragon@seoul.co.kr
  • [현장 행정] 서초 ‘영어도서관’

    [현장 행정] 서초 ‘영어도서관’

    아이들이 자기 수준에 맞는 영어도서를 빌려 읽고, 읽은 내용으로 외국인과 영어 토론도 해보는 새로운 개념의 영어도서관이 첫선을 보였다. 지난달 28일 문을 연 지 보름도 안 돼 무려 300가구가 넘는 가족회원을 확보하는 등 까다로운 강남권에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영어도서관 ‘잉글리시 프리미어 방배센터’를 찾았다. ●수준별 책 선정… 평가지 전달 19일 오후 서초구 방배1동 주택가에 위치한 방배센터 안. 도서관은 엄마와 함께 온 20여명의 아이들로 북적인다. 입구로 들어서자 알록달록한 영어 책들이 책장에 가득하다. 책장 위에는 미국 학교 등에서 쓰이는 독서역량지수에 따라 A부터 N까지 2만여권의 책이 분류돼 있다. 중·고등학교 학생을 위한 ‘해리포터’ 시리즈부터 아이들이 열광한다는 ‘토머스와 친구들’까지 빼곡히 정리돼 있다. 알파벳 글자가 뒤로 갈수록 읽기 어려운 책이다. 월 회비 1만원이면 일주일에 4권을 빌려 갈 수 있다. 한쪽 방에서는 책을 다 읽은 아이가 컴퓨터 앞에 앉아 퀴즈를 풀고 있다. 부모의 기대심리가 만들어 내는 거품을 걷어내고 아이의 정확한 독서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서다. 평가는 리포트 형식으로 부모에게 전달된다. 방배센터 관계자는 “아이들은 책을 읽다 막히면 그림으로 이해하고 그래도 안 되면 제 생각을 덧붙여 가상의 줄거리를 만들기 마련”이라면서 “그럼에도 부모는 더 높은 수준의 책을 강권하게 되는데 이런 일이 반복되면 영어와 멀어진다.”고 조언한다. ●깐깐한 강남 엄마에게 인기 방배센터에서는 빌려간 책의 양보다는 실제 아이가 얼마나 이해했는지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이해도를 다각적으로 점검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측정치는 다음 읽을 책의 수준을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 이외에도 원어민 교사 등이 일대일로 진행하는 ‘멘토학습’, 방과후 ‘영어토론수업’ 등 프로그램도 있다. 특히 스스로 영어책 읽기가 어려운 취학 전후 아이들에겐 만지고, 두드릴 수 있는 교·구재를 활용한 아동영어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자연스럽게 철자와 발음을 익힐 수 있다. 그럼에도 이용요금은 일반 사설학원에 비해 50% 이상 싸다. 부모를 위한 무료 교육도 병행한다. 영어 교육전문가들이 상주하며 효과적인 책읽기 방법은 물론 영어교육에 대한 정보를 다양하게 제공한다. 교육에 관해서라면 부모들의 눈높이가 만만치 않은 곳이지만 평가는 긍정적이다. 주부 최옥준(38)씨는 “목표를 채우기 위해 무리하게 진도를 나가는 학원과는 달리 아이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형식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전미정(41)씨도 “수준별로 다양한 책이 있고 책도 깨끗해 아이와 함께 자주 온다.”고 말했다. 다만 전체 공간이 144㎡에 불과해 조금 비좁은 편이다. 서초구는 내년까지 서초, 반포, 양재동에도 이런 영어 도서관을 만들기로 했다. 박성중 서초구청장은 “작지만 지속적이고 알찬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영어도서관은 단기 집중체험 중심의 영어마을을 보완할 새로운 모델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온 가족 ‘촛불’ 들고 뭉치다

    온 가족 ‘촛불’ 들고 뭉치다

    9일 저녁 서울 청계천 소라광장에 모인 이들은 촛불문화제를 가족 소통의 장으로 삼았다. 중3, 중1 아들과 함께 광장을 찾은 회사원 정시철(49)씨는 참가자들이 뭔가에 대해 목소리를 높일 때마다 아이들과 대화를 나눴다. 정씨는 아이들에게 설명해 주기도 하고,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소통했다. 정씨는 “아이들이 TV나 신문 보도, 주변 친구들이 말하는 걸 보고 듣는 게 아니라 직접 나와 느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나왔다.”면서 “현장이 배움의 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먹거리를 걱정하는 엄마들의 목소리도 높았다. 남편, 작은 아들과 함께 나온 주부 김숙희(52)씨는 “미국 소가 수입되면 두 달 전 군에 간 큰아들과 구내식당 밥을 주로 먹는 대학생 작은아들이 주로 먹게 될 것”이라면서 “어미의 마음과 아내의 마음에서 가족을 설득해 집회에 나왔다.”고 말했다.9개월된 아들을 유모차에 태우고 남편과 함께 집회 현장을 찾은 주부 임화영(34)씨는 “아들이 먹는 이유식에 쇠고기를 갈아 넣는데 미국소가 수입되면 알게 모르게 쓰게 될 것”이라면서 “아기를 낳으면 대한민국 엄마들은 모두 애국자가 돼 내 자식이 살 환경을 걱정하게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민공노·민변 등 규탄 기자회견 도미노 공무원들도 분노했다. 민주공무원노동조합(민공노)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지난 7일 국회 청문회에서 공무원을 광우병 임상실험 대상으로 인식한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규탄한다.9일부터 민공노도 촛불문화제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집회 현장에서 만난 민공노 이상석 대변인은 “8일 저녁 결정돼서 이날 100여명이 참석했지만 다음주부턴 6만명 노조원 중 상당수가 현장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알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쇠고기 논란은 계속 증폭되고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농림수산식품부가 입법예고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를 수정하라고 촉구했다. 한택근 민변 사무총장은 “미국과 합의해 입법예고한 고시는 검역주권을 포기하고 국민 건강권·행복 추구권을 제약하는 중대한 내용을 담고 있어 가축전염병 예방법 제34조 제2항의 ‘농식품부 장관 위임 범위’를 벗어난다.”고 주장했다. 민변은 고시에 대한 반대 의견을 농식품부에 제출했다. ‘21세기 청소년공동체 희망’ 등 청소년 단체들이 모인 ‘청소년 광우병 집회탄압 규탄 기자회견 참가일동’도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시민으로서 자신의 주장을 알리기 위해 정치적 행동을 하려는 학생들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정부는 설명하라.”면서 “경찰도 처음에 ‘정치적 선동’이란 표현을 쓰더니 이제 ‘업무방해죄’란 이유로 학생들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교조 “자발적 집회 배후 지목은 명예훼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진화 위원장도 기자회견을 갖고 “김도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전국 시·도 교육감 회의에서 계기(시사)수업을 위해 미국산 쇠고기를 홍보하는 교사용 자료와 학생용 만화자료를 배포하겠다는 것은 학생들의 자발적인 의사표현을 박탈하는 것”이라면서 “이를 철회하지 않으면 전교조도 별도의 자료를 만들어 교사들에게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학생들의 자발적인 촛불문화제 참여의 배후세력으로 전교조를 지목하는 것은 전교조와 학생들에 대한 명백한 명예훼손 행위”라고 말했다. 국민건강을 위한수의사 연대와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정부는 화장품, 생리대, 기저귀 등으로 광우병이 전염된다는 말이 괴담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광우병으로 가공한 제품으로 감염이 가능하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경원 김정은 장형우기자 leekw@seoul.co.kr
  • [Local] 경북, 소자본 창업 맞춤형 교육

    경북도는 6일 소자본 창업에 관심있는 주민을 대상으로 창업에 필요한 맞춤형 교육을 한다고 밝혔다. 교육은 지역별 소상공인 지원센터를 통해 13∼21일 시행되며 요식업과 도·소매 및 서비스업 분야 등이다. 교육 내용은 창업 자세와 상권 입지분석 등 ‘이론교육’(16시간)과 성공업체 방문·체험 등의 ‘현장실습’(12시간), 성공사례 조사 및 발표 등 ‘수강생 참여교육’(4시간) 등으로 진행된다. 참가를 원하는 주민은 9일까지 지역별 소상공인지원센터를 통해 신청을 하면 된다. 교육비는 무료다. 경북도 관계자는 “9월쯤에는 창업에 성공한 상공인과 지역별 우수업체 등이 참가하는 창업박람회도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현장 행정] 강동구 ‘영어체험센터’

    [현장 행정] 강동구 ‘영어체험센터’

    강동구가 시도하고 있는 색다른 ‘영어 실험’이 주목을 받고 있다. 비싸고, 겉만 번지르르한 영어 대신에 싸고, 알찬 영어 학습의 정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강동구는 5일 고덕동 묘곡초등학교의 빈 교실 6개를 리모델링해 영어체험센터로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모델링 비용은 모두 4억원 수준. 대규모 시설을 갖춘 영어마을 건립 비용과 비교하면 가격 경쟁력에서 압도적이다. 시설비 전액을 투자하는 일반 영어체험센터와 비교해도 다르지 않다. 덕분에 강동구의 실험이 다른 자치구로 파급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김성애 영어체험센터장은 “시설 투자에 비해 운영 프로그램이 부실하다는 말을 듣는 영어마을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리모델링 비용을 대폭 줄였다.”면서 “하지만 충실한 운영과 질좋은 학습 소프트웨어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사설학원 수강료의 반값 서울과 경기도에서 운영되는 영어마을의 상당수가 현재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체험시설 구축을 위해 시·도교육청이나 지방자치단체들이 투입한 예산을 포함하면 손실액은 더 커진다. 구 관계자는 “영어마을 중 그나마 낫다는 풍납영어마을도 연간 1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묘곡초 영어체험센터’는 시설투자 비용이 적다 보니 수강료도 저렴하다.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주 5일 정규 프로그램 가격이 9만원에 불과하다.5일간 총 35시간을 영어에 투자한다. 주변 사설 학원이 이런 프로그램에 20만∼30만원을 받는 것을 감안하면 반값이 안 된다. 하루 2시간씩 한 달간 진행하는 ‘방과후반’의 가격은 이보다 더 싼 7만원이다. 김양수 자치행정과 주임은 “센터를 찾은 학부모들이 영어 사설학원보다 수업의 질이나 가격 면에서 월등히 낫다는 말을 자주 한다.”고 말했다. ●생활체험·멀티미디어 학습 영어센터의 프로그램은 ‘작은 영어마을’을 옮겨놓은 수준이다.6개 교실을 쪼개 모두 22개의 소공간을 만들었다. 여기서 생활 체험과 몰입 학습, 첨단 멀티미디어 학습을 진행한다. 생활 체험은 공항, 호텔, 쇼핑, 카페 등 영어 문화권의 일상 생활과 다양한 축제를 체험할 수 있다. 몰입 학습은 과학과 미술, 음식, 문화, 지리, 수학, 세계 시민의식 등을 영어로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전자칠판과 컴퓨터, 로봇 등을 수업에 활용하는 멀티미디어 학습은 영어센터의 자랑이다. 특히 학생들의 영어센터 경험이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온라인으로 영어학습을 지속적으로 돌봐준다. 또 방과후반과 주말반을 통해 영어 심화학습을 진행한다. 영어센터의 영어 교사는 외국인 3명과 한국인 3명 등 모두 6명이다. 한국인 교사는 모두 영어마을 교사 출신이다. 영어 교재는 센터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것을 사용한다. 구는 내년에 중학생 대상의 영어센터 등 모두 4곳의 영어체험센터를 추가로 건립할 계획이다. 김 주임은 “빈 교실만 생기면 바로 영어체험센터가 들어설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면서 “교실을 제공하는 학교에도 적지 않은 인센티브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중구 ‘교실 밖 공교육’

    중구 ‘교실 밖 공교육’

    ‘열공 모드로 전환시켜라.’중구가 부담스러운 영어 사교육비 해소를 위해 영어 과외를 직접 지원하거나 아예 원어민 교사를 초·중·고등학교에 배치했다. 자원봉사 대학생들이 직접 학습지도에 나서는 공부방도 마련했다. 한문과 예절 교실도 상설 운영해 옛것에 대한 배움에도 소홀하지 않도록 지원하고 있다. ●“영어는 확실히 책임지겠다.” 22일 중구에 따르면 오는 6월27일까지 공립초등학교 6학년생 1266명 전원을 서울영어마을 풍납캠프에 보낼 예정이다.600여명의 학생들은 이미 다녀 왔다. 구가 참가비(1인당 12만원) 전액을 지원한다. 서울영어마을에서 받는 1주일 과정은 학사 일정에도 반영된다. 학생들은 4박5일간 서울영어마을에 합숙하며 우체국·병원·세탁소 등의 실제 상황에 맞춰 다양한 영어 표현을 배운다. 또 마술·영화·힙합·요리 등을 통해 접하기 영어 표현도 공부한다. ●동국대와 연계 3주 과정의 영어캠프 진행 영어 지원은 이뿐만이 아니다.24개 초·중·고등학교에 원어민 영어교사 26명을 배치했다. 실업계 고등학교에도 원어민 영어교사를 뒀다. 미국 토마스 사립학교의 영어교과서를 멀티미디어 학습 과정으로 구성한 ‘재미(JAMEE)’ 프로그램도 지난해 9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방학 때는 동국대와 연계해 3주 과정의 통학 영어캠프를 진행한다. 서울외대와 연계한 5박6일간의 숙식형 원어민 영어캠프, 광희영어체험센터의 영어캠프 등도 지원한다. 과외와 공부방을 동시에 지원하는 ‘학습지원 공부방’도 인기다. 동국대 자원봉사자로 이뤄진 ‘중구 멘토링봉사단’단원들이 과외 선생님으로 나선다. 공부방은 영어, 수학, 한자 등 교과목 학습과 함께 연극관람, 문화재 견학, 실내 스포츠 등의 특별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지난달 17일부터 7월12일까지 신당1동을 비롯해 12개 동 주민자치센터에서 주2회에 걸쳐 학습지도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 3년간 저소득층 초등학생 770명이 영어, 수학, 한자 등을 공부했다. ●한문·예절 교실 열어 인성 교육도 챙겨 인성 교육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상반기(3∼6월)와 하반기(9∼12월)로 나눠 상설 교실과 방학 특강 등 4차례에 걸쳐 한문·예절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강사는 전직 교사들과 수년간 한문교육을 진행한 자격증 소지자들이다. 소학과 명심보감 등을 교재로 기초 한자뿐 아니라 고전을 통해 예절을 가르치고 있다. 수업은 1회 2시간씩 주1∼2회 진행한다. 수업료는 없다. 정동일 구청장은 “학생들이 중구지역 학교에 다니는 것만으로도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이건희 회장 떠난 삼성] ‘황태자’ 이재용 백의종군 후엔?

    [이건희 회장 떠난 삼성] ‘황태자’ 이재용 백의종군 후엔?

    이건희 삼성 회장의 전격 퇴진에 따라 세간의 이목은 이 회장의 외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에게 쏠리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백의종군’이다. 경영권 승계 여부는 백의종군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경영능력을 입증해 보인 뒤 ‘컴백’할 것이라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이 전무의 현재 공식직함은 삼성전자 고객총괄책임자(CCO). 다음달에 있을 삼성전자 인사에서 이 직함을 내놓게 된다. 이어 해외로 나가 현장경험을 쌓게 된다. 공식직함은 아무 것도 없다. 단, 전무 직급은 유지한다. 삼성측은 이 전무의 해외근무지에 대해 “열악한 해외사업장”이라고만 언급했을 뿐, 구체적 나라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다음달 인사 때 공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전무가 ‘e삼성 사건’ 등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음에도 이 전무를 일단 세간의 시선에서 빼기로 한 것은 두 가지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첫째는 특검이 경영권 승계를 불법이라고 정의했고 그 승계의 대상이 어찌됐든 이 전무라는 점에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필요성 때문이다. 둘째는 차기 후계자를 보호하기 위한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 작전’이다. 이 전무가 국내에 머물면서 계속 시민단체 등의 공격에 노출될 경우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하다. 이건희 회장이 이학수 전략기획실장을 통해 전달한 “이 전무가 아직 경영수업 중에 있고 앞으로 주주, 임직원, 사회로부터 경영능력을 인정받지 못한 상태에서 경영권을 승계할 경우 회사나 이 전무에게 불행한 일이 될 것으로 본다.”는 발언은 그런 의미에서 의미심장하다. 이 회장은 “이 전무의 경영권 승계 부분도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 앞으로 현장을 열심히 체험하고 시장개척의 성과를 올려 경영능력을 입증하면 경영권을 넘겨주겠다는 의미다. 한마디로 “계급장 떼고 전투에 나가 스스로 살아 돌아오라.”는 주문이다. 이 전무로서는 위기이자 기회를 잡은 셈이다. 이번 시험 관문만 무사히 통과하면 지겹도록 따라다닌 ‘자질’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사장이나 부회장으로 승진해 화려한 컴백이 가능해진다. 이건희 회장은 마흔다섯에 그룹 회장직을 맡았다. 이 전무는 올해 마흔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김달진 문학상] “구체적인 생활체험이 담긴 시 쓰고파”

    [김달진 문학상] “구체적인 생활체험이 담긴 시 쓰고파”

    “연구와 학교수업 등으로 침묵기간을 갖는 등 그동안 작품 활동이 활발하지 못했는데, 큰 상을 받게 되니 쑥스러운 마음이 앞설 뿐입니다.” 시집 ‘바이칼 키스’로 제19회 김달진문학상 시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신대철(63) 국민대 국문과 교수는 시작 활동에 소홀했다는 겸사의 말부터 했다. 생전에 김달진 선생을 직접 뵙지는 못해 아쉽다는 그는 “젊은 시절 선생의 시집 ‘청시’를 읽었을 때 세속적인 느낌을 주는 다른 서정시들과는 달리 투명하기 이를데 없는 느낌을 받아 애송했다.”고 말했다.‘바이칼 키스’는 바이칼 주변 민족들의 영혼을 나눠갖는 인사를 가리키는 말. 시집엔 백두대간과 백두산, 두만강, 고비사막, 시베리아, 바이칼 호수 등 우리 민족의 근원을 찾아 나선 체험을 바탕으로 한 60편의 시가 실렸다. 심사위원들은 “수상 시집은 시인이 일관되게 견지해온 민족분단 상황에 대한 극복 의지를 바이칼이라는 구체적인 현장체험을 통해 민족의 원형적 모습으로 생생하게 복원해 내고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첫시집 ‘무인도를 위하여’ 이후 23년 동안 창작의 공백 기간을 거친 시인은 2000년 ‘개마고원에서 온 친구에게’를 내면서 활동을 재개했다. 충남 홍성 출신으로 ‘누구인지 몰라도 그대를 사랑한다’등의 시집을 냈다. “백두대간에서 시작해 백두산, 두만강을 거쳐 멀리 바이칼 호수까지 이르는 우리 민족의 근원을 찾아나섰습니다. 이 여정을 통해 분단상황 등 우리의 역사적 상처를 몸소 체험하고나니 몸과 마음이 한결 홀가분해졌습니다.” 신 교수는 “머리에서 기획한 시가 아니라 구체적인 생활체험이 담긴 시를 쓰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 시집에 실린 ‘흘러온 물 푸르게 흘러가는 초원에선 빛이 향기를 낸다’ 같은 생태시를 쓰고 싶다는 것이다. 백두대간과 한북정맥에 이어, 지금은 한남정맥을 타는 여정을 준비하고 있다는 그는 “그 여정이 끝나면 시를 창작할 예정지만, 시가 발표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취업준비생 60만 시대] 취업난 실태

    [취업준비생 60만 시대] 취업난 실태

    새 정부 출범 이후 경제성장과 일자리 정책에 전 국가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구직자가 ‘괜찮은 일자리’를 찾기란 여전히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실정이다. 대학생 등 청년층의 취업난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없다. 가사·육아 등 피치 못할 사정으로 직장을 떠났던 주부가 일자리를 다시 찾기에도 걸림돌이 많다. 그렇다고 일자리 찾기를 포기하기에는 미래는 물론 당장 생계조차 불안하다.‘실업자 300만 시대’에 청년, 주부, 장애인, 고졸자, 재취업자 등 각계 각층에서 일자리 찾기에 성공한 사람들의 사연은 구직자에게 희망과 도움을 준다. 서울신문은 이들의 생생한 체험담을 10차례에 나눠 연재한다. ■ 젊은층 실업률 7.1%…대졸자 60%가 백수 ●입사지원서 27번 내면 면접기회 4회 불과 올초 서울의 4년제 대학을 졸업한 김민수(27)씨는 지금까지 모두 8차례나 입사지원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면접까지 치러 본 것은 겨우 한번뿐이었다. 나머지는 서류전형과 적성시험 등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는 “학점, 영어 등 취업에 필요한 요건은 어느 정도 갖췄다고 생각했는데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결국 노동부에서 운영하는 고용지원센터의 취업프로그램에 가입, 체계적인 이력서 꾸미기, 면접 요령 등을 다시 배우고 있다. 취업전문 포털업체의 발표에 따르면 보통의 대졸 취업자가 취업하기까지 입사지원서를 제출하는 횟수는 평균 27.3회에 이른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면접횟수는 겨우 4.2회에 불과하다. 특히 대졸자의 취업 성공률은 40%를 밑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이 발표한 2008년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우리나라 15∼29세 이하 실업률은 7.1%로 전체 평균 실업률 3.3%보다 두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부가 파악하고 있는 청년층 취업준비생은 현재 60만 7000여명에 이른다. 전년의 54만 6000여명에 비해 6만여명이나 더 늘어나 청년층의 취업난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경기침체로 일자리 10년새 78만개 줄어 청년층 취업난의 원인은 경제, 산업, 교육, 인프라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분석할 수 있다. 우선 경제성장률 및 고용창출력 저하로 청년층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미흡하기 때문이다.300인 이상의 사업장 종사자 수가 1996년 270만명에서 2006년 192만명으로 10년만에 78만명이나 줄었다. 여기에 대학진학률 증가로 대졸자가 과잉공급되면서 이들의 취업난은 날로 심화되고 있다. 반면 대기업의 80% 이상, 중소기업의 50% 이상이 대졸 신입사원의 업무능력에 만족하지 못하는 인력수급의 질적 불일치도 한 원인이 되고 있다. 권재철 한국고용정보원장은 “청년층 취업시장은 수요·공급의 왜곡현상이 두드러진다.”면서 “눈높이 취업교육, 전공·적성 파악 등 종합적인 취업지원제도가 제대로 펼쳐져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 고용은 난제중의 난제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여성이란 이유로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경제활동참가율을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15∼64세)은 54.8%로 OECD 평균 60.8%에 크게 못 미친다. 사실상 최하위권이다. 특히 25∼29세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최근 20여년동안 크게 상승했으나 30∼40대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답보 상태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대부분 출산과 육아 등 가사문제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부는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양질의 여성 인력활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여성의 사회진출을 돕기 위한 갖가지 제도적 보완작업을 펼쳐나가고 있지만, 직장과 가정 등 사회 전반의 구조적 문제와 맞물려 아직 가시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새정부의 일자리 창출 목표 가운데 상당 부분은 여성일자리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여성의 재취업을 돕는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1)주부 한미연씨의 취업난 극복기> 결혼 20년만에 대학편입 한국어지도사 자격증 따 “수입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가장 멋진 직업 아닐까요.” 부천여성청소년센터에서 한국어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주부 한미연(46)씨는 ‘행복과 보람’이 직업관이라고 했다.“일을 통해 자신과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고 보람을 느끼면 그 것이 최고의 일자리”라고 강조했다. 중·고교생 아이를 둔 평범한 주부가 외국인을 상대로 우리 말과 글을 가르치겠다고 나선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학창 시절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꿈을 잃지 않고, 마흔을 넘겨 실행에 옮긴 용기있는 결단이기도 했다. 꿈을 펼치기 위해 그녀는 자녀를 뒷바라지 하는 틈틈이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운영하는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 한국어학과 3학년에 편입했다. 결혼 20년이나 된 주부에게 공부는 쉬운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노력하며 성취해 나가는 엄마의 모습은 아이들에게 다른 어떤 교육보다 훌륭한 가르침이 된다고 믿었다. 주부로서, 만학도로서 2년간의 긴 과정을 마치고 한국어교육능력검정시험에 합격, 국립국어원으로부터 한국어지도사 3급 자격증을 땄다. 때마침 부천여성청소년센터에서 한국어강사를 구한다는 소식을 듣고 2006년 6월부터 1년반이 넘게 강의를 맡고 있다. 강의는 하루 2차례씩 모두 30여명의 외국인 ‘제자’를 대상으로 한다. 모두가 한국의 남편을 따라 베트남, 중국, 카자흐스탄, 러시아 등지에서 우리나라를 찾은 결혼 이민자들이다. 대부분 20∼30대로 가정은 꾸렸지만 남편, 가족, 이웃과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해 불편을 호소했다. 그렇기에 이들의 수업은 매번 열기로 넘쳐난다. 때로 선생님도 의사전달이 어렵고 학생도 이해하기 힘들 때는 만국 공통어인 손짓, 몸짓이 활용되기도 한다. 한씨는 서로가 정확하게 이해할 때까지 노력한다. 책임감 때문이다. 짐작만으로 잘못된 정보, 지식을 전달한다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한씨는 “기초적인 문법에서부터 대화뿐만 아니라 한국의 생활문화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언어생활에 도움이 되도록 하려고 한다.”면서 “외국인 새댁들이 차츰차츰 우리문화를 이해해 나갈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 설날에는 일본에서 “보고 싶어요. 행복하세요.”라며 ‘제자’가 전화를 했단다.4개월 정도 한국어 수업을 받은 태국 새댁이 일본으로 건너간 뒤에도 한씨를 잊지 않고 안부를 물어온 것이다. 한국어 강사로 일하며 받는 수입은 그리 높은 수준이 못 된다. 대개 시간당 2만∼4만원 수준이다. 개인차가 있지만 그리 넉넉한 수입은 아니다. 직업적인 전망도 밝은 편이다. 한류열기가 이어지면서 동남아뿐만 아니라 유럽, 미주쪽으로도 한국어강사의 수요가 생겨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 관계자는 “동남아 등지에서는 자격을 갖춘 한국어교사가 지금도 상당수 필요하다.“면서 “해외 진출의 기회는 높은 수입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2009 수능 영역별 출제 방향은

    2009 수능 영역별 출제 방향은

    올해 수능시험은 고등학교 2·3학년 심화선택 과목 중심으로 출제된다. 단순한 암기와 기억력에 의존하는 평가가 아니라 문제 해결력과 추리, 분석 등 탐구 능력을 측정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언어와 외국어(영어) 영역은 교과서 밖의 소재가 많이 활용된다. ●출제원칙 문항 형태는 5지 선다형이다. 수리 영역에서는 단답형 문항이 30% 포함된다.EBS 수능 교재에 수록돼 있는 문항 중에서 교육과정의 중요한 학습 내용은 변형해 출제 가능하다. ●언어영역 사실적 사고, 추론적 사고, 비판적 사고, 창의적 사고 등 고등 사고 능력을 측정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지만 어휘와 어법 관련 내용도 들어간다. 지문은 인문·사회, 과학·기술, 문학·예술, 생활·언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뽑아 독서 체험의 폭과 깊이를 테스트한다. 평소 수업에 충실하고 독서 체험이 풍부한 수험생이라면 충분히 답을 할 수 있는 수준이다. ●수리영역 단순 암기에 의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나 지나치게 복잡한 계산 위주의 문항은 나오지 않는다. 계산 능력, 이해 능력, 추론 능력, 문제 해결 능력이 적절하게 평가된다.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초등 1학년에서 고교 1학년까지)에 속하는 내용은 간접적으로 관련된다. 수리 가형의 선택과목 문항은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의 내용뿐만 아니라 수학 1 또는 수학 2의 내용과도 통합해 출제가 가능하다. ●외국어(영어)영역 듣기는 원어민의 대화·담화를 듣고 이해하는 능력을, 말하기는 불완전한 대화·담화를 듣고 적절한 의사 소통 기능을 적용해 이를 완성하는 능력을 간접 측정한다. 읽기는 배경 지식 및 글의 단서를 활용해 의미를 이해하는 상호작용적 독해 능력을 다룬다. 대학 수학에 필요한 독해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다양한 길이의 지문을 사용하고 어휘 및 문법 문항도 포함된다. 어휘는 고교수준이지만, 지문은 교과서 밖에서 출제될 수 있다. ●사회탐구영역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내용 및 시사성이 있는 교과서 이외의 소재나 내용도 출제에 포함된다. 문항당 평균 1.5분, 과목당 30분의 소요 시간내에 해결할 수 있도록 난이도와 길이를 조절한다. 자료는 표·글·그림자료 등을 복합적으로 활용해 제시한다. ●과학탐구영역 과학 개념의 이해, 적용 및 과학적 사고력을 고르게 측정하되 과학 개념의 이해 및 적용과 관련된 문항은 전체 문항수의 40%를 넘지 않도록 한다. ●직업탐구영역 관련 실무에 활용할 수 있는 내용, 학습 내용 중 실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내용, 현실적인 문제 및 시사성 있는 내용 등이 나온다. ●제2외국어·한문영역 의사소통 능력을 평가할 수 있도록 문법중심의 측정을 하지 않고 다양한 상황에서 사용되는 생활 외국어의 언어 사용측면이 강조된 평가문항이 출제된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기고] 교수의 경쟁력은 국가경쟁력/김경우 을지대 중독재활복지학과 교수

    카이스트에 이어 연세대가 재임용 심사에서 강의 시간이 모자라거나 연구실적이 적은 비정년 교수 5명을 탈락시켰다. 성균관대, 한양대와 경희대 등 다른 대학들에서도 재임용 탈락자가 속출하고 있어 교수 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교수들은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이런 변화를 받아들인다고 하지만 내심 걱정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대학의 경쟁력은 교수들의 연구활동과 수업의 질에 의해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교육부가 지난 8년간 BK21 사업에 1조 5000억원을 투입했지만 대학의 경쟁력은 오히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BK21 사업은 세계 수준의 연구 중심대학 육성을 통한 고급인력 양성 및 교육 연구력을 제고하기 위해 1999년부터 2012년까지 총 2조 1000억원을 대학에 지원하는 국책사업이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세계 경쟁력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학 경쟁력은 60개국 중 52위로 최하위권이었다. 투자한 비용에 비해 성과가 매우 떨어지는 비효율적인 사업이 되었다. 논문 수는 급증했으나 논문의 영향력(impact factor)은 낮아 단기적인 성과에만 급급하고 SCI논문 편수에 치중하는 평가방식은 근시안적으로 연구 성과를 높은 것으로 보이게 할 우려가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대학은 취업의 필수코스라는 인식 속에 학문을 연구하고 토론하는 곳이 아니라 시험 잘 보고 영어점수 올리는, 취업을 준비하는 곳으로 변질되어 버렸다. 대학의 현실을 알고 이에 맞는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한국 대학의 경쟁력은 세계에서 명성을 알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개인 연구를 핑계로 가르치는 일을 지나치게 소홀히 하는 교수도 많다. 대다수 교수가 학문 연구와 후진 양성을 위해 어려운 여건에서도 묵묵히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교수들은 주5일제가 됐는데도 일주일에 4일도 근무하지 않고 주중에 골프를 치기까지 한다는 지적이 있다. 심지어 일주일에 하루만 학교에 나오는 교수도 있다. 교수평가제는 교수 사회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대학이 학술지 논문 게재 건수 등 연구 실적에만 치중해 있다. 특히 논문 건수를 계량화하다 보니 교수들이 단기적인 연구에 몰두한다. 좋은 논문을 한 편 쓰는 것보다 수준이 떨어지더라도 여러 편의 논문을 쓰는 쪽이 더 높은 점수를 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는 건수 중심의 평가에서 연구와 수업의 질까지 평가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 대학이 우수 학생만을 뽑아 경쟁력을 유지하려 한다면 이미 대학교육의 가치를 잃어버린 것이나 다름없다. 서울대학이 우수한 학생들을 뽑지 못해서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단 말인가? 한국의 학생들은 미국에 유학을 하면서 대부분의 교수들이 넘기 힘든 벽과 같음을 체험한다. 교수들이 가진 학문의 깊이와 상상력 앞에서는 학위를 마칠 때까지 한계를 느낀다. 한국에도 깊이가 있고 벽으로 느껴지는 대가들이 많다. 하지만 일반화된 것과 손을 꼽는 것과의 간격을 어떻게 메울 수 있을 것인가? 아무리 우수한 학생을 뽑더라도 지금의 대학 환경 하에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인맥과 줄로 얽히고설킨 대학의 구조를 바꾸고 더 과감하고 단호한 교수 임용제도와 교수 한 사람 한 사람이 경쟁력을 갖추어야만 대학의 경쟁력을 위한 첫 단추가 끼워지는 것이다. 대학의 경쟁력은 교수와 대학 당국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대학의 경쟁력은 국가의 경쟁력과 직결된다. 무한 경쟁의 글로벌 시대에 능력있는 인재를 길러내지 못한다면 그 국가는 뒤처질 수밖에 없다. 김경우 을지대 중독재활복지학과 교수
  • [구청장 현장브리핑] 맹정주 강남구청장 ‘글로벌 프라이드’

    [구청장 현장브리핑] 맹정주 강남구청장 ‘글로벌 프라이드’

    “주민 누구나 질 높은 공교육 혜택을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사교육 1번지 강남구에 강력한 공교육 지원책을 펴 임기내 공교육 1번지로 변화시키겠습니다.”맹정주 강남구청장이 ‘강남구를 글로벌 교육·문화 1번지’로 만들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국내 최고의 ‘구세(區勢)’를 자랑하는 만큼 국내가 아닌 외국 유명도시들과 경쟁, 수준 높은 교육과 문화를 구민들이 접하도록 하자는 목표도 정했다. ‘글로벌 프라이드’ 사업에는 구청장의 의지와 구청 공무원들의 자부심이 어우러져 담겼다. ●공교육 1번지 선언 맹 구청장은 3일 “고액과외로 강남지역 학부모들의 허리가 휘어질 지경인데, 역으로 사교육의 첨병으로 오해받고 있다.”면서 공교육 1번지로 변신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우선 올해 교육보조금 예산을 105억원으로 편성했다.25개 자치구 중 최고액이다. 또 추가경정예산을 짤 때에는 최소한 150원을 더 지원한다는 복안도 세웠다. 예산 중에 55억원으로 108개 모든 초·중·고교 및 특수학교의 낡은 냉·난방 설비를 교체한다.“강남의 학교는 무언가 다르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바꿀 계획이다. 또 30억원을 들여 30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원어민 영어교사 50명의 인건비, 관리비 등을 지원한다. 외국인 교사의 수준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다. 초등학생들이 원어민 교사와 함께 외국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영어체험센터는 6곳에서 10곳으로 늘어난다.‘방과후수업’ 학교도 9곳에서 12곳으로 많아진다. ●수준 높은 문화예술의 대중화 맹 구청장은 “공부는 몸과 마음이 건강한 학생이 더 잘한다.”면서 “교실이 몸에 해로운 석면 투성이라는 학부모들의 오해를 말끔히 없애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석면이 함유된 단열재 등을 사용한 학교에 대해 지속적으로 시설개선을 유도했다. 지난 달에 포이·압구정·대도·수서 등 4개 초등학교에서 2차례에 걸쳐 정밀검사를 한 결과, 석면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대학생은 구립 국제교육원에서 6단계의 집중영어교육을 받으면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의 최소 4학점 수강을 인정받는다. 저렴하게 미국 대학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셈이다. ●저소득층 가정엔 1:1 멘토링 지원 이와 함께 음악이나 미술에 자질이 있어도 가정형편 때문에 체계적인 예술교육을 받지 못하는 유치원생과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일대일 멘토링 인재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수강생 60명을 이달 말까지 선발한다. 학생들은 구청사에 마련된 ‘복도안 미술관’에서 운보 김기창 화백의 판화 등을 직접 눈으로 감상할 수 있다. 강남교향악단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베토벤 교향곡 9개 전곡을 앨범으로 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 맹 구청장은 “수준 높은 문화예술의 대중화를 꿈꾸고 있다.”면서 “강남교향악단 단원, 미술가협회 회원, 음악·미술전공 자원봉사자 등이 저의 취지를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나서줘 감사할 따름”이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꿈이 크는 교실

    결혼이민자가정 자녀들을 위해 어떤 프로그램이 가장 필요할까. 구로구는 13일 결혼이민자가정 자녀들이 언어 혼란 등 여러 가지 어려움에서 벗어나 한국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건강가정지원센터에 ‘꿈트리교실’을 개설했다. 꿈트리교실에서는 오는 3월부터 결혼이민자가정의 3∼6세 자녀들을 대상으로 매주 월·수요일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한국어와 사회성 발달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손석동 가정복지과장은 “결혼이민자가정의 아이들이 언어와 정체성에서 큰 혼란을 겪고 있다.”면서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따돌림을 당할 우려가 있어 이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 것이 이번 프로그램의 주 목적”이라고 말했다. 또한 늘어가는 결혼이민자가족을 위해서 3월부터 한국어교실, 요리교실, 마음을 나누는 동아리, 한국문화체험&가족행복만들기, 함께 여는 아시아 등 한국의 문화를 알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개발·운영할 예정이다. 앞으로 꿈트리교실의 효과를 분석해 이민자가정의 자녀들을 위한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송파 교육보조금 2배↑

    송파구가 교육경비보조금을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증액하고 영어몰입 시범학교를 지정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송파구는 13일 ‘교육도시 송파’를 기치로 내걸고 전담부서 신설, 교육경비보조금 대폭 확대, 영어몰입교육 시범학교 추진 등의 교육지원 방침을 발표했다. 올해 교육경비보조금은 지난해의 184% 규모인 30억원으로 편성해 지역 내 120개 초·중·고등학교와 유치원에 지원한다. 보조금은 학교교육 관련 시설과 장비 구입·교체 등 환경개선사업에 기본적으로 쓰인다. 또 6개 초등학교를 선정해 정규 영어 수업시간에 보조교사로 활동하는 원어민 교사를 1명씩 배치하고, 초등학교 6학년 전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영어마을 풍납캠프 체험’을 지원하는 데에 사용할 계획이다. 또 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영어몰입교육’을 위한 시범학교를 선정, 운영할 방침이다. 강사는 영어수업이 가능한 주부나 상사주재원·이민자·자원봉사자 등을 대상으로 전문인력으로 확보하고,5∼6개월간 심화 연수를 한 뒤 교육에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구 관계자는 “이번 교육지원 방침은 우수한 교육환경을 조성하고 새 정부의 교육정책을 추진하는 데 밑거름이 될 것”이라면서 “지역 학교장들과 세부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운영방침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특파원 칼럼] 일본에도 잉글리시는 있지만… /박홍기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일본에도 잉글리시는 있지만… /박홍기 도쿄 특파원

    아베 신조 전 총리 때 발족된 ‘교육재생회의’가 31일 활동을 끝냈다.1년5개월만에 해산됐다. 아베 전 총리가 추진한 강력한 교육개혁의 드라이브를 뒷받침했던 조직이다. 교육을 통해 21세기에 걸맞은 ‘아름다운 일본’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명칭도 ‘교육재생’, 즉 공교육을 되살리는 데 무게를 뒀다. 교육재생회의는 활동을 마감하면서 ‘최종보고서’를 후쿠다 야스오 총리에게 건넸다. 핵심은 지·덕·체의 균형을 갖춘 교육환경 조성이다. 그러면서 학력 향상을 위한 초·중학교의 수업시간 확대와 함께 초·중학교의 영어교육 강화를 주문했다. 초등학교 5·6학년의 교육과정에는 1주에 1시간씩의 영어교육 도입을, 중학교는 영어시간을 현행보다 좀 더 늘리자는 제안이다. 일본의 초등학교에는 영어교육이 따로 없다. 한국에 견주면 뒤떨어져도 한참 뒤떨어진 셈이다. 한국은 1996년 ‘세계화’라는 구호 아래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교육을 실시했다. 일본은 ‘유토리(여유)교육’체제 아래 재량시간을 활용, 희망 학생들에 한해 1주일에 1시간씩 영어를 가르칠 뿐이다. 물론 영어학원을 다니는 초등학생도 적잖다. 또 부모들의 관심도 만만찮다. 그러나 한국인들의 눈에는 ‘마뜩잖은’ 수준이다. 그래서인지 일본 초등학생의 영어수준에 대해 “한국에서 초등학교 영어수업을 도입하기 이전의 상태”라는 ‘농담’도 있다. 일본도 초등학교 영어교육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한다. 교육재생회의가 교육개혁 차원에서 포함시켰을 정도이니 말이다. 관건은 재원과 교원의 확보다. 때문인지 초등학교의 영어교육 시행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 유동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같다. 일본의 사회적 분위기는 한국과 사뭇 다르다. 무엇보다 모국어가 아닌 영어교육은 목적이 아닌 수단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필수조건이 아니라는 얘기다. 영어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불어나 중국어도 마찬가지다. 나아가 ‘영어를 잘해야 나라가 발전한다.’,‘영어가 국가경쟁력이다.’라는 검증되지 않는 논리도 없다. 필요한 사람만 공부를 하면 되지 않느냐는 게 현실이다. 영어 자체에 목매기보다는 해당 전공에 전념하는 게 더 실속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전인교육 체제인 초등학교의 경우, 영어는 지·덕·체의 기초를 닦기 위한 다양한 교육 체험학습의 한 과정에 불과하다. 그러니 한국의 ‘기러기 아빠’와 같은 엇나간 가족상은 일본에 없다. 오히려 영어의 스트레스보다 책읽기와 쓰기·말하기에 대한 모국어의 부담이 큰 편이다. 이른바 ‘스스로 학습하는 힘’,‘선택하는 힘’,‘살아가는 힘’을 기르기 위한 첫걸음에 비중을 둔 까닭에서다. 단적인 사례지만 일본의 7개현은 고교 입시 때 ‘일본어듣기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설명문이나 회화문을 들려준 뒤 올바르게 내용을 파악하고, 생각을 정리·기술하게 하는 ‘경청 평가’다. 앞으로 계속 늘어날 추세다. 생소한 시험이지만 곱씹어볼 만한 사안이다. 기업의 입사시험이나 공무원시험에서도 영어의 비중이 당락을 좌우할 만큼 중요 변수가 아니다. 공무원시험의 경우, 교양과목의 일부로만 다뤄지고 있다. 당연히 영어를 필요로 하는 부서에서야 검증은 엄격하다. 중요한 건 영어가 아니라 능력이고, 기술력이고, 하고자 하는 의욕이라는 주장이다. 한마디로 냉정하리만큼 실리적이다.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성의 깊이는 실제 국가경쟁력과 직결될 수밖에 없다. 한국의 ‘영어광풍’은 일본에서 느낄 만큼 세다. 하지만 영어 공부에 대한 명확한 요구 수준도, 기준도 없는 듯싶다. 꼭 ‘영어만을 공부하라.’는 일방적인 ‘명령’처럼 들린다. 때문에 부모를 따라 일정기간 일본에서 생활하는 한국의 초·중·고교생들이 일본어가 아닌 영어를 좇아 값비싼 국제학교를 찾는 씁쓸한 현실도 한번쯤 직시해봄직하다. 박홍기 도쿄 특파원 hkpark@seoul.co.kr
  • [新 인디아 리포트] (6) 인도 중산층 가정 탐방

    [新 인디아 리포트] (6) 인도 중산층 가정 탐방

    |방갈로르(인도) 최종찬특파원|기자들을 집으로 초대한 스리니바사 무루티(37) 방갈로르대학 외국어대학원 한국어과 교수는 전형적인 남인도인이었다. 키가 작고 피부가 까무잡잡한 드라비디안의 후손이었다. 방갈로르 쿠마아파크 주택가에 위치한 그의 집은 5층 연립주택의 3층에 있었다. 현관문엔 가네시 신의 얼굴이 그려진 상징물과 꽃장식이 걸려 있었다. 거실엔 가죽소파와 양탄자에 수를 놓은 그림, 텔레비전, 물소 뿔조각, 장식장 등이 어우러져 인도 중산층에 걸맞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8개 언어 구사… 한국 이름은 ‘박수인´ 무루티 교수는 언어의 달인이다. 영어, 일본어, 한국어, 힌디어, 델레구, 우르드, 카나라, 우르드어 등 8개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무르티의 한국 이름은 박수인. 박은 한국 친구의 성에서, 수는 자기 이름의 첫 자, 인은 인도의 첫 자를 땄다. 그가 한국어과 교수가 된 사연은 이렇다. 방갈로르에서 태어나 방갈로르대학을 나온 그는 1992년 문화체험교류 프로그램으로 일본에서 1년간 유학했다. 도쿄, 나가사키, 홋카이도를 오가면서 일본어를 배웠다. 운명의 장난인지 인도에 돌아오기 전 한국에 2주간 머물 기회가 왔다. 사찰과 고궁을 돌아보면서 한국어에 관심을 갖게 됐다. 당시 그가 알고 있었던 한국말은 ‘담배’와 ‘고맙습니다’ 단 두 마디. 인도로 돌아온 그는 이화여대에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1994년 한국으로 다시 건너와 이화여대 외국어학당에서 3년간 한국어를 배웠다. 수업이 없는 날엔 아르바이트를 했고 휴일에는 강릉 등 동해안 일대를 여행하며 한국문화를 체험했다. 그는 “일본인은 자기 속내를 결코 드러내지 않는 반면 한국인은 알고 나면 흉금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가 된다.”고 평했다. ●한국어 널리 보급하는 꿈 포기 못해 인도로 돌아온 그는 미국 회사인 오라클에서 2002년부터 3년간 근무했다. 하지만 인도에 한국어를 널리 보급하려는 꿈을 포기할 수 없어 회사에 사표를 던졌다. 이때부터 그는 모교인 방갈로르대학에 한국어과 개설을 요청하기 시작했다. 단과대학장을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지난해 9월 남인도 지역에서는 두 번째로 한국어과가 개설되는 성과를 얻었다. 그는 한국어과에 대해 “아직은 수료과정이지만 내년에는 학위과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학기의 수강생은 모두 6명. 이중 3명은 IT업체에 다닌다. 이들이 수업을 듣는 이유에 대해 “한국업체에 전직하려는 사람과 다른 언어를 배우려는 사람 등 두 부류로 나뉜다.”고 설명한 뒤 “다음 학기엔 수강생들이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달에 8차례 강의 “수강생 많이 늘었으면…” 그는 지금 일주일에 2차례, 한 달에 8차례 한국어 강의를 한다. 학생들은 신문광고를 통해 모집하며,1년 학비는 2000루피(약 4만 8000원)다. 교재는 이화여대의 허락을 받아 외국어학당의 한국어교재를 사용한다. 하지만 월급이 적어 한국어와 일본어 번역·통역하는 일을 함께한다. 그는 “월급은 적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 가르친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의 가족은 모두 7명이다. 부인 소유잔야(29)는 전업주부로 그와 같은 카스트 출신이다. 수줍은 미소가 일품이었다. 아들 아슈윈(3)은 엄마를 닮아 조각 같은 얼굴이었다. 아버지 K T 벤카타 랑게고다(76)는 투잡맨이다. 가죽제품을 만드는 일을 하면서 중풍과 피부질환을 고치는 전통의술도 펼친다. 어머니 G P 락슈미(66)는 전업주부다. 형 자야프라카시(42)는 호주로 건너가 살고 있다. 부동산업자로 성공해 미모의 백인여성과 결혼했다. 형 가족은 몇 년에 한 번씩 고향방문을 한다고 했다. 여동생 스리데비(33)는 만능 스포츠맨이다. 그녀는 인도 랭킹 3위의 실력을 자랑하는 당구선수다. 롤러스케이트 선수로 출발해 사격 등을 하다가 지금은 당구에 전념하고 있다. 거실 장식장에는 그녀가 탄 각종 메달이 놓여 있다. 그녀는 지난해 10월 당구 국가대표선발전에 출전하려고 집을 나서다 교통사고를 당했다. 스쿠터를 타고 동네 주택가 도로를 빠져 나가려는데 1300㏄ 오토바이가 시속 160㎞로 달려와 받아버리는 바람에 중상을 입었다. 무루티 교수가 보여준 사고현장 사진 속의 스쿠터는 처참할 정도로 산산조각이 나 있어 사고 당시의 충격이 얼마나 컸는지 짐작이 갔다. 그녀는 아직도 팔에 깁스를 하고 있다. 그녀는 식당에 걸려 있는 할아버지 사진을 가리키며 “유명한 의사였다.”고 자랑했다. 그는 “연애결혼이 갈수록 늘어간다.”며 “나도 다른 카스트의 여자를 좋아해 결혼하고 싶었는데 여자가 싫어해 포기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여동생은 다른 카스트 출신의 남자와 연애를 통해 내년에 결혼을 한다. ●식당 한편에는 가네시 신을 모시는 기도시설 그가 전세금 80만루피(약 1920만원)를 주고 10년째 살고 있는 집안을 둘러보니 큰 방이 4개나 있었다. 주방에는 온갖 향신료가 가득 차 있었다. 문마다 안전고리와 자물쇠 등 이중삼중의 안전장치를 했다. 밤손님들의 방문을 사양하기 위해서다. 식당 한편에는 가네시 신을 모신 기도시설이 있다. 그는 “아침마다 목욕재계한 뒤 향을 피우고 신에게 재앙을 막아주고 재물을 벌게 해달라고 소원을 빈다.”고 말했다. 한참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는데 식당에서 저녁을 먹으라는 전갈이 왔다. 모녀가 정성스럽게 준비했다. 치킨 칠리(닭고기 고추볶음), 치킨 티카 마살라(닭고기 매운 양념소스), 치킨 비리야니(닭고기가 들어간 밥), 로티(밀가루빵), 파파드(콩으로 만든 넓적한 빵), 찬나 마살라(콩 양념소스), 그린 샐러드, 삼바르(카레수프) 등 북인도 전통음식이었다. 식사를 하면서 힌디어를 하나 가르쳐달라고 했더니 그는 사랑한다는 말을 알려줬다.“남자가 말할 때는 메 압코 피아르커르타훙, 여자가 말할 때는 메 압코 피아르커르티훙.” 융숭한 대접과 재미있는 이야기로 밤이 깊어진 줄 몰랐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작별을 고하니 무루티 아버지까지 손자를 안고 맨발로 버스 타는 곳까지 나와 기자 일행을 배웅했다. 인도 중산층 가정과 인도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좋은 하루였다.“단냐밧(고맙습니다) 무루티!” siinjc@seoul.co.kr ■ 한국어 수업 참관기 |방갈로르 최종찬특파원|방갈로르대학 외국어대학원 캠퍼스는 초라했다. 맨땅에 콘크리트 건물 한 동만 덩그러니 있었다. 스리니바사 무루티 교수의 일요일 강의가 예정된 2층의 강의실에 올라갔다. 학교 전체가 정전이 돼 한국어 수업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었다. 학생 6명 가운데 3명은 지방 출장 때문에 빠지고 3명만 출석했다. 학생들은 “한국어 좋아합니다.”라는 인사말로 기자 일행을 환영했다. 서투른 한국어로 학생들은 돌아가며 한국어를 배우게 된 동기를 밝혔다. 셋 중에서 한국어를 가장 잘하는 도요타 직원인 토마스 V J(33)는 “갈비와 김치찌개를 좋아하며 일본에서 활동 중인 가수 계은숙도 알고 아리랑도 부를 수 있다.”면서 “한국어는 쓰기는 쉬운데 읽기와 발음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인포테크 직원인 라슈리 라오(여·34)는 “통역사가 되고 싶어 한국어를 배운다.”면서 “한국어는 쓰기는 쉽지만 발음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엘앤티(L&T) 직원인 자프라카시 라이르(35)는 “상대적 희소성 때문에 한국어를 배운다.”고 털어놨다.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남인도에 한국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다.”며 “한국정부가 한국어 보급을 위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알고 싶다.”고 물었다. 한참 대화의 꽃이 무르익어가고 있는데 불이 들어왔다. 그들은 우리들 앞에서 수업을 시작했다. 수업방식은 이러했다. 무루티 교수가 그날 배울 분량을 큰 소리로 한 번 읽어준 다음 원어민의 발음을 카세트 테이프로 듣게 했다. 그리고 나서 한 소절씩 듣고 학생들이 따라 읽게 했다. 수업방식이나 학생들의 한국어 수준 등 모든 것이 초보수준을 못 벗어난 느낌이었다. 하지만 무루티 교수와 학생들의 눈빛에서는 고급과정 이상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이 교실엔 우리 말이 번영의 꽃을 피울 것이다. 바로 옆 교실의 일본어 강좌엔 직장인 20명이 몰렸다. 일본 정부에서 파견해준 일본인 강사가 역시 일본 정부가 지원해준 일본어 교재로 열심히 일본어를 가르치고 있었다. 한국어 교실의 미래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2010년까지 최소 10개국어를 가르치는 남인도 최고의 글로벌 랭귀지 센터를 만들고 싶다.”며 한국 대사관의 지원을 요청한 로티 뱅크티시 대학 사무처장의 안경 너머로 무루티 교수와 학생들의 타오르는 눈빛이 빛나고 있었다. siinjc@seoul.co.kr
  • 한국 사람 만나면 한국말로 해요

    한국 사람 만나면 한국말로 해요

    킬링필드에서 온 스님 린사로 스님은 1년 6개월 째 한국 생활을 해오고 있다. 2005년 캄보디아의 큰 스님을 따라 한국 여행을 온 것이 계기였다. 그 이듬해인 2006년 4월 아예 한국 유학의 길을 택했다. 스님은 지금 도선사에서 한국 불법(佛法)을 배우고 있다. 한국 불교뿐만 아니라 한국어를 비롯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과 애정도 각별하다. 한국 생활도 이젠 꽤 익숙해졌다. 스님이 구사하는 부드러운 한국어를 듣고 있으면 스님이 얼마나 성실하게 한국 생활을 해 왔는가를 잘 알 수 있다. 스님을 처음 만났을 때 시선을 끈 것은 특이한 옷차림이었다. 오렌지 빛이 강렬한 가사는 박음질이 전혀 없는 큰 천으로 몸 전체를 둘둘 말고 있는 듯했는데, 옷을 어떻게 입는지 그 방법이 자못 궁금했던 것이다. 스님의 설명에 따르면 오렌지 빛 가사는 캄보디아를 비롯하여 태국, 미얀마, 라오스, 스리랑카, 베트남 등 우리가 알고 있는 동남아시아 일대의 스님들이 입는 남방 가사이다. 이곳 스님들은 속옷만 입은 채 다른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상태로 가사를 입는데, 세 조각으로 이뤄진 천을 몸에 칭칭 감고 둘둘 말아 입는단다. 스님들은 이 가사를 절대로 벗지 않는다고 한다. 겉을 두르는 한 조각은 절 안에서는 잘 개어서 왼쪽 어깨 위에 걸치고, 절 밖에서는 활짝 펼쳐서 몸에 두른 다음 둘둘 말아 왼쪽 어깨 뒤로 넘겨 겨드랑이 밑으로 넣는다.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슬리퍼를 신은 스님들은 몸놀림이 가뿐하고 시원하다는 것이다. 캄보디아의 더운 기후에 맞춰진 가사인 셈이다. 앙코르와트의 그늘 지상 어느 나라인들 아픔의 역사가 없을까만 캄보디아는 드물게 큰 고통의 현대사를 안고 있다. 20세기 최악의 학살 사건으로 유명한 킬링필드의 나라. 그 현장에 세워진 위령탑엔 죽임을 당한 이들의 해골이 전시되어 있어 당시의 아픔을 일깨워 준다. 최대의 불교 유적지인 앙코르와트의 그늘에 이런 슬픈 역사가 있다는 건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아무튼 캄보디아는 대표적인 불교 국가다. 인구의 96% 이상이 불교를 신봉하는 캄보디아에서는 태어나면 바로 절에 와서 스님의 축복을 받고, 절에서 시행하는 교육을 받는 것이 의무이다. 청년시절에는 일정기간 출가수행 과정을 밟아야 한다. 스님도 스무 살에 이 수행과정을 밟게 되었고, 이후 승려의 길을 걷게 되었다. 보통 30명이 출가 수행과정을 밟으면 1~2명만이 승려로서의 삶을 살게 된다 하는데, 가족 중에 승려가 있다는 게 아주 기쁜 일이어서 승려로 살아가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란다. 스님이 이방의 나라 한국에서 배우는 한국 문화와 한국 불교의 체험은 색다르고 낯설 수밖에 없다. 언어, 기후, 음식부터가 다르고, 남방불교와 한국불교가 판이하다는 건 상식이니까 말이다. 스님은 하루에 두 끼만 먹는단다. 보통 아침과 점심을 먹는데 4시 이후에는 물 이외의 음식은 절대 취하지 않아야 하는 게 남방불교의 방식인데, 한국에서도 이를 그대로 지키고 있다.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르라 했지만 태어나고 자란 곳에서 익힌 불법(佛法)은 이국의 땅에서도 지켜야 하는 계율인가. 수요일을 제외한 평일 오전 9시부터 1시까지 동국대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스님의 일정을 생각해 볼 때, 식습관을 지키는 것부터가 매우 힘든 수행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캄보디아에서는 절에서는 취사를 하지 않기 때문에 매일 탁발로 먹을 것을 마련한단다. 가정집을 번갈아 방문하면서 공양을 하는 탁발에 익숙한 스님에게 식당에서 식사 후에 돈을 지불하는 일은 흥미로운 경험이다. 음식을 돈주고 사먹다니! 기후는 가장 큰 어려움 중의 하나일 게 분명하다. 머지않아 다가올 한국의 겨울나기도 이 스님에겐 큰 수행이 아닐 수 없겠지만, 이미 익숙해져서 괜찮다면서 미소를 짓는다. 꿈 이야기 스님에게 언어 문제는 더 이상 장벽이 아니다. 동국대학교에서 1년이 넘게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는데, 지금은 한국어 과정의 마지막 단계인 6급 수업을 진행 중이다. 한국어로 하는 토론과 연설까지 가능한 수준이니, 6급을 마치고 인도철학과에 진학하여 배움의 길을 걷겠다는 스님의 꿈도 요원하지만은 않겠다. 스님은 앞으로도 수년 더 한국에 머물면서 한국 문화와 한국 불교를 체득할 계획이다. 한국에서 대학 공부를 마치고 캄보디아로 돌아가면 그곳의 불교대학에서 불교 교육을 맡아 할 것이라 한다. 부드럽지만 강한 어조로 스님은 자신의 꿈을 살짝 열어 보여준다. 궁금했는데, 깜빡 잊고 물어보지 못한 말이 있다. 스님도 꿈을 꾸느냐고, 그렇다면 한국에서 꾼 꿈에서는 캄보디아말과 한국말 중 어떤 언어로 꿈을 꾸느냐고. 아니, 이건 질문거리도 되지 않을 듯하다. 한국 사람 만나면 한국말을 하고 캄보디아 사람 만나면 캄보디아말을 할 게 뻔한 노릇이니까. 글 전해수 문학평론가, 동국대 국제교육원 강사 월간 <삶과꿈> 2007년 11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현장 행정] 구로구 겨울 영어체험교실

    [현장 행정] 구로구 겨울 영어체험교실

    요즘 미국, 캐나다 등으로 조기 영어연수를 떠나는 초등학생들이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 줄을 섰다. 이같은 초등학생들의 해외 영어연수 바람을 잠재울 묘책이 어디 없을까. 16일 각 자치구에 따르면 겨울방학을 맞아 교육청과 손을 잡고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영어교육 프로그램을 앞다퉈 마련, 시행하고 있다. 잘 고르면 저렴한 비용으로 수준 높은 영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다. 구로구 고산초등학교 영어체험학습센터에서 진행하는 ‘겨울영어캠프’가 대표적 프로그램이다. ●원어민 강사와 놀면서 공부 원어민강사와 함께 주제별 토론식 수업으로 진행해 아이들이 영어와 쉽게 친해질 수 있으며 기간도 3주과정이 60만원으로 비교적 저렴하다. 해외연수의 경우 보통 4주 프로그램이 500만원 안팎으로 웬만한 직장인의 한 달 봉급을 뛰어넘는다. 한미현(고척교)교사가 “자 이번에는 선생님이 말하는 물건을 찾아오고 그 의미를 발표하는 거야”라며 “Now,let´start!.Something beautiful?”이라고 영어로 묻는다. 여자 아이들은 자신의 머리핀, 필통을 들어보이며 예쁘다고 말한다. 하지만 한참을 생각하던 박정준(11·오류남초5년)군은 “Our teacher”라고 말해 교실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수업은 아이들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영어를 할 수 있는 재미난 프로그램으로 이뤄졌다.‘5감’,‘동물’ 등 매일 다양한 주제로 토론 수업이 이어진다. ‘겨울영어캠프’에서는 3주 동안 아침 9시부터 수업을 시작해 오후 5시30분까지 영어를 배운다. 주말도 쉬지 않는다. 주말에는 주로 원어민 선생님과 박물관, 영화관, 놀이동산 등을 찾아 살아있는 영어를 접하게 된다. 김희준(대동초교) 교사는 “해외에 나가서 몇 마디 배우는 것보다 우리 프로그램처럼 아이들이 직접 영어적인 생각과 창의적인 발상을 가질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저소득가정 학생은 무료참가 “난생 처음 영어 캠프에 참가했는데 신나고 재미있어요. 외국인 선생님들하고 저하고 대화가 되는 것이 너무나 신기해요.”(박예진·11·오류초5년). 남부교육청이 이번 영어 캠프에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을 무료로 참가시켰다. 학부모 유병옥(38·구로 개봉동)씨는 “아이들의 해외 배낭연수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가슴이 아팠다. 우리 아이는 영어에 대한 관심이 많았는데 이런 좋은 기회를 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고 말했다. 구로구 조현옥 교육진흥 과장은 “아이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동등하게 제공하기 위해 남부교육청과 협의, 무료참가 학생들을 선발했다.”며 “캠프를 보다 활성화해 ‘교육 구로’의 이미지를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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