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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In&Out] 러시아, 크림전쟁 패배 잊었나/바실리 V 레베데프 도쿄대 인문사회연구과 박사과정

    [글로벌 In&Out] 러시아, 크림전쟁 패배 잊었나/바실리 V 레베데프 도쿄대 인문사회연구과 박사과정

    최근 서양이든 한국이든 일본이든 뉴스에서 ‘러시아’를 검색하면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관한 기사가 많이 나온다. 지난 2월 10일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을 가졌을 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하자 라브로프는 통역관에게 “통역할 필요 없다”고 했다. 왜 그럴까? 사실 최근 러시아에선 우크라이나 사태와 151년 전 파리조약 파기와의 역사적 유사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1812년 프랑스군의 침략을 물리친 러시아는 이듬해 유럽 원정에 나서 나폴레옹의 프랑스 패망과 왕정 복고에 크게 기여했다. 1825년 말 제위에 오른 니콜라이 1세는 유럽의 군주제를 보호하는 걸 사명으로 삼아 유럽의 혼란이 러시아 이익에 부합함에도 불구하고 1848년 오스트리아제국에서 발발한 헝가리 혁명 등 19세기 유럽 혁명운동의 탄압에 적극 참여했고, 이에 힘입어 ‘유럽의 헌병’으로까지 불렸다.  하지만 유럽의 상황이 안정되자 러시아는 유럽의 수호자에서 적으로 변했다. 1853년, 러시아와 오스만 제국의 분쟁을 이용한 영국과 프랑스, 오스트리아제국은 크림전쟁에서 러시아를 패배시키고 파리조약을 통해 흑해의 해군기지와 영토 일부를 포기하게 했다. 러시아에 있어 이들 서유럽 제국의 참전은 배은망덕의 행위였다. 당시 러시아 외무상인 알렉산드르 고르차코프는 “러시아는 화를 내지 않고 힘을 집중하고 있다”는 말을 남기고 러시아의 지위를 회복할 기회를 기다렸다.  기회는 1870년에 왔다. 프로이센과 프랑스의 오랜 마찰이 결국 전쟁으로 이어지면서 유럽이 다시 혼란에 빠지게 됐다. 프랑스가 패배의 길을 걷기 시작하자 고르차코프는 러시아가 더이상 파리조약에 얽매이지 않고 흑해에 해군을 주둔시킬 것이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혼란에 빠지면서 이에 반대할 여유조차 없던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의 달라진 지위를 현실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1871년 3월 런던회담에서 러시아 해군 흑해 주둔을 금지했던 파리조약은 사실상 폐기됐다.  오늘날 러시아는 150여년 전과 비슷한 상황이다. 1990년대 초 통일의 길을 걷고 있던 독일은 이 통일이라는 목표를 성사시키기 위해 유럽 주요 국가들의 동의가 필요했다. 한데 소련에 있어 동독은 자신들을 가상의 적으로 삼아 온 나토의 위협을 저지하는 방어선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때문에 당시 소련의 최고지도자인 고르바초프는 독일의 통일을 허락하는 조건으로 나토가 동쪽으로 확장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길 원했다. 미국이 이를 약속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고르바초프에 따르면 구두 약속은 했다고 한다. 하지만 독일 통일 직후 사회주의 진영은 나토와 관계없이 스스로 붕괴됐고, 1991년 말 소련도 해체됐다.  반면 동유럽 사회주의 붕괴 이후에도 나토는 이들 진영의 국가들을 흡수하면서 확장해 나갔다. 1999년 헝가리, 체코, 폴란드가 나토에 가입했고 2004년에는 구소련의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를 비롯한 동유럽의 많은 국가들도 나토에 들어갔다. 냉전에서의 패배로 러시아는 중부 유럽에서의 방어선을 상실하는 차원을 넘어 러시아를 여전히 적대시하는 나토가 러시아 국경 인근에다 군사기지를 두는 상황을 맞았다. 우크라이나까지 나토에 가입한다면 러시아로선 완전히 완충지대를 잃게 되는 것이다.  지금 러시아 상황은 크림전쟁 패배 직후와 비슷하다. 아무리 군사력이 뛰어나다 해도 나토와 전쟁을 하거나 서방세계의 혹독한 경제 제재를 받는 건 러시아에 자살 행위나 마찬가지다. 유일한 선택지는 고르차코프가 한 것처럼 ‘힘을 집중’하면서 유럽에서 분열이 발생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뿐이다. 러시아는 이를 직시해야 한다.
  • 호주오픈 “‘펑솨이는 어디에?’ 티셔츠 입어도 돼, 얌전히 있으면”

    호주오픈 “‘펑솨이는 어디에?’ 티셔츠 입어도 돼, 얌전히 있으면”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주최측이 실종설이 나돌았던 중국 테니스 선수 펑솨이(36) 관련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팬들이 입장할 수 있다고 한 발 물러섰다. 크레이그 틸리 호주테니스협회장은 25일 AFP 통신에 “대회장에서 티셔츠를 입고 있는 것은 괜찮다”며 다만 “방해할 의도가 없거나 평화롭게” 앉아 있으면 문제 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소셜미디어 영상만 보신 분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며 “당시는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이) 큰 현수막까지 함께 들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행동은 방치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틸리 회장은 24시간 전에는 완전히 다른 얘기를 했다. 경기장 입구를 지키는 경호원들이 ‘펑솨이는 어디에(Where is Peng Shuai)?’란 문구가 담긴 티셔츠를 입은 팬들의 대회장 입장을 막는 동영상이 소셜미디어에 나돌자 경호원들이 올바른 판단을 한 것이라고 옹호했던 것이었다. 멜버른 경찰도 “호주오픈은 대회장에서 정치적 구호를 금지하고 있다”며 대회장에서 해당 티셔츠는 입을 수 없다고 밝혔다. 펑솨이는 지난해 11월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장가오리(76) 중국 국무원 전 부총리로부터 성폭행당했다고 폭로한 인물이다. 2011년 단식 세계 랭킹 14위, 2014년 복식 세계 랭킹 1위까지 올랐던 그는 그 뒤 소셜미디어 계정이 사라지고, 행방도 묘연해져 ‘신변 이상설’이 나돌았다. 국제적 이슈의 중심에 선 펑솨이는 그 뒤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에 이메일을 보내 자신은 잘 지내고 있으며, 성폭행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펑솨이의 안전에 대한 국제 사회의 우려가 수그러들지 않자 중국 관영매체들은 펑솨이의 근황이 담긴 사진과 영상 등을 공개하며 펑솨이의 신변에 문제가 없다고 밝혀왔다. 그랬다가 펑솨이 티셔츠가 대회장에서 금지됐다는 보도가 나온 지난 주말부터 일부에서는 ‘호주오픈이 2018년 중국 기업으로부터 5년간 1억 달러 규모의 후원을 받아 중국 눈치를 본다’는 비난이 일자 슬그머니 뒤로 물러난 것이다. 앞서 테니스 레전드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66·체코)도 ‘펑솨이는 어디에?’ 문구가 들어간 티셔츠를 금지했다는 보도에 화를 참지 못했다. 지난주에는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출신 야오밍 중국농구협회장이 “지난해 12월 상하이에서 펑솨이와 함께 크로스컨트리 경기를 관람했는데 좋아 보였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영상 통화를 통해 그의 안전을 확인했다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지난 22일 베이징에 도착해 25일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고 신화 통신이 전했다. 그는 베이징동계올림픽 기간 펑솨이와 식사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에 실제로 만남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전 세계랭킹 1위 나브라틸로바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그저 측은할 따름이다. @wta(여자프로테니스투어)는 이 사안에 대해 너무도 제각각이다!!! #펑솨이는어디있나요(WhereisPengShuai)”라고 안타까워했다. 프랑스 선수 니콜라스 마훗도 주최측이 중국 대기업 후원사들의 압력에 굴복한 것이라고 동조했다. 마훗은 “무슨 일이래!? 용기가 부족해서 그런가! 중국 스폰서들이 없으면 큰일 나는 건가?”라고 트윗을 날렸다. 휴먼 라이츠 워치의 호주인 연구자 소피 맥닐은 이 정도의 의사 표현도 막으려는 것은 “상쾌하지 못하다”면서 대회에 참여하는 다른 선수들도 펑솨이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애슐리 바티(호주)와 나오미 오사카(일본), 앤디 머리(영국) 등 선수 이름을 들기까지 했다. 지난 21일의 해프닝이 알려지자 고펀드미 모금 페이지를 통해 1만 호주달러(약 856만원) 모금 목표를 달성한 뒤에도 더 많은 티셔츠를 찍어내 항의하자는 의견이 댓글로 달리기도 했다.
  • “‘펑솨이는 어디?‘ 티셔츠도 못 입게 막다니 중국 입김에?”

    “‘펑솨이는 어디?‘ 티셔츠도 못 입게 막다니 중국 입김에?”

    테니스 레전드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66·체코)가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주최측이 ‘펑솨이는 어디 있나요(Where is Peng Shuai)?’ 문구가 들어간 티셔츠를 입고 들어온 팬을 막은 것에 대해 화를 참지 못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지난 21일 대회 경호요원이 ‘펑솨이는 어디 있나요’ 문구가 들어간 티셔츠를 입은 팬에게 다른 옷으로 갈아 입고, 해당 문구도 보이지 않게 하라고 요구하는 동영상이 촬영돼 소셜 미디어에 올라왔다”고 23일 보도했다. 영상에 등장한 현지 경찰은 “호주오픈은 대회장에서 정치적 구호를 금지하고 있다”며 해당 문구를 대회장에서 공개적으로 보이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상황을 정리했다. 그 뒤 해당 티셔츠와 이 팬이 들고 있던 배너는 경호원에 의해 압수됐다. 호주테니스협회도 “펑솨이의 안전에 대한 우려와는 별개로 팬들이 대회장에 정치적인 구호를 외치거나, 관련 구호를 내걸어서는 안 된다”고 주최측 편을 들었다. 펑솨이(36)는 2011년 단식 세계랭킹 14위, 2014년 복식 세계랭킹 1위까지 올랐던 중국 테니스 선수로 지난해 11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장가오리(76) 중국 국무원 전 부총리로부터 성폭행당했다고 폭로한 뒤 해당 소셜미디어 계정이 사라지고, 펑솨이의 행방도 묘연해져 국제적 이슈로 떠올랐다. 국제사회의 우려가 이어지자 중국은 관영 매체들을 통해 펑솨이의 최근 모습이 담긴 사진과 영상 등을 공개하며 그의 신변에 문제가 없다고 밝혀왔다. 지난주에는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출신 야오밍 중국농구협회장이 “지난해 12월 상하이에서 펑솨이와 함께 크로스컨트리 경기를 관람했는데 좋아 보였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영상 통화를 통해 그의 안전을 확인했다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지난 22일 베이징에 도착해 25일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고 신화 통신이 전했다. 그는 베이징동계올림픽 기간 펑솨이와 식사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에 실제로 만나게 될지 주목된다. 24일 영국 BBC에 따르면 전 세계랭킹 1위 나브라틸로바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그저 측은할 따름이다. @wta(여자프로테니스투어)는 이 사안에 대해 너무도 제각각이다!!! #펑솨이는어디있나요(WhereisPengShuai)”라고 안타까워했다. 프랑스 선수 니콜라스 마훗도 주최측이 중국 대기업 후원사들의 압력에 굴복한 것이라고 동조했다. 대회 홈페이지를 보면 바이주를 생산하는 루저우 라오자오와 매트레스 제조사 데루치가 파트너 기업으로 올라와 있다. 마훗은 “무슨 일이래!? 용기가 부족해서 그런가! 중국 스폰서들이 없으면 큰일 나는 건가?”라고 트윗을 날렸다. 휴먼라이츠워치의 호주인 연구자 소피 맥닐은 이 정도의 의사 표현도 막으려는 것은 “상쾌하지 못하다”면서 대회에 참여하는 다른 선수들도 펑솨이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애슐리 바티(호주)와 나오미 오사카(일본), 앤디 머리(영국) 등 선수 이름을 들기까지 했다. 지난 21일의 불상사가 알려지자 고펀드미 모금 페이지에 1만 호주달러(약 856만원) 모금 목표에 이른 뒤 더 많은 티셔츠를 찍어내기로 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 김건희 7시간 통화 내용… 홍준표 “여장부” 조국 “황당”

    김건희 7시간 통화 내용… 홍준표 “여장부” 조국 “황당”

    “홍준표 까는 게 슈퍼챗은 더 많이 나올 거야.” “조국 수사를 그렇게 크게 펼칠 게 아닌데.” MBC 탐사보도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16일 방송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와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가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52차례 나눈 통화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이를 보고 “시청자를 우롱하는 변죽만 올리고 시청률 장사만 잘했다”라며 “틀튜브(틀딱+유튜브)들이 경선 때 왜 그렇게 집요하게 나를 폄훼하고 물어뜯고 했는지 김건희씨 인터뷰를 잠시만 봐도 짐작할 만하다. 다른 편파언론은 어떻게 관리했는지 앞으로 나올 수도 있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종인씨가 먹을 게 있으니 왔다는 말도 충격이고, 탄핵을 주도한 보수들은 바보라는 말도 충격일 뿐만 아니라 미투없는 세상은 삭막하다는 말도 충격이다”라며 “참 대단한 여장부다”라고 평가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김건희씨가 보도금지를 신청하여 MBC가 보도하지 못하게 된 발언 중 자신이 관련된 부분을 소개하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국 전 장관에 따르면 김건희씨는 “원래 우리는 좌파였다. 그런데 조국 때문에 입장을 바꿨다. 대통령이 조국을 싫어했는데, 좌파들이 조국을 억지로 그 자리에 앉히는 바람에 우리가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하여 일을 벌인 거다”라고 발언했다. 조국 전 장관은 “이 세 개의 문장 모두 황당하다”며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보수에서 미투가 안 터지는 이유는…” 김건희씨는 2019년 조국 사태와 관련해 “조국 수사를 그렇게 크게 펼칠 게 아닌데”라고 말했고, “사실은 조국의 적은 민주당이야. 조국이 어떻게 보면 좀 불쌍한 거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씨는 “이거(윤석열 지지율) 문재인 정권이 키워준 거야. 정치는 항상 자기편에 적이 있다는 걸 알아야 돼”라고 말했고, “그때(2016년 국정농단)도 박근혜를 탄핵시킨 건 보수야”라고 주장했다. 김건희씨는 미투와 관련해서 “보수들은 챙겨주는 건 확실하지”라면서 “미투가 별로 안 터지잖아 여기는. 미투 터지는 거는 다 돈 안 챙겨주니까 터지는 거 아니야. 돈은 없지 바람은 펴야 되겠지. 나는 다 이해하거든”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이 살아가는 게 너무 삭막해. 나는 안희정이 불쌍하더구만 솔직히. 나랑 우리 아저씨(윤석열)는 되게 안희정 편이야”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김씨측은 서면답변에서 “성을 착취한 일부 여권·진보 인사들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매우 부적절한 말을 하게 되었다”며 사과했다. 본인을 둘러싼 ‘쥴리’ 의혹에 대해서는 “나이트클럽도 가기 싫어하는 성격이다. 내가 되게 영적인 사람이라 차라리 책 읽고 도사들하고 얘기하는 걸 좋아한다. 난 클래식만 듣는 사람”이라며, 유부남 검사랑 체코에서 찍은 여행사진이 있다는 말에는 “오히려 사진 내놓으면 더 좋다. 무슨 밀월여행 간 줄 안다. 그거 패키지 여행으로 다같이 간 것”이라고 황당해했다. 김건희씨는 이 기자에게 “양쪽 줄을 서 그냥. 어디가 될지 모르잖아. 그러니까 양다리를 걸쳐 그냥. 권력이라는 게 무섭거든”이라고 말했으며, 유튜브채널 가로세로연구소를 두고서는 “저 ○○들 완전히 저거 응? ○○○같은 ○들이잖아”라고 비난했다.민주당 침묵… 국힘 “형수욕설도 방영돼야” MBC는 “7월6일 첫 통화에서 곧 끊을 것 같던 김건희씨가 기자에게 고맙다고 했다. 서울의 소리에서 뉴스타파를 찾아가 항의하는 자칭 응징 취재를 했고 당시 윤석열 후보를 감싸준 데 대해 고마움을 느낀 김건희씨가 차명으로 후원을 보냈다”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가까워진 계기를 설명했다. MBC ‘스트레이트’ 제작진은 이날 “7시간 45분에 달하는 녹취 가운데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공적 관심사에 해당되는 내용만 신중히 방송한 만큼 정치 공작이라는 국민의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이른바 ‘7시간 통화 녹취록’ 보도와 관련해 공식 대응을 자제했다. 민주당 선대위는 MBC ‘스트레이트’ 방송에 앞서 기자단에 “공보단은 입장을 내지 않는다”고 공지했다. 국민의힘은 “전화 녹음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사적 대화이지만 국민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도 공정성의 측면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형수 욕설 발언’도 같은 수준으로 방영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 김건희 ‘쥴리’ 의혹에 “뭐가 아쉬워서”…“조국 좀 불쌍”

    김건희 ‘쥴리’ 의혹에 “뭐가 아쉬워서”…“조국 좀 불쌍”

    MBC 탐사보도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16일 방송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와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가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52차례 나눈 통화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김건희씨는 본인은 둘러싼 의혹은 물론, 유튜브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의 행보를 비난하기도 했다. 본인을 둘러싼 ‘쥴리’ 의혹에 대해서는 “나이트클럽도 가기 싫어하는 성격이다. 내가 되게 영적인 사람이라 차라리 책 읽고 도사들하고 얘기하는 걸 좋아한다. 난 클래식만 듣는 사람”이라며 “내가 뭐가 아쉬워서 유부남과 동거를 하겠느냐. 내가 어디 가서 왔다 갔다 굴러다니는 애도 아니고. 우리 엄마가 돈도 많고 뭐가 아쉬워서 딸을 팔아. 너무 그러면 혐오스러운 거야”라고 딱 잘라 말했다. 유부남 검사랑 체코에서 찍은 여행사진이 있다는 말에는 “오히려 사진 내놓으면 더 좋다. 무슨 밀월여행 간 줄 안다. 그거 패키지 여행으로 다같이 간 것”이라고 황당해했다. 김건희씨는 2019년 조국 사태와 관련해서는 “조국 수사를 그렇게 크게 펼칠 게 아닌데”라고 말했고, “사실은 조국의 적은 민주당이야. 조국이 어떻게 보면 좀 불쌍한 거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씨는 “이거(윤석열 지지율) 문재인 정권이 키워준 거야. 정치는 항상 자기편에 적이 있다는 걸 알아야 돼”라고 말했고, “그때(2016년 국정농단)도 박근혜를 탄핵시킨 건 보수야”라고 주장했다.  김건희씨는 이 기자에게 “양쪽 줄을 서 그냥. 어디가 될지 모르잖아. 그러니까 양다리를 걸쳐 그냥. 권력이라는 게 무섭거든”이라고 말했으며, 유튜브채널 가로세로연구소를 두고서는 “저 ○○들 완전히 저거 응? ○○○같은 ○들이잖아”라고 비난했다. 김건희씨는 이 기자에게 “홍준표 까는 게 슈퍼챗은 더 많이 나올 거야”라고 말하는가 하면 “나중에 한 번 봐서 우리팀으로 와요. 이재명이 된다고 동생 챙겨줄 거 같아? 잘하면 뭐 1억도 줄 수 있지”라고 말했다. 김씨측은 ‘스트레이트’에 보낸 서면답변에서 “이 기자가 일을 그만둔다고 해서 도와주겠다는 원론적 수준의 이야기였다”고 해명했다. ‘스트레이트’는 “녹취록을 보면 김씨가 함께 일하자고 제안한 게 20여 차례”라고 밝혔다.“나랑 우리 아저씨는 안희정 편이다” 미투와 관련해서는 “보수들은 챙겨주는 건 확실하지”라면서 “미투가 별로 안 터지잖아 여기는. 미투 터지는 거는 다 돈 안 챙겨주니까 터지는 거 아니야. 돈은 없지 바람은 펴야 되겠지. 나는 다 이해하거든”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이 살아가는 게 너무 삭막해. 나는 안희정이 불쌍하더구만 솔직히. 나랑 우리 아저씨(윤석열)는 되게 안희정 편이야”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김씨측은 서면답변에서 “성을 착취한 일부 여권·진보 인사들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매우 부적절한 말을 하게 되었다”며 사과했다. MBC ‘스트레이트’ 제작진은 이날 “7시간 45분에 달하는 녹취 가운데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공적 관심사에 해당되는 내용만 신중히 방송한 만큼 정치 공작이라는 국민의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MBC는 “7월6일 첫 통화에서 곧 끊을 것 같던 김건희씨가 기자에게 고맙다고 했다. 서울의 소리에서 뉴스타파를 찾아가 항의하는 자칭 응징 취재를 했고 당시 윤석열 후보를 감싸준 데 대해 고마움을 느낀 김건희씨가 차명으로 후원을 보냈다”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가까워진 계기를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이른바 ‘7시간 통화 녹취록’ 보도와 관련해 공식 대응을 자제했다. 민주당 선대위는 MBC ‘스트레이트’ 방송에 앞서 기자단에 “공보단은 입장을 내지 않는다”고 공지했다. 국민의힘은 “전화 녹음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사적 대화이지만 국민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도 공정성의 측면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형수 욕설 발언’도 같은 수준으로 방영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 어린이 백신 앞장 선 伊 여교수에게 총알 든 살해 위협 편지

    어린이 백신 앞장 선 伊 여교수에게 총알 든 살해 위협 편지

    코로나바이러스 면역에 관해 이탈리아에서 최고의 권위자로 통하는 여자 대학교수에게 총알과 함께 살해 위협 편지가 배달되자 경찰이 경호에 들어갔다. 북부 파도바 대학의 안토넬라 비올라 교수는 최근 어린이들도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는 발언을 여러 차례 하면서 백신반대자들의 표적이 됐다. 이 대학의 소아과연구소 소장인데 어린이에게 백신을 접종하면 안된다고 발언하지 않으면 자신과 가족들이 총에 맞을 것이란 편지와 함께 총알 하나가 배달됐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그녀는 “이런 사람들은 어떻게 혐오할지만 알며, 논리와 법을 거부하고, 긴장과 폭력을 유발하는 백신 반대자들”이라면서 살해 위협에도 자신의 얘기를 듣는 사람들에게 과학적인 얘기를 들려주겠다고 다짐했다. 비올라 교수는 현지 안사 통신에 “옳은 일이기 때문에 부모들에게 자녀들을 접종시키라고 계속 조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지난달부터 5~11세 어린이들에게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데 의무 사항은 아니다. 얼마 전 영국 어머니가 9세 딸에게 백신을 접종시키겠다며 밀라노까지 자동차를 13시간 운전해 달려온 일이 화제가 됐다. 새해 들어 여러 유럽 국가에서 공인들에 대해 이런 식의 위협이 눈에 띄게 늘고 있어 문제라고 영국 BBC가 6일(이하 현지시간) 짚었다. 프랑스 하원의원 몇몇도 백신패스 의무화 법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살해 위협을 받았다. 전날 밤에도 네덜란드 정치인 지그리트 칵의 자택에 음모 이론가가 찾아와 홍염을 흔들어 보이고 이를 페이스북에 스트리밍 생중계하는 일이 있었다. 극우 정당인 포럼 포 디모크라시가 백신과 코로나 관련 방역에 대해 혐오를 부추긴 결과로 보인다. 그 용의자는 극우 성향의 구호를 외쳐댔다. 다른 정치 지도자 게르트얀 제거스는 이런 식의 위협이 정치적 반대파들을 법정에 세워 감옥에 가두자고 요구하는 정당이 자연스럽게 만들어낸 결과라고 지적했다. 오스트리아는 유럽에서 유일하게 어린이 백신 접종을 의무화해 다음달부터 14세 이상 모든 이들의 의무화법이 시행된다. 독일은 성인 백신 접종을 의무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탈리아는 6월까지 50세 이상 성인들은 모두 접종을 마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리스는 이달 60세 이상 접종을 시작했고, 체코공화국은 3월에 시작할 예정이다. 프랑스 하원은 백신 패스 법안에 대해 사흘 동안 격론을 벌여 공공생활의 많은 영역에 백신 패스를 요구하는 내용의 법안을 6일 새벽 통과시켰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을 “가능한 한 사교 활동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제한함으로써 열받게만들고 싶다”고 발언해 정적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독일의 여러 도시에서도 항의 시위가 잇따라 뮌헨 충돌 와중에 경찰이 최루탄을 쏘고 곤봉을 휘둘러 진압하는 일이 벌어졌다.
  • [아하! 우주] 행성인듯 행성아닌…끝나지 않는 ‘명왕성 복권’ 논쟁

    [아하! 우주] 행성인듯 행성아닌…끝나지 않는 ‘명왕성 복권’ 논쟁

    15년 전 '행성'의 지위를 잃고 ‘계급’이 강등된 명왕성을 복권해야한다는 주장이 또다시 제기됐다. 최근 미국 센트럴플로리다대학 필립 메츠거 박사 등 천문 과학자들은 행성의 기준을 다시 정해야한다는 내용을 담은 연구결과를 행성 과학저널 ‘이카루스’ 최신호에 발표했다. 명왕성의 복권 논쟁은 행성의 지위를 잃은 직후부터 지금까지도 끝나지 않고있다. 이중 명왕성 복권에 가장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이들은 미 항공우주국(NASA)을 위시한 미국의 과학자들이다. 명왕성에 얽힌 해묵은 논쟁의 시작은 지난 2006년 8월 24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국제천문연맹(IAU) 총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400여 명의 전세계 과학자들은 투표를 통해 행성의 기준을 바꿨다.이날 새롭게 정립된 행성의 기준은 첫째, 태양 주위를 공전해야 하며, 둘째, 충분한 질량과 중력을 가지고 구(球·sphere) 형태를 유지해야 하며, 셋째, 공전궤도 상에 있는 자신보다 작은 이웃 천체를 깨끗히 청소해야 할 만큼 지배적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명왕성은 세번째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명왕성 주위에 서로 공전하는 카론과 에리스 등 여러 천체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같은 이유로 당시까지도 태양계의 9번째 행성이었던 명왕성은 행성의 지위를 잃고 ‘134340 플루토’라는 생소한 이름을 가진 왜소행성(dwarf planet)으로 강등됐다. 이에 미국이 크게 반발한 것은 명왕성이 태양계 행성 중 유일하게 미국인 클라이드 W. 톰보(1906~1997)가 발견했다는 점과 탐사를 위해 뉴호라이즌스호를 발사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은 미국 과학자들은 이후에도 줄기차게 명왕성 복권을 외쳐오다 급기야 행성의 정의 자체를 바꾸자는 주장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메츠거 박사 연구팀은 IAU의 행성 정의는 누구도 사용하지 않는 개념을 토대로 만든 것이라며 행성의 세번째 기준 삭제를 요구했다. 또한 태양계 내 지질학적으로 활발한 천체를 행성으로 규정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되면 태양계 내 행성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논문의 선임저자인 메츠거 박사는 "새로운 행성 기준이 적용되면 아마 우리 태양계의 행성은 150개가 넘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근본적으로 IAU의 행성 정의를 무시하며 논문에서는 명왕성을 계속 행성이라고 부를 것"이라고 밝혔다.       
  • 오미크론 감염 1200명 넘겼다… 하루새 93명 증가 (종합)

    오미크론 감염 1200명 넘겼다… 하루새 93명 증가 (종합)

    국내 감염만 누적 605명… 64명 늘어 해외유입 29명… 미국발 입국자 13명PCR 신속 검사로 감염사례 더 증가할듯국내에서 기존 백신 면역을 무력화시키는 코로나19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에 감염된 사람이 하루 새 90여명이 늘어 누적 1200명을 넘겼다. 절반 이상이 국내 지역 감염자로 오미크론의 빠른 전파력에 확진자가 속수무책으로 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일 0시 기준으로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 93명이 추가로 확인돼 누적 감염자 수가 1207명이 됐다고 밝혔다. 신규 감염자 중 29명은 해외유입, 64명은 국내감염(지역감염)이다. 해외유입 감염자 중 미국발 입국자가 13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영국(3명), 도미니카공화국·멕시코·캐나다·필리핀(각 2명), 아랍에미리트·체코·크로아티아·튀니지·프랑스(각 1명)이다.미국의 경우, 우리나라와 교류가 많고 입국자 수도 많아 미국에서 유입한 감염 사례가 늘고 있다. 국내감염 사례의 감염 경로와 발생 지역 등 세부적인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달 30일부터 오미크론 변이 감염을 3∼4시간 내로 확인할 수 있는 신속 유전자증폭(PCR) 검사가 도입되면서 감염 사례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지역사회에 어느 정도 오미크론 변이 감염이 퍼진 상태에서 검사 역량이 커지면서 감염 사례도 더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누적 오미크론 감염자 1207명의 감염경로는 국내감염 605명, 해외유입 602명이다.오미크론 2.5배 빠르게 1천명 감염1월말 확진자 1만 4000명 예상 코로나19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은 국내에 유입된 지 한 달 만에 누적 감염자가 1000명을 넘을 만큼 빠른 속도로 확산했다. 현재 우세종인 델타 변이의 약 2.5배 속도로 1000명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일 나이지리아를 방문하고 돌아온 부부, 지인 및 또 다른 해외 입국자 2명 등 5명이 첫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로 확인된 이후 한 달 만에 1000명을 넘었다. 오미크론 변이의 특성에 대한 분석은 아직 진행 중이지만, 전파력이 델타 변이와 비교해 2∼3배 빠른 것으로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오미크론 변이가 이미 지역사회에서 어느 정도 감염이 퍼져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올해 1∼2월 안에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에서도 전체 확진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우세종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수리모델링 연구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확진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준으로 확산할 경우 현행 거리두기를 유지해도 이달 말 코로나19 확진자는 1만 2000~1만 4000명대로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에서는 오미크론 변이가 이미 우세종이 돼 대유행을 겪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파력이 매우 높은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와 동시에 확산해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급증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먹는 치료제 도입해 중증 억제할 것” 오미크론 변이는 델타 변이와 비교해 증상이 가볍고 위중증률도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특성 때문에 오미크론 변이의 등장이라는 변수로 일상회복을 더 앞당길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그러나 전체 확진자 규모가 커지면 위중증 환자 수도 함께 증가할 수밖에 없다. 위중증 환자가 폭증하면 병상 부족 현상으로 의료체계에 부담이 커진다. 정부는 거리두기 연장 조치 등으로 오미크론 확산 속도를 낮추면서 병상을 최대한 많이 확보해두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 이달 중 경구용(먹는) 코로나19 치료제를 도입해 확진자들의 중증 진행을 가급적 억제하겠다는 계획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난달 31일 브리핑에서 “오미크론 변이 등장과 확산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지만, 먹는치료제와 누적된 코로나19 방역 경험은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 ‘넷제로 시대’… 호남서 만든 재생에너지 수도권 송전 ‘첩첩산중’

    ‘넷제로 시대’… 호남서 만든 재생에너지 수도권 송전 ‘첩첩산중’

    한국의 2021년은 탈탄소 정책의 원년으로 기억될 것이다.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35%의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담고 있는 탄소중립기본법이 올해 8월 국회에서 제정됐다.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40%의 감축 목표를 국제사회에 공약했다. 그리고 배출하는 탄소만큼 흡수한다는 넷제로를 2050년까지 달성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선언은 11월 개최된 유엔기후변화협약 제26차 당사국총회(COP 26)에서 메탄감축협정 참여, 석탄화력발전의 단계적 폐지와 투자 중지 서약으로 이어졌다. 온실가스 감축목표의 현실성과 타당성 논란은 있지만 이제 그 방향을 되돌릴 수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은 명백한 진전이다.●반도체 2019년 국가 발전량의 4.9% 소비 한국이 2050년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할 과제는 발전부문에서의 온실가스 감축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를 비롯한 많은 연구기관은 넷제로를 달성하려면 선진국을 중심으로 2030년까지 발전부문에서의 탄소배출 제로를 달성해야 한다는 시나리오를 제기한다. 이를 위해서는 석탄화력발전의 폐지, 그리고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확대는 거부할 수 없는 시대적 추세가 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재생에너지 확대, 그리고 탈원전 정책을 둘러싼 갈등과 대립은 끊이지 않았으며 전문가들의 논의에서 정치적 영역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모두가 ‘발전’에만 관심을 두고 있는 사이 정작 에너지 전환에서의 핵심 요소인 ‘송전·배전’은 잊혀진 존재가 되고 있다.전기란 존재는 저장이 곤란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수요와 공급이 실시간으로 일치해야만 하는 특성을 가진다. 수요처와 공급시설이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어 이를 연결하는 송전 및 배전시설이 필요한 것이다. 수요와 공급 사이의 균형이 무너지면 블랙아웃과 같은 전력시스템의 붕괴가 나타나고, 이를 복구하는 데는 수주에서 수개월의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안정적인 전력망 유지는 에너지 전환에 있어서도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할 목표다. 하지만 최근의 흐름은 전력망의 안정적 운영을 위협하는 쪽으로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전력체계는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지역 내 수요를 해당 지역에서 공급하는 비중이 높다. 동남권에 집중된 원자력발전소의 전력은 제철 등 중후장대형 산업에서 요구하는 전력을 공급하는 데 대부분 쓰인다. 서울과 수도권은 인천 및 충남 서해안 지역, 그리고 강원권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통해 수요를 충당하고 있다.(그림1 참조) 장거리 송전망은 갖춰져 있지만 그 의존도는 생각보다 낮았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 수도권 지역에서 대규모 전력을 필요로 하는 신규 시설이 늘어나면서 기존 시스템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수도권에서는 평택(삼성전자), 용인(SK하이닉스)에 대규모 반도체 사업장을 신설·증설하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반도체 제조는 대표적인 전력 다소비 업종이다. 2019년 기준 국내 반도체 사업은 국가 전체 발전량의 4.9%(2만 4454GWh)를 소비했다. 에너지전환 연구기관인 넥스트그룹의 분석에 따르면 2025년 이후 두 업체가 추진 중인 신설·증설이 완료되고 정상 가동되면 현재 수준과 비교해 설비용량을 기준으로 최소 3.5GW가 더 필요하게 된다. 여기에 더해 대량의 전력을 쓰는 데이터센터 역시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수도권 전력수요는 2034년까지 약 20GW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그림2 참조) 하지만 현재 수립된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수도권 전력확충은 10.5GW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수도권에서 전력공급시설 확보나 추가적인 송전선로의 확보 없이는 미래의 전력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는 상황이 닥칠 것이다.정부의 탈석탄 정책이 진행되면 충청·서해안 지역에 집중된 석탄화력발전소의 축소나 폐쇄는 불가피하다. 하지만 LNG발전으로의 전환 여부는 불확실한 상황이며 다른 지역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수도권에 보낼 송전망도 부족하다. 이를 단기간에 해결하는 것도 어렵다. 현재 동해안 지역에는 삼척화력 1·2호기, 강릉 안인 1·2호기 등이 2022년 이후 발전을 시작할 계획이지만 이들이 생산하는 전력을 수도권으로 보내기 위해 필요한 5.8GW 규모의 송전망 건설은 지지부진하다. ●울진~가평 220㎞ 송전선로 건설 연기 정부와 우리나라 유일의 송전사업자인 한국전력은 경북 울진부터 경기 가평까지 이어지는 220㎞의 송전선로 건설을 추진해 왔지만 440기에 이르는 송전철탑 건설 등을 둘러싼 반대로 인해 당초 21~22년이던 송전망 완공목표는 2025년으로 연기됐다. 최대 높이 100m에 이르는 765㎸ 송전탑은 그 크기로 인해 시각적으로 큰 거부감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고압 송전과정에서 발생하는 전자파의 유해성으로 인한 우려 역시 크다. 정부와 한전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반적인 교류 방식이 아닌 고압직류(HVDC) 형태의 송전선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직류 특성상 전자파 발생이 없다는 장점이 있지만 송전선로 안정성 확보를 위한 기술적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 상태다. 2025년까지 송전선로가 완성되더라도 송전을 둘러싼 문제는 계속될 전망이다. 제9차 장기송변전설비계획에 따르면 2034년까지 보급되는 재생에너지의 56.5%는 호남지역에서 공급될 예정이지만 정작 수요는 수도권에 집중됨에 따라 추가적인 송전선로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 호남지역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토지가격, 양호한 일조 및 풍량 등으로 재생에너지가 집중되고 있지만 정작 전력수요는 낮은 지역으로서 현재도 재생에너지의 순간적 과잉 공급에 따른 전력망 유지의 어려움이 자주 나타난다. 전력 생산보다 수요처까지 공급하는 것이 더 중요한 문제인 셈이다. 에너지 전환의 모범생으로 꼽히는 독일도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는 예상보다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만 송전망 건설은 계획에 못 미치고 있다. 독일은 인접 9개 국가와 전력망이 연계돼 있다. 이를 통해 주변 국가에 전력을 수출하고 있으며 2011~2018년의 전력 수출 증가율은 연간 5.8%에 이른다. 독일의 재생에너지 증가와 에너지 전환은 주변국에 상당 부분 의존하는 게 특징이다. 독일의 풍력발전시설이 집중된 북부와 산업생산시설이 밀집된 남부를 연결하는 고압 송전망 부족으로 인해 북부지역에서 생산된 전력이 인접한 체코와 폴란드의 송전선로로 흘러가 전력공급 불안정성을 높이는 이유가 되고 있다.(그림3 참조) 송전망 확충이 재생에너지 보급 수준에 미치지 못해 전체 전력계통이 불안정해지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전력망 보호를 위해 풍력 등에서 생산된 전력을 전력망에서 차단하는 출력제한 규모는 2013년 555GWh에서 2015년 4722GWh, 2018년 5403GWh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독일도 주민 반대로 남북 송전선로 지연 전력 수출국인 독일은 2016년 기준 전력망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필요한 예비 전력의 57%를 주변국에서 수입해 충당하고도 있다. 이런 외부 의존도는 프랑스 11%, 헝가리 16%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으로 라트비아(84%)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독일은 네트워크로 연결된 국제 전력망의 혜택을 크게 누리고 있는 것이다. 인접국의 전력망 불안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독일 정부는 10년 전부터 독일을 남북으로 종단하는 송전선로 구축에 나섰지만 지역 주민과 지방자치단체의 반대와 소송, 복잡다단한 행정절차 등으로 인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독일은 신속한 사업 진행을 위해 2009년 에너지케이블구축법(EnLAG), 2019년 전력망구축촉진법(NABEG) 제정을 통해 송전망 건설사업을 독려하고 있다. 에너지케이블구축법은 24개 송전 프로젝트를 선정해 행정적 절차를 최소화하도록 했으며, 지중화가 필요하면 추가 건설비용은 소비자가 부담하도록 원칙을 정했다. 하지만 그래도 송전망 건설이 늦어지자 2019년 전력망구축촉진법을 만들었다. 전력망구축촉진법은 기존 망의 업그레이드와 연장에 대한 절차를 간소화하는 게 핵심이다. 송전선 공사를 지연시키면 페널티를 부과하고, 반대로 협조하면 더 높은 보상금을 지불한다. 또한 전력망의 지중화 및 직류화 프로젝트(SuedLink)도 동시에 추진해 송배전 효과를 높이도록 했다. 하지만 2030년까지 북해와 발틱해에 25GW 규모의 해상풍력 단지가 조성될 예정이지만 송전선로 건설이 지연돼 향후 10여년간 병목현상이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그림4 참조)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원의 확대는 단순한 전력생산 방식의 변화가 아닌 전력망 구조의 변화를 요구한다. 태양광을 비롯한 소규모 분산형 재생에너지원은 기존의 발전소와 달리 넓은 지역에 분포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전력망과 연결하는 배전망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이를 다시 수요처까지 연결하는 신규 송전망도 필요하다. 전력망 신규 투자 및 보강, 효율적 계통운영을 위한 망사업자의 비용 부담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 ●데이터센터 총량제 등 수도권 억제 필요 한국에서는 송배전사업을 한전이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부담은 일차적으로 한전이 감당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전력요금에 포함된 송배전 요금을 인상해 전력수요자가 부담하도록 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전기요금 가운데 송배전망 사용에 따른 요금 비중은 11%에 불과하다. 주요국 평균인 27%에 비해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이를 다른 국가 수준으로 인상하면 에너지 전환에 따른 망 투자비용 상당수를 충당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전력요금 인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결코 쉬운 선택은 아니다. 하지만 전력요금의 인상, 그리고 원가를 반영한 전력요금의 변동폭 확대 없이는 전력부문의 탈탄소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을 이제는 인식해야 한다. 대량의 전력을 소모하는 데이터센터를 수도권에 일정 규모 이상 설치하지 못하도록 하는 총량제를 실시하는 것을 포함해 궁극적으로는 지역별 전력요금 차등제를 통해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생산하지 못하는 곳이 추가 부담하도록 해야 한다. 전력요금의 지역적 차이가 발생하게 되면 기업들은 무조건적인 수도권 선호에서 벗어나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할 것이며, 이는 장기적으로 자연스럽게 지역균형발전으로 연결될 수 있다. 에너지 전환은 단순히 전력을 어떻게 생산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 사회 및 국토공간 체계의 변화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과제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저렴하고 안정적인 전력망 구축을 위해 지난 60년간 노력해 왔던 성과를 토대로 이제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할 때가 됐다.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 “이미 퍼질대로 퍼졌다”…오미크론, 델타 누르고 우세종 될까

    “이미 퍼질대로 퍼졌다”…오미크론, 델타 누르고 우세종 될까

    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의 심각성이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된 지 약 하루 만에 영국을 비롯한 각국이 국경 봉쇄에 나섰지만, 이미 세계 곳곳에 새 변이가 널리 퍼져 있던 것으로 점점 드러나고 있다. 또 국경 봉쇄에도 오미크론 변이는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세력을 확장해가고 있다. 이 때문에 발빠르게 빗장을 걸어 잠근 국가에서도 오미크론의 전파를 막는 데 이미 늦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세계 70개국 국경봉쇄에도 20개국서 이미 감염30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네덜란드 국립공중보건ㆍ환경연구소(RIVM)는 11월 19∼23일 채취한 표본에서 오미크론 변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오미크론 변이의 존재를 처음으로 확인해 WHO에 보고한 날짜가 11월 24일인데, 그 이전부터 유럽에 오미크론 변이가 이미 퍼져 있었다는 의미다. 이어 독일과 벨기에에서도 WHO 보고 이전에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가 잇따라 확인됐다. 특히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보고된 오미크론 감염 사례는 더욱 심각하다. 이 감염자는 최근에 출국한 이력도, 외국인과 접촉한 적도 없는 39세 남성으로, 그의 감염은 이미 오미크론 변이의 지역 내 전파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현재까지 현재까지 오미크론 변이 감염사례가 나온 국가는 독일, 이탈리아, 체코, 오스트리아, 벨기에, 네덜란드, 덴마크, 포르투갈, 스페인, 스웨덴 등 유럽연합(EU) 회원국 10곳과 영국, 남아공, 보츠와나, 홍콩, 호주, 이스라엘, 캐나다, 일본, 브라질, 프랑스령 레위니옹까지 모두 20개국이다. 일본의 경우 27일부터 남아공, 나미비아 등 아프리카 6개국발 외국인 입국을 막았고, 30일 0시부터는 아예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원칙적으로 막는 강수를 뒀지만 오미크론 변이는 이러한 국경 봉쇄를 무너뜨렸다. 입국금지 예외 대상이었던 외교관 신분으로 28일 입국했던 나미비아인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돼 있었던 것이다. WHO “국경봉쇄는 향후 새 변이 보고 꺼리게 만들어”이처럼 유럽과 아프리카, 아시아, 호주, 남미, 북미 등 세계 6대주 모두에서 오미크론 변이 감염 사례가 보고되면서, 국경 통제로는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을 저지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WHO는 이날 배포한 오미크론 변이 대응 지침에서 “국경 봉쇄로는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을 막지 못하고 사람들의 생계에만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여행 제한은 각국이 자국 내 변이 발생 보고를 꺼리게 만들고, 역학조사 결과나 바이러스 분석 데이터 공유도 주저하게 할 수 있다”며 “결국 전 세계 보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오미크론 변이 발생을 보고하는 국가가 ‘여행제한 대상국’으로 불이익만 받게 된다면 앞으로 새로운 변이나 감염병을 발견하더라도 해당 국가가 보고를 주저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는 설명이다. 남아공 첫 보고 이전 유럽서 오미크론 존재 확인남아공에서는 한 의사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일가족이 기존과 다른 증상을 보이자 지난달 18일 남아공 백신자문위원회에 새 변이 가능성을 알리면서 곧바로 분석에 착수했다. 최근 확진자 급증이 심상치 않다고 여긴 남아공 당국은 검체 염기서열 분석에 주력했고, 첫 보고 이후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은 지난달 24일 WHO에 새 변이의 존재와 그 심각성을 알릴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아공은 바로 다음날부터 영국으로부터 입국제한을 당했다. CNN에 따르면 30일 기준으로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기 위해 여행 제한 조치를 도입한 국가는 최소 70곳이다. 그런데 정작 남아공의 보고 이전에 유럽 곳곳에서 채취된 검체에서 오미크론 변이의 존재가 확인된 것이다. “미국, 이미 오미크론 감염 사례 2천건 넘을지도”코로나19 확진·사망자가 가장 많은 미국에서도 실제로는 오미크론 변이가 널리 퍼져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작년 초 코로나19의 미국 내 전파 가능성을 조기에 경고한 채러티 딘 전 캘리포니아주 공중보건국 부국장은 이날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여러 가정에 근거해 대략 추산해 보면 미국에 현재 약 2000건의 (오미크론 변이) 감염 사례가 있을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확인되지 않은 이유는 충분히 열심히 찾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미크론, 기존 변이보다 전염력·증상 심각할까한편 오미크론 변이가 기존 변이에 비해 정말로 전염력이 강할지, 또 감염될 경우 증상이 더 심각할지, 기존 백신과 치료제가 어느 정도 무력화될지 등에 관심이 모아진다. 현재까지 과학계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는 50개의 돌연변이를 갖고 있다. 이 중 항체와 결합하는 스파이크(돌기) 단백질에만 32개 이상의 돌연변이가 산재해있다. 이렇게 많은 돌연변이가 스파이크 단백질에 모여있는 변이는 여태껏 없었다. 델타 변이의 돌연변이는 16개였다. 다만 이 돌연변이가 어떤 식으로 작용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전염력 강할 것으로 전망…치명도는 미확인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숙주세포에 침투할 때 스파이크 단백질을 사용하는데, 여기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전파력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전날 방송에서 오미크론 변이의 돌연변이가 32개라는 점을 언급하며 전염성이 매우 강하고 기존 백신의 면역보호 기능을 회피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돌연변이가 많다고 해서 무조건 치명적이거나 항체 회피성이 높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벤저민 노이만 미 텍사스 A&M대 교수는 이 돌연변이를 여러 차에서 훔친 부품으로 조립해 만든 차에 비유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다른 변이에서 개별적으로는 위협적인 돌연변이들로 만들어졌지만, 그걸 모아놨다고 힘이 더 좋다고 단정할 순 없다는 설명이다. 이 돌연변이의 의미를 알아보려면 연구가 수반돼야 하지만 아직 충분한 실험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오미크론 변이의 존재를 처음 확인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우 최근 확진자가 급증해 지난달 27일엔 두 달여 만에 최고치인 3220명을 기록했다. 이는 오미크론 변이의 강한 전염력을 설명하는 근거 중 하나로 활용되지만, 그보단 슈퍼전파자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근거라는 이견도 있다. 일단 오미크론 변이를 처음 알린 남아공 의사는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극심한 피로를 호소했지만 주로 경증이었고, 델타 변이와는 증세가 달랐다고 전했다. 오미크론 우세종 되려면 델타 이겨야 오미크론 변이가 크게 힘을 쓰지 못하고 사라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앞서 알파, 베타, 람다, 감마, 뮤 등의 변이도 발견되고 나서 한때 그 심각성에 대한 우려가 나왔지만, 결국 델타 변이에 의해 사실상 퇴출됐다. 전염력이 강한 델타 변이가 우세종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오미크론이 실제로 지구촌을 위협하려면 현재 우세종인 델타를 먼저 이겨야 한다. 오미크론 변이의 기원은 불분명하다. 코로나바이러스 가계도에서 떨어진 듯한 모양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델타의 돌연변이 일부를 공유하지만, 델타의 후손은 아니라는 얘기다. 오미크론 변이가 인체 내에서 천천히 진화해왔다는 설과 함께, 면역 결핍 환자에게서 수개월에 걸쳐 진화해왔을 수 있다는 등의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백신·치료제 효과 감소 여부 놓고 엇갈린 전망과학계는 아직 명확히 결론 내리진 않았지만, 오미크론 변이가 인체의 면역체계를 회피해 백신의 효과를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미 스크립스 연구소의 면역학자 크리스티안 G. 앤더슨은 “유일하게 확신하는 것은 오미크론 변이가 지금까지 내가 본 것 중 가장 면역 회피적인 변이가 될 것이란 점”이라고 말했다. 면역 회피는 변이가 백신이나 확진으로 만들어진 항체 등 코로나19 방어막을 피해가는 것으로, 기존 백신 제조 공식을 수정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백신과 치료제 제조사들은 오미크론에 대한 자사 제품의 성능에 대해 다소 다른 의견을 내고 있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CEO는 “단백질 스파이크에 돌연변이의 수가 많다는 것은 기존 백신을 개량해야 할 수도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의 이 한마디는 아시아 등 세계 증시를 크게 출렁이게 만들기도 했다. 화이자와 백신을 공동 개발한 바이오엔테크의 우구르 사힌 최고경영자(CEO)는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경증 환자에게는 백신 효능이 일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자사 백신은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환자가 중증 상태로 전환하지 않도록 막아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 항체 치료제는 오미크론 변이를 막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리제네론은 자사의 항체치료제가 오미크론 변이에 덜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백신에 더해 먹는 알약 치료제도 내놓은 화이자는 오미크론 변이에 자사의 알약 치료제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알약 치료제는 오미크론의 변이 부위가 아닌 곳에 작용하기에 효능이 달라질 일이 없다는 것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 위원회는 이날 머크의 코로나19 알약 치료제를 승인하도록 권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알약 치료제 등의 목표 지점도 변이를 일으킬 수 있어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오미크론 백신 보급까진 요원…마스크·기본방역이 최선화이자, 모더나 등 코로나19 백신을 판매하는 제약사들은 기존 백신을 개량하는 방식으로 오미크론 변이용 백신을 개발하고 있으나 최소 몇 달은 걸릴 가능성이 크다. 또 오미크론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이 백신이 전 세계 곳곳에 보급되기까지는 지금껏 백신이 보급되는 시간 이상이 걸릴 수 있다.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전 세계 백신 접종률은 1차 접종률이 54.3%로 겨우 절반을 넘은 상황이다. 2차 접종률은 42.7%로 인구 절반에 도달하기까지 아직 먼 상황이다. 또 오미크론에 대응한 백신이 보급되는 동안 또 다른 변이가 나타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그전까지는 거리두기, 마스크 쓰기, 모임 자제와 같은 기본 방역·위생 수칙으로 오미크론 변이에 맞서야 할 상황이다.
  • 오미크론 돌파감염 4건 나왔는데…이스라엘 “백신 효과 있는 것으로 보여”

    오미크론 돌파감염 4건 나왔는데…이스라엘 “백신 효과 있는 것으로 보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의 위험성을 파악하기 위해 각국의 연구자가 애쓰는 가운데, 이스라엘 보건부가 백신 접종 완료자에게 다소 희망적인 소식을 전했다.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현지언론인 예루살렘 포스트에 따르면, 니트잔 호로위츠 보건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근 6개월 이내 백신을 2회 접종한 기본접종 완료자나 부스터샷까지 마친 추가접종 완료자는 오미크론에 관한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이날 이스라엘에서 오미크론 변이 감염 사례 2건이 추가돼 지금까지 모두 4건의 관련 사례가 보고된 뒤 나온 것이다.호로위츠 장관은 “며칠 내 백신의 유효성에 관해 더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기본접종이나 추가접종 완료자에 관한 예방 효과가 있다는 초기 보고가 있어 낙관적인 여지는 남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스라엘 채널 12 방송은 화이자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에는 90%, 델타 변이에는 95% 예방 효과가 있지만, 백신 미접종자는 중증으로 악화될 확률이 2.4배 높다고 보도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의료진은 오미크론 변이가 두통이나 피로와 같은 가벼운 증상을 유발할 뿐이며 단 한 명의 입원이나 사망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독일 차기 보건부 장관 유력 후보인 임상 유행병학자 카를 라우터바흐 교수도 “오미크론이 처음 보고된 남아공 의사들이 말한 것처럼 비교적 덜 심각한 증상을 유발할 경우 코로나19 팬데믹의 종식을 앞당길 수 있는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오미크론이 현재 주종인 델타 변이보다 2배나 많은 32개 스파이크 단백질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감염을 시키기에 최적화된 것인 반면 덜 치명적인 것”이라며 “대부분의 호흡기질환이 진화하는 방식과 같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오미크론 변이가 확인된 국가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보츠와나 ▲영국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덴마크 ▲체코 ▲오스트리아 ▲스웨덴 ▲스페인 ▲포르투갈 ▲이스라엘 ▲홍콩 ▲호주 ▲캐나다 ▲일본 ▲프랑스 ▲브라질 등 모두 20개국이다.
  • 젊고, 완치됐어도 걸렸다… ‘오미크론 공포’에 국경 닫고, 추가 백신

    젊고, 완치됐어도 걸렸다… ‘오미크론 공포’에 국경 닫고, 추가 백신

    남아프리카에서 처음 발견된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이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벌써 집단감염 사례가 발생했고, 전문가들은 첫 면역 회피 변이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기존 델타 변이 확산에 감염력이 더 센 오미크론까지 번지면서 각국은 야간 통행 금지, 마스크 착용, 추가접종 대상을 확대하고, 입국규제를 강화하며 방역 조치를 총동원해 대응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포르투갈에서는 프로축구 벨레넨세스 소속 선수와 직원 등 13명이 집단으로 오미크론에 걸렸다. 감염된 선수중 1명만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다녀왔기 때문에 보건 당국은 다른 사람들은 국내에서 걸렸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하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남아프리카에서 입국한 뒤 확진 판정을 받은 승객 61명 중 한 부부가 호텔에서 3일 격리를 한 뒤 스페인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탔다가 붙잡혔고, 스페인과 스웨덴에서는 남아공에서 도착한 여행자를 대상으로 첫 감염사례가 확인됐다. 영국에서 오미크론 감염사례는 8건 추가돼 모두 11건으로 늘어났다. 프랑스에서는 전날 오미크론 감염 의심 사례가 8건 확인돼 보건 당국이 검사하고 있고, 아일랜드도 의심사례 10건 이상을 조사 중이다. 독일에서는 오미크론 감염 사례가 4건 추가돼 모두 7건으로 확대됐다. 북미 대륙에서도 첫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정부는 최근 나이지리아 여행을 다녀온 2명이 오미크론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보건당국은 감염자들을 격리 중이며, 이들의 접촉자를 추적하고 있다. 중동의 이스라엘 보건부도 남아공에서 귀국한 32세 여성이 두 번째 감염자로 보고됐다고 밝혔다.아프리카 항공편 중단…입국 금지 조치 영국과 독일, 이탈리아, 체코, 네덜란드, 스페인, 오스트리아, 이스라엘, 싱가포르, 일본, 스위스 등은 남부 아프리카에서 오는 항공편을 중단하거나 자국민 외 입국 금지 등의 조치를 발표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백신 접종률을 자랑하는 포르투갈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다음 달 1일부터 입국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스페인과 폴란드도 입국규제와 자가격리 규정을 강화했다. 폴란드는 다음 달 1일부터 남아공 등 7개 아프리카 국가발 항공기 착륙을 금지하고, 유럽연합(EU) 외 입국자는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은 경우 14일간 자가격리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영국은 오미크론에 대응해 추가접종을 18세 이상 모든 성인으로 확대하고, 접종 간격도 3개월로 단축하기로 했다. 현재는 40세 이상이 대상이고 접종 간격은 6개월이다. 모든 입국자를 대상으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의무화하고 음성 검사가 나올 때까지는 격리하도록 한다고 발표했다. 또 대중교통과 상점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다고 밝혔다. 네덜란드는 28일부터 3주간 오후 5시부터 카페, 미술관, 극장 등을 닫는 등 야간 통금을 도입했다. 슈퍼마켓과 약국도 저녁 8시부터는 닫는다. 13세 이상은 집에서 4명까지만 모일 수 있고 재택근무가 권장된다. 특히, 일본은 30일 오전 0시부터 한달 동안 외국인의 신규 입국을 전면 중단한다. 비즈니스 목적의 입국자와 유학생과 기능 실습생 등의 신규 입국도 중단하기로 했다.면역 회피 가능성과 더 높은 전염성 세계보건기구(WHO)는 “오미크론이 더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며 “많은 수의 돌연변이를 지닌 매우 다른 변이이며, 일부는 우려스럽고 면역 회피 가능성과 더 높은 전염성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라며 감염 확산을 우려했다. 독일 크리스티안 드로스텐 감염병 학자는 “남아공에서 젊고, 이미 코로나19에 걸렸던 이들이 감염되고 있고, 증상까지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첫 면역회피 변이가 아닌지 우려된다. 지금까지 변이는 이런 특성이 두드러지지 않았다”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오미크론의 주된 기능을 하는 스파이크(돌기) 단백질에 약 32개 또는 그 이상의 돌연변이가 있다는 점에서 골칫거리”라면서 “이 돌연변이는 전염성이 강하며, 단일 클론 항체나 감염 후 회복기 혈청에서 얻어진 면역 보호를 회피하거나 백신 유도 항체에 대해서도 (면역 보호 회피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숙주 세포로 침투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에 돌연변이가 생겨 백신으로 형성한 면역이 쉽게 돌파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파우치 소장은 오미크론이 이미 미국에 상륙했다 하더라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면서, 백신 부스터샷(추가 접종)이 가장 강력한 보호 기능을 제공한다며, 백신을 접종받을 것을 재차 강조했다. WHO 회원국은 코로나19와 같은 세계적인 감염병 대유행을 예방하고 대응하기 위한 국제조약을 마련하는 협의에 착수했다. 회원국들은 정부 간 협상기구(INB)를 꾸리고 논의를 시작해 2024년 조약의 최종 결과물을 도출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 오미크론에 5개 대륙·17개국 피해… 분열하는 세계

    오미크론에 5개 대륙·17개국 피해… 분열하는 세계

    각국의 아프리카 봉쇄에도 오미크론 변이 급속 확산캐나다 2명 美 대륙 첫 확진, 브라질도 의심환자 발생 중증 정도, 코로나19 백신 회피 가능성에 눈길 쏠려 아프리카 ‘선진국 백신 사재기·기준 없는 봉쇄’ 비난 파우치 “바이러스 전파 못 막지만 대비할 시간 마련”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이인 오미크론이 지난 26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의 ‘우려 변이’ 지정 후 3일만에 세계 5개 대륙에서 모두 발견됐다. 첫 발견된 보츠나와와 변이 출현을 신고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포함해 17개국에서 확진자가 나왔거나 의심 환자를 조사 중이다. 미국과 WHO는 아프리카에 대한 입국 봉쇄 효과를 두고 반목했고, 아프리카 국가들은 선진국의 코로나19 백신 사재기로 변이가 발생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네덜란드 인터넷매체 BNO뉴스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보츠와나, 네덜란드, 영국, 이스라엘, 캐나다, 홍콩, 호주, 덴마크,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벨기에, 체코, 독일 등 14개국에서 오미크론 변이의 확진자가 나왔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랑스, 스위스, 브라질에서는 오미크론 변이 의심 환자가 나와 조사를 진행 중이다. 보츠나와가 19명으로 확진자가 가장 많았고, 네덜란드(13명)와 영국(3명)이 뒤를 이었다. 네덜란드는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에 도착한 남아공발 여객기 2대에서 승객 61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고 이중 13명이 오미크론 변이 때문이었다. 또 영국 보건안전청(HSA)은 28일(현지시간) 오미크론 변이의 세 번째 확인자가 런던 시내 웨스트민스터에서 시간을 보내다 영국을 떠났다고 설명했다. 전날에는 첼름스퍼드와 노팅엄 지역에서 각각 확진자가 나왔다. 이날 캐나다 당국도 아프리카 나이지리아를 최근 다녀온 여행객 2명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미 대륙 첫 감염 사례다. 실제 이 여행객들이 나이지리아에서 감염됐다면 아프리카 대부분의 지역이 위험한 상태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브라질 당국도 전날 상파울루 국제공항으로 귀국한 20대 남성이 오미크론 감염으로 의심된다고 설명했다. 각국이 아프리카 국가들을 대상으로 봉쇄를 실시한 가운데 확진자가 여러 국가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나오자, 이미 꽤 많은 지역으로 확산된 것 아니냐는 어두운 전망도 나온다.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봉쇄 당한 아프리카에서는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다. WHO 아프리카 지부는 이날 성명에서 “여행 제한으로 코로나19 확산을 약간 늦출 수도 있겠지만 삶과 생계에 부담을 준다. 규제는 과학에 기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의 비트바테르스란트대 연구원인 프랑수아 벤터는 전날 뉴욕타임스에 “그럴 줄 알았다. 부자나라들은 그간 깨달은 게 하나도 없다”며 아프리카의 백신 부족이 변이 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과학계에서 꾸준히 제기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ABC방송에 “전파력이 매우 높은 바이러스 같은 경우 여행 제한이 유입을 완전히 막아주지는 못하지만 대비할 시간을 벌어줄 수는 있다”고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관건은 이르면 2주 후에 나올 것으로 보이는 오미크론 변이의 정체다. 오미크론 변이의 존재를 처음 알린 남아공의 안젤리크 쿠체 박사는 환자들이 미각이나 후각 상실은 없었고 가벼운 기침 증상만 있었다고 했지만, 아직 20명에 불과하다. 아직 판단을 내리기에는 이르다는 의미다. 오미크론 변이가 백신을 회피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NBC에 “이 돌연변이의 특징은 전염성이 강하며, 예컨대 단일 클론 항체 또는 감염된 후 회복기 혈청에서 얻어진 면역 보호를 회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백신 제조 업체들은 오미크론 변이를 겨냥한 백신 개발 기간을 100일 정도로 예측하고 있다.
  • “오미크론 전파력 아직 몰라”…북미도 확진자 나왔다(종합)

    “오미크론 전파력 아직 몰라”…북미도 확진자 나왔다(종합)

    캐나다서도 오미크론 변이 나와…14번째나이지리아 다녀온 여행객 2명 감염 확인WHO “오미크론 전염력·위험도 정보 부족”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 감염 사례가 발견되며 비상이 걸린 가운데 북미 대륙에서도 변이 감염자가 나왔다. 현재까지 오미크론 확진이 확인된 국가는 총 14개국으로 늘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캐나다 당국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 2명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최근 아프리카 나이지리아를 다녀온 여행객으로, 보건 당국은 이들의 접촉자를 추적하고 있다. 이로써 현재까지 오미크론 확진이 확인된 국가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보츠와나, 영국, 독일, 이탈리아, 체코, 오스트리아, 벨기에, 호주, 이스라엘, 홍콩, 네덜란드, 덴마크에 이번 캐나다까지 총 14개국으로 늘었다. 이날 네덜란드는 남아공에서 입국한 뒤 확진 판정을 받은 승객 61명 중 적어도 13명이 오미크론 감염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영국에서도 이날 오후 세 번째 오미크론 사례가 확인됐다. 영국 보건안전청은 “며칠 내 오미크론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내다봤다. 독일에서도 오미크론 감염 세 번째 사례가 확인됐고, 덴마크에서도 남아공에서 비행기로 온 여행자 두 명이 오미크론 감염자로 파악됐다.유럽 각국은 긴급히 방역 규제를 조이고 있다. 마스크를 벗었던 영국은 대중교통 등에서 다시 마스크를 쓰도록 했고, 네덜란드는 부분 봉쇄에 들어갔다. 유럽위원회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세계가 시간과 싸움을 하고 있다며, 과학자들이 오미크론 변이를 분석할 시간을 확보해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오미크론을 파악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WHO는 이날 성명에서 “오미크론의 전염력과 중증 위험도 등이 아직 뚜렷하게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WHO는 예비 데이터를 보면 남아공의 입원율이 상승하고 있으나 이것이 오미크론 때문이라기보다는 전체적인 감염자 수의 증가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로선 오미크론의 증상이 다른 변이와 다르다고 볼 만한 정보가 없다면서 증상의 심각성을 파악하기까지 며칠에서 수주까지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WHO는 오미크론으로 인한 재감염 위험이 높아질 가능성은 있다고 전했다. 또 유전자증폭(PCR) 검사로 오미크론 감염 여부를 진단할 수 있으나 신속 항원 검사가 오미크론에도 유효한지는 연구 중이라고 덧붙였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전날 NBC에 출연해 ‘미국에 이미 오미크론이 상륙했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아직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이 정도 전파력을 갖춘 바이러스가 발생했고 감염이 확인된 벨기에와 이스라엘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에서 여행 사례가 있는 만큼 변이가 확산하는 것은 결국 기정사실”이라고 말했다.
  •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 WHO “전염력 등 파악에 시간 필요”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 WHO “전염력 등 파악에 시간 필요”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을 파악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28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WHO는 성명을 통해 오미크론의 전염력과 중증 위험도 등이 아직 뚜렷하게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WHO는 예비 데이터를 보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입원율이 상승하고 있지만, 이것이 오미크론 때문이라기보다는 전체적인 감염자 수의 증가 때문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현재로서는 오미크론의 증상이 다른 변이와 다르다고 볼 만한 정보가 없다면서 증상의 심각성을 파악하기까지 며칠에서 수주까지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예비 데이터상으로 오미크론으로 인한 재감염 위험이 높아질 가능성은 있다고 전했다. 또 오미크론 감염 여부를 유전자증폭(PCR) 검사로 진단할 수 있지만, 신속 항원 검사가 오미크론에도 여전히 유효한지는 현재 연구 중이라고 전했다.한편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까지 오미크론 확진이 확인된 국가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보츠와나, 영국, 독일, 이탈리아, 체코, 오스트리아, 벨기에, 호주, 이스라엘, 홍콩, 네덜란드 등 12개국이다. 덴마크 등에서는 오미크론 변이 의심 사례들이 나와 분석이 진행 중이다.  의심 사례가 나왔던 네덜란드에서 오미크론 감염이 확인됐다. 네덜란드 보건당국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입국한 뒤 확진 판정을 받은 61명의 승객 가운데 적어도 13명이 오미크론 감염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앞서 네덜란드 인터넷 언론 ‘BNO뉴스’는 각국 공식 발표 등을 집계한 결과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확인된 오미크론 확진자 수는 115명, 의심 사례는 1000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의 집계에 따르면, 오미크론 감염 사례는 남아공 99건, 보츠와나 6건, 영국·홍콩·호주 2건, 이탈리아·이스라엘·벨기에·체코가 각 1건씩이다. 의심 사례는 남아공 990건, 보츠와나 9건, 이스라엘 7건, 네덜란드 61건, 덴마크 2건 등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오미크론 감염이 확인된 독일(2건), 오스트리아(1건) 사례에 최신 정보를 반영하지 않아 이들을 여전히 ‘의심 사례’로 분류하고 있다.백악관 최고 의학 자문역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NBC에 출연해 ‘미국에 이미 오미크론이 상륙했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이 정도 전파력을 갖춘 바이러스가 발생했고 감염이 확인된 벨기에와 이스라엘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에서 여행 사례가 있는 만큼 변이가 확산하는 것은 결국 기정사실”이라고 덧붙였다.
  • 유럽, 벌써 ‘오미크론’ 확산 기로…이스라엘은 입국 전면 금지

    유럽, 벌써 ‘오미크론’ 확산 기로…이스라엘은 입국 전면 금지

    유럽 곳곳에서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감염 사례가 발견되면서 전 유럽이 오미크론 확산 기로에 놓였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AFP 통신 등을 종합하면 영국과 독일, 이탈리아, 벨기에, 체코, 덴마크 등에서는 이미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보고 됐다. 이날 사지드 자비드 영국 보건부 장관은 첼름스퍼드와 노팅엄 지역에서 각각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사례가 확인됐으며, 두 사람 모두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다녀왔다고 밝혔다. 영국은 이들 두 명을 자가 격리하고 있으며, 이들의 동선을 추적하는 등 확산을 막기 위해 대응하고 있다.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에서는 오미크론 변이 확진 사례가 2건 확인됐고, 이탈리아도 사업차 모잠비크를 다녀온 사람에게서 첫 감염 사례가 나왔고 밝혔다. 체코 보건당국은 나미비아에서 건너온 한 사람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돼 조사 중이다. 네덜란드 보건당국은 전날 암스테르담 공항에 도착한 남아공발 여객기 두 대에서 61명의 승객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이들 중 일부가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에 대한 결과는 28일쯤 나올 예정이다. 이에 앞서 벨기에 당국은 터키를 경유해 이집트를 여행하고 이달 11일 돌아온 여성이 지난 22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는데, 이 여성에게서 오미크론 변이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말라위에서 돌아온 여행객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발견됐으며, 최근 남아공에서 돌아온 여행객 800여 명의 건강상태와 동선 등을 추적 중이다.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재확산이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오미크론 변이까지 속속 확인되자 전세계가 방역 강화와 입국 규제 조치 등을 빠르게 도입하고 있다. 당장 이스라엘은 14일 동안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하고, 대테러 전화 추적 기술을 재도입하기로 했다. 오미크론 변이 발견 이후 외국인 입국 전면 금지령을 내린 나라는 이스라엘이 처음이다. 영국은 입국하는 모든 사람에게 이틀 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고 음성이 나올 때까지 자가 격리하기로 했다. 또 오미크론 감염 의심 환자와 접촉한 사람은 10일간 자가격리 하고, 대중교통과 상점 등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날 남아공과 보츠와나, 짐바브웨, 나미비아, 레소토, 에스와티니, 모잠비크, 말라위 등 8개국의 여행경보를 가장 높은 ‘4단계 매우 높음’으로 올렸으며, 미국 국무부도 오는 29일부터 이들 8개국에 대한 여행을 제한하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미국 뉴욕주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 가능성에 대비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다음달 3일부터 발효되는 이번 비상사태에 따라 남은 병상이 10% 미만이거나 주정부가 따로 지정한 병원들은 비응급, 비필수 환자들을 거부할 수 있게 된다. 크리스마스 휴가철을 앞두고 국경 개방에 나섰던 아시아 국가들도 오미크론 등장에 맞춰 남아공 등 남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의 입국을 차단하고 있다. 이미 싱가포르는 27일 밤 11시 59분부터 지난 2주간 남아공과 보츠와나, 에스와티니, 레소토, 모잠비크, 나미비아, 짐바브웨를 방문한 이력이 있는 이들의 입국과 환승을 금지했다. 일본은 지난 27일부터 남아공과 보츠와나, 에스와티니, 짐바브웨, 나미비아, 레소토에서 오는 입국자는 10일간 격리하도록 했으며 이날부터는 모잠비크와 말라위, 잠비아발 입국자에게도 같은 규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일본은 지금도 외국에서 입국하는 사람에게 열흘 혹은 2주 동안 자택 혹은 자신이 정한 숙박시설에 자가 격리할 것을 요구하는데, 남아공 등 9개국에서 입국하는 사람은 정부 지정 시설에서 격리하도록 한 것이다. 우리나라도 전날 긴급 긴급해외유입상황평가 회의를 열고, 28일 0시부터 오미크론 발생국 및 인접국인 남아공, 보츠와나, 짐바브웨, 나미비아, 레소토, 에스와티니, 모잠비크, 말라위 등 아프리카 8개국에서 입국하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막기 시작했다. 다만 내국인 입국자는 백신 접종과 상관없이 10일간 시설에 격리해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이 밖에도 인도, 홍콩,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스리랑카, 오만, 아랍에미리트(UAE),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요르단, 모로코 등 다른 아시아·중동 국가들도 남아공과 인근 국가에서 출발하는 사람들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통제할 계획이다. 이처럼 통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백악관 최고 의학 자문역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NBC에 출연, ‘미국에 이미 오미크론이 상륙했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이 정도 전파력을 갖춘 바이러스가 발생했고 감염이 확인된 벨기에와 이스라엘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에서 여행 사례가 있는 만큼 변이가 확산하는 것은 결국 기정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마스크 착용을 포함해 사회적 거리두기, 실내 모임 자제 등 기본적인 생활 방역을 잘 지키고 무엇보다 백신과 부스터샷 접종을 완료해야 변이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 유럽도 뚫렸다…바이오엔테크 “새 변이 연구, 2주 내 결과”(종합)

    유럽도 뚫렸다…바이오엔테크 “새 변이 연구, 2주 내 결과”(종합)

    코로나19 바이러스 새 변이가 세계 각국으로 파고들고 있다. 세포 침투 부위의 돌연변이가 델타 변이의 2배로 확인돼 더 강한 전파력이 우려되는 새 변이 바이러스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처음 보고된 뒤 인접국과 홍콩에서 잇따라 보고된 가운데 유럽에서도 처음으로 유입이 확인됐다. 홍콩에서는 격리 호텔에서 각각 옆 방에 머문 입국자들이 접촉 이력 없이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으며, 이스라엘에서는 백신 접종자들의 새 변이 감염이 보고됐다. 영국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새로운 변이 ‘뉴’에 대해 “최악”이라고 평가하며 긴급히 대응에 나섰다. 벨기에 감염자, 해외여행서 돌아온 백신 미접종자 벨기에 보건부 장관은 26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에서 보고된 새 변이(B.1.1.529)에 감염된 사례가 1건 보고됐다고 밝혔다. AFP통신은 유럽에서 새 변이 감염이 확인된 첫 사례라고 보도했다. 벨기에의 감염자는 지난 22일 확진된 백신 미접종자로, 최근 해외여행을 하고 돌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영국 “새 변이는 최악…역대 가장 중대한 변이” ‘뉴’라고 명명될 것으로 예상되는 변이에 대해 영국 보건안전청(HSA)은 “지금까지 본 것들 가운데 최악”이라며 스파이크(돌기) 단백질이 극적으로 다르다고 평가했다. 제니 해리스 보건안전청장은 “역대 가장 중대한(significant) 변이이며 전파력, 심각성, 백신 효과 등에 관해 긴급 연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 변이는 23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처음 보고됐으며, 이후 인접국 보츠와나와 멀리 떨어진 홍콩, 이스라엘 등에서도 나왔다. 홍콩에서 보고된 사례는 남아공을 20일간 방문하고 돌아온 36세 남성으로, 귀국 이틀 만에 격리 중 확진 판정을 받았다. 새 변이 스파이크 돌연변이 32개…델타의 2배과학자들이 뉴 변이에 극도로 긴장하는 이유는 바이러스의 세포 침투 과정에서 ‘열쇠’ 역할을 하는 돌기 모양의 스파이크 단백질에서만 무려 32개의 변이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강한 전파력을 지닌 델타 변이의 스파이크 단백질 돌연변이는 16개였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스파이크 단백질이 숙주 세포에 결합하는 방식으로 침투하는데, 바이러스의 변이 과정에서 침투가 더 잘 되는 돌연변이를 가진 바이러스가 살아남아 하나의 변이종으로 확립되는 것이다. 델타 변이가 처음 인간 사이에 퍼졌던 초기 바이러스에 비해 16개의 변이된 돌기, 즉 열쇠를 통해 세포의 문을 열려고 했다면 뉴 변이는 32개의 열쇠로 세포 면역 해제를 시도한다는 점에서 잠재적인 위험이 더 클 것으로 의학계는 우려하고 있다. 현재 개발된 백신들은 스파이크 단백질의 일부를 알아채도록 훈련돼 있는데, 스파이크 단백질에 변이가 32개나 존재한다는 것은 우리 면역 체계가 새 변이를 기존 바이러스와 다른 것으로 오인하게 만들어 백신의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영국, 아프리카 6개국 입국제한 “조기 조치 필수” 영국은 전날 남아공을 포함해 아프리카 6개국의 항공편 운항을 중단하고, 귀국하는 자국민은 호텔격리 하기로 하는 등 신속 대응에 나섰다. 그랜트 샙스 영국 교통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보건안전청 발표를 인용하며 “영국은 안전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에서 얻은 교훈은 조기 조치가 필수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영국이 뉴 변이 확산을 막기 위해 남아공과 인근 국가 등 6개국에 대한 항공편 운항을 중단시킨 데 이어 독일, 이탈리아, 체코 등 다른 유럽 국가들도 입국 제한 조치에 나섰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점점 커지는 우려에 26일 긴급회의를 열어 뉴 변이를 ‘주요 변이’로 지정할지 논의한다. 홍콩서 2차 감염 발생…“격리 호텔 옆방서 접촉없이 전파” 문제는 홍콩에서 이미 2차 감염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게다가 두 번째 감염자는 남아공이나 인접국을 다녀온 이력도 없었다. 그는 최근 캐나다에서 입국했다. 홍콩 당국은 첫 감염자와 두 번째 감염자가 의무격리 기간 중 호텔 옆 방에 머문 것으로 파악했다. 특히 두 감염자가 서로 직접적인 접촉이 없었음에도 2차 감염이 발생했다며 공기를 통해 전염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홍콩 방역 당국은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감염된 2명의 남성 근처 3개의 방에 머물렀던 12명을 다른 곳에 있는 검역소로 이송하고, 14일 동안 강제 격리를 명령했다. 이스라엘 감염자들은 백신 접종자들로 파악 이스라엘에서도 새 변이에 감염된 입국자들이 보고됐는데, 이들은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파악돼 새 변이에 의한 돌파감염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최근 말라위를 방문한 뒤 귀국한 여행객이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보건부는 다른 2명의 입국자도 새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보고, 격리 지시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모두 백신을 맞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당국은 정확한 백신 접종 이력을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새로운 변이 발견을 이유로 전날 밤 남아공, 레소토, 보츠와나, 짐바브웨, 모잠비크, 나미비아, 에스와티니를 여행 금지 대상에 포함했다. 새 변이 심각성 파악에 최소 2주 걸려새 변이가 정말로 기존 델타 변이에 비해 전파력과 침투력이 더 강해졌는지, 또 감염 후 증상이 어떻게 나타날지 등에 대한 분석에 최소 2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6일(현지시간) 남아공 과학자들이 새 변이가 얼마나 빨리 확산하고 코로나19 백신에 어느 정도의 저항력이 있는 확실히 알기 위해 ‘광속’처럼 연구하고 있다며, 그 심각성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 2주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함께 백신을 공동 개발한 독일의 바이오엔테크도 새 변이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며 실험실 시험 자료가 2주 이내에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바이오엔테크는 이 자료는 새 변이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을 피해갈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오엔테크는 해당 변이가 백신에 의한 면역 반응을 피해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날 경우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6주 내에 백신을 재설계하고 100일 이내에 초기 제조분을 수송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세계보건기구(WHO)도 새 변이 분석에 “수 주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리 방역당국 “아프리카 입국자 전수감시” 우리 방역당국도 새로운 변이의 국내 유입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는 중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6일(한국시간) 백브리핑에서 “알파, 베타, 감마, 델타에서 10개 안팎으로 나오는 변이 수를 참고했을 때 (32개는) 상당히 많은 수”라고 밝혔다. 김은진 방대본 검사분석팀장은 “전문가들은 32개 변이 부위에 포함된 특정 부위가 감염성을 증가시키거나 면역 회피를 높일 가능성이 있어 주의해서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말한다”며 “방역당국도 이에 동의해 변이가 중점적으로 발생하는 아프리카에 대한 전수감시 분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한국외대 이성하 교수, 네이처에 논문 게재

    한국외대 이성하 교수, 네이처에 논문 게재

    한국외국어대학교(HUFS·총장 김인철)는 한국외대 ELLT(English Linguistics & Language Technology)학과(舊 영어학과) 이성하 교수와 안규동 박사가 공동저자로 참여한 논문이 과학계의 저명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고 12일 밝혔다.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Max Planck Institute)의 마티너 로비츠(Martine Robbeets) 교수가 이끄는 언어고고학 연구팀(Archaeolinguistic Research Group)은 대규모 학제 간 연구를 통해 유라시아 대륙에 분포한 언어의 확산을 다룬 논문 ‘Triangulation supports agricultural spread of Transeurasian languages’을 네이처에 게재했으며, 한국외대 이성하 교수와 안규동 박사가 이 연구 논문의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한국외대 관계자는 “아시아 동쪽에 있는 일본·한국으로부터 시베리아를 거쳐 서쪽의 터키에 이르기까지 유라시아대륙을 가로질러 광범위하게 분포한 일본어, 한국어, 퉁구스어, 몽골어, 튀르크어 등 이른바 트랜스유라시아 언어가 방대한 규모의 언어집단임에도 불구하고 그 언어의 기원과 확산을 밝혀줄 수 있는 인구의 이동, 농작물의 확산, 언어의 전파 과정 등이 불명확해 논쟁의 대상이 돼 왔다”면서 “로비츠 교수 연구팀은 역사언어학, 고대 유전생물학, 고고학 등 3개 차원을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삼각검증법을 통해 언어의 확산이 농업의 확산에 따라 이뤄졌음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한국, 독일, 일본, 중국, 미국, 러시아, 영국, 네덜란드, 프랑스, 체코 등 10개국 41명의 언어학자·고고학자·유전생물학자가 참여한 이번 대규모 학제 간 연구는 한국의 욕지도 고고학 발굴지에서 발견된 인체 유물의 DNA 분석을 통해 중기 신석기시대의 한국인 조상의 유전자가 조몽인과 95% 수준에서 일치하는 것도 확인하는 등 각 학문 분야에서도 진척을 이뤘다. 아울러 각 분야의 연구 결과를 입체적으로 종합 분석해 트랜스유라시아 언어의 확산이 목축이 아닌 농업의 확산에 따른 것임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라는 평가다.
  • ‘TSMC·민주주의’ 양 날개로… 잊혀진 존재에서 부활한 대만

    ‘TSMC·민주주의’ 양 날개로… 잊혀진 존재에서 부활한 대만

    국제사회에서 잊혀진 존재로 간주됐던 대만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응에서 모범적인 국가로 부각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한 대만은 TSMC로 대표되는 반도체 부문의 경쟁력을 포함해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의 다양한 모습을 지니고 있음을 국제사회가 새삼스럽게 발견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사회에서 고립됐던 대만은 최근 중국과 미국의 대립 격화 과정에서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효과적인 세력으로 미국과 유럽으로부터 인정받고 있으며 조금씩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만의 이러한 변화에 대해 중국은 직접적인 무력침공 가능성을 내비치는 등 불편함을 숨기지 않고 있다. 대만은 어떻게 고립에서 탈피해서 국제무대에 복귀할 수 있었을까. “대만은 더이상 혼자가 아니다.” 차이잉원 총통이 10월 10일 대만 국가기념일인 국경절 행사에서 한 말이다. 그는 근래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여러 민주국가들이 대만과 함께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차이 총통의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다. 미국과 유럽의 많은 나라들이 대만을 지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10월 6일 자크 시라크 정부 국방장관을 지낸 바 있는 알랭 리샤르 의원이 회장을 맡고 있는 프랑스·대만 친선협회 상원의원 4명이 대만을 방문했다. 리샤르 의원은 대만을 “국가”(country)라고 지칭하면서 프랑스는 인도태평양에서 전쟁이 발발하는 걸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행한 올리비에 카디크 의원은 대만은 대륙에 있는 중국인들에게 ‘민주주의 모델’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중요한 사례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와 별도로 프랑스 해군은 항행의 자유와 국제법을 수호하기 위해 3600t급 첩보선 뒤퓌 드 롬을 대만 근해에 파견한 바 있음을 이례적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대만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인정한 것이다. 유럽에서 대만을 위해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나라는 리투아니아, 체코공화국 등을 비롯한 동유럽 국가들이다. 리투아니아의 경우 지난 4월 ‘타이베이 대표부’의 명칭을 ‘대만 대표부’로 변경해 중국의 분노를 초래했다. 게다가 리투아니아는 5월 중국과 동유럽 간 인프라 투자 논의 협의체인 ‘17+1 정상회의’를 탈퇴했으며 리투아니아 의회는 중국 정부의 신장위구르 인권 침해를 ‘인종학살’(genocide)로 규정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체코 상원의장 中 반발에 “내가 대만인이다” 체코의 사례도 인상적이다. 지난해 9월 체코 의회 상원의장 밀로시 비스트로칠은 문화·산업계 인사 다수를 포함한 89명의 대규모 사절단을 이끌고 대만을 방문한 바 있다. 물론 중국은 이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럼에도 밀로시 상원의장은 오히려 “내가 대만인이다”라고 응수하면서 대만 민주주의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동유럽 국가들이 중국에 등을 돌리고 대만과 밀착하는 것은 중국의 탓도 크다. 중국이 동유럽에 약속한 막대한 투자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9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보도에 따르면 동유럽 국가들에 대한 대규모 인프라 투자는 일부 전략 거점을 제외하면 성사되지 않았고, 또 중국산 제품의 대규모 유입으로 동유럽 국가들의 무역적자가 커졌다. 실제로 지난해 17+1 연례회의 당시 친중 성향으로 알려진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마저 중국의 투자 부진을 이유로 불참을 진지하게 고려한 바 있다. ●유럽의회 대만과 관계 강화 ‘580대26’ 가결 중국의 최대 교역국 가운데 하나인 독일은 그동안 중국에 대해 우호적이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여 왔다. 하지만 독일의 차기 정권은 중국에 대해 보다 단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정을 구성할 사민당(SPD)·자민당(FDP)·녹색당(Gr?e) 연정 합의문 초안에는 외교정책 분야에서 “독일은 민주주의 동맹과 같은 이니셔티브를 지지하며 강화할 것이다. (중략) 독일은 민주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며 이는 권위주의 혹은 독재국가와 맞서 경쟁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연정의 주요 파트너인 녹색당은 과거 중국과의 투자협정을 매섭게 비판한 바 있다. 독일의 변화는 27개국으로 구성된 유럽연합(EU) 차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식 변화와 궤를 같이한다. 지난 10월 21일 유럽 의회는 대만과의 관계 강화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580대26이라는 압도적인 표 차이로 가결시켰다.해당 결의안은 대만이 자유, 민주주의, 인권과 법치 등의 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으며 대만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세계보건기구(WHO) 참가 지원, 5G·인공지능·반도체 분야 협력 확대, 유럽과 대만 간 투자협정 체결 등을 촉구하고 있다. 비록 구속력이 없는 결의안이지만 유럽 의회의 압도적 다수가 찬성하는 의견이므로 EU 집행위원회와 회원국들도 이와 같은 여론을 무시하기 어렵다. 다른 한편 유럽은 대만에서 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을 진지하게 우려하고 있다. 프랑스 유력 일간지 르몽드는 10월 20일자 논설에서 “대만을 둘러싼 분쟁은 대만이나 중국을 넘어 국제질서 그 자체를 뒤흔드는 일”이라고 언급했다. 또 다른 유력지 르피가로 또한 ‘대만 문제가 제3차 세계대전의 도화선이 되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무력충돌 시나리오가 허황된 것이 아님을 경고하고 전쟁이 발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프랑스와 유럽은 대만과 경제·문화 관계를 강화해 개방된 아시아·태평양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이 방관자로 머무르지 않고, 대만 지지 의사를 표명해야 압도적인 군사력 우위를 가진 중국의 강공 행보를 억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11월 3일 유럽 의회는 대만에 최초의 공식 사절단을 파견했다. 이들은 대만 측과 언론·미디어·교육에 대한 외국 정부의 공작활동 등을 논의했으며 사절단의 단장을 맡은 라파엘 글뤽스만 의원은 “유럽 또한 권위주의 정부로부터의 정보 공작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대만으로부터) 배울 것이 많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그는 “대만은 혼자가 아니며 유럽은 자유와 민주주의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대만과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이 대만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보다 분명한 목소리를 내는 데에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사실 유럽연합은 대만에 가장 많이 투자하고 있는 큰손이다. 대만에 대한 유럽의 해외직접투자(FDI) 비중은 대만 해외 직접 투자의 31%를 차지한다. 한편 사빈 웨이안드 EU 집행위원회 무역총국장은 지난 10월 14일에 열린 대만·EU 투자포럼에서 “반도체 기술은 안보 문제”라면서 EU 디지털 어젠다를 위해 “가치관을 공유하는” 상대와 협력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대만 TSMC에 유럽에도 현지공장을 세워 달라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편 며칠 후인 10월 19일, 유럽집행위원 마르그레테 베스타거는 EU 외교안보 고위 대표 호세프 보렐을 대신해 “중국이 대만의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하는 등의 무력시위는 유럽의 안보와 번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언급하면서 대만의 현상유지를 위해 주요 7개국(G7) 등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like-minded countries)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이 총통 “대체불가능한 나라 건설” 대만이 이와 같은 국제적 지지를 획득한 비결은 무엇일까. 2018년 차이 총통의 국경절 연설에서 그 실마리를 찾아볼 수 있다. 차이 총통은 당시 대국민 연설에서 대만을 세계에서 필수불가결(Indispensable)하며 대체불가능(Irreplaceable)한 나라로 만들겠다고 천명했다. 그는 이를 위해 ‘가치외교’(Values-based diplomacy)를 강화해 민주주의 모범국으로서의 위상을 드높이고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들과의 관계를 심화하겠다고 언급했다. 또한 글로벌 공급망에서의 대만의 역할을 조정하고 미국, 유럽, 일본과의 연구개발(R&D) 협력을 강화하면서 효율적인 공급망 건설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차이 총통의 선언은 빈말이 아니었다. 실제로 대만은 1990년대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와 인권 관련 각종 포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를 반영하듯 국경없는기자회, 전미민주국제연구소, 국제공화주의연구소, 유럽가치안보정책센터, 프리드리히 나우만 자유재단 등 인권과 민주주의를 다루는 세계 유수 단체들도 대만에 지역 사무소를 설립한 바 있다. 올해도 차이 총통은 바츨라프 하벨 전 체코 대통령이 설립한 ‘체코포럼 2000’에 연사로 초청돼 민주국가 간 협력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또한 대만은 미국, 일본과 함께 설립한 ‘글로벌협력훈련체계’(Global Cooperation and Training Framework)를 통해 보건 문제, 사이버안보, 여성참여 분야 등의 노하우를 유럽, 동남아 국가들과 공유하고 있다. 대만이 민주주의와 인권을 강조하고, 서방세계와 중국 간의 갈등이 격화될수록 대만은 과거 냉전 당시 베를린과 같은 상징성을 획득하게 된다. ●유럽연합 대만에 가장 많이 투자한 큰손 대만은 반도체 기업 TSMC 덕분에 세계 경제에 필수불가결한 존재가 됐다. 반도체는 4차산업 경제의 석유에 비유될 정도로 중요한 물자인데, 오늘날 TSMC는 세계 반도체의 약 60%를 공급하고 있다. TSMC의 성장은 실로 괄목할 만하다. 차이 총통이 2018년 국경절 연설을 했을 당시 시총 1992억 달러였던 TSMC는 2021년에 시총 5921억 달러를 기록해 세계에서 10번째로 거대한 기업이 됐다. 게다가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적 물자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세계 주요 국가들 모두 각종 지원책과 특혜를 내걸고 경쟁적으로 TSMC 공장 유치에 나섰다. 심지어 인도마저 막대한 인센티브를 약속하면서 TSMC 공장 유치전에 참가했을 정도다. 한편 TSMC는 대만과 정치적 관계가 깊은 미국과 일본에 먼저 공장을 설립하기로 결정했고 2024년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대만의 부상은 외부적 요인으로만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대만은 민주주의와 더불어 다양성과 인권이라는 가치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아시아에서 가장 진보적인 국가로 변신해 왔다. 동시에 반도체 기술의 강자라는 특징을 활용해 미중 신냉전 한복판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는 데 성공했다. 가치외교를 통해 서방 민주국가들과의 정서적·감정적 연대를 강화하고 또 세계경제 공급망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면서 대만의 안보가 서방 민주국가들의 안보와 직결된다는 점을 강조하는 전략은 효과적이었으며, 그 결과 미국과 일본 그리고 유럽이 대만을 자국 외교의 주요 안건으로 삼으면서 대만과의 연대를 표방하는 가시적 성과를 도출했다. 이는 명분과 이익을 적절히 조화시킨 대만 외교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 대만의 부상은 동북아 질서의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한다. 중국과 미국 양쪽에서 어려운 판단을 해야 하는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새로운 변수가 추가됐다고 할 수 있다. 한국 또한 민주주의 국가이자 세계 경제의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국가로서 대만의 복귀에 대해 어떠한 입장과 태도를 취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신태환 서울대 외교학과를 다닐 때 한국외교사 수업을 통해 나라 안과 밖의 문제는 항상 연결돼 있다는 점을 배웠다. 한반도의 여러 비극은 국제정치적 맥락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으며 이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다른 나라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계속 연구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절감했다. 책을 좋아하며 특히 일본, 프랑스 쪽에서 나오는 국제전략 등에 관한 사항들을 페이스북 등을 통해 소개해 왔다. 현재 민간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 집에서 맥주를 만들어 마셔볼까? [지효준의 맥주탐험]

    집에서 맥주를 만들어 마셔볼까? [지효준의 맥주탐험]

    많은 이들이 수제맥주라고 하면 영국이나 독일, 체코 등을 떠올린다. 그런데 전 세계 크래프트 비어의 흐름은 미국이 주도한다. 사실 미국이 세상 거의 모든 유행을 만들고 이끌기에 이상할 건 없다. 이 나라가 세계 수제맥주 문화를 선도하는 원동력을 꼽자면 누구나 집에서 맥주를 만들어 마시는 홈브루잉(Home brewing) 문화가 보편화돼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크래프트 맥주는 ‘독립적인 자본으로 지역 사회와 연계된 소규모 양조장이 생산하는 다양하고 창의적인 맥주’를 말한다. 크래프트 맥주의 근간이 되는 것이 바로 홈브루잉이다. 맥주 마니아라면 늘 나만의 레시피로 맥주를 만드는 상상을 해 본다. DIY(Do it yourself) 문화가 발달한 미국에서는 홈브루잉 제조 설비를 다양하게 구할 수 있다. 누구나 손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강조한 제품이 있는가 하면, 하나의 예술품을 만들듯 높은 수준의 양조 기술과 경험을 필요로 하는 것도 있다.홈브루잉을 시작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어떤 이들은 펍(선술집)에서 사먹는 맥주가 너무 비싸다고 생각해 직접 만들기로 결심한다. 다른 이들은 자신만의 상업 양조장을 열기 전 경험을 쌓고자 시작한다. 어찌됐건 모든 홈브루어들은 맥주를 더 잘 이해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으며, 결과보다는 맥주를 만드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는 공통점이 있다.양조 작업은 생각보다 대단히 고되고 힘들다. 필자가 만난 각국의 대표 브루어들은 모두 자신의 직업을 ‘3D’(Dirty·Difficult·Dangerous)로 묘사했다. 그런데 이들은 상당한 노동 강도에도 그 일을 자랑스러워했다. 브루잉에는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하기 힘든 특별한 재미와 매력이 있다.어느 분야나 마찬가지지만 홈브루잉도 제대로 하려면 높은 수준의 지식이 필요하다. 좋은 재료를 구하고 발효의 최적화 공식을 찾아내 완성된 맥주를 병에 담는 것까지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다. 우리가 가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라거’(Lager)나 ‘페일 에일’(Pale Ale)도 예외가 아니다. 단 한 번의 양조 작업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과학자가 연구 성과를 얻고자 몇 달에 걸쳐 똑같은 실험을 수십~수백번 반복하듯 끈기를 갖고 쉼없이 도전해야 제대로 된 작품이 나온다. 홈브루잉 역시 누구나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시도할 수 있지만 좋은 결과를 얻어 내려면 노력이 필요하고 전문 지식도 갖춰야 한다.홈브루잉은 미국에서만 유행하는 것은 아니다. 필자가 머무는 중국에서도 수많은 종류의 홈브루 대회가 열린다. 전문 양조사와 홈브루어가 한 자리에 모여 양조 지식을 공유하고 보다 나은 맥주를 만들고자 토론을 벌인다. 맥주 재료 구입 방법과 양조 설비 설치 방법 등 홈브루잉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보도 제공한다.세계를 호령하는 수제맥주 양조사들은 너나할 것 없이 홈브루잉부터 시작했다. 실리콘밸리의 세계적 정보기술(IT) 기업 상당수가 창업자의 집 차고에서 출발한 것과 비슷하다. 미국 수제맥주의 정석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 ‘시에라 네바다 브루잉’(Sierra Nevada Brewing Co.)과 ‘사이드 프로젝트 브루잉’(Side Project Brewing) 창업자들도 다 이런 과정을 거쳤다. 맥주를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취미이자 놀이다. 홈브루잉 문화가 중요한 것은 수제맥주가 각 나라의 특성을 반영해 토착화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홈브루잉을 통해 수제맥주가 ‘특이하고 비싼 술’이 아니라 현지 재료들을 활용해 저렴하면서도 독창적으로 만들 수 있는 제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크래프트 비어 문화가 추구하는 ‘지역 중시’ 정신이다.홈브루잉이 갑자기 생겨난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는 1920~1933년 시행된 금주법으로 수많은 양조장이 사라졌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금주법이 홈브루잉 문화를 태동시키는 방아쇠가 됐다. 다들 집에서라도 몰래 맥주를 마시고 싶었으니까. 1960년대부터 홈브루잉 문화가 본격적으로 성장해 새로운 맥주를 위한 다양한 시도가 쏟아졌고 오늘날 크래프트 비어 정신을 담은 맥주들이 세상으로 나왔다.백문이 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는 말이 있다. 뭐든 직접 해봐야 제대로 알 수 있다. 필자가 지금까지 세계 맥주업계 종사자들과 대화를 나눠보니 결론은 늘 “직접 홈브루잉을 해 보라”는 것이었다. 수많은 서적과 자료를 읽는 것보다 내 손으로 직접 맥주를 제조해 얻는 지식과 경험이 더 가치있다는 설명이다.우리나라에도 수준 높은 장비와 기술을 갖춘 수제맥주 공방이 곳곳에 있다. 맥주의 진정한 매력을 느끼고 싶다면 한 번 맥주를 만들어볼 것을 강추한다. 새로운 경험과 지식을 얻을 수 있고 맥주를 바라보는 생각도 더욱 깊어질 것이다. 아직 한국은 크래프트 비어 문화가 초기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도 홈브루잉이 뿌리내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하나의 즐거움으로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다.정리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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