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입지 흔들리는 옐친/체첸공 사태의 파장
◎독립의지 과소평가… 강경 “자충수”/「민족분규 도미노」 전역 확산 우려
러시아공화국내 체첸잉구슈자치공화국의 독립운동이 러시아정부와의 정면대결로 발전되면서 러시아전체가 자칫 「민족분규 도미노」라는 혼란속으로 빠져들지 모른다는 우려를 짙게하고 있다.
보리스 옐친러시아대통령의 초기대응방식이 과거 발트3국등의 독립운동에 대해 크렘린이 저질렀던 오류를 그대로 되풀이하고 있는 점도 흥미롭다. 현지의 독립분위기를 너무 과소평가해 비상사태선포,병력파병등 강경진압을 서둘러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킨 것이다.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가 11일 옐친이 내린 비상사태선포를 철폐,정치적 해결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고 옐친의 최대지지기반인 민주러시아운동내에서도 옐친의 강경조치를 싸고 내분이 증폭되고있다.그루지야와 아제르바이잔등 타공화국까지 옐친의 조치를 비난하고 나섰다.
옐친대통령은 지난 8일 체첸잉구슈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러시아공하국군대를 파견,질서회복을 시도했다.전소련군장성인 조하르 두다예프가 지난달 27일 대통령선거를 실시해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 위헌이라는 이유였다.그러나 조하르 두다예프대통령은 이에맞서 계엄령을 선포하고 공화국의 독립을 위해 총동원령을 내리는 한편 도로와 철로를 봉쇄하는등 무장항쟁을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러시아남부 코카서스지방에 위치한 체첸잉구슈자치공화국은 러시아내 16개자치공화국,5개자치주,10개민족관구중의 하나이다.
러시아가 이들의 분리독립을 저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곳의 독립이 러시아내 각자치공화국에 미칠 영향 때문이다.러시아에는 현재 약1백개의 소수민족이 분포돼 있는데 이들 대부분이 스탈린의 소수민족억압정책에 따라 1920∼30년대에 현재의 지역으로 강제이주당한 사람들이다.따라서 그동안 강제이주와 러시아우월정책에 대한 불만이 팽배해있는데 어느 한곳의 독립을 방치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독립요구에 직면케된다는 것이다.
이중에서도 민족주의가 가장 강성한 곳이 체첸잉구슈를 중심으로 한 코카서스지역의 남부회교권이다. 타타르스탄자치공화국,체첸잉구슈내 인구 11%를 차지하는 잉구슈인,남오세티야인들이 이미 과거영토의 회복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이들 회교권의 민족주의는 폭력을 불사하는 과격성을 띠고있어 언제 유혈사태를 부를지 모르는 위험을 안고있다.
공화국내 민족분규라는 의외의 암초를 만난 옐친대통령은 정치적으로 상당한 시련을 겪게 될 것같다.만약 대러시아주인의식을 내세워 이들의 독립움직임을 대화가 아니라 끝까지 무력으로 저지하려들 경우 그의 개혁이미지는 대내외적으로 큰 손상을 입게될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