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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의 미래, 땅 파는 ‘졸부투자’ 벗어나 ‘가치투자’에 중점”

    “제주의 미래, 땅 파는 ‘졸부투자’ 벗어나 ‘가치투자’에 중점”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사업 트랙을 변경했다. 외국자본 유치, 대규모 부동산 개발사업에 집중했던 경영 목표를 바꿔 제주도의 가치를 높이는 사업에 치중하기로 했다. 수익성 대신 공익성을 앞세우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환경,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한 6대 신규 사업을 내걸었다. 제주를 국제도시로 발전시켰던 경험을 전국 지방공기업과 지자체에 전파하는 역할도 자처했다. 1일 이광희(63) 이사장을 만나 JDC의 새로운 경영 방침을 들어봤다.→더는 대규모 개발사업을 벌이지 않는 것인가요. -그동안 추진했던 개발사업이 잘못됐다는 게 아닙니다. JDC 설립 이후 관광·교육·의료·첨단산업단지조성 사업에 3조 5189억원을 투자했습니다. 이 중 2조 2600억원의 민자를 유치해 단기간에 제주도의 관광 인프라를 확충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현재 추진 중인 개발사업과 새로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개발사업을 제외한 부동산 개발 위주의 사업을 확대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인프라 확충, 외국자본 유치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개발사업 확대를 중단한 배경은. -대규모 개발이 제주 경제지표의 양적·질적 성장에 직간접적으로 이바지했지만, 부작용도 만만찮습니다. 하드웨어 중심의 개발에 따른 피로 누적, 부정적 이미지도 커졌습니다. 교통 체증과 쓰레기 증가, 일부 난개발에 따른 환경훼손 등의 비난도 따랐습니다. 이제 JDC가 나아가야 할 큰 방향을 다시 그려야 할 때라고 판단했습니다. 제주도를 ‘세계적인 보물섬’으로 가꾸기 위한 성숙한 개발이 필요한 때입니다. →성숙한 개발, 쉬운 말이지만 실천은 어렵지 않나요. -제주도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도시입니다. 지켜야 할 자원이 많은 도시라는 얘기입니다. 동시에 국제자유도시로 조성하려면 각종 규제를 풀고, 자유로운 경제활동도 보장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한쪽으로 치우치면 갈등과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이죠. 제주 고유의 청정환경과 전통문화 등을 지키면서 개발과 보전, 투자유치기업과 토착기업, 지역사회가 공존하는 개발을 추구하자는 것이 성숙한 개발입니다. →성숙한 개발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세웠나요. -6대 신(新)사업 추진 목표를 세웠습니다. 수익성보다는 공익성을 앞세우기로 했습니다. 경영 패러다임을 부동산 개발보다 가치창출에 두기로 하고 6개 신사업을 확정했습니다. 폐기물 재활용단지, 스마트시티 실증단지, 전기차 시범단지 등과 같은 사업입니다. 그런데 공익성을 앞세우다 보면 수익성은 떨어질 것입니다. 올해는 JDC 설립 이후 처음으로 적자 운영 예산을 짰습니다. 제주의 미래가치를 올리는 사업이라서 당장 돈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게 공기업이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도 새 사업 추진에 따른 적자 예산편성을 승인했습니다. →그렇다면 개발사업을 위한 자본 투자유치를 중단한다는 것인가요. -아닙니다. 그동안 투자 유치는 부동산 개발에 치중한 투자였다면, 이제는 성숙한 개발에 걸맞은 사업·투자유치에 힘을 쏟겠다는 겁니다. ‘졸부’ 투자유치 대신 ‘가치’ 투자유치를 확대한다는 거지요. 이미 투자를 유치해 벌이는 사업은 차질 없이 완성하고, 앞으로는 제주도의 가치 있는 사업에 투자를 확대한다는 겁니다. →6대 신사업 중 눈에 띄는 사업이 있는데요. 폐기물재활용사업단지는 어떤 내용인가요. -제주도는 문화유산이 많은 데다 섬이라는 지리적 특징 때문에 폐기물을 처리하는 데도 어려움이 많아요. 단순 재활용(리사이클링)사업이 아닙니다. 폐기물 ‘업사이클링’(Up-Cycling) 클러스터를 10만㎡ 규모로 조성할 계획입니다. 폐기물을 이용한 새로운 기술개발과 사업화 모델을 만드는 데 투자하는 사업입니다. 올해 폐유리 업사이클링 공장·체험관·연구센터를 지을 겁니다. 내년에는 폐기름, 폐비닐, 폐철 관련 사업으로 확대할 생각입니다. 이런 게 제주도를 위한 가치 있는 사업 아니겠어요. →첨단농식품단지 조성사업도 특이한데, 어떤 그림인가요. -제주도의 자연 특성을 살린 소득증대사업이라고 보면 됩니다. 스마트 팜 단지를 조성해 지역 주민의 소득을 올리고, 관련 기술을 개발해 전파하는 사업입니다. 일차적으로 제주만의 자랑인 청정 1차 자원을 기반으로 농식품 관련 종합 인프라를 구축할 겁니다. 제주에서 생산하는 농산물을 JDC가 개발한 관광단지에 제값을 받고 납품하는 동시에 부가가치를 올리는 사업으로 발전시키는 데 주력할 겁니다. 그간 민간 기업이 스마트 팜 단지 조성에 투자할 수는 있었지만, 기술이나 노하우를 확산시키는 데는 한계가 따랐습니다. 공기업이니까 가능한 사업입니다. →국제화 사업을 펼친다는 계획도 세웠는데. -제주를 국제자유도시로 키우는 데 JDC가 엄청난 역할을 했다는 것은 부정할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단순 도시개발 노하우는 다른 국가 공기업이나 지방 공기업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특수한 상황에서 국제도시를 개발한 경험을 가진 공기업은 JDC가 유일합니다. 예를 들어 대규모 투자유치, 지자체와의 협력 관계, 기업과 자본의 성공적인 배분 등은 JDC의 자랑입니다. 몇몇 지방 공기업과 앞으로 설립될 새만금개발공사 등이 JDC의 경험을 얻고 싶어 찾아오곤 합니다. 그래서 국제인재개발원을 세워 자체가 추진하고 있는 국제도시 개발 방향을 컨설팅해 주고, 지역 특성에 맞는 모델을 제시해 주려고 합니다. 동시에 국제기구·단체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입니다. →6대 신사업에는 4차 산업 육성도 포함됐는데, 기존 개발사업과 차이점이 보이지 않는데요. -스마트 시티, 전기차 시범단지, 드론 사업은 다른 지역에서도 추진하는 사업임이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제주도의 스마트 시티나 전기차 확대 보급은 시범사업으로 끝날 게 아니라 제주 전역으로 확대가 꼭 필요한 사업입니다. 늘어나는 관광객을 화석연료 기반의 시설로 받아들이기에는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에너지절약, 자율차 운행 등의 스마트 시티는 제주의 필수불가결한 조건입니다. 많은 자본과 지원이 따라야 하는데 공기업인 JDC가 이를 일정 부분 책임지고 이끌어 갈 것입니다. →이런 사업을 펼치려면 사업 단지를 추가로 조성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현재 1단계 첨단산업단지에는 IT(정보기술), BT(생명공학기술) 기업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현재 남은 땅을 활용하고, 새로운 사업 추진 속도를 봐 가며 추가 단지도 개발할 예정입니다. 아마 새로 개발하는 단지는 ‘E 밸리’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E 밸리라면 환경 산업단지라는 얘기인가요. -업사이클링 사업을 비롯한 친환경(environment) 사업, 전기(electric)차 단지, 에너지(energy) 절감 기업을 유치하는 3E 산업단지입니다. 기존 첨단산단과 연계해 발전시키면 시너지 효과도 클 것이라고 봅니다. 앞으로는 자본 유치도 단순 부동산 개발 자금보다는 첨단 3E기술과 자본을 가진 기업을 유치하는 데 치중하겠다는 것이지요. 이게 청정 제주에 걸맞은 산업유치이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을 육성하는 길입니다. 일자리 창출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기존 역점 사업들은 추진 동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닌지. -개발사업 가운데 신화역사공원과 영어교육도시 사업이 양대 축입니다. 신화역사공원은 1단계 인프라 조성사업이 끝났습니다. 그런데 신화역사공원에 아직 신화와 역사가 없습니다. 명실상부한 신화역사공원이 되게끔 2단계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영어마을 조성사업도 자리를 잡았습니다. 고품격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헬스케어타운 조성사업도 본궤도에 올랐기 때문에 무리 없이 진행될 겁니다. →본래 취지와 무관한 면세점 사업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오해에서 나온 얘기입니다. JDC가 추진하는 제주도 관광 인프라 구축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정부가 별도로 지원하지 않는 대신 JDC에 면세점 운영 사업권을 부여한 겁니다. 10년 가까이 면세점을 운영해 4조 500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영업 이익으로 연간 1000억원, 모두 1조원가량을 관광 인프라 구축에 투자했습니다. 민간 면세점 사업과 선의의 가격 경쟁을 불러오는 효과도 있고, 내국인도 이용하는 면세점이라는 점에서 고급 사치품은 취급하지도 않습니다. →도민지원사업도 펼치고 있는데. -JDC의 고유 업무는 아니지만, 제주도민이 꼭 필요한 사업은 지원하고 있습니다. 공공임대주택을 건설하고, ‘제주 4·3사건’ 문화사업, 복지나눔 사업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일자리를 늘리는 사업도 펼치고 있는데요. 일자리 위원회를 확대 운영하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제주도민을 위한 공익서비스 일자리를 더욱 늘려 갈 것입니다. 글 사진 제주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이광희 이사장은 대학에서 도시계획, 관광학을 전공하고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 문화관광연구원 연구실장, 경기도 관광진흥본부장을 지냈다. 관광지 개발·관광 인프라 구축 전문가로 초대 JDC 부이사장을 지냈다. 이후 경기문화재단 사무처장을 역임하고 2016년 11월 JDC 이사장으로 돌아왔다.
  • 전시행정 vs 역사성 복원…질곡의 광장개발 역사

    전시행정 vs 역사성 복원…질곡의 광장개발 역사

    “전시성 사업에 1000억대 시민 혈세를 들이겠다고 한다. 오세훈 시장 때 700억에 이어 또 1000억, 광장이 시장 홍보 무대가 돼서는 안 된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지난 10일 박원순 시장이 발표한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기본계획’을 정면으로 비판한 내용이었다. 광화문광장을 3.7배(1만 8840㎡→6만 9300㎡)로 확장하려는 박 시장의 계획이 3선 연임을 위한 홍보 사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안 후보 역시 지난 대선 당시 ‘광화문광장 확장’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정치인과 행정가들의 ‘광장 집착’의 배경에는 결국 선거와 맞물려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상징적인 대형 건축 공사는 이를 결정한 사람의 업적처럼 평가되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은 과거에도 있었고 앞으로도 쭉 이어질 전망이다. ● 불도저 김현옥의 유산…체제선전의 장 여의도광장직장인들의 쉼터로 자리 잡은 여의도공원은 1916년 일제가 건설한 여의도 비행장과 활주로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여의도 비행장은 광복 이후에도 유지됐고, 이곳에서 대한민국 공군이 창설되기도 했다. 서울의 복판에 위치한 덕에 20년에 가까운 기간 공군의 최대 기지로 자리했다. 비행장으로만 쓰던 공간의 성격을 통째로 바꾼 건 ‘불도저 시장’으로 불리던 김현옥 전 서울시장(1966.3.31.~1970.4.15 재임)이다. ‘토목’과 ‘건축’을 지상 목표로 삼았던 김 시장은 ‘여의도 개발계획’을 밀어붙였다. 홍수가 잦던 여의도의 제방을 쌓을 재료를 마련하기 위해 밤섬을 폭파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그런데 김 시장이 추진하던 마포 와우아파트가 1970년 4월 8일 붕괴되며 사직했고, 여의도 개발은 다음 시장에게로 넘어갔다. 와우아파트 붕괴로 대책을 마련하던 서울시는 여의도를 개발할 자금이 크게 부족한 상태였고, 후임 양택식 전 시장(1970.4.16.~1974.9.1 재임)은 여의도 개발을 민간에게 맡겼다. 이 과정에서 여의도 비행장의 거대한 활주로는 ‘5·16 광장’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한다. 이후 5·16광장은 국가가 주도한 다양한 관변 행사의 무대가 됐다. 5공화국 당시 5.18 민주화 운동 1주년 행사 및 민중들의 반정부 운동 차단 목적으로 치러진 ‘국풍81’이 대표적이다. 체제 선전의 장이었던 여의도광장은 김영삼 정부에 이르러 변화를 모색했고, 1999년 2월 서울특별시 시립공원인 여의도공원으로 재탄생하며 지금의 틀을 갖췄다. ● 헬게이트 교차로에서 시민 휴식터로…서울광장조선 후기 고종의 강제퇴위를 요구하는 일제를 반대하는 ‘고종 반대시위’부터 4.19 혁명, 6월 민주항쟁, 2002년 월드컵 거리응원 그리고 촛불 혁명에 이르기까지. 시청 앞 광장의 역사는 늘 민중과 함께했다. 그러나 2004년 ‘서울광장’으로 재탄생하기 전까지 시청 앞 광장은 ‘아스팔트 도로’에 지나지 않았다. 시청 앞 광장은 광장보다는 ‘교차로’로서의 기능이 강했다. 세 네 겹으로 뒤엉킨 도로는 늘 교통체증을 유발했고, 평상시 보행자가 광장에 들어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시청 앞 광장은 복잡한 교통 체계 탓에 ‘사고 다발 지역’으로 악명이 높았다. 이명박 전 시장(2002.7.1.~2006.6.30 재임)은 시청 앞 광장에 서울광장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서울시는 광장의 명칭을 공모해 ‘서울광장’으로 이름을 정했다. 마침내 2004년 5월 1일 서울광장 개장식이 열리며 서울광장이 탄생했다. 그러나 서울광장 역시 탄생과 함께 ‘전시행정’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서울광장 ‘디자인 공모전’에서 시멘트 바닥을 기초로 한 구조가 1위에 올랐음에도 사람들에 의해 쉽게 망가질 수 있는 잔디광장을 채택했고, 시의회가 ‘광장 조성목적에 위배되는 경우에 사용 불허’하는 내용을 담은 조례안을 통과시켜 시민들의 광장 사용에 제약을 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반발한 시민단체들은 서울광장이 개장한 2004년 4월 직후 ‘집회·시위의 자유를 허하라!’라는 주제로 문화행사를 열어 ‘서울광장’이 온전한 광장의 역할을 수행할 것을 요구했다. 각계의 단체와 인사들이 끊임없이 요구한 끝에 시의회는 2010년 서울광장에서의 집회를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꾸는 내용으로 골자로 한 ‘서울광장조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를 바탕으로 서울광장에서는 2006년 남아공 월드컵과 2010년 독일 월드컵 거리응원이 이어졌고, 2009년 5월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제와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집회가 벌어졌다. ● 거대 중앙분리대 오명도…광화문광장 이명박 전 시장은 서울광장의 완공과 함께 ‘광화문광장’의 재탄생을 추진했다. 이 전 시장은 ‘시민광장 조성 기본계획’을 통해 도로 양측에 나눠 광장을 배치하는 방안을 제시했고, 문화재청은 2005년 세종문화회관 쪽으로 치우쳐 광장을 조성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같은 해 서울시는 ‘시민광장 조성계획’을 통해 중앙 배치안을 확정했다.공사는 오세훈 전 시장(2006.7.1.~2010.6.30. 재임) 기간에 완료됐다. 2006년 광화문 철거 공사를 시작으로 광화문 광장 조성 사업이 시작됐고 2009년 완공됐다. 공사에 투입된 예산은 총 722억원이었다. 그런데 새로 만들어진 광화문광장은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중앙분리대’라는 오명을 안고 시작했다. 세종대로 사이에 갇혀 시민들이 광장을 온전히 이용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전시행정’이라는 비난 역시 뒤따랐다.광화문광장의 세종문화회관 방면 이전이나 세종로의 전면 지하화 같은 주장도 이어졌다. 여기에 3선 연임 도전에 나선 박원순 시장의 카드 역시 ‘광화문광장’이다. 광장 확장을 골자로 한 박 시장의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기본계획’ 또한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 확장에 따른 교통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차량통행을 우회도로로 분산시키고 도심외곽 안내체계를 개선하는 등 개편 방안을 마련했지만 교통체증 악화를 우려는 여전하다. 또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와 신분당선의 광화문역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성사여부는 불투명하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정찬우도 앓는다는 공황장애, 어떤 질환···“다섯에 한 명 실신”

    정찬우도 앓는다는 공황장애, 어떤 질환···“다섯에 한 명 실신”

    방송인 정찬우가 ‘공황장애’로 활동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공황장애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다.정찬우의 소속사 컬투 엔터테인먼트는 15일 “정찬우가 건강상의 이유로 모든 방송 활동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소속사에 따르면 정찬우는 당뇨와 이명 증상을 오래 전부터 앓아왔고 최근에는 조울 증상까지 심각해졌다. 정찬우는 병원 방문 결과 공황 장애라는 진단을 받았다. 공황장애는 특별한 이유 없이 예상치 못하게 나타나는 극단적인 불안 증상이 특징인 질환이다. 서울대병원 의학정보에 따르면 공황발작은 극도의 공포심이 느껴지면서 심장이 터지도록 빨리 뛰거나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차며 땀이 나는 등 신체증상이 동반된 죽음에 이를 것 같은 극도의 불안 증상을 말한다. 심장과 호흡문제와 관련된 신체증상이 공황발작 시 환자가 가장 걱정하는 문제이며, 자신이 곧 죽을 것이라는 생각에 응급실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5명에 한 명 정도는 공황발작 시 실신에 이르기도 한다고 전한다. 우울장애와 같은 다른 정신질환과 함께 오는 경우가 많다. 연예인 가운데 이경규, 이상민, 정형돈, 김구라, 가인 등이 공황장애를 호소한바 있다. 한편 정찬우는 SBS 파워 FM ‘두시탈출 컬투쇼’를 비롯해 KBS 2TV ‘안녕하세요’ SBS ‘영재발굴단’ 등 현재 출연 중인 프로그램에서 모두 하차한다고 소속사가 밝혔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사설] 새 광화문광장, 교통·녹지 문제 깊이 고민해야

    서울시와 문화재청이 어제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의 차도를 없애고 광화문광장을 지금보다 4배 가까이 확장하는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기본계획안’을 발표했다. 일제강점기에 훼손된 광화문 앞 월대(月臺·궁전 앞에 놓고 각종 의식을 치르던 넓은 단)를 복원해 경복궁의 역사성을 복원하고 광장을 차량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취지라고 한다. 광화문광장 확장 방안은 서울시가 2015년 광복 7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다 교통난과 청와대 경호 문제로 주춤했다가 지난해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다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청와대 집무실 광화문 이전과도 맞물려 있다. 확장 방안은 지난해 대선 직전인 4월 초 박원순 서울시장이 영국에서 언론에 공개했었다. 그 뒤 잠잠하다 지방선거를 불과 두 달 앞두고 3연임에 도전하는 박 시장이 직접 발표한 것은 개운치 않다. 야당에서 즉각 선거용이라며 비판할 만하다. 역사를 살리고 시민들에게 광장을 되돌려 주겠다는 취지와 계획에 반대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2015년부터 줄곧 제기됐던 교통 체증과 그로 인한 시민 불편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새로운 광화문광장이 진정한 시민들의 광장이 되려면 다음 몇 가지를 염두에 둬야 한다. 먼저 교통 체증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서울시는 기존의 세종대로 10차로를 6차로로 줄이는 대신 새문안로5길을 왕복 2차로에서 6차로로 확장해 통행량을 우회시키겠다고 밝혔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노선에 광화문을 추가하는 방안을 정부에 제안하겠다고도 한다. 하지만 실현 여부가 불투명하고 근본적인 대책이 되겠느냐는 지적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광화문광장과 세종대로와 같은 수도 서울의 대표 거리의 ‘리모델링’은 장기적인 계획에 따라 신중하게 추진돼야 한다. 현재의 광화문광장은 오세훈 시장 때인 2009년 예산 722억원을 들여 완성됐다. 불과 10년 전 일이다. 8월 설계공모 전까지 토론회와 주민설명회를 갖겠다고 했지만 그때까지 여론 수렴이 충분히 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또한 녹지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나무 한 그루 없는 시멘트 광장의 조성이 아니라 시민들이 쉴 공간이 돼야 한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계획과도 충분히 조율해 일을 두 번 해 예산을 낭비하는 사태는 없어야 한다.
  • 도로에 쏟아진 우유갑 치우는 성주 시민들 ‘훈훈’

    도로에 쏟아진 우유갑 치우는 성주 시민들 ‘훈훈’

    도로에 쏟아진 빈 우유갑을 시민들이 도와 정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지난달 9일 경북 성주군 성주읍 백전리의 한 3차선 도로 위에 다량의 우유갑이 떨어져 흩어진 사고가 있었다. 폐지를 싣고 가던 트럭에서 떨어진 것이다. 당시 현장은 운전자 혼자 떨어진 우유갑을 치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더군다나 도로는 쉬지 않고 차들이 지나다니는 곳이기에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 때마침 순찰을 돌던 상주파출소 소속 최광정(49) 경사와 심종화(31) 순경이 사고 현장을 발견해 곧바로 운전자를 도와 우유갑을 치우기 시작했다. 인근에 있던 두 명의 남성도 넉가래를 가지고 달려와 빠르게 우유갑을 수거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사고현장은 7분여 만에 깨끗하게 정리됐고, 교통 체증을 비롯한 2차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심종화 순경은 “시민들이 도와준 덕분에 현장이 빠르게 정리될 수 있었다”며 “선뜻 나서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도와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며 시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 사연은 지난 9일 경북지방경찰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소개되면서 알려졌다. 영상제공=경북지방경찰청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광화문 광장, 역사를 살린다…축구장 10배 크기로 커진다

    광화문 광장, 역사를 살린다…축구장 10배 크기로 커진다

    2021년 준공… 10차로→6차로 세종문화회관 차 없는 시민광장 일제때 훼손 월대·해태 복원도 市 “청와대 이전과 별개 추진” 서울시와 문화재청이 광화문광장을 대폭 넓히고 경복궁의 역사성을 복원하는 사업을 공동 추진한다. 10차선 차량 도로에 둘러싸여 ‘도시의 섬’으로 고립돼 있던 광화문광장을 시민 중심의 광장으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박원순 서울시장과 김종진 문화재청장은 10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 대회의실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기본계획안’을 발표하고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서울시와 문화재청은 “거대한 중앙분리대로 단절됐던 광화문광장을 통합하고 한양도성·광화문의 역사성을 회복해 보행 중심 공간으로 새롭게 만드는 게 핵심 방향”이라고 밝혔다.계획안에 따르면 서울시는 세종문화회관 앞 차로를 없애고 광화문광장을 ‘시민광장’으로 확장 개선한다. 대신 미국 대사관·KT사옥 쪽에만 양방향 차로를 조성한다. 이에 따라 10차로는 6차로로 축소된다. 서울시는 시민광장을 문화공연이 상시 열리는 도심 속 휴식 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태양의 도시 서울’ 사업과 연계해 각종 태양광 시설도 설치된다.광화문 앞을 가로지르는 사직·율곡로 일부도 10차로에서 6차로로 축소해 ‘역사광장’으로 새롭게 조성된다. 역사광장에는 일제강점기 때 훼손됐던 월대(月臺·궁중 건물 앞에 놓고 각종 의식에 이용하던 넓은 단)를 복원하고 월대 앞을 지키던 해태상도 원래 위치에 놓는다. 이곳에선 수문장 교대식 등 다양한 전통문화행사를 열 계획이다. 시민광장과 역사광장이 조성되면 광화문광장은 1만 8840㎡에서 6만 9300㎡가 돼 지금보다 3.7배 커진다. 광화문광장 확대 공사는 2020년 1월 시작해 2021년 5월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총 995억원을 투입한다. 시는 이번 계획안 발표를 시작으로 시민·전문가 토론회, 주민설명회 등 공론화를 거칠 예정이다. 이어 오는 8월 설계 공모를 통해 계획안을 구체화한다. 박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광화문광장은 주변 지역과 단절된 탓에 도시의 활력을 떨어뜨린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며 “지금은 자동차가 다니는 도로가 앞으로는 광장이 돼 시민이 걷고 즐기는 공간으로 재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광장 주변 교통 상황이다. 광장 면적이 넓어지는 만큼 차도는 줄어들어 교통체증이 우려된다. 이에 서울시는 정부서울청사 뒤편의 새문안로5길을 확장해 차량이 우회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차량 평균속도가 이전보다 시속 1㎞ 이하 저하될 걸로 예상돼 크게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새문안로 우회는 주변 주민들이 매연, 소음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또 ‘T’자였던 세종로와 사직·율곡로가 ‘ㄷ’자형이 되면 어차피 차량 정체가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시민 의견 수렴 과정에서 광화문광장 양옆 세종로 지상 차로를 아예 없애버리고 지하화하자는 제안도 있었으나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데다 공사 기간도 오래 걸려 차로 축소·우회로 계획안을 마련했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대중교통을 늘리기 위한 방안으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에 광화문역을 추가하는 안을 정부에 제안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실현 여부는 불투명하다.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 광화문 이전 계획도 변수로 제기된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 확대는 청와대 이전과 별개로 추진했다”면서 “청와대 이전이 공론화되면 협의하겠다”고 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단독] 사이버 성폭력에 우울증…수화통역사 첫 산재 인정

    [단독] 사이버 성폭력에 우울증…수화통역사 첫 산재 인정

    “황소라씨, 하고 싶은 말 있으면 말씀하세요.” 지난달 29일 오후 2시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지사에서 열린 업무상 질병 판정위원회에 출석한 ‘사이버 성폭력’ 피해자 황소라(30·여)씨는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에 아무런 대답을 할 수 없었다. 대신 황씨 옆에 있던 박사영 노무사가 “우울증, 급성 및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도 피해자의 업무와 상당히 연관이 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잘 헤아려 달라”고 말했다. 판정은 5분도 안 돼 끝났다. 그리고 6일 후인 지난 4일 황씨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업재해’(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승인을 받았다는 연락을 받았다. 공단이 사이버 성폭력으로 인한 정신 질환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황씨는 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산재 승인을 받으면 묵은 체증이 내려갈 것 같았는데 답답한 마음도 든다”면서 “공식적인 피해자로 인정받은 것 같아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수화 통역을 전공하고 자격증을 딴 황씨는 2011년 ‘107 손말이음센터’에 입사했다. 이 센터는 한국정보화진흥원 산하 기관으로 민간 업체 ‘KT CS’가 위탁 운영한다. 황씨의 역할은 청각·언어장애인과 수화로 대화를 나눈 뒤 비장애인에게 그들의 ‘목소리’를 전하는 일이다. 음식 주문부터 각종 민원까지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를 중계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러다 ‘그 사건’이 터졌다. 2014년 12월 24일 오전 7시쯤 황씨는 평소처럼 걸려온 영상 전화를 받았다. 하지만 상대방은 장애인이 아니었다. 이 남성(30·일용직)은 황씨가 보는 앞에서 은밀한 부위를 드러내고 음란 행위를 했다. 당시 26세였던 황씨는 규정상 전화를 끊지도 못했다. 이날 일어난 충격적인 사건은 한 번으로 그치지 않았다. 이듬해 1월 15일 황씨는 같은 전화를 10차례에 걸쳐 받았다. 같은 달 17일과 19일에도 전화를 받았다. 사이버 성폭력을 당한 것만 모두 14차례다. 황씨는 당시 서모 센터장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돌아온 답변은 “또다시 전화가 걸러오면 영상을 캡처해 두라”는 것이었다. 황씨는 센터장의 말에 한 번 더 상처를 입었다. 이 센터장은 다른 직원 성희롱으로 지난 2월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음란 행위를 한 가해자도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으로 처벌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황씨는 이후에도 정신적 외상에 시달리다 결국 지난해 9월부터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첫 치료 때 담당 의사는 “회사를 그만두라”고 권유할 정도로 황씨의 상태는 심각했다. 하지만 KT새노조 손말이음센터 지회장인 황씨는 “또 다른 피해자가 나와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버티기로 했다. 지난해 10월 황씨의 피해 사실을 알게 된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도 “충격을 금치 못한다”며 황씨에게 산재 신청을 독려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단독]수화통역 업무 때문에 당한 성추행 피해, 첫 산재 판정

    [단독]수화통역 업무 때문에 당한 성추행 피해, 첫 산재 판정

    근로복지공단,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연관성 인정 “황소라씨, 하고 싶은 말 있으면 말씀하세요.” 지난달 29일 오후 2시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지사에서 열린 ‘업무상 질병 판정위원회’에 출석한 성폭력 피해자 황소라(30·여)씨는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에 아무런 대답을 할 수 없었다. 대신 황씨 옆에 있던 박사영 노무사가 “우울증, 급성 및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등도 피해자의 업무와 상당히 연관이 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잘 헤아려 달라”고 말했다. 판정은 5분도 안 돼 끝났다. 그리고 6일 후인 지난 4일 황씨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업재해’(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승인을 받았다는 연락을 받았다. 공단이 사이버 성폭력으로 인한 정신 질환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황씨는 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산재 승인을 받으면 묵은 체증이 내려갈 것 같았는데 답답한 마음도 든다”면서 “공식적인 피해자로 인정받은 것 같아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대학에서 수화 통역을 전공하고 자격증을 딴 황씨는 2011년 ‘107 손말이음센터’에 입사했다. 황씨의 역할은 청각·언어장애인과 수화로 대화를 나눈 뒤 비장애인에게 그들의 ‘목소리’를 전하는 일이다. 음식 주문부터 각종 민원까지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에서 중계를 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래도 사명감 하나로 일했다. 그러다 ‘그 사건’이 터졌다. 2014년 12월 24일 오전 7시쯤 황씨는 평소처럼 걸려온 영상 전화를 받았다. 하지만 상대방은 장애인이 아니었다. 이 남성(30·일용직)은 황씨가 보는 앞에서 은밀한 부위를 드러내고 음란 행위를 했다. 당시 26세였던 황씨는 규정상 전화를 끊지도 못했다. 이날 일어난 충격적인 사건은 한 번으로 그치지 않았다. 이듬해 1월 15일 황씨는 같은 전화를 10차례에 걸쳐 받았다. 같은 달 17일과 19일에도 전화를 받았다. 사이버 성폭력을 당한 것만 모두 14차례다. 황씨는 당시 서모 센터장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돌아온 답변은 “또 다시 전화가 걸러오면 영상을 캡처해두라”는 것이었다. 황씨는 센터장의 말에 한 번 더 상처를 입었다. 이 센터장은 다른 직원 성희롱으로 지난 2월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이후 정신적 트라우마에 시달린 그는 가족에게도 피해 사실을 알렸다. 황씨의 부모는 “사표 쓰고 고향으로 내려오라”고 했지만 그는 ‘동료들이 똑같은 피해를 입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버티기로 했다. 지난해 황씨는 노동조합을 결성해 KT새노조 손말이음센터 지회장를 맡고 있다. 이 센터는 한국정보화진흥원 산하 기관이지만 진흥원이 민간 업체인 ‘KT CS’에 위탁을 맡겨 운영된다. 황씨는 “지난해 9월 정신과 치료를 처음 받았을 때 의사가 당장 그만두라고 했다. 하지만 중계사로서 자부심과 자긍심 때문에 이 일을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해외에서 온 편지] 자카르타판 우버 ‘고젝’… 내 절친을 소개합니다

    [해외에서 온 편지] 자카르타판 우버 ‘고젝’… 내 절친을 소개합니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 정착한 지 7개월이 지났다. 낯선 이곳에 정착하는데 가장 큰 도움을 준 것은 ‘고젝’(Go-Jek)이다.고젝은 기본적으로 차량 공유 서비스인 우버(Uber)와 유사한 스마트폰 앱 기반 오토바이 호출 서비스다. 자카르타 어디서든 ‘Go-Jek’ 상표가 선명한 초록색 헬멧과 자켓을 착용한 오토바이 기사를 쉽게 볼 수 있다. 앱에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하면 근처 오토바이 기사가 응답한다. 교통 체증으로 악명 높은 자카르타에서는 고젝을 이용하면 우리 돈 1000~2000원으로 목적지에 가장 빠르게 갈 수 있다.# 방방곡곡서 녹색 헬멧… 오토바이 앱 호출 인도네시아에는 ‘오젝’(Ojek)이라는 오토바이 택시 서비스가 있었다. 손님이 길거리에 있는 오토바이를 골라 목적지를 말하고 가격을 흥정하는 식이었다. 그러나 고젝을 쓰면 오토바이를 호출할 수 있고 목적지에 따라 요금이 자동 계산돼 흥정할 필요도 없다. 앱에서 호출·계산할 수 있어 인도네시아어에 서툰 외국인도 어렵지 않게 쓸 수 있다. 고젝은 2010년 콜센터와 20명의 오토바이 기사만으로 설립된 스타트업 벤처기업이었다. 현재는 40만명 이상의 기사가 참여하고 있다. 기업 가치가 50억 달러(약 5조 4000억원)에 이른다. 국내 기업 중 LG유플러스의 시가총액이 약 5조 4000억원이니 기업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구글과 삼성도 투자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가치 5조원… 음식·택배 등 18개 사업 확장 고젝의 서비스는 오토바이 호출에만 그치지 않는다. 차량 호출 ‘고카’(Go-Car), 택시 호출 ‘고블루버드’(Go-Bluebird), 음식 배달 ‘고푸드’(Go-Food), 마트 구매대행 ‘고마트’(Go-Mart), 퀵 배송 ‘고센드’(Go-Send), 티켓 예매 ‘고틱스’(Go-Tix), 전자 지불 플랫폼 ‘고페이’(Go-Pay), 출장 마사지 ‘고마사지’(Go-Massage) 등 18개 서비스를 시장에 내놨다. 자주 이용하는 고카는 자가용 차량 공유 서비스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제대로 도입되지 않아 아쉬움이 있지만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전역에서 차량 공유는 이제 일상이 됐다. 택시보다 싸고 택시를 잡기 어려운 시간대에도 배차가 쉽다. 배차가 되면 앱에 운전기사의 사진, 인적 사항, 차량 정보가 보이고 기록이 남아서 안전하기까지 하다. 물론 고젝 서비스 도입 초기에 저항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초창기에는 고젝 헬멧을 쓴 오토바이 기사가 기존 오젝 기사들에게 집단 구타를 당하는 일도 다반사였다. # 규제에 공유경제 발목 잡힌 한국이 살펴볼 만 우리는 흔히 우버와 같은 공유경제 플랫폼을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이라 자부하는 한국은 규제와 이해관계자 간의 갈등 등 문제를 제대로 풀어내지 못하고 있다. 반면 우리보다 뒤처졌다고 쉽사리 치부하곤 하는 동남아 국가들은 신기하게도 잘 풀어나간다. 기술의 변화를 빠르게 받아들이고 있는 동남아, 고젝 같은 스타트업을 길러내는 동남아가 앞으로 어떻게 변모할지 주목할 만하다. 박근오 駐아세안 대표부 상무관
  • [생활의 발견] 사람들이 면접보다 더 스트레스를 느낄 때는?

    [생활의 발견] 사람들이 면접보다 더 스트레스를 느낄 때는?

    극도의 긴장감을 주는 면접이나 프리젠테이션 발표 또는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국적을 막론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큰 스트레스를 느낀다. 하지만 실제로 일상생활에서 위의 상황보다 더 큰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 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인 화웨이가 영국 성인 2006명을 대상으로 3월 한 달 동안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여러 보기를 주고 각각의 상황에서 느끼는 스트레스를 1~10점까지 점수로 매기게 했다. 그 결과 사람들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중요한 순간에 스마트폰 배터리가 고갈되는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답변은 설문 응답자들의 평균 점수 10점 만점에 7.2점을 받아 ‘가장 스트레스를 느끼는 일상 상황’ 1위에 꼽혔다. 조사를 진행한 화웨이 측은 “이번 설문조사결과는 소비자들에게 스마트폰 배터리의 수명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해준다”고 밝혔고, 현지의 심리학자인 린다 파파도폴로스 박사는 “이 조사는 스마트폰이 우리 일상의 매우 본질적인 부분이 됐으며, 사람과 사람이 관계를 맺는데 매우 중요한 도구로 본다는 사실을 나타낸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조사 대상의 47%는 스마트폰 사용 시 가장 불편한 것이 배터리 수명이라고 답했고, ▲32%는 자동적으로 오타를 수정해주는 기능이 작동하지 않을 때 ▲26%는 저장 공간이 부족할 때 등이라고 답했다. 스마트폰 배터리 고갈에 이어 스트레스를 주는 일상 상황으로는 ▲2위 중요한 미팅이나 행사에 늦었을 때(6.7점) ▲3위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6.5점) ▲4위 면접, 배우자 또는 애인과 다투거나 상사로부터 질책을 당했을 때, 대중교통을 놓쳤을 때, 교통 체증에 갇힐 때(6.5점) ▲5위 차가 고장났을 때(6.3점) 등이 차지했다. 파파도폴로스 박사는 “현대인들은 스마트폰에 매우 의지하는 경향이 강하며, 어떻게 스마트폰이 우리 생활의 일부를 가능하게 하는지 알고 있다”면서 “그렇게 때문에 중요하고 결정적인 순간에 스마트폰 배터리가 닳아 기기가 꺼지거나 저장 공간이 부족한 현상 등은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를 가져다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123rf.com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崔연루 통행료·김밥집 결제 내역서 덜미

    검찰이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4년 4월 16일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청와대 관저를 찾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방문을 제안한 사실을 밝혀냈다. 꼭꼭 감춰졌던 ‘세월호 7시간’ 의혹에 최씨가 관여한 정황을 4년여 만에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자용)가 찾아 28일 발표했다. 문고리 3인방 등 박 전 대통령 측근들은 참사 당일 최씨의 청와대 방문 사실이 공개되는 일을 무척 우려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실제 국회 국정감사와 국정조사, 헌법재판소 탄핵 결정 과정에서 ‘세월호 7시간’ 의혹 규명 작업이 일부 성과를 낸 상황에서도 최씨의 연루 여부는 함구됐다. 검찰은 물증을 통해 최씨의 청와대행을 규명해 냈다. 참사 당일 오후 1시쯤 이영선 전 청와대 행정관이 남산 1호 터널을 두 차례 통과한 내역을 확인한 것이다. 검찰이 “신용카드 사용 내역을 통해 통행 여부를 확인했다”고 밝힌 점을 감안하면 이 전 행정관은 신용카드로 남산 1호 터널에서 징수하는 혼잡통행료를 두 차례 낸 것으로 보인다. 이 전 행정관은 청와대에서 자신의 집으로 향할 때에도 최씨를 태웠지만, 교통체증 때문에 능선을 타고 넘는 남산길로 운행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이 전 행정관은 또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에서 김밥을 먹은 것으로 신용카드 기록 조회 결과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 당일자로 확인된 청와대 행정관의 남산 터널 통과 내역을 최씨를 청와대로 이동시키기 위한 운행으로 의심했고, 특검 수사를 거치며 이 전 행정관이 압구정동 일대에서 최씨와 물건을 주고받는 업무 행태를 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물증에 힘입어 검찰은 최씨와 접촉한 박 전 대통령 측근 그룹의 시인 진술을 받아 냈다. 참사 당일 오후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이재만·정호영·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이 청와대 관저에서 회의를 열었고, 최씨의 제안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은 중대본으로 이날 하루 동안 유일하게 관저 밖 외출에 나섰다. 나상현 기자 greantea@seoul.co.kr
  • ‘시를 잊은 그대에게’ 첫 방송, 이유비-이준혁 등장...관전 포인트 4가지

    ‘시를 잊은 그대에게’ 첫 방송, 이유비-이준혁 등장...관전 포인트 4가지

    올 봄 따뜻한 위로와 웃음을 건넬 드라마 ‘시를 잊은 그대에게’가 베일을 벗었다.26일 tvN 새 드라마 ‘시를 잊은 그대에게’가 첫 방송됐다. 이번 드라마는 병원 드라마 주인공은 모두 의사라는 틀을 깨고, 물리치료사, 방사선사, 실습생 등 ‘코메디컬 스태프(의사 외 보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종사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많은 기대 속에서 첫 방영한 ‘시를 잊은 그대에게’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 주인공은 의사 NO, 코메디컬 스태프 YES ‘시를 잊은 그대에게’는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기존 병원 드라마의 ‘편견’을 타파한 드라마다. 한국 최초로 의사가 주인공이 아닌, ‘코메디컬 스태프’라는 생소한 직업군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킨다. 병원 어딘가에서 고군분투하는 코메디컬 스태프의 일상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재미와 감동, 그리고 공감을 안길 예정이다. # 짠내 나는 일상을 한편의 시(詩)와 함께 tvN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8부터 15까지 연출한 한상재 PD와 ‘막돼먹은 영애씨’, ‘혼술남녀’ 등을 집필한 명수현 작가가 만났다.매회 드라마 속에 녹아든 ‘시(詩)‘는 시청자에게 어떤 감동과 웃음을 선사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이유비-이준혁-장동윤의 케미 200% 이유비는 주머니는 가볍지만 감성은 충만한 물리치료사 우보영으로, 이준혁은 감성의 씨가 마른 ’차도남‘ 물리치료사 예재욱으로, 낮에는 실습생으로 밤에는 핫플레이스를 찾아다니는 신민호로 분해 열연한다. # 환상 신 스틸러 라인업 서현철-데프콘-이채영-김재범-신재하-박선호 등은 ’시를 잊은 그대에게‘에서 극의 허리를 튼튼히 이끌어가는 ’신 스틸러‘로 맹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각 배우들은 극의 웃음과 공감을 이끌어낼 명품 감초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제작진은 “2018년 3월, 따뜻한 봄기운이 드리워지는 이때, ’시를 잊은 그대에게‘가 겨울 내내 쌓아왔던 체증 같던 스트레스를 타파시켜주는 드라마가 되길 바란다”며 “그저 드라마를 보는 순간만큼은 고단했던 일상을 잊고, 기운 내서 웃음을 터트려볼 수 있기를, 그리고 한껏 울고, 공감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tvN 새 월화드라마 ’시를 잊은 그대에게‘는 매주 월, 화요일 오후 9시 30분 방송된다. 사진=tvN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해외서 대박난 알리바바·텅쉰·바이두, 中증시로 ‘금의환향’할까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해외서 대박난 알리바바·텅쉰·바이두, 中증시로 ‘금의환향’할까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 등 중국 글로벌 기업들이 화려한 귀향 길을 준비한다.”중국 정부가 해외 증시에 상장된 중국의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본토 증시로 회귀하는 방안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중국 본토 금융시장의 인지도를 높이고 중국 투자자들이 이들 기업의 주가 상승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중국 정부의 야심찬 구상이다.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한 알리바바는 이르면 올여름 본국 증시에서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지난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마트폰 제조 업체인 샤오미(小米)도 올 하반기에 중국으로 돌아갈 전망이다. WSJ는 “중국 글로벌 기업을 본토로 불러오는 게 정책의 우선순위가 됐다”며 “중국 산업의 기반이 탄탄해지고 자본시장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고 분석했다. 알리바바는 2014년 9월 19일 상장 당시 뉴욕 증시에 250억 달러(약 26조 8000억원)를 조달해 역대 최고액 기록을 경신했다. 주가는 상장 첫날 개장부터 폭등하며 공모가(68달러)보다 38%나 오는 94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덕분에 알리바바의 시가총액 역시 2314억 4000만 달러로 불어나며 페이스북(2026억 7000만 달러)을 가볍게 따돌리고 구글(4031억 8000만 달러)에 이어 2위에 오르는 대박을 터뜨렸다. 알리바바 주가는 현재 뉴욕증시 데뷔 이후 2배 이상이나 껑충 뛰어 주당 200달러 선을 오르내린다. 이에 따라 중국 투자자들은 막대한 시세차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셈이라고 WSJ가 지적했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百度)도 1년 새 50% 올랐다. 알리바바는 뉴욕 증시 상장에 앞서 중국 증시 IPO를 타진했으나 외국 기업은 중국 투자자들에게 직접 주식을 사고파는 것을 금지하는 관련법 규정 탓에 무산됐다. 알리바바가 사업의 대부분을 중국에서 벌이고 있지만 본사는 영국령 케이맨제도에 있는 만큼 외국 기업으로 분류된다. 중국 증시는 의결권이 주주마다 다른 차등의결권을 채택한 기업의 상장도 허용되지 않고, IPO 직전 3년 동안 흑자를 유지해야 한다는 까다로운 조건도 있다. 마윈(馬雲) 회장 등 알리바바 경영진은 차등의결권이 허용된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증권 당국의 승인을 얻기 위해 수년을 기다려야 하는 절차적 문제 등도 국내 상장에 대한 기피 요인으로 작용한다. 미 나스닥에 상장한 왕이(網易·NetEase) 딩레이(丁磊)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증시의 복귀 가능성을 내비치면서도 중국 시장의 주식거래 중단 조치의 불합리성 등을 지적하며 중국 증권당국에 문제 해결을 주문했다. 이런 제약조건 탓에 알리바바와 텅쉰(騰訊·Tencent) 등 중국 글로벌 기업들은 국내보다 해외 증시 상장을 택했다. 중국 시장정보업체 WIND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홍콩 증시(25개사)와 미국 증시(15개사)에 상장한 중국 기업은 모두 40개사에 이른다. 해외 증시 상장은 회사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데다 경영권의 안정을 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알리바바와 텅쉰은 홍콩과 뉴욕 증시에서 각각 IPO를 마친 까닭에 정보기술(IT) 업종에 대한 외국인 투자 제한 조치도 벗어날 수 있다. 텅쉰은 주가가 지난해 2배 이상 오르면서 중국 기업으로는 최초로 시가총액 5000달러를 돌파했다. 알리바바 역시 최근 시총 5000억 달러 선을 오르내린다.중국 정부는 이를 위해 홍콩 및 뉴욕에 상장된 중국 글로벌 기업들의 중국 증시(내국인이 거래하는 A주 시장) 상장이 가능토록 관련 제도를 손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증시에 상장된 기업들의 주식이 국내 증시에서 거래되는 것을 금지하는 현행법에 저촉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주식예탁증서(DR) 발행을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 승인 절차가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통상 1~2년이 걸리는 상장 기간 단축도 검토하고, 비상장 유망 기업들이 국내 증시에서 손쉽게 주식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국유 투자은행들과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의 제도 손질 가운데 눈길을 끄는 대목은 DR 발행을 허용하는 방안이다. DR은 해당 기업이 상장돼 있는 국내 주식시장이 아닌 해외에서 주식 거래를 할 경우 현지에서 발행하는 대체증권이다. 여기서는 외국 기업들이 중국 주식 시장에서 유통시키는 중국 주식예탁증서(CDR)를 말한다. 외국 기업 입장에서는 주식은 본국에 보관한 채 이를 대신하는 증서인 DR을 발행해 해외 투자자들의 투자를 받을 수 있다. 이는 기업들이 주식을 외국에서 직접 발행해 거래할 때 거쳐야 하는 복잡한 절차는 피하면서도 해외 증시에서 자사 주식을 유통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다시 말해 DR 발행을 통해 해외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주식이 국내 증시에서 거래하는 것을 금지하는 현행법에 저촉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우회적으로 이들 기업이 중국 주식 시장에서 거래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알리바바와 텅쉰, 바이두, 왕이, 징둥(京東)닷컴, 셰청(携程·Ctrip), 웨이보(微博·Weibo) 등 홍콩과 미 증시에 상장된 8개 기업을 우선적인 CDR 발행 대상으로 확보하기 위해 접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류스위(劉士餘)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은 “곧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회사들이 기대하는 것보다는 조금 느리고 여러분이 예상하는 것보다는 조금 더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투자자들은 해외에 상장된 기업들의 주가 상승에 따른 이익을 볼 수 없었는데, 이는 정말 안타까운 일”이라며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가 ‘당근’책을 내세워 중국 글로벌 기업들의 귀환을 모색하려는 것은 중국 금융시장의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중국 투자자들이 해외 상장 자국 기업의 주가 상승 혜택을 누릴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포석이다. 애플과 페이스북, 아마존 등 글로벌 대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중국의 글로벌 블루칩(우량주)들을 증국 국내 증시로 불러들여 중국 금융시장의 위상을 높이는 한편 중국 블루칩의 주가 상승 효과도 맛보겠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지난 수개월 사이에 중국의 증권 당국은 글로벌 투자은행 여러 곳과 접촉해 이들 기업의 본토 상장을 모색해 왔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 본토 회귀 대상 주요 기업들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텅쉰과 바이두, 징둥닷컴 등 중국 글로벌 기업들의 CEO들은 중국 증시 상장에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화텅(馬化騰) 텅쉰 회장은 지난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증시 여건만 성숙하면 A주 시장에 돌아오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리옌훙(李彦宏) 바이두 회장도 “바이두의 주식을 중국에서 거래할 수 있게 되길 줄곧 희망해 왔다”면서 “정부 정책이 복귀를 허용하면 조기에 중국 증시로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창둥(劉强東) 징둥닷컴 CEO도 “(중국 귀환을) 당국이 허락한다면 그렇게 할 용의가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주식 투자가 카지노와 비슷한 평판을 사고 있는 만큼 거물급 기업들의 상장이 투기 광풍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이 기업들의 DR을 사들인 개인 투자자들이 제대로 권리를 행사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화려한 귀향 길을 준비하는 중국의 글로벌 기업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화려한 귀향 길을 준비하는 중국의 글로벌 기업들

    “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 등 중국 글로벌 기업들이 화려한 귀향 길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해외 증시에 상장된 중국의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본토 증시로 회귀하는 방안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중국 본토 금융시장의 인지도를 높이고 이들 기업의 주가 상승 혜택을 중국 투자자들에게도 제공하겠다는 게 중국 정부의 야심찬 구상이다.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한 알리바바는 이르면 올여름 본국 증시에서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지난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샤오미(小米)도 올 하반기에 중국 본토로 돌아올 전망이다. WSJ는 “자국 글로벌 기업을 본토로 불러오는 게 정책의 우선순위가 됐다”며 “중국 산업의 기반이 탄탄해지고 자본시장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고 분석했다. 알리바바는 2014년 9월19일 상장 당시 뉴욕 증시에 250억 달러(약 26조 8000억원)를 조달해 역대 최고액 기록을 경신했다. 주가는 상장 첫날 개장부터 폭등하며 공모가(68달러)보다 38.1%나 오른 93.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덕분에 알리바바의 시가총액 역시 2314억 4000만 달러로 불어나며 페이스북(2026억 7000만 달러)을 가볍게 따돌리고 구글(4031억 8000만 달러)에 2위에 오르는 대박을 터뜨렸다. 알리바바 주가는 19일 현재 뉴욕증시 데뷔 이후 2배 이상, 지난 1년간 86% 껑충 뛰어 주당 200달러 선을 오르내린다. 이에 따라 중국 투자자들은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셈이라고 WSJ가 지적했다. 미국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에 상장된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百度)도 1년 새 50% 올랐다.알리바바는 뉴욕 증시 상장에 앞서 중국 증시 IPO를 타진했으나 외국 기업은 자국민 투자자들에게 직접 주식을 사고파는 것을 금지하는 관련법 규정 탓에 무산됐다. 알리바바가 사업의 대부분을 중국에서 벌이고 있지만 서류상 본사는 영국령 케이맨제도에 있는 만큼 외국 기업으로 분류된다. 중국 증시는 의결권이 주주마다 다른 차등의결권을 채택한 기업의 상장이 허용되지 않고, IPO 직전 3년 동안 흑자를 유지해야 한다는 까다로운 조건도 있다. 마윈(馬雲) 회장 등 알리바바 경영진은 차등의결권이 허용된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IPO를 신청한 중국 기업들이 당국의 승인을 얻기 위해 수년을 기다려야 하는 절차적 문제 등도 국내 증시 상장에 대한 기피요인으로 작용한다. 미 나스닥에 상장한 왕이(網易·NetEase) 딩레이(丁磊)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증시의 복귀 가능성을 내비치면서도 중국 시장의 주식거래 중단 조치의 불합리성 등을 지적하며 중국 당국에 문제 해결을 주문했다. 이런 제약조건 탓에 알리바바와 텅쉰(騰訊·Tencent) 등 중국 글로벌 기업들은 국내보다 해외 증시 상장을 택했다. 중국 시장정보업체 WIND에 따르면 지난 한해동안 홍콩 증시(25개사)와 미국 증시(15개사)에 상장한 중국 기업은 모두 40개사에 이른다. 해외 증시 상장은 회사의 국제적 위상을 높일 수 있는 데다 경영권의 안정을 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알리바바와 텅쉰은 홍콩과 뉴욕 증시에서 각각 IPO를 마친 까닭에 정보기술(IT)업종에 대한 외국인 투자 제한 조치도 벗어날 수 있다. 텅쉰은 지난해 주가가 2배 이상 오르면서 중국 글로벌 기업으로는 최초로 시가총액 5000달러를 돌파했다. 알리바바 역시 지난해 2배 가까이 오르면서 시총 5000억 달러선을 오르내린다. 중국 정부는 이를 위해 홍콩 및 뉴욕에 상장된 중국 글로벌 기업들의 중국 증시(내국인이 거래하는 A주 시장) 상장이 가능토록 관련 제도를 손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증시에 상장된 기업들의 주식이 국내 증시에서 거래되는 것을 금지하는 현행법에 저촉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주식예탁증서(DR) 발행을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 승인절차가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통상 1~2년이 걸리는 상장기간 단축도 추진하고, 비상장 유망 기업들이 국내 증시에서 손쉽게 주식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국유 투자은행들과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의 제도 손질 가운데 눈길을 끄는 대목은 DR 발행을 허용하는 방안이다. DR는 해당 기업이 상장돼 있는 국내 주식시장이 아닌 해외에서 주식 거래를 할 경우 현지에서 발행하는 대체증권이다. 여기서는 외국 기업들이 중국 주식 시장에서 유통시키는 중국 주식예탁증서(CDR)를 말한다. 외국 기업 입장에서는 주식은 본국에 보관한 채 이를 대신하는 증서인 DR를 발행해 해외 투자자들의 투자를 받을 수 있다. 이는 기업들이 주식을 외국에서 직접 발행해 거래할 때 거쳐야 하는 복잡한 절차는 피하면서도 해외 증시에서 자사 주식을 유통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해외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주식이 국내 증시에서 거래되는 것을 금지하는 현행법에 저촉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DR 발행을 통해 우회적으로 이들 기업이 중국 시장에서 거래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알리바바와 텅쉰, 바이두, 징둥(京東)닷컴, 셰청(携程·Ctrip), 웨이보(微博·Weibo), 왕이 등 홍콩과 미국 증시에 상장된 8개 기업을 우선적인 CDR 발행 대상으로 확보하기 위해 접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류스위(劉士餘)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은 “곧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회사들이 기대하는 것보다는 조금 느리고 여러분이 예상하는 것보다는 조금 더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투자자들은 해외 상장된 기업들의 주가 상승에 따른 이익을 볼 수 없었는데, 이는 정말 안타까운 일”이라며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가 ‘당근’책을 내세워 중국 글로벌 기업들의 귀환을 모색하려는 것은 중국 금융시장의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중국인 투자자들이 해외 상장 자국 기업의 주가 상승 혜택을 누릴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포석이다. 애플과 페이스북, 아마존 등 글로벌 대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중국의 글로벌 블루칩(우량주)들을 중국 증시로 불러들여 중국 금융시장의 위상을 높이는 한편 블루칩의 주가 상승 효과도 맛보게 하겠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지난 수개월 사이에 중국의 증권 당국은 글로벌 투자은행 여러 곳과 접촉해 이들 기업의 본토 상장을 모색해왔다고 WSJ은 전했다. 중국 본토 회귀 대상 주요 기업들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텅쉰과 바이두, 징둥닷컴 등 중국 글로벌 기업들의 CEO들은 중국 증시 상장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화텅(馬化騰) 텅쉰 회장은 지난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조건만 성숙하면 A주 시장에 돌아오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리옌훙(李彦宏) 바이두 회장도 “바이두의 주식을 중국에서 거래할 수 있게 되길 줄곧 희망해왔다”면서 “정부정책이 복귀를 허용하면 바이두는 조기에 중국 증시로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창둥(劉强東) 징둥닷컴 CEO도 “(중국 귀환을) 당국이 허락한다면 그렇게 할 용의가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주식 투자가 카지노와 비슷한 평판을 사고 있는 만큼 거물급 기업들의 상장이 투기 광풍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이 기업들의 DR를 사들인 개인 투자자들이 제대로 권리를 행사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김광수 서울시의원 “한강공원 자연성 회복이 중요하다”

    김광수 서울시의원 “한강공원 자연성 회복이 중요하다”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활동하고 있는 바른미래당 김광수 대표의원(노원5)은 지난 14일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열린 ‘한강공원 평가와 과제’ 토론자로 참석해서 한강 자연성회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울환경운동연합에서 주최한 이 날 토론회는 한봉호 시립대교수가 ‘한강 자연성회복사업 추진 성과와 방향’, 그리고 박현찬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이 ‘한강협력계획 4대 핵심사업 추진현황’의 제목으로 발제를 하며 토론에 들어갔다. 김광수 의원은 토론에서 ‘한강은 공원이다. 공원에서는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은 구분해야 한다’는 제목으로 한강의 중요성을 강도 있게 쏟아냈다. 먼저 ‘한강협력계획 4대 핵심사업 추진현황’에 대해 비판을 했다. ‘4대 핵심사업은 터무니없고 어처구니없는 사업이다’고 운을 띄웠으며 ‘이 사업을 왜 한강에서 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어 “이 사업의 통합선착장, 피어데크, 여의테라스, 복합문화시설을 계획하는 것은 엉뚱한 일이다. 이중 통합선착장은 지금 한강에 있는 유선장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한다고 하면 다소 이해가 된다. 이 사업은 서울시에서는 의지를 갖고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마 누군가 민간에서 제안을 해서 사업을 하려고 한 것이 아닌 가 싶다” 지적했다. 김 의원은 “나는 누구보다도 현장을 많이 간다. 특히 한강은 더욱더 그렇다. 한강을 많이 가는 이유는 한강의 수질 때문에 그렇다. 수질은 물재생센터의 문제도 있지만 한강둔치에서 나오는 비점오염이 큰 역할을 한다. 결국 비점오염이 한강수질을 나쁘게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또 “한강사업본부가 한강자연성회복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반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푸드트럭이다. 한강은 공원이다. 공원에서 조리를 하고 트럭이 들어와서 장사를 하고 이런 일이 가능한건가. 푸드트럭으로 인해 쓰레기, 교통체증, 주차, 미세먼지 등 환경오염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청년창업이라는 명목으로 한강에 푸드트럭이 들어왔는데 이는 잘 못된 일이다” 고 말하고 “또 몇 년 전부터 여름이 되면 한강몽땅 여름축제를 한다. 그리고 방문객을 늘리기 위해 이런저런 이벤트 축제를 하게 된다. 그런 과정 속에서 한강은 실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질서가 엉망이 된다. 김 의원은 한강은 조용히 산책하며 시민들이 평온히 이용하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노들섬에 대해 강도를 더해서 토론을 이어갔다. 김 의원은 “지금 서울시는 노들섬을 복합문화공간으로 개발하고 있다. 노들섬을 이명박 시장은 오페라하우스로, 오세훈 시장은 한강예술섬으로 바꾸겠다고 했으나 결국 하지 못했고, 박원순 시장은 그동안 노들섬에서 소를 끌고 와서 쟁기질하고 모를 심고 도시농업을 했으나 마침내 개발을 하겠다고 하며, 이미 맹꽁이 서식지를 딴 곳으로 옮기는 일까지 했다. 이는 정말 잘못된 사업이다. 한강자연성회복에 맞는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광수 의원은 토론을 마치며 한강의 역할에 대해서 다시 강조하면서 “한강은 서울시민과 대한민국 국민이 함께 영원히 지키며 이용을 해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한강에서 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을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미래의 대중교통 수단은 이런 모습?

    미래의 대중교통 수단은 이런 모습?

    테슬라 CEO(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최근 터널을 이용한 지하 교통망을 추진 중인 보링컴퍼니의 계획을 일부 공개했다. 보링컴퍼니는 머스크가 지난해 교통체증 해결 프로젝트의 일환인 지하 터널 건설을 위해 출범시킨 터널굴착회사다. 머스크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현재 보링 컴퍼니의 운영 방안을 조정하고 있다”며 “모든 터널과 하이퍼루프(초고속 튜브형 수송수단)는 자동차보다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를 우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대도시 지하에 중소규모의 지하철역을 만들어 승객이 미니셔틀버스를 통해 옮겨 다닐 수 있도록 지하 교통망의 콘셉트를 구상하고 있다. 이는 개별 차량 수송에 초점을 맞췄던 애초의 구상을 뒤집은 것으로, 버스를 이용해 여러 사람을 동시에 수송하는 방향으로 수송방식이 바뀌었다. 머스크는 이날 이러한 구상을 담은 영상을 함께 공개하기도 했다. 영상에는 승객을 태운 수송수단이 지하터널로 수직으로 하강해 시속 200km로 주행하는 장면이 담겼다. 영상팀 seoultv@seoul.co.krBetter video coming soon, but it would look a bit like this: pic.twitter.com/C0iJPi8b4U— Elon Musk (@elonmusk) 2018년 3월 9일
  • [최만진의 도시탐구] 겉늙어 버린 혁신도시

    [최만진의 도시탐구] 겉늙어 버린 혁신도시

    산업혁명 이후에 시작된 기계와 자동차의 발달은 많은 편리함을 가져다주었다. 제일 좋은 점으로는 이동의 자유를 들 수 있다. 근대 이전에는 주로 도보로 다니다 보니 이동반경이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 기껏 해봐야 말이나 마차를 이용하는 것이었는데 이 또한 많은 한계와 불편함이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동력 이동수단은 사람의 삶과 도시 구조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이전과는 달리 사람들은 도심에서 일하고 자동차나 지하철로 퇴근해 공기 좋은 근교의 주택에서 건강하고도 쾌적한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자동차로 저렴하고도 다양한 선택이 가능한 쇼핑센터를 이용하는 대량 소비생활의 길도 열어 주었다. 주말에는 일반 사람들도 여행이나 드라이브를 즐기는 꿈이 현실로 다가왔다. 건물 내에서도 이동의 자유가 보장돼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로 손쉽게 오르내리게 됐다. 그러나 이러한 초현대적 산업 및 기계 도시의 이면에는 많은 문제가 야기됐다. 첫째로는 지옥 같은 교통체증이다. 또 자동차는 소음과 공해를 유발하는 주범이 돼 환경과 건강을 위협하게 됐다. 이 때문에 생긴 사회적 손실비용은 해마다 천문학적이다. 또 하나의 큰 문제는 공동체 와해와 인간 소외다. 자동차와 기계가 지배해 버린 도시공간에서 사람들은 소외되고 이웃을 잃어 삭막한 삶을 이어 가게 됐다. 특히 사람이 떠나는 야간의 도심에는 적막한 공동화 현상마저 발생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선진도시가 자동차 중심에서 보행자 중심으로 돌아섰다. 또한 자가용이 아닌 대중교통 중심의 도시로 전환하게 됐다. 문재인 정부는 그간 주춤했던 혁신도시 완성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2005년부터 시작한 혁신도시 사업은 지금까지는 주로 부지를 개발하고 공공기관을 이전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 이러다 보니 도시의 정주 환경이나 기업유치 측면에서는 많은 약점이 노출됐다. 기존 지역과의 부조화나 비균형 발전 등의 취약점이 드러났던 것도 사실이다. 정부는 최근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혁신도시 시즌2’ 구상을 내놓았다. 이는 정주 환경 개선, 스마트 도시 구성, 기존 도시 지역과의 상생발전 등에 방점을 찍었다. 이를 통해 그간 저조했던 혁신도시 이주율을 높이고 지역 발전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부여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실효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벌써 조심스럽게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혁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사람, 대중교통, 친환경 중심의 개념이 상당 부분 실종됐기 때문이다. 초기 구상에는 이런 개념이 어느 정도 포함돼 있었으나 실행 과정에서는 누락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동차 중심 도시의 개발을 지양하고 사람 중심의 도시 공간을 만드는 데는 상당히 인색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같은 맥락에서 정주민을 위한 학교, 병원, 여가, 위락시설 등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 보니 혁신도시로의 이주율이 저조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현대적 산업사회의 문제는 서구에서는 100년 이상 진행되면서 돌출된 것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불과 10년도 안 된 새내기 혁신도시에서 이미 다 보는 것 같다. 사람들은 혁신도시를 내심 기대하면서도 벌써 겉늙어서 지치고 병든 도시로 인식해 기피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공동체를 형성하지 못해 소외되며, 쾌적성과 안전을 담보하지 못한 도시는 살아남은 적이 없다. 이 때문에 ‘혁신도시 시즌2’의 진정한 성공을 위해서는 사람에 의한, 사람을 위한, 사람의 도시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 ‘새학기증후군’ 처음 겪는 8살… “등굣길 따뜻하게 안아주세요”

    ‘새학기증후군’ 처음 겪는 8살… “등굣길 따뜻하게 안아주세요”

    스스로 할일 늘어 불안감 커져 신체증상으로 스트레스 표현 두통·복통 호소…틱 증상도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들을 둔 ‘워킹맘’ 김경혜(41)씨는 며칠째 머릿속이 복잡하다. 아이가 학교에 간 지 4~5일 만에 말수가 줄고 짜증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오늘 학교에서 뭐 했어”라는 엄마의 질문에도 퉁명스럽게 “몰라”라고 답할 뿐이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다닐 때는 교사와 수시로 대화하며 아이들의 평소 행동을 점검했는데 초교 담임교사와는 소통이 쉽지 않다. 김씨는 “매일 아침 출근 준비와 아이 등교 준비를 동시에 해야 하는 전쟁 같은 상황인데 아이가 풀 죽은 표정으로 있으면 괜히 짜증이 난다”면서 “학교에 적응 못 하는 게 아닌가 걱정도 크다”고 말했다. 초·중·고교가 입학·개학하는 3월, 김씨와 같은 답답함을 호소하는 부모가 많다. 아이들이 새 교실과 선생님, 친구 등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새 학기 증후군’ 증상이 흔히 나타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새 학기 증후군은 대부분 감기처럼 앓다가 쉽게 지나가지만 심각한 경우도 종종 있어 부모가 아이 상태를 잘 관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학교 적응에 가장 애먹는 학년은 역시 초교 1학년이다. 학교의 생활 방식이 어린이집, 유치원과는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아이가 불안해하면 부모의 스트레스도 커질 수밖에 없다. “아이를 초등학교에 처음 보내면 엄마의 체중이 한 달 동안 평균 3㎏은 빠진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다. 전윤경 서울 영등포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소장은 “초등학교에 가면 스스로 해야 하는 일이 늘어난다. 예를 들어 유치원 때까지는 교사가 수업 준비물을 챙겨줬지만 학교에서는 사물함에서 준비물을 스스로 챙겨 와야 한다”고 말했다. 또 놀이하듯 수업받던 유치원과 달리 학교에서는 정자세로 의자에 앉아 한 교시당 40분씩 수업을 받아야 해 답답해하는 아이들이 많다. 이 때문에 수업 중 교실을 돌아다니거나 “무섭다”며 교실에 들어오지 못하는 학생도 있다. 또래와의 관계 맺기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라면 새 친구를 사귀는 것도 큰 고민거리다. 학기 초 적응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은 속내를 어떻게 표현할까. 신의진 연세대 소아정신과 교수는 “어릴수록 신체 증상으로 스트레스를 드러내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두통·복통 등 호소 ▲잦은 짜증과 무기력증 ▲눈을 지나치게 많이 깜박이는 ‘틱’ 증상 ▲식사량 감소 등이 대표적인 신체 증상이다. 또 등교해야 할 아침 시간에 늦잠을 자고 화장실에 들어가 나오지 않거나 집에서 평소보다 산만한 행동을 보이는 것도 새 학기 증후군을 의심해 볼 만한 증상이다. 심하면 우울증이나 불안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아이가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것처럼 느끼면 부모도 불안해진다. 특히 맞벌이 부부라면 초조함이 더하다. 하지만 아이 앞에서 불안감을 드러내면 절대 안 된다. 신 교수는 “부모도 불안한 마음에 짜증을 내기도 하는데 그러면 아이가 당황해 심리가 더 안 좋아질 수 있다”면서 “‘누구는 잘 적응했는데’, ‘이러다 큰일 나는 것 아닌가’ 하는 식의 극단적 불안은 피하려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소장은 “아이를 잘 관찰하면서 등굣길에 한 번 꼭 안아 주는 등 지지를 표현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이 앞에서 담임교사의 교육관을 헐뜯거나 믿지 못하겠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건 피해야 한다. 그럴수록 아이 역시 학교를 불신하고, 적응에 더 애먹을 수 있다. 유연진 서울 가주초 교사는 “아이가 ‘선생님이 다음날까지 숙제를 꼭 해오라고 한다’며 불만스러워할 때 달래 주려는 의도로 ‘가끔 안 해갈 수도 있지, 뭐’라고 답하는 부모도 있는데 이런 반응은 좋지 않다”면서 “교사의 교육관이 맞지 않다고 생각하면 학교에 와 교사와 상담해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 달 정도 지켜보며 아이 상태가 어떻게 변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심리적으로 특별한 문제가 없는 아이도 스트레스를 받아 예민해졌다가도 보통 한 달 안팎이면 증상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신 교수는 “아이들이 산만해 보여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걱정하는 부모가 많은데 전체 초등학생 중 ADHD 기질을 가진 아이는 5% 정도”라면서 “나머지는 사회성이 떨어지거나 일시적 적응 문제로 산만해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 교사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작은 불안 행동을 드러내는 정도는 변화에 적응하는 일반적 현상이어서 가정에 연락하지 않는다”면서 “보통 3월 말 또는 4월 초 ‘학부모 상담 주간’이 있는데 아이에 대해 걱정되는 점이 있으면 이때 교사와 얘기해 보면 좋다”고 말했다. 증상이 사라지지 않으면 조금 더 적극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신 교수는 “정신과를 찾는 데 대한 부담을 털고 조기 진료를 받아야 좋다”면서 “아이가 진짜 ADHD인데 너무 늦게 진료를 받는 등 잘못 대응하면 문제를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 소장은 “서울에는 자치구마다 상담복지센터가 있는데 여기서 상담도 받고 저학년 놀이치료 등을 할 수 있다”면서 “또 지방자치단체 중 심리정서 바우처 사업을 하는 곳이 있는데 이를 활용하면 저렴한 비용으로 치료받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하늘의 별따기’ 베이징 車번호판, 위장 결혼으로 취득

    ‘하늘의 별따기’ 베이징 車번호판, 위장 결혼으로 취득

    중국의 위장 결혼을 이용한 자동차 번호판 취득 꼼수가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중국 유력 언론 ‘왕이망’은 지난해 베이징 차 번호판 당첨 가능성이 0.05%에 불과, 자차를 소유하고자 하는 이들 사이에서 자동차 번호판을 ‘사고파는’ 매매 행위가 만연하다고 2일 이 같이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 시정부는 지난 2011년부터 베이징 호구자 1인당 1년에 단 6차례로 자동차 번호판 추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는 대도시의 교통 체증을 우려한 행정 조치로, 시 정부 집계에 따르면 1회 추첨 시마다 9만 명, 연평균 54만 명의 참가자가 몰리지만 실제로 매년 번호판을 부여받는 이들의 수는 극히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올해 베이징교통국이 발급하는 중소형 자동차 번호판 수는 올해 3만 8천 대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해 9만대에서 절반 이상 감축한 수준이다. 이 같은 제한적인 자동파 번호판 발급 정책 탓에 거금을 주고 위장 결혼을 한 뒤 번호판을 취득하려는 꼼수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설명했다. 더욱이 베이징 호구가 없는 외지인의 경우 외지 번호판을 단 자동차로는 베이징 입경 자체가 불법이다. 때문에 외지 번호판 소유자는 베이징에 들어올 때마다 관련 행정당국으로부터 ‘진경증(进京证)’이라고 불리는 허가서를 발급받거나, 베이징 번호판을 단 자동차를 단기 임대해야 하는 등의 불편을 겪어야 한다. 때문에 베이징 번호판은 온오프라인 상에서 최대 20만 위안(약 3400만원)까지 각종 불법적인 방식으로 매매되는 사례가 언론을 통해 종종 보도돼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와 위장 결혼 등 꼼수를 통한 번호판 이전 사례가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유는 차량 등록번호는 현실상 매매가 불가능한 반면 법적 부부 관계가 증명되는 경우에만 상호 이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돈을 주고 위장 결혼을 한 뒤 차량 등록번호를 넘겨받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위장 결혼과 이혼을 통한 번호판 이전 계약을 전문으로 담당하는 중개인도 등장했다. 베이징에서만 약 60차례 위장 결혼을 중개했다는 한 씨는 이 같은 방식에 대해 ‘가장 안전하고, 가장 편리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한 씨는 위장 결혼을 통해 번호판을 판매하려는 자동차 번호판 소유자와 구매자를 연결하는 업무를 담당하는데, 그는 해당 번호판 이전 절차가 종료된 이튿날 곧장 이혼 절차까지 진행해 준다면서 응모자를 모집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별에 따라 위장 결혼 및 번호판 이전, 이혼 절차까지 포함된 한 씨의 중개 비용 일체는 여성의 경우 9만 위안(약 1700만원), 남성은 11만 위안(약 2000만원)으로 상이하다는게 한 씨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이 같은 위장 결혼을 통한 차량 번호판 이전은 과연 합법적인 방식일까. 이에 대해 베이징시 교통국 자동차관리소 종합서비스센터 관계자(北京市交管局车管所综合服务中心)는 “명의 변경을 통한 차량 등록 이전은 부부 쌍방이 직접 해당 센터를 찾아와 현장에서 혼인증 등 자료를 첨부한 뒤에야 이전이 가능하다”면서 “대리인을 통한 이전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고, 이전 관련 서류를 제출한 이후에도 민정부와 교통국 담당자의 상의 과정 이후에야 처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온라인 상에서는 위장 결혼과 이혼 등의 남발 문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 됐다. 네티즌 A씨는 “베이징에서는 각종 행정 규제 탓에 집을 사기 위해 위장 이혼이나 위장 결혼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이제는 급기야 자동차 번호판을 구매하기 위해 위장 결혼을 하고 있다”며 “일생일대 중요한 과정인 결혼이 ‘위장’이라는 단어로 너무 쉽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위장 결혼을 통한 차량 번호판 이전을 법적으로 가려낼 수단이 없다면, 1년 이상 혼인 기간을 지속한 이들 사이에서만 이전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법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문화마당] 네 꿈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강의모 방송작가

    [문화마당] 네 꿈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강의모 방송작가

    해가 바뀌면 연도와 함께 나이도 불어난다. 그나마 세 번의 단계를 거친다는 게 조금은 다행이랄까. 1월 1일은 눈 딱 감고 지나가면 곧 설날. 떡국을 먹고도 나이 먹는 게 억울하면 다시 보류. 이윽고 생일을 만나면 항복. 올해도 며칠 전 그렇게 삼세판을 채웠다. 소싯적엔 나이 덧셈이 즐거웠던 기억도 있으나, 대개 부담으로 얹혀 체증이 심할 때가 잦았으니…. 가벼움과 무거움의 조율은 오로지 내 몫임을 깨닫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50대에 막 접어들었을 때 어떤 이가 물었다. ‘꿈이 뭐냐’고.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귀여운 할머니가 되는 거요.” 나름 진지한 소원인데 상대방은 가벼운 농담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그 사람은 웃으며 말했다. “나이 들면 다시 어린애가 된다잖아요.” 내 뜻은 그런 게 아니었는데…. 철없던 어린 시절로 회귀하고픈 게 아니라, 언제까지나 열린 결말인 여생에 대해 호기심을 유지하고 싶다는 바람이었다. 지난 연휴에 책들을 뒤적이다 그때 문답이 떠올랐다. ‘모모요는 아직 아흔 살’,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나란히 눈에 들어온 두 책은 바로 그 꿈을 이룬 할머니들의 얘기였다. 1860년 미국 서부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모지스 할머니는 평생 농장을 돌보며 살았다. 자식들을 다 출가시키고 노동의 짐을 벗어나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을 때 그녀의 나이는 일흔여섯. 80세에 개인전을 열고, 88세에 ‘올해의 젊은 여성’이 됐으며, 101세에 생을 마감하기까지 무려 1600여점의 작품을 그려냈다. 척박했을 삶의 현장과 풍경을 동화처럼 예쁘게 그려낸 그녀의 그림은 보는 이의 마음을 한없이 순하고 착하게 만든다. ‘빗자루가 아니라 붓자루를 타고 전국을 날아다니는 마귀할멈’이라는 손녀딸의 놀림을 즐기던 그녀에게 나이는 이런 것이었다. “이 나이가 되니 세월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네요. 차라리 열여섯 살 때가 내 나이를 가장 실감했던 것 같아요.” 또 한 책의 주인공 모모요는 ‘카모메 식당’의 작가 무레 요코의 외할머니다. 여든, 아흔이 넘어도 버킷 리스트를 꾸준히 만들고 실행에 옮기는 그녀의 과감성은 10대, 20대의 패기를 능가한다. 여든이 넘어서야 일을 그만둔 후 갑자기 불은 체중에 충격을 받고 대응하는 방식 역시 놀랍다. 3킬로그램을 빼기 위해 그녀가 선택한 처방은 줄넘기. 기겁을 하며 만류하는 자식들 눈을 피해 한적한 마을 들판을 찾아간다. 누가 볼세라 사방을 경계하며 폴짝폴짝 뜀뛰기를 하는 자그마한 할머니를 상상해 보라. 이런 그림에서 웃음이 터지지 않으면 비정상이다. 물론 그녀는 며칠 만에 줄넘기를 스스로 그만두었다. 계속하면 생명에 지장이 있을까봐. 일단 전력투구를 해 보았으니 포기도 빠르다. 대신 덜 과격한 게이트볼로 바꿨다. 80대에도, 90대에도 그녀에게 주된 관심거리는 ‘뭐하면서 놀까?’, ‘뭘 하면 재미있을까?’였다. 얼마 전 도쿄 여행을 다녀왔다. 듣던 바와는 달리 그곳 지하철에서도 책 읽는 모습은 보기 어려웠다. 앉으나 서나 스마트폰에 코를 박고 있는 모양새는 게나 예나 별다름이 없었다. 그런데 통근시간을 벗어난 여유로운 전철에선 돋보기를 코끝에 걸치고 책장을 넘기는 할머니들을 종종 만날 수 있었다. 몹시 사랑스럽고 더할 수 없이 귀여운 모습이었다. 3월은 학창 시절에 그랬듯 무언가를 다시 시작하거나 바로잡기 좋은 또 하나의 출발점이다. 이제 누군가 내게 남은 꿈을 다시 묻는다면 한마디만 더 보태기로 했다. ‘책 읽는 귀여운 할머니 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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