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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결제 ‘달러’ 자리 넘보는 ‘위안’… 디지털 화폐전쟁 서막

    국제결제 ‘달러’ 자리 넘보는 ‘위안’… 디지털 화폐전쟁 서막

    선전시 공개 테스트 결과 이례적 공개‘세계 첫 법정 디지털 화폐’ 홍보 의지 美 제재 통한 국제결제망서 배제 우려달러 중심 글로벌 금융·무역에 도전장‘일대일로’ 진영에서 급속 성장 가능성중국의 법정 디지털 화폐인 ‘디지털 위안’이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미국과 중국이 외교·경제·군사·기술 등 모든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향후 글로벌 경제의 주도권을 둘러싼 미국 달러화와 중국 위안화 간 ‘화폐전쟁’의 서막이 올랐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 선전(深)시 당국은 지난 19일 밤 위챗 계정을 통해 “이번 디지털 위안화 대규모 공개 테스트 때 6만여건의 결제가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밝혔다. 선전시는 이날 “18일까지 인민은행과 공동으로 진행한 디지털 위안화 시험이 끝났다”며 “4만 7573명이 성공적으로 디지털 위안화를 받아 가 모두 6만 2788건의 거래가 이뤄졌다”고 공개했다. 인민은행과 선전시는 앞서 12일 저녁 시민 5만명에게 200위안씩 모두 1000만 위안(약 17억원)을 나눠줬다. 191만명 이상이 신청해 38.2대1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당첨된 이들은 이날부터 ‘디지털 위안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받아 공상은행·중국은행 등 자신의 거래 은행을 클릭한 뒤 1인당 200디지털 위안을 받아 일주일간 선전시 뤄후(羅湖)구의 월마트와 지역 슈퍼마켓, 약국 등 3389개 지정 상업시설에서 자유롭게 사용했다 디지털 위안화 거래에 참여한 한 상인은 “QR코드 스캔을 통한 기존 결제 방식과 차이가 크지 않았다”며 “디지털 위안화 앱을 내려받고 나서 손님에게 받을 금액을 수동으로 한 단계 더 입력하는 것에서만 차이가 있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이번 시도는 디지털 위안화의 전면 도입을 앞두고 이뤄지는 ‘공개 테스트’ 성격이 강하다. 인민은행은 올 들어 선전시를 비롯해 허베이(河北)성 슝안(雄安)신구, 장쑤(江蘇)성 쑤저우(蘇州),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공동 개최 예정지인 허베이성 장자커우(張家口) 등지에서 비공개 내부 실험을 진행했지만 자세한 상황을 공개한 적은 없었다. 특히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개혁·개방 1번지이자 ‘기술 허브’인 선전의 경제특구 건립 40주년 기념식에 직접 참석한 가운데 디지털 위안화 보급을 위한 대규모 실험에 나서 세계 첫 법정 디지털 화폐 발행을 대내외에 널리 홍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디지털 위안은 기존의 지폐나 동전과 마찬가지로 국가가 가치를 보장한다는 점에서 민간이 ‘제도권’ 밖에서 발행한 가상화폐와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디지털 위안은 실물 현금 중 일부를 대체하는 것으로, 우선은 소액 현금 거래의 일부를 대체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디지털 위안을 전 세계적으로 유통해 미국 달러를 바탕으로 한 국제 경제질서의 근본적인 변화를 꾀하겠다는 것이 중국 정부의 복안이다. 인민은행은 향후 국제무역과 결제 업무에서 디지털 위안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위안화의 국제화를 촉진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그동안 ‘관영 디지털 화폐’(CBDC)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던 것에 ‘디지털 위안’이라는 공식 명칭도 붙여졌다.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법정 디지털 화폐인 디지털 위안은 말 그대로 지폐라는 실체 없이 전자장부에 숫자로만 존재하는 통화다.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며 가치는 실제 화폐처럼 일정하다는 점에서 변동성이 큰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가상화폐와 구분된다. 결제 시스템이 별도로 존재해 달러 중심의 기존 국제금융 체계에서도 자유롭다. 실제로 중국이 올 들어 디지털 위안 발행 프로젝트를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데는 거세지는 미국발(發) 제재 압박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이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華爲) 등 중국 기업 제재에 이어 중국을 국제 결제망에서 배제하는 극단적인 공세를 취할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하고 이른 시일 내에 디지털 위안화를 중심으로 하는 글로벌 결제망을 구축하려는 계산이다. 중국 정부는 올 들어 위안화 국제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중국이 국내총생산(GDP)을 기준으로 오래전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자리에 올라섰지만 국제 결제 수단으로서 위안화의 위상은 초라한 수준이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지난 8월 국제 지급 거래에서 위안화 비중은 2%에도 못 미쳐 달러(39%), 유로(36%), 파운드(6%)에 상대가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는 미중 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을 때 미국이 중국을 달러 중심의 국제 결제망에서 배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는 것이다. 팡싱하이(方星海) 증권감독위원회 부주석은 지난 6월 “위안화 국제화는 향후 외부 금융의 압력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며 “미리 계획을 마련해야 하고 우회할 수 없는 과제”라고 역설했다. 상황이 이런 만큼 중국은 디지털 위안을 무기로 달러 중심의 글로벌 금융·무역 체제에 도전하겠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하오이(毅) 중국은행연구원 연구원은 “디지털 위안화 결제망은 국가 간 송금 시간을 기존 며칠에서 몇 초로 크게 줄이는 등 현재 200여 국가 은행이 이용 중인 달러 송금 체계보다 기술적으로 우월하다”며 “디지털 위안화가 대규모로 국제 결제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면 달러 송금 시스템은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디지털 위안이 이제 첫 걸음마를 떼는 수준이기는 하지만 앞으로 중국 주도의 경제블록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진영 안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충칭(重慶)직할시장을 지낸 황치판(黃奇帆) 중국 국제경제교류센터 부이사장은 지난달 경제 포럼에서 “일대일로 프로젝트 관련국과의 위안화 스와프(맞교환), 청산결제 시스템 구축을 바탕으로 이들 국가와의 무역과 투자를 추진할 때 가능한 한 위안화로 가격 책정, 지불, 정산 등을 해야 한다”며 “(위안화) 사용을 확대함으로써 위안화 국제화를 더 빨리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과거 중국 관광객들이 많이 가는 지역의 상점마다 알리바바그룹의 즈푸바오(支付寶·Alipay)나 중궈인롄(中國銀聯·Unionpay) 결제 시스템이 깔렸듯이 앞으로 중국인이 자주 가는 곳에 디지털 위안 결제 시스템이 널리 보급될 공산이 크다. 박한진 코트라 중국지역본부장은 “중국이 이전과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14·5계획(14차 5개년 경제개발 계획)을 추진하면서 그간 준비해 온 디지털 경제 발전에 크게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이는데 디지털 위안도 이런 움직임의 시발점으로 볼 수 있다”며 “위안화 국제화 측면에서도 중국이 (상대국보다)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대일로 관련국에서 디지털 위안의 상대적으로 빠른 사용 확대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디지털 위안 행보는 단순한 화폐의 디지털화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중국 정부가 디지털 위안을 미국의 달러 중심 체제에 대응하는 것 외에도 덩치가 커져 버린 즈푸바오, 텅쉰(騰訊·Tencent)그룹의 웨이신즈푸(微信支付·Wechatpay) 등 민간기업을 견제하는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베이징(중국 정부)은 디지털 위안의 발전을 철저히 통제하고 이를 국가경제의 변혁을 촉진하는 도구로 활용하길 원한다”며 “중국의 디지털 위안은 이론 수준에 머물러 있는 다른 국가들의 중앙은행에 비해 앞서 있다”고 평가했다. 서방 일각에서도 중국의 디지털 위안 도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스티븐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는 지난 6월 “중국은 디지털 화폐를 막 내놓았다”며 “당신은 지금 당장 ‘열전’(Hot war)을 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역풍 맞는 중국의 힘자랑

    역풍 맞는 중국의 힘자랑

    중국이 다음달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돌발 상황 발생을 우려해 주변국들을 강하게 압박하자 관련국들이 이에 반발해 중국의 기대와 ‘180도’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만 외교장관은 최근 중국과 갈등을 빚는 인도의 언론에 나와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를 대놓고 부정했다. 국경 문제로 중국과 갈등을 빚는 인도 역시 티베트와의 연대를 과시했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홍콩인 망명을 받지 말라는 중국의 요구에 “인권 문제로 무릎 꿇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18일 인도 방송 인디아투데이에 따르면 우자오셰 대만 외교부장(장관)은 전날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대만을 수차례 ‘국가’로 부른 뒤 “중국과 대만은 별개”라고 설명했다. 우 부장은 ‘인도 정부가 대만을 국가로 인정해 주길 바라느냐’라는 물음에도 “대만은 그러한 포부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앞으로도 대만 독립을 추구하겠다는 선전포고다. 그러자 곧바로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서 베이징 군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인민해방군이 (대만과 맞닿은) 남동부 해안에 최신예 미사일 ‘둥펑17’을 배치하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미사일은 지난해 10월 신중국 건국 70주년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됐다. 음속의 10배 속도로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를 뚫을 수 있다. 중국 당국이 ‘언제라도 대만에 무력을 쓸 수 있다’는 경고를 언론에 흘린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중국의 이런 움직임이 대만의 독립 의지를 누그러뜨릴지는 미지수라고 SCMP는 설명했다. 인도도 반중 행보에 동참했다. 17일 홍콩 매체 아시아타임스는 “인도의 산간마을 초글라마사르에서 열린 한 군인의 장례식에 집권당 고위 정치인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티베트 출신으로 인도군에 자원 입대한 티셔링 남갈(35)은 지난 8월 라다크 판공호수에서 중국군과 격투를 벌이다가 사망했다. 인도 정부는 그를 위해 인도 국기와 티베트 상징기를 모두 게양했고 TV를 통해 전역에 중계했다. 인도가 중국에 보복하고자 티베트 문제를 의도적으로 들고 나왔다고 아시아타임스는 분석했다. 캐나다도 가만 있지 않았다. 트뤼도 총리는 1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도 중국 내 인권 문제를 모른 척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콩페이우 중국대사가 중국에서 활동하는 캐나다인 30만명의 신변을 거론하며 “홍콩 민주화 운동가들을 받아들이지 말라”고 요구한 데 따른 반발로 풀이된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미국 달러화에 도전하는 중국 디지털 위안화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미국 달러화에 도전하는 중국 디지털 위안화

    중국의 법정 디지털 화폐인 ‘디지털 위안’이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미국과 중국이 외교·경제·군사·기술 등 모든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향후 글로벌 경제의 주도권을 놓고 미국 달러화와 중국 위안화 간 ‘화폐전쟁’의 서막이 올랐다는 관측이 나온다. 관영 중앙방송(CCTV) 등에 따르면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11일 남부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시 정부와 협력해 선전시민 5만명에게 1000만 위안(약 17억원) 규모의 디지털 위안을 나눠주는 추첨을 실시했다. 191만명 이상이 신청해 38.2대 1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당첨된 이들은 12일 밤 ‘디지털 위안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받아 공상은행·중국은행 등 자신의 거래 은행을 클릭한 뒤 1인당 200 디지털 위안을 받았다. 이 디지털 위안을 18일까지 1주일 간 선전시 뤄후(羅湖)구의 월마트와 지역 슈퍼마켓, 약국 등 3389개 지정 상업 시설에서 자유롭게 사용했다. 디지털 위안을 쓴 한 여성은 “기존의 QR코드 결제와 비슷한 방식으로 디지털 위안을 사용할 수 있어 보다 안전성이 높은 것 같다”고 밀했다. 미 경제매체 CNBC 방송은 “중국이 디지털 화폐를 위한 가장 큰 실제 실험을 시작해 현금 없는 미래를 만드는데 한발 더 가까이 다가섰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 앱은 일반 간편결제 서비스와 다른 점은 인터넷 연결 없이도 결제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 이 앱에는 NFC(근거리에서 무선데이터를 주고받는 통신기술) 기반의 결제 기능이 있는 까닭이다. 인터넷 없이도 스마트폰끼리 살짝 부딪치면 돈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지갑에서 현금을 꺼내 가게 주인에게 건네는 것과 같은 셈이다. 중국 정부의 이번 시도는 디지털 위안화의 전면 도입을 앞두고 이뤄지는 ‘공개 테스트’ 성격이 강하다. 인민은행은 올 들어 선전을 비롯해 허베이(河北)성 슝안(雄安)신구, 장쑤(江蘇)성 쑤저우(蘇州),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 공동 개최 예정지 허베이성 장자커우(張家口) 등지에서 비공개 내부 실험을 진행했지만 자세한 상황을 공개한 적은 없었다. 더욱이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개혁·개방 1번지이자 ‘기술 허브’인 선전의 경제특구 건립 40주년을 기념식에 직접 참석한 가운데, 디지털 위안화 보급을 위한 대규모 실험에 나서 법정 디지털 화폐 발행을 대내외 널리 홍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중국이 도입하려는 디지털 위안은 기존의 지폐나 동전과 마찬가지로 국가가 가치를 보장한다는 점에서 민간이 ‘제도권’ 밖에서 발행한 가상화폐와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디지털 위안은 실물 현금 중 일부를 대체하는 것으로 우선은 소액 현금 거래의 일부를 대체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디지털 위안’을 전 세계적으로 유통해 미국 달러를 바탕으로 한 국제 경제 질서에 근본적인 변화를 꾀하겠다는 것이 중국 정부의 복안이다. 인민은행은 향후 국제 무역과 결제 업무에서 디지털 위안을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위안화 국제화를 촉진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그동안 ‘관영 디지털 화폐’(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던 디지털 위안은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법정 디지털 화폐라는 말 그대로 지폐라는 실체 없이 전자 장부에 숫자로만 존재하는 통화다.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며 가치는 실제 화폐처럼 일정하다는 점에서 변동성이 큰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가상화폐와 구분된다. 결제 시스템이 별도로 존재해 달러 중심의 기존 국제금융체계에서도 자유롭다. 실제로 중국이 올 들어 디지털 위안화 발행 프로젝트를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배경에는 거세지는 미국발(發) 제재 압박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이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 등 중국 기업 제재에 이어 중국을 국제 결제망에서 배제하는 극단적인 공세를 취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이른 시일 내 디지털 위안화를 중심으로 하는 글로벌 결제망을 구축하려는 계산이다. 미중 간의 극심한 갈등 탓에 중국 정부는 위안화 국제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중국이 국내총생산(GDP)을 기준으로 오래전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자리에 올라섰지만 국제 결제 수단으로서의 위안화의 위상은 초라한 수준이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지난 8월 국제 지급 거래에서 위안화 비중은 2%에도 못 미쳐 달러(39%), 유로(36%), 파운드(6%)에 상대가 되지 않는다. 때문에 중국에서는 미중 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을 때 미국이 중국을 달러 중심의 국제결제망에서 배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는 것이다. 팡싱하이(方星海) 증권감독위원회 부주석은 앞서 지난 6월 “위안화 국제화는 향후 외부 금융 압력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며 “미리 계획을 마련해야 하고 우회할 수 없는 과제”라고 밝힌 바 있다.상황이 이런 만큼 중국은 디지털 위안을 무기로 달러 중심의 글로벌 금융·무역 체제에 도전하겠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하오이 중국은행 연구원은 “디지털 위안화 결제망은 국가 간 송금 시간을 기존 며칠에서 몇 초로 크게 줄이는 등 현재 200여 국가 은행이 이용 중인 달러송금 체계보다 기술적으로 우월하다”며 “디지털 위안화가 대규모로 국제 결제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면 달러송금 시스템은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의 디지털 위안이 이제 시작 단계이기는 하지만 앞으로 중국 주도의 경제 블록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진영 안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충칭(重慶)시 시장을 지낸 황치판(黃奇帆) 중국 국제경제교류센터 부이사장은 지난달 경제 포럼에서 “일대일로 프로젝트 관련국과의 위안화 스와프(맞교환), 청산결제 시스템 구축을 바탕으로 이들 국가와의 무역과 투자를 추진할 때 가능한 한 위안화로 가격 책정, 지불, 정산 등을 해야 한다”며 “(위안화) 사용을 확대함으로써 위안화 국제화를 더 빨리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중국 관광객들이 많이 가는 지역의 상점마다 즈푸바오나 중궈인롄(中國銀聯·Unionpay) 결제시스템이 깔렸듯이 향후 중국인이 자주 가는 곳마다 디지털 위안 결제 시스템이 널리 보급될 공산이 크다. 박한진 코트라 중국지역본부장은 “중국이 이전과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14·5계획(14차 5개년 경제개발 계획)을 추진하면서 그간 준비를 해온 디지털 경제 발전에 크게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이는데 디지털 위안도 이런 움직임의 시발점으로 볼 수 있다”며 “위안화 국제화 측면에서도 중국이 (상대국보다)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대일로 관련국에서 디지털 위안의 상대적 빠른 사용 확대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이런 가운데 중국의 디지털 위안 행보가 단순히 화폐의 디지털화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중국 정부가 디지털 위안을 미국의 달러 중심 체제 대응하는 것 외에도 덩치가 커져버린 알리바바그룹의 즈푸바오(支付寶·Alipay), 텅쉰(騰訊·Tencent)그룹의 웨이신즈푸(微信支付·Wechatpay) 등 민간 기업을 견제하는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베이징(중국 정부)은 디지털 위안의 발전을 철저히 통제하고 이를 국가경제의 변혁을 촉진하는 도구로 활용하길 원한다”며 “중국의 디지털 위안은 이론 수준에 머물러 있는 다른 국가들의 중앙은행에 비해 앞서 있다”고 평가했다. 서방 일각에서도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의 도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스티븐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는 지난 6월 “중국은 디지털 화폐를 막 내놓았다”며 “당신은 지금 당장 ‘열전’(Hot war)을 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중국 ‘경제 성장 엔진’ 선전 찾아간 시진핑… “더 개혁·개방하자” 美 맞서 자력갱생 강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광둥성 선전에서 열린 ‘선전 경제특구 40주년 기념식’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개혁·개방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미국에 맞서 자력갱생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코로나19 대유행과 경제 세계화 역행, 보호주의와 일방주의의 부상 등으로 세계가 혼란에 빠져 있다”며 “개혁·개방과 협력의 자세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로운 정세에는 새로운 방식이 필요하다”며 “개혁과 개방을 멈추지 말고 더 높은 수준의 개혁·개방을 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시 주석은 “경제특구 40년 개혁·개방의 경험은 귀중한 것”이라며 선전 특구가 중국에 10가지 귀중한 경험을 줬다고 자평했다. 그는 “선전은 경제특구의 올바른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며 “전방위 대외 개방과 혁신, 공정한 사법, 경제 개발과 환경의 전면적 조화,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등도 선전 특구를 통해 얻은 귀중한 경험”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이 선전을 찾은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12년 당총서기로 선출된 직후 첫 시찰지로 선전을 방문해 개혁·개방을 끝까지 실현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중국이 개혁·개방을 한 지 40년을 맞은 2018년에도 이곳을 시찰했다. 이번 행사는 14차 5개년(2021∼2025년) 계획 제정 방안과 내년도 경제정책 기조를 결정할 19기 5중전회를 앞두고 열렸다. 그가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코로나19가 진정되면서 경제 정상화에 탄력을 붙이는 중국을 대외에 홍보하고, 보호주의 정책을 펴는 미국을 겨냥해 대외 개방 의지를 과시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지난 12일부터 광둥성을 시찰한 시 주석은 기업과 주민들과의 간담회에서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염두에 둔 듯 자주 혁신과 자력갱생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13일 차오저우 인근 해병부대를 방문한 자리에선 “전쟁을 준비하고 고도의 경계를 유지하는 데 모든 정신과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며 대만을 정조준한 전쟁준비 태세를 당부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또 이날 중국 개혁·개방의 ‘설계자’인 덩샤오핑 동상에 헌화했다. 덩샤오핑 동상은 선전 롄화산 공원에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진중권 “김어준 ‘월북자 화장’? 헛소리하네, 바이러스 처치한거야”(종합)

    진중권 “김어준 ‘월북자 화장’? 헛소리하네, 바이러스 처치한거야”(종합)

    “있을 수 없는 비인도적 범죄”“청취율 장사도 좋지만 언론 사회적 책임져라”김근식 “화장 아닌 화형… 코로나 방역이면우리 국민 화형 당해도 되나, 비상식적 논리”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5일 방송인 김어준씨가 인천 옹진군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된 뒤 북한에 의해 총살되고 불태워져 버려진 공무원 A(47)씨와 관련, “월북자”, “북한이 화장을 한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해 “북한은 살아 있는 생명을 처치해야 할 감염원으로 간주한 것”이라며 비인도적 범죄에 대해 ‘헛소리’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어준 “의거 월북자, 북한이 화장한 것”“평소라면 환영했을 텐데 스트레스 때문” 진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씨의 발언이 나온 기사를 링크한 뒤 “북한에서 한 일은 장례가 아니라, 바이러스 처치에 가깝다. 문명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비인도적 범죄”라며 이렇게 밝혔다. 앞서 김씨는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 사건을 ‘이 정도는 알아야 할 아침 뉴스’로 선정한 뒤 A씨 상황을 자진 월북으로 사실상 규정했다. 김씨는 “신발을 일부러 배에 벗어놨다든지, 실수에 의한 실종이라면 그러지는 않았겠죠”라면서 “그 지역의 조류를 잘 아는 분이라 어디로 흘러갈지 안다는 거죠”라고 말했다. 김씨는 북한의 태도를 야만적이라면서도 “(A씨가) 평상시라면 의거 월북자로 대우받았을 사람인데 지금 코로나 때문에 바이러스 취급받는 것”이라면서 “그래서 여태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해상에서 사격을 하고 화장을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체제가 경제적으로도 오랫동안 이러해 왔고 군사외교적으로도 미국과의 관계 때문에도 긴장 속에 있지만 방역적인 측면, 의학적인 측면에서도 극도의 스트레스 상태에 있는 것 같다”면서 “평상시라면 환영했을 월북자도 거둘 여유가 없을 정도로 극도의 스트레스 상황인 것 같다”고 북한의 이상 행동을 미국이나 코로나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분석했다.“‘화장’은 하고 난 뒤 유가족에 유골 전달”진 “김어준 헛소리 언제까지 참아야 하나” 이에 대해 진 전 교수는 “‘화장’은 장례의 한 방식이고 화장 후에는 유골을 유가족에게 전달한다”고 지적한 뒤 “북한은 살아 있는 생명을 처치해야할 감염원으로 간주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이 친구의 헛소리, 우리 사회가 언제까지 참아줘야 하느냐”면서 “청취율 장사도 좋지만 언론의 사회적 책임이란 게 있는 거다. 도대체 이게 몇 번째냐”며 혹평했다. 김근식 “코로나 방역 때문에 우리 국민이 화형 당해도 되나” 국민의힘 서울 송파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어준씨의 발언에 대해 “화장이 아니라 화형”이라면서 “코로나 방역 때문에 대한민국 국민이 화형 당해도 어쩔수 없다는 김어준의 논리. 사실도 아니고 상식도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김 교수는 “월북자니까 죽어도 싸다는 ‘대깨문’(친문재인 지지자를 속되게 이르는 말)의 반인륜적 인식이나 코로나 방역 때문에 화장 당했다는 비상식적 논리는 서로가 서로를 정당화시켜주는 쌍생아”라면서 “언제까지 김어준의 헛소리를 국민 세금으로 들어야 하느냐”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 핑계로도 지난 7월에는 탈북자의 월북을 받아주고 체제 선전과 김정은의 자비로움 강조에 활용했다. 그는 화형시키지 않았다”고도 했다.“공무원 봤지만 적 지역에 있어 대응 못해”군 “바로 사살하고 불태울진 상상 못했다” 군, 22일 北과 A씨 접촉 감시망서 포착6시간 뒤 해상서 北 공무원에 사격 후 불태워 전날 합동참모본부의 설명에 따르면 군은 지난 21일부터 수색에 나섰으나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 22일 오후 3시 30분쯤 A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북한 쪽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북한 수상사업소 선박이 황해도 등산곶 인근 해상에서 A씨로 추정되는 인물과 접촉하는 장면이 우리 군 감시망에 포착된 것이다. 군은 구명조끼를 입은 채 부유물에 탑승해 있는 기진맥진한 상태의 A씨를 발견했다. 이후 북한 선박은 A씨를 해상에 그대로 둔 채로 월북 경위 등을 물었고 6시간 만인 오후 9시 40분쯤 돌연 단속정을 현장으로 보내 A씨에게 사격을 가했다. 이후 30분 뒤인 오후 10시 11분 시신에 기름을 붓고 불태웠다. 군은 북한이 A씨를 사살하고 불태우기까지 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바로 사살하고 불태울 것이라 상상 못했다. 북한이 그렇게까지 나가리라 예상 못했다”면서 “북한이 우리 국민을 몇 시간 뒤 사살할 것이라 판단했다면 가만 안 있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군은 사격을 가했던 곳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너머 북한 지역 인근이어서 군사작전을 하기 어려웠다는 점도 강조했다. 군 관계자는 “적 지역에 대해서 즉각 대응하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때(추적단 불꽃 지음, 이봄 펴냄) ‘n번방 사건’의 실체를 알린 대학생 취재팀 추적단 불꽃의 르포 에세이. 기자를 지망하던 대학생 둘은 스펙을 쌓기 위해 공모전을 준비하다,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끔찍한 범죄를 목격하고 경찰에 신고, 추적을 시작한다. 그 결과 n번방의 운영진이 검거되고, 대법원이 디지털 성범죄자들의 양형 기준을 높였지만 제2의 n번방은 여전하다고 이들은 말한다. 320쪽. 1만 7000원.위대한 여성 예술가들(파이돈 편집부·리베카 모릴 지음, 진주 K 가드너 옮김, 을유문화사 펴냄) 지난 500년간 위대한 작품을 남긴 여성 예술가 400여명을 집대성한 저작.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미술사 책인 언스트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 초판에도 여성 미술가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미술사에 기록되는 예술가는 남성에 국한돼 왔다. 464쪽. 5만 8000원.저항하는 지성, 고야(박홍규 지음, 들녘 펴냄) 스페인의 역사를 화폭에 담은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1746~1828)를 조명했다. 전쟁의 참상, 사회의 악습 등 반체제적인 그림들을 수백점 그렸던 고야는 실제 50년 이상을 궁정에 충성한 어용화가였다. 노년에 이르러 눈과 귀가 멀었던 고야는 외부 세계와는 차단된 채 내면에 침잠, 참혹한 인간 현실의 단면을 드러냈다. 392쪽. 1만 5000원.두 개의 이름으로(야마구치 요시코·후지와라 사쿠야 지음, 장윤선 옮김, 소명출판 펴냄) 중국에서 태어난 일본인으로 만주를 점령한 일본의 선전영화 주인공으로 활약했던 배우 리샹란의 자서전. 이후 베트남전쟁을 취재하고, 참의원 의원을 거쳐 환경청 정무차관까지 지낸 그는 일본의 국가 정책에 희생된 배우 리샹란을 용서할 수 없다고 말한다. 462쪽. 2만 8000원.읽는 직업(이은혜 지음, 마음산책 펴냄) 베테랑 인문 편집자가 기록한 책을 둘러싼 세계. 14년간 꾸준히 인문서 목록을 쌓아온 출판사 글항아리의 편집장인 저자가 오랜 시간 골몰해 온 출판과 편집에 관한 고민, 태도를 진솔하게 써내려갔다. 편집자의 일을 다양한 실사례를 들어 명료하고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232쪽. 1만 4500원.빨간 코트를 입은 남자(줄리언 반스 지음, 정영목 옮김, 다산책방 펴냄) 맨부커상을 수상한 영국 작가 줄리언 반스의 논픽션 에세이. 런던 국립 초상화 미술관에 전시된 사뮈엘 포치의 초상화를 보고 깊게 매료된 반스는 그를 탐구하기 시작한다. 19세기의 외과의사 사뮈엘 포치는 프랑스 최초의 산부인과 전문의면서 당대 명성 높은 예술가들과 연결된 핵심 인물이자 운동가였다. 348쪽. 1만 8000원.
  • ‘지지율 열세’ 트럼프… 중동發 평화협정 띄우기

    ‘지지율 열세’ 트럼프… 중동發 평화협정 띄우기

    美 표심은 코로나·흑인시위 대응 더 관심미국이 이스라엘이 아랍에미리트(UAE) 및 바레인과 수교하는 데 중재자 역할을 하고 아프가니스탄(아프간) 정부와 반군 탈레반의 평화협상 돌입에도 관여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녹록지 않은 국내 상황을 외교 성과로 뚫으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힐은 1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미국인들의 광범위한 반대에 직면하자 백악관이 (여러) 외교적 움직임을 리더십의 사례로 선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지난 한 달간 분쟁 지역 곳곳에서 화해 무드가 조성됐다. 지난달 13일 이스라엘과 UAE가 미국의 중재로 평화협약에 전격 합의했고, 이달 11일에는 미국의 중재로 바레인 또한 이스라엘과의 외교 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9·11(테러)을 낳은 증오에 대해 이 합의보다 더 강력한 반응은 없다”며 자화자찬을 했다. 바레인은 15일 이스라엘과 UAE가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 주재로 외교 관계 정상화를 위한 서명식을 할 때 합류할 예정이다. 이날 카타르 도하에서 시작된 아프간 정부와 반군 탈레반 간의 평화협상 개회식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참석했다. 탈레반은 이슬람 율법을, 아프간 정부는 서구 민주주의를 국가 체제로 삼으려 해 단기간 내 성과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2001년 내전 발발 뒤 2015년 열렸던 첫 공식 협상이 테러 등으로 이내 중단된 적도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종전을 목표로 협상을 열었다는 점에서 예전과 다른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에도 오랜 적대 관계였던 세르비아와 코소보가 자신의 중재로 경제 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코소보는 1990년대 유고 연방이 해체될 때 세르비아에서 분리 독립하려다 1만 3000여명이 숨지는 내전을 겪었다. 20여년 만에 양측이 종식을 향한 첫걸음을 내디딘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외교적 성과를 ‘해외 주둔 미군 귀환’이라는 자신의 공약 이행과 연결시키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아프간 주둔 미군을 4000명으로, 이라크 주둔 미군을 2000명으로 줄이는 등 감축 폭을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런 기조에 대해 더힐은 “외교정책이 유권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되는 경우는 드물다”며 “세계무대에서 얻는 어떤 이득도 흑인시위에 대한 대처, 군 비하 발언, 코로나19 부실 대응 및 경제 불황 등 국내 문제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일상 속 국악 되도록… 디딤돌 될게요”

    “일상 속 국악 되도록… 디딤돌 될게요”

    ‘공간이음’ 북한음악 5000점 공개국악, 누구나 즐기는 음악 돼야 해교단서 세계로 뻗어가게 도울 것지난달 7일 국립국악원에 기존의 국악박물관 자료실과 기획전시실을 개편한 ‘공간이음’이 문을 열었다. 도서 2만여권과 전통예술 시청각 자료 5만여점을 열람할 수 있는 장소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북한음악자료실이다. 특수자료 허가를 받아 4년간 수집한 1만 5000여점 가운데 5000점이 자료실에 공개돼 단행본, 신문, 잡지, 영상, 사진, 음원 등 매우 다양한 종류의 북한음악을 접할 수 있다. ●연말까지 ‘모란봉…’ 북한 음악 체험전 이런 공간들이 꾸려지도록 이끈 김희선 국립국악원 국악연구실장은 6일 “국악원이 국악과 국민을 연결하고 한국과 세계를 잇는 창구가 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북한은 물론 중국과 동남아까지 접촉하며 북한음악 자료 확보에 몰두하고 국악 관련 자료를 더욱 개방하도록 주도한 이유다.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중단됐지만 연말까지 이어질 기획전시 ‘모란봉이요 대동강이로다’로도 수집한 자료들 중 일부를 체험형 전시로 꾸며 누구나 북한음악을 직접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가야금을 전공한 국악인이자 음악인류학 박사인 김 실장은 2016년 9월부터 개방형 직위인 국악연구실장을 지냈다. 그는 “‘어공’(어쩌다 공무원)인 제가 국악계와 사회를 잇는 ‘드리머’(dreamer) 역할을 도맡아 그동안 국악원이 시도하지 못했던 꿈들을 실행시켜야겠다고 다짐했다”며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대표적인 게 통일부에 특수자료 허가를 받아 북한음악 자료들을 가져온 것이었다. “북한음악을 연구하지 않으면 근현대의 한반도 음악사 100년이 완성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컸고, 민간에서는 구하기 쉽지 않아 소수의 연구자들만 누렸던 북한자료가 모두에게 폭넓게 공유돼야 한다고 봤다. ●북한 민족성 바탕 그만의 장르 형성 분단 이후 형성된 북한민족음악은 우리의 전통 국악과 많이 다르다. 북한 전통예술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민족가극 ‘춘향전’은 창극보다는 오페라에 가깝고 창법도 벨칸토 창법의 성악과 비슷하다. 김일성 주석이 판소리 특유의 쇳소리를 싫어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악기, 가극, 무용 등 모든 분야의 예술이 주체사상을 주입하기 위한 체제 선전의 수단으로 쓰이며 국악과 전혀 다른 길을 걸었다. “국악과 양악을 합한 북한음악을 국악계에선 변질됐다고 할 수 있지만 그 본질에는 결국 민족성을 끝까지 버리지 않고 서양예술을 오히려 국악에 녹여냈다는 점이 의미가 큽니다.” 6일로 4년의 임기를 모두 마친 김 실장은 “우리 국악도 권위라는 무거운 갑옷을 벗고 좀더 문턱을 낮춰 일상으로 파고들어가면 좋겠다”는 바람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국악이 전통으로만 남지 않고 소소한 일상에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음악이 돼야 한다”면서 “국악계가 대중과 소통하도록 앞장서는 게 국악원의 역할”이라고 했다. 7일부터 국민대 교양학부 교수로 돌아가는 그는 서양음악 중심에서 벗어나 전 세계 음악을 다각도로 볼 수 있도록 하는 수업으로 학생들과 만난다. “국악이 세계의 음악으로 뻗어 나아가도록 디딤돌 역할을 하겠다”고도 다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RFA “헤엄 월북 탈북자, 코로나19 음성..체제 선전 활용돼”

    RFA “헤엄 월북 탈북자, 코로나19 음성..체제 선전 활용돼”

    지난 7월 개성으로 월북한 탈북민이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용서를 받아 체제 선전에 활용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RFA는 함경북도의 한 간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면서 “개성으로 귀향한 도주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것이 확정됐다는 중앙의 통보문과 지시문이 지난 8월 25일 함경북도 도당위원회와 사법 기관에 하달됐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지시문에 따르면 당 중앙위원회에서는 적들의 꼬임에 넘어갔다가 조국의 품으로 다시 돌아온 청년을 용서하기로 결정됐다”면서 “최고 존엄의 방침이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2017년 탈북했던 김모(24)씨는 지난 7월 18일 강화도에서 군 감시를 피해 배수로를 통과해 조류를 타고 헤엄쳐 월북했다. 이같은 사실은 북한이 26일 매체를 통해 직접 보도하면서 뒤늦게 알려졌다. 당시 북측은 김씨가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했으나 최근까지 검사 결과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또 북한에선 탈북민 김씨에 대한 주민 강연회도 열린 것으로 전해졌다. RFA는 또다른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을 인용해 강연회에서 “코로나19 감염자도 간첩도 아닌 것으로 당국이 확정지었다는 내용이 소개됐다”고 했다. 소식통은 “당국이 월북사건을 계기로 개성시와 국경을 완전봉쇄하는데 활용했고 그의 존재를 국제사회와 주민들이 다 아는 상황에서 처벌하기보다는 체제 선전에 활용하기로 방향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전광훈 “방역 조치·집회 관련 수사는 탄압...더 격렬히 저항해야”

    전광훈 “방역 조치·집회 관련 수사는 탄압...더 격렬히 저항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우려 속에 광복절 도심 대규모 집회를 주도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정부의 방역 조치와 집회 관련 수사가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 중인 전 목사는 변호인단을 통해 입장문을 발표했다. 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모인 변호인단에 따르면, 전 목사는 “정부는 8·15집회를 저와 우리 성도들이 개최한 단순 집회로 축소·왜곡하면서 동시에 저와 우리 성도들이 우한 바이러스를 퍼뜨렸다며 흑색선전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 목사는 “정당·지도자들이 국가와 체제를 부정하고 대한민국을 해체하려고 했다”며 “한국 교회는 이를 좌시할 수 없어 이승만광장(광화문광장 서편)으로 모두 나오게 된 것”이라고 했다.그러면서 “(정부가) 저와 우리 성도들을 희생양으로 삼아 국민 저항을 불러온 저들의 잘못을 감춰두려 한다”며 “더욱 격렬하게 저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사랑제일교회 변호인단과 광복절집회 관련 보수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를 비난하고 있다. 한편 방역당국에 따르면, 사랑제일교회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날 정오 기준 1083명이 됐다. 서울시와 건강보험관리공단은 교회 측에 구상권을 청구할 방침이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이해영의 쿠이 보노] 베토벤 그리고 안익태

    [이해영의 쿠이 보노] 베토벤 그리고 안익태

    올해는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맞은 해다. 전 세계적으로 온갖 행사가 준비됐지만 코로나로 인해 그의 사거일인 3월 26일에조차도 아무 일도 없었다. 대개 베토벤의 마지막 작품이 그가 죽기 1년 전인 1826년 작곡된 작품번호 135 곧 현악 4중주 제16번으로 알기 십상이다. 그런데 여기 베토벤 작품번호 136 ‘영광의 순간’이 있다. 유튜브 등에서 정명훈의 좋은 지휘로 쉽게 찾아 들을 수 있다. 이 작품은 1814년 작곡됐다. 그의 교향곡 제8번이 발표된 해다. 그런데 왜 이 작품은 생전에 출판되지 않았을까? 베토벤 자신이 거절한 탓이다. 그렇다면 왜? 이 곡은 1814년에 초연됐다. 1814년! 전 유럽을 혁명의 소용돌이로 내몬 나폴레옹 전쟁이 종결되고 메테르니히 반동체제가 자리잡는 빈회의, ‘회의는 춤춘다’로 유명한 이 반나폴레옹 전후처리 회의는 그해 9월 개최돼 다음해 6월까지 지루하게 이어지는데, 그 와중인 1814년 11월 이 곡은 첫 무대에 오른다. 영국, 프로이센, 오스트리아, 러시아 등 전승 4국의 의도는 자명했다. 타도된 부르봉왕조를 복고시켜 다시는 혁명운동이 부활하는 것을 막자는 것이었다. 아울러 일체의 자유주의, 민족주의 경향을 억압하고 탄압하는 경찰국가 체제를 안착시키는 것이었다. 베토벤은 이 빈체제를 찬양하는 곡을 회의 기간에 무대에 올린 것이다. 한때 프랑스혁명을 동경, 파리로 이주할 생각조차 했었고, 또 ‘황제’ 나폴레옹에 대해 극단적 혐오감을 내비친 급진공화주의자였던 그가, 제우스라는 기성의 절대권력에 맞선 프로메테우스라는 항의와 저항의 아이돌을 형상화했던 그가 보수반동 체제의 나팔수로 변신한 셈이다. 그래서 황제와 합스부르크왕가를 낯뜨겁게 찬양하는 그리고 바로 그 ‘새로운 유럽’의 중심 빈의 희망찬 미래를 기리는 곡을 만든 것이다. 우리로 치면 전두환 시절 타락한 종교인들의 ‘조찬기도회’를 연상하면 이해가 쉽다. 변절도 이런 변절이 없다. 1941년 2월 1일자 ‘대한민국임시정부공보 제69호’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북미 대한인국민회 중앙집행위원회로부터 안익태가 작곡한 애국가 신곡보의 사용허가를 요구하였으므로 대한민국 22년(1940년) 12월 20일 국무회의에서 내무부로서 그의 사용을 허가하기로 의결하다.” 물론 정식 국가로 의결했다는 말은 아니지만, 안익태의 신곡조 애국가는 이렇게 임정의 사용 허가를 얻었다. 같은 해 12월 10일 태평양전쟁 발발 직후 임정은 ‘대일선전성명서’를 발표한다. 이 선전포고문에서 임정은 ‘축심국’, 곧 일본, 독일, 이탈리아 등 추축국에 ‘전쟁을 선언’하고 만주국과 난징 정부를 절대 승인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했다. 그래서 “왜구를 완전히 구축하기 위하여 최후의 승리를 거둘 때까지 혈전”할 것이라고 했다. 공교롭게도 임정이 대일본 선전포고를 발표했던 바로 그 시점 전후 안익태에서 에키타이안으로 변신한 그는 베를린의 만주국공사관 참사관 에하라 고이치의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이 집에서 노르망디 상륙작전 직전까지 약 2년 반을 기식했다. 전후 뉘른베르크 전범 재판 기록과 미육군 유럽사령부 정보국의 비밀보고서에 따르면 에하라 고이치는 일본 유럽첩보망의 독일 총책으로 기록돼 있다. 이 정보는 나치 제국안전본부 제6국 해외첩보부 산하 극동국장의 재판 기록에 근거한 것이다. 에하라 고이치의 사저에 있으면서 에키타이안은 1942년 독일 음악계의 거두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황기 2600년 기념 축전곡’을 지휘했다. 그리고 그해 9월 18일 중국에서 9ㆍ18사변이라 불리는, 즉 만주사변일에 맞추어 ‘만주국 건국 10주년 기념 축전곡’을 작곡해 지휘했다. 나치 선전성이 제작한 이날의 실황 영상은 마지막 4악장이 독일연방기록원에 남아 있는데, 그중 마지막 40초가량이 편집돼 나치의 전쟁 뉴스를 통해 전 세계에 방송됐다. 에키타이안은 1943년 2월 11일 일본 건국 기념일에 빈에서 만주국을 다시 지휘했다. 이때 그는 자신의 ‘만주국’과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을 같이 올리자고 했다가 거절당했다. 하지만 5ㆍ16 이후인 1962년 자신이 주도한 제1회 국제음악제 때 꿈을 이루었다. 물론 ‘만주국’이 아니라 ‘한국환상곡’과 ‘합창’을 묶어서 말이다. 베토벤은 메테르니히 반동체제를 위해 자신의 공화주의 신념을 훼절했지만 그 작품은 버렸다. 에키타이안은 변절의 도구였던 그 작품을 울궈먹고 또 울궈먹었다. 그러는 사이 좌건 우건 우리 모두가 비루해졌다.
  • [서울광장] ‘진보 프리미엄’ 너무 오래 누렸다/황수정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진보 프리미엄’ 너무 오래 누렸다/황수정 편집국 부국장

    시금치 한 단이 6000원을 육박했다. 물난리 통에 가격이 두 배로 뛰었다. 그 모양새가 집값 폭등과 닮기는 했다. 청와대 정책실장이 “집값 상승은 수해에 신선식품 물가 폭등과 비슷한 것”이라고 했다. 장마가 끝나면 시금치는 원래 가격으로 반드시 돌아온다. 벌써 돌아오고 있는 중이다. 농담처럼 치솟은 집값은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나. 어떻게 아파트가 시금치인가.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부동산 정책에 국민 다수가 지지하고 있다”더니 등 떠밀려 처분한 자신의 강남 아파트는 “MB(이명박) 때도 올랐다”고 되레 화를 냈다. 네티즌들은 당장 팩트체크를 했다. 그 아파트는 MB 재임 기간 5000만원 올랐고, 문재인 정부 3년 만에 무려 5억원 뛰었다. 정치 셈법으로만 단련된 정치 언어들은 국민을 화나게 한다. 20년 집권쯤은 끄떡없어 보이던 여당 지지율이 야당에 최근 역전됐다. 코로나19 재확산 정국에 반등했다지만 예전의 지지율이 지속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청와대는 “자체 조사로는 대통령 개인 호감도가 여전히 높다”며 애써 태연하다. 그럴 때는 아닌 듯하다. 정말 두려워해야 할 것은 숫자가 아니라 뿌리내리는 시중의 언어들이다. 진보 정권에 무능, 오만, 불통의 수식어는 익숙해졌다. 파시즘, 전체주의, 신독재 이런 무참한 단어들이 자리를 잡는 중이다. 포퓰리즘과 전체주의를 자양분 삼았던 독재자들이 문 대통령과 여당의 행태에 골고루 은유되기를 반복한다. 대통령이 될 생각조차 없었던 페루의 알베르토 후지모리도 처음부터 독재자가 되기로 마음먹지는 않았다. 기존 정당을 혐오하는 국민 분노를 업고는 놀랍게 변해 버렸다. 정권에 비협조적인 판사들을 찍어 냈고 의회를 건너뛰는 온갖 행정명령을 기록적으로 남발했다. “당신 같은 대통령”이라던 국민 환호가 “반민주 독재자”로 등을 돌리기까지는 2년 남짓. 민심이 시력을 교정하는 데는 그때나 지금이나 긴 시간은 필요치 않다. 외교부 장관은 뉴질랜드 외교관 성추행 문제를 놓고 “대통령이 불편한 위치에 계시게 된 점에 대해 죄송하다”고 엉뚱한 사과를 했다. 국정원장은 내정되자마자 “대통령께 충성을 다하겠다”는 일성을 공개했다. 나치의 선전장관 요제프 괴벨스는 히틀러를 “반은 평민이고 반은 신”이라는 프로파간다로 치켜세워 여론을 결집했다. 한때는 멀쩡했던 문학도가 스스로 상식을 팽개쳤던 이유는 하나다. 체제를 위해 히틀러 한 사람을 신화로 만들어야 했다. 상식을 이탈한 행태들이 권력 주변부에서 끊임없이 불거진다. 이른바 ‘조국백서’를 보면 자칭 진보주의자들이 어떻게 이런 궤변을 활자화할 수 있었는지 놀랍다. “한국 사회의 상층 엘리트들 사이에서 작동하는 일반적 관행과 도덕성에 비춰 보면 상식 범위 안의 일”이라며 조국 딸의 입시 비리 의혹은 비리가 아니라고 단정한다. 이런 퇴행들에 자동반사적으로 떠오르는 말이 있다. “정직하고 머리 좋은 사람은 절대로 좌파가 될 수 없다. 정직한 좌파는 머리가 나쁘고, 머리가 좋은 좌파는 정직하지 않다.” 40년쯤 전 세상을 뜬 프랑스 정치사회학자 레이몽 아롱의 일갈은 지금 우리 상황을 미리 본 듯하다. 한국 진보의 위기를 이 문장보다 더 아프게 때리는 말은 없다. 우연일까. 아롱의 명저 ‘지식인의 아편’은 거의 희귀 서적이다. 타계한 안병욱 교수의 34년 전 번역본만이 절판되지 않고 겨우 명맥을 잇는 수준이다. 말이 났으니 말이지 서점가만 일별해도 지금껏 우리가 진보 이론을 학문과 교양의 가치로서 얼마나 절대 우위에 뒀는지 체감할 수 있다. 진보 경제의 고전이자 진보 정부의 변함없는 부동산 정책 교본인 헨리 조지의 ‘진보와 빈곤’만 해도 그렇다. 여러 출판사가 다양한 해설 버전으로 경쟁하듯 내놓고 있다. 이런 현실은 보수가 치열하게 공부하지 않은 결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한국 정치 현실에서 오랫동안 약자였던 진보주의에 압도적 신뢰를 보낸 것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진보가 누린 프리미엄은 크고 길었다. 그 사실을 깨달은 많은 국민들의 정신이 번쩍 들기 시작했다. 정권 교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더 많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이미 나왔다. 진보의 전유물이던 ‘기본소득’이 보수 야당의 새 정강정책으로 채택된 마당이다. 세상이 달라졌고, 진보의 이름으로 프리미엄을 거저 얻어 가기에는 밑천을 너무 많이 들켰다. “내 편 네 편 가르고 말로만 민생을 외쳤다”는 조응천 의원의 자성을 계속 독백으로 무시해도 되겠나. 청와대와 여당은 더 늦기 전에 뜨겁게 반성해야 한다. sjh@seoul.co.kr
  • 한미, ‘반쪽’ 연합훈련… 北은 의외로 잠잠

    한미, ‘반쪽’ 연합훈련… 北은 의외로 잠잠

    코로나19로 규모가 대폭 축소된 채 후반기 한미 연합훈련이 18일 시작됐다. 연합훈련을 체제 위협으로 간주해 강력 반발했던 북측에선 당국의 공식논평은 물론, 관영매체에서도 별다른 반응이 나오지 않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훈련 규모가 대폭 축소된데다 코로나19 방역과 전례 없는 호우 피해 복구에 ‘올인’하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미는 오전 7시부터 컴퓨터 시뮬레이션(CPX) 방식의 훈련에 돌입했다. 1부 방어연습(18~22일), 2부 반격연습 및 강평(24~28일) 일정으로 진행된다. 훈련은 코로나19로 미군 증원전력 대부분이 한국에 입국하지 못해 ‘반쪽’으로 치러진다. 기존에 훈련이 이뤄졌던 전시지휘소인 수도방위사령부 ‘B1 문서고’에서 훈련을 진행하지 않는 등 병력 이동을 최소화했다. 기간도 이틀을 줄이고, 야간까지 이어지던 훈련도 대부분 주간에 실시한다. 병력이 좁은 공간에 밀집하는 만큼 합동참모본부는 50명으로 구성된 ‘코로나19 안전훈련통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합참 청사 지하 전투통제실에서 출입 통제·소독 등을 하도록 했다.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절차는 실시하지 못한다. 그동안 한국은 이번에 전작권 전환 단계인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하자고 했지만, 미측은 훈련 규모 축소를 이유로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훈련 직전까지 FOC 검증을 하기로 논의가 진전됐지만 막판에 미측이 강하게 반대했다”고 전했다. 연합훈련에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였던 북측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최근 대외 선전매체를 통해서만 연합훈련을 비판했을 뿐,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최근 국제사회 제재, 코로나19, 홍수 피해 등 ‘삼중고’로 연합훈련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을 것”이라며 “미군이 대거 빠진 소규모 연합훈련이라는 점을 고려해 훈련 기간 중 수위를 조절한 불편함 정도는 드러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2000자 인터뷰 42]정세현 “北의 월북자 공표, 南에 방역협력 메시지”

    [2000자 인터뷰 42]정세현 “北의 월북자 공표, 南에 방역협력 메시지”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 부의장은 재월북한 탈북자가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된다고 북한이 공표한 데 대해 “남한이 방역협력 의사를 보내면 받을 용의가 있다는 숨은 메시지가 있다”면서 “2기 외교안보팀이 구성된 만큼 조속히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대북 제안을 발표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수석부의장은 지난달 29일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2기팀의 임무는 2018년 초의 상황으로 남북관계를 복원해 차기 정권에 넘기는 것”이라면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학생운동한다는 기분으로 한미워킹그룹의 사실상 무력화 등을 관철했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다음은 정 수석 부의장과의 일문일답.-북한이 지난달 26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열어 코로나19 감염과 개성 봉쇄를 공표했는데 의도는. “나쁜 쪽으로 생각하면 개성은 남북 접촉의 최남단이고 남북 연락사무소도 있었던 곳이다. 남북 접촉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런데 코로나 청정국이라 자랑했던 북한이 국제지원을 요청하려는 뜻도 있다고 본다. 또 하나, 남한이 적극적으로 방역협력 의사를 보내면 받을 용의가 있다는 숨은 메시지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3·1절 경축사와 취임 3주년 연설을 통해 방역 협력을 얘기하면서 생명 공동체를 만들자고 했다. 남한이 어떻게 판독하느냐는 통일부 일이다. 인도적인 사업은 한미워킹그룹 밖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 방역협력 등을 재차 제안하면 남북 관계를 다시 열어 나갈 수 있다.” -정부의 누가 할 일인가. “통일부 장관과 국가정보원장이 새로 임명됐으니 NSC 상임회의를 열어서 대북 제안을 발표하는 절차를 밟으면 좋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 2기 외교안보팀을 어떻게 보나. “2기팀 인적 구성의 특징은 지북파(知北派)다. 박지원 국정원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 재직과 퇴임 이후 대북 사업을 많이 했다. 북쪽 사람들 말귀를 알아듣고 코드를 읽을 수 있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북쪽을 잘 아는 사람이다. 이인영 장관은 국회의원 출신이지만 남북관계를 치고 나갈 의지가 있다. 2기팀은 1년 8개월 남은 문 대통령 임기 안에 남북관계를 복원해야 한다. 복원이라 함은 4·27 판문점 선언을 만든 2018년 초 상태로 남북관계를 리셋(되돌림)하는 것이다. 복원된 남북관계를 차기 정권에 넘겨주는 역할이다.” -남북관계 복원을 위한 실행이 중요한데. “방역사업도 좋지만 이산가족 상봉도 명분이 좋다. 내 경험으로는 북한의 이득이 있어야 호응을 끌어낼 수 있다. 과거엔 쌀과 비료였다. 2000년 6월 15일 이후 노무현 정부 말년까지 8년간 이산가족 상봉사업을 16번이나 했다. 비결은 쌀과 비료가 일정하게 간 것이다. 이산가족 사업을 한다면서 북한이 손해는 안 나게 해 줘야 한다. 왜 손해인가 하면 우리는 있는 옷 입고 상봉장에 나가면 되지만 저쪽은 옷을 다 해 입혀야 한다. 사람 찾는데도 우리는 행정 전산화로 수월한데 북쪽은 수작업으로 일일이 찾아야 한다. 행정력이 엄청 동원된다. 남한이 보낸 200명 명단 가운데 100명 확인하는 데도 힘이 든다. 실비는 보상해야 하는 것 아니냐. 아울러 오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에 맞춰 준공하려는 평양종합병원 공사가 빠른 속도로 진전되고 있다. 건물만 지으면 뭐 하나, 기자재도 들어가야 한다. 그런 걸 인도적 사업으로 분류해 유엔 승인이 필요하다고 호소해야 한다. 식량 지원도 묶어서 대북 제안을 할 필요가 있다. 국정원 대북 라인이 아직은 가동이 될 건데 북한에 미리 ‘이런 제안이 나가는데 깊은 뜻이 있는 거다. 이거 되면 줄줄이 여러 가지가 나오게 돼 있다’고 알려줘야 한다.” -특사 파견 말이 나온다. “못 할 건 없지만, 개성 남북연락소 폭파에 따른 국민 정서를 생각한다면 국민 절반 가까이를 대변하는 보수 언론으로부터 상당히 비판받을 것이다. 특사 파견해서 얻을 수 있는 효과를 물밑 예고를 통해 끌어내는 게 낫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어느 쪽이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에 이로울 것이라 보는가. “둘 다 비슷하다. 트럼프가 처음 북미정상회담에 나올 때는 그가 대통령인 게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얘기해서 비핵화에 합의한 것이다. 하지만 그 얘기는 트럼프에서 끝났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부터는 없었던 일이 됐다. 국무부, 국방부, 백악관 모두 대통령을 왕따시키고 과거 선비핵화 논리로 북한을 압박했던 대북 정책 코드가 부활했다. 바이든이 들어서도 마찬가지다.” -박지원 원장은 11월 미국 대선 전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얘기했다. “리선권 외무상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2년을 맞아 미국이 셈법을 바꾸지 않으면 대화에 나갈 생각이 없다고 했고, 7월에는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새판을 짤 용의가 있다는 게 확인될 때까지 안 나가겠다고 했다. 트럼프가 대선 전에 새판을 짤 용의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스냅백(합의를 이행하지 않으면 제재 해제를 철회) 조항을 넣은 스몰딜의 가능성은. “빅딜은 현실적으로 어려우니 스몰딜로 시작해서 북한도 만족할 수 있는 스냅백을 전제로 한 제재완화라는 북한식 단계적 동시행동으로 가자는 합의 정도는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선거를 앞두고 한미 협의가 이뤄지기는 힘들다고 본다.” -북한은 올해 1월 1일 ‘머지않아 세상은 새 전략무기를 보게 될 것’이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말을 전했다. 북한이 미 대선 전까지 핵·미사일의 발사 중단(모라토리엄)을 지킬 것이라 보는가. “지난달 27일 노병대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연설을 보면, 자위적 핵 억제력을 보유함으로써 나라의 안전과 미래를 담보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미국이 건드리지만 않으면 핵 억제력을 과시하거나 쓸 필요가 없다고 난 해석했다. 새 전략 무기를 선보인다는 말을 뒤집거나 보류시킨 것이다.” -한국의 대선 국면에 접어드는 내년 하반기 이전 남북 정상회담이 가능할까. “가능하다. 통일부 장관이 마중물을 잘 부어서 북한에 기대를 주고 인도적 사업이나 생명공동체 사업을 통해 물꼬를 트면 미 행정부가 출범하는 상황에 맞춰 다시 한번 북미의 다리를 놔주는 역할을 하면서 남북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 올해 안이라면 시간이 별로 없어 어려울 것이다.” -김정은·김여정 남매의 역학관계는 어떻게 봐야 하나. “굿캅, 배드캅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굿캅으로 남아 있는 걸 보면,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희미하게나마 열어 두고 있다고 본다. 김여정은 소관이 분명치 않은 조선노동당 제1부부장이다. 그전에는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었는데 소관이 분명치 않은 사람이 대남 사업까지 총괄하는 걸 보면 조선노동당에서 제일 센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아닌가 추정한다. 조직지도부가 센 것은 인사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김일성 주석 생전에 소관을 밝히지 않은 제1부부장이었다. 김정은과 김여정은 뗄려야 뗄 수 없는 정치적 이해공동체다.” -한미워킹그룹을 어떻게 해야 하나. “족쇄인 줄 모르고 우리가 뒤집어썼다. 순기능이 있다지만 역기능이 대부분이다. 2인 3각의 끈을 풀어야 한다. 하지만 완전히 없애는 것은 정권이 교체되기 전에는 어렵다. 통일부는 워킹그룹 밖에서 할 테니 외교부는 미국 가져가지 말라고 치고 나가는 수밖에 없다. 사실상의 무력화, 그 방법밖에 없다. 미국도 감내해야 한다.” -이인영 장관이 돌파할 수 있을까. “학생운동했던 기분으로 해 줬으면 좋겠다. 미국이 시비 걸지 않도록 이 장관이 치고 나가야 한다.” 황성기 평화연구소장 marry04@seoul.co.kr ■ 정세현은 누구 1945년 중국 헤이룽장성(북만주)에서 출생, 해방 후 귀국해 전북 임실에서 성장했다. 경기고,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서울대 정치학 박사. 통일부 직원 출신의 첫 통일부 장관으로 김대중·노무현 두 정부에서 장관을 역임한 기록을 갖고 있다. 이화여대 북한학과 석좌교수,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원광대 총장을 거쳐 2019년 9월부터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저서로는 ‘모택동의 국제정치사상’, ‘담대한 여정’ 등이 있다.
  • 월북한 김씨, 북한에서 어떻게 될까? “임지현과 같은 상황”

    월북한 김씨, 북한에서 어떻게 될까? “임지현과 같은 상황”

    “임지현 월북 때와 똑같은 상황 벌어질 것” 탈북민 유튜버 ‘개성아낙’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진아 씨가 코로나19 의심 탈북민 김모(24) 씨가 월북했다는 소식에 유튜브 방송에서 한 말이다. 북한 전문가들은 28일 군사분계선을 넘어간 김모(24)씨가 현지에서 체제선전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개성아낙은 “임지현도 한국에 왔을 때 대학을 가자며 함께 공부했던 친구”라며 “아마 김 씨도 임지현 때와 같이 ‘썩어빠진 자본주의 남조선 사회에서 3년 동안 방랑하며 일자리와 직업, 돈도 없이 떠돌다 사회주의 조국에 안긴 아무개 씨’로 (북한)언론에 얼굴이 도용될 것”이라고 했다. 김씨가 언급한 임지현(북한명 전혜성)은 지난 2014년 1월 탈북한 뒤 국내 종합편성채널 프로그램에 다수 출연하며 방송인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다가, 2017년 7월 다시 월북해 논란이 됐다. TV조선 ‘모란봉클럽’과 ‘남남북녀2’는 물론 국방TV에도 출연했다.재입북 후 임씨는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에 등장해 “잘 먹고 돈도 많이 벌 수 있다는 환상을 갖고 남조선에서 돈을 벌기 위해 술집 등을 떠돌아 다녔지만 돈으로 좌우되는 남조선에서 육체적, 정신적 고통만 따랐다”고 밝혔다. 당시 임 씨의 재입북 사건은 다른 탈북 방송인 가족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쳐 논란을 일으켰다. 2017년 8월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임씨와 함께 방송했던 탈북자의 북한 가족들이 국가안전보위부(북한의 비밀경찰기구)에 불려 다니며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임 씨와 같은 방송에 출연했던 탈북자 박모씨는 RFA에 “며칠 전 북한의 가족들이 보위부에 불려가 조사받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임씨의 재입북 이후 걱정하던 일이 현실이 됐다”고 토로하기도 했다.김 씨, 정확한 탈북 사유 파악 안 돼 김 씨는 탈북 당시 한강 하류를 헤엄쳐 건너 교동도로 들어왔는데, 군 당국은 이번에도 김 씨가 같은 경로로 월북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김씨의 탈북 사유는 아직 명확히 밝혀진 바 없다. 다만 그가 지난달 김포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지인인 탈북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 26일 북한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3년 전 북한을 탈출한 주민이 지난 19일 월북해 개성으로 왔다고 보도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월북자 확진 땐 ‘코로나 덤터기’ 쓸 판

    월북자 확진 땐 ‘코로나 덤터기’ 쓸 판

    ‘코로나 청정국’을 주장해 온 북한이 26일 월북한 탈북민의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밝히면서 향후 남측에 코로나 확산 책임을 떠넘겨 다시 경색 국면을 조성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전문 방역 기관에서는 불법 귀향자의 상기도 분비물과 혈액에 대한 검사를 여러 차례 진행했다”며 “코로나19 감염자로 의진할 수 있는 석연치 않은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북한 당국이 통상 월북한 탈북자들의 신원을 공개해 체제 선전 도구로 사용해 온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신원을 언급하지 않은 점도 이례적이다. 이에 북한이 감염이 의심되는 탈북자를 공개하면서 체제를 결집하고 코로나19 확산 책임을 남한에 돌리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만약 코로나19 확진자로 최종 판정된다면 북한이 대남 비난에 다시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은 지난달 탈북자들의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당시에도 북측은 대북 전단에 코로나19가 묻어왔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긴장이 고조됐던 남북 관계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남 군사행동 보류를 선언하면서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코로나19 유입이 또 다른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지명으로 독자적 남북 협력 의지를 피력했던 정부로서는 고민이 더 커졌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이 올 초부터 제안한 코로나19 관련 보건·방역 남북 협력 구상의 필요성을 다시 강조할 수 있는 기회라는 시각도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코로나19 방역에 자신감을 갖게 되지 않는 한 남북대화나 교류 재개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정부가 북한과의 방역협력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의 보도에는 사실관계만 밝히고 대남 비난이 없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을 하고 있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최대 비상체제를 결정한 정치국 비상확대 회의에는 정치국 위원 및 후보위원들과 함께 중앙비상방역지휘부 성원까지 방청으로 참석해 심각성을 드러냈다. 한편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브리핑에서 “(월북한) 탈북자의 정확한 신원을 파악하지 못했다”며 “신원이 확인되면 확진 여부와 접촉자 등은 금방 파악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美정치 중심지 워싱턴 vs 제3세계 중재 베이징

    美정치 중심지 워싱턴 vs 제3세계 중재 베이징

    G2 정치수도·경제수도 비교해 보니‘신냉전’에 돌입한 미중의 라이벌 도시가 샌프란시스코와 선전만 있는 것은 아니다. 두 나라의 정치수도와 경제수도 역시 전 세계를 움직이는 힘의 근원이다. 경쟁 관계에 있는 양국의 메가시티들도 살펴봤다. ●팍스 아메리카나 vs 중국판 브레턴우즈 미국의 정치수도인 워싱턴DC에는 백악관과 국회의사당, 연방대법원 등 미 연방정부의 주요 관청이 자리잡고 있다. 174개국 대사관과 국제기구, 각국 무역협회와 로비 단체 등이 모두 모여 있어 전 세계에서 정치적 영향력이 가장 큰 도시라는 데 이견이 없다. 20세기 들어 국제 질서는 미국이 주도하는 ‘팍스 아메리카나’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전 세계 어디서나 미국의 언어인 영어가 쓰이고 미국의 통화인 달러가 사용된다. 이는 미 달러화를 기축통화로 채택한 브레턴우즈 협정(1944)에 따라 생겨난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이 미국 중심 세계화를 견인한 덕분이다. 바로 IMF와 WB 본부가 여기에 있다. 워싱턴은 팍스 아메리카나를 설계하고 운영하는 도시다. 워싱턴과 경쟁하는 중국의 정치 중심지는 베이징이다. 중국에서 공산당 지도부가 집단 거주하는 중난하이 구역은 미국의 백악관과 같은 위상을 갖는다. ‘중난하이에 들어간다’라는 말은 ‘공산당 핵심 지도층이 된다’라는 뜻을 갖는다. 베이징이 미 주도 IMF·WB 질서에 대항하고자 내놓은 카드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다. 중국과 주변국을 경제 공동체로 묶는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지원한다. 이 사업은 장기적으로 중국 위안화를 미 달러화처럼 기축통화로 만들려는 정지작업이기도 하다. 그래서 AIIB 출범을 ‘중국판 브레턴우즈 체제’의 시작으로 보기도 한다. 베이징은 제3세계 국가들의 중재도시 역할도 한다.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무장 반군 탈레반 간 협상도 이곳에서 이뤄진다. 중국과 러시아,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국경 안보 문제를 논의하는 상하이협력기구의 본부도 베이징에 있다.●월스트리트·패션 도시 vs 세계경제지도 재편 미국 뉴욕은 더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세계의 경제수도’다. 드라마 ‘섹스 앤드 더 시티’가 말해 주듯 대중문화와 패션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파리와 런던, 밀라노와 함께 세계 4대 패션 컬렉션을 연다. 유엔 본부와 뉴욕증권거래소(NYSE), 나스닥이 여기에 있다. NYSE는 약 23조 달러(약 2경 8000억원) 규모로 전 세계 거래소 가운데 압도적인 1위다. NYSE와 나스닥이 위치한 월스트리트는 세계 금융산업의 대명사로 통한다. 미국 3대 지상파 방송국(NBC, CBS, ABC) 본사가 모두 뉴욕에 있다. 뉴욕의 경제적 위상은 중국 상하이가 추격한다. 거래 규모 세계 4위인 상하이증권거래소(SSE)가 있다. 장기적으로 중국 위안화가 기축통화 지위를 얻게 되면 상하이는 ‘국제 위안화 허브’로 떠오를 것이 확실시된다. “중국의 수천년 역사를 보려면 시안을, 수백년 역사를 보려면 베이징을, 수십년 역사를 보려면 상하이를 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성장 속도가 빠르다.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체제를 뒷받침하는 신개발은행(NDB)의 본부도 여기에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씨줄날줄] 아찔한 단종 비행기 체험 상품/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아찔한 단종 비행기 체험 상품/황성기 논설위원

    2011년 사망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외국인의 북한 관광을 달갑게 여기지 않았다. 자본주의 사상에 물든 서구 사람들이 평양 등을 휘젓고 다니면 북한 체제를 흔들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아버지에 비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2년 집권 초기부터 관광업에 집착을 보였다”고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이 지난 1월 낸 보고서에서 밝힌 바 있다. 남한이 제안한 개별관광을 전망한 보고서는 남측 제안을 북한이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결론을 내린다. 보고서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관광을 체제 선전을 넘어 외화벌이 수단으로 발전시키고 자연, 휴식, 체육, 모험으로 다양화하라고 지시한다. 2014년부터 관광비자 발급이 간소화되고, 국가관광총국이 독점하던 관광을 여러 회사들이 경쟁하는 체제로 만들었다. 김 위원장은 2013년 3월 “낡은 소련제 비행기가 돈벌이 수단이 된다”면서 공군사령부를 질타했다고 한다. 2014년 당시 주영국 북한대사관의 공사이던 태 의원은 소련제 여객기와 헬리콥터를 타 보길 희망하는 관광객을 영국에서 모집할 수 있는지 보고하라는 지시가 내려와 놀랐다고 말했다. 6년 전의 평양 ‘지시’는 2015년부터 현실화돼 구소련제 헬리콥터를 타고 평양 상공을 선회하는 상품이 등장했다. 관광총국이 ‘비행기 애호가 관광’이라고 자랑하는 이들 상품은 헬기 이외에도 순안국제공항에 전시된 ‘골동품’ 비행기를 구경하거나 실제 비행에 참가할 수도 있다. 코로나19로 국경을 봉쇄하고 관광객을 막은 북한이 유럽인을 대상으로 2021년 10월 18~25일 방북하는 관광객 모집에 들어갔다. 영국에 있는 ‘주체여행사’ 홈페이지를 보면 중국 베이징과 평양을 오가는 3박4일이나 7박8일 일정이 1395~1695유로(약 188만~228만원)에 나왔다. 알짜는 구소련제 비행기 탑승이다. 쌍발 프로펠러인 안토노프 An24를 타고 30분간 평양 주변을 돌면 1인당 100유로(약 13만 4900원), 투폴레프 Tu134의 종일 비행은 495유로(약 66만 7000원) 등 9종의 비행기를 고를 수 있다. 이 여행사가 ‘강추’ 상품으로 내놓은 일류신 IL62, 투폴레프, 안토노프 등의 비행기는 1960년대 개발된 기종으로 지금은 거의 단종됐다. 김정은 위원장 말대로 북한 아니면 타기 어려운 ‘낡은 소련제 비행기’들이다. 보잉, 더글러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세계 여객기 시장을 주도하던 이들 구소련의 비행기는 지금은 노후화되고 사고도 잦아 대부분 은퇴했다. 북한이 “높은 안전성에 타 보기 어려운 기회”라고 선전하지만 비싼 가격에 웬만큼 간 큰 단종 비행기 ‘덕후’가 아니라면 감히 도전장을 내밀기 어려운 아찔한 체험이 아닌가 싶다. marry04@seoul.co.kr
  •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 “김여정, 후계자로 볼 근거 없어”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 “김여정, 후계자로 볼 근거 없어”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가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후계자나 2인자로 볼 수 있는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위원장의 와병설 역시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했다.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대사는 29일(현지시간) 자국 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김 부부장이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 준비되고 있다는 관측에 대해 “근거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그녀는 아직 상당히 젊지만 중요한 정치적 대외적 경험을 쌓았다. 그녀는 이제 높은 수준의 국가 활동가가 됐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게 전부라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 부부장의 직위에 관련해선 가능한 정보에 따르면 당에서 중요한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으로 일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북한에선 ‘2인자’라는 직함이 없다며 “만약 김 부부장에 2인자냐고 물으면 ‘아니다’라고 대답할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의 와병설과 관련해선 마체고라 대사는 “아무런 근거도 없는 사실 무근한 소문이라고 확신한다”며 “북한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지도자가 실제로 덜 자주 대중 앞에 나타나고는 있지만 그럼에도 그는 결정들을 내리고 있고 그의 지시가 보도되고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이 평화롭게 일반적인 업무 체제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남북 관계 악화와 관련 남북 통신선 두절이 1971년 이후 8번째 사건이라면서 “남북이 조만간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대북전단을 빌미로 남측에 분노를 표현한 데 대해선 “5월 31일 살포된 전단에 지도자의 배우자를 겨냥한 모욕적인 선전이 담겨 있었다”며 “포토샵까지 이용한 저열한 방식으로 이뤄져 북한 지도부와 주민들 사이에 심각한 불만을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북한이 전략무기 시험을 재개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는 남한과 전략무기 문제를 논의하려 하지 않는다면서 이 문제에 대한 논의는 북미 관계가 개선되는 미래로 연기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김정은 국무위원장 추대 4주년… 北 내부 결속 집중

    김정은 국무위원장 추대 4주년… 北 내부 결속 집중

    북한이 2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추대 4주년을 맞아 노동신문 등을 통해 업적을 선전하면서도 행사를 자제한 채 내부 결속을 다지는 모습이다. 노동신문은 1면 전체와 2·3면 대부분을 김 위원장 추대 4주년을 기념하는 기사로 채웠다. 앞서 북측은 2016년 6월 29일 최고인민회의 제13기 4차 회의에서 헌법을 개정해 국무위원회를 신설하고 당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국무위원장으로 추대했다. 신문은 1면 ‘눈부신 우리 태양’이라는 제목의 정론에서 김 위원장을 ‘태양’으로 지칭하면서 “핵위협도 전쟁도 봉쇄도 대재앙도 그 앞에서는 여지없이 부서져 나가는 것을 봤다”며 미국의 위협, 대북 제재, 코로나19 확산 등에서 체제를 수호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지난 3월 착공한 평양종합병원을 성과로 꼽기도 했다. 신문은 미국의 위협과 대북 제재를 돌파하려면 김 위원장 중심으로 결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적대세력들의 전쟁위협이나 오늘의 압살광증은 단순히 경제를 파괴하고 발전을 저지시키자는 것만이 아니다”라며 “그것은 고통과 불만을 극도로 야기시켜 당과 인민을 갈라놓으려는 제도 전복, 인민 와해에 목적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령을 따르는 우리의 일심단결, 혼연일체는 사나운 광풍에 억세어지고 원수와의 무자비한 싸움 속에서 불가항력으로 장성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지난해 김 위원장 추대 3주년 당시 개최했던 중앙보고대회 등의 행사는 보도되지 않아 생략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정주년(5·10년 단위)이 아니고 코로나19 방역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분석이다. 북측은 김 위원장이 지난 23일 당 중앙군사위 예비회의에서 ‘대남 군사행동 계획’을 보류한 이후 대남 비난 기사를 내지 않고 내치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신문은 김재룡 내각 총리가 보산제철소와 평양건설기계공장 등을, 박봉주 당 부위원장이 순천시멘트연합기업소 등을 시찰했다고 28일과 29일 연이어 보도하며 경제 총책들의 민생 행보를 전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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