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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로의 아침] 파키스탄 넘어 베트남 모델로/이석우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파키스탄 넘어 베트남 모델로/이석우 국제부 선임기자

    “북한도 핵 보유와 관련, 제2의 파키스탄이 될 수 있을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7~28일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이에 대해 명확한 대답을 내놓았다. “수용 불가”라는 답변이다. 파키스탄과 이스라엘, 인도 등은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 밖의 실질적 핵보유국들이다. 이들은 핵을 갖고 있으면서도 미국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유지하며 공존하고 있다. 이들처럼 핵을 보유한 채 미국과 공존 관계를 구축하는 것은 북한 지도부의 오랜 바람이자 목표였다. 1993년 NPT에서 탈퇴한 북한은 NPT 체제 밖의 핵보유국 지위 획득을 시도했고, 2017년 11월 핵보유국을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핵과 탄도미사일 이외에 생화학무기까지 포함하는 ‘광범위한 비핵화’를 요구했고, 빅딜 수용을 설득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지난 3일(현지시간) 하노이 회담 관련 이 같은 전언은 미국의 입장을 선명하게 확인시켰다. 하노이에서 미국의 강경 태도에 충격을 받고 합의도 못 얻었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빈손으로 돌아간 것은 아니다. 지난해 싱가포르에 이어 자신을 ‘변화를 시도하는 보통국가의 젊은 지도자’로서 지구촌에 각인시킬 수 있었다. 그는 김일성 주석이 1958, 1964년 두 차례 호찌민 등 베트남 지도부와 양국 우의를 과시했던 곳에서 소원해졌던 두 나라 관계를 정상화 단계로 끌어올렸다. 하노이는 체제 유지 속 경제개발과 국제사회 복귀라는 ‘공산당 일당 통치국가’ 베트남의 성공을 상징한다. ‘반외세 항전 성지’에서 이틀 동안 만감의 교차를 경험했을 36세의 김정은은 베트남식 경제 개발 모델에 호감과 기대를 숨기지 않아 왔다. 그는 지난해 4월 문재인 대통령과 판문점 ‘도보다리’에서도 “베트남식 개혁·개방을 추진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베트남전(1964∼1975)으로 민간인 200만명, 북베트남 군인 110만명이 목숨을 잃었지만, 베트남은 미국과 공동 번영의 미래를 선택했다. 두 나라 교역 규모는 1994년 4억 5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600억 달러(약 67조 6620억원)로 133배나 늘었고, 포괄적 동반자 관계 속에 협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베트남전 종전 43년 만에 지난해 3월 다낭에 들어온 미 항공모함 ‘칼빈슨’ 전단은 양국의 전략적 협력을 과시했다. 평양으로 돌아간 김 위원장이 핵을 가진 파키스탄 모델을 단념하고 상생의 베트남 모델로 나아갈 결심과 준비를 할까. 베트남은 핵을 갖지 않았고, 파키스탄·인도는 지정학적으로나 국제 역학관계 등에서 북한과는 전혀 다른 맥락 속에 있다. 이는 핵 문제 해결 없이 북한이 베트남 모델로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 주민의 70%가 장마당 등 시장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비핵화 결단을 어떻게 이끌어 내야 할까. 적대 관계를 청산하고 동반자로서 상생하는 베트남 모델을 김 위원장이 의미 있는 미래로 선택하도록 하기 위한 조건과 주변 환경 등 생태계 구축에 외교력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한반도·동북아 평화공동체 구축을 향한 대한민국의 주도적 역할과 비전 제시를 기대해 본다. jun88@seoul.co.kr
  • “내신 3등급 벗어날 땐 수능 집중… 자격증 대신 교내 활동 참여를”

    “내신 3등급 벗어날 땐 수능 집중… 자격증 대신 교내 활동 참여를”

    올해 고등학교 1학년은 고2, 고3보다 더 혼란스러운 대학 입시를 치르게 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문·이과 구분이 사라지고 선택과목이 늘어 복잡한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한다. 수시를 확대해 오던 대학들이 갑자기 정시 확대로 방향을 틀고 학교생활기록부는 대폭 간소화된다. 서울신문은 입시 전문가들과 함께 2022학년도 대입 제도의 변화가 실질적으로 얼마나 파급력이 있을지, 학생들은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짚어 봤다.교육부는 현 고1이 대학에 진학하는 2022학년도부터 수능 위주 정시 모집 전형의 비율을 30%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각 대학에 권고했다. 교육부는 정시 모집 전형 비율을 대학 재정지원사업인 ‘고교교육 기여대학’ 사업과 연계하기로 하는 등 정책적으로 정시 확대에 나서고 있다. 2020학년도 대입 전형에서는 수시 선발 인원이 77.3%, 정시 선발 인원이 22.7%이다. 그러나 정부의 정시 확대 기조에 따라 일부 유명 대학들이 정시 비율을 소폭 올리기도 했다. 오는 4월 발표되는 2021학년도 대학별 전형계획은 2022학년도에 각 대학이 정시를 얼마나 확대할지를 예측해 볼 수 있는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정시 확대가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의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대부분의 대학들이 정시를 확대하면서 학생부종합전형이 아닌 논술과 특기자 전형을 축소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흐름은 2020학년도부터 나타난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현 고1은 논술 전형이 줄고 그만큼 정시가 확대되는 기조가 가시화될 수 있는 학년”이라면서 “원하는 내신 수준이 되지 않는 학생들은 수능 위주의 정시를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수시가 급격하게 줄어들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 “1학년 때부터 내신을 철저히 관리하고 내신이 3등급을 벗어났을 경우 수능에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22학년도 수능은 문·이과 경계를 허무는 큰 폭의 변화가 이뤄진다. 수학은 기존 가·나형의 구분이 사라지고 공통과목(수학Ⅰ·수학Ⅱ)과 필수선택과목(확률과 통계·미적분·기하)으로 개편돼 학생들은 공통과목과 함께 필수선택과목 중 하나를 골라 치르면 된다. 탐구영역도 사회와 과학 간 계열 구분을 없애고 사회 9개 과목과 과학 8개 과목 등 전체 17개 과목 가운데 최대 2개를 택해 치른다. 국어는 독서와 문학을 공통으로 하고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중 한 과목을 선택하게 되며 제2외국어·한문은 절대평가로 전환된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의 문·이과 통합이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수학의 경우 인문계열 학과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이 확률과 통계를, 자연계열 학과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미적분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자연계열 상위권 대학들이 미적분이나 기하 과목, 사회와 과학 중 과학 과목만 2개를 필수로 지정할 수도 있다. 사실상 문·이과를 구분했던 기존 체제와 다를 게 없는 셈이다. 임 대표는 “문과 학생들은 쉽게 자연계열로 진학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게 좋다”면서 “자연계열 최상위권 학생들은 기존 수학과 과학에 대한 철저한 학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재가 간소화되는 학교생활기록부 역시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주된 변화를 살펴보면 수상 경력은 현행과 같이 기재하되 학기당 1개만 대학에 제공할 수 있다. 자율동아리도 학년당 1개 활동만 기재할 수 있다. 대회 참가를 위한 과도한 사교육과 무분별한 자율동아리 설립으로 인한 학생 부담을 덜기 위한 조치다. 소논문(R&E) 활동은 학생부 모든 항목에서 기재할 수 없다. 자격증이나 한국어인증시험 같은 인증 역시 대입 전형 자료로 제공되지 않는다. 봉사활동과 청소년단체 활동, 학교스포츠클럽 등도 기재가 간소화되거나 제한된다. 창의적 체험활동 특기사항,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은 기재 분량이 절반 가까이 축소된다. 학생부 간소화는 대학 입장에서는 학생을 평가할 수 있는 정보가 부족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연스레 내신의 중요성이 커지게 된다. 그러나 학생부종합전형의 취지를 고려하면 내신 성적 자체뿐 아니라 과정에도 주목해 관리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행 평가와 수업 태도, 독서 등 일련의 학습과정에 적극적이고 성실하게 참여해 자신만의 학습 패턴을 만들고 이를 학생부에 잘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것이 수행 평가다. 발표나 토론, 수업 태도, 보고서 등 다양한 요소가 수행 평가의 도구로 활용되는 만큼 학교에서 이뤄지는 모든 과정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 학생들은 무리하게 비교과영역을 채우려 하기보다 내실 있는 학교 내 정규 활동에 집중하는 게 좋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은 “학생의 지적 호기심과 진로, 역량 등을 성장시키기 위한 목적이 있는 교내 활동이 중요하다”면서 “활동 그 자체로 끝나지 말고 이후의 노력과 변화 등을 근거로 남겨 놓아야 좋은 학생부를 갖출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文대통령 ‘포스트 하노이 해법’ 고심…北과 물밑 접촉 추진

    文대통령 ‘포스트 하노이 해법’ 고심…北과 물밑 접촉 추진

    금강산관광·개성공단, 北 유인책될 수도 전문가 “남북미 실무협의체 정례화 필요”문재인 대통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북미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판’을 깨지 않았지만 비핵화와 제재 해제를 둘러싼 시각차를 확인했다. 당초 2차 북미회담을 계기로 남북 경제협력공동체로 나가는 ‘신한반도 체제’ 구상을 본격화하려 했지만 종전선언 및 부분적 제재 완화 등 전제조건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한반도운전자론이 진정한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3일 “당장 대통령이 움직일 수 있는 단계는 아니며 우선 하노이 회담에서 어떤 대화가 오갔고 어디에서 매듭이 꼬였는지 종합적·입체적으로 재구성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바둑으로 치면 복기인데 다양한 채널을 통해 미국뿐 아니라 북한과도 접촉해 입장을 들어 보고 진단을 내린 뒤 문제를 풀기 위한 계획을 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도 “서둘러 중재안을 내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정교한 접근이 요구된다”며 “현재로선 정의용 안보실장 등을 (대북)특사로 파견하는 것은 검토하고 있지 않으며 물밑 접촉이 선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돌파구를 찾기는 쉽지 않지만 실마리는 엿보인다. 문 대통령은 3·1절 100주년 기념사에서 “우리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의 재개 방안도 미국과 협의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경협에서 ‘포스트 하노이의 해법’을 찾겠다는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것”이라며 “미국과 교감이 있거나 설득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아니겠는가”라고 밝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는 북한의 보다 높은 수준의 비핵화를 끌어내는 유인책이 될 수 있고 진전된 비핵화를 끌어낼 수 있다면 미국을 설득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며 “시간은 북한 편이 아니며 ‘영변+α’가 아니면 근본적 제재 완화는 어렵다는 게 분명해진 만큼 북측도 시간을 두고 입장 변화에 나설 여지가 있고 그렇게 되도록 우리가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중재안에 내용뿐 아니라 형식에 대한 제안이 담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번 회담은 북미처럼 신뢰가 얕은 상황에서 ‘초치기’로 의제 협의를 해서는 ‘디테일의 악마’에 발목 잡힐 수밖에 없다는 점을 확인시켰다. 때문에 북미 또는 남북미 실무협의체의 정례화·상설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 본부장은 “남북미 3자 실무협의체를 만들고 그 안에서 북미도 수시로 대화하도록 해야 한다. 일종의 남북미 워킹그룹이 될 텐데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설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의장 “대북제재에 변화 줄 이유 없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의장 “대북제재에 변화 줄 이유 없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 범위와 대북제재 완화 폭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2차 북미정상회담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가운데,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의장이 당분간 대북재제 해제 논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의장국인 독일의 크리스토프 호이스겐 주 유엔 독일 대사는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프랑수아 들라트르 주 유엔 프랑스 대사와 함께 연 기자회견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봐서 알겠지만,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라는 국제사회의 목표에 조금도 근접하지 못한 상태”라면서 앞으로 현 대북제재 체제에 변화를 줄 어떤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들라르트 대사도 대북제재 완화 또는 해제는 안보리 의제가 아니라면서 2017년 결의한 대북제재들은 유용하고 효과적인 지렛대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들라르트 대사가 언급한 유엔 안보리의 ‘2017년 대북제재’는 북한으로의 유류 공급을 30% 가량 차단하고 북한산 석유제품 수입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같은 해 9월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안보리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된 대북제재 결의안(2375호)이었다. 북한 정권의 생명줄로 여겨지는 유류가 유엔 제재 대상에 포함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의 상응조치 내용을 놓고 결국 회담에서 합의하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이 완전한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해 회담이 결렬됐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지난 1일 새벽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은 인민 생활에 지장을 주는 일부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해제만을 요구했다고 반박했다. 이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북한이 대북제재의 전면적인 해제를 요구했다고 다시 한 번 반박하자,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도 호텔에서 남측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기를 제안했지만 미국이 적절한 상응조치를 내놓지 않았다고 맞섰다. 영변 핵시설은 북한 전체 원자력 발전시설의 80%가 집중돼 있는 시설로, 이번 2차 북미정상회담의 ‘하노이 공동선언’에 영변 핵시설 동결·폐기 및 사찰(검증) 방안이 포함될지가 관심사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한국당 “자화자찬으로 일관”…문 대통령 3·1절 기념사에 여야 온도차

    한국당 “자화자찬으로 일관”…문 대통령 3·1절 기념사에 여야 온도차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제100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신한반도 체제’로 한반도 평화의 주도자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여당은 적극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평가절하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한반도 중재자’에서 ‘주도자’로서 미래 국제 질서 변화를 선도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강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변인은 “남북 경제 협력은 남북 간 경제적 이득을 가져다줄 뿐 아니라 한반도 평화체제를 공고히 하는 전략적 수단”이라며 “추후 전개될 북미 협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며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도 “자주적이고 정의로운 주체가 주도하는 100년의 상이었다”며 “이제 우리의 운명은 우리가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대변인은 “어제의 결렬된 북미 정상회담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꽃샘추위로 여기고 다가올 봄을 위해 닫힌 창을 열어보자. 봄 내음이 방안 가득 퍼질 것이고 평화도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만희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에서 선열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성취한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역사는 과소평가되고 분열적인 역사관이 강조된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현 정권 들어 공화주의와 법치주의가 흔들린다는 국민적 걱정과 각종 민생 추락에 대해 한 마디 사과와 반성도 없이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과 자화자찬으로 일관한 것은 국민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 역시 “평화 협력을 중심으로 한 신한반도 체제라는 기치에 기본적으로 공감한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너무 앞서가고 있거나 공허한 말에 불과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대통령의 기념사는 2차 북미 정상회담 합의 결렬에도 불구하고 전혀 고쳐지지 않은 것 같다”며 “합의를 가정하고 쓴 것을 수정 없이 그대로 읽은 것인지 의아하기만 하다”고 덧붙였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美주도 ‘화웨이 보이콧’ 균열

    UAE, MWC에서 화웨이 5G 장비 도입 ‘스파이 장비’가 될 수 있단 이유로 미국이 주도한 화웨이 통신장비 퇴출(보이콧) 전열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지난 1월까지 1년 새 자국 내 5G망 구축이나 정부 조달에서 화웨이 배제를 선언했던 영국, 독일, 뉴질랜드 등이 잇따라 선회하는 분위기다. 각국은 안보 위협을 관리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보거나, 특정 업체를 배제하는 것은 탈법적이란 이유를 들어 보이콧 대열에서 이탈했다. 미국의 중동 우방인 아랍에미리트(UAE)의 국영 통신사도 지난 26일(현지시간) ‘MWC19 바르셀로나’ 현장에서 화웨이 5G 장비 도입을 발표했다. 중국 공산당과 유착된 화웨이가 기지국 장비에 정보를 빼돌리는 장치인 ‘백도어’를 마련해 두었다가 중국 정부 요구에 따라 기밀을 빼돌릴 수 있다는 게 미국이 제기한 우려의 내용이다. 화웨이는 백도어를 만들지 않고 있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고, 미국은 화웨이가 백도어를 마련했다는 구체적인 물증을 내놓지 못했다. 오히려 미국 중앙정보국(CIA) 직원이던 에드워드 스노든의 2013년 폭로 이후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시스코 같은 미국 회사 장비 내부에 백도어를 설치해 무차별 감청·사찰을 해왔다는 의혹이, 화웨이 역시 그럴 수 있다는 의심을 강화시키는 주요 근거 중 하나로 꼽힌다. 다만 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지난해 캐나다에서 체포돼 미국으로 인도된 뒤 통신사 T모바일 영업기밀 탈취 혐의가 더해져 지난달 기소된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재판 과정에서 새로운 불법 정황이 드러날 여지는 있다. 멍 부회장은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주의 딸이다. 백도어는 없다는 화웨이의 주장 역시 검증이 충분하진 않다. 국내 이동통신 3사 중 LG유플러스에 장비를 공급하는 화웨이는 MWC19 한국 기자단을 대상으로 화웨이 장비 검증 중인 스페인 E&E와의 간담회를 열었다. E&E는 공통평가기준(CC) 인증 절차 1~7단계 중 4단계 레벨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CC인증 단계가 높을수록 철저한 검증이 이뤄지는 것인데, 5단계 이상 테스트를 거쳐야 백도어 설치 여부 검증 결과를 신뢰할 수 있다”며 E&E 검증의 미흡함을 지적했다. 공급 업체가 백도어 없는 장비를 납품하더라도 운영체제(OS) 업그레이드 등을 통해 장비를 오염시킬 수 있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애당초 완벽한 검증은 불가능하다는 회의론도 제기된다. 김인성 IT칼럼니스트는 “장비, OS 소스, 해킹 가능성, 제조사가 모르는 결함까지 장비의 보안 여부 의심에 끝이 있을 수 없다”면서 “결국 장비를 공급받은 기업이 이용자들의 정보가 빠져나가지 않도록 관리하는 역량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영국 국가사이버보안센터(NCSC) 역시 최근 화웨이 보이콧 대열에서 이탈하며 “5G망에 화웨이 장비를 쓰더라도 위험을 제한할 수단이 있다”며 ‘관리 역량’을 강조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日 아베 “트럼프 결단 지지” 中 왕이 “인내심 갖고 대화 지속해야”

    日 아베 “트럼프 결단 지지” 中 왕이 “인내심 갖고 대화 지속해야”

    로이터 “美 제재 해제 꺼린 게 분명해” BBC “양국 여전히 중요한 변화 구축” 아베, 트럼프와 통화서 납치문제 부각 방중 北 리길성 만난 왕이 “호사다마”외신들은 28일 2차 북미 정상회담 불발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하며 예의 주시했다. 일본·중국·러시아 정부도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AP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회담이 불발된 소식을 긴급 타전하며 양국 정상 차량이 회담장에서 각각 숙소로 “몇 분 만에 굉음을 내며 달아났다”고 냉담하게 끝난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전하며 “북한의 비핵화를 향한 명백한 진전이 되기를 희망했던 두 번째 정상회담이 외교적 실패로 끝났다”고 진단했다. 반면 BBC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김 위원장과 험악한 설전을 이어 갔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회담은 여전히 양국 관계에 중요한 변화를 구축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은 한반도 전문가 스테픈 해거드 미 샌디에이고대 교수의 말을 인용해 “시간이 짧았고, 미국이 제재를 해제하기를 꺼린 것이 분명하다”는 옹호론을 전했다. 일본은 북미 회담 결렬 후 미일 정상 간 전화통화를 통해 양국 협력을 강조했다. 아베 신조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 후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한다는 결의 아래 안이한 양보를 하지 않고 동시에 건설적인 논의를 계속해 북한의 구체적 행동을 촉구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인 납치 문제에 관해 “트럼프 대통령이 어젯밤 회담에서 내 생각을 김 위원장에게 전달해 줬다”며 “다음에는 나 자신이 김 위원장과 마주 봐야 한다고 결의하고 있다”면서 북일 정상회담 의지를 보였다. 중국은 북미 회담이 합의 없이 끝났지만 북미 대화가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는 입장을 보였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미 수십년이 된 한반도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 없는 일”이라며 “지난 1년간 한반도 정세는 중대한 전기를 마련했고 한반도 문제는 정치 해결의 올바른 궤도에 올랐다는 점에서 성과가 작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리길성 북한 외무성 부상은 이날 북중 수교 70주년 기념 활동 계획 상의차 중국을 방문해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났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왕 부장은 “호사다마(好事多磨)라는 말이 있는데 쌍방이 신념을 갖고 인내심을 유지하며 대화를 계속하고, 이미 정한 목표를 향해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길 희망한다”면서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실현함과 동시에 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해야한다”고 전했다. 리 부상의 방중으로 김 위원장이 귀국길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는 “북미 회담 결렬로 당장 김 위원장의 귀국길에 북중 정상회담을 가질 가능성은 작아질 것”이라면서 “다만 미국 견제를 위해 북한이 중국과 더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비록 협상이 결렬됐으나 협상 자체가 중단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신호라고 봤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서로에게 유연성을 보이는 관행이 작동하지 않아 결렬된 것으로 보인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고위인사들의 공식 발표 등을 보면 협상 과정이 중단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서울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53) ‘3인 3색’ 한화그룹 부회장단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53) ‘3인 3색’ 한화그룹 부회장단

    ‘그룹 2인자’ 금춘수 부회장, 한화 공동대표이사 컴백엔지니어링 출신 차남규 부회장, 보험업계 장수CEO‘30년 영업맨’ 김창범 부회장, 과감한 결단력 장기  한화그룹은 최근 어수선한 분위기다. 지난 14일 ㈜한화 대전공장에서 근로자 3명이 숨진 폭발사고를 놓고 정부 조사와 유족의 항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룹은 비상상황이라고 판단하고 두 번의 경영기획실장을 역임한 뒤 경영기획실이 해체되자 일선에 물러나 있던 금춘수(67) 부회장을 한화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한화의 공동대표이사에 선임했다. ㈜한화가 지난해 4분기에 3년 만에 분기 적자를 내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현재 옥경석 화약방산부문 대표, 김연철 기계부문 대표, 이민석 무역부문 대표 등 3인 각자대표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금 부회장이 지원부문 대표에 오르면 4개 부문 각자대표체제로 바뀌게 된다. 금 부회장은 한화그룹의 2인자로 평가된다. 그는 경영기획실장을 맡아 인수·합병(M&A), 지배구조 개편, 경영승계, 계열사 업무 조정 등 그룹의 주요 현안을 진두지휘했다. 대한생명(현 한화생명) 인수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삼성그룹과의 석유화학·방위산업 빅딜, 두산DST 인수합병, 한화큐셀과 한화솔라원 합병 등을 성사시켰다. 대구 계성고,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1978년 ㈜한화 무역부문(옛 골든벨상사)에 입사해 40여년간 한화그룹에 몸담아왔다. 미주, 유럽법인 등 해외지사와 그룹 구조조정본부 경영지원팀장을 거쳐 2006년 한화그룹 초대 경영기획실장에 올랐다. 이후 한화차이나 사장 등을 맡은 뒤 2014년 경영기획실장으로 복귀했다. 2016년 10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한화 지원부문 부회장으로 사내이사 선임을 통해 그룹사간 조정 및 지원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차남규(65) 부회장은 8년째 한화생명을 이끌고 있는 보험업계의 대표적 ‘장수 CEO’다. 부산고, 고려대 법대를 나왔다. 한화기계와 한화정보통신, 여천 NCC 등 주요 계열사에서 근무했다. 2002년 한화그룹이 한화생명(옛 대한생명)을 인수했을 때 처음 지원부문 총괄전무로 금융업계에 발을 들였다. 보험영업을 총괄하면서 대한생명의 영업조직을 전담했다. 기계업체 출신이지만 금융전문가로 금방 탈바꿈하듯이 다방면에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치밀하게 정책을 세운 뒤 불도우저 같은 추진력을 발휘하는 스타일이다. 차 부회장의 노력으로 인수 당시 약 29조원에 불과했던 한화생명 총자산은 13년여 만인 2016년 100조를 돌파했고, 2018년 114조를 달성하며 약 4배 규모로, 수입보험료 역시 9조 4600억원에서 2018년 기준 14조 2400억원으로 약 1.5배 성장했다. 한화생명은 국내 신용평가사로부터 12년 연속 AAA등급 획득, 무디스, 피치 등 해외신용평가사로부터 ‘A1’, ‘A+’을 받으며 견조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다.  김창범(64) 한화케미칼 부회장은 한화첨단소재 대표이사 사장과 한화케미칼 사장에 이어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부산 동아고, 고려대 통계학과를 졸업했다. 김 부회장은 1981년 한화그룹 입사 이후 주로 영업 일선을 누빈 ‘영업통’이다. 일주일에 2~3일은 여수, 울산, 대전 연구소 등 사업장을 돌며 소통하고 현장에서 답을 찾는다. 과감한 사업부 매각, 인수합병 전략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대표이사 취임 이후, 수익성이 안 좋은 사업을 정리하고 잘 할 수 있는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왔다. 특히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의 포트폴리오 다변화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건자재사업 중심이었던 한화L&C를 자동차소재 등 첨단소재기업으로 바꿔놓았다. 단기 실적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외부 변수에 좌우되지 않고 어떠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체질이 되어야 한다고 늘 강조한다. 또한 카이스트, 서울대학교 등과 함께 공동 연구소를 설립해 미래 석유화학 분야를 이끌어 갈 원천기술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상생을 주요 경영과제 중 하나로 추진할 만큼 협력사와의 ‘상생 생태계 조성’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 ‘결단·중재·협상’ 케미 통했다…北 경제·북미관계 훈풍

    ‘결단·중재·협상’ 케미 통했다…北 경제·북미관계 훈풍

    ■김정은, 체제 불안 감수한 통 큰 결정…남북경협 속도 실질적 성과땐 경제 총력 노선 박차 2차회담 이후 서울 답방 가능성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이번 2차 북미 정상회담은 그 결과에 따라 북한이 목표로 하는 ‘경제건설 총력집중’ 노선의 명운이 갈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집권 후 최장 공백에 따른 불안과 위험을 감수하고 66시간에 걸친 ‘열차 행군’을 강행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 위원장으로서는 내년이 노동당 창건 75주년이자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의 마지막 해인 만큼 올해 안으로 대북 제재 완화를 이끌어내 경제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8개월 만에 두 지도자가 다시 마주 앉기까지의 8개월의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그러나 비핵화 협상이 고비를 맞을 때마다 김 위원장의 통 큰 결단과 비핵화를 향한 의지가 큰 역할을 했다. 앤드루 김 전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을 통해 공개된 “내 아이들이 평생 핵을 지고 이고 사는 걸 바라지 않는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에도 간절함이 묻어 있다. 북한 국내 정치 측면에서도 2차 북미 정상회담은 김 위원장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제재 완화와 관련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둔다면 김 위원장은 향후 경제성장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비핵화와 개방을 반대하는 내부 세력에 본인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설득하려면 경제적인 성과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해 4월 핵·경제 병진노선을 경제건설 총력집중 노선으로 전환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2017년 북한의 경제성장률을 -3.5%로 추정했다. 1997년(-6.5%)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특사단을 만난 자리에서 “내 판단이 옳은 판단이었다고 느낄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2차 북미 정상회담 후 문재인 대통령에게 약속한 ‘서울 답방’도 실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계기로 철도, 도로, 사회간접자본(SOC) 등 남북 경제협력 사업에 속도가 붙어 북한 경제에 숨통을 터줄 수도 있다. 올해 초 신년사에서는 ‘조건 없는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협상에 진전을 내지 못하면 김 위원장이 천명한 ‘경제 총력’ 노선이 내부적으로 동력을 잃을 여지도 있다. 김 위원장이 올 신년사에서 “미국이 제재와 압박으로 나간다면 어쩔 수 없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고 언급한 만큼 북미 관계가 다시 얼어붙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문재인, 고비마다 ‘촉진자’ 역할…新한반도체제 날개 제재 완화·경협 화두로 막판 중재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주도 의지 지난해 6월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8개월여 만에 북미 정상이 27일 마주 앉기까지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보다 가슴 졸이는 순간이 많았다. 북미 대화가 마찰음을 빚을 때마다 국내 보수진영과 미국의 일부 정치권·전문가 그룹에서 ‘비핵화 회의론’이 불거졌다. 문 대통령이 지난 2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여전히 남북 관계·북미 관계 개선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발목을 잡으려는 사람이 있다”고 말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것이다. 문 대통령은 고비마다 ‘대북 제재 완화 필요’, ‘교황 방북’, ‘김정은 연내 답방’, ‘남북경협’ 등 화두를 던져 북미 대화의 막힌 ‘혈’을 뚫으려 했다. 지난해 8월 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 취소에 이어 11월 미국 중간선거까지 맞물리면서 북미 대화의 소강 국면이 장기화됐다. 문 대통령은 9월 평양 정상회담 이후 일주일 만에 미국 뉴욕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의지를 담은 김 위원장의 비공개 메시지를 전했다. 10월 유럽 순방 때는 “비핵화가 되돌릴 수 없는 단계라면 유엔 제재 완화를 통해 비핵화를 촉진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설익은 구상’이라고 보수진영은 비판했지만 하노이선언에 대북 제재의 일부 완화가 포함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하노이 회담이 임박하자 ‘촉진자’로 나섰다. 지난 19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남북 철도·도로 연결부터 경협 사업까지 떠맡을 각오가 돼 있다”며 대북 제재 일부 완화를 제안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문 대통령의 행보는 ‘신한반도체제 구상’에 맞춰질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25일 북한의 경제개방 상황을 상정하고 “주도권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반도 운명의 주인은 우리”이며 “역사의 변방이 아닌 중심에 서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주도해 나가겠다고 했다. 하노이선언에서 북미가 ‘종전’을 어떤 형태로 담아내든 1953년 이후 66년간 지속된 지구상 마지막 냉전체제가 실질적으로 종식되는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일어나게 된다. 종전선언은 필연적으로 남·북·미·중 등 6·25전쟁에 참전한 4자를 비롯해 다자가 한반도 평화를 담보하는 평화체제 논의로 이어질 전망이다. 우리가 물꼬를 튼 국제질서 변화를 적극 주도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청와대는 ‘포스트 북미 회담’ 행보와 직결된 신한반도 체제 구상의 디테일을 올해로 100주년을 맞는 3·1절 기념사를 통해 밝히겠다고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트럼프, 양면술로 북핵 해결 ‘전진’…노벨평화상 기대 승부사적 기질로 대북 회유·압박‘빅딜’ 성공땐 새 북미관계 수립 “내가 거래를 성사시키는 방식은 아주 간단하고 분명하다. 목표를 높게 잡은 뒤 달성을 위해 전진에 전진을 거듭할 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저서 ‘거래의 기술´에서 밝힌 이 원칙은 그가 어떤 생각으로 지난해 6월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지난 8개월간 미국 내 강경파의 회의론을 뚫고 북핵 해결에 박차를 가해 왔는지를 압축적으로 보여 준다. 트럼프의 목표는 미국 전직 대통령 누구도 이루지 못한 역사에 길이 남을 ‘업적’이다. 버락 오바마 정부의 중동정책을 뒤엎고 이란 핵 합의를 파기하는 등 파격적인 외교정책을 펴 왔지만 이는 오바마의 흔적을 지운 것뿐이었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시작한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의 실질적 조치를 마련한다면 자신만의 방식으로 외교 성과를 낸 첫 사례를 만들 수 있다. 내년 11월 미국 대선 전에 ‘내가 오바마보다 낫다’고 어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조성렬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27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합의로 노벨평화상이라도 받는다면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 중인 뮬러 특검 리스크를 한번에 뒤엎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쩌면 마지막일 수도 있는 기회를 잡고자 승부사적 기질을 발동해 말 그대로 전진에 전진을 거듭해 왔다. 지난해 8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을 돌연 취소하고 추가 대북 제재 조치까지 내놓으며 북한을 압박해 협상의 주도권을 거머쥐었다. 미 행정부 내 강경파들은 북한 비핵화 회의론을 공개적으로 표명하며 제동을 걸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가 미공개 북한 미사일 기지 관련 보고서를 내고 뉴욕타임스가 곧바로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의 미사일 기지는 거대한 기만이라고 보도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김 위원장을 향해 “남은 합의를 마저 이행하면 바라는 것을 이뤄 주겠다”며 ‘회유와 압박’의 양면술을 폈다. 그의 행보와 미국의 정치적 일정을 고려할 때 트럼프 대통령은 적어도 이번 회담에서 영변 핵시설 사찰과 검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프로그램 동결을 약속받고 양국 간 연락사무소를 징검다리 삼아 새로운 북미 관계를 수립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을 앞두고 2차 북미 정상회담이란 대형 이벤트를 연 것 자체에 ‘빅딜’에 합의할 것이란 자신감이 깔렸다. 북미 관계 개선은 중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지정학적으로 이점을 가져올 수도 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 ‘역사에 남을 지도자’ 트럼프 대통령의 꿈이 이뤄지는 셈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민주 “하노이 선언, 한반도 평화 새시대 열 것”

    민주 “하노이 선언, 한반도 평화 새시대 열 것”

    더불어민주당은 2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신(新)한반도체제’가 시작될 것이라며 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했다. 이해찬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오늘은 한반도의 진로를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날이 될 것 같다”며 “이번 회담 결과에 한반도에 사는 8000만 한민족의 생존이 걸려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종전선언까지 상호 합의한다는 언론 보도가 많이 있지만, 마지막까지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면서 “아무쪼록 좋은 성과를 내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으로 분단과 냉전체제를 마감하는 회담이 되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한반도평화의 새 시대를 열 역사적 만남이 드디어 오늘 열린다”며 “하노이선언은 한반도평화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번 회담은 1차 회담 때 세운 4가지 주춧돌 위에 ‘평화’라는 집을 짓는 과정”이라고 설명하며 “우리는 이제 ‘신한반도체제’의 시작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적극적인 중재 노력에 따라 한반도평화와 번영이 무르익고 있다”며 “하노이 회담은 새로운 평화체제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주당은 2차 북미정상 이후 남북경협 사업이 보다 구체화할 것이라며 자유한국당 등 보수야당의 자세 변화도 촉구했다. 홍 원내대표는 “남북회담은 위장평화쇼, 종전선언은 평화착시 현상이라는 폄훼 주장은 더는 국민의 지지를 못 받을 것”이라며 “한국당은 보수진영의 논리를 넘어 한반도평화를 앞당기기 위한 선의의 경쟁에 나서라”고 압박했다. 당내 한반도비핵화대책특위 위원장인 심재권 의원은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비핵화 이후에 남북경협을 하자는 (한국당의) 주장은 결국 아무것도 하지 말자는 이야기에 불과하다”며 “더 나아가 한반도 위기를 강화하자, 부채질하자는 결과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쿠바, 43년 만에 문 열리는 사유재산·시장경제

    쿠바, 43년 만에 문 열리는 사유재산·시장경제

    탈카스트로 체제서 개혁개방 실험 본격화 국가평의회 의장 임기도 ‘10년 중임’ 제한쿠바에서 사유재산과 시장경제를 인정하는 헌법 개정안이 가결됐다. 외국인 및 다국적 투자 보장을 강화하고, 인터넷 역할 등 사용 확대를 인정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쿠바 선거관리위원회는 25일(현지시간) 헌법 개정안 찬반 국민투표를 잠정 집계한 결과, 투표 참가자 784만여명 가운데 681만여명에 해당하는 86.85%가 찬성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1976년 냉전 시대에 제정된 현행 헌법이 사회 변화상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마련됐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이번 개정안에는 공산당 일당 체제와 중앙집권적 계획경제를 유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며 시장경제 인정과 관련해 “현실 변화를 반영해 시장을 법적으로 공인하면서 전체 30%에 달하는 자영업 및 소상공인에 대한 법적 지위를 부여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다국적 투자에 대한 권리 강화 등 ‘조심스러운 친(親)시장 개혁’을 시도했다. 쿠바는 지난해 12월 휴대전화 3G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모바일과 인터넷 접근을 확대해 의견 교환 및 의사 표출 등의 활성화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이번 개헌은 1959년 피델 카스트로 주도의 쿠바혁명 이후 새로운 세대를 주축으로 한 ‘탈(脫)카스트로 체제’ 및 개혁개방 실험의 본격화를 의미한다. 지난 4월 미겔 디아스카넬 국가평의회 의장(대통령)이 라울 카스트로로부터 대권을 넘겨받으면서 세대 교체도 가속화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이번 개헌에는 국가평의회 의장 임기를 총 10년 중임으로 제한하고, 연령도 60세 이하에서 첫 임기를 시작하도록 했다. 또 권력 분산 및 정부 운영 감독을 위한 총리직도 신설했다. 전국인민권력회를 모델로 한 지방인민회 폐지 등 지방정부 개편, 무죄추정원칙 도입 등 권력 분산화 및 인권 보장 내용도 담았다. 성 정체성에 기반을 둔 차별금지 원칙 명문화도 포함됐고, 결혼은 남녀 간 결합이라는 문구를 삭제했다. 한편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트위터를 통해 이번 개헌에 대해 “압박과 폭정을 은폐하기 위한 또 다른 책략”이라고 비판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文대통령 “국제사회 우리 역할 높이 평가… 역사의 변방 아니다”

    文대통령 “국제사회 우리 역할 높이 평가… 역사의 변방 아니다”

    “우리 스스로 변화 주도할 수 있게 돼” ‘신한반도 체제 구상’과 궤 같이 해 백범 김구 묘역·안중근 의사 가묘 참배 “安의사 유해발굴 남·북·중 공동 추진을” 이국종·김하종 등 42명 국민추천 포상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서울 효창공원 안 백범 김구 기념관에서 열린 현장 국무회의에서 “한반도 정세 변화에 있어 국제사회가 우리 역할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더는 역사의 변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질서도 달라지고 있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스스로 변화를 주도할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전날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한반도 운명의 주인은 우리”라며 신한반도 체제 구상을 밝힌 것과 궤를 같이한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 앞서 공원 안 백범 김구 묘역을 참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3·1 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을 기념하고 애국선열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검은 코트에 검은 넥타이 차림의 문 대통령은 묘역에 분향한 뒤 묵념했고 이어 삼의사(이봉창, 윤봉길, 백정기) 묘역과 안중근 의사 가묘를 참배했다. 가묘에서는 보훈처 관계자로부터 설치 배경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 일정에는 이낙연 국무총리, 각 부처 장관이 동행했다.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문 대통령은 “정부 최고 심의·의결 기관인 국무회의를 백범 김구 선생과 독립투사, 임정 요인의 높은 위상과 불굴의 의지가 서린 뜻깊은 장소에서 하게 되니 마음이 절로 숙연해진다”고 말했다. 백범 김구 기념관은 임정 법통을 계승하며 새로운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문재인 정부에 상징성을 지닌 공간이다. 2차 북미 정상회담 등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분기점을 맞은 시점에서 ‘신한반도 체제’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 안성맞춤이다. 문 대통령은 2017년 취임 직후 광복절에도 김구 선생 묘소를 찾은 바 있다.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은 “임시정부 각료회의를 회고하며 3·1운동의 자주독립 정신, 애국선열의 희생정신을 계승·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 사업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문 대통령은 “참여정부 시기 한때 중국 정부 협조를 얻어 남북 공동으로 안 의사 유해발굴 사업을 했었는데 찾지 못했다”며 “앞으로 남북, 혹은 남·북·중이 함께 공동 유해발굴 사업을 추진하면 의의가 클 뿐 아니라 성공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구체적인 실무 내용까지 나온 단계는 아니나 남북한과 중국 모두 다 공감을 하고 있음을 각급 채널을 통해 확인했다”고 전했다. 정부는 이날 국민추천 포상 수상자 42명을 선정, 청와대에서 수여식을 열었다. 이국종(49)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소장이 국민훈장 최고등급(1등급)인 무궁화장을, 김하종(62) 신부가 3등급인 동백장을 받았다. 이 소장은 아덴만 여명 작전에서 다친 석해균 선장 등을 치료하고 중증외상 분야를 알린 공을, 이탈리아 출신 김 신부는 노숙인 150만명에게 식사 봉사 선행을 펼친 점을 인정받았다. 문 대통령은 3·1절 중앙기념식에서는 유관순 열사 유족에게 훈장을 직접 수여한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北 장마당 세대, 제재로 굶어죽을 수 있다는 위기감”

    “北 장마당 세대, 제재로 굶어죽을 수 있다는 위기감”

    평양·남포 등 북한 도시 8090세대 인식 분석“김정은, 믿음직한 지도자 인식…공포정치 옹호”“내부 변화 불가능…대북제재 중간계층에 타격”북한의 평양, 남포, 회령 등 대도시에 사는 청년층인 이른바 ‘장마당 세대’는 핵무기를 자긍심의 상징으로 여기고 있지만 한편으로 대북 제제로 굶어죽을 수 있다는 위기감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는 연구보고서가 나왔다. 장마당 세대는 김정은 체제가 출범한 2012년 20·30대가 된 북한 사회 주역으로,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절 극심한 가뭄과 추위, 기아로 어려움을 겪은 세대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통일사회보장연구센터가 26일 오후 3시 개최하는 ‘2019년 제2차 보사연 통일사회보장세미나’에서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장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도시의 아이들-평양에 사는 8090세대의 의식과 생활’ 연구결과를 발표한다. 김 소장은 평양과 남포, 회령, 청진 등 대도시에 거주하다 탈북한 20~30대 탈북 청년 10명(남녀 각각 5명)의 심층 면접 조사를 통해 지난해 북한 청년들의 삶의 모습을 재구성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도시에서 자란 장마당 세대 청년들은 “핵무기는 자랑이고 자긍심”이라고 밝혔다. 김 소장은 “그들에게 핵무기는 북한을 미국의 위협에서 지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이며 최후의 보루와도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런 인식은 성별이나 학력의 높고 낮음과 상관이 없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은행거래가 차단되고 근로자 외국파견이 봉쇄되면서 평양에서는 ‘굶어죽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위기를 느끼고 있다는 것”이라며 “특히 대북제재는 부유한 계층이나 가난한 계층보다는 소액의 투자금을 갖고 시장에 투자했던 중간계층에게 가장 큰 피해를 입혔다”고 보고서에서 전했다. 보고서는 또 “경제봉쇄로 인한 북한주민의 이탈과 불만을 막기 위해 사상교양사업을 강화하고는 있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조직에서 이탈해 살고 있기 때문에 교양의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 소장은 “이런 생각은 평양과 지방은 물론이거니와 남녀노소 모두에게서 나타났다”며 “특히 아버지인 김정일과의 차별화된 정치행보는 매우 성공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일화 정치 또는 미담 정치는 북한 주민들로부터 따뜻하고 포용적이고 믿음직한 지도자라는 인상을 심어줬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장마당 세대들은 고모부 장성택 처형과 이복형 김정남 살해 등 김정은 위원장의 공포정치에 대해 “‘권력층을 대상으로 한 것일 뿐 북한주민과는 상관이 없는 일이며 김정은의 권력을 위협하기 때문에 불가피한 행동이었다’고 옹호했다”고 전했다. 김 소장은 보고서에서 “북한의 대주민상호 감시 시스템은 외부세계에서는 비정상으로 보일 수는 있으나 북한주민들에게는 평범한 일상의 생활이라는 점에서 정상적이며 완벽하다는 것”이라며 “이런 완벽한 감시시스템으로 북한은 무너질 수 없다는 것”이라고 공고한 북한체제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따라서 북한사회 내부에서의 변화는 불가능하며, 오직 유일하게 가능한 방법은 김정은 위원장에 의해서만 변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북한 사회에서 만연한 ‘뇌물’에 대해 주민들은 이를 일종의 ‘세금’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뇌물을 받는 자나 주는 자 모두 북한체제의 특성과 취약성에서 야기된 불가피한 생존을 위한 수단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시론] ‘사람’ 없는 한국 기업, 생존·성장 기로에 서다/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시론] ‘사람’ 없는 한국 기업, 생존·성장 기로에 서다/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디지털 변혁(Digital Transformation)이라는 거대한 흐름이 산업구조와 경제구조를 급격하게 바꾸고 있다. 기업 간 경쟁은 더 치열해지면서 기존 제품이나 서비스를 뛰어넘어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경제는 새로운 경제체제로의 패러다임 변환이 지체되며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급속한 고령화 진행, 지속적인 경제성장률 저하, 실업 증가, 파트타임 근로자 비중 증가, 양질의 일자리 부족, 일자리 간 근로조건 격차 확대 등이 우리 경제 현상을 규정짓는 용어가 된 듯하다. 외부 현상만 이렇게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018년에 발표한 ‘한국 기업문화와 조직건강도 2차 진단 보고서’는 한국 기업문화 또한 디지털 변혁 시대에 맞지 않는 답답한 상태에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수평적 의사소통과 개인의 창의성을 활성화할 수 있는 조직 문화와 리더십은 아직도 멀리 있으며, 수직적이고 위계적인 통치가 조직 구성원을 질식시키고 있다. 이런 상태라면 디지털 변혁 시기에 가장 중요한 개인의 창의력과 개방성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지금 이야기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기의 디지털 변혁은 단순히 기업의 모든 제품과 서비스, 운영 및 생산체제를 디지털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기업들이 온디맨드서비스(고객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형태로 해결하는 것)를 제공할 수 있도록 사람, 자원, 프로세스, 문화 등 기업의 전체 시스템을 디지털로 바꾸는 것이다. 디지털 변혁은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한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변화시킬 뿐만 아니라 그 기업이 공유하는 산업 생태계를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바꾼다. 이 과정에서는 지금까지 대기업이 누리고 있던 규모의 경제라는 강점이 작동하지 않고, 분야별 최고 실력을 가진 창의성과 민첩성에 기반한 신흥 강자들이 시장을 지배한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의 생존과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 고객의 문제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솔루션을 만들어 온디맨드 형태로 제공하는 것, 둘째 조직의 구성원이 가진 지식과 경험을 극대화하며 이들이 고객의 문제 해결에 창의적으로 나서게 하는 것, 셋째 온디맨드 서비스를 가장 효율적으로 함께 제공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고 이들의 역량을 잘 활용하는 것이다. 이 세 가지 문제를 관통하는 핵심 단어는 ‘사람’이다. 사람을 이해하고, 사람의 역량을 극대화하고, 서로 신뢰를 쌓아야 위의 세 가지 문제를 푸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한국 기업의 직원 몰입도는 미국 등 선진국과 비교할 때 매우 낮다. 갤럽 보고서에 따르면 최선을 다해 업무에 임하는 직원의 비중이 미국은 30%인 데 비해 한국은 고작 11%이다. 전 세계 평균인 13%에도 미치지 못한다. 자본 투자, 시설 투자 등이 기업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하는 기업들이 너무 많다. 사람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이런 상태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사람 중심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 사람 중심 기업가 정신의 원리는 첫째 사업 발전과 사람 성장을 동시에 균형적으로 추구하고, 둘째 가치 창출뿐만 아니라 가치 배분도 함께 고려하며, 셋째 기업가뿐 아니라 전 조직 구성원의 참여와 행복을 추구하고, 넷째 발견과 실험을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기회를 추구하는 것이다. 사람 중심 기업가 정신이 활성화되면 고객의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보다 잘 만들 수 있게 되며, 구성원들에 대한 깊은 이해와 적절한 동기 부여로 역량을 극대화하고 이들이 고객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된다. 또 파트너 역량과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신뢰를 쌓으며, 풍부하고 깊이 있는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 고객의 문제를 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해결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혁신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때에 사람을 강조하면 언뜻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혁신은 실제로 일하는 사람에게서, 특히 특정 문제를 해결하려 몰입하고 있는 사람에게서 나온다. 혁신을 통해 다양한 기업들이 고객에게 봉사한다는 점을 기억한다면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 사람들의 역량을 키우며 사람들 간의 협력을 만들어 내는 것은 디지털 변혁 시대 너무나 당연히 추구해야 하는 것임을 쉽게 공감할 것이다.
  • [데스크 시각] 대체에서 변환으로… 혁신은 두 번 반복된다/홍희경 산업부 차장

    [데스크 시각] 대체에서 변환으로… 혁신은 두 번 반복된다/홍희경 산업부 차장

    우리가 하루 3시간씩 스마트폰 앱을 쓴다고 한다. 2017년 1분기 기준 앱애니 조사다. 과거 2G 피처폰도 늘 손에 붙어 있긴 했다. 그래도 그때엔 휴대전화가 혼자 놀 때 뒤적일 도구는 아니었다. 스마트폰과 좀비를 합친 스몸비 같은 말도 없었다. 피처폰으로 할 게 스마트폰으로 닿는 세계보다 적었으니 그랬을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플립이나 폴더를 탁 닫는 소리가 휴대전화로 연결된 세계가 종료됐음을 명확하게 알렸기 때문일 수도 있었겠다. “갤럭시 폴드를 닫을 때 피처폰을 닫는 듯 복고 느낌이 든다”던 삼성전자 고동진 사장의 소회를 들으며 떠올린 생각이다. 지난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공개한 갤럭시 폴드를 몇 주간 시험 사용한 고 사장은 현재 전 세계 가장 최신 사양 스마트폰 체험 중 피처폰 시절의 사용 방식을 떠올렸다고 했다. 지난주 공개 행사는 10번째 갤럭시를 소개하는 자리였다. 햇수에 걸맞은 이름의 갤럭시 S10이 등장했다. 더 관심받은 제품은 갤럭시 폴드다. “10년간 이어진 직사각형 스마트폰을 바꿀 새로운 차원의 창조”(저스틴 데니슨 삼성전자 상무)란 수식은 ‘과거 10년 혁신의 축적물’로 소개된 갤럭시 S10을 하나의 통과 단계로 일축시켰다. 접힌 상태에서 손안에 잡히던 크기의 화면이 스마트폰을 펼침과 동시에 두 배 이상으로 크게 펼쳐지는 직관적 쓰임이 대형 스크린을 압도했다. 다음 시연은 펼친 상태에서 유튜브와 와츠앱, 크롬 등 3개 앱을 구동하는 멀티태스킹 시연. 구동 중인 앱을 드래그하는 방식으로 3분할된 화면 위치가 손쉽게 바뀌었다. 갤럭시 폴드가 미래를 향해 열린 첫 스마트폰이란 점이 이 대목에서 명확해졌다. 지금까지 이런 직관적 화면 분할은 없었다고 말할 수 있다면야 더 산뜻하겠으나, 애플 아이패드 프로와 같은 기존 태블릿에도 이런 식의 화면 분할은 있었다. 구동까지 다소 단계가 복잡했지만 음악을 들으며 문서 작업을 하는 등의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태블릿도 많다. 그럼에도 휘는 디스플레이나 플렉시블 배터리 등 하드웨어 역량에 집중된 기대와 다르게 갤럭시 폴드가 사용자 관점에서 소프트웨어적 편의 기능을 적극 채택한 부분이 의외의 한 방으로 여겨졌다. 개발 단계에서부터 기존과 다르게 접근했다는 점, 즉 삼성의 일하는 방식이 달라졌다는 점이 멀티태스킹 시연을 가능하게 했다. 최고 사양 기기를 완성한 뒤 여러 앱과 소프트웨어를 탑재하는 방식이 기존 개발법이었다면, 제휴사로부터 필요한 기능을 소통하며 갤럭시 폴드는 개발됐다. 삼성전자는 구글과 9개월 동안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렸다고 소개했다. 디자인 노출이 안 될 정도의 시제품을 공유할 정도로 친밀한 작업이었다. 이런 작업 결과 멀티태스킹을 염두에 두고 제작된 갤럭시 폴드를 폈을 때 가로·세로 화면비는 4대3으로 16대9, 19대9가 대세인 스마트폰 화면비와 다르다. 지난 10년 동안의 스마트폰과 달라진 화면비는 언뜻 하드웨어적 결함으로 보인다. 알고 보면 개방형협업(오픈컬래버레이션) 체질로 변화를 시도한 삼성전자가 기꺼이 감수한 변이다. 10여년 동안 스마트폰 사양은 매년 혁신을 이뤘다. 더 성능 좋은 칩, 더 선명한 디스플레이, 더 직관적인 운영체제가 기존 것을 대체했다. 칸막이 친 채 고사양 경쟁에 몰두하던 혁신 기업들이 제휴를 시작했다. 기업들의 관심은 진영 내 승리가 아니라 ‘적과의 동침’을 통해서라도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발명하는 데 미쳐 있다. 그래서 변환을 이끌 진짜 혁신은 이제부터인 것 같다. saloo@seoul.co.kr
  • [프로축구] 이장도 민재도 떠났는데… 전북 ‘절대 지존’ 사수할까

    프로축구 K리그 그라운드가 삼일절인 새달 1일 개막한다. 지난겨울 굵은 땀방울로 2019시즌 준비를 마친 K리그 22개(1부리그 12개·2부리그 10개) 팀들이 오는 12월 초까지 펼치는 9개월 대장정의 첫 발걸음이다. 개막전은 3월 1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지난해 우승팀 전북과 지난해 FA컵 우승팀 대구의 맞대결로 펼쳐진다. K리그1의 올 시즌 화두 역시 전북의 ‘1강 체제’와 그에 맞서는 대항마들의 도전이라는 점에서 지난해와 다를 바 없다. 최강희 전 감독이 중국 무대로 둥지를 옮겼지만 전북은 여전히 K리그1의 ‘절대 1강’이다. 전북은 최 전 감독이 다롄 이팡으로 떠나고 수비수 김민재도 베이징 궈안으로 이적하는 변화를 겪었다. 하지만 조제 모라이스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아 지난해 K리그1 국내 최다득점의 문선민(14골)을 영입하고 영원한 골잡이 이동국까지 건재하다. 로페즈, 티아고, 아드리아노 등 외국선수 라인도 흔들림이 없는 데다 한교원, 최철순, 홍정호 등 공수의 핵심 전력들 역시 그대로다. 전북은 K리그1 3연패를 비롯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A컵까지 3개 타이틀을 석권하는 ‘트레블’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대항마로는 경남과 울산이 손에 꼽힌다. 경남은 지난 시즌 2위를 차지하며 팀 창단 이후 처음으로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내 돌풍의 중심이 됐다. 득점왕 말컹과 수비수 박지수를 중국으로 보내면서 챙긴 각각 60억원과 200만 달러(약 22억 5000만원), 미드필더 최영준의 전북 이적으로 생긴 12억원의 이적료까지 합쳐 100억원에 가까운 돈을 재투자해 강력한 스쿼드를 꾸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출신의 미드필더 조던 머치를 비롯해 이탈리아와 포르투갈 리그를 경험한 네덜란드 출신의 스트라이커 룩 카스타이흐노스가 말컹의 공백을 채웠다. 여기에 베테랑 수비수 곽태휘까지 영입한 경남은 두 해 연속 돌풍을 장담하고 있다. 지난 시즌 3위 울산도 프로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선수들을 영입해 전북의 독주에 제동을 걸겠다는 각오다. 대표팀 출신 김보경을 비롯해 수비수 윤영선, 미드필더 신진호와 김성준, 공격수 주민규 등을 합류시켜 의욕적으로 새 시즌을 준비했다. 전통의 강호 서울과 수원의 ‘명가 재건’ 여부도 새 시즌 또 하나의 화두다. 지난 시즌 2부 강등의 문턱에서 가까스로 살아난 서울은 세르비아 리그 득점왕(25골) 출신의 알렉산다르 페시치와 우즈베키스탄 대표팀 출신 미드필더 이크로미온 알리바예프를 충원해 명예 회복을 노린다. 새 사령탑 이임생 감독의 수원은 호주 A리그 득점왕 출신의 아담 타가트를 데려왔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부상하는 밀레니얼 사회주의… 기후변화·富의 불평등에 맞서다

    부상하는 밀레니얼 사회주의… 기후변화·富의 불평등에 맞서다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관심이 나라 안팎에서 높다. 20대 초반에서 30대 후반인 이들이 인구피라미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베이비붐 세대에 이어 가장 클 뿐 아니라 사회, 경제, 정치, 문화에 미칠 영향력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유럽과 호주에서는 특히 사회주의적 성격이 강한 정책들을 지지하는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관심이 높다.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최근호에서 커버스토리로 ‘밀레니얼 사회주의의 부상’을 다루며 부상 배경과 향후 파장을 분석했다. 진보 성향의 민주당 정치인들이 대거 2020년 대통령 경선에 출마표를 던지면서 미국에서는 때아닌 ‘사회주의 논쟁’이 불붙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가세했다. 글로벌 밀레니얼 세대는 누구이며, 이들은 왜 사회주의에 호감을 갖고 있는지 전문가들의 분석을 토대로 살펴본다.밀레니얼 세대라는 용어는 미국의 역사학자이자 작가인 윌리엄 스트라우스와 닐 하우가 1991년에 펴낸 ‘세대들, 미국 미래의 역사 1584~2069’에서 처음 사용됐다고 외신들은 전한다. 1982년 이후 출생해 새 천년을 이끌 세대라는 의미에서 밀레니얼 세대로 불렸다. 학자들과 나라에 따라 기준은 약간 차이가 있지만 1980년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가 포함된다. 미국의 퓨리서치센터는 1981~1996년 출생자들을 밀레니얼 세대로 구분하고, 1997~2012년 출생자는 Z세대로 부른다. 세계경제포럼(WEF)은 18~35세를 밀레니얼 세대로 보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1989년 독일 베를린장벽 붕괴와 1991년 소련의 해체 등 사회주의 진영의 몰락 이후 출생했거나 성장한 세대로 사회주의 경험이 거의 없다. 그만큼 거부감이 적다. 풍족한 시대에 태어나 대학 교육을 받고, 자유무역과 세계화, 날로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2008년 금융 위기와 경제 침체를 경험했다. 경제적 불평등 해소를 외치며 월가 시위에 참여한 세대다. 이들에게 사회주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하는 베네수엘라가 아니라 사회안전망과 복지체계가 잘 갖춰진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을 연상시킨다. 세계경제포럼은 2017년에 이어 지난해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전 세계 186개국의 18~35세 남녀 3만 149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를 요약하면 밀레니얼 세대는 기후변화와 전쟁 등 충돌, 불평등을 심각한 문제로 여기며, 공정함과 공공의 이익, 공존을 중시하는 낙관적인 세대다. 이들은 국제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로 기후변화(48.8%)를 들었다. 10명 중 9명(91.3%)이 기후변화의 원인이 인간의 활동이라고 답했다. 대규모 충돌·전쟁(38.9%)과 불평등(30.8%)이 뒤를 이었다. 밀레니얼 세대는 세상이 힘들기(33.2%)보다 기회가 많다(66.8%)는 낙관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응답자의 55.9%는 기성세대가 자신들 주장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며 불만을 표시했는데, 특히 유럽은 60%로 가장 높았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 결과에 대한 반발이 이 같은 정서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밀레니얼 세대가 직업을 선택할 때 경제적 보상 못지않게 사회적 의미를 중시한다는 조사 결과는 눈길을 끈다.최근 2~3년 사이 미국과 프랑스, 호주 등의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사회주의에 대한 선호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미국의 온라인뉴스사이트 악시오스가 실시한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 가운데 자본주의 체제를 긍정적으로 본다는 답변이 61%로 사회주의 체제를 긍정적으로 본다는 답변(39%)보다 높았다. 하지만 18~24세 연령대에서만 유일하게 사회주의를 긍정적으로 본다는 답변(61%)이 자본주의를 긍정적으로 본다는 답변(58%)보다 높게 나왔다. 앞서 지난해 갤럽 조사에서도 18~29세 미국인 가운데 절반이 넘는 51%가 사회주의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해 자본주의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답변(45%)보다 높았다. 자본주의에 대한 젊은층의 지지도가 2년 새 12% 포인트나 떨어졌다. 2017년 프랑스 대선에서는 24세 이하 젊은 유권자의 3분의1이 급진 좌파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또 유고브 설문조사에서 호주 밀레니얼 세대의 58%가 사회주의를 선호한다고 답해 미국과 호주, 유럽의 젊은이들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밀레니얼 세대 사이에 사회주의가 부상하는 배경에는 경제적 양극화가 악화하면서 부자에게 유리하게 작동하는 경제시스템을 정부가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고 분석한다. 밀레니얼 사회주의 움직임이 활발한 곳은 미국이다. 미국에서는 요즘 ‘사회주의 논쟁’이 한창이다.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진보 성향의 민주당 후보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1990년대 이후 ‘제3의 길’을 내세우며 중도 정책을 펴 왔던 민주당이 ‘좌클릭’ 행보를 이어 가고 있다. 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은 소득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경쟁하듯 부유세 도입을 약속하고 전국민 건강보험,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강력한 그린뉴딜(Green New Deal) 정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파이낸셜타임스의 칼럼니스트 에드워드 루스는 지난 14일자 글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급진적인 정책들을 내놓으면서 미국 정치권이 보기 드물게 이념 논쟁에 휩싸였다”면서 “2020년 대선 결과에 미국 사회주의의 명운이 달렸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까지 뛰어든 사회주의 논쟁의 중심에는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29세에 최연소 미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정치 신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가 있다.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표방하며 기득권 세력에 날 선 비판을 서슴지 않는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워싱턴에서 가장 주목받는 정치인이 됐다. FDR과 JFK 등 이니셜로 불리는 프랭클린 D 루스벨트 전 대통령과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처럼 벌써부터 지지자들과 언론으로부터 AOC로 불릴 정도다. 밀레니얼 스타 AOC는 2030년까지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을 없애고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하자는 ‘AOC표’ 그린뉴딜 법안을 발의해 기후변화를 대선의 주요 이슈로 띄웠다. 인프라 투자에만 연간 6조 6000억 달러라는 천문학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되는데, 필요한 재원 마련을 위해 연소득이 1000만 달러(약 112억원)가 넘는 초고소득자에게 최고 70%의 소득세율을 부과하자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에 질세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재산이 5000만 달러가 넘는 부자에게 2%의 재산세 부과를, 버니 샌더스 무소속 상원의원은 350만 달러(약 39억원) 이상을 상속할 경우 최고 77%의 상속세율 적용을 각각 공약으로 내걸며 부유세 논쟁에 불을 지폈다. 민주당 대선 후보들이 중도 또는 민주당 성향의 무당파 유권자들의 이탈 우려를 무릅쓰고 진보적인 공약들을 내놓는 것은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16년 대선 당시 밀레니얼 세대 유권자 가운데 59%가 민주당 또는 민주당 지지 성향을 보였다. 2019년에는 밀레니얼 세대 유권자수가 7300만명으로 베이비부머를 제칠 것으로 보인다. 대선이 치러지는 2020년에는 83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여전히 베이비붐 세대 등 노년층보다 낮은 투표율을 어떻게 끌어올리느냐다.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팔로어만 300만명이 넘는 AOC가 사회주의자를 자임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투표장으로 더 많이 불러낸다면, AOC 열풍은 순간의 유행이 아니라 미국 정치지형을 바꿔 놓는 태풍이 될 수 있어 주목된다. 대기자 kmkim@seoul.co.kr
  • 경찰관 2548명 증원…본청에 전국단위 치안·재난상황 총괄기구 설치

    경찰관 2548명 증원…본청에 전국단위 치안·재난상황 총괄기구 설치

    경찰청, 직제개편안 오는 26일부터 시행 본청 특수수사과는 ‘중대범죄수사과’로 명칭 변경경찰이 의경 대체인력을 포함해 지구대·파출소 등 민생치안 영역에 경찰관 2548명을 늘린다. 또 전국단위 치안·재난상황 모니터링과 대응을 총괄하는 ‘치안상황관리관’을 신설하는 등 조직개편을 마쳤다. 경찰청은 이러한 내용이 담긴 경찰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 등 개정안을 오는 26일 시행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직제개편에는 사회적 약자 보호, 지역경찰(지구대·파출소) 등 민생치안 영역에는 경찰관 1123명을 충원하고, 2023년 폐지되는 의무경찰을 대체하고자 17개 경찰관기동대(1425명)를 만드는 내용이 반영됐다. 직제의 변화로는 경무관을 부서장으로 하는 치안상황관리관이 기존 생활안전국의 112 기획·운영, 경비국의 치안상황·위기관리 업무를 통합해 수행한다.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전국 단위 중요 치안·재난상황을 실시간 모니터하고 부서·지역 간 조정을 총괄한다. 공직·기업비리 등 특수사건 수사를 담당하는 본청 특수수사과는 ‘중대범죄수사과’로 명칭을 바꿨다. 경기북부경찰청에서는 차장(경무관) 보직이 사라지고, 1부장이 경무·정보화·정보·보안기능을, 2부장은 생활안전·여성청소년·수사·형사·경비교통 기능을 담당하는 체제로 바뀐다. 대테러 치안수요가 높은 경기남부·경남청에는 경찰특공대를 신설할 예정이다. 대구·인천·경기북부청에는 사이버안전과를, 대구·경기북부·충남·경남청에는 과학수사과를 설치해 사이버범죄 대응력과 과학수사 전문성을 강화한다. 경기남부·전북청에는 경찰·국립과학수사연구소 합동 법과학감정실을 신설한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곽병찬 칼럼] 보수 야당이 ‘20년 집권’하려면

    [곽병찬 칼럼] 보수 야당이 ‘20년 집권’하려면

    썩 내키는 표현은 아니지만,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씨 말대로 지금 자유한국당에는 “더이상 개혁보수가 설 땅이 없어 보인”다. 내키지 않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없어 보이’는 게 아니라 없기 때문이요, 둘은 지금까지 과연 한 번이라도 ‘개혁보수’의 둥지가 됐는지 의심스럽기 때문이다. 물론 5·18 광주항쟁 관련자들을 단죄하고, 5·18을 법적으로 민주화운동으로 자리매김하고, 신군부의 주력인 하나회를 해체하고, 금융실명제를 단행한 것은 지금의 자유한국당 당사에 사진이 걸려 있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었다. 호랑이굴에 들어가 호랑이를 잡은 것이니 ‘개혁’이 아니라 ‘혁신’이라는 표현도 아깝지 않다. 하지만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남북 대결 구조라는 민족의 정수리에 박힌 말뚝을 더 깊이 박아 버렸다. 이에 관한 한 그는 이전 군사정권 이상으로 수구적이었다. 1994년 남북은 남북 정상회담을 약속했다. 대결 구조를 변화시킬 획기적 계기였다. 그러나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자마자 그는 전군에 비상경계령을 내리는 등 군사적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심지어 북미 제네바 합의 이행에 딴지를 걸었다. 북한 정권의 붕괴를 기대한 것이지만, 이전의 군사정권보다 더 졸렬했다. 북한을 ‘핵 무장 외길’로 내몬 배경 가운데 하나였다. 정수리의 말뚝을 더 깊이 박았으니, 다른 외과적 개혁은 의미를 갖기 힘들었다. 시비를 거는 게 아니다. 한국의 보수정당에 포기할 수 없는 기대가 있어 하는 말이다. 기대라니? ‘비정상체제’를 끝내기 위한 전당대회가 비정상 집단에 끌려가는 자유한국당의 막장 꼴을 보고도 기대 운운하다니, 제정신인지 의심받을 수 있겠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이 정수리의 말뚝을 뽑는 데 꼭 필요한 보수정당의 평화 이니셔티브에 대한 기대를 포기할 수는 없다. 독일 기독교민주당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기민당은 2차 세계대전 후 미국 주도하에 이루어지던 냉전의 첨병이자 동독 및 동구권과의 체제 대결에서 선봉이었다. 1969년 동독에 대한 포용 및 동구권과의 관계개선(동방정책)을 내세운 사회민주당에 정권을 내줬음에도 1980년대 초까지 이런 대결 정책을 포기하지 않았다. 1982년에야 사민당의 동방정책을 대부분 수용하면서 재집권했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질 때 동구권이 기민당 정권을 신뢰하고, 동독 주민들이 서독과의 통합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이런 기민당의 변화 덕분이었다. 기민당은 1982년부터 지금까지 부패 스캔들로 7년간 정권을 내준 것을 제외하고 30년째 집권하고 있다. 우리는 전쟁까지 치렀으니, 보수정당의 평화 주도권은 더 중요하다. 보수정당이 아니면 대결을 통한 북 체제의 파괴라는 환상과 석고처럼 굳어 버린 대북 적대감을 완화하거나 해소하기 힘들다. 보수정당의 지지가 없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평화로운 서울 답방은 이루어지기 힘들다. 그들의 협조가 있어야 대한민국 열차는 북한을 지나 유라시아로 뻗어 갈 수 있다. 남북 정상이 합의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국가 정책으로 설 수 있다. 한반도 평화 국면은 보수정당에게 기회다. 길은 사민당이 깔았지만 결실은 기민당이 거둔 것처럼 블루오션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진보세력 20년 집권의 꿈’을 이야기했다면, 보수정당은 30년 집권의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기회다. 피하거나 거스를 수 있는 흐름도 아니다. 이미 피할 수 없는 대세다. 북미 협상은 이제 어느 한쪽도 발을 빼기 힘들게 됐다. 이승만부터 박근혜에 이르기까지 오로지 적대적 남북 관계를 이용해 정권을 유지하거나 확대하려 했던 타성 때문에 눈앞에 두고도 보지 못할 뿐이다. 정두언 전 의원이 말한 ‘집포당’(집권을 포기한 정당)의 행태는 그런 타성의 결과다. 자유한국당판 경기동부연합이라는 ‘한 줌도 안 되는’ 태극기부대에 얹혀 다니고, 유력 후보자가 그 눈치를 보느라 국회와 헌법재판소, 사법부 등 헌법기관의 의결과 결정을 부정하고, 김진태·김순례·이종명 등 ‘5·18 망언’을 입에 달고 다니는 자들이 당을 쥐락펴락하고…. 물론 숨어 있는 다수는 “우리가 대한애국당인가. 김진태 데리고 우리 당에서 좀 나가 달라”는 조대원 최고위원 후보의 말에 공감할 것이다. 묻고 싶다. 보수정당은 집권할 의지가 있는가? 그러면 타성을 버리고 독일 기민당의 길을 가라. 20년 집권을 원하는가? 그러면 한반도 평화의 이니셔티브를 잡아라.
  • 신동빈 회장, 1년 만에 일본 롯데 경영 복귀

    신동빈 회장, 1년 만에 일본 롯데 경영 복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년 만에 일본 롯데 경영에 복귀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20일 도쿄 신주쿠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신동빈 회장의 대표이사 취임 안건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롯데홀딩스는 호텔롯데, 한국 롯데 계열사를 거쳐 사실상 한일 롯데를 지배하고 있어 신 회장의 일본 롯데 장악력이 한국 롯데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신 회장은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구속되면서 지난해 2월 대표이사직에서 스스로 물러났으나 등기이사직은 유지했다. 그동안 롯데홀딩스는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의 단독 대표 체제로 운영돼 왔으나 신 회장이 복귀하면서 공동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신 회장의 이번 복귀로 호텔롯데의 상장이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호텔롯데는 롯데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의 핵심이 되는 계열사다. 한국 롯데 계열사 지분을 다수 확보하고 있는 호텔롯데가 상장해야 한국 롯데의 지주사 체제가 안정될 수 있다. 롯데그룹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2015년부터 롯데는 대내외적인 어려움을 겪는 동시에 경험하지 못한 시장 변화에도 대응해야 하는 이중고에 직면해 있었다”며 “신 회장이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 복귀한 것은 이런 어려움 극복에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앞으로 호텔롯데 기업공개와 일본 제과 부문 기업공개가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양국 롯데의 시너지 효과도 더 높아질 것”이라며 “롯데그룹은 안정적인 경영활동을 통해 경제발전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한편 급변하는 시장에서도 뒤처지지 않고 성장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덧붙였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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