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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육단체 보조금 횡령 때 ‘고발’ 의무화된다

    앞으로 보조금을 받는 체육단체의 주요 비리에 대해서는 고발 조치가 의무화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체육협회 임직원의 보조금 횡령 등을 차단하기 위해 ‘체육종목단체 운영관리의 투명성 제고 방안’을 마련할 것을 대한체육회에 권고했다고 8일 밝혔다. 권익위가 지난해 체육단체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일부 체육단체 임직원들의 업무추진비 변칙 수령, 자의적인 회계 처리, 허위 훈련 계획서 제출로 훈련 보조금 횡령을 비롯한 각종 부정행위가 드러났다. 지난해 말 기준 69개 체육단체가 대한체육회로부터 약 1112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았다. 권익위에 따르면 A협회 사무국장은 부당하게 법인카드를 발급받아 22개월 동안 한도액보다 1200만원을 초과 지출하는가 하면 65건의 사적 경비를 집행했다. B연맹 소속 한 임원은 지역교육청으로부터 전국소년체육대회 훈련을 위탁받아 지급받은 훈련비 8억 8000만원 가운데 1억 9000만원만 훈련비로 사용하고 허위 훈련 계획서를 제출한 뒤 선수계좌로 입금된 훈련비를 챙기는 수법 등으로 나머지 6억 8900만원을 횡령했다. 그러나 이런 비위 행위가 적발돼도 자체 종결 처리하거나 경미한 징계에 그치는 등 온정적인 처리가 관행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권익위는 ‘위법·부당한 예산집행에 대한 점검 의무’ 규정을 명문화하도록 대한체육회에 권고했다. 또 주요 비리 행위에 대해선 반드시 고발 조치하고 의무고발 대상과 고발 주체, 고발 기준 등을 구체화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징계 수위가 관대하다고 판단되면 대한체육회가 체육단체에 재심의를 요구하도록 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美기지에 복합문화단지·빙상 메카…의정부 ‘새로운 100년의 꿈’

    美기지에 복합문화단지·빙상 메카…의정부 ‘새로운 100년의 꿈’

    “미2사단 평택 이전을 계기로 군사도시 이미지를 벗고 미래 100년 먹거리를 위해 복합문화융합단지 조성과 동계스포츠의 메카 도시 완성 등 전략사업을 보다 적극 추진할 수 있게 됐습니다.‘지난해 3선에 성공한 안병용 경기 의정부시장이 7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시민 모두가 건강하고 부유한 희망도시 의정부를 만들기 위해 항상 스스로를 낮추고 시민을 섬기는 자비존인(自卑尊人)의 자세로 모든 업무에 임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전쟁 아픔을 간직한 군사도시 의정부, 부대찌개로 더 잘 알려진 의정부가 새로운 100년을 향해 경기북부 경제중심 도시로 거듭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반세기 넘게 주둔한 미2사단 평택 이전안 시장은 먼저 문화·관광·콘텐츠 등 생동감 있는 도시환경을 만들어 군사도시 이미지에서 벗어나 모두가 행복한 복합문화도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용현산업단지에 기업지원센터를 만들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소상공인을 위한 지역화폐 도입으로 지역상권을 활성화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이 같은 사업추진으로 “800만명 관광객 유치와 3만명 일자리 창출, 5조원 경제효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는 ‘8·3·5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의정부 역사에서 미군 기지를 빼놓을 수 없다. 1953년 7월 휴전이 발효되자 거대한 미군 기지들이 군사 요충지인 의정부에 들어서기 시작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8곳으로 면적은 5.7㎢, 시 면적 81㎢의 7%에 달했다. 현재 캠프 에세이욘, 시어즈, 카일, 라과디아, 홀링워터 등 5개 기지가 반환됐다. 금오동 캠프 에세이욘에는 2014년 12월 경기도교육청 북부청사가 들어섰고, 을지대 의정부캠퍼스 및 부속병원은 2021년 3월 개교 및 개원 예정으로 공사 중이다. 금오동 캠프 시어즈 자리는 광역행정타운이 조성돼 경기북부지방경찰청 등 8개 기관이 입주했다. 2곳이 공사 중이고, 3곳이 설계 중으로 총 13개 기관이 입주한다. 가능동 캠프 라과디아는 체육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며, 의정부역 앞 캠프 홀링워터는 2017년 10월 베를린장벽과 안중근 의사 기념 공간 등이 설치된 역전근린공원으로 만들어졌다. 금오동 유류저장소 부지에는 청소년 미래 직업 체험관인 나리벡시티가 2022년 들어설 예정이다.앞으로 반환될 캠프 레드크라우드는 세계적인 안보테마관광단지로 개발하고, 호원동 캠프 잭슨은 예술 공원으로, 고산동 캠프 스탠리는 융복합형 주거단지인 액티브 시티로 만들 계획이다. 특히 캠프 스탠리 주변인 산곡동 일대는 65만㎡ 규모의 복합문화융합단지가 조성되고 있다. 4821억원이 투자되는 대규모 민자사업이다. 이곳에 YG엔터테인먼트의 케이팝 클러스터가 건립되고 복합쇼핑몰과 뽀로로 테마랜드, 세계 음식타운, 가족형 호텔도 들어선다. 2022년 완공이 목표다. 복합문화융합단지는 조성단계와 향후 운영단계에서 약 1조 7000억원의 기업투자를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한다. 미군 기지 이전 관련 에피소드를 보면 안 시장의 포용력도 알 수 있다. 안 시장은 지난해 10월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반세기 넘도록 의정부에 주둔한 미2사단 평택 이전 환송 음악회를 강행했다. 일부 단체가 ‘미군 주둔으로 치유되지 않은 상처가 있다’며 반발했지만,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안 시장은 밀어붙였다. 그는 환송사에서 “미2사단은 우리 국가안보의 핵심 전력이자, 우리 시 발전의 원동력이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스콧 맥킨 미2사단장은 “의정부시는 미2사단에 매우 특별한 동반자였다”며 “떠나는 우리를 위해 이런 자리를 마련해 준 것에 진심으로 감동했으며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동계스포츠 메카 도시 완성 의정부시는 2003년 9월 쇼트트랙, 아이스하키, 피겨스케이팅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실내빙상장을 준공했다. 지난해 2월 준공한 의정부컬링장은 국제규격을 갖춘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400m 빙상트랙을 갖춘 국제규격의 스피드스케이트장 건립도 추진한다. 태릉국제스케이트장이 있는 태릉선수촌이 2017년 9월 진천으로 이전함에 따라 문화관광체육부와 대한체육회는 대체시설 건립을 추진해왔다. 안 시장은 의정부가 빙상 인프라, 수도권에서의 접근성, 향후 남북 동계체육 교류협력의 전초기지로서 최적의 입지임을 앞세워 스피드스케이트장을 유치하기 위해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고 있다. 그동안 의정부는 수많은 빙상 스포츠 스타를 배출했다. 1987년 세계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서 배기태 선수가 금메달을 탄 것을 시작으로, 제25회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김윤만 은메달, 제3회 동계아시아대회 제갈성렬 금메달, 제20회 토리노 동계올림픽 이강석 동메달 등 의정부 출신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 입상한 성적은 화려하다. 스피드스케이트장 유치에도 성공하면 의정부는 빙상 모든 종목 국제대회를 개최할 수 있어 국내 최고 빙상 도시로서 위상을 확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체육시설도 확충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직동근린공원에 준공된 실내테니스장은 연면적 5380㎡ 규모로 6면의 코트가 있다. 11월 추동근린공원에 준공된 실내배드민턴장은 20면의 코트와 2000석을 갖춘 경기도 최대 규모다. 시민에게 여가 및 다양한 체육활동 기회를 주기 위해 권역별로 수영장, 체육관, 체력단련장 등을 갖춘 종합스포츠센터 건립도 추진한다. 송산권역인 민락동에 건립하는 민락국민체육센터에는 195억원이 투입된다. 지상 4층, 지하 1층, 연면적 4900㎡ 규모로 수영장과 유아용 풀이 있고, 상상놀이 체험관, 안전체험관, 체력단련장 등이 들어선다. 올해 설계공모해 2022년 준공할 예정이다. 흥선권역은 종합운동장에 한국기록 및 세계기록 측정이 가능한 8레인 수영장과 체력단련장 등을 갖춘 연면적 3600㎡ 규모의 종합스포츠센터를 건립해 시민과 엘리트 선수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공인기준 체육시설을 건립한다. 신곡권역에는 신곡동에 3600㎡ 규모의 종합스포츠센터를, 의정부시 스포츠센터가 있는 호원권역에는 용현동 일원에 연면적 4500㎡ 규모로 전문체육시설 수준의 종합 스포츠타운을 건립할 계획이다. 안 시장은 “빙상의 메카인 의정부가 앞으로 다양한 스포츠 인프라 구축을 통해 스포츠 명문도시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민 중심의 교통체계도 구축한다. 안 시장은 “경전철 및 호원나들목, 구리~포천 간 고속도로 개통, 동부순환도로 확장으로 어느 정도 광역 교통체계가 구축됐고 전철 7호선 도봉산~옥정 광역철도의 노선 변경, 8호선 의정부 연장,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과 고속철도 조기 착공 등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경전철 지선 건설, 노선연장 등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교수 출신인 안 시장은 교육 문제에도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그는 “평생교육을 통한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고 교육부문에 적극 투자해 교육 선도도시를 만들겠다”고 했다. 미래형 학습생태계 조성 등을 위한 평생교육원 재단을 신설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구도심 문제와 도심상권 활성화 문제를 해결해야 도시발전이 가능하다며 도심활력프로젝트, 역세권 복합화를 통한 도시재생 사업추진계획도 소개했다. 안 시장은 “의정부시는 이제 통일시대를 이끌어 가는 평화의 중심이 돼가고 있다”며 “경기북부 발전을 위한 가칭 ‘평화통일특별도’ 설치는 시대적 요청사항”이라고 강조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영화감독 출신 골키퍼, 경제학도 야구선수… 한국에선 안 될까?

    영화감독 출신 골키퍼, 경제학도 야구선수… 한국에선 안 될까?

    ‘10명 중 1명꼴만 선택받는 구직 시장.’ 지난해 국내 프로야구 드래프트(신인 지명 회의) 상황을 요약하면 이렇다. 신인 지명에 참가한 고교·대학 졸업반 학생(1072명·일부 해외파 선수 포함) 가운데 단 110명만 10개 프로야구단의 선택을 받았다. 지명됐다 해도 5년 이상 리그에서 살아남아 밥벌이하는 선수는 더 드물다. 축구·농구 등 프로리그가 있는 다른 스포츠나 아마 종목들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전체 학생의 약 1%(7만명)인 초·중·고·대학 학생 선수(운동부 학생)들은 살벌한 서바이벌 게임을 벌이는 중이다. 전쟁 같은 구직난이 사회 도처에서 벌어지는 탓에 심각성이 덜 느껴질 수 있지만 선수들은 10대와 20대 초반 삶을 훈련에 ‘올인’했기에 대열에서 낙오되는 게 더 두렵다. 과열 경쟁은 인권침해라는 부작용을 부른다. 전국대회 입상을 위해 운동에만 몰입하다 보니 수업받을 권리조차 보장받을 수 없고, 심심치 않게 구타·성폭력 사건도 터진다. 엘리트 체육인을 꿈꾸는 학생 선수들의 학습권과 인권 침해 실태와 해법을 살펴봤다.●“운동만 잘하면 돈·명예·대학졸업장까지” “7교시 중 5교시까진 들어요. 학교에서 하라니까…. 코치님들이 좋아하진 않죠.” 경기도의 한 고교 투기(鬪技) 종목 운동부 소속 김모(18)군은 요즘 학교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여파로 지난해부터 학생 선수 학사관리 기준이 강화돼 예전처럼 수업을 빈번히 빠지긴 어려워졌지만 현장에선 여전히 싸늘한 시선을 느낀다고 했다. 최순실의 딸 정유라는 고3 때 수업일 190일 중 182일을 결석하고도 학교장 승인하에 대부분 ‘공결’(출석 인정 결석) 처리됐고 체육특기생(승마)으로 이화여대에 입학했다. 김군은 “교실에 앉아 있긴 하지만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운 데다 운동만 잘하면 대학에 갈 수 있다는 생각에 수업 땐 잤다”고 말했다. 학생 선수들의 학습권 침해는 우리 사회의 해묵은 난제다. 박정희 정권 때인 1972년 도입된 대학 체육특기자 선발제도가 단초가 됐다. 당시엔 ‘올림픽·아시안게임 메달수=국력’이라는 인식이 컸기에 정부가 엘리트 선수를 키우기 위해 강력한 유인책을 내놓은 것이다. 임용석(39) 충북대 체육교육학과 교수는 “학생 선수나 지도자, 학부모들이 ‘운동만 하면 돈과 명예, 유명대학 졸업장까지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라고 설명했다. 이후 올림픽 입상자 등에 대한 군 면제 혜택, 국군체육부대(상무) 창설 등은 ‘운동부 학생은 운동만 하면 된다’는 통념을 공고히 했다. 학창 시절 운동부 소속이었던 박모(38)씨는 “운동부 선수가 공부에 신경 쓰려 하면 주변에선 정신나간 사람 취급을 했다”고 전했다. ‘출석부에 이름만 있는 유령 같은 존재’. 과거 운동부 학생들에 대해 일반 학생들이 가졌던 인식이다. 합숙 등 훈련에 매몰돼 수업을 거의 듣지 못한 탓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08년 전국 중·고교 운동부 학생 113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보면 학생 선수들은 비시합철엔 수업을 평균 4.48시간만 듣고 운동은 4.5시간 했다. 시합철엔 수업 듣는 시간이 1.9시간으로 크게 줄고 대신 운동 시간이 5.4시간으로 급증했다. 운동부에서 연간 합숙훈련한 날은 평균 23일이나 됐다. 문제는 수만 명의 학생 선수 중 직업 선수로 안착하는 비율이 매우 낮다는 데 있다. 한태룡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연구실장은 “연구 결과 고교에서 대학에 진학하는 과정이나 대학 저학년 때 운동을 그만두는 학생 선수 비율이 약 50%쯤 된다”고 말했다. 그는 “‘내 실력으로는 앞이 안 보인다’며 불안해하는 학생 선수들이 많은데 어느 순간 부상 등 외적 요인이 겹치면 결국 그만두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엘리트 선수라는 ‘외길’에서 이탈한 학생들이 느끼는 혼란스러움은 엄청나다. 한때 프로 농구 선수를 꿈꿨던 임 교수는 “학생 선수들은 모든 관계를 운동부 안에서만 만들었기 때문에 운동을 그만두면 백지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면서 “사회에 나가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부터가 굉장히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 4학년 때 입은 부상 탓에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하면서 진로를 바꿨고, 이른 나이에 국립대 전임교원이 됐다. 하지만 현실에선 임 교수 같은 성공 사례를 찾기 힘들다. ●정부 “공부 안 하면 체육특기자 못 간다” 공부할 틈 없이 운동에만 전념하는 분위기 속에서 학생 선수들은 구타, 언어폭력, 성폭력 등에 시달린다. 어린 시절부터 코치에게 폭행당했음을 폭로한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 사건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김상범 중앙대 체육과학대학 교수는 “과거보다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운동부 내 폭력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초·중·고교 운동부 학생이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에 접수한 폭력 신고·상담은 2014년 151건에서 2018년 255건으로 68.9% 늘었다. 성폭력 신고·상담도 같은 기간 57건에서 93건으로 증가했다. 인권위의 2008년 조사에서는 응답 대상 학생 선수 중 78.8%가 ‘운동부에서 훈련 태도 등을 이유로 맞거나 욕을 듣거나 기합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신고라도 할 수 있으면 상황이 낫다. 운동 이외의 삶에 대한 선택권이 제한된 학생 선수들은 폭력·성폭력 등 인권 침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기 일쑤다. 운동부를 세상의 전부로 알고 지내온 학생들에게 지도자는 갑(甲) 중 갑이다. 또 ‘운동선수는 조금 맞으면서 배워도 된다’는 인식에 둔감해지기도 한다. 김 교수는 “감독·코치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려면 선수 생활을 접는다는 각오로 해야 한다”면서 “문제를 공론화하는 데 성공해도 낙인찍혀 향후 운동선수로 생활하기 어렵게 되는 일도 많다”고 말했다. 교육당국도 이러한 현실을 안다. 정유라 사건을 계기로 학생 선수들도 기본적인 교과 공부는 하도록 정책 시도를 하고 있다. 예컨대 대회·훈련 참가 등을 이유로 한 공결 처리 일수를 전체 수업일의 3분의1로 제한했다. 또 최저학력기준(고교생의 경우 주요 과목 기준 학년 평균 성적의 30%)을 달성하지 못한 학생은 시합 출전을 못하도록 했다. 대회 참가 등으로 빠진 수업의 내용은 온라인으로 듣게 하는 ‘이스쿨’ 시스템도 도입했다. 또 운동을 잘해도 최소한의 교과 성적이 되지 않으면 상급 학교 진학을 어렵게 하는 정책도 추진 중이다. 현 고2가 치를 2020학년도 대입 때부터는 체육특기자 전형요소에 내신과 출·결석을 의무 반영하도록 했고, 중1이 치를 2021학년도 고입 체육특기자 선발 때도 중학교 내신 성적을 꼭 보도록 했다. 정책 효과는 부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고1 학생 선수 중 최저학력 미도달 비율은 2015년 26.7%에서 2016년 24.3%, 2017년 21.6%, 2018년에는 16.8%까지 매년 낮아졌다. 하지만 일부 학년의 최저학력 미달비율은 여전히 높다. 초등학교 4학년 때 2.3% 수준이던 최저학력 기준 미달률은 학년이 쌓일수록 점점 높아져 중2 때 21.2%, 중3 때 28.9%까지 치솟는다. ●美·日처럼 즐기는 운동서 진로 선택 기회를 전문가들은 ‘공부하는 학생 선수’ 육성이라는 정책 방향에 큰 틀에서 동의하면서도 한계도 있다고 지적한다. 단순히 학업성취도를 끌어올리려는 데 그칠 게 아니라 운동부 아이들에게 ‘빼앗긴 일상’을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스포츠평론가인 정윤수 성공회대 문화대학원 교수는 “학생들에게 학업 점수보다 더 중요한 건 학교 공동체의 일원이 돼야 한다는 점”이라면서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등교해 교실에서 고립된 섬처럼 지내게 할 게 아니라 다른 학생들과 수다도 떨고, 잠도 깨워 주고, 수학여행도 가는 문화적 접점을 생활 속에서 만들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임 교수도 “최저학력 미달 때 대회 출전을 제한한 정책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오히려 학생들이 공부와 운동 성적을 모두 잡도록 하는 이중고 정책이 될 수도 있다”면서 “학생 본인이 필요성을 느껴 공부하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게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이나 종목별 학생 선수들을 정밀하게 도우려면 교육부나 시·도 교육청에 학생 선수들의 학습권·인권 등을 챙기는 독립 부서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명선 이화여대 보건관리학과 교수는 “운동부 학생들을 위한 진로상담기구를 운영하고 정기적으로 진로 연수를 벌여 운동 외에도 다양한 진로가 있을 수 있음을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선수 육성 체계가 미국·일본처럼 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모든 학생들이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운동을 즐기고 이 가운데 실력과 의지가 있는 이들이 운동선수로 진로를 택하게 하는 방식이다. 또 2018년 러시아월드컵 때 아이슬란드 대표팀 구성이 보여 줬던 것처럼 직업 선수와 다른 진로를 병행할 수 있도록 학창 시절 때부터 균형 잡힌 교육을 하려는 목표도 있다. 인구가 35만명인 아이슬란드 팀의 당시 감독은 시골 치과의사였고 아르헨티나전에서 리오넬 메시의 페널티킥을 막아선 골키퍼는 영화감독 출신이었다. 소금공장 노동자인 수비수도 있었다. 국내 프로야구 외국인 선수로 뛰었던 미국·도미니카공화국 선수들 중에는 명문 프린스턴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거나 영화를 제작한 경험이 있는 선수도 있었다. 하지만 선수 육성 때 ‘선택과 집중’을 포기한다면 당장 국제대회 메달수는 크게 줄 우려가 있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때 ‘아름다운 패자’로 불린 태권도 선수 이대훈을 예로 들며 말했다. “세계랭킹 2위인 이 선수가 40위 선수한테 8강에서 지고도 진심어린 축하를 건넸어요. 예전 같으면 국민 정서상 받아들이기 힘든 모습이었지만 이제는 질타 대신 박수를 보냅니다. 운동은 즐기는 것이라는 인식이 이미 자리잡혔다고 봅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서울신문은 운동부 학생들에게 발생하는 폭행, 성폭력, 언어폭력 등 인권 침해 실태를 집중 취재하고 있습니다. 관련 사례를 경험하셨거나 목격하셨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명장에 맡기니 국대가 나온다

    명장에 맡기니 국대가 나온다

    전북 남원은 부산, 광주와 함께 전국 76개 공공 스포츠클럽 중에 ‘거점’이라는 단어가 붙은 3곳 중 하나이다. 인구 8만 2000여명의 소도시인 남원 거점 스포츠클럽이 광역시들 사이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며 대한체육회로부터 3년간 총 24억원(연간 8억원)을 지원받고 있다. 2016년 11월 공모 당시 쟁쟁한 7개 도시에서 출사표를 냈지만 평가 결과 남원이 전체 3위로 당당하게 거점 스포츠클럽 한 자리를 차지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17년에는 대한체육회에서 선정한 우수 스포츠클럽 중 한 곳으로 선정되는 기쁨도 누렸다. 작은 도시에서 큰 자리를 욕심 낸 것 아니냐는 우려를 뒤엎고 화려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테니스·복싱 등 연달아 전국체육대회 대표 선발 엘리트 선수 육성에 특화된 스포츠클럽답게 남원에서는 ‘미래의 국가대표’들이 쑥쑥 자라나고 있다. 제48회 전국소년체전 전북대표로 탁구 4명, 복싱 4명, 테니스 3명이 선발됐으며 제100회 전국체육대회 전북대표로 테니스 1명, 복싱 1명이 1차로 뽑혔다. 설립 초창기부터 함께해 온 최원태(15)는 스포츠클럽 출신 중 최초로 2017년과 2018년에 연달아 복싱 청소년 국가대표에 선발되는 쾌거도 일궈 냈다. 이들 엘리트반 학생들은 클럽에서 초청한 강사들로부터 영어·수학 수업을 받으며 ‘공부하는 운동선수’로 커 나가고 있다. ‘작은 고추’ 남원이 매운맛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우수한 지도자들 덕분이었다. 변길주(46) 사무국장을 비롯한 남원 스포츠클럽 직원들이 백방으로 뛰어다닌 끝에 전북 익산시에서 개인 복싱장을 운영하던 2006 도하아시안게임 복싱 81㎏이하급 은메달리스트인 송학성(40) 감독을 스카우트했다. “숙소까지 제공해 주겠다”며 ‘러브콜’을 보낸 덕이었다. 은퇴 뒤 고향인 남원으로 귀농한 1994 히로시마아시안게임 테니스 국가대표 출신 유경숙(46) 감독도 수소문 끝에 연이 닿아 남원 스포츠클럽에 합류하게 됐다. 지도자가 ‘명장’으로 꾸려지니 그 밑에 ‘약졸’이 나올 리 없었다.●국대 출신에 메달리스트 지도자 러브콜 클럽 활성화 운영 종목(복싱·테니스·탁구·축구)을 선정할 때에는 지역 공동체와의 화합을 고려했다. 변 사무국장은 “태권도, 필라테스, 요가 등의 종목을 추가할까 생각했지만 관내에 사설 학원이 많기 때문에 포기했다”며 “이런 종목들이 회원을 유치하는 데에 유리하지만 자칫 지역 주민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받게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지역 상권까지 흩트릴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2021년쯤에는 남원에서 취약한 스포츠 종목 중 하나인 수영 종목을 추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유 감독은 “내가 선수로 뛸 때는 하루 종일 스파르타식으로 훈련하는 데다가 체벌을 당했던 적도 있었다. 억지로 참고 인내하는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다”며 “하지만 지금 스포츠클럽에 나오는 학생들을 보면 방과후 2~3시간 즐겁게 운동을 하고 간다. 학업을 놓지 않고 있기 때문에 꼭 운동이 아니더라도 나중에 공부 쪽으로도 진로를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이미 생활체육이 활성화된 독일과 일본처럼 우리나라도 5~10년 뒤에는 스포츠클럽 출신 선수들이 올림픽에 나가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생활 스포츠가 꿈꾸는 스포츠클럽은 지금 남원에서 구현되는 중이다. 글 사진 남원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함께 뜁시다! 넘버원 스포츠] 2년째 최연소 국대 ‘시골 소년’ “감독님이 새벽에 찾아와 특훈”

    [함께 뜁시다! 넘버원 스포츠] 2년째 최연소 국대 ‘시골 소년’ “감독님이 새벽에 찾아와 특훈”

    열다섯 살. 사춘기가 극단적으로 표출된다는 ‘중2병’을 한창 겪을 나이지만 최원태(남원 거점 스포츠클럽)는 조금 다르다. 겉모습은 평범한 ‘남원 소년’이지만 태극마크를 단 의젓한 복싱 청소년 국가대표다. 2017년과 2018년에 연달아 선발됐다. 최원태는 매년 22명씩 배출되는 복싱 청소년 국가대표에 2년째 최연소로 이름을 올렸다. 더욱 놀라운 것은 최원태가 학교 운동부 출신이 아니라는 점이다. 2017년 초부터 자신이 살고 있는 전북 남원시의 거점 스포츠클럽에서 본격적으로 복싱을 시작했다. 2013년부터 대한체육회에서 지원하고 있는 스포츠클럽은 민간 체육시설에 비해 최대 70% 수준의 비용으로 스포츠를 즐길 수 있지만 운동 여건은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다. 남원 거점 스포츠클럽에서는 2006 도하아시안게임 복싱 81㎏이하급 은메달리스트인 송학성(40) 감독이 지도를 맡아 평범했던 ‘시골 소년’ 최원태를 단기간에 급성장시키고 있다.●학교 운동부 아닌 스포츠클럽에서 배출 지난달 27일 남원시에 위치한 신준섭복싱체육관에서 만난 최원태는 “엄마가 ‘남자가 운동을 하나쯤 하면 좋다’며 추천해 줘 복싱을 시작하게 됐다”며 “다행히 적성에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2018년 7월쯤에 청소년 국가대표 소집 훈련을 다녀왔다. 학교 운동부가 아니라 스포츠클럽 출신이라고 하니까 다들 ‘믿지 못하겠다’는 분위기여서 재밌었다”며 “소집 훈련이 힘들긴 했지만 스포츠클럽에서 하던 것과 비슷했다”고 덧붙였다. 운동을 시작한 지 2년여 만에 이런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비결을 묻자 “이게 다 감독님 덕분”이라며 공을 돌렸다. 매년 5월 열리는 전국소년체전을 앞두고 몇 달간은 항상 송 감독이 지휘하는 특훈이 펼쳐진다고 한다. 최원태는 “감독님이 새벽 6시까지 집으로 직접 오신다. 그때부터 1시간 반 동안 10㎞를 뜀박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기 중에는 아침 운동 이후 학교에 갔다가 오후 6~8시에 체육관에서 저녁 훈련을 한다. 매일 저녁마다 집 마당에 있는 타이어를 큰 해머로 왼손·오른손 합쳐 총 600번씩 내리치곤 한다. 가끔 감독님이 영상통화를 요구해 게으름을 피울 수가 없다”며 웃었다.●송학성 감독 부모처럼 지도… 게으름 피울 수 없어 곁에 있던 송 감독도 “원태가 착하고 성실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원태가 왼손잡이인데 청소년 선수들은 왼손을 상대해 본 적이 많지 않아 원태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다”며 “팔이 길어서 펀치가 쭉 뻗는다. 눈도 좋아서 상대의 주먹을 잘 읽어낸다”고 말했다. 이어 “키가 1년 새 10㎝나 커서 현재 175㎝이다. 복싱을 하기에 더 좋은 신체 조건이 됐다”며 “옷을 벗어 보면 다 근육(체지방률 4%)이다. 운동을 시작한 지 한 달이 좀 지나자마자 전국소년체전 전북 대표로 선발될 정도로 재능도 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체력을 좀 더 기르고 경험도 쌓이면 성인 국가대표팀에도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앞으로의 목표를 묻자 최원태는 눈을 반짝였다. “대학이나 실업팀으로 넘어가기 전까지는 남원 스포츠클럽에서 운동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운동 뒷바라지를 해 주시는 부모님을 위해서라도 선수로 꼭 성공하고 싶다”며 “국가대표로 선발돼 복싱 올림픽 금메달을 따내고 싶다”며 당찬 목표를 남겼다. 남원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체육도 복지… 생활체육 지도자·1시군구 1스포츠클럽 양성”

    “체육도 복지… 생활체육 지도자·1시군구 1스포츠클럽 양성”

    “‘체육 활동 참여로 인한 개인의 의료비 절감 및 생산성 향상’은 1인당 연간 약 46만원의 경제적 효과를 내는 것으로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생활 체육을 즐기면 의료비가 줄어들고 국민이 건강하고 활기차게 살 수 있습니다. 이는 고령화 시대에 큰 의미가 있는 수치입니다. 각 지자체에서도 스포츠에 투자하는 것이 다른 데에 하는 것보다 효과가 있다는 것을 조금씩 인식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이기흥(63) 대한체육회장은 2019년 서울신문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체육에의 참여’에 대해 시종일관 힘주어 말했다. 새해 대한체육회의 업무 초점도 여기에 맞춰질 것이라 했다. 대한체육회는 서울신문이 2019년부터 시작하는 생활 체육의 저변 확대를 위한 연중 캠페인을 후원하기로 했다. 체육이 국민 개개인의 건강과 행복을 유지하는 데 중요할 뿐 아니라 질병 예방 등을 통해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고 사회 갈등을 예방하고 치유하는 역할을 한다는 데에 인식을 공유했다. 지난 세밑 서울신문 사옥에서 이 회장을 만나 대한체육회의 2019년과 그 이후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대담 : 이지운 체육부장→2019년, 체육계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무엇인가. -생활 체육 지도자가 너무 적다. 현재 전국에 생활체육 지도자로 활동 중인 인원이 2600여명뿐이다. 요즘은 생활 체육 지도자들이 복지사 역할까지 다 하고 있다. 각 구 단위로 10명꼴인데, 예를 들어 종로구 전체가 10명으로 어떻게 전부 해결이 되겠는가. 동네 어르신들에게 별일이 없는지 집집마다 방문하고 있다. 인원을 대폭 늘려야 한다. 급여는 월 200만원 정도다. 나아가 이들을 정규직화해야 한다. 지금은 국민체육진흥법상에 기간제 근로자로 돼 있다. 이 법을 고쳐야 한다. 이것을 고쳐서 무기계약직이라도 해야 처우와 신분이 안정되고 일을 열심히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체육인들에 대한 교육이 중요하다. 여태까지 회계 부정·폭력·파벌 이슈가 나오고 있다. 어떤 측면에서 보면 교육 부재에서 발생한 일들이 많다. 그것을 잘못이라고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들이 있다. 말하자면 선수 폭행도 아이들을 지도하기 위한 방편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아직도 존재한다. 세상이 변했는데도 그렇다. 현재까지는 체육계 내외부에 전문적으로 구성원들에게 소양·직무·인성 교육을 하는 곳이 없다. 100여명 불러다 1박2일 몇 시간씩 하는 방식으로는 안 된다. 교육 수요가 수십 만명이나 된다. 체육 지도 자격증 소지자 13만명 5000여명을 교육시킬 기관 하나가 없다. 동시에 중요한 것이 일자리 창출이다. 양질의 일자리가 많이 있으면 이런 것들이 많이 해소될 것이다. 조직 내 파벌이라든지 조직 사유화 문제도 마찬가지다. 교육을 통해 사람을 바꿔야 조직의 문화가 변화한다.→정부나 국회의 지원이 부족했다는 얘기인데, 왜 그랬을까. 복지로서의 체육이라는 개념마저 희박한 때문인가? -여태까지 생활 체육은 동네에서 알아서 동호인들끼리 하는 걸로만 생각해왔다. 조직화·시스템화하는 원년으로 삼아야 한다.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나서야 중요성이 점차 인식되는 것 같다. 서울대 스포츠산업연구센터와 국민건강보험공단, 국민체육진흥공단이 2007년 함께 펴낸 논문에 따르면 ‘체육 활동 참여로 인한 개인의 의료비 절감 및 생산성 향상’은 1인당 연간 약 46만원의 경제적 효과를 낸다고 한다. →2019년에는 무엇에 초점을 맞추려 하나. -우선 학교 체육이 중요하다. 학교 스포츠 클럽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전문 스포츠 지도 강사를 학교에 배치해야 한다. 학생 대상으로는 학교 클럽 활동을 늘리고, 사회인들을 대상으로는 공공 스포츠 클럽을 활성화시키려 하고 있다. 공공 스포츠 클럽은 현재 전국에 76개를 운영하고 있다. 2022년까지 ‘1시군구 1스포츠클럽’(지역형 229개, 거점형 3개)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곳에 주민들이 모여 같이 운동도 하고, 학교 학생도 수업이 끝나면 와서 운동을 즐길 수 있다. 모든 사람들이 스포츠 클럽을 사랑방처럼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리그제를 만들어 실력이 좋은 사람은 상위 리그로 올라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스포츠 클럽 상위 단계에서는 국가대표까지도 나올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동시에 어르신 맞춤형 생활 체육 인프라도 구축할 것이다. 2020 도쿄올림픽 준비도 해야 한다. →2020 도쿄올림픽 성적에 대한 우려가 많다.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과거 일본도 국제대회 성적이 20년간 뚝 떨어졌다. 우리나라가 그 길로 가고 있다. 일단 선수 유입이 안 된다. 사람들이 엘리트 선수로서 운동을 안 하려고 한다. 한 자녀만 키우다 보니 축구·야구·골프는 하지만 다른 종목에는 사람이 없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수영의 박태환, 배드민턴의 이용대가 빠지니 목표했던 금메달 65개에 못 미치는 결과(금메달 49개)가 나왔다. 양궁·태권도를 비롯한 강세 종목에서도 우리 지도자가 해외로 나가 가르치니 다른 나라와 실력이 평준화됐다. 사실 여태까지 소수 정예에게 선택과 집중을 해서 빨래 짜듯이 짜낸 경향이 있다. →엘리트 체육에 대한 대책은. -엘리트 체육과 생활 체육은 분리되지 않는다. 하나의 동전과도 같다. 엘리트 체육이 성적을 내면 그 영향으로 일반 동호인과 체육 인프라가 늘어난다. 그러한 저변을 바탕으로 또다시 좋은 선수들이 나오는 선순환 구조가 생기는 것이다. 두 개가 하나인데 따로 구분해서 보면 안 된다. 떼어서 생각할 일이 아니다. →취임 이후 중점을 둔 부분이 그것 아닌가. -서로 떨어져 있던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막 하나로 합쳐졌다. 법에 의해 물리적 통합은 됐지만 내부적으로 화학적 통합이 쉽지 않았다. 조직이 합쳐지다 보면 그것을 녹여내는 것이 가장 큰일이었다. 통합체육회가 만들어진 이후 같은 목표를 향해 더불어 조화롭게 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서로 다른 처지나 입장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그래서 공동의 목표를 만들기 위해 체육인 1300여명에게 의견을 받아 역점 과제를 담은 ‘대한체육회(KSOC) 어젠다 2020’을 만들어 냈다. 공동의 목표를 이러한 방향으로 이끌어 가자는 의미였다. 2016년 3월에 통합을 하고 이제는 2년이 다 되어 가는데 그래도 이제는 화학적 통합이 잘되어 가고 있는 것 같다. →‘어젠다 2020’의 진행 상황은. -사회적 동의가 따르는 문제가 많다. 관련 법을 고쳐야 하고, 공론화 과정뿐 아니라 정부 동의가 있어야 한다. 체육인 약 220만명에게 수기로 서명을 받아놓았다. 공청회는 마쳤고, 국회에도 서명을 제출할 예정이다. 연초에 입법 탄원도 진행할 예정이다. 정리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데스크 시각] ‘소멸’ 중인 대한민국 체육/이지운 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소멸’ 중인 대한민국 체육/이지운 체육부장

    “머지않아 국제대회에서 경기력이 급속도로 떨어질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2011년 경북대학교의 한 석사 논문에서 나온 대목인데, 체육인들은 이 ‘예언’이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적중될까 우려하고 있다. 논문은 “2010년 선수 현황에 따르면 역도·복싱·하키·레슬링·펜싱 종목들은 초등학교 선수가 전무한 실정이며, 유도·복싱 등 투기 종목과 핸드볼·하키 등 구기 종목에서도 선수 수가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중·고교로 가면 이 예언은 상당 부분 현실화됐다. 중·고교 운동부 선수를 기준으로 2015년과 2018년 비교 수치는 이렇다. 골프는 124명에서 1426명으로 1302명, 축구는 1만 1088명에서 1만 4306명으로 3218명 늘었다. 야구는 5723명에서 6495명으로 772명 증가했다. 딱 여기까지다. 농구, 배구, 탁구만 해도 정체가 분명하다. 각각 1242명에서 1161명(+81), 1083명에서 1110명(+27), 531명에서 544명(+13)의 변화를 보였다. 레슬링은 1359명에서 1194명(-165명), 핸드볼은 885명에서 756명(-129명), 하키는 1034명에서 912명(-122명)으로 줄었다. 검도, 사격, 수영. 씨름, 양궁, 체조 등도 그 숫자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 중·고교 운동부의 숫자는 2015년 5599개를 정점으로 2016년 5468개(-131), 2017년 5414개(-72), 2018년 5411개(-3)로 내리막을 걷고 있다. 그러나 현장의 고민들은 숫자의 크기 이상이다. 핸드볼협회 이은미 차장은 “현장에서 스포츠 인력 자체가 줄고 있다. 뾰족한 수가 없다. 학교 지도자들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도 최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단 선수 유입이 안 된다. 운동을 하려 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 자녀만 키우는데, 골프·축구·야구에 몰릴 뿐이고, 그 외 종목에는 사람이 없다는 얘기였다. 이 회장은 “사실 그간 우리 스포츠의 성적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빨랫감 짜듯이 짜낸 결과”라면서 “국제대회의 정상권에서 20년간 멀어져 간 일본의 길을 걷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학교 체육은 이렇게 빠르게 무너지는 중이다. 생활 체육의 공간으로서 학교는 이미 그 존재감이 사라진 지 오래라는 걸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겠다. 그러니 생활 체육이네, 엘리트 체육이네 하는 논쟁도 무의미한 상황이다. 좀 과하게 표현하자면 한국의 ‘체육’은 소멸 중이다. 이른바 ‘체육인’도 그렇다. 뭐라도 일단 살려 내지 않으면 우리는 상당한 대가를 오랫동안 치러야 할 것이다. 서울신문은 2019년부터 생활 체육의 저변 확대를 위한 연중 캠페인을 준비하고 있다. 체육이 국민 개개인의 건강과 행복을 유지하는 데 직접적인 도움이 되고, 질병 예방 등을 통해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며 나아가 사회 갈등을 예방하고 치유하는 데까지 그 유효성이 미친다는 인식 아래 진행하는 것이다. 이 연중 기획으로 우선 국민적 의식이 고양되길 기대한다. 민관의 관계 단체·기관 등의 동참과 지지가 뒤따르길 바란다. 세밑에 만난 한 프로 스포츠 관계자는 관중 감소 추세를 설명하며 “인구 감소”를 누구보다 걱정했다. 경제 상황도 우려했다. “주머니 사정이 나빠지면 경기장을 찾는 횟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얘기였다. 어지간한 정치인보다, 정부 관료보다 ‘나라 걱정’이 더 컸다. 복지 차원에서라도 체육을 걱정할 때다. 정부와 정치권, 지자체는 새로운 체육 정책을 서둘러 제시해야 한다. jj@seoul.co.kr
  • 기적은 꿈꾸는 자의 것… 응답하라 2019

    기적은 꿈꾸는 자의 것… 응답하라 2019

    2019 기해년은 체육계에 상대적으로 조용한 해가 될 것 같다. 2020년 도쿄올림픽과 대한체육회 창립 100주년을 앞두고 내실을 다지는 해로 기록될 것이다.오는 5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막을 올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는 축구대표팀이 출격해 59년 만의 우승 컵을 노리며, 10~27일 독일과 덴마크가 공동 개최하는 세계남자핸드볼선수권에는 한국 핸드볼 역사상 처음으로 남북 단일팀이 출격한다. 14~27일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에는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25위·한국체대)이 나서 2018년 대회에서 일궜던 ‘4강 신화’ 재현에 도전한다. 2월 15일에는 스위스 로잔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남북한 체육 당국 관계자가 회담을 갖는다. 도쿄올림픽 단일팀 구성을 추진 중인 남북은 단일팀 대상 종목과 구성 기준을 합의하고 국제경기단체와의 조율 등에 나설 예정이다. 2월 19~22일에는 제100회 전국동계체육대회가, 10월 4~10일에는 제100회 전국체육대회가 열린다. 전국체전을 개최하는 서울시는 북측이 참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7월 12~28일 광주에서 열리는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수영선수권에는 세계적 스타들이 출동해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는 11월 2~8일 한국·멕시코·대만에서 예선전이 열리며 이후 11~17일에는 일본으로 무대를 옮겨 우승을 다툰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그래픽 조숙빈 기자 sbcho@seoul.co.kr
  • [포토] 팀킴 ‘훈련은 즐거워’

    [포토] 팀킴 ‘훈련은 즐거워’

    경상북도체육회 소속 여자 컬링팀인 ‘팀킴’이 29일 오후 경북 의성 컬링훈련원에서 내년 2월 열리는 전국 동계체전에 대비해 훈련하고 있다. 팀킴은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 가족들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당했다고 폭로한 데 이어 의성 컬링훈련원 빙질관리사(아이스메이커)까지 사직하면서 지난달 초 훈련을 중단했다. 연합뉴스
  • [하프타임]

    女컬링 ‘팀킴’ 의성서 훈련 재개 경상북도체육회 소속 여자 컬링 팀인 ‘팀 킴’이 내년 2월 전국 동계체전에 대비하기 위해 29일부터 경북 의성 컬링훈련원에서 훈련을 재개한다고 27일 밝혔다. 앞서 팀 킴이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 가족들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폭로한 데 이어 훈련원 빙질관리사(아이스메이커)까지 사직하면서 지난달 초 훈련을 중단했다. 대한체육회 사무부총장 공개 채용 대한체육회가 27일 홈페이지 공모를 통해 개방형 직위인 사무부총장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부촌장을 공개 채용한다고 밝혔다. 새해 1월 4일까지 공모하며 서류 전형 합격자를 1월 8일 발표하고 이틀 뒤 면접을 치러 이튿날 최종 합격자를 한 명씩 결정한다. 체육회 개방형 직위 선발 심사위원회는 합격자 발표에 앞서 지원자 중 적격자를 추려 임용 후보자를 이기흥 체육회장에게 추천한다.
  • [세종로의 아침] 참 민망한 세밑/임병선 체육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참 민망한 세밑/임병선 체육부 선임기자

    참으로 민망한 세밑이다. 한 해를 돌아보며 희망과 용기를 북돋아야 하는데 어디에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는 것이 기자만의 느낌은 아닐 것이다.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겠지만 체육계의 2018년은 혼돈스럽고 창피한 일들이 많았다. 2월 평창동계올림픽으로 한반도에 평화의 물꼬를 트고 8월 아시안게임에서 그 기운을 높인 것이나 16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독일을 격파한 기억 등 좋았던 일들은 편린에 불과했다. 진천선수촌에서의 음주와 폭행 파문, 빙상과 컬링 등으로 대표되는 종목단체 리더들의 전횡으로 실망과 원성을 샀다. 체육계의 밑둥이 허물어진다는 느낌까지 들 정도였다.사회 전체가 압축 성장의 민낯을 드러내는 것처럼 체육계 역시 엘리트 편중, ‘성적만 내면 그만’이며 선수를 성적이나 기록의 부속으로 취급하는 낡은 사고와 행동의 종착점에 한꺼번에 다다른 느낌이다. 물론 체육계 수장이 최근 기자회견에서 밝힌 대로 “엄청난 규모의 엘리트와 생활체육 통합을 큰 잡음 없이 매듭지은 점”은 평가할 만하다. 그 성과는 언젠가 체육계의 좋은 자산으로 돌아올 것으로 믿는다. 남북 체육 교류를 통해 평화와 화합의 기운을 퍼지게 만든 것도 긍정적이다. 그러나 체육계의 낡은 관행을 청산하고 시스템을 개혁하는 일이 근본일 수밖에 없고 밑둥으로부터 문제를 해결해야 하니 그만큼 지난할 것이다. 대한체육회가 내후년 창립 100주년을 앞두고 새해를 체육계 혁신의 해로 삼겠다고 나선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런데 올해 벌어진 일들을 결산하는 기자회견에서 수장이 보여준 스스로의 문제에 대한 성찰은 조금 부끄러운 실정이었다.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오래된 관행, 체육계의 일자리가 많지 않아 인사를 앞두고 매터도가 횡행하고, 전반적인 교육이나 심성 연마가 되지 않아” 체육계가 실제보다 문제가 많고 엉망인 것으로 비치고 있다는 그의 진단에 얼마나 많은 이들이 고개를 끄덕일 것인가, 스스로 돌아봤으면 한다. 종목 단체들의 비위와 전횡을 감시, 감독하겠다며 대대적으로 기구를 설치하고 목소리를 높인다고 해서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혁신할 수 없는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당선을 도와 전진 배치된 인사들이 문제와 갈등의 원인으로 지목됐는데도 그들의 공로만 앞세우고 그들을 비판하는 이들을 인사에 불만을 품은 세력으로 재단해선 한 치 앞도 나아갈 수 없어서다. 이런 가운데 프로야구 감독을 지냈을 뿐 체육계 전반의 문제에 대해 손방인 인사가 정치권의 입김으로 선수촌장에 내정됐다는 민망한 소식이 체육계를 한없이 부끄럽게 만들고 있다. 마침 27일부터 인선 작업이 시작될 모양이다. 그렇잖아도 망신살이 뻗친 체육계가 내년의 혁신 작업에 동력을 최대한 끌어 모으려면 수장이 책임 있게 이 일부터 매조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수장이라면 작은 허물이라도 큰일을 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하면 과감하게 잘라 내야 한다. 혼돈과 밥그릇 싸움이 만연되고 내 탓을 하기보다 네 탓 하기 바쁜 우리 사회 전반에 주어진 과제인 점은 물론이다. bsnim@seoul.co.kr
  • 이기흥 회장의 체육계 쇄신 약속이 공허하게 들렸던 이유

    이기흥 회장의 체육계 쇄신 약속이 공허하게 들렸던 이유

    “어쩌면 저도 피해자 가운데 한 사람일지 모릅니다.” 요즘 툭하면 들리는 광고 문구대로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이 지난 20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내년을 체육계에 산적한 난제들을 제로 베이스에서 정리하는 원년으로 삼겠다고 선언한 기자회견에서 듣지 않았어야 할 견해를 듣고 말았다. 이날 회견은 청문회를 방불케했다. 10분 정도 이 회장이 확신에 찬 목소리로 체육계 적폐 청산 계획을 설명한 뒤 질의응답이 이어졌는데 이 회장이나 체육회 출입기자들이나 작심한 듯 치열했다. 이 회장은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오래된 관행, 체육계의 일자리가 많지 않아 인사를 앞두고 마타도어가 횡행하고, 전반적인 교육이나 심성 연마가 되지 않아” 체육계가 실제보다 문제가 많고 엉망인 것으로 비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기자도 물러서지 않았다. 아니 역할 구분이라도 한 듯 집요하게 돌아가며 이 회장부터 잘못한 것 아니냐고 에둘러 꼬집었다. 두루뭉실 넘어가면 안된다고 지적하는 기자마저 있었다.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자꾸 끼어들어 답변하려는 이 회장 때문에 두 기자는 “제 질문 좀 끝낼 수 있게 해주세요”라고 호소하는 촌극마저 연출됐다. 급기야 이 회장은 국감 등에서 문제 인사로 지목된 6명의 실명을 거론하며 그들이 애꿎은 여론전의 희생양이 됐다는 식으로 옹호하기에 이르렀다. 누구는 조계종 실력자의 동생이라 자신의 조계종신도회 직책과의 관계가 입에 오르내리는데 자신은 그런 것과 관계 없이 실력으로만 일을 맡겼으며, 누구는 하나회 해체를 주장할 정도로 강단 있는 육사 출신이며 선수들을 지도하는 데 그만한 적임자가 어디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가 숱한 회견을 경험했지만 인사권자가 이렇게 적나라하게 자신의 인사를 강변하면서 신상명세까지 세세히 밝힌 예는 찾기 어렵다. 그런 적임자들이 선수촌을 관리했는데도 음주, 폭행 등 사례가 연이어 폭로된 데 대해선 선수촌 초기 여러 시설을 꾸리고 안정화하는 데만 매진했기 때문이란 자가당착적인 설명도 이어졌다. 또 연말 대대적인 인사 쇄신을 할 것이란 장담에 대해 기자들이 구체적 인선 기준을 제시할 것을 요구하며 원로와 전문가 7명으로 꾸려졌다고만 알려진 인사추천위원회 명단과, 적어도 위원장이 누구인지는 밝힐 수 있지 않느냐고 따지자 한사코 “명단이 공개되면 그분들이 위원 활동을 그만 두겠다고 한다”는 이유를 들어 공개하기 어렵다고 했다. 기자들이 돌아가며 문제점을 지적하자 한참 뒤에야 “정 그러면 빠른 시간에 공개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물러섰다. 아울러 프로야구 KIA 감독을 지낸 김성한씨가 새 선수촌장에 내정됐다는 보도 때문에 체육계에서 낙담하는 이들이 많으며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라 받아들이기 어려운 분위기라는 기자들의 전언에 대해 “십수명의 후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난 누구누구의 이름이 올라와 있는지조차 모른다. 27일부터야 명단을 들여다보고 협의하게 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홀가분한 표정으로 일일이 기자들을 찾아 손을 내밀었지만 기자들은 괴롭고 갑갑하다는 반응을 많이 내놓았다. 진정한 리더라면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 이후 일년 내내 시끄러웠던 체육계 안팎의 사태에 대해 자신의 허물이 있는지 돌아보고 국민들과 언론 앞에서 자성하는 모습부터 보이고 사태를 어떻게 근본적으로 해결할지 모색하는 게 올바른 순서라고 기자는 생각한다. ‘다들 왜 나만 갖고 그래‘란 식이어선 한치 앞으로도 못 나아간다는 게 역사를 통해 증명된 것 아닌가 말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축구하더니 전교 일등…복싱하더니 국대 선발

    축구하더니 전교 일등…복싱하더니 국대 선발

    ‘한국 76곳 VS 일본 3600곳.’ ‘생활 스포츠 선진국’인 일본의 공공 스포츠클럽 개수는 한국의 약 47배다. 일본 전체 인구의 약 16%에 해당하는 2006만명이 스포츠클럽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 다른 ‘생활 스포츠 선진국’인 독일은 스포츠클럽이 약 11만 곳이고, 회원수는 2750만명(전체 인구의 35%)에 이를 정도로 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했다. 대한체육회가 2013년부터 추진해 온 스포츠클럽은 지역 체육시설을 거점으로 회원에게 양질의 스포츠 프로그램과 지도자를 제공하는 비영리법인이다. 아이부터 노인까지, 아마추어부터 엘리트 선수까지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운영하는 것이 목표다. 회비가 있기는 하지만 아무리 비싸도 민간 시설 대비 70% 수준으로 책정해 경제 사정 때문에 운동을 못 하는 설움도 최소화하고 있다. 아직은 회원수가 5만여명에 불과할 정도로 걸음마 단계지만 2022년까지 ‘1시군구 1스포츠클럽’(지역형 229개, 거점형 3개)을 만들기 위해 스포츠클럽별로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공부는 기본…부산 해운대구FC 평균 80점 못 넘으면 회원 자격 박탈후원 늘어 회비는 민간 4분의 1 수준 부산 해운대구 스포츠클럽에서 육성하고 있는 엘리트 축구 선수반은 운동만 잘한다고 들어가는 곳이 아니다. 해운대구FC로 뛰려면 학교 성적을 평균 80점 이상 받아야만 한다. 80점을 넘기지 못하면 일단 한 번 경고를 받게 되고 두 번째부터는 회원 자격이 박탈된다. 해운대구 스포츠클럽 관계자는 “(2017년 7월 클럽이 생긴 뒤) 현재까지 교내 전교 1등을 2명이나 배출했다”며 “혹여 엘리트 축구 선수로 성장하지 못하더라도 인생에서 다른 쪽으로 커 나갈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선수들이 짊어져야 하는 재정적 부담을 확 줄였다. 대회 출전비나 전지훈련비를 비롯해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최소화했다. 월회비도 다른 지역의 축구 클럽에 비해 4분의1 수준으로만 받아 어려운 환경의 선수들이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했다. 이런 지원이 가능한 것은 ‘1인 1계좌 후원 캠페인’ 덕분이다. 해운대구에 있는 덕재건설에서 1000만원을 쾌척했으며, 월 10만원씩 기부하는 회원들도 늘어나고 있다. 현재는 중학교 연령인 15세 이하(U15) 팀만 운영 중인데, 고등학교 연령인 U18 팀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학교 운동부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해운대구 스포츠클럽이 빛을 발하고 있다. ■인구 8만의 기적… 전북 남원 복싱선수반 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 감독 영입10명 남짓 선수 중 청소년 국대 배출 전북 남원은 인구가 8만여명을 갓 넘는 소도시다. 남원 거점 스포츠클럽이 운영하는 복싱 선수반 회원도 10여명에 불과하다. 규모가 작은 곳이라 운동 여건이 충분하지 않다고 여겨질 수 있지만, 남원 거점 스포츠클럽은 올해 복싱 청소년 국가대표(최원태)를 배출했다. 남원 거점 스포츠클럽은 훌륭한 지도자를 모집하기 위해 사방팔방 수소문을 했고, 2006 도하아시안게임 복싱 81㎏급 은메달리스트인 송학성(39) 감독을 영입해 선수들을 집중 지도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청소년 국가대표가 된 최원태뿐만 아니라 제48회 전국소년체전 복싱 전북 대표로 남원 거점 스포츠클럽 선수 4명이 선발되는 성과를 일궈 냈다. 또한 올해는 경남 진주 스포츠클럽도 패러글라이딩 국가대표 2명(김현희·홍필표)을 배출하며 생활체육의 토양에서 엘리트 선수가 발굴되는 또 다른 사례를 만들어 냈다. ■전북 군산 ‘종목별 자치조직’ 10만원 지원 독일 국민 35% 스포츠회원 가입하듯평소에 친교 나누는 사랑방 역할 톡톡 스포츠클럽은 ‘사랑방’ 역할을 하길 기대받고 있다. 지역의 다양한 세대와 계층이 모이는 곳이기 때문에 현대사회에 붕괴된 ‘지역공동체’를 부활시키는 임무도 함께 맡은 것이다. 실제로 인구의 35%가 스포츠클럽 회원으로 등록한 독일의 국민들은 딱히 운동을 하지 않을 때도 스포츠클럽을 찾아 지역 주민들과 친교 활동을 나누는 것이 일상화돼 있다고 한다. 이를 실현하고자 전북 군산 스포츠클럽은 올해부터 종목별 자치조직 활성화 프로그램을 시작해 연간 2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스포츠클럽 내에 있는 일종의 소모임인 ‘종목별 자치조직’에 월 10만원씩 지원해 회원들의 교류를 독려했다. 서로 친밀해진 군산 스포츠클럽 회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체육시설 청소, 불우이웃 돕기 등의 자원 봉사활동도 함께하는 긍정적 효과도 일궈 내고 있다. ■지도자 30% 은퇴 선수 채용 목표 태릉·진천에서 볼 법한 1류 지도자 초빙대한체육회 4년내 ‘1시군구 1클럽’ 목표 스포츠클럽은 전체 지도자의 30% 이상을 은퇴 선수 출신으로 채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전문가들로부터 회원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게 하는 동시에 체육인들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 것이다. 이러한 기조 덕에 태릉·진천선수촌에서나 만날 수 있을 법한 ‘1류 지도자’들이 전국 76개 스포츠클럽 곳곳에 포진해 있다. 남원 거점 클럽의 송학성(복싱), 부산 거점 클럽의 최봉원(체조)·김선현(체조)·전미경(펜싱)·김은정(펜싱)·김경원(테니스), 광주 거점 클럽의 최연호(태권도)·김유라(유도) 등은 모두 전직 국가대표 및 국대 상비군 출신이다. 심상보 대한체육회 스포츠클럽부장은 “1~2년 안에 성과를 내려고 하기보다는 긴 안목을 가지고 제도적 개선을 통해 한국형 스포츠클럽을 정착시켜 나가야 한다. 현재 개설된 클럽들은 이렇게 운영된다는 것을 보여 주는 모델형 클럽들”이라며 “현재는 공모 방식으로 선정하기 때문에 아직 전국에 76곳뿐이지만 나중에는 등록제 같은 제도가 마련돼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 독일이나 일본처럼 한국도 스포츠클럽이 전국적으로 대중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새해는 체육계 비리 철퇴”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벌어진 국가대표 선수들의 음주, 성추행, 폭행 파문과 관련해 감독은 사직시키고 가해자는 영구 제명, 음주 가담자는 퇴촌시키기로 했다. ●체육회, 합동조사단 꾸려 석 달간 조사키로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은 20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내년을 모든 문제를 원점에서 바로잡는 해로 삼겠다”며 내년 1월부터 3월까지 3개월 동안 20명의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3개 군(群)으로 구분해 순차적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조직 사유화, 성폭력, 승부조작 및 편파판정, 입시비리 등 다섯 가지 범죄에 대해선 인지 조사를 하고 반드시 검찰에 고발하는 일을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경기단체 연맹의 가입, 탈퇴까지 연대 책임을 지게 하겠다고 밝히며 3년 동안 하위 등급에 머무르면 탈퇴시키겠으며 잘못이 크고 막대하면 한 번만 나와도 탈퇴시키겠다고 덧붙였다. ●입시 비리 등 중요 범죄 혐의 檢 고발 의무화 선수들이 상담을 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해 지도자들의 문제점이나 고충을 털어놓을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또 자체 징계와 별도로 검찰 고발을 의무화해 법무부와 협의해 전담 창구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경기단체 연맹들이 모든 것을 문서로 남기게 하고, 회의록 공개와 녹음 의무화를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선수폭행 쇼트트랙 감독 자격 정지

    초·중고 선수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쇼트트랙 감독에게 자격 정지 처분이 내려졌다. 20일 전북도 체육회에 따르면 전주시설관리공단 소속이었던 쇼트트랙 코치 A씨가 2016년 10월부터 3개월 동안 초·중생 선수 9명을 폭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자녀의 몸 상태를 확인한 학부모는 지난해 2월 ‘코치를 처벌해달라’며 대한체육회에 민원을 제기했다. 학부모들은 A씨가 ‘스케이팅이 뒤처진다, 훈련 성과가 나지 않는다’며 아이스하키채로 헬멧을 쓴 선수의 머리를 내리쳤다고 주장했다. 학부모들은 부서진 헬멧의 파편이 빙상장 여기저기에 흩어질 정도로 심한 폭행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심지어 헬멧을 쓰지 않은 선수의 머리를 내려쳐 상처를 입혔다는 진정도 포함됐다. 어린 선수들을 경기장 외진 곳으로 끌고 가 손과 발로 폭행하고 넘어뜨렸다는 진술도 있었다. 학부모들이 민원을 제기하자 A씨는 코치직을 사임했다. 하지만 A씨에 대한 징계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대한체육회에 요청에 따라 전북체육회는 내·외부 위원으로 구성된 스포츠 공정위원회를 열어 징계를 논의했다. 그러나 A씨가 체육회 소속이 아닐뿐더러 현재 스포츠 지도자도 아니어서 공정위 심의 대상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학부모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대한체육회는 1년여 뒤 전북체육회에 민원 재처리 요청을 했다. 전북체육회는 뒤늦게 스포츠 공정위를 다시 열어 자격정지 1년의 징계를 내렸다. 폭력과 성폭력, 승부 조작 등과 관련해 1년 이상의 자격정지 징계를 받으면 지도자로 영구히 등록할 수 없다는 대한체육회 규정이 있어 A씨는 사실상 영구제명됐다. 이에대해 A씨는 징계에 불복해 대한체육회에 재심의를 요청했다. 그는 ‘선수들을 때린 건 사실이다. 다만 나름의 훈육 조치였다. 선수가 미워서 그랬던 게 아니라 제대로 된 선수로 키우려고 했다’고 해명했다. 전북체육회 관계자는 “A씨가 폭행 사실을 인정해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다”며 “선수와 지도자 사이에 폭행이나 폭언이 없도록 관리·감독에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하프타임] 故김일·김진호 2018 스포츠영웅 헌액

    ‘박치기왕’ 프로레슬러 김일과 ‘원조 신궁’ 김진호(56)가 2018년 대한민국 스포츠영웅으로 헌액됐다. 김일 유족과 김진호는 1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헌액식에서 스포츠영웅 칭호를 부여받았다. 대한체육회는 2011년부터 전 세계에 한국을 알리고 명예와 자긍심을 고취한 체육인을 국가적 자산으로 예우하기 위해 스포츠영웅을 선정해왔다. 2006년 타계한 김일은 1957년 일본으로 건너가 역도산 체육관 문하생 1기로 레슬링을 시작한 후 1963년 세계레슬링협회(WWA) 태그 챔피언, 1967년 WWA 세계헤비급 챔피언 등에 오르며 당시 어려웠던 국민에게 감동을 준 공로를 인정받았다. 김진호는 1983년 LA 세계선수권대회 5관왕, 1984년 LA 올림픽 개인전 동메달,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3관왕 등을 차지하며 세계 무대에 한국 양궁을 널리 알렸다.
  • 박항서 감독 고향도 축제분위기, 곳곳에 축하 현수막

    박항서 감독 고향도 축제분위기, 곳곳에 축하 현수막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 대표팀이 ‘아세안축구연맹 챔피언십’(스즈키컵)에서 우승하는 등 박 감독이 베트남 국민영웅으로 떠오르면서 그의 고향 경남 산청군 생초면 지역도 축제 분위기다. 19일 산청군에 따르면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스즈키컵 우승을 차지한 박항서 감독을 응원하는 현수막이 박 감독의 고향인 생초면 지역 곳곳에 내걸렸다.현수막은 지역주민들과 생초면체육회, 생초·고읍·구평초등학교 총동창회, 반남 박씨 종친회, 경남산청FC U-15 축구부 등이 설치했다.식당이나 시장 등 사람들이 모이는 곳 마다 박 감독과 축구에 대한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생초면 한 주민은 “효자인 박 감독이 명절이나 시간 날 때 어머니를 뵈러 온다”며 “다가오는 설에도 박 감독이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주민은 “경기때 마다 온 힘을 쏟아 선수들을 지휘하는 박 감독이 정말 대견하고 자랑스럽다”며 “앞으로 경기도 잘 했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앞서 김경수 경남도지사도 박 감독에게 우승을 축하하는 축전을 보냈다. 김 지사는 축전에서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 축구 대표팀이 ‘2018 아세안축구연맹 대회(스즈키 컵)’에서 우승한 것을 350만 경남도민과 함께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김 지사는 “우리나라에서도 생중계 된 결승전은 베트남과 대한민국이 금성홍기와 태극기로 하나였음을 볼 수 있었다”면서 “이는 양국의 우정과 미래를 위한 박항서 감독님이 이룩한 드라마이며 앞으로도 박항서호가 더욱 발전되기를 기원한다”고 격려했다. 산청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스포츠 블로그] 사제 인연, 악연으로…마주하고 싶지 않은 쇼트트랙

    [스포츠 블로그] 사제 인연, 악연으로…마주하고 싶지 않은 쇼트트랙

    체육계 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지만 악성 사례는 매년 끊이질 않고 있다. 18일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스포츠인권센터에 접수된 신고·상담 건수는 2015년 180건, 2016년 186건, 2017년 154건, 2018년 현재 228건으로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처벌을 강화했어도 인적이 드문 곳에서의 폭행까지 잡아내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다. 폭행을 저지른 뒤 휴대전화를 검사하고 부모에게 알리지 못하게 하는 일이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 ‘인연’인가 했던 사제관계가 ‘악연’으로 정리되는 일이 체육계에는 너무도 잦다.●성적 향상 명분 초등 1년 때부터 폭행 당해 쇼트트랙의 심석희(21)에게 지난 17일 법정에서 마주한 조재범(37) 전 코치와의 14년간 인연이 그러했다. 지난 1월 16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전치 3주의 폭행을 당한 뒤 11개월 만에 처음 마주한 자리, 7살 때 자신을 발굴해 최고의 선수로 성장할 때까지 늘 함께했었지만 이제는 더이상 함께 마주하고 싶지 않은 존재가 돼 버렸다. 심석희는 법정에 나와 판사를 향해 “엄벌에 처해지길 바란다”고 호소하기에 이르렀다. 조 전 코치는 “원한다면 눈앞에 다시는 나타나지 않겠다”며 선처를 갈구했다. ●평창 1500m 넘어진 것도 뇌진탕 후유증 ‘요즘 어떤 세상인데 아직 그런 일이 있느냐’는 반문을 들을 정도의 사건이 심석희에게는 일상처럼 벌어졌다고 한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조 전 코치로부터 상습적인 폭행을 당했고, 아이스하키채로 맞아 손가락 뼈가 골절된 적도 있다. ●“기량 회복 요원… 아직도 정신과 치료” 올림픽을 앞두고는 머리를 심하게 맞아 뇌진탕 증상까지 나타났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자신의 주종목인 1500m에 출전했지만 홀로 넘어져 예선 탈락한 것도 고속 회전 구간에서 뇌진탕 후유증으로 인해 잠시 정신을 잃었기 때문이다. 심석희는 “아직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조 전 코치는 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였다고 하지만 최정상급의 선수인 심석희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다. 고향 강릉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 주고 싶었으나 계주 금메달을 제외하고는 개인 종목 메달이 전무했다. 4년 전 막내로 출전했던 소치동계올림픽(금1·은1·동1) 때보다도 저조했다. 심석희 측 임상혁 변호사는 “기량이 폭행으로 인해 향상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오히려 지난 올림픽에서의 성적은 폭행으로 인해 선수의 기량이 하락된 것을 보여 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일 대한체육회 혁신안에 마지막 기대를 20일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직접 나서 최근 체육계의 불미스러운 일들에 대한 혁신안을 털어놓겠다고 한다. 심석희에 대한 이야기도 이때 언급될 듯하다. 폭행 사태가 터질 때마다 나왔던 땜질식 처방이 다시 등장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있지만 그래도 다시 한번 기대를 걸어 본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체육회 유준상 요트협회장 인준하라” 가처분 이어 본안도 승소

    “체육회 유준상 요트협회장 인준하라” 가처분 이어 본안도 승소

    대한체육회가 인준을 거부해 논란을 빚은 유준상 대한요트협회 회장 당선인에 대해 법원이 연임이 아니라고 판단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유 회장은 대한요트협회 회장에 정식으로 취임하게 됐다. 서울동부지방법원 제11민사부는 지난 14일 유준상 대한요트협회 회장 당선인이 대한체육회를 상대로 낸 인준 불가 효력 정지 본안 소송에서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5월 17일 대한요트협회 선거인단이 투표를 통해 선출한 유준상 회장을 ‘3회 연임’이라고 해 회장 인준을 거부했다. 4선 국회의원 출신인 유 당선인은 요트협회장에 당선되기 전 두 차례 롤러스케이트연맹 회장을 지냈다. 대한체육회 회원종목 단체에서 세 차례 연임을 할 경우 대한체육회의 심사를 거쳐 인정을 받아야 한다. 유 당선인과 대한체육회는 롤러스케이트연맹 회장을 두 차례 지낸 데 이어 요트협회장을 맡는 것이 이 규정에 해당하느냐를 놓고 해석이 달라 갈등을 빚어왔다. 대한요트협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 대한체육회가 법제처와 김앤장 등 최고의 법률 전문가들이 “연임이 아니다”라고 유권해석을 내렸는데도 막무가내로 인준을 거부하며 사태를 악화시켜 책임자 문책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앞서 같은 사건의 가처분 신청 때도 유 당선인의 손을 들어주는 ‘효력 정지’ 인용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유 당선인은 “이번 결정은 법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체육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보여준 사필귀정(事必歸正)으로 법원의 판결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체력측정·운동처방 해주는 놀이터 아시나요

    체력측정·운동처방 해주는 놀이터 아시나요

    암벽·그물 놀이터 등 체험공간에서 디지털 감지기 이용 민첩성 등 검사 측정 결과 토대로 관리 방안 제공신나게 뛰어놀면서 체력 측정도 하고 운동 처방까지 받을 수 있는 아동 체력관리시설이 전국 최초로 서울 서대문구에 들어섰다. 서대문구는 13일 서대문문화체육회관에서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을 비롯해 구민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서대문키즈헬스케어센터 ‘아이랑’ 개관식을 열었다. 3~7세 아동을 대상으로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운영한다. 평일에는 서대문구에 있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단체로 이용하고, 토요일에는 개별 아동이 이용할 수 있다. 평일 단체 이용은 무료, 토요일 개별 이용은 유료(금액은 미정)다. 아이랑은 시범 운영을 거쳐 내년 3월에 본격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서대문문화체육회관 1층 968㎡ 공간에 문을 연 아이랑은 스포츠 체험형 놀이공간은 물론 디지털 감지기를 이용해 6개 항목의 신체발달 정도를 측정하는 시설을 갖췄다.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즉석에서 상담을 통해 체력과 체형을 알려주고 관리 방안까지 알려주니 부모들로선 일석이조 효과를 거둔다. 아이랑은 크게 보디펌프, 플레이펌프, 상담실 세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보디펌프는 어린이들의 체성분을 분석하고 체형을 검사한다. 다양한 놀이기구를 통해 놀다 보면 민첩성, 균형감, 근력, 유연성, 근지구력, 심폐지구력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방식이다. 플레이펌프 역시 동작인식센서로 표시되는 벽면 빛을 따라 움직이는 ‘20m 달리기’를 비롯해 암벽놀이터, 균형놀이터, 그물놀이터 등 6개 공간으로 꾸몄다. 문 구청장은 “요즘 미세먼지 걱정에 한창 뛰어놀아야 할 어린이들이 밖에 나가지 못하는 걸 보면 어른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어린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걱정 없이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가 아닐까 싶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랑에서 맘껏 뛰어놀고 각종 검사까지 할 수 있다“면서 “많은 어린이들이 이용하는 공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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