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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체육계 첫 미투 가해자, 형사처벌 피했지만 인사상 중징계

    [단독]체육계 첫 미투 가해자, 형사처벌 피했지만 인사상 중징계

    “형사 처벌 공소시효는 끝났지만 국가공무원법 따라 행정 처벌 가능”국내 체육계 최초의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폭로에서 가해자로 지목됐던 전 대한체조협회 고위간부 A씨가 인사상 중징계 처분을 받게 됐다. A씨는 공소시효가 끝나 형사 처벌은 받지 않았다. 3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교육청은 시내 고교 현직 교사로 일하는 A씨에 대해 중징계하라고 학교 측에 요구했다. 이에 A씨가 반발하며 재심의를 요청했으나 교육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A씨가 일하는 고교는 공립으로 교육청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 중징계 종류로는 파면·해임·강등·정직 등이 있는데 조만간 열릴 학교 징계위원회에서 수위가 확정된다. 북한이탈주민 출신으로 리듬체조 대표팀 상비군 코치인 이경희(48)씨는 2014년 A씨로부터 성적 괴롭힘을 당했다는 주장을 처음 제기했다. ‘2011년부터 3년간 체조협회 임원을 지냈던 A씨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대한체육회에 제출한 것이다. 이후 A씨가 간부 자리에서 물러났고, 감사 등 징계 절차도 마쳐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A씨가 2016년 체조협회 부회장으로 내정되면서 다시 문제가 불거졌다. 체육회는 이씨의 탄원서 내용 등을 토대로 A씨 선임 인준을 거부했다. 당시 A씨는 “이씨와 연인 관계였다”면서 “관련 사안으로 징계를 받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결격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인준 거부가 부당하다며 체육회를 상대로 민사 소송도 제기했다. A씨의 태도에 분노한 이씨는 미투 운동이 뜨겁던 지난해 3월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피해 사실을 공개 고발했다. 지난해 12월 대법원은 A씨의 패소를 확정했다. 체육회 관계자는 “재판부가 어느 정도 성추행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고법에서도 ‘이씨가 탄원서를 제출할 때 수치심이나 형사 처벌 위험성을 감수하면서까지 전혀 존재하지도 않은 피해 사실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서울교육청은 이 판결문 내용 등을 근거로 중징계 결정을 했다. 다만 A씨는 형사처벌은 받지 않았다. 검찰이 공소시효가 지났다거나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무혐의로 결론지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공소시효 등으로 형사 처벌을 받지 않았더라도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행정적 처벌은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A씨가 근무하는 학교 측은 “우리는 상부 기관인 교육청의 결정에 따르는 입장”이라면서 “중징계 결정이 내려지기 전까지 A씨는 원래대로 근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단독]탈북 체조 코치 ‘미투’ 가해자, 형사처벌 피했지만 인사상 중징계

    [단독]탈북 체조 코치 ‘미투’ 가해자, 형사처벌 피했지만 인사상 중징계

    지난해 체육계 첫 미투 사례교사 재직 중인 전 체조협 간부학교 측, 징계위 열어 처분 수위 결정“형사재판서는 공소시효 끝났지만국가공무원법 따라 행정 처분 가능”국내 체육계 최초의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폭로에서 가해자로 지목됐던 전 대한체조협회 고위간부 A씨가 인사상 중징계 처분을 받게 됐다. A씨는 공소시효가 끝나 형사 처벌은 받지 않았다. 3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교육청은 시내 체육고교의 현직 교사로 일하는 A씨에 대해 중징계하라고 학교 측에 요구했다. 이에 A씨가 반발하며 재심의를 요청했으나 교육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A씨가 일하는 체육고는 공립으로 교육청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 중징계 종류로는 파면·해임·강등·정직 등이 있는데 조만간 열릴 학교 징계위원회에서 수위가 확정된다. 북한이탈주민 출신으로 리듬체조 대표팀 상비군 코치인 이경희(48)씨는 2014년 A씨로부터 성적 괴롭힘을 당했다는 주장을 처음 제기했다. ‘2011년부터 3년간 체조협회 임원을 지냈던 A씨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대한체육회에 제출한 것이다. 이후 A씨가 간부 자리에서 물러났고, 감사 등 징계 절차도 마쳐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A씨가 2016년 체조협회 부회장으로 내정되면서 다시 문제가 불거졌다. 체육회는 이씨의 탄원서 내용 등을 토대로 A씨 선임 인준을 거부했다. 당시 A씨는 “이씨와 연인 관계였다”면서 “관련 사안으로 징계를 받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결격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인준 거부가 부당하다며 체육회를 상대로 민사 소송도 제기했다. A씨의 태도에 분노한 이씨는 미투 운동이 뜨겁던 지난해 3월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피해 사실을 공개 고발했다. 지난해 12월 대법원은 A씨의 패소를 확정했다. 체육회 관계자는 “재판부가 어느 정도 성추행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고법에서도 ‘이씨가 탄원서를 제출할 때 수치심이나 형사 처벌 위험성을 감수하면서까지 전혀 존재하지도 않은 피해 사실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서울교육청은 이 판결문 내용 등을 근거로 중징계 결정을 했다. 다만 A씨는 형사처벌은 받지 않았다. 검찰이 공소시효가 지났다거나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무혐의로 결론지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공소시효 등으로 형사 처벌을 받지 않았더라도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행정적 처벌은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A씨가 근무하는 학교 측은 “우리는 상부 기관인 교육청의 결정에 따르는 입장”이라면서 “중징계 결정이 내려지기 전까지 A씨는 원래대로 근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인권위, 스포츠 ‘미투’ 전수조사 나선다

    인권위, 스포츠 ‘미투’ 전수조사 나선다

    인권위, 스포츠 인권 특별조사단 공식 출범 1년간 스포츠계 성폭력·폭력 전수조사 SNS 통한 익명 상담·신고 창구 마련국가인권위원회의 스포츠 인권 특별조사단이 공식 출범했다. 특조단은 앞으로 1년간 빙상, 유도 등 주요 종목을 타겟으로 전수 실태조사를 진행한다. 또 SNS를 활용해 전용 상담·신고 센터를 열고 구체적인 피해사례도 접수 받는다. 인권위는 25일 스포츠 인권 특별조사단 출범식을 열고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특조단은 심석희 쇼트트랙 선수의 ‘미투’를 시작으로 체육계 성폭력·폭력 피해 증언이 잇따르면서 출범했다. 특조단은 단장을 포함해 인권위 조사관과 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여성가족부 파견공무원 등 17명 내외로 구성될 예정이다. 특조단은 대한체육회에 등록된 총 6132팀을 대상으로 스포츠 인권상황 실태조사에 나선다. 빙상과 유도 등 최근 성폭력·폭력 문제가 불거진 종목은 전수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전국 초·중·고 선수 6만 5000여명도 전수 조사한다. 인권위는 교육부의 요청에 따라 전국 시·도 교육청과 함께 직접 조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온라인 채팅에 익숙한 젊은 선수들을 위해 SNS를 통해 익명으로 상담과 신고를 할 수 있는 창구도 마련됐다. 피해가 접수되면 피해자가 원하는 방식의 조사와 함께 필요하면 해당 분야에 대한 직권조사도 시행할 예정이다. 또 특조단은 업무의 전문성을 높이고자 체육계, 학계, 여성계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포함된 스포츠인권 자문위원회도 구성했다. 자문위원회에는 여준형 젊은빙상인연대 대표, 권인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원장 등이 포함됐다. 최영애 인권위원장은 “스포츠는 국가의 사회적 위상을 드높인다는 이름으로 큰 폭력이 수용됐다”면서 “이번이 체육계의 고질적인 폭력과 성폭력 문제를 해결할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기한에 관계없이 철저히 (특조단 활동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승부조작 청탁에 연루됐었는데도…대한체육회, 규정 바꿔 부회장 선임

    승부조작 청탁에 연루됐었는데도…대한체육회, 규정 바꿔 부회장 선임

    선발 비리 자격정지 1년 김영채 부회장 이기흥 추천으로 취임 뒤 논란 불거져 前 수영대표팀 감독 남편은 성희롱 의혹 남편 “코치들과 이견으로 사임” 반박연이은 ‘체육계 미투’ 고발로 개혁 요구가 거센 대한체육회 고위 임원의 승부조작 청탁 전력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19일 체육계에 따르면 대한체육회 5명의 부회장단 중 한 명인 김영채(68) 부회장이 2016년 4월 편파 판정·국가대표 선발 비리와 관련해 자격정지 1년의 징계를 받았다. 이와 관련해 금품수수, 입학비리, 편파 판정, 폭력·성폭력 등 ‘스포츠 4대악’ 연루 인사는 영구히 임원에 선임될 수 없다고 대한체육회 정관에 명시됐지만 김 부회장은 지난해 7월 부회장에 취임했다. 김 부회장은 특정 ‘아티스틱 스위밍’ 선수가 높은 점수를 받도록 심판에게 청탁한 게 드러나 대한수영연맹으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당초 중징계가 거론됐지만 재심에서 자격정지 1년으로 감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회장은 여성 수영 아시안게임 첫 메달리스트 출신으로 아티스틱 스위밍 분야의 대모로 불린다. 치명적인 흠결이 있는데도 김 부회장은 대한수영연맹 회장 출신인 이기흥 회장의 추천으로 대한체육회 부회장이 됐다. 대한체육회가 2017년 4월 생활체육회와의 통합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은 체육인에 한해 ‘스포츠 4대악’ 전력자도 사면·복권되도록 규정을 손질한 덕분이다. 김 부회장은 같은 해 8월 복권됐다. 김 부회장이 복권하게 된 규정 변경은 이 회장 취임 후 이뤄졌다. 아울러 김 부회장의 남편인 A 전 수영대표팀 감독에 대해서도 지난해 성희롱 의혹이 제기됐지만 사임으로 유야무야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A 전 감독이 수영대표팀 감독 시절 수개월간 여성 코치 앞에서 바지를 갈아입는 등 부적절한 행위로 항의를 받았다는 지적이다. A 전 감독은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개막 직전인 지난해 6월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했지만 징계 절차는 이뤄지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수영연맹도 성희롱 의혹을 인지했지만 다들 조용히 넘어가자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A 전 감독은 “처음에 환복 관련 이야기가 나온 후 커튼을 치고 옷을 갈아입었으며 코치들과의 이견으로 감독직을 사임했다”며 “성희롱 자체가 말도 안 된다”고 반박했다. 김 부회장의 반론을 듣기 위해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안희정 실형 선고에 야 4당 “당연한 판결”…민주는 침묵

    안희정 실형 선고에 야 4당 “당연한 판결”…민주는 침묵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비서 성폭행 혐의로 2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자 야 4당은 일제히 “당연한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안 전 지사의 비서 강제추행 사건은 상급자가 권세를 이용해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한 전형적인 권력형 성범죄”라며 “유죄선고를 내린 것은 당연하고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투 운동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문화계, 정계, 학계, 체육계 등 우리 사회 저변에는 권력형 성폭력 문화가 만연하다”고 지적했다. 윤 수석대변인은 “더이상 피해자가 숨어서 눈물을 흘리는 일이 없도록 침묵의 카르텔을 깰 수 있는 문화가 조성되고, 권력형 성범죄라는 낡은 악습을 우리 사회에서 뿌리 뽑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삼화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안 전 지사에 대한 유죄판결로 미투 운동을 통한 우리 사회의 변화가 시작됐다”며 “안 전 지사는 즉각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법원의 판결을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김경수 경남지사의 법정구속에 이어 안 전 지사의 법정구속을 바라보는 국민의 심정은 착잡하다”며 “현 집권세력은 사법부를 탓하기에 앞서 집권세력의 핵심들이 국민 눈높이에 한참 어긋나있는 것은 아닌지 성찰하기 바란다”고 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지연된 정의의 실현이다. 미투를 폭로한 지 1년이 다 되어가는 시간 동안 온갖 음해에 시달려 마음고생이 심했을 김지은씨에게도 위로를 보낸다”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오늘 판결로 대한민국 법원은 ‘순백의 피해자’라는 환상의 틀을 깨부숴야 한다”며 “적어도 대한민국 사법부가 피해자에게 왜 피해자답지 못했냐고 힐난하며 2차 가해에 앞장서는 일은 없어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안 전 지사가 몸담았던 더불어민주당은 1심 무죄 판결 때와 마찬가지로 공식 논평을 내지 않고 침묵했다. 당 내부에서는 “특별히 할 말은 없다”며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안희정 실형 선고에 다시 힘 실리는 미투…2월 국회 미투 법안 속도낼까

    안희정 실형 선고에 다시 힘 실리는 미투…2월 국회 미투 법안 속도낼까

    지위를 이용해 여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일 1심의 무죄를 뒤집고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국회에서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관련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초 서지현 검사의 첫 미투 이후 각계각층에서 미투가 이어지면서 대책 법안들이 줄지어 발의됐지만 법안 처리 속도는 미진한 상황이다. 특히 안 전 지사가 1심에서 무죄를 받은 이후 미투에 대한 관심이 주춤해졌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2일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20대 국회가 발의한 미투 관련법 145건 중 35건만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나머지 법안은 상임위에 계류된 상태다. 미투 1호 법안인 여성폭력방지 기본법도 지난해 12월 본회의에서 겨우 통과됐다. 국회 관계자는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 반짝 관심을 받고 이후에는 방치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안 전 지사가 징역 3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에서 구속되면서 미투 법안이 다시 주목받을 전망이다. 또 체육계 성폭력 문제가 불거지면서 미투 관련 법안 발의가 다시 탄력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한정애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31일 피해 당사자의 범죄 사실 고발 행위를 보호하는 내용의 형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법은 피해자가 가해자의 범죄 혐의 사실을 밝히면 ‘사실 적시 명예훼손죄’가 성립하지 않도록 해 피해 당사자의 사실 고발 행위를 보호하도록 한 게 주요 내용이다. 한 의원은 “미투 운동이 시작된 이후 1년이 지났지만 피해자들에게는 명예훼손 역고소와의 사투만 남았다”며 발의 이유를 밝혔다. 정치권도 안 전 지사에 대한 실형 선고에 권력형 성범죄를 뿌리 뽑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말하면서 2월 임시국회에서 추가로 미투 법안 처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정의당은 비동의간음죄를 도입하는 미투 법안을 발의한 상태”라며 “미투 관련 법안들이 하루 속히 국회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정의당은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개혁 방향은 못 잡고… 문체부만 성토한 체육회

    KOC 분리·소년체전 폐지안 등 비판 이기흥 회장 “거취 결정할 때는 아니야” ‘스포츠계의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사태를 해소하기 위한 개혁 방안을 놓고 체육계가 갈피를 못 잡고 있는 모양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꺼내 든 ‘개혁 카드’를 겨냥해 곧바로 대한체육회에서 우려를 표하며 불협화음이 나오고 있다. 체육계를 향한 부정적 여론의 눈치를 보느라 신임 선수촌장·사무총장의 선임 작업도 두 차례나 연기됐다. 체육계의 ‘비상 시국’이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3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올해 두 번째 이사회를 열고 선수촌장과 사무총장을 새로 선임할 예정이었으나 결판을 내지 못했다. ‘스포츠계 미투’와 관련해 비판 여론이 사그라들지 않자 부담을 느낀 체육회가 두 요직에 대한 결정을 미룬 것이다. 체육회는 지난 15일에 있었던 올해 첫 이사회에서도 당초 예고돼 있던 인선 발표를 연기하고 폭력·성범죄 근절 대책을 알리는 것으로 대체했다. 결국 인선은 설 연휴가 지난 이후에나 마무리될 수 있을 전망이다. 이기흥 회장은 이사회가 끝난 뒤 “절차는 거의 마무리됐다. 마지막으로 조율할 부분이 조금 남았는데 곧 끝날 것이다”며 “내부 승인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날 체육회 이사들은 이 회장에게 선수촌장과 사무총장의 인선을 위임하기로 하며 30분 만에 주요 안건을 마무리하고 이후 1시간 30분 동안은 문체부의 대책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도종환 문체부 장관은 지난 25일 엘리트 선수 중심의 스포츠 시스템을 개혁하기 위해 ‘대한올림픽위원회(KOC)와 대한체육회(KSOC)의 분리’, ‘소년체전 폐지’ 등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를 놓고 이사들이 “정부가 일방적이고 성급하게 대책을 들고 나왔다”며 성토의 장을 펼친 것이다. 이 회장도 “전체적으로 조급하다는 의견이다. 분리나 폐지에는 공론화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사회 회의장 밖에서는 체육회 노동조합과 체육회 회원종목단체로 이뤄진 경기단체연합 노동조합이 나서 정부의 대책을 비판했다. “지금처럼 대한올림픽위원회와 대한체육회가 일원화돼 있어야 국제 연맹과의 업무가 원활하다. 현장의 이해에 기반을 둔 쇄신책이라기보단 자기반성 없는 탁상행정”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와중에 이 회장은 자신을 향한 사퇴 압박에 대해 “지금은 산적한 현안에 전념할 때다. (거취를 결정할) 그럴 때는 아니다”라고 답하며 일단 물러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 회장이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에게 폭행 가해자인 조재범 전 코치와 관련해 ‘빨리 돌아오게 해 주겠다’고 말한 사실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의사소통에 오류가 있었던 것이라 생각한다. 정리해서 언론과 얘기할 일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북·미 협상 ‘스몰딜’ 표현 아쉬워, 전체 숲을 보는 시각 가져야

    북·미 협상 ‘스몰딜’ 표현 아쉬워, 전체 숲을 보는 시각 가져야

    서울신문은 체육계 ‘미투 사태’를 비롯해 손혜원 의원의 투기 의혹, 신재민·김태우씨 폭로 논란, 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 등 다양한 현안을 다룬 지난 한 달간의 보도 내용을 놓고 29일 ‘제113차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를 열었다. ‘노딜 브렉시트’ 기획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선거제 관련 기사에 대한 쓴소리도 나왔다. 김광태(온전한 커뮤니케이션 회장) 위원장과 김만흠(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 손정혜(법무법인 혜명 변호사), 심훈(한림대 언론학과 교수), 정성장(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홍영만(서울여대 초빙교수) 위원이 참석했다. 아래는 위원들의 의견이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와 제재 일부 완화를 교환하는 것과 관련해 ‘스몰딜’이라고 했는데 과소평가한 측면이 있다. 북한이 ICBM을 폐기하는 것은 결단이며 이것을 스몰딜이라고 할 수 있을까. 완전 비핵화를 ‘빅딜’로 보고 상대적인 개념으로 썼지만 적절하지 않았다. 이 자체가 북한의 핵위협을 줄이는 것인데 마치 북·미 문제로만 보는 것은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그런 분석이라고 생각한다. 영변 핵시설을 폐기한 게 1단계라면 ICBM이 2단계이고, 그다음이 핵무기 폐기(완전 비핵화)로 갈 수 있다. -‘직장인 건보료 이달부터 월 4000원 더 낸다’는 기사가 있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준조세가 늘었다고 불만을 표한다. 강사료도 예전엔 80%를 필요경비로 인정받아 소득인정액이 20%였는데, 지금은 필요경비 70%, 소득인정액 30%로 바뀌었다. 실제 소득이 늘어나지 않았지만 소득인정액이 50% 오르면서 이에 따른 건강보험료 등도 덩달아 상승했다. 국민들은 이런 준조세 인상 내용을 자세히 알기 어렵다. 언론이 큰 틀의 이야기만 할 게 아니라 이런 부문도 잘 챙겨야 한다. 국민들이 어떤 이유로 건보료를 더 내고, 계산은 맞는지 이런 내용을 지면에 담으면 좋겠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야 3당에 양날의 검’이라는 제목의 분석형 정치 기사가 아쉬웠다. 소수 야당뿐 아니라 바뀐 선거제도로 인해 새롭게 등장하는 소수 정당들이 많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기존 소수 3당의 기득권이 오히려 침해당할 수 있다는 것인데, 마치 진입 관문이 마치 없는 것을 전제로 기사를 작성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실시하는 뉴질랜드와 독일 모두 5%를 진입 장벽으로 세웠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할 때 진입장벽을 어느 정도로 설정할지가 관심 사항이다. -디지털 성범죄 관련 기획 ‘나는 너의 야동이 아니다’가 눈에 띄었다. 디지털 성폭력의 심각성뿐 아니라 대처 방법과 가해자의 면모, 통계 등이 다양하게 제시됐다. 이 문제가 왜 계속 악화되는지를 파악할 수 있었다. -최근에 논란이 됐던 문제 중 하나가 일본 해상자위대의 초계기 위협 비행이다. 일본 방송에선 2~3일간 집중적인 뉴스가 나왔다. 그러나 당시 한국은 조용했다. 국제 뉴스를 관성적으로 뒤늦게 챙긴다는 생각이 든다. 초기에 일본이 왜 이런 대응을 했는지 파악해 지적했다면 좋았겠다. 뒤늦게 보도하면 정부의 입과 논리만 따라갈 수밖에 없다. -노딜 브렉시트를 1면 톱으로 올린 것은 매우 신선한 발상이었다. 그동안 한국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국제 뉴스를 지면에 담는 데 인색했던 게 한국 언론의 보도 태도였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성범죄는 개인 아닌 집단적 가해… 잔인한 공동체 바뀌어야”

    “성범죄는 개인 아닌 집단적 가해… 잔인한 공동체 바뀌어야”

    “성범죄는 약자와 여성을 상대로 한 홀로코스트(대학살)입니다. 이제 공포와 수치로 피해자의 입을 틀어막아 온 잔인한 공동체가 바뀌어야 합니다.” 서지현 검사는 1년 전 자신이 문을 열어젖힌 국내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의 의미와 현실을 평가하며 이렇게 말했다.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서지현 검사 미투 1년, 변화 그리고 나아가야 할 방향’ 좌담회에서다. 서 검사는 8년 전 안태근 전 검사장에게 성추행당한 사실을 지난해 1월 29일 공개 고발했다. 서 검사는 “1년 동안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의 고통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피해에 대한 조직적 은폐, 2차 가해, 피해자다움에 대한 요구, 흥미 위주의 언론 보도 등 가해자 처벌을 막는 장애물들 때문이었다. 서 검사는 “피해자의 고통은 가해자를 두둔하고 피해자를 비난한 공동체 때문”이라며 “성범죄는 개인이 아닌 집단적 범죄”라고 말했다. 이어 “진실과 정의를 말하기 위해 모든 것을 불살라야 하는 시대는 끝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계, 체육계, 교육계 등에서 성폭력을 고발해 온 당사자들도 미투 운동 1년을 함께 돌아봤다. 이들은 서 검사와 똑같은 문제를 각 분야에서 겪고 있었다. 극단 대표의 성추행을 고발해 처벌받게 한 연극배우 송원씨는 “2차 피해가 두려워 나서지 못하는 피해자가 여전히 많다”며 “지역 문화 예술계에도 더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전북 전주에서 활동하는 그는 “지역사회는 가해자와 학연·지연으로 얽힌 데다 공적 지원금을 특정 집단이 독점하는 구조”라며 “생계까지 얽혀 있는 피해자들이 많아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학교 안 성폭력을 고발하는 ‘스쿨 미투’도 상황은 비슷했다. ‘여학생을 위한 학교는 없다’ 집회 기획자 양지혜씨는 “스쿨 미투가 지탱하지 못하고 유실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스쿨 미투에 힘을 싣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은 80여개에서 30여개로 줄었고, 일부 학교는 징계 취소나 교사의 역고소 등으로 동력이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양씨는 “교권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성폭력을 고발해 젠더 권력에 균열을 낸 건 성과”라며 “이 동력을 제도적으로 이어 가려면 전수조사 등 교육 당국의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1년간의 미투를 ‘혁명’으로 평가하며 앞으로는 구조 개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영순 미투시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우리 사회가 피해자의 고통을 만들어낸 사회적 조건과 권력에 질문하기 시작했고, 연대의 가능성을 보여 줬다”고 말했다.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미투 운동 이후 통과된 법안들은 형량 강화 등 손쉬운 방법들일 뿐 비동의 간음죄 등은 제외됐다”며 “사회적 합의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중요한 입법에 소극적일 것이 아니라, 미투를 계기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게 국회의 역할”이라고 지적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작년 학교 성희롱·성폭력 신고 33건… 징계 교원 한 명도 없었다

    작년 학교 성희롱·성폭력 신고 33건… 징계 교원 한 명도 없었다

    용화여고 상습 성폭력 교사 불기소 처분 주의·경고·직권면직 처분만 1건씩 받아 명확한 증거 없어 재학생 전수조사 못해 재학생·졸업생 사이선 “교육당국 못 믿어” 대입 놓고 교사 영향력 커 저항도 어려워“우리의 싸움이 ‘속 빈 강정’ 같다는 생각이 들어 슬퍼요.” ‘스쿨 미투’의 상징이었던 서울 용화여고 졸업생 A(24)씨는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 학교 졸업생과 재학생들이 상습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했던 교사 B씨가 최근 검찰에서 불기소처분(강제추행 혐의)을 받았기 때문이다. 또 B씨는 “학교가 나를 파면 처분할 때 징계 절차가 잘못됐다”며 이의제기해 파면 처분 취소 결정도 받았다. 학생들이 학교 창문에 포스트잇으로 ‘With You’(당신과 함께하겠다) 등의 메시지를 붙여 이슈가 됐던 용화여고 사건은 10개월 만에 원점으로 돌아왔다.연대했던 학생들은 역공에 시달리고 있다. B씨의 불기소 처분을 알리는 기사에는 “죄 없는 사람을 잡았다”는 댓글이 달렸다. 오예진(24) 용화여고성폭력뿌리뽑기위원회 대표는 “졸업생뿐만 아니라 서울교육청 특별감사에서 재학생 180여명도 그 교사를 가해자로 지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렇게 많은 학생을 괴롭힌 가해자가 사회에서 자유롭게 살아도 되는 거냐”며 “대체 형사처벌은 왜 존재하는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워했다. 피해자들은 미투에 응답하지 못한 사회에 지쳐간다고 말한다. A씨는 “지난 10개월간 최선을 다했는데 또 넘어야 할 산이 나오니까 한숨부터 나온다”며 “말하지 못하면 평생 응어리질 것 같아 미투에 나섰지만, 이제 더는 신경 쓰고 싶지 않은 게 솔직한 마음”이라고 털어놨다. 오 대표는 “큰 틀에서는 변화된 게 있으니까 긍정적으로 본다”면서도 “피해자 개개인의 삶이 나아졌을까라는 질문에는 쉬이 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대중에 알려진 용화여고 사건 고발자들은 다른 ‘스쿨 미투’ 신고자들보다는 그나마 상황이 낫다는 자조적 평가도 있다. 지난해 학내 성폭력 고발이 쏟아졌지만 처벌이 제대로 이뤄진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교육분야 성희롱·성폭력 신고센터 운영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접수된 중·고교 피해 사례 33건(학생이 가해자로 지목된 신고는 제외) 중 교원 등이 징계를 받은 건 사실상 없었다. 교사의 성희롱이 인정돼 주의와 경고를 받은 사례가 각각 1건, 성폭력으로 직권면직된 사례 1건이 전부다. 징계는 중징계(파면·해임·정직)와 경징계(감봉·견책)로 분류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직권면직한 사례는 혐의가 확인됐지만 징계시효가 지나 처벌하지 못하고 사립학교 재단이 교원을 면직한 것”이라면서 “신고된 사건들이 발생한 지 보통 5~10년 지났거나 경미한 사건들이라 징계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명확한 증거를 내놓지 않은 1명의 신고를 토대로 재학생을 전수조사하기 어렵고, 가해자로 지목된 교사가 이를 부정하면 징계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런 분위기 탓에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교육당국을 더는 믿지 않는다. 대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폭로에 나서고 피해 경험을 공유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최근 인천의 한 여고 재학생과 졸업생은 한 교사의 성희롱 사례를 페이스북 댓글로 나열하며 스쿨미투를 증폭시키고 있다. A씨는 “스쿨미투와 최근의 체육계 미투는 학생들 스스로 ‘성적보다 우선하는 가치가 있다’는 점을 생각하게 만든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학생은 위계 사슬 속에서 교수·교사에게 복종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인권을 마땅히 보장받아야 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용화여고 졸업생들은 “대학 진학 때 선생님의 영향력이 커 저항하기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용화여고 졸업생들은 “앞으로 스쿨미투에 나선 학생들은 법적인 도움을 제대로 받았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오 대표는 “가해자는 변호사부터 선임하고 대응했는데 저희는 아는 게 너무 없었다는 생각이 들어 억울했다”고 말했다. A씨도 “정부에서 연결해 준 국선변호사와는 딱 한 번 만났다”며 “불기소처분이 나왔다는 사실도 12일이나 지난 뒤에 문자로 알게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후배들을 위해 고발에 나섰던 졸업생들은 학교 현장의 정상화를 바랐다. 스쿨미투 이후 교사와 학생이 대립하는 구도가 됐다거나 교사들 간에도 소통이 단절됐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는 것이다. 오 대표는 “스쿨미투는 대립과 불통을 바란 것이 아니었다”면서 “교육청은 학교 현장의 회복에 대해서도 좀더 고민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스쿨미투’ 10개월… 응답 못한 사회

    ‘스쿨미투’ 10개월… 응답 못한 사회

    학생들 “속 빈 강정 같은 싸움 슬퍼”작년 성희롱·성폭력 신고 33건…징계교원 사실상 없어명확한 증거없어 재학생 전수조사 못해재학생·졸업생 사이선 “교육당국 못믿어”“우리의 싸움이 ‘속 빈 강정’ 같다는 생각이 들어 슬퍼요.” ‘스쿨 미투’의 상징이었던 서울 용화여고 졸업생 A(24)씨는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 학교 졸업생과 재학생들이 상습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했던 교사 B씨가 최근 검찰에서 불기소처분(강제추행 혐의)을 받았기 때문이다. 또 B씨는 “학교가 나를 파면 처분할 때 징계 절차가 잘못됐다”며 이의제기해 파면 처분 취소 결정도 받았다. 학생들이 학교 창문에 포스트잇으로 ‘With You’(당신과 함께하겠다) 등의 메시지를 붙여 이슈가 됐던 용화여고 사건은 10개월 만에 원점으로 돌아왔다. 연대했던 학생들은 역공에 시달리고 있다. B씨의 불기소 처분을 알리는 기사에는 “죄 없는 사람을 잡았다”는 댓글이 달렸다. 오예진(24) 용화여고성폭력뿌리뽑기위원회 대표는 “졸업생뿐만 아니라 서울교육청 특별감사에서 재학생 180여명도 그 교사를 가해자로 지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렇게 많은 학생을 괴롭힌 가해자가 사회에서 자유롭게 살아도 되는 거냐”며 “대체 형사처벌은 왜 존재하는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워했다. 피해자들은 미투에 응답하지 못한 사회에 지쳐간다고 말한다. A씨는 “지난 10개월간 최선을 다했는데 또 넘어야 할 산이 나오니까 한숨부터 나온다”며 “말하지 못하면 평생 응어리질 것 같아 미투에 나섰지만, 이제 더는 신경 쓰고 싶지 않은 게 솔직한 마음”이라고 털어놨다. 오 대표는 “큰 틀에서는 변화된 게 있으니까 긍정적으로 본다”면서도 “피해자 개개인의 삶이 나아졌을까라는 질문에는 쉬이 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언론 보도 등을 통해 대중에 알려진 용화여고 사건 고발자들은 다른 ‘스쿨 미투’ 신고자들보다는 그나마 상황이 낫다는 자조적 평가도 있다. 지난해 학내 성폭력 고발이 쏟아졌지만 처벌이 제대로 이뤄진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교육분야 성희롱·성폭력 신고센터 운영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접수된 중·고교 피해 사례 33건(학생이 가해자로 지목된 신고는 제외) 중 교원 등이 징계를 받은 건 사실상 없었다. 교사의 성희롱이 인정돼 주의와 경고를 받은 사례가 각각 1건, 성폭력으로 직권면직된 사례 1건이 전부다. 징계는 중징계(파면·해임·정직)와 경징계(감봉·견책)로 분류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직권면직한 사례는 혐의가 확인됐지만 징계시효가 지나 처벌하지 못하고 사립학교 재단이 교원을 면직한 것”이라면서 “신고된 사건들이 발생한 지 보통 5~10년 지났거나 경미한 사건들이라 징계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명확한 증거를 내놓지 않은 1명의 신고를 토대로 재학생을 전수조사하기 어렵고, 가해자로 지목된 교사가 이를 부정하면 징계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런 분위기 탓에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교육당국을 더는 믿지 않는다. 대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폭로에 나서고 피해 경험을 공유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최근 인천의 한 여고 재학생과 졸업생은 한 교사의 성희롱 사례를 페이스북 댓글로 나열하며 스쿨미투를 증폭시키고 있다.A씨는 “스쿨미투와 최근의 체육계 미투는 학생들 스스로 ‘성적보다 우선하는 가치가 있다’는 점을 생각하게 만든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학생은 위계 사슬 속에서 교수·교사에게 복종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인권을 마땅히 보장받아야 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용화여고 졸업생들은 “대학 진학 때 선생님의 영향력이 커 저항하기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용화여고 졸업생들은 “앞으로 스쿨미투에 나선 학생들은 법적인 도움을 제대로 받았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오 대표는 “가해자는 변호사부터 선임하고 대응했는데 저희는 아는 게 너무 없었다는 생각이 들어 억울했다”고 말했다. A씨도 “정부에서 연결해 준 국선변호사와는 딱 한 번 만났다”며 “불기소처분이 나왔다는 사실도 12일이나 지난 뒤에 문자로 알게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후배들을 위해 고발에 나섰던 졸업생들은 학교 현장의 정상화를 바랐다. 스쿨미투 이후 교사와 학생이 대립하는 구도가 됐다거나 교사들 간에도 소통이 단절됐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는 것이다. 오 대표는 “스쿨미투는 대립과 불통을 바란 것이 아니었다”면서 “교육청은 학교 현장의 회복에 대해서도 좀더 고민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조율 안된 대책만 쏟아져… ‘체육계 미투’ 산으로

    정부는 지난 25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 참석한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체육 분야 (성)폭력 등 인권 침해를 뿌리 뽑기 위한 범부처 대책을 내놓았다. 대책의 골자는 ▲폭력·성폭력 가해자 영구제명 ▲성폭력 사건 은폐·축소 시 최대 징역형을 선고하도록 처벌 강화 ▲합숙훈련 점진적 폐지 ▲체육계 전수조사 통한 현황 파악과 스포츠 인권 교육 강화로 요약할 수 있다. 어느 때보다 결연한 의지를 표명했다는 점은 평가할 만한 대목이다. 당장 내년 도쿄올림픽 성적에 차질이 빚어지더라도 엘리트 체육 편중과 합숙 문화, 메달 지상주의의 병폐, 폭력과 성폭력의 나쁜 고리를 끊어내겠다는 각오가 절절했다. 하지만 불안한 그림자는 여전하다. 정치권, 국가인권위원회, 여러 정부 부처, 감사원 그리고 27일 검찰과 법무부까지 갖가지 층위의 대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이것들을 조율하고 오랜 기간 끌고 갈 주체가 무엇인지 분명치 않아 보여서다. 대한체육회가 자율적으로 주도하는 게 가장 좋은데 이미 할 수도, 해서는 안 될 조직으로 판명됐다. 연간 예산 4000억원으로 체육회를 통제하는 문체부 역시 자신있게 답하고 나설 처지가 못 된다. 해서 주체는 흐릿한데 오만 곳이 다 나서는 야릇한 국면이 됐다. 우선 6만 5000여명의 학생 선수들을 전수조사한다는데 이를 뒷받침할 예산과 전문가 투입 방안이 설명되지 않는 문제점이 드러난다. 예, 아니오 식으로 묻고 끝나면 아니함만 못할 것이다. 내실 있는 전수조사를 하려면 수준 높은 조사를 담보하는 예산과 인력을 고민해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또 사후 징계 강화와 예방 조처 및 제도적 정비가 균형되게 자리하지 않는 한계가 엿보인다. 무엇보다 폭력이나 성폭력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는 이들에게 사법경찰권에 준하는 수사권을 부여하는 것이 핵심인데 이것 역시 누락돼 있다. 지난 11일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국민체육진흥법 일부개정 법률안에도 이 내용이 빠져 있다. 아울러 폭력이나 성폭력 의혹을 인지하고도 이를 신고하거나 조사하지 않은 이들을 처벌할 수 있는 근거 조항도 국회에서 반영돼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적지 않다. 함은주 문화연대 집행위원은 “체육계 현안에 범정부적으로 결연한 각오를 비친 것은 초유의 일”이라면서도 “그 각오를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을까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다. 이제 논의가 시작되는데 벌써 소년체전 폐지 청원이 올라오고, 엘리트 체육 다 망가뜨리자는 것이냐는 식으로 대립 구도를 만들려는 일부의 모습이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문화체육관광부는 28일 오전 해명 보도자료를 통해 다음과 같은 입장을 알려왔습니다. 그동안 정부는 ‘범정부 성희롱·성폭력 및 디지털성범죄 근절 추진협의회’(1월 11일), 유관부처 차관급 대책 협의(1월 14일), 관계장관 협의(1월 15일), 당정협의(1월 24일), 사회관계장관회의(1월 25일)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폭력 등 체육계 비리 근절’에 대한 정책을 협의하고 조율해 왔습니다.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논의된 바와 같이 향후 체육 분야 구조 혁신은 민간위원들과 관계부처 차관들이 참여하는 ‘스포츠혁신위원회’가 주체가 되어 추진할 예정입니다. ‘스포츠혁신위원회’는 체육 분야 구조 혁신을 위한 세부과제를 도출하고, 과제에 대한 이행 현황을 2020년 1월까지 점검할 계획입니다. (성)폭력 등 체육 분야 비리 근절을 위해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을 설치해 운영합니다.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은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따라 인권침해 사실에 대한 조사 권한이 있어 피해사실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문체부는 앞으로도 관계 부처를 비롯하여 다양한 관계자들과 협의해 (성)폭력 등 체육 분야의 비리를 근절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정부 “체육계 성폭력 뿌리 뽑는다”…내달 한체대 종합감사 등 대책발표

    정부 “체육계 성폭력 뿌리 뽑는다”…내달 한체대 종합감사 등 대책발표

    정부 스포츠 미투 종합 대책 발표 한체대 종합감사 등 스포츠계 비리 전수조사 대한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 분리 등 검토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의 고발로 대두된 스포츠계 미투에 대해 정부가 종합적인 대응에 나선다.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과 혁신위원회 등을 통해 현 체육계 내 폭력·성폭력 실태를 조사하고 예방을 위한 처벌 강화 등을 실시한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도종환 문화체육부,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올해 첫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체육 분야 정상화를 위한 성폭력 등 체육계 비리 근절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이달 중 국가인권위원회 내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을 꾸리고 2020년 1월까지 1년간 운영한다. 성폭력과 폭력을 비롯해 체육계 인권침해 신고를 접수 받고 제도개선 권고 등을 실시한다. 성폭력 피해가 발생하면 직무정지 등을 통해 피해자와 가해자 분리를 의무화 하고 비위 신고가 접수되면 처리기한을 명시해 가해자 징계조치를 강화한다. 또 체육계 성폭력과 비리 등의 근본 원인으로 지적됐던 엘리트 선수 육성 시스템 개선 방안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논의를 할 계획이다. 정부는 민관합동 ‘스포츠혁신위원회’를 구성해 토론회와 공론화 등을 통해 구조개혁 과제를 도출할 예정이다. 정부는 상반기에 체육계 비리 관련 법과 제도를 정비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대한체육회로부터 대한올림픽위원회(KOC)를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소년체전을 폐지하고 전국체전 고등부에 통합해 ‘학생체육축제’로 전환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국제대회 우수 선수와 지도자에게 지급하는 경기력향상연금과 병역특례 제도 개선도 검토할 방침이다. 유 부총리는 “2월 중 한체대를 대상으로 한 종합감사를 실시해 성폭력을 비롯해 입시·회계·시설운영 등 종합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확인할 것”이라면서 “아울러 체육계 비리를 근절하기 위한 근본적인 혁신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를 통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도 장관은 “체육계 비리를 해소하기 위해 더는 국위 선양에 이바지한다는 미명 아래 극한의 경쟁 체제로 선수들을 몰아가고 인권에 눈을 감는 잘못이 반복돼선 안 된다”면서 “스포츠 가치를 국위 선양에 두지 않고, 공정하게 경쟁하며, 최선을 다해 뛰고 달리고, 상대방을 존중하고 인정하며, 결과에 승복하고, 건강한 사회를 이루며 사는 것에 두겠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개인 칼럼] 이기흥 회장이 당장 물러나야 하는 세 가지 이유

    [개인 칼럼] 이기흥 회장이 당장 물러나야 하는 세 가지 이유

    <이 기사는 서울신문사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개인의 의견을 담은 칼럼이라 개인 이메일을 크레딧에 담습니다.> 오죽하면 그가 결코 스스로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기자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여덟 가지로 설명하는 기사를 작성할까?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이 사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 일주일쯤 됐을까 싶은 시점인데 말이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그가 사퇴해야 하는 이유를 분명하게 제시하고 이를 촉구하는 기사도 많지 않았다는 불편한 진실을 깨닫는다. 지난 23일 문화체육관광부 간부와 만날 기회가 있었다. 그는 골치가 아프다고 했다. 이리저리 뒤엉킨 일이 많은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겠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주제넘게도 기자는 부러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이기흥 회장은 당장 물러나야 한다, 자리를 보전해 봐야 식물 회장이다, 아무 것도 못한다, 대한민국 체육 발전을 위해 용단을 내려야 한다, 또다른 모자인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 모자를 쓰며 정치적 개입 운운하며 버티겠지만 사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충분히 협의하면 문제 없는 대목이다, 등등 기자 신분에 어울리지 않는 얘기를 감히 떠벌였다. 문체부 간부는 함정에 걸려들지 않았다. 대체로 여러 얘기를 듣는 편이었고, 다만 선거로 뽑힌 체육회 수장을 몰아내기가 얼마나 힘든지 모른다고 토로했을 뿐이다. 이런 가운데 이기흥 회장은 정성숙 용인대 교수를 선수촌 부촌장에 내정하는 등 전혀 물러날 기색을 보이지 않고 있다. 새 판을 짜기 위해 물러나야 할 그가 인사권을 행사하며 버티는데도 우리 사회는 움쩍도 못하고 있다. 무한 책임이 있는 문체부도 약점이라도 잡힌 듯 굴고 있다. 심석희(22·한국체대)의 용기있는 폭로와 유도 선수 출신 신유용(24)씨의 얼굴을 드러낸 미투 고백 이후에도, 여러 종목에 걸쳐 부끄러운 치부를 드러내고 있고 전명규(56) 한국체대 교수가 이기흥 회장의 부끄러운 발언을 증언했는데도 그는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아니 체육계의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기자가 이기흥 회장이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를 정리해본다. 선수촌이나 여러 종목 현장에서 벌어진 폭력과 성폭력 문제에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는 소극적인 이유가 아니라 체육 시스템을 전면 재설계하기 위해서 물러나라는 것이 첫 번째 이유다. 이 회장을 비롯한 낡은 인물들이 존재하는 한, 한국체육은 수술과 혁신을 할 수 없어서다. 둘째는 허물어진 공신력과 구멍 난 리더십 때문에 그의 자리보전은 하등의 도움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빙상연맹의 실력자 전명규 교수와 대거리를 하고 그를 어쩌지 못하는 체육회장이 어떻게 현 난국을 수습하고, 엘리트 체육을 관장하고 생활체육과의 통합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겠는가 의문이 재임 기간 내내 따라다닐 것이기 때문이다. 견뎌내면 되겠지, 할 일이 아니다. 이번 사안은 잠시 떠들다가 잠잠해질 사안이 결코 아니다. 셋째는 당장은 ‘내가 책임지지 않을 일인데 과다한 덤터기를 쓰는 것 아닌� � 싶겠지만 낡은 젠더 감수성을 지닌 세대의 퇴장을, 정치권과 특정 종교에 줄을 대고 의지했던 체육계 지도자들의 낡은 행태를 끊어내기 위해서도 결단을 내려달라고 주문하고 싶다. 사퇴 회견 자리에서 이 점을 명확히 제시하면 내년 체육회 창립 100주년을 앞두고 뜻깊은 일을 한 지도자로 두고두고 칭송받을 것이다. 김모, 이모 전 회장 등의 고견이나 영향력을 구하려 하지 않고 젊은 세대를 믿고 떠나도 된다. 일부에서는 내년 도쿄올림픽에서 성적이 떨어지면 어떻게 하느냐, 힘의 공백이 생기면 이를 수습하는 데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든다는 등등 낡은 레코드판 같은 얘기를 늘어놓을 것이다. 그런 걱정 붙들어매도 된다고 감히 말씀드린다. 임병선 씀 aljajira@hanmail.net
  • [단독]“성폭행 처벌 못해도 외쳐야 했다”… 동네 체육관의 미투 절규

    [단독]“성폭행 처벌 못해도 외쳐야 했다”… 동네 체육관의 미투 절규

    “관장이 지시 안 따른다며 1년간 폭행” ‘해고 협박’과 함께 성폭행까지 이어져 경찰 “목격자 없어 기소 어렵다” 판단 해당 관장 “폭행·성폭행 사실 아니다” “범죄 특성상 객관적 증거확보 어려워” 수사기관 접수 성폭행 사건 절반 불기소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2·한국체대) 선수의 고발로 체육계에 ‘미투’ 바람이 불어닥친 이후 서울신문은 태권도 사범 A(여)씨로부터 제보를 받았다. “함께 일하던 관장에게 1년간 상습 폭행은 물론 성폭행까지 당했다”는 내용이었다. 법적으로 다퉈 보려 경찰서를 찾았지만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법정에 서 보지도 못했다. 그는 “더이상 태권도를 할 수 없게 되더라도 마지막으로 내 이야기를 알리고 싶다”고 했다. 본인과 비슷한 어려움을 겪은 이름 없는 체육인들이 많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가 겪은 악몽 같은 1년에 대해 들어 봤다. “최근 체육계 미투를 보면서 ‘저 같은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하고 생각했어요. 유명하지도 않고, 가해자를 처벌할 증거도 없는 사람들이요.” 2016~2017년 자신이 겪은 일을 털어놓던 A씨는 언론의 문을 두드린 이유를 “억울해서”라고 했다. A씨는 지방의 한 태권도장에서 일할 당시 관장 B씨에게 상습 폭행과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일을 시작한 직후인 2016년 12월 가벼운 폭행이 시작됐고 4개월쯤 지나자 손바닥으로 뺨이나 머리를 구타하는 등 강도가 세졌다. “지시를 따르지 않는다”, “군대식 말투를 쓰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A씨는 “관장과 사범 관계는 시합하는 선수와 지도자 관계 못지않게 위계적”이라고 말했다. 부당한 대우를 당해도 침묵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관장은 A씨에게 “내 말을 듣지 않으면 태권도계에 발붙이기 어렵고, 사범 생활도 그만둬야 한다”는 말을 곧잘 했다고 한다. A씨는 ‘사범 생활이 힘들다’는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지만 폭행 사실은 차마 말하지 못했다. A씨는 “폭언, 폭행하던 관장이 꾹 참는 나를 보고는 어느 날 성관계까지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2017년 3월 수업이 없는 점심 시간 때 일이었다. A씨는 “성관계를 거절하니 ‘너 여기서 나가고 싶냐’며 뺨을 때렸다”면서 “더이상 저항하지 못하자 강제로 성관계했고, 이후 2차례 더 성폭행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2017년 8월 도장을 그만뒀다. 이후 A씨의 삶은 황폐해졌다. 길거리에 태권도복을 입은 아이나 노란 차(태권도장 버스)만 봐도 손이 떨렸다. 병원에서 우울증 치료도 받았다. 변호사에게 성폭행 피해 사실을 털어놓는 데도 시간이 걸렸다. “사건을 회상하는 게 힘들었기 때문”이라고 했다.A씨는 2017년 9월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B씨가 상습 폭행과 성폭행 등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가해자를 법의 심판대에 세우고 싶었다. 하지만 경찰은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고, 검찰은 지난해 5월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했다. A씨 측 변호인은 “사건을 다시 살펴봐 달라”며 항고와 재정신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도장 안에는 폐쇄회로(CC)TV가 없었고, A씨가 폭행이나 성폭행 이후 남긴 SNS나 문자메시지 기록도 없었다”며 “참고인 조사에서도 ‘그랬다고 하더라’는 증언만 일부 있고, 직접 목격한 사람이나 추가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허위 주장을 하는 것으로 판단하지는 않았지만, 수사의 단초가 될 만한 증거가 없어 기소 의견을 내긴 어려웠다”고 말했다. A씨가 일했던 도장에 아이들을 보냈던 한 학부모는 “아이들에게 ‘관장이 사범을 사무실 안으로 데려가 가끔 때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제가 직접 본 게 아니라 증거가 될 수 없다는 걸 알지만 사정이 안타까워 경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관장 B씨는 A씨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폭행과 성폭행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공개된 공간인 도장 안에서 그런 일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겠나”라며 “제가 잘못한 것이 있었으면 경찰 수사에서 이미 밝혀졌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지금이라도 ‘증언하겠다’는 목격자 나타났으면…”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수사기관에 접수돼 처리된 성폭력 범죄 3만 78건 가운데 재판에 넘겨진 경우는 48%(1만 4404건)에 그친다. 전체 사건 중 절반 가까이가 법원 문턱조차 넘지 못하는 것이다. 법무법인 예강의 안주영 변호사는 “성폭력 사건은 범죄 특성상 증거 확보가 어려워 불기소되는 경우가 있다”며 “CCTV와 같은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면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증거가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전직 유도선수 신유용씨도 참고인들이 진술을 거부하는 바람에 증언 확보에 실패했고 불기소 의견으로 사건이 검찰에 송치됐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은 “혼자서 증거를 찾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라면서 “증거 없이 경찰에 신고하고 조사받다가 불기소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과 교수는 “성폭행 이후에는 기억이 조각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경찰 조사 등에서 피해자가 정확하게 논리적으로 설명한다는 게 힘들 수 있다”고 전했다. A씨는 “지금이라도 체육관 내 폭행을 본 목격자 중 누군가 ‘증언하겠다’며 연락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당정 “체육계 성폭력 근절 위해 엘리트주의 타파”

    당정 “체육계 성폭력 근절 위해 엘리트주의 타파”

    여당과 정부가 체육계 성폭력 및 폭력의 원인이 엘리트 선수 위주 육성방식에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민주당과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여성가족부 등 관계부처는 24일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열고 성폭력 등 체육계 비리 근절 방안을 논의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체육계의 성폭력과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침묵의 카르텔을 깨는 것은 물론 엘리트 위주의 선수 육성 교육방식에 대한 근본적이고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이어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구성될 조사단과 긴밀히 협조해 학생 선수에 대한 폭력, 성폭력 실태를 철저히 조사하겠다”며 “관계 부처와 함께 학교 운동부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도종환 문체부 장관도 “체육계 성폭력의 근본 원인은 수십 년간 지속된 엘리트주의에 있었다”며 “여론이 잠잠해진다고 흐지부지돼서는 안 되며 당정청이 함께 손을 맞잡고 체육계 엘리트주의를 없애야 한다”고 했다. 도 장관은 “별도 법인으로 스포츠윤리센터를 설립하는 한편 선수를 보호할 수 있는 법과 제도를 만들겠다”며 “선수가 안심하고 운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문제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그동안 성적주의, 엘리트주의에 대한 개선은 꾸준히 논의됐지만, 체육계에서 합의가 되지 않아 과제로 남았다”며 “각자 기득권을 내려놓고 시스템 선진화를 위해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운동에만 집중하는 메달 지상주의도 근절해야 한다”면서 “민관학협의체 등 사회적 대화 기구를 구성해 체육계 개혁을 위한 사회적 합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인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사건이 터진 지 10일이 지났지만, 국회는 무기력하게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아 관련 상임위원장으로서 죄송하다”며 “체육계 미투 사건에 집중하는 청문회 개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진선미 여가부 장관은 우선 “주무 부처의 장으로서 진심으로 죄송하다”면서 “체육계 성폭력 근절 방안이 단기 대책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컨트롤 타워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여가부, 체육계 폭력예방교육 실태 점검

    여성가족부가 다음달부터 체육 관련 공공기관 100여곳을 대상으로 폭력예방교육 운영 실태에 대한 현장점검에 나선다. 최근 체육계 ‘미투’(나도 피해자다) 운동으로 체육계의 뿌리 깊은 성희롱·성폭력 문제가 확인된 만큼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되고 있는 폭력에 대한 인식 개선부터 이뤄져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여가부는 23일 “폭력예방교육 분야 외부 전문가가 대한체육회, 시·도 체육회, 지자체 운영 선수단 등 공공기관과 체대, 체고를 직접 방문해 폭력예방교육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태릉 합숙’ 싫어 뛰쳐나온 소녀…美서 공부·운동하며 변호사로

    ‘태릉 합숙’ 싫어 뛰쳐나온 소녀…美서 공부·운동하며 변호사로

    체육계의 ‘미투’ 폭로가 잇달아 터지면서 성적이 전부인 양 운영돼 온 한국 체육계의 낡은 관행들이 도마에 올랐다. 대표적 적폐로 지적받는 게 엘리트 선수들의 ‘합숙 훈련’ 문화다. 1960년대 이후 ‘선수촌에서 같이 먹고 자며 고강도 단체훈련을 해야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생각이 자리잡았는데 이 요람에서 지도자가 선수를 폭행하고 성폭행까지 한 의혹이 드러난 것이다. 이미 19년 전 합숙 관행에 작은 돌멩이를 던졌던 당돌한 중학생이 있었다. 전 수영 여자 국가대표 장희진(33)씨 얘기다. 50m 자유형 한국신기록 보유자였던 그는 중2 때인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앞두고 “태릉선수촌 입촌을 조금 미루고 싶다”고 했다. “기말고사 공부를 해야 해서”가 이유였다. 어른들은 여중생의 소신을 ‘장희진 파동’으로 규정했다. 대한수영연맹은 “나라를 생각하는 희생정신이 없다”며 대표 자격을 박탈했다. 이에 안민석(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 당시 중앙대 사회체육학부 교수 등 전문가들이 그를 돕고 나섰고, 우여곡절 끝에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다. 하지만 장씨는 이듬해 미국으로 향했다. 한국에선 수영과 공부를 둘 다 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였다. 이후 20년 가까이 지났다. 어찌 보면 예언자였던 그는 체육계 미투 바람을 어떻게 바라볼까. 미국에서 변호사가 됐다는 그와 23일 연락이 닿았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국가대표팀에서 제명됐을 때 상황이 어땠나요. -처음엔 이해가 안 됐어요. “선수촌에서 합숙은 할 테니 학교에서 7교시 수업까지 듣게 해 달라”고 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더라고요. “기말고사 때까지만이라도 수업을 듣게 해 달라”고 했는데도 안 된대요. 엄마가 “희진아, 그냥 집에 가자”고 하셔서 나왔는데 그걸 ‘무단이탈’이라고 하더군요. ‘무단이탈이라니… 선수촌이 감옥인가?’ 싶었죠. 결국 대표팀 탈락 소식을 듣고 엄청 울었어요. →성적 욕심이 없었나요? 수영이 정말 좋았다면 합숙 훈련을 할 법한데요. -단순히 말하자면 부모님과 떨어지기 싫었어요. 저는 지금도 집을 좋아하고 가족들과 아주 친해요. 어릴 땐 어땠겠어요. 아침에 일어났는데 부모님이 옆에 안 계신 상황은 상상하기 어려웠죠. 억지로 하는 합숙은 싫었어요. 우리나라에선 태극마크를 달면 학교 수업도 못 듣고 훈련만 해야 하잖아요. 저는 수영을 재미있어서 시작했어요. 그런데 억지로 훈련시켜서 운동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게 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수영을 정말 좋아하지만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장씨에겐 수영만큼 학업이 중요했다. 그의 어머니는 당시 “우리 딸은 국가대표를 목표로 한 게 아니라 즐겁게 운동하다 성적이 잘 나온 건데 갑자기 태릉에서 종일 합숙하라고 했다”면서 “선수촌에선 소질 있는 선수를 데려다가 운동에만 모든 걸 쏟게 한다. 또 혹여나 대표팀에서 탈락하면 수영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을 만들지 않느냐”고 토로했다. 중학생의 ‘반기’에 체육계는 시끄러워졌다. 안민석 등 교수 200여명이 장씨의 뜻을 지지하며 서명운동을 벌였다. 예상 밖 역풍을 맞은 수영연맹은 징계를 철회했다. 이때 교수와 체육 지도자 등이 주축이 돼 ‘체육시민연대’라는 국내 첫 체육시민단체를 만든다. 이 단체의 창립 슬로건은 ‘공부하는 학생 선수, 운동하는 일반 학생’이다. 장씨는 올림픽이 끝난 이듬해 미국으로 떠난다.) →미국에 간 이유는 뭔가요. -미국 유학한 아버지 영향이 컸어요. 체육특기생이었던 아버지의 친구가 훈련 뒤 책가방을 메고 강의실로 달려가더래요. 특기생이라고 학점 관리를 소홀히 할 수 없는 분위기였대요. 저희 어머니는 고교 음악 교사였는데 원하는 대학 가려고 성악뿐 아니라 공부도 아주 열심히 하셨어요. 부모님들 보면서 자연스럽게 ‘공부와 수영 모두 잘하고 싶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한국에서는 쉽지 않아 보였어요. 그래서 부모님께 ‘미국으로 유학가겠다’고 먼저 말씀드렸죠. →직접 경험해본 한국과 미국의 가장 큰 차이는 뭔가요. -미국 고등학교에선 ‘운동 때문에 수업을 빠진다’는 게 없어요. 수업 출석과 시험 성적이 운동 기록만큼 중요해요. 미 프로농구(NBA)의 전설 마이클 조던 같은 천재라면 얘기가 다르겠죠. 하지만 대부분의 운동선수는 그렇지 않거든요. 엘리트 선수 대열에서 언제든 낙오할 수 있죠. 미국에선 공부 비중이 85%라면 운동 비중은 15%였어요. 미국에선 하루 1시간 30분씩 주 5회만 연습했는데 기록은 한국에서와 비슷했어요. 짧은 훈련시간에 목표량을 달성하려고 효율적으로 훈련한 결과죠. (장씨는 미국 메사추세츠주에서 ‘필립스 아카데미 앤도버’(고등학교)를 다니며 3년간 미 동부지역 고교연합 최우수선수(MVP)에 올랐고 지역 언론인 보스턴글로브가 선정한 ‘올해의 수영선수’가 됐다. 2005년에는 수영특기생으로 4년 장학금을 받으며 명문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에 입학했고, 2008년엔 금의환향해 베이징올림픽 한국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그는 2011년 전국체전을 끝으로 이듬해 은퇴했다. “이제 수영 실력은 동네 아줌마 수준”이라고 농을 던진 그는 2017년부터 텍사스주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왜 로스쿨에 갔나요. -어릴 때 대표팀에서 쫓겨나는 일을 겪다 보니 생각이 많아졌어요. ‘정부는 어떤 기능을 하지?’, ‘법은 무슨 역할을 하지?’ 같은 관심들이 생긴 거죠. 외교학 석사를 딴 뒤 로스쿨에 갔고, 로펌에서 일하면서 가정법원 사건을 주로 맡고 있어요. 선수 경험이 재판할 때도 도움이 돼요. 수영과 재판 모두 집요함이 중요하거든요. 운동선수들은 ‘대충 해야지’라는 생각을 절대 안 해요. →한국 체육계의 부조리한 관행은 어디서부터 시작됐다고 보나요. -소질 있는 아이들을 어렸을 때부터 운동밖에 모르는 사람으로 키우는 것이죠. 격리된 선수촌에서 온종일 훈련하다 지치면 다른 걸 배우거나 생각할 수 있겠어요? 미국에선 체육 특기생이라 해도 운동 끝나면 다 같이 숙제하러 도서관에 가는 게 일상입니다. 수영할 땐 수영만, 공부할 땐 공부만 생각하는 게 버릇이 됐죠. 물론 시합에서 좋은 결과를 얻고 메달을 따는 건 중요해요. 하지만 너무 성적에 매몰되다 보면 선수 이후의 삶을 고민할 겨를이 없어요. →체육계 미투 폭로를 어떻게 보나요. -정말 안타까운 마음이 크지만, 문제 제기는 긍정적이라고 봐요. 고칠 기회니까요. 미국에서는 영화계를 시작으로 ‘미투’ 폭로가 나왔죠. 체육계뿐 아니라 힘과 권력의 차이가 존재하는 사회 모든 곳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라고 봐요. 쉬쉬하고 덮을 게 아니라 문제를 풀 수 있도록 다 같이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운동선수 가운데 ‘난 지금껏 운동밖에 안 했는데 공부가 될까’ 하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인생에서 뭘 하기에 늦은 때란 없는 것 같아요. 미국 법대 동료 중 아버지뻘인 사람도 있었어요. 다른 일 하다가 늦게 입학했죠. 저는 미국 로펌 면접 볼 때 수영 국가대표 출신이라는 게 강점이 됐어요. ‘운동을 꾸준히 했으니 열심히 하는 게 뭔지 아는 사람’이라고 평가하더군요. →앞으로 뭘 하고 싶나요. -언젠가는 한국에 가서 선수들을 위해 일하고 싶어요. 금메달 못 따도 열심히 하는 선수 중에 폭력·성폭력 피해를 본 사람들이 얼마나 많겠어요. 선수들의 권리도 찾아주고 싶어요. 운동만 하다 보면 자기 권리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제가 알려주고 싶어요. ‘자, 이게 네 떡이다’ 하고요.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10년 전처럼 또 성폭력 실태조사… 스포츠계 “변죽만 울릴라”

    10년 전처럼 또 성폭력 실태조사… 스포츠계 “변죽만 울릴라”

    “권고 조치로는 가이드라인 실효성 부족 법적 강제력 얼마나 부여할지가 중요”체육계 ‘미투’ 바람이 거세지자 국내 인권 문제를 총괄하는 국가인권위원회가 “특별조사단을 꾸려 스포츠계의 성폭력 문제를 뿌리뽑겠다”고 밝혔다. 의지는 강력해 보이는데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10년 전에도 대대적 실태조사를 해 인권 가이드라인까지 만들었는데 현장에선 별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은 22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스포츠계 성폭력 대책을 발표했다. 핵심은 ‘스포츠인권 특별조사단’(25명)을 만들어 약 1년간 체육계 인권 관련 조사·제도 개선 업무를 도맡게 하고 빙상·유도 등 폭력·성폭력 위험군인 50여개 종목을 대상으로 최대 규모의 실태조사를 해 종합 정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최 위원장은 “조사 결과에 따른 개선안이 지켜지는지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체육계에서는 “또 변죽만 울리고 끝낼까 걱정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좋지 않은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인권위는 2008년 전국 중·고교 학생 선수를 대상으로 폭력·성폭력 실태조사를 벌였다. 당시 여성 프로농구단 우리은행의 박명수 감독이 선수 성폭행 미수 혐의로 집행유예 선고를 받는 등 파문이 일자 대처한 것이다. 당시 응답자 1139명 중 78.8%가 언어·신체적 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고, 63.8%는 성폭력 피해 사실을 털어놨다. 인권위는 이를 계기로 현장 지도자 등이 따라야 할 ‘스포츠인권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하지만 최근 여자 쇼트트랙의 간판 심석희 선수 등의 성폭력 피해 폭로를 통해 현실이 별반 달라지지 않았음이 확인됐다. 인권위도 이날 성명서를 통해 “(체육계 성폭력 실태가 크게 나아지지 않은 데는) 권고 이행 여부를 모니터링하지 못한 인권위도 책임이 있다”고 시인했다. 송강영 동서대 스포츠레저학과 교수는 “인권실태조사를 통해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보다 법적 강제력을 얼마나 부여할지가 중요하다”면서 “그냥 권고하는 수준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니 대한체육회나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의지를 갖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렬 체육시민연대 사무국장도 “대한체육회 등 관련부처들이 조사만 우후죽순으로 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10년 전 실태조사 때 인권위가 약속한 모니터링이 왜 이뤄지지 않았고 문제가 왜 반복되고 있는지에 대한 분석과 점검부터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선수들이 속내를 털어놓도록 실태조사에 대한 설계를 정밀하게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은 “최근 대한체육회도 실태조사를 했는데 ‘체육계 성폭력이 줄고 있다’는 현실과 동떨어지는 결과를 내놨다”면서 “선수들이 ‘말해봤자 아무것도 안 바뀔 것’이라는 무력감을 털고 조사에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체육계 미투’ 봇물…이기흥 체육회장 사퇴론 직면

    ‘체육계 미투’ 봇물…이기흥 체육회장 사퇴론 직면

    체육계 미투(#MeToo)가 이어지면서 대한체육회를 이끌고 있는 이기흥 회장이 거센 사퇴 여론에 직면했다. 22일 체육계에 따르면 이 회장과 전명규 대한빙상경기연맹 전 부회장 사이의 공방이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지면서 이 회장의 사퇴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 회장이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전명규 전 부회장,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와의 삼자 회동에서 심석희를 상습 폭행한 조재범 전 코치를 대표팀에 복귀하도록 하겠다고 한 발언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다. 이 회장과 체육회는 올림픽 기간 심석희를 만난 사실이 없다며 발언 자체를 부인해왔다. 그러나 빙상계 적폐로 몰린 전 부회장이 21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 회장의 발언 사실을 소개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전 부회장은 삼자 회동에서 한 이 회장의 발언을 전하며 “회장님이 보고를 잘못 받은 것 같다”며 “(심석희에게) 저 말에 개의치 말고 경기에 전념하라는 취지로 말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전 부회장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 회장과 체육회는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 셈이 된다. 이 회장과 체육회는 조재범 전 코치의 성폭행 의혹 사건을 계기로 체육계 미투 고발이 잇따르자 관련 대책을 발표하고 상황 수습에 나섰다. 특히 체육회에 당면한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자신과 체육회를 흔들려는 세력이 있는 것 같다며 사퇴를 촉구하는 일부 사회단체 등에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3년 전 선거에서 엘리트 스포츠를 책임진 대한체육회와 생활 체육을 이끈 국민생활체육회의 결합으로 탄생한 통합 대한체육회의 첫 회장으로 당선됐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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