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체온
    2026-07-3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322
  • 퇴계와 고봉,편지를 쓰다/사제지간 이황·기대승 향기로운 영혼의 교류

    퇴계와 고봉,편지를 쓰다 이황·기대승 지음 / 김영두 옮김 소나무 펴냄 내밀한 심중을 담은 편지글은 때로 그 어떤 소설보다 극적인 감흥을 불러일으킨다.빈센트 반 고흐와 동생 테오의 편지,루트비히 판 베토벤이 지인들에게 보낸 편지,프란츠 카프카가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대문호나 예술가들이 연인 혹은 가족에게 흉금을 털어보낸 서간문 모음은 그래서 두고두고 빛을 잃지 않는 법이다. 시대를 뛰어넘어 향기를 더하는 영혼의 교류가 우리에게도 있다.퇴계 이황(1501∼1570)과 고봉 기대승(1527∼1572).스승과 제자의 존경심으로,학자와 학자의 자존심으로 주고받은 편지들이 ‘퇴계와 고봉,편지를 쓰다’(김영두 옮김,소나무 펴냄)에 담담히 묶였다. ‘곰팡내나는 조선시대 편지’로 일축할 젊은 독자들에게 먼저 제언 한마디.고문(古文)의 아취를 잃지 않되 한글의 현실감각까지 부여한 번역 덕분에 글맛이 쏠쏠하다. 조선 성리학의 대가인 퇴계와,조선 중기 대표적 지식인인 고봉의 편지는 스승과 제자의 관계에서 출발한다.두 사람의 편지교류가 시작된 건 1558년(명종 13년) 겨울.당시 퇴계는 성균관 대사성,고봉은 막 과거(문과)에 급제한 서른 두살의 청년이었다.고봉의 ‘그릇’을 퇴계가 일찌감치 알아봤던 걸까.지금으로 치면 서울대 총장 격인 퇴계가 먼저 “덕을 높이고 생각을 깊게 하여 학업을 추구하라.”는 짤막한 편지를 띄웠다.이후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화답하는 둘의 편지는 1570년 퇴계가 세상을 뜰 때까지 13년간 계속됐다. 26세의 나이 차에도 불구하고 범상찮게 시작된 사제의 정은 혈육 같은 체온으로 나날이 돈독해져 간다.깊이를 더하는 사제의 관계가 행간행간에서 여실히 읽힌다.조정에서의 어려움,둘째 아이의 죽음 등 고봉은 신변의 고충을 숨김없이 스승에게 털어놓곤 한다. 책은 한글세대를 많이 배려했다.연대별로 나눠 ‘일상의 편지들’로 1부를 엮고,다시 ‘학문을 논한 편지들’로 2부를 채웠다.조선의 지성사를 엿볼 수 있는 것은 2부에서다.가장 잘 알려진 두 사람의 철학논쟁,이른바 ‘사단칠정 논변(四端七情 論辯)’은 2부에서 펼쳐진다.‘인간이 지닌 네 가지 선한 단서와일곱 가지 감정에 대한 논쟁’에서 둘은 인간의 심성과 선악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하고 고뇌한다.상례·제례의 격식,국가·왕실의 의례를 놓고 이견을 주고받은 편지글은 그대로 조선 지성의 세계를 대변한다. 학문적 견해로 한치 양보없이 빛나던 형형한 눈빛은,다시 존경과 신뢰의 사담(私談)으로 온화해지길 거듭한다.퇴계가 고향인 안동으로 내려갈 때 배웅길에 나선 고봉은 눈물겨운 이별사를 남긴다.왜 아니었겠는가.훗날 퇴계의 죽음 앞에서 실성한 사람처럼 통곡했다는 고봉이다. 스승과 제자였고 다시 없는 어진 벗이었던 두 학자의 편지는,신기하다.학문과 덕을 그리워한 그들의 교류가 뜬금없이 오늘 지식인들의 초상을 반성하게 만드니.2만 5000원. 황수정기자 sjh@
  • 수도권 일대 온천서 겨우내 언 심신 풀기

    ‘지독한 냄새가 나는 따뜻한 물이 담긴 웅덩이에 몸을 담그고 나오니 아픈 곳이 씻은 듯이 나았다.’세계적인 동물학자이자 동물문학가였던 어니스트 톰슨 시튼의 실화 동물소설 ‘회색곰 왑의 삶’에 나오는 이야기다.소설 주인공 회색곰 ‘왑’은 이후 몸이 안좋을 때마다 이 유황온천을 찾는다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들도 온천에서 아픈 곳을 치료한다는 이 이야기는 온천의 신비함을 새삼 느끼게 한다.오랜 추위로 몸과 마음이 잔뜩 움츠러들기 쉬운 2월.가까운 온천을 찾아 기나긴 겨울을 나며 쌓였던 피로를 털어내보자.가족과 함께 찾을 만한 수도권 일원의 온천을 소개한다. ★포천군 *** 일동제일유황온천(일동면) 포천 일대엔 온천인양 영업을 하는 업소가 10여 군데 있다.그러나 실제로 온천업 허가를 받은 곳은 일동제일유황온천과 신북온천,한화콘도 온천사우나 뿐이다. 서울과 일동,이동을 잇는 47번 국도변에 자리한 일동제일유황온천은 지하 800m에서 끌어올린 유황 온천수의 수질이 신경통,관절염,피부질환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서울과 경인지역 이용객들의 발길이 잦다. 1000명이 들어갈 수 있는 대중탕 및 폭포수를 갖춘 노천탕,수영장,옥사우나,진흙사우나를 갖추고 있다. 특히 순수 장작을 이용한 불한증막이 자랑거리.밤새 한증막 안에 장작불을 피워 열기를 돋운 다음 아침 영업 시작전 재를 치우고 손님을 받는다.대부분의 사우나가 눈가림용 장작만 쌓아놓고 실제는 가스나 기름을 연료로 한 스팀을 이용하는 것과는 달리 직접 불을 지펴 열을 내기 때문에 제법 인기가 있다. 입욕료는 대인 5000원,소인(7세 이하) 3000원이다.인근에 명성산,운악산,청계산,베어스타운 스키장 등이 있어 산행이나 스키를 즐긴 후 들르기에 적합하다. 서울 방면에서 일동으로 가려면 47번 국도를 이용해 구리,퇴계원을 거쳐 가거나,43번 국도를 타고 의정부,포천을 경유해 가면 된다.(031)536-6000. ***신북온천(신북면) 지하 600m에서 뽑아올린 중탄산나트륨 성분의 온천수를 사용한다.수질이 매끄러우면서 부드러운 것이 특징.갱년기 장애,노화 방지,피부 미용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형 온천탕과 개인 토굴방,한증막,객실 등을 갖추고 있다.왕방산,소요산 산행과 연계해 온천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특히 소요산에선 이 온천과 이어지는 산행로가 열려 있다. 입욕료는 대인 5000원,소인(7세 이하) 3500원.평일과 토요일 오전 9시30분 이전에 입장하면 요금을 20% 할인해 준다. 3번 국도를 이용해 의정부와 동두천을 지나 초성리에서 열두개울 방향으로 우회전하거나,43번 국도를 타고 의정부를 지나 포천읍내에서 하심곡리 방향으로 좌회전해 갈월리,삼정리를 지나면 온천 이정표가 나온다.(031)535-6700. ***산정호수 한화콘도 온천사우나(운천면) 규모는 작지만 노천탕,인삼탕,황토 사우나,맥반석 사우나 등을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았다.수질은 중탄산나트륨 성분의 약알칼리성으로,매끄러운 광천수의 감촉을 느낄 수 있다. 명성산 산행후,또는 산정호수에서 얼음썰매나 스케이트를 즐긴후 온천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요금은 대인 5000원,소인 3500원.(031)534-5500. ★이천시 ***이천 스파플러스(안흥동) 이천 미란다호텔이 운영중인 연면적 1만여평 규모의 초대형 온천 테마파크.온천수에 나트륨 함량이 풍부해 피부질환과 임산부 산후조리 등에 특효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5000여명이 동시에 목욕을 즐길 수 있는 대온천탕을 비롯해 노천탕,목초탕,한약탕,족탕 등 30여개의 기능형 온천탕과 다양한 찜질방으로 구성된 ‘건강존’을 갖추고 있다.또 온천수를 이용한 유수풀,옥외풀,파도풀,튜브 슬라이드 등 수영 및 놀이시설을 갖추었다.자체적으로 양성한 전문 온천 지도사가 온천욕 프로그램에 따라 1대1 서비스를 실시한다.수영장,건강존,온천탕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요금은 평일 1만2000원,주말 및 휴일 1만6000원이며,온천탕과 건강존만 이용하는 요금은 평일 1만원,주말·공휴일 1만2000원이다.아침 8시 이전이나 저녁 6시 이후 입장하면 온천탕만을 평일 4000원,주말 6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영동고속도로 이천IC에서 빠져 3번 국도를 타고 이천읍내로 10분 정도 들어가면 미란다호텔이 나온다.(031)633-2001. ***여주온천삿갓봉(강천면) 지난해 10월 온천업 임시 허가를 받은 신생 온천.고령화시대를 대비해 시니어타운을 염두에 둔 종합개발을 계획하고 있다.지하 800m에서 불출되는 중탄산나트륨 성분의 암반수를 온천수로 사용한다.대욕탕과 열탕,라벤다·로즈마리 등을 우려낸 천연 허브탕,불가마 황토방,맥반석사우나 등을 갖추고 있다. 2인용부터 7∼8인용까지 다양한 크기의 객실 및 대연회장,야외 바비큐장을 갖추고 있어,가족 나들이는 물론 단체 세미나를 개최하기에도 적당하다.각 객실에도 온천수를 공급하며,투숙객은 대욕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영동고속도로 여주IC에서 가깝다.인근에 신륵사와 영릉,목아박물관,도자기 전시관,명성황후 생가 등이 찾아볼 만 하다.(031)885-4800. 포천 임창용기자 sdragon@kdaily.com ★온천욕 제대로 하는법 온천욕은 물의 온도에 따라 효과가 다르다.전문가들에 따르면 섭씨 38∼39도의 미지근한 물은 신체의 부교감신경을 자극해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해 준다.42도 이상의 뜨거운 물은 피의 흐름을 촉진시켜 근육속 피로물질인 젖산 배출을 도와 육체적 피로를 풀어준다. 따라서 먼저미지근한 물에서 긴장을 푼 뒤 뜨거운 탕으로 옮기는 게 좋다.온천욕은 식전 또는 식후 1시간 이후에 해야 하고,입욕시간은 10∼15분이 적당하다.너무 오래하면 오히려 힘이 빠지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목욕 후엔 맑은 물에 몸을 헹구지 말고 체온으로 서서히 말리자.몸에 묻은 온천수의 약효 성분까지 모두 씻겨 나가기 때문. 온천욕엔 전신욕 뿐만 아니라 마시는 음천법(飮泉法),증기를 쐬는 증기욕도 있다.서구에선 음천법이 중요한 온천 치료법으로 인정받고 있다.보통 온천의(溫泉醫)의 처방을 받아 적당량을 마시고 요양하는데,구멍에서 솟아오르는 순간의 물을 마셔야 효과가 있다.식 전 또는 공복 상태에서 마셔야 하며,철 성분이 많은 온천수는 식후 두세모금 정도만 마셔야 한다. 특수한 온천에서는 땅 속에서 솟아나오는 화산 수증기를 이용해 증기욕을 즐길 수 있다.15분 정도가 적당하며,만성 소화기 질환에 특효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아직 우리나라에선 음천욕이나 증기욕을 즐길 수 있는 온천이 없지만 유럽이나 일본에 가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임창용기자
  • 2%만 부족해도 위험한 물 “”물을 물로 보지마””

    2003년은 유엔이 정한 ‘세계 물의 해’.세계 인구의 약 40%가 먹는 물 문제로 고통받고 있으며,21세기 국제분쟁의 주요 원인은 물이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올 만큼 물 문제는 심각하다.인체 대사에서도 물은 절대적인 기능을 수행한다.그래서 물만 제대로 섭취해도 건강의 반은 챙기는 것이라고 말하는 전문가들도 많다.을지대병원 산업의학과 오창균 교수로부터 체내에서의 물의 작용과 물 건강법에 대해 알아본다. ●우리 몸의 70%는 물 물은 인체의 대부분을 차지한다.이는 물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가장 명확한 과학적 증거다.갓난아이의 경우 몸의 85% 이상이 물로 구성돼 있고,성인이 된 이후에도 60∼70%가 물로 이루어져 있다. 이렇게 많은 물이 약간 줄어든다고 인체에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 같지만,실제로 1∼2%만 손실되어도 심한 갈증과 괴로움을 느끼게 된다.만약 5%를 잃으면 반 혼수상태에 빠지고,12% 이상 손실되면 결국 생명을 잃게 된다.화상을 입었을 때 생명을 위협하는 것도 화상 자체보다는 그로 인한 수분의 손실이라고 할 수 있다.음식을먹지 않고는 한 달 이상 살 수 있지만,물을 마시지 않으면 1주일을 버티기 어렵다. ●물은 만능 치료제 우리가 마시는 물은 입∼위∼장∼간장·심장∼혈액∼세포∼혈액∼신장∼배설의 순서로 순환한다.이 과정에서 체내 영양분 흡수,체온조절,소화 촉진,혈액 순환 향상,독소와 가스 방출,산소 운반,체형과 신체 균형 유지,음식물 이동과 관절의 용매 역할을 하는 등 생명 유지에 필요한 필수 작용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매일 소모량만큼 충분히 마셔 보충해주지 않으면 대사에 필요한 수분을 체내의 세포들로부터 뽑아가기 때문에 각종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전염병 중엔 단순히 물을 마시는 것만으로도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다.감기에 걸렸을 때도 충분한 휴식과 함께 물을 많이 마신다.인체 세포에 수분이 부족하면 저항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또 식중독,전염병,급성 장염 등 설사의 원인이 되는 병에는 탈수를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요로결석 환자도 물을 많이 마시면 증상 완화와 치료에 도움이 된다.또 충분한 물 섭취가 변비 예방에 좋다는것도 널리 알려져 있으며,최근엔 대장암 위험성이 줄어든다는 연구결과까지 나와 있다. 실제로 물을 마시면 암의 발생 위험을 줄여준다.발암 물질에 예민한 부위에 접촉하기 전에 몸 밖으로 씻어내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물은 독소를 배출시켜 신체를 정화시켜주는데 만약 독소들이 배설되지 않고 몸에 흡수되면 두통,피로,통증,거친 피부,만성 질환 및 암의 원인이 된다. 단 야뇨증에 의한 수면장애 환자나 지나치게 체내에 수분이 많은 저나트륨혈증 환자,심부전이나 갑상선 질환자들은 물을 적게 마시는 게 좋다. ●물이 약이 되게 마시려면 일반적으로 의사들은 성인 남성 기준으로 하루 8잔 정도의 물을 마시라고 권장한다.물의 온도는 섭씨 20∼25도가 좋다. 인체에서 혈액과 영양분은 저녁 8시부터 새벽 4시까지 가장 많이 만들어진다.새벽 4시부터 낮 12시까지는 노폐물이 많고,낮 12시부터 밤 12시까지는 소화효소 분비가 가장 왕성하다.따라서 물은 잠자리에 들기 전에 한 컵,눈 뜨자마자 한 컵을 마시는 게 좋다. 그러나 식사 직전 혹은 도중에 마시는 물은 위 속의 소화효소나 위산을 희석시켜 소화에 지장을 줄 수 있다.따라서 물은 식사하기 30분 전에 마셔야 좋다.또 마실 때 급히 마시지 말고 천천히 약 3분간에 걸쳐 마신다.한번에 많이 마시면 심장과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체중을 줄이기 위해 식사량을 줄이는 경우에도 물은 충분히 마셔야 한다.물 때문에 체중이 더 불어나는 일은 없고,오히려 다이어트를 도와준다.식사 전에 물을 한두 컵 마시면 포만감 때문에 식사량이 줄게 되며,결정적으로 체내 지방을 분해시키는 대사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러나 물 이외의 음료수는 별로 도움이 안된다.소다수나 주스는 다이어트중인 사람에게 독이 될 수 있으며,차라리 우유가 낫다.혼합 음료 역시 음료에 포함된 물을 신체가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해로운 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예컨대 알코올이나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의 경우 이뇨작용을 일으켜 오히려 체내의 물을 몸 밖으로 배설시키는 역할을 한다. 임창용기자 sdragon@kdaily.com ★이런 물이 좋은 물 .생명체에 유해한 물질이 있지 않을것. 수돗물의 염소도 인체에 유해하기 때문에 제거한 뒤 마시는 게 좋다. 2.미네랄 성분을 균형 있게 포함할 것.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은 순수한 물은 생명체에 적합하지 않다.미네랄이 들어 있어야 생명체 내부에서 금속 이온이 균형을 이루고 세포 안팎에 삼투압 조절을 할 수 있다. 3.산소와 탄산가스가 충분히 녹아 있을 것. 한번 끓인 물은 맛이 없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물에 녹아 있던 산소와 탄산가스가 날아가 버렸기 대문이다.끓인 물을 화초에 주면 식물이 시들고 어항에 넣어주면 산소 부족으로 붕어가 죽는다.이러한 물은 생명체와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4.물의 경도(硬度)가 너무 높지 않을 것. 칼슘 양이 너무 많으면 체내에 결석을 만들 위험이 있다.칼슘이 많으면 밥도 맛있게 지을 수 없다. 5.약알칼리성 물이 좋다. 인체는 pH 7.35∼7.45의 약 알칼리성이다.알칼리성 물을 이용하면 체내 효소와 항 산화물질의 활동을 저하시키지 않기 때문에 음식의 분해,소화,흡수 능력이 높아지며 면역력이 강해진다.
  • 겨울철 임신부가 꼭 알아야할 건강수칙

    춥고 건조한 겨울엔 평소 건강한 사람도 몸관리에 소홀하면 자칫 건강을 해치기 쉽다.하물며 홀몸이 아니고 면역력도 약한 임신부는 기나긴 겨울 보내기가 여간 조심스러운게 아니다.임신부들은 감기나 독감은 물론,낙상,가려움증 등에 매우 취약하다.또 임신시 잘 나타나는 고혈압은 일반인에 비해 훨씬 더 무섭다.겨울철 임부들이 주의해야 할 건강관리 요령을 알아본다. ●고혈압과 임신중독증 임신에 의해 어떻게 고혈압이 유발되는지는 아직 잘 밝혀져 있지 않다.그러나 여러 연구결과에 따르면 초산부,십대 임신,쌍태아를 임신한 35세 이상의 임부,영양상태가 불량하거나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 임부 등에게서 잘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문제는 고혈압이 있는 임부는 혈압이 정상인 임부에 비해 유병률과 사망률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또 임신하면 혈압이 자주 높아지고,겨울엔 혈압 상승 가능성이 더 높아지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임신중 혈압이 140/90㎜Hg 이상으로 2회 이상 측정되거나,임신 3개월 이전의 혈압보다 수축기 혈압이 지속적으로 30㎜Hg 이상 증가할 때,또는 이완기 혈압이 15㎜Hg 이상 증가해 있다면 고혈압으로 진단된다.임신에 의해 유발된 고혈압은 임신성 고혈압과 자간전증,자간증으로 나눌 수 있는데,임신성 고혈압은 분만 6주 이내에 저절로 없어진다. 문제는 흔히 임신중독증으로 불리는 자간전증,그리고 자간전증이 더 심해져 나타나는 자간증이다.자간전증은 임신 20주 이후에 혈압이 오르면서 심한 부종이 나타나는 증상.급격히 체중이 증가하고 단백뇨가 나타난다.자간전증이 심해져 자간증으로 악화하면 간질 때 볼 수 있는 경련과 혼수상태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응급조치를 하지 않으면 산모나 태아가 사망할 수도 있다. 현재로선 정기검진을 통해 자간증을 조기진단하고,적극 관리에 나서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예방을 위해서는 8시간 이상 수면을 취하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이와 함께 음식 칼로리를 줄이고 단백질,식물성 지방,칼슘 등을 많이 섭취하고 염분 섭취는 줄이는 식사를 해야 한다.또 피로하지 않을 정도의 운동을 규칙적으로 실시해뚱뚱해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감기나 독감은 예방이 최선 보통때는 감기나 독감에 걸려도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되나,임신중엔 약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치료가 쉽지 않다.심하지 않을 때는 휴식과 충분한 수분섭취,레몬차 등 민간요법으로 증상을 완화시키거나,아스피린,기침약 등을 경우에 따라 사용하면 된다. 심할 때는 폐렴과 같은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임신초기를 피해 의사의 지도를 받아 적절한 약제를 복용해야 한다.임신 3개월 이후엔 독감 예방접종을 해도 태아에게 무해하다.따라서 약에 대한 거부감으로 혼자 끙끙 앓기보다는 의사 지시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 ●올바른 자세로 낙상 방지 임신이 진행될수록 균형잡기가 어려워져 낙상을 당하기 쉽다.특히 겨울엔 추위 때문에 온몸의 근육이 수축돼 균형잡기가 더 어려워지고 길바닥도 얼어붙어 미끄러져 넘어지기 십상이다. 따라서 가능한 한 똑바로 서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 균형을 잡는 데 중요하다.즉 머리를 들고,턱은 수평을 유지하도록 하며,가슴을 활짝 펴서 어깨의 방향이 뒤쪽으로 향하게 하면서 팔을 편안하게 늘어뜨린다. 복부 근육은 척추 근육을 똑바로 펼 수 있도록 단단하게 유지하고 허리를 과도하게 젖히지 말아야 한다.신발은 굽이 낮고 사이즈가 넉넉한 것을,옷은 얇은 것을 여러겹 입어 체온조절을 쉽게 하도록 한다. ●긁어도 해결되지 않는 가려움증 임신중 가려움증으로 고통을 겪는 임부가 의외로 많다.임신에 의해 담즙 배출이 줄어들면서 간에 담즙이 남아있게 돼 가려움증이 생긴다.임신 초기부터 전신이 가렵기 시작하다가 그 정도가 점점 심해진다. 가려움증을 예방하려면 몸을 청결하게 유지하고 옷을 얇게 입고 기름진 음식을 피해야 한다.목욕은 미지근한 물과 중성비누로 가볍게 샤워하는 것으로 충분하며,샤워후 보습제나 오일을 발라주면 증세 호전에 도움이 된다.임신 초기 고온 사우나는 태아의 세포분열을 방해해 기형이나 사망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도움말 이인식 장스여성병원 원장,정승용 종로S&U피부과 원장) 임창용기자 sdragon@
  • 소방헬기 합천호 추락… 탑승자5명 극적 탈출/韓·波 조종사 2명 살신성인 빛났다

    한국인 2명과 외국인 5명 등 승무원·기술자 7명을 태우고 자동비행장치 시험비행 중이던 소방헬기가 호수로 추락했다.5명은 탈출해 16시간여만에 극적으로 구조됐으나 폴란드인 기장과 한국인 부기장 등 2명은 나라와 인종을 초월한 희생정신을 발휘,막판까지 동료들을 구하려고 애쓰다 실종됐다. ●사고 순간 대구소방본부 소속 소방헬기 달구벌 2호기가 추락한 것은 18일 오후 4시20분쯤.자동비행장치 첫 시험비행에 들어간 지 15분쯤만에 경남 합천군 봉산면 합천호 상공 수면 5m 위에서 정지상태로 물탱크에 취수시험을 하던 중 갑자기 기체가 중심을 잃고 우측으로 기울어지면서 날개가 수면을 치고 180도 전복했다.기체 내에 물이 들어오면서 탑승자들이 당황해하기 시작했다.이때 부조종사 유병욱(兪炳旭·39) 소방위와 조종사 폴란드인 루진스키(50) 등 2명은 뒷좌석에 탑승해 있던 5명이 먼저 내리도록 문을 여는 것을 침착하게 도와주었다.조종사들도 뒤늦게 탈출을 시도하다 탈진해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생존자 정비사 장성모(張星模·40·소방장)씨는 “기체 결함으로 기체가 수면에 닿아 뒷좌석에 있던 5명은 조종사들의 도움으로 물 속에 뛰어들 수 있었다.”며 “조종사들도 물 위에 있는 것 같았는데 나중에는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헬기는 1분 뒤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16시간여 사투 끝 생존 영국인 마이클 딕비(62·헬기설계사),폴란드 스위드닉사 소속 알렉(42·정비사),스와벡(33·헬기디자인담당),또다른 스와벡(31·조종강사) 등 외국인과 장씨 등 생존자 5명은 물 위로 뛰어내린 뒤 댐 안 작은 섬까지 100여m를 헤엄쳐 나왔다.추위를 견디기 위해 나뭇잎을 덮고 서로 몸을 껴안아 체온을 유지하며 밤을 새우다 실종 16시간여만인 19일 오전 8시40분쯤 수색작업을 하던 헬기에 의해 발견됐다.대구 경북대병원으로 옮겨진 생존자들은 모두 저체온증과 탈수현상을 보이지만 상태는 양호하다. ●수색 및 구조 경남도·대구시소방본부와 경찰 등은 부조종사 유씨의 휴대전화 발신음이 합천군 묘산면 부근에서 오후 6시43분까지 작동하다 멈춘 것을 확인,이곳을 사고지점으로 추정하고 묘산초교에 현장지휘소를 설치,헬기·모터보트 등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18일 밤부터 수색작업을 한 끝에 생존자들을 찾아냈다.그러나 수심이 60∼70m로 깊은 데다 시계가 흐려 실종자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종자 주변 부조종사 유 소방위는 87년 한국항공대를 졸업한 뒤 해군과 시티항공 등에서 근무하다 산불을 끄는 소방헬기를 조종하고 싶다며 2001년 8월 근무조건이 열악한 대구소방항공대에 들어왔다.평소에는 온순한 성격이나 일단 헬기를 타면 위험한 비행도 앞장서 자원한다.의리의 사나이다.부인 김혜은(39)씨는 사고소식에 실신했다.함께 실종된 루진스키는 사고기동비행장치를 설치,시험비행을 위해 14일 입국했다. ●사고 헬기 사고헬기는 폴란드 스위드닉사가 제작한 PZL-W3A(SOKOL) 기종으로 높이 4.2m,전장 18.79m,폭 1.75m이며 항속거리 737㎞,최고속도 시속 252㎞에 14명을 태울 수 있다.대구시 소방본부는 2001년 12월 47억원을 들여 헬기를 구입했으며 국내에는 같은 기종의 헬기가 8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한찬규· 합천 강원식기자cghan@
  • [길섶에서] 雪 原

    해발 1458미터 발왕산은 소문난 겨울산이다.11월 중순부터 눈이 내려 어느 산보다 일찍 설경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스키어들에게 발왕산은 또 다른 매력이 있다.환경파괴를 생각하면 마음 한 구석이 찔리지만 악천후와 깎아지른 예각의 슬로프는 도전 욕구를 자극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겨울의 발왕산 행은 차라리 고난이었다.기록적인 한파에 강풍까지 몰아쳤다.곤돌라는 혼신의 힘으로 매달려 있는 마지막 잎새인 듯 요동치더니 승객들을 부려놓고 돌아갔다.무거운 스키를 들고 서있는데도 몸이 날아간다.금세 고글이 얼어붙고 체온이 떨어진다. 자연의 심술 앞에 던져진 사람들.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문득 설원에 꿋꿋이 버티고 서 있는 주목(朱木) 한 그루가 시야에 들어온다.수백년 바람을 견뎌내선지 나무 밑둥이 유난히 굳건해 보였다.선택은 하나다.험로를 뚫고 미끄러져 내려가는 것.자연의 도전 앞에서 인간은 자연과 맞서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존재와 맞서게 되는 것임을 쭈뼛하게 느낀다. 신연숙 논설위원
  • 애들아 미술관에 놀러가자...과자집.국수의자.거울방....

    과자로 지은 집,팝콘으로 만든 눈사람,거울로 꾸민 방 등 상상 속의 세상이 어린이 눈 앞에 펼쳐진다. 서울 양재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새달 9일까지 열리는 ‘조각이란 무엇인가’전과 사간동 갤러리현대가 7일부터 새달 9일까지 마련하는 ‘프린스˙프린세스’전,관훈동 인사아트센터가 8일부터 새달 2월2일까지 갖는 ‘맛있는 미술관’전은 모두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전시회랄 수 있다. 각 주최측은 “미술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먹고,만지고,느끼는 놀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입을 모은다.그 말마따나 이 전시들은 모두 예술과 놀이가 혼합된 것으로,젊은 작가가 대거 참여해 미술로 표현할 수 있는 환상적인 세상을 보여준다.‘예술작품임을 망각하는’어린이들의 천성을 이해하는 작가들은 작품이 훼손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조각이란 무엇인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의 이 전시는 심오한 제목과는 달리,관람을 마친 어린이들이 “재밌어요.다시 보여줘요.”를 간청할 만큼 독특하고 실험적이다. 1960년대 이후 현대조각을 8가지 주제로 나눠 보여주는 전시장은 곳곳에서 어린이의 호기심을 자극한다.표현주의로 분류된 조성묵의 ‘소면으로 만든 의자’ 앞에서는 “와! 국수다.”를 연발한다.사실주의 작가 강관욱의 ‘민초Ⅲ’‘구원’에서는 어린이들이 만져보며 좋아한다.조용신의 볼록렌즈에 떠오르는 ‘데드마스크’도 신선하다.키네틱 조각인 김동원의 ‘편서풍’은 관람객과 조각이 직접 교류하는 작품.관람객이 조각품에 올라서면 센서가 몸무게를 감지해 선풍기로 미풍부터 강풍까지 맞춰서 내보낸다.권오상의 사진조각 ‘미스,블랙홀,랜드마크’는 노란색 배경과 모자이크한 실물 크기의 사진조각 덕에 인기가 높다.양만기의 첼로 설치조각인 ‘연주자’는 첼로 현을 만지면 관객 체온에 따라 작동하는 센서가 클래식 등의 소리와 영상으로 보여준다.긴 흰색 풍선으로 만든 김윤경의 ‘가슴’,냉장고 안의 차가운 발을 만져보는 ‘유효기간’도 즐거운 구경거리다.(02)580-1300. ●프린스ㆍ프린세스 젊은 작가 14명이 갤러리현대 지하 1층에 꾸민 환상의 나라로,어린이가 체험하는 일종의 ‘소인국’이다.‘디지털 코스모스’(이경호 작)에서 하늘의 해를 만져보고,동물모양으로 꾸민 터널(황혜선)을 지나면,달콤한 과자로 만든 집(오정미)이 나온다.거울로 만든 방(박은선)을 지나 분홍색 털로 안을 채운 풍선으로 만든 집(변선영)을,앉은 자세로 빠져나와야 한다.하얀나비가 춤추는 나비의 나라(양민하)를 둘러본 후 작은 동굴에 들어가 하늘을 보고 누우면 총총한 별과 우주의 신비를 절로 느끼게 된다.1·2층에는 어른도 볼 만한 그림·조각·설치를 준비했다.백남준의 비디오설치 ‘호랑이’를 비롯해 박수근 장욱진 이중섭 등의 처음 공개되는 작품들이 있다.(02)734-6111~3. ●맛있는 미술관 인사아트센터의 이번 전시는 음식을 소재로 상상력을 키워주는 자리.구성연 함명수 등 젊은 작가 10여명이 40여점을 내놓았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할 전시장은 달콤한 냄새가 솔솔 흘러나오는 3층 전시장의 ‘과자로 만든 세상’일 듯.푸드 아티스트이자 작가인 오정미가 다양한 과자를 이용해 만든 과자집,팝콘으로 만든 눈사람,과자 꽃이 핀 화분 등을 전시한다.지하에 설치하는 ‘뒤죽박죽 과자 공작소’‘어린이 전시장’은 어린이들이 ‘과자가 열리는 달콤한 화분 만들기’ 등 작품 제작에 직접 참여하는 공간이다. 평상시 즐겨 먹는 과자를 재료로 작품을 만든 뒤 전시할 수도 있다.과자로 만든 드레스·망토를 입고 기념촬영하는 것도 가능하다.(02)720-1020. 문소영기자 symun@
  • 네티즌 마당/신용불량자들의 우울한 새해

    대선,연말,새해….들뜬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그늘 속에서 떨고있는 사람들도 많다.지하도의 노숙자,찾는 이 없는 양로원과 고아원….사정은 조금 다르지만 250만이 넘는 신용불량자들 역시 희망보다 고통의 새해를 맞았다.‘경제활동인구 10명 중 1명이 신용불량’,‘신용카드 잠재 부실고객 40만 퇴출’,‘신용카드 연체액 9조’….연일 쏟아지는 살벌한 뉴스에 그들은 뼛속까지 시리다.그런 가운데 신용불량자들이 모여 체온을 나누려는 움직임 역시 활발하다.네띠앙 클럽(club.netian.com),다음카페(cafe.daum.net)등의 검색창에 ‘신용불량’을 입력하면 적게는 1∼2개에서 많게는 70∼80개가 넘는 관련모임이 검색된다.신용불량자 클럽,전국신용대책위원회 등 이름은 각각이지만 목적이나 내용은 대동소이하다.그들은 이곳에서 절박한 사정을 털어놓기도 하고 조언을 주고받으며 힘을 얻기도 한다. ■ 더 이상 헤쳐나갈 힘이 없어요 ●사기를 당하면서 사채를 쓰기 시작했어요.그래도 사채이자보다는 카드이자가 싸기 때문에 카드로 돌려 막아왔는데,한도가 줄어들면서 연체가 시작됐지요.50대인 우리 부부 합해서 모두 7000만원.아무리 발버둥쳐도 앞이 안 보이네요.한 곳은 아들이 보증서고, 한 곳은 60개월로 대환했는데 첫 번 불입도 못하니 보증세우고 다시 하라고….여기저기서 법적 절차를 밟는다는 통지서가 날아오네요.석 달 연체에 50만원 넣었는데도 정해진 날짜까지 입금 안 되면 압류한다고 하고…. (ID 송이엄마) ●처음엔 외식비로 조금씩 카드를 썼죠.그러다가 아버지를 좀 도와드리고,동생들 데리고 사느라 살림살이를 카드로 썼어요.어쩌다 보니 2000만원이더라고요.낮엔 회사 다니고 밤엔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했어요.호프집 주인 언니가 가게 보증금 올려줘야 한다며 돈 좀 빌려달라고 했어요.울면서 말이죠.결국 카드로 1000만원을 빌려줬습니다.사기였다는 것이 확인된 지금 생각해보면 뭐가 씌었었나봐요.이거 막으려고 계속 론 받고 하다보니 지금은 6000만원이 넘습니다.누구 탓을 하겠습니까.어제 고수부지에 나갔는데,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모든 걸 정리하려고 합니다.더이상 헤쳐 나갈 힘이 없습니다.(ID wn9981) ■ 죽자사자 버티고는 있지만 ●어제 드디어 기업BC 대환했어요.정말 질긴 시간이었어요.하지만 또 다른 게 저를 기다리고 있네요.국민,주택BC,엘지,현대 캐피탈….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죽어도 무보증은 안 된다 하고….직장을 다닌 지 5일.아이를 놀이방에 맡기고 9시부터 6시까지 죽어라 일을 하지만,전화 때문에 눈치가 보여서 그것도 쉽지 않아요.얼마전 개인워크아웃 홈페이지에 가봤더니 자세한 건 와서 상담하라고 하는데….(ID ekdma) ●04시 기상 우유배달,08시 출근해서 70군데 식자재 배달,퇴근 후 20시부터 동생가게에서 배달 아르바이트….이렇게 오토바이와 자동차로 하루 운행하는 거리는 340㎞입니다.수면시간은 4시간정도.학교 다닐 때 공부를 이렇게 했으면….신용불량자의 하루는 괴롭습니다.그래도 열심히 살아가야지요.자식들 얼굴을 보면서….(ID 감자소년) ■ 그나마 이 방법밖에는 ●시간이 갈수록 혼자서는 도저히 감당하기 힘들어집니다.빨리 가족들과 상의해서 해결방안을 만들어야 합니다.특히 사채를 끌어다 쓰는 바보 같은 일은 하지 말기 바랍니다.저는 제가 쓴 건 한푼도 없는데도 그렇게 되었습니다.결혼 전에 시작된 걸 숨기고 숨기다가 아내에게 고백해서 해결했습니다.님들도 걱정만 하지말고 빨리 도움을 청해서 이자라도 줄이길….(ID sissan) 이호준기자 sagang@
  • 이주일의 아동도서/외딴 마을 외딴 집에/깊은 산속 ‘훈훈한’ 두 앙숙

    깊은 산속 외딴 집에 눈 어두운 할아버지와 욕심 많은 늙은 쥐가 함께 산다.하지만 둘은 영 사이가 좋지 않다.앵돌아앉아 서로 “이 집은 내 집”이라고 이죽거린다.그러던 어느 날 음식을 구하러 밖으로 나간 할아버지가 병든쥐 한 마리를 데려와 먹을 걸 나눠주며 극진히 간호한다.흙벽 구멍에 숨어지내던 늙은 쥐가 가만 있을 리 없다.바짝 약이 올라 병든 쥐를 내몰아야겠다고 꾀를 내는데…. 동화작가 이상교의 그림동화 ‘외딴 마을 외딴 집에’(김세현 그림,아이세움 펴냄)는 잔재미보다는 뭉근한 울림이 담긴 책이다.스산한 겨울을 배경으로,주인공이라곤 달랑 둘.늙고 굶주리고 외로운 할아버지와 쥐 한 마리.가진 것 없는 두 앙숙이 어떻게 따뜻한 체온을 나눠갈지 첫 페이지에서부터 궁금해진다. 할아버지가 나간 사이 병든 쥐를 몰아내려던 늙은 쥐는 그만 깜짝 놀란다.웅크리고 있는 건 쥐가 아니라 먼지투성이 실장갑.눈이 어두운 할아버지가잘못 본 거였다. 책은 이웃을 이해하고 끌어안는 마음이 먼 데 있는 게 아니라 저마다의 가슴 속에 있다는걸 가르친다.늙은 쥐는 그제서야 처음으로 할아버지의 외로움을 이해한다.할아버지가 상심할까봐 실장갑이 있던 자리에 대신 앉아 할아버지를 기쁘게 해 주는 늙은 쥐의 마음 씀씀이에 가슴 한쪽이 훈훈해질 듯. 배경그림 없이 할아버지와 쥐의 움직임만 담백하게 담은 수묵채색화가 인상적이다.6세부터.7000원. 황수정기자
  • [씨줄날줄]크리스마스 실종

    크리스마스가 실종됐다.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없다.거리의 음악 CD 가게에선 크리스마스 캐럴 대신에 소녀 가수 보아의 ‘No.1’이나 윤도현 밴드의 ‘사랑2’가 흘러 나온다.산타 모자며 루돌프 사슴 코 모형이 불티나게 팔릴때이지만 찾아 보기가 힘들다.유명 백화점이나 호텔들이 12월이 되기가 무섭게 주변의 가로수를 빤짝이 전구들로 장식해 놓았지만 크게 눈길을 끌지 못한다.분위기 없는 크리스마스 치장이 흥을 돋워줄 리 없다. 예년 같으면 12월은 온통 크리스마스로 들뜨기 십상이다.선물이며 송년 모임이며 대중 가수들의 캐럴 모음 음반이며,TV 특집 프로마저 크리스마스라는 말을 가져다 붙인다.사방 천지가 크리스마스 흥분에 빨려 든다.크고 작은안전 사고도 잇따른다.그래서 12월이 되면 경찰은 으레 크리스마스 비상 경계 근무에 들어간다.신문은 크리스마스를 가족과 함께 보내자고 캠페인 기사를 쓰곤한다.그리고 크리스마스 거리엔 구세군의 자선냄비가 등장한다.캐럴이 여기저기서 울려퍼지고,여기에 딸랑딸랑 자선냄비 방울소리가 어우러지면크리스마스 분위기는 점차 절정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다. 올해는 자선냄비 방울소리마저 크리스마스 기분을 내주지 못하는 것 같다.좀 유별나다.어른들은 대통령 선거 분위기에 크리스마스가 함몰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젊은 사람들은 미군 장갑차에 안타깝게 희생된 두 여중생사건에 마음을 잃고 있다고도 한다.토요일엔 전국에선 대대적인 촛불시위가 있었다.남녀노소 수만명이 겨울 바람에 금방이라도 꺼질 듯 하늘거리는 촛불을 두 손으로 감싼 채 차가운 거리를 걸었다.대통령 후보들은 웅변으로 말하고 젊은이들은 무거운 침묵으로 소리치고 있다.분명 크리스마스 타령을 늘어 놀 분위기는 아니어 보인다. 그러나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흥겨움만 있는 게 아니다.한편엔 서로의 체온을 나누는 따스함이 있어야 한다.예전엔 크리스마스 양말을 만들어 이웃들에게 널리 돌렸다.크리스마스가 되면 사회 복지시설은 문턱이 닳았다.크리스마스 인정마저 실종될까 걱정스럽다.거리의 구세군도 말없이 종만 딸랑딸랑 울릴 뿐이다.올해엔 20억원을 모으기로 했다고한다.주위에 행여 어려워하는이웃은 없는지 주위를 둘러볼 일이다.그것이 진정한 크리스마스 분위기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 오피니언 중계석/ 국가경쟁력 강화전략 토론회 “국토균형발전기금 6조 규모 조성을”

    국토연구원과 서울시립대는 2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토 및 서울시 발전전략 토론회를 가졌다.이날 토론회에서는 우리 국토와 수도 서울이 갖고 있는 잠재력과 경쟁력을 더 높일 수 있는 여러가지 방안들이 제시됐다.주제발표 내용을 정리한다. ◆중앙부처 지방이전해야(국토연구원 박양호 박사) 수도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제도 개선에만 의존하는 방식에서 탈피,대형 프로젝트와 과감한 제도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특히 일부 중앙행정부처의 지방 이전·분산 추진이 바람직하다.중앙부처가 모범을 보임으로써 이전의 파급효과가 크고 과거 정부에서 볼 수 없었던 국토 균형발전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이전으로 인해 국무회의나 부처간 협조,국회관계 등에서 생길 일시적 애로사항은 고속기간교통망,정보통신망 등을 활용해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지방의 거점도시를 중심으로 50만평 안팎의 산·학·연·관 복합지구를 만든 다음,균형 선도도시 특구로 지정해 세제혜택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부여할것을 제안한다.이를 위해 중앙정부 내에 범정부적 추진체인 ‘균형 선도도시 발전중앙기획단’을 설치,대상도시 선정 및 발전계획 수립 및 조정 등을 할 것을 제시한다. 지역별로 특화된 경쟁력 기반 강화도 시급하다.우선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방의 기술인프라를 보강하기 위해 충남 광주 전남 대구 경북 등 지방의 테크노파크 조성을 조속히 마쳐야 한다.지방대학의 분야별 전문화·명문화 전략지원도 필요하다. 지역균형 개발사업을 현실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6조원 규모의 국토 균형발전기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현재 부처별로 지역 균형개발사업의 하나로 개발촉진지구 사업,오지·도서개발사업,농어촌 정주권사업 등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에 대한 지원사업을 시행 중이나 체계적인 지역개발보다는 나눠먹기 성격이 짙다. 지원대상도 대부분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 사업에 한정되는 실정이다.이를 위해 현행 토지관리 및 지역균형개발 특별회계,지방교부세·지방양여금·국고보조금 등을 정비하고 국세와 지방세를 조정할 것을 제안한다. ◆‘엔터프라이즈 구역’제 도입해야(정창무 서울시립대 교수) 서울시의 지역 균형발전 전략으로 도시계획적 차원에서 ‘엔터프라이즈 존(Enterprise Zone)’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는 영국의 환경교통지역성 장관이 지정하는 토지이용제도다.경제적으로 쇠퇴하고 물리적으로 퇴락한 특정지역에 대해 기존의 다양한 제도적 장벽을 없애 새로운 경제활동을 활성화시키는 것이다.서울시도 이 제도를 도입,낙후지역에 대한 정비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건물이 아니라 고용의 지역분산을 중심으로 강남·북 균형개발을 추진할 것과 강북의 쇠락지구 중 사례지역을 선정,엔터프라이즈 존 제도 적용 가능성을 모색할 것을 권고한다. ‘거리 테마파크’ 조성계획도 보완할 필요가 있다.현재 인사동이나 대학로 등 거리 살리기와 걷고 싶은 거리 만들기에 대한 다양한 정책 제안들이 있으나 성과가 미미한 실정이다.상암동 디지털 미디어시티(DMC)의 거리 연구성과를 참조,기존 시가지 지역에 적용할 수 있는 개발기법을 만들 것을 제시한다. 서울시가마련한 계획에 따르면 DMC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휴대전화나 단말기를 통해 주변 영화관의 상영영화 목록을 살펴보고 공원에서 여유를 즐기는 순간에도 네트워크를 통해 전세계와 연결할 수 있게 된다.가로등의 밝기도 보행자의 평균체온과 활동수준에 따라 달라진다. 지하철역사 공간도 지식정보 도서관으로 조성해야 한다.현재 지하철역 공간은 기본적으로 승차표 구입이라는 제한된 용도로 사용되고 있고,공간에 여유가 있을 경우 독서휴게실이나 만남의 장소,지하상가 등이 조성돼 있다. 이러한 역사공간을 사이버쇼핑이나 이메일 전송 등을 할 수 있도록 정보통신기반을 제공함으로써 효율적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정리 박현갑기자 eagleduo@
  • [씨줄날줄] 견공(犬公)통역기

    미국 하버드 대학의 한 심리학자는 앞으로 50년 안에 동물이 먹고 자고 돌보고 의사소통을 할 때 그의 정신을 읽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앞으로 50년’(2002,생각의 나무)이란 책에서 그는 인간 뇌연구가 진전되면 다른 동물 뇌의 신경세포 배선까지 속속들이 알아내 서로 다른 종(種)간의 교감을 경험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전망의 실현이 앞당겨진 걸까.일본의 한 완구업체가 개의 언어를 인간의 말로 번역해 주는 ‘개 언어번역기’를 개발해 공전의 히트를 치고 있다는 소식이다.바울링구얼(Bowlingual,일본 상품명으론 바우링갈)이란 이름의 이 기계는 개가 소리내어 짖으면 리얼 타임으로 개의 감정상태를 알아내 액정화면에 문장으로 표시해 준다고 한다.지난 9월 발매된 이후 1개월만에 6만개가 팔렸고 내년 6월부터는 한국어를 비롯한 외국어 버전까지 판매할 계획이라니 그 호응도를 알 만하다.최근 노벨상의 패러디 ‘이그노벨상’ 평화상을 받았으며 타임 지에 의해 ‘올해의 최고 발명품’으로 선정될 정도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모양이다. 알고 보니 원리는 의외로 간단하다.개짖는 소리의 성문(聲紋)을 통계적으로 분석해 ‘즐겁다’‘슬프다’‘불만이다’‘무섭다’‘뭔가 바란다’‘자랑하고 싶다’ 등의 여섯가지 상태를 가려내는 것이다.이를 위해 음성과학 분야의 권위자는 방대한 양의 성문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했다.또한 동물행동학자의 개 행동학 지식도 동원되었다. 동물의 감정상태를 그 즉시 기계적으로 알아 차릴 수 있다 하니 우선 재미있는 장난감이라 하겠다.별다른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개와 의사소통을 할수 있으니 동물을 무서워하거나 애완견을 처음 갖는 사람들이 개를 사귀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애완견과의 소통을 위해 기계를 사용한다는 사실은 그다지 반가운 일만은 아닌 것 같다.개와 인간 사이는 한국어-일본어 자동번역기처럼 기계적으로 처리되는 관계일 수가 없기 때문이다.자동번역기가 없어도 개가 꼬리를 치는 건 기분 좋다는 뜻이고 꼬리를 뒷다리 사이에 감추면 무섭다는 뜻이라는 걸,개와 마음을 연 사람들은 다 알고있다.무엇보다 개와 인간의 교감은 체온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걸,바울링구얼을 사는 사람들도 느끼고 있었으면 좋겠다. 신연숙 논설위원 yshin@
  • 치료소홀 구치소 의무관 고발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金昌國)는 지난 3월 수원구치소 재소자 박모(55)씨사망사건과 관련,적절한 의료행위를 하지 않아 박씨를 숨지게 하고 관련 서류를 변조한 것으로 드러난 전 수원구치소 의무사무관 홍모씨를 고발키로 했다고 6일 밝혔다. 인권위는 이날 “박씨는 지난해 11월 입소 당시부터 건강에 이상이 있었으나 홍씨는 약을 쓸 필요가 없는 가벼운 질병이라고 판단했으며,만성폐쇄성 폐질환이라는 X-레이의 소견이 나왔는데도 단 한차례도 치료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인권위가 진정사건과 관련,피진정인을 고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권위는 홍씨가 치료소홀 등 과실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구치소 의무주임 최모씨에게 박씨의 건강진단부에 혈압,맥박,체온 등을 허위로 기재토록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인권위는 유가족이 국가와 구치소 등으로부터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대한변호사협회에 법률구조를 요청키로 했다.지난해 11월28일 입소한 박씨는 올해 초 혼수상태에 빠져 병원으로 후송된 뒤 지난 3월 말 사망했다. 이세영기자 sylee@
  • 18일 개봉 ‘아이 엠 샘’ - 지능장애 아빠·영악한 딸, 가슴 따뜻한 ‘사랑 지키기’

    숀 펜이 주연한 영화 ‘아이 엠 샘’(I Am Sam·18일 개봉)은 이런 취향의 관객에게 안성맞춤이다.#보고 있으면 조금씩 체온이 올라가는 미담을 좋아하고 #자연광선이 넘실대는 따사로운 화면과 오래된 음악 #낯 뜨거운 욕설이나 정사장면이 없어 아이와 함께 봐도 마음 편한 영화.‘아이 엠 샘’은 지능장애인 아빠와 어린 딸의 ‘사랑 지키기’에 그렁그렁 눈물이 맺힐 할리우드산 휴먼드라마다. 귀 밝은 관객이라면 제목이 낯설지 않을 듯.올 봄 아카데미영화제에서 숀펜을 남우주연상 후보로 띄워올렸다.영화를 보면 그의 연기에 할리우드 통신들이 극찬한 게 괜한 호들갑이 아니었음을 알게 된다. 손톱을 바짝 자른 한 남자의 손놀림을 클로즈업하며 영화는 관객을 맞는다.테이블 위의 설탕봉지들을 착착 크기 순으로 정리해야 직성이 풀리는 손의 주인공은 결벽증 환자 같기도 하다.지능이 낮은 데다 말까지 더듬어 커피전문점의 허드렛일을 면치 못하는 샘 도슨(펜).그에게 딸이 태어난다. 생모가 도망간 뒤 핏덩이 딸의 양육을 떠맡아 허둥대지만 그는 행복하다.그런데 7세가 된 딸 루시(다코타 패닝)가 학교에 들어가면서 부녀의 사랑은 시련을 맞는다.아빠의 지능수준에 맞추고 싶은 루시는 애써 지적 성장을 억제하고,사회복지기관은 그런 루시를 강제로 양부모에게 맡긴다.영화는 가진 것 하나 없는 남자가 천신만고 끝에 변호사를 물색해 뺏긴 딸을 되찾는 과정에 초점을 모았다.법정드라마로 틀거리를 바꾼 중반 이후 펜의 파트너가 되는 주인공은 미셸 파이퍼.얼떨결에 무료변론을 맡아 진심으로 도슨의 아픔을 이해해 가는 변호사 리타 역이다. 펜의 실감나는 지능장애 연기는 드라마에 감동의 골을 깊숙이 파놓는다.‘레인 맨’의 더스틴 호프만이 숫자감각에 특출했듯,펜이 특별한 순간을 기억하거나 의미 부여를 하게 되는 동기는 비틀스의 노래다.딸의 이름까지 비틀스의 곡(Lucy In The Sky With Diamonds)에서 따왔다.덕분에,영화 전편에 비틀스의 명곡이 넘쳐난다. 눈물샘을 자극하는 장면이 곳곳에 설정돼 있다.지능장애 아빠의 딸은 똑부러지다 못해 영악하다.세상의 편견에 유난히 일찍 철든 모습이 관객의 콧잔등을 더 짠하게 건드린다.“딴 아빠들이랑 다른 아빠는 주님의 뜻이야?” 루시가 눈망울을 굴리며 묻는다.그러면 세상의 죄를 한몸에 뒤집어쓴 듯 풀죽은 도슨이 떠듬떠듬 대답한다.“미·안·해.” 최루성 가족드라마를 지나치게 의식한 흔적이 아쉽다.리타가 도슨 부녀의 변론을 맡는 과정,양모가 루시의 엄마가 돼 주겠다며 도슨에게 루시를 되돌려 보내는 급반전 등은 설득력이 많이 모자란다.감독은 ‘코리나 코리나’의 제시 넬슨.상영시간이 좀 길다.2시간12분. 황수정기자 sjh@
  • [오늘의 눈] ‘개구리소년’ 사인 꼭 밝혀라

    11년 6개월만에 유골로 돌아온 개구리 소년.이들의 유해발굴 현장에서 이상한 장면을 볼 수 있었다.한쪽에서는 자연사 즉 동사(凍死) 가능성에 대해 기자들에게 열심히 설명하고 있었다.반면 다른 쪽에서는 누군가 죽였을 것이고,그러지 않고서는 여기에 죽어 있을 리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전자는 경찰 고위간부이고,후자는 개구리소년의 유족들이다. 경찰의 주장은 이렇다.일반적으로 영상 5도 정도이면 저체온(低體溫)으로 사망할 수 있는데 당시 기온은 최저 영상 3.3도였고 8㎜가 넘는 비까지 내렸으며 바람도 꽤 강하게 불었다.피로와 배고픔에 지친 어린이들이 이같은 악조건을 견디지 못했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그러나 13살 등 초등학교 소년 5명이 높지도 않은 산기슭에서,그것도 집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동사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유족들의 말에도 충분히 고개가 끄덕여진다. 팽팽한 주장이 한쪽으로 기운 것은 유해발굴 과정에서 총알과 탄두,소매와다리 부분이 묶여진 체육복 등이 발견되면서부터다.유족들의 분노는 폭발했고 경찰의목소리는 기어들어갔다. 이 바람에 급기야 경찰은 타살과 자살 등 모든 가능성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아직까지 타살에 무게가 실릴 수 있는 정황증거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오히려 경찰 발표를 보면 유족이나 언론에서 제기한 타살 의혹에 대한 해명에 급급한 인상을 받는다. 세인의 뇌리에서 잊혀질 만큼 시일이 지나서인지 이 사건은 타살이든 동사이든 어느 쪽으로도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의문점이 남는다. 그러나 경찰은 이미 동사로 결론을 내린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일부 간부들은 그같은 생각을 수사가 진행되는 현재도 공공연하게 흘리고 있다. 코앞에 유골을 놔두고도 엉뚱한 곳만 헤맨 경찰,유골이 발견되자 사인을 동사로 섣불리 몰고가는 듯한 경찰…. 이런 태도의 경찰 간부에게 유족들의 심정을 한번이라도 헤아려 봤는지 되묻고 싶다.시행착오가 없는 재수사를 통해 동사든 타살이든 유족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사결과를 발표해야 할 것이다. 한찬규 전국팀 차장 cghan@
  • [사설] 의문투성이 개구리 소년의 비극

    개구리를 잡으러 간다며 집을 나섰던 한 동네 5명의 어린이들이 11년 반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경찰은 1991년 3월26일 산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탈진한 어린이들이 밤기온이 떨어지며 저체온현상으로 숨졌다고 보고 있다.그러나 의문이 꼬리를 문다.도토리 줍던 50대는 그것도 유골을 곧바로 알아 보았다는데 수색에선 5명의 어린이가 얼싸안고 숨져 있었는데도 현장을 지나쳤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문제의 와룡산은 해발 299.6m로 서울의남산과 비슷하다.숲도 무성하지 않던 시기였다.7만명의 경찰을 비롯해 30만여명이 나서 525차례나 수색을 하면서도 못 찾았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그들의 죽음에 대한 설명도 미흡하다.초등학교 6년생이 포함된 5명의 어린이가 자주 놀러 다니던 산에서 길을 잃었다는 게 얼른 납득되지 않는다.평소 놀이터로 삼아온 불미골에서 4㎞가량 떨어진 사고 현장까지 갈 이유도 없질 않은가.사고 당일 오후 6시20분부터 자정까지 비가 조금 내리고 바람이 불었다고 하나 최저 기온은 영상 3.3도였다.제3의 장소에서살해됐을 가능성이 점쳐지는 대목이다.현장 부근에선 실탄과 탄두,탄피 등이 무더기로 발견됐다고 한다.또 유골이 발견되기 하루 전에 40대로 보이는 남자가 모 언론사에 와룡산에 개구리 소년들의 유골이 있다고 전화를 걸어와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경찰은 개구리 소년 사건을 원점에서 다시 수사해야 한다.갖가지 의문들이 낱낱이 해명되어야 한다.어린이들이 개구리 잡기조차 마음놓고 못하는 세상이 되어선 안 되는 까닭이다.어린 아이들의 주검을 11년 반 동안이나 코앞에 방치해야 했던 부끄러움을 조금이나마 씻는 길일 것이다.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과정을 통해 우리 사회를 다 함께 성찰하고 가려진 병리를 치유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수사 당국의 분발을 촉구한다.
  • [오늘의 눈] 경찰의 ‘개구리소년’ 겉핥기 수사

    실종된 개구리 소년 5명의 유골이, 이들이 개구리를 잡으러 갔다는 와룡산에서 발견됨에 따라 그동안 ‘와룡산만큼은 이 잡듯 뒤졌다.’는 경찰의 수색작업이 도마에 올랐다.사건 발생 초기에 와룡산 수색만 치밀하게 했더라도 이번 사건은 조기에 실마리를 풀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개구리소년들이 마을 뒷산인 와룡산에서 숨진 채 11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경찰은 ‘등잔 밑이 어둡다.’는 속담을 간과한 채 수사력을 낭비한 셈이다. 사실 소년들을 찾기 위해 경찰은 물론 군인,예비군에 이르기까지 실종사건사상 최대 규모의 인원이 동원되는 등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대규모 수색작업이 벌어졌으나 이들의 흔적을 찾는 데는 끝내 실패했었다. 그러나 이들을 목격했다는 신고가 마지막으로 접수된 불미골 입구와 유골발견 장소는 불과 1㎞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경찰의 수색작업이 ‘수박 겉핥기’식이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경찰은 사건 초기 목격자 진술과‘개구리를 잡으러 간다.’며 집을 나갔다는 신고에만 집착해 유골 발견 지점의반대쪽 능선인 불미골과 배실못 일대에만 수색을 집중,발견지점에 대해서는 수색을 소홀히 한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범한 것이다. 자식들의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한 채 생계마저 팽개치고 이들을 찾으러 전국 방방곡곡을 헤맸던 유족들 입장에서는 기가 막힐 노릇이다. 게다가 경찰은 유골 발견 직후부터 소년들이 추운 날씨에 산속을 헤매다가 저체온으로 숨진 것으로 단정하다시피 해 이 사건을 하루 빨리 덮어버리려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마저 샀다.자연사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많은 의문점들이 남기 때문이다.타살 가능성이 엿보이는 단서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경찰이 27일 오후 타살 등 모든 가능성에 대해 원점에서 수사하겠다고 나선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물론 11년반이나 지난 사건이라서 수사에 어려움은 있을 것이다.그래도 납득할 만한 수사결과를 경찰이 도출해 내기를 유족과 국민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그것이 초기 수색을 제대로 하지 못한 빚을 국민들에게 갚는 길이기도 하다. 황경근 전국팀 기자kkhwang@
  • ‘개구리소년 유골’ 발견

    11년반 전 실종됐던 대구 성서초등학교 ‘개구리 소년’ 5명으로 추정되는 유골이 발견돼 경찰이 신원 확인에 나섰다. 26일 오전 11시30분쯤 대구시 달서구 용산동 성산고교 신축공사장 뒤편 500m 떨어진 와룡산 중턱에서 실종 개구리 소년들로 추정되는 유골이 무더기로 발견됐다.최초 발견자인 최환태(55·달서구 용산동)씨는 “산에서 도토리를 줍기 위해 주위를 살피던 중 사람의 뼈가 있어 등산용 지팡이로 주변 땅을 파 보니 유골과 어린이의 신발 등이 발견돼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완전한 형태의 유골 3구와 다른 2명의 것으로 보이는 유골 조각 등 모두 5구가,어린이용 신발 다섯 켤레와 운동복 등 옷가지 10여점과 함께 이날 발견됐다.개구리 소년들의 집으로부터 3.5㎞가량 떨어진 유골 발견 현장은 평소 사람들의 통행이 거의 없는 한적한 곳으로 유골은 30㎝ 두께의 흙더미에 서로 엉켜붙은 채 묻혀 있었다. 경찰은 발견된 유골이 개구리 소년들과 연령대가 비슷하고,1구에서 실종 어린이 조호연(12)군이 한 것과 같은 보철 흔적도 확인된 점등으로 미뤄 일단 실종 어린이들로 보고 있다. 경찰은 지난 91년 3월26일 어린이들이 개구리를 잡기 위해 와룡산에 올랐다가 산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비가 내리자 산 중턱 웅덩이에 쪼그리고 모여있다가 밤에 기온이 떨어져 저체온 현상으로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27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식반이 대구에 도착하면 유골에 대한 감식을 통해 신원을 확인하기로 했다.신원 확인과 함께 타살 여부 등 사망원인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실종 어린이는 우철원(당시 13세·6년),조호연(12세·5년),김영규(11세·4년),박찬인(10세·3년),김종식(9세·3년)군 등 5명이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
  • 타살인가 자연사인가/ 하루종일 산속 헤매다 밤새 체온떨어져 숨진듯

    실종된 대구 개구리 소년들로 추정되는 유골이 11년반 만에 발견됨에 따라 타살인지 자연사인지,자연사라면 그동안 샅샅이 수색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못찾았는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경찰은 이날 유골이 30㎝가량 흙더미에 묻힌 채 발견된 현장에 구덩이를 판 흔적이 없다는 이유로 자연사 가능성 쪽에 무게를 둔다. 당시 이들이 아침에 집을 나간 후 점심,저녁을 굶은 상태에서 하루종일 산속을 헤매다 비가 내리자 이를 피하기 위해 유골이 발견된 4부 능선 구릉 웅덩이에 서로 쪼그리고 앉아 있다가 야간에 기온이 급격히 떨어져 저체온으로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한다.당시 밤 기온은 3∼4℃ 정도였다. 그러나 유골이 발견된 지역은 실종사건 이후 경찰이 525차례에 걸쳐 7만여명의 병력을 투입하는 등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인 곳이어서 깊이 묻히지 않은 이들의 흔적을 찾아내지 못했다는 점을 이해하기 어렵다.예비군 중대장 문모씨는 “당시 개구리 소년 유골이 발견된 일대를 1m 간격으로 수색했는데도 발견할 수 없었던 것은 시체에 누군가 흙을 덮었기 때문일 것”이라며 타살 의혹에 무게를 실었다. 이에 따라 이들이 다른 곳에서 누군가에 의해 살해된 후 이곳에 땅속 깊이 암매장돼 있다가 지난 태풍 때 내린 폭우 등으로 지면에 노출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전직 개구리 소년 초기 수사본부 고위 관계자는 “가출을 했으면 언젠가는 돌아오고,더구나 5명이나 되기 때문에 한 명은 돌아오게 돼 있다.”며 “타살됐을 것”이라고 밝혀 주목된다. 그러나 경찰이 대대적인 정밀 수색작업을 하면서도 이날 유골이 발견된 지점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수색작업을 소홀히 해 조기에 발견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경찰은 당초 이들이 개구리를 잡으러 간다고 집을 나갔다는 신고에 따라 그동안 이날 유골이 발견된 지점과 반대쪽 능선에 있는,집과 가까운 와룡지 일대에만 수색을 집중해 왔다는 것. 경찰 관계자는 “타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유전자 감식 등 신원 확인 작업과 함께 사망시기,사망원인 등 범죄 관련 여부에 대해서도 정밀 수사를 벌여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 ■개구리소년 실종사건 일지 ◆91.3.26 김종식군 등 개구리 잡으러 간 성서초등학교 어린이 5명 실종,경찰 수사 착수,현상금 4200만원 ◆92.8 실종 소년들 나환자 정착촌 암매장 제보 ◆92.11 실종사건을 영화화한 조금환 감독의 ‘돌아오라 개구리 소년’ 개봉 ◆93.1 실종자 부모들,김영삼 대통령 당선자에게 탄원서 제출 ◆93.11 경찰청,실종사건 수사연구팀 구성,재수사 착수 ◆95.7 경찰,명지대의 도움받아 개구리소년 5명의 변모된 얼굴 모습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재생시킨 전단 2만여장 제작 ◆97.8 40대 여자가 법정에서 개구리소년들을 유인,암매장했다고 진술 ◆2001.7 전남 신안군 지도면 증도 한 염전에서 제보 ◆2002.9.26 대구 달서구 용산동 와룡산 4부 능선 성산고교 신축공사장 뒤편에서 유골 5구와 신발 5켤레 발견
  • 웃다보면 가슴 ‘찡’, 30일 개봉 가족코미디 2題

    왁자한 웃음과 코끝 찡한 감동이 보기좋게 손잡은 코미디 영화 2편이 오는 30일 간판을 건다.국내에도 두꺼운 팬층을 확보한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기쿠지로 의 여름’과,올해 부천영화제 개막작으로 주목받았던 영국 감독 거린더 차다의 ‘ 슈팅 라이크 베컴’.극장을 걸어나올 때쯤 가슴에 ‘콩닥콩닥’ 즐거운 박동소 리를 내줄, 보기 드물게 규모있는 가족용 코미디다. ■기쿠지로의 여름 스크린이 열리자마자 덮어놓고 행복이 예감되는 영화가 있다.‘하나비’‘소나티네’ 등을 만든 일본의 기타노 다케시 감독이 직접 주연까지 한 ‘기쿠지로의 여름’이 그렇다.‘얼마나 재밌나 두고 보자.’며 팔짱을 끼고 앉은 관객에게 순식간에 더운 체온을 나눠주는 휴먼코미디다. 초여름 햇살이 느른한 화면 속으로 불쑥 등장한 중년 남자는 첫눈에도 게을러 보인다.카페를 운영하는 부인에게 얹혀 사는 기쿠지로(기타노 다케시).맨발에 질질 슬리퍼를 끌고 다니며 코묻은 아이들 돈이나 뺏는,한심한 동네 아저씨다. 9살짜리 동네 꼬마 마사오(유스케 세키구치)가그를 만난 건 행운일까.아빠는 돌아가시고 할머니랑 단둘이 사는 사내아이는 이번 여름방학엔 꼭 엄마를 찾아나서고 싶다.그러나 아무것도 없다.할머니의 서랍에서 우연히 찾은 엄마의 주소 쪽지 한장뿐. 맨먼저 눈에 띄는 영화의 감상포인트는 기타노 감독의 천진한 코믹연기다.‘하나비’‘키즈 리턴’‘소나티네’ 등 전작들에서 무표정하고 비정한 액션을 연출했던 그를 기억한다면 느닷없는 연기변신에 곱절은 즐거워질 거다. 기쿠지로의 아내는 딴짓만 하는 남편이 보기 답답해 그에게 마사오의 여행길에 동무나 해주라고 등을 떼민다.52세의 세상물정 모르는 아저씨와,툭하면 바닥으로 고개를 떨구는 숫기없는 꼬마는 그렇게 만나 길을 떠난다. 이제부터 영화는 로드무비다.두 사람이 뜻하지 않게 맞닥뜨리는 길위의 에피소드들이 배꼽을 쥐게 했다가 금세 짠하게 눈가를 적시게도 한다.아이를 데리고 도쿄의 주택가를 벗어난 기쿠지로는 한동안은 변함없이 ‘문제어른’이다.아이의 주머니까지 털어 경륜도박을 하거나,선글라스를 폼나게 끼고 호텔 연못에낚싯대를 드리우는 심술은 그대로 ‘놀부’이미지다. 직접 각본까지 쓴 영화에서 감독은 코미디 배우·작가로서의 끼를 남김없이 보여준다.차를 세우려고 기쿠지로가 장님으로 둔갑한 대목에서는 3초에 한번꼴로 폭소가 터진다.영화의 중반을 넘어 엄마를 못 찾고 의기소침한 마사오를 위해 기쿠지로는 온갖 놀이를 개발한다.‘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의누드 버전,풀밭 속의 UFO 놀이,가짜 수박서리….저런 아이디어들이 다 어디서 났을까 싶다.덕분에,영화는 온통 폭소 지뢰밭이 되고 말았다. 감독은 긴장과 갈등구도를 쏙 빼고도 2시간짜리 코미디가 조금도 지루하지 않을 수 있음을 자랑한다.특기사항 하나 더.뚱땡이 아저씨,문어 아저씨 등 길에서 만난 인물군상이 하나같이 순진하고 선하다.기쿠지로의 억지에 단 한번도 완력으로 맞서지 않는 그들이 영화를 더 ‘착하게’ 만들었다. 명랑한 피아노 선율이 행복한 영화를 더 행복하게 한다.‘원령공주’등으로 유명한 히사이시 조가 작곡했다. 황수정기자 sjh@ ■슈팅 라이크 베컴 지난 월드컵때 거리 인파의 3분의2는 여성이었다.하지만 ‘축구를 보는 여성’은 익숙하지만 ‘축구를 하는 여성’은 여전히 낯선 것이 현실. ‘슈팅 라이크 베컴’(Bend It Like Beckham)은 ‘여자가 무슨 축구…’라는 편견에 시원스레 슛을 날리는 영화다.월드컵이 끝나고 뭔가 허전함을 느끼는 여성들에게 더없이 좋은 선물이다. 하지만 ‘여성에 의한,여성을 위한’영화라고만 생각한다면 오산.당돌한 두 10대 소녀의 삶 속에서 인종,가족 등의 다양한 이야기를 끄집어 낸다.특히 누구나 겪음직한 성장기의 갈등과 극복을 유쾌한 시선으로 포착,‘가볍게’웃으면서도 ‘진지하게’ 삶을 성찰하게 하는 힘을 갖고 있다. 베컴 같은 축구스타를 꿈꾸는 인도계 영국 소녀 제스.부모의 반대로 공원에서 몰래 공을 찰 뿐이다.딸이 축구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펄쩍 뛸 판인데,인도계 부모이니 오죽하랴.그러던 어느날 여자축구단 소속 줄스가 팀에서 함께 뛸 것을 제안한다. ‘꿈은 이루어진다.’고 했던가.무모하게만 보이는 제스의 꿈은 하나하나 계단을 밟는다.하지만 부모에게 들키면서 언니가 파혼당하고,설상가상으로 백인 코치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영화는 제스가 난관을 뚫고 꿈을 이루는 과정을 담고 있다.이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한 편으로 가슴 아프고 한 편으로는 뿌듯하다.부모가 반대하는 꿈을 이루려 부모 가슴에 못을 박거나 혹은 꿈을 접거나.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 그런 고통스러운 터널을 통과해 어른이 됐기 때문이다. 베스는 규범을 무조건 깨뜨리는 것이 아니라 영화의 원제처럼 ‘구부리며’꿈을 쟁취한다.여자라는 이유로 축구를 못하고,인도계라는 이유로 백인을 사귀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지만,‘부모 이기는 자식 없다.’는 말대로 스스로의 열정으로 부모를 변화시킨다. 여기까지는 노동자 계급의 남자아이가 발레를 하는 영화 ‘빌리 엘리엇’과 비슷하다.하지만 이 영화는 편견에 대한 이중적인 태도도 함께 꼬집으며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게 만든다.줄스와 제스가 사귄다고 착각한 줄스의 엄마는 오해가 풀리자 “난 레즈비언에 대한 편견 없어.”라며 갑자기 태도를 바꾼다. 이 영화의 또다른 장점은 ‘정말' 웃긴다는 점.왁자지껄한 인도계 가족과 풍성한 에피소드는 건강한 폭소를 선사한다.‘벨벳 골드마인’의 ‘예쁜’ 로커 조너선 리스 마이어스가 코치로 열연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즐겁다.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부모가 이해해 주지 못한다면,부모와 함께 보기를 적극 권한다.올해 부천영화제 개막작.인도계 영국 감독 거린더 차다가 연출을 맡았다.앗,그런데 베컴은 영화에 나올까. 김소연기자 purple@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