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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朴 ‘호남당원 급증’ 공방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샅바싸움이 점입가경이다. 여론조사 반영 비율 등 경선 룰과 관련해 첨예한 신경전을 벌인 데 이어 호남당원 모집과 시·도당 위원장 선거에 대해서도 설전을 벌이는 등 사사건건 맞붙는 형국이다.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측은 최근 호남지역 당원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나라당 당헌·당규상 대선후보 선거인단에는 책임당원과 대의원만이 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호남 지역에는 당원 수가 적어 일반 당원도 선거인단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 양측에서 당원 확보전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전북 지역 1000명을 비롯, 전남 지역에서 입당 희망자가 2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박 전 대표측 이정현 공보특보는 “호남쪽에서 정체불명의 당원들이 증가하는 것은 경선용 모집당원이 급증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들어 교회 등과 같은 사조직을 통해 무더기 입당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 전 시장을 겨냥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시장측 조해진 공보특보는 “캠프에서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그러면서도 호남 당원들의 증가는 “이 지역에서 지지도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전 시장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현상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양측은 오는 6월에 실시하기로 돼 있는 한나라당 시·도당 위원장 선거를 두고도 공방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당 지도부는 최근 당내 분열 등 후유증을 우려해 시·도당 위원장 선거를 8월 경선 이후로 미루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측은 “당 지도부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이고, 이 전 시장측은 “일부 당 지도부의 주장은 대표성이 없어 예정대로 6월에 하자.”고 맞서고 있다. 시·도당 위원장 선거는 사실상 8월 대선후보 경선의 승자를 점칠 수 있는 시금석이 된다는 점에서 양측에선 사활을 건 조직대결을 벌여왔다. 경선 선거인단의 절반을 차지하는 대의원과 당원을 장악하는 데 시·도당 위원장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16개 시·도당 위원장들이 양측에 절반씩 양분돼 있는 가운데 이 전 시장측은 시·도당 위원장 선거에서 확실히 승리해 ‘대세론 굳히기’에 들어간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반면 박 전 대표측은 당 경선을 앞둔 시점에서 후유증이 우려된다는 명분을 세워 연기론을 선호하는 입장이다. 이처럼 양측간 대결이 첨예화되자 경선과정에서 중립을 표방한 당 중심모임은 1일 서울 강서구 염창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양 진영의 대립자제와 공정한 경선을 촉구했다. 맹형규, 권영세, 임태희 의원 등은 이날 “갈등의 소리가 계속 불거져 나오면 당 중심모임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씨줄날줄] 오토다케의 도전/황성기 논설위원

    오토다케 히로타다를 만난 것은 2003년 9월 도쿄 번화가의 어느 찻집에서였다. 필자와의 인터뷰 장소로 그가 지정한 곳은 5층이었다. 왜 전동휠체어를 타는 사람이 손님들로 붐비는 이곳을 택했을까. 뒤따라 도착한 그가 곧 궁금증을 풀어줬다. 주차장과 연결돼 있고, 휠체어가 다니도록 턱이 없는 편리함 때문이라고 했다. 와세다대학 3학년 때인 1998년 ‘오체불만족’을 펴낸 그는 2000년부터 스포츠 기사를 쓰는 프리랜서 기자로 변신했다. 팔다리가 없는 선천성 사지절단 장애와 현장을 발로 뛰어야 하는 스포츠 기자. 조합이 어려운 일로 여겨졌지만 도전했고, 성공했다. 한·일 월드컵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당시 그는 홍명보, 이동국, 박지성, 안정환 등 축구스타를 만나 취재해 일본의 스포츠 전문지 ‘넘버’에 기고를 하고 있었다. 깊이 있는 그의 인물기사는 정평이 나있다. 스포츠 기자 도전에 대해 그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오체불만족’이 500만부 팔린 뒤 언론에서 뜨거운 관심을 가졌다. 이곳저곳에서 영화로 만들자거나 입사하라는 제의가 빗발쳤다고 한다.“그냥 그렇게 흘러가 버리면 언젠가는 세상사람들이 질리는 날이 올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날이 왔을 때 내 힘으로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몸에 익혀두지 않으면 나만 혼날 거라고 판단했다.”그는 제힘으로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 운전면허도 따고, 결혼에도 도전했다. 그런 오토다케가 선생님이 된다.2년의 과정을 거쳐 교원면허를 딴 그는 도쿄의 초등학교에 채용돼 4월부터 교단에 선다. 어린시절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쓴 그림책 ‘프레젠트’, 평화를 모티브로 한 그림책 ‘꽃’등을 출판했었다. 어린이 사랑이 일찍부터 있었던 셈이다. 세계의 학교를 취재한 TV프로그램 ‘오토다케의 세계에서 가장 즐거운 학교’를 진행하면서 교육에 관한 흥미를 키웠다. 지금도 기억에 생생한 그의 천진난만하면서도 진지한 얼굴. 그의 교사 도전은 31세가 된 자신뿐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커다란 꿈과 희망을 주게 될 것 같다. 오토다케는 그의 홈페이지에 교사면허증을 자랑스럽게 든 사진과 함께 이렇게 썼다.“여기가 종점이 아니라, 여기부터가 시작이다.”라고.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오체불만족’ 오토다케 초등학교 선생님 됐다

    ‘오체불만족’ 오토다케 초등학교 선생님 됐다

    |도쿄 박홍기특파원|‘오체불만족’의 저자 오토다케 히로타다(30)가 교단에 선다. 오토다케는 2005년 4월 메세이(明星)대 인문학부 통신과정에 입학해 지난달 교원면허를 취득했으며, 도쿄도 스기나미구의 초등학교 교원으로 채용돼 4월부터 학생들을 지도하게 된다고 일본 언론들이 19일 보도했다. 지난해 교원 실습에서는 턱과 왼팔에 분필을 끼워 칠판에 글자를 쓰거나 휴대용 컴퓨터에 입력한 문자가 나타나는 프로젝터를 사용하고, 사전 준비한 프린트물을 이용했다. 또 체육 시간에는 구두로 지도했다. 전체적으로 다른 교사들과 교육 내용에서 차이가 없도록 많은 준비를 해 “교사로서 전혀 문제가 없다.”는 합격 판정을 받았다. 스포츠 기자이자 비상근 교사로 활약해온 그는 “지금부터 다시 시작이다.”는 말로 새 인생을 출발하는 각오를 다졌다. 교육계에서는 선천적으로 팔다리가 없는 오토다케가 교단에 선다는 것 자체가 어린 학생들에게 커다란 꿈과 희망을 심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명문 와세다대학 출신인 그는 1998년 자신의 성장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린 자서전 ‘오체불만족’으로 한국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유명 인사가 됐다. hkpark@seoul.co.kr
  • 여수참사에 외국인근로자 쉼터 직격탄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화재 참사 이후 외국인 근로자 거주시설에 대한 소방점검이 강화되면서 근로자 쉼터가 폐쇄되거나 운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시설을 이용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이중고를 겪을 전망이다. 5일 광주지역 인권단체 등에 따르면시내 2곳의 외국인 근로자 쉼터중 1곳은 폐쇄 명령이 내려지고,1곳은 운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광주시 광산구 하남공단의 외국인근로자 문화센터 내 ‘외국인 쉼터’는 최근 폐쇄가 결정돼 이 곳에 거주하던 20여 명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갈 곳을 잃게 됐다. 문화센터측은 광산구 옥동에 있는 사무실에서 이들을 돕는 업무를 계속키로했으나 공단 내 문화센터는 폐쇄하고, 한국어 수업시에만 개방할 예정이다. 쉼터는 그동안 24시간 개방돼 머물 곳이 없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숙식을 제공해 왔다. 문화 센터 관계자는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소방시설을 갖추지 못한 채 운영해 왔으나 이번 여수 참사 이후 단속이 강화되면서 폐쇄를 결정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2001년 1월 개설된 외국인 근로자 문화센터는 임금체불·산업재해·문화적 차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숙식을 제공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근로자들의 인권 보호에 앞장 서 왔다. 또 다른 쉼터인 광주외국인노동자센터(첨단지구)도 산업재해를 입거나 임금 체불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근로자 10여명의 숙식을 돕고 있으나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다. 대부분 외부 후원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후원금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지역 인권단체의 한 관계자는 “이 지역에 수천여명의 외국인 근로자가 일하고 있어 노동부가 추진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 종합복지센터가 건립되기 전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변호사의 벽을 허물다…나홀로 소송 5년새 32%↑

    변호사의 벽을 허물다…나홀로 소송 5년새 32%↑

    변호사 없이 혼자서 소송을 하는 ‘나홀로’ 소송이 해가 거듭할수록 급증하고 있다. A씨는 지난해 난생 처음 나홀로 소송을 경험했다.‘하루 입원비 6만원 보장’이라는 광고를 보고 한 손해보험에 가입한 것과 관련해서다. 하지만 정작 교통사고로 6개월의 보상비를 청구하자 보험사측은 과잉 입원이라며 1개월분만 지급하고 5개월치 입원비는 주지 않았다.A씨는 결국 나홀로 소송을 벌여 받지 못했던 5개월분의 입원비를 받아냈다. ●2001년 72만건서 2005년 95만건으로 늘어 A씨의 예처럼 나홀로 소송은 인터넷 등에 변호사 없이 소송을 진행할 수 있는 지식이 넘쳐나 생각보다 소송이 어렵지는 않다. 간단한 사건은 나홀로 소송을 진행해도 소송 결과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 데다 조금만 발품을 팔면 혼자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나홀로 소송의 전체 건수는 2001년 72만 6949건에서 2005년에는 95만 9531건으로 32% 늘어났다. 전체 사건 대비 나홀로 소송 비율은 2001년 88.1%에서 2005년 84.4%로 줄어들었지만 소송액이 1억원이 넘는 민사합의 사건은 나홀로 소송 비율이 2002년 24%,2003년 24.5%,2004년 24.0%,2005년 26.2% 등으로 증가하고 있다. 나홀로 소송은 특히 채권ㆍ채무, 이혼 위자료, 전세 임대차, 임금 체불, 부동산 등기 관련 소송에서 많다. 비교적 돈을 주고받은 사실관계가 명확하고 증거도 복잡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증거가 확실하거나 간단한 소액사건의 승·패소는 나홀로 소송과 변호사를 선임한 경우가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서류 제출하러 수차례 법원 헛걸음도 하지만 나홀로 소송도 절차가 복잡하고 많은 시간을 소송에 투자해야 한다. 특히 소송을 진행하면서 법리가 복잡해지고 증거 자료를 확보하기 어려운 소송은 변호사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런데도 혼자 해결하려다가 이길 수 있는 사건에서 지는 경우가 있다. 또 나홀로 소송 당사자들에게 법관이나 법원 직원들이 소송 절차를 설명해 줘야 하기 때문에 업무 과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법원 직원은 “소송서류 하나를 내는 데 법원에 몇 차례나 들락거리는 나홀로 소송 당사자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도 “변호사를 못 믿고 나홀로 소송을 진행하는 심정은 이해하지만 소송은 전문적인 법률 문제가 많아 변호사를 잘 골라서 맡기는 게 좋다.”고 말했다. 나홀로 소송을 위해 법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법원행정처 이형근 민사정책심의관은 법률전문잡지 ‘법조’ 1월 호에 ‘미국의 본인 소송(나홀로 소송) 증가와 대응방안’이라는 연구논문에서 미국 사례를 들었다. 미국은 법원 내에 ‘셀프헬프센터(Self-help Center)’를 만들어 나홀로 소송 당사자가 효과적으로 소송을 준비할 수 있도록 견본·서식·참고자료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 심의관은 “각종 서식을 쉽게 만들고 법률 용어를 순화시키는 등 나홀로 소송의 불필요한 장애를 없애고 나홀로 소송이 부적절한 경우엔 변호사를 연결할 수 있도록 하는 절차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체불 근로자 6만명 2965억

    6만명에 가까운 근로자들이 임금체불을 해결하지 못한 채 설 연휴를 맞았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지역의 체불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은 16일 “노동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정부의 체불임금 대책에도 불구하고 체불임금 구제율은 오히려 악화되고 구제율의 지역별 불균형 역시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한 의원의 주장에 따르면 지난해 임금체불 근로자는 총 27만 8355명으로 전년 29만 2329명에 비해 1만 4974명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정부가 기업주 대신 임금을 보전하는 체당금지급이나 전액청산, 법률구조 등의 구제 해택을 전혀 받지 못한 근로자는 5만 9156명으로 전년 5만 9139명에 비해 오히려 1.1% 늘어났다. 금액으로는 모두 2965억원으로 전년도 대비 334억원(12.7%) 증가했다. 임금체불을 해결한 것을 보여주는 구제율은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대구·경북의 미구제율이 47.5%로 체불임금 해결 상태가 전국 최악이었다. 반면 대전·충청지역은 18.5%로 가장 낮았다. 서울 36.4%, 부산·울산·경남 각 38.9%, 경기·인천 각 27.4%, 광주·전라 각 26.0%를 기록하는 등 지역별 차이가 두드러졌다. 특히 대구·경북과 대전·충청의 미구제율이 3배가량 차이가 나 지역별 대책이 절실한 실정이다. 한선교 의원은 “근로자의 권리 구제를 위한 다각적이고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이동구 기자 yidonggu@seoul.co.kr
  • [시론] 불법체류자 착취대상 아니다/조원기 (사)한국이주노동자복지회 사무처장

    [시론] 불법체류자 착취대상 아니다/조원기 (사)한국이주노동자복지회 사무처장

    지난 11일 새벽에 발생한 ‘여수참사’는 한국이 어떤 사회인가를 보여주는 자화상이다. 이번 사건은 국가 정체성에 대한 문제로 귀결되고 있다. 이 땅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세계화를 부르짖고 세계 속의 한국을 이야기한다. 한국은 세계 속에서 살아가야 하고 세계로부터 버림받으면 한국은 살아갈 수 없다. 세계는 다름아닌 우리의 이웃이다 글로벌시대의 인류는 한 가족으로 통합되고 있다. 외국인노동자는 바로 우리의 이웃이며, 그들이 한국을 떠나도 우리의 이웃이다. 우리의 이웃인 외국인노동자가 지은 죄가 있다면 고향에 있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서 멀리 한국에 와서 일한다는 것과 잘못된 한국 정부의 외국인력정책으로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되어 3D 현장에서 일한다는 것이다. 불법체류자(미등록 이주노동자)라는 오명 속에 착취의 대상으로 전락해온 외국인노동자는 죄인이 되어 숨어서 지낸다. 병이 나도 단속의 공포와 돈 때문에 병원조차도 갈 수 없다. 서울 성수동에서 일했던 한 방글라데시 노동자는 장농염을 앓았다. 상식적으로 장농염은 죽음에 이를 수 있는 병이 아니다. 그는 진통제를 복용하면서 일을 했다. 쓰러져 병원에 갔을 때는 이미 손을 쓸 수 없는 상태가 됐고 결국 사망했다. 약 한번 제대로 먹지 못했다. 한마디로 죽을 때까지 일한 것이다. 고용주도 수수방관만 할 뿐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 그저 외국인노동자는 돈을 벌기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이다. 아무것도 아닌 작은 병을 키워 중증의 환자가 되어 사망하는 경우는 이제 흔한 케이스이다. 지난 2005년 9월, 베트남인 엔구엔치(남·31세)는 자신이 근무하는 공장 인근에서 사람을 찾는 한국인들을 법무부 단속 공무원으로 오인하고 그 자리에서 심장마비로 숨지는 어이없는 일도 발생했다. 불법체류 외국인노동자들이 겪는 고통과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정부의 강제단속과 추방과정에서 인권이 무시되는 일은 흔한 일이 되어 가고 있다. 최근엔 단속과정에서 목숨을 잃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또 불법체류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임금 착취는 고용주의 사업비 절감 수단으로 전락했다. 미등록이라는 약점을 악용하는 고용주 때문에 임금체불이 되어도 떳떳하게 항의조차 하기 힘들다. 지난 2일, 몽골인부부가 600만원가량의 임금을 받지 못해 노동부에 도움을 청하고 진정인 조사를 받기 위해 노동부 인천북부지청을 방문하였다. 그러나 체불임금 조사도중 경찰이 노동부 근로감독과 사무실에 들어가 이들 부부를 연행했다. 불법체류자 단속권한은 법무부 출입국에 있음에도 단속권한도 없는 경찰이 들이닥쳐 잡아간 것이다.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모든 문제 해결은 외국인노동자의 합법적인 지위가 해결되지 않는 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불법체류자(미등록 이주노동자)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들을 전원 사면화해서 합법화하는 게 중요하다. 당장 전원 사면화가 힘들다면 점진적인 사면이 필요하다. 우선 8년 이상 한국에 체류한 미등록자부터 1차로 모두 사면하고, 이어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합법화 정책을 추진해 나가면서 단계별로 사면화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원기 (사)한국이주노동자복지회 사무처장
  •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이주노동자의 집 대표 김해성 목사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이주노동자의 집 대표 김해성 목사

    김해성(46). 이주노동자 문제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두번은 들어보았음직한 이름이다. 끈질긴 집념과 돌파력으로 각종 외국인고용 관련 정책을 이끌어내고 8곳의 쉼터와 외국인노동자 전용병원을 설립해 운영하는 운동권 목사. 이름 석자를 기억하지 못한다면 이런 일화는 어떨까. 어린이들이 쓰는 크레파스와 그림물감에 쓰인 ‘살색’표기를 인종차별이라고 주장하여 바꿔낸 인물. 산자부가 색깔 이름을 어려운 ‘연주황색’으로 정하자 어린이 인권이 침해받았다며 진정을 내 ‘살구색’으로 바꾸게 한 초등학교 여자어린이의 아버지. 여수출입국관리소 보호시설 화재사건으로 더욱 바빠진 그를 서울 가리봉동 외국인노동자의집으로 찾아가 만났다. 화재 소식을 듣자마자 부르는 사람도 없는 현장으로 내려가 대책위원회를 꾸려놓고 서울로 올라온 길이라는 김 목사. 남자들의 각진 턱은 강인함과 책임감을 나타낸다 했던가. 대책위에서 무슨 일을 했느냐고 묻자 굵은 목소리로 좔좔 얘기를 쏟아놓는데 그동안의 경험과 고민이 어지간했겠다 싶었다. “대책위는 진상 규명과 희생자 가족들의 입국·보상관계·장례절차 협의, 재발방지 대책 수립을 돕습니다. 진상규명은 1차적으로 수사관 일이지만 우리는 각국의 언어전문가들을 동원하여 의사소통을 도울 수 있습니다. 또한 수사관들이 간과할 수 있는 ‘진상 뒤의 진상’을 알아내고자 하지요. 이를테면 방화라 결론나더라도, 그런 행위에 이르기까지는 또다른 폭력행위, 인권침해가 원인이 됐을 수 있습니다. 이것까지 알아내야 올바른 대책이 나올 수 있어요.” 김 목사는 이번 9명의 희생이 이주노동자 인권개선의 중요한 계기가 돼야한다고 보고 있다. ▶이번 참사의 원인은 뭐라고 보는지요. -“우선, 보호란 이름 아래 쇠창살 감금을 하고 있으면서도 시설은 일반 건물 수준에 머물고 있는 문제와 직원들의 구성, 근무 구조 등을 들 수 있겠지만, 이보다는 근본적 문제를 봐야 합니다. 외국인보호소는 불법체류자 출국 대기장소로 현재 전국에 1000명이 수용돼 있습니다. 그러나 전체 불법 체류자 숫자는 20만명 이상 됩니다. 불법 체류자를 양산한 정책실패를 반성하고 처리대책을 세우지 않고는 참사는 언제든지 재연될 수 있다고 봅니다.” 1995년에 불법체류자 자진출국 후 재입국제도를 실시한 적이 있다. 이후 불법체류율이 뚝 떨어졌다. 김 목사는 이 정책을 재도입해 불법체류자 해소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한다. 불법체류자들은 500만∼1500만원이라는 ‘거액’을 들이고 한국에 온다. 이들에게 ‘체포’는 곧 인생파산이다. 강력단속책을 쓰면 투신 등 죽음을 불사하고 응수하는 이유다. 그러니 강압보다는 순리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어차피 고용 상황은 외국인 노동자를 수용하지 않을 수 없고, 그 와중에 불법체류자는 나올 수밖에 없다. 김 목사는 또 단속의 초점이 불법체류자 쪽에만 맞춰지고 사업주에 대해서는 관대했던 정책의 문제점을 꼬집는다. 지금까지 구속된 사업주는 단 한 명도 없다. 불법고용이 없으면 불법 취업이 어떻게 있겠는가. 불법 고용주도 처벌하여 한국에서는 취업이든, 고용이든 불법은 발을 붙일 수 없다는 토양이 만들어져야 불법체류자가 줄어들지 않겠냐는 것이다. ▶보호소에서 1∼2년이나 지내는 경우는 왜 나옵니까. -“단속된 사람들은 임금체불, 산업재해, 전세금 회수, 여권 재발급 등 문제가 모두 해소돼야 출국할 수 있습니다. 경찰, 근로복지공사, 법무부, 노동부, 법률구조공단, 해당국가 영사관 등이 협조체제를 만들어 신속 출국할 수 있도록 지원했으면 합니다. 부득이한 경우도 보호일시해제제도를 이용하여 나가 있도록 하면 됩니다. 무엇보다 외국인 보호소에서 감옥생활을 하는 숫자를 최소한으로 줄여야 합니다. 단속됐다손치더라도 출국권고, 출국명령을 내려 마무리시간을 갖고 나가게 하면 되는데, 미국이나 유럽 사람들에겐 이런 조치를 하면서 유색인들은 잠적을 우려하여 차별적 대우를 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이는 유색인 이주 노동자들이 보호소로 잡혀오고, 이들의 목숨을 건 탈주 시도와 의경이나 용역직원 등의 폭력이 충돌하면서 참사를 빚어내는 총체적 악순환 구조를 만든다. 김 목사는 성남 철거민촌의 빈민운동가로 시작하여 노동문제, 이주노동자문제로 영역을 넓히며 열정적 활동을 벌여왔다.2003년도에 낸 책 ‘목사님, 저는 한국이 슬퍼요’에는 운동권 학생시절 학보편집장 해직부터, 위장취업, 공장 해고, 경찰 폭행에 의한 상이, 외국인 노동자 관련 시위 구속 등 치열한 삶의 역정과 가족 얘기, 이주노동자들의 가슴 아픈 사연들이 생생히 담겨 있다. ▶책을 보면 운동권이면서도 언론에 대한 호의가 곳곳에 보이는데요. -“권력도, 돈도 없는 NGO에게는 여론이 큰 힘이 됩니다. 재외동포법 개정 때나, 외국인 노동자 전용병원이 경영난으로 위기에 처했을 때 언론이 난관 돌파에 큰 힘이 돼 줬습니다.3월부터 시작되는 방문취업제는 서울신문의 힘이 컸습니다.” ▶이주노동자 운동을 하는 이들도 여러 입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시각과 방법론 등에서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저는 거대한 명분보다는 노동자의 입장을 먼저 고려하는 쪽입니다. 또한 정책은 노동자의 이익만이 아니라 기업과 정부쪽 입장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타협주의자라는 비난이 나올 때도 있지만 정책은 아주 없는 것보다는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일단 시작해 놓고 관철을 시켜가는 전략전술이 있어야 성과가 돌아오는 법입니다. 예를 들어 연수생제도가 있을 때 고용허가제 병행실시를 타협해 줬다고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결국 고용허가제로 단일화됐지요. 방문취업제도 마찬가지예요. 재외동포법이 전면 적용되면 좋겠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우선 가능한 부분부터 풀면서 전체로 확산시키는 것도 좋은 전략이지요.”이주노동자 운동가에서 외국인 전용 무료병원 운영자를 겸하게 된 김 목사는 이제 또다른 ‘사건’을 만들고 있다. 한국에서 돌아간 귀국 노동자들로 하여금 각국에서 봉사와 교육, 선교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여 세계 각국에 친한(親韓) 네트워크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벌써 스리랑카, 태국 등 3개국 10곳에 화상치료센터 등이 설립됐다.“이주 노동자들은 그 나라의 최고 엘리트인 경우가 많아요. 이들이 반한(反韓) 인사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도 불법이라는 이유로 인권을 침해하고 차별해서는 안 됩니다.” yshin@seoul.co.kr ■ 김해성 그는 1961년 전북 익산에서 태어났다(만 46세). 한신대 신학과 졸업.3대가 장로인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부터 목사가 되겠다며 자랐다. 형인 김거성 국가청렴위원회 위원도 목사. 보수적 교단 출신이면서도 운동권이 된 것은 1980년 절친했던 대학 친구가 광주민중항쟁에서 도청을 사수하다 총탄에 숨진 사건이 발생하면서부터. 전두환 당시 국보위상임위원장을 국정 전면에 부각시킨 개신교의 조찬기도회 모습을 보고 기독교에 절망했다가 성남에서 도시빈민·노동 운동에 뛰어들었다. 위장취업 2년만에 들통나는 공원생활을 하기도 했다. 1994년 성남 주민교회 내에 외국인 노동자의 집을 열면서 이주노동자 문제 전문가가 됐다.2000년 1월 중국교포 노동자들이 많은 서울 가리봉 지역으로 진출. 이주노동자들의 체불, 산재, 사망 문제 등을 상담하고 쉼터를 제공하는 외국인 노동자센터가 지금은 안산, 광주, 양주, 발안, 곤지암 덕정 등 8곳. 그동안 그의 손으로 수습해 장례와 본국환송 절차를 거친 외국인 사망자 숫자만 1500명. 내친 김에 무료전용병원 설립을 밀어붙여 2004년 7월 개원했다. 재외동포법, 외국인고용법 등 법률제정 및 개정 운동을 하다가 구속되기도 했다. 악덕 기업주를 찾아가 어렵게 받아 준 돈을 갖고 돌아가 두번째 부인을 얻은 노동자 얘기를 듣고 절망, 선교사업을 본격적으로 펴기 시작. 지금은 센터 내에 신학대학까지 세우고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신학교육을 한다. 이들이 고국으로 돌아가 친한 선교활동을 할 것으로 믿는다. 국가인권위원회 제1회 인권공적상(2003년), 아산 복지제단 제 16회 아산상 사회봉사상(2004년) 등 수상.
  • 그들도 한국의 일꾼입니다

    그들도 한국의 일꾼입니다

    “외국인 근로자도 우리 이웃입니다.” 전남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대형 참사 사건을 계기로 외국인 근로자들의 인권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14일 경기도내 자치단체들이 이들을 위한 다양한 복지정책을 펴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열악한 숙소와 화장실 개선 도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근무여건 개선과 현지적응을 돕기 위해 숙소 및 화장실 개선을 비롯해 한국어 교육, 문화체험, 의료서비스 확대, 복지센터 확충 등 각종 지원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100개 업체를 선정, 업체당 사업비의 50%를 지원해 열악한 숙소와 화장실을 개선해 준다. 지난해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안산, 화성, 광주, 파주 등지의 중소기업 23곳을 선정, 시설을 개선한 결과 반응이 좋아 올해 예산을 10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도는 또 외국인 근로자들이 근무하는 업체를 직접 찾아가 한국어교육을 하는 ‘찾아가는 한국어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귀국을 앞둔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귀국 후 경제적 자립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기술교육을 실시하고 임금체불, 산업재해 등의 피해를 입은 외국인 근로자들에게는 법률상담도 해주고 있다. 도는 국제결혼 증가 추세에 따라 급증하고 있는 이주여성을 돕기 위해 ‘이주여성 전용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도내에는 이주여성 1만 8000여명이 거주하고 있지만 언어소통이나 문화·관습 등의 차이로 적응을 하지 못하고 각종 폭력과 학대를 당하는 여성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주여성 전용쉼터도 조성 각 산업현장에서 생산활동을 담당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복지센터도 도내 곳곳에 둥지를 튼다.2005년 10월 남양주시 화도읍 녹촌리에 국내 최초의 외국인 근로자복지센터를 개설한 데 이어 올해 수원, 시흥, 안산에 외국인 근로자 전용 복지센터를 잇따라 설치한다. 남양주 외국인근로자복지센터에서 교육을 받은 중국인 왕정(37·여)씨는 “한국어뿐 아니라 음식, 문화, 가정과 직장 관계 등 다양한 교육을 받은 덕분에 별 어려움 없이 정응하게 됐다.”고 말했다. 외국인 근로자 등을 전담 치료하는 진료소도 확대되는데, 현재 수원 아주대병원과 의정부 성모병원 등 2곳에서 하던 외국인진료가 오는 2010년까지 안산, 고양, 평택 등 5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조례제정 통해 기초생활지원 특히 전국에서 외국인 근로자가 가장 많은 안산시의 경우 외국인복지지원 전담과를 설치하고 ‘안산시 거주 외국인 지원 조례안’을 제정, 입법예고에 들어갔다. 의회 의결을 거쳐 4월중 시행한다. 조례안을 통해 지역 거주 외국인에게 한국어 및 기초생활 적응 교육을 실시하고 법률·취업·생활 상담을 벌이는 한편 응급구호, 보건의료, 문화체육행사 개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또 외국인 밀집 거주지역의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가칭 ‘다문화 교류센터’를 설치해 문화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다. 외국인 밀집지역인 원곡본동 일대를 지역특화 발전특구로 지정하고 만남의 광장을 조성하는 등 관광명소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구상이다. 안산시 등록 외국인 수는 작년 말 현재 결혼 이민자(2564명) 포함 2만 6832명으로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가장 많다. 김재훈 도 외국인담당은 “외국인 근로자들의 인권개선을 위해선 고용주들의 의식도 바뀌어야 한다.”며 “이에 따라 고용주들을 대상으로 한 노동관계, 다문화 이해 등의 교육도 실시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인권 사각’ 在韓 외국인] (2) 불합리한 외국인 정책

    [‘인권 사각’ 在韓 외국인] (2) 불합리한 외국인 정책

    단속에 걸려 추방을 앞두고 보호시설에 가게 된 외국인 노동자들은 고층 건물에서 뛰어내리거나 방화를 해서라도 탈출하기를 꿈꿨다. 단속을 피하느라 우울증세를 겪기도 한다. 정부와 사회는 이들의 한국 체류 이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이번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외국인 보호시설 화재도 이같은 무관심의 연장선상에 있다. ●브로커비 벌려고 불법체류 법무부는 2005년 국내 불법체류 외국인수를 10만 1824명으로 집계했다. 같은 해 등록 외국인수 48만 5144명의 5분의1을 넘는 수치다. 불법 체류자수는 2003년 6만 8640명,2004년 8만 5945명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외국인노동자대책협의회 임덕기 간사는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불법 체류자 가운데에서도 3∼5년 이상 머문 외국인들이 가장 많고, 길게는 7∼8년 이상 불법체류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고 추산했다. 이 간사는 이들이 장기간 불법체류하는 이유에 대해 “고용허가제에 따라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는 기간인 3년 동안 당초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취업을 위해 현지 브로커에게 우리나라 돈으로 300만∼1000만원을 주고 오는데,3년은 이를 만회하기조차 어려운 기간이라는 얘기다. ●배타적 단속 위주 정책 사정은 이렇지만 외국인 노동자를 배타적으로 대하는 정책과 사회의 시각은 바뀌지 않고 있다. 체불임금을 받아주거나 인도적 차원의 도움을 주는 훈훈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지만, 외국인 노동자를 단속 대상으로 보고 단속실적을 우선시하는 기본생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외국인 노동자 사이에서는 “5년간 합법적으로 체류한 외국인은 귀화신청 자격을 얻게 되니, 장기체류를 못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운영하는 것”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자신들을 소모적인 노동원으로 취급하는 사회 분위기를 꿰뚫고 있다는 얘기다. 이들은 한번 출국한 외국인이 한국어를 잘 하거나 국내 업무에 익숙해도 재입국에 혜택을 주지 않는 고용허가제의 허점을 주장의 또다른 근거로 제시한다. ●단속과 보호에 대한 법적 근거 논란 단속과 추방 과정의 합법성 여부도 논란이다. 출입국 절차를 지키지 않은 행정범에 불과한 불법체류 외국인들을 사실상 형사범처럼 창살 등이 있는 수용시설에 보호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지적이다. 외국인보호소가 실제적으로는 불법체류 외국인들의 기본권을 제한하고 있지만 정작 외국인보호규칙과 시행세칙의 모법인 출입국관리법은 57조에서 “외국인보호실 및 외국인보호소의 설비, 보호돼 있는 자의 처우·급양·경비 기타 필요한 사항은 법무부령으로 정한다.”고만 되어 있을 뿐이다. 기본권 제한 등은 법률에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하는데도 이를 규칙 등에 포괄적으로 위임하고 있다는 것이다. 홍희경 김효섭기자 saloo@seoul.co.kr
  • “이주노동자 무시 여수참사 불러”

    “1년 동안 보호시설에 머무른 뒤 우울증까지 앓게 됐습니다.” 12일 서울 중구 예관동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사무실에서 만난 방글라데시 출신 아노아르 후세인(36) 전 위원장은 지금도 병원에서 정신질환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2005년 4월24일 이주노조를 설립하고 초대 위원장으로 오른 아노아르는 불법체류 등으로 경찰에 체포돼 청주출입국관리사무소에 수용됐다가 지난해 4월24일 풀려났다. 외국인과 관련해 처리되지 못한 진정 등이 있으면 출국되지 않는다는 규정 때문에 딱 1년이 흘렀다. 아노아르는 “출입국관리사무소의 환경과 안전문제를 계속 제기했지만 정부는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면서 “여수참사는 한국 정부가 이주노동자들을 가난한 나라에서 왔다고 무시했던 결과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노아르에게 보호소 경험은 혹독했다. 직원들은 욕설을 서슴지 않았고 폭행도 저질렀다. 출입국관리법과는 별개의 문제인 임금체불을 호소해도 묵묵부답이었다. 이중으로 된 쇠철문으로 구금한 데다 복도에도 자물쇠로 잠겨 있었는 감옥이었다. 화재경보시설도 없었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오늘의 눈] 불법체류자에 대한 색안경/이재훈 사회부 기자

    지난 2일 몽골인 불법체류자 B(32·여)씨가 3년 동안 일하며 쌓아둔 퇴직금 600만원을 체불한 인천의 한 가구공장 업주를 신고하러 노동부의 한 지방 사무소를 방문했다. 그러나 B씨는 업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연행되고 말았다. 당시 B씨는 “신고를 하면 불법체류 사실이 드러나게 되지만 피땀흘려 번 돈이 소중해 위험을 무릅쓰고 신고했다.”면서 “경찰에 연행될 때 인권을 보호해야 하는 노동부 근로감독관은 이를 제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인권 침해를 당한 외국인 이주노동자라면 합법체류든 불법체류든 일단 구제해 주고 사법기관에 통보한다는 노동부의 ‘선구제 후통보’ 지침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B씨는 돈을 받지 못한 채 강제출국될 위기에 놓였다가 노동부가 뒤늦게 조치를 취한 뒤에야 풀려났다. ‘국내 체류 외국인 범죄 건수가 선진국이 개도국보다 많다.’(2월5일자 1면 보도)는 보도가 나간 뒤 일부 독자들로부터 항의 이메일을 받았다. 보도가 나가기 직전 안산역 토막살인 사건 용의자가 중국인 불법체류자로 밝혀지면서 ‘불법체류자들은 범죄를 저질러도 제대로 기록되지도 않는데 왜 그들을 옹호하느냐.’,‘중국이 폭력범죄 비율이 높은데 왜 전체범죄만 가지고 따졌느냐.’는 식이다. 공식 통계조차도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국내 피해자들이 훨씬 많이 양산될 수 있는 투기자본 등 화이트칼라 범죄에는 별로 신경쓰지 않다가 주로 개인간 다툼에 불과한 블루칼라 노동자 범죄에만 분노하는 모습엔 결국 피부색에 따라 달리 생각하고픈 우리의 편견이 담겨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 토막살인 사건 용의자가 중국인 불법체류자로 밝혀지자 인터넷 게시판은 온통 불법체류자 때려 죽이기의 장(場)으로 변했다.‘가난한 나라에서 온 지저분한 인간들’이 왜 우리나라를 더럽히냐는 분노였다. 지난해 전국을 경악케 했던 ‘서래마을 영아 유기사건’을 떠올려 본다. 영아의 엄마인 프랑스인이 범인으로 밝혀졌다. 그때 우리는 똑같이 분노했던가. 이재훈 사회부 기자 nomad@seoul.co.kr
  • [토요영화]

    ●월드 오브 투모로우(MBC 밤 12시50분) 실사 영화인지 애니메이션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독특한 영상의 예고편으로 화제를 모았다. 모든 장면을 일체의 세트나 로케이션 촬영 없이 블루스크린 앞에서 연기한 배우들의 모습에다 100% 컴퓨터그래픽(CG)으로 배경을 합성해 넣은 최초의 실사 영화. 주드 로와 귀네스 팰트로란 두 스타와 섹시걸 앤젤리나 졸리까지 가세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남녀 주인공의 의상은 패션 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가 맡았다. 영화 내내 귀네스 팰트로가 입었던 카키색 트렌치코트와 검은 중절모는 카사블랑카의 험프리 보가트나 형사 콜롬보를 연상시키면서 메시지를 전달해 준다. 주드 로의 비행사용 보머재킷과 고글도 주인공의 캐릭터를 잘 표현해 준다. 1939년, 세계적으로 저명한 과학자들이 사라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이 발생한다. 뉴욕은 순식간에 정체불명 로봇들의 습격으로 아수라장이 되고, 이 두 사건에 뭔가 심상치 않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음을 직감한 신문기자 폴리 퍼킨스(귀네스 팰트로분). 그녀는 옛 연인이자 최고의 파일럿 스카이 캡틴(주드 로분)을 찾아간다. 과학자 실종사건의 마지막 희생자인 제닝스 박사가 사라지기 전 폴리에게 남긴 두개의 튜브와 ‘토튼코프’란 이름을 단서로 모든 혼란의 배후에 토튼코프 박사가 있음을 밝혀낸다. 검은 음모를 저지하기 위해 나선 스카이 캡틴 군단은 과연 지구의 미래를 지켜낼 수 있을지….2004년작.107분. ●주라기공원(OCN 오후 10시) 천재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가 뛰어난 상상력으로 지구상에서 사라진 공룡을 다시 살려내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다. 사업가 존 해먼드는 코스타리카 서해안 한 섬에다 ‘주라기 공원’, 살아있는 공룡들의 공원을 세운다. 그는 화석에 갇힌 모기의 피에서 공룡의 DNA를 채취해 개구리의 유전자와 결합시키는 방법으로 6500만년 전의 공룡을 재현시킨다. 공룡학자인 그랜트 박사와 동료 고식물학자인 엘리 박사, 냉소적인 수학자 말콤 박사, 변호사 제나로가 주라기 공원의 정밀 안전진단 사전답사에 나선다. 어쩌다 공룡화석 하나만 발견해도 기뻐하던 그랜트와 엘리는 진짜 공룡을 보고 까무러칠 정도로 놀란다. 갑자기 난폭해진 공룡들의 습격이 이어지는데….1993년.123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토요영화]

    ●블러디 선데이(EBS 오후 11시) 우리나라에 5·18 민주화운동이 있었다면 북아일랜드엔 ‘블러디 선데이(피의 일요일)’란 사건이 있다. 공교롭게도 두 사건은 모두 일요일에 벌어졌다. 시민들의 평화적 시위에 군사작전이 전개되었고 무고한 시민들이 무장세력이라는 누명을 쓰고 쓰러진 이유 또한 같다. 그리고 여전히 그 날의 유혈사태에 대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것도 빼닮았다. 17세기 영국은 청교도 혁명 이후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를 굴복시키면서 개종을 요구했고, 아일랜드는 수백년 동안 토지를 몰수당하고 소작농으로 살게 된다.1차 세계대전을 통해 아일랜드 독립운동이 시작되었으며 1921년 자치령을 획득한다. 하지만 영국은 다수의 신교도들을 북아일랜드에 이주시키며 독립에서 제외시켰다. 영화는 영국정부의 차별에 반대하고 시민권을 주장하기 위해 평화행진을 벌인 북아일랜드 데리시의 모습을 담고 있다. 영국에 대항해 오랜 투쟁을 벌이기 시작하는 계기가 됐던 1972년의 ‘피의 일요일’ 사건을 다룬 영화이다. 역사적 순간에 대한 질문을 제기하는 작품을 즐겨 만드는 폴 그린그래스 감독은 1972년 1월31일, 북아일랜드의 도시 데리에서 벌어진 유혈사태를 세심하게 추적한다. 이 사태에서 평화롭게 시위하던 아일랜드 시위대들은 영국 군대의 총격에 사살되었다. 북아일랜드를 둘러싼 논쟁은 이 사건으로 전대미문의 잔혹한 복수극으로 이어진다. 그린그래스가 영국-북아일랜드 갈등의 배경은 그다지 문제 삼지 않고, 영국 군대의 진압과정에 초점을 맞춘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하루빨리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역사적인 영화가 개봉되길 기대한다.2004년작.110분. ●테이킹 라이브즈(OCN 밤 1시) 자신이 살해한 사람의 신분으로 위장한 정체불명의 연쇄살인범과 그를 쫓는 미모의 FBI 프로필 분석관 사이의 심리대결을 그린 사이코 범죄 스릴러. 캐나다 몬트리올시 한 건설현장에서 시체가 발견된다. 강력계 형사들은 평범치 않은 연쇄 살인사건임을 직감하고 FBI의 도움을 요청한다.FBI 수사요원 일리아나 스콧(안젤리나 졸리)은 기존의 범죄수사 방식에 의존하지 않고 직관으로 살인사건을 풀어나가는 1급 프로필 분석관. 그녀의 수사방식은 살인범들의 알 수 없는 심리를 풀어나가는 데 있어 때로 유일한 돌파구가 된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한국 부동산시장 급랭…美와 닮은꼴 되나] 집값 하락 1년 캘리포니아 대출 연체 145%↑

    [한국 부동산시장 급랭…美와 닮은꼴 되나] 집값 하락 1년 캘리포니아 대출 연체 145%↑

    미국 캘리포니아주 살리나스의 보험회사에 다니다 은퇴한 제임스 브라운(66)은 2년전 자신의 선택에 땅을 치고 후회한다. 심장 수술을 받은 뒤 집값 추가 상승 예측 분을 토대로 10만달러를 빌렸다. 이후 집값은 89만 9000달러에서 75만달러로 떨어진 반면, 매달 갚는 돈은 2900달러에서 4500달러로 급증했다. 아내의 고충을 덜어주기 위해 대출한 돈은 추가 의료비로 다 들어가 버렸다. 지난해 9월부터 상환금 연체가 시작됐고, 집은 내놔도 팔리지 않았다. 이젠 압류 처분을 기다리는 신세가 된 것이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24일(현지시간) 모기지론(주택담보대출) 상환을 하지 못해 몇차례 체불 통지를 받다 끝내 압류 조치를 당하는 캘리포니아주 주민들의 상황을 보도하면서 소개한 한 사례다. 신문은 주택정보 제공사인 ‘데이터퀵 정보 시스템스’ 자료를 토대로 지난해 4·4분기 체불자가 모두 3만 7273명이었다고 보도했다. 주택경기가 하락세를 타기 시작한 2005년 같은 기간의 1만 5196명에 비해 무려 145%나 급증한 수치다. 최근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 등 미 언론들은 부동산 경기 침체(일각에선 거품 붕괴로 표현)로 인한 이 같은 상황이 미 전역의 문제로 소비를 위축시켜 경기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을 제시해 왔다. 캘리포니아의 분기별 체불 통지자 규모는 1998년 이후 최대치. 압류된 주택수도 2005년의 874건보다 7배 늘어난 6078건이나 됐다. 수년전 한꺼번에 수요자들이 몰린 LA동부 일부 지역에선 집값이 하락해, 추가로 돈을 빌릴 여력이 사라졌다. 집을 매각하기도 쉽지 않아 고스란히 집을 내줘야 할 사람이 속출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담보물로 나온 주택도 대부분 싼 값에 처분되면서 주변 집값을 더 떨어뜨리는 악순환을 보이고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미인대회란 온통 장삿속 투성이”

    “미인대회란 온통 장삿속 투성이”

    69연도 「미스」미국이었던 「다스콤」양은 최근 『미인대회라는 것이 온통 장사속 투성이며 그들은 나를 팔고 수영복을 팔았다』고 지난 1년 자신의 여왕 재위시절을 회상, 맹렬한 비난을 퍼부었다. 올해 20세의 그녀는 최근 70연도 「미스」미국 「셸턴」양에게 왕관을 씌워주기 위한 TV출연에서 마침 준비했던 연설원고를 잃어 버리고는 미인대회에 대한 비난을 터뜨리기 시작했는데 후배 「셸턴」양을 동정하면서 『나는 여왕이 되기 전에는 미인대회를 무척 동경했어요. 그러나 지금와서 생각하면 제가 어리석었던 것 같아요. 모든 것이 돈과 직결되는 일들 뿐이었어요. 정말 엄청난 사업이에요』 그리고는 『나는 이런 돈벌이에 급급하고 정신 못차리게 분주히 돌아가는 미의 여왕 생활이 싫어요. 이제 조용히 학교로 돌아가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그녀의 소망은 신체불구아를 위한 학교의 교사가 되는것. 『그들은 한없는 사랑을 필요로 하고 나는 이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선데이서울 70년 5월 31일호 제3권 22호 통권 제 87호]
  • [일요영화]

    [일요영화]

    ●아임 낫 스케어드(SBS 밤 1시5분) 동서양을 막론하고 아이들의 성장에 대한 두려움은 여전히 매력적인 소재다.2차대전 중 무인도에 남게 된 병사들의 에피소드를 그려낸 ‘지중해’로 일약 스타에 오른 가브리엘 살바토레 감독이 열살 소년의 성장과 모험을 한 마을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통해 그려낸 작품이다. 이탈리아의 황홀한 자연풍광은 영화감상의 또 다른 포인트다. 밀밭을 가르는 아이들의 모험과 우정이 어른들의 탐욕스러운 세상을 잊게 한다. 이 영화는 지극히 평범한 소년들의 눈물 나는 생활과 꼬마 영웅으로 거듭나는 모험담이다. 순수함에 대한 갈망과 지나간 것들에 대한 그리움, 또는 이상적인 아이들의 세계를 만들고자 하는 어른들의 판타지와도 연결된다. 살바토레 감독은 소재를 물색하던 중 우연히 두 소년의 우정을 소재로 쓴 소설을 읽게 된다. 적당한 속도감과 시종일관 긴장감이 어우러진 이 소설은 감독의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책의 저자인 니콜로 아만티는 감독의 요청으로 시나리오 작업에도 참여해 원작보다 더 탄탄한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결국 감독과 원작자를 비롯한 스태프와 연기진이 하나가 되어 이탈리아 영화산업의 전반적 쇠퇴라는 악재를 꿋꿋이 이겨내며 잔잔한 웃음과 훈훈한 인정이 살아 있는 작품을 탄생시켰다. 베를린 영화제를 비롯해 크고 작은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다. 빈집에서 여동생의 안경을 잃어버린 미카엘은 안경을 찾던 중 우연히 마당 구석에 숨겨진 이상한 굴을 발견하게 된다. 두려움 반, 호기심 반에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내려다본 구멍. 그곳에서 미카엘은 놀랍게도 누더기와 사슬에 묶여 갇혀 있는 또래 소년을 발견한다. 지하 굴에 갇혀 눈도 뜨지 못하는 소년 필리포. 집에 돌아온 미카엘은 이 정체불명의 소년에 관한 상상의 세계에 젖고 하루하루 소년을 찾아가는 사이 미카엘과 필리포 사이에 특별한 우정이 싹트게 된다. 이 기묘한 만남의 시작과 함께 미카엘의 주변에는 온통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집안 찬장에 낡은 오두막에 있던 것과 똑같은 냄비가 있고, 여행을 떠났던 아버지는 정체불명의 남자들과 함께 돌아와 밤새 텔레비전을 보며 알아들을 수 없는 이야기들을 늘어놓는다. 그러던 어느날 미카엘은 TV 뉴스를 통해 납치된 소년의 소식을 접하게 되고, 그가 바로 필리포이며 자신의 부모와 마을 사람 모두가 그 납치사건에 연루된 것을 깨닫게 된다. 모든 비밀을 알게 된 미카엘과 추악한 어른들에게 유괴된 필리포가 탈출을 꿈꾼다.2004년.109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성과급 쟁의대상 예외

    15일 시작된 현대자동차 노조의 파업은 ‘목적’과 ‘절차’ 두 가지 측면에서 불법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현대차 노조 파업은 법에 규정돼 있는 쟁의 대상이 아닌 성과급 지급을 놓고 벌이는 파업이기 때문에 불법”이라고 밝혔다.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노동쟁의의 대상을 임금과 근로시간, 복지 등 새로운 근로조건의 형성 및 변경과 관련된 ‘이익 분쟁’으로 한정하고 있다. 단체협약이나 근로계약상 기존 근로조건의 해석·이행과 관련된 ‘권리 분쟁’은 쟁의 대상이 아니다.노동부측은 “임금 체불이나 성과급 지급 여부 등은 권리 분쟁에 해당되기 때문에 이를 이유로 파업을 할 수 없으며 고소나 민사소송 등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법은 노조가 파업을 시작하려면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파업 찬반투표와 노동위원회의 조정(일반사업장 10일, 필수공익사업장 15일)을 반드시 거치도록 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투표 없이 임시대의원 대회와 중앙쟁의대책위원회에서 파업을 결의했고 조정절차도 밟지 않았다. 불법으로 규정하긴 했지만 노동부 차원에서 이번 사태에 개입할 여지는 없다. 손해배상과 업무방해 등 법원, 검찰·경찰 등을 통해 민·형사상으로 처리할 사안들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무식 폭력사태, 연장근무·주말특근 거부 등으로 사측이 이미 제기한 형사고발과 10억원 손해배상 소송 규모는 이번 파업으로 눈덩이처럼 커질 것으로 보인다.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中 주장 삼각주 한국기업 르포(上)] 가혹해진 中 규제·인건비 폭등… ‘쫓겨나는 기업들’

    [中 주장 삼각주 한국기업 르포(上)] 가혹해진 中 규제·인건비 폭등… ‘쫓겨나는 기업들’

    |주장 삼각주 이지운특파원|중국의 국부(國父) 쑨원(孫文) 선생의 고향인 광둥(廣東)성 중산(中山)은 한국의 ‘밤’을 밝히는 곳이다. 한국에서 쓰이는 각종 조명기구의 절반 이상이 이곳에서 나온다.“각종 조립 부품까지 포함하면 70%를 훌쩍 넘을 것”이라고 현지에서 만난 한국의 한 유력 조명회사 관계자는 귀띔했다. 특히 중산시의 구전(古鎭)은 ‘세계 조명박람회’로 이름을 날리며 지역의 명물로 자리잡았다. 해질 무렵 화려하게 등을 밝힌 구전의 조명거리는 최근 고급 휴양·전원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는 중산의 값어치를 높이고 있다. 정원호 사장은 2년여의 준비끝에 4년 전 이곳에 ‘진즈냐오(金之鳥) 조명전기주식회사’라는 공장을 차렸다. 한국의 생산업체로는 규모와 매출면에서 손꼽히는 수준이다. 현지 관계자들과의 좋은 ‘관시(關係)’는 안정적인 생산을 뒷받침해 왔고, 한국에 안정적인 판로는 경영상태를 좋게 해줬다. 그런 정 사장도 요즘 고민이 부쩍 늘었다. 지난해 벌써 직공별로 임금을 25% 정도 올려줬다. 여기에 몇몇에게는 임금의 절반을 웃도는 특별보너스를 지급했다. 물론 숙소와 식사는 기본 제공사항이다.“높아지는 기대 수준에 맞춰 이직을 막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얘기다. 조명산업은 대표적인 환경유해산업. 이제 한국에는 공장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을 정도다. 이 곳에서도 환경 관리를 부쩍 강화하고 있는 것도 내심 부담이다. 홍콩계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주장 삼각주에서 홍콩계 투자공장 가운데 2000여개가 환경오염 문제로 쫓겨날 위기에 놓였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지난 연말 중국 국가환경보호총국이 토양실태조사 결과 주장 삼각주 농작지 가운데 40%가 중금속에 오염됐다고 밝혀 이 일대 공장들을 더욱 긴장시켰다. 현지 언론은 “중산시 시민들은 광저우시나 마카오 등 다른 지역에서 야채를 구입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동시에 노무·세무 업무를 강화하는 등의 규제도 조여오고 있다. 주변에서는 내륙으로 공장을 옮기거나 이전을 고려하고 있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정 사장은 “불과 1년 남짓한 사이에 주변상황이 크게 나빠졌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직접 인터뷰를 허락했다. 그나마 형편이 낫다는 걸 방증한다. 많은 이들은 구체적인 상황을 알리길 꺼렸다. 일련의 한국 기업인에 대한 구속은, 범법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주장 삼각주에서의 경영상황이 어떠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K씨는 자신의 공장에서 생산 부진으로 놀고 있는 기계를 내다팔았다. 미수금이 늘어가고 체불 임금과 체납 세금에 대한 압박이 점점 강해지면서 내린 결정이었다. 그러나 해당 기계는 면세로 들여온 것이어서 팔아서는 안되는 품목이었다. 결국 관세법을 위반하고 세금을 포탈하게 된 것이다.“웬만하면 5년형이고,3년 이상은 살아야 밖으로 나올 수 있다.”고 주변 사람들은 안타까워했다. K씨의 사례는 경영위기에 빠진 주변 한국 기업인들에게 적지 않은 심리적 부담을 던져줬다고 한다.‘야반 도주’는 이것이 극단적으로 드러난 현상이다. 이에 관한 몇몇 사례를 잘 알고 있다는 한 인사는 “야반 도주가 생겨나 현지 분위기가 나빠지고 있다.”고 걱정했다.“사실 뭘 챙겨나갈 수 있는 형편도 못되고, 그야말로 중국 형법이 무서워 도망가는 사람들인데 중국 노동자 등은 ‘돈을 챙겨 도망갔다.’며 한국인 기업 전체를 싸잡아 매도하고 있다.”고 했다. 임금상승과 인력난은 이 곳이 보유하고 있던 가장 큰 장점을 상쇄한다.10여년 현지에서 일한 한 기업인의 얘기다.“예전에는 채용 공고를 내면 이튿날 회사 앞에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기다리곤 했다. 쓰촨(四川)성, 푸젠(福建)성, 광시(廣西)성 등 외지인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외지에서 일하는 것 치고는 수입이 너무 적다고 느끼고 있다. 고향에서 일해도 그만큼은 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선전 등 주장 삼각주의 최저 임금이 중국에서 가장 높은 데도 말이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올해부터 본격화될 것이라는 게 현지 기업인들의 공통된 관측이다.“지난해는 방향을 설정하고, 정책을 바꾼 것이었고, 본격적인 실행과 그에 따른 여파는 올해부터 시작되는 게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이미 칭다오(靑島)를 중심으로 산둥(山東)성과 동북지역 일대에서 철수를 강요당하고 있는 한국의 한계기업들이 또 하나의 주요한 ‘공장터’를 잃어가고 있다는 경고음이다. 주장 삼각주마저 한국에서 멀어져 가고 있다. jj@seoul.co.kr
  • [중국간 한국기업 그후-‘주장 삼각주’ 르포] ‘악몽’이 된 차이나드림

    [중국간 한국기업 그후-‘주장 삼각주’ 르포] ‘악몽’이 된 차이나드림

    |주장(珠江) 삼각주 이지운특파원|중국의 대표적 경제특구인 주장(珠江) 삼각주에서 한국 기업이 사라지고 있다.지난 10여년 이상 한국 중소기업의 주요 ‘안착지’ 가운데 하나였던 광둥(廣東)성 주장 삼각주 일대에서 한국 기업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속속 자취를 감추고 있는 것이다.저렴한 인건비와 느슨한 기업규제에 대한 기대감속에 ‘차이나 드림’을 꿈꾸며 한 때 한국을 대탈출했던 기업들의 요즘 현주소다. ●한국기업 ‘안착지’ 옛말 주장 삼각주는 홍콩,선전,둥관(東莞),광저우(廣州),중산(中山),주하이(珠海),마카오 등을 잇는 만(灣)을 일컫는다. 현지 관계자는 “1년여 사이에 빠르게 치솟고 있는 인건비 부담,근로자 복지 문제,잦은 이직,각종 규제 등으로 경영 환경이 급속하게 악화되고 있다.”면서 “최근에만 둥관(東莞)지역에서 10개,선전에서 6∼7개 공장이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이어 “급기야 야반도주하는 공장주들마저 생겨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인사는 “중국의 형법이 워낙 강한 데다 최근에는 집행까지 엄격해져 임금 체불로 고발당하면 바로 구속이 되고 징역형을 살아야 한다.”면서 “이에 겁먹은 업주들이 어려운 상황을 버티다 도망치는 상황까지 빚어지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현재 주장 삼각주 일대에서만 구속된 한국인 업주는 7∼8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중견기업의 사장은 “지난 1년 사이에만 임금을 3차례나 인상해야 했고,잔업을 시키다 벌금으로만 1억여원을 추징당했다.”면서 갑자기 강화된 현지의 노무 정책을 성토했다.그는 주장 삼각주를 떠나 내륙지대 이전을 준비 중이다. ●못견딘 공장주 야반도주도 세금 문제도 기업들의 큰 애로사항 가운데 하나다.“‘이전가격 세제’는 홍콩,타이완,일본계 회사까지 이 일대에 만연한 현상”이라면서 “이 곳에서 느닷없는 세무조사는 사실상 공장문을 닫으라는 최후 통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기업주들은 전했다.이전가격 세제란 관련기업간 국제거래를 할 때 가격을 독립적인 제3자간의 거래가액보다 낮거나 높게 책정함으로써 소득을 관련기업에 이전하는 경우,세무당국이 정상가격을 산정,그 정상가격에 따라 산정된 소득에 대해 세금을 물리는 제도를 말한다. 이뿐이 아니다.정상적인 상황에서도 가공무역 금지 등의 조치로 세금 환급분이 대폭 줄거나 아예 없어지면서 “불과 몇%의 마진으로 근근이 운영되던 공장이 이익을 남기기 어렵게 됐다.”고 호소했다. 한 무역 관계자는 “낮은 임금과 풍부한 인력을 찾아,또는 한국의 환경규제 등에 쫓겨 이 곳을 찾은 한국의 ‘한계기업’들은 ‘접느냐,아니면 다시 내륙으로 떠나느냐.’의 기로에 섰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동북(東北)지역에서 수년간 기업을 경영하다 최근 이곳에 내려온 A씨는 더욱 절박한 진단을 내놓았다.“임금 문제를 제외하고 각종 규제나 관(官)의 감시 측면에서 보면,광둥은 동북에 견줘 천국이다.남방 특유의 사업 관행이 강해 경영상의 유리한 측면이 많았다.그러나 이제 광둥에서조차 이 정도라면 한국의 한계기업이 중국에 정착할 곳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단언했다. 수출입은행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주장 삼각주의 한국기업은 700개 정도 된다.하지만 중국인이나 조선족 교포 등을 사업파트너로 하거나 이들을 전면에 내세운 소규모 기업까지 더하면,적게는 2000개에서 많게는 3000개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여기에 가발·의류·신발·조명·섬유·봉제·원목·전자·철강 등 각 업종마다 수십∼수백명의 중개 무역상들이 상주하다시피하고 있어 그 규모를 추산하기란 쉽지 않다. 지난해 중국은 산업정책을 대대적으로 바꾸기 시작했다.3월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30년 가까이 유지해온 경제 기조를 변경한 데 따른 것이다.‘11·5경제규획’으로 대표되는 새 기조는 경제체질 개선을 꾀하면서 생산 현장의 조건들을 크게 바꿔놓고 있다.이 같은 변화는 올들어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점쳐진다. j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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