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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호받지 못한 사춘기 ‘경계인’으로 살아가기

    진보교육감 선출 이래 체벌금지, 학생인권 보장 법제화를 둘러싸고 논란이 한창이다. 청소년은 애도 어른도 아닌 경계인. 때문에 어린애처럼 보호 받지도 어른처럼 대접 받지도 못하는 현실이다. 청소년들이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이는 이유다. 청소년에게 이주민 꼬리표까지 달게 되면 어떠할까. 올 4월 현재 전국의 다문화 가정 초·중·고교 재학 자녀는 3만여명. 1년 전보다 22.2%나 늘었다. 수는 비약적으로 늘었지만 이주민과 청소년이라는 ‘이중 틀’에 갇힌 이들에 대한 차별과 편견은 여전하다. 이런 가운데 비인간적인 사회, 교육 환경에 놓인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담아 출간된 책 두 권이 눈에 띈다. ‘인권은 대학 가서 누리라고요?’(김민아 지음·끌레마 펴냄)의 저자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7년간 학생, 교사, 학부모 등을 상대로 인권수업을 진행했다. 이 책은 그 결과물이다. 학생들의 이야기는 어른들을 부끄럽게 만든다. “친구들끼리 치고 박지 말라.”면서 몽둥이질을 한 선생님, 시대와 동떨어진 용모관리 규정을 들이대는 답답한 학교, 무료급식하는 친구를 “급식맨”, 다문화 가정 출신 친구를 “다문화”라 칭하는 선생님의 행태를 보며 아이들은 폭력과 차별을 간접적으로 ‘학습’ 당하고 있었다. 책은 학교 담장을 넘어 다문화 가정 출신 청소년뿐 아니라 장애, 종교, 동성애 등 그릇된 시각이 존재하는 모든 구석을 건드린다. 단순 사례만 나열하지 않고 주제와 관련된 국내외 아동권리협약 등을 담아 청소년의 인권이 법적으로 엄연히 보장돼 있음을 상기시킨다. 체벌금지처럼 교육현장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주제에 대해서 대안도 제시, 생각할 기회를 제공한다. 1만 3800원. ‘우리 이야기 한번 들어볼래?’(보이스프로젝트팀 지음·삶이 보이는 창 펴냄)는 북한, 태국, 몽골, 베트남, 중국 등지에서 온 이주청소년 12명의 삶을 직접 듣고 기록한 책이다. 보이스프로젝트팀의 연구자 9명은 2009년 5월부터 이들을 직접 만나 가슴속 이야기를 들었다. 한국말에 서툰 이들의 ‘입말’을 그대로 살려 전하는 이주 사연과 정착기는 가슴아픈 구석이 많다. 1부는 엄마의 결혼으로 한국에 온 아이들의 혼란을 담았고, 2부는 일자리를 찾아온 아이들 또는 그런 부모 밑에 있는 아이들의 불안을 들려준다. 3부는 이주청소년보다 더한 정체성 고민에 시달리는 탈북 청소년들의 이야기다. 1만 2000원.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곽노현 교육감, 체벌규정 삭제 지시

    서울시교육청이 19일 서울 지역 초·중·고교에 체벌 규정을 삭제하고 9월 말까지 체벌 대체방안이 포함된 학교생활규정을 만들라고 지시하는 공문을 보냈다. 곽노현 교육감은 시교육청에서 열린 ‘체벌 없는 평화로운 학교 만들기 고교 교장회의’에서 직접 특강 연사로 나서 체벌금지에 대한 소신을 드러냈다. 강연에는 서울시내 고등학교 교장 340여명이 참가했다. 곽 교육감은 특강에서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1년 뒤 서울에서 체벌이 실질적으로 사라진 평화로운 학교, 인권존중이 실현되는 학교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선언했다. 이어 “현재 체벌을 허용하는 학교가 69% 정도인 것으로 안다.”면서 “체벌 규정을 즉시 삭제하고 학교 특성에 맞는 대체방안을 담은 학생생활규정을 9월 말까지 제·개정하라.”고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특강을 듣던 교장 30여명이 “지나치게 일방적인 조치다.”, “필요한 경우에는 체벌이 허용돼야 한다.”고 항의하다가 집단 퇴장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곽 교육감은 특강에서 ▲도구를 이용한 체벌 ▲신체를 이용한 체벌 ▲반복적·지속적 신체고통을 유발하는 형태의 체벌 ▲학생끼리 체벌하도록 강요하는 행위 등을 금지해야 한다고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그는 학생배심원이 직접 동료 학생을 처벌하는 학생자치법정의 사례를 예로 든 뒤, “학생·교사·학부모 등 학교 구성원의 의견이 반영되고, 학생 스스로 상벌 규정을 만들고 준수하는 자치 입법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 학생에 대한 징계와 계도는 교장·교감·전문상담원이 전담하게 된다. 수업 중 문제를 일으키면 교실에서 쫓아내 교장실로 보내고, 반성문을 작성하게 하고, 학교장 면담을 한 뒤 개선되지 않으면 교칙에 따라 징계하겠다는 것이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체벌금지·학생인권 법제화 검토

    교육과학기술부가 학생 권리신장 방안 법제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서울시·경기도 교육청을 중심으로 학생인권조례 제정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교과부가 미리 관련 법령을 만들어 자치단체별 인권조례 기준을 제어하려는 시도인지 주목된다. 교과부는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체벌금지에 대해서도 연구했다. 체벌금지 등에 관한 논의는 교과부가 후원하고 한국교육개발원이 주관해 18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학생 권리신장 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이뤄졌다. ‘학생의 권리와 학교교육의 사명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선 강인수 수원대 부총장은 “학교의 교육력 강화와 학생의 인권 보장이라는 두 가지 가치의 조화와 균형의 기준을 마련하고, 국가와 지자체 간 교육에 관한 역할 관계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체벌 허용 여부와 관련해 3개 안을 제시했다. 그가 제시한 안은 ▲체벌을 완전히 금지하고 대체벌 지도수단을 법령에 명시하는 안 ▲직접적인 물리력 행사를 금지하되 팔굽혀펴기와 같은 간접적인 고통을 주는 벌을 허용하는 안 ▲시·도별로 법령 범위에서 체벌의 금지 정도를 자율로 정하는 안으로 구분된다. 학생인권조례와 관련해 강 부총장은 “법령에서 학생의 권리와 책임에 관한 원칙적인 보장과 절차의 적정성을 보장할 법적 근거를 만들고, 조례는 법령에 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세부적인 학생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도별로 추진하는 조례의 상위 법령인 법률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로, 교과부가 주도권을 찾겠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 체벌금지와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추진하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학생체벌 금지와 학생인권 보장이 시대정신임을 다시 확인하고 환영한다.”면서도 “다만 입법할 때까지 손 놓고 기다릴 수는 없으니, 교육청은 체벌금지 등을 위한 논의와 실천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경기 초·중·고 내년부터 체벌금지

    내년부터 경기도 내 모든 초·중·고교에서 학생에 대한 체벌이 금지되고, 이를 대체하는 생활지도 및 인권보호 프로그램이 시행된다. 이는 당초 오는 9월 시행하려던 방침을 준비 및 적응기간을 고려해 3개월 정도 늦춘 것이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은 15일 “(체벌 금지 등을 담은)학생인권조례안을 오는 10월 도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라며 “내년 1월1일 또는 3월1일부터 시행되도록 준비기간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교육감은 특히 체벌금지와 관련해 “대체 프로그램이 실제 실행되려면 학교마다 논의와 규칙 제정 등을 위해 6개월이나 1년 정도 적응기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례 시행 및 대체 프로그램 적용에 따른 학칙 및 규정 개정, 인권옹호관 임명 및 학생인권심의위원회 구성, 교사·학생 홍보교육 등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도교육청은 체벌금지에 따른 대체 프로그램을 마련하기 위해 전문 연구기관에 용역을 의뢰하기로 했다. 대체 프로그램으로는 지덕벌(智德罰)과 그린마일리지(상벌점) 제도가 실무부서 차원에서 논의됐다. 도교육청은 지난 4월 교권보호헌장을 확정하고 최근 4개 교원노조와 협약식 및 경기교총과 협의식을 가진 데 이어 오는 9월 세부 시행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도 교육청 관계자는 “당초 체벌금지 조항을 포함한 학생인권조례안이 오는 9월 도의회를 통과하면 곧바로 시행할 방침이었으나 일선 교육현장의 적응기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속도를 다소 늦추게 됐다.”고 말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강원 첫 두발·교복 자율화

    전국 처음으로 올 2학기부터 강원지역 초·중·고교 학생들의 두발과 교복착용이 자율화될 전망이다. 강원교육청은 11일 초·중·고교 학생을 대상으로 한 체벌 금지와 두발 및 교복 자율화 등의 내용을 담은 ‘학생 생활 규정’을 만들어 오는 2학기부터 일선 학교 교육현장에서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학생 체벌을 전면 금지하고 두발 길이를 규제할 수 없도록 했다. 교복은 학교구성원 간의 협의를 거쳐 결정하도록 했으며 학생이 교복 착용을 원치 않으면 교복에 준하는 복장을 입도록 했다. 예술고 등 특수 학교에는 학교별로 협의체를 구성해 염색이나 화장을 허용하는 문제까지 논의하도록 했다. 학생들의 집회권 보장 문제는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고 ‘학생들의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는 선에서 매듭지었다. 보충수업과 야간자율학습도 학생들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일선 학교들은 오는 19일 발표될 이 같은 내용의 개정안을 바탕으로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 수렴을 거쳐 2학기부터 새로운 학생생활규정을 시행해야 한다. 강원교육청은 시행 초기인 만큼 교사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물리적 제재 대신 장학사를 파견해 새로운 규정에 동참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충남교육감 체벌금지 법제화 반대

    김종성 충남도 교육감이 학업성취도평가 석차공개와 체벌 금지 법제화에 반대입장을 피력했다. 김 교육감은 10일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학업성취도평가와 관련해 “학생들의 학력수준을 평가해 보완한다는 본래 취지를 살려 진단과 개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지역별 석차공개 때문에 학사파행이 빚어지고 있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역별 석차가 교육감, 교육장, 교장, 교사의 능력을 비교하는 잣대가 되면서 학업성취도평가를 앞두고 일선 학교 수업이 문제풀이로 채워지는 등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교육감은 또 학생인권조례 제정이나 체벌금지 법제화에 대해서도 “학생인권을 존중하고 체벌을 금지해야 한다는 것에는 적극 동의한다.”면서 “그러나 이를 법제화까지 하면 학교는 통제불가능한 곳이 될 것”이라며 반대입장을 보였다. 그는 이와 함께 교원평가제의 평가방법이 어렵다는 학부모들의 지적과 교장 공모제에 대한 고참 교장들의 불만이 많다는 점 등을 들어 이에 대한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교총회장 “체벌금지는 현행법 위반”

    교총회장 “체벌금지는 현행법 위반”

    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이 8일 체벌 전면금지 조례 제정이 현행 법령 위반이라고 주장해 교사의 학생 체벌을 둘러싼 논란이 확대될 조짐이다. 안 회장은 취임 한 달을 맞아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일선 학교에서 체벌이 법적으로 가능하니까 학교 규칙을 만든 것인데, 교육감이 이를 금하는 조례를 만들겠다고 교사를 옥죄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면서 “학교의 70%가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교칙을 제정하는데, 체벌금지령은 명백한 현행 법령 위반이어서 조례나 지침으로 정할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안 회장은 “의무교육 기관에서 정학·퇴학을 없애 학교 교실이 이미 붕괴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체벌은 이를 막기 위한 마지노선이며 체벌과 극소수 교사의 폭행·폭력은 엄격히 구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총은 곽노현 서울시교육감과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주장하는 체벌금지 조례 제정에 대한 반대 입장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 같은 내용을 포괄할 학생인권조례 제정 움직임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안 회장은 진보 성향 교육감들이 학업성취도 평가·자율형사립고·교원평가 등과 관련해 교과부와 갈등을 빚는 것과 관련, “교과부와 국회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진보 교육감들은 월권과 독선을 일삼으며 학교를 정치이념의 실험장으로 만들고 있다.”면서 “교육의 본질을 되찾기 위해 교총이 강력한 목소리를 내고 적극적인 정책 중재 역할을 맡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세대공감] 훈육과 폭력 사이, 체벌

    [세대공감] 훈육과 폭력 사이, 체벌

    체벌(體罰). 일정한 교육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육체적 고통을 주는 징벌을 뜻한다. 체벌의 역사는 생각보다 길다. 조선 후기 단원 김홍도의 풍속화 속에는 회초리를 맞고 우는 아이의 모습이 나오고, 유럽에서는 그보다 훨씬 이전인 그리스·로마시대부터 회초리를 이용한 체벌을 널리 사용했다. 체벌의 역사는 오늘날까지도 꾸준히 이어진다. 지난해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서울시내 중·고등학생 10명 중 7명이 선생님으로부터 체벌을 받은 적이 있다는 설문 결과를 내놨다. 최근에는 한 초등학교 담임교사의 가혹한 체벌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체벌의 역사만큼이나 길었던 학교 체벌 찬반 논란이 또다시 가열되고 있다. 과연 학교 체벌은 훈육을 위한 ‘사랑의 매’인가, 일종의 폭력행위인가. 체벌에 관한 세대별 경험과 생각을 들어봤다. 윤샘이나·김양진기자 sam@seoul.co.kr [기준없는 체벌은 분노의 표출일 뿐] 충남 논산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윤석준(54)씨는 같은 연배의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학교에서의 체벌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자랐다. 윤씨는 국민학교(현 초등학교) 시절과 중·고등학교까지 이어지던 선생님의 체벌을 하루 걸러 돌아오는 ‘일상적인 것’으로 기억했다. 윤씨의 중학교 2학년 담임 선생님은 전교에서도 가장 무섭기로 소문이 난 분이었다. 덩치도 크고 목소리도 컸던 선생님은 ‘눈빛 하나만으로도 학생들을 제압’했다. 윤씨는 자신도 모르게 선생님 앞에 서면 작아지는 기분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어쩌다가 선생님의 차가운 눈빛과 마주치면 서늘한 느낌에 몸서리가 쳐졌다고 한다. 당시 선생님은 수업 종이 치고 나서 제자리에 앉아 있지 않거나, 조회시간에 제대로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지 않았다는 등 사소한 잘못에도 우레와 같은 호통을 쳤다. 윤씨는 “그때를 기억하면 체벌이라는 것이 선생님의 성격에 따라 정도가 많이 좌우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일정한 기준이 없는 체벌은 받아들이는 학생 입장에서 단순히 분노의 표출이라고 느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고등학교 2학년 최영훈(17)군도 체벌이 악순환의 시작이라는 데 동의했다. 최군은 “체벌은 생각만큼 교육적 효과가 없고 학생과 선생님 사이에 불신만 쌓이게 한다.”고 주장했다. 중학교 3년과 고등학교 2년을 합쳐 5년째 남학생들만 있는 학교에서 생활하다 보니 선생님들의 체벌을 많이 목격했다는 최군은 “나도 그렇고 친구들 말을 들어봐도 맞는 것을 계기로 잘못을 뉘우치거나 반성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체벌을 당할 때는 ‘이 순간만 빨리 지나가라.’는 생각만 들고 선생님에 대한 반감이 드는 경우가 더 많다.”고 말했다. 정재민(30)씨는 고등학교 3학년 국어 수업 시간에 받은 체벌을 매우 수치스러운 경험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국어 선생님은 수업 시간에 앞에 앉아 있는 친구와 떠들었다는 이유로 정씨와 친구를 교탁 앞으로 불러내 본인이 직접 개발했다는 ‘에밀레 종’이라는 벌을 주었다. 정씨는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칠판에서부터 반대쪽 교실 끝까지 왔다갔다하며 칠판과 벽에 머리를 세게 부딪쳤다. 왕복을 하는 동안에는 큰소리로 ‘에밀레~’라고 외쳐야 했다. 벽에 머리를 부딪치는 소리가 ‘쿵’하고 크게 들리지 않으면 다시 왕복을 해야 했다. 정씨는 “당시 느꼈던 고통은 머리를 벽에 부딪치는 아픔보다 친구들 앞에서 당했던 수치스러움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존심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겼던 시기에 친구들 앞에서 모욕감을 준 것 같아 속상했다.”면서 “체벌을 당할 때 학생이 어떤 기분인지 생각도 해 보지 않고 선생님 개인의 기분에 따라 자의적으로 체벌을 가한 것으로 느껴져 기분이 나빴다.”고 말했다. [체벌세대 학부모 “말 안들으면 때려달라”] 이수희(52·여)씨는 스스로를 ‘체벌 세대’라고 말했다. 이씨가 중학교에 다니던 시절에는 선생님도 학생도, 학교에서의 체벌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분위기였다. 일년에 한번 학교 운동회날 담임 선생님을 만난 이씨의 어머니는 “우리 애가 말을 안 들으면 때려 달라.”는 무시무시한 부탁을 하기도 했다. 경기 파주의 한 여고를 다녔던 이씨는 고3 시절 담임이었던 악명 높은 ‘학주’ 선생님을 기억했다. 160㎝가 될까말까 한 작은 키에 마른 몸으로 왜소한 체구였지만, 학생들을 다그치는 목소리만큼은 쩌렁쩌렁해 모든 학생들의 공포의 대상이었다. 그는 매일 아침 등교시간마다 정문 앞에 대나무로 만든 긴 회초리를 들고 서 있었는데 복장불량과 지각생을 잡는다는 이유였다. 학주 선생님은 유난히 이씨네 반 학생들에게 더 엄격했다. 선생님은 머리가 조금이라도 더 길었거나, 교복에 명찰을 달지 않은 것을 귀신같이 잡아내 교문 앞에서 회초리를 휘둘렀다. 이씨는 교문에 들어서기 전에 매번 친구들과 꼼꼼히 서로의 복장을 점검해 줬지만 선생님의 매서운 눈은 피할 수 없었다. 학주 선생님은 늘 들고 다니던 길고 가느다란 회초리로 손등을 꼭 정해진 숫자만큼 때렸다. ‘머리가 길면 3대, 치마가 무릎 위로 올라오면 5대’라는 식이었다. 미처 교복에 명찰을 달고 오지 못한 날이면 ‘오늘은 학주한테 손등 3대를 맞겠구나.’하는 각오를 하고 정문에 들어섰다. 이씨는 “가는 회초리로 세게 손등을 맞으면 눈물이 핑 돌 만큼 아팠지만 다른 선생님들처럼 이유도 말해 주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벌을 세우는 것보다 정당한 이유에서 정해진 만큼만 체벌을 하니 한편으로는 이해가 갔다.”고 말했다. 또 “내가 뭘 잘못했을 때 어떤 벌을 받을지 예상할 수 있어서 학주 선생님한테 걸리지 않으려고 복장도 더 단정히 하게 되는 등 교육적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울 신림동의 한 남자 고등학교를 다니는 김동우(16)군도 적당한 체벌이라면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한창 혈기왕성한 수십명의 남학생들을 제어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김군 자신도 수업시간에 교과서를 가져오지 않거나 친구들이랑 심하게 장난을 칠 때 교실 뒤로 나가서 벽을 보고 서 있는 벌을 자주 받았다. 김군은 “요새는 선생님들도 학생들을 맘대로 때리거나 벌세우지 않는다.”면서 “내가 보기에도 심하게 수업 분위기를 흐리거나 말썽을 일으키는 경우에 몇번 주의를 주고 그래도 말을 듣지 않으면 벌을 세운다.”고 말했다. 빗자루로 엉덩이를 때리거나 뙤약볕 아래서 운동장 스무 바퀴를 도는 등 가혹한 체벌도 사라졌다고 했다. [비하 별명으로 체벌에 대한 반감 표출] 지난달 서울 신대방동의 한 초등학교에서 벌어진 6학년 담임교사의 가혹한 체벌 동영상이 인터넷에 퍼진 이후 ‘오장풍’이라는 이 교사의 별명은 유행어처럼 퍼져나갔다. 일명 ‘오장풍 동영상’이라 이름 붙여진 이 영상이 공개된 이후 학교 체벌 찬반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거졌다. 영상을 본 많은 시민들은 ‘장풍’이라는 교사의 별명에 큰 관심을 보였다. 손바닥으로 한번 내려치면 아이가 저 멀리 나가떨어진다는 뜻에서 붙여진 ‘장풍’이라는 별명은 비단 오 교사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는 반응이었다. 울산에서 무역회사에 다니고 있는 황해준(56)씨는 오장풍 교사가 등장한 기사를 보고는 학창시절 ‘장풍’이라는 별명을 가진 선생님을 떠올렸다. 70년대에 고등학교를 다닌 황씨는 “기억을 더듬어 보면 우리 고등학교에도 손바닥이 무지막지하게 컸던 ‘최장풍’이라고 불리던 선생님이 있었다. 남자고등학교 선생님 중에는 꼭 한명씩 있었던 별명”이라고 회상했다. ‘장풍’이라는 별명은 예나 지금이나 체벌교사에게 따라붙는 ‘고유 별명’ 중 하나였던 것이다. 황씨는 이 밖에도 ‘미친 개’ ‘독사’ ‘대마왕’ 등 무섭기로 소문난 선생님들의 별명을 하나하나 떠올렸다. 황씨는 “진짜 성함은 기억이 안 나도 별명을 들으면 어떤 선생님이었는지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면서 “당시에는 너무 무서웠던 선생님을 몰래 별명으로 부르면서 쾌감을 느꼈던 것 같다. 정작 선생님 본인은 모르는 일종의 반항이었던 셈”이라며 껄껄 웃었다. 혹독한 체벌을 가하는 선생님에게 붙는 불명예스러운 별명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유지혜(17)양이 다니는 서울 D여고에는 ‘빽빽이’라는 별명을 가진 30대 영어 선생님이 있다. ‘빽빽이’라는 별명이 붙은 것은 학생들이 잘못을 저지를 때마다 A4 용지 한장을 꼬박 영어단어로 가득 채워 오라는 벌을 내주기 때문이다. 유양은 “교과서를 안 가져 오거나 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올 때 자리에 앉아 있지 않으면 무조건 ‘빽빽이’ 한장을 써서 다음 시간까지 교탁 위에 올려놔야 한다.”고 말하며 입을 삐죽거렸다. 유양은 그러나 “‘빽빽이’ 한장을 쓰는 것보다 엉덩이 한대를 맞는 게 낫겠다며 울상을 짓는 친구들도 있지만, 그래도 선생님의 벌은 공부에 도움도 되고 나름대로 합당한 이유도 있어서 우리들도 불평하지 않고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한다.”고 덧붙였다.
  • [시론] 체벌금지 이후를 고민하라/윤용규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시론] 체벌금지 이후를 고민하라/윤용규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체벌 논란은 왜 잊을 만하면 터지는가. 문제가 될 때마다 미봉책으로 대응했기 때문이다. 등장인물이 ‘오장풍’으로 바뀌었을 뿐 이번에도 비등하는 비난 여론과 언론매체의 집중보도, 허용과 금지를 둘러싼 열띤 토론과 교육당국의 급조된 재발방지대책 등이 단골 메뉴처럼 이어졌다. 교사의 폭력이 파장을 일으키자 서울시교육청은 기다렸다는 듯이 신속하게 체벌 전면금지 대책을 내놓았고, 이에 대해 교총은 객관적 타당성을 갖춘 체벌은 예외적으로 허용해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공식처럼 진행되고 있어 그 결론 또한 뻔히 보이는 듯하다. 그러나 체벌 문제가 좀 떠들썩하다가 곧 잠잠해져도 좋을 일은 결코 아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 똑같은 논란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문제가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면 이번에도 실익 없는 논쟁으로 끝날 것이다. 교육당국의 대책이 성과를 거두기 바라는 마음에서 두 가지 의문을 제기 한다. 먼저, 서울교육청의 체벌 전면금지에서 금지되는 체벌이 과연 무엇인지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현행 교육법규는 이미 체벌을 금지하고, 다만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교육청의 조치는 이 예외적 허용조차 금지하겠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 예외적 체벌 허용에는 형법상 정당방위나 긴급피난 등에 의한 허용과 교육법규에 의한 것이 있는데, 전자는 형법의 일반적 정당화원칙이므로 금지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그러면 후자의 경우만 남는다. 교육법규에 의하면 예외적으로만 할 수 있는 체벌에 대해 체벌 장소와 체벌시 제3자 입회, 매의 규격과 횟수 등에 대해 아주 까다로운 조건을 붙였다. 게다가 학생의 동의를 전제로 해서만 행해질 수 있게 했다. 즉, 학생은 체벌 이외의 다른 벌을 요구할 수 있는 것이다. 동의에 의한 체벌은 그 자체로 아무런 문제도 발생시키지 않지만, 그 이전에 위와 같이 지키기 어려운 조건 때문에 체벌규정은 사실상 사문화된 것이나 다름없다. 때문에 교육법규에 따를 때 체벌은 이미 완전히 금지된 것과 같다. 바로 이 점에서 교육청의 ‘전면 금지’ 조치가 갖는 실익과 의미가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교육청의 조치는 문제에 대한 적절한 대답으로 보기도 어렵다. 체벌은 법적으로 전면 금지된 것이나 마찬가진데 학교에서는 왜 여전히 교사의 폭력이 빈발하는가. 이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물음이 아닌가. 그러므로 교육청은 어떻게 하면 체벌이 일어나지 않을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 대책을 내놨어야 했다. 체벌 원인이 무엇인지를 밝혀 체벌상황을 미연에 방지하는 방안을 찾았어야 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교육청은 현행 체벌금지도 지켜지지 않는 마당에, 더 나아가 예외적인 경우까지 금지하겠다고 했다. 그렇게 한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없다. 마치 체벌문제를 거의 이용되지도 않는 체벌 허용 탓으로 돌리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발생하고 있는 폭력이 금지를 선언한다고 방지되는 것은 아닐진대, 교육청의 이 조치는 학생인권신장이라는 그럴듯한 포장으로 체벌 발생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느낌마저 주고 있다. 따라서 철 지난 체벌 허용·금지의 되풀이는 체벌논의를 퇴행시킬 뿐이다. 법으로 10년 이상 금지한 체벌을 다시 허용하자는 것은 시계를 거꾸로 돌리자는 것이며, 이미 금지한 체벌을 금지하겠다는 것은 열린 문을 또 열겠다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정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체벌금지 이후의 대책 마련’이다. 오랜 세월 관습법적으로 인정되어온 체벌이 금지됨으로써 생겨날 수밖에 없는 학생지도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가 문제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대책은 체벌을 금지한 초중등교육법의 제정(1998년)과 함께 만들어졌어야 했다. 교육당국이 이를 부작위함으로써 결국 그 짐을 일선교사에게 떠넘긴 셈이 되었고, 교사는 교사대로, 학생은 학생대로 폭력의 피해자로 고통 받게 했던 것이다. 늦었지만 이번만큼은 학생지도와 제재에 대한 합리적인 방안이 마련되기를 고대한다.
  • “기초학력 무관심은 오해 체벌금지는 시대의 요구”

    “기초학력 무관심은 오해 체벌금지는 시대의 요구”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2일 취임 한 달을 맞아 기자단과 오찬을 가진 자리에서 서울의 학력수준 관리 문제와 최근 논란이 된 체벌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곽 교육감은 “내가 진보교육감이라서 기초학력에 관심이 없다는 인식은 오해”라면서 “오늘 실·국장 회의에서 지난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서울 시내 초·중·고교별로 성적이 높은 상위 20곳과 하위 20개 학교의 특성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영어성적에서 경제적 요인을 비롯한 다른 환경 요인이 지역별 격차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알아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곽 교육감의 이 같은 언급은 일제고사 집단거부 파문, 전면 체벌금지 선언 등으로 떠들썩했던 취임 한 달 동안의 분위기를 추스르는 동시에 서울 교육을 책임진 ‘행정가’로 변신해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곽 교육감은 이날 소통과 투명성 등을 매개로 교육청과 교육행정을 꾸려 가겠다고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캠프에서 영입한 인사들과 교육청 기존 조직 간에 정보교류가 잘 되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서 곽 교육감은 “나는 소통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다. 인권위원회 사무총장 시절에도 실·국장실에 비디오를 설치해 직원들이 가끔 볼 수 있게 했다.”면서 “교육청에는 아직 그런 시설이 없지만 실·국장 회의에서 제가 한 이야기들도 일주일에 몇 개씩 모아서 직원들과 공유하면 불통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 중요한 기안에 대해서는 교육과 관련된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과 사전협의를 거쳤는지를 꼭 물어볼 것이며, 그게 시민참여와 교육주체의 만족도를 높이는 행정으로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곽 교육감은 또 최근 서울 초·중·고교의 체벌을 전면 금지하는 조치가 시기상조라는 일부의 비판에 대해 “게으른 시기상조론은 말이 안 된다.”면서 “시대의 요구가 체벌금지라는 데는 모두가 동의하지만 시기가 문제라는 말인데, 그러면 이를 실현하고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 시기상조론을 들고 나오는 이들 중 상당수는 이러한 노력을 다했는지 의문이 가는 사람들이다. 결국 현재 상황에 안주해 이득을 얻겠다는 의도 아니냐.”며 체벌 전면금지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취임 한 달간의 소회에 대해서는 “실사구시적 자세로 현장 중심에서 업무를 파악하려고 노력했다.”면서 “가급적 기존에 진행해 온 사안들 중 잘된 부분은 지켜주다 보니 오히려 변화가 너무 적었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약속했던 변화와 개혁은 임기 4년 안에 한다는 것이지 한 달 안에 모든 것을 해결해 나가겠다는 뜻이 아니다.”면서 “앞으로도 주요 현안을 조급하게 처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객원칼럼] 사랑의 매, 폭력의 씨앗/김동률 KDI 연구위원

    [객원칼럼] 사랑의 매, 폭력의 씨앗/김동률 KDI 연구위원

    저녁 식사시간에 들이닥친 거구의 경찰과 사회복지사는 대뜸 네 살난 아들의 옷을 벗기더니 온몸을 살피기 시작했다. 5분쯤 지났을까. 아이 몸에 상처가 없는 것을 확인한 경찰은 당신이 외국인 유학생이고 또 한국인이라 주의만 주고 돌아가지만 다음에는 아이는 별도의 보호시설에 수용되고 부모는 경찰에 연행된다고 으름장을 놓고 갔다. 1990년대 중반 미국 유학시절의 이야기다. 네 살난 아들에게 자전거 타기를 가르치며 엉덩이를 몇 대 쥐어박았고, 이를 본 이웃집 할머니가 어디엔가 신고, 경찰과 사회복지사가 아동학대혐의(child abuse)로 조사 나왔다는 것은 한참 뒤에야 알았다. “고향생각 나느냐.”는 질문에 “나지 않는다.”고 우렁차게 대답하자 “거짓말 하고 있네.”란 빈정거림과 함께 고참의 주먹질이 날아왔다. 이번에는 같은 질문에 “고향생각이 난다.”고 답하자 “안 나게 도와 주겠다.”는 말과 함께 발길질이 쏟아진다. 20대 군대시절, 추석날 밤의 얘기다. 고향생각에 젖어 있는 이등병들을 불러놓고 주먹질해 대는 전방의 풍경으로, 상상하기 그리 어렵지 않다. 굳이 필자의 경험을 끄집어내는 것은 한국 사회가 체벌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서, 경기에 승리하기 위해서, 군대의 기강을 잡기 위해서 등등의 명목으로 체벌은 여기저기, 이곳저곳에서 은밀하게 행해진다. 여자와 명태는 사흘에 한번씩 패야 하고, 군대와 스포츠는 때려야 제대로 돌아간다는 말이 여전히 횡행함은 체벌이 굳건히 존재하고 있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어떤 이유로든 맞고 자란 사람은 커서도 폭력적으로 변하게 된다는 가설을 우리는 경험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매도 맞아 본 놈이 더 잘 때리고, 시집살이 해본 며느리가 더 혹독하게 시집살이 시킨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서울시 교육청의 체벌금지 조치에 대한 논란이 여전하다. 아니, 군대나 교도소에서조차 오래 전에 금지된 체벌이 유독 학교에서만 아직도 용인되는 현실에 아연할 따름이다. 진보 교육감의 체벌금지 조치에 대해 “교권 침해, 여타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가 우려된다.”는 교총의 불만스러운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체벌을 대신할 방안 모색이 더욱 절실한 시점이다. 체벌이 없다고 학교가 느슨할까. 체벌이 엄격히 금지된 선진국의 학교는 겉으로 보기에는 엄청 자유스럽게 보인다. 정말 그럴까? 천만의 말씀이다. 한국보다 훨씬 엄격한 것이 선진국의 학교다. 미국 초등학교의 경우 수업시간에 떠들면 일단 옐로카드를 받게 된다. 다시 떠들면 경고를 받고 타임아웃 존에 가서 벌을 서게 한다. 옐로카드를 세번 이상 받게 되면 자동적으로 교장선생님께 불려가고 곧 이어 부모님 호출이다. 그것뿐이 아니다. 옐로카드를 받으면 휴식시간을 박탈당하고 화장실 다녀올 최소한의 짬만 준다. 수업종이 울리면 교실 입장이 금지된다. 교무실에 들러 “차가 고장났다.”는 등 사유서를 써야만 교실 입장이 가능하다. 조퇴라도 하려면 교무실에 들러 반드시 허락을 받아야 담임선생님이 아이를 내준다. 유니세프 보고에 따르면 불행하게도 한국 어린이와 청소년이 느끼는 행복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낮다. 가정폭력은 청소년 가출의 원인이 되고 있으며, 범죄행위와 관련이 있음이 잇달아 보고되고 있다. 매 맞는 아이들이 청소년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비행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폭력 노출이 가져올 가장 큰 문제는 폭력의 사회화로 인한 이른바 ‘폭력대물림’ 현상이다. 체벌문제를 꺼내면 교권을 들먹이는 주장도 더 이상 곤란하다. 아이들을 때려서 유지할 수 있는 교권은 이미 교권이 아니다. 인간에 대한 인간의 형벌을 주로 다룬 붉은 수수밭의 작가 모엔(莫言)은 사람에게는 신의 영역과 동물의 영역이 있다고 했다. 체벌은 동물의 영역으로, 사랑의 매라는 그 새빨간 거짓말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 [5기 지자체 출범 한달]교육자치 분야별 점검

    [5기 지자체 출범 한달]교육자치 분야별 점검

    6·2지방선거로 당선된 전국 16개 시·도 교육감들이 앞으로 4년 동안의 지방 교육을 이끌기 위한 청사진을 갖고 출발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사상 첫 전국 동시 직선으로 뽑힌 이들의 취임으로 진정한 의미의 교육자치 실현을 위한 민선교육감 시대가 열려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교육자치의 방향타를 쥔 교육감들의 개성이 강한 탓일까, 첫 한 달은 쾌조의 순항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 이 짧은 기간 주요 현안을 두고 교육과학기술부와 시·도교육청 간의 갈등으로 학교 현장은 혼란으로 얼룩졌다. 실제로 지난달 치러진 국가 수준의 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에서 교육과학기술부와 교육청 간의 혼선으로 시험 집단결시 사태가 발생했고, 이번엔 학생에 대한 체벌 찬·반 논란이 교과부와 서울시교육청 간의 대립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당장 올해 시행되는 교원평가제나 교장공모제에 대해서도 양측의 주장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에 따른 불협화음도 결국 학교현장의 파행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서울신문은 민선 교육감 취임 한 달을 맞아 교육계 주요 현안과 문제점들을 짚어 보고, 이에 대한 해법을 탐색해 봤다. ■ 체벌 “생활지도 포기해야” “학생인권 재정립” 진통 지난달 서울 동작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오장풍’ 교사의 무차별 학생 폭행 동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교단의 폭력에 대해 사회가 큰 충격에 빠진 가운데, 교육계의 해묵은 논제인 학교체벌 문제가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에 대한 대응 조치로 서울시교육청이 서울지역 유·초·중·고교에서의 체벌을 전면 금지한다는 방침을 발표하자, 학생·학부모·교원단체와 시민단체들은 체벌 찬·반으로 치고받으면서 이념논쟁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대한민국 교육의 상징성을 가진 서울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이 발표를 두고 교육계는 물론 학교 현장도 혼란에 빠졌다. 체벌을 찬성하는 쪽에선 “(체벌 금지는) 교권이 땅에 떨어져 학생들의 생활지도를 포기하라는 것”이란 우려를 쏟아냈고, 체벌 반대 측에선 “이참에 학생 인권도 재정립해야 한다.”며 체벌 문제를 학생인권조례 제정으로 연결시키면서 해답 없는 진통이 반복됐다. 주무 당국인 교육과학기술부는 초·중등교육법의 ‘교육상 불가피한 경우에 기타의 방법으로 지도할 수 있다.’는 애매한 규정을 들어 표면적으론 반대 견해를 밝혔지만, 학교체벌 금지 방안을 연구해 온 그간의 행보 때문에 큰소리를 낼 수도 없는 어정쩡한 태도다. 한 발 더 나아가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당장 내년부터 학생인권조례를 시행하겠다고 밝히면서 교과부와 시교육청 간에 대립 구도가 재현되는 분위기다. 첫 직선으로 당선된 교육감들이 교육 자치권을 내세워 자기 목소리를 강조하며 교과부와의 접점을 찾지 못한다면, 올 하반기 학교 현장에선 극도의 혼란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 일제고사 교과부-교육청 대립에 시험·출결상황 혼선 교육과학기술부와 진보 교육감들은 지난달 13~14일 치러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를 전후해 심하게 대립했다. 전북과 강원도교육청에서는 시험을 보지 않을 학생을 위한 대체 프로그램을 마련하라는 공문을 일선 학교에 보냈다. 그러나 교과부는 학생들이 시험을 보지 않도록 유도하는 행위는 법에 어긋나는 행위임을 명확하게 밝혔다. 학생들이 일제고사를 치르도록 독려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하게 한 뒤에는 시험을 치르지 않은 학생들의 처리 방안을 두고 이견이 생겼다. 교과부는 학교에 가지 않고 체험학습 등을 한 학생들을 ‘무단결석’으로 처리하라고 했지만,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시험을 치르지 않은 학생에 대해 내신에 불리한 ‘무단결석’ 대신 ‘기타결석’ 처리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다가 시험 직전 시교육청은 다시 일선 학교에서 시험 선택권을 갖지 않는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결국 시험을 보라는 것인지, 보지 말라는 것인지 헷갈리는 와중에 서울 영등포의 한 고교에서 반 학생들이 통째로 시험을 거부하는 미응시 사태가 벌어졌다. 이를 은폐하려는 학교 측의 시도도 적발됐다. 곽 교육감은 “(혼란에 대해) 일부 책임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일제고사에 대해 교육감이 부정적 태도를 보였던 전북과 강원도에서도 시험 첫날 각각 172명과 140명이 시험을 거부했다. 이 학생들의 출결 처리방향을 놓고 여전히 교과부와 교육청의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강원도교육청은 일제고사 당시 대체 프로그램에 참석한 학생들의 출결 상황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비공개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 조직개편 본청 감사팀 외부 공모… 조직내부 갈등 양상 올 9월부터 전국 180여개 지역교육청이 ‘교육지원청’으로 간판을 바꿔 단다. 지난 5월 국무회의서 통과된 지방교육자치법 개정에 따른 조치로, 기존의 종합 감사와 학교 평가 기능은 상위 기관인 시·도교육청으로 이관되고, 학교 급식검사와 수업지원 업무만 남게 된다. 학생과 학부모 등 교육 수요자를 중심으로 한 교육 행정서비스 강화 차원으로, 사실상 감사권과 학교 평가권 같은 실질적인 감독 권한이 교육청 한 곳으로 집중된다. 여기에는 최근 잇따랐던 교육계 인사비리를 척결하겠다는 교육 당국의 의지도 담겼다. 이에 따라 서울과 대구교육청 등은 본청에 자체 감사 전담기구를 설치하고, 업무의 독립성과 전문성 제고를 위해 감사담당관을 판사나 변호사 같은 외부인물로 공모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나머지 시·도 교육청들도 2학기를 앞두고 본격적인 조직 및 직제 개편작업에 들어가는 한편, 대규모 인사도 준비 중이다. 하지만 시·도의회의 교육위원회를 둘러싼 감투싸움으로 회의 자체가 무산되면서 교육청 개편 작업이 차질을 빚는가 하면, 교육감의 인사권을 두고 조직 내부 간 갈등 양상도 벌어지고 있다. 경기도는 교육위원장에 다수당인 민주당 의원이 뽑힌 데 반발한 교육의원들이 회의에 불참하면서 교육 관련 조례안 심의조차 열지 못했다. 이에 따라 도교육청 개편 작업도 지연돼 교육감이 추진 중인 친환경 무상급식 등 혁신교육 과제도 차질을 빚고 있다. 한편 곽노현 서울시교육감도 최근 징계위원회와 인사위원회 절반을 외부 인사로 충원한 데 이어, 국·과장(3·4급) 인사도 외부 수혈 방침을 밝혀 조직 불화와 인사 적체를 우려한 교육청 직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 교원평가 진보교육감들 수업 중심 교원평가제 추진 올해 전면 실시된 교원평가제에 대해 진보 교육감들은 비판적이다. 전북도교육청 김승환 교육감은 현행 교원평가제 폐지를 추진했다. 이 교육청은 교원 능력개발 평가제 시행에 관한 규칙 폐지 안(案)을 입법예고했지만, 처리하지 못하자 이달 말쯤 다시 폐지 절차를 밟기로 했다. 교원평가제가 법률이 아니라 16개 시·도 교육청의 자체 조례로 시행됐기 때문에 교육감의 의지가 강하면 폐지할 수 있다. 김 교육감은 현행 교원평가제를 폐지한 뒤 이른바 ‘자율적 교원평가’라는 이름으로 수업평가 중심의 평가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수업평가 중심의 교원평가제는 진보 교육감들이 공통으로 지지하는 평가방식이다. 학생·학부모·동료 교사가 평가에 참여하는 방식 대신 학급별 수업평가회와 학교별 교과 협의회를 통해 수업 활동을 평가하는 변형된 형태의 평가방식이 있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올 하반기에는 예정대로 교원평가제를 실시하되 문제점 등이 발견되면 바로잡고 다른 방안을 모색해 보기로 했다. 곽 교육감 측에서는 학생들이 서술형으로 교원을 평가하는 방식 등도 논의됐다. 교원평가제와 비슷한 시기에 도입된 교장공모제에 대해서는 보수 성향 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반대 뜻을 밝혔다. 이들은 결국 교장공모제 시행 비율을 10%포인트 낮추는 협의를 이끌어냈다. 반면 진보 교육감들은 교장 자격증이 없는 사람들에게까지 교장 문호를 개방하는 식의 확장된 교장공모제를 지지하고 있다. 그래서 교총은 각 시·도 교육청에 교장공모제를 교장 자격증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면서 추진 속도를 늦추는 방안을 제안하는 중이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사설] 5기 단체장 중앙정치보다 지역주민 살피라

    민선 5기 자치단체장들의 한 달간 성적표를 매긴다면 낙제점이다. 한 달 내내 ‘요란한 행보’로 나라가 떠들썩했지만, 눈에 띄는 성과는 보이지 않는다. 김두관 경남도지사,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4대강 사업 반대가 도(道) 행정의 최우선 사업인양 목을 매고 있다. 결국 한나라당이 장악한 경남도 의회는 4대강 사업 반대 예산을 전액 삭감, 김 지사 행보에 제동을 걸기에 이르렀다. 도정이 얼마나 정치색으로 물들여졌으면 경남도 하위직 공무원 채용 면접장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김두관 경남지사 중 누가 더 정치를 잘하나?” 라는 황당무계한 질문까지 나왔겠는가. 국책사업에 반대를 해도 지역 주민의 의견을 수렴한 뒤 정상적 행정절차를 밟는 것이 맞다. 단체장들이 자신의 정치 색깔을 입히려고 목소리 높이는 식은 곤란하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전임자가 호화청사를 짓다 예산이 거덜났다며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며 전임자의 실정 고발로 온 국민들에게 존재감을 알렸다. 송영길 인천시장도 전임자가 추진했던 세계도시축제가 예산낭비라며 감사원에 감사청구를 하는 것으로 시(市) 행정의 포문을 열었다. 호화청사와 축제에 예산을 펑펑 낭비한 전임 시장들은 마땅히 비난 받아야 한다. 그러나 현명한 단체장이라면 주민들을 위한 정책 현안부터 들고 나왔어야 했다. 단체장의 감시·감독이 필요한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빚더미의 지방 공기업들도 손봐야 한다. 일에는 순서가 있는 법이다. 민주당이 장악한 서울시의회도 오세훈 시장의 디자인 정책 등을 폐기하려고 벼르고 있다고 한다. 전임자의 정책을 무조건 부정하는 게 옳은지 따져 볼 일이다.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이미 70 %의 공정률을 보인 의정부 경전철을 중단시켰다. 그동안 들인 예산은 물론 행정력의 낭비가 아닐 수 없다. 친(親)전교조 성향의 교육감 당선 이후 교육 현장의 혼란도 걱정스럽다. 진보 인사들이 지방교육 행정을 장악하면서 학업성취도 평가와 교원평가 반대, 학생체벌 금지 등 교육정책 실험으로 혼선을 빚고 있다. 친환경 무상급식을 하겠다지만 학생들에게 먹일 친환경 제품이 시장 사정상 수급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다. 단체장들은 이제 여야를 떠나 중앙정치를 기웃거리지 말고 지역주민만을 보고 일해야 한다.
  • [데스크 시각] 체벌의 변증법/심재억 사회부 부장급

    [데스크 시각] 체벌의 변증법/심재억 사회부 부장급

    당신은 학교 체벌과 관련해 어떤 기억을 갖고 있습니까? 그 기억 속의 체벌이 자신의 과실에 대한 징계였든, 아니면 단체 규율 차원이었든 다 좋습니다. 그 체벌은 당신에게 아름다움입니까, 아니면 모욕스럽거나 혐오스럽도록 잔혹하고 일방적인 그 무엇입니까. 효율만 따지자면 체벌은 여전히 효과적인 리더십의 비밀병기일 수 있습니다. 또 학교라는 갇힌 공간에서 작위적으로 권위를 급조해 내는 요술방망이일 수도 있지요. 여러분이 체험했던 군대를 떠올리면 이해가 빠를까요. 사실, 절차적 정당성을 무시하거나, 현실 너머의 이상에 눈길을 주지 못하는, 그래서 하찮은 절차적 문제 때문에 효율성을 포기할 수 없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체벌은 여전히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전가의 보도’입니다. 단시간에, 군더더기 없이 지시나 명령을 수행하게 하는 마력, 그런 가학의 관습이 만든 무한한 권능의 단맛은 마약과 다르지 않으니까요. 우리 사회의 기성세대는 대부분 이런 폭력과 체벌을 체화한 세대이기도 합니다. 학교에서는 체벌로 집체적응력을 키웠고, 사회에서는 음험한 폭력의 위협 때문에 일사불란한 복종과 순응의 미덕을 자기 내면에 이식해야 했습니다. 그런 기성세대에서 체벌옹호론이 불거집니다. ‘교권의 위기’라는 그럴 듯한 수사로 포장된 체벌옹호론은 본질적으로 목표에 집착하는 성과주의의 부산물이자 본질을 배제한 효율지상주의적 방법론이기도 합니다. 분명한 것은 그런 정체된 가치로는 세상의 변화에 적응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논란에 대해 변증법은 아주 간명한 이해의 방법을 제시합니다. 변증법적 진보의 핵심 개념인 모순이 극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모든 현상이나 가치는 결국 모순을 노정하게 되고, 이 모순에 대한 반동이 새로운 진보의 촉매가 됩니다. 이를 변증법론자들은 ‘정·반·합’으로 정리합니다. 그런 점에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전격적인 체벌금지 선언은 일부의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필연적인 변증법적 진보의 과정인 셈이지요. 지금도 전국의 각급 학교에서 수많은 학생들이 ‘습관화된 폭력’에 노출돼 있으며, 그들이 학교라는 닫힌 공간에서 구호나 변론의 여지를 가질 수 없다는 점에서 체벌은 ‘아주 오래, 그리고 공공연히 지속돼 온 응급상황’이며, 이런 사실을 인정한다면 절차적 문제는 오히려 하찮습니다. 때리면 얼마나 때리겠느냐고 말하는 건 무책임하고 방종한 상황인식입니다. 국내 중·고교생의 70%가 교사 체벌을 경험했으며, 이 중에 매주 3회 이상 체벌을 받는 학생도 7.4%나 된답니다. 스웨덴의 중·고교생 98.6%가 체벌 경험이 전혀 없다는 사실과 견줘보면 참혹하고 부끄럽습니다. 혹자들은 체벌 금지가 교사의 교육권을 위협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체벌을 통한 통솔이 오히려 교육의 가치를 전복시키는 문제를 갖습니다. 교육권의 훼손이 비본질적이라면 교육의 가치 훼손은 본질의 문제입니다. 교육의 가치는 지식의 습득이나 군대식 규율 주입이 아니라 인간의 완성에 있습니다. 이를 통해 개개인이 사회에 기여하게 하고, 윤택한 삶을 꾸리도록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도 체벌 옹호론자들은 체벌을 통해 완성하는 집체화가 바로 사회생활의 기본이고, 우수한 시민의 조건이라고 우깁니다. 프랑스에서 이런 인지행동 실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한 마리의 개에게는 체벌 없이 음식을 제공했고, 다른 개에게는 매질을 한 뒤 음식을 먹도록 했습니다. 4주 후 매를 맞지 않은 개는 매우 창의적으로 감춰진 음식을 찾아내는 반면 매에 길들여진 개는 음식을 찾아내지 못할 뿐 아니라 음식을 앞에 두고도 먹기를 망설였으며, 누군가 매질을 하자 그제야 편하게 음식을 먹더랍니다. 자, 다시 묻습니다. 당신의 자녀가 매질에 길들여진 타율의 객체가 되기를 바라십니까, 아니면 모든 체벌과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자율의 주체로 자라기를 바라십니까. jeshim@seoul.co.kr
  • 김상곤 교육감 “사법부 판단 따를 것”

    시국선언 교사의 징계를 유보한 혐의(직무유기)로 불구속 기소됐다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28일 “사법부의 판단에 따라 징계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교육감은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가진 인터뷰에서 “시국선언 교사에 대한 사법부의 최종 유죄판단이 나오면 징계하겠다.”고 말했다. 징계시 진보진영의 압박 가능성에 대해 “법령에 의해 분명히 문제가 되고 징계사유가 되면 그 절차에 원칙적으로 따라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육감은 체벌과 관련해서는 “이제 우리 한국사회에서 전면적으로 금지돼야 한다.”며 “이를 경기도교육청이 제정하려는 학생인권조례에 담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육감은 또 “(체벌을 금지하는) 대신 학생들이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하기 위해 자기 책임을 확실히 질 수 있도록 교육에서 지원해야 하고 그래서 대체 프로그램 또는 학생들이 책임질 수 있는 대안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은 그 대안으로 그린마일리지(상벌점) 제도를 확대하는 방안과 독후감 작성이나 봉사활동 같은 지덕벌(智德罰)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 교육감은 도의회의 여소야대 구도에 따라 학생인권조례 제정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 전망에 대해 “일반적으로 그렇게 보고 있다.”고 했다. 도교육청은 오는 9월 1일부터 학생인권조례안을 다시 한번 입법예고한 뒤 법제심의를 거쳐 10월 5~19일 열릴 제253회 도의회 임시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남고생·여중생 밀양서 동반자살

    경남 밀양경찰서는 27일 경남 밀양시내의 한 아파트 아래 도로에 26일 오후 10시45분쯤 서울에 사는 이모(18·고 3년)군과 밀양에 사는 김모(15·중 3년)양이 함께 떨어져 숨져 있는 것을 아파트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아파트 21층 옥상에서 이들이 직접 쓴 것으로 보이는 유서 1통씩과 신발·책 등 소지품을 발견했다. 이군의 유서에는 ‘부모와 친구들에게 미안하다.’는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고 김양은 유서에 ‘미안하다. 나를 살리지 마라.’는 등의 글을 적어 놓았다. 경찰은 이군의 소지품 가운데 26일 발권된 서울발 밀양행 KTX 승차권이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군이 최근 밀양에 간 적이 있다는 가족들의 진술을 토대로 이들이 만나 함께 투신하게 된 경위와 정확한 자살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한편 숨진 이군의 친구 등에 따르면 이군은 얼마 전 담임교사에게 체벌을 당한 뒤 심한 불안증세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 발생 후 가족들은 담임교사에게 상담 요청을 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그러나 이군 담임교사는 이군과 여러번 상담을 했다며 이 같은 주장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밀양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기고]학생인권조례, 시기상조다/장세진 군산여상 교사·문학평론가

    [기고]학생인권조례, 시기상조다/장세진 군산여상 교사·문학평론가

    이른바 진보교육감들이 추진하는 학생인권조례가 논란을 빚고 있다. ‘교원 76%가 반대’, ‘학생인권조례 갈등 본격화’ 따위 기사 등이 그것이다. 조례안은 대략 체벌금지, 두발·복장의 자유, 야간학습·보충수업선택권, 휴대전화소지·집회의 자유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조례안은 시대착오적이면서 매우 혁신 내지 진보적(체벌금지, 두발·복장의 자유, 집회의 자유)이기도 하다. 또 조례안대로만 되면 입시지옥이 해소될 만큼 획기적(야간학습·보충수업선택권)이기도 하다. 우선 획기적이라 할 야간학습·보충수업선택권은 쌍수를 들어 환영한다. 강제적 보충수업은 극소수 학생들의 세칭 일류대 진학을 위한 들러리이거나 면학분위기용 내지 교사 부수입 제공원 이상의 의미를 부여할 수 없는 무지한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세칭 일류대 진학자를 뺀 나머지 대다수 학생은 원서만 내도 어렵지 않게 합격하여 대학에 들어가는 실정이다. 그런 대학입시를 위해 전체 학생들이 꼭두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그리고 쉬는 토요일이나 일요일까지 ‘공부하는 기계’로 고교시절을 보내야 하는 건 엄청난 국가적 낭비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체벌금지, 두발·복장의 자유는 시대착오적이거나 십분 양보해도 시기상조다. 학교가 무너졌다면 그 원인 중 하나는 김대중정부가 섣불리 발표한 체벌금지 조치였다. 가령 서울시교육감이 체벌금지를 조례에 넣을 것으로 알려졌는데, 다시 그런 빌미가 제공되어선 안 된다는 것이 많은 교사들의 바람이다. 아다시피 경제적 수준 향상과 함께 민주주의가 신장되는 과도기에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사회현상은 자유보다 방종이다. 체벌금지는 그런 사정을 간과했던 실패한 정책의 사례로 꼽히고 있다. 초등학생마저 선생님에게 잣대로 손바닥 몇 대 맞은 걸 경찰에 신고하는 일이 벌어진 것을 벌써 잊었단 말인가. 두발·복장의 자유도 마찬가지다. 학생들 인권보호 차원에서 접근한 것으로 보이지만, 착각은 금물이다. 미국이나 영국 등 서구 선진국들의 고교처럼 학생들이 사복차림으로 머리를 기르고 교내에서 키스 정도는 ‘가볍게’ 할 만큼 우리 사회는 선진화되어 있지 않다. 솔직히 교수·학습 이외 생활지도로 많은 시간 할애와 함께 골머리를 앓고 있는 교사 입장에서도 그렇게 되면 편해지니까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대착오적이거나 너무 앞서간다고 말하는 것은, 안타깝지만 학생들에게 그럴만한 자정 능력이 아직 없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물론 당연히 학생의 인권도 소중하다. 학생의 인권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수능시험 부정사건 이후 전국 각급 학교로 확산된 교내시험 2인 감독 제도부터 없애야 맞다. 극히 일부 때문에 전국의 대다수 학생들을 범죄자 취급하는 것처럼 심각한 인권침해가 또 어디 있겠는가. 급진적인 조례안 제정보다는 운영의 묘를 살리는 것이 대안으로 보인다. 예컨대 이미 시행 중인 ‘체벌 3수칙’ 같은 지침이 철저하게 지켜지는지 지도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 가위로 머리 자르기 따위 학생인권을 침해하는 학교의 장과 해당 교사에 대한 일벌백계의 징계 병행도 하나의 대안이 되리라 생각한다.
  • [심재억 기자의 건강노트] 염소똥

    그 선생님을 모두들 ‘염생이똥’이라고 불렀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교문 앞에 서 있다가 지각하는 아이들 입에 억지로 딱딱한 염소똥을 한 알씩 밀어넣어 질겁하게 해 붙여진 별명입니다. 그냥 밀어넣기만 하는 게 아니었습니다. “하나, 둘, 셋” 구령에 따라 일제히 씹어 삼키게 했으니, 다들 오만상을 찌푸리며 그걸 먹어야 했고, 그런 소문이 안팎에 퍼져 마을 사람들도 ‘염생이똥’ 하면 다 알았습니다. 그래도 그 선생님은 다정했습니다. 떠꺼머리 촌놈들 화단으로 불러모아 꽃씨를 묻거나 모종을 옮기며 이런저런 도움말도 곧잘 하셨고, 갱생원에서 학교엘 다니던 친구에게는 남 몰래 구호용 밀가루빵을 쥐어주시기도 했었지요. 숙제를 안 해온 놈들은 어김없이 오죽(烏竹) 회초리로 손바닥을 맞아야 했지만 그 체벌이 별로 무섭진 않았습니다. 한번도 작심하고 때린 적이 없었으니까요. 그러면서 매 맞는 애들에게 이렇게 외치도록 했습니다. “이 매 맞고 정신 차려 좋은 사람 되겠습니다.” 그 선생님을 졸업 후 삼십 몇 년 만에 만나 식사 한번 모셨는데, 그제서야 그 염소똥이 염소똥이 아니라 율무와 보릿가루, 야생 약초를 섞어 당신의 모친께서 간식용으로 만들어주신 ‘대용식’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그걸 염소똥이라고 먹였던 것이니, 사랑이면 사랑이지 해악질은 아닐 것입니다. 하기야 그게 진짜 염소똥인들 선생님의 진정성만 안다면 그걸 못 먹을 이유도 없을 테지만 말입니다. 이제 자녀들에게 인간의 진정성을 믿으라고 말합시다. 그걸 믿고, 스스로 그렇게 처신하는 게 정신 건강에는 정말 보약일 테니 말입니다. jeshim@seoul.co.kr
  • [씨줄날줄] ‘사랑의 매’와 체벌/최광숙 논설위원

    장안의 화제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의 한 장면이다. 할머니는 손자의 종아리를 5대 내리쳤다. “아직도 모르겠니? 나는 널 혼내는 게 아니다. 널 가르치는 중이야.” 서자인 탁구는 이복누나의 연필을 훔친 도둑으로 몰렸다. 할머니는 탁구가 범인이 아닌 줄 알면서도 “억울하냐? 분하냐? 살다 보면 이런 일은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며 매를 든다. 험난한 세상 살아가려면 억울함마저 인내하라는 것이 할머니의 가르침이다. 조선시대 문신 이항복은 어머니의 ‘사랑의 회초리’ 덕분에 장원급제했다. 건달이 되어가는 아들을 보다 못한 어머니는 장가 간 아들의 종아리와 엉덩이에 피가 터지도록 모진 매질을 했다. 그후 항복은 이율곡을 스승으로 모셔 학문의 길로 매진했다. 달초(撻楚)란 부모, 스승이 훈계할 목적으로 회초리로 종아리를 때린다는 뜻이다. 자식들이 서당에 가면 부모는 훈장에게 회초리 한 묶음을 전달했다. 때려서라도 사람 만들어 달라는 뜻이다. 재미난 사실은 과거 회초리는 싸리나무가 아닌 뽕나무라는 것이다. 동의보감에 보면 뽕나무가지로 맞으면 상처가 덧나지 않고 빨리 아문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매질은 하지만 행여나 상처딱지라도 생길까봐 걱정했던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사랑의 매가 아니고서야 회초리 나무 성질까지 가려서 썼을까 싶다. 영국 왕실 교육에서도 체벌은 필수였다고 한다. 장차 왕이 될 왕자에게 매질을 할 수 없어 대신 맞는 아이(Whipping Boy)가 있었다고 한다. 1800년대 미국의 일부 학교에는 체벌실(Whipping Room)이 따로 있을 정도로 체벌은 교육현장에서 일상화됐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점차 체벌을 금지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다만 무조건 금지가 아니라 예외적인 조항을 두어 체벌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서울 각급 학교에 체벌 전면금지 지침을 내렸다. “손바닥으로 맞으면 장풍(掌風)을 맞은 듯 나가 떨어진다.”는 ‘오장풍’이라는 초등학교 교사의 어린이 폭력이 발단이 됐다. “아이를 사랑하거든 매를 주고, 미워하는 아이에게는 먹을 것을 많이 준다.”는 명심보감의 한 구절을 되뇌지 않더라도 ‘사랑의 매’는 체벌과 차원이 다른 훈육 방법이다. 아이들은 부모와 교사의 ‘사랑의 회초리’로 인격을 가다듬고, 지적 성장을 해 나간다. 정치권은 선거라는 ‘민심의 회초리’를 의식해 정치를 한다. 기업은 ‘소비자의 회초리’가 무서워 좋은 제품을 만들고자 한다. 회초리 없는 세상이 어디 있겠는가?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서울교육청 체벌 전면금지 찬반 논란

    서울시교육청이 서울지역 유치원과 초·중·고교에서 체벌을 전면 금지하는 조치를 내린데 대해 교원단체와 학부모 및 교육 관련 시민단체들의 의견은 뚜렷하게 찬반으로 나뉘었다. 일각에서는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체벌 허용 여부를 놓고 해묵은 논쟁을 벌이는 대신 교사의 폭행 문제와 더불어 교권 침해도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을 둔 석해진(46·강원 동해시)씨는 “생활지도를 위해 일정 수준의 체벌은 허용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교사의 감정이 개입됐다든지, 누가 보더라도 합리적인 수준을 넘어서는 체벌에 대해서는 분명히 선을 그어야 한다.”고 말했다. 여익환(42·서울 발산동)씨는 “반성문처럼 학생의 잘못을 지적할 수 있는 수단은 많은데 체벌만이 옳다고 여기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면서 “공론의 장을 통해 사회가 이해할 수 있는 학생지도 방법을 찾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전희경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책실장은 “교사 폭행 동영상 공개로 전 국민이 충격을 받았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는 폭력과 학교에서의 체벌은 개념을 분리해서 봐야 한다.”면서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폭행을 저지르는 부적격 교사를 가려낼 수 있는 근원적인 처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선이 좋은학교바른교육학부모회 사무총장은 “사랑의 매라고 해도 받아들일 때는 감정이 섞일 수 있다.”면서 “일부에서는 체벌 금지가 교권 침해라고 주장하지만 체벌이 허용된다고 교권이 지켜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다른 견해를 밝혔다. 교총은 논평을 통해 “학교 규칙에서 정한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수준의 체벌조차 허용되지 않는다면 사실상 교사의 학생 포기사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올바른 여론 수렴 절차도 없이 시교육청이 즉흥적으로 체벌 전면 금지조치를 내린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정진용 전교조 대변인은 “교사 폭력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처벌의 교육적 효과와 허용 여부 등을 놓고 해묵은 논쟁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학생 인권보호와 함께 교사의 권리도 보호하는 방안을 찾아 우리 교육의 올바른 미래를 찾아나갈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현용·최재헌·김양진기자 go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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