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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전, 발전이냐 안전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원전, 발전이냐 안전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1945년 8월 6일 오전 8시 14분 조종사 폴 티벳 중령의 어머니 이름을 딴 B29 폭격기 ‘에놀라 게이’가 우라늄 폭탄 ‘리틀 보이’를 히로시마 상공 9750m에서 투하했다. 자동 폭발 고도인 580m에 도달하기까지는 57초 걸렸다. 8시 15분, 핵폭발로 인해 발생한 버섯구름은 18㎞ 상공까지 치솟았고 폭발 중심 지점에서 반경 1.6㎞ 이내 모든 것이 파괴됐다. 폭발 당시 25만5000여 명이 거주하던 히로시마에서는 초기 폭발로 7만 명이 사망했고, 1945년 말까지 방사능 피폭으로 비슷한 숫자의 사람들이 사망했다. 어마어마한 파괴력에 전 세계는 경악했다. 이에 세계 최초이자 마지막으로 핵폭탄을 실전에 사용한 미국은 2차 대전 이후 핵 에너지를 무기가 아닌 전기 생산에 이용하기 위한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계획을 발표했다. 그렇게 60년 넘게 ‘싸고 안전한’ 에너지라는 명성을 이어오던 원자력 발전은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로 미운 오리 신세가 됐다. ●우라늄 1g은 석유 1800ℓ의 에너지 엄청난 살상력을 가진 핵폭탄과 전기를 만들어 내는 원자력 발전의 원리는 비슷하다. 물질의 최소단위인 원자는 원자핵과 그 주위를 도는 전자로 구성돼 있고 원자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로 이뤄져 있다. 안정적인 원자핵에 중성자를 쏘아 넣으면 원자핵은 불안정한 상태가 된다. 정원이 10명인 엘리베이터에 덩치가 있는 1명이 추가로 타서 11명이 되면 숨쉬기 힘들어지고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등 불안정한 상황이 되는 것과 비슷하다. 불안정한 원자핵은 급기야 두 개로 쪼개지는 붕괴현상을 일으킨다. 방사성 동위원소인 우라늄 235에 중성자를 쏘면 바륨(Ba) 142과 크립톤(Kr) 91로 분열하고 엄청난 열에너지와 함께 중성자 2~3개를 빠른 속도로 내뱉는다. 이렇게 튀어나온 중성자들은 주위에 있는 또 다른 우라늄 235의 원자핵을 연쇄적으로 분열시킨다. 1g의 우라늄에는 1조의 25억배에 해당하는 우라늄 원자가 있는데 이것들이 연쇄반응을 일으켜 모두 분열하는데는 1백만분의1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때 발생하는 에너지는 석유 1800ℓ, 석탄 3t이 완전 연소할 때 생기는 에너지와 비슷한 수준이다. 같은 양이라고 할 때 우라늄은 석탄보다 300만 배 이상의 에너지를 발산한다. 연쇄반응을 한번에 일으켜 에너지가 단숨에 분출되도록 하는 것이 핵폭탄이고, 연쇄반응 속도를 조절해 핵분열 에너지를 평화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원자력 발전이다. ●경수로는 ‘물’ 중수로는 ‘중수’로 속도조절 원자력 발전소의 발전 방식은 화력 발전의 원리와 비슷하다. 핵분열 에너지로 물을 끓여 나온 증기로 터빈을 돌리면 터빈에 연결된 발전기가 돌아가면서 전기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원자력 발전의 핵심은 핵분열 속도의 통제에 있다. 핵분열 속도를 통제하지 못하는 순간 원자로는 거대한 핵폭탄이 된다. 분열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 바로 감속재다. 감속재는 핵분열 시 나오는 고속중성자의 속도를 늦출 수 있으면서 중성자를 흡수하지는 않아야 한다. 이런 조건에 맞는 물질은 물과 흑연, 베릴륨, 산화베릴륨인데, 안전성과 경제성을 모두 갖춘 것이 물과 흑연이다. 원자력발전소의 핵심 설비인 원자로는 크게 경수로와 중수로로 나뉘고, 감속재에 따라 가압경수로, 가압중수로, 흑연로, 비등경수로, 고속증식로 등으로 구분된다. 경수로는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물인 ‘경수’가 감속재로 쓰이며 농축 우라늄 235를 연료로 사용한다. 중수로는 중성자를 하나 더 갖고 있는 중수소가 물 분자를 구성하는 ‘중수’를 감속재로 사용한다. 중수는 보통의 물 1ℓ 중에도 0.16~0.17% 포함돼 있어 추출 비용이 비싸다. 흑연로는 감속재로 흑연이 사용된다. ●한국 가압형 경수로 5중 방호장치 갖춰 1940년대 말 원자력 발전계획이 처음 발표됐을 때만 해도 많은 사람들은 에너지를 값싸게 무한정 공급받을 수 있어 인류의 에너지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렇지만 1979년 미국 스리마일 원전 핵누출 사고, 1986년 구 소련 체르노빌 원전 폭발사고,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으로 원전 안전에 대한 불신은 극에 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원전 연구자들은 안전성 확보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세계 원전의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 가동 중인 원자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가압형 경수로의 경우 핵연료 펠릿-연료 피복관-원자로 압력 용기-4㎝ 두께의 철판 격납용기-120㎝ 두께의 콘크리트 원자로 건물 등 5중 방호장치를 갖추고 있다. 이 같은 방호장치에도 불구하고 갖가지 원전관련 비리 및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안전에 대한 불신은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방사성 폐기물 처분, 사용후핵연료 처리, 폐로 처리 등 비용을 포함하면 원자력 발전이 여타 발전방식에 비해 경제적이지 않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반면 우리나라 전력사용량의 증가와 전기생산 비용을 따지면 원전이 아직까지는 다른 발전방식보다 싸기 때문에 원자력 에너지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왜 아무도 나에게 말해 주지 않았나(신혜정 지음, 호미 펴냄) ‘왜 아무도 나에게 말해 주지 않았나.’ 인류 역사상 ‘최악의 원전 사고’로 일반인의 뇌리에 생생한 체르노빌 원전 폭발. 이 말은 그 원전 폭발 순간에 어린 자녀와 함께 숲에서 괭이밥을 뜯다가 피폭된 여인의 절규로 유명하다. 책은 그 절규를 제목으로 썼다. 200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2001년) 출신인 시인이 핵발전 현상을 직접 눈으로 보고, 몸으로 부딪쳐 파악한 핵발전소 고발서. 어쩔 수 없이 매일매일 핵을 안고 살아가는 원전의 노동자를 만나 그들의 삶과 원전을 둘러싼 정치, 경제, 건설, 학계 등 여러 이권 세력에 의해 은폐된 핵발전소의 실체를 낱낱이 전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국도라는 7번 국도의 핵발전소 지역을 모두 돌아봤다. 객관적인 자료 일색인 종전의 흔한 탈핵 서적들과는 사뭇 다른 책. 핵발전 현상을 직접 관찰하고 느껴 전한 기록이 생생하다. 208쪽. 1만 2000원. 누가 지도자인가(박영선 지음, 마음의숲 펴냄)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의원이 쓴 ‘지도자들 이야기’다. 20년 기자, 10여년 정치인 활동 시절 만난 정치인들의 모습이 담겼다. 박근혜·이명박·노무현·문재인·안철수·정몽준·정운찬·정동영·손학규 등 9명이 주인공. 넬슨 만델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키노 전 필리핀 대통령, 라빈 이스라엘 전 총리,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평가도 흥미롭다. 박 의원은 책에서 말한다. “대통령이 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은 분명 구별되는 무엇이 있다.” 그러면서 “대통령들에겐 모두 시대를 응축하는 ‘시대의 언어’가 녹아 있다”고 강조한다. 정치 지도자에 국한하지 않고 기업 회장과 대표, 간부, 교수, 장교 등 사회 전반에 걸친 리더들의 지도력을 말하고 있는 게 특징. 400쪽. 1만 5000원. 나는 매일 천국의 조각을 줍는다(바데이 라트너 지음, 황보석 옮김, 자음과모음 펴냄) 1970년대 후반 캄보디아를 대량 학살로 몰아넣은 악명 높은 크메르 루주 정권 아래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저자의 자전소설. 크메르 루주가 권력을 잡아 자국민들을 무자비하게 학살하던 무렵 일곱 살 소녀 라미의 가족이 수도 프놈펜에서 쫓겨나 캄보디아를 떠날 때까지의 4년간을 어린 라미의 시선으로 생생하게 다뤘다. 참혹한 일들을 겪으면서도 삶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모습을 실감나게 그려 낸다. 크메르 루주의 비극을 배경으로 한 기존 작품들이 주로 회고록에 치중된 것과 달리 자신이 직접 겪은 일들을 라미라는 주인공이 자신의 기억을 회상하는 문학 형식을 빌려 그려 낸 게 큰 특징이다. 공포와 절망의 나락 속에서 소름 끼치는 참상을 실감하면서도 살아남으려는 인간 정신이 도드라진다. 15개 언어로 번역돼 출간됐다. 536쪽. 1만 3800원. 한글의 발명(정광 지음, 김영사 펴냄) 고려대 명예교수가 한글 창제와 관련해 새롭게 접근했다. 기존의 ‘영명하신 세종대왕이 사상 유례없는 독창적 글자를 만드셨다’는 신화적 접근을 경계한다. 그보다는 역사적·과학적 바탕 위에서 한글의 의미와 언어학적 가치, 탁월함에 주목했다. 창제의 근본 동기부터가 새롭다. 원나라 건국에 따라 한자의 중국어 발음과 우리 발음이 크게 달라진 탓에 생긴 의사소통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는 것이다. 훈민정음도 한자의 한어음을 표기하거나 우리 한자음을 수정해 백성에게 가르칠 때 필요한 발음기호로 창제했다고 본다. 백성을 가르치기 위한 새로운 문자가 아니었다는 주장이다. 한글 창제에 불가(佛家)의 학승들이 큰 도움을 준 사실도 공개된다. 508쪽. 1만 9800원.
  • 원전 해체 핵심 ‘제염 기술’ 선진국의 70% 수준

    원전 해체 핵심 ‘제염 기술’ 선진국의 70% 수준

    지난 12일 국가에너지위원회의 ‘영구 가동 정지’ 권고로 우리나라 최초의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가 사실상 해체 수순에 들어가게 됐다. 국내 첫 원전 폐로(廢爐)인 만큼 앞으로의 과정과 해체 기술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원전 해체 방식은 크게 3가지다. 원전의 가동 정지와 동시에 해체하는 ‘즉시 해체’, 방사성물질의 반감기를 고려해 30~60년 시설을 폐쇄한 뒤 해체하는 ‘지연 해체’, 원전시설에 콘크리트를 부어 사용이 불가능하도록 하는 ‘영구 밀봉’이다. 영구 밀봉은 구소련 체르노빌 원전 사고 때 적용했던 것으로, 고리 1호기에 쓰일 가능성은 없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제염해체연구본부 문제권 부장은 “경제성뿐만 아니라 얼마나 안전하게 해체할 수 있느냐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각국의 추세를 감안할 때 고리 1호기의 해체는 즉시 해체와 지연 해체의 2가지 방식이 절충된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해체 기획→원전 특성 분석 및 운전 정지→해체 설계→제염→절단 및 철거→폐기물 처리→부지 복원→부지 규제 해제 순서로 진행된다. 운전 정지부터 해체 준비 과정에 5년, 제염·절단 및 철거·폐기물 처리에 10년, 환경 복원에 5년 등 통상 20년 정도가 걸린다. 원전 해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제염(除染) 과정이다. 제염은 김치를 담글 때 배추에 소금을 뿌려 숨을 죽여 부피를 줄이고 다루기 쉽게 만드는 것과 같은 원리다. 기계적·화학적·전기화학적·열적 방법으로 원전에 남아 있는 방사성물질을 제거하거나 최소화시켜 절단 및 철거 작업을 쉽게 만드는 기술이다. 미국과 일본, 독일 등 해체 기술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는 해체 준비 기술과 폐기물 처리 기술은 80% 가까이 확보돼 있지만, 핵심인 제염 기술은 70%, 절단 해체 기술은 60%에 불과하다. 원전 해체 관련 인력도 프랑스 원자력청에는 1000명 이상 있지만, 우리나라는 원자력연구원의 19명뿐이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원전 해체는 화학공학, 로봇공학, 환경공학, 토목,건축, 전자,기계공학 등 전 분야의 과학기술이 집약되는 종합 엔지니어링 기술”이라며 “우리나라는 해체 기술 확보뿐만 아니라 관련 인력 양성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기고] 근로자 건강, 예방 문화가 중요하다/김양호 울산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기고] 근로자 건강, 예방 문화가 중요하다/김양호 울산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우리나라의 재해율·산재사망률 등은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한 해에 산업재해자가 9만여명 발생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900명 이상이 일터 사고로 생명을 잃고 있다. 사고사망만인율(노동자 1만명당 사망 인원)은 산업안전 주요 선진국보다 2배에서 4배 정도 높은 수준이다. 2014년 업무상 질병자 수는 7678명이며, 업무 관련성 근골격계 질환이 약 3분의2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직업성암, 생식독성, 직무스트레스 또는 감정노동으로 인한 정신건강 문제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근로 형태 및 근로 환경이 다양해지면서 발생하는 일터의 다양한 위험 요인도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성숙한 안전문화가 필요하다. ‘안전문화’란 “개인이나 집단의 가치, 태도, 인식, 역량 그리고 행동양식의 산물로서 조직 안전보건 경영의 실행, 방식과 숙련도 등을 결정”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안전문화’라는 용어는 1986년 소련 체르노빌 원자력 누출 사고에 따른 국제원자력안전자문단(INSAG)의 보고서에서 처음 사용했는데, “사고의 원인은 안전보건 관리 시스템 등 제도가 없어서가 아니라 제도를 실제로 움직이게 하는 안전문화가 없기 때문이다”라고 진단했다. 어떠한 사업장, 어느 조직이든 안전문화를 갖고 있다. 안전문화의 성숙도에 따라 병적 안전문화부터 긍정적인 안전문화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한다. 미성숙한 안전문화가 안전보건 관리 시스템을 제대로 작동시키는 긍정적인 안전문화가 되려면 문화의 변화를 꾀해야 한다. 물론 샤인 교수가 지적한 대로 조직의 안전문화를 변화시키는 것은 용이한 것이 아니며, 장기간에 걸친 기존 가치의 해체-변화-재구축의 과정을 밟아야 한다. 조직문화의 변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리더십과 조직 구성원들의 실천을 통한 학습이다. 이것이 결여되면 근본적인 안전문화의 변화는 어렵고, 피상적인 변화만 일어나게 되고 변화가 지속되지 못한다. 무엇보다 변화의 과정을 잘 이해해 꾸준하고 장기적인 전망을 가지고 안전문화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발생한 큰 사고를 안전문화 차원의 변화로 연결하지 못한 것은 참으로 아쉬운 일이었다. 근로자의 건강 증진 및 직업병 예방을 위해 전 세계 산업보건 전문가들이 모여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세계 최대의 국제학술대회 제31회 국제산업보건대회가 지난달 31일부터 5일까지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다. 국제산업보건대회를 맞이해 안전 및 예방문화를 가꾸어 사고 및 직업병을 예방하고, 사업장에서의 안전보건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사업장에서의 긍정적인 안전문화가 한국 사회 전체로 확산돼 예방문화가 사회적·국가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면, 우리나라에서 국제산업보건대회를 개최하는 의의는 충분할 것이다.
  • [옴부즈맨 칼럼] 원전 안전에 대한 심층적 보도 필요/심영섭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강사

    [옴부즈맨 칼럼] 원전 안전에 대한 심층적 보도 필요/심영섭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강사

    정부 발표를 떠도는 ‘괴담’보다 믿지 않는 현실은 변하지 않았다. 최근 메르스 확산 과정에서 보여 준 정부의 신속한 조치는 ‘괴담 유포자 색출’뿐이었다. 정부가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제대로 조치를 취하지 못했기에 ‘괴담’은 사실과 뒤섞여 커지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3개월이 지났지만 항공·해운·화학·원전과 같은 복잡한 분야에서 발생하는 정상사고(正常事故) 가능성은 여전히 줄지 않았다. 정상사고 중 가장 위협적인 분야가 원전사고 예방이다. 지난해 떠들썩했던 한국전력과 자회사인 한전KDN, 한국수력원자력 임직원이 연루된 납품 비리사건 처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검찰 조사에도 불구하고 그 많은 불량부품은 교체되었는지, 원전 가동은 이제 안전한지 신뢰할 만한 조사 결과 발표는 없다. 원전 부품 비리와 더불어 떠들썩했던 원전 해커 문제도 ‘북한 소행’설만 흘러나왔을 뿐 오리무중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5월 14일 월성원전 4호기 폐연료봉 습식 저장고에서 폐연료봉 한 다발이 수조 내 그물망에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수원 측은 물로 채워진 습식 저장고의 폐연료봉을 건식 저장고로 옮기기 위해 기계를 조작하다가 폐연료봉 2개가 다발에서 떨어졌다고 한다. 방사성물질 누출은 없으며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5월 16일자 보도). 그러나 조사 결과를 언제 발표할지, 이번에는 외부에 공개할지 알 수 없다. 일반적으로 중수로 원전에서 사용하고 나온 폐연료봉은 수조형 습식 저장고에서 수년간 열을 식히고 원자로 밖에 있는 건식 저장시설로 옮긴다. 건식 저장시설로 옮겨진 폐연료봉은 최종적으로 방폐장에 밀봉해 영구 보관한다. 그러나 습식과 건식저장 단계에서 폐연료봉은 방사능이 유출되는 위험물이다. 그런데도 자체 발표만으로 국민은 안심하라는 주문이다. 한수원은 지난 2월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2012년 가동 수명이 끝난 월성원전 1호기의 재가동 승인을 받았지만, 아직까지 지역 주민과 보상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해 정상 가동하지는 못했다(서울신문 4월 30일자). 서울신문은 월성원전 1호기 재가동 결정에 앞서 갈등 해법으로 월성원전과 동일한 중수로를 사용하는 캐나다 포인트 레프로 원전 사례를 소개하고, ‘철저한 정보 공개로 주민 신뢰를 쌓으면, 원전 도시의 부동산값도 오르고, 재가동에 대한 주민 동의비율도 높아진다’고 보도했다(2월 11일자). 그러나 캐나다인들이 포인트 레프로 원전을 재가동하기 위해 취한 예방 조치는 소개하지 않았다. 미국 스리마일, 소련 체르노빌, 일본 후쿠시마 사고 이후 영국, 독일, 프랑스, 미국 등은 순차적으로 원전 폐로를 추진하고 있고, 캐나다마저도 3개를 폐로했다. 재가동을 하더라도 안전시설을 더 강화한다. 환경단체는 월성원전 1호기를 재가동한다면 최소한 격납 건물의 안전성을 더 보강하라고 요구한다. 또한 경수로보다 폐연료봉이 많이 발생하는 중수로를 순차적으로 폐로하고, 삼중수소 유출로 인해 피해를 입은 원전 인근 주민에 대한 보건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요구는 지금까지 제대로 검증되지 않고 있다. 서울신문의 원전 보도는 여전히 경제성과 지역갈등 부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정상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뿐만 아니라 언론의 객관적인 환경감시와 비판이 있어야 한다. 모쪼록 서울신문이 현상보다는 갈등의 원인을 분석하고 대안을 찾는 데 앞장서서 ‘괴담’을 극복하는 보도를 해 주기 기대한다.
  • 샌드위치 만들어 먹는 체르노빌 야생 여우

    샌드위치 만들어 먹는 체르노빌 야생 여우

    “이렇게 먹어야 맛있다고요!” 2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는 듯한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야생 여우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이목을 끌고 있다고 전했다. 영상을 보면, 야생 여우 한 마리가 배가 고팠는지 자유 유럽 방송(Radio Free Europe) 취재진이 던져주는 음식을 조금의 경계심도 없이 받아먹는다. 잠시 후 취재진은 바닥에 빵과 베이컨을 흩어 놓아둔다. 그러자 여우는 마치 샌드위치를 만들 듯 빵과 베이컨을 차곡차곡 쌓아 입안 가득 물고는 자취를 감춘다. 사람이 살지 않아 먹을거리를 찾기 어려운 체르노빌에서 뜻밖의 횡재를 한 여우의 뒷모습이 가벼워 보인다. 한편 1986년 일어난 원전사고로 유령도시가 된 체르노빌에는 최근 여우 외에도 불곰, 노루 등 다양한 동물들의 모습이 발견되고 있다. 사진·영상=radiosvoboda.org, Chernobyl fox makes five-decker sandwich/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후쿠시마 재앙 앞 우왕좌왕 대응… 우리와 닮은 日 정부의 100시간

    후쿠시마 재앙 앞 우왕좌왕 대응… 우리와 닮은 日 정부의 100시간

    관저의 100시간/기무라 히데아키 지음/정문주 옮김/후마니타스/360쪽/1만 6000원 2011년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건 당시 일본의 ‘우왕좌왕 대응’은 우리의 세월호 참사 때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책 ‘관저의 100시간’은 원전 사고를 당해 허둥지둥한 컨트롤 타워를 적나라하게 파헤쳤다. 사고 당시 정부, 관계 기관 자료에 의존해 실상을 못 알렸던 언론의 직무유기를 반성한 일본 언론인이 “팩트만 전달한다”며 써낸 솔직한 고발이다.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의 여파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악명 높은 옛 소련 체르노빌 원전 사고와 같은 ‘레벨7’에 해당할 만큼 심각했다. 방사성물질이 대량으로 방출됐고 주민이 피난하는 상황에서 원전 가까이의 오프사이트센터(원자력재해대책센터)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했다. 규정상 사고 현황 파악과 현장 대응 책임이 있는 오프사이트센터는 그야말로 유명무실한 허수아비였다. 책은 아사히신문 특별기획을 바탕으로 관계자의 실명 증언을 보강해 재구성한 당시 컨트롤 타워, 총리 관저의 100시간을 다룬다. 거대 지진이 발생한 2011년 3월 11일 오후부터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사고대책통합본부가 세워진 15일 저녁까지 총리 관저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 원자력 관련 관료조직이 피난 경로 예측 시스템조차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피폭 피해를 키우는 모습이며 원자로 폭발은 없다고 장담하다가 대비도 못한 채 폭발을 지켜보게 만든 전문가 집단의 무능, 사태 해결보다 현장 철수에 급급한 도쿄전력의 무책임…. 자연재해로 인한 후쿠시마 재앙과 달리 인재임이 명명백백한 세월호 참사의 실상과 컨트롤 타워 부재는 세계인들이 혀를 내두를 만한 것이었다. 세월호 참사의 사고 발생 시간을 포함한 정확한 실상 파악조차 안 되고 있는 상황에서 예사롭지 않은 고발로 다가온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대리석·청동에 새긴 ‘꿈의 조각’

    대리석·청동에 새긴 ‘꿈의 조각’

    탄생과 죽음, 그리고 꿈과 환생. 이탈리아 현대 조각의 거장 노벨로 피노티(76)에게 인생은 이 네 가지 단어로 압축된다. 그의 60년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키워드이기도 하다. 그는 순결한 영혼같은 백색 대리석과 차가우면서도 격정을 품고 있는 브론즈로 탄생의 신비로움과 죽음이라는 숙명 앞에 선 인간의 모습을 담았다. 그러나 이런 고통 앞에서도 꿈은 인간에게 지극한 위로를 준다. 마치 꿈처럼 인간은 다른 대상이 되어 다시 태어나고 삶은 이렇게 끝없이 이어진다. 종로구 부암동 서울미술관은 올 상반기 첫 기획전으로 르네상스를 화려하게 수놓았던 이탈리아 조각의 계보를 잇는 거장 피노티의 예술세계를 보여주는 ‘노벨로 피노티: 본 조르노’전을 열고 있다.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피노티의 대규모 개인전으로 미술관 내부 전시 공간과 입구와 석파정 등 야외 공간에 1960년대 중반부터 현재까지의 대표적인 작품 38점을 소개한다. 대리석과 청동을 주재료로 추상과 구상이 혼재된 자신만의 독창적인 세계를 전개해 온 피노티는 신체와 문학, 신화, 사회적 메시지 등 다층적인 주제들을 결합시켜 독특한 조형언어를 구사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연대기순이 아니라 그의 다양한 조형세계를 일별할 수 있도록 주제별로 묶어 크게 여섯가지 섹션으로 나누어 작품들을 전시한다. 피노티의 타고난 예술적 재능과 열정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변형의 공간’에 들어서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작품은 ‘환생’이다. 여성이 웅크리고 있는 모습과 거북이가 하나가 된 듯한 작품에서는 낯선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그의 작업실이 있는 피에트라산타 해변에서 모래무덤 놀이를 하는 아이와 엄마를 보고 영감을 받아 제작한 작품으로 그가 한국과 첫 인연을 맺은 2004년 부산비엔날레에서도 소개됐다. 그의 초기 작품인 ‘무제’는 전쟁으로 고통받는 인간의 형상을 보여준다. 옆으로 길게 드리운 사각의 브론즈 사이로 분절된 신체들이 고통스럽게 끼워져 있다. 전시회 개막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피노티는 이 작품에 대해 “2차대전이 한창이던 일곱살때 하늘에서 떨어진 포탄에 일가족이 몰살당한 현장을 목격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며 “파편화된 인체의 기억이 내내 작품 제작에 큰 영향을 주었고,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거꾸로 솟아 불편해 보이는 인간의 몸을 표현한 ‘체르노빌 이후’는 1986년 구소련의 체르노빌 원전사고의 참혹함을 반영했다. 1972년 이집트여행에서 영감을 받은 ‘아누비스 습작2’와 피노티의 걸작으로 알려진 길이 12m의 대작 ‘해부학적 걸음’은 죽음과 환생으로 이어지는 윤회사상에 대한 작가의 오랜 관심의 결과물들이다. 궁극의 아름다움 섹션에서 선보인 ‘내버려두세요’는 날씬한 각선미를 지닌 여성이 다리를 꼬고 앉았고 턱을 괸 듯 손에는 입술이 닿아 있는 독특한 형상이다. 여성의 얼굴과 몸을 과감하게 생략하면서 매혹적으로 마무리한 작품은 돌을 다루는 최고 기량으로 인간의 몸을 새로운 경지로 이끌어 낸 피노티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전쟁으로 어린 시절 아버지를 잃고 외롭게 자란 그에게 가족에 대한 사랑은 삶의 원동력이자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 됐다. 아들 제노의 꿈을 소재로 한 ‘제노의 긴 밤들’에선 꿈의 나래를 펼치길 바라는 마음을 표현했고,딸 페데리카를 소재로 한 ‘페데리카의 꿈들을 위한 곳’과 ‘저를 간지럼 태우지 마세요’는 사랑하는 딸이 꿈속에서도 자유로운 상상을 펼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인간의 관계성과 생명의 탄생에 관심을 보인 작가가 며느리의 임신 소식을 접하고 만든 작품 ‘소식’은 손자를 임신한 며느리의 볼록한 배에 뱃속의 손주가 자그마한 발로 발길질을 하는 모습을 담았다. 차가운 대리석으로 부드러운 인체와 꿈을 표현한 작가의 손길은 경이롭기만 하다. 피노티가 예술거장들의 숭고한 영혼에 대한 오마쥬로 반 고흐, 셰익스피어, 카프카의 작품세계를 자신만의 시각으로 재창조한 작품들도 선보였다. 피노티가 태어난 베로나는 셰익스피어의 명작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이 된 도시다. 이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줄리엣에게 바치는 헌사’와 조각작품 설치 ‘셰익스피어에게 바치는 헌사’외에 카프카의 ‘변신’을 모티프로 한 ‘카프카에게 바치는 헌사’, 예술에 대한 자존감의 발로로 자신의 한 쪽 귀를 자른 ‘반 고흐에게 바치는 헌사’가 관객들을 맞는다. 이번 전시를 앞두고 만든 최근작 ‘여행가방’은 긴 여정인 삶을 마주한 우리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피노티는 “한국의 관람객들이 내 작품을 자유롭게 느끼고 받아들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5월 17일까지 계속된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노벨로 피노티는 1939년 베로나 출생으로 원래 회화를 전공했지만 아카데미아에 입학한 후 그의 재능을 알아본 주변 조각가의 권유로 조각으로 방향을 바꿨다. 1964년 미국 뉴욕 소재 아모리 갤러리 초대전으로 일찌감치 국제적 명성을 쌓았으며 1966년과 1984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이탈리아 대표작가로 참가했다. 1986년 만투아 궁전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열었고 파도바의 산타 구스티나성당, 로마의 성베드로 대성당 등의 제단 및 동상제작과 외관장식에도 참여한 국민작가다.
  • 고리원전 1호기 폐쇄 외치는 부산 YWCA

    고리원전 1호기 폐쇄 외치는 부산 YWCA

    부산 YWCA는 3일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 폐쇄를 촉구하는 시민 10만명의 서명을 부산시에 전달했다. 부산 YWCA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핵 밀집도가 가장 높은 사고 위험국이라며 확률적으로 미국 스리마일섬이나 러시아 체르노빌, 일본 후쿠시마 다음으로 핵 참사 발생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특히 30년 설계수명을 넘기고 8년간 연장 가동 중인 고리 1호기와 10년 수명 연장 절차를 밟는 월성 1호기의 사고 발생 가능성이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고 주장했다. 또 원전 비리로 인한 잦은 사고로 핵발전소의 안전이 위험한데도 한국수력원자력과 정부는 이를 은폐하는 데만 급급해하는 등 무책임하고 비도덕적인 태도에 국민은 더는 안전한 삶을 영위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특히 고리원전은 사고 발생 시 비상계획 구역인 반경 30㎞ 안에 345만명의 시민이 산다. 지난해 말에는 원전 인근 주민들이 원전으로 갑상선암에 노출됐다며 정부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하는 등 불안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부산 YWCA는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고리원전 1호기 폐쇄를 공약으로 내건 서병수 시장의 공약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김혜경 부산 YWCA 사무총장은 “고리원전 1호기가 폐쇄돼 대한민국이 방사능의 불안으로부터 안전해질 때까지 싸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부산 오성택 기자 fivestar@seoul.co.kr
  • 위험한 사회, 필요한 건 ‘연대하는 세계화’

    위험한 사회, 필요한 건 ‘연대하는 세계화’

    ‘위험사회’ 개념을 처음으로 제시한 울리히 베크(1944~2015)가 인식한 가장 위험한 사회는 ‘세계 시민의 연대 없는 세계화’였다. 지난 4일 새해 벽두부터 들려온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베크의 타계 소식에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 안타까움과 애도의 반응이 이어졌다. 그는 ‘위험사회론’을 내놓으며 서구 중심의 급속한 산업화로 인한 전지구적 차원의 위험성, 즉 지구온난화, 대기오염, 원자력 발전, 테러 등의 우려를 제기했다. 자본주의가 대항마를 잃어버린 현실에서 벌어질 수 있는 최대한의 위험에 대해 학술적,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그가 1986년에 내놓은 ‘위험사회’는 출간을 즈음해 공교롭게도 소련 체르노빌 원전사고와 겹치며 학계뿐 아니라 사회 전체의 관심을 단숨에 끌어모았다. 그의 위험사회 개념은 단순히 사회적, 환경적 재난의 경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갖고 있는 정치적, 경제적 폭발성에 대한 심각한 지적이었다. 예컨대 기존의 경제적 위험은 계층별로 차별적이었지만 스모그 같은 새로운 위험은 ‘민주적인 형태’로 합리적인 선택에 의해 나타난다는 얘기다. 결국 필요한 것은 초국가적인 연대다. 베크는 위험의 분배 논리가 기존 부의 분배 논리의 틀을 차용하면서 겹쳐서 기능하고, 결국 노동시장과 복지제도에 대한 의존성을 증대시킨다고 말했다. 그는 기실 적극적인 세계화론자였다. 더 엄밀히 말하자면, 세계화의 현실적 의의를 기본적으로 인정하는 가운데 세계화가 내포하는 모순을 극복하기 위한 구체적 대안을 얘기하는 현실론자였다. 또한 세계화가 다양한 지역적, 국민적 특수성들을 획일화시키고, 기존 정치 기능을 종결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듯하지만 대응하기에 따라 새로운 정치행위를 창출하고 활성화할 수 있음을 짚었다. 그는 그래서 ‘코즈모폴리턴’(세계시민)을 자처했다. 독일 녹색당에 참여해 활발히 활동했다. 베크는 ‘초국민적 국가’(Transnational State)와 ‘전지구적 시민운동론’을 대안으로 내세웠다. ‘제1 근대’를 통해 국민국가가 만들어지고 위험사회의 가능성이 높아졌다면, 앞으로 ‘제2 근대’를 통해 지구사회의 다양성, 다양한 초국민적인 정치 요소들을 담당할 수 있는 단위(당시로서는 예컨대 유럽연합)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다. 또한 국제사면기구인 앰네스티나, 전지구적 환경단체인 그린피스, 국경없는의사회 등 비정부기구들의 초국가적인 네트워크에 의한 연대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전 세계적 위험성의 분산을 촉구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전지구적 신자유주의로 추진되는 지금의 세계화에 대한 비판 또한 매섭다. 베크는 ‘진정한 세계화’는 민족국가를 탈피한 초국민적 국가모델, 초국적 기업을 제어하기 위한 소비의 정치화, 공공노동과 시민노동의 강화 등을 통해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베크는 2000년대 들어 개인의 중요성에 대한 학문적 관심을 심화시키기 시작했다. 그의 아내와 함께 쓴 ‘개인화’(Individualization), 그리고 ‘적이 사라진 민주주의’ 등에서 기존의 위험사회 개념을 확장시켰다. 이는 보수화되거나 개별화된 것으로 치부되는 개개인의 가치가 더욱 강조될 수밖에 없음의 환기다. ‘명백한 적’이 존재할 때는 완전히 발휘할 수 없었던 정치적 상상력을 자유롭게 전개함으로써 기존의 정치적 시각으로는 담아낼 수 없는 새로운 정치 형태의 창조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다. 경제적으로도 마찬가지다. 전지구적 자본주의는 결과적으로 자본주의-복지국가-민주주의 간의 동맹을 무너뜨렸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들을 단일한 계급적 요구로 묶어 정치세력화하는 작업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제1 근대’ 이후 이념과 체제로서 명시적인 적이 사라진 상황에서 궁극적으로 1차 근대의 종결이 담고 있는 또 하나의 특징인 ‘위험사회적 징후’들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열광이나 저항 또는, 확산이나 폐쇄와 같은 이분법적인 대응이 아닌 국가와 민족의 경계를 뛰어넘어 ‘연대하는 세계화’야말로 베크가 평생에 걸쳐 간절히 바랐던 세계화의 이상적인 모습이며 여전히 유효한 과제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원전해킹 비상] 원전 ‘불시 정지’해도 사고와는 달라

    [원전해킹 비상] 원전 ‘불시 정지’해도 사고와는 달라

    해커의 한국수력원자력 내부 문건 유출에 이은 원자력 발전소 중단 요구가 이어지면서 원전 정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원전 안전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25일 정부와 한수원 등에 따르면 원전 ‘불시정지’는 고장이나 어떤 이상이 발견돼 핵분열을 안전하게 멈췄다는 뜻으로 방사선 누출 등의 사고와는 다르다. 원전은 방사선과 관련되지 않은 발전기의 고장 등은 사고에서 제외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방사성물질의 누출 등으로 사람에게 영향을 준 사고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원전 사고 평가 기준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국제원자력평가척도를 따른다. 이 척도는 0~7등급으로 나뉘는데 0~3등급(경미한 고장, 단순고장, 고장, 심각한 고장)은 ‘고장’, 4~7등급(극소 영향 사고, 광범위 영향 사고, 심각한 사고, 대형 사고)은 ‘사고’로 분류한다. 원전 최악의 사고로 꼽히는 러시아 체르노빌 사고와 일본 후쿠시마 사고는 7등급(대형 사고)에 해당한다. 1979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아일랜드에서 발생한 최초의 원전 사고는 발전소 내 부품 교체작업 중 제때 공급되지 못한 냉각재로 인해 방사능이 일부 누출됐지만 인명 피해가 없어 5등급(광범위 영향 사고)으로 분류됐다. 실제 돔형 형태의 원전은 막고 또 막는 다섯 겹의 5중 방호벽으로 이뤄져 있어 비행기 충돌에도 안전하다는 평가다. 원전연료 펠릿(1방호벽)은 핵분열에 의한 방사성물질을 그대로 가두며 2방호벽(연료 피복관)은 펠릿을 빠져나온 가스 성분을 밀폐한다. 연료 피복관에 결함이 생겨도 25㎝의 두꺼운 강철인 3방호벽(원자로 용기)이 외부 누출을 막는다. 여기에 외부 충격을 막아내는 12㎝ 두께의 특수 콘크리트(5방호벽) 건물과 내벽에 6~7㎜ 두께의 강철판(4방호벽)이 겹쳐 있다. 대형 항공기의 테러 위험이 부각된 2001년 미국 9·11 테러 사건 이후 연료를 가득 채운 225t 무게의 모형 보잉기로 원전 모형 충돌 실험을 했지만 원자로 건물은 뚫리지 않았다. 한수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신규 원전은 모두 리히터 규모 7.0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있으며 후쿠시마 원전사고 때 사용후핵연료의 붕괴열을 제거하지 못해 발생한 수소 폭발에 대해서도 수소제거 설비 등의 대비책이 마련돼 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죽음의 방사능 지역’ 체르노빌에 사는 ‘불곰’ 첫 포착

    ‘죽음의 방사능 지역’ 체르노빌에 사는 ‘불곰’ 첫 포착

    지난 1986년 4월 26일 구 소련(현재 우크라이나)의 키예프시 남방 130km 지점에서 인류 최악·최대의 원전사고가 터졌다. 바로 올해로 28주년이 된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방사능 누출 사고다. 이 사고로 인한 피폭(被曝) 등으로 수만명이 사망하고 수십만명이 치료를 받았다고 알려져 있으나 사실상 피해 집계가 불가능해 '체르노빌'은 인류 역사 최악의 재앙으로 기록되고 있다. 최근 영국과 우크라이나 대학 연구팀이 체르노빌 출입금지 구역(CEZ)에서 어슬렁거리는 불곰을 처음으로 포착해 화제에 올랐다. 연구팀이 이 지역 5km 반경 내 설치한 총 14대의 카메라 중에 잡힌 이 불곰은 마치 방사능은 걱정없다는듯 사람이 사라진 지역을 활개친다. 물론 거대한 포유류인 곰이 살만큼 이 지역이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해진 것은 아니다. 방사능 전문가들은 향후 2만년이 지나도 이 지역에 사람이 살 수 없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두 나라 연구팀이 조사에 나선 이 프로젝트는 체르노빌 지역 내 방사능 물질이 생태계와 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해 시작됐다. 연구를 이끌고 있는 샐퍼드 대학 마이크 우드 교수는 "지난 몇달 간 방사능으로 오염된 이곳의 생태를 조사해 왔다" 면서 "이 지역에 곰이 산다는 이야기는 오랫동안 전해져 내려왔으나 실제로 사진으로 확인된 것은 100여 년 만" 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 내 방사능에 오염된 식물은 제멋대로 자라고 있으며 곰도 역시 이에 큰 영향을 받았을 것" 이라면서 "방사능 위험이 인간과 동물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해 그 위험을 줄여나가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목적" 이라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드론이 촬영한 ‘유령도시’ 체르노빌의 현재 모습 화제

    드론이 촬영한 ‘유령도시’ 체르노빌의 현재 모습 화제

    무인항공기 ‘드론’(Drone)이 촬영한 체르노빌 근처의 도시 ‘프리피야티’(Pripyat) 최근 모습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일 미국 뉴욕데일리뉴스는 영국 영화제작자 대니 쿡(Danny Cooke)이 드론을 이용해 촬영한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인근 도시 ‘프리티야티’를 촬영한 영상을 기사와 함께 소개했다. ‘프리티야티’는 구소련이 ‘안전한 원자력’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와 함께 건설한 도시로 1986년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로 인해 4만 9000여 명의 주민들이 대피해 현재는 아무도 살지 않는 유령도시다. 동영상사이트 유튜브에 24일 게재된 3분 분량의 영상에는 버려진 선착장과 1986년 당시 오픈 예정이었던 놀이동산의 모습, 길게 자란 나무들 사이의 아파트 단지, 폐허가 된 수영장과 건물 안 모습 등이 담겨 있다. 쿡은 자신의 영상에 관해 “체르노빌은 내가 가본 곳 중 가장 흥미롭고도 위험한 장소 중 하나”라며 “그곳은 매우 고요했지만 여전히 사람을 불안하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이탈리아에 살 때, 1986년 발생한 원전 사고는 내 가족을 포함한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현재 그의 동영상은 140만 8100여 건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한편 그의 영상은 지난달 23일 미국 CBS 뉴스 ‘60분’(60 Minutes) 프로그램의 한 꼭지물로 편성돼 방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영상= Danny Cooke youtube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죽음의 땅’ 체르노빌에 사는 ‘불곰’ 첫 포착

    ‘죽음의 땅’ 체르노빌에 사는 ‘불곰’ 첫 포착

    지난 1986년 4월 26일 구 소련(현재 우크라이나)의 키예프시 남방 130km 지점에서 인류 최악·최대의 원전사고가 터졌다. 바로 올해로 28주년이 된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방사능 누출 사고다. 이 사고로 인한 피폭(被曝) 등으로 수만명이 사망하고 수십만명이 치료를 받았다고 알려져 있으나 사실상 피해 집계가 불가능해 '체르노빌'은 인류 역사 최악의 재앙으로 기록되고 있다. 최근 영국과 우크라이나 대학 연구팀이 체르노빌 출입금지 구역(CEZ)에서 어슬렁거리는 불곰을 처음으로 포착해 화제에 올랐다. 연구팀이 이 지역 5km 반경 내 설치한 총 14대의 카메라 중에 잡힌 이 불곰은 마치 방사능은 걱정없다는듯 사람이 사라진 지역을 활개친다. 물론 거대한 포유류인 곰이 살만큼 이 지역이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해진 것은 아니다. 방사능 전문가들은 향후 2만년이 지나도 이 지역에 사람이 살 수 없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두 나라 연구팀이 조사에 나선 이 프로젝트는 체르노빌 지역 내 방사능 물질이 생태계와 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해 시작됐다. 연구를 이끌고 있는 샐퍼드 대학 마이크 우드 교수는 "지난 몇달 간 방사능으로 오염된 이곳의 생태를 조사해 왔다" 면서 "이 지역에 곰이 산다는 이야기는 오랫동안 전해져 내려왔으나 실제로 사진으로 확인된 것은 100여 년 만" 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 내 방사능에 오염된 식물은 제멋대로 자라고 있으며 곰도 역시 이에 큰 영향을 받았을 것" 이라면서 "방사능 위험이 인간과 동물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해 그 위험을 줄여나가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목적" 이라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전류에 감전된 후 ‘자석 인간’ 된 12살 소년

    전류에 감전된 후 ‘자석 인간’ 된 12살 소년

    온갖 금속 물체를 몸에 붙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소년이 화제다. 19일 영국 데일리메일은 최근 방과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가로등의 전선에 감전된 다음날부터 금속 물체를 통제할 수 있는 기괴한 능력을 갖춘 러시아 12살 니콜라이(Nikolai Kryaglyachenko) 소년에 대해 보도했다. 영상에는 숟가락이나 동전, 국자 같은 금속 물체를 얼굴과 가슴, 배, 등 부위에 마음대로 갖다 붙이는 니콜라이의 모습이 담겨 있다. 그의 모습이 마냥 신기한 듯 학교 친구들이 따라 해보지만 쉽게 되지 않는다. 계속해 금속 물체를 자연스럽게 자신의 몸에 가져다 붙이는 모습이 마치 영화 엑스맨 중 금속 조종 능력을 갖춘 ‘매그니토’처럼 보인다. 소년 ‘매그니토’ 니콜라이는 “아침에 잠에서 깨어났을 때 동전 몇 개가 내 몸에 붙어있는 것을 발견했다”며 “아침 식사를 먹을 때 실수로 떨어뜨린 숟가락이 내 가슴에 매달려 있었다”고 기이한 능력을 가진 첫 날에 관해 설명했다. 한편 ‘자석 인간’에 대한 이야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986년 러시아 체르노빌 원전 사고 후 ‘자석 인간’이 된 레오니드(Leonid Tenkaev)로 23kg의 금속 물체를 들어 올릴만큼 강력한 능력을 지녔으며 아내와 딸, 손자 등 가족 모두가 같은 능력을 가져 화제가 된 바 있다. 사진·영상= dailymail.co.uk / YouJustNow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방사선 노출로 갑상선암 심각” 체르노빌 상관관계 처음 입증

    구소련 체르노빌 원전 사고로 방사선에 노출된 주민들이 갑상선암에 걸릴 위험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전에도 유사한 연구는 많았지만, 실증적 통계로 입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1년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도 시사하는 점이 크다. 2일 미국 의료정보 뉴스 메디스케이프 등에 따르면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 캠퍼스(UCSF) 연구진은 이달 중순 이런 내용의 논문을 미국 암학회 공식 저널 ‘캔서’(Cancer)에 발표한다. 이 논문은 지난달 28일 온라인에 공개됐다. 연구진은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로 방사선에 피폭된 18세 미만 어린이와 청소년 1만 1164명을 1997년부터 약 20년간 추적한 결과 방사선 노출과 갑상선암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3차례 검사를 통해 총 158명이 갑상선암에 걸린 것이 확인됐다. 방사선 피폭선량이 클수록 종양의 공격적 특질이 강했다. 방사선은 갑상선암뿐만 아니라 양성 종양에도 영향을 미쳤다. 논문 1저자인 전염병·생명통계학과 리디아 자블로츠카 교수는 “이번 연구는 통계적, 실증적으로 입증한 첫 사례”라고 강조했다. 그는 “체르노빌 사고가 발생한 뒤 11년 후에 처음으로 검사를 시행해 보니 71명이 갑상선암에 걸렸고, 이후에도 87명이 추가로 갑상선암에 걸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어린이나 청소년 시절 방사선에 노출된 것이 가장 위험하다”면서 “갑상선암 검사를 한 번만 하거나 10년마다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연구 결과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방사선에 노출된 주민에게도 의미하는 점이 크다고 덧붙였다. 캔서 편집진은 논문과 함께 사설을 싣고 “체르노빌 사고 이후 방사선에 의해 유도된 갑상선암은 여전히 중요한 공공 보건 이슈로 남아 있다”며 “위험 인구집단에 대한 체계적 선별검사를 통해 새로운 통찰을 제공했다”고 연구 의미를 평가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기고] 제2의 UAE를 찾기 전에 준비해야 할 일/심경욱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기고] 제2의 UAE를 찾기 전에 준비해야 할 일/심경욱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체르노빌의 재앙으로 전 세계가 원자력을 포기할 때 우리는 끝까지 연구를 지속했죠. 덕분에 이젠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들이 배우러 옵니다.” 2008년 모로코의 수도 아르바트에서 만난 원자력과학기술센터(CNESTEN) 소장의 말이다. 1986년 체르노빌 사고를 전후해 미국과 서유럽 국가들은 신규 원전의 건설을 한때 중단했지만 모로코는 그렇지 않았다. 실제로 현재 모로코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지원으로 중동·아프리카 국가들을 상대로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연구개발과 인력훈련을 선도하고 있다. 오늘날 적잖은 국가들이 에너지원으로서 원자력의 가치에 대해 혼란을 겪고 있다. 완벽에 가까운 안전장치를 마련해도 불가항력의 재해를 만날 경우 어떤 결과를 감수해야 하는지 목도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급속히 진행되는 지구 온난화를 늦추고 중동산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원자력만 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북극해 항로를 가동하거나 미래의 보고인 심해 자원을 개발하려 해도 궁극적으로 소형 원전이나 다름없는 원자력 추진체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우리나라보다 수십 배 넓은 국토에서 석유와 천연가스가 솟구치는 중동이나 1970년대 중반부터 화력 발전으로 해수를 담수화해 온 북아프리카 국가들이 왜 새삼 원전 건설을 고민할까.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급속도로 늘어나는 물 소비량 때문이다. 건기가 장기화되고, 인구 증가와 더불어 경제발전에 따른 해수 담수화의 수요가 폭증하는 중동·아프리카 국가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전력과 용수를 함께 생산할 수 있는 원자로 도입이 절실하다. 이 국가들에 대한 원전 수출은 원전 가동에 따른 감독과 사후 관리까지 100년을 내다봐야 하는 일이다. 원자력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시민의식은 물론, 선진문화까지 고취해야 할 것이다. 원전의 전략적 가치를 고려한 군사적 보호장치까지 갖추도록 도와야 한다. 몇 해 전 UAE 원전시장을 겨냥해 경쟁국 프랑스 측에서 함대 파견을 제안한 배경이기도 하다. 제2의 UAE를 찾아 개도국 원전시장을 공략해야 하는 우리에게도 한층 더 고도화된 패키지 전략이 요구된다. 해당국의 정치·경제, 역사·문화는 물론 수십년간의 기후변화 양상까지 깊은 이해와 전문 지식, 나아가 국가안보 차원의 잠재적 위협과 테러 발생 가능성은 물론, 그 대비책까지 짚어야 한다. 에너지와 안보가 융합된 에너지안보 전문가가 절실히 필요하다.
  • ‘드론’(Drone)이 인류에게 유익한 4가지 이유

    ‘드론’(Drone)이 인류에게 유익한 4가지 이유

    무선전파 지시를 통해 정찰·파괴가 가능한 무인비행체(UAV, unmanned aerial vehicle)인 드론(Drone). 최근 17㎝짜리 소형드론까지 등장하는 등 발전 속도가 유독 빠른 반면, 교도소 마약 밀반입, 사생활 감시와 같은 좋지 않은 용도로 활용되는 경우도 많아 드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활용하기에 따라서 드론은 인류에게 무척 유용한 동반자가 될 수도 있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미국 과학전문매체 라이브 사이언스닷컴은 세계적 DIY 매거진 ‘Make Magazine’ 편집장 마이크 세네스가 설명한 ‘드론이 우리에게 유익한 이유 4가지’를 22일(현지시간) 소개했다. 1. 실종·조난자 검색 및 구조 적외선 센서가 장착된 드론은 수색 및 구조 임무에 특히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드론은 실종자에게서 방출되는 열을 감지해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있고 구조대가 신속히 도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열 감지기술은 영화 ‘프레데터’처럼 생물의 몸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을 추적하는 방식으로 구동된다. 실제로 지난해, 적외선 열 감지센서가 장착된 드론이 캐나다 산악지대에 고립된 자동차 사고 피해자의 위치를 빠른 시간 안에 찾아내 화제가 된 적도 있다. 캐나다 비상 당국은 “드론이 아니었다면 다음 날까지 위치를 파악할 수 없었을 것이고 저체온증세로 사고자는 이미 사망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이 드론은 열 감지 외에 생존자가 보내는 휴대 전화 신호까지 함께 분석해 추적해냈다. 이와 관련해 미국 텍사스 주(州) 실종자 수색단체 TES(Texas EquuSearch)는 적외선 추적 기술이 장착된 드론을 도입해 활용 중이다. 현재 이곳은 미국연방항공청(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의 사용승인을 받아 드론을 운용 중이지만 제도적으로 많은 부분이 아직 규제되고 있다. 2. 야생 동물·서식지 보존 세계적으로 벌채, 토양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서식지를 잃은 야생 동물들의 멸종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특히 알래스카 등의 극지방, 사하라 사막, 아마존 열대우림 같은 지역은 직접 접근하기 어려운 환경이기에 과학자들은 드론을 통해서 야생 동물들의 생태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학자들은 여러 대의 드론을 해당 지역 상공에 띄워 야생 동물들의 이미지를 수집한 뒤, 이를 토대로 생태계 지도를 만들고 있다. 일정 지역을 비행하며 패턴을 만들어내는 드론의 능력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뿐만 아니라, 이 드론은 환경파괴와 밀렵으로부터 야생 동물을 보호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아마존에서 멸종위기 종을 불법 포획하는 밀렵꾼들이 드론에 의해 적발된 경우가 많다. 3. 재해 지역 조사 및 연구 극도로 오염된 지역이나 접근하기 어려운 재해 환경을 미리 파악할 수 있는 것도 드론 때문에 가능하다. 특히 과거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사고지역이나 최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지역처럼 방사능으로 황폐화된 토양일지라도 드론을 이용하면 조사연구원들이 직접 현장을 방문하지 않으면서 관련 연구를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태풍 하이옌에 의해 처참히 파괴된 필리핀 피해 지역도 드론에 의해 효과적인 조사 및 연구가 진행됐다. 4. 예술용도(카메라, 영화) 드론은 예술분야에서 활용될 잠재성도 품고 있다. 최근 매사추세츠 공과 대학(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MIT)·코넬 대학(Cornell University) 공동 연구진은 플라잉 플래시벌브(flying flashbulb)라는 드론을 개발했는데 이는 사진촬영 때 지면과 공중을 넘나들며 적절한 플래시 효과를 내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특히 사람이 해내기 어려운 각종 특수각도에서의 림 라이팅(rim lighting), 즉, 역광(back light) 효과를 내는데 탁월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드론의 예술적 잠재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으며 앞으로 영화촬영현장에서도 폭 넓게 활용될 것으로 전망 중이다. 사진=포토리아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폭발 위험 노후 시설… ‘제2 체르노빌’ 우려

    북한이 영변에 있는 5㎿급 원자로를 가동 중인 징후를 포착했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연례 보고서가 나오면서, 국내외 전문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원자력계 일각에서는 영변 원자로가 핵무기 제조에 쓰이는 것도 문제지만, 가동의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는 점이 더 심각한 위협이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사고가 발생할 경우 동북아에서 체르노빌 원전 폭발사고와 같은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원자력안전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5일 “북한 영변 원자로는 1986년 폭발 사고가 발생한 체르노빌 원전과 같은 구조로, 감속재인 흑연에 운전 중에 발생한 열이 쌓이면 폭발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2007년 불능화 조치 이후 가동을 멈췄다가 안전장치 보완 없이 재가동에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영변 원자로의 수명이 이미 끝난 데다 오랫동안 멈춰 있었던 점에 주목하고 있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흑연원자로는 수명이 25년 정도인데 영변은 이미 지난 상황”이라며 “오랫동안 멈춰 있던 원자로를 재가동하는 과정이 특히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위성사진 등을 통해 보면 영변 원자로는 격납시설 같은 최소한의 안전장치조차 없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격납시설은 방사능 누출이나 화재 등에서 원자로를 외부와 격리하는 최소한의 장치다. 2005년 영국 군사 컨설팅업체인 제인스 인포메이션 그룹은 “영변에 사고가 발생하면 인근 주민 12만명이 방사능 오염의 직접 피해를 받고, 북한 서부 지역 주민 1200만명과 한국, 일본, 중국 등 인근 국가로 피해 확산이 예상된다”고 분석한 바 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체르노빌 근처서 ‘거대 메기’ 잡혀…방사능 오염인가?

    방사능 유출 지역으로 널리 알려진 체르노빌에서 가까운 곳에 흐르는 강에서 몸길이 2m가 넘는 거대 메기를 지역 낚시꾼들이 잡았다고 영국 데일리스타 등 외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러시아 낚시 블로그를 통해 공개된 것으로, 현지에서 보르카(Borka)로 불리는 메기 한 마리를 촬영한 사진도 함께 게재됐다. 사진 속 거대 메기는 몸길이가 약 2m로 우크라이나의 흑해로 이어지는 드네프르강 상류 지류인 프리퍄트강(江)에서 잡은 것이라고 지역 낚시꾼 콘드라트 유딘(38)은 설명했다. 이 강은 체르노빌 사고로 방사성핵종에 오염됐다. 하지만 낚시꾼들은 출입이 제한된 지역 근처에도 이런 메기가 많이 서식하고 있다고 말한다. 유딘은 “이 메기 역시 방사능의 영향으로 커졌다고 추정되고 있지만, 난 이런 메기가 방사능의 영향을 받았다면 단순히 몸집만 커지는 것이 아니라 눈이나 머리가 더 달려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메기가 거대해진 이유는 방사성 물질 때문이 아니라 유럽에 사는 거대 어종일 뿐만 아니라 이를 잡으려는 천적들이 사라져 이렇게 커진 것이라는 것이 현지 낚시꾼들의 주장이다. 또한 현지 학자들은 이 지역 메기들의 크기가 커진 것을 확인했으며, 사람들이 우려하는 방사능의 영향인지 축적된 방사선량을 측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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