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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유명 사진가 ‘성폭행’ 폭로…추악한 과거에도 뻔뻔한 모습으로

    日유명 사진가 ‘성폭행’ 폭로…추악한 과거에도 뻔뻔한 모습으로

    체르노빌 원전사고, 레바논 전쟁, 팔레스타인 난민 등 취재로 유명한 일본의 70대 사진 저널리스트가 그동안 여성들에게 저질러 온 성폭력, 성추행 등 추악한 과거가 피해자 증언들을 통해 하나둘 드러나고 있다. 특히 이 사진가는 목숨을 걸고 위험한 현장에 접근해 감춰진 진실을 전달하며 자유와 평화를 호소함으로써 많은 사진 저널리스트의 우상이 되어 왔다는 점에서 충격을 더하고 있다.당사자는 사진잡지 ‘데이스 재팬’(DAYS JAPAN)의 전 발행인 히로카와 류이치(75). 도쿄신문은 18일 “모두 5명의 여성이 히로카와로부터 성폭력과 가혹행위를 당한 사실을 증언했다”고 보도했다. 히로카와는 지난해 12월 주간문춘의 관련 보도가 나온 이후 자신이 창간해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데이스 재팬에서 해임됐다. 약 10년 전 데이스 재팬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여성(당시 20대)도 이번에 증언에 동참했다. 이 여성은 “히로카와가 나를 크게 질책한 날 택시에 함께 탈 것을 요구했고 결국 호텔에 끌려갔다”고 밝혔다. 이 여성은 “성관계를 요구받고 두려웠지만, 데이스 재팬에서 쫓겨나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에 스스로 ‘그냥 넘어가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하고 말았다”고 증언했다. 이에 대해 히로카와는 “성관계까지 이른 기억은 없다”고 부인했다.한 전직 여기자는 “15년 전 처음 만난 히로카와가 식사를 마치자 갑자기 성관계를 맺자고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10여년 전 자원봉사를 했던 여성은 “싫다고 하는데도 자꾸만 누드사진을 찍게 해달라고 졸랐다”고 했다. 2014년 겨울에 채용됐던 미야타 지카(31)는 자신의 실명을 밝히고 증언을 했다. 그는 “입사를 하면서부터 장시간 노동에 시달려야 했다”고 말했다. 미야타는 히로카와로부터 “너는 언제든지 해고될 수 있다”는 말에 정신적 압박이 컸다고 했다. 특히 “컴퓨터 작업을 하고 있는데, 마우스를 쥔 내 손에 히로카와가 자기 손을 포개 얹는 순간 공포에 질려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고 떠올렸다. 여성들은 또 히로카와가 사소한 일에도 쉽게 격노하며 직원들에게 노발대발하는 스타일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여성은 “히로카와의 심기를 건드렸다가는 보도 관련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저항하는 것은 불가능했다”고 전했다. 폭로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히로카와는 “여성들과의 성관계는 모두 합의하에 이뤄졌다”, “무조건 사죄를 하기에 앞서 기억을 되살려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최악의 방사능 환경에서 살아남은 ‘울버린’ 미생물

    [달콤한 사이언스] 최악의 방사능 환경에서 살아남은 ‘울버린’ 미생물

    데이노코쿠스, DNA 재조합으로 체르노빌에서도 생존미생물의 생존전략…방사성물질 분해에도 활용가능1986년 4월 26일 당시 소비에트연방 우크라이나 공화국 수도인 키예프시에서 남쪽으로 130㎞ 떨어진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한 20세기 최악의 원전 사고가 발생했다. 그 이후로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체르노빌 일대는 모든 동식물이 살 수 없는 죽음의 지역으로 변해 사람의 접근이 통제되고 있다. 이렇듯 지옥도 같은 지역에서도 살아남는 미생물의 생존전략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내 주목받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 임상용 박사팀과 프랑스 원자력청 그루트 박사 공동연구팀은 방사선 저항성이 있는 ‘데이노코쿠스 라디오두란스’라는 미생물의 생존전략을 규명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FEMS 미생물학 리뷰’ 최신호에 실렸다. 지금까지는 데이노코쿠스가 강한 방사능 환경속에서도 살아남는데는 독특한 생존전략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11종의 데이노코쿠스속(屬) 미생물들의 생존전략은 각기 다르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지역을 조사하던 과학자들에 의해서 처음 발견된 데이노코쿠스는 강한 방사선에 노출되도 살아남을 뿐만 아니라 방사성폐기물을 분해하는 능력까지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통 사람은 10그레이(㏉)의 방사선에만 노출되도 수 일 내에 사망하고 생명력이 아무리 강한 미생물도 200㏉ 이상에서는 살아남지 못하는데 데이노코쿠스는 5000㏉의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것으로 알려졌다. ㏉는 방사선이 어떤 물질에 흡수되는 양을 표시하는 단위이다.데이노코쿠스가 강한 방사능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방사선으로 파괴된 DNA 조각을 다시 연결시켜 생체를 재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영화 ‘엑스맨’에 등장하는 주인공 중 한 명인 ‘울버린’처럼 자가재생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많은 연구자들이 방사선폐기물 처리나 방사선 항암 치료, 방사선 저항성 바이오소재 개발에 활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발표된 전 세계 296편의 논문에서 보고된 약 250개 방사선 저항성 단백질을 바탕으로 11종의 데이노코쿠스속 미생물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방사선 저항에 핵심적인 단백질은 공통적으로 갖고 있지만 DNA 손상을 복구할 수 있는 단백질과 작동 메커니즘은 11종 모두 다르다는 것을 새로 밝혀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미생물의 방사선 저항성 원리를 체계적으로 정립할 뿐만 아니라 고등동물을 비롯한 다양한 생물체의 방사선 반응 원리를 규명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추가 연구를 통해 방사선 저항성 미생물을 이용한 다양한 방법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차세대 소형 모듈형 원자로 개발 중…원자력 르네상스 다시 열릴까?

    [고든 정의 TECH+] 차세대 소형 모듈형 원자로 개발 중…원자력 르네상스 다시 열릴까?

    불과 10년 전만 해도 원자력 르네상스라는 단어가 나올 만큼 원자력의 부흥기였습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원전에 대한 반대가 커졌지만, 새로운 기술이 도입된 신형 원자로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지구 온난화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원자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입니다. 하지만 2011년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예상보다 빠른 신재생에너지 보급은 다시 원전에 대한 반대 여론을 확산시켰습니다. 주요 선진국들은 신규 원전 도입에 소극적이거나 아예 탈원전으로 정책 기조를 변경했습니다. 그리고 그 대신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늘려가면서 차세대 에너지의 주도권이 화석 연료나 원자력에서 점차 신재생에너지 쪽으로 이동하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원자력 시대가 끝났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중국, 러시아 및 중동 국가를 중심으로 신규 원전이 건설되거나 건설 예정인 곳도 많은데다, 기술의 발전으로 이전보다 훨씬 안전한 원자로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미국 역시 원자로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를 중단한 건 아니라는 점입니다. 미국 에너지부의 투자를 받아 설립된 누스케일 파워(NuScale Power)의 소형 모듈식 원자로(SMR·small modular reactor)는 획기적으로 안전성을 높인 차세대 원자로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존 원자로와 누스케일 원자로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모듈식 구조입니다. 기존의 원자로는 일반적으로 모든 연료봉을 하나의 원자로 안에 넣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사소한 문제로 전체 시스템을 정지시켜야 했고 만에 하나라도 사고가 생기면 핵연료 전체가 유출될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누스케일 SMR은 지름 2.7m, 높이 20m의 독립된 압력 용기로 각각 50㎿의 발전 용량을 가진 소형 원자로를 외부 환경과 격리된 콘크리트 수조에 여러 개 넣는 방식입니다. 각각의 모듈에서 물을 끓여 증기를 만들고 이를 이용해 터빈을 돌립니다. 모듈식 구조 덕분에 문제 발생 시 해당 모듈만 교체하거나 수리하면 됩니다. 더구나 핵연료를 한데 집중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멜트다운(meltdown, 노심용해)가 설령 일어나더라도 처리가 쉽고 덜 위험합니다. 추가적인 장점은 해체 과정도 간단하다는 것입니다. 원자로는 해체 과정이 건설보다 시간이 더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드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모듈식 원자로는 기존의 원자로 대비 해체가 한결 쉬울 것으로 보입니다. 두 번째 특징은 매우 단순한 구조입니다. 원자로 크기를 대폭 줄일 수 있었던 비결은 내부에 펌프처럼 움직이는 복잡한 부품을 제거한 데 있습니다. 이 미니 원자로는 내부의 1차 냉각제의 자연적인 대류 현상을 통해 냉각제를 순환시켜 2차 냉각제를 증발시키는 구조입니다. (개념도 참조) 사실상 움직이는 부품이 없어 고장이 날 가능성이 적고 전원이 차단되는 상황에서도 냉각제는 계속 순환해 냉각이 이뤄집니다. 마지막 안전장치는 거대한 콘크리트 수조입니다. 각각의 모듈이 물속에 들어있기 때문에 만약에 2차 냉각제가 고갈되더라도 외부의 물이 모듈을 냉각하게 됩니다. 동시에 막대한 양의 물이 외부의 충격을 완화하는 구조로 지진 등의 충격에 훨씬 안전한 구조입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물론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유사한 사고가 나기 매우 어려운 구조입니다. 미국 원자력 규제 위원회(NRC·Nuclear Regulatory Commission)는 2026년까지 누스케일 파워가 12개의 모듈로 된 첫 번째 SMR 원자력 발전소를 아이다호에 건설하는 것을 승인했습니다. 여기서 안전성과 경제성을 입증한다면 SMR이 미래 원자력 발전의 중흥을 이끌 신기술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SMR 역시 처치 곤란한 핵폐기물을 남기는 점은 마찬가지이고 방사능 누출 사고 가능성이 0%라고 할 수 없어 기존 원자력의 단점을 완전히 극복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궁극적인 문제의 해결책은 핵융합 반응처럼 위험한 방사성 폐기물 및 자원 고갈의 우려가 없는 차세대 에너지원일 것입니다. 다만 그 중간 단계로 차세대 원자로의 역할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사진=누스케일 소형 모듈식 원자로의 구조(NuScale Power)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사설] 장애·비장애인 함께한 패럴림픽 정신 이어가야

    평창동계패럴림픽이 열흘간의 대장정을 끝내고 어제 폐막했다. 49개국 570여명의 선수가 6개 종목에서 80개의 금메달을 놓고 겨룬 평창패럴림픽은 대회 운영과 흥행 면에서 역대 패럴림픽을 뛰어넘는 대성공을 거뒀다. 북한 선수단의 첫 참가로 평화 패럴림픽의 의미도 더해졌다. 이런 성공은 매 경기마다 최선을 다한 선수들은 물론 자원봉사자와 조직위원회, 지방자치단체가 합심해 이룬 결실로 모두에게 최대의 찬사와 박수를 보낸다. 또한 올림픽보다 관심이 덜할 것이라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입장권을 34만 5000여장이나 팔아 22만장이던 목표를 52% 초과했다. 2010년 밴쿠버대회의 21만장, 2014년 소치의 20만장보다 10만장을 더 판매한 기록으로 국민들의 한 단계 올라선 패럴림픽에 대한 관심을 입증했다. 모든 경기에서 패럴림픽의 4대 가치인 용기, 투지, 감동, 평등이 돋보였다. 네덜란드 스노보드 선수 비비안 멘텔스피 선수는 비장애 선수 시절 발견된 악성 종양으로 다리를 절단하는 시련을 겪고 대회를 준비해 오던 중 암이 재발했지만 병상에서 일어나 2관왕에 올랐다. 체르노빌원전 사고 피해자로 시각장애인인 슬로바키아의 알파인스키 선수 헨리에타 파르카소바는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금메달을 거머쥐는 불굴의 정신을 보여 줬다. 신의현은 총 7개 종목에 출전하며 마지막 크로스컨트리스키 남자 7.5㎞ 좌식에서 1위를 차지해 대한민국 동계패럴림픽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겨 주는 투혼을 발휘했다. 대한민국은 금 1개, 은 1개, 동 2개로 종합 10위에 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금 1개, 동 2개를 얻었다.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선수들과 한 몸이 돼 장애·비장애의 경계를 넘어 대한민국 선수단은 물론 도전과 투지를 보여 준 각국 선수들을 응원한 그 열기와 함성은 패럴림픽이 우리에게 남긴 중요한 자산으로 남을 것이다. 비록 패럴림픽이 열리는 경기장에 국한된 것이긴 하지만 장애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 만들기의 새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적했지만, 방송 중계권을 가진 지상파 방송사의 중계 시간이 개최국도 아닌 미국, 일본에 비해 짧은 것은 옥에 티였다. 수익과 효율만을 따지는 방송 행태야말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나누는 우리 사회의 차별성을 상징한다. 패럴림픽이 우리에게 남긴 소중한 가치와 경험을 이어 나가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 체르노빌 입양아 출신 옥사나 매스터스 네 번째 패럴림픽 메달 “銅”

    체르노빌 입양아 출신 옥사나 매스터스 네 번째 패럴림픽 메달 “銅”

    체르노빌 참사의 유전적 영향 때문에 두 다리를 잘라낸 뒤 버려져 미국 가정으로 입양된 옥사나 매스터스(28)가 또 패럴림픽 동메달에 머물렀다. 그녀 인생은 곡절이 많았다.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핵발전소 근처에 살던 생모는 무릎 아래가 정상이 아니었던 아이를 거리에 버렸다. 두 다리를 잘라냈고, 손을 제대로 쓸 수 있게 하려고 여러 차례 수술대에 올라야 했다. 결국 일곱 살 때 양어머니 손에 이끌려 미국으로 건너갔다. 양아버지는 강연 치료사인 게이 매스터스. 옥사나가 스포츠에 재능과 열정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 양어머니 덕에 2012년 런던하계패럴림픽 조정 동메달을 땄고 2년 뒤 소치 동계패럴림픽에서는 크로스컨트리 스키로 전향해 은메달과 동메달 하나씩 더했다. 그리고 다시 2년 뒤 리우하계패럴림픽에는 장애인 사이클링에 출전해 등 부상을 이겨내고 두 차례나 상위 5명 안에 들었다. 사격 기량이 일취월장하며 지난해 장애인세계선수권 바이애슬론에서 금메달과 동메달, 크로스컨트리 스키 금메달 3개를 더하며 미국 선수로는 처음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바이애슬론 금메달을 겨냥했다. 그러나 지난 10일 바이애슬론 여자 6㎞ 좌식에서 켄달 그레취(미국)에게 그 영광을 양보하고 은메달에 머물렀다. 11일 크로스컨트리 스키 여자 12㎞ 좌식에서도 그레취(38분15초90)와 안드레아 에스카우(독일, 38분48초30)에 이어 39분04초90을 기록하며 개인 패럴림픽 네 번째 메달을 동메달로 더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기대를 모았던 한국의 서보라미(32)는 45분27초50으로 12위, 이도연(46)은 46분49초60으로 13위에 머물렀다. 서보라미는 초반 2.85㎞ 구간까지 15위권을 유지하다 3.8㎞ 구간에서 14위, 8.98㎞ 구간에서 12위로 뛰어오른 뒤 순위 변동 없이 경기를 마쳤다. 학창 시절 무용을 배우던 그는 고교 3학년이던 2004년 계단에서 굴러떨어지는 사고를 당해 하반신이 마비됐다. 1년 넘게 방황하다 휠체어 럭비, 휠체어 육상 등 스포츠를 통해 삶의 희망을 발견했고, 대학 입학 후 스키를 배웠다. 2007년 국내 1호 장애인 크로스컨트리 스키 선수가 돼 제2의 인생을 펼친 뒤 벌써 세 번째 패럴림픽 무대에 섰다. 이도연은 0.75㎞ 구간까지 17위를 달리다 역주를 펼치며 13위로 경기를 마감했다. 이날 완주한 선수는 18명 밖에 되지 않았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죽음의 땅 후쿠시마 이면 들춘 세가지 시선

    죽음의 땅 후쿠시마 이면 들춘 세가지 시선

    나는 왜 탈원전을 결심했나 간 나오토 지음/김영춘·고종환 옮김/에코리브로/196쪽/1만 3000원 소와 흙신나미 교스케 지음/우상규 옮김/글항아리/320쪽/1만 5000원 도쿄 최후의 날히로세 다카시 지음/최용우 옮김/글항아리/340쪽/1만 6000원2011년 3월 11일 금요일 오후 2시 46분, 일본 미야기현 오시카 반도에서 동쪽으로 70㎞ 떨어져 있는 해저 29㎞ 지점에서 거대한 재앙의 서막이 열렸다. 1960년 칠레 대지진, 1964년 알래스카 지진, 2004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지진에 이어 1900년 이후 세계에서 네 번째로 강력한 지진으로 기록된 규모 9.0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것이다. 도쿄를 비롯한 수도권 일대 건물까지 무너뜨린 지진은 초대형 지진해일(쓰나미)을 만들어 해안도시를 덮쳤다. 지진해일은 후쿠시마 원전에도 영향을 미쳐 엄청난 방사능 누출을 일으켰다. 그때까지 최악의 원전 사고로 불렸던 미국 스리마일섬 사고나 구 소련 체르노빌 사고 때와는 달리 재앙 현장이 방송으로 실시간 중계되면서 전 세계인들은 충격에 빠지게 됐다. 사고가 발생한 지 7년이 지난 지금도 사람들의 뇌리 속에서는 여전히 공포의 한 장면으로 남아 있는 당시를 되짚어 보는 책들이 동시에 발간돼 주목된다. 책은 원전이 값싼 에너지원으로 받아들여지게 된 이면을 살펴보는 동시에 최악의 사고 속에서도 ‘삶은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나는 왜 탈원전을 결심했나’(왼쪽)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일본 최고 책임자였던 간 나오토 전 총리가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3월 11일부터 3월 19일까지의 모습을 차분하게 서술한 책이다. 저자는 훈련이 아닌 실제 사고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법과 제도, 무능했던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함께 외부에서 ‘일본=원전 최고 안전국가’라는 공식이 허상일 수밖에 없는 원전의 구조적인 문제점도 지적했다. 당시 일본 정부와 원전 사업자가 우왕좌왕하며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결국 후쿠시마 일대는 죽음의 땅으로 변했다. 논픽션 작가 신나미 교스케가 쓴 ‘소와 흙’(가운데)은 죽음의 땅에서 여전히 소를 키우며 살아가고 있는 농민들의 이야기를 4년간 추적해 소의 입장에서 기록한 한 편의 르포 문학작품이다. 저자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대해서 직접적인 비판을 하지는 않지만 농민과 소의 사진,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과 기술 중심의 사고방식이 지닌 문제점을 조용히 드러내고 있다. 반면 일본의 대표적인 반핵 평화운동가이자 저널리스트인 히로세 다카시의 책 ‘도쿄 최후의 날’(오른쪽)은 ‘핵의 수호자, 전쟁과 대재앙의 숨은 조종자’라는 부제처럼 원자력에 대한 직접적이고 날선 비판을 담고 있다. 다소 음모론적인 분위기도 있지만 정치·관료·경제·학계가 ‘원전은 안전하고 값싼 에너지원’이라는 신화를 재생산해 내는 과정을 종횡무진 풀어내며 소위 ‘원자력 마피아’의 민낯을 드러내 보인다. 세 권의 책이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다르지만 ‘소와 흙’에서 등장하는 한 농민의 목소리는 세 권의 저자들이 이야기하고 싶은 것을 압축적으로 보여 준다. “소의 경제적 가치는 이미 사라져 더이상 가축이 아니다. …소도 피폭했고 나도 피폭했다. 여기서 소를 사육하면서 실제 일어난 일을 전하는 것이 내 남은 인생의 의미라고 생각한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시간이 멈춘 체르노빌에 사는 ‘방사능 개’들의 사연

    인류가 남긴 재앙의 상처는 '가해자'인 우리에게만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니다. 죄없는 수많은 동물 역시 재앙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영국언론 가디언은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인근 출입금지 구역에 사는 개들의 사연을 보도했다. 정확한 통계는 없으나 수백 여 마리에 달하는 이 개들은 체르노빌 주위 30km에 달하는 출입금지 구역에서 여우와 무스같은 다른 야생동물들과 어울려 살고있다. 이 개들이 사람이 모두 떠나버린 방사능 지대에서 사는 이유는 있다. 지난 1986년 4월 26일 구 소련(현재 우크라이나)의 키예프시 남방 130km 지점에서 인류 최악·최대의 원전사고가 터졌다. 바로 이제는 32년 째로 접어든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방사능 누출 사고다. 이 사고로 인한 피폭(被曝)과 방사능 휴유증 등으로 수십 만 명의 사상자를 낳았으나 사실상 피해 집계가 불가능할 만큼 체르노빌은 인류 역사상 최악의 재앙으로 기록되고 있다. 당시 체르노빌 지역에 살던 약 12만 명에 달하는 주민들은 정부의 방침에 따라 다른 지역으로 강제로 소개됐다. 문제는 애완동물로 키우던 개들의 이동은 불허됐다는 점. 이에 많은 개들이 사고 현장에 그대로 남았고 심지어 군 부대는 개 사살 작전에 나서기도 했다. 현재 체르노빌 지역에 사는 개들은 바로 당시 버려진 후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개들의 후손이다. 체르노빌 지역의 관광투어를 운영 중인 솔로 이스트 트래블 측은 "이 개들은 엄혹한 추위와 방사능에 노출돼 대부분 수명이 짧다"면서 "오랜시간 사람과 떨어져 살았으나 놀랍게도 관광객이 나타나면 꼬리를 흔들며 먹을 것을 얻기위해 다가온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에는 현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체르노빌 지역의 개들을 돕고있다. 먹을 것을 제공하고 아픈 개들을 치료해주는 것이 주요한 활동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체르노빌 참사 32주년…시간이 멈춰버린 ‘유령 도시’

    지난 1986년 4월 26일 구 소련(현재 우크라이나)의 키예프시 남방 130km 지점에서 인류 최악·최대의 원전사고가 터졌다. 바로 이제는 32년 째로 접어든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방사능 누출 사고다. 이 사고로 인한 피폭(被曝)과 방사능 휴유증 등으로 수십 만 명의 사상자를 낳았으나 사실상 피해 집계가 불가능할 만큼 체르노빌은 인류 역사상 최악의 재앙으로 기록되고 있다.  최근 벨라루스 출신의 사진작가 블라디미르 미구틴(31)이 체르노빌 지역으로 들어가 촬영한 사진을 공개해 관심을 끌고있다. 오랜 세월동안 '죽음의 땅'이었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음울하고 잿빛으로 보이는 이 사진에는 체르노빌의 현재가 담겨있다. 어찌보면 현재인지 과거인지 구분조차 되지 않는 사진 속에는 폐허가 된 놀이동산과 수영장이 한때는 사람들이 살던 곳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미구틴은 "나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터졌던 그해 태어났다"면서 "어린시절부터 꼭 한번은 체르노빌을 방문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미구틴의 사진이 더욱 우울하게 보이는 것은 적외선 필터로 체르노빌을 담았기 때문이다. 32년이 흘러 다시 죽음의 땅에서 살고있는 여우의 모습조차 세상과 동떨어진 존재로 보일 정도다. 미구틴은 "체르노빌을 감싸고 있는 특별한 공기와 분위기를 묘사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면서 "사람들은 모두 사라져 폐허가 됐지만 숲과 동물 등 자연은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 묘한 대비를 이룬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원전사고때 무한 배상책임 한수원 5000억 상한 폐지

    원전사고때 무한 배상책임 한수원 5000억 상한 폐지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원자력발전소에서 대형 사고가 발생했을 때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의 손해배상 책임에 상한을 없애기로 했다. 현재 한수원의 책임 상한은 약 5000억원으로 정해져 있다. 원전 대형 사고가 나도 추가로 배상할 의무가 없다.강정민 원안위원장은 24일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2018년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강 위원장은 “체르노빌, 후쿠시마 원전 사고 같은 (방사능) 대량 누출 사고가 절대 일어나선 안 된다는 게 나의 소신”이라며 “원자력 안전 규제를 훨씬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방사성 물질의 대량 방출, 원전 중대 사고 등에서 국민을 보호하는 게 원안위의 역할”이라며 “국민 안전을 지키는 데는 어떤 타협도 없다”고 강조했다. 강 위원장은 구체적인 방법으로 올해 원자력손해배상법을 개정해 대규모 원전 사고 발생 시 한수원의 무제한 책임 원칙을 법에 적용하고, 배상조치액을 대폭 상향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한수원의 법정 손해배상 책임한도는 원전 부지당(고리·월성 등 총 5개) 약 5000억원으로 대형 사고 시 배상액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손해배상액인 약 75조원(지난해 12월 기준)의 150분의1 수준이다. 원안위는 원자력 안전 정보공개 대상을 대폭 늘리고, 공개 체계도 개선하기로 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발칸의 노스트라다무스’ 예언한 2018년… “금성서 에너지 발견”

    ‘발칸의 노스트라다무스’ 예언한 2018년… “금성서 에너지 발견”

    이른바 ‘발칸의 노스트라다무스’로 불리는 유명 예언가 바바 반가가 2018년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이라 예측했을까? 지난 24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 해외언론 반가가 예측한 2018년이라는 흥미로운 제하의 기사들을 쏟아냈다.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인 반가는 불가리아 출신의 예언가로, 지난 1996년 8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녀는 세상을 떠나기 전 전 세계를 뒤흔든 숱한 사건과 사고를 예언했는데, 지금까지 그녀가 맞춘 예언은 9·11테러, 불가리아 대지진, 체르노빌 원전사고 및 44대 미국 대통령이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된다는 것,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IS)의 테러가 발발한다는 것 등이었다. 반가가 예측한 2018년에는 두가지 큰 사건이 일어난다. 먼저 2018년에는 중국이 미국의 자리를 대신해 지구촌 최강국이 된다는 것. 경제적으로만 보면 반가의 예측은 일면 타당성이 있다. 지난 1970년 만 해도 중국이 지구촌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4.1%였으나 2015년에는 15.6%까지 성장했다. 반면 미국은 같은 해 16.7%로 거의 비슷한 수준이며 오히려 2025년이 되면 14.9% 내려앉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경제 만으로 지구촌 최강국의 지위가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반가가 중국의 성장세를 예측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또 하나의 예측은 금성에서 새로운 형태의 에너지 원이 발견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예언은 실현될 가능성이 적다. 내년에 금성으로 향하는 탐사선이 없기 때문. 사실 서구언론의 이같은 보도는 흥미를 위한 것으로 예언의 정확도 역시 과장된 측면이 많다. 과거에 그녀가 했던 말을 대사건 이후 언론들이 꿰맞추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반가는 2010년에는 제3차 세계대전이 발발할 것이며, 2015년에는 무슬림이 일으키는 생화학전으로 피부암이 유행할 것이라는 빗나간 예언을 한 바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러시아서 입 두 개 가진 괴물 물고기 잡혀

    러시아서 입 두 개 가진 괴물 물고기 잡혀

    러시아에서 입 두 개 가진 돌연변이 물고기가 잡혀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 남동부 프리모스키 크라이(Primorsky Krai) 해안에서 정체불명의 물고기가 낚시꾼에 의해 잡혔다. “괴물 물고기를 잡았다”라 말을 건네며 시작하는 영상에는 흉측한 모양의 돌연변이 물고기의 모습이 담겼다. 놀랍게도 물고기는 얼굴뿐만 아니라 목 부위에 빨판 모양의 또 다른 입을 한 개 더 지녔다. 낚시꾼이 잡은 물고기를 들어 올리자 그것의 배에는 알 수 없는 투명한 액체로 채워져 있다. 낚시꾼은 “이 액체가 물고기의 알 일지 모른다”고 전했다. 해당 영상 속 물고기는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아이디 ‘kollodi’는 “내 식욕을 망쳤다”는 댓글을 남겼고 ‘Galina Ignatenko’ 는 “(이 물고기는) 돌연변이인 것 같다. 이는 자연이 사람들에게 복수하고 있는 것”이라는 댓글을 남겼다. 또 다른 이는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다이이치 원전 폭발사고 이후 돌연변이 어류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댓글을 달았다. 프리모스키 크라이 지역은 러시아 극동에 위치해 있으며 ‘연해주’라고도 불린다. 행정 중심지는 블라디보스토크다. 한편 1986년 구소련 체르노빌 원전사고 이후에도 현지 지역에서도 길이 4m 괴물 메기 외에 1m짜리 지렁이, 3마리가 한 몸이 된 기형 개구리, 이상한 모양의 해바라기가 발견돼 화제가 된 바 있다. 사진·영상= Mailonline, VIRALARMY youtube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신고리 응답자 30% 시민참여단 희망

    2만명 전화조사… 응답율 50% 신고리 5·6호기 건설의 중단·재개를 묻는 1차 전화 조사가 지난 9일 끝났다. 1차 조사 결과는 숙의 과정 비교 자료로 쓰기 위해 오는 10월 20일 정부에 권고안을 낼 때 공개될 예정이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는 10일 전화 조사 결과와 구체적인 설문을 공개했다. 조사 대행을 맡은 한국리서치 컨소시엄은 만 19세 이상 전 국민을 대상으로 9만 570개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고 이 가운데 3만 9919명(접촉률 44.0%)이 받아 2만 6명이 조사에 응했다. 응답률은 50.1%로 다른 조사에 비해 높았다. 시민참여단 참가 의향을 밝힌 응답자는 총 5981명(29.8%)이다. 공론화위는 건설에 대한 의견과 성별, 연령 등을 고려해 500명을 무작위로 추출할 계획이다. 첫 번째 질문은 공론화위가 구성돼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지를 알고 있는가였다. 두 번째 질문은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냐’고 묻고 ‘건설을 중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건설을 재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은 판단하기 어렵다’, ‘잘 모르겠다’로 구분해 응답을 받았다. ‘건설 중단’을 답한 응답자에게는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고 ▲체르노빌·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같은 위험이 상존해서 ▲핵폐기물은 수십만년간 방사선을 방출해 인류 생존을 위협해서 ▲핵폐기물 처분과 폐로 등 비용을 감안하면 비싼 발전 방식이어서 ▲탈원전·신재생에너지 정책은 세계적인 추세여서 ▲기타 ▲잘 모르겠다 중 고르도록 했다. ‘건설 재개’를 택한 응답자에게도 이유를 물었다. 보기는 ▲전기요금 인상으로 가계와 기업에 부담이 증가할 수 있어서 ▲전력공급 안정성에 문제가 생길 것 같아서 ▲원전 건설이 중단될 경우 2조 8000억원의 피해 비용이 발생해서 ▲일자리 감소 및 원전 수출 기회 등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 같아서 ▲기타 ▲잘 모르겠다 등이었다. 그다음으로 원자력발전을 확대할지·현상 유지할지·축소할지를 묻고, 시민참여단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지를 물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정부 “공론화委서 결정할 것”… 獨·日사례 벤치마킹 관측

    신고리 5·6호기의 운명을 결정할 시민배심원단을 어떻게 꾸릴지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 16일 시민배심원단의 구성 및 운영 방식을 결정할 공론화위원회를 구성 중인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배심원단에 대한 사항은 중립적으로 구성될 위원회가 폭넓은 논의를 거쳐 결정하게 될 것”이라면서 “정부는 위원회와 배심원단에 어떠한 간섭도 하지 않을 것이며, 공사 재개든 중단이든 어떤 결정이 나와도 무조건 수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찬반여론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서 총리실, 산업통상자원부 등 원전 관련 정부부처도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지만 시민배심원단 구성은 우리보다 앞서 ‘탈(脫)원전’을 공론화했던 독일과 일본의 전철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공론화위와 시민배심원단 아이디어 역시 독일과 일본에서 벤치마킹한 것이기 때문이다. 독일에서는 1986년 체르노빌 원전 방사능 유출 사고 이후 원전 정책이 주요 정치 쟁점으로 부상했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이듬해 탈원전을 공식화한 뒤 5년째 단계적으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독일은 올해 ‘핵폐기장 부지선정 시민소통위원회’를 구성했는데, 위원회에서 7만명에게 전화 설문을 했고, 571명을 표본으로 추출해 그중 120명으로 시민 패널단을 꾸렸다. 일본은 2012년 ‘에너지 환경의 선택에 대한 공론조사’에서 시민 3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300명의 배심원단을 뽑아 2030년 원전 의존도에 대한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학습과 토론을 거쳐 선택하게 했다. 그 결과 원전을 더이상 짓지 말자는 시나리오에 대한 지지율이 46.7%로 나타났고, 일본 정부는 이를 정책에 반영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원전, 3개월 만에 사회적 합의?… “시급성보다 충분한 논의를”

    원전, 3개월 만에 사회적 합의?… “시급성보다 충분한 논의를”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6호기 공사 일시 중단 이후 증폭되는 논란의 중심에는 이해관계자의 손익계산을 넘어 ‘3개월로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자리잡고 있다. 공론화위원회와 시민배심원단이 내릴 결정의 영향은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 여부에만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전력 수요의 30%를 충당하고 있는 원전 정책, 나아가 에너지 정책에까지 결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16일 한국수력원자력 등에 따르면 한수원 노조는 대통령 면담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 전날 울산 울주군 서생면 신고리 5·6호기 건설현장 앞에서 집회를 열고 “탈원전 논의는 충분한 전력과 신재생에너지를 확보한 다음에 해도 늦지 않는다”며 대정부 투쟁에 돌입했다. 같은 날 울산시청 앞에서는 부산, 울산, 경남지역 탈핵단체 회원 50여명이 모여 신고리 5·6호기의 즉각적인 백지화를 요구하는 맞불 집회를 열었다. 공사 중단을 반대하는 신고리 5·6호기 인근 주민들은 집단행동에 나설 태세다. 이상대 공사 중단 반대 범울주군민대책위원장은 “17일 대책위 이사회를 열어 구체적인 투쟁 계획을 논의할 것”이라면서 “상경 집회 등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찬반 양론이 거세지자 정부는 “중립을 지키겠다”고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공사 중단이든 재개든) 시민배심원단의 결정을 전적으로 수용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앞서 정부는 현재 30%인 원전 의존율을 2030년 16%까지 줄이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미 방향을 정해놓고 공론화를 ‘밀어붙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독일은 1986년 체르노빌 원전 방사능 유출 사고 이후 공론화를 시작, 26년 만인 2012년에 ‘2022년까지 모든 원전을 폐쇄’하기로 했으며, 현재도 원자력 이후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이어 가고 있다. 지난달 탈원전을 결정한 스위스도 1984년부터 공론화 작업을 시작해 국민 투표만 5번을 했다. 우리나라도 에너지 수요와 전기요금 등 민생,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김창섭 가천대 에너지IT학과 교수는 “에너지는 중후장대형 산업으로 의사 결정을 최대한 신중히 하는 게 맞고, 에너지원 간 믹스 논쟁을 통해 합의를 도출해 내야 한다”면서 “단순히 수급 계획만으로는 부족하고, 시장제도와의 연동, 산업, 환경과 전력망 등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정부가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기존 국가 정책을 무시하고 전문성이 요구되는 사안을 공론화위원회와 시민배심원단에 의사결정을 맡김으로써 이념몰이식 포퓰리즘으로 몰고 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중요 정책을 ‘민주적 결정’이라는 명분으로 여론에만 맡겨 놓으면, 합리적 결정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정책 추진에 대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진다는 뜻이다. 신고리 5·6호기에 대해선 3개월 안에 결론을 내더라도 탈원전과 에너지 정책에 대해선 시간을 갖고 고민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신고리 5·6호기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 너무 늦지 않게 결론을 내는 게 좋다”면서도 “기존에 가동 중인 원전에 대해선 적어도 1~2년은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결정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랜섬웨어 변종 ‘페티야’ 전세계 강타

    유럽·美 기업·금융기관 동시 마비 국내 한국MSD 감염… 업무 차질 우크라이나를 시작으로 러시아와 유럽,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 동시다발적인 사이버 공격이 발생해 은행 현금지급기 가동이 중단되는가 하면 방사능 감지 시스템도 영향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28일 지난달 전 세계 150여개국에서 30만대 이상의 컴퓨터를 감염시키며 큰 피해를 낸 ‘워너크라이’ 랜섬웨어의 일종인 ‘페티야’(Petya)가 이번 공격에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랜섬웨어는 컴퓨터 사용자가 저장된 파일에 접근할 수 없도록 막고 차단을 풀어 주는 조건으로 금전을 요구하는 악성 프로그램이다. 특히 이번 랜섬웨어는 워너크라이와 유사하지만 확산을 막을 수 있는 ‘킬 스위치’가 없는 더욱 강력한 변종일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배후가 누구인지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사이버 공격은 우크라이나 정부 전산망과 러시아 국영석유기업 로스네프트를 시작으로 덴마크와 영국, 프랑스, 미국 등에서 거의 동시에 확인됐다. 우크라이나에서는 기간산업부 등 주요 정부부처와 키예프 보리스필 국제공항, 우크라이나 중앙은행을 포함한 일부 국영은행, 우크르에네르고와 우크르텔레콤 등 전력·통신기업 등 100여곳이 넘는 기관의 시스템이 장애를 빚거나 가동이 중단됐다. 장애가 발생한 은행에서는 현금지급기 가동이 중단됐다. 1986년 4월 최악의 원전 사고를 겪은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도 이번 해킹 공격을 받아 방사능 감지 시스템이 중단돼 수동으로 방사능 수치를 점검했다.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인 로스네프트는 사이버 공격 사실을 알리면서 “공격을 받아 정지된 컴퓨터 화면에 ‘300달러를 송금하면 복구 키를 제공하겠다’는 통지문이 떴다”고 공개했다. 다국적 로펌인 DLA 파이퍼와 다국적 제약사 머크, 덴마크의 세계 최대 해운사 A P 몰러머스크, 영국의 광고기업 WPP, 프랑스 제조업체 생고뱅 등도 공격에 노출됐다. 보안업체 카스퍼스키는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2000여건의 피해 사례가 집계됐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머크의 한국지사인 한국MSD가 페티야에 감염돼 업무에 차질을 빚었다. 한국MSD 관계자는 “해킹에 의해 네트워크가 감염됐다”며 “랜섬웨어에 의한 해킹인지 다른 종류의 네트워크 장애인지는 아직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정식으로 신고가 들어온 사례가 없다”면서 “보안업계와 정보를 공유하며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사설] 문 대통령 ‘탈원전’ 선언, 전력 ‘백년대계’ 세워야

    한국 최초의 원전인 고리 1호기가 멈춰 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 참석해 “준비 중인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고 원전의 설계 수명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대선 공약에서도 밝혀 왔던 ‘탈원전’을 공식 선언한 것이다. 원자력의 위험성은 사고를 통해 증명됐다. 1986년에는 러시아의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있었고 2011년에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이 쓰나미로 붕괴돼 엄청난 환경오염을 초래했다. 두 원전 사고의 후유증은 아직도 가시지 않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은 지금도 방사능이 유출돼 바다로 흘러들고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적으로 탈원전 바람이 불고 있다. 원전 사고의 위험성을 인식한 탓이다. 독일, 스위스, 대만이 원전을 포기했고 원전 의존도가 높은 프랑스도 원전을 줄여 나갈 것이라고 한다. 문 대통령의 탈핵 선언에 따라 앞으로 우리나라도 원전 건설을 중단하고 설계 수명이 끝나는 원전은 연장하지 않고 폐기하게 된다. 문 대통령은 건설 중인 신고리 5·6호기에 대해서도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겠다고 말해 건설이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 환경적인 측면에서 탈원전의 명분은 분명히 있다. 특히 원전의 치명적인 단점은 방사능 폐기물이다. 원전 발전의 부산물 또는 쓰레기인 폐기물은 방사능을 포함하고 있어 처리에 막대한 비용이 들고 부지 선정도 지역 주민들의 반발 탓에 큰 어려움을 겪는다. 경북 경주 방폐장 건설에 30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이런 이유 때문에 탈원전이 시대적 흐름이라 하더라도 탈원전에 대한 대책을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선 원전을 대신할 태양광과 풍력, 조력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의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원전은 발전 비용이 싸지만 다른 에너지들은 두 배가 넘는 비용과 부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전기료가 오를 수밖에 없다. 어쩔 수 없는 전기료 인상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먼저 구해야 한다. 일본이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전 가동을 중단했다가 최근 재가동에 들어간 것도 전기료 부담 탓이 크다. 다음으로, 우리나라는 아랍에미리트(UAE)에 한국형 원전을 수출한 원전 강국이다. 탈원전으로 원전 산업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원전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기업만 수백개나 된다. 산업적, 경제적인 피해를 어떻게 줄일지도 고심해야 한다. 정부는 원전과 함께 화력 발전도 단계적으로 축소할 계획이다. 당연히 발전량 감소도 피할 수 없는데 그에 대응할 다른 발전 수단을 차질 없이 마련해 만에 하나 전력 공급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원전은 포기하더라도 신재생 에너지의 개발은 또 하나의 신산업이 될 수 있다. 면밀한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 에너지 정책은 정권 따라 춤을 춰서는 안 되는 백년대계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작은 결정 하나라도 신중하게 하길 바란다.
  • [손성진 칼럼] 탈원자력, 탈석탄 그후

    [손성진 칼럼] 탈원자력, 탈석탄 그후

    새 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탈원자력, 탈석탄이다. 반핵, 미세먼지 대책의 일환이다. 원자력과 석탄의 매력은 무엇보다 발전 원가가 싸다는 데 있다. 원가 순위를 보면 대체로 원자력, 석탄, LNG, 태양광(대), 풍력(육상), 바이오매스, 석유 순이다. 그러나 러시아 체르노빌과 일본 후쿠시마 사고에서 보듯 원전 사고의 피해는 원자폭탄 폭격에 버금가는 재앙이다. 발전 원가가 가장 싸지만 위험도 가장 큰 두 얼굴을 지닌 에너지가 원자력이다. 후쿠시마 원전이 쓰나미에 무력하게 붕괴되면서 원전에 대한 불신은 전 세계적으로 커지고 있다. 독일, 스위스, 대만 같은 국가들이 원전을 포기했다. 세계 최대의 원전 국가인 프랑스도 원전 비중을 줄일 계획이다. 우리도 같은 길을 걸으려 한다. 왜곡과 과장 논란 속에서도 400여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원전 재난 영화 ‘판도라’도 반핵주의에 힘을 실어 줬다. 원전은 국가의 선택 문제이며 이념과도 결부돼 있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어느 나라에서나 반핵 시위는 격렬해졌다. ‘원전 제로’를 내걸고 당선된 진보 성향인 대만 차이잉원 총통은 2025년까지 전력 생산의 14%를 담당하는 원전 3기의 가동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역시 탈원전을 공약한 문재인 대통령은 공정률 28%인 신고리 5, 6호기의 공사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10년간 운전연장 허가를 받았던 국내 최고(最古) 고리 1호기도 오는 18일 영구 정지된다. 30년 이상 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도 2022년 5월까지 임기 내에 모두 폐쇄하겠다고 발표했다. 국내 전력 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석탄 화력 34.1%, 원자력 28.8%로 둘을 합치면 63%에 이른다. 원전과 석탄화력발전소의 폐쇄는 두 가지 측면에서 반드시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우선 발전 원가가 싼 두 전력원의 포기는 전기요금 상승이라는 필연적인 부담이 따른다. 17기의 원전 가동 중단을 결정한 독일은 지난 12년 동안 전력요금이 78%나 올랐다.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우리나라도 LNG나 태양광으로 대체하면 대략 20%가량의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 위험과 건강 피해를 회피하는 대가로 그만한 부담을 질지 국민적 동의를 구해야 한다. 태양광과 풍력은 친환경 에너지임이 틀림없지만 부산 같은 대도시보다 더 큰 부지가 필요하다. 두 번째는 경제·산업적인 측면에서의 원자력의 중요성이다. 25기의 원전을 가진 한국은 건설·운영에서도 원전 강국이다. 원전 기술과 인력을 아랍에미리트에 수출함으로써 총 76조원의 매출을 올린 것과 같은 막대한 경제적 이득은 거의 포기할 수밖에 없다. 국내 원전 관련 기업도 500개가 넘는다. 짓고 있는 원전 건설에 이미 투입된 매몰 비용도 포기하기엔 너무 아깝다. 그런 한편으로 후쿠시마 사고 후 전체 원전 54기의 가동을 중단했던 일본의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참고할 만하다. 일본이 다시 원전을 재가동하는 데 걸린 기간은 23개월에 불과했다. ‘모든 원전의 가동 중단은 일본의 집단자살’이라고 한 센고쿠 요시토 전 관방장관의 발언이 결코 과격하지 않았음을 깨달은 시간이다. 이가타 원전 등 4기는 이미 재가동에 들어갔고 모두 12기가 재가동 합격 판정을 받았다. 2011년 도호쿠 대지진 당시 2030년까지 ‘원전 가동 제로’를 실행하겠다고 한 간 나오토 일본 총리의 약속을 아베 신조 정부가 뒤집은 것이다. 일본의 원전 정책 전환 배경은 앞서 말한 두 가지 이유와 같다. 원전 가동 중단 이후 일본의 전기요금은 가정용이 20%, 산업용은 30% 급등했다. 반면 원전 관련 회사들의 매출은 절반으로 줄었다. 142년의 역사를 가진 일본의 대표 기업 도시바는 원전 건설 자회사 웨스팅하우스의 경영 악화로 반도체 사업마저 포기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탈원전을 선언한 이상 부작용을 최소화할 방안을 강구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원전과 석탄화력을 제외할 때 어떤 에너지 믹스를 선택하는 게 최선인지 충분한 시뮬레이션을 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관련 산업의 손실을 어떻게 줄일지 지금부터 깊이 고민해야 한다.
  • “촛불혁명이 보여준 公共·無我 미학… 쓸모없는 ‘나’와 ‘남’ 구분짓기 해법“

    “촛불혁명이 보여준 公共·無我 미학… 쓸모없는 ‘나’와 ‘남’ 구분짓기 해법“

    서울국제문학포럼 기조세션 대담 “지난해 겨울 촛불혁명의 평화 속에서 구현된 공공(公共)과 무아(無我)의 미학은 감동적이었습니다. 그 모습은 해답 없는 나와 타자의 문제에 대한 사유에도 답을 줄 겁니다.”(고은 시인)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나와 타자의 경계는 사실 사라졌습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전혀 다른 형태의 죽음이 도처에 널리고 체르노빌의 방사능진이 사나흘 뒤 아프리카 상공을 나는 세상에서 우리 것과 남의 것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죠.”(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와 고은 시인, 김우창 문학평론가가 현실세계와 문학 속 ‘우리와 타자’의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23일 오전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교보컨벤션홀에서 열린 서울국제문학포럼 기조세션에서다. 최원식 한국작가회의 이사장은 “이웃에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 등 강력한 타자가 즐비하고 내부에는 양극화가 극심한 한국인에게 특히 절실한 화두”라고 운을 떼며 세 발제자에게 ‘우리와 타자’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고은 시인은 “옛 소련이 망하면서 ‘전체주의로서 우리라는 건 끝났으니 좋은 세상이 올 것이다‘ 했는데 이후 우리는 ‘강한 나’를 지향하게 됐다”고 세태를 진단했다. 시인은 “이런 경향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나’가 악화되고 강화되면서 오늘날 일본, 중국, 미국 등 한반도 주변국들의 모습과 우리의 모습으로 굳어졌다”며 “인류의 많은 고민과 설계에도 국가를 넘어 전 세계에 강자가 약자를 수탈하는 야만의 상태가 계속되고 기술 발전이 인간에게 고통과 소외를 불러올 때 ‘나’와 ‘타자’에 대한 구분 짓기는 쓸모없는 명분이 된다”고 지적했다. 알렉시예비치도 고은 시인과 교감을 이뤘다. 그는 “기술이 우리를 앞질러 가고 대재앙을 낳으면서 우리가 쌓아 올린 문화가 낡은 궤짝과 같다는 생각에 가끔 절망하곤 한다”며 “이제 기술의 발전으로 체르노빌 원전 사고처럼 우리 지식의 범주를 벗어난 사건과 새로운 세상이 열린 만큼, 이런 문제들에 대답할 여력이 부족한 우리는 나와 타인에 경계를 두지 말고 평화롭게 공존할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김우창 교수는 “세계화의 시대에 여러 문화가 사회 속으로 들어오는 것은 불가피한 만큼, 삶의 테두리에서 여러 차이를 승화하고 지향해야 문명의 진정한 진전과 인간 삶의 융성이 가능해진다”며 “이 과정에는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지만 그 아래 있어야 하는 것은 인간 생존의 성스러움과 신비에 대한 느낌”이라고 조언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난 동시대인의 이야기 들어주는 증인”

    “난 동시대인의 이야기 들어주는 증인”

    원전·전쟁과 여성·소년병의 고통 등 책마다 200~500명 인터뷰 엮어 논픽션 재구성 ‘목소리 소설’로 불려“노벨문학상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많은 상을 받았어요. 하지만 문학 분야의 대가, 장군이라도 된 듯한 기분으로 간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동시대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증인으로 참석했죠.” 40여년간 수백, 수천명의 목소리를 채집해 역사란 ‘작은 사람들’의 고난과 고통으로 엮인 기록이라는 걸 드라마틱하게 보여 준 동시대인의 증인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69). “다성악 같은 글쓰기로 우리 시대의 고통과 용기를 담아낸 기념비적 문학”이라는 평을 받으며 2015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그가 오는 23~25일 열리는 ‘2017 서울국제문학포럼’ 참석차 19일 처음 한국을 찾았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를 겪은 사람들의 삶과 죽음을 담은 ‘체르노빌의 목소리’, 전쟁에 참가한 여성들의 고통을 복기한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여했다가 주검으로 돌아온 소년병 어머니들의 절규를 옮긴 ‘아연 소년들’ 등이 그의 대표작이다. 책 한 권마다 200~500여명의 인터뷰를 엮어 논픽션으로 재구성한 그의 저작들은 ‘목소리 소설’이라는 전례 없는 장르로 불린다. 한 작품을 쓰는 데 5~10년이 걸리는 이유다. 옛 소련 시대 ‘레드 유토피아’의 민낯을 발가벗겨 온 작품들이 던지는 물음은 한결같다. ‘국가와 이념, 전쟁이 어떻게 평범한 사람들을 착취하고 인간성을 앗아갔느냐’이다. “평생 역사를 사람의 크기로 작게 만드는 작업 하나에만 매달려 왔습니다. ‘작은 사람들’(소시민)이 국가의 이용 대상이었기 때문이죠. 국가는 이들을 착취하고 서로를 죽이게 했어요. 이런 평범한 사람들의 역사는 간과돼 왔죠. 하지만 많은 고난을 겪고 역사를 이루는 에피소드의 주인공인 이들의 이야기가 사라지는 것은 공정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전 이들을 ‘스몰 피플’ 대신 ‘빅 피플’라고 부릅니다. 이들이 역사의 영웅이자 주인이니까요.” 전쟁을 책의 주제로 삼아 온 그는 “승리나 패배와 같은 전쟁의 결과나 투입한 탱크 수, 부대 수 등 전쟁의 규모는 내게 전혀 관심 사항이 아니다. 다만 사람을 죽인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인간의 참모습에 주목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수많은 고통의 목소리에서 배운 것은 “전쟁은 살인 그 자체이기 때문에 어떤 사람도 전쟁에서 아름다울 수 없다”는 것. “21세기에 죽여야 할 대상은 사람이 아닌 이념이나 이상”이라는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겪은 일본을 이웃한 우리나라에서 일고 있는 핵 논란에 관한 작가의 경고는 새겨들을 만한 대목이다. 그는 “핵의 위험성은 지금 인간이 해결할 수 없고 감당할 수 없는 지경으로 나아갔다는 게 문제”라면서 “방사능 오염은 오감으로 느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핵 위험은 새로운 형태의 전쟁이며 인류는 여기에 전혀 준비돼 있지 않다”고 경고했다. 작가는 최근 한국문학에서 하나의 조류를 형성하고 있는 ‘세월호 문학’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를 주제로 쓴다면 작가는 철학자의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가 뻔하고 세속적인 비극이 되게 하지 않으려면요. 저널리즘뿐 아니라 사회학적, 문학적 접근 방식 등 다양한 양상을 동원해야 하고요.” 작가는 최근 국내에 출간된 자신의 저작 ‘아연 소년들’에서 ‘역사를 살면서 역사를 쓰는 것은 시간을 깨부수고 정신을 잡아채야만 한다’고 밝혔다. 협박과 고통에도 공산주의 프로파간다에 억눌린 사람들의 말에서 진실을 붙잡으려는 치열함과 절박함이 그의 동력이었던 셈이다. 그렇게 간절한 쓰기의 목적은 무엇이었을까. “제가 씀으로써 수많은 목소리의 고통이 줄어들었냐고요? 아니요. 국가에 속고 착취당한 사람들은 그대로 남았습니다. 고통의 목소리는 결코 줄어들지 않았죠. 제 작품에 문학적 아름다움을 시도한 건 끔찍한 일로 가득찬 인간의 삶만 말하려던 게 아니었어요. 이미 끔찍한 일들은 세상에 차고 넘치죠. 이런 세상에 사람들의 영혼을 들여다보고 마음을 강건하게 지키려는 것, 그게 제가 쓰는 이유입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브렉시트 현장 체험 해봐요” 관광상품 내놓은 뉴욕타임스

    뉴욕타임스(NYT)가 영국 사정에 관심이 많은 미국인을 위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현지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관광상품을 내놓았다고 가디언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렉시트는 브렉시트를 의미한다’(Brexit means Brexit)라고 이름 지어진 이 상품의 가격은 1인당 5955달러(약 680만원)다. 엄선된 미국인 관광객은 가이드의 안내를 받으면서 엿새 동안 역사적인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어떻게 영국 사회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체험하게 된다. ‘브렉시트는 브렉시트를 의미한다’는 지난해 6월 브렉시트 투표 후 당시 내무장관이었던 테리사 메이 현 영국 총리가 기자들을 만나 막후 협상이나 재투표를 통한 EU 잔류는 없을 것을 분명히 밝히면서 한 말이다. 브렉시트 체험 상품에는 정치인, 언론인, 역사학자 등이 동행하면서 영국 국민이 왜 EU 탈퇴를 선택했는지, 메이 총리의 진정한 의도는 무엇인지, 브렉시트가 어떠한 혼란과 문제를 초래했는지, 앞으로 예상되는 후유증은 무엇인지 등을 설명한다. 이를 위해 관광객이 영국 의회에서 방청객으로 여야 의원의 토론을 듣고 의원들과 선술집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정치에 대해 토론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NYT는 전에도 ‘체르노빌, 30년 후’, ‘그린란드는 녹고 있다’ 등의 이색 기획성 여행상품을 내놓은 바 있다.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은 옛 소련 시절인 1986년 핵발전소 폭발 사고가 일어난 도시다. 그린란드는 대서양과 북극해 사이에 있는 세계 최대의 섬으로 지구온난화로 그린란드의 지표면 대부분을 덮은 얼음이 빠르게 녹고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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