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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긴급점검-바이오연료의 두 얼굴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긴급점검-바이오연료의 두 얼굴

    서울신문은 ‘한국의 미래, 위기를 희망으로’라는 연중 기획물의 일환으로 지난 한 달간 ‘석유 이후 영원한 에너지를 꿈꾸다’편을 마련, 지구촌 곳곳의 신재생에너지 현황과 그것의 한국 적용 가능성을 살펴봤다. 이를 통해 미래 에너지원으로서의 태양광과 풍력, 바이오연료, 자원 재활용 등의 다양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그러나 한정된 지면 탓에 취재 내용을 모두 소개하지는 못했다. 차세대 유력 에너지원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바이오연료를 둘러싼 논란의 이면을 조명해본다. |상파울루·피라시카바(브라질) 오상도특파원|“바이오연료 생산 확대는 인류에 대한 범죄행위다.”(유엔인권위원회 식량특별조사팀) 청정에너지로 각광받던 바이오연료가 세계적 식량위기가 도래하면서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할 운명에 놓였다. 옥수수, 밀, 대두 등 사람의 입으로 들어가야 할 식량이 자동차 주유구로 흘러들고 있다는 비난 때문이다. 지난달 초 로마에서 열린 유엔 식량안보정상회의에서는 이런 분위기가 그대로 반영됐다. 바이오연료가 식량가격 폭등에 미친 영향을 놓고 각국 정상과 전문가들 사이에선 의견이 엇갈렸다. 주요 생산국인 미국과 브라질, 유럽연합(EU)도 첨예한 이해관계를 드러냈다. EU측 최대 생산국인 독일은 오히려 “음식을 공급받을 권리가 자동차 연료에 대한 권리보다 앞선다.”면서 미국과 브라질을 압박하고 나섰다. 하지만 미국 측은 “식량가격 폭등에 바이오연료가 미친 영향은 3% 미만”이라고 반박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5%, 국제 민간연구소는 30%라고 보는 등 천양지차다. ●바이오연료의 정치학 바이오연료는 식량 생산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식량안보정상회의 기간 브라질 상파울루에 체류 중인 취재진은 “식량위기의 원인은 선진국의 보호무역주의와 메이저 석유기업에 있다.”는 룰라 브라질 대통령의 발언을 접했다. 이는 바이오연료를 둘러싼 헤게모니 싸움으로 번져 ‘EU·기타 국가 대 미국·브라질’이란 대척점을 만들었다. 내면적으론 다시 미국 석유자본에 대한 남미 좌파정부의 반감이 섞여 복잡한 양상을 띤다. 브라질은 바이오연료를 앞세워 온두라스, 니카라과 등 중미통합체제(SICA) 회원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룰라 대통령은 최근 “식량위기는 오히려 중남미 국가에 기회가 된다.”면서 “넓은 토지, 풍부한 인력과 강우량을 곡물과 바이오연료 생산에 활용하면 경제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미 국가에 바이오연료 제조기술을 전수하는 곳도 바로 브라질이다. 이 때문에 EU와 미국의 드센 견제도 받는다.EU는 현재 바이오연료를 생산하는 데 ㏊당 45유로의 보조금을 주는 반면, 브라질산 에탄올에는 ℓ당 0.19달러의 관세를 부과한다. 미국도 브라질산 에탄올에 갤런(3.8ℓ)당 0.54달러의 관세를 부과하는 대신 자국 생산업체에는 갤런당 0.51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바이오연료의 경제학 브라질이 에탄올을 생산하는 비용은 미국의 2분의1,EU의 3분의1에 불과하다. 사탕수수밭 1㏊당 6800ℓ의 에탄올을 생산해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바이오에탄올과 바이오디젤을 더한 전세계 생산량은 미국이 43%로 브라질(32%)과 EU(15%)를 크게 앞지른다. 상파울루대 마르시아 모랄레스(농경제학) 교수는 “유류값 상승에 따른 유통비용 증가야말로 곡물가격 상승의 주요 요인”이라며 “미국이나 EU와 달리 곡물이 아닌 사탕수수로 에탄올을 생산하는 브라질에 대한 비난은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코트라 브라질지사의 김건영 관장도 “브라질에는 경작 가능한 미경작 유휴지가 90%나 남아 있다.”면서 “아마존 파괴나 노동착취와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공개한 바이오에탄올의 지난해 전세계 생산량은 520억ℓ로 7년 전보다 3배나 늘었다. 에탄올 생산에 사용하는 곡물은 국가별로 다르다. 미국은 옥수수를, 브라질은 사탕수수를,EU는 밀과 사탕무우를 주로 쓴다. 브라질의 경우, 바이오에탄올을 생산하기 위한 사탕수수 재배는 전체 경작지의 0.5%(320만㏊)에 불과하고, 에너지 균형 비율(투입된 에너지량과 산출된 에너지량의 비율)도 8.3으로 밀(1.2), 옥수수(1.3∼1.8), 사탕무우(1.9)에 비해 월등히 높다. 미국의 대선 주자인 매케인 공화당 후보도 미국에서 값비싼 옥수수로 에탄올을 생산하기보다 브라질에서 사탕수수 에탄올을 수입하는 게 좋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여전히 바이오연료의 식량위기 연관설은 결론짓기 힘들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기준으로 바이오연료 생산에 투입된 곡물은 세계 전체 생산량의 5% 수준”이라며 “동물사료에 들어간 36%와 비교하면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최근 “바이오연료가 없었다면 2005년 이후 세계는 하루 100만배럴의 원유를 더 필요로 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부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은 “바이오연료 생산을 위해 늘어난 옥수수 생산이 오히려 ‘애그플레이션’(농산물 가격 급등으로 일반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에 완충역할을 했다.”고 주장한다.FAO도 애그플레이션 유발과 관련,“일부 신흥 개발도상국들의 급속한 경제성장과 식량수요 증가, 식량재고 감소, 주요 식량수출국의 저조한 수확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어느 한 요인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sdoh@seoul.co.kr ●바이오연료란 식물이나 농작물의 추출물, 동물 배설물로 만든 연료를 일컫는다. 휘발유를 대체하는 바이오에탄올(80%)과 경유를 대체하는 바이오디젤(20%)이 주류를 이룬다. 바이오에탄올은 옥수수, 사탕수수, 사탕무우, 고구마, 카사바 등에서 녹말 성분을 발효시켜 생산한다. 휘발유에 에탄올을 10%만 섞은 E10의 경우 기존 자동차 엔진에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기존 화학첨가제인 MTBE가 발암물질로 판명되면서 대체 첨가제로도 각광받고 있다. 바이오디젤은 유채(기름을 짜는 채소류), 콩, 해바라기씨, 팜유, 자트로파 등 지방 성분을 지닌 작물이나 폐식용유 등에서 추출한다.
  • 동북아 현대사의 블랙박스 만주

    흔히 동북3성(랴오닝성·지린성·헤이룽장성)을 가리키는 중국의 ‘만주’.17세기말 청나라와 함께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 이 지역은 일제하 항일운동의 본산이자 중국 조선족의 본향이다. 최근엔 한국판 웨스턴 영화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의 무대로도 주목받고 있는 곳이다. ‘만주, 동아시아 융합의 공간’(한석정 등 지음, 소명출판 펴냄)은 지난 수십년간 역사의 뒷전으로 밀려났던 만주를 객관적 시각으로 분석한다.1998년 창립된 만주학회 회원들이 필자로 나섰다.‘거란과 여진’등 북방민족의 요람으로써의 만주 역사부터 오늘날 탈북자들의 은거지가 된 만주의 현대적 의미까지, 만주의 실체를 살핀 18편의 논문이 실렸다. ‘중국 조선족의 현황’(장세윤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은 만주 이해에 도움을 줄 만한 논문. 개혁·개방 이후 동북3성 조선족의 인구변동, 한국인과 결혼인구 등을 꼼꼼하게 짚어 조선족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산업화로 인한 이농현상과 출산율 저하로 1980년대 전체의 40%선을 넘었던 옌볜 조선족 인구는 2000년대 초반 37%으로 떨어졌다.1990년대 ‘한국 바람’으로 한국내 불법 체류자가 6만명선을 넘어서며 조선족 사회는 심각한 해체 위기를 맞고 있다. ‘만주국과 오키나와의 비교사적 고찰’(임성모 연대 사학과 교수)은 태평양전쟁 당시 ‘대동아공영권´의 중심이었던 괴뢰국 만주국과 2차세계대전 이후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패권 장악에 필요했던 일본 오키나와가 ‘공식 식민지’가 아니라 ‘간접 지배지’였다는 공통점을 지닌다는 주장을 편다.‘간도문제의 시대적 변화상,17∼21세기’(박선영 포항공대 교수)는 조선시대의 모호한 영토개념 이래 20세기의 간도를 둘러싼 국경문제를 살핀다. 편저자인 한석정(동아대 사회학과) 교수는 “일제하 항일 민족운동의 본산이라는 우리 민족적 시각으로만 바라보다 보니 만주가 ‘전설의 땅’으로 치부돼 왔다.”며 “항일운동 역사뿐 아니라 가려져 있는 만주의 역사를 추적하는 데 서술의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한족 중심의 중국 민족주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만주가 아닌, 베일 속에 가려진 만주의 본모습을 끄집어냈다는 데 이 책의 미덕이 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Local] 경북, 다문화가족 모국방문 행사

    경북도와 농협 경북지역본부는 21일 도청 회의실에서 모국 방문 대상자로 선정된 결혼이민여성과 그 가족들을 위한 ‘다문화 가족 모국방문 환송행사’를 가졌다. 경북도 등은 행사에서 16개 다문화가정 부부와 자녀 등 65명의 왕복항공권과 현지 체류비 50만원, 여행용 가방, 여행 때 입을 커플티셔츠 등을 전달했다. 이번 모국방문 대상자로 선정된 가정의 결혼이민여성 국적은 중국이 9명으로 가장 많고, 베트남. 필리핀 각 3명, 우즈베키스탄 1명 등이다. 도 관계자는 “모국방문 대상자는 지난 2005년 3월 이전에 입국해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 농업을 주업으로 한 가정 가운데 결혼기간과 자녀 수, 시부모 봉양 여부 등을 고려해 엄격히 심사했다.”고 말했다.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독도에 해양기지·마을 짓는다

    독도에 해양기지·마을 짓는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20일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파문과 관련,‘독도 유인도화’ 대책 등 영토수호를 강화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과 관련해서는 대북 정보 수집라인을 재구축하고, 개성관광에 대해서는 관광객 신변 안전 보호대책을 적극 마련하기로 했다. 당·정은 독도 수호를 위해 해저광물질조사단 구성과 활동, 국민의 독도 접근권 보장, 해양호텔 건립을 비롯한 독도관광 상품개발 등 독도 유인도화 대책을 적극 강구키로 했다. 당정은 이날 오전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박희태 대표와 한승수 총리, 정정길 대통령실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위 당·정·청 협의회를 열어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차명진 대변인이 전했다. 차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당·정은 향후 독도와 관련해 ‘실효적 지배’라는 용어 대신 ‘독도 영토수호대책’으로 규정키로 했다.”며 “이는 한·일간 분쟁관계임을 전제한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독도 유인도화’ 대책에는 독도 종합해양기지 건립과 정주마을 및 독도사랑체험장 조성, 서도의 어업인 숙소 확장 등의 방안이 포함돼 있다. 수도권에 ‘독도 박물관’과 ‘안용복 장군 기념관’을 건립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이날 당측에서는 독도 경비 강화를 위해 현재 경찰력 대신 해병대 파견을 강력 제의했고, 정부는 독도 경비 인력 대체에 따른 영향과 효과를 따져 신중 검토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력 강화에 치중하면서 일본이 심혈을 기울이는 외교·홍보 역량은 미흡하다는 지적에 따라 정부 홈페이지에 독도 플래시 설치 등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했다. 그러나 이런 홍보 대책만으로는 일본이 국제사회를 상대로 부각시키려는 독도 영유권 분쟁을 잠재우기에는 미흡, 정부 차원의 보다 적극적이고 다각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당정은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과 관련, 정부의 초기 대응 소홀이 지난 10년간 정부의 대북 정보 수집라인의 붕괴에 따른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향후 대북정보 수집을 대폭 강화키로 했다. 이를 위해 한·미동맹 강화를 통한 한·미간 원활한 정보교류를 추진하는 한편, 정부 주도로 대북 정보 수집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가 금강산 관광객의 안전교육을 맡아 관리·감독하고, 관광객에 대한 무력사용을 금지하도록 ‘출입·체류에 관한 합의서’를 북한측과 체결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당 일각에서는 이와 관련,“금강산 피격 사건은 진상 규명이 우선 과제이고, 재발방지대책은 후속 과제인데 진상 규명을 위한 당·정·청의 노력을 구체적으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정부 ‘英 탈북자 지문확인’ 수용 검토

    영국 내 탈북자들의 난민신청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영국 정부가 최근 이들의 탈북자 신원 확인을 위해 우리 정부에 지문 정보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부는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20일 “현재 영국에 850여명의 탈북 추정자들이 체류 중”이라며 “이들 중 난민신청을 한 450여명의 신원 확인을 위해 영국 정부가 지문 확인을 요청해 왔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가 지문 확인을 문의한 것은 난민 신청자가 실제 탈북자인지 여부를 가리기 위한 것이다. 영국측의 지문 확인 요청 후 외교부 등은 영국측 요청을 수용하자는 입장이었으나 경찰청 등은 범죄자가 아닌 개인정보를 외국 정부에 제공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보여 왔다. 이에 법제처는 최근 법령해석위원회를 열어 ‘탈북자의 신원 확인 동의가 있는 상태에서 영국 정부에 탈북자 지문을 확인하는 것은 공공기관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법률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법제처는 해당 부처에 결과를 통보할 예정이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독도·금강산 대응도 대책도 부실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과 일본의 독도 영유권 명기 등 일련의 외교안보 현안에 대해 정부가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위기 발생에 따른 초기 대응에서 허점을 드러낸 것은 물론 이후 위기상황 타개를 위한 대응에서도 무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4년 표류 ‘남북공동위’ 또 들먹 정부는 18일 새 정부 들어 첫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과 일본의 독도 영유권 명기 등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으나 기존 대책을 재탕, 삼탕으로 내놓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정부는 회의에서 북한 체류 한국인의 신변보호와 출입·체류와 관련한 사항을 다룰 남북공동위원회를 조속히 구성하고, 북한 체류 한국민의 신변 보호를 위해 남한 당국자를 북측에 상주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남북공동위는 지난 2004년 2월 남북간에 합의되고도 북측의 미온적 자세에 따라 지금껏 구성되지 않은 상태다. 북측이 금강산 피격사건에 대한 합동조사조차 거부하는 상황에서 현실성이 결여된 대책인 셈이다. ●남한 당국자 北에 상주 추진 정부는 개성관광에 대해서도 현대아산의 관광객 신변안전 대책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곧바로 중단하겠다고 밝혔으나 이 역시 단편적인 대북 압박책으로, 남북간 경색국면 전반을 풀어 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와 관련, 회의에서 “관료주의적 태도나 사후약방문식 대응이 아니라 상황을 예측해 위기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고,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범정부적 공조를 통해 체계적으로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범정부적 컨트롤센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일본의 독도 분쟁화 시도와 관련해 “단호하게 대응하되 즉흥적이거나 일회적 강경 대응에 그칠 것이 아니라 전략적·장기적 관점에서 치밀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독도 표기 오류 수정” 뒷북 이동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NSC의 위상과 운영체계를 점검하는 등 위기관리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손질하기로 했다.”고 말해 외교안보정책조정회의의 기능을 법제화하는 등 범정부 컨트롤센터의 역할을 강화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회의에서 외교부는 일본의 독도 영유권 명기와 관련, 외교부는 “주요국의 행정부 및 의회의 독도 표기를 조사, 오류의 조속한 시정을 요구하는 한편 동북아역사재단 등 민간의 역사연구를 강화하겠다.”고 보고했다. 회의에는 이 대통령과 한승수 국무총리, 정정길 대통령실장, 유명환 외교통상부장관, 김하중 통일부장관, 이상희 국방부장관, 김성호 국정원장,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조중표 국무총리실장, 김숙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안보회의’ 기능 강화 검토

    ‘안보회의’ 기능 강화 검토

    이명박 정부 들어 처음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는 최근 불거진 일본의 독도 영유권 명기 문제와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에 대한 대응방안이 모색됐다. 특히 두 사건이 정부의 상시적인 위기관리 시스템 부족 때문에 확산됐다는 분석이 나옴에 따라 범정부적인 컨트롤센터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종합적 위기관리시스템 재검토 이명박 정부는 NSC 사무처를 없애고 대신 매주 외교안보정책조정회의를 열었다. 그러나 이는 상설기구가 아니어서 사무처가 대신했던 정보수집과 위기 예방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현재 15명으로 운영되고 있는 위기정보상황팀만으로는 대응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정부도 이로 인한 결과가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이나 일본의 독도 영유권 명기 문제 처리의 혼선으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NSC 사무처를 부활시키기보다는 외교안보정책조정회의의 기능을 강화해 이를 법적으로 보장하는 방안이 보다 현실적으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NSC사무처의 역할을 비서관실 한 곳에서 담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면서 “외교안보정책조정회의나 청와대 위기정보상황팀의 기능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안이 발생했을 경우 관계부처 차관이나 국실장급의 실무자들이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는 등 종합적인 위기관리 대응시스템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안전 없인 금강산·개성관광 없어 이 대통령은 금강산 관광 재개의 선행조건으로 진상조사와 철저한 재발방지책을 강조했다. 개성관광에 대해서도 “관광객의 안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다면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이 대통령은 “당국간의 논의를 거친 합의”를 강조했다. 이는 현재 현대아산 중심의 민간차원의 안전보장이 아니라 당국자 수준의 협의로 끌어 올려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나온 것이다. 회의에서는 금강산과 개성에 관광객이나 근무자 등 우리측 민간인 상주인력은 수천명인데 반해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상주하는 남측 당국자는 단 한 명도 없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당국자간의 합의’란 2004년 2월29일 남북 공동위원회에서 ‘금강산지구 출입·체류에 관한 합의서’를 구성하기로 합의한 사항을 말한다. 사실상 합의서 이행을 위해 북한에 협조를 요청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독도문제 정부도 국제활동 강화 이 대통령은 독도 문제와 관련해 “단호하게, 전략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치밀하게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이 발언으로 미뤄볼 때 정부의 대응방침에 미묘한 변화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정부는 사실상 독도문제에 대해 소극적인 자세를 유지해 왔다. 일본의 도발에 일시적으로 경비를 강화한다든지 하는 식의 대응은 해왔지만, 독도문제를 국제 분쟁거리로 만들 경우 우리 정부가 유리할 것이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이날 ▲주요국 행정부 및 의회의 독도 표기를 조사하고 오류에 대한 조속한 시정을 요구할 것 ▲한·중·일 공동 역사연구와 공동교과서 제작 추진 등 국제활동을 강화한다는 것은 한국 정부가 보다 전향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장기적인 차원에서 사전 대응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로 풀이된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주말탐방] 외국인 무용수 몰도바 출신 세르게이·마야 커플

    [주말탐방] 외국인 무용수 몰도바 출신 세르게이·마야 커플

    “이렇게 큰 스케일의 무대가 또 있을까요? 테마파크 전체가 나의 무대지요. 다양한 배역과 거리 공연 등을 소화하며 연기력을 키우고 있어요. 이런 경험을 통해 나의 꿈인 뮤지컬 배우에 한발짝 더 다가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고 생각해요.” 한국에서 뮤지컬 배우의 꿈을 키워가는 외국인 커플이 있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에서 무용수로 활동하고 있는 카르티라 세르게이(23)와 율리나 마야(23)가 주인공이다. 돈과 경력, 두 마리 토끼를 좇아 동유럽의 몰도바에서 한국까지 찾아 온 그들의 하루를 뒤따라가 봤다. # 한국은 동경의 대상 세르게이와 마야는 약혼한 사이다. 이들이 한국을 찾은 것은 이번이 세 번째.2005년 10월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년7개월가량 체류하고 있는 셈이다. 착실하게 모은 돈으로 고국에 돌아가 살 집을 마련한 다음, 결혼도 하고 본격적인 뮤지컬 배우 생활도 시작하겠다는 야무진 커플이다. 이들이 한달에 받는 월급은 시간 외 수당을 포함해 100만원이 조금 넘는다. 고국에서라면 다섯달치 월급에 해당하는 큰 돈이다. 연기자이다 보니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화장품값만 20만원. 나머지 비용을 아끼고 아껴 둘이 한 달에 100만원 정도는 저축을 한다. 거기에 한국에서 일한 경력은 보너스다. 고국에서 후하게 인정받기 때문이다. 국내 놀이공원에서 일하는 외국인 무용수들의 인권문제가 지난해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지만, 중앙아시아나 동유럽 국가의 젊은이들에게 여전히 한국이 동경의 대상인 이유다. # 꿈이 있어 어려움 극복 ■오전 9시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9시 정각에 일어났다. 토요일은 평일에 비해 출연 프로그램이 하나 더 늘 뿐인데도, 워낙 사람이 많이 몰리는 날이라 심적인 부담이 적지 않다. 집에서 롯데월드까지는 10분 거리. 회사 뒤편의 방 세 개짜리 아파트에서 동료 두 명과 숙식을 함께 한다. ■오전 10시 출근카드에 도장을 찍고 분장실 게시판에서 오늘의 일정을 확인했다. 세르게이는 이집트 병사, 마야는 무희(舞姬) 역할도 있었다. 스케줄 확인 후 곧바로 연습실로 올라가 몸을 풀었다. ■오전 11시30분 점심시간. 늘 그렇듯 연기자용 서양식 메뉴다. 분장을 해야 하는 등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서둘러 먹어야 한다. ■오후 12시30분 오늘의 첫번째 공연인 스테이지쇼 시간이다. 이집트 파라오와 왕비 역으로 호흡을 맞췄다. 세르게이는 “연인과 함께 공연할 수 있어 행복하다. 다른 연기자들은 가끔 객지 생활의 외로움을 토로하지만, 나는 마야와 함께 있어 일도, 생활도 모두 데이트가 된다.”며 씽긋 웃었다. ■오후 1시 공연을 마친 세르게이와 마야 커플이 분장실에 들어왔다. 시장통처럼 떠들썩하다. 노트북 컴퓨터로 게임을 하기도 하고, 책을 읽기도 하는 등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에도 익숙해져야 할 듯하다. ■오후 2시 퍼레이드 시간이다. 스테이지쇼는 정해진 레퍼토리에 따라 움직이지만, 퍼레이드를 벌일 때는 나름대로 생각해둔 춤동작을 간간이 펼쳐 보일 수 있다. 퍼레이드 도중 어린이를 안아 준다거나, 악수를 나누는 등 쇼맨십을 보여 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오후 2시30분 퍼레이드를 마치고 분장실로 들어온 무용수들이 머리와 등에 이고 진 장식들을 벗어 놓았다.5㎏ 정도 되는 꽃장식을 들어 보니 등쪽의 지지대에 땀이 흥건하다. ■오후 3시 오후 5시까지는 휴식 겸 개인 연습시간이다. 오늘은 특별히 브라질에서 온 삼바 무용수들과 호흡을 맞춰야 한다. 예술감독이나 연기자나 통역을 사이에 두고 의사소통을 하다 보니 서로간에 힘이 배로 들 듯하다. 고된 일정 속에 일탈의 유혹은 생기지 않을까. 마야는 단호하게 부정했다. “돈을 벌기 위한 목적 하나로 한국에 온다면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겠죠. 그들과는 입국할 때 비자 타입 자체가 달라요. 전 무용을 전공했고, 무용수로 이루고픈 꿈이 있기 때문에 한국에 왔어요.” ■오후 5시30분 스테이지쇼 시간. 한 번 펼친 공연이지만, 늘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들 앞에 서야 한다. ■오후 6시 저녁식사. 역시 양식으로 준비됐다. 일찍 먹고 쉬는 게 낫겠다 싶어 20분 만에 뚝딱 해치웠다. ■오후 7시30분 오늘의 마지막 퍼레이드를 벌일 시간이다. 이번엔 어떤 춤동작을 선보일까 고민하며 분장실을 나섰다. ■오후 8시30분 평일엔 8시쯤 퇴근하지만, 오늘은 토요일이라 스테이지쇼를 하나 더 소화해야 한다. 몸은 피곤해도 웃어야 함은 물론이다. 자신들을 보러 온 관람객들을 위해서, 그리고 스스로에게도 프로임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후 9시 동료가 소주 ‘딱’ 한 잔만 하자는 제안을 뿌리치고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퇴근하는 마야에게 물었다. 일이 고되지 않냐고. 그는 “10시간 넘게 강행군했지만, 꿈이 있어 내 자신을 지탱할 수 있다.”는 말을 하고는 총총히 사라졌다. # 휴일엔 늦잠 잔 후 쇼핑 놀이공원의 특성상 쉬는 날은 다들 제각각이다. 세르게이와 마야 커플은 회사의 배려로 목요일에 함께 쉰다. 마야는 “휴일엔 오후 2시까지 늦잠을 자는 등 한껏 게으름을 떤다.”며 “느지막하게 브런치를 즐기고 오후 일정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휴일에 꼭 해야 할 일은 장보기다. 점심과 저녁은 회사에서 해결하기 때문에 걱정없지만, 아침에 먹을 음식 등 생필품들은 일주일치를 미리 사놔야 하기 때문이다. 집 근처 대형할인마트가 이들이 주로 찾는 곳. 간혹 명동이나 동대문 등으로 쇼핑을 나가기도 한다. 특히 동대문은 중앙아시아 등 다양한 나라의 음식과 상품들을 만날 수 있어 자주 찾는 편이다. 고국의 음식을 맛보며 향수를 달래기도 하고, 아는 사람들을 만나 회포를 풀기도 한다. # 고맙기도 하고 아쉽기도 한 한국인들 간혹 자신들을 이방인으로만 대할 때 마음의 상처를 받는 경우가 있다. 세르게이는 “오래 한국에 있다 보니 한국말, 특히 좋지 않은 표현은 잘 알아 듣는다.”며 “한국말을 모른다고 생각해 막말을 서슴없이 할 때 많이 서운하다.”고 말했다. 이들의 동료인 우크라이나 출신 다축 안드레이는 서울 지리에 꽤 밝은 편이다. 그런데 택시를 타면 아직도 여기저기 빙빙 돌아가는 경우가 있다고 하소연이다. 그러면서 “잠실에서 이태원까지 1만원이면 충분한데 이리저리 돌다가 1만 5000원이나 나온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비보이팀과 공연을 벌일 때 많은 사람들이 ‘왜 우크라이나 사람이 끼어 있느냐.’고 묻곤 한다.”며 “밥을 먹을 때도, 함께 소주 한 잔 기울일 때도 내가 특별한 사람이 된다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털어 놨다. 그렇다고 이들에게 서운함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세르게이는 “한국은 이루고 싶은 꿈에 다가갈 기회를 마련해 준 곳”이라며 “한국에서의 경력은 훗날 뮤지컬 배우로 성장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드레이 또한 “지난해 3개월 동안 먹을 것과 잠자리를 제공하며 함께 연습할 기회를 주었던 비보이팀원들의 애정에 깊은 고마움을 느낀다.”며 말을 보탰다. 글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세계최고 비보이 될 터” 다섯번째 방한 우크라이나인 안드레이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기술과 뛰어난 재능을 가진 비보이들은 단연 한국의 비보이들입니다. 한국에서 그들과 함께 활동하며 세계 최고의 비보이로 성장하고 싶어 한국에 왔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 온 다축 안드레이는 한국 생활에 무척이나 만족해 한다. 비보이로 하루하루를 지내며 스스로가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다섯번 한국을 방문하는 동안 체류한 기간만도 3년 가까이 된다. 이젠 거의 매일 삼겹살 안주에 ‘소주 폭탄’을 마실 만큼 한국 사람이 다 됐다. “한국은 나에게 더 큰 꿈과 목표를 선물한 제 2의 고향과도 같은 곳이지요. 비보이팀 ‘NUFUNK’ 팀원들과 합숙훈련을 할 때도, 롯데월드에서 활동할 때도 한국 친구들은 늘 내게 고마운 동행자가 됐습니다.” 그가 보는 한국의 비보이들은 세계 최고다. 유럽이나 일본 등 공연 문화가 성숙한 나라들 대신 우리나라를 선택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그에게 ‘세계 최고의 한국 비보이, 현실은 반지하 월세방’이란 서울신문 6월24일자 1면 기사를 보여 주자 머리를 외로 꼰다. 이런 현실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뜻일 터. 연습실에서 동료들의 몸짓 하나하나를 뚫어져라 바라보는 눈매가 사냥감을 앞에 둔 맹금류의 그것과 닮았다. 이제 갓 24세. 외동아들로 애지중지 성장한 그이지만, 오랜 객지 생활은 그를 강한 힘이 느껴지는 프로로 바꾸어 놓았다. “여건이 되는 날까지 한국에서 비보이로 지낼 겁니다. 훗날 이런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고국에 있는 후배들을 양성하고, 또 그들에게 한국에서 더 큰 비보이 세상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습니다. 제 꿈이자 목표지요.”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외국무용수 어떻게 뽑나 서류심사와 오디션 두번 현지서 고용해 한국 파견 대형 놀이공원에서 일하는 외국인 연기자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몰도바, 벨로루시 등의 국가에서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영진(43) 롯데월드 무대감독은 “임금이나 공연 환경 등에서 우리보다 나은 북유럽 국가들을 선호하는 것이 현지의 대체적인 분위기”라면서도 “그들에 못지않은 조건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 또한 여전히 동경의 대상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연기자들은 대부분 최장 11개월까지 체류가 가능한 E6 비자를 받아 들어온다. 신분은 한국 회사가 현지에서 외국인을 고용한 후 한국으로 파견하는 식이다. 이 때문에 놀이공원 관계자들은 유능한 인력을 고용하기 위해 1년에 한 번 이상 이들 국가로 출장을 간다. 유 감독은 “서류 접수에만 400∼500명씩 몰리는 경우가 많다.”며 “3배수 정도로 줄인 다음, 두 번의 오디션을 거쳐 60명 정도를 선발한다.”고 설명했다. 유 감독은 또 “연세 지긋한 분들도 찾아와 합격시켜 달라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몰도바의 경우 우리나라의 싸이월드와 비슷한 ‘모이 미에르’(Moy Meer)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구인광고나 업체 간 비교 등의 정보를 활발하게 공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미래의 휴양자산 섬] 개펄체험장·리조트 갖춘 ‘관광 허브’로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미래의 휴양자산 섬] 개펄체험장·리조트 갖춘 ‘관광 허브’로

    한여름 태양볕이 내리쬐는 남도(南道)의 바닷가. 스피드 보트가 잔잔한 수평선을 가른다. 점점이 떠 있는 요트 행렬은 호주 시드니나 미국의 마이애미 해변을 연상케 한다. 한때 접근조차 어려웠던 섬마을에는 관광객들이 넘쳐난다. 개펄에서 머드팩을 즐기는 여인들, 짱뚱어를 잡기 위해 펄을 뛰어다니는 조무래기들, 낚시 가방을 둘러멘 낚시꾼들로 가득하다. 수평선 멀리 저녁 노을이 물들면 연인들은 마리나 콘도의 꼭대기층에서 밤바다를 감상하며 낭만에 젖는다. 이는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 섬들의 미래상이다. 개발과 보존 등 섬을 재발견하려는 사업들은 이미 시작됐다. ● 고립·불편의 상징에서 ‘미래의 땅´으로 고립과 불편의 상징이었던 섬들이 ‘미래의 땅’으로 다가서고 있다.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앞둔 우리나라에서도 ‘섬 개발’에 시동이 걸렸다. 동·서·남해안 할 것 없이 섬과 바다를 테마로 한 개발사업과 관광상품이 잇따라 나와 인기를 더하고 있다. 섬과 해변에는 호텔과 콘도, 골프장, 개펄 체험장 등이 들어서고 있다. 이곳으로 사람과 돈이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물고기를 잡거나 농사를 짓기 위해서가 아니라 확 트인 바다를 마주하며 도시생활의 찌든 때를 씻어 보려는 행렬이다. 전남도립대 박찬규(호텔관광레저과) 교수는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5000달러를 넘어서면 대부분의 관광과 레저가 바다로 향한다.”며 “선진국에서는 이미 ‘요트 소유’가 부자의 상징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이처럼 섬 개발에 대한 기대가 고조되면서 자치단체들도 ‘해양 관광·레저산업’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에 나섰다. 전국 섬의 62%(1964개)를 갖고 있는 전남도는 섬 개발의 중심에 서 있다. 개발의 방향과 테마를 설정하기 위한 유·무인도 전수조사도 진행 중이다. ●지자체들 선점 경쟁 치열 이 사업은 섬에 주제별 대규모 관광단지를 만들어 도시풍의 여가를 즐기게 하는 한편으로 때 묻지 않은 천연 섬의 정취와 인정도 느낄 수 있는 개발·보전 사업들이다. 전남도가 만들고자 하는 뱀 섬도 생태관광의 하나다. 인천시는 강화·옹진군 일대 섬과 해안을 대대적으로 개발한다. 인구가 집중된 수도권의 배후 관광단지를 겨냥하고 있다. 경남 거제·통영, 충남 태안·보령, 전북 군산·부안 등 해안을 낀 전국 각 자치단체가 섬을 ‘미래의 자산’으로 삼고 있다. 투자와 개발을 서두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유력 기업과 재력가들의 섬 매입도 잇따르고 있다. 통일교 산하 기업인 일상해양산업㈜은 2012년 여수엑스포가 열리는 여수시 화양지구(화양면 장수리, 사도·낭도)에 국내 최대 규모의 해양관광 리조트를 조성한다. 이곳 990만㎡에는 2015년까지 1조 5000억원이 투자된다. 이 회사 조성락(52) 경영지원본부장은 “앞으로 거문도·소리도 등 남해안 일대 섬을 바다 낚시·크루즈·헬기관광의 거점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수세계엑스포, 해양관광산업의 견인차 화양지구와 이웃한 율촌면∼소라면을 잇는 해안가와 섬은 한때 여수 엑스포 개최지 확정과 맞물려 부동산 투기 열풍으로도 이어졌다.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이 2004년 소라면 사곡리 모개도(무인도)를 사들였고, 맞은편 해안가의 땅은 GS칼텍스 허동수 회장의 가족이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근엔 탤런트 ‘최불암 섬’이 있고, 순천만을 마주한 곳에는 현대차 정몽구 회장의 땅이 자리하고 있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유명인들의 섬 매입 등이 알려지면서 이곳 일대 땅값이 20만∼30만원으로 2∼5배 올랐다.”고 귀띔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전남에선 다도해에 ‘갤럭시 아일랜즈’ … 한국형 사파리 만든다 ‘한국형 사파리를 만들자.’ 은하수처럼 점점이 떠 있는 전남 서·남해안 섬에 한국형 사파리를 만들려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사파리의 대명사인 아프리카 탄자니아 세렝게티 공원은 초식동물을 잡아먹는 사자들, 이를 뺏으려는 하이에나의 반격, 누떼의 대이동 등의 동물세계가 펼쳐져 보는 이의 넋을 빼놓는다. 전남도의 섬 개발 사업은 다도해 해양관광권을 조성하는 ‘갤럭시(은하수) 아일랜즈(섬)’ 프로젝트다. 다도해의 자연 경관을 주제별로 개발, 해양관광의 거점으로 만든다. 사업비는 4조 5898억원(국비 2438억원, 지방비 1912억원, 민자 4조 1548억원)이 들 전망이다. 오는 2015년까지 도내 40여개 서·남해안 섬을 4개 클러스터(지구)로 묶어 15개 주제별로 개발한다. 4개 지구는 ▲다이아몬드제도(신안·영광지구)에 ‘동물·휴양의 섬’ ▲조도(진도·해남지구)에 ‘명상·전망·음악의 섬’ ▲보길도(완도지구)에 ‘건강·체험의 섬’ ▲사도·낭도(여수·고흥지구)에는 ‘가족·생태의 섬’을 만든다. 각 섬에는 요트 계류장, 상·하수도, 호텔·콘도 등 숙박·레저시설이 확충된다. 벌써 성과물도 나오고 있다. 이태 전 문을 연 신안 증도의 ‘엘도라도 리조트’는 성수기 때 한달 전에 예약이 동날 정도다. 민간 자본 등 600여억원이 투입된 이 휴양시설은 82만여㎡ 부지에 29개 동 184실 규모로 건립됐다. 개펄 생태체험과 갯바위 낚시 등을 즐길 수 있으며, 가족형 관광객이 주를 이룬다. 증도 관광객들에게 섬 일주용으로 자전거를 그냥 빌려준다. 인근 임자도 모래사장에서는 말을 타고 달리는 해변 경주를 선보인다. 전남도는 이 사업을 2012년 여수 세계박람회, 서남해안관광레저도시 개발계획(J-프로젝트) 등 주요 국책사업과 연계해 체류형 관광지로 조성하기로 했다. 도 관계자는 “갤럭시 아일랜즈 사업이 마무리되면 서·남해안 섬들이 동북아시아 해양관광 거점으로 인식돼 관광객이 크게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경남에선 무인도에 누드섬·크루즈 운항등 2010년까지 남해 관광벨트 추진 경남도는 정부가 추진 중인 ‘남해안 섬 관광벨트 개발사업’과 연계, 섬과 해안을 ‘제2의 지중해’로 만드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천혜의 경관을 지닌 남해안 섬들을 선별해 세계적 휴양지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 계획은 정부의 ‘남해안 관광클러스터 개발 계획’이 확정되면 추진될 전망이다. 김태호 경남지사는 최근 이와 관련, 섬 개발의 한 사례로 무인도 등에 누드섬을 조성하고 관광객에게 지리산의 청정 한방 제품을 공급하는 등의 섬 개발 구상을 밝혔다. 김 지사는 또 섬을 일주하는 크루즈선 운항사업 계획 구상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거제시의 저도·지심도·내도·외도 등 해상국립공원에 있는 4개의 섬은 ‘남해안 시대 동양의 진주’로 만들 계획”이라며 섬의 관광자원화에 큰 의욕을 보였다. 도는 지난 2000년부터 통영, 거제 등 섬을 낀 도내 10개 시·군과 함께 ‘남해 관광벨트 10년 사업’을 추진 중이다.2010년까지 26개 사업에 8460억원(공공 4077억원, 민자 4383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간다. 여기엔 개펄을 체험하는 사천 비토섬 개발 등 섬들의 특성에 맞는 개발안이 포함돼 있다. 통영시 한산면 매물도에는 내년까지 100여억원이 투입돼 숙박시설, 예술가 체류시설, 공연장, 탐방로 등이 만들어져 체류형 관광지가 조성된다. 섬에 있는 폐교를 활용한 사업이다. 통영시 욕지면 연화도에도 내년까지 녹차밭, 야생화단지, 산악자전거·낚시 체험장, 바다생태공원을 갖춘 해상관광공원이 만들어진다. 진해시는 자체적으로 경남도의 ‘남해안시대 프로젝트’에 포함된 유·무인도를 연계한 대규모 요트산업을 해양관광업으로 육성하는 사업을 시작한다. 시는 올해 추경 예산에 46억원을 확보해 소쿠리섬(10만 8612㎡)과 초리도(5만 7227㎡), 지리도(2만 331㎡), 웅도(1만 413㎡) 등 4개 섬(19만 6583㎡)을 매입한다. 또 우도·송도·연도·수도 등 4개 섬은 하반기 추경 때 예산을 반영한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多문화가 경쟁력이다] 박주원 안산시장 인터뷰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多문화가 경쟁력이다] 박주원 안산시장 인터뷰

    전국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경기 안산시의 박주원 시장은 “과거 외국인은 단기간 체류하며 3D 업종을 대신하던 산업인력에 불과했으나 최근 결혼이민자 및 혼혈 2세가 증가하면서 정주화·다문화 현상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시장은 따라서 “외국인 밀집지역의 초기 형성 단계에서부터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순기능을 높일 수 있는 사회 안정화 지원과 지역협력 네트워크 확보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안산시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거주 외국인 지원 조례’를 제정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조례는 외국인에게 한국어와 기초생활 적응교육 실시는 물론 법률·취업 상담과 응급구호, 문화체육행사 개최 등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박 시장은 또 주민센터(동사무소)와 같은 기능을 하는 외국인주민센터를 30억원을 들여 원곡동에 만들었다. 센터에는 국가별 공동체 사무실과 보건지소, 만남의 장소, 야외 공연장, 콜센터 상담실, 컴퓨터실, 문화의 집이 마련됐다. 내과, 치과, 한방 등의 무료진료 혜택도 받는다. “외국인 밀집지역이라는 다문화 특성을 방치하면 슬럼화 등 문제가 발생하지만 이를 잘 활용하면 국제도시로서의 위상을 갖출 수 있는 기회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박 시장은 이에 따라 “외국인 밀집지역인 원곡동 일대를 아시아의 상징성을 살린 외국인 테마거리로 조성하는 등 다문화체험 특구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리아드림센터 건립, 외국인 식당을 대상으로 한 관광식당 지정 등도 추진하고 있다. 그는 “이 사업이 순조롭게 추진되면 원곡동은 세계 각국의 특색있는 문화가 살아 숨쉬는 도시로 부상해 도시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관광상품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안산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 多문화가 경쟁력이다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 多문화가 경쟁력이다

    지난 15일 오후 경기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 지하철 4호선 안산역 앞. 저녁 어스름, 네온사인에 하나둘 불이 켜지자 역앞의 거리에는 외국인들이 모여들어 강남의 중심가 못지않게 활기찼다. 대부분 인근 반월·시화공단에서 고단한 일을 마치고 귀가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이다. 행렬은 500여m 떨어진 원곡본동 사무소까지 이어졌다. 왕중왕관점(王中王串店), 산동제일가(山東第一家) 등의 한자식 간판은 중국이나 동남아에 온 듯한 착각을 하게 한다.100여곳의 외국 음식점이 영업 중이며 200여곳의 외국 상점이 밀집해 있다. 각국 음식의 백화점인 셈이다. ●3명 중 2명은 외국인 ‘국경없는 마을’로 불리는 이곳만큼은 한국인이 외국인이다. 안산시에 등록된 외국인은 지난 4월말 현재 59개국 3만 2940명이며 원곡동에 밀집해 있다. 불법 체류자까지 포함하면 6만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원곡동에는 내국인이 2만 250명에 불과해 전체 주민의 60%가 외국인이다. 외국인 가운데 조선족 등 중국계가 67%를 차지한다.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 몽골 등이 뒤를 잇는다. 원곡동이 국내 최대의 외국인 밀집지역이 된 것은 산업연수생제도가 도입된 1993년부터. 반월·시화공단과 가깝고 집값이 싼 이곳에 이들이 하나둘씩 정착하면서 밀집촌이 형성됐다. 초기에는 내·외국인간 갈등도 적지 않았으나 이제 공존하는 법을 배워가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것이 전문가와 주민들의 판단이다. 안산시외국인주민센터가 최근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외국인이 거주하면서 불편한 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56%가 “없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44%의 주민이 “불편하고 불안하다.”고 말해 이질감은 남아있다. 지난해 초 이곳에서 중국인에 의한 토막살인 사건이 발생해 주민들이 불안에 떨기도 했다. ●원곡동은 다문화가 공존하는 곳 그렇지만 많은 주민은 이방인들을 이웃으로 받아들인다. 외국인들이 살면서 쓰는 돈이 지역경제를 지탱해 주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원곡동에 사는 성인 외국인 3만여명이 1명당 월 30만원을 생활비로 쓴다고 가정했을 때 매월 100억원가량의 돈이 지역에 풀린다.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이영자(47·여)씨는 “공단에서 일하는 외국인들이 주 고객이다. 일요일에는 전국 각지의 외국인들이 모여들기 때문에 매상이 크게 오른다.”고 말했다. 원곡본동 임승원 동장도 “과거에는 주민들이 피부색이 다른 외국인들을 꺼리는 경향이 없지 않았으나 외국인들이 지역경제를 위해 나름대로 역할을 하면서 같은 주민이라는 공동체 의식이 쌓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문화가 공존하는 원곡동에는 이곳만의 풍경이 존재한다. 식재료 등 물가가 전국에서 가장 싼 동네로 알려졌다. 상인들이 수입의 70∼80%를 고국에 송금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형편을 고려해 가급적 비싼 물건을 내놓지 않기 때문이다. 시금치 한 묶음 1500원, 무 1개 1000원, 파 한묶음 1000원, 쇠고기와 생 삼겹살, 돼지갈비는 1근에 4000원씩 판매한다. 다른 지역보다 40∼50% 싼 가격이라고 상인들은 말했다. 이곳에 은행이 4개나 있는 것도 특이하다. 고국에 송금하는 외국인들을 위해 토·일요일에도 문을 연다. 노래방 업소 기계에는 7개 나라의 노래가 입력돼 있는 것도 이곳만의 풍속이다. 이들도 한국인처럼 2차 후 노래방에서 여흥을 즐기는 게 당연한 일이 됐다. ●물가 가장 싼 휴대전화 천국 PC방도 이들의 해방구이다. 시간당 500∼1000원을 받는 PC방에는 주말과 휴일, 외국인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그렇다고 게임을 목적으로 찾는 것은 아니다. 게임은 주민등록번호 등을 입력하는 절차 때문에 외국인들이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 대신 이곳에서 고국의 가족과 친구들을 화상 채팅이나 이메일을 통해 만난다.PC방 업주 김모(56)씨는 “가게 단골은 인도네시아인이다. 휴일에는 지방에 흩어져 있는 인도네시아인들이 사랑방처럼 모여 향수를 달래고 있다.”고 말했다. W미용실 주인 최소정(35·여)씨는 “머리를 깎을 때 국가 성향이 고스란히 나온다.”고 전했다. 태국 출신 사람들은 대충 손질해도 무난히 넘어가지만 무슬림 국가 사람들은 자기 맘에 쏙 들지 않으면 심하게 화를 내는 등 까다롭다. 원곡동은 또 휴대전화 천국이다. 한집 건너 하나씩 휴대전화 가게가 있다. 원곡동 주변에만 100여곳에 휴대전화 판매점이 성업 중이다. 한 휴대전화 판매점의 점원은 “외국인들은 첫 월급을 타면 맨 먼저 하는 게 휴대전화 사는 것”이라며 “구직 등 새로운 정보를 얻고 친구와 연락하기 위해선 휴대전화가 필수”라고 말했다. 매년 4월 이곳에서 열리는 ‘국경없는 마을배 안산월드컵’ 축구대회도 볼만하다. 올해는 12개국 출신 외국인 근로자들로 구성된 팀들이 참여, 수준높은 경기를 보여줬다. ●집값 상승·구직난에 시름 원곡동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조선족 동포에 대한 비자 발급이 완화된 이후 이들이 대거 몰려오면서 구직난과 집값 상승 등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M부동산 이모(67)씨는 “외국인들이 세들어 사는 원룸은 월세가 올해 초만 해도 20만∼25만원이었는데 최근 30만원선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만난 한 방글라데시인은 “두달째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놀고 있는데 방세 낼 돈이 없고 물가도 올라 친구집에 얹혀 살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안산시 관계자는 “얼마 전부터 원곡동 거주 외국인들이 인근 선부동으로 집을 옮기는 경우가 눈에 띄게 늘었다.”며 “선부동이 깨끗하고 주거 환경이 좋아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긴 외국인들이 이동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 원곡동에 거주하는 한국인들도 계속 감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산시에는 결혼 이민자 수가 3353명(4월말 현재)에 이른다. 이들은 1018명의 자녀를 두고 있으며 이 중 424명은 안산시내 학교에 다니고 있다. 토착화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주민통역지원센터 서민우(34) 상담팀장은 “이제 우리 사회는 다문화공동체로 가고 있고 외국인들도 우리와 똑같은 인권과 자유를 가진 우리 사회의 일부”라고 단정했다. 안산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그래픽 김선영기자 ksy@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多문화가 경쟁력이다] 결혼이민자 ‘국민신문고’ 두드리세요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多문화가 경쟁력이다] 결혼이민자 ‘국민신문고’ 두드리세요

    “신문고를 두드리세요.” 국민권익위원회가 결혼이민자의 권리를 찾기 위한 창구를 가동했다. 지난 1일부터 8월 말까지 ‘다문화 가정을 위한 정책·제도 개선 아이디어 공모’를 받는다. 권익위의 인터넷 국민제안 창구인 국민신문고(www.epeople.go.kr)에 별도의 창구를 마련했다. 권익위의 이같은 조치는 결혼이민자들의 생활속 피해를 조사하고, 이들의 의견을 듣고 불합리한 제도를 고치기 위해서다. 결혼이민자가 12만 6000명에 이르고 있다는 데서 출발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제결혼은 전체 혼인의 약 11%를 차지하고, 농어촌 결혼에서는 약 40%가 국제결혼을 했다. 권익위는 인터넷(국민신문고), 전화(110콜센터), 우편, 팩스, 현장 상담 등 모든 창구를 가동하고 있다. 다문화가정이 많이 사는 지역에는 현장 민원상담을 함께 하고 서울 서대문구 소재 국민권익위 1층 상담 안내과에는 접수창구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아이디어 공모에서는 다문화가정의 체류 연장, 귀화 신청, 가족 초청 등 행정절차와 제도개선 의견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다. 또 결혼중개 피해 예방을 위한 개선 의견과 사회통합교육, 학교교육 및 보육지원사업 등의 의견도 듣는다. 결혼이민자가 결혼중개업소의 허위·과장 광고나 배우자에 대한 거짓정보로 인한 피해 실태를 조사하기 위한 TF팀도 구성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국적 취득까지 4년이 걸려 안정적인 체류가 보장되지 않고, 이 기간에 자신의 신분과 가족관계를 증명해 줄 수 있는 공적인 장치가 미비하다.”면서 “생활속에서 겪는 불합리한 제도나 행정적 불편사항을 검토해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복합 조정이나 정책적인 판단이 필요한 경우는 관련 부처와 협의해 처리하기로 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아프간 사태 그 후 1년… ‘피랍의 땅’ 선교 아직 진행중

    아프간 사태 그 후 1년… ‘피랍의 땅’ 선교 아직 진행중

    오는 19일로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 23명이 탈레반 무장세력에 납치된 지 1년이 된다. 대부분의 교회들은 해외 위험지역 선교를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일부 선교원들은 여전히 공격적인 선교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교원 “비공식 입국 방법 있다” 서울신문 취재진이 15일 몇몇 선교원에 ‘아프가니스탄 선교’ 활동 참여가 가능하냐고 묻자 일부 선교원으로부터 “가능하다.”는 답이 돌아왔다. 서울 A선교원 관계자는 “다른 나라 국적을 취득해 아프간으로 가는 방법이 있다.”면서 “아프간에서 사역을 한 경험이 있어 입국 방법을 아는 선교원을 소개해 주겠다.”고 말했다.B선교원도 “아프간 난민들이 이란으로 피란와서 그들을 돌보는 사역이 있다. 그곳에서 사역을 하다 보면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아프간으로 들어가는 비공식적인 방법이 있다.”고 소개했다. ●외교부 “100% 제한할 길 없어” 이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한국 여권을 사용하지 않거나 밀입국을 하는 경우까지 100% 제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인은 여권사용허가서를 외교부에서 발급받은 경우에만 아프가니스탄에 입국할 수 있지만 양국간 정식 협정에 따른 조치는 아니다. 외교부가 아프간 정부에 계속 협조를 요청하고 있는 실정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일부 공격적인 선교자들이 정부의 방침에 항의해 오기도 한다.”면서 “하지만 허가조치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아프간에는 공식적으로 134명의 한국인이 체류 중이며, 이 가운데 생계형 교민은 13명이고 나머지는 기업체 및 공관 직원들이다. ●샘물교회 1주년 특별기도회 한편 분당 샘물교회는 피랍 사태 1주년을 맞아 매년 7월 마지막주를 순교 기념일로 정했으며, 억류 42일을 기억하기 위해 ‘특별 새벽기도회’를 지난 13일 시작했다. 기도회는 다음달 23일까지 계속된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남북 ‘금강산 피격’ 정면대치

    남북한 당국이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피격사망 사건과 관련,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북측이 12일 남측에 책임을 돌리고 남측 당국자들의 현지 조사를 거부하는 입장을 밝히자, 남측은 13일 사건 관련 핵심 의혹 사항을 공식 제기하며 북의 진상규명 협조를 촉구하고 나섰다. 나아가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1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밝힌 남북관련 제안에 대해 “지금까지 떠들어 오던 것을 되풀이한 것으로 논할 일고의 가치도 없는 것”이라면서 “괴뢰역도가 ‘전면적인 대화재개’를 운운하였지만 속에 없는 빈말”이라고 험한 표현으로 비난, 경색국면이 확연해지고 있다. ●정부 “北 신체불가침 합의 어겨” 통일부 김호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박씨가 새벽 4시30분 호텔을 나가는 장면이 호텔 CCTV에 찍혔는데, 북측은 박씨가 4시50분 사망했다고 밝혔다.”면서 “호텔에서 해수욕장을 거쳐 초소까지 총 3.3㎞를 50대 여성인 박씨가 백사장을 치마를 입은 채로 20분 안에 이동했다는 북측 설명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남북 당국간 금강산지구 출입·체류합의서에 의하면 우리 측 인원의 신체 불가침을 보장하게 돼 있으며 만약 문제가 있다면 이를 중지시킨 후 조사절차를 밟아야 함에도 불구, 총격으로 사망하게 한 사실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도 높게 성토했다. 이어 “북측은 우리 측 진상 조사단을 받아들이고 재발방지 대책을 강구해 나가는 것이 마땅한 조치”라고 촉구했다. 전날 북한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은 사건 발생 38시간 만에 대변인 담화를 통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北 “사과 안 하면 관광 불허” 북측은 그러나 “사고의 책임은 전적으로 남측에 있다.”며 “남측은 이에 대해 마땅한 책임을 져야 하며 우리측에 명백히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담화는 또 “남측 당국이 일방적으로 금강산 관광을 잠정 중단하도록 한 것은 우리에 대한 도전”이라며 “남측이 올바로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세울 때까지 남측 관광객을 받지 않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날 우리 정부는 현지 조사단의 수용을 촉구하는 전통문을 보내겠다는 의사를 타진했으나 북측이 전통문 수신을 거부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장관급 안보정책조정회의와 안보정책실무조정회의에서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 벌어졌다.”면서 “정부는 단 한명의 국민 생명도 소중히 여기고 끝까지 책임진다는 자세로 이번 사건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합동조사단 구성키로 정부는 13일 당·정·청 긴급 회의에 이어 안보정책실무조정회의, 정부 합동대책반회의 등을 잇따라 열어 대책을 논의하고 진상조사단 수용을 북측에 강력 촉구했다. 또 이 사건 관련 통일부 고위공무원을 단장으로 관계기관 전문가가 참여하는 정부합동조사단을 구성키로 했다. 한편 현대아산에 따르면 금강산에 남아 있던 남측 관광객 350명은 이날 전원 돌아왔다. 현재 금강산에는 남측 사업자와 현대아산 직원 1500여명만 있으며 현대아산은 사태 추이를 봐 가며 직원 철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반면 개성관광은 전날 532명에 이어 이날도 500여명이 다녀왔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김정은ㆍ이서진, 일본서 달콤한 데이트

    김정은ㆍ이서진, 일본서 달콤한 데이트

    배우 이서진ㆍ김정은 커플이 현재 일본에서 달콤한 데이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커플은 오는 20일 예정된 미국에서의 패션 화보 촬영보다 1주일 빠른 것으로 전해져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현재 이서진은 팬미팅을 위해 일본에서 체류 중이다. 이에 김정은은 지난 12일 SBS ‘김정은의 초콜릿’ 녹화를 마치고 바로 다음날인 13일 일본으로 출국하는 등 변함없는 애정을 과시했다. 김정은 소속사의 한 관계자는 “개인 스케줄이기 때문에 소속사에서 자세한 스케줄은 모른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서진은 19일에도 국내 팬미팅을 앞두고 있어 그 이전 김정은과 함께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들은 20일 미국으로 출국해 2주간 머문 뒤 함께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SBS 서울신문 NTN 서미연 기자 miyoun@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금강산 관광객 피격 파장] 與 “정부 합동조사… 책임자 처벌을” 野 “진상 모르면서 정략적 접근 안돼”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을 놓고 여야는 발빠르게 움직이면서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데는 한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한나당은 북측의 과잉 대응에 대한 처벌 등 북측의 적극적인 자세를 요구한 반면, 민주당 등은 신중한 대응을 강조하는 데 무게를 실었다. 한나라당은 13일 국회에서 통일부·현대아산 관계자와 함께 당정협의를 열고 대응책을 논의하고 진상조사를 거부하고 있는 북한측에 조속한 방북 조사 허용을 거듭 촉구했다. 황진하 제2정책조정위원장은 당정협의 브리핑을 통해 “이번 사건은 남북 당국간 금강산지구 출입·체류합의서는 물론 국제규범에도 맞지 않는 대단히 유감스러운 과잉 대응”이라면서 “반드시 우리 정부의 합동조사를 통해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과잉 대응을 한 관계자를 처벌하는 것이 재발방지를 위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당 지도부는 진실규명을 위한 북측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하지만 대응방식에 있어서는 여론을 주목하면서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박희태 대표는 지난 11일 “진상을 알아야 구체적인 행동을 취할 수 있다.”며 즉각적인 대응을 자제했다. 발전된 남북관계를 주문한 이명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의식한 태도라는 분석이다. 허태열 최고위원도 “철저한 원인규명을 위해 정부는 남북 대화채널을 총가동하는 동시에 중국을 비롯한 우방의 협조를 구해야 할 것”이라며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을 주문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날 낮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오찬 간담회를 갖고 “(금강산 피격 사건과) 남북 기조는 별개로 가야 한다.”며 분리 대응을 주장했다. 이어 정 대표는 “진상을 모르면서 정략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면서 “남북문제는 조심스럽게 국민 뜻을 살펴가야 한다.”고 신중함을 강조했다. 민주당은 14일부터 매일 정부 보고를 받는 한편 기존 통일정책 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하기로 했다. 최재성 대변인은 “정부가 진상조사를 하겠다고 호들갑을 떨고 있지만 사실 한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공식 라인도 없다.”면서 “전직 관료·전문가들을 통해서 정리하고 정부에 조언하는 형태로 야당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민주당은 전날 긴급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정부와 현대아산으로부터 사건에 대해 보고를 받는 등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민주당은 송민순·서종표·양승조 의원과 최성 전 의원이 중심이 되는 ‘금강산사망사고대책반’을 구성키로 했다. 나길회 구동회기자 kkirina@seoul.co.kr
  • 공항 입국장 면세점 설치 찬반 ‘팽팽’

    여행객 편의를 위한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내 면세점 설치를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지난달 19일 한나라당 이명규 의원이 공항으로 입국하는 내·외국인들이 면세품을 살 수 있도록 한 관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해서다. 이는 16·17대 국회에서도 의원입법으로 발의됐지만 처리되지 못했다.21개국이 입국장에 면세점을 설치하는 등 달라진 분위기도 논란에 한몫 하고 있다. 찬성자들은 여행객의 편의를 높이고, 외화낭비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입국장 내 면세점이 없어 출국시 또는 외국공항 출국장에서 면세품을 구입할 수밖에 없다. 대안으로 항공기 내 면세품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종류와 수량이 한정돼 구매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실정이다. 인천공항 설계 당시에는 출국장 1층에 396㎡ 규모의 입국장 면세점이 반영됐었다. 입국장 면세점이 들어설 경우 매출 규모는 4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제주도 내국인 면세점(600만명,1950억원) 실적을 고려한 수치다. 한 관계자는 “국제적으로 입국장 면세점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액체류 반입 등에 따른 이용불편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 의견도 거세다. 우선 입국장 면세점은 관세법 취지에 어긋난다는 것. 면세품은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사용한다는 전제다. 외국인 유치나 외화 소득 증가라는 목적도 내포돼 있다. 입국 현실은 다르다. 올들어 5월 말 현재 우리나라 입국자수는 746만여명. 그중 내국인이 520만여명으로 80%를 차지한다. 입국장 면세점이 내국인의 국내 소비를 위한 구입처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과소비 조장, 형평성 논란도 피하기 힘들다. 세관에서는 감시시스템이 제 역할을 못하면서 보안문제가 뒤따른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관련 업체간 입장차도 분명하다. 입국장 면세점 설치시 기내 면세점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지난해 기내 면세 판매액은 2억 9341만달러에 달했다. 반면 인천공항공사는 연간 150억원 이상의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면세점 운영업체는 출국장 수입 감소로 신규 수익 창출은 크지 않지만, 놓칠 수 없는 사업으로 비용 부담이 뒤따른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skpark@seoul.co.kr
  • “영어 울렁증엔 실수가 약이죠”

    “영어 울렁증엔 실수가 약이죠”

    “어떻게 하면 단어를 빨리 외울 수 있죠?10번을 봐도 도무지 머리에 남지 않아요.” 개그맨 김영철(34)씨가 자주 듣는 질문이다.‘영어 잘하는 연예인’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지인들은 이런 질문을 숱하게 던진다. 나름 비법이 있을 법도 하지만 답은 의외로 ‘간단명료’하다.“그럼 100번 보세요.” ●영어를 잡아 먹어라 김씨는 장기 해외체류 경험도 없이 새벽 학원가를 누비며 ‘주경야독’으로 영어고수가 됐다. 최근에는 ‘뻔뻔한 영철영어’라는 책도 냈다.‘영어 잘하는 법’이란 주제로 대학에 특강도 나간다. 하지만 그의 영어공부 비법은 단순하다. 그는 짧은 2개의 영어 문장으로 그 비법을 대신한다. “Back to the basic. Practice is perfectness.(기초로 돌아가라. 연습이 곧 완벽함이다.)” 김씨의 첫 번째 조언은 기초에 충실하고 끝없이 연습하라는 것. 단어가 외워지지 않으면 ‘잡아 먹듯’ 보고 또 보고, 말이 잘 나오지 않으면 ‘미칠 때까지’ 문장을 외어 버리는 식이다.“소원을 들어 주는 요술램프가 있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계속 보는 방법밖에 없어요.” 한 번은 아는 후배가 “학원을 3개월 다녔는데 영어실력이 늘지 않는다.”고 한탄한 적이 있단다. 이때 김씨가 내놓은 답도 뻔할 수밖에 없었다.“3개월 다녔다고 영어 잘하길 바라?자꾸 단기간에 끝내려고 하니까 더 안 되는 거야.” “실수를 하지 않으면 영어 실력이 늘 수 없어요. 특히 말하기가 그래요. 계속 실수하고 지적을 받아야 실력이 늘어요. 당연히 그 자리에서 자괴감에 빠지고 상처를 받지만 ‘다시는 이런 실수를 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먹으면 정말 같은 실수를 하지 않게 되더라고요.” 김씨는 이렇게 ‘상처’를 하나하나 곱씹으면서 하루를 반성한다. 학원 스피킹 수업에서 말실수 한 것은 ‘상처 하나’, 미국인의 말이 너무 빨라 알아듣지 못한 내 모습이 ‘상처 둘’, 영어 제대로 못한다고 비아냥거리는 동료 학생들의 눈빛이 ‘상처 셋’….“이렇게 하루에 상처를 10개씩 만들어 가세요. 그리고 되새기세요. 저절로 실력이 늘어요.” 김씨가 영어를 시작하게 된 것도 ‘상처’ 덕분이다.2003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개최된 ‘코미디 페스티벌’에 참석했다가 언어 장벽 때문에 아무 것도 얻지 못하고 귀국했다. 김씨는 이를 ‘김영철의 굴욕’이라고 지칭한다. 이후 새벽 학원가를 돌아다니기 시작했고 차곡차곡 영어실력을 쌓아갔다. 김씨는 상처받기가 두려워 입을 열지 않는 사람들이 아쉽다고 했다.“태국사람이 한국말 틀린다고 우리가 뭐라고 하나요. 외국인의 시각에서 영어를 잘하면 ‘대단한 사람’이고 못하면 ‘평범한 사람’일 뿐이에요.” ●중요한 것은 ‘방법’이 아니라 ‘태도’ 영어를 시작할 때의 막막함은 김씨도 마찬가지였다. 어디에 손을 먼저 댈지 몰랐고 결국 ‘사교육의 힘’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얼굴이 알려진 연예인이라 학원을 다니는 데 불편함도 많았다. 하지만 영어를 잘 하기 위해서라면 그 정도 고충은 감수해야 했다. 김씨는 녹화가 시작되기 전인 오전 7시부터 10시30분까지 영어학원을 다녔다. 결석도 거의 하지 않았다. 점심을 먹을 때까지 테이크 아웃 커피전문점에 홀로 앉아 영어 공부에 매진했다. 아침 영어수업이 끝난 뒤 커피숍에서 공부를 하는 해외 어학연수생의 전형적인 모습과 비슷했다. 그런 이유로 ‘뉴질랜드 어학연수생’이란 별명도 얻었다.“가끔 바쁜 일정 때문에 학원 숙제를 못할 때가 있었어요. 그러면 하루 종일 가슴이 무겁고 답답한 거예요.” 그래서 녹화시간 짬짬이 단어를 외우고 학원 숙제를 했다. 시간을 벌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결국 중요한 건 ‘방법’이 아니라 ‘자세’였죠. 사실 영어 관련한 책들이 얼마나 많아요. 그런 책 한 두 권 읽다 보면 방법이야 금방 터득이 되죠. 하지만 ‘자세’는 무척 쉬운 것 같지만, 실제론 어려워요.” 이렇게 ‘태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성실하게 공부하다 보니 실력은 어느 순간 ‘확’ 늘기 시작했다. 김씨는 이를 ‘호리병’에 비유한다.“호리병을 보세요. 술 따를 때 조금씩 나오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많이 나오기 시작하잖아요. 저는 이렇게 갑자기 몇 번이 쏟아졌어요. 실력이 늘어가는 게 직접 눈으로 보이니 영어를 중간에 그만 둘 수 없더군요.” 요즘도 김씨의 가방은 영어책들로 가득하다. 아직 부족함이 많다는 자책 때문이다.“어차피 영어를 이기는 건 불가능해요. 그 엄청난 걸 어떻게 이겨요. 이기기 위해 차근차근 도전해 보면서 실력이 느는 걸 기대해야죠. 제가 살아있는 한 ‘김영철의 영어 인생’은 끝나지 않을 겁니다.” 글 사진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건국 60주년] 민단 ‘참정권 찾기’ 몸부림

    [건국 60주년] 민단 ‘참정권 찾기’ 몸부림

    |도쿄 박홍기특파원|건국 60주년은 곧 재일 교포들의 역사다. 교포들의 삶 자체가 질곡의 세월이다. 일본의 차별과 냉대를 몸으로 이겨내며 지금에 서 있다. 남북 분단이란 현실에서 이념의 대리전도 치러야 했다. 재일 교포사회를 단순하게 도식화하기란 쉽지 않다. 일제 강점기에 징용·징병 등 강제로 끌려온 세대들이 있는가 하면 1965년 한·일 협정 이후 스스로 일본 땅을 밟은 세대도 뒤섞였다. 때문에 세대간의 틈뿐만 아니라 정착 과정에서의 보이지 않는 감정의 골도 없지 않다. 교민 1세대인 김모(77)씨는 “망국의 설움을 안은 채 사는 1세대와 이후 세대의 삶을 한데 묶어 조명하는 것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모두들 구구한 사연들을 간직하고 있어서다.”라고 말했다. ●특별영주자엔 북한 국적도 포함 일본 법무성의 2006년 통계에 따르면 재일 교포는 59만 8219명에 달했다. 일제 강점기에 강제로 일본 땅을 밟아야 했던 한국인들 가운데 지난 1965년 한·일 협정에 의거, 특별 영주권을 받은 교포는 43만 8974명, 일반 영주권자 및 일본인의 배우자 등은 7만 2760명, 장기 체류자는 8만 6485명이다. 특별영주자에는 북한 국적의 교포도 포함됐다. 일본은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탓에 별도로 집계를 내지 않는다. 대체로 재일본대한민국단(민단) 소속은 33만∼34만명,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소속은 9만∼10만명가량으로 추산될 뿐이다. 일본의 ‘귀화 권장정책’에 따라 국적을 바꾸는 교포도 많다.2006년 귀화한 교포는 8541명이다. 교포 1세들의 직업군은 일본 기업의 취직문이 닫혀 있었던 탓에 자영업이 주류를 이뤘다. 파친코, 식당, 운송업, 건축업이 비교적 많다. 교포 사회에서 민단의 존재는 빼놓을 수 없다. 정치적 색채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교포들의 권익보호와 분명 맥을 같이하는 까닭에서다. 민단은 1946년 10월 재일본조선거류민단으로 출범했다.1966∼71년 한·일 협정에 의한 영주권신청운동을 전개했다.83년 일본의 외국인등록법 지문날인제를 폐지시키는 등 차별을 막는 데 앞장섰다. 배철은 민단 선전국장은 “최대 현안은 94년부터 추진한 지방참정권의 획득이다. 영주권을 가진 교포들을 외국인이 아닌 주민으로 인정해 달라는 정당한 주장이다.”고 밝혔다. ●교포 권익보호 힘쓰는 민단 교포 사회의 한 축은 조총련이다. 현재 북한과의 뒤틀린 관계 때문에 일본의 조총련 활동에 대한 제재는 만만찮다. 조총련은 일본 사회에서 ‘민족교육’에 치중했다. 교육기관만 조선대학교를 비롯, 전국에 초·중·고 120개교를 갖고 있다. 일본으로부터 학력 인정을 받지 못한다. 조총련 간부는 “남과 북은 겨레요 동포다. 일본의 강경 대북정책은 전체 교포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또 한·일 협정 이전에 정착한 교포들과 구별되는 ‘뉴 커머(New comer)´들이 있다.2001년 5월 ‘재일본한국인연합회(한인회)’를 결성했다. 새 터전을 찾아온 만큼 무역·정보통신·경영투자 등 직업군도 다양하다. 조옥제 한인회장은 “동포끼리 친목을 도모하고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자발적 조직”이라면서 “자녀들의 정체성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hkpark@seoul.co.kr
  • [건국 60주년] 파리의 교민들 佛주류사회 진입장벽을 깬다

    [건국 60주년] 파리의 교민들 佛주류사회 진입장벽을 깬다

    |파리 이종수특파원|‘이방인에서 당당히 프랑스 상류 사회로’ 프랑스 사회는 열려 있으면서도 닫혀 있다. 얼핏 보면 유학생에게도 생활지원금이 나올 정도로 사회 복지가 잘 갖춰져 있다. 또 이민자에 해당하는 장기 체류자도 열심히 일하고 공부하면 ‘성공 신화’의 주역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정작 상류 사회 진입은 학술·예술계를 제외하면 여전히 힘들다. 특히 유럽연합(EU) 회원국이 아닌 외국 출신 이민자에게 그 장벽은 두껍고 높다. 프랑스에서 상류 사회에 들어가려면 고교 졸업생 2%가 들어가는 엘리트 산실인 그랑제콜에 입학하거나 법대나 의대를 졸업해 전문직에서 활동해야 한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1기 내각에서 ‘인간 승리’의 상징으로 부상한 북부 아프리카 이민자 2세대인 라시다 다티 법무장관도 자신의 야망을 더 키우기 위해 회계사로 일하다 다시 법관양성학교로 들어간 것이 단적인 사례다. 프랑스 교민사회가 체제를 갖춰가면서 그랑제콜에 입학하는 이민 1.5∼2세대 자녀들이 늘어나고 있다. 컨설턴트 피에르 주(32), 세계적인 미국계 로펌 ‘와일, 고츠할&맨제스’의 변호사 이선영(30), 지난해 그랑제콜에 형제가 동시에 입학해 화제가 된 나호연(23)·호영(22)씨 등 4명이 한자리에서 만났다. 외국 생활에 따른 핍진함을 이겨냈다는 공통분모가 있어서일까? 퐁피두센터 6층 조르주 레스토랑에서 만난 네 사람은 간단한 자기 소개를 한 뒤 금세 오누이처럼 친해졌다. 프랑스 사회의 주역으로 갓 진입했거나 진입이 보장된 그랑제콜에 입학한 이들은 ‘어제, 오늘 그리고 미래’를 징검다리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물론 한국어보다는 불어를 더 자연스럽게 구사했다. 두 사람은 프랑스에서 이른바 ‘잘나가는’ 전문직 종사자이고 두 사람은 상류 사회라는 미래가 보장된 학교에 다니고 있다. 탄탄대로를 달려온 과정을 물어봤다. 이선영 가톨릭계 사립 고교를 졸업한 뒤 파리5대 법대에 진학했어요. 석사를 마치고 현장 경험을 쌓기 위해 박사1단계에 해당하는 고등전문가과정(DESS)을 거쳐 2002년 국가고시에 합격해 변호사학교에 입학했습니다.(그는 당시 국가고시에서 전국 2등의 성적으로 한국계 첫 여성변호사 기록을 세우며 화제가 됐다.) 지금은 미국계 로펌 ‘와일, 고츠할&맨제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피에르 주 그랑제콜 준비반(프레파투아르, 줄여서 ‘프레파’라고 말함)에 들어가 2년을 공부한 뒤 3년 과정의 ESCP를 졸업하고 미국 회계법인 ‘에른스트 & 영’에서 1년 근무했습니다. 이어 세계적 광고회사 퍼블리시스와 석학 자크 아탈리가 세운 전략컨설팅 회사 ‘아탈리 & 아소시에’의 투자를 받아 벤처기업을 세워서 일하다 지금은 ‘아탈리 & 아소시에’에서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습니다. 나호연 ‘프레파’에서 2년간 공부하고 그랑제콜에 도전했으나 첫해에 실패했습니다. 그래서 재수해서 지난해 ESC P에 입학했습니다. 나호영 형처럼 ‘프레파’를 거쳐 폴리 테크니크에 입학해 기숙사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는 프랑스인 쿼터로 폴리 테크니크에 입학한 최초의 한국인이어서 더 화제가 됐다. 그러나 ‘오늘’에 이르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미래의 프랑스 사회 주역이 되기 위해 쏟은 남다른 노력이 궁금했다.) 나호연·호영 ‘프레파’ 입학은 물론 들어가서 공부할 때 힘들었어요. 입학한다고 그랑제콜에 다 들어가는 게 아니거든요. 새벽 1시까지 공부하는 게 보통이랍니다. 이선영 파리5대 학부는 무척 힘들어요.2학년에 진학할 때 15∼20% 정도가 올라가거든요.3학년 진학도 40% 정도만 해요.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 남으려면 밤늦게까지 공부할 수밖에 없죠. (네 사람은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정체성 혼란도 겪었다. 이들에게 1.5세대로서의 ‘성장통’과 한국에 대한 생각 등을 물어보았다.) 나호연 어릴 적 부모님을 따라 파리로 와서인지 한국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고 주된 정서는 프랑스에 가까워요. 그런데 1년에 두번 정도 한국에 들르고 여기서도 드라마·사극 등을 보면서 한국을 알려고 노력하다 보니 차츰 익숙해 졌어요. 나호영 ‘이중의 정체성’에 가끔 힘들 때가 있어요. 프랑스에 있으면 한국인 같고 한국에 가면 프랑스인이라는 느낌이 많이 들어요. 그러나 갈수록 한국이 집처럼 느껴져요. (두 사람은 올해 여름 한국의 프랑스 대사관과 ‘‘칼리옹’ 은행 지사에서 2개월 동안 연수를 할 계획이다.) 이선영 4살 때 파리로 와서 한국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어요. 어려서 와서 프랑스 애들 속에서 자라서인지 크게 힘든 점은 없었던 것 같아요. 다만 한국 친구가 거의 없어 외롭기는 했어요. 피에르 주 프랑스에서 태어나 10살까지 살다가 한국으로 돌아가 초등학교 6학년에 들어갔는데 적응이 힘들었어요. 특히 교육 시스템과 생활 풍습이 달라서 쉽지 않았죠. 그러다 다시 프랑스로 왔는데 정작 한국을 떠날 때는 더 있고 싶었어요. (마지막으로 포부를 물어 보았다. 네 명 모두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꿈을 넓히고 싶다고 들려줬다.) 피에르 주 프랑스와 한국 비즈니스의 가교 역할을 하고 싶어요. 특히 한국이 강세인 뉴미디어와 인터넷 등의 분야를 프랑스 미디어에 접목하는 일을 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한국 진출에 관심이 많은 프랑스 중소기업의 경영 전략을 컨설팅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싶습니다. 이선영 일단 올여름(프랑스에선 7월12일, 한국 8월19일)에 결혼식부터 잘 치러야죠(웃음). 미국 로펌에서 월급쟁이로 일하는 데 만족하지 않고 개인 변호 업무도 병행하면서 국제적으로 유명한 변호사가 되고 싶어요. 나호연 3학년 때 비즈니스법을 전공해 로펌에서 일할 계획입니다. 경험을 더 쌓은 뒤 고위공무원이 되고 싶습니다. 필요하다면 ‘그랑제콜의 최고봉’이라는 국립행정학교에도 진학할 예정입니다. 나호영 경제·금융을 전공한 뒤 미국에서 석사학위를 마칠 계획입니다. 그 뒤 투자은행에서 일한 뒤 세계은행이나 국제통화기금과 같은 국제기구에서 꿈을 펼치고 싶어요. (이들과의 대화는 한마디로 ‘유쾌’했다. 그동안 뻗어온 국력을 체감할 수 있었고 여러 가지 한계로 아버지 세대가 못 이룬 꿈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역사의 숨결도 느낄 수 있었다.) vie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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