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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태 부린 일본인 3人…남의 나라 공항서 ‘선거운동’

    추태 부린 일본인 3人…남의 나라 공항서 ‘선거운동’

    울릉도 방문을 강행하려던 일본 자민당 소속 의원 3명이 정부의 입국 금지 조치 9시간 만에 일본으로 돌아갔다. 자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11시 10분 김포공항에 도착한 뒤 법무부 당국자의 입국 금지 통보를 받고서도 버티다 일반 불법체류자와 함께 재심사무실에 수용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받고서야 오후 8시10분 일본행 마지막 항공기에 올랐다. 당 지도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개인 자격을 내세워 방한을 강행한 자민당 중의원의 신도 요시타카와 이나다 도모미, 참의원의 사토 마사히사 의원은 일본 정치권에서도 영향력이 미미한 인물들로 이번 영토문제 부각으로 국내 정치적으로 주목을 받으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신도 의원은 김포공항 도착 직후 우리 정부가 입국을 불허하자 “우리가 테러리스트도 아니고 무슨 근거로 한국 국경의 안전을 위협한다고 하는지 납득할 수 없다.”면서 “양국 간 외교적 마찰이 생길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대사관과 출입국관리사무소의 설득을 무시한 채 공항 내 재심사무실에 머물던 이들은 무토 마사토시 일본대사가 직접 나서 “마지막 비행기를 타지 않으면 이후 상황은 대사관도 책임질 수 없다.”고 설득하고 출입국관리사무소도 “중국 불법체류자들과 함께 밤을 지내야 할지도 모른다.”고 압박하자 결국 포기하고 일본행을 결정했다. 오후 7시였다. 이들의 돌출행동으로 한·일 정부 간 갈등도 고조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응당한 조치를 취했고, 같은 일이 되풀이되면 안 될 것이며, 일본 측도 잘 알 것”이라면서 “일부 야당 의원의 행동인 만큼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는 2일 발간될 일본 방위백서에 예년과 마찬가지로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문구가 포함됐을 것으로 보고, 주한 일본대사관 관계자를 초치하는 등 예년과 같은 수위에서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마쓰모토 다케아키 일본 외무상도 이날 오후 신각수 주일대사를 외무성으로 불러 자민당 의원들의 입국을 한국이 거부한 데 대해 유감을 표시하고 12일로 예정된 독도에서의 국회 독도특위를 열지 말 것을 요구했다. 한편 일본 정치권에서는 자민당 의원들의 방한 강행을 두고 국익보다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취해진 ‘돌발 행위’로 평가절하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사이타마현 가와구치시 지역구 출신인 신도 의원은 4선이긴 하지만 당내 비중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영토에 관한 특명위원회’의 위원장 대리를 맡는 등 주로 영토 관련 분쟁을 부각시켜 영향력을 발휘하려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후쿠이현 출신 2선인 이나다 의원은 국정 활동보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미화하는 등 극우적 발언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참의원 초선인 사토 의원은 자위대 학교주임 교관 등을 지내다 2007년 퇴직한 뒤 참의원 선거에 비례대표로 당선돼 자위대를 대변하는 우익 인물로 꼽힌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서울 김미경·김동현기자 jrlee@seoul.co.kr
  • “근거없이 왜 막나” 생떼 쓰다 비빔밥 시켜먹고 김쇼핑

    “근거없이 왜 막나” 생떼 쓰다 비빔밥 시켜먹고 김쇼핑

    울릉도 방문을 강행하려던 일본 자민당 의원 3명의 행동은 막무가내였다. 김포공항에 도착, 입국 금지 조치 9시간 만에 돌아갈 때까지 “한국에서 법적 근거도 없이 입국을 막는다.”며 궤변을 늘어놓고 생떼를 썼다. 일본 자민당 중의원 신도 요시타카, 이나다 도모미와 참의원 사토 마사히사는 1일 오전 11시 10분쯤 입국 금지 방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보란 듯이 입국장에 들어섰다. 보좌진과 일본 취재진 등 10여명이 뒤따랐다. 오전 10시 59분 일본 아나(ANA)항공 1161편을 타고 왔다. 이들은 곧바로 입국심사대로 가려다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들의 제지와 함께 입국 재심사무실로 안내됐다. 신도 의원은 도착 직후 “독도는 일본 영토”라면서 “양국 간의 견해차가 있어 입장을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며 억지 논리를 폈다.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입국심사대 밖 재심사무실에 머물렀다는 것은 공식적으로 입국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오전 11시 50분, 관리사무소는 이들에게 입국이 금지됐음을 통보했다. 동시에 아나항공 측에도 송환지시서를 교부했다. 신도 의원은 “테러리스트도 아닌데 입국 금지는 부당하다.”면서 “양국 간의 외교적 마찰이 발생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으며 반발했다. 관리사무소 측은 한·일 관계와 함께 의원 신분인 점을 고려해 자발적인 출국을 유도했다. 이들이 신분을 내세워 강하게 나올수록 관리사무소 측은 조심스럽게 대응했다. 낮 12시 40분, 당초 이들이 타고 돌아갈 비행기가 출발했다. 이들은 “한국 외교부의 공식적인 답변을 원한다.”며 계속해서 재심사무실에서 버텼다. 오후 4시 20분, 또다시 일본행 항공편을 타지 않았다. 급기야 오후 6시쯤 일본 대사관이 직접 설득에 나서자 오후 7시쯤 일본행을 결정했다. 무토 마사토시 일본 대사는 “오후 7시까지 오후 8시 10분 마지막 비행기를 탈지를 결정해 달라. 타지 않는다면 이후 상황에 대해 대사관은 책임질 수 없다.”고 압박했다. 관리사무소도 “8시 10분에 떠나지 않으면 송환대기실로 장소를 이동시킬 것”이라면서 “밤에 중국 불법체류자와 함께 있어야 할지도 모른다.”고 알렸다. 이들은 오후 7시 출입국관리소장과의 면담을 신청, “조건 없이 귀국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신도 의원은 “다시 방한하겠다.”며 자신의 의도가 관철되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오후 8시 10분,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들 3명 모두 입국시도 3시간여만인 오후 2시쯤 주변의 눈총도 의식하지 않은 채 점심으로 비빔밥을 직접 선택, 공항 내 식당에서 배달시켜 먹었다. 또 출국을 앞두고선 한 의원은 보좌관에게 “미리 나가 한국 김 한 박스를 사서 비행기에 타고 있으라.”고 지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9시간 동안 벌어진 일본 극우의원들의 추태 드라마는 끝났다. 한편 김포공항 입국장 주변에서는 이들의 입국을 반대하는 시위가 잇따랐다. ‘독도지킴이 범국민연합운동본부’ 소속 회원 700여명은 오전 10시부터 일본 의원들의 울릉도 방문을 규탄하는 집회를 가졌다. 참가자 300여명은 집회를 마친 뒤 공항 입국장 앞까지 들어가 시위를 벌였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임금수지 상반기 3억弗 적자 사상최대

    국내 외국인 근로자가 임금을 해외로 송금한 액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올해 1~6월 급료 및 임금 수지가 상반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1일 한국은행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6월 외국인 급료 및 임금지급액은 1억 220만 달러인 반면, 우리 국민이 외국 현지 기업 등에서 일하고 받은 임금 및 급료를 국내로 송금한 금액은 5570만 달러에 그쳤다. 이에 따라 6월 임금 수입에서 임금 지급을 뺀 급료 및 임금 수지는 465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6월 임금 수지 적자 규모는 2억 9440만 달러로, 상반기 기준만 놓고 보면 통계를 집계한 이후 최대치다. 임금 수지는 통계가 집계된 1980년 1월 이후 줄곧 흑자를 기록하다 2008년 6월부터 적자가 나타났다. 2009년 한 해 동안 5300만 달러의 적자가 났고, 지난해에는 적자 규모가 4억 7660만 달러에 달했다. 최근 임금 수지가 적자추세를 보이는 것은 외국인 노동자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6월 현재 우리나라 체류 외국인 수는 등록 외국인과 단기체류 외국인을 포함해 총 139만 2167명으로 1년 전보다 15.2% 늘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오늘의 눈] 도움받기 힘든 외국인도움센터/백민경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도움받기 힘든 외국인도움센터/백민경 사회부 기자

    정부 청사는 불탔고, 청소년 캠프는 피바다가 됐다. ‘평화의 땅’ 노르웨이에서 최근 일어난 끔찍한 연쇄테러로 한국도 들끓었다. 외국인 근로자 100만명을 넘어선 우리나라 역시 다문화에 따른 충돌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만일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이 범죄 피해를 입거나 어려운 상황에 처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경찰기자로서 궁금했다. 교수 한 분이 ‘외국인인권보호센터’가 있다고 귀띔했다. 2009년 경찰이 외국인 100만명 시대를 맞아 문을 연 곳이라고 했다. 그러나 센터를 찾을 수가 없었다. 경찰청에 연락했더니 ‘외국인도움센터’로 이름을 바꿔 확대 운영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외국인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다문화지원센터나 종교단체 등에 담당자를 두고 범죄신고 및 민원접수 창구 역할을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센터의 연락처나 위치를 알 수가 없었다. 이름을 바꾼 것은 고사하고 센터에 대해 아는 외국인조차 없었다. 포털사이트를 검색하니 달랑 인터넷 카페 한 곳이 나왔다. 이마저도 회원 등급 승인절차를 거쳐야만 연락처와 위치, 담당자 이메일 등을 파악할 수 있었다. 위급한 상황에 처한 외국인에게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곳인 셈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잘못됐다는 걸 알고 있다. 오프라인과 달리 온라인은 홍보가 잘 안 됐다.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프라인도 마찬가지였다. 민원종합안내센터인 서울시다산콜센터로 문의하니 되레 “그런 곳이 있느냐.”고 되물었다. 114에 물으니 외국인종합지원센터인 서울글로벌센터로 연결해 줬다. 의아했다. 원래 이런 업무를 담당하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범죄 상담시 경찰이 나가 직접 신고도 받는다.”는 경찰청 설명도 실상과 달랐다. 서울지역 센터에 확인한 결과, 경찰서 인력 지원이나 파견 등 경찰의 역할은 전무했다. 센터 내 가정폭력 등 민원상담 실적이 수천 건이나 된다고 자랑한 것도 외국인 지원단체 실적에 숟가락만 얹은 것이었다. 한국에서 ‘외국인 인권’은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였다. white@seoul.co.kr
  • [장태평 징검다리] 재외동포 지역차별 없애고 받아들여야

    [장태평 징검다리] 재외동포 지역차별 없애고 받아들여야

    불법 체류 중인 중국 동포가 다른 사람 명의로 운전면허증과 여권을 부정 발급받았다는 이유로 최근 유죄 판결을 받고 강제 추방될 처지에 놓였다. 그는 16년간 국내에 체류하면서 딱 한번 벌금 처분을 받은 것 외에는 불법행위가 없었다고 한다. 그런 그가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게 됐다. 재외 동포 가운데서도 아시아권 출신 동포들만 불법 체류로 인한 안타까운 사연들이 그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많은 소개료를 부담하고, 또 사기를 당하기도 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대책 없이 돌아가야 한다. 선진국 동포들은 불법 체류로 처벌받을 일이 거의 없도록 법을 집행하면서 말이다. ‘재외동포법’에는 어디에도 차별의 근거가 없다. 법 이전에 같은 피를 나눈 재외 동포에 대한 최소한의 동포애가 아쉽다. 아시아권에서 온 재외 동포들을 차별을 넘어 하루속히 우리 국민으로 받아들여야 할 이유는 하나둘이 아니다. 첫째, 차별 대우는 헌법 위반이다. 초창기 ‘재외동포법’은 중국과 옛 소련에 거주하는 동포들을 차별하도록 규정했으나 ‘헌법불합치’ 판정을 받았다. 2003년 11월 문제의 차별 조항이 개정됐다. 그러나 법 집행 현장에서는 여전히 차별 대우를 하고 있다. 국내 노동시장을 교란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법치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정부가 법을 어기고 있는 것이다. 둘째, 해외 동포는 우리 민족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국민의 구성원이 될 권리가 있다. 이스라엘은 1950년부터 모든 유대인들은 이스라엘로 돌아올 권리를 가진다는 ‘귀환법’을 제정해 운영하고 있다. 세계 어디에서 살든 유대인은 이스라엘에 입국한 다음 날 즉각 시민권을 받는다. 1990년 옛 소련 붕괴 이후 10년간 러시아에서 80만명이 귀국했다. 초기 3년 동안 50만명이 몰려와 큰 부담이 됐지만 이스라엘은 이를 이유로 입국을 제한하지는 않았다. 나중에 이들이 이스라엘 발전에 지대한 역할을 했다. 우리도 국민이 되기를 원하는 모든 동포들을 즉시 받아들이자. 이들은 그들이 살고 있던 나라와의 교역과 교류에도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셋째, 재외 동포 가운데는 조국으로부터 보상받아야 할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대부분 독립운동가의 후예들이다. 조국 독립을 기원하면서 이국땅에서 어려움을 겪은 우리 동족이다. 대한민국이 건국되는 시점에 돌아오지 못하고 살던 곳이 공산화되고 남북이 분단되면서 귀국이 늦어졌던 사람들이다. 대한민국에 오고 싶어도 오지 못하는 북한 주민과 다를 바 없다. 그런 점에서 이들을 잘 수용하는 것은 통일 후 2500만명의 북한 주민들을 순조롭게 대한민국 국민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소중한 경험이자 준비이기도 하다. 베풀고 나누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지향하는 진정한 선진사회의 모습일 것이다. 넷째, 미래 우리나라의 인구 감소에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농어촌에는 일할 사람이 없다. 지난해 농어업 인구는 324만명으로 10년 사이에 104만명이나 줄었다. 앞으로 얼마나 더 줄어들지 걱정이다. 지역균형 발전도 사람이 살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중소기업들의 인력난도 매우 심각하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현재 1.22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이대로 가면 우리나라 인구는 2050년에는 현재보다 640만명이 줄어든 4234만명 수준이 된다고 한다. 이 중 다문화 인구가 10% 이상으로 예상된다. 축소형 소수민족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정부는 최근 재외 동포의 장기 불법 체류를 일부 합법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안 된다. 대한민국 국민이 되고자 하는 모든 재외 동포들에게 자유로운 출입국과 경제활동의 권리를 ‘즉시’ 그리고 ‘동등하게’ 부여할 것을 제안한다. 현실적으로 다소 어려운 사회적 문제가 있더라도 말이다. 시간이 갈수록 그들은 점점 현지화되고 말 것이다. 지금이 우리 민족을 키울 수 있는 그랜드 국가 플랜의 마지막 기회라는 절실함으로 대응하자. 대한민국의 국민이 되고자 하는 모든 재외 동포들을 우리 국민으로 적극 받아들이자.
  • 김계관 “6자회담 통해 비핵화로 전진”

    김계관 “6자회담 통해 비핵화로 전진”

    북·미접촉을 위해 26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한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적극적인 대화 의지를 피력했다. 김 부상은 뉴욕 JFK공항 입국장에서 이번 북·미접촉의 목표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6자회담을 통해 비핵화로 전진해 나가는 것”이라고 답했다. 6자회담 재개 의지는 물론 비핵화와 남한에 대한 도발 중단 등에 대해 논의할 여지가 있음을 드러낸 것이어서 주목된다. 김 부상은 ‘6자회담 재개를 낙관하는가.’라는 질문에 “낙관한다.”고 답했고, ‘북·미관계 개선도 낙관하나.’라는 물음에는 “세상 모든 나라들이 서로 화해하고 살아가야 할 때니까 그 방향에서 낙관한다.”고 했다. 그는 미리 말할 내용을 준비하고 나온 듯 취재진에 “한 말씀 해도 되나.”라고 물은 뒤 “나는 이번에 미 국무부의 초청에 의해 쌍무관계와 현안문제들, 또 6자회담 문제 등 관심사들을 논의하러 왔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6자회담 재개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핵사찰 수용과 핵개발 모라토리엄을 수용할 의사가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그런 얘기는 (북·미접촉이) 끝난 다음에 하자.”라고 했다. 민감한 내용에 대한 즉답을 피한 것이긴 하지만, 적극적으로 부정을 하지 않은 것은 타협의 여지가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또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만나느냐.’는 질문에 “(나를) 만나자고 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라고 답했고, ‘워싱턴DC를 방문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 사람들(미국)이 계획하는 대로 하는 것”이라고 말해 미국 쪽에 협상의 형식이나 의제를 맞춰줄 의사가 있음을 드러냈다. 이날 분위기를 요약하면, ‘일이 되는 쪽’으로 협상을 해보고 싶은 표정이 역력했다. 따라서 28일 보즈워스 대표와의 회담에서는 상당히 깊숙한 부분까지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이 어떻게 나든 다룰 문제는 다 다룰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특히 김 부상은 ‘언제까지 체류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확답을 피해, 회담 추이에 따라서는 미국에 비교적 오래 머물면서 미국과의 다단계 협상을 갖는 수준까지 기대하는 기색을 보였다. 김 부상을 수행한 북한 대표단에는 리근 외무성 미국국 국장은 물론 북한 측 6자회담 차석대표를 맡고 있는 최선희 부국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공항 입국 현장에서는 눈에 띄지 않았다. 뉴욕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외국인 범죄…피의자만 있고 피해자는 없다?

    경찰이 해마다 증가하는 외국인 범죄와 관련, 가해자와는 달리 외국인 피해자에 대한 국적· 인종·피해 정도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는 등 관리·분석에 소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피의자만 있고 피해자는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피해자의 인권보호도 허술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서울신문이 경찰청에 외국인 대상 5대 범죄 건수 및 국적별 피해자 현황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한 결과, 27일 “별도로 집계하지 않아 답변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반면 외국인 범죄 가해자 피의자 현황은 상세했다. 경찰청의 ‘외국인 피의자 검거현황’에 따르면 외국인의 범죄는 2007년 1만 4524건, 2008년 2만 623건, 2009년 2만 3344건, 2010년 2만 2543건, 2011년 6월 현재 1만 3777건이었다. 국적별로는 중국이 가장 많고 미국, 태국, 필리핀이 뒤를 이었다. 죄종별로 보면 경제범죄 등의 지능범, 폭력, 절도, 강도 등의 순으로 많았다. 경찰 관계자는 “외국인 피의자 현황은 처벌뿐 아니라 향후 범죄 발생 때 정보 파악에 필요하기 때문에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에 국적 등을 입력한다.”면서 “피해자의 경우 실익이 없어 기재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KICS는 피해자의 나이, 이름, 주소, 성별 등 20여가지를 입력하지만 국적 부분은 없다. 전문가들은 국내 체류 외국인 숫자가 126만여명에 달하는 현실에서 외국인 범죄 피해자에 대한 통계 집계부터 피해 보호 대책까지 전반적인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는 “아직까지 수사기관이 피해자보다 가해자 중심의 수사 관행을 따르고, 수사 성과를 따지다보니 소수의 외국인 인권에 관심이 적다.”면서 “글로벌, 다문화 시대를 맞아 이들에 대한 적극적인 보호 시스템 마련과 보호센터 활성화, 연구 등이 절실하다.”고 주문했다. 경찰청은 외국인의 범죄피해자 통계를 별도로 내야한다는 요구가 적잖다는 점을 감안, 검찰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강력범죄나 외국인 범죄 등을 구별해 넣는 부분을 논의하고 있지만 범죄 통계의 산출에는 통계마다 법적근거가 필요하고 시스템 개선작업도 해야 하기 때문에 경찰·관계 전문가들과 계속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호주 건설사들 한국인 임금착취 성행”

    호주의 건설회사들이 한국·중국 등 외국인 임시체류 비자 소지자나 여행객들을 불법취업시켜 임금 착취 등 탈법행위를 일삼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호주 건설삼림광산에너지노조(CFMEU) 뉴사우스웨일스주 지부는 20여곳의 시드니 건설사들이 불법체류자와 학생비자(F1) 소지자 등 임시체류 비자 소지자들을 채용하면서 최저 임금에도 훨씬 못미치는 임금을 지급하는 사실을 적발, 조사하고 있다고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가 25일 보도했다. 노조는 한국과 중국 등에서 온 임시체류 비자소지자와 비자체류 기한을 넘긴 불법체류자들이 주로 피해대상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말콤 털로흐 CFMEU 뉴사우스웨일스주지부 사무장은 “이들 외에도 20개 가까운 건설사들도 불법체류자 등을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들에게 기껏해야 시간당 3호주달러(약 3500원) 정도만 지급한다.”고 밝혔다. 호주 최저임금이 시간당 15호주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20%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그는 또 “현재 뉴사우스웨일스주 관내에서는 3000여명이 불법 취업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이들을 포함하면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임시체류 비자소지자들은 1만 3000명으로 추산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연방정부 이민시민부는 2009 회계연도(2009년 7월~2010년 6월)에 모두 609건의 불법채용 경고문서를 관련 업체에 발송했으며, 1회 이상 경고를 받은 84개 업체에 대해서는 최고 6만 6000호주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당신의 ‘제노포비아(Xenophobia·외국인 혐오증)’는 ‘제로’입니까

    당신의 ‘제노포비아(Xenophobia·외국인 혐오증)’는 ‘제로’입니까

    노벨 평화상의 나라 노르웨이에서 ‘반다문화 극우주의자’에 의해 빚어진 참극은 놀랍고 끔찍했다. 인종과 종교를 떠난 공존과 관용의 정신을 처참하게 짓밟았다. 그만큼 다문화에 극렬하게 반발하는 세력은 노르웨이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 똬리를 틀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다문화의 출발점이 다르지만 분명 다문화의 문턱을 넘고 있다. 국내에서 생활하는 국제결혼 인구가 10만명을 훨씬 넘어선 데다 외국인 근로자도 100만명 이상이다. 때문에 우리나라도 다문화의 충돌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국내 다문화 반대 세력들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말을 서슴지 않고 있다. 우리 사회도 다문화에 따른 갈등의 골이 깊고 위태로워졌다는 주장이다. 우리나라는 해외 노동자의 이민이 아닌 결혼으로 조성되는 탓에 외국의 다문화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우려보다는 희망이 앞서는 이유다. 성숙한 시민의식, 외국인에 대한 포용 등이 십분 발휘되면 다문화로 인한 갈등이 극단적으로 비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체류 외국인은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국내 인구의 2.5%인 126만 1415명을 기록했다. 2006년 91만명과 비교해 무려 38.6%나 급증했다. 문화적인 차이 탓에 발생하는 다툼도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고 있다. 외국인 아내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는가 하면, 결혼해 한국 국적을 취득한 뒤 아이를 데리고 다시 해외로 도피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반다문화 인터넷 카페에서는 “값싼 후진국 노동자가 대량으로 유입되면서 서민의 삶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외국인 추방을 내세우는 글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일부 학부모들은 초등학생 자녀에게 “엄마가 외국인인 친구하고는 가까이 지내지 말라.”고 당부하는 경우도 있다. 노르웨이 총격 사태의 직접 원인이 됐던 무슬림도 국내에 13만명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무슬림과의 종교적 갈등은 국내에서도 비일비재하다. 이른바 ‘외국인 혐오증’이 우리 사회의 한 구석에 이미 만연해 있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다문화는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인 대세다. 전문가들은 반다문화 극우주의자들이 준동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인종·종교·문화·이념을 떠나 열린 마음으로 존중과 배려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물론 갈등과 마찰이 없을 수는 없지만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정착,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보듬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옥남 한국가족사랑연구원 이사는 “노르웨이 사태를 지켜보며 다문화 정착이 산 넘어 산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면서 “다문화 정책이 일회성 이벤트로 흐르지 않아야 한다. 지역사회 토양에서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소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박효종 서울대 사범대 교수는 “단일민족에 대한 지나친 선호를 배제하고 외국인에 대한 긍정적 시선을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준·윤샘이나기자 apple@seoul.co.kr
  • 외국인 편견·몰이해 反다문화 정서 부채질

    외국인 편견·몰이해 反다문화 정서 부채질

    우리나라도 거주 외국인이 120만명을 넘으면서 점차 다문화 사회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반면 사회의 한쪽에서는 ‘반다문화 정서’가 서서히 확산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반다문화 사회는 외국인에 대한 편견과 다문화에 대한 몰이해가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25일 온라인 포털 사이트에 개설된 반다문화주의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 등에는 ‘다문화가정 결사반대한다.’, ‘한국도 10년 뒤면 노르웨이처럼 된다.’ 등의 글이 속속 올라왔다. 2008년 6월 만들어진 인터넷 카페 ‘다문화정책반대’의 한 회원은 “친다문화 정책을 쓰는 한국에서도 언제든지 얼마든지 노르웨이와 같은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글을 남겼다. 이들은 온라인상에 외국인 범죄와 결혼 이민자의 가출 사례 등 외국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퍼뜨리고 있다. 결혼 이주 여성에 대해 ‘사랑이 아닌 돈을 위해 결혼했다.’, 방글라데시나 파키스탄에서 온 노동자에 대해서는 ‘방구’, ‘파퀴벌레’라며 노골적으로 혐오감을 드러내기도 한다. ‘핫뉴스’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블로거는 자신의 블로그에 “값싼 노동력 때문에 끌어온 무슬림들이 주객전도 식으로 세금도 제대로 내지 않으면서 복지 혜택은 다 누리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10년만 지나면 노르웨이꼴 난다.”는 감정 섞인 글을 남기기도 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생활하는 무슬림 15만명 가운데 10만명가량이 노동자다.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국민들의 모임’, ‘파키스탄·방글라데시 외국인에 의한 피해자 모임’ 등 온라인 카페와 시민단체 ‘외국인노동자대책시민연대’, ‘다문화바로보기실천연대’ 등은 외국인 불법 체류자들이 서민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한국 여성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억지 논리를 펴면서 반다문화 정서를 부추기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반다문화 시민단체들은 법무부나 고용노동부 등 정부기관과 국회의원 사무실에 항의 전화를 걸고 오프라인 집회를 열어 ‘다문화정책 철폐’를 주장하고 있다. 외국인노동자대책시민연대와 다문화바로보기실천연대 회원들은 지난 4월 국회 김선동 의원이 발의한 이주아동권리모자법에 대해 “불법체류자 자녀들도 교육 및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국민들에 대한 역차별”이라며 법안 폐기를 요구하는 항의 방문을 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1월에는 이들 단체 회원 수십명이 주한 방글라데시 대사관을 찾아가 재한 방글라데시인에 대한 범죄 예방 교육 및 엄격한 처벌과 관리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다문화에 대한 편견과 자민족 중심주의가 갈등을 유발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안산외국인노동자의 집 대표 이정혁 목사는 “일각에서는 조선족·동남아인에 대한 혐오감이 팽배해 있다.”면서 “아직까지 집단적 반발은 없지만 이들이 뭉쳐 집단행동을 보이면 걷잡을 수 없는 사회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이주노동자인권센터 김기돈 사무국장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이주노동자 인권보호 활동을 하는 단체들에 항의하는 전화들이 크게 늘었다.”고 소개했다. 한경구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는 “다문화가정 구성원들에게 한국 사회에 대한 적응 교육을 열심히 한다고 해도 국민들이 편견과 자민족 중심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큰 문제”라면서 “인권, 문화 등 교육을 통해 이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뮤지컬도 한류 열풍

    뮤지컬도 한류 열풍

    뮤지컬 ‘잭 더 리퍼’의 주인공에 더블 캐스팅된 신성우씨는 얼마 전 깜짝 놀랐다. 한 일본인 팬이 자신이 출연하는 날짜의 공연 티켓을 전부 샀다고 털어놓아서다. 전체 68회 공연 중 그가 출연하는 무대는 25회. 이 표를 전부 구매해 반복 관람하는 게 올여름 휴가계획이라는 얘기였다. 신씨가 출연하는 또 다른 뮤지컬 ‘삼총사’ 표도 샀다고 한다. 신씨는 “오로지 공연 관람 때문에 한국에 장기체류 중이라는 (일본인 팬의) 말을 듣고 한류 인기를 실감했다.”고 털어놓았다. ●일본어·중국어 자막서비스 필수 드라마와 K팝에 이어 뮤지컬이 ‘한류 킬러 콘텐츠’로 부상하고 있다. 인기 스타들이 출연하는 공연을 보기 위해 일부러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람객이 급증하고 있고, 국내에서 각색된 해외 라이선스 공연이 다시 해외로 역수출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공연 현장의 일본어·중국어 자막 서비스도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았다. 티켓예매사이트인 인터파크는 2년 전부터 외국인 전용 예매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잭 더 리퍼’ 첫 서울 공연이 열린 지난 9일만 해도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 대극장에는 ‘한국인 반, 일본인 반’일 정도로 중년 일본인 여성 관객이 넘쳐났다. 공연장 로비는 일본인 팬들이 축하 화환 대신 불우이웃돕기에 보태라며 보내온 쌀 포대로 발 디딜 틈 없었다. 일본인 팬들이 보낸 쌀만 5톤가량 된다는 게 제작사 엠뮤지컬컴퍼니 측의 설명이다. 이렇듯 일본인 관객이 늘자 엠뮤지컬컴퍼니는 지난해 경기 성남아트센터 공연 때부터 일본어 자막과 통역 서비스를 시작했다. 올해 공연에선 중국어 통역도 추가했다. 지난해 ‘잭 더 리퍼’를 보고 간 아시아 관람객 수는 2500명선. 2009년 초연 때에 비해 10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한국 연출 노하우 사들여 현지공연 뮤지컬 ‘삼총사’도 2009년 초연 때 1.64%에 불과하던 외국인 관객 비중이 올해는 10%로 6배나 급증했다. 지난해 초연된 창작뮤지컬 ‘궁’은 동남아 관객이 아예 절반을 넘었다. 드라마로 먼저 일본 등에 소개되면서 일본인 단체관람이 줄을 이은 덕분이다. 전체 관객의 60%가 외국인인 데 힘입어 ‘궁’은 일본 순회공연을 갖고 있다. 이렇듯 한국 뮤지컬의 인기가 높아지자 제작 노하우를 전수받기 위한 일본 프로듀서들의 발길도 분주해지고 있다. 창작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는 일본 제작사가 정식으로 일본 공연 판권을 사갔다. 뮤지컬 ‘쓰릴미’는 일본과 한국 제작자들이 공동으로 기획해 오는 11월 일본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올슉업’의 일본 공연권을 따낸 일본 제작사는 한국 제작사가 만든 ‘한국판 올슉업’의 연출방식을 차입했다. CJ C&M은 일본 대형 공연제작사 쇼치쿠와 업무 협약을 맺고 창작뮤지컬 ‘미녀는 괴로워’를 10월부터 일본 무대에 올리기로 했다. 앞서 뮤지컬 ‘맘마미아’는 지난 8일부터 중국 공연을 시작했다. 1300석 규모의 상하이대극원에서 중국 배우들을 캐스팅해 중국어로 공연 중이다. 한국의 연출력만 수출한 사례다. 안중근 열사의 생애를 다룬 창작뮤지컬 ‘영웅’은 8월 23일부터 9월 3일까지 미국 브로드웨이 무대(데이비드 코크 극장)에 선다. 대중문화 평론가인 정덕현씨는 “한류스타들을 앞세운 뮤지컬은 한류 콘텐츠로 충분히 승산이 있다.”면서 “다만 스타 한두 명에게만 의존해서는 금방 거품이 꺼질 수 있는 만큼 무대 전반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열린세상] 잘사는 나라의 조건/문흥술 서울여대 교수·국문과 문학평론가

    [열린세상] 잘사는 나라의 조건/문흥술 서울여대 교수·국문과 문학평론가

    한국 문학에서 소외 계층을 대표하는 두명의 난쟁이가 있다. 1970년대 조세희의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난쟁이는 ‘부익부 빈익빈’의 사회에서 억압받다 굴뚝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다. 세월이 흘러 1990년대 최수철의 ‘고래 뱃속에서’의 난쟁이는 진공에서 정상인과 함께 어울려 자유로운 삶을 영위한다. 두 난쟁이를 연속선상에 놓고 보면 한국 사회가 나아갈 올바른 방향성이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 있다. ‘고래뱃속’ 같은 닫힌 공간이 부자와 빈자, 정상인과 비정상인, 인간과 자연, 남성과 여성의 이항 대립에 기초해 전자가 후자를 억압하는 사회라면, ‘진공’ 같은 열린 공간은 양자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사회이다. 차별과 배제, 억압과 착취 없이 모두 하나가 되는 사회야말로 한국 사회의 올바른 지향점이 아니겠는가. 1970년대 열악한 노동 조건에 항거해 일어난 전태일 분신 사건 이후 한국은 이제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우뚝 서고 있다. 그런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국제 스포츠 대회 4대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눈부신 성과를 올리고 있다. 더불어 K팝처럼 문화 분야에서도 세계적으로 화려한 조명을 받고 있다. 물론 지금 이러한 성과를 부정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한 사회를 이끌어가는 가치 척도가 편향되어서는 안 된다. 김재영의 소설 ‘코끼리’는 네팔에서 천문학을 전공하다 코리안 드림을 이루기 위해 한국에서 불법 체류 노동자가 된 가족의 고통스러운 삶을 다루고 있다. 그들은 돼지 축사를 개조한 집에 살면서 한국인들로부터 온갖 착취와 멸시를 당한다. 마치 1970년대 전태일이 당한 것처럼. 주인공의 그 비참한 모습에서 독일에 광부로 간 우리의 아버지와 일본 병원에서 온갖 허드렛일을 하던 우리 어머니의 거친 손과 한숨이 겹쳐지는 것은 왜일까. 한국은 더 이상 원조 받는 나라가 아니다. 원조를 해 줄 만큼 잘사는 나라가 되었다. 그러나 물질적으로 계량화된 지표만으로 잘사는 나라를 판가름하는 것은 지극히 편향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코끼리’에 등장하는 까만 피부를 가진 아들은 백인을 무조건적으로 찬양하는 한국 사회의 속성을 알고 자신의 피부를 탈색하기 위해 표백제로 얼굴을 문지르다 얼굴 껍질이 벗겨진다. 이를 소설적 허구로만 치부할 수 없는 까닭은 현실이 이보다 더 처참하기 때문이다. 서구 제국주의자들은 그들의 부를 창출하기 위해 가난한 한국을 비롯한 식민지 아시아인들을 소나 말과 같은 짐승으로 취급하였다. 전쟁의 폐허 더미에서 한국은 그런 멸시를 극복하기 위해 물질적 가치만을 최우선시하면서 쉬지 않고 달려와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현재의 한국이 한국보다 경제력이 낮은 아시아 노동자들에 대해 서구의 물질 만능주의와 제국주의적 인종 차별 의식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욕하면서 닮는다더니 우리가 꼭 그런 셈이다. 중국의 패권주의와 일본의 역사 왜곡을 보면서 그들이 ‘잘사는’ 나라는 될지언정 ‘존경받는’ 나라는 될 수 없다는 생각을 한다. 한국이 ‘잘살면서 존경받는’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물질적 풍요로움만이 아닌 정신적 풍요로움도 함께 추구해야 한다. 박범신의 ‘나마스테’를 보면 히말라야에서는 모두가 ‘나마스테’라는 인사를 나눈다. 여기에는 인종 차별 의식도, 서구 보편주의도, 제국주의적 우월성도 없다. 모두가 하나라는 인류애. 그것이 ‘나마스테’라는 인사에 담겨 있다. 중국에서 교사를 하던 조선족 어머니가 한국에서 식당일을 하면서 자식이 그리워 눈물짓고 차별 대우에 피눈물을 흘리던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이들 모든 소외된 난쟁이들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진공 같은 사회로 나아갈 때 한국은 잘살면서 존경받는 나라가 될 수 있다. 한국에서 일하던 외국인 노동자 중 대다수가 만신창이가 되어 고국으로 돌아가서 “삼년 겪은 일, 삼십년 동안 악몽으로 남아” 괴로운 삶을 살아간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공무원 교육도 ‘스마트’하게

    공무원 교육도 ‘스마트’하게

    공무원 교육에도 스마트 기기 바람이 불고 있다. 18일 중앙공무원교육원에 따르면 19일부터 28일까지 ‘제61기 말레이시아 공무원과정’에 참여하는 현지 공무원 20명을 대상으로 아이패드를 사용해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공무원 교육과정에서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기는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교육 일정과 강의 자료를 책자로 만들어 수강생들에게 배부했었다. 그러나 한국이 낯선 외국 공무원들에게 문화·역사 등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와 주요 관광지, 대중교통 등 체류에 필요한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데는 어려움이 따랐다. 이에 중공교는 아이패드에 강의 원고는 물론 정책 현장 체험 기관 웹사이트, 한국 소개 자료·영상, 대중교통 이용, 쇼핑 등 생활 안내 자료까지 탑재해 무선 인터넷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중공교 관계자는 “우리가 먼저 낸 아이디어에 말레이시아 정부도 큰 관심을 보였다.”면서 “이슬람교를 믿는 말레이시아 수강생들을 위해 메카 방향과 기도 시간을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도 깔아 놨다.”고 전했다. 이번 교육은 전액 현지 정부 부담으로 진행되며 한국 정부의 신성장 동력 정책 소개, 한국 정보기술(IT)산업 발전 역사와 비전, 정책 품질 관리 등을 전수하게 된다. 강의 외에 조달청, 통계청, 한국환경공단, 서울시 다산콜센터 등 행정 현장과 대우조선해양, 광양 포스코 등 산업시설 방문도 예정돼 있다. 말레이시아 공무원과정은 한국 국가 발전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1984년 시작된 이후 올해까지 1178명의 현지 공무원이 거쳐갔다. 스마트 기기는 외국 공무원 교육에 먼저 도입됐지만 앞으로 국내 공무원 교육에도 급속도로 확산될 전망이다. 미국에선 이미 공공기관, 대학교 위주로 기관 탐방·교육에 아이폰 등 스마트 기기가 적극 활용되고 있다. 중공교 관계자는 “스마트 기기를 활용하면 강의실뿐 아니라 중공교 안 어디서도 24시간 교육이 가능하다.”면서 “기관 홍보 자료용 앱 구축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은기 중공교 원장은 “스마트 기기를 교육에 도입해 한국의 발전된 IT 환경을 직접 보여주면 교육 효과가 배가되리라 판단했다.”면서 “반응을 지켜본 뒤 앞으로 중공교 내 모든 교육에서 스마트 기기 사용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강릉 제련단지·춘천 아트랜드 조성”

    “강릉 제련단지·춘천 아트랜드 조성”

    “기회, 평화, 변화를 모토로 ‘올림픽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교육 2배, 복지 2배, 일자리 2배, 행복 2배의 강원도를 만들겠습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18일 7개 분야 106개 선거 공약 실천 로드맵을 발표했다. 4·27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지 82일 만이다. 최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동계올림픽 특구 지정 등을 위한 특별법안을 마련해 입법을 추진하고, 국토해양부와의 협의를 통해 스포츠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등 도민들과 약속한 공약을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기회, 평화, 변화’의 핵심은 ‘동해안 평화의 공단’ 조성이다. 우선 강릉 옥계에 포스코 마그네슘 제련 단지를 조성하고 앞으로 동해 북부선을 통해 북한의 광물과 노동력을 활용하는 등 실천 가능한 계획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복지정책의 ‘효도 5종 세트 공약’ 실천을 위해 경로당 운영 지원 통합 기준을 연내에 마련해 운영비와 점심 급식을 지원하기로 했다. 연간 노인 틀니 지원 대상을 저소득층 1000명으로 정했다. 해마다 100명씩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노인들의 교통 편익을 위한 세부 실행 계획을 수립해 맞춤형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초노령연금 급여율을 현재 5%에서 10%로 올려 지급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세계 속의 문화·관광 명소 강원’을 위해 춘천 서면, 캠프페이지, 중도 등 3곳을 아우르는 체류형 영상테마파크 ‘강원아트랜드’도 조성할 계획이다. 직거래장터인 ‘강원플라자’를 설립해 폐광 지역과 농축산업 종사 주민들의 소득을 늘리고 동해안 어민을 위해 유류비도 지원할 방침이다. 또 남북 교류 재개를 위해 정부에 금강산 육로 관광 재개를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접경 지역의 ‘DMZ평화생태벨트 조성’도 문화체육관광부, 행정안전부 등과 협의해 예산을 확보해 나가기로 했다. 공약 이행에는 모두 61조 1847억원이 투입된다. 국비 29조 3489억원(48%), 도비 4조 8696억원(8%), 시·군비 2조 113억원(3%), 민자 등 기타 24조 9549억원(41%)이다. 최 지사는 “선거 당시 밝힌 강원관광공사 설립, 춘천 수도세 인하, 해양형 문화관광 복합단지 조성, 순세계잉여금의 가용 재원 활용, 지역상생발전기금의 접경 지역 재원 확보 등 5개 공약은 타당성과 현실 가능성이 없어 공약에서 제외한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외국인도시 길을 묻다] ‘슬럼화’ 우려 대림동 등 범죄예방 총력

    올해 1월을 기준으로 국내 거주 외국인 주민은 126만 5006명으로, 주민등록인구의 2.5%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인 주민은 국내에서 90일 이상 체류하는 외국인 등록자와 귀화자, 외국인 주민을 포함한 개념으로 이 가운데 국적별로는 조선족을 포함한 중국 국적자가 55.1%(69만 6861명)로 가장 많았다. ●다문화 가족에 총 682억 투입 정부는 외국인 주민 120만명 시대를 맞아 다양한 외국인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여성가족부, 법무부, 교육과학기술부, 고용노동부, 행정안전부 등 복수의 부처가 제각각 사업을 펼치면서 실효성이 낮고 예산이 낭비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정부는 예산 낭비를 막고 내실 있는 지원을 하기 위해 지난달 지방자치단체들과 함께 다문화 가족 지원을 위한 종합계획을 세웠다. 이 사업에는 국무총리실을 비롯해 여가부 등 10개 부처와 전국 16개 시·도가 참여한다. 다문화가족 정책 추진체계 정비, 국제결혼 건전화, 결혼이민자 정착 및 자립지원, 다문화가족 자녀성장 지원, 다문화에 대한 이해증진 등 올해 5대 영역 327개 사업에 모두 682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외국인 지원 정책은 부처별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비슷한 성격의 사업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등 일부 과열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있었다.”면서 “10개 부처와 전국 지자체가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만큼 예산은 최소화하면서 종합적인 지원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외국인 지원정책 대부분이 다문화 가정 지원에 국한돼 외국인 도시에 대한 관심도는 낮은 상황이다. 현재 외국인 밀집 도시 주거환경 개선 사업은 행안부가 담당하고 있다. 외국인 밀집 거주지역이 있는 지방자치단체가 생활환경 개선 사업을 발굴해 신청하면, 행안부는 이를 검토해 사업비의 70%를 지원할 뿐이다. 올해는 조선족 밀집 지역인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동남아시아 이주 노동자 밀집 지역인 안산 원곡동 등 전국 11개 시·군·구에 모두 31억 7000만원을 지원한다. 행안부 관계자는 “외국인 밀집 거주지역은 대도시 주변과 지방 공단 배후지역 등에 있어 주류사회와 단절되면서 범죄 발생이 증가하는 등 슬럼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국내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생활환경 개선 사업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밀집 거주지 생활환경개선 착수 이에 따라 대림동 일대는 범죄 예방을 위한 보안등이 초등학교를 주변으로 설치되며, 원곡동에는 다문화 홍보 학습관이 조성된다. 또 경남 창원 외동과 내서읍, 김해 삼방동 등 외국인 노동자 밀집 지역에는 범죄 예방용 폐쇄회로(CC) TV가 설치되고, 비교적 생활환경이 좋은 서울 이태원 일대는 번잡한 상가 간판을 일제히 정비해 외국인 집단 거주 지역의 특색을 살릴 방침이다. 행안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국내 거주 외국인에게 더욱 안전한 생활환경을 제공하고, 마을별 공동체를 형성해 이들이 우리 사회의 건전한 구성원으로 정착하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평창 2018 이렇게] 최대 수혜 기업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의 최대 수혜 기업은 어디일까. 이트레이드증권은 최근 2018년 동계올림픽 평창 유치로 가장 큰 혜택을 받을기업은 삼성그룹과 협력사라고 분석했다. 오세준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로 직접적 관련이 있는 기업 집단인 삼성그룹의 위상이 승격될 전망”이라면서 “추가적으로 내년 2012년 런던올림픽과 2014년 브라질월드컵 수혜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올림픽 스폰서십 확보가 예상돼 상징적 의미가 크다.”면서 “TV, 휴대전화, 가전 등 세트 부문 판매 확대와 올림픽 로고 각인 등 제품 브랜드 이미지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그는 삼성전기에 대해서도 “TV, 휴대전화 부품 관련 올림픽 이벤트로 고객이 늘고 삼성전자의 판매 확대로 주문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여행·관광 업계 역시 평창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최근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와 강원도에 따르면 동계올림픽 개최에 따른 전국적인 총생산 유발 효과가 20조 497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항공업계에서는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중 20만명이 넘는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에 몰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방문 외국인들은 1인당 하루 평균 30만 6000원가량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수입을 모두 합치면 4778억원에 달한다. 자연스레 면세점과 호텔 등도 호황을 누릴 것으로 보고 있다. 개최지인 평창을 중심으로 도로와 철도 등 교통망이 대거 확충될 예정이어서 올림픽 이후에도 외국인 관광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강원도개발공사가 개발해온 알펜시아 리조트도 이용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자유구역에 준하는 개념의 올림픽특구로 지정되면 관광산업과 동계스포츠 관련 산업이 동시에 발전해 아시아 동계 스포츠의 메카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알펜시아 관계자는 “올림픽 유치에 따른 경제 가치 효과는 수치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크다.”면서 “관광과 동계스포츠뿐 아니라 해외 관광객이 체류하면서 소비하는 돈의 액수도 시간이 지날수록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랜드 역시 여행 관련 수혜 기업으로 거론되고 있다. 올림픽 유치가 결정되면서 카지노 테이블 증설이 예상돼 수입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2015년 카지노 허가 연장 협상에서도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첫 해외투표 어떻게] 한나라당 해외 유권자 관리방안

    [첫 해외투표 어떻게] 한나라당 해외 유권자 관리방안

    “외연은 넓게, 제도는 느슨하게…”. 한나라당은 내년 총선·대선에 도입되는 재외국민선거에 대해 ‘실(失)보다는 득(得)’이 많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외 동포들이나 유학생 등 체류자의 경제적 능력 등을 감안하면 보수적 정치성향의 유권자가 더 많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한나라당 이주영 정책위의장도 “해외 동포사회에선 보수층이 더 두꺼울 것으로 본다.”면서 “재외국민을 위한 정책들을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해외 조직과의 연대 폭 넓히기를 통해 투표율을 높이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9월 정기국회 때부터 국회 정치제도개혁특별위원회를 통해 본격적으로 제도 개선에 나서며 재외국민의 마음을 끌어올 계획이다. 당장은 외연 넓히기에 주력할 계획이다. 해외 지부 설립을 금지하고 있는 선거법 등에 따라 직접 뛰어들기보다는 우호 단체와의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한나라당 정책 후원회 설립과 그 뒷바라지다. 당 재외국민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한나라 남가주 위원회를 비롯해 북가주, 시카고, 애틀랜타, 베이징까지 5곳에 설립돼 있다. 또 7월 말까지 한나라 댈러스 위원회를 시작으로 워싱턴, 뉴욕, 캐나다 토론토에도 속속 정책후원회가 설립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이 난 직후인 2009년 말부터 미국·중국·일본·유럽·중남미 등에서 자생적으로 결성되고 있는 녹색성장포럼(GGF·Green Growth Forum)도 한나라당과의 정책 연대가 예정된 조직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 일각에선 2007년 대선을 앞두고 결성됐던 이명박 대통령의 비선조직들도 내년 양대 선거를 앞두고 해외로 진출해 외연 확대에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드러내놓고 한나라당을 후원하고 있진 않지만, 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 지원 단체로 탈바꿈할 해외 조직들도 상당수 확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고위 당직자는 “각종 형태의 조직을 결성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면서 “같은 맥락에서 해외 자문위원단도 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대표최고위원 직속으로 재외국민협력위원회(위원장 조진형 의원)를 두고 중진들을 대거 포진시킨 대륙별 분과위원회의 의원 외교 활동을 부추기며 해외 정책후원회 등과의 결속력을 강화하고 있다. 또 당 사무처에는 재외국민국을 두고 해외 조직 관리와 정책 개발 업무를 전담시키고 있다. 이중호 한나라당 재외국민국 국장은 “한나라당 정책을 지지하고 후원하는 재외동포단체들이 자발적으로 정책후원위원회 형식으로 설립돼 당의 지지기반을 확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해외 조직들은 교포 사회 속에서 재외선거인 등록 캠페인, 투표 참여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한나라당은 국회 정개특위 논의과정에서 선거에 참여하려는 재외국민의 편의 도모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우선 재외선거인명부 등록 방식을 현재 ‘공관 방문 등록’에서 ‘우편·인터넷 등록’으로 바꾸려고 한다. 공관에서 멀리 떨어져 사는 재외국민을 위해 굳이 공관까지 찾아가는 불편함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또 내년 총선과 대선이 잇따라 진행되는 점을 감안해 총선 때 등록하면 대선 때 재등록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선거 때 한인타운과 공관을 오가는 셔틀버스 운행을 합법화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이 역시 원거리 투표에 따른 불편을 덜어주기 위한 방안이다. 다만 동원선거의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허가를 받지 않은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벌칙도 함께 마련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공관 방문 투표’만 인정하고 있는 현행법을 고쳐 재외국민의 밀집 거주지에 추가 투표소를 설치하는 쪽으로 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나라당은 다만 자칫 투표율 재고 방안이 다른 정당에 유리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내심 품고 있다. 한 관계자는 “그동안 재외국민 선거에 대한 경험도 없고, 재외국민들의 정치성향에 대한 분석 데이터가 없다.”면서 “확정적인 게 없는 상황에서 제도 개선을 통해 투표율을 높였다가 낭패를 보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이 우편이나 인터넷을 통한 투표 방법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못하는 것도 이런 우려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대신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 등 국가 위상을 높인 주요 정책과 행사들을 홍보하는 이메일 발송과 해외 교포를 대상으로한 언론 노출 확대, 한인회 행사 참여 등을 통해 스킨십을 넓혀가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외국인도시 길을 묻다] “한국문화 익숙한 조선족 재입국 보장해야”

    [외국인도시 길을 묻다] “한국문화 익숙한 조선족 재입국 보장해야”

    지난 15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 ‘국경없는 마을’ 먹자골목 뒤편의 비루하고 허름한 빌딩. 이곳에 다문화가족들과 외국인 노동자들의 쉼터인 안산 외국인 노동자의 집이 있다. 페인트가 벗겨진 간판에는 ‘중국동포의 집’이라고 쓰여 있다. ‘모든 사람은 인종과 언어, 국가를 초월해 존엄성을 갖는다’는 기치로 1994년 4월에 문을 열었다. 비좁고 가파른 계단을 따라 3층까지 올라가니 가정집을 사무실과 상담실로 개조한 쉼터가 나왔다. 이곳에서 남자 20명, 여자 5명의 외국인들과 동고동락하는 이정혁(46) 목사를 만났다. ●‘허가기간 만료자’ 15만명 도달 “아직도 외국인 근로자들을 일회용 ‘땜빵’, 쓰고 버리는 타이어쯤으로 생각합니다. 외국인 근로자 126만명 시대라지만 대부분은 그들에게 관심도 없고, 그들을 향한 편견은 여전합니다. 함께 다문화사회를 이룰 것인지, 임시방편으로 쓰고 돌려보내는 차원에서 끝낼 것인지를 한국사회가 선택해야 할 기로에 놓였습니다.” 이 목사는 적절한 시점에 방문해줘서 고맙다고 반기면서 단호한 어조로 외국인 근로자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가장 큰 이유는 2004년 8월에 도입된 고용허가제(EPS)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 ‘허가 기간 만료자’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 수가 15만명에 이른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중국동포의 경우 ‘방문취업비자’(H2)도 5년 만기가 도래하고 있다. 그는 현재 H2 체류 자격으로 국내에 거주하는 중국동포만 30만여명에 이른다고 했다. 이들이 즉시 출국하지 않으면 수십만명의 불법체류자가 발생하는 셈이다. ●불법체류자 대량 양산 우려도 이 목사는 “새 인력으로 새 수요를 창출하는 것보다 기업 입장에서는 한국문화와 기술에 익숙한 이들을 다시 쓰는 게 낫지 않느냐.”고 반문한 뒤 연장이나 재입국이 보장되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제도적 모순도 간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기업은 기껏 기술을 가르쳐 놔도 5~6년 살다가 돌아갈 사람들로 생각하고, 외국인 근로자들은 마음을 내려놓지 못하는 딜레마가 문제다. 그러나 이 목사는 “정부가 중국동포를 동남아시아인들과는 달리 민족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면서 이들에 대한 포용정책을 기대하고 있다. 이어 “고용허가제가 만료되는 이들의 10명 중 3명은 고향에 가지 않겠다고 말한다.”면서 “자칫 이들을 방치하면 범죄와 사고로 이어질 게 뻔하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외국인도시 길을 묻다] “한국말 서툴러 취업 어려워… 임금체불·차별 여전해요”

    [외국인도시 길을 묻다] “한국말 서툴러 취업 어려워… 임금체불·차별 여전해요”

    “한쿡 생활 쉽지 않아요~.” 결혼 이민자와 외국인 근로자 등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은 저마다 한국 생활의 애환을 털어놓는다. 숨은 사연은 각기 달라도 낯선 이국땅에서 겪는 어려움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의사소통 문제 가장 힘들어” 17일 오후 4시 서울 성동구 홍익동 ‘성동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네 살배기 아이와 함께 아동극 프로그램에 참여해 ‘아기돼지 삼형제’ 대본을 연습 중이던 서수분(30·여·중국)씨는 서툰 한국말로 “남편은 귀화시험을 통과해 국적을 취득했는데 저와 아이는 아직도 중국인”이라며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3년 전 조선족 남편을 따라 한국에 온 서씨는 “우리 아이는 한국에서 태어났는데도 국적을 취득하려면 중국에 가서 가족증명서를 떼 와야 하고, 이를 제출해도 1년 넘게 기다려야 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특히 서씨는 결혼 이민자에게 주는 보육비 지원 등 각종 혜택도 받지 못한다. 다문화가족이라고 하더라도 한쪽 부모가 한국에서 출생해야만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현행 ‘다문화가족지원법’ 때문이다. 서씨는 “가뜩이나 어려운 살림에 보육비가 한 달에 40만원이나 드는데, 지원이 정말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한국인 남편을 따라 1993년 한국에 온 유세프타(33·여·우즈베키스탄)씨는 “한국말을 체계적으로 교육받기 쉽지 않고, 육아와 아이 교육에 대한 걱정도 크다.”고 말했다. 한국말이 서툴러 취업을 하고 싶어도 못한다고 했다. 구청을 통해 다문화지원센터에 취업해 9월까지 프로그램 지원 업무를 하고 있는 응옥티마이(24·여·베트남)씨는 “다문화 가족들을 위한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성동구에서 결혼 이민자를 대상으로 한국생활의 힘든 점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언어 문제가 66%로 가장 많았고, 이어 자녀 양육과 경제적 어려움, 외로움 등의 순이었다. 경기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 ‘안산 외국인노동자의 집’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위즈(39·나이지리아)씨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언어와 문화적 차이로 고생을 많이 했는데 한국인 친구들이 도움을 많이 줬다.”면서도 “하지만 불법체류라는 신분 때문에 임금 차별을 받고 억울한 일을 당하는 안타까운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고 했다. 그는 “피부색이 다르고, 언어도 다르지만 똑같은 사람으로 대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불법체류자 약점 탓에 돈 못받아” 중국 헤이룽장성에서 온 김모(43)씨는 “양계 농장에서 5년간 일했지만 불법체류자라는 약점 탓에 돈 한 푼 받지 못했다.”며 “노동부에 신고하는 것을 도와주겠다던 사람이 나타나 그를 믿었는데 갑자기 사건이 종결됐다며 종적을 감춰 버렸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우리는 한국인도, 중국인도 아닌 사생아 같은 존재”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같은 고향 출신인 장길성(73)씨는 “몸이 아파 고생하자 ‘중국동포의 집’ 직원들이 입원비를 마련해줬다.”고 고마워했다. 부인과 사별한 뒤 한국에 온 그는 “고향에 돌아갈 생각이 없다.”며 “같은 민족이고 같은 언어를 쓰고, 같은 글을 쓰는 동포의 나라에 정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상담과 통역일을 하고 있는 임옥(38·여·베트남)씨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임금체불과 산업재해로 고통받고 가정폭력, 차별, 폭행 등으로 억울한 일을 당하는 외국인들의 상담이 줄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대표적인 외국인 마을인 서초구 반포4동 서래마을에 사는 외국인들도 어려운 점이 있다. 쾌적한 분위기의 고급 빌라가 밀집된 부촌에 살고 있지만 일상생활에서는 넘지 못할 벽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 동네에서 주민센터 역할을 하고 있는 ‘서래 글로벌빌리지센터’는 외국인 거주자들이 겪는 생활관련 불편사항을 해결하고, 의사소통을 돕고 있다. 서래마을에는 주민 1만 3000명 중 718명이 외국인이고, 또 이 가운데 400여명이 프랑스인이다. 한국인 남편을 따라온 알리홀 마리피에(40) 센터장은 “서래마을에 사는 외국인 상당수가 비자 발급과 변경 절차가 복잡하다고 말하고 있으며, 각종 예약 시스템이 영어로 돼 있지 않아 공연과 여행 등을 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관공서 서류에 영어 표기를 병기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조현석·강동삼기자 hyun68@seoul.co.kr
  • [첫 해외투표 어떻게] 중국-교민 한시적 체류 많아 투표인원 유동적

    [첫 해외투표 어떻게] 중국-교민 한시적 체류 많아 투표인원 유동적

    해당 국가 영주권자나 시민권자가 많은 미국이나 일본과 달리 중국에는 사업이나 학업 등을 이유로 한시적으로 머무는 교민들이 많다. 기업의 주재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그만큼 국내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실시한 인구 센서스에서 3개월 이상 체류하고 있는 한국인은 12만여명으로 집계됐지만 재중국 한국인회 측은 최소한 65만명 정도가 중국 전역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베이징에만 11만 8000여명의 교민이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대적으로 젊은 층이 많아 유권자 숫자는 30만명이 채 안 될 것으로 추정된다. 선거가 임박해지면서 국내 정치인들의 중국 방문이 잦아지고 있다. 매월 최소한 한두 팀의 국회의원들이 공식적인 일정으로 방중하고 있는 가운데 소리소문 없이 조용하게 다녀가는 정치인들도 많다. 일부 정당은 지난해 초부터 중국 내 조직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한인단체의 한 관계자는 “정당마다 중국 사정에 밝은 ‘지중파’ 의원들에게 중국 내 표 관리를 맡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베이징 차오양(朝陽)구의 왕징(望京)과 같은 교민 밀집지역이 많아 금전 살포 등 불법 선거운동의 위험성이 그 어느 국가보다 높다. 최근 들어 부쩍 향우회 모임이 활발해지는 등 벌써부터 출신 지역을 중심으로 ‘세몰이’가 시작된 징후도 엿보인다. 베이징 주중대사관에 파견된 최광순 선거관리관은 “국내 사법권이 미치지 않기 때문에 결국은 자제에 호소할 수밖에 없다.”면서 “한인단체, 교회, 유학생회 등을 상대로 불법 선거운동 자제와 적극적인 선거 참여를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곧 1만여부의 재외국민선거 관련 팸플릿을 국내로부터 공수받아 교민들에게 나눠 줄 계획이다. 중국에서는 모두 9곳의 공관에 투표소가 설치된다. 베이징의 주중 대사관과 상하이·칭다오·선양·광저우·청두·시안·우한·홍콩 총영사관 등이다. 선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두 차례 해당 공관에 찾아가야 한다. 선거인 등록과 실제 투표를 위해서다. 내년 총선을 위한 선거인 등록은 11월 14일부터 90일간이다. 문제는 땅이 넓다보니 한 표를 행사하는 데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든다는 점이다. 베이징 주중대사관 관할 지역은 베이징과 톈진, 허베이성 등은 물론 수천㎞ 떨어진 시짱(티베트)자치구와 신장위구르자치구 등이다. 티베트와 신장 지역 교민은 왕복 수천 위안의 항공료와 숙박비 등을 감수해야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베이징과 가까운 톈진도 최소한 왕복 4~5시간의 ‘공’을 두 번이나 들여야 한다. 톈진 지역의 한 교민은 지난달 30일 실시한 2차 모의투표를 마친 뒤 “교민들이 이렇게 멀리 일부러 투표하러 올까 걱정된다.”면서 “거점별로 투표소를 증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투표율이 지난해 11월 실시된 1차 모의투표 당시의 38%에 훨씬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 선거관리관은 “국민들의 기본권 확대를 위해 많은 어려움 속에 재외국민선거 제도가 탄생했다.”면서 “문제점이 적지 않지만 일단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국민들의 적극적인 한 표 행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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