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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의로 포장됐다, 너희나 실컷 살아”…임대주택의 명암[이슈픽]

    “선의로 포장됐다, 너희나 실컷 살아”…임대주택의 명암[이슈픽]

    기안84 웹툰 또 부동산 정책 풍자 웹툰 작가 ‘기안84’(36·본명 김희민)가 연재 중인 웹툰 ‘복학왕’을 통해 또다시 최근 부동산 상황을 풍자했다. 앞서 그는 청약 광풍, 로또 청약, 집값 급등 등 상황을 풍자 한 바 있다. 17일 화제된 네이버 웹툰만화 ‘복학왕’ 326화인 ‘청약 대회 마무리’편을 보면 주인공 등 등장인물들이 아파트 청약을 하기 위해 체력장을 펼치고 아파트 벽면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진 사다리를 오르는 장면이 나온다. 실제 집을 얻기 위한 청약 경쟁이 엄청난 상황을 풍자한 것이다. 등장인물들은 입주 물량이 1084가구로 제한된 아파트의 청약 자격을 얻기 위해 아파트 벽면에 매달린 사다리를 타고 1층부터 옥상까지 올라가야 한다. 기안84는 입지 좋은 신도시 아파트를 분양받는 것을 두고 ‘귀족으로 갈 수 있는 사다리’라고 표현했다. 한 인물은 사다리를 오르며 “좋은 집 살고 싶은 게 죽을죄냐”고 물었고, 이에 다른 인물이 “정신 차려. 착하다고 해서 누가 집을 주지 않는다. 세상은 원래 전쟁이다. 땅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라고 답한다. 또 ‘행복주택’과 ‘임대주택’을 산속에 지어진 허름한 주택으로 그리며 “선의로 포장만 돼 있다. 난 싫다. 그런 집은 너희들이나 실컷 살아”라고 말하는 장면도 담겼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대책으로 내놓은 공공임대주택(행복주택)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내 집 마련의 꿈은 아마 모든 국민들이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내 집 마련은 커녕 전·월세 집에서 사는 것도 버거운 것이 현실이다. 이에 같은 지역, 같은 조건의 주택 임대료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료를 주고 더 나은 주거환경에서 살 수 있게 한 주택이 ‘임대주택’이다. 웹툰에서는 이 밖에 “죽으라고 일 만하고 그렇게 평생 일한다고 해도 월급보다 빨리 오르는 이런 집(아파트)을 살 수 있겠냐”, “평생 월세나 살다 죽을 셈이냐”, “집 없는 노예로 사느니 죽더라도 귀족으로 살아보자” 등 최근 급등한 집값을 지적하는 표현도 나왔다. 또 아파트 정상에 오른 통과자들은 다른 사람들이 타고 올라오는 사다리를 치워 버리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기안84는 지난해 10월에도 등장인물이 “한강이 보이는 마당 있는 주택은 몇 년 만에 몇십억이 올랐다고 한다. 이건 진짜 뭔가 잘못된 것 아닌가. 가진 놈들은 점점 부자가 된다”고 말하는 장면을 웹툰으로 그려 부동산 문제를 꼬집었다. 또 등장인물이 “가끔은 기가 막힌다. 이렇게 열심히 일해도 집 살길은 보이지가 않는 게. 닿을 수도 없는 이야기 같은”이라고 말하며 ‘달’을 향해 손을 뻗는 장면을 두고 문재인 대통령의 애칭 ‘달님’을 의미한다며 기안84가 현 정부를 비판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그렇다면 웹툰에 등장하는 ‘행복주택’과 ‘임대주택’은 무엇일까? 임대주택, 일정 소득 이하 ‘무주택가구’ 대상으로 임대하는 주택 ‘임대주택’이란 주거 안정화를 목적으로 국가, 민간 건설업체가 건축해 일정 소득 이하의 무주택가구를 대상으로 임대하는 주택이다. 크게 정부의 지원을 받아 건설하는 공공건설임대와 민간업체가 짓는 민간건설임대로 나뉜다. 공공건설임대는 다시 영구임대, 국민임대, 공공임대 3가지로 분류된다. 다시 말하면 집이 없는 서민을 위해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료로 더 나은 집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제도다. 내 집 마련의 발판이 될 수도 있고, 기초생활수급자, 경제활동을 할 수 없는 어르신 등 사회보호계층에겐 저렴한 임대료를 내고 지낼 수 있는 집이 생기는 것이다. 의무임대기간 동안 보증금과 임대료를 내고 살았으면 분양으로 전환하여 소유권을 이전받을 수 있는 공공임대, 분양으로 전환할 수는 없지만 최대 30년의 임대기간 동안 시세의 60~80% 수준의 저렴한 보증금과 임대료를 주고 살 수 있는 국민임대주택(무주택자·저소득층 대상), 기초생활수급자·국가유공자·한부모가족 등에게 시세의 30% 수준의 보증금과 임대료로 살 수 있는 영구임대주택이 있다. 대학생·신혼부부 등 젊은 세대에게 우선 공급하는 행복주택 최근 부동산시장에 ‘행복주택’이란 말이 많이 등장한다. 행복주택이란 대학생, 신혼부부 등 젊은 세대에게 저렴한 임대료로 공급하는 임대주택이다. 물량의 80%를 젊은 세대에게, 나머지 20%를 취약, 노인계층에 공급하는 제도로, 최대 6년의 임대기간 동안 저렴한 보증금과 임대료를 내고 살 수 있다. 단, 분양전환은 되지 않는다. 임대료는 최대 60% 정도 저렴한 수준이며, 소득 기준 및 자산 보유 기준에 충족해야 신청이 가능하다. 또 주택청약저축에 가입이 되어 있어야 한다.“임대주택은 전세와 달리 이사 걱정이 없어요” 먼저 임대주택의 장점은 일반적으로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료로 초기 자금 부담이 적다. 임대 거주기간 동안 취득세부터 등록세·재산세를 납부하지 않고, 분양전환주택의 경우 의무거주기간이 지난 뒤 주변 분양가보다 저렴하게 분양받을 수 있다. 임대주택은 집주인 터치가 없고, 전세와 달리 이사 걱정이 없다. 따라서 재계약에 대한 걱정도 없어진다. 또 최대 보증금 전환으로 보증금을 최대로 넣으면 월세도 그만큼 줄어드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임대주택의 가장 큰 단점은 주위의 시선이라고 말한다. 임대아파트 역시 재계약 시기가 있다. 보통 2년마다 물가상승률과 주변 시세를 고려해 보증금과 임대료가 상승될 수 있다. 분양전환 시기가 왔을 때 분양가, 분양 일정 등의 의견 차이로 갈등이 생길 수도 있다. 또 주변의 시세가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의 경우 분양전환 가격이 과도하게 상승하는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최근 분양을 시작한 서울 성북구 공유주택 ‘안암생활’은 애초 전세대책과는 거리가 멀었다. 단지 집값 폭등에 전세난까지 계속되는 와중에 호텔을 개조해 전·월세 주거로 내놓는다는 정부 발표만으로 입주자들은 ‘호텔 거지’란 비난을 듣기까지 했다. 안암생활이 언론에 공개된 뒤 ‘거지’ 운운하는 비난은 사그라들었지만, “1인 가구에만 적합하다”, “방에 부엌이 없다”고 쓴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자율주행·전기차에 30조 퍼붓는 GM…전기트럭 사업 개시

    자율주행·전기차에 30조 퍼붓는 GM…전기트럭 사업 개시

    미국 최대 자동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전기트럭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미 경제채널 CNBC방송 등에 따르면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12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1’에서 오는 2025년까지 전기차와 자율주행 프로그램에 270억 달러(약 30조원) 규모를 투자하는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공개했다. 바라 CEO는 “GM은 미래 비전으로 ‘사고 제로’ ‘배출가스 제로’ ‘교통체증 제로’ 등 ‘3 제로’ 실현을 제시하고 있으며, 그 열쇠는 전동화에 있다”며 전기차를 통해 사회를 혁신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GM은 이를 위해 자율주행 기반 배송용 전기트럭 서비스 ‘브라이트 드롭’을 선보였다. 브라이트 드롭은 짐을 싣고 단거리를 이동하는 ‘EP1’과 EP1을 싣고 중·장거리를 이동하는 전기 밴 EV600으로 구성된다. 택배 배송 기사가 EV600을 몰고 배송지로 이동한 뒤 EP1을 꺼내면, 택배 상자를 품은 EP1이 배송 기사를 따라간다는 것이 GM의 설명이다. EP1은 최대 90kg의 화물을 싣고 초당 3m 속도까지 운행할 수 있다. 배송 기사가 화물을 직접 운반하지 않아도 되는 만큼 체력 부담은 줄고 더 많은 물품을 운송할 수 있게 된다. GM은 페덱스와 함께 한 실증 실험을 통해 브라이트 드롭을 적용할 경우 배송 기사가 하루에 25%의 물량을 더 소화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브라이트 드롭은 올 연말부터 페덱스에 공급될 예정이다. GM은 이와 함께 2025년까지 전 세계에서 모두 30종의 전기차를 출시하고 미국과 중국에서 연간 100만대의 전기차 판매를 목표로 제시했다. 이날 GM의 주가는 브라이트 드롭 소식에 힘입어 뉴욕 증시에서 7% 가까이 상승하며 2010년 상장 후 최고치인 48달러 대로 치솟았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남자라 오해받았던 ‘파워 주포’… 92연승 대기록 이끌어… 센 언니 원천은 ‘연습 또 연습’

    남자라 오해받았던 ‘파워 주포’… 92연승 대기록 이끌어… 센 언니 원천은 ‘연습 또 연습’

    ‘배구 레전드’ 장윤희(51) 17세 이하 여자유스대표팀 감독. 그녀는 천생 여자였다. 단정하지만 자신감 있게 인터뷰실에 앉은 장윤희에게 ‘그 사건’ 때 “여성으로서 수치스럽지 않았느냐”고 직설적으로 물었다. 장윤희는 최근 높은 인기를 누리는 여자배구의 원조 슈퍼스타다. GS칼텍스의 전신인 호남정유의 주포였던 그는 1991~99년 슈퍼리그 9년 연속 우승과 92연승 신화의 주역이다. 국가대표 시절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금메달, 베이징·방콕 아시안게임 은메달 등 수많은 트로피를 수집했던 전설의 장윤희를 만났다. 처음 본 기자의 질문에 장윤희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괜찮았고 아무렇지도 않았다”고 답했다. 그 사건은 이랬다. 1994년 10월 28일 브라질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첫 경기인 독일전을 앞두고 배구 여전사들은 상파울루 경기장을 찾았다. “경기장에 들어서니 분위기가 이상하게 어수선했어요. 그래도 우린 몸을 풀고 있었지요. 그런데 김철용 감독이 와서 ‘장윤희, 오늘 경기 못 뛴다’고 하는 거예요.”날벼락 같은 소식이었다. 장윤희가 브라질에 도착해 받은 도핑검사 결과 ‘남성 호르몬’이 높게 검출됐다는 것이다. 당시 장윤희의 지치지 않는 체력과 후위공격의 강력한 스파이크는 남성 못지않을 정도로 위협적이었다. 김 감독이 경기감독관에게 “장윤희가 오늘 경기를 뛰고 다시 검사받아 결과가 이상하게 나오면 몰수패를 당하겠다”고 사정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불과 10여일 전인 같은 달 16일 폐막한 일본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여자배구가 32년 만에 처음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도 검사 결과에 문제가 없었다고 하소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그는 바로 경기장을 나왔다. “마침 경기장에 늦게 도착한 한 남성 교포분이 밖으로 나가는 저를 알아보고 ‘어디 가느냐’고 물었습니다. 사정을 설명했더니 그 교포가 동행해 줬어요. 통역도 없던 시절이었는데 그분이 택시를 잡아 주고 병원까지 따라다니며 통역과 안내를 다 해 줬어요. 참으로 고마운 팬입니다.”24살 장윤희는 이날 부인과 병원 3곳에서 검사를 받으며 1.5ℓ짜리 물병 5개를 비웠다. 여성이 맞다는 ‘당연한’ 검사 결과를 재확인하고 경기장에 돌아오니 팀은 패해 있었다. 물론 다음 경기부터 출전했다. 단장인 여무남 전 대한역도연맹 회장이 국제배구연맹(FIVB)에 공식 항의했고 FIVB 회장이 사과했다. 그래서 장윤희는 “괜찮다”고 쿨하게 답했단다. “수치스럽지 않았느냐”고 묻자 장윤희는 “성격상 속상하고 마음에 상처받고 그런 스타일이 아니어서…. ‘내가 남자가 아니면 됐지, 뭐’ 하고 편하게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한국으로 돌아오니 후배들이 여자가 맞는지 검사를 받았다는 기사가 난 신문을 이만큼 주더라고요.” 그는 엄지와 중지로 가늠해 보이며 웃었다. 장윤희는 태릉선수촌에서 사랑을 꽃피운 사이클 국가대표 출신 이경환과 1997년 결혼해 1남 1녀를 두고 있다. “평범한 아내가 꿈이었다”는 장윤희는 맏딸을 낳고도 선수로 뛰다가 2002년 은퇴했다. 배구 재능을 타고났을까. “학교 시절부터 신체 조건의 불리함을 극복하려고 줄넘기를 무척 많이 했습니다. 매일 이단뛰기를 1000개 이상, 삼단뛰기를 500개 이상 했습니다. 훈련에 훈련을 거듭하자 태릉선수촌 트레이너도 ‘연습 벌레’라고 인정했습니다. 재능은 있는데 훈련을 게을리해서 빛을 보지 못한 선수는 많습니다만 훈련을 거듭해 빛을 보지 못한 선수는 없습니다.” 그러고 보니 그는 공격수로 부족한 높이(신장 170㎝)를 훈련을 통한 점프력으로 보완했다. 장윤희는 전주 근영여고 시절부터 연습 벌레였다. “학교 감독님이 ‘윤희는 키가 작고 재능이 부족해 실업팀에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어요. 그래서 할 수 있는 게 연습뿐이었고 이를 악물었습니다.” 1970년 전북 남원에서 태어나 남원초등학교에서 배구에 입문했다. ‘삐삐한 소녀’ 장윤희는 학창 시절부터 혼자 남아 개인 훈련을 하면서 ‘악바리’, ‘장똘’이라는 별명 속에 거포로 성장했다. 그는 배구에서 이솝우화 ‘개미와 베짱이’가 맞다고 강조했다. “여름철 비시즌, 아무도 보지 않을 때 흘린 땀은 팬들이 알아주고 기록으로 보답받죠.” 지금은 그때보다 리그가 길고 경기가 많아 체력 소모가 심해 훈련량이 더욱 중요하다. 그 시절 보통 여자 선수들은 풀세트를 뛰면 몸무게가 3㎏ 정도 빠졌다. 하지만 장윤희는 몸무게에 1.5㎏ 정도 변화가 생겼다. 그는 화려한 배구 인생에서 가장 즐거웠던 경기로 뜻밖에도 ‘준우승’을 이야기했다. “고3 때인 1988년 11월 호남정유에 입단해 배구대전에서 준우승했을 때입니다. 당시 여자배구는 미도파와 현대건설이 주름잡았고 호남정유는 잘해야 3위 팀이었지요. 그때 저뿐만 아니라 여고생 4인방(홍지연·김호정·이정선)이 무서운 줄 모르고 날았습니다. 결승에서 현대건설에 져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자신감을 확인했던 겁니다.” 배구 인생을 시작하면서 땀을 흘리면 우승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리그 우승컵 사냥은 3년 뒤인 1991년부터 시작됐다. 기억에 남는 경기는 93연승이 막혔을 때라고 말했다. “1995년 1월 선경합섬과의 경기였어요.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준비했는데 그날따라 경기가 풀리지 않고 범실이 많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상대가 한 실수는 득점으로 연결되고…. 결국 패했지만 우리끼리 라커룸에서 마구 웃었어요. 너무 기뻐서. 패하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고 다음 경기부터 경기력이 더 좋아지더군요.” 연승을 이어 가야 한다는 부담감이 선수들의 어깨를 짓눌렀던 것이다. 장윤희라는 거포를 장착했던 호남정유는 1990년 11월부터 1995년 1월 2일까지 무려 4년 2개월 동안 92연승을 내달린 무적함대였다. 그에게도 1995년 슬럼프가 찾아왔다. “코트가 좁아 공을 때릴 곳도 없고 보기도 싫었어요. 배구를 그만두겠다고 부모님께 상의도 했지요. 거의 한 시즌 슬럼프가 계속됐습니다. 그런데 저를 일으켜 세운 건 ‘잘한다’며 다독거린 동료의 믿음이었습니다. 그게 배구이고 인생 같더군요. 좌절할 뻔했지만 극복하니 제가 더 성장해 있더군요.” 최근 여자배구의 인기가 높다. 아기자기한 랠리에 국제대회 성적도 받쳐 준다. 장윤희는 이런 요소에 ‘김연경 효과’도 강조한다. “김연경 선수는 기량도 기량이지만 팬들에게 다가가는 모습이 월드 클래스예요. 연경이는 해외 리그에서 뛸 때 경기를 보러 온 팬들 한 명 한 명에게 따뜻하게 대하더군요. 이건 본인의 노력입니다. 사실 경기를 뛰고 나면 힘이 하나도 없어요. 아쉽게 패한 경기에서는 더더욱 그렇고 심지어 짜증도 납니다. 그런데도 연경이는 웃으면서 팬들에게 인사하는 것을 여러 번 봤습니다. 분명 일류의 모습이었습니다.” 김연경의 그런 팬 서비스가 부러운가 보다. “우리 때는 카메라가 어색하고 두렵고 카메라만 다가오면 몸이 경직돼 버리더군요. 카메라가 상대팀보다 더 무서웠거든요. 경기 끝나고 밖에서 기다리는 팬들에게 제대로 인사도 못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분들에게 다가서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쉽고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그런데 요즘 어린 선수들은 카메라 앞에서도 자연스럽고 말도 잘하더군요. 참 보기 좋아요.” ‘센 언니’ 장윤희에게 진로를 상담하는 후배도 많다. “지도자로 배구 인생을 마무리하겠다는 후배도 많습니다. 그런 목표를 가졌다면 철저히 준비하라고 조언합니다.” 여자배구에서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 현대건설 이도희 감독 등 여성 지도자가 나오기 시작했다. 여성팀에서 여성 지도자의 역할과 중요성이 재확인된 것이다. “배구는 감독이 말로써 지시하는 지도는 한계가 있습니다. 한 명의 선수처럼 팀에 녹아들어 볼을 때리고 선수들과 교감해야 하거든요.” 배구 말고 즐거웠던 순간을 묻자 자녀를 가졌을 때도 좋았지만 딸(21)과 아들(13)이 코트에서 뛰는 모습을 볼 때라고 했다. 두 자녀 모두 배구를 한다. “관중석에 앉아 애들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공을 때리는 것을 보면 대견하기도 하고 상대 코트에 꽂아 넣으면 저도 모르게 두 손이 번쩍 올라가는 희열도 느낍니다. 애들 앞에선 배구 선배이기보다는 어쩔 수 없는 엄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이들이 스스로 배구를 시작했으니 이왕이면 즐겁고 행복하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배구도 인생의 한 길이지 않겠습니까.”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장윤희가 걸어온 길 ▲ 1970년 5월 전북 남원 출생 ▲ 근영여고, 한국체대 졸업 ▲ 배구 레프트 공격수 ▲ 국가대표(1989~1998년)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금메달 -1990년 베이징·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은메달 -1994년 세계선수권·1998년 월드컵 4위 -2002 부산 아시안게임 비치발리볼 ▲ 호남정유&LG정유(1988~2002년) -베스트6 10회 수상(1993~2000년 연속) -MVP 5회 수상(1997~1999년 연속) ▲ MBC 플러스 해설위원(2009~) ▲ 17세 이하 여자유스대표팀 감독(2020~)
  • ‘김정은 공백을 메워라’ 우리은행이 마주한 큰 숙제

    ‘김정은 공백을 메워라’ 우리은행이 마주한 큰 숙제

    우승 후보 아산 우리은행이 이번 시즌 잇따른 선수 부상으로 울상짓고 있다. 특히 수비의 핵심 김정은이 발목 부상으로 아예 시즌 아웃되면서 누가 김정은의 공백을 메우느냐가 남은 시즌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우리은행은 최고 연봉 3억원을 받는 선수가 2명 있는 유일한 팀이다. 그러나 두 선수가 완전체가 된 경기는 몇 경기 없다. 박혜진은 시즌 초반 족저근막염 부상으로 이탈하다 지난달 복귀했고, 김정은은 지난달 28일 부천 하나원큐와의 원정 경기에서 발목 부상을 입고 결국 수술을 받았다. 특히 김정은은 라이벌 청주 KB의 에이스 박지수를 전담 마크할 선수라는 점에서 우리은행의 걱정이 크다. 새해 첫 맞대결에서 우리은행은 1쿼터부터 내내 끌려다니며 김정은의 공백을 실감해야 했다. 적장 안덕수 KB 감독마저 “김정은의 있고 없고 차이는 크다”면서 “김정은이 가지고 있는 공격에서의 차이가 15~20점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을 정도다. 이날 KB와 우리은행의 경기는 16점 차였다.김정은은 코트에서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이라는 점에서도 우리은행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위성우 감독은 “김정은이 나갔다고 해서 갑자기 박혜진한테 그 역할을 넘겨버리면 부담스러워서 못할 것”이라며 걱정했다. 위 감독이 빠르게 수술을 결단한 이유도 김정은이 시즌 중에 벤치에 돌아와 선수들에게 힘을 줬으면 하는 차원에서다. 공백을 메우기 쉽지 않지만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을 맞아 우리은행은 재정비할 여유를 갖게 됐다. 최은실이 최대한 수비에서 역할을 해줘야 하지만 그렇다고 많은 시간을 뛰게 하기엔 체력적으로 부담스럽다. 위 감독이 대체 후보로 꼽는 오승인은 입단 후 재활에 오래 매달려서 아직 1군 경기를 뛸 체력과 역량을 갖췄는지 확신할 수 없는 상태다. 샐러리캡 14억원을 꽉 채운 우리은행이지만 김정은이 빠지면 11억원으로 몸값이 전체 최하위로 줄어든다. 김정은의 존재감이 그만큼 크다. 최근 인천 신한은행의 상승세가 무섭고 상위팀과 대등한 경기력을 보여주는 용인 삼성생명의 기세도 만만치 않아 우리은행으로서는 김정은 공백을 누가 어떻게 메우느냐에 따라 남은 시즌의 성적이 달렸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미모 폭발’ 교체출전 4분 만에 팬심 훔친 오승인

    ‘미모 폭발’ 교체출전 4분 만에 팬심 훔친 오승인

    여자프로농구 단독 1위 자리를 놓고 맞붙은 아산 우리은행과 청주 KB의 4라운드 경기가 열린 1월 1일 청주체육관. 김정은의 부재 속에 1쿼터부터 끌려가던 경기를 지켜보던 위성우 감독은 56-70으로 뒤져 있던 4쿼터 4분 21초를 남기고 주전 선수를 대거 교체했다. 사실상의 백기 투항이었다. 박혜진, 박지현, 김소니아, 최은실이 빠진 자리엔 홍보람, 나윤정, 김진희, 오승인이 투입됐다. 그 순간 인터넷으로 중계 화면을 보던 팬들은 오승인의 등장에 술렁였다. 채팅창은 갑자기 오승인에 대한 이야기로 도배됐고 경기 내용과 상관없이 미모의 농구 선수에 대한 팬심이 폭발했다. 이날은 오승인의 프로 데뷔 두 번째 1군 출전 경기였다. 첫 출전한 11월 25일 인천 신한은행전에서 1분 42초를 뛰었고 리바운드 1개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에선 4분 21초를 뛰었고 블록 1개를 기록했다. 리바운드와 블록에서 강점을 보인 것에서 알 수 있듯 오승인은 183㎝의 장신이다.사직초, 청주여중, 청주여고를 나온 오승인은 2019~20 시즌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5순위로 위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고교 시절 무릎을 심하게 다쳐 상위 지명권을 가진 구단들의 선택을 받진 못했지만 우리은행의 1라운드 선수로 지명됐다. 한 구단 관계자가 “부상 때문에 1라운드에 지명될 줄 몰랐다”고 했을 정도로 깜짝 선발이었다. 베스트5의 기량이 워낙 출중해 아직 기회는 많이 부여받진 못하지만 오승인은 여자농구계가 주목하는 차세대 스타다. 데뷔 당시부터 뛰어난 외모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수많은 여자농구 관계자 역시 오승인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오승인은 지난 11월 열린 퓨처스리그에서 4경기에 모두 출장해 17분 이상 소화하며 부상 영향 없이 건강한 모습을 과시했다. 특히 11월 19일 KB전에선 27분 동안 13득점 13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66-44 승리를 이끌었다. 우리은행은 김정은이 발목 인대 수술로 시즌 아웃되면서 주전 선수들의 체력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김정은이 없는 코트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할 박혜진 역시 부상에서 돌아온지 얼마 안 돼 조심스럽다. 우리은행으로서는 오승인을 비롯해 백업 선수들이 얼마나 해주느냐가 남은 시즌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청주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블랙(ABOUT THE DARK)/우솔미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블랙(ABOUT THE DARK)/우솔미

    등장인물 수용 29세/ 벽을 허무는 집주인 이리 30세/벽을 허무는 집주인의 친구옥형(노파) 88세/벽이 허물어지는 집 아랫집 거주자 때2017년 어느 가을 곳수용의 집 무대 벽이 있다. 벽의 좁은 면이 관객을 향하고 있다. 벽을 가운데 두고 하수로 붉은 조명, 상수로는 햇살 같은 밝은 조명. 붉은 조명은 빌라 주민들이 삼삼오오 돈을 모아 만든 ‘특수학교 설립 반대’ 현수막의 붉은 천에 빛이 투과된 것이다. 무대 뒤쪽, 현관문이 벽과 같은 방향으로 있고 문과 이어지는 계단은 불투명한 박스와 닿는다. 박스는 사람 하나 충분히 들어갈 수 있는 크기로 옥형의 집이다. 옥형은 수용의 집 아래층에 사는 노파이지만, 우리가 만드는 것이 무대이니만큼 상상력을 발휘하여 수용의 집보다 위에 있다고 약속하자. 공업용 마스크를 낀 수용 하수 등장. 낡은 후드와 트레이닝 바지 차림의 수용은 어딘가 무기력해 보이지만 분무기와 김장비닐을 든 손에는 비장함이 은근하게 뿜어져 나온다. 수용, 비닐을 바닥에 깐다. 아주 꼼꼼히. 그사이 이리, 상수 등장. 붉은 천을 허리와 목에 두르고 양손에 커다란 망치를 하나씩 끌고 온다. 옆이 트인 롱스커트 사이로 보이는 다리와 팔뚝의 타투들과 붉은 천, 망치의 조화는 길거리 행위 예술가를 연상시킨다. 이리 (붉은 방을 둘러보며 기운을 한껏 느껴본다) 느껴져. 느껴져, 느껴져! 느낌이 팍! 온다, 와. 수용 … 이리 딱이야, 딱. 아주 먹고 죽기 딱이야. (손을 까딱거리며 허공에서 술잔을 넘긴다) 뭐랄까, 아주 옥보단스러워. 수용 일조권을 침해받는 참혹한 현장이야. 전혀 옥보단스럽지 않아. 이리 하루만 빌려줘라. 네가 우리 집에 가서 자. 수용 얼마 줄 건데. 이리 얘 봐라. 무슨 돈을 달래. 서울 살더니 양아치 다 됐다. 수용 나 원래 서울에서 태어났는데? 이리 서울시장은 뿌듯하겠어. 서울시민이 이렇게 우정보다 돈이 먼저인 양아치라서. 수용 (가만히 생각에 빠져든다) 뿌듯하기보다는 머리 아프지 않을까. 네 말대로 서울에 살면 돈만 밝히는 양아치가 되면, 서울시민은 곧 양아치란 말인데. 이 많은 양아치들을 다 관리하려면 시장은 최고의 양아치가 해야겠네. 이리 하여튼. 또 이상하게 진지해지지. 으, 진지충. 헛소리는 됐고, 하루만 빌려줘. 수용 (마스크를 하나 주며) 네 룸메 코 골아서 싫어. 이리 오랜만에 나비랑 오붓하게 시간 좀 보내 보자. 수용 나비? 이리 말 안 했나. 애인. 뉴 원. 수용 그새? 울고불고할 땐 언제고. 체력도 좋다. 이리 능력이 좋은 거지. 수용, 비닐을 다 깔고 일어서는데 비틀 이리 (곰곰이) 체력도 좋긴 해야겠다. 하여튼, 진짜 진지하게 말하는 거야. 하루만 빌려줘. 어? 알겠지? 수용 너 오늘 우리 집에 왜 왔어? 이리 네가 오라며 새끼야. 수용 내가 왜 오라고 했어? 이리 하, 진짜 장난치나. (가만 돌이켜보다 손에 망치를 보고) 아… 벽…! 수용 그래, 오늘이면 옥보단도 안녕인데. 뭘 자꾸 빌려 달래. 수용, 마스크를 끼고 벽 앞에 선다. 이리 진짜 하게? 수용, 이리에게 마스크 하나를 주고 망치 하나를 받는다. 심호흡. 수용, 벽을 내리친다. 엄청난 진동과 소음 그리고 뿌옇게 이는 먼지. 삭막함이 감돈다. 수용, 다시 벽을 내리치려는데 이리 말린다. 이리 야, 잠깐만. 수용 왜? 이리 아니, 아랫집에서 올라오겠어. 진동이 장난 아닌데? 수용 아랫집만 올라 오냐. 엄청 커다란 직사각형 박스 하나에 벽을 댄 게 다인데. 다 쫓아오겠지. 이리 그냥 저번처럼 해. (몸에 두르고 있던 붉은 천을 흔들며) 두 번 했는데 세 번은 쉽지. 수용 세 번짼 수선비를 청구하겠대. 이리 얼만데, 얼마면 되는데. 누나가 해결해 줄게. 멀쩡한 벽을 허무는 것보다는 수선비가 낫지 않냐. 수용 빛 없이 사는 삶을 네가 알아? 숲세권 남향에 사는 네가 빛이 없어서 사람이 바싹바싹 말라가는 기분을 알 리가 없지. 머리랑 마음이 건조해지다 못해 바스러지는 기분이야. 이리 빛이 많아야 바싹바싹 마르지 없는데 왜 말라. 그냥 문을 열어 놓고 살던가. 수용 문이라는 건, 열고 닫으라고 있는 거야. 그게 문의 역할이지. 한 번 열면 언젠간 닫아야 제 역할을 다하는 거라고. 닫히지 않는 문은 문이 아니지. 그럴 바엔 없는 게 나아. 이리 그럼 창문을 만들자. 수용 (벽을 치며) 만들고 있잖아. 엄청 커다란. 창틀도 없고 유리판도 필요 없는 실용적인 창문. 이리 극단적인 놈. 수용 뭐든 확실한 게 좋잖아. 수용, 다시 벽을 허물기 시작 이리 어떻게 세상이 모 아니면 도, 흑 아니면 백으로 굴러가. 너 그거 강박이야. 괜히 바짝바짝 마르는 게 아니라고. 그래도 뭐 마른 장작이 잘 탄다더라. (쿵) 수용 이렇게 살다 죽겠지 뭐. 이리 무모한 놈. (쿵) 수용 생각해 봤는데. 아무래도 나는 자살할 것 같아. 이리 또 데드타임! 웬일로 그냥 넘어가나 했다. 수용 데드타임? 이리 그래, 너 죽는다는 소리 하는 거. 수용 왜 사람들은 이름 짓길 좋아할까. 이리 언젠 병에 걸려 죽을 것 같다며. 수용 엄밀히 말하면 병이긴 하지. 내 죽음의 원인은 내 안에 우울이니까. 있지,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사람이 세상에 있대. 말이 돼?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세상을 그렇게 살아질 수가 있는 건가. 이리 오늘은 아니지? 수용 뭐가? 이리 데드타임. 수용 오늘은 벽을 허물어야지. 그때, 관리실 방송. 수용과 이리, 방송이 나오는 천장을 가만 본다. 방송 아아, 관리실에서 알려드립니다. 잠시 후 2시부터 특수학교 설립 반대 관련 7차 회의가 있을 예정입니다. 회의 후 시위가 바로 시작되니 참석을 희망하시는 모든 주민들은 2시, 아니 정정하겠습니다. 1시 50분까지 늦지 않게 관리실로…. 수용 다 저기 가느라 벽이 무너지는지, 빌라가 무너지는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신경도 안 써. 그러니까 오늘 끝내야 돼. 수용, 다시 망치질을 시작하고 이리, 소음과 먼지 속에서 분무기로 물을 뿌려 먼지를 잠재운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던 이리, 수용의 얼굴에 물을 뿌린다. 수용 야! 이리 바싹바싹 마른다길래. 그때, 무대에 노파 등장. 노파가 있는 곳은 수용과 이리가 있는 공간과 다른 공간. 지팡이를 짚고 느린 걸음으로 나오는 노파는 명절에 자식이 사준 듯한 빳빳한 꽃무늬 재킷에 펑퍼짐한 배바지를 입고 낡은 크로스백을 맨 채 천천히, 아주 천천히 무대를 둘러 계단으로 향한다. 이리 (창밖을 보다) 야, 근데 저기에 아랫집 할머니는 없는 것 같다? 수용 네가 아랫집을 알아? 이리 오다가다 몇 번. 그 할머니가 좀 인상적이잖아. 정제되지 않은 순수함이 있다고 해야 되나? 직설적이면서 약간 자기 방어적인 느낌이 물씬 나는 게 꽤 녹록지 않은 삶을 살았겠다 싶지. 괜히 과거를 상상하게 만들잖아. 수용 순수는 무슨. 그냥 괴팍한 할머니야. 아는 것도 없으면서 아는 척만 하는 딱 옛날 사람. 이리 와우. 노인 혐오야? 수용 무슨 내가 그런 몰상식한 사람이야? 이건 정당한 혐오야. 이리 (웃음이 터진다) 세상에 정당한 혐오도 있어? 수용, 상의를 걷어 올리자 시퍼런 멍이 배에 크게 있다. 이리 그래, 언젠가 너 맞을 것 같더라. 수용 야. 이리 누구야, 누가 이랬어. 남의 집 귀한 자식을…. 왜 맞고 다니냐 너는, 속상하게. 수용 정제되지 않은 순수함을 갖고 계신 분. 이리 할머니한테? 이게 할머니가 만든 멍이라고? 수용 어. 이리 역시 호기심을 자극한다니까. 아니 그렇잖아. 지팡이에 겨우 의지해서 걷는 할머니가… 또 네가 싹수없게 굴었지. 수용 내 싸가지도 가릴 건 가려. 이리 근데 진짜 왜 그런 건데? 수용 이름 석 자 부탁한 대가야. 이리, 한쪽에 놓인 빈 서명지를 들어 본다. 이리 자가인가? 수용 뭐? 이리 아니, 그 정도로 반대하는 거 보면. 강경한 표현이잖아. 수용 강경한 정도가 아니라 말 그대로 폭력적이지. 이리 너무 텅 비었다. 나라도 서명 해줄까? 학교 설립 찬성해. 수용 너는 우리 구민이 아니라서 소용없어. 빌라 주민들의 소란스러운 소리. 장애학교 반대 시위가 시작됐다. 이리 서명이라는 게 굉장히 순수한 방식이야. 동시에 직설적이기도 해. 굉장히 너답다. 수용 내가 순수하고 직설적이라고? 이리 나 이사 올까? 그럼 나도 지역구민 되잖아. 수용 됐어. 이리 나도 해본 말이다 뭐. 수용 불편과 불만을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행동을 해야 해소되는 건 맞지. 그게 옳은 방향이야. 하지만… 그 사람들을 나쁘게 생각하지 않지만, 과연 옳은 방향인가 의문을 던질 수는 있잖아. 저 사람들 제대로 가고 있는 걸까. 어떻게 확신하고 있는 거지. 저 확신은 대체 어디서 오는 건데. 나는 그게 무지라고 생각해. 그사이, 노파 집 앞에 도착해 가방을 뒤지고 깜빡깜빡하는 현관 비밀번호를 적어 놓은 노트를 찾는다. 이옥형이라 커다랗게 적힌 노트를 꺼내는데 노트 사이에서 날이 시퍼런 과도가 뚝! 떨어진다. 떨어진 건 작은 과도지만 운석이 떨어진 듯한 소리와 진동이 무대를 흔든다. 수용과 이리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아래로 향하고 잠시 사이. 노파가 과도를 주워 넣는 그사이, 무대에 흐르는 묘한 긴장감. 노파 천천히 과도를 집어넣고 비밀번호를 확인하곤 집으로 들어간다. 밖에 소리가 무대를 환기하고 이리 (창밖을 보곤) 열정적이네. 그래도 생각해 보면 너무 비난만 할 수 없는 문제이긴 해. (수용의 시선을 느끼고) 야, 레이저 나오겠다. 분명히 말하는데 옹호하는 거 아니야. 그냥 공감능력을 지닌 인간으로서 감정이입을 해보자는 거지. 사실 그렇잖아. 누가 좋아해, 동네에 특수학교가 들어서면 집값이 떨어진다는 말도 있고. 수용 부동산이 떨어진다는 실질적인 증거는 어디에도 없어. 집값이 떨어진다는 가설은 무지에서 시작된 삐뚤어진 믿음이야. 수용, 망치질을 시작한다. 이리 그래 좋아, 뭐가 됐든. 그 믿음이 아틀라스처럼 세상을 지탱하고 있잖아. 저 자리가 원래 학교 부지란 이유 말고 다른 이유는 뭔데. 학군 빵빵한 동네가 지하철로 네 정거장만 가면 되잖아. 그렇게 멀지도 않아. 공사부지 맞은편은 곱창에 포차, 막걸리 온갖 술집이 줄 서 있더만. 워싱턴 노래방 간판이 애들 하굣길을 밝혀 주겠지. 이 동네보다는 그 동네가 백 번 나아. 안 그래? 수용 …. 이리 기시감 들지 않아? 수용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이리 한국전쟁 이후 국가적으로 밀고 있는 꽤 전통적인 방식인데. 그놈의 낙수효과야말로 삐뚤어진 믿음 아니야? 이게 진짜 먹힐 거라고 생각하는 뿌리 깊은 믿음. 네 말대로 무지에서 비롯된 거지. 될 놈만 건지고 나머지는 버리겠다는 걸 그럴듯하게 이름 붙여서 포장을 해요. 항상 그럴듯해 보이는 게 사람 눈 돌아가게 만들잖아. 난 그놈의 낙수효과가 대한민국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해. 수용 가부장제의 근본이라 생각하기도 하고. 이리 야 너. 짜식, 평소에 내 말을 아주 허투루 듣는 건 아니었구나. 수용 그럼. 귀는 문이 아니잖아. 닫히질 않아. 이리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수용 가끔은 닫혔으면 좋겠지만…. 이리 삐뚤어진 세상을 바로잡는 건 중요해. 근데 이 망할 놈의 세상은 밑 빠진 독이라서 어딘가는 새게 되어 있잖아. 수용 왜 날 봐. 계속해. 이리 성장이 제1의 명분이 되는 시대는 흘러가고 있어. 이젠 희생의 이유도 살펴봐야 할 때가 왔다는 거지. 최소한의 납득과 보상은 있어야 한다는 말이야. 수용 애들만으로는 부족한 거야? 이리 뭐가? 수용 아이들이 배울 곳이 필요하다. 이걸로는 최소한의 납득과 보상으로 부족해? 이리 무엇보다 중요하지 수용 꼭 물질적인 보상이 아니더라도 인류애적인 충만함을, 정신적인 보상을 얻을 수도 있어. 안 그래? 이리 …. 수용 왜 아무 말도 안 해? 이리 것도 능력이야. 한 번에 양쪽을. 수용 양쪽을 뭐. 이리 아냐. (쿵) 이리 하여튼 지금은 어떤 이유도 저 사람들한텐 먹히지 않을 수도 있어. (쿵) 이리 (밖을 보며) 한껏 쫄아 있으니까. 나는 저 사람들의 확신이 무지에서 나온 게 아니라 이번에도 버려질 거란 공포에서 나왔다고 봐. (쿵) 수용 시끄럽지? 수용, 음악을 튼다. life is killing - type O negative 수용 소음에는 락이지. 소음은 음악소리에 묻히고 뿌연 먼지 사이로 둘, 망치질. 벽을 타고 온 진동이 노파의 아크릴 박스를 사정없이 흔든다. 노파, 공포에 질린 비명이 락에 묻히고 노파의 사정과는 별개로 망치질을 하는 수용과 이리의 모습은 오락실에서 게임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등록금 인상에 반대 시위를 하는 프랑스 청년들의 모습과 겹쳐 보이기도 하고 어느 삭막한 공사장의 인부 같아 보이기도 하다. 일순간 음악이 멈추고 노파가 있는 불투명 박스에 조명 노파 아주 발광을 허네! 수용, 노래를 멈춘다. 이리 왜? 수용 뭐라고 하지 않았어? 이리 아니. 수용 (귀를 파며) 아닌가. 이리 살살해, 스윙에 감정이 실렸다. 누구 생각해? 수용 여럿 (쾅) 생각하지. 이리, 분무기로 먼지를 잠재운다. 수용 사람들이 타격감에서 스트레스를 푼다고 하잖아. 복싱이나 야구공 치는 것처럼. 아무래도 난 때리고 (쾅) 던지고 (쾅) 치고 박으면서 (쾅) 스트레스 푸는 거엔, 적합한 사람이 아닌 것 같아. 수용, 손목을 턴다. 이리 (덥다. 옷을 펄럭) 너도 참, 손목 아프단 말을 장황하게 한다. 수용 (보곤) 옷 빌려줄까? 이리 아니, 됐어. 수용 먼지 엄청 붙었네. 이리 블랙이 적나라하지. 수용 하나 가져다줄게. 이리 아냐, 됐어. 수용 아냐 가져다줄게. 이리 아니 괜찮아. 수용 불편해 보여. 가져다줄게. 이리 진짜 괜찮다고. 수용 나도 진짜 괜찮아. 이리 아니. 괜찮다니까? 수용 왜 화를 내. 이리 화를 낸 게 아니라. 됐다고 했는데 못 알아들으니까. 크게 얘기 해준 거지. 수용 아니 그게 아니라 나는. 이리 남자들 종족 특성이야? 왜 노를 못 알아듣지? 강요하지 마. 수용 내가 언제 강요를 했다고 그래. 이리 방금. 수용 그냥 물어본 거잖아. 불편해 보이니까. 이리 필요 없다고 분명히 말했잖아. 일곱 번째로 말해줄게. 됐어. 필요 없어. 난 이 옷이 좋아. 불편하든 더러워지든 이미 나랑 한몸이라고. 네가 신경 쓸 거 아니란 거지. 알겠어? 수용 그래. 그럼. 이리, 망치질 이리 넌. 매사에 모든 걸 통제해야 속이 시원해? 왜 그래? (쾅) 이리 무지에서 나온 삐뚤어진 믿음? 웃기네. 야, 이름 짓기 좋아하는 건 나보다 네가 더해. 벽을 마구 치며 쏟아낼 대로 쏟아낸 이리, 숨을 고르고 이내 머쓱해진다. 수용 …. 이리 야. 미안하다. 수용 …. 이리 미안하다고. 수용 어. 이리 된 거지? 수용 …. 이리 미안해. 너도 알잖아. 내가 한 번씩 예민해지는 거. 수용 한 번씩이 아니잖아. 항상 예민해. 이리 항상은 아니지. 수용 맞아. 그리고 네가 알아둬야 할 게 있는데, 나도 너 못지않게 예민해. 난 화장실에 앉아서도 생각하는 걸 멈출 수 없어. 잘 때도 먹을 때도 머리가 빙글빙글 돌아서 미쳐버릴 것 같아. 어쩌면 이미 미쳐버린 걸지도 모르지. 차라리 미쳐버렸으면 좋겠다 싶어. 그게 더 확실하잖아. 어중간하게 미쳐 있는 것보단 명백한 환자가 되는 게 낫지. 이리 무슨 그런 말이 있냐. 수용 나는 그렇다고. 정상도 아니고 비정상도 아닌 경계에 서서 가랑이가 찢어질 것 같은 기분을 네가 알아? 이리 알지. 내가 여자 좋아하는 걸 알았을 때 그랬지. 수용 … 말이 나와서 말인데. 어머니한테 커밍아웃 언제 할 거야? 이리 갑자기 그 말이 왜 나와? 확실한 건 네 인생만, 내 인생은 내가 알아서. 수용 말이 나올 만하니까 하는 거야. 성 서방 밥은 잘 먹고 다녀? 불쑥불쑥 연락 올 때마다 무시도 못하고 답장도 못하고 얼마나 난감한 줄 알아? 3년이야. 이사 도와준 대가가 이렇게 부담스럽고 죄책감 드는 건 줄 알았음 도와 달라고도 안 했지. 커밍아웃을 하느냐 마느냐는 네 선택이지만 나까지 죄책감 들게 만들지는 말아 주라. 이리 … 말을 하지 그랬냐. 둘 다 입 꾹 다물고 있는데 내가 어떻게 알아. 수용 나는 그렇다 쳐도 너희 어머니는 아니었을걸. 네가 보기에 내가 무모하고 강박적으로 보이겠지만 내가 볼 때 넌 무책임하게 도망만 다니는 걸로 보여. 시간은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아. 그냥 유예시킬 뿐이지. 편한 선택은 그만할 때도 됐잖아? 이리 내가 편하게 사는 것 같아? 수용 최소한 네 멋대로 사는 걸로는 보여. 이리 진짜 멋대로 사는 게 누군데. 세상이 어떻게 모 아니면 도로 돌아가. 불가능한 걸 바라면서 이게 왜 불가능하지 왜 이렇게 안 되지, 사람들이 왜 서명을 안 해 주지. 하루라도 징징거리는 걸 멈추고 저 사람들이 왜 저러는지 궁금해하긴 해봤어? 아니지. 네가 생각할 때 저 사람들은 나쁜 사람이니까. 안 그래? 그렇게 결론지었잖아. 왜? 그게 쉽고 편하니까. 수용 그래! 맞아! 왜냐고? 누구나 배울 권리가 있으니까! 이리 정신적 보상 같은 소리하고 있네! 누가 아니래? 수용 아니라잖아! 그러니까 저러지. 수용과 이리 사이에 침묵이 잠시 흐른다. 이리 내 말 듣긴 했니? 수용 내 귀는 문이 아니니까. 이리 칸트도 너보단 융통성 있을 거야. 알지 칸트? 골방에 틀어박혀서 글만 쓰던 외톨이. 제발 사람 좀 만나. 글로 배우지 말고. 그러다가 너도 청혼 승낙만 7년 고민하는 수가 있어. 결혼해야 하는 이유 354가지,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350가지 쓰면서. 수용 … 내내 날 그렇게 생각했어? 이리 언제부터 내 생각이 중요했냐. 넌 너 이외의 사람들은 다 멍청하고 덜떨어졌다고 생각하잖아. 수용 내가 언제. 이리 자신을 한 번 돌아봐. 수용 … 그만 가주라. 이리 왜 도와 달라며. 아, 그래서 불렀니? 옛말에 무식한 놈이 힘세다고 이런 일엔 내가 나서야지. 수용 됐어, 가. 네 도움 필요 없어. 이리 정말? 수용 그래. 이리 후회 안 하지? 수용 그래! 정말 진짜로 필요 없어. 이리 그래 그럼! 이리, 돌아갈 채비 하는데 초인종 소리. 수용, 현관으로 가(계단의 문이 아닌 객석을 향해) 손님을 확인하는데 이리 간다 수용, 이리를 잡고 숨을 죽인다. 이리 왜? 문 두드리는 소리 이리 놔. 수용 (속삭이듯) 아랫집. 이리 이런 게 자승자박이란 거다. 이리, 문으로 향하고 수용 어디 가. 이리 가라며. 수용 할머니 가면 가. 이리 벽은 허물면서 저깟 문은 하나 못 여냐. 수용 그게 아니라. 손에 뭐가 있어. 이리 뭐? 수용 몰라. 뾰족하고 날카로운 걸 쥐고 있어. 송곳이나 드라이버 같아. 이리, 현관(객석을 향해)으로 가 보면 커다란 스크린에 할머니의 모습이 뜬다. 모니터로 보이는 노파는 인터폰 렌즈에 왜곡된 모습이다. 괴이하고 위협적으로 느껴진다. 이리 진짜네…. 수용 잘못하다간 오늘 피 보겠어. 이리 피는 무슨. 수용 말했잖아 전형적인 옛날 사람이라고. 이리 나도 난데 너 너무 고정관념으로 뚤뚤 뭉친 거 아니냐. 그냥 할머니야. 우리랑 똑같은 사람이라고. 수용 네가 안 맞아 봐서 그래! 이리 쫄았구만. 수용 … 얼마나 아픈데. 이리, 다시 현관으로 가 동태를 살피곤 이리 안 가시네…. 수용 그냥 없는 척하자. 층간소음에 살인도 난다잖아. 이리 그 난리를 쳤는데 없는 척이 돼? 수용 해보고 말해. 왜 안 해보고 그래? 이리 넌 이상한 데서 긍정적이다? 수용 넌 남 일에만 용기를 내잖아. 이리 그래, 알겠어. 집주인 마음대로 해. 말 그대로 집주인이 주인이니까. 이리, 가방을 대충 던지곤 의자에 털썩 앉는다. 가만 보던 수용은 멀찍이 떨어진 바닥에 앉는다. 이리 왜 바닥에 앉아? 수용 왜. 이리 지금 눈치 주냐. 수용 그건 무슨 피해망상이야. 이리 네가 나중에 또 뭐라고 할까 봐 그러지. 불만 있을 땐 말 안 하고 한참 지나서 말하잖아. 수용 내가 쌓아 두는 게 아니라 네가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거지. 이리 실수가 실순지 어떻게 알아, 말을 안 하는데. 수용 어떻게 몰라? 이리 넌 아니? 수용 당연하지. 내가 네 입장이었으면. 이리 그런 가정은 하지 말자. 넌 내가 아니잖아. 나도 네가 아니고. 수용 상식에 대한 얘기야. 이리 이젠 내가 상식도 없다? 수용 (난감하지만 거짓말을 할 순 없지) 가끔. 이리 너한테 난 대체 뭐냐? 수용 친구. 이리 원래 친구한테 이래? 아님 나한테만 이래? 수용 내가 뭘…. 이리 방금! 수용 조용히 해. 이리 내가 상식이 없다며 아까는 정상 아니라고 하더니 넌 상식도 없고 정상도 아닌 애랑 왜 친구 하냐. 노파 (문 쿵쿵) 안에 없어? 있지? 수용 가끔 그렇다고. 왜 이렇게 발끈해? 나도 가끔은 상식 없이 굴어. 이리 정말 박수를 보낸다. 노파 있네. 문 좀 열어봐, 총각! 이리 저 할머니 말귀 어두운 거 맞아? 별로 크게 말 안 하는데 다 들어. 수용 그래 내가 미안하다. 미안해. 이리 아이고, 엎드려 절 받기다. 수용 그래, 그것도 내가 미안해. 이리 할머니 아니었음 절대 안 했을 말이지. 노파의 문 두드리는 소리가 요란하다. 수용, 무릎을 꿇는다. 이리 뭐하냐? 수용 미안. 이리 일어나…! 수용이 일어나지 않자 이리도 같이 무릎 꿇고 이리 뭐 하자는 거야. 수용 네 방식대로 사과하잖아. 이리 이게 무슨 내 방식이야. 수용 날 감정적으로 굴복시키고 싶어 하잖아. 이리 날 그런 쓰레기로 봤어? 수용 내 사과를 사과로 인정하질 않잖아. 이리 그건 맞는데. 수용 그것 봐. 이리, 노파가 만들어 내는 소음과 수용의 행동에 머리가 터질 듯하다. 이리 나중에 하자. 제자리걸음이야. 차라리 저쪽을 선택할래. 수용, 이리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이리 뭐해…! 수용 가지 마. 이리 왜 이래, 얘가…! 수용 이대로 나갔다가 무슨 일을 당할 줄 알고! 이리 하지 마. 기분 되게 이상해. 두 사람 잠시 실랑이를 벌인다. 그 순간 노파의 문 두드리는 소리가 멈춘다. 두 사람 문을 가만 바라보고 노파, 집 안 소리를 듣기 위해 문에 귀를 대 본다. 이리 봐, 조용해졌어. 수용 안 갈 거지? 이리 어! 수용, 이리를 놓아 준다. 이리, 문으로 향하니 수용은 움찔거리고 이리 안 가! 이리, 문에 귀를 대 본다. 수용 (조심스레) 갔어? 이리 (속삭이며) 몰라. 노파 이봐! 이리, 화들짝 놀라 되돌아온다. 수용 거 봐. 이리 오늘 무슨 날이냐. 미치겠네. 벽하고 말하는 것 같아. 수용 나 말하는 거야? 이리 총체적으로 다. 노파, 문틈에 종이 한 장을 끼워 놓고 돌아간다. 수용 내가 벽이면, 나도 이렇게 부숴버릴 거야? 이리 부수는 건 네 아이디어잖아. 귀찮게 뭐 하러 그래. 나였음 그냥 이사 갔어. 수용 … 지금 절교 선언한 거야? 이리 아니. 뭐래 정말. 지금 벽 얘기하던 거 아니었어? 수용 그래, 벽 얘기하고 있었지. 네가 벽이랑 얘기하는 것 같다며. 이리 아니, 내가 말한 벽은 이 벽이고, 나라면 그냥 이사를 갔을 거라고! 네가 말한 벽은 그러니까 너고 네가 벽이라면 나는 이사를 가는 게 아니라, 그냥 문을 하나 내든가 창문을 하나 뚫든가 어? 뭐가 이렇게 어렵지. 울어? 이리, 적잖이 당황스럽다. (이쯤 노파는 자리를 뜨고) 수용 …. 이리 미안해. 수용 네가 왜 사과하는데? 이리 내가 남자 눈물에 약하잖아. 몰라, 그냥 튀어나왔어. 넌 왜 우는데. 무슨 일 있어? 오늘이 그날은 아니지? 아까 분명히 아니라고 했다? 수용 무슨 날. 이리 데드타임. 수용 아니야. 그냥…. 조기 갱년기 같아. 이리 이제 스물아홉이 웃기네. 수용 아예 가능성 없는 얘기는 아니지. 요즘 애들 사춘기 일찍 온다며. 아니면 비타민D 부족 우울증이든가. 모르겠어. 세상에 거대한 벽이 느껴져. 이리 세상에 혼자 남은 것 같고? 수용 너도 그래? 이리 생리 전 증후군이 딱 그래. 너도 정신적 생리하니? 수용 장난치지 마. (사이) 나는 그냥 햇빛을 보며 살고 싶어. 내가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건가. 이리 내가 아까 했던 말은…. 수용 동구에 특수학교 설립이 2012년에 결정됐어. 근데 어떻게 된 줄 알아? 예정대로라면 올해 3월에 개교를 해야 했거든? 근데 아직 벽돌 한 장 못 얹었어. 여기는 그렇게 되면 안 되는데…. 희망이 안 보여…. 이리 희용소는 눈에 보이는 게 아니지. 수용 희용소? 이리 희망, 용기, 소망. 희용소. 수용 (한숨) 오늘은 그냥 아무 말도 하지 마. 이리 장난치는 거 아냐. (잠시 생각을 고른다) 사랑이 눈에 보이니? 느끼는 거지. 사람을 움직이는 건 생각보다 사소해. 아주 작은 떨림이면 충분하거든? 나는 내가 처음 좋아했던 애를 떠올리면 지금도 손끝이 떨려. 심장은 말할 것도 없지. 여기서부터 뿜어져 나오는 파동이니까. 내가 그 애랑 잘되지 않았다고 해서 걜 사랑하지 않게 되는 걸까? 내 첫사랑은 지독한 이성애자고 나는 더 지독한 레즈비언이라서 영원히 평행선에 설 수밖에 없지만, 걘 여전히 내 첫사랑이야. 결과가 본질을 대변하지 않는다고. 희망도 똑같아. 느끼는 거지. 수용 그러면 더 확실하네. 왜냐면 내가 요 근래 느끼고 있는 건 절망과 인류에 대한 혐오뿐이거든. 이리 진동을 만들고 있어서 그런 거 아닐까. 네가 심장인가 보지, 네가 망치인 거야. 아까 망치질해 봐서 알잖아. 망치질하는 놈 손목은 아 나는 거라고. 그래서 네가 지금 힘들고 또 뭐냐, 절망과 인류에 대한 혐오를 느끼는 거야. 누군가는 네가 만든 진동을 느끼고 있어. 수용 … 희망사항이다. 이리 최소한 나는 느껴. 그러니까 너무 그러지 마. 이리, 수용의 곁으로 가 가만 안아 준다. 수용, 이리의 어깨에 머리를 가만 기댄다. 이리의 서툰 위로가 마음에 닿는다. 수용 내가 여자가 되면 날 사랑해 줄래? 이리 무슨 소리야. 수용 몰라, 그냥 튀어나왔어. 이리 난 널 사랑해. 네가 나에게 주는 스트레스와 삶의 충만함을 어떻게 외면할 수 있겠어. 수용 스트레스는 알겠는데 삶의 충만함은 뭐야? 내가 너한테 그런 걸 줘? 이리 응. 수용 …. 수용, 쿵쾅쿵쾅 뛰는 심장을 느끼며 일어서 문으로 향한다. 이리 왜? 수용 좀 덥지 않아? 난 좀 덥네. 이리 열게? 수용 어. 열어드리게. 이리 이제 안 무서워? 수용 아니. 어. 아니. 내가 언제 무서워했다고 그러냐. 그냥, 혼란스러웠던 거지…. 가신 것 같기도 하고. 아직 계시면 나한테 정말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걸 테니까…. 이리 갑자기 용감해졌네. 수용 도와주겠지 뭐…. 이리, 그런 수용을 보며 미소 짓고 수용, 머쓱하게 돌아서며 현관문(계단에 있는 문)을 연다. 무대 위 작은 무대, 노파는 종이 한 장을 날려 보낸다. 종이는 수용 앞으로 떨어진다. 특수학교 설립 찬성 서명서다. 이리 뭐가 적혀 있는데? 수용과 이리, 적힌 글을 보고 내가 배움이 짧아 글을 몰랐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알게 되어 늦게나마 표를 줍니다. 내 이름 석 자가 좋은 일에 쓰여 참 기쁩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아프게 해서 미안합니다. 이웃사촌 김옥형. 옥형이 있는 아래를 본다. 글쓰기 연습을 하는 옥형의 모습에서 암전.
  • 1·2인실 늘려 쾌적함 확보… 직원 수 규정보다 많아

    1·2인실 늘려 쾌적함 확보… 직원 수 규정보다 많아

    경기 남양주 수동면 축령산 자락. 이곳에는 하나금융그룹이 사회적 공헌을 실천하기 위해 설립한 노인전문요양원 ‘하나케어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천’이란 취지로 하나금융그룹에서 2006년에 하나금융공익재단을 설립하고, 하나케어센터라는 요양원을 만들어 2009년 3월에 개원했다. 하나케어센터는 하나금융그룹이 출연해 만든 하나금융공익재단이 운영하는 요양원이므로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다. 하나케어센터는 3년마다 실시하는 건강보험공단의 정기평가에서 2015·2018년 연속 최우수등급인 ‘A등급’을 받기도 했다. 하나케어센터의 특징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쾌적한 공간과 충분한 인력을 갖췄다. 하나케어센터의 입소정원은 99명인데 32명만 4인실에 거주하고 나머지 67명은 1인실과 2인실을 사용한다. 입소 노인들의 인권을 존중·보호하기 위해 건물을 지을 때부터 쾌적한 공간으로 설계했다. 이렇게 생활공간이 분산(유닛시스템)돼 있다 보니 법적 필요 인력인 56명보다 많은 88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인력의 추가 고용에 따른 적자는 하나금융그룹이 부담한다. 둘째 간호사의 24시간 보살핌을 들 수 있다. 입소정원을 고려할 때 법적으로는 4명만 있으면 되지만 하나케어센터는 총 7명의 간호사가 연중 24시간 노인들을 돌보고 있다. 또한 응급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간호사가 상황수습을 총괄 지휘하도록 체계가 갖춰져 있다. 응급상황 시 연락받고 멀리서 오는 자녀들을 대신해 당직 간호사가 병원까지 데리고 가서 자녀들에게 인계한다. 위험징후를 바로 발견해 병원으로 이동 조치하다 보니 지금껏 센터에서 죽음을 맞이한 노인은 한 사람도 없다는 게 하나케어센터 측의 설명이다. 셋째 안전한 돌봄이다. 입소 노인 수가 99명이면 요양보호사의 법적 필요 인원은 40명이다. 하지만 하나케어센터는 18명이 더 많은 58명을 고용해 주야간 관계없이 2인이 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넷째 노인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2명의 사회복지사가 법적으로 필요한 프로그램 횟수보다 많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건강·체력 유지를 위해 2명의 물리치료사가 노인 1인당 주 2회 물리치료를 하고 있다. 다섯째 지역사회와의 밀접한 관계 유지다. 하나케어센터는 소재지인 수동면 노인회에서 운영하는 수동지역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꿈나무 장학사업에 참여해 매월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재단 본부에서는 시청이나 지역 노인회, 봉사단체, 초등학교, 종교단체에도 매년 정기적으로 후원을 하고 있다. 여섯째 직원중시의 운영이다. ‘직원들이 건강·행복해야 노인들을 편안하게 모실 수 있다’는 것을 모토로, 직원 근무 환경·조건 조성에 신경 쓰고 있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코로나 시대에 산타클로스는 어떻게 지내실까

    코로나 시대에 산타클로스는 어떻게 지내실까

    ●비치발리볼로 선물 배달 체력 키워요…일광욕 좋아하는 이스라엘 산타들 예수 그리스도가 태어난 이스라엘에선 하누카(수전절)가 전국적으로 성대하게 진행된다. 사실상 크리스마스를 대체하는 유대교의 명절로, 가지가 여덟 개인 촛대에 하루에 한 등씩 불을 밝혀 8일째는 촛대의 불을 모두 밝히는 방식으로 진행된다.이스라엘 관광청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예루살렘 올드 시티와 다윗의 탑, 그리고 텔아비브 야포의 산타 소식을 전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활동 근거지였던 예루살렘의 산타는 전통적인 모습으로, 텔아비브-야포의 산타들은 전 세계에 선물을 배달하기 위한 체력을 키우기 위해 해변에서 비치발리볼을 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야외에서 햇빛을 쬐는 것이 코로나 우울증 극복에 좋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텔아비브의 해변 산책로와 모래밭 등이 새로운 야외활동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고 관광청은 덧붙였다.●새해 전날 밤에 찾아오는 노엘 바바…이슬람권 터키는 1월 1일이 크리스마스 터키는 ‘산타 클로스의 원조’임을 내세우는 나라다. 근거는 270년 경 터키 남부 파타라 지방에서 태어난 성 니콜라스 주교다.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난 니콜라스 주교는 해마다 12월이 되면 지역의 아이들에 선물을 나눠줬다. 그런데 그 방식이 독특했다. 도움을 받는 사람들이 부담을 느낄 것을 염려해 황금 동전이 든 주머니를 굴뚝으로 던졌다. 그러다 선물 하나가 우연히 벽난로에 걸려있던 양말 속으로 들어가게 됐고, 그때부터 산타클로스가 굴뚝을 통해 내려와 선물을 두고 간다는 믿음이 생겼다는 것이다. 이슬람 문화권인 터키에선 12월 25일 크리스마스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새해로 가는 ‘징검다리’로, 축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날 정도로 여긴다. 실질적인 크리스마스는 1월 1일이다. 터키의 산타클로스인 노엘 바바(Noel Baba)가 새해 전날 밤 선물을 가져다준다고 믿어, 어린이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새해를 기다린다.새해 전날 밤엔 가족들이 모여 구운 칠면조 요리를 즐긴다. 식사 뒤엔 빙고와 비슷한 톰발라 게임을 하며 제야의 종소리를 기다린다. 자정 무렵이면 카운트 다운과 동시에 이스탄불 보스포러스 대교 등 터키 곳곳에서 화려한 불꽃놀이가 펼쳐친다. 새해에만 발행되는 복권인 ‘밀리 피양고’ 추첨식도 이때 진행된다.●코로나로 울상인 핀란드 로바니에미…랜선 여행으로 편히 즐겨요 핀란드엔 실제 산타클로스가 산다. 산타마을 로바니에미가 그 곳이다. 로바니에미는 북위 66도 아크틱 서클(Arctic Circle), 이른바 북극권 경계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북극에 살며, 루돌프 사슴이 끄는 썰매를 타고 날아다닌다는 산타클로스 전설을 마을 곳곳에 충실하게 구현했다. 핀란드 체신청이 운영하는 산타우체국에서 ‘엘프’(요정)들이 산타클로스 앞으로 배달되는 수십만통의 편지를 나라별로 분류하고 답장도 써준다.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관광객이 크게 줄어 산타마을도, 산타클로스도 울상이다. 핀란드에선 대신 랜선 여행을 권하고 있다. 산타마을을 촬영한 30분 분량의 가상현실(VR) 영상을 보며 아쉬움을 달래고, 코로나 블루도 날려보내라는 것이다. 25일부터 핀에어 숍 홈페이지에서 10유로(약 1만 4000원)를 내면 가상여행을 즐길 수 있다. 핀에어 비즈니스 좌석에 편하게 앉아 오로라와 로바니에미 마을 등을 둘러본다. 수익금은 모두 유니세프에 기증할 예정이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안정적인 임대수익 지식산업센터… 서울디지털산업단지 ‘가산 어반워크’ 분양

    안정적인 임대수익 지식산업센터… 서울디지털산업단지 ‘가산 어반워크’ 분양

    지식산업센터가 기업을 임차인으로 두는 특성 덕분에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올리며 부동산 투자자의 새로운 대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개인 거주자를 임차인으로 두는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 거주지는 개인 사정에 의해 임대계약이 파기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임대계약 파기에 대한 불이익이 임차인에게 적다. 반면 지식산업센터에 주로 입주하는 기업들은 장기 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고, 임대료가 밀리는 등의 변수가 적어 임대수익이 중요한 투자자 입장에서는 지식산업센터가 투자처로 선호되고 있다. 투자 진입장벽도 낮다. 지식산업센터는 각종 세제 혜택과 함께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전매가 가능하고 담보대출 한도 또한 최대 80%까지 가능한 점도 투자자 입장에서 투자 부담이 주택보다 낮다. 지식산업센터의 경우 중소기업이 분양 받을 경우 취득세의 50%, 재산세의 37.5%를 감면 받을 수 있어 입주 기업에도 혜택이 크다. 2019년이었던 감면 기한이 2022년 12월 31일까지 연장되면서 지식산업센터 분양 시장이 더욱 탄력을 받았다. 지식산업센터는 아파트 등 주택에 비해 각 호실 당 분양가가 저렴해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으로도 투자 진입이 가능한 점도 장점이다. 또한, 분양가상한제 등 정부의 주거시장에 대한 규제 영향도 없어 실수요는 물론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다. 이런 상황에 가산디지털단지 양지사 부지에 들어서는 ‘가산 어반워크’가 분양을 알려 주목 받고 있다.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들어서는 ‘가산 어반워크’는 지하 5층~지상 20층 2개 동의 지식산업센터다. I동은 업무시설 503실에 연면적 91,713㎡이며, II동은 340실에 연면적 61,611㎡규모다. 근린생활시설은 I·II동 합 113실, 업무지원시설은 146실이 들어선다. 이 단지는 가산디지털단지 역세권에서 개발되는 마지막 단지로도 떠오르고 있다. 사업지가 위치한 가산디지털 3단지에는 이미 지식산업센터를 비롯한 단지들이 개발이 완료 단계에 접어들어 신규 분양 단지를 접하기 힘든 상태다. ‘가산 어반워크’는 1·7호선 더블역세권인 가산디지털단지역과 도보 4분 거리에 위치하는 역세권 지식산업센터로 대중교통을 통한 접근성이 높다. 해당 단지가 위치한 가산디지털 3단지의 경우 1·2단지와 비교해 강남순환도로와 서부간선도로, 남부순환로, 시흥대로 등 도로 교통 또한 원활해 도로 접근성에서도 강점을 지니고 있다. 2021년 개통 예정인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이 마무리 단계이며, 안산과 서울 도심이 이어지는 신안산선 또한 개발이 진행되고 있어 도로 교통 발전에 의한 미래가치 또한 기대되는 상황이다. 안양천 조망이 가능한 점 또한 장점이다. ‘가산 어반워크’는 조망권을 가진 트윈타워 구성으로 설계됐다. 앞으로 2021년에 서부간선도로가 지하화되면서 안양천 주변이 휴식 공간으로 조성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근로자들에게 쾌적한 근무 환경이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중앙광장을 포함한 트윈타워 특화 설계로 지어지는 ‘가산 어반워크’는 업무 편의를 위한 세미나실과 회의실, 공용창고 외에도 근로자들의 체력관리를 돕는 체력단련장과 샤워장, 라커룸을 제공하며, 중앙광장에는 휴게공간이 들어설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최하위 하나원큐 고군분투하는 강이슬은 외롭다

    최하위 하나원큐 고군분투하는 강이슬은 외롭다

    어떤 종목이든 꼴찌팀의 에이스 만큼 외로운 처지가 없다. 이번 시즌 여자농구에선 강이슬이 그렇다. 하나원큐는 지난 26일 경기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과의 경기에서 75-77로 패했다. 마지막 4쿼터까지 추격을 시도했지만 앞서 벌어진 점수 차를 좁히기엔 역부족이었다. 3연패. 팀은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강이슬도 웃지 못했다. 강이슬은 이날 홀로 35점을 책임지며 6리바운드 2어시스트 1스틸로 커리어 하이 기록을 세웠다. 종전 한 경기 최다 득점은 2018년 1월 13일 KDB전에서 기록한 33점. 이날 강이슬은 야투 성공률도 78.5%일 정도로 슛감이 좋았다. 이번 시즌 하나원큐의 과제로 떠오른 리바운드 싸움에서 25-40으로 밀린 점이 뼈아팠다. 리바운드에서 밀리다 보니 더 많은 공격 부담이 따랐다. 하나원큐는 평균 리바운드 36.9개로 전체 꼴찌다. 그만큼 높이 부재에 시달리는 탓에 팀원들의 공격 기회는 줄고 이기기 위해 더 많은 체력을 소모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강이슬은 이번 시즌 평균 18.88점(4위)을 기록하고 있다. 박지수, 김소니아, 진안 등 외국인 선수 없는 상황에서 골밑을 장악하는 선수들이 득점 1~3위를 기록하고 있다. 강이슬은 휴식기에 들어가기 전 “어깨를 쓰면 통증이 있어서 슛밸런스가 많이 깨졌다”고 했지만 지금의 모습만 놓고 보면 다시 완전히 돌아온 분위기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동료의 도움 없이는 팀을 상위권으로 이끌 수 없다.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KB와 우리은행도 박지수 등 주요 선수에게 기대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동료들이 다양한 공격옵션으로서 같이 활약해주고 있다. 신지현이 강이슬과 함께 공격을 이끌고 있지만 신지현의 경기당 평균득점은 10.50점으로 아쉽다. 하나원큐는 언제든 외곽에서 골을 넣을 수 있는 최고의 슈터를 가진 만큼 강이슬의 외로움을 덜어줄 나머지 선수들이 분전이 절실하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수원·경남, 최후의 결전

    수원·경남, 최후의 결전

    “(이길 수만 있다면) 누가 골을 넣어도 상관없지만 내가 넣고 싶다.”(안병준) “축구는 11대11로 하는 경기이기 때문에 모두가 힘을 모아 막아 내겠다.”(장혁진) 프로축구 K리그2 수원FC와 경남FC가 26일 서울 축구회관과 각각의 클럽하우스를 연결한 화상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한목소리로 즐기는 경기를 하겠다면서도 K리그1 승격 의지를 활활 불태웠다. 두 팀은 오는 29일 오후 3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플레이오프(PO) 단판 승부를 통해 한 장 남은 승격 티켓의 주인을 가린다. 이날 K리그2 득점왕 안병준이 화두였다. 북한 국적 조총련계 출신으로 지난해 수원 유니폼을 입은 안병준은 올해 정규리그에서 20골을 폭발시켰다. 이 중 가장 많은 4골을 경남을 상대로 넣었다. 안병준의 활약에 수원은 경남에 3전 전승을 거뒀다. 안병준은 “긴장감과 부담감이 있기는 하지만 도망치지 않고 즐기겠다”면서 “서로 감동적인 경기를 하고 마지막엔 우리가 이겨 홈팬에게 기쁨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안병준에 맞서는 장혁진은 “수원은 강팀이지만 우리는 부드럽고 유연한 팀”이라며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길 수 있게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정규 성적을 보면 5년 만의 승격을 노리는 2위 수원이 1년 만의 1부 복귀를 꿈꾸는 3위 경남을 압도한다. 승점이 무려 15점 차다. 공수에서도 두루 탄탄하다. 그러나 수원은 3주간 경기를 치르지 않아 실전 감각이 다소 떨어진 상태다. 반면 경남은 정규 최종전과 준PO를 거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나흘 만에 경기를 치러야 해 체력적인 부담이 있기는 하다.설기현 경남 감독은 “1골 승부라고 보고 우선 실점을 하지 않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며 “90분 내내 심리적으로 상대를 괴롭히다 보면 기회가 한 번은 찾아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도균 수원 감독은 “우리가 체력에서 우위에 있기 때문에 많이 뛰는 축구로 상대를 제압하겠다”고 맞받았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돌아온 최은실, 26분 뛰고도 ‘일등공신’

    돌아온 최은실, 26분 뛰고도 ‘일등공신’

    ‘26분 34초.’ 부상에서 돌아온 아산 우리은행 센터 최은실이 복귀전에서 뛴 시간이다. 그저 한 선수의 출전 시간일 뿐이지만 팀에 끼치는 영향은 엄청났다. 우리은행은 지난 25일 인천 신한은행과의 경기에서 79-48로 대승했다. 이번 시즌 최다 점수 차 경기였다. 외국인 선수 없는 이번 시즌에 박빙의 승부가 나오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은실이 복귀한 우리은행은 신한은행에 ‘시즌 최저 득점’이라는 굴욕을 선사했다. 이번 시즌에도 유력한 우승 후보였던 우리은행은 시즌 초반 고전했다. 지난달 라이벌 청주 KB와의 개막전에서 승리를 거뒀지만 두 번째 경기인 신한은행전에선 12점 차로 패했다. 지난달 24일 부천 하나원큐와의 홈경기에선 5년 8개월 만에 패배하기도 했다. 휴식기 전까지 전적은 3승3패. 이유가 있었다. 빅맨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에서 최은실이 부상으로 빠졌고 농구 여제 박혜진마저 족저근막염으로 팀을 이탈했다.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8.37득점이었던 박지현이 이번 시즌 평균 17.14점을 넣는 선수로 성장했고 김정은과 김소니아가 골밑에서 버텼지만 샐러리캡 14억원의 32.9%를 차지하는 두 선수가 빠진 공백이 컸다. 그러나 최은실의 복귀로 우리은행은 높이 강화는 물론 체력 부담을 덜게 됐고 리바운드도 47개로 신한은행의 21개를 압도했다. 최은실의 복귀만으로도 압도적인 경기력을 자랑한 만큼 우리은행은 향후 더 막강한 전력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복귀 시점이 아직 잡히지 않은 박혜진마저 돌아온다면 우리은행이 이번 시즌에도 우승 다툼을 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돌아온 최은실 26분 뛰고도 ‘일등 공신’

    돌아온 최은실 26분 뛰고도 ‘일등 공신’

    ‘26분 34초.’ 부상에서 돌아온 아산 우리은행 센터 최은실이 복귀전에서 뛴 시간이다. 그저 한 선수의 출전 시간일 뿐이지만 팀에 끼치는 영향은 엄청났다. 우리은행은 지난 25일 인천 신한은행과의 경기에서 79-48로 대승했다. 이번 시즌 최다 점수 차 경기였다. 외국인 선수 없는 이번 시즌에 박빙의 승부가 나오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은실이 복귀한 우리은행은 신한은행에 ‘시즌 최저 득점’이라는 굴욕을 선사했다. 최은실은 18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이번 시즌에도 유력한 우승 후보였던 우리은행은 시즌 초반 고전했다. 지난달 라이벌 청주 KB와의 개막전에서 승리를 거뒀지만 두 번째 경기인 신한은행전에선 12점 차로 패했다. 지난달 24일 부천 하나원큐와의 홈경기에선 5년 8개월 만에 패배하기도 했다. 휴식기 전까지 전적은 3승3패. 이유가 있었다. 빅맨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에서 최은실이 부상으로 빠졌고 농구 여제 박혜진마저 족저근막염으로 팀을 이탈했다.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8.37득점이었던 박지현이 이번 시즌 평균 17.14점을 넣는 선수로 성장했고 김정은과 김소니아가 골밑에서 버텼지만 샐러리캡 14억원의 32.9%를 차지하는 두 선수가 빠진 공백이 컸다. 그러나 최은실의 복귀로 우리은행은 높이 강화는 물론 체력 부담을 덜게 됐고 리바운드도 47개로 신한은행의 21개를 압도했다. 최은실의 복귀만으로도 압도적인 경기력을 자랑한 만큼 우리은행은 향후 더 막강한 전력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복귀 시점이 아직 잡히지 않은 박혜진마저 돌아온다면 우리은행이 이번 시즌에도 우승 다툼을 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우유자조금, 우유와 함께하는 수험생 컨디션 관리법 공개

    우유자조금, 우유와 함께하는 수험생 컨디션 관리법 공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2월 3일에 치러질 예정이다. 한 자릿수로 내려온 디데이에 수험생들 못지않게 가족들도 마음을 졸이고 있는 가운데, 수능 당일 최상의 컨디션을 위해 지금은 체력 보강에 힘써야 할 때다. 국내 전문가들 또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향상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에 춥고 건조한 날씨까지 겹치면서, 수험생들의 건강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한다. 평소 규칙적인 생활 패턴을 만들고 균형 잡힌 영양소 섭취가 중요하다고 언급하며 특히, 소화기관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충분한 영양소가 들어 있는 우유 섭취를 권장했다. 우유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칼슘, 미네랄 등 114가지 영양소가 가득한 완전식품인 동시에 유당과 비타민B 군이 많아 두뇌에 좋은 식품으로 손꼽히기도 한다. 아침에 마시는 우유는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만들어 대장 기능이 약해진 수험생들의 장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뿐만 아니라, 수면 리듬을 조절하는 필수 아미노산인 트립토판이 풍부해 정신적 불안감과 피로를 최소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따라서 잠들기 전 따뜻한 우유 한 잔은 신체 긴장감을 완화시키고 편안함을 유도하여 수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한편,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는 부담 없이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수험생을 위한 건강 레시피’ 3선을 선보였다. 감자스프의 재료로는 우유 360ml, 버터 1과1/2큰술(15g), 양파 1/2개(85g), 감자 1개(200g), 소금 1/2큰술(5g), 설탕 1/2큰술(5g), 물 1L, 파슬리 적당량, 후추 적당량이 필요하다. 만드는 방법은 우선, 감자를 껍질째 반으로 가르거나 껍질을 제거하고 잘게 썰어준 뒤 냄비에 감자와 물을 넣어 삶은 후 껍질을 제거한다. 양파는 가늘게 채 썰고, 프라이팬에 버터를 둘러 볶아준다. 믹서기에 삶은 감자, 볶은 양파, 우유를 넣어 갈아준다. 냄비에 갈아둔 감자를 넣고 바닥을 저어가며 끓이고 농도가 잡히면 소금 및 설탕을 넣어 간을 맞추면 끝이다. 기호에 따라 파슬리, 후추를 뿌려 마무리한다. 우유 오트밀죽의 재료로는 우유 200㎖, 오트밀 1/4컵, 찐 단호박 2큰술, 소금 약간, 크랜베리 1큰술이 필요하다. 만드는 방법은 먼저, 냄비에 우유 한 컵과 오트밀을 넣고 10분 정도 불린다. 불린 우유와 오트밀에 찐 단호박을 넣고 3분정도 걸쭉한 농도로 끓인다. 소금으로 간을 한 뒤, 크랜베리를 다져서 넣으면 완성이다. 기호에 따라 찐 단호박 대신 고구마나 바나나를 넣어도 된다. 티백밀크의 재료로는 우유 400ml, 카다몬 2개, 계피 1조각, 각설탕 1개, 홍차 약간, 티백가 필요하다. 티백에 카다몬, 계피, 각설탕, 홍차를 넣은 뒤, 우유에 티백을 넣어 3분 정도 끓이면 완성이다. 기호에 따라 설탕을 넣기도 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산불감시원 체력 기준 오락가락… 바꾼 건 산림청, 책임은 지자체?

    산불감시원 체력 기준 오락가락… 바꾼 건 산림청, 책임은 지자체?

    산림청이 산불감시원의 체력검정 평가기준을 강화시킨 뒤 안전사고가 잇따르자 수개월 만에 기준을 바꾸면서 지자체에 책임을 떠넘겨 지자체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19일 지자체들에 따르면 산림청은 지난 5월 규정을 개정해 산불감시원 선발 시 응시자 전원을 대상으로 등짐펌프(15㎏)를 착용하고 2㎞ 도착시간을 측정하는 체력검정을 하도록 기준을 강화했다. 지난해까지 지자체들이 자율적으로 등짐펌프를 메고 평지 400m 내외를 뛰도록 한 것보다 거리가 3배 이상 늘어났다. 산불감시원 지원 경쟁률이 높아 변별력을 높이려면 체력검정이 필수라는 판단 때문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산림청의 강화된 기준으로 산불감시원 선발시험을 치르자 응시자들의 사망사고가 잇따랐다. 지난달 27일 오전 11시 10분쯤 경북 군위군 동부리 산길에서 산불 지상감시원 지원자 A(59)씨가 등짐펌프를 지고 1.3㎞ 체력검정을 마친 뒤 호흡곤란 증상을 보였다. A씨는 현장에서 응급조치를 받은 뒤 병원으로 이송 도중 숨졌다. 같은 달 21일, 22일엔 경남 창원과 울산에서 산불감시원 체력시험에서도 B(71)씨와 C(60)씨가 사망했다. 이에 따라 산림청은 사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최근 지자체에 강화된 기준에 관계없이 선발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서울신문이 이날 입수한 산림청의 ‘산불방지를 위한 산림감시원 선발 유의사항 안내’ 공문에 따르면 지자체가 응시자 연령대를 고려해 체력검정 기준(거리 및 무게 등)을 자체적으로 조정하고 필요시 서류와 면접으로 대체하도록 했다. 산림청이 산불감시원의 체력검정 기준을 강화한 지 6개월 만에 한발 뺀 것이다. 지자체 관계자들은 “산림청이 안전사고 및 민원 발생 책임을 지자체에 떠넘기려는 행태”라면서 “하루빨리 체력검정 평가기준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훈련을 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산불감시원 채용을 앞둔 일부 지자체는 (산림청의 평가기준 번복으로) 큰 혼란에 빠졌다”고 했다. 이에 대해 산림청 관계자는 “현재 체력검정 평가기준을 완화하는 방안을 놓고 지자체와 협의하고 있다”면서 “내년 1월까지 기준을 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K리그1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대전·이랜드·전남·경남 준PO 티켓 놓고 최후의 승부

    K리그1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대전·이랜드·전남·경남 준PO 티켓 놓고 최후의 승부

    내년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 앞에서 K리그2(2부리그)대전하나시티즌과 서울 이랜드, 전남 드래곤즈, 경남FC가 오는 21일 최후의 승부를 펼친다. 올해 K리그2는 코로나19 여파로 K리그1과 마찬가지로 27라운드로 축소됐다. 또 제주 유나이티드가 1위를 차지하며 자동 승격 티켓을 거머쥐었다. 나머지 승격 티켓 1장의 주인은 2~4위 가운데 가려진다. 예년에는 2~4위간 준 플레이오프(PO)와 PO를 통과한 팀이 K리그1의 11위와 승강PO를 벌였으나 올해는 K리그1 4위 상주 상무가 내년 김천으로 연고 이전하며 K리그2로 내려오게 되어서 승강PO는 열리지 않는다. 원래 K리그2 정규리그는 지난 7일 종료됐어야 했는데 대전하나시티즌에서 코로나19 확진 선수가 나와 승격 티켓을 다툴 팀들의 경기가 21일로 미뤄졌다. 앞서 수원FC가 2위를 확정하며 PO에 올라올 팀을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공교롭게 현재 3~6위에 올라 있는 팀들이 마지막 대결을 펼친다. 이 대결 결과 최종 3, 4위를 차지한 팀들이 25일 열리는 준PO에 나서고, 이 경기 승자가 오는 29일 수원FC와 승격 티켓의 주인을 가린다. 현재 3위 대전(승점 39점, 36골)이 6위 경남(36점, 39골)과, 4위 이랜드(38점, 32골)가 5위 전남(37점, 30골)가 격돌하는 데 대전부터 전남까지 승점 차가 3점에 불과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최종전이 예고되고 있다. 이기는 팀은 무조건 준PO에 오른다. 대전은 비기기만 해도 최소 4위를 확보하지만 지난 17일 FC안양과 연기된 26라운드를 치른 터라 체력 부담이 있다. 만약 경남이 대전을 꺾으면 다양한 경우의 수가 발생한다. 이때 이랜드와 전남까지 비기면 경남과 대전, 이랜드의 승점이 같아지며 다득점을 따져야 한다. 홍지민 기자 icaruss@seoul.co.kr
  • 美, 중국 방공식별구역에 ‘죽음의 백조’ 무력시위

    美, 중국 방공식별구역에 ‘죽음의 백조’ 무력시위

    미국 대선 이후에도 대만해협을 둘러싼 중국과 대만 간 긴장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미군 전략폭격기 2대가 중국 방공식별구역(CADIZ)에 진입했다. 미군이 중국 훈련 시기에 무장 탑재량이 가장 많은 폭격기를 보낸 것은 중국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8일 군용기 전문 추적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을 인용해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전날 오전 태평양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이륙해 동중국해를 지나 중국 ADIZ에 진입했다”면서 “이들 전폭기 공중 급유를 위해 KC-135 스트래토탱커 2대도 출격했다”고 전했다. 정찰기가 아닌 폭격기가 방공식별구역으로 들어간 것은 이례적이다. 다른 나라의 ADIZ를 비행하는 항공기는 이를 관련 당국에 알려야 하지만 미국과 일본은 CADIZ 점유권 주장을 인정하지 않는다. SCMP는 “이번 B-1B 비행 임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대선 2주 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에게 당한 패배를 불복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졌다”면서 “중국은 이 같은 불확실성에서의 우발적 충돌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중국 국가해사국은 17일부터 30일까지 중국 본토와 남부 하이난섬 사이에 있는 레이저우 반도 앞 남중국해에서 어선 운항을 금지했다. 19~25일에 산둥성 다롄 인근 발해만에서도 실탄 사격 훈련이 실시된다고 예고했다. SCMP는 “이번 훈련은 중국군이 동시다발적으로 합동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는 걸 (미국 등에) 보여주려는 신호”라고 풀이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만 공군의 F16 전투기가 훈련 중 추락했다. 지난달 F5 전투기가 추락해 조종사가 사망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또 다시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대만연합보에 따르면 전날 오후 동부 화롄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F16 전투기가 동북쪽 해상에 추락했다. 전투기는 야간 훈련을 위해 출격했다 2분 만에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대만 공군사령부는 실종된 조종사를 수색하고자 해안경비정 5척과 헬리콥터를 파견했다. 이번 사고는 중국군 군용기가 대만 ADIZ에 수시로 진입하는 가운데 벌어졌다. 최근 중국 군용기가 수시로 대만 ADIZ에 진입하고 그때마다 대만 공군이 긴급대응에 나서자 조종사들의 체력에 큰 부담을 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손흥민 강행군? 벤투 “최강 스쿼드로 나서야…출전 시간 예단 어려워”

    손흥민 강행군? 벤투 “최강 스쿼드로 나서야…출전 시간 예단 어려워”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캡틴’ 손흥민(28·토트넘)의 체력 안배와 관련해 “경기 중 변수를 고려하면 출전 시간을 미리 계획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벤투 감독은 17일 오전(이하 한국 시간) 오스트리아 현지에서 진행된 대표팀 공식 인터뷰에서 이 같은 입장을 전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이날 밤 10시 카타르와 오스트리아 원정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전날 밤 코로나19 3차 검사 결과 선수단에서 추가 확진이 없어 속행하기로 결정됐다. 스태프 1명만 추가 양성 반응이 나왔다. 멕시코전 이후 불과 70시간도 안돼 치르는 경기라 회복 시간이 부족해 선수들의 체력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25명의 선수단 중 6명이 코로나19 확진돼 19명이 나설 수 밖에 없는 점도 체력 부담을 가중 시킨다. 특히 손흥민의 경우 소속팀 토트넘에서도 연일 강행군을 하고 있는 터라 체력 안배에 대한 축구 팬들의 걱정이 크다. 이에 대해 벤투 감독은 “최상의 스쿼드로 경기를 치르는 게 제일 중요하다”면서 “그래야만 좋은 경기력으로 팬들에게 보답할 수 있다”며 손흥민을 적극 기용할 것임을 시사했다. 또 “이번 소집을 준비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규정상 소집을 못 한 J리그 선수들도 있었고, 중국 선수들은 소속팀 차출 거부로 오지 못했다. 명단이 발표된 이후에도 여러 가지 사유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손흥민의 출전 시간이나 계획하는 부분을 지금 말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벤투 감독은 “경기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른다”면서 “미리 교체 등을 사전에 계획하고 염두에 둬서 준비하기는 힘들다”고 거듭 강조했다.손흥민이 대표팀에서 체력을 덜 소진하기를 바라는 조제 모리뉴 토트넘 감독 발언에 대해서는 “나도 대표팀이나 클럽팀 감독을 해봤다”면서 “내가 대표팀 감독으로서 선수가 소속팀에 있을 때 대표팀을 위해서 어떤 것들을 고려하고 재고해달라는 부탁하지 않는다. 똑같이 선수들이 대표팀에 있을 때는 마찬가지로 소속팀을 생각하기보다는 대표팀의 일원으로 최선을 다하는 게 서로에게 좋다. 이런 원칙으로 대표팀을 운영하는 부분을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와 함께 벤투 감독은 “상대가 우리를 강하게 몰아붙여 선수들이 평상시 원했던 것보다 내려서 수비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멕시코전을 돌이키며 카타르전에서 공격적으로 나서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어떤 포메이션과 전술로 임하든지 간에 반드시 공격적으로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면서 ”멕시코전도 그렇게 준비했지만 안 된 부분이 있었다. 카타르전은 멕시코전과 분명히 다른 경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타르는 멕시코와는 다른 포메이션을 쓰는 강팀”이라면서 “카타르에는 오랫동안 손발을 맞춘 선수들이 많아서 우리도 최대한 잘 준비해서 공격적으로 잘 대응하겠다. 공격이나 수비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잘 보완해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부상 털고 돌아온 ‘셔틀콕 왕자’ 전혁진… “4년 뒤 올림픽 도전”

    부상 털고 돌아온 ‘셔틀콕 왕자’ 전혁진… “4년 뒤 올림픽 도전”

    절정기에 무릎 다치면서 2년 넘게 재활리그전 경기서 전승… 개인전 첫 우승도 “태극마크 기회 기뻐… 100% 쏟아부을 것”“많이 돌아온 만큼 더 멀리, 더 높게 가고 싶어요.” 오랜 공백 끝에 코트로 복귀해 부활의 날갯짓을 하는 한국 배드민턴 남자 단식의 ‘차세대 에이스’ 전혁진(25·요넥스)을 16일 만났다. 원래대로라면 ‘차세대’를 뗀 ‘에이스’가 돼야 했었다. 2014년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 2015년 유니버시아드 단식 금메달, 2017년 코리아 마스터스 단식 금메달을 따내며 이현일(40), 손완호(32)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떠올랐던 그다. 세계랭킹 18위까지 올라갔다. 그런데 실업 무대에 입문한 2018년 봄 몸에 이상이 찾아왔다. 허벅지 안쪽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특정 자세를 취하면 오금 뒤에 통증이 있었다. 그러나 병원에선 별 이상 없다는 소견만 이어졌다. 원인을 몰라 답답했다. 재활도 더뎠다. 꾀병 아니냐는 일부 시선도 따가웠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시작한 배드민턴을 포기할 생각마저 했다. “배드민턴을 제일 잘할 수 있고 배드민턴을 하는 게 가장 즐거웠기 때문에 끝까지 해보자고 마음을 고쳐먹었죠.” 지난해 여름에야 ‘무릎 뚜껑 뼈’ 문제라는 진단과 함께 제대로 된 재활 프로그램을 처방받아 빠르게 몸을 회복할 수 있었다. 잠시 떠나 있던 소속팀에도 올 1월 복귀했다. 그리고 코로나19로 미뤄져 지난 7월 열린 전국봄철종별리그전을 통해 2년 4개월 만에 공식 대회 코트를 밟을 수 있었다.“뭉클한 감정보다는 바짝 긴장했어요. 단체 종목이라면 교체 출전으로 뛰는 시간과 경기력을 늘려 갈 수 있지만 배드민턴은 오롯이 혼자 해야 하는 종목이잖아요. 긴 시간 동안 다른 선수는 많이 성장했을 거고 또 배드민턴 흐름도 많이 바뀌었을 테니 제가 얼마만큼 해낼 수 있을지 두려웠죠.” 다행히 출발이 좋다. 리그전에서 팀은 준우승했지만 전혁진은 자기 경기에서 6전 전승을 거뒀다. 지난 9일 막을 내린 전국여름철종별선수권 남자 일반부 단식에서는 우승을 차지했다. 실업 커리어 첫 개인전 우승이다. 12월 예정된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설 자격까지 얻었다. “대표팀 복귀에는 나이 제한이 있는데 마지막 기회를 잡게 돼 정말 기뻐요. 선발전은 경기가 많아 체력 부담이 큰데 잘 준비해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싶습니다.” 내년 도쿄올림픽은 쌓아 놓은 랭킹 포인트가 없어 출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전혁진의 눈은 2024년 파리로 향하고 있다. “당연히 올림픽에 나가고 싶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큰 대회든 작은 대회든 후회가 남지 않도록 제가 가진 100%를 쏟아붓고 싶어요. 어떻게 돌아온 코트인데요.” 글 사진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유서연 드디어 날다… 강소휘 공백 메운다

    유서연 드디어 날다… 강소휘 공백 메운다

    트레이드 카드로 여러 팀을 떠돌던 ‘이적생’ GS칼텍스의 유서연(21)이 주전을 위협하는 거포로 성장하고 있다. GS칼텍스의 유서연은 지난 1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시즌 V리그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시즌 첫 두 자릿수 득점(14점)을 올리며 팀이 3-0으로 승리하는 데 큰 몫을 했다. 프로 5년차에 접어든 유서연은 유독 이적이 잦았다. 2016년 1라운드 4순위로 흥국생명에 지명돼 프로에 입단한 뒤 KGC인삼공사·한국도로공사를 거쳐 올 시즌 GS칼텍스로 이적했다. 각 구단이 트레이드를 결심할 때 팀의 미래를 책임질 레프트 유망주 유서연을 탐냈던 탓이다.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프로 배구 선수 출신인 그는 연령별 국가대표에 빠짐없이 승선할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유서연은 지난 KOVO컵 때부터 서서히 존재감을 나타내더니 정규리그 들어서는 공격이 막힐 때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지난 14일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는 흥국생명전에서 체력이 방전된 메레타 러츠와 이소영의 부담을 덜었다. 차상현 감독은 “믿고 쓰는 유서연”이라며 “소휘가 복귀하더라도 팀을 운영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이 생겼다”고 믿음을 보였다. 강소휘는 백업 자원이었던 유서연의 부상에 이제 주전 자리를 위협받는 처지에 놓였다. 유서연이 GS칼텍스에 쉽게 녹아든 것은 젊어진 팀 분위기의 영향도 있다. 1999년생 유서연, 안혜진(22), 권민지(19), 1997년생 강소휘 등 팀 주축 선수의 나이가 어리다. 2016년부터 팀을 맡은 차 감독이 웜업존의 선수들을 적극 기용하며 팀 컬러를 젊게 꾸려 나갔기 때문이다. 유서연은 “코트 안에 친구가 있다는 건 정말 좋은 일”이라며 “비슷한 나이대 친구들이랑 뛰다 보면 분위기가 산다”고 말했다. ‘이적하며 마음가짐이 달라졌느냐’고 묻자 “아무래도 전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 드리고자 노력했던 것 같다”며 “부담되긴 했지만 리시브부터 하자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밝혔다. 유서연은 올 시즌 장충체육관을 매번 가득 메우는 팬에게 “시즌을 거듭할수록 더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말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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