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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요영화

    ◆더 길티(MBC 오후11시10분) 유능한 변호사 크레인(빌 풀먼)에게 새로 들어온 여비서 소피(가브리엘 앤워)의 유혹이 다가온다.하지만 마지막 순간에는거부하는 소피.크레인은 그녀를 강제로 범한 뒤 해고한다.이제 사고무친의가난한 여자가,법을 잘 아는 남자에게 벌이는 복수가 시작되는데….결과는뻔할 것 같지만 다양한 인물이 가세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레바논 출신앤서니 윌러 감독의 지난해 할리우드 진출 첫 작품. ◆로즈(EBS 오후10시) 열정적으로 살았지만 술·마약으로 짧은 생을 마감한비운의 록스타 재니스 조플린.베트 미들러가 그녀로 분해 혼신을 다한 연기를 펼친다.로즈라는 애칭으로 불린 재니스 조플린은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지만,정작 남자친구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친구도 없다.우연히 만난 남자에게 사랑을 느끼지만 성격 때문에 갈등을 겪는다.스케줄에 쫓기고 남자에게도 버림받으면서 다시 마약에 손을 댄 조플린.결국 무대 위에서 쓰러진다.마크 라이들 감독의 1979년작. ◆동경용호투(KBS2 오후10시50분) 홍콩갱단 흥힝파 조직원인 남(정이건)은리아(서기)의 청혼을 뿌리친다.죽은 옛 애인을 여전히 못 잊어서다. 한편 중간보스인 산지는 아시아 장악을 목표로,일본 야마다파의 두목 딸과정략결혼한다.이어 그가 산루엔파까지 장악하려고 시도해 갱단 사이에 주도권 다툼이 시작되고,남 역시 휘말리는데….‘고혹자’시리즈부터 ‘풍운’‘중화영웅’‘극속전설’로 이어지는 유위강 감독―정이건 주연 콤비의 2000년 작.이소룡·성룡·주윤발을 배출하며 홍콩 액션영화의 산실 노릇을 해온골든 하베스트사의 창립 30주년 기념작이다. 김소연기자 purple@
  • 새영화/ ‘스위트 알라바마’, 출세 위해 두남자사이에서 ‘주판알’

    코믹 드라마 ‘금발이 너무해’의 귀여운 여인 리즈 위더스푼이 또 찾아왔다.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 ‘스위트 알라바마’(Sweet Home Alabama·15일개봉)의 여주인공이 돼서다. 그런데 좀 달라졌다.남자친구의 말 한마디에 악착같이 변호사로 성공하던(금발이 너무해)그녀가 이번엔 출세를 위해 두 남자 사이에서 얄밉게 주판알을 튕긴다.알라바마의 시골마을에서 사고뭉치로 자란 멜라니(위더스푼)가 뉴욕에서 패션디자이너로 성공하자 ‘킹카’가 생긴다.뉴욕시장의 아들 앤드류(패트릭 뎀시)의 청혼에 갈팡질팡.별거중인 시골의 남편 제이크(조쉬 루카스)에게 결별선언을 하러 7년만에 고향을 찾아가지만 신데렐라가 되는 일이 쉬울 리 없다.멜라니가 고향을 찾아가 겪는 에피소드들로 잔재미와 감동을 교차시킨다.결혼식장에서의 반전 등 전형적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의 식상함이 거슬리기도 한다.초가을 미국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사랑싸움을 벌이는 영화에서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위더스푼의 귀엽고 풋풋한 연기.미국 로맨틱코미디 사상 최대의 오프닝 흥행기록을 세웠다.감독은 ‘에버 애프터’를 만든 앤디 테난트. 황수정기자
  • 교과서 인권침해 내용 없앤다

    특정 인종,장애인,여성,특정 직업에 대해 차별의식을 조장하거나 개인의 인권을 경시하는 교과서의 내용이 모두 사라진다. 국가인권위원회는 11일 초·중·고교 제7차 교육과정 11개 교과서의 13개항목이 인권의식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수정할 것을 교육인적자원부에 권고했다.교육부는 권고를 받아들여 권고항목 모두를 수정하기로 했으며,2003년 1학기부터 수정된 국정교과서를 배부하고 이미 인쇄된 검정교과서는 2004년부터 반영하기로 했다. 인권위는 헌법의 기본권조항과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협약’등을 기준으로 ▲국가이익을 이유로 인권침해를 정당화할 가능성이 있는 것 ▲생명권·신체자유권 침해의 소지가 있는 것 ▲편견과 차별의식을 조장할우려가 있는 내용에 대해 수정 권고를 내렸다. 인권위는 우선 고교 1학년 사회(디딤돌) 교과서에서 ‘가정부와 결혼할 경우 국내총생산이 줄어든다.’는 문구가 가정부라는 특정직업을 비하한다고 지적했다.또 걸레질하는 여성 가정부에게 남자 고용주가 반지를 들고 청혼하는모습을 그린 삽화도 여성 차별적 인식을 조장할 수 있다고 결정했다. ‘능력이 정상인과 대등하다면 장애인이라고 해서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기술한 중앙교육의 고교 1학년 사회 교과서 내용은 ‘장애인은 비정상인이다.’는 의미로 오해될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1학년 미술 국정 교과서는 서울시의 상징마크를 설명하면서 인종차별적이라고 지적돼온 ‘살색’이라는 표현을 써 문제가 됐다.이밖에도 가사노동을 여성의 역할로 고정화한 표현, 인권보호보다 국가목적을 우선시하는 문구 등이 삭제되거나 대체될 예정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
  • [대선후보 부인에 듣는다] (3)정몽준후보 부인 김영명씨

    대한매일은 ‘대선후보 부인에 듣는다’기획의 세번째 주자로 9일 오전 무소속 정몽준(鄭夢準)의원 부인 김영명(金寧明·46)씨를 만났다.김씨는 후리후리한 키에 마른 듯한 체형,서글서글한 눈매를 지녀 생각보다 훨씬 훤칠해 보였다.엄격한 시집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딸부잣집 막내딸의 구김살 없는 태도를 그대로 갖고 있었다.질문에 대해서는 다소 긴 듯하게,웃음을 섞어 차근차근히 답변했다.김씨는 “남편은 세계화 시대에 필요한 국제감각과 젊음을 갖추고 있고 월드컵 때 보여준 것처럼 국민역량을 최대한으로 끌어낼 수 있는 21세기형 지도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이날 인터뷰는 서울 평창동 정의원 자택에서 1시간 동안 이뤄졌으며 대담자로는 신연숙(辛然淑) 문화에디터와 김경애(金慶愛) 동덕여대 교수 겸 본사 명예논설위원이 참여했다. ■결혼과정과 남편 정몽준 ◆정 의원이 청혼은 어떻게 하던가요.결혼하면서 어떤 가정을 꿈꾸셨습니까. 결혼할 나이가 돼 소개로 만나서 그런지 좋으면 그냥 결혼하는 거라 생각했어요.영화처럼 드라마틱한 프로포즈는 없었는데 다른 분들은 그렇지 않으신지,이 대답을 할 때는 내가 뭔가 빼먹고 산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친정 아버님이 공직에 계셔서 어머님이 하루 건너 손님을 치르는 등 바쁘게 살았어요.초창기 외교관은 지금보다 여건이 열악했거든요.결혼하면서 사업하는 가정은 다를 거라고 생각했는데 결국은 공직을 갖게 돼 한바퀴 돌아 원래 자리로 온 느낌이에요. ◆부부싸움을 한 적이 있으신가요. 신혼 초에는 많이 했죠.내용은 잘 기억 안 나는데 하여튼 처음 결혼해서는 서로 다른 가정 환경에서 자라 적응하기 좀 힘들었어요.친정은 경상도 집안에 딸이 많아 분위기가 부드러운데 시댁은 아들이 많고 대가족이라 좀 딱딱한 편이거든요. ◆남편이 어떤 경우에 가장 자랑스럽게 느껴지셨습니까. 감성지수(EQ)가 굉장히 높아요.어려운 일을 만났을 때 두려워하지 않고 용감하게 추진하는 모습이 자랑스럽죠.남편은 부부관계도 수직관계가 아니라 수평관계,또는 계약관계라고 표현하는데 그 말은 ‘사랑에 대한 계약’을 뜻하죠.사랑하고,사랑하려고 노력하고,서로를 불쌍히 여기고 배려한다는 뜻입니다. ◆정 의원이 구두쇠라 돈을 써야 할 데도 안 쓰는 것 같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검소한 것은 사실이지만 꼭 써야 할 데는 씁니다. ◆정 의원이 언젠가 부인께서 첫사랑이 아니라고 말했는데 좀 섭섭하지 않으셨습니까. 결혼한 지 23년입니다.애가 넷이고요.그런 것에 섭섭하다고 말할 시기는 지났지요. ◆고 정주영 명예회장은 아들을 주욱 대동하고 출근하고 아침 식사도 모여서 하는 등 전통적인 가부장이었습니다.또 너무 검소해 며느리로서 부담이 됐을 법한데요. 대가족이 좋은 면도 많아요.집안에 큰일이 생기면 서로 의지하고 걱정해주는 사람이 많잖아요.제사때도 며느리들이 많아 음식 장만이 빨리 끝나요.아버님은 그릇이 크면서도 굉장히 자상하고 섬세하셨어요.저희들이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죠.그렇게 바쁘게 큰 기업을 하면서도 자식들 하나하나 챙기는 걸 보면 대단하세요.아버님을 통해 절제와 부지런함을 배웠어요. ■가정생활과 자녀교육 - 아이에 가끔 ‘사랑의 매' 들어 ◆정 의원께선 집안살림이나 자녀교육에 얼마나 참여하시나요. 남편은 “아이들은 멍하니 천장 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요즘 아이들이 너무 바쁘게 지내는 것을 안타까워해요.월드컵 일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일요일날 예배 끝나고 아이들에게 자장면도 사 주고 쇼핑도 같이 하곤 했는데 지난 10년 간은 출장을 많이 다녀서…. ◆정 의원이 아이들 칭찬은 많이 해 주는 편인가요. 아이들과의 대화 시간이 아무래도 부족하죠.어렸을 때는 아이들 교육은 제가 챙겼습니다.하지만 아이들이 자라면서 점점 아버지의 존재에 대해 인식하는 것 같아요.등산이나 축구 등 어른들 행사에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나이가 되니까 옆에서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어른들의 세계를 이해하는 것 같고요. ◆혹시 아이들에게 매를 든 적이 있나요. 아이에게 무엇을 잘못했는지 말하게 하고 잘못을 인정하면 ‘몇 대를 맞아야 하지?’라고 물었어요.그리고 체벌한 후에는 엄마가 너를 사랑한다고 꼭 이야기를 하고 안아 주었습니다.감정적인 매는 금물이지만 사랑의 매는 필요하다고 생각해요.하지만 아이들이 조금 자라면 체벌은 효과가 없습니다.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야겠지요. ◆늦둥이는 어떻게 해서 보게 됐습니까. 막내를 임신하고 검사를 받으러 갔을 때 담당의사가 “아들이 없으신가요.”하고 진지하게 물어 참 당혹스러웠습니다.제가 막내여서 항상 동생을 가지고 싶어했는데 그러다 보니까 아이를 넷이나 낳았습니다.아이는 두 돌까지가 제일 예쁜 것 같아요. 큰 애들이 이제 집을 떠나고 있는 과정에서 아직 집에 누가 있어 엄마를 기다린다는 건 너무 좋죠.하지만 나이 많은 엄마라 미안하기도 합니다. ◆둘째 딸은 왜 미국 고등학교에 보내셨는지요. 미국에서 (정 의원이) 박사과정 밟을 때 태어났어요.그래서 그런지 본인이 그곳에서 공부하기를 원해 네 아이 중 하나쯤은 원하는 대로 해주자,그렇게 됐지요.하지만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살아야 한다고 봅니다.이모가 학교 가까이 살고 있지 않았다면 안 보냈을 겁니다. ◆정 의원이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입니까. 식성이 좋아서 설익은 김치와 국만 있으면 되지 반찬 타박은 절대 안 해요.된장찌개를 자주 끓이고 계절에 따라 게장과 굴전을 해 줍니다. ◆가정 살림은 어떻게 운영하십니까.살림 비용을 타 쓰는 편입니까. 결혼 후 지금까지 매달 생활비를 받아왔습니다.생활비를 받을 때는 다른 주부 선배들이 가르쳐주신 대로 ‘감사합니다.수고 많으셨습니다.’하면서 받습니다. ◆부부가 함께 노래방에 가신 적이 있는지요.애창곡은 무엇입니까. 물론이죠.잘 부르지는 못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노래는 안치환의 ‘내가 만일’입니다. ■개인생활 - 정신지체아 보호시설 운영 ◆어렸을 때부터 외국에서 학교를 다녔는데 한국에 친구는 많으십니까. 친구가 많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출마선언을 하고 나니까 여기저기서 연락이 와요.생각보다 많이 있더라고요.(웃음) ◆경상도 말씨가 울산에서 출마할 때 좋은 점수를 얻었겠습니다. 언니들은 서울말씨를 쓰는데 제가 어려서 한국을 떠나 부모님 영향을 받다보니 그렇게 됐습니다.억양이 좀 남아 있을 뿐이지 그렇게 심하진 않지요? 유권자들이 편안하게 느끼는 건 사실이에요. ◆웰슬리대는 명문대로 알려졌는데 공부를 잘 했나 봅니다.정치학을 전공한 건 외교관이 되려고 한 것 아니었나요. 웰슬리대는 당시에는 비교적 들어가기 쉬웠어요.클린턴 대통령 이후 미국사회도 교육열이 높아져 지금은 들어가기 어려운 대학이 돼 있다고 하대요.요즘 같으면 입학도 못 했을 거예요. 친정아버님이 외교관이셨는데 저희 남매 중에 외교관하는 사람이 없었어요.그래서 생각이 있었던 건 사실입니다.결혼을 안 했으면 혹시 모르죠.하지만 결혼해서도 거의 외교관이나 다름 없는 생활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국제축구연맹(FIFA) 일이 대부분 외국 부인들 만나는 일이라 예전에 어머님 하던 일과 비슷해요. ◆ FIFA 집행위원들 사이에 ‘미스 스마일 월드컵’이라 불린다는데요. 너무 과대평가해 주신 거지요.사람 사귀는 일이 다 만나서 밥 먹고 얘기하고 그런거잖아요.그냥 아내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지요. ◆‘내가 대통령감이라기보다는 아내가 퍼스트레이디감이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정 의원이 책에 썼는데요. 누가 그런 얘길 했나봐요.그래서 듣고 기분이 좋았나 보죠.생각해 주신다는 게 나쁘지 않고 감사하죠.하지만 제가 퍼스트레이디감인지 아닌지는 좀더 공부를 해 봐야겠어요.역할을 잘 할 수 있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혹시 지금까지 좌절을 겪어본 일이 있습니까. 좋은 부모와 시댁을 만나 어려움 겪지 않고 살았습니다.감사한 일이지요.그만큼 사회에 돌려 드려야 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올’이란 단체에서 문화재 보존 활동을 하고 있다는데요. 외국 손님이 오면 뭔가 짧은 시간에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줘야 되는데 그런 장소를 찾는 데 아쉬움이 많았어요.훌륭한 문화재가 많은데도 통역 인프라가 부족하고 보존이 제대로 안 돼 있어 부끄러웠죠.아이들 교육도 급하지만 문화재야말로 대대손손 물려줘야 하는 거잖아요.주부들이 주축이 돼 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는데 아직 시작 단계입니다.앞으로 많은 단체가 협력해 좋은 정책이 나오도록 여론조성 작업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 울산 사택에서 12년째 운영하고 있는 ‘정신지체아동 주간보호시설’은 김여사가 세웠다는데요. 대단한 건 아니고, 아이들에게 너무 부족한 부분이 많아 좀더 나은 놀이시설을 주고 싶었던 것뿐입니다. ■정치관 - ‘상식 통하는 사회' 만들어야 ◆재벌가 출신이면서 노동자들 표로 당선됐는데 유권자들이 거리감을 갖고 있지 않았을까요. 처음 출마했을 때는 선입관을 갖고 있었지만 실제로 지역구에 내려가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니까 많이 사라졌어요.서로 마음을 열고 애로점 듣고 아이들 교육 문제,지역 생활 개선점 등을 얘기하면서 가까워졌죠. ◆부인께서는 아주 좋은 인상을 주는 한편 너무 귀족적인 이미지라는 지적도 있습니다.과연 서민들의 고충을 이해할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도 있고요. 인터뷰를 하니까 이렇게 화장도 더 하고 옷도 신경 써서 입은 거지 저도 보통 주부들처럼 시장도 다니고 그래요.남편이 후보가 되기 전에는 아무도 못 알아봤을 거예요.염려를 많이 해 주시는데 좋은 말씀이라 생각하고 나름대로 어려운 상황에 계신 분들을 만나뵙고 모르는 부분을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 의원이 여성들에게 국회의원 및 지방의회선거에 50% 공천을 할당하겠다고 약속했는데요. 여성들의 능력은 남성들도 다 알고 있을 거예요.사실 여자축구도 남자축구만큼 투자했더라면 벌써 월드컵4강에 갔을 거라고 하더라고요.아무리 능력이 있다 해도 그만큼 투자나 보살핌이 없으면 안 되는 거죠.정 후보는 그런 데 대해 마음이 열려 있습니다.세계 각국을 여행하면서 우리보다 못한 나라도 여성들의 지위가 높은 걸 보고 많이 느꼈나봐요. ◆왜 정 의원이 꼭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세계는 많이 변하고 있어요.국내 정서나 상황도 이해해야 하지만 우리가 세계 안에서 살고 있는 만큼 세계를 이해하고 맞춰 살아야 할 필요도 있거든요.지도자들도 다 젊어지고 있어요.정말 이번이 21세기 첫 대선인데 우리나라가 어떤 방향으로 나갈 건지 잘 생각하고 지도자를 뽑아야 될 것 같아요.우리가 월드컵 때 느꼈던 대한민국 국민들의 무한한 능력을 드러내 줄 수 있는 대통령이 됐으면 해요.항상 국민들 발목을 잡았던 게 정치였잖아요.국민들의 능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지도자가 되길 바랍니다. ◆정 의원의 대통령 출마를 만류한 적이 있는 걸로 아는데 그 까닭은 무엇이었습니까. 한 엄마와 아내로서는 만류 안 할 수가 없었습니다.공직이란 많은 희생을 가족에게 요구합니다.평범한 가장으로 있길 바라는 아이들의 마음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남편은 늘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제게 자주 하였습니다.그런 사회만이 우리 아이들에게,또 다음 세대 아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고 했습니다. 가족이나 개인의 희생은 따르겠지만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면 열심히 도와야지요. 박정경기자 olive@ ■김영명씨는 누구/ ‘스마일 월드컵'… 영·일·스페인어 능통 김영명씨에겐 애칭이 있다.‘미스 스마일 월드컵’.정몽준 의원이 월드컵유치를 위해 뛰어다닐 때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들이 붙여준 별명이다.정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을 때 한나라당 핵심당직자는 “다른 것은 몰라도 부인만큼은 경쟁력이 있다.”고 했다.170㎝가 넘는 키와 미모에 더해 재벌가 며느리임에도 불구하고 소탈하면서도 차분한 분위기,그리고 모나지 않은 행동에서 비롯된 평가다. 주일·주미대사와 외무장관 등을 지낸 김동조(金東祚)씨의 2남4녀 중 막내.혜화초등학교 3학년 때 서울을 떠나 20년 가까이 외국에서 살았다.덕분에 영어와 일어,스페인어 등 3개 국어에 능통하다.영어로 작성한 정 의원의 박사학위 논문을 감수해 준 일은 잘 알려진 일.국제감각도 지녀 남편의 해외활동에 적잖은 도움을 주었다.다만 오랜 외국생활로 학창시절 친구가 없는 것이 늘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정 의원과는 1978년 여름 미국 보스턴에서 정 의원의 넷째 형수인 이행자씨 소개로 만나 1년간 연애 끝에 이듬해 정동교회에서 결혼했다.정 의원은 당시 매사추세츠 공대(MIT)에서 경영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었고, 김씨는 웰슬리대에서 국제정치학과 미술사를 공부하고 있었다.이곳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와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장관이 나온 명문여대다.김씨는 “정 의원이 과묵하고 심지가 굳어 끌렸다.”고 한다.정 의원이 기숙사로보내온 장미꽃은 지금도 가슴에 담겨 있다. 김씨의 큰 키는 경남여고 농구선수였던 어머니에게서 비롯된다.자매들도 마찬가지.맏언니 영애(57)씨는 미국 모건스탠리 부사장이고 셋째 형부는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으로,LG그룹 공동창업주인 허준구씨 조카다.허 회장은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과 사돈관계.한국외대 교수인 오빠 민영씨는 정 의원 캠프에서 자문팀을 이끌고 있다. 바쁜 사회활동에도 불구하고 김씨는 자녀양육에 더 심혈을 기울였다.장남기선(20)씨와 장녀 남이(19)양은 연세대 경제학과와 철학과를 각각 다닌다.차녀 선이(16)양은 유학 시절 낳아 미국 시민권자로,현재 미국에서 고교를 다닌다.올해 세검정 초등학교에 입학한 늦둥이 예선(7)군은 얼마전까지 차범근 축구교실에 나갔다. 남편의 출마선언 이후 김씨는 매일 새벽기도를 나간다.그리곤 재래시장 방문과 봉사활동,각종 인터뷰 등으로 숨가쁜 하루를 보낸다.대선 출마가 가족과 주변에 몰고올 변화가 지금도 두렵다는 김씨.그러나 앞에 놓인 일정표는 더이상 고민할 겨를조차 주지 않는다. 박정경기자
  • [대선후보 부인에 듣는다] (2)권영길후보 부인 강지연씨

    권영길(權永吉·61) 민주노동당 대선후보 부인 강지연(姜知延·59)씨는 일요일인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일원동의 한 연립주택 자택에서 기자들을 맞았다.“막 외출을 하려는 중”이라고 양복차림으로 나오는 권 후보 얼굴 뒤로 공간이 모자라 방 가운데까지 서가가 돌출해 있는 서재에 책들이 빼곡히 꽂혀있는 게 보였다.매듭단추로 앞을 여민 개량한복 차림의 강씨에게선 인내로써 고난을 이겨낸 강인함이 풍겨 나왔다.남편에 대한 신뢰와 함께 민노당의 대선 공약과 쟁점 이슈에 대한 이해도 깊었다.거실에 사각상을 펴놓고 앉아 1시간30분의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권 후보의 노모가 나와 “수고가 많다.”며 말을 건네기도 했다.대담에는 신연숙 문화에디터와 김경애 동덕여대 교수 겸 본사 명예논설위원이 참여했다. ■결혼과정 ◇권 후보가 오빠의 친구라던데,어떤 점이 좋았나요. 고종사촌 오빠의 경남고 동기예요.오빠가 서울 우리집에서 대학을 다녀 자연히 친구들이 드나들게 됐고,그래서 만나서 대화도 하게 됐는데 (권 후보가) 사람을 사랑하는 모습이좋았습니다.연애감정으로 바뀐 시기는 잘 기억이 안 나네요.진지하고 따뜻한 사람이라는 느낌이었습니다.50년대 말 당시에 이미 전쟁고아 등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을 혼자서 가르치기 시작했고,나중에 친구들과 서클을 만들어서 3∼4년을 계속했지요. ◇청혼은 어떻게 하시던가요. 연애를 하자 친정어머니가 극구 말렸어요.저는 있는 집 딸이고,권 후보는 없는 집 외아들에 홀어머니가 계시니,반대할 이유는 충분하죠(웃음)? 하지만 말리니 더 하고 싶고.헤어지지 못하고 시일이 경과하니 어머니께서 지치신 나머지 이젠 거꾸로 ‘빨리 시집가라.’고 하시더라고요.당시 아버지가 살아 계셨다면 결혼을 못했을지도 모르지요. ◇결혼을 하게 되면 단꿈을 꾸기 마련인데요,어떤 꿈을 갖고 있었나요. 당시에도 출세를 지향하지는 않았어요.최선을 다하는 삶에서 만족해야 하지 않을까,피차 그런 마음에서 선택했죠.부귀영화를 꿈꾸지 않은 것은 제가 어렵지 않게 살았기 때문일 수도 있어요.결혼에 후회를 한 적이 없다면 그건 거짓말일 테지만,근본적으로 되돌아보면 선택이 옳았다고 생각해요.다만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는 조금 밉지요(웃음). ◇시부의 좌익 경력에 대해 부인이나 친정은 알고 있었나요. 그 당시 산청이라는 곳의 지리적 여건이 누구나 이쪽 아니면 저쪽이라 그런게 문제되지는 않았어요.아무 생각없는 양민도 당하거나 죽거나 했지요.낮에 오는 사람들은 ‘(빨치산들) 먹을 것 주지 않았나.’해서 억울한 사람들이 희생되고,밤이 되면 반대 상황이 벌어지고….이쪽이나 저쪽이나 당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지리산 주변 동네가 다 그랬지요.결혼한 뒤 시댁의 먼 집안어른들까지 시아버지를 칭찬하시더군요.욕할 데가 없는 분이라고….그것 때문에 결혼을 고민하지는 않았어요. ◇결혼하고 나선 단점도 보였을 텐데요. 사귈 때는 말 수가 적은 것이 매력이였는데,살다보니 재미가 없어 안 좋더라구요.자상하고 세심한 남편은 아니지만,따뜻한 사람이고 그걸 느낄 수 있게 해요.고통 중에도 지지하고 참고 잘 지내고 있는 것도 그런 때문이 아닌가 해요.집안일은 거의 못하지만 정리 같은 것은 스스로 해요.혼자 밥상을 차려먹기도 하고,식사 후에 찬통을 닫아 냉장고에 넣고 그러지요.좋아하는 된장찌개 생선찌개 요리는 곧잘 합니다. ■가정생활과 자녀교육 - 집 담보로 대출받아 생활 ◇남편의 성격은 어떤가요.독단적인 면은 없습니까. 전혀 그렇지 않아요.아이들 문제만 해도 조언은 하지만 스스로 충분히 생각했는지만 묻고 결정은 아이들에게 맡기고 또 그에 따라줍니다.저에게도 독재를 해본 적은 없습니다. ◇남편이 회사 그만두고 직장 없이 유학갔을 때 불안하지 않았나요.파리에서의 학비는 어떻게 조달했나요. 그저 굶어죽지는 않겠다는 생각이었지요.일단 다시 일을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있었어요.학비는 모아놓은 돈 조금으로 해결했고요.특파원 시절 남들은 여행도 휴가 받아서 가고 그러던데,우리는 언제나 12월30일∼1월초 신문 안 나올 때만 기차타고 이웃나라 다닌 게 전부예요.그래서 사진배경이 다 겨울밖에 없어요. ◇자녀교육도 모두 성공하신 것 같습니다만 해외 유학에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데요. 딸은 사위와 함께 서울대 박사과정을다니다 사위가 전액 장학금을 받고 미국의 코널대로 갔어요.그것만으로는 생활이 안돼 고생했는데 딸도 이번에 같은 대학에서 장학금을 받게 돼 별 걱정은 없어요. 아들은 결혼할 때 전세를 얻어주었는데 2년 지나니까 ‘부부가 그동안 번돈하고 융자 2000만∼3000만원을 보태 집을 산다.’기에 ‘잘했다.’고 했죠.당초 건축과를 지망했다가 경제학과를 졸업해 대기업에 취직했는데 오전 8시 출근에 밤 12시 퇴근하는 일을 반복하면서 염증을 느꼈는지,집을 전세주고 그 전세금을 받아서 하고싶던 공부를 다시 하겠다더군요.프랑스에서 실내디자인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자제분과 관련된 보도가 나올때의 심정은 어떠했나요.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을 할 수 있겠구나 생각해요.우리사회에 호화 해외유학을 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다만 ‘우리는 아닌데…’ 하는 그런 생각을 했죠.그런 것 일일이 섭섭해하면 안됩니다.병 납니다. ◇부부싸움은 하시는가요. 필요하다고 생각해요.한번씩 해야 정든다고들 하잖아요.그러나 남들 하는 그런 식으로는 못해봤어요.풀고 살아야 하는데 그게 안될 뿐 아니라 스스로‘나는 이래야 한다.’는 틀 속에 갇혀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권 후보가 파리특파원에서 돌아와 노조부위원장 나선다고 했을 때 반대하지 않았나요. 후보의 삶을 보아왔고,어떻게 살리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러지는 않았어요.후보가 “지금까지 살아온 것에 비하면 앞으로 살 날은 얼마 되지 않는다.스스로 부끄럽지 않기 위해 이 길을 가야겠다.”고 하더군요.그 뜻을 지켜본 사람으로서 반대할 수가 없었죠. ◇당시 기자생활은 유신체제를 유지하는 축으로서의 역할이 있었는데. 양심이 허락하지 않은 글을 요구받을 때 고통스럽고 힘겨워하는 것을 봤어요.하지만 자기 양심에 어긋나지 않은 글을 쓰기 위해 고심했어요.그런 것 때문에 일관되게 지지하고 있지요.언노련에 있을 때 기성 정당에서 “비례대표 1,2번 주겠다.돈 없는 것 아니까 그냥 와라.” 이렇게 한 적도 있고,“지역구를 주겠다.” “노동부장관을 시켜주겠다.”고 한 적도 있었어요.후보는 시종 일관된 길을 가는 사람이었습니다.만약 흔들렸다면 나도 지지를 못했을 것 같습니다. ◇그 때 갔더라면 하는 생각은 안해보셨나요. 추호도 없었습니다.농담으로는 해봤죠.‘한번 할 말 하고 나오는 것은 어떠냐.’고.그랬더니 ‘기성 정당으로는 실현하고 싶은 것 할 수가 없다.’고 하더군요.자기 길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거절했다고요. ◇후보께서 술은 잘 하시지요. 한번 시작하면 한도없이 마셔요.기자시절 술 마시는 데 대해 바가지를 긁지는 않았는데,왜냐하면 술마시고 들어오면 ‘나의 사랑하는…’ 뭐 이런 말도 하고,평소 안 하던 애정표시를 하거든요.사람도 부드러워지고 하니 바가지를 긁을 필요가 없었지요. ◇생활은 어떻게 하시나요.수입은 있나요. 집을 담보로 대출받아 쓰고 있어요.당에서는 일절 월급은 없습니다.국고보조금은 정책개발을 위해 쓰고 당 상근직원과 지구당에만 조금씩 나갑니다.그래도 오늘 세 끼 안 굶으면 감사하다고 생각합니다.우리가 잘하고 있다면 1만원짜리 당비가 많아질 것으로 믿습니다. ◇후원회를 하면 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나요. 지금까지 후원회 해서 들어온 돈은 만져본 적도 없습니다.그 돈은 당에 들어가서 운영자금으로 쓰입니다.당원들이 1만원씩 특별당비를 내는데 쓸 수가 있겠습니까. ■개인생활 - 호스피스로 6~7년간 봉사 ◇이화여중·고에 이화여대를 나오셨는데,고등교육을 받은 여성으로서 미래에 대한 꿈은 무엇이었나요. 현모양처가 되고 싶었습니다(웃음). ◇외국서 오래 사셨는데 외국어는 잘하십니까. 불어는 잘은 못해도 입을 여는 데 겁은 없어요.통하기야 하지요.영어보다는 불어가 더 낫습니다. ◇파리에서 학교는 안 다니셨나요. 사실 그림을 좋아해서 졸업후 홍대 미대를 가고 싶었어요.편입도 가능했지만 기회를 놓쳤는데 프랑스에서 기회가 돼서 청강생으로 미술공부를 많이 했지요.재미 있었습니다. ◇여유시간은 어떻게 보내시나요. 인터넷으로 예약해서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를 보기도 하고,아니면 (권 후보와) 둘이서 동네 호프집에서 맥주를 잘 마셔요.운동은 대모산에 잘 다녔지만 요즘은 시간도 없고 해서 잘 못가요. ◇후보 부인으로서의 득표활동은. 기성정당의 후보 부인은 득표를 위해 많이 방문하고 다니시더군요.사찰이고 어디고 다니면서 시주도 하고 기부도 하다보면 관계가 다져지는 것인데,그런 돈을 쓸 형편이 안됩니다.그래서 인간적으로 가서 도와드리고 할 뿐이지요.그리고 서울에서는 거의 살림만 하고 지역구인 창원에 집이 있어 1년에 3분의2는 그곳에서 지냅니다.창원에서는 당원모임,여성당원과의 활동,노래패 모임 등을 하지요. ◇이전에 사회활동은 많이 하셨습니까. 호스피스로 6∼7년 봉사했는데 오히려 받은 게 너무 많습니다.죽어가는 사람 만나는데 내 가족 건강한 것만으로도 감사했고,후보가 감옥에 갔을 때도‘숨넘어가는 사람도 있는데 (감옥)안에서 건강하게 잘 있는게 감사할 일’이라고 생각했죠. ■정치관 - 진보정당 길닦는 역할 최선 ◇민노당이 군소정당이라서 생각하는 뜻을 펼치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요. 우리가 당장 뭔가 이뤄내자는 욕심 거두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다보면,좋은 세상 만드는 데 징검다리가 될 것이라 믿습니다.진보정당이 이 나라에서 뿌리내려 보수정당과 함께 의견조율을 할 날이 올 것이라고 봐요.그런 역할을 할 날을 위해 우리는 길 닦는 역할로 끝나도 좋다는 그런 생각입니다.실제로 우리가 주장한 대로 되지는 않았지만 상가임대차보호법,이자제한법들이 우리 당에서 제안해 이뤄진 법들입니다. ◇파리에 살면서 유럽의 좌파로부터 영향을 받지는 않았을까요? 그런 면도 있을 겁니다.정치는 진보와 보수가 다듬어 나가야 합니다.보수내에서 이 당 저 당 나뉘어서는 발전할 수 없습니다.정쟁으로 정치를 하고 있기 때문에 서민을 생각하고,노동자를 위한 정책을 펴는 정당이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민노당의 정책을 어떻게 보십니까. 창당된 지 2년된 정당으로서 국민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한 당입니다.저도 당원입니다.민노당은 분회를 거쳐 지회장에게 보고되고,전국에서 이런 것들이 모여 상부로 취합됩니다.여기서 전문가 토론을 거쳐 정책으로 확정됩니다.민노당의 정책은 그런 과정을 거쳐 개발한 것입니다.저도 당원으로서 마땅히 지지합니다. ◇민노당이 공약으로 내건 ‘10억원이상 재산 보유자 부유세 신설’은 어떻게 보시나요. 처음에는 발표를 잘못했다고 생각했어요.강남 주변에 사는 분 대부분이 집한 채에 예금 몇 억 있으면 보유세 대상인줄 알고 있더라고요.알아보니 실제는 그렇지 않더군요.대상은 상위 2만∼5만명 내외가 될 것이라는 게 공신력있는 연구소의 발표 내용이더라고요.이런 점들을 잘 홍보했으면 좋겠다고 했더니,어제 TV토론에서 신경써서 전달하려 하더군요. ◇남편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부분이 있습니까. 평소 말로 자주 꼬집거나 반대 의사를 냈다면 어떨지 모르겠지만,꼭 필요할 때만 얘기한다고 생각하는지 제 얘기엔 긍정도 하고 잘 받아주는 편입니다.어제도 TV토론 답변방식에 대해 조언했어요. ◇대선에서의 예상 득표는. 많이 얻어야지요.그러나 당원들이 만족하는 수준이면 저도 만족하자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왜 권영길 후보가 돼야 하는지 한마디로 말씀하신다면. 세상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바꾸고자 하는 사람입니다.원하는 세상 만들어줄 사람이 이 사람이 아닌가 합니다. ■강지연씨는누구 - 재벌 외동딸… 파업현장 자주 방문 권영길 후보의 부인 강지연씨는 재벌집 외동딸이다.동방생명(현 삼성생명)창업주인 강의수씨가 바로 그의 부친이다. 권 후보가 좌익이자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어렵게 소년기를 보낸 반면,부인 강씨는 유복한 집안에서 자란 점은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태어난 곳은 경북 영천이지만,초등학교부터 줄곧 서울에서 다녔다. 이화여대 재학 중 고종사촌 오빠의 친구로서 알게 된 ‘대학생 권영길’의 세상을 바라보는 자세와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가 너무 순수하고 좋아,집안의 강력한 반대가 있었지만 선뜻 결혼을 결정했다. 하지만 결혼 이후 강씨는 친정으로부터 큰 도움은 받지 못했다고 한다.부친이 암으로 병원에 입원,삼성으로 기업이 송두리째 넘어갔고 재산정리도 제대로 못한 채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홀어머니 아래 외아들 외동딸의 결혼이었기 때문에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를 동시에 모시고 살았다.종교는 가톨릭.중학교 때부터 개신교 학교를 다녀 기독교의 봉사와 겸손의 정신을 일찍이 받아들였다.그러나장손의 며느리로서 제사를 받들어야 했고,문규현 신부가 방북한 임수경을 데리고 들어오는걸 보고 감동을 받아 가톨릭을 ‘선택’했다.물론 권 후보가 가톨릭 영세를 받은 사람이었던 것도 한 이유가 됐다.종교는 고난을 극복하는 큰 힘이 된다고 한다. 현재 3남매의 자녀 중 장녀 혜원씨는 서울대 사회학과를 나와 남편과 함께 미국 코널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권 후보가 명동성당에서 총파업투쟁을 주도,당국의 수배를 받는 바람에 장녀 결혼식장에는 강씨 혼자갈 수밖에 없어 당시 화제가 되기도 했다.혜원씨 부부는 같은 성씨의 동성동본이기도 하다. 또 장남 호근씨는 프랑스에서 건축디자인을 공부하고 있으며,차남 성근씨는 서강대 불문과를 졸업했다. 결혼 이후 남편의 ‘운동가적’ 풍모를 지켜 보면서 세상의 다른 면을 볼수 있게 된 것이 참 다행스럽다고 그녀는 종종 말한다.실제로 그녀의 외모 어디에서도 재벌집 외동딸의 풍모는 찾아보기 힘들다. 처음엔 어색하던 각종 집회에도 참여하다 보니 익숙해졌고,나중엔 파업현장 어디도 머리띠를두르고 갈 정도가 됐다고 한다.민노당 열성당원이기도 한 그녀는 요즘 노동자와 서민을 위한 민주노동당과 남편인 권 후보에 대한 ‘긍지’로 가득하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드라마속 여성은 ‘만능’ 남성은 ‘무능’

    ‘야수는 미녀를 만나고,온달은 평강공주를 만난다.’ 요즘 TV드라마를 보면 무슨 일이든 척척 잘 해내는 만능형의 신데렐라는 넘쳐나는 반면,남자들은 좀 무능한 듯한 온달로 묘사되는 경향이 뚜렷하다.여성의 사회참여가 활발해지면서 드라마 속 남성은 건달이나 한량 등 ‘함량미달’로,여성은 지혜롭고 생활력 강한 똑순이형으로 그려지는 것이다. SBS주말드라마 ‘라이벌’의 김재원은 극중 빚을 독촉하러 다니는 ‘양아치’로 살아온 인물.그러나 지순하면서도 강인한 소유진을 만나 사랑을 느끼면서 자신이 속한 조직을 배신하는 등 인생 행로를 단정하게 바꾸려는 의지를 갖는다.같은 방송사 수·목드라마 ‘정’의 남자주인공 유준상도 사법고시에 번번이 낙방하는 빈털털이 ‘백수’지만 똑순이 애인 김지호가 용기를 복돋워 주면서 청혼하자 취직을 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MBC수·목드라마 ‘네멋대로 해라’의 주인공 양동근은 ‘못생긴 감자’같은 외모에 소매치기 전과범.엎친데 덮친 격으로 백혈병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살아간다.그러나 그는미모의 이나영과 생활력 강한 치어리더 공효진에게서 적극적인 애정공세를 받는다. 1980년대만 해도 남자는 여자의 헌신적인 도움을 받지만 성공을 위해 여자를 배신하는,강하고 악한 인물로 그려졌다.‘청춘의 덫’(78년)과 ‘내일 잊으리’(88년)의 남자 주인공이 각각 자신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희생한 여자를 버리고 부잣집 딸을 선택한 것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그러나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남자는 똑순이 같은 여자의 도움과 사랑을 받는 나약한 인물형으로 바뀐 것.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미국 등 서방 선진국의 경우 70년대 후반과 80년대 초반에 걸쳐 여성해방이 이뤄지면서 TV에는 모자란 남성과 유능한 여성들이 나와 ‘만능여성’의 이데올로기를 낳게 했다.”면서 “요즘 우리 드라마에 똑순이와 온달이 넘쳐나는 것도 여성의 사회적 성공이 일반화하는 초기과정에서 생겨난 현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드라마도 앞으로는 부족한 남성과 모자란 여성이 양보와 협조를 통해 완벽한 하나를 이루어가는 보다 현실감 있고건전한 남녀상을 제시하는 건강한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주현진기자 jhj@
  • “”스타보다 신인 발굴 드라마 質로 승부””/’네 멋대로 해라’ 박성수 PD

    “”스타보다 신인 발굴 드라마 質로 승부””/’네 멋대로 해라’ 박성수 PD

    TV드라마는 영화보다 연출자 색깔이 덜하다.PD들은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모나지 않으면서도 평범한 재미를 선사하는 작품을 만들어야 하기때문.이 때문에 특정PD 이름을 기억나게 하는 비슷한 드라마 일색이다. 이런 기류 가운데 MBC 수목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를 연출하는 박성수PD는 심상치 않다.표민수PD의 ‘푸른 안개’‘거짓말’처럼 마니아 층을 형성해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 전작인 ‘햇빛 속으로’‘맛있는 청혼’또한 독특한 소재와 색다른 줄거리전개로 인기를 끌었다. “제가 드라마 할 때마다 망한다고 주위 사람들이 난리였어요.‘네 멋대로해라’도 우겨서 간신히 시작했어요.‘맛있는 청혼’때도 모두 실패할 것이라고 비웃었지만 성공했잖아요.” 박성수PD의 자부심은 대단하다.우선 남의 이야기는 듣지 않는다는 것이 철칙.무난하게 성공할 드라마를 만들려는 게 아니라면 소신껏 밀고 나가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따라서 인기있는 남자 탤런트를 캐스팅하는 것을 피한다.출연자 인기때문이 아니라 드라마 질로 승부하고싶기 때문이다. “캐스팅은 혼자서 결정하는데 언제나 기대 이상이었습니다.특히 ‘네멋대로 해라’의 양동근·이나영은 저도 놀랄 정도였습니다.” 그의 사람보는 안목은 탁월하다.‘맛있는 청혼’에서도 아역배우 출신인 정준을 비롯해 소유진 손예진 등의 신인을 과감하게 캐스팅해 인기스타 반열에 올렸다.‘햇빛 속으로’에서도 무명인 김하늘을 발굴했다. “드라마를 위해서 시청률에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하긴 하지만 어차피 PD인지라 초연할 수는 없단다.그는 “시청률이 기대치에 못 미치면 마치 국회의원 선거결과를 보는 것 같아요.내가 찍은 사람이 안 됐을 때 그 참담한 기분 아시죠?”라면서 멋적게 웃었다. 그는 또 시나리오를 전혀 손대지 않는 PD로 유명하다. “작가의 개성을 존중해 줘야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다고 믿습니다.다양하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의견차이를 좁힐 수 있어요.내게 욕심이 있는 만큼 작가의 욕심도 있으니까요.” 이제 20부작 가운데 4부작을 남겨둔 화제작 ‘네 멋대로 해라’는 어떻게 끝날까? 그는 “스티븐 호킹 박사가 23살때 얼마 살지 못할 것이라는 ‘시한부 인생’을 통보받았대요.근데 60살을 넘겼죠.주인공 고복수도 죽지 않아요.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아도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어요.”라고 귀띔했다. 이송하기자 songha@
  • 유럽식 마당놀이 신명나는 한판, ‘파스 페스티벌’ 15~18일 국립극장

    한국에 마당놀이가 있다면,유럽에는 코메디아 델 아르테가 있다. 극단 수레무대는 15∼18일 국립극장 하늘극장 개관 기념공연으로 코메디아델 아르테 양식의 파스(소극·笑劇) 5편을 무대에 올리는 ‘파스 페스티벌’을 연다. 코메디아 델 아르테는 르네상스기 이탈리아의 대중 연극양식.당시 귀족들을 위한 연극이 드라마의 형식을 강조했다면,이 대중극은 배우들의 즉흥연기로 관객들과 교감했다. 인형·그림자·가면극과 과장된 마임 연기 등으로 엉터리 소동,노골적 농담,황당무계한 이야기를 표현해 대중의 가려운 곳을 긁어준 것.무대는 바퀴가 달린 수레여서,언제 어디서든 관객이 있는 곳이라면 서슴지 않고 달려가 신명난 잔치를 벌였다. 92년 창단한 수레무대는 코메디아 델 아르테를 국내 최초로 선보이고 발전시켜 온 극단.특히 현대극에 이 양식을 도입해 새로운 시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무대는 창단 10주년을 맞아 그간의 작업을 집대성했다.우선 사실주의연극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안톤 체호프의 ‘청혼’을 웃음이 가득한 한바탕 소동으로 바꿨다. ‘코메디아 델 아르테 에피소드’‘피에르 파뜨랑’에서는 르네상스 시대의 작품을 재현한다.‘이슬람 철학자’‘이슬람 수학자’는영화 ‘프린스 앤 프린세스’처럼 신비스러운 그림자극을 선보인다. 수레무대 김태용 대표는 “10여년간 연구하고 터득한 코메디아 델 아르테의 연기술을 적용하고,의상이나 가면은 기록에 충실했다.”면서 “앞으로 코메디아에 우리의 옷을 입히거나,우리의 이야기에 코메디아의 옷을 입히는 작업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오후 3시·7시30분.(02)2274-1151. 김소연기자 purple@
  • 미국인 남편 론 브랜튼·한국인 부인 김향란씨 “우리는 찰떡궁합 재즈부부”

    남편은 재즈 작곡과 편곡·연주를 맡고 부인은 공연을 기획·홍보하는 ‘재즈 부부’.파란눈의 미국인 론 브랜튼과 공연 기획자 김향란을 만났다.브랜튼은 오는 10일 오후8시 서울 마포 이원문화센터에서 ‘Jazz for Summer’공연을 갖는다. ◇한국 멜로디의 재즈화= 브랜튼은 워싱턴포스트지로부터 ‘매우 시적인 피아니스트’라는 평(1995년 6월)을 받은 바 있는 재즈 아티스트.메릴랜드대학에서 작곡을 전공한 뒤 워싱턴에서 레코딩 세션,작곡과 편곡,재즈클럽 연주를 해왔다.1999년 초부터는 국내에 머물며 음반제작과 정기공연을 시작했다. 2대 명성황후인 소프라노 김원정의 목소리를 빌려 만든 ‘Between the Notes’에는 오페라 ‘리날도’의 ‘나를 울게 하소서’등 클래식 말고도 이미자의 ‘아씨’,현제명의 ‘고향생각’등 우리 노래를 재즈로 편곡해 담아 화제를 낳았다. 음악평론가 김진묵씨는 “한국정서를 재즈화하는 데 성공한 고마운 아티스트”라면서 “‘Between the Notes’가 메이저 음반사에서 출시됐다면 세계명반 대열에 빠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그 완벽함을 격찬했다. ◇부인 김향란의 내조가 없었다면 =재즈에는 변방이라고 할 우리나라에서 브랜튼이 성공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것은 부인 김향란의 적극적인 내조 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김씨가 브랜튼의 공연 기획과 홍보는 물론 음반에도 투자해 주기 때문. 김씨는 비언어 퍼포먼스 ‘난타’의 해외수출을 성사시키는가 하면 지난 6월까지 성황리에 공연한 영국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Phantom of the Opera)’의 서울공연을 따낸 베테랑 프로모터. 두 사람은 인터넷에서 만났다.지난 97년초 김씨는 영어실력을 늘리려고 펜팔사이트에 들어갔다가 브랜튼을 만나 메일을 주고받았다.800여통의 글을 주고 받은 1년 뒤 뉴욕에서 처음 만났고 98년 5월 브랜튼이 한국으로 날아와 청혼을 해 부부의 인연을 맺었다.둘 사이에는 33개월짜리 딸이 있다. ◇재즈의 저변확대가 목표= 브랜튼 부부는 “우리나라의 재즈 공연은 비싸고 유명한 그룹이 아니라면 공연 자체가 성사되기 어려워 대중적으로 즐기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브랜튼의 공연은 중간 규모의 깊이 있는 무대로 마련한다고 설명했다.지난해부터 이뤄진 그의 공연은 마이크 조차 사용하지 않아 어쿠스틱의 진수를 보여주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동요를 재즈로 편곡해 최근 출시한 김원정의 ‘낮에 나온 반달’을 제작했으며,오는 12월 출시 예정으로 뮤지컬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의 주인공 토니 역을 맡은 성악가 유정한의 음반을 작업중이다.앞으로는 국악도 재즈화할 계획이다. 올들어 이원문화센터에서 ‘론 브랜튼과 재즈트리오’(피아노 론 브랜튼,비브라폰 크리스 바가,베이스 허진호)라는 이름으로 다섯차례 공연하는데 오는 10일 공연은 그 세번째.음악평론가 김진묵씨의 해설을 곁들이며,관객 중 한두명에게 깜짝 협연을 하는 기회도 준다.(02)525-2295. 주현진기자 jhj@
  • 토요영화/ 디어헌터

    ◆디어헌터(EBS 세계의 명화 오후 10시) 베트남전에 대한미국내부의 비판적 시각을 집약한 유명한 작품.아카데미작품상,감독상,남우조연상,음향상,편집상 등을 휩쓸며 마이클 치미노 감독의 출세작이 됐다.제철소에 다니며 때때로 사슴사냥을 즐기는 세친구 마이클과 닉,스티븐.이들에게 베트남전 징집통지서가 날아오면서 평범한 일상이 하루아침에 뒤집힌다.핏빛 전장에서 포로로 사로잡힌 이들은러시안룰렛게임 총구앞에 생명을 저당잡힌 채 하루하루 피폐해져간다.전장의 광기,황폐해진 전후 사회상 등을 음울한 어조로 담아냈다.로버트 드니로,크리스토퍼 월큰,메릴스트립 주연,78년작. ◆엠마(KBS2 토요명화 오후 11시10분) 영국 귀족사회의 허위의식 속에서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여성에 앵글을 맞추곤 하는 원작자 제인 오스틴 체취가 물씬한 작품.런던한 부유한 가정의 요조숙녀 엠마는 남의 연애에 다리 놔주는 게 취미.그러나 혼기가 찬 본인에게도 분홍빛 청혼 등연애사건들이 줄을 잇기 시작한다.모처럼 그녀의 마음을뺏은 미남청년 처칠은 바람둥이였음이 판명나고,우여곡절끝에 변함없이 곁을 지켜준 친구같은 나이틀리가 진실한사랑이었음을 깨닫는다는 줄거리.기품있는 엠마역의 기네스 팰트로가 일약 스타로 도약했다.그녀의 진정한 사랑 나이틀리에 이완 맥그리거가 활약한다.더글라스 맥그래스 감독. ◆블레이드(MBC 주말의 명화 오후 11시10분) 뱀파이어(흡혈귀)들의 인류절멸 기도에 맞선 ‘블레이드’의 활약상을 SF적 상상력으로 버무려낸 액션 스릴러.뱀파이어에 물린산모에게서 우성인자만 물려받은 탓에 막강한 파워를 지니게 된 블레이드(웨슬리 스나입스).악의 화신 프로스트(스티븐 도트)가 뱀프 제국 건설을 향해 무자비한 발길을 휘두르자,은신처에 틀어박혀 뱀프를 와해시킬 신약개발에 골몰하던 블레이드는 핏빛 한판대결에 나서는데….최근 개봉한 ‘블레이드2’ 전편.스티브 노링턴 감독 98년작. 손정숙기자 jssohn@
  • 새영화/ 우발적 살인…꼬이는 인생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

    코언형제의 스크린을 보는 건 장난같은 체험이다.살인에 사기도박,납치극까지 수갑차기 딱 알맞은 해프닝의 연속이지만,그걸 주무르는 카메라의 삐딱함이 하도 기가차 연신 실소가 터진다. 2001년 신작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The men who wasn't there·5월17일 개봉)에도 조엘(감독)-에단(제작자)콤비특유의 못말리는 희희낙락은 여전하다.그런데도 화면이 좀나긋해졌다 여겨지는 건 뭘까.내려앉을듯 부드러운 흑백필름 때문일까,관객이 관성화돼설까.그도 아니면 형제도 어느새나이먹은 티가 나기 시작해서일까.1940년대 미국 촌구석.처형네 이발소에 들러붙어 면도가위를 놀려대는 에드 크레인(빌리 밥 손튼)의 나날은 성격만큼이나 처량맞기만 하다.그런 그에게도 터닝포인트가 닥친다.손님이 흘린 드라이클리닝사업의 어마어마한 전망에 혹한 것.아내 도리스(프란시스 맥도먼드)의 돈많은 정부 빅데이브(제임스 겐돌피니)에게 익명의 협박편지를 날려 사업자금을 뜯어내곤 의기양양한 것도잠시.눈치빠른 빅데이브가 추궁해들어오자 우발적 살인을 저지르고,거기서부터 만사는 꼬이기 시작한다. 영화에는 원(圓)의 상상력이 난무한다.또 한번의 반전을 예고하듯 뱅글뱅글 하늘을 나는 사고 차량 바퀴며,지지고볶는인간드라마에 우주적 방점을 찍어올린 기발한 UFO 이미지 등.스크린에서 언뜻 동양적 냄새를 맡은건 그런 장면들 때문만은 아니다.에드의 죄는 그의 부정한 아내 도리스가,빅데이브의 범죄는 그를 죽인 에드가 뒤집어쓴다.이리저리 어긋나는듯 해도 결국 제 죄값은 치르고야 마는 ‘그 남자…’의 세계는 부지중 카르마(업)의 논리를 닮아있다. “과묵한데 반해 아내가 청혼”했다고 묘사된 사내 에드를,빌리 밥 손튼은 줄담배를 피워가며 그림자처럼 그려냈다.앙상한 베토벤 피아노소나타들이 군살없는 흑백드라마 분위기를 제대로 살렸다.칸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손정숙기자 jssohn@
  • 운현궁 고종·명성황후 혼례 재연

    서울시는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 관광객들에게 전통 궁중문화를 보여주기 위해 오는 20일과 6월8일 종로구 운니동운현궁에서 고종과 명성황후의 가례(혼례)를 재연한다고 17일 밝혔다. 가례는 간택된 왕비에게 사자(使者)를 보내 청혼하는 납채(納采),예물을 보내는 납징(納徵),가례일을 택해 알려주는 고기(告期),왕비책봉 의식인 책비(冊妃),임금이 왕비를 맞아 대궐로 돌아오는 친영(親迎),임금과 왕비가 술과 찬을 나누고 첫날밤을 치르는 동뢰(同牢) 순으로 진행된다. 시는 또 월드컵축구대회를 계기로 운현궁을 관광명소화하기 위해 가례 행사외에 흥선대원군을 비롯한 부대부인 등이 입었던 복식들도 당시의 모습대로 제작,노안당과 노락당에 전시하고 있다. 이동구기자 yidonggu@
  • 무너지는 괴짜가족 일으키는 가장 ‘로얄 테넌바움’

    천재에겐 나무 옹이같은 괴짜기질이 있다.물론 평범한 사람들의 잣대로 잴 때 그렇다는 얘기다.평범한 관객의 눈에 테넌바움가(家)는 그래서 매끄러운 데라곤 없는 이상(異狀)형이다.천재 하나가 끼어있어도 ‘별 일’이 심심찮게 일어날판에 이 집안은 온가족이 통째로 천재다. ‘로얄 테넌바움’(The Royal Tenenbaums·29일 개봉)은 어느 뉴요커 집안의 울타리안을 꼼꼼히 뜯어본 가족영화다.그런데 훈훈한 감성과는 거리가 좀 멀다.굳이 분위기를 귀띔하자면 ‘아이스 스톰’이나 ‘아메리칸 뷰티’류보다는 ‘아담스 패밀리’쪽에 가까운,다분히 기괴한 캐릭터들이 꾸려가는 가족드라마다. 테넌바움가의 3남매는 어려서부터 “천재” 소리를 들었다. 아버지 로얄 테넌바움(진 해크먼)과 별거한 뒤 악착같이 교육에 매달린 어머니 에슬린(안젤리카 휴스턴)덕분일 수도 있겠다.2세때 입양된 장녀 마고(기네스 팰트로)는 15세에 퓰리처상을 따낸 천재 극작가.둘째 채스(벤 스틸러)는 부동산 투자와 국제 금융의 귀재.세째 리치(루크 윌슨)는 10대에 세계 테니스 챔피언에 등극한 천재 스포츠맨. 문제는 30대가 된 이들의 ‘현재’가 하나같이 권태로 가득차 있다는 거다.아내를 잃고 어린 아들 둘을 혼자 키우던 채스가 집으로 돌아오면서 영화는 반전을 맞는다.애정없는 결혼생활을 하던 마고,짝사랑하던 누나(마고)가 결혼하자 배를 타고 떠돌아다니던 채스까지 돌아올 즈음 어머니는 흑인 회계사(대니 글로버)로부터 청혼을 받는다.20여년전부터 별거하며 집밖을 돌던 아버지도 그제야 귀소본능이 생기는지 얼마 못산다는 거짓말까지 해가며 어머니와의 재결합을 원한다. 영화는 애초부터 불안정한 가정을 전제로 잡았다.그리고는가족 구성원 개개인의 캐릭터와 사건들을 소설책 단락을 나누듯 구획지어 보여준다.이렇다할 이야기 기둥이 있는 것도아닌데 ‘따로국밥’인 사건들이 매끈히 고리를 거는 전개력이 신통하다. 그러나 집약력은 떨어진다.영화에는 특별한 갈등이나 방점을 찍을만한 에피소드가 없다.괴팍하고 낯선 캐릭터들이 새로움을 주는 듯하지만,결국 그들도 가족의 미덕을 되돌아보는 재미있는 눈요기 장치에머물렀다는 느낌이다. 후반들어 제멋대로인 가족들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건 뜻밖에도 아버지다.이 역시 고민없이 밋밋한 설정이 아닐까.진해크먼은 이 역할로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황수정기자 sjh@
  • 신세대 연기자 권상우 “강한 역할 해보는게 꿈”

    “35살까지만 연기하고 싶어요.” 하얀 얼굴,깔끔한 이목구비,싹싹한 웃음이 매력적인 신인권상우(25)는 기자와 인터뷰를 하면서 전혀 입에 발린 소리를 하지 않았다. ‘오랫동안 사람들의 기억에 남을 진정한 연기자가 되고 싶다’든지 ‘조연,주역 가리지 않고 배우는 자세로 연기하겠다’는 등 누가 써준 듯한 멘트를 앵무새처럼 읊는 기색이없다.직업을 취미처럼 받아들이는 신세대 특유의 여유라고나 할까. “고등학교 때 연기자가 돼야겠다는 막연한 생각이 퍼뜩들었어요.대학에 들어간 뒤 곧바로 군대에 갔고 졸업하면서 서울로 무작정 도망쳤어요”. 충남 대전에서 고등학교를졸업하고 한남대 미술교육과에 입학했지만 연기에 대한 꿈을 도저히 접을 수 없었다고 한다. 제대한 뒤 서울에 올라와서 각 연예기획사에 신상명세서를돌렸다.부모의 지원이란 기대조차 할 수 없었던 탓에 닥치는대로 아르바이트를 해 생활비를 벌었고 틈틈이 오디션에참가했다. 처음 캐스팅 된 것은 영화 ‘화산고’의 송학림 역.98년말 상경,2000년 9월에 가서야 간신히 배역을 따냈다.모두 조연이었지만 출연하는 드라마와 영화마다 흥행에 성공하는행운이 따랐다.인기드라마였던 MBC ‘맛있는 청혼’과 SBS‘신화’에서 각각 ‘철가방’과 로비스트 김지수의 약간모자란 ‘오른팔’ 역할을 맡아 시청자들의 호감을 얻었다. SBS 드라마 ‘피아노’ 후속으로 16일 첫 방송될 ‘지금은 연애중’(수·목 오후 9시55분)에서 천하의 바람둥이 윤호재 역을 맡았다. 잘생긴 외모로 집안을 일으켜 세우겠다는 꽃미남 왕자 역할.결국 자기가 놓은 덫에 빠져 누나친구인 강수지(이의정)와맺어지게 되는 코믹한 역할이다. “성격은 내성적인데 코믹한 역할을 주로 맡다보니 말투도변하고 성격도 밝아진 것 같아요.” 그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조연신세를 벗어나겠다”는 다부진 계획도 세웠다.‘태양은 없다’의 이정재처럼 강한 이미지의 역할을 해보는 것이 꿈이라고. 이송하기자
  • 英여배우 콜린스 5번째 결혼

    [런던 DPA 연합] 공식 나이는 68세로 돼있지만 실제로는네살 많은 72세인 영국 태생의 여배우 조앤 콜린스가 내년에 올해 36세인 새 연인과 결혼,생애 다섯번째 결혼생활에 들어간다고 그의 대변인이 18일 발표했다. 스텔라 윌슨 대변인은 콜린스가 지난 5월 뉴욕에서 페루의 영화관 운영회사 관리자인 페루인 퍼시 깁슨의 청혼을받아들여 내년 2월 중에 결혼하기로 합의했으나 구체적인날짜와 장소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두 사람은 대단히 행복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콜린스가 미국에서 연극 ‘러브 레터’를 공연하는 동안 만났으며,깁슨이 콜린스의 최근 소설 ‘스타 퀄리티(Star Quality)’ 편집을 도우면서 사랑에 빠졌다.콜린스는 깁슨과 사랑에 빠지게 된 경위를 “마치 벼락을 맞은 것 같았다”라고 밝혔다. 그녀는 한 인터뷰에서 “퍼시는 아주 특별한 사람이어서내가 그동안 만났던 어떤 사람보다 나에게 맞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나는 퍼시와 함께 있어 이전에 그 어떤 사람과 함께 있었을 때보다 더 잘 내 자신을 느낀다”고말했다.
  • 관광公 추천 가볼만한 기찻길·철도역

    멀리서 들려오는 기차소리는 언제 들어도 향수를 묘하게자극한다. 초겨울 기차에 몸을 싣고 아름다운 풍광을 벗삼아 추억을 더듬어보는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답답한 일상을 잠시 잊고 스쳐 지나가는 창밖 풍경을 좇다보면 나름대로 얻는 것도 많을 것이다.중간 중간 간이역에 내려 지역의 풍물도 들여다보고 넉넉한 인심에 한번 빠져보자. 때마침 관광공사가 가볼만한 기찻길·철도역 8곳을 추천했다.풍경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주요 지역 3곳을 중점 소개한다. ◆정선선(증산∼구절리역,강원도 정선군 남면/정선읍/북평면/북면) 아리랑의 본고장답게 산세수려한 강원도 정선땅을 달리는 정선선 열차는 태백선 증산역에서 출발해 별어곡,선평,정선역을 지나 나전,아우라지(여량),구절리역까지이어지는 두칸짜리 간이열차로 하루 세 번 운행된다. 증산역에서 구절리역까지 걸리는 시간은 1시간5분 정도. 정선역까지는 승무원이 근무하지만 나전역,아우라지역,구절리역은 승무원이 없는 무인역이다.관광객들과 동네주민몇사람을 태우고 기차가 출발하면 이웃집 아저씨같이 인심좋은 승무원이 기차표를 판매한다. 차창밖으로는 가을걷이가 끝나고 허수아비도 팔을 내린한적한 시골마을 전원풍경이 보이다가 중간중간 터널을 만나 잠깐씩 사라지기도 하고 군데군데 과거 탄광촌의 북적대던 흔적이 엿보이기도 한다.정선선의 종착역인 구절리역에서 내려 20분 정도 걸어가면 높이 40여m의 오장폭포가나타나는데 가파른 물줄기가 일품이다. 아우라지역 주변은 산세가 수려한데다 옛날 뱃사공들의정취를 느낄 수 있는 나루터가 자리하고 있어 말 그대로한폭의 수채화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운치있는 아우라지나루터 섶다리를 건너 언덕위 정자에 오르면 아우라지 일대의 그림같은 풍광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구절리에서 증산까지 이어지는 정선선 역사주변은 어느곳이나 정겨운 시골 분위기를 자아내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예쁘게 꾸며진 곳을 꼽으라면 단연 정선역이다.닭장이며나무등걸이 있는 쉼터 등 주변 산세와 어우러져 떠나는 이나 보내는 이의 마음이 모두 넉넉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정선 5일장이 열리는 매 2일이나 7일에 여행일정을 잡으면 검정고무신이며 감자떡 등 시골장터를 구경할 수도 있다.정선선 철길여행과 연계하여 동면 화암리의 화암약수,거북바위,용마소,화암동굴,화표주,소금강,몰운대,광대곡등 정선소금강 또는 화암 8경이라 불리는 자연관광지들도찾아볼 만 하다. ◆영동선 스위치백(심포리∼나한정역,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심포리/흥전리/상덕리) 영동선은 중앙선과 경북선이 교차하는 영주에서 시작되어 봉화,통리(태백),도계,삼척,동해를 거쳐 강릉에 이르는산업철도이다. 영동선 구간 중 삼척 흥전∼나한정역 구간은 국내 유일의 ‘스위치백’ 시스템으로 열차가 통과하는 곳이다.나한정은 심포리역 북쪽에 있는 마을이름이다.해발 680m의 통리역에서 통리재(해발 820m)를 넘기 위해서는 세 개의 터널을 지나면서도 마치 뱀이 또아리를 틀 듯 철로가 휘돌아나간다.워낙 험준한 지형을 지나는 만큼 열차는 서행을 거듭한다.태백에서 도계 방향으로 통리재를 넘어 내려가면제일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이 통리 협곡의 장엄한 풍경이다.협곡의 암벽 높이는 어림잡아 300여m.협곡 상류에 폭포의 높이가 오십장이라 하여 오십장폭포라 부르기도 한다.폭포에는 두 개의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옛날 이곳에 미녀가 살았는데 워낙 눈이 높아 마음에 드는 신랑감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수년 간 자신의 미에 도취되어 몇 십년을 지내다 꿈에 그리던 미남 청년을 만났으나 청혼을 거절 당한 뒤 무심코 물 속을 들여다 본 미녀는 늙은 자기모습에 상심하여 치마를 뒤집어쓰고 폭포에서 뛰어내렸다.또 하나의 전설은 이 근처에 살던 한 미녀가 시집을 갔는데 남편과일찍 사별을 하게 되었다.그 후 얼마 지나 재가하였으나남편이 또 다시 사망하여 현실을 비관한 미인은 폭포에서투신 자살하였다고 전해온다.그 미인을 건져 묻은 곳이 미인묘라 하여 지금도 근처에 남아있다. 통리 협곡은 전문산악인이 아니면 접근이 위험할 정도로험준하다.미인폭포를 가기 위해서는 고개정상 검문소에서왼쪽으로 427번 지방도로를 따라가야 한다.1㎞정도 가면왼쪽으로 소로가 나오는데 이 길로 들어서면 미인폭포를볼 수 있다.통리역 동쪽의 백병산에서발원한 오십천은 길이가 52㎞나 되는 하천으로 북동쪽으로 흘러 도계읍을 지나 삼척에서 동해바다로 흘러든다.통리재 정상을 지나 도계읍 방향 첫번째 휴게소에 서면 통리협곡과 오십천을 따라 흘러내린 산능선 사이로 푸른 동해바다가 모습을 드러낸다. ◆낙동강 경전선(물금∼한림정역,경남 양산시 물금읍/원동면,밀양시 삼랑진읍,김해시 한림면) 여느 강변 철길여행보다도 경전선 낙동강 철길여행은 진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구포역을 떠나 낙동강을 끼고 달리다가 이내 부산을 벗어나고 양산천 호포철교를 지나면널찍한 물금 충적지대에 자리잡은 물금역에 다다른다.물금역에서부터 원동역까지 철길은 줄곧 낙동강을 끼고 달린다.오른쪽은 낙동강을 향해 급격히 맥을 가라앉히는 토곡산(해발 855m)자락.왼쪽은 물러설 리 없는 낙동강 푸른물이도도히 흐른다.곧이어 삼랑진.역전을 중심으로 한 작고 평화로운 시골 읍내의 모습이다.요란한 굉음과 함께 낙동강철교를 건넌 다음에는 김해 한림정역.이내 낙동강은 멀어지고 김해 한림 벌판에 자리한 한림정역이 시야에 들어온다.김해 한림정역에서 낙동강 철길여행은 끝이 난다. 부산을 떠나 물금,원동,삼랑진,낙동강,한림정역을 거쳐수많은 열차들이 지나다니지만 이들 각 역마다 모두 정차하는 경전선 완행열차(현 통일호)는 하루 세차례.정차하는 역마다 추억이 깃들어 있고 타고 내리는 사람들의 모습에서도 옛 추억과 삶의 흔적들이 역력하다.하루 세 번 낙동강 완행열차 대신 물금∼원동∼삼랑진까지 산자락을 돌고넘는 도로를 따라 강변에 드리워진 기찻길을 바라보며 드라이브를 즐겨도 좋다.원동역 일원,영남알프스의 들머리인 배내골 계곡과 토곡산 골짜기에 자리한 원동자연휴양림이 있다.원동 방면 고갯길 중턱,천태산 협곡 아래 자리한 천태사의 풍경도 마치 한폭의 그림같다.한림정역 인근에는 2000년전 가락국(가야)과 김수로왕의 전설이 담긴 기암 괴봉의 무척산을 찾아볼 수 있다.특히 기암절벽 사이로 아슬아슬하게 걸린 모은암과 정상 바로 아래에 펼쳐져 있는 신비한 연못,천지못은 김해 무척산의 명물이다. 김성호기자 kimus@
  • [허윤주기자의 교육일기] “엄마,여자는 원래 용기가 없대”

    다섯살배기 큰 딸 현주는 요즘 책읽는 맛에 푹 빠졌다.매일 밤 잠자리에 들기 전에도 한권씩 읽어주어야 잠이 든다.특히 재미붙인 책은 ‘콩쥐팥쥐전’‘선녀와 나무꾼’등전래동화류다. 지난 가을 청계천 책골목에서 정가보다 절반이나 싸게 전래동화 전집을 샀을 때는 얼마나 뿌듯했는지 모른다.하지만 그게 후회로 바뀐 건 얼마 지나지 않아서다. 딸 키우는 엄마들 심정이 다 그렇겠지만 나 역시 두딸을‘성차별’적 사회로부터 격리해 키우고 싶은 엄마다.적어도 자기 힘으로 ‘남자는 이래야 하고 여자는 저래야한다’는 고정관념을 이겨내는 면역이 길러질 때까지만이라도. 하지만 동화속에 숨어있는 ‘독소’들은 때로 지뢰처럼 튀어나온다. 얼마전 이불을 깔아놓고 잠들기 전 딸애는 전래동화 ‘백일홍'을 꺼내들고 왔다.줄거리는 이렇다. ‘평화로운 바닷가 마을에 이무기가 나타나 말썽을 일으킨다.사람들은 촌장의 딸인 꽃네아가씨를 제물로 바친다. 이무기가 제단위의 처녀를 막 삼키려는 순간 건장한 청년이 나타나 이무기를 무찌른다.아가씨는 기절한다.그는 기절한 아가씨를 촌장집으로 안고 돌아와 청혼한다.승낙을받은 뒤 그는 100일 후에 돌아오겠노라며 떠난다.청년을기다리다 아가씨는 죽는다.그 무덤에 새빨간 백일홍이 핀다.’ 이무기와 청년이 “쉬익,이얍”하며 싸우는 장면을 실감나게 읽어주고난 터라 딸애의 표정은 사뭇 흥미진진하다. 반면 엄마인 나의 입맛은 씁쓰름하다. 나:근데,꽃네는 참 이상하다.자기가 곧 죽는데 왜 싸워보지도 않고 가만히 있냐.주먹이라도 휘두르든지 아니면 도망이라도 가야지. 딸:(진지한 눈빛으로 가르치듯)음,엄마.여자는 원래 용기가 없어∼. 그만 기가 딱 찼다.“현주야.예쁜 아가씨도 어떤 때는 소리치고 싸울 수 있는거야.‘에이,나쁜 이무기’하고 돌도던지고 때릴 수도 있지.씩씩한 공주도 있는 거야.” 큰 딸은 요즘 ‘공주병’ 중증이다.어린이집을 간 뒤 더심해졌다.영하 추위에도 치마를 입혀달라,머리는 이렇게묶어라 주문이 많아 골치다. 한숨을 내쉬며 냉수나 먹으러 냉장고 앞에 갔더니 어린이집에서 보내온 통신문이 붙어있다.‘이번 달 생일을 맞은친구는 멋진 이동혁,씩씩한 김정훈,예쁜 박수진,귀여운 김은정입니다.’ 딸애의 ‘공주병’은 어쩌면 이 사회전체가 공범일지 모른다.전래동화 전집은 감출 수라도 있다.하지만 도처에 깔린 ‘성 고정관념’의 지뢰밭은 어찌 피해갈 것인지 아득하다. 허윤주기자rara@
  • FARBE 12월호 발행

    20대 여성을 위한 고급 패션매거진 ‘FARBE’(파르베) 12월호가 18일 발행된다. 최지우를 표지 모델로 한 이번 파르베 송년호는 다가오는크리스마스와 연말모임을 위한 다양한 아이템들을 선보이고있다. 먼저 최지우 김규리 종려제 그룹신화 등이 선보이는 크리스마스와 연말 파티를 위한 화려한 파티웨어 제안이 눈길을 끈다. 파티 웨어 스타일링과 함께 영화 속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커플 향수, 크리스마스 파티를 위한 바 & 카페 등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위한 세심한 준비가 돋보인다. 럭셔리 퍼 스타일링, 코트 포에버, 스키 & 스노보드 룩 등 세련된 화보는 파르베 화보의 명성을 확인시켜주며 톱디자이너 지안프랑코 페레, 톱모델 아눅 레페르 등 패션상식도풍부하게 다뤘다. 뷰티 분야에서는 내년 봄·여름 메이크업 트렌드를 발빠르게 소개했고 니콜 키드먼의 스틸링 뷰티 등 실용적인 기사위주로 꾸몄다. 20대를 이해하는 4가지 코드, 청혼이 낭만적이어야 하는 이유, 너희가 L세대를 아느냐 등 피처 쪽 기사도 흥미롭게 읽힌다. 특별 부록인 2002탁상용 캘린더,2002 봄·여름 컬렉션 북을 포함해 정가 5,000원.
  • 충주 ‘사과’·서울 ‘먹골배’ 혼례 올린다

    충북 충주의 사과가 다음달 서울 중랑구의 먹골배를 신부로 맞아 화촉을 밝힌다. 농산물을 교잡시키지 않고 의인화해 혼례를 올리는 것으로 전국 처음이다. 혼례식은 고건(高建) 서울시장의 주례로 다음달 8일 오전11시 중랑구청 광장에서 열린다. 신랑측 대표 이시종 충주시장과 신부측 대표 정진택 중랑구청장을 비롯한 두 시,구청 공무원과 시민,초청인사 등 300여명이 하객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혼례는 전통 혼례복을 입은 충주시민과 중랑구민 1명씩이머리에 사과와 배 모양의 캐릭터를 쓰고 입장하면서 진행된다. 충주 사과가 붉은 색을 띤 양(陽)으로 신랑이 되고 먹골배는 희고 즙이 많이 음(陰)이란 주장이 받아들여져 신부로결정됐다. 충주 사과와 먹골배의 혼례는 충주 세계무술축제(9∼15일)에 참석했던 정구청장의 청혼으로 이뤄지게 됐다. 시 관계자는 “충주 사과가 맛과 향,품질,가격면에서 전국 최고를 자랑하고 있고 먹골배도 중랑구 태능 일대에서오랜 재배 역사 속에 품질과 전통을 인정받고 있다”면서“이번 혼례는 두 특산품의 유명도를최대한 활용,품질의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판로 확대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충주시는 이번 혼례에 맞춰 중랑구에서 ‘충주 사과서울 나들이’ 행사를 함께 열고 사과 특판행사도 갖는다. 충주 김동진기자 kdj@
  • 지성 “불같은 사랑연기로 녹여드릴게요”

    “제 사주에 땅(土)이 없다고 해서 지성(地成)이라는 이름을 지었어요.” 11월3일 오후 8시50분 첫 방송될 SBS 새 주말드라마 ‘화려한 시절’의 주인공 장석진 역으로 캐스팅 된 지성(25)의 예명은 이렇게 지어졌다.본명은 곽태근. “사람들이 ‘혹시 동생은 건성이냐’‘얼마나 지적이길래 이름이 지성이냐’고 많이 놀려요.” 새 주말 드라마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명문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홀어머니 밑에서 어렵게 자란 탓에 냉철하고 이성적이다.그러나 친구와 함께 간 쌍쌍파티에서 우연히 오민주(박선영)를 만나 불같은 사랑에 빠진다. “매력적인 역할이라서 꼭 해보고 싶었어요.열심히 해서기억에 남는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지난 99년 SBS 드라마 ‘카이스트’로 데뷔한 그는 엄격한 아버지 밑에서 몰래 배우의 꿈을 키웠다. “교장 선생님이셨던 아버지는 제가 교사가 되기를 바라셨어요.아버지 전공이 수학이셨습니다. 제 성적은 반에서중간 쯤이었는데 수학 만은 전교일등이었어요.수학 시험에서 틀린 숫자만큼 맞았거든요.(웃음)” 아버지 뜻에따라지난 95년도 한남대 철학과에 입학한 지성은 3번이나 수능시험을 치러야 했다.그러나 마음 한 구석에는 항상 연기자의 꿈이 자리잡고 있었다. 결국 99년 드라마 ‘카이스트’오디션에 참가해 배역을 따냈다. 연기 경험도,매니저도 없는 상태였다. “아버지는 처음에 방송사까지 찾아와 호통을 치곤 하셨지만 지금은 아주 좋아하세요.” 지성은 SBS의 ‘카이스트’를 비롯해 ‘자꾸만 보고싶네’MBC의 ‘맛있는 청혼’ ‘결혼의 법칙’ 등 그동안 출연한드라마에서 좋은 성과를 얻자 아버지를 설득해 올해 수원대 연극영화과에 다시 입학했다. “아무것도 모른채 연기에 뛰어 들었습니다.연기는 하면할 수록 배울 것이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반짝 스타보다는,모든 이들로부터 인정받는 진정한 연기자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이송하기자 song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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