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청혼
    2025-09-0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125
  • [24일 TV 하이라이트]

    ●와! e멋진 세상(오후 7시20분) 뜨거운 팩으로 지방을 연소하는 핫 팩 다이어트와 지방 흡입술은 현재 미국에서 커다란 인기를 끌고 있다.기적의 다이어트 약이라는 ‘팬팬’ 복용 후 링거 없이는 살 수 없게 되어버린 사례 등을 통해 다이어트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본다.또 세계 각국의 다이어트 방법 및 사례들을 살펴본다. ●사이언스+(오전 8시30분) 30∼40대의 뇌졸중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또한 합병증과 재발은 뇌졸중의 위험성을 한층 실감나게 일깨워준다. 뇌졸중은 더 이상 두려움의 대상에만 머물 수 없다.뇌졸중의 예방과 응급처치를 포함,뇌졸중에 관한 모든 것을 양방과 한방 전문가들을 통해 들어본다. ●생방송 60분­부모(오전 10시) 2005년도 입시는 2004학년도와 시험 시간과 문항 수는 같지만 주관식 문항 수와 답안 방법,출제 범위가 달라진다.이런 변화에 맞춘 공부 방법과 함께 효과적인 고득점 전략은 무엇인지 알아본다.평소 공부할 때 문항의 특징과 해법을 몸에 익히는 법을 수능강의 선생님들로부터 들어본다. ●인생극장 오 마이 갓(오후 10시50분) 일등 신랑감을 잡으라는 어머니의 명을 받은 선희는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인연을 쉽게 찾지 못한다.그러던 어느 날 밤,꿈에 돌아가신 할머니가 나타나 내민 사진 한 장.그 사진 속의 주인공이 바로 그녀의 천생연분이라는데….그녀는 과연 천생연분을 만날 수 있을까? ●청혼(오전 8시30분) 우경은 사표를 내지 말고 다른 신규 사업팀으로 가라고 하지만 진우는 사표를 수리해 줄 것을 요청한다.오 여사는 어떻게든 경희와 진우가 다시 살게 하기 위해 묘안을 짜내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경희가 새로운 일로 대리운전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 우경은 경희에게 전화를 건다. ●추적 60분(오후 11시) 지난해 11월.아버지가 장남을 상대로 재산반환 청구소송을 걸어 승소한 사건이 있었다.취재진과 만난 부자는,서로 다른 주장으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그리고 불과 한 달 후 들어온 노모의 부양료 청구소송.부모·자식이 법정에서 마주서야 했던 심경을 들어보고 노인 부양 문제의 심각성을 짚어본다. ●환경스페셜(오후 10시) 호수에 사는 민물고기로 잘 알려진 빙어.그러나 빙어는 원래 바다와 강을 오가는 회귀 어종으로,호수에는 빙어가 살지 않았다.우리나라 내륙 호수마다 빙어가 살게 된 사연은 무엇일까? 소양호에서는 한 해 140여 t의 빙어가 잡힌다.알려지지 않았던 빙어의 생태와 산란과정을 처음으로 공개한다. ˝
  • TV드라마 ‘사각관계’ 바람

    TV드라마 ‘사각관계’ 바람

    최근 TV드라마에 애정 ‘사각관계’가 유행하고 있다.현재 방영 중이거나 곧 전파를 탈 드라마들 중 상당수가 2쌍의 남녀간의 서로 얽히고 설킨 애정 관계를 기본 구도로 삼고 있는 것.전통적인 ‘남·여·여’ 또는 서양식 ‘남·남·여’의 삼각관계에서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셈이다. 특히 ‘천국의 계단’(권상우·최지우·신현준·김태희) 경우와 같이 사각관계를 다룬 드라마들이 시청률 대박을 터뜨리면서 새로 기획하는 드라마들도 앞다투어 이같은 구도를 택하는 분위기다. 25일 첫 전파를 탄 MBC 수목 미니시리즈 ‘사랑한다 말해줘’는 김래원-윤소이,김성수-염정아 두 커플이 엇갈린 사랑을 한 뒤 서로 파트너를 바꿔 결혼하는 전형적인 애정 사각관계를 그리고 있다. 지난 16일부터 방영된 SBS 아침 연속극 ‘청혼’도 마찬가지.조민수-선우재덕,이진우,강경헌 이란 초기 구도에서 조민수-이진우,선우재덕-강경헌의 사각관계로 재편된다. 새달 8일 방영되는 SBS 월화 드라마 ‘2004 인간시장’에서는 김상경-박지윤이 김상중-김소연과 대립하는 가운데 김상경-김소연,김상중-박지윤이 사랑의 4각구도를 형성한다. 심지어 새달 15일 방영되는 KBS2TV 미니시리즈 ‘백설공주’에서도 연정훈·이완·김정화·오승현이 복잡한 애정 사각관계를 보여준다.여기에 이완의 정혼녀인 조윤희까지 등장,이 드라마는 사각관계를 넘어 ‘오각관계’로 까지 확대된다. 현재 시청률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SBS 주말극 ‘발리에서 생긴 일’(하지원·소지섭·조인성·박예진)과 KBS 1TV 일일드라마 ‘백만송이 장미’(김민종·김유미·채민서·김태완)의 기본 구도도 사각관계라 할 수 있다. 이렇듯 최근 들어 TV드라마속 주인공들의 애정 구도가 보다 복잡한 사각관계로 자리잡아가는 이유는 뭘까.MBC 드라마 관계자는 “시청자들은 진부한 삼각관계에 흥미를 잃은 지 오래”라면서 “기존 삼각구도에 ‘악’으로 대표되는 인물을 추가,시청자들에게 ‘욕’을 할 대상을 늘려줌으로써 자연스레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늘고 시청률 상승으로까지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영표기자 tomcat@˝
  • [20일 TV 하이라이트]

    ●베스트극장(오후 9시55분) 이른 나이에 결혼을 한 희영과 진호는 아이 영민이 큰 병에 걸리자 당장 수술비가 급하다.돈이 급한 이들은 선불금을 주는 룸살롱에 위장 취업한 뒤 돈을 빼돌리기로 결심한다.그러나 마담은 일주일이 지난 뒤에 돈을 주기로 하고,희영은 일주일만 버틴다는 생각으로 룸살롱 일을 시작한다. ●기로에 선 한국경제(오후 2시30분) 우리 경제의 성장률이 3% 이하로 떨어지고 기업의 설비투자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이에 따라 일자리가 크게 줄어 청년실업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생산성을 웃도는 임금상승과 불안한 노사관계도 계속되고 있다.노사관계와 경제성장률에 대해 토론한다. ●TV우리집 주치의(오후 9시) 치통에 턱 주변부위가 아파오는 안면통증까지 겹치는 증상을 비치성 치통이라고 한다.원인으로는 근막통증과 부기능적 습관,상악동염 및 타석증,구강종양이 있다.이 외에도 비타민D의 부족,공기 압력이나 수압이 높아지면서 치통이 발생할 수도 있다.비치성 치통에 관한 모든 것을 알아 본다. ●4막 5장(오후 10시50분) ‘이경래의 폭탄쇼’는 ‘뒤빡주’를 제조해 보고,‘흑과 백’은 고지식한 백발도사와 딴죽거는 흑발제자가 ‘독야청청’ 주제로 이야기한다.‘NG는 없다’에서는 영화 ‘미워도 다시한번’에 도전한다.‘아빠하고 나하고’는 아빠와 어린 딸 지연의 가슴 찡한 세상살이 속으로 들어가 본다. ●청혼(오전 8시30분) 진우는 아침 일찍부터 어디론가 바쁘게 전화를 해댄다.통화가 안 되자 세련은 다시 통화를 해보라고 다그치며 경희의 집 비울 날짜를 재촉한다.한편 우경과 운동 중이던 수정은 앞으론 자신을 여동생 친구로 보지 말고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한다.그러나 우경은 아무 대답 없이 운동에만 열중한다. ●윤도현의 러브레터(밤 12시10분) 장나라의 팝 발라드와 국악이 접목된 색다른 무대에 이어 박상민이 애절한 발라드를 선보인다.신인 그룹 M-Street와 가창력 있는 여가수 조이락이 화려한 무대를 꾸민다.김제동의 ‘리플해주세요’는 ‘뚱뚱해져 가는 여자친구를 예전의 모습으로 되돌릴 수는 없나요’를 주제로 이야기한다. ●찔레꽃(오전 8시5분) 준서는 자신을 찾아온 유경에게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결혼하자고 말한다.유경과 준서의 일을 의심하던 옥녀는 오포댁으로부터 이야기를 듣고는 심증을 굳힌다.한편 점례가 자신 때문에 많은 빚을 진 사실을 알게 된 샤리는 진심으로 뉘우치고 신자와 동업해 돈벌이에만 열중하기로 결심한다.˝
  • [토요영화]

    ●철도원(MBC 오후 11시10분) 일본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아사다 지로의 단편 소설을 스크린에 옮긴 작품.45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일본 최고의 흥행작이다.일본에서 가장 무게있는 배우 다카쿠라 겐이 5년만에 영화에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텅 빈 가슴 한 편,그리움은 눈이 돼 떨어진다.하얀 눈으로 뒤덮인 시골 마을 종착역 호로마이.평생 이 곳을 지켜 온 철도원 오토는 눈이 내리면 고개 들어 눈송이를 쏟아내는 먼 하늘을 하염없이 바라본다.지난날 잃어버린 소중한 기억을 떠올리기 위해서다.17년전 겨울 어느날,오토가 열차를 점검하고 있을 때 그의 아내 시즈가 찾아와 반가운 임신 소식을 알린다.오랜 기다림 끝에 태어난 딸에게 오토와 시즈에는 ‘눈의 아이’라는 뜻의 유키코란 이름을 지어준다. 하지만 두달 뒤 열병에 걸린 유키코를 병원에 데려갔던 시즈는 얼음처럼 차갑게 식어버린 딸의 시신을 안고 돌아온다.오토는 딸의 죽음을 지켜보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린다.몇년 뒤 그를 원망하던 아내마저 병원에서 죽어가지만,오토는 끝내 기차역을 떠나지 못한다. 이영표기자 tomcat@ ●백야(EBS 오후 10시) 실제로 소련에서 미국으로 망명한 발레리노 미하일 바리시니코프와 팝 댄서 그레고리 하인즈가 펼치는 춤이 일품이다.테일러 핵포드 감독의 1985년작.예술을 매개로 자유의 소중함을 일깨운다는 교훈과 함께 신냉전 시대의 미국 우월주의도 깔려있다. 소련 상공을 지나던 미국 여객기가 갑자기 기체 고장을 일으켜 불시착한다.이 비행기에는 8년전 예술에 대한 자유를 열망하며 미국으로 망명한 소련 출신의 발레리노 니콜라이가 타고 있다. ●청혼(KBS2 오후 11시 10분) ‘여인의 향기’의 크리스 오도넬과 ‘브리짓 존스의 일기’의 르네 젤위거가 주연한 로맨틱 코미디.버스터 키턴의 1925년작 무성영화 ‘일곱 번의 기회’(Seven chances)를 리메이크했다. 지미와 앤은 3년째 사귀고 있지만 결혼에 대한 부담은 없다.지미의 어정쩡한 태도에 실망한 앤은 지미를 떠나 버린다.지미는 할아버지에게서 1억달러의 유산을 상속받는다.단 30세때까지 결혼하지 않으면 유산을 받을 수 없다는 조건과 함께.이때부터 지미의 ‘결혼 대작전’이 시작되는데…. ˝
  • SBS 새 아침드라마 '청혼’ 주인공 조민수

    ‘눈물 여왕’조민수가 1년 만에 ‘당찬 여인’으로 변신,안방극장에 복귀한다. 조민수는 ‘이브의 화원’후속으로 오는 16일부터 방영될 SBS 새 아침 드라마 ‘청혼(극본 허숙,연출 강신효)’에서 버림받은 뒤 찾아온 사랑을 지키는데 모든 것을 거는 여주인공 ‘한경희’역을 맡았다. “그동안 불쌍한 역할만 했잖아요.지난번 ‘얼음꽃’에서도 그랬고….그런데 시놉(시놉시스)을 보니 ‘경희’란 인물이 청순가련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불의를 보면 참지 않고,자기방어도 확실한 변화무쌍한 캐릭터더라구요.딱 제 성격인거 있죠.욕심이 났어요.” 여태껏 드라마 촬영을 하면서 이렇게 재미를 느껴본 적이 없었단다.“기존의 일일드라마와 달리 극 전개가 빠르고 매회마다 긴장감 있는 ‘사건’이 하나씩 들어있어요.‘다음엔 또 어떤 일이?’라고 한껏 기대하게 만드는 드라마예요.” 그녀는 1년 동안 많은 생각을 했다고 했다.“시간이 지날수록 연기자로서의 입지를 찾아가는 것이 쉽지 않겠더라구요.예전에는 몰랐는데 어린 연기자들 틈바구니에서 당당히 제길을 가는 선배 연기자들이 무척 존경스럽게 느껴졌어요.이제는 저만의 색깔을 찾아야겠죠.” “언제나 일 속이 아닌 일 밖에서 나를 바라보며 살아요.”어느덧 방송 경력 18년차의 중견연기자가 된 조민수.실력파 연기자로 인정 받으며 장수하는 비결이 여기에 있었다. ‘청혼’은 남편(선우재덕)에게 배신당하고 딸과 함께 사는 30대 이혼녀(조민수)가 사랑의 아픈 기억을 가진 재벌 2세 노총각(이진우)과 진솔한 사랑을 그린 멜로물.‘못된 남자와 불쌍한 여자’,‘불륜’등 기존 일일 드라마의 판에 박힌 ‘공식’은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것이 특징이다. 강신효 프로듀서는 “사랑에 실패한 사람들이 모여 서로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를 통속적인 선악 갈등구도에서 탈피하여 진솔하게 그려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영표기자 tomcat@˝
  • [발렌타인 데이에 우리 결혼해요] 조규백(30)·허성임(28)씨

    ‘저 쫄반바지 차림으로 같이 다니자는 건 아니겠지?’ ‘이 더운 날 재킷까지 입고 있다니,성격도 저리 답답할까?’ 화창한 초여름의 불국사 초입에서 시작된 우리의 만남.환상적이기는커녕 확 깨는 기분으로 엉뚱하게 시작됐다. 강릉에서 동해안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온 쫄반바지 새카만 총각.대구에서 차를 몰고 건너 온 말쑥한 차림의 꽃다운 처녀.극단적인 부조화의 차림새만큼이나 서로 달랐던 우리가 이렇게 결혼을 하게 되다니.도무지 세상일은 알 수 없는 건가 보다. 낯설었던 사람들이 가까워지고,300㎞를 떨어져 있어도 서로 닮아가는 것,정말 인연이란 것이 있는지 아니면 서로의 유전자가 인연을 가지고 태어난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결혼은 소중하고 특별한 만남임에 틀림이 없다.우리에게도 아찔했던 순간이 있었다.마음에 없이 불쑥 튀어나온 한 마디 말 실수로 벼랑 끝에 서기도 하고…. 하지만 진정한 마음으로 위기를 건너온 탓에 오히려 사소한 다툼 없이도 결혼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 두 사람이 새롭게 출발하는 자리에 앞서 우리의 만남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려야겠다.미숙하게만 보였을 저희를 믿고 모든 것을 맡겨주신 양가 부모님,그리고 우리의 소중한 밤을 편안하게 지켜준 ‘시외전화 정액요금제 개발자들’께 감사 드린다. 모르는 사이에 서서히 스며들듯 서로에게 다가가고 자연스레 결혼을 준비하는 동안,이렇다 할 청혼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나의 신부에게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청혼을 합니다. “성임아! 나의 바람막이가 되어줘∼!”˝
  • [종하랑 선영이의 배낭메고 60개국] ③캄보디아 전통결혼식

    캄보디아 씨엠립 외곽 마을에서 열리는 결혼식을 운좋게 구경하게 됐다.이곳 결혼식은 특이하게도 해가 뜨기 전 이른 아침에 시작돼 다음날까지 이틀에 걸쳐 진행된다.예식장은 따로 없고,마을회관이나 그에 준하는 장소가 하객들 집합장소가 된다.신랑측 친구,가족,친지,동네 주민들로 구성된 하객들은 신부집으로 가져갈 작은 선물들을 준비하고 기다린다. 신랑과 들러리가 도착하면 기념사진을 찍고 다같이 긴 행렬로 줄지어 신부의 집으로 향한다.전통의상을 입고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이 앞장서고 그 뒤로 신랑과 들러리,그리고 하객들이 뒤따르는데 이들은 모두 성의껏 마련한 선물들을 쟁반에 받쳐 들고간다. 그런데 선물들이 뜻밖이다.과일이나 양파 같은 야채부터,연유 통조림,털 뽑아 잡은 통닭 한마리,꽃,돼지머리 등으로 소박하면서도 우리가 보기에는 귀여운 것들이다.하객행렬이 신부집까지 이어지면 신부가족이 하객들을 맞이하고,선물을 전달하면 그 날의 행사는 끝난다.신랑,신부는 신부 집에서 첫날밤을 보내고 다음날 12시쯤 결혼행렬에 참석했던 하객들이 다시 신부집으로 모이면 그때부터 본격적인 잔치가 시작된다.함께 먹고 노래하고 춤추고 저녁 늦게까지 놀다가 잔치가 끝나면 돈을 봉투에 담아 잔치비용을 나누어 부담한다. 결혼식에 참석한 한 젊은 여성은 우리에게 관심을 보이며 한국의 결혼풍습에 대해 궁금해했다.예식장에서 한두시간만에 치른다고 하니 잘 이해되지 않는다는 표정이다.그래도 결혼식이 끝난 후 대부분 신혼여행을 간다는 말에는 무척 부러워한다.캄보디아에서는 신혼여행을 가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한다.간혹 부자들은 결혼식 잔치가 끝나고 프놈펜(캄보디아의 수도)으로 며칠간 여행을 가기도 하는데 서민들한테는 꿈같은 일이라고.우리가 해외로 갔던 신혼여행이 이곳 사람들에겐 굉장히 큰 일이구나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캄보디아에서는 결혼할 때 혼수나 집을 마련하는 대신 신랑이 신부의 부모에게 지참금을 주고 신부네 집에서 살게 된다.가정형편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미화 2000달러 정도의 지참금을 결혼자금으로 마련해야 하는데 부잣집 딸과 결혼을 할 경우는 3000달러 정도를 준비해야 한다.캄보디아 1인당 국민소득이 300달러에 못 미치는 것을 감안하면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남자는 결혼을 하기위해 허리가 휘어지도록 돈을 벌지만,일단 남녀가 결혼을 하면 그때부터는 가정의 생계를 많은 부분 여자들이 책임진다고 한다.이 부분에서 박군이 몹시 부러워한다.한국 남자들이 가장으로서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고달프게 살아가야 하는 것이 조금은 안쓰럽기도 하고 또 조금은 고소하기도 하다.지금은 많이 바뀌긴 했지만 기존 한국 남자들의 권위주의적 사고방식에 대한 결과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캄보디아에는 아직 많은 부분 전근대적인 생활 모습이 남아있지만 결혼만큼은 중매결혼이나 정략결혼이 거의 없고 대부분 연애결혼을 한다.남녀가 데이트를 하고 서로 마음에 들면 여자를 남자네 집에 데려가 부모에게 인사시키고,남자쪽 부모가 결혼하려는 여자의 부모를 찾아가 청혼을 하게 된다.여자쪽 부모가 결혼승낙을 하면 양가 부모가 좋은 날로 결혼 날짜를 잡고 결혼식을 올리게 된다. 캄보디아건 한국이건 결혼은 모든 사람의 인생에 중요한 선택이고 순간인 것 같다.야채나 통조림을 정성껏 예쁜 접시에 담아 둘의 행복을 축복해주고,밤새 축제를 열며 다함께 즐거워하는 이곳 사람들의 결혼식은 내가 지금껏 본 결혼식중 가장 예쁜 것으로 기억될 것 같다. ●신세대운전사 추온 레잇 추온 레잇(23)은 ‘툭툭 택시’를 모는 운전기사다.툭툭은 일반 자가용 택시와 달리 오토바이에 마차를 연결해 손님을 태우는 캄보디아의 대표적 운송수단.흙먼지가 뽀얗게 일어나는 비포장 도로를 달리면서도 마스크는 절대 안하는,한창 패션에 민감한 캄보디아 신세대 젊은이 레잇을 만났다. 캄보디아의 결혼 적령기는. -가정형편에 따라 모두 달라요.돈이 없으면 결혼도 자연히 늦어지죠.저도 결혼 지참금 마련을 위해 열심히 돈을 모으고 있어요.따로 저축은 안하고 버는 대로 엄마에게 갖다주죠.살림에 조금씩 보태고,나머지는 지참금을 위해 모으세요. 일과후나 휴일에는 주로 어떤일을 하는지. -친구들과 얘기하는 시간이 많아요.함께 맥주를 마실 때도 있고 그냥 휴대전화로 얘기할 때도 있고요.전 휴대전화로 친구들과 얘기하는 걸 아주 좋아해요.그리고 가끔은 시내에 있는 나이트클럽에 가요.춤은 썩 좋아하지 않지만 사람들 구경하는 게 재미있거든요.씨엠립에는 극장도 하나 있는데 전 잘 안 가요.가끔 코미디 영화를 보러 가긴 하지만 주로 울고 짜는 캄보디아 영화들을 상영하기 때문에 좋아하지 않아요. 캄보디아에서 운전하는 게 쉬워 보이지 않던데. -사실 좀 위험하죠.자가용은 90% 이상이 일본 중고차라서 핸들이 오른쪽에 있고,또 버스는 90% 이상이 한국에서 온 차들이라 핸들이 왼쪽에 있어요.앞 차를 추월할 때 조금 불편하긴 해도 우리는 그게 익숙한데 외국인들은 다들 이상한가봐요. 지금 하는 일에 만족하나요. -툭툭을 몰기 전에는 집안 농사를 도왔는데 지금 하는 일이 돈도 더 많이 벌리고 사람들도 많이 만날 수 있어 재미있어요.빨리 돈을 벌어서 자가용을 사는 것이 제 꿈이자 모든 툭툭 운전사들의 희망이지요.˝
  • 설특집 We/세상에 이런일이

    조개요리에 콘돔 조미료? |샌타애나(미 캘리포니아주) 연합|고급 레스토랑이라고 맹신하는 것은 금물이다.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고급 레스토랑의 음식에서 콘돔이 나온 어이없는 사건을 둘러싼 배상논란이 법정으로 비화되기 일보 직전에 해결됐다.양측 변호인은 최근 합의를 통해 문제가 해결돼 오렌지 카운티 민사법원의 심리가 취소됐다고 밝혔다.합의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한 채 양측 모두 만족해하고 있다고만 말했다.원고인 라일러 술탄(48) 등 여성 4명은 지난해 2월26일 매코믹 앤드 슈믹스 해산물 전문음식점에서 주문한 대합조개 요리에서 콘돔이 나오자 식당측의 관리소홀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식당측은 지난해 9월 대합조개 공급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공급자의 손을 들어줬다. 남자가 뭐기에… “아줌마,주책 그만 떨고 내 남자친구 놓아줘요.”,“애초에 우리 사이에 끼어든 건 너야.” 지난 14일 서울 강동경찰서 형사계에서는 머리를 쥐어뜯긴 20대 여성과 얼굴에 멍이 든 50대 여성이 나란히 앉아 조사를 받으며 서로 언성을 높이고 있었다.나이로만 따지자면 어머니와 딸 사이인 이들은 폭행사건의 피의자와 피해자로 경찰서에 왔다.바로 한 남자를 둘러싼 ‘애증의 삼각관계’ 때문이었다. 3년 전 서울에서 여관을 운영하던 고모(51·여)씨는 전남 여수에서 상경,일자리를 찾고 있던 배모(26)씨를 처음 만났고 여관에 일자리를 줬다.이렇게 이들은 주인과 종업원 사이로 첫 인연을 맺는다.고씨는 의지할 데 없는 배씨를 따뜻하게 보살펴줬고,배씨도 고씨를 따랐다.두 사람의 관계는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하지만 이들의 관계는 지난해 11월 배씨에게 동갑내기 여자친구가 생기면서 틀어지기 시작했다.배씨는 다른 모텔로 직장을 옮겼고 같은 곳에서 일하던 맹모(26·여)씨와 본격적으로 사귀게 됐다.고씨는 ‘어르고 달래며’ 배씨의 마음을 돌리려 노력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고씨는 “너 때문에 우리 사이가 멀어졌다.”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맹씨에게 보내 끈질기게 괴롭혔다. 고씨는 경찰에서 “우리는 사랑하는 사이”라면서 “맹씨때문에 애인이 나를 멀리하는 것이 화가 났다.”고 말했다.고씨와 배씨는 폭력을 휘두른 혐의로 모두 불구속 입건됐다. 유지혜기자 wisepen@ 결혼이 뭐기에… ‘너무 급했나?’ 만난 지 1주일만에 성급하게 청혼을 했다가 거절당하자 이를 참지 못하고 폭력을 휘두른 남자가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벤처업체 직원인 송모(34)씨와 안모(27·여·회사원)씨는 지난 5일 한 결혼업체의 소개로 처음 만났다.순탄한 만남을 갖던 두 사람 사이에 문제가 생긴 것은 12일이었다. 서울 목동의 초고층 주상복합 빌딩에서 만난 두 사람은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양주 한병을 시켜 함께 마셨다.얼큰하게 술에 취한 송씨는 갑자기 “나와 결혼해 달라.”며 깜짝 청혼을 했다. 송씨의 갑작스러운 고백에 당황한 안씨.“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아 특별한 감정이 없다.”며 일단 거절했다.그러나 술에 취해 있던 송씨에게는 참을 수 없는 모욕으로 느껴졌다.“어떻게 청혼을 거절할 수 있느냐.”며 안씨의 빰을 때렸다.그러고도 분이 풀리지 않은 송씨는 ‘얘기를 더하자.’며 안씨를 같은 빌딩 34층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끌고가다시피 데리고 갔다.집에 와서도 두 사람은 말다툼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송씨는 두세 차례 안씨의 얼굴과 배를 손으로 때렸다. 송씨는 “진심을 거절당해 술김에 손찌검을 했지만 사랑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며 고개를 떨궜다. 경찰은 12일 송씨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
  • 따뜻한 가족애·유쾌한 사랑이야기/설연휴 3사 특집드라마 풍성

    명절날 TV는 제사 음식보다도 더 맛깔스런 차림상.KBS·MBC·SBS 등 방송3사가 설 연휴를 맞아 온가족이 모여 즐겁게 볼 수 있는 다양한 특집 드라마를 마련한다.모두 훈훈한 가족애와 사랑이야기를 담았다. KBS 2TV는 23일 오전 10시35분 ‘깍두기’(극본 이은주,연출 김원용)를 방송한다.양반집 규수인 현덕(이인혜)이 머슴 각두(고주원)와 신분을 초월한 사랑을 이룬다는 내용을 코믹하게 그린다.머슴 각두를 사랑한 현덕이 다른 양반가에서 청혼이 들어오는 것을 막으려 일부러 몸을 씻지 않고,몸종을 대신 결혼식에 보내는 등 시종일관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22일 오전 9시에 방송되는 MBC ‘굿모닝 공자’(극본 윤지련,연출 김우선)는 천연기념물과 같은 특별한 가족의 삶을 보여준다.21세기를 살아가는 한학자 집안의 가족이 세상과 좌충우돌하는 가운데 묻어나는 그들만의 특별한 가족살이를 그린다.청명서당의 노(老)훈장으로 드라마의 주축이 되는 아버지 고독한 역은 변희봉,그의 장남으로 한학만을 공부해 온 댕기머리 총각은 김인권이 연기한다.고씨네외동딸로 서울에서 유학중인 고선미 역은 김성은이 맡는다. SBS는 23일 오전 10시 ‘개밥그릇(극본 이근영,연출 한정한)’을 준비한다. 주인공 중태(권해효)가 행복을 찾아 방황하지만 결국 그것은 가족과 사랑하는 여자(권민중)에게 있다는 진리를 깨닫게 된다는 이야기.만석꾼 부자나 판검사가 되는 것보다 더 희박한 우리네 인연의 가능성,그리고 그 소중한 인연을 다시 회복하는 과정을 따뜻한 웃음을 통해 보여준다. 사고뭉치 둘째 아들 중태를 사랑하는 어머니 옥순 역에 나문희,노름에 주색잡기가 취미인 중태의 삼촌 봉섭 역에 이희도,치매에 걸린 중태의 할머니 역에 김지영 등 연기파들이 총 출동한다. 이영표기자 tomcat@
  • 쉬어가기˙˙˙

    남자프로테니스(ATP) 전 세계 1위 레이튼 휴이트(22·호주)가 지난 23일 호주 시드니의 유람선 위에서 여자프로테니스(WTA) 세계 2위 킴 클리스터스(20·벨기에)에게 청혼해 승낙을 받아냈다고.지난 2000년 프랑스오픈에서 만난 이들은 2주 뒤 윔블던대회 혼합복식에서 호흡을 맞춘 이후 사랑을 키워오며 앤드리 애거시-슈테피 그라프(미국) 부부에 이은 세계적 테니스스타 커플의 탄생을 예고했다.대회 일정 중복과 유니폼 문제 등으로 나란히 아테네올림픽 불참을 선언한 이들은 내년 1월 혼성국가대항전인 호프만컵에서는 ‘적’으로 맞선다고.
  • 열아홉 그 여든 그녀 사랑에 빠지다/박정자 주연 연극 ‘19 그리고 80’

    여든살 할머니와 열아홉살 청년이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사랑이 아무리 국경과 나이를 초월한다고 해도 일반적인 시각으로는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조합이다.하지만 연극 ‘19 그리고 80’을 보노라면 그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사실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올해초 3개월간 장기공연되며 수많은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던 이들의 아름다운 러브스토리가 1년만에 다시 찾아온다.상식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사랑이 추하거나 불쾌하지 않고,가슴을 적시는 유쾌한 감동으로 다가온 데는 작품 자체의 힘 못지않게 80세 할머니 ‘모드’역의 배우 박정자(62)가 내뿜는 매력이 큰 몫을 했다. ●귀여운 할머니와 움울한 청년의 사랑 박정자는 길가의 나무를 뽑아다 공기좋은 곳에 옮겨심고,동물원에서 바다표범을 몰래 데려다 바다에 풀어주는 엉뚱하고,귀여운 할머니 모드 역을 아주 자연스럽게 소화해냈다.높은 나무위를 장난꾸러기 소년처럼 성큼성큼 오르는 박정자의 모습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로맨틱하면서,동시에 연륜이 가져다준삶의 지혜까지 갖춘 모드의 사랑스러움은 박정자로 인해 더욱 빛을 발했다. 그는 지난 공연중에 ‘80세 생일이 될 때까지 매년 이 작품을 하고 싶다.’는 소망을 품었다.그 꿈은 이내 배우로서 이뤄내야 할 삶의 목표가 됐다.내년 1월9일 서울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막올리는 ‘19 그리고 80’공연은 그가 목표 지점을 향해 내딛는 두번째 발걸음인 셈이다. “모드를 연기하면서 80이란 숫자에 매료됐어요.배우로서 도전해야 할 산처럼 느껴진 거지요.끝까지 오를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예순 넘어서 목표를 갖게 됐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요.” 그는 이 작품을 ‘배우 박정자의 레퍼토리’로 정하면서 한가지 원칙을 세웠다.매년 연출자와 상대 배우,스태프 등을 모두 바꿔 새로운 작품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번 공연에는 여성 연출가 한태숙과 연극배우 김영민이 낙점됐다. ●매년 공연때마다 연출·스태프 바꾸기로 “같은 작품이라도 연출가와 배우에 따라서 분위기가 많이 달라져요.두번째라고 해서 익숙한 것은 하나도 없어요.그래서 늘긴장되지요.” 한태숙 연출가와는 ‘그 자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나’‘에쿠우스’에 이어 세번째 공연.무겁고 진지한 작품을 주로 연출해온 한태숙 연출가가 경쾌한 코믹물에 가까운 이 작품을 어떻게 다듬어낼지 관심거리이다. 상습적으로 자살을 시도하던 음울한 청년에서 모드를 만나 사랑과 삶의 희망을 깨닫는 해럴드역의 김영민은 ‘레이디 맥베스’‘추적’ 등에서 실력을 쌓은 젊은 배우.미소년 이미지의 그가 무대에서 보여줄 새로운 해럴드의 모습도 기대를 모은다. 지난 공연에서 극중 모드와 해럴드의 키스신은 큰 화제가 됐다.박정자는 “주변에서 ‘복도 많다’고 부러워한다.”면서 “매번 젊은 남자배우와 키스하려니 염치는 없지만 행복하다.”고 농담을 했다.그러더니 “이번엔 연출가가 러브신을 보강하겠다고 해서 내심 기대를 하고 있다.”며 짖궂은 미소를 짓는다. 모드는 평소 ‘죽기에 적당한 나이’라고 여겨온 여든번째 생일날,해럴드로부터 청혼을 받지만 이미 결심한 대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그토록 삶에 낙천적이던 모드가 자살하는 대목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고 하자 박정자는 가만히 고개를 젓는다. “모드에게 죽음은 삶의 일부이자 또다른 세상으로 나가는 변화일 뿐이에요.모드는 자신의 죽음을 통해서 해럴드가 새롭게 태어나고,성숙할 수 있도록 모든 영양분을 원없이 주고 간 것이지요.모드가 해럴드에게 아낌없이 나눠준 사랑과 지혜는 결국 작가가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이기도 하고요.” ●대학로 정미소서 내년 2월말까지 해럴드역의 김영민이 보는 이들의 사랑은 어떤 것일까.“해럴드나 모드 둘다 어떤 면에서 사회로부터 소외된 인물들이에요.세상과 소통하지 못하는 두사람이 서로에게 동화된다면 충분히 사랑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이전엔 상상도 못해본 상황이지만 연습을 하면서 차츰 해럴드를 이해하게 되더라고 말했다.김영민은 요즘 극중에 삽입될 ‘월광소나타’연주를 위해 색소폰을 배우는 중이다. ‘19 그리고 80’(원제 해럴드와 모드)은 미국 시나리오 작가 콜린 히긴즈의 작품으로,1980년 브로드웨이에 처음 선보인 뒤 프랑스 등 유럽 무대에서 인기를 끌었다.2월29일까지(02)765-5476. 이순녀기자 coral@
  • 쉬어가기˙˙˙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사진 왼쪽·27·미국)가 2년간 사귀어온 여자친구 엘린 노르데그렌(23·스웨덴)에게 청혼해 승낙을 받았다.남아프리카공화국 국영 방송(SABC)은 28일 우즈가 남아공 이스턴케이프의 샴와리 수렵 보호림에서 노르데그렌에게 청혼했다고 보도.당시 이들 커플의 숲속 여행을 안내한 보호림 순찰대원 러키는 숲에 멋진 일몰 광경이 연출되는 동안 우즈가 청혼했다고 전했다.
  • 美 최고 스포츠스타 커플 탄생 가르시아파라·햄 어제 결혼식

    |샌타바버라(미 캘리포니아주) 연합| 미국 프로스포츠 사상 최고의 ‘스타 커플’로 화제를 모았던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특급 유격수 노마 가르시아파라(30·보스턴 레드삭스)와 세계적인 여자축구 선수 미아 햄(31·워싱턴 프리덤)이 비밀리에 결혼했다. 메이저리그 3대 유격수로 꼽히는 가르시아파라는 지난 1997년 아메리칸리그(AL) 신인왕에 올랐고,2000년까지 2년 연속 타격왕을 차지하는 등 공수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친 스타 플레이어.햄도 94년부터 5년 연속 미국 여자축구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고,99년에는 미국을 여자월드컵 정상으로 이끌었다. 두 사람은 98년 하버드대학에서 열린 자선 바자에서 처음 만나 사랑을 키워왔고,지난해 12월 햄이 헬리콥터 조종사인 남편과 6년간의 결혼생활을 청산하자 가르시아파라가 청혼,1년여만에 결혼에 골인하게 됐다.
  • 오르골 동호회 들여다보기/태엽을 감으면···

    ‘태엽을 감고 눈을 감으면 순수의 소리가 마음을 감는다.’ 보석 상자 속 발레리나가 빙글빙글 돌아갈 때 흘러나오는 음악,바로 오르골 소리다.오르골이 뭐냐고 묻는 사람들에게는 ‘음악 상자’라고 얘기하면 알까. 이름은 낯설지만 모빌이나 장난감에 들어 있고 드라마나 영화 배경 음악으로 쓰여 그 소리는 누구에게나 익숙한 오르골.이 오르골의 매력에 흠뻑 빠진 사람들이 있다. “중학교 때 우연히 어떤 가게에서 인형 모양의 오르골을 봤어요.인형이 고개를 까닥거릴 때마다 흘려나오는 소리가 어찌나 예뻤는지 몰라요.다음날부터 매일 쇼윈도 앞에서 그 소리를 들었죠.그때는 살 수 없어 그저 아쉽기만 했지만요.” 이제 어지간한 오르골은 주저없이 구입할 수 있는 어엿한 직장인 된 차은선(27·여)씨는 오르골은 곧 추억을 불러내는 소리라고 말한다.“오르골을 듣고 있으면 예전의 기억이 아스라히 떠오르죠.마치 오르골에 사람의 마음 속으로 스며드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오르골은 금속이 부딪치면서 소리를 낸다.오래 듣다보면 자칫 차갑거나딱딱한 느낌이 들지 않을까.2001년 7월 국내 최초의 오르골 동호회(cafe.daum.net/orgol)를 만든 함경희(26·여·직장인)씨는 “오르골은 차갑기보다는 오히려 따뜻한 느낌이 들어요.맑은 소리가 마음을 감싸줘 누구나 한번 들어보면 좋아하게 되죠.”라고 오르골의 매력을 강조한다. 오르골에 관심을 가진지 얼마 되진 않았지만 애정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이지선(16·학생)양은 “오르골 소리는 포근하다는 점과 더불어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덧붙인다.여러 악기를 동원한 음악에 비해 단조로운 것은 사실이지만 언제 들어도 새롭다고.전혜성(21·여·대학생)씨는 “여름에 들으면 시원한,겨울에 들으면 따뜻한 느낌이 나고 오르골을 올려 놓는 탁자의 재질에 따라서도 소리가 달라지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묵묵히 오르골 소리를 감상하고 있던 전태환(19·학생)군은 “오르골 소리가 단순하기 때문에 요즘의 시끄러운 음악들과 차별되는 것 아닐까요.”라고 거든다.“오르골을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져 우울할 때 좋다.”고 얘기하며 “단순히 개인적인 느낌이 아니라 실제로 오르골에서는 정서에 좋은 α(알파)파가 나오죠.”라고 말한다. 오르골로 들을 수 있는 노래는 한정적이다.대부분 유명한 팝송이나 외국 민요.그럼에도 사랑 받는 이유는 뭘까.임보형(16·여·학생)양은 “이미 만들어진 음악이지만 수동으로 돌리다 보면 내가 만들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며 뿌듯한 표정을 짓는다.“직접 작곡한 곡을 들을 수 있는 오르골도 있다.”는 얘기도 덧붙인다. 오르골은 소리도 좋지만 그 모양도 눈길을 끈다.종류도 다양해 상자나 인형,열쇠고리 오르골은 평범한 축에 속한다.각종 악기를 본뜬 것뿐만 아니라 물레,재봉틀 모양도 있다.단순히 오르골이 예뻐서 수집하는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다. 이에 정아롬(20·여·대학생)씨는 “예쁜 외형이 오르골을 모으는 이유 중 하나죠.완제품에 만족하지 못해 무브먼트(소리를 내는 금속 부품)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직접 만드시는 분들이 많거든요.하지만 대부분의 오르골 마니아들은 그 소리를 좋아하는 거예요.그래서무브먼트만 사거나 오르골 음반을 듣기도 하죠.”라고 말한다. 아름다운 소리에 아름다운 자태를 갖춘 오르골은 선물용으로 그만이다.나중에 아이를 낳으면 외국에서처럼 대대로 손때 묻은 오르골을 물려주고 싶다는 김진영(22·여)씨는 “오르골 선물은 아름다운 소리를 주고 받는 것이라 그 의미가 더 크다.”며 적극 추천한다. 함경희씨는 “한번은 대구에 사시는 어떤 남자분한테 메일을 받았어요.청혼 선물로 오르골을 사고 싶은데 어디서 살 수 있냐고요.그 분 결혼에 골인하셨냐고요? 물론이죠.” 탁자 위에 놓인 오르골 소리를 듣느라 문득 문득 말수가 적어지는 사람들.이들의 마음을 울리는 건 오르골 소리가 아니라 오르골에 담긴 사랑이 아닐까. 글 나길회기자 kkirina@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 ■오르골이 뭐예요 자명금(自鳴琴)혹은 뮤직박스라고도 불리는 오르골은 태엽을 감으면 1분에서 수 분까지 음악을 들려준다.원리는 간단하다.길이가 각각 다른 가늘고 얇은 금속판을 음계순으로 달고 여기에 원통 모양의 실린더를 접하게 한다.실린더에는가시와 같은 바늘이 촘촘히 붙어 있는데 태엽의 힘으로 원통을 돌리면 바늘이 금속판을 퉁겨서 소리가 나게 된다.금속판의 수는 18개가 기본이고 50여 개에 이르는 것도 있다.이렇게 오르골에서 소리를 만드는 부분을 ‘무브먼트’(사진)라고 부른다. 13세기 중세 유럽의 자명종에서 유래된 오르골은 이후 네덜란드에서 ‘오르겔’이라는 이름으로 자리를 잡았다.근대 오르골의 기원은 스위스.축음기 발명으로 쇠퇴기를 걷다 1950년대 일본이 오르골을 대량 상품화하면서 다시 사랑을 받고 있다.오르골은 ‘오르겔’의 일본식 발음이다. 역사가 보여주듯 현재 오르골 왕국은 일본이다.일본 오타쿠에는 오르골 박물관이 있을 정도다.일본에서는 우리 민요 ‘아리랑’을 연주하는 오르골을 살 수 있을 만큼 다양한 오르골이 생산되고 있다.대표적인 무브먼트 제작업체는 산쿄(三協)사.본산지인 유럽에서도 오르골은 생산되지만 대부분 크기가 크고 비싸다. 현재 우리 나라에서 판매되는 오르골은 거의 일본에서 수입한 것이다.가격은 무브먼트의 경우 2000∼1만원 정도이고,완제품의 경우 1만원대부터 수십만원까지 다양하다. 오르골 종류에는 손으로 돌려 연주하는 수동 오르골 외에도 ▲디스크 모양의 오르골 ▲자동으로 연주되는 장식용 오르골 ▲직접 작곡한 음악을 들을 있는 오르간 오르골이 있다. 국내에서는 드라마 ‘올인’의 소품으로 사용하기 위해 오르골이 제작된 적은 있으나 아직 본격적으로 생산하는 업체는 없다.많은 사람들이 오르골을 좋아하지만 크게 대중화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다. 나길회기자
  • 축구선수 최성용, 日탤런트 아베와 결혼

    프로축구 스타 최성용(28·수원 삼성)이 일본의 톱 탤런트 겸 가수인 아베 미호코(28)와 오는 12월 결혼한다.아베는 11일 일본에서 결혼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최성용은 일본으로 건너가 결혼 발표에 동참하려 했지만 오른쪽 발목 부상으로 재활치료 중인 데다 오전·오후 팀 훈련까지 잡혀있어 일본행을 포기했다. 최성용은 “일본프로축구(J리그) 빗셀 고베에서 뛰던 지난 2000년 일본 국영 NHK 방송 리포터로 취재 나온 아베와 처음으로 만났다.”고 말했다.동갑내기로 편한 친구처럼 지내온 이들은 최성용이 지난해 수원으로 복귀하면서 서로 애틋한 마음이 싹텄고 매일밤 전화와 이메일로 사랑을 키워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성용은 올해 초 아베에게 청혼,결혼 약속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는 일본을 방문한 최성용의 부모와 상견례도 마쳤다.최성용은 “올해 들어 부쩍 가까워졌다.”면서 “부모님도 예의가 바르고 마음씨가 착하다며 흡족해 하셨다.”고 말했다. 도쿄 출신인 아베는 지난 95년 연예계에 입문해 러브 콤플렉스,로켓 보이 등 수많은 TV 드라마와 광고 영화에 출연했고,98년에는 싱글앨범을 발표하며 가수로 데뷔한 일본 정상급 스타다.지금은 TBS의 ‘사랑의 극장-일확천금·꿈의 가족’에 출연 중이다.자신의 홈페이지(www.abemihoko.com) 일부에 한국어를 사용할 정도로 한국에 관심이 많아 ‘친한 스타’로 알려진 아베는 오는 9월 한국으로 들어와 결혼준비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 마산 태생인 최성용은 지난 90년 청소년 대표(17세 이하)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A매치만 64경기를 뛴 ‘붙박이’ 국가대표 선수.지난 96년 애틀랜타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에서는 MVP를 차지하기도 했다. 98년 프랑스월드컵 멤버로 활약한 그는 이듬해 곧바로 일본 프로축구(J-리그)에 진출,2년 동안 빗셀 고베에서 뛰었다.2001년에는 오스트리아 라스크린츠로 이적했고,같은해 하반기에 국내로 복귀해 작년 1월 수원에 입단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힐러리 회고록

    |워싱턴 백문일특파원|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백악관 회고록 ‘살아 있는 역사(Living History)’는 발매 첫 날 미 국내에서만 20만부나 팔려나가는 대 히트를 기록했다.책을 출간한 ‘사이먼 앤드 슈스터’(S&S)사는 하루 만에 초판 100만부의 20%가 팔려 곧바로 30만부 추가 인쇄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38장으로 구성된 회고록은 머리말과 색인을 빼고 모두 528쪽이며 하드커버 가격은 28달러,CD판은 30달러이다.회고록은 백악관 생활,르윈스키 스캔들 당시의 심경,가정을 지키기로 결심하고 상원의원으로서의 새 삶을 시작하기까지의 과정등 힐러리의 인간적인 여정을 담고 있다.판매 첫날 구입한 회고록을 발췌, 요약한다. ●내 사랑,빌 클린턴:첫 만남에서 결혼까지 1970년 가을,예일대 법대에서 만난 빌은 런던 옥스퍼드대를 마친 로즈 장학생이기보다 ‘바이킹’처럼 보였지만 훤칠했고 구레나룻을 기른 잘생긴 청년이었다.법대 휴게실에서 처음 봤을 때 그는 몇몇 학생들 앞에서 “세계에서 가장 큰 수박을 키워…”하며 한참 떠들던 중이었다.“누구냐.”고 친구에게 물었다.“아칸소 출신의 빌 클린턴인데 맨날 아칸소 얘기만 해.” 1971년 봄 학기가 끝날 때까지 한마디도 나누지 않았다.마지막 수업이 끝나던 날 빌이 말을 걸었다.다음 학기 수강신청하러 가는데 그가 따라왔다.그때 처음으로 나의 가족과 자란 곳을 물었다.직원이 빌에게 “수강신청을 이미 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빌은 나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함께 왔다고 말했다.그때부터 데이트가 시작됐다. 법대를 마친 1973년 봄 빌과 유럽여행을 갔다.빌은 영국 북서부의 에너대일 호숫가에서 청혼했다.그를 사랑했지만 나의 인생과 미래 때문에 단호히 거절했다.평생 지속될 결혼을 원했고 빌에 맞춰 삶을 보낼지도 궁금했다.빌은 여러 목표가 있었고 나는 그중의 하나였다.계속되는 구혼을 거절하자 그는 “결심하면 말해 달라.”고 기다렸다.그후 2년 반 뒤 우리는 결혼했다. ●대통령의 친구이자 정책 조언자로 백악관에서의 첫 날,우리는 겨우 몇시간 밖에 못 잤다.“탁,탁,탁” 하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 깼다.갑자기 침실 문이 열리고 턱시도 차림의 남자가 은쟁반에 식사를 날라왔다.전임 부시 대통령이 아침 5시 30분이면 갖던 아침 식단이었다.빌은 버럭 소리를 질렀다.“지금 뭐하는 거야.” 새로운 변화에 적응중이라고 생각했으나 경호원이 침실 밖에 대기하는 것은 참을 수 없었다.아래층에 있으라고 하자 한 경호원은 “대통령이 한밤중에 심장마비를 일으키면 어떡하느냐.”고 되물었다.“그는 46살이고 심장마비는 없을 것”이라고 대꾸했다. 백악관에 영부인의 역할을 위한 매뉴얼은 없다.전임자들이 그랬듯 자기 관심과 스타일에 맞게 처신한다.나는 빌이 사회의 변화상을 말할 때 나의 의견과 관심을 털어놨다.여성들이 사회에서 할 역할들을 대변했다.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영부인으로서의 역할에 고정관념을 갖고 있는지를 곧 깨달았다. 주지사 부인과 영부인의 차이는 설명할 수가 없다.갑자기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주위에 몰려와 나를 기쁘게 해주려 한다.영부인이 말을 하는 모든 게 확대된다.원하는 것을 말할 때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한때 다이어트 음료를 마시고 싶다고 말한이래 수년동안 내가 묵는 호텔의 냉장고에는 똑같은 음료수가 놓여 있었다. 빌과 나는 정치적 동지였고 가까운 친구였다.중요한 연설문을 작성할 때 늘 조언을 주고받았다.그러나 빌과 나는 ‘화이트워터(클린턴 부부가 투자했던 부동산개발 회사의 불법대출에 힐러리가 과거 관여됐다는 의혹)’의 정치적 중요성을 간과했다.아무 것도 잘못된 게 없으나 조사 자체와 일반 대중에게 우리가 관여됐다는 인상을 주는 게 목적이었다. ●르윈스키와의 부적절한 관계:빌의 목을 비틀어 죽이고 싶었다…. 1998년 1월 21일,빌은 새벽같이 일어나 침대 끝에 앉았다.“당신이(힐러리가) 알아야 할 내용이 신문에 날거야.”나는 “무슨 소리냐.”고 물었다.빌은 백악관 인턴인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정사 문제라고 했다.빌은 몇차례 대화를 나눴고 친하게 지냈을 뿐 잘못된 관계는 없다고 말했다.르윈스키가 그의 관심을 잘못 해석했을 수도 있다고 했다. 나는 빌의 말을 믿었다.르윈스키 건도 빌에게 늘 따라 다니던 사악한 스캔들의 하나려니 생각했다.빌이 마약을 복용했다든가,매춘부와 관계를 맺었다든가 하는 식의 선정적 주장으로 받아들였다.그해 8월 빌이 ‘부절적한 관계’를 공개적으로 시인하기 직전까지 나는 “남편이 나한테 거짓말은 절대 안해”라고 공식적으로 말했다. 그러나 대배심 증언을 하루 앞두고 빌은 침대 머리맡에서 “(르윈스키와) 부적절한 관계가 있었다고 증언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내 감정과 정치적 확신은 순식간에 무너지기 시작했다.아내로서 나는 그의 목을 비틀고 싶었다.그가 거짓말 할 때 무슨 생각을 했는지 결코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딸) 첼시에게 사실을 알려주라.”고 말했다.그는 눈물을 글썽였다.증언을 마친 뒤 대국민 연설을 준비할 때 빌은 혼란스러워 했다.나는 “이건 당신의 연설이야.혼돈으로 끌고간 것도 당신이야.오직 스스로만이 무얼 할지 결정할 수 있어.” 하지만 빌은 나의 남편이자 나의 대통령이었다.빌은 내가 지지했던 방식대로 미국과 세계를 이끌었다.그가 무슨 짓을 했던 그런 식으로 매도당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그와 나,가족의 사생활과 르윈스키의 사생활은 잔인하고 불필요하게 침해됐다.화이트워터 사건으로부터 배운 교훈은 빌이 탄핵될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스타 검사와 그의 동료들이 헌법을 무시하고 대통령을 무너뜨리기 위해 악의적인 목적으로 권력을 남용할 수 있다면 미국이 걱정됐다. 빌과 나는 우리의 결혼생활을 계속할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정기적인 상담을 받기로 동의했다.나는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았고 그 상처를 치유하려 노력했다.다른 한편 빌은 좋은 사람이고 훌륭한 대통령이라고 믿었다. ●남편과 헤어지지 않기로…상원의원의 길로 내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빌과의 결혼생활을 계속 유지하기로 한 것과 뉴욕에서 상원의원 출마를 결정한 일이다. 출마를 결정하기에 앞서 나는 어떤 강력한 동기가 필요했다.3월 나는 뉴욕의 한 학교에서 열린 여성 스포츠인들에 관한 HBO방송의 특집 프로그램을 알리는 행사에 참석하게 되었다. 행사장 무대 위에 걸려있던 배너에 나의 눈길이 꽂혔다.거기에는 특집물의 제목인 ‘과감히 도전해라(Dare to Compete)’라고 써있었다. 여자농구팀의 주장인 소피아 도티가 무대 위에서 나를 소개했다.악수를 나누면서 그녀는 내 귀에다 대고 나지막이 속삭였다.“클린턴 부인,과감히 도전하세요.”그녀의 말 한마디에 나는 완전히 무장해제 됐다.행사가 끝난 뒤 나는 곰곰이 생각하기 시작했다.그동안 수많은 여성들에게 행동하라고 했으면서도 나 스스로 행동하는 것에 대해서는 왜 겁을 낼까?그리고는 결론을 내렸다.과감히 도전해야 한다. 1999년 6월 나는 예비선거에서 압도적 표차로 승리했다.11월7일 선거날 우리 가족은 함께 투표소로 향했다.수년간 투표 용지에 남편의 이름만을 봐왔던 나는 내 이름이 찍혀있는 투표용지를 받아든 순간 짜릿한 흥분을 느꼈다. 저녁이 되자 선거 결과가 나오기 시작했다.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표차로 나의 승리가 확실시됐다.첼시가 최종 투표 결과를 전하기 위해 나의 호텔방으로 달려 들어왔다.결과는 55%대 43%.나의 힘겨웠던 노력이 보답을 받는 순간이었다. mip@
  • 한국인 아내·프랑스인 남편 함께 노래한 ‘아리랑’

    최근 대하소설 ‘아리랑’이 프랑스어로 완역된 것은 두가지 면에서 뜻깊다.유럽에서 한국 대하소설이 완역된 것이 처음이란 것과 세계 문화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프랑스에서 한·일 관계의 진실을 알릴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주인공은 7년 동안 휴가 한번 가지 못하고 번역에 매달린 전 파리7대학 교수 조르주 지겔메이어(65)와 한국인 부인 변정원(53)씨.작가 조정래도 “방대한 분량에다 사투리도 많아 아주 힘든 작업을 꼼꼼히 마쳐 원작을 쓰는 것 못지않은 중요한 일을 했다.”며 사의를 표했다.그들이 묵고 있는 서울 플라자 호텔을 찾아 ‘아리랑’ 번역에 얽힌 얘기와 그들의 삶을 들어보았다. “24년 전 외국인과의 결혼을 고심 끝에 허락하신 어머니가 ‘한국과 프랑스를 위해 좋은 다리가 되라.’고 당부하셨는데 ‘아리랑’ 완역으로 보답한 심정입니다.” 외국인과의 결혼을 마뜩찮게 바라보던 시절,오빠들을 비롯한 집안의 모든 사람들이 반대할 때 지겔메이어를 만나보고 ‘사람이 진국’이라며 결혼을 허락한 어머니의 얼굴이 떠올랐다는 것이다. ●한국인의 恨 이해할 수 있었다 한국말이 유창한 지겔메이어는 “이 번역으로 36년 동안 나치 탄압 못지않은 수탈을 당했던 한국인의 생활상과 ‘한(恨)’이란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한국에 대한 애정이 더 깊어졌다.”고 말했다. 선물로 받은 ‘아리랑’을 보고 감동한 변씨가 번역에 착수한 것은 96년.그해에 조정래씨,해냄출판사와 논의한 뒤 프랑스의 아르마탕 출판사와 계약까지 마쳤다.부인이 1차로 번역하고,남편이 재번역하는 등 부창부수(夫唱婦隨)하면서 7년을 내리 ‘아리랑 곡조’에 젖어 살았다. 이들의 결혼은 소설보다 더 극적이다.이화여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74년 프랑스 정부 장학생으로 유학길에 오른 변씨는 생면부지의 땅에 도착한 뒤 지겔메이어에게 편지를 보냈다.고교 시절 그에게 불어 그룹과외를 받은 기억을 더듬어 이름만으로 수소문해 주소를 알아낸 것.그러나 지겔메이어는 2년 뒤에야 그 편지를 받았다.편지를 받은 부모가 다른 곳에서 직장생활을 하느라 주말에만 집에 오는 아들에게 깜빡 잊고 전해주지 못한 것이다. ●과외교사와 학생… 결혼도 극적으로 2년 뒤 서랍에서 편지를 발견한 지겔메이어는 ‘한번 만나자.’고 아주 늦은 답장을 보냈다.이후 1년 정도 연정을 키워오다 지겔메이어의 청혼으로 79년 10월 결혼했다. “66년부터 73년까지 경북 문경에서 사제로 활동하며 받은 한국 이미지가 너무 좋아 프랑스 여성과는 살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정원은 호기심 많고 매사에 열심이어서 한 여성이 아니라 ‘한국 이미지’와 겹쳐 보였습니다.”(지겔메이어) “서양이 오히려 배워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마음에 들었어요.특히 ‘한국은 가톨릭의 가르침 없어도 인간답게 잘 살고 있다.’고 평가하는 겸손하고 순박한 모습에 감동받았죠.”(변정원) 지겔메이어의 한국 생활 7년은 삶의 전환기였다.자연과 더불어 사는 인간의 모습은 신에 귀의한 자신의 선택을 흔들었다.그는 귀국한 뒤 사제생활을 접고 속세로 돌아왔다.한국을 더 배우고자 파리7대학에서 ‘일본 강점기 시대의 한국 경제사’를 주제로 박사과정(DEA) 학위를 받고 한국학을 가르치는 교수가 됐다.그는 당시 경험한 인상적인 일화를 들려주었다. “수업시간에 백제시대 과학자·기술자가 일본에 건너가 문물을 전했다고 강의하자 일본인 학생 몇명이 자리를 박차고 나갔어요.일본이 침략했다고 말한 것도 아닌데,그들이 받은 교육과 정반대여서 그랬나봐요.” 이런 기억이 있는 그에게 ‘아리랑’은 한·일 문제에 대해 여러가지 깨달음을 주었다.“신라시대 불교부터 6·25까지 공부한 그였지만 일제 강점기는 빠져 있었다.”는 그는 “작품을 읽은 뒤 일본의 만행이 나치보다 더 심했다는 걸 알았다.”며 “한·일 관계가 개선되기 위해서는 일본이 먼저 사과하고 한국이 받아들여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아리랑’에는 한국의 젊은이들이 잊어서는 안될 민족의 상처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꼽는 ‘아리랑’의 또 하나의 미덕은 한민족의 특성과 개성을 잘 그려냈다는 것이다.“계절의 변화 속에서 자연을 지배하려 하지 않고 동화되어 사는 모습,비록 못살더라도 이웃과 궂은 일을 함께하는 정겨움 등은 서양인이 배울 점”이라고 평가했다.소나무를 이용하는 세시풍속에 대한 것만 2쪽이나 나올 정도로 한국 농경문화를 풍부하게 묘사하고 있는 것도 인상적이라고 했다. ●한국인들 소중한 전통 쉽게 잊는 듯 이래저래 이들 부부의 ‘한국 사랑’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지난 2000년 2월 영화감독 변영주의 ‘낮은 목소리’가 파리의 ‘시테 유니베르시테르(국제대학생기숙사촌)’ 등에서 상영될 때는 프랑스어 자막을 무료로 번역해주었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30여년 전 한국의 모습을 잘 아는 벽안의 이방인이 현대의 한국에 던진 메시지는 얼굴을 확 달아오르게 했다.“한국 문화가 너무 빨리 바뀐다.바뀌는 건 좋은데 머리에 물들이기 등 서양문화의 겉모습만 흉내내는 것 같다.그러면서 소중한 전통문화를 너무 쉽게 망각하는 건 아닌지….또 하나의 의문은 친일파 문제다.한국은,프랑스에서 나치 협력자에게 ‘반인류범죄’를 적용해 엄벌에 처한 것처럼 왜 친일파를 응징하지 않았는지 궁금하다.” 글·사진 이종수기자 vielee@
  • 세계인 - 우리는 이렇게 산다 / “가·나·다…” 일본에 부는 한국어 바람

    |도쿄 황성기특파원|아지키(29·여)는 6년 전 시작한 한국말 공부를 지금도 틈틈이 계속한다.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신문기자이지만 시간을 쪼개 한국인을 만나거나,집에서 한국어 책,한국 신문을 읽고 인터넷을 검색하며 ‘한국’과 사귀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한국과 만난 것은 작가 시바 료타로의 ‘가도를 가다’라는 소설에서이다.그 소설의 제2권 ‘가라(韓)의 나라 기행’에 백제시대 일본으로 건너가 왕세자를 가르친 아직기(阿直岐)의 혼령이 안치된 아지키(阿自岐) 신사가 시가현에 있다는 에피소드를 읽고부터이다. “내 이름의 성과 한자는 틀리지만 조상이 백제에서 건너온 게 아닐까 생각하게 됐다.”(아지키) 그녀의 성인 아지키는 일본어로는 ‘안식(安食)’이라고 쓰고 백제시대 아직기의 일본식 발음이 아지키로 똑같다.그녀의 뿌리찾기는 그때부터 시작됐다.뿌리찾기의 첫걸음으로 한국어 배우기를 택했다.새벽 5시 전철을 타고 도쿄 시내의 한국어 학원에서 공부를 한 뒤 출근하는 나날이 처음 1년간 이어질 정도로 맹렬히 한국말을 공부했다. “언젠가는 한국에 가서 내 뿌리의 실마리를 찾고 싶었다.”는 그녀는 그래서 “백제 시대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한국 역사를 공부하기 위해 몇년 안에 한국으로 건너가 유학할 생각”이다.결혼하면 남편의 성을 쓰는 일본이지만 그녀는 결혼 후에도 아지키라는 이름이 새겨진 명함을 고집하고 있다.그만큼 “이름에 애착이 가기 때문”이다. 한국말을 배우는 일본인들.그들이 한국을 만나고 한국말을 공부하게 된 동기나 계기는 각양각색이다. 주일 마다가스카르 대사관의 일본인 직원 우야마(48·여)의 한국과의 접점은 “사기꾼 같은 한국 여성과의 만남”이었다. 일본에 유학온 마다가스카르 청년이 방학 때 놀러간 프랑스에서 만나 첫 눈에 빠진 여성이 한국인이었다.이 여성이 2년 뒤 어느날 갑자기 일본에 나타나 그 청년에게 청혼을 했다.수상쩍게 생각한 우야마가 뒷조사를 해보니 이 여성은 이혼한 지 며칠도 지나지 않은 상태였다.청년에게는 결혼을 말리고 한편으로는 하도 어이가 없었다.곰곰이 “한국은 도대체 어떤 나라이고 한국인은 어떤 사람들인가.”하는 의문이 생긴 그녀는 ‘한국 조사’를 시작했다. “한·일 관계,재일 한국·조선인 문제 등을 공부하다 보니 한국말을 모르고는 안되겠다 싶어 2년 전 NHK 문화센터에 다녔다.”(우야마) 한국말을 배우기 전까지 “한국인은 일본 사람을 싫어한다.가급적 한국인과 접촉하지 말아야 한다.”는 정도의 한국관을 가졌던 그녀는 지금은 “아시아의 이탈리아처럼 성격이 뜨겁고 유머도 많고 쉽게 싸우는 한국인이 친근하게 느껴진다.”고 이미지를 바꾸었다.얼마 전 간신히 입문에서 초급 수준으로 한 단계 뛰어올랐다. 나카야마(32·가명·회사원)도 지극히 나쁜 인상에서 한국과 우연히 만나 한국말 공부에까지 이른 케이스.그는 친구 3명과 놀러간 서울의 한 포장마차에서 무려 40만원을 넘는 계산을 청구받는 ‘바가지’가 한국과의 접점이 됐다. 대학 강사이자 동화작가인 시라이(52·여)는 3년 전 학회일로 처음 가본 한국에서 “일본과 달리 힘에 넘치고 아름다우며 깊이 있는 한국 동화를 발견”한 것이 한국말 공부의 계기가 됐다.일본에서 출판된 한국 동화 번역본을 뒤졌으나 3권에 불과했다.뿐만 아니라 2권은 절판된 상태였다. 어렵게 입수한 ‘백두산 이야기’를 일본어로 읽었으나 “성에 차지 않아” 원문을 읽기로 작심하고 재일 YMCA의 한글강좌반에 등록을 했다.직업적인 호기심이 발동돼 시작된 한국말 공부를 “실제로 써먹고 싶어진” 그녀는 한국인 유학생을 집으로 초대해 함께 식사를 하고 일본말을 가르쳐 주는 자원봉사도 한다. 유학생이 결혼하면 부인에게 일본말을 가르쳐 주고 그들이 한국으로 돌아가면 가족들과도 만나면서 그의 ‘한국 네트워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한국에 가면 잠자리에 구애받지 않을 정도로 여기저기 납치되다시피 초대받기도 한다.”(시라이) 지난해 8월에는 남편의 흔쾌한 동의를 얻어 한달간 연세어학당에 ‘현지 연수’를 가기도 했다. 시라이 같은 열성파로는 미노(32·여)도 결코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대학에서 한국 역사를 전공한 남편과의 공통점을 늘리기 위해 5년 전 한국말을 공부하기 시작한 그녀는 지난 3월 말 짐을 싸들고 도쿄의 나리타 공항을 떴다.“갈까말까 망설이던 중 남편이 등을 떠밀어 결심했다.”는 미노는 지금 서강대 어학원을 다니며 한국말을 맹렬히 익히고 있다.3개월 예정인 유학에 드는 비용을 지난 연말 출판사 아르바이트로 충당한 그녀는 불편한 하숙생활도 즐겁기 짝이 없다. 한·일 교류가 늘면서 여자친구나 남자친구가 한국인이라 한국말을 공부하는 일본인도 적지 않다. 요네쿠라(39·여·작가)는 10년 전 캐나다에서 영어 어학연수 중 만난 한국인 남성에 “한눈에 반해” 한국말을 배웠다.캐나다에서 한국으로 유학지를 바꾼 그녀는 연세대 어학당에서 공부를 한 덕에 지금은 일본에서 한국 관련 일을 하고 있다. 사이토(32·여·회사원)는 일본인 남자친구가 한국에서 음악활동을 하면서 ‘한국’을 만난 경우.“원거리 연애가 불가피해지면서 남자친구가 있는 한국의 말을 공부할 필요를 느껴” 독학을 하고 있다. 한국과의 접점이 이처럼 십인십색이지만 2002년 월드컵을 전후로 ‘재미’나 취미로 한국말을 공부하는 사람이 크게 늘어난 점이 최근의 두드러진 변화이다. 도쿄의 신주쿠 구청 공무원인 니시오(29·여)는 “난해한 기호 같은 한글을 읽으면 재미있을 것 같아” 1년 전부터 주일 한국문화원 한글강좌 ‘초급반’에 다니고 있다.“특별히 한글이 일과 관계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그녀에게 주 1회의 한글강좌는 스포츠 클럽을 다니는 것과 비슷한 감각이다. “일본인들이 대개 그렇듯 미국이나 유럽 이외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는 잘 몰랐던” 오시마(33·회사원)에게 한글은 ‘취미’이다.“한국에 여행가 혼자서 쇼핑할 수 있는 정도만 배울 생각”인 그에게 한글공부는 생활의 긴장을 유지해 주는 즐거움이다. marry01@ ■도전 1년… 60대 스즈키부부 |도쿄 황성기특파원|스즈키 부부는 한글을 배운 지 꼭 1년이 넘었다.지난해 4월 도쿄 시내 한국문화원 한글강좌의 ‘입문반’으로 시작해 올 4월부터는 한 단계 뛰어올라 ‘초급반’이다. “20년 전 한국으로 출장을 갔던 차에 관광했던 경주의 절에서 본 한글과 영문 안내문을 보고 이웃나라의 글은 배워 두는 편이 좋지 않을까 한 게 계기라면 계기”라는 남편 스즈키 모리오(66)의 설명. 차일피일하다 결국 2년 전 퇴직하고 우연히 알게 된 한국인 유학생에게 ‘가나다라…’를 배우면서 내친 김에 본격적인 공부를 하게 됐다.화요일 오후 6시30분부터 시작되는 강좌 30분 전부터 나와 부부가 나란히 앉아 예습을 할 만큼 열성이다. “혼자서 배우는 게 아까워” 부인 요시코(66)도 나란히 다니게 됐다.영문학을 전공한 요시코는 “평소 어학에 관심이 많았는데 남편이 하는 김에 따라 다니게 됐다.”고 말한다. 주 1회의 강좌 말고도 집에서 라디오 강좌도 듣는 이들은 예습·복습 같은 공부에는 일절 간섭을 하지 않는다.자칫하면 ‘부부싸움’으로 발전하기 쉬운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집트로 여행을 갔던 스즈키는 여행 중의 선상에서 한국인 단체관광객을 만나 배운 한국말을 써보고 싶은 욕심에 “안녕하세요.”라고 말을 걸었다가 한꺼번에 한국인들이 반가움을 표시하면서 모여드는 바람에 곤혹스러웠던 경험이 있다고 전해준다. “나이가 들어 기억력이 떨어지는 게 가장 큰 문제”라는이 부부는 올 가을쯤 한국 여행에 도전한다.“한국어 실전을 치러보는 것이 꿈”인 스즈키 부부에게 한글은 노년의 부부애를 다지게 해주는 ‘묘약’과도 같다. ■도쿄 한국문화원 수강자 80%가 젊은여성 일본의 한국어 인구는 월드컵 대회를 전후로 부쩍 늘었다.2년 전 개설된 도쿄의 한국문화원 한글강좌 담당인 시미즈는 “과거에는 ‘학문이나,일을 위해서’가 한국어를 공부하는 계기였다면 지금은 ‘취미나 한국인과의 교류’라는 가벼운 것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8개 강좌에 94명이 등록하고 있는 문화원의 경우 대기자가 20명 가까이 있을 만큼 초만원.수강자의 80%가 20∼30대 직장 여성인 점도 특징이다.더러 재일교포나 남성 수강자가 있지만 1개 강좌에 1명이 있을까 말까이다. 한국의 수능시험에 해당되는 일본의 대입 ‘센터시험’에서 영어를 제외한 외국어 중에서도 한국어가 중국어에 이어 인기가 높다.2003년도의 경우 영어 55만명에 이어 중국어(405명),한국어(169명),프랑스어(138명),독일어(96명)의 순으로 외국어를 선택했다. 일본의 5500여개 고교 중 163개교,530여개 대학 중 200여개교에서 한국어 강좌를 개설하고 있다.
  • [씨줄날줄] ‘도로 민주당’

    한자어 徒勞(도로)는 웬만한 사람에게는 생경한 단어다.여기에서 徒는 ‘무리’가 아닌 ‘헛되다’라는 뜻이다.따라서 徒勞의 의미는 ‘헛되이 수고함’이다. 사자성어 徒勞無益(도로무익·헛되이 수고만 하고 보람은 없다)의 유래가 재미있다.옛날 젊은 중이 아리따운 처녀를 보고 가슴앓이를 하던 끝에 청혼을 했다.처녀는 10년동안 한방에서 동거하되 손도 잡지 않고 친구처럼 지내면 아내가 되겠다고 약속했다.중은 수도하는 마음으로 참고 또 참았다.드디어 내일이면 10년이 되는 날 밤,마음이 들뜬 중은 부지불식간에 처녀의 손을 잡았다.깜짝 놀란 처녀는 갑자기 파랑새로 변해 날아가 버렸다.10년 노력이 허사가 되고 말았던 것이다.여기에서 徒勞無益과 더불어 ‘10년 공부 徒勞아미타불’이라는 말이 생겨 났다고 한다. 徒勞는 따라서 우리말의 부사어 ‘도로’와 뉘앙스는 비슷하다.국어사전에는 부사어 ‘도로’를 ‘먼저대로’‘되돌아서서’ 등으로 풀이하고 있다.바다생선 도루묵은 본래 ‘도로묵’이었다고 한다.임진왜란 때 선조대왕이 “도로(먼저대로) 묵으로 부르도록 하라.”고 지시함에 따라 ‘도로묵’이 되었다는 속설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이다. ‘도로 민주당’이라는 말이 정치권에서 회자되고 있다.신당을 추진 중인 민주당 신주류의 한 의원이 “도로 민주당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면서 나돌기 시작했다.‘무늬만 신당’이라는 소리는 안 듣겠다는 뜻일 것이다.이를 위해 ‘DJ당’의 색채를 걷어낸다는 것이 신주류의 생각이다. 하지만 반격이 만만치 않다.방미 중인 한화갑 전 대표는 신주류의 신당창당 구상이 ‘쿠데타적 발상’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신당추진이 “패거리 정치이자 당권싸움”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한 전 대표의 당내 위상으로 미루어 그의 발언은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렇더라도 신당창당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평가받고 있다.정치개혁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신당이 정치 구매자이고 소비자인 유권자들의 기호와 기대에 맞추기만 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본다.신당이 자중지란 속에 도루묵의 처지로전락한다면 우리 정치발전을 위해서도 불행한 일이 될 것이다. 김명서 논설위원
  • 기막힌 뒤집기…여운 주는 매듭/ 구효서씨 새 소설집 ‘아침 깜짝 물결무늬 풍뎅이’

    구효서가 최근 낸 소설집 ‘아침 깜짝 물결무늬 풍뎅이’(세계사)는 보물찾기 하는 기쁨을 준다. 큰 파격없이 작품을 진행시키다가 마지막에 뒤집기 사연 등을 숨겨 놓아 읽는 이로 하여금 무릎을 치게 한다.그만큼 재미있다. 표제작은 주인공이 해외출장에서 만난 20년 연하의 여자 가이드와 주고받는 묘한 감정을 얼개로 이야기를 펼치다가 말미에 그녀가 20년전 헤어진 여자와 자신 사이에 태어난 분신임을 암시하면서 끝난다.또 ‘사운드 오브 사일런스’는 아내와 사별한 뒤 세상과 화해하지 않고 사는 주인공에게 다가온 한 여인을 화자로 해 이야기를 전개하다가,주인공이 그녀에게 보낸 청혼의 편지로 결말짓는다.이처럼 작가는 직접적인 설명 대신에 암시로 매듭을 지으며 여운을 준다.이번 작품은 구효서의 이전 작품과 다르다.이전 작품들에서 그는 특유의 알레고리,상징 등의 우의적 기법으로 현실을 비판했기에 한켠에서 보면 그의 작품세계는 어렵게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작품집은 일상에서 일어나는 자그마한 사건을 다루며 평이하게 현실을그려나가고 있다.작가 스스로도 “삶 자체의 눈물겨운 풍경들에 무작정 발끝이 채여 덩달아 자꾸 눈시울이 뜨거워졌을 망정,생의 비의를 파헤치려는 치열성 따위에는 점차 미련이 없어졌다.”고 고백하고 있다.일정한 틀에 얽매이지 않고 끊임없이 자기 변화를 찾아온 구효서의 행보는 이번 작품집에서도 한결같다. 이종수기자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