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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일 TV 하이라이트]

    ●미래특강(EBS 오전 7시20분) 우리가 사는 세상은 서로 다른 여러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일 뿐이라는 국립정서장애학교 한국경진학교 장병연 교장 선생님. 그는 장애에 대한 편견이 장애라는 병을 잘 모르기 때문에 범하는 실수라고 한다. 장병연 교장 선생님과 함께 편견 없이 더불어 사는 사회,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방법을 생각해 본다. ●글로벌 비전(YTN 오후 4시25분) 뉴욕이 아프리카 전체보다 전화선이 더 많다는 것을 보면 정보 격차의 의미를 실감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수치로 정보통신기술의 혜택을 파악할 수는 없다. 정보통신기술은 개발도상국에 현대화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데 소외된 이곳 아프리카에서도 IT교육은 이루어지고 있다. ●MBC 스페셜(MBC 오후 11시30분) 2005년 11월, 세계는 프랑스 아미앵의 한 병원을 주목했다. 개에게 물려 코와 입, 턱이 손상된 ‘이사벨’이라는 여성에게 죽은 자의 안면을 떼어 근육과 혈관, 신경, 그리고 피부를 연결하는 ‘부분 안면이식 수술’이 이루어졌다.2006년 2월 6일, 기자회견장에서 만난 이자벨의 최근 소식을 공개한다. ●사랑과 야망(SBS 오후 9시45분) 미자는 느닷없는 홍조의 청혼에 놀라는데 태준과의 관계를 알게 된 홍조는 단념하고 친구로 남기로 약속한다. 어머니는 만류하는 태수를 데리고 고동철을 찾아가 면전에 숨겨 놓았던 팔십만환을 던지고 집문서를 찾아온다. 태수는 돈 때문에 아버지를 잃었다는 울분에 몸을 떨지만 어머니의 속은 더욱 무너져 내린다. ●도전 골든벨(KBS1 오후 7시10분) 인천여고 100명의 친구들이 골든벨에 도전한다.20번대 초반까지 단 두 명이 생존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급기야 패자부활에 도전한 선생님 중 한 분이 줄넘기 도중 튕겨 나가는 일까지 벌어졌다. 패자부활만이 살길이라고 외친 전교생이 어찌할 줄 모르고…. 과연 인천여고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인생이여 고마워요(KBS2 오후 7시55분) 인석은 울부짖는 연경을 안고 눈물을 흘린다. 연경을 데려다주다가 윤호와 마주치지만 기호의 기지로 위기를 모면한다. 윤호는 힘들어하는 연경을 위해 꽃을 사오지만 연경은 모든 것이 귀찮을 따름이다. 우연히 옛 앨범 속에서 연경과 인석이 함께 찍은 사진을 발견한 윤호는 큰 의혹에 휩싸인다.
  • [깔깔깔]

    ●점쟁이 새해 운수가 궁금한 한 여자가 점쟁이를 찾아갔다. 점쟁이는 점괘를 뽑아보더니 여자에게 말했다. “당신은 머지않아 훤칠하고 잘 생긴 남자를 만날 것이오. 그 사람은 현재 잘 나가는 회사와 강남의 금싸라기 땅을 소유하고 있으며 벤츠 자동차를 굴리고 있지. 이 남자가 곧 당신에게 청혼할 것이오.” 이 말을 들은 여자는 흥분한 목소리로 물었다. “어머, 어쩜, 한가지만 더 가르쳐 주세요. 그렇게 되면 제 남편과 아이들은 어떻게 되는 거죠?”●습관 수업시작 종이 울리고 선생님이 들어오자 한 학생이 손을 들고 말했다. “저 화장실 좀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갔다와라. 그런데 쉬는 시간에는 뭘 하고 이제 화장실에 가니?” “저는 자기 전에 꼭 화장실에 다녀오는 습관이 있거든요.”
  • [김성수의 ‘맛있는 영어’ English] 웃기는 영어(25)Taxi Drivers’ Favorite Jokes

    An older man’s wife dies,and a number of years later he decides that he would like to remarry.Shortly after that,he meets a woman he likes very much,so he proposes to her. “Before I can give you my answer,” says the woman,“I must tell you a few of my needs.First of all,I must have a condominium in Florida.” “No problem,” says the man.“I already have a condominium there.” “Also,” she says,“I must have my own bathroom.” “You ´ve got it,” he says.The woman then looks the man in the eye.“And sex?” she asks. “Infrequently,” replies the man. The woman thinks for a moment,then says,“Is that one word or two?” (Words and Phrases) a number of years later:수년 후 decide that∼:∼할 것을 결심하다 remarry:재혼하다 shortly after that:그 후 곧 propose to∼:∼에게 청혼하다 a few of∼:∼중에서 몇 개 needs:요구사항 no problem:문제없어 look∼in the…:∼의 …를 쳐다보다 infrequently:드물게, 가끔 for a moment: 잠시 (해석) 한 노인의 부인이 죽었는데, 수년 후 그 노인이 재혼을 하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그 후 얼마 안돼, 정말 좋아하는 여자를 만나서, 그 여자에게 청혼하게 되었습니다. 그 여자가 말하길,“대답을 말하기 전에 제 요구 사항을 몇 개 얘기해야만 하겠어요. 무엇보다도, 전 플로리다 주에 콘도가 하나 있어야 해요.” “알았어요.”라고 남자가 말했습니다.“난 그곳에 이미 콘도가 하나 있어요.” 여자가 “또한, 제 전용 욕실이 있어야만 해요.”“그렇게 해주고말고요.”라고 남자가 말했습니다. 그러자 여자가 남자의 눈을 쳐다보았습니다.“그리고 섹스는?”이라고 물었습니다. “Infrequently”라고 남자가 대답했습니다. 여자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습니다, “그거 한 단어예요, 두 단어예요?”(해설) 남자가 “Infrequently”라고 대답하자, 대답이 한 단어인지 두 단어인지 묻고 있습니다. 한 단어 ‘infrequently’라면 ‘드물게, 가끔’이라는 뜻이지만,‘in frequently’라면 ‘자주, 종종’이라는 뜻으로 정반대가 되기 때문에, 여자의 입장에서 볼 때 매우 중요한 질문이 되겠습니다. ■ 절대문법18 자리매김 학습 관사는 한국어에는 없는 개념이기 때문에 그 의미와 자리에 대한 이해가 쉽지는 않다. 하지만 영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단어가 the라는 관사이다. 관사의 자리를 이해하기 위해 다음 문장을 읽어 보자. I bought a newspaper and an apple this morning. I ate the apple for lunch. And I gave the newspaper to my friend. 여기 세 개의 문장에 쓰인 관사는 a,an,the 이렇게 세 개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관사는 반드시 명사와 함께 쓰인다는 것이다. 따라서 관사의 자리가 명사 앞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관사의 특성과 역할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반드시 명사 앞에 자리하는 관사 관사 a,an ->단수 명사에 사용되고 새로운 정보를 나타낼 때 사용한다. 관사 the ->관사의 자리와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 제시된 표의 빈 칸을 채우시오. A Window opens smoothly. 1. The holiday started last weekend. 2. A beautiful woman wins an award. 3. The bear sat on the branch. 정답:1. (1)The (2)holiday 정해진 것을 나타낸다. 2. (1) A (2) woman 정해지지 않은 것을 나타낸다. 3. (1) The (2)bear 정해진 것을 나타낸다. (3) the (4) branch 정해진 것을 나타낸다. ■ Life Essay for Writing 그렇게 믿었던 아내인데 남편의 앞길을 막아도 유분수지 이건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이었다. 대문을 박차고 결단을 내자하며 임전 태세를 갖추고 집으로 들어갔는데 화가 머리끝까지 난 그와는 반대로 아내는 너무도 이성적으로 그를 맞았다(His wife met President Kim in quite a rational manner although he broke into his house,being so mad and determined to put an end to the relationship with her). 아내가 그 계약을 반대한 이유는 이러했다. 하나는 거액을 제시한 사람의 성격이 그와 비슷해서 서로 부딪칠 일이 많고 오랜 파트너로서는 맞지 않을 뿐더러 그의 추진력과 능력을 발휘할 넓은 밭을 제공해 주지 못할 것이고 다른 하나는 조금 참아보면 확실히 인정과 대우를 받게 될 것이니 전셋집의 설움을 자신이 기꺼이 참겠노라는 것이었다. 여태껏 아내의 어떠한 말에도 절대 움직이지 않던 자신인데 아내의 결단에 꼼짝없이 넘어간 자신이 너무도 신기했다(He was surprised at his being obliged to listen to his wife ´s decision,given that he hadn’t budged an inch by any of his wife ´s words). 고생을 참겠노라며 그런 결단을 내려준 아내가 너무도 고마웠다. 늘 작고 여리게만 보았던 아내가 그날은 너무도 커 보였다.
  • [주말에 뭘 보러갈까]

    연극 ■ 그놈, 그년을 만나다 31일까지 정보소극장. 남녀의 우연적인 만남과 필연적인 만남을 통해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묻는 로맨틱 코미디. 안톤 체호프의 단막극 ‘곰’과 ‘청혼’을 요령있게 섞었다. 이도엽 연출, 이재룡 최윤석 출연.(02)745-0308. ■ 이 21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내 극장 용. 절대 권력의 중심인 연산군과 궁중 광대들의 욕망이 빚어내는 풍자와 해학. 김태웅 작·연출, 이남희 박정환 출연.1544-5955. ■ 육분의 륙 1월1일까지 사다리아트센터 네모극장. 러시안룰렛 게임을 빌려 인간의 기만성과 허위의식을 고발. 이해제 작·연출, 유지태 장현성 출연.(02)541-4519. ■ 마르고 닳도록 17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애국가 저작권료를 받아내려고 대한민국 정부가 바뀔 때마다 한국땅을 밟는 스페인 마피아 집단의 황당무계한 사기극. 이강백 작·이상우 연출, 문성근 최용민 강신일 출연.(02)747-1010. ■ 서울착한여자 18일까지 서강대 메리홀. 브레히트의 ‘사천의 착한 사람’을 한국적으로 각색. 양정웅 연출, 김은희 전중용 출연.(02)3673-1392. 미술 ■ 하늘을 향해 나는 새 내년 2월 7일까지 덕양 어울림미술관. 새와 날개를 주제로 작업한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새가 예술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소재로서 고대부터 현대까지 미친 영향 등을 보여준다. 장욱진, 이응로, 변시지 등의 작품에 나타난 새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031)960-9730. ■ 서울현대도예공모전 도예공모전으로 국내 최고의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서울현대도예공모전에서는 젊은 작가들의 현대 도자의 다양한 기법과 예술성을 확인할 수 있다. 대상자 전소영씨를 비롯해 최중열, 이정헌씨 등 수상자들의 작품이 전시된다.18일까지 서울 태평로 서울갤러리.(02)2000-9736. ■ 조각가 페르난데스 아르망전 일상용품 등을 자르고 모으고 분쇄하는 식으로 현대 소비문명을 비판한 프랑스 조각가의 유작전. 내년 1월12일까지 서울 신사동 예화랑.(02)542-5543. ■ 최학보전 두꺼운 마티에르의 갠버스에 오브제를 담아 ‘벽’의 이미지를 만든 신작전.17일까지 서울 청담동 박영덕갤러리.(02)544-8481. 뮤지컬 ■ 록키 호러 쇼 17~1월15일 코엑스 콘퍼런스룸. 기성문화와 가치, 위선에 정면도전하는 파격적이고 유쾌한 컬트 록 뮤지컬.2001년 초연이후 매해 연말 공연계를 달구는 히트작으로 홍록기가 주인공 겸 연출을 맡는다. 김태한 조서연 출연.(02)516-1501. ■ 매직 카펫 라이드 1월15일까지 성균관대 새천년홀. 록밴드 자우림의 음악 30여곡을 드라마와 결합시킨 팬터지 뮤지컬. 이해제 작·이현규 연출, 김선미 최재웅 출연.(02)747-2050. ■ 겨울나그네 25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상처받은 청춘들의 안타까운 사랑.8년 만에 재공연되는 무대로 애니메이션을 삽입, 팬터지적인 요소를 강화시켰다. 최인호 작·윤호진 연출, 오만석 윤공주 서범석 출연.(02)575-6606. ■ 오!당신이 잠든 사이 1월8일까지 연우소극장.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사람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가슴 따뜻한 뮤지컬. 장유정 작·연출, 김혜성 작곡, 정새결 이주원 출연.(02)762-0010. ■ 헤드윅 무기한 라이브극장. 동독 출신 트랜스젠더 가수의 성 정체성 고민을 강렬한 콘서트 형식으로 풀어낸 록 뮤지컬. 이지나 연출, 엄기준 서문탁 출연.1588-7890. 어린이 ■ 호두까기 인형 16일∼1월22일 웅진씽크빅아트홀. 크리스마스 이브날 맘씨 착한 마리와 호두까기 인형의 모험을 그린 가족뮤지컬.(02)739-8288. ■ 연금술사 25일까지 서울교육문화회관 대극장. 꿈을 찾아 떠나는 소년의 신비한 모험담.(02)764-8760. ■ 우리는 친구다 1월1일까지 학전블루소극장. 초등생 민호, 유치원생 슬기 남매와 이웃 친구 뭉치의 우정. 김민기 번안·연출, 이석호 김은영 출연.(02)763-8233. 클래식 ■ 조수미 공연 1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신이 내려준 소프라노 조수미가 화이트 크리스마스 분위기의 노래를 선사한다. 그녀의 사랑스러운 노래가 성탄의 기쁨을 줄 예정. 연인·가족들에게 아름다운 축복을 위한 기도의 노래도 불러 준다.(02)580-1300 ■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 17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 최경희 바이올린 독주회 21일 서울 금호아트홀.(02)586-0945. ■ 이석준 호른독주회 22일 서울 예술의전당 리사이트홀.(02)6303-1919.
  • 동성커플 1200쌍 결혼 예약

    영국에서 동성애자들간의 ‘시민 결합’시대가 열렸다. 5일 동성애 커플에게 유산·세금·연금 등에서 일반 기혼자들과 동등한 권리를 부여하는 ‘시민동반자법’이 발효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행 첫 해에 약 4500쌍을 포함해 5년내에 영국 전역에서 1만 1000쌍의 동성애 부부가 탄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최초의 동성애자 결혼식은 오는 19일 북아일랜드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어 스코틀랜드에서 20일, 그리고 잉글랜드에서 21일 동성 결혼식이 각각 열린다. 이는 동성 결혼이 5일부터 합법화됐지만 영국의 결혼법이 청혼 후 2주간 거부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두도록 했기 때문이다. 동성간 결혼 합법화로 영국내 지방자치단체들에는 결혼식을 예약하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BBC에 따르면 5일 현재 1200쌍이 결혼식 예약을 마쳤다. 잉글랜드 최초의 합법적인 동성 결혼식 기록을 놓고 브라이튼과 웨스트민스터간 신경전도 대단하다. 두 도시 모두 21일 오전 8시로 첫 동성 결혼식 시간을 잡았다. 주민 16만 1000명 중 4만여명이 동성애자로 ‘동성애자 수도’임을 자부하는 브라이튼에서는 510쌍이 결혼식을 올리겠다고 예약해 놓았다. 런던과 맨체스터, 버밍엄, 뉴캐슬, 에든버러 등도 동성 결혼식에 관심이 크다. 유명 팝스타인 엘튼 존(58)과 조지 마이클(41)도 조만간 연인과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저희 결혼해요] 신랑 신홍석·신부 이경미

    [저희 결혼해요] 신랑 신홍석·신부 이경미

    20대의 마지막 겨울이던 2003년 초 찬바람을 뒤로한 채 낯선 도시로 향했다. 유한킴벌리 서울본사에서 대전공장으로 발령받았기 때문이다. 공장 인근 월세방은 보일로 소리만 요란할 뿐 군대 동계훈련처럼 추웠다. 외로움은 뼈에 사무쳤다. 여성인류학자 헬렌 피셔가 저서 ‘왜 우리는 사랑에 빠지는가’에서 낯선 타향에서 지극한 외로움을 느낄 때가 사랑의 타이밍이라고 예견했던 탓일까. 어머니께서 아들에게 이메일로 ‘고진감래(苦盡甘來)’라 말했기 때문일까. 대전시내 커피숍인 ‘이종환의 쉘부르’에서 얌전하고 선한 한 여성을 그렇게 만났다. 처음에 ‘모성본능을 자극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월셋방이 너무 추워 오피스텔로 이사가려는데 청소를 도와줄 사람은 ‘당신밖에 없다.’고 했다. 그녀는 알면서도 모르는 체 내 어리광을 받아주었다. 순풍에 돛을 단 듯 만남은 이어졌다. 주중에는 카이스트나 충남대 교정에서 멋진 데이트를 즐겼고, 주말에는 청남대 등지로 떠나 추억을 쌓아갔다. 1년6개월이란 시간이 흐르고, 다시 서울 본사로 자리를 옮겼다.‘몸이 떨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더니 우리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나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바빴고, 그녀는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느라 여유가 없었다. 그리고 어느 날 헤어지자는 최후통첩이 날아들었다. 나는 깜깜한 새벽에 그녀에게 전화해 “결혼해달라.”고 청혼했다. 요동치는 심장이 그녀를 놓치면 평생 후회할 것이라 속삭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해가 뜨자마자 대전으로 달려가 “앞으로 같이 착하고, 멋지게 살자.”고 애교를 떨었다. 대답은 늦었지만, 결말은 해피엔딩이었다. 어느 날 울먹이며 그녀가 전화를 걸어왔다.“오빠∼ 내 이름이 (합격자 명단에)있어.” 합격하지 않으면 결혼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시험에 몰두한 그녀는 마침내 공무원시험에 합격해 오는 12월 수도권으로 발령을 받는다. 그리고 그녀와 나는 오는 27일 혼인서약을 맹세한다. 그날을 생각하면 그녀가 합격을 알려온 그때처럼 목이 멘다. 그녀에게 청혼했던 그때처럼 요동치는 심장을 품고 말하고 싶다.“경미야, 고생했어. 오빠는 경미가 너무 자랑스럽다. 우리 행복하게 살자.”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애경그룹-장영신 회장家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애경그룹-장영신 회장家

    “엄마, 걱정마. 이 앞에서 학생들 상대로 뽑기장사하면 되잖아!” 어린 마음에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엄마가 실의에 빠져 있는 모습이 안쓰러웠던 모양이다. 자기도 잘 먹던 뽑기장사해서 먹고 살면 되니 엄마보고 걱정 말란 것이다. 너무나 대견하고 안쓰러워 큰아들을 끌어안고 그때 처음 울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울지 않는 엄마, 강한 엄마가 되어 내 아이들을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자랑스러운 아버지의 자식들로 키울 것을 결심했다. 아이들이 클 때까지 아버지의 유업을 잘 지키고 있다가 성년이 되면 물려주리라. 이렇게 생각을 발전시켜 애경을 내가 맡아 아이들과 똑같이 건실하게 성장시키기로 다짐했다. 국내 최초의 여성 최고경영자(CEO)인 장영신(69) 회장이 자서전 ‘밀알심는 마음으로’에서 남편이 죽고 회사를 떠맡게 된 이야기를 이렇듯 생생하게 되짚었다. 아이들을 잘 키워야겠다는 강한 모성, 남편의 유업을 버려둘 수 없다는 아내로서의 의리, 애경 종업원들에 대한 책임감이 경영참여 이유라고 덧붙였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 장 회장은 1970년 막내 아들을 낳은 지 사흘 만에 남편 고 채몽인 사장을 심장마비로 잃으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3남1녀의 어머니로 살림만 하며 지내던 12년차 주부가 국내 대표 생활용품 브랜드의 수장으로 거듭난 것이다. 애경 창립 17년 만의 일이다. 장 회장은 1971년 남편 타계 1주기가 끝나자마자 경리학원에서 복식과 부기를 배웠고 이듬해인 1972년 8월1일부터 출근했다.1954년 6월 남편 고 채몽인씨가 5000만환으로 세운 ‘애경유지공업주식회사’가 현재 LG그룹의 모태인 비누제조사 락희화학과 경쟁을 벌이며 사업확대에 박차를 가하던 시기다. 장 회장이 경영참여를 선언하자 시댁과 친정 가족은 물론 회사 임원들까지 반대하고 나섰다.“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말부터 “그만두겠다.”고 협박하는 임원들도 있었다. 주변에서는 “애경이 얼마 가지 않아 망하겠다.”는 말도 했다. 남편이 죽은 뒤 사장 자리를 맡고 있던 둘째 오빠 고 장성돈씨는 장 회장이 취임하자 회사를 나가버리기도 했다. 당시의 심경에 대해 장 회장은 “잠자리에 들면서 ‘이대로 영영 깨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회고했다. 매일 일감을 집으로 가져와 밤늦도록 공부했고, 관청에선 담당공무원의 질문에 솔직하게(?) 답한다는 이유로 동행했던 회사 임원으로부터 책상 밑으로 구둣발에 차이기도 했다. 경제인 모임에서는 홀로 여자라는 자격지심에 기둥 뒤에 숨어 몇시간이나 서 있다 오는 일도 다반사였다. 잘해보겠다는 일념으로 겁없이 뛰어들었지만 기업환경도 나쁜 것뿐이었다. 경영에 참여한 1972년 말부터 오일쇼크에 따른 전반적인 경기 침체가 시작됐다. 그러나 장 회장은 더욱 힘을 냈다. ‘불황에 투자하라.’를 모토로 공장을 지방으로 확대 이전하는 한편 남편이 계획만 했던 석유화학 원료제조 분야를 애경의 미래 지표로 삼아 애경유화·애경화학·애경PNC(전 애경공업)·애경정밀화학·코스파 등 관련 회사를 속속 설립했다. 비누 산업에는 한계가 있지만 본격적인 화학공업은 가능성이 무한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분야는 지금까지도 애경에서 매출 비중 50%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 사업군이다. 남편이 설립한 비누회사도 소홀하지 않았다. 제품을 고도화시키는 데 집중했던 만큼 히트 상품도 꾸준히 내놓았다.1975년에는 분말 합성세제인 ‘크린업’을, 이듬해에는 액체세제 ‘써니’를,1980년 들어서는 세제 ‘스파크’를,90년 들어서는 클렌징 화장품인 ‘포인트’ 등을 잇달아 히트시켰다. 트리오도 이름은 같지만 세척력을 높이고 공해도를 낮춰 지금까지도 1등 주방 세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수줍은 소녀…‘터프우먼 마담 장(張)’으로 장 회장은 어머니 고 문금조씨와 아버지 고 장회근씨의 4남4녀중 막내딸이다.1936년 7월22일 서울에서 태어나 종로구 명륜동 1가 등에서 부유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아버지는 당시 일본 와세다대에서 영문과를 졸업한 대지주의 아들. 어머니 문 여사도 당시 일본 귀족학교인 쓰다여대 영문과를 나온 재원이다. 장 회장은 혜화동성당 유치원을 나온 뒤 혜화국민학교를 다녔다. 노래를 잘해 전국 콩쿠르에서 상도 자주 받았다. 건강하고 공부도 잘해 반장을 도맡기도 했다. 부모님의 학구열이 강한 덕에 형제들 모두 공부를 잘했다. 큰오빠 고 장윤옥씨는 일본대 전문부 상과를 졸업한 뒤 감사원에 들어가 5국장(부이사관)까지 지냈고, 미국으로 이민간 큰언니 장영옥(81)씨는 서울대 음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했다.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한 둘째 오빠 고 장성돈씨는 애경유지 사장을 지낸 바 있고, 서울대 정외과 출신의 셋째 오빠 고 장위돈씨는 서울대 정외과 교수, 고 박정희 대통령 시절 청와대 정치담당특별보좌관, 이집트 총영사, 에콰도르 대사를 지내는 등 이력이 화려하다. 애경유지 이사를 지낸 넷째 오빠 장기돈(75)씨는 성균관대 상대 출신이다. 장 회장의 집안은 일제시대 유학을 갔을 정도로 부유했지만 광복 후 실시된 토지개혁으로 가세가 기울었고 6·25가 터지자 집안 형편은 더욱 어려워졌다. 아버지마저 사망하자 경기여중을 졸업하고 경기여고에 재학중이던 그는 돈 안들이고 대학을 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마침 고등학교 시절부터 외국어 재능을 인정받아 교장선생님이 일찌감치 유학을 준비시켰다. 전액 장학금을 받는 조건으로 1955년 미국 필라델피아 체스넛 힐 대학 화학과에 진학했다. 대학시절에도 합창단원으로 활동했고 당시 교내에서 오페라 하우스와 협연한 나비부인의 프리마돈나를 맡기도 했다. 애경이 쉘, 유니레버 등 다국적기업과의 합작을 무리없이 진행했던 배경에는 유학 생활로 다져진 영어실력과 당시 익혔던 외국 풍습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피란시절 여고생 신분으로 부산에서 사과장사를 한 적도 있다. 좌판을 벌여놓고 사과를 예쁘게 쌓아놓았지만 막상 손님이 와서 얼마냐고 물어보면 먼산 바라보기 일쑤였다. 부끄러움이 많았던 탓에 장사꾼이 아닌 척한 것이다. 그러나 애경을 경영하면서 그에게는 ‘호랑이’‘터프우먼’‘마담장’ 등의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80년대 들어 새로운 돌파구로 외국계와 합작에 집중했을 당시 그쪽에서 공동대표를 요구하면 그는 “여기는 한국 회사다. 너희가 한국에 대해 뭘 아느냐. 한국 문화를 이해할 때까지 너희들은 뒤에서 지켜봐라.”고 충고했다. 합작 기념식에서 태극기를 달지 말라고 요구받으면 애국가 봉창, 국기에 대한 맹세까지 순서대로 진행했다. 당시 외국인들은 이런 장 회장을 놓고 ‘마담장 터프우먼’이라고 외쳤다. 사내에서는 ‘호랑이’로 통했다. 화가 나면 직설적으로 퍼붓는 성격과 한번 결정하면 매몰차게 추진해 나가는 돌파력 때문이란 설명이다. 물론 풀어주는 것도 그의 몫이다. 그래서 ‘너그러우면서도 불같다.’는 평을 받는다. ●남편과는 어릴적 이웃사촌 장 회장과 남편 채몽인씨는 이웃사촌으로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다. 고 채씨는 장 회장이 미국으로 유학가기 전부터 애정 공세를 퍼붓다 미국까지 따라가 무려 3년11개월 동안 구애 공세를 펼쳤다. 공개청혼으로 남편의 존재는 대학내에도 다 알려져 수녀 교수들로부터 “왜 저 좋은 사람과 결혼하지 않느냐, 이해를 못하겠다.”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그는 졸업후 약속대로 서울로 돌아와 23세이던 1959년 6월 신당동 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자식들(3남1녀)의 혼사는 장 회장보다 더 빠르다. 대부분이 대학시절에 결혼을 모두 끝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모두 연애 결혼이다. 큰아들인 채형석 애경그룹 부회장(45)은 1982년 성균관대 경영학과 4학년 재학 당시 학교에서 만난 홍미경(43)씨를 보고 첫눈에 반했다. 친구로부터 소개받아 교제 1년 만에 결혼했다. 당시 부인은 1학년에 재학중인 생활미술학과 새내기. 채 부회장은 1983년 졸업후 미국 보스턴대에 MBA를 받은 뒤 1985년 애경산업 생산부 마케팅부 등을 섭렵했다. 부인 홍씨도 함께 유학을 떠나 보스턴대에서 미술을 전공했다. 홍씨는 전공을 살려 현재 종로에서 갤러리 ‘사간’을 운영 중이다. 불혹을 넘긴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출중한 미모가 인상적이다. 장 회장을 잘 아는 사람들은 그가 평소 “우리 큰애(큰며느리)는 얼굴도 예쁘고 마음도 정말 착하다.”는 말을 자주 한다고 전한다. 인천교대 음대 교수를 지낸 장인 고 홍종수옹은 서울시립교향악단,KBS교향악단 등에서도 활약한 음악가다. 장 회장의 맞손녀이자 큰아들인 채 부회장의 딸 문선(19)양은 할머니의 성악 실력과 외할아버지의 음악 재능을 모두 물려받아 현재 미국 맨해튼 음악학교에서 성악을 공부하고 있다. 유통부문을 맡고 있는 둘째 아들 채동석(41) 애경백화점 사장은 성균관대 철학과 3학년 때 미팅으로 만난 동갑내기 이정은(41)씨와 결혼해 졸업하기 전 1년 동안 학생 부부로 지내기도 했다. 채 사장은 미국 조지 워싱턴대 국제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친 뒤 1991년 애경에 합류했다. 현재 애경백화점,AK면세점, 수원애경역사, 평택역사 등 애경의 유통부문을 맡고 있다. 서울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이씨는 현재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프랜치 퓨전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이씨의 아버지 이병문(75)씨는 고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예편한 4성 해병대 사령관 출신으로 아세아시멘트 회장을 지냈다. 큰딸 채은정(42)씨는 외숙모가 같은 아파트에서 살던 안용찬(46) 애경 사장을 소개해줘 결혼한 경우다. 안 사장이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MBA과정 재학 당시 잠시 한국에 들렀을 때 채씨 외숙모의 권유로 은정씨를 만났다. 은정씨도 대학 3학년때 결혼했다. 은정씨는 이화여대 조소학과를 나와 미국 애크리하트대에서 그래픽을 전공한 뒤 1998년 애경산업에 들어왔다. 애경 마케팅지원부문 상무를 맡고 있다. 채 부회장과 연세대 경영학과 77학번 출신인 안 사장은 이미 대학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다. 채 부회장은 “안 사장이 나의 고등학교 동창들과 친구 사이여서 이미 대학시절부터 안 사장을 알고 지냈다.”면서 “성실하고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보니 여동생의 남자친구가 되어 있었고 유학을 끝낸 뒤 애경으로 꼭 와줄 것을 내가 청했다.”고 말했다. 안 사장은 1987년 애경산업 마케팅부에 입사하기 이전 유학을 마치고 미국 폰즈사에서도 마케팅 담당 업무를 맡았다. 통역 장교 1기 출신인 안 사장의 아버지 안상호(76)씨는 육군 참모총장 수석 보좌관, 미국 엔지니어링 회사 플로 코리아의 한국 대표 등을 지냈다. 막내 아들 채승석(35) 애경개발 부사장은 50만평 18홀 규모의 경기도 광주시 중부 컨트리클럽을 운영하는 애경개발을 맡고 있다. 애경개발은 1987년 출발 당시부터 애경의 계열사중 유일하게 주력인 세제·화학과 동떨어진 업종이다. 미스코리아 출신으로 한때 SBS아나운서로도 활동했던 한성주(31)씨와 99년 6월 결혼,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단국대 사학과 89학번인 채 부사장은 형제들 중 유일하게 어머니를 닮아 노래를 잘한다. 당초 친정에서 장 회장의 경영참여를 반대했지만 앙금은 남아 있지 않다. 조카들도 여럿 애경에 몸담고 있다. 둘째 오빠인 고 장성돈 전 애경유지 사장의 큰아들인 장인규(53)씨는 과거 애경PNT(전 경신산업) 사장으로 일하다 미국으로 이민갔고, 둘째 아들 장인원(49)씨는 계열사인 코스파 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장 회장의 셋째 오빠인 고 장위돈씨가 낳은 3형제 중 큰아들인 우영(37)씨는 애경 화장품사업부장으로 있다. ●애경백화점에 남다른 애착 장 회장은 회사를 맡은 이후 많은 시련을 겪었지만 한번도 울어본 적이 없다. 그러나 큰아들 채 부회장이 1993년 9월10일 애경백화점 개점식 인사말에서 “이 백화점을 돌아가신 아버님께 바칩니다.”라고 말한 순간 ‘마음이 온통 눈물로 범벅이 됐다.’고 회고했다. 애경백화점 본점인 서울 구로구점은 창업자인 남편 고 채몽인씨가 타계하는 순간까지 비누를 만들었던 창업 터전이다.1958년 우리나라 최초의 미용 비누인 ‘미향’을 만든 곳으로 70년대까지 ‘트리오’ 등 세제를 만들다 공장이 대전으로 옮겨가면서 계속 창고로 써왔다.“아버지가 물려준 땅이니 잘 연구해서 활용해보라.”고 맡긴 지 3년 만에 1만평 부지가 백화점으로 거듭났다. 장 회장은 애경백화점을 두고 ‘아버지와 아들의 만남´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지금도 두 아들이 사이좋게 이 백화점 5층에서 함께 사무실을 쓰고 있다. 장 회장이 시간이 날 때마다 백화점을 다녀갈 정도로 남다른 애정을 보이는 이유다. 장 회장은 즐기는 인생을 살아본 적이 없다. 채 부회장은 장 회장에 대해 “희생하는 삶만 사신 분”이라면서 “항상 어머니를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꼽아왔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여름휴가를 가본 적이 없고 남들이 취미를 물으면 ‘빨래’라고 대답할 정도로 아직도 집안 일을 혼자 한다. 말년에 잠시 정치에 참여했던 것도 따지고 보면 크게 어긋나는 길은 아니란 평이다.1997년 고사해 오던 여성경제인연합회 회장직을 맡으면서 여성들이 기업하기 불편한 환경을 고쳐야 한다고 마음먹었다.1999년 민주당 신당창당 준비위원 공동대표로 영입된 뒤 백화점이 있는 구로를 텃밭삼아 16대 국회의원으로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왜 정치를 하느냐. 이미지 버린다.”는 우려가 많았지만 여성경제인들을 도와야 한다는 선배로서의 책임을 피할 수 없었다고 회고한다. 그러나 더이상 정치에 참여할 뜻은 없다. ●가족간 우애는 애경의 힘 장 회장은 경영에서 손을 뗐다. 애경 창사 50주년을 맞았던 지난 2004년 구로동 본사 회장실을 비웠고 결재도 큰아들에게 모두 맡기고 보고도 받지 않는다. 애경복지재단 일에 관여하며 무역협회 부회장직만 맡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취미삼아 중국어를 배우고 있고, 순환기계통이 안 좋은 탓에 홍콩에 침을 맞으러 다니고 있다. 살아오면서 가장 보람된 일로는 “아이들이 잘 자라주고 화목하게 지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족간 볼썽사나운 재산 분쟁이 많은 재계에서 애경가문 형제들은 함께 회사를 키워가며 우애있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채 부회장과 동생 채동석 사장은 10년 넘게 한 사무실을 쓰고 있다. 채 부회장은 “인맥이랄 만한 사람들을 알지도 못하고 술을 먹거나 함께 어울리는 대상이 모두 형제들이다.”면서 “네 남자가 모여 술을 자주 먹는다.”고 말했다. 며느리들도 친하다. 큰동서와 작은 동서도 단짝 친구 같다. 형제들이 화목할 수 있는 주요 원인이란 지적이다. 채 부회장은 1985년 입사한 뒤 점차 그룹의 덩치를 키우는 데 주력했다.1993년 애경백화점 구로점을 열며 유통업계에 뛰어든 뒤 AK면세점(2001년) 애경 2호점인 수원애경역사(2003년)로 확대했고 3호점 평택역사는 2009년 완공된다. 제주도와 함께 설립한 ㈜제주항공을 통해 2006년 6월부터 민간항공 사업도 벌인다. 채 부회장은 그룹 전체를 아우르는 역할을 맡고 있으며, 동생 채동석 사장은 유통부문을, 처남인 안용찬 사장이 생활용품 부문을 키우고 있다.2세대에 와서 생활용품과 기초화학의 양축을 키워가는 한편 유통과 항공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채 부회장은 고혈압이 있어 거의 매주 등산을 즐기고 있다. 유아세례를 받고 결혼식도 명동성당에서 올린 천주교 신자이지만 산을 자주 찾는 탓에 항상 절을 찾아 기도를 드리는 습관이 생겼다. 그는 산사를 찾을 때마다 “가족 모두 건강하고 화목하게 지내는 것에 항상 감사드린다는 내용으로 기도를 드리고 있다.”면서 “애경의 힘은 형제간의 우애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jhj@seoul.co.kr ■ 장회장 ‘유별난 시간개념’ 애경가(家) 사람들은 시간관념이 유별나다. 장영신 회장은 약속 시간보다 최소한 10분 먼저 도착하는 습관을 갖고 있다. “나는 사업상으로나 개인적으로 약속을 하면 꼭 10분 전에 나가 상대방을 기다린다. 약속 시간보다 단 5분이라도 늦는 사람은 첫 대면부터 뭔가 부족한 사람이란 평가를 하게 된다. 나는 부하 직원들을 평가할 때도 시간관념을 하나의 척도로 삼는다. 시간 하나 제대로 못지키는 사람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느냐는 게 내 생각이다. 시간은 비즈니스를 포함한 모든 인간 관계에서 성패를 좌우하는 첫 관문이다. 약속 시간을 지키는 작은 사실 하나가 그 사람의 성격과 인격을 대변한다.”(자서전 ‘밀알심는 마음으로’에서) 그가 경영일선에 있을 때는 ‘나인 투 파이브’ 원칙을 지켰다.9시에 출근해 5시에 퇴근하는 게 아니라 늦어도 10시에 잠자리에 들어 새벽 5시면 기상하는 것이다. 일어나자마자 조간 신문을 읽고 그날의 주요 업무를 점검하고 계획했다. 새 사업이나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것도 아침 시간을 이용한다. 회의도 결재도 오전에 처리한다. 관청과 은행이 문을 여는 아침 9시 이전에는 하루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일을 놓은 지금도 새벽에 일어나는 습관은 그대로다. 그래서 애경에는 오전 8시만 되면 결재를 받기 위한 줄이 이어지고, 오전 9시면 그날 결재받는 것은 포기해야 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철저한 시간관념은 애경가 사람들에게도 그대로 배어 있다. 아들 딸은 물론 며느리 사위 모두 새벽형 인간이다. 채형석 부회장은 한술 더 떠 새벽 4시면 일어나 아침밥을 꼭 챙겨먹고 출근한다. 약속 시간을 지키는 것도 마찬가지다. 식구들끼리 밥을 먹기로 하거나 아버지 산소에 가기 위해 모일 때는 아예 30분 먼저 나갈 정도다. 채 부회장은 “식사 시간을 통해 가족 모임이 주로 이뤄지는데 식당 문을 여는 시간이 바로 우리 가족이 만나는 시간”이라면서 “예컨대 6시에 모이기로 해도 식당이 문을 여는 오후 5시 30분이면 한 사람도 빠짐없이 모여 있다.”고 전했다. 급한 성격 탓에 식사를 시작하면 1시간내에 모두 끝내고 일어선다. 한 번은 막내인 채승석 부사장이 아버지 산소에 가기 위해 약속한 정시에 약속 장소에서 기다리고 있었더니 이미 식구들이 모두 제사를 지낸 뒤 산에서 내려오고 있더라는 일화도 있다. jhj@seoul.co.kr ■ 장영신 회장과 제주와의 인연 장영신 회장의 ‘제주 사랑’은 남다르다. 그의 제주 인연은 1970년 창업주인 남편 고 채몽인 사장이 타계하면서 더 각별해졌다. 장 회장은 남편의 조의금 전액을 제주도 재경장학회에 기증했다. 장학회는 이 돈으로 지금까지 매년 30명, 모두 1300여명의 제주 출신 대학생을 후원했다. 제주도는 고 채 사장의 고향이다. 큰아들 채형석 부회장도 최소한 1년에 세차례 이상 제주도에 간다. 선산이 모두 중문 색달동에 있다. 꼭 성묘가 아니더라도 아이들과 함께 가끔 간다. 채 부회장은 “제주는 아버지의 고향이지만 저도 국민학교 3학년 때 아버지가 건강이 안 좋아 제주도에 요양을 가셨을 때 동행했기 때문에 한동안 지낸 기억이 있어 친근하다.”면서 “할아버지가 조선시대 제주도에서 현감을 지내기도 했다는데 증조 할아버지까지만 기록이 있어 뿌리를 찾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장 회장도 제주에서 지낸 시절이 있다. 경기여고 재학시절 6·25때 제주로 피란가 1년간 지냈다. 장 회장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제주도 여성들을 보면서 여성이 얼마나 강한지를 깨달았다.”고 회고한 바 있다. 애경은 제주도와 손잡고 내년 6월부터 도민의 숙원인 저가항공 시대 대열에 동참한다. 애경은 제주도와 합작해 저가항공사인 ㈜제주항공을 만들었다.㈜제주항공의 왕복 비용은 기존 항공비용의 70% 수준인 11만원선.㈜제주항공의 애경 지분은 75%다. 채 부회장은 “이윤이 크게 나는 사업은 아니지만 중국과의 경쟁에서 영향을 받지 않을 영역이라고 보고 사업을 결심했다.”고 말하지만 주변에서는 “장 회장의 제주 사랑과 무관치 않다.”고 평가했다. jhj@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 차장 이종락·이기철·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10일 TV 하이라이트]

    ●리얼다큐 여자(EBS 오후 9시30분) 주영이 엄마는 3년째 딸아이의 아토피와 전쟁 중이다. 새벽 1시만 되면 가려움증 때문에 잠을 설치는 주영이에게 얼음찜질을 해주기 위해 아내와 딸은 안방에서, 아빠는 다음 날 출근을 위해 건넌방에서 따로 생활하는 가족. 이유를 알 수 없는 아토피로 인한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SBS 오후 8시55분) 20여년간의 잘못된 불법 성형수술로 세상과 담을 쌓고 살아야 했던 한미옥씨. 요즘 그녀는 4차례에 걸친 성형수술을 마치고, 재활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미옥씨는 달라져 가는 자신의 얼굴을 보면서 삶에 대한 새로운 희망과 의지를 다진다. 그녀의 달라진 모습을 만나본다.   ●글로벌 코리안(YTN 오전 10시30분) 한국인 단체 관광객이나 유학생들이 유흥비 마련을 위해 자신들의 여권을 팔고 있으며, 위조여권을 구입한 사람들에게 출국할 시간을 주기 위해 한 달여 동안 분실신고도 하지 않는다. 한국인들이 여권을 팔려다 사기를 당해 큰 손해를 보는 경우도 많으며, 이런 행위로 인해 한국의 명예도 실추되고 있다.   ●자매바다(MBC 오전 9시) 호식은 춘희를 찾아가 자신의 이혼사실을 전하며 청혼을 한다. 호식의 말에 금복은 놀라고, 춘희는 자신에게 시간을 좀 달라고 한다. 밖에서 호식과 춘희의 이야기를 들은 정희는 동신을 찾아가 춘희와 함께 떠나라고 하지만 동신은 술에 취해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정희는 약한 모습을 보이는 동신에게 실망을 하고….   ●문화지대(KBS1 오후 10시) 최근 위구르인들 사이에서 한국어 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다. 위구르어로 번역된 한국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재래시장에서는 이정현의 노래 ‘바꿔 바꿔’를 따라 부르는 청년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2000여년 전, 중국~유럽의 교역로였던 실크로드, 지금 그 실크로드에서 부활하고 있는 한류 현장을 찾아간다.   ●해피 투게더(KBS2 오후 11시15분) 어릴 때는 이목구비가 뚜렷했고, 리더십이 있었으며, 똑똑해서 여자애들한테 인기가 많았다는 서경석의 좌충우돌 학창시절 일화가 공개된다. 얼굴도 예쁘고, 애교도 많아서 남자친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서지영의 초등학교 시절의 첫사랑, 김용범이라는 친구와의 핑크빛 로맨스도 공개된다.
  • [주말에 뭘 보러갈까]

    연극 ■ 세일즈맨의 죽음 이 시대 모든 아버지의 삶을 위로하는 사실주의 연극. 소극장 운동의 산실인 드라마센터의 새 출발을 위해 서울예대 동문들이 힘을 합쳤다. 아서 밀러 작·장진 연출, 전무송 전양자 박상원 출연.(02)756-0822. ■ 고래가 사는 어항 10월2일까지 아룽구지소극장. 기타무라 쇼 작·김동현 연출, 김지성 이현순 출연. 가로등 켜는 소년 클레오의 눈을 통해 본 세상.(02)745-0308. ■ 노래하듯이, 햄릿 10월5일까지 국립극장 별오름극장.‘하륵이야기’‘또채비놀음놀이’로 실력을 인정받은 공연창작집단 뛰다의 신작. 광대, 인형이 등장하는 색다른 햄릿을 만난다.(02)2280-4115. ■ 주머니속의 돌 10월30일까지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등장인물은 17명, 배우는 단 2명. 숨돌릴 틈 없이 펼쳐지는 100분간의 코믹극. 메리 존스 작·박혜선 연출, 박철민 최덕문 서현철 홍성춘 출연.(02)741-3391. 뮤지컬 ■ 청혼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남자의 좌충우돌 결혼 도전기. 극작가 이강백의 1970년대 희곡을 현대적인 감각에 맞게 뮤지컬로 각색했다. 삼일로창고극장 30주년 기념작. 정대경 작곡·연출, 박계환 현순철 출연.(02)319-8020. ■ 야마비코 30일·10월1일 중앙대 아트센터대극장.30년 넘게 장기공연중인 일본 창작뮤지컬의 국내 첫 내한공연. 전래동화를 소재로 한 줄거리가 낯설지 않다.(02)3673-5576. ■ 뮤직 인 마이 하트 10월23일까지 대학로 자유극장. 귀여운 노처녀 희곡작가의 꽃미남 애인 만들기 작전. 성재준 연출, 원미솔 작곡. 이민아 장재혁 출연.(02)745-8288. ■ 아이다 무기한 LG아트센터. 누비아의 공주 아이다와 파라오의 딸 암네리스, 그리고 이집트의 장군 라다메스의 운명적인 삼각사랑을 그린 디즈니 뮤지컬. 옥주현 문혜영 배해선 출연.1588-7890. 미술 ■ 옹기전 바라만 보아도 넉넉한 그릇, 눈길만 주어도 풍만한 곡선을 그리는 옹기의 옛날과 지금의 모습을 비교·감상하는 전시회. 새우젓독이 꽃병·우산꽂이로 바뀌고, 물두멍은 금붕어를 기를 수 있는 예쁜 자기로 변신한다.(02)900-0900. ■ 목인갤러리 개관전 전통을 기반으로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한 대표적인 작가인 송수남, 이왈종, 김병종 등 6인의 작품 전시. 다음달 17일까지 서울 견지동 목인갤러리.(02)722-5055. ■ 김중만 사진전‘네이키드 솔’(벗은 영혼)주제로 열리는 이번 사진전에는 꽃을 통한 생명과 성(性)의 모습이 가득 담겼다. 지난 20년동안 미국, 유럽, 아프리카, 동남아 등지를 여행하면서 렌즈에 담은 귀한 꽃 사진들이다. 다음달 31일까지 파주헤이리 마을 리앤박 갤러리.(031)957-7521. ■ 윤유진전 성곡미술관이 선정한 내일의 작가 윤유진의 작품은 다소 기괴한 느낌을 준다. 일그러진 동물들, 사물과 인체의 묘한 만남을 통해 무의식에 내재하는 사물에 대한 본능의 세계를 보여준다. 다음달 2일까지 서울 신문로 성곡미술관. (02)737-7650. 클래식 ■ 호세 카레라스 내한공연 3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전 서계 여성들이 사랑하는 테너인 호세 카레라스의 성악 예술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공연. 음악외적으로도 백혈병을 극복한 인간승리의 사나이로 불리는 그는 보다 원숙해진 음악과 풍부한 감성으로 가을밤을 수 놓을 예정이다.(02)541-6234. ■ 서울시향청소년 새물맞이 콘서트 1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02)399-1114. ■ 한국가곡대축제 29일 금호아트홀. (02)749-4113. ■ 체코의 실내악단 야나첵 스트링 콰르텟 다음달 4일 나루아트센터 대공연장. (02)2049-4700. 어린이 ■ 뽀롱뽀롱 뽀로로 10월2일까지 서울열린극장 창동. 호기심많은 꼬마 펭귄 뽀로로와 친구들의 신나는 모험기.1588-7890. ■ 노누메기 12월31일까지 손가락놀이극장. 이솝우화로 배우는 어린이경제놀이 연극.(02)747-2777.
  • Q여사에게 물어보셔요 (19)

      사연 : 정류소서 마주치는 청년 혼담 오가나 기분 나쁜데 동네 정류소에서 아침마다 마주치는 청년이 있습니다. 저는 은행의 통근「버스」를 타기 때문에 때로는 20분 이상 서있게 되는데 그 청년은「버스」가 아무리 여러 대가 오더라도 그냥 보내면서 저를 흘끔흘끔 쳐다봅니다. 어제는 집에 중매쟁이가 신랑감사진들을 가지고 왔는데 그중에 조건이 제일 좋은 신랑이라는 것이 바로 그 청년이에요. 오늘 아침「버스」정류소에서 사진과 비교해 보았는데 틀림없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집안이 좋고 직장도 괜찮고(무슨 큰 무역회사라나요) 궁합도 맞는다고 사진만 보고 벌써 반하신 모양입니다. 자꾸 맞선을 보래요. 길에서 우연히 본 여성에게 추파나 보내고 그러다 못해 중매쟁이를 내세우는 경박한 청년을 꼭 만나봐야 될까요? <서울 효자동·김은아> 의견 : 손해 날 것은 없어요 중매청혼 점잖은 편 맞선을 보아서 손해날 것이야 없잖을까요? 김양의 추측이 사실이더라도 말이예요. 중매장이를 내세운 청년의 태도는 경박하기는커녕 진지하다고 해야겠죠. 게다가 김양의 추측이 반드시 사실과 일치한다고 장담할 수도 없다는 것이 내 의견입니다. 전에 서양에서 살아온 어떤 남성의 얘기를 인용할까요? 『매일 아침 길에서 마주치는 독일여성이 그때마다 방긋 웃으며 인사를 하기에 단단히 오해를 했지요. 하루는 용기를 내서 말을 걸고 춤이나 추러 가자고 했어요. 그 여자는 깨끗이 거절하더군요. 그리고 다시는 길에서 그 여자를 못 만났어요』 중매쟁이가 가져온 그 사진은 어쩌면 그 청년 자신도 모르게 김양의 집으로 왔을지도 모르죠. 그래서 그 청년도 지금쯤 김양과 똑같은 우스꽝스런 추측을 김양을 두고 하고 있을지도 모르죠. <Q> [ 선데이서울 69년 2/9 제2권 제6호 통권 제20호 ]
  • 그레타 가르보 “동성을 사랑했네”

    오는 18일 ‘은막 위의 얼음여왕’ 그레타 가르보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스웨덴 스톡홀름의 우편박물관에서는 9일 그녀와 관련된 편지를 공개하는 전시회가 시작됐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11일 “혼자 있게 해 달라.”며 인기 절정이던 36살에 은퇴,1990년 사망할 때까지 은둔했던 가르보가 실제로는 60년간 동성의 사랑을 갈구했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공개된 편지에 따르면 가르보는 드라마학교 동기였던 스웨덴 여배우 미미 폴락을 평생 사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인을 ‘함수초’란 애칭으로 불렀던 가르보는 폴락이 결혼하고 임신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이 창조한 우리의 천성을 어쩔순 없지만, 난 항상 널 생각하고 함께 있다.”는 편지를 보냈다. 남자 영화배우 등이 가르보에게 청혼했지만, 그녀는 “난 아마 평생 독신으로 보낼 것입니다.‘아내’란 단어는 정말 추한 말이에요.”란 답장을 보냈다. 변소 청소부였던 아버지 아래서 가난하게 자랐던 가르보는 치열을 가다듬고 눈썹을 뽑고 15㎏을 감량한 뒤, 할리우드에서 27편의 영화를 찍는 대스타가 된다. 신비, 우아, 순수 등의 대명사로 불렸으나 갑작스러운 은퇴 이후 50년간 숨어 산 은둔의 여배우이기도 하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일요영화]

    [일요영화]

    ●사소한 이야기들(KBS1TV 오후11시30분) 광고감독 출신인 아르헨티나 카를로스 소린의 2003년작.‘광고’ 하면 연상되는 화려한 이미지는 없다. 외려 제목 그대로 보통사람들의 시시콜콜한 얘기들을 담고 있다. 출연진 모두 전문 배우가 아니다. 나름대로 이유가 있는 세사람의 여행을 다룬 로드무비다. 첫번째 인물은 늙고 병든 돈 후스토. 그는 야채상점을 아들에게 맡기고 침침한 눈 때문에 히치하이킹으로 길을 떠난다. 그렇게라도 떠나는 이유는 사랑하는 개 ‘배드페이스’를 찾기 위해서다. 두번째 인물은 외판원 로베르토. 짝사랑하는 과부에게 잘 보이려고 그녀 아이의 생일선물로 케이크를 준비한다. 그런데 정작 그 아이가 남자인지 여자인지는 모른다. 고심 끝에 케이크 장식을 축구에서 거북이로 바꾸는데…. 세번째 인물은 마리아. 그녀의 목표는 TV게임쇼의 상품으로 내걸린 만능믹서다. 예선전 등에 참가하기 위해 TV녹화장이 있는 도시로 아이를 안고 출발하는데…. 아직 개발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아르헨티나 남부의 광대한 초원지역 파타고니아가 배경인데다 16㎜ 카메라를 스테디캠에 붙여 촬영한 덕분에 넓고 시원한 들판이 화면에 꽉 들어찬다. 2003년도 아르헨티나 영화비평가협회에서 최우수영화상 등 8개 부문을 휩쓸었고,2004년에는 스페인에서 최우수 스페인어 영화상을 받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독립영화제 때 첫선을 보였다.86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올리브나무 사이로(SBS 밤1시5분) 이제는 너무도 유명해져버린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94년작. 그의 영화답게 스토리는 지극히 간결하다. 영화 촬영팀에서 허드렛일을 하던 호세인에게 복이 넝쿨째 굴러 들어온다. 감독이 남자배우를 교체하는데 호세인을 지명한 것. 남자배우의 상대역은 호세인이 남몰래 마음에 두고 있던 테헤레. 촬영기간 내내 구애에 청혼을 거듭하지만 테헤레는 여전히 차갑다. 그녀 식구들도 가난한 호세인을 탐탁지 않게 여긴다.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그리고 삶은 계속된다’와 함께 지진이 잦은 이란 북부 코케르 지역을 배경으로 한 3부작이다. 이 영화에서 촬영 중인 것으로 설정된 영화가 바로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이고, 촬영 현장을 기웃거리는 이웃들은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에 등장했던 인물들이다. 또 이들 영화는 ‘지그재그 3부작’이라고도 불리는데 이런저런 사연을 안고 지그재그 길을 걸어가고, 뛰어가는 이들을 롱테이크로 잡아내는 감독의 탁월함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103분.
  • [주말에 뭘 보러갈까]

    연극 ■ 에쿠우스 9일~10월30일 학전블루소극장. 말의 눈을 찌른 열일곱살 소년 앨런과 그를 치료하는 정신과 의사 다이사트의 심리극. 물질문명이 낳은 현대인의 소외에 대한 치밀한 탐구가 빛난다. 피터 셰퍼 작, 김광보 연출. 남명렬 김영민 출연.(02)766-2124. ■ 70분간의 연애 10월3일까지 행복한극장. 두 남녀의 알콩달콩한 연애 스토리. 차근호 작·손정우 연출, 하성광 서은경 출연.(02)744-7304. ■ 그놈, 그년을 만나다 10월3일까지 정보소극장. 안톤 체호프의 단막극 ‘곰’과 ‘청혼’의 조화. 이도엽 연출, 이혜연 이수연 출연.(02)745-0308. ■ 주머니속의 돌 10월30일까지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등장인물은 17명, 배우는 단 2명. 숨돌릴틈 없이 펼쳐지는 100분간의 코믹극. 메리 존스 작·박혜선 연출, 박철민 최덕문 서현철 홍성춘 출연.(02)741-3391. ■ 선착장에서 18일까지 게릴라극장. 외딴 섬 울릉도에 모여든 이류인생들의 고달픈 삶. 박근형 연출, 엄효섭 이규회 출연.(02)763-1268. 뮤지컬 ■ 뮤직 인 마이 하트 10월23일까지 대학로 자유극장. 귀여운 노처녀 희곡작가의 꽃미남 애인 만들기 작전.‘난타’‘달고나’에 이어 PMC프로덕션이 만든 창작 로맨틱 코미디.19일까지는 프리뷰. 성재준 연출, 원미솔 작곡. 이민아 장재혁 출연.(02)745-8288. ■ 아이다 무기한 LG아트센터. 누비아의 공주 아이다와 파라오의 딸 암네리스, 그리고 이집트의 장군 라다메스의 운명적인 삼각사랑을 그린 디즈니 뮤지컬. 옥주현 문혜영 배해선 출연.1588-7890. ■ 뱃보이 무기한 신시뮤지컬극장. 박쥐소년의 인간세상 적응기를 그린 컬트뮤지컬. 샘 비브리토 연출, 김수용 슈 출연.1544-1555. ■ 밑바닥에서 무기한 예술극장 나무와물. 막심 고리키의 원작을 세미 뮤지컬로 각색. 왕용범 연출·박용전 작곡, 허성민 황지영 출연.(02)745-2124. 미술 ■ 서세옥전 다음달 30일까지 덕수궁 미술관. ‘마지막 문인화가’로 불리는 현대 동양화의 대가 서세옥의 50년 화업 인생을 돌아보는 회고전.50대년부터 최근작까지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장생등 초창기 작품은 지금 보아도 세련된 모던함으로 그의 앞서가는 예술정신을 엿볼 수 있다. 그의 대표작 춤추는 사람들을 통해 그의 역동적인 필선을 감상할 수 있다.(02)2022-0613 ■ 우리시대 찻그릇전 찻그릇과 불교와는 인연이 깊다. 찻그릇에 단순히 차만 담는 것이 아니라 마음까지 담기 때문. 솜씨 있는 도예작가들의 불심이 가득한 다기를 볼 수 있다.27일까지 서울 사간동 법련사 불일미술관(02)720-0001 ■ 안윤모 개인전 꿈도 희망도 접고 고단하게 살아가는 도시민들에게 희망을 다시 낚자는 메시지를 전해주는 ‘희망낚기’가 주제다. 희망을 낚는 배를 입체작품 70여점을 비롯해 회화작품이 전시됐다.16일까지 선화랑(02)734-5839 ■ 도시환경과 디자인전 도시공공환경에서 간과돼온 디자인의 중요성을 알리는 전시회. 다음달 3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02)580-1300 클래식 ■ 백건우 피아노 리사이틀 14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건반위의 시인 백건우가 이번에는 베토벤 소나타 프로그램으로 올인하는 연주회를 갖는다. 한 작곡가, 하나의 작품을 선택하면 몰아치듯 철저히 파고드는 백건우의 피아노 세계를 감상할 수 있는 소중한 자리다.(02)716-3336 ■ 페페, 앙헬 로메로 형제의 클래식 기타 듀오콘서트 1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2662-3806 ■ 강충모 피아노 독주회 9일 호암아트홀(02)751-9606 어린이 ■ 뽀롱뽀롱 뽀로로 11일까지 롯데월드예술극장. 호기심많은 꼬마 펭귄 뽀로로와 친구들의 신나는 모험기.(02)543-6706. ■ 숲속놀이 창고 11일까지 코엑스1층 특별관. 도심속에서 물, 바람, 흙과 어울리는 자연조형놀이.(02)516-1501.
  • [05일 TV 하이라이트]

    ●생방송 60분-부모(EBS 오전 10시) 자신들이 애착을 갖고 있는 물건을 소유하지 못했을 경우 대부분의 아이들은 울어버리거나 막무가내로 떼를 쓰며 욕구를 충족시키려 한다. 아이들이 이렇게 특정 물건에 애착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 특정 물건에 집착하며 떼쓰는 아이들을 어떻게 다루면 좋을지에 대해 전문가로부터 알아본다.   ●솔로몬의 선택(SBS 오후 8시55분) 과도한 회사 업무 때문에 가정을 소홀히 한 남자가 아내로부터 이혼 요구를 받았을 때 남자는 회사로부터 위자료를 받을 수 있는지 살펴본다. 결혼 생활을 하는 동안에 시어머니에게서 받은 생활비 중에서 반을 몰래 친정에 보낸 며느리가 이혼을 할 경우에 시어머니에게 돈을 돌려줘야 하는지도 알아본다.   ●사이언스+(YTN 오후 1시25분) 5000년이 넘는 역사와 다양한 민족이 한데 어울려 살고 있는 나라 중국.2049년까지 과학강국으로 부상하기 위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과학적 소양을 보급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중국은 이미 70년대에 인공위성을,2002년에는 유인 우주선을 쏘아올렸다. 과학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실상을 알아본다.   ●굳세어라 금순아(MBC 오후 8시20분) 느닷없이 찾아온 오미자가 금순과 재희에 관한 일을 말하자 정심과 노 소장은 깜짝 놀라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멀거니 앉아 있다. 한편, 재희는 할머니와 숙모 등 금순네 식구들이 있는 자리에서 금순과의 결혼을 허락해 달라고 말한다. 금순은 재희에게 시부모님께 둘의 관계를 밝힐 거라고 말하고….   ●가요무대(KBS1 오후 10시) 가요무대 광복 60주년 특집인 ‘한국인의 노래 국민의 가수’의 막을 내리며,10대 가수에 선별되지 못했던 가수들의 무대를 마련했다. 송해 주현미 남백송 최진희 고영준 문희옥 이명주 권윤경 등이 출연해 그들이 열창했던 주옥 같은 노래와 그 때, 그 시절의 화면을 통해 한국가요의 저력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   ●웨딩(KBS2 오후 9시55분) 일본에서 공부를 끝마치게 된 윤수는 때마침 한국으로 발령이 나서 함께 돌아가게 될 진희로부터 감동적인 청혼을 받는다. 윤수는 진희의 청혼에 기뻐하면서도 잠시나마 승우를 떠올린다. 한편, 승우는 세나와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서로 너무나 다른 환경을 절감하게 되고, 세나는 그런 승우가 왠지 불안하다.
  • [03일 TV 하이라이트]

    ●시대의 초상(EBS 오전 11시30분) 평범해 보이는 일본인. 이 남자는 1990년부터 2000년까지 철권으로 페루를 통치했으며 헌법을 뜯어고쳐 가며 장기집권을 했던 후지모리이다. 지금은 망명정객이 되어 일본에서 살고 있다. 부패, 납치, 살해 혐의로 인터폴 수배명단에 올라있는 그가 페루를 떠난 뒤 처음으로 대외 인터뷰에 응했다.   ●라이프n조이(YTN 오전 8시20분) 중후하고 정교한 멋으로 변신한 초콜릿 공예, 화려함과 투명함을 자랑하며 보석처럼 빛나는 설탕공예, 먹기조차 아까울 만큼 귀엽고 깜찍한 수제 쿠키까지 달콤한 음식들의 기상천외한 변신, 그 화려하고 휘황찬란한 예술세계를 소개한다. 또 한려수도 뱃길을 따라 펼쳐진 남해안의 보석 거문도를 찾아간다.   ●사랑찬가(MBC 오후 7시55분) 조용히 새한과 이야기를 나누던 순진은 쉽게 말을 걸고, 선물도 하면서 마음을 강요했던 새한에 대한 오해가 서서히 풀림을 느낀다. 둘 사이에 신뢰하는 마음이 생긴 사실을 확인한 새한은 순진의 손을 잡고 조심스레 청혼을 한다. 청혼까지 받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순진은 가슴이 먹먹하고….   ●실제상황 토요일(SBS 오후 6시) 채원이의 할머니와 외할머니는 채원이의 모든 응석을 받아 줬다. 그러나 채원이가 예쁘고 귀여운 손자지만 바른 아이로 커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아이 부모와 함께 노력하기로 한다. 채원이는 점차 천사같은 모습의 귀염둥이로 변신한다. 하지만 은근슬쩍 다른 방법으로 욕을 하는 채원이의 또다른 문제점이 발견된다.   ●박준형의 청년불패(KBS1 오후 1시45분) 화재 진압에서부터 교통사고 구조, 동물 구조는 물론 잠긴 문을 따는 일까지 119대원들은 이제 우리 생활 속 만능 해결사로 통한다.119구조대는 매년 높은 경쟁률을 어야할 만큼 인기직종으로 부상하고 있다. 목숨을 담보로 해야 해 사명감이 있어야만 하는 직업 119대원들의 일상을 따라가 본다.   ●위험한 사랑(KBS2 오전 9시) 세진은 강제와 함께 찬의 친아버지 집 앞으로 가 찬을 데려오며 그의 뺨을 때린다. 찬의 친부는 다음 날 세진의 집에 찾아와서 찬이 부모가 또 이혼하게 하는 꼴은 못 보게 하겠다며 소리를 지른다. 정현은 수완에게 만약 인공수정이 성공적이지 않아도 실망하지 말자고 말하나 수완의 의지는 강하다.
  • 조물주의 실수 - 하늘아래 처음 보는 결혼식

    조물주의 실수 - 하늘아래 처음 보는 결혼식

      들러리가 없다.「웨딩·마치」도 없다. 넒은 예식장엔 외로운 결혼식을 축하해주기 위해 모인 네 명의 친구들 뿐. 주례가 있을 리 없는 기막힌 결혼식장- 면사포 속 신부의 두 눈에 이슬이 맺힘은, 더욱이 상견례를 올릴 신랑이 없기 때문이었다. 사랑해선 안될 불구(不具)의 몸, 단장(斷腸)의 몸부림 7년 끝에 12월 12일 하오 7시 논산의 미원(美園)예식장에서는 애틋한 화제를 일으킨 한 처녀의「신랑없는 결혼식」이 쓸쓸히 올려졌다. 김형진(金亨眞)(27·논산읍 화지동)양. 여성으로서 마땅히 있어야 할「기능」을 갖추지 못하여 한탄하던 이 불구의 여심은 아무도 축하해주지 않는 쓸쓸한 예식장에서 이날「독신의 화촉」을 울면서 밝혔다. 골격이나 용모, 살결과 음성까지 어느 것 하나 흠 잡을데가 없는(신장 153cm, 35-24-35) 김양은 선천성 질(膣)폐쇄증 환자.「웨딩·드레스」에의 파란 꿈은 자신이 어쩔 수 없는 성불구자임을 알게 된 7년 전에 이미 산산이 깨어졌다. 결혼 첫날밤이면 탄로날 자신의 말 못할 비밀. 결혼이란 그녀로선 감히 생각지도 못할 죄악이었다. 실의와 비탄 속의 7년, 찢어질듯한 가난 속 -. 『결혼을 하자. 제2의 탄생을 하는 거다』그녀는 결혼식을 올렸다. 슬픔을 신랑삼아, 그리고 그녀에게는 이미 먹여 살려야 될 세 동생이 딸려 있었다. 김양이 자신의 신체 구조에 이상이 있음을 발견한 것은 20세 되던 해. 여성으로 있어야 할「생리」가 없는데 의아심을 품은 그녀는 21세 되던 62년에 산부인과 전문의사를 찾은 결과 자신이 도저히 여성으로서 제 구실을 못할 성불구자임을 알게 되었다. 김양은 부산의 어느 직장에 취직했다. 월급날이면 유명하다는 산부인과를 찾아 다니기에 거의 미치광이가 되다시피 했다. 그녀가 다닌 용하다는 산부인과만도 서울 부산 등에 7개-. 그러나 그 중 한 군데서만『가능성은 없지만 해보자』는 것이었고 나머지는 모두가『수술을 해 봤자 별 수 없다』는 절망적인 선언이었다. 더구나 남자로 성전환도 불가능하다는 것이고 보면 그녀에겐 사형선고나 다름없었다. 『죽고 싶다. 난 이제 살 수 없다』그녀는 회사를 결근했다.「보이·프렌드」P가 이튿날 찾아왔다. P와는 5년 동안이나 교제를 한 사이. 결혼할 단계였다.『그런데 내가 성불구라니…』그녀는 몸부림을 쳤다. 그날 밤 어둡고 싸늘한 바닷가를「데이트」하던 P는 그녀의 완강한 버팀에 끓어오르는 격정을 억눌러야 했다. 하숙방으로 돌아온 김양은 밤을 지새며 생각했다. 연인의 뜨거운 청혼에도 홀로 울어야만 했던 비밀 겨우 요도(尿道)만이 수줍은 듯 도사리고 있는 자신의 생식기. 이러한 비밀도 모른 채 P는 결혼을 서두르고-. 『내가 만일 결혼한 여자라면 P의 관심을 끌지도 않았을텐데-』 그녀는 문득 결혼식을 생각했다. 그리고「신랑없는 결혼」을 결심했다. 어쨌든 자신은 이미「결혼한 몸」이란 걸 세상에 선언해야 될 것 같았다. 여자로서 일생 한 번 입어 보게 되는「웨딩·드레스」에의 유혹이 보다 선명하게 그녀를 감쌌을는지도 모른다. 12월 12일. 그「나 혼자만의 결혼식」이 올려지던 날은 따뜻하고 청명했다. 소문을 엿든 사람들은 흔히 있는 영혼식 정도로 저마다 지레 생각들을 했다. 김양에게는 그러나 섬겨야 될 영혼조차도 없는, 너무나 눈물겨운 결혼식이었다. 『세 동생을 키우는데 전심전력을 다 하겠어요. 그들의 착실한 어버이가 되는게 소망이며 꿈입니다』 김양은, 아니 김여사는 다소곳이「의지」를 반짝인다. 생의 보람을 찾으려는 5년 동안의 끈질긴 투쟁은 그녀를 이제 월수 6만원의 사업주로 키웠다. 미용사 3년 만에 작은 미장원을 하나 차린 것이다. 결혼(?)도 했다. 동생들이 훌륭한 모습으로 커가는 것이 유일한 낙이라고 했다. 동생 영애(13)양이 올해 논산「쌘뽈」여중에 특기(문예)장학생으로 들어갔을 땐 뛸 듯 기뻤다고 어버이(?)다운 한 마디도 잊지 않는 김양 - 그녀는 지금 논산에서「뼈저리게 외로운 신혼」을 보내고 있다. <논산 = 배기찬(裵基燦)기자> [ 선데이서울 68년 12/22 제1권 제14호 ]
  • [23일 TV 하이라이트]

    ●스페이스-공감(EBS 오후 9시50분) 우리네 삶을 노래하고 가슴으로 말하는 가수 안치환, 그리고 그와 5년의 세월을 동고동락해 온 자유 밴드의 어쿠스틱 공연이 펼쳐진다. 그간 8장의 앨범을 통해 발표한 히트곡 ‘내가 만일’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광야에서’ 등을 어쿠스틱 버전으로 재편곡하여 부를 예정이다.   ●라이프n조이(YTN 오전 8시20분) 차갑고 쿨해서 더 매력적인 그 이름 아이스크림. 이젠 아이스크림도 튀어야 산다. 각양각색 다양하고 화려한 아이스크림이 판치는 아이스크림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우아하게 찍어먹고, 바삭바삭 튀겨먹고, 건강까지 덤으로 챙기는 이색 아이스크림의 톡톡 튀는 세계 속으로 들어가 본다.   ●사랑찬가(MBC 오후 7시55분) 새한에게 청혼을 받은 소라. 하지만 새한의 마음이 온통 순진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알기에 오히려 비참해진다.한편, 장태에게 소라의 결혼 소식을 전하던 순진은 알게 모르게 화가 나고, 장태는 순진이 화를 내는 이유가 새한을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실제상황!토요일(SBS 오후 6시) 4살배기 울보공주 예빈이가 해맑은 모습으로 변했다. 한번 울기 시작하면 3시간 이상을 울어댄 예빈이. 국내 최고의 육아 전문가들이 예빈이의 울음 속에 감춰진 비밀을 파헤친다. 신세대 아빠가 가질 수 있는 심각한 문제이자 동시에 서툴기만 한 신세대 엄마들의 육아문제도 살펴본다.   ●불멸의 이순신(KBS1 오후 9시30분) 이영남은 아픈 마음으로 한산도 청야(淸野)를 명한다. 불타는 한산도보다 더 가슴 아픈 건 곧 이곳에 일본군의 군기가 꽂히게 된다는 것이다. 이영남 일행이 이순신이 백의종군 중인 경상도 초계로 돌아오자 한산도의 상황을 짐작한 송희립은 화를 못 참고 우치적의 멱살을 잡는다.   ●위험한 사랑(KBS2 오전 9시) 정현은 의혹이 더욱 짙어진다. 강제가 있는 바에 돌아가 애써서 강제의 옛 여자에 대해 떠보고, 강제는 모른 척 매우 괴로워한다.수완은 효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정성을 다하고 효실은 점점 마음이 돌아선다. 한편, 정현은 추억카페로부터 온 편지의 주소를 보고 카페를 찾아간다.
  • [책꽂이]

    ●해에게선 깨진 종소리가 난다(노향림 지음, 창비 펴냄) 삶의 고통과 근원적 비애를 정밀한 이미지로 묘사해온 노향림 시인의 다섯번째 시집.‘후투티가 오지 않는 섬’이후 7년 만의 신작이다.‘깨진 종소리’(해에게선…)‘환하게 눈녹는 소리’(몽유2) 등 소리에서 상처를 발견하는 시들이 담겨 있다.6000원.●이토록 뜨거운 순간(에단 호크 지음, 오득주 옮김, 미디어2.0펴냄) ‘비포선라이즈’‘위대한 유산’의 스타배우 에단 호크가 쓴 첫번째 소설. 배우가 되기 위해 뉴욕에 온 스무살 청년 윌리엄이 겪는 젊은 날의 열망과 혼돈, 사랑의 열병을 그렸다. 데뷔작으로 평단의 격찬을 한몸에 받은 에단 호크는 뒤이어 두번째 소설 ‘웬즈데이’와 영화 ‘비포선셋’시나리오를 발표했다.8500원.●편지 쓰는 여자(올가 케년 엮음, 정지인 옮김, 이미지박스 펴냄) 작가 제인 오스틴이 언니 카산드라에게 보낸 안부 편지, 스웨덴 왕자의 청혼을 거절한 엘리자베스1세의 연애편지, 버킹엄궁전의 살림살이를 걱정하는 빅토리아 여왕의 편지 등 800년에 걸친 유명 여성 인사들의 편지를 모았다.1만 3000원.●파문(김명인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등단 32년째인 김명인 시인이 펴낸 여덟번째 시집. 이전 시집들과 마찬가지로 삶과 죽음의 문제에서 본질적인 해답을 얻으려는 형이상학적 탐구정신이 빛나는 시들을 모았다.‘개성적 비유’와 ‘정밀한 묘사’로 대표되는 시인의 독특한 표현미학이 두드러진다.6000원.●길 위에서 길을 묻다(김원 지음, 교음사 펴냄) 건교부 산하 중앙도시계획위원장이자 한국수필문학가협회 이사인 저자의 수필집.‘흔적’‘종치는 여자’‘전원생활24시’ 등 일상에서 건져올린 39편의 글을 엮었다.1만원.
  • Q여사에게 물어보셔요 (6)

      사연 : 처자 있는 남자의 정부, 새 출발하고픈 약사… 저는 아내와 자식이 있는 무직의 40대 남자와 살고 있는 20대 후반의 약사입니다. 이 남자는 저의 아버지 제자여서 어려서부터 알던 사이입니다. 벌써 10년 전에 그의 꾐에 빠져 정부가 된 것이 이제는 살림을 차리고 있습니다. 약방을 경영해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 약방을 꾸미는 데도 적잖은 돈을 이 남자가 부담해 주었어요. 물론 저희 집에서는 저를 버린 자식으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혼을 한 바 있는 33세의 돈 있는 남자가 청혼을 해 왔고 서로 만나 보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사실 이런 비정상적인 생활에 진력이 나 있던 차입니다. 만일 이 남자와 결혼을 하게 되더라도 저의 과거가 드러나면 어떻게 하나 하는 불안 때문에 잠도 잘 오지 않습니다. 또 지금 살고 있는 남자가 순순히 물러나 줄까도 의문입니다. 어떻게 새 출발을 하는 길은 없을까요. <서울 홍제동 홍(洪)> 의견 : 지금의 남자와 헤어져 타산 없이 결심하셔요 당신의 복잡한 사연을 읽어 보니 저의 눈앞까지 캄캄해지는 것 같군요. 10년이 지난 지금에야 눈을 뜨다니 정말 딱하지 뭐예요. 게다가 스스로 그 일그러진 관계에서 헤어날 생각을 한 것이 아니라 타인의 자극을 받아서 그런 셈이니. 10년이나 젖은 생활에서 탈피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다음에 안주할 배 같은 것(이를테면 새 청혼자)을 생각하는 그런 새 출발이란 이 경우에는 맞지 않아요. 정말 새 출발하고 싶은 생각이라면 우선 아무런 타산 없이 현재의 남자와 헤어져야 하겠죠. 남자편에서도 아마 그런 엄숙한 당신의 결심을 방해하지 않겠지요. 당신이 깨끗이 발을 씻은 다음이라면 결혼이나 연애, 어떤 일도 주저 없이 할 수 있지 않겠어요? 행운을 빌겠어요. <Q> [ 선데이서울 68년 10/27 제1권 제6호 ]
  • [세상에 이런일이] 性급한 청혼 NO~총각

    성 매매 여성에게 반해 “빚을 갚고 결혼하자.”며 2000만원을 건네준 30대 노총각이 고스란히 돈만 날리는 사기를 당했다. 9일 전주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회사원 A(34)씨는 술에 만취해 전주시 완산구 서노송동 집창촌을 찾았다. 노총각으로 지내던 A씨는 이곳에서 ‘문 양’이라 불리는 20대 중반의 상대 여성을 보고 첫 눈에 반했다. 성격과 미모를 봐 평생을 함께 살아도 되겠다고 생각한 A씨는 문씨에게 “일을 그만두고 함께 살자.”고 제안하게 됐고 이후 A씨는 낮 시간을 이용해 문씨와 연애를 했다. 문제는 문양의 선불금. 청혼의 순간 “빚이 있어 일을 그만둘 수가 없다.”는 대답을 들은 A씨는 지난 7일 오후 집창촌 인근 은행에서 현금 2000만원을 인출해 문씨에게 건넸다.하지만 ‘빚을 갚고 짐을 챙겨 나오겠다.’는 문씨는 결국 나타나지 않았다. 뒤늦게 ‘아차’하는 A씨는 업소를 찾았지만 “이미 짐을 챙겨 떠났다.”는 대답뿐이었다. 결국 A씨는 경찰에 신고한 뒤 후회의 눈물을 흘렸다. 경찰은 문씨의 인상착의를 파악해 수사에 나섰지만 진전되지 않고 있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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