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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천만원 호가 명품시계 ‘은밀한 선물’ 수단으로

    수천만원 호가 명품시계 ‘은밀한 선물’ 수단으로

    수천만원에서 억대를 호가하는 명품시계가 최근 신문 사회면에 자주 등장했다. 전군표 전 국세청장은 CJ그룹으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4000여만원 상당의 프랭크뮬러 시계를 받았고, 차영 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조희준 전 국민일보 회장에게서 청혼 선물로 고가의 피아제 시계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명품시계가 ‘은밀한 선물’로 인기다. 가격은 높고 부피는 작은 데다 미술작품만큼 환금성이 좋아 부자들의 숨은 재테크 수단이 되고 있는 것이다. 18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수년 전부터 외국 명품시계 브랜드들이 앞다퉈 한국으로 몰려오고 있다. 장기 불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매출이 해마다 두 자릿수 이상 늘고 있어서다. A백화점의 지난해 명품시계 매출은 20.6% 증가했다. 올 상반기도 전년 대비 21.4%나 늘었다. 샤넬, 루이비통 등 해외 패션명품 매출 증가율(12.0%)의 두 배에 육박한다. B백화점도 지난해 명품시계 매출이 18.3% 늘었다. 보통 1000만원 이상의 몸값을 지녀야 명품시계로 대접받는다. 피아제, 위블로, 블랑팡, 파텍필립, 바셰론콘스탄틴, 오데마피게 등 ‘시계강국’ 스위스에서 온 브랜드가 주류를 이룬다. 이들 시계는 중고로 팔 때의 가치인 ‘리세일밸류’가 정가의 80% 수준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 세계에서 10점 안팎만 만들어지는 한정판 모델은 5~10년 뒤 가격이 원가를 웃도는 일도 있다. A백화점 관계자는 “명품 가방은 소모품의 성격이 있어 중고로 팔 때 제값을 받기 어렵지만 비싸고 희귀한 시계는 잘만 관리하면 수익을 남기고 팔 수도 있다”고 전했다. 고가 시계를 구입하는 고객들은 대부분 현금 결제를 선호한다. B백화점 관계자는 “현금영수증을 받거나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구입 기록이 남기 때문에 꺼린다”면서 “국세청 등에서 고가 시계 구매자를 예의주시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명품시계 선호 현상은 상류층을 넘어서고 있다. 특히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 사이에서 예물로 주목받는 추세다. 반지 등 다른 예물을 줄이는 대신 고가의 시계를 구매하는 것이 하나의 유행으로 자리잡았다. 중국인 관광객도 새로운 시계 소비층으로 떠올랐다. A백화점 관계자는 “중국인들은 면세점에 없는 신상품과 최고급 기능을 갖춘 시계에 관심이 많아 국내 고객보다 더 비싼 시계를 좋아한다”면서 “중국 본토에서 부과하는 세금을 의식해 인롄카드(대표적인 중국 신용카드) 대신 현금으로 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백화점의 중국인 명품시계 구매액은 지난해보다 15% 늘었다. 명품시계 매출이 급성장하자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은 단독 매장 형태의 시계 부티크를 점차 늘리고 있다. 롯데백화점 명품관 에비뉴엘은 지난 3월 2층 시계 전문관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바셰론콘스탄틴, 브레게, 블랑팡 등 7개 매장을 재단장 또는 신규 오픈했다. 오는 9~10월에는 오데마피게, 파네라이 등의 단독매장도 열 예정이다. 명품 시계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2층에 이어 3층에도 시계 매장을 늘릴 계획이라고 백화점 관계자는 전했다. 신세계 백화점은 본점과 강남점에 이어 지난 4월 부산 센텀시티점에 명품시계 매장을 추가로 열었다. 여러 브랜드를 모아놓은 멀티숍이 아니라 각 브랜드를 단독매장으로 꾸민 것이 특징이다. 현대백화점도 지난해 말부터 시계 단독매장을 늘렸다. 압구정 본점과 무역센터점에 각각 12개, 11개의 시계 부티크를 만들었다. 특히 무역센터점은 지난 2월 명품시계 영업면적을 기존 264㎡(80평)에서 891㎡(270평)로 늘려 강남에서 가장 큰 시계 매장을 운영 중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원전 비리’ 이종찬 한전 부사장 수차례 한수원 부장에 상납받아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된 이종찬(57) 한전 해외부문 부사장이 한국수력원자력 송모(48·구속 기소) 부장으로부터 금품을 상납받은 것으로 16일 드러났다. 송 부장은 현대중공업에서 17억원 등 원전 업체들로부터 거액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원전비리수사단은 송 부장으로부터 이 부사장에게 금품을 수차례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송 부장이 원전 업체로부터 납품 청탁과 함께 받은 금품 일부를 이 부사장에게 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 부사장이 금품을 받은 시기와 액수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두 사람은 JS전선이 신고리 1, 2호기 등에 제어 케이블의 시험 성적서를 위조해 납품했던 2008년 신고리 1건설소(1, 2호기)에서 함께 근무했다. 2010년 한전의 해외원전 개발처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수출 원전을 지원하는 사업처에서 최근까지 같이 일했다. 수사단은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수사관 20여명을 투입해 경기 안양시 LS전선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 관계자는 “원전 제어용 케이블 등 납품 관련 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원전비리’ 이종찬 한전 부사장 체포

    ‘원전비리’ 이종찬 한전 부사장 체포

    부산지검 동부지청 원전비리 수사단은 14일 사기 혐의 등으로 이종찬(57) 한국전력 해외부문 부사장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 부사장은 2008년 JS전선이 신고리 1, 2호기 등에 납품한 제어 케이블의 시험 성적서를 위조하는 데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11년 현대중공업 측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납품 관련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한국수력원자력 송모(48·구속) 부장에게 건넨 10억원 가운데 압수된 6억원을 제외한 4억원 중 상당 금액을 건네받은 혐의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송 부장은 “JS전선 케이블이 시험에서 계속 불합격돼 승인이 늦어지고 있다는 내용을 이 부사장에게 보고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국가정보원 출신 원전 브로커 윤모(57)씨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원전 수처리 전문 기업인 한국정수공업 고문인 윤씨는 이른바 ‘영포라인’ 출신 원전 브로커인 오희택(55)씨로부터 한수원 전무와 관련한 인사 청탁 명목으로 5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씨는 한국정수공업 이모(75) 회장에게 “한수원 전무를 회사에 유리한 사람으로 교체하려면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에게 로비해야 한다”며 돈을 받아 윤씨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씨는 이 회장에게 UAE 원전 수처리 설비를 수주하려면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에게 인사를 해야 한다며 로비 자금을 요구해 80억원가량의 가짜 컨설팅 계약을 체결하고 13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인물이다. 한편 LS전선도 원전 부품 시험 성적서를 위조해 납품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LS전선 조모(52) 전 차장과 전 직원 황모(51)씨를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2006년 8월 하청 업체인 B사가 공급한 냉각수 공급용 냉동기의 실링(밀봉) 어셈블리 시험 성적서를 다른 업체인 A사 명의로 작성해 울진원자력본부에 제출하고 2266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영포라인 원전 브로커 “최중경에 금품로비”

    검찰이 ‘영포라인’ 출신 원전 브로커 오희택(55·구속)씨가 한국정수공업 윤모(57) 고문을 통해 최중경(57) 전 지식경제부 장관에게 금품로비를 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게이트 사정’으로 비화한 원전비리 수사가 정계에 이어 관계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원전비리 수사단은 13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윤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 12일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윤씨를 체포했고 14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오씨는 한국정수공업 이모(75) 회장에게 “한수원 전무를 (회사에 유리한 사람으로) 교체하려면 최 장관에게 로비해야 한다”며 5000만원을 받아 윤씨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씨는 이에 대해 함구하고 있으며, 이 회장도 “사실무근”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윤씨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구체적인 혐의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오씨는 이 회장에게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1∼4호기에 수처리 설비를 공급하려면 박영준(53) 전 지식경제부 차관에게 인사를 해야 한다면서 로비자금을 요구해 80억원 규모의 가짜 컨설팅 계약을 체결한 뒤 13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부산 연합뉴스
  • ‘CJ서 3억대 수뢰’ 전군표·허병익 구속기소

    ‘CJ서 3억대 수뢰’ 전군표·허병익 구속기소

    세무조사 무마 청탁 대가로 CJ그룹으로부터 억대 금품을 받은 혐의로 전군표(왼쪽·59) 전 국세청장과 허병익(오른쪽·59) 전 국세청 차장이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대진)는 13일 전 전 청장과 허 전 차장을 각각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와 뇌물수수 방조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전 전 청장은 2006년 7월 허 전 차장과 논의를 통해 국세청장 취임 후 사용할 자금을 CJ그룹으로부터 마련하기로 했다. 마침 CJ그룹도 같은 해 하반기 국세청 세무조사가 예정돼 있다는 사실을 알고 대책 방안을 모색 중이었다. 허 전 차장은 고려대 동기인 신동기 CJ 글로벌 홀딩스 부사장에게 향후 CJ그룹 세무 현안에 대해 잘 봐 달라는 취지의 청탁과 함께 30만 달러(당시 환율 기준 2억 8397만원)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 전 청장은 이후 CJ그룹에 대한 세무조사가 이뤄지고 있던 2006년 10월 서울시내 호텔에서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신 부사장, 허 전 차장과 만나 3570만원 상당의 프랭크 뮬러 손목시계 1점을 받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허 전 차장도 이 자리에서 2000만원 상당의 프랭크 뮬러 여성용 시계 1점을 받았다. 하지만 3000만원 이하의 금품수수는 공소시효가 5년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기소는 이뤄지지 않았다. 검찰은 “2006년 CJ그룹에 대한 세무조사 당시 전 전 청장이 구체적으로 관여한 정황은 찾지 못했다”면서도 “국세청장이 세무 업무를 총괄한다는 점과 세무조사와 금품수수의 시기가 서로 맞아떨어지는 점 등을 고려해 포괄적 대가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지인 사업 봐달라 전화 몇통이 전부… 밥값도 내가 냈다”

    제주도 관광선 사업 관련 금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이성복 전 근혜봉사단 중앙회장은 “아는 사람들로부터 많은 부탁이 들어오고, 인지상정으로 도와줄 때도 있다 보니 모함을 많이 당한다”면서 “전화 몇 통 해 준 것이 전부일 뿐 결코 부정한 돈은 받은 적 없다”고 주장했다. 이 전 회장은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M호텔 사무실에서 최근 자신과 관련한 검찰 조사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다음은 이 전 회장과의 일문일답. →검찰에서 수사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다 나를 대통령 측근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내가) 고작 1억 5000만원 때문에 부정을 저지르고 대통령 얼굴에 먹칠을 하겠나. 아는 사람 도와주려고 지인들에게 전화 한 통 해 주는 거야 누구나 하는 일 아닌가. 나는 깨끗하게 살아온 사람이다. 검찰에서 불러도 갈 일 없다. 증거 없이 나를 모함한다면 검사라 해도 책임져야 할 것이다. →모함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나. -정치권에서 이름이 알려지다 보니 예전부터 모함을 많이 당했다. 대선 때는 말할 것도 없고 이후에도 내 이름을 팔고 다니며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들이 많았다. 어디서 나를 조사하니 어쩌니 하는 얘기가 종종 있었지만 문제가 있었다면 벌써 잡아 가지 않았겠나. 억울할 때도 많지만 내가 떳떳하니 신경 쓰지 않는다. →정치권에 아는 사람들이 많은데.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15년을 바쳤다. 관련된 일을 해 오다 보니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과도 가깝고 청와대와 사정라인, 국가정보원 등에 아는 사람이 많이 있다. →어떤 민원들이 많은가. -누구나 그렇듯 지인들이 뭐 좀 도와 달라고 부탁하면 알아봐 주곤 한다. 하지만 내가 밥을 사 먹일망정 얻어먹지는 않는다. 선거 전후로 사람들이 연일 찾아와 쓸 만한 사람은 추천도 하고, 1만명 가까이 되는 사람들에게 각종 임명장도 줬다. 자녀를 관공서에 넣어 달라, 추천서 좀 써 달라는 등의 부탁이 많이 들어오지만 부정한 돈은 절대 받지 않는다. →D사 이모 부회장은 어떻게 알게 됐나. -4~5년 전 지인의 소개로 안모 D사 회장을 알게 됐고 이후 사업상 어려움을 의논하고 도와주곤 했다. 한동안 연락이 없다 대선 전 찾아와 이 부회장을 소개해 줘 알고 지냈다. →이 부회장이 어떤 청탁을 했나. -이 부회장의 지인 B씨가 제주도 관광선 사업과 관련해 억울하게 사업권을 뺏기게 생겼으니 도와 달라고 했다더라. 지난 3월 이 부회장 얘기를 듣고 제주도 담당 관공서에 연락해 봤는데 이미 다른 곳에서 하기로 얘기가 다 끝났고 변경이 안 된다고 해서 A씨에게 전화해 ‘사업 좀 봐 달라’고 했다. 전화는 몇 통 해 줬지만 이후 상황까지는 잘 모른다. B씨 측에서 이 부회장에게 청탁 대가로 1억 5000만원을 건넸다고 하던데 이 부회장이 중간에서 가로채 쓴 듯하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檢 “이성복 비리는 인지수사”… 청탁금 종착지 규명 주력

    이성복 전 근혜봉사단 중앙회장의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제주도 관광선 사업과 관련해 청탁 대가로 금품이 오갔는지와 금품의 최종 종착지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실제 정치권 로비로 이어졌는지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다.<서울신문 8월 12일자 1, 9면> 특히 검찰은 이 사건이 고소·고발이 아닌 인지수사(認知搜査·검찰이 범죄 단서를 적극 찾아 수사)라고 밝혀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 등 어느 정도 범죄 혐의를 특정하고 수사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수사를 총괄, 지휘하는 박정식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12일 “근혜봉사단의 이 전 회장에 대한 수사는 고소·고발이 아닌 인지수사 사건”이라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수사 중인 사안이라 현재로서는 확인해 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인지수사는 검찰이 첩보를 통해 비리 혐의를 포착해 나서는 수사로, 그동안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등을 구속한 파이시티 인·허가 로비와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금품 수수 등 상당수 사건이 권력 비리로 확대됐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박찬호)는 제주도 관광선 사업과 관련해 지난 1~5월 D사 이모 부회장이 지인인 사업가 B씨에게서 청탁과 함께 받은 1억 5000만원의 출처와 종착지 규명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B씨는 제주도 관광선 사업권을 딸 수 있도록 이 전 회장에게 부탁해 달라며 이 부회장에게 돈을 건넸고 이 돈이 이 전 회장에게 전달됐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이 전 회장은 사업과 관련해 친박(친박근혜)계 실세인 A씨에게 청탁 전화는 했지만 금품은 수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계좌 추적 등을 통해 로비 자금이 이 전 회장에게 건네졌는지, 이 전 회장에게서 친박계 인사 등 다른 이들에게 건너갔는지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이 A씨에게 청탁 전화를 했다고 한 만큼 이 전 회장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 추적을 통해 이 전 회장이 전화를 주고받은 이들을 파악할 방침이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이 전 회장과 A씨가 실제 통화를 했고 A씨가 청탁을 들어주려 했다면 A씨도 조사할 수밖에 없다”면서 “증거가 명백하다면 정권의 눈치는 보지 않고 수사한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뇌물 가로챘다” 투신 전날 자백… 압박 느낀듯

    “뇌물 가로챘다” 투신 전날 자백… 압박 느낀듯

    12일 한강에 투신해 실종된 것으로 알려진 김종률(51) 민주당 충북도당 위원장은 전날 검찰 조사에서 알앤엘바이오로부터 억대 금품을 수수, 공여한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정가에서는 금품 수수로 의원직을 상실한 뒤 어렵게 재기에 성공한 그가 또다시 금품 수수 혐의에 휘말리면서 심적 압박감을 견디지 못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은 2011년 1월 알앤엘바이오 고문으로 일하며 자사의 부실 회계 문제를 무마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당시 금융감독원 국장 A씨에게 5억원을 건넨 의혹을 받아 왔다. 앞서 김 위원장은 당시 라정찬 알앤엘바이오 회장에게서 받은 돈을 A씨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으며 이를 토대로 검찰은 지난달 30일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A씨를 구속했다. 그러나 11일 검찰 조사에서 김 위원장은 알앤엘바이오 측으로부터 받은 돈을 A씨에게 전달하지 않았고 개인적으로 챙겼다고 자백했다. 김 위원장이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배달 사고’를 내 돈을 가로챈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이에 검찰은 김 위원장의 진술 등을 근거로 A씨에게 혐의가 없다고 판단해 A씨를 석방했다. 변호사 없이 4시간쯤 검찰 조사를 받은 김 위원장은 “거짓 진술로 A씨를 곤란하게 만들어 미안하다”는 요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A씨에게 5억원을 전달하지 않은 사실을 실토했지만 2011년 실제로 만난 사람이 누구인지, 5억원을 어디에 사용했는지에 대해서는 진술을 거부했다”면서 “변호인과 상의한 후 추가 조사를 받겠다고 했는데 갑자기 일이 터져 안타깝다”고 전했다. 금품 비리와 관련해 그가 검찰 조사를 받은 것은 처음이 아니다. 김 위원장은 단국대 교수 겸 법무실장으로 일하던 2003년 서울 한남동 단국대 부지 개발을 추진하던 시행 업체 2곳으로부터 1억원씩 자문료를 받아 챙긴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월 설 특별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뒤 꾸준히 재기를 노려 왔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김종률, 투신 전날 “5억원 챙겼다” 자백…끊이지 않은 검찰조사

    김종률, 투신 전날 “5억원 챙겼다” 자백…끊이지 않은 검찰조사

    김종률 민주당 충북도당위원장이 12일 오전 한강에 투신했다는 신고가 들어와 경찰과 소방당국이 긴급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김 위원장의 강남구 도곡동 자택에서는 ‘미안하다, 아이들을 잘 부탁한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서울남부지검에서 바이오 벤처기업 ‘알앤엘바이오’가 금융감독원 간부 윤모씨에게 5억원을 전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11일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알앤엘바이오 라정찬(50) 회장으로부터 받은 5억원을 윤씨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으며 윤씨는 청탁과 함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달 구속됐다. 김 위원장은 라 회장과 청주의 한 고교 동문 관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11일 조사에서 김 위원장이 알앤엘바이오측으로부터 받은 돈을 윤씨에게 전달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챙겼다고 자백함에 따라 구속된 윤씨는 11일 무혐의 석방됐다. 검찰 조사 결과 김 위원장이 처음부터 계획적인 ‘배달 사고’를 내 돈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윤씨는 구속된 이후 줄곧 혐의를 부인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김 위원장이 어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는 과정에서 자신의 거짓 진술로 윤씨와 그 가족들에게 피해를 끼쳐 미안하다고 말하고 돈의 사용처 등에 대해서는 진술 거부권을 행사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변호인과 상의하고 추가 조사를 받는다며 귀가했는데, 불행한 소식을 전해 들으니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사법연수원 25기로 변호사 생활을 하다가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 17대에 이어 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2009년 9월에는 단국대 부지 개발과 관련해 금품을 받은 혐의로 징역 1년에 추징금 1억원을 선고받은 형이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했다. 김 위원장은 원전 부품 관련 납품 청탁과 함께 수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징역 8년에 벌금 1억2천만원, 추징금 4억2천400만원을 선고받았던 김종화(50) 전 한수원 부장의 형이다. 김 전 부장은 고리 2발전소(3·4호기)의 취·배수구 바닥판 교체공사와 관련해 업자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부산지검 동부지청 원전비리 수사단의 수사도 받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제주 관광선 사업 맡게 도와달라” 억대 로비

    “제주 관광선 사업 맡게 도와달라” 억대 로비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의 지지 조직 ‘근혜봉사단’ 이성복 전 중앙회장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면서 정치권 안팎에 파장이 예상된다. 검찰이 박 후보 지지단체 대표의 비리를 수사하는 것은 처음이다. 검찰 수사는 제주도 관광선 사업과 관련해 이 전 회장 등에 대한 개인 비리에 초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이 전 회장이 친박계 실세인 A씨에게 청탁 전화를 걸었다고 주장하고 있어 검찰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현 정부 주변 인물들이 이권 사업에 관여해 청탁이 오간 사실이 드러나면 도덕성 논란이 일 수 있다. 11일 검찰에 따르면 지난 1월에서 5월 사이 제주도 관광선 사업을 하는 B씨가 “제주도 관광선 사업을 우리가 하기로 계약이 됐는데 ‘위’에서 압력이 들어와 다른 곳에서 사업권을 가로챘다”며 “다시 사업권을 딸 수 있게 도와달라”며 D사 이모 부회장을 찾아가 청탁했다. 이 부회장이 이 전 회장과 친분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 전 회장에게 부탁을 해달라”며 1억 5000만원도 건넸다는 것이다. 이어 이 부회장은 이 전 회장에게 B씨 사업을 부탁했고, 이 전 회장은 A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 전 회장은 “A씨에게 ‘사업 좀 봐달라’고 전화했다. 그러나 지인의 부탁을 받고 전화를 한 것일 뿐 금품은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일단 ‘B씨, 이 부회장, 이 전 회장’까지는 금품이나 청탁이 오고간 것으로 보고 이들에게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 금융거래 내역을 전방위로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향후 이 전 회장이 청탁 대가로 돈을 받았는지와 이 전 회장의 주장대로 A씨에게 전화를 했는지, A씨가 사업과 관련해 영향력을 행사했는지에 대해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이 알선 명목으로 돈을 받았다면 청탁 내용의 성사 여부와 상관없이 처벌이 가능하지만 A씨 등 공무원은 대가를 받고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행동을 취했어야 처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제주 관광선 사업을 둘러싼 외압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전 회장이 제주 관광선 사업과 관련해 A씨에게 청탁 전화를 했다는 주장과 함께 B씨가 이 부회장에게 돈을 건네며 ‘위’에서 압력이 들어와 자신의 사업권을 가로챘다는 주장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B씨 주장처럼 B씨가 사업권을 잃은 것이 외부 입김 때문이라면 또 다른 비리 수사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단독]이성복 근혜봉사단前회장 비리 수사

    [단독]이성복 근혜봉사단前회장 비리 수사

    검찰이 지난해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의 지지 조직이었던 ‘근혜봉사단’의 이성복 전 중앙회장을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검찰이 대선 당시 박 후보 지지단체 대표의 비리를 수사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 전 회장이 친박(친박근혜)계 실세인 A씨를 거론하며 사업 관련 청탁 전화를 했다고 주장해 이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해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박찬호)는 이 전 회장이 평소 알고 지내던 D사 이모 부회장으로부터 제주도 관광선 사업과 관련해 청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친분이 있는 B씨로부터 “제주도 관광선 사업권을 딸 수 있도록 이 전 회장에게 부탁하고 전해 달라”며 1억 5000만원을 받은 의혹을 사고 있다. 이어 이 부회장은 지난 3월 이 전 회장에게 이와 관련한 청탁을 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지난 1~5월 금품이 오간 것으로 보고 해당 기간 이 전 회장과 이 부회장 등 관련자들을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알선수재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계좌 추적을 하고 있다. 이 전 회장은 서울신문과 만나 “이 부회장의 부탁을 받고 제주도의 담당 관공서에 연락했더니 이미 다른 곳에서 하기로 얘기가 끝났고 변경이 안 된다고 했다. 그래서 A씨에게 전화를 걸어 ‘사업 좀 봐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인 부탁이라 인지상정의 마음으로 전화는 몇 통 해줬지만 이후 상황은 잘 모른다”며 “B씨가 나에게 전달하라고 준 돈을 이 부회장이 중간에서 가로챈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 전 회장은 2010년 11월 설립된 근혜봉사단 중앙회장과 한국비보이연맹 총재를 맡았다가 올 초 두 단체에서 모두 물러났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한수원 간부, 인천지역 전동기 제조업체서도 수뢰

    인천지검이 원자력발전의 핵심 부품인 전동기를 제조하는 지역 업체가 한국수력원자력 간부들에게 금품 로비를 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원전비리수사단의 수사에 이어 인천지검에서도 한수원 간부에 대한 금품 로비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인천지검 특수부(부장 신호철)는 9일 인천 지역 전동기 제조업체인 C사 대표 김모씨 등이 한수원 측 인사를 상대로 금품 로비를 한 정황을 포착하고 사실관계를 규명하고 있다. 검찰은 C사가 조성한 비자금 규모와 로비 금액을 파악하기 위해 2006년 1월부터 김 대표 등 C사와 계열사 임직원 19명을 비롯해 C사와 계열사들의 금융거래 내역도 추적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C사가 비자금을 조성해 한수원 측에 로비한 사실을 입증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 조사에서 C사 임직원들은 지난 5~7월 원자력 발전 핵심 부품인 전동기 내 주물 등에 관한 재료시험보고서 5장을 위조·행사하고 납품 대금 1억 2600만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지난달 24일 C사의 남동공단과 송도국제도시 사무실을 각각 압수수색해 한수원에 납품한 원전 부품에 대한 시험성적서, 품질검증서 등을 확보했다. 이 업체는 기준에 미달하는 원전 부품을 시험성적서나 품질검증서를 조작, 기준에 맞춰 납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대검찰청은 원전 비리 수사를 부산지검 동부지청 원전비리수사단을 비롯해 전국 6개 지검·지청에 배당했다. 한편 인천지검은 최근 불구속 기소된 나근형 인천시교육감의 뇌물 수수와 관련해 시교육청 소속 공무원 50여명의 청탁성 뇌물 제공 정황을 파악해 수사하고도 한 명도 기소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수사 초기 인천 G고 교장 등 학교 관계자들을 수사선상에 올려놓고 2009년 1월부터 이들의 자금 거래 내역을 훑었다. 인천 지역 A농협 지점장도 나 교육감의 뇌물수수에 연루된 정황을 파악하고 자금 흐름을 추적했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 5일 나 교육감만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검찰이 수사한 공무원이 50여명에 달하고 시교육청 공무원 16명이 건넨 뇌물이 4800만원에 이르는 것을 확인했다. 검찰은 “뇌물공여자들이 수사에 협조했고 뇌물수수 액수도 작아 형사 입건이나 기관 통보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4대강 입찰 커넥션·비자금 조성의혹 대형건설사 전·현 임직원 곧 줄소환

    4대강 사업 의혹과 관련한 검찰 수사가 입찰 담합에서 비자금 수사로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고질적인 건설사들의 비자금 조성과 정·관계 로비가 드러날지 주목된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여환섭)는 9일 4대강 공사에 참여한 대형건설사와 설계업체 임직원들이 공사비를 빼돌려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확인하고 사용처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조만간 대형 건설사 전·현직 임직원들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날 하청업체 2곳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현대건설 토목사업본부 임원 이모씨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지난 8일에는 회삿돈을 빼돌려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김영윤(69) 도화엔지니어링 전 회장을 구속한 데 이어 1차 시공사인 대우건설 본부장급 임원 옥모(59)씨에 대해서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도화엔지니어링이 설계수주 청탁과 함께 대우건설에 4억원, GS건설에 2억원을 건넨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도화엔지니어링과 대우건설, GS건설 등 시공사와의 유착관계를 확인한 만큼 다른 설계업체들에 대해서도 수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4대강 관련 공사를 따내기 위해 대형 건설사들에 금품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공사용 중장비 운영업체인 G사, 수주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알려진 설계·감리 업체 ㈜유신 등을 수사선상에 올리고 관련 의혹을 파헤치고 있다. 또 업체들이 조성한 비자금이 정·관계 인사에게도 전달됐는지 등 각종 의혹들도 파헤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대우건설 본부장급 임원 옥씨와 김 전 회장 등을 상대로 비자금의 구체적인 사용처를 조사하고 있다. 이들이 정·관계 인사에 로비를 한 정황이 포착되면, 발주처에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수주 편의를 봐 주는 등 4대강 사업 비리의 상납구조가 드러날 전망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5월 입찰담합 의혹과 관련된 건설사와 설계업체 30여곳을 압수수색해 참고인 조사를 벌여 왔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시론] 부정청탁 금지법, 이젠 국회가 나설 때/최진욱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

    [시론] 부정청탁 금지법, 이젠 국회가 나설 때/최진욱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한국은 세계 15위권의 경제력을 보이고 있다. 1960년대 초반만 해도 1인당 국민소득이 100달러도 채 되지 않은 최빈국에서 선진국과 어깨를 견줄 수 있는 경제 성장을 한 것은 가히 기적과도 같다. 반면 2012년 정부의 부패 정도를 나타내는 국제투명성기구의 부패인식지수는 세계 45위에 그쳤다. 최근 전·현직, 직위, 부처를 막론하고 연일 쏟아져 나오는 공직 사회의 부패 사건은 청렴에 관한 우리나라의 현 주소이다. 부패에는 거의 필연적으로 공직자가 개입되어 있다. 공직 사회의 부패를 척결하지 않는 한 부패 문제의 해결은 요원하다. 부패가 발생하는 복잡성만큼이나 그 해결도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패에 가담한 공직자에 대한 예외 없는 처벌과 함께 부패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중요하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부패 인식에 관해 선진국 수준으로 평가받는 홍콩과 싱가포르도 과거 극심한 부패를 그렇게 해결했다. 최근 국민권익위원회는 부패 방지를 위한 중요한 법 제정을 추진하였다. 공직자가 알선·청탁이나 사적인 이익에 매몰되어 공직을 개인적 이익 추구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긴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부정청탁 금지법)이 그것이다. 그렇게 추진되었던 이 법이 입법예고 이후 1년 동안 논의를 거쳐 드디어 국무회의를 통과하고 국회에 제출되었다. 입법예고 기간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것에 비해 과잉처벌을 우려하는 정부 부처와 협의를 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국무회의를 통과한 정부안이 원안보다 후퇴했다는 비판적 시각도 제기되고 있는 등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가장 쟁점이 되고 있는 부분은 공직자가 금품을 수수할 때 어떻게 처벌할 것인지에 대한 규정이다. 원안에서는 100만원을 초과한 금품을 수수한 경우에는 형사 처벌, 100만원 이하인 경우에는 과태료를 물리도록 하였다. 이번에 국회에 제출된 정부안에서는 직무와 관련하여 또는 직위나 직책 등에서 유래하는 사실상의 영향력을 통하여 금품을 수수한 경우는 형사 처벌하는 것으로 조정되었다. 그 외에 직무와 관련 없는 금품은 기부, 후원 등 명목 여하를 불문하고 과태료로 제재한다. 정부안은 무조건 공직자를 형사 처벌하는 것보다, 엄하게 처벌할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기준점을 무엇으로 정할 것인지를 고민한 결과물이다. 직무관련자가 제공하는 금품은 향후 청탁을 위한 일종의 ‘보험적 성격’이 있기 때문에 100만원보다 적은 금액이라고 해도 엄격한 잣대로 처벌해야 하는 것이 옳다. 이번 정부안은 이러한 부분이 반영되었다는 점에서 원안에 비해 약화된 것만은 아니다. 후퇴, 반쪽짜리 논쟁보다는 우리 사회의 청탁 관행과 공직부패 근절을 위해 향후 국회에서 부정청탁금지법의 취지가 훼손되지 않고 국민의 기대를 담을 수 있도록 힘을 보태야 할 때이다. 실제 이 법은 대가성 없는 금품수수 금지만이 아니라 부정청탁의 금지,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라는 의미 있는 장치들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부정청탁 금지는 일반 공직자보다 국회의원 등 정치인이 더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조항이다. 최근에도 한 국회의원이 지역구 교육감에게 인사 청탁하는 문자를 보낸 것이 문제된 적이 있다. 이제 이 법의 통과는 국회에 달려 있다. 우리 사회의 불신 중 국회와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가장 무겁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의 특권을 내려놓고 이 법의 통과에 나서야 할 때이다. 우여곡절 끝에 국회에 제출된 부정청탁금지법이 국회의원의 손에서 온전히 그 초심을 지켜갈 수 있길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간절히 희망해 본다.
  • 도화엔지니어링 회장 구속… 4대강 정·관계 로비 집중수사

    4대강 사업 과정에서 거액의 회사 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영윤(69) 도화엔지니어링 회장이 8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구속됐다. 영장실질심사를 맡은 전휴재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는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검찰은 김 회장의 신병을 확보한 만큼 대우건설, GS건설 등 건설사 및 정·관계 로비 여부를 집중적으로 파헤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은 도화엔지니어링이 수주청탁과 함께 대우건설에 약 4억원, GS건설에 약 2억원을 건넸다는 회사 관계자의 진술을 확보하고 김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4대강 사업 관련 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여환섭)는 이날 4대강 사업 당시 설계용역을 수주했던 설계·감리업체인 주식회사 유신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유신 본사를 압수수색해 회계장부와 결재 서류,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회사 임직원 등 관련자들을 불러 정·관계 로비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최근 유신이 4대강 공구 설계를 수주하는 과정에서 회사 돈을 유용해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4대강 사업 과정에서 수십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는 대우건설 본부장급 임원 옥모(57)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옥씨를 상대로 비자금의 사용처 및 2009년 4대강 공구 설계를 가장 많이 따내 급성장한 도화엔지니어링과의 커넥션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은 앞으로 이들 업체를 포함한 4대강 사업 참여 업체들이 비자금을 조성했는지와 돈의 용처 등을 규명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MB 측근’ 박영준에 원전 로비자금 전달 정황

    원전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은 한국정수공업이 특혜성 정책자금을 지원받는 과정에서 이른바 전 정권 실세였던 ‘영포라인’ 브로커들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를 펴고 있다. 7일 부산지검 동부지청 원전비리 수사단에 따르면 영포라인 브로커 오희택(55·구속)씨와 함께 한국정수공업으로부터 13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구속된 새누리당 당직자 출신 이윤영(51·구속)씨가 올 초 한국정수공업 이모(75) 회장에게 보낸 문건을 확보했다. 이 문건에는 영포라인 실세였던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등의 개입을 시사하면서 “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우선적으로 금전적인 문제를 해결했다. 저는 한국정수공업을 위해 일한 것밖에는 없는데 왜 중간에서 이런 고통을 당해야 하느냐” 등의 내용이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씨 등은 박 전 차관을 거론하며 다양한 사업에 대한 로비 자금 명목으로 이 회장에게 80억원을 요구해 13억원을 받아냈다. 이 같은 정황으로 미뤄 실제로 한국정수공업에 정책자금 지원이 이뤄졌지만 이들이 직접 지원금 대상 기업 선정에 영향력을 미칠 수는 없다는 점에서 정치권 실세 개입설에 힘이 실리고, 박 전 차관이 의심을 사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가 보낸 문건 내용에 대한 사실 확인 작업과 함께 박 전 차관에게 금품이 전달됐는지 살펴보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박 전 차관을 소환 조사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2008년 11월 김종신(67)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에게 한수원 직원 A씨의 인사 청탁과 함께 2000만원을 전달한 혐의(배임증재 등)로 원전 설비업체인 H사 송모(52) 전 대표를 구속 기소했다. 송씨는 A씨로부터 돈을 받아 김 전 사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송씨는 또 2007년부터 2008년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 2곳에서 모두 47억원가량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사장은 2009년 7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5차례에 걸쳐 원전 수처리 전문기업인 한국정수공업의 이 회장으로부터 납품계약 체결 등에 대한 편의 제공 청탁과 함께 1억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달 24일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이와 함께 이날 원전 정보통신 장비 납품과 관련한 청탁과 함께 업자로부터 1500만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 등)로 박모(48) 한국수력원자력 차장을 구속 기소하고 금품을 제공한 A사 정모(45)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 한편 대검찰청은 원전 부품의 품질증빙서류를 위조한 혐의(사문서 위조 및 사기) 등으로 납품업체 관계자 등 10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창원지검 등 전국 7개 검찰청은 지난 5일 도주 우려 등을 고려해 관련자 13명에 대해 동시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 중 납품업체 직원 3명에 대해서는 영장이 기각됐다. 검찰은 이들의 신병을 확보한 만큼 원청업체나 한수원 등을 상대로 한 금품 로비 여부 등 추가 범죄를 파악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달 말까지 부품 품질증빙서류 위조 사건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취업미끼로 1억 받은 현대차 前 노조간부 해고

    현대자동차는 7일 취업 알선을 미끼로 동료 직원들로부터 1억원을 받은 전 노조간부 A(36)씨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어 해고를 결정했다. 전 대의원 A씨는 지난해 부서 동료 직원 2명으로부터 “인사팀 담당자를 잘 알고 있어 자녀가 채용될 수 있도록 힘을 써 주겠다”며 5000만원씩 모두 1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피해자들에게 허위 차용증을 써 주기도 했다. 현대차 징계위원회는 “변제 의사가 없는 상태에서 취업 청탁을 명목으로 직장 동료에게 1억원을 받아 가로채고 타인의 취업 행위에 개입한 것은 반사회적인 범죄 행위이고, 회사의 윤리행동 지침을 위반한 것인 만큼 더 이상 고용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며 해고를 결정했다. 돈을 준 직장 동료 2명도 지난달 A씨를 사기죄로 경찰에 고소했다. 현대차에서는 2005년에도 노조간부를 포함한 20명이 취업 비리로 사법처리됐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성역 없는 부패 감시 보도가 더 많아지길/심영섭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강사

    [옴부즈맨 칼럼] 성역 없는 부패 감시 보도가 더 많아지길/심영섭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강사

    국제투명성기구(TI)가 발표한 2013년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에서 한국은 조사대상 176개국 가운데 45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에서는 27위에 등재되었다. 지난 7월 한 달간 신문에 게재된 기사를 보면 국제투명성기구의 조사방식의 모호성과 관계없이 우리나라가 부패한 국가 가운데 하나인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전직 국세청장과 국세청 고위공무원이 기업으로부터 뇌물을 받고 세무조사를 무마해 주었고, ‘전 재산이 29만원밖에 없다’던 전직 대통령과 그의 친인척은 강도 높은 세무조사에서 숨겨놓은 재산이 밝혀지고 있다. 또한 금융감독원 국장이 주가조작 검사를 눈감아 주는 대가로 뇌물을 받았고, 원자력발전소 부품 납품과 관련하여 금품이 오갔다. 다행인 것은 이러한 부패 고리를 끊을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일명 김영란법)’이 7월 30일 국무회의를 통과하여 국회에서 입법절차만 남았다. 그러나 국무회의를 통과한 법률안은 지난해 8월 국민권익위원회가 입법예고했던 ‘직무 관련성에 관계없이 모든 금품수수를 형사처벌한다’는 방침에서 많이 후퇴하여 이해관계자가 직접 부정청탁을 하더라도 금품이 오가지 않거나 직무관계성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에 제재하기 어렵다. 그래서 언론의 환경감시는 법 제정과 관련 없이 살아 있어야 한다. 서울신문은 지난해 5월 18, 19일 이틀에 걸쳐서 “성남시장이 통합진보당 당권파가 설립한 사회적 기업인 ‘나눔환경’에 성남시 청소용역 특혜를 줬다”고 보도했다. 서울신문은 복수의 관계자를 취재하고, 탐사를 통해 특혜의혹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이 보도에 대해 성남시와 성남시장은 손해배상과 정정보도를 청구하는 소송을 법원에 냈지만, 지난 4일 패소했다. 설령 성남시가 아무런 대가 없이 나눔환경에 청소용역을 주었다 하더라도 보도는 정당하다. 통합진보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성남시장 선거과정에서 후보사퇴를 했고, 이후에 통합진보당 관계자가 설립한 청소용역업체가 용역을 맡았다면 ‘특혜’라고 의심받을 만한 충분한 정황이 있다. 그러나 법으로는 이러한 의혹을 처벌할 근거가 모호하다. 성남시와 나눔환경의 ‘특혜의혹’의 경우 절차상 문제가 없었으며, 금품이 오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러한 ‘권력형 특혜’는 언론이 보도하지 않으면 대부분 조용히 묻힐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성남시와 나눔환경’ 비판기사와는 사뭇 거리가 먼 기사도 있었다. 서울신문은 7월 22일자에서 골프가 ‘운동·취미보다는 접대·로비수단으로 변질’되어서 공직사회에서 골프를 금지시켰지만, 지난 5년간 공무원 부패는 줄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이유로 실효성 없는 골프 금지령을 해제하여 공무원 골프를 허용하면 ‘매년 1조 9839억원의 경제 파급효과와 5만 4097명의 고용효과를 창출한다’는 업계의 주장도 담았다. 그러나 검증할 수 없는 수치를 나열하기보다는 공무원 골프 금지령을 해제하더라도 부정부패의 고리를 끊고 청렴도를 높일 수 있는 대안에 대한 심층기사가 더 절실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민사2부의 1심판결은 ‘언론의 자유’를 보장한 판결이었다. 그러나 이제 첫 관문이다. 부패한 권력에 맞서기 위해서는 ‘적자’ 경전철이나 ‘녹차 호수’ 4대강 부실공사와 같이 문제가 있는 곳에 찾아가 탐사하여 의혹을 풀어야 한다. 그래서 서울신문이 진실을 위해 살아 있음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쇤네와 같은 처지에 놓인 아녀자들은 아침에 바람 불고 저녁에 비가 내리는 속에 외로운 등불과 차디찬 벽을 마주하는 것은 참으로 견디기 어렵습니다. 도감 어른께서도 평생을 두고 감당해야 할 등허리의 무거운 짐을 벗어날 길이 없겠으니, 그 또한 동병상련이 아니겠습니까.” “그것이 아닙니다. 시생의 등을 짓누르는 무거운 등짐 때문에 세상살이가 홀홀치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남의 고통도 알게 되었답니다. 시생의 등에 짐이 없었다면, 몸을 낮추고 사는 법을 몰랐을 것이오. 수레가 치받이길을 오를 때, 짐의 무게 때문에 헛바퀴가 돌지 않듯이 고개치 하나를 넘을 때마다 시생을 꼿꼿하게 일으켜 세워준 것은 등에 진 무거운 짐이었지요.” 그제야 정한조는 크게 웃고 나서 향임이 건네는 술을 받아 마셨다. 자리가 길어지면서 좌석을 같이한 질청의 구실살이들은 거나하게 취해서 수다스러워졌다. 멀리 상석에 현령과 반수가 자리를 잡았고 분단장 곱게 한 기녀들까지 끼어 앉아 거북했던 상단은 주는 대로 받아 마셨지만, 정신들이 말똥말똥하였다. 반수는 그 자리에서 결옥된 두 염간들을 방면하겠다는 현령의 약조를 받아냈다. 소금 상단이 적소를 섬멸한 공로가 있었기에 반수의 청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 일행이 구실살이들의 배웅을 받으며 관아를 나섰을 때는 벌써 해가 지고 있었다. 반수는 객사로 들고 나머지는 관아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염막을 찾았다. 말래까지 가자면 자정을 넘겨야 하기 때문이다. 그날 밤은 송석호의 염막에서 기숙하기로 하였다. 그 역시 현령이 원상들을 위해 베푸는 소연이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그때까지 잠자리에 들지 않고 있었다. 송석호는 결옥된 염간들을 방면하겠다는 현령의 약조가 떨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뛸듯이 기뻐하였다. 종범인 염간들이 결옥되어 구초를 받게 되면 음흉하고 간사한 구실살이들이 송금을 어긴 것을 사주한 장본인을 밝혀내려 할 것이었다. 그렇게 되면 송석호 역시 무사하지 못할 것이었다. 반수가 아니었다면 감히 현령과 좌석을 같이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기 때문에 먼저 반수와 도감에게 청탁을 넣은 것이었다. 자린고비로 소문난 송석호도 그때만은 염막에다 술동이를 들여놓고 두루거리 밥상 위에는 방자고기를 수북하게 쌓아두고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행중은 비로소 퍼질러 앉아 처음부터 연배순이고 뭐고 파탈(擺脫)하고 잔을 돌리기 시작하여 밤을 지새웠다. 소식이 돈절되었던 길세만의 이름을 듣게 된 것은 행중이 이튿날 도방에 당도한 뒤였다. 마방에 갔던 만기가 헐레벌떡 뛰어들며 지금은 큰 우환 거리가 된 길세만이가 샛재 숫막에 당도하였다고 억죽박죽 소리를 질러댔다. 행중이 한결같이 작취미성으로 게슴츠레하여 맑은 정신 가진 사람이 몇 되지 않았는데, 처음에는 만기가 무슨 흰소리를 저렇게 하나 해서 반신반의하였다. 그러나 샛재 숫막에서 행중이 마중하기를 기다린다는 말을 수상하게 여긴 배고령이 만기의 소매를 잡고 강다짐을 받았다. “그게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린가. 어진혼 빠진 사람처럼 갈팡질팡하지 말고 차근차근 얘길 하게.” “미역 짐 지고 현동 저자로 갔던 행중이 회정길에 우연히 숫막에 들렸다가 길동무와 마주쳤다고 합니다.” “적실한가?” “그 행중이 대낮에 허깨비를 보았겠습니까.” “길가놈이 어디로 가더란 말인가?” “접소로 오더랍니다.” “작반하는 일행은 없던가?”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만, 무슨 꿍심인지 일행이 있느냐고 물어보아도 속시원하게 대답은 않고 접소에 당도하면 상단 사람들에게 통기만 해달라고 몸 닳게 사정하더랍니다.” “길가놈 두고두고 끌탕이로군…… 채비할 겨를이 없네. 어서 가세.” 배고령이 급히 정한조와 천봉삼에게 알렸다. 세 사람이 서둘러 샛재로 달려갔다. 소문은 듣던 대로였다. 길세만은 허위단심 샛재 숫막에 당도한 일행을 발견하는 순간 정한조를 부둥켜안고 대성통곡을 터뜨렸다. 그동안 손톱여물 써는 마음고생이 많았던 탓이었다. 길세만에게 붙잡힌 정한조가 그를 냉큼 뿌리치지 못하고 엉거주춤하는 사이 다른 일행은 구월이가 거처하던 뒷방문을 열어제쳤다. 봉두난발이 된 한 사내가 아갈잡이에 뒷결박이 된 채 모잽이로 엎드려 있었다. 뒤늦게 뛰어든 정한조가 위인의 상투를 뒤틀어쥐고 면상을 천봉삼에게 들이댔다. 천봉삼이 고개를 끄덕였고, 그와 때를 같이하여 위인을 마당으로 끌어내어 육단을 시키고 무릿매를 내려 어육을 만든 다음, 그날로 말래 접소로 회정하였다. 적당의 두령이란 위인이 길세만을 곁꾼으로 수행시켜 당도한 곳은 그들의 소굴이 있던 산채였다. 쑥밭이 된 채로 버려진 산채를 한 바퀴 돌아본 다음 위인은 그곳에서 머뭇거리며 더 이상 움직일 낌새가 아니었다. 두 사람의 정체를 눈여겨보며 뒤를 밟고 있는 사람이라도 있을까 사뭇 조마조마하였던 길세만이 채근하였다. “해 지기 전에 여길 뜹시다.” 위인이 좋지 않은 안색으로 그를 힐끗 돌아다보며, 면박을 주었다. “뜨고 안 뜨고는 내가 작정한다. 네놈이 뭘 안다고 주책이냐?” “나는 뒤통수가 매식매식합니다.” “우리 일행을 수상하게 여길 사람은 없다.” “그럼 오늘은 여기서 야숙할 참이오?” “해가 져서 어둑어둑해지면, 수정암에 들어가 얼추 노루잠을 자고 떠나야 하겠다.”
  • 朴대통령 또 협업 부재 질타… ‘내각 군기잡기’

    朴대통령 또 협업 부재 질타… ‘내각 군기잡기’

    여름휴가를 마친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전면쇄신에 이어 6일 국무회의를 통해 내각에 다양한 주문을 쏟아냈다. 하반기 국정운영의 고삐를 다잡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읽힌다. 특히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새로운 변화, 새로운 도전”이라는 표현을 다섯 차례나 언급했다. 하반기 국정운영 목표를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안으로는 그렇게 노력해 나가면서 밖으로는 세계에 대한민국을 알리고 세계를 상대로 외교력을 넓히며 경제를 살리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는 대한민국의 세일즈 외교 대통령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려고 한다”면서 “앞으로 민생을 위한 강력하고 추진력 있는 정부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정부 부처 간 ‘협업 부재’ 현상을 또다시 질타했다. 전날 청와대 참모진 교체와 더불어 공직사회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 해석된다. 각 부처 장관들이 모인 국무회의 석상이라는 점에서 내각에 대한 ‘군기 잡기’로도 볼 수 있다. 박 대통령은 “최근 감사원 감사 결과를 보면 정보 개방과 공유가 부처 간은 물론이고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행정부와 사법부에 이르기까지 국가 전반에 걸쳐 미흡한 걸로 지적됐다”면서 “특히 국가적으로 중요한 정보를 보유한 기관들이 자신들의 정보를 공유하고 개방하는 건 꺼리면서 다른 기관 정보는 요구하는 이기적 행태가 심각한 걸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이어 “새 정부에서는 칸막이나 부처 이기주의란 말이 나오지 않도록 제대로 된 협업 실천에 박차를 가해 달라”고 지시했다. 박 대통령의 협업 부재 지적은 최근 한 달 동안 벌써 세 번째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달 9일 주택 취득세 인하 문제를 둘러싼 국토교통부와 안전행정부 간 불협화음 문제를, 같은 달 15일에는 공항 입국장 면세점 설치 문제와 다문화 정책을 둘러싼 관련 부처 간 엇박자 문제를 각각 거론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또 공직자들의 ‘처신’ 문제도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사초(史草) 증발’ 사태와 원전 비리 등을 ‘다시 있어서는 안 될 잘못된 사건’이라면서 “국무위원들은 각 부처가 가진 문제점을 바로잡고, 공무원들이 과거에 안주하지 않고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고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새 변화와 도전에 적극 나서서 개혁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다. 최근 ‘부정청탁금지 및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법’(일명 김영란법) 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국회에 제출된 것과 관련, 그는 “이 법을 계기로 모든 공직자가 초심으로 돌아가 공직에 대한 자세와 공직윤리를 가다듬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언급하면서 “상반기 중 정부는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의 틀을 마련했다. 하반기에는 제대로 작동해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가 나타나게 모든 부처가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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