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청탁
    2026-01-02
    검색기록 지우기
  • 30주년
    2026-01-02
    검색기록 지우기
  • 설사
    2026-01-02
    검색기록 지우기
  • 창업
    2026-01-0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1,218
  • 檢 “이성복 비리는 인지수사”… 청탁금 종착지 규명 주력

    이성복 전 근혜봉사단 중앙회장의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제주도 관광선 사업과 관련해 청탁 대가로 금품이 오갔는지와 금품의 최종 종착지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실제 정치권 로비로 이어졌는지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다.<서울신문 8월 12일자 1, 9면> 특히 검찰은 이 사건이 고소·고발이 아닌 인지수사(認知搜査·검찰이 범죄 단서를 적극 찾아 수사)라고 밝혀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 등 어느 정도 범죄 혐의를 특정하고 수사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수사를 총괄, 지휘하는 박정식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12일 “근혜봉사단의 이 전 회장에 대한 수사는 고소·고발이 아닌 인지수사 사건”이라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수사 중인 사안이라 현재로서는 확인해 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인지수사는 검찰이 첩보를 통해 비리 혐의를 포착해 나서는 수사로, 그동안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등을 구속한 파이시티 인·허가 로비와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금품 수수 등 상당수 사건이 권력 비리로 확대됐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박찬호)는 제주도 관광선 사업과 관련해 지난 1~5월 D사 이모 부회장이 지인인 사업가 B씨에게서 청탁과 함께 받은 1억 5000만원의 출처와 종착지 규명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B씨는 제주도 관광선 사업권을 딸 수 있도록 이 전 회장에게 부탁해 달라며 이 부회장에게 돈을 건넸고 이 돈이 이 전 회장에게 전달됐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이 전 회장은 사업과 관련해 친박(친박근혜)계 실세인 A씨에게 청탁 전화는 했지만 금품은 수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계좌 추적 등을 통해 로비 자금이 이 전 회장에게 건네졌는지, 이 전 회장에게서 친박계 인사 등 다른 이들에게 건너갔는지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이 A씨에게 청탁 전화를 했다고 한 만큼 이 전 회장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 추적을 통해 이 전 회장이 전화를 주고받은 이들을 파악할 방침이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이 전 회장과 A씨가 실제 통화를 했고 A씨가 청탁을 들어주려 했다면 A씨도 조사할 수밖에 없다”면서 “증거가 명백하다면 정권의 눈치는 보지 않고 수사한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뇌물 가로챘다” 투신 전날 자백… 압박 느낀듯

    “뇌물 가로챘다” 투신 전날 자백… 압박 느낀듯

    12일 한강에 투신해 실종된 것으로 알려진 김종률(51) 민주당 충북도당 위원장은 전날 검찰 조사에서 알앤엘바이오로부터 억대 금품을 수수, 공여한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정가에서는 금품 수수로 의원직을 상실한 뒤 어렵게 재기에 성공한 그가 또다시 금품 수수 혐의에 휘말리면서 심적 압박감을 견디지 못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은 2011년 1월 알앤엘바이오 고문으로 일하며 자사의 부실 회계 문제를 무마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당시 금융감독원 국장 A씨에게 5억원을 건넨 의혹을 받아 왔다. 앞서 김 위원장은 당시 라정찬 알앤엘바이오 회장에게서 받은 돈을 A씨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으며 이를 토대로 검찰은 지난달 30일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A씨를 구속했다. 그러나 11일 검찰 조사에서 김 위원장은 알앤엘바이오 측으로부터 받은 돈을 A씨에게 전달하지 않았고 개인적으로 챙겼다고 자백했다. 김 위원장이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배달 사고’를 내 돈을 가로챈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이에 검찰은 김 위원장의 진술 등을 근거로 A씨에게 혐의가 없다고 판단해 A씨를 석방했다. 변호사 없이 4시간쯤 검찰 조사를 받은 김 위원장은 “거짓 진술로 A씨를 곤란하게 만들어 미안하다”는 요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A씨에게 5억원을 전달하지 않은 사실을 실토했지만 2011년 실제로 만난 사람이 누구인지, 5억원을 어디에 사용했는지에 대해서는 진술을 거부했다”면서 “변호인과 상의한 후 추가 조사를 받겠다고 했는데 갑자기 일이 터져 안타깝다”고 전했다. 금품 비리와 관련해 그가 검찰 조사를 받은 것은 처음이 아니다. 김 위원장은 단국대 교수 겸 법무실장으로 일하던 2003년 서울 한남동 단국대 부지 개발을 추진하던 시행 업체 2곳으로부터 1억원씩 자문료를 받아 챙긴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월 설 특별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뒤 꾸준히 재기를 노려 왔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김종률, 투신 전날 “5억원 챙겼다” 자백…끊이지 않은 검찰조사

    김종률, 투신 전날 “5억원 챙겼다” 자백…끊이지 않은 검찰조사

    김종률 민주당 충북도당위원장이 12일 오전 한강에 투신했다는 신고가 들어와 경찰과 소방당국이 긴급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김 위원장의 강남구 도곡동 자택에서는 ‘미안하다, 아이들을 잘 부탁한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서울남부지검에서 바이오 벤처기업 ‘알앤엘바이오’가 금융감독원 간부 윤모씨에게 5억원을 전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11일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알앤엘바이오 라정찬(50) 회장으로부터 받은 5억원을 윤씨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으며 윤씨는 청탁과 함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달 구속됐다. 김 위원장은 라 회장과 청주의 한 고교 동문 관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11일 조사에서 김 위원장이 알앤엘바이오측으로부터 받은 돈을 윤씨에게 전달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챙겼다고 자백함에 따라 구속된 윤씨는 11일 무혐의 석방됐다. 검찰 조사 결과 김 위원장이 처음부터 계획적인 ‘배달 사고’를 내 돈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윤씨는 구속된 이후 줄곧 혐의를 부인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김 위원장이 어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는 과정에서 자신의 거짓 진술로 윤씨와 그 가족들에게 피해를 끼쳐 미안하다고 말하고 돈의 사용처 등에 대해서는 진술 거부권을 행사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변호인과 상의하고 추가 조사를 받는다며 귀가했는데, 불행한 소식을 전해 들으니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사법연수원 25기로 변호사 생활을 하다가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 17대에 이어 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2009년 9월에는 단국대 부지 개발과 관련해 금품을 받은 혐의로 징역 1년에 추징금 1억원을 선고받은 형이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했다. 김 위원장은 원전 부품 관련 납품 청탁과 함께 수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징역 8년에 벌금 1억2천만원, 추징금 4억2천400만원을 선고받았던 김종화(50) 전 한수원 부장의 형이다. 김 전 부장은 고리 2발전소(3·4호기)의 취·배수구 바닥판 교체공사와 관련해 업자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부산지검 동부지청 원전비리 수사단의 수사도 받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제주 관광선 사업 맡게 도와달라” 억대 로비

    “제주 관광선 사업 맡게 도와달라” 억대 로비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의 지지 조직 ‘근혜봉사단’ 이성복 전 중앙회장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면서 정치권 안팎에 파장이 예상된다. 검찰이 박 후보 지지단체 대표의 비리를 수사하는 것은 처음이다. 검찰 수사는 제주도 관광선 사업과 관련해 이 전 회장 등에 대한 개인 비리에 초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이 전 회장이 친박계 실세인 A씨에게 청탁 전화를 걸었다고 주장하고 있어 검찰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현 정부 주변 인물들이 이권 사업에 관여해 청탁이 오간 사실이 드러나면 도덕성 논란이 일 수 있다. 11일 검찰에 따르면 지난 1월에서 5월 사이 제주도 관광선 사업을 하는 B씨가 “제주도 관광선 사업을 우리가 하기로 계약이 됐는데 ‘위’에서 압력이 들어와 다른 곳에서 사업권을 가로챘다”며 “다시 사업권을 딸 수 있게 도와달라”며 D사 이모 부회장을 찾아가 청탁했다. 이 부회장이 이 전 회장과 친분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 전 회장에게 부탁을 해달라”며 1억 5000만원도 건넸다는 것이다. 이어 이 부회장은 이 전 회장에게 B씨 사업을 부탁했고, 이 전 회장은 A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 전 회장은 “A씨에게 ‘사업 좀 봐달라’고 전화했다. 그러나 지인의 부탁을 받고 전화를 한 것일 뿐 금품은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일단 ‘B씨, 이 부회장, 이 전 회장’까지는 금품이나 청탁이 오고간 것으로 보고 이들에게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 금융거래 내역을 전방위로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향후 이 전 회장이 청탁 대가로 돈을 받았는지와 이 전 회장의 주장대로 A씨에게 전화를 했는지, A씨가 사업과 관련해 영향력을 행사했는지에 대해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이 알선 명목으로 돈을 받았다면 청탁 내용의 성사 여부와 상관없이 처벌이 가능하지만 A씨 등 공무원은 대가를 받고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행동을 취했어야 처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제주 관광선 사업을 둘러싼 외압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전 회장이 제주 관광선 사업과 관련해 A씨에게 청탁 전화를 했다는 주장과 함께 B씨가 이 부회장에게 돈을 건네며 ‘위’에서 압력이 들어와 자신의 사업권을 가로챘다는 주장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B씨 주장처럼 B씨가 사업권을 잃은 것이 외부 입김 때문이라면 또 다른 비리 수사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단독]이성복 근혜봉사단前회장 비리 수사

    [단독]이성복 근혜봉사단前회장 비리 수사

    검찰이 지난해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의 지지 조직이었던 ‘근혜봉사단’의 이성복 전 중앙회장을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검찰이 대선 당시 박 후보 지지단체 대표의 비리를 수사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 전 회장이 친박(친박근혜)계 실세인 A씨를 거론하며 사업 관련 청탁 전화를 했다고 주장해 이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해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박찬호)는 이 전 회장이 평소 알고 지내던 D사 이모 부회장으로부터 제주도 관광선 사업과 관련해 청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친분이 있는 B씨로부터 “제주도 관광선 사업권을 딸 수 있도록 이 전 회장에게 부탁하고 전해 달라”며 1억 5000만원을 받은 의혹을 사고 있다. 이어 이 부회장은 지난 3월 이 전 회장에게 이와 관련한 청탁을 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지난 1~5월 금품이 오간 것으로 보고 해당 기간 이 전 회장과 이 부회장 등 관련자들을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알선수재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계좌 추적을 하고 있다. 이 전 회장은 서울신문과 만나 “이 부회장의 부탁을 받고 제주도의 담당 관공서에 연락했더니 이미 다른 곳에서 하기로 얘기가 끝났고 변경이 안 된다고 했다. 그래서 A씨에게 전화를 걸어 ‘사업 좀 봐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인 부탁이라 인지상정의 마음으로 전화는 몇 통 해줬지만 이후 상황은 잘 모른다”며 “B씨가 나에게 전달하라고 준 돈을 이 부회장이 중간에서 가로챈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 전 회장은 2010년 11월 설립된 근혜봉사단 중앙회장과 한국비보이연맹 총재를 맡았다가 올 초 두 단체에서 모두 물러났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한수원 간부, 인천지역 전동기 제조업체서도 수뢰

    인천지검이 원자력발전의 핵심 부품인 전동기를 제조하는 지역 업체가 한국수력원자력 간부들에게 금품 로비를 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원전비리수사단의 수사에 이어 인천지검에서도 한수원 간부에 대한 금품 로비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인천지검 특수부(부장 신호철)는 9일 인천 지역 전동기 제조업체인 C사 대표 김모씨 등이 한수원 측 인사를 상대로 금품 로비를 한 정황을 포착하고 사실관계를 규명하고 있다. 검찰은 C사가 조성한 비자금 규모와 로비 금액을 파악하기 위해 2006년 1월부터 김 대표 등 C사와 계열사 임직원 19명을 비롯해 C사와 계열사들의 금융거래 내역도 추적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C사가 비자금을 조성해 한수원 측에 로비한 사실을 입증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 조사에서 C사 임직원들은 지난 5~7월 원자력 발전 핵심 부품인 전동기 내 주물 등에 관한 재료시험보고서 5장을 위조·행사하고 납품 대금 1억 2600만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지난달 24일 C사의 남동공단과 송도국제도시 사무실을 각각 압수수색해 한수원에 납품한 원전 부품에 대한 시험성적서, 품질검증서 등을 확보했다. 이 업체는 기준에 미달하는 원전 부품을 시험성적서나 품질검증서를 조작, 기준에 맞춰 납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대검찰청은 원전 비리 수사를 부산지검 동부지청 원전비리수사단을 비롯해 전국 6개 지검·지청에 배당했다. 한편 인천지검은 최근 불구속 기소된 나근형 인천시교육감의 뇌물 수수와 관련해 시교육청 소속 공무원 50여명의 청탁성 뇌물 제공 정황을 파악해 수사하고도 한 명도 기소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수사 초기 인천 G고 교장 등 학교 관계자들을 수사선상에 올려놓고 2009년 1월부터 이들의 자금 거래 내역을 훑었다. 인천 지역 A농협 지점장도 나 교육감의 뇌물수수에 연루된 정황을 파악하고 자금 흐름을 추적했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 5일 나 교육감만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검찰이 수사한 공무원이 50여명에 달하고 시교육청 공무원 16명이 건넨 뇌물이 4800만원에 이르는 것을 확인했다. 검찰은 “뇌물공여자들이 수사에 협조했고 뇌물수수 액수도 작아 형사 입건이나 기관 통보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4대강 입찰 커넥션·비자금 조성의혹 대형건설사 전·현 임직원 곧 줄소환

    4대강 사업 의혹과 관련한 검찰 수사가 입찰 담합에서 비자금 수사로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고질적인 건설사들의 비자금 조성과 정·관계 로비가 드러날지 주목된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여환섭)는 9일 4대강 공사에 참여한 대형건설사와 설계업체 임직원들이 공사비를 빼돌려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확인하고 사용처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조만간 대형 건설사 전·현직 임직원들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날 하청업체 2곳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현대건설 토목사업본부 임원 이모씨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지난 8일에는 회삿돈을 빼돌려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김영윤(69) 도화엔지니어링 전 회장을 구속한 데 이어 1차 시공사인 대우건설 본부장급 임원 옥모(59)씨에 대해서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도화엔지니어링이 설계수주 청탁과 함께 대우건설에 4억원, GS건설에 2억원을 건넨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도화엔지니어링과 대우건설, GS건설 등 시공사와의 유착관계를 확인한 만큼 다른 설계업체들에 대해서도 수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4대강 관련 공사를 따내기 위해 대형 건설사들에 금품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공사용 중장비 운영업체인 G사, 수주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알려진 설계·감리 업체 ㈜유신 등을 수사선상에 올리고 관련 의혹을 파헤치고 있다. 또 업체들이 조성한 비자금이 정·관계 인사에게도 전달됐는지 등 각종 의혹들도 파헤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대우건설 본부장급 임원 옥씨와 김 전 회장 등을 상대로 비자금의 구체적인 사용처를 조사하고 있다. 이들이 정·관계 인사에 로비를 한 정황이 포착되면, 발주처에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수주 편의를 봐 주는 등 4대강 사업 비리의 상납구조가 드러날 전망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5월 입찰담합 의혹과 관련된 건설사와 설계업체 30여곳을 압수수색해 참고인 조사를 벌여 왔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시론] 부정청탁 금지법, 이젠 국회가 나설 때/최진욱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

    [시론] 부정청탁 금지법, 이젠 국회가 나설 때/최진욱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한국은 세계 15위권의 경제력을 보이고 있다. 1960년대 초반만 해도 1인당 국민소득이 100달러도 채 되지 않은 최빈국에서 선진국과 어깨를 견줄 수 있는 경제 성장을 한 것은 가히 기적과도 같다. 반면 2012년 정부의 부패 정도를 나타내는 국제투명성기구의 부패인식지수는 세계 45위에 그쳤다. 최근 전·현직, 직위, 부처를 막론하고 연일 쏟아져 나오는 공직 사회의 부패 사건은 청렴에 관한 우리나라의 현 주소이다. 부패에는 거의 필연적으로 공직자가 개입되어 있다. 공직 사회의 부패를 척결하지 않는 한 부패 문제의 해결은 요원하다. 부패가 발생하는 복잡성만큼이나 그 해결도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패에 가담한 공직자에 대한 예외 없는 처벌과 함께 부패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중요하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부패 인식에 관해 선진국 수준으로 평가받는 홍콩과 싱가포르도 과거 극심한 부패를 그렇게 해결했다. 최근 국민권익위원회는 부패 방지를 위한 중요한 법 제정을 추진하였다. 공직자가 알선·청탁이나 사적인 이익에 매몰되어 공직을 개인적 이익 추구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긴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부정청탁 금지법)이 그것이다. 그렇게 추진되었던 이 법이 입법예고 이후 1년 동안 논의를 거쳐 드디어 국무회의를 통과하고 국회에 제출되었다. 입법예고 기간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것에 비해 과잉처벌을 우려하는 정부 부처와 협의를 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국무회의를 통과한 정부안이 원안보다 후퇴했다는 비판적 시각도 제기되고 있는 등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가장 쟁점이 되고 있는 부분은 공직자가 금품을 수수할 때 어떻게 처벌할 것인지에 대한 규정이다. 원안에서는 100만원을 초과한 금품을 수수한 경우에는 형사 처벌, 100만원 이하인 경우에는 과태료를 물리도록 하였다. 이번에 국회에 제출된 정부안에서는 직무와 관련하여 또는 직위나 직책 등에서 유래하는 사실상의 영향력을 통하여 금품을 수수한 경우는 형사 처벌하는 것으로 조정되었다. 그 외에 직무와 관련 없는 금품은 기부, 후원 등 명목 여하를 불문하고 과태료로 제재한다. 정부안은 무조건 공직자를 형사 처벌하는 것보다, 엄하게 처벌할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기준점을 무엇으로 정할 것인지를 고민한 결과물이다. 직무관련자가 제공하는 금품은 향후 청탁을 위한 일종의 ‘보험적 성격’이 있기 때문에 100만원보다 적은 금액이라고 해도 엄격한 잣대로 처벌해야 하는 것이 옳다. 이번 정부안은 이러한 부분이 반영되었다는 점에서 원안에 비해 약화된 것만은 아니다. 후퇴, 반쪽짜리 논쟁보다는 우리 사회의 청탁 관행과 공직부패 근절을 위해 향후 국회에서 부정청탁금지법의 취지가 훼손되지 않고 국민의 기대를 담을 수 있도록 힘을 보태야 할 때이다. 실제 이 법은 대가성 없는 금품수수 금지만이 아니라 부정청탁의 금지,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라는 의미 있는 장치들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부정청탁 금지는 일반 공직자보다 국회의원 등 정치인이 더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조항이다. 최근에도 한 국회의원이 지역구 교육감에게 인사 청탁하는 문자를 보낸 것이 문제된 적이 있다. 이제 이 법의 통과는 국회에 달려 있다. 우리 사회의 불신 중 국회와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가장 무겁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의 특권을 내려놓고 이 법의 통과에 나서야 할 때이다. 우여곡절 끝에 국회에 제출된 부정청탁금지법이 국회의원의 손에서 온전히 그 초심을 지켜갈 수 있길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간절히 희망해 본다.
  • 도화엔지니어링 회장 구속… 4대강 정·관계 로비 집중수사

    4대강 사업 과정에서 거액의 회사 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영윤(69) 도화엔지니어링 회장이 8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구속됐다. 영장실질심사를 맡은 전휴재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는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검찰은 김 회장의 신병을 확보한 만큼 대우건설, GS건설 등 건설사 및 정·관계 로비 여부를 집중적으로 파헤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은 도화엔지니어링이 수주청탁과 함께 대우건설에 약 4억원, GS건설에 약 2억원을 건넸다는 회사 관계자의 진술을 확보하고 김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4대강 사업 관련 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여환섭)는 이날 4대강 사업 당시 설계용역을 수주했던 설계·감리업체인 주식회사 유신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유신 본사를 압수수색해 회계장부와 결재 서류,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회사 임직원 등 관련자들을 불러 정·관계 로비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최근 유신이 4대강 공구 설계를 수주하는 과정에서 회사 돈을 유용해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4대강 사업 과정에서 수십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는 대우건설 본부장급 임원 옥모(57)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옥씨를 상대로 비자금의 사용처 및 2009년 4대강 공구 설계를 가장 많이 따내 급성장한 도화엔지니어링과의 커넥션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은 앞으로 이들 업체를 포함한 4대강 사업 참여 업체들이 비자금을 조성했는지와 돈의 용처 등을 규명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MB 측근’ 박영준에 원전 로비자금 전달 정황

    원전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은 한국정수공업이 특혜성 정책자금을 지원받는 과정에서 이른바 전 정권 실세였던 ‘영포라인’ 브로커들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를 펴고 있다. 7일 부산지검 동부지청 원전비리 수사단에 따르면 영포라인 브로커 오희택(55·구속)씨와 함께 한국정수공업으로부터 13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구속된 새누리당 당직자 출신 이윤영(51·구속)씨가 올 초 한국정수공업 이모(75) 회장에게 보낸 문건을 확보했다. 이 문건에는 영포라인 실세였던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등의 개입을 시사하면서 “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우선적으로 금전적인 문제를 해결했다. 저는 한국정수공업을 위해 일한 것밖에는 없는데 왜 중간에서 이런 고통을 당해야 하느냐” 등의 내용이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씨 등은 박 전 차관을 거론하며 다양한 사업에 대한 로비 자금 명목으로 이 회장에게 80억원을 요구해 13억원을 받아냈다. 이 같은 정황으로 미뤄 실제로 한국정수공업에 정책자금 지원이 이뤄졌지만 이들이 직접 지원금 대상 기업 선정에 영향력을 미칠 수는 없다는 점에서 정치권 실세 개입설에 힘이 실리고, 박 전 차관이 의심을 사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가 보낸 문건 내용에 대한 사실 확인 작업과 함께 박 전 차관에게 금품이 전달됐는지 살펴보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박 전 차관을 소환 조사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2008년 11월 김종신(67)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에게 한수원 직원 A씨의 인사 청탁과 함께 2000만원을 전달한 혐의(배임증재 등)로 원전 설비업체인 H사 송모(52) 전 대표를 구속 기소했다. 송씨는 A씨로부터 돈을 받아 김 전 사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송씨는 또 2007년부터 2008년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 2곳에서 모두 47억원가량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사장은 2009년 7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5차례에 걸쳐 원전 수처리 전문기업인 한국정수공업의 이 회장으로부터 납품계약 체결 등에 대한 편의 제공 청탁과 함께 1억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달 24일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이와 함께 이날 원전 정보통신 장비 납품과 관련한 청탁과 함께 업자로부터 1500만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 등)로 박모(48) 한국수력원자력 차장을 구속 기소하고 금품을 제공한 A사 정모(45)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 한편 대검찰청은 원전 부품의 품질증빙서류를 위조한 혐의(사문서 위조 및 사기) 등으로 납품업체 관계자 등 10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창원지검 등 전국 7개 검찰청은 지난 5일 도주 우려 등을 고려해 관련자 13명에 대해 동시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 중 납품업체 직원 3명에 대해서는 영장이 기각됐다. 검찰은 이들의 신병을 확보한 만큼 원청업체나 한수원 등을 상대로 한 금품 로비 여부 등 추가 범죄를 파악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달 말까지 부품 품질증빙서류 위조 사건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취업미끼로 1억 받은 현대차 前 노조간부 해고

    현대자동차는 7일 취업 알선을 미끼로 동료 직원들로부터 1억원을 받은 전 노조간부 A(36)씨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어 해고를 결정했다. 전 대의원 A씨는 지난해 부서 동료 직원 2명으로부터 “인사팀 담당자를 잘 알고 있어 자녀가 채용될 수 있도록 힘을 써 주겠다”며 5000만원씩 모두 1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피해자들에게 허위 차용증을 써 주기도 했다. 현대차 징계위원회는 “변제 의사가 없는 상태에서 취업 청탁을 명목으로 직장 동료에게 1억원을 받아 가로채고 타인의 취업 행위에 개입한 것은 반사회적인 범죄 행위이고, 회사의 윤리행동 지침을 위반한 것인 만큼 더 이상 고용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며 해고를 결정했다. 돈을 준 직장 동료 2명도 지난달 A씨를 사기죄로 경찰에 고소했다. 현대차에서는 2005년에도 노조간부를 포함한 20명이 취업 비리로 사법처리됐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성역 없는 부패 감시 보도가 더 많아지길/심영섭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강사

    [옴부즈맨 칼럼] 성역 없는 부패 감시 보도가 더 많아지길/심영섭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강사

    국제투명성기구(TI)가 발표한 2013년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에서 한국은 조사대상 176개국 가운데 45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에서는 27위에 등재되었다. 지난 7월 한 달간 신문에 게재된 기사를 보면 국제투명성기구의 조사방식의 모호성과 관계없이 우리나라가 부패한 국가 가운데 하나인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전직 국세청장과 국세청 고위공무원이 기업으로부터 뇌물을 받고 세무조사를 무마해 주었고, ‘전 재산이 29만원밖에 없다’던 전직 대통령과 그의 친인척은 강도 높은 세무조사에서 숨겨놓은 재산이 밝혀지고 있다. 또한 금융감독원 국장이 주가조작 검사를 눈감아 주는 대가로 뇌물을 받았고, 원자력발전소 부품 납품과 관련하여 금품이 오갔다. 다행인 것은 이러한 부패 고리를 끊을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일명 김영란법)’이 7월 30일 국무회의를 통과하여 국회에서 입법절차만 남았다. 그러나 국무회의를 통과한 법률안은 지난해 8월 국민권익위원회가 입법예고했던 ‘직무 관련성에 관계없이 모든 금품수수를 형사처벌한다’는 방침에서 많이 후퇴하여 이해관계자가 직접 부정청탁을 하더라도 금품이 오가지 않거나 직무관계성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에 제재하기 어렵다. 그래서 언론의 환경감시는 법 제정과 관련 없이 살아 있어야 한다. 서울신문은 지난해 5월 18, 19일 이틀에 걸쳐서 “성남시장이 통합진보당 당권파가 설립한 사회적 기업인 ‘나눔환경’에 성남시 청소용역 특혜를 줬다”고 보도했다. 서울신문은 복수의 관계자를 취재하고, 탐사를 통해 특혜의혹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이 보도에 대해 성남시와 성남시장은 손해배상과 정정보도를 청구하는 소송을 법원에 냈지만, 지난 4일 패소했다. 설령 성남시가 아무런 대가 없이 나눔환경에 청소용역을 주었다 하더라도 보도는 정당하다. 통합진보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성남시장 선거과정에서 후보사퇴를 했고, 이후에 통합진보당 관계자가 설립한 청소용역업체가 용역을 맡았다면 ‘특혜’라고 의심받을 만한 충분한 정황이 있다. 그러나 법으로는 이러한 의혹을 처벌할 근거가 모호하다. 성남시와 나눔환경의 ‘특혜의혹’의 경우 절차상 문제가 없었으며, 금품이 오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러한 ‘권력형 특혜’는 언론이 보도하지 않으면 대부분 조용히 묻힐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성남시와 나눔환경’ 비판기사와는 사뭇 거리가 먼 기사도 있었다. 서울신문은 7월 22일자에서 골프가 ‘운동·취미보다는 접대·로비수단으로 변질’되어서 공직사회에서 골프를 금지시켰지만, 지난 5년간 공무원 부패는 줄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이유로 실효성 없는 골프 금지령을 해제하여 공무원 골프를 허용하면 ‘매년 1조 9839억원의 경제 파급효과와 5만 4097명의 고용효과를 창출한다’는 업계의 주장도 담았다. 그러나 검증할 수 없는 수치를 나열하기보다는 공무원 골프 금지령을 해제하더라도 부정부패의 고리를 끊고 청렴도를 높일 수 있는 대안에 대한 심층기사가 더 절실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민사2부의 1심판결은 ‘언론의 자유’를 보장한 판결이었다. 그러나 이제 첫 관문이다. 부패한 권력에 맞서기 위해서는 ‘적자’ 경전철이나 ‘녹차 호수’ 4대강 부실공사와 같이 문제가 있는 곳에 찾아가 탐사하여 의혹을 풀어야 한다. 그래서 서울신문이 진실을 위해 살아 있음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쇤네와 같은 처지에 놓인 아녀자들은 아침에 바람 불고 저녁에 비가 내리는 속에 외로운 등불과 차디찬 벽을 마주하는 것은 참으로 견디기 어렵습니다. 도감 어른께서도 평생을 두고 감당해야 할 등허리의 무거운 짐을 벗어날 길이 없겠으니, 그 또한 동병상련이 아니겠습니까.” “그것이 아닙니다. 시생의 등을 짓누르는 무거운 등짐 때문에 세상살이가 홀홀치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남의 고통도 알게 되었답니다. 시생의 등에 짐이 없었다면, 몸을 낮추고 사는 법을 몰랐을 것이오. 수레가 치받이길을 오를 때, 짐의 무게 때문에 헛바퀴가 돌지 않듯이 고개치 하나를 넘을 때마다 시생을 꼿꼿하게 일으켜 세워준 것은 등에 진 무거운 짐이었지요.” 그제야 정한조는 크게 웃고 나서 향임이 건네는 술을 받아 마셨다. 자리가 길어지면서 좌석을 같이한 질청의 구실살이들은 거나하게 취해서 수다스러워졌다. 멀리 상석에 현령과 반수가 자리를 잡았고 분단장 곱게 한 기녀들까지 끼어 앉아 거북했던 상단은 주는 대로 받아 마셨지만, 정신들이 말똥말똥하였다. 반수는 그 자리에서 결옥된 두 염간들을 방면하겠다는 현령의 약조를 받아냈다. 소금 상단이 적소를 섬멸한 공로가 있었기에 반수의 청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 일행이 구실살이들의 배웅을 받으며 관아를 나섰을 때는 벌써 해가 지고 있었다. 반수는 객사로 들고 나머지는 관아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염막을 찾았다. 말래까지 가자면 자정을 넘겨야 하기 때문이다. 그날 밤은 송석호의 염막에서 기숙하기로 하였다. 그 역시 현령이 원상들을 위해 베푸는 소연이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그때까지 잠자리에 들지 않고 있었다. 송석호는 결옥된 염간들을 방면하겠다는 현령의 약조가 떨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뛸듯이 기뻐하였다. 종범인 염간들이 결옥되어 구초를 받게 되면 음흉하고 간사한 구실살이들이 송금을 어긴 것을 사주한 장본인을 밝혀내려 할 것이었다. 그렇게 되면 송석호 역시 무사하지 못할 것이었다. 반수가 아니었다면 감히 현령과 좌석을 같이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기 때문에 먼저 반수와 도감에게 청탁을 넣은 것이었다. 자린고비로 소문난 송석호도 그때만은 염막에다 술동이를 들여놓고 두루거리 밥상 위에는 방자고기를 수북하게 쌓아두고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행중은 비로소 퍼질러 앉아 처음부터 연배순이고 뭐고 파탈(擺脫)하고 잔을 돌리기 시작하여 밤을 지새웠다. 소식이 돈절되었던 길세만의 이름을 듣게 된 것은 행중이 이튿날 도방에 당도한 뒤였다. 마방에 갔던 만기가 헐레벌떡 뛰어들며 지금은 큰 우환 거리가 된 길세만이가 샛재 숫막에 당도하였다고 억죽박죽 소리를 질러댔다. 행중이 한결같이 작취미성으로 게슴츠레하여 맑은 정신 가진 사람이 몇 되지 않았는데, 처음에는 만기가 무슨 흰소리를 저렇게 하나 해서 반신반의하였다. 그러나 샛재 숫막에서 행중이 마중하기를 기다린다는 말을 수상하게 여긴 배고령이 만기의 소매를 잡고 강다짐을 받았다. “그게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린가. 어진혼 빠진 사람처럼 갈팡질팡하지 말고 차근차근 얘길 하게.” “미역 짐 지고 현동 저자로 갔던 행중이 회정길에 우연히 숫막에 들렸다가 길동무와 마주쳤다고 합니다.” “적실한가?” “그 행중이 대낮에 허깨비를 보았겠습니까.” “길가놈이 어디로 가더란 말인가?” “접소로 오더랍니다.” “작반하는 일행은 없던가?”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만, 무슨 꿍심인지 일행이 있느냐고 물어보아도 속시원하게 대답은 않고 접소에 당도하면 상단 사람들에게 통기만 해달라고 몸 닳게 사정하더랍니다.” “길가놈 두고두고 끌탕이로군…… 채비할 겨를이 없네. 어서 가세.” 배고령이 급히 정한조와 천봉삼에게 알렸다. 세 사람이 서둘러 샛재로 달려갔다. 소문은 듣던 대로였다. 길세만은 허위단심 샛재 숫막에 당도한 일행을 발견하는 순간 정한조를 부둥켜안고 대성통곡을 터뜨렸다. 그동안 손톱여물 써는 마음고생이 많았던 탓이었다. 길세만에게 붙잡힌 정한조가 그를 냉큼 뿌리치지 못하고 엉거주춤하는 사이 다른 일행은 구월이가 거처하던 뒷방문을 열어제쳤다. 봉두난발이 된 한 사내가 아갈잡이에 뒷결박이 된 채 모잽이로 엎드려 있었다. 뒤늦게 뛰어든 정한조가 위인의 상투를 뒤틀어쥐고 면상을 천봉삼에게 들이댔다. 천봉삼이 고개를 끄덕였고, 그와 때를 같이하여 위인을 마당으로 끌어내어 육단을 시키고 무릿매를 내려 어육을 만든 다음, 그날로 말래 접소로 회정하였다. 적당의 두령이란 위인이 길세만을 곁꾼으로 수행시켜 당도한 곳은 그들의 소굴이 있던 산채였다. 쑥밭이 된 채로 버려진 산채를 한 바퀴 돌아본 다음 위인은 그곳에서 머뭇거리며 더 이상 움직일 낌새가 아니었다. 두 사람의 정체를 눈여겨보며 뒤를 밟고 있는 사람이라도 있을까 사뭇 조마조마하였던 길세만이 채근하였다. “해 지기 전에 여길 뜹시다.” 위인이 좋지 않은 안색으로 그를 힐끗 돌아다보며, 면박을 주었다. “뜨고 안 뜨고는 내가 작정한다. 네놈이 뭘 안다고 주책이냐?” “나는 뒤통수가 매식매식합니다.” “우리 일행을 수상하게 여길 사람은 없다.” “그럼 오늘은 여기서 야숙할 참이오?” “해가 져서 어둑어둑해지면, 수정암에 들어가 얼추 노루잠을 자고 떠나야 하겠다.”
  • 朴대통령 또 협업 부재 질타… ‘내각 군기잡기’

    朴대통령 또 협업 부재 질타… ‘내각 군기잡기’

    여름휴가를 마친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전면쇄신에 이어 6일 국무회의를 통해 내각에 다양한 주문을 쏟아냈다. 하반기 국정운영의 고삐를 다잡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읽힌다. 특히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새로운 변화, 새로운 도전”이라는 표현을 다섯 차례나 언급했다. 하반기 국정운영 목표를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안으로는 그렇게 노력해 나가면서 밖으로는 세계에 대한민국을 알리고 세계를 상대로 외교력을 넓히며 경제를 살리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는 대한민국의 세일즈 외교 대통령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려고 한다”면서 “앞으로 민생을 위한 강력하고 추진력 있는 정부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정부 부처 간 ‘협업 부재’ 현상을 또다시 질타했다. 전날 청와대 참모진 교체와 더불어 공직사회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 해석된다. 각 부처 장관들이 모인 국무회의 석상이라는 점에서 내각에 대한 ‘군기 잡기’로도 볼 수 있다. 박 대통령은 “최근 감사원 감사 결과를 보면 정보 개방과 공유가 부처 간은 물론이고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행정부와 사법부에 이르기까지 국가 전반에 걸쳐 미흡한 걸로 지적됐다”면서 “특히 국가적으로 중요한 정보를 보유한 기관들이 자신들의 정보를 공유하고 개방하는 건 꺼리면서 다른 기관 정보는 요구하는 이기적 행태가 심각한 걸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이어 “새 정부에서는 칸막이나 부처 이기주의란 말이 나오지 않도록 제대로 된 협업 실천에 박차를 가해 달라”고 지시했다. 박 대통령의 협업 부재 지적은 최근 한 달 동안 벌써 세 번째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달 9일 주택 취득세 인하 문제를 둘러싼 국토교통부와 안전행정부 간 불협화음 문제를, 같은 달 15일에는 공항 입국장 면세점 설치 문제와 다문화 정책을 둘러싼 관련 부처 간 엇박자 문제를 각각 거론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또 공직자들의 ‘처신’ 문제도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사초(史草) 증발’ 사태와 원전 비리 등을 ‘다시 있어서는 안 될 잘못된 사건’이라면서 “국무위원들은 각 부처가 가진 문제점을 바로잡고, 공무원들이 과거에 안주하지 않고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고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새 변화와 도전에 적극 나서서 개혁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다. 최근 ‘부정청탁금지 및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법’(일명 김영란법) 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국회에 제출된 것과 관련, 그는 “이 법을 계기로 모든 공직자가 초심으로 돌아가 공직에 대한 자세와 공직윤리를 가다듬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언급하면서 “상반기 중 정부는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의 틀을 마련했다. 하반기에는 제대로 작동해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가 나타나게 모든 부처가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사설] 권력형 원전비리 성역 없는 수사가 답이다

    원전 비리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현대중공업의 전·현직 임직원이 원전 비리에 가담한 것이 드러나 충격을 준 데 이어 ‘권력형 게이트’로까지 번질 조짐이다. 검찰은 최근 이명박(MB) 정부의 권력실세로 통한 ‘영포라인’(경북 영일·포항 출신)의 원전 브로커 오모씨와 여권 고위 당직자 출신 이모씨를 잇따라 구속했다. 이들은 MB정부 시절 ‘왕차관’으로 불린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을 거론하며 업체에 로비 명목으로 80억원을 요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원전 비리 파문이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국내의 대표적인 대기업이 현금다발을 들고 해외 원전에 금품로비를 벌이면서 우리 원전의 신용과 국가공신력은 땅에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 원전은 국가 기간산업 중의 기간산업이다. 일개 원전 부품업체의 브로커가 권력의 뒷배를 믿고 업계의 ‘슈퍼갑’인 한국수력원자력 고위직 인사청탁에까지 관여했다니 국민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 악성 스캔들이 아닐 수 없다. 비리의 커넥션이 어디까지 뻗칠지 모른다. 지난 정부의 핵심 인사들이 해외 원전 수출 등 자원외교에 적극적이었다는 점에서 윗선 개입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야당 일각에서는 해외 원전 수출과 중소기업 정책자금 지원 전반에 대한 수사로 이어져야 한다는 주장도 편다. 원전 비리는 이미 권력형 부정부패 수준에 이르렀다. 검찰의 전방위 수사가 불가피하다. 성역 없는 수사만이 고질적인 비리 사슬을 끊을 수 있다.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원전 비리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UAE 원전은 역사상 첫 원전 플랜트 수출로, 국격을 높인 성취로 내세웠던 프로젝트가 아닌가. 원전 비리가 단순한 불량부품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것으로 고착화된다면 원전 르네상스정책 자체를 재고해야 할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정부가 ‘원전 비리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한 지 오늘로 꼭 두 달이 됐다. 원전 비리의 한 요인인 유착관계를 근절하고 원자력계의 순혈주의 타파를 위한 혁신적인 외부 인사 영입을 다짐했다. 이제 구체적인 성과로 보여줘야 할 때다. 원전 비리를 발본색원하지 않고 원전강국 신화만을 되뇌는 것은 공허한 일이다.
  • [기고] 달러 뇌물로 본 관료보호주의/김덕만 한국교통대 교수·전 국민권익위원회 대변인

    [기고] 달러 뇌물로 본 관료보호주의/김덕만 한국교통대 교수·전 국민권익위원회 대변인

    언제부터인가 뇌물을 받거나 주는 데 미국 달러화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최근 쇠고랑을 찬 고관대작들은 공히 뇌물로 거액의 달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 예로 지난달 허병익 전 국세청 차장은 CJ로부터 30만 달러를 받아 전군표 전 국세청장에게 전달한 혐의로 구속됐다. 2002년 손영래 전 국세청장은 SK 측으로부터 여행경비 조로 1만 달러를 받았고, 그후 4년이 흐른 2006년에 정상곤 부산 국세청장은 전군표 국세청장에게 청장 내정 축하금이라며 1만 달러를 건넸다. 이명박 정부 때 국가정보원장을 지낸 원세훈은 건설업자에게서 4만 달러를 수수한 혐의로 법정에 선다. 왜 이렇게 달러 화폐가 뇌물 수단으로 악용될까. 간단하다. 달러는 현금으로 수표와 달리 추적이 불가능하다. 국제기축통화인 달러화는 신권이 아닌 구권(헌 돈)이 널리 유통돼 어느 시점에 받았는지 알기 어렵다. 또 환전할 경우 뇌물로 받은 돈인지 아니면 자기 돈인지 증명하기도 어렵다. 추징금 수사를 받고 있는 전두환씨 집안에서 나온 돈 중에는 대통령 집권 시절에 통용되던 1만원짜리 낡은 구권이 대량으로 나왔다는 걸 보면 한국 원화 화폐는 이같이 수수시점 추적이나 추측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 달러화는 또 원화에 비해 거액 운송이 수월하다. 지난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1130원 내외다. 어림잡아 환산해 보면 100달러짜리 한 장이면 5만원짜리 두 장 이상의 가치다. 007가방 한 개에 5만원짜리를 넣으면 5억원 정도 들어간다고 하니, 100달러짜리는 11억원이 넘게 들어간다는 계산이 나온다. 노태우씨는 대통령 시절 기업 총수들로부터 사과 상자나 골프 가방에다 돈을 넣어 전달받았다고 하는데 당시 달러화를 넣었다면 원화 대비 10배 이상의 가치를 지닌 금액이 건네졌을 것이란 추측도 가능하다. 국제적으로 망신스럽기도 하고 창피스럽기도 하지만 국민권익위원회 청렴연수원의 ‘뇌물 변천사’ 코너에는 교육효과 제고 차원에서 1만원권 지폐를 넣은 사과상자 견본이 진열돼 있기도 하다. 요즘 구속된 비리공직자들이 받은 달러 뇌물에 대해 대가성이 있느냐 없느냐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비리공직자들은 한결같이 ‘꾼 돈’ ‘친인척이 준 돈’ ‘경조금’ ‘선물’ 등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무리 해명을 잘해도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국민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20년이 넘도록 근무해 오며 연봉을 1억원 정도 받는 고위공직자가 돈이 없어 직무관련자에게 수만 달러를 꾼다는 것이 말이 될까? 또 어떤 대가성 없이 순수한 의미로 수만 달러의 축하금을 상사에게 갖다 줄 이유가 있을까. 그 돈이 뇌물이 아니라고 아무리 주장해도 대다수 국민들은 부정한 청탁에서 비롯된 금전수수로 믿는다. 이 같은 부정청탁 수수를 근절하겠다는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안’이 이번 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로 넘어갔다. 안타깝게도 이 법안은 정부 내 의견조율 중에 국민권익위 입법취지보다 훨씬 퇴보한 기형적인 법안이 돼 버렸다. 국회심의 과정에서 당초 입법취지대로 ‘대가성 유무에 관계없이 형사처벌’하는 조항을 복원하지 않으면 법 제정은 하나마나다.
  • [시론] 우리 역사 교과서 문제의 핵심은…/이호철 소설가·예술원 회원

    [시론] 우리 역사 교과서 문제의 핵심은…/이호철 소설가·예술원 회원

    내가 우리 작단에 소설가로 데뷔한 뒤 처음으로 특별 글 청탁을 받아 응낙했던 것이 바로 1956년 봄인가, 이 서울신문이었다. 그로부터 어언 60년 가까이 지나 모처럼 같은 서울신문에서 글 청탁을 받고 보니, 82세에 이르러 뭉클한 감회도 없을 수가 없고, 1970년대와 1980년대 두 번에 걸친 감옥살이를 비롯해 필자대로 파란만장하게 겪었던 숱한 일들이 새삼 한 아름으로 당겨온다. 그리하여 모처럼 기회가 닥친 이 자리에서 무슨 이야기를 써야 할 것인가. 오늘 2013년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가장 간곡하고 당면한 그리고 간절한 이야기를 내밀고 싶은데, 그것은 과연 무엇일까, 이 점을 두고 며칠을 곰곰 생각해 보았다. 그렇게 얻어낸 결론은 다름이 아니었다. 요즘 항간에 부글부글 끓고 있는 우리네 중·고등학교의 ‘역사교과서’ 문제였다. 그렇잖아도 지난 7월 31일자 어느 신문에도 ‘청와대, 새누리당, 교육부가 검토 중인 역사교육 강화 4개 방안’이니, ‘국사(國史), 국사학과 독점 안 된다’느니 관련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는데, 그 점을 한번 이 자리에서 필자대로 제기해 볼까 한다. 1945년 해방 뒤의 우리네 역사는, 우선은 남북 양측 권력의 실황(實況)에 초점을 맞추어야만 확실한 답이 나온다는 것이 필자의 주장이다. 이를테면 남쪽의 초대 대통령 이승만과 북의 권력자 김일성, 이 두 사람만을 놓고 정면으로 한번 마주 비교해 보자. 1947년에 이승만이 ‘정읍(井邑) 발언’에서 남한만의 ‘단독정부’ 수립을 주장했을 때 당시 김구·김규식을 비롯해 이 나라 방방곡곡에서 반대의 물결이 회오리쳤었는데, 바로 그때 북에서는 그곳에 주둔했던 소련군 지휘하에 그 1년 전인 1946년 2월 8일 ‘북조선 임시인민위원회’라는 단독정부가 이미 출범해 있었다. 그러나 이승만은 만난(萬難)을 무릅쓰고 갖은 무리한 짓까지 서슴지 않으며, 좌익 쪽 스탈린의 졸개들인 박헌영 일당을 송두리째 탄압해 이 남쪽의 공산화를 막아냈던 것이었다. 1948년 4·19를 기해 북의 평양에서 북한 정권 주관으로 남북 협상이라는 것이 열렸을 때도 김구·김규식을 비롯한 남쪽 요인 여럿이 북으로 들어가지만 김구 일행은 그냥 돌아오고, 벽초 홍명희는 그대로 북에 남아 그해 8월에는 박헌영과 함께 북한 정권, ‘공화국’의 부수상이라는 자리를 맡기에 이른다. 그로부터 66년이 지난 현 2013년 시점에 와서 새삼 돌아보면, 그때 이승만이 거의 혼자 힘으로 해 냈던 그 일, 스탈린 휘하의 박헌영 일당을 무찌름으로써 우리 남한의 ‘공산화’를 막아냈던 그가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그리고 어떤가. 그 이승만은 지금도 그 뒤의 박정희·김대중과 함께 동작동의 묘소 속에 묻혀 있고, 부산 토성동 ‘이승만 기념관’이라는 곳에 가 보아도 그지없이 조촐하고 질박하지만, 북의 김일성과 김정일은 어떤가. 저들 부자(父子)의 시체는 엄청난 거금을 들여 보존, 온 세계에 유례가 없는 호화찬란한 사후 궁전까지 조성함으로써 전 인류의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어찌 한 나라의 권력이라는 것이 저 지경까지 이를 수 있다는 말인가. 필자는 바로 5년 전인 2009년에 우리네 남북이 겪어온 지나간 역사를 그 실상(實狀)대로 소설 형식으로 다룬 ‘별들 너머 저쪽과 이쪽’이란 책 한 권을 출간했었는데, 이번 기회에 교육부를 비롯해 관련 부처 담당자들이 관심을 가져준다면, 새로 책 제목부터 ‘손쉽게 읽을 우리네 근·현대역사’ 같은 것으로 고쳐 전국 중고생들부터 읽혔으면 싶다. 아무쪼록 관련 부처 담당자들부터 이 책을 한번 읽어주었으면 하는 간곡한 바람이다.
  • 원전 브로커 ‘박영준에 청탁’ 거론… 80억 받기로 했다

    원전 비리가 ‘권력형 게이트’로 비화하고 있다. 포항중·고교 재경동창회장으로 이명박(MB) 정부 때 실세였던 ‘영포라인’ 출신 브로커 오희택(55·구속)씨와 여당 당직자 출신인 이윤영(51)씨가 박영준(53) 전 지식경제부 차관을 거론하며 업체에서 80억원을 받기로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검찰 수사가 MB 정권 실세를 겨냥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원전 비리 수사단은 5일 이씨에 대해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에 대해 부산지법 동부지원 권기철 판사는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씨는 2009년 2월쯤 원전 수처리 전문업체인 H사 이모(75) 회장에게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원전을 수출하고 수처리 설비를 공급하려면 박 전 차관 등에게 청탁해야 한다며 로비 자금 명목으로 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또 이씨가 오씨와 함께 2010년 8월 H사에 정책자금 642억원을 편법 지원하는 데 깊숙이 개입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씨는 새누리당 중앙위원회 노동분과 부위원장과 총간사를 맡았다가 2006년 비례대표 서울시의원으로 선출됐다. 또 새누리당 서울시당 노동위원장과 부대변인을 맡을 정도로 신임을 받았다. 2009년에는 한국관광공사의 자회사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 상임감사로 위촉됐다. 검찰은 이들이 UAE 원전 수출이 성사 단계에 들어간 2009년 11월 박 전 차관 등을 재차 거론하면서 이 회장과 논의한 끝에 수주 금액(1000억원)의 8%를 받기로 한 정황을 포착했다. 특히 이 가운데 60억원은 오씨가, 나머지 20억원은 이씨가 챙기기로 물밑 약속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오씨는 이후 이 회장으로부터 일단 10억원을 받아 3억원을 이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오씨 등에게 전달된 돈이 김종신(67·구속)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과 박 전 차관 등을 상대로 한 로비에 실제 사용됐는지 집중 추궁하고 있다. 이씨가 최근까지 약속한 돈을 모두 받지 못하자 이 회장에게 강력하게 항의하면서 우선 20억원을 달라고 요구하는 편지까지 보낸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오씨와 이씨가 원전 업체로부터 받은 구체적인 액수나 경위 등은 아직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사설] 검찰, 국세청 비리의혹 규명에 명운 걸라

    검찰이 CJ그룹으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수억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전군표 전 국세청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국세청은 역대 청장 19명 가운데 8명이 인사 청탁, 탈세 묵인, 세무조사 무마 등의 비리로 사법처리되거나 불명예 퇴진했다. 그때마다 자정결의 대회, 개혁 등을 내세우며 명예회복을 다짐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그간의 자기반성이 한갓 겉포장에 불과한 것이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성실한 납세자로서는 울화통이 터질 일이다. 검찰은 국세청 비리의혹 규명에 명운을 건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전 전 청장은 2006년 7월 국세청장 취임 당시 법인납세국장이던 허병익 전 국세청 차장이 신동기 CJ글로벌홀딩스 부사장으로부터 건네받은 30만 달러와 고급 시계 등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전 전 청장은 20만 달러와 여성용 시계를 취임 축하로 받았을 뿐 대가성은 없었다는 취지의 자술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전 전 청장이 CJ 측으로부터 돈을 받은 그해 국세청은 이재현 CJ 회장의 주식 이동 과정을 조사해 3560억원의 세금을 탈루한 정황을 포착하고서도 세금을 한 푼도 징수하지 않았다. 수억원의 돈을 단지 인사치레로 받았다는 말을 정말 믿으라고 하는 것인지 의아할 따름이다. 검찰은 수사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선량한 납세자를 우롱하는 세무당국의 고질적 비리를 발본색원해야 한다. 그래야 과세와 세무조사에 대한 신뢰도 확보할 수 있다. 무엇보다 검찰은 2008년 이 회장의 3000억원대 차명재산이 드러났는데도 국세청이 조세 포탈 혐의로 이 회장을 고발하지 않은 이유를 밝혀야 한다. 당시 국세청은 CJ가 1700억원대 양도소득세를 자진납부하자 더 이상 문제삼지 않았다. CJ의 로비를 받은 고위공직자나 정치권의 입김 때문에 이 회장이 고발되지 않은 것은 아닌지 규명해야 한다. 검찰은 CJ그룹을 둘러싼 각종 로비 의혹도 낱낱이 밝혀야 한다. 업계에서는 CJ 측이 방송통신위원회 등을 상대로 한 로비를 통해 독과점 우려에도 불구하고 2009~2010년 프로그램 공급 업계 2위인 ‘온미디어’를 인수했다는 의혹이 끊이질 않는다. 2007년 대선 당시 CJ 측이 이명박 전 대통령 측근에게 수억원의 대선자금을 건넸다는 진술도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덮어 놓을 게 아니다. 대선 이후에도 이 측근을 통해 로비를 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 전군표 前국세청장 영장 청구… 檢, 다음은 전직 청장 줄소환

    전군표 前국세청장 영장 청구… 檢, 다음은 전직 청장 줄소환

    검찰이 2일 CJ그룹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전군표(59) 전 국세청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CJ그룹의 국세청 로비 의혹에 대한 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검찰은 2006년 CJ 세무조사 당시 국세청 고위직에 있었던 전 전 청장, 허병익(59) 전 차장, 송광조(51) 서울청장 등의 혐의를 어느 정도 밝혀낸 만큼 이에 대한 추가 수사와 함께 2008년 세무조사 무마 의혹에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2006년에 이어 2008년까지 이어진 CJ그룹과 국세청 전·현직 고위간부들의 지속적·정기적인 커넥션 의혹을 규명하겠다는 것이다. 검찰은 또 다른 현직 지방국세청장을 비롯해 당시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관계자 등 세무조사에 관여했던 인사들의 추가 연루 여부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대진)는 이날 CJ그룹으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30만 달러(약 3억 3000만원)와 고가의 명품시계를 받은 혐의로 전 전 청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전 전 청장은 지난 1일 오전 검찰에 출석해 14시간에 걸친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으며 혐의를 대부분 시인했다. 다만 금품의 대가성과 영향력 행사 여부에 대해서는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 전 청장은 금품 수수 사실은 인정한다는 내용의 자술서를 제출했으며 출석 당시 CJ 측으로부터 받은 명품시계도 제출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이 있고 사안이 중대하다. 금품 수수 행위에 대가성과 직무 관련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영장 청구 이유를 밝혔다. 전 전 청장은 2007년 정상곤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으로부터 인사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이후 또다시 구속될 처지에 놓였다. 전 전 청장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3일 오후 2시 김우수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전 전 청장의 구속 여부는 3일 밤 늦게 결정된다. 전·현직 국세청 수뇌부들이 CJ그룹으로부터 접대, 향응, 금품 등을 받은 사실이 속속 드러나면서 다음 수사선상에 오를 국세청 인사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세청은 2006년 이재현(53·구속 기소) CJ그룹 회장의 주식 이동 과정을 조사해 3500여억원에 달하는 탈세 정황을 확인하고도 단 한 푼의 세금도 추징하지 않았다. 또 이 회장의 차명재산이 드러난 2008년 세무조사 당시에도 검찰에 고발하지 않았다. 당시 ‘수사기관에 고발해 달라’는 수차례의 경찰 협조 요청을 묵살하는 과정에서 CJ 측의 전방위적인 로비가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2008년 세무조사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2008년 당시 검찰 고발을 결정했던 국세청 조사심의위원회 위원들과 함께 한상률 전 국세청장, 2009년 한 전 청장의 사퇴 이후 업무를 대행한 허 전 차장, 이현동 당시 서울지방국세청장 등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2008년 CJ그룹 세무조사 무마 의혹에는 국세청은 물론 MB(이명박) 정부 실세들까지 로비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어 검찰 수사가 정계로 확대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