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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여야, 근거 없는 폭로전과 감정적 대응 자제해야

    쏟아진 ‘카더라 통신’ 수준 의혹 ‘상생의 정치’ 궤도 이탈 말아야 국회 국정감사에서 야당은 어제도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 의혹과 관련한 공세를 이어 나갔다. 김재수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야당이 단독 처리함에 따라 일주일 동안이나 파행을 거듭한 국감이다. 이후 국민의 따가운 눈총을 의식한 듯 간신히 국감을 정상화시킨 여야 3당의 지도부는 한결같이 ‘민생’을 합의 이유로 내세웠다. 그럼에도 야당 의원들은 정상 가동 첫날인 그제도 이전 국감과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정치 공세로 일관하는 모습이었다. 야당은 그것도 모자라 정상화 이틀째인 어제도 민생 국감으로 회귀할 가능성을 보여 주기는커녕 근거 없는 의혹의 확대 재생산에만 목숨을 거는 모습이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이 출범하는 과정은 그동안 우리 사회의 상식과 관행으로는 이해가 쉽지 않은 대목도 없지 않다고 본다. 그런 만큼 국감 대상이 되는 것은 자연스럽다. 다만 두 재단의 국회 소관 상임위인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정확한 출범 과정을 확인하고 문제가 있다면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근거를 제시하며 수사를 촉구하면 될 일이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이 전방위적으로 제기하는 의혹이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떠도는 ‘카더라 통신’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당사자들도 잘 알 것이다. 야당이 타깃으로 삼는 것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그리고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관련한 의혹에 그치지 않는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그제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국가정보원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 퇴임 후 머물 사저를 준비했다”고 주장했다. 어디에 있는 무슨 집으로 간다는 것인지 물증으로 뒷받침하지 못한 것은 물론이다. 청와대는 당연히 “박 대통령은 퇴임한 뒤 서울 삼성동 사저로 되돌아간다. 박 의원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신경전으로 무엇을 얻으려는 것인지 답답한 일이다. 민생 외면의 실상은 기획재정위에서도 드러났다. 기획재정부는 당장 조선·해운 구조조정 이후 철도와 화물연대의 연쇄 파업에 따른 해운·철도·육상운송의 ‘트리플 물류대란’을 해결해야 한다. 청년 실업과 저출산, 노령화 대책도 기재부 소관이다. 그런데 민생 해결은 간데없고 기재부 장관을 지낸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의 인사청탁 문제를 놓고 여야가 장시간 신경전을 벌였다니 한숨만 나온다. 인사청탁 의혹을 풀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무엇이 더 중요한지 최소한 국민의 시선이라도 의식하라는 것이다. 이런 국감으로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여야 의원들은 가슴에 손을 얹어 보기 바란다. 이제부터라도 ‘팩트’ 없는 주장의 남발은 여야를 막론하고 멈춰야 한다. 근거가 뒷받침되지 않은 폭로는 필연적으로 감정 대립을 낳고 ‘정치 파트너’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상생의 다른 표현인 ‘협치’를 잊힌 구호로 전락시키지 말라.
  • [사설] 여야, 근거 없는 폭로전과 감정적 대응 자제해야

    국회 국정감사에서 야당은 어제도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 의혹과 관련한 공세를 이어 나갔다. 김재수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야당이 단독 처리함에 따라 일주일 동안이나 파행을 거듭한 국감이다. 이후 국민의 따가운 눈총을 의식한 듯 간신히 국감을 정상화시킨 여야 3당의 지도부는 한결같이 ‘민생’을 합의 이유로 내세웠다. 그럼에도 야당 의원들은 정상 가동 첫날인 그제도 이전 국감과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정치 공세로 일관하는 모습이었다. 야당은 그것도 모자라 정상화 이틀째인 어제도 민생 국감으로 회귀할 가능성을 보여 주기는커녕 근거 없는 의혹의 확대 재생산에만 목숨을 거는 모습이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이 출범하는 과정은 그동안 우리 사회의 상식과 관행으로는 이해가 쉽지 않은 대목도 없지 않다고 본다. 그런 만큼 국감 대상이 되는 것은 자연스럽다. 다만 두 재단의 국회 소관 상임위인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정확한 출범 과정을 확인하고 문제가 있다면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근거를 제시하며 수사를 촉구하면 될 일이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이 전방위적으로 제기하는 의혹이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떠도는 ‘카더라 통신’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당사자들도 잘 알 것이다. 야당이 타깃으로 삼는 것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그리고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관련한 의혹에 그치지 않는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그제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국가정보원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 퇴임 후 머물 사저를 준비했다”고 주장했다. 어디에 있는 무슨 집으로 간다는 것인지 물증으로 뒷받침하지 못한 것은 물론이다. 청와대는 당연히 “박 대통령은 퇴임한 뒤 서울 삼성동 사저로 되돌아간다. 박 의원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신경전으로 무엇을 얻으려는 것인지 답답한 일이다. 민생 외면의 실상은 기획재정위에서도 드러났다. 기획재정부는 당장 조선·해운 구조조정 이후 철도와 화물연대의 연쇄 파업에 따른 해운·철도·육상운송의 ‘트리플 물류대란’을 해결해야 한다. 청년 실업과 저출산, 노령화 대책도 기재부 소관이다. 그런데 민생 해결은 간데없고 기재부 장관을 지낸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의 인사청탁 문제를 놓고 여야가 장시간 신경전을 벌였다니 한숨만 나온다. 인사청탁 의혹을 풀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무엇이 더 중요한지 최소한 국민의 시선이라도 의식하라는 것이다. 이런 국감으로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여야 의원들은 가슴에 손을 얹어 보기 바란다. 이제부터라도 ‘팩트’ 없는 주장의 남발은 여야를 막론하고 멈춰야 한다. 근거가 뒷받침되지 않은 폭로는 필연적으로 감정 대립을 낳고 ‘정치 파트너’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상생의 다른 표현인 ‘협치’를 잊힌 구호로 전락시키지 말라.
  • 중소기업도 김영란법 열공

    중소기업도 김영란법 열공

    5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 콘퍼런스센터에서 ‘중소기업이 알아야 할 청탁금지법, 노동법’ 설명회가 열린 가운데 중소기업인들이 강연을 듣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중소기업도 김영란법 열공

    중소기업도 김영란법 열공

    5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 콘퍼런스센터에서 ‘중소기업이 알아야 할 청탁금지법, 노동법’ 설명회가 열린 가운데 중소기업인들이 강연을 듣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톡!톡! talk 공무원] “한 해에도 빈번하게 제·개정되는 법령 신속·정확하게 알리려는 게 작은 소신”

    [톡!톡! talk 공무원] “한 해에도 빈번하게 제·개정되는 법령 신속·정확하게 알리려는 게 작은 소신”

    민원 친절상담에 ‘보살’ 별명 해외 결연 통한 나눔 실천도 “국민 누구나 원하는 법령정보를 쉽고 편리하게, 정확하게 제공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는 게 작은 소신입니다. 법령은 한 해에도 빈번하게 제·개정되기 때문에 신속·정확하게 알리는 이른바 ‘현행화’가 무엇보다 중요하거든요.” 이선이(46·전산 6급) 법제처 법제정보담당관실 주무관은 일터에서 ‘아이디어 우먼’으로 통한다. 국민을 대상으로 한 법령정보 서비스는 물론, 내부 업무 시스템을 깔끔하게 정비하고 있어 차세대 정보화 전문가로 이름을 높였다. 이 주무관은 5일 “주변에서 업무에 열심이라고 ‘엄지 척’을 세우지만 당연하게 생각한다”며 “알고 보면 내세울 만한 것이라곤 주어진 업무밖에 없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또 “2013년 언젠가 연로한 분한테서 전화문의를 받았는데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토지보상법)에 대한 것이었다”며 “속 타는 사정 때문에 강원도에서 찾아온다고 해 관보 내용 등 자료를 모아 우편으로 보낸 게 꽤 뿌듯한 기억으로 남았다”고 말했다. 1993년 공직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 1999년 국가법령정보센터(일명 국법)를 개설하는 과정에서 서비스 품질 제고에 기여해 ‘국법의 어머니’라는 별명을 달았다. ‘국법’에선 우리나라의 법령 정보 12만여건, 행정규칙 6만여건, 자치법규 45만여건, 판례 17만여건을 포함해 국내외 350만여건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8월엔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해 현지 정부에 기술자문을 수행하고 돌아왔다. 우즈베크 정부는 이 주무관에게 법령정보체계 자문관으로 파견근무를 타진하기도 했다. 국법 사이트엔 하루 평균 40만여명이나 몰려 각종 정보를 활용하고 있다고 뽐낸다. 그러면서도 “최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처럼 사회적으로 관심을 끄는 법령이 시행될 땐 갑자기 몰린 이용자 탓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 늘 긴장을 늦추지 않아야 한다”고 걱정했다. 이 주무관은 ‘국법’ 등 법제 서비스 관리 및 개선으로 공공기관의 업무 효율성과 일반 국민의 이용 편리성을 향상시킨 공로로 2014년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지난해 8월엔 법령 4500여건과 조례 9만 1000여건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법령·조례 원클릭 서비스’를 오픈해 눈길을 끌었다. 월평균 1700여건에 이르는 전화 민원 상담에도 친절을 최우선으로 앞세워 ‘보살’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책상엔 불교 경전을 두고 짬짬이 읊으며 마음을 달랜다고 한다. 이 주무관은 “이웃과 나눔을 실천하려 애쓰는데 누군가에게 꾸준히 손길을 주는 게 중요한 듯해 2009년부터는 해외 결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며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동남아시아 인도차이나 반도에 자리한 라오스의 샌도라(6)와 아프리카 중앙국가 르완다에 사는 마테르(16·여)를 ‘친구’라고 부른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톡!톡! talk 공무원] “한 해에도 빈번하게 제·개정되는 법령 신속·정확하게 알리려는 게 작은 소신”

    [톡!톡! talk 공무원] “한 해에도 빈번하게 제·개정되는 법령 신속·정확하게 알리려는 게 작은 소신”

    “국민 누구나 원하는 법령정보를 쉽고 편리하게, 정확하게 제공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는 게 작은 소신입니다. 법령은 한 해에도 빈번하게 제·개정되기 때문에 신속·정확하게 알리는 이른바 ‘현행화’가 무엇보다 중요하거든요.” 이선이(46·전산 6급) 법제처 법제정보담당관실 주무관은 일터에서 ‘아이디어 우먼’으로 통한다. 국민을 대상으로 한 법령정보 서비스는 물론, 내부 업무 시스템을 깔끔하게 정비하고 있어 차세대 정보화 전문가로 이름을 높였다. 이 주무관은 5일 “주변에서 업무에 열심이라고 ‘엄지 척’을 세우지만 당연하게 생각한다”며 “알고 보면 내세울 만한 것이라곤 주어진 업무밖에 없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또 “2013년 언젠가 연로한 분한테서 전화문의를 받았는데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토지보상법)에 대한 것이었다”며 “속 타는 사정 때문에 강원도에서 찾아온다고 해 관보 내용 등 자료를 모아 우편으로 보낸 게 꽤 뿌듯한 기억으로 남았다”고 말했다. 1993년 공직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 1999년 국가법령정보센터(일명 국법)를 개설하는 과정에서 서비스 품질 제고에 기여해 ‘국법의 어머니’라는 별명을 달았다. ‘국법’에선 우리나라의 법령 정보 12만여건, 행정규칙 6만여건, 자치법규 45만여건, 판례 17만여건을 포함해 국내외 350만여건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8월엔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해 현지 정부에 기술자문을 수행하고 돌아왔다. 우즈베크 정부는 이 주무관에게 법령정보체계 자문관으로 파견근무를 타진하기도 했다. 국법 사이트엔 하루 평균 40만여명이나 몰려 각종 정보를 활용하고 있다고 뽐낸다. 그러면서도 “최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처럼 사회적으로 관심을 끄는 법령이 시행될 땐 갑자기 몰린 이용자 탓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 늘 긴장을 늦추지 않아야 한다”고 걱정했다. 이 주무관은 ‘국법’ 등 법제 서비스 관리 및 개선으로 공공기관의 업무 효율성과 일반 국민의 이용 편리성을 향상시킨 공로로 2014년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지난해 8월엔 법령 4500여건과 조례 9만 1000여건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법령·조례 원클릭 서비스’를 오픈해 눈길을 끌었다. 월평균 1700여건에 이르는 전화 민원 상담에도 친절을 최우선으로 앞세워 ‘보살’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책상엔 불교 경전을 두고 짬짬이 읊으며 마음을 달랜다고 한다. 이 주무관은 “이웃과 나눔을 실천하려 애쓰는데 누군가에게 꾸준히 손길을 주는 게 중요한 듯해 2009년부터는 해외 결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며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동남아시아 인도차이나 반도에 자리한 라오스의 샌도라(6)와 아프리카 중앙국가 르완다에 사는 마테르(16·여)를 ‘친구’라고 부른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현장 블로그] 예약자는 ‘김태희’ 더 짙어진 차 선팅 ‘란파라치 포비아’

    “이번 주 목요일 오후 7시에 4명 예약할게요. 예약자는 ‘김태희’로 해 주세요.” 기자 이모(39·여)씨는 최근 새로운 습관이 생겼습니다. 부서명이나 실명 대신 연예인 이름으로 음식점을 예약하는 겁니다. 지난달 28일부터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눈에 불을 켜고 위법 현장을 적발하려는 ‘란파라치’를 피하려는 겁니다.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싶죠. 하지만 사람 일은 모르잖아요. 친구끼리 만나는 자리라도 다른 이름으로 예약합니다.” ●추적 피하는 각종 노하우 등장 김영란법 시행 일주일이 지나면서 란파라치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한 각종 ‘노하우’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법을 지켜도 란파라치가 오인 신고를 할 경우 신고 사실만으로 회사의 내부 조사나 사회적 지탄을 피할 수 없다는 겁니다. 한 대기업에서 대관 업무를 하는 김모(43)씨는 식사 자리에 합석한 공무원을 부르는 호칭을 바꿨습니다. “초면에는 쉽지 않지만 안면이 있다면 양해를 구하고 직함 대신 ‘형’이라고 부릅니다. 1인당 3만원 미만의 음식을 먹지만 그래도 란파라치에게 걸려 구설에 오르기 싫어서요.” 중견기업 회장 A씨는 지인들의 경조사에 보내는 화환에 자신의 이름을 빼고 ‘단체 일동’이라고 표기합니다. “란파라치들이 화환에 적힌 이름이 방명록에 있는지 확인하고 신고를 한다더군요. 10만원짜리 화환을 주고 부조금까지 내면 위법이라는 거죠. 그래서 아예 화환에는 이름을 적지 않습니다.” 또 다른 기업 임원은 자동차 선팅을 더 진하게 바꿨습니다. “란파라치가 감시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행선지나 동행인이 공개되는 게 부담스럽더군요.” ●‘란파라치’들도 적발 어려움 호소 반면 란파라치들도 이런 대비책(?) 때문에 위법 상황을 적발하기가 어렵다고 답답해했습니다. 최모(62)씨는 “축의금을 여러 사람 이름으로 나눠 내거나 화환에 단체 이름만 적어 적발할 수가 없다”고 털어놨습니다. 수사권이 없다 보니 관찰만으로 사적인 자리인지 업무 연관성이 있는 자리인지 파악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네요. 아마도 김영랍법 대상자와 란파라치 사이의 ‘눈치 싸움’은 한동안 이어질 겁니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눈치를 보고 머리를 굴리는 경우도 보입니다. 그러나 원래 취지를 잊지 않는다면 적응기를 거친 뒤에는 김영란법이 인간관계를 축소하는 족쇄가 아닌 투명 사회를 위한 여과장치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때는 이런 해프닝들을 “그땐 그랬지”라며 술자리의 안줏거리 정도로 회상하지 않을까요.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현장 블로그] 예약자는 ‘김태희’ …더 짙어진 차 선팅… ‘란파라치 포비아’

    “이번 주 목요일 오후 7시에 4명 예약할게요. 예약자는 ‘김태희’로 해 주세요.” 기자 이모(39·여)씨는 최근 새로운 습관이 생겼습니다. 부서명이나 실명 대신 연예인 이름으로 음식점을 예약하는 겁니다. 지난달 28일부터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눈에 불을 켜고 위법 현장을 적발하려는 ‘란파라치’를 피하려는 겁니다.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싶죠. 하지만 사람 일은 모르잖아요. 친구끼리 만나는 자리라도 다른 이름으로 예약합니다.” ●추적 피하는 각종 노하우 등장 김영란법 시행 일주일이 지나면서 란파라치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한 각종 ‘노하우’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법을 지켜도 란파라치가 오인 신고를 할 경우 신고 사실만으로 회사의 내부 조사나 사회적 지탄을 피할 수 없다는 겁니다. 한 대기업에서 대관 업무를 하는 김모(43)씨는 식사 자리에 합석한 공무원을 부르는 호칭을 바꿨습니다. “초면에는 쉽지 않지만 안면이 있다면 양해를 구하고 직함 대신 ‘형’이라고 부릅니다. 1인당 3만원 미만의 음식을 먹지만 그래도 란파라치에게 걸려 구설에 오르기 싫어서요.” 중견기업 회장 A씨는 지인들의 경조사에 보내는 화환에 자신의 이름을 빼고 ‘단체 일동’이라고 표기합니다. “란파라치들이 화환에 적힌 이름이 방명록에 있는지 확인하고 신고를 한다더군요. 10만원짜리 화환을 주고 부조금까지 내면 위법이라는 거죠. 그래서 아예 화환에는 이름을 적지 않습니다.” 또 다른 기업 임원은 자동차 선팅을 더 진하게 바꿨습니다. “란파라치가 감시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행선지나 동행인이 공개되는 게 부담스럽더군요.” ●‘란파라치’들도 적발 어려움 호소 반면 란파라치들도 이런 대비책(?) 때문에 위법 상황을 적발하기가 어렵다고 답답해했습니다. 최모(62)씨는 “축의금을 여러 사람 이름으로 나눠 내거나 화환에 단체 이름만 적어 적발할 수가 없다”고 털어놨습니다. 수사권이 없다 보니 관찰만으로 사적인 자리인지 업무 연관성이 있는 자리인지 파악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네요. 아마도 김영랍법 대상자와 란파라치 사이의 ‘눈치 싸움’은 한동안 이어질 겁니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눈치를 보고 머리를 굴리는 경우도 보입니다. 그러나 원래 취지를 잊지 않는다면 적응기를 거친 뒤에는 김영란법이 인간관계를 축소하는 족쇄가 아닌 투명 사회를 위한 여과장치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때는 이런 해프닝들을 “그땐 그랬지”라며 술자리의 안줏거리 정도로 회상하지 않을까요.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김영란법 때문 서비스업 타격 우려…대전 자치단체 대책 마련 부심

    김영란법 때문 서비스업 타격 우려…대전 자치단체 대책 마련 부심

    대전시와 일선 자치구에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시행 때문에 위축될 우려가 있는 서비스업 등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대전시와 자치구는 현장의 목소리를 취합해 개선사항을 시정에 반영할 계획이다. 시는 김영란법 시행으로 지역 음식·숙박업,도·소매업 등 전통 서비스업이 위축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5일 시와 자치구에 따르면 대전시는 ‘김영란법’이 일부 내수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 ‘착한 소비’를 권장하고 나섰다. 이에 대비해 다음 달 중 소비자 단체와 한국외식업조합, 전통시장 상인연합회, 사회적 경제 기업 등 관련 업종 관계자와 간담회를 할 예정이다. 정상적인 소비활동을 독려하기 위해 시청과 사업소, 공사·공단, 출자·출연기관, 자치구 등에 가이드라인을 안내할 계획이다. 지역 내 ‘착한 가격’ 업소 320곳 정보를 담은 책자를 발간해 배부하는 한편 ‘3대 30년 전통’ 음식업소와 맛집 소개도 홈페이지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병행한다. 권선택 시장은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법) 시행 1주일을 맞은 지난 4일 연 10월 확대간부회의에서 “법 시행 초기여서 혼선과 과잉대응이 다소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생활문화 패턴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타격을 받는 식당, 꽃집 등 소상공인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유성구는 오는 연말까지 매주 수요일에 구내식당 운영을 하지 않고 인근 식당을 이용하는 ‘지역경제 활성화의 날’을 확대하기로 했다. 법 시행 초기 ‘일단 조심해야 한다’는 공직자들의 심리적 분위기를 반영하듯 구청 주변 식당이 한산한 반면 구내식당은 자리가 없을 정도로 북적이기 때문이다. 구는 지금까지 월 2회 지역경제 활성화의 날을 운영했으나 지역 상권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매주 1회로 늘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영란법 때문…옛 경북도청 주변 식당 “손님 줄어 답답하다”

    김영란법 때문…옛 경북도청 주변 식당 “손님 줄어 답답하다”

    지난달 28일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이 전격 시행되면서 대구시 북구 산격동 옛 경북도청 주변 음식점에도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많은 공무원들이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있어서다. 이 지역은 지난 2월에 이어 8개월이 채 안 돼 비슷한 일을 또 겪고 있다. 올해 1월부터 경북도청, 경북교육청 등 행정기관이 안동으로 이전해 옛 도청 주변 음식점에 한파가 찾아왔다. 도청과 교육청 두 기관에만 2000명 가량 근무했고 이들 가운데 200∼300명은 매일 주변 음식점에서 점심을 해결했다. 일부 음식점엔 저녁에도 손님이 적지 않았다. 이렇게 도청 주변에서 주로 공무원을 상대로 성업하던 음식점은 30여 곳이나 됐다. 그러나 도청 이전으로 일부 식당은 문을 닫았고 장사를 오랫동안 쉬는 곳도 생겨났다. 북구청 등 인근 행정기관이 나서서 ‘도청 주변 식당 이용하기’ 등 경제 살리기 차원으로 이벤트도 벌였지만 좀처럼 예전 모습을 찾지 못했다. 그러던 중 지난 9월 대구시청 별관이 도청 건물로 들어와 꺼져가던 불꽃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예전만큼은 아니나 시청 직원이 800명이어서 ‘장사 한 번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가 감돌았다. 일부 식당은 내부 인테리어를 새롭게 하고 음식 메뉴도 재정비하는 등 손님맞이에 나섰고 예상대로 조금씩 손님이 늘기 시작했다. 부정청탁방지법을 시행한다고 했으나 고급음식점도 아니고 한 번 분위기를 탄 이상 큰 영향은 없을 거라고 봤다. 그러나 막상 법을 시행하자 손님 발길이 뚝 끊겼다. 시청 별관에 있는 구내식당으로 공무원이 다 몰렸다. 옛 경북도청 근처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56)씨는 “경북도청 떠난 뒤 문을 닫을까 하다가 대구시청 별관이 옮겨와 다시 힘을 내고 있었는데 이 무슨 일인지…”라며 답답해 했다. 별관 주변 한 음식점 주인은 “기껏해야 1만 원도 안 되는 점심을 파는 데 갑자기 손님 발길이 끊겨 참 난감하다”며 “손님 늘어난다고 좋아하던 때가 바로 어제인데 또 문 닫을 생각을 해야 하는 건지 답답하기 짝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시청 별관에 근무하는 공무원 B(48)씨는 “각자 돈을 내면 된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으나 법 시행 초기에 작은 오해라도 살까 봐 무조건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하고 있다”며 “주변 식당을 찾기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부천시, 업무비 ‘사전품의제’·‘집행한도제’ 시행

    부천시, 업무비 ‘사전품의제’·‘집행한도제’ 시행

    경기 부천시가 업무추진비 ‘사전품의제’와 ‘집행한도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부천시는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을 준수하기 위해 시장까지 주요사업 청렴서약을 하고 ‘시장 핫라인’을 개설하는 등 다양한 시책을 강력히 추진한다고 5일 밝혔다. 시는 국민권익위원회 공공기관 청렴도평가에서 1등급을 받은 바 있다. 먼저 2017년 예산을 행정자치부의 편성 기준액 대비 80%만 반영해 불필요한 집행을 차단한다. 일과 후 저녁이나 휴일에 업무추진비를 쓰거나 50만원이 넘는 금액은 반드시 ‘사전품의제’를 준수해야 한다. 이때 업무비를 집행하는 사유와 근거를 사전에 결재받도록 했다. 1인당 식대를 3만원으로 제한하는 ‘업무추진비 집행한도제’도 시행한다. 또 감사관실은 시장과 부시장이 사용하는 업무추진비에 대해 분기별로 점검할 것을 정례화하기로 했다. 이어 업무추진비 사용내역 공개현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자체감사 결과를 연 1회 시 홈페이지에 공개하기로 했다. 시는 지난달 ‘시장 핫라인’을 개설했다. 이를 통해 관련 기관이나 기업들이 공무원들의 부조리 행위를 직접 신고할 수 있다. 공무원의 청렴서약서와 관련해서는 금품·향응수수나 이권개입, 권한남용 등 금지 대상을 구체화했다. 김만수 부천시장은 “청렴도시의 명예를 얻을 땐 매우 어려우나 잃는 건 한순간”이라면서 “부정부패 예방은 물론 작은 실수나 관행 답습으로 그간의 노력이 퇴색되지 않도록 잘못되거나 부족한 것은 없는지 늘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강조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김영란법 ‘꼼수’ 아직까진 없다 “초기에 걸릴 위험 감수하고 싶지 않아”

    김영란법 ‘꼼수’ 아직까진 없다 “초기에 걸릴 위험 감수하고 싶지 않아”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법)’이 지난 28일 시행되고 1주일이 지난 현재, 접대문화와 여가생활이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깊게 뿌리내린 한국 접대문화의 토양을 고려할 때 법 시행 이후에도 편법과 꼼수가 난무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1인당 3만원으로 제한된 식사 한도액을 맞추기 위해 누군가는 2만 9000원까지만 신용카드로 결제하고 나머지는 현금으로 계산해 법망을 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저녁 약속을 미리 잡아 놓은 뒤 식당 업주와 짜고 식사 총액을 1∼2주 사이에 여러 차례에 나눠 결제하거나 인원수를 실제보다 늘려 1인당 3만원 규정을 맞출 수 있다는 꼼수도 회자됐다. 그러나 법 시행 초기에 이런 편법을 쓰면서까지 접대를 하려는 이들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것이 업계나 관가 쪽 반응이다. 충북의 한 기업 관계자는 “접대를 하는 입장에서는 사업 성공을 위해 편법을 써서라도 접대 자리를 원할 수 있지만, 접대받는 입장에서는 ‘시범 케이스’로 걸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얻어먹을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골프 접대는 식사 접대보다 더 빠르게 자취를 감추고 있다. 골프장 예약률도 뚝뚝 떨어져 성수기 연휴동안 주요 골프장 예약률은 100%에 못 미쳤다. 골프장 관계자는 “이맘때면 회원제는 부킹이 다 되거나 못해도 160팀은 넘겨야 하고 퍼블릭은 상대적으로 유동적이지만 절반도 예약이 안 돼 확실히 많이 빠졌다”며 “김영란법 위력을 실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 시행을 앞두고 호사가 사이에서는 골프 경기 시작 전에 호스트가 내기에 사용할 현금 20만∼30만원을 먼저 나눠주고, 그린피·카트비 등 제반 비용을 각자 내면 된다는 꼼수가 하나의 대안으로 언급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역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 수법으로 홍보업계는 보고 있다. 영남권의 한 기업 간부는 “예전에는 홍보비 예산에서 일정 부분의 현금을 ‘실탄’처럼 보유했지만 김영란법 시행 후에는 비자금을 조성하지 않는 이상 현금을 홍보비로 책정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그린피에 해당하는 비용을 현금으로 몰래 주는 꼼수는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현상이 부정부패를 걷어내고 청렴 문화를 정착시키려는 시대적 요구 때문인지, 아니면 법 시행 초기 ‘소나기는 피하자’는 셈법의 산물인지는 현재로써는 판별하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법 시행 이후에도 단골업소 업주와 친분을 무기로 은밀한 접대를 시도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에서 고급 카페를 운영하는 한 업주는 “단골손님이 사업상 접대를 해야 하는데 1차 식사비가 3만원에 육박할 것 같다며 양주를 포함한 2차 술값은 방문일이 아닌 다른 날짜로 결제해 줄 수 있느냐는 문의를 받았다”며 “예약이 실제로 이뤄지진 않았지만 요즘처럼 영업이 안 될 땐 거부하기 어려운 제안인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특별한 사유없이 전투병이 행정병으로 보직 변경…軍 자체 점검서 적발

    특별한 사유없이 전투병이 행정병으로 보직 변경…軍 자체 점검서 적발

    고위공직자 자녀의 상당수가 비전투 부대나 특기로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던져준 가운데, 실제로 특별한 사유없이 전투병이 비전투 분야에서 근무하는 일이 군 자체 점검에서 적발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5일 YTN에 따르면 육군본부 보직분류 실태 점검 결고에서 임의로 선택한 사단급 7개 부대를 확인한 결과 올해 1~4월 사이 병과를 바꿀만한 특별한 이유가 없었는데도 전투병이 비전투병으로 변경된 사례가 10여 건 적발됐다. 이들은 행정병이나 복지시설관리병, 그린캠프분대장 등으로 보직이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중로 국민의당 의원은 “소수 부대를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전군을 조사하면 엄청난 숫자일 것으로 예상한다. 전체적으로 사회 지도층이 인사 청탁을 해서 그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 고위공직자 아들이 포함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마음만 먹으면 자의적인 부대배치가 가능하다는 사실이 일부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현역에서 근무하는 4급 이상 고위공직자 아들의 부대 배치 현황을 분석했더니, 비전투 특기나 비전투 부대에서 근무하는 병사가 전체의 절반을 넘는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전으로 여는 아침] 크레온의 의무와 안티고네의 의무/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고전으로 여는 아침] 크레온의 의무와 안티고네의 의무/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내가 살고자 하면 오빠의 시신은 들짐승과 새들의 밥이 되고, 내가 거두어 장례를 지내면 내가 죽는다.’ 어찌해야 하나. 인생의 여정에서 맞닥뜨리는 비극과 파멸은 운명의 장난인가, 아니면 인간의 무지와 오만의 결과인가. 소포클레스(BC 496~406)의 비극 ‘안티고네’는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에 저질러진 인간의 고집과 오판이 예기치 못한 비극적인 파멸을 불러올 수 있음을 잘 보여 준다. 오이디푸스가 죽은 후 테베에서는 오이디푸스 왕의 쌍둥이 아들인 에테오클레스와 폴리네이케스가 1년씩 왕위를 교대하기로 한다. 하지만 먼저 왕위를 차지한 장남 에테오클레스가 1년이 지나도 왕위를 폴리네이케스에게 넘겨주지 않자 폴리네이케스는 장인의 나라 아르고스의 군대를 이끌고 조국 테베를 공격한다. 두 사람은 교전 중에 전사한다. 테베의 섭정이던 크레온은 조국을 배신한 반역자 폴리네이케스의 주검을 들판에 버려 들짐승과 새들의 먹이가 되도록 하면서 주검을 거두어 장례를 치르려는 사람은 누구든 돌로 쳐 죽이라는 포고령을 내린다. 하지만 이 명령을 어긴 사람이 나온다. 폴리네이케스의 여동생 안티고네가 바로 그 사람이다. 그녀는 남몰래 오빠의 시신을 묻고 장례의식을 행함으로써 이를 둘러싼 갈등을 불러온다. 이 비극을 관통하는 갈등 구조는 국법이 우선인가, 아니면 인륜, 나아가 ‘신의 법’이 우선인가를 둘러싼 대립이다. 이러한 법과 윤리의 충돌 상황은 양측 모두에게 비극적 상황으로 귀결된다. 크레온은 섭정으로서 조국을 침공한 폴리네이케스의 반역을 단죄할 책무가 있었다. 반면 안티고네는 오빠가 비록 국법을 어겼지만, 그의 주검조차 거두지 못하는 것은 인륜을 저버리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안티고네는 혈족인 친오라버니를 무덤에 묻어 주는 것이 자신의 죽음보다 더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믿었다. 누가 옳은가. 둘 다 옳아서 비극이다. 그런데 크레온에게 더 많은 비판이 쏠려 왔다. 하지만 당시 그리스의 관습과 법에 따르면 반역자의 시신을 거두지 못하게 한 것 자체는 잘못된 결정은 아니다. 예외 없는 법의 집행이냐, 아니면 혈족에게 예외를 둘 것이냐가 크레온이 직면한 고뇌였다. 크레온의 의무와 안티고네의 의무의 대립은 극단적인 한 예다. 이들의 대립을 통해 무엇이 인간의 삶을 결정하는 정당한 기준이 될 수 있는지 숙고하게 한다. 엄격한 법의 집행도 중요하지만, 그 법의 정신이 인간의 자연법적인 도리와 신의 섭리와 배치될 때, 인간 사회에 또 다른 갈등과 비극의 씨앗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부정청탁금지법이 발효됐다. 그동안 끈끈한 유대 속에서 국법과 정의를 혼탁하게 하던 혈연, 지연, 학연의 예외적 상황들이 인륜과 상규(常規)로 포장돼 법과 대립하지 않길 바란다.
  • 재향군인회 임원 비리 땐 보훈처장이 해임명령 가능

    재향군인회 임원 비리 땐 보훈처장이 해임명령 가능

    최근 임원들의 비리 행위로 법정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재향군인회(향군)에 대한 관리·감독이 강화된다. 정부는 4일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서울청사와 세종청사를 연결하는 영상 국무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대한민국재향군인회법 개정안을 심의, 의결했다. 향군이 보훈처장의 시정조치 명령에 불응하는 경우 제재할 수단이 마련돼 있지 않다고 보고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마련한 보완대책이다. 이른바 ‘조남풍 방지법’으로도 불린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등 신군부 세력으로 대표되는 사조직 ‘하나회’의 핵심 멤버인 조남풍(78·육사 18기·예비역 육군 대장) 전 향군 회장을 가리킨다. 개정안에 따르면 향군 임원이 보훈처장의 시정조치 명령을 이행하지 않거나 횡령 등의 범죄 행위로 기소돼 정상적인 업무수행을 할 수 없는 경우 보훈처장이 해당 임원의 직무를 정지시킬 수 있다. 임원이 직무정지 처분을 받고도 직무를 수행하거나 정관에서 정하는 해임 사유에 해당하는데도 일정 기간 내 해임되지 않으면 보훈처장이 향군에 해당 임원의 해임을 명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지난 6월 조 전 회장은 인사청탁 대가로 1억원대 금품을 챙긴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6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4월 회장에 취임했지만 지난 1월 구속되면서 임기 4년을 채우지 못했다. 보훈처는 지난 6~7월 특별감사를 통해 조 전 회장이 선거 캠프 출신 인사들을 절차를 어긴 채 요직에 앉힌 사실을 파악하고 임용을 취소하라고 명령했지만 대상 임직원 25명 가운데 21명을 재임용하거나 직위를 유지해 준 것으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향군은 지난 4월 후임 회장을 선출하려고 했지만 일부 후보자들이 비리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에 따라 무산됐다. 정부는 또 지진이나 화산 등에 대한 예방·대비 업무의 주체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 또는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장에서 국민안전처 장관이나 광역자치단체장으로 명확하게 규정한 지진·화산재해대책법 개정안도 처리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외국인들이 본 김영란법… “당연”과 “당황” 사이

    지난달 28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도 법의 적용을 받게 됐다. 이들의 반응은 식사 비용까지 관여하는 법 정서가 ‘지나치다’는 쪽과 부패 관행에 젖어 있는 한국 사회를 바꿀 획기적인 법이라는 편으로 갈렸다. 또 외국인을 위한 법 안내서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7년째 한국 특파원으로 활동하는 스페인 언론사 EFE 스페니시 뉴스 에이전시 소속 저널리스트 아타우알파 아메리즈(35)는 “혈연·지연으로 얽힌 한국의 연고주의 문화, 관행화된 청탁문화 등이 비윤리적으로 비칠 수 있지만 김영란법은 너무 과한 규제”라며 “스페인에도 비슷한 법이 있지만 정치인에게만 적용되고, 선물 비용 등 규제 상한선도 한국보다 높다”고 4일 밝혔다. 우즈베키스탄 출신 공증 번역가 요코와(27·여)는 “우즈베키스탄에서 교사와 식사를 하는 것은 뇌물이 아니라 보은”이라며 “너무 비싸지 않다면 순수한 마음에 대해 저의를 의심하는 것은 너무하다”고 말했다. 반면 15년째 한국에서 프리랜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는 프랭크 스미스(51·캐나다)는 “한국 사회에는 매 순간 수많은 잘못된 관행이 뿌리 박혀 있는 것 같다. 김영란법은 아직 완벽하지 않지만 이런 관행을 바꿀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이자 계기”라고 말했다. 그는 “캐나다에서는 보통 이해관계자들끼리 식사나 운동을 하는 대신 회사 사무실 등 공개된 장소에서 미팅을 한다”며 “기자도 취재 대상에게서 선물, 식사, 무료 티켓 등을 제공받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초등학교 원어민 교사인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E(42·여)씨는 “이렇게 구체적인 법이 나온 것을 보면 한국의 부패지수가 그만큼 높다는 의미”라며 “취지는 좋지만 앞으로 청탁이나 금품 수수가 더 음성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자신이 김영란법 적용 대상인 것을 모르는 외국인도 많았다. 서울의 한 사립대 조교수 F(33·영국)씨는 “들어본 적은 있는데 법의 이름이나 내용까지 정확하게 몰랐고 내가 대상일 거라고 아예 생각도 못했다. 평소 학생들이 초콜릿이나 음료수 같은 간식을 주는데 이런 것까지 다른 목적이 있는 뇌물이라고 생각하는 정서가 낯설다”고 말했다. 올 7월 현재 학업이나 사업 등의 이유로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은 203만 4878명에 이른다. 속지주의 원칙에 따라 이들도 김영란법이 정한 적용 대상에 해당되면 법을 준수해야 한다. 국내 대학의 외국인 전임교원, 초·중·고교의 외국인 기간제 교사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이 김영란법 대상인 내국인 공무원·교사·언론인에게 청탁을 하거나 1인당 3만원 초과 식사, 5만원 초과 선물, 10만원 초과 축의금 등을 제공해도 처벌을 받게 된다. 사정이 이런데도 외국인을 위한 김영란법 안내는 전무한 상황이다. 국민권익위원회 관계자는 “청탁금지법을 설명한 리플릿을 영문으로 번역하는 작업을 하고 있지만 해설서는 양이 많아 외부 업체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법제처에서도 청탁금지법 관련 영문 법령을 준비하고 있고 11월 중순쯤 배포할 예정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김영란법 수사 대상 1호’ 강남구청장 무혐의

    김영란법 ‘수사 1호’ 대상에 올랐던 신연희 서울 강남구청장이 혐의를 벗게 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위반 등 혐의로 수사해 온 신 구청장에 대해 김영란법 위반이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고 4일 밝혔다. 신 구청장은 법 시행 첫날인 지난달 28일 관내 경로당 회원들을 초청해 수원 화성 방문 등 문화예술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교통편과 식사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고발당했다. 경찰은 신 구청장으로부터 식사·교통 편의를 제공받은 이들이 김영란법의 대상이 되는 ‘공직자’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로당 회장들이 소속된 사단법인 대한노인회는 정부 보조를 받는 공직유관단체이기 때문에 대한노인회 소속 임직원은 김영란법에서 정한 ‘공직자 등’에 포함되지만, 단순한 소속 회원은 ‘공직자 등’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해당 행사는 2010년부터 구에서 노인복지 증진에 관한 조례에 근거해 예산을 지원해 매년 진행해 온 행사로, 경찰은 직무관련 행사여도 주최자가 통상적 범위 안에서 일률적으로 제공하는 금품은 허용하는 예외조항에 해당된다고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한 법률 검토를 계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강남구 측은 “당연한 결과”라며 수용했다. 구 관계자는 “행사 개최 이전에 적법성 검토를 거쳤기 때문에 애초에 문제 될 게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데스크 시각] 김영란법 시대에 골프가 살아남는 법/조현석 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김영란법 시대에 골프가 살아남는 법/조현석 체육부장

    고건 전 국무총리의 관운(官運)은 대한민국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화려하다. 서른일곱 살에 전남도지사를 시작으로 교통부, 농림부, 내무부(현 행정자치부) 장관에 이어 서울시장과 국무총리를 두 번씩 지냈다. 평생을 공직에 몸담은 그는 구설에 오른 적이 거의 없을 정도로 자기 관리에 철저했다. 고 전 총리는 2003년 두 번째 총리로 재직할 당시 그의 남다른 관운에 대해 에둘러 소개하곤 했다. 그는 한때 골프를 무척 좋아했지만 농림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1981년 이후 골프를 치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 골프장으로 가기 위해 시골길을 달리던 중 길이 막혀 이유를 알아보니 가뭄으로 갈라진 논밭에 물을 대기 위해 새벽같이 양수기를 싣고 가던 농민이 교통사고를 당해 사고 처리를 하느라 길이 막힌 것이다. 농민들은 가뭄에 고생하고 있는데 주무 장관이 한가롭게 골프를 치고 있다는 생각에 그 길로 차를 돌리고 평생 골프장에 발길을 끊었다고 말했다. 이후 사회지도층이나 공직자들이 업무 청탁을 대가로 골프 접대와 향응 제공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해들을 때마다 고 전 총리의 이야기가 머릿속에 떠오른다.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으로 인해 골프장 등 골프산업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접대 문화’를 이끌었던 기업들이 몸을 움츠리면서 전국 골프장 예약이 크게 줄어 울상이라는 소식이다. 공직자 등을 상대로 한 골프 접대는 ‘편의 제공’에 해당돼 ‘3(식사)·5(선물)·10(경조사비)만원 이하’와 상관없이 원천 금지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골프가 김영란법을 계기로 ‘불건전한 접대’, ‘은밀한 거래 수단’이라는 그동안 오명을 벗고 골프 대중화를 이룰 최대 기회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장기적으로는 골프장이 부유층만을 위한 사치스런 공간이 아니라 국민 모두가 여가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스포츠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이다. 당분간 일시적으로 혼란이 있겠지만 골프장에도 비용을 각자 지불하는 ‘더치페이’ 문화가 정착되고, 이로 인해 골프장에 대한 국민들의 건전한 인식이 생겨 골프를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선이 사라질 것이라는 말이다. 김영란법 시대에 골프장이 살아남으려면 골프산업이 새로운 변화에 맞춰 거듭나야 한다는 지적이다. 골프장은 누구나 부담없이 갈 수 있도록 그린피를 낮추고, 캐디·카트 선택제 등으로 골프장 문턱을 낮춰야 한다. 국내 골프장의 그린피가 비싸고 부킹이 어려워 해외로 빠져나가는 골퍼들의 발길을 잡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미래에 대한 투자도 필요하다. 젊은층의 외면으로 사양길을 걷고 있는 일본 골프장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젊은이들도 골프장을 찾을 수 있도록 골프장 스스로 다양한 유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현재 성인과 똑같은 유소년들의 그린피를 대폭 내려 골프 영재들이 해외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힘써야 한다. 물론 정부도 골프산업 진흥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뒷받침해야 한다. 지난 8월 박인비 선수가 116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복귀한 리우올림픽 골프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골프가 다시 한번 국민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박인비 선수의 손가락 부상 투혼이 우리나라 골프 경쟁력을 세계에 보여 준 것처럼 골프산업도 위기 상황에서 새롭게 재탄생하길 기대해 본다. hyun68@seoul.co.kr
  • 아리송한 김영란법… 교직원·공무원 저리대출 상품, 위반일까

    시중은행에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대상자에 해당하는 교직원이나 공무원에게 저렴한 금리로 대출해 주는 상품은 법 위반일까, 아닐까.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최근 김영란법과 관련해 직원들이 업무상 궁금해하는 점들을 정리해 게시판에 공유하고 있다. 우선 은행에서 교직원·공무원 대상으로 금리 우대 혜택 등을 주는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괜찮다. 사회 상규에 따라 허용되는 것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제시한 사례를 보면 자동차회사가 마케팅 전략으로 특정 직업군에 한정해 할인하는 상품은 공무원이나 교직원 대상도 허용된다. 그러나 공무원이 개인적으로 찾아가 은행 지점장으로부터 우대 혜택을 받는 것은 법에 저촉된다. 사회 상규에 따라 허용되는 사례에는 항공사가 이코노미석에 좌석 수를 초과한 예약을 받았다가 이코노미 만석으로 좌석 업그레이드를 했는데 우연히 공직자가 혜택을 받았거나 관혼상제에 찾아온 손님들에게 음식물을 제공하는 경우 등이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은행에서 VIP 고객을 대상으로 일괄적으로 5만원 이상의 선물을 돌렸는데 여기에 공무원 고객이 포함된 경우도 예외로 본다. 은행이 시·군 등 지방자치단체 금고나 군인월급통장의 입찰을 따내거나 대학·병원의 주거래 은행으로 선정되기 위해 해당 기관에 거액의 출연금을 내거나 협찬하는 것도 괜찮다. 공공기관의 내부 규정과 절차에 따라 협찬 계약이 체결되고, 협찬의 내용과 범위가 일방적이지 않고 상응하는 대가 관계가 있으면 정당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만 이 경우 은행법상 이사회 의결을 거치고 공시해야 한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단체장끼리도 ‘더치페이’… 호텔 행사에선 식사 안 해요

    단체장끼리도 ‘더치페이’… 호텔 행사에선 식사 안 해요

    지난달 28일부터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은 선거법 때문에 활동 제약이 많던 전국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오랏줄을 더한 형국이다. 지역 축제의 만찬이 줄줄이 취소됐다. 지방 특산물 판매가 부진해 지역 경제까지 위축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한다. 단체장끼리 만나도 밥값을 따로 내는 더치페이가 일상이 됐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나 박원순 서울시장은 구내식당을 단골로 이용한다. 기존 선거법이 워낙 엄격해서 음식을 접대하는 사례가 극히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박 시장은 지난 1년간 업무 추진비 카드로 가장 많이 지출한 식당이 서울시청 구내식당이다. 2억 2750만원의 카드값 가운데 3612만원을 구내식당에서 썼다. 케이터링도 1인당 2만원 수준이다. 선출직 자치단체장은 감시의 눈이 워낙 많아 경조사에 봉투를 전달하거나 고급 음식점에서 접대할 일이 거의 없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3일 예정된 지역 축제와 추모음악제 등의 참석을 취소했고 지인의 장례식에 화환도 보내지 않았다. 이낙연 전남도지사는 평상시 막걸리를 즐기고 선술집 등을 이용하고 있어 부담이 적다. 그는 오해를 살 자리나 모임은 자제를 하거나 아예 차단한다. 지난달 29일 열린 장흥 통합국제의학박람회 개막식에서도 인사말을 한 뒤 곧바로 자리를 떴다. 30일 열린 전남도청 국정감사에서는 국회의원들과 함께 도청 구내식당을 이용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외부 행사나 모임엔 예정대로 참석하지만 호텔이나 고급 식당 등에서 열리는 행사에서는 인사말만 하고 식사는 하지 않을 방침이다. 부득이 식사를 하게 되면 식대는 본인이 내기로 했다. 지난달 30일 충북 청주의 한 호텔에서 박원순 시장과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조찬 모임 이후 밥값 1만원씩을 더치페이했다. 유종필 서울 관악구청장도 김영란법 시행일인 지난달 28일 지인들과의 오찬에서 밥값을 각자 냈다. ‘제15회 충북도 보육인대회’에 참석한 이시종 지사는 주최 측 오찬에 불참하고 도의원·시의원 등 10명과 인근 칼국수집에서 더치페이로 5000원짜리 칼국수를 먹고 자리를 떴다. 이 지사는 “김영란법으로 손해 보는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최소한의 보전대책이 함께 시행돼야 법이 빛을 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2014년 7월 취임한 직후부터 직원들의 경조사에도 가지 않는 등 구설에 오를 만한 모든 행보를 차단했고, 술과 골프도 하지 않아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평가다. 서민 경제 위축 가능성을 우려하는 지자체장도 많다. 농축어업 인구가 대부분인 강원도는 경기 위축으로 이어질까 오히려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소비를 장려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양양 송이와 횡성 한우 등 애써 가꾼 고급 농특산품을 선물하도록 홍보에 나섰다. 김영란법 여파로 지역 축제의 만찬이 사라졌다. 경북 봉화군은 3일까지 열린 ‘봉화송이축제’의 첫 행사로 계획했던 환영 리셉션을 20년 만에 전격 취소했다. 송이축제 만찬에 송이와 소고기를 내놓으려니 3만원을 훌쩍 넘기 때문이었다. 박노욱 봉화군수는 “송이축제인데 송이 한쪽도 대접할 수 없어 아예 만찬 행사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군은 애초 환영 리셉션을 위해 고향을 찾은 200여명에게 1인당 4만원꼴인 1000만원을 예산으로 잡았다가 취소했다. 안동시도 지난달 30일 안동국제탈춤축제 개막식을 마치고 안동체육관 보조경기장에서 내빈, 각급 기관장, 출향 인사 등 250명을 초청해 환영 리셉션을 열려다 취소했다. 지난해까지 해마다 시의회와 언론사 등에 배부하던 700장가량의 식권도 나눠 주지 않았다. 울진군도 지난 1일 울진송이축제 개막식 때 기관단체장과 출향인 등 50여명을 관내 식당에 초청하려던 환영 오찬을 취소했다. 오는 15일 ‘경북 영주 풍기인삼축제’를 앞두고 있는 영주시는 국내외 손님 240여명에게 2만 2000원짜리 뷔페를 제공하기로 돼 있던 환영 리셉션 개최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서울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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