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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요일 밤의 열기’ 연출·제작 윤석화씨

    그의 말은 자체가 1인극이다.이야기하는 도중 기자 손을 덥석 잡는가 하면,가슴에 담긴 말이 나올 때면 눈물이 소르르 맺혔다가,꿈을 말하면서는 소녀처럼 화사한 미소가 번진다. 배우이자 월간 ‘객석’의 발행인인 윤석화(46).그가 뮤지컬 ‘토요일 밤의 열기’의 연출가 겸 제작자로 나선다. 오는 10월에는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모노드라마 ‘꽃밭에서’를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토요일…’는 ‘객석’을 제대로 운영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에요.물론 돈 때문만은 아닙니다.전 정말 이 뮤지컬을 좋아해요.지금은 아름답다고 회상하지만 가장 고통스러운 청춘,건너기 싫어도 건너야만 하는 젊음을 그리고 싶어요.” 이 작품을 선택한 것은 배우로,연출가로 다시 서게 되기까지 스스로 건너야 한 아픈 과거 때문이 아니었을까.“이제는 화해했다.”고 말하지만 그는 여전히 5년전 ‘명성황후’사건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아니,매일매일 되뇌이며 악에 받쳐 더 열심히 미래를 가꾸는지도 모를 일이다. “후배에게 얼마든지 자리를 내줄 수 있어요.하지만 저를 ‘연극계 스타’로 내세웠으면 명예롭게 떠나도록 해줘야 되는 것 아닌가요.” 뉴욕 공연을 앞두고 한마디 상의 없이 주연이 바뀌고,그것조차 다른 사람을 통해 들었을 때 그는 배신감에 떨었다. ‘가창력이 떨어진다.’‘개런티를 많이 요구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았다.제작사 대표를 고소했지만 “피땀 흘려 연습한 배우들의 공연을 막을 수 없어”중재를 받아들였다. “어리고 순한 백성들 어디로 갔는가∼.”갑자기 노래 솜씨를 뽐낸다.하지만 목소리에는 슬픔이 묻어 있다.그 사건 이후 술을 배웠다는 윤씨는,술만마시면 명성황후가 임오군란을 피해 청주로 내려갈 때 나오는 이 노래를 목놓아 불렀단다.“제게는 ‘백성’이 ‘관객’으로 다가왔죠.” 10월10일부터 한달여간 무대에 오를 ‘꽃밭에서’는 그런 그의 아픔과 희망의 이야기를 5가지 에피소드에 담는다.드라마와 노래가 어우러지는 연극이다.물론 명성황후의 노래도 부른다. 이 연극은 ‘객석’건물 1·2층에 공사중인 240여석 규모의 소극장 ‘정미소’에서 공연된다.정성스럽고 아름답게 꾸민 장소란 의미의 ‘精美所’.공연으로 돈을 모으면 조금씩 더 꾸며서 2년안에 번듯한 극장을 완성할 예정이다.그 때가 그가 월간 ‘객석’을 떠날 때다. 윤씨는 최근 쏟아지는 외국의 대형 뮤지컬에 대해 악평도 쏟았다. “그 정도 수준에 엄청난 로열티를 지불하는 것은 이해가 안됩니다.그 돈을 우리 연극인들에게 줘 봐요.그보다 더 잘 만들 수 있어요.” ‘토요일…’의 아시아 판권은 오랜 협상을 거쳐 비교적 싼 가격인 8만달러에 5년 기간으로 사들였다.24일까지 배우 오디션 신청을 받고,내년 봄 쯤에 공연한다.(02)3673-2162. 김소연기자
  • TV리뷰/ MBC ‘네 멋대로 해라’-새로운 영역 개척한 ‘명품’ 드라마

    TV리뷰/ MBC ‘네 멋대로 해라’-새로운 영역 개척한 ‘명품’ 드라마

    “어제 드라마에서…” 각박한 시절에 아침부터 드라마 이야기를 늘어놓는다는 것은 친구 없고,시간 많고,할일 없는 한심한 청춘임을 스스로 광고하는 일일 수도 있다.그러나 요즘 방송 담당기자들이 모이기만 하면 앞다투어 입에 올리는 드라마가 있다.MBC의 ‘네 멋대로 해라’(수·목 오후 9시55분). 회를 더해갈수록 인기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처음부터 이 드라마가 관심을 끌 것으로 생각한 이는 드물었다. 재기발랄하고 달착지근한 드라마가 대세인데, ‘소매치기의 시한부 인생’이라는 소재는 지나치게 어둡고 우울했다.게다가 박성수 PD는 “일단 한번 보고 판단하세요.”라면서 상세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드라마가 대박이다.첫 방송부터 같은 시간대에 방송된 KBS2 ‘명성황후’를 너끈하게 제치더니 지난주에는 역시 같은 시간의 SBS ‘순수의 시대’를 따돌렸다. 지난달 말에 시작한 KBS2 ‘태양인 이제마’(수·목 오후 9시50분)에 비해서는 아직 부족하지만 20∼30대 젊은 마니아 층을 형성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또 영화전문 인터넷사이트인 키노네트가 벌인 ‘영화화해도 좋을 것 같은 드라마’라는 설문조사에서 ‘피아노’ 다음으로 2위를 차지했다.현재 방영되는 드라마로는 유일하게 꼽힌 것이다. 신데렐라식 스토리도,꽃미남도,얽히고 설킨 원한 관계도 없는데 무엇이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것일까? 지난주 방송 분을 보자.어머니에게 구두를 선물하고,그 구두 때문에 발이 아플 것을 염려해 주물러주는 복수(양동근),복수를 위해 대신 소매치기를 하겠다고 자처하는 경(이나영),항상 당당하지만 복수를 경에게 뺏기고 좌절하는 미래(공효진)….요즘 안방극장을 점령하는 드라마들이 보여주는 상황설정과는 사뭇 다르다. 아무래도 ‘파격’과 얼굴로 승부하는 요즘 드라마의 대세와는 거꾸로 또다른 파격을 시도한 제작진의 의지가 주효한 게 아닐까.전혀 시도되지 않은 소재,드라마에 어울리지 않을 듯한 주인공으로 새로운 드라마 장르를 개척해내 시청자의 호응을 얻은 것이다. 최근 MBC ‘인어아가씨’가 iTV에서 방영한 중국드라마 ‘안개비연가’와,SBS ‘라이벌’이 일본만화 ‘해피’와 설정이 비슷해 말이 많았다.또 꽤 높은 시청률을 보이는 KBS2 ‘태양인 이제마’도 ‘허준’과 비슷하다는 비난을 받는다. 드라마 PD들은 이에 대해 “드라마의 기본 줄거리가 비슷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면서 “또 쓸 만한 배우들이 모두 영화쪽으로 빠져 배우 구하기가 힘들다.”고 변명한다. 그러나 ‘네 멋대로 해라’는 이런 식의 푸념을 일축하게 만드는,작지만 명품인 드라마이다. 이송하기자 songha@
  • TV 토크쇼 ‘침체의 늪’ 탈출할까?

    지난 90년대말 안방극장에서 전성기를 누리던 지상파 방송의 토크쇼 프로그램들이 최악의 침체에 빠져 있다.토크쇼들은 인기 연예인을 경쟁적으로 기용해 시청자 눈길을 끌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시청률에서 다른 프로그램들에 철저하게 밀려나 있다.한때 ‘알짜배기’이던 토크쇼가 이처럼 소박을 맞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토크쇼의 마지막 보루로 불리는 KBS2 ‘서세원 쇼’.진행자 서씨가 최근 방송사 PD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아 홍콩으로 돌연 출국해 방송제작에 차질을 빚고 있다.특히 시민단체들이 ‘최악의 토크쇼’로 지목해 올초부터 꾸준히 퇴출압력을 가해온 만큼 5년 장수 프로의 아성이 무너질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프리랜서를 선언한 황현정 전 KBS 아나운서와 청춘스타 류시원이 호흡을 맞춰 지난해 12월 출발한 SBS 토크쇼 ‘나우’도 시청률 부진으로 고전하다 결국 7개월만인 지난달 초 퇴출됐다. 방송시간대만 보아도 전성기엔 저녁·심야에 편성됐는데 이제는 대부분 오전 시간으로 밀렸다. 방송사의 한 관계자는 “2000년들어 토크쇼의 황금기는 끝났다.”면서 “참신한 이미지를 갖춘 진행자가 고갈된데다 인기 연예인이 여러 토크쇼에 중복 출연하면서 같은 얘기를 반복해 시청자들이 식상한 탓”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99년 12월 32.6%의 시청률을 기록한 ‘서세원쇼’는 지난해 중반부터 월평균 8∼10%의 저조한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이렇다 보니 현재 살아남은 토크쇼는,2∼3명의 MC가 팀플레이를 펼치는 버라이어티쇼 안에 요리·취미생활 같은 잡다한 소재를 섞은 형태로 어렵게 꾸려가는 실정이다.KBS2가 월·수·목요일 오후11시에 내보내는 ‘이유있는 밤’‘야! 한밤에’‘해피 투게더’가 대표적인 것들이다. 90년대말 SBS ‘이홍렬 쇼’를 연출한 김태성PD는 “토크쇼의 성공에는 진행자의 자질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라면서 “그러나 인물선정에 앞서 시청자 관심을 끌 만한 알찬 소재나 유익한 화제 발굴에 방송사들이 더욱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같은 침체 속에 개그맨 신동엽(31)이 올가을 회당 ‘600만원+α’라는 파격적인수준의 출연료를 받고 SBS 새 토크쇼를 진행할 예정이다.과연‘주병진 데이트라인’‘이주일 쇼’‘이홍렬 쇼’‘김혜수 플러스 유’등 옛 토크쇼의 아성을 다시 쌓아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주현진기자 jhj@
  • 책꽃이/ 말과 시간의 깊이 등

    ◆ 말과 시간의 깊이 = (황현산 지음) 고려대 불문학과 교수로 재직중인 저자의 첫 비평집.작고한 불문학자 김현에 관한 글을 비롯해 이청준 김원우 박경리 이문구 전경린의 소설,고은 김정란 이성복 김혜순 오탁번 조정권 오세영 신경림 김명인 나희덕 최하림 박용하 김수영 서정주 등의 시세계를 분석했다.문학과 지성사.1만 4000원. ◆ 2002 현장비평가가 뽑은 올해의 좋은 시 = 지난해 6월부터 올 5월까지 각종문예지에 발표된 신작시를 대상으로 심사를 거쳐 선정된 시들을 묶었다.김지하의 ‘자학봉’,김춘수의 ‘제6번 비가’,김혜순의 ‘그녀,요나’,박상순의‘가야금 연주로 비발디의 곡을 듣다가’,신경림의 ‘장미에게’,이문재의‘도보 순례자’,최종천의 ‘타락한 독서’,고재종의 ‘오솔길의 몽상’등 70편을 실었다.현대문학.7000원. ◆ 들꽃 향기로 남은 너 = (김민기 지음) 소설 ‘가슴에 새긴 너’등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작가의 신작 장편.청춘남녀의 삼각관계를 감상적 문체로 써내려간 멜로.은행나무.2권 각 8500원. ◆ 나의 키로 건너는강 = (정채원 지음) ‘문학사상’을 통해 등단해 6년만에 내놓은 첫 시집.최근작까지 66편을 묶었다.문학평론가 홍용희는 “그의 시편들은 정태적인 일상과 이를 소멸시켜 버릴 듯한 역동적인 반란의 기세가 가파른 긴장을 이루고 있다.”고 평했다.시와 시학사.5500원. ◆ 서른여섯 살 꽃 = 시인들이 만드는 계간지 ‘시평’여름호.박목월의 ‘옥적’과 일본 시인 다카라 벤의 ‘키얀 곶에서’등을 발굴,소개했다.지난해 작고한 김영무 시인의 유고시 ‘무지개’에 대한 시평도 실었다.바다출판사.8000원. ◆ 까만 기와 = (차오원쉬안 지음.전수정 옮김) 문화혁명기인 1960년대 중국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청소년의 눈에 비친 세상을 서정적이고 익살스럽게 그린 성장소설.지난해 전국 국어교사 모임이 대안교과서에 실은 ‘빨간 기와’의속편에 해당.‘빨간 기와’는 중학교,‘까만 기와’는 고등학교를 이른다.전2권 각 7500원. ◆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 = (야마오카 소하치 지음.이길진 옮김) 도요토미 히데요시,도쿠가와 이에야스와 더불어 전국시대의 통일삼걸(三傑)로 불리는 주인공의 일대기를 그린 대하소설.오다는 봉건 영주들이 지배하던 16세기의 중세적 권위와 가치관을 부수고 근세의 기반을 마련한 인물이다.1차분 3권을 우선 출간했고 오는 12일까지 전 7권을 완간할 예정이다.솔출판사.각권 8000원. ◆ 엽기 환생기3 = (이하우 지음) 인간으로 환생한 염라대왕이 세상을 평정한다는 내용의 무협소설 세번째 권.삼황마교가 등장해 무림에 피바람을 일으키는 가운데 임백령(염라대왕)은 세력을 키우려고 청성파를 찾아간다.초록배 매직스.7500원.
  • [대한민국 24시] 광안리 해수욕장/낮엔 피서 천국… 밤엔 청춘 해방구

    연일 섭씨 30도를 넘나드는 찜통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해수욕장을 찾는 피서 인파도 연일 신기록을 갈아치운다.주말이면 해운대 100만명,대천 40만명 식의 ‘추정보도’가 난무하면서 어떻게 든 짧은 휴가를 이른바 ‘방콕’,‘방굴러데시’로 버텨보려는 가장들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산과 계곡이 더위를 피하는 곳이라면 해수욕장은 직접 더위와 맞서 더위를 쫓는 ‘이열치열의 피서지’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뙤약볕 아래의 뜨거움과 해질녘의 낙조,바다가 만들어내는 시원한 해조음은 여름철 바닷가가 아니면 맛볼 수 없는 낭만 그 자체다.해수욕장의 낮과 밤 풍경은 사뭇 다르다.교수와 괴물을 넘나드는 프랑켄슈타인처럼 해수욕장도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다.부산의 대표적 해수욕장중 한 곳인 광안리 해수욕장의 낮과 밤을 최근 들춰봤다. ■광안리 해수욕장 아침 풍경= 광안리의 하루는 모두들 곤히 잠들어 있을 시간인 새벽 5시쯤 미화원들이 곳곳에 널브러져 있는 쓰레기더미를 치우면서 기지개를 켠다. 미화원들이 청소차를 동원해 쓰레기를 치우기시작할 때쯤이면 붉게 이글거리는 원반의 불기둥이 바다밑을 박차고 수면 위로 서서히 솟구친다. 그러나 아직도 백사장 곳곳에는 전날 밤 더위를 피해 돗자리를 깔고 잠든 인근 주민들과 질펀한 술판을 벌인 피서객,청소년들이 웅크린 채 깊은 잠에 빠져 있다.같은 ‘노숙’이지만 서울의 지하철역에 웅크린 사람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지난 3일 광안리 해수욕장의 아침도 그렇게 시작됐다.동녘이 훤히 밝은 오전 6시쯤.백사장은 이미 운동복 차림의 사람들로 북적대기 시작한다. 모래사장을 뛰는 조깅파와 무작정 걷는 워킹족,맨손체조를 하는 사람,바닷가를 거닐며 새벽녘 신선한 기운을 마셔보는 외지 피서객들로 활기를 띤다.이들의 얼굴과 몸에는 어느새 굵은 땀줄기가 줄줄 흐른다.건강한 시민들의 힘찬 발걸음 소리가 박스를 덮고 자고 있던 술꾼들의 잠을 방해한다.때맞춰 주변 해장국집의 호객행위 목소리도 커져간다. 사람들은 어제의 숙취와 운동 뒤에 오는 출출함을 해장국집에서 간단히 달랜다.이들 해장국집은 쉬는 날이 없다.종업원들은 24시간 2교대로 돌아가면서 자리를 지킨다. 광안리해수욕장은 오전 8시쯤 잠시 휴식기에 들어간다.그러나 그것도 잠깐,이내 낮 손님을 받을 채비에 돌입한다.신문의 사진이나 TV화면을 통해 낯이 익은 형형색색의 파라솔이 해변을 메울 준비를 마쳤다.2시간 뒤인 오전 10시쯤.아빠·엄마와 여동생 손을 꼬옥 잡고 곧 있을 물놀이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슴이 벅찬 한 초등학생이 해변에 나타났다.물놀이도 물놀이지만 이제 학원에 가도 친구들에게 자랑거리가 생겼기 때문인지 아이의 얼굴은 벌써 붉게 달아올랐다.언제부터인지 초등학생들에게 보편화된 학원수강 때문에 아빠·엄마 손잡고 나서본 지 꽤 오래됐다. 해가 머리 위로 떠오른 낮 12시가 되자 해수욕장은 갑자기 바빠졌다. 한꺼번에 몰려드는 피서 차량으로 도로는 순식간에 마비돼 주차장으로 변해버린다.가만히 앉아 있어도 연신 등줄기에는 땀이 줄줄 흐르고 태양의 신은 이를 즐기기라도 하듯 더욱더 뜨겁게 내리쬔다. 벌겋게 달궈진 백사장은 모래알만큼이나 많은 물놀이객들로 빼곡히 들어찼다.이날 광안리해수욕장을 찾은 인파는 줄잡아 50여만명.고작 2㎞ 정도의 해안에 마산 시민 모두가 들어앉은 셈이다. 여기저기 모래에다 몸을 파묻고 찜질에 여념이 없는 아저씨·아줌마,날씬한 몸매를 자랑이라도 하듯 비키니 수영복차림으로 선탠을 즐기는 젊은 여성,팔짱을 낀 애인을 두고도 비키니 여성을 곁눈질 하는 청년,아빠·엄마를 졸라 바닷가에 온 어린이들은 연신 짠 바닷물을 마시면서도 물놀이가 마냥 즐겁기만 하다.이들 사이를 헤집고 다니며 음료수와 아이스크림을 팔고다니는 아르바이트 학생과 잡상인의 풍경이 오히려 정겹게 와닿는다. 여름철 해수욕장의 한낮은 마치 ‘혼돈 속에서 질서가 묻어나는 시골장터’를 방불케 한다.그러나 해가 서산에 뉘엿뉘엿 지고 밤이 찾아오면 해수욕장은 또 다른 변신을 준비한다.잠시 휴식기를 취한 해수욕장은 토요일밤의 열기 속으로 금세 빠져든다. ■청춘의 해방구, 해수욕장의 밤= 시원한 바닷바람에 몸을 맡긴 피서객들은 한낮의 열기에 대한 복수라도 하듯 미친 듯이 밤을 파고든다.열기가 가라앉은 백사장에는 파라솔 대신 돗자리가 깔린다. 가족,친구,연인,대학동아리 등 끼리끼리 삼삼오오 돗자리를 깔고 앉아 가져온 음식과 음료수 등을 마시며 밤의 여유를 만끽한다.이날은 이달들어 처음맞는 토요일이자 바다축제가 열린 탓에 평소보다 많은 5만여명의 인파가 찾아들었다.광안리의 밤은 북적대던 낮 못지 않게 역동적이다. 전국 청소년들 사이에 광안리는 이미 생소한 곳이 아니다.해수욕철이면 전국 각지의 젊은이들이 모여든다.한때는 서울 강남의 ‘오렌지족’들이 여름철 광안리를 점령하곤 했다.폭발하는 퓨젼쇼,현란한 몸짓 등 광안리의 젊은축제는 밤이 깊어가면서 절정에 달한다.모래밭에 무리지어 저마다 노래하고 춤추며 젊음을 발산한다.청춘 남녀들의 뜨겁고 질퍽한 사랑도 밤의 열기만큼이나 뜨겁게 익어간다. 젊은 남자들은 부나방처럼 여자들을 찾아나선다.오가는 여성들을 보는 눈초리가 예사롭지 않다.일상생활에서 벗어난 피서지에서는 흔히 긴장감이 풀리게 마련.‘늑대와 여우’들의 탐색전이 치열하다.동그랗게 모여 앉은 여성들 주변에는 항상 두세무리의 ‘늑대’들이 어슬렁거린다.‘침투조’를 뽑기위해 가위바위보를 하는 무리가 있는가 하면 이미 ‘대표선수’가 정해진 듯 어깨를 두드리며 기를 불어넣어 주는 쪽도 있다. 서울 연희동에서 왔다는 회사원 김모(27)씨는 “숙소는 해운대에 잡았지만 밤에는 광안리에서 논다.”며 “아무래도 젊은이 취향에는 광안리가 더 좋은것 같다.”고 한다. 밤이라고 청춘들만 있는 건 아니다.전국 최고의 피서지라는 부산에 사는 시민들은 따로 피서갈 필요없이 ‘밤마실’을 나오면 된다.인근 해운대구 수영동에 사는 김진헌(50)씨는 “더위를 피해 가족들과 함께 밤 피서를 왔다.”며 “아예 여기서 자고 새벽녘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자정이 넘었는데도 광안리에는 차량들과 사람들로 넘쳐난다. 날이 바뀐 4일 오전 1시30분.민락동 야외공연장 앞 도로변 건널목에는 대낮같이 밝은 가로등 아래 오가는 사람들로 붐빈다.거의 초저녁 수준이다.바로옆 회센터들의 간판도 여태껏 반짝이고 있다. 이곳에서 30년 넘게 해장국을 팔아왔다는 한 해장국집 주인 아들(33)은 “몇년 전부터 광안리의 밤은 젊은이들이 차지하게 됐다.”고 말했다.습기를 머금은 무더위,술,젊음이 어우러지다보니 서로간에 충돌하기가 쉽다. 광안리 여름 경찰서 관계자는 “술에 취해 싸움을 하다 연행되는 경우가 하루 5∼6차례 이상은 꼭 있다.”고 한다.하루종일 온 몸으로 사람들의 더위를 식혀준 백사장은 그들이 버리고 가는 쓰레기 때문에 밤새 신음을 토해낸다.이날 오전 2시쯤 ‘만남의 광장’에는 어김없이 컵라면 용기,담배꽁초,맥주병 등이 어지럽게 나뒹굴었다.한편에는 10대들의 소란스러움으로 여름 밤바다의 정취를 느끼기 힘들었다. 하지만 해수욕장은 낭만과 젊음,열망과 환희뿐만 아니라 무질서와 추태마저 따뜻하게 감싸고 어루만져 준다.인고의 세월을 겪어온 넉넉한 어머니 같은 바다에게 못난 자식이나 잘난 자식이나 소중하기는 다 마찬가지다.많은 것을 감춰주고 새로운 것을 잉태한다. 광안리 해수욕장의 밤도 그렇게 깊어가고 있었다. 물론 바다는 '네가 올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을'것이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中다이어트 식품 13종 수입금지

    중국산 다이어트 식품이 무더기 수입금지 조치됐다.식품의약품안전청은 1일 향정신성의약품 성분으로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는 ‘펜플루라민’을 함유한 중국산 다이어트 식품 13개 품목을 수입금지 조치했다고 밝혔다. 수입금지된 제품은 재청춘묘조소교낭,상청춘건미교감비교환,소반교낭,비색감비편,증씨감비병,상주청패면역교낭,시미강감비교낭,도서구복액,신과활력교낭,일통다,취안강분,계양패보원주,다소감비 등이다. 노주석기자 joo@
  • 동강 래프팅/ 더위 싸~악기분 쑤~욱

    “자,머리가 물에 닿을 만큼 몸을 뒤로 제끼고 구령에 맞춰 보트를 흔듭니다.하나,둘,하나,둘….” 보트는 뒤집힐 듯 흔들리고,안간힘을 다해 버티던 청춘남녀들은 이내 강물에 거꾸로 처박힌다.괴성과 깔깔거림,그리고 허우적대는 소리. 8월 초.지금 강원도 영월의 동강엔 발랄함이 넘친다.온 세상을 태울 듯 땡볕이 내리쬐지만 굽이쳐 흐르는 동강 물줄기를 따라 줄지어 내려오는 보트에 매달린 사람들의 얼굴에서 더 이상 더위는 찾아보기 어렵다. 래프팅(급류타기)의 묘미는 뭐니뭐니해도 깎아지른 듯한 계곡을 아슬아슬하게 헤쳐내려오는 스릴감.하지만 동강에 이처럼 스릴 있는 코스는 없다. 10여 군데 물살 급한 여울이 있지만 모험을 즐기는 이들에겐 성에 차지 않는다.대신 보트에 동승한 가이드가 갖가지 ‘짓궂은’프로그램으로 참가자들의 혼을 빼놓는다. 뱃전에 어깨동무하고 서서 배흔들기,몸 뒤로 제껴 보트 뒤집기,다른 보트와 부딪히며 물싸움 하기 등등.물론 이러한 놀이는 물살이 없는 곳에서 하기때문에 다칠 위험성은 거의 없다.물살이 세찬여울에서는 인위적으로 배를 팽이처럼 회전시키며 내려가면서 스릴을 연출한다. 동강은 내린천이나 오대천에 비해 물살이 완만하기 때문에 어린아이를 둔 가족이 래프팅을 즐기기에 제격이다.탑승 전 구명조끼와 헬멧을 반드시 착용토록 하고,가이드가 함께 타므로 생각보다는 안전한 편. 동강 래프팅은 스릴은 덜한 반면 강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기암괴석 등비경을 감상하는 기쁨을 준다.영월읍 문산리 문산나루를 출발,‘섭새’라고 불리는 삼오리 어라연주차장 앞까지의 9㎞ 코스엔 옥선암,두꺼비바위,상·중·하선암 등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늘어서 있다. 또 ‘햇살이 비친 물고기 비늘이 비단처럼 아름답다.’는 어라연(魚羅淵),한때 댐 예정지로 거론된 만지(滿池)가 이어진다.만지는 과거 아리랑의 발원지 아우라지로부터 목재를 운반하던 사공이 뗏목을 대놓고 쉬던 자리.아무리 가물어도 물이 가득하다는 뜻으로 ‘만지’란 이름이 붙었다. 이날 따라 가이드 운이 좋았나 보다.보트가 어라연에 이르렀을 즈음 동강을 벗삼아 자랐다는 가이드,‘토종’영월 처녀인 이미화(24)씨가 뜬금없이 정선아리랑을 한곡 뽑는다.그 옛날 사공들이 노를 저으며 힘들 때 불렀다는 가락이라는 설명과 함께. “눈이 올라나,비가 올라나,억수장마 질라나/만수산 검은 구름이 막 모여든다….”(정선아리랑 ‘수심’편) 까많게 그을은 ‘동강처녀’의 구성진 목소리엔 행여나 비라도 쏟아져 머나먼 한양길 무산될까 저어하는 사공의 수심이 그대로 배어 있다. 동강 래프팅은 출발 지점에 따라 3가지 코스가 있다.가장 참가자가 많은 구간은 문산나루∼어라연주차장(9㎞)코스로,3시간 소요.요금은 성인 2만5000원,초등생 이하 2만원. 이밖에 진탄리에서 출발하는 코스(12㎞·3만5000원),정선읍 운치리에서 출발하는 코스(30㎞·7만원)가 있다.몇번씩 물에 빠지게 되므로 반바지와 티셔츠,속옷 등을 여벌로 준비해야 한다. 동강 인근에 대자연레저본부(www.iloveleisure.co.kr 02-4000-582)등 60여대행업체가 있다.주말이나 휴일엔 참가자가 몰리므로 예약해야 한다. 영월 임창용기자 sdragon@ ■여행가이드 ◇동강 가는길=수도권 일원에선 경부 또는 중부고속도로에서 영동∼중앙고속도로를 거쳐 제천IC에서 빠지면 된다.38번 국도를 타고 영월읍내로 진입,영월역을 지나 500m쯤 가면 ‘동강어라연’이란 노란색 입간판이 보인다.이곳에서 좌회전해 15분쯤 가면 어라연주차장이 나온다.대행업체가 대부분 보트 도착지인 이곳에서 손님을 태워 출발지로 안내한다. ◇인근 가볼만한 곳= 영월은 조선 6대 임금 단종이 숙부인 세조에 쫓겨나 유배된 곳.사면이 강물과 절벽으로 막힌 단종의 첫 유배지 청령포,홍수로 거처를 옮겨 사약을 받을 때까지 기거한 관풍헌,단종의 무덤인 장릉,단종 승하후 시녀와 시종이 뛰어내려 죽었다는 낙화암 등을 둘러볼 만하다.문의 영월군청(033-374-2101). ◇래프팅 명소= 동강 이외에 래프팅을 즐길만한 곳으로는 인제 내린천,정선오대천,연천 한탄강,평창 금당계곡 등이 있다.래프팅은 난이도에 따라 1∼5급으로 구분되는데 가장 완만한 동강은 1급,한탄강 1∼2급,내린천과 오대천 금당계곡은 2∼3급에 해당한다. 이중 금당계곡은 폭이 좁고 경사가 가장 가파른 편이다.따라서 다소 위험하지만 모험을 즐기는 마니아에겐 금당계곡이,어린아이나 노약자가 낀 가족단위 참가자에겐 동강이나 한탄강 코스가 적당하다.한국레저협회(02-522-5677)에 문의하면 다양한 래프팅 코스와 참가료 등을 안내받을 수 있다.
  • 영화단신/ 새달 5~9일 ‘이경희 회고전’ 등

    ◇새달 5~9일 '이경희 회고전' 한국영상자료원은 새달 5∼9일 오후2시 원로 여배우 ‘이경희 회고전’을 개최한다.이씨는 ‘잃어버린 청춘’‘찔레꽃’등에서 비극의 히로인으로 열연해 1950년대 말 많은 인기를 모았다.회고전에는 이씨의 데뷔작 ‘망나니 비사’(55년)와 임권택 감독의 ‘망부석’(63년),이두용 감독의 ‘애’(99년)등이 상영된다.행사 첫날에는 이씨가 참석해 관객과 대화를 나눈다.(02)521-3147. ◇무크지 '영화비평 현실'발간 영화평론가 김시무 염찬희 등이 만든 젊은영화비평가집단이 무크지 ‘영화비평 현실’을 최근 발간했다.이 창간호에는 ‘21세기,영화와 비평’‘페스티벌 리뷰’를 특집으로 다뤘다.‘쟁점과 전망’에서는 지난 6월까지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이던 전찬일 평론가의 내적 고백과 영화심의에 대한 비판·전망이 담긴 ‘영화심의 현실과 자아비판’을 실었다.지난해 한국영화 베스트5도 뽑았다.9000원. ◇서울·부산서 영국영화 주간 영국문화원과 시네마테크 부산,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는 서울아트시네마와 시네마테크부산 상영관에서 각각 새달 2∼7일,10∼16일 영국영화 주간을 개최한다.거린다 차다 감독의‘슈팅 라이크 베컴’등 장편 7편과 단편 6편을 상영한다.티켓은 현장이나 인터넷사이트(www.maxmovie.com)에서 구입할 수있다.관람료 5000원.(02)720-9782.
  • CCTV 통해 사생활 그린 이색시트콤

    KBS2가 ‘리얼 시트콤’이라는 이색 시트콤 ‘청춘’(화 오후 7시20분)을 30일부터 안방극장에 선보인다. 기존의 시트콤들이 주로 코믹한 인물선정과 과장된 상황설정으로 웃음을 자아내는 코미디극의 형태를 띠었다면 ‘청춘’은 다큐멘터리 요소를 가미한게 다른 점이다.인기 연예인이 등장해 짜인 극본 속에서 연기하는 시트콤이 아니라 실제 생활 속에서 흥미있는 사건이나 상황을 발굴해 시청자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요즘 케이블 방송 리빙TV에서 인기리에 방송하는 ‘템프테이션 아일랜드’와 비슷한 옴니버스 포맷으로 보면 된다. 첫회에는 아홉살 연상의 아내와 살면서 하루가 멀다 하고 치열한 싸움을 벌이는 부부,모든 것이 통제되는 기숙사에서 벌어지는 대학 1학년 여학생들의 기상천외한 일들,결혼이 최대 목표인 29세 노처녀의 남자 대탐험 등이 방송된다. 제작진은 이를위해 지난 1월부터 6개월 동안 20대의 CCTV 카메라와 4대의 6㎜ 카메라를 동원해 주인공들의 일상을 낱낱이 영상에 담았다.또 제작진은 출연자들이 카메라를의식하지 않고 생활할 수 있도록 처음 한달동안 동고동락하며 촬영을 진행하는 등 각별한 정성을 쏟았다. 이 세가지 이야기를 묶는 진행자로 윤도현 밴드가 출연한다.윤도현 밴드의 작은 콘서트가 나간 뒤 콘서트장에서 VCR을 통해 세가지 이야기가 차례로 소개되는 것.콘서트와 시트콤을 결합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표영호 PD는 “미국을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CCTV를 이용한 개인의 사생활을 담은 프로그램이 늘고 있는 추세이며 어렵게 시도한 이 프로그램을 한국적인 정서에 맞추기 위해 1년이 넘도록 고심했다.”면서 “CCTV를 통해 청춘남녀의 생활을 담았지만 선정적이거나 자극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송하기자 songha@
  • 청춘의 사신/서경식/창작과 비평사/ 세상에 맞서 싸운 20세기 화가들

    세계대전,대량학살로 상징되는 20세기에 맞서 온몸으로 사투를 벌인 화가에 대한 미술 에세이집 ‘청춘의 사신(死神)’(서경식 지음·김석희 옮김,창작과비평사 펴냄)이 나왔다.최근 봇물을 이루는 ‘알기 쉬운’류의 미술관련책으로 치부할 수도 있다.하지만 저자가 지난 1992년 ‘나의 서양미술 순례’를 펴낸 ‘그’란 점을 알면 책을 앞으로 바짝 당길 것이다. 저자는 1971년 ‘재일교포 유학생 간첩단사건’에 연류된 서승·서준식 형제의 동생.형들이 20여년간 조국의 감옥에서 옥살이를 하는 동안 속절없이 서른을 넘긴 채 통곡의 세월을 산 재일동포 지식인이다.고문과 사형선고,단식투쟁 속에서 고통받는 형들을 지켜보며 ‘지하실에 처넣어진 듯한’막막하고 답답한 심정으로 13년의 세월을 보낸 그에게 예술은 꽉막힌 지하실에 뚫린 작은 창문 같은 것이었다.도망가지는 못해도 작은 창문 덕에 살아있을 수있었다.1983년부터의 서양 미술관 순례길이었다. 그런 절박함 속에서 그는 콜비츠,코린트,놀테,실레 등 놀라운 통찰로 판에 박힌 상식을 돌파하려고쉬지 않고 저항하는 화가를 만났다.그는 그들이 남긴 작품을 통해 ‘푸르른 삶과 시커먼 죽음에 대한 동경’이 다 타버리지 않았음을 상기했고,우리에게 상기시키고 있다.미술 작품에 대한 해설뿐 아니라,인간으로서의 예술가의 삶에 비중을 둔 글이 감칠맛이 난다. ‘모욕 당하는 그리스도’를 그린 루오는 “내가 한 일은 하찮다.그것은 밤의 절규,낙오자의 오열,목멘 웃음이다.세상에서는 날마다 나보다 가치있는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이 일 때문에 수없이 죽어가고 있다.”고 말했다.저자는 세기가 바뀌어도 사라지지 않는 20세기의 악몽과 위협에 대해 미술이란‘창’을 통해 우리를 새삼 환기시키고 있다.1만원. 문소영기자 symun@
  • SBS 연예오락프로 부분 개편

    SBS가 오는 13일부터 연예오락프로그램을 부분 개편한다. 13일 첫 전파를 탈 ‘솔로몬의 선택’(토 오후6시50분)은 생활 주변에서 발생하는 흥미있는 사건과 상황을 비롯해 영화 속의 기막힌 상황이 법률적으로 어떻게 해석되는지를 알아보는 상황 재연 프로그램. 이휘재·유재석 등이 진행하는 ‘진기록 팡!팡!팡!’(토 오후5시50분)은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최대한 빨리 보낸다면 몇자까지 가능할 것인지 등 일상속에서 갖게 되는 의문과 신기한 현상을 퀴즈형식으로 소개한다. 또 주말 오락프로 ‘뷰티풀 선데이’(일 오후6시)에서는 시청자들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소개하고 함께 그 가치를 평가해 본다. 이에 따라 ‘내 친구 팅구’‘청춘시트콤 레츠고’‘류시원 황현정의 나우’‘토요일이 온다’‘쇼!일요천하’는 안방극장에서 사라지게 된다.
  • [굄돌] 서해바다에 평화를

    서해 교전이 있던 날 지방의 불교대학에서 재가불자들이 가정에서 조상님 제사를 어떻게 지낼 것인가에 대해서 이야기 좀 해 달라고 해서 전주에 다녀왔다.강의 시간보다 훨씬 전에 도착했는데 학생중의 한 분인 노 거사님이 서해교전 소식을 전해 주었다.미국 방송에서는 오전에 이미 보도했는데 우리는 오후에서야 알리기 시작했고 바보스럽게도 우리 젊은이들이 30명 가까이 사상 당했는데 어찌 그리 대응이 미온적이냐며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지난 99년에 당한 것을 보복이나 하듯이 하필 월드컵열기가 막바지까지 뜨겁게 타오르는 마당에 찬물을 끼얹는다며 안타까워했다.그래서 주변에 모여 있던 불자들과 보통사람들이 나눌 수 있는 수준의,작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재미라고 표현하기에는 좀 뭐 하지만 그래도 재미를 느낄 만큼 의미 있는 이야기들이 오고갔다. 그 중에서 솔깃했던 것은 99년에는 북한 경비정이 너무나 힘없이 무너져서 오히려 우리 쪽에서 마음 상할 북측의 입장을 고려해 격침 장면을 여러 번 보여주지 않았다는 이야기와,이제 앞으로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느냐는 이야기였다.이미 6·25때부터 수없이 많은 피해를 서로 간에 보았으니 이번 월드컵에서도 남북이 하나되었더라면 4강이 아니라 우승까지도 넘보았을 지도 모르는 힘이 우리에게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계기로 이번 사태를 승화시켜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그렇다.이번 사태에서 불귀의 몸이 되어버린 젊은 청춘들의 넋을 위로하고 다시는 그러한 죽음에 오열하는 이들이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남과 북이 마주한 모든 전선에서 서로에게 도움되는 길을 찾아야 한다.그 방법중 하나가 어찌할 수 없는 전쟁 등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서해바다와 임진강어구 등,공동 활용이 필요한 지역을 설정해 진지한 논의를 거쳐 자유로운 왕래와 공동 산업활동 가능 지역이 되게 하는 것이다. 더더욱 범위를 넓혀서 휴전선 전지역을 평화지대로 선포하고 우선적으로 군사작전이나 전쟁을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의 상호 활동을 허용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일도 바람직할 것이다.그것이 가능하게 되면 세계평화에도 도움이 되고 통일의 그 날도 머지 않아 우리 겨레의 앞에 찾아 올 것이다.현재 논쟁을 벌이고 있는 정치 세력들도 하루 빨리 그 가능성을 찾는 데 서로의 지혜를 모으고,그러기 위해 마음을 활짝 열고 방안을 찾는 데 앞장서기를 간절히 기원한다.서로를 인정하고 감싸는 자비심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때이다. 법 현 (불교종단협의회사무국장·스님)
  • 새달 첫선 SBS 시트콤 ‘오렌지’ - 젊은 수상안전요원들 우정과 사랑

    목덜미를 타고 흐르는 땀,흠뻑 젖은 유니폼 속에서 다부지게 드러나는 근육,화려한 골 세리머니에서 보이는 열정…. 월드컵 경기를 지켜보는 관중은 경기의 승패를 떠나 경기장에서 종횡무진 뛰는 22명 남성들의 젊음과 패기에 가슴이 설렘을 느끼기 마련이다. 새달 1일 첫 선을 보일 SBS ‘오렌지’(월∼금 오후 6시40분)는 이런 싱싱한 젊음을 소재로 한 청춘 시트콤.한정된 세트장을 벗어나 대규모 물놀이 공원 ‘워터파크’를 무대로 젊은 수상안전요원(라이프 가드)들의 활약과 우정,사랑 등을 다룬다.몸을 드러내는 것을 금기시하는 우리 방송 풍토에서 수영장을 무대로 시트콤을 찍는다는 것은 어찌보면 이례적인 시도.미국 TV시리즈 ‘SOS 해양구조대(Bay Watch)’와 흡사하게 보면 된다.대학생들을 등장시켜 그렇고 그런 이야기들로 끌어가는 기존의 시트콤과는 달리 일하는 젊은이들을 주인공으로 삼아 선 굵은 내용을 방영할 예정이다. 구릿빛 근육미를 자랑할 남자 라이프 가드로는 이종수가 낙점됐다.또 다른남자 가드로는 여자보다 하얗고 고운피부를 뽐내는 김진이 출연한다.늘씬한 몸매를 자랑하는 한은정·조윤희 등이 여자 가드로 가세한다. 연기자 겸업을 선언한 가수들이 대거 출연하는 것도 이색적.댄스그룹 샵의 멤버인 장석현,댄스그룹 유엔의 김정훈,가수 조앤이 각각 개성 있는 역을 맡았다.‘행진’‘나 어때’등의 청춘시트콤을 만들어 온 이용해 PD가 연출을 맡았으며 ‘순풍산부인과’의 전현진 작가,‘LA 아리랑’의 이숙진 작가가 함께 집필한다. 이용해 PD는 “주인공들의 옷차림이 소매없는 티셔츠와 짧은 반바지 등 노출이 있는 편이지만 선정적인 장면을 연출하기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여름 피서지의 생생함을 안방극장에 고스란히 전하는 활기 있는 시트콤을 만들겠다.”고 말했다.이송하기자 songha@
  • 새영화/ 글래스 하우스, 소울 서바이버

    ■글래스 하우스 오는 14일 개봉하는 ‘글래스 하우스’(The Glass House)는, 새엄마·새아빠는 흔히 의붓자식을 학대한다는 통념을 뼈대로 한 스릴러물이다.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은 루비(릴리 소비에스키)와 레트 남매는 후견인이 된 글래스 부부와 함께 말리브 해안으로 이사를 간다.유리로 지은 새 집은 아름답고 안락해 보인다.창문 너머로 펼쳐진 아름다운 바다,홈시어터 시설을 갖춘 거실,자상한 글래스 부부 등.그러나 루비는 뭔가 심상치 않은 기운이 있음을 느낀다.후견인인 테리는 사채업자들에게 협박 받고 있으며 그의 아내는 심각한 약물중독자.부부가 정체를 드러내면서 안락한 집은 순식간에 유령의 집처럼 으스스해진다. 영화는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위험한 유혹’‘경찰서를털어라’등 10대 취향의 흥행영화를 제작해 온 닐 모리츠의 작품.‘글래스 하우스’에서도 릴리 소비에스키라는 매력적인 소녀를 천하무적 주인공으로 내세워 10대를 공략했다.그러나 후견인 부부의 계략을 항상 한발 앞서 알아채는,지나치게 눈부신 활약 탓에 스릴러로서는 다소 맥이 풀린다. ■소울 서바이버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다.그러던 어느날 그가 돌아와 ‘같이 떠나자’고 한다면 따라가야 할까? 소울 서바이버(Soul Survivor·14일 개봉)는 여름이면 쏟아져 나오는 ‘캠퍼스 레전드’‘스크림’‘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등의 청춘 공포영화와 흐름을 같이 한다. 캐시와 숀,매트와 애니 커플은 예비 대학생.대학 입학을 축하하는 자동차 여행을 떠났다가 숀이 죽고 나머지 세명은 간신히 목숨을 건지는 사고를 당한다. 운전을 한 캐시는 사랑하는 숀을 죽였다는 죄책감에 사로잡혀 대학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때때로 숀의 환청에도 시달린다. 영화는 공포영화의 정석을 그대로 따른다.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상황,거울속에 보이는 자신의 시신,곳곳에서 캐시를 위협하는 정체불명의 인물,자신에게 오라고 손짓하며 밤마다 속삭이는 죽은 애인.관객은 시종일관 이런 공포 장치 속에서 깜짝깜짝 놀라게 된다.감독은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신인 배우들을 기용해 참신함을노렸다.그러나 영화 ‘식스 센스’와 ‘디 아더스’를 본 관객이라면 영화가 절반까지 진행하지 않아도 삶과 죽음의 공존이라는 결말쯤은 눈치챌 수 있겠다. 이송하기자 songha@
  • [대한광장] 조용한 함성 ‘인권영화제’

    온누리가 축제의 열기로 가득하다.청춘의 건각이 뿜어내는 싱싱한 기운이 이를 지켜보는 이들에게 전염되어 대한민국 모든 국민의 피가 뜨겁다.아니,60억 지구촌 사람들은 인종,국경,종교,빈부의 격차에 아랑곳없이 함께 축제를 즐긴다.식민 종주국을 ‘찍어낸’ 아프리카 작은 빈국의 쾌거를 다같이 기뻐한다.아! 축제란 원래부터 이다지도 설레는 것이었다. 알다시피 인류의 예술과 문화가 발원한 곳은 신에게 올리는 제의의,함께 어울려 춤추고 노래하고 마시는 축제의 마당이었다.21세기 들어 발생한 첫 전쟁은 세계 자본주의의 본거지를 향한 ‘자기의 땅에서 유배된 자’들의 자살테러로부터 비롯했다.그러나 새 세기의 첫 축제는 지구상 마지막 분단국의 남쪽에서 시작했다.개막축제에서 서울은 세계를 향해 ‘환영’과 ‘소통’과 ‘어울림’,그리고 ‘나눔’의 고귀하고 장려한 메시지를 날려보냈다.최초로 민간이 기획하고 주도한 축제의 컨셉트는 조화와 상생(相生)의 동양정신이었다.장중하고 세련된 미의 극치가 참으로 자랑스럽고 감격스럽다.테러의 동력이 절망과 단절이라면,평화의 환경은 마땅히 소통과 나눔일 터이다. 이 장엄한 축제가 시작되는 날,같은 시각에 조용한 함성이 있었기에 이를 알리고자 한다.‘인권영화제’는 인간을 위한 영상을 찾아나선다.행복하고 부유하고 힘센 인간이 아니라,억눌리고 가난하고 소외된 인간의 세상을 담고 있다.문명세계의 뒤편에 난무하는 야만을 고발한다. 머리속의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재판도 없이 검사의 청구에 의해 죽는 날까지 사람을 가두어 둘 수 있었던 ‘사회안전법’에 걸려 청춘을 고스란히 감옥에서 보내야 했던 이가 결성한 ‘인권운동사랑방’이 주최하는 영화제다.놀랍게도 무료로 누구에게나 개방돼 있다. 올해로 6년째인데,해마다 대학 총학생회가 파트너십을 발휘한다.96년 첫해에 표현의 자유를 몸소 실천하는 의미로 사전심의를 거부한 채 상영에 돌입하더니 올해는 겁도 없이 월드컵 기간과 대칭으로 일정을 잡았다.월드컵 축제 기간이라 해서 우리 사회의 인권 현안이 숨는 것은 아니다.장애인의 이동이 도무지 불가능한 현실을 항의하는 장애인단체가 시청 앞에서 일전의 리프트 추락사를 계기로 집회를 갖는가 하면 모진 아동학대의 현장이 드러나기도 한다. ‘인권영화제’의 영상은 대체로 끔찍하다.그래서 보는 이를 고통스럽게 한다.분쟁지역에서 발생하는 일상적 폭력,자카르타 철로변에 사는 빈민들의 처참한 생활,실종되는 여성들,쓰레기 더미 위의 삶,베트남 참전 군인들의 살인 경험담 등 인권영화제의 시선은 인간의 악마성과 집단의 가학성이 일으키는 야만을 쫓아다닌다.그러니 영화로부터 단 한시간 남짓이나마 위안과 오락을 구하고자 하는 고달픈 인생들이 제발로 걸어들어오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국제사면위원회는 ‘2001년 세계인권상황’보고서에서 한국의 인권상황이 여전히 미흡하다고 평가하고 있다.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전혀 없는 노조지도자들이 구속돼 있으며,비폭력 평화노선을 신봉하는 신앙 때문에 집총을 거부한 젊은이들의 양심을 범죄시하여 예외없이 감옥에 넣는가 하면 그 안에서의 예배조차 철저히 봉쇄하는 등 한국은 스스로 비준하거나 가입한 인권규약에 반하는관행을 지속하고있다고 앰네스티는 보고 있다. 현실을 직시하는 자는 고단하다.현실의 부조리를 개선하고자 하는 이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안된다.지난 세기 내내 유혈을 불러왔던 제3세계 파시즘과 그 아류들은 깨어나 있는 자들의 고통과 그 감염을 막기 위해 손쉬운 마약을 분사했다.3S(sports,screen,sex)정책이 그것이다. 이제 이땅의,충분히 교육받은 국민에게 그것은 효험없는 처방이 되었다.월드컵은우리의 손색없는 고품질의 축제마당이다.대칭으로 ‘인권영화제’ 역시 그러하다.다만,인권영화제는 조용한 함성이며 잠들지 않는 의식의 축제이다.궁금하시면 점심시간에 샌드위치 싸들고 자투리 관람을 해도 당신은 충분히 인간미를 발휘할 수 있다. 유시춘/ 국가인권위원·작가
  • 일요영화/ 와일드 씽 外

    ▲와일드 씽(SBS 오후 11시50분)= 두 남자와 두 여자의 속고 속이는 반전이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영화.해변 도시 최고 갑부의 딸인 켈리는 고교 교사인 샘을 유혹한 뒤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다.재판날 같은 학교 학생 수지도 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다.하지만 재판이 끝난 뒤 이 셋은 파티를 벌이는데….연기파 배우케빈 베이컨,‘스크림’의 신세대 스타 니브 캠벨,모델 출신 데니스 리처즈,80년대 청춘 스타 매트 딜런이 펼치는 아찔한 스릴러물.연출은 ‘헨리,연쇄살인자의 초상’으로 날것 그대로 공포를 안겨줘 컬트 팬들의 우상이 된 존 맥노튼 감독이 맡았다.이 영화는 전편과 달리 미끈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모양새를 갖췄지만 ‘세상에 믿을 놈 하나 없다.’는 식의 냉소와 선악 구분의 해체 등 그 특유의 스타일은 여전히 뇌수를 찌른다. ▲바틀 로켓(MBC 밤 12시10분)= 앤서니는 만성피로로 입원해 있던 병원에서 탈출한다.둘도 없는 친구 디그넌과 밥에게 재미를 보여주기 위해서다.이 3명의 텍사스 소년들이 벌이는 기상천외한소동은 로드무비의 형식과 맞물려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웨스 앤더슨 감독과 각본을 쓴 오웬 윌슨은 이 영화로 데뷔한 후에도 ‘맥스군사랑에 빠지다’‘로얄 테넌바움’을 함께 만든 명콤비.덜익은 아마추어의 소박함과 때묻지 않은 독립영화의 재기발랄함이 살아 있어 마니아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었다. ▲댐 버스터(EBS 오후 2시)= 2차대전 중 독일의 루르 댐을 성공적으로 폭파시킨 이야기를 다룬 전쟁영화.1955년 아카데미 시각효과상에 노미네이트 됐다.폭탄을 개발한 반스 월리스 박사 역을 맡은 마이클 레드그레이브는 1930년대부터 연극·영화배우이자 작가,감독,제작자로 활발히 활동했다.영국 마이클 앤더슨 감독. 김소연기자 purple@
  • 한국전 참전 터키용사 34명 월드컵 응원 입국 “”상흔 씻고 축제 놀라워요””

    “가질러리(노병들이여),이킨치 와타나 호스젤디니즈(제2의 고향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코레,세비요리즈(한국을 사랑합니다).” 1일 오후 인천공항 입국장에는 제복 차림에 머리가 희끗한 터키인 할아버지 34명이 감회 어린 표정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1950년 한국전에 참전해 목숨을 걸고 싸웠던 터키 참전용사들이 반세기 만에 한국 땅을 밟았다.‘돌아온 노병’들은 전쟁의 비극으로 얼룩졌던 땅이 월드컵 축제의 무대로 바뀐 사실이 믿기지 않는 듯했다. 입국장에는 이들과 함께 전장을 누볐던 대한민국 재향군인회 소속 참전 용사들과 터키팀을 응원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뭉친 시민 응원단이 박수와 환호로 이들을 맞았다. 한국군 참전용사 34명은 터키 전우들의 목에 저마다 꽃다발을 걸어 주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 볼을 부볐다.백발이 성성한 노병들은 한참 동안 뜨거운 포옹도 나눴다. 무슬루 알쿠살(73·당시 소위)은 낙동강 전투에 함께 참여했던 한국군 전우 조남신(75)씨에게 영문 편지와 참전 당시의 사진을 선물로 주었다.터키 참전용사 대표인 셀축 유네겔(79·당시 대령)은 “한국전쟁 당시 한국인의 뜨거운 우정을 50년만에 다시 느낄 수 있어 감개무량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알리 이산(73)은 빛바랜 흑백 사진 한 장을 꺼내 보이며 “개성 전투에 함께 참여한 둘도 없는 친구였던 사진 속의 ‘김’을 찾으러 왔다.”고 수소문했다.그는 “한국이 50년 만에 이렇게 발전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말문을 잇지 못했다. 한국전 당시 터키군은 1만 5000여명이 파병돼 3600여명이 죽거나 다쳤다. 특히 이날 노병들과 함께 입국한 오스만 카라테 킨(52)의 감회는 남달랐다.킨의 아버지 오스만 아리(당시 24)는 압록강 국경지대 근호리전투에서 목숨을 잃었다.당시 생후 45일의 갓난아기였던 킨은 이후 홀어머니와 함께 터키에서 농사를 짓고 살면서 항상 아버지의 ‘청춘’이 묻힌 한국을 가슴에 담아왔다고 한다. 터키의 수도 앙카라에서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킨은 “나이가 들면서 아버지가자유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한국에 오고 싶었다.”면서 “전 세계인의 잔치인 월드컵을 계기로 아버지의 흔적이 남아 있는 한국에 오게 돼 너무나도 기쁘다.”고 눈물을 글썽였다.국립묘지를 찾아 한국전에서 희생된 용사들에게 헌화하겠다는킨은 “터키와 한국이 나란히 월드컵에서 선전하길 바란다.”며 응원도 잊지 않았다. 터키 전쟁 유공자회의 요청을 받은 주 터키 한국대사관과 기업체 등의 도움으로한국에 온 이들은 서울 중구 인현동 풍전호텔에서 여장을 풀었다.이들은 3일 브라질,9일 코스타리카,13일 중국과 경기를 벌이는 터키팀을 경기장에서 직접 응원할계획이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 카페 터키응원 모임의 고석중(27·한성대 4년)씨는“비록 우리가 체험하지 못한 세대의 사연이지만,월드컵을 계기로 가슴 뭉클한 만남이 이뤄지게 돼 기쁘다.”면서 “터키의 선전을 위해 힘껏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영표·김유영기자 tomcat@
  • 선택 6.13/ 이색로고송 대결

    6·13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톡톡 튀는 ‘이색 로고송’을 마련,유권자들의 표심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출마자들은 특히 몇몇 노래를 로고송으로 선정,특정 노래와 후보자의 이미지가 바로 연결되도록 하는 선거전략을구사하고 있다.월드컵 열기에 편승하는 사례도 많다. 이의근(李義根·한나라) 경북지사 후보는 로고송으로 만화영화 주제곡인 ‘짱가’와 유행가인 ‘아빠의 청춘’을“경북의 미래,경북의 희망,이의근 전폭적으로 밀어주자.”라는 식으로 가사를 고쳤다. 우근민(禹瑾敏·민주) 제주지사 후보는 왁스의 ‘머니 머니’를 ‘뭐니 뭐니’로,자두의 ‘대화가 필요해’를 자신의 친근 이미지로 개사한 로고송으로 거리를 누비고 있다.신구범(愼久範·한나라) 후보는 클론의 ‘월드컵 송’과김건모의 ‘짱가’ 등을 개사한 3개 로고송으로 유권자들을 공략하고 있어 앞으로 두 후보간 로고송 대결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안상영(安相英·한나라) 부산시장 후보는 ‘월드컵 로고송’을 개사해 ‘홍보로고송’으로 쓰고 있다.길거리 유세때 붉은 악마 버전인 월드컵 로고송에 “부산의 미래를이끈다 안상영(야야야야야) 기호1번”으로 개사한 노래를부르며 선거운동을 펴고 있다. 경주시장에 도전하는 백상승(白相承·한나라) 후보는 설운도의 ‘사랑의 트위스트’를 ‘승리의 트위스트’로 고쳐 부르고 있다.이에 맞서 무소속 이원식(李源植) 후보는태진아의 히트곡 ‘사랑은 아무나 하나’를 ‘시장(市長)은 아무나 하나’라고 바꿨다.나기정(羅基正·민주) 청주시장 후보는 ‘일하는 시장,행복한 시민’이란 노랫말을담은 로고송을,오효진(吳效鎭·자민련) 청원군수 후보는‘청원군의 푸른 희망’이란 로고송을 각각 제작,유세에 활용하고 있다. 부산 김정한·포항 김상화기자 shkim@
  • 토요영화(25일)

    ◆8㎜(MBC 주말의 명화 오후11시10분)= 톰 웰즈는 기껏해야 바람난 배우자의 뒤를 캐는 사립탐정이다.어느날 세기적인 갑부 크리스티앙이 죽고,금고 속에 은밀히 보관돼 있던 8㎜ 필름의 정체를 조사해달라는 의뢰를 받는다.필름에는 한 소녀가 살해당하는 장면이 녹화돼 있었는데….지루한일상에서 갑자기 소용돌이에 휘말려 정신적 공황에 빠진주인공역의 니콜라스 케이지와,섹스숍 아르바이트생으로출연한 와킨 피닉스의 연기 대결이 볼만하다.와킨은 요절한 청춘 스타 리버 피닉스의 동생.‘세븐’의 시나리오를썼던 앤드루 케빈 워커와 ‘의뢰인’‘배트맨과 로빈’의조엘 슈마허 감독이 손을 잡아 필름 누아르풍의 스릴러를창조해냈다. ◆킬러가 보낸 편지(KBS2 토요명화 오후11시)= 아내를 살해한 누명을 쓴 베스트셀러 작가와 그의 팬인 4명의 여자 사이에서 벌어지는 엽기적인 연쇄 살인을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광적인 질투가 부르는 섬뜩한 상황을 그렸다.비약이지나치고 스토리 전개가 설득력이 없다는 비판을 받기도했다.주인공은 ‘사랑과영혼’‘폭풍 속으로’‘시티 오브 조이’로 주가를 높였던 패트릭 스웨이지.‘스타트랙’ 시리즈를 만들었던 데이비드 카슨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암살자(EBS 세계의 명화 오후10시)= 시칠리아에 살던 로베르토는 절친한 친구 쟈비에가 억울하게 10년형을 선고받았다는 소식을 듣는다.마피아 보스가 누명을 씌웠던 것.친구를 감옥에서 빼내기 위해 로베르토는 재판 비용을 모으지만 허사로 돌아간다.결국 로베르토는 일부러 미국인 갱과 싸움을 벌여 감옥으로 들어간다.장 뤽 고다르 감독의‘네 멋대로 해라’‘미치광이 삐에로’등에 출연,프랑스누벨 바그를 대표하게 된 배우 장 폴 벨몽드가 의리에 죽고 사는 로베르토 역을 맡았다.호세 지오반니 감독. 김소연기자 purple@
  • MBC ‘고무신 거꾸로‘ 오늘 방영

    ‘뮤지컬이 안방극장에 입성했다' 블록버스터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국내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더니 모 가전제품 복합상가의뮤지컬 광고가 후속편까지 내놓으며 호응을 얻고 있다.이런 인기에 힘입어서일까? MBC가 이례적으로 HDTV 특집 뮤지컬 드라마를 내놓아 요즘 뮤지컬 인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24일 방송될 ‘고무신 거꾸로 신은 이유에 대한 상상’(오후 9시55분)은 청춘 남녀의 애정을 주제로 한 80분짜리작품.뮤지컬 형식의 드라마로는 90년 ‘각시방에 사랑 열렸네’이후 12년만의 시도인 셈이다. 가수활동 경력이 있는 이동건,정태우가 남자 주인공으로출연하며 빼어난 춤 솜씨를 자랑하는 김민정이 여자주인공을 맡았다.여기에 가수 컬트 트리오와 유열,개그우먼 정선희 등도 가세한다. 드라마는 첫 장면부터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경쾌하게 시청자들에게 다가간다. “나 군대간다.기다려 줄 수 있지?”(준수-정태우역) “뭐 군대?”(상희-김민정역) 순간 화면에는 애니메이션이 등장한다.여주인공의 캐리커처가 나와‘절대 못 기다린다.’는 내용의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춘다.배경으로 김밥이 대거 나오더니 옆구리가 펑펑 터진다. 첫 장면부터 뮤지컬의 신선함을 보여주면서 시청자를 사로잡는 드라마는 시종일관 코믹하고 경쾌하게 진행된다.우여곡절 끝에 준수를 기다리기로 한 상희에게 남자들의 유혹이 닥쳐온다.멋드러지게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를 부르는 희연(이동건)은 상희의 마음을 흔들고 상희는 이에‘꿈속의 사랑’이라는 노래로 마음을 전하기도 한다. 드라마는 지난 1월 기획후 4개월여에 걸쳐 준비됐으며 제작을 위해 10곡이 넘는 곡이 작곡됐다. 드라마의 조연출을 맡은 박성은 PD는 “뮤지컬 드라마는일반 드라마에 비해 제작비와 품이 많이 들어 선뜻 시도하기 어렵다.”면서 “이 드라마를 계기로 안방극장에서도뮤지컬 드라마가 인기있는 장르로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송하기자 song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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