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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성애… 청소년의 性… 불륜이야기…‘3色 性’ 충무로 달군다

    우연한 유행일까.의도된 결과일까. 한국영화계가 ‘섹스 이야기’로 시끌벅적하다.조폭코미디에 점령돼 있던 충무로가 성(性)이란 소재를 개성있게 변주한 작품들로 일대 분위기 전환을 노리고 있다. 현재 기획·제작되거나 개봉 대기중인 작품들을 꼽아 보면 그런 경향을 한눈에 알 수 있다.충무로가 주목한 성은 세가지 색깔.차마 스크린에 담을 엄두를 못 내던 ‘동성애’,보는 쪽도 만드는 쪽도 왠지 껄끄럽던 ‘청소년의 성’,은밀해서 변함없이 매혹적인 ‘불륜’. 기획자들끼리 사전담합했을 리야 만무한 터.“오랫동안 금기시해 온 얘깃거리가 좀 더 색다른 자극제를 찾는 충무로 사람들의 시야에 동시다발적으로 띈 결과”라고 관계자들은 풀이한다. 오는 18일 개봉하는 김인식 감독의 ‘로드 무비’는 ‘한국 최초’란 수식어가 붙는 동성애물.직장을 그만두고 방황하던 남자와,성 정체성으로 갈등하다 가족을 버린 동성애자의 파격적인 애정을 그렸다.두 남자가 전라로 펼치는 농도짙은 섹스신으로 애당초 제작사는 ‘제한상영가’등급을 각오(?)했을 정도.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18세 등급을 받아낸 제작사측은 “관객들의 유연해진 성 인식 덕분”이라고 안도했다. 김응수 감독의 ‘욕망’도 극을 끌어가는 모티브는 동성애다.남편이 젊은남자와 사랑에 빠지자 아내는 남편의 ‘남자 애인’을 유혹해 복수한다. 이전의 한국영화들에서 동성애 코드가 전혀 드러나지 않은 건 아니다.그러나 까놓고 중심소재로 올리진 않았다.‘내일로 흐르는 강’(1996년)에서는 동성애자의 가족이야기가 주제였고,지난해 개봉한 ‘번지점프를 하다’‘와니와 준하’,최근의 ‘연애소설’도 ‘긴가 민가’수준의 동성애 표현에 그쳤다. “우리라고 ‘아메리칸 파이’(할리우드산 청춘섹스 코미디)를 못 만들어?” 충무로의 관심은 마침내 10대의 성에도 초점을 맞추었다.정초신 감독의 청춘코미디 ‘몽정기’. 사춘기의 성 호기심을 얼마만큼 솔직하게 그릴지,제목이 먼저 귀띔해 준다.남자 중학생들이 여자 교생을 놓고 ‘무례’한 성적 호기심을 ‘발칙’하게 달래는 게 줄거리다. 그래도 아직은 부끄러운 걸까.코미디의 외피로가리기는 ‘동정없는 세상’(김종현 감독)도 마찬가지다.어떻게든 동정(童貞)을 떼겠다고 좌충우돌하는 19세 남자가 주인공이다.한창 찍고 있는 윤제균 감독의 ‘색즉시공’도 차력사인 남자 대학생과 여대생이 ‘성적 농담’을 대담하고도 코믹하게 엮는다. 멜로의 장르를 빌려 잊을만 하면 고개드는 소재가 불륜이다. 소설 ‘내 생에 꼭 하루뿐일 특별한 날’이 원작인 변영주 감독의 ‘밀애’가 새달 초 개봉한다. 평범한 주부가 남편의 외도를 알아챈 뒤 우연히 만난 남자와 격정적인 사랑에 빠진다.‘빙의’라는 이색설정으로 불륜을 은근슬쩍 가린 작품도 있다.이미연·이병헌 주연,박영훈 감독의 ‘중독’.죽은 남편의 영혼이 시동생에게로 옮겨가자 그와 위험한 관계를 맺는 여자의 이야기다. ‘밀애’를 제작하는 좋은영화의 조윤미 마케팅 실장은 “몇년 전만 해도 불륜 드라마의 타깃은 30대였다.그러나 최근엔 영화의 주소비층인 20대로 낮춰 기획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성을 다양한 각도에서 해석한 작품은 이말고도 많다.주인공을 트랜스젠더로설정한 뮤지컬 코미디 ‘미스터 레이디’,남자들의 성을 집요하게 파헤친 ‘마법의 성’등이 있다. ‘마법의 성’을 연출한 방성웅 감독은 “영화를 처음 기획한 건 8년전이다.당시는 만들 엄두를 못냈지만 요즘 신세대는 이해할 거라고 판단했다.”고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한다.관객이 기대하는 이야기 소재도 따라서 다양해진다. 성을 화두로 붙든 충무로의 ‘실험’이 어느 정도까지 과감해질지,금기에서 풀려난 한국영화 속 섹스가 얼마나 긴 생명력으로 이어질지,즐겁게 지켜볼 일이다. 황수정기자 sjh@
  • [386세대가 본 W세대] 거침없이 달리는 ‘현재형 인류’

    20세기 20대와,21세기의 20대는 과연 다를까. 최근 대학교 3학년인 김 아무개와 영화를 봤다.상영 중에 옆자리에서 휴대전화 소리가 두 번이나 울렸다.그는 머뭇거림 없이 다 들으라고 큰 소리로 말했다.“휴대전화도 안 끄나!”나는 잠시 당황했고 누군가의 눈치를 봤다.영화가 끝나고 밥을 먹으러 갔다가 “처음 보는 안경이네요.”아는 체했다.정색하고 답변이 돌아왔다.“세번째 말씀하셨어요.” 당황해 미안하다는 말에 “그 말도 세 번째예요.”한다.난 여전히 당황하고 있는데 그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농담을 건넨다.뒤끝이 없고 뒤통수도 따갑지 않은 듯했다.그들은 누구보다 ‘오늘’을 사랑하고 ‘현재’를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는 듯했다.진짜 ‘현재형’ 인류들이다. 눈치보지 않는 그들을 보며 나는 부러움과 질투의 심정이 뒤섞인다.20세기를 관통하던 세대가 50년대의 전쟁,60·70년대의 산업화,80년대의 민주화의 과정을 겪으면서 무겁게 짊어졌던 ‘역사의 짐'을 하나도 지지 않고 있고,단지 누리고만 있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그들은 또한 자본주의의 유혹과 본능에 대해서도 참으로 육감적이다.시대라는 놈을 만질 수 있는 물건처럼 느끼는,‘리얼타임 세대’인 것이다.아예 취직의 기회 자체가 봉쇄됐던 IMF도 이들의 바로 위 세대들이 지고 갔다.결국 이들은 급격한 변화를 즐기면서도 조금도 상처받지 않은 최초의 승리자가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의 부러움과 달리 ‘W세대’들은 내심 심화되는 세계화와 디지털화,그리고 속도의 게임에서 낙오자가 될 것에 대한 우려가 깊다.이른바 ‘386세대'가 60·70년대 경제성장의 성과를 향유하며 성장했지만,당대의 시대적 요청인 민주화라는 새로운 주제의 싸움터에 뛰어들었듯이 그들도 새로운 시간과 열심히 싸워야 할 운명인지도 모른다.그들도 ‘386세대’처럼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을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소망한다,스무 살의 청춘들에게.월드컵 기간 내내 눈물을 글썽이며 ‘대한민국에 태어난 것이 자랑스럽다.'는 이들에게 당부하고 싶다.20대가 개성적인 것 같지만 몰가치적이고,비슷하게 살아가기로 작정한 사람들처럼 보인다는 것이다.빨강 파랑 노랑 등 형형색색으로 물들인 머리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직 이들 세대가 정직한 가치를 자유롭게 추구하고,다른 사람과 공존하는 법을 배웠는가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다.부나비처럼 황금의 신기루를 좇는 일부의 그릇된 벤처정신이 그들에게 물들었지 않을까 하는 억측을 해보기도 한다.더불어 사는 ‘가치’를 지향해야 개성도 빛을 발휘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다이내믹하고 휘발성이 강하다는 그들에게 타고 남은 재가 아니라,가치를 남기는 사람들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유민영 모아이 커뮤니케이션 기획실장
  • 어설픈 캐릭터·과장된 연기 시트콤 불황 타개책 없나

    자취생활을 하는 남자 대학생 두명이 돈 없이 닷새를 버틴다.점심은 구내식당에 가서 친구들한테 빌붙고,차비도 급우들한테 구걸해서 얻어쓴다. 지난 17일 방송한 KBS2 리얼 시트콤 ‘청춘’의 내용이다.시청자들은 “막무가내로 빌붙어 사는 게 대학생활이냐.그것을 재미있게 보라는 거냐.”고 비난을 쏟아놓는다. ◆ 시트콤 불황 = 요즘 TV 시트콤 프로를 보면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시트콤답게 극중 사건이 특이하게 전개되는 듯하면 곧 출연자들이 과장연기를 해 입맛을 잃게 만든다.시청자를 황당하게 만드는 것이 시청률을 떨어지게 하는 이유다. 현재 방송 3사에서 방영하는 시트콤은 7가지.지난달 평균 시청률을 살펴보면 SBS의 ‘대박가족’이 14.1%로 선두고 MBC 성인시트콤 ‘연인들’이 14.0%,KBS2의 ‘청춘’과 ‘동물원사람들’이 각각 9.0%와 7.6%,SBS의 ‘오렌지’가 6.1%로 저조하다. 과거 ‘순풍산부인과’(SBS)‘남자 셋,여자 셋’(MBC)등이 시청률 30%를 웃돌며 신인 출연자까지 속속 스타로 만들어 낸 것과는 대조적이다.그만큼 시트콤의 인기는 지금 최악의 상황에 빠져 있다. ◆ ‘묻지마 캐릭터’는 역효과 = 연출자들은 “요즘 시트콤은 스토리가 엉성하고 말이 안되는 내용이 많아 흥행에 실패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한 연출자는 “짜임새 있는 스토리가 전제되지 않는 상황에서 연기자의 오버액션에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면서 “무조건 결벽증이 있다거나 먹는 것을 엄청 밝힌다는 등 ‘묻지마 캐릭터’들이 나와 과잉연기를 해 시청자를 식상하게 한다.”고 분석했다. SBS 시트콤 ‘여고시절’에 나오는 섹시한 이미지의 배우 예지원은 극 초반 왈가닥 여고생으로 나와 잠깐 화제가 됐지만 그의 ‘망가지는’연기’는 시청률로 연결되지 않았다. ◆ 타개책 있나? =‘순풍산부인과’를 만든 김병욱 PD는 “시트콤도 다른 드라마처럼 탄탄한 스토리 구성과 극중 출연자들의 행동이 합리성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시트콤이 신인들의 등용문으로 전락해서도 안된다는 지적이다.시트콤이 대부분 가수·VJ·CF모델 출신 또는 신인 연기자로 채워져 어설프고 과장된 연기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 때문이다.방송사의 한 PD는 “다양한 소재와 주제의식,그리고 연기자들의 호연이 조화를 이룰 때 시청자들에게서 사랑받는 시트콤이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
  • 편집자에게/ 시의적절한 기획… 해법도 제시해야

    -새 주간기획 ‘남과 여’(9월19일자 22면)기사들을 읽고 대한매일이 새로 실은 ‘남과 여’면을 보는 순간 ‘오호!’하는 감탄사가 나왔다.급변하는 남녀의 성(性)의식과 가족제도의 변화 등을 ‘21세기 개인의 행복 추구’라는 관점에서 조명한다는 기획의도에 특히 찬성한다.남녀를 불문하고 현재 우리 모두는 성의식 변화에 당황하고 있다.남자들의 술자리,여성들의 만남에서 대화의 대부분을 애인·부부·가족문제가 차지하기 때문이다.현재 30∼40대는 10∼20대의 개방적인 성문화를 접하면서,개인의 자유로운 선택과 본능적인 거부감이라는 이질적인 감정 사이에서 방황한다.흔히말하는 ‘386세대’는 진보적인 사회의식으로 개인의 자유와 성적 개방을 원칙적으로 지지하지만,청교도적인 성문화와 순결주의라는 기본적인 성향 사이에서 혼란을 겪는다.40대로 접어들면서는 ‘청춘이 사라진 내겐 기회도 없었는데….’라는 심리적인 저항감이 작용할지도 모르겠다.그 부산물이 급증하는 이혼율과 혼외정사의 소식들일 것이다. 이런 문제들은 주부를 겨냥해 ‘독자들의 비위 맞추기’식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이제 여성만이 아닌,남녀가 함께 고민하는 ‘우리’의 관심사가 되어야 한다.신문 여성면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이러한 문제의식을 드러낸 첫번째 기획으로 ‘장·차남들의 속앓이’를 택한 것도 적절하다.너무나 개인적이고 시시콜콜한 듯하지만 오늘날 한국에서 사는 우리 중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주제이기 때문이다.단지 아쉬운 것은 그처럼 포괄적인 문제를 다루기에는 지면이 너무 작다는 점이다.좀 더 심층적인 기획을 몇 차례 해 문제의 해법,특히 사회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기 바란다. 이정원/ 사단법인 '사랑의 친구들'기획홍보부장
  • [대한민국 24시] 논산 육군훈련소

    “제대하면 이쪽 방향으로는 오줌도 안 눈다.” 군대생활이 괴로울 때마다 군인들이 내뱉는 말이다.군에 갔다온 사람이면 대부분 현역시절 이 말을 되뇌였던 기억을 갖고 있다. 그런 군대생활이 시작되는 첫 관문이 바로 훈련소다.충남 논산에 있는 육군훈련소는 국내 육군 사병의 절반을 배출해온 요람이다.창설 51주년을 맞는 올해까지 총 600여만명이 이곳을 거쳐 ‘멋있는’ 군인으로 탈바꿈했다. 일부 고위층 아들들이 군 면제 문제로 말썽을 빚기도 하지만 분단국가라는 특수상황 때문에 대한민국 남자라면 대부분이 다녀가야 하는 이곳은 “군대를 갔다와야 사람이 된다.”고 자위하는 보통 사람들의 말처럼 ‘사제 물’이 잔뜩 든 얼뜨기 청년을 ‘진짜 남자’로 만들어주는 곳인지도 모른다. ◆ “몸 조심 하거라.”=지난 12일 낮 12시 육군훈련소.정문 앞을 지나쳐 거슬러 올라가자 ‘입영장정 주차장’이란 입간판이 서 있는 도로에서 기관병들이 호루라기를 불며 입영자 차량을 주차장으로 유도하느라 바빴다.훈련소정문에서 700m쯤 떨어진 입소대대 방향으로 머리를 ‘빡빡’깎은 입영자들이 줄지어 걸어갔다.더러는 밀어버린 머리가 쑥스러운지 모자를 쓰고 있었다.좁은 인도가 입영자와 가족,친구,애인들로 가득 메워졌다.못다한 얘기를 나누는 이들의 얼굴에는 곧 닥쳐올 ‘회색빛 청춘’을 어떻게 보낼지 걱정하는 빛이 역력했다. 입소식 시간은 오후 1시.이날은 서울지역 장정들이 입소하는 날이다.입소대대 정문에서 연병장까지 이어지는 400m 길이의 도로도 끼리끼리 걸어가는 입영자와 가족들로 가득하다. 일부 입영자는 도로 옆 숲속으로 들어가 가까운 이들과 대화하며 이별을 준비했고,추석을 며칠 앞두고 입대하는 아들을 위해 송편 등을 싸온 가족도 눈에 띄었다.연병장 위에 있는 연무회관 앞도 안타까운 얼굴을 맞댄 입영장정 가족들로 붐비고 있었다. 연무회관 앞에서 만난 김길성(46·회사원·양천구 신월동)씨는 “추석을 며칠 앞두고 아들을 보내는 마음이 오죽하겠느냐.”고 안타까워하면서 “그렇다고 아들을 군대에 안 보낼 수도 없고,없는 사람이야 몸으로 때울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비아냥거렸다.때때로 불거져 나오는 고위층 자녀들의 군면제 문제를 겨냥하는 듯했다. 김씨 부부는 아들과 헤어지는 게 못내 아쉬운지 연무회관 탑 앞에서 즉석사진을 한방 찍었다.등에 ‘향군○○○’이라고 적힌 조끼를 걸친 여자 사진사는 “한방에 3000원”이라고 연신 외쳐대며 호객행위를 했다. 단출하게 애인과 함께온 한 청년은 “‘고무신 거꾸로 신는다.’는 말을 아느냐.”는 질문에 빙긋 웃기만 한다.괜히 물었나 싶다.두 사람은 곧 ‘재수없게….’라는 뜨악한 표정으로 자리를 떴다.나중에 육군훈련소의 한 간부는 “열에 아홉은 헤어진다.”고 귀띔했다. 친구들과 함께 온 한 입영자가 공익근무요원 친구를 보며 “얘는 ‘장군의아들’이다.”고 놀리자 “너는 오죽이나 못났으면 ‘어둠의 자식’이냐.”고 맞받는다.친구들은 군 면제된 사람을 ‘신의 아들’이라 부른다는 세간의 농담을 주고받으며 입소하는 친구의 굳은 표정을 펴주려고 애썼다. 입소식이 시작되면서 장정들이 연병장으로 모였다.군악대가 이들을 반겼다.군기가 채 잡히지 않아 오합지졸이다.가족과 친구,애인은 연병장을 둘러싼 스탠드에 앉아 입소식을 지켜봤다. 입영장정들이 경례를 붙일 때마다 스탠드에서는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30분 정도만에 입소식이 모두 끝나고 “부모님께 경례”에 이어 “우향 우,부대 앞으로….”라는 구령과 함께 ‘대한민국 군인’으로 거듭난 입영자들이 부대쪽으로 걸어가자 가족과 애인들은 참았던 눈물을 손수건으로 훔쳤다. ◆ 파리 날리는 훈련소 앞 상가=입소대대 앞에는 10여개 상가가 들어서 있다.이발소,음식점 등 입영자들에게 필요한 점포들이 늘어서 있으나 입소식이 끝나자 ‘개미 한마리’안 보일 정도로 거리가 한산하다. 입소대대 앞에서 30년간 천안이용원을 운영해온 주인 김쌍옥(64)씨는 “20여년 전만 해도 입소 날에는 이발소 앞에 입영자들이 늘어서 종업원을 여러명 두고도 정신없이 머리를 깎았는데 요즘은 5∼6명밖에 안된다.”면서 “장사가 안돼 잇따라 문을 닫는 바람에 입소대대 앞에는 우리 이발소만 남았다.”고 말했다. 역시 30년간 입소대대 앞에서 식당을 운영중인 ‘육일관’ 주인 임효무(60)씨는 “예전에는 입영하는 청년들이 입소식 전날 이곳에 와 잠을 잤기 때문에 아침에 손님이 많았은데 지금은 거의 없다.”면서 “이곳 상가 대부분은 입소하는 날만 문을 연다.”고 한숨을 내쉬었다.임씨는 “그나마 논산에서 가까운 대전,충남북,전북 등에서 입영하는 날은 여관,식당,이발소 할 것 없이 모두 공치는 날”이라고 푸념한다. 교통이 좋아져 입영자들이 입소 당일에 오기 때문이란다.매주 월·목요일로 정해진 입소일 전날부터 훈련소 인근 호텔이나 여관에서 자는 신병은 극소수다.외환위기 이후로는 면회까지 중지돼 “장사가 더 안된다.”고 상인들은 볼멘소리를 한다. 그래서 입소 전날 신병들이 묵던 여관과 민박집은 대부분 사라졌다.70년대 30여 가구가 몰려 있던 연무대 삼거리의 ‘색시집’도 지금은 10여 가구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예전에는 입영하는 친구의 ‘총각딱지’를 떼주는 장소로 곧잘 애용됐던 곳이다. ◆ ‘피(P)가 나고 알(R)이 배고 이(I)가 갈리는 뺑뺑이 6주.그래도 국방부시계는 돌아간다.=‘우향 앞으로 갓’‘뒤로돌아 갓’‘받들어 총’….갖가지 구령소리가 연병장에 메아리친다.제식훈련을 하는 신병들의 이마에는 벌써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혔다.신병들이 움직일 때마다 연병장 위로 먼지가‘풀풀’ 날리고 카키색과 밤색이 알록달록 그려진 훈련복엔 흙먼지가 누렇게 묻었다.조교의 구령에 맞춰 훈련에 열중하는 신병들은 어느새 군기가 바짝 들어있었다. 유격장에는 ‘○○○번 훈련병 도하준비 끝’이라는 신병들의 구호가 들려온다.이어 줄에 매달린 신병이 쏜살같이 미끄러지면서 강으로 떨어졌다. 한 훈련병은 “입소 후 사제복을 부모님께 부칠 때는 가슴이 아렸지만 고된 훈련이 시작되고서는 그럴 겨를조차 없다.”며 가쁜 숨을 내쉬었다. 사격장에서는 사격예비 훈련인 ‘PRI’가 계속됐다.‘엎드려 쏴’ 등 구령에 맞춰 총을 들고 일어섰다 엎드리기를 끊임없이 반복하는 사이에 온 몸이 땀으로 흥건히 젖어가고 있었다. PRI가 제대로 안되면 두 손으로 총을 머리 위로 쳐들고 줄지어 오리걸음을 걷던 이른바 ‘얼차려’라는 게 지금은없어졌지만 입에 단내가 날 만큼 ‘뺑뺑이’를 돌기는 마찬가지다.선배들이 그랬던 것처럼 이들도 “거꾸로 매달아도 국방부 시계는 돌아간다.”고 말하는 듯했다. 논산 이천열기자 sky@ ■육군훈련소 어제와 오늘 육군훈련소는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11월1일 창설됐다.당시 이름은 ‘육군 제2훈련소’.제주도로 이전돼 56년 해체됐지만 50년 대구에서 창설된 제1훈련소가 있었기 때문에 ‘제2’라는 꼬리표가 붙었다.지난 99년 2월 이름이 육군훈련소로 바뀌었지만 세간엔 ‘논산훈련소’나 ‘연무대’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이름도 그렇지만 훈련소 시설과 신병들의 생활여건도 많이 변했다.특히 식사의 질은 몰라보게 나아졌다.밥은 마음껏 퍼먹을 수 있고 우유,과일,주스등도 나온다.“밥은 꽁보리에 무얼 섞었는지 모르고 국은 소금물에 무청을 넣은 것 같았는데 군내가 지독했다.”는 70년대나,“밥을 조금이라도 더 받기 위해 식기를 돌로 쳐서 억지로 늘렸다.”는 50년대 노병들의 회고담은 전설이 됐다. 빨래도 예전에는 속옷은 물론 군복까지 신병이 직접 빨았으나 요즘은 군복과 모포 등은 훈련소내 세탁공장이 맡는다.훈련받는 6주간 신병은 ‘금연’이다.창설 초기 ‘화랑’ 등이 지급됐지만 요즘 군대에서는 돈으로 나온다. 훈련병 막사도 슬래브에서 파란 기와에 빨간 벽돌 집으로 바뀌고 있다.훈련소에 신세대에 맞게 PC방과 헬스장 등도 갖춰져 완전 ‘호텔급’이다. 군내부도 폐쇄적이던 예전과 달리 부모 초청 병영체험 훈련을 통해 개방하고 있다.훈련소는 지난 상반기 어머니 초청 행사에 이어 오는 25∼27일 ‘아버지와 6·25 참전용사 초청 병영체험 훈련’ 행사를 갖는다.그러나 제식훈련과 총검술,사격훈련,행군 등 훈련강도는 그대로다. 논산 이천열기자
  • 추석연휴 볼만한 영화7편 “가족 손잡고 극장 나들이 어때요”

    추석연휴 볼만한 영화7편 “가족 손잡고 극장 나들이 어때요”

    추석연휴는 극장가의 변함없는 ‘황금 대목’이다.그러나 올해는,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기선을 제압하던 예년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일찌감치 한가위 특수를 노리고 야심차게 제작한 한국영화들이 일제히 쏟아져 나와 맞대결을 벌인다.‘크기’로 승부수를 띄운 할리우드산,코미디·멜로·SF 등 다양한 장르로 관객몰이에 나선 한국영화 등 연휴 극장가를 후끈 달굴 화제작 7편을 골랐다. ◆ 가문의 영광 ▲감독,배우,장르=정흥순,정준호 김정은 유동근,액션 코미디 ▲어떤 영화=무식한 조폭 집안의 3형제가 여동생(김정은)만큼은 ‘가방끈 긴’남자한테 시집보내고 말리라,팔소매를 걷었다. 벤처기업 사장 박대서(정준호)가 이들의 타깃이 된 건 순전히 서울대를 수석 졸업했기 때문.‘서울대 출신 사위 만들기’를 모토로 한,엎치락뒤치락 배꼽잡는 상황극. ▲감상포인트=내숭과 사투리 연기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김정은.‘빤짝이’양복에 호남사투리를 ‘겁나게’구사하는 조폭 집안의 맏아들 유동근. ◆ 연애소설 ▲감독,배우,장르=이한,차태현 이은주손예진,멜로 ▲어떤 영화=스무살 즈음에 있음직한 세 청춘남녀의 ‘우정과 사랑 사이’.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던 지환(차태현)은 손님으로 온 수인(손예진)경희(이은주)와 좋은 친구가 되기로 한다.그런데 선머슴같은 경희와의 사이에 조금씩 분홍빛 감정이 싹튼다. ▲감상포인트=차태현의 어른스러워진 유머감각,모처럼 생기발랄해진 이은주의 표정연기. ◆ 오아시스 ▲감독,배우,장르=이창동,설경구 문소리,멜로 ▲어떤 영화=전과3범인 남자와 중증 뇌성마비를 앓는 여자의 유쾌하고도 절절한 사랑이야기.▲감상포인트=한순간도 리얼리즘에서 벗어나지 않는 ‘이창동식’판타지.혀가 내둘릴 만큼 실감나는 문소리의 장애인 연기. ◆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감독,배우,장르=장선우,임은경 김현성,SF액션 ▲어떤 영화=‘매트릭스’를 동양식 버전으로 리바이벌 했다고나 할까.중국집배달부 주(김현성)가 게임에 접속한다. 성냥팔이 소녀(임은경)를 ‘원작대로’얼어죽게 만드는 게 게임의 법칙.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액션이 끊임없이 펼쳐진다. ▲감상포인트=SF영화 속에서 선문답을 주고받는 낯선 체험을 하고 싶다면.한국산이 의심스러울 만큼 업그레이드된 컴퓨터그래픽. ◆ 레인 오브 파이어 ▲감독,배우,장르=롭 바우먼,매튜 매커너히·크리스찬베일,SF액션 ▲어떤 영화=서기 2084년을 배경으로 불뿜는 용과 인간의 사투를 만화처럼 그렸다. 고대 생명체인 익룡이 공격해 오자 지구는 핵으로 맞서다 폐허가 된다.어린시절 익룡에게 어머니를 잃은 퀸(크리스찬 베일)은 생존자를 모아 복수를 노린다. ▲감상포인트=뻔한 줄거리를 빛나게 포장해 낸 회화적 화면장치,선과 악을 가르는 생생한 캐릭터 묘사. ◆ 로드 투 퍼디션 ▲감독,배우,장르=샘 멘데스,톰 행크스,누아르 ▲어떤 영화=마피아 조직에 몸담고 있지만 두 아들에게는 따뜻하고 든든한 아버지이고 싶은 중년남자 마이클(톰 행크스).어린 아들이 마피아 두목 아들의 살인 장면을 목격하는 바람에 가족이 몰살당하자 복수의 칼날을 세운다. ▲감상포인트=갱스터물의 폭력성이 아름다울 정도로 미술적 가치가 돋보이는 화면구도.부정(父情)에 목숨건 톰 행크스의비장한 액션. ◆ 파워퍼프 걸 ▲감독,장르=크레이그 맥크라켄,애니메이션 ▲어떤 영화=한과학자의 넘치는 실험정신 덕에 초능력을 갖고 태어난 세 꼬마 소녀가 주인공.광속으로 하늘을 날고 눈에서 레이저빔을 발사하며 악당 원숭이에 맞선다. ▲감상포인트=천진하고 화려한 ‘아동용’액션,어른들이 봐도 충분히 재미있는 수준높은 위트. 황수정기자 sjh@
  • 北·日정상회담/日열도 ‘납치분노’/납치 전말 - 78년 아베크족 3쌍 연쇄납치

    (도쿄 황성기특파원)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는 북·일 54년의 비정상적인 관계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건이다.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시인했듯이 ▲군 특수부대 공작원의 일본어 교육과 ▲납치 피해자 본인이나 피해자 신분을 이용한 공작원을 침투시킬 목적으로 일본인들을 납치한 것으로 보인다.침투 지역은 물론 남한과 일본이 주된 대상이다. 일본 공안 당국이 정황과 증언 등에 따라 북한에 의한 소행으로 인정하고 있는 납치는 8건 11명이다.북측은 지난 17일 일본측이 요구하자 3명을 포함해 총 14명의 생사 명단을 통보했다.납치문제 해결을 요구해온 일본의 시민단체는 많게는 60명 정도의 납치 피해자가 더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데이트족 연쇄 납치-11명의 피해자가 납치된 장소를 보면 9명이 일본 국내,1명이 해외,1명이 불명이다. 국내에서 납치된 9명은 한결같이 바다와 인접한 장소에서 납치됐다는 것이 공통점이다.일본에 침투한 공작원들이 납치 대상을 유인해 손쉽게 공작선에 태워 북한으로 데리고 갈 수 있다는 이점 때문이다.9명 중 6명은 데이트를 하던 ‘아베크족’3쌍이었다. 아베크족 납치사건은 1978년 7∼8월 무려 3건이 동시 발생했다.당시 일본경찰은 북한의 납치라고 판단할 아무런 증거가 없었으나 비슷한 사건이 도야마(富山)에서 미수에 그치고 범행 현장 주변에서 공작선이 발견됨으로써 북한과의 연결고리를 찾아냈다. 북측이 통보한 생존자 4명은 공교롭게도 이들 아베크족 2쌍이었다.1978년 니가타(新潟)에서 실종된 하쓰이케 가오루(蓮池薰·당시 20세·대학생)는 함께 납치된 오쿠도 유키코(奧土祐木子·당시 22세·회사원)와 결혼,2명의 자식을 두고 있으며 현재 북한의 한 연구소에서 번역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아베크족을 납치한 것은 이들을 결혼시켜 공작원 교육을 시킬 경우 가족이 북한에 있어 저항하거나 해외로 도주할 우려가 줄어들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피해자 10∼20대 주류-또 하나의 공통점은 상당수 납치 피해자의 나이가 10∼20대인 점이다.주체사상 등 세뇌교육이 용이하고 공작원으로 오래 활용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 가장 나이가 어린 사람은 1977년 실종된 요코타 메구미(橫田めぐみ·당시 13세).중학교 3년생이던 요코타는 학교에서 돌아오던 중 니가타 시내에서 행방불명됐다.일본 당국의 설명에 따르면 그녀는 북한에서 ‘유명숙’이란 이름으로 결혼해 23세때 딸 김혜경을 낳았으나 10년 전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북한측은 회담 과정에서 요코타의 소지품임을 증명하는 ‘田’자가 새겨진 배드민턴 라켓을 제시했다고 일본 당국은 밝혔다. 1995년 한국에 망명한 전 북한 공작원이 “요코타와 꼭 닮은 여성을 평양의 대학에서 본 적이 있으며 동료 공작원으로부터 ‘그녀를 납치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하면서 일본 내에서 납치로 분류됐다.아베크족 3쌍도 모두 20∼23세로 꽃다운 나이에 납치돼 ‘동토의 땅’에서 청춘을 보내며 결혼했거나 사망했다. ◆해외 납치-유일한 해외 납치 사례로 인정되고 있는 아리모토 게이코(有本惠子·당시 23세·사망)는 런던에서 유학 중이던 1983년 행방을 감췄다.그녀의 납치에는 일본항공(JAL) 요도호납치범이 관련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일본 정부 공인의 납치 피해자로 추가됐다.그녀를 납치한 요도호 납치범의 전처야오 메구미(八尾惠·현재 일본 거주)는 “내가 아리모토를 납치했다.”고지난 4월 증언한 바 있다. 그녀가 납치될 당시 유럽의 정보당국은 아리모토와 함께 행동하던 북한 공작원의 사진을 찍어 일본 경찰당국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리모토의 경우 북·일 적십자회담이 재개된 지난 4월부터 “북한이 되돌려 보내줄 수 있는 대표적인 납치 피해자의 한 명으로 중국 베이징에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첩보가 최근까지도 흘러다녔을 만큼 생존 가능성이 높았던 인물이었다.그런 만큼 17일 그녀의 사망소식에 일본 사회가 받은 충격은 더욱 컸다. ◆대남 공작에 이용-납치 피해자를 공작에 이용한 사례는 두 사람이 대표적이다. 1987년 대한항공(KAL) 폭파범 김현희에게 일본어를 가르친 것으로 알려진 다구치 야에코(田口八重子·사망)는 1978년 6월 불명의 장소에서 자취를 감췄다.실종 당시 22살이었던 그녀는 북한에서 ‘이은혜’라는이름의 일본어 선생으로 공작기관에서 활동한 것으로 당시 수사에서 드러났다.김현희는 한국 수사기관에서 “이은혜는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가지 못한다.’는 말을 했다.”고 말한 바 있다. 1980년 미야자키(宮崎)현 해안에서 납치된 하라 다다아키(당시 43·주방장·사망)의 경우 그의 여권이 북한 공작원의 신분위장에 사용됐다. 하라는 공작선으로 밀입국한 신광수(辛光洙·73·현재 북한 거주)와 재일조선인 3명으로부터 “좋은 일이 있다.”는 유인을 받고 공작선에 태워져 북으로 갔다.신광수는 여러차례 일본에 밀입국해 여권과 운전면허증을 취득,하라 다다아키로 행세하면서 자위대 정보 등을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1985년 한국에 입국했으나 한국 정보기관에 체포돼 사형판결을 받은 신광수는 감형을 거쳐 2000년 9월 송환된 ‘비전향 장기수’에 포함돼 북으로 당당히 돌아갔다.김정일 위원장은 17일 정상회담 때 “납치에 관련된 관계자를 모두 처벌했다.”고 고이즈미 총리에게 밝혔으나 송환 당시 영웅 대접을 받은 그가 처벌을 받았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밖에 일본측이 요구하지 않았으나 북측이 통보한 사망자 2명이 포함돼 있었다. 이시오카 도루(石岡亨·당시 19세)는 삿포로(札幌) 출신으로 유럽 여행 중이던 1980년 실종됐으나 1988년 평양에서 고향 집으로 편지를 보냄으로써 당시까지 생존이 확인됐다.이시오카는 편지에 아리모토의 사진과 그녀와의 사이에 낳은 것으로 추정되는 유아의 사진을 동봉했다. 다른 사망자 1명도 비슷한 시기에 실종된 마쓰키 가오루(松木薰)로 마쓰키는 이시오카의 편지에 언급됨으로써 북한에 있는 것으로 추정됐으나 결국 사망한 것으로 통보됐다. marry01@
  • MBC 월화 드라마 ‘현정아 사랑해’ 방영

    MBC는 오는 23일부터 16부작 월화드라마 ‘현정아 사랑해’(오후9시50분)를 방송한다.재벌 아들이 적극적인 사고를 지닌 한 여성에게 감화해 스스로의 힘으로 삶을 개척하게 된다는 이야기 SBS주말극 ‘유리구두’에서 악녀로 나온 김민선이 독립프로덕션 조연출인 주인공 현정으로 나온다.재벌 3세 범수 역은 1년5개월만에 TV로 돌아온 감우성이 연기한다. 이밖에 현정과 서로 흠모의 정을 느끼는 다큐멘터리 작가 상호 역은 허준호가 맡았다.두 주인공의 신분 차 외에도 현정에 대한 상호의 연정,범수와 그의 약혼녀 수진과의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안판석PD는 “역경을 딛고 용감하게 제 의지를 관철해 사랑을 지켜가는 청춘 남녀의 모습을 그리겠다.”고 말했다.
  • 리뷰/ 구본주 조각전 ‘시대의 표정-아버지’/‘작아진’ 아버지 적나라하게 묘사

    문 밖에는 문명에 교화하지 않은 검은 개 한 마리가 눈을 번뜩이며 어슬렁거린다.그 앞을 지나 전시장 안쪽으로 들어가면 철판으로 만든 어마어마한 크기의 양복바지 밑단과 신발(길이 5m,높이 3m)이 중앙에 놓여 있다.거인국에 온 걸리버 같은 느낌이다.조각가 구본주의 작품 ‘하늘’이다. 앞만 보며 달려온 40∼50대 아버지들을 형상화한 것으로,신발로 전신 크기를 환산하면 키 50m인 거대한 영웅의 모습이 연상된다.구씨는 “어린시절 우리의 영웅이던 아버지,가장의 모습을 되살리고 싶었다.”고 말한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6전시실에서 19일까지 열리는 ‘구본주-시대의 표정:아버지’는 사회와 직장에서 시달려 쪼그라들고 작아진 ‘현실의 아버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조각전이다.소재는 나무와 철판.예술의전당에서 젊은 작가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자 마련한 ‘SAC 젊은 작가전’의 첫번째 기획전이다. 구본주씨를 두고 화단에서는 “조각의 맛을 살려서 작업하는 국내 몇 안되는 조각가”라고 평가한다.작가가 직접 두꺼운 철판을 두드리고구부려 용접해 표현해 낸 양복이나 가죽가방의 자연스러움을 손끝으로 만져 보면,그 평가가 헛된 소리가 아니라는 것은 확연해진다. ‘위기의 남자Ⅰ·Ⅱ’는 직장에 안주하고 싶은 마음과 직장을 때려치우고 싶은 마음이 공존하는 젊은 남자의 모습이다.벽에 찰싹 달라붙어 탈출을 꿈꾸는 모습이나,잔뜩 위축돼 그림자처럼 가늘어져 인간의 외형을 잃어가는 남자는 안쓰럽기 짝이 없다. 담벼락을 붙들고 때론 전봇대에 기대어 노상방뇨를 하는 ‘아빠의 청춘I·Ⅱ’도 가슴이 짠하게 만들기는 마찬가지다.담배를 이빨로 질끈 물고 성기를 내놓은 채 오줌 누는,머리카락이 성근 50대 중년남자는 늘어진 가락으로 ‘봄날은 간다’를 흥얼거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작가는 “남자들은 오줌발을 통해 젊음과 쓸모 있음을 확인한다.”며 “맹수들이 자신의 영역을 확인하기 위한 표시로 봐달라.”고 부탁한다.‘눈칫밥 30년’은 마누라·상사의 잔소리에 말뚝처럼 땅에 쳐박혀 얼굴만 남은 가장의 씁쓰레한 모습이다. ‘내일이면 까마득히 기억도 못할 순간에 집착하는사람’이나 ‘Mr.Lee’는 움직이는 조각처럼 허공에 붙어 있는데,전시장 벽에 비친 그림자를 감상하면 된다.전시장에는 몰래카메라가 설치돼 있고 찍힌 영상이 신발 안에서 상영되는 등 재밌는 요소가 적잖다. 이제 다시 개로 돌아가 보자.‘시대의 모습-아버지’에 왜 ‘거리의 개’가 전시장 앞에 얼쩡대는 것인가.‘남자여! 아버지여! 야성을 되찾자.’는,그 자신 두 자녀의 아버지인 작가의 다짐이자 격려인 셈이다.(02)580-1515. 문소영기자 symun@
  • 대형 사극 열풍 다시 불까, 청춘스타 대거 기용 SBS ‘대망’ 새달 방영

    방송 3사가 앞다퉈 대형 사극을 준비하고 있다.사극은 남성 시청자들의 시선을 집중시키면서 시청률도 높이는 장점이 있어 방송사들은 갈수록 사극 편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SBS는 24부작 주말 무협사극 ‘대망’을 새달 26일 첫 방송한다.충북 제천에 8000여평의 오픈세트를 만들어 촬영이 한창이다.장혁,한재석,조인성,이요원,손예진 등 청춘스타들을 대거 기용해 사극이면서도 젊은 취향까지 적극 만족시키겠다는 포부다. 특히 ‘모래시계’ 열풍을 일으켰던 김종학 PD와 송지나 작가가 호흡을 맞춰 더욱 화제다.시대 배경은 조선 후기.각기 다른 보부상을 이끄는 형제 사이의 대결이 기둥 구도다. KBS는 11월6일부터 100부작 ‘장희빈’으로 안방 시청자 몰이에 나선다.연출은 ‘무풍지대’‘장록수’의 이영국 PD,제작은 드라마 제작사 이스타즈가 맡았다. 장희빈과 인현왕후 역에는 ‘명성왕후’의 이미연과 ‘여인천하’의 강수연에 버금가는 회당 600만원 선의 출연료를 지급한다는 계획.숙종 역에는 탤런트 전광렬이 일찌감치 캐스팅됐다. 이영국 PD는 “장희빈과 인현왕후의 갈등은 극적인 상황이 강한 만큼 개인의 성격과 심리 묘사에 중점을 둘 것”이라면서 “숙종의 치적도 함께 조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MBC는 암행어사 박문수의 일대기를 그린 16부작 ‘암행어사’를 11월25일부터 방송한다. 연출자 장근수 PD는 “박문수가 절대권력에 빌붙어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호족들을 척결하면서 영조와 군신간의 의리를 지키는 모습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KBS1은 내년 1월부터 ‘제국의 아침’ 후속으로 무신정권을 소재로 한 150부작 ‘장군의 길’(가제)을 내보낸다는 계획이다.SBS ‘여인천하’의 작가 유동윤이 대본을 쓴다.정중부의 난부터 최충헌의 죽음까지를 다룬다. 한편 MBC 출신의 이진석 PD가 운영하는 드라마 제작사 JS픽쳐스는 이순신 장군을 주인공으로 하는 대하드라마를 기획하고 있다.내년 중반 방영을 목표로 사극전문 임충 작가가 초반 대본작업을 맡고 있다. 주현진기자 jhj@
  • MBC, 북한뉴스 첫 서울 생중계/ “여기는 평양… 생각보다 활기”

    “제 머리는 오늘 평양 시내 미장원에서 했습니다.요즘 평양 여대생 사이에 인기있는 머리라고 합니다.” MBC 박영선 앵커는 평양의 조선중앙TV에 마련된 ‘9시 뉴스데스크’임시스튜디오에서 11일 밤 이런 멘트로 10여분 동안의 서울-평양 스튜디오간 이원 생방송을 마무리했다. 남북 방송사가 협력하여 평양 스튜디오에서 뉴스를 제작한 뒤 서울에 생중계한 것은 처음이다. 이날 서울 스튜디오의 엄기영 앵커로부터 마이크를 넘겨받은 박 앵커는 “평양시내는 서울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활기차다.”면서 “시민들은 6·15정상회담 이후 남쪽사람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북한이 변화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어진 ▲아시안게임 탁구선수단 훈련현장과 ▲체육시설이 밀집한 청춘거리 ▲남쪽의 지원으로 세워진 평양농기계수리공장 ▲대동강변 스케치 등 4건의 리포트에서도 북한의 변화상을 비교적 긍정적으로 전달하려는 모습이었다.MBC의 남북 이원 생방송은 13일까지 계속된다.앞으로 ▲5차상봉을 앞둔 북측이산가족 표정과 ▲휘파람 승용차와 평양 전자제품회사 탐방 ▲경의선 연결현장과 개성공단부지조성 현장 스케치가 방송될 예정이다.▲부산에 올 북측응원단의 연습장면과 ▲북한의 유명 방송인과 스튜디오 및 방송시스템 탐방▲장웅 IOC위원과 아시안게임 금메달 유망주인 유도의 계순희,여자마라톤의 함봉실,이철민 등 축구선수와의 인터뷰도 준비되고 있다. 채수범기자 lokavid@
  • 새 비디오/ 록 마니아들의 디스코 체험

    열혈 록마니아의 지옥은? 물론 1970년대 반짝이 의상과 디스코 음악으로 가득찬 술집이다.게다가 같은 록마니아인 단짝친구가 점점 디스코 팬으로 변해간다면…. ‘X파일’을 연출한 브라이언 스파이서가 감독을 맡은 ‘환상특급-죽음의환타지’(Strange Frequency)가 비디오로 출시됐다.X파일의 에피소드들을 연출한 감독답게 스파이서는 ‘환상특급…’에서 SF·판타지·미스터리·공포·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상상력을 과시한다.디스코 지옥에 빠진 록 마니아들의 모험,열성팬들을 대상으로 한 연쇄살인마와 한술더 뜨는 겁없는 열성팬의 아옹다옹 싸움,인기가수와 호텔 종업원의 룸서비스를 둘러싼 한판 대결,재능 있는 신인을 발굴하고도 요절시키는 ‘재능’을가진 프로모터 이야기 등 음악을 모티프로 한 다양한 에피소드가 가득하다. 배우 줄리아 로버츠의 오빠 에릭 로버츠,80년대 영국 댄스그룹 듀란듀란의 존 테일러,80년대 청춘영화의 주드 넬슨 등 개성 있는 출연진이 재미를 더해준다. 채수범기자 lokavid@
  • 13일 개봉 연애소설 여주인공 - 이은주·손예진

    13일 개봉 연애소설 여주인공 - 이은주·손예진

    여배우에게 멜로영화는 언제든 걸치면 기분 좋아지는 날개옷과도 같은 거다.20대 초반의 ‘이쁜’ 여배우에게 풋풋하고 싱그러운 청춘멜로라면 더더구나…. 영화 ‘연애소설’(제작 팝콘필름·13일 개봉)의 첫 기자시사를 앞둔 날 여주인공 이은주(22)와 손예진(20)은 똑같이 밤잠을 설쳤다. 젊음이라는 밑천을 빼고 보탤 것 없이 ‘생’으로 보여주는 연기.이은주의 말마따나 “기대감과 알 수 없는 불안이 뒤범벅돼 묘한 흥분을 일으키는 것”이 멜로연기라서 일까.시사회장을 나온 지 몇시간이 지났는데도 둘의 볼이 발갛게 달아올라 있다. “우리도 오늘 처음 영화를 봤어요.떨리는 마음으로 봤는데 정말 행복해지네요.내가 찍은 사랑이야기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눈물을 다 찍어냈다니까요.”이은주가 넉넉하게 운을 뗀다. 질세라 손예진이 말을 거든다.“주인공을 처음 맡아봤으니 제겐 데뷔작이나 마찬가지예요.덜익은 연기로 영화를 망치면 어쩌나 걱정 많이 했는데…한시름 놨네요.” 방송카메라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한적한 카페에서 둘은 어깻죽지가 빠지도록 한바탕 긴 기지개부터 켠다.“지금 카메라 없죠? 긴장 좀 풀고 앉을게요.”(이은주) 내숭이 발칙(?)했다 싶게 금방 자세들이 흐트러지더니 주거니 받거니 이야기는 빠르게 탄력을 붙여간다. ‘연애소설’은 이뤄지지 못해 더 애틋해지는 젊은날의 사랑이야기다.둘의 극중 역할은 세상에 다시 없는 단짝.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난치병으로 서로를 분신처럼 의지하며 살다,한 남자(차태현 분)와 우정과 사랑을 나눈다. 시나리오의 어디가 맘에 들었냐고 물어봤다.“목젖이 보이도록 화사하게 웃어보고 싶었어요.나이보다 성숙하다는 말을 주위에서 듣는 건 지금까지의 고정된 역할이미지 때문이었거든요.이젠 소원 풀었어요.영화 찍으면서 이렇게 크게 웃어본 적도,맘껏 애드립을 해본 적도 없었으니까.”(이은주) “언니만큼 폼나게 할 말은 없지만….솔직히,원없이 예쁘게 보일 수 있는 청춘멜로를 세상 어느 여배우가 마다하겠어요?”(손예진) 이은주에게는 네번째 영화다.‘송어’ ‘오!수정’ ‘번지점프를 하다’를 거치며 쌓아온 정적인 이미지를 털어보는 게 목표다.극중 의상을 히피스타일로 고집한 것도 그래서였다.손예진은 ‘취화선’에서 쪽진 머리로 장승업의 여인으로 나왔던 게 영화이력의 전부.그런 그에겐 지금 모든 게 즐거운 ‘실험’이고 ‘탐색’이다. 여배우 둘을 한자리에서 인터뷰하는 건 기자에게도 갑절이나 재미나는 일이다.똑같은 질문에도 되돌아오는 답변의 색깔은 번번이 다르다.손뼉치며 맞장구를 치다가도 슬쩍슬쩍 서로를 곁눈질로 견제하기도 하는 품새들이 천상 배우다. 영화가에서 나이가 믿기지 않게 여유있기로 소문난 이은주가 제 자랑을 꺼낸다.그런데 밉지 않다.“차태현씨와의 키스신에서 흘러나오는 피아노 음악을 제가 연주했어요.음대진학이 원래 꿈이라 피아노 실력은 꽤 괜찮거든요.” 손예진에게도 언니다운 덕담을 빼놓을 리 없다.“예진이 노래실력은 또 어떻고요.들국화의 ‘내가 찾는 아이’를 직접 불렀는데 다들 놀랐다니까요.” 끝으로 팬들을 향한 한마디를 부탁했다.“첫눈에 반한 사랑이 극중 모티브가 된 것처럼 첫눈에 반하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네요.” 완벽한 의견일치다. 다음 순간,그러나 또 갈 길이 다르다. “지금 양수리로 가요.공포영화(하얀방) 촬영이 좀 남았거든요.영화 다 찍고나면 도망갈 거예요.엄마랑 같이 강원도 산골에라도.”(이은주) “연말 방영될 SBS 사극 ‘대망’을 찍고 있어요.남장여인인데요,번쩍번쩍 다리 들어올리는 무술까지 한다니까요.”(손예진) 황수정기자 sjh@ ■’연애소설’은 어떤 영화 누구에게나 스무살 시절은 있다.이한 감독의 데뷔작 ‘연애소설’은 스무살 언저리에 있음직한 아슴푸레한 기억을 스크린으로 끄집어낸 청춘멜로물이다.제목이 일러주듯 그 기억이란,풋풋해서 한점 사심없는 젊은날의 사랑이다. 선배의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생 지환(차태현)은 손님으로 찾아온 수인(손예진)에게 첫눈에 반한다.수인의 단짝 친구 경희(이은주)가 지켜보는 앞에서 용기백배해 수인에게 마음을 고백하지만 화답이 없다.이 즈음에서 밀고 당기는 삼각관계 드라마를 예상하겠지만,영화는 그런 익숙한 갈등고리를 엮지 않는다. 지환은 불쑥 꺼낸 사랑고백이 먹히지 않자 친구가 되자고 제안한다.선머슴같은 말투에 웃음이 많은 경희,다소곳한 미소가 편안한 수인,서글서글한 성격에 유머감각 만점의 지환.이제 셋은 그냥 친구다. ‘엽기적인 그녀’의 차태현에 편견을 갖는다면 지금부터는 코믹멜로여야 한다.그러나 작은 에피소드들을 지루하게 풀어놓던 영화는 한참 뒤에야 경희와 지환의 우정이 사랑으로 커가는 과정에 무게중심을 슬며시 옮겨 놓는다. 별 생각없이 떠났던 여행길에서 잠든 경희에게 입맞춤하고 싶어지는 지환,지환이 했던 말을 저도 몰래 자꾸만 되뇌는 경희,둘의 감정변화를 조금씩 읽어내는 수인.맥락없이 순진하게 사랑과 우정 사이를 오가던 영화는 후반부에 이르러서야 분위기를 일신한다.흔하디 흔한 멜로가 될 뻔했으나,아슬아슬하게 오해로 어긋나는 사랑에 어느새 코끝이 찡해진다. 영화는 지환의 5년 전 기억을 통해 재구성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신세대대표 배우들을 내세웠을 뿐,작법은 다분히 고전적이다.불치병과 죽음이란 설정에 기대어 연민을 자극하는 것도 썩 개운치는 않다.관객의 나이에 따라 감상의 편차가 있겠다.20대의 여린 감수성에 정조준한 탓에 중년관객에게는 풋내가 날 듯도 싶다. 황수정기자
  • 드라마속 여성은 ‘만능’ 남성은 ‘무능’

    ‘야수는 미녀를 만나고,온달은 평강공주를 만난다.’ 요즘 TV드라마를 보면 무슨 일이든 척척 잘 해내는 만능형의 신데렐라는 넘쳐나는 반면,남자들은 좀 무능한 듯한 온달로 묘사되는 경향이 뚜렷하다.여성의 사회참여가 활발해지면서 드라마 속 남성은 건달이나 한량 등 ‘함량미달’로,여성은 지혜롭고 생활력 강한 똑순이형으로 그려지는 것이다. SBS주말드라마 ‘라이벌’의 김재원은 극중 빚을 독촉하러 다니는 ‘양아치’로 살아온 인물.그러나 지순하면서도 강인한 소유진을 만나 사랑을 느끼면서 자신이 속한 조직을 배신하는 등 인생 행로를 단정하게 바꾸려는 의지를 갖는다.같은 방송사 수·목드라마 ‘정’의 남자주인공 유준상도 사법고시에 번번이 낙방하는 빈털털이 ‘백수’지만 똑순이 애인 김지호가 용기를 복돋워 주면서 청혼하자 취직을 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MBC수·목드라마 ‘네멋대로 해라’의 주인공 양동근은 ‘못생긴 감자’같은 외모에 소매치기 전과범.엎친데 덮친 격으로 백혈병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살아간다.그러나 그는미모의 이나영과 생활력 강한 치어리더 공효진에게서 적극적인 애정공세를 받는다. 1980년대만 해도 남자는 여자의 헌신적인 도움을 받지만 성공을 위해 여자를 배신하는,강하고 악한 인물로 그려졌다.‘청춘의 덫’(78년)과 ‘내일 잊으리’(88년)의 남자 주인공이 각각 자신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희생한 여자를 버리고 부잣집 딸을 선택한 것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그러나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남자는 똑순이 같은 여자의 도움과 사랑을 받는 나약한 인물형으로 바뀐 것.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미국 등 서방 선진국의 경우 70년대 후반과 80년대 초반에 걸쳐 여성해방이 이뤄지면서 TV에는 모자란 남성과 유능한 여성들이 나와 ‘만능여성’의 이데올로기를 낳게 했다.”면서 “요즘 우리 드라마에 똑순이와 온달이 넘쳐나는 것도 여성의 사회적 성공이 일반화하는 초기과정에서 생겨난 현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드라마도 앞으로는 부족한 남성과 모자란 여성이 양보와 협조를 통해 완벽한 하나를 이루어가는 보다 현실감 있고건전한 남녀상을 제시하는 건강한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주현진기자 jhj@
  • 부산아시안게임/ 북한의 월드스타들 - 北 스포츠 영웅들 몰려온다

    ‘북한의 스포츠 영웅들이 몰려온다.’함봉실(여자마라톤) 계순희(여자유도) 리성희(여자역도) 김현희(여자탁구) 등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름이다.아시아를 넘어 세계속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이들은 이번 부산아시안게임에서 또 한번 자신들의 실력을 뽐낼 전망이다.‘남남 북녀’라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북한은 여자선수들이 유독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함봉실은 아시안게임 여자마라톤에서 북한에 금메달을 안겨줄 것으로 예상된다.최근 스리랑카에서 열린 아시아육상선수권 1만m와 5000m 등 장거리 2개 종목 정상에 오르면서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부산아시안게임에서는 마라톤에 출전,일본 선수들과 금메달을 다툴 것으로 전망된다. 함봉실은 최근 “남한 선수와 힘을 합쳐 일본 선수를 제치고 우승하고 싶다.”면서 우승에 대해 강한 집념을 보이기도 했다.특히 마라톤은 북한이 집중육성 종목으로 지정할 만큼 관심도가 높은 종목이다. 함봉실은 99세비야세계선수권 금메달리스트인 정성옥,98방콕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 김창옥 등과 함께 북한 여자마라톤의 트로이카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슈퍼스타.99마카오대회에서 2위,2000런던마라톤에서 12위에 오르면서 주목을 받았다.2000시드니올림픽에서는 다른 선수와 부딪혀 넘어지는 악조건속에서도 2시간27분7초로 8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특히 지난해 4월 2시간26분23초로 북한 최고기록을 세운 뒤 베이징 하계유니버시아드 하프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여자유도 52㎏급의 계순희는 우리나라에도 팬이 있을 정도로 잘 알려진 월드스타.48㎏급으로 출전한 96애틀랜타올림픽에서 ‘일본의 자존심’다무라료코를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고 98방콕아시안게임에서도 정상에 올랐다.시드니올림픽에서 52㎏급으로 체급을 올려 출전,준결승에서 석연찮은 판정패로 동메달에 그쳤지만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우승,건재를 과시했다.계순희의 뒤를 이어 48㎏급의 새 강자로 떠 오른 리경옥은 일본의 다무라와의 접전이 예상된다.리경옥은 지난해 세계선수권 결승에서 다무라에게 1-2로 아깝게 판정패해 이번 대회에서 설욕을 노린다. 여자역도 58㎏급의 리성희도 금메달을 노린다.시드니올림픽에서 아쉽게 은메달에 머물렀지만 실력은 아시아 수준을 넘어선지 오래다.용상 세계기록(131.5㎏) 보유자로 시드니올림픽 우승을 놓친 뒤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세계적 수준의 중국 선수들과의 한판 대결이 관심거리다.48㎏급의 최은심도 지난 4월 아시아주니어선수권에서 인상 세계주니어최고 기록을 세우며 우승,급상승세를 타고 있다. 북한의 여자탁구는 제2의 중흥기를 맞아 선전이 기대된다.리분희 이후 뚜렷한 스타가 없던 북한은 지난해 세계선수권을 기점으로 다시 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세계 랭킹 11위 김현희는 지난해 카타르오픈 단식에서 만리장성을 넘고 우승했다.또 김향미와 짝을 이룬 복식도 한국 중국과 우승을 다툴 전망이다. 여자축구는 지난해 아시아선수권에서 세계 최강 중국과 일본을 잇따라 격파하고 우승했다.리금숙-진별희 콤비는 브라질의 황금듀오 ‘호나우두-히바우두’에 비견될 만큼 여자축구 최고의 투톱으로 평가받는다.리금숙은 15골로이 대회 득점왕에 올랐고 중국전에서 두골을 터뜨린 진별희도전혀 뒤지지 않는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탄탄한 조직력과 맏언니 조성옥의 경기 조율 능력도 돋보인다.남자 선수들은 전통적으로 레슬링과 복싱 등 격투기에서 강세가 예상되지만 최근 국제무대 출전이 뜸해 정확한 전력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체조에서는 지난해 베이징유니버시아드대회 여자뜀틀 금메달리스트인 손은희와 92바르셀로나올림픽 안마 우승자 배길수의 ‘후계자’김현일이 금메달에 도전한다. 박준석기자pjs@ ■안골체육촌 어떤 곳/ 8만평규모 ‘체육일꾼' 산실 안골체육촌은 북한 ‘체육일꾼’의 산실이다.우리 식으로 말하면 태릉선수촌인 셈. 안골체육촌은 평양시 외곽인 안골에 자리잡고 있다.임수경씨가 전대협 대표 자격으로 방북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1989년 제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평양축전) 준비를 위해 건설됐다.88년에는 북측의 서울올림픽 공동개최 주장을 뒷받침하는 대표적 시설로 내세워지기도 했다. ‘김정일 동지의 현명한 영도의 빛나는 결실이며,로동당 시대의 대건축물·만년 대계의 민족적 재부’라고 치켜세울 만큼 북한에서는 중요 시설로 꼽힌다. 북한 선수들은 평소 시·도 체육선수단에 소속돼 있다.중요 국제경기가 있을 때마다 선수들을 수시로 입촌시켜 합숙 훈련을 실시한다.이를 통해 조직력을 재정비하고 전력의 집중적인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체육촌 안에는 종합운동시설과 숙박시설을 갖추고 있다. 총 부지 면적은 175만㎡,연 건축면적은 26만 7000㎡이다.5만 6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몸집만 보면 부지면적 30만㎡,연 건축면적 6만 6000㎡인 태릉선수촌을 훨씬 뛰어 넘는다.안골체육촌의 주경기장은 2만 5000석 규모의 안골경기장이다.서산축구장이라고도 한다.또 선수촌 안에는 탁구 배구 역도 수영 등 10개 종목의 체육관이 자리잡고 있고,체육인식당·피로회복관 등의 부대시설도 있다. 특히 지난 92년에는 태권도의 대중화와 대내외 경기를 치를 목적으로 대회건설총회사에 의해 2500명이 입장할 수 있는 ‘태권도 전당’이 건설됐다.북한은 지난 93년 9월 제8차 태권도세계선수권대회를 유치,이 전당에서 대회를 치렀다. 교통 편의를 위해 입구에는 총 연장 1270m의 3중 교차식 ‘안골 입체다리’가 세워져 있다.안골체육촌 준공 뒤 이 일대 명칭도 ‘청춘거리’로 바뀌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가족에 대한 사랑 이야기 셋 - 국립극단, 한달간 3편의 연극

    지난 27일 막을 올려 한 달 동안 3편의 연극이 이어질 ‘가족에 대한 세가지 사랑’은 국립극단의 색다른 변신.서구 고전 위주의 대형극을 주로 무대에 올린 국립극단으로서는 파격적인 시도다. ‘길 위의 가족’(9월1일까지 별오름극장)은 치매 할머니,실직 가장 등 붕괴 직전의 가족을 그린 작품.고통스럽지만 서로 보듬어 안는 가족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되새긴다.정통 연극문법을 고수해온 중견연출가 김영환과 평론가 겸 작가로 활동하는 장성희가 만났다.국립극단 중견배우들의 첫 소극장 공연.‘집’(9월4∼10일 달오름극장)은 ‘청춘예찬’으로 백상예술대상 희곡상을 수상한 연출가 박근형이 처음으로 중극장 규모로만들었다.13평짜리 집에 모여 사는 한 가족의 초상을 묵묵히 관찰한다.서로에게 무거운 짐이면서 동시에 버팀목이기도 한,우리 시대의 가족을 성찰하는 작품. ‘어머니가 가르쳐준 노래’(9월14∼27일 달오름극장)는 소설가 최인호가 쓴 자전적 희곡을 대학로의 기대주로 꼽히는 최용훈이 연출했다.작가인 주인공의 회고를 통해 까마득한 유년부터 사별하기까지 삶의 안식처였던 어머니의 사랑을 애잔하게 그린다.젊은 단원들이 주로 출연한다. 평일 오후 7시30분,토·일 오후 4시.(02)2274-3507. 김소연기자 purple@
  • 삶,사랑,그 영원한 화두/시인 김승희 ‘33세의 팡세’, 소설가 전혜성 ‘트루스의 젖가슴’

    두명의 여류문인이 눈길을 끈다.한 사람은 죽음에 비견되는 자전 에세이로,또 한 사람은 아주 독특한 소설을 들고 오랜만에 우리 곁을 찾았다.시인 김승희와 소설가 전혜성이 그들이다. ●33세의 팡세= ‘첫사랑이 마지막 사랑일 수 있도록 삶과 시를 지순하게 믿어 보고 싶다.’는 ‘숙명의 시인’김승희(50)씨가 펴낸 자전적 에세이집(문학사상사).책을 읽는 순간 무엇인가 아주 짧고 질긴 것,이를 테면 투명한 낚싯줄같은 것이 맘먹고 땡기는 듯한 전율을 느끼게 된다.그것은 일반적으로 산문이 줄 수 있는 감동이나 ‘눈끌기’를 뛰어넘는 무엇이다. 김승희,약관 20세에 시로 신춘문예에 당선된 뒤 6권의 시집을 잇따라 냈으며,다시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된 뒤 장편소설과 평론,연구서를 펴낸 대학교수다. 글을 읽다가 언뜻 스쳐가는 ‘광기’를 두고 ‘어쩌면 그의 내면에 감춰진 열정이거나 순결일 것’이라고 여기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내 생은 영원한 자살수첩’‘태초에 상처가 있었다’‘청춘이여,헛된 매춘이여’등의 글에는 확실히 진실에만 깃드는 광성(狂性)이 있고 ‘자살의 처절함으로 빚은 반야의 꽃같은 언어’가 파닥이며 살아 있다.8500원. ●트루스의 젖가슴= “댁들도 내 젖을 먹고 싶으시오?” 소설 ‘마요네즈’로 문학동네 신인작가상을 수상한 작가 전혜성(43)이 5년만에 새로 낸 장편소설(문이당).‘주제에 대한 진지함과 연극 현장에 대한 디테일한 묘사가 뛰어나다.’는 평단의 평가와 함께 올해 대산창작기금 수혜작으로 선정돼 일찌감치 관심을 모은 작품. 한 편의 희곡을 둘러싸고 기획·연출가와 배우 등 각기 다른 이력과 열정을 가진 3명의 여성이 엮어내는 ‘관계’를 개성있는 시각으로 그렸다. 작중 희곡 ‘트루스의 젖가슴’은 ‘소저너 트루스’라는 실존 인물의 구술 자서전 ‘소저너 트루스의 이야기’(1850)에 담긴 내용 중 일부를 작가가 모노드라마 형식으로 재구성한 가상의 작품.연극을 위해 모인 세 여자는 ‘무대’를 정점으로 스스로의 꿈과 의지를 투영해 가면서 갈등과 결말을 이끈다. 작가는 19세기 미국의 노예 출신 흑인 여성 인권운동가 소저너 트루스의 이야기를 통해 여성의 영성,파워와 자유,존엄을 얘기한다.‘트루스의 젖가슴’에서 소저너 트루스는 그녀가 남자일 거라고 억지 주장을 펴는 자들을 향해 자신의 검은 젖가슴을 드러내 보이며 말한다.“댁들도 내 젖을 먹고 싶으시오?” 개인사,개인사라기보다는 모든 사람이 언제든 경험할 수 있는 ‘아픔’이 선연하게 개입하면서,‘여성의 섹슈얼리티’와 여기에 뿌리내린 ‘예기치 못한 생의 진실’이 반전으로 얽혀 작품의 묘미를 더한다.8500원. 심재억기자
  • TV 프로그램 장르파괴 눈길

    새로운 장르의 TV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드라마와 다큐멘터리를 혼합한 것이 있는가 하면,시트콤과 다큐멘터리를 섞은 것도 있다. MBC ‘타임머신’(일 오후 10시35분)과 ‘신비한 TV서프라이즈’(일 오전 10시50분),SBS ‘휴먼TV 유쾌한 세상’(월 7시5분)과 ‘솔로몬의 선택’(토오후 6시50분) 등은 ‘다큐멘터리’와 ‘드라마’를 합친 듯하다. 얼핏 보기에는 지난 90년대 유행했던 MBC의 ‘이야기 속으로’나 SBS ‘토요 미스터리 클럽’ 등의 재연 프로그램과 다를 것 없어 보인다.그러나 최근 등장한 프로그램은 예전 것과 차이가 크다.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를 흥미 위주로 소개했던 과거와는 달리,철저한 검증이 우선된다.‘타임머신’은 신문에 난 사실만을 소재로 삼고 있고,‘솔로몬의 선택’은 판결이 난 사건을 중심으로 다룬다. 또 비전문배우를 기용해 투박하게 연출함으로써 다큐멘터리적인 요소를 살린다.이런 프로그램들은 오락이 아닌 교양·다큐멘터리로 분류되기도 한다. SBS ‘솔로몬의 선택’의 임진범 PD는 “단순히 이야깃거리를재연해서는 시청자의 관심을 얻지 못한다.”면서 “앞으로는 시청자들의 제보를 바탕으로 더욱 다큐멘터리적 요소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묵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교수는 “요즘 유행하는 재연 프로그램은 딱딱한 다큐멘터리가 연성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TV의 장르 파괴를 뜻한다.”고 일렀다. KBS1의 ‘부부클리닉-사랑과 전쟁’(금 오후 11시)도 장르파괴 프로그램이다.평범한 부부들이 이혼한 사유에 허구를 가미하여 20%를 넘는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시트콤’과 ‘다큐멘터리’를 혼합한 KBS2 ‘리얼 시트콤 청춘’(화 오후 8시)도 전형적인 장르 파괴의 예이다. 이런 시도가 성공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이 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송하기자 songha@
  • ‘회색파워’ 새 소비계층 뜬다

    ‘회색 파워(gray power)’ 또는 ‘회색 산업’이라고 들어본 적이 있습니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태어나 50대에 접어든 베이비붐 세대들을 일컫는 신조어이다.미국과 유럽에서는 막강한 경제력을 갖고 여전히 사회 중추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회색 산업’이 유망 산업으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그동안 50대 하면 은퇴를 눈앞에 둔 보수적이고 변화를 싫어하는 계층으로 치부돼왔다.기업들에게 구매력이 떨어지는 50대는 관심 밖의 대상이었다.하지만 이같은 50대에 대한 시각이 서서히 변하고 있다.사회가 노령화되면서 이들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고 이들의 경제력을 무시할 수없기 때문이다.개성과 모험심이 강하고 끊임없이 주목받고 싶어하는 이 세대의 특성도 무시할 수 없다. ●‘회색 파워’란=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50대에 들어선 베이비붐 세대를 ‘회색 파워’라고 정의했다. 선진국에서 베이비붐 세대는 10대 때인 1960년대부터 유행을 선도하는 가장 중요한 소비계층으로 주목받아왔다.이들이 50대에 접어들었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왕성한 소비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특히 이들은 자녀 교육과 주택구입할부금 납부라는 무거운 짐을 덜었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부모로부터 유산을 물려받았거나 주식투자로 짭짤한 수익도 올렸다.여기에다 의학의 발달로 평균수명도 길어지고 건강도 뒷받침돼 50대를 노인 취급하는 시대는 지났다.시간과 돈을 갖춘 이들은 이제 인생을 즐길 태세라는 것이다. ‘청춘’의 사전적 의미는 흔히 10대를 일컫지만 문화·경제적 의미는 30대 중반까지 올라간 지 오래이고 이제는 50대까지 확대되는 추세이다.미국의 마케팅 컨설팅회사인 얀켈로비치의 J 워커 스미스 사장은 “베이비붐 세대는 성숙 또는 책임감이 중시되던 이들의 부모 세대와는 달리 자신들을 젊음과 동일시하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이들은 젊을 때의 취향과 관심사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런던 소재 광고대행사인 J 월터 톰슨의 기획담당 자일스 헤저는 “요즘의 50대는 서슴없이 고급 승용차 아우디를 사고 모험 가득한 휴가를 즐기고 신상품을 사들인다.”고 말했다. ●회색산업,유망산업으로 부상중= 20∼30대보다 가용자산이 많고 새로운 브랜드와 상품, 모험과 자신들을 동일시함으로써 ‘젊음’을 만끽하고 싶어하는 50대는 분명 기업들의 관심 대상으로 떠오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아직까지는 대부분의 유럽 기업들이 50대를 상대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펴는데 주저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를 타깃으로 영업을 특화한 파리 소재 시니어에이전시 인터내셔널의 장 폴 트레게 사장은 그 이유로 “마케팅과 광고·미디어 종사자들이 젊은 층이고,스스로 자기 세대가 가장 중요한 계층이라고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이들은 50대가 아무리 돈이 많아도 소비와 유행을 주도하는 20대와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 트레게 사장은 미국 시장만 예외라고 말했다.미국 기업들은 마케팅 이론보다 철저히 돈을 쫓고있다는 것이다. 더 많은 베이비붐 세대들이 50대에 접어든다면 주저하던 기업들의 마케팅전략이 바뀔까? 얀켈로비치의 스미스 사장은 “마케팅 담당자들이 50대의 위력을 인정하게 되겠지만 그렇다고 주 타깃을 젊은 층에서 이들로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유행과 대중문화에 대한 영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당장 회색 파워를 겨냥해 마케팅 전략을 바꾸진 않겠지만 이들의 두툼한 지갑은 분명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다.전문가들은 그래서 회색산업의 부상은 시간문제라고 전망한다. 김균미기자 kmkim@
  • 연예인 잇단 소환 방송가 ‘여름 몸살’, 대체편성등 파행 불가피

    유명 연예인들이 각종 비리 혐의로 잇따라 검찰의 소환을 받으면서 방송사들이 프로그램 제작과 방송에 차질을 빚고 있다. 방송인 김승현씨는 지난 13일,자신이 진행하던 TV쇼를 통해 벤처기업의 제품을 홍보해주고 주식을 받은 혐의로 대전지검에 소환돼 당일 그가 공동MC를 맡고 있는 SBS ‘도전1000곡’(일 오전8시30분)의 녹화가 취소되는 소동을 빚었다. 김씨가 공동진행을 맡고있는 MBC 라디오 ‘여성시대’(월∼토 오전9시10분)는 14일부터 양희은씨 혼자 진행중이다.우종범 담당PD는 “갑자기 생긴 일이라 대체 진행자를 구하지 못했다.”면서 “김씨의 혐의가 인정되면 후속 MC를 물색하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99년말 자신이 진행하던 SBS의 한 퀴즈 프로그램에서 게임기제조 및 판매업체인 G사의 상품을 소개하고 그 대가로 G사 주식 2만주가량(당시 시가 8000만∼1억원)을 무상으로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인기가수 겸 작곡가 주영훈씨는 자신의 곡을 받은 신인가수를 방송에 출연시키기 위해 방송사 PD등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최근체포영장이 발부되면서 주씨가 고정출연중인 오락 프로그램 3편이 녹화 차질을 빚었다. 주씨가 패널로 고정 출연중인 KBS2 ‘야!한밤에’의 13일 녹화는 급한 대로 다른 코미디언을 대체 MC로 투입해 15일 방영분을 준비했다.MBC ‘전파견문록’도 15일 녹화에서 주씨 대신 다른 패널을 기용하기로 했다.SBS ‘뷰티풀선데이’에서 주씨가 진행을 맡고 있는 ‘100인의 천사’ 코너는 당분간 이미 녹화된 방송을 내보내면서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한편 지난달말 검찰의 연예인 비리 수사가 불거지면서 돌연 출국한 개그맨 서세원씨가 귀국하지 않아 13일 방송 예정이던 KBS2 ‘서세원쇼’는 리얼시트콤 ‘청춘’으로 대체 편성됐었다.서씨는 현재 제작진과도 연락을 끊은 상태지만 KBS측은 ‘서세원쇼’의 폐지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채 서씨의 귀국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당분간 파행 방송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서세원쇼’의 박환욱 책임 프로듀서는 “서세원씨가 돌아올 때까지 다른 프로그램으로 대체할 계획”이라면서 “그러나 ‘서세원쇼’폐지 여부는 그가 돌아온 뒤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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