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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네티즌, 한일합작영화 출연배우 맹비난

    日네티즌, 한일합작영화 출연배우 맹비난

    “사토시는 좋아하지만 독도문제를 생각하면 마음이 복잡하다.” 일본의 인기영화배우인 츠마부키 사토시가 한일합작영화 ‘보트’에 출연한 것과 관련 일본 네티즌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스포츠호치를 비롯한 일본 언론은 지난 24일 “사토시가 ‘보트’의 촬영현장에서 뛰어난 한국어실력을 선보였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일본 네티즌들은 “독도를 불법점유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인과 국경을 넘은 우정이라니…”라는 등의 글을 올리며 사토시를 성토하고 나섰다. 야후재팬 뉴스 게시판에서는 “우선 독도를 탈환한 뒤에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자.”, “한일교류는 한국이 역사의 진실을 인정한 다음부터…” 등의 의견이 네티즌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또 “한국어 따위를 사용하다니 부끄럽지 않나? 너도 혹시 조선인이냐?”, “모든 것에서 김치냄새가 난다.”며 한국을 비하하는 발언도 쏟아졌다. 하지만 “짧은 시간에 한국어를 배운 츠마부키가 대단하다.”, “앞으로도 한일 양국의 배우가 함께 출연하는 영화를 보고 싶다.” 등 사토시를 옹호하는 소수발언도 있었다. 한편 한국 배우 하정우와 일본의 사토시가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된 ‘보트’는 일본으로 밀수 심부름을 하는 한국 청년과 일본인 파트너가 함께 한국 여자를 일본으로 밀입국 시키는 과정에서 겪는 사건을 다룬 영화다. ‘내 청춘에 고함’의 김영남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메종 드 히미코’의 작가 와타나베 아야가 시나리오를 맡은 이 영화는 내년 상반기에 개봉할 예정이다. 사진=cinematoday.jp 서울신문 나우뉴스 김철 기자 kibou@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19년 인연, 100년을 바라보고 힘쏟고 싶어”

    “19년 인연, 100년을 바라보고 힘쏟고 싶어”

    22일 밤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는 마지막 낭만파 작곡가로 불리는 체코 출신 구스타프 말러(1860∼1911)의 선율이 가득했다. 창단 20주년을 맞은 부천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말러 신드롬’을 재현한 것.1999∼2003년 말러 전곡 시리즈를 선보인 지 5년 만이다. 기획을 시작할 당시 단원 20명의 열악한 지방 연주단체에 불과했던 부천필은 이후 70명의 수준급 연주자를 갖춘 국내 최고 수준의 오케스트라로 성장했다. 이날 한길을 오롯이 걸어온 연주자들에게 주어진 관객들의 커튼콜은 길고 따뜻했다. 답례곡은 멘델스존의 ‘노래의 날개 위에’.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인 임헌정(55) 서울대 교수의 팔이 날개처럼 펼쳐지자 유려한 선율이 다시 무대를 감돌았다. 23일 만난 임헌정 예술감독은 ‘성공’이라는 말에 고개부터 저었다.1989년부터 19년째 부천필을 이끌어온 그는 “아직 멀었다.”고 말했다. “팀워크를 다지고 내부 경쟁력이 있어야 성공했다 할 수 있어요. 지금까지는 젊은 연주자들로 구성돼 의욕적으로 해왔지만 100년을 바라보고 간다면 이 연주력을 유지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나 내부 철학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 심포니들은 그걸 대비 못해서 다 망했거든요.” 20년 전 부천필은 20명의 단원으로 출발했다. 월급 20만∼30만원을 받으며 쥐가 드나드는 지하 연습실에서 연주한 게 시작이었다. 부천필은 지금도 함께 어깨를 견주는 서울시립교향악단과 KBS교향악단에 비해 서너배는 적은 예산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번 연주회에도 엑스트라 단원만 20여명을 동원했다.“그러니 정면승부할밖에요. 오로지 연주로만 승부를 걸어야 하니 연습을 얼마나 했겠어요.” 부천필은 쇤베르크, 바르토크 등의 현대곡 초연과 말러, 브루크너 등의 전곡 시리즈로 국내 클래식계의 고정 레퍼토리에 새로운 입맛을 추가했다. “처음 부천필에 입성했을 때 ‘음악가로서 보람 있는 인생을 살아 보자.’ ‘좋은데 남들 안 하는 걸 해보자.’고 다짐했어요. 마니아들에게 장을 마련해준 거죠. 부천필은 그런 점에서 우리 음악사에 특이한 심포니로 기록될 겁니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브루크너 교향곡 전곡 연주는 내년에 끝난다. 임 감독은 내년 7월 취임 20주년 기념연주회에서 베토벤과 브람스 교향곡을 재해석해 들려줄 예정이다. 이후에는 다시 말러로 돌아간다.2010년,2011년이 각각 말러 탄생 150주년, 서거 100주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부천에는 2012년 콘서트전용홀이 완공된다. 전용극장이 들어서면 부천필의 미래는 또 어떻게 달라질까. “후배들에게 최고의 음악홀을 남겨주고 가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현재 몇몇 극장처럼 1년에 몇십억원씩 예산 들여 해외 유명 심포니나 연주자만 초청하는 건 한계가 있습니다. 우리 문화는 누가 책임지나요. 전용극장은 부천필이라는 연주단체이자 소프트웨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죠. 그래서 운영 프로그램을 짜는 데도 힘을 실어줄 생각입니다.” 임 감독과 부천필의 인연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임 감독은 “하나님만이 알 것”이라며 웃어보였다. “콘서트홀을 짓고 부천필이 확고하게 자리잡을 때까진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흔들림 없이 갈 수 있도록.” 청춘을 한 오케스트라에 온전히 바친 그에게 개인적인 소망을 물었다. 그는 “개인적 욕심은 없다.”는 한마디로 주제를 다시 되돌렸다.“오케스트라는 가장 어려운 조직이에요. 그래서 그 나라의 얼굴이라 하잖아요. 좋은 심포니 수준이 곧 그 나라의 정신이라 믿습니다. 예술을 사랑한다는 얘기는 그 사회의 정신이 살아 있다는 얘기니까요.”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이영훈 “한효주와 키스신 힘들었다”

    이영훈 “한효주와 키스신 힘들었다”

    영화 ‘달려라 자전거’의 수욱 역을 맡은 남자주인공 이영훈이 여주인공 한효주와 키스신신 촬영이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이영훈은 25일 서울 용산구 용산 CGV에서 열린 영화 ‘달려라 자전거’(감독 임성운 제작 핑퐁)의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여배우랑 키스신이 처음이라 힘들었다. 전작 ‘후회하지 않아’에서 남자와 했던 키스신도 어렵지 않게 했는데 이번에는 부담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키스신 촬영을 앞두고 신경이 쓰여 촬영 직전 양치질도 계속했다. 그래도 효주가 워낙 편안하게 대해줘 재미있게 촬영을 끝마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호흡을 맞춘 한효주에 대해 이영훈은 “나보다 효주가 나이는 어리지만, 프로 같다는 느낌이 든다. 무엇보다 효주의 착한 마음을 느낄 수 있어 좋다. 그래서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영훈은 2001년 이송일 감독의 단편영화 ‘굿 로맨스’로 스크린에 데뷔해 ‘후회하지 않아’ ‘GP 506’ 등 매 작품마다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주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한편 ‘달려라 자전거’는 싱그러운 청춘의 사랑이야기를 2008년형 감수성으로 담아낸 작품으로 오는 8월 7일 개봉한다. 서울신문 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kr/ 사진=한윤종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한효주 “연애할 땐 적극적이지 못해”

    한효주 “연애할 땐 적극적이지 못해”

    “영화 속 하정이는 남자에게 적극적이지만 실제 나는 남자에게 적극적이지 못하다.” 배우 한효주가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용산 CGV에서 열린 영화 ‘달려라 자전거’(감독 임성운, 제작 핑퐁)의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자신의 연애관에 대해 솔직하게 밝혔다. 이번 영화에서 여주인공 하정을 연기한 한효주는 매사에 긍정적이지만 연애에는 쑥맥인 순수녀로, 수욱(이영훈 분)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면서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는 법을 배운다. 한효주는 “영화 속 하정이는 남자에게 적극적이고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서툴지 않지만 나는 누군가 먼저 다가와주기를 기다리는 편”이라며 “남자에게 적극적이지 못한 성격 탓에 가끔은 영화 속 하정이가 부러울 때가 있다.”고 전했다. 캐릭터를 소화하는 데 어렵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극중 하정이와는 다른 점도 닮은 점도 있지만 나의 또 다른 일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하정이가 몸 속에 녹아들었다. 촬영을 하면 할수록 연기하는 게 편해져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엇다.”고 밝혔다. 또 ‘달려라 자전거’ 엔딩곡을 직접 작사하고 노래까지 부른 한효주는 “엔딩곡 제안을 받았을 때 좋은 추억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어 열심히 글을 쓰고 노래를 불렀다.”고 덧붙였다. 2006년 ‘두사부일체’로 스크린에 데뷔한 한효주는 최근 종영된 SBS 드라마 ‘일지매’에서 은채 역을 맡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한편 청춘들의 반짝거리는 러브스토리를 풋풋하고 싱그러운 감성으로 그려낸 ‘달려라 자전거’는 오는 8월 7일 관객을 찾는다. 서울신문 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kr/ 사진=한윤종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소유진, 영화 ‘탈주’로 3년 만에 스크린 복귀

    소유진, 영화 ‘탈주’로 3년 만에 스크린 복귀

    배우 소유진이 영화 ‘탈주’로 3년 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한다. ‘탈주’는 영화 ‘후회하지 않아’로 화제를 모은 이송희일 감독의 신작으로 한국영화 최초로 탈영이라는 소재를 다룬다. 소유진은 극중 배역인 이소영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긴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며 캐릭터에 대한 강한 집중력을 보이고 있다. 또한 3년 만에 스크린 복귀인만큼 액션과 도주 장면 등의 위험 요소가 많음에도 몸을 사리지 않은 적극적인 모습과 애정으로 촬영에 매진중이다. 8월말 크랭크 업 될 예정인 ‘탈주’는 탈영이라는 극한 방법을 택할 수 밖에 없었던 청춘들의 6일 동안의 숨막히는 도주와 추격을 로드무비 형식으로 담아낼 예정이다.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KBS라디오 ’소유진의 FM 인기가요’ 등으로 꾸준한 활동을 하고 있는 소유진이 이번 영화를 통해 어떤 변신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신문 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일요영화]청춘만화

    ●청춘만화(KBS1 명화극장 밤 12시 50분)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로 55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킨 권상우, 김하늘이 3년 만에 다시 뭉쳐 만든 로맨틱 코미디.13년 동안 한 동네에 살면서 ‘사랑과 우정 사이’의 평행선을 달려온 두 남녀의 티격태격 사랑얘기를 담고 있다.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야수’ 등 거친 남성 액션 영화로 이미지를 각인시킨 ‘몸짱스타’ 권상우가 바가지 머리를 한 순박하고 코믹한 캐릭터로 변신해 화제를 모았다. 주인공 지환(권상우)은 청룽을 너무나 좋아해 그의 무술을 따라하는 것은 물론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청룽과 비슷한 스타일을 고집한다. 세계적인 액션배우를 꿈꾸는 그에게는 어린 시절부터 우정을 쌓아온 둘도 없는 친구 달래(김하늘)가 있다. 배우 지망생인 달래는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귀엽고 매력적인 인물이다. 서로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하루가 멀다하고 서로의 치부를 공격하며 티격태격 싸우는 달래와 지환. 하지만 미운정이 더 무섭다고 했던가. 이들은 때론 앙숙처럼 다투지만 늘 보이지 않은 곳에서 서로를 위하는 우정으로 주변 사람들의 부러움을 산다. 하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 같던 철부지 두 친구의 우정에도 이상 기류가 흐르기 시작한다. 대학에 입학해 달래에게는 만능스포츠맨 남자친구가 생겼고, 지환에게는 8등신 여자친구가 생긴 것. 하지만 13년 동안이나 친구로 지낸 그들은 사랑으로 변해가는 감정의 변화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연애소설’‘하늘정원’ 등의 작품을 통해 젊은이들의 풋풋한 사랑이야기를 감각적으로 그려낸 이한 감독은 누구나 한번쯤 고민했을 ‘사랑과 우정’이라는 주제를 놓고 웃음과 감동을 적절히 버무린다. 자극적인 요즘 영화에 비해 단조롭고 평이한 이야기 구조 탓에 지루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를 극복하게 하는 것은 주연배우들의 연기다. 달래가 샤워하는 지환의 알몸을 목격하는 장면이나 둘이 노래방에서 투투의 ‘일과 이분의 일’을 코믹하게 열창하는 장면은 로맨틱 코미디에서 빠지지 않는 상투적인 장면. 그러나 두배우를 통해 다시 보는 맛이 쏠쏠하다. 특히 요즘 SBS드라마 ‘조강지처클럽’에서 아줌마들의 로망인 구세주 역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이상우가 지환의 대학동기이자 달래의 남자친구 영훈 역으로 출연해 눈길을 끈다.2006년 개봉 당시 200만 관객을 동원한 ‘중박’영화로서 배우들의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108분.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서울시 한류타고 자원외교

    서울시 한류타고 자원외교

    |아스타나 이세영특파원|빠르게 이어지는 댄스음악의 리듬에 관객들은 손뼉으로 박자를 맞추며 호응했고,LG·삼성의 최신 ‘디카폰’으로 무장한 일군의 젊은이들은 무대를 향해 연신 플래시를 터뜨렸다. 카자흐스탄 젊은이들에게 대륙의 끝자락에서 1만㎞를 날아온 한국의 젊은 예술가들은 더 이상 극동의 낯선 이방인이 아니었다. 피부색과 언어, 문화와 풍습은 달랐지만 한판 축제의 어우러짐 속에서 두 나라의 청춘들은 아시아인이라는 동질감과 어려울 때 찾고 돕는 형제애를 키워 가고 있었다. ●‘카자흐 한류’자원외교 든든한 자산 카자흐스탄에서 싹트기 시작한 ‘한류’가 우리 정부가 펼치는 자원외교의 든든한 자산이 되고 있다. 18일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의 콩그레스홀에서 열린 ‘서울의 날’ 행사는 국가간 교류와 신뢰 형성에서 문화라는 소프트 파워가 갖는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실감케 한 자리였다. 아스타나 천도(遷都) 10주년을 맞아 서울시와 아스타나시가 공동 주최하고 서울신문이 후원한 이날 행사는 개막 2시간 전부터 관객이 몰려들기 시작해 저녁 7시쯤엔 1400여 객석이 가득 찼고, 좌석을 차지하지 못한 관객들은 통로에 앉아 공연을 관람했다. 세종문화회관 예술단의 뮤지컬 공연과 국악트리오 아이에스의 퓨전 국악연주로 고조되기 시작한 행사장의 열기는 여성그룹 베이비복스의 열창에 이어 록그룹 카피머신과 카자흐 국민가수 마르자의 합동공연에서 절정에 달했다. 대학생 레나(21)는 “한국 밴드의 연주실력이 레드 제플린이나 도어즈 같은 미국의 전설적인 록 그룹에 뒤지지 않는 것 같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대학생 엘미나(22)는 “한국 음악은 동양의 미와 서구적인 첨단이 촘촘하게 맞물려 만들어진 최고급 양탄자 같다.”면서 “고려인 친구에게 부탁해 베이비복스와 아이에스의 뮤직비디오를 구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자원 필요해 접근’ 인상 안 줘야 초면인 오세훈 서울시장과 이만갈리 타스마감베토브 아스타나 시장도 남다른 우애를 과시했다. 오 시장은 이날 이만갈리 시장과 오찬을 함께 하며 “카자흐스탄 정부가 세계 각지로 국비 유학생을 파견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서울시가 모든 방법을 강구해 한국에서 많은 카자흐 유학생들이 수학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이만갈리 시장은 “디자인올림픽이 열리는 오는 10월 세계적 도시 서울을 꼭 방문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그는 공연 무대인사 시간에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오 시장에게 내린 정부 훈장을 전달하고 전통 모자와 가운을 오 시장에게 직접 입혀 주는 호의를 베풀기도 했다. 현지 교민들도 이번 행사를 성공작으로 평가했다. 행사가 한국 대중문화의 확산과 양국간 교류 증대에 기여해 기업 진출과 정부의 자원외교에도 큰 힘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그러나 이들이 한결 같이 강조하는 것은 카자흐 사람들 역시 주고 받는 것에 철저한 민족인 까닭에 우리가 자원이 필요해 접근한다는 인상을 지나치게 주어선 곤란하다는 것이다. 현지 교민들을 상대로 한인일보를 발행하는 김상욱(42) 대표는 “자원을 원한다면 그들에게도 문화·기술강국으로서 한국이 지닌 장점들을 전달해 줘야 한다.”면서 “카자흐 젊은이들 사이에서 일기 시작한 ‘한류’는 이런 점에서 한국에는 큰 기회”라고 조언했다. 카자흐스탄에서는 2000년대 초부터 한국에서 인기를 끈 TV 미니시리즈가 공중파와 위성방송을 타면서 한국 드라마가 고려인뿐 아니라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 제1의 도시 알마티에 현지인이 운영하는 ‘대장금’이라는 음식점이 문을 열었을 정도다. sylee@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미래의 휴양자산 섬] 뭍사랑 빠진 섬사람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미래의 휴양자산 섬] 뭍사랑 빠진 섬사람

    ■ 농업이 주업… “해산물도 사다 먹어요” 섬에는 ‘그리움’과 ‘기다림’이 있다. 밭일을 하던 섬 아낙네가 선착장에 들어오는 통통배 소리에 목을 늘인다. 육지에 나갔던 남편에 대한 기다림이다. 뭍에서 온 아들의 전화를 받는 할머니의 굽은 허리는 이 애틋함을 더한다. 섬은 ‘고된 삶’이 묻어나는 곳이다. 이래서 섬의 낭만과 멋, 자유는 육지 사람만의 전유물인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홀로 풍랑을 맞는 섬들의 자태는 예나 지금이나 여러 ‘태고의 흔적’과 ‘감성의 샘’을 간직하고 있다. 변한 것은 섬 사람들이 부쩍 경제·정치사에 관심이 더해졌다는 것이다. 삶의 팍팍함 때문이다. 남·서해안의 전남 신안은 이 같은 섬들이 모여사는 시골 고향같은 곳이다. 자그마치 1004개다. 국내 섬 10개 가운데 6개가 신안에 있는 셈이다. 수년 전만 해도 14개 읍·면이 모두 섬이었다. 이제야 2개 섬에 다리가 놓여 그나마 섬 주민들의 발품을 덜어주고 있다. 신안의 섬들은 ‘섬 속의 육지’로도 불린다. 섬에서 해산물을 돈 주고 사먹을 정도로 주업이 어업이 아니라 논농사다. 섬 연구가들은 섬 사람들이 전통 농업사회에서 ‘뱃놈’,‘섬놈’이란 하대(下待) 풍조에 반항, 내 농토를 갖고 농사지으려는 육지 지향성을 보였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다이아몬드제도 사람들 신안의 읍·면 가운데 흑산면만 고기잡이로 먹고 산다. 나머지는 농사가 생계 수단이고 어업은 부업이다. 논·밭 경작지 면적은 2만여㏊로 전남도내(22개) 시·군에서 5번째쯤 된다. 안좌도·압해도·지도는 논농사가 저마다 1000㏊를 넘는다. 다이아몬드제도로 불리는 자은·암태·도초·하의·신의·장산·비금·팔금도 등 8개 섬도 웬만한 육지보다 농토가 더 넓다. 하의도 대리 1구 양성열(55) 이장은 “마을 62가구에서 50가구가 논농사를 짓고 3가구는 농사와 어업을 한다.”면서 “섬이지만 농촌처럼 노령화가 심각하고 주민들도 순박하기만 하다.”고 전했다. 비금도에서 가장 큰 마을인 읍동리 조탁균(44)씨는 “섬 사람들이 가장 바라는 것도 주 소득원인 농산물값 안정”이라며 주업은 단연 농사일이라고 말했다. 천일염전으로 유명한 증도에는 횟집이 한 곳도 없다. 풍어제를 모시는 흔한 사당도 없다. 교회만 11개로 주민 10명 가운데 9명이 교회에 나간다. 국내 최대인 태평염전은 463만㎡(140만평)로 소금 생산으로 돈벌이를 삼는다. 한창 더운 날 만들어지는 천일염은 단순 노동력이 만들어 낸다. 오죽하면 인부 ‘땀 한 됫박에 소금 한 됫박’이라고 했을까. 최근 천일염이 광물에서 식용으로 법적인 인정을 받았으니 증도 섬주민들의 호주머니는 더 풍족해질 듯하다. ●토속민요에 삶을 녹여 2006년 말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녹음실에는 신안의 각 섬에서 내로라 하는 소리꾼 50여명이 모였다. 토속민요 21곡을 음반에 담았다. 음반 제목은 ‘신안 섬사람들의 삶의 노래, 희로애락’.‘섬에 사는 물고기는 잡혀서 서울 구경하는데 우리들은 육지 구경 한 번 못했네’. 가거도 뱃노래다. 죽은 시어머니를 욕하지만 그리워하는 청춘가, 진도 아리랑과 흡사한 가락에 흑산도 산다이(파시에서 부르는 노래)도 있다. 이밖에 얼씨구타령, 난초노래, 물레노래, 해녀들의 놋소리, 보리타작, 연자방아 노래 등 힘든 삶에서 나온 노동요가 태반이다. 이 음반 발매를 기획한 신안문화원 최성환(37) 사무국장은 “육지 민요가 국악화된 반면 섬 민요는 삶의 애환을 실어 부르기 쉬운 노래”라며 “섬 민요는 신세 한탄으로 노랫말이 구슬프지만 가락은 아주 흥겹고 즐겁다.”고 말했다. 최 국장은 음반 발매 이후 섬 가수들로 ‘섬들이 민요합창단(주민 40여명)’을 꾸려 3년째 운영해 박수를 받고 있다. ●열린 섬사람들 지난 6월 18대 총선에서 신안(무안군 포함) 유권자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임에도 불구, 대통령 아들과 민주당 후보 대신 무소속을 찍어 놀라게 했다.2006년 4월 신안군수, 이해 10월 치러진 군수 재선거에서도 민주당 대신 무소속 후보를 선택했다. 섬 사람들이 품은 속내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받아들여진다.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소 연구원이었던 김준(45·해양관광) 박사는 “섬은 지형상 폐쇄적이지만 주민들은 아주 개방적이고 역동적”이라며 “이는 모든 길이 뱃길로 열려 있어 문화와 문물 흡수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섬 문화가 넘실대는 전남지역에는 1964개(유인도 276개) 섬이 존재한다. 이곳에 사는 주민만도 20만 772명. 섬 면적을 합치면 1755㎢로 서울시(605㎢)보다 3배 가까이 넓으니 섬은 주민들의 생활에서 뗄 수 없는 존재다. 신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주식·생필품 죄다 내륙서 ‘공수’ 가거도 사람들은 국토 최서단인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소흑산도). 이곳은 목포 여객선터미널에서 136㎞ 거리다. 쾌속선을 타면 4시간30분이 걸린다. 독도에서 뜬 해가 한반도를 지나 마지막으로 가거도로 떨어지는 곳이다. 오가는 사람이 적다 보니 주민들은 때 묻지 않아 순박하다. 오죽 먹고살 게 없었으면 사람이 살 만하다고 해 ‘가거도(可居島)’라 했겠는가. 가거도에는 305가구 529명(남자 302명)이 산다. 섬 크기는 900만㎡(300만평)로 논농사는 전혀 하지 않는다. 밭농사도 텃밭에서 푸성귀 정도만 키운다. 주식과 생필품을 죄다 뭍에서 실어다 먹는다. 주민들은 요즘 “물가는 올라가고 벌이는 줄고 죽겠다.”고 아우성이다. 가게에서는 두홉들이 소주 한병이 2500원,1.5ℓ짜리 음료수가 3000원이다. 육지보다 거의 곱절이다. 조기·멸치를 빼면 바다에서도 별로 나는 게 없어 주민 생활도 궁핍하다. 섬 가운데로 독실산(해발 639m)이 심술궂게 솟아올라 길마다 가파르다. 물양장에서 가거리 2구와 독실산 군사기지까지 4∼5㎞ 남짓만 찻길이다. 나머지는 경사도 40∼60도인 골목길이다. 어찌나 가파른지 노인들은 맨몸으로 걷기조차 힘들다. 배로 생필품이 도착하면 다시 2만∼3만원을 줘야 집까지 날라다 준다. 박인영(50) 흑산면사무소 가거도출장소장은 “집들이 대부분 비탈면에 지어져 있어 노인들은 걸어 다니기조차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마을 주민들 주 소득원이 한약재로 쓰이는 후박나무 껍질이다.6월 한달동안 섬사람들은 후박나무 밑동을 잘라낸 뒤 껍질을 벗겨 삶고 말리는 일에 매달린다. 주민 임진욱(44·가거1구)씨는 “가장 잘 벗기는 사람이 하루에 10만원 조금 넘게 번다.”고 말했다. 신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세대를 말하다] 10대 인터넷 댓글 넘어 직접 참여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세대를 말하다] 10대 인터넷 댓글 넘어 직접 참여

    ■ 정치 정치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그토록 지겹게 듣던 ‘정치 무관심’이란 키워드가 유독 2008년에는 무색해졌다. 모두 한목소리로 ‘정치 참여’, 더 나아가 ‘민주주의’를 외치고 있는 탓이다. 하지만 정치 참여에 대한 세대별 특색도 다르다. 일반화시킬 수는 없지만 그 방식이나 양상에서 차이도 발견된다. ●10대:문화와 정치의 경계를 허물다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세대는 단연 10대다. 가장 먼저 거리로 뛰쳐나왔고 거침없이 자신의 의견을 쏟아냈다.10대의 이러한 민첩성(?)은 역사적으로 길이 남을 ‘08년 6월 뜨거운 함성’의 도화선이 됐다. 전문가들은 10대 정치참여의 지지세력으로 한결같이 ‘인터넷 문화’를 꼽는다. 하지만 이를 소화하는 방식이 이전 세대와는 달랐다고 말한다. 조대엽 고려대 교수는 “10대는 문화와 정치의 경계를 허물 줄 알았다.”면서 “열려 있는 문화 공간인 인터넷에서 정치적 공론과정을 거치고 그 속에서 토론했으며 그 이슈를 오프라인으로 옮길 줄 아는 보다 활력적인 ‘전자적 대중’이었다.”고 평가한다. 시대적 상황이 달라진 것도 이들 세대의 특성을 규정짓는 큰 요인 가운데 하나다. 신광영 중앙대 교수는 “다른 세대들에 비해 덜 편향되고 더 개인주의적이며 불만이 있으면 거침 없이 참여할 줄 아는 세대”라고 말한다. 이들은 또 부모들로부터 ‘뜨거운 피’도 수혈 받았다. 유시춘 한국문화정책연구소 이사장은 “정치성향을 결정짓는 중요 요소중 하나는 부모”라면서 “하지만 10대는 과격성을 띠지 않는다. 부모세대가 쟁취한 민주주의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20∼30대:평생을 끌고 갈 ‘외환위기 트라우마’ 10대와는 불과 10년 차이. 하지만 20대의 정치참여에 대한 전문가들의 진단은 다소 염세적이다.‘경제위기로 주눅이 든 세대, 취업의 압박 속에서 결국 가장 우울한 청춘을 보낸 세대, 결국 개인문제가 그 무엇보다 중요한 세대’라는 게 20대의 꼬리표다. 신광영 교수는 “20대는 학창시절에는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폐쇄적 교육을 받고 만성적인 경제 위기 속에서 살아왔다. 결국 정치적으로 무관심하고 자기 방어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말한다.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이번 20대는 역대 20대 중 가장 보수성향이 강한 세대”라고 아쉬워했다. 30대는 다소 ‘애매모호’하다는 평가다.‘386’ 선배들의 조금은 과격한 정치 참여를 보고 배웠지만 외환위기로 인해 수백장의 이력서를 써야만 했다. 정치적으로는 주먹을 불끈 쥐며 희망을 키웠지만 구직의 늪 앞에서는 절망을 배웠다. 신광영 교수는 “사회적 적응도도 빠르지만 비판적 생각도 갖게 되는 이중적 속성이 드러난다.”고 말한다. ●40대:민주주의를 완성한 ‘공로자’ 한국의 민주주의에 가장 큰 공로자를 꼽으라면 단연 지금의 40대다.87년 6월의 뜨거운 함성은 바로 이들로부터 시작됐다. 조대엽 교수는 “이들은 이성적으로 정치화된 세대다. 민주화 투쟁은 이들에게 상당히 중요한 경험으로 자리잡고 있다. 참여의식과 저항의식이 강하다.”고 평가한다. 유시춘 이사장은 “이들은 권위주의에 저항할 줄 알고 조직의 집단적 문화를 이해한다. 이들 40대가 있는 한 급격한 보수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하지만 40대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지난 대선과 총선은 이들의 ‘변심’이 크게 작용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김민전 교수는 “그간 선거에서 386으로 대표되던 40대의 변심이 뚜렷이 보였다. 특히 경제에서 보수적 색채를 지녔던 이들이 생활에 위기를 겪으며 전반적인 보수화로 귀결됐다.”고 말했다. 김승훈 이경원기자 hunnam@seoul.co.kr
  • 무협지 발끝에 중국이 있다(상)

    무협지 발끝에 중국이 있다(상)

    자네 받으시게. 속세를 떠나 두문불출, 면벽수행한 지 꽤 흘렀네. 벽지(僻地)에 박혀 지낸다 해도 바람이 툭툭 떨어뜨리는 세상 소식 몇 자락은 들리기 마련이라, 애쓰지 않아도 바깥세상 돌아가는 모양은 대강 알고 있었지. 김용의 소설이 새 단장을 해서 나왔다지 아마. 감회가 새로웠네. 불멸의 무엇인가를 꿈꾸며 불면의 밤을 보낸 청춘이 내게도 있었지. 자네는 아는가. 그 잠 못 이루던 시절, 김용을 탐독하며 밤을 지새운 것을. 한낱 무협지라 폄하하지 말게. 어지러운 세상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의인들이 살아 숨 쉬는 무협 덕분이었으니. 문득 궁금하더군. 위대한 이야기를 잉태해 거대한 소설로 뿜어내는 중국이라는 나라가. 그리하여 떠난 걸세. 김용의 《의천도룡기》를 벗삼아. 영화를 보면 신기(神技)에 가까운 무공을 뽐내며 악의 무리를 쓸어버리는 고수들이 있지. 그들은 어쩌면 소림사에 빚을 지고 있네. 영화가 소림무술을 직접 차용한 것이 아니라 해도, 오늘날 중국 무술의 대부분은 소림사의 명성에서 비롯된 게 많거든. 사방팔방 이름을 떨치는 소림무술은 중국 무술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닐세. 달마도를 통해 잘 알려진 달마대사가 만든 18수가 소림권의 기원이라는 말이 있네. 소림사는 여기에다 중국 각지에 퍼져 있는 전통 무예를 흡수하여 제 식으로 발전시켰지. 소림사는 오악(五嶽) 중 하나인 숭산(嵩山)에 있네. 오악이라 함은 중국의 대표적인 산악 다섯 군데를 말하지. ‘우뚝솟을 숭’자를 쓰는 숭산은 자연경관이 빼어나 절경을 이루네. 게다가 4대 서원의 하나인 숭양서원(嵩陽書院), 가장 오래된 측백나무 장군백(將軍柏), 원나라 때 건립된 천문대인 관성대(觀星臺) 등 명성이 자자한 문화유산이 많으니 그 이름이 잘 어울리는 곳이네. 소림사에 당도하면 제일 먼저 사람을 반기는 것은 ‘숭산소림’이라 새겨진 커다란 돌기둥이라네. 중국 각지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몰려온 관광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지. 때마침 소림사 승려들의 시범 공연이 있다 하여 공연장으로 갔네. 높은 천장, 화려한 조명 등 현대식으로 잘 꾸며진 공연장으로 갔지. 잿빛 도복을 입은 소년 승려들이 등장하여 각종 무술을 선보였네. 사마귀의 모습을 본 딴 당랑권(螳螂拳), 뱀처럼 움직이는 사권(蛇拳), 원숭이를 흉내 낸 권법 등 독특한 무술이 펼쳐졌지. 동작 하나만 봐도 해당 동물이나 곤충이 연상될 정도로 특색 있는 권법이었어. 곤봉이나 창, 도(刀)와 검(劍)을 이용해 아슬아슬한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어. 그중에는 뾰족한 창끝에 올라가 배를 깔고 엎드려서는 온몸의 무게를 지탱해내는 무술도 있었지. 정신을 잠깐이라도 놓으면 창이 몸으로 관통할 정도로 위험한 무술이었어. 무협지의 무술에는 허풍과 과장이 다소 있겠지만 온갖 무술을 내 눈으로 보고 나니, 어느 정도 사실에 기반을 두었을 것이라고 믿게 되었네. 그런데 그토록 보고 싶었던 소림무술을 다 관람하고 나니 마음이 허전했어. 외상(外傷)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연습했을 수련생들, 심신의 수련보다 보여주기식 무술에 치우칠 수밖에 없는 공연환경이 떠올랐네. 게다가 선종의 메카라 할 수 있는 소림사의 명성이 불법(佛法)보다는 기기묘묘한 무예에서 비롯된 것일까 생각하니 씁쓸했어. 다 내 기우이길 바랄 뿐이야. 관객의 요란한 박수에서 벗어나 공연장 바깥으로 나왔네. 먼 산에 눈길 주며 서 있는데 갑자기 내 눈에 들어오는 게 있었네. 공연장 근처에는 소림권법의 동작을 취하고 있는 조상(彫像)이 있네. 매우 크고 위풍당당하지. 그런데 그 근엄한 상(像) 중 하나가 콧물을 줄줄 흘리고 있는 게 아닌가. 품위에 어울리지 않게 콧물이라니? 그 모양새가 너무 우스워 가까이 다가가 보았지. 저런! 날이 추워 하필이면 콧구멍 아래에 고드름이 달린 것이었어. 멀리서 보면 영락없는 콧물이었지. 그래, 소림사의 어린 승려들도 이렇게 재미난 풍경 하나 사물 하나를 찾으며 깔깔 웃겠지. 공연장에서 벗어나 소림사 안으로 깊이 들어오면 바깥과는 달리 사뭇 엄숙하고 경건하네. 절 곳곳에 서 계신 스님들에게 말이라도 붙일라치면 자리를 뜨는데, 일행의 말에 따르면 스님들은 관광객, 특히 여자 관광객과 말을 나누는 게 금지되어 있다고 하네. 일상에서 묵언수행을 하는 모양일세. 불상 앞에서 카메라를 마구 눌러대는 관광객들에게 찍지 말라고 조용히 손짓하는 스님들도 계시네. 불상을 카메라에 담으면 부처의 영험함이 사라진다는 속설도 있지만, 부처의 영험함이 그렇게 쉽게 사라지겠는가. 예서제서 번쩍번쩍 터지는 플래시와 브이를 그리며 사진을 찍는 이들이 보기 좋은 것만은 아니거든. 소림사도 절인지라 부처님께 예불을 드리러 찾아오는 이들이 꽤 많아. 여기서도 향을 피우거나 작은 촛불을 밝혀 마음을 올린다고 하는데, ‘불(佛)’자의 모양을 본뜬 커다란 촛대가 인상적이었네. 보통 사람들의 몸집보다도 더 큰 촛대에, 속계의 소망과 염원이 불을 밝히면 그 모습은 어떠할까. 소림사에 눈이 이렇게 많이 내린 것은, 잠시 그 불을 끄고 마음의 불을 밝히라는 부처의 뜻이 아닐까. 서기 496년 북위 때 창건된 소림사는 당나라 때에는 호시절을 누렸지만, 1928년에는 군벌 하나가 불을 지르는 바람에 다 사라져버렸다네. 그 까닭에 지금 보는 건물들은 이후에 지어진 것이 많아. 왕조가 바뀌고 시대가 바뀌면 소림사도 그에 따라 부침을 겪는 것이지. 요즘 소림사가 맞닥뜨린 현실은 무엇일까. 소림사의 명성에 기대어 아랫동네에 즐비한 무술학교, 명성이 높아질수록 사방팔방에서 몰려오는 관광객,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관광지로 단장해야 하는 운명. 그리하여 무예의 산실이나 심신의 수련장인 소림사는 퇴색하고 볼거리 위주로 재편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도 들지. 중국의 문화재와 유적을 상품화하여 수익을 올리려는 중국 정부의 노력이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보다 당장 눈에 보이는 것을 우선시하는 현대인의 부박함 때문인지도 모르네. 소림사를 거니는 내내 《의천도룡기》에서 만났던 공견 스님과 같은 대덕고승은 과연 어디에 계신지 감지되지가 않았다네. 수시로 물밀듯이 찾아오는 소란함을 피해 아마 어느 깊은 곳에서 수련을 하시는 것이겠지. 세상이 어지러울 적에 원로고승이 그 모습을 드러냈듯, 아직은 우리 같은 평범한 이들이 어찌해볼 수 있는 세상인가 보네. 그러니 자네나 나나 정진하며 내공을 꾸준히 쌓도록 하세. 은둔하는 자들은 쉽게 눈에 띄지 않는 법. 세상을 마음의 눈으로 볼 때 분명 무림고수들이 미소를 보낼 걸세. 그럼 나는 소림사 탑림을 마저 돌겠네. 건강하시게.(계속) 글·사진 홍민 자유기고가       월간 <삶과꿈> 2008년 7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박정금 아들’ 백종민 “저 신인 아니에요”

    ‘박정금 아들’ 백종민 “저 신인 아니에요”

    “한 번도 제가 실패할 것이라 생각한 적 없어요.”라며 웃어 보이는 그는 고등학교 시절 연기자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강원도에서 무작정 상경한 배우 백종민이다. 그의 이름 석자가 낯설게 들리겠지만 MBC의 효자 드라마 ‘천하일색 박정금’(극본 하청옥ㆍ연출 이형선)의 ‘박정금(배종옥 분)의 아들 오지훈’이라고 하면 모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한창 물오른 연기로 호평을 얻고 있는 배우 백종민을 만나봤다. 한 때는 잘나가는 CF스타, 지금은 주목 받는 신인 배우 백종민을 신인이라 생각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그는 벌써 데뷔 5년 차를 맞은 배우다. 고등학교 1학년 시절 포털사이트의 광고 모델로 연예계에 데뷔한 그는 이후 꾸준하게 필모그라피를 쌓았다. “고등학교 때는 잘 나가는 광고모델이었어요(웃음). 당시 교복입고 등장하는 CF의 70%는 제가 모델이었을 걸요. 한 달에 4편씩 1년에 20편정도 찍었으니 당시 또래 모델들에게 질투도 많이 받았었죠.” 광고모델로 종횡무진 활약 했던 백종민이 본격적인 연기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은 2005년 고아라, 김기범이 출연한 KBS 2TV ‘반올림2’를 통해서다. 그리고 그가 대중에게 인식되기 시작한 건 지난해 MBC 아침드라마 ‘내 곁에 있어’(극본 박지현ㆍ연출 이형선)에 출연하면서 부터다. 극 중에서 백종민은 어릴 적 엄마의 가출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내다가 인기 가수로 성장하는 ‘서은호’를 연기해 호평을 얻은 바 있다. 그리고 백종민은 당시 연출을 맡았던 이형선 감독과의 인연으로 ‘천하일색 박정금’에 연이어 출연하는 영광을 안았다. “그 때랑 지금의 캐릭터랑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두 캐릭터는 분명히 달라요. ‘내 곁에 있어’의 ‘서은호’가 본인 스스로의 비뚤어진 성격에 방황을 했다면 ‘천하일색 방정금’의 ‘오지훈’은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조폭 생활에 빠져들게 되죠. 그만큼 감정을 표현에는 차이가 있었어요.” 그는 신인에도 불구하고 최명길, 배종옥 등 당대 최고의 연기파 중견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는 행운을 얻었다. 그러나 제 나이에 맞는 청춘 연기를 할 기회가 적었던 것은 사실이다. “선생님들께서 잘 이끌어주셔서 연기하는 데는 편했어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또래의 배우들과 시트콤, 멜로에도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요. 앞으로 평생 연기를 하게 될 텐데 지금이 아니면 언제 제 나이에 맞는 역할을 언제 해보겠어요.” 백종민은 유난히 어둡고 강한 캐릭터 때문에 오해를 많이 받기도 했다. 현재 영화 ‘펜트하우스 코끼리’에서도 연예인을 짝사랑하는 비운의 매니저 역할을 맡아 촬영에 한창이다. “저는 나름대로 평범하게 생겼다고 생각하는데 들어오는 역할 대부분이 삶의 굴곡이 많고 강한 캐릭터에요. 제가 강하게 생긴 이미지였는지 예전에는 미쳐 몰랐어요(웃음).” 한편 백종민은 윤계상, 고아라 주연의 MBC ‘누구세요’에서 고아라의 남자친구로 잠깐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당시 카메오 촬영이라 아쉬움이 많이 남았어요. 다음에 멜로 연기를 하게 된다면 고아라와 함께 호흡을 맞춰보고 싶어요.” 이병헌, 김래원 등의 배우들처럼 눈빛만으로도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의 바램처럼 앞으로 농익은 연기로 많은 이들에게 인정받는 배우 백종민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해 본다. 서울신문 NTN 서미연 기자 miyoun@seoulntn.co.kr / 사진 = 조민우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특파원 칼럼] 베이징의 한국 오페라/이지운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베이징의 한국 오페라/이지운 베이징 특파원

    최근 한국의 오페라, 뮤지컬, 연극이 잇따라 베이징 무대에 올려졌다. 올림픽 문화행사의 하나로 마련된 ‘한국 공연예술주간’에서다. 국립오페라단의 ‘천생연분’, 서울예술단의 ‘왕의 우인, 공길’, 극단 골목길의 ‘청춘예찬’과 사다리움직임연구소의 ‘보이첵’, 극단 물리의 ‘레이디 맥베스’ 등이 공연됐다. 우선 오페라 ‘천생연분´에 2명의 중국 친구를 초대했다.20대 후반의 배우 A씨와 40대 초반의 TV감독 B씨였다. 각각 중국의 최고 기관인 중앙희극학원과 중앙영화학원을 졸업하고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이들이다.A씨를 초청한 데는 사연이 있었다. 일전에 그의 연극 공연을 관람한 뒤 몇몇이 모여 품평회를 마련했는데, 굳이 소감을 묻기에 “속도감과 긴장감이 다소 떨어지는 게 흠이었다.”는 요지로 평가를 했다. 재미있고 신선한 코미디극이었지만,2시간30분간 휴식 없이 이어진 연극이 관객의 집중력을 끝까지 잡아두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얘기도 했다. 공연에 관한 세계적인 흐름에 관해서도 대화를 나눈 기억이 있다. 다행히 오페라 ‘천생연분´은 A씨에게 대단히 좋은 교재가 됐다. 공연이 끝나고 그는 “당시 어떤 의미에서 속도·긴장감을 지적했는지 확인했다.”고 했다. 과거 미술을 전공했던 B감독은 ‘색’에 상당한 감동을 받은 듯했다. 조명은 자극적이기 쉬운 중국 무대에서와는 분명한 차이를 느끼게 하며, 색조와 공간감을 풍부하게 했다. 그는 잘 조절된 완급으로 입체감 있게 움직인 무대 세트에도 깊은 인상을 받았다.“칸칸이 나눈 무대로 동양의 ‘방(房)’을 잘 표현하는 등 아이디어가 돋보였다.”고 평했다. 이같은 평가가 ‘빈 말’이 아니었음은 뒤이은 뮤지컬 ‘왕의 우인, 공길’에서 입증됐다. 함께할 지인이 있으면 같이 와도 좋다고 했더니 둘 다 4∼5명을 데려가도 되겠느냐는 연락이 왔다. 표 사정으로 각 1명으로 제한되자 A씨는 희극학원의 과거 스승을 모시고 왔고,B감독은 자신의 카메라 스태프와 동행했다. 사실 ‘왕의 우인, 공길’에는 다소 걱정이 앞섰다. 역사적 배경과 조선시대 민중 문화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이 이해가 가능할까, 오페라보다 훨씬 복잡하고 길며 빠르게 움직이는 자막이 극에 몰두하기 어렵게 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다행히 이들은 영화 ‘왕의 남자’를 보았거나 대강의 구성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동양인으로서의 동질감이 극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감각을 보충해주는 듯했다.A씨는 “개인적으로는 영화에서의 스토리 전개가 더 마음에 든다.”면서도 마지막 합창 장면에 감탄했다. 그러면서 그날 중국 현대 뮤지컬의 원조 격이라는 자신의 또 다른 노교수를 함께 모시지 못한 데 무척 아쉬워했다. 긴 대화를 나누지 못했지만,“‘마이크’를 비롯한 훌륭한 음향시설이 돋보였다.”는 희극학원 교수의 평가도 상당히 압축적이었다. 종합예술로서 무대 공연에서의 ‘디테일’은 엄청난 차이로 드러나기 마련이다. 사소한 차이로 보일지언정, 흉내내기란 제조업에서 후발업체가 선두업체의 핵심기술 따라잡기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 공연장마다 더 많은 중국인이 자리하지 못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는 요즘, 중국의 주요 TV채널이 중국 순회 공연 중인 북한의 가극 ‘꽃파는 처녀’에 대한 1시간짜리 특집 프로그램을 반복해서 내보내고 있음을 알게 됐다. 박영대 주중 한국문화원장은 “적어도 수천만명의 중국인이 TV 특집 프로그램을 통해 꽃파는 처녀를 인지했으며, 잠재적 관람객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공연예술계가 이제부터 중국에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뚜렷해지는 순간이다. 이지운 베이징 특파원 jj@seoul.co.kr
  •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으로 돌아온 정우성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으로 돌아온 정우성

    “배우로서 새로운 출발선에 선 기분입니다.” 영화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제작 바른손·이하 ‘놈놈놈’)으로 2년만에 스크린에 컴백한 정우성(35)은 현재 자신의 위치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요즘처럼 활기차고, 배우로서 다시 시작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마치 15년 전 처음 주연을 맡아 데뷔했을 때와 같은 기분이에요.” ●감독 데뷔 앞둔 정우성이 바라본 영화 ‘놈놈놈’ 극중에서 가죽 재킷에 머플러, 카우보이 모자를 쓴 정우성은 세명의 주인공 중 가장 서부극에 가까운 캐릭터로 묘사된다. 거기에 마지막 사막 추격신에서 말을 타며 장총을 쏘는 장면은 이 영화의 스타일을 압축적으로 표현한다. “처음엔 달리는 경주마 위에서 말고삐도 잡지 않고 총을 쏜다는 것 자체가 엄두가 나지 않았어요. 목숨을 걸고 말에서 뛰어내릴 각오를 하고 오기로 찍었죠. 말에서 내리자마자 다리에 힘이 풀리더군요.”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선도 아니고 악도 아닌 인물들의 개성 넘치는 성격에 있다고 말하는 정우성. 그는 이같은 선명한 캐릭터가 잘 살아 있는 것이 오락영화 ‘놈놈놈’의 가장 큰 미덕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정확히 말하자면 ‘냉정한 놈, 모호한 놈, 재밌는 놈’ 정도가 되겠죠. 세 명이 대립구도인 데다 각자 캐릭터도 너무나 강해 다른 역을 배려한다거나 연기로 받아칠 필요가 없었어요. 그 대신 각자 연기에 충실하면 그걸로 충분하죠. 그러면서도 서로 묘하게 어울리는 것이 이 영화의 매력인 것 같아요.” ●“시행착오 끝에 스타보다 배우로 새 출발선에 섰죠.” 영화 ‘본투킬’(1996), ‘비트’(1997), ‘태양은 없다’(1998) 등의 주연을 잇따라 맡으며 당시 시대를 대표하는 청춘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던 그는 이후 흥행 부진으로 인한 적잖은 침체기를 겪었고, 영화 ‘내 머리속의 지우개’(2004) 때야 비로소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그동안 참 잘 버텨온 것 같아요. 처음엔 연기를 제대로 배우지 않아 부족한 점도 많았고, 스타 이미지만 부각되다보니 배우로서 장점을 끄집어내기에 미숙한 점이 많았죠. 하지만 늘 한 곳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했다는 데 만족해요. 어차피 전 배우로서 과정을 가고 있는 것이니까요.” 이같은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정우성은 최근 영화사를 차렸고, 요즘 감독 데뷔 준비로 분주하다. 첫 작품으로 액션 장편영화를 선택한 그는 여건이 된다면 자신이 직접 출연도 할 계획이다. “영화 ‘비트’ 때부터 감독의 꿈을 꿨어요. 영화에 대해 공통된 주제로 같이 고민하는 감독과 배우를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었죠. 머릿속에 맴도는 막연한 이야기를 시나리오화하고 표현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졌어요. 여기에 제가 배우로서 촬영장에서 느꼈던 모든 경험을 접목시켜볼 생각입니다.” 어쨌든 충무로 불황 탈출의 시험대로 평가받는 ‘놈놈놈’의 개봉은 눈앞으로 다가왔다. 할리우드 외화는 물론 국내 대작들과의 경쟁도 피할 수 없다.“한국영화 불황의 답은 영화계 안에 있다고 생각해요. 잠재된 관객은 늘 존재하고, 그들은 좋은 작품을 따라 시선을 움직일 뿐이거든요. 단 한국 영화끼리 깎아내리는 일만은 피했으면 좋겠어요.” 영화는 자신에게 ‘존재의 이유’ 그 자체라는 정우성. 배우와 감독으로 새 출발선에 선 그가 앞으로 어떤 존재감을 각인시킬지 궁금해진다. 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열여덟 무엇이 두렵겠는가

    열여덟 무엇이 두렵겠는가

    12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무대에 오르는 신작 연극 ‘청춘,18대1’은 광복을 한 달여 앞둔 시점을 배경으로 독립운동에 목숨을 바친 열 여덟살 청춘들의 혈기와 열정을 그리고 있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 모든 것을 걸 수 있는 게 바로 ‘청춘’이라는 고전적 메시지를 전한다. “대마도와 부산 사이를 떠도는 관부연락선처럼 나는 오늘도 일본과 조선을 맴돌고 있다. 아, 열 여덟 사랑니 같은 불청객. 청춘이여, 표류함이 두려운가. 정착하여 고정됨이 두려운가.” 징용을 피해 일본 도쿄로 건너간 세 명의 ‘청춘’들이 댄스파티를 열어 일본 관리를 암살하려다 목숨을 잃는다는 테마는 간단하지만 작가와 연출자의 의도는 다른 데 있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겠다는 신념, 나를 믿어 주고 내가 믿는 사람들을 위하여 목숨도 바칠 수 있는 열정, 다시말해 ‘청춘’들의 사랑과 우정, 형제애라고 할까. 한 무대에 두 시점을 교차시킨 점은 눈길을 끈다. 사건 당시 당사자들의 시점과 사건을 역추적하는 취조관의 시점이다. 특히 취조관은 이질적인 시공간들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연기자인 동시에 극의 내용을 바라보는 관찰자 역할을 맡아 관객들을 이끈다. 아코디언, 클래식 기타, 하모니카, 피아노, 클라리넷, 만돌린 등 30여가지의 악기가 동원된 점도 특징. 세 명의 연주자가 악기들을 연주하며 극의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두산아트센터 창작자지원 프로그램으로 선정돼 무대에 올려진 이 작품의 연출·대본은 ‘죽도록 달린다’ ‘왕세자 실종사건’ 등으로 주목받은 서재형·한아름 부부가 맡았다.(02)708-5001∼3.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김봉석의 스크린 엿보기] ‘알이씨’

    [김봉석의 스크린 엿보기] ‘알이씨’

    올해 초 개봉한 ‘클로버필드’는 뉴욕 맨해튼에 괴수가 출현해 도시를 아수라장으로 만드는 영화였다.‘고질라’와 별다른 차이가 없는 내용이지만, 형식은 전혀 다르다. 괴수가 사라진 후 발견한 캠코더의 화면을 확인하는 설정으로, 보통 사람이 우연히 괴수를 촬영하게 되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 준다. 캠코더나 디지털 카메라로 무언가의 동영상을 찍듯이, 화면은 쉴 새 없이 흔들리고 간혹 피사체 바깥을 잡기도 한다. 흔들리는 화면을 계속 바라보는 관객은 머리가 아프고 어지럽겠지만, 대신 현장감만은 확실하다. 보여 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누가 보았던 장면을 나 역시 같은 방식으로 경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스페인의 공포영화 ‘알이씨’(Rec·10일 개봉)의 전략도 동일하다. 리얼 다큐프로그램의 리포터 안젤라는 소방대원의 하루를 취재하다가 사건 현장에 동참하게 된다. 동행한 카메라맨과 함께 현장을 찍던 안젤라는 끔찍한 광경을 본다. 신음하며 쓰러져 있던 노파가 갑자기 경찰을 공격하여 목을 물어뜯고, 도망치려던 사람들은 군대에 의해 아파트 전체가 폐쇄되었음을 알게 된다. 아파트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그 의문을 ‘알이씨’는 안젤라의 멘트가 곁들여진 카메라 시점을 통해 직접 확인해 본다. ‘알이씨’의 장점은 ‘클로버필드’와 마찬가지로 현장감이다. 아파트에서 좀비가 등장한 이유가 무엇일까. 아니 과연 폐쇄된 아파트에서 좀비를 피해 도망치는 것이 가능할까. 이 질문들에 대해 ‘알이씨’는 가장 직접적인 방식으로, 내 눈으로 직접 보는 것처럼 카메라의 시점으로 알려 주는 것이다.21세기는 누구나 동영상을 찍어 인터넷에 올려 대중과 공유하는 것이 가능한 시대다. 즉 개인이 경험한 사건을 다수가 거의 실시간으로 경험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알이씨’ 역시 관객이 단지 멀리서 사건을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 그 현장 속에 들어가 직접 좀비를 피해 도망치는 것 같은 리얼함을 느끼게 한다. 안젤라가 느끼는 두려움과 공포를 관객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것이다. 화면이 흔들리면 마치 내 시선이 흔들리는 느낌을 받는 것처럼. 사실 ‘알이씨’나 ‘클로버필드’의 전략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1999년에 등장해 대성공을 거둔 ‘블레어 윗치’는 마녀전설을 찾아 숲속을 헤매는 청춘남녀들이 찍는 카메라 시점으로, 리얼한 공포를 보여준 적이 있다.‘알이씨’와 ‘클로버필드’는 이 영화의 업그레이드판이라고 할 수 있다.‘클로버필드’는 캠코더의 영상으로도 스펙터클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고,‘알이씨’는 개인적인 공포를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이런 흐름을 다르게 해석한다면, 누구나 캠코더를 이용하여 대중을 감동시키는 영화를 만드는 것이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알이씨’는 흥미로운 공포영화다. 영화평론가
  • 공연계 참신한 시도 앞장선 두산아트센터 3인방

    공연계 참신한 시도 앞장선 두산아트센터 3인방

    ‘창작자들에게는 신작의 제작비 일체에 홍보·마케팅, 무료대관까지 지원’,‘관객들에겐 저렴한 가격정가제 실시’ 작가·연출가와 관객, 모두에게 꿈같은 이런 참신한 시도에 나선 극장이 있다. 지난해 11월 250억여원을 들여 리모델링한 서울 연지동의 두산아트센터이다. 강석란(40) 예술감독, 이수현(33)·김요안(33) 프로듀서 세 사람의 아이디어다.3일 오후 극장 로비에서 만난 이들은 “인큐베이팅한 국내 작가들을 국제시장까지 진출시키는 게 목표”라고 입을 모았다. ●원스톱 창작자 육성에 젊은작가상도 제정 요즘 대학로에서는 신작 내놓기를 꺼린다. 위축된 연극시장과 값비싼 대관료 등 제작여건의 악화 때문이다. 두산아트센터가 ‘아트 인큐베이팅’을 표방하고 나선 까닭도 여기에 있다. 예산은 모두 10억원을 책정했다. “데뷔 2∼3년차인 젊은 작가들의 경우 신작을 내놓지 못하고 대중성 때문에도 과감히 펼쳐보이지 못해요. 작가들을 직접 만나보니 1회성 공모전 수상을 바라는 게 아니라 작품을 관객들에게 선보일 기회를 원하고 있더군요.”(강) “그래서 극장을 무료로 빌려주고 작품 개발부터 홍보, 무대화 작업을 거쳐 관객에게 보여주는 역할까지 합니다.”(김) ‘사천가’의 이자람을 시작으로 ‘청춘,18대1’(12일∼8월31일)을 선보일 서재형·한아름,‘기쁜 우리 젊은 날’의 성기웅,‘빵’의 추민주씨 등이 뽑혔다. 이들은 모두 30대이면서 데뷔 2∼3년차, 작품 두세 개를 가진 주목받는 작가이자 연출가라는 공통점을 지녔다. “정부 차원의 예술가 지원은 일회성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요. 여기서는 2∼3년간 작품을 레퍼토리화해주면서 역량 있는 예술가들이 자리잡을 수 있게 할 계획입니다.”(이) 향후 국내외 극장과 교류해 국제무대에서도 통하는 작가를 길러내는 게 이들의 목표다. 내년부터는 일종의 젊은작가상인 빅보이어워즈(가제)도 신설키로 했다. 공연미술평론 분야의 인재들에게 시상할 예정이다. ●제살 깎아먹기 할인 No! 저렴한 가격정가제 도입 올 7월부터 도입한 새 가격정책은 관객을 위한 시도이다. 최대 240석 규모인 소극장 스페이스 111 공연의 경우 회원 1만 5000원, 비회원 2만 5000원으로 표값을 묶은 것. 카드나 예매사이트 등의 온갖 무분별한 할인 정책 대신 처음부터 저렴한 정가제로 관객들과의 접점을 넓히겠다는 의도다. “소극장 공연도 4만∼5만원 하는 와중에 과감하게 역행하는 시도죠. 그러나 요즘 예매사이트를 보면 모든 공연에 다 50% 할인이 붙어 있고 온갖 할인 아이디어가 다 나오고 있어요.”(이) 표값을 할인가만큼 부풀리고 결국은 출혈 경쟁으로 제살을 깎아먹는 요즘 공연들의 할인 세태를 거부하겠다는 것이다. 메세나에서 출발한 사립극장의 ‘도발’이 공연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지 주목된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02일 TV 하이라이트]

    ●낭독의 발견(KBS2 밤 12시45분) 주연을 맡은 영화만 506편. 영화가 인생의 전부였다고 회고하는 남자. 영원히 은막에 아로새겨질 전설의 이름, 영화배우 신성일이 낭독무대에 오른다.2008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이사장을 맡고 있는 그는 1962년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던 청춘스타 시절부터 시작된 뮤지컬 사랑을 털어놓는다.   ●스포트라이트(MBC 오후 9시55분) 조 변호사 협박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태석은 무고함을 호소하지만, 말이 통하지 않는다. 태석을 찾아간 우진에게 위험해지니 나서지 말고 자신이 나갈 때까지 기다리라 말한다. 우진과 순철은 국정원에서 조 변호사 보호조치를 취했다는 증거로 조 변호사와 인터뷰하던 날의 CCTV 녹화화면을 입수한다.   ●산너머 남촌에는(KBS1 오후 7시30분) 과수원에 흑점병이 번지기 시작하자 순호는 그게 재곤이 탓이라며 몰아세운다. 화가 난 재곤은 순호와 말다툼을 하고 작은 몸싸움이 벌어져 순호의 팔이 부러진다. 종갓집과 과수원집은 이 사건으로 신경전이 벌어지고 마침 서울친구로부터 사업제안을 받은 재곤은 서울로 떠나게 되는데….   ●다큐10(EBS 오후 9시50분) 우아하고 화려해 보이는 미술시장. 하지만 그 내부 모습도 화려하고 우아할까? 작품가격을 정하는 건 누구이며, 고가의 미술품을 사들이는 건 또 누구일까? 세계적 경매회사의 수석 경매사와 현대미술의 거장, 큐레이터, 아트 컨설턴트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게임 같은 미술시장 속으로 들어가 본다.   ●일지매(SBS 오후 9시55분) 은채는 사대부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 앞에서 객점인 금루각에 대해 소개하게 되고, 변식은 능청스럽게 이곳이 고품격 숙박시설이라며 자랑을 늘어놓는다. 한편, 무인도에서는 용이가 공갈로부터 무술을 전수받고 있는데, 수세에 몰리던 용이는 어느 순간 공갈의 공격을 막아내는 경지에까지 이르게 된다.   ●클로즈업(YTN 낮 12시35분) 북한 핵문제가 진전되는 과정을 보면 황소걸음을 연상케 한다.2·13합의대로라면 북핵 신고와 불능화는 지난해 말에 이뤄져야 했다. 하지만 6개월 늦은 지난주에야 비로소 이뤄졌다. 냉각탑을 폭파하는 화려한 불꽃놀이를 보여준 셈이다. 북한 핵문제에 대해 한나라당 국제통인 박진 의원과 이야기를 나눈다.
  • [20&30] 잊지못할, 잊고싶은 나만의 여름 바캉스 추억

    [20&30] 잊지못할, 잊고싶은 나만의 여름 바캉스 추억

    해마다 여름이면 우리는 늘 아름다운 추억과 편안한 휴식을 꿈꾸며 바닷가로, 산으로, 또 해외로 떠난다. 하지만 여행지에서 돌아올 땐 좋은 추억뿐 아니라 나쁜 기억도 함께 가져온다. 무더운 여름, 지친 일상의 끝에 우리를 기다리는 여름휴가. 고유가·고물가 시대라 주말이면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던 마음을 꾹 눌러 담기만 했던 직장인에게 기억에 남는 휴가는 어떤 모양일까?그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여름 바닷가의 추억과 아련한 기억으로 휴가 이야기를 들어봤다. 또 잊고 싶은 속쓰린 휴가 이야기도 들어보자. ●누나같은 그녀들과 바닷가 로맨스 대학생 류모(27)씨는 7년 전 바닷가에서의 ‘첫 키스’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설렌다. 류씨는 2001년 여름 고등학교 친구 4명과 함께 부산 송도해수욕장을 찾았다. 떠나기 전날 친구들과 현장에서 즉석 미팅을 통해 여대생들을 사귄 뒤 멋진 추억을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했다. 문제는 류씨를 비롯해 친구들이 말주변이 없다는 것. 여자 앞에만 서면 입이 얼어붙었다. 민박집 방바닥을 긁으며 이틀을 허망하게 보냈다. 귀경하기 전날도 해가 떨어지자 마찬가지 상황이 이어지는 듯했다. 류씨 일행은 해수욕장 인근 주점에서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그때 더는 못 참겠다는 듯 친구 한 명이 벌떡 일어나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미팅을 주선해 오겠다.”며 박차고 나갔다. 1시간쯤 지나자 그 친구가 여대생 다섯 명을 데리고 왔다. 친구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함께 온 여대생 중 한 명이 “얼굴 붉히며 쑥스럽게 말하는 게 귀여워서 왔다.”고 했다. 여대생들은 류씨 일행보다 세 살 많았다. 나이를 떠나 한데 어울려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중 류씨는 한 여대생과 가슴 떨리는 느낌을 주고받았다. 둘은 조용히 자리를 떠 바닷가를 거닐었다. 평온한 바다를 보며 서로 짧은 입맞춤을 가졌다.“그때 처음으로 키스를 했어요. 아직도 그 느낌을 잊을 수가 없어요. 물론 지금 여자친구에겐 비밀이지만요.” 회사원 윤모(31·여)씨는 지금의 남편과 결혼 전 함께했던 알뜰 휴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윤씨는 대학원을 졸업하고, 남편은 대학을 졸업했으나 모두 백수였던 3년 전 7월. 둘은 가장 저렴한 휴가를 계획했다. 지친 마음을 다잡기 위해 10일간 국내 배낭여행을 떠났다. 따로 자취를 하던 둘은 각자의 집에서 보내온 쌀과 반찬들을 담고 배낭을 짊어졌다. 시내버스·시외버스·도보로 서울에서 분당으로, 용인으로 또 충남 천안으로 그리고 공주를 지나 대전까지 갔다. 열흘을 민박집 각방에서(?) 묵으면서 못 볼 것까지 다 보게 됐다. 또 남편이 나뭇가지를 주워 마련한 조촐한 캠프파이어를 하면서 둘은 미래까지 약속했다. 아침식사는 동네 구멍가게에서 산 빵이었고, 점심은 김밥, 그리고 저녁은 라면 한 개에 김치와 밥뿐이었지만 종일 걷다가 먹는 밥은 행복 그 자체였다.2년 전 결혼한 윤씨는 지난해에 다시 한 번 알뜰여행을 계획했지만 신랑의 반대로 다행히(?) 포기했다.“아마 앞으로도 그 힘든 여행을 다시는 못할 거예요. 우리에겐 너무 아름다운 추억이지요. 돈 없이도 행복했던 그 때를 생각하면 절로 웃음이 나와요.” ●생일보다 기뻤던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 직장인 이모(27·여)씨는 초등학생 시절 가족들과 함께했던 피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20년이 다 됐지만 아직도 어릴적 아버지 휴가날짜만 기다렸던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다.1년에 한 번 가족들과 해수욕장을 찾았던 아버지 휴가일. 매년 아버지 휴가일이 올 때마다 어머니는 이씨에게 예쁜 반팔티와 치마, 그리고 수영복, 튜브 등을 사주셨다. 어린 마음에 해수욕장을 가는 것도 기쁜데 옷까지 덤으로 선물받으니 이씨에겐 아버지 휴가일이 생일보다 더 기뻤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이상하게도 여름 휴가는 초등학생 시절의 그것에 비해 훨씬 재미가 덜했다. 직장인이 되고 나선 1년에 한 번 찾아오는 휴가는 그저 회사를 안 간다는 사실에 기쁠 뿐이다. 가족들과 함께 즐기는 여름휴가를 손꼽아 기다렸던 순간은 그에게 있어선 순수했던 초등학교 시절뿐이다. 이씨는 “작은 계곡에서 삼겹살만 구워 먹어도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면서 “어린 마음에 놀러간다는 사실 자체가 즐거웠던 것”이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금융회사를 다니는 김모(35)씨는 입사 후 처음으로 가족들과 함께 해외에서 휴가를 보냈던 2003년 여름휴가를 최고의 휴가로 꼽았다. 입사 후 2년간 저축해 만든 여윳돈으로 부모님과 함께 필리핀 세부를 다녀왔던 것. 부모님은 물론 김씨에게도 해외여행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한국에서 보지 못했던 파란 빛깔의 바다도 훌륭했고, 각종 해산물을 부모님께 원없이 사드렸던 당시를 생각하면서 김씨는 “올해도 해외로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비행기를 처음 탄다며 좋아하시던 부모님을 보며 ‘앞으로도 자주 부모님과 해외여행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김씨. 결혼한 뒤로는 아직 부모님과의 해외여행 약속을 한 번도 지키지 못했다.“올해 휴가 땐 꼭 부모님을 모시고 가까운 해외로 휴가를 다녀오려고요.5년이나 지났는데 그 사이에 부모님 모시고 어딜 다녀온 적이 없네요.” ●여행에서 배운점, 느낀점 회사원 최모(28·여)씨는 재작년 여름, 우리나라 유일의 내국인 합법 카지노인 ‘강원랜드’에 놀러갔던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강원랜드에 도착해서 매장에 들어가니, 난생 처음 보는 기계들과 딜러들이 마냥 신기해보였다. 그 중 어려보이는 대학생 3명이 눈에 띄었다. 그들도 처음 온 듯한 분위기였는데,10만원짜리 수표 10장을 꺼내 딜러에게 코인교환을 요청하는 게 아닌가.‘보기보다 통이 큰 녀석들이군.’이라고 생각하며 그들이 카드게임하는 걸 지켜봤다. 그런데 코인을 넣은 지 10여분만에 100만원어치가 금세 날아가 버렸다. 그들의 표정이 금세 어두워졌다. 최씨는 돈을 왕창 투자해보려는 마음이 한순간 사라졌다. 결국 1만원으로 이것 저것 해보니 10분이 채 지나지 않아 돈이 사라졌다. 호텔로비에는 눈빛이 흐려진 사람들이 자리잡고 누워 있었다.“처음엔 모든 게 마냥 신기하기만 하더라고요. 그런데 돈을 딸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건 구경만으로도 알 수 있겠더군요. 도박으로 패가망신한 사람들을 보면서 휴가치곤 정말 좋은 공부를 하고 온 것 같아요.” 회사원 신모(27·여)씨는 친구와 함께 다녀온 지난해 홍콩 여행을 잊을 수 없다. 외동딸인데다, 엄숙한 집안 분위기 탓에 이제까지 홀로 여행은커녕 외박조차 단 한 번도 하지 못했다. 기껏해야 수학여행 정도가 전부였다. 지난해 여름,“이런 식이면 도저히 내 청춘이 불쌍해 견딜 수 없다.”고 다짐한 신씨는 과감하게 부모님께 혼자 여행을 가겠다고 선포했다. 부모님이 난리가 난 건 불을 보듯 뻔한 일.“명품 가방을 사줄테니, 올해도 우리랑 여행을 가자.”고 회유하기도 했고,“너 혼자 여행갈 거라면 앞으로 나가서 살아라.”는 엄포도 날아들었다. 하지만 신씨는 꿋꿋하게 밀어붙여 결국 ‘친구와 함께 가는 여행’으로 타협을 봤다.“자유, 그거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어떤 기분인지 모르죠. 홍콩이래봤자 서울과 크게 다른 건 없었지만, 아무에게 연락도 오지 않고 그저 여기저기 다닐 수 있었던 게 너무 행복했어요.” ●“국내외서 바가지 쓴 휴가 즐거울리 없죠” 초등학교 교사 김모(27·여)씨는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에 모두 휴가를 즐길 수 있다. 김씨는 대부분의 방학이 좋은 기억들이지만, 지난해의 무박2일 테마여행은 정말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라고 말했다. 5만원이면 교통비와 식비까지 포함해 저렴한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여행사 직원의 말에 혹한 김씨는, 속는 셈치고 짧게 경남의 소매물도에 다녀오기로 했다. 버스는 당일 오후 10시에 출발해 다음날 아침에 도착한다고 했다. 김씨는 기분좋게 버스에 올라 밤길을 달리면서 아침해가 뜨기를 기다렸다. 새벽에 잠깐 잠이 들었다가 버스가 서는 것 같아 깨어나서 시계를 보니 새벽 4시였다. 그런데 가이드는 “목적지에 도착했으니, 근처 찜질방이라도 다녀오시라.”는 게 아닌가. 찜질방에 가는 돈은 여행비에 포함돼 있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한여름에 에어컨도 가동되지 않는 버스 안에서 잠을 청할 수는 없었다. 모기 때문에 창문을 열기도 어려웠다. 결국 버스에는 아무도 남지 않았고, 울며 겨자먹기로 다들 찜질방으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저렴하다고 좋아했더니 결국 숙박비를 낸 셈이 돼 버렸죠. 무조건 싸다고 좋아할 건 아니더라고요.” 직장인 김모(34)씨는 2년 전 여름만 생각하면 아직도 화가 솟구친다. 김씨는 여자친구와 휴가 날짜를 맞춰 강릉 경포대 해수욕장을 찾았다. 사귄 이후 처음으로 함께 떠난 여행이라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고 싶었다. 김씨는 여자친구와 낮에는 바나나보트를 타거나 수영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밤에는 팔짱을 끼고 모래사장을 거니는 등 꿈 같은 시간을 보냈다. 눈 깜짝할 새 2박3일이 지났다. 상경하는 날 아침부터 비가 흩뿌리기 시작하더니 이내 폭우로 돌변했다. 서둘러 서울행 버스에 올랐다. 하지만 시간당 80㎜가 넘는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로 서울로 향하는 도로가 통제됐다. 몇 시간이 지나도 버스는 움직일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결국 해가 질 무렵 버스는 강릉으로 되돌아왔다. 강릉에서 김씨 일행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바가지’였다. 전날에 비해 모든 것이 두세 배로 껑충 올랐다. 폭우로 귀경하지 못한 사람들이 일제히 강릉으로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울며 겨자먹기로 비싼 숙박료와 음식값을 지불했다.“여자친구와 하루 더 있어서 좋긴 했지만, 그날 해수욕장 인근 숙소와 가게들의 악덕 상술을 생각하면 지금도 화가 나요.” 회사원 신모(29)씨는 “내가 다녀온 동남아 여행은 정말 끔찍했다.”고 회고했다.5년 전 39만 9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만 보고 떠난 태국여행은 그에게 동남아를 다시는 못 갈 곳으로 만들었다. 가이드는 비행기에서 내린 방콕공항에서부터 “내가 인생의 밑바닥을 거쳤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만큼 자신의 말을 잘 따라달라는 취지였지만 기분이 나빴다. 또 하다 못해 물조차도 가이드가 정해준 장소에서만 살 수 있었다. 그외 3박4일 동안 하루 4∼5 군데씩 기념품 가게에 들러 물건을 사지 않으면 출발하지 않았다. 항의하는 신씨에게 가이드는 “그렇게 싼 가격에 왔으면 이만한 것은 예상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오히려 면박을 줬다. 관광지라고 가는 곳도 파인애플 농장 등 별로 흥미가 안 가는 곳이었다. 마지막 날 공항가는 버스 안에서도 가이드는 버스기사를 위해 기념품을 사달라고 종용했다. 안 사면 공항에 안 가겠다는 농담 섞인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선택관광이라는 것도 죄다 게이쇼 같은 것들이었죠. 조용한 해변을 생각했는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했어요. 그 이후로 동남아 여행은 한 번도 안 갔어요. 남들은 이제 안 그렇다는데 한 번의 경험이 무섭더군요.” 황비웅 김정은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마이걸’ ‘김삼순’…필리핀 리메이크 열풍

    ‘마이걸’ ‘김삼순’…필리핀 리메이크 열풍

    두 편의 한국 드라마가 필리핀에서 나란히 리메이크 되어 현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국내에서 지난 2005년 방영된 ‘마이걸’(SBS)의 리메이크작이 현재 필리핀 국영방송 ABN-CBN에서 방영되고 있는 데 이어 ‘내 이름은 김삼순’(MBC)도 현지 대형 방송사 GMA-7에서 리메이크 되어 오는 30일(현지시간) 첫 방영을 앞두고 있다. 리메이크 된 두 드라마는 지난 2006년 서로 다른 현지 방송사에서 한국판 원작이 방영되어 큰 인기를 끌었다. 가수 겸 배우 김츄(Kim Chiu)를 비롯한 청춘스타들을 내세운 필리핀판 마이걸의 인기는 이미 ‘국민드라마’ 수준. 방송사측은 공식적인 시청률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필리핀 어디서나 마이걸에 대한 얘기가 주된 대화 내용일 정도”라고 밝혔다. 현지 일간지 ‘선스타’는 “마이걸은 현재 필리핀에서 가장 뜨거운 TV드라마”라며 “어디서나 마이걸 돌풍이 불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첫 방영을 앞두고 있는 필리핀판 ‘내 이름은 김삼순’도 ‘아시아의 노래하는 새’로 불리는 톱스타 레진 벨라스케즈(Regine Velasquez)의 드라마 복귀작으로 제작 초기부터 관심을 모아왔다. 일간지 ‘데일리스타’는 드라마의 첫 방영을 다음 주의 주요 연예가 뉴스로 꼽으며 “필리핀을 포함한 아시아 전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한국 드라마 원작의 새 드라마가 시작된다.”고 전했다. 이어 “‘송버드’ 레진의 사랑스러운 30대 후반 제빵사 연기가 주목된다.”고 시청자들의 기대를 높였다. 또 다른 필리핀 신문 ‘마닐라 불러틴’은 “레진이 꼭 맞는 역할을 찾았다. 배역을 위해 살을 찌우기까지 할 정도로 몰두해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한류’를 보도하는 현지 언론들은 대중음악에 이어 드라마까지 한국 콘텐츠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은 경계할 일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사진=GMA (Ako Si KimSamsoon 타이틀)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젊은 작가 응원무대 ‘청춘예찬’

    젊은 작가 응원무대 ‘청춘예찬’

    ‘젊은 극작가들의 기를 살린다. 골골대는 연극현장에 활기를 불어넣는다.’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지난 2년간 진행해온 창작희곡활성화지원사업에서 네 작품을 가려 뽑은 공연무대 ‘청춘예찬’이 열리는 이유다. 새달 4일부터 8월10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과 소극장에서 막올릴 ‘청춘예찬’은 최근 양극화가 심각한 대학로의 위기감을 타파할 대안으로 마련됐다. 이중 ‘원전유서’는 4시간30분이라는 국내 창작극 사상 최장 공연시간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2005년 대산대학문학상을 받은 신예 극작가 김지훈씨가 쓴 ‘원전유서’는 쓰레기 매립지 위에 사는 주소 없는 사람들이 땅의 번지를 요구하며 일어나는 혼돈을 그렸다. 폐암으로 투병해온 극단 파크 대표 박광정과 극단 차이무 대표 민복기가 ‘부드러운 매장’으로 첫 문을 연다. 반지하에서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과 대중매체에 무방비로 노출된 아이를 바라본 ‘초원빌라B001’,1980년 광주항쟁 당시 한탕벌이로 위장사고를 꾸미는 세 친구의 비극적 코미디 ‘충분히 애도되지 못한 슬픔’이 차례로 오른다.1만 5000∼2만 5000원.1544-1555.(02)760-4840∼3.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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