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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전남에선] 이농 막고 지역경제 살린 ‘시골 명문고의 힘’

    [지금 전남에선] 이농 막고 지역경제 살린 ‘시골 명문고의 힘’

    “성적이 조금 달리고 나중을 기약하려면 고향 J고로 보내라니까. 그래도 조금 멀지만 명문 J고 보내야지. 대학도 중요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고교동문을 무시 못하잖아.” 지난 24일 전남 장흥군 장평면의 한 식당.40대 후반의 학부형 8명이 술잔을 기울이며 입씨름을 벌였다. “지난해 큰 놈이 명문대 두곳에 합격했는데 애가 좋아하는 학과를 선택해 보냈다. 누구 아재 딸은 지난해 서울대에 갔고 올해 친구 아들은 명문 의대에 갔다.”는 내용이었다. 장흥읍에서 영어·수학학원을 하는 김대환(45) 원장은 “시골 읍·면 중학교에서 공부 좀 하는 아이들이 농어촌특례 고교에 진학해 서울대와 연·고대, 교육대 등 명문대에 줄줄이 합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농촌의 버팀목이 돼야 할 청장년들이 고향을 등지는 이유는 두가지이다. 다름아닌 돈벌이와 자식농사다. 굳이 순서를 가리자면 자식교육이 먼저다. 몇년 전만 해도 학부모들은 돈보다는 당대에 부모들의 가난과 설움을 끊고자 한사코 도시로 몰렸다. 10여년 전에 재산을 정리해 광주로 간 이동철(48)씨는 “자식들 좋은 대학에 보내겠다는 일념으로 악착같이 일했는데 자식농사는 오히려 시골 친구들만 못하다.”고 후회했다.2002년부터 읍·면 단위 소재 고교에 한해 대입 농어촌특례제도(대학정원 외 4% 선발)가 도입되면서 시골고교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더구나 서울대가 2003년부터 지역균형선발(학교별로 3명씩 교장추천권 부여)을 더하면서 고향에서 자식농사 짓기 열풍이 ‘이농현상’을 잡았다. 올 대학입시는 한마디로 군단위 고교의 명문대 진학 급증으로 요약된다(표). 전남의 경우 서울대 합격자수는 명문이던 순천고 12명, 목포고·여수고·순천여고·광양제철고가 각 5명이었다. 반면 군과 면단위 소재인 담양 창평고·영광 해룡고 각 4명, 해남고 3명, 장성고·장흥고·화순 능주고 각 2명으로 나타났다. 또 광양 백운고, 무안 현경고, 구례고는 개교 이래 첫 합격자를 내 동문들의 잔치가 벌어졌다. 올해 전남지역의 서울대 합격자는 24개 고교에서 모두 66명. 이들 가운데 읍·면단위 16개 고교에서 무려 31명의 합격자가 나왔다. 대부분이 농어촌특례제와 지역균형선발로 뽑혔다. 이 때문인지 명문고가 자리한 화순·장성·담양군의 인구감소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그렇지 못한 고흥·보성·강진군의 인구감소폭보다 3.6∼4.7%포인트가 낮았다. 실제로 서울과 수도권, 광주 등지에서 농어촌특례제 적용 고교에 진학하기 위한 위장 전입자들도 적잖다. 주민등록상 인구와 실제 거주자가 다른 원인이기도 하다.40대 후반의 학부모는 “서울에 살면서 중학교때 주소만 시골 친척 집으로 옮겨놨다가 농어촌특례제 명문고교에 진학해 명문대에 가는 경우를 봤다.”고 말했다. 농어촌특례제가 도입되기 이전 광주에서 20분 거리인 화순군 화순읍의 경우 초등학교 5∼6학년생들이 학군이 다른 광주로 앞다퉈 전학가는 바람에 남아있는 아이들은 정상수업에 방해를 받을 정도였다. 화순초등학교 문영호(48) 교무부장은 “관내 능주고가 명문으로 알려지면서 학기가 바뀌거나 학년말에 전학을 오가는 숫자가 20여명씩 거의 비슷해졌다.”며 “한때 6학년생 7학급 가운데 2∼3학급 수가 전학을 갔으나 지금은 숫자상 변동이 없다.”고 말했다. 화순중 전정화(46·여) 교무부장은 “학년 말에 광주에서 오히려 적잖은 우수학생들이 전학을 온다.”고 말했다. 군 단위 지역경제가 자급자족 형태로 돌아가려면 최소한 인구 5만명이 필요하며, 그나마 명문고가 이의 버팀목이 되고있는 게 농촌의 현실이다. 장흥·화순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서울시민 평균연령 35.6세

    서울시민 평균연령 35.6세

    서울 시민의 평균연령이 35.6세로 10년전(31.0세)에 비해 4.6세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또 등록 외국인은 5년전에 비해 두배이상(13만명) 늘어나 인구 증가의 견인차가 됐다. 19일 서울시가 발표한 ‘2005년 주민등록 인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31일 기준으로 서울의 인구는 1029만 7847명으로 전년도 말 대비 0.09% 증가했다.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화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1995년 4.34%(46만 144명)에서 7.15%(73만 5932명)로 60%가량 늘어난 반면 영·유아는 7.28%(77만 958명)에서 4.53%(46만 6476명)로 크게 줄어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생산연령인구(청장년)의 노년 부양비도 높아져 노인 1명을 부양하는 청장년 숫자가 1995년 17.1명에서 지난해 10.7명으로 줄었다. 평균연령은 중구가 37.8세로 가장 많았고, 양천구가 34.3세로 가장 적었다. 남녀 성비는 99.0명(남자수/여자수)으로 2003년 말(99.8명) 이후 여초(女超) 현상이 지속됐다. 자치구의 인구밀도는 ㎢당 1만 7009명으로 세계 주요도시 중 프랑스 파리보다는 낮았으나, 뉴욕, 도쿄, 홍콩보다는 높았다. ㎢당 인구 밀도는 양천구가 2만 8890명으로 가장 높았으며, 종로구가 ㎢당 7272명으로 가장 낮아 4배 차이를 보였다. 등록외국인은 12만 9660명으로 전체 인구의 1.26%를 차지,2000년 6만 1920명에 비해 두배이상 증가했다. 국적별로는 중국인이 7만 7881명으로 60.1%를 차지했고, 이어 미국인 1만 1487명(8.9%), 타이완 8923명(6.9%), 일본인 6710명(5.2%)의 순이었으며, 영등포구에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지금 청남대에선] 발묶인 관광지개발…개방2년 관람객 ‘뚝’

    [지금 청남대에선] 발묶인 관광지개발…개방2년 관람객 ‘뚝’

    옛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가 충북도로 소유권이 넘어간 지 3년 가까이 된다. 일반개방 이후 ‘현대판 임금님 행궁’을 보기 위해 물밀듯이 몰리던 관람객들의 열정도 서서히 사그라지고 있다. 청남대는 대통령 별장의 품위를 유지하며 국민에게 좀더 다가가려고 변화를 꿈꾸고 있으나 쉽지 않은 모습이다. ●관람객 감소 폭설로 호남지방이 난리가 난 뒤 열흘쯤 지난 지난달 말. 충북 청원군 문의면에 있는 청남대는 매서운 칼바람에 썰렁한 모습을 보였지만 분위기만큼은 고고했다. 나무는 모두 옷을 벗어 앙상했고 잔디는 누렇게 변해 있었다. 단체로 구경을 온 관람객이 주고받는 말소리와 청남대 선착장 앞의 대청호변에 풀어놓은 오리떼의 울음소리가 적막을 깼다. 경남 거제에서 남동생과 함께 온 윤지애(28·교사)씨는 “평소 한번 오고 싶었는데 방학을 맞아 처음 찾았다.”면서 “외국의 왕이나 대통령 별장은 무척 화려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청남대에 있는 식기나 샴푸 등은 검소해 보여 의외였다.”고 말했다. 요즘 하루종일 청남대를 찾는 관람객은 평일 500명, 주말 1000명 안팎에 그치고 있다. 관심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2004년 4월 1만명을 훌쩍 넘길 때와는 대조적이다. 청남대는 2003년 4월 충북에 소유권이 이전되고 일반에 개방된 8월부터 그해 말까지 53만 843명의 관람객이 찾았다.2004년 100만 6652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73만명으로 관람객이 크게 줄어들었다. 청남대관리사업소 신현구 운영팀장은 “개방후 관람객이 많은 것은 호기심에서 찾은 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라면서 “올 관람객수를 정상으로 본다면 내년부터 따져봐야 관람객이 주는지 느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변화 발목잡는 규제 관람객들은 대통령이 잠자고 밥을 먹던 본관구경을 가장 많이 즐긴다. 이 가운데 대통령 부부 침실이 최고 인기다. 안내원 박상은(24)씨는 “개방 전에 항간에 ‘목욕탕의 수도꼭지가 금으로 만들어졌다.’ ‘지하실에 가면 대청호 물고기들이 훤히 보인다.’는 등의 헛소문이 많이 나 그런 것 같다.”고 귀띔했다. 그는 “시설이 단조롭다면서 불만스러워하는 관람객도 있지만 도시에서 바쁘게 살다가 온 관람객은 ‘조용하다.’며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청남대는 개방 전과 후로 크게 달라진 게 별로 없다. 상수원 보호구역에 있어 증개축이 어려워, 화장실을 늘리고 계단과 관람로를 넓히는데 그쳤다. 잔디밭도 행사 때에만 개방되고 있다. 본관의 침실과 방 등에도 금줄을 쳐놓았다. 신 팀장은 “대통령이나 가족들이 쓰던 식기 등은 요즘에도 나와 바꿀 수 있지만, 사용했던 것이어야 가치가 있기 때문에 관람객의 접촉을 막아 훼손을 예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휴식시설이 부족하고 하루 묵으려 해도 청남대는 불가능하고 문의면 소재지에 있는 숙박시설을 이용해야 한다. 음식점도 없다. 청남대에서는 아이스크림과 자판기 커피만 사먹을 수 있다. 관람객 설문조사에서도 ‘먹을 거리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불만거리였다. 청남대는 현재 2과4팀의 충북도 소속 직원 22명과 안내, 청소, 조경, 경비 등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용역업체 직원 63명이 관리하고 있다. 신 팀장은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싶지만 상수원 보호법에 묶여 갖가지 규제가 따라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청남대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동상·소장품 전시 ‘대통령 역사관’ 계획 ‘대통령 역사관 건립’ 충북도의 의뢰를 받은 청주대 산업경제연구소와 삼성에버랜드는 올해 ‘청남대 명소화를 위한 중장기 발전계획’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제안했다. 역사관에는 청남대를 이용한 역대 대통령의 유물과 업적 등을 전시해 관광 홍보시설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2003년 4월 노무현 대통령이 청남대에서 묵은 뒤 권양숙 여사와 함께 뜬 손 모형 동상이 전시된다. 관리사업소는 ‘핸드 프린팅 전시장’을 만들기 위해 다른 대통령 부부의 손 모형도 생존시 뜬다는 구상이다. 또 노무현 대통령 부부가 탔던 자전거를 확보했고, 김영삼 전 대통령이 1996년 여름휴가 때 읽은 책 5권도 구해 놓았다. 낚싯대, 골프채, 테니스 라켓 등 대통령들이 썼던 물건도 있다. 대통령들의 동상과 각국 대통령 궁이나 별장을 축소한 미니어처 100점도 역사관에 설치, 전시할 계획이다. 유람선도 뜬다. 청남대 선착장에서 900∼1100m쯤 떨어진 대청호 큰섬과 작은섬을 모노레일로 연결해 배터리로 움직이는 유람선도 운항한다는 것이다. 두 섬은 생태공원으로 조성, 관람객을 끌어들일 계획이다. 섬들은 1980년 대청댐이 건립된 뒤 25년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미지의 땅이다. 모두 16만평 규모로 행정구역은 대전에 속하고 있지만 소유권이 청남대와 함께 충북도로 넘어온 상태이다. 본관 진입로에 있는 돌탑 앞에 원형광장을 조성해 먹을거리 제공장소로 활용한다. 상설공연 무대도 만들어진다. 이곳에서는 승무와 궁중무용 등 고급 전통공연이 펼쳐지고 어가행렬 등 대통령의 이미지에 어울리는 이벤트가 열린다. 일부 건물은 고급 훈련원으로 변신한다. 청남대 곳곳의 야생화를 활용, 전국 최대 야생화단지를 꾸밀 예정이다. 이밖에도 문의면 소재지∼청남대간 13㎞의 진입로에 자전거길을 만들고 면소재지 재래시장 활성화와 숙박시설 확충 등의 계획이 추진된다. 이 발전계획은 10년간 추진된다. 권영동 관리소장은 “청남대가 국민이 사랑하는 휴식처로 자리잡으려면 필요한 시설이고, 또 만들어질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청남대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권영동 관리사업소장 “상수원 보호법 때문에 도대체 뭘 할 수가 없습니다.” 권영동(55·4급) 청남대 관리사업소장은 “청남대를 변신시키지 않고 이대로 방관해서는 생명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상수원 보호구역에 있어 건물을 신축하거나 시설을 개보수하는 일이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현재 관리사업소 사무실로 쓰고 있는 건물도 청남대 경호업무를 수행하던 지상 2층 규모의 군부대 막사다. 권 소장은 “청남대는 산과 호수, 꽃밭, 왕궁으로 이뤄진 곳인데 이런 규제로 인해 중요한 물을 이용할 수 없어 불구자 같은 처지”라고 말했다. 그는 “놀고 있는 골프장에서 관광객이 대청호로 공을 쳐보는 시설을 관광상품화 해보려고 해도 못하고 있다.”면서 “무엇을 해보려고 해도 상수원 보호법에 자꾸 걸려 짜증스럽다.”고 덧붙였다. 충북도로 넘어가기 직전인 2003년 4월 노무현 대통령이 마지막 라운딩한 1만 6515평의 5홀 규모 골프장은 현재 놀리고 있는 상태다. 이 때문에 청남대 장기발전계획도 성사가 불투명하다. 음식조달이 안 되고 새로운 관광시설이 없는 등 관광자원이 단조로운 측면이 관광객 감소에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적자가 매년 7억∼8억원에 이르고 있다. 그는 “재작년은 대부분 무료 관람이 가능한 노인들이 찾아와 관람객 숫자가 많았어도 적자를 냈다.”며 “지난해부터는 청장년이 늘어나 기대를 좀 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소장은 장기발전계획 외에 4∼5㎞ 거리의 문의면 매표소와 청남대 사이에 유람선을 띄우고 청남대를 궁중식 혼례식장으로 활용하고 싶어한다. 그는 “청남대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개방된 현대 대통령 별장으로 고품위 관광지”라며 “고품위를 지키고 국민도 쉽게 다가가는 관광지가 되기 위해서는 수질을 해치지 않는 개발방식은 허용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남대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어제와 오늘청남대는 1983년말 지어졌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대청댐 준공식에 참석했다가 경치에 반해 “이런 곳에 별장 하나 지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뒤 실제로 들어섰다. 처음 이름은 영춘재(迎春齋)였다. 1986년 7월 ‘남쪽의 청와대’라는 의미에서 청남대(靑南臺)로 바뀌었다. 부지는 모두 55만 8000평에 이른다. 지하 1층 지상 2층의 본관 등 숙소시설과 골프장, 양어장, 헬기장, 수영장을 갖추고 있다. 보트도 2척이 있으나 대청호변 전시시설로 옮겨져 있다. 앞에 대청호가 펼쳐진 초가정은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에 지어졌다. 이곳에는 김 대통령의 전남 하의도 생가에서 가져온 농기구 등이 전시돼 있다. 본관 진입로에 수령 70년이 된 반송과 130년이 넘는 소나무에다 메타세쿼이아 등 조경수 5만여그루, 야생화 20만포기가 곳곳에 심어져 있다. 청남대는 5명의 대통령이 모두 88차례 이용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가장 많은 28차례 이용했고 노무현 대통령은 2003년 4월에 한차례만 쓰고 충북도로 소유권을 넘겼다. 개방 이후에는 지난해 MBC 드라마 ‘제5공화국’이 촬영되기도 했다. 청남대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23)한국 차문화의 다양성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23)한국 차문화의 다양성

    눈의 향기를 맡아본 적이 있는가. 하늘에서 내려오는 눈에는 아스라한 차 향기처럼 포근한 향기가 넘쳐난다. 허공을 타고 내려오는 눈은 인간과 자연을 연결해주는 한줌의 눈속에도 생멸이 있다. 멀리서 뚝뚝 끊어지는 설해목의 비명소리가 마치 눈속에 꺾여 비닐하우스를 하염없이 바라보며 하늘을 원망하는 농심(農心)소리 같다. 무너지는 눈의 산(山)이 마치 무너지는 농심 같다. 그래서 아프다. 자연은 늘 인간의 삶속에 고통을 주기도하고, 때로는 희망을 주기도 한다. 삶이란, 차의 길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현실의 삶속에서 고통스러운 여정을 다스리고 위안하고 친구처럼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다. 그속에는 희망도 있고 절망도 있고 고통스러운 아픔도 있다. 차는 희로애락(喜怒哀樂)의 고통스러운 길을 가는 중생들의 위안처요 친구인 것이다. 우리곁에 차 문화는 과연 있는가. 있다면 어디까지 와있는가. 매우 궁금한 대목이다. 비공식적이지만 차 인구 700만 시대를 돌파하고 , 차 도구를 만드는 장인들의 전시회는 봇물처럼 이어지고, 차를 생산하는 농가와 다인들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차를 애용하고, 차를 공부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2000년 초입 한국에는 우후죽순처럼 국적 없는 차 문화가 생성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문화란 원래 잡식성이 강하다. 여러 갈래와 흐름이 합쳐지고 그 합쳐짐 속에서 어떤 주도권이 생겼을 때 그것은 하나의 문화로 일상에 향유되기 시작한다. 그런 점에서 한국의 차 문화는 마치 백가쟁명의 시대처럼 다양한 문화적 코드가 생성되고 결합되고 있다. 급속하게 변화되고 있는 디지털시대 차 문화 역시 다양한 문화적 영역과 충돌하고 하나의 문화코드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그 방향성이 없더라도 정신의 고전이랄 수 있는 차와 현대문화의 버전들이 급속하게 변형·결합되는 것은 너무도 반가운 현실이다. 먼저 가장 큰 변화는 몇몇 대학에 다도학과가 생겼다는 것이다. 하나의 학으로서 차 교과목이 개설된 것은 결코 아니다. 그냥 일반과정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학점을 이수할 정상적인 교과목으로서 다도학은 차가 중장년층의 문화에서 청장년층의 문화로 학습되기 시작했다는 또 하나의 증거이기 때문이다. 디지털대학의 다도학과도 풍요로울 정도로 다양하게 개설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남는다. 급속하게 늘어나는 차 인구를 교육할 교육자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차교육의 핵심은 형식과 내용 그리고 그것을 담아내는 그릇인 정신을 가르치는 것이다. 현대인들의 필수품인 교양의 한 방법론으로서 차 교육은 절대적으로 지향할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차 교육자의 양성 역시 절대적으로 필요한 과제중 하나다. 한 사람의 차인이 교육자의 길로 들어서기 위해서는 인격적인 성숙이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 일상의 차인으로 차의 형식과 내용은 한계가 있다. 결국 궁극적인 지향점은 차인으로서 정신성에 대한 담보가 얼마만큼 확보되어 있는가에 그 관건이 있는 것이다. 미래지향적이고 개인주의적이며 디지털적인 청년들에게 차는 하나의 호사일 수가 있다. 그같은 선입견을 불식시키고 역동적인 움직임을 정적인 움직임으로 변환 시킬 수 있는 절제의 문화로 바꾸어 주어야 한다. 현대 차인들의 산실일 수 있는 차 대학원과 모임들, 즉 차인회다. 전국을 포괄하고 있는 대규모 차인회 그리고 각 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차인회등 전국에는 수천개의 차인회가 존재한다. 뿐만 아니다. 차인회는 오늘 한국차를 있게 한 산증인들이자 산실들이다. 기라성 같은 차인들이 차를 교육하고 제다하고 음용하는 것이다. 이들은 척박한 한국 차문화를 한단계 성숙시킨 원동력들이다.80년대 초반 1세대 차인들의 교육을 받은 이들은 차 생산지를 돌아보고 차인들의 역사를 복원하고 차를 학습하고 교육시키는 데 크게 일조했다. 그들은 1세대들과 마찬가지로 오로지 차에 대한 열정 하나로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냈다. 지금 각 지역에서 차인회를 이끌고 있는 이들은 1.5세대 차인들로 불려질 만하다. 다음은 오늘의 차 문화를 이끌고 있는 하나의 힘이 있다. 바로 종교 차인회가 있다. 차의 본산이랄 수 있는 불교를 비롯, 기독교, 천주교 등에서 차회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차는 각 종교에서 명상차원이나 교양차원에서 하나의 교육 프로그램으로 자리잡고 많은 종교인들의 마음과 손을 사로잡고 있다. 종교차회는 차에 관심이 없는 일반인들을 깊고 깊은 차의 세계로 끌어들이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차는 또한 문화적 변형을 과감하게 실시하고 있다. 명상, 음악, 공연, 음식 등 젊은이들의 문화적 코드와 결합돼 활발하게 변형이 이루어지고 있다. 먼저 음악분야다. 차음악은 명상음악과 함께 다악(茶樂)이란 이름으로 대중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수년전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다악공연은 설치미술과 만나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이루어냈다. 그리고 대중적으로도 많은 관심과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차와 음악의 결합은 아직까지 매우 실험적이다. 하나의 장르로 정착되기에는 아직은 매우 요원하기 때문이다. 그 다음은 많은 이야깃거리를 낳고 있는 행다공연이다. 행다공연은 전국에서 교육의 장을 맡고 있는 차인회의 핵심행사 중 하나다. 접빈다례, 궁중다례, 헌공다례, 들차회 등 다양한 다례를 일반대중들에게 시현하는 것이다. 많은 차인회에서는 행다공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자기 차회(茶會)만의 독특한 행다 아니면 전통적으로 해석된 행다 등 다양한 행다를 일반대중들을 위해 시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병폐 또한 만만치 않다. 앞서 언급했듯이 한국의 차 문화는 마치 형식만 있는 것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다. 많은 차인들이 행다공연을 위해 헌신한다. 오랜 시간을 걸쳐 똑같은 동작을 수없이 반복한다. 그러나 그같은 형식은 대중들의 구미를 채워주지 못한다. 행다를 공연수준으로 끌어올리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내용의 보완이 절실한 것이다. 공연예술로서 행다를 하기 위해서는 무대, 조명, 음악, 시나리오 등 가장 기본적인 절차나 형식들을 갖추어야 한다. 그러나 그런 형식은 많은 재원과 그에 필요한 스태프들이 필요하다. 동호회나 차인회에서 행다공연은 차 문화의 성장이란 측면에서 볼때 원천적으로 재검토되어야 한다. 그러나 차인회와 차인회, 아니면 차인회 내의 행다공연이나 겨루기는 장려되어야 마땅하다. 행다는 또한 차 문화의 뿌리를 갖출 수 있는 조건이란 점에서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들차회는 행다문화의 새로운 접점을 찾는다는 점에서 매우 유의미할 수 있다. 들차회는 봄과 가을 특정날을 선택해 차인회 내에서 각기 연습한 행다 겨루기를 축제형식으로 치르는 것이다. 물론 그 차인회만 참가할 수 있는 폐쇄된 들차회가 아닌, 모든 사람들이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열린 차회로서 진행되어야 한다. 1년동안 각자 배웠던 행다를 보여주고, 음식을 함께 나누고, 또한 노래도 함께 부르며 내면에 쌓인 번뇌의 찌꺼기를 대중들 속으로 날려보낼 수 있는 들차회는 그런 점에서 매우 바람직한 행다문화의 새로운 풍속도로 제기되어볼 만하다. 초의차문화연구원의 들차회는 그런 점에서 매우 상징적이다. 초의차문화연구원의 들차회는 가을에 열린다. 돌부처님이 아름다운 곳인 운주사를 비롯해 전국의 아름다운 사찰을 찾아 들차회를 1년에 한차례씩 갖는다. 서울 광주 부산 대구 등에서 공부해오던 각 지회 차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그 자리를 방문한 일반관람객들과 하나가 되어 찻자리를 즐기는 것이다. 노래도 하고 시도 함께 읊고 자신들이 연마한 행다의 기량도 한껏 선보이는 계기가 된다. 열린 공간에서 열리는 차 축제인 들차회는 그런 점에서 향후 차인들의 행다 시연에 많은 시사점을 남기고 있다. 가장 빠르게 응용되고 있는 것은 차의 먹을거리화이다. 한국대중 차를 선도해온 거대기업에서 도심에 만든 차 카페는 매우 중요한 문화적 접점을 시사하고 있다. 젊은이들의 거리라는 명동에 자리잡고 있는 이 카페는 젊은층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차 먹을거리와 인테리어를 갖추고 있다. 반응 역시 매우 폭발적이다. 이 카페에서는 차로 만든 케이크, 차로 만든 아이스크림, 차 국수, 차 비누, 차 샴푸 등 다양한 차 관련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심지어 차와 우유의 만남을 통해 차라떼는 젊은이들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차의 문화적 상품화의 변형은 한발짝 더나아가고 있다. 차를 이용한 벽지, 차를 이용한 속옷 등 웰빙상품으로서 차는 다양한 영역으로 파고들고 있다. 차와 웰빙은 이제 하나의 문화상품으로서 그 변형의 끝이 어디까지랄 수 없을 정도로 광범위하게 응용되고 있다. 차는 지금 현대인들의 일상 속으로 깊숙이 파고 들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하나의 웰빙상품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 차의 기본정신은 인간의 건강한 정신적 삶의 추구를 통한 체용(體用)의 일체화다. 체용이란 정신과 육신의 건강을 함께 추구하고 일상을 건강하게 살아가는 삶의 문화적 양식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이같은 차의 본질을 외면하고 하나의 건강상품으로서 차가 일반대중들에게 인식되는 것은 크게 경계해야할 일이다. 세상이 온통 눈이다. 마치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눈이 거침없이 쏟아지고 있다. 앞산도, 뒷산도, 일지암도 온통 눈에 파묻혀버렸다. 바람이 마치 칼처럼 대지를 휩쓸고 지나간다. 눈이 마치 폭풍처럼 일어났다 안개처럼 허공을 감싸며 사라진다. 시끄럽고 활활타는 세상을 식히는 듯하다. 설잠 김시습의 ‘간설’(看雪)이란 시가 생각난다. “여섯 모 가진 꽃이 공중으로부터 내리는데/ 창을 열고 누워서 보니 낮게 맴도누나/ 천상의 향기 없는 꽃을 전해줄줄 알아. 인간에 심지 않은 매화를 피워주네/ 동곽은 가난을 안고 길을 따라 돌아가고/ 자유는 흥겨워서 배를 타고 돌아오네/ 늙어가며 일이 없이 화롯가에 둘러앉아/ 도공의 차 한잔을 달여 마시네” ■ 일상화 된 차 명상 조선시대의 유명한 고승 서산 스님의 시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스님 대여섯 사람이/내 암자 앞에 집을 지었네/새벽 종 치면 함께 일어나고/저녁 북 울리면 같이 자네/한 시냇물 속의 달 그림자 밟으며/물 길러 차 달이매 그 푸른 연기 나는데/날마다 무슨 일 의논하는가/염불과 참선일세” 차는 자신의 내면을 수행할 수 있는 보조도구로서 매우 훌륭한 도반이기도 하다. 최근들어 차 명상이 많은 대중들로부터 환영을 받고 있다. 차 명상, 이른바 선다(禪茶)는 삶을 풍요롭게 하고 참 행복을 만들어내는 훌륭한 방법이다. 차 명상센터가 서울을 비롯해서 각 지방에서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차 명상은 차의 정신을 통해서 지친 마음에 휴식과 활력을 주고 정서적 평온을 체험하며 차 마시기와 주변 일상생활을 명상화하여 마음을 정화하고 올바른 삶의 자세를 가꾸어주는 일련의 정신훈련과정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쳐 ‘다선일미’(茶禪一味),‘중정청경(中正淸境)’ ‘화경청적’(和敬淸寂) 등 차 정신을 실현함과 동시에 참 행복을 열어가는 것이 목표이다. 차 명상은 사념처 팔정도 수행을 기본으로 하여 자각력·집중력·통찰력을 계발하고 강화시키는 데 있어 일상에서 활용하기 쉽도록 차 마시기와 일상생활 속의 친숙한 행위들을 명상의 주요한 실천 도구로 이용한 명상법이다. 차를 마시는 행위는 복잡하지 않고 일정하고 체계적인 동작이기 때문에 명상의 도구로 쓰기 좋으며, 적절한 행위 변화가 지속되기 때문에 지루해지지 않고 꾸준히 명상을 이어갈 수 있다. 또한 정신적 긴장속에서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이 일상에서 쉽게 실습할 수 있으며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이론을 바탕으로 원리와 방법을 쉽게 이해하고 터득할 수 있다. 또한 일상 속에서 혹은 다른사람들과의 만남속에서도 명상을 응용할 수 있는 것이 차 명상의 장점이다. 차를 통해서 기본적으로 예와 절제를 배우고 건강을 도모할 수 있으며 동시에 명상으로서 활용하게되면 자기 이해와 발전을 가져오고 육체적·정신적 건강도 함께 도모할 수 있다. 차명상은 차와 일상생활을 통해 명상을 실현하기 때문에 따로 시간을 낼 필요가 없고 익숙한 우리의 행동양식을 활용하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부담감을 덜 느끼게 된다. 차뿐만 아니라 커피·음료수·냉수와 같은 것들도 모두 활용되며 일상생활에서는 걷기, 서있기, 청소하기, 씻기, 누워있기, 앉아있기 등 우리가 흔히하는 행동들에서 명상을 체험하게 된다. 차 명상은 일상에서 우리를 괴롭혀온 모든 번뇌 즉, 스트레스를 일상 속에서 해소해낸다는 점에서 권해볼 만한 명상법으로 보여진다. 차뿐만 아니라 차명상 역시 참 행복으로 들어갈 수 있는 또 하나의 문임을 명심해볼 일이다.
  • [Doctor & Disease] 예송이비인후과 음성센터 김형태 박사

    [Doctor & Disease] 예송이비인후과 음성센터 김형태 박사

    목소리의 변화로 병증이 나타나는 질병이 있다. 후두암, 식도암, 갑상선암, 폐암이 있으며, 성대구증이나 급성 후두염 등이 그것이다. 그런가 하면 목소리가 인생을 바꾸기도 한다. 목소리가 좋아 가수나 연기자, 방송인 등으로 입신하는가 하면 이런 꿈을 가졌으면서도 목소리 때문에 좌절한 사례도 흔하다. “목소리는 신체 이상의 증상일 뿐 아니라 삶의 질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목소리를 가볍게 여긴다는 점이지요.” 국내 최초로 ‘목소리병원’인 음성성형클리닉을 개설했으며, 성대마비나 성대구증 같은 난치성 성대질환의 획기적 치료법으로 평가받는 경피적 성대성형술을 개발해 세계의 관심을 모은 예송이비인후과 음성센터 김형태(42) 박사. 그가 말하는 음성성형의 세계로 들어가 본다. ▶음성 성형이란? -쉬거나 떨리는 목소리, 너무 높고 낮거나 거칠고 갈라진 목소리의 원인을 파악해 성대의 구조를 바꾸거나 기능을 회복시켜 정상적인 목소리를 되찾게 하는 치료를 말한다. ▶어떤 경우에 성형치료가 필요한가. -성대마비가 대표적이다. 소리는 양쪽 성대가 서로 접촉, 진동을 하면서 나는데, 성대마비 환자는 한쪽 또는 양쪽 성대가 움직이지 않아 쉰 소리나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낸다. 또 이승만 대통령처럼 목소리가 떨리거나 말이 끊어지는 연축성 발성장애, 부신성기 증후군처럼 여성이 남성 목소리를 내거나, 트랜스젠더처럼 남성이 여성 목소리를 원하는 경우도 성대성형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성대 질환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양성 성대질환인 결절과 폴립은 비교적 흔하다. 성대 점막에 홈이 파인 성대구증이나 성대에 상처가 난 반흔성성대, 그리고 상대방이 알아들기 어려울 정도로 쉰 목소리가 나며 성대가 잘 닫히지 않아 음식물을 삼킬 때 사래가 자주 일어나는 성대마비도 자주 볼 수 있다. 또 목소리가 떨리고 끊어지는 연축성 발성장애, 부신성기 증후군이나 부신 발성장애, 호르몬치료로 여성이 남성 목소리를 내거나, 심하면 아예 소리를 못내는 근긴장성 발성장애도 있다. ▶최근의 발병 추세는 어떤가.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사회활동과 대인관계에서 목소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인식되는 데다 평균연령의 증가 등으로 환자가 느는 추세다. 과거에는 치료가 어려웠던 목소리 성형이 간단한 수술로 가능해지는 등 장비와 치료기술의 발달도 적극적인 치료 의지로 이어지고 있다고 본다. ▶성별 혹은 연령대별로 성대질환의 다른 특이성이 있는가. -연령별로는 학령기 아동의 경우 성대결절과 폴립이 흔하며, 청장년층에게는 변성발성장애나 근긴장성 발성장애가 많다. 노인들은 목소리를 조금만 과하게 사용해도 출혈이나 굳은살, 물혹 등이 생기기 쉽고, 성대노화와 성대마비도 흔하다. 성별로는 남성의 경우 역류성 인후두염이 흔하며, 후두암도 여성보다 10배 정도 많다. 이에 비해 여성은 연축성 발성장애 환자가 많아 환자의 90% 이상이 여성이며, 환자는 주로 20∼30대들이다. ▶진단은 어떻게 하나. -문진과 환자의 병력을 들은 뒤 직접 목소리를 들어보는 청각심리적검사와 성대와 인·후두의 이상을 살피기 위해 후두 내시경 검사를 하게 된다. 또 발성 패턴과 이상을 살피는 공기역학적검사, 컴퓨터를 이용한 다차원 음성분석과 후두근전도검사, 성대의 진동 상태를 살피는 후두 스트로보스피검사, 초고속 성대촬영 등을 종합해 진단한다. ▶증상이나 징후를 통해 자가진단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별 까닭없이 거친 목소리가 2주 이상 계속되면 성대결절, 성대폴립이나 후두암, 목에 이물감이 느껴지거나 헛기침이 많으면 역류성 인후두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또 숨 찬 듯한 목소리와 잦은 사래가 계속되면 성대마비, 목소리가 서서히 변해 힘이 없고 사래가 잦다면 성대노화, 거친 소리가 힘겹게 나오면 성대에 홈이 파인 성대구증, 무의식중에 목소리가 심하게 떨린다면 연축성 발성장애일 가능성이 크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급성후두염이나 역류성 인후두염 등 염증은 약물치료가 가능하고, 성대마비나 노인성후두, 성대구증은 ‘경피적 성대성형술’로 깨끗한 목소리를 되찾을 수 있다. 수술도 30분이면 끝나 전신마취나 후두절개, 입원 부담이 없다. 연축성 발성장애는 성대에 보톡스를 주입해 치료한다. 음성성형술로는 성대의 길이와 굵기를 조절해 목소리 톤을 바꿔 준다. 폴립이나 결절은 미세후두술이나 최근 도입된 후두내시경 레이저수술로 간단히 치료된다. ▶치료가 어려운 경우도 있는가. -예전에는 치료가 어려웠던 성대구증과 반흔성성대의 경우 최근에는 경피적성대성형술을 이용해 70∼80%까지 목소리를 회복할 수 있다. 김 박사는 “흔히 목소리는 소모되지 않는 것이라고 여기기 쉬우나 목소리도 분명히 고갈되므로 목을 아끼는 게 최선의 예방법”이라며 “목소리에 문제가 있다고 여겨지면 미루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담할 것”을 권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낭종·인후두염등 목소리로 성대질환 체크 김 박사는 증상에 따른 성대 질환을 상세히 소개했다.“다른 질환임에도 드러나는 증상이 유사하거나, 목소리 이상의 유형도 제각각이어서 환자들이 증상만으로 섣불리 단정하는 건 위험하지만 드러난 증상을 통해 자신의 성대에 문제가 있다는 점은 알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성대조직이 굳어지는 결절이나 혹이 생긴 폴립과 낭종이 있는 경우에는 쉬고 거친 목소리가 난다. 위산의 역류로 발생하는 역류성 인후두염과 라인케시부종, 성대부종인 경우에는 거칠고 굵은 저음의 목소리가 나며, 성대마비와 노인성 후두는 쉬고 바람이 새는 듯 약한 목소리가 특징이다. 과거에 난치성 성대질환으로 분류됐으나 이제는 치료가 가능한 성대구증과 반흔성 성대, 유착성 성대인 경우에는 높고 거칠며, 힘이 들어간 목소리가 난다. 또 연축성 발성장애는 떨리고 끊기며 막히는 듯한 목소리가 나는데, 긴장된 상황이나 전화 통화때 증상이 한층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근긴장성 발성장애도 있다. 이 경우에는 마치 쥐어짜는 듯한 거친 목소리가 난다. 김 박사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성대질환의 심각성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목소리로 인한 불편을 감수하는 상황”이라며 “이제는 목소리도 건강한 삶의 중요한 부분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김형태 박사 ▲가톨릭대의대 및 대학원(박사)▲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교수▲미국 컬럼비아대 뉴욕음성연수센터 연수▲미국 국립보건국장 표창▲미국연축성 발성장애협회 국제진료의뢰 전문의▲미국국립보건국 신경장애연구소 전임의▲미국 이비인후과학회 정회▲미국음성학회 정회원▲미국신경과학회 회원▲대한음성언어의학회 총무▲대한기관식도학회 간사▲대한이비인후과학회 편집위원 및 정회원▲대한두경부외과연구회 교과서 편찬위원▲대한음성언어의학회 평생회원▲대한기관식도학회 정회원▲현, 대한이비인후과개원의협의회 의무이사. 예송이비인후과 음성센터 대표원장
  • 한국산 분홍빛 신예병기

    한국산 분홍빛 신예병기

      「얄타」회담 때 미소의 양 거두가「콘돔」외교전쟁을 벌였다. 먼저「스탈린」이 특대형「콘돔」하나를「루스벨트」미국대통령에게 선사했다. 그러면서 말했다.『이것은 소련에서 제일 큰「사이즈」입니다』 다음날「루」대통령이「스탈린」에게 소련제 특대품보다 조금 더 큰 놈을 답례로 내놓았다. 그러면서 말했다.『이것은 미국에서 제일 작은「사이즈」입니다』 「스탈린」의 표정이 어떠했는지는 딱히 전하지 않는다. 다만 이「콘돔」외교전쟁의「링」에서「루」대통령의 오른손이 오른 것만은 사실이다. 「콘돔」은 외교 교섭장에서 웃음을 자아내는데 쓰여서 조금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사람의 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물건이 됐다. 그뿐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수출을 해서 외화를 획득하는「콘돔」국제상인도 탄생하고 있다. 일본 선남선녀가 쓰게 될 3만불 어치 2월 19일 김포공항에서 일본으로 떠나는 대한항공기는 사상최초로 색다른 수출품을 싣고 갔다. 물표를 점검한「스튜어디스」양이 살짝 얼굴을 붉혔다. 얼른 손을 떼었다.「가족계획을 위한 남성용 고무제품」. 일컬어「콘돔」이란 신예병기다. 수출한국을 위해 경사스러운 날이었다. 우리나라 비행기가 국산「콘돔」5천「그로스」를 일본으로 첫 수출하는 날이었다. 일류「메이커」인 D물산이 일본의 A무역회사와 연간 5만「그로스」(약 3만「달러」어치)의 매매계약을 맺었다. 그 제1차 화물이 일본측의 불 같은 독촉을 받아 서민에게는 하늘의 별따기 같은「제트」여객기를 잡아타고 나간 것이다. 1「그로스」는 12「타스」다. 일본으로 수출되는 국산「콘돔」은 60만「타스」- 720만 개에 이른다. 국산「콘돔」이 이렇게 해서 세계의 인구 폭발문제를 깊이 근심하는 일본의 뭇 선남선녀에게 가뿐한 해방감을 갖다 줄 것이다. 「콘돔」대일수출 성공의 의의는 수출확대에 미력의 기여를 한다는 무역진흥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생산기술이 일진월보(日進月步)했다는데 더 큰 뜻이 있다. 해방 후 진주한 미국 군인들이 가족계획보다도 성병예방용으로 끼고 들어온 색다른 박래품(舶來品)이「실버·텍스」라는 상품이었다.「실버·텍스」가 애용자의 판도를 넓히면서「텍스」바로「콘돔」이라는 유행어가 생겼다. 인도 정부의 국제 입찰 땐 4파전 끝에 당당히 이겨 국산품이 없었던 시절의 이야기다. 또 비록 국산화가 성공했다 할지라도 초창기의 국산품은 영 사람을 실망케 했다. 오므라들어 있을 때는 눈에 잘 띄지 않는데 어느 정도 팽창을 하면 구멍이 뽕 났다. 가족계획에 충실한 나머지 신경질스러운 친구는 사용 전에 그 속에 담배연기를 불어넣어서 구멍이 없는 것을 확인하는 소란을 피워야 했다. 그런가 하면 그 용도를 가장 충실히 다해야 할 결정적 순간에 삭막하게도 찢어지기가 일쑤였다. 그래서 애용자에게 뒷맛 나쁜 환멸의 비애를 안겨다 주었다. 쓸만한 국산「콘돔」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1964년. 현재「콘돔」업계를 독주하고 있는 D물산회사의 생산시설이 시동하면서부터다. 이 공장의 생산시설은 일본의「야나세」주식회사에서 도입되었고 생산기술도 그곳 기술자가 와서 지도해주고 갔다. 이번의 대일수출은 일본기술을 도입한 국산품이 불과 5년 사이에 일본제품을 누른 승리의 대일본 역수출이다. 바로 국산「콘돔」의 일본 역습이다. D물산에서는 대일수출은 더 많아지리라고 전망하고 있다. 국산「콘돔」의 수출시장은 일본만이 아니다. 지난 68년에 39만 9,927「달러」분을 태국, 인도,「이란」에 수출했다. 특히 인도 수출은「메이드·인·코리어」의 성가를 세계에 떨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인구 증가 억제에 제일 신경을 쓰고 있는 나라가 바로 인도다. 세계가족계획기구의 원조를 받아「콘돔」등의 대량수입을 하고 있다. 그것도 보통 방법이 아니라 국제 경쟁입찰을 통해 품질 좋고 값싼 제품을 산다. 인도 정부가 입찰시킨 68년도의 국제 경쟁에서는 한국을 비롯, 미국, 서독, 일본의 4개국이 참가, 염서(炎暑)의 나라 인도에서 뜻하지 않은「콘돔」4파전이 벌어졌었다. 여기서 한국 제품이 다른 3개국 제품을 눌러 낙찰의 영광을 얻었다. 이 낙찰성공에 이어 한국제품을 재인식한 태국과「이란」이 수입을 했다. D물산에서는 국산「콘돔」뿐만 아니라「콘돔」포장 기계를 인도에 더 수출하기 위해 인도보건사회부 당국과 상담(商談)을 진행 중이다. 6.5배 늘어나야 한다는 등 까다로운 국제규격 합격 그 일 때문에 작년 말 동사 김의한(金義漢) 사장이 인도의 가족계획사업자금 원조국인「스웨덴」에 갔다가 2월에 돌아왔다. 수출 전망이 밝다는 소식이다.「콘돔」의 품질이 국제적으로 인정이 되려면 까다로운 국제규격과 엄격한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수출되는 국산「콘돔」은 이 관문을 무사 통과한 것이다. ◎ 국제규격(「스웨덴」국립시험소가 1959년에「아시아」「유럽」「아랍」등 세계 여러 지역 각 종족의 남성의 체갹과 체력의 모든 상태를 고려해서 가장 합당한 것으로 제정한 것) ▲ 두께 = 최고 0.07mm (지나치게 두꺼우면 경원되기 쉽다는 점과 너무 얇으면 찢어지기 쉽다는 점을 계산해서 두 요구를 일치시킨 두께가 이것이다) ▲ 넓이 = 옆으로 눕혀 폈을 때의 폭 50mm (이「사이즈」의「콘돔」이면 입구의 직경 37mm, 가운데의 직경 50mm의 원통이다) ▲ 길이 = 20cm (이 길이와 넓이는 사용자의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는데 충분하다. 바꾸어 말하면 세계 어느 민족을 말할 것 없이 길이 20cm는 팽창계수의 최대치다. 이것이 대체로 하나의 평균적인 최대 한계점이란 것을 말해준다) ▲ 무게 = 1.1 ~ 1.4g ▲ 신장률 = 최저 650% (길이로 따지면 20cm의 6배 반, 1m 30cm 이상 늘어난다. 그러므로「콘돔」길이가 20cm라고 해서 비관할 필요는 없다) ▲ 인장도 = 최저 200kg/cal ▲ 분비물받이의 길이 = 1.5cm (「콘돔」의 맨 끝에 대롱대롱 달린 동그란 용기. 어린이 새끼 손가락의 맨 마지막 관절이 있는 끝부분 만한 크기. 분비물의 1회 사출량을 받는 데는 이만한「사이즈」의 받이면 족하다) ◎ 품질시험 = 여러 시험을 한다. 그 중에서도 까다로운 과정이 두 개 있다. ▲ 수압시험 = 한 제조업자가 가지는「콘돔」재고상품 중 멋대로 500개를 뽑아낸다. 이 중 300개에 대해 시험을 한다. 시험은 300cc(보통 아기 우유병의 1.5배 가량)의 물을 가득히 부어 3분간 매달아두면서 물이 새느냐 안새느냐를 본다. 300개 중 4개까지를 허용한계로 하고 있다. ▲ 팽창도시험 = 역시 재고품 500개를 멋대로 뽑아 그 중 100개를 시험한다. 시험은 공기를 주입해서 터질 때까지의 용량을 본다. 터질 때의 용량은 25ℓ 이상이라야 한다. 공기 25ℓ를 먹어 부풀어 올랐을 때의「콘돔」의 모양은 길이 60~70cm, 직경 70cm의 고무풍선이 되어 있다. 이 어려운 시험에 합격을 해야 세계에서 남부끄럽지 않은 의젓한「콘돔」의 행세를 할 수 있다. 서독·「체코」제품도 국제 규격엔 미달 「스웨덴」국립시험소의 검사는 까다롭다. 세계에서 합격한 나라가 한국을 비롯, 미국, 영국, 일본의 4개국 뿐이다. 심지어 서독과「체코」제도 딱지를 맞고 있다. 품질이 좋아지고 가족계획사업에 따라 수요가 조금씩 늘어나자「콘돔」의 종류다 다양해졌다. 투명하고 흰 색깔인 보통「콘돔」에 진기한 가공을 한 것이 있는가 하면 약물처리를 한 것까지 등장한다. 대머리총각같이 밋밋하고 흰 색깔의 물건은 재미가 없다. 그래서 기교를 부린 것이 침실의 연출에 알맞다는 분홍색의 고무를 옆으로 보일락말락하게 주름살을 가게 한 특제품. 폭이 약 5mm인「데리케이트」한 주름살이 3cm 간격으로 4개 박혀 있다. D물산의 신안특허품이다. 또 하나는 제1차적 사용단계에서 뻑뻑한 감을 없애기 위해「콘돔」의 바깥 표면에「제리」를 바른 가공품이다. 특히「제리」를 사용한 것은 그것이 피부에 닿으면 미끈미끈한 쾌감을 주는 동시에 살균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사용도중에 찢어져도 가족계획의 목적을 이룰 수 있는 완전무기라고 또 한바탕 PR이다. 처녀수출로 일본에 시집간「콘돔」도 표면이 멀쑥한 보통 물건이 아니다. 분홍색에 주름이 간 특제품. 특히 이것이 수출된 이유에 대한 풀이가 재미있다. D물산 관계자는『생활수준이 높아진 까닭인 것 같다』고 분홍색 주름살「콘돔」과 인생「엔조이」론을 결부시켰다. 우리나라의 연간 총소비량은 2백만「타스」로 2천 4백만 개다. 한 달치는 1천 2백만 개. 가족계획협회에 의하면 우리나라 가임남성의 인구는 4백만이다. 이 사람들이 한 달에 3개씩「콘돔」을 쓰고 있다는 추계가 나온다. 그러나 실제에 있어서는 우리나라의 건강한 청장년층은 1주일에 2~3회(이희영 박사의 연구)로 되어 있다. 이것으로 본다면 한 달에 8 ~ 12회나「콘돔」을 써야 할 기회가 있다고 할 것이다. 국내 소비는 보통품 50% 분홍색 주름살 30% 정도 D물산은 판로는 넓다고 사세확장에 자신이 만만이다. 그럴 수밖에 없게 됐다. 요즘 경구피임약이 고혈압을 악화시킨다는 미국「스탠포드」대학의 연구보고가 있어 간편한 경구약품이 경원받게 됐다. 기타 피시술자의 수는 지극히 적은 상태에 있다. 그래서 가족계획이 엄격하게 시행되기만 하면 적어도 한 달에 3천 3백만 ~ 4천 8백만 개의「콘돔」이 소비될 수 있다고 계산한다. 지금보다도 2천만 ~ 3천 6백만 개가 더 많은 숫자다. D물산의 판매량을 종류별로 보면 백색의 보통품이 전체의 50%이고 분홍색 주름살이 30%, 나머지가「제리」가공품이다. 이중에서도 서울과 부산 등지 대도시를 중심해서 분홍색 주름살이 많이 나가고 판매량이 점점 많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 [ 선데이서울 69년 3/2 제2권 9호 통권 제23호 ]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中 작년 2885만명이 ‘세계로 세계로’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中 작년 2885만명이 ‘세계로 세계로’

    중국에 해외여행 바람이 거세다. 중국 정부의 엄격한 해외여행 규제가 풀리고 고도성장에 힘입은 신흥 중산층이 광범위하게 형성되면서 세계 관광업계의 큰손으로 등장했다. 올 상반기 중국인들의 1인당 해외쇼핑 금액은 987달러(약 100만원)로 세계 1위를 차지, 세계 관광업계의 VIP(귀빈)임을 과시하기도 했다. |베이징 오일만특파원|베이징(北京) 톈안먼(天安門) 인근의 충원먼(崇文門) 둥자오민강(東郊民港) 거리에는 중국 최대 여행사 중 하나인 중국여행사(中國旅行社) 5층짜리 본관이 자리잡고 있다. 1층 로비의 비자신청 창구에는 해외여행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줄지어 있다. 왼쪽 모퉁이를 돌아서면 홍콩·마카오·동남아·유럽 등 지역별 사무실마다 문의자들이 적지 않다. 유럽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는 회사원 정안(鄭安·27)은 “지난해 홍콩 여행이 너무 좋아 1년간 저축한 돈을 모두 털어 유럽여행을 계획 중”이라며 “TV나 책으로 접한 고풍스러운 유럽의 저택들을 직접 본다는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떨린다.”고 밝게 웃는다. ●중산층 확대로 해외여행 붐 베이징 서우두(首都) 국제공항 역시 마찬가지다.35도를 넘나드는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서우두 공항의 출국 대합실에는 짧은 반바지 차림의 여대생부터 60대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관광객들이 눈에 띄었다. 일본계 무역회사에 근무하는 마오판(毛范·25)은 “해외여행을 하지 못하면 친구들 사이에서 대화에 끼지 못할 정도”라며 “복잡한 일상을 떠나 이국적인 분위기를 맘껏 즐기는 해외여행은 젊은이들의 꿈”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인들의 해외여행은 1980년대 초 해외 친척 방문이 허용되면서 기지개를 켰다. 이후 중국의 개혁·개방 폭이 넓어지면서 그동안 눌려왔던 해외로의 꿈을 폭발시키고 있는 것이다. 지난 1997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간 중국의 해외 여행자는 1억 1000만명이다. 특히 해외여행 규제가 대폭 완화된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43%가 늘어난 2885만명이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중국은 지난해 아시아 관광객 수에서 1위를 차지했고 미국과 유럽은 물론 중남미, 아프리카 등 세계 70여개국으로 여행 대상국도 다양해지고 있다. 세계 여행업계는 2015년 전후로 중국의 해외 관광객 수가 연간 1억명을 돌파, 세계 최대의 관광대국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독신자 유혹하는 해외여행 “애인과 함께 카리브해 백사장을 거니는 낭만적인 여행에 독신자들을 초대합니다.” 최근 급증하는 독신자들을 대상으로 관광과 ‘배우자 찾기’를 겸하는 이색 여행상품들도 속출하고 있다.26∼30세의 남녀 화이트 칼라들이 주요 대상이며 비용은 5000∼1만위안(약 130만원)선이다. 디스코장과 노래방, 수상배구 등 여행 프로그램도 ‘짝짓기’에 적합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동남아 독신자 여행 상품을 고른 옌팅(嚴·29·여)은 “대학교 졸업 이후 바쁜 회사 생활로 데이트할 시간이 없었지만 이번 여행에서 근사한 남자를 만나 동화속의 공주가 되고 싶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독신자 여행상품은 춘제(春節·설)와 노동절, 국경절 등 중국의 대표적 연휴 기간에도 성행하고 있다. ‘효도 관광’도 강세다. 북경신보(北京晨報)는 지난해 전체 해외관광객 가운에 56세 이상이 29%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평생 자식들 때문에 희생한 부모들을 위해 자식들이 돈을 모아 해외여행을 보내드리는 것이다.3000∼5000위안 안팎의 비교적 저렴한 동남아 여행 상품이 인기다. ●쇼핑가 싹쓸이하는 중국 여행객 세계 2위의 외환 보유국인 중국은 넘쳐나는 달러를 바탕으로 해외 여행업계에서 큰손으로 통한다.AC닐슨과 세계면세협회(TFWA)가 올 상반기 해외여행을 다녀온 베이징,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시민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해외여행시 쇼핑규모가 1인당 평균 987달러(약 98만 7000원)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상하이 시민의 경우 유럽여행 시 1인당 1781달러어치를 쇼핑했다. 중국인의 1인당 해외여행 경비는 일본에 이어 세계 2위이지만, 여행 총경비의 3분의 1가량을 물건 구입에 소비하는 ‘쇼핑광’으로 조사됐다. 루이뷔통 가방을 비롯한 명품 제품들이 중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다. 중국의 수입관세 등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명품 가격은 중국 국내에 비해 30%가량 저렴하다. 홍콩·유럽을 여행하는 중국인 대부분이 쇼핑에 혈안이 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같은 사실을 간파한 유럽의 유통업체는 여행 패키지에 쇼핑몰을 포함시키는 등 중국인 관광객 급증에 따른 특수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유럽 관광업계 ‘중국 특수 잡기´ 칭녠(靑年)여행사 가오즈젠(高志堅)이사는 “과거 유럽은 중국 여행객들을 시끄럽고 예의 없다는 이유로 경원시하던 콧대높은 지역이었지만 지금은 중국인 유치를 위해 관련업체 종사자들 사이에서 중국어 학습 열풍이 불고 있다.”며 변화된 분위기를 전했다. 이탈리아 여행업체인 아르피(RP)투어는 지난해 가을부터 베이징 사무소를 열고 활발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10여개의 중국 여행업체와 제휴한 RP투어의 마우로 피치니 사장은 “중국인 관광객에게 이탈리아의 패션과 음식·문화 등을 경험할 수 있는 패키지를 개발하고 있다.”고 공략법을 소개했다. 2003년 전체 중국인 관광객의 6.7%를 차지했던 유럽의 경우 비자 수속이 미국에 비해 간편해지자 크게 확대되는 추세다. 이 때문에 유럽지역의 대형 여행업체들은 중국에 직원을 파견해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oilman@seoul.co.kr ■ 신흥 중산층이 해외여행붐 주도 |베이징 오일만특파원| 중국의 해외 관광붐을 주도하는 계층은 중국경제의 급속한 성장으로 형성된 신흥 중산층들이다. 중산층의 수는 대략 13억 인구의 10% 안팎으로 월 소득은 5000위안(75만원)∼2만위안(260만원)선으로 추정된다. 중산층 가운데 여행업체들이 군침을 흘리는 집단은 화이트 칼라로 불리는 ‘샤오쯔(小資·소자본 계층)’ 집단이다.20∼30대의 청장년층인 이들은 외자기업과 정보기술(IT)산업, 국영·민간기업 임직원, 은행·보험 등 금융업 종사자는 물론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자영업자들이 주류를 이룬다. 중국 인구의 5%선인 7000만명 안팎으로 추정된다. 커피와 팝송을 즐기는 샤오쯔들은 명품을 선호하고 영어 회화는 이들의 ‘신분증’에 해당한다. 미국과 유럽 문화를 동경하는 서구 지향적 취향을 갖고 있다.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톈진(天津), 충칭(重慶), 난징(南京), 시안(西安) 등 중국 대도시 인구의 15∼20%에 해당된다. 중국 푸단(復旦)대 궈딩핑(郭定平·정치학) 교수는 “직접적인 정치 참여 기회가 없는 이들은 정치보다 돈과 여가를 즐기면서 해외 여행 등에서 분출구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oilman@seoul.co.kr ■ “여행사 2배 급증 고가 상품도 불티”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은 이제 단체 관광에서 보다 자유로운 개인·소규모 여행으로 추세가 바뀌고 있습니다.” 중국 최대 여행사 가운데 하나인 중국여행사 둔지둥(頓繼東) 총경리는 “소득 수준이 높아진 젊은층들이 해외 여행을 주도하면서 아프리카 오지 탐험 등의 테마 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최근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요즘 인기를 모으고 있는 유럽여행의 경비는 1인당 9500위안(약 120만원)∼1만 8000위안(230만원)으로 고가이지만 부유층 사이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했다. 지금은 영국과 프랑스에 집중돼 있지만 점차 이탈리아와 스페인, 북유럽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이번 여름방학 중에는 부유층 자녀들의 영어권 어학 연수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둔 총경리는 “비자가 까다로운 미국 대신 유럽과 호주, 캐나다 등의 어학 연수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고급 호텔에 묵으면서 승마나 사교춤까지 배우는 ‘귀족 어학연수’ 상품도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그는 한국 관광과 관련,“지난해 전체 고객의 8% 정도를 차지했지만 매년 줄어드는 추세”라며 “보다 다양한 관광 상품개발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둔 총경리는 “중국인들은 특히 상대적으로 위락시설이 많고 이색적인 제주도를 선호하고 있는데 동남아나 유럽과 비교해볼 때 여전히 개선할 점이 많다.”고 강조했다. 현재 중국에서 해외관광 영업 허가를 받은 여행사는 700여개로 1∼2년 사이에 두배 이상 급증했다. 둔 총경리는 “해외여행 전체 매출 규모는 3년전인 2002년보다 무려 10배가 성장했지만 과당 경쟁으로 인한 경영 압박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oilman@seoul.co.kr
  • [neoPSAT와 함께하는 실전강좌] 자료의 사실적 읽기

    [neoPSAT와 함께하는 실전강좌] 자료의 사실적 읽기

    ●유형가이드 자료해석영역의 기본은 자료 읽기다. 전달하려는 내용이나 자료의 의미를 다른 소재와 관련짓지 않고도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한다. 문제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계산할 필요없이 자료에서 정답을 도출한다. 제시된 다양한 형태의 자료를 전체적으로 파악하고 요약하도록 한다. ●예시유형 제시된 표에 함축된 의미와 인과관계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평가하고 주어진 자료의 의미를 언어적으로 올바르게 표현할 수 있는지 묻는 유형. ●해법 복잡한 표에서 원래 나타내고자 하는 의도 또는 핵심을 명확하게 파악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주어진 자료의 내용을 정확히 해석하고 이를 요약해 표현하는 능력이 필요하며, 전체적인 경향을 정확하게 파악해 기술하거나 다른 형태로 전환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문제 다음(위표)은 우리나라의 인구관련 자료이다. 이에 대한 해석으로 바르지 않은 것은? (1)총부양비는 2010년까지 감소하다가 이후증가할것으로 예상된다. (2)노령화지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3)2010년 이후 노년부양비 증가의 결정적 원인은 청장년(15∼64세)인구의 비중 감소이다. (4)2020년 이후에는 유년(0∼14세)인구수보다 노령(64세이상)인구수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5)노령화지수가 100 이상이라는 것은 총부양비 중 노년부양비가 유년부양비보다 높아지게 됨을 의미한다. ●해설 주어진 자료를 개략적으로 살펴 보면,1980년 이후 10년 단위로 2050년까지의 인구변화예측과 그에 따른 부양비 및 노령화지수를 제시하고 있다. 유년(0∼14세)인구의 비중은 감소하는 반면 노령(65세이상)인구의 비중은 증가하고 있으며, 청장년(15∼64세)인구 비중은 2010년까지 증가하다가 2020년 이후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1)총부양비는 1980년 60.7%에서 2010년 38.8%로 감소하였다가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2)노령화지수의 변화추이를 살펴 보면 1980년 11.2%에서 매년 빠른 속도로 지속적인 증가추세에 있음을 알 수 있다. (3)2010년 이후 청장년(15∼64세)인구의 비중이 감소하고 있지만, 노령(65세 이상)인구 비중의 증가폭이 훨씬 크기 때문에 노년부양비 증가의 결정적 원인은 노령(65세 이상)인구의 비중이 증가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4)2020년 유년(0∼14세)인구의 비중은 13.9%, 노령(65세 이상)인구의 비중은 15.1%로 이후 지속적으로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5)노령화지수는 (노년부양비/유년부양비)×100으로 나타낼 수 있다.2020년 총부양비 40.9% 중 노년부양비가 21.3%로 유년부양비 19.6%를 추월한 이후 점점 그 차이가 커지고 있다. 정답은 (3). ※출제:임재욱(경인여자대학 교수·경영학박사)
  • 청장년 2008년부터 감소 생산규모 동반추락 우려

    청장년 2008년부터 감소 생산규모 동반추락 우려

    한창 일할 나이인 25∼49세 연령층이 오는 2007년을 고비로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일자리에서 밀려나고 있는 50∼64세 연령층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저출산과 고령화 영향으로, 일을 많이 해야 할 사람들의 절대량이 줄어들기 시작하면 우리 경제의 생산규모가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통계청이 10일 세계인구의 날(7월11일)을 맞아 발표한 ‘세계 및 한국의 인구현황’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15∼64세) 중 경제활동이 가장 왕성한 25∼49세는 올해 2066만 1000명에서 2007년에는 2082만 5000명으로 늘어난 뒤 감소세로 돌아서 2020년 1839만 5000명,2050년 1029만 5000명에 그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생산가능인구 중 청장년층 비중은 올해 59.6%에서 2020년 51.3%,2050년 45.2%로 줄어든다. 이에 비해 50∼64세 인구 비중은 올해 20.5%에서 2020년 33.2%,2050년 40.5%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2005년 현재 우리나라의 생산가능인구는 3467만 1000명으로 총인구의 71.8%지만 2016년 3649만 6000명(73.2%)을 고비로 점차 감소,2020년 3583만 8000명(71.7%),2050년 2275만 5000명(53.7%)으로 내려앉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2005년에는 생산가능 인구 7.9명당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하지만 2030년에는 2.7명당 1명,2050년에는 1.4명당 1명을 부양해야 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한편 7월1일 현재 세계인구는 64억 7000만명으로 추산됐다. 중국은 13억 2000만명, 인도는 11억명으로 두 나라의 인구를 합치면 세계 인구의 37.5%인 24억 2000만명에 달한다. 세계 인구의 10명 중 4명은 중국이나 인도에 사는 셈이다. 중국과 인도 외에 1억 이상 인구가 사는 나라는 미국(3억), 인도네시아(2억 2000만), 브라질(1억 9000만), 파키스탄(1억 6000만) 등 11개국이다. 우리나라 인구 4800만명은 세계 인구의 0.7%이며, 남북한 인구를 함께 따지면 1.1%다. 인구순위는 세계 25위, 남북한 통합인구는 세계 18위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인구밀도는 1㎢당 485명으로 방글라데시(985명/㎢), 타이완(632명/㎢)에 이어 세계 3위다. 우리나라의 인구밀도는 2050년에는 425명/㎢ 수준으로 여전히 세계 3위를 유지할 전망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옴부즈맨칼럼] 노인문제 근본적인 접근을/염희진 성균관대 경영학과 4학년

    인구의 고령화는 막연한 미래가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 각종 보도와 통계자료들은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한다. 오는 2050년이면 국내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37.3%로 높아져 세계 최고 수준이 될 것이며(2050년에 세계 최고 고령국-서울신문 5월23일자) 평균 수명은 망구(望九:81세)를 넘보게 된다고 한다. 실버파워가 세상을 이끄는 중심이 될 날도 머지않은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에 걸맞지 않게 우리 사회의 노인에 대한 담론은 거의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노인이란 단어는 힘없고 소외된 사람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담고 있다. 나이가 많은 재벌총수나 정치인들을 노인으로 부르지 않는 것은, 그들이 현실적으로 힘을 갖고 있고 사회적으로 소외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노인’이라는 명칭은 항상 돈 없고 가족에게 외면당하는 이들의 몫이었다. 우리에게 노인은 부담스러운 존재이거나 시혜를 베풀어야 할 대상으로 각인되어 있을 뿐이다. 또 늙어간다는 자체가 긍정보다는 외면의 대상이 되고 있다.‘웰빙’과 ‘몸짱 신드롬’ 속에서 건강과 젊음으로 대표되는 청춘은 예찬되고, 늙음은 부정된다.‘잘 먹고 잘 살기’라는 미명 아래 나이를 의심케 하는 ‘젊은 노인’들만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늙음과 죽음이라는 현상은 묵묵히 받아들여야 할 자연 현상이 아닌, 거스르고 거부해야 할 자연적 재앙이 된다. 분명 고령화는 경제활동인구인 청장년층의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점에서 ‘축복’이 아닌 ‘불행’이다. 세계 최고의 고령화 속도를 보이고 있는 한국에서 지금과 같은 추세대로라면 잠재성장률이 3%로 떨어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나온다. 급증하는 노인부양비와 국민부담 때문이다. 따라서 고령화 문제를 해결해줄 연금개혁과 복지정책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그 이전에 노인을 바라보는 고정되고 왜곡된 시선을 바꾸는 것은 정책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다. 사회를 비추고 변화시키는 역할을 담당하는 언론이 관심을 가지고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서울신문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고령화와 관련하여 여러 기사와 기획을 보도했다. 그 중에서 단연 돋보였던 것은 ‘큐! 아름다운 노년’ 시리즈이다.8번에 걸쳐 연재한 이 기획을 통해 일하는 실버, 영원한 젊음(4월4일자), 금기의 벽은 없다-노인의 성(4월11일자), 황혼의 쉼터 아쉽다(4월18일자),‘사각지대’ 학대받는 노인(4월25일자), 존엄하게 오래 사는 법(5월4일자), 치매의 덫을 피하라(5월10일자) 등 다양한 주제를 심층적으로 다뤘다. 이러한 기획은 고령화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시점에 알맞는 시의적절한 것이었다. 특히 유럽과 미국, 일본 등의 해외사례(지구촌 노인들은-5월20일자)를 소개하고,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업과 국가의 정책 방향을 제시한 점과 구체적 대안까지 마련한 것(전문가에게 듣는다-5월30일자)은 심층기획의 성격에 적절하게 부합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노인담론을 심층적으로 조명하고, 늙음과 죽음 자체에 대한 다양한 고찰이 없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존엄하고 오래 사는 법’만큼 ‘늙음과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법’ 또한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6월3일 보도된 칼럼(열린세상 ‘불멸에 대한 욕망’)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 글이었다. 무병장수가 현실화되고 있는 지금, 병들고 늙는 것을 부정적으로만 보는 현실을 제대로 꼬집었다고 생각한다. 바야흐로 생명연장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황우석 교수의 치료용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난치병 치료라는 성과로 이어질 날도 멀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가 그토록 바라던 생명 연장은 젊음의 연장이 아닌, 단지 노년기의 연장일 뿐이다. 우리 사회가 노인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버리지 않는다면, 고령화로 부담을 떠안게 될 청장년 세대만큼 노인들의 주름 또한 더욱 깊어질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늙기에 결국 그 주름은 나중에 노년이 될 젊은 세대의 몫이 된다. 따라서 고령화 시대의 정책부재를 비판하고 대안을 마련하기에 앞서, 노인과 늙음에 대해 보다 근본적인 고찰을 하는데 서울신문이 앞장서기를 바란다. 염희진 성균관대 경영학과 4학년
  • LGT 신제품 체험장 ‘인기’

    LGT 신제품 체험장 ‘인기’

    “제품보다는 체험을 판다.” LG텔레콤의 신제품 체험장인 ‘Phone&fun’이 입소문을 빠르게 타고 있다. 오픈 한달만에 청장년층에서 두루 화제를 몰고 있다. 이곳에는 ‘Phone’으로 할 수 있는 모든 ‘Fun(즐거운 경험)’을 갖춰놓았다. 특장은 제품을 마음껏 구경하고,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 휴식공간이 아니라 매장을 돌아다니며 최첨단 휴대전화는 물론 MP3, 게임, 벨소리 등 모바일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다. 모두 무료다. 궁금한 점은 상담원인 MJ(Mobile Jockey)가 최대한 고객이 불편하지 않게 안내해 준다. 일반 판매점에서 흔히 겪는 부담스럽고 성가신 제품 설명이 아니라 최대한 편안한 쇼핑을 돕는다.“누구든 와서 보고 듣고 체험하고 가라.”는 식이다. 경쟁사인 SK텔레콤,KTF 고객에게도 개방돼 ‘비교토론장’ 역할도 하고 있다. 서울 신촌 매장에 들른 정창현(22)씨는 “평소 전시장에서 주위를 의식, 제품을 구경하다가 슬그머니 나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곳은 칸막이가 설치돼 남을 의식하지 않아 좋았다.”고 평가했다. 김지민 홍보실 대리도 당장의 판매보다는 ‘미래 고객’을 잡는 전략의 하나라고 말했다. 현재 전국 30곳에서 운영 중이다. 이 달에 13개, 올해안에 110개로 확대한다. 앞으로 이동통신 관련 서비스·상품 외에 음악CD, 비디오 DVD, 게임CD도 판매할 방침이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톱 셀러] 휴대전화·PC 중고제품 불티

    [톱 셀러] 휴대전화·PC 중고제품 불티

    중고 휴대전화와 노트북,PC 등 중고 IT제품이 ‘베스트셀러’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한푼이라도 아끼려는 알뜰 쇼핑객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판매량 작년보다 50~150% 급증 30일 IT업계에 따르면 중고 휴대전화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50%나 급증했고, 중고 노트북과 PC 부품을 찾는 소비자들도 50∼100% 늘어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테크노마트 6층에서 휴대전화 매장을 운영하는 배영섭 강변전자 사장은 “불황이 지속되면서 중고 휴대전화 판매가 급증해 전체 휴대전화 판매의 10%에 육박하고 있다.”며 “이는 지난해보다 150% 이상 늘어난 것으로, 경제적 부담을 줄이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고전화는 출고 1∼2년이 지난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가격은 신제품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때문에 젊은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행에 민감하지 않은 30∼40대 청장년, 회사원, 주한 외국인 등이 주소비층을 이루고 있다. 이들은 크게 카메라폰을 선호하는 부류와 5만원대 안팎의 전화 기능만을 찾는 사람 등 두 부류로 나뉘는데,3월의 중고폰 시장을 조사한 결과 중고폰 물량의 70% 이상이 카메라폰이었다. 인기 있는 중고폰은 2002∼2003년 모델을 중심으로 30만대 화소의 카메라폰.31만화소의 카메라가 내장된 스카이 IM6400,40화음에 11만 화소의 카메라가 장착된 애니콜 SCH-X780,33만화소의 카메라가 내장된 모토로라 MS-150,‘효리폰’으로 불리는 130만 화소의 카메라·MP3플레이어가 내장된 애니콜 V4200,30만 화소의 카메라를 장착하고 폴더를 닫고 찍기가 가능한 LG SV9140 등이 대표적이다. 가격은 중고폰의 상태에 따라 천차만별. 하지만 출시된 지 1년이 지난 제품이면 신제품보다 30∼50% 저렴하다. ●1~2년 지난 제품 신제품의 절반 값 중고 노트북과 PC제품을 찾는 소비자들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테크노마트에서 중고 노트북 매장을 열고 있는 손정희 노트월드 실장은 “30대를 중심으로 사무용 노트북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중고 노트북 수요가 지난해보다 100% 이상 늘어났다.”며 “이에 따라 중고 노트북을 취급하는 매장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고 노트북의 경우 반품된 제품이나 매장의 전시제품이 대부분이어서 신제품과 거의 비슷하다. 특히 매장 전시제품은 신제품과 동일한 사양으로 30만∼40만원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출시 1년 안팎으로 무상 AS 기간이 남아 있는 삼성 센스(SX05-NO1) 140만원, 컴팩 프리자리오 X1000 시리즈는 145만원, 무상 AS기간이 없는 제품은 소니 바이오 R505 시리즈 제품이 85만원, 삼성 센스 S680 제품이 55만원 정도이다. ●중고부품 구입 조립PC가 주류 중고 PC는 중고 부품을 구입해 조립하는 조립PC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중고 PC부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곳은 서울 용산전자상가 내 선인상가 21동과 전자랜드, 테크노마트 등이다. 특히 불황이 지속되고 PC가격이 크게 인하되면서 중고 PC제품을 찾는 알뜰 쇼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전자랜드 내 조립PC를 취급하는 김봉준 비티컴 사장은 “일반 제조업체 PC제품의 가격이 크게 하락함에 따라 펜티엄Ⅳ 수준의 조립PC의 가격이 65만원대, 셀룰러급은 35만원대로 큰 폭의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에 따라 적은 돈으로 PC를 구입하기 위해 중고 조립PC를 찾는 소비자들이 지난해보다 50%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주로 찾는 제품은 요즘 사양에 비해 성능은 크게 떨어지지만 인터넷과 사무용으로 그런대로 쓸 수 있는 셀룰러급 PC이다. 이들 제품의 가격은 선인상가의 경우 셀룰러급 700㎒ CPU가 주기판을 포함해 5만원대 케이스와 메모리·광학디스크·하드디스크 등을 따로 중고품으로 구매해도 20여만원 정도면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5만원대면 19인치 CRT 모니터를 살 수 있고 프린터, 컴퓨터 책상, 키보드, 마우스 등도 중고품으로 구입할 수 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벗으면 더 맛나

    |뉴욕 연합|벌거벗은 채 저녁식사를 즐기는 레스토랑이 뉴욕 맨해튼에 등장, 색다른 경험을 찾는 이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곳에 도착하는 손님들은 2월의 쌀쌀한 추위에도 불구하고 코트와 모자, 목도리에서 그치지 않고 스커트, 셔츠, 팬티, 속옷, 스타킹까지 모두 벗어 바 옆에 있는 비닐 가방에 넣어둬야 한다. 누드 저녁식사는 해변의 누드 리조트나 자연 휴양지보다는 약간 고상한 것을 찾던 뉴욕의 한 누드단체에 의해 시작됐으며 존 오도버가 1년 전 인터넷 등을 통해 클럽회원들을 모집했다. 기자가 찾은 이날 모임은 선택적으로 한두 가지를 몸에 치장할 수 있는 날로 장년 부부, 독신자,30대 청장년 등 다양한 부류의 중상류층 인사가 30여명 모였다. 프라이버시 유지를 위해 식당 창문은 모두 가려졌고 누드상태에서 식사를 할 수 있게끔 특수히터가 온도를 유지시켜 주고 있었다. 목걸이와 귀걸이를 차고 흰 운동화를 신은 채 만찬행사에 참여한 전직 고교 영어교사 조지 키즈(65)는 “누드 상태로 식당에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흥분된다.”고 말했다. 행사 시간 동안 위생규칙에 따라 식당 직원들은 자신들도 벗은 채 서빙하고 싶어도 옷을 입고 있어야 하며 참석자들도 수건이나 실크 스카프 같은 깔고 앉을 뭔가를 가져와야 한다. 레스토랑 주인 존 부시는 “좋은 계층의 사람들이고 계층차이가 별로 없다.”며 “해를 입히는 사람도 없을뿐더러 난교파티를 벌이는 것도 아니다.”라며 색안경을 쓴 시각을 경계했다.
  • [길섶에서] 따뜻한 라면/김경홍 논설위원

    영하의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모임에서 한잔 걸치고 집에 가려고 보니 벌써 새벽 1시가 됐다. 지하철은 이미 끊어졌고, 별수 없어 지하도를 건너 택시를 타기로 했다. 지하도 입구에 들어서려는데 텅빈 거리로부터 승합차량 한대가 쏜살같이 달려와 멎는다. 파카 차림의 청장년 여러 명이 차에서 내려 부리나케 지하도로 뛰어내려 간다. 뭔 일이 났나? 서둘러 따라가 본다. 지하도의 기둥 사이와 양쪽 벽면에는 종이박스로 겨우 바람만 막아놓은 노숙자들의 잠자리가 늘어서 있다. 더러는 종이박스 속에서 기척이 없고, 더러는 잠을 이루지 못해 뒤척이는 모습도 보인다. 승합차로 온 사람들이 일일이 노숙인들을 살펴보고, 자는 사람까지 깨워서는 “따뜻한 라면을 드릴까요.”라고 묻는다. 새벽에 지하도를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복지관련 공무원이면 어떻고, 자원봉사자라면 어떤가. 얼마나 고마운 사람들인가. 또 영하의 날씨에, 차가운 돌바닥에서 따뜻한 라면은 이들 노숙인들의 삶에는 어떤 의미일까. 짧은 시간 지켜보다 보니 고마움과 측은함, 무력감이 동시에 밀려온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 그대 성공을 꿈꾸는가 中 태평성세를 읽어라

    ● 강희제 (1654∼1722) 청나라의 제4대 황제(재위 1661∼1722)로 본명은 현엽(玄燁). 순치제(順治帝)의 셋째 아들로, 아들 35명, 딸 20명을 두었다. 순치제의 유명(遺命)으로 8세 때 즉위하고,14세 때 친정을 시작하였는데, 중국 역대 황제 중에서 재위기간이 61년으로 가장 길다. 청나라의 지배는 그의 재위기간에 완성되었으며, 다음의 옹정제(雍正帝)·건륭제(乾隆帝)로 계승되어 전성기를 이루었다. 만년에 후계자 문제로 고통을 겪고, 황태자를 폐위시키기도 하였으나, 끝내 해결하지 못하고 1722년 12월20일 병사하였다. ● 옹정제 (1678∼1735) 청나라 제5대 황제(재위 1722∼1735)로 본명은 애신각라 윤진(愛新覺羅胤진). 강희제의 넷째 아들이다. 강희제 말기 붕당 싸움이 심할 때 즉위해 동생인 윤사·윤당 등을 물리쳐 서민으로 삼고, 권신 연갱요와 융과다 등을 숙청하여 독재권력을 확립하였다. ● 건륭제 (1711∼1799) 중국 청나라 제6대 황제(재위 1735∼95)로 본명은 홍력(弘曆)이다. 옹정제의 넷째 아들로, 조부 강희제(康熙帝)의 재위기간(61년)을 넘는 것을 꺼려 재위 60년에 퇴위하고 태상황제가 되었는데, 이 태상황제의 3년을 합하면 중국 역대황제 중 재위기간이 가장 길다. 초기엔 민중 계도와 붕당정치 타파 등 내치에 힘쓰다가 만년엔 위구르·네팔·타이완·베트남 등 10여회에 걸친 원정과 평정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냈다. ■ 수신제가치국평천하 흔히 중국의 ‘3대 성세(盛世)’로 서한의 ‘문경의 치’, 당나라의 ‘정관의 치’, 그리고 청나라의 ‘강건성세’가 꼽힌다. 그중 강희·옹정·건륭제 3대에 걸쳐 130년간 이어진 청대의 강건성세(康乾盛世)는 가장 길게 이어진 태평성세다. 중국에서 경제가 급성장하기 시작한 90년대 후반부터 ‘강건성세’ 열풍이 불고 있다.5000년 역사의 중국에서 최고의 태평성세를 이뤘던 시대, 그 시대를 이끌었던 인물에 대한 폭발적 관심이 일고 있는 것이다. 학계와 정치·경제·문화계 전반에 걸쳐 이들을 배우기 위한 열기도 뜨겁다. 공교롭게도 이 열풍 이후 최근 5년간 중국은 ‘미국과 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란 평가를 얻을 만큼 우뚝 컸다. 강희·옹정·건륭제의 강건성세와 현대 중국의 초강대국화.IMF 이후 소모적 논쟁과 갈등만을 되풀이하며 7년째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우리에게 200년을 건너 뛴 이 ‘역사적 연관’은 결코 예사로울 수 없다. ‘수신제가’(강희제),‘치국’(옹정제),‘평천하’(건륭제)(둥예쥔 편저, 허유영 황보경 송하진 옮김, 시아출판사 펴냄)는 바로 강건성세의 주인공 강희(康熙)·옹정(雍正)·건륭(乾隆)황제의 치세와 경세 이야기를 담은 처세서다. 이 책은 지난해 9월 중국에서 출간 이후 줄곧 성공학 분야의 베스트셀러로 특히 청ㆍ장년층의 인기를 모으고 있다. 강희제는 강유병거(剛柔幷擧), 즉 강함과 유연함을 함께 사용해 치세에 성공한 황제였다. 황제에 즉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오삼계가 반란을 일으키자 강희제는 무력으로 반란을 평정함과 동시에 관대함을 베풀어 반란군이 무기를 버리고 투항하면 그 죄를 묻지 않았다. 이같은 중도정책으로 정국은 안정을 되찾았고, 반란도 모두 평정됐다. 그는 또 중국 역사상 최초의 학자형 황제이자, 문무를 겸비한 몇 안 되는 걸출한 황제였다.8살의 어린 나이에 황상에 올라 61년간 천하를 호령했으며, 앞날을 내다보고 계획을 세울 줄 알았다. 한 손에는 사서오경을 들고, 다른 한 손에는 수학과 외국어 서책을 들었으며, 주자학을 신봉하며 왕도정치를 내세웠고, 백성들을 감화시키고 천하에 위엄을 떨쳤다. 신하들의 공적은 치켜세우고 관대함과 부드러움을 잃지 않았다. 중용은 그가 나라를 다스리는 데 가장 근본이 되는 도리였다. 부패는 중벌로 다스리면서도 지나치게 작은 부패까지 처벌하지 않게 함으로써 융통성을 발휘했다. 그의 치하에서 청나라는 내우외환의 커다란 혼란에서 벗어나 태평성세로 나아갔으며, 백성들은 풍족한 생활을 누리게 되었다. 옹정제는 ‘늑대의 근성’으로 천하를 제패한 황제로 알려져 있다. 그는 황제 등극 전 수십명의 왕자들이 골육상쟁을 벌일 때 한 발 비켜서 있다가 그들이 상처투성이로 기진하자 가볍게 제압하고 황제에 올랐다. 그는 강희제와 건륭제의 중간에서 양 대를 잇는 교량 역할을 하며, 후대 정치에 막강한 영향을 미쳤다. 옹정제는 정치적 재능이 탁월했다. 천 년을 이어온 지연, 학연, 혈연에 따라 이루어지는 붕당정치를 깨뜨리고, 과감한 인재 등용을 통해 뛰어난 정치력을 발휘했다. 토지세 개혁, 부정축재와 부패한 지방세력에 대한 철저한 사정과 응징 등 강희제 말기 불거졌던 적폐와 유산을 청산하는 개혁을 단행하고, 정적들을 제거함으로써 건륭제가 부담해야 할 짐을 덜어 주었다. 건륭제가 청대 최고의 전성기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부친인 옹정제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건륭제는 오늘날의 중국 영토를 개척하고 확정지은 황제다. 어려서부터 유가사상의 영향을 받아 음양설의 참뜻을 받아들이고 ‘흑과 백의 정치’를 절묘하게 활용했다. 다스림에 있어서 관대함은 백으로, 엄격함은 흑으로, 백성을 길들이는 데는 은혜를 백으로, 위엄을 흑으로 삼았다. 또 군사를 부리는데는 긴장을 백으로, 느슨함을 흑으로 삼았으며, 신하를 부림에 있어서는 충성을 백으로, 간사함을 흑으로 삼았다. 건륭제는 흑과 백, 백과 흑이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서로를 제약하는 것으로 보고, 그 운영의 묘를 완벽히 체득하고 운영했다. 편저자 둥예쥔(東野君)은 중국의 대표적인 소장 역사학 연구 그룹. 대표자 류샤를 비롯한 청장년 학자, 작가로 이루어진 이들은 당대 중국 지식 문화계의 실질적 주역들이다. 주로 역사 인물을 소재로 한 전기·평전 등 역사 교양서를 기획, 출간하고 있다. 각권 656~832쪽,2만 3500∼2만 45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사람 너무많아 고민 많은 중국

    중국이 인구 문제로 인한 ‘삼중고의 덫’에 빠졌다. 노령화, 남녀 성비율 불균형, 지속적인 인구 증가 등 인구 문제가 국가 발전의 발목을 잡는 큰 짐이 될 것이란 우려다. 노인 인구의 증가로 청장년들의 노인에 대한 부양 부담이 늘고 국가적인 사회보장 비용이 급증하게 된다는 전망이다. 최근 BBC방송 인터넷판은 중국국가인구위원회 장웨이칭(張維慶) 주임의 말을 빌려 2020년 중국의 60세 이상 노인 인구는 11%(현재 7%)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중 노동 능력이 없는 65세 이상은 23%로 4분의 1 가량이나 된다. 인구 노령화는 성장 동력을 둔화시키고 구매력을 감소시키는 등 경제성장과 활력도 떨어뜨리면서 중국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에 위협을 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남녀 성비 불균형의 심각성도 못지않다. 현재 중국 여자 100명당 중국 남자는 117명. 중국 당국이 태아의 성감별 등을 금지하고 있지만 전통적 남아중시 사상은 더욱 힘을 얻고 있어 성비 불균형의 악화가 예상된다. 일자리보다 빠르게 늘고 있는 인구도 더욱 중국의 어깨를 무겁게 내리 누르고 있다. 장웨이칭 주임은 2020년 중국의 노동인구(16∼64세)는 9억 40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65%를 점하면서 실업 문제를 부채질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2030년대 중반 예상인구는 14억 6000만명. 해마다 최소 1000만명이 더 태어난다는 계산이다. 장웨이칭 주임은 거대한 인구유동과 빈곤인구, 에이즈의 급속한 확산 등도 인구 증가와 함께 직면한 난제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해마다 1억∼2억명 가량에 달하는 유동인구로 도시 슬럼화와 빈민의 급속한 형성 등에 시달리고 있다.4배 이상 달하는 도농간의 소득격차 때문에 농촌을 떠나 도시에서 떠도는 망류(盲流) 혹은 눙민궁(農民工)이 계속 늘면서 범죄 증가, 사회 불만 고조 등이 확산되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정부는 인구 문제의 심각성을 재인식하고 300여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연구팀을 운영하고 있다고 장 주임은 지적했다. 이석우기자 swlee@seoul.co.kr
  • 배드뱅크 신청 40%가 30대

    신용불량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배드뱅크에 대부를 신청한 신용불량자 가운데 30대가 40%를 차지,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또 대부신청자의 가구 평균 월소득은 136만원에 불과하고 200만원 이하 저소득층이 87%에 달했다.평균 부채금액은 1076만원으로 500만원 이하 소액이 32%로 가장 많았다. 9일 배드뱅크 한마음금융에 따르면 지난 5월20일부터 지금까지 신용회복 지원을 신청한 9만 697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연령별로는 30대가 40%로 가장 많았고,이어 40대 27%,20대 21% 등의 순이었다.50대와 60대 이상은 각각 9%,2%에 그쳤다. 한마음금융 관계자는 “대부신청자가 20∼40대에 몰려 있는 것은 경제활동 기간이 많이 남아 있는 청장년층의 신용회복 의지가 강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대부신청자의 가구(4인 가족 기준)당 월평균 소득은 136만원으로 최저생계비 105만원을 뺀 31만원으로 부채상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하지만 월소득이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100만원 이하의 가구도 2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고용확대와 경기 활성화 등 신용불량자의 상환능력을 높일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월 소득별로 살펴보면 100만원 초과∼200만원 이하 59%,100만원 이하 28% 등 월 소득이 200만원 이하인 저소득층이 87%를 차지했다. 대부신청자의 부채는 500만원 이하가 32%로 가장 많았고,500만원 초과∼1000만원 이하 27%,1000만원 초과∼2000만원 이하 26%,2000만원 초과∼3000만원 이하 10% 등의 순이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총선 D-5] ③충북·강원

    ●충북 “청와대하고 여당 지들끼리 다해먹게 봐둘 수는 없잖여.” “그래도 무조건 우리당 찍을겨.” 충북 청주시 상당구 석교동 육거리시장에서 건어물을 판매하는 최인자(42·여)씨 부부는 서로 다른 입장을 나타냈다.절대 강자를 인정하지 않는 충북지역의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하는 대목이다. 행정수도 이전과 탄핵 후폭풍으로 우리당에 쏠렸던 충북지역 민심은 박근혜 효과와 정동영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 등으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50대 이상에서는 ‘반(反)우리당’ 정서도 대두된다.그러나 경기 침체와 정치권에 대한 불신,개정된 선거법 등으로 시민들의 선거 체감도는 매우 낮은 편이다. 지역의 핫 이슈인 행정수도 이전은 ‘이전 추진력’을 바라는 우리당에 야당이 ‘실천여부 감시’로 맞대응하면서 대선때와 같은 파괴력은 보여주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강대운(70·청주시 상당구)씨는 “나이 먹은 사람은 필요없고 젊은이와 데모하는 사람만 찾는 우리당에 실망이 크다.”며 “사람은 괜찮은데 당을 봐서는 찍어주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터미널에서 만난 택시기사 문석구(48)씨는 “탄핵전만해도 한나라당 분위기가 좋았는데 지금은 아주 역전됐다.”며 “그러나 탄핵을 너무 우려먹는 우리당에 대한 반감도 있다.”고 소개했다. 정치권에 대한 쓴소리와 냉소도 이어졌다. 육거리 시장 상인 김명자(46·여)씨는 “먹고 살기도 힘든데 무슨 투표냐.”면서 “당선되면 다 똑같아진다.”고 지적했다.회사원 김원영(35)씨는 “탄핵과정을 지켜보면서 여야할 것 없이 정치권이 한심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며 “정치는 아예 관심없다.”고 말했다. 대학생 박민수(21)씨는 “출마 후보는 잘 모르지만 우리당과 민노당을 지지한다.”며 “초심을 잃지 않고 소신대로 행동하는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C일보의 이모 기자는 “17대 총선에 대한 도민들의 관심이 저조하지만 투표일이 다가오면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금 분위기라면 우리당이 충북지역 8개 지역구에서 과반수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했다. 청주 박승기기자 skpark@ ●강원 “한나라당이면 어떻고 열린우리당이면 어떻소.구관이 명관아니요.”“무슨 소리,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바꿔야 한다니까.” 전통적으로 보수성향이 강한 강원도 영동지역의 표심은 안개정국이다. 강릉시 중앙시장통에서 야채좌판을 벌이고 있는 김순자(59·여)씨가 “탄핵역풍으로 야당이 선거판에서 혼쭐나고 있지만 대통령이 잘했으면 그사람들이 그렇게까지 했을라구.”라며 한나라당 옹호론을 펴자 주변상인들 사이에 입씨름이 벌어졌다.한 아주머니는 “그동안 시민들이 한나라당을 밀어준 대가로 강릉이 요모양 요꼴 아니냐.”고 쏘아붙인 뒤 “이번에야말로 정신차려 제대로 된 일꾼을 뽑아 중앙으로 올려 보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얼마 전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중앙시장을 찾아 바람을 일으킨 탓인지 “텔레비전에서 눈물 흘리는 걸 보니 애처롭더라.”는 동정론도 흘러 나왔다. 그러나 이지역 20∼40대의 청장년층은 “물갈이는 당연하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듯했다.처음 투표에 참가한다는 관동대 이아람(20·여)양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는 말도 있잖아요.기성 정치인들이 국민을 볼모로 자신들의 밥그릇싸움만 하는 모습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회사원 김남인(42)씨는 “강릉도 이제는 변해야 한다.”며 “언제까지 지연·학연에 연연해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국회의원을 뽑아 지역발전을 더이상 미룰 수는 없다.”고 일침을 놓았다.“보궐선거까지 치르며 재차 뽑아준 후보가 부정부패당의 중심에 있었다.”며 시민명예회복론까지 나왔다.그러나 60대 이후 연령층에서는 우리당의 ‘노인 폄하발언’에 대한 반감이 강하게 남아 있었다.김동일(71)씨는 “애지중지 자식을 키워놨더니 다 컸다고 부모더러 집 나가라는데 억장이 안무너지는 부모 어디있느냐.”며 화를 삭이지 못했다. 춘천·원주 등 영서지역 유권자들도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원주시 단계동에서 만난 상인들은 “인물을 보고 찍어야 한다.”는 주장에서부터 “정당을 보고 개혁정국을 이끌 거대여당을 지지해야 한다.”“거대여당을 견제하기 위해 건전 야당을 지지해야 한다.”며 반응이 엇갈렸다.춘천시 재래시장인 요선동 골목 상인 김모(54)씨는 “강원도는 어느 지역에도 치우치지 않고 살아왔다.”며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된 신선한 일꾼을 뽑아 강원도의 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충남·대전 “철새고 뭐고,고향 사람 찍어 줘야지.” “그 ×이 그 ×이지 뭐,다들 똑같아.여론은 양승숙이가 좋아.” 충남 논산시 화지동 중앙시장.친구 가게에 놀러온 강영숙(56·주부)씨가 자민련 이인제 후보를 두둔하자 한옥자(53·주부)씨가 이렇게 받았다.한씨는 “남자가 줏대없이 여기저기 전전하고,유들유들해가지고”라면서 “여기는 탄핵반대 여론도 강하고 외지인도 많다.”고 섣부른 판단을 꺼렸다.그리고는 하나같이 정치인에 대한 비난에 더 열을 올렸다.한씨는 “나라님들이 서민과 농민 살릴 생각은 않고 자기 배만 불리고 있다.”며 “그들이 서민을 독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속내를 잘 안 드러내는 충청인 특유의 기질답게 “그걸 왜 물어유.” “살기도 힘든데 선거는 무슨….”이라고 물러섰지만 만나본 주민의 열 명에 6∼7명은 이인제 후보를 지지했다.건양대 이상범(23·경찰행정학과 3년)씨는 “관행처럼 이인제를 찍어왔다.딱히 찍을 사람도 없고”라고 말했다.탄핵정국에 우리당이 선전중이지만 대대로 이어진 연고주의는 남아 있었다. 김종필 총재의 고향인 부여는 더 했다.버스터미널 금남다실에서 만난 60대 노인은 “JP가 인물은 인물이다.”면서 “JP나 김학원 후보가 지역발전에 득이 된다고는 생각지 않지만 그래도 자민련”이라고 강조했다.“JP보고 어쩌구저쩌구 하지만 그래도 JP는 살아 있어.”그는 “다른 농촌처럼 부여도 노인들이 많은데 정동영 의장의 노인폄하 발언은 치명타”라고 덧붙였다.부여는 20∼30대가 32%인 반면 절반이 50대 이상 유권자다. 석성면 조태현 총무계장도 “노인들에게는 ‘보릿고개’를 없애준 JP의 3공화국이 향수로 남아 있다.”고 귀띔했다. 지난번 폭설피해 복구작업이 한창일 때 탄핵안이 가결돼 군·경들이 모두 철수,탄핵안 가결에 동참한 자민련에 대한 감정이 좋지않고 같은 선거구인 청양에서 자민련 김학원 후보를 고향사람이라고 밀면 부여출신 우리당 유병용 후보로 쏠릴 수도 있다.조 계장은 “여기가 무너지면 자민련도 무너지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한 뒤 “젊은이들의 탄핵반대 여론이 높지만 자민련이 이기지 않겠느냐는 게 이 지역 여론”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학 등 젊은층이 많은 공주는 부여와 달랐다.산성동 뚝방시장에서 생선가게를 운영하는 이태수(30)씨는 “후보,당 모두 우리당을 찍겠다.”며 “시장에서 노인들이 얘기하는 걸 들어봐도 우리당 얘기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옆에 있던 40대 아주머니도 “선거라면 관심도 없었던 우리 두 아들도 이번에는 꼭 투표장에 가 우리당을 찍어주겠다고 한다.”고 거들었다. 공주대 임현정(21·대기과학과 2년)양은 “우리당이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것같아 찍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윤달중 노인회 공주시지회장은 “정진석(자민련) 아버지(정석모)를 잘 알아 진석이를 찍을 것”이라며 “정석모씨가 공직계와 노인들에게 영향력이 커 만만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전 대흥동성당 신자인 윤대섭(31)씨는 “우리당을 지지한다.”며 “친구들도 다 우리당을 찍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윤씨와 함께 있던 30대 남자 신자 2명도 같은 입장이다. 중구 은행동 청소년거리에서 만난 전민화(22·회사원)씨는 “탄핵에 가담한 당들이 너무 싫다.”고 말했고 서구 둔산 허준헤어코코 20대 헤어디자이너 천성환씨는 “후보·정당 모두 우리당을 찍겠다.이번에는 세대간 차이가 많이 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대전은 우리당 지지 분위기가 짙다.행정수도 이전 기대감에 부동산 값이 급등하면서 자산가치가 올라가자 시민들이 고무돼 우리당에 호의적이다.대전은 주택보급률이 98%를 넘어 시민 대부분 부동산 상승혜택을 보고 있다.한나라당 대전시지부 김갑중 사무처장은 “시민들이 부동산 급등혜택을 그동안 봐왔고 지금도 그 기대감이 무척 높은 편”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지역당과 전통 보수당을 지지하던 노인들은 각기 입장이 달랐다.대전역 앞 목척공원에 모여 있던 노인 가운데 김종선(68)씨는 “노인들은 300원짜리 라면 얻어먹으려고 이렇게 헤매고 있는데 김종필이는 수십억원을 들여 부모산소를 부여에서 예산 명당자리로 옮겼는데 무슨 자민련이냐.”고 말했다.옆에 있던 한 노인도 “× 빨았다고 자민련 찍느냐.”고 거칠게 내뱉었다.둘은 후보에 대한 투표는 포기하고 당만 민노당을 찍어주겠다고 했다.한길만(66)씨도 “후보는 안면이 있는 강창희(한나라당)를 찍겠지만 당은 민노당을 찍겠다.”고 맞장구쳤다. 황광석(66)씨는 “예전에는 자민련을 무조건 찍었지만 이번엔 투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 ˝
  • [조성완의 생생러브]요강을 다시 깨자

    남자들은 어려서 누구 ‘오줌발’이 더 센가 내기해 본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고추가 더 큰 것도 선망의 대상이었지만 소변이 더 힘차고 멀리 뻗치는 것이 정력의 상징인 것처럼 생각하고 경쟁심을 불태웠다. 지저분한 얘기지만 학교의 구식 화장실에서는 일렬로 서서 시멘트 벽에 직접 소변을 보았는데,누구의 ‘오줌발’이 가장 높았는지 연필로 표시한 장난꾸러기들도 있었고 학교건물 뒤 응달에서 흙바닥에 줄긋고 나란히 서서 누구 오줌발이 더 멀리 가나 시합도 했다. 아이들 고추나 방광이 전부 거기서 거기였겠지만 언제나 유별난 우승자가 나와 으스대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청장년기를 지나면서 이차 성징에 따라 신체도 자라고 기능도 강해져 넘쳐나는 힘을 주체하지 못 하다가도,중년이 되면 소변 줄기가 점점 약해지고,화장실을 가도 소변이 금방 안 나오고 한참 힘을 줘야 나오는 남자들이 많아진다. 특히 40대 중반이 넘어서면서 갱년기 증상들로 인해 성욕도 떨어지고,하는 일에서도 자신감이나 의욕이 줄어들 즈음에 소변보는 기능까지 약해지다 보니,갑자기 나이를 많이 먹었다는 허탈함을 느끼곤 한다.사실 이런 모든 신체 변화는 ‘남성 호르몬’의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그 중에서도 매번 소변볼 때마다 불편을 느끼는 ‘배뇨 장애’가 가장 자주 불편을 느끼게 한다. 모든 신체기능은 억지로 힘을 가하는 것보다는 자연스럽게 원활한 작용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소변을 보는 기능도 마찬가지다.특히 전립선이 커지면서 하수도에 해당하는 요도가 눌리면 짜주기가 점점 힘들어져 근육주머니로 만들어진 방광(오줌보)이 소변을 짜내기가 힘들어지면서 점점 두꺼워지고,작아지고,예민해지게 되며,드러나는 증상으로는 소변이 자주 마렵고,소변량이 적어지며,오줌발이 점점 약해지게 된다. 특히 당뇨병처럼 원래 방광 근육 자체의 힘이 적은 환자나 감기약,술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방광의 힘이 떨어진 전립선비대증 환자에서는 갑자기 소변을 짜내지 못하는 ‘요로폐색’으로 심하게 고생하게 되는데,아랫배는 점점 불러 가면서 식은땀만 자꾸 나고,아무리 힘을 줘도 소변은 안 나오고 결국 응급실을 찾아 응급처치를 받아야 한다. 약해진 오줌발을 회복시키는 방법은 약해진 원인을 정확히 알아내는 것이 우선이다.가장 흔한 전립선비대증은 전립선에 눌린 요도를 열어주어 방광을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다. 근육주머니로 구성된 방광은 괴롭히는 원인만 없어지면 어느 정도 자연회복이 가능하며,부족하다면 약물치료로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오줌발이 약해지는 것이 나이 탓만은 아니며,원인에 따라 얼마든지 회복의 길이 열려있다. 명동이윤수비뇨기과 공동 원장˝
  • [농촌경제 비상구가 없다](2)배보다 배꼽이 더 큰 농가부채

    예고없이 터지는 자연재해,해마다 늘어나는 영농비용,수입산으로 인한 농산물 가격 폭락 등으로 농가마다 빚더미에 쌓여 아우성이다.신용불량자가 속출하고 막다른 길로 몰리면서 삶을 포기하는 농민들도 수두룩하다.아무리 노력해도 늘어만 가는 부채는 이제 농민에게 ‘시시포스’와 같은 ‘천형’(天刑)이 됐다. ●눈덩이처럼 커지는 부채 밭 1800평에서 멜론을 재배하는 충남 청양군 비봉면 신월리 이병익(52)씨는 빚이 1억원이 넘는다.5년 전부터 벼농사를 지었는데,자녀 교육비 등을 도저히 댈 수 없어 멜론 재배에 손을 댔다.그러나 태풍과 폭설 피해를 네번이나 겪어 하우스시설을 재설치하면서 몇 백만원이던 빚이 이렇게 늘었다. 이씨는 “멜론을 재배해도 원금과 이자는 물론 어머니 병원비 등을 대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라며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빚을 얻어 수명이 6∼7년인 이앙기·트랙터·콤바인을 대당 2000만∼5000만원 들여 산 뒤,허덕이면서 갚다보면 농기계가 낡아 다시 거금을 들여 구입해야 해 농민들은 ‘빚의 악순환’에서 한발짝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우스 1200평에서 토마토를 재배하는 충북 옥천군 안남면 연주리 유원균(43)씨도 빚이 8000만원에 이른다.1996년 처음 오이를 재배하기 시작할 때만 해도 1000만원이던 빚이 이렇게 불어났다. 전남 강진군 칠량면 당월리 김변중(39)씨는 빚이 1억원이다.지난해 1800평 시설하우스에서 1억 2000여만원 매출을 올렸으나 기름값 4000여만원 등 인건비와 농약대 등을 빼면 이자갚기도 빠듯하다. 벼농사만 짓는 농촌의 사정도 마찬가지다.지난 12일 찾은 옥천군 안내면 인포리는 전체 40가구 가운데 폐가가 10가구를 넘었다 농가주택 사이사이로 주인이 떠나 문짝이 떨어지고 지붕이 내려앉은 폐가들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마을회관에는 환갑이 넘은 노인 6∼7명이 모여앉아 얘기하고 있었다.주민 홍모(68·여)씨는 “빚을 진 이웃이 하나둘 떠나면서 이제는 초등학생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2년 기준 농가의 가구당 부채는 1989만원으로 이 가운데 농기계 구입 등 농사를 지으면서 발생한 생산성 부채는 1500만원선에 이른다.하지만 시설하우스를 하는 농민과 미래의 농촌을 짊어질 대부분의 청장년은 가구당 보통 5000만원,많게는 1억원이 넘는 빚을 지고 있다. ●신용불량자와 자살 속출 2000평의 시설하우스에서 방울토마토를 재배 중인 전남 장흥군 관산읍 옥당1리 위성춘(43)씨는 자신을 포함해 부인과 아버지·어머니 등 가족 모두가 빚쟁이로 내몰렸다.자신이 진 것과 보증으로 떠안은 것 등 빚이 2억원이었으나 연체이자에다 외환위기 때 ‘살인금리’가 붙으면서 5억원대로 증가했다.위씨는 이미 신용불량자가 됐다.연말이면 연체이자를 갚느라 아내와 부모 명의로 추가 대출을 받다 헤어날 수 없는 지경이 됐다. 경북 군위군 H농협의 경우 지난해 말 1400여명의 조합원 중 30%인 420여명이 신용불량자다.한해 농사를 지어도 이자 등을 갚지 못하면서 전년보다 100여명 증가했다.이들 농가의 부채 규모는 가구당 5000만원에서 1억원 수준이다.군내 다른 농협의 농민 신용불량자도 100∼300여명에 이른다.막다른 길에 몰린 농민들은 자살이란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청양군비봉면에 사는 조모(52)씨는 지난해 여름 제초제를 마시고 자살했다. 쌀과 담배농사를 짓다가 빚이 해마다 늘어 1억원이 넘으면서 감당할 수 없게 되자 결국 이 길을 택했다. 이모(55·옥천군 안남면)씨도 쌀·담배농사를 짓다가 빚이 1억원을 넘어 갚을 수 없게 되자 한달 전 농약을 마시고 목숨을 끊었다.면사무소 관계자는 “700여 농가가 있는 안남면에서 IMF사태 이후 빚 때문에 자살한 농민이 10명이 넘는다.”고 전했다. ●비상구가 없다 옥천군 유원균씨는 “농사를 지어도 생산비조차 안 나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농산물 가격은 변동이 심해 안정적으로 돈을 벌 수가 없다.”고 말했다. 토마토의 경우 10㎏에 2만∼3만원을 호가하다 어떤 때는 2000∼3000원으로 떨어지는 등 10배 가까이 차이날 정도로 변동폭이 심하다. 청양군 이병익씨는 “배운 게 농사밖에 없고 이 나이에 뭘 하겠느냐.당장 농사를 그만두면 앉아 굶어죽는 수밖에 없어 빚이 늘어도 농사를 포기하지 못한다.”며 한숨만 내쉬었다. 특별취재팀 대구 김상화 대전 이천열 광주 남기창기자 ■장흥군 위원환씨의 대차대조표 지난 97년 고향에 정착해 1600평의 시설하우스에서 7년째 방울토마토 농사를 짓는 위원환(42·전남 장흥군 관산읍)씨는 벌기는커녕 되레 2억 2400만원의 빚이 있다. 그 해 여름,정부 보조·융자 각 40%,자부담 20%로 1억 4000만원을 들여 하우스 등 시설을 갖췄다.연리 6%에 3년 거치 7년 상환으로 융자금 5600만원이 그대로 빚이 됐다. ●기름값 인건비 상승… 방울토마토값 폭락 출발은 토마토 값이 좋아 산뜻했다.그 해 겨울 첫 수확에서 제반 비용을 떨고도 3000만원이 손에 들어왔다.5㎏짜리 7000상자(상자당 1만원)를 팔아 매출 7000만원에 난방비 1500만원,인건비 1000만원,포장상자 425만원,비료와 농약 600만원 등 4000만원이 들어갔다. 하지만 98년은 최악의 해였다.경유값이 드럼(200ℓ)당 12만원으로 치솟은 반면 토마토는 상자당 5000원 이하로 곤두박질했다.여름 수확(매출 2000만원)을 빼고 11월부터 나오는 겨울 토마토는 이듬해 5월까지 나온다.매출액이 3000만원에 그쳤다.기름값(2300만원)을 주고 나니 사실상 빈 손이었다.인건비와 종자대,농약값,경영비 등 3000만원이 고스란히 빚으로 돌아왔다. 99년 흙이 아닌 물 속에서 토마토를 기르는 수경재배로 돌아섰다.8000만원을 더 들여 양액 자동화 설비를 갖췄다.보조(40%)를 빼고 융자·자부담 등 다시 4800여만원의 빚을 졌다.값마저 낮아져 매출이 3000만원으로 떨어졌다.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연체이자(18%)를 막기 위해 추가로 1000만원을 대출받았다. 이후 비교적 순조롭게 2000년 3000만원,2001년 2300만원,2002년 3000만원의 순익을 냈다. ●최저가격 보상제 실시 농민불안 없애야 다행히 올해 ‘토마토가 인체에 좋다.’는 언론홍보 덕에 토마토가 상자당 1만 5000∼2만원으로 높아져 위안이 되고 있다.올해 순익 5000만원을 내다본다.1년이면 갚아야 할 원금과 이자만 해도 4000만원이다.쌀 농사도 없고 다른 사업을 한다거나 도박을 하는 것도 아니다.오로지 토마토에 매달린다.위씨는 “특용작물은 생산과잉이나 소비감소 등으로 폭락하기 일쑤다.돈이 된다면 우르르 심는 농민들의 태도도 문제지만 정부에서 최저가격 보장제를 제도화해 농민들의 불안을 없애는 일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농경지 경매 작년 의성서만 664건 농민들에게 잇단 ‘사형선고’가 내려지고 있다.돈가뭄으로 금융기관에서 논·밭을 담보로 얻어 쓴 빚을 갚지 못해 농경지가 경매처분돼 파산농이 속출하고 있어서다.담보로 집까지 날리게 될 농민은 가족과 함께 딱히 살 곳이 없어 한겨울에 거리로 나앉을 판이다.해마다 ‘뼈빠지게’ 농사를 지었지만 돌아오는 건 회한과 눈물 뿐이라며 허탈감에 빠져 있다. ●대출금 연체 논·밭·집까지 경매 5000여평의 농사를 짓는 이모(55·경북 군위군 효령면)씨는 5∼6년 전만 해도 부자는 아니었지만,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했다.그러나 해마다 농산물 값은 하락한 반면 농자재·인건비 상승이 보태져 빚은 갈수록 쌓여만 갔다.결국 지난 연말 전 재산 2억원 정도를 법원경매에 넘기고 말았다. 의성군 단촌면 박모(43)씨는 IMF사태때 회사의 부도로 농촌에 돌아와 4년째 특용작물을 재배하고 있다.그러나 2년 연이은 자연재해로 은행빚만 5000만원으로 늘어났다.대구지법 의성지원에 따르면 지난 한해 동안 의성·군위·청송지역에서 나온 전체 경매건수는 664건(농경지가 90% 이상)이나 됐다.2001년 438건,2002년 558건에 비해 해마다 큰 폭의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특히 지난해는 IMF사태로 부동산 경매가 절정을 이뤘던 1999년(752건) 수준에 육박했다. 충남 논산시와 부여군을 관할하는 대전지법 논산지원에도 연간 100여건의 경매물건이 접수되고 있다.이중 절반 정도가 농가 주택과 농경지라는 게 논산지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영농자금 상환기간 되는 1분기 더 심각 군위 H농협의 경우,올 들어서만도 30여건이 부채상환이 안 돼 경매처분됐다.의성군 D농협도 최근 농경지 등 20여건을 경매에 부쳤다. 더욱 심각한 것은 올 1·4분기다.각종 영농자금 상환기한을 앞두고 있기 때문.농협 군위군지부 4개 농협은 3월말까지 38억 4000만원을 농가로부터 상환받을 계획이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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