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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이민장벽 욕하면서 우리 앞 난민은 외면… 공존 배울 때”

    “美이민장벽 욕하면서 우리 앞 난민은 외면… 공존 배울 때”

    “고작 500명이 왔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혐오하고 거부하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를 묵살하는 범죄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4일 제주시 가톨릭회관 3층 교구장실에서 만난 강우일(73) 천주교 제주교구장은 “700만이 넘는 한국인들이 지금 해외 시민들의 관대한 수용으로 외국에서 더부살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민자 가족의 부모와 아이를 분리하는 미국의 모습에 분노했으면서 정작 우리 마당에서 벌어진 일은 외면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강 교구장은 지난 1일 “난민 배척은 인간 도리를 거부한 범죄”라는 내용의 사목서한을 발표했다.→사목서한이 큰 논란을 일으켰다. -생명이 위태로운 사람이 내 집 문을 두드릴 때, 그 문을 열기를 거부하는 것은 인간의 도리를 저버리는 일이다. 인간의 기본적 권리를 묵살하는 것은 범죄라는 말이었다. →종교적·윤리적 호소임을 감안해도 난민 반대를 주장하는 정서와는 큰 차이가 있다. -일제강점기 연해주와 만주로 이주한 선조들, 임시정부를 꾸린 독립운동가들, 4·3 사건으로 일본으로 떠난 제주도민들이 모두 난민이었다. 수많은 난민을 양산한 6·25 전쟁은 아마도 1951년 체결된 난민 협약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난민 협약에 가입한 대한민국은 당연히 난민을 받아야 하는 국제법적인 의무가 있다. 예멘인 500여명 들어왔다고 해서 갑자기 태도를 바꾸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도리를 저버리는 위법적인 행위다. →그동안 다른 나라 이야기로 알았던 난민 문제가 우리 앞에서 벌어진 현실에 대한 불안감도 크다. -10여년 전부터 세계 곳곳에서 이주의 큰 흐름이 나타났다. 이것은 고대부터 생존을 찾아 이어져 온 민족 이동이라는 차원에서 이해해야 한다. 위정자들도 단순히 예멘 사람 500명만 생각할 게 아니라 지구촌 전체에서 벌어지는 ‘메가 트렌드’에 대한 이해 속에서 이 문제를 다뤄야 한다. →지금은 500명이지만, 더 많은 난민이 유입될 것이다. ‘인도주의’만으로 감당할 수 있나. -물론 무한정으로 받을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의 난민 수용 비율(4%)은 다른 나라에 비해 턱없이 낮다. 당분간 더 받아들여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에 비하면 최하위 수준일 것이다. 처음부터 갑자기 많이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 지금 단계에서의 우려는 그야말로 ‘기우’다. →경제적인 이유로 이주해 온 사람들도 받아들여야 하나. -우리가 다 먹여 살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게 아니다. 한국의 경제구조 속에서 그들이 스스로 일해서 먹고살 수 있도록 해 주면 되는 거다. →독일이나 이탈리아 등에서도 난민 배척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분명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유럽의 많은 국민과 지도자들은 지중해에서 조각배와 함께 가라앉는 생명의 존엄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경제적인 부담과 반대 여론 속에서도 힘이 닿는 데까지 도우려는 정책을 펴고 있는 국가와 지도자들이 많다. →제주 난민 배척 국민청원이 60만을 넘었다. 일부 의견이 아니라 대세로 자리잡는 느낌이다. -일부 의견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세계적인 시야에서 난민 문제를 바라보고, 다른 민족에 대한 연대·공존의식을 터득해야 하는 시대라고 국민께 말씀드리고 싶다. 편협한 국가주의와 민족주의를 넘어야 하는 시대인데 오히려 벽을 더 높이 쌓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난민과 이주민이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이주노동자들이 담당하는 영역은 대부분 한국 사람이 기피하는 곳이다. 제주에서도 감귤을 따는 일에는 국내 노동력이 제대로 충원되지 않고 있다. 한국의 산업도 이주노동자 없이는 작동하기 어려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불안감을 넘어 잘못된 정보에 기반을 둔 혐오도 많다. -이슬람에 대한 가짜 정보가 굉장히 많은 것 같다. 물론 이슬람 중에 극단주의적인 성향이 있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대다수 이슬람 신자들은 우리처럼 평범하게 가족 간의 끈끈한 정을 갖고 산다. →출도(제주 밖으로 이동)제한 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폐기했으면 한다. 지리적으로 좁은 제주는 일자리가 많지 않고 이슬람 문화를 이해하는 사람도 드물다. 예멘인들이 좀더 다양한 일자리를 선택할 수 있게 하고 한국 사회에 적응할 길을 더 폭넓게 터 줘야 우리가 우려하는 문제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제주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제주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고승덕 변호사와 이촌파출소 간 송사의 전말…‘이촌파출소’ 운명은

    고승덕 변호사와 이촌파출소 간 송사의 전말…‘이촌파출소’ 운명은

    3만여명 주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파출소가 43년 만에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서울 용산구 이촌동의 ‘이촌파출소’ 얘기다. 치안 공백을 우려한 주민들이 ‘파출소 존치’를 희망했지만 법원의 판단은 냉정했다. 파출소 건물 철거 소송을 제기한 원고의 주장은 토지 소유권자로서 정당한 권리 행사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파출소 강제 이전’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커지자 경찰도 비상이 걸렸다. 땅값이 비싸기로 소문난 이 지역에서 신축 부지를 매입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만 최소 100억원이 들 것이란 계산이 나왔기 때문이다. 파출소 신축 비용인 5억~7억원의 최대 20배가 부지 마련 비용으로 나가는 셈이다. 40여년을 이촌동에서 살아온 이 파출소는 어떤 운명을 맞이하게 될까. ●43년 간 주인 3번 바뀐 이촌파출소 이촌파출소가 자리한 ‘꿈나무소공원’(1412.60㎡) 땅은 원래 정부(총무처) 소유였다. 1966년 이촌동 일대에 공무원아파트 단지가 조성되면서 정부가 이곳을 공공시설 부지로 입주민에게 제공했고, 1975년 파출소가 문을 열었다. 그로부터 8년 뒤인 1983년 관련법이 개정되면서 땅 주인이 총무처에서 공무원연금관리공단(현 공무원연금공단)으로 바뀌었다. 그런데 공단이 2007년 7월 이촌동의 다른 공원 부지인 ‘이촌소공원’(1736.90㎡)과 함께 일괄 매각하기로 했다. 감사원이 공단 소유 자산 중 수익을 내지 못하는 부지에 대해 처리 방안을 내라고 해 처분하는 쪽으로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 공단 설명이다. 부지 규모는 3149.5㎡(약 952평)으로, 매각 금액은 42억 8340만원(공고 기준)이었다. 입찰에는 유한회사 ‘마켓데이’만 입찰에 참여했다. 공단 측은 “매각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당시 단독 입찰도 허용했다”고 말했다. 공단은 매각 당시 공고문에 “경찰 지구대(이촌파출소)로 인한 사용제한 사항은 매수인의 책임으로 확인한다. 우리 공단은 일체 책임지지 아니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마켓데이 측은 이 제약 조건을 알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승덕 변호사 전면 등장...소송만 4개 2013년 9월 마켓데이 임원의 남편인 고승덕 변호사가 전면에 나섰다. 고 변호사측은 마켓데이의 법률대리인으로서 경찰청과 용산구청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은 크게 네 갈래로 진행됐다. 먼저 고 변호사 측은 2013년 “파출소가 땅을 무단으로 점거하고 있다”며 ‘파출소 부지사용료 지급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심 판결부터 지난해 4월 대법원 판결까지 모두 원고가 승소하면서 경찰은 10년간 밀린 사용료 1억 5000만원을 원고 측에 지급했다. 그리고 지난해 6월부터 매달 파출소 임대료 명목의 월세 243만원을 내고 있다. 고 변호사 측은 2014년 용산구청을 상대로 “공원 부지로 묶여 있는 것을 해제해달라”는 행정소송도 제기했다. 3년여의 긴 소송 끝에 지난해 8월 대법원은 2020년 7월까지 공원구역으로 보전하고, 그 이후에도 공원구역으로 이용하려면 구청이 소유권자인 원고 측에 보상을 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와 별개로 고 변호사 측은 2016년 11월 “용산구청이 마켓데이 소유 공원에 대해 사용료를 내지 않고 있다”며 부당이득금 청구 소송도 제기했다. 이 소송의 1심 판결은 오는 20일 나온다. 소송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고 변호사 측은 지난해 7월 파출소 건물 철거 소송을 제기했다. 경찰청 예산에 이촌파출소 이전(移轉) 예산을 반영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송까지 간 것으로 전해졌다. 1년여만인 지난 4일 1심 결과는 고 변호사 측 승리로 끝났다.●파출소 철거 결정에 경찰 ‘항소’ 맞대응 법원의 파출소 철거 결정에 대해 경찰은 항소를 하기로 했다. 가집행 정지 신청도 계획 중이다. 고 변호사 측이 파출소 건물 소유권을 넘겨 받기 위한 시도 자체를 막기 위한 조치다. 다만 경찰은 고 변호사 측과 협의를 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2020년 7월까지는 개발이 어렵기 때문에 장·단기 임대차 계약을 하는 등 접점을 찾아본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고 변호사 측에 접촉을 했지만 아직 연락이 안 닿고 있다”면서 “사용료 현실화 등 여러 방안에 대해 논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협상이 결렬됐을 때의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현재 경찰은 이촌동 왕궁아파트 재건축이 마무리되면 신축 주민센터에 파출소까지 입주시키는 방안, 용산구 청파동의 청파치안센터로 이전하는 방안, 인근 부지를 매입해 신축하거나 인근 건물을 임대하는 방안, 주변 파출소와 통합 뒤 지구대로 격상하는 방안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청파치안센터로 이전하는 방안은 현실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 위치로부터 거리가 4.1㎞가량 떨어져 있어 이촌동이 사실상 치안 사각지대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주민들의 치안 불안이 없도록 이촌파출소의 업무는 중단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운명의 날 2020년 7월...구청 결단 남았다 지난해 8월 대법원의 결정에 따라 용산구청은 2020년 7월 전에 공원 유지 여부에 대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만약 이후에도 공원을 유지하려면 고 변호사 측에 토지 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현재 구청이 추산한 토지 보상금은 165억원 수준이다. 고 변호사 측이 매입한 42억 땅이 11년 만에 4배나 뛴 것이다. 파출소가 있는 부지는 57억원인데, 이촌소공원 부지가 108억원으로 2배가량 비싸게 평가됐다. 이마저도 협상 단계에서 200억원 넘게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구청 입장에서도 상당히 부담이 되는 금액일 수밖에 없다. 용산구 측은 “현재로선 부당이득금 청구 소송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만일 공원을 유지한다면 주민들의 치안을 위해 파출소는 존치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치안 불안’ 이촌동 주민들...청와대 ‘청원’ 지난해 고 변호사 측이 파출소 철거 소송을 냈을 때 이촌동 주민들은 탄원서 서명 운동을 펼쳤다. 지난해 11월 15일부터 29일까지 서명 운동에 참가한 주민만 3000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탄원서는 “이촌파출소는 1만 315가구, 3만 600여명 인구의 치안을 담당한다. 현재 다른 파출소 부지를 찾을 수 없는 상황으로 파출소가 없어지면 치안 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것은 분명하다”면서 “재판장의 현명한 판결을 기대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주민들 탄원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 4일 법원 판결에 대해 이촌동 주민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우려의 글이 올라왔다. “이촌동에 파출소 있는게 좋은데 패소 안타깝다.” “파출소 없으면 이촌1동 치안은 어떻게?” “동네에 갈 자리가 있을까요.” 등의 내용이 주를 이뤘다. 한 주민은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이촌파출소를 지켜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을 올렸다. 이 청원자는 2007년 공무원연금공단이 파출소가 있는 부지를 매각한 이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검찰이 조사를 할 명분이 있다면 조사를 해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유재산은 보호가 돼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되지만 공익이 우선시되고 있던 부분을 사익이 침범해 사유재산의 보호를 외친다면 공익은 지켜지기 어렵다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7일 이 청원에는 60여명이 서명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눈먼 쌈짓돈 후폭풍, 홍영표 “운영위 소위에서 특활비 투명화 논의”

    눈먼 쌈짓돈 후폭풍, 홍영표 “운영위 소위에서 특활비 투명화 논의”

    국회의원들이 눈먼 돈으로 불리는 연 80억원의 특수활동비(특활비)를 영수증 한 장 남기지 않고 사용한 사실이 처음으로 공개되자 정치권 안팎에서 후폭풍이 거세다. 정치인들은 이제서야 해명과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뒷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6일 2011년부터 3년간 가장 많은 특활비를 수령했다는 지적에 대해 “이 기간 민주당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 남북관계특별위원회 위원장, 법제사법위원회 청원심사위원회 소위원장이 겹치면서 금액이 많아졌다”고 해명했다. 참여연대가 전날 공개한 2011~2013년 국회 특활비 지출결의서에 따르면 박 의원은 국회 직원이나 당직자를 제외하고 실명이 확인된 국회의원 중 가장 많은 5억 9000만원의 특활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특수활동비를 받았지만, 국회 운영과 정책개발비에 썼지 개인적으로 사용하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활비 폐지 논의에 대해 “필요한 예산을 필요한 곳에 적법하게 사용하는 것이 좋지, 무조건 폐지해서 정치나 정책활동을 위축시킬 필요는 없다”면서도 “국회에서 폐지를 논의하면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특활비 폐지를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국회 특활비 내용과 사용처 등을 검토해봤는데 특활비라는 우산 아래 국회의원들이 보호를 받거나 특권을 누려서는 안 된다는 결론을 냈다”고 설명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후반기 원 구성이 완료되면 운영위원회에 소위를 설치해 특활비 문제를 본격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정부는 지난해 청와대 특활비를 이미 축소했다”면서 “국회 특활비는 운영위에서 소위를 만들어 하면 되고 정말 특활비가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어떻게 투명하게 제도화할 것인지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특활비 폐지에 앞서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최영진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는 “문제는 사용 내역이 공개되지 않으니까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라면서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사안의 필요한 부분에 따라 예산을 놔두고 불필요한 부분은 없애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국회가 걸핏하면 개점휴업인 상태에서 특활비 유지를 주장하는 건 말이 안 된다.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현재 책정된 정책비가 부족하다면 증액을 하면 되고 꼭 기밀이 필요한 항목이 있다면 현실에 맞게 조정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난민 수용 반대’ 靑 청원, 역대 최다 경신

    ‘난민 수용 반대’ 靑 청원, 역대 최다 경신

    예멘 난민들의 입국을 계기로 촉발된 난민수용 반대 청원이 6일 기준으로 63만명을 넘어서면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제주도 불법 난민 신청 문제에 따른 난민법, 무사증 입국, 난민신청허가 폐지/개헌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지난달 13일부터 게시돼 있다. 이 청원 글은 불과 5일 만에 20만명의 동의를 받아, 정부 및 청와대 관계자로부터 답변을 들을 요건(한달 내 20만명 이상의 동의)을 충족했다. 이같이 난민수용을 둘러싼 국민들의 관심이 고조되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일 비서실에 현황파악을 지시하기도 했다. 청원 동의는 역대 최대 동의를 얻었던 ‘조두순 출소반대’ 청원(61만 5354명) 기록을 가뿐히 넘겼다. 청원글 동의 기간이 한달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난민 반대 청원의 동의 기록은 80만에 육박할 수도 있다. ‘난민은 제주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에서 줄여야 한다’(7만 6000여명), ‘제주 체류중인 예멘 난민 추방 청원’(3만 7500여명), ‘예멘 난민 수용하기로 한 제주도의 도지사를 탄핵하고 제주도 특별자치도 지위를 해체해달라’(3만 1000여명) 등 비슷한 내용의 청원도 많은 동의를 얻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데이트폭력 심각한데 국회는 무관심?...뿔난 시민들 강남역에 ‘광고’

    데이트폭력 심각한데 국회는 무관심?...뿔난 시민들 강남역에 ‘광고’

    “이 광고는 669명 시민의 힘으로 만들어진 ‘의견광고’입니다.” 지난 5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12번 출구로 향하는 지하 통로에 이색적인 광고가 실렸다. 데이트폭력이 심각한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는데도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대학생들로 구성된 스타트업이 국회 청원을 독려하기 위해 시민들로부터 후원을 받아 광고를 게재한 것이다. 이 광고는 다음달 4일까지 한 달 동안 게시된다. 6일 정치 스타트업 ‘투정’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23일부터 6월 15일까지 데이트폭력 방지법 통과를 위해 진행된 크라우드 펀딩 금액은 928만 1869원으로 집계됐다. 후원 시작 3일 만에 목표 금액인 100만원을 훌쩍 넘겼다. 이는 모금 취지에 동참한 시민 669명이 많게는 5만원까지 후원한 결과다. 투정의 운영이사를 맡고 있는 박진영(24·서강대 경영학과 4학년)씨는 “지난해 의원들이 앞다퉈 관련 법안을 발의했지만 단 한 차례도 검토가 안 된 채 계류 중인 법안들이 대부분”이라면서 “법안이 오랫동안 통과되지 않는 것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목마름이 이번 후원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광고를 하는 목적은 단 한 가지다. 데이트폭력 관련 법안 심사를 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이메일 청원을 하자는 것이다. 지난달 4일부터 시작된 이메일 청원은 830건(지난 5일 기준)을 넘어섰다. 시민들이 이메일 청원을 보내면 해당 의원실은 찬성, 반대 버튼을 누를 수 있고, 짤막한 입장도 밝힐 수 있다. 투정에 따르면 현재 관련 법안에 대한 찬반 의사를 밝힌 의원실은 총 5곳이다. 우선 법안 통과에 대한 찬성 입장을 밝힌 의원실은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실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박범계·정성호 의원, 자유한국당 윤종필·박인숙 의원 등 4명의 의원실에서 반대 입장을 보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 의원실은 반대 버튼을 누른 것은 “실수였다. 잘 몰랐다”는 입장이다. 김예인(21·서강대 경영학과 2학년) 투정 대표는 “이메일 청원은 의원들이 데이트폭력을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줄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씨줄날줄] ‘코르셋’ vs ‘찐따’ 교복/황수정 논설위원

    [씨줄날줄] ‘코르셋’ vs ‘찐따’ 교복/황수정 논설위원

    4~5월쯤 동네 옷수선점에는 난데없는 ‘007 실랑이 작전’이 벌어진다. 중·고교생 딸을 둔 엄마라면 몸소 겪어 봤거나 십분 공감할 풍경. 아이 몰래 엄마는 교복 치마 길이와 통을 1㎝라도 늘려 달라고 맡기고, 이를 귀신같이 알아차린 아이는 다음날 득달같이 줄인다.여학생 교복이 여론의 입길에 올랐다. 지난 3일 국무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불편한 교복을 수술해서 입는” 학교 현실을 언급하면서 불이 붙었다. 여학생 교복을 개선해 달라는 요구가 연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쌓이고 있다. 여성 인권이 사회 이슈로 크게 부각되면서 여학생 교복이 여론의 중심부로 깊숙이 들어온 셈이다. 학교와 가정에서는 한 번도 꺼진 적 없는 갈등의 불씨가 사실은 교복이다. 맹추위에도 선택의 여지가 없는 여학생들의 짧은 교복 치마는 학부모들에게 원성의 대상인 지 오래다. 엄마들 사이에서 악명 높기는 여름 교복이 더하다. 제대로 팔을 들어 올리지도 못하게 딱 달라붙은 여학생 셔츠와 통 좁은 치마는 ‘감옥’이다. 최근 부산의 한 여중학교에서는 학교의 속옷 규제에 항의하는 집단 시위도 있었다. 상의 아래 입는 속옷을 흰색으로만 통일하라는 교칙에 학생들은 인권침해라고 반발한 것. 셔츠의 품이 넉넉했다면 애초에 논쟁거리가 될 수도 없는 문제였다. 더 짧게, 더 좁게 ‘라인’을 강조하는 대형 교복업체들의 경쟁은 해마다 치열하다. 배꼽을 간신히 덮는 짧고 좁은 상의는 어느 업체할 것 없이 마케팅 포인트다. 최고의 남녀 아이돌 스타들에게 무대 의상처럼 ‘핏’을 살려 입힌 교복 광고는 업계의 공식이 됐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몸에 붙어)좀 불편해도 핏은 ○○○브랜드가 최고”라는 말이 정설로 굳었을 정도. 학교가 공동구매 업체로 지정한 업체의 교복 대신 핏이 예쁜 특정 업체의 것을 비싼 가격에도 사겠다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광고 속 아이돌처럼 미니스커트로 줄여 입는 것은 기본. 무릎 위로 아찔하게 줄여 입는 유행을 혼자 무시했다가는 학교에서 “찐따”로 놀림받기 일쑤다. 현실이 이렇다. 교사들은 “몸에 붙는 스키니 교복이 학생들에게는 일종의 유행 코드다. 일일이 단속하자면 수업을 못 할 지경이어서 손 놓고 있다”고 푸념한다. 대통령의 한마디에 교육부가 일선 교육청으로 “학생 눈높이의 편한 교복을 입히자”고 부랴부랴 주문했다. 다수 교육감은 편한 교복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한발 늦었지 싶다. ‘코르셋 억압’을 견디는 동안 체육복까지 줄여 입는 교복문화가 십대의 체질로 굳어 버린 것 같으니. sjh@seoul.co.kr
  • [제주 난민 희망과 절망] 불안감 자연스럽지만 ‘혐오의 시선’ 해결에 아무 도움 안 돼

    갑자기 예멘인 500여명이 제주도로 몰려와 난민 신청을 하는 광경을 본 한국인들에게 ‘불안’은 자연스러운 반응일 수 있다. 추후 이들을 난민으로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이미 발생한 상황이니 앞으로를 ‘우려’하며 대책을 세우려 노력하는 자세는 합리적인 대응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혐오’는? 국제이주 전문가들은 확인되지 않는 악성 루머에 휩쓸려 현 상황을 ‘혐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자세는 이미 불거진 난민 문제를 해결하거나 새 난민 정책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난민 신청 불법으로 싸잡는 건 무리”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5일 “대량의 예멘인 난민 신청이 이뤄졌다는 이례적인 상황 때문에 극단주의적인 태도에 여론이 휩쓸리는 모습이 보인다”면서 “최근 예멘 난민 수용에 부정적인 기류가 부각된 여론조사는 다문화·이민자에 대해 점점 관대해지는 것으로 나타나던 기존 여론조사 추세와 정반대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설 교수는 이어 “청와대 국민청원 등에선 예멘인들을 집단으로 싸잡아 이들이 불법 난민신청을 한 것처럼 보는 인식이 드러나고 있는데, 불법 신청 여부는 정부가 난민법에 근거해 개인별로 판단해야 하는 사안이라는 점을 무시한 발상”이라고 덧붙였다. ●“난민 발생국이던 한국, 의식은 제자리”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무슬림에 대한 혐오 감정이 예멘인 난민 신청자에게 투영된 모습”이라면서 “일제강점기부터 6·25전쟁 시기까지 난민 발생국이던 한국이 이제 난민 수용국이 됐지만, 그 기간 동안 의식의 변화가 크지 않았던 점이 이번에 드러났다”고 진단했다. 이어 “독일 등 유럽 등지에서 무슬림 난민의 강력범죄를 접한 경험이 무슬림에 대한 경계심을 부추겼겠지만, 정작 이미 외국인 노동자 등의 지위로 국내에 들어온 많은 무슬림들이 강력범죄를 일으키지 않았다는 사실은 무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법무부 “외국인 범죄 확대는 루머” 해명 법무부는 이날 철저한 난민심사를 약속하는 동시에 그간 예멘인 난민에 대해 부정적 이미지를 덧씌우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 루머에 대해 해명했다. 외국인 범죄가 늘고 있다는 소문에 대해 법무부는 “지난해 체류 외국인 수가 전년 대비 약 6.4% 늘었지만, 외국인 범죄는 약 17.6% 감소했다”고 밝혔다. 미국·유럽 지역 반이민·반난민 정서 확산 현상과 관련해 법무부는 “지난해 미국은 약 2만 3000명, 독일은 약 25만 6000명에게 난민 또는 보충적 지위를 부여해 우리와 규모 면에서 큰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광주 운암동 구급차 사고 블랙박스 영상

    광주 운암동 구급차 사고 블랙박스 영상

    지난 2일 광주 운암동의 한 교차로에서 발생한 119구급차 사고 영상이 뒤늦게 주목을 받고 있다. 영상에는 119구급차가 길을 비켜준 차량을 피해 가던 중, 교차로 오른편에서 달려오던 은색 스타렉스 차량에 부딪히는 순간이 담겼다. 구급차는 균형을 잃고 옆으로 넘어졌고, 차에 있던 환자와 구급대원들이 차 밖으로 튕겨 나왔다. 구급대원들은 정신을 가다듬고 환자 쪽으로 다가가 상태를 확인했다. 한 대원은 고통이 가시지 않은 듯 환자 쪽으로 기어가 이를 살폈다. 이송 전부터 호흡과 맥박이 없던 90대 환자는 뒤따르던 구급차로 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약 1시간 뒤 숨졌다.한편 광주 북부경찰서는 이 구급차를 운전한 소방서 직원을 5일 조사하기로 했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구급차, 소방차 등 ‘긴급 자동차’는 긴급상황 때 신호ㆍ속도위반을 해도 되지만, 사고가 나면 처벌을 면하기 어렵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구급차 운전자의 선처를 요구하는 게시물에 대한 동의가 잇따르고 있다. ‘광주 구급대원 경찰 조사 및 처벌 억제’라는 제목의 청원 게시물엔 현재까지 1만 7000명이 동의했고, 유사한 내용의 청원도 계속 올라오고 있다.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법리상 의문점? 궤변” 국민청원…‘권성동 영장기각’ 허경호 판사 과거

    “법리상 의문점? 궤변” 국민청원…‘권성동 영장기각’ 허경호 판사 과거

    강원랜드 채용 비리 혐의를 받는 자유한국당 권성동(58)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허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권 의원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이날 0시 15분 “범죄 성립 여부에 관해 법리상 의문점이 있다”고 영장 기각 사유를 밝혔다. 권 의원은 서울북부지검에서 대기하다 기각 소식을 접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권 의원은 2012년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강원랜드 교육생 채용에 의원실 직원과 고교 동창 자녀 등 최소 16명을 선발해달라고 청탁한 혐의(업무방해)를 받는다. 그는 2013년 9∼10월 “감사원의 감사를 신경 써달라”는 최흥집 당시 강원랜드 사장의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자신의 비서관이던 김모씨를 채용하게 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 등)도 있다. 아울러 고교 동창인 또 다른 김모씨가 강원랜드 사외이사로 선임되는 과정에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에게 압력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역시 권 의원의 구속영장에 적시됐다. 권 의원의 영장이 기각됨에 따라 허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영장을 기각한 사례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허 부장판사는 최근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부인 이명희씨,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 안태근 전 검사장,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이명희씨는 필리핀 출신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출입국관리법 위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고, 허 부장판사는 지난달 20일 영장실질심사에서 “범죄 혐의의 내용과 현재까지 수사진행 경과에 비춰 구속수사할 사유나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이명박 정권 국가정보원의 야권·진보 인사 불법사찰 의혹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에 대해서도 허 부장판사는 5월 30일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볼 수 없고, 증거들이 수집돼 있어 증거 인멸 우려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여성 후배 검사를 성추행하고 인사보복을 한 의혹을 받은 안태근 전 검사장에 대해서도 허 부장판사는 4월 18일 “범죄성립에 다툴 부분이 많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국방부의 수사를 축소하도록 지시한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해서도 허 부장판사는 지난 3월 7일 “범죄사실에 대해 다툴 여지가 있고, 피의자가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일부 네티즌들은 허 판사의 구속영장 기각을 비난하며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파면을 요구하기도 했다. 청원자는 허 판사의 판결을 ‘궤변’이라고 주장하며 “허 판사의 ‘기이한 판결’에 따라 허 판사도 공범으로 간주하여 파면 구속까지 했으면 좋겠다”며 판결에 불만을 드러냈다. 지난 2월에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정형식 서울고법 부장판사의 파면을 요구하는 국민 청원이 올라온 바 있다. 당시 20만 명이 넘게 동의하며 청와대의 공식 답변 대상이 됐다. 정혜승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은 이승련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정 부장판사에 대한 국민 청원 내용을 전달했다. 김 부장판사는 “국회의원의 급여를 최저시급으로 책정해 달라는 청원은 27만 명이 서명했지만 국회에 알리지 않았는데, 23만 명이 서명한 판사 파면 청원은 굳이 그 내용을 통지했다. 외부로부터 사법권 침해가 이루어진다면, 행정부가 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법원행정처 역시 “재발 방지에 대한 약속을 청와대에 요구하라”고 강조했으며, 이어 대한변호사협회는 “판사 파면 국민청원 전달에 우려를 표한다”는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여학생 교복 언급한 까닥은?

    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여학생 교복 언급한 까닥은?

    문재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여학생들의 교복에 대해 언급한 이유는 뭘까.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지난 4일 기자들에게 문 대통령이 전날(3일)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아이들이 교복을 받으면 더 수선해서 몸에 딱 맞는 식으로 입는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발언의 취지는 여학생들이 편하게 교복을 입을 수 있도록 해주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새로운 교육감들과 협의해 점검해보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불편한 교복 대신 생활복&체육복으로 대체해주세요’ ‘여자교복을 편하게 해주세요’ 등의 글이 올라온 상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민선7기 단체장에 듣는다] “美 맨해튼처럼… 강남, 앞으로 4년간 개벽 수준으로 바뀔 것”

    [민선7기 단체장에 듣는다] “美 맨해튼처럼… 강남, 앞으로 4년간 개벽 수준으로 바뀔 것”

    “민선 7기 4년간 강남은 개벽 수준으로 바뀔 겁니다. 대변신할 정도의 프로젝트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습니다. 강남을 미국 뉴욕의 맨해튼처럼 전 세계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도시로 만들겠습니다.” 정순균 서울 강남구청장의 민선 7기 취임 일성이다. 정 구청장은 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강남 대변혁론’을 주장했다. 그는 “강남 그림을 다시 그려야 한다”며 “미래 30년, 50년 뒤의 강남 청사진을 구민들에게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정 구청장은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보수 텃밭인 강남구에서 지방선거 사상 최초로 보수 정당 후보를 누르고, 진보 정당 첫 구청장이 됐다. 다음은 일문일답.→강남 청사진을 어떻게 제시하겠다는 건가. -건축전문가, 디자이너, 예술가 등으로 구성된 도시위원회를 만들어 그분들에게 강남을 평가하고 그림을 어떻게 그려 나가야 할지, 그 작업을 맡기려 한다. 강남은 도시디자인 측면에선 서초구보다 뒤져 있다. 다른 구에서 잘하는 건 벤치마킹도 하고 해서 강남을 매력 있는 도시로 만들겠다. 찾아오고 싶은 도시, 걷고 싶은 도시로 탈바꿈시키겠다. →강남 그림을 다시 그려야 하는 이유는. -테헤란로는 강남의 중심축인데, 거의 죽어 있다. 강남역에서 삼성역까지 파이낸스나 동부빌딩 외엔 볼 게 없다. 영동대로 축 등 다른 곳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강남의 정체성은 상업지구인데, 실제 상업지구는 5% 정도밖에 안 된다. 도시계획이 오래전에 세워졌기 때문이다. 강남 간선도로 주변만 빌딩이 우뚝 서 있지, 건물 뒤로 돌아 들어가면 저층 건물들이 밀집해 있다. 스카이라인을 찾아보기 힘들다. 상업지구 지정 문제부터 다시 검토해야 한다. 이는 재건축이나 종상향 문제와 맞물려 돌아갈 수밖에 없다.→재건축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하겠다고 했는데. -강남은 1970년대 중반에서 80년대 초반 도시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40년이 지나면서 아파트들이 재건축·재개발을 해야 하는 국면을 맞게 됐다. 구민들 이해관계가 가장 밀접하게 얽혀 있어 민선 7기 4년간 ‘핫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 구민들 의사를 정책에 반영해 구민들 재산권을 최대한 보장하겠다. →재건축 문제 해결을 위해 중앙정부와 서울시, 강남구가 협력하는 ‘원 팀’(One Team)을 구성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재건축 관련 국토교통부 정책은 강도가 높은데, 어떻게 조율해 가겠다는 건가. -서울시와 국토부는 강남 발전을 위해선 언제든 긴밀히 협의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23년 만에 민주당 소속 구청장이 나왔기 때문에 배려할 거라고 기대도 하고 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참여정 부 인수위 대변인으로 있을 때 같은 사무실에서 일했다. 국정홍보처장으로 있을 때도 같이 일했다. 개인적으로 소통하는 관계이기 때문에 어떤 사안이 있으면 협의를 통해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서울시에서 건축 관련 일을 오래 하신 분을 부구청장으로 모셔 오려고 한다. →정부 정책과 구민들 이해관계가 상충할 수밖에 없을 텐데. -그렇다. 정부는 거시적·공익적 관점에서 부동산 정책을 펼치고, 강남구민들은 사업성 측면에서 부동산을 바라본다. 괴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강남을 둘러싼 여건이 좋다. 전현희(강남을) 의원께서 국토위 소속이다. 국회, 서울시, 정부와 협의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거로 생각한다. →강남 재건축과 관련한 초과이익을 환수해 강북에 쓰겠다고 했는데, 강남 세금을 왜 다른 자치구에 사용하느냐는 지적이 있다. -우리 지역에서 발생하고 거둬들인 세금과 공공기여금은 우리 지역에 우선적으로 써야 한다. 하지만 일부는 우리보다 못한 자치구에 드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 우리가 입는 피해보다는 이익이 더 클 것으로 생각한다. 강남도 ‘마더시티’, 즉 기초단체장 맏형으로 서울의 균형 발전에 기여하고 보듬고 나누는 이미지를 서울뿐 아니라 전국에 심어 줄 수 있다. 단, 일방적으로 하진 않겠다. 구민 의견을 충분히 듣고 동의도 구하겠다. →강남에서 민주당 소속 구청장이 처음 나왔는데, 이번 승리의 의미는 무엇이라고 보나. -변화를 바라는 구민들의 열망이 표심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전임 구청장이 기대 이하 행정을 했고, 지난 23년간 보수당 집권으로 쌓인 문제점들도 있었다. 구민들 스스로 이번엔 바꿔야 한다는 욕구가 강했다. →전임 구청장이 구민 기대 이하의 행정을 했다고 했는데. -서울시와 끊임없이 대립하면서 강남 발전과 경제를 정체시켜 버렸다. 그 피해가 고스란히 주민들 몫으로 돌아갔다. 구민들 자존감도 상처를 입었다. →어떻게 개선해 나갈 건가. -구민 우선 행정을 펼치겠다. 구정 출발점과 종착점이 구민이 되도록 하겠다. 낮은 자세로 항상 구민들과 호흡하면서 기쁨도 슬픔도 함께하겠다. 구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고 그 바람을 해결해 나가겠다. 주민들의 아픔, 어려움, 불편 사항을 알아야 구정을 펼쳐 나갈 그림이 나오지 않겠나. 그게 바로 열린 행정이다. 서울시와의 소통도 활발히 하겠다. →구민 우선 정책의 예를 구체적으로 들어 달라. -구민 1000명이 서명하거나 요청하면 구청장이나 간부들이 그 사안에 대해 해명하고 설명하는 ‘일천구민청원제’를 시행하려 한다. 민원중간보고제도 시행, 어떤 민원이 접수되면 그 민원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구민들에게 중간중간 결과를 보고하겠다. →열린 행정을 상징적으로 보여 줄 만한 게 있나. -신연희 전 구청장의 구정은 폐쇄적이었다. 구청장실부터 외부와 철저히 차단돼 있다.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밖에서 전혀 알 수가 없다. 밖에서 구청장의 일거수일투족을 항시 볼 수 있도록 구청장실부터 열린 공간으로 바꾸겠다. →외부 감사도 받을 건가. -진정한 발전이나 화합을 위해선 외부의 객관적인 평가가 선행돼야 한다. 지금까지 문제점과 부족한 점을 명확히 진단하고,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책임져야 한다. 주민, 시민단체, 언론, 구의원, 모두 다 감시자다. 제가 하는 일에 문제점이 있으면 언제든지 지적해 달라. 구정에 바로바로 반영하겠다. →외부 감사기관의 감사 결과를 토대로 인적 청산도 하는 건가. -잘못한 사람이 있다면 책임을 져야 한다. 유야무야 넘겨선 안 된다. ‘구청장바라기’로 구청장 비위나 맞추거나 추종해 부당하게 특진하고 호가호위한 부분들은 과감히 청산해야 한다. →민선 7기 4년간 다른 건 몰라도 이것만은 꼭 해내겠다는 것, 한 가지만 말해 달라. -구민들을 편안하게 해드리고 싶다. 보수층에게서도 어딜 가더라도 우리 구청장 괜찮다고 자랑할 수 있는 구청장이 되겠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정순균 구청장은 23년 만에 민주당 소속 첫 구청장… 화두는 구민 행복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약자의 아픔을 보듬을 줄 아는 따뜻한 정치인으로 평가받는다. 보수 텃밭인 서울 강남구에서 지방자치 도입 이후 23년 만에 민주당 소속 첫 구청장이 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화두는 구민 행복이다. 민선 7기 4년간 구민들이 편안하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데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려 한다. 그런 만큼 구청장의 일차적인 직무 목표도 구민들 삶의 질 향상으로 잡았다. 중앙일보 사회부·정치부 기자와 편집부국장을 지냈다. 2002년 정계에 입문, 노무현 대통령 후보 언론 특보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대변인을 거쳐 국정홍보처장을 역임했다. 19대 대선 땐 문재인 대통령 후보 미디어특보단 언론고문을 지내기도 했다. 연매출 2조 3000억원의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 사장 등 요직도 거쳤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센 척 한다” 여고생 집단폭행·강제추행한 10대들

    “센 척 한다” 여고생 집단폭행·강제추행한 10대들

    고교생이 또래 중·고교생들로부터 산과 자취방에서 집단으로 폭행과 성추행을 당한 사건이 벌어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지난달 26일부터 이틀 동안 고교 2학년생인 A양을 관악산과 집 등에서 끌고 다니며 때리고 추행한 혐의(공동폭행, 강제추행)로 중학생 B양 등 10명을 불구속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4일 밝혔다. 경찰은 A양의 가족으로부터 지난달 27일 실종 신고를 접수하던 중 이 같은 피해 사실을 확인했다. A양은 사건 당일 가족에게 ‘친구 집에서 자고 오겠다’고 말한 뒤 연락이 끊겼고, 다음날 경찰과 통화해 자신의 위치를 알렸다. 가해자 중 1명의 집 앞에서 경찰을 만난 A양은 당시 온몸에 멍이 들고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였으며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은 가해자들로부터 ‘센 척을 한다’는 등의 이유로 지속해서 심한 욕을 듣고 협박을 받아왔고, ‘직접 오지 않으면 학교로 찾아가겠다’는 협박에 못 이겨 만나러 갔다가 주먹과 각목 등으로 구타당하고 성추행을 당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A양의 가족은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피해를 알리면서 엄중한 처벌과 소년법 폐지·개정을 촉구하는 글을 올렸다. 가족은 이 글에서 “(A양이) 온몸에 멍이 들고 가슴에 공기가 차서 식도에 호스를 낀 채 밥을 먹지 못하고 물도 마시지 못하고 있다”며 “가해자들이 합당한 벌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가해자 중 1명이 만 14세 미만이어서 소년법상 범죄를 저질러도 처벌받지 않는 ‘촉법소년’이라고 언급하면서 “성인은 구속 수사가 가능한데 학생이라는 이유로 벌을 받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호소했다. 이 청원에는 이날 오후 12시 현재 1만 3000명 이상이 동의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구 여중생 집단 성폭행 엄벌’ 청와대 국민청원 20만 돌파

    ‘대구 여중생 집단 성폭행 엄벌’ 청와대 국민청원 20만 돌파

    자신의 딸을 집단 성폭행한 가해자들을 엄벌에 처해달라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에 20만명 이상이 참여했다. 이로써 청와대가 공식 답변을 내놓게 됐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가해자들은 떳떳이 생활하고 집단 성폭행당한 피해자인 저희 아이는 오히려 더 죄인같이 생활하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에 참여한 인원은 4일 오후 6시 총 20만 명을 넘어섰다. 이로써 지난달 24일에 올라온 이번 청원은 ‘한 달 내 20만 명 이상의 동의’라는 청와대 공식 답변 요건을 충족했다. 자신을 15살 여중생을 둔 엄마라고 소개한 청원자는 “2018년 3월 저희 아이가 2000년생 남자아이 3명과 딸아이와 같은 또래 남학생 4명, 총 7명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하고 그런 과정에서 사진도 찍히고 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청원자는 “사건이 있었던 후로 남자아이들이 ㅇㅇㅇ를 성폭행했다며 자랑스럽게 소문을 냈고 딸 애는 수군거림과 따돌림을 견디지 못해 대안학교 (입학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가해자 중) 네 명의 아이들은 소년원에 들어가고 나서도 그걸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며 “딸 아이가 목숨을 끊으려고 아파트에서 뛰어내리려는 걸 발견해 부둥켜안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고 적었다. 청원자는 “그 사건이 일어나고 (가해자) 7명의 아이들이나 부모 쪽에서 어떤 사과 한 번도 못 받았고 피해자인 아이가 죄인처럼 숨어 지내야 했다”면서 “가해자인 아이들이 떳떳하게 생활하는 현실이 원망스럽다”고 비판했다. 청원자는 “소년들이 제대로 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다시는 재범의 생각이 들지 않게 강한 법의 심판을 요구 드린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익산 응급실 폭행 영상 보니…“솜방망이 처벌로 폭행 반복”

    익산 응급실 폭행 영상 보니…“솜방망이 처벌로 폭행 반복”

    익산에서 만취 환자가 응급실 의사를 마구잡이로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전북 익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9시 30분쯤 익산시의 한 병원 응급실에서 A(46)씨가 의사 B(37)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다리를 발로 수 차례 폭행한 혐의(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로 불구속 입건, 조사를 받고 있다. 손가락이 골절돼 병원을 찾은 A씨는 당직의사인 B씨가 웃음을 보이자 “내가 웃기냐”면서 시비를 걸었다. 당시 폭행 현장이 담긴 CCTV 영상을 보면 A씨는 의자에 앉아 있던 B씨를 갑자기 주먹으로 여러 차례 가격한 뒤 쓰러진 B씨의 머리채를 잡았다. 이후 경비원이 다가오자 또 한번 발길질을 가했다. 이 폭행으로 B씨는 뇌진탕, 코뼈 골절, 치아 골절 등을 입어 치료를 받고 있다. 당시 상황을 찍은 다른 영상을 보면 B씨가 흘린 피가 응급실 바닥에 낭자해 있다. A씨는 경비원과 경찰이 출동한 상황에서도 B씨를 향해 “감방에 들어가더라도 나와서 죽여버리겠다”라고 소리쳐 B씨가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사 B씨가 의협신문과 가진 인터뷰에 따르면 A씨는 술에 취한 채 “입원을 원한다. 남자가 한 입으로 두 말 안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다른 환자의 엑스레이 영상을 보고 있던 B씨는 A씨의 말에 소리 없이 웃었고, 이에 A씨는 “너는 왜 웃냐? 내가 코미디언이냐?”고 시비를 걸었다는 것. B씨가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네요. 술 드셨어요? 술 드시고 시비 걸지 마세요”라고 말하자 A씨는 이름을 묻고는 돌아가는 듯하다가 다시 돌아와 주먹을 휘둘렀다는 게 B씨의 주장이다. B씨는 “응급실 의료진들이 항상 폭행의 위험 속에 노출돼 있는데 솜방망이 처벌과 경찰의 안일한 대처로 폭행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사건이 알려진 뒤 대한의사협회는 물론 각 지역 의사회들은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구속 수사 및 처벌, 재발 방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3일 전북의사회는 성명을 내고 “응급실에 담당 지역 경찰이 상주하도록 법제화하는 등 근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이 사건 관련 청원이 올라와 하루 만에 25000명이 넘는 인원이 청원에 참여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정순균 서울 강남구청장, “강남, 4년간 개벽 수준으로 바뀔 것”

    정순균 서울 강남구청장, “강남, 4년간 개벽 수준으로 바뀔 것”

    “민선 7기 4년간 강남은 개벽 수준으로 바뀔 겁니다. 대변신할 정도의 프로젝트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습니다. 강남을 미국 뉴욕의 맨해튼처럼 전 세계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도시로 만들겠습니다.” 정순균 서울 강남구청장의 민선 7기 취임 일성이다. 정 구청장은 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강남 대변혁론’을 주장했다. 그는 “강남 그림을 다시 그려야 한다”며 “미래 30년, 50년 뒤의 강남 청사진을 구민들에게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정 구청장은 지난 6·13지방선거에서 보수 텃밭인 강남구에서 지방선서 사상 최초로 보수당 후보를 누르고, 진보정당 첫 구청장이 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강남 청사진을 어떻게 제시하겠다는 건가. -건축전문가, 디자이너, 예술가 등으로 구성된 도시위원회를 만들어 그분들에게 강남을 평가하고 그림을 어떻게 그려나가야 할지, 그 작업을 맡기려 한다. 강남은 도시디자인 측면에선 서초구보다 뒤져 있다. 다른 구에서 잘하고 있는 건 벤치마킹도 하고 해서 강남을 매력 있는 도시로 만들겠다. 찾아오고 싶은 도시, 걷고 싶은 도시로 탈바꿈시키겠다. ➜강남 그림을 다시 그려야 하는 이유는. -테헤란로는 강남의 중심 축인데, 거의 죽어 있다. 강남역에서 삼성역까지 파이낸스나 동부빌딩 외엔 볼 게 없다. 영동대로 축 등 다른 곳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강남의 정체성은 상업지구인데, 실제 상업지구는 5% 정도밖에 안 된다. 도시계획이 오래 전에 세워졌기 때문이다. 강남 간선도로 주변만 빌딩이 우뚝 서 있지, 건물 뒤로 돌아 들어가면 저층 건물들이 밀집해 있다. 스카이라인을 찾아보기 힘들다. 상업지구 지정 문제부터 다시 검토해야 한다. 이는 재건축이나 종상향 문제와 맞물려 돌아갈 수밖에 없다. ➜재건축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하겠다고 했는데. -강남은 70년대 중반에서 80년대 초반 도시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40년이 지나면서 아파트들이 재건축·재개발을 해야 하는 국면을 맞게 됐다. 구민들 이해관계가 가장 밀접하게 얽혀 있어 민선 7기 4년간 ‘핫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 구민들 의사를 정책에 반영해 구민들 재산권을 최대한 보장하겠다. ➜재건축 문제 해결을 위해 중앙정부와 서울시, 강남구가 협력하는 ‘원 팀’(One Team)을 구성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재건축 관련 국토교통부 정책은 강도가 높은데, 어떻게 조율해가겠다는 건가. -서울시와 국토부는 강남 발전을 위해선 언제든 긴밀히 협의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23년 만에 민주당 소속 구청장이 나왔기 때문에 배려할 거라고 기대도 하고 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참여정부 인수위 대변인으로 있을 때 같은 사무실에서 일했다. 국정홍보처장으로 있을 때도 같이 일했다. 개인적으로 소통하는 관계이기 때문에 어떤 사안이 있으면 협의를 통해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서울시에서 건축 관련 일을 오래 하신 분을 부구청장으로 모셔오려고 한다. ➜정부 정책과 구민들 이해관계가 상충할 수밖에 없을 텐데. -그렇다. 정부는 거시적?공익 관점에서 부동산 정책을 펼치고, 강남구민들은 사업성 측면에서 부동산을 바라본다. 괴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강남을 둘러싼 여건이 좋다. 전현희(강남을) 의원께서 국토위 소속이다. 국회, 서울시, 정부와 협의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 생각한다. ➜강남 재건축과 관련한 초과이익을 환수해 강북에 쓰겠다고 했는데, 강남 세금을 왜 다른 자치구에 사용하느냐는 지적이 있다. -우리 지역에서 발생하고 거둬들인 세금과 공공기여금은 우리 지역에 우선적으로 써야 한다. 하지만 일부는 우리보다 못한 자치구에 드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다른 자치구에 나눠줄 액수가 얼마가 될 진 모르겠지만 우리가 입는 피해보단 이익이 더 클 거라고 생각한다. 강남도 ‘마더시티’, 즉 기초단체장 맏형으로 서울의 균형 발전에 기여하고 보듬고 나누는 이미지를 서울뿐 아니라 전국에 심어줄 수 있다. 강남이 다른 자치구보다 못 산다면 왜 남을 도와주느냐고 따질 수 있지만 강남은 재정상황 등 여러 면에서 우리나라 대표 도시다. 단, 일방적으로 하지 않겠다. 구민들 의견 충분히 듣고, 동의도 구하겠다. 강남구민들을 깍쟁이나 이기적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는데, 이는 잘못됐다. 잘못 덧씌워진 이미지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강남구민들도 인색하지 않고, 베풀 줄 알고, 함께할 줄 안다. ➜강남에서 민주당 소속 구청장이 처음 나왔는데, 이번 승리의 의미는 무엇이라고 보나. -변화를 바라는 구민들의 열망이 표심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전임 구청장이 기대 이하 행정을 했고, 지난 23년간 보수당 집권으로 쌓인 문제점들도 있었다. 구민들 스스로 이번엔 바꿔야 한다는 욕구가 강했다. 선거운동 기간 만난 유권자들도 ‘이번엔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거운동기간 언제쯤 당선될 거라는 확신이 들었나. -처음부터 당선된다고 봤다. 한 번도 떨어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주변을 탐문해 보니, 전통적인 진보 고정표가 35%정도 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과 남북관계 개선으로 40%까진 얻을 수 있다고 봤다. 거기에 5%만 더 얻어 45%만 되면 3자 대결에서 무조건 이길 거라고 봤다. 예상이 적중했다. 46% 득표로 이겼다. ➜40%에서 45%로, 이 5%는 어디서 얻게 된 거라고 보나. -개인적인 경력과 경쟁력, 그리고 보수층의 교차투표가 주효했다고 본다. 이번 선거에서 보수층에서 교차 투표를 많이 했다. 시장은 김문수 후보 또는 안철수 후보를 찍고, 구청장은 저를 찍었다. 강남에서 박원순 시장보다 제가 1만 3185표를 더 얻었다. ➜전임 구청장이 구민 기대 이하의 행정을 했다고 했는데. -서울시와 끊임없이 대립하면서 강남 발전과 경제를 정체시켜 버렸다. 그 피해가 고스란히 주민들 몫으로 돌아갔다. 구민들 자존감도 상처를 입었다. ➜어떻게 개선해나갈 건가. -구민 우선 행정을 펼치겠다. 구정 출발점과 종작점이 구민이 되도록 하겠다. 낮은 자세로 항상 구민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기쁨도 슬픔도 함께하겠다. 구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 그 바람을 해결해 나가겠다. 주민들 아픔, 어려움, 불편 사항을 알아야 구정을 펼쳐나갈 그림이 나오지 않겠나. 그게 바로 열린 행정이다. 서울시와 소통도 활발히 하겠다. ➜구민 우선 정책,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달라. -구민 1000명이 서명하거나 요청하면 구청장이나 간부들이 그 사안에 대해 해명을 하고 설명을 하는 ‘일천구민청원제’를 시행하려 한다. 민원중간보고제도 시행, 어떤 민원이 접수되면 그 민원이 어떻게 처리되고, 지금 어느 파트에서 논의되고 있는지, 언제쯤 처리되는지, 처리해 보니 이런 문제점 때문에 구청 단독으로 처리하기 어렵고 중앙정부와 협의하겠다 등 구민들에게 중간 중간 처리 결과를 보고하겠다. ➜열린 행정, 상징적으로 보여줄 만한 게 있나. -신연희 구청장의 구정은 폐쇄적이었다. 구청장실부터 외부와 철저히 차단돼 있다.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밖에서 전혀 알 수가 없다. 밖에서 구청장 일거수일투족을 항시 볼 수 있도록 구청장실부터 열린 공간으로 바꾸겠다. ➜보수층은 어떻게 포용하려 하는가.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분들,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을 가진 분들이 자신들이 배제되거나 소외받지 않을까,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는 걸 안다. 그분들과 더 많이 교류하고, 그분들 생각을 읽고, 그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행정을 펼치겠다. 보수, 진보, 이념, 여야, 정파를 떠나 57만 구민만 바라보고 구민을 위한 행정을 하겠다. ➜외부 감사도 받을 건가. -외부 감시를 받아야 그릇된 길로 가지 않는다. 진정한 발전이나 화합을 위해선 외부의 객관적인 평가가 선행돼야 한다. 지금까지 문제점과 부족한 점을 명확히 진단하고,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책임져야 한다.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선 정리가 필요하다. 이걸 하지 않고선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주민, 시민단체, 언론, 구의원, 모두 다 감시자다. 제가 하는 일에 문제점이 있으면 언제든지 지적해 달라. 구정에 바로바로 반영하겠다. ➜외부 감사기관 감사 결과를 토대로 인적 청산도 하는 건가. -잘못한 사람이 있다면 책임을 져야 한다. 유야무야 넘겨선 안 된다. ‘구청장바라기’로 구청장 비위나 맞추거나 추종해 부당하게 특진하고 호가호위한 부분들은 과감히 청산해야 한다. 다만, 외부 감사는 잘못된 점은 고치고 부족한 점은 채우는 게 목표다. 외부 감사를 받는다고 해서 전임 구청장 정책을 싹 다 바꾸겠다는 게 아니다. 발전시킬 사업은 계승·발전시키고, 보완할 사업은 보완하겠다. ➜민선 7기 4년간, 다른 건 몰라도 이것만은 꼭 해내겠다는 것, 한 가지만 말해 달라. -구민들을 편안하게 해드리고 싶다. 보수층에서도 어딜 가더라도 우리 구청장 괜찮다고 자랑할 수 있는, 그런 구청장이 되겠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대구 여중생 집단 성폭행…피해자 어머니 국민청원에 15만 동의

    대구 여중생 집단 성폭행…피해자 어머니 국민청원에 15만 동의

    대구에서 한 여중생이 10대 남학생들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한 후 2차 피해까지 겪고 있다며 피해자의 어머니가 직접 국민 청원에 글을 올렸다. 해당 청원은 3일 약 15만명이 동의한 상태다. 3일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3월 12일 대구 모 중학교에 다니는 A양(15)은 B군(17) 등 6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대구 중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는 지난 4월 6일 B군 등 6명에 대해 ‘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를 적용,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B군은 구속, 나머지 5명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A의 어머니라고 소개한 C씨는 지난달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가해자들은 떳떳이 생활하고, 집단 성폭행 당한 피해자인 저희 아이는 오히려 더 죄인같이 생활하고 있다. 미성년자 성폭행범 처벌을 더 강화해 달라”면서 해당 사안을 올렸다. C씨는 “(성폭행) 가해자들이 자랑스럽게 성폭행 사실을 딸이 다니는 학교에 소문을 내고, SNS에서는 딸 아이가 남자애들을 꾀어서 관계를 했다는 허위 사실까지 올렸기 때문에 청원을 하게 됐다”며 현재도 2차 피해를 입고 있는 정황을 밝혔다. 이어서 “그 일 이후 딸 아이는 소문이 돌면서 좋아하던 학교에도 다니지 못하고 대안학교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딸 아이가 목숨을 끊으려고 아파트에서 뛰어내리려는 걸 발견하고 둘이 부둥켜안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고 호소했다. 또한 그는 “가해 아이들이나 부모들에게 어떠한 사과를 받지도 못했다”면서 “가해자인 아이들이 더 떳떳하고 자랑스럽게 잘 생활하고 있다는 현실이 너무 원망스럽다. 가해자들이 제대로 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강한 법의 심판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뉴스를부탁해]“기저귀, 현금으로 사라고요?” 성남 부모가 화난 진짜 이유

    [뉴스를부탁해]“기저귀, 현금으로 사라고요?” 성남 부모가 화난 진짜 이유

    성남시 아동수당 지역화폐 지급 논란아동수당법 위반은 아냐…9월부터 시행 가능상품권 가맹점 7679곳 중 육아 관련은 45곳아동수당 취지와 지역경제 활성화 무리하게 엮어“은수미 시장 월급부터 상품권으로” 비판도 경기 성남에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부글부글 끓고 있습니다. 은수미 성남시장과 아동수당 때문입니다. 정부는 오는 9월부터 6세 미만 아동에게 10만원의 아동수당을 줍니다. 그런데 성남시만 이 수당을 현금 대신 지역에서만 쓸 수 있는 상품권으로 지급하겠다고 발표한 것입니다. 성남 지역 주민들이 활동하는 인터넷 맘카페와 부동산카페,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은 시장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큽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과 성남시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도 아동수당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정책을 철회하라는 민원이 제기됐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은 시장은 지난 2일 직접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논란이 가라앉기는커녕 설득력이 부족한 논리를 내세워 시민들의 불만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성남시 아동수당 지역화폐 지급 논란, 법 위반 소지는 없는지, 정부 입장은 어떠한지 짚어보겠습니다.아동수당은 만 6세 미만(0~71개월) 아이가 건강하게 자랄 환경을 만들어 주자는 의미로 도입됐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공약이었고 9월부터 시행됩니다. 주민센터나 온라인을 통해 신청하면 은행 계좌로 매달 수당을 받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성남시는 아동수당을 지역화폐인 성남사랑상품권으로 주겠다고 합니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 성남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은 시장의 공약이라는 이유입니다. 은 시장은 2순위 공약으로 ‘지역화폐 1000억원 시대 개막 및 지역상권 활성화 정책 추진’을 내걸었습니다. 지역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서 아동수당, 청년배당, 기초노령연금 등 복지비용을 단기적으로 성남사랑상품권으로 주겠다는 것이 주된 내용입니다. 성남 관련 인터넷 카페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런 내용의 공약이 있는 줄도 몰랐다’, ‘미리 알았다면 표를 주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은 시장은 지난 2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해명했습니다. 그는 “공약을 자세히 말씀드릴 기회가 없었다. 쉽게 풀릴 수 있었는데, 또 취임하자마자 토론과 숙의 과정을 거칠 예정이었는데 선거 기간 충분히 전달이 안 된 것 같다”며 사과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아동수당을 지역화폐로 주는 것이 불법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법 위반은 아닙니다.지난 3월 27일 제정된 아동수당법 10조 3항을 보면 “아동수당은 현금으로 지급한다”고 나옵니다. 다만 특별자치시장, 특별자치도지사, 시장, 군수, 구청장은 해당 지방자치단체 조례로 정하는 다른 방법으로도 지급할 수 있다고 명시했습니다. 하위 법령인 아동수당법 시행령 10조를 보겠습니다. 아동수당을 지자체가 발행한 상품권으로 지급할 수 있다고 나옵니다. 지자체가 원하면 보건복지부와 협의 하에 그럴 수 있습니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자체가 자체 조례를 만들어 아동수당을 상품권으로 지급하겠다고 하면 중앙정부에서 못하게 할 수는 없다”면서 “다만 지자체는 지역 주민의 의견수렴 결과와 상품권 지급 방법 등을 적은 세부사업계획을 복지부에 제출하고 실무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시행령상 이런 자료는 상품권 지급이 시작되기 6개월 전에 복지부에 제출돼야 합니다. 그렇다면 성남시가 9월부터 아동수당을 상품권을 지급하는 것은 법 위반이 아닐까요? 그게 또 그렇지가 않습니다. 아동수당법 시행령 부칙 2조는 아동수당을 상품권으로 지급하려면 시행일 60일 전에만 준비 자료를 복지부 장관에 제출하면 된다고 적어두었습니다. 새로 시행되는 법인 만큼 올해까지는 행정 편의를 위해 준비기간을 두 달로 줄여준 것입니다.성남시는 이미 복지부에 협조 요청 문서를 발송했습니다. 9월 1일부터 아동수당을 상품권으로 주는데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참고로 아동수당을 상품권으로 주겠다고 복지부에 협의를 신청한 지자체는 성남시가 유일합니다. 아이를 키우는 성남시민들의 불만은 크게 보면 두 가지입니다. ▲상품권 사용처가 적고 사용하기 불편하다 ▲바쁜데 언제 매달 상품권을 타 가겠느냐는 것입니다. 첫 번째 문제가 가장 커 보입니다. 지역상품권을 쓸 수 있는 가맹점이 적어 육아용품을 구입하기 쉽지 않고, 가격면에서도 온라인 구매보다 비싸다는 불만입니다. 성남시에 따르면 성남사랑상품권 가맹점은 2015년 5277곳에서 2016년 7100곳으로 늘었고 지난해 9월 기준 7679곳에 달합니다. 그런데 성남시가 제공하는 상품권 가맹점 리스트를 조회해보니 육아용품과 유아의류를 취급하는 곳은 ‘베이비스타’, ‘베이비파크’, ‘아가방 성남제일점’, ‘디어베이비’, ‘토이앤맘 분당점’ 등 5곳 정도입니다. 산후도우미를 알선해주는 업체와 산후조리원은 39곳에 불과합니다. 아동수당으로 지급된 상품권을 쓸 수 있는 가맹점 수를 늘리는 것이 먼저라는 게 대다수 시민의 생각입니다. 하지만 은 시장은 정반대 입장입니다. 먼저 상품권을 지급한 뒤, 가맹점 수를 차차 늘려나가겠다는 겁니다. 그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가맹점을 확대할 생각이다. 온라인(가맹점)도 적극적으로 만들어 볼 생각”이라면서도 “그건 시간이 좀 걸리기 때문에 우선 (상품권을) 전달해 드리겠다”고 말했습니다.아기 키울 때 필수품인 기저귀와 물티슈는 오프라인 상점에서 사는 것보다 온라인으로 대량 구매하는 소비가 일반적입니다. 값이 더 싼데다 집까지 가져다주니 편리해서 그렇습니다. H브랜드 기저귀 48매 1팩의 오프라인 마트 가격은 1만 6800원 수준인데, 인터넷 최저가는 1만 1310원입니다. 배송비 2500원을 더해도 온라인이 3000원가량 쌉니다. 무료배송이 되는 3팩 가격은 온라인으로는 4만 1900원이지만 오프라인으로는 5만 400원으로 가격 차가 8500원입니다. 유통 마진 때문입니다. 아동수당을 상품권으로 지급하면 동네 마트나 시장에서 더 비싼 값을 치르고 사야 하는 것입니다. 성남시민들은 이런 불만에 대한 은 시장의 답변이 더 실망스럽다는 반응입니다. 은 시장은 인터뷰에서 “기저귀는 현금으로 쓰시라”고 했습니다. 아동수당으로 사지 말란 얘깁니다. 그러면서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아이들이 많이 다니니 친환경 급식이나 친환경 상품, 장난감을 지역사회에서 구매하도록 유도하겠다는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 키우는 데 쓰라고 주는 복지수당의 용처를 왜 성남시장이 제한하느냐는 불만이 나올 법합니다. 상품권 지급 방법에 대해서도 문제 제기가 나옵니다. 아이 키우느라 바쁜 와중에 언제 주민센터로 상품권을 받으러 가느냐는 것입니다. 맞벌이 부부는 더욱 막막합니다. 이에 대해 은 시장은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했습니다. 시민들이 직접 상품권을 수령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애기 위해 직장이든 집이든 원하는 곳으로 전달해 주겠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230명을 고용하는 일자리 창출 효과도 생긴다고 덧붙였습니다.이처럼 아동수당의 지역화폐 지급을 관철하겠다는 은 시장의 입장은 확고해 보입니다. 다만 정책 필요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시민들이 납득할 만한 논리를 제시하지 못한 점이 아쉽습니다. 아동수당 도입 취지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엮은 것은 애초부터 무리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은 시장은 인터뷰에서 “우리 아이가 카페 주인도, 빵집 주인도 될 수 있는데 지역 경제와 공동체가 무너지고 있다. 대형쇼핑몰이 들어오면 지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더 힘들어진다”고 했습니다. “우리 애들이 대기업에만 입사하는 것은 아니다. 지역화폐의 원래 의도는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것이다”라고도 합니다. 그러면서 “대기업이 지역 경제에 빨대 10개를 꽂았다면 (아동수당을 지역화폐로 지급함으로써) 빨대 2~3개는 없앨 수 있다. 우리 아이가 사는 공동체의 미래가 보장되는 것이다”라며 “대기업 갑질에 우리 아이들이 우는 일이 좀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아동수당의 취지를 생각하면 맞다고도 보기 어렵습니다 아동수당은 어린 아이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기본권과 복지 증진을 위해 주는 것이지, 아이가 미래에 가질 직업을 염두에 두고 주는 것이 아닙니다. 또 대기업의 갑질 횡포는 갑을 사이의 불평등 관계를 해소하면서 바로 잡아야지, 아동수당을 상품권으로 준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닙니다. 은 시장은 아동 복지도 챙기고 지역경제도 살리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효과를 기대한 듯합니다. 그러나 시민들은 은 시장이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대의’에 치우쳐 아동수당 수급가정, 실사용자의 편의는 간과하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의 전형으로 보는 이유입니다. 오죽하면 ‘지역경제 활성화하고 싶으면 은 시장 월급부터 지역상품권으로 지급하라’는 볼멘소리가 나오겠습니까. 충분한 시간을 두고 아동수당의 상품권 지급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대안입니다. 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는 육아 관련 가맹점을 늘리고, 시민들을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할 것입니다. 은 시장이 아동수당을 9월부터 상품권으로 지급하겠다는 ‘정해진 답변’을 철회하지 않는 한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을 겁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고 장준하 선생 부인 김희숙 여사 별세···92세

    고 장준하 선생 부인 김희숙 여사 별세···92세

    평생 독립과 민주화 운동에 헌신했던 고(故) 장준하 선생의 부인 김희숙 여사가 2일 별세했다. 92세. 유족 측은 지난 2일 오전 11시24분에 김희숙 여사가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장준하 선생님 아들 장호준 목사님이 사경을 헤매는 어머니를 만날 수 있게 여권을 돌려주세요”라는 청원이 등장하면서 위독한 상태임이 알려지기도 했다. 장호준 목사는 박근혜 정부에 반대하는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여권이 무효화되면서 한국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고인은 1926년 평안북도 정주에서 태어났다. 고인은 장준하 선생이 정주 신안소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할 때 사제지간으로 만나서 1943년에 결혼했다. 이후 장준하 선생이 학도병으로 끌려가자 일제의 감시를 받았다. 고인은 해방 후인 1946년 1월에 월남해 김구 선생의 비서로 활동하던 장준하 선생을 다시 만났다.고인은 장준하 선생이 발행한 종합월간지인 ‘사상계’ 발행을 도우며 3남 2녀를 키웠다. 1967년 6월 제7대 총선 때는 옥중 출마한 장준하 선생을 대신해 유세에 나서며 장준하 선생을 국회의원으로 당선시켰다. 장준하 선생은 1975년 8월 17일 경기 포천시 약사봉에서 등산하던 도중 사망했다. 유신독재에 맞서 물러서지 않고 투쟁한 장준하 선생이 단순 실족 추락사로 처리되면서 권력기관에 의한 타살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고인은 장준하 선생의 유해가 안장된 경기 파주시 장준하 공원묘지에 합장된다. 빈소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 발인은 4일 오전 8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형시켜주세요”…담론은 없고 ‘죄와 벌’만 남은 국민청원

    “사형시켜주세요”…담론은 없고 ‘죄와 벌’만 남은 국민청원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의 취지다. 국민이 안건을 제안하면 각 부처 장관과 대통령 수석 비서관, 특별보좌관 등 정부 관계자가 답하는 방식이다. 단, 30일 동안 20만명 이상이 추천한 청원에 한해서다. 실제 몇몇 청원은 생산적 담론을 이끌었다. 소년법 폐지와 낙태죄 폐지, 권역외상센터 지원 확충 등에 관한 청원이 그 예다. 청소년의 잔혹한 범죄를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자기결정권 중 무엇이 우선인가, 비용이 수익을 초과하는 권역외상센터를 지원할 방법은 무엇인가 등 다양한 주제로 논쟁이 벌어졌다. ● 마녀사냥의 터로 변한 청원 게시판 그러나 여기까지다. 국민청원은 점차 그 목적을 벗어나고 있다. 일부는 ‘마녀사냥’의 터로 악용하기도 한다.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김보름·박지우 선수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해달라’는 청원에 약 61만명이 동의했다. 팀 추월 경기에서 두 선수가 노선영 선수를 따돌렸다는 의혹 때문이었다. 충격을 받은 김 선수는 한동안 운동을 그만두고 심리치료를 받아야 했다.최근엔 ‘사형’ 청원까지 나왔다. 배우 배수지씨가 이른바 ‘비공개 촬영회’의 실태를 폭로한 유튜버 양예원씨를 지지한 게 발단이었다. 지난달 양씨는 3년 전 어느 스튜디오에서 남성 20명에게 둘러싸여 합의되지 않은 촬영을 강요당했다고 밝혔다. 배씨는 양씨를 지지하는 청원에 동의하고, 자신의 SNS에 관련 게시물을 올리면서 연대를 호소했다. 문제는 해당 청원이 사건과 관련 없는 스튜디오를 지목한 것이다. 잘못된 정보로 무고한 이가 피해를 본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배씨는 아직 시시비비가 가려지지 않은 의혹에 대해 섣불리 여론몰이를 했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배씨를 사형하라’는 극단적인 청원이 올라온 배경이다. 이후 배씨는 자신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시인하며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 행정부 권한을 벗어난 질문과 답변 청와대가 청원에 답하는 방식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2월 22일 ‘정형식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파면하라’는 청원이 약 23만명의 추천을 받았다. 정 판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하자, 이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국민들이 파면을 요청한 것이다. 이날 정혜승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은 이승련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에게 전화해 이런 내용을 전달했다. 그러자 삼권분립의 원칙을 깬 ‘행정부 독주’라는 비판이 나왔다. 정 비서관은 “행정부의 권한을 벗어나는 청원에 대해선 대처 방법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청와대가 답변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해서 선제적으로 제한을 두진 않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청와대의 일방적인 삭제 조치 역시 논란의 대상이다. 지난 16일 ‘제주도 난민수용을 거부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별다른 공지 없이 삭제됐다. 해당 글은 나흘 만에 15만명 이상이 동의할 정도로 큰 관심을 모았지만 ‘이슬람 사람들은 여자를 사람으로 보지 않고 애 낳는 도구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인데 성범죄는 불 보듯 뻔한 일’이란 문구가 청와대의 자체적인 심의에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삭제 기준은 홈페이지에 일괄적으로 공지돼 있으나 당사자에게 구체적 사유를 알리진 않는다. ‘삭제 기준을 자세히 알려달라’는 청원 글이 꾸준히 올라오는 이유다. 삭제 여부를 공지하지 않는 것에 대해 정 비서관은 “현재 청원 게시판은 개인정보를 수집하지 않으므로 삭제되더라도 개별 연락하기는 어려운 상태”라며 “가능한 방법을 찾아 아이디어를 고안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 집단지성을 이용한 액체 민주주의 국민청원은 액체 민주주의를 표방한다. 대의 민주주의와 직접 민주주의의 중간 형태인 액체 민주주의는 모든 의제를 시민이 직접 투표로 결정한다. 대부분 시민 스스로 판단하지만, 사안에 따라 신뢰받는 전문가 집단에 의결을 위임하기도 한다. 이 방식은 시민과 대표자 사이의 간극을 좁힌다. 더불어 조직적·수평적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의제마다 의견을 내는 주체와 정책에 반영하는 집단이 바뀌는 국민청원과 비슷한 지점이다. 액체 민주주의도 맹점은 있다. 모든 사람이 의사결정을 위한 시간과 지식을 충분히 가지는 건 불가능하다. 목소리 큰 일부가 여론을 호도할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이 얼마나 숙고하고 토론했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또 소수의견이라도 여러 계정을 만들어 투표하면 다수의 의견으로 부풀릴 수 있다. 실제 지난 2월 ‘초·중·고 페미니즘 교육 의무화’ 청원의 경우 특정 커뮤니티에서 중복 투표를 독려해 참여 수를 조작한 것으로 알려졌다.액체 민주주의 실험을 먼저 시작한 유럽은 어떨까. 핀란드의 시민발의법은 시민이 직접 의회에 법안을 제출하거나 제안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한다. 온라인 플랫폼 ‘오픈 미니스트리’(Open Ministry)는 핀란드 시민들이 이 제도를 활용할 수 있게 법안 작성부터 의회 제출까지 모든 과정을 지원한다. 하나의 법안이 만들어지기까지는 무수한 검토와 토론이 필요하다. 이를 개개인이 혼자서 할 수는 없다. ‘오픈 미니스트리’가 시민들이 서로 협력하는 공론장을 제공하는 이유다. 프랑스에는 ‘의회와 시민’(Parlement et citoyens)이란 온라인 플랫폼이 있다. 의원들이 발의 예정인 법안을 영상으로 설명하면 시민들이 수정·보완할 사항을 제안한다. 제시된 의견 중 가장 많은 찬성표를 받은 의견은 다시 의원과 시민이 적합성 여부를 토론한 후에 반영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다듬어진 법안은 정식으로 의회에 상정된다. 핵심은 시민이 대의 민주주의에 모든 것을 기대지 않는다는 것이다. 집단지성을 이용해 주권자로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 사적 감정의 표출에서 공적 담론의 생산으로 위 사례들은 철저히 ‘정책’과 ‘법안’이 중심이다. 더불어 시민이 사안을 정확히 이해한 후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양질의 정보를 전달하는 게 목적이다. 반면 국민청원은 ‘하소연’의 장에 가깝다. 억울함을 토로해 다수의 공감을 얻으려는 의도가 두드러진다. 그만큼 정책을 토론하고 담론을 형성하기엔 한계가 있다. 이에 대해 정 비서관은 “청원 게시판이 실질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시민의 목소리를 내는 공간이라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청원 범위를 제한하는 것엔 대다수 전문가가 우려를 표했다.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와대가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일지라도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는 장이라는 점에서 자유를 보장하는 현재 방식을 고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난민 수용을 반대하는 청원처럼 일부 혐오표현이 문제가 될 순 있지만, 한편으론 전문가 집단이 시민들의 여론을 분석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형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원 방식이 찬성과 반대로만 나뉘는 이분법으로 가고 있다”면서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 있는 토론장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익명성에 기대어 특정 개인 또는 집단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혐오성 발언이 난무하는 현상도 짚었다. 이 교수는 “지금처럼 청와대의 자체 심의에 맡길 경우 검열의 문제가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실명제를 도입해 발언에 대한 책임을 지울 것을 제안했다. ‘공공성’을 키워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노진철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원 게시판이 분노 표출이 아닌 공적 의견을 제시하는 장이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근본적으로는 의회가 시민을 대표하고 있다는 인식이 약한 것을 문제로 꼽았다. 정당이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못해서 사회 전반적으로 공공성이 약해졌다는 것이다. 때문에 “청원 게시판에 모든 걸 의존하는 비정상적 구조가 만들어졌다”며 이런 현상이 계속될 경우 “결국 민주주의가 위협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트럼프 ‘反이민 무관용’에 반기… 美도, 국제사회도 뿔났다

    트럼프 ‘反이민 무관용’에 반기… 美도, 국제사회도 뿔났다

    美 이민세관단속국 직원들은 “조직 해체해 달라” 장관에 서한 국제사회의 트럼프 반감 노골화 IOM사무총장 선거 美후보 낙마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여론에 떠밀려 불법이민자 부모와 미성년 자녀를 격리 수용하는 정책을 중단하기로 했지만 ‘불법이민자 무관용 정책’에 대한 역풍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미 전역에서 격리 가족들의 즉각적 재회를 촉구하는 시민 집회는 물론 불법이민자 단속 전담 기관 내부에서 조직을 해체해 달라는 청원이 등장했고, 국제사회에서는 미국이 독식해 온 이민자 관련 기구 수장직을 뺏겼다. CNN 등 미 언론들은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뉴욕,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댈러스 등 미국 전역 750개 도시에서 수십만명이 참여한 대규모 이민정책 항의 시위를 일제히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불법입국자 가족에 대해 부모와 아이를 격리 수용하는 정책을 중단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지만 이미 격리된 부모와 아이가 다시 결합하는 방안은 언급하지 않았다. 현재 미국에는 2000여명의 아이들이 집단 구금시설이나 위탁 보호시설에 수용된 채 부모와 만나지 못하고 있다. 전국 집회 참석자 수십만명은 각 도시에서 ‘가족은 함께 있어야 한다’(Families Belong Together)고 적힌 피켓을 들고 강제로 분리된 불법이민자 가족들의 즉각적 재회를 요구하고 무관용 정책의 전면 중단을 촉구했다.NBC는 뉴욕에서만 약 3만명이 브루클린 다리를 건너며 “이민자들이 이 다리를 건설했다”고 외쳤다고 전했다. 워싱턴DC에서도 시위대 3만여명이 백악관 인근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부끄러운 줄 알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메인주 포틀랜드에서는 집회 규모가 커지면서 주요 거리가 폐쇄됐고 불법이민자 자녀들이 격리된 수용소 인근의 텍사스주 매캘런 국경경비대 시설 앞에도 시위대가 몰려들었다. 이번 집회는 영국 런던, 독일 뮌헨과 함부르크, 프랑스 파리 등 해외 대도시에서도 함께 열렸다. 이날 시위에는 엘리자베스 워런, 벤 카딘, 에드 마키 상원의원과 조 케네디 3세, 프라밀라 자야팔 하원의원 등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과 가수 얼리샤 키스, 여배우 아메리카 페레라 등 아티스트들도 대거 참여했다. 앞서 진보 성향의 여배우 수전 서랜던은 지난달 28일 워싱턴DC에서 트럼프 행정부에 항거하고자 열린 ‘여성 불복종’ 집회에 참석했다가 체포됐다.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직원들 일부가 “조직을 해체해 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상급 기관인 국토안보부의 키어스천 닐슨 장관에게 보낸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ICE 조사관 19명이 연대 서명해 닐슨 장관에게 보낸 서한에는 “ICE를 해체하고 우리 임무를 다른 부처에 귀속시켜 달라”는 요구 사항이 담겨 있다. ICE는 불법이민자 단속 외에도 인신매매 단속, 마약 거래, 사이버 범죄 대응 등도 맡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대대적인 불법이민자 단속으로 다른 업무에 집중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인신매매·마약 거래 등을 단속하는 제2의 기구를 창설하고 불법이민자 단속과 구금, 추방은 별도의 조직에서 관장하도록 기능을 분리해 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마크 포칸 민주당 하원의원 등은 2003년에 창설된 ICE가 다른 기관들과 업무가 중복되고 트럼프 대통령의 권한 남용의 도구가 되고 있다며 지난주 ICE 해체 입법안을 제출했다.국제사회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반감이 노골화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국제이주기구(IOM) 사무총장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밀었던 미국 후보인 켄 아이작스가 결선투표에도 오르지 못한 채 탈락했다. 새 사무총장에는 포르투갈 출신의 안토니우 비토리노 전 유럽연합(EU) 집행위원이 선출됐다. 이주자 보호와 권리 증진을 추구하는 국제기구인 IOM은 1951년 설립 후 단 한 차례(1961~1969년)를 빼고는 미국인이 사무총장을 맡는 게 관례였다. IOM에 가장 많은 예산을 지원하는 국가가 미국이기도 했지만 ‘이민자의 나라’라는 역사적 상징성도 작용했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주제네바대표부 대사를 지낸 케이스 하퍼는 트위터에 “미국의 힘과 권위, 명망이 소멸되는 또 하나의 징조”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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