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청원
    2025-08-28
    검색기록 지우기
  • 110
    2025-08-28
    검색기록 지우기
  • 삼성
    2025-08-28
    검색기록 지우기
  • 시청
    2025-08-2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3,419
  • “우울증은 칼을 쥐여 주지 않았다”… 심신미약 악용 ‘악마’에 공분

    “우울증은 칼을 쥐여 주지 않았다”… 심신미약 악용 ‘악마’에 공분

    피의자 ‘우울증 진단서’ 기름 부은 격 ‘나도 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 더해져 사법 불신 커진 국민들 분노 솟구쳐 전문가 “분노 사회, 흉악범죄 일상화 일선 지구대 범죄자 정보 조회 시급” 정신질환자 매도·낙인도 위험 수위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의자 김성수(29)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부풀어 올랐다. 강력 처벌을 요구하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청원 글에는 동의 수가 무려 100만건에 육박했다. 전문가들은 살인범을 향해 전례 없는 분노가 표출되는 데 대해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얽혀 있다고 진단했다. 무엇보다 가해자 측이 감형 사유가 되는 심신미약자임을 입증하려고 우울증 진단서를 경찰에 제출한 것이 대중의 분노에 기름을 끼얹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재판 거래 의혹’ 등 사법불신까지 더해지면서 국민적 공분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이창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는 “판사들이 심신미약자에 대해 집행유예를 비롯해 관대하게 형을 선고하다 보니 국민의 분노가 더욱 커진 것 같다”고 진단했다. 피해자가 잔혹하게 살해된 모습이 피해자를 처음 치료했던 의사 남궁인씨에 의해 공개된 것도 공분을 키우는 요인이 됐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담당의사가 느낀 대로 쓴 글의 파급 효과가 매우 큰 것 같다”면서 “사람들은 그 글을 읽고 가해자에게 고의성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가혹하게 공격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젊은 청년이 무방비 상태로 잔혹하게 당했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등을 통해 참여의식이 높아진 점이 여론을 모으는 데 상호작용을 일으킨 것”이라면서 “의사가 환자정보를 공개하는 것에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범죄에 대해서는 더 단호해야 한다는 국민의 메시지가 이를 용인해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도 언제든지 저렇게 당할 수 있겠다’는 두려움도 분노가 치솟는 데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강남역 살인사건, 강서구 PC방 사건에 시민들이 공감하는 이유는 누구에게나 익숙한 장소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라면서 “묻지마 범죄에 대한 사회적 불안감이 반영된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분노사회’로 접어든 현실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극단적인 이기주의 팽배와 다른 사람들에게 여지를 인정해 주지 않는 사회분위기가 심화되면서 우발적인 흉악 범죄가 일상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최근 우리 사회가 분노사회로 접어드는 경향을 보인다”면서 “타인과 분쟁을 일으킬 수 있거나 감정을 자극할 수 있는 언행을 일차적으로 조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PC방 살인사건의 피의자는 지금 내 감정이 상한 것이 즉각 반영되지 않은 점에 화가 났다”면서 “자신을 무시한다고 모멸감을 느끼면서 폭력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경찰이 PC방으로 1차 출동했을 때 상해전과를 조회하지 않았다”면서 “일선 지구대에서 범죄자 정보를 조회할 수 있게 해 흉악 범죄를 예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우울증이나 정신병력이 있는 사람을 모두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남궁씨도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우울증은 그에게 칼을 쥐여 주지 않았다”면서 “심신미약에 대한 논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우울로 고통받는 수많은 사람을 잠재적 살인마로 만드는 꼴이다. 그것(칼)은 그 개인의 손이 집어 든 것”이라고 썼다. 시민들의 분노가 피의자가 아닌 정신병과 힘겹게 싸우는 환자 일반으로 번질까 우려한 것이다. 그러나 남씨의 우려처럼 “정신병이면 사형이 답이다. 나와서 또 죽인다. 100%다”라는 식으로 정신질환자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분위기가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우울증과 범죄의 연관성은 극히 드물다고 지적했다. 이상민 경희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우울증 환자들은 일반적으로 절망감에 빠져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받는 것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이계성 정신과 전문의도 “우울증 환자는 무기력하고 의욕도 없어서 30번씩 피해자를 찌르기가 어렵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대한정신건강의학과 봉직의협회의는 성명을 내고 “정신질환은 그 자체가 범죄의 원인이 아니며 범죄를 정당화하는 수단은 더더욱 아닐 것”이라면서 “우울증과 심신미약을 혼동해 마치 감형의 수단처럼 비추어지는 것은 정신질환을 앓는 많은 이들에 대한 또 하나의 낙인이 될 수 있어 매우 안타깝다”고 밝혔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성폭력 가해자에 내 주민번호와 주소가…’ 민사소송법 개정 청원 19만 앞둬

    ‘성폭력 가해자에 내 주민번호와 주소가…’ 민사소송법 개정 청원 19만 앞둬

    “언제 어디서 죽을지 몰라 유서도 미리 써놨습니다. 도대체 왜 피해자가 두려움에 떨어야 할까요.” 성폭력 가해자에게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가 자신의 정보가 그대로 노출돼 보복범죄의 두려움을 안고 있다는 피해자가 많은 공감을 얻으면서 민사소송법 개정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자신을 23세 여성이라고 소개한 A씨는 지난 4일 ‘성범죄 피해자의 집 주소와 주민등록번호 등을 가해자에게 보내는 법원을 막아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을 올렸다.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면서 청원마감일이 가까워지면서 동의가 급증했고 22일 오후 18만 6000여명이 해당 게시글에 동의했다. A씨는 지난 2015년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동료에게 성폭행을 당했고, 가해자는 준강간치상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아 수감 중이라고 전했다. 형사재판에서 유죄가 확정된 뒤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도 제기해 승소했지만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A씨는 “판결문에 제 휴대전화 번호, 집주소 등의 인적사항이 그대로 기재된 채 가해자에게 송달됐고, 더구나 결정문에는 주민등록번호 13자리가 빼곡히 기입된 상태였다”면서 “민사소송은 돈이 오고 가는 문제이기 때문에 원·피고의 인적사항이 정확해야 한다는 이유였고 법원에서는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형사소송에서는 피해자 인적사항이 보호됐기에 민사소송도 제기했지만, 저의 안일한 착각이었다. 알았다면 (소송 제기를) 안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씨는 가해자가 내년 8월 초 출소할 예정이라면서 “무서운 마음에 휴대전화 번호도 열 번 넘게 바꾸고 이름도 바꿨다. 그런데 이사를 갈 형편이 안 된다”면서 “혹시 언제, 어디서 제가 죽을지 몰라 지난해 유서도 미리 써놨다”며 두려움을 호소했다. A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2019년 8월 5일 보복살해 당할 예정입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려 가해자의 출소를 앞두고 불안한 심정을 토로했다. A씨와 같이 성폭력 피해자들이 가해자들을 고소해 유죄 판결을 받고도 정작 손해배상 소송을 내는 데는 주저하게 된다는 지적은 법조계 안에서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올해 초 활발해진 ‘미투(me too) 운동’으로 성폭력 가해자들에 대한 폭로와 고발이 늘면서 더욱 두드러졌다. 김재희 변호사는 “고소장을 가명으로 제출하고 재판 과정까지 인적사항을 보호받는 형사재판과 달리 민사소송은 피해자가 소송 당사자가 되기 때문에 인적사항을 모두 기입해야만 소장을 접수할 수 있게 돼 있다”면서 “판결문이나 집행 과정에서 피해자의 주소 등의 신상정보가 고스란히 노출돼 정작 가해자가 형사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도 민사소송을 꺼리는 피해자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성폭력 피해자가 가해자를 검찰에 고발할 때는 가명으로 고소장을 작성할 수 있고, 참고인 조사 과정에서도 가명으로 조서를 남길 수 있다. 검찰 내부의 범죄 피해자에 대한 매뉴얼에 따른 것으로 자체 관리대장에 피해자의 신원이 확인되기만 하면 이후 수사 과정에서 가해자에게 피해자의 신원이 노출되지 않도록 한 것이다. 가해자에 대한 형사재판에서도 가명으로 공소장에 기재되고, 재판 과정에서도 법원의 증인보호프로그램에 따라 신분이 노출되지 않도록 법정에 출석해 가해자와 마주하지 않고 증인신문을 할 수 있다. 지난 19일 단원들에게 상습적으로 성폭력을 가한 혐의로 징역 6년을 선고받은 이윤택 전 예술감독의 재판에서도 9명의 피해자가 모두 가명을 사용했고, 이 가운데 7명이 비공개로 법정에 나와 증언했다. 재판 과정에는 피해자 변호사들도 함께해 사건기록 등을 피해자 변호사 사무실에서 송달받았다. 자신을 성추행하고 인사상 불이익을 줬다며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을 폭로한 서지현 검사도 증인보호를 신청해 법원 직원들이 법정까지 동행했고, 안 전 국장과 차폐막을 사이에 두고 증인신문을 했다. 그러나 민사소송은 특히 전자소송이 이뤄지면서 원고의 이름과 주소를 반드시 적도록 돼 있다. 이 전 감독 사건의 피해자들은 민사소송의 소장을 일단 가명으로 접수했다. 민사소송법이 개정돼야 한다는 점을 더욱 강조하기 위한 의미도 담겼다. 간혹 재판부의 결정에 따라 재판 과정에서 변호사 등 대리인을 통해 기록을 송달받는 것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손해배상이 인정될 경우 판결문이나 손해배상 집행 과정에서는 당사자의 인적사항을 정확히 해야 하고 이 정보가 가해자에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 법원에서는 “각 법원과 재판부의 재량에 따라 가능해 실무적으로 송달장소를 소송대리인 사무실로 지정하거나 조서를 가명으로 작성하는 게 가능하기는 하다”는 설명이 나온다. 다만 명확한 규정이 없는 만큼 그야말로 ‘재량’에 맡겨야 하고, 이 마저도 현장에서 피해자들이 겪는 불안함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이명숙 변호사는 “현행 법과 규정대로라면 피해자들에게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지 말라는 것과 다름 없다”면서 “소송 과정에서 성폭력 피해자들을 가해자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도 “형사소송 과정에서 이미 피해자의 신원이 확인이 된 뒤에 가명으로 재판이 진행된 만큼 유죄 판결이 나온 사건에 한해서라도 민사소송에까지 원고(피해자)의 신원이 가려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면서 “법원과 재판부의 결정이 아니라 명확한 시스템이 확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월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소송기록 열람 및 복사, 송달 과정에서 피해자(원고)의 인적사항 일부 또는 전부를 가릴 수 있도록 하고 원고의 인적사항이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의 민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에 대해 청원글을 올린 A씨는 “민사집행 과정에서 판결문이나 결정문에 원고의 인적사항이 노출돼 있어 민사집행법도 함께 개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개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상정돼 법안심사소위에 계류돼 있다. 그러나 국회 법사위의 검토보고서에서는 이 개정안에 대해 “소송 제기부터 판결이 내려지기 전까지는 보호가 가능할지 몰라도 당사자의 동일성을 확인하고 강제집행 등을 위해 반드시 당사자의 성명·주소 등 인적사항을 기재하도록 한 민사소송법 208조에 따라 궁극적으로 피해자를 보호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전자소송 시스템에 등재된 서류는 법원에서 피고에게 송달하기 전에 피고가 확인할 수 있고, 범죄피해구상 외의 청구를 병합한 경우까지 보호조치를 하게 될 경우 피고의 방어권을 제약할 우려가 있다”며 부정적 의견을 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경주 새마을금고 강도 용의자 검거

    경주 새마을금고 강도 용의자 검거

    경북 경주의 새마을금고에 침입해 흉기로 직원들을 찌르고 현금 2000여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40대 강도 용의자가 범행 후 3시간 40여분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22일 경주경찰서에 따르면 강도 용의자 A(46)씨는 이날 오후 1시 경주 안강읍 자택에서 검거됐다. A씨가 약물을 과다하게 복용한 상태여서 병원으로 옮겼다고 경찰은 전했다. A씨는 이날 오전 9시 17분쯤 안강읍 모 새마을금고에 모자와 마스크 차림으로 침입해 흉기를 휘둘러 직원 2명을 다치게 하고 돈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새마을금고에는 다친 2명과 여자 직원까지 모두 3명이 근무하고 있었으며, 청원경찰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부상한 새마을금고 직원들은 현재 생명에는 지장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경북에서는 지난 8월 포항 한 새마을금고에 강도가 침입해 450여만원을 빼앗아 달아나는 등 올해 들어 4차례 새마을금고 강도 사건이 발생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강서 PC방 살인’ 피의자 김성수 신상정보 공개 뒤 첫 얼굴 공개…“동생 공범 아니다”

    ‘강서 PC방 살인’ 피의자 김성수 신상정보 공개 뒤 첫 얼굴 공개…“동생 공범 아니다”

    서울 강서구 PC방 아르바이트생 살인 사건 피의자 김성수(29)의 신상정보가 공개된 가운데, 김성수가 22일 정신감정을 위해 공주 치료감호소로 이송됐다. 서울 양천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돼 있던 김성수는 치료감호소로 이송되면서 처음으로 언론에 얼굴이 공개됐다. 이날 오전 11시쯤 양천경찰서를 나선 김성수는 ‘왜 범행을 저질렀나’, ‘왜 그렇게 잔혹하게 범행했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동생도 공범이라는 의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에는 “공범이 아니다”라면서 입을 열었다. 이어 경찰에 우울증 진단서를 제출한 것에 대해서는 “가족이 냈다”라고 말했다. 실제 우울증이 범행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피해자 가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묻자 “죄송하다”라고 답하며 “제가 잘못을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가 죗값을 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뒤 호송차에 올라탔다. 김성수는 공주 치료감호소로 보내진 뒤 약 한달간 정신감정을 받게 된다. 피의자의 정신 상태가 어떤지 판단하기 위해 일정 기간 의사나 전문가의 감정을 받도록 하는 감정유치 제도에 따른 것이다. 경찰은 이날 아침 김성수의 성명과 나이, 얼굴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 강력범죄의 피의자가 그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을 때 얼굴을 공개할 수 있다. 경찰은 “특정강력법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상 범죄의 잔인성과 중대성,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의 확보, 재범 방지와 범죄 예방 등 공공의 이익, 국민의 알권리 등 대부분의 사항을 충족했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경찰이 김성수의 사진을 언론에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김성수가 언론에 노출될 때 얼굴을 가리지 않은 방식으로 공개한다. 김성수는 지난 14일 강서구의 한 PC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신모(21)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성수는 이날 PC방을 찾았다가 다른 손님이 남긴 음식물을 자리에서 치워달라는 요구를 하다 신씨와 말다툼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말다툼 뒤 PC방을 나갔던 김성수는 흉기를 챙겨 다시 PC방으로 돌아와 입구에서 수십차례 흉기를 휘둘러 신씨를 살해했다. 신씨는 병원에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일각에서는 현장 CCTV에 김성수의 동생이 피해자의 팔을 붙잡는 등 범행을 도왔다는 의혹을 제기해 동생을 공범으로 입건하지 않은 경찰의 대응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경찰은 전체 CCTV 영상과 목격자 진술 등을 종합해볼 때 동생이 범행을 공모했거나 방조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사 과정에서 김성수 측이 경찰에 우울증 진단서를 제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심신미약을 이유로 처벌이 약해져서는 안 된다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이날 낮 12시 현재 86만명이 넘는 인원이 청원에 참여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강서 PC방 살인’ 피의자 이름은 김성수…경찰 신상공개 결정

    ‘강서 PC방 살인’ 피의자 이름은 김성수…경찰 신상공개 결정

    지난 14일 서울 강서구의 한 PC방에서 살인사건을 저지른 피의자의 신상이 공개됐다. 가해자 이름은 김성수(29)씨다. 서울경찰청은 22일 신상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어 김씨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경찰이 김씨의 사진을 언론에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김씨가 언론에 노출될 때 얼굴을 가리지 않는 방식으로 공개한다. 현행 특정강력범죄법(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사건 ▲피의자가 범죄를 저질렀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는 사건 ▲국민의 알권리 보장, 피의자의 재범 방지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피의자가 청소년에 해당하지 않을 것 등의 요건을 모두 갖춘 피의자에 대해 경찰은 신상을 공개할 수 있다. 김씨는 지난 14일 강서구의 한 PC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신모(21)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손님으로 PC방을 찾은 김씨는 다른 손님이 남긴 음식물을 자리에서 치워달라는 요구를 하다 신씨와 말다툼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말다툼 뒤 PC방을 나갔다가 집에서 흉기를 갖고 돌아와 PC방 입구에서 신씨를 살해했다. 신씨는 병원에 이송됐지만, 상처가 깊어 결국 숨졌다. 이 사건은 관련 청와대 청원글이 80만명을 넘는 인원이 동의할 만큼 커다란 논란이 됐다. 범행의 잔혹성과 함께 김씨가 평소 우울증 약을 복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심신미약을 이유로 가벼운 처벌을 받아선 안 된다는 비판 여론이 커졌다. 그러나 이런 식의 논란이 커질수록 정신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사회적 낙인에 노출되고, 결과적으로 사회로부터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한정신건강의학과 봉직협회는 지난 20일 입장문을 통해 “우울증을 포함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과 심신미약 상태는 전혀 다른 의미”라면서 “정신질환은 그 자체가 범죄의 원인이 아니며 범죄를 정당화하는 수단은 더더욱 아닐 것이다. 치료받아야 하는 정신질환이 있다면 치료를 받게 하고 처벌받아야 할 범죄가 있다면 처벌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정신질환자들이 불필요하게 잘못된 편견과 낙인에 노출되지 않도록 좀 더 신중하고 사실관계에 입각한 보도를 당부드린다”고 호소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정신질환자가 사회적 낙인에 노출되지 않도록…” 의사들의 호소

    “정신질환자가 사회적 낙인에 노출되지 않도록…” 의사들의 호소

    지난 14일 발생한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이 큰 논란이 되고 있다. 가해자가 평소 우울증 약을 복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또 심신미약 피의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심신미약을 이유로 가벼운 처벌을 받아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 글은 청원 게시판이 생긴 이래 가장 많은 80만여명으로부터 동의를 받았다. 그러나 이런 식의 논란이 커질수록 정신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잘못된 편견과 사회적 낙인에 노출될 수 있고, 결과적으로 사회로부터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한정신건강의학과 봉직의협회(협회)는 지난 20일 입장문을 통해 “먼저 불의의 사건으로 젊은 생을 마감한 피해자와 그 유가족들께 깊은 위로와 조의를 표한다”면서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의사로서, 또래의 자녀를 둔 부모로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참을 수 없는 슬픔과 분노를 느낀다”고 애도의 뜻을 밝혔다. 이어 협회는 심신미약을 이유로 이 사건 가해차의 처벌이 감형되는 것은 아닌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을 우려했다. 협회는 “우울증을 포함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과 심신미약 상태는 전혀 다른 의미”라면서 “기본적으로 심신미약이란 형법상의 개념으로 정신의학이 아닌 법률상의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대한 범죄는 사회의 안전과 정의를 지키기 위해 엄중히 처벌되어야 한다. 때문에 심신미약 상태의 결정은 단순히 정신질환 유무가 아니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진단과 심도 있는 정신감정을 거쳐 법원이 최종 판결을 내리는 매우 전문적이고 특수한 과정을 거친다. 정신질환과 심신미약은 동일선상에 있는 문제가 아님을 분명히 한다”고 덧붙였다. 협회는 “현재 (이 사건) 가해자는 심신미약 여부는 물론 정신감정을 통한 정확한 진단조차 내려지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가해자의 범죄행위가 정신질환에 의한 것이라거나, 우울증과 심신미약을 혼동해 마치 감형 수단처럼 비춰 지는 것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많은 이들에 대한 또 하나의 낙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매우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혔다. 협회는 다음과 같이 호소했다. “정신질환은 그 자체가 범죄의 원인이 아니며 범죄를 정당화하는 수단은 더더욱 아닐 것입니다. 치료받아야 하는 정신질환이 있다면 치료를 받게 하고 처벌받아야 할 범죄가 있다면 처벌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정신질환자들이 불필요하게 잘못된 편견과 낙인에 노출되지 않도록 좀 더 신중하고 사실관계에 입각한 보도를 당부드립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감형 노린 가해자·부실 대응 경찰… ‘강서 PC방 살인’에 80만 분노

    감형 노린 가해자·부실 대응 경찰… ‘강서 PC방 살인’에 80만 분노

    경찰, 1차 출동때 말다툼만 말리고 철수 “피해자 보호 등 적극 조치했어야” 비판 신상공개 여부 논의 후 결정… 정신감정도 지난 14일 서울 강서구의 한 PC방에서 아르바이트생이 살해된 사건이 큰 후폭풍을 낳고 있다. 초동수사 실패 논란 속에 경찰이 누리꾼들이 제기하는 의혹을 쫓아가기만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가해자가 ‘심신미약자’라며 향후 죄의 감경을 요구할 가능성이 제기되자 이를 이유로 감형돼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지지를 얻고 있다. 피해자에게 응급치료를 했으나 끝내 사망하는 과정을 지켜본 의사가 페이스북에 처참했던 피해자의 모습을 글로 표현하면서 추모 열기도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올라온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또 심신미약 피의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은 21일 현재 문재인 정부 들어 청원게시판이 생긴 이래 가장 많은 8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고 있다. 글쓴이는 “우울증 약을 처방받고 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다. 심신미약을 이유로 감형되거나 집행유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심신미약을 이유로 가벼운 처벌을 받아선 안 된다”고 적었다. 누리꾼들은 우선 경찰의 초동 대응 부실에 격분하고 있다. 경찰은 범행 전 PC방 손님인 피의자 김모(29)씨와 아르바이트생인 피해자 신모(21)씨가 말다툼을 한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싸움을 말리고 바로 철수했다. 이후 김씨는 집에서 흉기를 갖고 와 신씨를 30여 차례 찔러 살해했다. 경찰은 “살해 협박이나 흉기 소지가 없어 임의 동행이나 체포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경찰이 피해자 보호에 더 적극적이었다면 살인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애초 경찰은 ‘우발적 범행’에 무게를 뒀다. 범행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되며 김씨의 동생(27)이 피해자를 붙잡아 범행을 도왔다는 의혹이 제기됐을 때 경찰은 “범행 공모·방조 가능성이 작아 동생을 입건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경찰이 초동 조치를 부실하게 한 상태였기 때문에 동생의 공모 여부도 조사하지 않은 것”이라는 반론을 펴고 있다.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경찰은 동생의 범행 공모·방조 여부에 대한 추가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또 잔혹하고 피해가 중대한 강력범죄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할 수 있도록 한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김씨의 신상 공개 여부를 검토 중이다. 22일에는 김씨를 충남 공주 국립법무병원 치료감호소로 이송해 최대 1개월간 정신 감정을 진행하기로 했다. 한편, 사건이 발생한 PC방에는 피해자를 추모하는 발길이 잇따르고 있다. PC방 앞 테이블은 추모글이 적힌 메모지와 국화꽃, 편지들로 가득 채워졌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음주운전 사망사고·보복 몰카, 최고형 구형”

    “상습 음주운전자 구속수사·차량 압수” 정부가 음주운전 사망 및 중상해 사고에 대해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고, 재판에서도 법정 최고형을 구형하겠다고 밝혔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21일 청와대 페이스북 방송에 출연해 “우리 사회가 일반적으로 음주문화에 관대하다”면서 “음주운전은 살인행위라는 사회적 인식이 확대되고, 처벌도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음주운전 사망사고는 대부분 징역 8개월에서 2년 정도의 형이 선고되고, 이마저도 77%는 집행유예를 받는다. 또한 음주운전 사범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률은 평균 25%로, 전체 형사사건 평균 기각률이 18%인 점에 비추어 보면 높은 수준이다. 박 장관은 상습 음주운전이나 사망·중상해 교통사고를 낸 음주운전자에 대해선 원칙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양형 기준 내에서 최고형을 구형하도록 검찰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특히 음주운전 사범에 대한 선고량이 구형량의 절반 수준이라며 적극적으로 항소권을 행사하겠다고 덧붙였다. 높은 음주운전 재범률에 대한 대책도 나왔다. 박 장관은 “상습 음주운전자는 차량을 압수하고, 삼진아웃제를 강화해 세 번 이상 음주운전하면 벌금형이 아닌 징역형을 구형하도록 주문했다”고 밝혔다. 상습 음주운전자가 사망사고를 내거나 중상을 입히면 가석방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이 같은 대책 강화는 최근 부산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뇌사상태에 빠진 윤창호씨 사건이 계기가 됐다. 윤씨의 지인이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해 달라’며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의 참여 인원은 20만명을 넘어섰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음주운전 사고는 실수가 아니라 살인행위가 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삶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행위가 되기도 한다”며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이날 법무부는 ‘몰카 범죄’ 처벌 강화 방안도 발표했다. 박 장관은 “불법 촬영·유포 범죄에 대해 피해자가 누구인지 식별되는 등 죄질이 불량한 경우는 원칙적으로 법정최고형을 구형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합의로 촬영했을지라도 보복·협박 수단으로 유포하는 등 죄질이 중한 경우 원칙적으로 구속수사하겠다는 방침도 나왔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난민친구 악플 이유들 있겠죠”… 어른보다 너른 열다섯들의 품

    “난민친구 악플 이유들 있겠죠”… 어른보다 너른 열다섯들의 품

    “‘너희 다 선동당하는 거다. 어린애들이 난민 문제에 대해 아느냐’는 식의 악플이 정말 많았어요. 하지만 악플도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었죠. 어른들이 모든 상황을 다 아는 게 아니니까요.”이란 출신 중학교 3학년 A군(15)이 재심 끝에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지난 19일 A군의 친구 중 한 명이자 같은 학교 학생회장으로 A군을 도운 김모양은 그동안 어려운 점은 없었냐는 질문에 웃으며 이같이 답했다. “전교생이 걔랑 친구일걸요” 좋은 친구 잃기 싫어 스스로 팔 걷고 나서다 A군이 난민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은 학교 친구들이 악플에 굴하지 않고 공개적으로 자신들의 생각을 알리고 설득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제 친구가 공정한 심사를 받아 난민으로 인정되게 해 주십시오’라는 글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모두가 한마음으로 움직였다. “전교생이 A군의 친구일걸요”라고 말한 한 학생의 말처럼 A군의 사교성도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A군은 1·2학년 학급 반장을 지내기도 했다. 한 학생은 “A군이 먼저 자신의 어려움을 이야기한 건 아니다”라면서 “지난해 말 A군이 난민 신청 재심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수업에 자주 빠지자 친했던 친구들이 이유를 물어봐 자연스럽게 A군이 이란으로 돌아가야 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그래서 친구들이 자발적으로 나선 것”이라고 귀띔했다. 7살이던 2010년 사업가인 아버지를 따라 한국에 온 A군은 천주교로 개종한 뒤 종교적 박해에 따른 위협 때문에 난민 신청을 했다. 이슬람교가 국교인 이란은 개종자를 반역자로 여겨 최고 사형까지 처한다. 2016년 첫 신청 당시 “나이가 어려 종교적 가치관이 확립됐다고 보기 힘들다. 위협 가능성이 낮다”며 기각됐지만 A군은 개종 사실을 알린 뒤로 이란의 친척들과 연락도 끊겼다. “정당한 이유 있으니 우린 당당” “친구 개종 확실, 돌아가면 탄압”… 공개 시위 청와대 국민청원 뒤 A군이 난민 재신청을 한 7월 19일엔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앞에서 학교 친구 47명이 직접 준비한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이날 함께한 한 학생은 “얼굴이 공개되면 혹시 길을 가다 해코지라도 당하지 않을까 걱정했던 게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친구가 이란으로 돌아갔을 때 위험에 처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에 당당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학교를 찾아 A군을 격려하자 언론의 관심은 더 커졌다. 친구 16명은 재심 이틀 전인 지난 3일 청와대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결국 출입국·외국인청은 “신앙심이 확고해졌다고 판단했다”며 A군의 난민 지위를 인정했다.“이름은 잊혀지고 사건은 기억돼야” 입장문·피켓 등 모두 아이들 손으로 선생님의 지원도 큰 보탬이 됐지만 교사 오모(52)씨는 “응원집회나 국민청원 등은 모두 아이들의 아이디어였고, 나는 집회 신고 등 실무적 도움만 줬다”고 손사래를 쳤다. 국민청원 글과 난민 인정 당일 발표된 ‘이름은 잊혀지고, 사건은 기억되어야 합니다’라는 입장문 모두 학생들이 직접 썼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학부모들은 ‘A군이 내 아이 친구’라며 오히려 자신의 일처럼 적극적으로 나서줬다”고 공을 돌렸다. 지난 8월 A군과 염수정 추기경을 만나 함께 도움을 청하기도 했던 오씨는 아이들이 이번 기회를 통해 난민 문제를 더 깊이 고민할 기회를 갖길 바랐다. 그는 “이번 과정에서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가짜 난민’ 문제에 대해서도 토론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인지 서울신문이 만난 A군의 친구들은 난민에 비판적인 일부 어른들에 대해 원망보다는 “충분히 이해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모군은 “난민을 덮어놓고 반대할 게 아니라 올바른 심사를 할 수 있도록 인력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조 교육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학생들이 어른들도 실천하기 어려운 인류애를 보여 줬다”면서 “우리는 동료 시민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학생들에게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고교 진학의 꿈 이뤘지만…” 작은 거인들의 인류애 ,부친까지 닿을까 아직 남은 문제도 있다. A군의 아버지는 난민 불허 결정을 받고 행정 소송 중이다. 최악의 경우 이란으로 추방될 수도 있다. “한국에서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것”이 꿈이라는 A군에게 심사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물었다. A군은 “아침 8시 반이 등교 시간인데, 제가 8시에 가장 먼저 학교에 와요. 그런데 어느 날 등교했더니 친구들이 새벽에 먼저 와서 저를 위한 피켓을 만들고 있더라고요”라고 돌이켰다. “친구들이 고마웠다”는 답을 기대하던 기자에게 A군은 ‘쿨’하게 말했다. “누가 시키지도 않은 일을 친구를 위해 스스로 하는 친구들이 너무 멋지다고 생각했어요.” 글 사진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뉴스 in]

    [뉴스 in]

    유치원 비리… 학부모들이 뭉쳤다 국정감사를 통해 비리 사립유치원의 명단이 공개되면서 유치원에 자녀를 믿고 맡겼던 부모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지난 20일과 21일에는 서울과 경기 화성에서 잇따라 학부모들의 단체행동이 이어졌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거리로 나선 부모들은 “비리유치원, 도둑질은 그만”을 외쳤다. 사립유치원을 사업체가 아닌 교육기관으로 탈바꿈시키려는 학부모들의 행동이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PC방 살인’ 감형 반대 80만 청원 서울 강서구 PC방 아르바이트생 피살 사건이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피의자가 경찰에 우울증 진단서를 제출한 사실이 알려지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심신미약을 이유로 가벼운 처벌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청원 글이 올라왔고, 80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경찰은 피의자를 국립법무병원 치료감호소로 넘겨 길게는 1개월 동안 정신감정을 받게 할 예정이다. 소비자는 뒷전… 택시업계 vs 카풀 카풀 서비스 도입 문제가 소리만 요란한 ‘빈 수레 논쟁’으로 흐르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 애플리케이션인 ‘카카오T 카풀’ 서비스 추진 의사를 밝히자 택시업계는 생존권 위협을 내세워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제도의 ‘맹점’ 탓이다. 법 개정의 주체인 정부와 국회도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소비자 편익 증대와 안전 확보라는 근본적인 문제는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 경찰, 강서구 PC방 살인 피의자 신상 공개 검토

    경찰, 강서구 PC방 살인 피의자 신상 공개 검토

    경찰이 서울 강서구 PC방 아르바이트생을 잔인하게 살해한 피의자 김모(30)씨의 신상공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이른 시간 내에 심의위원회를 열어 김씨에 대한 신상공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특정강력범죄 처벌에 관한 특례법은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의 피의자가 그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을 때 얼굴을 공개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의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신상공개를 논의하기 위한 요건에 합치해 심의위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범행 내용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에서는 피의자에 대한 신상공개는 물론 엄벌을 촉구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경찰은 강호순 연쇄살인사건(2009년) 이후 법령을 정비해 2010년 6월 서울 영등포구 한 초등학교에서 여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한 김수철(49)의 얼굴 사진을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한 바 있다. 이후 경기도에서는 수원 팔달산 토막살인 오원춘, 박춘풍, 시화호 토막살인 김하일, 대부도 토막살인 조성호, 용인 일가족 살인 김성관 등 흉악범들의 얼굴이 공개됐다. 김씨는 지난 14일 강서구 한 PC방에서 아르바이트하던 피해자 A(21)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손님으로 PC방을 찾은 김씨는 다른 손님이 남긴 음식물을 자리에서 치워달라는 요구를 하다 A씨와 말다툼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말다툼 뒤 PC방을 나갔다 흉기를 갖고 돌아와 PC방 입구에서 A씨를 살해했다. A씨는 병원에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일각에서는 현장 폐쇄회로(CC)TV에 김씨의 동생이 아르바이트생의 팔을 붙잡는 등 범행을 도왔다는 의혹과 함께 동생을 공범으로 입건하지 않은 경찰의 대응을 놓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경찰은 전체 CCTV 화면과 목격자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살폈을 때 동생이 범행을 공모했거나 방조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수사 과정에서 김씨가 경찰에 우울증 진단서를 제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심신미약을 이유로 처벌이 약해져서는 안 된다는 청원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 글에는 현재 80만명 이상 참여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심신미약’ 조두순 2년뒤 출소···강서구 PC방 살인사건 다시 주목

    ‘심신미약’ 조두순 2년뒤 출소···강서구 PC방 살인사건 다시 주목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커져가는 가운데 이 사건의 피의자 김모(29)씨가 10여년째 우울증 약을 복용해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신미약자의 범죄에 대한 감경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오른 ‘강서구 피시방 살인사건, 또 심신미약 피의자입니다.’는 글은 21일 오후 1시30분 현재 76만 7000여이 참여의사를 밝혔다.이와 관련해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해자를 담당한 의사가 “우울증은 그에게 칼을 쥐여주지 않았다. 되려 심신 미약에 대한 논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우울로 고통받는 수많은 사람들을 잠재적 살인마로 만드는 꼴”이라고 질타한 페이스북 글이 읽는 사람들의 가슴을 저리게 했다. ▶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담당 의사가 쓴 분노의 글···“다시 불씨가 되기를···”이런 가운데 8살 여아를 강간한 조두순은 음주로 인한 심신미약으로 검찰의 구형보다 크게 낮은 형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조둔순이가 술에 취하면 정상적 행동을 보이지 않는 자신의 성향을 알면서도 술을 마셨고, 범행을 저질렀다”며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하지만 법원은 “조두순은 알코올 의존증 환자이고, 술에 취해 범죄를 저질러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판단했다. 조두순은 2020년 2년 뒤인 12월 출소 예정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그의 출소를 반대하며 재심을 청구하는 국민청원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앞서 있었던 조두순의 출소 반대 국민청원에 대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지난해 12월 6일 청와대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현행법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음주운전 사망사고 현행범 체포···‘리벤지 포르노’ 법정최고형 구형

    음주운전 사망사고 현행범 체포···‘리벤지 포르노’ 법정최고형 구형

    박상기 법무장관 ‘靑SNS방송’서 “낮은 형량 선고시 적극 항소”정부가 음주운전을 상습적으로 하다가 적발되거나 사망 등 피해가 큰 교통사고를 낸 경우 원칙적으로 구속수사하고 강력히 처벌하기로 했다. 또 ‘리벤지 포르노’에 대해서는 법정 최고형을 구형하기로 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21일 오전 청와대 SNS 방송에 출연해 “경찰 단속 기준으로 재범률이 45%나 되는 만큼 습관적인 음주운전자는 운전대를 잡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엄정대처 방침을 밝혔다. 박 장관은 상습 음주운전 사범과 사망·중상해 교통사고를 야기한 음주운전자는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양형 기준 내에서 최고형을 구형하라고 검찰에 지시했다. 선고 형량이 구형량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적극 항소해 엄중한 처벌이 이뤄지도록 했다. 박 장관은 3년간 3번 적발된 경우 원칙적으로 구속하고 기간과 상관없이 3차례 이상 음주운전을 하면 벌금형 아닌 징역형을 구형하는 ‘음주운전 삼진 아웃제’를 철저히 이행하라고 검찰에 주문했다. 음주운전으로 사망·중상사고를 내 실형을 선고받으면 가석방을 제한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박 장관은 경찰과 협력해 음주운전 단속을 강화하고, 사망사고 등 사안이 중대한 경우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하도록 했다. 음주운전 사범의 차량을 압수해 재범을 방지하고,동승자 등이 음주운전을 부추기거나 유발한 경우 공범으로 적극 수사하라고도 지시했다. 박 장관은 최근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사실상 뇌사상태에 빠진 윤창호(22)씨 사건을 계기로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해달라’는 국민청원의 참여 인원이 20만명을 넘자 답변자로 나서 이같은 방침을 밝혔다.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음주운전 사고는 실수가 아니라 살인행위가 되기도 하고,다른 사람의 삶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행위가 되기도 한다”며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피해자 윤씨의 친구들은 음주운전 처벌 수치를 낮추고 사망사고를 내면 살인죄를 적용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윤창호법’ 제정을 제안했다. 국회에는 이미 음주운전 처벌 강화 법안이 17건 발의돼 있다.박 장관은 “엄벌 필요성과 해외 선진국의 입법례 등을 종합 검토해 국회 논의 시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박 장관은 ‘불법 영상 촬영물 유포(리벤지 포르노)를 엄벌해달라’는 국민청원에도 “검찰에 법정최고형 구형을 지시했고 엄정한 법 집행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불법영상물 촬영·유포 범죄는 2013년 2천300여 건에서 지난해 5천400여 건으로 4년 사이 배 이상 늘었다.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은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남의 신체를 본인 의사에 반해 촬영하거나 유포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촬영 당시는 아니더라도 사후에 본인 의사와 달리 유포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그러나 2013년 이후 5년간 법정최고형인 징역 5년이 선고된 사례는 5명에 불과하다.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람의 67%는 집행유예로 풀려났고,실형을 사는 비율은 7.2% 정도다. 박 장관은 “부인과 이혼한 후 과거 촬영한 영상을 유포한 남성에게 법정 최고형인 징역 3년을 선고하는 등 법원의 선고도 변화가 있다”며 “검찰 구형보다 낮은 형이 선고될 경우 적극적으로 항소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법에 규정된 처벌 자체가 약하다는 지적에 “불법 촬영물 유포 시 징역형으로만 처벌하는 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 개정안,사이트 운영자가 불법 촬영물을 유포해 얻은 이익을 환수하는 범죄수익처벌법 등 관련 법안들이 발의돼 있다”며 “이러한 법안들이 신속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이제 편안한 삶 누리길…” 난민 친구 학생들의 감동적인 입장문

    “이제 편안한 삶 누리길…” 난민 친구 학생들의 감동적인 입장문

    같은 학교를 다니는 이란 출신 친구의 난민 지위 인정을 호소했던 학생들이 친구의 난민 인정을 환영하며 입장문을 공개했다. 친구의 마지막 난민 심사 전까지 청와대 국민청원, 집회 등을 통해 마지막까지 도움을 호소했던 학생들이 쓴 ‘이름은 잊혀지고 사건은 기억되어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은 현재 화제가 되고 있다. 앞서 법무부 서울출입국·외국인청은 난민 심사를 통해 이란 출신의 중학생 A(15)군에 대한 난민 지위를 인정했다고 19일 밝혔다. A군은 7살이던 2010년 아버지지 함께 고향인 이란 테헤란을 떠나 한국에 왔다. 초등학교를 거쳐 현재 서울의 한 중학교를 다니고 있다. A군이 난민 신청을 한 이유는 종교적 박해 가능성 때문이었다. 아버지가 무슬림이라 이슬람 율법에 따라 태어날 때부터 무슬림이었지만, 한국에서 친구들과 성당에 다니다 천주교 신자가 됐다. 아버지도 A군의 영향으로 천주교로 개종했다. 그러나 어느 날 통화 중에 독실한 무슬림인 고모로부터 ‘네가 개종하고도 사람이라 할 수 있느냐’는 얘길 들었고, 그 뒤로 고모와 연락이 끊겼다. 이에 A군은 “고향에 돌아가면 박해당할 수 있다”면서 2016년 난민 신청을 했다. 하지만 ‘박해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난민 인정을 받지 못했다. 이후 행정소송을 내 1심에서 이겼지만 2심에서 패소했다.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심리불속행 기각(2심 판결에 중대한 법령 위반이 없어 더 판단하지 않고 곧바로 기각하는 처분) 판결을 받았다. 이후 지난 5일 열린 난민 인정 재심사가 A군에겐 마지막 기회였다. A군은 이번에도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하면 추방될 위기에 처해 있었다.친구들은 지난 7월부터 ‘제 친구가 공정한 심사를 받아 난민으로 인정받게 해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글을 청와대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려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했고, 지난 3일에는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A군의 학교 친구들은 A군이 난민 인정을 받은 같은 날 ‘이름은 잊혀지고 사건은 기억되어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축하했다. 입장문을 통해 친구들은 “이제 우리는 우리의 친구가 받았던 상처를 치유하고 일상으로 돌아가 편안한 삶을 누리기를 소망합니다. 이란 친구뿐 아니라 그를 돕는 우리 학생들 모두 같은 이유로 잊혀지기를 원합니다”라면서 “다만, 여전히 불안한 삶을 살아가고 있을 많은 사람들을 기억했으면 합니다”라고 호소했다. 이어 “이번 일련의 과정은 기억되어야 합니다. 이제 시작인 난민 인권운동의 작은 이정표인 탓에, 팍팍하고 각박한 우리 사회에 던지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위대한 첫 발자국인 탓에, 여전히 세상의 어둠 속에서 빛을 찾고 있는 이름 없는 사람들이 의지할 희망의 한 사례가 되는 탓에”라면서 “우리 친구가 난민으로 인정받기까지 참으로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습니다”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아래는 학생들이 낸 입장문 전문. [서울 OO중학교 학생회 입장문] 이름은 잊혀지고 사건은 기억되어야 합니다.이란 친구의 난민 인정을 환영하며 상상해봤으면 합니다. 당신이 태아이고 어머니의 국적을 모른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어머니는 한국인일 수도 있고 미국인일 수도 있지만 시리아인이거나 예멘인, 이란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당신은 난민에 대해 반대하며 추방하자고 말할까요? 다행히 운 좋게도 우리는 대한민국에서 태어났습니다. 내전도 없고, 정치적·종교적 자유도 억압되지 않는 나라인 대한민국에 말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난민은 내 문제가 아니라 너희 문제이니 우리 집을 더럽히지 말라’면서 문을 닫아야 하는 걸까요? 이제 우리는 우리의 친구가 받았던 상처를 치유하고 일상으로 돌아가 편안한 삶을 누리기를 소망합니다. 이란 친구뿐 아니라 그를 돕는 우리 학생들 모두 같은 이유로 잊혀지기를 원합니다. 다만, 여전히 불안한 삶을 살아가고 있을 많은 사람들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그러나 이번 일련의 과정은 기억되어야 합니다. 이제 시작인 난민 인권운동의 작은 이정표인 탓에, 팍팍하고 각박한 우리 사회에 던지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위대한 첫 발자국인 탓에, 여전히 세상의 어둠 속에서 빛을 찾고 있는 이름 없는 사람들이 의지할 희망의 한 사례가 되는 탓에. 우리 친구가 난민으로 인정받기까지 참으로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습니다. 특히 두 분께 감사드립니다. 조희연 교육감님. 가장 먼저 우리를 찾아와주셨고 우리와 함께 동행하며 고난을 겪으셨습니다. 7만 교사와 수십만 학생의 수장으로서 우리의 든든한 의지처가 되어주셨습니다. 염수정 추기경님. 수많은 사람을 만나 우리의 사정을 전해주셨습니다. 행동하는 믿음이 무엇인지 참 성직자가 무엇인지 몸으로 직접 보여주셨습니다. 우리는 이분들이 있어 자랑스럽습니다. 그리고 전향적인 난민 인정 결정을 내린 서울출입국청심사관님께도 경의를 표합니다. 이번 결정이 출입국청이 난민 감별사가 아니라 난민 인권의 파수꾼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친구가 의지하는 하느님, 감사합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담당 의사가 쓴 분노의 글···“다시 불씨가 되기를···”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담당 의사가 쓴 분노의 글···“다시 불씨가 되기를···”

    서울 강서구 PC방에서 아르바이트생 피살 사건에 대해 국민적 공분이 폭발하는 가운데 당시 담당 의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분노의 글을 올리며 상황을 전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지난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재된 ‘강서구 피시방 살인사건, 또 심신미약 피의자입니다.’는 19일 오후 6시 30분 현재 51만 7000여명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로써 청와대 답변 기준(30일 기간에 20만명 이상 동의)을 가뿐히 넘겼다. 이와 관련해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이날 오후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강서경찰서를 방문해 수사 진행 상황과 관련한 브리핑을 받고 유족을 만나기도 했다. 이 청장은 “PC방 살인사건과 관련한 수사 상황을 보고받고 엄정한 수사를 지시하기 위해 왔다”며 “마침 유족들이 조사받기 위해 와 계셔서, 고인의 명복 빌고 유족들께 심심한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터넷이나 언론에서 제기되는 여러 가지 의혹에 대해서도 유족의 아픈 마음을 헤아려서 철저하고 엄정하게, 한 치의 의혹도 없이 수사할 것을 당부했다”며 “유관단체와 협조해서 유족들에 대한 경제적·심리적 지원도 철저히 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를 받고 있는 권익현 서울남부지검장도 이날 ‘가해자 동생 책임론’과 관련된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를 받고 “철저히 지휘해 진상파악에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금 의원이 “경찰이 규정과 의무를 소홀히 하지 않았는지도 살펴봐달라”고 재차 당부하자, 권 지검장은 “네”라고 답했다. 다음은 그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의 전문이다. 1. 나는 강서구 PC방 피해자의 담당의였다. 처음엔 사건에 대해 함구할 생각이었다. 당연히 환자의 프라이버시를 위해서였고, 알리기에는 공공의 이익이 없다고 생각했다. 또한 사망 이후의 일은 내가 할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 아침 이후로 혼자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으며 지냈다. 하지만 사건이 보도되기 시작하고 많은 사실이 공개되었다. 이제 사람들은 고인이 어디에서 몇 시에 인체 어느 부위를 누구에게 얼마나 찔렸으며, 어느 병원으로 이송되어 몇 시에 죽었는지 알고 있다. 심지어 나조차도 당시 확인하지 못했던 CCTV나 사건 현장 사진까지 보도됐다. 그러기에 이제 나는 입을 연다. 지금부터 내가 덧붙이는 사실은, 그가 이송된 것으로 알려진 병원의 그 시각 담당의가 나였다는 사실과, 그 뒤에 남겨진 나의 주관적인 생각뿐이다.2. 그는 일요일 아침에 들어왔다. 팔과 머리를 다친 20대 남자가 온다는 연락을 먼저 받았다. 아직 죽지는 않았다는데, 구급대원의 목소리가 너무 당황스러워서 무슨 일인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곧 그가 들어왔다. 그는 침대가 모자랄 정도로 키가 크고 체격이 좋았다. 검은 티셔츠와 청바지에 더 이상 묻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피투성이였다. 그를 본 모든 의료진은 전부 뛰어나갔다. 상처를 파악하기 위해 옷을 탈의하고 붕대를 풀었다. 그의 얼굴이 드러났다. 잘생기고 훤칠한 얼굴이었지만 찰나의 인상이었다. 파악해야 할 것은 그게 아니었다. 상처가 너무 많았다. 게다가 복부와 흉부에는 한 개도 없었고, 모든 상처는 목과 얼굴, 칼을 막기 위했던 손에 있었다. 하나하나가 형태를 파괴할 정도로 깊었다. 피범벅을 닦아내자 얼굴에만 칼자국이 삼 십 개 정도 보였다. 대부분 정면이 아닌 측면이나 후방에 있었다. 개수를 전부 세는 것은 의미가 없었고, 나중에 모두 서른 두 개였다고 들었다. 따라온 경찰이 범죄에 사용된 칼의 길이를 손으로 가늠해서 알려줬다. 그 길이를 보고 나는 생각했다. 보통 사람이 사람을 찔러도 칼을 사람의 몸으로 전부 넣지 않는다. 인간이 인간에게 그렇게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가해자는 이 칼을 정말 끝까지 넣을 각오로 찔렀다. 모든 상처는 칼이 뼈에 닿고서야 멈췄다. 두피에 있는 상처는 두개골에 닿고 금방 멈췄으나 얼굴과 목 쪽의 상처는 푹 들어갔다. 귀는 얇으니 구멍이 뚫렸다. 양쪽 귀가 다 길게 뚫려 허공이 보였다. 목덜미에 있던 상처가 살이 많아 가장 깊었다. 너무 깊어 비현실적으로 보였다. 복기했을 때 이것이 치명상이 아니었을까 추정했다. 얼굴 뼈에 닿고 멈춘 상처 중에는 평행으로 이어진 것들이 있었는데, 가해자가 빠른 시간에 칼을 뽑아 다시 찌른 흔적이었다. 손에 있던 상처 중 하나는 손가락을 끊었고, 또 하나는 두 번째 손가락과 세 번째 손가락 사이로 들어갔다. 피해자의 친구가 손이 벌어져 모아지지 않았다고 후술한 기록을 보았다. 그것이 맞다. 다시 말하지만, 하나하나가 형태를 파괴할 정도로 깊었다.미친 새끼라고 생각했다. 어떤 일인지는 모르지만, 어쨌건 미친 새끼라고 생각했다. 피를 막으면서 솔직히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극렬한 원한으로 인한 것이다. 가해자가 미친 새끼인 것은 당연하지만, 그럼에도 평생을 둔 뿌리 깊은 원한 없이 이런 짓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스무 살 청년이 도대체 누구에게 이런 원한을 진단 말인가. 그런 생각은 여기까지였다. 같이 온 경찰이 말다툼이 있어서 손님이 아르바이트생을 찌른 것이라고 알려 줬다. 둘은 이전에는 서로 알지 못했을 것이다. 진짜 미친, 경악스럽고 혼란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순간 세상이 두려웠다. 모든 의료진이 그 사실을 듣자마자 욕설을 뱉었다. 환자는 처음부터 의식이 없었다. 손과 발을 무의식적으로 움직일 수만 있었다. 칼은 두개골을 뚫지 못했고, 흉부와 복부의 주요 장기 손상은 없었다. 얼굴과 목과 손은 주요 장기는 아니다. 막아야 하는 것은 출혈뿐이라고, 그래서 살 수도 있겠다고, 처음에 생각했다. 하지만 온 병원의 수액과 혈장 용액을 쏟아붓고, 혈액을 준비하던 내원 이십여 분 만에 심박이 느려지기 시작했다. 첫 번째 심정지였다. 잠깐의 심폐소생술 후 환자는 돌아왔고,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의료진이 상처를 거칠고 급하게 막았다. 심장이 느려지면 피가 멎었다가 다시 심장이 뛰면 모든 상처에서 다시 피가 솟구치고 부었다. 상처가 너무 많아 어떤 주요 혈관이 어떻게 상했는지 파악할 수도 없었다. 주요 동맥을 다치지는 않은 것 같았지만, 그 때문에 혈관을 색전할 수도 없었고, 그전에 집중치료실을 떠날 수도 없었다. 상태가 급박해 시행할 수 있는 영상검사도 없었다. 어딘가 보이지 않는 두경부의 깊은 곳에서도 피가 쏟아지는 듯 했다. 그의 혈액은 처음부터 수액과 섞여 물처럼 묽었다. 이후 그의 심장은 한 번도 제대로 돌아오지 않았고, 피를 부으면 상처에서 피가 솟았다가 심장이 멈추면 멎기를 반복했다. 심폐소생술이 이어졌다. 짧은 시간에 심각한 범발성 혈관 내 응고증이 찾아왔다. 그는 그 짧은 시간에 피를 사십 개나 맞았다. 사방이 피바다였다. 그는 결국 그 자리를 한 번도 떠나지 못했고,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죽었다. 참담한 죽음이었다. 얼굴과 손의 출혈만으로 젊은 사람이 죽었다. 그러려면 정말 많은, 의도적이고 악독한 자상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많은 자상을 어떻게 낸단 말인가. 그럼에도 의사로서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그렇게 복잡한 심경의 나날들을 보내고 있을 때, 보도된 현장 사진을 보았다. 나는 그것을 보고 알았다. 그가 내 앞에 왔을 때 그는 이미 그 자리에서 온몸의 피를 다 쏟아내고 왔던 것이다. 그것을 머릿속으로 예측하는 것과 현장에 흩뿌려진 피를 눈으로 보는 것은 달랐다. 한 사람이 쏟았다기에는 불가능해 보이는 피였다. 그는 여기서 죽었지만 실제로는 현장에서 거의 죽은 사람이었다. 악독하게 찌르는 칼을 받아내고 저 정도의 피를 순식간에 흘린 사람을 살리는 것은, 역시 불가능한 일이었구나. 나는 의학적인 면에 있어서 죽음을 다소간 납득했지만, 그럼에도 나는 무기력했다. 그 젊은이에게, 가해하는 사회에게, 무작위로 사람을 찌르는 번뜩이는 칼에, 그리고 있을 수 있었던 만약에, 모든 것에 나는 무력했다.3. 나는 끓어오르는 분노와 죄책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나중에 우리끼리 언론에 보도된 CCTV를 보았다. 가끔 정말로 잔인한 장면보다, 아무것도 아닌 화면이 더 잔인해 보일 때가 있다. CCTV에서는 어떤 상처도 입지 않은 그가 당일 내가 보았던 옷을 입고 멀쩡히 걷고, 쓰레기를 버리러 갔다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에게 손가락질하던 누군가가 그를 덮치는 장면에서 영상이 끝나는데... 나는 그 이후를 직접 목격했다. 하지만 내가 직접 보지 못했던 그전의 장면이 왜 그렇게 소스라치게 놀랄 정도로 잔인해 보였는지. 그래서 그 걸음걸이가 왜 우리 모두를 놀라고 두렵게 했던지. 그는 상처 하나 없었는데. 그는 그전까지 멀쩡한 사람이었는데. 다만 내가 본 그 옷을 입은 사람이 그 화면에서 멀쩡하게 걸어 다니고 있는 영상일 뿐이었는데. 그가 지나치게, 비현실적으로 살아 있는 사람 같아 보였기 때문일까. 그것마저 사람을 공포심에 들게 하는 것일까. 나는 이후 사람들 앞에서 강연을 하다가도 그 생각이 나면 한동안 말을 멈췄고, 학회장에서도 문득 이를 악물었으며, 사람들과의 식사에서도 잠깐씩 뇌압이 올라가는 것을 느꼈다. 그가 나를 떠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 피가 내 몸에서 씻겨 나가지 않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사람들이 공분하고 있었다. 사건을 직접 목격한 나는 그 분노가, 이해할 수 있었으면서도 참담했다. 상처의 이미지와 실재했던 상처의 간극. 그에 지쳐 나는 두려운 마음으로 살고 있었다.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니었다. 죄스러운 느낌, 참담한 느낌, 악한 본성에 대항할 수 없는 무기력, 그의 목덜미에 들어갔던 비현실적인 자상과 벌어져 닫히지 않는 손가락. 모든 죽음이 그렇지만, 어떤 죽음은 유독 더 깊고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남기는 것이었다.4. 그가 우울증에 걸렸던 것은 그의 책임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우울증은 그에게 칼을 쥐여주지 않았다. 되려 심신 미약에 대한 논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우울로 고통받는 수많은 사람들을 잠재적 살인마로 만드는 꼴이다. 오히려 나는, 일요일 아침 안면 없던 PC방 아르바이트 생의 얼굴을 서른 두 번 찌를 수 있던 사람의 정신과적 병력이 전혀 없다고 한다면 더 놀랄 것이다. 그것은 분노스러울 정도로 별개의 일이다. 다시 말하지만, 우울증은 그에게 칼을 쥐어주지 않았다. 그것은 그 개인의 손이 집어 든 것이다. 오히려 이 사건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고작 심신미약자의 처벌 강화를 촉구하는 것이라는 게 더욱 안타까울 뿐이다. 나는 사건과 사실 관계, 처벌과 공권력에 대해서는 자세히 모른다. 그리고 이 청원과 여론과 이어지는 논란에 대해서, 직접 현장에 있던 사람으로서, 솔직한 마음으로 회의감이 든다. 그 끔찍한 몰골에 도저히 나를 대입하지 않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살인죄의 처벌이 더욱 엄격해지고 공권력이 극도로 강해진다고 해도, 이런 상식 밖의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는 세상이 올까? 그것들이 일요일 아침에 쓰레기를 버리고 돌아오는 사람을 삽시간에 서른 두 번 찌르는 사람을 막을 수 있을까? 그 사람이 처벌을 두려워하고 인간의 도리를 생각해서 이런 범죄를 벌인 것일까? 모두 그렇지 않다. 이렇게 인간을 거리낌 없이 난도질하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는 사회란 근본적으로 불가능해 보였다. 그래서 고인은 평범한 나와 같아 보였다. 환자를 진료하고 돌아가는 퇴근길에 불쑥 나타나는 칼을 든 사람을, 그리고 불가항력적으로 목덜미와 안면을 내어주는... 그것은 밥을 내던 식당 주인일 수도 있고... 고객을 응대하던 은행 직원일 수도 있고... 그렇게 직업상으로 누군가를 만나고 집에 돌아가던 여러분일 수도 있었다. 어떤 이가 지닌 인간의 본성은 최악이다. 그것들이 전부 우리가 조종할 수 없는 타인의 인격이라는 한도 내에서 우리는 영원히 안전할 수 없다. 나는 그렇게 느꼈다. 그것은 다시 어딘가에 있는 누구일 수 있다.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할지라도 이 사실을 바꾸는 것은 절망적으로 불가능하다.5. 나는 고인의 생전 모습을 언급해서 고인과 유족에게 누가 되려는 마음은 전혀 없다. 나는 나름대로 참담했지만, 잠깐 만난 환자와 생전에 그를 알던 사람들의 슬픔을 비견할 수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들의 슬픔을 생각하면 나는 당장이라도 주저앉아 통곡하고 싶다. 다만 나는 억측으로 돌아다니는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언급함으로써 이 사건의 엄중한 처벌과 진상 조사가 이루어지고, 사회적으로 재발을 방지되기를 누구보다도 강력히 바란다. 그래서 이 언급이 다시금 그 불씨나 도화선이 되기를 바란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보고도 믿기 힘들었던 비인간적인 범죄 그 자체이다. 인간이 인간에게 이런 짓을 진짜 범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 글에서 무기력함이 느껴진다면 그것은 어쩔 수 없다. 우리 모두는 이 사건에 대한 무기력함의 지분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속보]‘종교 박해 우려’ 이란 학생, 난민 인정 받았다

    [속보]‘종교 박해 우려’ 이란 학생, 난민 인정 받았다

    법무부, 심사 통해 19일 통보건강보험 가입 등 사회권 보장청와대 국민청원 통해 사연 알려져개종에 따른 박해 가능성을 우려하며 난민 신청한 이란 출신 학생에 대해 법무당국이 난민 지위를 인정했다. 학교 친구들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사연을 올려 3만여건의 공감을 받았던 학생이다. 이 학생은 앞으로 안정적으로 학교를 다닐 수 있고, 건강보험 가입 등의 사회적 권리도 가지게 된다. 19일 법무부 서울출입국·외국인청은 심사를 통해 이란 출신 A(15)군에 대한 난민지위를 인정했다. 난민 신청자는 ▲난민 인정 ▲인도적 체류 허가 ▲난민 불인정 중 하나의 판정을 받는다. 난민 지위가 인정되면 난민법에 따라 원칙적으로는 우리 국민과 동등한 사회권을 가질 수 있다. 예컨대 자유롭게 취업할 수 있고 지역 건강 보험 가입, 기초생활보호대상자 지정 등이 가능하다. A군은 7살이던 2010년 사업하는 아버지 B(52)씨와 함께 고향인 이란 테헤란을 떠나 한국에 왔다. 초등학교를 거쳐 현재 서울의 한 중학교를 다니고 있다. 학교 측은 “학령기를 한국에서 보낸 까닭에 A군은 이란어는 말만 할뿐 읽을 줄 모르고 한국인의 사고방식과 문화에 더 익숙하다”고 전했다. 중학교 때 반장을 할 만큼 잘 적응하고 있다.A군이 난민 신청을 한 이유는 종교적 박해 가능성 때문이었다. 아버지가 무슬림이라 이슬람 율법에 따라 태어날 때부터 무슬림이었지만 한국에서 친구들과 교회·성당에 다니다 천주교로 개종했다. 아버지도 A군이 전도해 천주교 신자가 됐다. A군 측은 “독실한 무슬림인 고모가 통화 중 ‘네가 개종하고도 사림이라 할 수 있느냐’고 소리친 뒤 연락을 끊었다”면서 “고향에 돌아가면 박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인구 99%가 이슬람교도인 이란에서 다른 종교로 개정한 이슬람교도는 배교(背敎)죄로 최대사형에 처할 수 있다는 논리다. A군은 2016년 난민 신청을 했지만 ‘개종했더라도 이란 당국이 주목할 활동을 하지 않아 박해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불인정됐다. 이후 행정소송을 내 1심에서 이겼지만 2심에서 패소했다.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심리불속행 기각(2심 판결에 중대한 법령 위반이 없어 더 판단하지 않고 곧바로 기각하는 처분) 판결을 받았다. A군의 사연은 학교 친구들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지금껏 3만여명의 지지를 받았다. 친구들은 이후 서울출입국·외국인청과 청와대 앞에서 A군의 난민 인정을 지지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또, 학교 교사와 성당·교회 등에서는 500여만원을 모금해 A군에게 전달했다. A군이 다니는 학교 학생회는 이날 ‘이름은 잊혀지고 사건은 기억되어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친구의 난민 인정을 환영했다. 학생들은 “이제 우리는 우리의 친구가 받았던 상처를 치유하고 일상으로 돌아가 편안한 삶을 누리기를 소망한다. 이란 친구뿐 아니라 그를 돕는 우리 학생들 모두 같은 이유로 잊혀 지길 원한다”면서 “다만 여전히 불안한 삶을 사는 많은 사람들을 기억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을 지지하며 힘을 실어줬던 조희연 서울 교육감도 입장문을 내고 “포용력 있는 법 판단으로 제2의 고향인 대한민국 서울에서 행복한 학교 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돼 기쁘다”면서 “어려움에 처한 외국 친구에 대해 어른들도 실천하기 어려운 인류애를 행동으로 보여준 같은 학교 학생들이 너무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A군의 아버지도 난민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 현재 관련 재판을 진행 중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안전벨트 풀고 댄스타임…아찔한 ‘단풍놀이 전세버스’

    안전벨트 풀고 댄스타임…아찔한 ‘단풍놀이 전세버스’

    단풍 여행을 많이 떠나는 10월에 관광 전세버스 교통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을철이면 전세버스 안에서 술을 마시고 춤을 추는 승객들이 부쩍 많아진다는 점이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다. 차량 내 음주가무는 대형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찰이 지속적으로 단속하고 있다. 하지만 ‘관광버스 댄스타임’은 경찰의 눈을 피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18일 고속도로 순찰대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7일까지 전국 고속도로에서 적발된 관광버스 내 음주가무 행위는 총 17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경북 지역(중앙·중부내륙고속도로 등)에서만 11건(64.7%) 단속됐다. 이어 강원 지역(서울~양양 고속도로 등) 5건, 서해안 고속도로 1건 적발됐다. 하루 1건꼴이다. 고속도로순찰대 관계자는 “단풍 여행을 떠난 관광객들이 돌아오는 길에 버스 안에서 술을 마시고 춤을 추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차량 내 음주가무 행위를 하다 경찰에 적발되면 버스 운전기사는 벌금 10만원에 면허 정지 처분에 해당되는 벌점 40점을 부과받는다. 현행 도로교통법은 승객이 춤을 추는 등 소란 행위를 하도록 방치한 책임을 주로 운전자에 지우고 있다. 때문에 사고를 예방하려면 실제 음주가무 행위자인 승객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지난 7월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관광버스에서 기사에게 강요해 음주가무를 하는 위험천만한 손님을 처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타인에게 음주가무를 적극적으로 강요한 승객을 처벌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차량 내 음주가무는 교통사고의 위험성을 가중시키는 주된 요인이다. 큰 음악 소리에, 차량이 휘청거리고, 또 승객들이 춤을 추는 동안 안전벨트를 매지 않기 때문에 한번 사고가 났다 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진다. 특히 각 지역 축제와 단풍놀이가 집중되는 10월이 ‘마(魔)의 한 달’이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최근 3년간 10월에 발생한 전세버스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365건으로 봄 행락철(4월 350건, 5월 305건)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10월에만 전세버스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25명으로 최근 3년 간 전체 사망자 수 117명 중 21.4%를 차지한다. 박현배 도로교통공단 교수는 “가을 행락철 승객들은 차 안에서 술을 마시거나 춤을 추는 등 소란 행위를 금지하고, 좌석 안전띠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면서 “단풍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도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도록 운전자에게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오창석 분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국민청원 “친구 사촌동생”

    오창석 분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국민청원 “친구 사촌동생”

    배우 오창석이 이른바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의자 처벌 강화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독려했다. 오창석은 지난 17일 자신의 SNS에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을 캡처한 사진을 게재했다. 오창석은 “제 친구 사촌동생이 하늘나라로 가게 됐습니다. 얼굴에 칼을 30여 차례 맞았다고 합니다. 부디 여러분들의 서명으로 무고한 생명을 앗아간 피의자가 올바른 법의 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프로필란 사이트링크 걸어놓았습니다. 읽어봐 주세요”라고 호소했다. 해당 국민청원은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에 대한 것으로 지난 14일 서울 강서구의 한 PC방에서 발생했다. PC방 손님 A씨가 아르바이트를 하던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A씨는 평소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진술했다. 청원글에 따르면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의자가 심신미약의 이유로 감형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게시물을 작성했다. 오창석이 사진을 게재했을 당시는 동의자가 7만 여명을 넘지 못했지만, 현재는 20만 명을 훌쩍 넘긴 상황이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 보좌관 친구 명의 등으로 1000만원 이상 빼돌려”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 보좌관 친구 명의 등으로 1000만원 이상 빼돌려”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과 백재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국회 연구비를 빼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7일 MBC와 뉴스타파는 이 의원과 백 의원, 강석진 자유한국당 의원, 서청원 무소속 의원 등의 국회 연구비 유용 의혹을 보도했다. 두 언론사는 20대 국회의원 연간 정책개발비 130억원의 예산집행 관련 서류를 입수, 분석한 결과 이런 사실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은재 의원실은 제3자 계좌를 차용, 국회 예산을 1000만원 이상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 의원은 지난 2016년 9월 ‘국가정보활동 관련 국내외 입법례 및 판례동향’이라는 소규모 연구 용역을 진행했는데 연구 수행자는 자유기고자 홍모씨로 연구비는 500만원이 지급됐다. 또한 이 의원은 지난 2017년 11월 홍씨에게 다른 업무를 맡기며 500만원을, 비슷한 시기에도 또 다른 연구를 맡겨 220만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홍씨는 이들 연구를 하지 않았고 이은재 의원실에 계좌만 빌려준 것으로 확인됐다고 뉴스타파가 전했다. 또한 이은재 의원실은 지난 2016년 10월에는 박모 보좌관의 친동생에게 정책 연구 용역을 맡긴 뒤 국회 예산 425만원을 지급하기도 했다. 백재현 민주당 의원의 경우 선거운동원이 만든 정체불명의 단체에 국회 예산 수천만원을 몰아줬으며 의원실 소속 대학생 입법보조원에게 연구비 500만원을 지급한 뒤 돌려받은 의혹이 제기됐다. 강석진 한국당 의원실은 지난 2016년 5건의 정책연구 용역과 3건의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허위 서류를 제출, 국회사무처로부터 1100여만원을 지급받았는데 해당 금액은 당시 의원실 업무를 보조하던 비서관 가족들과 대학생 등 비정규 인력들의 인건비로 편법 지급됐다는 의혹이 나왔다. 서청원 무소속 의원은 정책 연구 용역을 해당 분야와 전혀 무관한 사람들에게 맡겼는데 해당 연구용역에 국회 예산 1000만원이 소요됐다고 뉴스타파와 MBC는 전했다. 이 같은 의혹과 관련, 이은재 의원실 관계자는 뉴스타파와 MBC에 “그런 식으로 편법을 썼다는 건 제가 잘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백재현 의원실 측은 “현장 목소리를 듣기 위해 포럼 같은 회의방식을 통해 연구를 요청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강석진 의원실의 경우 잘못을 시인했지만 전임 보좌진들이 저지른 잘못이었다며 책임 소재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서청원 의원실 역시 “각계 다양한 입장을 들으려는 취지였다”고 이 언론에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 초선 구청장에게 듣는다] 광역자원순환센터 완전 지하화…“은평의 미래·환경 풍요롭게”

    [서울 초선 구청장에게 듣는다] 광역자원순환센터 완전 지하화…“은평의 미래·환경 풍요롭게”

    김미경 서울 은평구청장 별명은 ‘오뚝이’다. “구·시의원 시절부터 지금껏 한번도 편안히 일을 했던 적이 없다. 늘 힘든 사안을 해결하고 안 되는 것을 되게 했다”는 그의 말이 별명의 이유를 설명해준다. 요즘 은평구의 ‘뜨거운 감자’인 광역자원순환센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광역자원순환센터는 2023년 진관동에 세울 재활용 처리 시설로 인근 주민들의 반대가 거세다. 취임 100일을 맞아 17일 서울신문과 만난 김 구청장은 “지금 추진하지 않으면 구 예산을 쓰레기 버리는 일에 다 투입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은평 구민의 살림과 복지, 환경, 미래를 풍요롭게 가꾸고 지키기 위한 시설인 만큼 주민들을 잘 설득해 예정대로 추진해 나가겠다”며 정면 돌파 의지를 확고히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취임 100일간 구정을 펴온 소회는. -의원 시절에는 공격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집행부가 해결책을 내놓게 했다. 구청장이 되니 전략적인 방어와 공격이 필요한 일이라는 걸 체감하게 됐다. 구의 다양한 현안들이 50만 은평 구민을 위해 정말 필요한 일인지 판단하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해 행정 수장으로서 어깨가 무겁다. 정책 기획부터 완성까지 이끌어가는 역할이라 힘든 일도 많지만 매력도 크다. →현재 역점사업인 광역자원순환센터의 경우 일부 주민들이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시설이 필요한 이유는. -광역자원순환센터(진원동 76-40번지 일대 1만 8000㎡ 대지)를 세우려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 구의 자체 폐기물 자립도가 34%에 불과해 언제라도 ‘쓰레기 대란’에 맞닥뜨릴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2012년 수도권매립지에서 환경부와 마찰을 이유로 우리 구의 쓰레기 반입을 거부했을 때나 지난 4월 중국의 재활용 쓰레기 수입 금지 조치로 이미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마포구는 생활폐기물 소각장, 서대문구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장인 반면, 광역자원순환센터는 물리적인 재활용품 처리 시설인 만큼 화학 처리나 소각만큼 건강을 해치는 환경 위험 요소가 없다. 주민들이 우려하는 처리 과정에서의 일부 악취나 폐수 등도 최신 설비로 충분히 걸러낼 수 있다. →부지 변경 등 다른 대안은 없나. -우리 구의 폐기물 처리를 위해 2000년부터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된 곳이라 장소 변경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대신 지난해 인근 주민들이 당초 반지하에서 완전한 지하화로 건립해줄 것을 요구해 구청장 공약사항으로 지하화 시설로 짓고 그 위에 축구장, 배드민턴장, 족구장 등 주민들을 위한 생활체육시설(1만 2500㎡)을 만들기로 했다. 지난달 국무총리실 조정 과정에서도 환경부, 서울시, 고양시 등과 지하화로 추진하는 게 맞다고 논의했다. 광역순환자원센터가 들어서면 마포구, 서대문구와 함께 폐기물 처리 협력 체계를 구축하게 돼 쓰레기 대란을 예방하는 동시에 3구 모두 쓰레기 처리 예산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현재 우리 구의 생활폐기물을 처리하는 경기 양주소각장의 경우에도 양주시에서 앞으로 도시를 키우면 우리 구의 쓰레기 반입이 어렵다는 입장이라 마포구, 서대문구와의 협력이 더욱 절실하다.→부지 문제로 표류 중인 국립한국문학관 유치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 3년간 공을 들여왔다. 곧 문학관 부지 선정 발표가 있을 거라고 해 유치를 위해 막판 전력투구를 하고 있다. 은평 구민 50만명 가운데 절반 이상인 27만명이 유치가 필요하다는 서명을 했을 정도로 국립한국문학관은 구민 모두가 오랫동안 염원해 온 시설이다. 은평구가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일부 있는데 신분당선 연장,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 노선 개통, 제2통일로 등이 완성되면 변방이던 은평은 통일시대의 새로운 상상기지로 중심에 서게 된다.→이와 관련, 수색역세권 개발로 은평을 남북 교류의 중심축으로 삼을 구상이라고. -은평구 녹번동의 옛 지명인 ‘양천리’에는 의주로 천리, 부산으로 천리라는 뜻이 담겨 있다. 은평이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 한반도의 관문 역할을 하는 입지임을 보여주는 셈이다. 그동안 남북문제가 풀리지 않아 서북권에 대한 투자가 어려웠다. 하지만 남북 화해시대를 맞아 수색역을 북한을 넘어 유럽으로 가는 서울의 관문, 대북 진출의 전략적 요충지로 활용해야 한다. 특히 서울역, 용산역이 이미 포화상태라면 수색역은 북한의 주요 수출품인 송이, 어패류, 광물, 철강 등이 서울로 들어올 때 수용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내년 4월에 진관동에 들어서는 은평성모병원(지하 7층, 지상 17층, 병상 800여개 규모)은 대북 의료 전진기지로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어떤 평가를 받는 구청장이 되고 싶나. -일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주민들의 눈높이에서 사명감을 가지고 이달 말 확정될 공약사업을 하나하나 완성해 나가려 한다. 이를 통해 재정자립도 하위권에 있는 은평의 지역 경제를 살려 주민들에게 “역시 일 잘하는 구청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 임기를 마치고서도 주민들과 차 한 잔 나누며 반갑게 이야기 나눌 수 있도록 말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주민청원제 추진…구민 의견 정책 반영 제도화 민선 7기 구정철학·역점사업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주민이 주인인 은평’을 만든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청와대에서 도입한 국민청원제도를 본따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주민청원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또 주민들의 의견을 정책에 바로 반영할 수 있는 은평정책연구소도 설립한다. 이는 민선 5·6기를 이끈 김우영 전 구청장의 구정 철학을 이어받은 것이다. 김 전 구청장은 예산 편성, 집행, 평가 등 전 과정에 주민들이 참여하는 은평형 주민참여예산제를 시행했다. 이와 함께 주민 제안으로 탄생한 전국 최초의 공유 전용 시설 은평공유센터를 조성하는 등 주민이 행정의 주인공이 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주민과의 소통을 토대로 김 구청장은 구민 50만명의 수요에 턱없이 부족한 도시 기반 시설을 촘촘히 늘리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주력한다. 역점 사업으로는 수색역세권 개발, 광역순환자원센터 건립, 국립한국문학관 유치, 통일박물관·이호철 문학관 건립, 교통 인프라 확충 등이 꼽힌다. 이를 통해 통일로에 있는 진관동, 경의선 철로가 있는 수색역을 양대 축으로 은평을 남북 화해 시대의 중심 도시로 만들어가겠다는 복안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