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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레리나가 무대 아닌 얼음판에서 ‘백조의 호수’ 선보인 이유 (영상)

    발레리나가 무대 아닌 얼음판에서 ‘백조의 호수’ 선보인 이유 (영상)

    얼어붙은 러시아 연안에 차이콥스키의 명작 ‘백조의 호수’가 울려 퍼졌다. 지난달,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서쪽으로 약 100㎞ 떨어진 레닌그라드스카야 오블라스트 연안에서 고전발레의 대명사 ‘백조의 호수’ 공연이 펼쳐졌다. 무대가 아닌 얼음판 위에 선 발레리나 일미라 바가우트디노바(39)는 우아한 몸짓으로 한 마리 백조를 표현해냈다. 볼쇼이 극장과 함께 러시아 최고의 발레 및 오페라 공연 극장으로 꼽히는 마린스키 극장 발레리나가 이 먼 곳까지 와 나홀로 공연을 선보인 이유는 뭘까. > 모스크바타임스는 이 발레리나가 바타레이나야 연안 건설에 반대하는 환경 운동가로서 얼음판 위에 섰다고 전했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해 5월 폴란드의 발트양곡터미널 측에 바타레이나야 연안 일대를 10년간 임대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2024년까지 350억 루블(약 5404억 원) 규모의 곡물 수출입 항구 터미널을 포함한 물류 단지가 건설될 예정이다. 환경운동가들은 즉각 반발했다. 수천 년 전부터 이어져 내려온 습지에서의 야만적 파괴 행위를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제청원사이트에 글을 올려 계약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바타레이나야 연안이 철새 수천 마리가 인근 습지로 날아가는 경로에 있어 보존가치가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1997년에도 석유 수출 기지를 세우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러시아 과학자들과 환경 전문가 반대로 무산된 바가 있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항구 터미널이 건설되면 희귀 식물 종과 해양 포유류가 서식지를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100년 역사를 간직한 대규모 소나무숲 개간으로 생물 다양성이 파괴될 처지라고 호소했다. 환경운동가들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모두 필요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시민 휴식처로서, 또 동식물의 오랜 보금자리로서 개발은 중단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자연을 그대로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마린스키 극장 발레리나 바가우트디노바도 힘을 보탰다. 바가우트디노바는 “바타레이나야 연안은 봄에는 백조가 둥지를 틀고, 여름에는 어린이들이 뛰놀고, 겨울에는 어부들이 얼음 낚시를 즐기는 독특한 자연사적 장소다.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곳”이라면서 “이 모든 것이 파괴될 위기에 처해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보낼 개발 중단 요구 탄원서에 서명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와 함께 바타레이나야 해변과 맞닿은 호수에서 선보인 나홀로 공연 실황을 공개했다. 발레복을 차려입고 얼어붙은 호수 위에 선 그녀는 차이콥스키의 ‘백조의 호수’에 맞춰 열연을 펼쳤다. 발레리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보낼 개발 반대 탄원서에 서명해달라. 이곳에서 죽어가는 백조가 춤을 추는 슬픈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란다”며 동참을 촉구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BJ에 선물하느라 대출받다 강도살인…항소심도 무기징역

    BJ에 선물하느라 대출받다 강도살인…항소심도 무기징역

    ‘제주 오일장’ 사건 30대 항소 기각 여성 BJ(인터넷 방송 진행자)에 고가의 선물을 하기 위해 대출까지 받은 끝에 강도살인 행각을 벌인 ‘제주 민속오일장’ 살인사건의 피고인에게 항소심 법원도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광주고법 제주제1형사부(부장 왕정옥)는 10일 강도살인 사체은닉미수·사기·여신전문금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강모(30)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강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강씨는 지난해 8월 30일 오후 제주시민속오일시장 인근에서 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여성 A씨를 살해하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강씨는 또 A씨가 소지하고 있던 현금 1만원을 훔치고 신용카드를 훔쳐 부정 사용한 혐의도 함께 받았다. 무직인 강씨는 인터넷 방송의 여러 여성 BJ의 환심을 사기 위해 고가의 선물을 하며 수천만원을 대출받았고, 이를 갚지 못하고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한 BJ와는 실제 만남을 갖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강씨는 몇 달 간 월세를 내지 못해 결국 살던 주거지에서 나와 사건 당일까지 자신의 탑차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 그는 사건 당일 미리 흉기를 준비한 뒤 오일장 인근을 돌다가 피해자를 발견, 피해자가 걸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지점 주차장에 차량을 주차하고 다가오길 기다렸다가 범행했다. 강씨는 지난 4∼7월 택배 일을 하다가 ‘생각보다 돈이 안 된다’며 택배 일을 그만둔 뒤 무직 상태로 지내다 생활고에 시달리다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그는 평소 BJ들에게 최소 10만원에서 최고 200만원 상당의 사이버머니를 선물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당시 강씨는 차량 대출과 생활비, BJ 선물 등으로 5500만원의 대출을 받은 상태였다. 그는 범행 5시간 뒤 다시 범행 장소를 찾아 시신을 옮기려 했던 것으로도 확인됐다. 범행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 분석 결과 그는 시신을 5m가량 옮기다 결국 포기하고 현장을 떠났다. 이 사건은 피해자 아버지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강씨를 엄벌에 처해달라는 청원을 올리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청원인은 “딸은 작은 편의점에서 매일 5시간씩 아르바이트를 하고 퇴근 후 도보로 1시간 30분 거리인 집까지 걸어서 귀가했다”며 “사건 후 알게 됐지만, 딸은 ‘운동 겸 걷는다’는 말과 달리 교통비를 아껴 저축하기 위해 매일 걸어다녔다”고 전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한국서 음주운전에 숨진 대만 유학생 부모 “한국 검찰에 실망”

    한국서 음주운전에 숨진 대만 유학생 부모 “한국 검찰에 실망”

    20대 대만 유학생,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사망검찰, 징역 6년 구형…피해자父 “한스럽고 분노” 지난해 겨울 한국에서 음주 교통사고 사망한 대만 유학생의 부모가 가해자를 엄벌해 달라고 호소했다. 유가족은 음주운전 가해자에게 징역 6년을 구형한 한국 검찰에 대해 현지 언론에 큰 실망감을 드러냈다. 9일 대만 빈과일보 등에 따르면 한국에 유학 온 대만의 쩡이린(28·여)씨는 지난해 11월 6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다 음주운전 차량에 치였다. 그는 곧바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쩡이린씨의 아버지는 현지 언론에 전날 한국 검찰이 2차 공판에서 음주운전 가해자 A(52)씨에게 징역 6년형을 구형한 것을 두고 “형이 너무 가벼워 한국 검찰에 실망했다”며 납득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그는 “딸의 목숨이 그저 6년의 가치밖에 안 되는지 (모르겠다)”며 “6년 후에 가해자가 출소해도 내 딸은 돌아올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가해자는) 이번 음주운전 사고가 처음이 아닌 세번째”라며 “딸이 이런 사람에게 치여 사망한 것이 정말 한스럽고 분노를 느낀다”고 통탄을 금치 못했다. 그는 “아내가 매일 비통하게 딸의 사진만 본다”며 지난 5개월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고 말했다.의사인 쩡씨가 근무하는 위생복리부 산하 병원의 동료들도 “한국 검찰이 징역 6년을 구형한 것은 너무 상식 밖의 일”이라며 “쩡씨 가족에게 2차 가해를 가한 것”이라고 전했다. 쩡씨는 음주운전으로 자신의 딸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가해자와 합의를 원하지 않으며 엄중 처벌을 바란다는 서신을 변호사를 통해 한국 재판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쩡이린 사건은 지난해 11월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글이 올라오면서 세간에 널리 알려졌다. 쩡이린씨의 친구라고 밝힌 청원인은 “28살의 젊고 유망한 청년이 횡단보도의 초록색 신호에 맞춰 길을 건너는 도중 음주운전자의 차량에 치여 그 자리에서 손써볼 겨를도 없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에 온 지 5년이 돼 가는 친구였고, 그 누구보다 본인의 꿈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는 학생이었다”면서 “음주운전은 예비살인 행위이며 다른 범죄보다 더욱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해당 청원은 지난해 12월 23일 23만 8000여명의 동의 하에 종료돼 청와대 공식 답변 요건을 충족했다. 당시 경찰은 “피해자 부모에게 ‘윤창호법’에 의해 운전자는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해지게 된다고 상세히 설명했다”며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낸 유가족들에게 다시 한번 진심어린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답변한 바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2년 전 “LH 관계자들 3기 신도시 땅 샀다더라” 靑국민청원 올라와

    2년 전 “LH 관계자들 3기 신도시 땅 샀다더라” 靑국민청원 올라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을 전수조사 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이미 2년 전에 올라왔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2019년 5월 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3기 신도시 관련 전수조사 원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경기) 고양시 창릉 신도시는 지난번에 1차 발표 전 정보 유출로 부동산 투기가 예상돼 지정이 취소된 곳과 겹친다”면서 “문제는 이 지역 땅을 정부 관계자나 LH 관련자들이 샀다는 이야기가 많이 돈다”고 했다. 이어 “이 소문과 관련해 토지 거래내역 전수조사를 원한다”면서 “관련자들이 직접 (정보를 유출했거나) 혹은 친인척에게 정보가 제공되었는지, 그로 인해 실거래로 이어졌는지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면서 “이미 취소되었던 지역이 다시 지정된 것을 일반 시민들은 쉽사리 이해하기 힘들다. 철저한 조사로 의구심을 해소해주길 바란다”고 청원했다. 당시 해당 청원은 한달간 이어진 청원 기간 중 3727명의 동의를 얻어 답변 기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채 종료됐다. 청원인이 언급한 창릉 신도시는 신도시 지정 발표 전인 지난 2018년 LH의 내부 검토 도면 유출로 논란이 된 지역이다. 당시 LH는 창릉 지역을 신도시로 지정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가 1년 뒤 3기 신도시로 선정했다. 그러자 해당 지역 시민단체들은 사전 유출된 도면과 실제 지정된 고양 창릉 신도시 위치가 일치한다며 반발한 바 있다. 이번에 투기 의혹이 제기된 LH 직원들이 매입한 토지는 광명·시흥 신도시다. 정부가 합동조사단을 꾸려 국토부·LH 직원 및 가족의 남양주왕숙, 하남교산, 인천계양, 고양창릉, 부천대장, 광명시흥 등 3기 신도시 6곳과 100만㎡ 이상 택지인 과천, 안산장상 등 총 8곳의 토지거래 내역을 전수조사하고 있어 추가로 확인될 가능성도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교실을 불륜 장소로” 초등교사 경징계...“수업 거부”

    “교실을 불륜 장소로” 초등교사 경징계...“수업 거부”

    불륜 사건 당사자들에 감봉 1개월·견책 처분도교육청 “교사간 사적 영역, 간통법 폐지 등 감안”학부모들 항의에 해당 교사 수업 거부까지“솜방망이 처벌” 교육시민단체 반발 전북 장수지역의 한 초등학교 교사 불륜 사건 당사자들에 대한 징계수위가 결정됐다. 8일 전북교육청에 따르면, 장수교육지원청은 최근 징계위원회를 열고 A교사(남)에게는 감봉 1개월, B교사(여)에게는 견책 처분을 각각 내렸다. 두 사람에 대한 감봉, 견책 처분은 간통법 폐지 이후 다른 시도교육청에서 이뤄진 감사결과를 반영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이 두 교사는 명백하게 부적절한 행위를 저질렀다. 명백히 품위유지 및 성실의 의무를 위반했다”면서도 “다만 교사 간 사적 영역이고, 간통법이 폐지된 점 등을 감안해 징계수위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현대 두 사람은 ‘분리조치’ 지침에 따라 인근 학교에 각각 전보조치된 상태다. 하지만 A교사의 경우, 학부모들의 강력한 항의로 6개월간의 자율연수 휴직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B교사 또한 학부모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자율연수 및 휴직에 대해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교육시민단체는 “솜방망이 처벌”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박연수 전북교육자치시민연대 사무국장은 “학생들과 함께하는 교실에서 교사 간 부적절한 행위가 이뤄졌다. 그럼에도 교육청은 감봉1개월과 견책이라는 경징계를 내렸다”면서 “이는 교육청에서 사실상 면죄부를 준 셈이다. 학부모와 시민들의 눈 높이에 맞는 징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비판했다.앞서 지난해 12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아이들의 학습활동까지 침해하면서 교내에서 수차례 불륜 행각을 일으킨 두 교사를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인은 “장수군의 한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유부남 교사와 미혼녀 교사가 수업 시간과 교실 등에서 여러 차례 애정행각을 벌여 교육자로서 자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청원글에 따르면 해당 교사들은 외부 문화체험 시간에 아이들을 강사에게 맡기고 자리를 이탈해 둘만의 시간을 가졌으며, 수업 시간에도 메신저를 통해 연인들이 사용할 법한 은어와 표현을 주고받았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교실 안에서 50장가량의 사진을 찍는 등 교실을 연애장소로 활용했다”고도 밝히며 교사의 교육계 퇴출을 요구했다. 전북교육청은 해당 글이 올라오자 바로 직접 감사를 벌였고, 감사 결과 대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기약 없는 ‘전세 난민’ 신세… 3기 신도시 취소될까 불안”

    직장인 이모(28)씨는 지난해 6월 3기 신도시 청약 자격을 얻으려고 아파트를 사는 대신 경기 고양시에 전셋집을 얻었다. 하지만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현직 직원들의 대규모 부동산 투기 사건으로 3기 신도시 사업을 전면 취소하라는 주장이 커지자 ‘내 집 마련’의 꿈이 멀어질까 봐 불안에 떨고 있다. 이씨는 “잘못은 LH 직원들이 했는데 왜 선량한 시민들이 불안에 떨어야 하느냐”며 “이제는 아파트값이 너무 올라 매수할 엄두도 나지 않는데 사업이 지체되거나 취소된다면 기약 없이 ‘전세 난민’ 생활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LH 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이 터지면서 3기 신도시 사업을 전면 취소하거나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되자 인천과 경기 고양·부천·남양주 등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공공분양을 받으려고 기다리던 무주택자들은 망연자실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 폭등과 정부의 대출 규제 때문에 3기 신도시를 내 집 마련의 마지막 기회로 여겼던 청년 신혼부부들이 대다수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5일 3기 신도시 사업을 철회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와 7일 현재 1만 2000여명이 동의했다. 각종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도 3기 신도시 사업 취소 필요성을 주제로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4 공급대책을 포함한 주택공급대책은 반드시 일정대로 추진하겠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여전히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부천에 거주하는 무주택자 박모(32)씨는 “사업에 차질이 생긴다면 정부에서 이사 비용과 전세자금 대출 비용을 배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기 신도시 사업 차질이 집값 폭등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송기균 집값정상화시민행동 대표는 “3기 신도시의 취지가 대규모 공급을 늘려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것”이라며 “사업에 차질이 생기면 서울과 수도권 집값이 폭등할 수 있어 LH 직원들의 법적 처벌과 별개로 주택 공급이 신속히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투기 의혹을 가장 먼저 터뜨린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강제 수사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단체들은 논평에서 “비밀정보 활용이나 투기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정부가 자체 조사하는 것은 제 식구 봐주기식 축소·소극 조사라는 의구심이 든다”며 “정부 합동조사단 조사와 별개로 수사기관의 강제 수사나 감사원의 감사 등이 병행돼야 하고, 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행위에 확실한 환수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마지막 내집마련 기회인데”…LH 투기에 불똥튄 청약대기자들

    “마지막 내집마련 기회인데”…LH 투기에 불똥튄 청약대기자들

    직장인 이모(28)씨는 지난해 6월 3기 신도시 청약 자격을 얻기 위해 아파트 매수를 포기하고 경기 고양시에 전셋집을 얻었다. 하지만 최근 LH 전·현직 직원들의 대규모 부동산 투기 사건으로 3기 신도시 사업을 전면 취소하라는 주장이 커지자 ‘내 집 마련’의 꿈이 멀어질까 봐 불안에 떨고 있다. 이씨는 “잘못은 LH 직원들이 했는데 왜 선량한 시민들이 불안에 떨어야 하느냐”며 “이제는 아파트 값이 너무 올라 매수할 엄두도 나지 않는데 사업이 지체되거나 취소된다면 기약 없이 ‘전세 난민’ 생활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LH 직원들의 투기 사건으로 3기 신도시 사업을 전면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되자 3기 신도지 청약 대기자들은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인천과 경기 고양·부천·남양주 등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공공분양을 받으려는 무주택자들은 논란을 바라보며 마냥 분노만 표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5일 3기 신도시 사업을 철회해 달라는 청원글이 올라와 7일 현재 1만 2000여명이 동의했다. 각종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3기 신도시 사업 취소 필요성에 대한 주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날 “2·4 공급대책을 포함한 주택공급대책은 반드시 일정대로 추진하겠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여전히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부천에 거주하는 무주택자 박모(32)씨는 “앞으로 LH 직원들의 새로운 비리가 계속 밝혀진다면 사업이 그대로 진행되리라 장담할 수 있겠느냐”며 “사업에 차질이 생긴다면 정부에서 이사 비용과 전세자금 대출 비용을 배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기 신도시 사업 차질이 집값 폭등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송기균 집값정상화시민행동 대표는 “3기 신도시의 취지가 대규모 공급을 늘려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것”이라며 “사업에 차질이 생기면 서울과 수도권 집값이 폭등해 무주택자들이 지금보다 어려워져 법적 처벌과 별개로 신속히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투기 의혹을 공론화한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이날 강제수사와 감사원 감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단체들은 논평에서 “비밀정보 활용이나 투기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정부가 자체 조사하는 것에 제 식구 봐주기식 축소·소극조사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큰 상황”이라며 “정부 합동조사단 조사와 별개로 수사기관의 강제수사나 감사원의 감사 등이 병행돼야 하고, 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행위에 확실한 환수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불황’ 홍대 클럽 공연도 못해…‘성황’ 골프장 식사 강요

    ‘불황’ 홍대 클럽 공연도 못해…‘성황’ 골프장 식사 강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서울의 구청이 홍대 소규모 공연장들을 상대로 단속에 나서면서 단속 방식과 기준을 놓고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홍대 일대 라이브클럽은 공연과 함께 음료·주류 판매를 하고 있어 대부분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돼있다. 하지만 업주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음식물을 판매하지 않는 곳이 많고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지키는데도 일괄적으로 공연을 금지하는 것은 너무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실제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했지만 공연을 예정했다가 구청의 과태료 부과 방침에 공연을 취소했던 한 업주는 다른 홍대 라이브클럽에서는 멀쩡하게 공연이 이뤄졌다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마포구청 측은 공연장 단속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지침에 따른 불가피한 대응이라는 입장이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2.5단계로 격상된 지난해 12월 8일부터 음식점·카페 영업장 내 무대 시설에서 공연행위는 금지됐다. 이 지침은 이달 14일까지 적용되며 연장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연장 운영주들은 일반음식점 등록 업소라도 세부 특성을 고려해 공연할 때만은 공연장 지침을 적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공문을 서울시에 제출했다. 반면 골프장에서는 5인 이상 모임 금지 등의 방역수칙을 어기는 일이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다. 최근 한 골프장과 예약을 논의하던 A씨는 골프장 예약 담당으로부터 10여명의 단체팀 운동을 예약하려면 참석자 모두 클럽하우스에서 식사 한끼를 하는 조건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5명 이상이 함께 식당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역 규정을 언급했지만 해당 골프장에서는 식사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단체팀 예약은 불가능하다는 입장만 내놓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골프여행이 막히면서 국내 골프장들이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자 가격인상 등 골프장의 배짱영업이 나타나고 있다. 방역정책에 따른 나라별 입국 제한조치가 지속되면서 연간 215만명으로 추산되는 해외 골프 인구가 국내로 유입되면서 국내 골프장들의 배짱영업을 불러오고 있다. 지난해 국내 골프장들이 코로나19 사태를 틈타 지나치게 그린피를 인상했다는 지적을 받은 데 이어 3월 들어서면서 동시다발적으로 한번 더 그린피를 올리고 있다. 여기에 골프장 내 식음료 가격 역시 터무니없이 오르고 있고 이미 경기보조원(캐디)의 비용도 일괄적으로 1만원씩 오른 상황이다. 골퍼들의 불만이 고조되면서 골프장에 대한 정부당국의 감독강화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제기되기도 했다. 특히 실외스포츠 시설 가운데 유일하게 골프장과 스키장에서만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지난 1월에도 영업제한을 받지 않아 풋살장 등 다른 실외 스포츠업장의 항의가 이어졌다. 골프장에서는 운동 뒤 함께 식사를 하면서 감염이 발생한 바 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학폭 인정’ 지수, 군대 간다…“반성의 시간 갖겠다” [이슈픽]

    ‘학폭 인정’ 지수, 군대 간다…“반성의 시간 갖겠다” [이슈픽]

    KBS드라마 ‘달이 뜨는 강’ 중도 하차광고 삭제, 출연작 다시보기도 중단소속사 “모든 활동 중단, 통렬한 반성할 것”“위압 동원한 성폭력은 명백한 사실무근”피해자 “사과 따윈 필요 없다, 평생 학폭자”중학생 시절 학교폭력 논란을 인정한 배우 지수(본명 김지수·28)가 모든 활동을 전면 중단하고 군에 입대하기로 했다. 지수의 소속사는 “지수는 통렬한 반성의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지수는 주연으로 출연했던 KBS 2TV 드라마 ‘달이 뜨는 강’에서도 하차한다. 그가 출연했던 출연작들의 다시보기는 중단됐으며 광고도 삭제됐다. 소속사 “지수, 10월 중순 입대,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 예정” KBS, 지수 배역 교체 후 재촬영“지수 출연 장면 최대한 삭제 방송” 소속사 키이스트는 5일 “지수는 배우로서 계획된 모든 활동을 즉각 중단하고 통렬한 반성의 시간을 가질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제보 이메일 접수, 온라인 커뮤니티 모니터링 등 다각도로 관련 사안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다만 “항간에 나도는 위압을 동원한 성폭력과 같은 주장들은 명백한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다. 키이스트에 따르면 지수는 지난해 12월 영장을 받아 오는 10월 중순 입대한다. 2016년 급성 골수염 수술을 받은 전력이 있어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할 예정이다. 지수가 주연으로 출연 중이던 KBS 2TV 드라마 ‘달이 뜨는 강’은 배역을 교체하고 재촬영해 방송된다. 대타로는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철인왕후’에 출연했던 나인우가 발탁됐다. KBS는 이날 “나인우가 ‘달이 뜨는 강’의 온달 역으로 캐스팅됐다”면서 “9회 이후 방송분은 재촬영해 방송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KBS 측은 입장문을 통해 “방송일이 임박한 7·8회 방송분은 지수가 출연하는 장면을 최대한 삭제해 방송하고, 이번 주말 재방송은 결방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해 드라마의 편성 취소를 포함한 모든 방안을 검토했다”면서 “‘달이 뜨는 강’을 사랑해 주신 시청자와 드라마 제작에 참여한 수많은 스태프와 연기자, 제작사 등을 고려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초유 ‘학폭’ 방송 하차 지수, 자필 반성문“과거 저지른 비행, 변명의 여지도 없다” “과거 죄책감에 늘 불안, 진심으로 사죄해”“평생 씻지 못할 과거 반성, 뉘우치겠다” 방영 초반 드라마의 주연 배우가 학교폭력 논란으로 하차하게 된 것은 초유의 사태다. 지난해 12월 배우 배성우가 음주운전 적발로, 2018년 배우 조재현이 ‘미투’ 사태로 작품 말미에 각각 중도 하차한 바 있으나, ‘달이 뜨는 강’의 경우 아직 6회까지밖에 방송이 되지 않은 상태이기에 더 이례적이다. 지수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학창 시절 심각한 수준의 학교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지속해서 제기되자 전날 “과거에 저지른 비행에 대해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다”며 인정했다. 지수는 지난 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자필 사과문에서 “나로 인해 고통받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용서받을 수 없는 행동들이었다”고 사과했다. 이어 “연기를 시작하면서 과거를 덮어둔 채 대중의 과분한 관심을 받으며 여기까지 왔으나 마음 한편에 과거에 대한 죄책감이 늘 존재했고 돌이키기엔 너무 늦은 후회가 저에게는 늘 큰 불안함으로 다가왔다. 어두운 과거가 항상 나를 짓눌러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기자로 활동하는 내 모습을 보며 긴 시간 동안 고통받으셨을 분들께 깊이 속죄하고, 평생 씻지 못할 나의 과거를 반성하고 뉘우치겠다”고 언급했다. 지수는 또 “나 개인의 커다란 잘못으로 방송사와 제작진, 배우들, 드라마 현장을 묵묵히 지켜왔던 스태프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는 것이 괴롭고 죄스럽다”면서 “나로 인해 드라마에 더 이상의 피해가 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나로 인해 피해를 본 모든 분께 무릎 꿇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을 중심으로 지수가 학교폭력 가해자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 수위가 지금까지 연예계에서 제기된 의혹 중 가장 심각한 수준이고,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도 여러 명 나와 수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동문’ A씨 “연기하고 싶으면 하라, ‘학폭자’ 타이틀은 평생 품고 살라”“‘사실무근’ 주장하면 피해자들 연대” 지수에게 중학교 시절 학폭을 당했다고 주장한 A씨는 지난 2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배우 지수는 학폭 가해자입니다”라며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A씨는 증거로 서라벌 중학교 졸업장을 게재하며 동문임을 밝혔다. A씨는 지수의 학폭은 언급하며 “돌이킬 수 없는 일에 사과 따윈 필요 없다. 진심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하고 싶은 게 연기면 하라. 다만 그 이름 앞에 ‘학교폭력가해자’ 지수 라는 타이틀은 평생 가슴에 품은 채 살라”고 못박았다. A씨는 자신에 대해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서울시 강북구 우이동의 서라벌 중학교를 나온 ‘김지수(배우 지수)’와 동문”이면서 “김지수는 착한 척 그 특유의 웃음을 지으며 TV에 나오고 있으나, 그는 학폭 가해자, 폭력배, 양아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A씨는 “지수는 또래보다 큰 덩치로 2007년 중학교 2학년부터 본격적으로 학교 일진으로 군림하여 학교에서 온갖 악행을 저질렀다”면서 “김지수가 포함된 그때의 일진들은 상당히 조직적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수 무리는 부모님에 대한 패륜적인 발언도 일삼았고 구기 대회 등을 통해서도 치밀하게 괴롭혔다”면서 “우연찮게 접하는 김지수의 인터뷰나 기사를 보면 헛웃음부터 나온다. 저 정도면 진짜 자기 과거를 망각한 기억상실증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A씨는 “제가 바라는 건 보상도 아니고 사과도 아닙니다. 이미 모든 걸 겪었고, 돌이킬 수 없는 일에 사과 따윈 필요 없습니다”라면서 “제가 바라는 건 딱 하나, 김지수씨. 하고 싶은 게 연기라면 하세요. 다만 그 이름 앞에 ‘학교폭력가해자’ 지수 라는 타이틀은 평생 가슴에 품은 채 사세요”라고 조소했다. 그러면서 “당신이 괴롭혔던 수많은 사람들의 그 기억은 저처럼 평생 잊혀지지 않아요. 순수한 척 순진한 척 착한 척 사람 좋은 척. 가증스러워서 못 보겠습니다. 연기는 스크린 속에서만 하십시오”라고 남겼다. A씨 폭로 이후 지수의 학폭을 주장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지수와 중학교 동창이라는 B씨도 “지수는 중학생 시절 정말 악랄했다”며 학폭 과거를 언급했다. B씨는 “지수는 누굴 특정해서 괴롭힌 것도 있지만, 자신이 왕처럼 학교에서 껄렁껄렁 다니면서 애들한테 무차별적으로 시비 걸고 이유 없이 때리고 욕하고 다녔다”고 주장했다. B씨는 “처음 데뷔해서 TV에 나오는 걸 봤을 때 절대 오래 못 간다고 생각했는데, 내 안일한 생각이었다”면서 “법적으로 책임질 게 있다면, 작성자를 비롯해 다른 피해자들과 연대해 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소속사를 통해 혹은 본인 입으로 ‘사실무근’이라는 소리가 들려온다면 그때는 더 많은 증거로 연대하겠다”고 경고했다. KBS 시청자 하차 청원 수천건 동의올스톱에 사실상 연예계 ‘퇴출’ 상태 이러한 학교폭력 의혹이 불거지면서 지수의 하차를 요구하는 KBS 시청자 청원은 이날 오후 1시 기준 7000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논란이 커지자 지수의 데뷔작 MBC TV ‘앵그리맘’(2015)과 주연으로 출연한 OCN ‘나쁜 녀석들: 악의도시’(2017)는 다시 보기에서 삭제됐다. 지난해 방영된 MBC TV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또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에서 서비스가 중단된 상태다. 이외에도 지수는 방송가뿐 아니라 출연 광고까지 모두 중단되거나 영상이 삭제되면서 사실상 연예계에서 ‘퇴출’ 상태가 됐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서울광장] 문화유산 보고 원주 부론과 시인 손곡 이달/서동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문화유산 보고 원주 부론과 시인 손곡 이달/서동철 논설위원

    지난 일요일에는 양평 양동에 갔다가 내친김에 맞붙은 원주로 차를 몰았다. 시간도 넉넉하니 부론이나 한번 가볼까 하는 심산이었다. 경기와 강원의 경계를 넘어 문막읍에 접어들고 보니 흥법사 터도 가본 지 오래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흥법사 터는 섬강이 지척인 나지막한 언덕에 자리잡았다. 작은 절처럼 보이지만 마당 끝 진공대사탑비와 마주치면 통일신라 말 고려시대 초 전성기에는 결코 예사로운 절이 아니었겠다 싶다. 탑머리와 받침 조각만 남아 있음에도 국가적 공력을 기울인 당대의 대표작임을 알 수 있다. 흥법사 터는 발굴조사를 잠시 쉬고 있는 듯 보였다. 단계적 발굴조사 마무리되어 전성기 흔적이 모두 드러났을 때를 기대하게 된다. 절터 한쪽에는 발굴 과정에서 수습했을 옛 기와가 무더기로 쌓여 있는데, 그 옆 소나무에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흥법사지 국가사적 지정 청원합니다’라 크게 씌어 있었다. ‘남한강 유역 폐사지 세계유산 등재 국민운동본부’라는 작은 글씨는 플래카드를 건 단체 이름이겠다. 이런 모임도, 이런 운동을 하는 것도 처음 알았다. ‘국가사적 지정’의 희망은 발굴조사만 체계적으로 이루어져도 순조로울 것이다. 그렇게 성과가 축적되면 ‘세계유산’도 넘볼 수 있지 않을까. 이제 지광국사현묘탑의 고향인 법천사 터로 간다. 충주로 방향을 잡아 지방도를 타고 달리면 부론면에 접어들고 오른쪽으로 ‘흥원창’ 표석이 나타난다. 고려 및 조선 시대 세금으로 걷은 곡식을 도성으로 나르던 12조창의 하나다. 왼쪽의 남한강과 오른쪽의 섬강이 합쳐져 정면의 여주 방향으로 흘러나간다. 이곳은 은섬포라고도 불린다. 은두꺼비 포구라니 유래가 궁금하다. 부론(富論). 이 땅이름은 흥미롭다. 흥원창이 지역 중심지로 떠오르고, 많은 사람이 왕래하면서 언론의 중심지가 돼 이름 붙여졌다는 설도 있다. 그런데 흥원창 주변 흥호리는 지금 한적하다. 조창 폐지 이후에도 번성했지만 1936년 대홍수로 주민들이 법천리로 이주하면서 면사무소도 옮겨 갔다는 것이다. 남한강은 강원도와 충청도를 개경과 한양으로 잇던 물길이었다. 경상도 세곡도 육로로 새재를 넘어 충주에서 배에 실렸다. 조운의 역사를 보여 주는 박물관이 전국 어디에도 없다는 것은 서운하다. 흥원창 주변은 ‘남한강 수운 박물관’의 적지가 아닐 수 없다. 남쪽으로 더 달리면 법천리 삼거리다. 왼쪽으로 3~4분 가면 법천사 터가 나타난다. 세계유산 등재 운동의 핵심이다. 발굴조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이 고려시대 절터는 그야말로 광활하다. 지광국사현묘탑이 돌아오면 유물 전시관도 세워질 것이라고 한다. 절터를 돌아보는데 청자 사금파리가 발부리에 채인다. 청자 파편이 흔한 것은 고려시대 전성기 스님들이 일상적 공양구로 이 그릇을 썼다는 증거다. 현묘탑비만 있고 현묘탑 자리는 비어 있는 부도 권역에 오르니 전에 없던 ‘문화재 보호 CCTV’가 눈에 들어온다. 사람이 주변에 있으면 감시장치가 작동하고 있음을 알리는 전자음이 들려온다. 신기해 사진을 찍고 있으려니 아예 요란스러운 경고음을 토해 낸다. CCTV를 연결한 케이블 저 끝에서 누군가가 감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경고음이란 곧 나를 ‘문화재 훼손 가능자’로 보고 있다는 뜻이니 기분이 좋지는 않았지만, 나름 효과는 있을 것이다. 가던 길을 3~4분 더 달리면 손곡리다. 염두에 두었던 목적지다. 개인적으로 조선시대 최고의 시인이라 생각하는 손곡 이달(1539~1612)이 고향이 아님에도 고향처럼 아낀 동네다. 그는 서얼 출신으로 불행한 삶을 살았지만 문학사에는 뚜렷한 흔적을 남겼다. ‘홍길동전’을 지은 고산 허균과 누이 허난설헌의 스승이기도 한데 법천사의 문화재 안내판에는 허균이 방문한 흔적도 남아 있어 반가웠다. 허균은 스승 이달을 만나러 손곡으로 가는 길에 법천사에 들렀을 것이다. 허균은 스승의 삶을 그린 ‘손곡산인전’도 남겼다. 그런데 이달을 기려 손곡리 동네 밖 저수지 둑방에 만들어진 조각공원 철문엔 자물쇠가 채워져 있었다. 부론은 흥원창 터와 법천사 터 말고도 세계유산을 추진하는 또 하나의 고려시대 절터인 거돈사 터도 가진 문화유산의 보고다. 이달이 손곡에 남긴 삶과 문학의 자취도 그 못지않은 문화자원이라는 인식을 가지면 좋겠다. 법천사 유물 전시관과 함께 흥원창에 남한강 수운 박물관, 손곡리에 이달 시문학 박물관이 세워지는 모습도 보고 싶다. 작은 고을 부론이 원주와 강원을 넘어 한국 대표 문화 관광지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장담한다. sol@seoul.co.kr
  • ‘확률형 아이템’ 도박 논란에… 게임업계 ‘뒷북 규제’

    ‘확률형 아이템’ 도박 논란에… 게임업계 ‘뒷북 규제’

    정치권, 여론 악화에 규제 법제화 속도업계 “비판 거세 자정 노력 먹힐지 의문”게임 업계가 ‘도박’ 논란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해 부랴부랴 자율규제를 강화하고 나섰다. 국내 1위 게임사인 넥슨은 5일 이용자들과 정치권에서 비판이 쏟아졌던 게임 ‘메이플스토리’의 ‘큐브 아이템’ 확률을 공개할 예정이다. 오는 13일에는 게임 ‘마비노기’ 관련 이용자 간담회를 열고 현장의 목소리도 청취한다.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GSOK)는 이르면 이달 중 한층 강화된 아이템 자율규제 강령을 내놓기로 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넷마블이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게임의 유료 아이템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간담회를 진행했다. 확률형 아이템은 이용자가 일정한 금액을 지불하면 확률에 따라 무작위로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을 말한다. 문제는 인기 좋은 몇몇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확률이 1% 미만에 그칠 때가 많아 사행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심지어 최근에는 그나마 공개된 아이템의 확률조차 그대로 따르지 않고 게임사들이 입맛에 따라 그때그때 조작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까지 나오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정치권에서도 악화된 여론을 등에 업고 규제 법제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게임산업진흥법’ 전부개정안이 지난달 해당 상임위에 상정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법안이 통과되면 확률 공개 대상이 확대되고, 만약 이를 따르지 않으면 법적 제재를 당할 수도 있다. 지난 2일에는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국내 유명 게임 거의 모두가 확률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나온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넥슨의 ‘메이플스토리’·‘던전앤파이터’·‘마비노기’,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넷마블의 ‘모두의 마블’ 등 게임에 대한 정식 조사를 의뢰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게임업계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2015년 7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자율규제를 시작한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이를 강화하면서 자정 노력을 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는 이용자들이 항의 문구를 적은 ‘시위 트럭’을 몰고 오고,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글을 쓰는 등 비판이 거세 자율규제 강화 카드만으로 넘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자율규제 옥죌게요”…게임업계 ‘확률형 아이템 규제법’ 또 피해갈까?

    “자율규제 옥죌게요”…게임업계 ‘확률형 아이템 규제법’ 또 피해갈까?

    게임 업계가 ‘도박’ 논란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해 부랴부랴 자율규제를 강화하고 나섰다. 지난 수년간 ‘확률형 아이템은 도박 아니냐’는 논란이 있을 때마다 자율규제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위기를 넘겨왔던 게임사들이 이번에도 ‘확률 규제 법제화’를 피해갈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국내 1위 게임사인 넥슨은 5일 이용자들과 정치권에서 비판이 쏟아졌던 게임 ‘메이플스토리’의 ‘큐브 아이템’ 확률을 공개할 예정이다. 오는 13일에는 게임 ‘마비노기’ 관련 이용자 간담회를 열고 현장의 목소리도 청취한다. 지난해 11월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던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GSOK)는 이르면 이달 중 한층 강화된 아이템 자율규제 강령을 내놓기로 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넷마블이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게임의 유료 아이템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간담회를 진행했다.확률형 아이템은 이용자가 일정한 금액을 지불하면 확률에 따라 무작위로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을 말한다. 문제는 인기 좋은 몇몇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확률이 1% 미만에 그칠 때가 많아 사행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심지어 최근에는 그나마 공개된 아이템의 확률조차 그대로 따르지 않고 게임사들이 입맛에 따라 그때그때 조작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까지 나오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정치권에서도 악화된 여론을 등에 업고 규제 법제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게임산업진흥법’ 전부개정안이 지난달 해당 상임위에 상정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법안이 통과되면 확률 공개 대상이 확대되고, 만약 이를 따르지 않으면 법적 제재를 당할 수도 있다. 지난 2일에는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국내 유명 게임 거의 모두가 확률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나온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넥슨의 ‘메이플스토리’·‘던전앤파이터’·‘마비노기’,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넷마블의 ‘모두의 마블’ 등 게임에 대한 정식 조사를 의뢰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게임업계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2015년 7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자율규제를 시작한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이를 강화하면서 자정 노력을 했다는 것이다. GSOK 관계자는 “틈만 나면 정치권에서 법제화 하겠다고 하니 자율 규제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기 어려웠다”면서 “규제가 법제화되면 해외 게임사와의 형평성 논란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는 이용자들이 항의 문구를 적은 ‘시위 트럭’을 몰고 오고,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글을 쓰는 등 비판이 거세 자율규제 강화 카드만으로 넘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박혜수, 피범벅 폭행 의혹에 “고소범위 확대”[전문]

    박혜수, 피범벅 폭행 의혹에 “고소범위 확대”[전문]

    배우 박혜수 측이 학교 폭력 의혹을 반박하며 고소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혜수가 출연한 드라마 ‘디어엠’은 방영이 무기한 연기됐다. 박혜수 소속사는 4일 공식 “박혜수의 학교 폭력을 주장하는 자들의 주장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소속사는 박혜수로부터 수차례 피범벅이 되도록 폭행을 당했고 부친의 욕까지 들었다는 주요 폭로 주장자 B 씨 주장과 관련 “B 씨가 주장하는 폭행 시점 이후 박혜수 씨에게 보낸 다수의 문자메시지에는 이러한 폭행 사실을 조금이라도 유추할 수 있는 어떠한 내용도 없다. 자신을 수차례나 피범벅이 될 정도로 폭행하거나 폭행에 가담하였고, 자신의 부친에게 전화를 해 욕설까지 할 정도로 공포의 대상인 박혜수에게 피해자인 B 씨가 ‘씹지마’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다는 것은 일반 상식적으로도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소속사는 “당사는 이미 허위사실을 게시한 주요자들에 대하여 고소장을 접수했고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허위 폭로를 정당화하기 위해 또다시 허위사실을 주장하고 있는 다른 자들에 대해서도 고소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라며 “허위 폭로에 대해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다. 아울러 합리적 근거가 없는 무분별한 억측과 비방행위의 자제를 다시 한번 요청드린다”고 강경대응을 예고했다. KBS2TV 드라마 ‘디어엠’의 첫방송 역시 무기한 연기되고 있다. KBS시청자권익센터 청원게시판에 올라온 ‘디어엠’ 방송 연기 청원 동의수는 이날 2800여건을 넘었고 제작진은 ‘디어엠’ 시청자 게시판을 폐쇄했다.다음은 박혜수 소속사 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스튜디오 산타클로스입니다. 언론에 보도된 배우 박혜수 씨 관련 공식 입장을 전달드리고자 합니다. 1) 현재 박혜수 씨의 학교 폭력을 주장하는 자들의 주장은 명백한 허위사실입니다. 이들의 주장은 객관적 증거와도 부합하지 않고, 심지어 본인들의 과거 언행과도 모순됩니다. 이처럼 학교 폭력 주장자들의 주장이 허위인 이상, 이러한 허위 주장에 부합하는 관련자들의 진술 역시 허위입니다. 2) 주요 폭로 주장자인 B 씨의 주장에 관한 입장을 밝힙니다. 가) B 씨는 이번 피해 주장을 하면서 자신이 박혜수 씨로부터 학교폭력을 당하였고, 수차례 피범벅이 되도록 폭행을 당했으며, 박혜수 씨가 B 씨의 부친에게 전화하여 욕설까지 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B 씨가 주장하는 폭행 시점 이후 박혜수 씨에게 보낸 다수의 문자메시지에는 이러한 폭행 사실을 조금이라도 유추할 수 있는 어떠한 내용도 없습니다. 오히려 B 씨는 박혜수 씨가 자신의 연락에 응답하지 않자 박혜수 씨에게 “혜수 씹지마”라는 경고성 문자메시지까지 발송하였습니다. 자신을 수차례나 피범벅이 될 정도로 폭행하거나 폭행에 가담하였고, 자신의 부친에게 전화를 해 욕설까지 할 정도로 공포의 대상인 박혜수 씨에게 피해자인 B 씨가 “씹지마”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다는 것은 일반 상식적으로도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나) B 씨는 2021. 3. 4. 자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폭행이 있었던 시점은 2010년도(중학교 3학년 때)이고, 노래방 사진은 폭행 당시로부터 1년 전쯤(2009년도, 중학교 2학년 때) 사진이다.”라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해당 사진은 2010년 촬영한 사진이고, 이는 해당 사진 파일 내역을 통해 명백히 확인이 되는 사안입니다. 따라서 B 씨의 해당 언론 인터뷰 내용이 허위사실임은 명백합니다. 다) 또한 앞서 보도된 기사와 목격자 증언에서 확인하실 수 있듯이 박혜수 씨는 당시 노래방에 없었으며, 2차 폭행이 이뤄졌다는 상가 역시 현장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와 같은 사실은 당시 현장에 있던 목격자분들의 증언과 명확히 일치하는 부분입니다. 보도된 기사, 관련 목격자 등의 진술 등에 비추어 보면, 1, 2차 사건 모두 박혜수 씨가 어떠한 관여도 한 적이 없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3차 사건 ‘놀이터’ 역시 주장된 내용과 달리 폭행을 한 사람은 박혜수 씨가 아닌 제3의 인물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내용은 3/4 인터뷰에 정확하게 폭행 당사자가 언급되어 있고, 본인임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라) 또한 B 씨는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드러나는 사실들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지속적으로 변경하고 있어 그 주장의 신빙성이 의심됩니다. 실제로 최초 피해 주장 내용은 박혜수 씨로부터 빰을 맞았다는 것(2/22 SNS 주장)이었으나, 후엔 ‘집단 폭행’, ‘폭행 사주’(2/24 SNS/ 인터뷰)로 피해의 수위와 주장 내용이 시시각각 변경되었습니다. 그러다가 현재는 박혜수 씨는 폭행 원인(3/4 인터뷰)이라는 식으로 주장을 계속 변경하고 있습니다. 3) 당사는 이미 허위사실을 게시한 주요자들에 대하여 고소장을 접수하였고, 현재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또한 언론에 보도된 증거들을 포함한 각종 증거들을 수사기관에 제출한 상태이고, 확보하고 있는 추가 증거 역시 수사기관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또한 당사는 허위 폭로를 정당화하기 위해 또다시 허위사실을 주장하고 있는 다른 자들에 대하여도 고소 범위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4) 당사는 허위 폭로에 대해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아울러 합리적 근거가 없는 무분별한 억측과 비방행위의 자제를 다시 한번 요청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경찰이 분리조치 묵살해 7살 딸이 아빠에게 살해됐다”

    “경찰이 분리조치 묵살해 7살 딸이 아빠에게 살해됐다”

    ‘아내 폭행’ 남편에 7살 딸 맡긴 경찰아빠, 9시간 뒤 딸 살해하고 극단 선택경찰 “딸이 아빠와 있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충남 천안에서 40대 아버지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딸이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사망 전 경찰이 가정폭력 분리 요구를 묵살했다고 주장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지난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천안 부녀 사건’이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막을 수 있었던 천안 부녀 죽음, 미흡한 가정폭력 분리조치”라며 “남편으로부터 가정폭력을 당해 엄마가 분리조치 되어 있는 동안 딸아이는 남편에게 살해당했다”고 주장했다. 천안서북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전 9시쯤 천안시 서북구 두정동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40대 남성 A씨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딸이 숨져 있는 것을 유가족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사고 현장은 문이 잠겨 있었고, 외부 침입 흔적은 없었다. 현장에서는 A씨가 남긴 유서가 발견돼 그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부녀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기 9시간 전인 28일 오전 0시 5분쯤 인근 주민 등의 신고로 인근 지구대에서 경찰이 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한 주민은 “경찰이 현장을 방문했을 당시 아이가 ‘엄마가 맞았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고, 오랜 시간 큰 목소리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해 아이 어머니는 친척 집으로 분리 조치를 했고, 아이도 어머니와 함께 적극적으로 분리조치하려고 했지만 아버지가 친권자로서 함께 있다고 했으며 아이도 ‘가지 않겠다’고 답변한 상황이었다”며 “평상시 아동학대나 가정폭력 신고가 없었던 곳”이라고 밝혔다.청원인은 “28일 0시쯤 남편에게 폭행을 당하던 중 살려달라는 엄마의 구조 요청에 이웃이 신고를 해줬고, 엄마는 출동한 경찰에게 남편이 ‘다 죽인다’고 협박했으니 딸도 남편에게 분리시켜 달라고 계속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런데도 경찰은 엄마가 없는 상태에서 친권자라는 이유로 남편과 아이 둘만 있는 자리에서 아이에게 물어보니 아이가 ‘가지 않겠다’고 답변한 것”이라며 “경찰은 아이가 아빠랑 있는 것이 편안해 보였다며 엄마 요구를 묵살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아빠가 엄마를 폭행하는 장면을 목격한 아이가 어떻게 아빠와 있는 것이 편안하다고 경찰은 생각한 것이냐”며 “폭행을 가한 아빠에게서 딸을 격리하는 것이 아닌, 폭행을 당한 엄마에게서 딸을 분리하고 아빠와 같이 두는 경우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청원인은 “딸은 남편에게 무참히 흉기로 살해당했고, 딸을 살해한 남편도 극단적 선택을 했다”면서 “엄마가 요구한 대로 딸도 아빠로부터 분리조치했다면 충분히 딸의 죽음을 막을 수 있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안이하고 미흡하게 대처한 경찰을 처벌하고, 관련 법을 강화해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해 달라”고 촉구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땅 투기 의혹’ LH 직원들 “부동산 투자하지 말란 법 있나”(종합)

    ‘땅 투기 의혹’ LH 직원들 “부동산 투자하지 말란 법 있나”(종합)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10여명이 경기 광명·시흥 신도시 지정 전 해당 지역에서 투기 목적으로 토지를 매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정부가 전면 조사에 나선 가운데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LH 직원들의 ‘적반하장’식 반응이 올라와 공분을 사고 있다. “본인이 공부해서 투자한 것일 수도”4일 블라인드에 따르면 ‘LH 투기 의혹’ 관련 게시물에 LH 직원들을 두둔하는 내용의 반응이 올라왔다. 한 직원은 “LH 직원들이라고 부동산 투자 하지 말란 법 있나요”라며 “내부정보를 활용해서 부정하게 투기한 것인지 본인이 공부한 것을 토대로 부동산 투자한 것인지는 법원이나 검찰에서 판단할 사안이라고 생각”이라고 썼다. 또 다른 직원은 “요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자금을 마련)하면서 부동산에 몰리는 판국에 LH 1만명 넘는 직원들 중 광명에 땅 사둔 사람들이 이번에 얻어 걸렸을 수도 있는데, 이런 언론(보도) 하나 터지면 무조건 내부정보 악용한 것 마냥 시끌시끌하네”라며 “막말로 다른 공기업, 공무원 등 공직 쪽에 종사하는 직원들 중 광명 쪽 땅 산 사람 한 명 없을까”라고 썼다. ‘굳이 직원들끼리 한 필지를 공유지분으로 나눠 산 것은 기획부동산 아니냐’는 지적에 한 직원은 “공유지분이 불법이냐”고 도리어 반발했다. LH직원들, 광명·시흥신도시 토지 매입…정부, 전수조사앞서 지난 2일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제보를 받아 확인한 결과를 토대로 ‘LH 직원 땅 투기 의혹’을 제기했다. 참여연대·민변은 토지대장을 분석한 결과, 2018년 4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수도권 LH 직원 14명과 이들의 배우자·가족이 10필지 2만 3028㎡(약 7000평)를 100억원가량에 매입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지적했다. 매입 자금 중 약 58억원은 금융기관 대출로 추정되며 특정 금융기관에 대출이 몰려있다고 단체들은 설명했다. 한 직원이 서로 다른 시기에 2개 필지를 매입한 경우가 있는가 하면 배우자 명의로 함께 취득한 경우 퇴직 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들과 공동으로 취득하는 경우도 확인됐다고 이들 단체는 밝혔다. 정부는 또 다른 투기 의혹이 있는지 LH 직원뿐 아니라 국토교통부 공무원까지 전수조사에 나섰다. 심지어 시흥시의원의 딸이 신도시 계획 발표 전 땅을 산 정황도 확인돼 비공개 정보가 공무원만이 아닌 지역 유력인사들에게도 알려진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씁쓸…국정감사 요청” 청와대 국민청원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LH 임직원 광명·시흥 신도시 투기 의혹 국정감사 강력히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3기 신도시와 무주택만 바라보며 투기와의 전쟁을 믿어왔는데 정말 허탈하다”며 “정의와 공정이란 말이 씁쓸하다. LH 국토부 등 이런 관행은 이번 기회에 뿌리째 뽑았으면 한다”고 했다. 해당 청원은 4일 오전 7시 30분 현재 3700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설] 대구 북구청, 이슬람 사원 공사중단 재검토해야

    대구 북구 대현 1동에 들어서려던 이슬람 사원(모스크) 신축 공사가 중단된 지 보름이 되도록 재개되지 않고 있다. 지난달 17일 2층 건물의 뼈대만 남긴 채 공사는 갑자기 기약 없이 미뤄졌다. 경북대 주변 원룸과 고시텔을 운영하는 주민들이 소음과 악취, 재산권 침해 등을 이유로 북구청에 탄원하고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해 건축법 심의 과정에 아무런 하자가 없었는데도 구청이 공사를 중단해 달라고 요청하게 됐다. 대현동 주민들의 불만이나 불안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해 내국인 학생들이 입주를 꺼려 궁여지책으로 시세의 3분의1도 안 되는 가격에 월세를 놓는 판국에 모스크까지 들어서면 생계에 지장이 초래되고, 이슬람 신도들이 많아지면 슬럼이 될 가능성이 있으며, 여럿이 기도하는 만큼 코로나19 집단감염을 부추길 위험도 있다고 우려한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근거가 불분명한 것이다. 사원인 모스크가 건축되면 오히려 주변이 더 정비될 수 있다. 한국이슬람중앙회 서울중앙성원도 모스크나 기도실 등이 들어설 때 발생하는 몸살이라고 밝혔다. 전국에 모스크는 20여개, 기도실(무살라)은 130여개가 설치됐다. 대구참여연대는 “교회나 성당이었으면 성급하게 공사 중단 조치를 했을지 의문”이라며 종교의 자유 침해이자 이주민 차별이라고 했는데 타당한 지적이다. 이슬람국가(IS) 등의 극렬 활동 탓에 이슬람 전체를 테러리스트로 낙인찍는 행위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태도다. 통계가 정확히 잡히지는 않았지만 국내 무슬림 인구는 약 20만명 수준이라고 하는데, 이들 역시 한국에서 종교의 자유와 문화적 다원성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특정한 종교에 대한 탄압으로 오해되지 않도록 대구 북구청은 지역 주민들과 무슬림의 갈등을 완화하기 위해 가교로서 역할을 하고, 모스크 공사가 재개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 [김종대의 한반도 시계] 걸핏하면 보직 해임에 고무줄 징계까지

    [김종대의 한반도 시계] 걸핏하면 보직 해임에 고무줄 징계까지

    언제부터인가 우리 군부대에서 어떤 사건이 발생하면 지휘관의 보직을 해임하는 풍조가 당연시되고 있다. ‘보직 해임’이란 사건을 조사해 본 결과 부대장의 지휘 능력에 문제가 있어 더이상 부대를 맡기기 어렵다고 판단될 때 이루어지는 조치다. 그러나 국방부와 합참은 군의 경계 실패에 대한 비난 여론에 압도돼 멀쩡한 지휘관을 손쉽게 징계한다. 프로야구팀이라도 감독을 이런 식으로 바꾸지 않는다. 섣부른 인사 조치로 남아 있는 팀워크마저 붕괴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하물며 운명공동체인 군대라면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최근 북한 민간인이 헤엄을 쳐 강원도 고성 해안에 상륙한 경우는 어떠한가. 군 경계의 사각지대가 존재했고, 이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던 실상은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그러나 이것이 지휘관의 문제인지, 아니면 해당 부대가 처한 구조와 기능의 문제인지 심층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고성의 22사단은 휴전선이 북쪽으로 급격히 휘어져 올라가기 때문에 육지와 바다의 삼면 100㎞를 경계해야 하는 특이한 지역이다. 임무 수행 환경이 아주 복잡해서 부대원들의 적응이 쉽지 않아 항상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북한 어선 출몰, 원인 모를 해안 철책 훼손, 잦은 감시장비 오작동과 같은 경계의 문제가 수시로 발생하는 최접경 지역이다. 최근에는 부대 구조 개편으로 매우 불안정한 상황이었다. 이런 사정에 대한 조사와 진단이 채 완료되기도 전에 사단장 보직 해임, 군단장 경고라는 말이 먼저 언론에 보도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7월의 해병 2사단 경계 지역인 강화도 연미정에서 탈북민이 배수로로 임진강을 건너 월북한 사건도 그러했다. 일단 “경계에 실패했다”는 결론을 먼저 내리고 부대의 경계태세를 점검하니까 여러 사각지대가 드러난다. 집중호우로 강가의 뻘밭에는 수많은 새 떼가 오가고 임진강에는 엄청난 부유물이 떠내려오는 상황에서 그중 무엇이 사람인지를 식별할 수나 있었겠는가. 합참은 탈북민 월북 시점의 모든 영상을 검색해 탈북민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찾아내 “감시와 조치에 실패했다”고 발표했다. 국방부는 즉시 사단장을 보직 해임했다. 반면 지난해 9월에 연평도 인근에서 해수부 공무원이 바다로 월북한 사건은 어떠했는가. 경계 실패로 말하자면 해병 2사단과 다를 바 없는 사건이다. 한데 북한군이 표류하던 공무원에 대해 총격을 가하는 만행이 부각되는 동안 북한 통일전선부가 김정은 위원장의 사과 메시지를 우리 쪽에 전해 오는 급반전이 일어났다. 초점은 북한의 잔악무도함과 남북 군사합의 위반 여부였다. 당연히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이 도마에 오르자 30시간이나 표류하던 공무원을 발견하지 못한 경계 실패 문제는 슬그머니 뒷전으로 밀려났다. 어떤 군 지휘관도 보직 해임되지 않았다. 정부의 사건 처리의 핵심은 ‘대통령 지키기’였다. 국방부가 지휘관에 대한 징계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일관성이나 원칙도 보여 주지 못한 채 그때그때 여론에 따라 고무줄 징계를 해 왔다는 이야기다. 군 지휘관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도 문제다. 경계를 잘하는 부대 지휘관이 과연 우수한 지휘관일까? 물론 경계는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가 큰 피해를 입은 것도 아니고 작전에 실패한 것도 아니라면 얼마든지 보완하면 될 일이다. 온통 경계에만 집중하도록 훈련된 부대는 막상 유사시에 무능하기 짝이 없다. 전투기술을 숙달해 임무를 달성할 수 있는 유능한 군대를 만드는 지휘관이 중요한 것이지 “오로지 경계”만 강요할 수는 없는 일이다. “물 샐 틈 없는 완벽한 경계”를 원한다면 차라리 군견에게 전방 경계를 맡기는 것이 낫다. 사람보다 시각과 후각이 뛰어나고 영역 보호에 민감한 군견 300마리면 휴전선 경계는 문제없다. 경계병이 화면에서 이상 물체를 식별하지 못했다고 탓할 바에는 인공지능으로 경보 시스템을 보완하는 대책이 나와야 하지 않겠는가. 군은 청원경찰이 아니다. 경계는 군 임무의 한 부분에 불과할 뿐이다. 상상력을 발휘해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오직 사람에게 완벽함을 강요하는 것은 어리석다. 게다가 여론에 따라 지휘관을 처벌하는 이런 악습. 원칙과 철학이 보이지 않는다.
  • 공동대표까지 나선 인사평가… 속 시끄러운 ‘IT 대표’ 카카오

    최근 인사평가제도를 둘러싼 사내 불만이 제기되면서 논란에 휩싸인 카카오가 관련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인사제도와 성과급 등을 놓고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종사자들의 불만이 증폭되는 가운데 업계 대표주자인 카카오 내 논란이 잦아들지 관심이 쏠린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날 오전 직원들과 회사 측이 인사평가제도와 관련한 의견을 나누는 ‘오픈톡’을 화상회의 방식으로 2시간가량 진행했다. 사측에서는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와 김정우 전략인사실장이 직원들과 함께했다. 직원들은 문제가 된 동료평가 시스템과 회사의 보상 체계를 개선해 달라는 의견을 다수 전달했으며, 이에 경영진은 인사평가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직장 내 괴롭힘에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직원들의 집중포화를 맞은 동료·상향 평가 문제의 경우 “제도의 장점은 유지하면서 표현 방식은 크루들이 심리적 안정감과 긍정적 인식을 주는 쪽으로 개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두 공동대표가 직접 나선 것은 회사가 이번 사안을 얼마나 심각하게 생각하는지를 보여 준다. 다만 향후 인사평가 제도를 손질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앞서 네이버 경영진도 성과급 제도를 둘러싼 직원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지난달 25일 온라인 직원간담회를 열었지만, 사원노조가 “소통을 빙자한 일방적인 의사소통이었다”고 반발해 오히려 갈등이 증폭됐다. 카카오는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별도 기구를 운영하고 향후 설문조사 등도 진행하기로 했다. 이번 인사평가 논란은 지난 17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한 직원이 유서 형식의 글을 올리면서 불거졌다. 극단적인 일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이튿날 ‘카카오의 인사평가는 살인’이라는 추가 글이 올라오며 논란이 확대됐다. 문제가 된 부분은 동료들이 시행하는 ‘다면평가’ 중 ‘리뷰 대상자와 다시 함께 일하시겠습니까’라는 항목이다. 해당 항목의 답변인 ‘함께 일하기 싫음’, ‘상관없음’, ‘함께 일하고 싶음’의 응답자가 몇 명인지, 또 회사 평균과 대비해 나와 일하기 싫어하는 동료가 얼마나 많은지도 보여 준다. 직원들은 이러한 데이터를 당사자에게 낱낱이 공개하는 건 잔인한 일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 카카오 직원은 해당 인사평가 문항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 조사해 달라며 고용노동부에 근로 감독 청원까지 접수한 상황이다. 여론이 악화하자 김범수 의장이 지난달 25일 자신의 재산 기부 방안에 대한 사내 간담회에서 직접 소통에 나섰지만, 평가·보상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아 직원들의 불만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반응이 나왔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하버드 학생회, ‘위안부는 매춘부’ 램지어 교수에 “사과하라”

    하버드 학생회, ‘위안부는 매춘부’ 램지어 교수에 “사과하라”

    미국 하버드대 학부생회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자발적 ‘매춘부’로 규정해 파문을 일으킨 하버드대 로스쿨 마크 램지어 교수에 맞섰다. 하버드 교내신문 ‘하버드 크림슨’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하버드대 학부생 위원회는 지난 주말 회의에서 한인유학생회(KISA)의 청원을 받아들여 램지어 교수가 주장한 내용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라는 성명을 냈다. 학생회는 만장일치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학생회는 성명에서 램지어 교수 논문 ‘태평양 전쟁의 성계약’ 내용이 “반사실적”이라며 “법학과 역사학의 진실성을 저하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로런스 배카우 하버드대 총장과 존 F 매닝 하버드대 로스쿨 학장에게도 사안에 대해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라고 요청했다. 또 논문이 기고된 학술지 ’법경제학국제리뷰’(IRLE)에도 논문에 결점이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램지어 교수는 논문에서 경제학의 게임이론을 사용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합리적 계약’에 따라 전쟁터에서 매춘에 참여했다는 주장을 펼친 바 있다. 이에 게임이론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폴 밀그럼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와 앨빈 로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교수는 성명을 내고 “게임이론은 램지어 교수의 주장을 합리화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北 매체 ‘위안부 매춘부’ 램지어에 “사이비 학자” 비난

    北 매체 ‘위안부 매춘부’ 램지어에 “사이비 학자” 비난

    북한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자발적 매춘부로 규정해 논란이 되고 있는 마크 램지어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를 강하게 비판했다.북한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은 2일 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 실장과의 대담 기사에서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들을 ‘자발적인 매춘부’로 모독하고 비하한 자가 바로 이른바 ‘학자’의 탈을 쓴 미국의 하버드대 교수 램지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미국인 교수가 일본을 대변하는 논문을 써낸 배경에 대해 “원체 램지어는 미국에서 출생하자마자 일본으로 건너가 18살까지 살면서 일본 전범기업인 미쓰비시의 후원으로 학교를 다녔고 지금도 미쓰비시의 후원을 받으며 하버대 교수직을 유지하고 있는 추악한 돈벌레, 사이비 학자”라고 비꼬았다. 램지어 교수는 논문에서 게임이론을 끌어들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합리적 계약’에 따라 전쟁터에서 매춘에 참여했다는 주장을 펼친 것을 두고 전 세계에서 비판받고 있다. 매체는 “우리 민족만이 아닌 전 인류가 램지어라는 자를 단죄, 규탄하고 있다”며 “세계 여러 나라의 학계, 정계 인사들 역시 램지어의 논문은 ‘오류 투성이’, ‘출처가 불분명한 논문’이라고 하면서 램지어를 비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램지어 교수가 소속된 하버드대의 학부생회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1일(현지시간) 하버드 교내신문 ‘하버드 크림슨’에 따르면 하버드대 학부생위원회는 지난 주말 회의에서 한인유학생회(KISA) 청원을 받아들여 램지어 교수를 비판하고, 사과하라는 성명을 냈다. 학생회는 성명에서 램지어 교수 논문 ‘태평양 전쟁의 성계약’을 ‘반사실적’(contrafactual)이라고 규정하고 “법학과 역사학의 진실성을 저해했다”고 지적하면서 램지어 교수에게 공식사과를 요구했다. 또 로런스 배카우 총장과 존 매닝 로스쿨 학장에게는 논문에 관해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라고 요청했으며, 논문이 기고된 학술지 ‘법경제학국제리뷰’(IRLE)엔 논문에 결점이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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