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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워마드, 이번엔 ‘낙태 인증’…태아훼손 사진 올려

    워마드, 이번엔 ‘낙태 인증’…태아훼손 사진 올려

    남성 혐오 온라인 커뮤니티인 ‘워마드’의 엽기적 행태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는 낙태한 태아를 훼손했다는 사진이 올라왔다. 지난 13일 워마드 자유게시판에는 ‘낙태 인증’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올라온 사진에는 난도질당한 남자 태아가 훼손된 상태로 수술용 가위와 나란히 놓여있다. 게시자는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이다. 바깥에 놔두면 유기견들이 먹을까 모르겠다”고 적었다. 다른 이용자들은 게시자의 생명을 조롱하는 태도에 호응하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젓갈 담가먹고 싶다” “밥이랑 먹기 좋다” “오늘 저녁은 낙태비빔밥” 등 수십개의 댓글이 달렸다. 이 게시물에 올라온 ‘태아 훼손’ 추정 사진의 진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우선 워마드에 올라온 사진의 진위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며 “태아 훼손이 사실이라면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워마드는 성 소수자나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포함한 ‘모든 남성을 혐오한다’는 모토를 가지고 남성혐오와 여성우월주의를 외치는 인터넷 사이트다.특히 최근에는 낙태에 반대하는 천주교 등을 겨냥한 게시물도 올라왔다. 지난 10일에는 한 워마드 회원이 ‘예수 XXX 불태웠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통해 예수를 모욕하는 낙서와 함께 성체를 불태워 훼손한 사진을 게시했다. 그는 “천주교는 지금도 여자는 사제도 못 하게 하고 낙태죄 폐지 절대 안 된다고 여성인권 정책마다 반발하는데 천주교를 존중해 줘야 할 이유가 어디 있나”라고 적었다. 12일에는 또 다른 회원이 임신 중절이 합법화 될 때까지 매주 성당을 불태우겠다는 방화 예고를 올렸다. 이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워마드에서 유통되는 차별·비하, 모욕, 반인륜적·패륜적 정보를 중심으로 모니터링 하겠다”고 밝혔다. 17일 오전 기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워마드를 비롯한 혐오 사이트를 폐쇄해달라는 내용의 청원만 수십 건 등록된 상태다. 이혜리 기자 lee@seoul.co.kr
  • “연예인도 사람” 디스패치 폐간 청와대 청원 20만 돌파

    “연예인도 사람” 디스패치 폐간 청와대 청원 20만 돌파

    연예 전문 온라인 매체인 디스패치를 폐간해달라는 내용의 국민청원에 참여한 인원이 20만명을 돌파했다. 16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작성된 ‘디스패치 폐간을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에는 이날 오전 9시 현재 20만 1371여명이 동의했다. 이로써 청와대 수석비서관이나 관계부처 장관이 공식 답변을 내놓는 기준인 ‘1달 내 20만 명 참여’ 조건을 충족했다. 청원인은 “연예인도 사람이다. 연예인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부분이 있고 사생활이라는 게 존재한다”면서 “그런데 디스패치는 연예인들의 뒤를 몰래 쫓아다니고, 도촬하고, 루머를 생성하며 사생활을 침해한다”고 적었다. 또 “루머로 피해를 보는건 해당 연예인 뿐만 아니라 그와 관련된 사람들, 연예인을 응원하는 팬들에게까지도 상처를 준다”며 “허위 사실이 판명돼도 디스패치는 항상 그 어떤 사과와 피드백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디스패치를 폐간하든지, 폐간하기 어렵다면 허위사실 유포를 강력히 제재하달라”고 청원했다. 이혜리 기자 lee@seoul.co.kr
  • 예맨 난민반대 2차 집회…“난민법 폐지 청원, 청와대 응답해야”

    예맨 난민반대 2차 집회…“난민법 폐지 청원, 청와대 응답해야”

    예멘인들의 난민 수용에 반대하는 2차 집회가 14일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인터넷 카페 ‘난민반대 국민행동’은 이날 세종로 동화면세점 앞에서 ‘예멘 난민수용 반대, 무사증·난민법 폐지’ 2차 집회를 열고 난민법과 제주 무사증(무비자) 제도 폐지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국민행동은 “난민법 폐지 국민청원 참여자가 최근 70만명을 돌파했지만, 청와대는 국민 목소리를 외면한 채 침묵하고 있다”며 “평범한 국민인 우리의 안전과 생명이 위협당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예멘 난민신청자들을 두고 “이들은 정치적 박해를 피해 한국으로 온 난민이 아니라 취업을 목적으로 한 경제적 이주민”이라며 “이를 알면서도 이들을 입국시키고 난민이라 거짓 선전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이어 “유럽의 많은 나라가 난민을 받아들여 참혹한 범죄에 노출됐고 피해자는 대부분 여성과 아이들”이라며 “국내에서도 주변에 이슬람국가(IS) 가입을 권고한 난민신청자가 구속되고 제주 예멘인 사이에 칼부림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그러면서 “난민 브로커가 활개 친다는 것이 새로운 사실이 아니며, 국민 생명과 안전, 행복을 누릴 권리가 파괴되고 있다”며 “우리는 브로커와 결탁해 취업과 지원금 수급 목적으로 입국하는 가짜 난민을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국민행동은 “우리는 난민법 개정을 바라지 않는다”며 “개정안으로 국민을 우롱하고 속이지 말고 난민법을 즉각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충북교육청 다음달부터 청원게시판 운영

    충북교육청 다음달부터 청원게시판 운영

    청와대가 운영중인 국민청원게시판과 비슷한 소통공간이 충북도교육청에도 생긴다. 충북도교육청은 ‘충북교육청원광장(이하 청원광장)’이 빠르면 다음달 초부터 운영된다고 14일 밝혔다. 청원광장은 김병우 교육감 공약 가운데 가장 우선적으로 시행되는 것이다. 청원광장은 충북교육과 관련된 청원이라면 학생을 포함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SNS와 연동한 로그인도 가능하도록 해 참여폭과 효율성을 넓히기로 했다. 청원이 올라오면 30일 동안 해당 청원에 대한 도민들의 의견수렴이 진행된다. 30일 이내에 3000명 이상이 동의한 청원은 김 교육감이 30일 안에 영상이나 기자회견을 통해 직접 답변을 하게된다. 3000명 이상의 동의를 받지 못한 청원은 관련부서로 이관돼 검토된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청원광장은 충북의 교육현안과 정책에 대한 도민들의 참여권 보장과 소통을 위해 마련됐다”며 “교육주체들이 교육현장에 직접 참여해 정책을 함께 만들어가는 민주교육의 통로이자, 충북혁신미래교육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청와대 국민청원은 올라온 글에 대해 30일동안 20만명이 추천을 하면 정부 및 청와대 관계자가 답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문재인정부의 소통철학이 담겨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세월호 친구 곁으로 보내줘?”…‘막말·성희롱’ 과천여고 교사

    “세월호 친구 곁으로 보내줘?”…‘막말·성희롱’ 과천여고 교사

    담임교사 폭언·욕설·성희롱에 학생들 국민청원재학생·졸업생도 폭로…3400명 이상 참여학교 측 “감정조절장애 알았지만 폭언은 몰라”해당 교사 직위해제…경찰에 아동학대로 신고학부모들 “사립학교라 언제든 복귀할 수 있어”경기 과천여자고등학교 학생들이 담임 A 교사의 폭언과 욕설, 성희롱에 시달리고 있다며 도움을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렸다. A 교사로부터 유사한 폭언과 성희롱을 당했다는 이 학교 졸업생과 재학생들의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폭로도 이어졌다. A 교사의 부적절한 언행은 최소 10년 넘게 이어졌지만 학교 측은 국민청원이 제기되고서야 사태를 파악했다며 뒤늦게 해당 교사의 징계 절차에 들어갔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A 교사가 다시는 교단에 설 수 없도록 해달라고 요구하면서도 사립학교의 특성상 중징계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과천여고 2학년의 해당 학급 학생들은 12일 오후 공동으로 작성한 국민청원문을 통해 담임인 A 교사가 “반 성적이 낮다는 이유로 학생들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과 폭언을 했다”며 “묶어두고 감금시킨다. 납치한다”는 협박을 했다고 폭로했다. 이들은 “언제 욕설과 폭언을 들을지 몰라 녹음을 하고 다닌다”면서 A 교사가 “책상에 있는 책을 집어 던질 듯한 행동을 취하고 학생들을 차별하고 외모를 비하하고 다리를 쳐다봤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A 교사의 폭언과 욕설 때문에 “학기 초부터 스트레스와 정신적 피해를 받고 있다”며 “몇 명은 자퇴하고 싶다는 말도 한다”고 전했다. 이 청원에는 13일 오후 6시 현재 3400명 이상 참여했다. 과천여고 재학생 또는 졸업생이라고 밝힌 일부 참여자는 A 교사에게 당한 폭언과 성희롱 사례를 댓글로 남겼다. 지난해 A 교사가 담임인 반 학생이라고 밝힌 학생은 A 교사가 “너희는 세월호 학생들처럼 앉혀 놓아야 한다. 자꾸 뒤돌아서 얘기하면 목을 비틀어버린다”라는 막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재학생도 A 교사가 세월호 뱃지를 단 친구에게 “너도 그 친구들 곁으로 보내줘? 너희도 저렇게 되고 싶으냐”며 조롱했다고 밝혔다. A 교사는 “너희들이 그런 식으로 행동하니까 위안부 소리를 듣는거야”라며 모욕적인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과천여고 재학·졸업생들은 A 교사가 일상적으로 학생들을 상대로 성희롱을 저질렀다고 입을 모았다. “신체검사 때 가슴둘레는 안 재냐. 너 때문에 황홀했다”, “처녀가 조용히 해야지” 등 심한 말을 많이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 졸업생은 A 교사가 “학교를 더이상 다닐 수 없게 된, 평소 (A 교사가) 예뻐하던 학생에게 작별 선물이라며 이마에 키스를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졸업생은 “사랑과 관련된 소설이 수업에 나왔는데 (A 교사가) 아이들을 바라보며 자신은 아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진정한 사랑을 해보지 못했고 꼭 해보고 싶다며 특정 학생을 불쾌할 정도로 뚫어져라 쳐다봤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과천여고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A 교사가 교단을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댓글을 남긴 한 졸업생은 “인생을 먼저 경험한 사람으로 학생들을 바른 길로 인도해줘야 하는 선생님이 본분을 잊고 잘못된 됨됨이를 보여준다면 선생님으로 불릴 자격도 없다”면서 “제발 후배들과 학교를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학교 측은 A 교사의 폭력적인 언행과 성희롱에 대해 지금까지 전혀 몰랐다는 입장이다. 이번 청원은 평소에도 욕설을 달고 살던 A 교사가 전날 교실에 학생들을 앉혀두고 1시간 내내 고성을 지르며 폭언을 퍼붓고 난 뒤 학생들이 상의해서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해당 학급 학부모 10여명은 13일 오전 학교장과 면담을 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학부모는 “학교장이 긴급인사위원회를 열어 A 교사를 직위해제하고 수업도 하지 않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면서 “이사회에도 경위서를 통해 보고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과천여고는 학교법인 영산학원이 운영하는 사립학교다. 과천외고도 영산학원 소속이다. 학부모들은 집단상담 등 아이들이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학교 측에 요구했다. 학교 측은 A 교사를 경찰에 아동학대로 신고하고 오는 16일부터 과천시 상담복지센터 프로그램에 따라 심리치료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교육청 인권옹호관도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번 사안을 조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학교장은 평소 A 교사가 감정조절장애가 있어 약을 먹는 것은 알았지만 학생들을 상대로 폭언과 성희롱을 일삼았다는 것은 전혀 몰랐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학생들은 A 교사의 언행을 교원평가를 통해 학교에 알리고 교육청에도 민원을 넣었지만 묵살당했다고 주장했다. A 교사는 학생들에게도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으니 양해해달라”며 여러 차례 변명했다고 한다. 한 졸업생은 “아이들에게 해를 끼칠 정도로 심한 정신적 문제가 있다면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직에 서지 않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졸업생은 “A 교사는 이전에도 비슷한 문제를 일으킬 때마다 같은 재단에 속한 과천외고로 자리를 옮겼다가 다시 과천여고로 돌아오는 일을 되풀이했다”며 “사립학교 교사의 채용과정과 비리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과천에서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키우는 학부모들도 이번 사건의 해결 방안을 주시하고 있다. 2013년 과천여고를 졸업한 B씨는 “과천은 인구 5만 7000명의 소도시다. 여학생이 진학할 수 있는 학교는 과천고, 과천중앙고, 과천여고, 과천외고 등 4개교인데 과천고와 과천중앙고에는 여학급이 3개반 뿐이어서 사실상 과천에 사는 대부분의 여학생이 과천여고에 진학한다고 할 수 있다”며 시민들이 이번 사건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서울신문은 학교 측 입장을 듣기 위해 교감에게 인터뷰 요청을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학교 행정실 관계자는 국민청원 이야기를 꺼내자 “오늘 처음 듣는 얘기여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이두걸의 시시콜콜] 사람 사는 세상

    [이두걸의 시시콜콜] 사람 사는 세상

    “살인기술 배운 한국인들 아웃! 과격시위테러범 한국인 아웃! 국민은 안전을 원한다.” 얼마 전 인터넷 대안언론 ‘직썰’에 올라온 만화 한 편이 눈길을 잡았다. 제목은 ‘완벽한 난민의 조건’이다. 내용을 보면 이렇다. 트럼프 미 대통령의 ‘실수’로 한국에서 3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한국인들은 집단 난민이 되어 제3국을 떠도는 신세가 된다. 그 순간, 외국인들이 난민 처지가 된 한국인들의 모습을 TV로 지켜보며 대화를 나눈다. 그중 한 명이 한국 난민에 대해 측은한 감정을 드러내자 다른 이가 이렇게 맞받아친다. “한국인들은 개고기를 먹는 야만족이다. 그 사람들을 받아주면 우리 반려견들을 다 잡아먹을거다.” 한국인들의 ‘과격성’도 근거가 된다. “한국 남자들은 모두 군대에서 훈련받은 살인병기들인데다 시위할 때 노인들마저 가스통을 들고 나올 정도다. 대통령까지 쫓아낸 이들이 폭동을 부리면 어떻게 되겠냐.” “돈독 오른 한국인들이 들어오면 우린 일자리를 다 뺏길 것”이라는 주장도 펼친다. 결국 이들은 “한국인들이 들어오면 큰일난다”며 의견을 모은다. 작가는 이렇게 마무리한다. “당신은 완벽한 난민이 될 수 있을까요?”난민 문제는 최근 우리 사회를 달구는 가장 뜨거운 이슈다. 특히 난민을 반대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더욱 크다. 14일에는 난민수용 반대 집회가 전국에서 열린다. 지난달 30일에 이어 두 번째다. 서울과 제주에서 열렸던 1차 집회와 달리 광주, 전북 익산 등으로 장소도 확대됐다. 이들의 주장은 놀랍도록 간명하다. “예멘인들은 유엔난민협약상 난민도, 난민법상 난민도 아니기에 강제 송환돼야 한다”는 것이다. 장이 섰으니 정치인들도 빠질 수 없다. ‘자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며 난민 수용 반대 의사를 이미 밝힌 조경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집회에 직접 참석할 예정이다. 어김없이 색깔론도 등장했다. ‘진박’ 김진태 한국당 의원실 주최로 지난 11일 열린 ‘난민대책 이대로 좋은가? 난민법 개정을 위한 국민토론회’가 그 현장이었다. 김 의원은 “전 세계의 좌파들이 똘똘 뭉쳐서 기존의 질서를 흔들어 보려는 게 바로 난민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법사위에서 난민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할 경우 민주당의 법안도 통과시키지 않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앞서 법무부는 난민심사를 강화하고 난민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토론회에서는 “난민이 우리 딸들을 빼앗아가고 있다. 그래서 (남자들이) 장가도 못 간다. 베트남에서 (여성을) 데려오고 있다”(김승규 전 국정원장)는 기이한 주장도 나왔다. 집권한 지 1년이 지나도록 70% 안팎의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은 공교롭게도 난민과 인연이 깊다. 문 대통령의 부모는 1950년 흥남철수 때 미군 수송선을 타고 거제도로 탈출한 피난민 출신이다. 지난해 6월 미국 순방 도중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방문해 “장진호의 용사들과 흥남철수 작전의 성공이 없었다면 오늘의 저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 까닭이다. 촛불혁명을 계기로 집권한 현 정부는 높은 인권의식도 드러낸 바 있다. 청와대는 지난 3월 마련한 대통령 개헌안에서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의 주체를 ‘국민’에서 ‘사람’으로 변경했다. “사람이면 우리 국적이 아니라도 외국인이나 망명자를 다 포함한다”는 취지였다.13일 마감된 난민신청 허가 폐지 국민청원에는 71만명 이상이 동참했다. 청와대는 30일 이내에 이에 답해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계승해 문 대통령이 표방했던 ‘사람 사는 세상’의 진면목은 어떨지 몹시 궁금해진다. “피난민의 아들인 문 대통령이 예멘 난민 문제에 침묵하고 있다”는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일침에 보기 좋게 응수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논설위원 douzirl@seoul.co.kr
  • ‘퀴어 행사 반대’ 국민청원에 청와대 답변 “서울시가 ‘문제 없다’ 결론”

    ‘퀴어 행사 반대’ 국민청원에 청와대 답변 “서울시가 ‘문제 없다’ 결론”

    토요일인 14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릴 예정인 퀴어(Queer) 행사를 반대한다는 국민청원에 청와대가 13일 공개적으로 답변했다. 청와대의 정혜승 뉴미디어비서관은 이날 청와대 페이스북,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된 영상을 통해 “서울광장 사용 여부는 청와대가 (사용을) 허가하거나, 금지하거나, 저희가 관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광장은 서울시에 신고나 신청만으로 사용이 가능하다”고 밝힌 정 비서관은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행사 내용에 문제의 소지가 있을 땐 서울시 조례에 따라 열린광장 운영 시민위원회(위원회)의 심의를 거치게 돼 있다. 퀴어 행사의 경우에는 2016년, 지난해, 그리고 올해도 최근 위원회 심의를 거쳤다. 위원회에서는 퀴어 행사가 서울광장 사용에 있어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고 서울시가 이를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같은달 23일 대구 동성로에서 열린 데 이어 오는 14일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퀴어 행사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동성애자를 인정하지 않거나, 혐오하거나, 차별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외설적 행사를 보고싶지 않다. 그러니 이 행사를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 청원에 2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동의해서 청와대가 이날 답변을 하게 됐다. 정 비서관은 “행사 당일 경찰에서 인력 배치해서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상황에 대비할 예정”이라면서 “청원인이 염려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난 2000년에 처음 시작된 서울퀴어문화축제는 성소수자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를 높이고, 우리 사회의 배제·억압·차별·편견 속에 고통받아온 성소수자들이 모여 서로를 격려하는 공개 문화 행사다. 서울에서 열리는 퀴어 행사를 앞두고 주한미국대사관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현수막을 걸었다. 지난해 국가기관으로는 처음으로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한 국가인권위원회도 전날 서울 중구 나라키움 저동빌딩에 무지개 현수막을 걸었다.무지개 현수막(또는 깃발)은 미국 예술가 길버트 베이커가 만든 것으로, 베이커는 1978년 6월 25일 샌프란시스코 동성애자 자유의 날을 위해 8가지 색을 넣은 깃발을 디자인했다. 그의 디자인 의도에 따르면 분홍색은 성적 취향을, 빨간색은 생명, 주황색은 치유, 노란색은 햇빛, 초록색은 자연, 청록색은 예술, 쪽색은 화합, 보라색은 인간 정신을 뜻한다. 나중에 이 깃발은 분홍색과 쪽색을 빼고 청록색을 파란색으로 대체한 6가지 색의 무지개 깃발로 바뀌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사설] 워마드의 도 넘은 혐오, 어떤 차별도 해결 못한다

    온라인 공간에서의 남성 혐오가 도저히 묵과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여성 우월주의를 표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Womad)에 천주교의 성체를 훼손한 사진이 올라와 파문이 번진다. 예수의 몸을 상징하는 성체에다 빨간 펜으로 예수를 모독하는 욕설을 쓴 뒤 이를 불태우는 사진이다. 낙태죄 폐지 반대 입장과 여성 사제를 두지 않는 남성 중심 교리를 정면으로 조롱하는 표시다. 익명의 인터넷 공간이라지만 이렇게까지 몰상식적인 분노 행위를 일삼을 수 있는지 충격적이다. 여성(Woman)과 유목민(Nomad)을 합성한 뜻의 워마드는 그동안 과격한 남성 혐오 글로 자주 논란을 빚어 왔다. 흉측한 사진과 예수를 “꽃뱀”이라 언급한 비난 글까지 등장하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게시자 처벌과 워마드 사이트 폐쇄를 촉구하는 비난 여론이 들끓는다. 단순한 해프닝으로 그치지 않고 국제 이슈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들린다. 괜한 걱정이 아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핵심 교리를 모독한 사건인 만큼 바티칸 교황청에 공식 보고하는 절차를 실제로 진행 중이다. 문명사회의 상식으로 따지자면 이런 나라 망신이 또 없다. 성 평등을 추구하는 사회적 논의는 어떤 순간에도 존중되고 지지받아 마땅하다. 성별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하거나 불평등을 강요하는 사회는 더이상 방치할 수도 존속할 수도 없다. 그렇더라도 신념을 표현하는 방법이 사회 구성원들의 보편적 가치와 공동선을 훼손한다면 동의를 얻기 어렵다. ‘미투 운동’으로 여성 인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뜨겁다. 최근 불법촬영 편파 수사를 규탄하는 여성들의 일일 집회에 6만명이 모였던 것이 단적인 방증이다. 남성 중심적인 사회 구도를 바꿔 양성이 서로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자는 요구와 시민들의 공감대는 어느 때보다 탄탄하다. 이런 분위기를 페미니즘 운동의 윤활유로 십분 활용하는 지혜가 절실하다. 성 평등은 어느 한쪽 성이 다른 한쪽을 증오해 쟁취하는 전리품이 아니다. 여성의 불편과 불이익을 강요하는 법과 제도의 손질이 시급하다. 하지만 무차별적 남성 혐오는 더이상 묵과될 수 없다. 혐오 사회의 불씨를 댕기는 도 넘은 개인의 일탈 행위들은 성평등 사회를 오히려 후퇴시킬 뿐이다. 익명에 숨어서 쏟아내는 폭력적 혐오 언행을 표현의 자유라며 보호할 수 없다.
  • [시론] ‘정부혁신’수석을 설치하자/이창길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시론] ‘정부혁신’수석을 설치하자/이창길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올해 들어 공직사회에 대한 대통령의 발언이 계속되고 있다. 신년사에서 “공직사회의 낡은 관행”을 혁신하겠다고 했다. 지난 1월 장·차관 워크숍에서는 “복지부동, 무사안일, 탁상행정이라는 표현이 적어도 이 정부에선 나오지 않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다. 3월에는 “공직자 모두가 달라지고 공직문화도 확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오기”를 원했다. 급기야 6월에는 규제 개혁의 부진에 ‘격노’해 규제혁신점검회의를 전격 취소했다. 이 같은 대통령의 경고와 발언에도 불구하고 공직사회는 아직 변화의 조짐이 보이지 않고 볼멘소리만 높아지고 있다. 2년차 현직 9급 공무원은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무능하고 나태한 공무원이 너무 많아서 화가 난다” “한두 명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어느 공공기관의 과장급 직원들이 가장 자주 하는 말이 “해봤자 소용없다”라고 한다. 최근 TV 토론 방송에 나와서 정책의 정당성을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실·국장을 보지 못했다.정부 혁신은 소홀히 할 수 없는 국정 과제다. 촛불혁명의 철학과 정신을 정부 내부에 뿌리내리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국민의 요구이자 명령이다. 정부 혁신의 절반은 과거의 부정과 부패의 청산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진정한 정부 혁신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지난 3월 정부 혁신 추진계획이 뒤늦게 확정됐고, 이제 본격 실행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집권 2년차를 맞아 혁신을 보다 과감하게 추진할 시점이다. 그런데 최근 실시된 청와대 개편에서 ‘혁신’수석이 소리 없이 사라졌다. 사회혁신수석이 시민사회수석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대통령 비서실 개편의 정무적·정책적 판단을 이해하면서도 정부 혁신의 추진 동력은 크게 약해졌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개편 전에는 사회 혁신과 정부 혁신을 융합하는 새로운 모델로 이해했지만 그마저도 약화된 형태가 됐다. 대통령의 일련의 발언들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어 보인다. 정부 혁신 기구는 많은 국가에서 좌우를 불문하고 대통령 비서실의 필수 조직이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정부 시스템을 “21세기 경제에 20세기 정부”라고 비판하면서 대통령 소속으로 ‘정부경쟁력혁신단’을 설치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관료 조직을 헌법에 규정되지 않은 “제4의 정부”라 지칭하고 백악관에 ‘미국혁신실’을 설치해 강력한 정부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의 노동당 출신 토니 블레어 전 총리나 보수당 출신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 역시 총리실 직속으로 정부혁신팀을 설치해 정부 현대화 작업을 이끌었다. 우리도 ‘정부혁신’수석을 설치하자. 청와대에 조직을 만든다고 모두 해결될 일은 아니지만, 공직사회의 변화와 혁신을 뒷받침할 보좌 기구가 필요하다. 새로 설치되는 정부혁신수석은 혁신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통제하는 채찍의 역할이 아니라 공직사회의 밑바닥으로부터 혁신의 불씨를 살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스스로 나서서 침묵하는 다수 공무원들의 소신과 열정을 되살릴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 정권의 변화가 아니라 시대의 변화임을 설득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가 퇴진하고 나서 많은 젊은 관료들이 새 정부에 기대를 걸었다. 개인의 자율과 창의성이 존중되는 열린 조직 문화를 기대했다. 정책 토론이 활성화되고 의사 결정은 민주화될 것으로 믿었다. 정책의 핵심 관리자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회복할 것으로 생각했다. ‘정치의 머슴’이기보다는 ‘국민의 머슴’이 되길 원했다. 이런 관료들의 작은 꿈과 소망을 실현시켜 줘야 한다.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는 “정말로 잠들지 않는 사람을 깨울 수는 없다”고 했다. 자는 척하는 사람을 깨우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영국 식민지 시절에 총독부 관료들의 태도를 보며 했던 말이다. 하지만 한번 생각해 보자. 독립 민주국가의 젊고 유능한 공무원들이 왜 잠든 척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이제 이들의 생각을 바꾸고 제도를 바꾸고 문화를 바꿔야 한다. 이를 위해 조용하지만 파괴적인 행정혁명의 안내자로서 정부혁신수석을 기대해 본다.
  • 중3들의 호소…“제 이란 친구를 난민으로 인정해주세요”

    중3들의 호소…“제 이란 친구를 난민으로 인정해주세요”

    ‘기독교 개종’ 이란 소년 구명 운동강제 출국시 종교 박해·차별 우려난민 지위 불인정…소송냈지만 패소학생들 국민청원 운동…피켓시위 계획교사들도 소송비용 모금 나서“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라는 대한민국이 제 친구 하나 품어줄 수 없는 건가요? 석 달 뒤면 대한민국에서 쫓겨나야 하는 제 친구를 제발 난민으로 인정해주세요.” 중학교 3학년 여학생의 절절한 호소문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존경하는 문재인 대통령님”으로 시작하는 이 청원은 한국에 사는 이란 소년 A군(15)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2003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태어난 A군은 어릴 적 부모님이 이혼해 아버지 B씨(52)와 함께 살았다. 한국에서 사업하려던 아버지를 따라 A군도 2010년 7월 한국에 입국했다. B씨는 한국인 여성과 결혼했지만 얼마 안 돼 헤어졌고 2014년부터 부자는 고시원에서 단둘이 살았다. 이란은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법’을 따른다. 무슬림 아버지에게 태어난 자녀는 무슬림으로 간주한다. 하지만 일찍 한국에 이주한 A군은 이슬람 성서인 쿠란을 읽은 적이 없다. 이슬람 교인의 신앙 의무인 하루 5차례 기도, 라마단도 지키지 않았다. B씨는 1979년 이란 팔레비 왕조가 몰락하고 이슬람 혁명 이후 엄격한 신정국가로 변모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종교의 이름으로 사람 목숨을 가벼이 여기는 이슬람에 회의를 품기 시작했다. 라마단 기간에 담배를 피웠다는 이유로 태형을 받자 B씨는 좋아서 선택한 종교가 아닌데도 사소한 실수조차 용납하지 않은 이슬람교에 반감이 커졌다. 그는 아들만은 스스로 원하는 종교를 갖기를 바랐다.A군은 초등학교 2학년, 친한 친구의 권유로 집 근처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다. B씨는 말리지 않았다. A군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3월까지 이 교회 주일학교에서 성경 공부를 하고 매년 두 차례 수련회와 각종 교육 모임에 참석했다. 2015년에는 교회 대표로 글짓기 대회에 나가 상을 받을 만큼 신앙 활동을 즐겼다. A군은 2015년에는 아버지인 B씨도 전도해 기독교 신앙으로 개종시켰다. A군 부자는 고시원 이웃의 줄기찬 권유로 성당에 다니게 됐다. 교회처럼 열정적이지 않지만 차분하고 경건한 가톨릭 분위기가 좋았다. 7개월의 예비신자 교리교육을 받고 지난해 11월 세례를 받았다. A군은 ‘안토니오’라는 세례명을 얻었다. A군은 기독교로 개종한 무슬림이 이란에서 박해와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2015년 무렵에야 알게 됐다. 이란은 법적으로 개종을 허용하지 않는다. 이란 헌법은 무슬림 시민의 개종 또는 (이슬람) 신앙의 공식적 포기 권리를 명시하지 않았다.이슬람교도가 99%인 이란은 특히 이슬람교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사람을 변절자로 취급한다. 2015년 영국 의회가 낸 ‘이란에서 기독교인 박해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의 기독교인은 신념과 관련한 활동 때문에 구금돼 신체적 심리적 고문을 받을 수 있다. 다른 종교로 개종한 사람을 정부기관과 고용주가 해고할 수도 있다. 이란 대학은 기독교 개종자에게 교육 기회를 주지 않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따라서 A군이 이란으로 돌아갈 경우 기독교 개종사실을 이유로 체포 구금돼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뿐만 아니라 공개적으로 기독교 신앙생활을 할 수 없고 대학 진학 및 진로 선택에도 상당한 제한을 받게 된다. 더구나 A군은 2011~2012년 무렵 기독교로 개종한 사실을 이란에 사는 고모에게 전화로 알렸다. 이후 고모를 비롯한 친가에서는 A군의 연락을 받지 않고 있다. A군은 이란의 친척들이 정부 당국에 자신과 아버지의 개종 사실을 알렸을 것으로 생각한다. 개종자는 가족에 의해 ‘명예살인’을 당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A군과 B씨 부자는 이란으로 돌아가지 않기로 결심했다. 지난 2016년 대한민국에 난민 지위를 신청했다. 그러나 출입국관리사무소는 이들의 난민 지위를 인정하지 않았다. ▲A군이 만 13살로 아직 종교적 가치관이 분명히 정립됐다고 보기 어렵고 ▲국내 체류 중 교회를 다녔다는 사정만으로는 귀국시 곧바로 체포돼 종교적 박해를 받을 가능성이 작아 보인다는 이유였다. A군은 서울행정법원에 난민 불인정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냈다. 지난해 9월 1심 재판부는 A군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A군이 이란으로 귀국하면 이란 당국에 의해 기독교 개종자라는 이유로 박해를 받을 충분한 근거 있는 공포가 있다고 인정된다”면서 “A군은 난민협약 및 난민의정서가 정한 난민에 해당하므로 난민 불인정결정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지난 1월 서울고등법원의 2심 재판부는 1심 판결을 뒤집었다. 박해를 받을 만한 우려가 없다고 본 것이다.재판부는 “기독교로 개종했더라도 적극적인 전도자가 아니고 다른 사유로 당국의 적대적인 주목을 받은 사실이 없다면 일반적으로 귀국해도 실제적인 위험에 처하지 않는다”면서 “기독교로 개종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취업, 대학진학에 부당한 차별을 당할 수 있고, 이를 피하려 스스로 종교를 숨기는 게 부당한 사회적 제약은 될 수 있지만 난민협약에서 말하는 박해, 즉 난민 신청인에 대한 국제적인 보호를 필요로 하는 박해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2심 재판부는 A군이 교회에 다니다 성당으로 옮긴 점, 나이가 14살에 불과해 확고한 신념으로 종교를 선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A군의 변호인 측은 “기독교는 개신교와 가톨릭을 아우르며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종교를 포괄한다”면서 “교회를 다니든 성당을 다니든 기독교인인 것은 변함이 없다”고 반박했다. A군이 어려서 종교적 신념이 확고하지 않다는 재판부의 판단에 대해서도 “종교를 선택할 때 나이는 전혀 고려요소가 될 수 없으며 미성년도 종교를 선택할 자유와 권리, 능력이 있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며 대법원에 상고했다. 하지만 ‘심리 불속행 기각’으로 심리조차 열리지 못하고 기각됐다.2학년 때부터 2년 연속 학급 회장(반장)을 맡을 정도로 리더십이 있고 쾌활한 성격으로 친구들 사이에서 신임이 두터운 A군은 급속도로 의기소침해졌다. 외국인등록증을 빼앗기고 여권에는 10월까지 출국하라는 스탬프가 찍혔다. A군은 서울신문과 통화에서 유창한 한국어로 “나는 한국이 내 나라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란 국적이지만 이란어를 조금 말할 줄 알 뿐 읽거나 쓰지 못한다. 한국에서 종교의 자유를 누리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 A군이 다니는 학교의 학생들과 교사들이 나섰다. A군과 같은 반으로 국민청원을 올린 여학생은 “아이들이 모두 분개했다. 풀이 죽어 있는 친구를 보며 가슴이 아팠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우리 처지가 너무 암울했다”면서 “친구가 왜 쫓겨나야 하는가. 본격적으로 난민 문제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문제는 법이 아니라 법을 집행하는 사람들에게 있다는 것, 출입국관리사무소 조사관과 판사님들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적었다. 청원인은 이어 “선생님은 ‘품 안에 들어온 생명은 함부로 버리는 게 아니다’라고 하셨다. 하물며 그냥 생명이 아니라 사람의 생명이고, 우리와 중학교 시절을 같이 한 친구”라면서 “인권 변호사셨던 대통령님께서 난민 심사를 개선할 생각이 없으신지 묻고 싶다”고 했다. 청원인은 “친구가 그렇게 허망하게 가버리면 저희 반 27명, 우리 학교 600명 학생에겐 말로 못한 큰 상처가 될 것”이라면서 “정의가 있다면, 우리 국민 마음속에 정의가 남아 있다면 제 친구를 굽어 살펴줄 것이라 믿는다”라고 글을 맺었다. A군과 B씨 부자는 오는 9월 난민지위를 다시 신청할 예정이다. 하지만 3년간의 소송으로 1000만원의 빚을 떠안은 상황에서 경제적인 어려움마저 겪고 있다. 학교 교사들은 소송비용을 모으려고 자발적인 모금에 나섰다.학생들은 학교 페이스북과 카카오톡을 통해 국민청원 동참자를 늘리는 ‘청원 운동’을 벌이고 있다. 청와대는 한 달 동안 20만명 이상 참여한 청원에 공식 답변을 한다. 이 학교 학생들은 직접 만든 피켓을 들고 출입국관리사무소 앞에서 단체 시위도 벌일 계획이다. 학생회 선도부장인 최현준군은 “A군이 있는 반 학생 27명 가운데 23명이 시위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3학년을 중심으로 각반에서 2~3명 정도 참여 신청을 받아 30~40명이 시위를 할 계획”이라며 “구체적인 시위 일정은 다음 주 초 확정된다”고 말했다. A군은 친구들과 선생님들에게 말로 다 할 수 없는 고마움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그는 “친구 한 명, 한 명의 손을 잡고 30번씩 고맙다고 말했지만 그걸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軍 복무 중 부상 전역자에도 위문금 지급

    국가보훈처가 군 복무 중 다친 뒤 치료를 끝내지 못하고 제대한 전역자에게도 위문금이 지급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정 개정을 추진한다. 김현종 국방개혁비서관은 11일 청와대의 소셜미디어인 ‘11시50분 청와대입니다’에 출연, K9 자주포 사격훈련 중 폭발사고로 다친 이찬호(25) 예비역 병장의 치료 및 국가유공자 지정을 요청하는 국민청원에 답변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지금껏 ‘국군장병 등 위문금 관리규정’에 따라 위문금은 현역장병에게만 지급됐다. 하지만 국가보훈처는 다음달 지급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으로 규정을 개정할 예정이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개, 고양이 도살 금지를 촉구하는 국민대집회 열린다

    개, 고양이 도살 금지를 촉구하는 국민대집회 열린다

    개, 고양이 도살 금지법 통과를 촉구하는 국민 대집회가 오는 15일 2시부터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된다고 동물권단체 케어가 밝혔다. ‘개 도살 없는 대한민국’이란 슬로건 아래 열리는 이번 집회는 지난달 20일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동물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이하 개정안) 통과를 촉구하는 집회다. 표창원 의원 등 10인은 지난 6월 20일 ‘동물보호법 일부개정법률’을 발의하고 축산물 위생관리법상 ‘가축’으로 규정되지 않은 동물을 죽이는 행위를 금지하자고 제안했다.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개 도살 행위가 원천적으로 금지되는 셈이다.개정안이 발의되자 동물권단체와 환경시민단체는 개정안 통과 촉구 국민청원을 6월 24일부터 개시했다. 7월 24일까지 20만 명 이상이 청원에 참여하면 청와대 입장을 들을 수 있다. 케어 박소연 대표는 “이번 집회는 개, 고양이 식용이 없는 국가의 국민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수많은 시민의 자리가 될 것”이라며 시민들의 집회 참여를 독려했다. 이 집회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씨줄날줄] 이재용 부회장의 ‘어떤 만남’/이두걸 논설위원

    [씨줄날줄] 이재용 부회장의 ‘어떤 만남’/이두걸 논설위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어제 인도 노이다 휴대전화 생산 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이 부회장의 인도행은 남다르다.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에 연루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가 지난 2월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풀려난 뒤 첫 공식 외부 일정이다. 이 부회장의 이번 인도행은 사실상 ‘삼성 황태자’의 복귀를 알리는 신호탄이다.이 부회장의 인도행이 주목받는 더 큰 이유는 ‘어떤 만남’ 때문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이 부회장과 공식 회동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주요 대기업 총수들을 만났지만, 이 부회장을 대면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문 대통령이 삼성에 힘을 실어 주는 건 하등 이상할 게 없다. 애플과 함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이끄는 삼성전자는 최근 중국 업체들과 힘겨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스마트폰이 반도체와 더불어 우리 경제를 먹여 살리는 수출 효자상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는 지원사격 수준이 아니라 대리전에 직접 나서도 모자랄 판이다. 하지만 만남의 대상이 이번 순방 경제사절단의 삼성 대표인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이 아닌 이 부회장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번 회동의 메시지는 ‘이 부회장이 삼성의 실질적인 지배자로 복귀하는 걸 인정’하는 것으로 전달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삼성 대주주로서의 이 부회장이 아닌, 삼성을 진두지휘하면서 정부의 시급한 과제인 일자리 창출을 결정할 수 있는 이 부회장을 만나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이는 재벌 총수 일가 전횡방지와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하는 금융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 등의 정책 방향과도 맞지 않는다. 이 부회장은 대법원의 확정 판결을 앞둔 ‘피고인’ 신분이다. 물론 피고인은 무죄추정원칙이 적용돼야 한다. 하지만 행정부 수반이 피고인과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면 자칫 향후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이 부회장이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아도 사면하겠다는 신호’라는 뒷말까지 나오는 까닭이다. “(이 부회장과의 회동에 대해)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은지 의문”이라는 청와대의 반응은 ‘단기 기억상실’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 청와대가 ‘이 부회장 2심 재판부를 파면하라’는 게시물에 대해 “청원에 드러난 국민의 뜻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답한 게 불과 5개월 전이다. 국정 운영은 현실적인 문제를 무시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 그렇다고 해도 ‘촛불’의 정신이 희미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douzirl@seoul.co.kr
  • [문화 블로그] 이번엔 장애인 희화화… ‘전참시’를 어찌하오리까

    [문화 블로그] 이번엔 장애인 희화화… ‘전참시’를 어찌하오리까

    세월호 희생자 희화화 논란으로 8주 만에 방송을 재개한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MBC)이 또다시 비판 여론에 직면했습니다. 이번에는 장애인 희화화로 읽힐 수 있는 장면이 문제가 됐습니다. 지난 7일 밤 방송된 ‘전참시’에 배우 신현준이 처음 출연했습니다. 그가 연기했던 캐릭터들을 출연자들이 얘기하는 와중에 자연스럽게 영화 ‘맨발의 기봉이’가 언급됐죠. ‘맨발의 기봉이’는 지적장애인 마라토너 엄기봉씨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입니다. 2006년 개봉 당시 관객들의 가슴을 울리는 연기로 호평을 받으며 흥행에도 성공한 작품인 만큼 기봉이 캐릭터가 언급되는 건 당연한 듯 보였습니다. 그러자 진행자 이영자가 신현준에게 “기봉이 인사 한번 해 주세요”라고 부탁했습니다. 송은이도 “한번만 해 줘요”라며 재차 요청했죠. 신현준이 연습부터 하겠다며 얼굴을 찡그리기 시작하자 스튜디오는 금세 웃음바다가 됐습니다. 이어 부자연스러운 표정으로 말을 더듬으며 인사말을 하자 모든 출연진이 박장대소하는 장면이 뒤를 이었습니다. 방송 직후 온라인에는 지적장애인의 어쩔 수 없는 부자연스러운 행동을 웃음 소재로 삼는 것이 부절적했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이튿날에도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장애인 희화화를 지적하는 글이 퍼지며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습니다. 한 네티즌은 “눈물이 난다. 내 아들이랑 비슷한 모습을 흉내 내며 즐거워한다는 게 너무 마음이 아파서”라는 댓글을 남겼습니다. “옛날 관점으로 생각했던 것 같은데 추세가 바뀌고 있다”며 “(지적장애인) 희화화가 맞고 조심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적은 네티즌도 있었죠.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장애인 비하, 세월호 모독 프로그램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을 폐지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도 등장했습니다. 앞서 ‘전참시’는 지난 5월 5일 방송에서 세월호 참사 보도 장면을 자료 화면으로 사용해 세월호 희생자를 희화화했다는 논란을 겪었습니다. 이 일로 PD를 비롯한 제작진이 전원 교체됐고 7주간 결방해야 했습니다. 지난달 30일 방송에서는 “제작진은 4·16 세월호 참사 가족들께 깊이 사과드린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방송 첫머리에 내보냈습니다. 전현무 등 출연진도 “기다려 주신 모든 분들을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어느 때보다 신중을 기해야 할 ‘전참시’ 측이 ‘기봉이 인사’를 웃음거리로 사용한 것은 장애인 희화화를 가볍게 생각하는 우리 사회의 인식이 그대로 투영된 결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6850만명… 2초당 1명씩 죽음의 땅에서 탈출하다

    [글로벌 인사이트] 6850만명… 2초당 1명씩 죽음의 땅에서 탈출하다

    ‘이민자의 나라’ 미국 내 난민(難民) 수가 지난해 3만 3000명으로 급감했다. 2016년 9만 7000명에서 66% 줄어든 수치다. 유엔난민기구(UNHCR)와 미 국무부 데이터를 이용해 지난 7일(현지시간) 이같이 밝힌 퓨리서치센터는 “미국 내 난민 수가 나머지 전 세계 국가에 정착한 난민 수보다 적어진 것은 40여년 만에 처음”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국가들이 입국을 허용한 난민 수는 미국의 2배 수준인 6만 9000명이다.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2018년 회계연도가 시작된 지난해 10월 1일부터 ‘난민 쿼터’(4만 5000명)제를 시행한 데 따른 결과라고 미 ABC방송은 전했다. 난민법이 시행된 1980년 이래 미국이 입국을 허용한 난민의 수는 매년 평균 9만 4000명인데, 지난 1년간 반 토막 수준으로 제한한 것이다. ‘반(反)난민’ 기조는 미국뿐 아니라, 유럽을 파고들고 있다. 이른바 ‘난민 수상’으로 불릴 정도로 ‘난민포용책 옹호론자’였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마저도 최근 연정 붕괴 위기에 놓이자 “모든 이민엔 질서가 따라야 한다”면서 일보 후퇴를 시사했다. 유럽은 ‘난민 문제를 해결 못하면 유럽연합(EU) 분열을 막지 못한다’는 위기감에 휩싸였다. 먼 나라 얘기인 줄로만 알았던 난민 문제가 지난 5월 우리에게도 현실로 다가왔다.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제주도로 500명이 넘는 예멘인이 몰려오자, 국내에서는 난민법 폐지를 주장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60만여명이 참여하며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전 세계적으로 난민 이슈가 이토록 불거진 이유는 무엇인지 알아봤다.UNHCR이 집계한 난민, 국내 피란민, 무국적자 등 보호 대상자는 지난해 말 기준 약 6850만명에 이른다. 2차 세계대전 때의 난민 수인 5000만명을 웃돈다. 전 세계 인구 110명당 1명이 불가피하게 삶의 터전에서 내몰린 것이다. 하루에 4만 4500명, 2초당 1명꼴로 난민과 국내 피란민이 발생하고 있다. 이 가운데 2540만명은 유엔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이하 난민조약) 제1조에 따른 난민으로 볼 수 있다. 인종, 종교, 민족, 특정 사회집단의 구성원 신분, 정치적 의견을 이유로 모국에서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는 사람들로 정의된다. ●전쟁·재난 피란민은 난민 인정 안 돼 전쟁이나 내전, 재난으로 인해 발생한 피란민은 엄격하게 따지면 난민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 조약에서 규정한 5가지 이유로 박해받아 모국을 떠난 것이 아니라서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이스라엘 등 난민신청 승인률이 낮은 국가들은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 전 세계 난민 3분의2를 배출하는 나라는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남수단, 미얀마, 소말리아 5곳이다. 수단, 콩고민주공화국,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에리트레아, 부룬디 등이 그 뒤를 잇는다. 팔레스타인 난민 약 500만명을 제외한 통계다. 이들 국가들은 분쟁과 극단주의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2011년 발발해 8년째 계속되는 내전으로 시리아는 최다 난민 배출국이 됐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 가파르게 난민의 수가 늘었다. 630만명이 전쟁을 피해 나라 밖으로 빠져나가 난민이 됐고, 620만명은 국내에서 피란민이 됐다. 반군을 지원하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권과 알아사드 대통령을 돕는 러시아, 극단주의 세력인 이슬람국가(IS), 시리아 내 영향력 확대를 노리는 이란 등이 개입되면서 대리전의 양상으로 상황이 치닫고 있다. 난민이 끊이지 않는 원인이다. 수단의 서쪽 끝 분쟁지인 다르푸르를 보면 2003년부터 아랍인들로 구성된 중앙정부에 저항하는 부족들의 무장봉기로 약 270만명이 고향을 떠났다. 난민의 폭발적 증가는 심각한 국제분쟁이나 내전 등이 일어날 때마다 반복된 현상이다. 1999년 코소보 사태 때는 86만 7000명이 알바니아·보스니아 등으로 대거 빠져나갔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1979년 소련 침공 이후 난민이 대량 발생했다. 탈레반 정권 집권과 내전으로 인해 1990년대에는 무려 630만명이 조국을 떠났다. UNHCR은 지난달 발간한 올해 ‘2018 글로벌 트렌즈’ 보고서에서 “적어도 몇 개 나라만이라도 분쟁을 해결한다면 난민 수는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빈곤 탈출을 꿈꾸며 조국을 등지는 이들도 적지 않다. 유엔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100만명의 베네수엘라인들이 기아와 실업, 유행병 확산 등을 못 이겨 모국을 떠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제이주기구(IOM)의 추산치는 160만명이다. 온두라스,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등 중미 국가 출신은 주로 정부의 부패, 빈곤과 범죄 위협 등 사회적인 이유로 고국을 등졌다. 이들 숫자는 2011년 1만 8000명에서 지난해 29만 4000명으로 6년 새 16배나 늘었다. 소말리아, 케냐, 남수단 등에서는 식량 위기를 부르는 가뭄 등 환경 재난도 탈출 행렬을 부추기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세계은행(WP)은 지난 3월 물 부족, 흉작, 해수면 상승 등으로 인한 기후난민이 2050년까지 1억 4000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후변화로 인해 이주현상이 발행하는 지역은 주로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과 남아시아, 중남미 등 3개 지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레바논 전체 인구 20%가 난민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국가들에만 난민들이 더 몰리는 건 아니다. 전체 난민의 85%는 개발도상국으로 유입된다. 80%는 그중에서도 출신국 근처 나라에 체류한다. 터키나 레바논이 대표적인 난민 수용국이란 사실은 이를 뒷받침한다. 레바논의 난민 비율은 전체 주민의 20%에 육박한다. 100만여명의 난민을 받아들여서다. EU와 난민 협정을 맺은 터키는 350만명을 수용했다. ‘터키가 유럽의 목줄을 쥐고 있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다. 유럽과 미국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난민으로 위장해 잠입하거나, 남미의 마약 조직이 가족으로 위장해 도피하는 경우를 우려한다. 난민·이민자 출신이 테러나 범죄에 연루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국경의 빗장을 더 굳게 걸어 잠그려는 경향이 나타났다. 실제로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정세 불안으로 중동, 북아프리카 난민이 대거 유입되면서 유럽 정계는 상당한 지각변동을 겪었다. 난민을 둘러싼 부정적 여론은 난민 유입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 복지 ‘무임승차’ 등을 주장한다. 정치 변방에 있던 극우·포퓰리즘 정당들이 이 같은 논리를 펼치며, ‘반(反)난민’ 정책을 내걸고 득세했다. 유로존 3위의 경제 대국인 이탈리아에 “이탈리아는 유럽의 ‘난민캠프’가 될 수 없다”고 외치는 마테오 살비니 정권이 들어섰다. 2013년 이래 현재까지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에 입국한 난민 수는 70만명에 이른다. 오스트리아와 헝가리에서는 지난해 10월과 지난해 4월 각각 반난민 정책을 공약으로 내건 포퓰리즘 세력이 주류 정치를 장악했다. 이탈리아, 독일, 오스트리아 3국은 다음주 내무장관 회담을 열고 아예 남부 난민의 이동 루트를 폐쇄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하반기 EU 순회의장국인 오스트리아는 EU 안에서 난민지위 신청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은 전했다. 유럽 국가로의 난민 신청을 유럽 밖에서 한 뒤 승인된 경우에만 입국하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멕시코와의 국경에 견고한 장벽을 세우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상과 동일한 것이다. 극단으로 치닫는 난민 문제를 해결하려면 지구촌 공동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UNHCR에 따르면 지난달 북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향한 난민 7명 중 1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38명당 1명이던 지난해보다 사망률이 크게 뛴 배경에는 난민 길목을 걸어 잠그는 유럽 국가들의 반난민 정책이 자리잡고 있다고 UNHCR은 지적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세월호 희화화 ‘전참시’ 이번엔 장애인 희화화 논란

    세월호 희화화 ‘전참시’ 이번엔 장애인 희화화 논란

    세월호 희생자 희화화 논란으로 7주간 결방했다 최근 방송을 재개한 ‘전지적 참견 시점’(MBC)이 방송 재개 한 주 만에 또 다른 희화화 논란에 빠졌다. 지난 7일 밤 방송된 ‘전참시’에서는 배우 신현준이 과거 자신의 출연작인 영화 ‘맨발의 기봉이’의 기봉이 캐릭터를 재현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개그 소재로 쓰인 이 장면에 장애인 희화화로 보인다는 논란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번지고 있다. 출연자들은 이날 ‘전참시’에 처음 출연한 신현준이 그간 연기한 캐릭터들에 대해 얘기하던 중 기봉이 캐릭터를 꺼냈다. 이영자는 신현준에게 “기봉이 인사 한 번 해주세요”라고 부탁했고 송은이는 “한 번만 해줘요”라고 재차 부탁했다. 이어 신현준이 부자연스러운 표정으로 말을 더듬으며 기봉이를 재현하자 모든 출연진이 박장대소했다.‘맨발의 기봉이’는 지적장애인 마라토너 엄기봉씨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2006년 개봉 당시 관객들의 가슴을 울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비록 신현준이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를 재현한 것이긴 하지만 지적장애인의 어쩔 수 없는 부자연스러운 행동을 웃음거리로 삼는 것에 눈살이 찌푸려진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한 네티즌은 방송 후 쓴 댓글에 “눈물이 난다. 내 아들이랑 비슷한 모습을 흉내내며 즐거워한다는 게 너무 마음이 아파서”라고 적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옛날 관점으로 생각했던 것 같은데 추세가 바뀌고 있다”며 “(지적장애인) 희화화가 맞고 조심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적었다. 방송 후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장애인 비하, 세월호 모독 프로그램 MBC ’전지적 참견 시점’ 폐지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도 등장했다. 앞서 ‘전참시’는 지난 5월 5일 방송에서 이영자가 어묵을 먹는 장면에 세월호 참사 보도 장면을 자료화면으로 사용해 세월호 희생자를 희화화했다는 논란을 겪었다. 이 일로 제작진이 교체됐고 7주간 결방됐다. 지난달 30일 방송에서는 “제작진은 4·16 세월호 참사 가족들께 깊이 사과드린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게재하며 방송을 시작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사설] 서울대 총장 사퇴로 드러난 낮은 성희롱 인식 수준

    최근 서울대 총장 최종 후보로 결정된 강대희 의과대학 교수가 총장직을 자진 사퇴했다. 강 총장 후보의 사퇴는 여기자에게 성희롱 발언을 하고, 동료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 등이 거듭 불거진 탓이다. 강 후보의 성추문이 나도는 상황에서 최종 총장 후보로 선택한 서울대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는 무슨 배짱이었는가 싶다. 한국 사회를 사는 젊은 여성들은 성희롱과 성추행의 피해가 발생해도 국가가 제대로 보호하지 않는다는 분노로 ‘대학로 시위’를 지속·확대하고 있다. 세 번째인 지난 토요일 서울 대학로에는 여성 6만명이 모여 몰카 촬영 등에 대한 편파 수사와 공권력의 솜방망이 처벌 등에 대해 항의했다. 강 교수는 총추위와 이사회의 두 차례 검증을 통과했지만, 의혹이 제기되자 지난 6일 사퇴했다. 총추위는 ‘성 비위를 저지른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했고, “그런 사실 없다”는 강 후보의 자가 검증을 그대로 믿었다. 이어 총추위는 강 후보 등 3명을 이사회에 추천했다. 서울대 여교수회가 여교수 성추행 의혹 등을 제기했지만, 총추위는 이미 이사회에 후보를 추천했다며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교육부 차관도 포함된 이사회에서 재적이사 15명 중 8명의 찬성으로 그를 총장 최종 후보로 뽑았다. 후보자도 문제지만, 공식 기구의 성폭력에 대한 인식이 낮고, 인사 검증도 형식적이었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지난 주말 대학로 시위는 남녀 갈등을 조장하고 대통령을 모욕하는 구호가 넘쳐나 국민적 반감을 살 만도 하다. 그러나 숲을 봐야지 나무만 봐서는 안 된다. “우리의 일상은 당신의 포르노가 아니다”라는 구호는 여성이 품은 공포와 현실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이 시위 현장을 지켜본 정현백 여가부 장관은 “성평등 사회를 만들려는 정책이 효과를 내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까웠고 더 분발하겠다”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가 장관 경질을 촉구하는 청와대 청원의 대상이 됐다. 아쉬운 대목이다. 성을 둘러싼 우리 사회의 갈등이 몇 년 사이 아주 심각해졌다. 이를 해결할 방안은 문재인 대통령이 주문했듯 사회가 여성의 수치심과 명예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특히 사회의 주요 인사나 기관들은 성희롱·추행과 같은 성폭력에 대한 인식을 새 시대에 맞게 새롭게 고쳐야 한다. 수사기관도 디지털 성범죄 영상물 제작, 유포와 관련해 강력히 처벌해야 ‘억울하다’는 여성들이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다.
  • [열린세상] 어느 신부의 ‘험담하지 않겠습니다’ 캠페인/이대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열린세상] 어느 신부의 ‘험담하지 않겠습니다’ 캠페인/이대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내가 다니는 성당(서울 돈암동 본당)에서는 지난 1월부터 ‘Stop Bad Mouthing’ 캠페인을 시작했다. 새로 부임한 주경수 신부가 제안한 ‘험담하지 않겠습니다’, ‘불평하지 않겠습니다’이다.다른 사람을 욕하거나 비난하고 불평을 늘어놓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고 1차로 3주 동안 실천해 보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손목 밴드도 만들었고,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작은 선물도 준다. 도중에 한 번이라도 험담과 비난, 불평을 하는 순간 차고 있던 밴드를 다른 손목으로 옮겨 다시 시작한다. 주 신부가 이 캠페인을 시작한 이유는 물질적 나눔뿐만 아니라 긍정적이고 아름다운 말 한마디가 이웃에게 행복과 희망을 가져다주는 사랑의 큰 실천이기 때문이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도 ‘험담만 하지 않아도 성인이 될 수 있다’고 하면서 방문 앞에 ‘불평금지’ 포스터를 붙여 놓았다”고 했다. 지난 3월에는 최돈석 교장의 제안으로 경주 근화여고 학생들이 이 운동을 시작했다. ‘험담 NO, 불평 NO’라는 슬로건과 함께 손목 밴드를 착용하고 긍정적인 언어 습관을 가지겠다고 다짐했다. 최 교장 역시 이를 통해 학생들이 언어폭력을 버리고 감사·기쁨·사랑의 긍정적인 언어 습관을 가질 수 있기를 기대했다. 이와 비슷한 운동이 미국에서는 이미 10여년 전에 한 목사(윌 보웬)에 의해 펼쳐지기도 했다. 험담과 불평을 줄이고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자는 ‘불평 없는 세상’(A complaint free world)이었다. 그 효과는 놀라웠다고 한다. 대인 관계는 물론 조직과 공동체 분위기가 개선되고, 부부와 가족 관계도 회복됐다. 무엇보다 개인의 자존감이 향상되고, 스트레스 감소로 건강에도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누구나 안다. 험담이 얼마나 무서운 무기이며, 뒤에서 남을 욕하는 것이 얼마나 비겁하고 추하며, 스스로에게 독이 된다는 사실을. ‘험담을 하는 사람은 입에, 듣는 사람은 귀에 악마가 숨어 있다’, ‘험담은 세 사람을 죽인다. 말하는 자와 듣는 자, 대상자’란 말도 있다. 교황도 “험담은 인격을 죽이고, 사람들을 죽이고, 사람들의 명예를 죽이는 살인자”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인류 역사에서 총칼에 죽은 사람보다 혀끝에 맞아 죽은 사람이 더 많다. 한 조사에 따르면 요즘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하루에 15~30번의 불평이나 험담을 내뱉는다. 직접 입으로 하는 것만이 아니다. 인터넷 댓글과 SNS라는 ‘입’으로 거침없는 악담과 욕설, 비난을 내뱉고 있다. 몇몇 월드컵 한국 대표 선수에 대한 악의적 비난에서 보듯 건전한 여론 형성과 정책 제안의 ‘마당’ 역할을 해야 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까지 험담과 분노의 배설구로 변질돼 가고 있다. 미국 셰리 터클 교수의 말처럼 ‘대화를 잃어버리고 공감 능력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됐다. 수많은 이유와 그에 대한 우려와 탄식과 대책이 쏟아지고, 한편에서는 ‘Stop Bad Mouthing’이나 ‘선플 달기’를 펼치고 있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사람들의 입은 갈수록 거칠어지고 있다. 성현의 가르침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내가 생각하는 것만 옳다는 확증편향과 정파성에 사로잡혀 상대를 무조건 욕하고, 다분히 정치꾼에 불과한 미디어운동가(Media Actvist)들이 방송 진행자와 패널로 나와 대중의 분노를 이용한다. 인터넷 포털 역시 험담을 부추기는 온갖 장치로 댓글 장사를 하고 있다. 강제로 입을 닫게 할 수는 없다. 인터넷의 댓글을 없애고, SNS까지 통제할 수는 없다. 그래서도 안 된다. 몸에 이로운 세포까지 모두 죽이는 항암제처럼 자칫 건전한 비판과 논쟁까지 막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싫든 좋든 미디어와 말이 가진 긍정적 역할과 가치를 부정할 수 없고, 인터넷과 SNS가 소통과 여론의 ‘창’이 돼 버린 세상이다. ‘Stop Bad Mouthing’ 캠페인이 6개월째 이어지지만 성공한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다. 선플 운동도 비슷하다. 언어는 습관이고, 습관은 중독이다. 흡연처럼.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스스로 결심과 정화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 ‘천사와 악마의 차이는 그 모습이 아니라 그가 하는 말’이라는 것을 깨달으면서.
  • 고승덕 변호사와 이촌파출소 간 송사의 전말…‘이촌파출소’ 운명은

    고승덕 변호사와 이촌파출소 간 송사의 전말…‘이촌파출소’ 운명은

    3만여명 주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파출소가 43년 만에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서울 용산구 이촌동의 ‘이촌파출소’ 얘기다. 치안 공백을 우려한 주민들이 ‘파출소 존치’를 희망했지만 법원의 판단은 냉정했다. 파출소 건물 철거 소송을 제기한 원고의 주장은 토지 소유권자로서 정당한 권리 행사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파출소 강제 이전’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커지자 경찰도 비상이 걸렸다. 땅값이 비싸기로 소문난 이 지역에서 신축 부지를 매입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만 최소 100억원이 들 것이란 계산이 나왔기 때문이다. 파출소 신축 비용인 5억~7억원의 최대 20배가 부지 마련 비용으로 나가는 셈이다. 40여년을 이촌동에서 살아온 이 파출소는 어떤 운명을 맞이하게 될까. ●43년 간 주인 3번 바뀐 이촌파출소 이촌파출소가 자리한 ‘꿈나무소공원’(1412.60㎡) 땅은 원래 정부(총무처) 소유였다. 1966년 이촌동 일대에 공무원아파트 단지가 조성되면서 정부가 이곳을 공공시설 부지로 입주민에게 제공했고, 1975년 파출소가 문을 열었다. 그로부터 8년 뒤인 1983년 관련법이 개정되면서 땅 주인이 총무처에서 공무원연금관리공단(현 공무원연금공단)으로 바뀌었다. 그런데 공단이 2007년 7월 이촌동의 다른 공원 부지인 ‘이촌소공원’(1736.90㎡)과 함께 일괄 매각하기로 했다. 감사원이 공단 소유 자산 중 수익을 내지 못하는 부지에 대해 처리 방안을 내라고 해 처분하는 쪽으로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 공단 설명이다. 부지 규모는 3149.5㎡(약 952평)으로, 매각 금액은 42억 8340만원(공고 기준)이었다. 입찰에는 유한회사 ‘마켓데이’만 입찰에 참여했다. 공단 측은 “매각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당시 단독 입찰도 허용했다”고 말했다. 공단은 매각 당시 공고문에 “경찰 지구대(이촌파출소)로 인한 사용제한 사항은 매수인의 책임으로 확인한다. 우리 공단은 일체 책임지지 아니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마켓데이 측은 이 제약 조건을 알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승덕 변호사 전면 등장...소송만 4개 2013년 9월 마켓데이 임원의 남편인 고승덕 변호사가 전면에 나섰다. 고 변호사측은 마켓데이의 법률대리인으로서 경찰청과 용산구청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은 크게 네 갈래로 진행됐다. 먼저 고 변호사 측은 2013년 “파출소가 땅을 무단으로 점거하고 있다”며 ‘파출소 부지사용료 지급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심 판결부터 지난해 4월 대법원 판결까지 모두 원고가 승소하면서 경찰은 10년간 밀린 사용료 1억 5000만원을 원고 측에 지급했다. 그리고 지난해 6월부터 매달 파출소 임대료 명목의 월세 243만원을 내고 있다. 고 변호사 측은 2014년 용산구청을 상대로 “공원 부지로 묶여 있는 것을 해제해달라”는 행정소송도 제기했다. 3년여의 긴 소송 끝에 지난해 8월 대법원은 2020년 7월까지 공원구역으로 보전하고, 그 이후에도 공원구역으로 이용하려면 구청이 소유권자인 원고 측에 보상을 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와 별개로 고 변호사 측은 2016년 11월 “용산구청이 마켓데이 소유 공원에 대해 사용료를 내지 않고 있다”며 부당이득금 청구 소송도 제기했다. 이 소송의 1심 판결은 오는 20일 나온다. 소송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고 변호사 측은 지난해 7월 파출소 건물 철거 소송을 제기했다. 경찰청 예산에 이촌파출소 이전(移轉) 예산을 반영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송까지 간 것으로 전해졌다. 1년여만인 지난 4일 1심 결과는 고 변호사 측 승리로 끝났다.●파출소 철거 결정에 경찰 ‘항소’ 맞대응 법원의 파출소 철거 결정에 대해 경찰은 항소를 하기로 했다. 가집행 정지 신청도 계획 중이다. 고 변호사 측이 파출소 건물 소유권을 넘겨 받기 위한 시도 자체를 막기 위한 조치다. 다만 경찰은 고 변호사 측과 협의를 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2020년 7월까지는 개발이 어렵기 때문에 장·단기 임대차 계약을 하는 등 접점을 찾아본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고 변호사 측에 접촉을 했지만 아직 연락이 안 닿고 있다”면서 “사용료 현실화 등 여러 방안에 대해 논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협상이 결렬됐을 때의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현재 경찰은 이촌동 왕궁아파트 재건축이 마무리되면 신축 주민센터에 파출소까지 입주시키는 방안, 용산구 청파동의 청파치안센터로 이전하는 방안, 인근 부지를 매입해 신축하거나 인근 건물을 임대하는 방안, 주변 파출소와 통합 뒤 지구대로 격상하는 방안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청파치안센터로 이전하는 방안은 현실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 위치로부터 거리가 4.1㎞가량 떨어져 있어 이촌동이 사실상 치안 사각지대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주민들의 치안 불안이 없도록 이촌파출소의 업무는 중단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운명의 날 2020년 7월...구청 결단 남았다 지난해 8월 대법원의 결정에 따라 용산구청은 2020년 7월 전에 공원 유지 여부에 대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만약 이후에도 공원을 유지하려면 고 변호사 측에 토지 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현재 구청이 추산한 토지 보상금은 165억원 수준이다. 고 변호사 측이 매입한 42억 땅이 11년 만에 4배나 뛴 것이다. 파출소가 있는 부지는 57억원인데, 이촌소공원 부지가 108억원으로 2배가량 비싸게 평가됐다. 이마저도 협상 단계에서 200억원 넘게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구청 입장에서도 상당히 부담이 되는 금액일 수밖에 없다. 용산구 측은 “현재로선 부당이득금 청구 소송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만일 공원을 유지한다면 주민들의 치안을 위해 파출소는 존치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치안 불안’ 이촌동 주민들...청와대 ‘청원’ 지난해 고 변호사 측이 파출소 철거 소송을 냈을 때 이촌동 주민들은 탄원서 서명 운동을 펼쳤다. 지난해 11월 15일부터 29일까지 서명 운동에 참가한 주민만 3000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탄원서는 “이촌파출소는 1만 315가구, 3만 600여명 인구의 치안을 담당한다. 현재 다른 파출소 부지를 찾을 수 없는 상황으로 파출소가 없어지면 치안 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것은 분명하다”면서 “재판장의 현명한 판결을 기대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주민들 탄원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 4일 법원 판결에 대해 이촌동 주민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우려의 글이 올라왔다. “이촌동에 파출소 있는게 좋은데 패소 안타깝다.” “파출소 없으면 이촌1동 치안은 어떻게?” “동네에 갈 자리가 있을까요.” 등의 내용이 주를 이뤘다. 한 주민은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이촌파출소를 지켜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을 올렸다. 이 청원자는 2007년 공무원연금공단이 파출소가 있는 부지를 매각한 이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검찰이 조사를 할 명분이 있다면 조사를 해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유재산은 보호가 돼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되지만 공익이 우선시되고 있던 부분을 사익이 침범해 사유재산의 보호를 외친다면 공익은 지켜지기 어렵다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7일 이 청원에는 60여명이 서명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눈먼 쌈짓돈 후폭풍, 홍영표 “운영위 소위에서 특활비 투명화 논의”

    눈먼 쌈짓돈 후폭풍, 홍영표 “운영위 소위에서 특활비 투명화 논의”

    국회의원들이 눈먼 돈으로 불리는 연 80억원의 특수활동비(특활비)를 영수증 한 장 남기지 않고 사용한 사실이 처음으로 공개되자 정치권 안팎에서 후폭풍이 거세다. 정치인들은 이제서야 해명과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뒷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6일 2011년부터 3년간 가장 많은 특활비를 수령했다는 지적에 대해 “이 기간 민주당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 남북관계특별위원회 위원장, 법제사법위원회 청원심사위원회 소위원장이 겹치면서 금액이 많아졌다”고 해명했다. 참여연대가 전날 공개한 2011~2013년 국회 특활비 지출결의서에 따르면 박 의원은 국회 직원이나 당직자를 제외하고 실명이 확인된 국회의원 중 가장 많은 5억 9000만원의 특활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특수활동비를 받았지만, 국회 운영과 정책개발비에 썼지 개인적으로 사용하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활비 폐지 논의에 대해 “필요한 예산을 필요한 곳에 적법하게 사용하는 것이 좋지, 무조건 폐지해서 정치나 정책활동을 위축시킬 필요는 없다”면서도 “국회에서 폐지를 논의하면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특활비 폐지를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국회 특활비 내용과 사용처 등을 검토해봤는데 특활비라는 우산 아래 국회의원들이 보호를 받거나 특권을 누려서는 안 된다는 결론을 냈다”고 설명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후반기 원 구성이 완료되면 운영위원회에 소위를 설치해 특활비 문제를 본격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정부는 지난해 청와대 특활비를 이미 축소했다”면서 “국회 특활비는 운영위에서 소위를 만들어 하면 되고 정말 특활비가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어떻게 투명하게 제도화할 것인지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특활비 폐지에 앞서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최영진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는 “문제는 사용 내역이 공개되지 않으니까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라면서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사안의 필요한 부분에 따라 예산을 놔두고 불필요한 부분은 없애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국회가 걸핏하면 개점휴업인 상태에서 특활비 유지를 주장하는 건 말이 안 된다.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현재 책정된 정책비가 부족하다면 증액을 하면 되고 꼭 기밀이 필요한 항목이 있다면 현실에 맞게 조정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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