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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청 신도시가 무슨 쓰레기처리장입니까”

    “신도시가 무슨 쓰레기처리장입니까” 경북도청 신도시에 안동 등 경북 북부지역 11개 시·군에서 발생되는 쓰레기와 음식물을 처리할 환경에너지종합타운(쓰레기소각장) 건설 사업에 대해 주민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26일 경북도에 따르면 내년 8월까지 안동시 풍천면 도양리 도청 신도시 1단계 사업 부지에 북부권 환경에너지 종합타운을 준공할 계획이다. 현재 공정률은 55%다. 민간투자사업으로 총 1933억원을 투입해 안동, 영주 등 11개 시·군 쓰레기와 음식물을 하루 510t 처리하는 규모다. 하지만 도청 신도시 주민들은 소각장 입지무효 소송 항소, 청와대 국민청원에 이어 거리 집회를 여는 등 크게 반발하고 있다. 도 홈페이지 ‘도지사에게 쓴소리 방’에는 건강을 걱정하며 사업 철회를 촉구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이곳 주민들로 구성된 ‘경북 신도청지역 주민연합’은 “신도시에 쓰레기 소각장이 들어선다는 것을 알았으면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매일 300대 가량의 쓰레기 차량이 신도시에 몰려들어 510t의 쓰레기를 소각하게 된다. 악취와 배출가스 때문에 건강에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사업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경북도는 소송 대응에 집중하면서 주민편익시설 추가를 통해 주민 설득에 나서고 있다. 도는 최근 예산 147억원을 투입, 이곳에 수영장·찜질방 등 편익시설을 조성하는 계획을 확정했다. 환경에너지타운과 신도시 1단계 아파트 단지까지는 직선거리로 1.5∼1.6㎞ 떨어져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조사결과 직·간적접 영향은 소각시설 300m 이내에만 있다고 나왔다”며 “주민들을 상대로 이런 사실을 적극 알리는 한편 다른 지역 운영사례 등을 바탕으로 사업의 적정성과 안전성을 계속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박현갑의 틈새보기] 소년나이, 13세와 14세 차이

    [박현갑의 틈새보기] 소년나이, 13세와 14세 차이

    “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요” 최근 유튜브 인기스타 중에 초등학생 창작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어린이 놀이터의 미끄럼틀을 100번까지 어떻게 탈 수 있는지 알려주는 영상물로 조회수 110만여건을 기록한 12살 어린이도 있죠. 이처럼 창의성을 바탕으로 어른들을 놀라게 하는 어린이도 있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범죄로 부모들을 충격에 빠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난 7월 인천의 13세 여중생이 또래 남학생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이후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해당 남학생은 지난 2월에 이 여학생을 화장실에서 성폭행을 했다고 자백했습니다. 하지만 14세 미만이라 형사처벌은 받지 않습니다. 사회봉사명령이나 소년원 송치 등 보호처분 대상일뿐입니다. 이 여학생의 극단적인 선택과 성폭행 사이에 직접적 인과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알려져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분노가 강했습니다. 아버지를 흉기로 찌르기도 2년 전에는 어머니를 때리는 아버지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11살 초등학생 아들이 경찰에 붙잡힌 일도 있습니다. 2016년 1월 7일 경기도 김포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경찰에 따르면 이 학생은 오후 10시 47분쯤 자신의 방에서 아버지 B(55)씨의 배를 흉기로 한 차례 찔렀습니다. 학생은 경찰조사에서 “아버지가 평소 자주 폭행을 했고 사건 당일에도 집에 늦게 귀가한 어머니를 때리는 것을 보고 부엌에서 흉기를 가져와 홧김에 찔렀다”고 진술했다고 합니다. 이 학생 역시 만 14세 미만의 형사 미성년자이어서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없습니다. 지난 6월 26~27일에는 중·고생 10명이 여고생을 노래방으로 불러내 노래소리를 크게 한 상태에서 1시간 30분동안 폭행한 뒤, 얼굴을 가리고 관악산으로 데려가 성추행과 폭행을 한 일도 있습니다. 경찰은 가해청소년 10명 중 9명은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만 14세 미만인 중학생 1명은 가정법원으로 넘겼습니다. 검찰로 송치된 9명 중 혐의가 무거운 7명은 구속된 상태입니다. 이 사건 피해자 언니는 지난 7월 3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여고생이 중·고생에게 관악산으로 끌려가 집단폭행을 당했다. 경찰이 수사 중인데도 가해자들은 태연하게 SNS를 하고 있다. 한국은 나이가 어릴수록 처벌하기 어렵다”며 소년법 폐지나 개정을 청원하는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습니다. 잇단 청소년 강력범죄 발생으로 처벌강화를 외치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정부가 소년법 개정을 추진 중입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달 23일 국민청원 47번째 답변자로 나서 소년법상 형사 미성년자 상한연령을 14세에서 13세로 낮추는 소년법 개정을 추진 중이며 소년범죄 예방가 소년범 교화노력도 병행할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소년법 변천 소년법은 1958년 7월 법률 제489호로 제정·공포된 후, 지금까지 여러차례 개정되었습니다. 최초 제정당시 소년의 기준은 20세 미만이었으나 현재는 19세 미만을 소년으로 규정(2조)하고 있구요. 범죄소년은 어떤 범죄를 저질러도 최대 15년형까지만 유기징역을 내릴 수 있습니다. 촉법소년(4조)은 최초 제정당시에는 12세 이상 14세 미만이었으나 2007년 법 개정으로 현재는 10세 이상 14세 미만으로 바뀌었습니다. 촉법소년은 죄를 지었으나 형사처벌은 불가능하며 보호처분만 받습니다. 10세 미만은 보호처분 자체도 불가능합니다. 현재 국회에는 26건의 소년범죄 관련 개정 법률안이 발의된 상태입니다. 형사 미성년자 연령을 ‘10세 이상 14세 미만’에서 ‘10세 이상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이 핵심입니다. 흉악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을 성인처럼 취급하여 처벌의 상한을 높이는 방안도 있습니다. 사형 또는 무기형의 죄를 범할 당시 18세 미만인 소년에 대해 사형 또는 무기형으로 처할 경우, 15년 유기징역으로 한다는 것을 사형시에는 무기징역으로, 무기형을 내릴 때에는 20년으로 높이는 방안도 있습니다. 그리고 징역 또는 금고를 선고받은 소년에 대하여 가석방을 허가할 수 있는 형의 집행 기간도 늘림으로써 가석방을 어렵게 하려는 방안도 제안됐구요. 외국은? 우리나라처럼 형사미성년자 기준이 14세 미만인 나라는 독일, 일본, 오스트리아입니다. 13세 미만은 프랑스, 호주나 영국은 10세 미만입니다. 13세와 14세, 어떤 차이 있나? 형사 미성년자 상한연령을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한살 낮추면 13세 범죄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올 상반기 청소년범죄 통계에 따르면 형사미성년자 중 10~13세 범죄는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13세 범죄만 놓고 보면 14.7% 늘었습니다. 이 통계는 정부가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13세 미만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는 주장하는 주요근거 가운데 하나입니다. 김상곤 장관은 “초등학생은 형사 미성년자로 남기고, 중학생부터는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할 경우, 범죄 기록이 남거나 교도소에 가게 될 수도 있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즉, 같은 13세라고 하더라도 학교급에 따라 처벌수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범죄소년에 대한 치료와 교육이 병행되지 않으면 단기적 효과에 그칠 수 있습니다. 보호처분의 핵심인 보호관찰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소년보호관찰관이 보호처분 대상자의 재범 위험 수준에 따라 상담과 장학금 지급 등 다양한 관리감독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인력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지난 8월 기준 소년보호관찰관 1명이 담당하는 소년은 118명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27.3명의 4배 수준이죠. 정부는 이를 1인당 33명선으로 낮춘다는 계획입니다. 소년원 학생이나 보호관찰 청소년 치료와 교화가일반 학생 지도보다 훨씬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담당인력 증원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형사처벌 연령 인하가 형사책임주의 원칙에 어긋날 수 있고 처벌의 실효성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형사책임주의라는 것은 행위자가 책임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잘못했다는 것이 전제돼야 하는데 촉법소년이 저지른 잘못된 일이 빈번하다고 해서 형사책임 연령을 일률적으로 낮추면 형사법체계의 대원칙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2015년 10월 경기도 용인 아파트 옥상에서 벽돌을 던져 50대 여성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범인은 이 아파트에서 사는 9살 초등학생이었습니다. 하지만 형사처벌은 물론 보호처분 조치 대상도 안 돼 정의에 부합하느냐는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청소년 성숙,법은 10여년 전이라면 형사미성년자 연령 인하 문제는 선택의 문제로 보입니다. 과거에 비해 지금의 청소년은 경제성장과 학교교육 보편화로 정신적ㆍ육체적으로 성숙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인터넷 발달로 청소년 모방범죄는 기승을 부리고 범죄수법은 성인범죄에 못지않게 흉포화되고 있습니다. 피해자 입장에서 보면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범죄행위에 걸맞는 처벌이 되지않는다면 분노할 수 밖에 없습니다. 법은 시대상황에 따라 수시로 바뀌기 마련입니다. 청소년 범죄행태의 변화와 국민의 법감정을 반영하여 국민 모두가 납득할 사회적 정의를 실천하는 지혜가 필요해보입니다. 형사처벌 대상 나이를 낮춰 청소년 범죄를 억제하는 한편 보호처분기간 다양화와 보호관찰인력 증원 등 실효성있는 교화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같은 입법 및 행정조치와 별도로 사회공동체의 노력 또한 중요합니다. 청소년 보호와 교육책임은 가정과 학교만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 전체의 책무입니다. 박현갑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 퓨마를 남미로…동물원 ‘종 제한’ 목소리 높아진다

    퓨마를 남미로…동물원 ‘종 제한’ 목소리 높아진다

    “전 세계적으로 ‘코끼리 청정(Elephant free) 동물원’이 생기는 등 동물원 환경에 맞지 않는 동물은 키우지 않는 쪽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하늘로 떠난 ‘호롱이’도 애초에 이 땅에 발을 붙여서는 안 되는 동물이었어요.” 19일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지난 18일 대전동물원에서 탈출한 암컷 퓨마 ‘호롱이’사건은 비극이라면서 이처럼 말했다. ‘호롱이 탈출 사건’은 일단락 됐지만 사회적인 관심은 동물원으로 향하고 있다. 19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동물원을 폐쇄해 달라’는 청원이 게시됐다. 20일 오전 대전 동물원 입구에는 사살된 호롱이의 사진이 담긴 액자가 놓이고, 추모 글이 적힌 포스트잇이 붙었다. 단순 안전사고로 여겨졌던 호롱이 탈출 사건이 ‘동물원 존폐 논란’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자연환경에서 살 수 없는 동물들을 동물원에 방치하는 한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갑작스레 다른 자연환경에 노출된 동물들은 스트레스를 받아 공격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고, 이는 곧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탈출한 ‘퓨마’의 원서식지도 한국의 자연환경과 크게 다른 남·북미 산악지대였다. 동물원에서 사육되는 동물들의 스트레스를 낮추지 못한다면 이번 사고와 같은 일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환경단체들은 ‘근본적인 해법은 동물원에서 사육하기 부적합한 종을 법으로 지정해 사육을 막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오는 12월 13일부터 시행을 앞두고 있는 관련법인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동물원 법)’을 다시 한 번 개정해야 한다. 해당 법안에는 환경부장관이 동물원이 보유하고 있는 생물종을 별도로 조사하거나 관리지침을 정하도록 명시했지만 ‘종’을 제한한다는 규정은 따로 두고 있지 않다. 그러나 시행을 앞둔 법안이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환경부 관계자는 “현재 법안으로는 동물원에서 사육할 수 있는 종을 제한하기는 어렵다”면서 “법안이 정해놓은 한도 내에서 하위법률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 환경부는 법이 시행되면 조직될 ‘동물원 및 수족관 동물관리위원회’에 민간전문가를 포함해 동물복지를 위한 제도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동물원 법을 다시 한 번 개정해 동물원을 ‘관람’이 아닌 ‘동물 복지’를 위한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조 대표는 “지금 동물원, 수족관은 종을 보존한다는 핑계로 환경에 맞지 않는 동물들을 사육하고, 개체를 무차별적으로 증식하고 있지만 이는 관람을 위한 것일 뿐”이라면서 “동물원법은 평생 갇혀 살아가는 동물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새롭게 기준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논란은 나의 힘… ‘정유미 주연 영화화’ 82년생 김지영, 다시 Top 10

    논란은 나의 힘… ‘정유미 주연 영화화’ 82년생 김지영, 다시 Top 10

    소설 ‘82년생 김지영’이 다시 베스트셀러 ‘Top 10’에 진입했다. 21일 교보문고가 발표한 이달 셋째주 베스트셀러 동향에 따르면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이 종합 순위에서 22계단 상승, 종합 10위에 올랐다. 성별·연령별 구매 비중을 보면 20대 여성이 32.6%, 30대 여성이 28.3%를 차지했고 전주 대비 판매가 2.9배 상승했다. ‘82년생 김지영’은 내년 상반기 크랭크인 되는 영화 주인공으로 배우 정유미가 낙점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논란이 들끓었다. “소모적인 성 갈등을 조장한다”며 ‘82년생 김지영’의 영화화를 막아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이러한 논란은 되레 책 판매를 밀어올려 현재 ‘82년생 김지영’은 100만부 판매를 앞두고 있다. 민음사 측은 “연말로 예상했던 100만부 판매 달성이 시기가 앞당겨져 다음달 초쯤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삼성 반도체를 세계 1위로 도약시킨 ‘샐러리맨의 신화’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의 ‘초격차’도 11계단 상승한 종합 9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30~40대 남성 구매자가 전체의 40% 이상으로 평범한 연구원으로 입사해 회장의 자리에 오른 권 회장의 일대기가 직장인들의 관심을 산 것으로 보인다. 에세이의 강세도 여전하다. 백세희의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가 여전히 1위를 지키는 편으로 신영준의 ‘뼈 있는 아무 말 대잔치’, 신가영의 ‘그리 대단치도 않은 것들을 사랑하려’ 등 성장에세이가 출간과 함께 독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미키 마우스, 오늘부터 멋진 인생이 시작될 거야’도 종합 47위에 진입하며 캐릭터에세이 인기를 이어 갔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왜 의사·여자에게만 돌 던지나… 낙태, 사회적 합의로 풀어야”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왜 의사·여자에게만 돌 던지나… 낙태, 사회적 합의로 풀어야”

    한국에서 인공임신중절(낙태) 수술은 불법이다. 1953년 형법 제정 때부터 범죄로 규정했다. 다만 1973년 모자보건법을 만들어 성폭력에 의한 임신, 유전적 질환 등 극히 일부 경우에 한해 예외를 뒀다. 불법 낙태가 적발되면 여성은 1년 이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 벌금, 의사는 2년 이하 징역의 형사처벌을 받는다. 법은 이렇게 엄하지만, 낙태율은 1000명당 29.8명(2005년 기준)으로 낙태 허용 국가인 캐나다(13.7명)보다 훨씬 높다. 법대로 하자면 상당수 산부인과 의사들은 범죄자가 될 수밖에 없다. 지난달 28일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보건복지부가 낙태 수술을 비도덕적 진료 행위로 규정하고, 수술한 의사의 자격을 1개월 정지하는 행정처분규칙 개정안을 공포한 데 반발해 낙태 수술 거부를 선언했다. 파장은 컸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낙태 의사 처벌 강화를 철회하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에 복지부는 헌법재판소에서 낙태죄 위헌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행정처분을 유예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근본적인 해법이 아니다”라며 낙태 수술 거부를 유지하고 있다. 김동석(59)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을 지난 13일 만나 자초지종을 들었다. 김 회장은 서울 강서구에서 24년째 산부인과를 운영하는 개원의다. 지난 7월부터 대한개원의협의회장도 맡고 있다.→복지부가 행정처분을 미뤘는데도 낙태 수술 거부를 지속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국민의 혼란과 건강권 보호 등 사태의 심각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해결의지 없이 임시방편으로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에 불과하다. 행정처분을 유예했으니 이제는 연간 수십만 건씩 이뤄지는 낙태를 허용하겠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 복지부는 헌재 판결이 나면 개정안도 자연스럽게 정리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 그런 방관자적인 태도는 온당하지 않다. 당장 의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이드라인조차 마련돼 있지 않다. 정확한 기준의 개정안을 만들기 전까지는 우리 스스로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수술을 할 수가 없다.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다. 지금처럼 사문화된 법이 아니라 공론화를 통해 법이 제대로 만들어지면 우리는 그 법을 지킬 것이다. →복지부는 이전에도 불법 낙태 수술을 한 의사에게 1개월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기 때문에 처벌 강화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번 개정안이 왜 문제가 되는가. -이전에도 1개월 자격정지 처분을 내린 건 맞지만, 재판 결과가 유죄로 나와야 행정처분이 이뤄졌다. 이제는 개정안에 확실하게 비도덕적 진료행위로 규정이 돼서 즉시 처벌이 가능해졌다. 자격정지 몇 개월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낙태 수술을 한 여성이나 의사를 비도덕적이라고 낙인찍은 게 문제의 본질이다. 현행 모자보건법은 45년 전에 만들어졌는데 당시엔 산아제한 때문에 보건소에서 낙태 수술을 권할 정도로 일반적이었다. 이후 수십 년 동안 국민이나 의사나 낙태 수술을 당연한 현실로 받아들였다. 형법에는 낙태 수술을 한 여성과 수술한 의사를 처벌한다고 돼 있고 한 해 수십만 건의 불법 낙태 수술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처벌은 드물다. 그런데도 유명무실해진 법을 내세워 불가피하게 수술을 택한 여성과 이를 도와준 의사를 비도덕적이라고 규정한 것은 부당하다. →모자보건법을 현실에 맞게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어떤 부분이 바뀌어야 하나. -산부인과 의사들은 모자보건법에서 허용된 낙태 사유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의학적으로 문제가 있는 내용이 많은데도 어느 정권이나 해결할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현행 모자보건법은 산모의 상황에 따라서만 낙태를 허용하고 태아와 관련한 사유는 포함돼 있지 않다. 일례로 무뇌아처럼 생존이 불가능한 태아라도 현행법에서는 낙태 수술을 할 수가 없다. 반면 유전이 되는 정신 장애가 아닌데도 정신질환 부모의 낙태를 허용해 정신장애 환자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 ‘의학적으로 임신의 지속이 모체의 건강을 심각하게 해치는 경우’라는 조항도 매우 모호한 표현으로 논란의 여지가 크다. →낙태죄 처벌 강화에 따른 부작용이나 폐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처벌 강화로 산부인과 의사들이 낙태 수술을 할 수 없게 된다면 음성화가 더 심각해져 돌이킬 수 없는 사회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안전하지 않은 수술로 여성의 건강이 위협받고,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낙태를 금지한 필리핀이나 브라질 같은 국가에서 낙태 수술로 인한 모성사망이 많다는 자료가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되고 있다. →그렇다면 의사회는 낙태 합법화를 주장하는 것인가. -아니다. 낙태 합법화에 대한 반대나 찬성은 의사 회원 각자가 가치관과 신념에 따라 결정할 문제다. 낙태 수술을 합법화하라는 게 아니라 입법 미비에 따른 혼란이 심각하니 바로잡아 달라는 것이다. 다만 일선 의료 현장에서 불가피하게 낙태를 해야만 하는 경우를 자주 봐 온 의사의 입장에선 외국의 사례처럼 사회적·경제적 사유로 인한 낙태를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중요한 건 사회적 합의다. 어느 쪽이든 공론을 거쳐 법이 만들어지면 의사는 지켜야 한다. →불법 낙태약인 미프진 도입을 허용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낙태가 불법인데 미프진을 합법화하라는 주장은 공허한 메아리다. 미프진은 외국에서도 산부인과 의사의 진단과 처방을 받아야 하는 전문의약품이다. 인터넷에서 미프진 불법 유통이 만연하면서 하혈 등 부작용으로 산부인과를 찾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가짜 약까지 나돈다. 그런데도 정부는 손을 놓고 있다. 낙태 처벌을 강화하겠다면서 왜 미프진 통용은 방치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하루빨리 실태조사를 해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저출산의 영향으로 산부인과의 어려움도 클 것 같다. 분만이 가능한 병원이 없는 지역도 상당수에 달한다는데. -합계출산율이 빠른 속도로 떨어지면서 산부인과도 덩달아 위기에 몰렸다. 그로 인한 분만 인프라의 붕괴는 이미 위험 수위를 넘었다. 분만 산부인과는 전국 600여곳으로, 지난 10년간 절반으로 줄었다. 우리나라 50여개 시·군·구에 분만 산부인과가 없다는 통계도 있다. 산부인과 전공의 배출도 감소 추세다. 저출산뿐만 아니라 분만 사고 시 의사의 책임이 무거운 점도 분만을 꺼리게 하는 주요 요인이다. 예전엔 산부인과 의사들이 태아와 산모, 두 생명을 살린다는 자부심과 사명감으로 밤낮없이 일했다. 요즘은 낙태 수술로 비도덕적 의사로 낙인찍히고, 분만 사고로 폐업 위기에 몰리는 이중고로 자괴감이 크다. 산부인과 간판 대신 피부 미용을 전문으로 하는 여성클리닉 병원이 늘어나는 현실이 안타깝다.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화위원회에 산부인과 의사가 한 명도 없다. 분만 인프라가 망가진 걸 알면서도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이런 안이한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외국 사례처럼 산부인과의 진료 환경 개선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일본은 2006~2010년 약 3조원을 투입해 산부인과 살리기에 나섰다. 의사와 산모에게 분만 지원금을 주고 산부인과에 진학하는 의대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뇌성마비 아이가 태어나면 국가와 지자체에서 보험금 등을 전적으로 책임지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의료기관이 모든 책임을 떠맡는 실정이다. 분만에 따른 여러 가지 의료사고는 불가항력적으로 생기는 경우가 많다. 사고가 났을 때 산모와 산모 가족이 가장 힘들겠지만, 의료진도 어렵다. 저출산 정책에 많은 재원을 사용하는 대한민국에서 산부인과의 불가항력적 사고에 대해 국가가 더 적극적으로 책임을 분담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고 본다. 분만을 포기하는 경우는 대부분 의료사고를 경험한 이후다. 산부인과의 저수가 문제도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coral@seoul.co.kr
  • ‘사법 불신’이 더 키우는 性갈등

    “심증만 있는 성추행에 대한 잘못된 판결 바로잡아 주세요.” “판결을 믿을 수 없습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성범죄 판결에 대한 문제제기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일 강제추행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남성 A씨의 사연에 대해 20일까지 30만명 이상이 동조한 데 이어 “배우 조덕제씨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글들이 꾸준히 게시되고 있다. 단순히 판결을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고 후원금 모금 및 집회 등 집단행동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미투 운동’으로 더해진 남녀 갈등이 더욱 폭발하는 모양새다. A씨 사건이 알려지면서 지난 8일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개설된 ‘당신의 가족과 당신의 삶을 지키기 위하여’ 카페에는 이날까지 4200여명이 가입했다. 이들은 다음달 27일 집회를 갖고 실형 선고 사건을 중심으로 사법부 판단에 대해 항의할 계획이다. 성추행 의혹으로 법정 다툼을 벌였다가 승소한 박진성 시인 등도 도움을 주고 싶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촬영 중 상대 배우를 추행한 혐의로 지난 13일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조씨 또한 영화 촬영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며 “판결을 인정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하급심이 아닌 대법원 판결에 대한 이 같은 강한 불복은 이례적이라는 시각이 많다. 네티즌들은 두 사건의 판결을 내린 판사의 이름과 경력, 과거 판결들을 찾으며 공개적인 비판도 서슴지 않고 있다. 정태호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증거가 굉장히 부족한 가운데 피해자의 일관성 있는 진술을 주요 증거로 삼아 판결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남성들이 성범죄 판결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법리를 떠나서 석연치 않다는 의혹을 품기가 쉽고, 갈수록 과격한 페미니즘이 등장하면서 남성 입장에서 일종의 위기의식이 발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A씨와 조씨에 대한 판결이 여성들의 혜화역 시위, 워마드 사건 등에 맞서 남성들이 공개적으로 반발할 수 있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얘기다. 한편으로는 사법농단 관련 의혹들이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사법부 스스로 신뢰를 떨어뜨리는 상황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고위 법관 출신 법조인은 “그동안은 다양한 사회 갈등이 법원의 결정으로 매듭이 지어진다는 기대감이 있었는데 이젠 그마저도 무너진 것 같다”면서도 “‘최후의 보루’와도 같았던 법원을 믿지 못하고 기댈 수 없는 것은 결국 국민들에게 불행한 일 같다”고 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박제 논란 ‘사살된 퓨마’ 소각한다

    지난 18일 대전동물원에서 탈출했다 사살된 여덟살 난 암컷 퓨마 ‘뽀롱이’에 대해 동물원 등 오월드를 관리하는 대전도시공사가 20일 “동물사체처리 전문 위탁업체에 맡겨 죽은 퓨마를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퓨마는 국제적 멸종 위기종이어서 환경부에 사체 처리를 신고하는 등의 절차가 필요하다. 죽은 퓨마는 현재 대전동물원 내 동물병원에 냉동 보관돼 있다. 폐기물관리법상 동물의 사체는 땅에 그대로 묻거나 복제 후 개인적으로 활용할 수 없다. 다만 박제해 공적으로 쓰는 것은 적법하다. 금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사체 처리 방법은 오월드가 결정할 문제이지만 과학관 박제 전시는 여론상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때 나돌았던 ‘뽀롱이’ 박제설 탓에 네티즌들이 발끈했다. 국립중앙과학관 직원이 지난 19일 죽은 퓨마를 박제하고 싶다고 공사에 문의한 게 발단이었다. 박제설을 들은 한 네티즌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평생 좁은 우리 안에서 뛰어놀지도 못하고 사육사 때문에 아무 죄도 없는데도 죽은 퓨마를 교육용으로 박제한다는 게 할 짓인가”라며 막아 달라고 호소했다. 배우 임수정씨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정말 너무합니다…제발, 이제 그만 자연으로 보내주세요. 부탁합니다”라고 올리는 등 박제설로 논란을 빚었다. 이에 따라 공사는 긴급 보도자료를 내고 “과학관엔 박제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며 서둘러 소각 방침을 발표했다. ‘뽀롱이’ 추모 움직임은 20일에도 이어졌다. 이날 대전오월드 정문에는 사람들이 놓고 간 퓨마 사진과 함께 추모 메모지가 쌓였다. 메모지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미안하다’ 등이 적혀 있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사살된 퓨마, 소각하기로…“뽀롱아, 잊지 않을게” 추모 행렬

    사살된 퓨마, 소각하기로…“뽀롱아, 잊지 않을게” 추모 행렬

    ‘잊지 않을게’, ‘너의 혼이 촛불이 되었다’, ‘할 수 있는게 없었다. 미안하다’, ‘영원히 기억할게’ 20일 대전 오월드 입구에는 퓨마 ‘뽀롱이’를 추모하는 조화와 뽀롱이의 생전 사진이 놓여 있었고, 추모 메시지가 적힌 메모지도 붙어 있었다. 뽀롱이의 죽음을 슬퍼하는 시민들이 놓고 간 것으로 보인다. 이틀 전인 지난 18일 대전 오월드 사육장을 탈출한 퓨마가 끝내 사살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분노와 슬픔, 탄식이 터져나왔다. 그런데 대전도시공사가 뽀롱이를 박제해 교육용 표본으로 제작한다고 결정하자 비난 여론은 더욱 들끓었다. 현재 대전 오월드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오월드가 관리를 잘 하지 못해 뽀롱이가 탈출했고, 결국 뽀롱이가 세상을 떠나게 됐다면서 오월드가 공식 사과해야 한다는 댓글이 많이 달렸다. ‘동물원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다. 뽀롱이의 죽음을 슬퍼하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특히 대전도시공사가 뽀롱이 사체를 박제한다는 계획이 알려지자 ‘박제를 반대한다’는 청원이 잇따랐다. 비난 여론이 커지자 대전도시공사는 원래 계획을 철회하고 뽀롱이를 소각 처리하기로 했다. 대전도시공사는 이날 “퓨마 사체를 국립중앙과학관에 기증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어젯밤 관련 내용을 과학관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퓨마처럼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경우 사체 처리는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있는 규정에 따라 관할 환경청에 신고한 뒤 동물 사체처리 전문업체에 맡겨 처리해야 한다. 동물 사체처리 전문업체는 일반적으로 소각 처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환경부에 조만간 신고하고 규정에 따라 퓨마 사체를 처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뽀롱이는 지난 18일 오후 대전 오월드 사육장을 탈출했다가 신고가 접수된지 4시간 30분 만에 사살됐다. 8살짜리 암컷으로 몸무게 60㎏에 달한다. 경찰과 소방은 퓨마를 포획하려고 마취총을 쐈지만 효과가 없었고, 결국 시민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판단해 사살했다고 설명했다. 퓨마 사체는 현재 오월드 내 동물병원에 냉동 보관 중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씨줄날줄] 퓨마의 4시간 34분/김성곤 논설위원

    [씨줄날줄] 퓨마의 4시간 34분/김성곤 논설위원

    근대 동물원의 효시는 1752년에 생긴 오스트리아 빈의 쉰브론동물원이다. 당시 국왕 프란츠 1세가 왕비에게 선물로 동물원을 만들어 줬다. 초기 형태의 동물원은 BC 3000년 전 이집트 등지에서도 그 흔적이 발견된다. 그리스 시대에도 동물원이 있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를 토대로 500여종의 동물을 분류했다. 한국에는 구한말 순종 황제 때인 1909년 11월 서울 창경궁에 들어선 것이 효시다. 당시 창경궁은 어른 아이 없이 모든 이들이 가보고 싶은 곳 가운데 하나였다. 창경궁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동물원과 관련된 추억은 하나쯤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지난 18일 대전오월드동물원에서 퓨마 한 마리가 탈출했다가 사살되면서 동물원 폐지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청와대 게시판에 ‘동물원을 폐지해 주세요’라는 청원도 올라왔다. 2010년생 암컷 퓨마(60㎏)가 동물원을 나선 것은 오후 5시 10분. 사육사가 청소를 한 뒤 뒷문을 제대로 잠그지 않았기 때문이다. 9시 44분 사살되기까지 그에게 주어진 자유는 4시간 34분이었다. 멀리 가지 못하고 동물원 주변을 맴돌았다. 맹수지만 길들여져 야성을 잃어버린 탓일 것이다. 동물원 측이 쏜 마취총을 맞고도 도망쳤는데 날이 어두워지자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사살됐다. 과거 동물원의 주목적은 오락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교육과 연구, 멸종 동물 보전으로 확대됐다. 동물복지 개념이 나온 것은 근래다. ‘동물 권리의 사례’(The case for the animal rights)의 저자이자 미국의 철학자인 톰 리건은 1992년 동물에게도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1993년 영국의 농장동물복지위원회(FAWC)는 ‘동물의 5가지 자유’를 규정한다. 배고픔과 갈증, 불편, 통증과 부상, 질병, 불안과 고통으로부터의 자유에다가 정상적인 행동을 표현할 자유를 더한 것이다. 사람에게 적용해도 거북하지 않은 원칙들이다. 지금은 세상이 변해 직접 현지에 가서 동물을 볼 수도 있고, 텔레비전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서 동물을 볼 수 있어서 동물원의 필요성이 예전만 못한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동물원이나 수족관의 찾는 사람들을 감안하면 이들을 없애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다만, 동물복지론자들이 주장하는 ‘의인화의 과정’을 거치지 않더라도 동물들이 서식지와 비슷한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동물원의 열악한 환경은 개선돼야 한다. 사람에게 길들여진 탓에 4시간 34분의 자유마저 제대로 구가할 줄 몰랐던 퓨마가 불을 붙인 동물권리 논쟁은 그래서 의미 있다. 다만, 동물원의 부주의뿐 아니라 퓨마를 살릴 방법은 정녕 없었나 하는 점이 아쉽다. sunggone@seoul.co.kr
  • [생각나눔] “마취총 맞았는데 과잉 대응” “생포 힘든 맹수, 사살 불가피”

    [생각나눔] “마취총 맞았는데 과잉 대응” “생포 힘든 맹수, 사살 불가피”

    지난 18일 대전 오월드 사육장을 탈출한 퓨마 ‘호롱이’가 탈출 4시간 30분 만에 사살되면서 동물권 논의가 뜨겁게 일고 있다. 동물권을 옹호하는 시민들은 “마취총을 맞았는데 사살한 것은 과잉 대응”이라면서 “동물을 학대한 동물원을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탈출한 퓨마에게 시민이 다칠 수 있는 위기 상황이었기 때문에 사살이 불가피했다는 반론도 나온다. 호롱이는 청소를 마친 뒤 사육장 문을 열어 둔 직원의 실수로 동물원을 빠져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금강유역환경청은 관리 소홀 책임이 있다고 보고 야생생물 보호법에 따라 징계할 방침이다. 퓨마 사살 소식에 시민들은 “잘못은 사람이 했는데 왜 퓨마가 죽어야 하느냐”며 안타까움을 드러내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마취총을 한 번 더 쏘고 생포할 수 있지 않았나” 등 당국의 대응을 규탄하는 내용의 글이 쇄도했다. 이참에 동물원 폐쇄를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멸종 위기종 보호와 교육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동물원이 수익 창출에만 매몰돼 동물권을 침해하는 일이 잦다는 이유에서다. 동물권 단체 동물해방물결은 “야생동물이 있어야 할 곳은 동물원이 아니라 자연이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동물원의 가치를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현지 동물권행동 카라 정책국장은 “보전이 필요한 생명체만 선별해 관리하는 동물원이나 생태 동물원 등과 같은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당국은 “퓨마를 생포하기가 쉽지 않았고 시민이 피해를 볼 수 있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퓨마 탈출 소식이 전해진 직후 보문산 일대에 있던 등산객은 급하게 대피했고 인근 주민들도 불안에 떨었다. 대전도시공사 측은 “날이 점점 어두워졌고, 숲이 울창해 더는 지체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종합동물병원의 한 수의사는 “사살이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하지만 마취총을 맞고 도망가는 퓨마가 흥분한 상태였고, 생포에 나선 현장 인력도 위험에 빠질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면 사살이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노쇼 논란’ 3당대표 김영남 만나… 金위원장 말 한마디에 회동 성사

    ‘노쇼 논란’ 3당대표 김영남 만나… 金위원장 말 한마디에 회동 성사

    李 “정권 빼앗겨서 남북관계 단절” 金 “다시 통일의 여명이 밝아온다”‘노쇼’(No Show) 논란으로 청와대 국민청원에 탄핵 요구까지 나온 우리 측 정당 대표와 북한 고위급 면담이 19일 우여곡절 끝에 성사됐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정동영 민주평화당·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안동춘 최고인민회의 부의장 등을 만났다. 한 차례 불발 후 이뤄진 면담에서 이 대표는 “정권을 빼앗겨 남북관계가 단절됐다”며 “저희가 다시 집권했기 때문에 오늘 같은 좋은 기회가 다시 왔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상임위원장은 “대표직에 올라섰다는 희소식이 전파하자 다시금 통일의 여명이 밝아오기 시작하리라는 신심을 가지게 됐다”고 화답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정 대표에게도 “남녘에서 정 대표가 ‘백의종군한다’고 그러더라”고 말해 참석자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졌다. 이어 “다시 원내로 복귀하셨기 때문에 우리와 손잡고 통일 위업을 성취하기 위해 매진하자”고 했다. 이정미 대표는 김 상임위원장에게 노회찬 전 원내대표의 저서 ‘힘내라 진달래’와 추모객이 만든 책갈피, 정의당 로고가 새겨진 만년필 등을 박스에 넣어 선물했다. 전날 남측 정당 대표는 북측 최고인민회의 관계자와의 면담에 사전통보 없이 불참했다. 갑작스러운 면담 불발에 3당 대표가 김 상임위원장이 아닌 안동춘 부의장이 나선 데 대해 격이 맞지 않아 불만을 나타냈다는 해석이 나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평화의 걸림돌이 된, 여야 3당 대표를 탄핵하도록 도와주세요”라는 청원이 올라와 하루 만에 5만 1000여명(오후 9시 기준)의 추천을 받았다. 평양 동행 초청을 거부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도 비판에 가세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애초에 대통령 수행에 나선다는 게 격에 맞지 않은 것임에도 수행을 자처한 것 아니냐”며 “급과 격을 따지려면 제대로 따져 주길 바란다”고 비꼬았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들러리를 서러 간다는 걸 알고 있다면 화끈하게 들러리를 서 줘야(했다)”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급이 맞지 않는 만남을 했으면 또 다른 비판이 나왔을 것”이라며 “정당 대표와 김 상임위원장의 만남이 의전상 맞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일자 이 대표는 “당 대표만 따로 만나려고 했는데 그게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 돼 불발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대표는 “전날 연회장에서 이렇게 됐는데 오늘 면담을 해야 한다 그러니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당연히 하셔야 된다’고 즉석에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에게 지시를 하셨다”고도 설명했다. 평양공동취재단·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잘못은 사람이 해놓고…” 사육장 탈출 퓨마 사살 논란

    “잘못은 사람이 해놓고…” 사육장 탈출 퓨마 사살 논란

    “동물원 직원 실수에 왜 퓨마가 죽나” “야생동물은 자연에… 동물원 폐쇄를”지난 18일 대전 오월드 사육장을 탈출한 퓨마 ‘호롱이’가 탈출 4시간 30분 만에 사살되면서 동물권 논의가 뜨겁게 일고 있다. 동물권을 옹호하는 시민들은 “마취총을 맞았는데 사살한 것은 과잉 대응”이라면서 “동물을 학대한 동물원을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탈출한 퓨마에게 시민이 다칠 수 있는 위기 상황이었기 때문에 사살이 불가피했다는 반론도 나온다. 호롱이는 청소를 마친 뒤 사육장 문을 열어 둔 직원의 실수로 동물원을 빠져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금강유역환경청은 관리 소홀 책임이 있다고 보고 야생생물 보호법에 따라 징계할 방침이다. 퓨마 사살 소식에 시민들은 “잘못은 사람이 했는데 왜 퓨마가 죽어야 하느냐”며 안타까움을 드러내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마취총을 한 번 더 쏘고 생포할 수 있지 않았나” 등 당국의 대응을 규탄하는 내용의 글이 쇄도했다. 이참에 동물원 폐쇄를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멸종 위기종 보호와 교육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동물원이 수익 창출에만 매몰돼 동물권을 침해하는 일이 잦다는 이유에서다. 동물권 단체 동물해방물결은 “야생동물이 있어야 할 곳은 동물원이 아니라 자연이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동물원의 가치를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현지 동물권행동 카라 정책국장은 “현재 동물원은 오락 목적이 지나치게 크다”면서 “보전이 필요한 생명체만 선별해 관리하는 동물원이나 생태 동물원 등과 같은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당국은 “퓨마를 생포하기가 쉽지 않았고 시민이 피해를 볼 수 있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퓨마 탈출 소식이 전해진 직후 보문산 일대에 있던 등산객은 급하게 대피했고 인근 주민들도 불안에 떨었다. 대전도시공사 측은 “날이 점점 어두워졌고, 숲이 울창해 더는 지체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종합동물병원의 한 수의사는 “사살이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하지만 마취총을 맞고 도망가는 퓨마가 흥분한 상태였고, 생포에 나선 현장 인력도 위험에 빠질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면 사살이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노쇼 논란’ 여야 3당 대표 김영남 만나…김정은 직접 지시

    ‘노쇼 논란’ 여야 3당 대표 김영남 만나…김정은 직접 지시

    ‘노쇼’(No Show) 논란으로 청와대 국민청원에 탄핵 요구까지 나온 우리 측 정당 대표와 북한 고위급 면담이 19일 우여곡절 끝에 성사됐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정동영 민주평화당·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안동춘 최고인민회의 부의장, 김영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났다. 한 차례 불발 후 이뤄진 면담에서 이 대표는 “정권을 빼앗겨 남북관계가 단절됐다”며 “저희가 다시 집권했기 때문에 오늘 같은 좋은 기회가 다시 왔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대표직에 올라섰다는 희소식이 전파하자 다시금 통일의 여명이 밝아오기 시작하리라는 신심을 가지게 됐다”고 화답했다. 전날 남측 정당 대표는 북측 최고인민회의 관계자와의 면담에 사전통보 없이 불참했다. 갑작스러운 면담 불발에 3당 대표가 김 위원장이 아닌 안동춘 부의장이 나선 데 대해 격이 맞지 않아 불만을 나타냈다는 해석이 나왔다.이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평화의 걸림돌이 된, 여야 3당 대표를 탄핵하도록 도와주세요”라는 청원이 올라와 하루 만에 4만 5000여명(오후 4시 기준)의 추천을 받았다. 평양 동행 초청을 거부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도 비판에 가세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애초에 대통령 수행에 나선다는 게 격에 맞지 않은 것임에도 수행을 자처한 것 아니냐”며 “급과 격을 따지려면 제대로 따져 주길 바란다”고 비꼬았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한발 더 나아가 “들러리를 서러 간다는 걸 알고 있다면 화끈하게 들러리를 서 줘야(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마 측근이 사고 치는 것은 한국이 유일할 것”이라며 “북한에서 실제로 그랬다면 숙청된다”고 했다.논란이 일자 이 대표는 “당 대표만 따로 만나려고 했는데 그게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 돼 불발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대표는 “전날 연회장에서 이렇게 됐는데 오늘 면담을 해야 한다 그러니까 김정은 위원장이 ‘당연히 하셔야 된다’고 즉석에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에게 지시를 하셨다”고도 설명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경제인 평양 동행을 누가 추진했느냐를 두고도 논란이 지속됐다. 북측 관계자가 “우리가 오시라고 했다”고 하자 청와대는 “경제인 방북은 전적으로 우리가 결정한 일”이라고 거듭 부인했다. 이는 국제사회 대북제재 국면에서 자칫 남북 경협 문제를 둘러싼 오해가 발생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평양공동취재단·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대전동물원 퓨마 사살 적절성 놓고 시끌시끌

    대전동물원 퓨마 사살 적절성 놓고 시끌시끌

    “퓨마는 멸종 위기종이다. 동물원 구역을 벗어난 것도 아닌데 무조건 사살했어야 했느냐” “퓨마가 마취총도 듣지 않는다고 하는데 동물도 불쌍하지만 사람의 안전이 먼저다. 사람을 해쳤다면 책임을 누가 지느냐” “동물원은 아이들에게 평소에 보지 못하는 동물을 가까이 보는 곳이지만 가둬놓고 돈벌이를 하는 곳이다. 자연에서 자유롭게 살아야할 동물을 우리에 가둬놓는 동물원을 없애야 한다” 지난 18일 대전동물원에서 탈출했다가 사살된 퓨마 사건과 관련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사살이 적절했는지를 놓고 국민들의 다양한 의견이 터져나오고 있다. 사건 발생 직후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NSC)는 긴급 회의를 열고 대응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동물원 등 대전오월드를 관리하는 대전도시공사의 유영균 사장은 19일 대전시청에서 퓨마 사건 관련 브리핑을 열고 “생포를 위해 갖가지 노력을 기울였으나 날이 어둡고 오월드 숲이 울창해 시간이 갈수록 시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사살결정을 내렸다”면서 “오월드 동물탈출 대응 매뉴얼은 맹수류의 경우 현장상황에 따라 사살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퓨마가 탈출한 것은 18일 오후 5시 15분이다. 오월드 내 동물원의 중형육식동물사를 순찰하던 직원이 우리 안의 퓨마 두 마리 중 한 마리가 사라진 것을 발견하고 119에 신고했다. 도시공사는 “퓨마 우리를 돌보는 사육사가 이날 오전 우리를 청소한 뒤 2중으로 된 출입문 장금장치를 제대로 안 잠궈 일어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이 사육사는 지난 4월 대전동물원에 입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를 탈출한 퓨마는 오월드 숲 속으로 도망다녔다. 신고접수 직후 소방서와 경찰 등 40명을 투입하고 헬기를 동원했다. 사태가 커지자 대전소방본부 등은 향토 군부대에 병력지원을 요청하기도 했으나 거부 당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군부대 측이 ‘문재인 대통령이 정상회담 차 평양에 있어 병력 이동이 어렵다’며 거부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대신 민간수렵단체 엽사와 사냥개를 투입했다. 달아난 퓨마는 이날 오후 6시 49분 동물원에서 500m쯤 떨어진 오월드 내 숲 속에서 발견돼 포획조의 마취총 한 발을 맞았다. 마취총을 맞은 퓨마는 비틀거리며 또다시 달아나 포획에 실패했다. 그러나 대규모 인력에 ?긴 퓨마는 결국 오후 9시 44분 사살됐다. 탈출한지 4시간 30분 만에 사살된 퓨마는 몸무게 60㎏의 8살짜리 암컷으로 국제적 멸종위기종이다. 오월드 관계자는 “소방서 등 비전문 기관들이 포획작전을 주도했고, 퓨마 등 맹수류는 탈출시 포획 매뉴얼도 없었다”고 털어놨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죽음조차 기약 없는 국내 540마리 사육곰의 고통

    죽음조차 기약 없는 국내 540마리 사육곰의 고통

    동물자유연대가 국내 남아있는 사육곰 540여 마리의 처참한 실상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동물자유연대는 지난 1일 공식 유튜브와 페이스북 페이지에 “죽음조차 기약 없는 540마리 사육곰의 고통, 여러분의 관심이 절실하다”는 글과 함께 영상 하나를 게시했다. 최근 사육곰 문제가 세상에 알려지며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현재 전국에는 540여 마리 곰들이 좁고 더러운 철창에 갇혀 고통받고 있다. 사육장에 남은 곰들 일부는 온몸이 오물 범벅이고, 살이 찢겨 나간 상태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방치돼 있다. 곰 사육은 1981년 시작됐다. 당시 정부는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 곰 사육을 허용하고 적극 권장했다. 하지만 이후 국제적으로 멸종위기종인 곰에 대한 보호 여론이 일면서 사양 산업이 됐다. 쓸개와 웅담 등 수요가 줄면서 사실상 사육업자들은 손을 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들은 성체가 된 사육곰을 마땅히 팔 곳이 없으며, 현행법상 10년 미만의 곰들은 도축할 수 없기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에 동물자유연대는 “관련 규제 강화와 시장 몰락으로 더 이상 사육을 할 수 없다는 곰 사육업자들과 소극적 자세로 방관하는 정부의 줄다리기에 곰들이 좁은 철창 갇혀 제대로 먹지도, 마시지도 못한 채 하루하루를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는 책임 있는 자세로 이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해결책을 조속히 마련, 시행해야 한다.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한 채, 죽음보다 더한 고통 속에 방치된 540마리의 곰들을 위해 지금 바로 국민청원에 함께해 달라”고 당부했다. 지난달 17일부터 진행된 ‘540마리 사육곰 문제’에 대한 청와대 국민청원은 2만 5000명이 넘는 청원 지지를 받았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씨줄날줄] 성매매 자활지원금/박현갑 논설위원

    [씨줄날줄] 성매매 자활지원금/박현갑 논설위원

    “성매매는 대한민국에서 불법인데 왜 체포는 못할망정 지원을 해주나요?” “성매매를 하지 않고 정직하게 열심히 아르바이트해서 학자금, 대출한 빚 갚고 생활비 버는 학생들은 무엇이 되는 것입니까?” “이럴 돈 있으면 군대에서 사고로 다치거나 죽은 사람한테 보상해 주세요.”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와 있는 인천 미추홀구의 성매매 종사자의 자활지원금 조례 시행을 반대하는 목소리들이다. 수십여 건의 청원은 한결같이 조례 폐기를 외친다. 전국 단위로 시행되는 법이 아닌 기초지방자치단체에서 시행하려는 자치법규 시행에 대한 논란치고는 매우 뜨겁다. 논란이 된 자치법규는 인천 미추홀구에서 17일부터 시행하는 성매매 피해자 등의 자활지원 조례 시행규칙이다. 관내 집창촌인 ‘옐로하우스’의 성매매 종사자로서 탈성매매확약서·자활계획서를 제출한 경우 심사를 거쳐 내년부터 1인당 연간 2260만원을 1년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월 100만원 이내의 생계비, 700만원 안팎의 주거지원비, 월 30만원 이내의 직업훈련비 등이다. 지원받았다가 다시 성매매를 한 사실이 확인되면 즉시 회수한다. 구는 2022년까지 연간 10명씩 4년간 40명에게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미추홀구에 따르면 성매매 자활지원 조례는 대구, 전주, 아산시도 시행 중이며 서울 성북구도 조례 제정을 마쳤다. 옐로하우스는 1970년대 미군 부대에서 노락색 페인트를 얻어다가 벽을 칠한 데서 유래한다. 현재 70곳 정도 있다. 이곳은 700여 가구의 주상복합아파트로 바뀔 예정이다. 조례를 발의한 이안호 미추홀구의원은 지원 반대 목소리에 대해 “처음부터 성매매에 종사한 사람은 없다. 가정폭력 등으로 가출하는 등 여러 요인이 있다”면서 “성과와 효율성만 따질 게 아니라 취약계층 지원에 대한 가치성을 따져야 한다. 상담을 거쳐 정밀하게 지원 대상을 정한다. 젊은 사람일수록 벗어나고 싶어 한다”고 덧붙였다. 2004년 9월 성매매특별법 제정으로 성매매는 단속하지만 키스방, 대화방 등 변형된 오프라인상 성매매와 모바일 채팅앱 등 온라인을 통한 음성적 성매매는 더 기승을 부리는 실정이다. 이른바 풍선효과인데 단속도 쉽지 않다. 미추홀구는 다시 성매매 활동을 하면 지원금을 회수한다지만, 방세 보증금 이외에는 사실상 회수가 불가능하다. 성매매 재유입 방지가 입법 취지라면 특정 공간 중심의 지원이 아니라 모든 형태의 성매매 종사자들에게 기회를 주는 게 맞다. 궁극적으로는 현장 단속도 해야겠지만 매춘 강요나 알선 등 산업화된 ‘성 시장’의 불법성 요인부터 해결하는 게 더 필요하지 않나. 박현갑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 “난민혐오 그만” “가짜난민 추방” 보신각 마주 보고 찬반집회

    “난민혐오 그만” “가짜난민 추방” 보신각 마주 보고 찬반집회

    이집트 출신 난민 신청자 등 300여명 “결국 어떠한 지원도 없는 난민 불인정” 서울 종로타워 앞에선 100여명 시위 “알카에다의 ‘자살테러특공대’ 양성”제주 예멘인 23명이 지난 14일 인도적 체류 허가를 취득하면서 가라앉았던 난민 찬반 갈등이 다시 불붙고 있다. 인권단체 등은 “인도적 체류 허가는 난민 인정이 아니다”라며 보다 적극적인 대책을 주문했고, 난민 반대 측은 “난민 인정은 물론 인도적 허가 체류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이주민인권센터, 난민인권센터 등 30개 시민단체는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난민과 함께하는 행동의 날’ 집회를 개최했다. 300여명의 참가자들과 이집트 출신 난민 신청자 등은 “난민 혐오에 반대한다”, “난민법 개악 시도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23명에 대해서 ‘인도적 체류 허가’를 내준 결정은 결국 ‘난민 불인정’이다”라면서 “체류 허가를 받은 이들은 어떠한 지원도 없이 정기적으로 체류 자격을 갱신해야 하는 불안정한 생활만 허용받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쟁의 한복판에서 죽음의 공포를 피해 한국을 찾은 예멘인들을 난민으로 인정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우리나라 난민법에서 인정하는 난민은 인종·종교·국적·정치적 견해 문제로 박해를 받거나 특정 사회집단의 구성원이라는 이유로 박해를 받는 사람이다.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은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은 예멘인 23명은 난민법에서 인정하는 다섯 가지 사유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김태양(19·연세대)씨는 “국제적 기준으로는 전쟁이나 내전도 난민 사유에 들어가지만, 우리 정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같은 시간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종로타워 앞에서는 100여명이 참가한 난민 반대 맞불집회가 열렸다. 난민대책국민행동은 “법무부 1차 심사에 따라 예멘인들이 가짜 난민임이 밝혀졌다”면서 “이들을 즉각 송환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알카에다는 각국이 10대들을 덜 경계하고 인도적 임시지위를 부여하는 것을 이용해 ‘자살테러특공대’로 양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23명이 인도적 체류 허가를 취득한 직후부터 이를 반대하는 청와대 청원 글이 쏟아지고 있다. 난민 반대 청원에는 70만명이 넘게 동의했다. 김성인 제주난민인권을 위한 범도민위원회 공동대표는 “인도적 체류로는 기본적인 생활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예멘인들이 한계에 다다를 수밖에 없다”면서 “열악한 사회보장 지위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철 경희대 교수는 “최근 정치인들이 난민법 개정안을 마구 내놓으면서 갈등을 키우고 있다”면서 “정당 차원에서 다양한 의견을 듣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5세 여아 아파트서 차에 치여 사망···“가해자는 비행기 타고 여행”

    5세 여아 아파트서 차에 치여 사망···“가해자는 비행기 타고 여행”

    대전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교통사고를 일으켜 5세 여아를 숨지게 한 4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공분의 글들이 15일 계속 올라오고 있다. 이 사건은 “나도 피해자”라고 주장하던 가해자를 엄벌해달라는 취지로 지난 1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오기도 했다. 앞서 대전지법 형사4단독 이병삼 판사는 14일 오전 317호 법정에서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45)에게 금고 1년4월을 선고했다. 금고형을 선고받으면 수감되지만 강제 노역을 하지 않아 징역보다 처벌 수위가 한 단계 낮다. 특히 판사가 선고문을 잘 못 읽어 피해자 가족들을 또 울렸다는 보도가 나왔다. 방청석에서 선고 결과를 기다리던 피해자 가족들이 선고 결과를 듣자마자 법정을 나왔다. 그러나 몇 시간 뒤 언론 보도를 통해 선고 결과가 ‘징역 1년 4개월’에서 ‘금고 1년 4개월’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선고 직후 잘못 낭독된 것을 확인한 판사는 피해자 가족이 법정 밖으로 나간 뒤 이를 정정했다고 한다. 판사가 미리 써 둔 판결문에도 금고로 적혀 있었다. 피해자 가족들은 “매일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그런데 판결문 낭독 실수까지 벌어지다니 사법부가 피해자를 위로하기 위해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건지 의문”이라고 말했다고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16일 오후 7시10분쯤 대전 서구의 한 아파트 단지 내 횡단보도에서 차량을 몰고 가던 중 횡단보도를 건너던 B양(5)과 B양의 어머니(40)를 치어 B양을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B양의 어머니는 꼬리뼈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 다음날 소풍갈 B양을 위해 가족들이 장을 보러 가던 길이었다. 소방관인 B양의 어머니는 사고를 당한 후 정신을 차리고 딸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지만, 딸의 죽음을 안타깝게 지켜봐야만 했다. B양의 아버지도 소방관이다. A씨는 재판과정에서 “피해자들을 보고 차량을 바로 멈췄다”고 주장했지만, 블랙박스 확인 결과 A씨가 몰던 차량이 바로 정지하지 않고 더 이동한 것으로 나와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피해자의 부모는 하루 아침에 어린 딸을 잃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의 부모는 아이가 돌아올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아파트 주민인 피고인을 너그러운 마음으로 합의해 주려고 했지만 피고인 측이 일방적으로 피해자의 어머니를 찾아와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합의만 요구할 뿐 진정한 반성과 사과는 없었다”며 “오히려 피고인 측은 자신들이 피해를 입었다며 적반하장으로 일관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피고인의 과실정도가 중하고, 이 사건으로 5세 여아가 숨졌으며 피고인이 유족에게 진지한 용서를 구하지 않아 피해자의 유족도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금고 2년을 선고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판사는 “피고인은 안전보행을 담보로 해야 할 아파트 단지 내에서 교통사고로 5세 여아를 숨지게 해 그 과실이 중하고, 유족이 회복 불가한 고통을 입었다”며 “피고인이 반성하고 있지만 피해자 유족들로 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해 양형했다”고 밝혔다.한편 B양의 아버지는 앞서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대전 아파트 단지내 횡단보도 교통사고…가해자의 만행과 도로교통법의 허점’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청원에 21만 9395명의 국민이 참여해 당시 이철성 경찰청장이 답하기도 했다. 그는 글에서 “지난해 10월 16일 오후 7시10분경 대전 A아파트 단지 내 횡단보도에서 저희 가족은 평생 잊을 수도 지울 수도 없는 사고를 당했다”며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하고 귀한 딸 아이를 잃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해자들은 사고 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고 전에 예정돼 있었다는 이유로, 또 저희에게 피해준다는 이유로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갔다”며 “너무나 소름끼치고 끔찍했다”고 적었다. 이날 재판을 지켜본 B양의 부모는 “한 아이가 아무런 잘못 없이 하늘나라로 갔다”며 “저희가 청원을 한 게 있으니 그것이라도 꼭 받아들여져 다른 아이들은 부모 곁을 안 떠났으면 좋겠다. 우리 아이가 하늘에서 맘 편히 있었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훔쳤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파트단지 횡단보도 사망 교통사고 운전자에 징역 1년4월

    아파트단지 내 횡단보도에서 5세 여자 아이를 치어 숨지게 한 운전자가 실형을 선고 받았다. 대전지법 형사4단독 이병삼 부장판사는 14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45)씨에게 징역 1년4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16일 오후 7시 10분쯤 대전 모 아파트단지 내 횡단보도에서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가다 어머니와 함께 걸어가던 B(5)양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고 후 B양의 부모는 “아파트단지 횡단보도 교통사고도 도로교통법이 적용돼야 한다”고 청와대에 국민청원을 해 많은 호응을 얻었다. 부모는 “아파트단지 내 횡단보도 사망 교통사고는 사유지라는 이유로 도로교통법 12대 중과실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이런 이유로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한다면 똑같은 일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중과실이 적용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글을 올렸다. 이 청원에 국민 21만 9395명이 참여해 당시 이철성 경찰청장이 청원에 답하기도 했다. 이 판사는 “어린 아이가 숨지는 회복불능의 피해가 났다”며 “피고인의 사려 깊지 못한 행동 등을 참작해 실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판사의, 판사에 의한, 판사를 위한… 도 넘은 ‘방탄 법원’

    판사의, 판사에 의한, 판사를 위한… 도 넘은 ‘방탄 법원’

    재판거래 등 영장 기각·증거 인멸 논란 “재판 못할 지경” 법원 내부서도 불만 “법관 탄핵” 등 국민들 사법불신 목소리사법부 70주년을 맞이한 법원의 표정이 어느 때보다 착잡하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및 재판 거래 의혹이 전방위적으로 터져 나오고 법관들은 줄줄이 검찰에 소환되고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며 사실상 수사 의뢰를 했으면서도 실제 검찰이 수사에 들어가자 소극적으로 대응하며 법원이 ‘제 식구 감싸기’를 넘어 수사를 교착상태에 빠뜨리고 있다는 오명까지 받고 있다. 안팎에서 날 선 비판이 쏟아지는데 김 대법원장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대법원은 13일 오전 사법부 70주년 기념식을 갖는다. 1948년 가인 김병로 선생이 초대 대법원장으로 취임한 9월 13일을 3년 전 양 전 대법원장이 ‘대한민국 법원의 날’로 지정하며 기념하게 됐는데, 기념일을 앞두고 전·현직 대법원장은 물론 사법부 전체가 총체적인 위기에 놓인 것이다. 급기야 국회와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국회가 나서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참여연대는 12일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 대법원장의 수사 협조 약속이 실종된 지 오래인 지금 국회가 더는 침묵해선 안 된다”면서 “국정조사는 물론이고 적폐 법관의 탄핵을 발의해야 하고 특별영장전담법관과 특별재판부를 구성하는 특별법을 조속히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 역시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천정배 민주평화당 의원은 “김 대법원장의 침묵이 너무 길다”면서 “책임지고 확실하게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김 대법원장이 ‘사면초가’ 상황에 놓여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사 협조를 약속하긴 했지만 현재 상황에서 법원의 자료 제출이나 영장 심사 등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또 다른 재판 개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원도 줄곧 “영장 발부는 영장전담판사의 독립된 권한이어서 이에 대한 언급이 곧 재판 개입이자 법관의 독립성 침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판사들은 “수사가 언제까지, 어디까지 가겠느냐”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사법농단 수사와 관련한 언급은 꺼리는 분위기다. 당연히 사법부 신뢰 회복 방안이나 혁신안 등에 대한 논의도 눈에 띄지 않는다. 일부 판사들은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 법관들과 재판의 본질이 침해될 상황이 뻔히 예견됐는데도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일선 판사들이 어떻게 재판을 하겠느냐”며 김 대법원장 책임론도 주장하고 있다. 사법농단에 대한 반성과 부끄러움보다는 수사 과정에서 상처 입은 법원의 위상에 대한 불만으로 읽힌다. 법원 내 주요 자문기구인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발전위원회,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법원행정처 폐지, 법원장 이원화 선출 등 다양한 개혁 방안이 제시되기는 했지만 법관들의 인사제도에만 집중됐다는 지적도 있다. 사법부의 신뢰 추락은 곧바로 판결에 대한 불신으로 드러나고 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강제추행 실형 선고 사건과 ‘이영학 사건’ 항소심 판결 등을 문제 삼으며 해당 재판장을 징계 또는 탄핵하라는 요구가 연일 올라오고 있다. 사법농단 수사와 관련한 법관 탄핵 요구도 잇따른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민이 대법원장에게 바라는 것은 사법부 70주년 기념사가 아니라 석고대죄”라면서 “올해가 사법부 70주년이 아니라 사법 원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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