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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당, 후보자 7명 모두 청문보고서 거부…바른미래도 가세

    한국당, 후보자 7명 모두 청문보고서 거부…바른미래도 가세

    자유한국당은 28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친 7명의 장관 후보자 모두 ‘부적격’이라며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을 거부하기로 했다. 황교안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사람들이 과연 장관 자격이 있다고 국민이 생각하겠는가”라며 “완벽한 부적격자들을 체크했다고 주장하는 청와대 검증라인도 전원 교체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부동산 투기, 탈세, 병역법 위반 등 일반 국민은 평생 하나라도 위반하기 어려운 위법행위들을 수차례 반복한 후보들”이라며 “청와대 인사검증 7대 기준은 이미 선발기준이 됐다”고 꼬집었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 ‘문재인 정권 인사청문회 평가회의’에서 장관 후보자 7명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거부를 결정하고, 이들에 대한 지명철회와 사퇴를 촉구했다. 또 김학의 성 접대 의혹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황교안 대표의 ‘김학의 사건 사전인지’ 여부를 놓고 정치권에서 논란이 확산하자 대응을 강화했다. 특히, 전날 인사청문회에서 ‘황교안 장관에게 김학의 CD의 존재를 알렸다’고 밝힌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를 상대로 고발 등 형사 조치를 취할 것임을 시사했다. 황 대표는 “(김 전 차관 임명 당시) 인사검증 업무를 담당한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빼놓은 검찰과거사위의 권고야말로 전형적인 이중잣대 정치공세이자 치졸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에 대해선 왜 한마디도 안 하고 있나”라며 “지난 정권만 파헤치는 정권 아래 검찰도 믿을 수 없다. (김 전 차관 사건은) 특검에 맡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경욱 대변인은 논평에서 “박 후보자는 해당 동영상 CD에서 정확히 무엇을 보았고, 그 CD를 언제, 어디서, 누구로부터 입수했는지 경위를 밝혀야 한다”며 “못 밝힌다면 박 후보자가 CD를 (황 대표에) 보여줬다는 말은 거짓이었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후보자에 대해 국회에서의 위증, 허위사실 적시에 대한 형사상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동원할 것”이라고 말한 데 이어 박 후보자에게 CD를 건넨 것으로 알려진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에 대한 검찰 조사도 촉구했다. 전날 청문회에서 박 후보자에게 유방암 진료 기록을 요구했다 성희롱 비판을 받은 윤한홍 의원은 “박 후보자가 황후급 특혜 진료를 받았는지에 대해 알고 싶었던 것”이라며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며 동정심을 유발하는 모습을 보인 박 후보자를 장관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자유한국당에 이어 바른미래당도 7명의 장관 후보자에 대해 모두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특히 박 후보자와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자진사퇴나 청와대의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자와 박 후보자는 청문보고서 채택이 아예 불가능하다”며 “특히 박 후보자는 어제 인사청문회 도중 보이콧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에 채택여부를 논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의총에서 7명의 장관 후보자 모두 부적격하다는 데 전체적인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그럼에도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적격 의견과 부적격 의견을 병기해 (청문 보고서) 채택이 가능할 것이라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전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김의겸, 흑석동 ‘25억 건물’ 논란에 “또 전세 살고 싶지 않았다”

    김의겸, 흑석동 ‘25억 건물’ 논란에 “또 전세 살고 싶지 않았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자신이 지난해 25억 7000만원에 매입한 서울 동작구 흑석동 재개발구역의 복합건물을 두고 논란이 일자 28일 가진 브리핑에서 “청와대에서 물러나면 집도 절도 없는 상태여서 집을 산 것”이라면서 “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올해 정기 공직자 재산신고 현황에 따르면 김의겸 대변인은 배우자 명의로 국민은행에서 10억 2000만원을 대출받는 등 자금을 끌어모아 이 건물을 사들였다. 건물이 있는 곳은 재개발 사업 마무리 단계인 지역으로 지난해 5월 롯데건설이 재개발 사업을 수주한 ‘흑석뉴타운 9구역’이다. 이 건물은 39년 전인 1980년에 지어진 2층짜리로 이 부지에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김의겸 대변인은 “결혼 후 30년 가까이 집이 없이 전세를 살았고, 지난해 2월(대변인 임명 이후)부터 청와대 관사에서 살고 있다”면서 “청와대에서 언제 나갈지 알 수 없고, 물러나면 관사도 비워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침 제가 (한겨레신문사에서) 퇴직하고, 30년 넘게 중학교 교사 생활을 한 아내도 퇴직금이 들어와 여유가 생겼다”면서 “분양 신청에는 계속 떨어져 집을 사기로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에 살던) 아파트는 팔순 노모가 혼자서 생활하고 계신다”면서 “제가 장남인데 그 동안 전세를 살면서 어머님을 모시기가 쉽지 않아서 좀 넓은 아파트가 필요했다”고 해명했다.김의겸 대변인은 “제가 산 건물은 재개발이 완료되면 아파트와 상가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상가는 청와대를 나가면 별다른 수익이 없기 때문에 아파트 상가 임대료를 받아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일반적인 전세 생활을 하고 있거나 집을 소유했다면 상황은 달랐겠지만, 청와대 관사는 언제 물러날지 모르는 불확실한 곳”이라면서 “제 나이에 나가서 또 전세 생활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김의겸 대변인은 “투기라고 보는 시각이 있지만, 이미 집이 있는데 또 사거나 아니면 시세 차익을 노리고 되파는 경우에 해당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저는 그 둘 모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가 산 집이 (재개발 후) 35억원으로 뛸 거라는 일부 언론도 있었다”면서 “저도 그러면 좋겠지만 (제가 집을 산) 작년 7월은 9·13 대책 전 주택 가격이 최고점이었을 때였다”고 했다. 구매 전 별도 정보를 취득한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에는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아주 가까운 친척이 제안한 매물”이라면서 “별도로 특별한 정보를 취득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거주해야 할 집이 절실하다면서 큰 돈을 대출해 이자를 낼 여력 등을 감안했을 때 상가를 소유해야 할 이유가 있나. 이런 부분 때문에 투기로 보이는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은행 대출 10억원을 상환할 방법이 있었다. 그러나 이는 가정사와 관련된 문제여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그 외에 ‘시세 차익을 기대한 것 아니냐’, ‘해당 상가는 임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인데, 재개발 이익을 예상한 것 아니냐’ 같은 질문에는 “여러분이 판단해 주시기 바란다”면서 직접 해명하지 않았다. 또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다른 행동을 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구체적 답변을 하지 않았다. ‘건물을 사기 위해 빚 16억원을 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건물 가격 25억원에서 제 순재산 14억원을 뺀 11억원이 빚”이라면서 “은행에서 10억원 대출을 받았고, 형제들과 처가에 빌려준 돈과 빌린 돈 등을 계산하면 1억원의 사인 간 채무가 더 있다. 사인 간 채무가 다른 사람들이 아니라 형제와 처제 등이다”라고 설명했다. ‘건물에 있는 상가들이 어려움에 처해있는 상황인데도 매입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제가 알고 있는 사실관계와 다르다”고 말했다. 또 ‘지금 건물이 주거용 건물은 아니라서 아파트가 생기려면 시간 차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도 “그 건물이 살림집과 같이 있는 집”이람녀서 “청와대를 나가게 될 경우 (아파트가 생길 때까지) 어떻게 거주할지에 대해선 나름대로 생각한 바가 있으나 그것까지 말씀드리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해당 건물은 ’1+1+상가‘ 개발로 사실상 아파트 두 채 보유가 가능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선택하기에 따라 다른 걸로 안다. 저는 작은 아파트 두 채가 아닌 큰 아파트 한 채를 원했고 두 채를 가질 생각이 없다”고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설] 이참에 공공기관장 임명 절차 공론화하자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문건’으로 수사를 받는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어제 법원에서 기각됐다. 서울동부지법 박정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피의자가 이미 퇴직함으로써 (중략) 증거 인멸이나 도주 우려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고, 위법성에 대한 인식이 다소 희박해 보인다”며 영장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탄핵 정국에서 공공기관 인사가 적절히 행사되지 못해 방만 운영과 기강해이가 문제 됐던 점과 청와대와 관련 부처 공무원들이 후보자를 협의하거나 내정하던 관행 등을 들었다. 하지만 박 부장판사가 거론한 기각 사유는 김 전 장관과 비슷한 혐의를 받았던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부 장관이 구속된 점을 감안할 때 다툼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앞으로 장관의 인사권과 감찰권이 어디까지 적법하게 행사될 수 있는지 법원이 그 기준을 정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지만, 법원에 관련 기준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이 문제는 정치권에서 여야가 관련 법을 대폭 개정하는 등 대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338개의 공공기관장 선임은 공모 절차를 거쳐 임명추천위원회가 후보를 추천하면 장관이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하는 등 2007년에 제정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이 법에 따라 공공기관장은 투명하게 선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당이나 청와대 등 권력의 입김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또 권력의 입장에서도 국민으로부터 선택받은 만큼 철학과 정책을 공유한 사람들을 기용해야만 성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 국회는 공공기관장 임기 보장 조항을 없애거나, 정권이 바뀌면 전 정권에서 임명한 기관장과 임원 등이 의무적으로 사표를 낸 뒤 새롭게 검증을 받는 방식을 도입하는 걸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전문 인력에게는 사표를 반려해 임기를 보장해 주는 것이다. 아니면 불문율로 존재했던 정치권과 관료, 학계·시민단체가 서로 적절한 자리에 대해 양해를 하는 방식도 있다. 이는 전문적인 경험을 요하거나 민간 영역과 경쟁하며 경영 효율성을 도모해야 하는 산하기관장 자리를 미리 나누어 놓아야 한다. 여야가 뒤바뀌는 정권교체 때마다 반복되는 ‘낙하산 논란’은 소모적이다. 낙하산 논란에 휩싸여 공석인 자리가 한둘이 아니다. 정부와 국회는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을 적극적으로 개정하길 바란다. 이 문제에 대해 공론화를 거치는 방식도 고려해볼 만하다. 권력의 사퇴 압력과 기관장의 버티기를 국민이 더이상 지켜볼 이유가 없다.
  • 기재부 “‘유튜브 폭로’ 신재민 전 사무관 고발취소 검토”

    기재부 “‘유튜브 폭로’ 신재민 전 사무관 고발취소 검토”

    지난 연말 정부의 KT&G 사장 인사개입과 청와대 적자국채 발행 강요 의혹을 폭로했다는 이유로 기획재정부로부터 ‘직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 고발 당한 신재민(33·행시 57회) 전 기재부 사무관에 대해 정부가 고발취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김동연 전 부총리에 대한 자유한국당의 고발취소 여부에 따라 기재부도 신재민 전 사무관에 대한 고발취소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신 전 사무관 고발취소 가능성을 묻는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의 질문에 “한국당이 김동연 전 부총리를 고발한 상황인데 (이를 취소하면 신 전 사무관 고발취소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은 “신 전 사무관 사건에 국민이 분노했다. 메시지를 공격하지 못하면 메신저를 공격하라고, 신 전 사무관을 돈밖에 모르는 사람인 것처럼 여당 의원이 일제히 공격했다”면서 “신 전 사무관이 극단적 선택을 하고 나니 병원 입원을 이유로 세상과 격리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나 의원은 “기재부는 신 전 사무관을 공공기록물 관리법 위반 등으로 고발했는데 취하 안 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홍 부총리는 “해당 병원에서 신 전 사무관의 신상 때문에 안전성 측면에서 격리 조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한 뒤 “신 전 사무관이 후배 공무원이라 (고발) 취소가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유한국당이 김 전 부총리를 고발해 병합 심리 중이라서 여러 가지를 고민하고 있다”면서 나 의원에게 “한국당은 김동연 전 부총리에 대한 고발을 취하할 의사가 있느냐”고 질의했다가 기재위원들의 지적을 받았다. 나 의원은 “신 전 사무관에 대한 고발 취하와 김 전 부총리 고발은 별개의 일”이라면서 “국가부채 조작 의혹에 대해 검찰의 판단을 받아보자는 것인데 우리가 왜 취하를 하느냐”고 잘라 말했다. 같은 당 권성동 의원은 “듣기 거북한 소리를 한다고 해서 공세적으로 국회의원에게 질의가 아닌 질책을 하는 홍 부총리의 태도는 국민과 국회를 무시하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엄용수 의원은 “취하할 만한 것이면 홍 부총리가 생각해서 취하하는 거지 한국당이 취하하면 검토할 수 있다는 식이라니 이 정부가 그것밖에 되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홍 부총리는 이런 지적에 “적절치 못했다.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조건부로 (취하를 검토) 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그런 상황도 있어 판단하는 데 같이 검토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도 신 전 사무관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이 사무관이 뭘 아느냐고 했는데 김 전 부총리도, 홍 부총리도 사무관이었다”며 “대통령과 전·현 부총리가 나서서 사무관 하나를 매도하는 것을 보고 이 사람들이 제정신인가, ‘사람이 먼저다’라는 이 정권의 철학, 웃기지 말라는 생각이 든다”고 질타했다.신 전 사무관은 지난해 12월 정부가 KT&G 사장 인사에 개입하고 청와대가 기재부에 적자국채 발행을 강요했다는 의혹을 유튜브를 통해 폭로하고 정부의 해명에 반박 기자회견까지 열었으나 기재부의 고발 조치 등 심리적 압박이 가중되면서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기재부는 2017년 11월 15일 예정됐던 1조원 규모의 국채 조기 상환(바이백) 계획을 하루 전날 취소했다. 신 전 사무관에 따르면 취소 당일 기재부 재정관리관이 적자국채 발행 가능 최대 규모를 8조 7000억원이 아닌 4조원으로 보고했다가 김 전 부총리에게 질책을 당했다. 그는 지난 1월 기자회견에서 “부총리는 2017년 기준 GDP 대비 채무 비율을 낮추면 안 된다고 했다”면서 “(채무비율) 39.4%라는 숫자를 주며 적어도 그 위까지는 올라가야 한다며 구체적인 국채 발행 액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권이 교체된 2017년에 GDP 대비 채무 비율이 줄면 향후 정권 내내 부담이 가서 국채 발행을 줄일 수 없다는 뜻이었다는 게 신 전 사무관의 설명이다. 이에 기재부는 기자회견을 한 당일인 지난 1월 2일 신 전 사무관을 공무상 비밀누설과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이어 자유한국당도 신 전 사무관의 폭로 내용을 바탕으로 김동연 전 부총리와 차영환 전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에 대한 고발장을 검찰에 제출했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그때의 사회면] 나이트 불 나자 “키스타임!” 일제히 환호성

    [그때의 사회면] 나이트 불 나자 “키스타임!” 일제히 환호성

    1960년대 나이트클럽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1964년 서울에는 34개의 나이트클럽이 있었다. 그중 25~26곳은 카바레였다. 카바레는 ‘무도장 설비를 갖춘 고급 술집’이란 본뜻과는 달리 ‘나이 많은 성인이 출입하는 작은 나이트클럽’으로 아는 게 보통이다. 카바레 앞엔 “부부 동반이 아니면 안 받습니다”란 팻말이 붙어 있었다. 탈선을 막겠다는 일종의 ‘규칙’이었지만 ‘있으나 마나 한 잠꼬대’였다며 신문은 이렇게 썼다. “홀 가운데에서는 간혹 추잡한 광경이 눈길을 모은다. ‘패팅’과 ‘키싱’이 벌어지고 있는 장면이다.”(경향신문 1964년 11월 9일자) 옷차림은 H카바레의 경우 절반이 한복이었다. “남녀가 어울려서 춤을 너무 난잡스럽게 춘다”는 이유로 서울시가 속칭 아르바이트 홀(입장료를 받는 카바레) 4곳에 6개월 영업정지 명령을 내렸다. 부시장 등이 직접 단속에 나섰는데 한참 들여다보아야 춤을 추고 있음을 알 수 있을 만큼 어두웠다. 유부녀와 가장들이 어울릴 수 없는 사람들과 어울려 춤바람을 일으켜 악의 온상이 됐다고 했다(동아일보 1968년 12월 3일자). 나이트클럽은 통금 시간을 넘겨 새벽 2시까지 영업을 하는 게 보통이었다. 문제는 교통편이었는데 자정을 넘어 나오는 손님들을 태우려는 불법 차량들은 관용차 등 특권층의 차량이 많았다(동아일보 1967년 3월 30일자). 단속 나간 경찰이 도리어 폭행을 당하기도 했는데 호텔 ‘나이트’는 교통부 지정 관광업소로 상부가 뒤를 봐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누드쇼를 한 일부 나이트에 대해 경찰은 음란성을 조사했으며 이는 청와대 보고사항이었다. 연예인들의 폭력도 수사를 받았다. 1970년 8월 고 박노식씨는 C나이트에서 술을 마시고 나오다 외상전표에 사인을 요구하는 종업원들을 폭행해 구속됐다. ‘고고춤’ 열풍으로 나이트 전성기에 들어서자 단속은 더 강화됐다. 이런 것도 단속 대상이었다. “부녀자 단독 입장, 접객부 이외의 여자와 춤을 추는 행위.”(경향신문 1971년 9월 24일자) 그러거나 말거나 고고장엔 젊은이들이 물 밀듯 밀려들었고 고고장은 밤샘영업을 하며 숨바꼭질하듯 경찰에 맞섰다. 경찰은 나이트 주변 해장국집과 다방을 덮쳐 밤새 춤을 춘 ‘고고족’ 77명을 연행하기에 이르렀다(동아일보 1974년 3월 30일자). 1974년 서울 대왕코너 화재로 72명이 새벽까지 고고장에서 춤을 추다 숨진 사고는 나이트가 더 강한 철퇴를 맞는 계기가 됐다. 종업원들이 술값 내고 가라며 출입문을 막아 피해가 컸다고 한다. 화재로 조명이 꺼지자 일부 고고족은 불이 난 줄도 모르고 “키스타임이다”라며 좋아했다고 한다. 손성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거제도 조선소 성폭행 피해자입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靑 청원

    “거제도 조선소 성폭행 피해자입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靑 청원

    헤어진 남자친구가 자신의 신체를 찍은 사진과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 촬영해 유포했다며 가해자에 대해 강력 처벌을 요구하는 글이 지난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거제도 조선소 성폭행 피해자입니다. 제발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쓴이는 자신을 90년생 여자라고 밝혔다. 그는 “25살에 만나 3년간 진심으로 사랑했고 믿었던 남자친구에게 큰 배신을 당했다”며 “그 남자는 제 알몸을 몰래 찍어 여러 사람에게 유포했다”고 주장했다. 글쓴이는 “(헤어진 남자친구가) 제 알몸과 성관계 장면을 몰래 촬영하고 유포한 이후 정신적 충격으로 직장을 그만뒀다. 기소 이후 자꾸 합의를 요구하며 찾아와 다른 지역으로 이사까지 했다”고 토로했다. 또한 글쓴이는 “그와 3년을 같이 살다시피 했기 때문에 55개의 동영상 말고도 훨씬 많은 동영상이 있을까 봐 두렵다”며 “그 동영상을 제가 모르는 곳에 유포하거나, 지인들과 돌려보며 낄낄댔을 생각을 하니 정말 죽고 싶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현재 가해자는 총 24회에 걸쳐 55개의 동영상 촬영, 유포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에 글쓴이는 “제가 강하게 거부하지 않았으면 묵시적 동의라고 한다. 그래서 저는 졸지에 동영상이나 사진 촬영에 동의한 여자가 되었다”며 “하늘에 맹세코 촬영을 허락한 적이 없다. A씨가 충분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글쓴이는 “카메라로 촬영하거나 유포하는 범죄는 70% 이상이 벌금형이라고 한다. 실형이 나오는 경우는 20%도 안 되는데 그 중 대부분이 1년 이하의 징역이라고 한다”며 “평생을 동영상이나 사진이 유포될지도 모르는 불안함 속에 살아가야 하는데, 그 사람은 지금 아주 잘 살고 있는 것 같다”며 가해자가 한 인터넷 카페에 게시한 글을 소개하기도 했다. 끝으로 글쓴이는 “그가 법정최고형이라도 받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며 “혹시 이 글을 읽는 다른 여자분들이 남자친구나 남편이 누드사진이나 성관계 동영상을 찍으려고 할 때 바로 거부의사를 밝히라는 걸 알리기 위해서”라며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 청원글은 24일 오후 3시 기준으로 1만 2699명의 사람들이 참여했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환경부 블랙리스트’ 김은경 전 장관 구속영장 청구

    ‘환경부 블랙리스트’ 김은경 전 장관 구속영장 청구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문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에 대해 오늘(22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주진우)는 오늘 오후 김 전 장관에 대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문건 고발사건을 조사해 온 검찰이 관련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 전 장관은 지난 정부에서 임용된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 일부 임원들에 사표 제출을 종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김 전 장관은 지난 1월 말 검찰 소환조사에서 이들의 동향 등을 파악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지는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자유한국당은 환경부가 ‘문재인 캠프’ 인사들을 산하기관에 앉히기 위해 해당 임원들의 동향을 담은 문건을 작성했다며 김 전 장관과 박천규 차관 등 5명을 지난해 12월 검찰에 고발했다. 한국당은 환경부가 지난해 1월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들의 사퇴 등 관련 동향’ 문건을 작성해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보고했고, 이는 문재인 정부가 자기 쪽 사람들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작성한 ‘블랙리스트’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문건’에 포함된 환경부 산하단체 전·현직 임원들과 청와대 인사수석실 행정관 등을 소환해 조사해왔다. 김 전 장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25일 서울동부지법에서 박정길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트위터 CEO 만나는 文대통령… “의미있는 대화 기대” 트윗

    트위터 CEO 만나는 文대통령… “의미있는 대화 기대” 트윗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글로벌 소셜미디어 기업인 트위터의 잭 도시 최고경영자(CEO)를 만난다. 20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하는 도시 CEO를 만나 디지털 소통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트위터의 공동 창업자이기도 한 도시 CEO가 방한을 계기로 문 대통령 접견을 요청해 청와대가 이를 수락하면서 이번 만남이 성사됐다. 문 대통령이 글로벌 혁신기업 CEO를 청와대에서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차 산업혁명 분야를 중심으로 혁신성장을 가속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의 트위터 폴로어 숫자는 현재 176만명이 넘으며 국정홍보 등에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jack(도시 CEO의 트위터 계정)! 한국 방문을 환영합니다. 사람들이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을 만들어 주어 고맙게 생각합니다.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길 바랍니다”라며 영문과 국문 두 가지 방식으로 작성했다. 앞서 도시 CEO도 트위터에서 “안녕하세요!”라고 한국어 인사를 한 뒤 영어로 “오늘밤 서울로 날아가며, 드디어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게 돼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문 대통령, 3주만에 국무회의 주재 “전통 제조업 혁신&신산업 발전 균형” 강조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국가경제의 근간인 제조업이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제조업의 활력을 살리는 것이 우리 경제를 살리는 길로, 정부가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지난주 아세안 3개국 순방 성과를 설명한 뒤 국내 경제 상황을 언급하며 “우리 제조업의 경쟁력이 낮아지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진단하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주력 제조업인 조선업 고용의 빠른 회복과 전기차 등 친환경차의 속도감 있는 보급, 자동차 부품 산업 대책 등 분야별 대책 점검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직접 주재한 것은 3주 만이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그간 여러 차례에 걸쳐 제조업 대책을 마련했고, 스마트 공장과 규제샌드박스를 비롯한 다양한 정책 수단을 동원해 제조업 혁신을 지원하고 있지만 아직 현장의 체감도는 낮다”며 “특히 전통 주력 제조분야의 고용 부진이 계속되는 점이 우리 경제의 가장 어려운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올해 세계 경제 전망이 어두운 가운데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도 거세게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전통 주력 제조업의 혁신과 신산업의 발전이 균형있게 이뤄지도록 노력을 기울여주기 바란다”고 국무위원들에게 지시했다. 또 문 대통령은 자동차, 조선 등 주력 분야 대책 점검을 비롯해 “메모리 반도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취약한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경쟁력을 높여 메모리 반도체 편중현상을 완화하는 방안도 신속히 내놓기 바란다”고 말했다. 아세안 3개국 순방 결과를 설명하며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아세안의 확고한 지지와 협력을 확인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아세안 국가들은 북한과 오랜 기간 외교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므로 한반도 평화에 대한 우리의 노력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무회의를 마친 문 대통령은 20개 부처·기관의 ‘2019 업무보고’를 이낙연 국무총리로부터 받았다. 20일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및 기획재정부 장관으로부터 주요 경제 현안 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한편 3·8 개각으로 물러나는 7개 부처 장관들은 이날 회의 전 ‘티타임 이임 인사’를 나눴다. 김부겸 행정안전부·김영춘 해양수산부·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문 대통령 입장 전 회의장 입구에 마련된 차담회장에서 자리를 돌며 다른 참석자들과 석별의 악수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노영민 비서실장, 이낙연 국무총리와 함께 입장한 후 이임하는 장관들을 따로 불러 기념 사진을 찍었다. 김부겸 장관이 “제대할 사람들 다 앞으로 오세요”라며 부르자 좌중에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文 “버닝썬·김학의·장자연 사건, 검경 명운 걸고 수사하라”

    文 “버닝썬·김학의·장자연 사건, 검경 명운 걸고 수사하라”

    “진실규명 못하면 정의 사회라 말 못해” 檢과거사위, 활동기한 2개월 연장 건의문재인(얼굴) 대통령은 18일 최근 진실 규명 요구가 빗발치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접대 의혹’, ‘장자연 리스트 사건’, ‘클럽 버닝썬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해당 사건과 검경 유착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 “검경 지도부가 조직의 명운을 걸고 책임져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박상기 법무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보고를 받고 “공소시효가 끝난 일은 그대로 사실 여부를 가리고, 공소시효가 남은 범죄 행위가 있다면 엄정한 사법 처리를 해 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를 바로잡지 못한다면 결코 정의로운 사회라고 말할 수 없다”며 “책임을 지고 사건 실체와 제기되는 여러 의혹들을 낱낱이 규명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공통적 특징은 사회 특권층에서 일어난 일이고, 수사기관이 고의적 부실 수사를 하거나 적극적으로 진실 규명을 가로막고 비호·은폐한 정황이 보인다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국민은 수사 과정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에 대해서 강한 의혹과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실체적 진실과 함께 검찰, 경찰, 국세청 등 고의적 부실 수사와 조직적 비호, 은폐, 특혜 의혹이 핵심”이라며 “힘 있고 빽 있는 사람들에게는 온갖 불법과 악행에도 면죄부를 주고 힘없는 국민은 억울한 피해자가 돼도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문 대통령은 버닝썬 사건과 관련, “연예인 등 일부 새로운 특권층의 마약류 사용과 성폭력 등이 포함된 불법적 영업과 범죄 행위에 대해 관할 경찰과 국세청 등 일부 권력기관이 유착해 묵인, 방조,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짙은 사건”이라며 “의혹이 사실이라면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드러난 범죄 행위 시기와 유착관계는 과거 정부 때 일이지만, 지금 정부까지 이어졌을 개연성이 없지 않으므로 철저한 수사와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학의·장자연 사건을 다루는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이달로 종료되는 활동 기한을 5월까지 2개월 연장키로 하고 이를 법무부에 건의했다. 경찰·국세청과의 유착 의혹이 제기된 버닝썬 사건도 수사팀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MB 앞에서 법정 증언한 원세훈 “MB, 국정원 자금 요청 안 해” 두둔

    MB 앞에서 법정 증언한 원세훈 “MB, 국정원 자금 요청 안 해” 두둔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15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대통령이 국정원에 자금 지원을 요청한 적이 없다”며 이 전 대통령을 두둔했다. 원 전 원장은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일 때 기획조정실장과 행정1부시장을 지냈고 대통령 취임 후엔 행정안전부 장관과 국정원장을 지낸 이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다. 원 전 원장은 이날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 심리로 열린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 소환됐다. 법정에서 두 사람이 마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국정원 댓글사건 등으로 구속돼 있는 원 전 원장은 수의가 아닌 정장을 입고 법정에 들어서자마자 이 전 대통령이 앉아있는 피고인석으로 고개를 돌려 고개 숙여 인사했다. 이 전 대통령은 원 전 원장이 들어오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원 전 원장이 인사를 하자 고개 숙여 답했다. 이 전 대통령은 2010년 김백준 당시 청와대 총무기획관으로부터 청와대 특수활동비가 부족하다는 보고를 받고 원 전 원장에게 자금을 지원해줄 것을 요구해 2억원을 받은 혐의(국고손실 및 뇌물수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다음해 9~10월쯤 해외순방을 앞두고 원 전 원장에게 국정원장 자리 유지에 대한 대가와 국정원 현안과 관련한 편의 제공 등의 명목으로 10만 달러를 받은 혐의도 있다. 지난해 1심에서는 2억원에 대해 국고손실 혐의가, 10만 달러에 대해서는 뇌물 혐의가 각각 유죄로 인정됐다. 이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원 전 원장도 별도로 재판을 받고 있다. 원 전 원장은 이날 재판에서 이 전 대통령이 국정원 자금을 요청한 일이 없다고 거듭 부인했다. 2억원에 대해서는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이 보고하지 않았나 싶은데 청와대 기념품 얘기를 한 것 같다”면서 청와대 기념품으로 시계를 제작하려는데 특활비가 부족하다는 취지의 보고를 받고 예산을 지원했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통령의 변호인이 “2억원을 전달한 게 대통령의 지시냐”고 묻자 “그런 걸 갖고 대통령이 얘기하겠느냐”며 반문했다. 10만 달러에 대해서도 “대북 접촉 활동 명목으로 준 것”이라며 뇌물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검찰은 원 전 원장이 지난해 검찰 조사에서는 내내 10만 달러를 전달 국정원 예산관과 김희중 전 청와대 제2부속실장을 통해 이 전 대통령에게 전달되도록 한 경위를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가 자신이 국고손실 및 뇌물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자 갑자기 기억이 난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원 전 원장은 “기억을 되살리다 보니 (돈을 전달하라고 했던) 시기가 떠올라 기억이 났다”고 반박했다. 검찰의 “검찰 조사 때는 ‘남북 접촉이든 해외 순방이든 대통령이 필요 업무에 사용하라고 전달한 것이지 실제 어떻게 사용했는지 전혀 모른다’고 진술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에도 원 전 원장은 “같은 말을 여러 번 질문받으니 조사를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에서 그렇게 진술한 것 같다”며 말을 얼버무렸다. 원 전 원장은 검찰의 공소사실에 자신이 뇌물을 준 목적이 국정원장직을 유지하는 대가라고 돼 있는 점을 언급하며 “적성에도 안 맞고 힘들어서 못 하겠으니 빨리 그만둬야겠다는 말을 저와 대통령을 아는 사람들에게 여러 차례 말했다”고 반박했다. 이 전 대통령은 원 전 원장의 증언 도중 눈을 감고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고 간혹 조는 듯한 모습을 보이거나 변호인에게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검찰이 “피고인이 증인의 진술에 대해 변호인에게 계속해서 말을 하면서 재판을 방해하고 있다”고 문제삼자 이 전 대통령은 “제가 뭘 했다고요?”라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또 불거진 김학의 ‘별장 성접대’ 의혹, 황교안 잡는 도화선 되나

    또 불거진 김학의 ‘별장 성접대’ 의혹, 황교안 잡는 도화선 되나

    ‘별장 성접대’ 의혹을 받는 김학의 전 법무차관에 대한 경찰과 정부 여당의 발언과 조치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발목을 잡는 도화선이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은 15일 오후 별장 성접대 의혹과 관련해 김 전 차관에 대해 서울동부지검으로 소한조사한다고 밝혔다. 강제수사 권한이 없는 진상조사단의 출석 요구에 김 전 차관이 응할지는 불투명하다. 김 전 차관은 수일 전 소환요청을 받았지만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진상조사단은 지난해 4월 검찰과거사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6년 전인 2013년 실시된 이 사건과 관련된 경찰, 검찰 수사 과정에서 부실수사한 정황이 없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김 전 차관은 2013년 건설업자 윤모씨의 강원도 원주 별장 등지에 성접대를 받은 혐의 등으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당시 김 전 차관은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면서 취임 엿새 만에 차관직을 사퇴했다.진상조사단의 출석 통보가 알려진 이날 민갑룡 경찰청장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김민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이 당시 화질이 깨끗한 동영상 원본과 흐릿한 영상을 모두 입수했는데 왜 흐릿한 영상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느냐”고 질문에 “(경찰이 입수한) 영상에서 (김 전 차관의 얼굴을) 육안으로도 식별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한 피해 여성은 역시 같은날 KBS1 뉴스에 출연해 “진실이 자꾸 더 많이 덮어지고 있는 게 지금 현실이라는 걸 알았다. 그 현실에 조금이나마 제 힘을 더 보태기 위해서 나왔다”며 “다른 사람들은 다 모르겠지만 김 전 차관이 저를, 저만은 인정을 하고, 그리고 와이프 입장에서도 제가 보고 싶었다고 했다”고 폭로했다. 이 여성은 이번 검찰 재조사 위원회의 조사에서도 “언론에 나왔듯이 희망을 갖지 말아라, 이건 처벌을 위한 게 아니라 조사가 끝나는 것이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털어놨다.당시 경찰과 검찰은 2013년 김 전 차관이 건설업자 윤씨의 별장에서 성 접대를 받은 혐의에 대해 수사를 벌였으나, 검찰은 같은 해 11월 ‘영상 속 남성이 김 전 차관이라는 점을 특정할 수 없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당시 법무부 장관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였다. 과거 정권에서는 대형 사건이나 주요 인물에 대한 수사 결과는 대검과 법무부를 거쳐 청와대에 보고되는 게 관행이었다. 이와 관련해 홍익표 민주당 의원은 이날 행안위 전체회의에서 “(김 전 차관 사건이) 장관에게 보고 안 됐으면 이상한 거고, 보고가 됐으면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어떤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도 조사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문제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전 차관의 처리가 여론조사에서도 선두권을 달리는 황 대표의 잡목을 잡을 지 주목된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故장자연 동료 윤지오 “사건이 사건으로 묻히는 현실”

    故장자연 동료 윤지오 “사건이 사건으로 묻히는 현실”

    고(故) 장자연 씨가 사망 전 작성한 문건을 직접 목격한 것으로 알려진 고인의 동료배우 윤지오가 “언니 사건만 올라오면 이슈가 이슈를 덮는 것 같아 속상하다”며 눈물을 보였다. 윤지오는 지난 13일 새벽 자신의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통해 “사회가 일순간 변하긴 어렵겠지만 민들레 씨앗처럼 조금씩 사회의 변화가 생겨가길 소망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윤지오는 “사람이 먼저다. 제가 본 대한민국은 아직 권력과 재력이 먼저인 슬픈 사회다. 범죄의 범위를 크다, 작다 규정지을 수 없고 모든 범죄는 반드시 규명 되어져야한다”며 장자연 사건에 관심을 촉구했다. ‘장자연 사건’은 2009년 배우 장자연이 유력 인사들의 술자리 참석 및 성 접대를 강요받았다는 문건을 남기고 스스로 생을 마감한 사건이다. 윤지오는 당시 고 장자연의 성추행 현장을 목격했다고 공개 증언하고 그 날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윤지오는 전날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성 접대 대상 명단에 포함됐다는 언론인 3명과 정치인 1명의 이름을 진술했다. 현재 여성가족부가 지원하는 숙소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신변 보호는 아직도 이루어지지 않아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촬영을 24시간 해서 자료를 넘겨드리고 촬영해주시는 팀과 늘 동행한다. 현재로서는 (과거와) 달라진 정황들”이라고 설명했다. 시민들도 ‘고 장자연씨 관련 증언한 윤모씨 신변보호 청원’이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을 올리는 등 그의 행보를 응원하고 있다. 청원인은 “목격자진술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정의로운 사회, 그 밑바탕은 진실을 밝히는 사람들의 힘”이라며 “10년간 숨어 살아야했던 제2의 피해자 윤모씨의 신변보호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청원한다”고 적었다. 이 청원은 14일 현재 24만명이 넘는 동의를 받아 청와대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이에 윤지오는 “언니를 잊지 않아 주시고 제 목소리에 힘을 불어 넣어주신 여러분 덕분에 지난 10년의 길이 홀로 외로이 걸어온 것이 아니라 결국 여러분 덕분임을 알게 됐다. 혼자만의 외로운 싸움이었다고 생각하며 살아와서 죄송하다”며 “목소리 높이는 시위가 아닌 세상을 밝힐 수 있는 시간을 마련 하고자 한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서울광장] ‘밥’보다 주먹, 김경수 구하기/황수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밥’보다 주먹, 김경수 구하기/황수정 논설위원

    박근혜 사면론이 나온다. 천하의 명의(名醫) 화타와 편작을 모셔와도 못 살릴 줄 알았다. 전당대회에서 탄핵 정당성을 따질 때만도 자유한국당은 “덜 맞았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런 당의 수뇌부가 이제 대놓고 “사면” 운운한다. 누울 자리 보고 다리를 뻗는다. 지리멸렬에 퇴행으로 맷집 하나는 두둑한 한국당이다. 탄핵 2년 만에 겁없이 금기어를 봉인 해제한 배짱에는 근거가 보인다. 그들에게는 비빌 언덕이 있다. 청와대와 집권당의 ‘따로 또 같이’ 자책골 퍼레이드다. 청와대와 여당이 무슨 계산을 어찌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것이 ‘김경수 파동’이다. 드루킹 댓글 사건으로 법정 구속된 김 경남지사는 항소심에서 보석을 청구했다. 이를 놓고 여야는 또 드잡이를 한다. 도정(道政)을 위해서건, 개인 사유에서건 보석 신청은 김 지사의 자유다. 문제는 하나뿐인 집권당이 어째서 경남지사 한 사람의 전위부대를 이토록 과감하고 맹렬하게 자처하는가 하는 대목이다. 김 지사의 보석 신청 날짜를 맨 먼저 알려 준 것은 경남도청이 아니다. 이해찬 대표다. 1심 유죄 판결이 나자마자 당 지도부는 열일 제쳐 놓고 경남도청으로 내려가 궐기대회를 해 줬다. 전무후무할 집권당 차원의 판결문 분석 간담회도 보여 줬다. 2심 재판에서 불붙은 김경수 논쟁은 법치의 근간을 바닥까지 짓뭉개고 있다. 국민소득 3만 달러의 법률국가에서 일어날 유형의 일이라고 믿기 어렵다. 이쪽에서는 “2심 재판장도 적폐라서 (김 지사에게) 유죄 판결을 또 내릴 것”이라고 한다. 저쪽에서는 “주심 판사가 좌파여서 이번에는 무죄일 것”이라고 한다. 온 국민이 판사가 됐다. 양쪽 다 자신들 뜻과 다른 판결이 나오면 불복운동을 하겠다고 부르르 떨고 있다. 엎친 데 덮쳤다. 대법원은 김 지사를 1심에서 유죄 판결한 성창호 판사를 재판 업무에서 배제했다. 성 판사가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로 기소됐기 때문이라는데, ‘국민 판사’들은 다시 해석이 분분하다. 김 지사를 최종 판결까지 도정에서 배제하지 않아야 하는 논리라면 성 판사의 인사 조치도 부당하다는 시중 반박이 기다렸다는 듯 드세다. 이러니 민간의 소소한 재판정들은 어떻겠나. “저 판사도 고무줄 판사” 소리가 예사로 나온다. 법보다 주먹이 한참 가까워졌다. 국민을 편 갈라 무법천지 미개 시민으로 내모는 이 싸움판은 대체 근원이 뭔가. 김 지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아픈 손가락, 차기 대선 주자라는 이유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상황이다. 정권 창출의 정당성이 근본적으로 훼손될 수 있는 중대 사안이라는 것도 이쯤 되면 배부른 이유다. 왜 아닌가. 적폐 판사들을 추려낸 것 말고 사법부 개혁은 구성원들의 ‘공수’만 바뀐 모양새다. 대법원 판결쯤은 손바닥 뒤집히듯 한다. 민생 현장의 법 인식은 너덜너덜 고무줄이다. 조국 민정수석이 사법개혁의 화룡점정으로 밀어붙이는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로 불똥은 튄다. 쌍수 들어 환영했던 사람들이 과연 공수처가 순기능을 할지 회의를 품기 시작했다. 도 넘은 사법부 흔들기 속에 시작도 하기 전에 김이 새는 것이다. 이 치명상들과 맞바꾸는 김 지사 구하기는 그렇다면 넘치는 ‘경남 사랑’인가. 낯 간지러운 말은 하지도 말자. 지방이 전부 나쁜 상황들이지만, 창원 지역은 특히나 쑥대밭이다. 다음달 보궐선거 격전이 벌어질 창원은 정부의 주요 정책에 직격탄을 연발로 맞아 거의 뇌사 상태다. 국내 최대 민간 원전업체인 두산중공업과 협력사만 300여곳이 몰려 있다. 탈원전 정책에 비명이 나지 않을 재간이 없다. 어제 만난 사람한테서는 “줄도산에 생산 부품들이 야적장에서 고철 더미로 직행한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서울 집값 잡겠다는 부동산 대책에 집값은 집값대로 어느 도시보다 고약하게 내려앉았다. 내일 당장 정책들이 뒤집히면 모를까, 김 지사 한 사람이 돌아간다고 해결될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김경수 철도’(남부내륙고속철도)가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았을 때 이런 유행어가 돌았다고 한다. “김 지사, 철도는 잘 쓸꾸마.” 편치 않은 민심의 압축판 아니겠나. 눈치가 있으면 절에서 젓갈을 얻어 먹는다. 집권당이 ‘김경수의 경남’이 진심 걱정된다면 도청에 우 몰려갈 일이 아니다. 계급장 떼고 민생 현장을 반나절만 잠행이라도 하는 게 순서다. 실익 없는 무법천지를 원하는 민심은 없다. 힘 가진 쪽이 제 마음 편하자고 민심을 어지럽히는 것은 오만이다. “이게 나라냐”가 “이건 나라냐”로 바뀌고 있다. 무서운 이야기다. sjh@seoul.co.kr
  • “文대통령 사과 진심이라면 진상조사 후 강정 주민들 명예회복을”

    “文대통령 사과 진심이라면 진상조사 후 강정 주민들 명예회복을”

    대통령 특별사면 발표가 난 후 찾아간 제주 강정마을은 평화로워 보였다. 며칠째 오던 비가 그친 터라 서울과 달리 미세먼지 없는 하늘은 맑고 공기는 상쾌했다. 강정마을은 예전부터 ‘일강정(一江汀)’으로 불리며 제주에서 살기 좋은 곳으로 손꼽혔다. 강정마을에는 수량이 많기로 유명한 강정천이 흐르고 있어 쌀이 귀한 제주에서 강정 쌀을 최고로 쳐줬다고 한다. 지금은 마을이 여러 갈래로 나뉘어 서로 교류하지 않는 곳으로 변했다. 평화로운 마을에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걸까. 10대조 때부터 이 마을에서 살아온 토박이 강동균(63)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주민회장을 지난 4일 만났다. 강 회장은 2007년 정부가 강정마을을 해군기지 부지로 발표할 때부터 10년 넘게 마을을 지키기 위해 싸워왔다. 그는 “강정마을 주민은 사면을 바란 적이 없다”며 최근 있었던 문재인 대통령의 강정마을 주민 특별사면을 비판했다. 강 회장은 지난해 강정마을을 방문한 문 대통령의 사과가 진심이라면 진상조사를 통해 주민들의 명예를 회복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군기지가 들어선 지 3년. 그는 해군기지가 보기 싫어서 바다 쪽으로 통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사면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왜 그런가요. “강정마을 주민들은 사면해달라고 말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명예회복을 요구했죠. 2007년부터 시작된 강정마을 해군기지 유치와 건설 과정에서 정부, 해군, 제주도정 모두 민주적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우리는 불법, 편법에 항거해왔습니다. 그 과정에 육지 경찰까지 와서 인권 침해를 했죠. 이런 것에 대해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겁니다. 10년간 해군기지에 반대하는 강정주민과 활동가 450여명이 사법처리됐고, 60여명이 수감됐고, 벌금이 4억원에 달합니다. 지금 재판 받는 사람도 200명이 넘어요. 그런데 그중 달랑 19명 사면했습니다. 가뜩이나 두 갈래, 세 갈래로 나뉘어진 마을 주민들을 또 싸움 붙여놓은 겁니다. 10년 갈등이 100년 갈등으로 이어질 판입니다. 저희 주민들은 신음하는데, 19명이라뇨. 물론 사면을 원하지도 않았지만 주민의 10%도 사면을 못 받은 겁니다. 사면증 받으라는 전화가 왔는데 거절했다는 주민도 있고요. 또 다른 갈등을 불러 일으키는 거죠.” 제주도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해군기지 건설 반대 투쟁을 벌이다 사법처리된 강정마을 주민들에 대한 특사를 두 차례 공식 요청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두 번째 특사였던 지난 3·1절 100주년 특사에서 강정마을 주민 19명이 포함됐다. -경찰청 인권침해사건진상조사위원회가 조사를 하고 있는데요. “경찰에서 그거 조사한다고 몇 번 내려왔습니다. 그런데 해군기지 갈등이 시작된 게 2007년이니까 12년 됐죠. 퇴직한 사람들이 많아요. 전직 경찰관에 대해 조사할 권한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조사 결과에 기속력도 없다고 하고요. 정부가 정하는, 대통령이 정하는 기구에서 진상조사를 해서 정부·해군·제주도정·경찰이 어떤 점을 잘못했는지 밝혀야 합니다. 문 대통령이 마을에 와서 유감 표명했지만 한 마디로 될 일이 아닙니다. ‘절차적 정당성과 민주적 정당성을 지키지 못했다’고 대통령이 그랬잖아요. 그럼 잘못을 인정한 거잖아요. 어떤 잘못이 있었는지 진상조사해야죠. 진정으로 사과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강정 주민의 명예회복을 시켜야 합니다. 물론 반대투쟁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고는 말 못합니다. 어쩔수 없는 충돌 상황도 있었고요. 확실한 것은 저희는 폭력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불법 공사한다고 항의했을 뿐입니다. 그래서 사법처리된 것도 대부분 업무방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이런 거에요. 그런데 경찰은 몇 십명 안 되는 주민을 포위하겠다고 수백명이 육지에서 내려왔어요.” 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11일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에 참석해 “해군기지 건설로 제주도민이 겪게 된 아픔을 깊이 위로한다”며 “지역주민과 해군이 상생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통령과의 만남을 거부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해군기지 들어서고 그나마 잠잠했던 마을을 다시 들쑤셔놓은 게 국제관함식입니다. 관함식 진행 과정이 해군기지 때랑 하나도 다르지 않아요. 아주 똑같아요. 지난해 3월 해군에서 관함식 설명회를 했어요. 강정마을회에서 임시총회 열어서 거부 의사를 밝혔습니다. 제주도의회도 반대 결의안을 채택한다고 했는데 갑자기 청와대 비서관들이 제주에 내려오면서 상황이 바뀌었어요. 저는 대통령이 강정 주민들을 달래기 위해 내려온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관함식을 개최하기 위해서 온거죠.” -해군기지를 반대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 기억이 맞다면 1993년부터 국방부가 제주도 해군기지 필요성을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2002년 공식 발표합니다. 그리고 몇 년 후에 안덕면 화순으로 발표가 났죠. 화순 주민들은 물론이고 안덕면민 전체가 반대하니까 갑자기 남원읍 위미로 바뀌더니 며칠 후에 강정이 돼 버렸습니다. 국책사업이란 게 이런 식으로 진행돼도 되는 건가요. 졸속으로 강정마을이라뇨. 화순으로 결정하는데 10년이 걸렸는데 위미에서 강정이 되기까지 13일이 걸렸어요. 강정은 제주에 태풍이 오면 직격탄을 맞는 곳이에요. 지도를 보면 화순, 위미 말고 강정만 돌출돼 있습니다. 그런 곳이 해군기지로 적합하지 않죠. 조금만 풍랑이 일어도 배가 도망가는 곳이 강정인데요.” -해군기지 완공 후 마을 상황은 어떤가요. “강정마을 앞바다는 조류 흐름이 바뀌었어요. 저는 농사를 짓지만 어부들한테 물어보면 인근에서는 조업이 안 된다는군요. 원래는 갈치, 옥돔 등 제주에서 유명한 물고기는 다 잡히던 풍요로운 곳이에요. 천연기념물 연산호군락지는 전부 망가져 버렸죠. 관광미항 크루즈 항로 개설 때문에 준설 작업을 또 해야 한다는군요. 저희가 반대주민회를 계속 이어가는 이유가 거기에 있어요. 감시해야죠.” “옆집 제사까지 다 가던 강정마을이었는데 이제 제사 때도 안 만나고 친구들끼리도 다 갈라섰어요. 겉으로 보면 엄청 평온해보이죠? 속으로는 엄청나게 싸우고들 있어요. 돈독했던 마을이었는데 이제는 누가 바른말을 해도 인정 안 해요. 내편과 네편으로 갈라져 있죠. 반대를 위한 반대, 찬성을 위한 찬성을 하고 있습니다.” 강정마을에서 포구로 가는 사거리에는 슈퍼 두 개가 마주보고 있는데 해군기지 유치 초기 때부터 한 가게는 해군기지 찬성, 다른 가게는 해군기지 반대 쪽에 섰다. 지금도 주민들은 편에 따라 슈퍼를 간다고 한다. 해군기지 유치를 찬성했던 전임 강정마을 회장과 강 회장은 강정초, 서귀중, 서귀포고 동문이지만 이제 교류하지 않는다. 강 회장은 전임 회장 해임 뒤 2007년부터 2013년까지 마을회장을 지냈다. -마을 주민들의 관계를 회복할 방법이 있을까요. “정부가 진심으로 강정마을 주민들을 위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공동체지원사업으로 강정마을에 9600억원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더군요. 실제로 3분의 1도 강정마을 주민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없습니다. 사업비 대부분이 해군박물관, 해군기지 진입도로 등 사실상 다른 명목으로 사용돼요. 강정마을 자전거길 조성, 생태탐방로 습지조성 이런 건 그냥 자연 그대로 놔두면 되는 일입니다. 친환경농공단지를 주민들이 기대했는데 유보돼 버렸고요. 비가림하우스 지원도 자격 요건이 까다로워 혜택을 받는 주민과 못 받는 주민 간 갈등이 커졌어요. 행정가와 군이 주민들을 이간질시키는 것 같아요. 하루 아침에 해결될 문제는 아닙니다. 갈등 기간보다 해소 기간은 더 길겠죠. 정부도 돈만 쏟아부을 게 아니라 강정 주민들이 정신적인 트라우마를 해소할 수 있게 기다려주고 그런 것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원해주면 좋겠어요.” 글 사진 제주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서울광장] 무지개를 좇겠다면 잡지 마라/김성수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무지개를 좇겠다면 잡지 마라/김성수 편집국 부국장

    주중대사 자리에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내정한 걸 두고 뒷말이 끊이지 않는다. 두 달째 공석이던 자리를 채웠지만, 이게 잘된 인사라고 말하는 사람은 아직 만나 보지 못했다. 장 전 실장은 사상 최악의 소득양극화와 고용 참사를 불러온 경제정책을 주도한 책임이 있다. “연말이면 일자리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말만 반복하다가 넉 달 전 사실상 경질됐다. 평생 공부해 온 경제·경영 분야에서도 실패했는데, 자기 전문 분야도 아닌 자리에 또 기용하는 것은 민심을 거스르는 일이다. 중국에서 교환교수도 두 번했고, 중국어로 책도 내놨기 때문에 ‘중국통’이라고 여긴다는 보도도 있었지만, 사실이 아니라고 믿고 싶다. 실제로 장 전 실장도 주중대사 자리를 극구 고사했다고 한다. 그를 잘 아는 사람들에 따르면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계속 전화를 해 왔지만 자리를 고사했는데, “중국(대사) 아니면 미국(대사)에 가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자 마지못해 주중대사직을 승낙했다고 한다. 시내에 개인사무실을 내려고 했다고 하니 더이상 공직을 맡을 뜻이 없었다는 것도 맞는 것 같다. 결국 ‘대통령의 뜻’에 어쩔 수 없이 따랐다는 얘기다. 여기서 의문이 드는 건 현실 정치를 떠나 ‘무지개’를 좇겠다는 이상주의자를 굳이 다시 붙잡아야 할 만큼 사람이 없느냐는 대목이다. 더구나 보은 인사로 측근을 챙겨서 대사로 보낼 만큼 중국은 만만한 나라가 아니다. 중국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권력의 최측근이니 뭔가 특별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도 할 수 있겠지만, 과거 사례로 보면 그렇지 않다는 건 분명하다. 이명박ㆍ박근혜정부 때도 주중대사로 최측근인 류우익, 권영세, 김장수씨 등이 나갔지만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일정한 역할을 했다는 얘기는 들어 보지 못했다. 비아냥거리는 심정에서 나온 말이겠지만, 어차피 중국 대사로 누구를 보내든 아무 일도 안 할 텐데, 아무나 보내면 어떠냐는 식의 자조 섞인 한탄까지 일각에서 나오는 건 참담한 일이다. 공교롭게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에는 주중대사로 권병현, 홍순영, 김하중씨 등 직업 외교관들이 다 나간 것과도 비교가 된다. 대사는 무조건 외교관이 나가야 하는 건 당연히 아니지만 언어 능력을 포함해 외교·안보 분야에 전문적 식견을 갖고 있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정치인이든 기업인이든 대학교수든 상관없다. 정파를 초월해 능력 있는 최적임자를 발탁하겠다는 건 문재인 정부의 기본적인 인사 원칙이기도 하다. “전국적으로 고르게 인사를 등용하겠다. 능력과 적재적소를 인사의 대원칙으로 삼겠다. 저에 대한 지지 여부와 관계없이 훌륭한 인재를 삼고초려해서 일을 맡기겠다.” 문 대통령은 2년 전 취임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네 편, 내 편 가리지 않고 인재를 고르게 발탁하겠다고 했지만, 집권 3년차를 맞는 지금까지 이런 탕평 인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탕평·균형 인사를 하겠다는 약속을 저버린 것은 광화문청사 시대를 열겠다는 약속을 파기한 것과는 다른 차원이다. 사실 경호 문제 등을 고려하면 청와대를 나와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는 대통령의 공약은 ‘수사’에 그칠 가능성이 높았다. 눈치로 대충 짐작하고 있었던 만큼 되면 좋지만 안 돼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했던 건 기자뿐만은 아닐 듯하다. 청와대를 굳이 광화문청사로 옮기지 않아도 큰 불편은 없다. 국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가지도 않는다. 하지만 탕평 인사를 하겠다는 약속은 다르다. 줄을 타고 내려온 능력 없는 인사가 핵심 포스트를 차지하면 그로 인한 폐해는 오롯이 국민들에게 돌아간다. 그래서 더욱 탕평인사를 하겠다는 공약은 꼭 지켜져야 했다. 국민 다수의 지지와 촛불정신으로 출범한 정부인 만큼 과거 정권과는 분명히 다를 것으로 기대했다. 한데 올해는 물론 내년, 내후년에도 그런 기대가 실현되기는 어려운 분위기다. 문재인 정부도 ‘코드인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서다. 인재풀이 협소하기 때문이라는 변명을 하지만 거꾸로 코드인사에만 집착하다 보니 후보군에 한계가 있다. 보수든 진보든 가리지 않고 능력을 최우선으로 사람을 찾는다면 인재난에 허덕일 까닭이 없다. 민심과 이반된 인사는 실패한다. 어느 자리든 정파와 관계없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사람을 발탁해야 한다. 그게 국민의 뜻이다. 안 보는 것 같지만 국민들은 다 보고 있다. sskim@seoul.co.kr
  • 이해찬 “당 인재풀 커져” 임종석 “당에 헌신할 것”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7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최근 복당한 청와대 1기 참모진을 격려하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문재인 사람들’의 역할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이 대표는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만찬에서 “청와대에서 국정운영의 많은 경험을 쌓고 돌아와 당의 인재풀이 훨씬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만찬에는 임 전 실장,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 한병도 전 정무수석,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송인배 전 정무비서관, 남요원 전 문화비서관, 권혁기 전 춘추관장이 참석했다. 당에서는 윤호중 사무총장, 홍익표 수석대변인, 강훈식 전략기획위원장 등이 배석했다. 북한 류경소주 등을 곁들인 가운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 대표는 “인수위원회도 없이 청와대 가서 고생했기 때문에, 또 우리 소중한 당원들이었기 때문에 저녁을 대접하는 자리”라며 격려했다. 이에 임 전 실장은 “현재 특별한 계획은 없지만 당이 요청하면 언제든지 당을 위해 헌신할 생각”이라며 “어느 때보다 당청 소통과 협의를 통한 신뢰가 중요한 때다. 역할이 있다면 헌신적으로 임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아직 입당하지 않은 윤 전 수석도 조만간 입당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이 대표도 감사를 전했다. 임 전 실장이 남북관계 관련 특위를, 백 전 비서관이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을 가능성도 점쳐졌으나 만찬에서는 구체적 당직을 확정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MB “공사 구분, 증인들 안 만날 것”… 시민 “중형인데 석방 뜻밖”

    MB “공사 구분, 증인들 안 만날 것”… 시민 “중형인데 석방 뜻밖”

    기뻐하는 측근들 향해 “지금부터 고생” 재판 보던 지지자 “조건 지나치다” 반발 이동관 눈물 훔치고 이재오 “당연한 일” 진보측 “옛 권력자만 인권 보장” 꼬집어6일 구속 350일째를 맞은 이명박(78) 전 대통령은 법원의 조건부 보석 허가 제안에 미소를 숨기지 못했다. 항소심 구속 만기일을 한 달여 앞뒀고 자택 구금 수준의 석방임에도 큰 고민 없이 제안을 받아들였다. 서울동부구치소와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 앞에서 대기하던 측근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환영한 반면 진보 성향 시민단체들은 법원 결정을 비판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는 이날 오전 진행된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공판에서 “구속 만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조건부 보석 허가 의사를 밝혔다. 재판장인 정 부장판사가 주거지 및 통신·접견 대상 제한 등 조건을 열거한 뒤 이 전 대통령에게 “변호인과 상의할 시간을 준다”며 10분간 휴정했다. 구치감(구속 피고인 대기 공간)으로 들어가는 이 전 대통령의 얼굴엔 옅은 미소가 번졌다. 변호인도 웃음기를 보인 반면 보석 허가를 반대했던 검찰의 표정은 굳어졌다. 재판을 지켜보던 지지자들은 “조건이 지나치다”거나 “구치소는 면회라도 가지 이건 면회도 못 간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다시 재판정에 들어선 이 전 대통령은 정 부장판사가 “조건을 그대로 이행할 수 있겠느냐”고 묻자 “증인 이런 사람들은 제가 구속되기 이전부터도 오해 소지 때문에 만나지 않았다. 철저히 공사를 구분한다”고 말했다. 보석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이 전 대통령은 기뻐하는 측근들을 향해 “지금부터 고생이지”라며 미소 지었다. 오후 3시 48분, 검은색 슈트 차림의 이 전 대통령이 1년 가까이 머물던 동부구치소에서 걸어나왔다. 구치소 앞에서 기다리던 10명 남짓한 옛 측근들은 “이명박”을 연호하며 팔뚝을 흔들었다.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고 이재오 전 정무수석은 “당연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차 밖으로 손을 내밀어 흔들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구치소 출발 20여분 만에 자택에 도착했다. 그가 탄 차량은 그대로 주차장으로 들어갔다.이 전 대통령의 보석 소식에 시민들은 주로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학원생 김모(33)씨는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는데 보석이 쉽게 받아들여진 것 같다”며 “다음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고 취재진에게 되물었다. 반면 직장인 이모(35)씨는 “보석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특혜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가택 연금이라지만 휴대전화도 쓰고 주변 사람도 자유롭게 만날 것 같다”는 등 보석 결정을 비판하는 글들이 많았다. 진보 성향 시민단체도 법원 결정을 비판했다. 이재근 참여연대 권력감시국장은 “법원에서 여러 사유를 들어 보석을 허가했지만 이 전 대통령 범죄의 무게를 생각할 때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권력을 가졌던 사람들에게만 방어권이나 인권이 보장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 전 대통령 석방 집회를 이어 온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는 “MB와 박 전 대통령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민중홍 사무총장은 “박 전 대통령은 보석을 청구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석이 아닌 조건 없는 석방으로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구치소 앞 대기하던 측근들 “이명박” 연호…이재오 전 정무수석 “당연한 결정”

    구치소 앞 대기하던 측근들 “이명박” 연호…이재오 전 정무수석 “당연한 결정”

    MB, 구속 350일째 조건부 보석 결정참여연대, “범죄 무게볼 때 보석 납득 안돼”시민들, “특혜다”, “아니다” 반응 엇갈려6일 구속 350일째를 맞은 이명박(78) 전 대통령은 법원의 조건부 보석 허가 제안에 미소를 숨기지 못했다. 항소심 구속 만기일을 한 달여 앞뒀고 자택 구금 수준의 석방임에도 큰 고민 없이 제안을 받아들였다. 서울동부구치소와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 앞에서 대기하던 측근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환영한 반면 진보 성향 시민단체들은 법원 결정을 비판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는 이날 오전 진행된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공판에서 “구속 만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조건부 보석 허가 의사를 밝혔다. 재판장인 정 부장판사가 주거지 및 통신·접견 대상 제한 등 조건을 열거한 뒤 이 전 대통령에게 “변호인과 상의할 시간을 준다”며 10분간 휴정했다. 구치감(구속 피고인 대기 공간)으로 들어가는 이 전 대통령의 얼굴엔 옅은 미소가 번졌다. 변호인도 웃음기를 보인 반면 보석 허가를 반대했던 검찰의 표정은 굳어졌다. 다만 재판을 지켜보던 지지자들은 “조건이 지나치다”거나 “구치소는 면회라도 가지 이건 면회도 못 간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다시 재판정에 들어선 이 전 대통령은 정 부장판사가 “조건을 그대로 이행할 수 있겠느냐”고 묻자 “증인 이런 사람들은 제가 구속되기 이전부터도 오해 소지 때문에 만나지 않았다. 철저히 공사를 구분한다”고 말했다. 보석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이 전 대통령은 기뻐하는 측근들을 향해 “지금부터 고생이지”라며 미소 지었다.오후 3시 48분, 검은색 슈트 차림의 이 전 대통령이 1년 가까이 머물던 동부구치소에서 걸어나왔다. 구치소 앞에서 기다리던 10명 남짓한 옛 측근들은 “이명박”을 연호하며 팔뚝을 흔들었다.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고 이재오 전 정무수석은 “당연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예상치 못한 보석이었던지 취재진만 북적였을 뿐 일반 지지자들은 보이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은 차 밖으로 손을 내밀어 흔들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구치소 출발 20여분 만에 자택에 도착했다. 그가 탄 차량은 그대로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이 전 대통령의 보석 소식에 시민들은 주로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학원생 김모(33)씨는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는데 보석이 쉽게 받아들여진 것 같다”며 “다음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고 취재진에게 되물었다. 반면 직장인 이모(35)씨는 “보석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특혜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가택 연금이라지만 휴대전화도 쓰고 주변 사람도 자유롭게 만날 것 같다”,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등 보석 결정을 비판하는 글들이 많았다. 진보 성향 시민단체도 법원 결정을 비판했다. 이재근 참여연대 권력감시국장은 “법원에서 여러 사유를 들어 보석을 허가했지만 이 전 대통령 범죄의 무게를 생각할 때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권력을 가졌던 사람들에게만 방어권이나 인권이 보장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 전 대통령 석방 집회를 이어 온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는 “MB와 박 전 대통령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민중홍 사무총장은 “이 전 대통령 보석이 박 전 대통령 석방에 영향을 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박 전 대통령은 보석을 청구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석이 아닌 조건 없는 석방으로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컨트롤타워 부재·공공의료 미비… 사회적 재난 키웠다

    컨트롤타워 부재·공공의료 미비… 사회적 재난 키웠다

    확진자 186명, 사망자 39명. 2015년 느닷없이 닥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는 한국 사회를 아비규환에 빠뜨렸다. 몸이 아파 병원을 찾았던 이들은 구멍난 방역체계 속에서 메르스의 소용돌이에 휩쓸렸다. 살을 맞대고 살아온 가족들은 음압병실과 두꺼운 방진복에 가로막혀 손도 잡아보지 못한 채 작별을 고했다.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했던 정부가 우왕좌왕하면서 국민들의 불신이 극에 달했다. 메르스 감염자와 가족, 이들을 돌보는 의료진까지 ‘바이러스’ 취급을 받으며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메르스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정부는 그해 9월 국가방역체계 개편 방안을 내놓았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차관급으로 높여 위상을 강화하는 한편 감염병에 대해 24시간 감시를 하는 ‘긴급상황실’ 설립, 질병관리본부 방역관을 팀장으로 하는 ‘즉각대응팀’ 출동 등의 초기 즉각 대응체계 구축, 음압격리병상 확대와 권역별 감염병 전문치료병원 지정과 같은 전문치료체계 구축 등이 골자다. 역학조사관 확충과 역량 강화, 응급실에서의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응급실 개편, 국민의 불신을 최소화하기 위한 위기관리 소통 강화 등도 포함됐다.2018년 9월 국내에 다시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했지만 3년 전의 실수는 반복되지 않았다. 공항 검역 단계에서 의심환자를 발견하지 못한 것은 한계로 남았지만, 의심환자가 입국 직후 병원으로 향했고 보건당국의 방역체계가 즉시 가동돼 추가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 내년 1월부터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의 감염병 대응 이원화가 이뤄진다. 위험도가 큰 신종 및 변종 감염병은 질병관리본부가 대응하고,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감염병은 지자체가 현장 대응하며 질병관리본부는 지원한다. 전국 시군구의 보건소에 감염병 전담팀이 설치되는 등 지자체의 감염병 대응 역량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된다. ‘제2의 메르스 사태’는 없었지만 언제, 어디에서 또 다른 신종 감염병이 닥쳐올지 예측하기 어렵다. 서울신문은 감염병 분야 전문가인 김병권 동아대 기업재난관리학과 교수와 김도형 미국 텍사스대 공공정책학과 교수의 자문을 통해 2015년 메르스 사태를 되돌아봤다. 우리나라의 감염병 대응체계 변화와 나아가야 할 방향도 짚어봤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피해가 커졌던 이유는. 김병권 교수 국가의 방역체계 자체가 부실했다. 초기 대응부터 늦었다. 질병관리본부가 감염병 위기 경보를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한 2015년 5월 20일은 첫 번째 환자의 증상이 발현된 지 열흘 가까이 지나 여러 병원을 거치며 2차 감염자가 발생한 뒤였다. 초기 역학조사에 따른 격리와 방역 조치도 실패했다. 초기 격리 대상이 된 밀접접촉자의 범위는 당시 대응지침에 제시된 ‘2m 이내 1시간 이상’이었지만 이 기준에서 벗어난 환자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평택성모병원에서는 환자와 같은 병실에 있지 않았던 환자들에게도 메르스가 전파됐다. 일부 밀접접촉자는 격리되지 않고 출국했다 외국에서 격리되기도 했다. 14번째 환자는 병원 응급실을 방문했다 밀집된 환경에서 많은 사람들과 접촉해 2차 감염자가 대량으로 발생했다. 김도형 교수 메르스와 신종플루 등 2015년 당시 국외에서 유행하고 있던 신종 감염병의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한 정부 차원의 구체적이고 선제적인 준비가 부족했다. 이러한 예방적 차원의 대비 부족은 첫 환자 발생 이후 총체적인 부실을 야기했다. 초기 역학조사와 검역, 격리 대상 및 범위의 선정에서 안일하고 비전문적으로 대응했으며 지휘체계와 정보전달에서는 혼선이 빚어졌다. 의심 및 확진 환자에 대한 공공의료적 지원도 미비했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음압병원과 격리병상 등이 부족해 의심환자의 이송과 격리가 지연됐고 질병의 빠른 확산을 막지 못했다.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환자 및 접촉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사회적 불안이 극대화한 것은 한국 사회의 대형병원 선호 문화, 간병 및 병문안 문화, 정부 및 전문가에 대한 신뢰 부족 등 사회문화적 요인도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컨트롤타워로서 정부의 역할은 어땠나. 김병권 교수 컨트롤타워가 계속 바뀌면서 혼선이 초래됐다. 5월 20일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세워진 뒤 28일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로 확대 개편됐고 5일 뒤 본부장이 차관에서 장관으로 격상됐다. 그러나 이후 민관합동대책반, 민관종합대응 태스크포스(TF), 대통령 지시로 세워진 즉각대응팀, 범정부메르스대책지원본부, 범정부 대책회의 등이 연이어 꾸려졌다. 메르스 대응 수준에 따라 조직이 확대·개편됐지만 컨트롤타워가 복잡하고 지휘·권한 체계가 명확하지 않았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투입된 정부 관계자들의 경험 부족도 드러났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병원 간에 정보 공유와 업무 협조도 순조롭지 못했다. 보건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 사이에 역학조사 결과 공유와 접촉자 관리 등의 체계가 제대로 구축되지 못한 것도 감염자를 양산한 원인 중 하나다. 김도형 교수 메르스 확산을 신속하게 방어해야 할 정부 당국은 컨트롤타워의 부재와 책임 공방, 비능률적인 보고체계 등으로 골든타임을 놓쳤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물론 청와대와 국민안전처, 지방자치단체 사이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두고 불필요한 공방이 난무했다. 첫 확진 환자가 나온 게 5월 20일이었는데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즉각대응팀이 꾸려진 게 6월 8일임을 감안하면 2주 이상을 허비한 것이다.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한 의료기관의 정보 공개 등 정책 소통의 기회도 놓쳐 국민들에게 불신의 빌미를 제공했다.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괴담이 급속도로 유포되면서 막대한 사회·경제적 피해를 초래했다.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변화한 감염병 대응체계에 대한 평가는. 김도형 교수 정부가 내놓은 감염병 대응체계 강화 방안은 방대하고 다양한 내용을 포괄하고 있어 그 자체로는 적절하다고 판단된다. 메르스와 같은 신종 감염병 환자가 입원할 수 있는 국가지정 음압격리병상을 확대하고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한 응급실 대응체계 개선 등의 노력은 2018년 메르스 환자가 다시 발생했을 때 추가 감염을 막을 수 있었던 기반이 됐다. 김병권 교수 음압병실 등 감염병 치료시설 확충은 감염병 관리에서 매우 기초적인 시설이다. 그러나 의료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민간 병원에서 모두 갖추어 운영하기에는 많은 예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공공 분야 지원이 더욱 필요하다. 내년부터 실시되는 감염병 대응 이원화에 맞춰 감염병 대응 및 지원 분야 관련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각 지자체 인력을 중심으로 수행된다면 질병관리본부 자체의 자율성과 전문성 강화로 보기 어렵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의 감염병 대응체계 이원화는 현재의 중앙집권적 시스템 아래에서 지자체가 대응체계를 지속적으로 운영함에 있어 예산 등의 문제에 부닥칠 수 있다. 이동이 자유로운 시대에 한 지자체 단독으로 감염병에 대응한다는 것도 무리가 될 수 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고 상호 협력이 보다 원활히 이뤄지도록 역할과 인력의 재배치가 필요하다. -국외의 감염병 대응체계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이 있는가. 김도형 교수 2014년 에볼라, 2016년 지카바이러스 등 신종 해외 유입 감염병으로 인한 위기를 효과적으로 극복해온 미국을 참고할 만하다. 미국에서는 2014년 라이베리아에서 입국한 첫 번째 에볼라 환자가 사망하면서 2015년 우리나라의 메르스 사태 당시처럼 우려와 공포가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그러나 질병관리본부(CDC)의 에볼라대응팀(CERTs), 시설평가지원팀(FAST) 등이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부여받은 강한 권한과 막대한 예산 및 전문성을 기반으로 대응해 추가 확산 없이 사태를 마무리했다. 이러한 성공에도 불구하고 당시 오바마 정부는 18억달러를 CDC에 투입해 감염병 차단을 위한 검역체계 개선과 국제공조 강화 등을 지원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질병관리본부를 독립적인 인사와 재정권을 쥔 질병관리청으로 개편하고 보건복지부에서 보건 영역을 분리해 전문성을 강화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논의가 이어지지 않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여전히 예산과 인력이 부족해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김병권 교수 미국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과 A형 간염,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감염 등의 경험을 통해 사전 대비의 필요성을 깨닫고 ‘공중보건위기대응준비모델’을 구축했다. 이후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A(H1N1)를 경험하면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지방정부 차원의 대응 표준화를 위해 ‘공중보건위기대비역량’이 필요함을 제시했다. 사전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지역사회의 역량 강화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점에서 중앙정부 중심의 대응체계를 운영하는 우리나라와는 다른 측면의 접근방식을 보여 준다. -언제 닥칠지 모르는 신종 감염병 재난을 막기 위해 남은 과제는 무엇인가. 김도형 교수 감염병 대응에 대한 국가 차원의 장기적인 비전 수립과 예산 확보가 이뤄져야 한다. 역학조사관과 공공병원, 음압격리실 등 공공의료 분야 시설 및 인력 확충도 절실하다. 특히 공공의료 부문이 서구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전(全) 정부 차원의 장기적·체계적인 감염병 대응계획과 재정 확보 노력이 위원회 등 책임있는 상설 기구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향후 어떤 방식으로 유입·확산될지 모를 신종 감염병의 유행을 막을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김병권 교수 감염병은 ‘사회적 재난’으로 분류되고 재난 상황으로 판단해 대응해야 한다. 풍수해와 같은 자연재난에 대한 대비는 대응 조직이 방대하게 구성돼 있다. 정부의 감염병 대응이 보건의 측면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질병관리본부가 재난관리의 측면에서 감염병에 접근하는 것도 필요하다. 질병관리본부의 역할은 미래에 점차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공중보건 위기 분석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구축하는 방안, 일상적 감염병 관리와 공중보건 위기 시 급증하는 방역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역량을 갖추기 위한 방안 등이 적극적으로 마련돼야 한다. 감염병과 같은 재난 상황에서 놓칠 수 있는 환자의 인권과 보호자의 심리에 대한 배려도 고민해야 한다. 정부가 환자에 대한 지원과 가족의 심리 상담 지원을 실질적으로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재난 상황에서는 사람들이 심리적 공황 상태에 빠진다. 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역시 정부의 몫이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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