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청소부
    2026-05-05
    검색기록 지우기
  • 상속세
    2026-05-05
    검색기록 지우기
  • 공습
    2026-05-05
    검색기록 지우기
  • 포천시
    2026-05-05
    검색기록 지우기
  • 테슬라
    2026-05-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23
  • 9일 개봉 영화 저지걸

    벤 애플렉·리브 타일러가 주연한 로맨틱드라마 ‘저지걸’(Jersey Girl·9일 개봉)은 영화 자체보다는 연일 월드토픽란을 장식한 주인공들의 스캔들로 먼저 주목받은 작품이다.한때 할리우드 파파라치들의 표적이었던 잉꼬커플 벤 애플렉·제니퍼 로페스가 이 영화를 찍는 동안 결별하는 ‘빅 뉴스’가 있었기 때문.보험을 들 만큼 ‘엉덩이가 예쁜 배우’ 로페스는 애플렉의 아내로 카메오 출연했다. 뉴욕에서 최고로 잘 나가는 음반 홍보기획자 올리(애플렉).부와 명예를 한꺼번에 누리며 승승장구하는 그의 인생에 뜻하지 않게 브레이크가 걸린다.끔찍이 사랑하던 아내(로페스)가 딸을 낳다가 세상을 떠나고만 것.설상가상 기자회견장에서 돌이킬 수 없는 말실수를 저지르는 통에 홍보맨으로서의 생명이 끝나고,거들떠 보지도 않던 뉴저지 시골마을의 아버지 집에 얹혀살게 된다.청소부로 전락한 그는 어린 딸 거티(라켈 카스트로)의 재롱을 지켜보면서도 화려했던 지난날에 대한 미련을 떨칠 수가 없다. 딸이 일곱살이 되도록 여전히 뉴욕 상류사회로 복귀할 야심을 접지 못한 올리와,할아버지 집에서의 소박한 생활에 만족하는 거티의 자잘한 갈등이 가족드라마의 틀에 살을 붙여나간다.세련되고 반듯한 이미지에서 모처럼 ‘외도’를 한 애플렉의 캐릭터는 색다른 매력.어린 딸의 성적 호기심에 쩔쩔매는 얼치기 아빠 연기는 여성팬들의 모성본능을 자극할 만하다. 로맨틱 가족드라마의 익숙한 공식에 영화는 무난히 아귀를 맞춰나간다.죽은 아내를 못잊는 올리였지만,딸과 함께 들른 비디오 가게에서 만난 미혼의 여주인 마야(리브 타일러)에게 조금씩 마음을 연다. 수없이 맛본 양념인 듯한데도 어딘가 색다른 뒷맛이 남는 영화다.뉴욕 진출의 기회가 다시 왔지만 끝내 ‘좋은 아빠’를 선택하는 결말 역시 빤하지만 질리지 않는다.누구나의 가슴속에 불씨를 지피고 있는 신분상승욕을 평범한 일상의 모티프 속에서 끄집어낸 시나리오의 감각이 돋보인다.애플렉과 실제로도 절친한 친구인 맷 데이먼,흑인스타 윌 스미스,‘아메리칸 파이’의 제이슨 빅스 등이 카메오 출연했다.감독은 ‘체이싱 아미’‘도그마’ 등을 연출한 케빈 스미스. 황수정기자˝
  • [희귀병 환자에 희망을]척수수막류 송 사무엘씨

    [희귀병 환자에 희망을]척수수막류 송 사무엘씨

    “앞으로 몇 번이나 더 수술을 받아야 할지는 저도 모릅니다.” 스물 두살의 청년 송 사무엘씨는 서울대 병원 신경외과 병동에 입원해 있다.그의 병명은 척수수막류.척추에 둘러싸여 있어야 할 척수가 바깥으로 노출되면서 생기는 희귀병이다.이렇게 되면 다리운동과 배변,배뇨기능에 이상이 생긴다.송씨는 목발이나 휠체어가 없으면 걷지도 못한다.소변은 배꼽으로 호스를 넣어 빼내고,대변은 관장으로 처리한다. ●“앞으로도 수술 더 받아야” 이 병은 대부분 선천적으로 앓게 된다.송씨도 마찬가지다.생후 7개월 때 척추의 물혹을 제거하고 머리에 호스를 삽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벌써 큰 수술만 17차례 받았다. 머리에 호스를 넣는 수술은 뇌척수액이 제대로 흐르도록 우회도로를 만들어주기 위해서였다.뇌척수액이 막혀서 뇌성마비 같은 심각한 후유증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한 방법이다.이 수술은 보통 6∼7년에 한번씩 받는데,송씨는 1일 이 수술을 또 받는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그때그때 치료를 하는 셈이니,앞으로도 수술을 더 받아야겠지요.하지만 정작 두려운 것은 언제나 긴장하며 살아야 된다는 점입니다.” 어머니 계훈순(52)씨는 소변을 빼내다 염증과 고열이 생기는 등 ‘돌발상황’으로 인해 송씨를 업고 응급실에 달려간 게 한두번이 아니었다고 털어놓는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송씨는 초등학교 2학년부터는 일반 학교를 다녔다.어머니가 업어서 등·하교를 시켜주었다.대·소변을 제대로 못 가려서 기저귀를 차고 수업을 들었지만,고등학교까지 정상적으로 마쳤다.송씨의 다음 계획은 장애인직업전문학교에 진학해 컴퓨터를 전공하는 것이다. 하지만 집안에 경제적인 어려움이 겹친 게 못내 부담이다.어머니 계씨가 국립의료원에서 청소부로 일하며 받는 월급 60만원을 병원비로 보태고 있는데,최근에는 살던 집마저 경매로 넘어갈 형편에 처했다.임대아파트를 구해보려고 했지만 이마저도 어려워졌다. ●다른 환자가족의 상담사 역할 계씨는 이렇게 힘든 상황 속에서도 다른 환자가족들에게는 ‘상담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우리 애가 이 병을 앓고 있는 환자 중에서는 제일 맏형 뻘이에요.대부분 환자가 7∼8살인데,젊은 엄마들이 전화도 많이 하고,우리 애를 보면서 힘도 많이 얻는다고들 해요.” 인터넷 ‘다음’ 카페에는 척수수막류 환자들의 모임도 있다.현재 확인된 환자만 220여명이다. 김성수기자 sskim@
  • 러 ‘나토 확장’ 발끈

    29일(현지시간) 구(舊) 공산권 7개국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으로 나토가 유럽의 동·서를 아우르는 26개 회원국을 가진 기구로 확대됨에 따라 러시아가 나토의 동진(東進)을 우려하며 무력 대응을 경고하는 등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불가리아를 비롯해 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루마니아,슬로바키아,슬로베니아 등 나토 신입 회원국은 모두 과거 소련의 지배를 받은 국가들이다.그중 러시아의 신경에 가장 거슬리는 국가들은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이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발트 3국’은 불과 15년 전까지 소련군 10만여명이 진주했던 곳으로 지금도 많은 러시아인이 살고 있다.나토 가입으로 F-16 전투기 4대가 리투아니아에 배치돼 이들 3개국을 상대로 러시아 국경 근처에서 정기적인 정찰 비행을 할 계획이 알려지자 러시아는 군사적 대응까지 경고하고 나섰다. 러시아는 유럽의 안보를 위해선 위협 요소와 갈등을 나토와 러시아가 공동 해결하는 방식으로 나토를 전면 개편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다음달 2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나토 회의에서 기존의 재래식 무기협정에 새 회원국들을 참여시키는 합의를 나토와 이뤄내길 바란다.”며 나토를 압박했다. 러시아는 다음달 7일 이틀간의 일정으로 크렘린을 방문하는 야프 데 호프스헤페르 나토 사무총장과의 회담에서도 이 문제를 집중거론할 방침이다.나토와 미국은 규모 확대가 러시아를 겨냥한 것이 아니며 나토는 러시아의 동반자라고 크렘린측에 강조하고 있다. 한편 나토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승인 하에 이라크에서 군사적 역할을 수행할 뜻을 밝히면서 또다시 미국의 청소부 역할을 떠맡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나토는 경쟁자였던 바르샤바조약기구 해체와 냉전 종식에 따라 분쟁지역의 평화유지 활동 등을 수행하며 새로운 역할을 모색해 왔지만 번번이 미국이 일으킨 전쟁의 뒤처리를 도맡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러브호텔의 몰락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겨졌던 ‘러브호텔’이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업계 일부에서는 경기불황을 탓하고 있지만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에서도 전혀 굴하지 않았던 러브호텔의 명성(?)으로 보아 석연치 않다.대부분의 업주들은 수익부진의 원인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며 속앓이를 하고 있다. ●불야성 옛말… 매매가 절반으로 곳곳에 매물이 쏟아지고 가격도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주말에도 주차장이 텅 비어 있을 정도다. 60여개의 크고 작은 러브호텔이 몰려있는 경기도 광주군 남종면∼양평군 강하면 88번 지방도에는 중개업소마다 2∼3개의 호텔들이 매물로 나와 있다. 1995년 지어진 이곳 L호텔의 경우 5∼6년 전만 해도 매매가격이 15억원에 달했으나 최근 8억원에 매물로 나왔다.10억여원에 달했던 인근 K호텔도 6억∼7억원 수준이다. 양평군 관계자는 “얼마 전만 해도 건축허가를 받으려는 사람들로 북적였으나 이제는 이미 나간 허가마저 포기하는 사례까지 있다.”고 밝혔다. ●시내 중심가 호텔도 타격 수도권 최대의 러브호텔촌으로 불리는 성남시 모란시장 인근 한 업주는 “외곽 러브호텔이 어려움을 겪어도 중심가 호텔은 경기가 꾸준했지만 이제는 예전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 지역 호텔 임대가는 한때 보증금 5억원에 월세 5000만원(객실 30여개 수준)을 호가했으나 이제는 3000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대부분 임대 운영자들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현상유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자구책 부심하는 업소들 직장인들에게 월세를 받고 원룸 형태로 방을 빌려주기도 한다.수익으로 따지면 절반도 안 된다.보증금 300만∼500만원에 월세 30만∼40만원선이다. 양평군 강하면에 위치한 일부 러브호텔들은 갤러리 등 문화공간으로의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청소부와 세탁도 고정인력을 쓰지 못한다.인근 업소들과 청소부를 공유하거나 전문업소에 맡기고 있다. 일부 업소에서는 컴퓨터에 물침대,버블욕조까지 갖추어 놓고 퇴폐성 물리기구까지 비치해 놓는 등 고급화로 활로를 모색하기도 하지만 사정은 여의치 않다.티켓다방 종업원을 끌어들이는 퇴폐영업 장소로 탈바꿈되기도 한다. 업주들은 손님이 없어도 주차장에 승용차를 줄줄이 세워놓고 매수인들을 현혹하기도 한다. ●원인은 ‘경기탓’부터 ‘공급초과론’까지 다양하다.이 가운데 승용차를 주범으로 보는 이가 많다.그도 그럴 것이 연인들의 승용차내 사랑행각이 수위를 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성남시청사내 별도로 마련된 주차빌딩은 밤새 부산하다.연인들이 승용차에서 일을 치르는 탓이다.조명도를 높이고 등 수도 늘렸지만 속수무책이다. 하남시가 미사동 일대에 조성해 놓은 2만 5000여평 규모의 나무공원도 골치를 앓고 있다.아침이면 나무들 사이로 이들이 다녀간 흔적(?)이 여기저기 널려 있다.진입로 바리케이드도 무용지물이다. 광주시 남한산성 도립공원내 대형 주차장들도 가관이다.낮보다 밤에 주차 수요가 많다. 일부에서는 원룸이나 소형 오피스텔의 증가를 꼽기도 한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
  • [이영화가 볼만하대] 휴먼 스테인

    개인이건 집단이건 마찬가지로 어떤 흠을 갖고 있다.대개는 그것을 감추고 싶어하는데 그럴수록 흠은 늘어난다.그래서 삶은 늘어나는 흠이 그리는 포물선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것인지도 모른다.5일 개봉하는 ‘휴먼 스테인(The Human Stain)’은 제목처럼 그 ‘인간의 흠’을 다룬 영화이다. 영화 속에서 ‘흠’의 모습은 미국 사회나 개인을 통해 다양하게 나타난다.영화는 ‘흠’이 어떻게 한 인간의 평생을 누르고 있는 지를 잘 보여준다. 고전문학의 대가로 대학 학장까지 지낸 콜만 실크(앤서니 홉킨스)교수는 강의 도중에 한 사소한 말 실수가 빌미가 돼 ‘인종 차별주의자’로 낙인 찍히고 문제가 커지기 시작한다.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 사실에 충격을 받은 아내마저 죽는다. 평생 쌓아온 탑이 무너진 절망감에 그는 우연히 만난 젊고 매혹적인 여인 퍼니아(니콜 키드먼)에게 빠져든다.좌절감을 벗어나려는 듯 그는 대학 청소부인 그녀와 신분과 나이를 초월해 격정적 사랑에 휩싸인다. 영화는 상처 입은 두 영혼이 내면의 상처를 서로 달래가는 과정을 비춘다.콜만의 회상 신을 중간중간 끼워넣으면서 감춰둔 비밀을 하나씩 털어놓는데…. 이종수기자 vielee@
  • [데스크 시각] 평등은 만능이 아니다/염주영 편집국 부국장

    평등 추구가 오히려 불평등을 초래한 사례들이 적지 않다.통계청은 지난달 말 20대 취업자의 절반이 임시직이나 일용직으로 밀려나고 있다고 발표했다.노동운동이 왕성하고 양대 노조가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는 상황에서 왜 젊은 노동자들의 경제적 지위는 취약해지는 걸까.서울대는 얼마전 고교 평준화가 입시에서 부유층 자제들에게 더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실증적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평등한 교육기회를 제공하고자 도입했던 제도가 왜 정반대의 결과를 낳은 걸까.노동운동이나 고교평준화는 모두 평등 추구 성향이 강한데 불평등한 결과를 낳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다. 그런 사례는 또 있다.‘국민의 정부’를 지향한 김대중 정부 아래서 국민의 빈부격차는 권위주의 시대의 정부 때보다 더욱 커졌다.‘참여형 복지’를 내세운 노무현 정부에서도 빈부격차의 확대 추세는 크게 달라질 것 같지가 않다.이 점도 역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왜 이런 결과가 빚어지는가. 셰익스피어가 런던 교외에 있는 유명한 식당에 갔다.그가 들어서자 손님들이 모두 일어나 그에게 경의를 표했다.그러나 현관에서 청소를 하던 청년은 빗자루를 내려놓으면서 탄식을 했다.이를 본 셰익스피어가 물었다.“여보게,젊은이답지 않게 왜 탄식을 하고 그러나?” 그러자 청년은 말했다.“선생님이나 저나 똑같은 사람인데,선생님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저는 선생님의 발자국을 쓸어야 하는 청소부에 불과합니다.세상은 너무 불공평합니다.” 셰익스피어와 청소부의 일화는 평등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자신을 셰익스피어와 비교하며 불평등을 한탄하는 청소부.그가 생각하는 평등은 어떤 평등일까. 둘은 모두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천부인권을 갖고 태어났다는 점에서 ‘똑같은 사람’이며,평등한 존재이다.그러나 둘은 서로 다르다.관심 분야가 다르고 적성도 다르다.능력과 업적에 관해서는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요컨대 인권을 얘기할 때는 모두가 ‘똑같은 사람’이지만,개성과 개인차를 얘기할 때는 저마다 ‘서로 다른 사람’인 것이다.그런데도 우리는 개성과 개인차에 대해 너무 쉽게 평등의 잣대를 들이대고 있지 않은가. 사람은 누구나 평등하다.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를 부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그러나 이런 말을 즐겨 쓰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저마다 생각하는 평등의 개념이 크게 다른 것을 느끼곤 한다.평등이라는 언어의 그릇에 서로 다른 내용물을 담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고교평준화는 평등을 내세웠지만 결과는 가난한 집 자녀들에게 불평등을 강요하는 제도가 됐다.‘문민’‘국민’‘참여’ 등의 가치를 신봉하는 민주정부가 ‘성장 신화’를 추구한 비민주적 권위주의 정부보다 국민의 빈부격차를 확대시켰다.이런 변질의 바탕에는 ‘평등 만능주의’가 잠재해 있다.평등을 제대로 이해하고 제대로 추구하지 못한 결과다.개인의 관심·적성·능력·업적 등의 차이를 도외시하고 모든 것을 획일적 평등의 잣대로 재려 해선 안 된다. 사회가 평등해지려면 사회 구성원 모두가 진정한 평등과 사이비 평등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에 부합하는 평등의 개념은 ‘기회의 평등’을 보장하고 ‘결과의 차등’을 수용하는 것이다.‘결과의 평등’을 추구한 공산주의 실험은 실패했음을 기억하자.자신보다 셰익스피어를 환대하는 세상을 한탄하는 청소부의 어리석음을 더 이상 범하지 말자. 염주영 편집국 부국장 yeomjs@˝
  • [발언대] 기나 긴 파출소의 하룻밤

    초겨울 추위가 제법 살을 파고들던 며칠전 저녁,순찰지구대(파출소)안에는 가벼운 발걸음과 함께 박순경이 “오늘 저녁에도 꽤나 시끄럽겠구먼.”이라고 혼잣말하는 소리가 들려온다.출동장비를 챙겨 교대를 한 뒤 순찰차를 타고 어둠이 깔린 도시의 주택가로 출동한다. 우리가 맡은 구역의 골목골목을 돌며 대문 열린 집,불 꺼진 사무실,범죄우범지역을 부단히 순찰하고 있을 때 기다렸다는 듯이 112신고가 들어온다.‘학교 옆 공원에서 패싸움이 벌어졌다.’는 112지령센터 근무자의 다급한 무전이었다.급히 출동하니 현장에는 앳된 얼굴의 10대 여러명이 단지 “쳐다보았다는 이유”만으로 시비가 벌어져 한바탕 치고받은 상태였다.양쪽 모두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라 상대를 잡아먹을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싸움을 말리고 연행하려 하자 “내가 피해자인데 너희들 똑바로 처리해.”라며 행패를 부렸다.간신히 연행하여 사무실에서 조사하는 동안에도 그들은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다시 주먹다짐을 하려고 했다.또 경찰관이 말린다는 이유로 사무실 탁자·의자를 걷어차고 던지거나,경찰관 멱살을 잡고 “민중의 지팡이가 사람을 친다.”는 둥 난동을 부렸다. ‘이러한 행위를 하는 자들을 방치한다면 과연 질서를 잡을 수 있겠는가.공권력이 바로 서야 국민이 편한데….’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꾹 참고 이들을 경찰서로 이송했다.그 후에도 사건은 계속 들어왔다.새벽 2시 만취한 행인이 차도 중앙에서 지나가는 택시를 가로막아 택시기사와 멱살을 잡고 싸운 사건,남편이 아내를 폭행한 가정폭력 사건 등등을 처리했다. 길고 긴 하룻밤을 지내며 잠시 피곤함을 달래고자 사무실 밖으로 나오니 날이 이미 훤하게 밝아온다.도심의 새벽을 여는 청소부 아저씨,신문·우유배달원,새벽에 출근하는 아파트 경비아저씨들과 반갑게 인사한다.지난 밤에 있었던 쓰린 기억은 어느새 잊고,새벽에 만나는 정겨운 사람들에게서 다시 오늘 하루의 희망을 본다. 인천 중부경찰서 남부지구대 고승기 경사
  • “인생은 마라톤” 날마다 백발 날리며 力走/마라노토 CEO 민계식 현대중공업 사장

    세계 최대 조선소인 현대중공업 민계식(閔季植·61) 사장은 마라토너로도 유명하다. 새벽이나 점심,혹은 늦은 밤,흰 머리카락을 날리며 조선소 안 바닷가 방파제를 매일 10∼20㎞ 뛴다. 예순이 넘었지만 마라톤대회 42.195㎞ 풀코스를 한달 3번까지 참가해 완주한다.기록에 연연하지는 않지만 3시간 20분대를 넘기지 않는다. 그는 재계 최고경영자 가운데 가장 부지런한 사람으로 소문나 있다.그의 하루는 늘 시간이 모자라 수면은 3∼4시간.이르면 밤 11시,보통은 다음날 새벽 1시쯤에 퇴근한다.일주일에 이틀 정도는 회사에서 밤을 샌다.퇴근을 아무리 늦게해도 오전 6시에는 일어난다.그래야 40분뒤 아침회의시간에 맞출 수 있다. ●타고 난 달리기 꾼 별다른 놀이가 없던 해방직후 어린 시절,동네 친구들과 모여 달리기를 하며 놀았다.어른들은 재미삼아 사탕을 내걸고 자주 달리기 시합을 시켰다.시합때마다 2∼3살 많은 동네 형들을 제치고 1등을 했다. “부모님을 닮아 달리기 소질을 타고 났나 봅니다.” 6·25때 군에 입대해 의무감(준장)으로 제대한 그의 아버지는 경성제국대학 의과대학을 다닐 때 마라톤 선수를 했다.어머니는 숙명여고 농구선수였다. 8남매 가운데 민 사장을 포함해 남자 5형제는 모두 경기중·고와 서울대,여자 3자매는 경기여고와 이화여대를 졸업한 수재집안이다.그럼에도 그의 부모는 자식들이 게으름을 피울까 “너희들 같은 머리는 보통이고 흔하다.그런 머리로 남에게 뒤지지 않으려면 열심히 노력하는 수밖에 더 있겠니.”라며 늘 경각심을 주었다고 한다. ●국가대표 선수촌까지 들어가 그는 경기고에 진학한 뒤 고등학교 학도호국단 체육대회 마라톤 대회 때마다 단골 선수로 나갔다.당시 학교측은 전과목 평균 80점이 넘는 학생만 운동대회 출전을 허락했다.대학 1학년 때인 61년 마라톤 국가대표 선수 제의를 받았다.1년쯤 선수를 해 볼 생각에서 국가대표 선수촌에 들어갔으나 부모가 뒤늦게 이를 알고 찾아와 “공부를 안하고 뭐하고 있느냐.”며 야단을 치는 바람에 1주일 만에 나왔다.마라톤 국가대표 선수가 될 뻔 했다. 그해 9·28 서울수복기념 마라톤대회에 출전,에티오피아맨발의 마라토너 아베베와 함께 뛰어 2시간 23분 48초의 기록으로 7등을 했다.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그의 최고 기록이다. 민 사장은 경기고 졸업 후 육군사관학교에 진학했다가 4개월만에 자진 퇴교한 이력이 있다. “명예위원을 하라는 요구를 거절했다고 몇몇 선배들이 보이지 않게 불이익을 주는 것을 보고 이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육군참모총장을 지낸 도일규(都日圭) 예비역 대장(육사 20기)과 경기고 동기로 육사에도 같이 입학했었다. 4개월여 육사에 다녔기 때문에 그는 당시 병역제도에 따라 군제대를 인증 받을 수 있었으나 학군장교(ROTC) 3기로 입대해 맹호부대원으로 월남전까지 참전했다. ●미국 금속노조 평생 조합원 민 사장은 미국유학시절,막노동·백화점 청소부·깡통회사 근로자·트레일러 운전사 등 안해본 일이 없다. 69년 첫 아들이 체중 1.8㎏상태로 예정보다 일찍 태어나는 바람에 병원비가 많이 들었다.4년동안 학업을 중단하고 돈을 벌어 밀린 병원비를 갚았다. 트레일러 운전을 하기위해 부두 노동자로취업할 때 평생 조합비를 냈다.이 때문에 지금도 그는 미국 금속노조 조합원이다.4년마다 하는 조합장 선거때마다 투표하라고 연락이 온다. “5살때 에디슨 전기를 읽고 발명가가 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일찍부터 에디슨을 인생의 길잡이로 삼아 최고 기술인의 꿈을 키우고 이뤄냈다. 그는 기업이건 국가건 살아남으려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술개발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우에 근무할 당시 김우중 회장에게 사업 확장은 자제하고 특정분야에 집중해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철저한 애프터 서비스를 해야 한다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건의 했습니다.그러나 영업을 중시하는 경영인이었던 김 회장은 ‘기술은 사오면 되는데 왜 힘들게 개발하느냐? 당신도 영업으로 나서라.’며 영업을 강조했습니다.” 이런 사고차이 때문에 현대중공업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대우그룹이 문을 닫은 뒤 만났던 김 전회장이 “그때 자네 말을 들었어야 했는데….”라며 후회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고 한다. 민 사장의 기업경영철학은 인재를 중시하고 기업경영을 잘해 이익이 사회에 고루 돌아가게 하는 것이다.현대중공업이 9년 연속 무분규를 이어가고 있는 것에 대해 민 사장은 노사 모두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해마다 국내·외에 2편씩의 논문을 발표한다.지금까지 발표한 논문은 130여편.웬만한 대학교수를 앞지른다.국제발명특허 50여개,국내 발명특허는 200여개를 갖고 있다. 수면시간이 모자라고 회사에서 밤을 새는 게 짐작이 된다.대학교수로 오라는 권유가 더러 있었으나 자신의 손으로 개발, 설계한 제품이 만들어져 나오는 것을 보는 것이 좋아 현장에 남았다.취업난 때문에 유능한 기술인재들이 일할 곳을 찾지못해 노는 것을 보는 게 경영인의 한사람으로 안타깝다. ●풀코스만 130여차례 완주 민 사장은 현대중공업 마라톤 동우회(회원수 370여명) 명예회장이다.동우회는 점심시간이나 토요일 오후 회사안에서 달리기를 하고 매달 한차례 전지훈련을 하며 각종 마라톤 대회에 참가 한다.민 사장은 그동안 마라톤대회 풀코스만 130여차례 완주했다.한해 10차례 완주하려고 애쓴다. “참고 꾸준하게 달려야 하는 마라톤은 인생과 같습니다.다시 태어나도 기술인으로 마라톤을 좋아하며 살 것입니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
  • “통장은 거짓말 안하니까 무조건 저금”/저축의 날 훈장 받은 ‘따뜻한 짠순이’ 김재정 씨

    “그저 입에 풀칠하기 바빠 두 딸 데리고 앞만 보며 살았는데 이렇게 상까지 주시니 정말 감사할 따름이네요.” 28일 제40회 저축의 날 기념식에서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은 김재정(金在貞·62·서울 관악구 신림동)씨는 인터뷰 내내 쑥스러워했다.갖은 고난을 이기고 부지런히 저축을 하면서 자기보다 못한 사람들에게 정을 베푼 게 개인부문 최고상을 받은 이유.시상을 주관한 한국은행 관계자는 “저축한 액수보다는 성실성과 따뜻한 마음이 돋보였다.”고 말했다.관행에 따라 저축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대구에서 두 자매를 키우며 남부럽지 않게 살던 그에게 역경이 찾아온 것은 남편 사업이 실패한 1984년.급기야 그 해 남편은 충격을 못 견디고 중풍으로 쓰러졌다.고향 생활을 청산하고 서울로 올라와 식당종업원·간병인·파출부·청소부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했지만 치료비와 생활비를 대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끝내 남편은 89년 세상을 뜨고 말았다. “마음을 더 독하게 먹었지요.최소한의 생활비만 남기고 1만원 이상만 모이면 무조건 은행에 저축을 했습니다.” 현재 김씨의 통장은 8개다.어디서건 바로바로 예금을 하기 위해 여러 은행에 통장을 개설했다.한푼두푼 쌓인 정성은 2000년 소중한 결실을 낳았다.자신의 한식당을 차린 그날 대학생이던 두 딸과 밤새워 소리내어 울었다.식당을 내고나서 김씨는 동네 불우노인들을 위한 무료 식사대접을 시작했다.근처에서 일하는 딱한 외국인 근로자들에게도 남다른 정성을 쏟고 있다.이제 기반을 잡았으니 ‘짠순이’로 살았던 과거의 미안함을 조금이나마 갚기 위해서란다. 김태균기자 windsea@
  • 책꽂이

    ●세계의 언론학 교육(원우현·유일상 지음,삼영서관 펴냄) 미국을 비롯, 영국·캐나다·오스트레일리아·프랑스·독일·일본·중국 등의 언론학 교육 실태를 분석.국내에는 현재 약 100여개 4년제 대학에 신문방송학과 또는 그 유사학과가 개설돼 있다.신문방송학은 양적 팽창을 거듭해 ‘공룡학문’이 되고 있다.유학을 꿈꾸는 이들 또한 많다.학부 및 대학원의 저널리즘 교육 과정과 대학별 평가 순위 등을 실어 유학준비생들에게 특히 도움이 되도록 했다.1만 8000원. ●행복의 발견(히로 사치야 지음,이미령 옮김,대숲바람 펴냄) 300자도 채 되지 않는 ‘반야심경’은 한국 불자들에게 가장 친숙한 경전이다.절에서는 예불 때마다 독송되고 수행의 하나로 이뤄지는 사경도 ‘반야심경’을 가장 많이 한다.이 책은 불교의 대표적 경전인 ‘반야심경’을 88가지 주제로 나눠 에세이식으로 풀어쓴 것.‘반야심경’의 핵심사상인 ‘공(空)’의 철학은 선입관을 갖고 세상을 고정화된 시각으로 보지 않고 집착하기 말자는 것이다.9500원. ●빠빠라기(투이아비 지음,유혜자 옮김,동서고금 펴냄) 남태평양 사모아 제도의 작은 섬에 사는 투이아비 추장이 유럽을 방문한 뒤 자기가 목격한 문명세계를 비판한 연설문 형식의 글.한 예로 추장은 빠빠라기들이 ‘육신은 죄악’이라고 말하면서 온갖 도롱이들을 두르고 다닌다고 전한다.문명의 폐해를 원주민들에게 경고하기 위한 이 글은 독일인 선교사 에리히 쇼이어만이 1920년 문명 세계의 언어로 번역한 것.‘빠빠라기’는 사모아 제도의 원주민들이 백인들을 부르는 말이다.7500원. ●기이한 직업들(낸시 리카 쉬프 지음,김정미 옮김,문학세계사 펴냄) 미국 신시내티의 50년된 힐탑 실험실에선 겨드랑이,숨결,발,기저귀 악취 등을 감식하는 일이 매일 진행된다.방취효과를 연구하기 위해 악취를 맡아 1부터 10까지 단위를 매기는 것이다.이 직업의 이름은 ‘악취감식가(odor judge)’.또 스미소니언 자연사박물관엔 ‘공룡 뼈 먼지청소부(dinosaur duster)’가 있다.부드러운 깃털로 공룡 뼈를 절대 건드리지 않으며 먼지를 털어내야 하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직업이다.이 책에는이처럼 별난 직업들이 망라돼 있다.7200원. ●가둘 수 없는 영혼(팔덴 갸초 지음,정희재 옮김,꿈꾸는 돌 펴냄) 중국이 티베트를 점령한 후 티베트 사람들의 3분의 1이 죽었고,6000여개의 사원이 파괴당했다.15만명 이상의 승려들이 강제로 환속당하거나 감옥이나 노동수용소로 끌려갔다.한 때 숨어있는 이상향이라 불리던 티베트는 그렇게 파괴됐다.이 책은 중국치하의 티베트 참상을 30여년간 정치범으로 감옥에 갇혀 지낸 한 라마승의 입을 통해 낱낱이 고발한다.저자는 티베트 최장기수이자 고통받고 있는 티베트의 현실을 유엔에서 증언한 최초의 티베트인이다.9900원.
  • ‘환경 청소부’ 갯벌 생물의 생태/MBC 다큐 ‘갯벌, 그 후 10년’

    한밤,게들이 무리지어 민가의 담을 넘는다.음식찌꺼기를 찾아 월장한 도둑게들이다.도둑게는 바다와 육지를 오가며 생활한다.보통 때는 육지에서 지내다가 산란기인 7∼8월이면 바닷가로 나간다.그런데 바다와 육지의 중간지대인 갯벌위에 도로가 깔리면서 어미 도둑게들의 ‘원정출산’은 목숨을 건 모험이 돼버렸다.길을 건너다 비명횡사한 어미게의 뱃속에 몽글몽글한 알들이 가득하다.천신만고끝에 횡단에 성공한 어미게들은 바다에서 몸을 푼다.19일 오후 10시35분부터 전파를 타는 MBC 2부작 특집다큐멘터리 ‘갯벌,그후 10년’(연출 김현철)은 이처럼 갯벌 생물들의 생태에 카메라를 밀착시킴으로써 개발논리에 밀려 파괴되고 있는 갯벌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1994년 2월 방송돼 각종 상을 휩쓸었던 다큐 ‘갯벌은 살아있다’의 후속편이다. 갯벌은 수많은 생물체들의 삶의 터전이다.이들은 약육강식의 생존 법칙에 따라 잔인할 정도로 치열한 삶을 살아간다.갯우렁이가 민들조개의 단단한 껍질에 구멍을 내고 속살을 파먹는 장면이나 작은 체구의 민물도요새가 20초에 8마리의 지렁이를 잡아먹는 장면 등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대부분의 갯벌 생물은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역할을 한다.우리가 즐겨먹는 바지락은 1ℓ의 바닷물을 2시간만에 깨끗하게 하는 놀라운 능력을 갖고 있다.그뿐만 아니라 길이가 2m나 되는 숭어갯지렁이는 혈관내 이물질을 없애는 혈전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제작진은 지난 1∼3월 임진강 안면도 강화도 새만금 순천 등 대표적인 갯벌을 돌며 촬영에 정성을 쏟았다.특히 인하대 해양학과 교수진과 직접 갯벌 생물의 생태에 대한 구체적인 실험과 검증 과정을 거침으로써 시청자들의 이해를 도운 점이 돋보인다. 1부에서는 5000여년의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 갯벌의 특징과 생태를 살펴보고,2부에서는 하구갯벌인 새만금과 시화호를 집중조명한다. 김현철 프로듀서는 “무분별한 갯벌 매립은 자연생태뿐 아니라 자연과 더불어 사는 인간의 삶도 피폐해지게 한다.”면서 “그물을 던지던 어부들이 이젠 고물을 줍는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마음이 짠했다.”고 말했다. 이순녀기자 coral@
  • 책꽂이

    ●방각본 살인사건 상,하(김탁환 지음,황금가지 펴냄) ‘역사와 교양이 풍부하면서도 박진감이 넘치는 소설’에 도전하는 저자의 새 장편.박지원 홍대용 박제가 등 젊은 실학자들의 이야기를 담으려는 3부작 가운데 첫 작품.각권 8500원. ●산다는 것은(안톤 체호프 지음,남혜현 옮김,작가정신 펴냄) 국내 처음 소개되는 저자의 중편 두편을 묶었다.표제작은 노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결혼 3년’은 결혼을 통해 일탈을 꿈꾸는 이야기를 소재로 했다.9500원. ●현대시와 문화의식(문선영 지음,청동거울 펴냄) 부산대 국문학 박사인 저자의 평론집.문화비평을 잣대로 ‘문화시’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다양한 문화현상을 현대시가 어떻게 수용하고 있는가를 조명.13000원. ●중산리 요즘(강희근 지음,영언문화사 펴냄) 경상대 교수인 저자의 9번째 시집.이전의 서정성과 종교적 메시지를 아우른 작품집.평론가 송희복 교수는 “초기시보다 단아하고 서정적 품격을 유지한다.”고 평가.6000원. ●시간 위에 지은 집1,2(성낙주 지음,하경옥 그림,창조문화 펴냄) 소설가이자 미술사학자인 저자가 들려주는 문화재 이야기.석굴암,첨성대,석가탑·다보탑 등을 소설·작은 논문으로 동시에 풀이.각권 7500원. ●갈라파고스(커트 보네거트 지음,박웅희 옮김,아이필드 펴냄) 미국의 대표적 유머작가인 저자의 대표작.1986년 갈라파고스에 좌초한 인간들이 새 인류로 진화하는 과정을 통해 현대사회를 풍자.8000원. ●장자,임금을 베다(김신 지음,마음의고향 펴냄) ‘대학별곡’의 작가가 장자(莊子) 이야기를 소재로 세상사를 풀이.다양한 소재를 이용하여 CEO 등 현대사회의 기득권을 조롱.9600원. ●사슴벌레 소년의 사랑(이재민 지음,사계절 펴냄) 노동자·청소부·배달부·웨이터 등 다양한 직업을 전전하면서 작가의 꿈을 키워온 저자의 성장 소설.서정과 서사의 조화로 제1회 사계절문학상 우수상을 수상.7000원. ●짝사랑 1,2(히가시노 게이고 지음,이선희 옮김,창해 펴냄) 영화 ‘비밀’의 원작자의 새 장편.성 정체성으로 혼란을 겪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매개로 남자·여자,나아가 인간의 문제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각권 8500원. ●손끝에 우는 여자(정수화실 지음,청동거울 펴냄) 일본에서 고전무용가이며 아마추어 볼링선수로 활동하는 저자의 첫 장편.모녀의 삶을 소재로 여인의 사랑과 이별을 이야기한다.8000원.
  • 7일간 멋대로 세상 주무르라면…/오늘 개봉 ‘브루스 올마이티’

    “신이 있긴 있는 거야?”라고 하늘에 삿대질이나 해대는 투덜이 앞에 어느날 진짜 신이 나타나서는 “그래,그렇게 잘났으면 네가 한번 해봐라!”며 전권을 위임하고 사라져버린다면? 짐 캐리가 주연한 ‘브루스 올마이티’(Bruce Almighty·11일 개봉)는 정확히 이 설정에서 살을 붙여가는 팬터지 코미디다.짐 캐리의 역할은,메인앵커를 꿈꾸지만 별 볼일 없는 취재거리에 매달려야 하는 현실에 불만이 가득한 지방 방송국의 뉴스리포터 브루스. 사사건건 불만인 그가 제목처럼 ‘전지전능한’ 인간으로 둔갑하기까지 영화는 짐 캐리 특유의 원맨쇼에 시선을 고정시킨다.공석이 된 앵커자리가 손써볼 겨를도 없이 경쟁자의 몫으로 돌아가자,브루스는 또 모든 걸 신의 탓으로만 돌린다.정체불명의 남자로부터 ‘올 때까지 호출하겠다.’는 호출 메시지가 들어온 건 그때.건물청소부로 가장한 신(모건 프리먼)은 브루스에게 7일동안 맘대로 세상을 주물러보라며 권한을 넘기고 떠난다. 감독은 ‘에이스 벤추라’‘라이어 라이어’를 흥행시키며 짐 캐리와 명콤비를선언한 톰 세디악.얼굴 표정만으로도 배꼽을 쥐게 하는 짐 캐리에게 ‘전능’의 날개까지 달아줬으니 스크린은 논스톱 코미디로 왁자해질 수밖에.숟가락이 필요하다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입에서 스푼이 튀어나오고,지나가는 여자에게 회심의 미소를 짓는 순간 치마가 휙 들려올라가는가 하면,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밤하늘의 달을 끌어다 창문 가까이에 붙들어매는 등 브루스 스스로도 놀라는 엉뚱한 상황들에 폭소탄이 잇따라 터진다. 매사에 불평인 브루스와는 대조적으로 언제나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이해심 많은 여자친구 그레이스 역에는 제니퍼 애니스턴. 황수정기자
  • 쓰레기 대신 돈만 싹쓸이 / 청소용역 ‘악취’

    행정관청이 해야 할 청소를 대행하는 청소 용역업체들이 정작 청소는 뒷전이다.직영 지역보다 청소가 더 부실하다는 비판이 비등하다. 예컨대 단독주택이 몰려있는 경기도 용인시 김량장동과 기흥읍 일대는 쓰레기가 제 때 치워지지 않아 주택가 이면도로 공터나 놀이터 주변 등이 쓰레기더미로 몸살을 앓고 있다.용역업체들이 쓰레기를 수거하지 않는 일요일엔 전국이 쓰레기대란을 겪고 있다. ●선정땐 황금알… 권리금만 10억 이모(49·용인시 김량장동)씨는 “규격봉투를 사용하지 않은 쓰레기는 수거하지 않는 경우가 잦고,한두 개씩 모이기 시작하면 쓰레기더미로 변하기 일쑤”라며 “관할 행정기관에 연락해도 용역업체가 담당한다는 이유로 좀처럼 소식이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청소 불량사태는 지난 90년대 중반부터 일선 자치단체들이 쓰레기처리를 효율적으로 한다며 대거 용역으로 전환하면서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왜 이런 부작용이 생길까.청소용역업체들이 이를 돈되는 사업 아이템의 하나로 인식해,주민을 위한 청소 서비스는 뒷전으로 돌리고 용역사업을 권리금 확보 등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소용역 사업 공고만 나면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는 데서도 이를 엿볼 수 있다.용인시가 최근 신도시 지역을 담당할 3개 쓰레기처리 용역업체 모집공고를 내자 무려 145개 업체가 신청,48.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성남시가 지난 95년 5개 용역업체를 모집하자 120여개 업체가 몰려왔다. ●일부선 특정업체 수십년간 독점 이는 지방자치단체에 의해 용역업체로 선정되면 투자금액에 비해 수익이 높고 인구나 가구수에 비례해 청소물량을 배정받게 돼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선정 업체들은 단독의 경우 가구당 한 달 4600원,공동주택은 2600원씩 받아 업체에 따라 월 평균 6000만∼1억 5000만원의 현금을 꼬박꼬박 챙길 수 있다.지출은 미화원들의 월급과 차량유지비 정도여서 감가상각비 등의 비용을 제외하고도 한 달에 최소 1000여만원의 순익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다.게다가 불황을 타지 않아 업계에서는 ‘땅짚고 헤엄치는 장사’로 통한다. 이 때문에 용역업체로 선정되기만 하면 회사규모와 수익에 따라 권리금이 적게는 3억원,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은 10억원씩 붙어 거래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귀띔이다.자연 청소는 뒷전이 되고 만다는 것. ●당국 감시소홀… 주민 쓰레기 몸살 배정물량을 둘러싸고 업체간 신경전을 벌이기도 한다.경기도 안산시는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자 지난 2001년 청소용역업체 11곳을 새로 선정했다.그러나 기존 2개 업체가 강하게 반발하자 시는 새로 선정된 업체에 1년이 다되도록 쓰레기를 처리할 동(洞)을 배정하지 않아 문제가 되기도 했다.시는 신규 선정 업체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결국 이들의 요구를 수용,22개 동을 13개 업체에 고루 나눠주었다. 광주광역시 5개 구는 73년부터 6개 업체가 청소용역계약을 맺은 뒤 지금까지 독점해오고 있다.각 구는 입찰경쟁 공고를 낸 적이 없어 다른 업체가 경쟁을 위해 끼어들 기회조차 없애버린 셈이다. 용역업체에 대한 지자체의 감시도 형식에 그쳐 청소불량 등을 이유로 허가가 취소되는 경우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것도 청소부실을 부추기는 이유로 꼽힌다.이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는 돈만 들이고 쓰레기 처리는 지자체가 직영할 때보다 오히려 못하다는 주민들의 불만이 팽배해 있다.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일정 기간마다 업체의 청소상태를 주민들이 평가해 행정관청이 재계약토록 하는 제도의 도입 등 제도개선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수원 윤상돈·안산 김학준기자 yoonsang@
  • “41년전 실종 아버지가 북파공작원 전사자속에…”/ “정부 생사알고도 안 알려줘” 유족 통곡

    “41년 만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을 확인했습니다.속을 태운 세월이 서러워 보상해 달라고 오열했지만 정부는 기다리라고만 합니다.” 1962년 실종된 북파공작원 김종섭(당시 39세)씨의 큰딸 영자(47·인천 남구 주안4동)씨는 9일 새벽 잠을 이루지 못하고 청와대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언젠가 돌아오시겠지.”라며 기다린 것이 41년째.그러나 지난달 24일에야 비로소 아버지의 사망사실을 공식 확인할 수 있었다. 그동안 ‘설마 기록이 남아 있겠느냐.’며 정부측에 확인조차 하지 않았던 큰딸은 ‘혹시나’하는 마음에 지난달 경기 성남시 청계산 자락의 ‘북파공작원 충혼탑’을 찾았다.2001년 세워진 탑 지하창고에는 7723명의 전사자 명단이 보관돼 있었다.큰딸은 선명하게 적힌 아버지의 이름을 발견하고 그 자리에서 실신하고 말았다. 그는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가 북파공작원 전사자 명단에 들어있는 것을 보고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면서 “버젓이 자료가 있는데도 그동안 가족에게 생사조차 알려주지 않은 정부가 원망스럽다.”고 통곡했다. 어머니 지금애(72)씨는 남편의 사망 사실을 전해 듣고 고개를 떨궜다.실낱 같은 기대감에 제사도 지내지 않은 지씨는 “그해 여름 남편은 보름만 기다리면 집에 온다는 말만 남기고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면서 “기다리다 지쳐 네살짜리 막내를 들쳐업고 집 근처 군부대를 찾았다가 욕설을 듣고 몽둥이로 두들겨 맞았다.”고 몸서리쳤다. 남편의 ‘실종’을 슬퍼할 겨를도 없이 끼니 걱정 때문에 인하대에 취직한 지씨는 평생을 청소부로 일하며 1남2녀를 키워냈다.지씨는 “뒤늦게 남편의 죽음을 확인하고 관련 자료를 정부에 제출했다.”면서 “하루 빨리 보상이라도 받아야 죽은 남편의 원한이 풀릴 것”이라고 울먹였다. 하지만 정부는 68년 이후 파견된 공작원부터 보상한다는 방침이어서 지씨와 자녀들은 다시 한번 고통을 받고 있다.큰딸은 “충효를 근본으로 삼는 나라가 조국을 위해 몸을 바친 사람을 외면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지난 97년 음주운전 승용차에 치여 오른손과 발이 마비된 아들(50)을 돌보기 위해 하루 8시간씩 청소부로 일하고 월급 48만원을 받는 지씨는 남편과 찍은 흑백 사진을 쓸어내리며 눈물을 쏟아냈다. 박지연기자 anne02@
  • 된장 독소 없애는 ‘5德 먹거리´

    수수하면서도 깊은 맛을 내는 된장.우리의 대표적인 전통 식품 된장이 건강 먹거리로 나날이 각광받고 있다. ‘밭에서 나는 쇠고기’ 콩을 주 원료로 한 발효 식품 된장은 예로부터 우리의 가장 친숙한 먹거리다.영영가가 좋을 뿐만 아니라 각종 요리에 거의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조미료로서의 역할도 많이 하기 때문이다. ●삼국시대 이전부터 먹어 계명대 김일두 교수는 “우리 민족은 된장을 삼국시대나 그 이전부터 먹어 온 것으로 추정된다.”며 “중국의 삼국지 위지 동이전을 보면 ‘고구려에서는 장양(藏釀·장 담그기와 술 담그기)을 잘한다.’는 기록이 나타나고,삼국사기에는 신문왕 3년(683년)에 폐백 품목으로 장이 나와 당시 중요한 먹거리였음을 드러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된장에는 5가지의 덕이 있는 것으로 예찬받아 왔다.단심(丹心·다른 맛과 섞여도 제맛을 잃지 않음)·항심(恒心·오랫동안 상하지 않음)·불심(佛心·비린 냄새를 제거함)·선심(善心·매운 맛을 부드럽게 함)·화심(和心·다른 음식과도 조화를 이룸)이 있는 것으로곧잘 비유된다. ●젊은층 냄새 때문에 기피하기도 요즘 신세대 젊은이들은 된장이 발효하면서 나는 독특한 냄새 때문에 기피하기도 한다. 하지만 된장에는 몸에 좋은 효모와 생리활성물질 등이 많이 들어 있다는 것이 학자들의 공통된 최근 연구 결과이다.그 결과 된장은 건강식과 장수식품 목록에 빠지지 않는다. ●몸에 좋은 효모·생리활성물질 풍부 김용판씨는 ‘내 건강 비법’이란 책에서 “된장 100g에는 약 1000억 마리의 유익한 효소가 있으며,이 효소가 몸 속의 독소를 제거하는 ‘강력한 청소부’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청국장 전도사로 유명한 호서대 생물정보학과 김한복 교수는 “된장에 있는 아르기닌이란 아미노산과 레시틴은 비아그라와 같은 작용을 해 남성의 힘을 강화시켜 준다.”고 말했다. 된장은 같은 콩 발효 식품인 청국장과는 다르다.된장은 소금을 사용하며 담그는 기간이 1년 이상 걸리는 반면 청국장은 소금을 쓰지 않으며 2∼3일 안에 발효할 수 있는 속성 장이다.또한 된장의 맛은 짜면서 은근하지만 청국장은 질박하면서 거칠다.냄새는 청국장이 더 강하다. 김 교수는 “청국장의 발효 균주는 바실러스균 하나이지만 된장에는 이를 포함해 아스퍼질러스라는 곰팡이와 효모 등 미생물이 무척 다양하다.”고 밝혔다. 따라서 된장을 생으로 먹으면 미생물과 효소를 그대로 살려서 먹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그는 된장을 생으로 먹을 땐 “큰술 하나 정도를 유리컵의 물에 풀어 먹으면 적당하다.”고 밝혔다. ●메주 고르는 법 집에서 된장을 담그기 위해 메주를 살 땐 곰팡이 색깔이 흰색이거나 노란색이 좋다.파란색이나 검은색 곰팡이가 난 것은 썩거나 바람이 든 것으로 장맛이 떨어진다. 된장 찌개를 끓일 때 된장의 절반은 처음부터 재료와 함께 넣어 팔팔 끓인 다음 나머지 된장은 불을 끄고 잠시 식힌 뒤 풀어 넣는 것이 좋다.이렇게 찌개를 끓이면 된장의 풍미도 즐기면서 된장속의 미생물과 효소도 살아있는 채로 먹을 수 있다. 된장의 우수성이 알려졌지만 아파트나 연립주택 등에서는 메주를 만들어 된장을 담그기가 곤란하다. 따라서 각 시·도의 농업기술센터에서 전통방식으로담근 된장을 구입하면 편리하다.또는 인터넷 검색엔진에서 ‘된장’을 치면 배달까지 해 주는 업체가 많다. 이기철기자 chuli@
  • MSN 만우절이벤트 ‘유쾌한 거짓말´

    “부시와 후세인이 이복형제라는 것이 CIA를 통해 밝혀지면서 두 사람의 극적인 화해로 전쟁이 끝났다는 소식입니다.” 이 뉴스(?)는 사실이 아니다.4월1일 만우절을 앞두고 인터넷 포털 사이트 MSN(www.msn.co.kr)이 공모한 ‘유쾌한 거짓말’ 출품작 가운데 하나다. ●응모작 32% ‘이라크 침공’ 관련 응모작 1228건 가운데 32%인 398편이 미국의 이라크 침공과 관련된 글이었다.부시 미 대통령의 침략성을 비꼬거나 무고한 생명을 앗아가는 전쟁이 평화적으로 종식되기를 소망하는 내용이 많았다. 한 네티즌은 부시에게 “전 세계인이 당신을 사랑한다.”는 연애편지 형태의 글로 현실을 풍자했다. 네티즌 장정아씨는 “힘없이 죽어간 아이들에게 사죄한다고 부시가 전세계 언론에 눈물로 호소했다.”는 소식을 전했고,‘전역 두달전’ 이라는 네티즌은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아들들로 이라크에 파병할 특수부대를 구성했다.”는 뼈있는 거짓말을 올렸다. ●“부시 알고보니 외계인” 엽기적 내용도 엽기적인 거짓말도 눈에 띄었다.“부시 부자,알고 보니지구를 멸망시키려는 외계인 첩자”라는 영화 패러디성 글과 “부시가 후세인에 사랑 고백,알고 보니 이번 전쟁은 후세인을 향한 자신의 사랑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부시가 충동적으로 일으킨 것” 등 엽기 사연이 줄을 이었다. 이밖에 “한국,세계 최초로 실업률 0% 달성”,“대구지하철 밑에서 타임머신 발견,참사 막기 위해 사고 이전으로 시간여행 결정”,“정부,내달 중 신용불량자 전원 특별사면 단행”,“한반도,땅덩이가 점점 커지는 이상증후군 발생”,“800억원 로또 당첨된 청소부,당첨금 전액 사회에 기부”“김정일,평화적 통일 제안” 등 경기회복과 국력신장,통일 등 개인적인 바람을 담은 내용이 속속 올랐다. MSN측은 “잇따른 대형 참사와 전쟁,경기침체 등 우울한 뉴스들로 의기소침해져 있는 네티즌들에게 악의 없는 거짓말로 유쾌한 웃음을 주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유영규기자
  • 노사문제 다룬 연극 무대 올리는 강경식 前경제부총리 / 노사관계도 연극제작도 “잘해봅시다”

    강경식 전 경제부총리가 연극을 만든다? 정통 관료 출신에다 국회의원(14·15대)을 지낸 그의 연극제작 얘기는 뜬금없다.연극 제목이나 주제도 그가 걸어온 길과는 거리가 멀다.연극 타이틀은 ‘잘해봅시다’.노사관계가 주제다.요즈음 그를 만나려면 서울 명륜동의 한 연극연습장을 찾으면 된다.이곳에서 그는 연극배우들의 연습장면을 지켜보면서 이런 저런 얘기도 나눈다. 60대 후반의 ‘늦깎이’ 연극제작자의 모습이 아직은 낯설게 느껴진다.연극연습장에서 강 전 부총리를 만나 느닷없이 연극을 만들게 된 사연을 물어봤다. ●경제관료·정치인·재계인사에서 연극제작자로 지금 맡고 있는 자리는 동부금융그룹 고문,국가경영전략연구원 이사장으로 실물·거시경제 연구에 몸담고 있다.이제는 경력에 연극제작자를 보태야 할 것 같다는 말에 싫지 않은 듯 웃었다.연극제작 아이디어부터 연극배우 선정,시나리오 줄거리 모두가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 연극제작은 3년전 청소년 경제교육을 하겠다는 생각이 계기가 됐다.14대에서 함께 국회의원을 지냈던 탤런트 최불암씨,박은희 인천시립극단 예술감독을 만나 연극제작 가능성을 타진했다.미국에 가서 청소년 전문교육기관인 카플란 센터도 둘러봤다.청소년범죄와 마약교육 프로그램은 있지만 경제교육프로그램은 어디에도 없었다.경제교육 연극이 황무지라는 사실을 그때서야 체감했다. 그가 만난 공연기획사 MOA측도 처음에는 “다루기 힘든 소재”라면서 망설였다.고향(경북 풍기) 후배인 최승부 전 노동부 차관의 자문을 구했고,30여년 경력의 베테랑 배우 전원주씨는 “취지가 좋다.”며 흔쾌히 승낙했다.강 전 부총리는 “연극을 준비하면서 불현듯 대학시절 연극을 했던 기억을 떠올리게 됐다.그러고 보니 내가 연극과 인연이 영 없었던 게 아니다.”고 말했다.겨울방학 때 고향에 내려가 친구들과 연극 ‘원술랑’을 공연해 막걸리를 마셨던 기억이 난다고 회고했다. ●노사문제는 경제의 핵심 단체교섭을 앞둔 한 중소기업 경영진은 어느날 자판기를 들여다 놓는다.사원복지를 위한다는 명분에서다.자판기 앞에서 직원들은 의견도 자주 교환하지만,여직원들의 할일은 그만큼 줄어든다.청소부의 일은 늘어나지만 자판기 앞은 유언비어의 온상이 된다.유언비어들은 공장이전과 회사매각을 놓고 경영진·노조·사원 사이에 커다란 갈등으로 확대된다는 게 연극의 내용이다. 하지만 연극의 결론이 미리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게 특징이다.연극 도중에 관객들이 직접 참여해서 정하도록 돼 있다.경제교육 연극인 탓이다.그래서 연극 타이틀도 노사협상 자리에서 노사대표가 만나면 가장 먼저 하는 의례적인 말인 ‘잘해봅시다’에서 따왔다.강 전 부총리는 “노사는 대립관계가 아니고 회사가 도산하면 생존권이 사라지는 같은 이해관계에 있다.”면서 “경영진과 노조가 손을 잡고 함께 연극을 보러 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작가 안정희씨에게 재미있어야 하고,노사 어느 편도 들지 말 것이며,관객이 생각하게 만들도록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는 세 가지를 당부했다.하지만 그가 가장 신경을 쓰는 대목은 연극 마케팅이다.연극을 준비하면서 차츰 자신감을 갖게 됐지만 흥행은 여전한 걱정거리다.경영자총연합회 등의 경제단체를찾아 표를 팔아달라고 할 참이다.연극은 8일부터 12일까지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다. ●IMF 졸업장은 없다 강 전 부총리가 연극계에 입문했다고 경제질문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경제가 위기라는데요….”라며 넌지시 물어봤다.“에이,이 자리에서는 연극얘기만 해야지.”라고 웃으며 손사래를 치던 그는 잠시 뜸을 들인 뒤 자신의 경제관을 술술 풀었다.연극 얘기를 할 때는 부드럽던 목소리가 점차 커졌고,웃음도 뜸해졌다. “우리 경제의 최대현안이 노동시장의 유연성”이라며 “노사정책은 미국식의 해고방식과 온정주의 방식의 두가지가 있는데 노무현 정부는 온정주의쪽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처음에는 불안감을 주지만 미국식 해고방식이 결국 일자리를 늘리는 데 효과적이라는 결론은 이미 났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정책방향을 잘 모른다고 한다.”며 “5년전에 DJ(김대중 대통령)가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는 정리해고에 대한 외신기자의 질문에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고 그때부터 외국인들의 돈이 빠져 나가기 시작했다.그런데 지금이 그때와 비슷하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경제정책의 중심은 김진표 경제부총리가 돼야 하는 데도 김 부총리가 법인세 인하를 얘기하면 ‘보이지 않는 손’이 끌어내리는 것 같다고 했다.이런 부분을 서둘러 클리어(분명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라크 전쟁과 북한 핵문제는 경제적으로 어찌 해볼 수 없는 문제지만 구조개혁과 노사문제는 슬기롭게 해결할 여지가 있다는 얘기다.외환위기의 ‘불명예’를 안고 있는 그는 “IMF를 졸업했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아니다.”고 평가했다.지난해 기업의 실적이 좋아졌다고 했지만 97년의 환율과 금리를 감안하면 오히려 적자를 봤다는 것이다.구조조정으로 생산성이 높아진 게 아니라 금리와 환율효과 탓에 부풀려진 데 불과하고,기업구조조정을 한참 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행들은 외환위기 전에는 기업들에 ‘묻지마’ 대출을 하다가 이제는 가계로 대상만 바꿨을 뿐이라고 지적했다.그는 “이런 것들을 빨리 챙기지 않으면 큰 일날 것”이라며 공기업 구조개혁도 제대로 된 게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박정현기자 jhpark@
  • 대구지하철 참사, 사망자 왜 많았나

    이번 사건은 대구지하철공사의 안전관리 소홀과 전동차 기관사와 지하철 지령실의 늑장 대처로 큰 피해를 냈다.특히 사고객차의 화재 사실을 인지,운전실이나 자체 중앙통제센터로 알려주는 화재 감지장치가 아예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피해 왜 컸나 사망자들은 대부분 전동차에서 발생한 유독가스에 질식돼 숨졌다.목격자들은 단 3∼4분만에 유독가스가 지하철 구내를 가득 메웠다고 말했다.전동차의 실내 장판과 천장판이 섬유강화 플라스틱(FRP),바닥이 염화비닐,의자가 폴리우레탄폼을 원료로 만들어져 불이 붙으면서 유독가스를 내뿜었기 때문이다. 승객들이 전동차의 문을 수동으로 여는 방법을 몰랐던 것도 또 하나의 요인이다.수동 레버는 의자 밑에 있지만 승객들은 거의 알지 못했고 허둥대다 변을 당했다. 1079호(안심행) 사고 전동차에 난 불은 때마침 맞은편에 달려오다 중앙로역으로 들어온 1080호(진천행) 전동차에 옮겨 붙어 사상자가 크게 늘어났다.시민들은 중앙로역에 불이 난 1079호가 정차해 있는데도 1080호가 진입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1080호의 진입만 막았어도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는 것.화재 발생 후 4분이나 여유가 있었는데 종합사령실에서 운행을 정지시키지 못한 것이다. 1080호는 1079호에 불이 난 것을 보고도 역을 통과하지 못했다.1080호가 통과하지 못한 것은 전기가 차단돼 운행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종합사령실은 9시57분에 전기를 끊었다고 밝혔다.지하철공사 전력사령실은 1분후에 1080호 전동차를 통과시키기 위해 전력 재공급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고 밝혔다.종합사령실과 전동차의 무선 통화도 두절됐다.결국 전동차 기관사는 정확한 상황을 파악할 수 없어 뒤늦게 문을 열고 대피방송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1080호 승객 황모(40·여)씨는 “전동차가 사고현장에 도착했을 때 유독가스로 캄캄했다.”면서 “문이 열린 뒤 몇 초 사이에 닫혔다가 ‘곧 출발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오고 5분여 후에 다시 문이 열리고 하차하라는 안내방송이 나왔다.”고 말했다.5분 동안 지령실과 기관사가 늑장대처하는 바람에 승객들은 어둠 속에서 갈팡질팡하다 유독가스에 질식해 쓰러진 것으로 추정된다.일부 승객들과 목격자들은 화재 발생후 중앙로 역사에는 긴급경보는 울렸지만 대피하라는 안내방송은 없었다고 주장했다.이와 함께 대구지하철에는 정전사태 등에 대비해 비상발전시스템이 설치돼 있었지만 전혀 가동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스프링클러도 없었다.전동차와 플랫폼은 전기시설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할 수 없다고 지하철공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재난 무방비 지하철 서울,부산,대구,인천에 있는 지하철은 그동안 다른 교통수단보다 사고가 적어 재난에는 무방비 상태였다. 역사 내에는 자동화재탐지장치와 스프링클러,천장을 따라 유독가스가 퍼지는 것을 막는 제연경계벽,전기가 나가더라도 자동으로 켜지는 비상등 등의 방재시설이 설치돼 있지만 지하철 객차 내에는 이같은 시설이 전혀 없고 객차당 2개씩 비치된 휴대용 소화기가 고작이었다. 사고객차에는 화재 감지장치가 설치되지 않았으며 지하철 전동차내 화재 감지장치 설치에 관한 규정 자체가 없었다.화재 감지장치 시스템만설치됐더라도 기관사와 승객들이 서둘러 초기 대응을 할 수 있어 대형 참사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사고객차는 ㈜로템이 지난 93년 발주처인 대구시 지하철건설본부와 계약을 체결,96∼97년 제작해 대구시 지하철 공사에 납품했다. 특별취재반 ◆방화범 김대한 18일 엄청난 사상자를 낸 대구지하철 방화사건의 범인 김대한(56)씨는 중풍과 우울증 등 신병을 비관해 오다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사건 직후 병원으로 옮겨진 김씨는 팔과 다리에 화상을 입고,호흡상태가 좋지 않아 이날 밤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경찰은 김씨가 2001년 4월 오른쪽 상·하반신 불편으로 지체장애 2급 판정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김씨는 6년전부터 개인택시를 운전해오다 뇌졸중으로 운전을 그만두었으며,지난 99년부터 우울증과 실어증으로 병원 치료를 받아왔다.경찰은 김씨가 한방병원에서 뇌졸중 치료를 받은 뒤 의료 사고로 신체 마비증세가 일어난 것으로 판단하고 이후 가족에게 “병원에 불을 지르겠다.”는 말을 수시로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특히 경찰은 “김씨가 복용하던 정신분열증 치료약 자이프렉사의 가격이 지난해 중순 인상된 이후 김씨가 이 약을 복용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아내(청소부)와 아들(회사원)·딸(학원 강사) 등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아들(27)은 경찰에서 “아버지가 지난해 8월 대구시 K정신과의원에서 우울증 치료를 받았다.”면서 “뇌졸중을 치료하지 못한 M한방병원에 불을 지르겠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말했다.김씨는 언론에 지하철 관련 사건·사고가 보도되면 “지하철에 뛰어들어 죽어 버리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씨는 사건 직후 병원으로 옮겨지는 도중 경찰에게 “집 근처 가게에서 시너를 샀다.”고 진술했다. 특별취재반
  • [마당] 어느 노동자의 죽음

    눈을 떠보니 알몸이었다.병원 창문 너머로 여름에 지칠대로 지친 미루나무 잎이 달랑거렸다.80년대가 저물어 가는 초가을,충청도 아주 작은 도시의 병원 침대에서 사내는 깨어났다.멀리서 기차 지나가는 소리가 들려왔다.타는 갈증이 숨쉴 때마다 쇳소리를 냈다.간호사들은 절대 안정을 외치며 물을 주지 않았다.무심한 햇볕은 커튼 주름 사이로 눈부시게 쏟아져 내렸다.노을은 아주 천천히 이 도시의 저녁을 물들이면서 잦아들리라. 또 이렇게 살아났구나,사내는 한숨을 쉬고 조금씩 손가락을 움직여 보았다.사내는 그 전에도 몇 번 자살을 기도한 적이 있었다.손을 움직일 때마다 생살을 바늘로 찌르는 고통은 있었지만,미세하게 떨리면서 손가락이 까딱거리는 게 분명히 보였다.흐음,퇴원하면 굶지는 않겠군,잘 하면 글도 쓸 수 있겠는 걸,눈물처럼 떨어지는 포도당 주사액을 물끄러미 올려다 보았다.살아 있다는 게 이렇게 고마울 수가,하마터면 감격에 겨워 고함이라도 칠 뻔했다.어제 밤까지만 해도 사내는 역 앞 제법 규모가 큰 레스토랑의 지배인이었다.말이지배인이지 청소부였다.술상무였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사내는 수 많은 직업을 전전했다.시골에서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초등학교를 겨우 졸업하고 난 뒤,무작정 도시로 나와 사람이 할 수 있는 일과,사람으로 태어나 차마 할 수 없는 일까지 두루두루 겪으면서 살아왔다.온몸으로,밑바닥을 쓸고 닦으면서 살아온 것이다.그래도 그는 끈질기게 살아 남았다.적어도 그 때까지는,시골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부모와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자신과 비슷한 처지로 밑바닥을 전전하는 형제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무엇보다도 야학에서 처음 알게 된 문학이 있었기에 더욱 그랬다.사내의 꿈은 시인이 되는 것이었다.아수라 진흙탕에 빠져 있는 사람도 희망이 있다면 세상은 한번 살만한 것 아닌가 하며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그러나 세상은 녹녹지 않았다.낮에 일하고 밤에 공부하면서 야간 검정고시를 거쳐 군대에 갔다오는 동안,사내의 사정은 극도로 나빠졌다.번듯한 직업이 없으면서도 문학에 대한 열망은 더욱더 깊어졌기 때문이다.시만 있다면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르고 일을 하지 않아도 죄책감이 없었으며 동전 한 닢 없어도 세상에 둘도 없는 부자가 된 느낌이었다.그 사이에 늙은 부모는 차례차례 세상을 떠나고 형제들은 등을 돌렸으며 가까이 있던 친구들은 인연을 끊어버렸다. 70년대는 식당에서, 80년대는 공장과 건설 현장에서 죽어라 일을 하면서도 시인의 꿈을 키운 사내는 점점 난쟁이가 되어갔다.폐인이 되어갔다.천신만고 끝에 살아남은 사람들이 90년대를 보내고 새로운 세기를 맞이했지만 짐승의 시간은 계속 이어졌다. 새해를 맞이하는 설렘으로 우왕좌왕할 때 한 노동자가 목숨을 끊었다.그에게는 사랑하는 두 딸과 아내가 있었다.쉰이 넘을 때까지 가족과 동료,올바른 세상을 위해 온몸을 다해 일한 진짜 노동자였다.왜 그는 목숨을 끊을 정도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가? 희망이 없을 때 세상은 살만한 가치가 없어지는 것이다. 맨 먼저,그를 거기까지 몰고 간 회사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두 번째는 속절없이 자본주의에 투항해,아무 고민 없이 흥청망청 먹고 마시고 배설하는 우리들이 책임져야 한다.우리 모두가 그의 죽음을 통해 잘못을 바로잡고 그의 삶을 증거하고 기록할 때만,짐승이 아닌 사람으로 거듭 태어나는 것이다. 유 용 주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