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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에서 가장 어린 청소부’ 中네티즌 감동

    중국에 ‘세계에서 가장 어린 청소부’가 나타나 네티즌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중국 광둥(廣東)성 둥관(东莞)시 시내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길거리를 쓸고 있는 한 어린아이를 만날 수 있다. 5살 난 천중웨이(陳忠偉)군은 이미 시내에서 유명인사다. 자그마한 몸집에 커다란 쓰레기 바구니를 짊어지고 키를 훌쩍 넘는 빗자루를 손에 든 천군은 언제나 주변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다. 천군의 할머니 웨위팡(岳玉芳)은 일간지 광저우르바오(廣州日報)와의 인터뷰에서 “내 손자가 몸이 아픈 날 나를 대신해 일을 하고 있다.”며 “아이의 부모는 모두 직장생활이 바빠 아이를 돌볼 틈이 없어 나와 생활한다.”고 밝혔다. 이어 “처음에는 따라다니기만 하더니 언젠가부터 자신이 바구니를 짊어지고 다니기 시작했다.” 며 “어린아이에게 너무 힘든 일인 것 같아 말리고 싶지만 생활이 어려워…”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천군의 사연을 접한 한 네티즌(61.143.*.*)은 “아이의 밝은 표정이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한다.”고 적었고 또 다른 네티즌(61.144.*.*)은 “어린아이가 무거운 병들을 지고 다닐 생각을 하니 너무 불쌍하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또 “중국의 복지제도에 문제가 있다.”(59.38.*.*)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는 어린 아이들에 대한 보호가 필요하다.”(222.187.*.*)고 지적하는 댓글도 있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대한이, 민국씨’ 어떤 영화

    공형진·최성국의 ‘덤앤더머’ 영화.‘대한이, 민국씨’(제작 퍼니필름)는 코미디계의 양대 산맥, 두 배우의 캐스팅 만으로도 이렇게 오해할 소지가 다분하다.‘아무 생각없이 웃는 코미디’. 그러나 ‘대한이, 민국씨’는 큰 욕심 부리지 않으면서 웃다 찡하게 마무리하는 에피소드로 짜여진 소품이다. 고아원에서 함께 자란 대한이(최성국), 민국이(공형진)는 파출소를 제집 드나들듯 한다. 멀쩡한 도로에 횡단보도를 그려놓지 않나 버스 정류장을 엉뚱한 곳에 옮겨놓지 않나. 그래놓고 파출소에서 한다는 소리가 이렇다.“파출소가 이사가면 되잖아.” 그런 둘에게도 꿈이 있다. 대한이는 지원이(최정원)와 결혼하는 것, 민국이는 택시기사, 권투선수, 빌딩 유리창 청소부 등…. 눈에 보이는 직업은 다다. 어느날 미용실에서 군인의 머리를 깎아주던 지원이가 “대한민국 일등 신랑감은 군인”이라고 하자 초등학교도 못 나온 대한이는 결심한다. 군대에 가기로. 과장된 억지 코미디는 덜고 상황과 대사로 웃기는 영화는 ‘진정한 바보는 누구인지’‘내게 정말 소중한 사람은 누구인지’하는 물음을 향해 도르르 굴러간다.15세 이상 관람가.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16일 TV 하이라이트]

    ●TV책을 말하다(KBS1 밤 12시35분) 해외 유명작가들의 작품이 발간과 동시에 번역돼 들어올 만큼 한국은 세계최고의 번역서 시장이 됐다. 그런데 우리문학은 왜 그렇게 세계인과 함께 나눌 수가 없을까. 외국인이지만 누구보다 한국문학을 사랑하며, 그 고유한 가치와 문학성을 세계에 알리고자 노력해 온 원어민 번역가들을 만나본다.   ●60분-부모(EBS 오전 10시) 18개월 학선이는 한눈에 보기에도 또래 아이들보다 체구가 한참이나 작다. 잘 먹지 않아서인데, 그래서 그런지 노는 데 있어서도 의욕도 없고 늘 기운이 없어 보여 엄마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키와 몸무게가 늘지 않는 학선이의 사례를 통해 영유아 체중과 신장, 머리 둘레 재는 법 등 성장과 발달에 대해 알아본다.   ●클로즈업(YTN 낮 12시35분) 모두가 어려웠던 1998년, 국민들에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준 선수. 골프계의 신데렐라로 떠오르며 대한민국을 넘어 미국 LPGA 투어를 평정한 박세리 선수. 지난해 아시아인 최초로, 그것도 서른살의 최연소 나이로 당당히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박세리와 기분좋은 이야기를 나눠본다.   ●뉴하트(MBC 오후 9시55분) 청소부 아저씨의 아들은 강국에게 환자의 목소리를 원래대로 해놓고 통장도 도로 채워놓으라고 소리치며 행패를 부린다. 강국은 병원에 실려 온 족발집 할머니의 상태를 점검하며 수간호사 복길과 내과의사들에게 신경 써달라 부탁한다. 할머니는 갑자기 혈압이 떨어지고, 복길의 정확한 판단으로 위기를 넘긴다.   ●쾌도 홍길동(KBS2 오후 9시55분) 살인자라는 누명을 쓰고 관군들에게 쫓기던 길동은 결백을 밝히려 특재 패거리를 죽인 놈들을 찾아 다니게 된다. 이녹은 쫓기는 길동을 만나기 위해 묘안을 짜내고, 길동이 살인자가 아님을 굳게 믿는다. 한편, 이녹은 칼을 맞아 다친 창휘의 상처를 지혈해주고 간호하지만, 창휘는 이녹에게 칼을 겨눈다.   ●뉴스추적(SBS 오후 11시5분) 지난해 12월25일, 최요삼 복서가 경기 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숨졌다. 시합 도중 머리를 부딪치는 버팅이 유난히 많았고, 수차례 눈을 찡그리는 등의 전조 증세가 있었다는데…. 최요삼 선수의 사망 원인과 문제점을 추적하고, 여러 가지 실험과 후유증 사례를 통해 권투경기의 안전성 문제를 짚어본다.
  • 밤이 깊은 고궁에서 자알하는 짓이냐

    밤이 깊은 고궁에서 자알하는 짓이냐

    5월이 오면 싱숭 생숭 특히 젊은이들은 봄바람에 들뜨기 마련. 그래서 이맘때가 되면 풍속 단속경찰관의 수를 늘려야 할판. 언제부터 인지 춘정(春情)을 발산하는 장소로 고궁(古宮)의 밤이 이용되고 있는데 고궁 경비원들의눈에 비친 춘심백태(春心百態)를 엮어 보면-. “비원·덕수궁이 참 좋아요” 소풍객 거의 반은「아베크」 벚꽃이 만발하는 3월중순부터 고궁이나 명소를 찾는 상춘객의 수는 서울의 경우만도 하루에 몇십만명. 제철을 만난 고궁은 이때부터 공개시간을 밤 10시까지로 연장, 톡톡이 재미를 보고 있는데, 고궁을 찾는 많은 사람중「아베크」족이 3분의1 정도로 차지하고 있다니 이들「아베크」족이 문화재관리국 살림에 기여하는 바 자못 크다는 얘기다. 『그런데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아베크」족들은 구경하기위해 고궁을 찾는게 아니라 은밀한 산책을 위해 이곳을 찾는다는 것입니다』 창경원 식물원의 최상호(崔相昊)씨의 얘기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식물원이나 동물원 근방엔 되도록 피하려는게 이들「아베크」족들의 공통된 심리라고. 『창경원엔「데이트」하는 젊은이들이 많지않은 편입니다. 시골에서 모처럼 서울구경 온 사람과 어린이들의 성화에 못이겨 찾아오는 사람외엔 별로 없어요』 서울 생활 30년에 창경원이 어디 붙어 있는지도 모른다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는 말을 상기시키며 하는 얘기다. 창경원은 대중적이어서 모처럼「데이트」를 즐기려는 젊은 사람들은 즐겨 찾지않는다고. 『뭐니 뭐니해도 젊은이들의「데이트」장소로 이용되기는 비원과 덕수궁이 제일일겁니다 』 서울의 고궁경비원 경력 8년이 된다는 비원 수위장 하동근(河東根)씨의 말인데, 하씨의 경험에 의하면 덕수궁과 비원은 20대와 30대의「아베크」족이 수위를 차지하고 종묘와 경복궁은 주로 10대가 즐겨 이용하더라고. 또하나 재미있는 일은 20대, 30대는 주로 연인을 동반하고 들어오는 반면 10대는 현지「헌팅」하는 예가 많다는 얘기. 마치 여관이나 안방처럼 불빛이 비쳐도 사랑에만 고궁의 공개시간을 밤 10시까지로 잡고 있지만 대개의 경우 밤 9시면 관람객은 다 빠져나가기 마련, 그런데 여기 경비원들이 골치를 싸매는 사태는 이때부터 벌어진다고. 창경원의 경우엔 주로 술취한 40대쯤의 남성이 세상 모르고 코를 골며 잠을 자고있어 이런 취객 색출이 주임무가 되지만 담 하나 건너 비원에서는 밤이 깊어가는 줄모르고 달콤한 밀어를 속삭이는 연인들 색출작전이 경비원들의 가장 큰 골칫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저희 비원의 경우 하루 아무리 적게 잡아도 2백쌍의 그렇고 그런 사이의 짝짜꿍들이 들어오는데 이 양반들 도통 시간 가는줄을 몰라요…』 대개 이 연인들은 상오보다 하오에 들어와「엔조이」하기에 바쁜데, 개중에는 경비원들이 비추는「플래시」불빛도 느끼지 못할정도로 오직 사랑에 도취된 선남 선녀가 수두룩하다는 얘기. 『물론 연애 하는것도 좋지만 우리 경비원들의 입장도 좀 생각해줘야 할텐데 이거 밤새는 줄도 모르고들 있으니…』 그래서 얼마전부터는 작전을 바꾸어 휴대용「마이크」를 들고 잠좀 자게해 달라고 애걸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비원의 한 경비원은 울상이다.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 백이면 백이 다 사람눈에 잘띄지 않는 으슥한 수풀속을 택하기 때문에 문을 닫기위해 이들을 색출해야하는 경비원들의 노고는 이루 말 할수 없을 정도라고. 『고궁을 마치 자기집 안방이나 아니면 여관 정도로 생각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이제 날이 좀 더 더워지면 별의별 사태가 다 벌어 집니다』 작년 여름 이곳 비원의 수위장 하씨가 경험한 예 한토막. 『대낮 2시쯤 이었을 겁니다. 수위실로 신고가 들어왔어요. 사람들의 왕래가 빈번한 길 바로 옆 풀숲에서 남녀가 대담하게도 뒹굴고 있다지 뭡니까. 뛰어가보니, 나참… 헛 기침을 하며 다가서도 약간 술기가 있는 이 친구 일에만 열중하고 있더란 말입니다…』 달려들어 잡아 끌수도 없고 난처하기 이루 말할 수 없더라고. “「키스」쯤이야” 청소부들 잔류품(殘留品)엔 질색 대낮에도 이러는 판이니 어두운 한밤중까지 붙어 앉아있는「데이트」족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으리라는건 뻔한 일이 아니냐는 말투다. 이 말을 뒷받침하는 청소부의 얘기를 들어보자. 『새벽 한 5시께면 청소를 하게 되는데 쓰다버린 고무제품이 수두룩 해요. 간혹 돈이라도 떨어져있으면 좋으련만 아침부터 재수없게 고무제품만 주워들게 되니 나참…』 올해 나이 50이 된다는이 청소부는 씁쓸하게 웃는다. 비원의 경우 한여름일 경우 아침마다 쓸어 버리는 이 고무제품이 평균 30개가 넘을 정도라니 고궁을 정사장소로 이용하는 빈도수를 짐작할 수 있을 듯. 『요새 중고등학생들 깜찍하기 이루 말할수 없어요. 교복을 입은채 대낮에 술이 취해 비틀대는 일이 없나, 같은 또래의 여학생을 낚는데 천재적인 소질을 발휘하는데는…아뭏든 세상은 많이 변했어요』 들어 올땐 생판 모르던 이 남녀 학생들이 말 한마디로 어울려「고고」춤을 신나게 추는것 까지는 애교로 보아준다고 하겠지만, 간혹 뽀뽀까지도 공공연하게 하는 대담한 친구까지 있더라고 종묘의 어느 경비원은 한심한 표정. 『가만히 보면 성(性)문제는 확실히 계절과 관계가 있는것 같아요. 겨울엔 주로 조용히 팔짱을 끼고 걷는가 하면 기껏해야「키스」정도인데 이거 날이 무더워지기 시작하면 행동적으로 나온다 이겁니다』 하기야 한겨울 알몸이 되어야하는 대담한 정사는 어려울거라는 주석을 달기까지 하는 덕수궁 한 경비원은 이제 수풀이 우거질 한 여륾이 오면 금년에도이곳을 이용하려는 연인들이 많아질거라고. 『요새 여자들도 상당히 대담해졌어요』 남자야 그럴수 있다고 하겠지만 여기에 응하는 여자들을 보면 한심해요. 이제는「키스」하는것 쯤은 하도 보아와서 아무렇지도 않을 정도로 면역이 되었다는게 경비원들의 공통된 대답. 사랑도 좋지만 민족의 얼이 서린 고궁에서의 지나친 행동만은 제발 삼가해 달라고 한 문화재관리국 직원은 들뜨기 쉬운 계절을 맞아 간곡하게 당부하고 있었다. [선데이서울 71년 5월 9일호 제4권 18호 통권 제 135호]
  • 인디밴드 ‘두 번째달 바드’의 아일랜드 음악여행

    인디밴드 ‘두 번째달 바드’의 아일랜드 음악여행

    아일랜드 인디 밴드의 음악영화 ‘원스’가 화제다. 지난 9월28일 개봉한 이 작은 영화는 두 달간 장기 상영 중이다. 독립영화로는 최다 관객인 16만명이 몰렸고 극장 수도 처음 2개로 시작해 16개관으로 늘렸다. 반전도, 스펙터클도, 스타도 없는 이 영화가 뜨고 있는 이유는 정직하다. 가난한 음악인들의 조건 없는 열정, 순수함과 진실성 있는 음악의 힘 때문이다. 그런데 ‘원스’의 개봉 한 달 전, 국내 음악인들도 아일랜드의 거리에서 연주했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을 다큐멘터리에 담아왔다. 아일랜드 정통음악을 선보이는 인디 밴드 ‘두 번째달 바드’의 두 번째 아일랜드 여행이었다.‘바드(bard)’는 켈트족의 말로 방랑시인이다. 지난 8월, 아일랜드의 밤바람은 매서웠다. 아일랜드 정통음악 축제를 보러 나선 길. 여행은 8월 9일부터 27일까지,19일간의 단꿈이었다. 이름도 낯선 도시 7∼8군데를 돌았다. 처음 이틀은 가져간 돈으로 충당했다. 이후는 버스킹(길거리 연주)과 현장 음반 판매로 번 돈으로 살았다.7월에 낸 새 앨범 200장을 팔았다. 매일 하루에 서너번씩 공연했다. 비가 오면 비를 피해 펍으로 들어갔다. 펍에서는 돈 대신 공짜 기네스를 양껏 얻어 마셨다. 작년에는 ‘두 번째달’ 멤버인 김현보(35)씨와 박혜리(27)씨만 떠났다. 이번에는 지난 1월 새로 결성한 ‘바드’의 멤버 김정환(27), 김진영(27), 박정민(29)씨도 함께했다. 카메라도 따라붙었다. 내년 개봉할 ‘귀신 이야기’의 음악감독으로 있던 김현보씨가 감독을 꼬드겼다. 아일랜드에 가는데 ‘동영상’ 좀 찍어달라고. 그래서 임진평(39) 감독과 김요환 프로듀서(33)가 합류했다. 이들은 60분짜리 테이프 30개에 담아온 음악과 바드, 아일랜드를 62분으로 압축했다. “작년에 전통음악을 듣고 싶어 페스티벌에 갔는데 거창한 멋이 아니라 소박한 멋이 있었어요. 그곳 사람들은 ‘리빙 트레디션(살아있는 전통)’이라고 하더라고요. 우리는 전통이라는 게 다 죽었잖아요. 그래서 이런 음악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 다시 갔어요.‘원스’의 첫장면에 나오는 거리에서도 연주했죠.”(현보)돈이 다 떨어져 경찰서에서 노숙을 하면 동네 사람들이 손짓했다.“우리집에서 자고 가라.”고.“처음엔 무서워서 안 따라갔는데 이젠 그 맘을 알고 가서 자고 그래요. 상인들도 달라요. 인사동 같은 데서는 가게 앞에서 연주하면 잡상인 취급하곤 하는데 거기는 연주하면 고맙다고 하더라고요.”(혜리) ‘바드’는 범켈트족 음악축제인 월드 플라에서 경쟁 부문 3위도 따냈다.“사실 4,5등이 훨씬 잘했어요. 그런데 한국 사람들은 처음 보니까 상을 준 것 같아요. 일본만 해도 아일랜드 음악을 하는 그룹이 많거든요.”(현보) 작년 툴레모에서는 1만 5000명이 사는 도시에 25만명이 몰렸다.‘바드’ 일행에게 그 광경은 충격이었다. 발에 밟히는 게 음악인이고 몇 천 명이 같은 곡을 한꺼번에 연주하는 광경도 펼쳐졌다. 택시 아저씨도, 청소부 아저씨도 ‘연주자’였다. 아일랜드 사람들은 한국 밴드의 아일랜드 음악 연주를 어떻게 들었을까.“저희 공연을 보고 있던 어떤 여자분은 노래를 듣다 갑자기 울더라고요. 며칠 전에 아빠가 돌아가셨다고요. 그러면서 엄마가 이 노래를 들으면 좋아할 것 같다고 CD를 사갔어요.”(혜리) 임 감독은 아일랜드에 호기심이 많았다. 원래 아일랜드 영화를 좋아한데다 미국인인 매형의 고향이 아일랜드였기 때문이다.“처음에는 소박하게 시작했어요. 그런데 이왕 가는 거니 제대로 찍자 해서 판이 커진 거죠.” 내년 개봉할 영화 ‘귀신 이야기’의 감독이자 탁재훈 주연의 영화 ‘어린 왕자’의 각본을 맡은 임 감독은 내내 자신을 ‘상업영화 하는 사람’이라고 구분지었다. “처음에 아일랜드에 간다고 했을 때 사실 우리는 상업영화 하는 사람이니까 스폰서를 받아볼까 했어요. 그런데 현보가 싫다고 하더라고요. 밴드는 음악하는 과정의 하나로 가는 건데 자금을 받게 되면 우리도 뭘 요구해야 되고 스스로도 부담이 되니까요. 우리가 카메라를 들이대는 것도 부담을 느끼더라고요. 그곳 사람들한테 뭘 하러 온 것처럼 보일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희가 이번에 함께 간 건 밴드와 다큐 작업 사이의 ‘절충’인 것 같아요.” “‘원스’에 나오는 인디밴드처럼 가난한 건 선택을 해서 사는 거예요. 어떤 예술인들은 우리가 이거 하니까 나라에서 돈을 줘야 한다고 하는데 그건 말이 안 돼요. 그것까지 선택이 됐어야죠.”(현보) “한국영화가 늘 심각하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이번에 바드를 따라가면서 다른 걸 느낄 수 있었어요. 몇십억 들어가는 상업영화라 해서 잘 되는 거 아니잖아요. 바드는 음반도 직접 만들고 유통까지 해요. 지금 같으면 그런 방식이 더 맞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큐도 그렇게 만든 거죠.”(진평) 음반업계가 줄초상인 이 시점.‘바드’는 올해 호황이란다.1집은 2만장이 넘게 팔렸고 공연에서만 파는 이번 앨범은 1000장 찍었는데 다 나갔다.10월 감행한 전국 투어도 멤머당 45만원씩이나(?) 수익을 남겼다고 혜리씨는 어린애처럼 좋아했다. 내년에도 앙코르 공연을 하고 앨범도 낼 생각이다. 다큐멘터리의 이름은 ‘두 개의 눈을 가진 아일랜드’. 바드를 통해서 본 아일랜드, 음악을 통해서 본 아일랜드, 일상을 통해서 본 아일랜드라는 복합적인 의미를 담았다.24일 인천에 있는 영화공간 주안에서 상영회도 갖는다.“바드의 음악과 더불어 펍에 가든 축제에 가든 늘 기본적으로 그곳의 음악이 배경으로 깔려 있어요.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다큐로 받아들여주면 좋을 것 같네요.”(요환) “아일랜드 하면 ‘기네스’라고 하지만 그건 아무것도 아니에요. 리빙 트레디션이 진짜죠.”(현보) “몇년 전까지 충무로에선 음악영화는 안 된다고 했어요. 그러나 그 속설이 맞는 게 아니라 제대로 된 음악영화를 본 적이 없었던 거죠. 이번 다큐는 소박하게 하고 싶은 얘기를 담았어요. 그만큼의 가치만 인정받으면 몇십억짜리 영화 한 것보다 마음으로는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극장에서의 화질은 원스보다 우리가 더 좋아요.(웃음)”(진평)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아름다운 화장실 가꾸기] (3) 여자가 男화장실 청소해야 하나요

    [아름다운 화장실 가꾸기] (3) 여자가 男화장실 청소해야 하나요

    마음 편히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고 있던 신모씨. 그의 발 밑으로 대걸레가 불쑥 들어온다.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보니 대걸레의 주인은 청소하는 아주머니가 아닌가.“앗 깜짝이야. 아주머니, 여긴 남자화장실이라고요.” ●48.6%“여자보다 남자화장실 관리가 어려워” 남자라면 한 번쯤 이런 민망한 상황을 겪어봤을 것이다. 많은 남자들이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청소부 아주머니(이하 여성 관리인)를 피해 조심조심 일을 봐야 하는 불편함을 겪고 있다. 그러나 여성 관리인들도 나름의 애환이 있다. 화장실 청소에다가 남자들의 곱지 않은 시선까지 참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라고 남자 화장실에 들어가고 싶겠어요? 우리도 여자인데 부끄럽고 창피하지만 내 직업이니 어쩔 수 없이 들어가는 거죠.” 2007년 문화관광부가 화장실 관리인 2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48.6%가 “여자 화장실보다 남자 화장실을 관리하는 게 더 어렵다.”고 답했다.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남성 관리인보다 여성 관리인이 훨씬 많다는 데에 있다. 서울 지역 공중화장실의 청소부의 남녀 비율은 약 7대3 정도로 여자가 훨씬 많다. 상대적으로 남자보다 여자의 인건비가 저렴하기 때문이다. ●“청소안내판세우기 캠페인 정착을” 이를 해결할 방법은 없는 걸까. 일본의 경우 사전예고제를 실시한다. 화장실 입구에 ‘지금부터 여성 관리인이 화장실을 청소하겠습니다.’라는 안내문을 세워두는 것. 여성 관리인이 불쑥 나타나 민망한 일이 생기지도 않고 관리인 입장에서도 청소할 시간을 충분히 보장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도 화장실문화시민연대가 청소안내판세우기 캠페인을 시작한다. 서울 지역을 시작으로 전국 16개 시·도에서 우선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시민연대 표혜령 대표는 “사소한 표현의 문화가 이용자나 관리인 모두를 편하게 해줄 수 있다.”면서 “특히 이 캠페인은 여성 관리인이 직업인으로서의 자긍심을 갖게 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조금만 신경을 쓰면 이용자와 관리인이 모두 편리한 화장실을 만들 수 있다. 뚜껑 있는 작은 휴지통을 하나씩 두면 이용자는 냄새가 없는 쾌적한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고 관리인의 입장에서도 청소가 편해진다. 표 대표는 “화장실 개선 사업이 지금까지 관리에 중점을 두었다면 이제는 모두의 의식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책꽂이]

    ●그노시스(미타 마사히로 지음, 다른세상 펴냄) 역사 속에서 과학과 종교가 이어온 독특한 관계의 흐름을 읽으며, 그에 얽힌 비밀스러운 이야기들을 풀어간다. 그노시스는 인식을 뜻하는 그리스어로, 생각하는 것을 금기시한 가톨릭의 억압에 맞서 비밀스러운 신의 영역에 접근하고자 했던 과학자들의 유일한 도구였다. 원제 ‘다 빈치의 수수께끼, 뉴턴의 기적’.9500원.●나대로 간다(이홍우 지음, 동아일보사 펴냄) 시사만화가인 저자가 5공화국에서 참여정부에 이르기까지 풍자성 짙은 ‘작품만화’를 그리며 느낀 단상을 묶었다. 저자는 “시사만화의 도식인 기승전결에서 벗어나 새로운 느낌을 주기 위해 부단한 형식실험을 거듭했다.”고 회고한다.1만 2000원.●우리 고전을 찾아서(임형택 지음, 한길사 펴냄) ‘백사집’,‘열하일기’,‘매천야록’,‘진명집’,‘한남집’…. 익숙한 책에서부터 이름조차 낯선 우리 고전을 소개한다. 일정한 시대에 국한하지 않고 고려 말에서 20세기 초에 걸친 고전을 다루었다. 이미 알고 있거나, 미처 몰랐던 우리 고전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2만 6000원.●조선 500년 신통방통 고사통(조성린 지음, 동서문화사 펴냄) 지은이는 현재 종로구청의 주민생활지원국장으로, 조선왕조의 사회사를 다루어 ‘종로저널’에 연재했던 글을 묶었다. 역사 드라마를 통해 일반적으로 잘못 알려진 역사적 사실을 바로잡고, 오해하기 쉬운 역사용어와 잘못 사용되는 생활용어들을 풀었다. 공무원답게 조선시대의 행정제도도 조명했다.2만원.●독버섯 이야기(조덕현 지음, 양문 펴냄) 버섯은 숲속의 요정이라고 불리고, 신의 식품이나 불로장수의 영약으로 추앙받는다. 죽은 동식물의 사체를 환원시키는 자연의 청소부이기도 하다. 하지만 종종 접하는 독버섯의 중독사고 때문에 막연한 두려움도 있다. 평생 버섯만 연구한 지은이는 이 책으로 독버섯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바로잡고자 했다.1만 3000원.●쿠바, 잔혹의 역사 매혹의 문화(천샤오추에 지음, 양성희 옮김, 북돋움 펴냄) 잔혹한 역사 속에서도 매혹의 문화를 만들어낸 쿠바의 모든 것을 담았다. 우리가 잘 몰랐던 쿠바의 특별한 역사와 문화, 그리고 쿠바를 사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모든 여행자들이 꿈꾸는 나라 쿠바의 다양한 면모를 다양한 그림자료와 사진자료로 만날 수 있다.1만 1000원.●급진적 진화(조엘 가로 지음, 임지원 옮김, 지식의숲 펴냄) 과학기술의 발전이 인간이라는 종(種) 자체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었다.‘워싱턴 포스트’ 기자인 지은이는 첨단 테크놀로지 분야의 전문가들을 취재해 최근 각광받는 생명공학, 나노기술, 로봇공학, 정보기술이 인간에게 적용될 때 찾아올 미래를 흥미진진하게 그려냈다.2만 5000원.●조선의 베스트셀러(이민희 지음, 프로네시스 펴냄) 임진왜란 이후 조선 사회에 불기 시작한 소설 열풍과 이에 편승해 돈을 받고 소설을 대여하던 세책업자들의 이야기를 엄밀한 학문적 탐구와 상상력으로 재구성했다. 사대부가의 여성과 하층민이 주로 찾았던 소설은 당시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주류문화의 배척 속에서도 그 깊이와 폭을 넓혀 갔다.9000원.●아빠와 딸이 여행을 하며 고전을 이야기하다(정인화·정다훈·정다영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50대 아빠와 20대의 두 딸이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중년의 삶과 청년의 삶을 탐구하고 비전을 찾고자 동서양의 고전을 읽고 토론했다. 생기발랄한 막내 딸 다영이, 깊은 정신세계로 무장한 첫째 딸 다훈이, 해박한 지식에 실천력을 겸비한 아빠가 주인공이다.1만 3000원.
  • 인간 없는 세상/앨런 와이즈먼 지음

    2일 뒤:뉴욕의 지하철역과 통로에 물이 들어차 통행이 불가능해진다. 1년 뒤:무전 송수신탑의 경고등이 꺼지고, 고압전선에 전류가 차단된다. 3년 뒤:도시의 따뜻한 환경에 살던 바퀴벌레들은 멸종된다. 100년 뒤:코끼리의 개체수가 스무배로 늘어난다. 300년 뒤:흙이 차오르면서 세계 곳곳의 댐들이 무너지기 시작한다. 500년 뒤:플라스틱은 여전히 멀쩡하다. 50억년 뒤:죽어가는 태양이 내행성들을 감싸면서 지구는 불타 버린다. 이상은 구약성경에서 창조주가 인류와 천지만물을 만드는 7일간의 일지와 정반대로 인간이 지구상에서 사라지면 어떻게 될지를 가상한 시나리오다. 이처럼 기발하면서도 끔찍한 생각을 과학적으로 풀어나간 이는 미국 애리조나대 국제 저널리즘 교수인 앨런 와이즈먼. 그는 한국의 비무장지대를 비롯해 폴란드-벨로루시 국경의 원시림, 체르노빌, 미크로네시아, 아프리카, 아마존, 북극 등 지구 곳곳을 발로 누비며 ‘인간 없는 세상(이한중 옮김·랜덤하우스코리아 펴냄)’을 썼다. 인간이 사라진 바로 다음날, 자연은 집 청소부터 하기 시작한다. 우리가 살던 집은 아마도 50년, 길어야 100년이면 주저앉을 것이다. 인간이 없어지면 가장 먼저 혜택을 보는 것은 모기다. 다양한 맛을 즐길 줄 아는 미식가인 모기는 살충제가 사라지고, 고향인 습지가 복원되면서 포유류, 파충류, 새의 피뿐 아니라 꽃의 꿀까지 빨아 먹으며 번성할 것이다. 인간이 없어서 슬퍼할 존재는 우리를 주식으로 해 살도록 진화된 ‘페디쿨루수 후마누스 카피티스’와 ‘페디쿨루수 후마누스 후마누스’다. 전자는 이, 후자는 진드기다. 200여종의 박테리아도 인간을 자기네 집이라 부른다. 수백마리의 작은 포도상구균이 우리 피부 어느 곳에나 살며, 겨드랑이와 가랑이와 발가락 사이에는 더 많이 산다. 대부분 유전적으로 인간한테서만 잘살 수 있도록 진화했기 때문에 우리가 없어지면 그들도 사라질 것이다. 와이즈먼은 환경운동연합팀과 함께 길이 241㎞에 폭 4㎞의 한국 비무장지대(DMZ)도 방문했다. 인간이 사라지자, 한때 동족이 원수가 돼 싸우던 지옥은 오갈 데 없는 생물들이 가득한 곳으로 변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위험천만하던 곳이 사라질 뻔했던 야생동물들의 피난처가 된 것이다. 반달가슴곰, 스라소니, 사향노루, 고라니, 담비, 멸종 위기의 산양, 거의 사라졌던 아무르표범이 매우 제한된 이곳의 환경에 의지해 산다. 만일 비무장지대의 남과 북이 모두 인간 없는 세상으로 변한다면, 이들은 다른 곳으로 퍼져 수를 늘리고 번성할 수 있을 것이다. 과학자들의 국제연맹 단체 DMZ포럼의 공동 창립자인 하버드대 생물학자 E O 윌슨은 “한국에 게티즈버그와 요세미티를 합친 것 같은 곳이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지뢰를 제거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들겠지만, 관광 수입은 한층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DMZ가 “한국 사람들이 가장 아끼는 유산이자 전세계의 모범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인간의 수는 세계적으로 나흘마다 100만명씩 늘고 있다. 우리가 없어도 지구는 계속 남는다. 하지만 지구가 없다면 인간은 존재할 수 없다.50억년 뒤면 파괴될 지구라지만, 그 영겁의 세월 동안 인간이 지구에게 주는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지혜를 이 책은 생생하게 전한다.2만 3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대중독재’ 어떻게 벗어날까

    나치의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에서 생존한 사람들은 누구인가. 프리모 레비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기록 ‘이것이 인간인가’(1947)에서 “몰인정하고 단호하며 비인간적인 사람들이 살아남았다.” 고 ‘증언’한다. 프리모 레비는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았지만 결국 자살을 선택한 유대계 이탈리아 작가이다.●비정한 인간들이 홀로코스트서 생존 생존자들은 먼저 친위대의 선택을 받아 수용소의 관리직에 오른 사람들로 ‘특권층’으로 분류될 수 있는 요리사나 의사, 간호부, 야간 경비병, 막사 청소부, 화장실 관리자, 세면실 관리자 등이다. 특별히 레비의 흥미를 끈 것은 유대인 특권층이었는데, 그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했고, 또 그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더욱 더 폭력적이고 잔인하게 행동했기 때문이다. 또 ‘경쟁자’에 대한 동정심이나 체면을 버리고 모든 존엄성, 모든 양심을 던져버린 야수처럼 혹독한 상황에서 생존 본능에 의지해야 했던 사람들도 살아남았다. 레비가 기억하는 아우슈비츠의 프랑스 출신 유대인 앙리는 생존에 도움이 될 만한 기회가 오면 마치 창세기의 악마처럼 냉혹하고 쌀쌀한 모습으로 갑옷을 온 몸에 두른 채 모든 이의 적이 되어 비정할 정도로 교활하고 이기적인 인간이 되었다.레비는 전쟁이 끝난 뒤 “앙리가 지금 살아 있다는 것을 알지만,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다.”고 잘라말했다고 한다. ‘대중독재3’(임지현·김용우 엮음, 비교역사문화연구소 기획)은 ‘일상의 욕망과 미망’이라는 부제처럼 일상의 문제의식을 대중독재 연구에 투영해보려는 의도에서 기획된 것이다. 대중독재(大衆獨裁)란 독재체제의 유지를 위해 대중이 어떻게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어떤 동원의 메커니즘이 작동되었는지를 포착하기 위하여 고안된 개념. 임지현 한양대 교수가 주도한 연구팀에 의해 2002년 고안된 뒤 이미 백과사전에 실릴 만큼 일반적인 개념으로 정착되어가고 있다. 그동안의 연구 성과는 2004년 대중독재의 개념을 제시한 ‘대중독재1-강제와 동의 사이에서’와 2005년 독재가 대중의 동의와 열광을 이끌어낸 종교화·신비화의 양상을 분석한 ‘대중독재2-정치 종교와 헤게모니’로 묶였다. 세번째 성과에 해당하는 ‘대중독재3’은 레비가 지적한 ‘살아남은 자’처럼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이분법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대중의 모순된 일상에 대한 이해 없이는 대중독재의 양상을 제대로 살피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의 결과이다.●평범한 시민들이 독재체제 유지에 기여 또 하나의 사례로, 히틀러의 나치 독재 체제를 유지하는 데 게슈타포(비밀경찰)가 결정적 기여를 했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1939년 말 현재 게슈타포 요원은 7000명 정도에 불과했다. 게슈타포가 조사한 사건은 자체적인 사찰로 밝혀진 것이 아니라 대부분이 ‘평범한 독일인’들의 ‘자발적인 고발’에 의존했다. 평범한 독일인들은 자신들의 의도와 관계없이 나치 테러에 필수적인 기여를 했고, 결과적으로 나치독일은 경찰국가가 아니라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실질적인 자경사회(自警社會)였다는 것이다. 그 결과, 이제 나치즘의 경우 나치를 지지하는 광범위한 사회정치적 동의가 존재했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역사가는 거의 없게 되었다. 임지현 교수는 “강고한 것으로 보이는 대중독재의 헤게모니에 균열을 내고 출구를 찾는 지름길은 정치적 올바름에 따른 규범적 이해가 아니라 대중독재 체제를 살아내야 했던 사람들의 ‘꾸불꾸불한’ 일상, 모순되고 복합적인 삶이라는 현실에 대한 정직한 이해”라면서 “이 책은 완결이 아니라 시작을 의미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대중독재3’의 집필에는 임지현 교수와 김용우 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 연구교수, 권형진 건국대 교수, 나인호 대구대 교수, 황보영조 경북대 교수를 비롯한 12명의 국내 연구진과 알프 뤼트케 독일 에어푸르트대학 교수와 피터 램버트 영국 웨일스대학 교수, 찰스 암스트롱 미국 컬럼비아대학 교수 등 8명의 해외 연구진이 참여했다.2만 7000원.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벌써 귀뚜라미 소리가…

    벌써 귀뚜라미 소리가…

    서울시는 9월 선선해진 가을바람과 귀뚜라미 소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원이용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24일 밝혔다. 참여신청은 27일 오전 10시부터 서울시 공원 홈페이지(parks.seoul.go.kr)에서 받는다. 봄에 심은 사과가 붉게 익어가는 서울숲에선 허브 향에 취할 수 있는 ‘허브전시회 강좌’와 ‘난 곤충이 좋아’,‘곤충교실’,‘습지교실’을 통해 메뚜기와 귀뚜라미 등 가을 곤충 가족들을 직접 만날 수 있다. 남산공원에서는 은은한 솔향기를 따라 걷는 ‘숲속여행’과 ‘활쏘기교실(국궁)’,‘역사문화탐방’ 등을 운영한다. 용산공원에서는 공원에 설치된 야외미술품을 감상하고 직접 그려 보는 ‘공원 예술체험 교실’이 준비돼 있다. 보라매공원에선 가을 숲속과 조용히 만나는 ‘어린이 숲속학교’를 운영한다. 천호동공원에서는 국악연주와 가족영화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우리가락과 함께하는 돗자리영화제’를 매주 토요일 저녁에 연다. 여의도공원에서는 현미경으로 미생물을 관찰하는 ‘현미경 관찰교실’과 ‘생태숲 관찰교실’을 운영하고, 길동자연생태공원에서는 ‘곤충의 한살이’,‘숲속의 청소부’,‘잠자리와 습지의 중요성’ 등 생태학습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길동생태문화센터에서는 ‘천연염색’,‘풀잎공예’,‘베란다원예 및 실내원예’,‘허브생활’ 등 다양한 생태문화 강좌를 연다. 또 월드컵공원에서는 ‘하늘교실’,‘자연물을 이용한 장식자석 만들기’,‘유아자연체험’,‘토요가족 자연관찰회’ 등 자연과 생태를 배우고 체험하는 생태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어린이대공원에서는 자연과 함께 뛰면서 즐기는 ‘생태체험프로그램’과 동물학습 프로그램인 ‘에코스쿨’,‘코코스쿨’을 마련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도시 숲을 가꾸자] 콘크리트 도시에 ‘자연’을 채워라

    [도시 숲을 가꾸자] 콘크리트 도시에 ‘자연’을 채워라

    ‘도시 숲’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도시에는 전체 인구의 95%가 거주하고 있다. 그러나 급속한 도시화로 녹색공간이 줄어들어 열섬 현상이 발생하는 등 각종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30년동안 산림녹화와 목재생산에 행정력을 집중했던 산림청이 도시 숲 가꾸기로 정책 방향을 전환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도시 숲 가꾸기는 지구 온난화와 교토의정서 발효에 대비하는 미래의 자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단기간에 산림을 복원하고, 경제성장을 이룬 우리나라의 저력이 도시 숲 살리기라는 초대형 프로젝트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시는 콘크리트에 갇힌 빌딩 숲 2006년말 기준으로 전국 도시지역의 산림과 녹지를 포함한 도시림은 국토의 27.5%인 약 273만 8000㏊이다. 이 중 국민들이 실생활에서 접하고 이용할 수 있는 ‘생활권도시림’은 2만 9000㏊에 불과하다. 시민 1인당 생활권도시림 면적은 평균 6.56㎡로 서울특별시와 광역시가 평균 5.41㎡, 도소재지는 7.68㎡로 나타났다. 국제보건기구(WHO) 권고 기준인 9㎡에 미달할 뿐 아니라 파리(13㎡), 뉴욕(23㎡), 런던(27㎡) 등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도시의 녹지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문가들은 WHO 기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10년동안 매년 도시 숲 670㏊를 조성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도시의 쾌적성을 보여주는 녹지율은 10%로 서구 주요 도시(50%)보다 크게 낮다. 도시 온도는 30년만에 섭씨 1.5도가 상승해 급속한 개발의 단면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국토의 64%가 산림인 우리나라 특성상 도시 외곽으로 산림이 광범위하게 분포돼 있다. 그런데 생활속에서 휴식과 산책 등을 즐기고, 온도와 습도 등 환경 개선에 기여할 수 있는 숲은 크게 부족하다. 도시 숲은 도시 내부와 도시 외곽 산림을 연결하는 생태통로로, 도시내 열섬현상을 완화하고 각종 공해 물질을 줄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녹색환경에 의한 아름다운 경관과 생물 서식공간도 제공한다. 서울시는 ‘생활권 녹지 100만평 늘리기’, 경기도는 ‘1억그루 나무심기’ 등 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이 도시숲 조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미라 산림청 도시숲정책팀장은 “웰빙 문화 확산과 도시 열섬 현상 등으로 도시 숲 확충 및 다양한 기능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체계적인 도시 숲 조성·관리를 지원할 수 있는 법과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도시 숲 조성, 주민 참여가 관건 도시 숲은 도시지역의 산림과 녹지를 일컫는 말로 가로수와 학교 숲, 도시공원 등으로 형태가 다양하다. 공원같은 ‘거점 녹화’는 비싼 땅값으로 조성에 어려움이 있다. 때문에 하천·도로·철로변에 숲을 조성하는 선형녹화가 현실적이다. 빌딩 옥상과 교통섬 등도 녹지공간으로 유용하다. 녹색네트워크는 대규모 도시공원 같은 대규모 숲을 ‘핵’으로, 학교 숲과 녹지는 ‘거점’, 정원수와 자투리 숲인 ‘점’으로 구성된다. 여기에 가로수는 도시 숲과 도시외곽 숲 및 각 요소를 연결하고 생물의 서식처 및 이동통로의 역할을 맡게 된다. 산림청은 토지매입비가 들지 않고 접근성이 좋은 국·공유지를 ‘거점’인 도시 숲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새마을운동과 치산녹화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밑거름이 됐다. 도시 숲 조성 사업도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도시숲 조성 및 보전을 삶의 질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시민 참여가 전제돼야 지속적이고 장기적으로 효과를 거둘 수 있고 개발압력에 따른 갈등 및 민원에 대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생명의 숲 국민운동’이 앞장서고 있는 학교숲 조성사업과 ‘서울그린트러스트’ 등 시민사회단체와 파트너십 구축도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별시와 광역시 산림의 80.4%가 사유림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용자 중심으로 흘러서는 안돼 서울만 해도 올림픽공원과 여의도공원, 선유도공원 등 도시 숲이 조성돼 시민들의 휴식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도시 숲이 생태 환경보다 이용자 중심으로 조성됐다고 비판한다. 전문가들은 2005년 개장한 뚝섬 ‘서울 숲’을 도시 숲의 모델로 권장한다. 산림청은 그러나 대규모가 아닌 생활 속에서 즐길 수 있는 소규모 숲을 지향한다. 녹지가 아닌 나무가 있는 길이 250m규모고, 거주지와 10분정도 거리에 있어 언제나 찾을 수 있는 공간을 선호한다. 교차로의 교통섬과 옥상 빌딩을 활용한 녹지 조성이 활발해지는 등 도시 숲 프로젝트는 이미 진행중에 있다. 그러나 숲과 가로수, 학교 숲마저도 큰 나무 일색이다.‘조급증’이 발동해 임기중 공적으로 내세우기 위해 큰 나무 위주로 심었다. 큰 나무 조림은 우리나라가 최고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고 있다.10년생 이하 나무의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가장 많다고 한다. 그리고 시민들에게 나무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큰 즐거움이라 할 수 있다. 이광오 서울그린트러스트 사무국장은 “도시 녹지 확장이 이벤트가 돼서는 안 된다.”면서 “단기 성과보다는 중장기 관점에서 질적부분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도시숲 어떤기능 하나 느티나무 1그루는 쾌청한 날씨에 1시간당 1680g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1260g의 산소를 내뿜는다. 하루 8시간 광합성 작용을 할 때 연간(5∼10월) 이산화탄소 2.5t을 흡수하고, 동시에 산소 1.8t을 방출한다. 이는 사람 7명이 1년동안 사용할 수 있는 산소량이다. 숲과 나무는 ‘도시의 허파’로서 기능하며, 대기를 정화한다. 청소부 역할도 한다. 국립산림과학원이 2002년 대구의 가로수를 조사한 결과 수목이 없는 도로에서는 공기 1ℓ에 분진이 1만∼1만 2000개 있었지만 수목이 있으면 10분의1로 감소하고, 나무 줄기 아래는 이보다 20% 이상 적게 검출됐다. 최근에는 도심의 열섬현상과 맞물려 도시 숲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도시 숲은 직사광선을 차단하고 나무는 증산과정을 통해 수분을 수증기로 방출해 주위 열을 흡수, 주변 온도를 낮춰준다. 건물 등 구조물로 꽉 막힌 공간에서는 통풍구 역할도 한다. 숲이 있는 홍릉의 한낮 기온이 서울의 평균보다 섭씨 3∼7도 낮고, 습도가 평균 9∼23% 높다. 겨울철에는 기온저하를 완화시키는 역할도 한다. 방풍용나무는 건물 난방비를 최고 30%까지 절감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 ‘녹색총량제’ 의미는 산림청은 ‘녹색총량제’ 도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녹색총량제란 높은 자산가치로 녹지 확보가 어려운 도시의 특성을 고려해 도시별로 기준을 정해 녹지 총량을 관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2017년 법제화를 목표로 도시림 실태조사를 2009년까지 진행한다. 녹색총량제가 녹색 도시 건설의 핵심으로 부상한 것은 도시는 토지이용계획 변경 등 다양한 원인으로 도시 숲의 용도를 변경할 수 있기 때문이다.2001∼2005년동안 도시지역 내 산림감소율은 연평균 3.5%로 같은 기간 전국 산림감소율(0.1%) 및 농경지 감소율(0.7%)을 상회했다. 녹색총량제가 도입되면 지자체별로 관리목표총량이 부과돼 도시림 확충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도시계획결정시 지표로 활용돼 토지 이용시 상응하는 도시숲의 보전 또는 조성 의무가 부과되고 ‘대체숲’ 조성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싱가포르처럼 개발면적의 40%를 녹지로 조성하기 어렵지만 법적 강제성을 갖는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녹색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도시숲의 기능 회복도 기대된다. 고립된 도시림과 외곽 산림을 연결시켜 녹지의 기능을 최대화할 수 있고 생태계 복원, 환경 개선 등도 이룰 수 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20&30] 비정규직의 애환과 희망

    [20&30] 비정규직의 애환과 희망

    외환위기를 거치며 확산된 ‘비정규직’은 20대와 30대에게는 미래의 슬픈 자화상이다. 이달 초 비정규직보호법안 시행과 이랜드 파업 사태 등을 거치면서 비정규직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렇다면 ‘장밋빛 꿈’을 안고 살아야 할 ‘2030’ 젊은 세대에게 비정규직이란 과연 어떤 의미일까. 삶의 최일선에서 현재 비정규직으로 살아가고 있는 20∼30대들의 애환과 희망을 함께 들어봤다. ●차별과 냉대라는 보이지 않는 벽 회사원 황모(28·여)씨는 비정규직이다. 취업난이 한창이던 2004년 겨우 지금 회사에 ‘업무 보조’라는 이름으로 입사해 일을 해오고 있다. 정규직 업무와 별반 차이가 없지만 그는 심한 ‘차별’을 실감하고 있다. 노조 가입도 하지 못하고, 정규직들이 다 받는 상여금 한 번 받은 적도 없다. 최근 회사가 큰 폭의 흑자를 내면서 성과급을 지급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지만 그씨에게는 먼 나라 얘기일 뿐이다.“상여금은 회사 이익 창출에 기여한 사원들에게 이익의 일부를 배분하는 거잖아요. 비정규직은 회사를 위해 기여한 게 아무것도 없어서 성과급이나 상여금에서 배제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소속감을 못 느끼는 건 당연한 거죠.” 2005년부터 올해 1월까지 계약직으로 일하다 그만두고 직업전문학원에 다니는 권모(24·여)씨는 계약종료 한 달 전부터 ‘매년 재계약을 할 수 있을까.’라는 부담감 때문에 마음이 조급해지는 경험을 되풀이했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9월부터 회사 사정이 많이 안 좋아졌어요. 한 번은 밀린 월급 일부를 지급한다고 해서 좋아했는데 정규직한테만 급여를 주더라고요. 항의를 했더니 업무처리 과정에서 일어난 단순한 실수 때문이라고 해명하면서 바로 입금해 주기는 했죠. 하지만 지금 생각해도 정말 불쾌해요. 차별받는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죠. 솔직히 항의를 안 했으면 안 줬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나마 그 회사는 ‘양반’이었다. 이전 회사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월급날도 달랐다고 한다.“정규직이야 노조가 있다 보니 회사 사정이 어려워도 월급날을 어긴 적이 없어요. 하지만 비정규직에게는 ‘회사에 돈이 없다.’는 이유로 1∼2주씩 지나서 월급을 주는 일이 다반사예요. 평생을 이렇게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가슴이 답답해져요.” ●정규직이 꺼리는 ‘3D 업무´ 떠맡아 수많은 차별은 물론 비정규직들은 오히려 정규직 업무에 ‘플러스 알파’의 업무도 떠맡는다. 정규직들이 하기 싫어하는 3D(어렵고, 더럽고, 위험한) 업무도 비정규직들의 몫이다. 한 대기업에 비정규직으로 입사해 사보 교열업무를 보던 박모(37)씨는 지난해 회사를 그만두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이다. 처음에 그가 맡기로 한 일은 교열업무뿐이었지만 시간이 지나자 일이 하나둘씩 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통신사 뉴스의 재가공과 취재 기자의 초벌기사 정리는 물론 나중에는 사보의 한 섹션을 맡기며 직접 취재에 나설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나중에는 취재에 교열까지 하다 보니 사내 취재기자들보다 하는 일이 더 많아지더라고요. 나한테는 취재비도 안 주면서 취재하라는데 정말 참기 힘들었어요. 정규직 직원의 절반도 안 되는 급여를 받으며 내 돈 써가며 취재까지 해야 하는 현실이 많이 비참했어요.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했더니 제 상관이 ‘조금만 더 성실한 모습을 보였으면 정규직으로 전환해줄 수도 있었는데 자네 복이 여기까진가 보다.’라며 오히려 저를 힐난하더군요. 전 속으로 ‘사람 마음속에 피멍 들게 한 당신은 얼마나 오래 회사에 남아있나 두고 보겠다.’고 생각했죠. 근데 진짜 그 상관도 저 그만두고 3개월 뒤에 실적부진을 이유로 ‘잘리고’말더라고요.” 비정규직 김모(32·여)씨는 정규직과 똑같은 일을 한다. 그럼에도 회사 간부들은 김씨에게 바닥 청소를 시키기도 한다. 정규직에게는 커피 심부름을 시키지 않는다. 정모(30·여)씨는 1년 계약 후 정규직으로 전환해 주겠다는 약속을 믿고 한 공연기획사에 들어갔다. 입사하고 11개월이 되자 회사는 자신의 본업인 디자인 업무 대신 티켓 관리 업무를 맡겼다.‘그만두라.’는 무언의 압력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정씨는 꾹 참고 두 달을 버텼지만 결국 제 발로 회사를 그만뒀다. 기초자치단체에서 기간제 근로자로 일하는 신모(30)씨는 “사무실 앞에 붙여놓는 직원명단은 보통 이름과 직급을 쓰는데 유독 내 이름 옆에는 ‘계약직’이라고 써 놨다.”면서 “정규직 공무원들은 그런 식의 표현이 기분 나쁠 거라는 생각을 안 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계약직은 연말에 연봉재협상을 하도록 돼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내부게시판에 연봉협상이라는 제목으로 이름과 액수가 올라왔어요. 개인정보 유출도 그렇지만 연봉협상을 한 적도 없는데 결정이 다 돼버린 거예요. 담당 계장은 고의가 아니라 실수였다며 사과를 했습니다만 기분은 정말 씁쓸했지요.” ●“직장이동 자유로워… 다양한 경험 쌓아 좋기도” 비록 소수이기는 해도 비정규직이라는 신분을 오히려 ‘인생의 기회’로 여기는 사람도 있다. 현재 사업을 준비 중인 대학생 황모(27)씨는 용산전자상가, 반도체 수입업체, 홍보대행사, 영업사원 등 다양한 ‘비정규직’을 해왔다. 황씨는 지금껏 일궈온 경험을 밑천삼아 대학 졸업 뒤 자신의 사업을 시작하고 싶어 한다.“만약 정규직 직원이 10년 동안 직장을 10번 넘게 옮겼다면 다들 그를 ‘사회 부적응자’로 보겠지만 비정규직에게는 그런 통념에서 자유로운 면이 있거든요.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은 오히려 비정규직의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그는 비정규직이 각 기업의 노하우를 단기간에 배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편의점 운영노하우를 알고 싶어 편의점 ‘알바’도 3개월가량 해봤다고 한다. “예전에 일본의 한 맥주회사 사장이 맥주맛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유럽의 한 맥주회사에 청소부로 취직해 결국 맥주제조 기밀을 훔쳐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우리 사회는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이 많은 사회로 알고 있어요. 즉 대부분은 원치 않아도 어쩔 수 없이 비정규직에서 일해야 한다는 뜻이잖아요.‘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말도 있듯 현 상황에서 비정규직을 할 수밖에 없다면 차라리 “미래에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위해 경험을 쌓는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적극적으로 회사의 노하우와 핵심역량을 배워 두면 결국 내 자산이 되잖아요.” 강국진 류지영기자 betulo@seoul.co.kr ■ 민노총 비정규직 활동가 박종민씨 “노동계의 양대 산맥인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자신들의 기득권에 안주해 사회적 약자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큰 죄를 짓고 있습니다. 정부와 기업들이 외면한 이들을 도울 수 있는 곳이 사실상 노총밖에 없는데 이마저 두 개로 쪼개져 정규직 노동자들의 기득권 보호에 안주하는 단체로 전락해 버렸어요. 양대 노총이 진정 우리 사회의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한다면 지금이라도 조직과 이념을 넘어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에 적극 협력해야 합니다.” 지난 22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 뉴코아 강남점 앞에서 지난 20일 공권력에 의해 강제 연행된 뉴코아·홈에버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지지하기 위한 ‘매출타격투쟁’을 마치고 돌아가는 박종민(32·민주노총 비정규실 활동가)씨의 목소리에는 분노와 바람이 가득 차 있었다. 2001년 중앙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박씨가 비정규직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해. 대졸자의 절반가량이 비정규직으로 평생 고용불안과 불평등 계약 속에 힘들게 살아가야 한다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었다. “후배들이 학교를 졸업 뒤 비정규직의 설움과 고통 속에 살아야 하는 현실을 눈감아야 한다는 사실을 제 양심이 허락하지 않더라고요.” 지난해 민주노총에서 전업 활동가로 일하기 시작하면서 비정규직 문제에 매달려온 박씨. 그동안 뉴코아 강남점에서 점거농성 조합원들의 지지 시위를 벌여온 그는 최근 공권력 투입을 통한 정부의 사태 해결을 바라보며 착잡한 심정을 감출 수 없다고 토로한다. “전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났고 제 예비 장인도 목사님이십니다. 기독교인의 관점에서 볼 때도 ‘기독교기업’을 자처하는 이랜드의 태도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전 교회에서 늘 기독교인은 약하고 가난한 자의 편에 서라고 배워 왔는데 왜 이랜드는 사회적 약자인 비정규직의 희생을 통한 성장을 당연하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어요. 어떤 때는 ‘약자에 대한 위선적 태도를 취하는 게 기독교의 본질이 아닐까.’라는 회의론이 들기도 해요.” 끝으로 박씨는 현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양대노총의 대승적 협력과 정부의 적극적 참여를 촉구했다. “비정규직은 ‘밥줄’을 지키기 위해 자기의 ‘밥줄’을 걸고 싸워야 합니다. 이번 사태에서도 알 수 있지만 점거농성 등 극단적인 방법을 쓰기 전에는 들은 척도 않는 정부의 무성의한 태도가 비정규직을 더욱 극단으로 내몰고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2002년 대선 당시 인간 노무현을 대통령 노무현으로 만든 시대적 사명은 ‘양극화를 해소하고 사회적 약자들을 보호하라.´는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시대적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정부뿐 아니라 양대 노총도 손을 맞잡고 나서야 합니다. 지금도 눈물 흘리고 있는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안 보이시나요.”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단식 18일째’ 한혜주 KTX승무원 “비정규직 하면 ‘서글프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떠올라요. 다른 사람들 보기에 별난 사람처럼 보일까봐 부담스럽기도 하고요. 가끔 ‘나는 비정규직이 아니라 계약직이다.’라면서 자기 일이 아니니 귀찮게 하지 말라는 사람도 있어요. 어떤 사람은 ‘그래도 나는 월급 잘 받고 있다. 데모할 생각 말고 성실하게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말하죠. 그런 말을 들을 때는 정말 마음이 아파요.” 지난 20일 오전 서울역광장 농성장에서 만난 한혜주(26·여)씨는 인터뷰 내내 물병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단식 18일째라고 했다. 노조 홍보차량에서 나오는 안내 방송에 목소리가 묻힐 정도로 기운이 없어 보였지만 한씨는 자신의 생각을 또박또박 털어놨다. 그는 “신문에 얼굴사진이 최대한 예쁘게 나오게 ‘뽀샵질’을 해야 한다.”는 농담을 건넬 정도로 여유있는 모습이었다. 2004년 KTX가 개통하면서 승무원으로 입사할 때만 해도 한씨는 ‘준공무원’이 될 수 있다는 꿈에 부풀었다.“채용 공고도 공무원 분야로 돼 있었고요. 회사에선 ‘자회사이긴 하지만 철도청이 공사로 바뀌면 직접 고용과 정규직화가 될 것’이라고 얘기해 우리도 그렇게 믿었죠.” 한씨에겐 대학을 졸업한 뒤 첫 직장이었다. 하지만 환상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2005년에 공사로 바뀌었지만 승무원들은 여전히 저임금에 시달리며 1년 단위로 계약서를 새로 써야 했다. 한씨는 “병가 때문에 일을 쉬거나 하면 사측에서는 ‘이런 식으로 나가면 내년 계약에서 불이익이 있을 것’이라고 협박하곤 했다.”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준공무원 대우라는 말이 말짱 거짓이었음을 알게 됐다.”고 말한다. 입사 초기에 가졌던 자부심은 속았다는 분노로 바뀌었다. 노조라고 다 같은 노조가 아니라는 것도 알았다. 노조가 자신들을 보호해 주지 않자 승무원들은 철도노조 KTX승무지부로 노조를 옮겼다. “처음엔 노조가 뭔지도 잘 몰랐죠. 어려운 일이 생기니까 자연스레 노조에 가입하게 됐죠.” ‘투쟁’을 시작한 지 500일이 넘었다. 한씨는 부모님께 가장 미안하다.“부모님이 마음고생이 심했어요. 처음엔 반대도 많이 하셨죠. 지금은 기왕 하는 거 맘 편하게 하라고 하셔요. 부모님이 저보다 더 속상하시겠죠.” 남자친구 얘길 꺼내자 한씨 표정에 미소가 번진다.“처음에는 소신을 갖고 하는 거니까 잘될 거라고 했어요. 나중에는 몸과 마음이 힘드니까 그만했으면 좋겠다는 말도 하더라고요. 지금은 제발 단식만은 말아 달라고 하죠.” 한씨는 인터뷰 말미에 “이철 철도공사 사장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다.”고 했다.“칼자루는 사장이 쥐고 있습니다. 자신의 정치적 야욕을 위해 그 칼자루를 사용하지 말아 주세요. 원칙을 그렇게 따지시는데, 철도를 이용하는 시민과 노동자를 위한 원칙도 세워 보시기 바랍니다.‘한때’ 민주화 투사라고 하던데 그런 열정은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네요.”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맴맴맴 매미나 잡아볼까~

    맴맴맴 매미나 잡아볼까~

    아이들의 방학이 시작되는 7월 서울시내 공원에서 다양한 문화·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된다.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월드컵공원에서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동물 Ⅱ급인 ‘맹꽁이 탐사교실’이 30일부터 7월8일까지 4회에 걸쳐 월드컵공원에서 열린다. 평화의 공원 난지연못 주변에 조성된 수생식물 전시장에서는 ‘수생식물 관찰교실’이 운영되며 ‘곤충채집과 관찰’,‘나비관찰교실’,‘식물표본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열린다. 서울숲에서는 8,22,29일 아열대 식물의 특성과 곤충을 탐구하는 ‘식물원 나들이’ 행사가 진행된다. 보라매공원에서는 시원한 분수를 배경으로 퓨전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수변음악회’가 21일 개최된다. 길동 자연생태공원에서는 여름생태학교, 벌들의 집짓기, 숲속의 청소부 버섯, 물에 사는 식물 등 생태학교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고 길동 생태문화센터에서는 나뭇잎 한지엽서 만들기, 종이 죽으로 곤충 가면 만들기, 풀잎공예 등이 진행된다. 프로그램 일정 확인 및 공원별 예약은 ‘서울의 공원’홈페이지(parks.seoul.go.kr)에서 할 수 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3편의 코믹·엽기 ‘애니’ 할리우드 대작들 잇따라 개봉 앞둬

    올 여름이 기다려지는 이유. 바로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대작 3편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라따뚜이’,‘서핑업’,‘심슨 가족, 더 무비’가 기상천외한 상상력과 캐릭터, 실사(實寫)만큼 리얼한 시각적 묘사 등으로 무더위에 지친 관객들에게 생생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서핑스타를 꿈꾸는 틴에이저 펭귄의 모험기, 요리사를 꿈꾸는 생쥐의 고군분투기,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가족(?)인 심슨가족의 극장판 데뷔작 등 마구마구 호기심을 부추기는 3편의 모습을 미리 살짝 엿본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서핑스타를 꿈꾸는 펭귄 ‘서핑업’ 썰렁개그로 더위를 식혀주던 펭귄이 오는 8월9일, 바다의 파도를 가르는 서핑스타로 돌아온다. 소니픽처스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서핑업’은 한사코 ‘내 장르는 페이크 다큐멘터리’라는 깜찍한 주장을 편다.‘서핑업’은 ‘워터 CGI’기술을 통해 마치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보듯 서핑 장면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배경은 남극의 꽁막골.18살 펭귄 코디는 잔소리꾼 엄마와 심술쟁이 쌍둥이 형에게서 벗어나 서핑계의 전설 ‘빅Z’와 같은 서핑 스타가 되는 것이 유일한 소망이다. 그런 그에게 기회가 왔다. 우연히 길거리 캐스팅돼 전세계 서퍼들의 파라다이스 ‘펭구섬’에서 열리는 서핑대회에 참가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도착하자마자부터 악명높은 챔피언 ‘탱크’와의 대결에서 완패한다. 그러던 중 실의에 빠져 있던 코디 앞에 우상 빅지가 나타나고 빅지는 코디에게 1등이 삶의 전부가 아니라고 충고하는데…. ●불가능은 없다! 픽사의 ‘라따뚜이’ 새달 26일 영화팬을 찾아오는 ‘라따뚜이’는 ‘니모를 찾아서’,‘인크레더블’을 만든 픽사의 야심작. 쓰레기나 주워먹고 살 운명에서 벗어나 식당 주방장의 꿈을 이뤄가는 생쥐의 이야기를 다룬다. 재기발랄한 상상력과 가슴을 울리는 스토리가 세련된 컴퓨터 기술로 무장한 화면과 어우러져 관객들을 스크린 속으로 빨아들인다. “너답게 살라.” 주어진 현실에 만족하라는 뜻으로 해석되기 쉬운 이 말을 ‘라따뚜이’의 브래드 버드 감독은 과감히 거부한다. 감독은 “‘라따뚜이’의 주인공 레미처럼 자신이 원하는 바를 추구하며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아닌 게 아니라, 요리가 꿈인 생쥐 레미는 자신을 퇴치대상 1호로 여기고 있는 프랑스 최고급 식당으로 숨어든다. 불청객인 그는 곧 온갖 위험 속에 처하지만, 자신의 재능을 알아보는 식당 청소부 링귀니와 만나게 되면서 꿈의 길을 개척해 나간다. ●극장판으로 만나는 ‘심슨 가족, 더 무비’ 8월23일에 찾아올 이십세기 폭스의 ‘심슨 가족, 더 무비’는 1987년 탄생해 18년째 미국에서 계속 방영되고 있는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심슨네 가족들’을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작품.3D 애니메이션이 장악하고 있는 극장계에 2D 애니메이션으로 도전장을 내민 ‘심슨 가족, 더 무비’는 심슨가족의 엽기적인 상상초월 스토리로 승부수를 던진다. ‘심슨가족, 더 무비’의 줄거리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단지 공식 사이트(www.simpsonsmovie.com)에서 호머 심슨이 재난으로부터 세상을 구해야만 하는 상황을 암시하고 있을 뿐이다. 또한 공개된 예고편을 통해 ‘심슨가족, 더 무비’가 재난블록버스터와 슬랩스틱코미디를 합쳐놓은 내용일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5명의 심슨가족과 각양각색의 마을주민이 뒤통수 치는 유머와 좌충우돌 에피소드로 관람객들의 웃음보를 잠시도 가만히 놔두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 착한이웃 따뜻한세상

    ‘착한이웃 따뜻한세상(착한이웃 펴냄)’은 44명의 유명 필자들의 글을 모아 만든 특별한 수필집이다. 책을 출간한 월간 ‘착한이웃’은 행려자, 노숙자, 무의탁자 등 소외된 극빈 환자를 무료로 치료해주는 요셉의원을 후원하기 위해 발행되는 교양지다. 여기에 고료 없이 실린 강은교, 구효서, 박완서, 피천득, 한비야 등 각계 저명인사들의 글을 모아 책으로 펴냈다. 요셉의원은 지난 20년간 42만명의 이웃을 무료로 진료해 왔다.‘착한이웃 따뜻한세상’의 판매수입금 역시 요셉의원의 후원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이미 출간된 원고인 만큼 예전에 읽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되살아나는 이 수필들은 종교를 초월해 이웃 사랑에 관해 이야기한다. 워낙 글쓰기의 달인인 필자들의 수필인 만큼 감동적인 글들이 많다. 석지현 스님은 1985년 인도 콜카타에서 만난 부처님의 모습을 이야기한다. 소매가 짝짝이인 셔츠를 구겨입은 50대 일본인이 자진해서 자기 소개를 하고 길을 안내한다. 이어 세 시간 동안 스님을 끌고다니며 먹을 곳을 찾다가 겨우 손국수를 산다. 스님은 그를 대학의 청소부 아니면 일본 거지쯤으로 생각하고 울화를 참는다. 스님은 이튿날 어렵게 찾아간 산티니케탄 타고르대학에서 일본 거지로 여겼던 마키노 교수를 만난다. 일본어과 주임교수였던 마키노는 석지현 스님에게 어렵게 산 손국수를 대접하고 발 씻을 물과 잠자리를 준비해 준다. 스님은 권위와 오만 없는 지식인의 모습에서 진정한 부처의 모습을 본다. 이해인 수녀는 영화배우 최민수씨의 아내 강주은씨의 어머니인 어린 시절의 벗 현숙을 ‘튤립꽃 같은 친구’로 부른다. 이해인 수녀의 어릴 적 이름 명숙을 더 정겹게 기억해주는 친구 현숙은 25년 만에 만나도 어린애처럼 순수하기만 하다.40년이 넘게 꽃처럼 우정을 가꿔 온 친구들은 팩스로 편지를 주고받으며 한국과 캐나다란 국경을 넘어 우정을 쌓는다. 지난 5월 영면한 피천득 선생의 수필 ‘엄마’는 “엄마가 나를 버리고 달아나면 어쩌느냐고 물어보았다. 그때 엄마는 세 번이나 고개를 흔들었다. 그렇게 영영 가버릴 것을 왜 세 번이나 고개를 흔들었는지 지금도 나는 알 수가 없다.”고 마무리된다. 영영 가버린 수필가의 글이 왜 이리 그리워지는 걸까.9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소나무 가로수’ 중구가 푸르다

    ‘소나무 가로수’ 중구가 푸르다

    12일 서울 을지로 롯데백화점 본점. 올곧게 뻗은 소나무 가로수가 시야를 탁 트이게 한다. 맞은편 우중충한 버즘나무(플라타너스) 가로수보다 한결 시원한 느낌이다. 남대문 신세계 본점도 반대편 가로수와 달리 올망졸망한 소나무 가로수의 군락으로 지나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중구의 거리가 달라지고 있다. 무질서하고 거리 시야를 막았던 버즘나무 가로수들이 점차 사라지고 대신 소나무가 빠르게 들어서고 있다. 덕분에 거리의 품격이 업그레이드됐다. ●가로수 절반 소나무로 바꾼다 중구는 2010년까지 가로수 35개 노선 7627그루 가운데 을지로, 소월길, 명동길, 배오개길 등 19개 노선에 3324그루를 소나무로 심는다. 가로수 절반 가까이를 소나무로 대체하는 것이다. 이중 2000그루는 기업체와 주민들의 참여로 조성할 계획이다. 소나무 특화거리 추진 실적을 보면 지난달까지 주민들의 자율 참여로 260여그루의 소나무가 심어졌다. 롯데쇼핑과 신한은행, 한진빌딩 등 대형건축물 건물주들이 80여그루, 재건축·재개발 지역의 소나무 가로수 120그루가 식재됐다. 여기에 ㈜CJ, 송도병원, 백림빌딩, 정은건설 등도 자율적으로 소나무 특화거리 조성에 나섰다. 서울시청 신축공사가 시작되면서 서울시가 기증한 키다리 소나무 43그루도 퇴계로5가 교차로 주변 등에 옮겨 심어졌다. 기업체 참여와는 별도로 중구도 올 하반기에 퇴계로(신세계백화점 사거리∼한국의 집) 일대에 소나무 117그루를 심을 예정이다. 또 속초시로부터 500그루의 소나무를 기증받아 다산로를 대규모 소나무 거리로 꾸민다. 중림동에는 ‘걷고 싶은 소나무거리’를 만든다. ●“우리 동네도 소나무 거리로” 소나무 특화거리에 대한 기업체와 주민들의 반응이 뜨겁다. 미관뿐 아니라 상가 간판의 시야 확보에 월등하게 뛰어나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존 가로수 상당수가 줄기 부문이 썩어 안전사고의 위험도 지적되고 있다. 구 관계자는 “‘우리지역은 언제 소나무로 바꿔 주냐.’라는 문의전화가 쇄도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면서 “기업들도 건물에 어울리는 가로수로 소나무만 한 것이 없다고 판단해 그런지 협조가 잘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우리 회사 앞 가로수 바꾸기’도 속도를 내고 있다. 새문안길 농협중앙회와 훈련원로 소피텔 앰배서더호텔, 퇴계로 밀레오레, 대연각빌딩, 을지로 하나은행, 외환은행 등도 이달 안으로 건물 앞 가로수를 소나무로 대체할 예정이다. 동대문의 한 주민은 “그동안 가로수 때문에 간판이 안 보여 불편한 점이 적지 않았다.”면서 “소나무로 바꾸고 나서는 건물가치가 높아지는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버즘나무 잎 때문에 거리가 어두웠는데 이제는 환해졌다.”면서 “청소부들도 일거리를 줄여주는 소나무 가로수를 반기는 것 같다.”고 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왕가위감독, 가정부 학대 구설수 “홍콩의 나오미 캠벨?”

    왕가위감독, 가정부 학대 구설수 “홍콩의 나오미 캠벨?”

    홍콩이 배출한 20세기 거장이라고 꼽히는 왕자웨이(왕가위) 감독이 ‘가정부 학대’라는 구설수에 올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왕자웨이 감독의 집에서 일하는 인도 출신 가정부가 “부당하고 심한 대우를 받았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이 가정부는 눈물을 흘리며 경찰서에 와 “더이상 학대 받는 것을 견디기 힘들어 왕자웨이 부부가 집에 없는 틈을 타 탈출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가정부는 신발도 신지 않고 있었다고 홍콩 경찰을 밝혔다. 하지만 왕자웨이 감독 측은 이같은 주장을 부인하고 있는 상태. 왕자웨이 감독은 “가정부가 중국어를 할 줄 몰라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그래서 해고했는데 걱정이 돼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고 애매한 입장을 밝혔다. 홍콩 경찰은 양측의 입장이 완전히 상반돼 사건에 대해 좀더 시간을 두고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구설수로 인해 왕자웨이 감독은 홍콩 네티즌들로 부터 “홍콩의 나오미 캠벨이 탄생했다”는 비아냥을 듣고 있다. 캠벨은 세계적인 슈퍼모델로 인정받고 있지만 가정부를 학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급기야 지난 3월에는 가정부에게 휴대전화를 집어 던진 혐의로 뉴욕 법원으로부터 사회봉사 명령을 받고 5일간 뉴욕 위생청의 청소부로 일하기도 했다. 왕자웨이 감독은 자신의 신작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가 제 60회 칸 영화제 오프닝작으로 선정되는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감독이다. 국내에서도 ‘타락천사’, ‘중경삼림’, ‘화양연화’, ‘2046’ 등으로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다. 기사제휴/스포츠서울닷컴 고재완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괴물’ 中증시

    ‘괴물’ 中증시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 증시는 공산당이 만든 카지노다.’ 이제 전문가들은 무한 폭발중인 중국 증시를 경제 외적인 시각으로도 바라보기 시작했다.3초 남짓한 시간마다 1개의 계좌가 신설되고, 그 결과 두달 남짓만에 1000 포인트가 상승하는 이 현상을 경제적 현상만으로 설명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11일 ‘공산당’ 요소를 짚었다.“객장 안에는 당이 절대로 주가를 떨어뜨리지 않을 것이라는 맹목적인 믿음이 깔려 있다.”고 했다.‘개미’에게는 객장을 지배하는 것이 경제가 아닌 정치로 각인돼 있다는 얘기다. 지난 2월 ‘증시에 거품이 있다.’는 청쓰웨이 전인대 부위원장의 한마디에 주가가 폭락했던 것도, 정치와의 상관관계가 높은 중국 증시의 특성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공산당이 주가하락 용인 않는다” 정치적 분석도 경제평론가 천쉬민도 “투자자들은 올가을 중국 공산당 17차 당대회에 2008년 올림픽,2009년 신중국 건국 60주년 등을 앞두고 당이 주가 폭락에 따른 사회혼란을 용인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고 분석했다. 그 어느 누구도 ‘카지노’를 뜨려하지 않는 이유중 하나다.‘합법의 공간’ 곳곳에서 터지는 ‘잭팟’ 소리로 속속 몰려들 뿐이다. 물론 중국 증시의 폭발에는 경제적 인과관계도 충분하다. 우선 넘쳐나는 돈이 있다. 지난 4월 상하이A주 시장으로 유입된 자금은 2500억위안(30조원).A주 시장의 예탁금은 9800억위안으로 뛰었다. 상하이종합지수가 4000을 돌파한 9일 중국 상하이와 선전 증시의 거래대금은 490억달러(45조 5700억원)였다.6개월 전보다 10배 가까이 늘었다. 이는 중국보다 경제규모가 훨씬 큰 일본 증시가 같은 날 기록한 269억달러의 2배에 가깝다. 일본을 제외한 한국·호주·싱가포르 등 다른 아시아권 증시의 거래대금 총합인 165억달러의 3배 규모다.8일 기록된 런던의 294억달러보다도 훨씬 많다. 상장 기업들의 실적들도 증시를 뒷받침해준다. 올 1·4분기 중국 1364개 상장 기업의 주당 순이익은 78.8% 늘어났다. 전체 상장사의 85%가 이익을 냈고, 전체 이익 규모는 95%나 불었다. 주가지수가 4000을 넘은 현 시점에서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은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까이다. 홍콩 문회보(文匯報)는 “중국 증시의 시가총액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도 77% 수준으로 선진국의 160%에 비하면 아직 낮다.”고 진단했다. 중국 증시 계좌가 1억개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으나 “상당수가 휴면계좌이므로 아직 전 국민 주식 투기열풍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상하이A증시의 시가총액 5조위안은 16조위안의 저축총액과 비교해서는 아직 작은 숫자라는 것이다. ●시골 농민들도 고리 대출 받아 객장으로 그러나 한편에서는 상하이 증시 상장사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이 지난해말 현재 53.2배나 되는 점에 주목한다.12배 수준인 한국 증시보다 5배 가까이 비싸다. 중국 주식이 결코 ‘싸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 많은 이들이 올 연말 주가지수 6000을 내다보면서도 ‘혹시나’ 하고 마음 졸이는 이유다. 거품에 대한 우려 못지않게 상장회사의 실적 부풀리기, 주가조작 등은 일반 투자자들에게 예기치 못한 함정이 되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의 눈은 주차장 청소부 출신 ‘주식 귀신’ 뤄(羅) 할머니의 사연에 쏠렸다. 지난 3월 수년간 모았던 2만위안(240만원)을 단타 매매로 4만위안으로 불린 그녀는,‘손실에 대한 걱정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지금같은 장세에 손실을 보는 사람도 있느냐?”고 반문하며 놀랐다고 한다. 그녀의 성공 스토리로 더 많은 시골 농민들조차 고리 대출을 받아 주식시장에 뛰어들게 될 것이다. jj@seoul.co.kr
  • ‘주식 귀신’ 60세 청소부 할머니 중국서 화제

    중국이 주식광풍에 휩싸이면서 객장에 나타난 스님에서 청소부 할머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타’를 만들어내고 있다. 11일에는 5년전 퇴직한 뒤 충칭(重慶)의 주차장에서 청소부로 일하다 우연히 주식에 손을 대면서 ‘주식귀신’으로 소문나게 된 뤄(羅.60) 할머니의 사연이 현지언론에 소개됐다. 뤄 할머니가 새벽에 출근해 4시간을 일하고 나면 오전 9시반. 퇴근길이 마침 시난(西南)증권 객장을 지나게 돼있어 소일겸 객장에 들어가 북적대는 광경을 지켜봤고 시간이 지나면서 안면이 익은 투자자들과 잡담을 하기도 했다. 그녀는 이야기를 나누던중 주식에 흥미를 갖게 됐고 결국 지난 3월 가족들 몰래 수년간 저축했던 2만위안(240만원)을 인출, “반찬 값이나 벌어볼 요량”으로 계좌를 만들었다. 그녀의 투자비법은 그리 대단한게 아니었다. 객장에서 이른바 ‘고수’라는 사람들이 하는 얘기를 엿듣고 난뒤 그들이 사면 사고 팔면 파는 식이었다. 그런 식으로 몇차례 하는 동안 2만위안의 돈이 4만위안으로 불어났고 주위 사람들로부터 ‘주식 귀신(股神)’으로 소문이 났다. 루어 할머니는 컴퓨터에 들어가 종목분석란을 볼 수 있게 되면서 스스로 종목을 고를 수 있게 됐다. 루어 할머니는 “주식을 산 다음에는 돈을 벌든 못벌든 1-2일 사이에 처분한다”며 단타위주의 투자비법을 소개했다. 뤄 할머니는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나를 따라 투자하고 있다”면서 “아들에게도 집을 사려고 저축해둔 10만위안을 모두 주식에 투자하라고 권유했다”고 말했다. 손실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녀는 깜짝 놀라면서 “손실? 지금같은 장세에 손실을 보는 사람도 있느냐”고 반문했다. 연합뉴스@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책꽂이]

    ●유토피아 이야기(이인식 지음, 갤리온 펴냄) 유토피아를 다룬 문학작품들을 분석. 기원전 4세기 플라톤의 ‘국가’에서 16세기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17세기 프랜시스 베이컨의 ‘새로운 아틀란티스’,20세기 예프게니 자먀틴의 ‘우리들’,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조지 오웰의 ‘1984년’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다뤘다.“디스토피아 문학의 출현으로 20세기 후반에는 유토피아 문학이 침체됐다.”고 말하는 저자(과학문화연구소장)는 이후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를 막으려는 에코토피아, 남성위주 사회로부터의 해방을 꿈꾸는 페미니스트 유토피아 등 다양한 유토피아가 나타났다고 강조한다.2만 5000원.●뉴욕 아이디어(박진배 지음, 디자인하우스 펴냄) ‘고담(Gotham)시’와 ‘빅 애플’이라는 상징적 별명으로도 유명한 뉴욕. 세계적으로 출판돼 판매되고 있는 뉴욕 가이드북이 2000 종류가 넘을 만큼 뉴욕은 매력적인 도시다. 뉴욕의 도쿄 스시 아카데미를 졸업한 저자는 “맨해튼을 메우는 아파트 한채 한채가 모두 연극 무대이며 뉴욕 자체가 연극이라는 말이 있듯, 이 모든 것이 한편의 장대한 드라마인지도 모른다.”는 뉴욕예찬론자다. 저자는 모든 것을 가능케 하는 뉴욕 문화의 정수를 12개 주제로 나눠 살핀다.1만 5000원.●하이에나는 우유배달부(비투스 드뢰셔 지음, 이영희 옮김, 이마고 펴냄) ‘시체 청소부’ 하이에나는 새끼를 먹여 살리기 위해 100㎞ 이상 떨어진 사냥터까지 장거리 여행도 마다하지 않는다.80세에 이르도록 장수해 ‘기적의 새’로 불리는 로열앨버트로스는 오로지 첫 배우자 하나만을 좋아하며 바람 한번 피우지 않는다. 남극에 사는 황제펭귄 부부는 매년 200일 가까이 알을 낳고 키우는 데 정성을 쏟는다. 알프스 산지에서 영하 30도의 긴 겨울을 이겨내고 살아남는 멧노랑 나비, 죽은 배우자의 시체를 다른 짐승들이 훼손하지 못하도록 둥지를 막아 무덤으로 만드는 화떡딱새도 있다. 독일의 저명한 동물행동학자가 쓴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상상초월 동물생활백서’.1만 3500원.●디지털 마니아와 포비아(박은희 등 지음,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마니아(mania)와 포비아(phobia)란 각각 광적인 열망과 병적인 공포(혐오) 혹은 그 상태를 의미한다. 책은 디지털 마니아로 게임 마니아와 휴대전화 중독자, 디지털 포비아로 디지털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사람과 디지털 사회의 이방인이 돼버린 노인 등을 다룬다. 디지털 포비아는 우리 삶을 편안하게 해주는 새로운 미디어가 과연 모든 사람에게 긍정적으로만 작용하는 것인지 한번쯤 의문을 갖게 한다.2만 2000원.●아이네이스(베르길리우스 지음, 천병희 옮김, 숲 펴냄) 기원전 70년 북이탈리아 만투아(지금의 만토바) 근처 안데스(지금의 피에톨레)에서 태어난 로마의 위대한 시인 베르길리우스. 그는 산문으로 초안을 잡은 뒤 예술적 이상에 맞춰 오랫동안 그 시행들을 조탁하는 버릇이 있었다. 그렇게 공들여 글을 쓴 베르길리우스의 유언은 11년에 걸쳐 쓴 ‘아이네이스’를 불태워버리라는 것이었다. 그만큼 그는 완벽주의자였다. 시예술의 최고 경지를 구현한 작품으로 평가받는 ‘아이네이스’는 서양 사람들이 자기들 문화의 뿌리로 생각하는 로마의 문학작품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으로 꼽힌다. 이 책은 라틴어 원전 완벽본이다.2만 8000원.●의식의 재발견(마르틴 후베르트 지음, 원석영 옮김, 프로네시스 펴냄) 현대 뇌과학과 철학의 대화를 모색. 과학전문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인간은 자유의지의 주인인가 신경회로의 노예인가라는 화두를 던진다. 철학자들은 인간을 수천년간 홀로 생각하고 결단하며 행동에 나서는 견고한 존재로 인식해 왔다. 그러나 정신과 마음을 물질과 육체보다 우위에 두는 철학적 이원론은 20세기 들어 학자들이 사유기관인 뇌를 속속들이 들여다보고 뇌의 정보처리 과정을 파악하면서 심각하게 흔들리게 됐다.“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데카르트의 말은 “인간은 한 조각 자연에 불과하다. 고로 ‘나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로 바뀌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게 이 책의 전언이다.1만 3800원.●리바이어던, 근대국가의 탄생(박완규 지음, 사계절 펴냄) 17세기 영국 사상가 토머스 홉스의 ‘리바이어던’은 서양의 국가론 가운데서도 매우 중요한 저작이다. 오늘날과 같은 정부의 형태와 역할, 주권의 개념, 사회계약론 등이 이 책에서 비로소 그 이론적 바탕을 얻었기 때문이다. 국가라는 거대권력은 영화 ‘괴물’에서처럼 개인의 안녕을 위협하는 괴물 같은 존재로 화하기도 한다. 국가의 본질은 무엇인가. 지연권으로 표현되는 개인의 권리는 어디까지 용인될 수 있는가. 해답의 실마리가 바로 ‘리바이이던’에 있다.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춰 풀어 썼다.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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