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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물명 영어쓰기’ 시험 보고 공개 망신… 점심시간도 감시한 서울대

    ‘건물명 영어쓰기’ 시험 보고 공개 망신… 점심시간도 감시한 서울대

    승강기 없는 건물서 100ℓ 쓰레기 지고매일 혼자서 4층 계단 오르락 내리락“회의 때 정장 차림 멋내고 참석” 공지“볼펜 없으면 인사평가 감점” 엄포도경찰 “극단 선택·타살 혐의점 안 보여”“아내는 건강했고 자식 같은 학생들이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도록 열심히 일했습니다.” 지난달 26일 서울대 청소노동자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이모(54)씨의 남편 이홍구씨는 비극이 벌어진 지 열흘이 지난 7일에도 슬픔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세네갈에서 15년 동안 비정부기구(NGO) 활동을 마치고 2017년 귀국한 두 사람은 정부 구직자 프로그램으로 서울대에 일자리를 구했다. 남편 이씨는 “아내가 걱정 없이 자식 공부를 시킬 수 있어 기뻐했다”고 말했다. 사망 당일 이씨는 925동 여학생 기숙사로 출근해 4시간가량 일했다. 당시 휴게실에서 고인을 본 동료 청소노동자는 “별말은 없었지만 힘들고 얼굴이 많이 지쳐 보였다. 계속 멍하니 앉아 있었다”고 전했다. 퇴근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아내가 귀가하지 않자 남편 이씨는 오후 10시쯤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1시간여 만에 휴게실 침상에서 숨진 이씨를 발견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이날 “극단적 선택을 한 정황이나 타살 혐의점은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동료와 유족은 건강했던 고인이 죽음에 이른 건 격무에 시달렸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동료들은 “고인은 지병이 없었고 평소 아프다고 한 적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1년 반 전인 2019년 11월 입사 당시 체력검사도 문제없이 통과했다고 한다. 고인이 일했던 건물은 4층이지만 승강기가 없어 매일 혼자 음식물 쓰레기와 재활용 쓰레기 등 100ℓ 쓰레기봉투 6~7개를 계단을 오르내리며 옮겼다. 또 기숙사 안의 8개의 화장실과 4개의 샤워실도 청소했다.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서울대시설관리분회는 학교 측의 직장 갑질 의혹도 제기했다. 지난달 새로 부임한 안전관리팀장은 세 차례 업무 회의를 소집하면서 단체 대화방에 복장 규정으로 남성은 정장 또는 남방에 구두를, 여성은 ‘최대한 멋진 모습으로 참석할 것’을 공지했다. 회의시간에는 청소 업무와는 무관한 문제가 담긴 필기시험을 예고 없이 보게 한 뒤 채점해 공개하기도 했다. 일하는 장소를 영어나 한자로 쓰게 하거나 기숙사 첫 개관연도나 각 건물의 준공연도를 묻는 식이다. 고인과 함께 일한 노동자는 “회의 시간에 볼펜과 메모지를 지참하지 않으면 인사평가에서 감점을 주겠다고 엄포를 놓았다”고 했다. 노동자들은 안전관리팀장이 군대식 검열을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평소에 손대지 않던 창틀과 유리창을 닦게 했고, 제초작업도 지시했다. 지난달 10일 모바일메신저 단체 대화방에서 오후 12시 이전에 식사한 사람들의 명단을 파악해 보고하게 했다고 직원들은 전했다. 노조 측은 이날 오세정 서울대 총장에게 항의 서한을 전달했고 가족과 함께 산업재해 보상을 신청할 계획이다.
  • 서울대 청소노동자 사망... “부당 갑질·힘든 노동에 스트레스”

    서울대 청소노동자 사망... “부당 갑질·힘든 노동에 스트레스”

    최근 서울대학교에서 청소노동자로 일하던 50대 여성이 교내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과 관련해 ‘직장 내 갑질’에 시달렸다고 노동조합이 주장했다. 7일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은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행정관 앞에서 청소노동자 A씨 사망과 관련해 오세정 서울대 총장을 규탄하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노조는 “고인은 지난달 1일 부임한 관악학생생활관(기숙사) 안전관리 팀장 등 서울대학교 측의 부당한 갑질과 군대식 업무 지시, 힘든 노동 강도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안전관리 팀장은 매주 수요일 청소 노동자들의 회의를 진행했다”면서 “남성 청소 노동자는 회의 시 정장을, 여성 노동자는 복장을 예쁘게 단정하게 입을 것을 강요했다”고 비판했다. 또 해당 팀장이 노동자들의 밥 먹는 시간을 감시하며 보고하도록 했으며, 청소 검열을 새로 시행했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볼펜과 메모지를 지참하지 않으면 근무 평가 점수를 1점씩 감점하겠다”며 모욕감과 스트레스를 유발했다고 주장했다.‘관악학생생활관’을 영어 또는 한문으로 쓰게 하거나 기숙사 첫 개관연도 등을 묻는 시험을 치르도록 하고 점수를 공개한 일도 있었다고 노조는 전했다. 노조는 고인이 근무하던 925동 여학생 기숙사는 엘리베이터가 없는 등 건물이 노후화되고 규모도 커 특히 업무 강도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고인의 남편이자 서울대 기계정비 노동자로 근무하는 이모 씨는 “아내가 하늘나라로 간 지 10일이 지났는데 아직도 현실처럼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말하는 도중 눈물을 보인 이씨는 “아내를, 엄마를 이 땅에서 다시는 볼 수 없지만 제 아내의 동료들이 이런 기막힌 환경에서 일을 해야 한다면, 출근하는 가족의 뒷모습이 마지막이 돼서는 안 된다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학교는 근로자들의 건강을 챙기고 노사 협력으로 대우받는 직장이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박문순 노조 서울본부 법규정책국장은 “고인의 사인은 급성심근경색 파열”이라면서 “직장 내 갑질로 인한 스트레스가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유족과 함께 산업재해 신청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노조는 “직장 내 갑질을 자행하는 관리자들을 묵인하고 비호하는 학교는 공식적인 사과와 함께 대책을 세워야 한다”면서 오세정 총장에게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노조는 공동 산재 조사단 구성과 안전관리 팀장 파면 등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대 관계자는 “노조의 요구와 관련된 논의를 할 것”이라며 “시험 출제 등은 직무 교육으로 볼 수도 있지만 불필요하다고 판단돼 앞으로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소노동자 A씨는 지난달 26일 서울대 기숙사 청소노동자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는 낮 동안 휴식하다 숨진 것으로 추정되며, 평소 지병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극단적 선택을 하거나 타살을 당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 서울대에서 또다시…청소노동자 휴게실서 숨진 채 발견

    서울대에서 또다시…청소노동자 휴게실서 숨진 채 발견

    서울대학교에서 청소노동자로 근무하던 50대 여성이 교내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6일 서울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청소노동자 A씨가 서울대 기숙사 청소노동자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의 가족은 퇴근 시간이 지났는데도 A씨가 집에 돌아오지 않자,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극단적 선택을 하거나 타살을 당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족 측은 “지병도 없었던 50대 노동자가 갑자기 사망한 것은 과도한 업무량과 스트레스 때문으로 추정된다”며 산업재해를 신청할 계획이다. 민주노총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은 오는 7일 서울대에서 A씨 사망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연다. 서울대에서는 2019년 8월에도 제2공학관에서 한 청소노동자가 에어컨이 갖춰지지 않은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적 있다. 이후 서울대는 뒤늦게 노동자들의 휴게실을 개선하는 등 재발방지책을 마련했다. A씨가 발견된 휴게실에도 에어컨과 창문은 있는 상태였다.
  • 장승배기 행정타운·용양봉저정 명소화… 동작 ‘미래 도시’ 활짝

    장승배기 행정타운·용양봉저정 명소화… 동작 ‘미래 도시’ 활짝

    “주민 삶의 모든 것과 모든 곳에 영향을 미치자.” 민선 6·7기 임기를 이어 나가는 이창우 서울 동작구청장은 올해 1월 1일 첫 근무날 직원들과 함께 “올해를 치열하게 활용하자”며 이같이 다짐했다. 올해는 장승배기 종합행정타운 건립, 용양봉저정 일대 관광명소화 등 이 구청장이 6기부터 준비한 핵심 사업들이 물 위로 드러나 동작구의 ‘미래 도시’ 모습이 구체화되는 시기로 계획돼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형적인 ‘베드타운’이었던 동작구는 이 구청장 임기 중 대내외적으로 획기적인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한강 수변을 끼고 있음에도 발전이 더뎠던 도시는 서울 관광의 중심으로 거듭나고 있다.지난 4월 개장한 용양봉저정 근린공원은 내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인 한강 백년다리, 한강변 보행네트워크, 노들고가 철거 및 노들나루공원 재조성 등의 사업과 더불어 한강의 중심에 있는 동작구의 미래 먹거리에 ‘관광’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동시에 주민들의 삶과 직결된 보육청 사업, 주거 안정 사업, 어르신 일자리 사업 등 특색 있는 복지 정책들은 주거와 육아, 고용 문제들을 해결하며 삶의 질을 끌어올렸다. 지난달 30일 집무실에서 만난 이 구청장은 “지난 7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면서도 “주민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구청 직원 1400여명을 너무 괴롭힌 것 같다”며 웃었다. 이 구청장으로부터 민선 7기 취임 3주년을 맞는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었다. -민선 6기부터 7년째 구정을 이어 오고 있다. 지난 3년 구정을 돌아본다면. “주민들에게 약속드렸던 사업의 결과물들을 가시적으로 보여드린 시간이었다. 6기 때부터 동작구에 부족한 기반 시설을 확충하는 데 집중했고 주민들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복지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이런 것들이 완성돼 가고 있다. 공약 가운데 딱 하나 보라매 쓰레기 적환장 지하화 약속을 완성하지 못했는데 사실 서울시와 잘 협의가 안 되는 부분이 있었다. 현재 인근 관악구와 협의해 사업비를 기금으로 조성하고 있다. 이 외에 장승배기 종합행정타운, 용양봉저정 관광명소화 사업, 흑석동 고등학교 신설 문제, 사당권역 균형발전 상권 활성화 정책은 재원도 확보됐고 많은 진척이 있다. 앞으로 주민들이 동작구의 가시적 변화를 피부로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임기 중 절반이 코로나19 시기였다. 소상공인, 자영업자가 유독 많은 동작구의 지역경제도 큰 타격을 입었는데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한 노력은. “동작구 도시구조 특징이 기업집단들이 부족한 것이다. 지역 경제를 버티는 사람들이 대부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다. 지역상인의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코로나 방역기간 청사 구내식당을 폐쇄하고 전 직원이 지역 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하도록 강제 조치를 취했다. 또 동작 신협, 사당 새마을금고와 함께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한 사람들에게 5%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상품을 개발했는데, 이 아이디어가 중앙정부 회의에서 회자돼 모범사례로 꼽히기도 했다. 지난해 한창 자영업자들이 힘들어할 때 거시적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하라고 했었는데, 가장 고통스러운 시기 적재적소의 캠페인이었다고 생각한다. 또 100억원이 투입되는 사당·이수권역 상권 르네상스 사업 재원도 확보했다.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힘들지만 이 사업을 계기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지역 상권이 크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반대를 무릅쓰고 추진한 정책 가운데 성공한 정책이 있다면. “자치구 최초로 공공 임대주택팀을 신설해 구에서 임대주택을 공급한 것이다. 임대주택 반지하에 사는 게 얼마나 고통스럽나. 사람답게 사는 공간을 주민들에게 선물해 드리고 싶었다. 나도 그 고통을 안다. 어르신들이나 장애인들을 만날 때마다 그들을 위한 주거 안정 사업을 하고 싶었다. 구청 간부들과 협의해서 “우리도 임대주택 사업을 하자”고 주장했는데, 처음에 다 반대했다. 그런 건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하는 사업이라면서. 발상을 아예 전환했다. 구에서 집을 사버리자. 이후 구에서 아주 싼 가격으로 임대사업을 하면 되는 것 아니냐. 그렇게 해서 출 발한 사업이었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현재 구에서 운영하는 임대주택 383가구가 공급됐으며 252가구의 추가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2025년까지 관내 주택 중 10%를 공공임대주택화할 것이다. 우리 공공주택의 특징은 보증금 1500만원, 월세 17만원에 20㎡ 이상의 주거 공간에서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취약 계층, 청년, 한부모 계층 등 다양한 계층에게 주택을 제공하고 있다.”-주거 정책뿐만 아니라 동작구는 주민들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복지 정책이 유명한데. “보육청 사업은 보통 구가 국공립어린이집 시설을 확충하는 데 집중해 온 것과 달리 구가 국공립어린이집 ‘관리 시스템’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아이를 안심하고 맡기려면 교사와 학부모 모두 만족스러운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 이를 위해 원장·보육교사 인사 통합관리 시스템부터 만들었다. 어린이집 교사들도 승진해서 주임교사, 선임교사, 원장까지 갈 수 있는 인사 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동시에 국공립어린이집이 원장에 의해 개인화되지 않도록 했다. 지금도 다른 자치구, 지방정부에서는 국공립어린이집 위탁을 개인에게도 많이 맡긴다. 또 수탁기관에서 개별적으로 교사를 채용한다. 그래서 통일적인 보육정책이 전달이 안 되곤 하는데 국공립어린이집을 처음으로 ‘관리’의 대상으로 바라본 보육청 사업으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했다고 자부한다. 은퇴한 어르신을 채용하는 어르신행복주식회사도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다. 간담회에서 만난 한 어르신이 “아침에 눈을 뜨면 삶에 낙이 없다”며 “일자리를 만들어 주면 좋겠다”고 하셔서 나온 정책인데 실제로 고용노동부에서 모범 사례로 상도 많이 탔다. 과거 공공기관의 청소노동자들, 용역회사 소속인 분들이 1년 단위로 재계약을 하고 최소임금으로 생활이 힘들었는데 어르신행복주식회사에선 생활임금으로 73세까지 정년이 보장되는 형태로 운영된다.” -자치분권 2·0시대라고 한다. 7년간 지방자치 행정을 직접 해 봤다. 느낀 게 있다면. “우리가 실제로 지방자치를 시작한 게 95년이니까 27년째다. 코로나19로 “지방자치 안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지방자치에 대한 시민들의 시선과 평가가 달라졌다. 그런데 여전히 중앙은 지방을 신뢰하지 않는 게 문제다. 상호협력하는 관계로 바라봐야 하는데. 예를 들어 서울시 공무원이 중앙부처에 가서 정책 협의하면 ‘너희가 이걸 어떻게 해’ 하는 시선으로 바라본달까. 또 서울시는 자치구에 같은 시선을 보낸다. 지방자치는 주민들과 함께 발전하는데 여전히 중앙정부나 광역시가 지방자치를 바라보는 시선은 27년 전에 머물러 있다. 그러다 보니 지방의 역할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서울시와 자치구,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대등한 협력관계가 돼야 한다.” -남은 임기 동안 꼭 이루고 싶은 과제가 있다면. “흑석동 주민들의 오랜 숙원인 빗물펌프장 이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도시 한가운데 빗물펌프장이 있는데 노후해 수명을 다했다. 서울시와 오래 협의해서 이전하기로 했고 임기 내 이전할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으나 더뎌지고 있다. 남은 임기 내 꼭 마무리 짓고 싶다. 미래 동작구의 도시 모습이 구현될 수 있도록 노량진 지역도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 [열린세상] 경기도가 시작한 청소·경비 휴게시설 개선/박영기 한국공인노무사회장

    [열린세상] 경기도가 시작한 청소·경비 휴게시설 개선/박영기 한국공인노무사회장

    한평생 고된 노동을 마치고서도 다시 새로운 노동을 시작해야 하는 고령 노동자의 애환을 담은 책 ‘임계장 이야기’가 있다. 청소ㆍ경비 업무 등을 수행하는 고령 노동자의 다른 이름이 ‘임계장’(임시·계약직·노인장)이고, ‘고다자’(고르기 쉽고, 다루기 쉽고, 자르기 쉬운)임을 알려 주는 책이다. 이 책이 출간되기 1년 전 여름 대학교 청소 노동자였던 또 한 명의 ‘임계장’이 열악한 환경의 휴게공간에서 사망한 사건이 있었고, 아파트 입주민의 갑질에 의한 경비원 사망 사건도 있었다. 고령자 청소ㆍ경비 노동자는 ‘임계장’과 ‘고다자’이기도 하지만 일하는 환경 또한 척박한 ‘산사고’(산재 사망 고위험 노동자)다. 근로기준법은 노동시간 4시간당 30분 이상의 휴게시간을 주도록 사업주에게 의무를 주고 있을 뿐 부여된 휴게시간을 어떤 장소에서 어떤 방식으로 사용해야 하는지 휴게시설과 공간에 대한 규정은 하지 않았다. 전체 노동자에 대한 휴게권이 이러하니 주로 아파트 등 건물의 경비와 청소 업무를 떠맡은 비정규직 노동자인 ‘임계장’의 휴게 권리와 휴게시설은 훨씬 열악할 수밖에 없다. 경기도가 아파트 청소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휴게시설의 81%가 지하에 있었고, 에어컨이 설치된 휴게실은 36.2%, 환풍기가 설치된 경우는 45.8%에 불과했다. 화장실을 휴게공간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많았다. 휴게시설이 열악하지만 청소ㆍ경비 노동자의 휴게시간은 오히려 늘고 있어 더 큰 문제다.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의 상한선을 두지 않고 4시간 노동에 30분 이상이라는 하한선만 규정한다. 휴게시간은 근로시간이 아니므로 해당 시간만큼 임금을 주지 않아도 된다. 이런 이유로 최저임금 등의 인상으로 임금을 올려 줘야 할 상황에서도 전체 근무시간에서 휴게시간만을 늘려 임금을 동결하거나 낮게 인상하는 편법이 횡행한다. 이런 편법이 온당치 않음은 별론으로 치더라도 늘어난 휴게시간만큼 적절한 휴게시설을 제공하는 것은 사업주의 당연한 의무일 수밖에 없으나 앞서 살펴본 통계처럼 현실은 그렇지 않다. 중앙정부가 법령 개정 등을 통해 청소ㆍ경비 등 취약 노동자의 휴게시설 개선에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경기도가 보여 준 개선 노력은 주목할 만하다. 경기도는 2018년부터 공공부문 청소ㆍ경비 노동자 휴게시설 총 251곳에 대한 전수조사를 바탕으로 108개 사업장 172곳에 대한 개선을 진행하고 있다. 31곳의 휴게시설을 신설했고, 지하에 있던 10개의 휴게시설은 지상화했으며, 131곳에 대해서는 환기시설을 부착하는 등 개선하고 있다. 이러한 공공부문의 성과를 바탕으로 민간부문인 대학교(57곳)와 사회복지시설(149곳), 경기주택도시공사 시행 공급 아파트(34곳)에 대해서도 휴게소 신설과 지상화, 시설 개선 등의 성과를 내고 있는 중이다. 경기도의 청소ㆍ경비 등 취약 노동자 휴게시설 개선 정책은 지방정부가 할 수 있는 노동 정책의 모범이다. 관련 법제도가 미비한 상황에서 취약 노동자 보호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를 제도화하고 전국화할 책임은 국회와 중앙정부에 있다. 현재 국회에서는 휴게시설 설치와 관련한 법안으로 강은미, 박대수, 박홍근, 윤미향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4개의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있다. 주요 내용은 휴게시설 설치 의무화, 설치 대상 사업장 규모, 설치 장소와 기준, 위반 시 제재 등이다. 올바른 방향이다. 걱정되는 점은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민병두, 장석춘 의원 등이 비슷한 내용의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별 진전 없이 임기 만료로 자동 폐기된 전례가 있다는 것이다. 현 21대 국회는 지난 20대 국회의 전철을 밟지 말고 반드시 이 문제를 해결해 주길 기대한다. 중앙정부는 경기도가 쏘아 올린 청소ㆍ경비 등 취약 노동자 보호와 개선 정책을 살펴보고, 국가 차원의 사업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공공기관 경영평가 시 취약 노동자 휴게시설 설치와 개선 사항 등을 주요 평가지표로 반영하고, 취약 노동자 휴게시설 개선 사업을 전국 단위로 확산할 필요도 있다. ‘노동이 존중받는 공정한 세상’은 경기도민만이 아니라 전 국민이 공평하게 누려야 할 세상이기 때문이다.
  • 추민규 경기도의원, 찾아가는 민생 행보로 아파트 청소노동자 방문

    추민규 경기도의원, 찾아가는 민생 행보로 아파트 청소노동자 방문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추민규(더불어민주당, 하남2) 도의원은 28일 찾아가는 민생행보의 첫걸음으로 아파트 청소노동자를 찾아 인권보호와 고용안정에 대한 정담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이번 정담회는 공동주택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고령의 비정규직 경비노동자, 청소노동자, 시설관리노동자 등의 인권 보호와 고용안정에 필요한 사항을 직접 경청함으로써 공동주택 비정규직 고령 노동자의 안정된 노후 생활 영위와 지역사회 안전망 구축에 이바지하고자 자리가 마련됐다. 또 최저임금 등에 따른 고용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을 도모할 수 있도록 입주민과 청소노동자들의 소통 창구 마련의 시급함도 제시됐다. 특히 점심시간을 활용한 휴식 보장과 아파트 입주민들의 적극적인 관심도 주문했다. 추 도의원은 “‘을’의 위치에서 묵묵히 일하는 아파트 청소노동자들의 최저임금 및 인권보호를 위해서 노력할 것이며, 입주민과 노동자들의 소통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신촌세브란스병원 청소노동자 “병원 측 노조 와해 시도 사과해야”

    신촌세브란스병원 청소노동자 “병원 측 노조 와해 시도 사과해야”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청소노동자들이 병원 측의 노조 와해 시도와 관련해 관련자 처벌과 사과를 촉구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는 18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병원과 용역업체가 지난 5년간 노조 와해를 시도해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렀다고 규탄했다. 노조에 따르면 병원 사무국장과 사무팀장, 용역업체 ‘태가비엠’ 관계자들은 2016년 청소노동자 130여명이 민주노총에 가입하자 지속적으로 노조 탈퇴를 종용했다. 이들은 노조가입을 주도했다고 파악한 노동자들을 회유·협박하는 방식으로 100명 이상의 탈퇴서명을 받아 세브란스병원 사무팀에 전달했다. 또 2016년 7월 민주노총 세브란스병원분회의 출범식이 열리는 시간에 태가비엠 소속 노동자들을 모아서 간담회를 개최해 출범식 참석을 저지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지속적인 노조 와해 시도로 청소노동자 다수가 탈퇴해 민주노총 세브란스병원분회의 교섭권이 박탈당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는 2016년 10월 부당노동행위를 지시한 업무일지와 노조탈퇴를 종용하는 녹취록 등 증거를 확보해 노동부 서울서부지청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서울서부지검은 지난 3월 당시 병원 사무국장과 사무팀장, 태가비엠 부사장과 이사 등 9명에 대해 노동조합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지난달 23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병원 측은 부당노동행위 공모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5년간의 노동범죄를 통해 청소노동자들을 노예로 만든 관련자들을 강력하게 징계해야 한다”며 “앞으로 제대로 된 업체를 선정해 노동자들의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하고 병원이 짓밟아 놓은 노조의 교섭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서울포토]세브란스병원 원하청 노동범죄 규탄 및 투쟁 선포 기자회견

    [서울포토]세브란스병원 원하청 노동범죄 규탄 및 투쟁 선포 기자회견

    18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앞에서 ‘청소노동자 노조파괴‘세브란스병원 원하청 노동범죄 규탄 및 투쟁 선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2021.5.18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 [한 컷 세상] 숨어 버린 양심

    [한 컷 세상] 숨어 버린 양심

    누군가가 서울 시내 한 벤치 사이에 담배꽁초를 끼워 놨다. 이를 치우던 청소노동자는 “이럴 거면 차라리 바닥에 버리지”라며 어렵게 꽁초를 꺼냈다. 분명 꽁초를 바닥에 던지기엔 찔리는 구석이 있어 양심을 저렇게 꼭꼭 숨겨 놓았을 것이다. 숨어 버린 양심 때문에 생겨난 불편함은 다른 이들의 몫이 된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양천 “환경미화원 아닌 환경공무관으로 불러주세요”

    양천 “환경미화원 아닌 환경공무관으로 불러주세요”

    “이제 환경미화원이 아니라 ‘환경공무관’입니다.” 서울 양천구는 환경 관련 업무를 묵묵히 처리해 온 환경미화원 사기 진작을 위해 서울 자치구 최초로 관련 자치법규를 개정, 이들의 명칭을 환경공무관으로 바꾼다. 구는 오는 12일까지 명칭 개정에 대한 구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입법예고하고, 다음달 조례규칙심의회 및 구의회 승인절차를 거쳐 최종적으로 명칭을 변경할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환경미화원이라는 직명은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정부에서 처음 쓰기 시작, 30년 이상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 명칭은 쓰레기를 수거하는 단순한 청소노동자라는 인식이 강해 환경미화원의 사기를 떨어뜨려 왔다. 서울의 환경미화원 명칭 변경은 ‘2016년 서울시 및 서울시청 노동조합 단체협약’에서 처음 논의됐다. 노·사는 환경미화원의 대외 직명을 환경공무관으로 변경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아직 자치법규를 개정한 자치구가 없어 그동안 환경미화원과 환경공무관 명칭이 혼용됐다. 구는 지난달 소속 환경미화원 78명을 대상으로 명칭 변경에 관한 설문조사를 했다. 명칭 변경에 전원이 동의하면서 서울 자치구 최초로 환경미화원 명칭 관련 자치법규 개정을 준비했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모두가 잠든 새벽에도 주민에게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애쓰는 환경공무관들에게 감사를 드린다”면서 “이번 명칭 변경이 여러분의 사명감과 자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학교 교무실 등 학생들에게 청소 맡기면 안돼”

    광주지역 일선 학교 교장실, 교무실, 행정실, 연구실 등 교직원이 사용하는 공간의 청소를 학생들에게 맡기면 안 된다. 광주시교육청은 이같은 내용의 ‘교직원 사용 공간 학생 청소 관련 권고 안내문’을 최근 일선 학교에 보냈다고 4일 밝혔다. 시 교육청은 “교직원 사용 공간 청소의 강제 배정은 헌법 제10조(행복추구권)에서 파생되는 ‘일반적 행동 자유권’의 침해와 ‘자기책임 원리’ 위반으로 판단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교직원 사용 공간 청소는 교직원이 직접 하되, 주기적으로 청소노동자가 지원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시교육청이 최근 285개교를 대상으로 교직원 사용 공간 학생 청소 관련 실태를 파악한 결과, 전체 학교의 9.5%(27개교)가 학생들이 교직원 사용 공간을 청소하고 있다.나머지는 교직원 또는 청소노동자가 교직원 사용 공간을 청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노동절 맞아 서울 곳곳서 집회·행진... “방역수칙 위반 시 엄정대응”

    노동절 맞아 서울 곳곳서 집회·행진... “방역수칙 위반 시 엄정대응”

    제131주년 세계노동절을 맞아 노동계의 집회, 행진이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1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인간다운 삶을 요구하며 8시간 노동을 외치는 노동자들에게 가해진 탄압과 저항의 역사는 시간이 경과하는 동안 ‘노동자’, ‘노동자 투쟁’의 지표가 됐다”고 밝혔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최저임금을 받던 청소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만들었다고 해고되고 정부의 정규직화 약속, 최저임금 1만원 약속, 노동존중 사회의 약속은 철저히 깨졌다”며 “경제질서의 변화도 산업구조의 재편도, 기후위기마저도 모두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불평등 세상을 뒤집어 엎어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131년 전 노동자들이 존엄을 선언하고 투쟁에 나섰듯이 2021년 하반기 총파업 투쟁으로 불평등 세상을 확 바꿔냅시다”라며 “민주노총 110만 총파업 투쟁으로 세상을 바꿉시다, 우리가 나서면 세상은 바뀝니다. 할 수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이날 발언에 나선 김계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케이오(KO)지부 지부장은 “131주년 노동절이지만 자본과 맞서 싸우는 이 땅의 해고노동자들은 여전히 거리에서 싸우며 죽어가고 있다”며 “단 하나의 일자리도 지키겠다던 대통령의 약속은 어디 갔나, 왜 노동자들은 거리에서 싸워야 하나. 이것이 노동 존중이며 상식이 있는 나라냐”라고 외쳤다. 공정배 이스타항공조종사지부 부지부장은 “정부와 여당의 철저한 외면 속에 세상에 홀로 남겨진 기분으로 외로운 투쟁 중이다”라며 “개개인일 때는 약한 노동자이지만 우리는 뭉치면 강해진다. 하나돼 모든 노동자가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그 날까지 끝까지 투쟁하겠다”라고 했다.이날 민주노총은 총 36개의 집회를 신고했다. 소수 인원만 참여하는 본 대회를 제외한 인원들은 오후 2시부터 LG트윈타워→마포대교→공덕역→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관으로 이어지는 행진에 나섰다. 집회 참가자는 9명씩 나눠 경총 회관으로 향해지만, 출발을 서두르던 일부 참석자들과 경찰 사이의 실랑이가 한때 벌어지기도 했다. 민주노총 외에도 건설노조 수도권북부 지역본부는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 여의도공원 등지에서 집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차량 9대로 건설회관에서 경총 회관까지 행진에 나섰다. 서비스연맹은 오전 10시반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여는 한편 언론노조, 마트산업노조 등도 잇따라 도심에서 집회를 개최했다.이날 서울경찰청은 서울 도심 69개소에서 621명의 노동절 집회 및 행진 계획을 신고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날 실제 집회 참가 인원은 시민들의 참여 행렬이 이어지면서 이를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집회 및 행진 장소가 금지구역이 아닌 데다 신고인원도 방역기준에 어긋나지 않지만 ‘장소별 신고인원(9명) 준수, 집회 규모에 맞는 소형무대 사용, 방역당국의 집회금지 통보시 금지 가능’ 등의 내용으로 집회 제한통고를 했다. 경찰은 서울시 등과 함께 집회 주최자 및 참가자들이 방역수칙을 준수하도록 현장 조치할 예정이다. 또한 다수 인원이 밀집해 집회를 강행하는 등 방역수칙을 위반하면 해산·사법처리 등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우리 목소리를 내겠다”…노년알바노조 준비위 출발

    “혼자서는 억울한 일이 있어도 얘기를 못하는데, 노동조합을 하면서 우리들의 이야기를 말하고 싶어요.” 노년알바노조 공동준비위원장을 맡은 임진순(75)씨는 29일 서울 종로구 전태일기념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70대 청소노동자들을 중심으로 모인 노조는 “노인이라는 이유로 차별받거나 소외되지 않고 공동체 일원으로 살아가고자 한다”고 결성 계기를 설명했다. 임씨는 과거 연세대에서 청소노동자로 일할 때는 노동조합 활동을 했다. 학생들과 연대하면서 상아탑에서 일하는 청소노동자들의 노동현실을 공론화했다. 최저임금에 미달하던 임금도 점점 올랐다. 정년 70세가 되면서 연세대를 떠났지만, 그의 청소노동은 계속됐다. 또 다시 외로운 싸움의 시작이었다. 이날 발간된 구술기록집에서 임씨는 이렇게 회상했다. “이화여대의 꼭대기 빌딩에 세를 든 외국인 회사에서 3년을 일했는데, 사람들 통솔을 못한다고 해고한다고 했다. 이 일을 오래했으니까 나름의 노하우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갑자기 무리하게 그만두라고 하니까 억울한 마음이 생겼죠. 거기는 노조가 없어서 내 편에서 이야기해주는 사람들이 없었어요. 그렇게 나와버린거죠.” 지금 임씨는 서울 마포구 상수동의 한 빌딩에서 일한다. 임 위원장은 “코로나19가 터졌는데 마스크가 필요한데 회사는 챙겨주지 않아요. 그래서 노조를 얘기하면 다들 이 나이에 뭘 하겠그냐고 그래. 노인네들도 내가 움직이고 일하는 동안은 우리를 지켜줄 노조가 필요하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어요”라고 했다. 구술기록집 ‘노동으로 일군 한평생’에는 임씨를 포함한 9명의 70대 여성 청소노동자들의 이러한 사례가 소개됐다. 허영구 공동준비위원장은 “70대라는 이유로 법적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거나 최저를 맞춰고 휴게시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불합리한 대우를 받는 경우가 많다”면서 “알바비를 이유로 노인기초연금이 삭감되는 구조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조 준비위는 노년 노동과 복지, 생활에 대한 실태조사를 하고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법적 대응도 이어갈 계획이다. 청소 노동자 외에 고령 노동자가 많은 경비 노동자들도 노조의 도움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는 스마트폰 사용법 등 교양 강좌를 열어 노인들의 문화 생활을 돕는 등 활동도 할 계획이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불안정한 노인 노동 바꿔야”… 노년 알바노조 생긴다

    “불안정한 노인 노동 바꿔야”… 노년 알바노조 생긴다

    은퇴 후에도 생계를 잇고자 노동 현장을 떠나지 못하는 노인들의 불안정한 노동환경과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노동조합이 결성된다. 25일 노동계에 따르면 평등노동자회는 오는 29일 서울 종로구 관수동 전태일기념관에서 노년아르바이트노조(노년알바노조) 준비위원회 발족을 선언한다. 노년알바노조 준비위는 “노인자살률과 노인빈곤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인 나라에서 살아가는 노년층을 위한 노조를 만들게 됐다”면서 “갈수록 더 길게, 더 불안정하게 일해야 하는 노년 노동자들이 ‘알바 수준’의 노동환경과 부족한 노년 복지를 노조로 바꿔야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들은 노년알바노조를 설립하고자 지난 2019년 11월부터 노년 노동자 구술기록을 시작했다. 지난해 초에는 실태조사를 하는 등 관련 논의를 꾸준히 계속해왔다. 29일 행사에서는 70대 여성 청소노동자 9명의 구술기록집 발간식도 열린다. 이들은 대부분 한국전쟁 기간 농촌에서 태어나 농사일, 공장일, 장사, 가사노동 등을 하다 노인이 된 뒤에는 대학 등에서 청소노동자로 일하면서 저임금·장시간 노동에 시달린 사람들이다. 이들은 행사에 직접 참석해 노년 노동과 복지 문제에 대해 직접 발언할 예정이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연대 청소·경비노동자들, 인원 충원·임금 인상 요구

    연대 청소·경비노동자들, 인원 충원·임금 인상 요구

    연세대 청소·경비 노동자들이 수년째 반복된 인원 감축을 중단하고 임금을 인상해 달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 연세대 청소·경비노동자들은 22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측의 인원 감축과 임금 동결에 대해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조는 “지난해 말 청소노동자 8명과 경비노동자 16명이 정년퇴직했지만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단 한명도 충원되지 않았다”며 “청소노동자들이 빠진 자리에는 용역업체 본사 직원이 청소를 하고 있고, 경비노동자들이 빠진 자리에는 초소를 폐쇄하거나 남아 있는 노동자들이 업무를 하게 돼 노동강도가 강화되고 학내 안전과 청결이 악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연세대는 2018년부터 매년 청소·경비노동자 인력을 감축해 왔다. 2018년에는 30명을 감축해 반발이 일자 청소노동자 10명을 충원하기로 합의했다. 2019년에도 31명이 정년퇴직했지만 청소노동자 8명을 충원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는 23명이 퇴직했고 청소노동자 7명을 충원했다. 그동안 경비직 인원은 충원하지 않고 무인시스템을 설치해 운용했다. 노동자들은 인력 감축으로 업무 부담이 심해지고 있다고 호소한다. 유동인구가 많은 학술정보원 일부 구간에서는 청소 공백이 이어지고 있고, 용역업체 본사 직원 등이 퇴근시간 이후 빈자리를 청소하고 있다. 이경자 연세대분회 분회장은 “4개월간 인원이 충원되지 않아 청소노동자의 노동강도는 한계 상태에 이르고 있다”며 “당장 코로나로 학내 왕래 인원이 많지 않아서 문제 될 것이 없다고 학교는 얘기를 하지만 청소와 경비는 학생들이 안전하고 청결한 환경에서 수업받기 위한 필수적인 노동”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또 올해 시급 130원 인상을 요구했으나 코로나19를 이유로 학교 측이 임금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학교 측과의 집단교섭이 결렬되자 지난달 22일부터 학내 선전전을 진행해왔으나 학교 측으로부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월급 40만원 받는 나, 진짜 최저임금 맞나요

    월급 40만원 받는 나, 진짜 최저임금 맞나요

    주휴수당 아깝다고 근무시간 깎지 말고코로나 핑계로 임금 줄이는 꼼수 없길“진짜 밑바닥… 중간착취 없는지 살펴야”지난 2년간 초등학교 식당에서 학교 급식보조원으로 일한 전수용(73·이하 가명)씨는 최저임금 밑에 있는 노동자다. 월급이 법정 최저임금의 70%에 그친다. 명목상 임금은 딱 최저임금인 시간당 8720원이지만 이 중 30%를 용역회사가 떼 간다. 일자리 소개 수수료를 가장한 착취다. 근무지인 학교는 제멋대로 근무시간을 줄이기 일쑤다. 오전 10시에 출근해 오후 2시에 퇴근하지만, 실제 일한 시간으로 쳐 주는 건 2시간 30분뿐이다. 일주일에 15시간 넘게 일하면 하루치 일당인 ‘주휴수당’을 챙겨 줘야 하는데 학교가 그 돈을 아끼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전씨는 “손에 쥐는 돈은 40만원 남짓”이라면서 “진짜 밑바닥 임금이 얼마인지, 중간에 착취하거나 꼼수 부리는 일은 없는지 나라에서 살펴 달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최저임금을 정할 최저임금위원회 회의가 20일 시작됐다. 정치권과 언론은 대통령 공약대로 임기 내 1만원을 달성할 수 있을지, 최저임금 인상이 혹여 기업에 부담일지 여부에만 관심을 쏟는다. 하지만 당장 입에 풀칠하기 힘든 최저임금 아래 저임금 노동자들은 여기에서도 후순위다. 늙거나 경쟁력이 없다는 이유로 이들은 고용주가 임금 부담을 핑계로 근무시간을 줄이지 않을지, 쫓겨나지 않을지를 걱정한다. 취업준비생 김지인(27)씨는 지난해 12월 3년간 일한 카페를 그만뒀다. 주 21시간 일하고 주휴수당을 포함해 매달 약 100만원을 받았는데 갑자기 “근무시간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사장의 통보를 받았다. 월 40만~50만원으로는 월세와 통신비, 교통비조차 내기 빠듯해 수소문 끝에 패스트푸드점에서 새 일자리를 찾았다. 김씨는 “손님이 없으면 퇴근하라는 식의 ‘꺾기’를 버티다 이직했는데 새 일자리도 야간 시간을 줄이려 해 불안하다”면서 “프랜차이즈 본사가 자영업자나 알바의 고충을 분담해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코로나19가 가진 자보다는 못 가진 자에게 더 혹독했던 만큼 최저임금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5년째 대학교 청소노동자로 일하는 박희숙(64)씨는 “비대면 수업을 한다는 이유로 주 5일이 아닌 격일제 근무로 바뀌었지만 청소 구역은 그대로 유지되면서 근무 강도는 늘고 월급은 약 20만원 줄었다”면서 “생계를 위해 최저시급은 1만원까지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 플랫폼 노동자가 늘지만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들의 보호막이 되지 못한다. 4년차 웹툰 작가인 박주희(28)씨는 “주 70시간 작업해도 최저임금에 턱없이 못 미치는 월수입 200만원”이라면서 “웹툰을 올려 주는 플랫폼이 작가에게 주는 선지급금은 3년 동안 물가상승률(약 1.5%)만큼도 안 오르고 제자리이거나 오히려 줄었다”고 토로했다. 김영민 청년유니온 사무처장은 “최저임금 인상액도 중요하지만 인상 효과가 잘 전달되지 않는 저임금 노동자의 삶을 어떻게 개선할지 논의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2년은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렸다가 2년은 급제동을 거는 등 신뢰를 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손지민 기자 sjm@seoul.co.kr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휴게실에서 쉬었다는 이유로 징계 받은 우체국 청소부

    휴게실에서 쉬었다는 이유로 징계 받은 우체국 청소부

    대기시간에 휴게실에서 잠깐 쉬었다는 이유로 부평우체국 청소 노동자들이 징계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부평우체국 청소노동자 등 전국민주우체국본부는 19일 서울 중구 저동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휴게소에서 휴식을 취했다는 이유로 징계한 것은 부당한 인권 침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지난달 말 오전 9시쯤 부평우체국 휴게실에서 쉬고 있던 청소 노동자 5명은 갑작스레 들이닥친 우체국시설관리단 직원에게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 점심시간에만 휴식할 수 있는데 근무시간이 아닌 시간에 휴게실에 있었으므로 징계를 내리겠다는 것이다.우체국 청소노동자들은 통상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인 새벽 6시까지 출근해 3시간여에 걸쳐 청소를 마친다. 이후 우체국 직원들이 출근하는 9시부터 9시30분까지 휴게실에 앉아 잠깐 휴식을 취하며 인스턴트 커피 한잔을 마신다. 아침밥도 거른 채 새벽에 집을 나선 청소 노동자들이 3시간 동안의 중노동 뒤 잠깐 쉰 게 불성실한 근태를 보였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부분 60세 이상 고령 여성노동자인 이들은 지난 9일 우체국시설관리단으로부터 주의 징계 조치를 받았다. 이들은 우체국시설관리단에 1년에 2번 근무성적평가를 받는데 여기서 한번이라도 감점을 받으면 60세 이후 1년 단위로 하는 재계약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이들은 우체국 직원들을 위해 일하지만 우체국의 자회사인 우체국시설관리단에 직접 고용돼 있다. 이들은 최저시급을 기준으로 돈을 받고 한달 200만원이 채 되지 않는 돈을 손에 쥔다. 이들은 징계를 받은 뒤 추가 징계를 받을까 전전긍긍해하며 화장실과 계단, 복도에 쪼그려 앉아 잠깐의 휴식을 취하고 있다. 전국민주우체국본부는 “징계 확인서를 받는 과정에서 개별 면담을 진행했는데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녹취하지 말라고 압박하는 등 내내 고압적인 태도로 일관한 것에 대해서도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데스크 시각] 최저보다 최저인 이들의 임금협상/유영규 사회부장

    [데스크 시각] 최저보다 최저인 이들의 임금협상/유영규 사회부장

    “자식들이 화낼까 봐 얼마 받는지는 얘기 안 해요. 왜 그 돈 받고 새벽 일 나가느냐고….” 10년 넘게 빌딩 청소일을 했다는 K(62·여)는 얼마 전부터 ‘초단기 청소 노동자’가 됐다. 계약서상 일일 근무 시간은 2시간 30분으로 줄어들었다. 오전 5시부터 7시 30분까지 160평 남짓한 사무실 청소를 마쳐야 한다. 일은 같은데 마감시간이 줄다 보니 몸은 더 고될 수밖에 없다. 임원실부터 사무공간, 탕비실, 복도까지 쉼 없이 쓸고 닦고, 휴지통을 비우다 보면 속옷부터 마스크까지 땀범벅이 된다. 그렇게 주 5일 새벽 별을 보고 출근해 받는 월급은 55만원이다. 최근 인터넷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주5일(월~금)·하루 2시간 30분 근무·월급 55만원’은 저임금 노동의 세트메뉴가 돼 버렸다. 일주일에 15시간 넘게 일하면 하루치 일당을 더 줘야 하는 ‘주휴 수당제’를 피하려 회사들이 만든 꼼수의 결과다. 하지만 보수진영과 재계에선 ‘이게 다 급히 오른 최저임금의 폐해’라며 노련하게 원인을 돌린다. 늘 그래 왔듯 마음만 급한 당위는 교활한 기득 앞에 무력하다. 피해는 고스란히 K의 몫이다. 갈치 토막처럼 조각조각 잘려나간 노동시간을 채우려면 또 다른 사무실과 빌딩을 떠돌며 청소 일을 해야 한다. 끼니를 거르며 2·3탕을 뛰어도 월급은 법이 정한 최저임금을 밑돈다. 애초부터 K에게 선택권은 없었다. 저임금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노동자에게 시장은 늘 공배수가 아닌 공약수를 건넨다. ‘법대로’라니 따질 방법도 없다. 약자가 기댈 것은 국가 차원의 임금협상인 최저임금밖에 없지만 상황은 녹록해 보이지 않는다. 문제는 K 같은 노동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고령 경비노동자, 여성 청소노동자, 용역과 하청업체 직원이 대표적이다. 경총에 따르면 지난해 법정 최저임금(시급 8590원)을 받지 못한 근로자 수는 319만명으로,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높아진 최저임금에 기업 부담도 한계에 다다랐음을 말하려 사측이 내민 숫자지만 동시에 우리 사회의 양극화가 점점 심화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최저임금 협상이 일주일 뒤인 20일부터 시작된다. 사실 현 정부의 최저임금 성적표는 빈 수레만 요란했다. 집권 초기 급가속하다 다시 급정거를 한 탓에 4년간 연평균 최저임금 인상률은 7.7%에 그친다. 적폐라며 손가락질한 박근혜 정부 평균 7.4%와 비슷한 수준이다. 임기 첫 2년 동안 최저임금 인상률은 각각 16.4%와 10.9%로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지만 그후 2년은 각각 2.9%와 1.5%로 곤두박질쳤다. 협상은 시작 전부터 어려움이 예상된다. 노동계는 내년 인상률이 5.5% 이하면 박근혜 정부보다 인상률이 낮아진다며 대폭 인상을 요구할 기세다. 경영계는 코로나19에 따른 거리 두기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피해를 앞세워 동결 또는 삭감을 요구하겠다는 분위기다. 1년 넘게 이어진 코로나19로 모든 상황이 역대급으로 어렵겠지만, 최저임금 인상 기조는 무너져서는 안 된다.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외쳤던 현 정권의 공약 이행을 위해서가 아니라 양극화에 신음하는 수많은 K를 위해서다. 코로나19는 가진 자보다는 못 가진 자에게,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에게 더 혹독했다. 최저보다 최저인 이들의 삶을 개선하려면 최저임금을 끌어올리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다행인 점도 있다. 4·7 보궐선거를 치르며 여야는 너나 할 것 없이 무너져내린 공정과 심화한 양극화를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거는 끝났다. 말이 아닌 실천을 기대한다. whoami@seoul.co.kr
  • 신정현 경기도의원, 공동주택 비정규직 고령노동자를 위한 조례 제정 추진

    신정현 경기도의원, 공동주택 비정규직 고령노동자를 위한 조례 제정 추진

    경기도의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 신정현(더불어민주당·고양3) 의원은 공동주택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경비노동자, 청소노동자, 시설관리노동자 등의 인권보호와 근로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경기도 공동주택 비정규직 고령노동자의 인권보호 및 고용 안정 조례’ 제정에 나선다. 신정현 의원이 준비중인 ‘경기도 공동주택 비정규직 고령노동자의 인권보호 및 고용 안정 조례안’ 주요 내용은 ▲ 공동주택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비정규직 고령노동자의 노동 실태 조사 및 개선 방안 마련 ▲ 공동주택 관리업무를 사회적기업에게 맡기는 경우 또는 공동주택의 노동자가 1년 미만 기간제 근로계약을 1년 이상 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으로 전환하는 경우 공동주택에 대한 보조금 지원 ▲ 공동주택 비정규직 고령노동자로 구성된 사회적 대화 협의체의 구성 및 지원 등이다. 신정현 의원은 2018년 8월부터 공동주택 경비노동자 및 청소노동자 근무시설과 휴게시설 개선을 위해 꾸준히 정책제안을 해왔다. 또한 2020년 2월부터 경비업과 청소업 등 고령자가 몰리는 직종의 열악한 노동조건과 근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이해 당사자들과 토론회 및 정담회를 개최했다. 특히 신 의원은 지난 2020년 9월 도정질의를 통해 이재명 지사에게 GH 공공임대주택에 경비원과 관리원을 이원화하는 방식의 직무교대제의 우선적용을 요구하여 긍정적인 답변을 받아낸 바 있다. 신 의원은 “사회적기업의 공동주택 관리업무 활성화를 통해 관리사무소 및 입주자대표회의와 주택관리업체 간의 부정청탁을 사전에 차단해 공동주택 관리의 투명성을 높이고 동시에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과 사회공헌 효과도 거둘수 있다”고 제정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경기도가 공동주택 관련 노동자의 인권보호와 처우개선에 앞장서 늘 우리 곁에서 함께하는 경비원, 미화원, 관리사무원 등 공동주택 노동자들이 존중받는 사회문화가 형성되길 바란다”며 “앞으로 공동주택 내 경비업 및 청소업 등에 집중되는 비정규직 고령노동자들의 노동실태를 꾸준히 파악하여 노동인권 및 고용환경 개선을 위한 ‘사회적 대화 협의체’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신정현 의원은 지난해 10월 대표발의 한 ‘경기도 공동주택 관리 및 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통해 아파트 공동체의 자발적인 공동주택 노동자의 인권보호와 근로환경 개선 등 종합안전망을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조례 제정을 위해 신정현 의원은 오는 30일 화상회의를 통해 공동주택 경비ㆍ청소 노동자, 관계전문가 등 이해관계자들과 정담회를 개최하고 최종적으로 조례안을 가다듬어 다음 4월 제351회 임시회에 의안으로 접수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00일 파업에 손에 쥔 건 텐트 100개뿐

    100일 파업에 손에 쥔 건 텐트 100개뿐

    “‘금방 끝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어느덧 100일이 됐네요. 춥고 힘들지만, 인간으로서 대우받을 수 있다면 끝까지 버티겠습니다.” 고용승계를 주장하는 LG트윈타워 청소 노동자들의 파업이 25일로 100일째를 맞는다. 24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앞 ‘행복한 고용승계 텐트촌’에서 만난 박상설(63)씨는 눈시울을 붉혔다. 박씨는 2017년부터 LG트윈타워를 청소했지만 지난 1월 1일 계약이 종료돼 직장을 떠났다. 자동차 소음과 불편한 잠자리로 매일 밤잠을 설치지만 투쟁을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LG가 그동안 사회적 책임과 정도경영을 강조해 왔기에 파업이 금방 끝날 줄 알았다”며 “버티지 못하고 점점 떠나는 동지들을 바라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지만, 끝까지 남아 정당한 노동 권리를 인정받겠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26일 LG트윈타워 1층 로비에서 파업을 시작한 41명의 노동자는 혹독한 겨울을 나면서 25명으로 줄었다. 이들은 지난 22일부터 정문 앞 도보에 텐트촌을 설치하고 파업 장소를 옮겼다. 파업 100일에 맞춰 25일까지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100개의 텐트를 설치하고 주·야간 연대 시위를 이어가기 위해서다. 노동자들은 한 명이 간신히 누울 수 있는 크기의 미니텐트 안에서 딱딱한 시멘트 바닥에 몸을 기대 쪽잠을 청하고 있다. LG트윈타워를 관리하는 LG그룹 계열사 에스엔아이코퍼레이션은 지난해 말 ‘품질 저하’를 이유로 지수아이앤씨와 청소 용역 계약을 끝내고 다른 업체와 새로 계약했다. 노동자들은 2019년 노조를 결성하고 권리를 주장한 것이 사측 눈 밖에 난 이유라고 의심한다. 용역업체가 변경되더라도 새 업체에 고용승계가 되는 게 관례였지만 새 업체는 이를 거부했고 80여명의 노동자들은 일터를 잃었다. 지난달까지 고용노동부 중재로 수차례 노사 교섭이 있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사측은 노동자들에게 다른 사업장에서 일하게 해주겠다고 권유했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대기업의 행태를 묵인한 채 사측의 권유에 따른다면 결국 똑같은 행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이들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혜정 LG트윈타워 공동대책위원회 집행위원은 “구 회장이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을 때까지 시민사회 단위와 함께 결의를 담아 끝까지 텐트촌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스엔아이코퍼레이션 측은 “농성 중인 청소노동자 전원을 LG마포빌딩에서 계속 일할 수 있도록 노조에 제안하는 등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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