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청소년기
    2026-03-07
    검색기록 지우기
  • 흑인 여성
    2026-03-07
    검색기록 지우기
  • 외교부
    2026-03-07
    검색기록 지우기
  • 수사의뢰
    2026-03-07
    검색기록 지우기
  • 방음터널
    2026-03-0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649
  • 2001 길섶에서/ 이론과 실제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사상가인 장자크 루소(1712∼1778년)는 불우한 청소년기를 보냈다.교육 문제에 유달리 관심을가졌던 그는 소설 형식의 교육론 ‘에밀’을 집필했다.철학자 칸트는 “이 책이 출판된 것은 프랑스 혁명과도 같은 거대한 역사적 사실”이라고 격찬했다고 한다. 루소는 ‘에밀’의 서문에 “아버지의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자는 아버지가 될 자격이 없다.가난과 일 때문에 아이들의 양육을 소홀히 했다면 그것은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썼다.그런 그가 다섯명의 자녀를 모두 고아원에 보냈다.이 비밀은 경쟁관계에 있던 볼테르에 의해 폭로됐다. 루소는 “경제적 능력이 없는 자신보다는 고아원이 낫다는판단 때문이었다”고 변명했으나 이중인격자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루소가 자녀를 버린 죄책감에 ‘에밀’을 집필했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지만 어쨌든 그의 사상적 이론과 실제 생활과는 엄청난 거리가 있었던 것만은 틀림없다.살면서 한번쯤은생각과 행동이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는가 생각해 볼 일이다. 김경홍 논설위원
  • [굄돌] 추억속의 경주

    요즘 한국영화가 침체에서 벗어나 영화 애호가들의 사랑을받고 있다. ‘쉬리’를 시작으로 ‘공동경비구역’‘친구’‘신라의 달밤’등이 잇따라 외화를 누르고 관객 동원에성공했다. 특히 ‘신라의 달밤’은 1988년 배창호 감독이 만든 ‘안녕하세요 하나님’처럼 경주를 무대로 한 영화여서 왠지친근하게 느껴진다.‘안녕하세요…’은 소아마비를 앓았던주인공 병태가 고교시절 포기했던 수학여행지 경주로 여행을 떠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경주는 청소년은 물론 누구나 한번쯤은 가 보았고 모든 이에게 푸근하게 남아있는 ‘고향’과 같은 도시지만 영화속주인공은 환상의 도시에서 구원을 받지 못한다. 코믹 폭력물 ‘신라의 달밤’은 경주 수학여행을 시작으로 문제학생과 모범학생이 10년 후 사회에서는 정반대의 역할이 되어성장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 두 편의 영화는 경주에서 파국을 맞는 우울한 현실과경주를 시작으로 예기치 못한 미래를 그린, 정반대의 전개로 우리를 맞이한다. 우리의 경주.그 곳은 지역적인 개념보다 한국인의 가슴속풍경으로 다가온다. 우리 기억속의 경주가 어떤 곳인가.‘고대 도시’로서의 문화재적 가치와 고상함보다는 ‘수학여행’에 얽힌 친구와의 진한 추억을 새겨두었던 곳이다. 잠 안자고 장난하며 어른 흉내를 내보기도 하던 기억들,돌아볼 순 있어도 돌아갈 수는 없는 그리움의 정거장이 아닌가.청소년기에 ‘학교’라는 공간을 벗어나 나름대로 멋을부리고 튀고싶어 했던 일들이 우리 마음 깊은 곳에 한자리를 차지한다. 그러기에 늘 졸업앨범 뒤에는 수학여행 사진들이 진한 추억으로 장식되곤 한다. 그러나 가정형편이 어렵거나 몸이 불편하여 수학여행을 함께 하지 못했던 이들에겐 기억하고 싶지 않은,그러나 기억되고야 마는 아픈 ‘풍경’이기도 하다.하여튼 경주는 청소년이든 노인이든 누구에게나 추억의 모서리로 남아있고때로는 인간이면 누구나 갖고 있어야 할 ‘고향’같은 곳이기도 하다. ‘신라의 달밤’이 흥행에 성공한다는 것은 비극이 아닌희극을 통해, 청소년의 ‘짱문화’를 어둡게만 볼 것이 아니라 다양성을 인정함으로써 우리의 미래가 밝아질 수 있다는 의미에서 생각해 봄직하다. 올 여름휴가는 아들과 함께 경주로 다녀오고 싶다. △ 국립민속박물관 전시운영과장 임장혁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해외연수와 내나라 먼저보기

    이제 본격적인 휴가철로 접어들었다.또 많은 국민들이 해외로 나갈 것으로 보인다.방학동안 아이들 해외연수를 위해 어머니가 따라가는 경우도 많아서 올 여름은 ‘나홀로 아빠’들도 꽤 있을 것 같다. 통계에 의하면 작년에 외래 관광객 입국자는 사상 처음 500만명을 넘어 532만명에 달했으나 우리 국민들의 해외 출국은 이보다 많은 550만명이나 되었다.이중에 외국어 연수 명목으로 출국한 해외여행자도 상당수 될 것이다.‘95년 어학연수를 위해 지출한 외화는 56억달러가 넘는다고 한다.세계화 바람으로 외국어 조기교육 열풍이 한참인 요즈음은 해외 어학연수와 관련한 비용이 100억달러도 훨씬 넘을 것으로추산된다. 물론 세계화의 시대를 맞아 우리의 자녀들이 해외 어학연수와 여행을 통하여 국제적인 마인드와 외국어 능력을 기르도록 하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를 자세히 보면 필요에 의한 해외여행이나 연수보다는 분위기에 편승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어느 일부 지역에서는 대다수 학부모와 학생이 유행처럼 해외여행이나 연수를 가기 때문에 해외에 나가보지 못한 일부학생들이 오히려 학교에서 주눅들어하는 가슴 아픈 현상이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인간이 평생을 두고 배우는 것 중에 청소년기에 가장 많이 발달하는 부분은 인성과 창의적 사고력이라고 한다.아직우리말의 기초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아이에게 단기적인 어학연수가 필요한 것일까? 교육적인 측면에서 볼때 아직 모국어조차 완전히 습득하지 못한 아이에게 외국어를 가르치는 것은 우리말의 올바른 습득에도 장애가 된다고 한다. 독일의 언어학자 디터 침머는 ‘초등학생 정도의 어린 나이에 외국어를 가르치는 것은 마치 잘 나가는 자동차 1대를 고물 자동차 2대와 바꾸는 것과 같다’고 말하고 있다. 경주의 불국사나 동해의 해돋이도 보지 못한 아이들이 디즈니랜드를 다녀온 것을 자랑하는 것이 과연 아이들 정서를 위해서 바람직스러운 것일까? 청소년기에 우리 국토 구석구석에 배어 있는 전통문화와 유적의 의미를 재발견하고 수려한 우리 자연에 대한 사랑과 감동을 우선 깨닫게 하는 것이야말로 참되고 알찬 여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금년 여름방학을 지낸 후에는 우리 나라를 여행한 아이들이 선생님께 칭찬도 받고 여행을 통해서 느낀 것을 얘기하면서 큰소리칠 수 있는 교실 분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한길 문화부장관
  • [클린 사이버 2001] (8)게임중독 실태와 대책

    “마작게임에 빠졌다….TV를 보고 웃고 있는 것도 허무해진다.게임을 하지 않으면 자꾸자꾸 퇴화해 가는 것같았다”(여·20대)“3년전 머리속은 온통 스타크래프트로 가득했었다.3살이던 딸을 거의 상대하지 않았다.그 결과 딸은 언어발달이 지연됐다.유치원 선생님에게 ‘아동복지시설에 있는 편이…’라고 말할 정도였다”(여·30대) “1년전 게임CD를 부수고 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스타크래프트는 4달정도 완전히 끊었습니다.요즘 엄청난 집중력 부족,무기력,대인관계 미숙함을 겪고 있습니다”(모 대학원생)앞의 두 글은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개설한 사이버중독정보센터(www.cyadic.or.kr)에올려진 컴퓨터 게임중독자들의 경험담이다.뒤의 글은 게임을 끊은 뒤 금단현상에 시달리고 있는 한 대학원생의 고백이다. 이들은 게임중독의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마약중독 수준으로 비교될 정도로 심각한 상태는 아니다.하지만 게임중독이더 깊어지면 일상생활을 파멸시키게 된다.인터넷 확산과 함께 게임중독은 심각한 지경으로 치닫고 있다.디지털시대의‘신종마약’으로 불릴 정도로 넓고 빠르게 번지고 있다.해악이 마약중독이나 알코올중독 못지 않다. [중독환자 속출] 최근 한 중학생이 아버지가 경영하는 공장의 지붕을 뜯고 들어가 컴퓨터 게임을 하다가 발각된 웃지못할 사건이 벌어졌다.아버지가 게임에 빠진 아들때문에 집에 있는 PC를 치워버리자 게임충동을 참지 못해 저지른 일이다.또 다른 10대는 똑같은 이유로 PC를 치워버린 아버지를폭행한 사례도 있다. ㈜비즈니스네트워크사가 네티즌 2만여명을 상대로 실시한게임중독 테스트 결과 5∼6%가 위험수준의 게임중독 환자로나타났다.국내 컴퓨터 게임인구는 1,800만명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적지 않은 숫자가 밤을 새워가며 게임에 빠져들고 있다.PC방에서 날밤을 보낸 학생들이 지각을 하는 사태는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게임중독은 귀중한 생명과 건강을 위협한다.지난해 PC방 주인과 30대 회사원이 하루 10시간 이상 게임에 빠졌다가 과로로 사망하기도 했다.며칠간 게임만 하다가 실신하는 중증 환자도 생겨나고 있다. [현실세계에서 출발] 청년의사 인터넷중독센터는 4가지 임상사례를 중심으로 게임중독 실태를 분석했다. 첫째 남고 중퇴생(17).학교에서 집단폭행을 당하자 학교 대신 게임방을 드나들기 시작했다.한달간 집에 안 들어가고 게임방에서 지내다가 부모에 의해 강제 입원됐다.정신과적 진단은 외상 후 스트레스성 장애. 둘째 남고 중퇴생(18)은 성적은 상위권이었으나 다소 기형적인 귀,굴곡된 다리때문에 학교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질 못했다.컴퓨터에 빠져들면서 외출을 기피했고,특히 부모와의갈등도 심해졌다.정신과적 진단은 우울증과 적응장애.셋째남자 중학생(16),누나 여고생(17).둘 다 성적이 우수해 최근까지 인터넷 사용을 막지 않았더니 게임에 빠져들었다.둘 다 지기 싫어하는 성격으로 아예 게이머가 장래희망이 돼버렸으며 자퇴를 생각 중이다. 넷째 중1 여학생.상담 결과는 이렇다.“게임에 중독되는 이유는 재미있으니까,사람을 사귀니까,자존심이 서니까,공부보다 이 길이 더 나을 것같으니까 등이다.실제로 잘난 척하게되는 게 증상” 청년의사 인터넷중독치료센터 김현수(金鉉洙)소장은 “지나친 인터넷 사용이 청소년기에 상흔을 남기게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가상과 현실 혼동시키는 폭력성] 99년 미국에서 두 고교생이 학생,교사 등 13명을 죽이고 수십명에게 중상을 입히는사건이 발생했다.이들은 폭력적인 비디오게임에 빠져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남의 나라 얘기로만 생각했던 일이 국내에서도 벌어졌다.컴퓨터 게임에 빠진 중학생이 동생을 살해한 끔찍한 일이 발생했던 것이다. 사이버세계와 현실세계를 혼동하는 일은온라인 게임에서 비롯될 여지가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폭력적인 온라인 게임을 하다보면 수천명,수만명까지 죽이게 된다.네티즌,특히 청소년들을 게임중독은 물론 폭력적으로 변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정신적·육체적 부작용] 대학생 L군(22)은 PC게임을 끊었다가 금단현상을 이겨내지 못해 한달만에 다시 빠져들고 말았다.L군처럼 금단현상에 시달리는 네티즌들도 많다.게임을 하지 않으면 안절부절못하거나 가슴이 두근거리고,과민반응을보이는 것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마우스 수전증도 신종 증후군으로 등장했다.과민성 발작을 일으키기도 한다. [단계별 접근이 필요] 전문가들은 게임에 빠진 청소년들에게 “무조건 하지 말라”고 강제하는 것은 소용없다고 지적한다.내용이 지나치게 잔인하거나 폭력적이지 않도록 규제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연세대 의대 신의진(申宜眞·정신과)교수는 “먼저 본인 스스로 게임을 끊겠다는 생각이 들도록 동기부여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그런 뒤 게임에 빠져들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환경이나 요인들을 제거해주는 노력이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특히 “한꺼번에 끊도록 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므로 서서히 줄여나가도록 유도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강조했다. 박대출기자 dcpark@. ■깨끗한 미디어운동 옥성일교사. “게임중독 연령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습니다” 서울고 옥성일(玉聖一)교사는 청소년들의 게임중독 실태가방치할 수 없는 단계라고 진단했다.‘깨끗한 미디어를 위한교사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그는 “게임내용도 갈수록 더폭력적이고,중독성이 더 강해지고 있다”고 걱정했다. 옥 교사가 참여하고 있는 모임은 지난해 1월 발족됐다.인터넷,컴퓨터 게임 등을 학생들이 건전하게 이용토록 가르치는것을 주제로 공부하는 모임이다.대부분 일선 학교에서 미디어교육반을 운영하는 30여명의 선생님들이다.기독교윤리실천운동 교사미디어아카데미에 연수를 다녀온 인연으로 만들었다.2주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모여 학생들을 가르친 사례들을 토론하면서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 모임은 1년반동안 쌓은 노하우와 각종 평가물,사례들을모아 책자를 발간한다.8월에는 초등학생용,9월에는 중·고등학생용을 펴낼 예정이다.전자는 방송위원회,후자는 정보통신윤리위의 지원을 받아 2,000∼3,000부 제작한다.활동상을 인터넷 홈페이지(www.goodteacher.org)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옥 교사는 “컴퓨터 게임을 안하는 학생들은 거의 없으며보통 하루 2시간은 하며,서너시간 이상 게임을 하는 학생도많다”면서 “중증인 경우는 한반에 두세명 정도”라고 말했다.특히 “요즘은 초등학생이나 중등학생이 더 심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온라인게임은 워낙 중독성이 강해 게임중독자를 양산하고 있다”면서 “게임을 산업으로만 보지 말고 그 이면에서 고통받는 청소년과 부모들의 아픔을 돌아보아야 한다”고 정부당국과 게임업체들의 책임을 촉구했다. 그는 ▲PC방 영업시간을 밤10시까지로 규제하고 ▲일부 폭력게임은 13세 이상으로 연령을 제한하며 ▲온라인 게임 연속사용 시간을 2∼3시간 이내로 한정하는 등의 대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그러면서 “중독이 되면 이런 것들도 안 먹혀드는 만큼 미리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대출기자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참 관광은 국토사랑에서 출발

    관광산업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할 때 우리는 흔히 외화가득률과 국가인지도 확산을 예로 든다.많은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고 외화를 벌어들여 경제적인 이득을 얻고,자랑스런 우리의 문화유산과 아름다운 자연을 해외에 널리 알려 국가의 위상을 높이는 데 관광산업이 기여하는 바가 매우 크다는 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그러나,관광산업이 궁극적으로추구하는 바는 우리 국민들의 윤택한 삶을 실현시키는 데 있다는 주장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과학기술의 발달로우리는 물질적 풍요와 함께 생활의 편리함을 얻었으나 그것이 삶의 질 향상과 행복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 날로 늘어나는 여가시간,이제 문화와 관광을 이야기할 때다. 정부의 관광정책이 외국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우리 국민들이 편리하고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내국인이 많이 가는 곳이면 외국인도 많이 올 것이고,내국인이 좋아하면 외국인도 만족스러워 할 것이라는 주장이다.맞는 말이다. 그래서 정부는 올해를 ‘한국방문의해’이자 국내적으로는 ‘다른 지역 방문의 해’로 정하고 우리 국민들이 즐겁고보람있는 여행을 할 수 있는 여건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관광의 분위기 조성을 위해 각종 캠페인을 실시하고,방송사의 협조를 얻어 국내관광지를 소개하는 TV 프로그램을방영하고 있으며,‘이달의 가 볼만한 곳’을 선정하여 잘 알려지지 않은 좋은 관광지를 소개하고 있다. 또한 지역의 관광을 소상히 그리고 재미있게 설명해줄 수 있는 문화유산 해설사도 올해부터 본격 양성하고 있다. 우리 모두가 휴가철에 교통체증으로 인해 차안에서 답답하고 지루한 시간을 보내고,간신히 도착한 피서지에서 바가지상혼에 시달려 본 경험이 있으리라.모처럼 떠난 휴가여행이재충전의 기회가 아닌 피로의 누적이 되었을 때 “다시는 휴가여행을 가지 않으리라”고 다짐할 것이다.이러한 짜증나는 여행 행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휴가 연중 분산제를 학교방학제도와 연계하여 확산시켜 나가고 있으며,지난 6월 1일부터는 국민관광상품권이 출시되어 호응을 얻고 있는 중이다. 우리는 그동안 중국의 만리장성,프랑스의 에펠탑,호주의 골드코스트를 부러워했지만,세계 최대의 고인돌 밀집지역이 우리나라에 있다는 것과 서해안 갯벌이 지니고 있는 가치와 소중함에 대해 잘 알고 있지 못하다. 이제 참여행은 먼저 우리 것에 대한 소중함과 의미를 깨닫는 데서 출발해야 하지 않을까? 특히 청소년기에 우리 강산구석구석 배어 있는 전통문화와 유적의 의미를 재발견하고수려한 우리 자연에 대한 사랑과 감동을 깨닫는 것이야말로참되고 알찬 여행이 아닐까? 당장 이번 주말,내 나라의 좋은 곳을 찾아 가족이나 연인과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필요한 정보는 www.visitkorea.or.kr을 클릭하여 도움을 받아보는 것도 괜찮겠다. 김한길 문화부장관
  • [클린 사이버 2001] (3-2)무너지는 학교

    서울 A중학교 B교사(남)는 지난달 황당한 경험을 했다.어느날부터 자신을 좋아한다는 한 여학생의 e메일이 익명으로 매일같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시간과 장소를 말하며 그자리로 나오라는 것이었다.따끔하게 혼을 내려고 했으나 발신한 e메일 주소는 엉터리였다.그러더니 10여일 뒤부터는 욕설로 도배질한 e메일이 계속됐다.B교사는 같은 학교 학생으로 추정되는 ‘범인’이 매일 자신을 보고 있는 것같아 수업 때마다 찜찜했다. 지난해 말 대전에서는 초등학교 5학년 C군이 자신을 헐뜯는 글이 학교 인터넷 게시판에 오른 데 충격받아 며칠동안 학교에 가지 않은 일이 발생했다.C군이 인기가수와 변태적인성관계를 갖는다는 내용으로 성인들도 입에 담기 힘든 내용이었다.수사에 나선 경찰이 잡은 범인은 같은 반 친구 D양.D양은 “그냥 올려보고 싶었고,C군을 택한 것은 그냥 학생회장이니까 생각나서 그런 것뿐”이라고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올 초에는 전남 광주에서 인터넷동창회 사이트에 회원으로등록한 중학생들에게 e메일을 보내 “반 아이들에게서돈을걷어 은행계좌로 입금하라”고 협박한 중학생 등 6명이 경찰에 붙잡혔다.지난 3월에는 전교 수석을 다투는 중2 여학생이 인터넷 채팅을 통해 만난 사람들과 성 매매를 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기도 했다.검찰이 지난해 말 ‘음란물 사냥대회’를 통해 검거한 음란사이트 개설자 12명 가운데 10명이10대였다. 전남 H중 1학년 김모군은 “학교에서 성교육을 하면서 음란물을 본 학생들을 조사했는데,우리 반 33명 중 4분의 3이 봤다고 했다”고 말했다.미국의 심리학자 킴벌리 영의 인터넷에 대한 정의처럼 학교가 ‘경찰없는 거대한 도시’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즉흥성과 충동성] 많은 심리학자들은 인터넷 이용이 보편화된 이후 자극에 대한 정신적 저항력이 크게 낮아졌다고 지적한다.리셋(Reset)증후군과 같은 현상을 대표적인 원인으로꼽는다.리셋은 PC가 다운됐을 때 버튼 하나만 눌러 다시 부팅하고,게임을 하다가 죽더라도 금세 새로 판을 시작하는 것을 말한다.지금까지 벌여놓은 일이나 인간관계를 깨고 손쉽게 다시 시작함으로써 참을성없는 행동과 자기위주 행동,책임감없는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폭력성 심화] 총을 맞으면 사지가 떨어져 나가고 참혹하게피를 흘리며 쓰러지는 게임들이 주류를 이루다보니 심리적으로 폭력성이 높아진다.지난해 3월에는 버추어파이터 철권 킹오브파이터 하우스오브데드 같은 폭력적이고 잔혹한 게임을즐기던 중3 학생이 우발적으로 여중생을 살해하는 사건이 일어났다.소년원 재소자들을 대상으로 폭력적인 화면이 어떤영향을 미치는 지를 조사한 결과,폭력적인 성향이 강한 청소년일수록 그렇지 않은 청소년보다 더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연구결과도 있다. [그릇된 정서와 도덕적 불감증] 초중고생들이 즐기는 온라인 게임 ‘리니지’에서는 상대방의 캐릭터를 죽이는 ‘플레이어 킬링’(PK)이 가능하다.비신사적인 행위로 통념상 금지돼 있지만 거의 유명무실하다.온라인상의 아이템을 사고팔면서 사기도 자주 일어난다.온라인상 패거리문화도 만연해 현실세계에서 파벌주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음란물 사이트는 청소년들에게 이성에 대한 개념을 극도로왜곡시키고 있다.포르노물을 통해 이성을 사랑이 아닌,육체적 관계의 대상으로만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포르노물에탐닉하다보면 청소년기를 지나서도 실제 성기능이 약화되는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우리말 글의 파괴] 경기도 E초등학교 교사 Y씨는 “5학년인 반 아이들을 상대로 문장 받아쓰기 시험을 봤더니 다 맞는아이가 1명에 불과했다”고 말했다.통신에서 쓰는 말이 청소년들 사이에 만연해 한글의 파괴가 심각하다.안냐세여(안녕하세요) 이써써여(있었어요) 어떠카면조쳐(어떡하면 좋죠)샘(선생님) 같은 축약어·변형어부터 담탱이(담임교사) 깔따구(이성친구) 등 속어·비속어가 판을 친다.맞춤법·띄어쓰기에 약할 뿐 아니라 아예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는 학생들도 많다.뜻만 통하면되지 않느냐고 따지는 아이들까지 있다고한 교사는 말했다. [PC방을 제자리로] PC방을 ‘PC방’이라고 부르는 청소년은거의 없다.보통 ‘껨방’으로 통한다.PC방에서 주로 게임을하는 탓이다.자유롭게 담배를 피우는 등 하고 싶은 모든 것을 이곳에서 할 수 있어 온라인게임 이상의 ‘게임’을 즐길 수 있다.PC방 업주들이 청소년 탈선을 조장한다는 지적도많다.음반비디오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PC방에는오후 10시 이후에는 미성년자의 출입을 막아야 하지만 이를지키는 곳은 많지 않다.지난해 YWCA조사에 따르면 서울시내PC방 100곳 가운데 42곳이 이를 지키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태균기자 windsea@. ***‘깨끗한 미디어 운동’김성천대표. “남학생들은 게임중독이,여학생들은 채팅중독이 가장 심각합니다.학부모와 상담해 보면 하루 4∼5시간씩 빠져있는경우가 보통이지요.특히 부모가 맞벌이 부부인 경우는 더욱심각합니다” ‘깨끗한 미디어를 위한 교사운동’ 대표 김성천(金聖天·29·과천 중앙고)교사는 주위에서 ‘강경파’로 통한다.그는 사이버 공간의 질서가 저절로 바로잡힐 것이라는 낙관론자들의 의견에 정면으로 반박한다.이대로 가다가는 청소년들이 정신적인 자정능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염려한다. “아이들에게 인터넷을 왜 하느냐고 물으면 대개 ‘심심해서’라고 말합니다.여기에 큰 문제가 있습니다.심심해서 접속을 하기 때문에 자극적인 것만을 추구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는 “일부 어른들의 그릇된 행태가 사이버공간속의 청소년들을 잘못된 길로 이끌고 있다”며 최근 제자가 겪은 사례를 소개했다. “얼마 전 1학년인 우리반 학생 하나가 채팅을 하다가 주부한테 유혹을 받았다는 얘기를 하더군요.어떤 아주머니가채팅쪽지를 보내 용돈을 주겠다며 ‘원조교제’를 하자고했다는 겁니다” “아이들과 인터넷의 문제점 등에 대해 이야기해 보면 나름대로 객관적인 문제점도 제시하고 자기들끼리 옳은 소리도 많이 합니다.그러나 청소년들은 가치판단보다는 재미와흥미에 1차적으로 영향받게 되지요.결코 안심할 수 없다는말입니다” 김교사는 “정부와 학교·가정이 힘을 모아 기존의 패러다임을 뒤집는 혁신적인 사이버 정화운동에 나서지 않으면 밝은 미래는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균기자
  • 청소년 수련시설 보험가입 의무화

    청소년수련시설의 보험 가입이 의무화된다. 문화관광부는 청소년수련시설 안에서 발생하는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사망시 6,000만원 정도의 보상이 가능하도록보험가입을 의무화하고 보험에 가입하지 않을 경우 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의 청소년기본법 개정안을 마련,법제처 심사에 넘겼다고 18일 밝혔다. 보험 가입이 의무화되면 사고발생시 보험을 통해 배상 재원을 마련함으로써 원활한 사고수습이 가능하고,사고 실적에 따른 보험료 할인·할증제도를 통해 보험가입자의 안전의식을 높일 수 있으며,손해보험사의 다양한 위험관리 서비스를 통해 대형사고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데도도움이 될 전망이다. 김주혁기자 jhkm@
  • [대한광장] 흡연

    친구라는 영화가 공전의 히트를 치고 있다.학창시절의 추억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담배다. 나 역시 담배를 고교시절에 배웠다.몇몇 ‘노는’ 아이들틈에 섞여 있다가 따라 피운 것이 20년 동안 붙어다니는 끈질긴 습관이 되어버린 것이다.그때는 담배를 피울 줄 알아야 “쪽팔리지” 않고 그 무리에 낄 수 있었고,또 순진한 ‘(모)범생이’들과 다른 멋쟁이가 될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등교길에 학교 앞 만화가게에서 한대 피우고,점심시간에 화장실이나 학교 뒷동산에 올라가 ‘식후 연초’를 하고,저녁하교길에는 학교 정문 앞 분식점에서 라면이나 떡볶이를 먹고 화장실에서 또 한대…. 등교할 때 교문 앞에는 규율부라는 이름의 ‘게슈타포’들이 늘어서 거수경례를 올려붙이고 들어서는 우리들의 복장을체크했고,그 옆에는 완장을 찬 선생님이 ‘혐의자’를 솎아내 “쎈터를 까고” 있었다. 대개는 책가방을 뒤지고,양말 속 발목부분을 더듬고,벨트앞의 배 부분을 확인한 후 모자를 벗겨 뜯어낸 안감 속을 확인하는 절차였다.그러다가 담배가 나오면 먼저따귀를 몇대얻어맞고,두 손을 들고 한쪽 구석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어야 했다. 이런 엄격한 검문검색에도 불구하고 학교 안에는 담배가 차고 넘쳤다.모자라는 경우에는 가위 바위 보를 해서 진 놈이학교 뒷담을 넘어 구멍가게에서 담배를 사오곤 했었다. 어느 날인가,점심식사 후 으슥한 화장실 뒤에 모여 담배를피우고 있었다.마침 그 주변에서는 수위 아저씨가 소방호스처럼 긴 호스를 들고 교정에 높이 자란 플라타너스와 아카시아 나무에 살충제를 뿌리고 있었다.우리는 그의 존재를 무시하고 계속 담배를 피워댔는데,아저씨가 약품을 뿌리다가 우리쪽에 이르러 마침내 뻐끔뻐끔 집단흡연을 하는 우리를 발견했다. 순간 호스를 우리쪽으로 들이대고 뿌려대며 분연히 외치기를 “이 양정을 좀먹는 좀벌레들아,살충제를 받아라!” 에구에구,살충제를 뒤집어쓰고 도망가면서도 우리는 그의 ‘좀벌레’라는 은유의 문학성에 감탄을 했다. 가끔은 집에서 어머니에게 발각되는 경우도 있었다.어느날이불장 밑에 “꼬불쳐”두고 피우다가 그만 적발되고 말았다. 담배가 얼마나 건강에 안 좋은지 아느냐,학생이 불량하게왜 담배를 피우냐,동네사람들 보기 창피하다 등등 온갖 얘기에도 불구하고 아들이 담배를 끊지 않으리라는 것을 확인하셨을 때쯤,어머니의 금연운동의 논증은 경제학적 성격의 것으로 달라져 있었다.어느날 내 앞에 적발한 담배를 툭 내던지시며 이르시기를 “이놈아,너는 돈이 어디서 나서 담배를피워도 그 비싼 솔표담배만 피우냐?” ‘솔표담배’라는 그표현이 재미있어서 야단을 맞아가면서도 킥킥거리지 않을 수없었다. 듣자하니 한국남성의 흡연율이 세계최고라 한다.굳이 통계를 볼 필요도 없이 나가보면 금방 드러난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대개 청소년기에 시작된 습관이 성인이되어서도 그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고등학교 시절 학교에서 흡연을 금지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아마 싱거워서 담배를 배우지 않았을 것이다. 독일의 고등학교에는 아예 흡연하는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따로 마련되어 있다.저렇게 흡연을 허용하면 흡연자가 늘어나지 않겠냐는 나의 질문에 어느 아이가 대답하기를,“냅 둬요.쟤들은 죽고 싶어 환장한 애들인데,그냥 저렇게 피우다가죽게 놔둬요.” 금연교육의 핵심은 담배의 해악을 강조하는 것만으로는 안된다.금연운동은 담배를 피우는 것이 한 집단에 들어가는 통과의례로 간주되는 분위기,범생이들과 다름을 보여주는 잘난기호로 여겨지는 그 분위기를 조준해야 한다. 진 중 권 문화평론가
  • “씨랜드 참사 벌써 잊었나”

    경기도가 ‘씨랜드 화재참사’ 이후 청소년수련원 등 다중이용시설의 진입도로 폭을 4m 이상으로 법제화하자는 내용의 건의서를 냈으나 관계 부처의 무관심과 부처별 업무떠넘기기로 2년 가까이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1일 도에 따르면 건축법,소방법,청소년기본법 등 현행 관련 법에는 다중이용시설의 진입도로 폭에 대한 의무규정이없어 씨랜드 화재 직후인 99년 7월 다중이용시설에 대한건축법 시행령의 개정을 건설교통부에 건의했다. 씨랜드 화재 당시 진입로가 좁아 소방차가 제때 현장으로진입하지 못하는 바람에 대형참사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건교부는 수개월 뒤 “다중이용시설의 진입로 규정은 소방법 또는 청소년기본법으로 정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회신만을 보내왔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도로폭 규정을 청소년기본법에 맡기기로 하고 관련 부처인 문화관광부에 동일한 내용을 건의했으나 이번에는 “건축물 진입도로에 관한 규정은 건축법상 규제사항으로 건교부 소관”이라는 내용의 회신을 받았다. 경기도의 진입로 규정 법제화 건의는 이같은 관련부처의‘떠넘기기’로 1년 10개월째 표류하며 또다른 참사를 예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좁은 도로가 씨랜드 참사의 주원인이라면 중앙부처가 나서 방법을 강구했어야 했다”며 “앞장서지는 못할 망정 자치단체가 마련한 합당한 건의조차묵살하고 있는 것은 좀처럼 이해가 가지 않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
  • [대한광장] 서울시립박물관을 역사박물관으로

    지금 서울시립박물관이 개관 준비에 바쁘다.내년 4월 개관을 목표로 한 이 박물관은 이미 1993년부터 부지(경희궁자리)를 정하고 건설을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개관을 앞둔 이 박물관에 대하여 몇가지 문제점과 바람을 적어 본다. 우선 지적하고 싶은 것은 아직까지 박물관 명칭이 정확하게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현재는 임시로 서울시립박물관이라고 부르지만 정확한 명칭은 미정이다.시 당국에 의하면 새 박물관의 명칭을 공모할 것이라고 한다.그러나 박물관 이름은 공모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기관준비위원회에서 충분히 토론하여 박물관의 성격을 먼저 규정해 놓고 일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비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명칭을정한다는 것은 난맥을 초래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박물관은 설립 당초부터 어떤 특성을 가질 것인가를 정하는 것이 급선무다.그래야 그 특성에 맞게 박물관 내용을채워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분명한 방향도 없이 어떻게 내용을 채운단 말인가.물론 시 당국자는 이 박물관에 서울시의 역사와 생활을 중점적으로 전시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공식 명칭부터 정해 놓고 거기에 따라 전시물을준비하고 관장도 적합한 인물을 선임해야 할 것이다.아니라면 마치 논문제목도 정하지 않고 논문을 쓰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다음은,나라마다 다 역사박물관이 있는데 우리만 아직까지 역사박물관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이는 유구한역사와 전통문화를 계승한 우리에게는 큰 흠이 아닐 수 없다.특히 중국·북한에 방대한 규모의 역사박물관이 있음을고려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국가의 경제사정이 어려우므로 당장 국립 역사박물관을 새로 만들기는 어렵다. 그런데 기왕 서울시에서 많은 예산을 들여 시립박물관을지었고,시 당국자들도 역사생활박물관을 목표로 한다면,차제에 우선 박물관 공식명칭을 ‘서울시립 역사박물관’으로 못박아 두고 일을 추진하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한다.더구나 2002년 6월에 열리는 월드컵에 외국손님이 많이 오기로 되어 있지 않은가. 그들에게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물론 국립박물관이 있지만 이는 고고학적 유물과 미술사 중심의 박물관이다.그리고 국립민속박물관이 있지만 우리 역사와 문화를 한 눈에보여줄 수 있는 역사박물관은 없다.문화민족으로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역사박물관의 본래적 기능은 교육에 있다.학습열기가 높고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기의 학생들에게 민족의식을 고취하고 민족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통해 역사의식을 함양시키는 데는 역사교육만한 것이 없다.그리고 역사교육을 제대로 하자면 조상이 남긴 문화유산을 눈으로 생생하게 보게 해야 한다.역사박물관이 훌륭한 교육박물관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유물전시만이 아니라 다양한 교육자료와 문화 교양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고 시행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박물관은 일반 시민에게도 대단히 유익한 평생교육의 장이 될 수 있다. 시립박물관이 역사박물관으로 정해져 월드컵이 개최되기전에 개관한다면 얼마나 좋은 일이겠는가!서울시로서는 특성 있는 박물관을 가져서 좋고,외국인들도 한국의 역사와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좋을 것이다.그리고 우리 국민과 학생들도 역사와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수있어뿌듯할 것이다.더구나 서울은 우리의 심장부요,고대에서부터 현재까지 역사와 문화의 중추적인 지위를 차지하기 때문에 역사박물관을 운영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다시 한번서울시립박물관의 공식 명칭을 서울시립 역사박물관으로정할 것을 촉구한다. 그리고 비단 역사박물관 뿐만이 아니라 자연사박물관이나고문서박물관과 같은 전문박물관도 언젠가는 만들어야 한다. 지방화시대에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 특색에 맞는 각종박물관을 만들 필요가 있으며, 사설 테마박물관의 건립도장려해야 한다.우리 문화의식을 높이고 관광자원도 개발하는 일이므로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가 있을 것이다. 이성무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 문화부 청소년국장 김두현씨

    문화관광부는 22일 민간인을 포함하여 공모한 첫 개방형 청소년국장에 김두현(金斗顯) 전 예술원 사무국 관리과장을 임용했다. 김국장은 성균관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행정고시 22회로 관계에 들어가 문화부 청소년수련과장과 청소년기획과장을 거쳤다. 서동철기자 dcsuh@
  • [희망 2001] 광주 북구보건소 김세현씨

    “환자의 마음을 다스릴 줄 아는 의사가 참 의료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광주시 북구 보건소에서 20여년 동안 서민들의 건강을 지켜온 김세현(金世現·50)씨는 최근 경제사정 악화 및 혹한 등으로 보건소를 찾는 환자가 부쩍 늘면서 눈코 뜰새없이 바쁘다. 김씨는 언어소통과 손놀림 등이 자유롭지 못한 선천성 뇌성마비 3급 장애인이지만 영세민과 노인 등 환자의 마음까지도 따듯하게 달래주는 참 의사다.직접 좌절과 고통을 체험했기에 소외된 이들의 마음을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그는 의료계가 장기 폐업을 했던 지난해하반기 하루 평균 170∼200명의 환자를 돌봤다. 무릎 통증으로 보건소를 자주 찾는 김순례씨(67·여·광주시 북구오치동)는 “의사가 너무 친절하고 잘해줘 일반 병원은 아예 가지 않는다”며 고마워했다.북구 보건소장 이청우(李靑雨·57)씨는 “악천후나 개인적인 사정 등을 내세워 결근한 적이 한번도 없는 성실한 의사”라며 “주민들은 그를 ‘북구의 슈바이처’로 부른다”고 말했다. 김씨가 자신의 몸이 일반인과 다르다고 느낀것은 초등학교 1학년때.전남 목포에서 태어난 그는 당시 교사인 아버지(80)를 따라 순천으로 이사해 남초등학교에 입학했다.그러나 등하교길에 급우들로부터놀림을 당하면서 처음으로 좌절을 느껴야 했다. 그는 광주 북중을 나와 명문 광주일고에 입학했다.대입 모의고사에서 줄곧 1등을 할 만큼 성적이 뛰어났지만 가족의 만류로 서울 유학을 포기하고 71년 전남대 의대에 들어갔다.신체의 부자유 때문에 때때로 학업을 쉬며 가정의학을 전공한 그는 인턴과정을 밟기 위해 광주 J병원과 목포 S병원에 각각 원서를 냈으나 거절당했다.두번째시련이었다.그는 이내 인턴과정을 포기하고 광주 동구보건소에 들어가 82년 북구보건소로 옮겼다. “청소년기 마음 고생이 많았으나 영국 소설가 크로닌의 ‘성채’를 읽고 ‘참된 의사의 길’을 선택했다”는 그는 “용기와 희망,역지사지(易地思之)가 인생 철학”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
  • [굄돌] 청소년기는 거울이다

    청소년 문화에 대한 개인적 관심이 많기에,그 시기를 직접 보내고 있는 청소년들과의 대화 시간을 자주 마련하곤 한다.얼마 정도 마음의준비를 한 뒤 그들을 만나지만,실제 만남을 가질 때마다 당혹감에 빠지는 경험을 여전히 반복하게 된다.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전파되는십대 문제들에 관한 선입관에 너무 지배됐기 때문일까? 직접 마주 대하며 바라본 청소년들은 개개인의 꿈과 희망으로 가득채워져 있었다.언론에서 떠드는 내용처럼 일그러지고 궤도를 벗어난문제들이 청소년 세계의 전부는 아니었던 것이다.아름답고 풋풋한 청소년 이야기보다는 어두운 이면만을 집중 조명하는 게 바로 언론의무책임성이라는 낭패감마저 드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물론 성적과 진학에 대한 과중한 부담감,일부의 일탈이라는 현실적그늘이 없는 건 아니다.실제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이들도 있고,그런 보도가 일부러 확대된 것이 아닐 만큼의 우려가 존재한다는 건분명한 사실이다.하지만 소수에 의해 다수가 억울한 피해를 입는다면,그 문제를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함이 옳지않을까?사춘기의 열병 지대를 통과하는 시기,우리는 항상 보이지 않는 틀 속에 그들에 대한 생각 모두를 고정시키려고만 한다.자기 자신의 청소년기는 잊어버린 채로,눈앞에 보이는 일률적인 규율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다. 망각의 벽을 두드려야 한다.그들의 모습에서 지난날의 자기 자신을생각하고 떠올려야 한다.얼마나 헤맸는지를,얼마나 홀로 마음 아파했는지를,얼마나 많은 눈물과 분노를 속으로 삭히기만 했었는지를 하나씩 떠올려야 지금의 그들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것이다.그들과 똑같은 시기가 있었고,얼마나 아름다우면서도 살얼음 같은 순간이었는지를 왜 잊어버리며 지내는 건지,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을 어린 존재로만 치부하는 게 정당한 일인지를 진지하게 헤아려 봐야할 일이다. 어느 시대나 마찬가지였듯이,어른들의 청소년기에도 지금과 같은 문제들은 예외없이 존재했었다는 게 사실이다.모든 청소년 문제가 지금 이 시점에 갑자기 생겨난 건 아니라는 점,우리는 그 점을 간과하면서 현재의 그들만을 비난하는 게 아닌지 처음부터다시 돌아봐야 할시점이다. 채지민 소설가
  • “다이어트 하면 머리 나빠진다”

    여학생이 다이어트를 하면 철분 수준이 감소하면서 지능(IQ)이 떨어질 수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런던 킹스칼리지 마이클 넬슨 교수팀은 “연구대상 여학생의 25%에서 다이어트로 인한 지능 저하 현상이 나타났다”며 “철분 수치가 조금만 낮아져도지능이 떨어진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철분 부족은 영국 청소년기 여학생에서 흔히 있는 증상”이라며“다이어트와 철분 수준이 생리상태나 사회적 지위 등 다른 요인과 관계없이지능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런던의 3개 종합학교에 다니는 11∼18세 여학생 595명을 대상으로혈액을 채취,헤모글로빈 수치와 지능 등을 조사했다. 연구결과 철 결핍성 빈혈을 앓는 여학생과 이보다 가벼운 철 결핍 여학생,철분이 충분한 여학생이 지능에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런던 연합
  • 정치행사 자제해오던 첼시, 힐러리 선거돕기위해 휴학

    [워싱턴 AP 연합]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딸 첼시(20)가 뉴욕주 상원의원선거에 출마한 어머니 힐러리 여사의 선거운동을 돕기 위해 올 가을 잠시 휴학할 계획이라고 백악관이 27일 밝혔다. 리사 머스커틴 백악관 대변인은 “올 가을 스탠퍼드대 4학년이 되는 첼시가힐러리 여사의 선거운동을 돕기 위해 잠시 학업을 중단한 뒤 선거가 끝나면복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첼시의 휴학 목적은 임기가 몇 달 남지 않은 클린턴 대통령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면서 “휴학에도 불구,첼시가 이미 학점을미리 취득했기 때문에 예정대로 내년 봄에 졸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탠퍼드 대학측도 첼시의 휴학계획을 확인하면서 “스탠퍼드 대학생들이자원봉사 활동이나 기타 다른 활동을 위해 잠시 휴학하는 것은 특이한 일이아니다”라고 말했다. 첼시는 그동안 대통령의 딸로 세간의 주목을 받아왔지만 아버지의 8년 임기동안 대체로 개인적인 생활을 충실히 해왔다. 아울러 클린턴 대통령 부부 역시 첼시가 가능한 한 정상적인 청소년기를 보내길 바란다고 밝히면서 정치행사 등에 동행시키는 것을 자제해 왔다. 그러나 최근 첼시는 선거 때문에 백악관을 비운 힐러리 여사의 역할을 대신해 몇몇 백악관 행사에서 안주인 노릇을 했고 지난주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주요 8개국(G8) 정상회담에도 클린턴 대통령과 동행했다. 첼시는 또 오는 9월 호주 시드니 올림픽에도 참석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경상대 의대 최완성 교수팀 “술 많이 마시면 성욕 감퇴”

    알코올의 남용이 성인의 생식기 내분비 기능을 떨어뜨린다는 사실이 유전자수준에서 규명됐다. 특히 사춘기 청소년이 알코올을 남용할 경우 성숙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생식주기 이상을 가져 오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상대 의과대학 최완성(崔完成·사진) 교수 연구팀은 전남대 호르몬연구센터와 국가지정 연구사업으로 공동실시한 ‘신경전달물질이 생식내분비계의발생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에서 알코올 남용이 나타내는 생식 및 신경 내분비 계통의 변화를 초래하는 원인을 찾고 작용 메커니즘을 밝혔다. 최 박사팀의 연구에 따르면 알코올은 일차적으로 생식기능을 조절하는 중추신경계의 호르몬인 시상하부의 생식선 자극호르몬을 낮추고,궁극적으로 생식소에서의 스테로이드 호르몬 합성인자인 ‘StAR mRNA’를 감소시켜 성호르몬의 합성과 분비를 저하시킨다는 것이다.실제로 성숙한 흰쥐 수컷에 에탄올을장기간 주사하면 시상하부에서 생식선 자극호르몬의 유전자 발현이 감소했다. 연구팀은 또 미성숙한 흰쥐의 암컷에 대한 실험을 통해 청소년기의 알코올남용이 생식 내분비계의 발달과 성숙에 큰 장애를 일으킨다는 사실도 구체적으로 검증했다. 함혜리기자 lotus@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8)낯선 땅에서

    *'옹심이 수제비'맛보았던 가슴아린 강릉길. 이미 청소년기에 집을 나가 한 해 가까이 남도 곳곳을 싸돌아 다녔고, 장성해서도 남한의 이 구석 저 구석을 헤집고 다녔으니 비록 먹는 이야기라 하여도 한정된 지면에 모두 기억하여 쓸 수는 없을 것 같다. 음식이나 풍속과 말씨에 오래 전부터 동한 서한의 구분이 있어 강원 경상도와 충청 전라도가 한데 묶인다.같은 생선탕도 서해의 조기매운탕과 동해의생태매운탕은 그 맛이 전혀 다르다. 내가 강원도 출입을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일학년부터였는데 첫 학기에 등산반에 들어갔던 탓이었다.당시의 고등학교 등산반은 그냥 산에만 오르고 내리는 게 아니라 아예 처음부터 선배들이 암벽타기 훈련부터 시켰다. 기초는 대개 인왕산에서 슬로프 코스와 침니를 익히고 북한산으로 가서 인수봉의 두코오스를 마치고 틈틈이 오봉과 우이암에서 세밀한 기술을 익힌다.그래서 바위에 자신이 붙으면 도봉산의 선인봉 남측 측면 십자로와 전면을 타고 주봉의 그 유명한 티자 침니를 기어 오른다.그리고는 여름방학이면 벌써설악산으로 가던 것이다.겨울에는 다시 빙벽 훈련을 하러 내설악을 찾아가고 지경을 넓혀 오대산까지 찾아갔다.고등학교 때에 알고 지내던 어린 록크라이머들은 조난으로 죽은 친구들도 있었지만 나중에 유명한 산악인이나 등산지도자로 성장했다. 내가 고교를 자퇴하고 집을 나가서 방랑했던 얘기는 뒤에 하겠지만,하여튼산에 다니면서 나는 당시 일제에서 해방 되었어도 전체주의 교육의 잔재였던규율과 획일화라는 학교감옥에서 놓여나는 기분이 들었다.감수성이 예민하던시절에 벌써 나는 학교와 집과 동네의 울타리를 벗어나는 체험을 원격지 등반을 통하여 익혔던 셈이다. 훨씬 뒤에 아직은 이십대 초반이었지만 아직도 수염이 뻣뻣하지는 못했을 적인데 나는 러시아 문학을 전공 한다는 어느 친구와 함께 강원도를 돌아다녔다.나도 가난했지만 그 친구도 겨우 남의 가정교사로 용돈벌이를 하던 중이었다.그에게는 사랑하던 여자가 있었건만 심중을 털어 놓지는 못했던 모양이었다. 그의 집이 왕십리에 있었는데 우리는 막걸리 한 주전자를 놓고 어느 선술집에앉아 있었다.그는 술이 거나하게 오르자 점점 우울해지는 얼굴로 변해 갔다.이해가 되는 것이 그는 영장을 받아 놓고 있던 터였다.연기를 할 수도 있었건만 집안 형편도 좋지 않으니 얼른 나가서 때우고 와야 할텐데 그네가 마음에 걸린다는 얘기였다.그는 도스또에프스키의 죄와 벌에 나오는 라스꼴리니꼬프처럼 창백하고 마른 인상은 아니었지만 러시아 소설에나 나옴직한 깃넓고 치렁치렁한 검게 물들인 군용 오버코트를 겨우내 걸치고 다녔다. 때는 마침 늦은 봄이라 불행하게도 분위기 있던 외투를 벗어버리고 역시 검게 물들인 미군 쫄쫄이 작업복 차림이어서 볼품은 없었다.그가 갑자기 강릉엘 가자는 것이었다.거리는 이미 어두워져 있었고 봄비가 제법 세차게 내리고 있는 중이었다.청량리 역은 선술집에 앉아서도 기적 소리가 들려올 만큼가까운 거리에 있었다.우리는 비를 맞으면서 역까지 걸었다.거의 통금시간이다 되어 출발하는 강릉 가는 완행열차가 있었다.처음에는 소주에 마른 오징어를 씹다가 서로 기대어 자다가 날이 밝으면서 영주 태백을 지나서삼척에당도하면 거기서부터 철도는 바닷가를 향해 달린다. 바로 철로 아래 흰 포말이 이는 파도와 짧은 백사장이 보이고 저 근사한 해변묘지가 천천히 지나간다.해송이 구부리고 섰는 숲 위로 백로 떼가 날아 앉는다.벌써 상큼한 바다 비린내가 풍겨 온다. 우리는 항구에 도착했다.정박해 있는 배는 마치 잠시 후에는 모든 것을 훌훌털고 먼 바다로 떠나버릴 자유의 상징처럼 보이기도 했다.그가 전화를 건다. 그네는 주문진에서 소학교 선생님으로 있다고 한다. 사범학교를 나와 부임했다니 겨우 우리네와 동갑내기이거나 아래일 것이 분명했다.소녀였지만 그네는 하여튼 선생님인 것이다. 퇴근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니까 우리는 강릉으로 되돌아 나가서 하루 종일서성거렸다.그때에는 해수욕장이라곤 경포대 정도 밖에 없었고 요즈음처럼시도 때도 없이 바다를 보러오는 사람도 드물어서 봄철의 바닷가는 거의 인적이 없었다. 그가 주문진으로 그네를 만나러 가기 전에 우리는 선창가 언저리를 돌아다니다가 뱃사람들이나 가끔씩 들를 것같은 구석진 모퉁이의 작은선술집을 발견하고 들어가 앉았다. 거기서 술국과 끼니 대신 먹어본 것이 ‘옹심이 수제비’였다.팟죽에 넣는찹쌀경단이나 조랑떡국의 동그랗게 뭉친 떡 보다는 약간 크고 투박하게 뭉친알심이 들어 있었다.감자 전 지질 때처럼 감자를 강판에 갈아 녹말을 내려서건더기와 함께 반죽하여 수제비 끓일 때처럼 멸치 다시에 호박이며 양파며 풋고추 등속을 넣고 그저 설설 끓여낸 것인데 시원하고 얼큰하고 든든하다. 그때 처음 본 오징어 순대도 신기했지만 나중에는 흔한 음식이 되어 버렸다. 그냥 시장 모퉁이 아무데서나 해장으로 끓여 주는‘곰치국’은 충청도 서해안 지방의‘물텀벵이탕’과 비슷했다.해안가에서 사는 메기 비슷하게 생긴놈인데 살과 뼈가 흐물거리고 무를 함께 넣고 오래 우려낸 국물 맛이 비리거나 기름지지 않고 맑았다. 나는 선창이 멀리 내다보이는 일본식 이층의 여인숙에 방을 정하고 주문진에그네를 만나러 간 친구를 기다렸다. 그는 통금이 되어서도 돌아오지 않더니한 시가 넘어서야 술이 만취해서 방문을 벌컥 열었다.그는 아무 말없이 그무렵에 젊은 여자들 사이에 대유행이던 흰색 하이힐을 비좁은 방 가운데로 던졌다.나는 이불 위에 떨어진 여자 구두를 내려다 보았다.잠이 번쩍 깨는 느낌이었다. 엽기적인 생각과 함께 그가 성공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부러움이 동시에 지나갔던 것이다.그렇지만 그는 사건의 전말을 절대로 얘기하지 않고 취해서 시뻘건 눈으로 자기 청춘의 시대가 이것으로 막을 내렸노라고 중얼거렸다.그는한 달 뒤에 군대에 나갔고 몇 년 후에야 제대한 그에게서 그날 밤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가 여선생을 만나서 다방에 앉아 청혼을 했다고,그네는 어리둥절하고 놀라서 말을 못하더라는 것,마침 휘영청 달이 밝은데 그가 여선생을 하숙집까지바래다 주겠다고 했고,걷다가 이제는 마지막이니 표적이라도 남기겠다며 그가 입을 맞추려고 덤볐다는 것,바로 길 옆에는 바람에 휘청대는 보리밭이 있었고,장소는 맞춤했지만 술 취한 그 보다 그네가 힘이 더 세었다고,그쪽에서떠미는 바람에 넘어지고, 넘어져서도 두 다리를 잡았다는 것,그래서 그네는콩쥐처럼 신만 남겼다고 한다. 어쩌다가 동해안에 가게 되면 음식들은 모두 관광 일색이 되어 온통 생선회천지가 되었지만 ‘옹심이 수제비’나 ‘곰치 해장국’을 찾으려면 선창을이곳 저곳 기웃거리며 헤매다녀야 한다. 황석영
  • [굄돌] 초중학생 ‘건축’교과서 필요하다

    중학 1년생 아들이 있다.바로 오늘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나는 날이다.녀석에겐 참으로 홀가분한 날이 될 것이다.녀석과 나는 문방(文房)의 형식을 빌어아파트의 한 방을 책보는 기능실로 함께 나눠쓰고 있다.그 바람에 녀석의 시험일정은 물론 시험과목도 쉽사리 눈에 들어오고,더러는 별뜻없이 녀석의 교과서를 들춰도 보게 된다.이미 녀석이 그어놓은 요란한 밑금으로 다색면의판화처럼 변해버린 교과서지만 그 느낌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교과목 중에 특히 ‘기술·산업’이라는 제목이 눈에 띄었다.공학계열로 분류돼오고 있는 건축학과를 졸업한 나로서 직업의식이 발동하여 은연중에 그책을 세세하게 들춰보게 되었다.아니나 다를까. 교과서는 기술적 기초지식을 도면화시키는 부분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었다.그러고보니 녀석의 준비물 가운데 제도기며,삼각자 등을 볼 수 있었다.선긋는 연습이며,삼각자 쓰는 요령이며,건축 및 전기도면 읽는 법과 공작물 도면 그리는 법 등에 대한 교과내용을 전적으로 나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내가 그나이에 경험했던 것과 다르지 않다(지금 세상에는 그나마 컴퓨터로 도면을 그린다)는 것이 의아했다. 전진삼 월간 ‘건축인 poar’편집인·건축비평가 언제부턴가 언어,과학,예술분야에 대한 조기교육 또는 영재교육이라는 용어가 일상화되었다.나 또한 그에 더하여 우리가 사는 집에 대한 교과목을 초중학교 과정에 신설해야한다는 생각을 키워오고 있다. ‘집’하면 떠올리는 일상적 용어가 ‘부동산’으로 통하는 세태에 비추어청소년기의 우리 아이들이 중학교과서를 통해 처음 접하고 있는 집의 그림은 좋고 나쁨조차 검증되지 않은 주택평면도와 전기배선도 등으로 솔직히 대학에서 그것을 배운 나조차도 보기에 짜증나는 지면이었다. 우리의 건축문화는 10대 청소년기부터 이렇듯 왜곡된 배움의 과정을 강요하고 있다.그 나이에는 집의 주생활 공간의 특징을 인문학적 코드로 풀어서 설명해주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우리나라 현대건축이 특히 세계문화의 주류로 등장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검정 교과서’안에 내재해 있다고 할밖에.도면을 그리고,읽는 법은 더 철이 들어서 배워도 무방하다.그에 앞서 건축공간의 상상력을 키워줘야 한다. 그러러면 당연히 ‘건축’교과서가 있어야 한다. 전진삼 월간 '건축인poar' 편집인.건축비형가.
  • 姜智遠 청소년보호위장 사의

    국무총리 산하 강지원(姜智遠)청소년보호위원장이 1일 공식 사의를표명했다. 강 위원장은 이날 기자에게 “앞으로 정부 내 청소년기구를 통합하기 위한‘밀알’이 되기 위해서 그만두기로 했다”고 밝혔다.임박한 정부 조직 개편 과정에서 청소년보호위원회와 문화관광부 청소년국으로 2원화돼 있는 조직을 합치도록 촉구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얘기였다. 그러면서 그는 통합에 반대하는 문화관광부 실무자들에게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힘이 없는 전문가라 부처이기주의의 벽을 넘을 수 없는 것같다”고강조했다. 두 조직 통합에 대한 그의 지론은 이렇다.즉 “보호기능과 육성기능이 통합돼야 제대로 청소년 관련 업부를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유사기능을 통폐합해야 새 정부의 개혁의 취지에도 부합된다는 얘기였다. 행정자치부 기능조정위는 지금까지 이 문제에 대해 복수안을 논의해 왔다. 즉 ▲현상 유지 ▲문화관광부로 통합 ▲문화부 청소년국과 청소년보호위를합쳐 총리실 산하의 새 기구로 두는 3가지 방안이 논의의 대상이었다.그의사의 표명은 기능조정위원회가 이 문제에 대해 현상 유지 쪽으로 결론을 내리려는 기류에 대한 반발인 셈이다.이번 해프닝이 향후 정부 조직개편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강 위원장은 4년 임기 중 아직 1년1개월을 남겨놓고 있다. 구본영기자
  • 존 마스든 ‘아버지를 물리쳐라’

    호주의 대표적인 청소년 작가인 존 마스든의 신작 ‘아버지를 물리쳐라’(한울림)가 출간됐다. 도살장과 피자가게를 거쳐 영어교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업을 거친 저자는 학교로부터 소외된 한 소녀의 심리적인 불안감을 그린 첫 작품 ‘할 말이많아요’로 데뷔했다.이후 가족문제,마약,흡연,성 등 10대에게 일어날 수있는 사건들을 소재로 한 작품들을 주로 써 왔다. ‘아버지를 물리쳐라’는 청소년기 남자 아이들이 진정한 남자가 되기 위해해야 할 일들을 서술해 놓았다. 저자는 ‘남자 아이’가 ‘성인’으로 나아가기 위해 가장 먼저 넘어야 할관문이 ‘아버지’라고 주장한다.‘남자 아이’로서 아버지를 극복한다는 것은 강하고 독립심 있는 한 사람의 남성이 될 준비가 됐다는 의미라고 말한다. 이 책은 진정한 어른이 되기 위해 정말 해야 할 일들과 자신에게 문제가생겼거나 절망에 빠졌을 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해 놓았다. 김명승기자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