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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인구 서울시의원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공세 중단해야”

    황인구 서울시의원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공세 중단해야”

    최근 ‘그린스마트 미래학교(이하 미래학교)’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소통 부족이나 모듈러 교실의 안전성 문제를 넘어 이번 논란이 정치화되는 부분에 대한 교육계의 우려가 제기됐다. 서울특별시의회 교육위원회 황인구 의원(강동4,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0일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즉각 중단을 촉구한 발언 내용에 대해 반박하고, 교육 현장을 대상으로 정치 공세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황 의원은 “이번 미래학교 사업은 40년 이상의 노후 학교를 대상으로 시설 개축을 진행함에 있어 환경친화적이고 깨끗하며 다양한 학습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미래학교 일환으로 추진되는 스마트교실 구축과 관련해 “아동 및 청소년기 잦은 스마트 기기 노출은 학습 집중력과 두뇌 발달 저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문가의 우려가 있다”며 비판한 부분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이 반박했다. 황인구 의원은 “학생이 요구받는 역량과 교육과정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는 상황에서 디지털교과서가 가진 장점이 분명이 존재함에도 정치적으로 디지털교과서를 폄훼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이번 사업이 단순한 종이책 없애기가 아니라는 점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 의원은 “미래사회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 정보통신 기술을 기반으로 원격수업과 맞춤형 학습 시스템을 영위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자는 사업을 컴퓨터와 태블릿 PC 보급으로 단순화시키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라고 질타했다. 다만,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의견 수렴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교육청의 행정에 아쉬움을 드러내고, 학교 공동체의 충분한 합의를 전제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번 논란에 대해 황 의원은 “미래학교 사업에 퇴보 학교 프레임을 씌우고 혁신학교를 비롯한 교육사업 전체를 무차별적으로 비난하는 일부 정치인의 행태가 부끄럽다”며, “이들은 헌법이 교육자치를 보장하고 있는 이유를 다시 한 번 상기하길 바라며 교육문제에 대한 정치적이고 비상식적인 비판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 대통령 당선증 꺼낸 심상정, 데스노트 찢은 이정미

    대통령 당선증 꺼낸 심상정, 데스노트 찢은 이정미

    정의당, 대선주자 언박싱으로 경선시작이정미 “새로운 정치의 설계자 될 것”심상정 “4년전 모의투표 청소년, 내년 유권자”김윤기 “애매한 말의 시대 끝내겠다”황순식 “정의당, 국민 신뢰 져버렸다”정의당이 12일 ‘대선주자 언박싱’을 통해 대선주자 경선 첫 일정을 시작했다. 심상정·이정미 후보는 소품을 언박싱하며 본인과 정치 비전을 설명했고, 김윤기·황순식 후보는 연설로 ‘내면 언박싱’을 통해 심상정·이정미 유력 주자를 비판하며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가장 먼저 연단에 선 이정미 전 대표는 택배노동자로부터 전달받은 박스에서 제빵모 꺼내며 언박싱을 시작했다. 그는 “당대표시절 저는 노조가 없어 어디에도 손 내밀 곳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한 비상구를 만들었다”며 “전국에 흩어져 있던 제빵 청년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고 직고용을 외쳤다”고 말했다. 또한 이 전 대표는 ‘데스노트’를 찢으며 “우리는 더 이상 거대양당의 심판자가 아니다. 새로운 정치의 설계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노란 바통을 꺼내 들고 “불평등 사회 안주하는 기득권 양당을 제치고, 당신 곁에 가장 먼저 골인하는 돌봄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심상정 의원은 일회용 박스 대신 노란, 녹색 천 장바구니를 들고 와 ‘언장바구니’를 했다. 노란색 장바구니에서 가장 먼저 나온 소품은 심 의원의 아들이 9살 때 크리스마스 선물로 준 편지였다. 심 의원은 “당시 반지하 빌라에 살았고 양옆에는 대형 아파트가 즐비했다. 아이들이 생일이면 집에 초대해서 생일 파티해주는 문화가 있었는데 아들이 한 번도 집에 친구를 데려오지 않았다”며 “편지에 아들이 ‘엄마 아빠, 이다음에 커서 좋은 집 사드리겠다’고 (적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 아들이 30살이 됐는데 아직도 제 옆방에 산다”며 “(국민들에게) 질 좋고 저렴한 국민주택을 만들어 드리겠다”고 했다. 심 의원은 녹색 장바구니에서 지난해 9월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들이 전달한 행운의 편지를 꺼냈다. 또한 4년 전 대선에서 중고생들이 모의투표를 한 후 만들어준 대통령 당선증 2개를 꺼내 보이며 “모의투표를 했던 청소년들이 내년이면 모두 유권자가 된다. 내년에는 정식 당선증을 받아 청소년들에게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김윤기 전 부대표는 “당이 여기서 정체할 거냐 아니면 도약할 거냐 국민이 묻고 있다.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십은 통합과 안정의 리더십이니 아니라 변화와 패기의 리더십”이라며 “2007년 권영길 후보와 경쟁하던 심상정 후보의 말이다. 이 말을 그대로 심 후보께 돌려 드리겠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 전 대표를 거론하며 “진보개혁연대의 결별을 선언했는데 똑같은 자리에서 연합정치를 이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애매한 정치인들의 애매한 말의 시대를 끝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시장 말고 돈 말고 자본 말고 사회가 중심이 되는 민주적 사회주의를 하자”고 했다.황순식 경기도당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는 마치 비상등을 켜고는 5년간 멈춰 있는 것 같다”며 “오히려 변화에 저항하는 기득권 모습을 보여줬고, 내로남불이 시대의 유행어가 돼버렸다”고 했다. 이어 “안타깝게도 정의당은 심상정·이정미 대표 시절 민주당과 연정 아닌 연정을 하면서 도덕적 신뢰를 함께 잃었다”며 “정의당 만은 공정한 세상 만드는 일에 절대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는 국민의 신뢰를 져버렸다”고 정의당의 위기를 분석했다. 정의당은 오는 16일, 23일, 25일, 30일 방송 토론회를 통해 경선을 이어갈 예정이다. 또한 내달 1일부터 6일까지 당원투표를 진행한다. 내달 6일 과반 투표자가 없으면 이후 결선투표를 진행해 정의당 대선후보를 선출한다. 여영국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소속 정당의 뒷걸음질에 눈 감거나 동조하며 김 빠진 사이다로 변질된 이재명후보, 경선버스보다 호송버스를 탈 가능성도 있는 윤석열 후보, 반노조 극보수 이념으로 분열과 갈등의 정치 아이콘 홍준표 후보 등을 바짝 긴장하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 경찰이 데려간 두 번의 지옥···그곳에서 남매는 ‘개돼지’였다 [형제복지원 생존자, 다시 그곳을 말하다]

    경찰이 데려간 두 번의 지옥···그곳에서 남매는 ‘개돼지’였다 [형제복지원 생존자, 다시 그곳을 말하다]

    12년간 수용인원 총 3만 8000여명, 공식 사망자 513명. 1970~1980년대 국가 최대 부랑인 수용시설이었던 ‘부산 형제복지원’에서 벌어진 인권 유린 사태는 1987년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34년이 지난 지금,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이는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진상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더는 기다릴 수 없다”는 생존자들은 지난 5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에 나섰다. 법원에 낼 진술서를 쓰는 과정 또한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반드시 쓰여져야 할 글이었다. 서울신문은 매주 1명씩 이들의 증언을 기록으로 남긴다.도망쳐도 제자리로...7년 동안 계속된 지옥 생활 김현식(가명·52)씨는 형제복지원이라는 지옥에 두번 던져졌다. 끔찍했던 그곳에서 탈출을 시도해 성공한 지 한 달 만에 그는 경찰에 다시 붙잡혀 형제원으로 보내졌다. 형제복지원에는 김씨처럼 2번 이상 재수용된 이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아무런 꿈도 희망도 없이, 때리면 맞고 시키면 일하고 주면 먹었던 형제복지원 생활을 ‘개, 돼지와 같은 삶’으로 기억한다. 1981년 13살이던 김씨는 고모집으로 향하던 중 길을 잃어 근처 파출소에 갔다가 형제복지원에 보내졌다. ‘돈을 벌고 싶냐, 공부를 하고 싶냐’는 경찰의 질문에 ‘돈이 벌고 싶다’고 답해서였다. 그렇게 김씨는 아동소대에서 3년 동안 흙자루와 흙벽돌을 지고 나르는 노역을 했다. ‘목이 부러질 것 같은’ 고통에도 일은 멈출 수 없었다. 그랬다간 소대원 전체가 기합을 받았다. 새로 온 신입이 소대장, 서무, 조장에게 당하는 성폭력을 지켜보는 일은 또 다른 고역이었다. 김씨와 한 살 터울인 누나도 형제원에 수용됐다. 남매는 형제원 안에서 우연히 마주치고 마음이 무너졌다. 김씨는 “어린 마음에 누나도 여기 있다는 게 창피해 모른 척 했다”고 했다. 소대장이 잠든 고요한 새벽, 김씨는 다른 아이들과 함께 담을 넘었다. 중학교 소대에서 철공소 반장이 휘두르는 ‘빠따’를 더는 견딜 수 없었다. 형제원을 등지자마자 산비탈을 내달렸다. 갈 곳은 없어도 ‘그곳’이 아니었기에 안도했다. 정처없이 떠돌던 중 이유없이 해운대로 향했다. 그러나 실수였다. 해운대에 텐트를 치고 모르는 아이들과 부대끼며 지낸 지 한달쯤 되던 날, 경찰은 무리를 도둑으로 의심해 형제복지원으로 보냈다. 꿈 같던 자유는 허무하게 끝이 났다. 악몽 같은 삶은 형제복지원이 폐쇄되면서 종지부를 찍었다. 1987년 4월, 김씨는 7년에 가까운 노예 생활을 마치고 귀가했다. 가능한 형제원에서 먼 곳으로 가고 싶어 서울로 이사했지만, 배운 것도 가진 것도 없어 자리를 잡기 쉽지 않았다. 무기력한 삶에 지쳐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도 했다. 그간 묵은 응어리들을 종종 거칠게 내뱉은 까닭에 대인 관계도 서툴렀다. 배우자를 만나 초등학생 자녀 둘을 키우고 있는 지금 순간에도, 마음은 결코 편하지 않다. 자신의 과거 흔적으로 인한 부족함 때문에 자녀들의 삶에도 지장이 생길까 걱정이 크다. 아래는 김씨의 진술서 전문. ※원문에서 일부 표현 등은 다듬어 옮겼습니다.[진 술 서] 제목: 형제복지원 피해자 진술서 성명: 김현식 진술 내용: 형제복지원에 강제로 들어가게 된 상황부터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제가 13살이던 1981년 11월쯤 고모집에 가다가 길을 잃어 파출소에 갔습니다. 길을 잃었다고 하니 경찰이 어디론가 데려가서 여자 공무원과 이야기를 하다가, ‘돈을 벌고 싶냐, 공부가 하고 싶냐’고 물었고, 저는 ‘돈이 벌고 싶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에 형제복지원에 가게 되었습니다. 처음 일주일 정도는 신입소대에 있다가 이후 아동소대로 이동했습니다. 아동소대에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부모나 친척이 찾아오지 않으면 형제복지원에서 나갈수 없다”고 했습니다. 하늘 같이 높은 형제원 담벼락 안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여러 말도 안되는 이유로 단체 기합과 매질이 반복해서 일어났습니다. 형제복지원은 아동이라고 해서 일하는 것을 봐주지 않았습니다. 마대 자루에 흙을 담아서 목에 지고 수백 미터씩 날라야 했습니다. 목이 너무 아파 부러질 것 같은데도 멈출 수는 없었습니다. 멈췄다가는 저는 물론이고 같은 소대원 전체가 구타를 당하고 기합을 받아야 했었습니다. 폭행과 기합은 언제나 너무 두렵고 무서운 일이었습니다. 흙벽돌을 지게에 지고 셀 수 없이 많은 계단을 올라 산을 깎아서 세워진 산꼭대기 교회에 옮기는 일은 13살 어린나이에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이었습니다. 동성 간 성폭행도 매일 일어나는 아주 흔한 일이었습니다. 복지원에서 오랫동안 지낸 사람은 나중에 소대장이나 조장, 서무로 뽑혀 임명됐습니다. 지옥에서 성장한 그 사람들은 간부급 원생이 되면 똑같은 성폭행을 스스럼없이 했습니다. 주로 새로 들어오는 애들이 타깃이었습니다. 소대장이 먼저 하다가 조장이나 서무도 하는 순서로 성폭행이 가해졌습니다. 새로운 신입이 들어올 때까지 그 행위가 반복해서 이뤄지는 걸 봤습니다. 절망만이 가득한 삶...탈출 한 달 만에 다시 제자리 아무런 희망도 없는 생활이 반복되는, 오로지 맞지 않으려고 사는 삶이 무슨 삶이었을까요. 가끔 그 지옥을 탈출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탈출에 성공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도 언젠가는 탈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작은 위안을 얻었습니다. 형제원에서 3년 정도 지냈을 무렵, 개금분교가 생겨 그곳에서 6학년을 다녔고 졸업하게 됐습니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는 야간중학교 소대로 이동했습니다. 야간중학교를 다니던 중 낮에는 철공소에서 일을 했는데 철공소 반장은 화가 나면 쇠파이프로 ‘빠따’를 때렸습니다. 맞던 중 저도 모르게 손으로 막아서 팔이 퉁퉁 부어 일을 할 수 없게 됐고, 손이 나은 후 봉제공장에서 일을 했습니다. 그렇게 지내는데 한 사람이 제게 와 소대의 열쇠를 복사했다고 해서 몇 명 더 같이 해서 탈출하기로 계획을 짰습니다. 소대장이 잠든 시간 우리는 자물쇠를 열고 소대 뒤로 돌아가 낮은 담을 타고 넘었습니다. 밤새 산을 달려 결국 도망치는데 성공했습니다.다 같이 며칠을 지내다 서로 헤어지게 됐습니다. 저는 무슨 생각에서인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해운대에 가고 싶어져서 물어 물어 해운대로 갔습니다. 그곳에서 모르는 아이들과 지내면서 친구가 됐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겠다는 생각 같은 건 할 수 없었습니다. 형제복지원에서 길들여져 시키는 일만 하고 살아와서, 스스로 무엇인가 하겠다고 꿈꿀 수 없는 사람이 돼있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그곳에서 지내던 중에 친구랑 둘이 있을 때 금정경찰서 형사가 와서 “너희들 도둑질 했지”라고 물었습니다. “안 했다”고 했더니 “그럼 이 텐트는 뭐냐”고 하기에, “이건 우리 것이 아니고 원래 여기에 있어서 그냥 있는 것”이라고 하니 믿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경찰서로 간 후 다시 형제복지원으로 보내졌습니다. 약 한 달간의 꿈 같던 생활은 그렇게 허무하게 끝이 났습니다. 그때가 1985년 9월쯤이었습니다. 그렇게 형제복지원에 두 번째로 입소하게 됐습니다. ‘개·돼지 삶’ 끝났지만...생 놓으려 한 적도 무기한의 강제수용소에서 시키는 일만 하고, 때리면 맞고, 욕하면 듣고, 주면 먹는, 꿈이 없는 생활이 다시 시작됐습니다. 그런 개돼지 같은 생활이 무한 반복돼 저의 영혼을 갉아 먹었습니다. 형제복지원에서 다시 나올 수 있게 된 건 울주군에서 사건이 생기면서였습니다. 울주군에 제2의 형제복지원을 만들겠다며 형제복지원에서 사람을 차출해 강제 노역을 시키던 중 ‘집단 탈출 사건’과 ‘살인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수사가 진행되던 중에 비리와 폭행, 살인 사건 등 셀 수 없이 많은 형제원의 범죄 사실들이 밝혀졌습니다. 상담을 통해 성인은 귀가조치 됐고, 아동은 고아원이나 유사 시설로 보내졌습니다. 저도 상담을 하고 대기하다가, 먼저 형제복지원에서 나왔던 누나가 저를 찾아와 바로 귀가조치 됐습니다. 그때가 1987년 4월쯤입니다. 앞서 얘기했지만 많은 사람들은 형제복지원이 복지가 잘 돼있어 부랑인들을 잘먹이며 기술을 가르쳐 귀가조치 하는 곳으로 잘못 알고 있습니다. 그 사실에 더더욱 화가 납니다. 경찰과 시청, 구청, 공무원들도 모두가 한통속이 되어 형제복지원에 조력했습니다. 박인근 원장은 정말이지 철두철미한 악마였습니다. 그렇게 형제복지원에서 나와 부산에서 조금 지내다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가능한 부산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청소년기에 제대로 배운 것 없이 강제 노동과 억압 속에 살다가 사회에 홀로 서다보니, 수많은 부딪힘과 깨짐, 쓰러짐 등 힘든 일들을 겪어야 했습니다. 사는 것에 회의를 느껴 22살에 약물로 자살을 하려다 다시 깨어난 적도 있었습니다.형제복지원에서 있었던 일들로 인한 억울함은 풀 길이 없습니다. 생각할 때마다 울화가 치밀어 올라 성격 형성에도 나쁜 영향이 엄청나게 미쳤습니다. 그렇다 보니 여러 사람과 어울려 지내는 것도 잘 할 수 없어 늘 외롭게 지내다가, 외국인 배우자를 만나 초등학생 자녀를 두 명 두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저는 못 배운 것이 많아도 지나간 세월이니 어쩔 수 없이 그냥 지냅니다. 그러나 저의 무능과 가난으로 인한 영향이 제 자녀들에게도 미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제 자식들은 많이 배워 아빠보다는 훨씬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책임을 다하길 바랍니다. 그런 이유 때문에 이 국가배상 청구소송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대한민국은 제 인생을 배상해 주세요. 형제복지원 사건 어디까지 왔나 형제복지원을 운영한 고(故) 박인근 원장은 1989년 특수감금 혐의에 대해 무죄가 확정됐다. 2018년 문무일 전 검찰총장은 무죄 판결을 취소해 달라며 비상상고를 신청했지만 지난 3월 대법원에서 기각됐다. 다만 재판부는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인정했고 정부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당부했다. 형제복지원 사건과 관련해 국가를 상대로 첫 손해배상 소송에 제기한 형제복지원 서울경기피해자협의회는 현재 추가 소송 제기를 이어가고 있다. 1차 소송에 참여한 13명은 모두 입·퇴소 증빙자료가 준비돼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은 이러한 증거가 없어 피해사실 입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형제복지원 서울경기피해자협의회는 비용 부담 때문에 소송 참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피해자들을 위해 후원금을 모금하고 있다.
  • 전북 군산에 등장한 BTS 멤버 벽화, 누가 왜 그렸나

    전북 군산에 등장한 BTS 멤버 벽화, 누가 왜 그렸나

    전북 군산시 건물 곳곳에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의 얼굴이 새겨진 그라피티 벽화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6월 7일과 8일 뷔와 정국의 얼굴이 새만금북로 534-5번지와 월명로 449번지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같은 달 11일과 28일에는 제이홉과 지민의 얼굴이 각각 해망로 146-24번지와 축동안3길 29번지에, 지난 7월 9일과 11일에는 뷔와 슈가의 모습이 각각 조촌로 163번지, 해망로 146-49번지에 등장했다. 이어 8월 6일에는 경촌안3길 49번지에 정국의 얼굴 벽화가 공개됐다. 벽화를 그린 주인공은 군산에 기반을 두고 활동하는 그라피티 아티스트 이종배(43, 예명 STAZ) 작가다.이 작가는 24일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BTS프로젝트는 전 세계에 한국 대중문화를 알리고 있는 BTS와 아미(ARMY)들을 위해 기획한 것”이라며 “저 또한 한국의 그라피티 아티스트로서 BTS와 아미들을 응원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일명 ‘BTS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이 작가는 직접 발로 뛰며 장소 섭외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는 “장소를 선택하는 데 중요하게 생각한 점은, 멤버들과의 연관성을 조금이라도 찾으려고 한 것”이며 “또 중요하게 생각한 건 벽화의 크기였다. 작게 그리기보다 크게 그리려고 애썼다”고 말했다.지난 6월 4일부터 시작된 ‘BTS 프로젝트’는 어느덧 막바지에 다다랐다. 지금까지 방탄소년단 멤버 일곱 명 중 다섯 명의 작품을 완성했다. 이 작가는 나머지 멤버 RM과 진을 9월 초까지 완성할 계획이다. 이미 장소 섭외는 끝난 상태. 이 작가는 이번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모든 경비를 자비로 충당했다. 벽화 하나 완성하는 데 평균 50여만 원이 든다. 힘들지만, 그가 작품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건, 군산 시민들의 든든한 지원 때문이다. 이 작가는 “건물 벽을 흔쾌히 내어주시고 응원해주신 군산 시민께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더 노력해서 군산의 자랑이 되려고 한다. 많이 지켜봐주고 응원해 달라”고 당부했다.강원도 강릉이 고향인 이 작가. 고등학교를 마치고 2000년 초 부모님의 직장 탓에 군산으로 이사했다. 청소년기 시절, 비보이로 활동한 이력이 있는 그는 우연히 그라피티 매력에 빠졌다. 그의 나이 22살 때였다. 이후 그는 국내외에서 왕성한 창작활동을 시작했고, 특별한 재능기부도 하고 있다. 그는 2019년 6월 26일 백범 김구 선생의 서거 70주기를 맞아 군산 월명동 한 벽면에 독립운동가(김구, 윤봉길, 안중근) 3인의 얼굴을 그려 넣었다. 또 같은 해 7월 17일 제헌절이자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미국 조지아주 워너로빈스의 한 체육관 벽면에 유관순 열사와 안중근 의사를 선보였다.이에 대해 이 작가는 “우리는 지금 아픈 역사와 함께 잊지 말아야 할 인물들(독립운동가)의 고귀한 희생으로 평화로운 세상에 살고 있다. 우리 역사를 잊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에 시작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현재 소외계층, 장애인 시설 등 도움이 필요한 곳에 ‘찾아가는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라며 “저의 재능을 사회에 환원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싶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전했다.
  • 저항의 디자인 ‘De’… 상업과 예술 나누는 ‘이분법’을 거부하다

    저항의 디자인 ‘De’… 상업과 예술 나누는 ‘이분법’을 거부하다

    철길을 따라 도심을 가로지르며 길게 이어진 경의선 숲길은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서 용산구 원효로까지 6.3㎞에 이른다. 이제 제법 나무와 풀도 자리를 잡고 길 양쪽으로 아기자기한 카페와 음식점들이 이어지면서 걷는 즐거움이 크다. 기존에 기찻길을 따라 들어섰던 그만그만한 모양의 연립주택들이 대부분인 주변 건물들 사이에 유독 눈길을 끄는 건물이 들어섰다. 경의선 책거리가 시작되는 홍대입구역 6번 출구 부근에 들어선 6층 높이의 상업건물인 ‘De빌딩’은 존재감이 다르다. 직사각형 땅 위에 각이 진 콘크리트 건물은 구리빛깔의 메탈라스 외피를 두르고 있다. 알루미늄판을 잡아 늘린 메탈라스의 변화무쌍한 물성 덕분에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시간의 변화에 따라 다른 표정을 보여 준다. 서교동 주상복합건물 ‘De빌딩’은 김개천 국민대 교수가 디자인했다. ‘명묵의 건축’ 등 동양철학과 건축 미학에 관한 저서와 글을 다수 발표한 김 교수는 철학적 콘셉트를 담은 건축, 예술적 건축을 추구하는 건축가 혹은 디자이너로 알려졌다. 그런 만큼 진지하고 차분하며 철학적인 디자인일 것이라 상상하면서 현장을 찾아갔다. 진한 핑크빛을 콘셉트 컬러로 하는 2층 카페의 인테리어 디자인도 김 교수가 직접 했다는 말에 예상은 여지없이 깨진다. 건축은 삶의 무대라고 한다. 우리 삶의 대부분이 건축공간 안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주택(주거건축)과 상업건축은 개인적이고 사회적인 삶의 질과 직접 관계되는 건축이다.김 교수는 “우리 삶의 주변에 위치하는 상업건축은 어떤 가치를 지녀야 하는지, 이 시대가 요구하는 건축에서의 상업성과 예술성은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 이런 상업건물을 통해 예술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를 스스로에게 질문하면서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건축은 예술인가, 예술이 아닌가는 아주 해묵은 질문이다. 건축이 예술이라는 말 속에는 건축은 형식과 공간으로서의 미학적 대상인 동시에 그 자체가 심미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담겨 있다. 예술이 아니라고 할 때 건축은 예술이기 이전에 삶에 밀착된 것이며 상업성을 지닌다고 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이 같은 이분법은 21세기에 와서는 더이상 이제 유효하지 않다”면서 “평범한 일상과 차별화되는 미적인 삶으로의 승화이기보다는 일상적 삶의 터전에 예술이 자리잡아야 하며 건축 또한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그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부분의 건축은 예술보다는 상업적인 이유로 출발한다. 많은 비용과 힘든 시공 때문에 금전적 이익과 목적이 없는 건축은 거의 없다”면서도 “그럼에도 건축에서 예술성과 상업성은 구분될 수 없다”고 했다. 왜일까? 그의 답은 간명하다. “삶이 예술을 원하기 때문이다.” “예술성과 상업성을 대척점에 놓고 보는 이분법적 사고에 따르면 상업적 건축은 집장사가 오로지 수익을 목적으로 짓는 저속한 것이 되고 예술적 건축은 고상한 무엇이 된다. 하지만 이것은 근대 이전의 개념이었다. 상업성은 우리가 삶을 영위하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즐기고, 보람을 찾게 하는 감각적 욕망과 지적 욕구의 태동지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예술성과 상업성이 이분법적 구분에서 벗어날 때 삶은 놀이가 되고 그만큼 윤택해질 수 있다”면서 “중요한 것은 이를 어떻게 건강하고 자유롭고 윤택하게 활용할 수 있는가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 바탕에서 De빌딩을 상업적으로 성공하고, 예술성도 갖도록 만들고자 했다. 직사각형 평면 위에 지어진 건물은 단순한 기하학적 구조를 갖는다. 그럼에도 외부로 드러나는 선들이 교차하면서 만들어 내는 공간들 때문에 단순해 보이지 않는다. 작은 샘이 있는 테라스 공간과 계단이 본체 외부로 나와 있어 다양한 공간적 경험이 가능하다. 사철 변화하는 수목으로 조경을 해서 안과 밖에서 계절의 변화를 느끼도록 배려했다. 노출된 기둥들은 알루미늄 메탈라스 외피로 건축물을 감싸는 방식으로 처리했다. 실제의 건물보다 훨씬 볼륨감이 커 보이는 효과를 주는 더블스킨 공법에 사용된 재료는 붉은 기운이 감도는 알루미늄 메탈라스. 원래 내장재나 연결부위, 옥상 가리개 등에 주로 사용되는 건축재료로 금속성을 강조하는 소재이지만 여기선 외피로 사용됐다. 철판을 늘리면서 생긴 구멍들이 여러 가지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임대용 건물은 어떤 용도로 사용될지 모른다는 모호성 때문에 기능을 특정화시키기도, 구체적인 색상이나 모양 혹은 재료를 규정짓기가 힘들다. 김 교수는 그런 단점을 특징으로 활용했다. “비어 있고 혼재된 형태를 구축했다. 내부와 외부를 구분 지어 생각하는 것에서도 벗어나고자 했다. 없는 듯 있고, 있는 듯 없는 비유비무(非有非無)한 건축을 추구했다.”상업성과 예술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자 했던 의도는 건물의 이름에도 담겨 있다. ‘De’는 디자인(Design)이라는 단어에서 쓰이는 접두어로 여러 뜻이 있지만 ‘저항하는’이라는 뜻에 주목했다. 이 건물은 상업성과 예술성을 나누는 것, 성과 속, 감각적인 것과 지적인 정신을 나누는 이분법적 건축관에 저항하고 있다. ‘De’는 건축적 형태에서도 저항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건축의 평면은 직사각형이지만 건물은 직사각형의 메스(건축물 덩어리)라기보다는 투영되는 점들로 만들어져 뭐라고 규정할 수 없는 형태가 되고 비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건물은 선과 메스의 건축이다. 주 소재는 콘크리트다. 기존의 건축적 문법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것은 경제적이기 때문인데 그러면서도 독창적 형식을 취한다. 선과 면으로 된 건축이지만 보기에 따라 점이 되기도 하다. 움직이지 않는 고정된 건축물인데 계속 달라진다. 공간도 외부와 내부가 혼재돼 있다. 이 건물이 어떤 건물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콘크리트로 지어진 것은 분명한데 콘크리트 건물이라고 부르기 어렵다. 그렇다고 금속 건물도 아니다. 막연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이 건물은 말로 설명될 수 있는 무엇을 갖지 않는다. 대부분의 살아 있는 것들을 무엇이라 한마디로 묘사할 수 없듯이. 그런 건축이고 싶었다. 다만 아주 쉬운 방법으로 마치 살아 있는 것 같은 건축을 하고 싶었다.” 건축가의 의도대로 공간의 변화와 그 순간들을 가장 잘 즐기고 느끼는 이는 건물에 주거하는 건축주와 그의 딸이다. 건축주는 40년을 살았던 동네가 매일 다르게 보인다고 한다. 예민한 청소년기의 딸은 아침에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들을 사진에 담는다. 살림집은 독특한 구조다. 70평 정도의 면적에 건축주가 사는 18평 집, 그의 부모님이 거주하는 40평의 집 두 채가 긴 복도와 하늘 정원을 공유한다. 복도는 연결되지만 테라스는 완전히 분리돼 각자의 삶에 독립성을 준다. 건축주의 배려로 작은 집을 구경했다. 큰방, 거실 겸 부엌, 작은방으로 구성돼 있다. 최대한 수납 공간을 짜 넣어 밖으로 나와 있는 살림은 거의 없다. 간소하지만 갖출 건 다 갖춘 3개의 공간은 미닫이문으로 구분해 놓았다. 미닫이문을 사용해 공간의 크기나 쓰임새에 얼마든지 변화를 주는 방식은 김 교수가 ‘한칸집’에서 제대로 보여 준 바 있다. 정사각형 평면의 한칸집은 벽을 두지 않고 8개의 미닫이문만으로 공간을 구분하면서 거실, 침실, 서재, 부엌 등으로 자유자재로 변용이 가능하다. 최소한의 구조만으로 변화를 주면서 그 무엇이 아닌 동시에 무엇이든 가능한 ‘중립적인 공간’을 만들었다. 이번에 그는 축소된 크기이지만 이곳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의 방식을 제안했다. “한번 지어지면 변화를 줄 수 없다는 것은 다분히 폭력적이라고 생각한다. 건축이 추구하는 이상도 이 시대에 달라져야 한다”는 그의 지론을 반영한 디자인이다. 그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큰 아파트에서 사는 삶이 안락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삶의 질은 공간의 크기와 무관하다. 주어진 공간에서 모든 게 가능하고 자유로울 수 있으며 건강하고 화려하며 때로는 쓸쓸한 ‘삶’ 그 자체를 있게 하는 집이 현대인에게는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삶의 예술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상업성을 저버릴 수 없지만 삶을 살아가는 한 예술적인 것에서도 벗어날 수 없다. 즉 그 안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가 관건일 뿐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함혜리 칼럼니스트
  • 인간 내면에 감춰진 악마성… 위기의 한국 사회 밑변을 읽다

    인간 내면에 감춰진 악마성… 위기의 한국 사회 밑변을 읽다

    무더위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가운데 외국 유명 작가의 다양한 범죄 소설이 잇달아 번역 출간되고 있다. 인간의 악마성이나 본질적인 욕망 등을 치밀하게 묘사한 범죄 스릴러물이 코로나19로 지친 독자들에게 좋은 ‘북캉스’가 될 법하다.스웨덴의 대표 인기 스릴러 작가 스테판 안헴의 ‘파비안 리스크’ 시리즈 중 두 번째 이야기인 ‘편지의 심판’(마시멜로)은 첫 번째 이야기인 ‘얼굴 없는 살인자’ 국내 출간 한 달 만에 한국 독자들을 찾는다. 세계 30개국에서 200만부가 넘게 팔린 이 시리즈는 스웨덴 형사 파비안 리스크가 사건을 해결하는 스릴러다. 잔혹한 사건 뒤에 가려진 인물들의 내면에 초점을 맞추며 공포와 긴장감을 조성한다. 전편 ‘얼굴 없는 살인자’가 청소년기 학교 폭력을 소재로 한 동창생 살인 사건을 다뤘다면, ‘편지의 심판’은 시체에서 장기가 사라진 연쇄 살인 사건을 그렸다. 파비안은 스웨덴과 덴마크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살인 사건 수사를 거듭할수록 그 이면에 정치적·국제적 음모가 숨겨져 있음을 알게 된다. 이 소설은 스웨덴 최고의 범죄 소설상인 크라임타임 스펙세이버상과 독일 미미어워드 베스트 크라임상 등을 받았다.영국 여성 작가 C J 튜더의 네 번째 작품 ‘불타는 소녀들’(다산책방)도 타임스가 선정한 ‘2021 최고의 범죄 소설’로 기대를 모은다. 영국 성공회의 여성 신부 잭 브룩스는 작은 마을 교회에 부임하는데, 두 달 전 전임자가 자살했다는 사실과 30년 전 소녀 두 명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사건이 있었음을 알고 진실을 좇는다. 하지만 이 마을에는 비밀이 있고 주민들도 신뢰할 수 없다. 미국 장르 문학의 거장 스티븐 킹에 비견돼 ‘여자 스티븐킹’으로 불리기도 하는 작가는 흔치 않은 여성 신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인간의 깊고 어두운 내면을 끄집어낸다. 영국 ‘선데이 익스프레스’는 “매혹적이고 엄청난 충격과 반전으로 가득 찬 결말은 C J 튜더 최고의 소설”이라고 극찬했다.이 밖에 2014년 소설 ‘굿 걸’로 스릴러의 여왕 반열에 오른 메리 쿠비카의 신작 ‘디 아더 미세스’(해피북스투유)도 주목받는다. 세이디, 카밀, 마우스 세 여성의 시선으로 교차 진행되는 이 작품은 남편의 외도와 불륜, 가정 폭력을 겪는 등장인물들이 주체적으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이웃집 여자가 변사체로 발견되면서 세이디가 용의자로 몰리고, 세이디의 남편 윌과 불륜 관계에 있는 카밀의 외로움 등을 통해 인간 본연의 공포를 탁월하게 묘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출간과 동시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넷플릭스에서 영화로도 제작된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5일까지 인물 심리 묘사와 긴장감을 선사하는 스릴러·미스터리 소설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2% 늘어났다. 오창은 중앙대 다빈치교양대 교수는 “범죄 소설은 사회에 부조리가 있을 때 치밀하고 정교한 구성으로 대중에게 문학적 쾌감을 준다”고 분석했다. 권성우 숙명여대 한국어문학부 교수도 “전염병이 창궐하는 등 위기에 처했을 때 인간의 악마성이나 욕망 등으로 우리 사회를 근본적으로 돌아보게 하는 면이 있기 때문에 범죄 소설이 호소력이 있다”고 진단했다.
  • 구강건강 걱정 없는 영등포 어린이

    구강건강 걱정 없는 영등포 어린이

    서울 영등포구가 아동이 구강건강을 위해 ‘치과주치의 사업’을 진행해 눈길을 끌고 있다. 영등포구는 지역 내 70개 치과의원과 협력해 지역 아동의 검진, 치아 홈 메우기, 불소도포 시술, 치석제거 등 예방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구 관계자는 “치과주치의 사업은 아이들에게 예방적 차원의 진료 서비스를 제공해 구강건강을 향상시키고, 올바른 생활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마련됐다”고 소개했다. 특히 구는 치과 진료비용을 지원함으로써 경제적 어려움으로 제때에 적절한 구강관리를 받지 못하는 아동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지역 내 아동들의 구강건강 수준 격차를 완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원 대상은 만 18세 미만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 본인 부담 경감 대상자 또는 특수학교, 장애인복지시설, 지역아동센터 이용자 중 보호자가 동의한 아동과 지역 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이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지난해 참여하지 못한 일부 5학년 학생들도 지원받을 수 있다. 지역 초등학교 4·5학년 학생 2100여 명에게는 1인당 4만원의 시술비를 지원한다. 취약계층 아동은 검진 결과에 따라 신경치료, 발치 등 2차 치과 치료가 필요하다면 최대 40만원까지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평생의 구강건강을 위해서는 아동·청소년기부터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며 “치과주치의 사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보건사업을 통해 아동이 올바른 건강 관리 습관을 배우고 시기 적절한 치료를 받아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 무더위 속 해외 범죄 소설 출간 열기…지친 영혼에 인간 본연 모습으로 ‘북캉스’

    무더위 속 해외 범죄 소설 출간 열기…지친 영혼에 인간 본연 모습으로 ‘북캉스’

    무더위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가운데 외국 유명 작가의 다양한 범죄 소설이 잇달아 번역 출간되고 있다. 인간의 악마성이나 본질적인 욕망 등을 치밀하게 묘사한 범죄 스릴러물이 코로나19로 지친 독자들에게 좋은 ‘북캉스’가 될 법하다. 스웨덴의 대표 인기 스릴러 작가 스테판 안헴의 ‘파비안 리스크’ 시리즈 중 두 번째 이야기인 ‘편지의 심판’(마시멜로)은 첫 번째 이야기인 ‘얼굴 없는 살인자’ 국내 출간 한 달 만에 한국 독자들을 찾는다. 세계 30개국에서 200만부가 넘게 팔린 이 시리즈는 스웨덴 형사 파비안 리스크가 사건을 해결하는 스릴러다. 잔혹한 사건 뒤에 가려진 인물들의 내면에 초점을 맞추며 공포와 긴장감을 조성한다.전편 ‘얼굴 없는 살인자’가 청소년기 학교 폭력을 소재로 한 동창생 살인 사건을 다뤘다면, ‘편지의 심판’은 시체에서 장기가 사라진 연쇄 살인 사건을 그렸다. 파비안은 스웨덴과 덴마크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살인 사건 수사를 거듭할수록 그 이면에 정치적·국제적 음모가 숨겨져 있음을 알게 된다. 이 소설은 스웨덴 최고의 범죄 소설상인 크라임타임 스펙세이버상과 독일 미미어워드 베스트 크라임상 등을 받았다.영국 여성 작가 C. J. 튜더의 네 번째 작품 ‘불타는 소녀들’(다산책방)도 타임스가 선정한 ‘2021 최고의 범죄 소설’로 기대를 모은다. 영국 성공회의 여성 신부 잭 브룩스는 작은 마을 교회에 부임하는데, 두 달 전 전임자가 자살했다는 사실과 30년 전 소녀 두 명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사건이 있었음을 알고 진실을 좇는다. 하지만 이 마을에는 비밀이 있고 주민들도 신뢰할 수 없다.미국 장르 문학의 거장 스티븐 킹에 비견돼 ‘여자 스티븐킹’으로 불리기도 하는 작가는 흔치 않은 여성 신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인간의 깊고 어두운 내면을 끄집어낸다. 영국 ‘선데이 익스프레스’는 “매혹적이고 엄청난 충격과 반전으로 가득 찬 결말은 C.J. 튜더 최고의 소설”이라고 극찬했다.이 밖에 2014년 소설 ‘굿 걸’로 스릴러의 여왕 반열에 오른 메리 쿠비카의 신작 ‘디 아더 미세스’(해피북스투유)도 주목받는다. 세이디, 카밀, 마우스 세 여성의 시선으로 교차 진행되는 이 작품은 남편의 외도와 불륜, 가정 폭력을 겪는 등장인물들이 주체적으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이웃집 여자가 변사체로 발견되면서 세이디가 용의자로 몰리고, 세이디의 남편 윌과 불륜 관계에 있는 카밀의 외로움 등을 통해 인간 본연의 공포를 탁월하게 묘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출간과 동시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넷플릭스에서 영화로도 제작된다.교보문고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5일까지 인물 심리 묘사와 긴장감을 선사하는 스릴러·미스터리 소설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2% 늘어났다. 오창은 중앙대 다빈치교양대 교수는 “범죄 소설은 사회에 부조리가 있을 때 치밀하고 정교한 구성으로 대중에게 문학적 쾌감을 준다”고 분석했다. 권성우 숙명여대 한국어문학부 교수도 “전염병이 창궐하는 등 위기에 처했을 때 인간의 악마성이나 욕망 등으로 우리 사회를 근본적으로 돌아보게 하는 면이 있기 때문에 범죄 소설이 호소력이 있다”고 진단했다.
  • 차별과 혐오가 된 ‘아픈’ 사람들

    차별과 혐오가 된 ‘아픈’ 사람들

    J는 지중해빈혈 환자다. 지중해빈혈은 한국인에겐 매우 드문 유전병이다. 적혈구가 파괴되고 철분이 체내에 쌓여 결국 여러 장기들이 제 기능을 잃는 무서운 병이다. J의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은 상실로 가득하다. 응급실행과 입퇴원을 반복하면서 집은 조금씩 작아져 갔고, 부모는 어느 새 가게를 폐업했다. J가 청소년기를 보낸 1990년대 한국은 희귀난치성 질환자와 그 가족을 위한 사회 안전망이 부실했다. ‘전 국민 의료보험’이라는 슬로건이 무색하게도 의료비 때문에 파산하는 가정들이 많았다. 여기에 1990년대 후반에 몰아닥친 경제 침체는 사회복지 체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줬고, J와 같은 이들의 ‘아픔’을 더욱 악화시켰다. 발전한 현대 의학도 설명하지 못하고, 우리 의료체계가 보듬어 주지 못하는 아픔들이 있다. 이런 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은 여전히 의료 대상에서 배제되거나 존엄하게 살 기회를 박탈당하곤 한다. 불평등과 차별을 넘어 혐오도 만연하다. ‘아프면 보이는 것들’은 이 같은 한국 사회의 아픔을 인류학의 시선으로 톺아본다. 13명의 의료인류학자와 전공의, 활동가 등이 각자의 현장에서 맞닥뜨렸던 사례를 중심으로 한국 의료계의 현실을 짚고 있다. 책은 산후풍, 가습기 살균제 참사, HIV/AIDS(후천성면역결핍증), 난임, 희귀난치성 질환, 사회적 고통으로서의 세월호 참사, 장애, 국가유공자 등을 들여다보며 아픔을 만들어 낸 구조를 분석하고, 아픔이 사람들 사이에 경계 지은 것들은 무엇인지 살핀다. 이들이 전하는 서사 끝엔 아픔의 사각지대가 있다. 환자 개인과 가족의 문제로 치부되거나 부당한 낙인과 또 다른 불평등을 초래한 아픔들이다.저자들의 바람은 비판이나 부정이 아닌, 아픔에서 시작될 수 있는 치유와 연대다. 저자들은 이를 통해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아파 보지 않아서 볼 수 없었던 것들에 다가가자고 제안한다.
  • 나의 길 찾기?… 도봉 메타버스에 올라타

    나의 길 찾기?… 도봉 메타버스에 올라타

    “코로나19로부터 자유로운 메타버스 멘토링 기대하세요.” 서울 도봉구는 청소년이 주도적으로 진로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2021년 도봉 메타버스 진로 멘토링 사업’을 운영한다고 4일 밝혔다. 사업 기간은 오는 7일부터 11월 20일 사이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 30분부터 낮 12시까지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이번 2021년 대입진로 설계 멘토링은 도봉구민청을 소재로 한 메타버스 공간에서 랜선으로 진행한다. 메타버스는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단순 가상공간이라는 뜻을 넘어서 현실과 가상이 연결돼 있고, 두 공간이 적극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가상현실보다 더 진화한 개념이다. 도봉 메타버스는 멘토·멘티가 자신의 아바타를 생성해 랜선으로 만난다. 멘티가 멘토의 대학 입학 전형별 상담 방에 입장하면 쌍방향 소통 방식이 가능하다. 멘토는 준상담사로의 경험이 있는 한국대학생멘토연합의 학생들이 참여하며, 멘티의 대학 진학에 필요한 진로 상담과 학교, 학과 소개 등 학업적 상담과 청소년기 고민 등 정서적 상담을 도울 예정이다. 멘티는 도봉구 지역 내 중·고등학교 학생 및 학부모를 대상으로 매주 30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대부분의 소통이 비대면 공간으로 옮겨가게 되면서 메타버스 공간이 익숙한 MZ세대(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 사이의 출생자)를 위해 메타버스 멘토링을 준비했다”면서 “청소년들이 코로나19로부터 자유로운 메타버스 공간에서 진로 설계에 많은 도움을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 “시설에서 나오니 자유 생겨… 용돈 설계하고 자립심 길러요”

    “시설에서 나오니 자유 생겨… 용돈 설계하고 자립심 길러요”

    ‘자립’. 사람은 태어나서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이 되면 부모로부터 독립한다. 스스로 살아갈 터전을 마련하고 일을 하면서 생계를 꾸려 나가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평범한 삶의 통과의례가 발달장애인에겐 순탄치 않을 수 있다. 특히 장애가 심한 발달장애인들은 가족이나 활동보조인에게 24시간 도움을 받아야 인간다운 삶이 가능하다. 그렇기에 애초에 탈시설이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럼에도 탈시설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구조적으로 장애인의 인권과 자유 등을 침해할 수밖에 없는 시설의 태생적 한계가 너무 분명해서다. 뙤약볕 내리쬐던 지난달 30일 중증발달장애인들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마련한 컨테이터 농성장 옥상에 올라갔다. 이들은 2일 국무총리 산하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가 ‘탈시설 로드맵’을 발표하기에 앞서 탈시설에 대한 정의를 법률에 명시해 달라고 요구했다. 탈시설 정책은 장애인단체가 10여년간 추진해 온 숙원이다. 서울신문이 1일에 만난 발달장애인과 부모, 활동가들은 장애인들이 시설이라는 감옥에서 해방돼 지역사회에서 비장애인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설서 해방돼 비장애인과 함께 살아야” “자유롭고 좋아요. 시설에선 간섭하는 사람도 많았는데 지금은 자유가 생겼습니다. 돈을 모을 수도 있고 용돈 설계도 하고 자립심도 기를 수 있어요. 특히 가장 좋아하는 수박과 딸기 바나나를 먹고 싶을 때 사 먹을 수 있어요.” 지난달 20일 서울 관악구에 사는 중증발달장애인 이용찬(52)씨는 느리지만 또박또박 말했다. 이씨는 지난해 4월 장애인 시설에서 나와 ‘발달장애인 지원주택’인 이곳에 자리잡았다. 기초생활수급비 30만원과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주4일 하루 5시간씩 일해 최저임금을 받으며 생활을 꾸린다. 한 달 생활비는 대략 120만원 남짓. 부모님은 모두 돌아가셨고 누나는 미국에 살고 있어 혼자 살 수밖에 없는 그는 시설에서 나와 행복하다고 했다. 이씨가 시설에서 보낸 시간은 대략 30년이다. 부모님과 함께 살 때를 제외하고는 시설에서 생활했다. 그러나 김씨가 기억하는 시설에서의 시간은 유쾌하지 않다. 이씨가 현재 사는 거실 정도 크기의 방에서 10명이 생활했고 어디를 가든 감시당할 수밖에 없었다. 힘의 논리에 따라 강한 이들이 음식을 독차지했고 무엇 하나 이씨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이에 반해 자립한 지금의 삶은 무척이나 만족스럽다. 활동지원가가 매일 8시간 집에 찾아와 식사나 청소를 도와주고 은행 업무를 비롯해 중요한 일을 처리해야 할 땐 함께 가 준다. 예전에는 꿈도 못 꾸던 집 근처 하천을 산책하고 만나고 싶은 사람도 바로 만날 수 있다. 이씨는 그렇게 삶을 즐기다 보니 1년여 만에 15㎏이나 쪘다. 이씨는 취재진을 반기며 손수 냉커피를 타 줬는데, 실제로 이씨가 혼자 생활하기에 큰 불편함은 없어 보였다. 탈시설협동조합 ‘도약’을 준비 중인 김치환 사회복지사는 “이씨는 탈시설 이후 용돈 관리 등 일상생활 여러 면에서 자립심이 많이 길러졌다”며 “시설에서 생활할 때는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었다. 이들도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 뒷받침돼야” 탈시설은 사실 외국에선 이미 정착된 시스템이다. 유엔 장애인권리협약 제19조에 명시돼 있다. 이 조항은 ‘자립생활 및 지역사회 통합’ 규정으로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분리되지 않고 어울려 살 수 있도록 국가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이미 서구 및 북미 국가들은 1960년대부터 대규모 시설을 폐쇄하고 거주 장애인들을 지역사회에 통합하는 정책을 추진해 왔다. 국가마다 차이는 있지만 이 나라들에서 대규모 시설은 이미 대부분 폐쇄됐다. 한국의 탈시설에 대한 논의는 서구 국가보다 40~50년 늦었다. 실제로 국내 장애인의 탈시설은 더디기만 하다.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시설에 입소한 장애인은 2251명으로 퇴소한 장애인 843명보다 3배가량 더 많다. 숫자만 보면 탈시설 정책에 역행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자립지원금을 받은 장애인은 총 192명으로 시설을 퇴소한 장애인의 22.7% 수준이다. 퇴소한 장애인 10명 중 8명은 자립 대신 다시 가족의 돌봄 속으로 돌아가거나 다른 시설로 옮긴 것으로 보인다. 2019년 기준 국내 장애인 거주시설은 1557곳으로 거주인원은 2만 9662명이다. 이 가운데 80%인 2만 3635명이 발달장애인이다. 2020년 국내 발달장애인은 총 24만 8000명으로 전체 장애인(263만 3000)의 9.4%다. 물론 탈시설 정책이 우리 사회에서 자리잡으려면 뒷받침돼야 할 조건이 있다. ‘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시설처럼 장애인들이 언제든 도움이 필요할 때 활동지원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발달장애인 대부분은 월 120시간의 활동지원서비스를 받는다. 하루 단위로 계산하면 4시간이다. 이씨의 경우 서울시의 탈시설 정책에 따라 2년간 한시적으로 120시간을 추가로 지원받아 총 월 240시간을 지원받고 있지만 장애 정도에 따라서 누군가에겐 이 지원도 부족할 수 있다. 자폐 장애인을 키우는 한 어머니는 “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면 아들의 자립이 가능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그런 날이 당장 올 거라 기대하는 부모는 없을 것”이라며 “물론 모든 조건을 갖추고 탈시설이 추진돼야 하는 건 아니지만, 지금 상황에서 장애를 가진 자녀의 자립을 결정하는 건 쉽지 않은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장애인 ·가족, 선택권 없는 탈시설엔 반대 이런 상황 탓에 탈시설 정책을 반대하는 부모도 있다. 탈시설 정책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일 게 아니라 장애 당사자와 가족의 결정·선택권을 보장하라는 것이다. 전국장애인거주시설 이용자부모회 100여명은 지난달 27일 상복을 입고 세종시 보건복지부 청사 앞에 모여 집회를 열었다. “중증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을 죽음으로 내모는 탈시설 정책을 즉각 철회하라”며 “시설폐쇄는 살인”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장애인 자녀의 시설 입소만이 나머지 가족이 살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자신은 늙고 병들어 가는데 중증발달장애 자녀는 성인이 되면서 이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2017년 기준 장애인 시설에 입소한 중증장애인 중 50% 이상은 19~39세(남성 52.4%, 여성 51.1%)였다. ●시설서 나와 시설보다 못한 곳에 갈까 걱정 김명숙 대전발달장애인부모회 회장은 “당연히 우리 자녀가 탈시설하면 좋다. 그러나 자립할 수 있는 공간도 없는 상황에서 시설만 없애면 우리 장애인 자녀들은 어디로 가란 건지 모르겠다”며 “정작 시설에서 나와 시설만도 못한 곳으로 갈까 걱정된다. 개인별 사정과 기반 시설을 고려치 않고 무조건 탈시설만 외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표면적으론 다른 곳을 바라보는 것 같지만 사실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의 마음은 일맥상통한다. 발달 장애인 개개인의 상황에 맞춰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점에서 말이다. 2019년 9월 문재인 정부가 발달장애인 생애주기별 종합대책을 세우겠다며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를 발표했지만 지지부진한 상태다. 무엇보다 국가가 발달장애인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부모들은 강조한다. 탈시설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황숙현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강남지회장은 “어떤 사람이든 본인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어야 한다. 중증장애라고 시설에 남아선 안 된다”며 “발달장애인 정책의 대전제는 하나의 조직을 만들고 그 안에 장애인을 넣고 적응시키는 게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에 맞는 지원을 하는 것이며, 이러한 정책이 한 번도 실현되지 않아 부모들이 믿지 않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 [달콤한 사이언스] 열심히 공부하는데 왜 수학성적 오르지 않을까, 알고보니...

    [달콤한 사이언스] 열심히 공부하는데 왜 수학성적 오르지 않을까, 알고보니...

    초, 중, 고등학교를 다니는 자녀가 있는 부모들은 아이들이 자신들보다 공부를 잘 했으면, 특히 대학입시와 직결되는 수학과목을 잘 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방학을 맞아 서점을 찾거나 오프라인 서적 교육분야만 봐도 수학공부를 잘할 수 있는 ‘비법’(?)을 공개한 책들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공통적으로 공부를 잘 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자리에 앉아 집중해야 하며 수학시험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기본 개념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문제를 많이 풀어보라고 조언하고 있다. 그렇지만 오랜 시간 책상 앞에 앉아 교과서와 문제집을 열심히 공부하는데도 생각만큼 성적이 오르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책이나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조언하는 것 말고 다른 것이 있는 것이 아닐까. 이런 상황에서 뇌신경과학자, 인지과학자, 심리학자들은 뇌 속 특정 신경전달물질이 많은 아이들이 수학성적이나 학업성취도가 높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영국 옥스포드대 실험심리학과, 스완지대 심리학과, 러프버러대 수학인지연구센터, 서리대 심리학과, 애스턴대 심리학부, 미국 퍼듀대 보건·인간과학부 공동연구팀은 학업성적, 특히 수학성적은 뇌 후두정엽의 두정엽내고랑 부분 ‘가바’(GABA)와 ‘글루타메이트’라는 신경전달물질의 양과 비율이 좌우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플로스 생물학’ 7월 23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20세 이상 성인과 6~19세 아동, 청소년 255명을 대상으로 수학시험(60분)과 일반 인지능력 평가(30분)를 실시했다. 또 1년 6개월이 지난 뒤 다시 수학과 인지능력 분야 평가를 했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시험 전후에 실험참가자들의 뇌를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촬영했다. 연구팀은 fMRI를 통해 뇌신경전달물질 중 가바(GABA)와 글루타메이트 분비에 주목했다. 가바(GABA)는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이며 글루타메이트는 글루탐산으로 불리는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이다. 흔히 가바는 수면 유도에 도움이 되며 글루타메이트가 체내에 과다분비될 경우는 치매나 각종 신경정신질환을 앓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바는 학습능력과 뇌 가소성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들이 있다. 뇌 가소성은 개인이 평생동안 겪는 환경변화나 자극 등으로 조금씩 변할 수 있는 능력이다. 분석 결과부터 보면 가바와 글루타메이트의 농도가 수학과 같은 복잡한 학습능력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으며 아동·청소년과 성인의 수리인지능력과 두 신경전달물질의 농도는 서로 다른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20대 이하 아동, 청소년에게 있어서는 두정엽내고랑 부분의 가바 수치가 높을수록 수에 대한 인지능력이 뛰어나고 수학성적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글루타메이트 수치가 아동, 청소년들의 수학성적은 그에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20대 이상 성인에게 있어서 두정엽내고랑 부분 가바 수치가 높으면 오히려 수학성적이나 수리인지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글루타메이트 수치가 높은 성인들이 수리에 밝은 것으로 확인돼 전혀 반대의 결과를 보인 것이다.연구를 이끈 영국 옥스포드대 로이 코언 카도시 교수(인지신경과학)는 “이번 연구는 뇌 가소성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이 연령으로 표현되는 인간의 발달단계에 따라 관여하는 정도가 달라진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카도시 교수는 “신경전달물질이 학업성취도나 수학성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도 사실이지만 수학공부를 중도에 포기하거나 하지 않는 경우는 수학을 더 못하게 되고 학업성적까지 떨어지게 된다”라며 “앞서 연구에서 수학공부를 중도 포기할 경우 전체적인 뇌인지기능이 떨어진다는 사실도 염두에 둬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도시 교수는 수학·수리인지와 학습인지능력 분야에서 세계적인 학자이다. 카도시 교수가 이끄는 옥스포드대 연구진은 러프러버대 수학인지연구센터, 웰컴 통합신경이미지연구센터와 함께 아동, 청소년기에 수학 공부를 포기하거나 중단하면 뇌인지기능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를 지난 6월 8일 미국 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PNAS’에 발표하기도 했다.
  • [칼럼] 자립준비청년(보호종료아동)의 홀로서기, 국가책임 강화로 동행한다

    [칼럼] 자립준비청년(보호종료아동)의 홀로서기, 국가책임 강화로 동행한다

    지난 13일 국무조정실,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는 ‘자립준비청년 지원강화 방안 대책’을 내놨다. 현 정부 들어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자립수당(월 30만원, 3년)과 주거지원통합서비스 신설 등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 그러나 당사자가 체감하는 자립여건은 여전히 열악하여 만 18세에 홀로서기를 종용하는 현실에 대한 개선 요구로 관련 법안도 다수 발의된 상태다. 이번 대책은 자립준비청년을 우리 사회의 주역인 청년세대로 규정하고, 이들의 자립 준비에 대한 국가책임을 강조하였다. 명칭부터 ‘자립준비청년’으로 변경하고, 소득·주거·취업·심리 등 맞춤 지원으로 자립역량을 강화하며, 전담인력을 확충하여 자립에 동행하는 것이 대책의 골자다. 특히 보호 종료 시기를 본인 의사에 따라 만 24세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제도화를 추진하고, 생계급여 소득산정에 적용되는 소득공제 시기를 기존 만 24세에서 보호 종료 후 5년 이내로 확대하였다. 이로써 자립 준비 기간이 최장 6년 더 늘어났고, 최대 29세까지 자립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간에도 사유가 있는 경우 연장 보호가 가능했다. 다만 대학 휴학 시 보호가 일시에 중단되는 등 한계가 있었다. 이에 이번 대책은 군 복무, 취업 준비 등에 따른 휴학 인정 기간을 2년 이내로 확대하고, 친권 공백 상태인 보호아동의 권리 보장을 위한 ‘공공후견인제’ 도입까지 포함하여 사각지대 해소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보호 연장 연령 상향 시행 전에 우선 점검할 부분이 있다. 첫째, 자립준비청년이 시설 거주를 연장할지, 독립을 선택할 것인지 등 거취 문제를 결정하는 과정에 반드시 본인의 의사가 반영되어야 한다. 만 24세 이하 자립준비청년은 ‘청소년기본법’상 청소년에 해당하여 보호권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연령 상향에 이견이 없다. 또한 일반 청년들이 생각하는 적정 독립 시기가 평균 26세임을 감안해도 보호 연장 상한 연령도 합리적이다. 반면 ‘민법’상 성인이기도 하므로 보호 연장 여부는 본인이 주도적으로 결정하되, 자립에 이르는 홀로서기의 과정을 제도를 통해 세심하게 동행하는 것이 관건이다. 둘째, 보호 연장 기간 중 진학, 취업, 결혼 등 다양한 이주 사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따라서 거주 지역에 관계없이 자립 지원을 권리로 보장받을 수 있도록 전국 단위 전달체계의 구축이 전제되어야 한다. 셋째, 지자체의 역할과 관심이 중요하다. 우선 시·군·구 담당자의 필수직무에 관련 내용을 반영하는 등 민·관 협업이 가능하도록 지역 내 인적·물적 자원도 조속히 확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연장 보호 시 별도 거주할 경우 개인에게 생계급여를 직접 지급하는 방안 도입을 검토한 것은 정책대상의 관점 변화에 따른 합당한 조치다. 다만 제도 시행 전에 현장의 어려움과 문제점을 최대한 보완하고, 중·장기적 정책 효과의 모니터링과 환류 방안이 함께 모색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이번 대책을 계기로 ‘공평한 출발기회 보장’이 필요한 홀로서기 청년들의 지원 격차를 점검하고 완화하는 노력이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이다.
  • [한국의 툰베리들] “다음 대통령, 기후위기 대응할 후보 뽑아야” 기후 정치 앞장 선 청소년들

    [한국의 툰베리들] “다음 대통령, 기후위기 대응할 후보 뽑아야” 기후 정치 앞장 선 청소년들

    피켓시위로 시작해 채식 급식 등 끌어내다큐 개봉 후 툰베리와 화상 응원·지지 케이팝 팬덤 연결하는 연대 활동도 계획 “정부·靑관계자 만나도 밖에서 하란 말만결정권자 먼저 바뀌어야 기득권도 변화약자 먼저 위협… 자신의 문제로 느껴야”“왜 시위를 하고 있니? 학교에 가야지.” 2018년 8월 스웨덴 의회 앞. 온실가스 감축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하는 열다섯 살 그레타 툰베리에게 어른들은 이런 말을 던졌다. 환경에 무심한 기성세대의 단면이다. 그러나 곧 이 청소년으로 인해 세상은 변화했다. 그해 12월 270여개 도시에서 2만여명이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에 동참하면서 툰베리의 환경운동은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한국에도 행동하는 젊은 환경지킴이들이 있다. 환경 문제로 디스토피아가 된 미래를 우려한 이들은, 변화를 일으켜 보려고 일상에서 주변으로, 정치권으로 역할을 확장해 가고 있다. 창간 117년을 맞은 서울신문은 환경 위기에서 벗어난 100년을 희망하는 마음으로 이들의 활약을 조명해 봤다. 3년 전 자발적인 모임으로 ‘청소년기후행동’(청기행)은 환경 문제에 대해 팔짱만 낀 어른들에게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그레타 툰베리’(I am Greta)를 계기로 그레타 툰베리를 화상으로 만나 응원과 연대를 나눴고, 툰베리가 청기행의 활동에 대한 지지 영상을 보내기도 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청기행 사무실에서 만난 김서경·윤현정 활동가는 “그레타 혼자서는 할 수 없다”는 말을 먼저 꺼냈다. 툰베리는 분명 세계적 환경 아이콘이지만, 권력자와 정책 결정권자들의 실천이 없으면 실제 탄소배출 감축으로 연결되긴 불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기후대응 시간 7년도 안 남아… 정치 의제로툰베리의 결석 시위가 시작된 2018년 여름은 스웨덴에서 200여년 만에 가장 더웠던 해다. 큰 규모의 산불도 발생했다. 위기는 툰베리를 투사로 만들었다. 당시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변화를 촉구하기 위해 툰베리가 피켓을 들었듯, 청기행도 9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 따르면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은 6년 7개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6년”을 앞두고 청소년들은 ‘모두의 기후정치’ 캠페인을 시작했다. 기후 의제를 정치 안으로 포함시키는 게 목표다. 윤 활동가는 “차기 대통령이 기후변화에 공감하지 못하는 인물이라면 기후 위기를 막을 수 없다”고 절박하게 말했다. 현실은 시급한데 대선 후보들의 출마 선언에 기후 위기는 보이지 않는다. 21대 총선에서도 몇몇 정당이 공약에 ‘기후 위기’ 키워드를 담았지만 주요 의제로는 다루지 않았다. 김 활동가는 “부동산, 경제 성장 같은 주제만 거론될 뿐 기후 위기에는 관심이 없다”면서 “대통령이 탄소중립을 선언하지만 구체적인 이행 계획은 없다”고 비판했다. ●태풍 뒤 생활 마비 “내 삶의 문제구나 느껴”청기행은 활동 이후 환경부, 교육부, 교육청, 청와대 비서관 등 다양한 정부 관계자들을 만났다. 그러나 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됐고, 변화는 더뎠다. “자랑스럽다, 기특하다 칭찬하면서도 밖에서 열심히 해달래요. 내부는 바뀌기 어렵다고요. 결정권자가 가장 먼저 바뀌고 행동해야 변화가 일어나는 것 아닌가요.”(김 활동가) 정치권의 이러한 대응에 대해 윤 활동가는 “자신의 문제, 자신의 위기로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기후 위기는 사회 경제적 약자를 먼저 파고들어요. 기득권이 기후 위기를 체감할 때가 되면, 이미 평범한 사람들의 생존은 위협을 받고 있을 겁니다.” 이들이 기후 위기를 내 삶의 문제로 받아들인 계기 중 하나는 일상 속 기후 재난이었다. 울산에서 살던 윤 활동가는 지난해 여름 강한 태풍으로 생활 마비를 경험했다. 사상 최장의 장마와 태풍으로 학교가 문을 닫았다. 집에서 원전까지는 고작 30㎞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파고를 높이는 기후 위기가 삶을 덮칠 수 있다는 것을 느낀 이후, 친구들과 박스를 주워다 피켓을 만들고 결석 시위로 어른들의 행동을 촉구했다. 현재 청기행의 회원은 전국 150여명, 활동가도 32명이 됐다. 상근활동가인 두 사람은 주 5일 사무실에서 자료를 조사하고, 홍보하고, 활동을 위한 회의에 매진한다. 짧은 기간이지만 이끌어낸 변화는 작지 않다. “국회에서 탄소중립과 관련된 법안이 발의됐고 금융기관에서 탈석탄 선언을 했으며, 교육청 관계자들을 만난 이후에는 채식 급식이 도입됐다”고 두 사람은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울산, 서울, 전북, 인천 등에서 채식 선택 급식제나 채식의 날을 운영 중이다. 공장식 축산업이 기후 위기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중요한 변화다. ●일방적 생각 전달 아닌 재밌는 방식 찾을 것글로벌 공감대를 형성하고 행동할 방법도 떠올리고 있다. 그중 하나는 케이팝 팬덤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의 16개 케이팝 팬클럽이 자국에서 발생한 홍수와 지진 피해지역을 돕기 위해 1억원의 성금을 조성한 게 아이디어의 시작이다. “일방적으로 지식이나 생각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팬들이 ‘덕질’처럼 숨쉬듯, 재밌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겁니다.”(김 활동가)
  • [달콤한 사이언스] 아이들 식습관도 ‘친구 따라 강남간다’

    [달콤한 사이언스] 아이들 식습관도 ‘친구 따라 강남간다’

    아이들이 있는 가정에서 고민 중 하나는 어떻게 하면 편식 안하고 골고루 음식을 먹도록 할 수 있을까이다. 그래서 요리 방법도 바꿔보고 부모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편식습관을 고치기는 쉽지 않다. 더군다나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등교를 하지 않다보니 그나마 골고루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급식 기회도 사라져 부모들의 고민이 더 커졌다. 그런데 아동 심리학자, 실험 심리학자, 경제학자, 식품영양학자로 구성된 연구진은 아이들의 편식은 부모의 노력보다 친구들의 도움으로 바로잡을 수 있다는 재미있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아랍에미리트(UAE) 자예드대, 샤자르아메리칸대, 아부다비 뉴욕대, 스페인 그라나다대, 스위스 생갈렌대, 룩셈부르크 국립사회경제연구소 공동연구팀은 아동, 청소년들은 음식을 고르거나 새로운 음식을 접했을 때 친구들의 결정을 따르는 경우가 많다는 연구결과를 심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아동 발달’ 15일자에 발표했다. 아이들의 식습관이나 음식선택에 있어서 친구 따라 강남가는 경향이 강하다는 말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통계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과체중 또는 비만상태에 있는 전 세계 5~10세 아동은 3억 4000만명에 이르고 있다. 이는 1975년과 비교해 14%포인트 증가한 수치이다. 소아비만은 제대로 관리하지 않을 경우 청소년기와 성인기까지 계속 이어지면서 당뇨, 심혈관질환 등대사질환이 조기발병할 위험이 커진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지난해부터 등교하지 않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아동, 청소년의 체지방지수(BMI)가 높아지는 추세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신체활동과 함께 건강한 식습관을 들이려는 부모들이 많지만 쉽지 않다. 연구팀은 이 같은 전 세계적 추세에서 아동, 청소년들의 식습관 형성에 결정적 요인은 무엇인지에 주목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UAE 아부다비에 있는 국제초등학교 3곳에 재학 중인 5~6학년생 467명을 무작위로 선정했다. 연구팀은 우선 이들에게 평소 식습관에 대한 설문조사와 함께 같은 또래 다른 아이들은 어떤 음식을 좋아할지를 예상해 답하도록 했다. 그 다음 연구팀은 일주일 동안 건강한 식품(사과, 바나나, 배, 녹색야채, 물 등), 건강하지 않은 식품(초콜릿, 사탕, 설탕이 많이 포함된 음식, 가당음료 등)이 섞인 급식을 제공하며 식판에 4개의 음식을 선택해 담도록 한 뒤 어떤 음식을 선택했는지 분석했다. 분석 결과 아이들은 또래 아이들이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음식을 선택하거나 옆 친구들의 음식과 같은 것을 선택하는 경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에서 주로 먹는 음식이나 자신이 선호하는 음식과는 다른 선택을 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건강하지 못한 음식을 좋아하고 편식이 심한 아이 옆에 건강한 음식을 즐겨먹는 친구를 짝으로 만들었을 때 건강하지 못한 음식을 먹던 아이들이 건강한 음식을 선택하는 경향성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외로 반대의 경우는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5학년 학생들보다 6학년 학생들이 친구들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를 이끈 스페인 그라나다대 프란시스코 라고스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아동, 청소년들은 의사결정을 할 때 동료의 의견을 따라가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라며 “아동, 청소년이 건강한 식습관을 갖게 하기 위해서 또래가 함께 식품영양교육을 받게 하는 등의 전략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 [아하! 우주] 공전주기가 13시간?…청소년 뻘 나이 외계행성 4개 발견

    [아하! 우주] 공전주기가 13시간?…청소년 뻘 나이 외계행성 4개 발견

    지구에서 약 130광년 떨어진 곳에서 인간의 나이로 따지면 청소년 정도인 4개의 외계행성이 새롭게 발견됐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 에임스 연구센터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우주망원경 TESS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TOI 2076 b, TOI 2076 c, TOI 2076 d 그리고 TOI 1807 B 등 총 4개의 외계행성을 발견했다는 연구결과를 천문학 분야 학술지 ‘천문학 저널’(The Astronomical Journal) 최신호에 발표했다. 먼저 네 행성의 항성인 TOI 2076과 TOI 1807은 지구에서 약 130광년 떨어진 곳에 자리잡고 있으며 두 별의 간격도 30광년에 달한다. 두 항성은 모두 K-타입의 왜성으로 분류되는데, 광도와 질량 및 크기가 평균 또는 평균 이하인 난쟁이별이라는 의미다. 별은 그 온도에 따라 O, B, A, F, G, K, M 타입으로 나뉘는데 가장 뜨거운 것이 O-타입이다. 우리의 태양이 중간 단계인 G-타입으로 표면온도는 5800K(켈빈, 약 5800도)에 달한다. 이에반해 TOI 2076과 TOI 1807은 3500~5000K 정도다.TOI 2076의 주위를 도는 TOI 2076 b, TOI 2076 c, TOI 2076 d는 지구보다 모두 덩치가 큰 행성이다. 이중 TOI 2076 b는 지구와 비교해 3배 만한 크기로 공전주기는 단 10일에 불과하다. 또한 TOI 2076 c와 TOI 2076 d는 지구의 4배 만한 크기로 공전주기는 17일 이상이다. 이렇게 항성과 가까운 탓에 TOI 2076 b의 경우 지구가 태양에서 받는 자외선의 약 400배 이상을 얻는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TOI 1807 B다. 지구보다 약 2배 정도 큰 TOI 1807 B는 불과 13시간이면 항성을 공전할 수 있다. 이 정도면 행성이 항성에 바짝 붙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수준. 이 때문에 항성으로부터 받은 자외선은 지구와 비교해보면 무려 2만2000배다.연구팀이 이번 외계행성 발견에 주목하는 이유는 행성의 생성 초기를 지나 이른바 청소년기 모습을 보면서 지구와 같은 행성의 성장 과정을 유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항성 TOI 2076과 TOI 1807는 서로 30광년이나 떨어져 있지만 약 2억년 전 같은 거대한 가스 구름(gas cloud)에서 태어난 출생의 비밀을 안고있다. 논문의 선임저자인 에임스 연구센터의 천문학자 크리스티나 헤지스는 "행성의 생명 주기로 보면 이들 외계행성들은 모두 과도기 또는 10대의 나이로 성장기에 있다"면서 "이는 행성의 진화과정을 알 수 있는 좋은 연구자료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이론적으로 행성은 항성과 바짝 붙어 형성되기가 어려운데 TOI 1807 B는 좋은 연구모델이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TESS는(Transiting Exoplanet Survey Satellite)는 NASA가 운영 중인 우주망원경으로 지금까지 큰 업적을 남긴 케플러 우주망원경의 후임이다. 케플러보다 관측범위가 400배는 더 넓는 TESS는 행성이 별(항성) 앞으로 지날 때 별의 밝기가 약간 감소하는 식현상(transit)을 이용해 행성의 존재 유무를 확인한다.
  • 네 살 때 놓친 오빠 손… 62년 만에 잡아도 따뜻한 그 손

    네 살 때 놓친 오빠 손… 62년 만에 잡아도 따뜻한 그 손

    1959년 여름 인천 배다리시장서 길 잃어기적 바라며 2019년 유전자 정보 등록경찰 실종가족지원센터 진씨 사례 분석캐나다 거주 둘째 오빠 정형식씨 찾아“다른 실종자 가족들에게 희망됐으면”62년 전 인천의 한 시장에서 친오빠의 손을 놓쳐 가족과 생이별한 진명숙(66·경기 군포 거주)씨가 두 오빠와 극적으로 상봉했다. 실종자, 입양인의 유전자를 분석해 준 경찰의 도움 덕분이었다. 5일 경찰청에 따르면 네 살이었던 진씨는 1959년 여름 인천 중구 배다리시장에서 둘째 오빠인 정형식(68·캐나다 앨버타주 거주)씨와 함께 아버지가 있는 곳으로 걸어가다가 길을 잃었다. 이후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보육원을 거쳐 충남에 거주하는 한 수녀에게 입양돼 청소년기를 보냈다. 성인이 된 진씨는 가족을 찾고자 방송에 출연하는 등 온갖 노력을 기울였지만 아무 소식을 듣지 못했다. 진씨는 마지막 기적을 바라며 2019년 11월 경찰에 유전자 정보를 등록했다. 경찰청 실종가족지원센터는 올해 3월부터 진씨의 실종 사례를 분석하고 개별 면담하면서 진씨의 가족일 가능성이 큰 68세 남성을 발견했다. 이 남성 역시 60여년 전 잃어버린 여동생을 찾아 달라고 경찰에 신고한 상태였다. 문제는 이 남성이 캐나다에 이민을 가 있는 상황이었던 점이었다. 경찰청은 지난해부터 외교부, 보건복지부와 함께 운영해 온 ‘해외 한인 입양인 유전자 분석제도’ 방식을 활용해 주밴쿠버총영사관으로부터 이 남성의 유전자 정보를 외교 행낭을 통해 송부받았다. 지난해 1월부터 시행된 이 제도는 외교부·복지부 협업으로 14개국 34개 재외공관에서 운영 중이다. 유전자 분석 결과 둘은 친남매로 확인됐다. 오빠 이름은 정형식으로, 배다리시장에서 손을 놓친 둘째 오빠였다. 진씨는 ‘명숙’이라는 이름은 잊지 않았는데 성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고 있어 둘은 성이 달랐다. 형식씨는 큰형인 정형곤(76·인천 남구 거주)씨와 함께 수십 년간 진씨를 찾아 헤매다 25년 전 캐나다로 떠난 상태였다. 이들은 결국 이날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에 있는 경찰청 실종가족지원센터에서 상봉했다. 진씨와 큰오빠 형곤씨는 서로 손잡고 눈물을 흘릴 수 있었지만, 형식씨는 코로나19 여파로 캐나다에서 카메라를 통해 만나야 했다. 진씨는 “가족 찾기를 포기하지 않고 유전자를 등록한 덕분에 기적처럼 오빠들을 만나게 됐다”면서 “남은 시간 가족과 행복하게 살겠다”고 말했다. 형식씨는 “동생을 찾게 해 달라고 날마다 기도했다”며 “다른 실종자 가족들에게 이 소식이 희망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유전자 분석 제도는 실종자 가족의 희망”이라며 “경찰은 마지막 한 명의 실종자까지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 이혜원 경기도의원, 성인장애인 위한 주간보호시설 증설 필요

    이혜원 경기도의원, 성인장애인 위한 주간보호시설 증설 필요

    이혜원 경기도의회 의원(보건복지위·정의당·비례)은 지난 24일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주최로 경기도의회 소회의실에서 열린 ‘경기도 장애인 주간보호의 문제점 및 대안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 좌장으로 토론회를 진행했다. 이혜원 의원은 “성인장애인의 삶의 질 향상 뿐 만 아니라, 돌봄에 대한 가족의 부담을 덜기 위해 성인장애인을 위한 주간보호시설은 증설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돼 오늘 토론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주제 발표자인 김태균 수원과학대학교 교수는 경기도 성인장애인주간보호시설의 현황과 문제점 그리고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을 말하면서 장애 당사자 및 시민사회단체에게 단일한 주체 형성이 필요성 등을 주장하며 경기도 산하 ‘장애인 주간보호시설 증성을 위한 특별위원회’ 설치를 제안했다. 주제발표 이후 지역의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인 전재희님, 유경애님의 장애자녀 돌봄에 대한 사례발표를 듣고, 주제발표와 성인 장애인 주간보호에 관한 사례발표에 대한 토론이 시작됐다.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선 김유호 장애사랑맘 회원은 장애인 인구분포도에서 보는 바처럼 청소년기 이전의 장애인 수는 줄어들고 성년기 장애인 수가 증가하는 현실에 따라, 성인기 장애인 주간보호시설을 늘리는 것은 적절한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복지 공무원이 조금 더 적극행정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두 번째 토론자인 이종도 수원시 성인기 발달장애인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현재 발달장애인 관련해서 가장 큰 문제는 제도권 밖에 있는 성인기 발달장애인들이며, 경기도내의 29개 시 중 대다수가 제도권 밖에 있는 발달장애인에 대한 운영관리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음을 지적했다. 세 번째 토론자인 권오일 장애사랑맘 대표는 성인기 발달장애인을 위한 주간보호시설 확충은 정부나 지자체가 자주 언급하는 예산의 문제가 아닌 의지와 우선순위의 문제라고 하면서, 주간보호의 내용은 장애 당사자에 대한 단순한 보호 의미를 넘어 교육과 문화 그리고 여가활동, 사회 활동 등 개별화된 서비스를 지향하면서 개인의 욕구와 특성에 맞는 맞춤형 방식으로 변화 발전해야 한다는 발제자의 의사에 동감을 표했다. 네 번째 토론자인 탁미선 경기도장애인부모연대 회장은 현재의 주간보호시설의 이용자의 변화의 필요성, 현재 주간보호시설 이용자 변화에 따른 지원 예산의 확대, 이용자 중심의 주간보호시설의 운영 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다섯 번째 허성철 경기도 장애인복지과장은 현재 경기도에서는 발달장애인의 복리 증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하면서, 오늘 토론회에서 나온 장애인 일자리 사업 등도 연구용역과 경기도의료원을 통한 일자리 사업도 진행 현황을 설명했다. 이혜원 의원은 현재 성인장애인을 위한 주간보호 제도의 공백에 공감과 우려를 표하면서,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도 발달장애인 주간보호시설을 비롯해 발달장애인의 권익 신장을 위해 지속적인 만남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며 토론회를 마쳤다.
  • 끔찍한 기억, 망가진 몸뚱이…복지원 나와서 노숙인 됐다 [형제복지원 생존자, 다시 그곳을 말하다]

    끔찍한 기억, 망가진 몸뚱이…복지원 나와서 노숙인 됐다 [형제복지원 생존자, 다시 그곳을 말하다]

    <5> 1983~1987, 형제원 강제수용된 연생모씨 진술서‘낡은 옷 입었다’며 경찰이 형제원 보내모진 구타와 벌레 섞인 밥, 밤이면 성폭행 위협버스비 1만원 받고 퇴소 후, 서울역 노숙자 됐다 12년간 수용인원 총 3만 8000여명, 공식 사망자 513명. 1970~1980년대 국가 최대 부랑인 수용시설이었던 ‘부산 형제복지원’에서 벌어진 인권 유린 사태는 1987년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34년이 지난 지금,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이는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진상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더는 기다릴 수 없다”는 생존자 13명은 지난달 20일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에 나섰다. 법원에 낼 진술서를 쓰는 과정 또한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반드시 쓰여져야 할 글이었다. 서울신문은 매주 1명씩 이들의 증언을 기록으로 남긴다.●“망가진 제 인생, 누가 보상하나요” 홀로 쓸 수 없던 탄원서 “피고 대한민국은 형제복지원 피해자의 피눈물을 배상하라!” 지난달 20일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의 기자회견이 열린 서울중앙지법 앞. 구호를 외치던 한 남성이 구석으로 가 주저 앉아 눈물을 훔쳤다. 열다섯 나이에 형제복지원에 끌려가 1983년부터 1987년까지 수용된 연생모(53)씨다. 청소년기를 형제복지원에서 보낸 연씨는 구타와 성폭력, 굶주림에 시달렸다. 어느 날엔 벌레가 섞인 밥을 먹었고 어느 날엔 밥알 한 웅큼으로 허기를 달랬다. 열아홉, 연씨는 단돈 만원을 받고 형제복지원에서 퇴소했다. 시설 안에서의 인권유린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형제복지원이 폐쇄되자 쫓기듯 나오게 된 것이다. 비로소 자유의 몸이 됐지만 새 삶을 살기엔 이미 몸도 마음도 상처가 깊었다. 연씨는 서울역과 영등포역에서 노숙인 생활을 오래했다. 연씨의 사례는 특별하지 않다. 이향직 형제복지원 서울경기피해자협의회 대표는 “부산역 앞에서 형제복지원 진상규명을 위한 길거리 서명을 받았을 때 역 앞에 머무는 노숙인들로부터 ‘나도 형제복지원 출신’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4년 간의 형제복지원 생활로 인한 트라우마는 수십 년간 계속됐다. 쉰이 넘은 연씨는 지금도 불을 끄고는 잠에 들지 못한다. 시설에서의 일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숨이 가빠진다. 법원에 낼 진술서를 쓰면서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그는 지옥을 겪었다. 결국 그의 진술서는 다른 피해자들의 도움으로 쓰여졌다. 아래는 연씨의 진술서 전문. ※원문에서 일부 표현만 다듬어 그대로 옮겼습니다. [진 술 서] 제목: 형제복지원 피해자 진술서 성명: 연생모 진술내용: 판사님께 호소 드립니다. 저는 1983년 8월 어느 날, 부산에 놀러 갔다가 낡은 옷을 입고 돌아 다닌다는 이유로 경찰관에게 잡혀서 형제복지원 차량에 집어 던져졌습니다. 그 길로 형제복지원에 입소했습니다. 입소일부터 퇴소하는 날까지 매일 모진 구타와 고문과 같은 기합을 견뎌야 했습니다. 형제복지원 아동소대에서 한 달 동안 밥 먹고 선착순을 시켜서 물과 한 웅큼씩 손에 움켜진 밥알들로 버티기도 했습니다. (선착순대로 소대에 들어오는 순서 10등 안에 들면 안 맞고, 11등부터는 몽둥이 찜질에 몇시간 동안 고문 같은 기합을 당해야 하는 것) 각종 벌레들이 뒤섞인 음식들도 살기위해 먹어야 했고 밤에는 조장들의 성노리개가 되기도 했습니다. 1987년에 형제복지원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서울행 버스비라고 지급된 1만원을 받아서 퇴소할 수 있었습니다. 갑작스런 퇴소 이후에는 서울역과 영등포역 주변에서 오랜기간 길에서 노숙생활을 했습니다. 지금은 사회단체의 주선으로 서울 신림동(원룸)에 입주하여 살고있으나, 어린시절 온몸을 구타당해 나타나는 골병들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심각한 허리통증(디스크)이 저를 괴롭히고 있고, 밤에 불을 끄고는 잠을 못자고 수시로 과거의 기억이 생각나면서 숨이 막히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트라우마 증상으로 인하여 신경정신과에서 치료를 받고 약을 처방받아 먹고 있습니다. 배운것도 없고 망가질 대로 망가진 몸뚱이로 인하여 직장도 다닐 수 없는 상태라서 너무나 빈곤하게 살고 있습니다. 형제복지원에서 차단당한 제 인생을 국민의 마지막 보루인 법원을 통하여 배상받기 위해 소송을 하게 되었습니다. 부디 정당한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간곡히 호소합니다. 형제복지원 피해자 연생모 형제복지원 사건, 어디까지 왔나 형제복지원을 운영한 고(故) 박인근 원장은 1989년 특수감금 혐의에 대해 무죄가 확정됐다. 2018년 문무일 전 검찰총장은 무죄 판결을 취소해 달라며 비상상고를 신청했지만 지난 3월 대법원에서 기각됐다. 다만 재판부는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인정했고 정부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당부했다. 형제복지원 사건과 관련해 국가를 상대로 첫 손해배상 소송에 제기한 형제복지원 서울경기피해자협의회는 현재 2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1차 소송에 참여한 13명은 모두 입·퇴소 증빙자료가 준비돼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은 이러한 증거가 없어 피해사실 입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형제복지원 서울경기피해자협의회는 비용 부담 때문에 소송 참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피해자들을 위해 후원금을 모금하고 있다.
  • “내 삶 되찾고파” 망가진 브리트니의 절규, 죄는 우리 모두에게 있다 [김정화의 WWW]

    “내 삶 되찾고파” 망가진 브리트니의 절규, 죄는 우리 모두에게 있다 [김정화의 WWW]

    “나는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불면증을 겪고 있으며 불행합니다. 나는 누군가의 노예로 여기 있는 게 아닙니다. 그저 내 삶을 되찾고 싶을 뿐이에요.”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고등법원에 23분간 울려 퍼진 ‘팝의 요정’ 브리트니 스피어스(39)의 목소리는 절박했다. 2000년대 전세계를 주름잡았던 가수 스피어스는 곧 마흔이 되지만, 13년째 법적으로 친부의 보호 아래 있다. 2008년부터 법적 후견인 제도에 의해 아버지 제이미 스피어스가 딸의 수입과 세금, 의료 문제 등을 관리해왔다. 스피어스는 지난해 아버지의 후견인 지위를 박탈해달라는 소송을 냈는데, 이번에 법정에서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밝히며 자신의 모든 것을 통제당했다고 주장하자 팬들의 분노와 충격이 이어진다. 이와 함께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스피어스의 삶이 한순간에 망가진 데는 대중과 언론 등 모두의 책임이 있다는 공감대도 커지고 있다. 앞서 지난 2월 뉴욕타임스(NYT)가 다큐멘터리 ‘프레이밍 브리트니’(Framing Britney Spears)를 제작, 공개한 이후 이런 움직임은 더욱 거세졌다. 10대 시절 일약 스타덤에 오른 재기 넘치는 가수가 여성혐오와 야만으로 가득한 미디어 산업계에서 어떻게 보호받지 못하고 마녀사냥의 제물로 전락했는지를 다룬 내용이다.데뷔 이후 승승장구…전세계 팔린 앨범 1억장 이상 스피어스는 미국 루이지애나주 켄트우드의 작은 마을에서 자랐다. 어릴 때부터 춤과 노래에 재능을 보인 그는 뉴욕의 아트스쿨에 다니며 본격적으로 음악은 물론 연기와 무용 등을 배웠다. 밝고 명랑한 소녀는 1992년 TV 프로그램 ‘미키마우스 클럽’에 캐스팅됐지만, 얼마 안 돼 프로그램이 폐지되며 고향으로 돌아가 평범한 학생으로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계속 가수의 꿈을 잃지 않았던 그는 사진과 데모 테이프를 만들어 음반사에 보냈고, 재능을 알아본 자이브 레코드와 계약하며 세상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1999년 1월 데뷔 싱글 ‘베이비 원 모어 타임’(...Baby One More Time) 이후 그는 여성 아티스트로서 누구도 걷지 않은 길을 걸었다. 교복을 입은 소녀의 도발적인 눈빛에 세계는 즉각 열광했다. 이 앨범은 그해 전세계에서 1000만장 이상 판매됐고, 10대 가수로서 가장 높은 판매고를 올린 곡으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빌보드 뮤직 어워드와 MTV 시상식 등에서 신인상, 여성 아티스트상 등을 휩쓸며 단숨에 ‘틴팝’의 선두주자가 된 스피어스는 이후 앨범에서도 엄청난 성과를 거뒀다. 이듬해 내놓은 ‘웁스 아이 디드 잇 어게인’(Oops!...I Did It Again) 역시 발매 첫주에 130만장이 팔리며 솔로 가수로서 첫주 최다 판매량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가수 중 한명으로서 그는 자신의 성적 매력을 활용할 줄 알았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이 뭔지 알고 있었다. 호주 매체 디에이지는 “스피어스의 곡은 그의 전달력과 존재감 때문에 항상 설득력 있었다”며 “순결함과 성적 경험 사이의 긴장감, 쾌락주의와 책임감 사이의 갈등 등 청소년기의 상반되는 충동을 완벽하게 표현했다”고 봤다.2011년까지 앨범이 무려 1억장 이상 팔리며 스피어스는 역사상 가장 많은 음반을 판매한 가수 중 하나가 됐다. 2000년대의 베스트셀링 여자 가수이자 2003년엔 가장 어린 나이에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이름을 올린 가수이기도 하다. NYT는 “스피어스의 팀은 무대 위에서 완벽히 현장을 장악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백스테이지에서는 쇼의 주역이자 최고의 예술가로서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했다. 그의 업적은 다른 가수들은 물론 미국 팝 문화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가수 마돈나는 스피어스에 대해 “나는 아티스트로서의 그의 재능에 감탄한다”며 “스피어스를 보면 내가 처음 가수 생활을 시작할 때 스스로 느꼈던 점이 떠오른다”고 밝힌 바 있다. 17세 소녀에 ‘가슴 성형’ 질문…“미디어 여성혐오의 최대 피해자”하지만 스피어스는 오랫동안 가수로서의 능력이나 성과보다는 사생활과 개인사로 훨씬 더 많은 주목을 받았다. 10대의 우상으로 떠올랐지만 선정적인 노래와 퍼포먼스 때문에 ‘엄마들의 적’이 됐고, 이런 여론의 분노를 등에 업은 가십 잡지와 언론은 스피어스에게 광적으로 집착했다. 가수 저스틴 팀버레이크와의 공개 연애와 이별, 남편 케빈 페더라인과의 결혼과 출산, 이혼 후 양육권 분쟁에 이르기까지 스피어스는 ‘좋은 먹잇감’이었다. 매일 파파라치가 수십명씩 따라붙는 삶이 일상이 됐다. NYT는 ‘프레이밍 브리트니’에서 특히 음악업계와 미디어 전반에 만연한 여성혐오가 어떻게 그를 질식시켰는지 다룬다. 1992년 한 프로그램에 출연한 10살의 스피어스에게 백발의 진행자는 “남자친구가 있느냐”고 묻는다. 없다는 대답에 이어진 질문은 “나는 남자친구로 어떻느냐”였다. 네덜란드의 한 인터뷰 자리에서는 기자가 이렇게 묻기도 했다. “모든 사람들이 얘기하고 있는, 우리가 논의하지 않은 주제가 하나 있다. 당신의 가슴이다. 가슴 성형 수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스피어스가 17살 때의 일이다.1999년부터 3년간 이어진 팀버레이크와의 연애 이후 스피어스의 이미지는 더욱 추락했다. 팀버레이크는 결별 후 공개적으로 스피어스와의 성관계를 폭로하고, 상대방이 바람을 피웠다는 것을 암시하는 듯한 뮤직비디오를 촬영했다. 이 발언에 대해 이후 수년간 침묵했던 팀버레이크는 다큐멘터리가 나온 뒤에야 뒤늦은 사과를 전한 바 있다.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가 없던, 타블로이드 가십 잡지와 파파라치가 활개치던 시대 상황은 스피어스를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스피어스는 그들에게 훌륭한 돈벌이 수단이었다. 임신한 뒤엔 스피어스의 ‘살찐 몸’이 연예매체 1면을 도배했고, 아이를 낳고 나서는 나쁜 엄마라는 비난이 끊이지 않았다. 아들을 무릎에 앉힌 채 운전하는 사진이 찍히면서 스피어스는 집중 포화를 맞았고, 양육권을 가져선 안된다는 여론에 더욱 힘이 실렸다. 하지만 이에 대해 스피어스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아이와 함께 밖에 나왔는데 파파라치가 너무 많았다. 그들은 너무 가까이 다가왔고, 그런 환경에 나는 아이를 둘 수 없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파파라치들이 그만둘지 모르겠다. 제발 나를 놓아줬으면 좋겠다”며 울먹였다.NYT는 스피어스가 그무렵 갑작스레 삭발을 감행한 것도 이 같은 심리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당시 스스로 “사람들이 나를 만지는 게 너무 지겹다. 더는 건드리지 않으면 좋겠다”고 밝힌 것처럼, ‘제발 그만 하라’는 메시지였다는 것이다. 작가 제시카 투머는 잡지 틴보그에 기고한 글에서 “스피어스를 둘러싼 가십 보도는 미디어 업계의 음흉한 여성혐오를 폭로한다”며 “2000년대 문화계는 극악무도한 비난이 난무하던 시절이었고, 이는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디어가 연예인 중에서도 남녀를 다루는 방식이 다르다고 봤다. 그는 “언론에는 이중잣대가 있다. 어린 여성은 자신의 도발적인 춤에 대해 사과해야 하지만, ‘나쁜 남자’ 이미지를 가진 남성은 오히려 그걸 이용할 수 있다”며 “매릴린 맨슨처럼 실제 성학대로 고발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친부의 속박…강제 피임까지” 폭로에 ‘브리트니를 해방하라’ 움직임결국 정신적 불안정과 우울증 등으로 재활 시설 신세까지 지게 된 스피어스는 2008년부터 친부의 속박에 얽매인 삶을 살게 됐다. 최근 들어 인스타그램에서 비교적 밝은 모습을 보이며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 듯했던 스피어스가 이번에 법정에서 직접 토로한 내용은 큰 충격을 안겼다. 스피어스는 친부의 후견을 ‘학대’라고 규정하며 “후견인 제도는 나를 좋은 쪽보다 나쁜 쪽으로 다뤘다. 이걸 끝내고 내 삶을 되찾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아버지는 딸인 나를 통제하는 일을 좋아하는 것처럼 느꼈다”며 “아버지와 측근들, 소속사는 감옥으로 가야 한다”고 격앙된 목소리로 외쳤다. 스케줄 관리는 물론 정신질환 치료제 리튬을 강제로 복용하는 것까지 아버지의 손에 달려 있었다고 했다. 체내 피임 기구인 IUD를 없애고 아이를 가지고 싶었으나, 후견인 측에서 이를 막았다는 주장까지 내놨다.이번 심리 이후 ‘브리트니를 해방하라’(Free Britney) 시위뿐 아니라 온라인에서 그의 권리를 주장하는 팬들의 움직임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프레이밍 브리트니’의 감독인 사만다 스타크는 “현재의 소셜미디어는 과거의 여성혐오적 미디어 환경을 돌아보는데 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TV에서 누군가 인터뷰이에게 성차별적 질문을 던지면 시청자는 그걸 그냥 소비했다. 지금처럼 즉각적으로 대응할 방법이 없었다”며 “하지만 만약 오늘날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5분 안에 소셜미디어에서 문제 제기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인터넷 매체 복스는 “기술 발전뿐 아니라 미디어를 소비하는 사람들 사이에도 세대 교체가 벌어졌다”며 “당시 스피어스처럼 10대였던 밀레니얼 세대는 이제 대중문화에서 어린 시절의 이야기가 얼마나 잔인하게 전해졌는지 알아차릴 만큼 충분히 컸다”고 했다.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누구 · Britney Jean Spears1981 미국 출생1992 미키마우스 클럽 캐스팅1999 데뷔 앨범 ‘...Baby One More Time’ 발매, 기네스 세계기록 등재2000 2집 앨범 ‘Oops!... I Did It Again’ 발매2001 3집 앨범 ‘Britney’ 발매2003 4집 앨범 ‘In the Zone’ 발매, 4번 연속으로 빌보드 200 차트 1위로 데뷔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 입성2005 그래미상 댄스 레코딩 부문 수상2007 5집 앨범 ‘Blackout’ 발매2008 양육권 분쟁 과정에서 정신 감정 및 병원 입원, 친부 제이미 스피어스가 법적 후견인으로 지정   6집 앨범 ‘Circus’ 발매2011 7집 앨범 ‘Femme Fatale’ 발매2013 8집 앨범 ‘Britney Jean’ 발매2016 9집 앨범 ‘Glory’ 발매2020 친부 후견인 박탈 소송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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