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청산도
    2026-06-2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56
  • 농업의 모든 것, 국립민속박물관 ‘한국생업기술사전: 농업편‘ 발간

    농업의 모든 것, 국립민속박물관 ‘한국생업기술사전: 농업편‘ 발간

    ‘써레질 물은 형제간에도 안 나눈다’는 속담이 있다. 써레질은 농사지을 때 모내기 직전에 논의 흙덩이를 부수고 삶는 작업을 가리킨다. 써레질한 논의 흙탕물에는 거름 성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고, 써레질 물이 충분해야 모내기에도 지장이 없으니 소중히 여기라는 뜻에서 생긴 말이다. 전통 농경기술인 써레질부터 현대식 종합수확 기계인 콤바인까지 농업에 관한 총체적인 내용이 담긴 해설서가 나왔다. 국립민속박물관은 ‘한국민속대백과사전’의 일곱 번째 주제로 ‘한국생업기술사전: 농업 편’을 발간했다고 12일 밝혔다. 사전 표제어를 경작, 농경세시, 노동방식, 농기구, 농기계, 농작물, 목축, 자료, 제도, 유적, 용어, 농업유산 등으로 범주를 나눠 정리·해설했다. 농업기술 뿐 아니라 만석꾼, 새마을운동, 구황작물, 귀농 등 시대적 생활상을 담고 있는 항목을 수록했고, 둔전제, 공음전, 농사직설 등 주요 농사제도와 농서에 관한 내용도 충실히 다뤘다. 아울러 생태환경을 이용한 전통지식인 농사력, 이십사절기, 논둑태우기 등과 농악, 두레놀이 등 농경 세시풍속을 그림, 사진, 도면과 함께 해설해 이해를 돕는다. 청산도 구들장 논, 제주 밭담, 금산 인삼농업, 하동 전통 차농업 등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15개 항목도 담았다. 국립민속박물관이 2004년 시작한 ‘한국민속대백과사전’ 편찬 사업은 전체 8가지 주제 중 ‘한국세시풍속사전’, ‘한국민속신앙사전’, ‘한국민속문학사전‘, ’한국일생의례사전’, ‘한국민속예술사전’, ‘한국의식주생활사전’ 등 6가지 주제가 완료됐다. ‘한국생업기술사전’은 농업편에 이어 어업편, 상공업편이 차례로 나올 예정이다. 사전 내용은 웹사전(https://folkency.nfm.go.kr)으로 볼 수 있고, 공공데이터포털(www.data.go.kr)에서 무료로 내려받기가 가능하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신간 안내] 김국현 수필집 ‘서해의 일출’ 출간

    [신간 안내] 김국현 수필집 ‘서해의 일출’ 출간

    수필가인 김국현(65) 전 한국지방재정공제회 이사장이 15일 수필집 ‘서해의 일출’(도서출판 소소담담)을 출간했다. 김 전 이사장의 다섯 번째 수필집이다. 이번 수필집에는 ‘코로나 단상’, ‘3분 드라마’, ‘버스킹에 빠지다’, ‘떠난 자와 남은 자’ 등이 담겨 있다. 김 전 이사장은 수필집 발간 동기에 대해 “세상에서 얻은 위로와 감사, 이웃과 자연에 대한 배려와 사랑이 깃든 작은 마음을 글로 표현했다”면서 “독자들이 세상을 좀 더 깊이 느끼고 색다른 의미를 갖게 하고 싶었다. 여행에서 얻은 신선한 충격을 드러내고, 사회 현상에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글을 쓰는 건 나 스스로를 새롭게 하는 힘이 있다. 철학적 사유를 통해 삶의 가치를 발견하고, 계절의 변화를 바라보며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꾸었다”면서 “이 모든 것을 아울러 내 마음의 뜨락에 희망의 꽃을 피우고 싶었다”고 덧붙였다.문학평론가 신재기 교수는 김 작가의 글에 대해 “말하려는 바를 힘들이지 않고 편안하게 이야기한다. 상식과 교양과 전문지식이 경계 없이 잘 융합되어 작가의 정신세계가 품위 있게 드러난다”면서 “삶에 대한 긍정과 희망, 자연과 주위 사물에 대한 애정, 기독교적인 세계관은 그의 수필의 특징이고 무게”라고 평가했다. 김 전 이사장은 공직에 있을 때 간암으로 투병생활을 시작했다. 투병 중에 대학원에 입학해 불굴의 의지로 행정학박사 학위를 받고, 퇴직 후에는 수필가로 등단해 각종 언론과 문예지에 칼럼과 산문 등 다수의 글을 기고했다. 현재는 지역사회 봉사와 전문 주례인 등 재능기부 활동을 실천하고, 공무원연금공단의 초빙강사로서 은퇴예정 공무원의 꿈과 희망을 키우는 행복 전도사의 역할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수필집 ‘그게 바로 사랑이야’, ‘청산도를 그리며’, ‘봉선화 붉게 피다’, ‘혼자 걷는 길’ 등이 있다. 2014년에 한올문학상을 받았다. 한국문인협회와 산영수필문학회 회원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5월 광주는 마음의 빚…일곱번째 아로새기다

    5월 광주는 마음의 빚…일곱번째 아로새기다

    5·18 문학적 계승 위해 결성한 5월시 40주년 맞아 26년 만에 7집 시집 출간 여성시민군 재조명하고 세월호 추모 “부끄러웠는데, 옷을 잘 입혀 줘 가지고 보니까 좋네. 후배들한테 유산을 남기는 소명을 다한 것 같다.”(나종영 시인) 지난 19일 저녁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한 식당. 노랑, 연두, 하늘 등 파스텔 옷을 입은 책을 펴 들고 예순 넘은 청춘들이 웃었다. 김진경·박몽구·나종영·최두석·나해철·고광헌·강형철…. 이들이 손에 든 것은 한국 시단에 ‘5·18’을 처음 아로새겼다고 전해지는 그들의 동인시집이다. 도서출판 그림씨는 5·18민주화운동 40주년에 맞춰 1981년부터 1994년까지 발행된 5월시의 시집 6권에 1983·1986년 간행된 판화시집 2권, 여기에 신작 시집을 더해 ‘5월시 동인시집’을 출간했다. 자칭 ‘70~80년대 동인들의 팬’이었으되 어디서도 5월시 시집 전권을 찾을 수 없었던 김흥식 서해문집 대표의 의지로 임프린트인 그림씨에서 1년여 작업 끝에 탄생했다. 5월시는 1981년 호남, 충남 출신 시인들을 중심으로 5·18 정신을 문학적으로 계승하고자 결성된 동인이다. 언론에서 5·18을 제대로 알리는 일이 봉쇄된 상황에서 시가 그 책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 젊은 시인들이 뭉쳤다. 창립동인 김진경·박몽구·나종영·이영진·박주관·곽재구 시인이 제1집 ‘이 땅에 태어나서’를 출간했다. 2집에는 나해철·최두석·윤재철 시인, 5집에는 고광헌 시인, 6집에는 강형철 시인이 참여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1집은 정식 출판사가 아닌 ‘세가문화사’라는 인쇄소에서 게릴라식으로 선보였고, 이듬해 3월에 나온 2집을 발표하기까지도 지난한 사연이 있었다. “2집 출간에 도움을 줬던 육군 대위가 육군사관학교 교단에서 생도들에게 오월시를 가르치다 육군 보안대에서 수사가 들어왔어. 2집 200~300권이 육사 안 교수 아파트에 있었는데 압수수색이 들어온 거야. 그러면서 금서가 됐지.”(김진경 국가교육회의 의장) 7집은 이들이 26년 만에 동인의 이름으로 낸 책이다. 재출간과 신작 시집 출간을 결정하기까지, 동인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있었다. “전집을 낸다니 박물관에 안치되는 기분”(김 의장), “시를 은유로 말하던 시기가 지났다”(최두석 한신대 문예창작학과 교수)고 말하는 이도 있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지표가 되는 ‘북극성’처럼 새 세상에도 5월시의 역할이 있을 것이라는 다독임 아래 나온 시편들은 더욱 다채로운 세계상을 다룬다. 5월의 광주를 지킨 여성시민군인 ‘송백회’의 존재를 재조명하기도 하고(박몽구 ‘부드럽지만, 끝내 차가운 벽 넘어’), 세월호 4주기 광장에서 단원고 희생 학생들을 추모한다.(나해철 ‘세월에 잠긴 아이에게’), ‘주말에 광화문 광장도 가고 서초동도 가자’(곽재구 ‘조선의 가을 하늘’)는 현실참여적 인식도 여전하다. 시심과 함께 피가 끓는 시인들은 신작 시집의 출간이 뿌듯하면서도, 아쉬움이 많다. “광주를 마음의 빚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광헌 서울신문 사장)는 전언과 함께 이들에게 광주는 ‘현재진행형’인 탓이다. “시간을 두고 썼으면 민족문제나 적폐청산도 언급했을 것이다. 문학의 시대는 갔지만 시인의 시대는 가지 않았다. 우리는 서정시인이다.”(나해철 시인) 누군가 “8집, 9집도 내자”는 목소리를 냈고, 막걸리가 한 순배 더 돌았다. 글 사진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섬진강 재첩잡이 손틀어업’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 신청

    ‘섬진강 재첩잡이 손틀어업’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 신청

    해양수산부는 경남 하동과 전남 광양 지역에서 이뤄지는 어업의 한 방식인 ‘섬진강 재첩잡이 손틀어업’을 유엔 식량농업기구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손틀어업은 사람이 직접 강물에 들어가 ‘거랭이’라는 도구로 강바닥을 긁어 재첩을 잡는 어업방식이다. 선사시대부터 이어져 온 전통어업으로, 2018년 11월 역사성, 차별성, 우수성, 자연 생태적 가치 등을 인정받아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된 바 있다. 세계중요농업유산은 세계적으로 독창적인 농업 시스템, 생물 다양성, 전통 농어업 지식 등을 보전하려는 목적으로 2002년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기준 21개국 57건의 유산이 등재됐다. 우리나라는 완도 청산도 구들장 논, 제주 밭담 농업 시스템, 하동 전통차 농업 시스템, 금산 전통 인삼농업 시스템 등 4건이 등재돼 있다. 앞서 제주 해녀 어업 시스템도 2018년 12월 신청이 이뤄져 심사 중이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느릿느릿 돌담 걸음걸음 햇발

    느릿느릿 돌담 걸음걸음 햇발

    오는 12~29일 가을 여행주간이 진행된다. 2014년 첫 시행 이후 해마다 연휴와 단풍철이 맞물린 10월 초에 진행됐던 것과 달리, 올해는 가을 여행 성수기를 살짝 비킨 시기에 열린다. 국외 여행에 쏠린 국민들의 관심을 국내 관광으로 돌리고, 특정 시기에 집중된 국내 관광 수요를 분산시키기 위한 정부의 선택이다. 올가을 여행주간의 추천 여행 테마는 ‘마을’이다. 삶의 터전인 마을에서 대대로 뿌리박고 살아온 삶들과 만나고, 마을마다 다른 역사의 향기를 음미해 보자는 권유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한 20개 마을 가운데 전남 담양의 삼지내 마을을 다녀왔다. 세 개의 다른 물줄기가 수백년을 이어온 돌담길 사이로 흐르는 아름다운 마을이다.삼지내 마을에 들면 시간이 더디 흐른다. 느낌이 그렇다. 달팽이처럼 느리게 살아가는 ‘슬로 시티’라 그럴까. 잰걸음으로 걷는 이도 없고, 서두르라 재촉하는 이도 없다. 눈으로 부지런 떨 일도 없다. 오래된 돌담에 기대 앉아 하늘을 보면 옛 시인의 말처럼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이 쏟아지는 듯하다.삼지내 마을은 국제슬로시티에서 인정한 ‘슬로 시티’다. 2007년 전남 신안 증도, 완도 청산도 등과 함께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슬로시티에 지정됐다. 삼지내 마을을 대표하는 볼거리는 돌담(등록문화재 265호)이다. 수백년 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시간과 바람에 허물어질 때마다 수없이 고쳐 쌓으며 돌담을 지켜왔다. 그렇게 쌓고 지켜온 돌담이 3.6㎞에 이른다.담장은 대부분 돌과 흙으로 지어올린 토석담이다. 돌담 아래로는 냇물이 흐른다. 운암천과 월봉천, 유천 등 세 냇물이 마을을 휘감아 돈다고 해서 마을 이름도 삼지내다. 세 냇물은 마을 아래에서 하나로 합쳐진 뒤 영산강으로 흘러든다. 돌담과 냇물이 어우러진 마을 안길은 직선이 거의 없다. 담도 굽고, 길도 굽고, 물도 굽어 완만한 S자형을 이룬다. 당연히 발걸음도 느려져야 한다. 그래야 마을의 참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삼지내 마을은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 고경명의 후손이 모여 살던 마을이다. 고재선 가옥 등 고씨 성을 가진 옛집들이 유독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옛집의 대문은 대부문 골목이 꺾여 들어간 곳에 있다. 나쁜 기운은 막고, 좋은 기운은 가둬두겠다는 바람이 담긴 건축 형태다. 곡선으로 굽이치는 돌담길을 따라가다 만나는 고택은 기품 있고 그윽하다. 다만 예산 탓인지, 그중 몇몇은 정비가 덜 돼 쇠락한 느낌이 드는 게 다소 아쉽다. 구한말 민족운동의 근원지로 사용됐던 고정주 고택은 남도 지방에서는 보기 드문 ㄷ자 모양의 집이다. 문간채, 사랑채, 안채, 곳간 등을 두루 갖춘 전형적인 반가로, 솟을대문의 위용이 당당하다. 중문에서 안채로 들 때 안채가 바로 보이지 않게 ㄱ자로 설계했다는 고재선 고택, ㅁ자형의 고재환 고택 등도 선조들의 지혜가 엿보이는 집들이다. 논바닥 한가운데 우뚝 선 남극루는 제비처럼 날렵하다. 옛 창평 관아의 문루를 옮겨 지은 2층짜리 누각이다. 촌로들이 한여름 더위를 피해 정담을 나누고, 편히 지내라는 뜻을 담아 지었다. 정자에 오르면 마을이 한눈에 잡히고, 해거름 풍경이 유독 서정적이다. 삼지내 마을 사람들은 전통음식과 옛 생활방식을 여태 잇고 있다. 대나무로 만든 죽염 장류와 너른 창평 들녘에서 자란 쌀로 만든 창평쌀엿, 창평한과 등이 유명하다. 모두 옛날 방식 그대로 만들어 그야말로 ‘고급진’ 단맛이 일품이다. 창평현청 맞은편의 ‘달팽이 가게’에서 맛볼 수 있다.삼지내 마을 인근의 명옥헌 원림(鳴玉軒 苑林)은 이 계절에 반드시 찾아야 할 명소다. 연분홍 배롱나무꽃이 그야말로 절정이다. 담양의 아이콘 대나무숲이나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은 못 가더라도 명옥헌은 꼭 가야 한다. 명옥헌은 인조반정의 주역 오희도(1583~1623)의 넷째 아들 오이정(1619∼1655)이 아버지를 기리며 지은 정자다. 건물 앞뒤로 네모난 연못을 파서 주변에 적송, 배롱나무 등을 심고 가꿨다. 현재 남은 배롱나무는 모두 40여 그루다. 배롱나무꽃은 7~9월 사이 한 가지에서 피고 지기를 세 번 거듭한다. 꽃은 지고 난 뒤에도 진한 흔적을 남긴다. 동백처럼 꽃이 송이째 뚝뚝 떨어져 주변을 붉게 물들인다. 영남을 대표하는 정자의 메카가 경남 함양이라면, 담양은 호남 정자 문화의 보고라 불린다. 그중 소쇄원은 한국을 대표하는 정원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조선 중종 때 양산보가 기묘사화로 스승 조광조가 세상을 뜨자 자연에 숨어 살겠다며 꾸민 곳이다. 초록빛 대숲이 둘러친 계곡 안쪽에 광풍각이 있고, 그 뒤로 제월당이 내려다보고 있다. 소쇄원과 이웃한 식영정도 아름드리 노송과 배롱나무, 연못 위 정자 부용당 등이 어우러져 그림과 같은 풍경을 펼쳐낸다.대덕면의 모현관은 조선시대 문신 유희춘의 미암일기(보물 제206호) 등 고문서를 보관하기 위해 1959년 지어진 건물이다. 연지 가운데 선 석조건물의 형태가 독특하다. 현판에 적힌 당호는 의재 허백련이 쓴 것이다. 담양읍 쪽엔 대숲으로 유명한 죽녹원, 메타세쿼이아 숲길 등의 볼거리가 있다. 관방제림(천연기념물 제366호)도 필수 방문 코스다. 200여년 전 관방천을 따라 조성된 숲이다. 팽나무, 푸조나무 등의 노거수들이 2㎞가량 운치 있게 이어진다. 글 사진 담양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지역번호 061) →가는 길:어디를 가느냐에 따라 고속도로 나들목을 달리해야 편하다. 삼지내 마을, 명옥헌, 소쇄원 등은 호남고속도로 창평나들목을, 관방제림이나 메타세쿼이아 숲길 등을 먼저 보려면 88고속도로 담양나들목을 이용하는 게 낫다. 패러글라이딩 체험도 재밌다. 삼지내 마을 건너 유천마을에 활공장이 있다. 월봉 등의 산과 삼지내 마을을 굽어보며 비행할 수 있다. 일몰 즈음에 비행하길 권한다. 10여분 비행에 10만원 정도 받는다. 슬로시티 방문자센터 383-3807. →맛집:약초밥상(383-6312)은 주인장이 직접 채취한 푸성귀들로 만든 장아찌를 맛볼 수 있다. 밥값은 1만원. 저렴한 대신 밥 먹은 이가 설거지를 해야 한다. 혼자서도 먹을 수 있다. ‘돌담’은 한옥 카페다. 고택의 너른 정원에서 쉬어 가는 맛이 각별하다. 삼지내 마을 초입 전통시장 주변에 돼지고기 국밥집이 몰려 있다. 창평시장국밥(383-4424)이 그중 유명하다. 관방제림 아래에 국수의 거리가 조성돼 있다. 옛 담양장이 활기를 띠던 시절, 장터를 찾은 이들에게 싼값에 국수를 말아 주던 집들이다. 국수, 약계란 등을 맛볼 수 있다. →잘 곳:삼지내 마을 곳곳에 ‘한옥에서’, ‘매화나무집’ 등의 한옥 민박이 있다.
  • 그 섬에 가면 배 이름조차 대한·민국·만세더라

    그 섬에 가면 배 이름조차 대한·민국·만세더라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악화 일로를 걷고 있습니다. 일본 여행 금지 분위기도 여전합니다. 피치 못해 일본을 가더라도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단체에 일정액을 기부한 뒤 가겠다는 이들이 생길 정도입니다. 아마 광복절을 앞두고 이 같은 반일 분위기는 더 뜨겁게 달아오르겠지요. 이 흐름에 호응하는 여행지는 어디일까요. 나라 안에 비교적 덜 알려진 항일 명소들을 찬찬히 되짚어 봤습니다. 태극기의 섬, 항일의 섬으로 불리는 전남 완도 소안도는 그 여정에 가장 적합한 곳이었습니다. 휴가철에 가볼 만한 섬은 매우 많습니다. 그러나 항일의 뜻을 되새기고 피서도 겸할 수 있는 여행지라면 소안도가 제격이지 싶습니다.완도 화홍포항. 소안도까지 가는 배가 정박해 있다. 뱃전에 ‘민국’이란 이름이 크게 써 있다. 무슨 뜻일까. 맞은편에서 오는 배 이름을 보다 무릎을 친다. ‘대한’이라 써 있다. 그럼 ‘만세’도 있을까. 당연히 있다. 화홍포항과 소안도를 오가는 카페리는 모두 세 척. 배 이름은 각각 ‘대한’ ‘민국’ ‘만세’다. ‘항일의 섬’으로 가는 배는 이처럼 이름마저 ‘애국적’이다. 섬에 들면 먼저 ‘항일의 섬, 해방의 땅 소안도’라고 적힌 푯돌이 여행객을 맞는다. 면소재지인 비자리까지 가는 해안도로에는 무궁화꽃이 즐비하다. 섬 내 모든 집에서는 태극기가 휘날리고 있다. 그것도 일년 내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왜 이 섬은 이처럼 예사롭지 않은 풍경을 갖게 됐을까. 소안도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자지도(현 당사도) 등대의 역사부터 살펴야 한다. 1909년 1월, 대륙 진출 야욕이 극에 달한 일제는 수탈한 미곡 등 물자들을 안전하게 실어나르기 위해 자지도에 등대를 세우고 일본인 등대수를 배치했다. 쌀을 빼앗긴 것도 억울한데 등대를 세우는 노역에 강제 동원됐으니 그 분노가 오죽했을까. 등대가 불을 밝힌 지 두 달이 채 안 된 2월 24일, 마침내 섬 주민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소안도 주민 7명이 등대를 습격해 일본인 등대수 4명을 처단하고 등대 기기를 파괴했다. 이것이 이른바 ‘자지도 등대 습격사건’이다. 주민들의 기개를 보여 준 이 사건은 고스란히 1920년대 소안도 항일투쟁으로 이어졌다. 여기서 소안도의 부속섬 중 하나인 자지도에 얽힌 이야기 한 자락. 몇몇 섬 주민과 홍보책자 등에 따르면 자지도의 옛 이름은 항문도(港門島)였다. 육지로 드는 관문 역할을 하는 섬이라는 뜻이다. 한데 사람 몸의 “거시기한 부위”를 떠오르게 한 탓에 자지도(者只島)로 바꿨으나 이마저 “발음하기가 거시기혀서” 1982년 현재 이름인 당사도로 바꿨다.소안도 주민들의 항일운동은 1920년대 절정을 이뤘다. 당시 6000여명의 섬 주민 가운데 800여명이 일제에 의해 ‘불령선인’(일제에 순종하지 않는 조선인)으로 낙인찍혀 통제와 감시를 받았다. 수많은 항일운동가도 배출했다. 정부 건국훈장을 받은 20명을 포함해 무려 89명의 항일 독립운동가가 이 작은 섬에서 나왔다. 과목해변의 소안항일운동기념관에서 소안도 사람들의 치열한 투쟁의 역사를 엿볼 수 있다. 송내호(1895~1928) 선생 등 항일운동가의 부조와 당사도 등대 습격사건 조형물 등이 전시돼 있다. 기념관 앞의 항일운동기념탑과 복원된 ‘소안사립학교’에도 항일 정신이 깃들어 있다. 이제 소안도의 볼거리를 말할 차례다. 소안항에서 비자리 쪽으로 가다 보면 제법 큰 규모의 저수지와 만난다. 주민들이 ‘원안’이라 부르는 호수로, 작은 섬 죽도를 끼고 섬 일주도로를 내면서 형성된 일종의 내해다. 호수 주변으로 달목공원 등 쉼터가 조성돼 있다. ‘원안’을 끼고 좌회전하면 월항리가 나온다. 월항리 해안가에 노랑무궁화 자생지가 있다. 노란 꽃잎이 인상적인 꽃으로 멸종위기종 2급이다.소안도는 완도에서 약 18㎞ 떨어져 있다. 본섬 소안도와 부속섬 당사도, 횡간도 등으로 이뤄졌다. 소안도는 동쪽으로 청산도, 북쪽은 완도, 서쪽은 보길도와 각각 인접해 있다. ‘섬의 숲’이 감싸고 있는 듯한 모양새다. 본디 남쪽과 북쪽 2개 섬이 떨어져 있었으나 길이 1.3㎞의 사주(과목해변)로 연결돼 하나의 섬이 됐다.부속섬인 당사도는 가기가 쉽지 않다. 본섬에서 사선을 빌리거나 섬사랑호를 타야 하는데, 전자는 값이 녹록하지 않고, 후자는 섬 주민조차 배시간이 헷갈릴 정도로 드물다. 당사도가 가장 잘 보이는 곳은 맹선리 물치기미다. 맹선리와 진산리를 잇는 고갯길인 이른바 ‘빤스고개’ 인근에 전망대가 조성돼 있다. 물치기미 전망대에 서면 당사도는 물론 보길도와 복생도 등 바다 위에 뜬 이웃 섬들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소안도에는 천연기념물이 두 곳이다. 미라리 상록수림(339호)과 맹선리 상록수림(340호)이다. 수령 300년 안팎의 후박나무 등 다양한 수종의 노거수들이 방풍림을 형성하고 있다. 소안도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곳은 가학산이다. 고도 359m로 그리 높지 않지만, 산에 오르려면 해수면과 비슷한 높이에서 출발해야 하기 때문에 육지의 600~700m 높이의 산을 오르는 것과 비슷한 품이 든다. 고도가 낮다고 절대 얕봐선 안 된다. 산 정상에 서면 섬의 남과 북이 길다란 과목해변을 통해 이어진 장면과 마주한다. 소안도 홍보 책자 등에 어김없이 1순위로 등장하는 풍경이다. 맑은 날이면 제주도 한라산까지 눈에 잡힌다는데, 짙은 해무 탓에 그런 행운은 없었다. 미라리로 가는 고갯마루에 ‘운동장 쉼터·약수터’가 있다. 이곳 조금 위쪽으로 가면 가학산 등산로가 나온다. 표지판이 작아 꼼꼼하게 살피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다. 정상까지 가는 동안 풍경 좋은 암릉 전망대가 몇 곳 나온다. ‘인증샷’ 찍으며 쉬다 걷다를 반복하다 보면 정상까지 얼추 1시간 30분 이상 소요된다. 일주산행의 경우 맹선리 쪽을 날머리로 삼아야 하지만, 오가는 교통편이 좋지 않아 원점회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내려올 때 길이 미끄러워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글 사진 완도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가는 길 완도 화홍포항에서 소안도행 카페리가 오전 6시 40분(하절기)부터 오후 6시 20분까지 대략 1시간 간격으로 운항한다. 노화도(보길도)를 거쳐 소안도까지 간다. 여름철 성수기에는 22항 차로 확 늘어난다. 소요시간은 50분이다. 뱃삯 1인 7700원, 승용차 2만원. 이웃한 보길도와 묶어서 둘러보길 권한다. 윤선도원림(명승 34호) 등 볼거리가 많다. 소안에서 노화(보길도)까지 뱃삯은 1인 1700원, 승용차 8000원. 배시간에 맞춰 마을버스가 섬 구석구석을 오간다. 화흥포 매표소 555-1010, 1099 소안도 매표소 553-8177. →먹을 곳 소안면 소재지인 비자리에 식당들이 몰려 있다. 1인분 식사를 팔지 않는 곳이 많다. 특히 저녁 때는 일찍 문 닫는 곳이 많아 예약을 해두는 게 좋다. 소안도맛집(555-9966), 해변식당(553-7740) 등에서 1인 백반, 육개장 등을 낸다. →잘 곳 과목해변 동남펜션(553-0770), 미라리 미라펜션(552-4711) 등의 시설이 비교적 나은 편이다. 비자리에 여관이 몇 곳 있다.
  • 섬마을에 노년 바친 ‘백발 의사’… 제7회 성천상 이강안 원장

    섬마을에 노년 바친 ‘백발 의사’… 제7회 성천상 이강안 원장

    JW그룹의 공익재단인 중외학술복지재단은 제7회 성천상 수상자로 전남 최남단인 청산도에서 홀로 인술을 펼치며 여생을 바치고 있는 이강안(83) 푸른뫼중앙의원 원장을 선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성천상은 JW중외제약의 창업자인 고(故) 성천 이기석 선생의 생명존중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으로 의료 봉사활동을 통해 사회적인 귀감이 되는 의료인을 발굴해 시상한다. 이 원장은 1962년 전남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잠실병원 부원장, 혜민병원 원장을 거쳐 1993년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서 이강안 의원을 개원해 10년간 운영했다. 이후 근무 의사가 없어 폐원 위기에 처한 푸른뫼중앙의원 소식을 접하고 2004년 원장을 자처했다. 푸른뫼중앙의원은 2200여 명이 사는 청산도의 유일한 의료기관이다. 하루 평균 120명의 환자를 돌보는 이 원장이 지금까지 수행한 외래진료만 48만 건에 달한다. 진료 시간 외에도 환자 가정을 수시로 방문해 환자들의 건강 상태를 살피고 인근 섬인 여서도, 모도까지 배편으로 왕진을 다니기도 한다. 이성낙(가천의대 명예총장) 성천상위원회 위원장은 “안정된 노후의 삶을 포기하고 섬마을 주민들을 위해 자신의 노년을 바친 이강안 원장의 삶이 성천 이기석 선생의 생명존중 정신과 부합된다”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신간안내] 수필집 ‘혼자 걷는 길’…김국현 전 한국지방재정공제회 이사장

    [신간안내] 수필집 ‘혼자 걷는 길’…김국현 전 한국지방재정공제회 이사장

    수필가 김국현(64) 전 한국지방재정공제회 이사장이 오는 27일 수필집 ‘혼자 걷는 길’(사진)을 출간한다. 이번 수필집은 김 전 이사장의 네 번째 수필집으로 ‘눈물 맛’, ‘구절초 사랑’, ‘노숙자의 꿈’, ‘발트의 길’, ‘꽃을 품다’, ‘내 이름은 산천어’, ‘마중물’ 등이 담겨있다. 그는 “세파에 흔들리며 살아가는 독자들의 시린 손을 마주 잡고 따뜻한 가슴을 함께 나누는 심정으로 글을 썼다. 그러면 나의 진심을 알아주고 공감하리라 믿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4집을 준비하면서 삶을 관조하고 세상의 이치를 깨달아 나의 심성을 다듬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그건 의도적이라기보다 나 스스로 철이 들어 나이 값을 하느라 그랬는지도 모른다”면서 “인문학 서적을 보면서 성경을 묵상하고 고전을 주로 탐독했다. 그러던 중 마음이 정제되고 사고의 폭이 넓고 깊어졌다. 글을 쓰면서 얻은 축복이요 행운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공직에 있을 때 간암으로 투병 생활을 시작했다. 투병 중에 수필가로 등단해 각종 문예지에 많은 글을 실었고, 2000여명이 넘는 기업인과 공직자들에게 강연을 하면서 불굴의 의지로 인생 2막을 펼쳐나가는 그의 성공 스토리가 감동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는 공무원연금공단의 초빙강사로 활동하면서 은퇴예정 공무원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며 보람 있는 은퇴생활의 길잡이가 되고 있다. 저서로는 수필집 ‘그게 바로 사랑이야’, ‘청산도를 그리며’, ‘봉선화 붉게 피다’ 등이 있다. 2014년에는 한올문학상을 수상했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더 걷은 세금 25조로 왜 재정확대 안 했나… 내수진작 기회 놓쳤다”…“법 개정·야당 탓 말고 시행령으로 가능한 개혁과제부터 이행해야”

    “더 걷은 세금 25조로 왜 재정확대 안 했나… 내수진작 기회 놓쳤다”…“법 개정·야당 탓 말고 시행령으로 가능한 개혁과제부터 이행해야”

    서울신문과 참여연대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2년을 맞아 정부의 국정운영을 4회에 걸쳐 분야별로 평가했다. 국정과제 목표를 달성했거나 이행 중인 사안이 54%로 이행률은 나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노동·교육 등 일부 영역은 낙제점에 가까웠고 검찰 등 주요 권력기관 개혁과 재벌 개혁은 이행된 것이 없거나 대폭 후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평가를 바탕으로 정해구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과 각 분야 전문가 4명을 초청해 문재인 정부 2년을 돌아보고, 남은 임기 동안 해결해야 할 과제에 대해 짚어 봤다. 토론에는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조영철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교수,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가 참석했다. 토론은 전문가 4명의 평가에 대해 정해구 위원장이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진행은 이창구 사회부장이 맡았다.-지난 2년간 문재인 정부 정책 이행 중 가장 아쉬웠던 분야를 꼽아 달라. 신광영 교수(신 교수) 집권하고 맨 먼저 시행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다. 초반에 굉장히 의욕적으로 내세웠으나 공정성을 둘러싸고 ‘노노(勞勞)갈등’ 등 사회적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처음 의도했던 것과 다른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선언적인 목표 제시보다 정책 설계를 구체적으로 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조영철 교수(조 교수) 재벌개혁 정책과 공정경제 실현이 매우 미진했다. 법률 개정이 어렵다면 시행령 개정으로 할 수 있는 조치들을 해야 했었는데 적극 나서지 않았다. 재벌 개혁에 의지가 있느냐는 의구심이 나오는 이유다.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 정책도 전략적 판단과 치밀한 준비 없이 진행돼 보수 세력의 공격 대상이 됐다. 비용 상승으로 인한 자영업자 등 사용자들의 반발을 완충할 전략이 있었어야 했다. 그런 점에서 2018년 발생한 초과세수 25조 4000억원 규모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한 게 결정적 실수다. 이 정도 규모는 0.3~0.4%의 추가 경제성장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초과로 걷힌 세금을 재정 확장에 적극 투입했어야 했는데, 국고에 쌓아 놓아 결과적으로 긴축정책을 편 꼴이 됐다. 추경을 통해 제대로 재정운영을 하고 내수를 활성화했다면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자영업자의 반발이 이렇게 심하지 않았을 것이다. 서복경 교수(서 교수) ‘정책의 정치 과정’이 없었다. 소득주도성장이든 공정경제든 정치적 메시지 전달에 성패가 갈린다. 촛불 이후에 한국 사회가 원한 것은 사회와 경제 시스템의 근본적 변화다. 그런 면에서 문재인 정부는 큰 틀에서의 기획을 갖고 있지 못했다. 현안이 터지면 대응하기 급급하다 보니 하나의 패러다임으로 정책이 작동하지 못했다. 정책이 성공적으로 집행되려면 청와대의 메시지 전달, 국회에서의 정치, 관료들의 이행 등 세 가지 축이 함께 맞아들어가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와 맞지 않는 최정호 후보자를 국토부 장관에 지명했던 게 한 예다. 양홍석 변호사(양 변호사) 집권하고 바로 세월호 진상규명부터 했어야 하는데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의 책임자들이 말만 앞세우고 실행하지 않았다. 촛불 정권이라면 최소한 이 문제는 해결했어야 했다. 적폐청산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적폐청산은 피의자 몇 명을 구속하는 게 다가 아니다. 수사 이후 정책적 변화가 있어야 한다. 국정원, 기무사, 검찰, 경찰 등 권력기관 개혁이 전혀 되지 않았다. 남은 임기에도 못할 것 같아 우려된다. 정해구 위원장(정 위원장)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에는 국민 요구안이 총망라돼 있다. 국민의 요구 수준이 매우 높았다. 정책기획위원회에서 정책 이행 과정을 지켜보면 촛불혁명을 통해서 미래로 나가려는 세력과 여전히 기득권을 지키려는 세력 사이의 충돌이 크다는 것을 느낀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과감히 나가는 게 쉽지 않았다. 경제와 관련해서는 정부 출범 초반 경제문제를 다소 이상적으로 본 것 같다. 집권 당시에는 2018년 하반기에 있을 경제 하방 압력을 예측하지 못했고 그러다 보니 사전 대처가 미흡했다. 재정확장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지 못한 것은 재정 안정성을 강조하는 기재부 내부의 흐름, 강한 보수성에 원인이 있다고 본다. 적폐청산이나 각종 개혁입법이 미흡한 것은 국회에서 법 개정이 되지 않은 게 큰 원인이다. 일자리 문제는 아쉬웠다. 1호 정책으로 내세웠지만 경기 부진 등 민간 부문에서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이런 것이 사회 갈등을 증폭시켰다. -소득주도성장과 공정경제는 생각보다 성과를 내지 못한 채 경제 위기의 주범으로 몰렸다. 남은 임기에 성과를 낼 가능성이 있나. 조 교수 최저임금 인상 이후 보수언론으로부터 고용 참사라는 기사가 쏟아졌다. 하지만 객관적 지표는 다르다. 언론이 주로 취업자수 감소만 놓고 비판했는데, 가장 중요한 고용 지표는 고용률(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 중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고용률은 외환위기 이후 2018년 수치가 가장 좋다. 고용 대란이 절대 아니다. 일자리 정부를 내세운 문재인 정부가 기대에 못 미친 것은 사실이지만 최저임금 상승은 임금근로자 가계 소득 개선에 분명한 효과를 가져왔다. 2018년 소비증가율이 2.8%인데, 2012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임금 상승의 효과다. 소비가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있기 때문에 소득주도성장이 실패했다는 평가 역시 섣부르다. 오히려 거시경제의 지표들을 보면 이후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부분이 많다. 다만 정 위원장님 해명처럼 기재부 관료와 선출된 권력인 대통령 사이에서 거시경제 정책 방향을 놓고 이견이 있다면 청와대의 판단이 우선 돼야 한다. 관료의 의사를 지나치게 존중한 것 아닌가. 신 교수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을 마치 굉장히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정책처럼 추진하고 있다. 그 이유로 보수진영의 공격이 더 세졌다. 하지만 이 정책은 세계은행이나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국제 금융기구들이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대대적으로 권고하고 있는 정책이다. 소득주도성장, 포용성장은 결국 불평등을 줄여 성장의 장애물을 없애려는 것이다. 정부가 이 정책에 대해 이미 많은 국제경제기구에서 내세운 정책이라는 것을 알려 불필요한 비판을 막아야 한다. 정책만 제시한다고 경제가 성장하는 게 아니다. 기업 등 다양한 경제 주체가 움직이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서 교수 소득주도성장이 궁지에 몰린 것은 정치영역, 즉 국회에서의 담론 투쟁에서 실패한 측면도 크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자유한국당은 ‘반기업 규제법안’이라고 규정한다. 경제 정책을 정치적 언어로 공격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통과에 주력하겠다”고 말을 하면서도 이 법안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국민들을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 시스템을 바꾸는 구조적 문제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확실한 기획이 없었던 것이다. 정 위원장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 경제의 주요 패러다임 자체는 잘 짜였다고 본다. 초반에 성과가 안 나왔다고 방향을 전환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패러다임 전환은 중장기 과제인데 국민들은 당장의 효과를 요구한다. 이 부분을 헤쳐 나가는 것도 정부의 능력이다. 경기 하방 압력 속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아직은 드러나지 않고 있는데, 앞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핵심 국정과제인 노동존중사회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 우호적 정책을 많이 펼쳤다지만, 노동자들은 실질적으로 나아진 게 없다고 인식한다. 이 간극을 좁힐 수 있나. 신 교수 우리나라 노동자 퇴직 연령이 평균 49.1세다. 50세도 안 돼 퇴출당하고 나머지 30년을 빈곤층으로 산다. 근속연수도 5.8년으로 유럽이나 일본의 절반 수준이다. 대다수가 제도적, 조직적 보호 밖에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의 소득 불안과 삶의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노동 관련 법안이나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합의를 통해 노동자들에 대한 보장이 이뤄져야 한다. 비정규직 처우 개선도 지금 당장 안 된다면 앞으로 10년, 15년 후 개선 방향을 보여 줘야 한다. 체계적 일정표가 있는 장기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서 교수 경사노위 진통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탄력근로제 확대처럼 기업에서 제기한 이슈를 경사노위 의제에 맨 먼저 올리면 노동계는 달리 할 게 없다. 노동계 안건을 동시에 다루거나 의제 선별권을 주는 등의 방법으로 노동계의 목소리를 보장하는 조치를 했어야 했다. 조 교수 경사노위를 통해 합의에 성공한 외국 사례들 중에는 1~2년 내에 성과를 낸 곳이 없다. 우리나라는 서구와 달리 사측(경총)이나 노측(한국노총) 모두 대표성까지 약하다. 이런 상황에서 최저임금 산입범위나 탄력근로제처럼 급박하고 첨예한 현안을 덜컥 올려놓으니 합의가 되질 않는다. 처음부터 경사노위가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던져졌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스스로 의제를 정해 하나라도 합의를 내는 게 중요하다. 소득주도성장에 대해서는 정부가 중장기적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일단 3~4년간의 구체적 계획을 보여 준 뒤 장기적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예컨대 정부가 최저임금 속도 조절에 들어간 상황에서, 민주노총 입장에서는 왜 경사노위에 들어가야 하냐는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 인상 공약 후퇴가 명백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부가 노동계에 앞으로의 계획과 상황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이제는 남은 3년의 계획을 보여 줄 시점이 됐다. 정 위원장 최저임금 인상 효과 등으로 실제로 임금이 오른 사람이 많다. 그러나 임금이 오른 사람은 대체로 입을 닫는다. 노동자 입장에서는 협상이나 합의보다는 투쟁으로 얻는 게 많을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 노사는 서로를 배제하는 문화에 익숙하다. 그러나 이젠 배제를 넘어 협상을 통해 상생하는 사례를 쌓아야 한다. 경사노위는 중요한 사회적 합의 모델이고 성공을 위해 기다려 줄 필요가 있다. 4050세대가 일자리 시장에서 밀려나면 이후 사회적 보호의 틀, 복지가 필요하다. 서로 양보를 통해 일자리, 자영업 문제, 복지 문제를 합의하고 결과를 내야 한다. -적폐청산은 잘 이행됐다고 보나. 전문가 평가에서는 검찰 등 권력기관 개혁에 대해 혹평이 나왔다. 양 변호사 정부는 법 개정을 통해 적폐청산을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법 개정이 안 되면 개혁을 할 수 없다는 전제 자체가 개혁에 맞지 않는 발상이다. 다음 총선 이후에 새 국회에서 검찰, 경찰, 기무사 개혁이 가능할까. 회의적이다. 권력기관 내에는 법으로 처벌할 수 없는 적폐가 더 많다. 법적 처벌이나 법 개정보다 대통령이 의지를 갖고 조직과 예산을 바꿈으로써 개혁할 수 있는 게 더 많다. 검찰권 남용이 문제가 됐던 검찰의 특수부서는 하나도 건드리지 않았다. 민생과 관련된 형사부를 늘리고 검찰 내 특수부를 줄이거나 예산을 줄이면 개혁이 가능하다. 경찰도 정보국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오히려 커지고 있다. 국정원 개혁도 국내 정보 부분을 줄이고 대북, 해외 부분을 늘리는 방식으로 재배치하면 된다. 어찌 보면 남북 관계나 경제처럼 단기적으로 성과가 나오지 않는 분야보다 권력기관 개혁이 더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다. 그런데 거의 바꾸지 않았다. 조 교수 양 변호사의 말에 동의한다. 시행령으로 가능한 개혁 과제들을 적극적으로 이행했어야 했다. 현재 의회 구도에서 법 개정이 쉽지 않다는 것은 국민들도 알고 있다. 민주당 내 개혁 성향 의원들이 정부에 강하게 요구하고, 시행령으로 가능한 것을 적극 제시할 필요도 있다. 촛불의 힘과 좋은 경제지표를 등에 업고 있던 집권 초기에 검찰, 국정원, 경찰 등을 확실히 개혁해야 했다. 서 교수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의석은 변수가 아닌 상수다. 이런 의회 내 조건에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냉정하게 판단하고, 가능한 것에 힘을 집중해야 한다. 2년간 정부는 수많은 국정 과제들을 국회에 던지고 해결이 되지 않으면 국회나 야당 탓을 하는 패턴을 반복했다. 초반에 높은 대통령 지지율 탓에 연합보다 독자 노선을 택한 게 문제였다. 그러나 이제는 ‘개혁 연합’이 필요하다. 국회 앞에서 개혁이 멈춘다고만 얘기하고 끝낼 문제가 아니다. 지금까지 유치원법, 김용균법 등 국회 문턱을 넘은 개혁 법안들은 정부 여당이 나선 것이 아니었다. 정부와 여당은 20대 남성 지지율 하락을 고민할 때가 아니라 시민들의 개혁 요구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민해야 한다. 정 위원장 현재 적폐 청산의 단계는 문제를 조사하고 처벌하는 1단계의 마무리까지 왔다. 2단계는 재발 방지를 위한 법제도 개선이다. 가장 속도가 나지 않는 검찰개혁은 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등 법 개정이 필요하다. 시행령 개정을 통해서라도 개혁하라는 비판을 그동안 많이 들었지만 결국 개혁의 완성은 법 개정을 통해 이뤄진다. 정치적 전략으로 돌파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말이 쉽지, 삼권분립하에서 법 개정은 국회의 몫이다. 인사나 예산, 조직개편 등의 수단으로 개혁 압박을 가하라는 것은 잘못하면 비민주적인 행정을 하라는 말이 될 수 있다. 정부와 여당은 법개정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앞으로 남은 3년 동안 중점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를 짚어 달라. 신 교수 출산율은 세계 최저, 고령화는 세계 최고 속도라는 전대미문의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 출산율 저하가 일본 사회 자체를 침체시키고 마이너스 성장의 경제로 만들었다. 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 흔들리고 있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미래에 대비하는 정책 마인드가 필요하다. 저출산 예산으로 100조원을 썼다는데 어디다 썼는지 와닿지 않는다. 청년 일자리, 결혼, 출산, 교육비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 획기적 접근을 해야 한다. 또 이런 현실의 문제를 연구하고 해결책을 제시할 학문 정책도 필요하다. 양 변호사 법 개정이 안 돼 개혁을 못 한다는 것은 의지가 없다는 뜻이다. 이런 태도라면 내년 총선 이후에는 동력이 떨어져 더 힘들어진다. 입법적 조치마저도 정부 안으로 나오는 것들이 별로 없다. 대체로 의원 발의 형식이다. 실제로 개혁의 방향이 섰다면 법안을 내고 공청회를 거치고 여론을 수렴하면 된다. 조 교수 2기 청와대의 모습을 보면 장기 계획보다 그때그때 현안을 긴급하게 처리하는 데 바빠 보인다. 촛불의 사명을 받은 정부가 사회, 경제, 권력기관 개혁과 같은 중요 정책 의제에 아직 관심이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현재 정치 지형에서 법률개정이 어렵다면 어떤 방법으로 접근할지, 산적한 개혁 과제를 어떻게 이행할지 해결책을 찾고 책임 있는 계획을 발표할 때가 됐다. 내년 총선에서 여당이 압도적으로 승리해 단독으로 법 개정을 할 수 있을까. 회의적이다. 노무현 정부는 임기 말에 중장기 계획인 ‘비전 2030’을 제시했지만, 문재인 정부는 내년 총선 전에 장기 계획을 발표해 정책에 대한 실행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게 책임 있는 촛불 정부의 모습이다. 서 교수 내년까지 이행 가능한 정책과 불가능한 정책에 대해 냉정한 판단을 했으면 좋겠다. 내부적으로 일단 선별을 한 뒤 시민들에게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정직하게 말해야 한다. 중장기 계획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3년간 이행할 이슈별 목표도 설명해야 한다. 지난 2년간 국민들의 요구사항이 왜 이행되지 않았는지,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총선 전에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국민들의 정치적 인내를 구하기 위해서라도 이런 절차는 꼭 필요하다. 앞으로 1년간 유권자들이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줘야 한다. 정 위원장 우리나라를 발전시켜 온 주체는 대통령이나 재벌이 아니라 국민이다. 양극화의 간극을 좁히고 낙후된 복지를 개선해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게 앞으로 3년 동안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문 대통령 “친일잔재 청산 너무 오래 미뤄…이념 적대 지워야 100년 시작”(종합)

    문 대통령 “친일잔재 청산 너무 오래 미뤄…이념 적대 지워야 100년 시작”(종합)

    “‘친일잔재 청산’은 너무 오래 미룬 숙제, 공정한 나라의 시작”3·1절 기념사서 북미관계도 언급 “북미대화 완전타결 반드시 성사”“우리가 주도하는 100년의 질서…새 경제협력공동체 열 것”문재인 대통령은 1일 “친일잔재 청산은 너무나 오래 미뤄둔 숙제”라며 “잘못된 과거를 성찰해야 함께 미래를 향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마음에 그어진 ‘38선’은 이념의 적대를 지울 때 함께 사라질 것”이라며 “혐오와 증오를 버릴 때 우리 내면의 광복은 완성되고 새로운 100년도 비로소 진정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3·1절 100주년 기념식에서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이야말로 후손들이 떳떳할 수 있는 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친일은 반성해야 하고, 독립운동은 예우받아야 한다는 가장 단순한 가치를 바로 세우는 것이 친일잔재 청산”이라며 “이 단순한 진실이 정의이고, 정의가 바로 서는 것이 공정한 나라의 시작”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아직도 사회에서는 정치적 경쟁 세력을 비방하는 도구로 빨갱이라는 말이 사용되고 있다”며 이를 변형된 색깔론으로 꼬집고 “하루빨리 청산해야 할 대표적 친일잔재”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좌우의 적대, 이념의 낙인은 일제가 민족 사이를 갈라놓기 위해 사용한 수단이었다”면서 “일제는 독립군을 ‘비적’으로, 독립운동가를 ‘사상범’으로 몰아 탄압했다. 여기서 ‘빨갱이’라는 말도 생겨났다. 빨갱이는 모든 독립운동가를 낙인찍는 말이었다”고 설명했다. ‘빨갱이’라는 단어가 해방 후에도 친일청산을 가로막는 도구가 됐다면서 “많은 사람이 ‘빨갱이’로 규정되어 희생됐고,가족과 유족들은 사회적 낙인 속에서 불행한 삶을 살아야 했다”고 떠올렸다. 문 대통령은 이를 ‘우리 마음에 그어진 38선’이라고 규정하고 “혐오와 증오를 버릴 때 우리 내면의 광복은 완성되고 새로운 100년도 비로소 진정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문 대통령은 “과거의 상처를 헤집어 분열을 일으키거나 이웃 나라와의 외교에서 갈등 요인을 만들자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는 모두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친일잔재 청산도, 외교도 미래 지향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념사에서 문 대통령은 한반도체제의 청사진도 함께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한결같은 의지와 긴밀한 한미공조, 북미대화의 타결과 국제사회의 지지를 바탕으로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했다. 이어 “신한반도체제는 이념과 진영의 시대를 끝낸, 새로운 경제협력공동체”라면서 “한반도에서 ‘평화경제’의 시대를 열기 위해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재개방안도 미국과 협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군사적 적대행위 종식과 함께 남북이 합의한 ‘군사공동위원회’를 언급하면서 “비핵화가 진전되면 남북 간 경제공동위원회를 구성, 남북이 혜택을 누리는 경제적 성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북관계 발전이 북미관계의 정상화와 북일관계 정상화로 연결되고 동북아 지역의 새로운 평화안보 질서로 확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3·1 독립운동의 정신과 국민통합을 바탕으로 신한반도체제를 일궈 나가겠다”며 “한반도 평화는 남북을 넘어 동북아와 아세안, 유라시아를 포괄하는 새로운 경제성장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노이 담판 결렬에 대해 “더 높은 합의로 가는 과정”이라며 “우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는 많은 고비를 넘어야 확고해질 것”이라며 “베트남 하노이에서의 2차 북미정상회담도 장시간 대화를 나누고 상호이해와 신뢰를 높인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진전이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두 정상 사이에 연락사무소 설치까지 논의가 이뤄진 것은 양국 관계 정상화를 위한 중요한 성과였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보여준 지속적인 대화 의지와 낙관적인 전망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하늘·땅·바다에서 총성이 사라졌다”며 “이제 곧 비무장지대는 국민의 것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또 “우리는 그곳에서 평화공원을 만들든, 국제평화기구를 유치하든, 생태평화 관광을 하든, 순례길을 걷든, 자연을 보존하면서도 남북한 국민의 행복을 위해 공동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문 대통령은 “그것은 우리 국민의 자유롭고 안전한 북한 여행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산가족과 실향민이 단순한 상봉을 넘어 고향을 방문하고 가족 친지를 만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문 대통령은 아울러 “통일도 먼 곳에 있지 않다”며 “차이를 인정하며 마음을 통합하고 호혜적 관계를 만들면 그것이 바로 통일”이라고 짚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0년 우리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 인류의 평화와 자유를 꿈꾸는 나라를 향해 걸어왔다”며 “새로운 100년은 진정한 국민의 국가를 완성하고, 과거 이념에 끌려다니지 않고 새로운 생각과 마음으로 통합하는 100년”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신한반도체제는 우리가 주도하는 100년의 질서로, 새로운 100년은 과거와 질적으로 다른 100년이 될 것”이라면서 “국민 모두의 힘을 모아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친일잔재 청산 의지 밝힌 문 대통령 “빨갱이 같은 변형된 색깔론 하루빨리 청산해야”

    친일잔재 청산 의지 밝힌 문 대통령 “빨갱이 같은 변형된 색깔론 하루빨리 청산해야”

    문재인 대통령은 1일 “친일잔재 청산은 너무나 오래 미뤄둔 숙제”라며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역사를 바로잡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00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잘못된 과거를 성찰할 때 우리는 함께 미래를 향해 갈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의 앞부분을 친일잔재 청산 의지를 밝히는 데 할애했다. 문 대통령이 기념사를 읽을 때 처음으로 박수가 터져 나온 부분도 친일 잔재 청산 의지를 처음으로 밝혔을 때였다. 문 대통령은 “이제 와서 과거의 상처를 헤집어 분열을 일으키거나 이웃 나라와의 외교에서 갈등 요인을 만들자는 것이 아니다”라며 “친일잔재 청산도, 외교도 미래 지향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일본의 반발과 확대해석 등을 경계했다. 친일잔재 청산의 의미에 대해 문 대통령은 “친일은 반성해야 할 일이고 독립운동은 예우받아야 할 일이라는 가장 단순한 가치를 바로 세우는 일”이라며 “이 단순한 진실이 정의이고 정의가 바로 서는 것이 공정한 나라의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친일잔재 청산의 구체적 방향에 대해 잘못된 ‘색깔론’부터 없애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일제는 독립군을 ‘비적’으로, 독립운동가를 ‘사상범’으로 몰아 탄압했다”며 “여기서 ‘빨갱이’라는 말도 생겨났다”고 말했다. 이어 “좌우의 적대, 이념의 낙인은 일제가 민족의 사이를 갈라놓기 위해 사용한 수단”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도 우리 사회에서 정치적 경쟁 세력을 비방하고 공격하는 도구로 빨갱이란 말이 사용되고 있고 변형된 ‘색깔론’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우리가 하루빨리 청산해야 할 대표적인 친일잔재”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3·1절 기념사에서 일본 정부의 역사의식 부재를 직접 비판했던 것과 달리 올해 기념사에는 일본 정부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은 없었다. 대신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일본과의 협력도 강화할 것”이라며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역사를 거울삼아 한국과 일본이 손잡을 때 평화의 시대가 성큼 우리 곁으로 다가올 것”이라며 “힘을 모아 피해자들의 고통을 실질적으로 치유할 때 한국과 일본은 마음이 통하는 진정한 친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일본이 역사를 반성할 때 미래지향적 관계로 나갈 수 있다는 기존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다. 한편 문 대통령이 이날 연설문에서 가장 많이 쓴 단어는 ‘우리’로 40회였다. 그다음으로는 ‘평화’ 30회였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시론] 이미 늦었지만 그래도 더 늦기 전에/김인회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시론] 이미 늦었지만 그래도 더 늦기 전에/김인회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사법개혁은 시작이나 한 것일까? 현재 사법개혁 성적표는 성적을 매길 내용이 없을 정도로 초라하다. 2017년 9월 김명수 대법원장의 취임으로 시작될 줄 알았던 사법개혁은 1년 6개월이 지났지만 감감무소식이다. 그동안 이루어진 것은 겨우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농단 사건에 대한 수사였다. 과거 정리에만 문재인 정부 출범 후 2년 가까이의 시간이 흘렀다. 수사 다음에는 재판이 기다리고 있다. 사법농단 청산도 아직 한참 남아 있다. 이런 소용돌이 속에서 사법개혁은 실종돼 버렸다. 사법농단 사태를 만들었던 제도와 사법농단 사태를 주도했던 판사들이 아직 그대로 남아 있다. 그래도 재판은 계속되고 있다. 일상적인 재판만이 아니라 국정농단 재판, 미투 재판, 적폐청산 재판, 일제 강제징용 재판, 양심적 병역거부 재판, 통상임금 재판과 같이 중요한 재판도 계속된다. 이 모든 재판을 지금 사법농단으로 흔들리는 사법부가 처리했고 또 처리하고 있다. 아직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은 사법부의 판결은 많은 논란을 낳고 있다. 최근 국정농단 사태 판결, 강제징용 판결, 양심적 병역거부 판결, 미투 판결 등 좋은 판결이 나왔음에도 사법부 신뢰가 높아지지 않는 것은 이런 혼돈이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법개혁, 제도개혁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이 혼돈을 제거할 수 없다. 사법농단 사태에 대한 인적 청산이 없다면 사법부 신뢰를 제고할 수 없다. 제도개혁이 없다면 사법농단 사태는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 대법원장 성격에 따라 사법부가 휘청거리고, 고위직 법관은 대법원장의 명에 따라 동료 판사를 사찰하고, 평판사는 법원장 눈치를 보아 가며 판결을 하는 사태가 다시 벌어질 수 있다. 대법원장과 대법관이라는 법을 대표하는 인사들이 줄줄이 수사와 재판을 받는 현장을 다시 목격할 수 있다. 이런 시스템을 두고 공정한 재판, 사법부 신뢰를 기대할 수는 없다. 사법개혁은 국민에게는 공정하고 믿을 만한 재판을 보장한다. 공정한 재판을 통해 분쟁을 해결하고 평화와 안정, 질서를 가져온다. 불공정, 불평등을 추방해 공정하고 인권 친화적이고 포용하는 대한민국을 만든다. 사법개혁은 판사들에게 재판의 독립을 보장한다. 대법원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정치에 휘둘리지 않고 헌법과 법률, 양심에 의해 독립하여 재판할 수 있도록 한다. 법의 수호자로서 명예로운 고립을 보장한다. 사법개혁 과제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김영삼 정부 이후 20년 이상 추진돼 온 사법개혁의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사법개혁의 과제는 다섯 가지다. 첫째 법원행정처 폐지 등 법원행정 개혁, 둘째 국민주권주의 실현을 위한 국민참여재판 확대, 셋째 사회의 다양한 가치관을 반영하는 대법원 구성의 다양화, 넷째 과거 사법부의 잘못을 청산하고 새로운 윤리와 전통을 세우는 사법부 과거사 정리, 다섯째 지방분권 시대에 맞는 사법의 지방분권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중 법원행정 개혁은 사법농단 사태의 재발을 막는 핵심 개혁 과제다. 사법개혁 과제는 사법부 자체 개혁에만 머물지 않는다. 사회 개혁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사회개혁과 관련된 제도개혁 과제는 네 가지다. 첫째 징벌배상제도 및 집단소송제도 도입 등 기득권층의 횡포를 견제하는 사회 공정성 강화, 둘째 행정부, 입법부, 기업의 불법을 감시, 예방하는 법무담당관제 도입 등 법치주의 강화, 셋째 국민소환, 국민발안, 국민소송제 도입 등 국민주권주의 강화, 넷째 군 장병의 인권을 보장하고 방산비리 척결을 위한 군 사법제도 개혁 등이 그것이다. 문제는 이 모든 과제를 추진하는 리더십이다. 현재 사법부의 자체 개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사법농단 사태로 리더십은 상실됐고 타이밍도 놓쳤다. 이때는 법원의 좋은 친구들이 나서야 한다. 법원의 좋은 친구에는 우선 행정부가 있다. 재판이 아닌 사법행정은 행정부도 책임과 권한이 있다. 사법행정 개혁은 행정부와 사법부가 함께 추진해야 한다.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와 사법부가 함께 사법개혁을 한 경험을 살려 청와대와 사법부가 사법개혁 기구를 만들고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입법부 역시 사법부와 함께 사법개혁에 동참해야 한다. 나아가 시민, 전문가, 실무가, 언론 등 가능한 모든 힘을 모아야 한다. 늦었지만 그래도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더 늦기 전에 다시 시작해야 한다. 촛불혁명의 정신은 사법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사법개혁의 리더십을 다시 세워야 한다.
  • ‘톱스타 유백이’ 김지석♥전소민, 꽉 막힌 해피엔딩 “설렘 솟구친 케미”

    ‘톱스타 유백이’ 김지석♥전소민, 꽉 막힌 해피엔딩 “설렘 솟구친 케미”

    tvN ‘톱스타 유백이’가 종영했다. 지난 25일 방송된 11회에서는 김지석(유백 역)-전소민(오강순 역)이 결혼과 함께 꽉 막힌 해피엔딩을 그렸다. 각자의 자리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톱스타 김지석과 대학생 전소민의 모습이 짜릿한 웃음을 선사했다. 또한 여즉도 신사의 진면모를 보여준 이상엽(최마돌 역)은 중학교 후배 남보라(노희원 역)와 새로운 사랑을 시작했고 김정민(강민 역)-이아현(아서라 역)은 여즉도 세레나데 커플로 공개 연애에 돌입했다. 허진(장흥댁 역)-성병숙(군산댁 역)은 본처-후처 관계를 넘어 피보다 더 진한 자매애를 발산하는 등 행복한 모습을 안방극장에 전하며 막을 내렸다. ‘톱스타 유백이’는 김지석-전소민-이상엽-허정민-조희봉-예수정-이한위-김현-정은표-정이랑-허진-성병숙-김정민-이아현-유주원-김민석 등 배우들의 빛나는 열연과 개성 넘치는 캐릭터, 단짠을 오가는 캐릭터 서사, 유학찬 감독의 위트 가득한 연출력의 환상적인 조화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으며 종영까지 화제성을 이어갔다. 이에 ‘톱스타 유백이’가 남긴 것을 정리해봤다. #1. 김지석의 진화+新로코퀸 전소민! 연기력+케미스트리! 김지석♥전소민의 열연과 케미가 ‘톱스타 유백이’의 화제성을 이끌었다. 1회부터 강렬한 임팩트로 시청자 마음에 자동 저장된 두 사람은 회를 거듭할수록 폭발하는 순백케미로 시청자들의 밤잠을 설치게 만들었다. ‘또 오해영’, ‘로맨스가필요해2012’ 등 로코 장르에서 유독 빛난 김지석의 진가는 ‘톱스타 유백이’를 만나 폭발, 다시 한 번 로코왕자의 위엄을 뽐냈다. 극 초반 눈빛만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왕싸가지였던 그는 전소민과 사랑에 빠진 후 눈빛, 제스처, 목소리 등 순간순간 변하는 카멜레온 매력으로 안방 여심을 함락시켰다. 전소민은 新로코퀸의 탄생을 알렸다. 필요할 땐 박치기로 멧돼지도 잡을 만큼 망가짐을 불사한 연기로 마성의 깡순이 매력을 배가시킨 데 이어 시청자들을 무장해제시켰다. 극 초반 유백은 물론 돌문어도 맨손으로 잡는 오강순의 모습을 보여주던 전소민은 이후 유백에게 시도 때도 없이 뽀뽀하고 싶다 폭탄 발언하고, 자신의 평생 꿈인 대학 입시를 위해 결혼까지 미루는 등 매사에 능동적인 현대 여성으로 등극했다. 특히 김지석♥전소민은 붙기만 해도 설렘지수가 솟구치는 순백케미로 안방극장을 설렘으로 물들였다. 이에 ‘프레임 고백’, ‘접수키스’, ‘다락방 21단키스’, ‘멱살키스’ 같은 명장면이 쏟아져 나오는 등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2. 이상엽-허정민 등 살아 숨쉬는 조연 캐릭터 플레이 빛났다! 김지석-전소민와 함께 ‘톱스타 유백이’ 화제성에 불을 지핀 것은 이상엽-허정민-조희봉-예수정-이한위-김현-정은표-정이랑-허진-성병숙-김정민-이아현-유주원-김민석 등 자신의 캐릭터를 200% 이상 소화하며 극을 더욱 풍성하고 유쾌하게 만든 배우들의 활약 덕분이었다. 이상엽은 사랑하는 전소민을 ‘사랑의 라이벌’ 김지석에게 보내주는 일편단심으로 여즉도를 대표하는 신사마돌의 매력을 폭발시켰다. 특히 멋짐과 웃김의 완벽한 합으로 안방 여심을 송두리째 뒤흔들었다. 김지석과 극강 브로맨스를 보여준 허정민은 순백커플을 이어준 사랑의 오작교이자 이들의 앞날을 꽃길로 인도해준 1등 공신으로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강순 할머니 예수정은 여즉도에서 제일 가는 맛깔스러운 손맛과 하나뿐인 손녀 전소민을 향한 애틋한 사랑으로 시청자들을 먹먹하게 만들었고, 이한위-김현은 티격태격 친구 같은 부부애를 보여주면서 아들 이상엽을 향한 각별한 사랑을 보여주며 안방극장에 유쾌한 웃음을 선사했다. 허진-성병숙은 돈독한 본처-후처 관계라는 지금껏 본 적 없는 시너지를 발산했다. 항상 티격태격하는 듯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친자매 케미를 폭발시키며 시청자들의 배꼽을 잡았다. 정은표-정이랑은 다시는 못 볼 세기의 잉꼬부부 면모를 보여줬고 ‘로미오와 줄리엣’ 김정민-이아현은 귀엽고 코믹한 활약으로 극에 유쾌함을 더했다. 여기에 조희봉-유주원-김민석까지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이 모여 하모니를 이뤄냈다. #3. 7080 음악-맛깔 음식-힐링 여즉도 삼위일체 완벽 합! ‘톱스타 유백이’는 7080 음악과 맛깔스러운 음식, 아름다운 여즉도 풍경을 안방극장에 소환하는 완벽한 삼위일체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과거 명곡들을 드라마 적재적소에 배치하며 캐릭터들의 감정 변화를 고스란히 드러내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특히 2회 ‘최희섭의 세월이 가면’, 4회 ‘유재하의 가리워진 길’, 5회 ‘김창완의 너의 의미’ 등 배경음악이 순백커플의 로맨스사를 더욱 풍부하게 하는데 일조하며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쥐락펴락했다. 또한 ‘문명단절 외딴섬’ 여즉도가 배경인만큼 싱싱한 해산물을 재료로 한 음식 퍼레이드가 시청자들의 배꼽 알람을 울리게 했고 ‘위꼴드라마’, ‘금요미식회’라 불리며 오감만족 드라마의 위엄을 과시했다. 뿐만 아니라 실제 전라남도 완도 근처에 위치한 대모도-청산도에서 촬영, 극 중 그림처럼 아름답고 평화로운 섬 여즉도 풍경을 안방극장에 소환했다. #4. “주 2회 원츄” 주1회 편성에도 높은 화제성! 불금시리즈 성과! ‘톱스타 유백이’가 보여준 새로운 도전과 과감한 시도가 돋보였다. 주1회 편성에도 불구, 순백커플의 MSG 없는 힐링 로맨스와 촘촘한 관계, 힐링을 절로 불러 일으키는 여즉도 사람들의 일상, 아름다운 자연풍경 등을 완벽히 담아 시청자들의 호기심과 공감을 유발하는 등 화제성을 이끌어내는 ‘불금 킬링콘텐츠’로 드라마 시장의 저변을 넓혔다. 또한 ‘톱스타 유백이’는 어떤 요일보다 시청률 경쟁이 치열한 불금 11시, tvN이 야심차게 기획한 불금시리즈에 가장 최적화된 드라마로 새로운 장르의 콘텐츠를 탄생시켰다. 이처럼 배우들의 열연-제작진의 열정이 만나 가슴 떨리는 설렘과 의미 있는 순간을 선사한 tvN ‘톱스타 유백이’는 대형 사고를 쳐 외딴섬에 유배 간 톱스타 ‘유백’이 슬로 라이프의 섬 여즉도 처녀 ‘깡순’을 만나 벌어지는 문명충돌 로맨스로 지난 25일 방송된 11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서울광장] 문재인 정부의 ‘엑스맨’들/임창용 논설위원

    [서울광장] 문재인 정부의 ‘엑스맨’들/임창용 논설위원

    ‘박근혜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되기 한 달여 전인 2016년 11월 이 자리에 ‘촛불의 이면엔 허기가 있다’란 칼럼을 썼다. 촛불을 댕긴 것은 국정을 농단한 ‘박근혜·최순실’ 세력이지만, 그 이면엔 4년간 겹겹이 쌓인 부조리와 파탄 지경의 민생이 있다고 진단했다. 촛불은 공정사회에 허기진 민초들의 반란이며, 상식과 합리가 존중되는 사회를 향한 국민의 갈망을 담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후 박근혜는 탄핵됐고, 촛불정권을 자임한 새 정부가 다음해 5월 들어섰다.그렇게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임기 중반을 향해 치닫고 있다. 넘실거리던 촛불 물결이 눈앞에 선한데 벌써 반환점을 바라본다. ‘이게 나라냐’고 들고 일어난 민초들이 세운 정부이기에 거는 기대 또한 역대 어느 정권보다 컸다. 그렇다면 질문해 보자. 문재인 정부는 촛불을 들었던 민초들의 염원을 올곧게 받들어 나아가고 있는 걸까. 질문에 답하기 위해 굳이 급락한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 수치를 꺼내 들 필요도 없다. 아무리 돌아보아도 상황은 별로 나아지지 않았고, 사회적 갈등은 여전히 끓어 오르고 있으니 말이다. 지난 1년 8개월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던 걸까. 2017년 5월 문 대통령이 비장하게 읽던 취임사를 소환해 본다. 핵심 키워드는 통합과 공정, 민생과 일자리, 한반도 평화였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문 대통령의 약속은 감동을 넘어 숙연함마저 느끼게 했다. 그것은 공정사회에 허기진 민초들이 가장 듣고 싶은 해답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약속대로 공정사회 건설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내달렸다. 특히 한반도 평화를 위한 질주는 거침이 없었다. 평창 겨울올림픽을 시발점으로 한 문 대통령의 평화외교는 세 번에 걸친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견인했고, 한반도 비핵화로 가는 디딤돌을 놓았다. 불과 1년 2개월 전 남북 및 북·미 관계가 일촉즉발의 살얼음판을 걸었던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진전이다. 남북 문제에 관한 한 문재인 정부는 나무랄 데가 없을 정도로 잘해 나가고 있다. 공정사회를 향한 발길도 처음엔 힘차 보였다. 이전 정부에서 공정사회를 무너뜨린 거대 국정농단 세력들을 적폐란 이름으로 청산해 나갔다. 국민이 맡긴 권력을 남용해 온갖 특권과 이권을 누리고 반칙을 행한 세력들이 무 동강이처럼 잘려 나갔다. 어려워 보이던 사법적폐 청산도 고지가 보인다. 그야말로 쾌도난마였다. 하지만 국민들은 여전히 공정사회에 주린 배를 부여잡고 있다. 대체 이유가 뭘까. 적폐는 청산 못지않게 쌓이지 않도록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 한데 지금의 적폐청산은 지나치게 과거에만 매몰돼 있다. 대표적인 게 전혀 달라지지 않은 낙하산 인사다. 바른미래당은 지난해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공공기관 임원 364명 중 44.1%인 161명이 낙하산 인사라고 밝힌 적이 있다. 숫자로만 보면 박근혜 정부 때 못지않다. 특히 전문성을 무시하고 코드만 중시한 낙하산 인사들이 주요 공공기관 수장과 감사 자리를 차지하면서 조직을 멍들게 하고 있다. KTX 강릉선 탈선 사고, 고양시 백석역 온수관 파열 사고 등은 전문성을 무시한 마구잡이 낙하산 인사의 부작용이란 지적이 많다. 부정채용과 고용세습이 여전히 근절되지 않는 것도 낙하산 인사 탓이 크다. 기관장이나 감사 스스로 ‘캠코더 인사’로 부적절하게 자리를 차지했으면서 무슨 낯으로 공정성을 내세워 고용세습을 막을 수 있겠는가. 한국갤럽이 지난해 말 실시한 문재인 정부의 주요 분야별 정책평가 결과 공직자 인사에 대해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는 28%에 불과했다. 국정 운영 평가에 부정적인 사람의 70%가 ‘인사를 잘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마구잡이로 꽂히는 낙하산 인사, 부동산 투기와 위장전입 등 공정함과는 거리가 먼 인사들의 중용에 대한 반감이 컸다. 악화된 경제 상황 못지않게 잘못된 인사가 대통령 지지율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미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라고 문 대통령이 천명했음에도 이들은 야금야금 새 정부의 공정성과 도덕성을 갉아먹고 있다. 대통령에게 충성을 바치는 듯하지만, 결과적으론 국민의 신뢰를 잃게 하는 ‘엑스맨’과 다를 게 없다. 게임에서의 엑스맨은 스스로 엑스맨이라는 걸 알지만, 이들은 그 사실조차 모른다. 결국 엑스맨들을 쳐내 바로잡는 일은 문 대통령의 몫이다. 약속한 대로 결과가 정의로우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sdragon@seoul.co.kr
  • 전원책 “계파로 작동하는 한국당… 혁신 없는 곳에 미련 없다”

    전원책 “계파로 작동하는 한국당… 혁신 없는 곳에 미련 없다”

    책임론 대두 김병준 “변경 권한 없다” 차기 당권 두고 유력주자 물밑 움직임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에서 해촉된 전원책 변호사가 14일 “한국당은 적어도 절반은 물갈이 해야 인적 쇄신을 하는 것”이라며 “혁신을 거부하는 당에 아무런 미련이 없다”고 비판했다. 외부 인사를 모아 공정한 인적 쇄신을 도모한 조강특위가 도리어 한국당의 위험요소가 되고 있다. 전 변호사는 이날 여의도 한 건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처음부터 2월 전당대회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며 “(김 위원장이 요구했던) 당무감사가 끝나면 불과 20여일밖에 남지 않은 12월 15일까지 인적 청산을 하라는 것은 어떤 청산도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당대회를 늦춰야 한다는 전 변호사의 주장이 조강특위의 범위를 넘는 것으로 판단하고 지난 9일 문자메시지를 보내 그를 해촉했다. 전 변호사는 “한국당은 사조직이자 들어내야 할 조직인 계파만으로 작동하는 정당”이라며 “이런 조직을 들어내지 않으면 한국당의 미래는 없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한두 달이라도 전당대회를 늦춰야 한다고 했는데 이런 의견을 월권이라고 하면 더이상 할 말이 없다”고 반박했다. 특히 전 변호사는 여의도 한 식당에서 조강특위위원과 비대위원의 만찬이 고지됐지만 김영란법 위반 소지가 있어 보여 거절했는데 그때부터 공격이 시작됐다고 소개했다. 전 변호사는 “보수 흉내를 내는 분들이 자중하지 않으면 한국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은 전당대회의 시기를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당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비대위에서 2월을 못 박았다면 그 부분은 전제하고 갔어야 한다”며 “비대위원장도 당규를 벗어난 권한을 줄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전 변호사의 해촉 사태로 ‘책임을 지라’는 당내 목소리에 부닥친 김 비대위원장은 “비대위를 제대로 마무리 하기 위해서 힘든 결정을 한 것”이라며 “(인적 쇄신 작업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한국당에선 내년 초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두고 물밑 움직임이 벌어지고 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자신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 “원내대표(임기)가 끝나더라도 그 이후의 평가를 갖고 정치적 길을 생각해야 한다”며 가능성을 차단하지 않았다. 김 원내대표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정치를 하려면 화끈하게 해야 한다”며 “관료 출신은 온실 속의 화초로 걸어와서 전당대회에서 제대로 못 싸운다”고 평했다. 오세훈 전 시장을 향해선 “정치 현상에 대해 눈치를 많이 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통합관사 건립 2년 넘게 지지부진… 여전한 ‘치안 사각’ 섬마을 학교

    통합관사 건립 2년 넘게 지지부진… 여전한 ‘치안 사각’ 섬마을 학교

    ‘여교사 성폭행’ 흑산도도 2년 만에 준공 거문도·청산도는 공사 시작도 안 해 교육부 “연내 모든 지역 신축 완료”관사에 홀로 살던 여교사가 지역민들에게 성폭행을 당한 ‘전남 신안 섬마을 성폭행 사건’ 이후 정부가 “외딴섬 등 격오지에 통합관사(여러 공무원이 함께 생활하는 관사)를 지어 안전에 신경 쓰겠다”는 대책을 내놨지만 2년째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신안 지역의 섬마을 중에도 통합관사가 지어지지 않은 곳이 있었다. 교육부는 현재 전국적으로 통합관사 완공이 얼마나 됐는지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가 국회의 지적에 부랴부랴 구체적인 실태파악에 나섰다. 국회예산정책처가 14일 내놓은 ‘교육위원회 2017회계연도 분석’ 자료에 따르면 전국 통합관사 신축을 위해 배정된 특별교부금은 913억 5900만원이었는데 이 가운데 올해 4월 말까지 집행된 금액은 403억 5200만원(44.2%)에 불과했다. 예컨대 신안군의 가거도에는 애초 올해 4월까지 통합관사를 짓기 위해 19억 5100만원의 특별교부금이 배정됐지만 실제 집행된 금액은 0.2%(300만원)에 불과했다. 교육부는 올해까지 전국 도서지역 72곳에 통합관사를 완공할 계획이었다. 여수 거문도와 완도 청산도는 각각 29억 9700만원, 4억 1600만원의 특별교부금이 배정됐으나 한 푼도 집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실제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흑산도에는 사건 발생 2년 만인 지난 5월에야 통합관사가 준공됐다. 전남교육청 관계자는 “거문도는 지역 학교 통폐합과 맞물리면서 시기를 맞추다 보니 일정이 늦어졌고, 가거도는 주변 지리가 험해 도로 공사를 함께 하다 보니 지연됐다”고 해명했다. 신안 섬마을 성폭행 사건은 2016년 5월 지역 주민들이 술에 취해 잠든 여교사의 관사에 몰래 침입해 벌어졌다. 관사가 낙후돼 보안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고, 당시 관사에는 여교사 혼자 있어서 사고를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시 교육부는 성폭행 사건 발생 한 달 뒤 통합관사 신축 계획 등이 포함된 종합대책을 내놨다. 관사 내에 경찰과 바로 연결될 수 있는 비상벨 등을 설치하고 인근 지역 다른 공무원들과 함께 지내도록 해 보안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였다. 경남의 섬 지역 학교에서 근무하는 한 교사는 “우리 학교는 올해 통합관사가 지어졌는데, 통합관사 이전에는 창문에 방범창도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고 출입문의 잠금장치가 고장 나는 일도 빈번했다”면서 “여전히 노후된 관사를 쓰고 있는 도서지역 교사들이 많은 것으로 아는데, 신안 사건이 발생한 지 2년이 지나도록 통합관사가 절반도 지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예산정책처의 지적을 받고 뒤늦게 각 시·도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통합관사 신축 진행 상황 파악에 나섰다. 교육부 관계자는 “섬 같은 도서지역 중에는 공사 자재 반입에 어려움을 겪어 일정이 늦어지는 곳이 있다”면서 “현재 공사가 늦어진 지역에 진행 상황 보고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고, 필요하면 현장 방문해 올해 안에는 모든 지역의 통합관사 신축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재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도서지역의 경우 교사의 안전뿐 아니라 교육의 질을 높이는 차원에서도 통합관사의 신축은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장관의 책상] 루스벨트 대통령이 우리 어촌을 개발한다면/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장관의 책상] 루스벨트 대통령이 우리 어촌을 개발한다면/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1929년 10월 24일 대공황의 서막을 알린 ‘검은 목요일’을 시작으로 미국 주식시장인 월가가 붕괴되고, 시가총액이 40%나 떨어지면서 전 세계는 대공황의 소용돌이에 빠져들었다. 이때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도자 중 한 명인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연방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하는 ‘뉴딜(New Deal) 정책’을 제시하며 도로, 교량, 공항 건설 등의 공공사업을 통해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가며 대공황을 극복해냈다.최근 우리나라도 국가 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 등을 위해 ‘뉴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 어촌은 어가인구 30만명이 훌쩍 넘고, 만선(滿船)의 꿈에 부푼 배들로 활기가 가득했다. 그러나 현재 어가인구는 12만명에 불과하고, 3명 중 1명이 65세 이상 노령자에 해당할 만큼 고령화도 심각하다. 연안여객선 이용객도 지난해 1690만명에 달했지만 여전히 노후 선박과 낙후된 선착장 등으로 인해 접근성은 좋지 않다. 이대로 간다면 향후 50년 안에 60개가 넘는 섬들이 무인도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특약 처방이 시급하다. 이런 고민을 해결할 실마리는 해외 성공 사례에서 찾을 수 있다. 환경 파괴로 죽어가던 일본의 ‘나오시마’(直島) 섬은 유명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예술 프로젝트를 거치면서 섬 전체가 하나의 미술관으로 재탄생하며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탈바꿈했다. 주민보다 고양이가 더 많아 ‘고양이 섬’으로 알려진 ‘아오시마’(靑島)는 ‘콘텐츠와 교통, 현지의 노력’이라는 삼박자가 잘 맞아 떨어지면서 매년 1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고 있다. 이러한 성공 스토리를 보면서 우리 어촌에 필요한 몇 가지 기준을 제시하고자 한다. 우선 편안하고 쉽게 갈 수 있어야 한다. 교통이 편리하지 못하면 알리기도 어렵고 많이 갈 수도 없다. ‘가기 쉬운 어촌’을 만드는 것이 어촌 발전의 시작이다. 물론 쉽게 갈 수 있다고 해서 사람이 모이는 것은 아니다.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 다행히 우리도 이러한 잠재력은 충분하다. 아시아 최초 ‘슬로 시티’로 지정된 ‘청산도’의 여유와 느림의 미학은 많은 여행객들의 발걸음을 사로잡고 있고, 남해의 돌담이나 대나무 그물을 이용한 전통어업 방식인 ‘독살과 죽방렴’ 체험은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인 현지 주민의 노력이다. 지난달 해양수산부는 이러한 계획을 담아 ‘어촌 뉴딜 300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노후화된 여객선 대신 새롭게 건조한 배를 투입하고 선착장도 안전하고 쾌적하게 바꿔 나가는 한편 즐거움으로 가득한 ‘찾고 싶은 어촌’을 만들기 위해 지역의 핵심 자원을 활용한 차별화된 콘텐츠를 발굴해 나갈 예정이다. 어촌의 유휴시설을 청년들의 창업공간이나 문화예술인의 창작공간으로 제공하고 기반시설 투자가 필요한 해양레저 부문은 권역별 거점 조성 후 어촌과 연계함으로써 전국 연안을 종주하며 즐길 수 있는 ‘U자형 해양레저관광벨트’를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어촌 주민과 지역 전문가로 구성된 ‘어촌 뉴딜 협의체’를 구성해 현장 중심의 프로젝트를 추진, 지역별 자생력과 경쟁력을 키워 나갈 예정이다. 이에 따라 어촌마을마다 독특한 매력과 특색을 가지고 해양레저형, 국민휴양형, 어촌문화형, 수산특화형, 재생기반형 등 다양하게 재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어촌 뉴딜 300 프로젝트’가 우리 어촌이 안고 있는 모든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하지만 루스벨트 대통령이 단기간 집중 투자로 대공황의 돌파구를 마련했던 것처럼 우리도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고 어촌의 혁신성장을 이끌어 다가올 변화를 슬기롭게 맞이하기를 바란다.
  • [불온(不·On)한 회의] 투신 들어간 기사 제목 자극적…고인 배려 없는 보도 아쉬워

    [불온(不·On)한 회의] 투신 들어간 기사 제목 자극적…고인 배려 없는 보도 아쉬워

    서울신문 온라인뉴스부 기자들은 개성이 넘칩니다. 귀여운 얼굴로 제 할 말 따박따박 다 하는 기자가 있는가 하면 평소 조용한데 ‘꼭지 돌면’ 물불 안 가리는 기자, 온갖 진지모드를 온몸에 장착한 기자, 20대 초반까지 북한에서 산 기자, ‘19금 발언’도 자연스럽게 툭툭 내뱉는 기자가 공존합니다. 투철한 기자 정신에 개성을 얹은 이들이 모여서 이슈를 논하노라면 한두 시간은 정신없이 갑니다. 이런 모습을 지면 중계로 공개합니다. 이 기사를 왜 썼는지, 저 기사는 왜 빠졌는지, 어떤 고민에서 그런 결정을 했는지, 독자 여러분께 공개합니다. 온라인뉴스부 기자들의 온라인 밖 회의, ‘불온(不on)한 회의’를 들여다 보세요.<부장白>●7월 24일 오후 2시 20분 회의 시작 부장: 아무래도 노회찬 정의당 의원 얘기부터 해야겠지. 이재명 경기도지사 조폭 연루설도 뜨겁긴 했어. 진호: 그 두 가지만큼 큰 이슈는 없었던 것 같아요. 그날 아침을 생각하면, 그저 ‘이게 뭔 일이야’만 연발할 정도로 멍~. 경근: 처음 노 의원 사망 소식 듣고는 동명이인이 아닐까, 오보가 아닐까 생각했어요. 너무나 충격적이라 현실 부정이 앞섰달까. 부장: 충격은 잠시였고 사실 확인이 된 뒤에는 각자 기사를 쏟아냈지. 속보에, 네티즌 반응과 과거 ‘드루킹’ 발언 등등. 혜진: 아쉬웠던 건 첫 기사(‘드루킹 정치자금 수수 의혹’ 노회찬 투신 사망)에서, 과연 ‘투신´이라는 단어를 썼어야 했나. 자살 예방을 위한 윤리 강령을 보면 자살 방법에 대한 정보 취득을 할 수 없도록 돼 있거든요. 사망 경위를 설명했어야 한다면 기사 내용에 들어가는 걸로 충분했을 거예요. 제목에 ‘투신´을 넣은 건 다소 자극적이었다고 생각해요. 부장: 자살 보도 권고기준에 따르면 그 얘기가 맞긴 해. 정보 전달과 윤리 준칙 사이의 갈등은 항상 언론의 딜레마지. 진호: 어쩌면 투신이라는 단어가 조금은, 덜 끔찍하게 느껴진다는 함정에 빠졌던 거 아닐까요. 혜진: 2008년 배우 최진실씨 사망 사건 당시 자살 방법에 대해 보도가 많이 나왔어요. 통계를 보면 그해 자살 건수가 1000여건 증가했고, 같은 방법으로 목숨을 끊은 사례가 예년보다 2배 가까이 늘었어요. 유명인의 자살 소식을 접하게 되면 자살에 대한 거부감이 덜해지는데, 거기에 방법까지 알려준다면 자살을 실행에 옮길 가능성이 커질 수 있어요. 최진실씨 사건이 그에 대한 방증이었고요. 달란: 그때 서초경찰서에서 그 사건을 취재했던 기억이 나요. 언론사 취재 경쟁이 어마어마했어요. 도구, 방법 가리지 않고 마치 누가 더 자세히 쓰나 경쟁이 붙은 거죠. 그 후 같은 방식의 자살 사건이 여럿 있었고 언론에 책임을 묻는 비판이 컸어요. 자살 보도에 대한 자성이 나왔던 걸로 기억해요. 유민: 제가 심각하게 느낀 건 많은 언론사가 여전히 자살 보도 권고기준을 무시한다는 거예요. 유가족 등 주변 사람을 배려하는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는 조항이죠. 노 의원이 몇 층에서 투신했는지, 투신한 아파트에 누가 살고 있었는지. ‘90세 노모를 찾아뵙고 극단적 선택’이라는 제목의 기사도 있었죠. 심지어 TV조선은 노 의원 시신을 이송한 구급차를 뒤쫓는 장면을 생중계했어요. 유족에게 자책감을 안겨 줄 수 있다는 걸 왜 모를까요. 진호: 한 통신사는 노 의원 시신이 이송되는 사진을 보도했다가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의 항의를 받고 내리기도 했죠. 달란: 첫 기사를 쓴 제가 변명해야겠네요. 사실 경찰의 최초 보도자료에 나온 정보를 그대로 옮겼어요. 17층과 18층 사이에 외투와 소지품이 있었다는 대목에선 너무 구체적이라 좀 망설여지긴 했죠. 한편으론 “다른 언론사는 다 쓸 텐데 나만 무슨 선비라고”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거의 모든 정보를 담았습니다. 부장: 자살 보도를 할 땐 항상 한 번 더 고민해야 해. 노 의원 어록에 대해서도 우리처럼 고민한 언론사가 있을까 싶은데. 김종필 전 국무총리 별세 때는 자연스럽게 JP어록을 썼지만, 노 의원의 어록은 망설여지더라고. 경근: 노 의원의 어록은 유독 재치 있고 유머감각이 뛰어나니까요. 정치판을 새까맣게 탄 삼겹살 불판에 비유하거나, 지난 대선 때 국민의당 제보 조작 사건을 두고 ‘냉면 대장균 단독 범행’이라고 말하는 식으로. 진호: 어록이 기사 가치가 있는 건 그 사람의 면면을 조명할 수 있어서인데, 노 의원이 남긴 말은 위트가 넘치니까 비극적인 죽음과 더 미스매치였어요. ●유전유치(有錢有治) 무전무치(無錢無治) 달란: 이번 사건을 접하면서 정치하는 데 이렇게 돈이 많이 필요하구나, 새삼 느꼈어요. 진호: 노 의원이 ‘드루킹’ 측근 도모 변호사에게 돈을 받은 시점이 야인으로 있다가 창원 지역구에서 총선 출마하기 전 상황이었잖아요. 노 의원마저 정치자금에 발목 잡혔다는 게 안타깝죠. 달란: 정치자금 수수 의혹이 불거졌을 때 노 의원은 한결같이 부인했어요. 2016년에 아예 도 변호사를 만난 적이 없다고 했죠. 차라리 ‘특검 수사에 협조하겠다. 진실은 밝혀질 거다’라는 식으로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놨더라면 어땠을까. 그런 정치인이 한둘도 아닌데. 경근: 노 의원이 미국 워싱턴DC에서 마지막 기자회견을 했을 때 “불법자금은 받지 않았다”고 했던 것 기억하세요? 저는 그걸 나름의 방어막이라고 생각했어요. 자금은 받았지만 불법은 아니라는 뉘앙스로. 부장: 지역 조직이 탄탄해도 지역구에 수십억원을 뿌릴 수 있어야 국회의원 배지를 달 수 있다는 설도 있지. 그렇기 때문에 기반이 약한 정치 신인들에게 돈의 유혹은 더더욱 뿌리치기 힘들 걸. 은수미 성남시장도 그런 의혹 아닌가. 혜진: 정치자금을 검증하는 게 당연한데 선거캠프가 그런 역할을 못하고, 자금 출처를 확인할 새도 없이 막 끌어다 쓰는 게 문제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그알)에서도 그런 지적이 있었어요. 유민: ‘그알’은 은 시장이 차량만 제공받은 게 아니라 조폭회사로부터 출판기념회 행사를 비롯해서 전폭적인 지원을 꾸준히 받았다고도 보도했죠. 후원자의 정체나 후원의 이유를 의심하지 않았다면 이해하기는 어렵죠. 달란: ‘그알’이 은 시장과 이 지사 이슈를 만들었지만, 사실 조금 갸우뚱한 부분이 있어요. 전도유망한 20대 프로그래머가 숨진 채 발견된 ‘파타야 살인사건’으로 시작하면서 사건에 연루된 조폭 국제파를 언급하더니 이 지사와 조폭의 연관성으로 끝났어요. 이 지사가 사건의 공모자거나 방조자는 아닌데 연결고리를 그쪽으로 만든 거죠. 혜진: 조폭, 아수라, 진보정치인…. 자극적인 키워드가 동시에 등장하면서 확실히 관심은 쏠렸죠. 경근: 거기서 PD저널리즘의 한계를 봐요. 이목을 집중시키려 극적인 효과를 곳곳에 배치하다 보니 논점이 다소 흐려지죠. 제작진이 설정한 방향대로 끌고 가면서 반론을 받는 데는 소극적인. 꼭 ‘그알’이 그렇다는 건 아니고. ●뭣이 중헌디… 이재명에 묻힌 ‘계엄령 문건’ 유민: 답답한 건 이 지사와 조폭 연루설이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면서 기무사 계엄령 검토 문건 얘기가 완전히 묻혔다는 거예요. ‘그알’ 방송 다음날(22일) 포털 검색어 10위권에 이 지사 이슈 관련 키워드가 5~7개나 있었어요. ‘촛불집회 당시 계엄령이 발동될 수 있었다’는 게 더 소름끼치는 일인데 말이죠. 대중적 이슈를 따르다 보면 더 중요한 사건을 묻어 버리는 건 아닐까 고민이 들기도 해요. 진호: 청와대가 기무사 계엄령 문건을 공개한 게 지난 20일이었기 때문에 관심에서 다소 멀어질 수는 있죠. 반면 이 지사 건은 막 터진 이슈여서 비중 있게 다룰 만했고요. 미래권력을 제대로 검증하는 과정도 필요하니까. 유민: 적폐청산도 중요한 거죠. 계엄령 검토를 지시한 윗선이 누구인지 찾아내서 철저히 단죄해야 하는데 기무사 건은 장기 이슈라 대중들이 피로감을 느끼는 부분이 있어요. 혜진: 기무사 건은 독자가 맥락을 이해하려면 기본 정보를 깔고 있어야 하죠. 반면에 이 지사 얘기는 일단 자극적이잖아요. 조폭과 정치인의 결탁, 직관적으로 시선을 잡아끄니까요. 유민: 그래도 언론이 적폐청산을 지겨워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중요하니까 쉽게 풀어서라도 독자들에게 제대로 전달해야겠죠. 회의 종료. 정리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적폐청산도 사치”… 을의 절규, 끝내 비극

    “적폐청산도 사치”… 을의 절규, 끝내 비극

    “법조타운 공사 중 2억어치 자재 빼돌려”반출 영상 증거로 냈지만 ‘불기소 처분’ “동부지법 공사 유착· 부실 수사” 주장도 檢 “두 차례 수사 모두 정상적 절차 따라”“갑질과 도둑질을 일삼는 회사는 잘사는데 힘없고 열심히 일한 국민은 억울해서 못살겠습니다.” 한 건설사 하청업체 직원 유모(52)씨는 지난 24일 이런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법 앞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씨는 유서에서 “(대기업의 갑질에 대한 고발을) 밀어붙였으나 이길 수가 없었다”면서 “새벽 일찍 일어나 열심히 일한 대가가 이렇다. 적폐청산도 사치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음에는 이렇게 바보 멍청이같이 살고 싶지 않다. 국민에게 진실을 알려달라”고 덧붙였다. 유씨는 앞서 A건설사 직원들이 송파구 문정법조타운 동부지법 신청사를 건축하는 과정에서 최소 1억 9000만원 상당의 관급 자재를 몰래 빼돌렸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해당 직원들을 검찰에 고발한 인물이다. 유씨는 지난 3년 동안 A건설사가 갑질과 횡령 등 비리를 수년간 저질러 왔다고 줄곧 주장해 왔다. 유씨에 따르면 건설사 측은 지급해야 할 비용을 임의로 깎아버리거나 공사장의 흙 처리 비용을 하청업체에 떠넘겼다. 유씨는 A건설사의 갑질을 입증할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건설사 직원이 자재를 몰래 반출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하고 이를 수사기관에 증거자료로 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검찰은 A건설사에 대한 두 차례의 수사에 대해 모두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지난해 7월부터 진행된 관급자재 횡령 혐의에 대한 수사는 같은 해 11월 증거불충분으로 인한 ‘혐의 없음’으로 일단락됐다. 이에 유씨는 항고했고, 사건은 지난 2월 서울고검에서 서울동부지검으로 넘어오면서 재수사가 시작됐다. 하지만 지난달 26일 ‘혐의 없음’이라는 똑같은 결론이 내려졌다. 이후 유씨는 변호사와 함께 재항고 준비에 돌입했다. 유씨는 당시 “일반인이 조사할 수 있는 최대치를 모아 수사기관에 제출했는데도 검찰은 공사장 CCTV를 압수수색하거나 자재 반출 차량 번호를 추적하지도 않고 사건을 종결했다”며 검찰의 부실수사를 강하게 주장했다. 이어 “검찰·법원과 건설사 간의 유착이 있다는 소문이 사실인 것 같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유씨는 공정거래위원회 등 다른 여러 기관의 문도 두드렸지만 소용없었다. 높은 벽을 실감한 유씨는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25일 “처음 수사가 진행됐을 때 증거불충분으로 마무리됐고 유씨의 항고에 따른 재수사도 모두 정상적인 절차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적폐청산도 사치”… 을의 절규, 끝내 비극

    “적폐청산도 사치”… 을의 절규, 끝내 비극

    ‘건설사 갑질·횡령 의혹 고발’ 하청업체 직원석연찮은 수사 종결 반발 극단적 선택“법조타운 공사 중 2억어치 자재 빼돌려”반출 영상 증거로 냈지만 ‘불기소 처분’“동부지법 공사 유착·부실 수사” 주장도檢 “두 차례 수사 모두 정상적 절차 따라” “갑질과 도둑질을 일삼는 회사는 잘사는데 힘없고 열심히 일한 국민은 억울해서 못살겠습니다.” 한 건설사 하청업체 직원 유모(52)씨는 지난 24일 이런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법 앞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씨는 유서에서 “(대기업의 갑질에 대한 고발을) 밀어붙였으나 이길 수가 없었다”면서 “새벽 일찍 일어나 열심히 일한 대가가 이렇다. 적폐청산도 사치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음에는 이렇게 바보 멍청이같이 살고 싶지 않다. 국민에게 진실을 알려달라”고 덧붙였다.유씨는 앞서 A건설사 직원들이 송파구 문정법조타운 동부지법 신청사를 건축하는 과정에서 최소 1억 9000만원 상당의 관급 자재를 몰래 빼돌렸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해당 직원들을 검찰에 고발한 인물이다. 유씨는 지난 3년 동안 A건설사가 갑질과 횡령 등 비리를 수년간 저질러 왔다고 줄곧 주장해 왔다. 유씨에 따르면 건설사 측은 지급해야 할 비용을 임의로 깎아버리거나 공사장의 흙 처리 비용을 하청업체에 떠넘겼다. 유씨는 A건설사의 갑질을 입증할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건설사 직원이 자재를 몰래 반출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하고 이를 수사기관에 증거자료로 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검찰은 A건설사에 대한 두 차례의 수사에 대해 모두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지난해 7월부터 진행된 관급자재 횡령 혐의에 대한 수사는 같은 해 11월 증거불충분으로 인한 ‘혐의 없음’으로 일단락됐다. 이에 유씨는 항고했고, 사건은 지난 2월 서울고검에서 서울동부지검으로 넘어오면서 재수사가 시작됐다. 하지만 지난달 26일 ‘혐의 없음’이라는 똑같은 결론이 내려졌다.하지만 검찰은 A건설사에 대한 두 차례의 수사에 대해 모두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지난해 7월부터 진행된 관급자재 횡령 혐의에 대한 수사는 같은 해 11월 증거불충분으로 인한 ‘혐의 없음’으로 일단락됐다. 이에 유씨는 항고했고, 사건은 지난 2월 서울고검에서 서울동부지검으로 넘어오면서 재수사가 시작됐다. 하지만 지난달 26일 ‘혐의 없음’이라는 똑같은 결론이 내려졌다. 이후 유씨는 변호사와 함께 재항고 준비에 돌입했다. 유씨는 당시 “일반인이 조사할 수 있는 최대치를 모아 수사기관에 제출했는데도 검찰은 공사장 CCTV를 압수수색하거나 자재 반출 차량 번호를 추적하지도 않고 사건을 종결했다”며 검찰의 부실수사를 강하게 주장했다. 이어 “검찰·법원과 건설사 간의 유착이 있다는 소문이 사실인 것 같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유씨는 공정거래위원회 등 다른 여러 기관의 문도 두드렸지만 소용없었다. 높은 벽을 실감한 유씨는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25일 “처음 수사가 진행됐을 때 증거불충분으로 마무리됐고 유씨의 항고에 따른 재수사도 모두 정상적인 절차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위로